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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력 대선후보마저… 끝없는 미투에 누굴 믿나” 충격

    “유력 대선후보마저… 끝없는 미투에 누굴 믿나” 충격

    청와대 安청원글 하루새 100건 “안희정의 철학 믿었는데 뒤통수” SNS 지지자 모임도 해체 선언 女단체연합 “권력형 성범죄 처벌”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 시민들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는 말로 충격을 표현했다. 안 전 지사가 차기 유력한 대권주자인데다 방송에서도 늘 가정적인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에 그 여파도 상당한 것으로 관측된다.이날 청와대 국민 청원 및 제안 페이지에는 안 전 지사와 관련된 청원 글이 하루 사이에 100여건 올라왔다. 안 전 지사에 대한 구속 수사와 처벌 등을 주장하는 청원과 함께 피해자인 김지은씨를 보호해 달라는 청원이 주를 이뤘다. 특히 김씨가 전날 인터뷰에서 “국민이 저를 좀 지켜 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에 많은 시민이 공감의 뜻을 표했다. 다만 “안희정 사퇴 반대”, “안희정은 그래도 순진하다” 등 안 전 지사를 옹호하는 글도 일부 있었다. 안 지사를 지지했던 시민들의 지지 철회 선언도 잇따랐다. 안 전 지사 트위터 지지자 모임인 ‘팀스틸버드’(@teamsteelbird) 측은 이날 트위터에 성명서 내고 “가해자의 정치철학은 더이상 우리에게 의미가 없다”면서 “그간의 지지 활동이 피해자에게 또 다른 상처를 안기고 고립감을 느끼게 한 것은 아닐까 두렵다”고 발표했다. 팀스틸버드 측은 성명서를 끝으로 활동을 종료하고 일주일 뒤 계정을 삭제할 예정이다. 자신을 ‘안희정 골수 지지자’라고 소개한 직장인 김모(45)씨는 “처음 뉴스를 접했을 때 꿈꾸는 것 같았고 결국 참담함을 느꼈다. 안희정은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서 “그의 지지자들은 그가 내세운 가치, 문제 해결의 화법 등을 보고 지지한 것이지 맹목적인 지지를 보내진 않았기 때문에 (지지할) 새 인물이 나타난다면 희망은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단체연합은 6일 성명을 발표하고 “안 전 지사의 범죄는 명백한 위계와 성별 관계에 의한 권력형 성폭력”이라면서 “성폭력 범죄자로 철저한 수사를 받아야 한다. 정치활동 중단 등 도의적 책임 수준으로 면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출당·제명 조치와 관련해서는 “정치인에 의한 성폭력을 한 개인의 축출로 마무리해서는 안 된다”면서 “성차별적인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정치권에 촉구했다.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이날 긴급성명을 내고 “지사직 사퇴로 꼬리를 자를 순 없다”면서 “사법 당국은 또 다른 피해자에 대한 증거 인멸 개연성이 있는 만큼 주저하지 말고 구속 수사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지방선거로 불똥튈라… 안희정 제명한 與, 도덕성 지적하는 野

    지방선거로 불똥튈라… 안희정 제명한 與, 도덕성 지적하는 野

    민주당, 충남권 전략 수정 불가피 ‘친안’ 박수현 선거운동 잠정 중단 한국당 “좌파진영 이중성 드러나” 바른미래당 “탁현민도 면직해야” 정치권은 6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6월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석 달여 남은 본선까지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지만 당내 경선과 각 당의 초반 선거 전략에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더불어민주당은 자당 유력 정치인이 파렴치한 사건에 연루되는 대형 악재가 터졌다는 당혹감에 할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 실시간 검색어에는 경기지사에 도전하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이름까지 오르내렸다. 높은 당 지지율과 안 전 지사의 인기를 바탕으로 충남도지사 선거에 도전했던 민주당 인사들은 일단 ‘안희정 지우기’ 전략을 해야 할 판이다. 충남도지사 선거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여권이 대체로 유리한 결과가 나오며 낙승을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성폭력 의혹 폭로로 ‘안갯속 판세’가 됐다는 분석이다. 친안(친안희정)계를 대표했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충남지사 선거 운동 일정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역시 친안계 인사로 대전시장 출마를 선언한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도 정책보고회 일정을 취소했다. 충남과 인접한 대전시장 선거나 천안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은 본선까지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전의 한 중진 의원은 “안 전 지사 측 인사가 모두 무릎 꿇고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안 전 지사를 제명하고 우리는 몰랐던 일이라며 끝낼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성 관련 범죄에 연루된 사람은 공천에서 원칙적으로 배제하기로 했다. 또 당 윤리심판원은 의혹이 불거진 지 하루 만에 안 전 지사를 당에서 제명했다. 백혜련 대변인은 “충남도청 정무비서관을 통해 안 전 지사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했지만 소명하지 않겠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야권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겉과 속이 다른 민주당과 좌파 진영의 이중성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좌파 진영이 집단 최면에 빠져 얼마나 부도덕한 이중적 성도착 증세를 갖고 있는지 보여 주는 단적인 예”라고 원색적으로 성토했다. 바른미래당은 ‘여성비하’ 논란을 일으킨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 면직을 거듭 요구했다. 하지만 ‘미투 파문’의 불똥이 어느 진영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점에서 야권도 긴장하고 있다. 한국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미투 운동은 여성 불평등과 관련한 우리 사회의 큰 변화 메시지라고 봐야 한다”면서 “지방선거의 유불리로 따질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甲男 세상, 乙女의 반격] 그는 울타리 속 甲… 그녀들이 울고 있다

    권력 뒤에 숨은 추악한 성폭력이 세상을 흔들고 있다. 지난 1월 서지현 검사의 용기 있는 폭로 이후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사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갑남’(甲男)들이 자행한 권력형 성폭력에 대해 숨죽여 살아온 각계의 ‘을녀’(乙女)들이 권력의 사슬을 끊기 위해 나섰다. 서 검사는 안태근 전 검사장에게, 김지은 정무비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연극단원들은 이윤택 연출가에게 당한 피해를 폭로하고 나섰다. 하지만 하소연조차 못하는 평범한 피해자들도 적지 않다. 또 용기를 내 폭로하더라도 앞으로 수사, 재판을 받으면서 무혐의, 무죄 위험과 싸워야 하고, 사회의 편견에 또 맞서야만 한다. 서울신문은 ‘타임스 업’(time’s up·그런 시대는 끝났다)을 위해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 해결이 왜 어려운지, 어떻게 풀어 가야 하는지를 4회에 걸쳐 싣는다. “유부남, 유부녀끼리 연애나 하자.” 농담인 줄 알았다. 대기업 협력업체에 다니는 최모(34·여)씨는 1년 넘게 같은 팀에서 일한 A팀장의 이 같은 말에 ‘친한 사이니까 농담한 거겠지’라고 생각했다. 지난해 초여름 회식을 마치고 가던 중 으슥한 골목길에서 A팀장은 성관계를 요구했다. 최씨는 너무 놀라 제대로 거절하지 못하고 얼버무렸다. 이후 끔찍한 날이 시작됐다. 남편에게도, 동료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회식 때마다 A팀장의 성추행은 반복됐다. 우유부단한 성격의 최씨였지만 비슷한 일이 반복되자 용기를 내서 “굉장히 기분이 나쁘다. 그러지 말라”고 말했다. 최씨는 A팀장을 폭로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다른 회사로 옮긴다고 해도 소문이 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최씨는 모두에게 친절한 자신의 성격이 문제가 아닌가 자책했다. “회사 다니지 말고 조용히 살아.” 사회 초년생인 회사원 김모(29·여)씨는 지금도 성폭행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김씨는 직원들 몰래 회사 선배인 B(43)씨와 연애를 시작했다. 하지만 곧바로 B씨의 여자 관계가 복잡하다는 사실을 알고 헤어지자고 했다. 그러자 B씨는 적반하장식으로 김씨에게 회사를 그만두라고 요구했고, 그러지 않으면 회사에 성관계 사진을 보내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김씨는 B씨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경찰에 그를 고소했다. B씨는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회사에 그간 사정이 알려지면서 김씨는 스스로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바른미래 ‘대통령 권한 축소·총리 내각 통할권 보장’

    바른미래 ‘대통령 권한 축소·총리 내각 통할권 보장’

