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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정부·특허청·해양경찰청 ‘최우수’

    재정부·특허청·해양경찰청 ‘최우수’

    기획재정부와 특허청, 해양경찰청이 올해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정부 핵심 과제 추진 실적 최우수 기관으로 평가됐다. 10일 국무총리실이 발표한 2010년도 정부업무평가 결과에 따르면 총리실과 대검찰청을 제외한 38개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기획재정부 등 3개 기관이 서민 생활 안정 등 국정 운영 기조와 관련된 과제를 가장 성실하게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방부와 금융위원회, 기상청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일자리 창출에서는 10개 관련 기관 가운데 중소기업청이 최우수 평가를 받은 반면 교육과학기술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녹색성장에서는 26개 기관 가운데 중소기업청이 최우수 평가를, 여성가족부와 금융위원회, 소방방재청,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미흡 평가를 받았다. 정책 관리 역량에서는 고용노동부가, 정책 홍보에서는 농림수산식품부와 산림청이 최우수에 올랐고, 규제 개혁에서는 농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최우수를 기록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서울시 ‘매우 우수’… 광역단체중 유일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법제처·국토해양부·기상청의 청렴도가 가장 높고, 고용노동부·특허청·대검찰청은 최하위 등급에 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서울시가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9일 공공기관에서 민원업무를 처리한 적이 있는 민간인과 공공기관 직원 등 22만 6000여명을 대상으로 공공기관 711곳에 대해 실시한 ‘2010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를 발표했다. 권익위는 민원인 15만 454명이 참여한 외부청렴도 평가와 내부직원 7만 6401명이 참여한 내부청렴도 평가 결과를 합산해 10점 척도의 종합청렴도 결과를 산출했으며, ‘매우 우수’부터 ‘매우 미흡’까지 5등급으로 나눠 청렴도를 측정했다. 조사결과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중앙행정기관은 법제처(9.04점)로 지난해 5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다음은 국토부로 지난해에는 ‘보통’ 등급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8.98점으로 ‘매우 우수’ 등급을 차지했다. 기상청도 8.98점으로 국토해양부와 공동 2위의 영예를 안았다. 최하위등급인 ‘매우 미흡’에는 고용노동부(8.21점), 특허청(8.14점), 대검찰청(7.95점)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대검찰청은 지난해에 이어 연속으로 최하위등급에 속하게 됐다. 이 밖에 문화재청(8.29점)·경찰청(8.30점)·교육과학기술부(8.35점) 등도 ‘미흡’으로 하위권에 속했다.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지난해 ‘보통’ 등급으로 9위에 머물렀던 서울시가 9.01점으로 1위에 올랐다.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매우 미흡’ 등급은 없었지만, 부산광역시(8.25점)·대전광역시(8.33점)·인천광역시(8.33점) 등이 ‘미흡’ 등급에 속했다. 기초자치단체에서는 경기 구리시(8.67점)·전북 고창군(8.99점)·서울 마포구(8.78점)가 시·군·구별 1위를 기록한 반면 경기 파주시(7.57점)·강원 고성군(7.42점)·서울 강남구(8.13점)는 최하위였다. 시·도 교육청 가운데 제주교육청(8.63점)과 충남교육청(7.46점)이 각각 최상위와 최하위를 차지했고, 공기업 중에서는 한국전력공사(9.44점)와 대한석탄공사(8.44점)가 각각 1위와 꼴찌로 명암이 엇갈렸다. 전체적으로 보면 종합청렴도 평균은 8.44점으로 지난해(8.51점)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외부 청렴도는 지난해 8.61점에서 올해 8.62점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던 반면 내부청렴도는 7.96점으로 지난해(8.14점)보다 1.8점이나 하락해 공무원들이 체감하는 청렴도가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의 박성권 부패방지국장은 “행정안전부와 교과부, 기획재정부 등에 측정결과를 제공해 자치단체와 교육청 평가, 예산 책정 등에 반영하도록 할 계획”이라면서 “청렴도가 미흡한 기관에 대해서는 청렴도 개선계획을 제출받아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방사청 온라인 민원처리 ‘최우수’

    올 한해 동안 온라인 정부민원포털인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민원을 가장 잘 처리한 기관으로 방위사업청이 선정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올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처리된 38개 중앙부처 온라인 민원 53만여건의 처리 실태를 분석한 결과 방위사업청이 90.7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고 9일 밝혔다. 이와 함께 행정안전부(90.0점), 해양경찰청(88.8점), 조달청(87.1점)순으로 민원 처리 ‘매우 우수’ 기관에 들었다. 소방방재청과 통계청, 경찰청, 농촌진흥청, 지식경제부, 식품의약품안전청, 산림청, 국세청 등도 ‘우수’ 기관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관세청(68.6점)과 기획재정부(73.4점)의 민원 처리 실태는 ‘매우 미흡’으로 평가됐다. 농림수산식품부, 법무부, 금융위원회, 외교통상부도 민원 처리가 미흡한 기관으로 선정됐다. 평가 결과는 중앙행정기관의 민원 만족률 향상 정도, 불만족 민원 추가 답변율 및 개선 노력도, 민원처리 예정기간 준수율 등 9개 지표별 실적을 점수화해 산출됐다. 민원처리기간 준수율은 작년 97.4%에서 올해 98.9%로 1.5% 포인트 올랐고 민원답변 성실도는 작년 92.3점에서 올해 94.5점으로 2.2점 상승하는 등 전반적인 민원 서비스 질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위를 기록한 행정안전부는 올해부터 기관 자체평가를 하고, 이를 직원 성과평가에 반영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결과 전반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아 지난해(35위)보다 기관 순위가 33계단이나 상승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심리연구직렬 등 신설

