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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대공분실 앞에서 6·10민주항쟁 기념식… 이한열 열사 어머니 참석

    옛 대공분실 앞에서 6·10민주항쟁 기념식… 이한열 열사 어머니 참석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영동 옛 치안본부 대공분실 앞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에서 열린 제32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맨 앞)씨 등 참석자들이 ‘광야에서’를 제창하고 있다. ‘민주주의 100년, 그리고 1987’을 주제로 열린 올해 기념식은 검찰 내 성추행 폭로로 ‘미투 운동’의 물꼬를 튼 서지현 검사와 ‘땅콩 회항’ 사건 피해자로 사주 일가의 ‘갑질’을 드러낸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이 사회를 맡아 그 의미를 더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In&Out] 학교 체육의 미래가 걱정이다/김택천 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장

    [In&Out] 학교 체육의 미래가 걱정이다/김택천 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장

    올해 초 한국 체육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빙상계 ‘미투 운동’에서 촉발돼 지난 1월 26일 사회관계장관회의를 통한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의 범부처 대책 발표, 2월 11일 스포츠혁신위원회 출범, 그리고 2월 25일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 출범까지 정부의 스포츠 혁신 방안이 일순간에 쏟아졌다. 현재는 스포츠혁신위원회 권고안이란 방식으로 정부 주도의 스포츠 개혁이 진행 중이다. 스포츠혁신위원회에서는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기존의 스포츠 정책을 바꾸어야 한다는 의지가 확고한 듯하다. 그러나 이 권고안이 오히려 성실하고 묵묵하게 체육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수많은 체육인들을 자괴감에 빠뜨리고 있다. 체육계의 문제를 정상화한다는 명분 아래 제시된 ‘스포츠혁신위원회 2차 권고문’에 따르면 체육계는 인권사각지대, 학습권 유린, 성적지상주의를 만들어내는 주체이며 각종 폭력이 난무하는 적폐이자 개혁의 대상일 뿐이다. 일부 지도자의 (성)폭력 범죄 행위가 스포츠계에 만연한 현상이라고 규정하는 왜곡된 언론 보도와 스포츠혁신위원회 권고문이 국민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황색 저널리즘으로 변질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권고문의 내용을 예로 들면 ‘전국소년체육대회를 폐지하고 전국체전 고등부와 통합해 학생 선수, 일반 학생 구분 없이 모든 학생들이 스포츠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함양하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학생 체육 축제 형식으로의 전환’을 발표했다. 물론 전국소년체육대회가 문체부의 관리를 받지만 엄연히 대한체육회가 주최하고 있는 대회이며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스포츠 발전의 산실로서 자리잡고 있다. 이런 전국소년체육대회를 폐지하는 일은 그동안의 성과와 기여는 무시한 채 성적지상주의, 과열 경쟁 등의 문제만을 부각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대증요법으로는 개혁을 이룰 수 없다. 또한 과열 경쟁 방지를 위해 등위를 없애면 스포츠의 본질을 훼손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교통사고를 예방한다고 자동차를 없앨 수는 없는 일이다. 대회 형식을 바꾸는 일은 집의 외장을 바꾸는 일종의 전시 행정 정책으로, 얼핏 보면 그럴듯하지만 진정한 해결책이라 보기 어렵다. 검증되지 않은 대회 형식 변경이 성과를 낼 것이라는 것은 추측에 불과하며 혼란만 가중시킬 수도 있다. 그 피해가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치명적인 오류가 될 수도 있기에 시간을 갖고 합리적인 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계, 체육계 전반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국민적 참여와 논의를 통해 학교 체육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 체육인들이 개혁의 대상이 아닌 개혁의 주체가 된다면 우리나라 청소년을 위한 진정한 체육 대회의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전국소년체육대회 폐지 및 전국학생체육축제로의 전환이라는 성급한 권고안을 유보하고 현장의 소리가 제대로 반영된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 미투 5년… 이제야 그를 교단서 쫓아냈다

