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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불멸에 대한 욕망/김민숙 작가

    요즘 신문이나 텔레비전에서 황우석 교수의 얼굴을 자주 본다. 심지어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그가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예상투표까지 하고 있다. 물론 그의 빛나는 업적은 칭송받아 마땅하다. 더구나 지금 난치병과 싸우는 사람들은, 그 연구결과가 가져올 기적을 얼마나 가슴 졸이며 기다릴 것인가. 거기다 그 연구가 우리 경제에 엄청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니 별 뾰족한 자원이 없는 이 나라 전체가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버릇처럼 쓸데없는 걱정이 많은 나는 가끔 오싹한 공포를 느낀다. 과학에는 무지하지만 인간의 저 야만스럽고 자제할 줄 모르는 욕망에 대해서는 웬만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체세포로부터 줄기세포를 배양하여, 그 줄기세포를 손상된 장기에 투입해 거부반응 없이 원래 상태로 복구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것이 이번 황 교수의 업적이다. 인간복제에는 생식용 개체복제와 치료용 배아복제가 있는데 황교수는 치료용 배아복제의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 줄기세포는 뼈나 뇌·근육·피부로 자랄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줄기세포가 치료용으로 이어지려면 멀고먼 길이 남아 있다고 한다. 이 시점에서 복제된 개체의 배아가 생명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로 그 업적의 중요성을 훼손할 생각은 없다. 1970년대 초반 무렵 텔레비전의 인기 외화시리즈로 ‘육백만불의 사나이’라는 게 있었다. 미국의 우주비행사 스티브 오스틴 대령은 사고로 빈사 상태에 빠졌지만 600만달러라는 거액을 들여, 최첨단 생체공학으로 양쪽 다리와 한쪽 팔, 한쪽 눈은 초능력을 보유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그는 그 능력을 이용하여 OSI 비밀요원으로 활약하는데, 그 꿈같은 초능력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그런데 요즈음 복제니 줄기세포니 하는 말을 들으면 이 ‘육백만불의 사나이’가 현실이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난다. 신문에서는 날마다 저출산 현상을 걱정하고,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심지어는 독신에게 독신세를 부과하자는 기특한 안을 낸 경제연구소도 있었다고 들었다. 하도 이상한 세상이니 세금내기 싫어서 아기를 낳거나 미혼모가 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 여자의 평균수명이 80.4세이고 남성의 평균수명은 73.4세라고 한다. 사실상 비교적 건강한 체질을 가졌고, 운이 좋아 암같은 병에 걸리지 않고, 의료 혜택을 잘 받고, 거기다 가족의 보살핌까지 충분히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평균수명보다 훨씬 오래 산다. 고령화사회에 대한 우려는 충분히 그 이유가 있다고 보아진다. 태어나 죽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어서 그 불가능해 보이는 불멸은 인간의 가장 오래된 원초적 욕망이다. 진시황의 불로초 이야기는 그렇다 치고 종교 또한 불멸에 대한 꿈의 또 다른 형태가 아닌가. 어쩔 수 없이 몸은 죽더라고 영혼만이라도 영생을 누리고 싶은. 무병장수는 소박한 인간의 소망이다. 장수에 대한 욕망은 죽음이 가까이 다가오는 노년에 더욱 절박해진다. 유전자의 기본목적이 바로 생존이라니, 유전자 덩어리인 인간의 좀더 오래 생존하고자하는 욕구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100세가 되고 120세가 될 거라는 미래 예측 기사를 읽을 때면 소름이 끼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정말 무병장수가 좋기만 한 것일까? 병없이 건강한 사람에게 이제 90세이니 죽음을 준비하라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늙고 몸이 아플 때 죽음도 그저 순순히 수용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병들고 늙는 것이 꼭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인간은 본래 겸손한 존재가 아니다. 힘이 있고 능력이 있으면 못하는 것이 없다. 좀더, 좀더…라고 외치는 인간의 욕망을 견제할 어떤 도구가 있을 것인가. 차라리 가능한 한 자연스레 살다 더이상 품위를 지킬 수 없을 때 좀더 편안하게 죽을 수 있는 법과 의술의 발전을 기다린다면 너무 소극적이고 겁많은 인간인가. 황 교수는 이번 연구가 치료에 한한다고, 인간을 위한 일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핵폭탄과 노벨상의 이야기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불멸에 대한 인간의 야욕이 얼마나 집요하고 끔찍한지 짐작하는 사람이라면 내 앞서는 두려움을 이해하리라 믿는다. 김민숙 작가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친자확인 확산… 위기의 중국 가정

    중국에서 성(性) 도덕의 위기가 가정의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친자확인 검사’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친자확인은 개혁·개방 이후 성문란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혼전 성행위와 미혼모 출산, 혼외 정사가 증가했고 결국 배우자 정조에 대한 의혹이 확산되는 까닭이다. 지난 1998년 중국 최초로 설립된 광저우(廣州) 중산(中山)대학 법률의학검증센터는 지난해 의뢰인이 1300여명으로 초기보다 20배 이상 늘어났다고 인터넷 신문인 첸룽왕(千龍網)이 최근 보도했다. 베이징(北京) 화대사법검증센터(華大檢定中心)가 발표한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친자 확인을 요청한 600여건 가운데 15%가 친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센터의 루후이링(陸惠玲) 연구원은 “친자확인 요구의 90% 이상은 배우자의 정절을 의심하며 자신의 아이가 맞는지를 가려 달라는 주문”이라면서 심각한 중국의 가정위기 현상을 우려했다. 친자로 확인될 경우 의뢰자의 4분의 3 이상은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의혹을 풀고 애정을 되찾지만,25% 정도는 배우자의 정절에 대한 의혹을 여전히 지우지 못한 채 끝내 파경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친자검증 제도가 결혼제도를 위협하는 ‘첩(二·얼나이) ‘애인(情人·칭런)’ 확산을 막는 견제 기능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의뢰자들은 보통 부유층 남자들이 대다수로 부양 의무와 재산 승계 문제가 주요인이다. 일부 농민 의뢰인의 경우 오랫동안 외지에서 떠돌다 귀향해서 부인을 의심하는 경우다. 비용은 보통 3000위안(약 39만원) 안팎으로 신분증과 호구증명만 있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2주일 정도면 결과가 나온다. 중국에서 확산 중인 친자확인은 ‘부부간의 상호 충성’을 과학적으로 확인해야 가정이 유지될 만큼 개혁·개방 이후 불어닥친 중국의 성도덕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oilman@seoul.co.kr
  • ‘입양활성화’ 윤석화씨 대통령표창

    오는 5일 ‘제83회 어린이 날’을 맞아 연극배우 윤석화씨가 국내 입양활성화 등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윤씨는 1996년 미혼모자 보호시설인 서울 서대문구 사회복지법인 애란원과 결연한 것을 인연으로 국내입양 홍보대사가 됐다. 그는 외과의사, 문화예술가 등과 함께 ‘밀레니엄키드에게 웃음을’이라는 캠페인을 벌여 선천성 얼굴기형 아이들에게 수술비를 지원해오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5일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어린이날 행사를 갖고 조종희(68ㆍ여) 영명보육원장에게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하는 등 238명의 어린이 유공자에 대한 시상식을 갖는다.
  • [세상에 이런일이]아이고, 하나님~

    “교회에서는 용서받을 줄 알았습니다.” 교회만 골라 털던 20대 미혼모가 훔친 옷을 입고 다니다 주인에게 덜미를 잡혔다. 전주 중부경찰서는 지난 13일 교회를 돌면서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친 박모(27·여)씨에 대해 절도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는 지난 11일 오후 1시쯤 전주시 우아동 A교회의 빈 사무실에 들어가 현금과 팔찌, 의류 등 72만원어치를 훔친 것을 비롯, 지난해 12월부터 5차례에 걸쳐 370여만원어치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어떤 여자가 잃어버린 바지를 입고 편의점에 들어갔다.”는 피해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절도죄로 7차례나 교도소를 드나들었던 박씨는 경찰에서 “교회에서는 물건을 훔치다가 걸리더라도 용서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면서 “지난해 사귀던 남자와 아이를 낳았는데 생활비가 모자랐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씨줄날줄] 무자식 상팔자/우득정 논설위원