    범죄 프로파일러(범죄심리 분석가)와 농식품개발 전문가의 공직 유입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심리연구직렬과 농식품개발직류를 신설하는 내용의 ‘국가·지방 연구직 및 지도직 공무원의 임용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이 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령안의 의결로 최근 행정수요가 급증하는 범죄 프로파일링과 한식 세계화 분야의 전담인력 등을 연구직공무원으로 채용, 전문인력으로 육성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범죄심리 업무는 신분이 불안정한 별정직공무원이, 농식품개발 업무는 작물·원예·축산을 담당하는 연구직공무원이 병행해와 전문인력육성, 연구성과 축적 등에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연구직과 지도직 공무원 채용에 학력제한이 폐지된다. 지금까지는 일정수준 이상의 학위가 없는 경우 특별채용시험에 응시조차 할 수 없었으나 앞으로는 학위가 없더라도 관련분야 자격증 또는 경력이 있으면 응시가 가능하다. 서필언 행안부 인사실장은 “앞으로도 미흡한 분야를 적극 발굴해 능력과 업무 중심의 인사관리가 되도록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기고] 과학비즈니스벨트 앞당기자/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기고] 과학비즈니스벨트 앞당기자/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2003년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소행성 ‘이토가와’의 암석 샘플 채취를 위해 탐사선 ‘하야부사’를 발사했다. 하야부사는 예정대로 임무를 수행했지만, 엔진 고장과 통신 두절로 인해 3년 동안 우주공간을 떠돌다 지난 6월 기적적으로 지구로 귀환했다. JAXA 과학자들의 노력과 기술력이 이뤄낸 하야부사의 귀환은 일본의 과학기술력을 세계에 각인시킨 사건으로 기록됐다. 사람들은 하야부사의 귀환을 기적이라고 부르지만, 그 기적은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다. 일본은 1900년대 초부터 기초 자연과학 분야에 국가적 지원을 해왔으며, 이런 노력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 최근에도 일본 문부과학성은 ‘과학기술 입국’을 국시로 재인식,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도 1960년대 이후 정부 주도로 연구개발(R&D)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세계가 놀랄 만큼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뤄냈다. 그러나 아직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기초과학이야말로 응용과학의 기반이자, 경제발전의 토대가 된다.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라는 것을 다시금 떠올릴 때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안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2월 국회에 제출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조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2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표류하는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취지는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 가속기 등 첨단 기초과학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첨단지식산업단지, 비즈니스 인프라 등과 연계해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 거점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정부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구상하면서 모델로 삼았다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1954년 설립된 후 수많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그리고 이 연구소가 운영하는 강입자 가속기는 초기 설치비용만 약 29억 달러가 투입됐지만 최첨단 과학기술의 결정체로서 새로운 분야의 연구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를 사용하기 위해 매년 전 세계에서 8000여명의 과학자가 찾아오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과학벨트가 조성되면 세계의 과학자들이 모여든다. 다양한 분야의 과학기술이 집적될 과학벨트는 우주 개발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과학벨트는 거의 모든 분야 과학기술의 집합체인 우주기술이 다른 기술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엄청난 파급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게 될 것이다. 또 이러한 연구개발 인프라를 토대로 국제적인 공동연구와 협력의 장이 마련되어 우리나라 우주기술의 경쟁력을 한층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과학비즈니스벨트에는 우리의 다음 세대가 어떤 꿈을 꾸고, 무엇을 먹고 살 것인지에 대한 해답이 담겨 있다. 우리 과학기술의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최고의 기회가 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이 하루빨리 추진되기를 기원한다.
  • 농구대표팀 내년 亞선수권은 ‘젊은 피’로?

    ‘연봉킹’ 김주성(동부)도, ‘터줏대감’ 이규섭(삼성)도 태극마크 안녕? 아시안게임이 끝났다. 6개월가량 손발을 맞춘 남자농구 대표팀. 빈손은 아니었다. 1등은 중국에 내줬지만 은메달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우승, 2003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준우승 이후 결승에 오른 적이 없었던 한국의 유쾌한 승전보였다. 미흡한 점도 많았지만 가능성도 발견했다. 눈앞의 산은 잘 넘었다. 다음 산은 내년 8월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다.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어 중요하다. 한국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올림픽 무대를 밟은 적이 없다. 아시아에 딱 1장 배정된 출전권은 늘 중국 차지였다. 이번에도 전망은 밝지 않다. 지긋지긋한 ‘중국 텃세’에 또 시달릴지도 모른다. 국제농구연맹(FIBA)은 내년 개최지로 선정된 레바논을 자격 미달(?)로 판단, 중국 혹은 필리핀으로 장소를 바꿀 예정이다. 8월 FIBA스탠코비치컵을 치른 레바논은 대회 운영에서 낙제점을 받았기 때문. 이미 중국과 필리핀 현지 실사까지 마쳤다. 레바논에 대한 압박 카드일 수도 있지만, 중국에서 대회가 열린다면 한국의 올림픽 출전권은 더욱 멀어진다. 그래서 내년 아시아선수권에 ‘젊은 피’로 대표팀을 꾸리자는 얘기가 나온다. 노쇠한 정예 멤버보다는 발전 가능성이 큰 ‘젊은 세대’들이 낫다는 얘기다. 가능성이 떨어지는 아시아선수권에서 힘을 빼느니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쌓게 해 안방에서 벌어지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잭팟’을 터뜨리자는 것이다. 이번 대표팀이었던 김성철(인삼공사)·이규섭·이승준(삼성)·김주성은 모두 30대다. 게다가 주축이다. 당장 뛰기는 훌륭하지만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지금처럼 크다면 한국 농구에 미래는 없다는 위기 의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유재학 감독이 “당장 성적에 급급하기보다 먼 미래를 보고 대표팀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등학생으로 대표팀을 구성해보고 싶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농구 전문가들은 “하승진을 ‘진짜 농구 기술자’로 만드는 게 당면 과제다. 멀리 보아 오세근, 김선형, 김종규 등의 젊은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개편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대한농구협회와 KBL이 함께 만들었던 국가대표 운영협의회(국대협)는 새달 3일 결산회의를 갖고 향후 대표팀 운영 방침을 정리할 예정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與 “강한 의지 천명” 野 “무대책 허무 담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지켜본 여야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29일 논평에서 “북한의 도발 야욕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만큼 추가 도발에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천명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현 국면 타개와 국민 불안 해소에 턱없이 미흡한 담화였으며 사과는 했지만 무대책과 강경 기조만을 확인시킨 담화였다.”고 평가절하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무력충돌을 야기하는 모든 말과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중국이 제안한 6자회담 수석대표 협상에 적극 호응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한없이 허탈하고 허무한 담화”라면서 “대통령의 알맹이 없는 사과만으로는 서해 5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실천을 강조했다. 진보신당은 “제2, 제3의 연평도 사태를 막을 방안이 없는 공허한 담화”라고 꼬집었다. 강주리·허백윤기자 jurik@seoul.co.kr
  • ‘햇볕정책 실패’ 최종판단… 대화보다 제재 나선다

