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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춘례 서울시의원, ‘2019 대한민국교육문화체육공헌대상’ 수상

    김춘례 서울시의원, ‘2019 대한민국교육문화체육공헌대상’ 수상

    김춘례 서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북1)은 지난 12월 6일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교육문화체육공헌대상’에서 의정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2회째를 맞이한 본 시상식은 ‘2019대한민국교육문화체육공헌대상’ 조직위원회가 주최하며 한국온라인뉴스, 사단법인 한국환경체육청소년연맹이 주관하는 행사로 올해는 유승희 국회의원(서울 성북구갑)이 대회장을 맡았다. 유승희 대회장은 “대한민국교육문화체육공헌대상은 교육, 문화, 체육, 환경 등 사회 각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탱해 줄 사회 각 분야에서 알려지지 않은 인재들이 더욱 알려지기를 희망한다”며, “앞으로도 수상하신 기업과 기관, 단체, 개인 모두 각 분야에서 더욱 노력해 주시고 발전시켜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의정부문에서 본상을 수상한 김춘례 의원은 제10대 서울특별시의회 의원으로 우수한 활동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하게 됐다. 그동안 김 의원은 제5·6·7대 성북구의회 의원으로 활동했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제도의 손길이 닿기 힘든 현장에 찾아가 약하고 소외받는 시민들의 어려움을 경청하고 해결할 실마리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아동·청소년과 장애인이 겪는 문제에 관심을 깊이 가지며, 자오나학교 진로자립척도 연구개발 발표회를 주관해 청소년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서 성신여대입구역 환풍구 제거를 위한 예산을 통과시켜 장애인들의 이동권 확보에도 힘써 왔다. 지난 2월과 4월에는 ‘찾동 방문간호사’들의 처우개선을 위하여 세미나를 개최하고, 본회의 시정질문을 하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노력해 왔다. 시상식을 마친 후 김 의원은 “사회의 문제와 해결책은 모두 현장에서 찾을 수 있다. 내 발로 뛰지 않고서는 어려움에 처한 이들의 아픔을 공감할 수 없다”며, “이번 상은 약한 자가 먼저 배려 받는 사회를 만드는 데 더욱 기여하라는 뜻으로 알고 계속해서 발로 뛰는 의정활동을 해 나가겠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되는 이야기죠”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되는 이야기죠”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될 수 있을까.” KBS2 ‘동백꽃 필 무렵’이 막을 내리면서 시청자에게 던진 의문형 문장은 확신에 찬 종결형 의미에 가까웠다. 드라마는 극의 마지막 장면에서 20년 세월이 흐른 시점의 동백(공효진 분)의 입을 통해 답을 들려줬다. 아들 필구(김강훈 분)가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이루고 기자회견하는 모습을 TV로 지켜보던 동백은 남편 용식(강하늘 분)을 향해 “여보, 이제 와 보니까 나한테 이번 생이 정말 다 기적 같다”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어린 시절에는 고아로, 자라서는 미혼모로, 지은 죄 없이 세상의 눈총을 받으며 주늑 든 삶을 살아온 동백이 서른 중반을 넘겨 용식을 만나고 옹산 주민들 틈에 섞여 들면서 행복을 발견해 가는 이야기. 그 끝에서 말한 ‘기적’은 시청자들이 동백에게, 또 자신에게 일어나길 바란 해피엔딩이었다. 올 하반기 최대 화제작으로 평가받는 ‘동백꽃 필 무렵’을 연출한 차영훈 PD는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범하고 작은 사람들의 선의가 모여 우리 사회에 기적을 만들어 내는 이야기”라고 작품 주제를 정리했다. 차 PD는 따뜻하지만 배타적인 공동체이기도 한 옹산 사람들을 예로 들면서 “우리 모두가 편견과 선입견을 갖고 있고 그로 인해 동백 같은 누군가에게 질곡이 되기도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힘 역시 우리 안에서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그가 꼽은 ‘동백꽃 필 무렵’의 성공 비결은 ‘너무 좋은 대본’이다. “연출자로서 그 대본을 만날 수 있는 건 행운이고 기적이었다”는 그는 “배우들과 농담으로 라디오 드라마로 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대로 읽으면 대본 그대로 전달될 텐데 연출을 못해서 이상해질까봐”라며 웃었다. ‘백희가 돌아왔다’ 이후 3년 만에 임상춘 작가와 다시 의기투합하면서 “엄마에게 전화하게 하고, 자고 있는 아이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보게 하는 드라마를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를 나누고 전했다. 방송 후 실제로 그런 사연을 담은 댓글들을 보면서 힘을 얻었다. “우리 삶은 ‘복합장르’”라고 규정한 그는 “슬픈 일이 일어나도 우리는 밥을 먹고, 일을 하고, 잠을 자고, 사랑도 한다. 삶을 리얼하게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다”고 했다. 주인공 동백의 애틋한 삶의 궤적, 용식과의 풋풋한 로맨스를 충실히 그리면서도 주변 인물 한 명 한 명에게까지 서사를 불어넣은 이유다. 그렇게 ‘애어른’ 필구, ‘까멜리아’ 종업원 향미, 필구 아빠 강종렬과 그의 부인 제시카, 미워할 수 없는 노규태와 걸크러시 홍자영 부부, 동백과 용식의 엄마들, ‘옹벤져스’ 여인들, 그리고 연쇄살인마 ‘까불이’ 부자까지도 모든 인물이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차 PD는 “이렇게까지 모두가 잘해 주실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공효진과 강하늘의 연기에 대해 “압도적이라고밖에는 표현하기 힘들다”고 극찬했다. 아역배우 김강훈에 대해서는 “유승호, 여진구 계보를 잇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최고의 신스틸러로는 옹벤져스 리더인 ‘준기 엄마’를 연기한 김선영을 꼽으며 “명성에 비해 작은 배역일 수 있는데도 역할 자체를 존재감 있게 표현해 줬다”고 했다. 갈수록 낮아지는 시청률, 케이블 채널·종편 등으로의 PD 이적, 해외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의 공세 등으로 지상파 위기론이 끊이지 않는다. 차 PD는 이런 위기론에 대해 “‘동백꽃 필 무렵’은 드라마의 본령이 가까워질수록 좋은 드라마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고 감히 생각한다”며 “공감과 감동을 일으키는 재미있는 이야기라면 어떤 매체로든 시청자들이 즐길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공영방송 가치를 구현하면서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만드는 게 지상파의 의무”라고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롯데, 참전용사 복지관 건설… 후손에 장학금 수여

