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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디컬 라운지] 8일·15일 예비부부교실 개최

    중앙대병원은 동작구 건강가정지원센터와 공동으로 8일과 15일 병원 4층 강의실에서 ‘예비 부부교실’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결혼생활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와 가정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정립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참가는 선착순으로 150명까지 가능하다.(02)599-3644.
  • [주말탐방] SBS ‘일요일이 좋다-골드미스가 간다’ 촬영현장

    [주말탐방] SBS ‘일요일이 좋다-골드미스가 간다’ 촬영현장

    ‘진실인가 거짓인가.’ 요즘 TV 속 넘쳐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소재와 형식의 차별화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최근 눈에 띄는 리얼리티쇼 한편이 등장했다. 매주 일요일 저녁에 방송되는 SBS ‘일요일이 좋다-골드미스가 간다’(이하 ‘골미다’, 연출 김재혁·황인영). 우리 사회에 경제력을 갖춘 30대 이상의 싱글 여성족인 골드미스들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 이 프로그램은 평균 연령 33.5세인 양정아, 송은이, 예지원, 장윤정, 신봉선, 진재영 등 여자 연예인들의 합숙 생활과 맞선 현장, 그 이후의 과정을 가감없이 담는다. ‘골미다’ 촬영장에서 그들의 눈물나는 미혼 탈출기를 직접 들어봤다. ●사생활 공개에 출연자들 불만도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서후리에 위치한 ‘골든하우스’. 격주 월요일마다 ‘골드미스’ 멤버들이 하루종일 합숙하는 곳이다. 개인별장을 촬영장소로 빌렸다. 아침 8시부터 촬영장에 모인 출연자들은 자리에 앉자마자 지난주 신봉선의 맞선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신봉선은 꽃미남 한의사와의 소개팅에 성공했다. 하지만 마지막 결정의 순간, 기차역에서 다시 만나기로 한 상대방이 예정된 시간 직전까지 나타나지 않아 모두가 마음을 졸였다. “남자가 너무 늦게 나와서 울 뻔했잖아.”(예지원) “정말 내 스타일이었는데 내가 선볼 때 좀 내보내주지.”(진재영) “그런 남자가 나왔는데, 봉선이가 안 나가면 말이 안 되지.”(송은이) 저마다 무심한척 한마디씩 거들지만 다들 내심 부러운 눈초리다. 기존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버라이어티쇼의 성격을 더한 ‘골미다’. 한시간 반가량 6명이 참여한 토크 녹화가 끝난 뒤 남성 MC인 신동엽과 신정환, 노홍철 등이 참여한 가운데 가장 지적인 골드미스 순위, 생활기록부 공개 등이 이어진다. 학창시절 성적까지 알려지자 일부 출연자들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제작진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성격상 서로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는데, 어떤 멤버는 개인 프라이버시가 낱낱이 공개된다며 불만을 토로해 애를 먹은 적도 있었다.”고 말한다. ●양평 개인 별장 빌려 카메라 각방에 설치 또다시 각방으로 흩어져 각자의 룸메이트와 오늘 오후에 있는 ‘오픈 하우스’ 이벤트 준비에 들어가는 골드미스들. 두명씩 합숙하는 방에는 6mm 카메라 두대가 고정으로 설치되어 있고, 여성출연자들을 배려해 베란다에는 여성 VJ들이 추가로 투입된다. 숨돌릴 틈도 없이 6명의 골드미스들은 ‘맞선녀뽑기’ 게임에 들어간다. 오늘의 게임 종목은 ‘마이 함 스토리’. 함을 지고 스트로폼 벽 3개를 뚫고 반환점에 도착해 공중에 달린 오징어를 물고 전력질주한 뒤 마지막에 박을 발로 먼저 깨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이다. “평소엔 살살 게임에 임했지만, 오늘만큼은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장윤정, “게임에서 꼭 이겨서 룸메이트인 진재영에게 승리를 양도하겠다.”는 신봉선, “힘과 스피드에서 언니들에게 밀리지 않겠다.”는 진재영 등 출연자들의 눈빛이 빛난다. 하지만, 치렁치렁한 한복을 입고 달리고 넘어지고 구르면서 게임을 하는 여성 연예인들의 모습을 보면 ‘과연 이렇게까지 하면서 결혼을 해야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마저 들게 마련이다. “우린 서로 ‘골드미스´가 아니라 ‘골병미스´라고 불러요. 게임을 하다가 온몸에 멍이 들어 아무도 성한 사람이 없어요.”(장윤정) “지금 ‘무한걸스´라는 또다른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하고 있지만, 게임이란 게 막상 시작하면 엄청난 승부욕을 불러일으키는 묘한 힘이 있어요. 출연자들도 열심히 게임에 임하는 편이죠.”(송은이) “전 예능 프로는 처음인데, 오히려 촬영장에 오면 스트레스가 풀려요. 제작팀도 영화 때보다 더 많이 웃어주니까요. ‘치유´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예지원) 지난달 12일 첫방송을 시작할 즈음, 낯설기만 했던 이들은 이제 완전히 한가족이 되어 뭉친다. 세끼 식사도 꼭 함께 해야 한다는 제작진의 원칙에 맞춰 생활한 결과다. 이들은 과연 전국민들에게 공개되는 맞선 프로그램을 통해 운명의 반쪽을 만날 생각이 있긴 있는 걸까. “이쪽일을 하다보면 남자를 만날 기회가 상대적으로 너무 적어요. 그동안 다들 일만하고 살아온 ‘일중독자´인 경우가 많아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동안 만남을 더 조심스러워했던 부분도 있고요.”(예지원) “맞선 현장이 전국민에게 생중계된다는 게 가장 걱정이 돼요. 그냥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공감을 얻었으면 좋겠어요.”(송은이) “솔직히 부자연스러운 만남이 싫어서 대학교 때 소개팅이나 미팅도 한번 하지 않았어요. 연예인이 된 이후에는 은밀한 만남으로 비쳐지는 게 싫어 응하지 않았죠. 하지만 서른을 앞두고 가족이나 팬들의 사랑이 채울 수 없는 빈자리가 분명히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장윤정) ●남성직업 전문직에서 대기업사원까지 다양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뭐니뭐니해도 여자 연예인들과 일반인 남성과의 맞선이다. 상대 남성들은 전문직 종사자에서 대기업 직원까지 다양한 직업의 소유자로, 제작진이 결혼정보업체나 지인들에게 소개를 받아 선정한다. 이들은 주로 “좋은 추억을 남기기 위해서” 혹은 “실제로 운명의 기회를 잡기 위해” 연예인과의 맞선에 응한다. 의외로 남성출연자들은 요즘 신세대답게 카메라 앞에서도 크게 위축되지 않는다. 오히려 맞선이 처음이라 밤에 한숨도 못잤다는 여자 연예인들을 리드하기도 한다. 제작진은 최대한 맞선 분위기를 내기 위해 카메라를 출연자들의 시야에서 숨기고, 카메라 맨들도 최대한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서 촬영을 진행한다. PD들도 두세시간 남짓 진행되는 대화와 데이트 과정을 한참 떨어진 외부에서 모니터로 지켜본다. 스타 연예인들이 너도나도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진짜 이유는 뭘까. 어디까지를 진실의 테두리에 넣어 해석해야 할까. 아직도 아리송한 시청자들을 향해 예지원이 한마디 던진다.“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매력은 (연예인들에게)객관적으로 나를 돌아볼 계기를 마련해준다는 점 아닐까요?” 어느새 자정을 훌쩍 넘긴 촬영현장. 적어도 그 순간, 출연자들의 열정만큼은 틀림없이 ‘진실’해 보였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직장인 ‘高물가 스트레스’

    직장인 ‘高물가 스트레스’