    바른미래당이 6일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방향의 ‘분권형 개헌’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대통령 선출시 결선 투표제를 도입하고, 총리의 권한을 확대하자는 게 골자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 연찬회를 열고 “총리의 실질적 내각 통할권을 보장하고 총리는 국회에서 선출 또는 재적 5분의 3 이상의 동의를 얻어서 대통령이 임명하게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권한을 어떻게 나눌지는 앞으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연찬회 후 브리핑에서 “대통령 선출시 결선 투표제를 도입하고 대통령 비서실도 대폭 축소해서 비서실은 대통령 보좌업무에 충실하도록 하게 한다”면서 “또 권력기관 개혁과 관련해서는 권력기관장을 임명할 때 추천 위원회를 통해서 추천받고 국회의 동의 얻어서 대통령이 임명하게 하는데 총론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서는 “비례성을 강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서 연동형 비례 대표제 바람직하지만 최소한 도농 복합형 중대 선거구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바른미래당은 “특별히 헌법 전문에 과학기술 중심의 국정운영을 명시해 과학기술 가치의 재정립을 (바른미래당이) 주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연찬회에 앞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을 규탄하는 의원 공동 성명서를 채택하고, 이른바 위드유(#With you·함께하겠다)운동으로 미투운동(#Me too·나도 피해자)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성폭력, 성폭행과 관련된 어떤 경우에도 잘못이 드러나면 절대 숨기지 않고 일벌백계하겠다”고 밝혔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추미애 “두 딸 보기 부끄럽다…국민께 거듭 사죄”

    추미애 “두 딸 보기 부끄럽다…국민께 거듭 사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비서 성폭행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거듭 사죄하고 나섰다.안희정 전 지사가 사임한 6일 추미애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큰 충격을 받은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어제 밤늦게 귀가해 근심스런 눈으로 저를 대하는 두 딸 보기가 부끄러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살아야 하는 세상은 아직도 이래?’, 세상이 무섭고 끔찍하다는데 엄마로서도, 공당의 대표로서도 할 말이 없었다”면서 “민주당 대표로서, 엄마 된 심정으로 단단한 각오를 갖고 그릇된 성 문화를 바꿔 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성폭력범죄 신고상담센터를 설치하고 전담 인력을 두어 국회의원, 당직자, 보좌진의 성추행 및 성희롱에 대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가 있을 경우 철저히 조사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하겠다”면서 “국회의 독립기구인 인권센터를 설립하고 외부 전문가를 채용해 성폭력 및 인권 전반에 대한 상담과 교육, 예방 업무를 전담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치공학이나 선거공학 등 좌고우면하지 않고 불관용의 원칙을 적용해 성범죄를 뿌리뽑겠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희정 지지세력도 미투... 트위터 지지모임 해체 선언

    안희정 지지세력도 미투... 트위터 지지모임 해체 선언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트위터 지지모임인 ‘팀스틸버드’는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 제기 이후 지지를 철회하고 피해자와 연대하겠다고 선언했다.팀스틸버드는 전날(5일) 밤 안 전 지사 성폭행 의혹 보도 직후 트위터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이번 보도를 통해 그의 철학과 가치는 모두 허위임이 명백해졌다”며 “가해자의 정치철학은 더이상 우리에게 의미가 없다”며 활동 종료와 계정 삭제 입장을 밝혔다. 이어 “팀스틸버드 운영진은 이번 사건에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곁에 서겠다”며 “뒤늦게나마 피해자에게 연대와 지지를 전하며 향후 2차 가해에 함께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희정, “합의 아니었다. 도지사, 정치 내려놓겠다”

    안희정, “합의 아니었다. 도지사, 정치 내려놓겠다”

    자신의 페이스북 통해 성폭행 인정충남지사 포함 정치활동 중단 선언공보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안희정 충남지사가 도지사직에서 사퇴하고 정치활동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 중 한 명으로 분류됐던 안 지사는 이로써 한순간에 잠정적으로 정계 은퇴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안 지사는 6일 새벽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하다”며 공개 사과했다. 안 지사는 또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라며 “모두 다 제 잘못”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오늘 부로 도지사직을 내려놓는다.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며 “다시 한 번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JTBC는 전날 밤 방송에서 안 지사가 공보비서 김지은 씨를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동안 4차례에 걸쳐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는 김씨가 직접 출연해 “안 지사가 지난달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한참 사회적인 이슈가 된 상황에서도 그에 대해 ‘상처가 됐다는 걸 알게 됐다’며 미안하다고 했다”며 “하지만 그날까지도 성폭행이 이뤄졌고, 더는 참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폭로 이유를 밝혔다. 특히 자신 외에도 다른 피해자가 있다면서 “국민이 저를 지켜준다면, 그분들도 (피해 사실을 밝히며)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도가 나온 후 민주당은 긴급최고위원회를 열어 안 지사에 대한 출당 및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안 지사의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오는 등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안 지사는 현재 공관에 머무르지 않고 있으며 소재 역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문학권력의 고백성사를 요구한다/최강민 문학평론가·우석대 교수

    [시론] 문학권력의 고백성사를 요구한다/최강민 문학평론가·우석대 교수

    2016년 10월 촛불혁명 이후 적폐청산은 시대의 화두가 됐다. 이 연장선에서 2018년 서지현 검사의 성폭력 범죄를 알리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점화됐고, 최영미 시인은 고은 시인의 성폭력을 비판하는 문학계의 미투 운동으로 적폐청산의 도미노 게임에 참여했다. 문학의 윤리성과 저항성을 상징하던 고은은 숨겨진 괴물의 자화상이 폭로되면서 추락했다. 최영미가 이어받은 미투 운동은 문화계 전반으로 확산돼 현재진행형이다. 고은 시인의 성폭력이 오랫동안 은폐될 수 있었던 것은 고은을 포함한 문학권력과 낡은 문학 관행이 함께 작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은은 한국작가회의의 전신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대표간사와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장을 역임했고, 오랫동안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된 문학권력이었다. 이러한 고은의 문학권력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한 것은 바로 창비와 한국작가회의다. 그동안 진보문학의 좌장 역할을 한 창비는 문학의 현실 참여, 삶과 문학의 진정성, 문인의 윤리성을 강조하며 한국문학을 변혁시켰다. 고은의 성폭력은 창비의 뒤풀이 모임에서도 있었다고 최영미는 증언하고 있다. 창비는 고은의 상습적인 성폭력 사실을 알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고은은 계간 창작과 비평의 지면에 시를 꾸준히 발표했고, 창비의 주요 행사에 초청됐다. 이것은 창비의 안이한 성폭력 인식과 묵인, 남성 문인들의 성폭력에 대해 관용적인 문학관이 함께 작용한 참사다. 고은의 성폭력 사건은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을 옹호하는 페미니즘 책을 발간한 창비의 이중적 처신과 위선을 드러낸다. 파쇼적 보수정권과 대결하는 상황에서 고은의 성폭력을 묵인했다면 창비의 조직 보호 논리는 그들이 비판한 극우보수의 행태와 닮은꼴에 불과하다. 고은의 성폭력 사건은 한국문학의, 진보문학의 위기를 상징한다. 지난 2월 한국작가회의의 총회에서 최원식(계간 창작과 비평 전 편집주간) 이사장은 “부족한 저를 지난 2년간 이사장으로 허락해 준 고은 선생을 비롯한 고문단”에게 깊이 감사한다는 인사말을 했다. 고은의 성폭력이 폭로된 상황에서 한국작가회의를 대표하는 최원식은 고은 시인에게 감사의 말을 던졌던 것이다. 성폭력을 반대한다는 한국작가회의의 성명과 이사장의 엇박자 발언은 경악할 일이다. 이날 총회에서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이렇게 하지 않을 법한 일들이 ‘관행’이라는 이름하에 진행됐다. 총회의 파행은 직선제 유무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적 절차에 따른 공정하고 합리적인 선거 집행이 부재했기에 발생한 적폐였다. 한국작가회의는 이사장과 사무총장을 선출할 때 민주주의 선거 원칙인 비밀선거를 하지 않았고, 출마의 변도 없었다. 선거는 공개적인 거수투표를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강행했다. 고은의 성폭력과 한국작가회의 총회는 쌍생아의 적폐였다. 유명 연예인의 성폭력은 당사자가 개인으로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고은의 경우 개인을 넘어 문학권력, 악습의 문학 카르텔이 깊게 관련돼 있다. 그래서 추가적인 미투 운동이 쉽지 않다. 고은의 성폭력과 직간접으로 관련된 문인들과 문학권력은 고은 사건의 확대를 두려워한다. 이들 일부는 내부 고발자인 최영미의 개인 행실을 비판하는 마녀사냥의 꼼수 발언으로 대응했다. 고은과 방조자를 포함한 문학권력은 모두 유죄다. 이 시점에 필요한 것은 죄인이라는 각자의 인식 속에 진솔한 참회의 고백성사다. 고은은 최근 외신에 부끄러운 어떤 짓도 하지 않았다고 변명의 발언을 했다. 무죄라고 생각한다면, 고은은 최영미 시인을 즉각 고발하고 경찰의 조사를 받아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라. 존경받던 문인이 위선자로 밝혀진 것은 한국문학의 비극이자 역사의 아이러니다. 문학계의 미투는 적폐 관행을 폐기하라는 선언이자 질적 갱신의 필요성을 채찍질하는 절규다. 미투 운동은 남녀가 평등한 행복한 세상을 만들려는 자구적 움직임이다. 문인들과 문학권력은 이 선언과 절규에 뜨겁게 대답해야 한다.
  • 미투 바람 부는 무대, 캐릭터·설정도 변화