    ‘햇볕정책 실패’ 최종판단… 대화보다 제재 나선다

    대북전략 - “北태도 스스로 바뀌기 어렵다” 결론 29일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대북정책의 기조를 ‘강경모드’로 바꾸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담화에서 대화를 통한 북한 문제 해결에 강한 회의론을 제기하면서, 앞으로는 제재 쪽에 초점을 맞추면서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이제 북한 스스로 군사적 모험주의와 핵을 포기하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 “더 이상의 인내와 관용은 더 큰 도발만을 키운다.”는 발언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포토] 한미연합훈련 실시…美항공모함의 위력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5·24 담화 때에 비해서도 한층 강경해진 발언이다. 당시에는 “북한 정권도 이제 변해야 한다. 현실을 직시하여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면서 북한이 스스로 변해야 한다고 북한 쪽에 공을 넘겼다. 하지만 북한의 그간의 행태로 볼 때 이제는 스스로 북한의 태도가 바뀌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만큼, 국제사회나 우리 쪽에서 강도 높은 대북 전략을 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0여년 넘게 우리가 북한에 인도적·경제적 지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고농축 우라늄(HEU)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세상에 공개하는 등 핵개발 야욕을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현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한발 더 나아가 이번엔 민간인에 대한 포격까지 자행했기 때문에 더 이상 ‘대북유화론’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간 좌파정권의 대북정책인 ‘햇볕정책’(대북포용정책)은 실패했다는 최종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제사회의 압박에 못 이긴 중국이 지난 28일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6자회담 재개를 제안했지만, 우리가 “지금은 그런 것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면서 한마디로 일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갖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밝히는 상황에서 6자회담 등 협상을 통해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더 이상 ‘당근’이 아닌 ‘채찍’을 쓰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오전에 담화를 마치고 곧바로 서울 용산 한미연합사령부 지휘통제실을 방문해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훈련 상황을 직접 챙긴 것도 이같은 강경한 분위기를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 대통령은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 등과 만나 “한·미 양국군이 훌륭하게 훈련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북한)에게는 큰 압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는 당분간 남북갈등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당초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쯤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됐던 남북정상회담의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대국민 사과 - 우리軍 초기대응 미흡 사실상 인정 이날 담화에서 이 대통령은 또 군의 초기 대응이 미흡한 점과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데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 “우리 국민이 목숨을 잃고 삶의 터전을 잃은 것에 대해 안타깝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는 직접적인 발언이 나왔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대응과정에서 국민 여러분의 실망이 컸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는 발언도 우리 군이 초기 대응에서 허둥지둥대며 적잖은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북 메시지 - “반드시 대가” 강력한 응징 재차 다짐 천안함 사건에 이어 이번에도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력한 응징’을 재차 다짐한 것이 눈에 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북의 도발에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면서 “지금은 백마디 말보다 행동으로 보일 때”라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진보세력을 겨냥해서는 “그동안 북한 정권을 옹호해온 사람들도 이제 북의 진면모를 깨닫게 됐을 것”이라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민간인을 향해 군사공격을 한 북한에 대해서는 “어린 생명조차 안중에 없는 북한 정권의 잔혹함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전시에도 엄격히 금지되는 반인륜적 범죄”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초강경 대응전략에 나선 것은 책임소재가 한동안 불분명했던 천안함 사건과 달리, 이번에는 북한의 소행이 처음부터 확실했기 때문에 북의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제사회도 우리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면서 “미국·일본·독일·영국 정상들뿐만 아니라 러시아를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북한의 만행을 규탄하고 우리의 입장을 적극 지지해 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위기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국론이 분열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천안함 폭침을 놓고 국론이 분열되었던 것과는 달리, 이번처럼 국민의 단합된 모습 앞에서는 북한의 어떠한 분열 책동도 발붙이지 못할 것”, “하나된 국민이 최강의 안보”라는 발언들이다. 국론이 하나로 모이지 않으면 지금의 안보위기 상황을 쉽게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국민 여러분들이 걱정하는 초기 대응이 조금 미진했다는 부분을 포함해서 북한에 대해서는 단호한 메시지를 주면서 국민들이 단합해서 이번 안보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점 등이 이번에 대통령이 강조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국방 개혁 - “군대다운 군대 만들 것” 강군 육성 의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방개혁을 더욱 강력히 추진하면서 ‘강군 육성’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군을 군대다운 군대로 만들겠다.”면서 “서해 5도는 어떠한 도발에도 철통같이 지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우리 장병들은 용감히 싸웠고, 포탄이 빗발치는 가운데 철모에 불이 붙은 줄도 모르고 임무를 다했다.”면서 “휴가 나갔던 장병들은 즉시 부대로 달려갔다.”고 밝혔다. 군이 초기 대응을 제대로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허점을 드러냈지만, 이는 일부 군 수뇌부의 문제였을 뿐이며 국방장관의 경질 등으로 문책을 했고, 현장에 있던 연평도 해병대 병사들은 용감하게 대처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바닥에 떨어진 군의 사기를 높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열린세상] 연평도 교전의 교훈/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열린세상] 연평도 교전의 교훈/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정 부와 군은 연평도에 대한 북한의 포격을 억제하는 데 실패했다. 군사대응도 미흡했다. 국민은 분개했다. 사태의 심각성은 천안함 폭침 이후 정부가 자위권 등 적극적 억제 원칙을 천명한 후 북한에 대해 사과 등 책임 있는 조치를 압박하는 시점에 일어났다는 점이다. 또 우리의 방어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호국훈련을 서해에서 실시하고 있는 시점에 우리 정부와 군을 비웃기나 하듯 연평도에 사전계획한 군사공격을 감행했다는 점이다. 정부는 교전 직후 만약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국민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북한이 정부의 억제 의지를 또 우습게 여기지 않을지,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이 참여하는 서해에서의 한·미 연합훈련이 북한의 추가 도발을 예방하기보다는 다른 도발을 부추기는 빌미가 되지 않을지 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연평도 교전이 주는 교훈을 정리해 보자. 연평도 사태 발생 시 전쟁 지휘 최고사령탑인 청와대가 신속하고 정확하게 상황을 인식하고 명확한 대응지침을 내리는 데 미흡한 점은 없었던가. 지침이 ‘단호한 대응’과 ‘확전 방지’ 사이에 오락가락했다면 현장 지휘관의 작전에 혼란을 가져온다. 명확한 지침이라도 구두 지침일 경우 하급 제대에 전파되는 과정에서 왜곡 또는 누락되는 경우가 선진국의 전쟁 지도에도 나타난다. 국방당국은 상부지침을 정확히 전달하고 지휘관의 준수 여부를 감독해야 한다. 청와대는 위기와 전쟁 지도를 위한 지침서를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 북한의 해안포 공격에 우리 군의 대응은 수세적이었다. 공격의 주도권, 표적의 선정, 종료 모두 북한이 주도했다. 첨단 전투기 F15K가 출격했으나 해안포에 대한 타격은 실시하지 못했다. 확전 방지와 대등한 무기체계로 대응하라는 교전규칙 때문이었다. 북한의 2차 공격징후 포착 시 F15K에 의한 정밀폭격을 단행했더라면 2차 포격을 저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는 ‘위기 중 확전 억제’의 군사 강압을 의미한다. 화포 대 화포, 그리고 대등한 공격수준을 유지한다는 이른바 비례성의 원칙은 교전 쌍방 간 민간표적이 아닌 군사표적을 겨냥할 때 적용되어 온 원칙이다. 늦게나마 적극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교전규칙을 개정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교전규칙의 포로가 돼 혁신적 용병술을 발휘하는 데 제약을 받아서는 안 된다. 냉전 당시 중국은 ‘적을 유인하는 적극방어’라는 전략원칙의 천명에도 불구하고 주변국 군대와 국경 밖에서 싸웠다. 이번 교전에서 공군력 배제는 해·공군 합동전력을 발휘할 기회를 없앴다. 향후 서해 5도 일대의 군사력을 대폭 보완할 때 북한 해안포 위협에 따라잡기 식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 육·해·공군이 갖는 무기체계의 장점을 살려 선진 통합전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래야 북한의 대칭·비대칭 전에 공세적·적극적 대비가 가능하다. 북한이 노릴 수 있는 모든 취약지역에 대한 방위력 점검도 필요하다. 기존 장비 운용의 완전성을 확보하고 비효율적 조직은 과감히 통폐합해야 한다. 남북한 비대칭적 전쟁관은 북한 도발에 대한 우리 정부와 군의 대응 수단을 제약하고 있다. 북한은 벼랑끝 전술과 공세적 무력 도발에 익숙하다. 우리는 군사적 강압전술로 맞서거나 응징 보복전 수행에 서투르며 자신감도 부족하다. 북한의 모험주의에 맞서기 위해서 패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화해와 경제적 대가를 통해 북한의 위협을 완화시킬 것을 주장한다. 다른 일각에서는 현행대로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보상을 중지하고 전략적 인내심을 가지고 북한의 변화를 촉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북한에 대가를 주지 않고 도발을 막을 수 있는 묘안을 원한다. 지금 대북전략을 바꿔 대화에 나설 시기는 아니다. 국민은 추가 도발 시 단호히 대응한다는 정부의 경고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 군은 앞으로 전투의 승리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국민은 군을 믿고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단결해야 한다.
  • “北 뒤늦게 유감… 공식 사과하라” “ICC제소해도 처벌은 어려울 듯”