    직장인 이한국(가명·29)씨는 요즘 스트레스가 하나 더 늘었다. 출근에서 퇴근할 때까지 치솟는 물가의 위력이 갈수록 피부에 크게 와닿기 때문이다. 월급봉투는 두꺼워질 기미가 전혀 없는데 밥값, 교통비에 조촐한 술자리 비용 등 회사 생활에 필요한 품목의 물가는 연일 고공행진이다. 회사에서도 복사용지 등 비용을 절약하라며 난리다. 이씨는 “예전엔 만원짜리 한 장이면 점심 값 등 하루 용돈으로 충분했으나 이제는 운이 좋아야 가능하다.”면서 “그나마 미혼이라 자녀 교육비 등이 들지 않는데 감사하고 있다.”고 씁쓸한 표정를 지었다. 맞벌이 여성 회사원 김영민(가명·30)씨도 최근 허리띠를 더 바짝 졸라맸다. 손수 도시락을 싸 출근하고, 좋아하던 테이크 아웃 커피도 최소한으로 줄였다. 남편과의 저녁 식사도 가급적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쪽으로 바꿨다. 김씨는 “가계부를 쓰다 보면 한달 생활비 중 회사 생활에서 비롯되는 외식 등 관련 비용의 비중이 가파르게 늘어 깜짝 놀랄 때가 많다.”고 말했다. 물가가 가뜩이나 팍팍한 생활을 하는 샐러리맨들의 허리를 더 휘게 하고 있다.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들어 전체 소비자 물가는 4.4% 올랐다. 그러나 직장인들이 아침식사 대용으로 자주 먹는 우유값은 36% 뛰었다. 빵과 식빵 가격도 각각 17.9%,14.3% 올랐다. 여성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비스킷은 50.9%나 상승했다. 점심을 밖에서 사 먹을라치면 호주머니 걱정은 더 커진다. 직장인들의 단골 메뉴인 김치찌개백반과 된장찌개백반은 각각 8%,6.9% 올랐다. 칼국수도 9.2% 상승했다. 자장면과 짬뽕값은 각각 12.9%와 11.2%나 뛰었다. 라면은 14.6% 상승했다. 밥값을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구내식당을 찾아봐도 물가 근심을 떨치기는 쉽지 않다. 올들어 구내식당 식사비는 6.2% 올랐다. 자가용 대신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운동도 하고 교통비도 절약하려는 이른바 ‘자출족’도 초기 비용이 만만치 않다. 고유가에 수입 원자재 값 급등 여파 등으로 자전거 가격은 올들어 24.3%나 뛰었다. 사무용품의 대명사인 볼펜은 23.2%, 복사용지는 11.2% 상승했다. 남성정장 가격은 0.2% 하락했으나 드레스셔츠는 4.8% 올랐다. 회사로 이동하는 동안 읽는 신문 및 잡지 가격도 18.6%나 올라 부담이 커졌다. 영어 등 외국어학원비도 5.7% 올랐다. 과중한 업무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퇴근녘 삽겹살과 술 한잔을 위안 삼으려 해도 예전같지 않다. 삼겹살 값은 10.6%, 생맥주 값도 7.4% 뛰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훨씬 웃돌았다. 여성 직장인들이 즐기는 아이스크림(외식)은 25%, 커피와 녹차도 각각 10.3%와 10.7% 상승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깔깔깔]

    ●남편이 필요할 때 1. 야한 비디오를 빌리거나 갖다줄 때. 2. 가기 싫은 모임이 있을 때. 유부녀니까 남편 핑계를 댈 수 있다. 3. 대형 할인점에 갈 때. 4. 명절 때나 친정 친척들이 모일 때. 미혼일 경우 언제 결혼할 거냐고 들볶일 때.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것 어느 대학교 강의시간에 교수가 학생들에게 질문했다. “여러분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물체가 무엇일까요?” 그러자 어느 학생이 재빨리 대답했다. “우라늄입니다.” 그때 강의실 가장 뒤에 앉은 남학생이 매우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교수님, 제 생각에 세상에서 제일 가벼운 것은 남자의 거시기입니다.” 이 대답을 이상하게 여긴 교수가 물었다. “학생!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남자의 그것은 얼마나 가벼운지 생각만으로도 세워 올릴 수 있거든요.…”
  • 「미스·삼양식품」장명신(張明信)양-5분데이트(168)

    「미스·삼양식품」장명신(張明信)양-5분데이트(168)

    삼양식품 이사실에 근무하는 장명신(23)이 이번주 표지 아가씨. 3년 전 강원도 철원에서 김화고등학교를 마쳤고 집안이 서울로 이사하면서 바로 삼양식품에 취직해 여태껏 일하고 있다. 『하는 일은 전화 받고 손님 접대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편해 보여도 늘 대기상태이기 때문에 긴장을 풀 새가 없어요』 자꾸만 도봉동에 자리잡은 삼양식품에 놀러 오란다. 맛있게 끓인 라면이며 칼국수 등을 대접할 테라고. 받는 월급은 몽땅 홀어머니께 갖다드리고 차비만 타쓰는 정도. 점심은 회사측에서 제공하니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홀어머니만 모시고 사는 오누이여서 그런지「테이프」납품업을 하는 미혼오빠 장병기씨와 남다른 우애를 가졌다. 본시 명랑한 성격, 거기다 비서직에 있으면서 익힌 재치로 함께 있는 사람의 기분을 능숙하게 맞춰나간다. 『영화를 참 좋아하는데 어머니를 모시고 가기 때문에 한국영화를 볼 때가 많아요』 영화에 못지않게 「팝송」을 들으며 「아프강」뜨기에도 재미 있어 하고 있다.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무어냐니까『이제 겨우 첫 부분을 읽고 있는 중국 소설「삼국지」』 라는 대답. 좀더 근무하다 결혼할 계획을 짜고 있는데 원하는 상대의 「타이프」는 건강하고 가정적인 사람. <원(媛)> [선데이서울 72년 1월 23일호 제5권 4호 통권 제 172호]
  • [캐릭터뷰] ‘별순검’ 진무영, 요즘 검·경에 ‘일침’

     대한제국시절 수사기관 ‘별순검’을 이끌었던 진무영이 이 시대의 검찰·경찰에 일침을 가했다.  지금의 수사기관들이 ‘중립성을 잃었다’는 평을 듣는 경우도 많다는 말에 진무영 경무관은 “백성들에게 신뢰받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쌀쌀한 바람이 제법 날을 세우던 가을날, 서슬 퍼런 눈빛의 진무영 경무관을 만났다. 진 경무관은 대한제국판 CSI인 ‘별순검’의 리더로서 수많은 강력 사건들을 해결한 공로로 후세까지 이름이 남겨진 인물이다.  그의 활약상이 최근 케이블TV MBC DRAMA에서 ‘별순검 시즌2’란 제목으로 소개되고 있는 가운데 진 경무관 역할을 맡은 배우 이종혁을 만나 진무영의 전언을 들어봤다.  진무영은 현대의 수사기관이 ‘강자에 영합하고 약자를 배려하지 못한다’는 질타를 받기도 한다는 말에 매우 안타까워하며 “수사기관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중립성과 객관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살고 있던 시대에도 외압은 존재했었다며 “압력에는 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수사를 진행할 때 외부의 압력이 가해진다면 옷을 벗을 각오로 항거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등 열강이 한반도 내에 세력을 확장시키며 정세를 어지럽히는 상황에서, 수사관이자 대한제국민으로서 ‘불의’에 맞서 싸우겠다는 굳은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다음은 진무영과의 일문일답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어떤 것인가요.  -사람을 여럿 죽여 거꾸로 매달았던 사건을 잊을 수가 없소. (별순검 시즌2 - 1화에서 소개된 ‘그림자’ 편을 말한다.)  당시 용의자는 시체에 글자를 새겨 어떤 뜻을 전하려고 했소. 더구나 이 사건은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다루셨던 것과 비슷했지요.  또 유력한 용의자였던 김진규가 자살 전 나를 오래 전부터 알고 있는 듯한 말을 했었는데…. 그가 왜 그랬는지는 지금도 모르겠소이다.  ▶아버님 얘기를 조금 더 듣고 싶습니다. 자살을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목을 맨 장면을 직접 봤지요. 아버님께서는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를 풀어주셨던 적이 있지요. 그런데 그 놈이 풀려난 뒤에 어떻게 했는지 아시오? 목격자들을 살해했소. 아버님께서는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시고….  어찌 보면 내가 이 곳에 몸을 담은 연유도 그 때문이라 할 수 있겠소.  ▶ 당신은 감정 표현을 좀처럼 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버님 사건에 영향을 받은 탓인가요.  -아무래도 그렇지요. 그 이후로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것이 꺼려지더이다. 하지만 사건을 냉정하게 보려고 나 자신을 채찍질한 결과일 수도 있지요.  ▶ 냉철한 성격 때문에 오해를 사거나, 오히려 다른 사람에 의해 상처를 입는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다른 사람들한테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오히려 마음을 닫고 사는 걸 수도 있겠지요. 어차피 세상은 혼자서 살아가는 거 아니겠소.  ▶그래도 사건 수사는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하고 있는데요.  -그건 그렇죠. 자랑스럽고 든든한 사람들입니다. 때론 가족같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전부 나보다 훌륭한 인물이란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소.  ▶그런 말은 당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실을 말했을 뿐이오.  ▶선우현이라는 대원도 해당이 되는 건가요.  -처음에는 나이도 어린 놈이 중간에 끼어들어와 세상 물정 모르고 날뛰는 것만 같았소. 하지만 같이 지내다 보니 녀석도 나름대로 생각이 깊더이다.  ▶아직 미혼인데, 주위 사람 중에 여자로 느껴지는 사람은 없나요.  -전혀 없소.  ▶혼자 사는 한다경의 집에 순찰들을 보낸 것은 무슨 뜻인가요.  -전에 (그의 양친이 안 계시다는 것을 몰랐을 때) ‘깨워줄 가족도 없느냐’고 막말을 했던 것이 미안했을 뿐이오. 아무리 한 순검이 무예가 뛰어나다 한들, 그도 나약한 여자가 아니겠소…. 또 그간 대원들의 사생활에 너무 무심했나 싶기도 해서 그런 것이오.  이 대화를 끝으로 진 경무관과의 인터뷰를 마쳤다. 지대한 순검이 다급하게 뛰어오며 ‘한 여인이 은당골 숲 속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고 알렸기 때문이다.  그의 앞에 놓이게 된 또 다른 살인사건. 그의 말대로 객관성을 철저히 지키는 수사로 억울한 이들의 한을 풀어주길 바라는 마음을 남겨두고 진무영과 작별했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궁리궁리] 시아버지와 며느리