    지난 2000년 호주 시드니에서 출간된 ‘차일드-프리 존(Child-Free Zone)’은 ‘결혼=자녀’라는 사회적 통념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살아가는 방식을 담고 있다. 자녀 없는 가정을 실천하고 있는 저자 수잔 무어와 데이비드 무어는 출산을 거부한 80쌍 부부의 삶을 통해 아이들의 웃음이 없는 가정이 결코 삭막하지 않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자녀가 없다고 해서 부부간의 애정을 의심하는 기존의 잣대가 잘못됐음을 다양한 사례를 동원해 증명한다. 자녀는 결혼생활의 여러 선택 사양 중 하나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당시 호주의 가임 여성 중 25%가 결혼 후 출산을 원치 않는다는 설문조사 결과와 급격한 출산율 저하가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2002년 1.17명,2003년 1.19명 등 2년 연속으로 세계 최저 출산율이라는 신기록을 세우면서 국가적으로 비상이 걸렸다.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고 육아시설을 늘리는 등 출산을 유인하려는 대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자 여성단체 관계자들은 기다렸다는듯이 “그 정도 지원한다고 당신의 딸은 아이를 낳겠느냐.”고 정부측을 타박한다. 하지만 미혼모의 출산비율이 절반 이상인 프랑스 외에는 출산장려정책이 모두 실패했다는 얘기는 꺼내지 않는다.“혼전 동거를 부추길 수도 없고…”. 출산율 논쟁은 항상 여기서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다. 지난 12년 새 ‘자녀를 반드시 가질 필요 없다’는 기혼여성의 비율이 5배 증가했다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최근 보고서도 결론은 마찬가지다. 그런데 속담처럼 무자식이 과연 상팔자일까. 얼마 전 부총리 하마평에 올랐던 어떤 정치인은 아들의 병역문제 때문에 좌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낙마한 한 장관은 아들의 취업문제 때문에 스타일을 구겼다. 이런 사례를 보면 속담이 맞는 것 같다. 더구나 막판에 거론됐다가 부총리에 발탁된 이는 자녀가 없다는 게 최대 강점이라는 그럴듯한 관측까지 나오지 않았던가. 한번뿐인 인생을 자녀에 얽매이지 않고 즐기든, 자아실현에 투자하든, 딩크(Double Income No Kids)족이 되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결혼부부 중 14%는 자녀를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불임부부라는 사실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새달1일 개봉 ‘아무도 모른다’

    영화 ‘아무도 모른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에 대한 일차적인 관심은 주연 배우 야기라 유야에 쏠린다. 열 네 살의 나이에 그것도 데뷔작으로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역대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받았다니 ‘도대체 얼마나 잘하길래’라는 호기심이 먼저 발동하는 건 당연하다. 심사위원장이었던 쿠엔틴 타란티노는 “영화제 기간동안 수많은 영화들을 봤지만 마지막까지 기억에 남는 건 아키라(극중 이름)의 표정뿐이었다.”고 했다지 않는가. 하지만 ‘신데렐라 보이’에 대한 관심이 영화 전반의 호감으로 변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의 스토리는 충격 그 자체지만 이를 담아내는 시선은 너무 담담해서 어떤 ‘비현실적인’ 아름다움까지 느껴진다. 고통스럽지만 눈을 뗄 수 없는 매혹적인 경험은 마치 그림형제의 ‘잔혹 동화’를 연상케 한다. 도쿄의 작은 아파트에 아키라네 가족이 이사온다. 미혼모인 엄마(유)와 아버지가 각기 다른 네 명의 아이들. 아이들이 많다는 이유로 전에 살던 집에서 쫓겨난 엄마는 집주인에게 큰아들 아키라만 소개하고, 다른 아이들은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집안에서만 생활하도록 단속한다. 술 취해 늦게 들어오는 철없는 엄마와 온갖 집안 일을 다하는 아키라, 그리고 투정 한번 부리지 않고 좁은 방안에서만 지내는 착한 아이들. 힘든 현실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이들의 소박한 행복은 엄마가 새 남자를 따라 집을 나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이 영화가 결손 가정의 아이들을 다룬 여타 영화들과 구분되는 지점은 여기서부터다. 엄마라는 존재없이 스스로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무심할 만큼 담담하다. 막내 여자아이조차 엄마가 보고 싶다고 울거나 떼를 쓰지 않는다. 전기와 수도가 끊기고, 편의점에서 남은 음식을 얻어오는 비참한 지경에까지 아이들을 밀어넣고서도 영화는 눈물을 짜내는 상투성을 악착같이 비껴간다. 그래서 관객 또한 울먹이는 아역 배우를 따라 눈물을 훌쩍이는 관습적인 경험 대신 숨이 멎을 듯한 지독한 슬픔에 그저 아파할 뿐이다. 야기라 유야의 연기는 격정적이거나 드라마틱하지 않다.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들 뿐이다. 다른 아역배우들의 연기도 마찬가지.1년간 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며 세밀한 표정들을 잡아낸 감독의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이다.4월1일 개봉, 전체 관람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서울광장] 왕윤이와 현서의 돌잔치/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왕윤이와 현서의 돌잔치/우득정 논설위원

    지난 13일(일요일) 저녁 과천의 한 음식점에서는 두 아이의 첫돌을 축하하는 자그마한 잔치가 열렸다.1년 전 같은 날 태어나 같은 날 각기 다른 가정에 입양된 왕윤이와 현서(여)의 돌잔치였다. 여느 돌잔치와 다른 점이 있다면 100여 하객의 절반가량이 입양관련기관 종사자거나 입양부모라는 사실이었다. 식탁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풍선 사이로 걸음마를 막 시작한 아이부터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부산스레 오가는 꼬마들이 무척 많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부분 입양아들이란다. 까불고 장난치는 모습이 이웃집 아이들이나 다를 바 없다. 행여 넘어질세라 두 팔을 벌린 채 뒤따라가는 엄마, 아빠도 봄날 공원에서 마주치는 가족의 정겨운 풍경 그대로다.‘입양’이라는 단어가 남긴 흔적을 찾으려던 눈길이 도리어 무안할 정도였다. 입양의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는 본격적인 돌잔치에 앞서 입양홍보 비디오를 5분간 틀어준 것뿐이었다. 주변의 시끌벅적한 소음 때문에 자세히 듣지는 못했지만 부모에게 버려졌다기에는 너무나 해맑은 얼굴의 아이들, 입양아들과 행복하게 꾸려가는 가정의 모습 등이 시선을 끌었다. 정부가 출산과의 전쟁을 선포한 요즘, 중기 재정운용계획에서도 출산장려정책은 아랫목을 차지하고 있다. 보육시설을 늘린다고 아이를 더 낳는 것은 아니지만 ‘멍석’부터 깔아주자는 발상이 정책의 핵심이다. 혹자는 미혼모 출산이 신생아의 절반을 차지하는 프랑스 외에는 모든 선진국에서 출산장려정책이 실패했다는 이유를 들어 보다 획기적인 전통가치 파괴를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왕윤이와 현서의 돌잔치는 출산기피 풍조를 바꾸는데 자그마한 단초를 제공하는 듯했다.-‘산토끼’를 좇기에 앞서 ‘집토끼’부터 지키자.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1만여명의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버려졌다. 이중 1641명은 국내 입양으로,2258명은 해외로 입양됐다.6000여명은 양부모를 만나지 못해 시설이나 위탁보호에 맡겨져 있다. 아동수당 등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공공주택 우선분양권을 주며 출산을 독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출산에 버금가는 지원을 입양부모에게 한다면 집토끼를 지키는데 보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정부는 최근 입양할 때 호적란에 입양사실을 기재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호주제 폐지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에야 정부가 내놓은 생색이다. 이처럼 떠밀려가듯이 대책을 내놓을 게 아니라 입양부모들의 간절한 소망인 입양휴가 부여 문제에서 먼저 열린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 입양수속과 얼굴 익히기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간인 2주일 정도의 휴가만이라도 허용돼야 한다. 입양휴가 때문에 기업이 부담된다면 우리 사회가 오히려 즐거워해야 할 일이 아닐까. 없는 아이 생겼으니 돈을 내놓으라는 식인 200여만원의 입양수수료도 문제다. 정부가 입양기관 운영에 필요한 경비 중 한사람 몫의 인건비만 지원하고 나머지는 입양부모로부터 받으라는 식으로 고아 수출시절의 관행을 답습하고 있는 탓이다. 입양부모들의 요구는 이밖에도 몇가지가 더 있지만 한결같이 상식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최소한의 것들이다. 그럼에도 중기 재정운용계획에는 입양아 7000명에 대한 의료지원이 대책의 전부다.2남1녀를 입양하고 중학생 두 형제를 위탁양육하고 있다는 중년부인은 형편이 넘쳐서 계속 ‘가슴으로’ 아이를 낳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돌보지 않으면 아이가 더 불행해질 것 같은 강박관념이 아이에게 머무는 시선을 떨치지 못하고 있을 따름이다. 오늘날 저출산율은 일종의 유행병이라고 한다. 예방과 처방이 불가능한 중병이라는 진단도 있다. 하지만 돌잔치에서 만난 입양부모들처럼 아이들과 함께 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된다면 희망의 불씨는 지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2008년 호주제 완전 폐지 자녀들 어머니姓도 가능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민법개정안이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우리사회는 양성평등에 상당한 인식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2008년 1월1일부터 기존의 호적제도는 완전히 법적효력을 상실한다. 현재 법무부와 대법원은 ‘1인1적(1人1籍)’을 새 모형으로 제시하고 있다. 호주제가 사라짐으로써 남성위주의 호주승계 순서도 자연 없어진다. 가족의 범위는 배우자와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 그리고 생계를 같이하는 직계혈족의 배우자·배우자의 직계혈족, 배우자의 형제자매로 다소 변경됐다. 범위 변경으로 장인과 장모도 가족이 될 수 있다. 그러나 1인1적제 도입으로 가족 개념은 크게 축소됐다. 정부도 당초 별도의 가족 개념을 두지 않을 방침이었지만 가족규정 삭제가 가족 해체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감안해 이를 포함시켰다. 그동안 자녀들은 기본적으로 아버지의 성과 본을 따라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부모 합의, 법원의 판단 등으로 어머니의 성을 따르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부부가 혼인신고시 합의하면 태어날 자녀의 성과 본을 어머니의 것으로 하는 것이 가능하다. 부부끼리의 합의지만 불안할 경우 공증을 받아놓을 수도 있다. 추후 자녀의 성을 놓고 분쟁이 발생할 시에는 법적효력이 있다. 그러나 아버지나 어머니, 둘 중 하나의 성을 따라야 한다. 부모 모두의 성을 사용하는 것은 안 된다. 또 재혼한 어머니와 함께 사는 자녀의 성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성과 본을 바꿀 수 있다. 즉 계부의 성을 따를 수 있다. 미혼모의 자녀도 아버지가 나타나더라도 계속 어머니의 성과 본을 가질 수 있다. 동성동본 금혼 규정이 없어졌다. 그러나 범위가 조정된 근친혼 금지제도는 살아 있다. 여성의 재혼금지기간도 폐지됐다. 15세 미만의 양자를 입양할 경우 호적에 양부모의 친생자(親生子)로 기재해 법률상 친자녀와 똑같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친양자제도가 도입된다. 친양자는 3년 이상 혼인 중인 부부가 가정법원에 청구해 입양할 수 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공포의 문화/배리 글래스너 지음