    북한이 ‘통신사 논평’을 통해 연평도 포격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것과 관련, 시민들은 북한 당국의 제대로 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거세게 요구했다. 서해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된 28일 시민들은 북한의 ‘유감 표명’ 소식에 황당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전날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공격으로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 사실이라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히면서도 “하지만 책임은 이번 도발을 준비하면서 포진지 주변과 군사시설 안에 민간인들을 배치해 ‘인간방패’를 만든 적들의 비인간적인 처사에 있다.”고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폈다. 시민 송강일(56)씨는 “민가에 무자비하게 폭격을 할 때는 언제고 지금 와서 유감이라니 말이 안 된다.”면서 “잘못을 진심으로 인정한다면 북한 군당국이 공식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흡한 수준이긴 하지만 북한의 유감 표명 소식에 안도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장호(63)씨는 “미국이 서해까지 와서 훈련한다고 하니 뒤늦게 발뺌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일단 사과를 했으니 더 이상 공격하지 않을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북한 관련 시민단체모임인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는 28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후계자 김정은(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전쟁 범죄’ 등의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키로 했다. 김 위원장 등 북한 군부에 대한 법적 처벌은 가능할까. 국제법 전문가들은 “ICC 제소는 가능하지만 처벌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봤다. 최태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ICC 제소는 범죄 발생지, 피고인(피의자)의 국적 등 둘 중 하나가 회원국이면 가능하다.”면서 “연평도 포격의 경우 범죄발생지는 한국이고, 피의자는 북한이다. 우리나라가 ICC 회원국이기 때문에 제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검찰이 먼저 ICC가 규정한 전쟁범죄에 해당하는지 조사한 뒤 김 위원장 등 관계자를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영·김승훈기자 min@seoul.co.kr
  • 외교안보라인 엇박자·조율기구 없어 禍 키웠다