    [궁리궁리] 시아버지와 며느리

    우리 집 울안에 날아온 작은 새 완고하기로 소문난 우리 고장에서 어머니는 열다섯 살에 열두 살짜리 아버지에게 시집온 맏며느리였다. 대청마루에서 베를 짜는 모습을 서른네 살의 시어머니가 장죽을 물고 지켜보다가 어린 며느리가 한 올이라도 놓치면 불같이 일어나 가위를 들고 짜던 베를 모질게 툭 끊어버리더란다. 끊긴 베폭을 종일 다시 이으며 몰래 울던 서러웠던 시집살이를 어머니는 아내에게 들려주곤 했다. 주변의 인생 선배들이 며느리를 맞게 되면 처음 몇 해는 대가족 생활을 체험하게 해야 한다는 충고를 하기에 처음엔 나도 솔깃했다. 그런데 아내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신혼 초부터 30년 넘게 어머니를 모시고 대가족 생활을 해온 아내의 단호한 소신이고 보니 말릴 재간이 없어 아들 내외를 첫 보금자리부터 분가시켰다. 그 대신 나는 아들 내외와 아직 미혼이었던 두 딸에게 온 가족이 함께하는 주말 식사만은 전원 참석하도록 엄명을 내렸다. 까다로운 시아버지라고 흉을 보건 말건 일주일 중 엿새는 저희들 마음대로 보내지만 하루 저녁만큼은 꼭 온 가족이 함께 앉는 시간을 갖도록 요구하고 바쁘게 사는 나도 그걸 꼭 지켰다. 가정에서 평소 내가 먹이고 입히는 것 못지않게 가장 마음을 쓰는 건 의사소통이다. 누구나 제 뜻을 말할 자유를 맘껏 휘두르게 해주고, 최대한 이해해주려 애썼다. 온 식구가 언론 자유만은 넉넉히 누리고 살았기에 반강제로 시작한 주말 가족 회식은 항상 무성한 토론장이었다. 일주일간 축적된 세상 잡사 뉴스거리는 물론, 직업 전선에 첫발을 내민 네 젊은이가 각기 다른 직장에서 일주일 동안 겪은 파란만장의 일화들, 인터넷 정보, 음악, 영화, 드라마 본 논평에다 나와 아내가 읽은 책의 정보까지 보태져서 언제나 신나는 화제는 줄을 이었다. 시간을 아끼며 떠들다 보면 새 식구가 들어왔다는 어색함은커녕 그 젊고 싱싱한 수다들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원래 세 아이가 떠들던 집에 아이 하나가 더 보태져 떠든다는 느낌이 들 만큼 경계선이 없어지는 데 몇 달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아래로 여동생 둘을 둔 아들이 장가를 들어 며느리를 데려올 때, 내 마음가짐은 무조건 며느리가 마음 편하게 우리 가정에 진입하게 해주자는 것 정도였다. 공부와 직업을 병행하는 아이라 연령까지 비슷한 두 딸과 외양, 사고방식, 사는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아 더 친숙하게 다가왔다. 처음부터 남의 식구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 뿐 아니라 어떤 때는 우리 딸들도 시집가면 저렇게 조신할 수 있을까, 감탄스러울 만큼 매사가 딱 부러져 슬며시 걱정이 되기도 했다. 너무 완벽하다는 건 그만큼 조심한다는 것이며, 긴장하고 사는 당자 편에선 즐거운 생활일 수가 없을 테니까. 나는 며느리에게 ‘아가’니 뭐니 그런 간접호칭 대신 이름을 부른다. 나란히 앉아 TV를 보다 가끔은 시아버지란 걸 깜빡 잊고 어깨에 방아를 쪄도 상관없다. 고울 땐 예쁘다고 칭찬하고 잘못할 땐 야단도 친다. 아예 딸인지 며느린지 구분 안 하기다. 첫 생일 선물을 받은 며느리가 얼굴을 발그레 붉히며 행복해하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저희 회사에 아버님 팬 카페 생길 것 같아요.” 아뿔싸, 딸들 성화에 못 이겨 회사로 보낸 장미꽃 다발이 일을 쳤나 보다. 아직도 며느리 앞에 서먹한 시아버지가 있다면 권하고 싶다. 인간과 인간이 마음을 잇고 친해지는 데 인종이나 국경도 문제가 안 되는 세상에 시집과 친정이 무슨 담이 될 것인가. 우리 집 울안에 날아온 작은 새, 네가 행복하다면 우리 집 행복 눈금도 그만큼 올라갈 게 분명하거늘. 임헌영_ 며느리 생일날 나이 수만큼 장미꽃을 보내는 로맨티스트 시아버지입니다. 중앙대 국문학과 겸임교수,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이며 문학평론가로 활동 중입니다. <한국현대문학사상사>를 비롯해 20여 권의 저서가 있습니다. 아버님, 달려요! 20여 년 전 처음 시집왔을 때 나는 아버님이 무섭고 어렵기만 했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호남형의 얼굴이라 소싯적엔 인기가 많으셨다는데 내 눈엔 왜 그렇게 무섭게만 보였는지…. 그러다 차츰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는 말을 실감하게 되었다. 논이 멀어서 아버님은 자전거를 타고 일을 나가셨는데, 그때마다 꼭 나를 뒤에 태우고 다니셨다. 지금 생각하면 신랑보다 아버님이 나를 태워주신 적이 더 많은 것 같다. 어느 때는 죄송해서 걸어간다고 해도 “아직은 문제없다”며 고집을 부리셨다. 어머님과 같이 들에 갈 때도 있었는데, 그때도 어머님은 오시거나 말거나 나만 태우고 가시고 어머님은 걸어오게 하셨다. 그보다 더 먼 작은댁에 가실 때는 자전거에 리어카를 매달고 거기에 나를 태우셨다. 아버님은 자전거 페달을 힘껏 밟으시고, 나는 리어카에 가만히 앉아 꽃구경도 하고 아버님 들으실까 작은 소리로 콧노래도 불렀다. 엉덩이가 안 아파서 자전거보다 훨씬 더 좋았다. 어찌나 좋았던지 목적지에 도착해도 내리기가 싫을 정도였다. 지나고 나니 그 모든 것이 다 아버님의 사랑이었음을 알겠다. 그렇게 정정하시던 아버님이 지금은 편찮으셔서 말씀도 제대로 못 하신다. 언제나 아범보다는 당신이 낫다고 무거운 것을 들 때면 힘자랑을 하셨는데, 이제는 백발의 할아버지가 되셨다. 나를 자전거 뒤에 태우고 신나게 페달을 밟으시던 아버님의 모습이 너무 그립다. 한련화_ 평택에서 농사를 지으며 남편, 아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둘째 며느리인데도 지금껏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다, 몇 년 전 시댁 바로 옆에 집을 지어 이사했습니다. 꽃을 무척 좋아해서 남의 집들이에 가도 집 구경은 안 하고 꽃구경만 하고 옵니다.
  • [캐릭터뷰] ‘별순검’ 진무영, 요즘 검·경에 ‘일침’