    ●폭력·살인·테러… 현대사회는 ‘공포전시장’ 조류독감, 광우병, 비브리오균, 사스…. 잊을 만하면 신문이나 방송을 타고 나타나 인간을 겁주는 공포의 대상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이로 인해 실제로 죽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무리 세어보아도 열 손가락 안쪽이다. 오히려 닭과 돼지를 키우다가, 횟집을 운영하다가 ‘허구적 공포’의 광풍을 맞고 자살한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저녁때 TV 앞에 앉으면 끔찍한 일은 왜 그리 많이 일어나는가. 세상은 온갖 패륜과 잔혹한 살인, 청소년 폭력, 괴질 등 마치 ‘공포의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그렇다면 예전엔 없거나, 거의 일어나지 않았던 사건들이 요즘 와서 공포를 느낄 만큼 폭증한 것일까. 그러나 아무리 꼼꼼히 보아도 이를 설명해 주는 근거 있는 통계나 연구사례 같은 것은 눈에 띄지 않는다. 남캘리포니아대학의 사회학 교수 배리 글래스너가 지은 ‘공포의 문화’(연진희 옮김, 부광 펴냄)는 미국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누구나 느꼈을 법한 ‘허구적’ 공포를 소재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보편성을 갖는다. 책에 따르면 현대사회는 ‘거짓공포’투성이다. 미국인들이 알고 있는 미국은 풍요의 나라이면서 공포의 왕국이다. 걸핏하면 학교에서 총질을 해대는 10대들, 마약에 찌든 중독자들, 이들이 벌이는 각종 범죄와 테러 등등. ●일부 과대포장… 일부 심각한 사안 되레 무시 그러나 저자는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공포의 뉴스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보았다. 그 결과, 대부분의 공포는 근거가 빈약하거나, 터무니없이 과장된 것임을 발견했다. 그는 이같은 공포의 유형과 그 허구성을 조목조목 지적한다. 이를테면 1990년대 미국인의 3분의2는 당시 범죄율이 1980년대 후반의 2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1980년대 후반의 범죄율이 더 높았다. 암에 대한 공포도 마찬가지.40대 여자들은 자신이 유방암으로 죽을 가능성이 10분의1이라고 믿지만, 실제로 그런 일을 겪을 경우는 250분의1에 불과하다. 1998년 LA타임스는 도로상에서 운전자끼리 싸우는 ‘도로분노’를 살벌하게 묘사한 뒤, 총격으로까지 이어지는 그같은 싸움을 피해 수백만명의 운전자들이 차를 돌려 달아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문제의 미국 북서태평양 지대에서 ‘도로분노’로 죽은 사람은 1년에 1명꼴에 불과했다. ●정치인·기업·미디어 ‘가짜공포’ 확산시켜 이득 문제는 오히려 심각한 사안이 대개 무시되고 만다는 점이다. 암의 경우 두려움을 가지면 오히려 병원에 가길 꺼려 예방에 역효과가 나는 경향이 있으며, 온갖 범죄 뒤엔 총기 문제가 있으나, 심각하게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반면 그 허구적 공포 때문에 낭비되는 비용은 막대하다. 범죄예방과 관리를 위한 형사재판제도를 운영하는 데 미국인은 매년 1000억달러 가까운 비용을 부담한다. 발생률이 희박한 위험 예방을 위해 국가 재산을 낭비하는 동안 수백만명의 어린이가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근거 없는 공포를 조장함으로써 이득을 얻는 3대 세력, 즉 ‘공포행상’은 정치인과 기업, 그리고 미디어다. 정치인에게 공포는 곧 표다. 범죄와 마약에 대한 사회불안이 높을수록 강력한 조치를 공약하면 쉽게 표를 얻을 수 있으며, 소수민족과 유색인종에 대한 공포를 선동하면, 쉽게 편견어린 백인 중산층 표를 얻을 수 있다. ●美, 허구적 공포 예방에 年 1000억달러 부담 비행기에 대한 공포를 자아내 보험상품을 팔고, 범죄에 대한 공포를 확산시킴으로써 보안산업이 호황을 누린다. 새롭고 강력한 공포를 선전함으로써 판매부수와 시청률을 높이는 미디어는 말할 나위도 없다. 이른바 ‘공포마케팅’의 주체들이다. 그래서 지은이는 시종일관 이렇게 강조한다.‘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기 싫다면 공포행상인이 지어내는 거짓위험을 정확히 식별하라. 그리고 거짓공포에 맞서 싸워라.’ 1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공포 행상인’ 들이 써먹는 테크닉 공포 행상인들이 써먹는 테크닉 중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기술들이 있다. 과학적 증거 대신 애처로운 일화 동원하기, 개별적인 사건을 시대적 추세로 부풀리기, 날 때부터 위험한 부류의 인간들 비난하기 등등. 책이 소개하는 이들의 대표적 테크닉 몇 가지를 소개한다. 권위적 전문가연하는 사이비 전문가 말 인용 터무니없는 공포일수록 그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문가와 그들의 조사연구 결과를 내세운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3류학자일 경우가 많고, 연구방법에 근본적 결함이 있다. 보통 사람들의 목소리 동원 대중의 공감을 자아내고 내 주변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공포감을 심화시킨다. 수술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나운 목소리가 의사들의 과학적 연구결과마저 의심케 만드는 것처럼. 선별적 통계 인용 가능한 한 통계수치를 비틀어 극적 효과를 얻으려 한다. 주변에 마약복용하는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아이들의 수치를 직접 마약을 복용한 수치로 왜곡하는 것처럼. 퀴진아트 효과 ‘퀴진아트’(CUISINART)는 미국의 주방조리 기구 회사인데, 퀴진아트 효과란 사실과 허구를 마구 뒤섞어 뒤범벅을 만드는 보도를 가리킨다.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에볼라바이러스에 관한 NBC ‘데이트라인’을 보면, 구석구석에 영화 ‘아웃브레이크’의 극적인 장면과 전문가들의 심각한 예측을 교차편집하면서 당장이라도 가공할 전염병이 퍼질 것 같은 인상을 심었다. 미스디렉션 미스디렉션(misdirection)은 본래 마술사가 물건을 감추는 동안 관객의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기술을 말한다. 공포 행상인들은 아이를 범죄자로, 미혼모로 내모는 열악한 환경엔 눈감고 ‘무서운 아이들’에 초점을 맞추며, 정리해고에서 오는 고용불안 문제는 가린 채 부차적인 직장폭력만을 강조하는 수법을 쓴다. 임창용기자 sdr@seoul.co.kr
  • 호러짱 귀염짱 영화 레드아이 장신영

