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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청소년 ‘스쿨미투’, 실질적인 대응 방안 내놔야

    학교 내 성폭력과 여성 혐오를 고발하는 ‘스쿨미투’가 심상치 않다. 지난 토요일 서울 광화문에서는 청소년 250여명이 스쿨미투 집회를 열었다. 학생의날을 맞아 교복을 입은 학생들은 작정하고 집회에 참여해 피켓을 들고 학교 성폭력 사례를 고발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의 대부분은 여학생들이었다. ‘친구야 울지 마라, 우리는 끝까지 함께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청소년 참가자들은 학교 성폭력을 낱낱이 증언했다. “여자는 허리를 잘 돌려야 한다”, “내 무릎에 앉으면 수행평가 만점을 주겠다” 등 교사들의 성희롱 발언을 교실에서 들어 왔다니 황당할 뿐이다. 미투운동이 사회 전반에 들불처럼 번졌어도 스쿨미투는 사실상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피해 사례가 학교별로 고발되기는 했어도 공론화하지 못하고 번번이 묻혔다. 피해자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힘든 학생 신분인 데다 진학과 취업 등을 빌미로 2차 가해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침묵을 강요당하는 현실 탓이다. 주말 집회에서도 학생들은 피해 사례를 다른 학교끼리 대독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스쿨미투라는 용어 자체는 생소하지만 여학생들의 학교 내 크고 작은 성폭력 피해 문화는 뿌리 깊다. 지난 3월 서울 용화여고 졸업생 96명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남자 교사들의 상습 성폭력 사실을 폭로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침묵을 강요받고 있을지 모른다. 그렇게 따지면 두발 자유화 등으로 학생인권 보호 운운하는 정책은 한가할 정도다. 지난달 교육부는 미성년자·장애인 대상의 성희롱이나 불법촬영(몰카) 등의 성비위를 저지른 교원에게는 중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스쿨미투를 통해 성폭력 피해를 밝힌 학생에게 2차 가해를 한 교사는 파면하기로 했다. 문제는 여전히 허울 좋은 대책일 뿐이라는 점이다. 스쿨미투를 폭로한 학교의 80%가량이 사립학교인데, 정작 정부의 징계가 적용되는 범위 바깥에 있다. 스쿨미투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 방안과 방지 매뉴얼이 꾸준히 손질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구두선의 정책에 불과하다는 점을 정부는 유념해야 한다.
  • [임정욱의 혁신경제] 실리콘밸리의 명과 암

    [임정욱의 혁신경제] 실리콘밸리의 명과 암

    지난주 일년 만에 미국 실리콘밸리를 다시 방문했다. 일주일 동안 샌프란시스코부터 새너제이까지 실리콘밸리의 위아래를 누비고 다니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곳곳을 관찰했다. 그리고 세상의 변화를 실감했다.우버나 리프트 같은 승차공유 서비스는 이제 일상생활 속에 완전히 파고들었다. 집이든, 사무실이든, 호텔이든, 쇼핑몰이든 어디서나 스마트폰만 누르면 5~10분 안에 차가 온다. 차가 없어도 걱정하는 사람이 없다. 주차장이 예전보다 덜 붐빈다. 음주운전의 위험도 많이 줄어들었다. 대중교통 수단이 발달돼 있지 않은 미국에서 우버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샌프란시스코나 새너제이 시내에서는 전동 스쿠터와 전기자전거가 눈을 돌리는 곳마다 보인다. 차를 타고 가기에는 가깝고, 걸어가기에는 조금 먼 애매한 거리를 갈 때 이런 새로운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선 자율주행차를 만나는 것이 흔한 일이 됐다. 여기저기서 구글이나 GM의 자율주행차가 시험운행 중인 것이 보인다. 사람들은 자율주행차를 봐도 더이상 신기해하지 않는다. 구글은 지난주 운전석에 사람이 아예 앉지 않는 완전 자율주행차의 운행을 캘리포니아주에서 허가받았다고 발표했다. 테슬라가 내놓은 대중 전기차 모델인 모델3도 부쩍 늘어났다. 6개월 전 구매한 모델3로 나를 태워 준 후배가 “이제 다시는 일반 가솔린 엔진 차량으로는 못 돌아갈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의 기행으로 온갖 구설에 시달리던 테슬라는 지난 3분기에 3억 달러 이상의 큰 흑자를 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처럼 실리콘밸리에서는 모빌리티혁명이 한창 진행중이다. 샌프란시스코에는 무인 상점인 아마존고가 문을 열었다. 시애틀, 시카고에 이어 벌써 여섯 번째 매장이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가봤다. 스마트폰앱에서 바코드를 스캔하고 입장한 뒤 사고 싶은 물건을 집어 들고 그냥 퇴장하면 자동으로 물건값이 계산돼 있다. 마술 같다. 유통 혁명이다. 금요일에 실리콘밸리의 몇몇 회사를 방문했다. 회사 내부가 썰렁하다. 왜 그러냐고 묻자 금요일에는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원격업무, 원격화상회의 소프트웨어 등이 발달하면서 출퇴근 교통체증에 시달리지 않고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아예 전원이 원격으로 일하는 회사도 있다. 이런 근무환경의 변화는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다. 일하는 방식의 혁명이다. 좋은 면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샌프란시스코의 거리 곳곳에는 집이 없이 길거리에 노숙하는 홈리스가 더 많이 늘어났다. 실제로 그로 인한 소매치기, 차량파손 절도 사건 등이 늘어나 시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테크붐으로 최고의 호황을 맞고 있는 도시에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고액 연봉의 엔지니어들이 도시로 밀려들어오면서 주택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자 집세가 천정부지로 올랐다. 덕분에 기존 중산층에서 낙오된 사람들이 폭증하는 집세를 견디지 못하고 홈리스가 됐다. 또 이들을 구제하려는 샌프란시스코시의 각종 정책이 미국 다른 지역의 홈리스를 불러들이는 역효과를 냈다는 지적도 있다. 진보적인 곳으로 알려진 실리콘밸리도 미투운동에서 자유롭지 않다. 여성 창업자들에게 차별적인 발언을 한 유명 남성 투자자들은 업계에서 퇴출됐다. 구글에서도 안드로이드를 만든 앤디 루빈이 성추문으로 물러나면서 1000억원 상당의 거액 퇴직금을 챙긴 사실이 뉴욕타임스에 보도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구글의 직원들은 회사에 항의 시위를 벌였다. 미·중 무역전쟁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카슈끄지 살해 스캔들도 실리콘밸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거액의 자금이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실리콘밸리로 흘러들어와 투자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창업자들도 아무 돈이나 투자를 받지 말고 투자자의 도덕성을 따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돈줄이 막히면 이제 벤처 투자붐이 꺼지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있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변화의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진통 속에서도 실리콘밸리는 계속 전진하고 있다. 인류의 삶의 모습을 바꿔 버릴 변화가 여기저기서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실리콘밸리는 여전히 그 중심에 있다. 한국은 과연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고 주도할 수 있는가.
  • [특파원 생생리포트] “中 여성은 하늘 절반” 치켜세워도… 목소리도 못 내는 ‘정치 미투’

