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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미투’ 가해자의 가족애/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미투’ 가해자의 가족애/최광숙 논설위원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은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백악관 인턴 르윈스키의 스캔들이 터졌을 때 “한결같이 남편을 사랑하고 존경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그는 훗날 “그 당시 정말로 힘들고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심지어 자서전에서는 “남편의 목을 비틀어 죽여 버리고 싶었다”고 진짜 속내를 털어놓았다. 당시 힐러리는 얼마나 화가 났던지 백악관 전체가 울리도록 남편에게 큰소리를 지르고 심지어 책과 재떨이까지 집어던진 것으로 알려졌다.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남편의 외도를 접한 부인이라면 겉으로는 절제된 모습을 보일 수 있어도 속으로는 남편에 대한 배신감, 분노, 자신에 대한 모욕감 등으로 부글부글 속앓이를 할 수밖에 없다. 이혼에 반대하는 친정어머니의 가르침과 정치적 야망 때문인지 힐러리는 세상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남편을 용서했다. 하지만 남편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가정은 깨질 수 있다.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를 촉발한 미국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이 부인인 패션 디자이너 조지나 채프먼으로부터 이혼 소송을 당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다시 한번 기회를 가지고 싶다”고 부인에게 매달렸지만 결국 파경을 맞았다. 부인에게 214억여원을 위자료로 지불해야 하는 처지라고 한다. 최근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저를 고소한 분께는 정말 죄송하지만 제 아내가 더 힘들지 않겠습니까. 제가 이후 어떤 일을 당하든 아내와 가족들 곁에 조금 더 있어 주고 싶다”고 했다. 남편, 아버지 입장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다.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죄 없는 가족이 겪는 고통을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 해도 피해자들이 트라우마,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평생 고통 속에 사는 것을 생각하면 성폭행은 한 사람의 인생을 파탄시키는 ‘인격살인’이다. 그런 측면에서 공개적으로 피해자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진정성을 보이기는커녕 자신의 가족부터 챙기는 것을 보면 아직도 자신이 저지른 짓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위기의 상황에서 끝까지 ‘자기 보호’에 나서는 이들. 피해자의 인생은 어찌 되든 내 가정과 내 인생은 더이상 무너지면 안 된다는 건가.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김상곤 부총리 “직장 내 ‘펜스룰’ 엄정조치”

    2차 피해방지 ‘조사 표준안’ 마련도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의 여파로 직장 등에서 ‘펜스룰’(여성과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지 않는 것)을 빙자한 성차별이 퍼질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이를 엄정 조치하기로 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 펜스룰을 가장한 위법 행위로는 ▲채용 면접에서 성차별 소지가 있는 질문 ▲인사 배치 및 승진의 양성 차별 ▲퇴직 및 해고, 임금, 복리후생의 양성 차별 등이 대표적이다. 펜스룰을 명분 삼아 여성을 배제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남녀고용평등법과 근로기준법 위반 행위라는 점을 사업장에 알리고, 위반 사업장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할 예정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퇴직 또는 해고할 때 성별에 따라 차별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펜스룰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하원의원 시절이던 2002년 의회 전문매체 ‘더 힐’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자기방어 원칙이다. 당시 펜스 부통령은 “아내를 제외한 여성과 단둘이 식사하지 않고, 아내 없이는 술자리에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펜스룰을 본래의 뜻과 달리 직장 내 회식·출장 등에서 여성을 배제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부는 또 경찰과 신고센터 간 핫라인을 꾸리고, 피해자의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피해자 조사 표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단독] “성폭행 거부 안 한 여성도 책임”… 교수님 맞나요

    [단독] “성폭행 거부 안 한 여성도 책임”… 교수님 맞나요

    교수 “무언가 얻으려고 같이 잤을 수도…내 딸이라면 대응 못한 걸 야단쳤을 것” 학생 “2차 가해성 발언” 반발하며 퇴장 공론화 움직임에 동국대 “강의서 배제”대학 내에서 교수와 학생 사이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에 대한 견해 차이로 갈등을 빚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강의 중 성폭력 피해자를 조롱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동덕여대 하일지(본명 임종주) 문예창작과 교수에 이어 동국대에서도 한 여교수가 성폭력 피해자의 처신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는 이유로 강의에서 배제될 위기에 처했다. 이 때문에 교수들 사이에서는 강의 중 ‘미투’가 금기어로까지 인식되는 분위기다. 동덕여대 측은 하 교수의 사표 수리를 보류하고 징계를 위한 진상조사에 나섰다. 23일 동국대 학생들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6시 이 대학의 한 수업에서 미투와 관련해 교수와 학생 간 설전이 벌어졌다. A교수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정무비서 성폭행 의혹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는 네 번의 성폭행을 당하는 동안 왜 거절하지 않았을까”라고 언급하면서 언쟁이 촉발됐다. 수업을 듣던 학생들은 “교수님이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성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A교수는 “피해자가 (성폭행 시도를) 완강하게 거부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면서 “피해자가 무엇을 얻으려는 것은 아닐까. 그것을 지적하지 않고 안 전 지사만 비난하는 것이 과연 옳을까”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학생들은 “그런 말씀은 굉장히 폭력적”이라고 반박했다. A교수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피해자가 안 전 지사를 좋아해서 그랬는지, 좋아하는 것을 빌미로 내 지위를 유지하려고 그런 건 아닌지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며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한 학생은 “교수님이 가해자 입장에서만 보신 것 같다”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건 가해자가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이지 피해자의 대처가 잘못돼 일어난 건 아니다”라고 되받았다. A교수도 “물론 가해자가 잘못을 했지만 그 여성이 그렇게밖에 하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에서 하는 말”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언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 학생이 “그런 시선 때문에 여성들이 무서워서 피해 사실을 털어놓지 못하고 자꾸 뒤로 숨는 것 같다”고 말하자 A교수는 “그런 시선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대비를 잘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응수했다. 급기야 한 학생은 “교수님 자녀가 성추행당해도 그렇게 말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A교수는 “약자가 강해지려면 자기를 보호할 줄도 알아야 한다”면서 “내 딸이 그랬다면 왜 그 정도밖에 대응하지 못했느냐고 더 야단쳤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학생 3명이 강의실을 박차고 나가 버렸다. 당시 강의실에 있었던 학생 10명은 지난 22일 A교수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A교수는 직접적으로 사과하지 않았다. 이에 학생들은 A교수의 ‘2차 가해’에 대한 공론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대학 측은 사태가 점점 확산되고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이날 A교수를 강의에서 배제하겠다고 학생들과 약속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회식자리서 껴안고 온몸 더듬었죠” 강화도 초교 교장이 여직원 성추행 ‘미투’ 내사