    [캐릭터뷰] ‘별순검’ 진무영, 요즘 검·경에 ‘일침’

     대한제국시절 수사기관 ‘별순검’을 이끌었던 진무영이 이 시대의 검찰·경찰에 일침을 가했다.  지금의 수사기관들이 ‘중립성을 잃었다’는 평을 듣는 경우도 많다는 말에 진무영 경무관은 “백성들에게 신뢰받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쌀쌀한 바람이 제법 날을 세우던 가을날, 서슬 퍼런 눈빛의 진무영 경무관을 만났다. 진 경무관은 대한제국판 CSI인 ‘별순검’의 리더로서 수많은 강력 사건들을 해결한 공로로 후세까지 이름이 남겨진 인물이다.  그의 활약상이 최근 케이블TV MBC DRAMA에서 ‘별순검 시즌2’란 제목으로 소개되고 있는 가운데 진 경무관 역할을 맡은 배우 이종혁을 만나 진무영의 전언을 들어봤다.  진무영은 현대의 수사기관이 ‘강자에 영합하고 약자를 배려하지 못한다’는 질타를 받기도 한다는 말에 매우 안타까워하며 “수사기관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중립성과 객관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살고 있던 시대에도 외압은 존재했었다며 “압력에는 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수사를 진행할 때 외부의 압력이 가해진다면 옷을 벗을 각오로 항거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등 열강이 한반도 내에 세력을 확장시키며 정세를 어지럽히는 상황에서, 수사관이자 대한제국민으로서 ‘불의’에 맞서 싸우겠다는 굳은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다음은 진무영과의 일문일답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어떤 것인가요.  -사람을 여럿 죽여 거꾸로 매달았던 사건을 잊을 수가 없소. (별순검 시즌2 - 1화에서 소개된 ‘그림자’ 편을 말한다.)  당시 용의자는 시체에 글자를 새겨 어떤 뜻을 전하려고 했소. 더구나 이 사건은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다루셨던 것과 비슷했지요.  또 유력한 용의자였던 김진규가 자살 전 나를 오래 전부터 알고 있는 듯한 말을 했었는데…. 그가 왜 그랬는지는 지금도 모르겠소이다.  ▶아버님 얘기를 조금 더 듣고 싶습니다. 자살을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목을 맨 장면을 직접 봤지요. 아버님께서는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를 풀어주셨던 적이 있지요. 그런데 그 놈이 풀려난 뒤에 어떻게 했는지 아시오? 목격자들을 살해했소. 아버님께서는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시고….  어찌 보면 내가 이 곳에 몸을 담은 연유도 그 때문이라 할 수 있겠소.  ▶ 당신은 감정 표현을 좀처럼 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버님 사건에 영향을 받은 탓인가요.  -아무래도 그렇지요. 그 이후로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것이 꺼려지더이다. 하지만 사건을 냉정하게 보려고 나 자신을 채찍질한 결과일 수도 있지요.  ▶ 냉철한 성격 때문에 오해를 사거나, 오히려 다른 사람에 의해 상처를 입는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다른 사람들한테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오히려 마음을 닫고 사는 걸 수도 있겠지요. 어차피 세상은 혼자서 살아가는 거 아니겠소.  ▶그래도 사건 수사는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하고 있는데요.  -그건 그렇죠. 자랑스럽고 든든한 사람들입니다. 때론 가족같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전부 나보다 훌륭한 인물이란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소.  ▶그런 말은 당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실을 말했을 뿐이오.  ▶선우현이라는 대원도 해당이 되는 건가요.  -처음에는 나이도 어린 놈이 중간에 끼어들어와 세상 물정 모르고 날뛰는 것만 같았소. 하지만 같이 지내다 보니 녀석도 나름대로 생각이 깊더이다.  ▶아직 미혼인데, 주위 사람 중에 여자로 느껴지는 사람은 없나요.  -전혀 없소.  ▶혼자 사는 한다경의 집에 순찰들을 보낸 것은 무슨 뜻인가요.  -전에 (그의 양친이 안 계시다는 것을 몰랐을 때) ‘깨워줄 가족도 없느냐’고 막말을 했던 것이 미안했을 뿐이오. 아무리 한 순검이 무예가 뛰어나다 한들, 그도 나약한 여자가 아니겠소…. 또 그간 대원들의 사생활에 너무 무심했나 싶기도 해서 그런 것이오.    이 대화를 끝으로 진 경무관과의 인터뷰를 마쳤다. 지대한 순검이 다급하게 뛰어오며 ‘한 여인이 은당골 숲 속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고 알렸기 때문이다.  그의 앞에 놓이게 된 또 다른 살인사건. 그의 말대로 객관성을 철저히 지키는 수사로 억울한 이들의 한을 풀어주길 바라는 마음을 남겨두고 진무영과 작별했다. 글·사진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생년월일 정정’ 복잡한 절차 논란

    대전에 거주하는 회사원 노모(31)씨. 지난해 취업을 준비하던 중 주민등록부와 가족관계등록부(구 호적부)의 생년월일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정부가 7월부터 ‘생년월일 불일치 민원 일제 해소 특별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듣고 쉽게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안도했다. 그러나 동사무소에서 확인한 정정 절차가 정부 발표와 차이가 있었다. 노씨의 생년월일 중 ‘일’이 가족관계등록부에는 ‘9’, 주민등록부에는 ‘7’로 달랐다. 주민등록부가 잘못 기재된 것. 다만 노씨는 미혼이고, 정정절차의 편의상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할 계획이었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주민등록부 생년월일 정정시 여권·운전면허증·예금통장·신용카드 등 13종의 관련 자료가 일괄 새로 부여된 주민등록번호로 정정돼야 하지만, 실제로는 유관기관간 네트워크 문제로 개인이 일일이 찾아다니며 변경해야 하는 불편이 불가피하다. 이로 인해 노씨는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가족관계등록부에 등재된 ‘일’을 주민등록부와 맞추기로 했지만 이 또한 번거롭기는 마찬가지. 노씨가 찾아간 A동사무소에서는 인우보증서 2통과 보증인 2명의 주민등록초본 및 인감증명서, 병원발행의 연령감정서(치과), 생활기록부와 학적부, 졸업(재학)증명서 등의 서류 준비를 요구했다. 본적이 서울인 노씨는 가족, 친지가 지방으로 흩어져 있고 명칭조차 낯선 인우보증서와 보증, 인감증명서 등을 받기 쉽지 않다. 휴가를 내서 처리할 수밖에 없지만 업무상 며칠간 자리를 비우기도 힘들다. 노씨는 “정부가 행정착오를 인정해 특별사업을 추진한다지만 재판비용(7만원) 지원 외에 국민을 위한 배려는 없다.”면서 “그동안 여권발급 등 생년월일 불일치로 인한 문제가 없었으나 결혼 등을 앞두고 정정키로 마음먹었지만 굳이 필요한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행안부 관계자는 “당초 주민등록부 정정시 유관기관 협의를 통해 일괄 변경을 추진했으나 기관간 시스템 문제 등으로 실현되지 못한 것은 맞다.”면서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업무를 파악하지 못한 일부 읍·면·동 사무소에서 제대로 안내를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버려졌던 경험 탓에 뭔가 통제하고 싶어요”

