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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총련·범대위 파병반대 시위/새달까지… 美대사관등 경찰력 증강

    이라크 파병을 놓고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등이 도심에서 반대 시위를 펼치고 여중생 범대위 등이 주도하는 촛불시위도 연일 열릴 예정이어서 파병반대의 수위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경찰은 이에 맞서 주한 미 대사관 등에 경찰력을 증강 배치하기로 해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한총련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은 20일 서울 명동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달 1일까지 전투병 파병에 반대하는 시국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한총련,전국학생연대 등으로 구성된 ‘이라크 파병저지와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대학생 대책위’도 이날 오후 청와대 부근 청운동 새마을금고 앞에서 파병반대 릴레이시위를 벌인 뒤,오후 7시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파병반대 촛불시위에 참여했다. 한총련은 오는 24일 서울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파병반대 기자회견을 가진 뒤 25일 참여연대·녹색연합·전국민중연대 등 3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라크전투병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이 주최하는 국민대회에 참석한다.27일에는 황장엽씨 방미 저지 시위를 열 예정이다.또 다음달 1일을 ‘반미행동의 날’로 정해 용산 미8군기지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고,3일에는 ‘반미 반전 평화수호를 위한 학생의 날 기념대회’를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가질 계획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미대사관,용산 미8군기지 등 전국 47개 미 관련시설에 4000여명의 경찰을 배치했다.청와대,한나라당사 등의 경비 인원도 평소보다 두배 정도 늘렸다. 경찰은 지난 19일 청와대 앞 시위를 효과적으로 막지 못한 것은 정장 차림의 대학생에게 허를 찔린 탓이라고 자체 분석하고 검문 검색을 강화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주한美軍 30% 감축 협상중”/AP “부시정부, 한국 압박” 외교부·美국방부선 부인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국은 현재 주한 미군 병력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만 2000명 가량을 감축하는 계획을 갖고 한국정부를 압박중이라고 AP통신이 미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 19일 보도했다. 주한 미군의 이같은 대규모 감축은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대 테러전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추진중인 전세계적인 미군 재배치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통신은 부시 행정부 관리들과 외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미 행정부가 이같은 대규모 감축을 놓고 한국 정부와 세부 사항에 대한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협상이 성사될 경우 잔류 병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어느 곳에라도 파견될 수 있는 ‘원정군’ 성격을 띨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미군은 감축되더라도 비무장 지대의 남쪽으로 이동해 북한의 공격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특히 감축 후 한국에 유지되는 주한미군 병력도 유사시 테러전 수행을 위해 한국 외 지역으로 파견될 수 있도록 신속이동 가능하고 경량화되도록 전투력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주한 미군이 인계철선 역할을 위해 DMZ주변에 더 이상 배치되어서는 안 된다.”는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의 말을 인용,주한 미군은 북한 노동미사일의 사정거리 훨씬 이남으로 이동배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이와 관련,래리 디 리타 국방부 대변인이 “주한미군의 철수병력 숫자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어떠한 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미국의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한·미 동맹조정회의에서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가 협의되고 있으나 현재 논의중인 것은 기지 재배치”라며 AP통신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mip@
  • ‘파병반대’ 한총련 다시 거리로/경찰, 강경대응… 긴장 고조

    합법화 논의 등으로 한동안 대외활동을 자제하던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이 이라크 파병 논란을 계기로 다시 ‘거리’로 나서기로 하고,경찰은 강경대응 방침을 밝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총련,파병반대 활발한 움직임 한총련은 14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소속 대학생들에게 ‘이라크 파병 결사저지를 위한 대의원 행동방침’을 내렸다.행동방침은 파병반대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파병을 반대하는 격문을 작성해 주요 거점에 붙이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파병반대를 주장하는 집회와 시위도 잇따라 열 예정이다. 한총련은 17일 ‘반(反) 한나라당 집중 실천 투쟁’에 이어 19일부터 명동 등 서울 도심에서 선전전을 펴기로 했다.25일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의 국민대회에도 적극 참여하고,27일로 예정된 황장엽씨의 미국 방문을 저지하는 방안도 마련중이다. 한총련 소속 대학생과 시민사회단체 회원으로 구성된 ‘황장엽 방미 저지 결사대’는 17일 결성식을 갖고 미 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한 뒤 1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황씨가 출국하는27일에는 인천국제공항에서도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또 다음달 1일을 ‘반미행동의 날’로 정해 용산 미8군기지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고 3일에는 ‘반미반전 평화수호를 위한 학생의 날 기념대회’를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열 예정이다. 다음달 민중대회와 농민대회 등 굵직한 집회·시위에도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국민적 관심사 기반으로 조직 활성화” 조직 재편과 강화를 위해 한동안 대외 활동을 하지 않았던 한총련의 이같은 움직임은 이라크 파병이라는 국민적 관심사에 대해 뚜렷한 목소리를 냄으로써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라크 파병,용산 미군기지 이전 문제 등이 이슈화되고 있는 현 시점을 한총련이 ‘반미자주투쟁’의 호기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특히 한총련은 전투병 파병과 노무현 대통령 재신임 투표 논란,합법화 논의의 지지부진 등의 책임이 상당부분 한나라당에 있다고 판단,반 한나라당 활동에 힘을 쏟기로 했다.하지만 한총련은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위해 가능한 과격한 방법은 피할 방침이다. ●긴장하는 경찰 경찰은 10명 규모의 한총련 선봉대가 한나라당사나 소속 국회의원 자택,미 관련 시설을 대상으로 기습 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는 첩보를 입수,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경찰청은 해당 시설의 순찰을 강화하고 인력을 고정배치키로 했다.또 불법폭력 집회는 초반부터 강제 해산하고 성조기 등을 태우는 행위도 적극 차단하라고 일선 경찰서에 지시했다. 장택동 이두걸기자 taecks@
  • “美 ‘이라크 안정화그룹’ 창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백악관은 현재 지지부진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전후복구를 직접 관장하기 위해 콘돌리자 라이스 안보보좌관 책임하에 ‘이라크 안정화그룹’을 창설키로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6일 미행정부 고위관리들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백악관이 이라크종전 선언 5개월 만에 국방부,국무부 주도로 수행해온 전후복구사업을 백악관으로 이전키로 한 것은 그동안의 전후사업이 실효를 거두고 있지 못함을 사실상 첫 시인하는 것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라크,아프간 전후사업의 지휘계통 이전은 지난 2일 라이스 보좌관이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조지 테닛 CIA국장앞으로 보낸 메모랜덤을 통해 드러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백악관 직속의 새 전후복구 기구가 만들어짐에 따라 그동안 전후복구에 사실상 전권을 행사해온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권한은 크게 위축되게 됐다고 신문은 지적했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국방부와 국무부 주도로 진행돼온 전후복구 작업에도 불구하고 취근 탈레반 잔당의 활동 재개,이라크내 게릴라공격에 의한 미군의 피해증가 등에 크게 실망하고 있으며 그것이 새 기구창설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새로 창설될 ‘이라크안정화그룹’은 대 테러,경제개발,이라크정치안정,언론홍보 등 4개 실무 소위원회를 두고 백악관 안보 부보좌관 4명이 각각 전담케 된다고 신문은 보도했다.그리고 각 소위에는 국무부,국방부,재무부 차관보 1명씩과 CIA고위관리가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 브레머 이라크임시통치위원회 대표는 새 기구 창설에 따라 그동안 국방부로 국한시켜온 직접 보고채널을 새 기구로 전환시켜 나갈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한편 새 그룹의 소위원장은 대 테러리즘에 프랜시스 타운젠드 안보 부보좌관,경제개발에 게리 에드슨 부보좌관,정치안정에 로버트 블랙윌 전 인도대사,언론홍보에 앤너 페레스 국가안보회의 홍보국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mip@