    롯데, 참전용사 복지관 건설… 후손에 장학금 수여

    롯데는 따뜻한 마음을 담은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일을 맞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참전용사복지회관 준공식과 참전용사 후손 장학금 수여식을 진행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헌신에 감사하고 보은하는 의미로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 오성엽 사장, 국방부 조경자 보건복지관과 임훈민 주 에티오피아 한국 대사, 타켈레 우마 반티아디스아바바시 부시장 등이 참석했으며, 멜레세 테세마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협회장을 비롯한 참전용사와 가족 250여명 등이 함께해 참전용사복지회관 준공을 축하했다. 2013년부터는 연 4~5회에 걸쳐 ‘롯데 플레저박스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우리 사회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상을 선정해 생활에 실질적이 도움이 되고, 작은 기쁨을 줄 수 있는 선물을 담아 전달한다. 저소득층 여학생들에게는 생리대 1년치, 청결제, 핸드크림 등을, 미혼모들에겐 세제, 로션 등 육아용품을,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점자도서 등을 담는 식이다. 또 엄마의 마음이 편안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사회공헌브랜드 ‘mom편한’을 2013년 론칭했다. 이후 롯데는 육아환경 개선과 아동들의 행복권 보장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꾸준히 추진해 엄마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국가적 난제인 저출산 극복에도 힘을 더하고 있다. 양육 환경이 열악한 전방 지역 군인 가족들에게 마음 편히 아이를 돌볼 수 있는 공간인 ‘mom편한 공동육아나눔터’를 제공한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한국 불교 출가자 절반은 비구니… 더이상 사회 정의에 눈감을 수 없다”

    “한국 불교 출가자 절반은 비구니… 더이상 사회 정의에 눈감을 수 없다”

    고령·투병 비구니 위한 요양시설 확보 불교계 남녀 불평등 해소 등 노력할 것“한국 불교에서 비구니는 전체 출가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거대 승가인데도 잘 드러나지 않아요. 비구니들이 갈 길을 찾아 실천하는 데 전력하겠습니다.” 지난 9월 4년 임기의 제12대 조계종 전국비구니회 회장에 선출된 본각(67) 스님은 지난 25일 서울 수서동 전국비구니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비구니의 위상 강화와 대 사회적 역할 증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동국대 철학과를 나와 일본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중앙승가대 교수로 26년간 재직한 본각 스님은 ‘6남매 출가’라는 집안 내력으로 유명하다. 성철 스님 맏상좌인 천제 스님을 비롯해 2남 4녀가 모두 출가했다. 막내인 본각 스님은 세 살 때부터 절에서 살았지만 1976년 대학 졸업후 석남사로 돌아가면서 ‘진짜 출가’를 했다고 말한다. “대학교 시절 머리를 기른 채 공부하고 석남사로 돌아와 3000배를 올린 다음날 새벽 발우에 비친 모습을 보곤 전생(前生)에도 출가자였음을 느꼈다”고 한다. 현재 조계종 승적을 가진 비구니는 5000명 정도. 한국의 비구니회는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활성화됐다면서도 출가자 감소와 고령화는 그냥 넘길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래서인지 비구니 회장 선거 때 제일 공약도 바로 비구니 스님들이 안정적으로 수행과 전법에 매진할 수 있도록 복지체계를 세우는 것이었다. “고령, 혹은 몸이 아픈 비구니들이 의지할 요양시설이 많이 부족해요. 비구니회가 신뢰할 만한 역할을 한다면 비구니 스님들의 주거공간을 충분히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특히 비구니회관에 ‘국제 사미니 강원’을 열어 한국에서 비구니계를 받고 싶어하는 해외 사미니들을 국내로 초청해 교육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불교계의 평등과 관련해선 “자유가 구속되고 남녀 불평등이 심한 곳으로 비친다는 근본적인 해결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도 “오랜 역사를 갖는 승단에서 갑자기 기본룰이 불평등하다며 치고 들어가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조심스레 밝혔다. ‘평소 비구니들은 뭘 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는 본각 스님은 “이제 비구니들도 더이상 정의에 눈감을 수 없다”며 비구니회의 사회적 역할을 거듭 밝혔다. 환경 문제 해결과 미혼모, 노숙자 지원에 힘을 아끼지 않겠단다. 본각 스님은 취임식 날 비구니 스님들에게 일회용품을 쓰지 말자며 도시락통과 젓가락을 나눠줬다. 역대 비구니회 회장들과는 달리 비구니회관에 상주하겠다는 그는 선거에 나서면서 ‘학자로 살던 사람이 왜 (불교) 정치판에 뛰어드느냐’는 주변의 시선에 “나는 회장도 수행으로 살겠다”고 했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동백꽃 필 무렵’ 못 본 사람 없게 해주세요 [이보희 기자의 TMI]

    ‘동백꽃 필 무렵’ 못 본 사람 없게 해주세요 [이보희 기자의 TMI]

    KBS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 강민경)이 지난 21일 10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해가며, 10주 연속 수목드라마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마지막회 시청률은 전국 23.8%, 수도권 24.9%까지 달성하며 올해 지상파 미니시리즈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리고 ‘동백꽃 필 무렵’은 시청률 그 이상의 뜨거운 여운을 남겼다. ◆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돼주는 로맨스 ‘동백꽃 필 무렵’은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동백(공효진)과 황용식(강하늘)을 통해 ‘그렇다’는 답을 들려줬다. 동백은 어려서는 엄마가 없다는 이유로, 커서는 미혼모가 술집을 운영한다는 이유로 모진 시선을 감내해야만 했다. 그 칼날과도 같던 시선에 동백은 웅크렸고, 마음을 졸이며 눈치를 봤다. 하지만 용식은 달랐다. 그가 동백에게 보낸 시선은 온기로 가득했다. 언제나 무조건적이고 무제한적인 사랑과 응원을 쏟아 부었고, 그 사랑은 결국 동백을 ‘쫄보’에서 ‘맹수’로 변하게 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 매 장면마다 스며들어 있는 명대사 ‘동백꽃 필 무렵’에는 매 장면마다 명대사가 스며들어있다. 임상춘 작가 특유의 현실 공감 유발 대사들은 ‘동백꽃 필 무렵’을 많은 이들에게 ‘인생 드라마’로 등극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동백씨 저랑 제대로 연애하면은요, 진짜로 죽어요. 매일 사는 게 좋아가지고 죽게 할 수 있다고요”, “엄마가 돼도 엄마를 못 따라간다”, “원래 바람이란 게 시작이 반인거지. 사람들이 바람난 놈, 안 난 놈 그러지, 바람 찔끔 난 놈, 많이 난 놈 그래?”, “어제의 멘붕을 잊게 해줄 건, 오늘의 멘붕 밖에 없을지도” 등 편견, 외로움, 사랑, 모성, 부성, 결혼, 바람 등 우리의 현실을 제대로 관철하고 있는 이 대사들은 때로는 웃기기도, 때로는 울리기도 하며 시청자들의 가슴 속에 차곡차곡 쌓였다. ◆ 행복에 대하여 ‘동백꽃 필 무렵’의 모든 인물들은 저마다의 행복을 꿈꿨다. 보란 듯이 쨍하게 살고 싶었던 동백, 동백의 행복이 자신의 행복이었던 용식, 가장의 책임을 다하고 싶었던 강종렬(김지석), SNS 좋아요 개수가 자신의 행복지수였던 제시카(지이수), 존경 받고 싶었던 노규태(오정세), 남들처럼 규태와 도란도란 살고 싶었던 홍자영(염혜란), 딱 한 사람쯤은 저를 기억해주길 바랐던 최향미(손담비)까지, 저마다의 행복을 좇아 치열히도 살았다. 하지만 왜인지 그럴수록 행복은 멀어져갔고, 점점 밀려나는 ‘행복 등수’에 사무치게 외로워졌다. 그러나 동백은 행복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행복에 등수가 어디 있어. 각자 지 입맛대로 가는 거지.” 각자의 속도로 자기만의 행복을 음미하며 가는 것. ‘동백꽃 필 무렵’이 전하고자 했던 진짜 행복의 의미였다. ◆ 우리 속 평범한 영웅이 만든 기적 건강악화로 혼수상태에 빠진 동백 엄마 정숙(이정은)을 보며 모두가 기적을 바랐다. 하지만 가혹하게도 기적은 없었다. 대신 오지랖으로 똘똘 뭉친 평범한 영웅들의 합심이 있었을 뿐이다. 죽이고 살리는 건 하늘이 정하는 것이지만, “그 직전까지는 좀 사람이 해볼 수 있는 거 아닌가”라는 찬숙(김선영)을 시작으로 옹산의 모두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인맥을 총동원해 최첨단 구급차를 부르고, 구급차가 지나는 자리에 홍해를 가르고,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의료진들을 섭외했다. 기적이 일어난 것처럼 보였지만, 그곳에는 “착한 사람들의 소소한 선의”가 있었다. 연쇄살인마 ‘까불이’도 무섭지 않았다. 세상에는 백 명 중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싸이코패스보다 착한 사람들이 더 많고, 그렇게 세상은 기적을 만들어 낸다. 그게 바로 용식이 말한 “쪽수의 법칙”이었다. ◆ 모두에게 보내는 응원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숱한 고비들을 넘는다. 생각만 해도 숨이 턱턱 막혀오는 그 시련들에 누군가는 동백처럼 움츠러들기도, 향미처럼 어긋나기도, 또 누군가는 규태와 제시카처럼 관심을 갈구했을지도 모른다. ‘동백꽃 필 무렵’은 그 고난을 통과해나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폭격과도 같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자신의 삶이 아무리 작고 하찮아 보일지라도, 충분히 훌륭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그 따뜻한 응원은 모두가 외롭고 저마다의 고비들을 넘기며 살아가지만,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웠다. ‘동백꽃 필 무렵’은 종영했지만, 시청자들의 마음속에는 ‘동백이’ 꽃이 만개했다. 바보같이 착하기만 한 동백, 그를 지켜주는 옹산 사람들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건, 의미 없이 흘려보내지는 선행은 없다는 것. 착한 마음과 작은 선행이 모여 기적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을. ◆ 이보희 기자의 TMI : ‘TV’, ‘MOVIE’ 리뷰와 연예계 ‘ISSUE’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세 살배기 친딸 매일같이 때려 숨지게 한 엄마