    “어렸을 적 기억은 거의 없어요. 그러나 한번 버려졌던 경험 탓인지 뭔가를 통제하려는 욕구가 크고 제 작품에 그런 영향이 있죠” 청담동 갤러리엠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현대미술 작가 존 위드먼(36)의 얼굴은 버터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영락없는 한국 토종이다. 그러나 그의 국적은 미국이다. 8살 때인 1979년 아버지의 손에 의해 복지시설에 맡겨져 그곳에서 3개월가량 지낸 뒤 변호사인 현재의 미국인 어머니에게 입양됐기 때문이다. 29년 만에 돌아온 한국에 대한 기억은 도시 외곽의 복지시설에서 유일한 장난감이었던 잠자리를 실에 묶어 놀았던 기억 정도라고 한다. 무슨 아픈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에게는 낳아준 부모나 모국에 대한 기억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그의 양모는 입양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미혼인 이른바 ‘싱글맘’이다. “제 어머니가 저를 입양한 다음해에 결혼한 사람만 입양할 수 있도록 미국의 법이 바뀌었답니다. 어머니 얘기로는 입양 당시 저는 상처받은 모습은 없었고 강단이 있었다고 해요.” 정체성을 묻자 “여러 가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다니던 공립학교의 다수였던 흑인들과 어울리기 위해 흑인 문화를 그대로 따라했고 사립학교로 옮긴 뒤에는 백인 학생들의 문화에 맞게 생활하면서 형성된 정체성이라는 것이다. 그런 그의 성장배경이 영향을 미친 작품들은 세부적인 묘사를 강조하고 있다. 이번 개인전에는 책과 관련한 그림들이 주로 선보인다. 간디, 레닌, 이소룡, 마르크스, 앤디 워홀, 채플린, 앤서니 퀸 등 20세기 유명인물들을 표지로 그린 헌 책 100여권을 모아 표지속 인물들의 시선에 맞춰 책들을 배열한 뒤 8개월에 걸쳐 그린 ‘얼굴들’, 책을 쌓아 옆면을 그린 ‘페이지들’, 헌책에 남겨진 낙서 등 부분들을 수백배 확대해 그린 그림 등 ‘기한만료’ 시리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의 3번째 개인전이다.2004년 뉴욕의 자크퓨어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연 데 이어 2006년 도쿄의 갤러리 소라에서 두번째 개인전을 가졌다. 전시는 새달 15일까지.(02)544-8145. 연합뉴스
  • 골드미스 연예인·능력남 맞선

    골드미스 연예인 6명의 맞선 현장을 안방극장에 낱낱이 공개한다. SBS 주말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일요일 오후 6시40분 방영)가 12일부터 ‘체인지’ 후속으로 방영하는 ‘골드미스가 간다’에서다. 골드미스란 30대 이상 미혼여성 가운데 학력이 높고 사회·경제적 여유가 있는 여성들을 일컫는 마케팅 용어.‘올드미스’에서 변형된 말로, 독신생활을 즐기고 자기계발에 힘쓰는 요즘 여성들의 생활상을 반영한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할 ‘골드미스’는 배우 예지원·진재영·양정아와 개그우먼 송은이·신봉선, 가수 장윤정. 모두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에 이르는 미혼 연예인들이다. 맞선 상대로는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 남성들이 나온다. 제작진은 의사,CEO, 음악인 등 비슷한 연령대의 전문직 남성들을 불러낼 예정이다. 여성 연예인들은 매주 한번씩 합숙을 하면서 게임 등을 통해 만나고 싶은 상대를 결정한다. ‘골드미스가 간다’의 연출을 맡은 황인영 PD는 “여자 연예인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결혼상대에 대한 고민과, 일반 남성들을 만나면서 갖게 되는 감정의 변화 등을 통해 실제 비슷한 나이대에 있는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종영된 드라마 ‘엄마는 뿔났다’에서 이혼한 유부녀 역을 무난히 소화해낸 양정아는 냉정한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소탈하면서도 애교 넘치는 이미지를 선보인다. 그간 푼수 같은 ‘4차원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온 예지원은 순수함을 간직한 진정한 로맨티스트로서의 면모를 보여 준다는 각오다. 황 PD는 “MBC의 ‘우리 결혼했어요’ 같은 러브 리얼리티 프로그램 은 ‘가상현실’을 다루지만,‘골드미스가 간다’는 출연진이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실제 상황을 그대로 살려 각각 다른 연애스타일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우리는 당신을 ‘엄마’라 부릅니다

    우리는 당신을 ‘엄마’라 부릅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만 할 수는 없지요.” 한상순 원장(59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미혼모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하지 않는 한 번듯한 시설만 지원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어요.” 20여 년간 미혼모 보호시설 ‘애란원’을 이끌고 있는 그는 홀로 남겨져 뱃속의 아기와 삶의 기로에 서게 된 어린 여성들의 마음을 잘 헤아린다. ‘미혼모’‘비혼모’‘리틀맘’‘싱글맘’ 등 뭐라 부르든 상관없다. 이 여성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서로의 삶을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라는 사실을 사회가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사랑을 심는 곳’이라는 뜻의 애란원은 이처럼 오갈 데 없는 미혼모들의 친정 역할을 해왔다. 지난 1960년 설립 후 꾸준하게 미혼모 보호사업을 펼쳐왔으며, 현재는 미혼모자 40여 명이 동고동락하고 있다. 출산을 하는 데 도움이 필요하거나 출산한 지 6개월이 안 된 미혼 임산부들에게 6개월에서 1년까지 생활의 편의를 제공한다. “예전에는 입양을 위해 거쳐가는 곳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미혼모들이 양육을 선택하는 비율이 80%에 이를 정도로 자립의 길로 나서는 엄마들이 많아요.” 한상순 원장은 애란원의 존재 이유가 당당하게 미혼모자 가정의 길을 선택할 수 있게끔 삶의 용기를 북돋아주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가장 외롭고 약한 이들에게, 가장 강한 모성을 찾아주는 역할인 셈이다. 낙태가 만연한 이 시대에 어린 여성들이 이러한 선택을 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따라서 애란원은 출산과 육아 교육은 물론 구직을 위한 학습 지도에서 탁아 지원까지 아직 성숙하지 못한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준다. 엄마들이 수업을 받거나 일을 할 때 대신해서 아기를 돌봐주는 오주연 씨(22세)와 같은 자원봉사자들의 일손은 큰 도움이 된다. “아직도 젖병 물리기하고 기저귀 갈아주기가 어렵지만 내 아이라는 책임감만큼은 투철해요. 엄마 훈련을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이죠.” 엄마들 중엔 자신과 비슷한 또래가 많아 말과 행동에 더욱 신경을 쓴다는 그는 요즘 부쩍 중학교 때 이미 아기를 가져 고민했던 친구의 안부가 궁금하다. 희끗한 머리에 털털한 차림의 윤현주 씨(64세) 역시 정기적으로 이곳 엄마들을 찾는다. 한상순 원장과는 부임 초기부터 인연을 맺어왔으며 자원봉사자 중 최고참이다. “봉사는 무슨, 와서 밥만 많이 먹지 뭐.” 멋쩍은 웃음으로 애써 말을 돌리는 그는 초등학교 음악 선생님 경력을 살려 엄마들에게 악기를 가르친다. “옛날에는 통기타 몇 대로 수업을 했는데, 기타가 모자라서 나머지는 ‘가수’가 될 수밖에 없었지.” 그의 유쾌한 언변으로 미루어 분위기 메이커임이 분명해 보이지만 ‘전기 아껴라’‘휴지 아껴라’‘어른들께 인사 잘해라’ 등 따끔한 잔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단다. 한 원장이 뭐든 받아주는 친정어머니라면 그는 엄한 시어머니랄까. 어쩌면 무관심으로 홀로 내몰렸던 어린 엄마들에게 그의 간섭은 오히려 꼭 필요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얼마 전에는 이곳에서 돌봤던 아이가 다 커서 대학을 졸업하고 장교가 되어 나타났지 뭐예요. 이곳에서 나가 자립한 엄마들이 아이와 손잡고 나타나 몰래 후원금과 아기용품을 내놓고 가는 일도 다반사고요.” 한상순 원장의 입가에 맴도는 미소 속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족의 탄생’을 본다. 취재, 글 이만근 기자
  • [여행·레저 단신]