    북한이 최근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시설을 공개하고 연평도에 무차별 포격을 가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이면서 우리 정부의 미흡한 대응과 대북정책 부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골자는 외교안보라인의 엇박자와 북한에 대한 무지가 화를 키웠다는 것이다. 외교안보부처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한 외교전문가는 26일 “이명박 정부 들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설화가 폐지되고 외교통상부 장관을 의장으로 한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로 대체됐는데 외교안보라인 장관들의 엇박자와 청와대의 조율 실패로 조정회의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조정회의 내 북한을 잘 알고 정책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없고 청와대가 대북정책을 틀어쥐고 있어 조정회의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는 외교부 장관을 의장으로 통일부 장관, 국방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국무총리실장,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참여한다. 주 1회 개최가 원칙이지만 잦은 인사 교체로 회의가 미뤄지거나 성원이 되지 않을 때도 많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조정회의가 청와대의 강경한 대북정책과 한·미 동맹 강화에 얽매여 눈치를 보며 겉돌았고, 조율을 담당해야 하는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이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 지속된 것이다. 김태영 국방장관이 ‘확전 방지’와 관련, 청와대의 눈치를 본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때문에 외교안보라인의 엇박자가 심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에 대해 국방장관은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지만, 외교·통일장관은 “정보가 없다.”거나 “확인할 수 없다.”고 일관했다. 남북정상회담 필요성이나 추진설에 대해서도 청와대와 국정원장은 강력하게 부인하지 않았지만 외교·통일장관은 “아직 때가 아니다.”라며 발뺌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조정회의 역할이 약하다 보니 장관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다가 ‘용두사미’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NSC를 복원하거나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를 정책 위주로 정상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교안보라인에 북한을 아는 전문가가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김성환 외교장관·현인택 통일장관은 ‘미국통’인 국제관계 전문가이고, 남북정상회담 추진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임태희 대통령실장도 북한을 잘 모른다. 정상회담 등 굵직한 회담을 성사시켰거나 북한의 속내를 알고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대통령 주변에 없다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을 상대로 한 전략과 지혜를 모으기 위해 초당적·범정부적 전문가 집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씨줄날줄] 루스벨트의 ‘큰 몽둥이’ /구본영 수석논설위원

    미국의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상당한 괴짜로 알려져 있다. 친구인 태프트를 후임자로 세웠다가 마음에 들지 않자 훗날 그와 대권 레이스를 벌이다 낙선하는 등 좌충우돌의 인생 역정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짧은 역사에 따른 콤플렉스 탓인지 ‘영웅 만들기’를 좋아하는 미국인들이 무척 좋아하는 인물이다. 역대 대통령 인기조사에서도 조카뻘인 프랭클린 D 루스벨트와 함께 늘 상위 순위다. 테디(Teddy)는 그의 애칭이었다. 오늘날 세계 어린이로부터 사랑받는 곰 인형 ‘테디 베어’의 어원이기도 하다. 미시시피주로 사냥을 간 루스벨트는 새끼 곰을 발견하고도 총 쏘기를 포기한 적이 있었다. 이 사실이 워싱턴포스트에 보도되자 뉴욕의 장난감 가게 주인이 진열대에 전시한 인형에 테디라는 이름을 붙였던 것이다. 국방장관 출신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이 그제 국회에서 루스벨트의 명언을 상기시켰다. 후배인 김태영 장관에게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대한 미흡한 대응을 따지면서다. 김 의원은 “천안함 때 크게 한번 쳤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보니 적이 얼씨구나 하고 포사격을 했다.”면서 “루스벨트 대통령도 말은 부드럽게 하되 몽둥이는 세게 휘두르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이 문구와 뉘앙스를 다소 달리 인용했지만, 루스벨트의 소위 ‘큰 몽둥이 정책’(Big Stick Policy)을 주문한 셈이다. 이는 1902년 부통령 시절 루스벨트가 “평화를 지키려면 큰 몽둥이가 필요하다.”고 연설한 데서 유래했다. ‘멀리 가려면 부드러운 말(言)과 큰 몽둥이를 준비하라.’는 서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한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미친 개에겐 몽둥이가 약”이라며 1976년 판문점에서 도끼 만행을 자행한 북한에 대한 응징을 벼른 적이 있다. 다만 루스벨트의 ‘큰 몽둥이’는 박 대통령이 인용한 우리 속담 속 몽둥이가 사후적 응징을 가리키는 것과 달리 사전적 대비를 강조하는 차이점이 있다. 북의 이번 만행으로 우리 해병 2명과 민간인 2명이 희생됐다. 제대 말년의 서정우 하사는 한쪽 다리를 잃은 채 전사했고, 문광욱 일병은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했단다. 북측의 포탄 세례에 고작 자주포 몇 문으로 응사하던 우리 병사들의 안타까운 모습에 가슴이 아린다. 진작에 루스벨트 명언의 함의를 되새겼어야 했다. 평소 적국과 부드러운 대화를 하면서도 항상 ‘큰 몽둥이’를 들고 있음을 알려야 한다는…. 앞으로 대화와 지원을 하더라도 북한을 압도하는 군사력은 갖춰놓고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구본영 수석논설위원 kby7@seoul.co.kr
  • 내년 3월 공공콘텐츠 무료 개방