  • 변협 ‘2002 인권보고서’ / “대용감방·보안법 존속 인권상황 개선에 실패”

    대한변호사협회가 1일 ‘2002년 인권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인권상황을 강도높게 비판하자 법무부는 대용감방 폐지 등 대안을 마련하고 주요 쟁점을 반박했다.국가보안법 개정,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부당성,형사소송법 개정 등 주요 쟁점에 대해서도 상당한 의견차를 보였다. 변협은 인권보고서를 통해 대용감방은 인권 사각지대로 법적 근거도 없이 수십년 동안 운영되고 있다면서 경찰청의 이관 추진에도 법무부는 ‘묵묵부답’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대용감방은 구치소 등 교정시설에 수용해야 할 미·기결수를 수용하는 경찰서 유치장을 말한다.영월,밀양,해남경찰서 등 전국 14곳에 있지만 과밀수용,위생불량,의료지원 부족해 ‘인권유린’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법무부는 “대용감방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올해말까지 충주,제천,통영 등 3개 대용감방을 일선 구치소나 교도소로 이관할 것이라고 밝혔다.또 2009년 말까지 나머지 11개 대용감방을 각각 이관받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변협은 국제사면위원회 인권보고서를 인용,국민의 정부가 국가보안법 독소조항 폐지를 약속하고도 개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또 국보법은 여전히 비폭력적 정치활동자를 투옥하는데 악용된다면서 우리 정부는 주요 인권분야의 개선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법무부는 “국보법은 국가안전과 생존을 위한 법률로 헌법재판소도 수차례 합헌 결정을 내렸다.”면서 “반국가 단체나 활동을 처벌대상으로 하기에 사상 자체를 통제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또 98년 465명에 달하던 국보법 구속자가 99년 312명,2000년 130명,2001년 126명,2002년 131명으로 줄었다고 밝혔다.올해 7월말 기준으로 수감자는 14명으로 크게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변협은 2001년 개정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이 형사관할권과 군사훈련 분야에서 문제점을 갖고 있다면서 형사사법주권이 과거보다 더 침해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여중생 사망사건처럼 미군들이 무죄판결을 받아도 정부는 불평등한 한·미행정협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포함된 검찰 구속기간 연장,참고인 강제구인제 등이 인권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법무부는 “아직 확정안이 마련되지 않았지만,재정신청 확대 등 피의자·피고인 인권신장을 보장하기 위한 개선내용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요르단, 전쟁때 박쥐 행태”이라크인 분노 폭발

    지난 7일 발생해 68명의 사상자를 낸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요르단 대사관 폭탄테러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그다드 주재 외국 공관들이 거의 폐쇄된 가운데 문을 연 요르단 대사관이 쉬운 공격 목표가 됐다는 점도 있지만 이라크전을 전후로 요르단이 보여준 ‘박쥐’ 행태에 이라크인들의 분노가 폭발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라크 저항세력들이 공격목표를 미·영 연합군에서 이들을 지원하는 세력까지 확대,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이웃 아랍국가들에 충격을 주는 한편 유사 공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던져주고 있다. 외신들은 아랍 대 아랍의 갈등이 폭력적 방법으로 표면화하기 시작됐다고 전했다. 요르단은 이라크의 주요 교역국이었지만 91년 걸프전 이후 사담 후세인 정권과 손을 끊고 미국의 편에 서 왔다. 이라크 전쟁 기간에는 미군의 주둔을 허용하는 등 노골적인 친미행동으로 아랍국가들로부터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았다.그러던 요르단은 2주 전 후세인의 두 딸뿐 아니라 누이에게도 망명을 허용했다. 요르단의 이같은 기회주의적 행태가 곱게 보일 리 없다. 테러 공격 직후 격분한 이라크 주민들이 요르단 대사관에 난입,반(反) 요르단 구호를 외치며 요르단 국기와 압둘라 요르단 국왕의 사진을 찢는 등 소란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테러가 바그다드 함락 이래 최대 규모의 공격인 데다 새로운 수법을 동원한 것으로 치안유지를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는 미군을 무력하게 만들었다.범인들은 폭탄을 실은 차량에 로켓포를 발사,원격폭발시키는 새로운 방법을 사용했다. 아랍 전문가들은 미군이 이라크 저항세력을 과소평가했다며 후세인의 생포 또는 사살 여부와 관계없이 저항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군은 이번 테러의 배후로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라크 테러조직 안사르 알 이슬람을 의심하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NGO / 경실련 참여연대 시민단체 ‘영원한 맞수’

    국내 시민단체의 ‘양대 산맥’이자 ‘영원한 맞수’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참여연대가 참여정부 출범이후 차별화된 활동을 펼치며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두 단체는 그동안 정치·경제·조세·사법개혁과 시민권리찾기,부정부패 감시 등 각 분야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 때로는 같은 목소리로,때로는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특히 두 단체 출신 활동가들은 참여정부에도 참여해 ‘파워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엎치락 뒷치락' 선의의 경쟁 출범은 경실련이 참여연대보다 6년 앞섰다.89년 7월 ‘경제정의와 균형있는 사회발전’을 목표로 경실련이 올린 돛은 국내 시민운동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대부’ 서경석 목사를 비롯,민중운동 진영에 실망한 운동권 세력과 교수,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대거 동참했다.금융실명제와 부정부패추방운동 등의 활동을 하며 90년대를 대표하는 시민단체로 발돋움했다. 경실련은 그러나 지난 97년 김영삼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씨 비디오테이프 절도입수 및 은폐시비,99년 유종성 사무총장의 신문 칼럼 대필 및 표절 시비 등에 휘말리면서 영향력이 급격히 쇠퇴했다.시민단체의 관료화,사무총장 권한의 비대 등 비판이 잇따랐다.‘시민단체에는 시민이 없다.’는 심한 비아냥도 들었다. 이 과정에서 94년 9월 박원순 변호사 등 진보적 지식인 200여명이 참여연대를 출범시켰다.‘참여민주사회 건설’이라는 깃발을 내걸고 경실련이 일군 텃밭에 씨를 뿌리며 소액주주운동 등을 발판으로 영향력 있는 시민단체로 급부상했다.현재 회원수는 경실련이 3만 5000명으로 참여연대의 1만 2700명보다 배 이상 앞서 있다. ●협력과 이견 두 단체는 정보공개법 개정과 집단소송제 도입,이라크 파병 반대,정치자금법 개정,한미행정협정(SOFA)개정 등 최근 현안에 대해 ‘연합전선’을 폈다.그러나 지난 2000년 총선당시의 낙천·낙선운동 등 일부 운동방식을 놓고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경실련은 “실정법을 어기는 것으로 시민운동의 취지에 걸맞지 않는다.”며 동참하지 않은 반면,참여연대는 “낙선운동은 불법운동이 아니라 헌법에 합치하는 비폭력 운동이고,공익을 위한 불복종운동”이라며 낙선운동을 이끌었다. 참여연대는 현재 증권집단소송제 도입과 소액주주운동,신용불량자 개인회생제도 제정,이동통신 요금인하,부패척결 개혁입법 제정,납세자 소송법 입법운동,정보공개법 개정운동 등을 벌이고 있다.경실련은 올바른 청계천 복원사업 토론회,국민임대주택건설촉진법 공청회,사이버 예산감시단,이라크 난민돕기,국정원 개혁 등 차별화된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전문가 그룹의 맞대결 두 단체의 활동가들은 참여정부의 청와대와 내각에 포진한데 이어 각종 민ㆍ관 포럼과 태스크포스 회의에 참석,중요한 정책결정자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박주현 청와대 국민참여수석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과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으로 활동했다.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1세대 재벌개혁론자’로 경실련 창설을 주도한 인물.김병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은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 출신이다. 윤덕홍 교육부총리는 참여연대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박원순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은 국세청 세정혁신추진위에 공동위원장으로 선임됐다.또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을 지낸 김대환 인하대교수는 지난 2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경제2분과 간사를 맡았다. 두 단체에 참여하는 교수와 변호사,공인회계사 등 각계 전문가들의 정책대결도 눈길을 끈다.특히 이들은 참여정부 100일 평가에서 사회 전반에 걸쳐 참여정부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날카로운 분석을 제시했다. 경실련은 지난 2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노무현 정부 출범 100일 평가,국정운영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으며,참여연대는 지난 1일자로 발행된 월간지 ‘참여사회’에서 ‘참여연대가 본 참여정부 100일’을 게재하며 12개 분야에 나타난 문제점과 이후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참여연대에는 김남근·장유식·차병직·하승수·최영도·김칠준 변호사와 최영태 회계사를 비롯해 손혁재·조희연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윤상철 한신대 교수,조국 서울대 교수,김수진 이화여대 교수,김상조 한성대 교수,박순성 동국대 교수,임헌영 중앙대 교수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경실련은 이은기·김갑배·정미화 변호사와 심충진 회계사,황이남 변리사 등을 비롯,신용하 서울대 교수,윤석원 중앙대 교수,박상기 연세대 교수,권해수 한성대 교수,함시창 상명대 교수,심의섭 명지대 교수,황영호 호남대 교수 등이 맹활약중이다. 조현석기자 hyun68@