    미투 5년… 이제야 그를 교단서 쫓아냈다

    이경희 코치 “3년간 성폭력 당해” 징계 없이 교직 유지하던 가해자 체조협 부회장 선임 거부당하자 “이씨와 연인” 소송했다가 패소 강간 미수·명예훼손 등 조사 남아국내 체육계 최초의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폭로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전 대한체조협회 고위간부 A씨가 자신이 근무하던 고등학교에서 최근 해임됐다. 피해자인 이경희(48) 체조 국가대표 상비군 코치 측은 “미투 폭로 5년여 만에 이뤄진 첫 징계”라고 밝혔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A씨는 서울교육청 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 지난달 21일자로 해임 처분됐다. 앞서 서울교육청은 A씨가 체조협회 부회장 선임 인준 거부를 놓고 대한체육회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가 최종 패소하자 판결 내용을 근거로 A씨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으며 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견을 냈다. 당시 법원은 “(인준 거부의 근거가 된) 이씨의 미투 내용이 수치심이나 형사 처벌의 위험성을 감수하면서까지 존재하지도 않은 피해 사실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가 별도의 불복 절차를 제기하지 않으면 앞으로 3년간 공무원으로 일할 수 없게 된다. 교육청 관계자는 “A씨가 곧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공무원직으로 돌아오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불복할 경우 징계위 의결 이후 30일 이내 소청이 가능하며, 본인에게도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후임 교사를 이미 구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코치의 법률대리를 맡은 오선희 변호사는 “형사 처벌과 인사상 징계는 별개의 건이지만 피해자에게는 상징적인 일”이라며 “탈북민으로 한국에서 어떤 연고도 없는 이 코치에게 ‘미투’ 이후 과정들은 힘겨운 싸움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2014년 리듬체조 대표팀 상비군 코치였던 이씨는 대한체육회에 ‘2011년부터 3년간 체조협회 임원을 지낸 A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냈다. A씨는 임원직에서 물러났고 감사 등 징계 절차도 마쳐 사건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A씨가 2016년 체조협회 부회장으로 내정되면서 다시 문제가 불거졌다. 체육회는 이씨의 탄원서 등을 근거로 선임 인준을 거부했지만 A씨는 “이씨와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하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이씨는 지난해 3월 방송을 통해 피해 사실을 고발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A씨의 패소를 확정했다. 그러나 A씨는 형사 처벌은 받지 않았다. 검찰이 과거 수사에서 공소시효 완료나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2017년 11월 A씨를 불기소 처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에는 재정 신청도 기각됐다. 이에 이 코치 측은 “검찰 수사 단계에서 인권침해적 요소가 있었고 증거가 보강됐다”며 올해 4월 상습강간 미수와 강제추행으로 A씨를 다시 고소했다. 미투 과정에서 “연인 관계”를 주장한 A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건도 지난해 7월 불기소처분됐으나 항고 과정을 통해 올해 4월 재기수사 명령이 내려졌다. 오 변호사는 “명예훼손 수사의 경우 미투 사건 피해자에게 ‘꽃뱀이다’ 등의 말을 하는 것 역시 죄가 될 수 있음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미투 5년… 이제야 그를 교단서 쫓아냈다