    호러짱 귀염짱 영화 레드아이 장신영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서 보여지는 배우의 이미지는 종종 실제 캐릭터와 혼동된다. 그래서 코믹연기에 능한 배우가 평소에는 진지하기 이를 데 없다든지, 깍쟁이 역할을 도맡는 여배우가 선머슴처럼 털털한 성격이라는 사실에 새삼 놀랄 때가 많다. 탤런트 겸 영화배우 장신영(21)도 마찬가지다. 데뷔 이후 늘 조신하고, 차분한 모습만 보여준 그녀인지라 당연히 실제 성격도 그럴 것이라 지레짐작했다. 하지만 나이는 못 속이는 것일까. 이제 갓 스무살의 문턱을 넘은 그녀에게선 여느 여대생들과 다름없는 재기발랄함이 한껏 묻어났다. “SBS드라마 ‘해뜨는 집’의 미혼모 연희로 데뷔한 이후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의 약사 수연까지 모두 제 나이보다 적어도 5살은 많은 역할이었어요.” 한창 꽃다운 나이에 조숙한 역할만 맡는 것에 불만도 있을 법한데 워낙 밝은 성격 덕인지 오히려 “상대배우가 연배가 높다 보니 연기를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웃는다. ‘꽃피는 봄이 오면’에 이어 두번째 스크린 나들이이자 첫 주연작인 영화 ‘레드 아이’(18일 개봉)의 미선도 불행한 과거를 지닌 어두운 인물이다. 아버지를 열차사고로 잃은 미선은 16년 후 열차 판매원으로 야간열차에 탑승했다가 불가사의한 사건에 휘말린다.‘링’의 김동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작품은, 달리는 열차라는 한정된 공간안에서 과거의 망령과 현재의 인물이 뒤섞이며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는 공포물이다. “공포영화요?겁이 많아서 잘 못봐요. 예전에 ‘주온’보고 나서 일주일동안은 머리감을 때마다 얼마나 무서웠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러물을 택한 이유는 뭘까.“시나리오가 맘에 들었어요. 단순하게 사람들을 놀라게하는 공포물이 아니라 열차안 승객들의 다양한 사연들을 통해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일깨워주는 영화거든요. 무섭다기보다 슬픈 공포라고 할까요.” 영화의 대부분이 폐쇄된 장소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다 보니 육체적으로 힘든 대목이 적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상대배우에게 맞고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히는 장면이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첫 단독주연에 대한 부담감이었다.“혼자서 영화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중압감이 무척 컸어요.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됐고요. 촬영할 때는 최선을 다했는데 막상 시사회에선 부족한 대목이 자꾸 눈에 띄어 아쉬웠어요.” 1년새 두편의 영화를 찍었지만 아직은 영화보다 드라마 연기가 더 편하다는 그녀는 현재 SBS ‘생방송 TV연예’의 MC로도 활약중이다. 팔방미인이 따로 없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연예인으로서의 타고난 끼는 별로 없는 것 같다면서,‘노력형’에 가까운 스타일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굉장한 집중력을 발휘하는 걸 보면 천생 연기자라는 생각이 든다.”는 게 매니저의 증언. “어릴 때 모델을 잠깐 꿈꾸기는 했지만 연예계에 진출할 생각은 없었어요. 그러다 중3때 담임선생님 추천으로 전주 예고에 진학하게 됐고, 고3때 추억삼아 미스 춘향선발대회(2001년)에 나갔다가 현으로 뽑혀 연기자로 데뷔하게 됐어요.” 그녀는 운좋게도 남들 다 겪는 무명시절을 건너뛰었다. 데뷔 3년만에 드라마와 영화, 양쪽에서 연달아 주연을 따내며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현기증나는 성공의 이면에서 좌절하거나 회의에 빠진 적은 없었을까.“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어요. 지금 이 시기에 좌절하면 안 된다는 자기최면을 걸었죠. 어쩌면 ‘레드아이’개봉 이후에 어떤 심리적 변화를 겪을지도 모르지요.(웃음)” 존경하는 연기자로 고두심, 배종옥을 꼽은 그녀는 보는 이의 가슴을 따듯하게 하는 순수멜로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더불어 지난해 복학한 학교(중앙대 연영과 02학번)수업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동양적인 단아한 외모 뒤에 주관이 뚜렷한 내면을 지닌 장신영. 그녀의 다음 선택이 궁금하다. ■ 신영의 셀프카메라 출연작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데뷔작인 ‘해뜨는 집’.3번째 오디션에서 발탁됐다. 기억에 남는 공포영화는? -주온, 장화홍련, 링 실제 성격은? -좀 덜렁거린다. 쉽게 상처받기도 하고. 솔직한 편이어서 좋고, 싫고가 분명한데 가끔 남들에게 오해를 살 때도 있다. 이상형은? -큰 키에 짧은 머리, 단정하고 깔끔한 남자면 OK.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Doctor & Disease] 연세대의대 의료법윤리학과 이경환교수