    [특파원 생생리포트] “中 여성은 하늘 절반” 치켜세워도… 목소리도 못 내는 ‘정치 미투’

    ‘여성이 립스틱을 바르지 않으면 남성과 다를 바 없다.’중국 2위 온라인 쇼핑업체인 징둥이 택배 상자에 쓴 이 같은 광고 문구 때문에 사과해야만 했다. 징둥뷰티 측은 지난달 30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징둥뷰티는 아직 회사 설립 초창기로, 부적절한 내용을 마케팅 기법으로 아무 생각 없이 쓴 결과”라고 사과문을 올렸다. 이어 여성 비하 광고 문구가 쓰인 1000여개의 무료 선물 택배를 받은 모든 이들에게 배상하겠다고 밝혔으며, 아직 발송하지 않은 30만개의 상자는 파괴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징둥 측의 사과는 중국 여성들의 분노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네티즌들은 “이런 글을 상자에 쓰다니 아무 생각이 없다”며 비난을 계속했는데, 이는 류창둥(劉强東) 징둥 회장이 미국에서 지난 8월 31일 1급 강간 혐의로 체포됐다 풀려났기 때문이다. 류 회장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징둥 측도 판결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12차 중국 여성 전국대표대회에 참석해 여성들을 격려했다. 시 주석은 2013년 여성대표대회에서 “여성은 ‘하늘의 절반’으로 중화민족의 부흥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역사를 통틀어 여성의 해방과 진보 없이 인류의 해방과 진보는 없다”고 말했다. 여성을 하늘의 절반이라고 표현한 말은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운 마오쩌둥(毛澤東)이 처음 했다. 마오는 “여성이 하늘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다”며 남녀평등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실질적인 양성평등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중국 공산당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늘려 성장률은 높였지만 정치에서는 여전히 ‘유리천장’이 작동하고 있다. 19기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7명의 상무위원에 여성은 한 명도 없을뿐더러 25명의 중앙정치국 위원 중에도 쑨춘란(孫春蘭)만이 유일한 여성이다. 성폭력 피해 고발운동인 ‘미투’도 중국에서는 대학에서만 제기됐을 뿐 사회적으로는 거의 확산하지 못했다. 특히 미투가 활발했던 미국이나 영국과 달리 정치권에서 일어난 중국의 미투는 전혀 없다. 중국의 미투 운동가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안전하게 처리한 미투 관련 정보 사이트 쉐화(每一片雪花·mypxh.com)에 따르면 미투 고발을 당한 이들은 대학교수, 언론인, 운동 코치, 교사 그리고 몇몇 기업인에 불과하다. 쉐화는 인터넷을 이용해 용기를 내지 못한 여성들의 피해 사례를 계속 수집하고 있어 작은 눈꽃송이가 중국 사회를 움직일 눈덩이가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상사 성추행 고발한 날, ‘유리 감옥’에 갇혔습니다”

    “상사 성추행 고발한 날, ‘유리 감옥’에 갇혔습니다”

    “독방으로 책상 옮겨져… 동료들도 외면” “어렵게 입 뗐지만 신고 늦었다 책망 뿐” 회사·피의자 상대로 ‘외로운 법정 싸움’ 유리벽 모형 밀어내자 객석 응원 봇물 청소년 ‘스쿨미투’ 권력형 성폭력 비판 전국 실태조사·학생인권법 제정 요구“직장 상사의 성추행을 고발한 후 저는 ‘유리 감옥’에 갇혔습니다. 책상은 독방으로 옮겨졌고 동료들도 저를 외면했습니다. 더 이상 혼자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이 감옥에서 벗어나도록, 저처럼 갇히는 사람이 없도록 도와주세요.” 눈물을 흘리며 어렵게 말을 이어간 A씨는 사방에 설치된 유리벽 모형을 손과 발로 힘껏 밀어냈다. A씨와 객석을 막고 있던 벽이 차례로 무너지자 청중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잘했다” “힘내요” 같은 응원도 나왔다. A씨는 입사 한 달 만에 상사로부터 신체 접촉 등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했다. 불이익을 당할까 봐 몇 달 침묵하다 용기를 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고 피해를 일부 인정받았다. 그러나 괴롭힘은 더 심해졌다. 회사는 A씨의 업무 공간을 유리 창문으로 막힌 방으로 옮기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동료 한 명 찾아오지 않았다. ‘유리 감옥’에 고립된 A씨는 회사와 피의자를 상대로 법정에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하자센터에서는 한국성폭력상담소 주최로 ‘성폭력 생존자 말하기 대회-생존자의 자리’ 행사가 열렸다. A씨 등 성폭력 피해 생존자 4명은 자신의 경험을 말하고 치유의 의미를 담은 퍼포먼스를 펼쳤다. 2003년 시작된 이 행사는 14번째를 맞았다.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운동 1주년 즈음에 열린 탓인지 100여개의 객석이 꽉 찼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한국의 ‘미투’ 운동은 어느 국가보다 강렬했지만, 역풍도 컸다. 특히 ‘미투’ 이후 일각에서는 “고발 시점이 늦었다”며 피해자들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생존자들은 이런 인식을 비판하며 “피해 고발은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이라고 토로했다. 두 차례 성폭력 피해를 겪었다는 B씨는 “피해를 당한 뒤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고, 모범생인 가해자 대신 나를 믿어줄 사람도 없었다”면서 “어렵게 입을 뗐지만 왜 그때 신고하지 않았냐는 책망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성폭력 피해 고발 후 이들은 또 다른 편견에 직면했다. B씨가 성폭력 피해 이후 트렌스젠더 정체성을 선택하자 주변에서는 “성폭력을 당해서 그렇게 된거냐”고 되물었다. 그는 “피해를 숨기는 성소수자가 많을 것”이라며 “트렌스젠더 남성이자 피해 생존자인 내 정체성을 찾고 싶다”고 했다. 성폭력으로 인한 임신으로 30년간 미혼모로 살아온 C씨도 “나는 취업도 못 했고 아이를 호적에도 못 올렸지만, 이제는 사회가 미혼모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했다. 같은 날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스쿨 미투 집회에서는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학생 독립운동 기념일을 맞아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는 제목으로 열린 이 집회에는 전국 중·고교 여학생 모임 등 30여개 단체와 일반 참가자 25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 학생들은 “교사들의 교내 권력형 성폭력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졸업생은 “운동부 코치가 음담패설을 즐기며 남학생들에게 지나가는 여성의 가슴과 성기를 더듬고 오라고 시켰다”면서 “결국 빈 교실에 끌려가 강간을 당해 지금 법정 싸움 중에 있으나 너무 힘들다”고 털어놨다. 스쿨 미투가 처음 촉발된 용화여고 졸업생 박재영(23)씨는 “교내 성폭력은 개인이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로 모든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다”면서 “교사 몇 명의 처벌이 아닌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학생들은 정기적 페미니즘 교육 실시, 학내 성폭력에 대한 전국 실태조사 및 규제와 처벌 강화, 사립학교법 개정 및 학생인권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오는 18일에는 대구 동성로에서 2차 집회가 열린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中 여성은 하늘 절반” 치켜세워도… 목소리도 못 내는 ‘정치 미투’