    미투 바람 부는 무대, 캐릭터·설정도 변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공연계에 신선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원작의 드라마틱한 설정에 충실하면서도 높아진 젠더 감수성에 부응해 선정적인 장면이나 남성 억압적 캐릭터도 바꾸는 실험이 시도되고 있다.●‘삼총사’ 호색 마초, 순정남으로 변신 2009년 초연된 후 호쾌한 검술 액션과 웅장한 음악으로 호평을 받은 뮤지컬 ‘삼총사’는 오는 16일 개막 10주년 기념 공연에서 그간 유지해 온 일부 캐릭터를 수정해 올리기로 했다. 5일 제작사인 메이커스프로덕션과 킹앤아이컴퍼니에 따르면 호색한 마초로 그려진 삼총사의 주요 캐릭터인 ‘포르토스’가 10주년 공연에서는 정의로운 순정남으로 각색돼 무대에 오른다. 이는 최근 미투를 통해 제기된 폭력과 남성 중심의 위계에 대한 문제 의식을 작품을 통해 드러낸 본격적인 시도로 꼽힌다. 왕용범 연출가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원작에서 고전적 의미의 영웅호걸 캐릭터가 과연 현 시대와 정서에도 맞는 것인지, (호색 마초가) 영웅 이미지로 용납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해 왔다”며 “10년 전 공연에서는 어떤 전형성을 가진 인물처럼 보였지만 현재의 시선으로 다시 보면 비호감 캐릭터로 느껴질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미투 운동이 가져오는 정의로운 변화에 동참하고, 마초적인 남성 이미지가 영웅시되는 것에 대한 반대의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맨 오브 라만차’ 성폭행 장면 삭제 ‘꿈꾸는 것조차 사치인 시대에 꿈을 꾸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용기’라는 돈키호테 정신을 품고 있는 명작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도 작품 수정에 나섰다. 제작사인 오디컴퍼니는 다음달 12일부터 열리는 국내 8번째 공연부터 여주인공 ‘알돈자’가 집단 성폭행 당하는 장면을 빼기로 결정했다. 2005년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후 극중 성폭력 장면의 경우 보기에 불편하고 자극적이라는 관객들의 의견이 끊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여주인공이 나락으로 추락하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강조하는 장면이었지만 다양한 연령층이 공감하고 볼 수 있도록 수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작품 수정은 오래전부터 고심한 것으로 최근 미투 운동과는 상관없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성추문 윤호진 대표 작품 예매 취소 공연계 성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보이콧’도 본격화되고 있다. 성추문이 불거진 윤호진 에이콤 대표의 뮤지컬 ‘명성황후’는 관람 취소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오는 8일 단체관람하기로 했던 서울YWCA가 예매를 취소했고 개별 예매자들의 취소 행렬도 잇따르고 있다. 윤 대표가 올해 말 공연하기로 한 국내 첫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뮤지컬 ‘웬즈데이’의 제작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남산예술센터 역시 성폭력 추문을 인정한 한명구 배우의 출연작 ‘에어콘 없는 방’ 공연을 취소했다. 남산예술센터 측은 “배우를 교체해 공연을 강행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지난 제작 과정 모두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요양보호사 24% “환자가 성희롱해도 속수무책”

    중증질환 앓아 의도 파악 어려워 지원 배제시 사회 약자 외면 부담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지만 환자로부터 성희롱을 당하고도 말하지 못하는 물리치료사와 요양보호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노령에 중증질환을 앓는 환자의 행위를 성희롱으로 규정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털어놓기 어렵다고 말한다. 6년차 물리치료사인 김지원(27·가명)씨는 5일 “매일 하루 30분씩 2차례 직접 환자를 손으로 만지며 치료하는 과정에서 환자가 가슴 등 중요 신체 부위를 실수인 척 만지거나 자신의 것을 ‘만져 달라’고 말하는 등 언어적·신체적 성희롱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면서 “이를 관리자에게 알려도 ‘환자는 갑이고 너는 을인데 그럼 어떡하냐’, ‘참고 넘기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말을 듣기 일쑤”라고 말했다. 재가요양보호사의 경우 환자와 단둘이 집에 있는 경우가 많아 성희롱 위험에 쉽게 노출돼 있다. 이건복 의료연대 재가요양지부장은 “70~90대 노인들의 경우 요양보호사를 자신의 집에 들어온 한 ‘여성’으로 여겨 함부로 대하는 일이 많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 지부장은 “장기요양기관은 민간기관이라 환자 확보에 애를 쓰기 때문에 이용자가 가해행위를 해도 다른 요양보호사로 바꿔 줄 뿐 근본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6~7월 사회건강연구소에서 1525명의 보건의료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희롱이나 신체적 접촉을 통한 성추행을 경험한 보건의료인의 비율은 15.1%에 달한다. 간병요양보호사는 보다 심각하다. 2014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1만 8263명의 의료종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간병요양보호사의 24%가 성희롱을 경험했다. 그러나 실제 피해를 입었다고 해도 환자들의 가해 행위가 인지능력이 충분하지 않고, 충동조절과 억제 기능은 낮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병리적인 행위’와 구별하기 어렵다. 실제 일부러 그랬더라도 신체적 약자인 이들을 치료와 간병에서 배제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 지부장은 “가해 행위를 한 환자라고 해도 장기요양 대상에서 제외하는 일은 사회적 약자를 뿌리치는 일”이라면서 “대신 가해 행위로 요양보호사들의 문제제기를 받은 이용자의 경우 요양보호사를 2명 배치해 성희롱을 미연에 방지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높은 연차의 물리치료사들이 환자에게 으름장을 놓고 가면 빈도가 줄어들긴 한다”면서 “병원 차원에서 환자와 환자의 보호자에게 성희롱·성폭력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아침 직원 조회서 ‘미투 동참’ 말했는데…충격 휩싸인 충남…安측근들 연락두절