    “회식자리서 껴안고 온몸 더듬었죠” 강화도 초교 교장이 여직원 성추행 ‘미투’ 내사

    인천 강화군의 한 초등학교 교장과 교감이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가 제기돼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강화경찰서는 강화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됐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에 나섰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22일 강화교육지원청 홈페이지 공개 게시판에는 ‘교감, 교장 선생님 요즘 머리가 아프시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성추행 당한 여직원의 측근이라고 소개한 A씨는 게시판에서 “열심히 공부했고 자기 일에 충실하면서 공직에 대한 자부심으로 열심히 일하면서 교회에서 봉사도 하며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위해 열심히 살아온 여성이 있었죠”라고 서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그런데 교감·교장 두분 선생님 덕분에 사회의 추잡함과 더러움을 알게 되고 그 순간부터 남자에 대해 두려움과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고 근무지에서 남자선생님이나 다른 분들에게 두려움으로 마음을 열지 못했던 사람이 있었다”라고 적었다. 또 A씨는 ‘H학교에서 근무하셨던 교감 선생님은 회식 자리에서 웃통을 다 벗고 여직원 앞에서 놀고, 교장 선생님은 한 여직원을 뒤에서 껴안고 온몸을 더듬고 추행을 하셨죠’라고 폭로했다. 이어 ‘그 여성은 그때의 일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와 마음의 병을 얻었다’며 ‘여성분이 당한 정신적인 고충과 고통은 어떻게 보상을 받아야 하느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씨는 “이글을 지우거나 삭제 접근 금지를 시킨다면 강화교육지원청을 정식으로 항의 방문해서 글을 지운 이유에 대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A씨는 “일차적으로 교육부와 경찰, 여성성상담소에 자문을 구하고 있으니 더 알고 싶으면 언제든 댓글이나 연락처를 남겨달라”고 올렸다. A씨는 마지막에 “다음에는 감사를 나온 감사관이 일하는 모습에 대해 알려주겠다”며 조만간 2탄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해당 피해자를 파악한 뒤 진상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시 교육청은 홈페이지 게시판 내용을 파악하고 있어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계자 징계 등을 할 방침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경찰 “김어준이 성추행” 허위청원 수사 착수

    경찰 “김어준이 성추행” 허위청원 수사 착수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에게 성폭행과 협박을 당했다는 내용의 허위‘청원 글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23일 서울 성북경찰서에 따르면 딴지일보 측은 지난 8일 경찰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을 통해 딴지일보 측은 거짓 청원 글로 허위 사실을 유포한 사람을 처벌해달라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을 바탕으로 현재 글을 올린 사람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5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엔 ‘딴지일보 김어준,성추행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김어준에게 성추행, 성폭행을 당했다” “이러한 사실을 폭로하면 큰 피해를 준다고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청원이 올라왔다. 딴지일보에서 일했다고 주장한 이 청원인은 “김어준씨는 성 관련된 말을 많이 하고, 여자 앞에서 섹스, 섹스라는 용어를 말한다”며 “이러한 사실을 폭로하면 큰 피해를 준다고 한다. 너무 무서워서 청와대에 올린다”고 ‘#미투’ ‘#with you’ 해시태그도 달았다. 일부 네티즌은 이에 “김어준을 성범죄로 고소하고 전자발찌 채워야 한다”는 청원을 올리며 처벌을 주장했다. 또 다른 한편에선 “정말 본인이 너무 억울하고 확실한 정황을 밝힐 수 있다면 당장 고소를 하라”면서 “다른 의도를 갖고 청원했다면 당신을 고소하고 싶다”며 청원을 등록했다. 이처럼 논란이 커진 이후 국민청원 게시판엔 ‘김어준 청원글, 장난으로 썼습니다. 죄송합니다’란 청원이 올라왔고 청와대 측은 해당 청원글을 삭제조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소민, ‘크로스’ 호흡 맞춘 조재현 언급 “당황했지만 변한 건 없어”

    전소민, ‘크로스’ 호흡 맞춘 조재현 언급 “당황했지만 변한 건 없어”