    내년 3월부터 서울시가 보유한 사진, 지도, 디자인 등 각종 공공콘텐츠를 별도 허가 절차 없이 누구나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25일 저작권을 갖고 있는 공공콘텐츠를 무료 개방하는 포털 사이트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강화되면서 인터넷 등에서 구한 자료를 활용하기 전에 저작권자에게 양해를 구하거나 허가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저작권이 공공기관에 있는 경우 사용 허가를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받아야 할지 모호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 확산 등으로 공공콘텐츠에 대한 재사용 요구가 급증하는 반면 이를 검색·활용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는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시는 내년 2월까지 공공콘텐츠 제공 사이트(data.seoul.go.kr) 등을 구축한 뒤 3월부터 이를 일반인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공공정보의 공개 범위 등을 규정하는 지침을 마련하고, 공공콘텐츠를 제공할 때 저작권 관련 논란을 없애기 위한 서울시 ‘자유이용허락’(CCL) 적용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계획이다. 박혁진 정보시스템담당관은 “해외 주요국에서는 이미 공공정보에 민간이 자유롭게 접근,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면서 “공공콘텐츠가 시민과의 소통 도구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씨줄날줄] 교전규칙/육철수 논설위원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됐던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은 2005년 6월 ‘레드윙 작전’에 나섰다. 민가에 숨어 있는 탈레반 수뇌부를 사살하려던 이 작전에서 교전규칙을 지키려다 작전수행 대원 중 1명만 겨우 살아남고 모두 전사했다. 본격 작전에 앞서 정찰임무를 맡은 마커스 루트렐 하사 등 4명의 특수대원은 산악지대에서 양치기 2명을 만났다. 민간인임을 확인한 대원들은 이들을 살릴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풀어주었다. 하지만 양치기들은 탈레반에 이 사실을 신고했고, 대원들은 수백명의 탈레반 병사들에게 포위돼 3명이 희생됐다. 정찰대원 구조에 나선 동료 16명도 그들이 탄 헬기가 탈레반의 로켓탄에 맞아 추락하는 바람에 모두 사망했다. 네이비실 정찰대원들이 양치기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던 것은 비무장 민간인을 학살하지 못하게 한 제네바 협약과 작전지역의 이런 교전규칙 때문이었다. 이 작전의 실패로 중상을 입고 귀국한 루트렐 하사는 저서 ‘고독한 생존자’(Lone Survivor)에서 “양치기들을 살리자고 강력히 주장한 게 정말 괴롭고 후회스럽다.”고 술회했다. 정찰대원들은 양치기들의 눈빛을 통해 적개심을 읽었으면서도 도덕적이고 인도주의적인 결정을 함으로써 목숨을 그 대가로 내놓아야 했다. 전쟁터에서 이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교전규칙은 그나마 최소한의 이성적·신사적인 전투수행을 규정한 것이다. 그러나 교전규칙에만 얽매였다간 병사의 생명이 위태로워지기 마련이다. 2002년 6월 북한군과 연평해전에서 국군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한 게 교훈적 사례다. 당시 교전규칙은 적의 선제공격이 없으면 공격을 못하도록 했다. 결국 이런 교전규칙에 묶여 우리 군의 희생이 컸다는 비판이 비등했다. 그제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에 대해 우리 군이 교전규칙에 따라 적절히 대응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군이 170여발의 포탄을 쐈는데 우리 군은 자주포 80발을 응사했다고 한다. 교전규칙에는 2배 이상 응사해 제2 도발의지를 꺾어놔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2차 포격을 허용했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민간인을 무차별 공격한 만큼 교전규칙을 뛰어넘는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방장관 출신인 김장수 의원도 “도발 즉시 공대지 미사일로 적의 발사지점을 정밀타격하는 게 교전규칙”이라며 미흡한 대응을 지적했다. 공격 받으면 어김없이 몇 곱절로 응징하는 이스라엘의 일관된 교전규칙을 우리도 참고할 만하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탈북자 제도적 지원 ‘걸음마’ 수준

    최근 국내 북한이탈주민(탈북자) 수가 2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들의 효율적인 정착 지원을 위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실질적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통일부에 따르면 국내 탈북자 수는 2만 50여명이다. 하지만 이들의 안정적 국내 정착을 돕기 위한 자치단체들의 지원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16개 시·도 가운데 경북·경남·전북·울산·제주 등 일부 지자체들은 탈북자 지원 조례를 제정하지 않은 데다 정작 조례를 마련한 자치단체의 지원도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 대구시는 2005년 처음으로 ‘북한 이탈 주민 정착 지원 조례’를 제정해 탈북자 지원에 나섰으나 올해 탈북자 590명에게 지원한 시비는 2900만원이 전부였다. 내역은 이들의 명절 및 체육 행사, 멘토링 프로그램 운영 등이었다. 2007년 탈북자 지원 근거를 마련한 광주시의 올해 시비 지원액은 2700만원에 그쳤고, 2009년에 관련 조례를 제정한 인천시와 부산시의 지원도 인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1600여명의 탈북자가 거주하는 인천시는 올해 시비 6000만원을 자체 확보해 산하 10개 시·군·구의 탈북자 관련 사업에 5000만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1000만원은 자체 집행한 정도에 불과했다. 부산시 역시 탈북자 730여명의 취업 알선 및 자립 사업에 시비 4000만원을 지원한 것이 고작이다. 2008년 관련 조례를 제정한 강원도는 탈북자들의 운전면허 취득에 드는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탈북자 지원 관련 조례가 없는 경북도와 울산시는 올해 각각 1000만원과 4500만원을 탈북 주민 현장 적응 교육에 지원했다. 전국 자치단체들을 중심으로 구성, 운영되고 있는 ‘북한 이탈 주민 지원 지역 협의체’ 26곳 중 상당수는 활동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탈북자들에 대한 자치단체들의 관심과 지원이 저조하자 통일부는 올해부터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전국 30곳에 북한 이탈 주민 지역적응센터(하나센터)를 설치하는 한편 이들 센터에 대한 국비 지원을 자치단체를 통해 하고 있다. 또 자치단체들에 센터를 관리·감독하고 평가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통일부는 행정안전부와 협의, 정부의 자치단체 시책평가 항목에 탈북자 지원 정도를 포함시켜 평가토록 했다. 조재섭 통일부 정착지원과 사무관은 “탈북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자치단체의 지원은 걸음마 수준”이라며 “탈북자들에 대한 국가 및 민간단체 지원 외에 자치단체 차원의 취업 및 상담, 생활 및 주거 안정, 자녀교육, 생활법률 교육 등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국종합·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양천구 제물포길 지하화사업 ‘솔로몬의 지혜’ 찾기