    # 10월의 가볼 만한 곳 한국관광공사는 ‘하늘이 가까운 여행지’란 테마로 ‘10월의 가볼 만한 곳’을 선정했다.‘넘실대는 성벽을 따라 가는 가을여행(경기 광주)’‘성벽 위에서 하늘을 만나다, 충북 청주 상당산성(충북 청주)’‘하늘과 땅이 만나는 황금빛 김제평야(전북 김제)’‘시린 하늘이 손짓하는 하늘봉우리, 강원 태백 매봉산(강원 태백)’ 등 네 곳이다. #아듀 올림푸스 판타지! 에버랜드는 5년 동안 공원의 밤하늘을 장식했던 ‘올림푸스 판타지’가 막을 내리는 것을 기념해 26일까지 ‘아듀 올림푸스 판타지’ 특별공연을 펼친다. 올림푸스 판타지는 지난 5년간 700회가 넘는 공연을 펼쳤고, 발사된 폭죽 수량만도 200만발에 달한다. 아듀 올림푸스 판타지 특별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총 3500발의 불꽃이 터지는 불꽃놀이다. 특별공연 기간 홈페이지에서는 올림푸스 판타지의 멋진 공연 사진을 겨루는 사진전이 진행된다.(031)320-5000. # 밤따러 가세 경기도 퇴촌의 스파그린랜드는 입장고객을 대상으로 오전 11시∼오후 4시 밤줍기 행사를 벌인다.1인당 2㎏까지 수확할 수 있다.15일까지. 참가비는 1만원.(031)760-5700. 우리테마투어는 충남 홍성의 남당리 대하축제를 둘러본 후, 칠갑사에서 밤줍기 체험을 즐기는 여행상품을 마련했다. 참가비 2만 9000원.(02)733-0882. # 클럽메드 G.O 모집 클럽메드가 해외 리조트에서 근무할 G.O(레저 도우미)를 모집한다. 만 21∼28세의 남녀 미혼자로, 영어로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선발된 G.O. 는 호주와 몰디브 등 아시아지역 리조트에서 활동하게 된다. 초대졸 이상. 남자는 군필자. 요리사는 28세 이상도 지원 가능하다. 원서는 10월 15일까지 이메일(HR.Korea@clubmed.com)이나 우편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상세한 내용은 클럽메드 홈페이지(www.clubmed.co.kr) 참조.
  • [Seoul In]

    구로구(구청장 양대웅) 평생교육 지역특화사업의 하나로 ‘구로아트밸리 문화예술대학’을 개설했다.20일부터 11월24일까지 매주 월요일 구로아트밸리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영화, 가곡, 뮤지컬, 전통음악, 연극, 그림 등 문화예술에 대한 6개 강의를 진행한다.6일까지 수강생을 모집한다. 강좌별로 50명씩 모집하며 1인당 3개 강좌까지 수강할 수 있다. 교육진흥과 860-3002. 도봉구(구청장 최선길) 11일 보건소 7층 강당에서 건강 증진을 위한 한방건강교실을 연다. 경희의료원 한방내과 강철호 과장이 강사로 나선다. 한방교실은 경희대의 지원으로 당뇨병의 예방과 관리, 운동·식사요법 등 다양한 주제로 강의를 펼친다. 웃음치료사 고재호 강사가 웃음강의를 한다. 지역건강과 2289-8471. 관악구(구청장 김효겸) ‘예비부부 무료 건강검진’을 토요일에도 운영한다. 평일 오전에만 실시하던 건강 검진을 이달부터 평일 보건소 방문이 어려운 직장 예비부부를 위해 둘째·넷째 토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결혼을 앞둔 미혼 남녀로 예비부부 중 한 사람이 구민이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검진 항목은 흉부방사선 촬영을 비롯해 성병·에이즈·소변·간 검사, 혈당, 콜레스테롤 등이다. 보건소 의약과 881-5611. 동작구(구청장 김우중) 여성위원 74명으로 구성된 ‘동작 여행(女幸)포럼’을 발족했다. 여성정책 전문가 34명의 정책자문지원단과 40명의 현장모니터링단으로 이뤄졌다. 민·관 공동협력으로 정책 건의, 아이디어 발굴, 실태조사 업무를 한다. 올해 공중화장실 여성 변기 확충, 여성전용 주차구획선 설치, 불편한 하수시설물 개선 등 111개의 여행 사업을 추진한다. 가정복지과 820-9726.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 서대문문화회관 3층 대극장에서 11∼12일 극단 MJ뮤지컬씨어터가 공연하는 ‘러브레터’를 무대에 올린다. 창단작품으로 선보이는 이 뮤지컬은 풋풋하고 발랄한 여고생들의 이야기를 아름답고 생동감 있게 그려낸 작품으로,‘여고졸업반’‘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편지’ 등 아련한 추억의 노래로 꾸몄다. 공연은 하루 2회(오후 3·7시)이며, 입장료는 무료이다. 문화체육과 330-1410. 성동구(구청장 이호조) 제2기 이화·성동여성 아카데미가 1일 시작됐다. 수강생 100명은 2개월 동안 16회에 걸쳐 이화여대 평생교육원의 주관으로 삶과 사랑, 가족, 금융, 건강, 예술 등 수준 높은 강의를 듣는다. 가정복지과 2286-5434.
  • [토요영화] 스콜피온

    ●스콜피온(KBS 2TV 프리미어 밤 12시35분) 권투선수인 안젤로(클로비스 코닐락)는 6년 전 챔피언전 참가 선수를 뽑는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했다. 당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웠던 그는 자기 대신 선발된 선수를 때리고 도장을 뛰쳐 나왔다. 맞은 선수는 복수를 하러 그를 찾아오고, 홧김에 싸우다 안젤로는 그만 살인을 저지르고 말았다. 출소 후 하릴없이 빈둥거리는 안젤로에게 친구는 나이트클럽 사장이자 조직의 중간보스인 마르퀴스(프란시스 르노)를 소개해 준다. 마르퀴스는 불법 이종 격투기 시합으로 도박판을 벌여 큰 돈을 벌 계산으로 전직 권투선수인 그를 영입하려 한다. 하지만 아직 악몽을 털어버리지 못한 안젤로는 제안을 거절한다. 한편, 안젤로는 나이트클럽에서 바텐더로 일하는 레아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사실 그녀는 안젤로의 친구에게서 몰래 돈을 받고 그와 잠깐 데이트를 해주고 있었을 뿐이다. 짧은 데이트 뒤 안젤로는 그녀에게 끌려 무작정 쫓아다니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이에 안젤로는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나이트 클럽 사장인 마르퀴스를 찾아간다. 안젤로는 첫번째 시합에서 피 튀기는 접전 끝에 당당히 승리한다. 이후로도 승승장구한다. 형편없는 부랑자였던 그에게는 이제 집도 생기고, 이래저래 생활의 안정을 되찾아간다. 여전히 레아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한 안젤로. 하지만 다시 만난 레아는 미혼모가 되어 한 아이를 키우고 있고, 생계를 위해 몸까지 팔고 있는데…. 줄리앙 세리 감독은 1971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야마카시(맨몸으로 빌딩을 오르는 익스트림 스포츠) 마니아를 탄생시킨 화제작 ‘야마카시’(2001)의 시나리오를 썼고,‘야마카시2’(2004)의 연출을 맡아 영화계에 정식 입문했다. ‘스콜피온’은 종합격투기의 실제 챔피언인 제롬 르 밴너가 출연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2000년 ‘K-1 월드 GP 나고야 대회’ 챔피언에 오르며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무관의 제왕’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2006년과 2007년에는 최홍만과 추성훈을 제압하는 기염을 토하며 국내팬들을 사로잡기도 했다. 이 영화로 배우로 데뷔한 이후 ‘바빌론 A.D.’에도 출연하는 등 링과 스크린을 오가며 쾌감 만점의 액션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원제 ‘Scorpion’.98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부인살해 징역 3일?…남성 천국 멕시코 형법