    배우 전소민이 ‘크로스’에서 중도 하차한 조재현을 언급해 이목이 쏠린다.전소민은 2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tvN 드라마 ‘크로스’ 종영 인터뷰에서 성추행 논란에 휩싸여 드라마에서 하차한 조재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날 전소민은 “조재현의 일로 당황했지만, 현장 분위기는 변하지 않았다”면서 “스토리가 크게 수정된 부분은 없다고 들었다. 뒤에 있는 스토리를 당겨서 전개를 시켰다. 제가 연기할 때 힘들거나 그러진 않았고 저는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드라마를 보면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연기를 하는 게 저의 의무였다. 최대한 열심히 끝까지 마치는 게 목표였고 다같이 스태프분들 배우분들 열심히 촬영을 끝냈다. 그렇게 큰 무리는 없었던 거 같다”고 밝혔다. ‘미투’ 운동에 관해서는 “제가 이 일을 하면서 어릴 때는 모르고도 지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떠오르는 경우들이 있다. 사실 표면으로 드러나서 그렇지 옛날부터 아주 고질적으로 있었던 일이고 당연했던 일인데 아무도 드러내거나 말할 수 없었다. 그게 지금이라도 피해자분들이 용기 내줬다. 저도 앞으로 일할 후배들에게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 피해자분들께 안타깝고 마음이 안 좋지만 후배들 생각하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전했다. 이어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도 많은데 아마 직장 내에서도 옛날부터 너무 고질적으로 벌어지는 일들이었을 것이다. 직장다니는 친구들도 이야기를 많이 한다. 직업 관계 없이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분야에서도 이런 일이 없어야한다”고 강조했다.한편 전소민은 지난 20일 종영한 ‘크로스’에서 장기이식센터장 고정훈(조재현 분)의 딸이자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고지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故 장자연 사건 재수사’ 국민청원 20만 돌파.. 22번째 청와대 답변 사항

    ‘故 장자연 사건 재수사’ 국민청원 20만 돌파.. 22번째 청와대 답변 사항

    청와대가 답해야 할 22번째 국민청원으로 ‘고(故) 장자연 사건 재수사’가 선정됐다.3월 23일 낮 12시 기준으로, 지난 2월 26일 게재된 “고 장자연의 한 맺힌 죽음의 진실을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에 20만 3834명이 동의했다. 청원이 시작된 지 25일 만이다. 청원이 게재된 후 30일 동안 20만 명 이상의 국민들이 추천한 청원에 대해서는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가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청원글 작성자는 “꽃다운 나이에 한 많은 생을 마감하게 만들고 버젓이 잘 살아가는 사회. 이런 사회가 문명국가라 할 수 있나요”라며 “어디에선가 또 다른 장자연이 고통을 받지 않는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일상에 잔존하는 모든 적폐는 청산되어야 한다”며 장자연 사건 재조사를 요구했다. 청원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번에야말로 꼭 진실을 알고 싶네요”,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하여 동의합니다”, “안타까운 죽음이었습니다. 미투 운동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사건이기도 할 거고요” 등 지지의 의견을 덧붙였다. 한편 고 장자연은 지난 2009년 3월 7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고 장자연이 남긴 유서가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일명 ‘장자연 리스트’라 불린 이 유서에는 각종 재계 인사들, 언론과 연예 기획사 관계자에게 술 접대와 성 상납을 강요받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충격을 안겼다. 리스트에 오르내렸던 사람들은 결국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최근 벌어지는 ‘미투 운동’으로 고 장자연 사건을 재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침발전소’ 단역배우 자매사망 사건 ‘12명의 가해자는 어디에?’

    ‘아침발전소’ 단역배우 자매사망 사건 ‘12명의 가해자는 어디에?’

    23일 방송된 MBC ‘아침발전소’에서는 최근 미투(#Me Too) 운동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단역배우 자매사망’ 사건을 다뤘다.지난 2004년 보조출연자 아르바이트 중 성폭행 피해를 입은 양 씨의 고소로 수사기관의 조사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12명 중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은 채 수사가 종결됐다. 피해자가 1년 7개월 만에 돌연 고소를 취하한 것. 2006년 당시는 성범죄 피해자 본인이나 대리인이 직접 고소해야만 처벌이 가능한 친고죄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피해자의 고소 취하는 수사 과정에서 입은 2차 피해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피해자 양 씨의 어머니에 따르면 사건조사 당시 경찰이 양 씨에게 “(가해자의) 성기를 그려와라. 색, 둘레, 길이가 어떤지” 등의 진술 강요는 물론 “12명 상대한 아줌마인지 아가씨인지 모자 좀 벗어봐”라는 등의 언행으로 정신적인 충격을 줬다는 것. 여기에 고소를 취하하지 않으면 가족들에게 해를 가해겠다는 가해자들의 협박이 더해지자 양 씨는 결국 긴 싸움의 종지부를 스스로 종결지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후 피해자는 신변을 비관해 2009년 자살했다. 경찰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언니의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인터넷에 글을 남기는 등 부단히 노력했다는 양 씨의 여동생은 언니의 죽음 이후 감당할 수 없는 죄책감에 같은 길을 택했다. 불과 일주일 새 사랑하는 두 딸을 잃은 자매의 아버지는 충격으로 뇌출혈로 사망했다. 하지만 이들의 죽음 뒤에도 당시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4명의 기획사 반장 중 2명은 지금도 현업에 종사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아침발전소’ 취재진과 전화인터뷰에 응한 반장 B씨는 “어머니가 문제가 있다. 갖다 붙일 것 붙여라”며 성폭행 가해 사실을 여전히 부인했다. 두 딸이 숨진 4년 후 어머니는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했지만, 사건 발생 3년 안에만 효력을 발생하는 민사소송은 청구 기간과 맞지 않아 결국 패소했다. 이후 1인 시위를 벌인 피해자 어머니에게 돌아온 건 가해자들의 ‘명예훼손’ 신고뿐이었다.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재고소도, 당시 수사를 담당한 경찰에 대한 징계도 시효가 지나 불가능한 상황.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에 ‘사건’재조사를 해달라는 청원이 진행 중이지만 재조사는 어려운 상황이다. 노홍철은 “안타까움을 넘어서 주먹을 꽉 쥐게 된다. 손에 땀이 난다. 믿기지가 않는다. 정말 있어서는 안 되는 뉴스다. 지금이야 미투 운동으로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만, 10년 전이면 정말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함께 MC를 맡고 있는 허일후 역시 “영상을 보면서 속에서 분노와 욕지거리가 나올 정도로 화가 난다. 한 가정이 완벽하게 파괴됐다. 오히려 2차 가해를 한 것이 경찰이었고 생각된다”며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2차 피해 논란은 과거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1월 대구의 한 경찰서에는 성폭행 피해자와 가해자가 나란히 한 장소에서 사건 조사를 하고 이를 다른 기관에 넘기려고 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걸고 당당히 피해 사실을 밝힌 미투(#Me Too) 피해자들에게도 갖가지 억측이 난무하면서 2차 피해가 진행되고 있는 것. 안희정 전지사의 성폭력을 세상에 공개한 김지은 씨와 고 배우 조민기 씨의 성추행 사실을 밝힌 송하늘 씨의 경우 숱한 악성 댓글과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뉴스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뉴스 밖 뒷이야기. 뉴스에 보도된 내용과 취재 과정 등 더 많은 이야기를 살펴보는 ‘박성제 기자의 탈탈 털어보는 뉴스’가 첫선을 보였다. 박성제 MBC 보도국 취재센터장이 스튜디오에 출연해 최근 이슈를 심도 있게 짚어보는 코너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과 그 과정에 대한 뉴스 뒷이야기를 전해 시청자 호평이 이어졌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2018분 동안 이어지는 ‘우리들의 #미투’