    세 살배기 친딸 매일같이 때려 숨지게 한 엄마

    세 살배기 친딸을 매일 때려 숨지게 하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엄마에게 경찰이 살인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인천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22일 살인 및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친모 A씨(23·여)와 공범 B씨(22·여)를 각각 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또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상습상해) 방조 혐의로 동거남인 C씨(32)와 그 친구인 D씨(32)를 각각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당초 A씨와 B씨에 대해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했으나 살인의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죄명을 변경해 검찰에 넘겼다. 또 동거남들에게도 방조 혐의가 있다고 보고 함께 송치했다. A씨와 B씨는 지난 10월27일부터 11월14일까지 경기도 김포시 한 빌라에서 E양(3)을 매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와 B씨는 지난달 25일부터 경기도 김포의 B씨 빌라에서 A씨의 동거남과 그 친구인 남자 2명과 함께 거주하면서 동거 이틀 뒤인 27일부터 E양을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19일간 E양을 어린이집이나 보육시설에 맡기지 않고 단 한 번도 빌라 밖으로 데리고 나가지 않고 매일같이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고,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행거봉과 빗자루, 손과 발 등을 이용해 E양을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동거남들은 E양이 학대 당하는 것을 보면서도 이를 제지하거나 말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4명 모두 직업이 없는 상태였으며, 미혼모이자 기초생활보호 대상자인 A씨가 국가로부터 받는 보조금으로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E양이 숨진 11월14일 범행 은폐를 시도하기도 했다. 경찰은 11월14일 오후 10시59분 소방의 공동대응 요청을 받고 현장에 출동해 아동학대 정황을 확인하고 다음날인 15일 오전 1시 친모인 A씨를 긴급체포했다. 이어 11월16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17일 A씨를 구속해 수사를 이어갔다. 그 결과 인근에서 확보한 CCTV 등을 토대로 공범인 B씨를 긴급체포해 1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18일 E양의 부검을 진행해 국과수로부터 ‘갈비뼈 골절상과 온몸에 멍이 들어 있었다’는 소견을 받았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3세 딸 학대치사’… 신고한 친구도 엄마와 함께 때렸다

    ‘3세 딸 학대치사’… 신고한 친구도 엄마와 함께 때렸다

    3세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 미혼모가 구속된 데 이어, 이 같은 사실을 경찰에 신고한 친구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미혼모 A(23·구속)씨에 이어 지인 B(22·여)씨를 긴급체포했다고 18일 밝혔다. B씨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A씨와 알고 지낸 지인으로 지난 14일 오후 10시 59분쯤 A씨의 부탁을 받고 119에 이번 사건을 처음 신고한 인물이다. B씨는 A씨와 함께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4일까지 A씨의 딸아이(3)를 20일가량 번갈아 가며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이가 사망한 지난 14일에는 B씨의 경기도 김포 자택에서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옷걸이용 행거봉과 손발 등으로 심하게 폭행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경찰은 B씨의 범행 가담 사실을 확인한 뒤 지난 16일 오후 인천에서 그를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이달 14일 오후 8∼9시쯤 B씨의 김포 자택에서 이미 숨진 아이를 택시에 태우고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자신의 원룸으로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사건이 발생한 B씨 자택에는 A씨와 B씨 그리고 숨진 아이 이외에도 A씨의 동거남(32)과 동거남의 친구(32·남) 등 모두 4명이 함께 있었다. 이들은 아이가 목욕탕에서 씻다가 넘어져 사망했다고 거짓말을 하기로 말을 맞췄으나 참고인으로 조사받던 동거남의 친구가 경찰의 추궁에 사실관계를 모두 실토하면서 들통났다. A씨와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고 꼭꼭 씹어 먹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폭행했다고 말했다. A씨는 평소 아이를 24시간 운영하는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 올해 3월부터 보냈으며 보통 월요일에 아이를 맡긴 뒤 금요일에 집으로 데려오는 등 사실상 양육을 방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아이의 시신을 부검한 뒤 피해자의 갈비뼈가 골절됐고 전신에 멍 자국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3세 딸 학대치사’ 신고한 친구도 폭행 가담