    5일 안희정 충남지사의 수행비서가 안 지사의 성폭행·성추행을 폭로하자 충남도청은 충격에 휩싸였다. 평소 여성인권을 강조한 도지사여서 충격의 강도는 훨씬 컸다. 지난 1월 초 물러난 허승욱 전 충남도 정무부지사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며 “상황이 어지러우니까 아직 말하기 어렵고 정리가 되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안 지사 측근으로 꼽히는 윤원철 도 정무부지사와 신형철 비서실장은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다. 특히 안 지사가 재임 중 여성 보호를 강조하고 관련 정책들을 추진하는 것을 직접 봐 온 직원들은 “강제성 여부를 떠나 믿기지 않는다”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안 지사는 성평등과 경력단절 여성 보호 등 여성 인권을 강조하고 보호하는 정책을 펼쳤다. 재임 중 여성정책담당관을 처음 도입했고, 국장급 대우를 했다. 또 지사의 입 역할을 하는 도 공보관에 처음 여성 공무원을 임명한 데 이어 첫 비서실장에도 여성을 앉히는 등 여성 직원의 위상을 크게 신장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런 안 지사의 파격적 정책에 도청 여성 공무원들은 박수를 보냈다. 안 지사가 각종 행사에서 연설을 할 때는 소리를 지르는 장면도 자주 목격됐다. 도청에서 남자 직원들의 평도 좋았지만 여성 공무원들로부터는 ‘아이돌 스타’급 호감을 받았다. 그래서 안 지사의 3선 포기 선언이 있었을 때 아쉬워하는 여성 공무원이 많았다. 충남도는 남궁영 행정부지사 주재로 6일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 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안 지사는 이날 도청 문예회관서 열린 ‘3월 행복한 직원 만남의 날’에 연사로 나서 “최근 확산되고 있는 미투 운동은 남성 중심적 성차별 문화를 극복하는 과정”이라며 “미투 운동을 통해 인권 실현이라는 민주주의의 마지막 과제에 우리 사회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우리는 오랜 기간 힘의 크기에 따라 계급을 결정 짓는 남성 중심 권력 질서 속에서 살아왔다”며 “이런 것에 따라 행해지는 모든 폭력이 다 희롱이고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나 말고 安지사에 당한 피해자 또 있다”… 정치권 ‘미투 태풍’

    “나 말고 安지사에 당한 피해자 또 있다”… 정치권 ‘미투 태풍’

    “安, 미투 나온 뒤 불안한 기색 나 불러 괜찮냐 묻고 또 성폭행 ‘미안하다’ SNS 문자까지 보내” 한국당 “국민께 사죄가 도리”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5일 정치권은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의 충격파가 지방선거 판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차기 당 대표이자 유력 대선 주자로 거론돼 온 안 지사의 추문이 정치권 미투 운동의 판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6월 지방선거에서 후보의 성폭력·성매매 경력에 대해 기소유예까지 포함해 예외 없이 부적격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더불어민주당은 안 지사의 추문으로 충격에 빠졌다. 민주당은 이날 즉각 긴급최고회의를 열고 안 지사의 출당 및 제명 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의 즉각적인 이런 조치는 100일밖에 남지 않은 지방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빠르게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권력의 정점으로 꼽히는 정치권은 과거부터 각종 성추행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면서 “웬만한 여야 정치인, 예비 후보자는 미투 운동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는 이날 JTBC에 출연해 안 지사가 미투에 대한 불안감을 말하면서도 자신을 또 성폭행했다고 폭로했다. 안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한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김씨는 “(안 지사가) 지난 2월 25일 불러서 미투에 대한 얘기를 했다. 미투에 대해 불안해하는 기색이었다. 그러면서 ‘내가 미투를 보며 너에게 상처가 되는 것을 알았다. 괜찮냐’라고 말했는데 결국은 그날도 그렇게 (성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닥쳐올 모든 일을 각오하고 있다”면서 “다른 피해자도 있고 그 진상을 밝혀 달라”고 말했다. ‘피해자는 안 지사에 의한 또 다른 피해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그렇다. 국민이 나를 지켜준다면 그분들도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씨는 또 주변인에게 구호신호(SOS)를 보냈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지사 옆에 오래 있었던 사람들에게 얘기했을 때는 제가 잘릴 것 같았다”면서 “(나는) 지사님 얘기에 반문할 수 없고 늘 따라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가진 권력이 얼마나 큰지 알기 때문에 늘 수긍하고 맞추고 맞춰야 하는 수행비서였다”면서 “아무것도 거절 못 했다. 원해서 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대화 내역이 지워지는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에서 안 지사와 나눈 대화도 공개했다. 여기서 안 지사는 “미안하다”, “괘념치 말거라” 등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참 나쁜 사람이다. 최대한 빨리 모든 사실을 정직하게 고백하고 국민께 사죄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비난했다. 바른미래당도 “성범죄에 성역이 있을 수 없다”면서 “현역 광역단체장이자 여권의 유력 대선후보인 안 지사가 사퇴하고 수사에 응할 것인지가 미투 운동의 성패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표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위가 높고 권력이 큰 사람일수록 더 신속하고 완전한 피해자 보호 및 지원, 더 철저한 조사 수사와 엄정한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진실이 밝혀지고 필요한 조치가 이루어질 때까지 피해자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안희정 비서 김지은씨 인터뷰 전문 “안희정 성폭행 벗어나고 싶었다”