    2018분 동안 이어지는 ‘우리들의 #미투’

    일반시민 고발 목소리 밤새 계속 서울대선 성폭력 교수 파면 농성 미투 운동을 통해 폭로된 성폭력 피해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성폭력 피해자와 미투 운동 지지자들이 가해자 처벌과 성폭력 근절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22일 오전 9시 22분부터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이어 말하기 행사를 시작했다. 다음날 오후 7시까지 2018분 동안 이어지는 이 행사는 미투 운동이 시작된 2018년에는 성폭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사전에 인터넷으로 발언을 신청한 시민들은 가정과 학교, 직장 등지에서 겪은 피해 경험을 털어놨고, 활동가들은 광장에 나오지 못한 피해자의 사례를 소개했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한국여성민우회의 한 회원은 6세 무렵부터 겪어야 했던 일상적인 성폭력 경험을 되짚으며 “한국에 사는 대다수 여자는 어릴 때부터 줄곧 남자들에게 성적 대상으로 취급받고 공격당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행사 시작 다섯 시간 만에 시민 26명이 발언대에 올랐고, 고발의 목소리는 밤새 이어졌다. 시민행동에 참여한 한국여성의전화 고미경 상임대표는 “여성들이 미투 운동을 계기로 성폭력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라는 것을 자각하기 시작했다”면서 “성폭력이 만연한 성차별적 사회를 바꿔야 한다는 절박함에 두려움을 이겨내고 광장에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대 학생들은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사회학과 H교수에 대한 조속한 징계와 파면을 요구하며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서울대 총학생회와 ‘H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학생모임’은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본부가 7개월째 H교수의 징계를 내리지 않고 있으며, 결정 연기에 대한 설명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회학과 학생들은 지난해 3월 “H교수가 학생들을 성희롱·성추행하고 지속적인 폭언과 폭설, 사적인 업무 지시를 일삼았다”고 학교 측에 고발했다. 같은 해 6월 서울대 인권센터는 H교수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릴 것을 학교 측에 권고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물론 같은 학과 교수들도 솜방망이 징계라며 반발했다. 학교 측은 지난해 9월 교육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징계위원회를 소집했지만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징계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 측의 늦장 대응이 광범위한 2차 피해를 유발하고 실질적으로 성폭력을 옹호·방관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면서 “학교 측은 학생들이 겪은 피해에 대해 사과를 하고 학내 권력형 성폭력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甲男세상, 乙女의 반격] 성추행당한 선생님… 법은 멀고 침묵은 익숙했다