  • 볼턴 美국무차관 발언 의미 / 美, 고강도 對北제재 예고

    존 볼턴(사진) 미 국무부 차관이 4일 밝힌 대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WMD)저지 방안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수출저지를 위한 미행정부의 조치가 예상보다 강경한 방법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미국이 추진중인 북한 저지 방안에는 선제공격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밝혀져 주목된다.선제공격과 함께 WMD 거래를 육상이나 항공,해상에서 합법적으로 검색·저지하는 소위 확산봉쇄조치(PSI)를 우방국들과 협의하고 있다는 구체안까지 공개됐다. ●경제제재·선박나포 시행준비 완료 핵·미사일·마약밀거래 선박 나포와 관련,볼턴 차관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테러 지원 불량국들을 겨냥해 개발한 선제공격론이 WMD저지에도 적용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명시하진 않았지만 선제공격론이 북한에도 적용된다는 경고임은 불문가지다.부시 행정부의 중장기 대북 정책이 당근보다는 채찍에 무게가 실려있음은 그가 언급한 행간 곳곳에서 쉽게 읽혀진다.북핵문제 해결과 북한의 체제보장의 일괄타결을 뜻하는 북측의 ‘대담한 제의’의 수용 가능성은 열어두었지만,북한핵프로그램의 선 폐기를 못박았다는 데서 분명해진다. 서울의 한 서방 외교 소식통은 무엇보다 그의 대북 강경 발언 시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귀띔했다.즉 부시 대통령이 지난달 폴란드 방문중 WMD 확산을 막기 위한 ‘핵확산봉쇄조치’를 제안한 데 뒤이어 나왔다는 사실이다. ●핵 조기해결 안 되면 대북 선제공격 부시 대통령은 이 구상을 3일 끝난 G8(서방 선진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에서 거론한 것으로 알려진다. 볼턴 차관은 이에 맞장구를 치듯 ‘해상봉쇄 합법화 방안’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억지,마약 밀거래를 저지하기 위해 경제제재,해상봉쇄,선박나포등의 조치가 곧 가시화될 것임을 시사한다.그리고 이런 조치들을 통해 WMD 확산을 저지하되,이 방법이 여의치 않을 경우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차선책으로 남겨놓고 있는 것이다. 구본영기자 kby7@
  • 美 北核정책 바뀌나

    미 행정부의 북한핵 정책이 ‘핵보유 절대 불가’에서 ‘핵보유 인정,확산은 저지’쪽으로 전환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5일 보도,그 실현여부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관련기사 4면 신문은 이날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북한 핵무기와 관련,무기급 핵물질의 수출 저지에 국제적 연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해,북한핵 정책의 획기적 전환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부시 행정부는 지금까지 북한의 핵보유를 절대 용인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고수해 왔으나 부시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및 보유를 사실상 용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부시 대통령은 이날 방미중인 존 하워드 오스트레일리아 총리와 만나 이같은 방안을 논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핵보유 저지에서 핵물질 수출 저지로 방향 전환을 하게 된 데는 북한의 지난달 핵보유 시인이 사실인지,협박용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미 정보기관의 공식결론과 관련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와 관련,회담에 참석한 한 관리는 “북한의 핵보유와 관련,부시 행정부가 정확한 정보를 갖지 못한 게 사실이며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이 매우 실용적인 입장으로 전환,초점을 플루토늄 확산방지에 맞추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 당국자는 이 보도와 관련,“북한의 핵보유 시인과 관련한 미 정보·국방당국의 검토작업이 진행중”이라고 전제하고 “미국의 핵비확산 정책은 확고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의 보도에도 불구하고 핵확산에 반대하는 국제여론과 부시 행정부내 주류를 이루는 강경대응론자들의 입장을 감안할 때,미국의 북핵 보유 인정정책이 공식채택되기에는 적지 않은 장애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도 5일 부시 행정부내 강경파들이 북한의 핵개발 폭발장치의 불법수출을 저지하기 위해 수출금지부터 해상선박 봉쇄에 이르기까지 각종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 신문은 부시 행정부가 대북 봉쇄정책과 개입정책을 두고 내부적으로 토론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같은 방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4일 NBC방송의 ‘언론과의 만남’에 출연,미행정부의 장기적 목표는 북한으로 하여금 모든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토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다른 입장을 나타냈다.파월 장관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국제사회로부터 어떤 원조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 같은 날 폭스뉴스에 출연,“북한 핵과 관련,(무력사용을 포함한)어떤 대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핵보유 인정방침과는 큰 입장차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부 부차관보를 지낸 애시턴 카터 하버드대 교수는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하는 것은 미국 안보에 있어 큰 실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카터 교수는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 주장의 진위여부를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핵물질 이동의 추적도 용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과 하워드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 뒤 북한 핵과 관련,공식적으로는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전경하기자 lark3@
  • “사위 의심 윤씨 사주로 범행”/ 여대생 살해범 자백… 하양 아버지·시동생도 살해기도 혐의

    지난해 3월 발생한 경기 하남시 여대생 하모(당시 22세)양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지난 11일 중국 옌지(延吉)에서 송환한 주범 윤모(41)·김모(40)씨가 하양과 사위의 불륜을 의심한 윤모(58·여·구속)씨 사주로 하양을 납치·살해한 사실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을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납치·감금교사죄로 3년6개월의 실형을 받고 복역중인 윤씨에게 살인교사 혐의를 추가키로 했다. ●병적인 불륜 의심이 살인 불러 경찰은 윤씨가 하양의 이종사촌인 사위 김모(31) 판사와 하양의 불륜관계를 밝히려고 병적인 집착을 보인 끝에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이 과정에서 윤씨는 현직 경찰관,심부름센터 직원 등 20여명을 동원,하양을 끈질기게 미행시켰고,직접 승복차림으로 변장해 하양의 집 주변에 나타나 미행 일정과 행동 요령 등을 알려주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조사 결과 구속된 윤씨의 친정조카인 윤씨와 윤씨의 고교 동창생인 김씨가 지난해 3월6일 새벽 5시37분쯤 전모(23)씨 등 이미 구속된 3명과 함께서울 삼성동 아파트 앞에서 하양을 승합차로 납치했다.윤씨와 김씨는 납치에 가담한 전씨 등 3명을 돌려보낸 뒤 하남시 검단산으로 이동,하양을 공기총으로 살해한 뒤 사체를 쌀부대에 담아 등산로에 버렸다. 당시 김씨는 하양을 어깨에 둘러메고,윤씨는 공기총을 들고 등산로쪽으로 100m쯤 걸어 올라갔으며,김씨가 윤씨에게 건네받은 공기총으로 하양을 쏘았다.하양을 납치한 지 35분만이었다.사체는 열흘 뒤인 16일 오전 등산객에게 발견됐다. 경찰은 고모의 사주를 받은 주범 윤씨가 1억 7000만원을 받기로 하고 김씨를 범행에 끌어 들였으며,처음엔 약물로 하양을 죽이기 위해 실험용 쥐에게 약물실험까지 했다고 밝혔다. ●살해 시점 부검결과·진술 엇갈려 경찰은 주범 윤·김씨로부터 지난 2001년 10월쯤 하양의 아버지(58)를 먼저 살해하기 위해 접근했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중이다.당시 하양 가족은 하양의 불륜을 의심한 윤씨가 “딸 단속을 잘하라.”며 병적으로 접근하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으며,윤씨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하양 가족이 낸 윤씨의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도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졌다.경찰은 구속된 윤씨가 또다른 범죄를 사주했을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지난 2001년 남편의 집안에 앙심을 품은 윤씨가 이번에 구속된 김씨 등을 동원,시동생을 약물로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포착했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윤씨가 남편의 불륜을 의심,남편 주변의 여성을 상대로 범행을 사주했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당시 하양이 ‘사체발견 48시간 안에 살해됐다.’는 국과수 부검 결과와 ‘납치 당일 살해했다.’는 주범 윤씨 등의 진술이 엇갈려 경위를 추궁중이다.경찰 관계자는 “윤씨 등이 하양을 납치·감금한 뒤 또다른 범죄를 저질렀거나 범행을 교사한 윤씨에게 하양을 데려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이영표기자 tomcat@