    안희정 비서 김지은씨 인터뷰 전문 “안희정 성폭행 벗어나고 싶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정무비서(전 수행비서) 김지은씨는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희정 지사에게 지난해 8월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밝혔다.김지은씨는 안희정 지사가 4차례 성폭행했고, 수시로 성추행도 당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지은씨 인터뷰 전문. 손석희: 직속 상관인 도지사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당한 피해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물론 저희들은 이에 대한 안희정 지사의 반론도 보도했지만, 추가 반론이 있다면 반영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안 지사 쪽에서도 추가입장을 내놓겠다고 했으니 내일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정무비서인 김지은씨가 제 옆에 나와 계십니다. 정말 쉽지 않은 자리여서 모셔도 되는가 걱정했습니다. 김지은씨께서 직접 나와 밝히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표현해 주셔서 모시게 됐습니다. 작년 6월 말에 충남도지사 수행비서였고, 지금은 정무비서이지만, 수행비서로 근무를 시작하셨습니다. 지난달 말까지 8개월 동안 벌어진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안희정 지사와 김지은씨 사이에 벌어진 일이 위계에 의한 것, 권력관계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김지은: (10초 넘게 입을 열지 못 하다가) 저한테 안 지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지사였고, 지사님이었습니다. 수행비서는 모두가 ‘노’라고 할 때 ‘예스’하는 사람이고 마지막까지 지사를 지켜야 하는 사람이라고, 지사님도 저한테 이야기해 주신 것 중 하나가, 늘 이야기하신 것 중에 ‘네 의견을 달지 마라’, ‘네 생각을 말하지 마라’, ‘너는 날 비춰주는 거울이다, 투명하게 비춰라’, ‘그림자처럼 살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사님이 이야기하시는 것에 반문할 수 없었고, 늘 따라야 하는 존재였습니다. 그가 가진 권력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저는 늘 수긍하고 그의 기분을 맞추고, 항상 지사님 표정 하나 일그러진 것까지 다 맞춰야 되는 게 수행비서였기 때문에 아무 것도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원해서 된 관계가 아닙니다. 손석희: 작년 6월 이전에는 안 지사를 업무적 관계 등으로 보좌한 게 없나? 김지은: 안 했습니다. 그 전에는 홍보팀에 있었고, 지사님 캠프에도 있었고 그 이후에 도청에 오게 됐습니다. 손석희: 안희정 지사가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 강제는 아니었다”는 반론을 말했습니다. 김지은: 저는 지사님이랑 합의를 하는 그런 사이가 아닙니다. 지사님은 제 상사시고, 무조건 따라야 하는 그런 사이입니다. 저와 지사님은 동등한 관계가 아닙니다. 손석희: 따라서 그것이 위계에 의한 강압이라고 하는 거잖아요? 김지은: 그렇습니다. 손석희: 혹시 두 사람 사이에 벌어진 일을 눈치 챈 사람이나, 김지은씨가 이런 일이 있다고 고민을 풀어놓은 사람이 누구인지? 김지은: SOS를 보내기 위해 여러 번 신호를 보냈고, 눈치 챈 한 선배가 혹시 그런 일이 있었냐고 물어봤는데 그때 이야기를 했었고, 아무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저에게 얘기해주지 않았습니다. 일단은 저에게 거절을 하라고 해서 거절을 했습니다. 스위스에서, 아니라고 모르겠다고 했는데 결국에는…(고개를 저으며 한숨) 손석희: 안 지사 본인에게는 의사를, 표현하셨다는 말씀이잖아요? 김지은: 제 위치상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표현을 했습니다.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일할 때 거절하거나 어렵다는 말을 하지 않기에, 저로서 그때 머뭇거리고 어렵다고 한 것은 저한테는 최대한의 방어였습니다. 최대한의 거절이었고 지사님은 알아들으셨을 겁니다. 손석희: 다른 선배가 있었다고 하는데 김지은씨께서 아예, 그 누구한테든 고민 털어놓은 사실이 있습니까? 왜냐면 이런 문제는 안 지사쪽에서는 아니라고 하니까, (김지은씨 변호인단이)내일 고소를 한다고 하는데, 그런 부분이 증언으로서 필요한 부분이다. 김지은: 너무 힘들어서, 정신과에 심리상담 받으려고 전화를 한 적도 있었지만 일정이 많아 직접 못 가니까, 전화 상담이 어렵다고 해서. 그리고 실제로 안 지사 말고도 비슷한 성추행 사건이 있어서 그거에 대해서 해결을 해달라고 했는데 적극적 의지를 보이지 않는 걸 봐서, 이것보다 더 크고, 안희정 지사 일을 이야기했을 때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겠구나, 나 하나 자르고 말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손석희: 안 지사 말고도 성추행 사건이 있다는데, 김지은씨를 향해서 있었던 사건인가? 지금은 밝히기 곤란한? 안 지사 그 주변에서 있었던 일입니까? 김지은: 그렇습니다. 손석희: 그건 밝히기 원치 않으니 질문 드리지 않겠습니다. 고통을 호소했음에도 도움을 못 받은 심정은 어떠셨습니까? 김지은: 지사님이 그 일 이후 저에게 했던 말, 비밀 텔레그램이 있어요. 미안하다, 괘념치 마라, 내가 부족했다, 잊어라, 다 잊어라. 그냥 아름다운 스위스와 러시아의 풍경만 기억해라, 잊으라고 저에게 말했기 때문에 내가 잊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한테는 있는 기억이지만 없는 기억으로 살아가려고 다 도려내고 도려내고, 그렇게 지냈던 것 같습니다. 손석희: 없는 기억으로 하려고 했습니다만 이 자리에 나오셨습니다. 이렇게 나온 배경은 무엇입니까? 김지은: 지사가 최근에 저를 밤에 불러서, ‘미투’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미투’에 대해 불안해하는 기색을 보이셨던 것 같은데, 저에게 “‘미투’를 보면서 너에게 상처가 되는 줄 알게 됐다. 그때 괜찮냐”고 얘기해주셨다. 그래서 ‘오늘은 안 그러시겠구나’라고 생각 했는데 결국엔 그날도 그렇게 하시더라고요. 하… 손석희: 언제 일입니까? 김지은: 2월 25일입니다. 손석희: 서지현 검사가 뉴스룸에 나온 것이 1월 29일이고 한달 정도 지난 날입니다. 미투 운동이 굉장히 활발하게 벌어지던 상황이었습니다. 그 상황 속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다는 말씀이십니까? 김지은: 네. 미투 언급을 하고 미안하다고 사과하신 상태에서 또 다시 그랬다는 하는 게 저한테는 ‘아, 여기는 벗어날 수가 없다, 지사한테서 벗어날 수가 없겠구나, 나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손석희: 오늘 보도를 보기에는 안희정 지사가 ‘미투’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는데 혹시 보셨습니까? 김지은: 못 봤습니다. 손석희: 그러면 김지은씨에게 이런 이야기는 절대로 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이 있었나요? 김지은: 지사가 저한테 ‘미투’를 언급한 것은 ‘미투’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라는 걸로, 무언의 지시로 알아들었습니다. 손석희: ‘미투’를 하신 분 중 일부는 가해자가 적극적으로 부인하면서 진실 공방으로 흐르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성폭력 피해의 경우에 입증해야 되는 문제가 생겨서, 만일 증거가 불충분하면 재판에서 불리하게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것도 좀 바꿔 나가야 한다는 것이 미투 운동의 핵심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내일부터 당장 법적 공방으로 들어가면, 김지은씨 입장에선 굉장히 피곤한 일들이 계속 될 것일 텐데요. 내놔야될 증거라고 할 것들이, 있습니까? 이렇게까지 얘기하셨는데 걱정이 돼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김지은: 내가 증거이고, 제가 지사와 있었던 일들을 모두 다 이야기할 것입니다. 내 기억 속에 모두 다 있습니다. 손석희: 변호인단으로서는 김지은씨 기억을 객관화시키는 데 상당 부분 노력할 것이고, 그런 상황에서 뭔가 나올 상황이 되겠죠. 작년에 한창 이런 사건이 진행되는 와중에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직책이 바뀌셨습니다. 그 이유는 뭔지 아십니까? 김지은: 잘 모르겠습니다. 지사가 보직을 변경하라고 해서 변경되었습니다. 손석희: 대개 정치인의 수행비서로 가면, 거의 24시간 대기해야 하는 자리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성이 맡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어떻게 수행비서로 들어가시게 됐는지? 김지은: 저는 지사의 뜻이라고 주변인들에게 들었고, 지사가 임명했습니다. 손석희: 혹시 본인이 그런 업무의 성격상 이건 내가 맞지 않는 것 같다, 곤혹스럽다는 느낌은 안 가지셨습니까? 김지은: 물론 어려운 점도 있었다. 그런데 여기 체계상 ‘너 여기 가 있어, 너 뭐 해’라고 하면 할 수 밖에 없기에 그래서 하라는 대로 한 것뿐입니다 손석희: 혹시 인터뷰 하러 오시기 전에, 요 며칠 사이에 안 지사 측으로부터 본인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이 있습니까? 김지은: 오기 전에도 안희정 지사 외에 주변인들이 계속 연락이 왔습니다. (오늘도요?) 네. (뭐라고 이야기들을 했습니까?) 오늘 전화는 받지 않았습니다. 손석희: 오늘 이전에는 혹시? 김지은: 이전에는 계속 미안하다고, 괜찮냐고 안 지사가 물어봤습니다. 손석희: 무엇에 대해서 미안한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까? 김지은: 말로 이야기한 적은 있습니다. “너를 가져서 미안하다”, “너한테 상처 줘서 미안하다”, “내가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데 부끄러운 짓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손석희: 그게 사실이라면 오늘 (안 지사가) 내놓은 입장, 합의 하에 관계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닌 게 되네요. 김지은: 그렇습니다. 지사가 무엇보다 더 잘 알 겁니다.(고개를 떨구며 한숨) 손석희: 죄송하지만 오늘 인터뷰 이후가 더 힘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끝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김지은: 인터뷰 이후에 저에게 닥쳐올, 수많은 변화들 충분히 두렵습니다. 하지만 저한테 제일 더 두려운 것은 안희정 지사입니다. 실제로 제가 오늘 이후에도 없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저의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게 방송이라고 생각했고, 이 방송을 통해서 국민들이 저를 좀 지켜줬으면 좋겠어서, 조금이라도 지켜줬으면 좋겠고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제가 너무 지사와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그 힘을 국민들에게 얻고 싶은 거고, 그리고 그를 좀 막고 싶었습니다. 제가 벗어나고 싶었고, 그리고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걸 압니다.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습니다. 손석희: 지금 말씀하신 다른 피해자라면, 안희정 지사에 의한 다른 피해자를 말씀하십니까? 김지은: 네. 국민들이 저를 지켜주신다면 그분들도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비서 성폭행 의혹’ 안희정 지사, 미투 극찬 “성차별문화 극복 과정”

    ‘비서 성폭행 의혹’ 안희정 지사, 미투 극찬 “성차별문화 극복 과정”

    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폭로 직전 ‘미투 운동’을 극찬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안희정 지사는 5일 도청에서 열린 ‘3월 행복한 직원 만남의 날’에서 “최근 확산되고 있는 미투 운동은 남성 중심적 성차별의 문화를 극복하는 과정”이라면서 “우리 사회를 보다 평화롭고 공정하게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희정 지사는 “우리는 오랜 기간 힘의 크기에 따라 계급을 결정짓는 남성 중심의 권력 질서 속에서 살아왔다”면서 “이런 것에 따라 행해지는 모든 폭력이 다 희롱이고 차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3년간 충남도는 인권도정이라는 관점에서 일체의 희롱이나 폭력, 인권유린을 막아내는 일에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발언이 무색한 정도를 넘어 참담하다고 할 만한 폭로가 나왔다. 이날 오후 8시 JTBC 뉴스룸을 통해 안희정 지사의 수행비서가 성폭행 피해를 폭로했기 때문이다. 안희정 지사의 정무비서(전 수행비서) 김지은씨는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희정 지사가 지난해 8월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밝혔다. 김지은씨는 안희정 지사가 4차례 성폭행했고, 수시로 성추행도 당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안희정 지사가 지난 2월 미투 운동이 크게 확산되던 가운데 김지은씨를 따로 불러 “내가 미투를 보면서 그게 상처란 걸 알게 됐다”고 말한 뒤 또 성폭행을 저질렀다고 김지은씨는 전했다. 한편 안희정 지사 측은 부적절한 성관계였지만, 합의에 의한 성관계이며 강압이나 폭력은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희정 지사, 미투 언급하고 또 성폭행”…비서 김지은씨 “피해자 더 있다”