    불륜을 저지른 부인을 살해하면 징역 3일∼3년. 그러나 돼지를 훔쳐 가면 징역 최장 12년. 미혼여성을 납치한 후 납치범이 혼인을 약속하면 무죄. 12∼18세 여자와 원조교제를 해도 결혼을 약속하면 무죄. 남성천국에나 있을 법한 이런 형법이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 있다. 바로 멕시코다. 시대착오적 남성우월주의 사상에 빠져 있는 멕시코의 형법 체제가 최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신속한 형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지만 법률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남성우월주의 사상의 뿌리가 워낙 깊게 내린 때문이다. 법을 보면 쓴웃음이 나올 법한 어이없는 내용이 많다. 캄페체와 타마울리파스 등 2개 주에선 남편이 불륜을 저지른 부인을 살해하면 정상을 참작해야 한다는 법이 있다. 부인의 불륜으로 남편의 명예가 구겨졌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정상이 참작되면 최고형량은 고작 3년이다. 경우에 따라선 최단 형량인 3일만 징역을 살고 나올 수도 있다. 이들 2개 주 등지에선 부인을 살해하는 것보다 가축을 훔치는 게 더 무거운 범죄다. 가축을 훔쳤다가 잡히면 최장 5~12년까지 실형이 선고될 수 있다. 혼인을 약속하면 미혼여성 납치나 원조교제 대한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법률은 멕시코의 32개 주 가운데 19개 주가 채택하고 있다. 여성단체들이 신속한 형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지만 법개정은 좀처럼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연방정부 관계자는 “형법이 시대에 맞지 않게 뒤져 있지만 형법 개정권한이 지방정부에 있어 연방정부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글로벌 시대] 일본의 ‘배우자 찾기’/간노 도모코 프리랜서 언론인

    [글로벌 시대] 일본의 ‘배우자 찾기’/간노 도모코 프리랜서 언론인

    얼마전 도쿄의 고모가 이메일을 보내왔다. 서른세살이 되는 사촌에 관한 얘기였다.“누군가 좋은 후배가 있으면 소개해라. 부모가 나서 이런 거 말하는 것도 싫지만 지금은 ‘곤카쓰(婚活) 시대’이니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좋은 상대는 모두 채가거든.” 탄식이 섞인 메일에 담긴 ‘채간다’는 표현에 절박함이 느껴졌다. 요즘 결혼을 하고 싶은 일본 독신 여성의 키워드는 ‘곤카쓰’라고 한다. 결혼 상대를 찾기 위한 활동을 가리키는 말로 ‘결혼활동’의 줄임말이다. 취업활동을 ‘슈카쓰(就活)’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 가족사회학자인 야마다 마사히로 주오대 교수가 ‘보다 좋은 결혼을 지향하는 의식적인 활동’이라고 명명함으로써 순식간에 퍼졌다. 일본 정부의 2005년도 조사에 따르면 25∼29세의 미혼율은 남성 71%, 여성 59%이고 30∼34세에서는 남성 47%, 여성 32%이다.50세까지 한번도 결혼해 보지 못한 생애 미혼율은 남성 15.4%, 여성 6.8%에 달하는데 평생 결혼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남녀 통틀어 25% 이상이라고 하니 일본인 4명에 1명꼴로 독신으로 생을 마감하는 셈이다. 일본의 미혼율은 1980년대부터 상승해 90년대 들어 가속도가 붙었다. 그 배경에 대해 야마다 교수는 그의 저서 ‘곤카쓰 시대’에서 이렇게 해설한다.“어떻게든 취직이 되었던 시대는 거품경제가 붕괴한 90년대 끝났다. 결혼도 마찬가지다. 남녀 교제에 관한 ‘규제완화’ 때문에 자동적으로 결혼하기 힘든 시대가 됐다.” 일본에서는 85년에 ‘남녀고용기회균등법’이 제정됐다. 큰 변화였다. 필자도 그 해에 대학을 졸업했는데 당시 여성들 사이에서는 일하는 게 멋있고, 결혼하는 건 그렇지 않다는 분위기가 생겼다. 그래도 커리어와 결혼 사이를 오가면서 사내 연애 혹은 맞선을 통하거나 학창시절부터 사귄 사람과 결혼하는 경우도 많아 특별히 결혼활동을 하지 않아도 되었던 시절이었다. 그 뒤로부터 이른바 혼기에 격차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 야마다 교수의 주장이다. 90년에는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고 직업이라도 있으면 여성은 미혼이라도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결혼하지 않을지 몰라 증후군’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 책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인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일이 있으면, 친구가 있으면 결혼 같은 거 서두를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잃어버린 10년’이 일본을 휩쓸고 간 2003년에는 30대 이상에 미혼, 무자식은 여자 인생에서 실패한 것이라는 ‘꼬리내린 개의 울음소리’가 베스트셀러가 됐다. 결혼을 하지 않거나 못하면 아무리 커리어가 있다고 해도 인생 낙오자라는 내용이다. 거품붕괴 이후 커리어가 있든 없든 여성들은 남성의 경제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사촌동생에게 어떤 상대를 원하느냐고 물었더니 “분수에 넘치는 상대를 원하는 게 아니라 분명한 수입이 있고, 영어가 어느 정도 되고 음악이나 영화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면 괜찮겠다.”고 한다. 분수에 넘치는 상대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1년에 한번쯤은 해외여행을 다녀올 만큼 남자의 수입이 자신보다 많아야 하고 취미 생활을 이해해주는 사람이라는 조건이 속속 붙는다. 사촌동생은 대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다가 20대 후반에 돌연 영국으로 유학을 갔다온 뒤로는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사촌이지만 아득바득 일하는 것이 질색이란다. 배우자에게 인생을 맡긴다는 사고가 놀랍다. 생을 함께할 파트너는 필요하지만,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챙겨야 하지 않는가. 결혼활동 끝에 결혼한다고 해서 만족스러운 미래가 기다릴지는 장담을 못한다. 지금 일본의 ‘곤카쓰 시대’를 보면서 2%, 아니 20%의 갈증을 느낀다. 간노 도모코 프리랜서 언론인
  • 극작가 윤영선 1주기 ‘페스티벌’

    극작가 윤영선 1주기 ‘페스티벌’

    극작가 윤영선의 1주기를 기리는 ‘윤영선 페스티벌’이 지난 18일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첫번째 작품 ‘여행’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연우무대를 통해 연극에 발을 디딘 윤영선은 1994년 희곡 ‘사팔뜨기 선문답’으로 등단해 극작가 겸 연출가로 활동하다 97년 연우를 떠나 연출가 박상현, 이성열과 함께 프로젝트 그룹 ‘파티’를 결성했다. 이후 2003년 연출가 김동현이 합세해 극단 파티로 개명한 뒤 지난해 간암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활발한 창작 활동을 이어왔다. 이번 페스티벌은 극단 파티의 동인인 이성열, 김동현, 박상현 연출가가 각각 윤영선의 대표작 ‘여행’ ‘키스’ ‘임차인’을 무대에 올리기로 의기투합해 이뤄진 것이다. 이성열 연출가는 윤영선의 작품 세계에 대해 “시처럼 압축적이고, 간결한 언어 구사와 해체주의에 기반한 실험적인 형식의 시도 등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여행’(10월12일까지)은 일상에 젖어 있던 다섯명의 친구들이 한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겪는 하룻밤 여행에 관한 이야기다. 오랜만에 해후한 친구들간의 미묘한 질투와 엇갈린 기억들로 인한 오해 등 중년 남자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 서울연극제 우수작품상, 한국연극평론가협회 베스트3 등을 수상했다. ‘키스’(10월10∼13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는 둘이 하는 키스, 혼자 하는 키스, 여럿이 하는 키스 등 다양한 모습의 키스를 통해 인간의 고독함과 외로움을 표현한 작품이다. 하나의 작품을 세 명의 연출가가 따로 연출해 한 무대에서 보여주는 형식이 독특하다. 영화 ‘왕의 남자’에 나왔던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어.’라는 대사의 원전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에는 김동현, 남긍호, 채승훈 연출가가 참여한다. ‘임차인’(10월17일∼11월9일, 정보소극장)은 이사 온 첫날, 집주인 중년여성이 세입자 미혼여성에게 젊은 날의 꿈과 좌절에 대해 이야기하는 ‘2층집’, 택시기사가 손님에게 가족문제를 털어놓으며 조언을 구하는 ‘택시 안에서’ 등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02)744-730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나훈아 피앙세는 부산 미인 미스리