  • 하남 여대생 피살 ‘미스터리’ 풀리나

    미모의 여대생과 명문대 출신 법조인,법조인의 장모인 재력가 등이 관련 인물로 등장했던 하모(당시 22세·E여대 법학과 4년)양 납치·피살 사건의 핵심 용의자 2명이 사건 발생 1년여 만에 검거됐다. 경찰청은 중국 옌지(延吉)에서 하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모(41)·김모(40)씨를 검거,11일 인천공항을 통해 송환했다.경찰은 이들에게 하양을 납치·감금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윤모(58·여)씨가 살인에 직접 연루됐는지 조사하고 있다.그러나 윤씨와 김씨는 살인 부분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수사 상황과 풀어야 할 의문점 송환된 윤씨는 구속된 고모로부터 “하양을 납치해주면 거액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고 김씨를 포섭,전모(25·구속)씨 등 다른 3명과 함께 하양을 납치한 뒤 고모에게 전화를 걸어 “성공했다.”고 보고했다고 진술했다.하지만 직접 살해했는지와 고모가 살해를 지시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들은 하양을 납치한 뒤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 2명을 만나 넘겼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경찰은 그러나 윤씨 등의 통화내역을 조사한 결과 범행을 전후해 범행 가담자들 외에 다른 사람과 전화한 사실이 없는 등 신빙성이 없는 주장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윤씨가 이들에게 범행의 대가로 1억원에 가까운 거액을 보낸 사실이 확인됐고,구속된 다른 공범들의 진술도 윤씨의 살인교사 혐의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사건 전모를 밝히는 열쇠를 쥔 이들을 붙잡기 위해 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하고 ‘적색수배’를 내렸다.지난 1월을 전후해 ‘수배전단에 실린 용의자들이 중국 칭다오(靑島)에 체류하고 있다.’,‘김씨가 박한동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호구부(주민등록증)를 위조하고 다닌다.’는 등의 첩보를 현지 교민들로부터 입수한 경찰은 수사관을 현지로 급파,지난달 25일과 28일 옌지에서 이들을 검거했다.경찰은 “김씨는 경찰을 피하기 위해 ‘쌍꺼풀’과 ‘코’를 성형 수술하고 부러진 앞니 한 개도 바꿨다.”면서 “윤씨는 동생의 여권을 위조해 소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수사는 배후로 지목된 윤씨의 ‘살인 교사’혐의를 입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윤씨는 하양의 납치·감금을 교사한 혐의로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윤씨는 ‘하양을 혼내주라고만 했지 죽이라고 한 적은 없다.”며 살인 교사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사건의 전말 하양은 지난해 3월6일 오전 5시30분쯤 수영장에 가려고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를 나섰다가 실종됐다.이어 열흘 뒤인 16일 경기 하남시 검단산 등산로에서 머리에 공기총 6발을 맞은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가족들은 하양의 이종사촌 오빠 김모(31·판사)씨의 장모인 윤씨를 사건 배후로 지목했다.부산지역 재력가인 윤씨가 평소 사위 김씨와의 관계를 의심,하양을 미행하고 괴전화를 거는 등 괴롭혀 왔기 때문이다.경찰은 광범위한 탐문수사 끝에 김씨와 윤씨를 살해 용의자로 지목했으나,두 사람은 이미 홍콩과 베트남으로 달아난 뒤였다. ●하양 가족들 표정 딸을 살해한 용의자가 검거됐다는 소식을 들은 아버지 하택환(58)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속이 후련하지만,그래도 안타까운 심정을달랠 길 없다.”고 털어놓았다.딸을 잃은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족은 지난달 서울 삼성동에서 경기도로 집을 옮겼다. 하씨는 “집을 옮긴 뒤에도 딸의 소지품들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따로 마련한 방에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하씨는 지난해 7월 용의자들을 붙잡기 위해 직접 베트남에 다녀오기도 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 부시의 전쟁 / 美·英 ‘戰後 3단계처리’ 가닥

    연합군이 바그다드 ‘접수’작전을 시작한 가운데 이라크 전후 처리 청사진에 대한 대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7일과 8일 북아일랜드 정상회담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3단계 이라크문제 처리 방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영 연합군이 치안을 장악하고 미국의 이라크 재건 및 인도적 구호사무소(ORHA)가 인프라 재건 및 의료서비스 제공 등을 전담하는 것이 그 첫단계다.2단계는 행정권을 갖고 ORHA와 섭외해 점차 다양한 정부기능을 인수받는 과도정부를 구성하는 것이다.마지막 3단계는 총선으로 민주적 이라크정부를 구성해 이른바 ‘이라크 해방’에 용의 눈을 그려넣는 일이다. 폴 월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은 6일 이 과정이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러나 바트당원 등 후세인 잔당들의 저항과 아랍민족주의 발흥 가능성 등 갖가지 변수들을 감안하면 더 길어질 개연성도 있다. 두 정상은 이라크전 개전을 전후한 3주 동안 이번까지 세차례나 만나 호흡을 맞춰왔다. BBC 등 영국 언론들은 두 사람의 만남을 2차대전 종전 무렵 윈스턴 처칠 총리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간 회담에 비유했다. 그러나 BBC는 두 사람의 돈독한 관계에도 미묘한 틈이 있다고 보도했다.전후 처리과정에서 유엔의 역할에 대한 이견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라크전을 계기로 영국내에서 인기가 곤두박질친 블레어 총리로선 분열된 유럽연합(EU)의 재통합을 추진,정치적 위상을 되찾는 게 급선무다. 그 연장선상에 전후 이라크 처리 과정에서 유엔을 개입시켜 팽배했던 유럽의 반전여론을 불식시키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한마디로 임시정부 구성 등 이라크 재건과정에서 반전대열에 섰던 프랑스와 독일 등 EU국가와 러시아 등을 참여시키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미행정부 수뇌부는 이라크 복구 과정에서 숟가락을 얹으려는 프랑스 등의 움직임에 아직 호락호락한 자세가 아니다. 러시아를 방문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7일 “이라크 해방을 위해 생명을 바치고 피를 흘린 쪽에서 전후 처리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반전 명분을 거머쥔 채 경제적 실리까지 챙기려는 반전국가들에 대한 못마땅한 심사를 가감없이 표출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이번 부시·블레어 회동을 계기로 미·영 연합군측은 전후 이라크 통치방안에 대한 가닥을 잡아갈 것으로 예상된다.물론 국제여론을 감안해 유엔의 역할을 완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특히 아랍권내 반미감정 등을 고려했을 때 그렇다. 하지만 주 역할은 미국이 맡고 유엔에 대해서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기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 구본영기자 kby7@
  • 은퇴하는 AP통신 기자 신호철씨 “40년간 뉴스의 현장 지켜봤습니다”

    “40년 가까이 기자생활을 한 셈입니다.그동안 너무 스트레스가 많아 이제는 조금 쉬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그렇다고 뉴스 현장을 아예 떠나는 것은 아닙니다.프리랜서로 언론인 노릇을 계속할 작정입니다.” 미국계 뉴스통신사 AP통신의 신호철(申昊澈ㆍ사진·63) 뉴스 에디터가 이번 주를 끝으로 정년퇴임한다.폴 신(Paul Shin)이란 필명으로 더 잘 알려진 신씨는 한국 외신기자의 2세대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현역기자.1980년대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을 지낼 때 함께 활약한 사람은 모두 은퇴했다. 서울대 사범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ROTC 1기로 임관해 통역장교로 복무한 신씨는 지난 65년 초 코리아헤럴드 기자로 입사하며 언론계에 발을 들여놓았다.69년 미국계 뉴스통신사 UPI를 거쳐 86년부터 AP에서 일했다. “60년대에는 송고 수단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당시 무전장치를 활용한 텔레타이프를 주로 썼는데 기상상태가 좋지 않으면 기사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어요.취재현장에서는 전보를 먼저 예약하는 게 특종의 관건이었습니다.전화회선 부족으로 집에 전화도 제때 놓지 못해 73년 ‘김대중 납치사건’ 때는 대여섯 시간이나 까맣게 모르다가 곤욕을 치르기도 했지요.” 뉴스통신은 우리나라를 해외에 비추는 창.그동안 신씨가 쓴 기사를 보면 외국에 투영된 우리 모습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80년 2월 존 위컴 주한미군 사령관과 동행해 전방 1사단을 방문 취재한 일.위컴 사령관은 ‘12ㆍ12’이후 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정승화 전 육군참모총장에게 생일 꽃바구니를 보낼 정도로 신군부를 못마땅하게 생각해,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사단장을 지낸 1사단을 방문한 것은 신군부의 거사를 미국이 승인하는 첫 신호이기도 했다.이밖에도 무수한 사건이 그의 손끝을 거쳐 전세계에 알려졌다. 미국 언론사 기자여서 군사정권 시절에도 언론 자유를 많이 누렸을 것 같지만 그에게도 감시의 손길은 떠나지 않았다.도청은 물론 미행하는 일도 종종 있었고 5공 초기에는 블랙리스트에 올라 남산(국가정보원이 있던 자리)에도 두어 차례 불려갔다. “한국의 언론도 많이발전했지요.그러나 아직도 정확성이나 심층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새로 입사하는 친구들에게 가장 먼저 당부하는 말이 국내 언론에 난 기사는 반드시 사실 여부를 확인하라는 겁니다.” 연합