    3세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 미혼모가 구속된 데 이어, 이 같은 사실을 경찰에 신고한 친구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미혼모 A(23·구속)씨에 이어 지인 B(22·여)씨를 긴급체포했다고 18일 밝혔다. B씨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A씨와 알고 지낸 지인으로 지난 14일 오후 10시 59분쯤 A씨의 부탁을 받고 119에 이번 사건을 처음 신고한 인물이다. B씨는 A씨와 함께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4일까지 A씨의 딸아이(3)를 20일가량 번갈아 가며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이가 사망한 지난 14일에는 B씨의 경기도 김포 자택에서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옷걸이용 행거봉과 손발 등으로 심하게 폭행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경찰은 B씨의 범행 가담 사실을 확인한 뒤 지난 16일 오후 인천에서 그를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이달 14일 오후 8∼9시쯤 B씨의 김포 자택에서 이미 숨진 아이를 택시에 태우고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자신의 원룸으로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사건이 발생한 B씨 자택에는 A씨와 B씨 그리고 숨진 아이 이외에도 A씨의 동거남(32)과 동거남의 친구(32·남) 등 모두 4명이 함께 있었다. 이들은 아이가 목욕탕에서 씻다가 넘어져 사망했다고 거짓말을 하기로 말을 맞췄으나 참고인으로 조사받던 동거남의 친구가 경찰의 추궁에 사실관계를 모두 실토하면서 들통났다. A씨와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고 꼭꼭 씹어 먹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폭행했다고 말했다. A씨는 평소 아이를 24시간 운영하는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 올해 3월부터 보냈으며 보통 월요일에 아이를 맡긴 뒤 금요일에 집으로 데려오는 등 사실상 양육을 방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아이의 시신을 부검한 뒤 피해자의 갈비뼈가 골절됐고 전신에 멍 자국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3살 딸 때려 숨지게 한 인천 미혼모…119 신고한 친구도 폭행 가담

    3살 딸 때려 숨지게 한 인천 미혼모…119 신고한 친구도 폭행 가담

    부검 결과 갈비뼈 부러지고 전신에 멍국과수 “사인은 알 수 없다” 1차 소견미혼모 동거남 범행 공모 여부 조사 중20대 미혼모가 3살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을 경찰이 조사한 결과, 아이가 숨진 사실을 최초 신고한 미혼모의 지인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미혼모 A(23)씨의 지인 B(22·여)씨를 긴급체포했다고 18일 밝혔다. B씨는 A씨와 함께 지난 14일 B씨의 자택인 경기 김포의 빌라에서 옷걸이용 행거봉과 손발 등으로 A씨의 딸 C(3)양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A씨와 알고 지낸 지인인 B씨는 지난 14일 밤 A씨의 부탁으로 119에 이번 사건을 처음 신고한 인물이다. 경찰은 B씨의 범행 가담 사실을 확인한 뒤 지난 16일 오후 인천에서 그를 긴급체포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A씨와 B씨는 C양이 밥을 잘 먹지 않고 꼭꼭 씹어 먹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마구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전날 구속됐다. B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19일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14일 소방에서 공동대응 요청을 받고 A씨 자택으로 출동해 피해자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며 “초기 수사에서는 사건 발생 장소가 A씨 자택으로 알려졌으나 추가 조사 결과 김포에 있는 B씨 자택에서 피해자가 사망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C양 시신을 부검한 뒤 “사인을 알 수 없다”는 1차 구두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그러나 국과수는 “피해자의 갈비뼈가 골절됐고 전신에 멍 자국이 있었다”고 경찰에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동거남의 범행 공모 여부 등은 계속 수사하고 있다”며 “그 외 내용은 수사 중이어서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말을 듣지 않는다”며 3살 딸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 미혼모 구속

    “말을 듣지 않는다”며 3살 딸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 미혼모 구속

    “말을 듣지 않는다”며 3살 짜리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 미혼모가 구속됐다. 인천지법 송한도 판사는 17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고 있는 A(23)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이날 오후 1시 20분쯤 인천지방경찰청에서 경찰 승합차를 타고 인천지법에 도착한 A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또 “남자친구가 범행에 가담했느냐.피해 아이에게 할 말은 없느냐”는 질문에도 입을 열지 않았다. 앞서 A씨는 지난 14일 오후 10시 59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한 원룸에서 딸 B(3)양을 청소용 빗자루와 주먹 등으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딸이 숨지자 “딸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지인에게 연락했고, A씨의 지인이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이 A씨 자택으로 출동했을 당시 B양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B양의 온몸에서 시퍼런 멍 자국을 발견하고 아동학대를 의심한 소방당국의 신고로 A씨는 지난 15일 오전 1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A씨는 경찰에서 “말을 듣지 않아 때렸다”며 폭행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추가로 조사하는 한편 A씨 집을 자주 드나들던 20대 남자 친구의 공모 여부 등도 확인하고 있다. 또 B양의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18일 오전 8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을 진행한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포토] 3살 딸 빗자루로 때려 사망…경찰서 나서는 20대 미혼모

    [포토] 3살 딸 빗자루로 때려 사망…경찰서 나서는 20대 미혼모

    3살 딸을 빗자루 등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미혼모 A(23·여)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1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를 나서 인천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2019.11.17 연합뉴스
  • 인천서 20대 미혼모, 3살 딸 때려 숨지게 해

    인천서 20대 미혼모, 3살 딸 때려 숨지게 해

    딸 온몸과 얼굴 멍들어 숨진 채 발견피의자 “아이가 말 듣지 않아 때렸다”20대 미혼모가 3살 딸을 심하게 폭행해 숨지게 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23)씨를 긴급체포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인천 미추홀구 한 원룸에서 딸 B(3)양의 온몸을 손과 발, 청소용 빗자루 등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딸이 숨을 쉬지 않자 지인에게 알렸고, 밤 11시쯤 지인이 119 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새벽 1시 A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구급대원이 발견했을 때 B양은 온몸과 얼굴에 멍자국이 있는 상태에서 숨져 있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여기는 베트남] 고아 88명에게 재산 50억원 물려준 ‘아버지’

    [여기는 베트남] 고아 88명에게 재산 50억원 물려준 ‘아버지’