    “中 여성은 하늘 절반” 치켜세워도… 목소리도 못 내는 ‘정치 미투’

    ‘여성이 립스틱을 바르지 않으면 남성과 다를 바 없다.’중국 2위 온라인 쇼핑업체인 징둥이 택배 상자에 쓴 이 같은 광고 문구 때문에 사과해야만 했다. 징둥뷰티 측은 지난달 30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징둥뷰티는 아직 회사 설립 초창기로, 부적절한 내용을 마케팅 기법으로 아무 생각 없이 쓴 결과”라고 사과문을 올렸다. 이어 여성 비하 광고 문구가 쓰인 1000여개의 무료 선물 택배를 받은 모든 이들에게 배상하겠다고 밝혔으며, 아직 발송하지 않은 30만개의 상자는 파괴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징둥 측의 사과는 중국 여성들의 분노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네티즌들은 “이런 글을 상자에 쓰다니 아무 생각이 없다”며 비난을 계속했는데, 이는 류창둥(劉强東) 징둥 회장이 미국에서 지난 8월 31일 1급 강간 혐의로 체포됐다 풀려났기 때문이다. 류 회장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징둥 측도 판결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12차 중국 여성 전국대표대회에 참석해 여성들을 격려했다. 시 주석은 2013년 여성대표대회에서 “여성은 ‘하늘의 절반’으로 중화민족의 부흥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역사를 통틀어 여성의 해방과 진보 없이 인류의 해방과 진보는 없다”고 말했다. 여성을 하늘의 절반이라고 표현한 말은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운 마오쩌둥(毛澤東)이 처음 했다. 마오는 “여성이 하늘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다”며 남녀평등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실질적인 양성평등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중국 공산당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늘려 성장률은 높였지만 정치에서는 여전히 ‘유리천장’이 작동하고 있다. 19기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7명의 상무위원에 여성은 한 명도 없을뿐더러 25명의 중앙정치국 위원 중에도 쑨춘란(孫春蘭)만이 유일한 여성이다. 성폭력 피해 고발운동인 ‘미투’도 중국에서는 대학에서만 제기됐을 뿐 사회적으로는 거의 확산하지 못했다. 특히 미투가 활발했던 미국이나 영국과 달리 정치권에서 일어난 중국의 미투는 전혀 없다. 중국의 미투 운동가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안전하게 처리한 미투 관련 정보 사이트 쉐화(每一片雪花·mypxh.com)에 따르면 미투 고발을 당한 이들은 대학교수, 언론인, 운동 코치, 교사 그리고 몇몇 기업인에 불과하다. 쉐화는 인터넷을 이용해 용기를 내지 못한 여성들의 피해 사례를 계속 수집하고 있어 작은 눈꽃송이가 중국 사회를 움직일 눈덩이가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씨줄날줄] 성인지 감수성/김성곤 논설위원

    [씨줄날줄] 성인지 감수성/김성곤 논설위원

    대법원이 30대 부부가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38세 남성 박모씨에 대해 성폭행 혐의를 인정하는 판결을 엊그제 내리면서 ‘성인지 감수성’(Gender sensitivity)이 화제다. 대법원이 하급심 판결에 대해 “성폭력 사건을 심리할 때 요구되는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됐다”고 질타했기 때문이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지난 3월 3일 전북 무주의 캠핑장에서 충남 논산에 사는 이모(33)씨와 그의 남편이 숨진 채 발견된다. 이씨 부부는 “남편의 친구 박모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죽어서라도 끝까지 복수하겠다”는 처절한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조사됐다. 1심에서 박씨의 성폭행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부부는 분통해하며 목숨을 끊었지만, 이후 2심의 판단도 역시 무죄였다. 1, 2심 재판부는 일반적 증거인 모텔 폐쇄회로(CC)TV 녹화 자료와 사건 이후 이씨의 행동을 근거로, 이씨가 협박 끝에 모텔에 끌려간 것이라면 저항 등 행동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있었을 텐데, CCTV 속 이씨의 모습이 그렇지 않았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무죄로 판결했다. 폭력조직원인 박씨가 남편과 자녀를 해칠 것처럼 위협했다는 이씨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대법원은 “원심이 성폭행 피해자가 처해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등 ‘성인지 감수성’을 결여한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판단한 것이다.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특정 개념이 특정한 성(性)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은지, 고정관념이 개입돼 있는 것은 아닌지를 검토하는 관심과 태도를 의미한다”고 규정한다. 이 성인지 감수성은 지난 4월 12일 대학교수가 학생을 상대로 한 성희롱 대법원 재판에서 처음으로 인정된 이후 다섯 달 만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지난 1년간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났지만, 법정에서 주요 사건이 무죄로 끝나가고 있다. 앞으로 미투 제기자들이 무고죄 피소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재판에서 이씨 사건처럼 왜 저항하지 않았느냐며 ‘피해자답지 않은 태도’ 등을 지적한다. 피해자의 심리적 상태나 특수한 상황 등은 무시되기 일쑤다. 시간이 흘러 명확한 증거를 제시할 수 없는 피해자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억울한 미투 피해자도 있겠지만, 고정관념 탓에 성폭력 피해자인 여성의 억울함이 생기는 일도 없어야겠다. 대법원의 성인지 감수성 질타의 울림은 계속돼야 한다. 김성곤 논설위원 sunggone@seoul.co.kr
  • ‘미투 보고서 공정성 논란’ 유창혁 한국기원 사무총장 사퇴