    양천구 제물포길 지하화사업 ‘솔로몬의 지혜’ 찾기

    “신월동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하루빨리 제물포길 지하화 사업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 편도 2차선 지하도로는 분명히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목동교까지 3차선으로 늘려야 합니다.” 지난 12일 양천구청 4층 회의실에서 열린 제1회 양천 거버넌스 회의에서 쏟아진 제물포길 지하화 사업에 대한 의견들이다. 이제학 양천구청장은 양천 거버넌스 위원들과 함께 제물포길 지하화사업에 대한 ‘솔로몬의 지혜’ 찾기에 나섰다. ●‘편도 2차선’ 공사 의견차 맞서 앞서 지난 9월 서울시의회 교통건설위원회는 경인고속도로 신월IC에서 여의대로까지 9.7㎞ 구간에 지하 50m 깊이로 편도 2차선(왕복 4차선) 지하터널을 만드는 제물포길 지하화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본회의 ‘상정보류’를 결정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지역 주민들도 ‘하루빨리 공사를 시작하자.’는 의견과 ‘늦더라도 편도 3차선으로 늘려 공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경인고속도 피해 빨리 해결해야” 회의 1부에서는 고인석 서울시 도로기획관이 제물포길 지하화 사업을 설명했다. 이어 김용태(한나라당·양천을) 국회의원이 ‘편도 2차선 공사를 해야 하는 이유’를 , 이명영(민주당·양천4) 시의원이 ‘목동교까지 편도 3차선으로 늘려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2부에서는 이 구청장의 주제로 거버넌스 위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이성국 위원은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민주당 시의원의 싸움이 아니라 진정 주민이 무엇을 생각하고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면서 “지역 현안사업을 정치 쟁점화하는 것은 주민들에게 ‘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이석 위원은 “주민들의 관심사는 대부분 편도 2차선이냐, 3차선이냐가 아니고 경인고속도로로 인해 유무형의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잇도록 하루빨리 지하화 공사를 진척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성수 위원은 “현재 제물포길 지하화 사업은 판단과 선택의 문제”라면서 “완벽하게 100년 뒤를 내다보고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지금 다시 공사를 원점으로 되돌리면 몇 년의 시간이 더 걸릴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은 “단점만 보지 말고 장점을 보고 조금 미흡한 듯하지만 서울시가 어려운 재정상태에서 8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자한다고 할 때 시작하는 것이 주민에게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후손들 위해 통행량 증가 고려해야” 하지만 이경란 위원은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우리 후손들을 위해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목동교까지라도 3차선으로 늘려야 교통사고나 통행량 증가 등에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훈미 위원도 “지역 주민에게 보다 많은 혜택이 돌아가게 하려면 목동교 부근에 차량이 빠져나올 수 있는 나들목을 만들어야 한다. 또 친환경적인 제물포길 지상부 개발이 이뤄지려면 반드시 지하도로를 편도 3차선으로 만들어 많은 차량이 막힘 없이 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송문균 위원은 “우리 거버넌스 의원들이 주민 모두를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신월동 지역 주민 여론조사를 통해 의견수렴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1시간이 넘는 치열한 갑을박론은 이제학 구청장의 정리로 끝났다. 이 구청장은 ▲큰 틀에서 조속한 사업시행 ▲KDI 등의 전문가 의견 존중 ▲제물포길 지상부 개발에 주민의견 반영 ▲주민 여론조사 실시 등으로 회의 내용을 압축했다. 이 구청장은 “이달 중순까지 구청장으로서 주민과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를 면밀히 따지고 주민 여론조사를 거쳐 서울시와 시의회에 양천구 입장을 전달하겠다.”면서 “앞으로도 지역 쟁점 현안은 거버넌스 회의를 통해 주민여론과 전문가의 의견을 구정에 접목시키는 방향으로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지자체 호화청사 설계심사때 제동

    앞으로 공공기관의 호화청사는 설계심사 때 감점이 주어진다. 이렇게 되면 지방자치단체의 호화청사 건립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조달청은 4일 공공 건축물이 과도한 디자인과 규모의 호화청사로 지어지는 일이 없도록 ‘디자인 평가기준’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설계심사에서 기준에 미달하면 평가점수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 심사 단계부터 호화 논란을 차단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디자인 평가기준은 접근성·경관·공간·친환경·기술·지침부합 등 6개 분야, 23개 평가지표로 세분화됐다. 또 각 지표당 2∼5개의 세부지표도 마련해, 심사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친환경 분야의 경우 생태공간 조성과 저에너지·저탄소 건축, 실내 환경 등의 평가 항목을 마련했다. 디자인 평가기준은 설계에서 공사관리까지 공공기관 공사를 대행하는 200억원 이상 토털 서비스 사업에 우선 적용한다. 연간 30건에 달하고 이후 100억원 이상 공사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조달청은 이후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 및 설계공모 같은 대형공사 등에도 이 기준을 활용해 디자인 자문위원이 설계안을 평가하는 워크숍을 통해 과도하거나 미흡한 설계를 막기로 했다. 이 디자인 평가기준 도입으로 건물 외관 등 특정부분을 심의위원이 지나치게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천룡 시설사업국장은 “턴키 공사에서 설계는 건축계획 심사에 반영돼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설계를 유도하는 한편 기능 및 우수한 디자인을 통해 공공건축물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사설] 캐나다 쇠고기 수입 재개 안전이 먼저다