  • 럼즈펠드 발언 배경/반미정서에 미군감축으로 ‘맞불’

    |워싱턴 백문일·도쿄 황성기특파원|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12일 미행정부 고위관리로서는 처음으로 주한 미군 감축 계획을 상원 증언에서 공식 언급함에 따라 이 문제는 한·미간에 피할 수 없는 현안으로 떠오르게 됐다. 물론 럼즈펠드 장관은 주한 미군의 재배치 문제가 기본적으로 미 국방전략의 재검토 차원에서 이뤄지며 21세기 테러와의 전쟁을 맞아 급변하는 환경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미군의 유연성과 민첩성이 요구되는 데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리언 라포트 주한미군 사령관이 이미 별도의 차원에서 검토해 왔다고 강조,주한 미군 감축이나 재배치가 한국내의 주한 미군 반대 정서나 새 정부 출범과는 무관함을 애써 드러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한·미 동맹관계의 재조정을 요구했다고 밝힌 것은 최근의 한국내 반미정서와 주한미군 철수주장과 관련,노 당선자측에 대한 불편한 심경의 일단을 피력한 것일 수도 있다.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새 정부와 미국과의 시각차가 드러나고 여중생 사망 사건 이후 반미 정서가 끊임 없이 불거지자 부시 행정부가 정치적으로 주한 미군을 앞세워 불편한 심사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편 향후 주한 미군 재배치 일정과 관련,미국은 노무현 당선자 취임 뒤 한국측에 협의를 정식 요청할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4일 보도했다.양국 협의가 시작되면 ▲주한 미군의 최신예 전투기,정밀폭탄 등 하이테크 무기 도입 ▲한국군 장비 현대화 가속화 ▲기동력 높은 해·공군 병력의 제3국 거점 배치 등의 방안이 검토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marry01@
  • 고위층 수뢰 처벌 솜방망이 재판실태 분석

    뇌물수수나 알선수재죄에 대해 법원이 매우 관대한 판결을 내리고 있음이 지난 5년간의 주요 사건을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뇌물은 정책 결정과정을 왜곡시켜 결국 정부의 신뢰를 잃게 만드는 중대한 범죄다.뇌물죄는 엄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재판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처벌이 약하면 죄의식도 약화돼 범죄가 줄어들 수 없다. ●넘쳐나는 집행유예 분석 대상으로 삼은 100명 가운데 무죄선고를 받은 5명과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1명을 제외하면 법원이 재판을 통해 범죄 혐의를 인정한 사람은 94명이다.이 가운데 집행유예 이하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무려 68명(72.3%)에 이른다. 이 가운데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사람은 58명이다.특히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이 28명이나 돼 항소심 재판부가 더욱 관대한 판결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으로 볼 때 1심에서 실형선고를 받고 항소심에 계류 중인 10명 가운데 일부는 앞으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100건의 최종 판결이 모두 확정될경우 집행유예 이하형의 선고비율은 72.3%보다 높아질 것은 확실하다.김무성 의원 등 4명은 집행유예보다 낮은 처벌인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6명은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판결 경향을 살펴보면 수뢰 사범의 경우 수뢰액 1억원을 기준으로 실형과 집행유예가 나뉘고 있었다.백남치 전 의원 등 실형 확정판결을 받은 6명은 수뢰액이 1억원을 넘었다. 반면 알선수재 사범은 금액보다는 실제로 어느 정도 공무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 등 다른 양형 요소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3300만원을 받은 오세응 전 의원은 ‘법원의 재판과 관련해 뇌물을 받았다.’는 등의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은 반면 4억원을 받은 황명수 전 의원은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실형 선고받고도 풀려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 가운데에도 절반가량은 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문희갑 전 대구시장,신광옥 전 법무차관 등 6명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보석 결정을 받아 풀려났다.김윤환 전 의원은 불구속 기소된 뒤 실형 선고를 받았지만 법원이 법정구속을 하지않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신병 치료 등을 이유로 심완구 전 울산시장 등 2명은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났고,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은 법무부의 가석방 결정으로 형기를 채우지 않고 석방됐다.더욱이 사면복권은 이들에게 ‘면죄부’까지 안겨줬다.100명 가운데 사면복권된 사람은 모두 10명이다.강정훈 전 조달청장은 실형선고 뒤 형집행면제 특별사면을 받았고,김우석 전 내무장관 등 나머지 9명은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사면복권됐다.사면을 받으면 형기가 남아있는 사람은 풀려나게 되고 복권까지 되면 피선거권과 선거권 등 국민의 권리가 모두 회복된다. ●대상 선정 기준 및 분석 과정 98년 2월25일 김대중 대통령 취임 이후 검찰이 기소해 법원으로부터 1심 이상 재판을 받은 고위 공직자를 대상으로 했다.직업별로는 중앙부처 국장급 이상 공무원 39명,전·현직 국회의원 19명,시장급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장 25명,장성급 군인 3명,경무관 이상 경찰관 3명,수뢰죄가 적용되는 공기업의 대표와 임원 7명,김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 4명이다.이 기간 동안뇌물 범죄로 재판을 받은 판사나 검사는 없었다. 분석 대상으로 삼은 죄명은 수뢰,수뢰후 부정처사,사후수뢰,알선수뢰 등 공직자의 직위를 직접 이용한 뇌물 범죄를 중심으로 했다. 알선수재도 고위 공직자일수록 자신의 권력과 직분을 이용,공무와 관계된 일로 금품을 받는다는 점에서 뇌물 범죄의 범주에 포함해 분석했다. 분석 인원은 수뢰 혐의가 76명,알선수재가 24명이다. 이들의 재판 결과는 물론 사면,가석방,형집행정지 등으로 풀려난 경우까지 일일이 추적하기 위해 자료를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거부,취재팀은 언론 보도 내용을 중심으로 파악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복역중인 것으로 분류된 사람 가운데 1∼2명은 실제로는 복역을 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장택동 안동환 홍지민기자 taecks@kdaily.com ◆현행 법체계와 형량 수뢰액 5000만원 넘으면 무기 또는 10년이상 징역 공무원이 금품을 받는 행위를 규제하는 우리나라의 법률 체계는 다양하다.법정형량만으로 따진다면 외국에 비해 약한 편은 아니다. ‘수뢰’는 공무원이 직무에 관해 금품을 받는 행위다.‘알선수뢰’는 공무원이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대해 알선해 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는 경우에 적용된다.형량은 수뢰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알선수뢰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년 이하로 돼 있다.뇌물을 받은 뒤 그 대가로 부정한 행위를 한 경우에는 ‘수뢰후 부정처사’로,먼저 부정한 행위를 한 뒤 뇌물을 받은 경우에는 ‘사후수뢰’ 혐의로 처벌되며 형량은 1년 이상의 징역이다. 받은 금품의 액수가 1000만원이 넘으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형량이 높아진다.수뢰액이 5000만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1000만∼5000만원 미만이면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 된다. 또 공무원이 아닌 사람이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된 사항을 알선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경우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를 적용,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부패방지법 등을 통한 다양한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으나 형법 체계와 중복된다는 이유 등으로 선언적인 조항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부패방지법 26조는 부패행위를 강요당했거나 다른 공직자의 부패행위를 알고 있는 공직자에게 즉각적인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그러나 신고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조항은 없다.국가공무원법 61조 역시 공직자에게 ‘청렴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경제사범에 대한 엄한 처벌을 위해 금융기관 임직원에게 공무원과 동일한 지위를 부여,처벌할 수 있도록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마련되어 있다.