    고아 88명의 ‘아빠’가 되어 아이들에게 430만 달러(한화 50억 원가량)의 재산을 물려준 60대 남성의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베트남 현지언론 베트남넷은 최근 호치민에 거주하는 부이 꽁 힙(62)의 사연을 소개했다. 원래 공장을 운영하며 평범한 사업가였던 그는 은퇴 후 아내와 노년을 보내기 위해 호치민 9군에 2500㎡ 의 땅을 샀다. 그 땅에 집을 짓고, 농장을 지어 여유로운 노년 시절을 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수많이 많은 고아들을 목격한 후 그의 계획이 수정되었다. 그는 아내에게 “고아들을 데려다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남편이 은퇴하면 그동안 모아둔 재산으로 안락한 노년을 꿈꿔왔던 아내는 울며 불며 남편을 설득했다. 하지만 남편은 요지부동이었고, 결국 혼자 집을 떠나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시작했다. 얼마 후 남편이 있는 시설에 방문한 아내는 남편을 돕지 않을 수 없었다. 해맑은 아기들의 입에서 나온 “엄마”라는 단어가 그녀를 붙들어 세웠다. 아이들의 사랑을 느낀 그녀는 그때부터 사랑을 주는 ‘엄마’가 되었다. 그녀는 ‘남편이 옳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힙은 “원래 10명의 고아를 키울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88명으로 늘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고아들을 거둔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국 각지의 10대 미혼모들이 시설 앞에 아이들을 버리고 갔다. 병원에 버려진 아이들, 시설 앞에 버려진 아이들을 거두다 보니 벌써 88명의 대식구가 되었다. 그는 지난 2010년 ‘천사의 집’이라는 시설을 지어 공장 경영에서 나오는 돈을 쏟아부었다. 그 사이 늘어난 식구들을 감당하느라 2명의 가정부는 10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식사와 등하교 및 사회 활동은 그가 담당한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아이들의 아침식사, 분유 및 등교 준비를 한다. 아이들을 등교 시킨 뒤 집에 돌아와 점심 식사 준비를 하고, 오후 2시부터 저녁 식사 준비를 직접 한다. 아이들에게 정성이 담긴 식사를 주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88명의 아이들 중 2/3는 미숙아들이어서 약한 아기들을 돌보는 일이 쉬운 건 아니다. 하지만 힘들고 어려울수록 “반드시 아이들을 건강하고, 바르게 키우겠다”는 결심은 굳건해졌다. 한 번은 그의 중요한 사업 파트너가 그의 시설을 방문했다. 하지만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노는 아이들의 소리에 파트너는 “제발 아이들 좀 가둬서 조용히 시키라”고 소리쳤고, 힙은 그의 요청을 거절했다. 결국 화가 난 파트너는 그와의 계약을 파기했다. 사업에 차질이 생긴 그는 가족들이 보유한 주식을 모두 내다 팔아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밝게 키우는 것이 더욱 중요했다. 2년 전 그는 아내에게 “나의 땅을 아이들에게 물려주겠다”고 말했다. 아내는 “그럼, 우리 친자식(아들1, 딸1)들은 어떡하냐?”면서 “친자식들이 동의하면 나도 동의하겠다”고 말했다. 예상과 달리 친자식들은 “우리는 직업도 있고, 먹고 살 수 있으니 얼마든지 아이들에게 주시라”는 답변을 들었다. 지금은 친자식들도 부모의 일을 크게 돕고 있다. 다른 아이들을 돌보느라 친자식들에게는 관심이 부족해 불만을 가질 만 한데, 오히려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었다. 지난 2017년 그는 2500㎡의 땅과 거기에 세워진 3층짜리 집을 모두 88명의 아이들에게 기부하는 서류를 작성해 공증 작업까지 마쳤다. 아이들이 자라나 이곳을 떠난 후에라도 언제든지 돌아와 쉴 수 있는 집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때문에 이 집을 파는 것은 허락하지 않을 작정이다. 아내는 “은퇴하면 차도 사주고, 이 땅에 집을 지어 큰 나무들을 심기로 했는데…”라면서 “우리가 심은 나무들은 다름 아닌 저 아이들이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jongsil74@naver.com
  • [데스크 시각] 영화, 김지영, 그 이상의 역할/최여경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영화, 김지영, 그 이상의 역할/최여경 문화부장

    교실을 떠나는 키팅 선생을 향해 학생들이 하나둘 책상 위에 올라서 경의를 표하던 그 장면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소심했던 학생 토드가 결기 있게 용기를 내 키팅 선생에게 “오, 캡틴! 마이 캡틴”을 외치던 그 순간 극장 안에선 관객들이 훌쩍이는 소리가 점점 커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건조한 학교와 지루한 수업, 학업의 부담감이 커질 때 만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1989)는 큰 위로를 안겼다. 우주 스케일의 마블 영웅물이 나오고, 미래에서 다시 터미네이터가 왔지만, ‘죽은 시인의 사회’가 남긴 감동은 어느 영화도 대체하지 못했다. 2016년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은 50대 노동자와 미혼모 등 평범한 사람들을 조명하면서 부조리하고 관료주의적 행정을 꼬집은 ‘나, 다니엘 블레이크’였다. 이 영화로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은 영국 영화 거장 켄 로치 감독은 “우리는 희망의 말을 전해야 한다. 또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고 말해야 한다”는 소감을 남겼다. 영화는 현실을 담아내는 창구로서 역할을 한다. 날카로운 시선이든, 잔잔한 전달이든, 리얼리즘은 관객의 마음을 파고든다. 이런 점에서 반가운 영화가 바로 ‘82년생 김지영’이다. 털어놓자면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화제성이 의아했다. 모든 사회적 문제가 김지영으로 수렴되는 작품에 공감을 주기 힘들었다. 잘 쓴 소설이 가진 수사적 예술성이나 과도한 감동을 기대했던 것인가, 자신을 돌아보기도 했지만 그런 탓은 아니었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실제로 겪는 일이라는 데는 동감한다. 다만 소설에서 불편한 점은 이 사회의 남성을 전적인 가해자로 만들거나, 어머니를 그들에 동조하는 인물 정도로 그렸다는 데 있다. 무엇보다도 인간 김지영을 철저히 수동적으로 행동하게 하면서 여성을 무력화했다는 데 씁쓸한 뒷맛이 남았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반신반의했던 이유다. 영화의 개봉 전과 후의 주변 평가는 마치 이 영화 평점의 흐름과 같았다. 소설이 받았던 ‘지나친 여성중심적 시각’과 ‘남성 혐오 강화’라는 비난이 고스란히 향하면서 개봉 전에 평점 테러(10점 만점에 2점대) 대상이 됐다가 개봉 후 평점은 9.3대에 이른다. 소설에 고개를 가로젓던 남성들도 영화를 보면서 “엄마 생각에, 동생 생각에 눈물이 찔끔 났다”고 했다. 실제로 극장에서 한자리 건너 앉은 남성은 눈물을 주체하질 못했다. 영화의 미덕은 소설의 문제의식을 공유하지만 다른 태도로 방향을 제시한다는 데 있다. 바로 ‘여성의 연대’다. 영화에서도 남성들의 말과 행동은 불편함을 안긴다. “맘충 팔자가 상팔자”라거나 육아 후유증으로 빙의하는 여성을 “사회에서 격리시켜야 한다”고 거침없이 내뱉는다. 여성 임원에게 “엄마가 일을 하면 애가 어디라도 잘못된다”고도 한다. 하지만 영화는 이런 상황에서 여성을 피해자로 두지 않는다. 그리고 매 상황마다 여성들의 연대가 빛을 발한다. 소설에선 김지영이 홀로 느낀 피폐한 감정들은 영화에선 엄마와 언니를 통해, 여성 상사와 동료를 통해 나누고 극복한다. 마치 당신은 누군가의 딸로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이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얘기하듯이. “지영이가 아프다”는 것이 “대현(지영의 남편)이는 아프지 않다”와 등가가 되거나, “대현 때문이다”라는 인과로 만들어선 안 된다. 그 결과는 혐오와 대결뿐이다. 모두 저마다 아프고 위로받고, 변화하면서 이겨 낸다. 영화는 그렇게 지영의 엄마와 외할머니, 직장 동료,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두루 전하면서 ‘82년생 김지영’을 더 보편적인 이야기로 만들고 주변을 생각하게 했다. ‘김지영’의 또 다른 해석으로서 이 영화는 꼭 나왔어야 했다. cyk@seoul.co.kr
  • ‘공블리’ 사전에 실패란 없다