    캐나다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를 위한 실무협상이 결국 결렬됐다. 어제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양국은 30개월 미만 연령 쇠고기를 대상으로 삼는 데 합의했지만 광우병 추가발생에 대한 조치에서 팽팽히 맞섰다고 한다. 캐나다는 미국과 같은 광우병 위험통제국 지위에 있는 만큼 미국과 동등한 조건의 수입재개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가뜩이나 한·미 FTA 추가협상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 확대가 들먹거려져 불안이 증폭되는 시점이다. 당국은 외교·통상의 입장에 국민건강권과 검역주권을 침해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2년 전 한·미 쇠고기 협상 파동은 온 나라를 들썩거리게 했고 그 후유증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국론분열은 물론 정치·경제적 손실 또한 상상을 초월한다. 국가 간 통상협약과 기준이 있지만 한 나라의 국민건강권과 검역주권은 먼저 존중하는 게 마땅하다. 캐나다의 광우병은 2003년 수입금지 후 올 2월을 포함해 17번이나 생길 만큼 빈발하고 있다. 사료규제조치며 검사비율, 특정위험물질(SRM) 범위의 통제기준도 미흡한 실정이다. 일본이 2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금하고 호주가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을 막는 게 괜한 게 아니다. 그런데도 캐나다가 이번 협상에서 보여 준 무성의하고 고압적인 자세는 우리 국민을 납득시키긴커녕 불신감만 더한 꼴이 됐다. 제2의 광우병 파동은 철저히 막아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 소비가 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진 않았음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광우병 발생 후 5년이 경과하지 않은 나라의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을 금하고 있다. 극심한 파동을 딛고 마련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지만 시행의 문제점이 적지 않다. 거듭 지적하지만 국민건강권과 검역주권은 훼손될 수 없는 사안이다. 앞으로 있을 협상도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해 의혹과 불안을 없애야 할 것이다.
  • 걸그룹 선정성 제동 걸리나

    걸그룹 선정성 제동 걸리나

    브레이크 없이 질주해 온 청소년 연예인의 선정성 문제에 이번엔 제동이 걸릴 수 있을까. 문화체육관광부는 19일 연예기획사 등록제 도입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한 ‘청소년 연예인 권익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걸 그룹 등 청소년 연예인의 성(性) 보호와 학습권, 근로권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대책이어서 주목된다. 하지만 대중문화계는 실효성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연예기획사 등록제 도입·심야연예활동 제한 등 추진 문화부가 연예기획사 대표들과 협의를 통해 설정한 큰 틀은 ▲청소년 연예인 권익보호 지원체제 강화 ▲연예산업의 공정거래 환경 조성 ▲연예기획사 등의 자율정화 노력 강화 ▲민·관 공동의 체계적인 ‘연예산업 진흥과 연예인 권익보호 중기계획’ 수립 추진 네 가지다. 문화부는 이를 위해 연예기획업 등록제를 도입하고, 청소년 연예인의 심야 연예활동을 제한하는 법률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연예계에 대한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벌이는 한편 공정거래위원회 등 유관 부처와 협력해 표준계약서를 보급하고, 이행 상황도 수시로 점검한다. 또 청소년 연예인과 매니저를 대상으로 계약관계, 직업윤리 등에 대한 교육을 벌이고, 연예인 옴부즈맨 제도 등 권리구제 프로그램도 신설하기로 했다. ●대책마련은 환영… 제재수단 미흡 여전히 문제 정부가 청소년 연예인 문제를 인식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반길 일이지만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재수단이 미흡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미 시행되고 있는 표준계약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데서 보듯 중요한 것은 이 같은 대책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다. 예전처럼 위반행위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로 끝낸다면 현재와 같은 상황은 언제든 되풀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예기획사와 함께 이른바 ‘문화권력’의 한 축인 방송사에 대한 언급이 빠져 있는 것도 문제다. 강 평론가는 “기존 방송통신위원회 심의규정이나 방송사의 자율 조정 등만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문화부의 판단이지만 실제 그럴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청소년 연예인이 근로자인지, 개별 사업자인지 등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는 작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 경계에 따라 각종 법률 적용에 여러 변수가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디지털 유품’ 상속 가능해진다

    ‘디지털 유품’ 상속 가능해진다

    인터넷 블로그, 홈페이지, 카페, 이메일 등을 사용하던 사람이 사망한다면 가족이 이를 물려받아 사용할 수 있을까? 정답은 ‘아니요’다. 현행법상 인터넷 포털서비스 업체 등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가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하거나 위탁할 경우 반드시 이용자 본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가족이나 제3자가 적법한 절차를 걸쳐 이 같은 ‘디지털 유품’을 상속받을 수 있도록 국회와 관련 업계가 규정을 만들 방침이다. 14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업계에 따르면 시간이 지날수록 디지털 유품 상속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 법제도 및 관련 업계의 준비는 미흡한 상황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 고객센터 조사결과 지난 8월 한달 동안 사망자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관련된 문의 유형은 디지털 유품을 보존·상속하기 위한 비밀번호 확인 요청이 44건으로 전체의 51.8%에 달했고, 탈퇴요청은 32.9%(28건)에 이르렀다. 그러나 일부 인터넷 포털사이트 업체들은 현행 민법에서 정한 ‘일신전속권(특정 주체만 향유하거나 행사할 수 있는 권리)’ 규정에 따라 디지털 유품에 대한 상속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이메일과 비공개 게시물을 상속하는 것도 정보통신망법 제49조가 규정하는 ‘비밀의 보호’ 조항과 충돌하기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로 드라마 ‘커피프린스’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뒤 2008년 8월 교통사고로 사망한 탤런트 이언의 경우 사망 직후 가족이 아닌 제3자가 싸이월드 미니홈피 비밀번호 정보를 요구했다가 운영 업체로부터 거절당했다. 최진실의 미니홈피는 지난 7월 말 기준 하루 2000여명이 꾸준히 다녀갔지만 제3자가 관리하고 있어 규정을 엄격히 따질 경우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지난 3월 온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천안함 사건 희생 장병의 미니홈피 13개가 암묵적으로 제3자에 의해 운영되고 있어 상속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국회가 먼저 대안을 제시했다. 박대해 한나라당 의원 등 12명의 국회의원은 지난 8월 디지털 유품을 2촌 이내 친족이나 망자가 지정한 개인에게 상속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6개 포털사이트 업체로 구성된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도 국회의 법 개정 움직임에 맞춰 친족에게 상속이 가능하도록 표준 약관을 개정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논의하고 있다. 포털 업계와 건국대는 이와 관련해 지난 13일 첫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에서 법무법인 동서파트너스 김기중 변호사는 “(포털사이트 등의) 서비스제공자들이 통일된 상속 기준을 정해 각자의 서비스 약관에 이를 반영하거나 서비스 제공자 연합체에서 일정한 기준을 정해 각 업체에 적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광수 방송통신위원회 과장은 “정부에서도 국회 제출 법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면서 “기본적으로는 업계가 자율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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