    미투 5년… 이제야 그를 교단서 쫓아냈다

    이경희 코치 “3년간 성폭력 당해” 징계 없이 교직 유지하던 가해자 체조협 부회장 선임 거부당하자 “이씨와 연인” 소송했다가 패소 강간 미수·명예훼손 등 조사 남아국내 체육계 최초의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폭로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전 대한체조협회 고위간부 A씨가 자신이 근무하던 고등학교에서 최근 해임됐다. 피해자인 이경희(48) 체조 국가대표 상비군 코치 측은 “미투 폭로 5년여 만에 이뤄진 첫 징계”라고 밝혔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A씨는 서울교육청 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 지난달 21일자로 해임 처분됐다. 앞서 서울교육청은 A씨가 체조협회 부회장 선임 인준 거부를 놓고 대한체육회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가 최종 패소하자 판결 내용을 근거로 A씨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으며 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견을 냈다. 당시 법원은 “(인준 거부의 근거가 된) 이씨의 미투 내용이 수치심이나 형사 처벌의 위험성을 감수하면서까지 존재하지도 않은 피해 사실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가 별도의 불복 절차를 제기하지 않으면 앞으로 3년간 공무원으로 일할 수 없게 된다. 교육청 관계자는 “A씨가 곧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공무원직으로 돌아오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불복할 경우 징계위 의결 이후 30일 이내 소청이 가능하며, 본인에게도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후임 교사를 이미 구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코치의 법률대리를 맡은 오선희 변호사는 “형사 처벌과 인사상 징계는 별개의 건이지만 피해자에게는 상징적인 일”이라며 “탈북민으로 한국에서 어떤 연고도 없는 이 코치에게 ‘미투’ 이후 과정들은 힘겨운 싸움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2014년 리듬체조 대표팀 상비군 코치였던 이씨는 대한체육회에 ‘2011년부터 3년간 체조협회 임원을 지낸 A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냈다. A씨는 임원직에서 물러났고 감사 등 징계 절차도 마쳐 사건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A씨가 2016년 체조협회 부회장으로 내정되면서 다시 문제가 불거졌다. 체육회는 이씨의 탄원서 등을 근거로 선임 인준을 거부했지만 A씨는 “이씨와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하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이씨는 지난해 3월 방송을 통해 피해 사실을 고발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A씨의 패소를 확정했다. 과거 수사에서 검찰이 공소시효 완료와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A씨를 불기소하자 이 코치 측은 지난 4월 상습강간 미수와 강제추행으로 A씨를 다시 고소했다. 미투 과정에서 “연인 관계”를 주장한 A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건도 불기소처분됐으나 항고 과정을 통해 최근 재기수사 명령이 내려졌다. 오 변호사는 “명예훼손 수사의 경우 미투 사건 피해자에게 ‘꽃뱀이다’ 등의 말을 하는 것 역시 죄가 될 수 있음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체육계 첫 미투 가해자 교직서 해임

    체육계 첫 미투 가해자 교직서 해임

    체육계 첫 미투 폭로 사건 가해자인 전 대한체조협회 고위 간부가 근무하던 고등학교에서 최근 해임됐다.
  • 일본 여성들 ‘구투’에 노동장관 “여성들 하이힐 필요” 논란

    일본 여성들 ‘구투’에 노동장관 “여성들 하이힐 필요” 논란

    일본 여성들이 직장에서 하이힐(높은 구두)을 신게 하는 복장 규정을 법적으로 제재해야 한다는 ‘구투’(#KuToo) 캠페인을 벌이는 가운데 담당 부처인 후생노동성 장관이 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교도통신은 5일 중의원 후생노동위원회에 출석한 네모토 타쿠미 후생노동상이 “(여성에게 하이힐을 신게 하는 문화는) 사회적으로 필요하고 적절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타쿠미 후생노동상의 발언은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오츠지 카나코 의원이 여성들의 청원에 공감하며 기업들의 복장 규정이 ‘구식’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한 응답이었다. 카나코 의원은 “복장 규정이 여성에 대한 괴롭힘”이라고 규정했으나, 타쿠미 후생노동상은 “발을 다친 사원에게 (하이힐을 신도록) 강요한다면 이는 권력 남용에 해당한다”며 범위를 축소했다. 반면 후생노동성 차관인 에미코 타카가이는 “여성들이 직장에서 하이힐을 신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타쿠미 후생노동상의 발언이 알려지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는 “스스로 10㎝ 하이힐을 신고 일을 해봐라, 업무상 필요한 일이라는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등의 비판 글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배우이자 작가인 유미 이시키와의 주도로 시작된 기업의 여성 복장 규정에 대한 청원은 1만 8800여명의 여성들이 동의하면서 지난 3일 후생노동성에 전달됐다. 청원은 직장 내 하이힐을 신도록 강요하는 복장 규정을 성차별로 규정하고, 이러한 복장 규정을 사원에게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투 캠페인은 일본어로 구두(구츠)와 고통(구츠우)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 고발을 뜻하는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캠페인에서 착안했다. 여성의 하이힐 착용에 대한 논란은 세계 곳곳에서 있었다. 2015년 영국의 한 기업은 접수원이 5~10㎝ 높이의 구두를 신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금을 주지 않고 집으로 돌려보내 논란이 일었다. 이듬해 프랑스 칸영화제에서는 여성 영화인이 힐을 신게 하는 주최 측에 항의하고자 맨발과 운동화를 신고 레드카펫에 등장한 일도 있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합숙소부터 대학 입시까지…학교 스포츠 정상화 위해 싹 바꾼다