    [甲男세상, 乙女의 반격] 성추행당한 선생님… 법은 멀고 침묵은 익숙했다

    학교측, 교육청에 보고 의무없어 “소문나면 학생들 얼굴 보기가…” 학생 면학 분위기 핑계로 ‘쉬쉬’ 피해자들만 이중 고통 ‘속앓이’ 화성 A고교 3년 새 4회 성추행 가해자들 아무런 처벌 안 받아2016년 7월 13일 경기 화성 A고교 회의실에서 긴급 임시 교직원 회의가 열렸다. 남교사 B씨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끓어오르는 욕정을 참지 못하고 노래방에서 여교사 C씨의 발을 걸고 키스를 시도하려 했다”며 공개 사과를 했다. 동료 교사 간 발생한 성추행 사건의 가해자가 B씨였음이 밝혀진 것이다. 공개 사과가 끝나자 학교장은 “B교사는 3학년 담임을 맡고 있기 때문에 이 얘기가 밖으로 새 나가면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면서 “내용을 발설하는 교사에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학생이 아닌 동료 교사나 행정 직원을 상대로 저지르는 성폭력이 ‘미투 운동’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측에 신고 의무가 없다 보니 덮고 넘어가기 일쑤라는 것이다. 또 피해자들은 그런 불미스러운 일을 당했다는 소문이라도 날 경우 자신이 피해자임에도 더는 학생들 앞에 얼굴을 들 수 없기 때문에 신고하기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교육부에 따르면 교직원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가 발각돼 징계를 받은 교원 수는 2014년 11명에서 2016년 27명으로 2년 사이 16명이 늘었다.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28명의 교원이 징계를 받는 등 교직원을 상대로 성비위를 저지른 교사 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학교 측의 은폐로 징계를 받지 않은 교사 수까지 더하면 실제 성 비위 교사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내 성인 간 성범죄에 대해서는 신고와 관련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고 말했다. 교육 당국에 알리지 않으면 가해자에 대한 징계가 이뤄지지 않고, 교사들 사이에서도 쉬쉬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보니 성범죄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이 상당히 둔감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A학교에서만 2015년 이후 성추행 사건이 4차례나 발생했는데도 그동안 묻혀 왔던 배경도 마찬가지다. 2015년 발생한 성추행 사건은 위에서 보듯 공개 사과로 마무리됐고, 2016년 발생한 남교사 D씨가 여교사 E씨의 어깨를 만진 추행 사건 역시 가해자 D씨의 사과 외에는 별다른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 관할 교육지원청도 이 두 사건의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당시 교감이었던 이모씨는 지난 21일 뒤늦게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지원청의 담당 장학사에게 “피해자가 원하면 신고를 하겠다고 했지만 원하지 않아 사과 형태로 끝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학교에선 지난해 4월 남교사의 성추행 사건이 또 발생했다. 기간제 교사인 노모(41·여)씨와 무기계약직 여직원 H씨가 남교사 F씨에게 같은 날 강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H씨는 시설담당 직원인 I씨에게도 상습적인 성희롱과 성추행에 시달렸다고 털어놓았다. 노씨는 “학교에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저만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 덮어 두려고 했는데 H씨가 추행당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7월 경찰에 신고돼 검찰로 넘어갔다. 다음달 2일부터 공판 절차에 돌입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F씨와 I씨에 대한 징계는 내려지지 않았다. F씨는 “술을 먹어 기억이 안 난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실 관계자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술이 엇갈린다. 누군가는 억울할 수 있어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징계를 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정봉주 성추행 의혹, 780장 사진이 밝혀줄까

    정봉주 성추행 의혹, 780장 사진이 밝혀줄까

    “당일 사진 제출… 무죄 입증 자신 검증 제대로 안 한 언론이 문제” 프레시안, 명예훼손 맞고소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정봉주(58) 전 의원이 22일 경찰에 고소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정 전 의원은 “무죄 입증에 자신이 있다”고 강력 피력했다.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정 전 의원을 불러 고소 사실에 대해 확인했다. 앞서 정 전 의원은 자신이 2011년 12월 한 기자 지망생을 성추행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프레시안 기자 서모씨 등 2명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지난 13일 고소했다. 처음에는 5개 언론사의 기자 6명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가 이후 4개 언론사 4명에 대해선 고소를 취하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고소장과 변호인 의견서, 보충 의견서를 모두 제출한 상태”라면서 “성실하게 조사받겠다”고 짧게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정 전 의원의 고소 대리인인 김필성 변호사는 “성추행은 없었다. 호텔에서 피해자를 만난 사실 자체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진실은 조사 과정에서 나올 것”이라며 무죄 입증을 자신했다. 정 전 의원 측은 이날 사건 당일로 지목된 2011년 12월 23년 동행한 사진작가가 찍은 780장의 사진을 경찰에 제출했다. 김 변호사는 “사진을 입수해 법정 증거 수준이 되는지 분석 과정을 거치는 데 시간이 걸렸다”면서 “사진에는 정 전 의원의 모든 일정이 기록돼 있고, 무죄 입증을 위해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전 의원 측이 성추행 피해자를 고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는 미투 운동의 피해자를 자처하는 인물들이 아니라, 검증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언론기관을 문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 7일 서울시장 출마회견 예정일에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프레시안이) 기사에서 ‘이런 사람이 서울시장이 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왜 그날 보도했는지는 조사 과정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1일이 지연된 지난 18일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복당은 당 지도부의 불허 결정으로 무산됐다. 김 변호사는 프레시안 측이 맞고소한 것과 관련해 “진실은 조사 과정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시안은 지난 16일 “보도의 본질은 정치인 정봉주와의 진실 공방이 아니라 그에게 당한 악몽을 7년 만에 세상에 토해낸 피해자의 외침이 사실로 입증되는 과정”이라고 밝히며 정 전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인생 망쳐놓겠다”…성추행 피해 폭로 학생 협박한 교수

    “인생 망쳐놓겠다”…성추행 피해 폭로 학생 협박한 교수

    서울예대의 한 여학생이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가 가해 교수로부터 협박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학생을 성추행 피해를 털어놓은 또다른 교수가 상담 내용을 녹취해 가해 교수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22일 경기 안산단원경찰서와 서울예대에 따르면 이 학교 재학생 A씨는 ‘미투(나도 당했다)’ 운동의 일환으로 학생회의 성폭력 피해 설문조사에서 “김모 교수가 수업 도중 다리를 떨지 말라면서 허벅지를 만졌다”고 밝혔다. 학생회는 이 사실을 학교 측에 신고했고, 김 교수는 성추행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김 교수가 여학생들만 모아 놓고 공개적으로 ‘성추행은 없었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MBC 보도에 따르면 김 교수는 이 자리에서 “폭로자는 음악계에 발도 못들이게 하겠다. 인생을 아주 망쳐놓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불안감을 느낀 여학생은 다른 유명 교수인 B씨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A씨에 따르면 B교수는 학생과의 대화를 녹음해 가해자로 지목된 김 교수에게 넘겼다. 결국 김 씨는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한 A씨의 신상을 알아내 A씨에게 성추행 증거를 가져오라고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백한 2차 가해다. MBC에 따르면 두 교수 모두 관련 폭로가 사실이 아니라면서 자신들이 학교 재단 측에 반기를 들어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B교수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작년에 사학비리 때문에 계속 반기를 들어 왔다. 그래서 학교로부터 타깃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학교 측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서울예대 관계자는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교수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순실 특종’ 이진동, 성폭력 의혹 사표