    ‘공블리’ 사전에 실패란 없다

    ‘동백꽃 필 무렵’ 시청률 20% 돌파 코앞 화려함 대신 대체불가 자연스러운 연기 상대 배우와 ‘케미’로 캐릭터 한계 극복 출연 전작 모두 두 자릿수 시청률 기록“동백씨는유. 이상하게 이 청초함과 섹시함이 공존을 해갖구유. 착한 사람을 자꾸 이케 삐뚤어지게 맨들어유.” KBS2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에서 충청도 시골 경찰 황용식(강하늘 분)은 연인 동백(공효진 분)을 끔찍이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돌직구’로 표현한다. 용식뿐 아니라 시청자 모두가 애틋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동백 캐릭터의 완성은 변치 않은 ‘공블리’ 공효진(39)이 있기에 가능했다. 지난달 31일 방영한 ‘동백꽃 필 무렵’ 27·28회는 전국 평균 15.0~18.4%(닐슨코리아 기준) 시청률을 올리며 20%에 근접했다. 지난 9월 18일 첫 방송 6.3~7.4% 시청률이 2배 이상 뛰어오르며 요즘 최고의 화제작에 등극했다. ‘동백꽃 필 무렵’의 성공은 스토리, 연출, 캐릭터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한 3박자를 바탕으로 한다. “넷만큼의 멜로, 넷만큼의 휴먼, 둘만큼의 스릴러로 이뤄진 종합선물세트 드라마”라는 차영훈 PD의 소개처럼 ‘4-4-2 전술’을 효과적으로 펼친 점도 성공 요인이다. 무엇보다 극의 중심에서 20여년 연기 내공을 드러내며 시청자를 사로잡는 배우 공효진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동백은 첫사랑이 ‘마음의 고향’이라고 말했던 시골마을 옹산에 내려가 아들 필구를 키우는 미혼모다. 두루치기를 안주로 내는 ‘까멜리아’를 6년째 운영하지만 웃음을 팔지는 않는다. 어린 시절 엄마에게 버림받고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채 주눅 든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 뒤에 숨은 강단과 사랑스러움을 용식만은 알아챈다. “박복한 팔자”라고 되뇌면서도 갈 곳 없는 향미, 자신을 버린 엄마마저도 받아주는 따뜻한 인물이다. 공효진은 화려함 대신 수수한 매력, 사람 냄새 나는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의 무게중심을 잡는다. ‘동백꽃 필 무렵’의 흥행 질주에 공효진의 ‘안목’이 덩달아 화제다. 공효진은 출연한 드라마 모두를 두 자릿수 시청률에 올려놓으며 실패를 모르는 커리어를 쌓아왔다. 1999년 영화 ‘여고괴담2’ 조연으로 연기의 길에 들어선 공효진은 ‘화려한 시절’(SBS), ‘네 멋대로 해라’(MBC) 등 드라마로 영역을 넓혔다. 2003년 형부를 향한 절절한 사랑을 숨기지 못하는 서연욱을 연기한 첫 드라마 주연작 ‘눈사람’(MBC)이 최고 24.8% 시청률을 올리면서 흥행 기록을 시작했다. ‘상두야 학교가자’(KBS2), ‘건빵선생과 별사탕’(SBS), ‘고맙습니다’(MBC) 등을 통해 독보적인 배우로 자리잡은 그는 2010년 이선균과 환상의 호흡을 맞춘 ‘파스타’(MBC)에서 사랑스러운 매력을 한껏 드러내며 ‘공블리’라는 별명을 얻는다. 시청률 역시 21.2%까지 오르며 공효진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출연작 중 시청률이 가장 낮은 ‘괜찮아, 사랑이야’(SBS)조차도 12.9%를 기록했고, 작품성 면에서 호평을 받았다.공효진만의 캐릭터는 대체불가 강점이다. 반대로 캐릭터 변화가 크지 않는다는 지적이 따르기도 한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공효진은 ‘최고의 사랑’ 등 전작들에서도 위축된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톱스타 역할의 차승원과 이번 소박한 매력의 강하늘과 만들어내는 ‘케미’는 전혀 다르다”면서 “이질감 없이 자연스러운 연기로 어떤 상대와의 연기에서도 조화를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매력의 상대와 다른 호흡으로 캐릭터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의미다. 공효진은 최근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개봉에 앞선 인터뷰에서 ‘로코퀸’ 자리를 오래도록 지키는 비결을 “대본을 잘 고른 것”으로 꼽았다. “사랑에만 매달려 울고불고 도움 받는 캐릭터는 기피하고, 자신의 일을 사랑만큼이나 끌어가면서 사랑에도 울고 웃는 캐릭터를 찾는다”고 나름의 설명을 덧댔다. “장르를 많이 시험해본다”는 영화와 달리 “전 연령대가 스트레스 없이 쉬고 싶을 때 보는 드라마는 희망적이고 편안한 것에 손이 간다”는 공효진의 흥행 마법이 앞으로도 계속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동백꽃 필 무렵’ 강하늘 어록, 응원이 필요한 당신에게 [SSEN리뷰]

    ‘동백꽃 필 무렵’ 강하늘 어록, 응원이 필요한 당신에게 [SSEN리뷰]

    ‘동백꽃 필 무렵’ 강하늘의 진심어린 응원을 시청자들이 마음속에 저장하고 있다.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 강민경, 제작 팬엔터테인먼트)이 특별한 이유는 칭찬과 응원의 한 마디가 웅크려있던 한 사람을 깨우는 기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 기적은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까지 전달되어 가슴 뭉클한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되는 작지만 위대한 한마디, 그 따뜻한 응원 어록을 모아봤다. ◆ “동백 씨의 34년은 충분히 훌륭합니다” “학교 땐 반에 고아도 나 하나, 커서는 동네에 미혼모도 나 하나” 남들은 박복하다고 말하는 동백(공효진)의 삶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팔자 세고 재수 없는 삶일지언정, 황용식(강하늘)에게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성실하게 버텨온 훌륭한 삶이었다. 그래서 고아원에 버려졌던 날이 끔찍하게도 자신의 생일이 돼버렸단 동백에게 “생일을 모르면 만날 생일하면 돼요. 내가 만날 생일로 만들어 드리면 돼요. 동백 씨의 34년은 충분히 훌륭합니다”라고 위로했다. 웅크린 동백의 가슴을 펴게 만든 “당신의 인생은 충분히 훌륭하다”라는 말. 어쩌면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가, 끊임없이 고민하는 우리 모두가 듣고 싶었던 말일지도 모른다. ◆ “행복해질 자격이 충분히 차고 넘치는 사람이에요” 남들 보란 듯이 “쨍하게” 살고 싶었던 동백. 하지만 운명의 장난인건지 연쇄살인마 ‘까불이’가 턱 밑까지 쫓아오며 그녀의 상황은 날로 안 좋아지고 있었다. 이에 동백은 위에 계신 분이 자신을 못 보고 계속 고난만 준다며 좌절했다. 그러나 용식은 “몰빵으로 챙겨주시려고 애끼시는 거죠”라고 망설임 없이 얘기했다. “긴말 필요 없이 동백 씨는요, 기냥 행복해질 자격이 충분히 차고 넘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제 계 탈 일만 남았다는 것. 불안과 긴장감으로 가득했던 동백의 얼굴엔 미소꽃을 피웠고, 시청자들에게도 자존감을 높여준 든든한 응원이었다. ◆ “뭐든 원하는 대로 해요. 그게 제가 좋아하고 아끼고 존경하는 동백 씨니까요” 그 와중에 애아빠 강종렬(김지석)은 이제 와서 스타 야구 선수 타이틀을 다 버리고 동백에게 가겠다며 매달렸다. 심지어 메이저리그 길을 걸을 필구(김강훈)를 생각하라며 동백을 흔들었다. 그 모습을 본 용식은 “뭐든 동백 씨 원하는 대로 해요. 그게 제가 좋아하고 아끼고 존경하는 동백 씨니까요”라며 그녀의 선택을 존중해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따뜻하고도 뭉클한 한 마디에 동백은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해졌다. 자신의 인생을 쥐고 흔들려는 종렬에게 “이거 놔. 죽는다 진짜”라고 경고한 것. 세상이 나를 휘두르는 것 같을 때, 뭐든 내가 원하는 대로 하라는 한마디만큼 용기를 불어넣는 응원이 있을까. 동백처럼 세상에 더욱 당당하게 발을 내딛고 싶어진 순간이었다. 부쩍 추워진 날씨처럼 차가운 현실 앞에 웅크려있는 이들에게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무적의 응원으로 가슴을 따뜻하게 적셔주고 있는 ‘동백꽃 필 무렵’.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KBS 2TV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동백꽃’ 용식이 같은 남자 없나요? [이보희 기자의 TMI]