    [Doctor & Disease] 연세대의대 의료법윤리학과 이경환교수

    “성직자, 법률가와 더불어 의료인은 어렵고도 중요한 문제를 다루는 전문직 종사자들로, 이들은 엄정한 법의식과 윤리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타인이 이 분야에 간섭하기 어려워 이들이 엄정한 법의식과 윤리의식을 갖지 못하면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일반인들도 이들에게는 더 엄격한 윤리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입니다.” ●국내 첫 법조인 출신 의대교수 연세대의대 의료법윤리학과 이경환(48) 교수. 그는 보건학 박사로 의대에 몸담고 있지만 또한 올곧은 변호사로 명망을 얻은 법률가이기도 하다. 사법시험(27회)에 합격해 줄곧 변호사로 활동해 오다 2000년 이 대학 외래교수로 발을 디딘 게 ‘빌미’가 돼 법조인으로는 국내에서 처음 의대 교수가 된 그다. 그런가 하면 신년 벽두, 이 대학 의대 예비졸업생들은 ‘존경’과 ‘신뢰’의 의미가 담긴 ‘올해의 교수상(像)’ 수상자 2명 중 한 명으로 이론없이 그를 지명했다. 그를 만나 의료인의 윤리의식과 법의식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먼저, 우리 의료인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의료 발전과 국민건강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 점을 전제로, 이들의 윤리의식을 평가해 달라. -비교적 윤리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과잉진료나 진료비 과다청구 같은 물의가 없지 않았고, 이게 국민의 지탄을 받기도 했지만 의도성이 개입된 경우가 많다고는 보지 않는다. 또 의도가 있었다고 해도 문제의 심각성을 미처 몰랐을 수도 있다. 그러나 생명과 신체를 다루는 의료인들도 더욱 엄정한 윤리의식을 가져야 하며, 결코 영리나 개인 또는 집단의 이해에 매몰되서는 안 된다. 그런 욕심과 유혹에서 자유로울 때 비로소 진정한 의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환자의 고통을 외면하거나 물신적 행태가 지나친 ‘양심없는 의료인’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들의 부도덕한 행위가 의료 불신을 낳기도 하는데…. -어느 집단이건 어물전 망신시키는 꼴뚜기류가 있다. 그러나 의료인을 보는 국민들의 시각도 욕심이 지나친 면이 있다. 고백하건대, 나 역시 법조인이지만 법조인을 대하는 국민의 불신이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변호사 수임계약 때의 사례약정을 두고도 ‘별로 일 안하고 돈 많이 받는 불평등계약’이라고 하지 않나. 거기에 비하면 의료인은 나은 편이다. 그러나 불신의 요소가 적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의료는 생명·신체와 관련이 있고 이는 바로 윤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점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의료분쟁때 13%만이 조정위 중재 동의 이 박사는 법조계에서의 경험을 근거로 이런 고언도 내놨다.“대부분의 의사들이 환자가 응급 상황일 때는 최선을 다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재판과 연결돼 진단서나 감정서, 사실조회를 할 때면 미묘하게 입장이 바뀌기도 하고, 또 윤리성을 놓치는 경우도 종종 봐왔습니다. 이성으로 말해야 하는 의사가 이성 대신 본능에 이끌리는 경우일 겁니다. 최근 의료분쟁과 관련된 판결을 보면 법원이 의사들의 감정을 덜 신뢰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전적으로 의료인들이 자초한 결과라고 봐야 합니다. 실제로 환경분쟁의 경우 조정위의 중재안에 이해당사자 80%가 동의하는 반면 의료분쟁은 고작 13%가 동의할 뿐입니다. 이게 무엇을 말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점이 국민들이 걱정하는 ‘의료인들의 집단이기주의’이기도 할 텐데, 이런 관점에서 의료인들이 가진 문제를 무엇이라고 보는가. -의료인들은 가끔 자신들이 가진 전문지식이나 관행이 사회적으로 일반성을 가졌다고 여기는데, 그렇지 않다.‘보라매병원’ 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 의료계의 관행은 더러 생명과 관련한 한계상황을 가정하기도 해 그걸 판단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 아닌가. 이 문제는 결국 윤리적·법적 소양의 문제로, 의대에서부터 교육을 통해 함양해야 할 것이다. 윤리성 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의료인들이 가져야 하는 법적 소양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법은 정신이고 흐름이다. 법적 문제와 관련, 간혹 의료인들이 법조문만을 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더 중요한 것은 법의 취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크게 봐 의료인들이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고 수용해야 개선과 발전이 있을 것이다. 여기에 대고 ‘이해할 수 없다.’고 항변만 해대면 결국 불법, 불합리가 되풀이될 뿐이다. 의료인들의 일반적인 법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이해가 되는데…. -그렇다. 전문가 집단인 의사들 중에도 남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하거나 주변의 조언에 귀를 닫는 사람이 많다. 대체로 울타리가 높고 폐쇄적이다. 의료인들의 일반적인 법의식만 봐도 그렇다. 특정 의료인의 과실에 대해 의사단체 등에서 직접 이를 검증, 판정하곤 하는데, 이게 사회적 공감을 못얻는 경향이 없지 않다. 집단적인 이해가 작용했다는 불신 때문이다. ●예비졸업생들이 뽑은 ‘올해의 교수’에 ▶의료인들이 현장에서 마주치는 어려움도 많을 것이다. 특히 ‘현실’과 ‘이상’이 상충하는 상황에서 의료인은 어떤 선택을 해야 옳은가. -10대 청소년이 낙태를 위해 병원을 찾은 경우가 아마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정말 어려운 문제다. 결국 범법 여부를 떠나 의사가 양심에 따라 결정할 수밖에 없는 문제 아니겠는가. 수술을 하면 생명을 유린하고 법을 어기게 되는 반면, 놔두면 미혼모와 양육되지 못할 생명이 태어나게 된다. 결국 상황윤리가 적용되어야 하는 일이 아닌가 여겨진다. 의료분쟁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의사나 병원을 상대로 싸우는 것은 달걀로 바위를 치는 격이라고 여긴다. 이에 대한 견해를 들려 달라. -법적 시각에서 봤을 때, 의료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일반적 소송원리 즉, 환자에 대한 설명과실이나 입증책임 부분에서는 의사들에게 더 많은 책임을 요구한다. 그러나 판결에 결정적인 증거의 대부분을 의사들이 독점적으로 가져 일반인들이 이기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예컨대 법원이 의사단체에 특정 의료행위나 그 과정에 대해 감정이나 사실 조회를 요구할 때도 많은 경우 ‘팔이 안으로 굽는’ 식의 답이 나오는 게 현실이다. ●“집단이해 작용” 의료과실 불신 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는 게 옳겠는가. -의료분쟁의 옳은 해결을 위해서는 의료인들이 사회적 정당성과 윤리의식을 갖는 방법 밖에 없을 것이다. 교단에서 느끼는 젊은 의대생들의 윤리의식과 소양은 어떤가. -세태가 그래선지 안타깝게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지식 습득이나 사는 일에는 관심이 많은데, 의료인이 갖춰야 할 소명의식이나 봉사, 희생같은 개념에는 관심이 적어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선양이 절실하다고 여기고 있다. 이 박사는 “얘기를 하다 보니 의료인들의 문제만 들춘 것 같다.”며 “우리 주변의 대다수 의료인들이 보여준 숭고한 자기 희생과 의학발전을 위한 노력을 폄훼할 생각은 추호도 없으며 이들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렇게 강조했다.“의사들은 아직도 소위 ‘잘 나가는 부류’이고, 그들은 생명을 다루는 전문가들입니다. 그런 만큼 사회적 책임의 중량도 무겁고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의료인들에게 요구하는 윤리의식은 이런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모든 의료인들이 이해했으면 합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이경환 박사 ▲서울대법대▲제27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17기 수료(변호사)▲연세대보건대학원(박사)▲독립기념관 고문변호사▲단국대 부속병원(천안) 고문변호사▲천안 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대한변협 환경위원회 위원▲대한의협 중앙윤리위 교육분과 위원.
  • [아듀 2004 벽을 깬 마이너리티] 대마초 마약논쟁 제기 김부선