    ‘미투 보고서 공정성 논란’ 유창혁 한국기원 사무총장 사퇴

    바둑 기사들의 사퇴 압박을 받은 유창혁(52) 한국기원 사무총장이 결국 옷을 벗었다.1일 바둑계에 따르면 유 사무총장은 프로기사 게시판에 글을 올려 “기사총회에서 결정된 내용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지난달 30일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바둑계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행정 공백 없이 성심 성의껏 인수 인계를 하겠다”고 밝혔다. 유 사무총장은 “사무총장직을 수락한 것은 한국기원과 바둑계를 개혁하고자 하는 굳은 각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부분이 밖에서는 독선과 소통 부족으로 비쳐졌던 것 같다”며 “모두 제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 사무총장은 지난달 29일 열렸던 프로기사 임시 기사총회에서 해임 건의를 받은 바 있다. 총투표자 204명 중 69.1%(141명)는 송필호 한국기원 부총재, 60.8%(124명)는 유 사무총장이 직을 내놔야 한다고 표를 던졌다. 유 사무총장은 임시 기사총회 결과가 나온 이튿날 곧바로 임명권자인 홍석현 총재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2016년 11월 1일 사무총장으로 선임된 지 2년 만이다. 1984년에 입단해 국내대회 18회, 세계대회 6회 우승을 차지한 ‘한국 바둑의 전설’ 유 사무총장은 당시 몇 달간 고사한 끝에 직을 수락하며 행정가로 변신했지만 동료 기사들의 압박에 의해 자리에서 물러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바둑 기사들이 들고일어난 것은 ‘미투 보고서’ 사태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성룡 전 9단이 헝가리 출신 코세기 디아나 초단을 성폭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한국기원이 조사보고서를 작성했지만 최종 보고서가 공정하게 작성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바둑TV 운영을 비롯한 행정 전반에 대해서도 불만이 이어져 최근 바둑팬들이 한국기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국제 인권단체 “북한 성폭력 만연…독재정권에서 ‘미투’ 침묵”

    국제 인권단체 “북한 성폭력 만연…독재정권에서 ‘미투’ 침묵”

    북한 여성들이 정부 관리에 의한 성폭력에 시달리고 있지만 독재정권 하에 사법적으로 대응할 방법이 없어 침묵하고 있다는 국제 인권단체의 주장이 제기됐다. 휴먼라이츠워치(HRW)는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성폭력 실상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HRW는 2015년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탈북주민 106명(여성 72명, 여아 4명, 남성 30명)을 상대로 시행한 인터뷰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인터뷰 대상 가운데 57명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2011년 이후 탈북한 사람들이다. 보고서는 장마당(시장)에서 생계를 꾸리는 기혼 여성들이 단속과 감시를 하는 정부 관리의 성폭력 위험에 크게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HRW의 인터뷰 대상 가운데 북한에서 장사 경험이 있는 여성 21명은 여러 지역을 이동하면서 보안원 등 관리들로부터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여성 탈북민들은 성폭력 가해자로 고위 당 간부, 구금 시설의 감시원과 심문관, 보안성(경찰)과 보위성(비밀경찰) 관리, 검사, 군인을 꼽았다. 양강도에서 장사하다 2014년 탈북한 오정희(가명, 40대)씨는 “장마당 단속원이나 보안원들은 자기들이 내키는 대로 장마당 밖에 어디 빈방이나 다른 곳으로 따라서 오라고 한다”면서 자신도 여러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HRW는 사회적 낙인과 보복에 대해 두려움과 구제책의 부재로 피해를 신고하는 여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뿌리 깊은 남녀 불평등과 성교육·성폭력에 대한 인식의 부재가 이러한 실상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HRW가 기록한 여성과 여아에 대한 성폭력 사건 중에서도 피해자가 성폭력 피해를 신고하려고 시도한 경우는 단 한 건이었다. 케네스 로스 HRW 사무총장은 “북한에서 성폭력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대응하지 않으며, 널리 용인되는 비밀”이라면서 “북한 여성들도 어떤 식으로든 사법적으로 대응할 방법이 있다면 ‘미투’라고 말하겠지만 김정은 독재정권 하에서는 그들의 목소리가 침묵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보고서 발간은 북한 정권을 위태롭게 하려는 시도가 아니고 북한 당국에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요청을 보내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계엄군 총 겨누며 집단 성폭행”…38년간의 악몽

    “계엄군 총 겨누며 집단 성폭행”…38년간의 악몽

    여고생·주부… 10~30대 여성 짓밟아 피해자 “얼룩무늬 보면 울렁” 호소 임산부 성추행·속옷차림 성고문도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10~30대 여성을 총으로 위협해 집단 성폭행을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소문으로만 나돌던 임산부 성추행과 성고문도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지난 38년간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에 시달렸다. 31일 여성가족부와 국가인권위원회, 국방부가 합동으로 꾸린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행은 모두 17건이며, 성추행과 성고문, 목격담 등이 다수 발견됐다. 대다수의 피해자는 총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2인 이상의 군인으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범행은 주로 민주화운동 초반(5월 19~21일) 발생했다. 장소는 초기 광주 시내(금남로, 장동, 황금동 등)에서 중·후반엔 광주 외곽지역(광주교도소 인근, 상무대 인근)으로 바뀌었다. 공동조사단은 “범행 장소가 당시 계엄군의 상황일지 속 병력 배치와 부대이동 경로와 유사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높였다”면서 “특히 피해자 진술과 당시 작전 상황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일부 피해 사례는 가해자나 가해자 소속 부대를 추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당시 성폭행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한 피해자는 “지금도 얼룩무늬 군복만 보면 속이 울렁거리고 힘들다”고 호소했으며, 다른 피해자는 “육체적 고통보다 성폭행 당했다는 사실에서 오는 정신적인 상처가 더 크다”고 토로했다. 피해자들은 “가족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정신과 치료를 받았지만 당시 성폭행을 당한 것이 잊혀지지 않는다”, “나는 스무 살 그 꽃다운 나이에 인생이 멈췄다”며 줄곧 제대로 된 치료 없이 고통 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전했다. 공동조사단 관계자는 “대부분은 과거에 심리치료 등을 받은 이력이 있으며, 지금까지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치료가 필요한 2명의 피해자에 대해서는 심리치료센터로 연계해 추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로 특정되진 않았지만 성폭력 피해 사실을 유추할 수 있는 진술도 나왔다. 한 목격자는 “여고생이 강제로 군용트럭에 태워져 가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으며, 사망한 여성의 유방과 성기가 훼손된 모습으로 있는 것을 봤다는 진술도 확인됐다. 교도소나 상무대(군부대) 등으로 연행된 여성 피해자는 수사 과정에서 속옷 차림으로 성고문 등에 노출됐다. 일부 여성 피해자들은 대검에 찔린 상처도 있었다. 지난 5월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에서 용기를 얻어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고문을 받다가 석방 전날 수사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김모씨도 성폭행 피해 사례로 인정받았다. 당시 김씨의 증언은 공동조사단이 출범한 계기가 됐다. 공동조사단에 직접 접수된 피해 사례는 모두 12건이었다. 이 중 상담 종결된 2건을 제외한 10건에 대해 조사가 진행됐다. 7건이 성폭행이었으며, 1건 성추행, 2건은 관련 목격 진술이었다. 광주시 보상심의자료에서는 성폭행 12건, 여성 인권침해 행위 33건이 발견됐다. 그 외 5·18민주화운동 자료총서(61권)와 광주오월민주항쟁사료전집(500명 구술 채록), 광주지검 검시조서 등에서 성폭행 4건, 유방과 성기 등에 자창(찌른 상처) 3건, 고문 2건, 구타와 성적 위협 2건을 비롯한 다수의 목격 증언이 확인됐다. 이윤정 오월민주여성회 대표는 “5·18 당시 성폭력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나왔고, ‘광주 청문회’ 때도 증언했지만 한 번도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면서 “이번 조사를 계기로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성폭력 사례들이 제대로 파악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동조사단은 조사 결과를 추후 출범할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인계할 방침이다. 공동조사단 관계자는 “5·18 특별법에 조사 범위를 성폭력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된 만큼 진상규명조사위에서 추가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스무살 그 꽃다운 나이에 내 인생은 멈췄다”