    ‘최순실 특종’ 이진동, 성폭력 의혹 사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관련 특종 보도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이진동 TV조선 사회부장이 성폭행 의혹에 휩싸여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TV조선 관계자는 이날 “이 부장이 미투 운동 관련 문제 제기가 있어 사표를 냈다”면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에 따르면 이 부장은 2015년 술자리가 끝난 뒤 회사 후배인 A씨의 집 안으로 들어가 그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A씨는 “이 부장이 집요하게 집 안에서 차를 한잔 달라고 요구해 거절할 수가 없었고, 집에 들어온 뒤에도 여러 번 거절 의사를 표시했으나 이 부장이 이를 무시한 채 물리적 힘을 동원해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미투 운동이 확산된 최근 A씨는 이 부장에게 연락해 “진심으로 뉘우친다면 공개 사과를 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부장은 “수십 번 수백 번이라도 사과하고 싶다”면서도 공개 사과하는 것은 거부했다. 그러면서 “회사에서 사직하는 것으로 용서를 빌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부장은 자신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A씨와) 성관계는 있었지만 강압성 여부는 법적으로 따질 문제”라면서 “피해자보다 더 미안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내와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A씨 측은 이 부장을 형법 303조에 따른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과 가택 침입, 퇴거 불응 등의 혐의로 형사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장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경기 안산 상록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했으며 이후 다시 언론계로 돌아왔다. 이 부장은 2016년 최순실씨가 박 전 대통령의 측근임을 입증하는 동영상을 단독으로 공개하는 등 국정농단 사태를 특종 보도하기도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순재 ‘뉴스브리핑’ 출연 “‘미투 운동’ 지지, 충동 느낄 땐 자제해야..”

    이순재 ‘뉴스브리핑’ 출연 “‘미투 운동’ 지지, 충동 느낄 땐 자제해야..”

    배우 이순재가 ‘미투 운동’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22일 방송된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는 영화 ‘덕구’의 배우 이순재가 출연했다. 최근 이순재는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순재는 “왜냐하면 대중을 상대로 하는 직종이 정치하고 이 분야다. 우리다. 관객, 팬이 없으면 존재할 수가 없다. 대중과 호흡해야하기 때문에 정치와 마찬가지다”며 “정치는 표를 얻어야 하지만 우리는 표를 구걸할 필요는 없다. 그런 부분에서는 차이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뭘 하든 간에 대중과 상대하는 직종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인정된 공인은 아니지만 준공인이지 않나. 우리 작품을 통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사람도 있고 연령층도 있기 때문에 자기 몸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혹과 충동을 느낄 땐 자제하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그런 책임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인식은 머릿속에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힘줘 말했다. 또 주영진이 “30년 전 일까지도 나온다”며 62년간 있었던 일을 묻자 “과거, 그 이전의 단계는 글쎄. 우리 직종이 과거에는 일제 때부터 시작하면 공연을 하나 하면 지방공연을 해야한다. 가정을 떠나 3~4개월 또는 6개월을 했다. 그 사이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생길 수는 있다. 여성들이 그걸로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라 묵과되고 넘어간 거다”고 답하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그런데 이제는 안 된다. 대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입장은 더 말할 게 없고 상대방 하나하나 동등한 인격체로 봐야 한다. 가르치는 입장에서 제대로 가르쳐야지. 언젠가 터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인데 이 기회에 사회 정화의 차원에서 좋은 기회가 됐지 않나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화여대 미투 추가 폭로…현직 교수 성추행 의혹

    이화여대 미투 추가 폭로…현직 교수 성추행 의혹

    이화여대 교수가 학생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22일 페이스북 ‘미투(Metoo·나도 당했다)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이화여대의 ‘학생·소수자 인권위원회’와 ‘음악대학 관현악과 A 교수 성폭력 사건 비상대책위원회’가 작성한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관현악과 전공 지도교수인 A 교수는 개인 레슨 시간에 여러 차례 학생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성희롱적 발언을 했으며, 신체의 특정 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해왔다. A 교수는 “한의학을 공부했다”며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하는가 하면, “모두 너희를 위한 것”이라며 자신의 행동을 여러 차례 합리화했고 학생들이 거부해도 무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소수자 인권위는 또 “이런 (A 교수의) 행위들이 소수에게 이뤄진 게 아니라 (피해자가) 수십 명에 달할 정도”라며 “선배와 전공 선생님들께 해당 교수를 조심하라는 말을 들어보지 않은 학생이 없을 정도로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학교 관계자는 ”사실인지 확인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화여대에서는 최근 정년 퇴임한 B 교수가 연구실에서 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투, 광장에 나오다... 청계광장서 ‘2018분 이어말하기’

    #미투, 광장에 나오다... 청계광장서 ‘2018분 이어말하기’