    [아듀 2004 벽을 깬 마이너리티] 대마초 마약논쟁 제기 김부선

    연기자의 생명이 끝날 수도 있었다. 주위에서는 모두 말렸다. 하지만 또다시 누군가가 모자이크 처리된 얼굴을 푹 숙인 채 여론 재판과 법의 처벌을 받고, 평생을 ‘마약쟁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겨 살아야 하는 현실을 이제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배우 김부선(42)은 지난 10월 대마초를 마약으로 규정하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고, 그 파장은 생각보다 훨씬 컸다. 지난 7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김씨가 구속 기소될 때만 해도 대부분은 “또야?”라는 반응을 보였다.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김씨에게, 근거는 몰라도 법적·관례적으로 ‘대마초=마약’이라는 인식을 가져왔던 국민의 다수는 ‘반성하고 조용히 지내라.’는 묵시적 합의를 보냈다. 사실 미혼모로 밑바닥을 전전했던 김씨의 삶은 비주류의 연속이었다. 사회적 존재가 의식을 결정하듯, 세상 물정 모르던 배우는 오랜 마이너리티의 삶 속에서 저항하는 정신을 배웠고, 더이상 참지 않았다. 물론 사회의 벽은 높았다. “과잉 처벌 금지의 원칙과 헌법이 보장하는 행복추구권에 위배된다.”며 낸 위헌신청을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대마초 합법화 주장’으로 비약시켰고 “과거의 잘못에 대한 면죄부를 받으려 한다.”는 비난도 적지 않았다. 지지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 건 이달 초.‘대마합법화 및 문화적 권리 확대를 위한 문화예술인 모임’이 기자회견을 연 뒤, 연일 지상에서는 ‘마약이다. 아니다.’를 놓고 토론이 벌어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수원지검은 재판 연기를 요청했다. 김씨는 요즘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위헌신청 지지 서명을 받느라 바쁘다.“평생을 범죄자 취급받는 수많은 젊은이들과 국민의 인권 문제”라면서 “기각되면 헌법소원을 낼 것”이라는 김씨. 그의 행동은, 소수의 목소리를 공론화시켰다는 점만으로도 우리사회의 큰 벽 하나를 넘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피임, 아름다운 사랑의 조건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의 들뜬 분위기에 휩쓸리다 충동적인 성관계로 인한 임신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런 ‘뜻밖의 임신’은 남녀 모두에게 정신적, 신체적 해악을 끼치는 것은 물론 인공유산과 미혼모를 양산,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된다. 이런 어려움을 겪지 않으려면 청소년기부터 올바른 피임법을 익혀둘 필요가 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1년에 70만명 정도 신생아가 탄생하나 인공유산 건수는 이의 2배가 넘는 150만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통계다. 여기에다 사회활동 여성이 늘면서 결혼 후에도 상당 기간 아이를 갖지 않는 추세여서 다양한 피임법에 대한 숙지가 절실하다. ●경구용 피임약 여성의 배란 및 생리를 조절하는 방법으로,99%에 이르는 높은 피임효과와 성관계시 방해가 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생리 첫날부터 매일 1정씩 21일간 복용한 뒤 7일간 복용을 멈췄다가 8일째부터 다시 복용한다. 경구용 피임약은 휴가 등으로 생리 일정을 미룰 때에도 종종 사용되는데, 이 경우 최소한 생리 시작 5일 전부터 매일 1회 복용하면 복용 중단 다음날부터 생리가 시작된다. 생리 연기를 위해 며칠간 약을 복용한 경우는 피임 효과가 없다. ●자궁내 장치 미레나처럼 기존 자궁내 장치인 루프와 모양새는 같으나 작용 기전이 다른 새로운 피임법이 개발돼 주부의 장기 피임에 적당하다. 자궁내에 삽입하면 5년 동안 매일 일정한 양의 여성호르몬 레보노게스트렐을 자궁 내막에 방출해 임신을 차단하며, 자궁 내막을 얇게 해 생리량과 생리통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콘돔 우리나라에서 선호도가 높은 피임법으로, 신혼부부나 낮은 연령층이 선호한다. 감염 예방 등의 목적으로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실패율이 15% 정도로 정확성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남녀용이 따로 보급되고 있으며, 남성의 경우 발기 후 착용해야 하는 등 사용법을 잘 지켜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기능성 피임약 12주마다 성호르몬을 주사하는 주사제, 생리 5일째에 피부층에 호르몬 약제를 이식하는 방법,3주 동안 질 속에 링을 넣었다가 1주일간 쉬는 방법 등이 있다. 효과는 매우 높은 편이나 출혈이 나타날 수 있으며, 주사제의 경우 마지막 주사후 60일이 지나야 임신 능력이 회복되는 것이 단점이다. 최근에는 여드름 등 피부 개선효과를 더하는 등 다기능 약제로 개발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살정제 정자가 자궁에 도달하기 전에 질 안에서 화학물질을 이용해 죽이는 방법. 약을 미리 질 안에 넣고 충분히 녹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성교 후 6시간 정도 약제를 제거하지 말아야 하며, 실패율이 20%로 비교적 높은 편이나 사용편의성 때문에 비교적 선호도가 높다. 성병 예방효과가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자연주기법 여성의 생리주기를 이용해 배란기에 성관계를 피하는 방법으로 생리 주기가 불규칙한 여성에게는 적당하지 않으며, 주기가 규칙적인 경우라도 심리적 원인이 작용해 배란주기가 바뀔 수 있으며, 실패율도 20% 정도로 높다. 이밖에도 사정 직전에 질에서 성기를 빼내는 질외 사정, 생리때 체온이 상승하는 점을 이용하는 기초체온법 등이 있지만 별도의 훈련이 필요하며 성공률도 대체로 낮다. ■ 도움말 이임순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신현태 마리나산부인과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18일 TV 하이라이트]

    ●한강수 타령(MBC 오후 7시55분) 신률과 가영의 약혼식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연기되었다고 알려지자 약혼식장에 모인 사람들은 뭔가 이상하다는 듯 웅성거린다. 가영은 나영에게 준호한테 아직 미련 있다고 말하며 신경질을 낸다. 화가 많이 났냐며 죄송하다고 하는 가영에게 신률은 얼마든지 기다리겠다고 한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9시20분) 체험이 살아있는 마을, 경기도 화성의 은행나무 마을을 만난다. 젖소나 염소의 젖으로 직접 만들어 보는 치즈와 디딜방아, 경운기 등 생소한 농기구 체험, 그리고 짚으로 만들어 보는 계란꾸러미 등 푸근하고 넉넉한 인심의 마을, 화성에서 재미도 있고 의미도 깊은 체험의 시간을 가져본다. ●꿈은 이루어진다(자동차 센서)(EBS 오후 5시10분) 수많은 센서들의 작동 원리는 과연 무엇일까. 종류는 다양하지만 결국 원리의 기본은 같다. 물리적 변화를 인식하는 물리센서와 화학적 변화를 인식하는 화학센서가 그 기본 원리다. 엘리베이터 무게감지 센서의 실험을 통해 물리센서의 원리를 풀어본다. ●특선다큐(미지의 세계)(iTV 오후 8시5분) 맘껏 먹으면서 체중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바로 앳킨스 다이어트다. 앳킨스 다이어트는 고단백, 고지방 식품을 맘껏 먹고, 탄수화물은 철저히 제한한다. 일명 황제 다이어트라고도 한다. 앳킨스 다이어트의 실체를 벗겨 체중을 감량시킨 주원인을 알아본다. ●실제상황!토요일(SBS 오후 5시50분) 여섯명의 멤버 신화와 신정환 천명훈의 자칭 신천, 돌발 변수의 히든카드 김종민이 한은정을 놓고 사랑 전쟁을 벌인다. 한은정과 찜질방에 함께 갈 수 있는 행운을 놓고 벌어지는 ‘사랑의 데굴데굴’, 한은정이 던지는 사랑의 꽃을 받는 ‘꽃을 든 남자’ 등을 보여 준다. ●용서(KBS2 오전 9시) 인영이 걱정되어서 들른 형숙은 인영에게 복대를 준다. 희만은 드디어 한사장과 함께 개업을 하고 고사를 지낸다. 어렵게 과외자리를 구한 수민은 희망에 들뜬다. 하지만 동네에 미혼모로 소문이 나는 바람에 학생 엄마가 찾아와 아이를 데리고 가버리는 소동이 일어난다. ●그대는 별(KBS1 오전 8시5분) 정우는 인경이 읽을 수는 없지만 그냥은 견딜 수가 없어서 새롭게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민회장은 협심증 초기라는 병원 검사결과가 나오자 정우에게 빨리 결혼해서 회사를 맡기고 싶다고 재촉한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식을 치른 춘보와 동자, 오씨와 호순은 온천으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 자전 에세이 ‘철부지모녀의 세상나기’ 펴낸 김청

    자전 에세이 ‘철부지모녀의 세상나기’ 펴낸 김청

    “미혼모의 자녀로 태어난 모든 분들께 많은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었습니다.” 인기탤런트 김청(사진 왼쪽·42). 지난 5일 홍서범·조갑경 부부가 운영하는 경기도 일산의 ‘불놀이야’카페에서 특별한 행사를 가졌다. 자신의 자전적 에세이 ‘철부지 모녀의 세상나기’ 출간 기념식. 유니세프(UNICEF) 기금마련을 위한 팬사인회도 곁들였다. 특히 이날 김씨는 오늘날까지 키워준 어머니 김도이(사진 오른쪽·59)씨에게 효도선물로 작은 ‘회사’ 하나를 설립했다는 깜짝 발표로 눈길을 끌었다. 이뿐만 아니다. 김씨 모녀가 살아온 질곡의 인생을 한꺼풀씩 공개하면서 참석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18살 미혼모의 자식으로 태어나 거액의 빚(30억원)을 천신만고 끝에 갚은 얘기, 결혼 3일 만에 파경한 사연, 또 강원도의 한 암자에 들어가 6개월 동안 술을 마시며 보낸 일 등을 솔직히 쏟아냈다. 7일 오전 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경기도 분당의 자택. 첫마디가 “미혼모들을 위해, 이 시대의 아픔을 가슴속에 파묻고 사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용기를 냈다.”고 했다. 이어 “출판사 사장에게 ‘판매 수익금 전체를, 이들을 위해 쓰겠다.’는 다짐을 확인하고서야 출간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고 2년생인 엄마와 12살 많은 육군 장교가 만나 (자신을) 낳았다.”면서 “그러나 양가의 반대로 결혼도 못하고 또 아버지가 곧 돌아가시는 바람에 결국 미혼모의 손에 자라게 됐다.”고 어려운 고백을 했다. 어머니는 경주 김씨로 밀양의 한 은행지점장 딸이었고, 아버지는 대쪽같은 순흥 안씨 집안이었단다. 어머니가 진 빚을 어떻게 갚았느냐고 하자 “그건 내 젊음이었다. 엄마는 그때 전신마비로 병원에 누워 있었다.”고 대답했다. 또 “솔직히 모든 걸 빨리 잊고 살고 싶다.”며 울먹였다. “10년에 걸쳐 빚을 다 갚았을 때, 어느날 갑자기 우울해지더군요. 아무런 추억도 없이 사라진 젊은 날…. 자살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결혼 3일 만에 파경을 맞고는, 배신감과 상처를 견디지 못해 강원도 암자로 훌쩍 떠나버린 적도 있었다. 매일 술을 마시며 괴로운 나날을 보내다 문득 ‘깨달음’을 얻어 6개월 만에 산을 내려왔다. 그리곤 어머니와 길고도 긴 포옹을 하면서 한없이 울었고, 새로운 희망을 되찾았다. 밀양에서 태어난 그는 81년 경희대 무용과 1년때 미스 MBC로 뽑혀 연예계에 발을 내디뎠다.‘사랑과 야망’‘당신은 누구시길래’ 등 수십편에 출연하며 인기를 누렸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이경기의 스크린 1인치]할리우드는 커닝의 마법사?