    합숙소부터 대학 입시까지…학교 스포츠 정상화 위해 싹 바꾼다

    학습 기본권 우선…233개 대회 폐지안 선수들 평일 공부·주말 경기 피로 우려‘스포츠 미투’ 사태를 기화로 민관 합동으로 출범한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가 4일 학교 스포츠 정상화를 위한 전면적 권고안을 내놓았다. 운동부 합숙소 문제부터 시작해 대학 입시까지 학교스포츠와 관련한 거의 모든 분야에 대해 강력한 개혁을 제안했다. 스포츠혁신위는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학교체육 정상화를 위한 선수육성시스템 혁신 및 일반학생의 스포츠 참여 활성화 권고’를 발표했다. 올해 초 출범해 지난달 7일 스포츠 인권 분야의 권고안을 내놓은 뒤 후속 발표된 스포츠혁신위의 2차 권고안이다. 문경란 스포츠혁신위원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학교스포츠가 교육의 의미를 상실했고, 비정상적 구조가 고착됐다”며 “학교스포츠의 본질은 교육 활동이다. 하지만 다수의 학생 선수들은 학습을 도외시한 반복적인 훈련으로 인해 학력이 저하됐다. 학교스포츠 현장에서 특기자 진학과 관련해 비리가 드러난 것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학교스포츠의 비정상은 엘리트 위주의 시스템의 폐단에서 연유한다”며 “일각에선 학습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어렵다고 호소하지만 학습권은 헌법적 기본권이다. 더이상 유보해선 안 되는 시급하고 중대한 개혁 과제”라고 밝혔다. ‘학기 중 주중 대회 참가 금지’ 부분은 이번 권고안에서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혁신위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개선 방안을 제시했지만 여전히 학생 선수들의 학력 저하, 학교 내 이질화 현상, 대학 미진학 특기자의 사회부적응 등의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파악했다. 2018년 기준으로 대회 및 훈련 참가로 인한 평균 결석일은 초등학교 5.1일, 중학교 12.7일, 고등학교 20.8일에 달하고 주당 훈련 횟수도 초·중·고등학생 선수 모두 평균 6회에 이른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혁신위는 운동선수들의 수업 불참을 막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학기 중 주중에 개최되는 233개 대회(전체 38%)를 전면 금지할 것을 권고했다. 혁신위 이용수(세종대 교수) 2분과 위원장은 “방학이라는 기간과 주말 일정을 활용하면 조금 더 좋은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소년체육대회를 학교 운동부와 학교 스포츠클럽이 참여하는 ‘통합 학생스포츠 축전’으로 확대·개편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초등부는 전국 단위가 아닌 권역별 스포츠축전으로 전환하고, 기존에는 불참했던 고등부가 소년체전에 추가되는 방식이다. “어린 학생들에게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고 승리 지상주의에 노출되는 부작용을 양산하는 데다, 대회 1~4주 전부터 수업에 불참해 정상적 학교 생활이 불가하다”는 이유에서다.혁신위는 또한 합숙소 전면 폐지, 체육특기자 대학입시 때 교과성적과 출결·면접 반영 등도 함께 권고했다. 다만 체육계 일부에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했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나왔다. ‘합숙이 필요한 환경에 처한 운동선수들이 여전히 존재한다’거나 ‘원칙적으로 대학 입시는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등의 반론이 제기됐다.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순수하게 메달 한 번 따보겠다고 몇 십년씩 고생하는 선수들의 가치 있는 꿈은 왜 하찮게 느껴지게 만드시나요? 여러분들께선 왜 공부하셨나요? 좋은 대학 가기 위해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밤샘 공부하신 거 아닌가요? 여러분들은 되고 우리는 왜 안 되나요?”라는 글을 올렸다. 대한체육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이미) 과열 경쟁을 방지하고 수업 결손을 최소화하고자 종합 채점제를 폐지했고, 주말부터 4일간 개최했다”며 “소년체전은 전국체전과 더불어 대한민국 스포츠를 이끄는 중요한 원동력이었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한국중고등학교탁구연맹 손범규 회장은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에 권고안 철회를 요구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 위원장은 “‘엘리트 죽이기’가 아니라 ‘엘리트 살리기’를 하고 있다”면서 “지금 벽을 열지 않으면 엘리트 선수들의 성장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략적인 이행 계획을 수립해 권고안에 첨부했다”면서 “관계 부처는 앞으로 로드맵을 수립해 한 단계 한 단계 실행해 나가달라”고 요청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국민 80% “사회 갈등 심각”… 통합도 ‘부정적’