형량은 5년이하 징역이나 10년이하 자격정지로 정해져 있으나 특가법과 동일하게 수재 액수에 따라 가중처벌되고 최고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형이 가능하다.법무부는 잇따랐던 벤처비리에 대한 대책 가운데 하나로 3월부터 기술신용보증기금을 특경가법상 금융기관으로 간주,처벌대상에 넣는다. 조태성기자 cho1904@kdaily.com ◆새정부의 복안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재임중 반드시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지난 대선 때는 ‘부패사범 공소시효 연장’이란 공약을 내걸었다.심상명 법무장관과 강철규 부패방지위원장으로부터 ‘부패없는 사회,봉사하는 행정’이란 과제로 국정보고도 받았다. 구체적으로 노 당선자측은 형법이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규정하고 있는 공무원의 뇌물·알선수재,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규정하고 있는 금융기관 임직원 등의 수재·배임·횡령 등 각종 부패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대폭 늘리는 입법을 추진할 방침이다.예컨대 현형법에는 공무원이나 금융기관 임직원이 5000만원 이상의 뇌물을 받았을 경우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이를 더 늘려 재직기간중의 뇌물수수를 용납하지 않을 방침이다. 내부 고발도 활성화하기로 했다.현행 부패방지법은 내부 고발자의 경우 신분을 보장하고 최고 2억원까지 보상금을 지급토록 규정하고 있다.하지만 동료의 부정부패를 신고하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자신의 부정부패나 자신이 연루된 부정부패의 신고에는 효과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차기 정부는 자신의 수뢰 등도 솔직히 털어놓으면 최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낮춰주는 등 내부 고발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특히 뇌물 사범들의 상당수가 법관의 감경(減輕)을 통해 형이 낮춰지는 관행을 감안,법관의 감경을 제한하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일부 뇌물 사범에 대해서는 집행유예형을 선고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와 함께 차기정부는 근본적으로 부정부패가 설 수 없는 시스템 정착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정부가 내놓은 ‘부패없는 사회,봉사하는 행정’에는 권력집중 현상 타파와 분권화로 비리 근절,행정정보의 투명화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특정 기관이나 인사에게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하면 부정부패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행정정보 공개 확대와 행정절차 투명성 제고,시민 옴부즈맨제도 도입 등으로 시민참여를 활성화해 시민주도로 부패를 척결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kdaily.com ◆문제점과 개선책 법원은 뇌물 범죄의 처벌이 약한 데 대한 여러 이유를 제시하고 있지만 엄한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데 법조계와 시민단체의 의견은 일치한다.법원도 일부 집행유예제도 등 보완책을 강구하고 있다. ●뇌물 범죄처벌 왜 약했나 판사들은 뇌물 범죄의 특성 때문에 실형보다 집행유예 등 판결을 더 자주 내리게 된다고 설명한다.뇌물죄는 공무원이라는 신분을 전제로 한 범죄이므로 대부분 초범이고 재범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재판을 받으면서 명예가 실추돼 처벌의 효과가 있다는 점을 든다.또 뇌물을 받고도 적발되지 않은 사람이 대다수라는 현실을 감안할 때 처벌의 공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뇌물 범죄의 법정형이 너무 높아 오히려 실형을 선고하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서울지법의 한 판사는 “지난 90년 법으로 뇌물범죄 처벌의 기준 액수를 정한 뒤 13년이 지나도록 개정하지 않고 있고 법정최저형이 너무 높아 단기 실형을 선고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집행유예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려대 법대 김일수 교수는 “국가에 대해 봉사했고 재범 가능성이 없다는 등 정상참작 사유만 고려한다면 청렴한 공무원상을 확립하기는 요원하다.”면서 “짧은 기간이라도 뇌물 사범에 대해 실형을 살게 하는 법원의 자세가 확립된다면 공무원들이 부패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원이 작량감경에다 자수감경까지 적용,형량을 4분의1로 낮춰 실형을 선고해야 할 사람에게 집행유예 판결을 내리는 것을 보면 의아할 때가 많다.”고 꼬집었다. 검찰의 불충분한 수사도 뇌물 처벌이 관대해지는 요인이 된다.검찰은 “현금으로 주고받는 뇌물에 대해 명확한 물증을 잡기는 어렵다.”고 주장하지만,뇌물 공여자의 진술이나 정황 증거만으로 무거운 형을 선고하기는 부담스럽다는 것이 법원측의 입장이다.또 정치인들이 받은 금품을 이른바 ‘떡값’으로 간주,정치자금법 위반 등 형량이 낮은 다른 법률로 기소하거나 아예 불기소하는 경우가 있다는 비판도 있다.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통해 뇌물 사범을 풀어주거나 명예를 회복시켜줌으로써 뇌물 범죄의 처벌 효과를 더욱 낮게 한다는 지적이다.참여연대 이재명 투명사회팀장은 “우리 사회에 뇌물 등 부패가 만연된 것은 검찰과 법원의 온정주의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면서 “사법부가 엄한 판단을 내렸더라도 정치적 고려에 의해 사면,가석방되는 현실이 처벌을 통한 부패 예방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대안 및 개선방향 법원에서는 뇌물 범죄 처벌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형을 세분화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대법원은 지나치게 형이 높은 특별형법의 법정형 조정과 함께 ‘일부 집행유예제도’를 도입,일부는 실형을 살게 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집행유예를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한 중견 판사는 “현실적으로 뇌물 피의자에 대해 실형 선고가 쉽지 않은 만큼 집행유예를 선고하더라도 수뢰 액수의 2∼10배 정도의 벌금을 함께 부과하도록 의무화하는 것도 뇌물 범죄의 처벌을 강화하는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뇌물 범죄의 고발 활성화와 새로운 수사 기법의 개발,재판 제도의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서울대 행정대학원 김병섭 교수는 “부패신고를 통해 절감된 금액의 15%를 신고자에게 지급하는 미국의 사례 등 내부 고발을 제도적으로 보장해 부패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제갈융우 변호사는 “뇌물 범죄 기법이 점점 발달하는 만큼 검찰은 자백 위주의 수사에서 벗어나 감청,미행 등을 통해 물적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법학과 조국 교수는 “판결문에 양형 이유를 명시하도록 하면 판사들이 뇌물 사범을 판결할 때 좀더 부담을 느끼게 되고 양형의 객관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또 ‘양형기준표’를 도입,법관들이 재판에 참고하도록 하는 것도 적정한 양형을 위한 방안으로 본다.”고 제안했다.민변 사무차장 김인회 변호사는 “검찰은 명확한 원칙을 기반으로 부패범죄를 기소하고,법원은 국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판결해야 하며,판결에 대해서는 국민이 감시하고 견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택동 조태성 홍지민기자 taecks@kdaily.com ◆외국사례 세계 각국의 ‘부패와의 전쟁’은 고위 공직자와 공무원의 부정부패 행위에 대한 엄격한 처벌에서 출발하고 있다.처벌 법규도 엄격할 뿐 아니라 집행유예나 복역 도중 가석방도 제한된다. 미국은 정부윤리법뿐만 아니라 77년 해외부패방지법까지 제정,외국 기업의 부패행위에 대한 처벌근거도 마련했다.미국 연방법원이 시행하고 있는 뇌물죄 양형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초 죄급 10점,2000달러 초과 때 가중치 1점,4만달러 초과 때 5점,선거직·고위직 공무원 로비가 포함되면 8점 등 범죄행위에 대해 일일이 가중치를 부여한다.5만달러(6000만원)를 받은 고위직 공무원이 특정 로비와 관련됐을 경우 ‘10+5+8=23점’으로 징역 46∼57월 사이에서 형이 선고되며 집행유예는 불허된다.연방법원 규정상 1년 미만의 징역형에 대해서만 집행유예가 가능하다.또 뇌물을 준 자와 받은 자 모두 동일하게 처벌하며 아예 가석방 대상에서 제외시킬 정도로 가혹하다. 부정부패가 심각했던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은 공무원들이 뇌물을 받지 않았더라도 부당한 이득 제공 행위까지 부패행위로 간주,처벌한다.인도는 공무원뿐만 아니라 정부투자기관 종사자,대학교수 등까지 포괄적인 공직자로 규정,뇌물죄로 처벌한다.특별법관이 진행하는 재판을 통해 징역 6월이상 5년 이하에 처한다. 대만과 태국 등은 부패방지법안을 제정,뇌물 범죄에 대한 최고 형량을 사형으로 규정하고 있다.대만은 63년 제정된 부정공무원처벌법에서 최고 사형을 언도하도록 했으며 부정 축재 재산의 몰수 및 반환을 명문화했다.‘2002년 국제투명성·부패지수(CPI)’ 조사 결과,세계 5위에 오른 싱가포르는 60년 부패방지법을 제정,현금·선물 수뢰,융자혜택,직장제공,이득 제의와 약속까지도 부정부패 행위로 간주한다.부패 공무원은 최고 5년형 및 10만달러의 벌금형이 선고되며 정부계약건은 징역 7년 이상으로 뇌물수수액은 모두 몰수된다.독립된 수사기관인 부패행위조사국에 대해서는 검찰이 간섭할 수 없다.95년 4500만달러의 뇌물을 받은 정부위원회 부위원장에게는 징역 14년형의 선고와 함께 비자금 1000만달러도 모두 몰수했다.형기 도중 집행유예나 가석방도 제한돼 자살한 고위직 공무원도 드물지 않다. 일본은 국가공무원윤리법을 통해 공무원들의 소득,주식거래 내용,일정액 이상의 선물 등의 보고를 의무화하고 있다.이해관계자가 주는 전별금과 축의금의 수령은 금지되며 선고형량과 실형률이 높아지는 추세다.뇌물 공무원에 대한 사면 역시 법치주의에 대한 부당한 폭거로 인식된다.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은 공동단체부패행위방지법이나 부패예방조사위원회를 설치,부정부패 공무원을 단죄한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투신 국세청직원 메모 공개“괴전화·미행 힘겨워”