    “여자라는 이유로 어린 시절부터 죽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모르는 아저씨가 삼촌 친구라며 다가왔고,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여섯 살 때 성폭력을 당했다. 초등학교 같은 반 남자아이가 가슴을 만지고 학교 담임 선생님이 나를 뒤에서 끌어안기도 했다. 마사지를 해주겠다며 내 몸 전체를 주무르고 아무런 동의 없이 키스한 수사도 있었다. 직장인이 된 뒤에는 회식 뒤 노래방에서 상사들과 블루스를 춰야 했다. 그들이 내 몸을 만지는 것이 거슬렸지만 관행처럼 이뤄졌다.”22일 서울 청계광장에 마련된 발언대.꽃샘 추위 속에 이른 아침부터 성폭력 경험을 고발하는 ‘미투(#metoo)’ 운동에 참여하고 이를 지지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340여개 여성·노동·시민단체들의 연대체인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마련한 ‘2018분의 이어말하기’ 행사가 이날 오전 9시22분부터 2018분 동안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한국사회에 만연한 성폭력을 2018년에는 근절시키겠다는 의미로 기획한 행사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여성민우회의 한 회원은 어린 시절부터 일상적으로 당했던 성폭력 경험을 되짚으면서 “한국에 사는 대다수 여자는 어릴 때부터 남자들로부터 성적 대상으로 취급받고 공격당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처럼 성폭력을 당해왔던 모든 여성은 죄가 없으면서도 움츠리고 말 못하고 살았다”면서 “하지만 죄책감은 우리가 느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버젓이 가정을 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사는 그들(가해자)이 느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성차별과 인종차별에 동시에 시달리며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 여성들의 현실도 발언대에 올랐다. 남편으로부터 성폭력 당하는 결혼 이주 여성,사장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하는 이주 여성 노동자,마사지사로 취업해 성매매를 강요당하는 태국 여성 등 다양한 피해 사례가 제시됐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의 한 활동가는 “이주 여성들은 성폭행을 당해도 체류 문제 때문에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체류 지위와 상관없이 모든 이주 여성들이 성폭력 피해를 신고할 수 있고 가해자가 처벌받도록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밖에 한 젊은 여성은 학창 시절 남학생뿐 아니라 여학생으로부터도 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놨고, 한 중년 여성은 대형교회 목사가 자신의 집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주장하는 등 다양한 고발과 증언이 터져나왔다. ‘미투’를 지지하는 ‘위드유(#withyou)’ 발언도 이어졌다. 한 여성은 “미투 운동을 보면서 여성 혐오 사건들은 가해자가 여성을 통제 대상으로 보는 권력욕 때문에 성립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나 또한 여성으로 고통받았고 나 또한 당신들과 함께하겠다”고 미투 참여자들을 응원했다.또 다른 여성은 “미투 운동을 바라보면서 그동안 성추행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던 과거 기억들을 되짚어보면서 한편으로는 내가 많은 현장을 목격하고도 방관자로 모른 척하지 않았나 반성했다”며 앞으로는 비겁하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행사가 열리는 청계 광장 한켠에는 자신이 당했던 성폭력을 고발하고 미투를 지지하는 발언이 담긴 25m 길이의 대자보 벽도 설치됐다. “나는 버스 창가에 절대 앉지 않는다.내 허벅지를 만지던 소름끼치는 손이 생각나서.” “나는 00사 면접에서 겪었던 성희롱을 고발합니다.” 등의 글이 적혀있다.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SNS를 통해 자유발언 신청을 받아 23일 오후 7시까지 ‘2018분의 이어말하기’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23일 오후 7시에는 퍼포먼스와 공연, 청계광장 일대 행진 등으로 구성되는 성차별·성폭력 끝장문화제가 열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배우 프레드 세비지 고소한 한인 황영주씨

    [포토] 배우 프레드 세비지 고소한 한인 황영주씨

    한인 황영주씨가 유명 배우 프레드 세비지를 성차별과 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 2015년 시트콤 ‘그라인더(The Grinder)’의 스텝으로 20세기폭스사에 근무했던 황씨는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세비지가 욕설을 퍼붓고 폭행을 하는 등 성차별을 했다고 주장했다. 황씨는 최근 일어난 ‘미투’ 운동을 보고 용기를 얻어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고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사진=AF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봉주 경찰 출석... 대리인 “무죄 자신”

    정봉주 경찰 출석... 대리인 “무죄 자신”

    성추행 의혹을 둘러싸고 인터넷 언론사와 공방을 벌이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이 22일 고소인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나왔다.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1시 50분쯤 서울 중랑구에 있는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해 조사실을 향했다. 고소 대리인인 김필성 변호사와 함께 수사대 청사에 도착한 정 전 의원은 “이미 고소장과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한 상황이다.성실하게 조사받겠다”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서울시장 출마회견 예정일에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무슨 정치적 의도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프레시안이) 기사에서 ‘이런 사람이 서울시장이 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왜 그날 (보도)했는지 조사 과정에서 나올 것”이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성추행 의혹에 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성추행은 없었다”고 답했다. 또 호텔에서 피해자를 만난 사실 자체가 없었는지 묻자 “(그런 상황이) 없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프레시안 측으로부터 고소당한 사건의 무죄 입증에 자신이 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신이 있다”면서 “진실은 조사 과정에서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정 전 의원 측은 프레시안 측이 성추행 피해 날짜로 지목한 2011년 12월 23일 정 전 의원의 일정을 기록한 사진 780장을 경찰에 제출할 예정이다. 김 변호사는 “상대방(프레시안)이 그날 정 의원이 성추행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그런 사실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사진을 제출할 것”이라며 “증거로 제출할 수준이 되는지 (사진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성추행 피해를 주장한 기자 지망생을 고소하지 않은 이유에는 “우리가 문제 삼는 것은 미투 피해자라고 자처하는 인물이 아니라 언론이 이를 제대로 검증을 했는지 여부”라고 답했다. 정 전 의원이 2011년 12월 한 기자 지망생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은 그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회견이 예정돼 있던 지난 7일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에서 처음 보도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북 문화예술계 성폭력상담센터 운영