    갈등 유형 중 ‘진보·보수 갈등 심각’ 87% 우리 국민 80.8%는 사회 갈등이 심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펴낸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3873명에게 사회 통합 수준을 평가하도록 한 결과 평균 점수가 4.17점(10점 만점)에 그쳤다. 세대별로는 1954~1963년에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가 사회통합 수준을 가장 부정적으로 평가(3.95점)했고, 1990년 이후 출생자는 가장 양호하게 평가(4.30점)했다. 사회가 ‘차별과 소외가 심한 사회’(0점)에 가까운지, ‘서로 믿고 살아가는 사회’(10점)에 가까운지 평가한 결과 평균 4.48점이 나왔다. 갈등 유형 중 응답자들이 가장 심각하게 여긴 것은 진보와 보수 간 이념 갈등이었다. 87.0%가 ‘심하다’고 답했다. 이 밖에 경영자와 노동자 갈등(81.6%), 정규직과 비정규직 갈등(79.0%),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 갈등(75.1%), 대기업과 중소기업 갈등(71.3%) 등 사회경제적 지위와 관련한 갈등도 심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남녀 갈등은 이보다 적은 52.3%가 심각하게 인식했으나 연령별로 차이를 보였다. 특히 20대 이하 집단에서 ‘남녀 갈등이 매우 심하다’는 응답이 21.7%로 유독 높았다. 보고서는 “20대 남녀 갈등 인식은 ‘미투 운동’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젠더 갈등 양상이 긍정적으로 승화되지 못하면 향후 한국 사회의 새로운 갈등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의 사회갈등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5위(2011년)로 매우 높지만, 갈등 관리 수준은 27위로 하위권에 속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하이힐 착용 강요는 성차별”… 日 ‘#구투’ 열풍

    “하이힐 착용 강요는 성차별”… 日 ‘#구투’ 열풍

    일본 여성들이 높은 구두(하이힐)를 신도록 강요하는 직장 문화를 바꾸기 위해 나섰다. BBC는 3일(현지시간) 여성에게 하이힐을 신도록 하는 직장 내 복장 규정을 없애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지난 2일 일본 후생노동성에 전달됐다고 전했다. 이번 청원을 주도한 배우이자 프리랜서 작가인 유미 이시카와(32)는 이번 운동에 ‘구투’(#KuToo) 캠페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일본어로 구두(구츠)와 고통(구츠우)의 앞글자를 따고, 성범죄 피해 사실을 밝히는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에서 착안했다. 이사카와가 올린 트위터 글은 3만명이 공유했으며, 청원에 동의한 시민 수만 1만 8900명에 달한다. 이시카와는 “일본의 많은 기업이 구직 활동을 하거나 직장 생활을 하는 여성들에게 거의 의무적으로 하이힐을 신도록 하고 있다. 이를 성차별 혹은 성범죄와 같은 선상에 두고 사용자가 여성에게 하이힐 착용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은 청원에 대한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여성의 하이힐 착용에 대한 논란은 세계 곳곳에서 있었다. 2015년 영국의 한 기업은 접수원이 5~10㎝ 높이의 구두를 신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금을 주지 않고 집으로 돌려보내 논란이 일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임채정 한국기원 신임 총재, 위기 몰린 반상 ‘묘수’ 둘까