    국세청 6급 직원 김동규씨의 투신자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종로경찰서는 22일 숨진 김씨가 세무사 이모씨와의 소송 기간 동안 괴전화와 미행 공포에 시달렸음을 보여주는 메모가 담긴 다이어리 등 유품을 공개했다. 속 표지에 “이 노트는 보지 말고 태워라.”라는 친필이 적힌 다이어리에는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 1월 사이 김씨가 자신을 미행한 것으로 의심한 차량번호 4개가 “국립의료원 앞,미행의심”,“힘겨워,정체불명의 자동차가 계속 따라와.”라는 메모와 함께 적혀 있었다. 2001년 6월9일에는 3개의 전화번호가 “언제까지 이런 전화가 오냐 말이야.”라는 문구와 함께 적혀 있어 김씨가 협박전화에 시달렸다는 유족의 주장을 뒷받침했다.2001년 10월 초에는 이틀 연속 “free from terror(테러에서 벗어나고 싶다.)”라는 문구를 적었다.김씨의 형 동춘(55)씨는 “동생이 안팎에서 극심한 시달림을 당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세영 황장석기자 sylee@
  • 횡단보도 건너던 청각장애인 미군차량에 치여 사망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 사건의 파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인천에서 장애인이 미군 트레일러에 치여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21일 낮 12시25분쯤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42의 136 백마장 입구 삼거리 횡단보도를 건너던 박태헌(45·여·청각장애 5급)씨가 주한미군 소속 트레일러(25t·운전자 박상진·31)에 치여 숨졌다. 경찰은 부평구청 방면에서 산곡동쪽으로 우회전하던 트레일러가 무단 횡단하던 박씨를 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중이다. 사고 차량은 부평2동에 위치한 미군부대 ‘캠프 마켓’ 소속이다. 경찰은 운전자 박씨가 미군부대에 용역직으로 고용된 내국인 노무자이기 때문에 한·미행정협정(SOFA) 대신 국내법을 적용받는다고 밝혔다.하지만 사고차량이 명백히 미군 소속이기 때문에 사고처리가 미흡할 경우 여중생 사망사건과 비슷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뉴욕타임스 “北보다 한국 다루기가 더 어려워”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등 미국의 유력지들이 2일 잇따라 북핵문제 해결을 둘러싼 한·미간 갈등표출을 주요기사로 다루었다. 뉴욕타임스는 2일,‘한때 확고한 동맹국이던 한국,지금은 미국에 문제거리로’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50여년간 더할 나위없는 미국의 맹방이었던 한국이 이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의 최대 외교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콜린 파월 미국 국무부 장관이 최근 3개월만에 5번째로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한국에 특사로 보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방미 문제를 협의토록 할 예정이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중대한 견해차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과는 달리 미국은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포기할 때까지 협상이나 새로운 경제 유인책을 배제하는 정책을 선호하고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신문은 부시 행정부 외교팀의 구성원 다수와 유대를 갖고 있는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미 행정부에 있어 한국 문제는 북한 문제보다 다루기가 더 어렵게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문가는 “미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노 당선자와 김대중 대통령으로 하여금 미국의 접근법이 먹혀들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막지 못하면 (한·미간의) 분열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문가는 이어 “북한은 한·미간 갈등을 부추기기 위해 결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고 말하고 북한정부가 신년사에서 한반도에는 남북한과 미국 사이의 대결만 있을 뿐이라는 말로 이같은 의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한국내 반미감정은 미국이 과거 독재정권을 지지한 데 대한 해묵은 감정까지 표출돼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분석하고 미행정부는 특히 이러한 반미정서에 대한 노 당선자의 진의가 무엇인지를 몰라 당황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결론적으로 미국은 북한과 대화하겠지만,이를 위해 북한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런 의미에서 공은 북한에 가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2일 북한 핵문제 해법을 둘러싼 한·미간 이견이 부시 행정부의 입지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으며,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거물급 인사의 투입이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신문은 ‘한국과의 공조 균열이 미국의 입장을 곤혹스럽게 한다'는 제목의 해설기사에서 한·미 양국 정부는 지난 2년간 대북정책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질주했으며 그 결과 극복하기 쉽지 않은 차이를 드러냈다고 분석했다.신문은 북한이 한·미간 균열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신문은 따라서 1994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서 담판을 지었듯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리처드 루가 미 상원 외교위원장 내정자 같은 거물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북핵문제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충고했다. mip@
  • 파월 발언의미와 美입장/동맹국·유엔 지렛대로 北압박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30일 한국정부쪽에서 나온 ‘대북 봉쇄 반대’ 발언은 하루 전날 알려진 부시 행정부의 대북 ‘맞춤형 봉쇄’ 전략에 정면으로맞서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대북 포용성향이 보다 강화될 한국의 차기 정부와,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장악해 더욱 강경한 대북 정책을 펼칠 2기 부시 행정부 사이에 전개될 마찰의 ‘전주곡’으로 보는 성급한 시각도 제기됐다. ‘맞춤형 봉쇄’ 전략은 북한이 북한 핵 개발계획을 포기하기까지 유엔안보리 회부,경제제재 등 모든 경제·정치적 수단을 동원한다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핵개발 포기가 선행되지 않는 한 북한과의 대화나 협상은 배제한다는 미행정부의 강경입장이 담겨 있다.이와는 달리,같은 날 워싱턴에서는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새로운 분위기가 감지됐다.바로 콜린 파월(사진) 국무장관의 잇따른 방송출연 발언이다. 파월 장관은 이날 ABC방송 등에 출연,“북한과 의사소통할 방법을 찾고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그는 더 나아가 “미국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무력을사용하겠다는 식으로 시한을 못박는 것은 비생산적”이라고 말해 북핵사태 시작 후 처음으로 북한과의 적극적인 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파월 장관의 이날 발언은 텍사스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장시간 대화 뒤에 나왔다는 점에서 더 관심을 모은다. 파월 장관의 무력사용 배제 발언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방관이 최근 2개지역에서의 전쟁 가능성을 말한 것과는 분명 대조를 이룬다. 파월 장관은 ‘현 시점’이라는 단서를 붙여 이라크와 북한의 분리 대응이한시적임을 시사했다.파월 장관이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한 것도 한편으로는이라크와의 전쟁을 치를 동안 시간을 주자는 것일 수도 있다.따라서 대화 제스처는 한국이나 유엔을 지렛대 삼아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부시 행정부의 의지를 담고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미국이 제한적이나마 대화의지를 보였다지만 이것이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북한이 이에 상응하는 호응을 보여야 한다는 점에서 ‘공은 여전히 북한에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측의 북한 봉쇄 반대 역시 북한 핵포기를 요구하고 있다.한국은 물론,일·중·러 등 관련국들의 북한 핵 포기를 이끌어내기 위한 외교노력도 그만큼 더 절실하게 됐다. mip@