    “안희정 지사, 미투 언급하고 또 성폭행”…비서 김지은씨 “피해자 더 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에게 성폭행 등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비서 김지은씨는 안희정 지사가 미투를 언급하며 사과한 뒤에도 성폭행을 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다른 피해자가 있다고도 전했다.안희정 지사의 정무비서(전 수행비서) 김지은씨는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희정 지사가 지난해 8월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김지은씨는 안희정 지사가 4차례 성폭행했고, 수시로 성추행도 저질렀다고 밝혔다. 김지은씨에 따르면 성폭행은 지난해 7월 러시아 출장, 이후 지난해 9월 스위스 출장 등 대부분 수행 일정 이후에 사람들의 시선이 없을 때 이뤄졌다. 스위스 출장 이후 김지은씨의 직책이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바뀐 뒤에도 성폭력은 계속됐다고 김지은씨는 전했다. 그러나 안희정 지사 측은 성폭행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안희정 지사 측은 “부적절한 성관계가 있었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강압이나 폭력은 없었다.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JTBC에 밝혔다. 수시로 이뤄졌다는 성추행도 없었다며 김지은씨의 주장을 부인했다. JTBC 뉴스룸에 직접 출연한 김지은씨는 손석희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안희정 지사와 동등한 관계가 아니다”라면서 “합의에 의해 뭘 하는 관계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안희정 지사는 ‘수행비서는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달지 마라. 넌 나를 투명하게 비춰주는 거울이다. 그림자 같은 존재다’라고 말했다”면서 “수행비서로서 안희정 지사의 지시나 행동을 거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안희정 지사에게 관계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고도 했다. 김지은씨는 “스위스에서 거절을 했다. 하지만 결국엔…”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김지은씨는 “제 위치상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거부) 표현을 했다”면서 “안희정 지사는 그걸 알아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지은씨는 “안희정 지사는 항상 ‘미안하다, 내가 부족했다, 다 잊어버려라, 스위스의 아름다운 풍경만 기억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미투 운동을 언급한 뒤에 또 성폭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김지은씨는 “최근에 안희정 지사가 나를 따로 불러 ‘미투’에 대한 얘기를 했다”면서 “저에게 ‘내가 미투를 보면서 그게 상처란 걸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결국 그날도 또 그렇게(성폭행을) 했다”고 전했다. 김지은씨는 그때가 2월 25일이라고 기억했다. 무엇에 대해 미안한지 구체적으로 말을 한 적이 있는지 묻자 김지은씨는 “‘너를 가져서 미안하다’, ‘너에게 상처를 줘서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지은씨 말이 사실이라면 “상처를 줘서 미안하다”는 말은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는 안희정 지사의 주장과 상충하게 된다. 김지은씨는 “인터뷰 이후에 저에게 닥쳐올 수 많은 변화들이 두렵다. 하지만 내게 더 두려운 건 안희정 지사다. 실제 오늘 이후에 내가 없어질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면서 “그래서 안전을 보장받고 싶어서 방송을 택했다. 조금이라도 국민들이 나를 지켜줬으면 좋겠다. 진실이 밝혀지도록 국민의 힘을 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언급도 했다. 김지은씨는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것도 안다.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다”면서 “다른 피해자란 안희정 지사에 의한 다른 피해자가 맞다”고 말했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희호 여사, 문재인 정부 높게 평가…미투운동 당당하길”

    “이희호 여사, 문재인 정부 높게 평가…미투운동 당당하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는 건강문제로 평창 올림픽에 참석할 수 없었지만, TV를 통해 북에서 많은 사람들이 오고, 김여정 등과 대화를 나눈 것을 보며 “좋다. 아주 기분이 좋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호 여사는 5일 공개된 경향신문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하며 평창 올림픽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모든 것을 다 하고 있다. 잘하고 있다”면서 점수로 표현해달라는 요청에 96점이라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미투 운동에 대해서는 “보도를 볼 때마다 정말 놀라면서 가슴 아파했다”고 아들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 이 여사의 반응을 전했다. 이희호 여사는 “용기 있게 나서는 모습이 대견하고 고맙다. 더 단호하고 당당하게 나갔으면 좋겠다”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찰 ‘안마 의혹’ 박중현 명지전문대 교수 내사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미투’ 운동을 통해 성추행 사실이 폭로된 명지전문대 연극영상학과 박중현 교수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고 4일 밝혔다. 앞서 이 대학 학생 커뮤니티에는 “박 교수가 여학생을 연구실로 불러 윗옷을 벗은 상태에서 로션을 발라 안마해 달라고 했고, 전자레인지로 가열한 수건으로 스팀 찜질을 시켰으며, 여학생들의 몸을 상습적으로 만졌다”는 내용의 ‘미투 폭로글’이 다수 올라왔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 보도나 소문 등도 수사의 한 단서”라면서 “여러 가지 사안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도 5일부터 7일까지 명지전문대에 대한 현장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범죄 사실이 확인되면 중징계를 요구하고, 수사 의뢰를 하는 등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라면서 “학교 측의 은폐·축소 의혹에 대해서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박 교수를 포함해 성추문에 휩싸인 이 대학 연극영상학과 남성 교원 4명 전원을 보직 해임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학생부장 교사가…중1 담임이…쉬쉬하던 초·중·고도 공론화

    학생부장 교사가…중1 담임이…쉬쉬하던 초·중·고도 공론화

    “성추행은 장소 가리지 않고 계속” 남교사의 여교사 성희롱 사례도 개강 맞은 대학가 교수 폭로 지속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대학가를 넘어 초·중·고교를 비롯한 교육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교육계도 미투 운동에 뚫린 셈이다. 그동안 교육계는 학연·지연으로 얽혀 있고 미투 운동의 파급 효과가 학부모와 학생에게까지 미친다는 이유로 성폭력 피해 폭로와 공론화를 쉬쉬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따르면 최근 페이스북에 ‘스쿨미투’라는 페이지가 개설됐다. 초·중·고교 등 학교에서 발생한 성폭력 피해를 제보하는 공간이다. 이날 현재까지 10여건이 올라왔다. 자신을 외고 졸업생이라고 밝힌 한 제보자는 “7년 전쯤 교무실 청소를 할 때면 학생부장 교사가 뒤에서 안거나 어깨동무를 하면서 가슴을 툭툭 만졌다”면서 “처음에는 교무실 구석에서만 자행되다 나중에는 면학실, 급식실을 가리지 않고 계속됐다”고 폭로했다. 계약직 남교사라고 밝힌 다른 제보자는 “2011년 지방의 한 사립여중에서 일할 당시 중학교 1학년이던 여학생이 담임 교사의 성추행 사실을 상담해 왔다”면서 “차에서 학생의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한 담임 교사에게는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지만 해당 사실을 다른 교사에게 상담한 저는 이유 없이 해고당했다”고 공개했다. 미투 운동은 이제 미성년자로까지 확산되는 형국이다. ‘대한민국 고2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어린 시절 영어 과외 교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그때만 생각하면 자꾸 울컥울컥 눈물이 나고 그때의 기억들이 머릿속을 점점 어지럽게 만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개강을 맞은 대학가에서도 미투 운동이 계속되고 있다. 경기 의정부에 있는 신한대의 대나무숲에는 사회복지학과 A교수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글이 잇따랐다. 한 제보자는 “3년 전 A교수가 ‘너는 화장하면 안 돼. 얼굴이 야하게 생겨서’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다른 제보자는 “질문이 있어 연구실에 갔더니 교수가 느닷없이 한 번 안아보자고 하는가 하면 ‘노인의 성에 대한 논문을 써서 성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남자친구와의 성관계에 대해 묻고 다리를 만졌다”고 밝혔다. 신한대는 A교수의 강의를 중단했고 곧 징계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미투 운동 확산에 따른 잡음도 나타나고 있다. 연세대 인권센터는 지난 2일 센터장 명의로 재학생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한쪽의 인권을 보호하는 길이 다른 쪽의 인권을 침해하는 길이 되지 않도록 해 달라. 정확한 조사 절차 없는 공개 사과 요구는 가해자에 대한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논란이 커지자 인권센터 측은 내용을 수정해 재발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국여성대회를 열었다. ‘내 삶을 바꾸는 성평등 민주주의’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지·응원하는 ‘3·8 샤우팅’은 이날 광화문 행사를 시작으로 전주 경기전, 대구백화점 민주광장 등 전국에서 열린다. 이런 가운데 이날 전북에 있는 한 대학의 SNS에 익명의 여성이 “대학 강사로 있던 인권단체 전 대표에게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놓으면서 미투 운동은 ‘인권단체’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미투’가 가야 할 길, 처벌이 끝이 아닙니다