    “스무살 그 꽃다운 나이에 내 인생은 멈췄다”

    여고생·주부… 10~30대 여성 짓밟아 피해자 “얼룩무늬 보면 울렁” 호소 임산부 성추행·속옷차림 성고문도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10~30대 여성을 총으로 위협해 집단 성폭행을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소문으로만 나돌던 임산부 성추행과 성고문도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지난 38년간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에 시달렸다.31일 여성가족부와 국가인권위원회, 국방부가 합동으로 꾸린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행은 모두 17건이며, 성추행과 성고문, 목격담 등이 다수 발견됐다. 대다수의 피해자는 총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2인 이상의 군인으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범행은 주로 민주화운동 초반(5월 19~21일) 발생했다. 장소는 초기 광주 시내(금남로, 장동, 황금동 등)에서 중·후반엔 광주 외곽지역(광주교도소 인근, 상무대 인근)으로 바뀌었다. 공동조사단은 “범행 장소가 당시 계엄군의 상황일지 속 병력 배치와 부대이동 경로와 유사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높였다”면서 “특히 피해자 진술과 당시 작전 상황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일부 피해 사례는 가해자나 가해자 소속 부대를 추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당시 성폭행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한 피해자는 “지금도 얼룩무늬 군복만 보면 속이 울렁거리고 힘들다”고 호소했으며, 다른 피해자는 “육체적 고통보다 성폭행 당했다는 사실에서 오는 정신적인 상처가 더 크다”고 토로했다. 피해자들은 “가족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정신과 치료를 받았지만 당시 성폭행을 당한 것이 잊혀지지 않는다”, “나는 스무 살 그 꽃다운 나이에 인생이 멈췄다”며 줄곧 제대로 된 치료 없이 고통 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전했다. 공동조사단 관계자는 “대부분은 과거에 심리치료 등을 받은 이력이 있으며, 지금까지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치료가 필요한 2명의 피해자에 대해서는 심리치료센터로 연계해 추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로 특정되진 않았지만 성폭력 피해 사실을 유추할 수 있는 진술도 나왔다. 한 목격자는 “여고생이 강제로 군용트럭에 태워져 가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으며, 사망한 여성의 유방과 성기가 훼손된 모습으로 있는 것을 봤다는 진술도 확인됐다. 교도소나 상무대(군부대) 등으로 연행된 여성 피해자는 수사 과정에서 속옷 차림으로 성고문 등에 노출됐다. 일부 여성 피해자들은 대검에 찔린 상처도 있었다. 지난 5월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에서 용기를 얻어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고문을 받다가 석방 전날 수사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김모씨도 성폭행 피해 사례로 인정받았다. 당시 김씨의 증언은 공동조사단이 출범한 계기가 됐다. 공동조사단에 직접 접수된 피해 사례는 모두 12건이었다. 이 중 상담 종결된 2건을 제외한 10건에 대해 조사가 진행됐다. 7건이 성폭행이었으며, 1건 성추행, 2건은 관련 목격 진술이었다. 광주시 보상심의자료에서는 성폭행 12건, 여성 인권침해 행위 33건이 발견됐다. 그 외 5·18민주화운동 자료총서(61권)와 광주오월민주항쟁사료전집(500명 구술 채록), 광주지검 검시조서 등에서 성폭행 4건, 유방과 성기 등에 자창(찌른 상처) 3건, 고문 2건, 구타와 성적 위협 2건을 비롯한 다수의 목격 증언이 확인됐다. 집계된 성폭행 23건 가운데 6건이 중복이었다. 이윤정 오월민주여성회 대표는 “5·18 당시 성폭력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나왔고, ‘광주 청문회’ 때도 증언했지만 한 번도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면서 “이번 조사를 계기로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성폭력 사례들이 제대로 파악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동조사단은 조사 결과를 추후 출범할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인계할 방침이다. 공동조사단 관계자는 “가해자 조사권이 없는 데다 활동 기간도 짧아 모든 사례를 파악할 수는 없었다”면서 “5·18 특별법에 조사 범위를 성폭력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된 만큼 진상규명조사위에서 추가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프로기사회, 한국기원 부총재-사무총장 해임 건의한다

    프로바둑 기사회가 한국기원 집행부 퇴진을 요구하기로 했다. 바둑기사회는 29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임시 기사총회를 열고 송필호 한국기원 부총재 및 유창혁 사무총장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통과시켰다. 송 부총재 해임 건의안은 찬반 투표에서 찬성 141표, 반대 57표, 무효 5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유 사무총장 해임 건의안은 찬성 124표, 반대 76표, 무효 3표, 기권 1표로 통과됐다. 두 해임건의안에 대해 과반수가 동의함으로써 기사회 이름으로 홍석현 한국기원 총재에게 정식으로 건의하게 된다. 부총재와 사무총장에 대한 해임권한은 인사권자인 홍 총재에게 있다. 바둑기사회는 손근기 기사회장 불신임안 투표도 진행했으나 찬성 77표, 반대 124표, 무효 2표, 기권 1표로 부결했다. 불신임안이 부결됨에 따라 지난 1월 투표 인원 189명 중 54.5%의 지지를 받아 제33대 기사회장에 선출된 손 회장은 2년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프로기사협회 정관에는 ‘모든 임원의 불신임안은 투표권 있는 20인 이상의 발의로 과반수 출석과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된다‘고 돼 있다. 임시기사총회에는 투표권이 있는 프로기사 294명 중 204명이 참여했다. 바둑기사회는 송 부총재와 유 사무총장이 최근 미투 운동을 계기로 드러난 한국기원의 잘못된 행정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해 지난 18일 대의원회의를 열고 이들에 대한 해임건의안 상정을 의결했다. 한국기원은 헝가리 출신 디아나 초단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성룡 전 9단을 윤리위원회 조사를 거쳐 제명했으나 최종 보고서가 공정하게 작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프로기사들의 반발을 샀다. 프로기사들은 바둑TV 운영을 비롯한 한국기원 행정 전반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인구 13억 인도 ‘미투’ 본격 점화…내년 총선 변수 될까