    전북도가 문화예술 분야의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내놨다. 도는 우선 전북도 문화관광재단에 성폭력 특별 신고·상담센터를 26일부터 100일간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도내 문화예술계에서도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함에 따라 성폭력 사건의 진상을 총체적으로 규명하기 위해서다. 이와함께 문화예술 분야 보조금 지원 때 성폭력 예방교육을 의무화하는 한편 성폭력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단체(개인 포함)에는 3년간 보조금 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도내 미투 운동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단체는 2개다. 이들 단체는 3개의 보조금 사업에 선정돼 총 1억 3000여만원을 지원받을 예정이었으나 미투에 연루돼 물의를 빚자 이달 초 사업을 포기했다. 김인태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22일 “문화예술계의 왜곡된 성 인식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예방교육과 성폭력 연루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사후 보조금 지원 배제 등을 통해 성폭력 근절 종합대책이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곽금주의 아빠 일병 구하기] 남자의 기억, 여자의 기억

    [곽금주의 아빠 일병 구하기] 남자의 기억, 여자의 기억

    가정에서 늘 일어나는 상황이다. 남자는 전혀 기억 못 하는 일을 여자는 다 기억하고 있다. 부인은 “당신이 언제 어디에서 어떤 기분으로 내게 이런 말을 하지 않았느냐”고 꼬치꼬치 묻고 따진다. 남편은 전혀 기억이 안 난다. 아니 노력해 보면 어렴풋이나마 그때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단 어떤 문제 때문에 다투었는지, 어떻게 하기로 했는지 대충만 기억날 뿐이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말한 희미한 기억도 있긴 하다. 그러나 늘 이런 상황이 되는 게 짜증 날 뿐이다. 어떻게 저런 모든 것을 다 기억하고 있는지, 변명 만들 시간조차 없이 조목조목 따지는 아내에게 늘 일방적으로 당해야 하는지가 말이다. 남녀의 기억 능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인간은 대단한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망각 능력 또한 그에 못지않게 대단하다. 이후 한 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초등학교 때 혼자 좋아했던 옆 짝의 이름은 평생을 두고 기억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어제 점심때 무얼 먹었는지를 갑자기 묻는다면 금세 기억이 안 난다. 기억 능력은 개인에 따라 그리고 연령에 따라 다를 뿐 아니라 남녀에 따라 다르기도 하다. 그중에서 일화적 기억에서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일화적 기억이란 어떤 사건에 대한 기억,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 일어났던 기억을 말한다. 예컨대 어릴 때의 생일 파티 때 기억이나, 결국 절교까지 가게 됐던 친구와 심하게 다투었던 기억 등 ‘사건에 대한 기억’이다. 어디에서 누구와 어떻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그때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에 대한 기억이다. 때로는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또는 전혀 기억하지 못할 것 같았지만 그 어떤 단서에 의해서 그날 일들이 문득 생생하게 기억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일화적 기억에서 남녀가 다르다. 시각 공간적 기억은 남성이 강하다. 예를 들어 그 방이 어떻게 생겼는지, 또는 거기까지 가는 길은 어땠는지에 대한 기억은 여성에 비해 남성이 더 잘 기억해 낸다. 그러나 공간 기억에 비해 사물의 위치 기억은 다르다. 그 방에서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었는지에 관한 기억은 여자가 더 강하다. 그럴 뿐만 아니라 그때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무슨 말이 오고 갔는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그리고 어떤 감정이었는지 등에 대한 기억은 여성이 훨씬 더 자세하다. 여성은 이런 정보들을 언어로 입력하기 때문이다. 언어로 입력된 기억은 훨씬 더 오래갈 수 있다. 그래서 두고두고 계속 반추하는 것이 용이하다. 여자가 몇 년이 지나도 토씨 하나 안 바꾸고 계속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게 남자와 여자의 서로 다른 기억 능력이 부부간의 끊이지 않는 논쟁이나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남녀 상관없이 사건의 경험 정도에 따라 기억 차이가 난다. 자신에게 처음으로 일어난 일, 아주 중요하거나 또는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기억을 잘할 수 있다. 처음 들어온 정보가 강력한 것은 첫인상, 첫사랑의 기억이 오래가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또한 충격적인 사건에 대한 기억의 영향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까지 갈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 이에 비해 자신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사건에 대한 기억은 약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습관적으로 반복적으로 일어난 일에서는 더욱 그렇다. 부인과의 다툼에서도 그렇다. 늘 하는 얘기, 늘 반복되는 논쟁이기에 남자는 그다지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반면 여자는 계속 반복해 말하면서 그 기억은 지워지지 않고 더 뚜렷이 유지될 수밖에 없다. 최근 우리 사회에 ‘미투’ 관련 사건이 계속되고 있다. 오래전 일어났던 사건에 대한 일화적 기억이기에 여자의 기억이 더 구체적이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 간의 기억은 다르다. 피해자의 기억이 더 오래간다. 피해자에게는 처음 일어나는 충격적인 사건이기에 오랫동안 기억에 머물러 있고, 또 계속 반복해서 떠오르기에 그 기억은 오래갈 수밖에 없다. 이런 피해자에 비해 가해자에게는 자신이 행한 행동이 스스로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다. 뿐만 아니라 상습적으로 반복해 온 행동이라면 더더욱 세세하게 기억에 남지도 않는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기억을 같은 선상에 두면 안 된다. 자세히 기억해 내지 못한다고 해서 그 일이 없었던 것은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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