    ‘미투’가 가야 할 길, 처벌이 끝이 아닙니다

    “성폭력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습니다.” “성폭력으로 망가진 삶. 제 피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동상 앞 중앙광장에 설치된 무대 위에 시민들이 섰습니다. 그들은 오랫동안 가슴 속에 묻을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인간다운 삶을 살고 싶다’고 소리쳤습니다. 이어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밝히는 것이 죄가 되는 현실을 바꾸자’고 외쳤습니다. 앞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던 시민들은 ‘미투’(#MeToo), ‘위드유’(#WithYou) 글자가 적힌 팻말을 들어 올렸습니다. ‘미투’ 운동이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습니다. 최근 서지현 검사의 인터뷰를 계기로 문화·예술계, 교육계 등 사회 각계 각층으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성폭력 피해 경험을 떠올리기 무섭고, 가해자의 보복이 두렵고, 주변 사람들의 침묵이 겁이 나고, 오히려 가해자를 멀쩡한 사람으로 만드는 사회의 편견에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이 어렵게 용기를 내고 있습니다. 오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한국여성단체연합 주관으로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제34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렸습니다. 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 1만 5000여명이 뉴욕 러트거스 광장에 모여 남성 노동자보다 열악한 노동 조건을 개선하고 참정권을 요구한 일에서 비롯됐습니다. 당시 여성 노동자들은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쳤습니다. 빵은 생존권을, 장미는 존엄성을 뜻했습니다. 이번 한국여성대회의 슬로건은 ‘내 삶을 바꾸는 성평등 민주주의’입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성명을 통해 “미투, 위드유를 비롯한 말하기 운동은 성차별적 사회구조를 바꾸는 변화의 신호탄”이라면서 “지금이야말로 성폭력을 가능케 했고, 이를 은폐하고 조장하고 침묵했던 수많은 요소들을 걷어내고 구조적 변화를 이룰 때다. 가해자 처벌과 더불어 성차별적인 문화를 바꾸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구조적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 슬로건 아래 마련된 프로그램 중 하나가 ‘샤우팅’이었습니다. “미투 운동의 흐름 속에서 여전히 일상에 존재하는 성차별과 성폭력에 대한 말하기일 뿐만 아니라, 함께 모인 사람들의 지지와 응원을 확인하며 우리 사회의 변화를 촉구하는 자리”라고 주최 측은 설명했습니다.총 8명의 시민들이 무대 위에 서서 ‘샤우팅’을 했습니다. 발언대에 선 시민들은 자신의 피해 사실을 들어주지 않는 현실을 원망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교사에게 1년 동안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주변 교사에게 ‘도와주세요’라고 부탁했지만 그 교사는 제 이야기를 무시했습니다. 외부 상담교사에게도 ‘도와주세요’라고 부탁했지만 ‘네 담임선생님이 설마 그러시겠니’라는 답변밖에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성폭력 문제에 대해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 개선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입학 후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체육교사에게도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이은선양 “지난해 9월, 거의 4년을 사귀었던 남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전 남자친구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 제게 앙심을 품고 저를 사칭한 인터넷 계정을 만들어 제 사진, 주소 등 신상정보를 유출했습니다. 이 일로 경찰에 찾아갔지만 경찰은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고소를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제 얼굴 사진과 나체 사진을 합성한 사진들을 모아 증거자료로 제출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도, 올 1월에도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여전히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같은 이야기를 반복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발언자 성폭력 피해자를 도운 일로 마녀사냥을 당한 일이 폭로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경찰서 지구대에 근무하던 한 후배가 절 찾아와 순찰차 안에서 남자 선배 경찰관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희롱·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저는 가해자가 두려워 신고를 망설이던 후배가 신고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그런데 가해자의 성폭력 사실이 알려진 이후 지구대장이 ‘너 때문에 우리 치안성과 평가 점수가 꼴찌가 됐다’면서 엄청 야단을 쳤고, 그 지구대장에 의해 제가 성폭력 피해를 입은 후배를 도왔다는 사실이 가해자에게 알려졌습니다. 이후 저는 주변 동료들로부터 ‘꽃뱀’으로 낙인찍혔고 따돌림을 당했습니다.” -경찰관 임희경씨 되레 가해자에겐 관대하고 피해자에겐 가혹한 현실은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바뀌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과 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서 피해자들의 2차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합니다. 너무나 처참합니다. 가해차 처벌이 끝이 아닙니다. 가해자가 감옥에 갔다고, 그것으로 끝났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피해자가 원래의 삶을 회복해야 합니다. 원래 직장으로 복귀해야 합니다. 노동권과 생존권을 보장받아야 합니다. 정치가 바뀌어야 하고 법과 제도가 변해야 합니다.” -남정숙 전 성균관대 교수(앞서 남 전 교수는 2015년 교수 재직 시절 다른 교수에게 당한 성추행을 폭로한 바 있다).발언자들은 치유되지 않은 상처로 북받쳐오르는 감정을 꾹꾹 눌러가며 힘들게 말을 이어갔습니다. 시민들은 용기를 낸 발언자들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냈습니다. 강모(36)씨는 “용기를 낸 피해자들이 대단하면서도 이렇게 어렵게 피해자들이 용기를 냈으니까 이제 국가가 나서 피해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더 이상 피해자들의 미투에만 의존하지 않고 경찰이 성폭력 범죄를 제대로 수사하고, 검찰이 제대로 기소하고, 사법부가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모(28)씨는 “피해자들이 자신의 얼굴을 공개하면서 피해 사실을 폭로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용기를 낸 피해자들을 응원하고 지지한다“면서 “이 미투 운동이 최소한, 남성들이 죄의식 없이 평범한 일상에서 여성들을 대상으로 저지르는 성희롱이 엄연히 범죄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습니다. 그러면서 “‘가해자들이 사과했으면 해결된 것 아니냐’면서 미투 캠페인을 그만하자는 의견도 있는데, 중단돼야 할 것은 미투가 아니라 성폭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투’는 차별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성별에 따른 불평등한 사회구조 속에서 여성들은 남성이 아니라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했고, 모욕·멸시·폭력의 대상이 됐습니다. 사회적으로 배제를 당했습니다. 지금의 ‘미투’ 운동이 단순히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성평등’, 그리고 다양한 개인들이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며 동등한 주체로 공존하는 ‘민주주의’ 실현을 목표로 뻗어나가야 이유입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미투는 분야별 적폐청산 과정… 피해자 중심 법·제도 필요”