    인구 13억 인도 ‘미투’ 본격 점화…내년 총선 변수 될까

    “아버지가 만든 규율을 남편이 강요하고, 남자 상사들이 반복하는 나라 인도에서 이런 관습에 익숙한 누군가에게 대항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지난 1년간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던 인도에서 성추문이 제기된 M.J.아크바르 외교부 차관이 들끓는 여론에 밀려 퇴출되는 등 눈에 띄는 변화가 일고 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와 온라인매체 악시오스 등은 최근 “미국 내 미투 운동은 여성들이 ‘유력 남성’에게 맞서는 것이 주요 의제였다”면서 “‘남성이 곧 권력’인 인도 사회에서 미투 운동은 훨씬 크고 의미있는 도전”이라며 인도에서의 미투 운동의 확산에 주목했다. 현지 일간 인디아타임스에 따르면 2016년 인도에서 제기된 성추문 사건 가운데 단 6.6%만이 유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7일 사임한 아크바르 차관은 이달 초 트위터를 통해 23살 때 신문사 편집장이던 그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밝힌 현지 언론 여기자의 폭로로 ‘미투 가해자’로 지목됐다. 이 여성은 트윗에서 “그는 작가인 만큼 뛰어난 약탈자였다”며 그를 비난했다. 이후 약 20명에 이르는 여성들이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모두 아크바르 차관이 편집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밑에서 일했던 여기자들이었다. 소셜네트워크(SNS)를 중심으로 아크바르 차관의 사퇴 요구가 빗발쳤다. 아크바르 차관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은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됐다며 “왜 총선을 몇 달 앞두고 이런 폭풍이 불었겠나”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내년 상반기에 치러지는 총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 문제에 대해 고려해본 적이 없다. 여성에 대한 그의 행동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밝혔다고 FP는 전했다. 앞서 지난주 온라인매체 허핑턴포스트는 발리우드 제작사 팬텀 필름의 주요 주주이자 감독인 비카스 발이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8년 영화 촬영 도중 상대 배우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공개한 뒤 미국으로 이주한 미스 인도 출신 배우 타누시리 두타의 폭로는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지난 4월 무명 배우인 스리 레디는 거리에서 토플리스(상의 탈의) 시위를 벌였다. 그는 “영화 제작가로부터 캐스팅되기도 전에 누드 영상을 보내라는 부당한 요구를 받았다”며 “그에 따랐지만, 관련 영상은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구글의 검색엔진을 이용해 ‘미투’를 가장 많이 검색한 상위 5개 도시는 모두 인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1위는 치칼림이었으며 베르함푸르, 안굴, 지라크퍼, 와르다가 그 뒤를 이었다. 구글은 올 4월부터 미투 검색을 가장 많이 한 300개 도시를 빛으로 표시한 ‘미투 라이징’ 지도를 발표해오고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마음놓고 학교다닐 수 있게 해주세요”…유은혜 “미안하고 참담” 스쿨미투 간담회

    “마음놓고 학교다닐 수 있게 해주세요”…유은혜 “미안하고 참담” 스쿨미투 간담회

    교육계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성희롱·성폭력 문제에 학생들이 스스로 고발하고 나서는 ‘스쿨미투’가 확산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현장 간담회가 열렸다. 학생들은 마음놓고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미안하고 참담하다”며 강력 대처를 다짐했다. 교육부는 26일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교육지원청 위(Wee)센터에서 고등학교 재학·졸업생, 학부모, 교사가 참여한 ‘스쿨미투’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 부총리를 비롯해 박상기 법무부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참석했다. 한 학생은 “학교에서 터져서는 안 될 일이 발생할 경우 대처를 잘해서 학생들이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는 학교가 됐으면 좋겠다”며 ”학생 인권조례도 현장에서 실현이 안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잘 실현할 방안을 만들어달라”고 건의했다. 유 부총리는 ”현장의 성차별로 학생들이 받는 고통에 대해 교육부 수장으로서 너무 미안하고 참담하다”면서 ”스쿨미투에 동참하는 학생들이 2차 피해 없이 안전하게 학교 생활을 하도록 지원하고, 심리상담 등 필요한 조치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또 ”스쿨미투를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성차별 문화를 바꿔나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법과 제도를 통해 피해 학생을 보호하는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진 장관은 다양한 의견과 제도를 통해 학생들이 더 민주적인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의견을 전했다. 조 교육감은 학생들의 높아진 성·인권 감수성을 따라가지 못하는 교원들은 후진적 관행과 문화를 꼬집고 이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조희연 “서울 25개 모든 자치구에 공립 단설유치원 신설 검토”