    나훈아 피앙세는 부산 미인 미스리

    최근엔 영화에까지 얼굴을 내미는 총각인기 가수 나훈아(羅勳兒)(25)가 장가갈 날도 멀지않은 것 같다. 지난봄엔 약혼 추진설이 나돌더니 요즘엔 약혼녀와 동거하고 있다는 소문이 연예가에 나돈다. 소문대로 그는 이미 신부감과 단꿈의「테이프」라도 끊은것일까? 두살 아래의 소꿉친구로「스타」고은아(高銀兒)의 6촌동생 나훈아의 약혼 동거설은 믿어도 좋을만한 그의 측근자에게서 새나왔다. 그의 전속「레코드」사의 한 측근자는 약 2개월 전부터 그의 약혼녀가 나훈아집에 와있다고 밝혔다. 『젊었겠다, 인기있겠다. 여자가 얼마나 많이 따르겠소. 그러다가 여성관계로 복잡해지는 것 보다는 신부감이 일찌감치 집에 썩 들어앉아있는게 오히려 훈아에겐 안전할지 모르죠』라고 말하는 그 사람은 지금의 상황이 나훈아에게 오히려 유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 측근자의 말을 더욱 뒷받침이라도 하듯 나훈아와 가정적으로 인척 관계가 되는 B씨는 그가 이미 약혼식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 초여름으로 기억해요. 부산의 신부집에서 양가의 어른들만을 모시고 조촐히 약혼식을 올렸죠』 B씨의 말에 따르면 약혼식때는 그가 관계하고있는「오아시스·레코드사」의 친한 사람들도 초대되지 않았다. 대신 간소한 선물은 보내왔다고 했다. 그런데 나훈아의 선물을 받은 사람들 중에서도 그가 약혼했다는 사실을 알고있는 사람은 많지않았다. 그의 약혼설을 알고있는건 몇사람에 불과할 정도로 극히 비밀리에 진행된 것 같다. 약혼 2~3개월후에 약혼녀가 서울의 나훈아의 집에 올라왔다고 B씨는 말했다. 이미 지난봄 약혼추진설이 나돌때부터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나훈아 자신도 시인하고 있는 상대아가씨는 나훈아와 같은 고향인 부산태생의 이숙희(李淑姬)양. 나이는 두살아래. 부산의 남성(南星)여고를 나왔고 미모에다 가정환경도 좋다는 것. 한마디로 현모양처감이라는 그녀는「스타」고은아의 6촌 동생이라 한다. 나훈아가 이 아가씨와 인연을 맺게된 것은 어려서부터 한동네에서 친하게 지낸, 소꿉동무의 관계에서부터라고. 이웃간에 살다보니 양가 부모들끼리도 친하게 지냈고 자연스럽게 혼담이 오갔다는 것이다. 집안끼리 혼담 오갔지만 군대간 친형이 아직 미혼 지난봄 약혼 추진설이 나돌 때 이양과의 관계를 부모들은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을 때 나훈아는『양가 부모님들도 서로 호감을 갖고있는 것은 사실이다. 양가에서 사위·며느리 삼았으면 하고 오고간 얘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라고 밝힌바 있었다. 약혼녀가 나훈아집에 올라왔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동거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이에 대한 장본인의 말을 들어보자. 『동거요? 양쪽의 가정이 엄하기 때문에 말도 안돼요. 왔다갔다하긴 해요. 그렇다고 동거라고 볼 수 있나요』라고 동거설을 놀라듯 부인. 신부감의 육촌언니 고은아 역시 이양의 집안이 꽤 엄하다고 소개한 적이 있었다. 약혼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약혼한 사실도 없다』고 약혼설 자체부터 부인했다. 그렇다면 B씨의 얘기는 다른 의도라도 있는 것일까? 『어떤 사람이 그런말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내생각으로는 나와 잘안다고 괜히 우쭐해보려는 심정으로 그런 말을 퍼뜨린 것 같아요』라고 B씨의 얘기가 몹시 못마땅한 듯 흥분된 어조로 반박(?). 지난봄 약혼 추진설이 나돌 때 나훈아는 이양과의 관계에 대해 모호한 답변을 해왔으나 이번엔 그자신도 시인. 『이양을 신부감으로 굳히고 있는건 사실이에요. 그러나 가봐야 알지 나중일이야 어떻게 장담합니까』라는 그는 어떤 여성이 되든간에 결혼시기는 앞으로 2년후가 될 거라고 동거 약혼설을 끈덕지게 부인. B씨는 나훈아가 지금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도 쉽사리 그럴 수 없는 입장에 놓인 것은 물론 인기면도 있으나 군에 가있는 형이 제대하고 먼저 결혼한 다음이라야 되지않겠느냐는 것. 측근의 소문을 종합하면 동거까지는 몰라도 약혼은 거의 사실인듯 전해지고있는데 장본인은 이를 끈덕지게 부인하고 약혼설에 대해 극히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는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팬」의 70%가 여성이기에 속이 쓰려도 발표는 못해 나훈아뿐만이 아니고 대개 인기 처녀·총각 연예인의 경우 인기를 고려해서 결혼을 하려고 해도 꺼려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그래서 미혼인 연예인 가운데는 동거생활을 하면서도「팬」들 앞에선 처녀·총각 행세를 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특히 나훈아의 경우는 동거·약혼설을 거의 치명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은「팬」의 70%가 여성이란 점 때문인지 모른다. 더구나 남진(南珍)이 월남(越南)서 귀국한후 정상의 자리 고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마당에 그런 문제는 더욱 치명적이라는 생각을 하는 게 나훈아일 듯. 따라서 그는 영원한 배필을 발표하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입장을 속쓰리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남진 귀국후에도「디스크」판매면에선 여전히 압도적. 그리고 최근엔 영화에까지 발을 뻗친 탓인지 여성「팬」이 더욱 늘은게 나훈아. <걸>(杰) [선데이서울 71년 11월 28일호 제4권 47호 통권 제 164호]
  • [女談餘談] 리틀맘 스캔들/이순녀 문화부 차장

    [女談餘談] 리틀맘 스캔들/이순녀 문화부 차장

    미국 공화당 역사상 첫 여성 부통령 후보인 세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의 혼전 임신한 고교생 딸이 화제다. 열일곱살인 장녀 브리스톨은 현재 임신 5개월째다. 아이 아빠인 또래 남자친구와는 곧 결혼할 예정이라지만 혼전순결을 중시하는 공화당의 보수 기독교적 가치관을 감안하면 꽤 파격적인 뉴스다. 10대 임신과 출산은 어느 사회나 민감한 문제다. 미국의 15∼19세 소녀 약 75만명이 매년 임신을 하고 있으며, 영국에선 지난해 14세 이하 소녀의 낙태 건수가 1000건을 넘었다는 통계가 있다. 우리나라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06년까지 10대 청소년 1만 1456명이 출산을 했다. 아이를 낳아 기르는 10대 소녀를 일컫는 ‘리틀맘’은 이제 더는 낯선 용어가 아니다.‘10대 미혼모’란 단어가 왠지 어둡고 습한 분위기를 전달한다면 ‘리틀맘’은 밝고 세련된 느낌까지 들게 한다. 이런 인식의 변화 과정에는 영화와 TV 등 대중 매체의 영향이 크다. 지난 6월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한 고교의 여학생들이 ‘단체 임신협약’을 맺고 전교생 120명 중 17명이 임신했다는 사실이 보도돼 충격을 안겨줬다. 미 언론들은 전례없는 10대 단체 임신의 배후로 대중 매체와 대중 스타를 지목했다.10대의 임신을 경쾌하게 묘사한 영화 ‘주노’와 열일곱에 아기 엄마가 돼 패션잡지 ‘보그’의 표지에 실린 제이미 린 스피어스(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동생)등이 10대 임신 신드롬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한 케이블 채널에서도 청소년 미혼모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방영돼 인기를 끌었다. 페일린 딸의 ‘리틀맘 스캔들’은 부통령 후보 자질과 사생활은 별개라는 논리속에 대선의 핵심 이슈로 부각되지는 않을 분위기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도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하지만 대중 매체와 대중 스타에 이어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자식까지 10대 임신에 노출되면서 예민한 10대들의 가치관이 더욱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이순녀 문화부 차장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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