    “미투는 분야별 적폐청산 과정… 피해자 중심 법·제도 필요”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감수성을 높이고 왜곡된 성 의식에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투 운동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 뜨겁다. 하지만 가해자에게 도덕적 책임을 넘어 법적인 책임을 묻는 단계로 접어들면 피해자들이 견뎌내기가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피해자의 2차·3차 피해를 막기 위해 법·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신문은 2일 우리 사회에 성평등 의식을 회복하고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전문가 좌담회를 열였다. 법무법인 명장 설현천 변호사,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 ‘단 하나의 기준, 프로그램 제작소’ 대변인 임선빈 연출가가 참여했으며 진행은 조현석 사회부장이 맡았다.→미투 운동 한 달째다. 어떻게 진단하는가. 이 소장 피해자의 용기에 감사할 뿐이다. 그들은 우리 사회에 자신과 같은 또 다른 피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강한 메시지를 안고 나온 것이다. 지난 27년 동안 성폭력 상담을 8만 2000여회 했다. 피해자의 목소리는 계속 있어 왔다. 그 모두가 심각한 사안이었다. 그땐 우리 사회가 귀와 가슴을 모두 닫았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사회가 귀와 가슴을 활짝 열었다. 이런 큰 변화를 잘 끌고 나가야 한다는 책무감은 국민 모두에게 있다. 임 연출가 대다수 성폭력 사건이 조직 문화 속에서 직위를 이용한 권력에 의한 폭력과 폭행으로 나타난다. 이런 것들이 관습적으로 내재화됐다는 의미다. 미투 운동의 촉발은 사회적 약자인 여성이다. 또 우리 사회의 굉장한 약자인 예술계에 집중되어 있다. 설 변호사 법은 성폭력 문제에 대해 상당히 진화하고 발전했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법적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아직도 조선시대, 전근대적인 가치에서 못 벗어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의 미투 운동은 분야별 부조리와 적폐청산 과정이다. 촛불혁명으로 부패한 대통령, 부패한 권력을 추방했지만 사회 곳곳의 부패한 부조리를 피해자들이 결국 참지 못하고 각론적 촛불혁명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미투 운동의 출발점은 왜 법조계가 됐을까. 설 변호사 검사가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 자체가 일반인들에게는 충격적이다. 하지만 권력이 있는 곳에선 은폐 또한 쉽다. 오히려 범죄를 저지르기 쉬운 곳이다. 군대도 마찬가지다. 권력으로 부하를 지배하는 문화에서는 상대적으로 쉬운 먹잇감들이 있을 수 있다. 법조계에서 촉발됐지만 다른 ‘권력’이 있는 집단으로 확산된 것이 그런 이유에서다. 이 소장 검찰 내에서 성추행이 발생하고 묵인되고 불이익 조치까지 일어났다는 것은 ‘성폭력에는 성역이 없다’는 방증이다. 미투 운동에 참여하는 피해자들은 서지현 검사의 폭로를 보고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서 검사가 검사이니까 더 귀를 기울인 측면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누구라도 물꼬를 터야 하는 일이었다. 사실 피해자는 검사나 문화예술계 인사가 아닌 이름 없는 일반 시민들 사이에 훨씬 더 많다. 임 연출가 사람들이 여성을 바라볼 때 한 명의 인간이 아니라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있다. 종교계에서조차 이런 문제가 벌어질 정도로 성폭력에서만큼은 성역이 존재하지 않는다. 서 검사의 용기를 적극 지지하고 응원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더 힘없는 여성이나 소수자가 이야기를 했을 때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다가 권력 기구 안에서 지위를 가진 여성이 성폭력 문제에 휘말렸다는 발언을 하니 그제야 언론과 사회가 관심을 갖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문화예술계로 확대되면서 일반인들이 더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 →유독 문화·예술계에서 미투 운동이 활발한 이유는. 임 연출가 연극연출가 이윤택씨의 성추행 사례에서 보면 한 극단에서 수십년 동안 함께 생활해 오는 연극 집단은 전국적으로 다섯 군데도 채 안 된다. 대부분 프로덕션 체제로 바뀌었다. 사람들은 마치 연극계 전반이 문제인 것처럼 바라보는데 그런 시선은 불편하다. 다시 한 번 차별받는 느낌이다. 우리 사회에서 예술가 집단은 소수이고, 그 안에서 여성은 더 소수이고, 차별을 또 겪는다는 것을 실감했다. 성폭력 문제만큼은 어떠한 사회적 타협도 있어선 안 된다. 가해자에 대해 철저한 연구와 분석을 하고 재발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 사법 체계 안에서 가해자들을 처벌한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고, 이러한 치부에 대해서는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 40~50년 이후 후세들에게 역사적 판단을 받아야 한다. 설 변호사 법조계 못지않게 문화예술계, 학계 등도 절대적 권위에 기반을 둔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권위가 남용되면 사이비 교주와 신도의 관계와 같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형사정책적으로 절대적 권위 집단이 더 범죄하기 쉽다. 유독 미투 운동이 적극적으로 일어나는 이유다. 이 소장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니까 더 적극적으로 피해 사실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아직 거론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 분야에 문제가 없다고 보지 않는다. 성폭력 가해자를 괴물로 취급하는 것은 문제를 보다 쉽게 해결하려는 태도다. 이들을 감옥에 가두거나 처벌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서 검사 사건에서도 옆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서 검사가 추행당하는 것을 몰랐을까. 가해자뿐 아니라 묵인했던 사람도 문제다. 괴물을 그 자리에서 빼낸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그 문화는 그대로 있다. 불평등, 차별의 문제는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런 측면에서 문화예술계가 용감하다고 말하고 싶다. →가해자가 명예훼손 등 역고소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데. 설 변호사 강간과 강제추행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 공소시효가 도래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있지만 끝났더라도 상징적인 미투 운동으로서 다시 가해자의 책임을 상기시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공소시효 조항을 개정하자는 것은 형법 개정을 수반하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다. 현행 공소시효 안에서도 미투 운동의 의의를 되살릴 수 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도 공공의 이익이 있다면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또 무고죄 등 역고소 우려도 많지만 성폭력 피해 사실이 허위인지 여부는 법원과 검찰이 판단할 것이다. 이 부분은 법원과 검찰을 믿을 수밖에 없다. 또 피해자들이 공인이 아닌 사람에 대한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리려면 실명을 쓰지 않아야 한다. 수사기관에 피해 사실을 고소할 때만 실명을 공개해 달라. 이 소장 피해를 당했다고 고소를 한 사람들을 분석해 보니 이 가운데 25%가 수사 재판 과정에서 2차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과 경찰이 합리적 판단 기준을 가지면 좋겠지만 이들은 피해자 경험이 없다. ‘왜 바로 고소하지 않고 뒤늦게 피해를 겪었다고 고소를 하느냐’, ‘피해를 입었다고 했는데 그럼 왜 그 사람과 밥을 먹었느냐’며 먼저 피해자부터 의심한다. 수사와 재판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성폭력 인식이나 인권 감수성이 피해자의 관점을 따라오지 못한다. 피해자들은 역고소를 당하면 나중에 무죄로 판명난다 해도 2~3년이 걸린다. 그동안 피를 말린다. 내가 피해를 입었다고 고소를 했는데 역고소로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피해자를 소위 꽃뱀으로 내모는 것에 대해 사회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도 형법에서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지금 가해자들이 대부분 잘못했다고, 책임지겠다고 하고 있지만 이후 법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어떤 일을 할지 그림이 그려진다. 지금은 잘못했다고 하지만 나중에 무고나 명예훼손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 →무의식적인 성폭력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한 개선책은. 설 변호사 미국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하면 사실관계를 따지지 않고 바로 인사 조치부터 한다.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정치권도 성범죄에 있어서 피해자 입장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보다 정밀한 입법을 해야 한다. 국회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임 연출가 성폭력에 대해서는 성폭력범죄 처벌 특례법이 아닌 차별금지법 등 보다 큰 범주에서 법리적 해석을 해야 한다. 성폭력 피해 사례가 봇물처럼 터져 나온다고 해서 마치 비상사태처럼 대하는 태도도 불편하다. 예전에도 똑같았기 때문이다. 법이 피해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 소장 성평등 사회에 이어 차별 없는 사회로 가야 한다. 피해자에게 의료적, 심리적 지원을 한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다.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그 사회가 오염된 사회라면 또다시 트라우마를 겪을 수밖에 없다. 일상에서 남을 존중하는 성숙된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 →미투 운동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임 연출가 문화예술인이 타깃이 됐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연대해서 원인을 규명하는 일이다. 가해자는 형사 처벌을 떠나 사회적으로 격리돼야 한다. 또 피해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문화예술인다운 방법을 찾아낼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 설 변호사 과거 조선이 망한 것은 기득권의 착취, 관리들의 부패, 남녀 불평등 때문이었다. 여전히 뿌리 깊게 박힌 이런 부조리를 청산해야 한다. 이 소장 각자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적 접근이 필요하다. 과연 나는 성폭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두가 돌아봐야 한다. 피해자에 대해서는 나약하다고 보는 듯한 시선을 주거나 시혜적인 인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들은 침해된 권리를 보장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불쌍한 존재라고 봐서는 안 된다. 피해자 보호가 아니라 피해자 권리를 더 강조하는 이유다. 정리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사진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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