    ‘동백꽃’ 용식이 같은 남자 없나요? [이보희 기자의 TMI]

    “동백씨 우리 쩌거 해요” 시골마을 옹산 서점에서 동백(공효진)을 처음 본 순간부터였다. 용식(강하늘)은 재고 따지는 것도 없고, 부끄러운 것도 없었으며, 오직 가슴에 순수한 사랑만 존재했다. 동백은 특기가 두루치기를 잘 만드는 것뿐이어서 ‘까멜리아’라는 주점을 차린, 소위 말하는 술집 여자다. 이상형으로 외쳐왔던 “지적이고 영어 잘하는 도시여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된 순간에도, 용식의 사랑은 흔들림이 없었다. 동백은 심지어 아빠 없는 아들을 홀로 키우는 미혼모였다. 까도 까도 나오는 양파 같은 핸디캡에도 용식은 더욱 빠져들 뿐이었다. 동네 사람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동백의 ‘전담 보안관’을 자처한 용식은, 어디선가 동백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등장했다. 동백이 연쇄살인범 ‘까불이’의 표적이 된 사실까지 알게 되며 그의 밀착 경호는 한층 더 심해졌다. “작전이니 밀당이니 그딴 거 모르겠고, 기다 싶으면 가야죠” 자신의 처지를 알고 그를 밀어내는 동백에게 용식은 “기승전‘고백’ 이냐”는 말을 들을 만큼 끈질긴 구애를 이어간다. 인생에서 단 한 번도 칭찬을 들어본 적이 없는 동백에게 “이 동네서 제일 쎄고, 제일 훌륭하고, 제일 장해유” “동백씨는 그릇이 ‘대짜’예유”라고 칭찬을 쏟아낸다. “이 엄청난 여자 좋아하는 게 내 자랑”이라고도 했다. 매일같이 날아드는 창의적 고백에 돌덩이처럼 굳어있던 동백의 마음도 조금씩 녹아내렸다. “나 좋다는데 마음이 살랑대지 않으면 사이코패스지”라는 동백의 말처럼 이러한 한결 같은 사랑에 흔들리지 않을 여자가 있을까. 동백의 마음이 조금씩 살랑대던 그때, 동백이의 유일한 ‘베프’였던 용식의 모친(고두심)이 아들이 좋아하는 여자가 동백이라는 걸 알게 됐다. 동백은 베프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는 걸 직감했고, 다시 용식을 향해 더욱 두꺼운 벽을 쌓았다. 엄마의 기대를 저버리면서도 용식은, 동백을 향한 직진을 계속했다. 정확한 생일도 모르는 동백을 위해 로맨틱한 이벤트까지 준비했다. 흐드러진 동백꽃과 화려한 조명으로 꾸며놓은 곳에는 생일 케이크와 카드가 놓여있었고 ‘생일을 모르면 내가 매일 생일로 만들어주면 돼요. 동백씨 34년은 충분히 훌륭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동백의 벽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고 “더는 안 참고 싶어진다”며 용식에게 달려갔다. “촌놈이야말로 속은 알맹이지. 개도 똥개가 더 귀엽다고 했잖아요” 누군가에게 마음을 쏟아붓지 않는 세상이다. 상처받기 싫어서 마음을 조금만 풀고, 상대가 아닌 것 같으면 나도 금세 아닌 척한다. ‘썸 중독’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책임을 지지 않고 ‘썸’만 타는 관계가 만연하다. “내꺼 인듯 내꺼 아닌” 사랑을 하는 우리에겐, 용식 같은 ‘촌놈’이 그립다. ◆ 이보희 기자의 TMI : ‘TV’, ‘MOVIE’ 리뷰와 연예계 ‘ISSUE’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액션·스릴·로맨스 버무린 명품드라마… 궁금해 못 참겠네