  • 노무현 당선과 美의 北核정책/부시 한반도정책 컨설턴트 에버스타트 인터뷰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가 해결할 최대의 현안이라 할 수 있다.‘햇볕정책’에 대한 한·미간의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북핵 문제는 남북 당사자뿐 아니라 북·미,북·일 관계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대선이 끝난 다음날인 20일 미기업연구소(AEI)의 한반도 전문가 니컬러스 에버스타트를 만나 북한의 현주소와 미국의 대북정책을 진단했다.지난해 ‘북한 경제:위기와 재앙,그리고 미래’를 펴낸 그는 하버드대 인구발전센터에서 20여년간 한반도 문제등을 연구했으며 현재 미 의회와 국무부 등 부시 행정부의 한반도 관련 정책수립에 중요한 컨설턴트로서 활동하고 있다. ◆북한이 핵 개발을 시인한 배경에 대해 논란이 많다.북한 특유의 ‘벼랑끝전술’로 봐야 하는가. 북한의 핵 개발이 교섭을 위한 ‘수단’이냐 아니면 전략적 차원의 ‘목적’이냐 하는 시각에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그런 측면에서 농축 우라늄 개발이 1999년부터 2000년 사이에 시작됐다는 미 당국의 정보는 아주흥미롭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가진 기간이며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한 시점이기도 하다.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완화하려던 2000년 말은 남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가장 좋을 때이다.평양이 이같은 때에 핵 개발을 극비리에 진행했다는 점은 김 대통령이 추구한 ‘햇볕정책’과 반대되는 결과를 낳았다.따라서 북한의 핵 개발은 교섭을 위한 ‘전술적 차원’이라기보다 한반도 주변의 역학관계를 고려한 ‘전략적 의도’가 깔렸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북한에 강경책을 구사하는 부시 행정부의 방향이 옳은가. 북한이 핵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대북 지원을 줄이거나 중단하려는 논의는 1차적으로 당연시된다.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대북 중유공급을 중단하고 다른 형태의 추가적인 정치·경제적 지원의 중단 등을 검토하는 것은 북한 정권에 압력을 가하는 첫 단계로서 필요하다.그러나 솔직히 이같은 조치로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 개발을 포기할 것이라는데 낙관하지 않는다.오히려 북한이 핵 개발을 가속시키는 논리를 제공할 수 있다.보다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 ◆어떤 방안이 예상되나. 대표적으로 중국과의 협력에서 확실히 찾을 수 있다.중국은 북한의 핵 개발을 끔찍하게 생각한다.한반도가 핵으로 무장되고 일본이 핵 개발에 나서는것은 중국의 이익에 맞지 않는다.중국은 현재 북한을 지원하는 유일한 나라다.러시아는 1991년부터 대북 지원 규모를 줄이기 시작해 지금은 북한에 대해 거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반면 중국은 1992년에 이미 북한에대한 최대 지원국이 됐다.중국은 그러나 북한의 핵 개발로 1993년에 한반도위기 상황이 닥치자 이듬해인 1994년부터 식량 등 대북지원을 급격히 줄였다.이같은 사실은 철저히 통제됐으며 공식적으로도 발표되지 않았다.북한이 1994년 북·미 핵 합의에 합의한 배경에는 중국의 이같은 압력이 포함됐다.북한은 경수로 2기 건설과 미국의 중유 지원이라는 결과를 얻어냈지만 중국으로부터의 ‘공급 차단’이 결정적 변수였다.이번에도같은 양상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한다.미 정부는 이미 중국 당국에 식량지원 삭감을 요구했으며 중국도 이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미국이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감안,이같은 의사를 은밀히 전달했으며 중국도 이를 공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에는 실질적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라크와의 전쟁을 끝낸 뒤 미국이 핵 합의를 공식 파기하고 북한으로 화살을 돌릴 가능성은 없는가. 1994년에 맺어진 북·미간 핵 합의는 사실상 폐기된 것과 다름없다.그러나부시 행정부가 국제 안보상의 이익 때문에 정치적으로 합의문이 죽었다고 선언할 것 같지는 않다.미국이 외교적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는실용적인 판단에서다.북한이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이행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근거’가 될 수 있으며 북한의 태도에 따라 미국이 언제든지 핵 합의에복귀할 수 있다는 여지도 남겨뒀다.실질적으로는 합의가 파기됐으나 외교적·전략적 차원에서 완전히 파기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의회가 내년 1월에 북·미 핵합의를 파기하고 대북 강경책을 미행정부에 권유하는 법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문에 불과하다.북·미 핵 합의는 의회의 승인을 요구하지도 않으며 법으로 이를 제약할 근거도 없다.한마디로 핵 합의와 의회는 무관하다.의회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권한은 대북 중유공급에 대한 예산 지원만 거절할 수 있다.경수로 2기 건설 지원은 KEDO를 통해서 이뤄지며 예산은 한국과 일본이 대부분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부시 행정부가 KEDO에 압력을 가할 수는 있지만 의회가 직접 할 일은 없다.북한의 핵을 포함한 외교정책 수립에서 의회의 역할은 2차적이다.중요한 것은 어디까지나 부시 행정부의 생각이다. ◆부시 행정부가 ‘햇볕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측면에서 강경책이예상되지 않는가.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분단된 남북한을 화해로 이끌기 위한 하나의이론이자 남북 당사자간의 협상책이다.한국에는 안보를 담보하고 북한에는외부세계에 대한 개방과 안전을 보장한다.민주주의와 전제주의를 지향하는남북한 사회에서 이같은 정책은 전례가 없는 역사적 사건이다.비록 북한이‘햇볕정책’에 상응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으나 김 대통령은 임기를마치고도 같은 정책이 계속되고 결실을 맺기를 바랄 것이다.‘햇볕정책’은상당한 의미가 있지만 결과는 아직까지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지역 안보나 북한에 대한 신뢰가 개선되지 않았으며 평양은 핵 개발로 외부 세계에 대응했다.특히 김정일 정권은 한·미간의 군사동맹 관계를 계속 갈라놓으려 한다.특히 ‘힘’을 바탕으로 남한을 통일하려는 의도를 포기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보이지 않는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햇볕정책’의 계승자다.대북 해법을 둘러싼 한·미간 갈등이 재현될 것으로 보는가. 미국이나 한국 정부 모두 신중한 자세로 나올 수 밖에 없다.부시 행정부는이번 대선의 결과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잘 알고 있다.오래 전부터 이같은상황에 대비해 온 것으로 안다.한국 정부도 한·미 관계의 근간을 흔드는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기본적으로 북한의 핵 개발이 중단돼야 한다는 시각에는 양측 모두 이견이 없다.다만 수단을 놓고 외교적으로 상당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마찰이나 갈등으로 보기에는어렵다. ◆미국은 북한이 어떻게 나오기를 바라는가. 북한은 현재 미국의 협상 파트너로서 신뢰성을 얻지 못하고 있다.기존의 핵 합의를 어겼을 뿐 아니라 이후에도 신뢰를 쌓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게 부시 행정부의 평가다.미국은 정말 ‘말’보다 ‘행동’을 기다리고 있다.이에 대한 각종 보상책도 이미 테이블 위에 마련했다.북한은 어떠한 경로를 통해서든 외부 세계에 핵 프로그램의 포기를 선언한 뒤 핵 정보를 공개하고 사찰을 받아들여야 한다.이같은 신뢰구축의 노력이 없다면 대북 중유공급중단 뿐 아니라 경제제재에 이어 생계유지 차원의 군사무기 수출도 강력히차단할 것으로 예상된다.실제 예멘으로 향하는 미사일 선박은 그같은 조치의 일환이었다.그러나 북한이 이라크와 같은 처우를 받는 데 대해 인내심을 발휘할지는 알 수 없다. ◆북한이 최근 경제개혁을 단행하는 등 외부세계에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지않았는가.북한 경제에 대한 전망은. 북한의 경제개혁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는 게 사실이다.특히 시장 중심의가격 기능과 통화정책의 도입으로 많은 사람들은 북한 경제가 안정되고 활력을 찾을 것으로 평가한다.그러나 나는 다른 사람들이 느낀 것에 비해 다소비관적이다.비록 김정일이 이같은 변화를 직접 지시했다고 하지만 지난 7월도입된 새로운 통화정책은 북한의 전체 경제에서 작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측면에서 기본적으로 한계가 있다.특히 소비재 산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큰의미가 없다. 북한이 신의주 특구의 초대 행정장관에 양빈을 임명했던 것은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이자 기존의 모든 경제정책이 실패했음을 반영한다.더욱이 지난 7월 이후 북한 암시장에서 북한 원화의 달러당 가치는 150원에서 지금은 500원까지 오르고 있다.초(超)인플레이션은 아니지만 이에 접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북한 경제의 전망은 밝지 않으며 개혁조치도 잘 진행될 것 같지 않다.이번 겨울을 지내면서 북한 경제는 더 악화될 것으로 본다.북한주민의탈북현상이 더욱 늘 것으로 본다. ◆탈북자들을 돕기 위한 미국의 노력은. 탈북자를 도와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미국은 현재 중국이 남한으로 가고 싶어 하는 탈북자들의 ‘통과지역’이 될 수 있도록 중국 당국과 아주 조용히 상의하고 있다.미 의회도 탈북자 가운데 일부를 미국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법안을 마련 중이다.미국 역시 그들을 환영할 것이며 의회의 이같은 노력에 공감을 표시했다.그러나 그들은 베트남 난민처럼 ‘보트 피플’이 아니며 법적으로 한국 시민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미국이 이들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는 없다. ◆통일 한국에 대한 주변국의 시각은 다른 것 같다. 한국이 통일되면 중국과 러시아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냉전체제가 끝났기 때문에 민주주의와 특히 자본주의 체제의 확산에 통일 한국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이념의 완충지역으로 한반도를 보던 시대는 지나갔다. 통일 한국의 긍정적인 기능에 낙관한다.국제사회에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일본에서 강력한 한국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을수 있으나 한국과 일본이어차피 풀어야 할 과제다.북·일 관계개선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m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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