    조희연 “서울 25개 모든 자치구에 공립 단설유치원 신설 검토”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서울 내 25개 모든 자치구에 공립 단설유치원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26일 서울북부교육지원청 위센터에서 열린 ‘스쿨미투’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는 30일 (서울 내)공립유치원의 대대적 확대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현재 공립 유치원이 하나도 없는 지역(자치구)도 있다. 최소한 모든 구에 단설 유치원이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가능한 모든 범위에서 (검토)하겠다”면서 이 같은 방안을 언제까지 시행할 것인지 목표시기는 답하지 않았다. 현재 서울 내 강동·송파·강서·양천·강남·서초·관악·동작·성동구에 14개의 단설유치원이 운영 중이다. 조 교육감의 말 대로라면 현재 단설유치원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최소 16개 구에 단설유치원을 신설해야 한다. 조 교육감은 “공영형, 매입형 유치원확대를통해 가능한 기존 사립유치원을 최대한 공립화하겠다”고 말했다. 공영형 유치원은 기존 사립유치원에 지원 폭을 확대해 관리와 감독을 보다 투명하게 하는 방안이고 매입형 유치원은 사립유치원을 정부가 매입해 국공립 유치원으로 바꿔 운영하는 방식이다. 조 교육감은 “매입형 유치원(확대)을 대규모로 하겠다”면서 “서울은 빈 교실을 통해 병설 유치원을 확충해 왔는데, 여유공간이 제한적이었다. 매입형을 통해 사립유치원의 국공립화 방식이 이뤄지면 사립유치원 입장에서도 출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오는 30일 발표할 서울 공립유치원 확대 계획에 대해 “유치원 공공성 확대 모델은 사실상 서울시교육청이 거의 만들었다”면서 “협동조합 등 사립 지원 모델을 새롭게 만드는 방안 등이 대책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헌법재판소(최은진 지음, 수류산방 펴냄) ‘오빠는 풍각쟁이’를 부른 아리랑 소리꾼 최은진의 책으로 만든 3집 앨범. ‘청춘 블루스’, ‘아주까리 수첩’ 등 근대 가요 7곡과 ‘헌법재판소’ 등 신곡 포함 모두 10곡을 수록했다. 근대 예술인들을 조명한 음악사적인 해설과 황현산·김인환·윤후명 등 가깝게 지낸 문인들의 글을 함께 담았다. 288쪽. 2만 8000원.이것은 이름들의 전쟁이다(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창비 펴냄) ‘맨스플레인’(man+explain)이란 단어로 전 세계적 반향을 일으킨 페미니스트이자 에세이스트 리베카 솔닛의 신작.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 미국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의 대선에서 드러난 여성혐오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했다. 344쪽. 1만 5000원.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백영옥 지음, 아르테 펴냄) 1년에 500여권의 책을 읽는 활자 중독자인 백영옥 작가가 차곡차곡 모은 인생의 문장들을 소개한 에세이. 때로는 약함을 내보일 수 있는 게 진짜 용기라며 울고 싶으면 마음껏 울고, 기쁘면 마음껏 그 기쁨을 즐기라고 작가는 전한다. 256쪽. 1만 5000원.세계시민 교과서(이희용 지음, 라의눈 펴냄) 재외동포 743만명에, 해마다 7000개의 새로운 성씨가 생겨난다는 한국. 다문화 시대에 이주민과 다문화 이슈를 역사적으로 톺아보고 재외동포라는 거울로 비춰본 책이다. 2012년부터 연합뉴스 한민족센터에서 일한 이희용 고문이 2016년 5월부터 2년여간 매주 연재했던 칼럼을 묶었다. 256쪽. 1만 5000원.내 몸 안에 준비된 의사(김재호 지음, 신세리 펴냄) 아프면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낫는다는 사람들의 믿음을, 현대 의학은 얼마나 충족해 주고 있을까. 의학 전공자도, 의사도 아닌 저자가 환자의 입장에서 우리 몸속 수십조개 세포의 유전자가 몸에 생기는 문제들을 치유하는 ‘자연치유’와 이를 잘 작동시킬 수 있는 환경 만들기에 대해 설명한다. 336쪽. 1만 8000원.비탄의 문 1·2(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문학동네 펴냄) ‘모방범’, ‘화차’ 등의 미스터리 소설로 국내에도 마니아층을 보유한 미야베 미유키의 신작. 온라인상의 범죄 흔적을 찾아내는 알바를 하는 대학 새내기 미시마 고타로가 의문의 연쇄 살인사건과 만나 이를 파헤치는 과정을 그렸다. 각 516쪽, 508쪽. 각 1만 5800원.
  • 구속 피한 구하라 전 남친, 뜨겁게 달아오른 SNS

    구속 피한 구하라 전 남친, 뜨겁게 달아오른 SNS

    인기 아이돌그룹 ‘카라’ 출신 방송인 구하라(27)씨와 쌍방폭행 논란에 휘말린 전 남자친구 최종범(27)씨가 구속을 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격렬한 설전이 벌어졌다. “동영상 유포 협박은 구속 사유로 충분하다”는 주장과 “유포하지 않았으니 구속은 과하다”는 주장이 날카롭게 대립했다.지난 24일 협박·상해·강요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최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 사유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피의자(최씨)가 피해자(구씨)에 의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얼굴 등에 심한 상처를 입게 되자 격분해 사진 등을 제보하겠다고 말한 점, 피의자가 제보하려는 사진 등의 수위와 내용, 그것이 제3자에게 유출됐다고 볼만한 정황도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면서 “그밖에 소명되는 일부 피의사실 등에 비춰봐도 피의자를 구속할 사유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구씨의 팬들은 “동영상을 보내 구씨의 인생을 끝장내겠다고 협박하며 구씨를 무릎 꿇리고, 언론사에 먼저 연락하는 등 죄질을 감안하면 구속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씨처럼 동영상을 유출하겠다고 협박만 하고 실제로는 유출하지 않으면서 혐의를 피하려는 사람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불꽃페미액션 활동가 가현은 “최씨가 불구속 상태가 됐기 때문에 이제 마음만 먹으면 영상 유포가 가능하다”면서 “법원은 영상이 유포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지금 해외 음란물 사이트에는 구하라 이름이 검색어에 오르내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튜디오 촬영 성폭력 사건과 같은 방법으로 최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사법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낼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소장은 “동영상 유포 협박만으로도 피해자가 느끼는 공포는 엄청나다”면서 “이런 유포 협박도 실질적 범죄로 처벌해달라고 사이버성폭력센터와 함께 오랜 기간 요청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연말에 예정된 ‘미투’ 시민행동 집회에서도 “피해자 권리와 사회 정의를 위해 관련 발언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 네티즌은 “구씨와 최씨의 쌍방폭행이 사건의 본질이기 때문에 최씨만 구속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유포 협박은 잘못이지만, 실제 유포하지 않았다면 구속까지 될 만한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새마을운동은 유신 잔재일 뿐? 본질인 ‘생명운동’ 발전시킬 것”

    “새마을운동은 유신 잔재일 뿐? 본질인 ‘생명운동’ 발전시킬 것”