    할리우드는 다양한 소재를 새롭게 녹여내는 용광로다.2004년에도 어김없이 각국에서 히트된 영화 사연을 재빨리 각색해 관객들의 구미를 맞추고 있다. 평범한 중년 남자가 어느날 우연히 댄스 교습소에 들렀다가 삶의 활력을 찾는다는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쉘 위 댄스’(96년)는 늘상 반복되는 일상에서 일탈을 꿈꾸는 남성에게 춤이 인생의 의미를 되찾아 준다는 설정으로 관객들의 환대를 받아냈다. 현재 미국 흥행가를 달구고 있는 리처드 기어 주연의 할리우드 버전에서는 원작의 샐러리맨을 변호사로 직업을 바꾼 것 외에는 대부분의 상황이 원작과 흡사하다. 흥미로운 점은 일본산과 할리우드산에서는 묘한 동서양의 가치관 차이를 엿볼 수 있는 구성 형식을 보여준는 것. 일본 작품에서 춤은 상하 복명의 엄격함에 짓눌려 있는 중년 남자가 자유분망한 춤으로 이러한 억압감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기둥 줄거리. 미국판에서는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춤을 탈출구로 선택했다.’는 주인공의 말을 통해 욕망의 문제에 초점을 두었다. 뤽 베송이 제작을 맡은 ‘택시’는 피자 배달부가 택시 운전사로 전업했다가 천부적인 운전 솜씨를 활용해 마르세이유 지역의 소심한 경찰의 사건 수사 파트너로 활약한다는 내용. 힙합 가수 퀸 라티파가 주연을 맡은 미국판 ‘택시’는 스피드광인 수다스런 여자 택시 운전수가 뉴욕의 은행 강도단을 일망타진하려는 형사와 팀웍을 이룬다는 것으로 변경됐다. 맷 데이먼 주연의 ‘리플리’는 유럽에서 방탕스런 생활을 하고 있는 백만장자 아들 디키를 개과천선시켜달라는 부탁을 받은 리플리가 물질적 욕망에 사로 잡혀 친구인 디키를 교살한 뒤 그를 대신해 호화스런 생활을 하다 결국 행각이 탄로돼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리플리’는 60년대 유럽 출신 미남 스타로 주가를 높였던 아랑 드롱 주연의 ‘태양은 가득히’의 미국판. 스위스 출신으로 영국에서 주로 활동했던 여류 작가 패트리시야 하이스미스는 ‘리플리’를 비롯해 ‘리플리 게임’ ‘리플리 돌아오다’ 등의 3부작을 통해 ‘탐욕으로 인해 손에 잡을 수 없는 행운을 잡으려다가 나락으로 빠지는 청춘상’을 묘사해 공감을 얻어냈다. 콜린 세로 감독의 ‘세 남자와 아기 바구니’(85)는 합숙을 하고 있는 3명의 총각이 어느날 문앞에 방치된 갓난 아이의 육아를 떠맡게 되면서 벌이는 해프닝을 다룬 드라마.2년 뒤 ‘스타 트렉’에서 스포크 선장으로 우리에게도 낯이 익은 레오나드 니모이가 메가폰을 잡고 3명의 총각들이 미혼모가 버리고 간 아이를 키우게 된다는 ‘3남자와 아기’로 리메이크 됐다. 파트리샤 브라우데 감독의 ‘네프 무아’(94)는 아버지가 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 남자가 동거녀가 의도하지 않게 임신을 하게됐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남자는 처음에는 당황하지만 점차적으로 한 생명이 뱃속에서 성장해 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마음에 감추어져 있는 뜨거운 부성애를 찾게 된다. 이 소재는 휴 그랜드 주연의 ‘나인 먼스’(95)로 각색됐다. 흥미로운 점은 프랑스 히트작들이 미국 시장에서 번번이 재활용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프랑스 영화인들은 ‘할리우드의 아이디어 뱅크는 바로 자신들’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다.
  • [5일 TV 하이라이트]

    ●선택(SBS 오전 8시30분) 대서와 주희는 약혼식 준비를 위해 시내에 들러 옷을 맞추고, 도희는 계속해서 태완의 뒤를 캐면서 태완이 입원한 병실을 찾지만 태완은 이미 퇴원하고 없다. 병실을 나선 태완은 도희 어머니에게 가 파혼을 하겠다고 말한다. 한편 해준도 병원을 찾지만 똑같은 말을 듣고 발길을 돌린다. ●언론과의 대화(YTN 오후 3시15분) 파행 국회가 계속되고 있다. 여당은 야당의 색깔론을, 야당은 총리의 발언을 문제삼으며 파행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고 있다. 대화와 타협이 존재하지 않는 정치권의 행태는 이미 오래전부터 반복돼 오던 모습이다.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여야 대치국면의 해결책을 모색해 본다.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부모 입장에서는 내 아이를 어떻게 잘 키워갈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지만, 학부모가 되면 전체 교육시스템 속에서 내 아이의 문제를 고민할 줄 알아야 한다. 자녀가 다니는 학교와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열성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 학부모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코미디 금요천하(iTV 오후 10시50분) ‘현장에서 전해드립니다’에서는 점심시간에 펼쳐지는 직원들과 사장과의 요절복통 심리전을 생생하게 중계한다. 언제나 새로운 사건에 부딪히는 강력반 형사들의 좌충우돌 사건일지 ‘리얼콩트 형사 24시’에서는 제비 행세로 붙잡혀온 범인과의 기막힌 이야기가 펼쳐진다. ●왕꽃 선녀님(MBC 오후 8시20분) 무빈의 어머니는 행자네의 제안대로 한복을 맞추기 위해 들른다. 초원네와 친분을 과시하고 싶은 마음에 행자는 초원의 생모 문제를 끄집어낸다. 생전 처음 듣는 소리에 무빈 어머니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다. 부용화는 초원의 신기가 다시 나타난 것을 보고 산기도를 다닐 결심을 한다. ●VJ특공대(KBS2 오후 9시55분) 화성에서 일어난 여대생 실종사건, 그 열흘 간의 수사 일지를 카메라에 담았다. 세계요리 올림픽, 그 숨 가쁜 4일을 독일 현장에서 직접 카메라에 담았다. 또 생의 마지막 순간에 서있는 시한부 환자들이 평온하게 임종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호스피스’ 봉사자들을 만나본다.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성애 집에서 지내던 미혼모는 아들을 낳은 뒤 쪽지만 남긴 채 사라진다. 대석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선자는 재민에게 아기 엄마는 지혜라고 당부한다. 베개를 안고 어르며 아기 엄마가 사라졌으니 자신이 쫓겨나지 않아도 된다고 속삭이는 점순을 보며 민섭과 성애는 눈물을 짓는다.
  • [여성&남성] ‘10代 여성의 역량강화’ 심포지엄