    액션·스릴·로맨스 버무린 명품드라마… 궁금해 못 참겠네

    최근 나란히 시작한 지상파 드라마 두 편이 모두 시청률 10% 고지를 밟았다. 소재나 장르는 전혀 다르지만 다음 편을 볼 수밖에 없게 하는 팽팽한 긴장감만은 같다. SBS 금토드라마 ‘배가본드’는 지난달 20일 1회부터 10.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고무적인 시청률로 출발했다. 민항여객기 추락 사고로 어린 조카를 잃은 차달건(이승기 분)이 국정원 블랙요원 고해리(배수지 분)와 힘을 합쳐 국가가 은폐하려는 사고의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제작비 250억원이 투입된 대작답게 액션과 차량 질주 장면 등이 쉴 틈 없이 이어진다. 초반 3회에 가득 담긴 모로코와 포르투갈의 이국적인 풍광은 시각적 만족감을 극대화한다. 회를 거듭할수록 거대한 음모가 한 조각씩 드러나면서 긴장감을 키운다. 다만 한 회를 3부로 쪼개 유사 중간광고를 끼워 놓은 편성과 주연배우의 연기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배가본드’보다 이틀 앞서 시작한 KBS2 ‘동백꽃 필 무렵’는 상승세가 가파르다. 1회 6.3~7.4%였던 시청률은 지난 3일 방송에서 10.2~12.9%까지 뛰었다. 평화로워 보이는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로맨스와 스릴러를 버무린 시도가 신선하다는 평이다. 6년 전 시골 마을 옹산에 불쑥 나타나 술집을 연 미혼모 동백(공효진 분)과 시골 경찰 황용식(강하늘 분) 사이에 싹트는 로맨스는 절절하다가도 코믹하다. 많은 분량이 로맨스이지만 연쇄살인 사건과 유일한 목격자이자 생존자 동백의 사연이 그림자처럼 드리우면서 스릴을 더한다. 완벽한 시골 경찰로 분한 강하늘과 특유의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녹여낸 공효진의 연기에 호평이 잇따른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 ‘강하늘♥’에 각성 “정분이 나겠구나”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 ‘강하늘♥’에 각성 “정분이 나겠구나”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의 각성이 시작됐다. 오정세를 고소하겠다고 나서며 옹산 평정을 예고한 것. 시청률도 평정했다. 10.2%, 12.9%로 자체 최고 기록을 또다시 경신하며 전채널 수목극 1위를 수성했다. 2049 타깃 시청률 역시 상승, 4.9%, 6.6%를 나타냈다.(닐슨코리아제공, 전국가구 기준) 지난 3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 강민경, 제작 팬엔터테인먼트)에서 남들이 박복하다고 말하는 동백(공효진)의 삶은 첩첩산중이었다. 용식이 끈질긴 추격 끝에 잡은 수상한 시선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동백의 엄마 조정숙(이정은), 어린 동백을 버린, 동백이 세상의 편견 속에 고개 숙이게 만든 장본인이었다. “버려지던 순간에 엄마가 한 말도 선명히 기억난다”는 동백에겐 그 일이 크나큰 상처였고, 자신의 이름을 말하지 말라는 정숙의 27년 전 부탁을 끝까지 지켰다. 파출소에서 마주친 엄마를 모른 척한 것. 자신도 엄마를 버려보고 싶다는 마음에 그 길로 돌아섰지만, 동백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치매를 앓고 있는 정숙의 기억은 동백을 ‘아가’라고 부르는데 멈춰있었기 때문. 결국 ‘하드캐리’를 결정하고 정숙을 까멜리아로 데려온 동백. 정숙이 그녀를 사장님이라 칭하며 집을 쓸고 닦고 눈치까지 보자, 대체 엄마가 뭘 하고 산건 지 단번에 알 수 있었지만, 어떻게 살았대도 짜증나고 심란하긴 마찬가지였다. 용식도 단호하게 밀어냈다. 아들이 힘들게 살지 않았으면 하는 덕순(고두심)의 마음과 그걸 이해한 동백이 고아, 미혼모, 치매 걸린 엄마까지, “무시무시한 내 팔자에 용식이 안 끼워주려고”라고 굳게 결심한 것. “용식씨 옆에서 속 편히 행복할 수도 없어요”라며 작정하고 거절하는 동백에게 용식도 결국 “제가 마음까지 돌땡이는 아니에요”라며 힘없이 뒤돌아섰다. 첩첩산중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향미에게 제대로 낚여 신경안정제까지 복용하게 된 노규태(오정세)가 동백에게 제대로 화풀이를 했기 때문. 동백은 “노키즈존 할 때 그 No 규태”라며 까멜리아 앞에 ‘No규태존’을 써 붙이겠다고 경고했지만, 규태의 진상은 더더욱 심해졌다. 결국 동백은 자리를 박차고 “내가 꼴값이면 사장님은 육(갑)”이라며 1% 부족한 일갈을 날렸다. 그 말을 끝내준 건 다름 아닌 주방에서 지켜보고 있던 용식. 동백이 차마 못 뱉은 “육갑”을 외치며 규태에게 날아 차기를 선사했다. 한바탕의 난동 후, 용식은 파출소로 연행됐다. 임플란트가 빠진 규태가 용식을 고소한 것. “소문이라면 지긋지긋”한 동백은 까멜리아에 남아 장사 준비를 했고,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용식은 입을 굳게 닫았다. 그래도 내심 걱정됐던 동백을 움직이게 한 결정적 한방이 있었다. 오늘이 동백의 주민등록상 생일인걸 알게 된 용식이 서프라이즈를 준비한 것. 동백꽃잎을 흩뿌려 만든 일명 ‘동백길’과 “동백씨의 34년은요 충분히 훌륭합니다”라는 용식의 축하 편지는 결국 숨겨왔던 하마의 본성을 드러내게 했다. 용식의 멈출 줄 모르는 응원폭격에 숙이고 다닌 고개를 들고 싶어진다는 것. 결의에 찬 동백은 그 길로 “샷따 내려”라며 파출소로 출동해 규태를 성희롱, 주폭, 무전취식으로 고소했다. 그리고 그간 그의 ‘치부’를 모두 기록해놓은 장부를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그 패기 넘치는 모습에 홍자영(염혜란)은 “쟤는 내 남편과 바람을 폈을 리가 없다”는 걸 바로 알았고, 덕순은 “둘이 정분나겠구나”란 생각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변소장(전배수)은 “아주 그냥 피바람이 불겠구먼”이라고 예고했지만, 용식은 “지금 동백씨가 저를 지켜주신 거에요?”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동백의 각성, 기적의 로맨스가 시작된 것이다. 한편, 에필로그에서는 첫 회에 등장한 시신의 주민등록증이 발견됐고, 용식은 “아니아 안 죽었어”라며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과연 옹산호에서 발견된 사체는 누구일까. ‘동백꽃 필 무렵’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KBS 2TV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 VS ‘가장 보통의 연애’ 공효진 [SSEN리뷰]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 VS ‘가장 보통의 연애’ 공효진 [SSEN리뷰]

    배우 공효진이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극과 극’의 두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공효진은 지난 18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옹산이라는 시골 마을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동백 역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동백은 아빠 없이 홀로 아들을 키우는 미혼모다. 씩씩하고 당차지만,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착한 매력’을 발산하며 용식(강하늘)의 마음을 단번에 훔쳤다. 공효진은 화장기 없는 자연스러운 얼굴에 소녀 같은, 다소 촌스러운 의상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동백을 그려내고 있다. 이러한 공효진의 열연에 힘입어 ‘동백꽃 필 무렵’은 첫 방송부터 현재까지 동시간대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굳건히 지키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10회는 무려 11.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반면 공효진은 지난 2일 개봉한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에서는 세련된 ‘도시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전 여자친구에게 상처받은 재훈(김래원 분)과 바람난 남자친구와 이별 중인 선영(공효진 분)이 함께 일하게 되면서 시작되는 로맨스를 그린 영화. 공효진은 남자친구를 자주 교체하는 선영 역을 맡아 치명적인 ‘팜므파탈’ 매력을 선보였다. 그녀는 쿨하고, 쉽다. 선영을 표현하는 공효진은 짙은 화장에 가슴이 깊게 파인 의상을 즐겨 입는다. 화려한 액세서리도 필수다. 자타공인 패셔니스타인 공효진이 선보이는 오피스룩도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정도. ‘가장 보통의 연애’는 개봉과 동시에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이틀 만에 15만 관객을 불러들였다. 실시간 예매율도 21.3%에 달해 주말까지 더욱 많은 관객을 불러들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영진위, 3일 오전 기준) 공효진은 안방과 극장 ‘쌍끌이’ 흥행에 성공하며 ‘로코 여신’의 입지를 더욱 굳혔다. 순박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동백이와, 세련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을 가진 선영은, 같은 공효진이지만 다른 사람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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