    “어떤 사람들은 ‘새마을운동’을 유신 독재의 잔재로 여겨 그 중요성을 애써 무시합니다. 반대로 어떤 이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봉사단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요. 국민 대부분이 새마을운동의 참뜻을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안타깝네요. 이 운동의 본질은 자신의 돈과 시간을 직접 투자해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일을 찾는 것입니다. ‘시대정신’이라는 거창한 용어까지 꺼낼 필요도 없어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것들을 찾아내 자율적으로 실천 목표를 정한 뒤 꾸준히 활동하면 올바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죠.”정성헌(72) 제24대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은 23일 경기 성남시 새마을운동중앙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새마을운동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정 회장은 “흔히 새마을운동 하면 주로 빈곤 퇴치사업을 떠올리는데 이는 1970~80년대 국민적 염원과 정부정책 모두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자’는 데 공감대를 이뤄 그쪽에만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라면서 “이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지구 전체를 놓고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 시민사회에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대표적인 관변 단체로 꼽히던 새마을운동중앙회 수장에 농민운동가 출신 정 회장이 뽑혔기 때문이다. 춘천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그는 1977년 한국카톨릭농민회 사무국장을 맡으며 농민 운동에 나섰다.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과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 상임집행위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을 역임해 민주화 운동의 ‘대부’로 불리기도 한다. 새마을운동중앙회 내부에서는 그가 기존 이미지를 깨고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근면·자조·협동’으로 상징되는 새마을운동의 3가지 모토도 ‘생명·평화·공경’으로 발전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중앙회 중심의 하달식 지휘방식이 21세기에는 잘 먹히지 않는다. 개별 단위 조직의 협치가 중요하다. 새마을운동 역시 분권으로 가야 한다”면서 “중앙회장이 되고 나서 회원 3000여명을 만나 새마을운동의 새로운 가치가 무엇이 돼야 할지 끊임없이 물었다. 이 과정을 통해 압축한 가치가 바로 생명·평화·공경”이라고 소개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 새마을운동이 지구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만 봐도 올해 1월 혹한에 이어 4월 봄 추위, 7~8월 폭염 등을 겪었다. 지구온난화의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된 것”이라면서 “이 상태로 가면 한반도 역시 2040년 정도면 기후이탈이 올 것이다. 사람이 살 수는 있겠지만 여름이 매우 길게 이어지는 등 기후 환경이 나빠져 노약자 등이 견디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 때문에 그는 생명운동의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로 ‘유기농·태양광 연계사업’을 추진 중이다. 유기농 밭이나 비닐하우스 위에 햇빛이 골고루 투과되도록 특수 설계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농산물 수확과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동시에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정 회장은 “이 사업이 널리 퍼지면 농민들은 유기농 작물을 재배하면서 동시에 전력 판매로 추가 소득을 얻는다. 멀쩡한 산을 깎아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는 비극도 막을 수 있다”면서 “농약을 쓰지 않아 환경 파괴를 막고 온실가스 배출도 줄이며 농가 소득도 늘릴 수 있어 미래 농촌마을의 대안 사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 사회에 ‘공경’의 가치가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미투’운동을 필두로 각계에서 인권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결국 고소·고발을 통한 법정 싸움으로 귀결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인권을 제대로 보장하려면 그보다 한 단계 위 차원의 개념인 공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고려대, ‘대학원생 성추행 의혹’ 국문학과 교수 파면

    대학원생들을 성추행한 의혹이 불거진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김모(57) 교수가 파면당했다. 고려대는 최근 교원징계위원회를 열어 김 교수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한 끝에 파면을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징계 사실은 김 교수에게도 통보됐다. 김 교수의 성추행 의혹은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활발했던 지난 2∼3월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와 페이스북 ‘미투 대나무숲’에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김 교수는 미투 대나무숲에 글을 올린 피해자 A씨에게 직접 전화해 사과하며 만나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A씨는 학교 성평등센터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다. 성평등센터가 피해 조사에 나서자 김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거나 목격했다고 밝힌 학생이 20여명 나왔다. 김 교수의 성추행 파문이 더욱 확산되자 성평등센터는 김 교수를 상대로 직권조사를 거쳐 지난 7월 학교에 징계를 요구했다. 학교 측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김 교수의 행위가 심각하다고 보고 파면을 결정했다. 김 교수는 처분을 통보받은 시점부터 30일 이내에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해 취소 또는 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한국기원, 미투 보고서 재작성 절차 착수

    한국기원, 미투 보고서 재작성 절차 착수

    한국기원이 김성룡 전 9단의 성폭행과 관련한 ‘미투 보고서’ 재작성 절차에 착수한다. 한국기원은 “24일 오후 2시 30분 임시 운영위원회를 열고 미투 보고서 재작성 방안을 논의한다”고 23일 밝혔다. 미투 보고서는 김성룡 전 9단이 헝가리 프로기사인 헝가리인 코세기 디아나 초단을 성폭행한 의혹을 조사한 보고서다. 디아나 초단은 지난 4월 김성룡 전 9단에게서 9년 전(2009년 6월)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바둑계에 ‘미투 운동’을 촉발했다. 한국기원은 지난 4월 윤리위원회를 개최한 뒤 실무조사-징계위원회-이사회를 거쳐 김 전 9단을 제명했다. 윤리위가 작성한 최종보고서에 디아나 초단이 제시한 증거가 일부 채택되지 않은 정황 등이 알려지자 프로기사 223명이 집단 발발해 재작성을 요구했다. 프로기사와 바둑팬들도 들고 일어나 시위를 벌이자 유창혁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투 보고서를 재작성하겠다고 밝혔다. 임시 운영위는 이미 이사회에 통과한 보고서를 재작성하면 발생하는 법적 문제에 대해 검토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고서를 수정할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김성룡 성폭행 폭로’ 코세기 디아나에 한국기원 “청바지 벗기기 힘든데?”

    ‘김성룡 성폭행 폭로’ 코세기 디아나에 한국기원 “청바지 벗기기 힘든데?”

    한국기원이 ‘바둑계 미투’ 사건의 피해자를 조사하면서 2차 가해에 해당하는 질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한국기원은 김성룡 전 9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헝가리인 코세기 디아나 기사에게 “김성룡씨에게 호감을 가졌느냐”, “성폭행 사건 다음날 왜 가해자와 바닷가에 놀러갔느냐”, “청바지는 본인 의사에 반해 벗기가 쉽지 않은 옷 아니냐”는 등 2차 가해성 질문을 했다. 지난 6월 작성된 ‘코세기 디아나-김성룡 성폭행 관련 윤리위원회 조사·확인 보고서’에 이런 내용이 담겼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디아나 기사는 2009년 6월 김 전 9단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앞서 4월 폭로했다. 보고서에서 윤리위는 코세기 기사에게 “김성룡씨가 노래방에 가서 춤을 진하게 추면서 호감을 갖게 됐다고 주장하는데 그런 사실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윤리위는 “강간을 당한 피해자가 다음날 가해자와 함께 바닷가에 놀러간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인데 그렇게 한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고 디아나 기사는 “일이 발생하고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친구 2명을 따라다닌 것이고 친구들이 나를 지켜줄 것 같아 같이 있었다”고 답했다. 윤리위는 사건 당시 복장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품었다. “청바지는 본인의 의사에 반해 벗기가 쉽지 않은 옷이다. (디아나 기사가) 탈의에 협조했다는 김성룡씨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준강간이 성립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코세기 기사는 한국기원의 질의서와 보고서가 김 전 9단에 유리하게 작성됐다며 가해자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보고서 재작성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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