    [여성&남성] ‘10代 여성의 역량강화’ 심포지엄

    “왜 김치냉장고 광고엔 여성 모델만 나오고, 자동차 광고엔 남성 모델만 나오나요?” “여학교의 순결교육은 여성을 단지 수동적인 존재로만 묘사할 뿐입니다.” 한 여학생의 열변에 100여명의 청중은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이시은(17)양은 ‘세상을 향하여’라는 제목으로 또래 여학생들의 의견을 성인들에게 쏟아냈다. 이양은 “개방적인 사회가 되면서 10대 미혼모가 증가하고 있는데 똑같이 ‘잘못’을 저질러도 남성은 잠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뿐이지만 여성의 인생은 그 자리에서 무너지고 만다.”면서 “피해 여성을 보호하기는커녕 남성만 옹호하면서 문제의 재발생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틀동안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10대 여성의 안전, 건강과 역량강화’ 심포지엄은 우리 10대 여성의 일상에 처해 있는 성차별적인 환경이 어떤 위험을 낳게 되는지를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로리타 콤플렉스’에 빠진 한국 문화 심포지엄은 우리 사회에서 10대 여성의 실태를 파악하는 데서부터 시작됐다. 한국청소년개발원 윤철경 복지정책실장은 “지난해 10대 여성을 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아르바이트를 조사한 결과 ‘음식점 서빙’과 ‘유흥업소 서빙 및 접대’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10대 남성이 막노동이나 음식점 배달을 경험하는 것과 비교하면 10대 여성은 유해업소에 노출될 위험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문화산업이 10대 여성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김영옥 교수는 TV드라마 ‘낙랑 18세’와 영화 ‘어린 신부’를 떠올리며 “우리 문화산업에는 10대 여성을 성산업화하는 ‘로리타 콤플렉스’가 있다.”면서 “과연 이것이 누구의 욕망을 위한 것인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 10대 보호’에서 ‘스스로의 역량 강화’로 결국 10대 여성들은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늘푸른여성지원센터 이명선 소장은 “한국의 10대 여성들이 공식적으로는 가부장적인 위계 문화에서 미성숙한 성인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남성 중심의 성문화 속에서 성상품화되고 있다는 현실이 근본적인 문제”라면서 “결국 10대 여성 스스로 여성의 인권에 대해 깨달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우리 센터도 과거에는 가출 및 성매매 여성을 위한 쉼터를 지원하며 가족에 복귀시키는 사업을 폈으나 이제는 적극적인 역량 강화 프로그램으로 방향을 틀었다.”면서 “현재 일주일에 두 차례 여의도와 동대문에서 성교육과 진료 등의 상담 활동으로 한해 평균 1만 8000명의 10대 여성을 만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대 여성 참여 프로그램 ‘파워캠프 내셔널’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으로 가장 눈길을 끈 사례는 캐나다의 파워캠프 내셔널(POWER Camp National)이었다. ‘POWER’는 여성의 경험적 현실에 관한 파트너십을 뜻하는 영어문장에서 머릿글자를 모은 것. 캠프 공동설립자 스테파니 오스틴 박사는 “10대 여성을 단지 보호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 내부의 힘을 스스로 길러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오스틴 박사는 “파워캠프 내셔널은 복잡한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고, 그저 10대 여성이 자신의 경험에 관해 의사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어줄 뿐”이라면서 “여름 캠프나 지역 클럽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한데 모인 10대 여성들이 성 정체성을 함께 찾아가고 성 차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도 가진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1월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베르던 초등학교는 5∼6학년 여학생을 대상으로 점심시간 프로그램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사춘기 여학생들은 보디페인팅을 하며 자신의 몸이 여성으로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논의하고 평소 금기시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오스틴 박사는 “‘그 여자 옷입은 거 봤어?’라는 이야기 프로그램에서는 여학생들이 옷을 입는 스타일이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면서 “여성 스스로 여권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여년 동안 내전을 겪으며 전쟁이 10대 여성들에게 엄마와 학생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요구하는 수단의 사례를 토론하면서 고문, 강간, 조기 임신에 노출되어 있는 아프리카 또래 여성과 자신의 상황을 대입해보는 프로그램도 있었다고 한다. 오스틴 박사는 “또래가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10대 여성들은 평소 부모나 남자 친구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고 대처방법까지 스스로 찾아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남대 사회복지학과 박영란 교수는 “파워 캠프 내셔널의 핵심은 결국 참여”라면서 “수줍고 소극적인 여성 문화에 젖어 있는 우리 10대 여성들을 토론의 장으로 끌어오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결론지었다. 글 사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드라마 ‘용서’ 제주 촬영현장

    드라마 ‘용서’ 제주 촬영현장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옥빛 바다가 내려다 뵈는 제주도의 한 해변가. 두 중년 남녀가 마주보고 서있다. 여자는 대학 동창 남자 친구의 불륜 고백을 듣고는 타박한다.“그래서 그 여자와 잤단 말야?” 남자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동안 남편이라는 족쇄 때문에 참고 눌러야 했던 사랑의 감정을 이제 막 끄집어냈다고 믿는 그다. 새달 1일 첫 전파를 타는 KBS 2TV 아침드라마 ‘용서(극본 김지수 연출 전성홍)’는 ‘불륜’과 ‘사랑’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드라마다. 결혼과 불륜, 이혼과 복수라는 아침드라마의 진부한 도식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나름대로 목소리는 있다. 이혼을 ‘절반의 실패’가 아닌 ‘절반의 성공’을 위한 선택으로 보고 있는 것. 불임으로 자식을 갖지 못해 시어머니와 고부갈등을 일으키는 아내(정선경), 그 사이에서 고민하는 남편(정보석), 유부남인 그와 사랑에 빠지는 젊은 여자(최정윤). 옛 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을 떠올리게 하는 드라마 ‘용서’는 이들 세 남녀의 삼각관계를 이야기 전개의 중심축으로 삼고 있다. 제주도 촬영현장에서 드라마속 ‘불륜’을 실감나게 연기할 두 연기자의 각오를 들어봤다. #관습에 맞서는 요즘 여자 “이미지 변신의 기회죠. 욕심이 났어요. 제 스스로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고요.” 최정윤(28)은 젊은 나이임에도 ‘아줌마 드라마’를 선택했다. 그것도 ‘미혼모’연기다.“한번 굳어진 이미지는 지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섞인 말에 당찬 답변을 내놓는다.“‘여인 냄새’가 나지 않는 제 약점을 극복하고 싶었어요.‘옥탑방 고양이’로 굳어진 악역 이미지도 벗고, 평소 원하던 애절한 멜로 연기도 해보고 싶었죠. 무엇보다 대본이 너무 좋았어요.”언젠가는 자신도 나이를 먹어 아침드라마에 출연할 텐데 조금 빨리 변화된 모습을 선보이는 것 뿐이라며 미소짓는다. 벌써 데뷔 8년차인 그녀는 이 드라마에 출연하기 전까지 영화 ‘분신사바’, 뮤지컬 ‘크레이지 포 유’ 등을 통해 끊임없는 변신을 시도했다.“꾸준히 오래가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은 오직 연기뿐이거든요.” #나약한 요즘 남자 “제 연기를 통해 나약하고 우유부단한 요즘 남자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정보석은 사극에서 멜로, 코믹연기까지 연기의 폭이 넓은 배우지만, 여전히 차갑고 진지한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언제부터인가 이미지가 고정되고 연기 패턴도 정형화되는 것 같아 부담스러웠어요. 이걸 어떻게 깰 수 있나 고민했죠. 해답은 ‘변신’뿐이었어요.”영화 ‘오 수정’과 드라마 ‘인어아가씨’를 통해 ‘가벼운’모습을 선보인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단다. 그가 일하면서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인간관계’다.“작품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치중하는 부분은 ‘사람’입니다. 함께 작업했던 작가, 연출자들이 부르면 대본이나 배역에 상관 없이 그냥 출연하죠.”그러면 비슷한 배역만 맡게 되지 않을까.“그 분들도 연달아 똑같은 분위기의 작품은 피하거든요. 제 캐릭터를 다양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는 기자에게 나이를 밝히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나이라는 외부 환경이 배우의 이미지에 덧씌워지면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된 캐릭터를 전달할 수 없어요. 배우가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죠. 배우 연기를 나이보다 이미지로 봐줬으면 해요.” 제주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中 국경절은 ‘인공유산절’

    中 국경절은 ‘인공유산절’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황금연휴인 국경절(10월1∼7일)이 ‘인공 유산절’로 변했다.중국 ‘신식시보’가 이번 국경절 연휴에 베이징과 상하이는 물론 웬만한 대도시마다 폭증했던 ‘중절수술 러시’를 빗댄 말이다. 광저우시 부녀병원의 한 의사는 “국경절 7일 동안 평일보다 2∼3배가 많은 170명이 수술을 받았는데 젊은 미혼모들이 대부분이었고 이중에는 여대생도 적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베이징의 부녀아동 병원 등 대도시의 전문병원 의사들은 밀려드는 중절 수술자들 때문에 황금 연휴에 쉬지 못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은 임신 24주 이전까지 간단한 신분확인 후 웬만한 병원에서 인공유산 수술이 가능하다.성개방 풍조와 맞물려 미혼모들의 중절수술 폭증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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