    임채정 한국기원 신임 총재, 위기 몰린 반상 ‘묘수’ 둘까

    “막중한 책임감을 함께 느끼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29일 취임한 임채정(78) 한국기원 신임 총재는 취임사에서부터 무거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날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한국 바둑이 어렵다고 한다”며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바둑은) 편안함에 멈춰 있었던 적이 없었다. 생각지도 않았던 큰 고비를 넘기면서 여러 성취를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창의력을 발휘하면 지금의 어려움은 오히려 기회로 발전해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원은 지난 7개월간 ‘총재 공백 사태’를 겪었다. 프로기사 사이에 발생한 성폭행 사태에 대응하는 ‘미투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파열음이 발생하는 등 일련의 문제가 쏟아져 지난해 11월 홍석현 전임 총재를 비롯한 지도부가 총사퇴했다. 2004년부터 이어진 KB바둑리그는 아직도 올해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8팀이 참여했지만 올해는 불참이 늘면서 6곳만 참가 의사를 밝힌 것이 직접적 원인이다. 한국기원은 추가로 팀을 확보해 7월 개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 총재는 “바둑 선후배를 비롯해 전문기사, 아마추어 등 모두의 마음을 모으고 힘을 합쳐 굳건한 기반을 세우겠다. 공동의 고민을 하겠다”며 “좋은 전통을 계승하면서 발전적 제안에 항상 귀를 열어두겠다. 찬란한 우리 문화유산인 바둑을 다시 한번 빛내겠다”고 말했다. 임 총재는 4선(14~17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제17대 국회에서 후반기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아마5단의 기력을 갖고 있다. 현역 의원 시절 국회기우회(바둑 친목 모임) 회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지난해 말 처음 총재직을 제안받았지만 여러 차례 고사하다가 수락했다. 지난 27일 임시이사회에 참석한 이사 23명은 만장일치로 임 총재를 추대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이 XX, 똑바로 안 뛰어! 시합하기 싫어?” 폭언에 골병드는 체육 꿈나무들

    코치가 경기 중 욕설과 언어 폭력 자행 탈의실 부족해 복도서 옷 갈아입기도 “성폭력 예방 부실… 가이드라인 필요” 올해 초 ‘체육계 미투’(코치 등으로부터 당한 성폭력 사실을 공개 고발한 것) 바람이 불면서 유소년 체육 선수들의 인권침해가 사회적인 이슈가 됐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코치들의 폭언과 욕설이 난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인권위원회 산하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은 지난 25~26일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열린 익산, 전주 등 전북권 도시의 체육관 15곳을 돌며 축구, 야구, 핸드볼, 유도 등 12개 종목 유소년 선수들의 인권침해 실태 등을 조사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조사단에 따르면 유소년 선수들은 대회 기간 동안 수시로 폭언에 시달렸다. 감독과 코치들은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선수들에게 경기 중간 또는 종료 뒤 “이 새끼, 똑바로 안 뛰어”라거나 “시합하기 싫어? 기권해 인마” 등 고함과 폭언을 일상적으로 했다. 경기 종료 후 패한 선수에게는 “그걸 경기라고 했냐”며 뒷목 부위를 손바닥으로 치며 화를 내는 코치도 있었다. 또 한 코치는 경기 중인 선수가 다리 부상 신호를 보내자 화를 내며 경기에 계속 뛰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언어 폭력은 공공연하게 이뤄졌다. 경기 관전을 위해 체육관을 찾은 관중과 학부모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도 감독과 코치들은 ‘지도 행위’라는 명목으로 아이들을 몰아붙였다. 직접적인 구타나 폭행은 아니었지만 코치들은 선수들에게 심리적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었다고 조사단은 전했다. 인권위의 ‘성폭력 예방 가이드라인’도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다.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지만 일부 남성 심판이나 코치는 이동할 때 여자 선수의 목이나 어깨를 껴안았고, 일부 경기 위원은 중학생 선수의 허리를 잡기도 했다. 숙소도 열악했다. 선수 대부분이 모텔을 숙소로 이용했는데 이 중에는 ‘러브 호텔’도 있었다. 인권위 관계자는 “욕실에 문이 없어 욕조가 밖에서 보이는 등 아이들이 장기 투숙하기엔 부적절한 인테리어가 많았다”면서 “남자 코치가 여성 보호자 동반 없이 여성 선수들을 인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체육관에는 옷을 갈아입을 공간도 마땅히 없었다. 15개 체육관 중 5곳에만 탈의 시설이 있었는데 이마저도 수영장 1곳을 제외하고는 사용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복도나 관중석 등 노출된 장소에서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 인권위는 “전국체전 현장 조사를 해 보니 성폭력 사건의 예방이 어려운 환경이었다”면서 “‘여성 선수 출전 때는 여성 보호자 동반 필수’ 등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김경주 시인 세월호 추모 전시 비평, 후배 작가가 대필

    김경주 시인 세월호 추모 전시 비평, 후배 작가가 대필

    중견 시인 김경주(43)가 쓴 세월호 추모 전시 비평을 후배 작가가 대필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표절 논란과 미투(#Me Too) 등이 연이어 터져나온 가운데 문단 내 윤리의식이 땅에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7일 미디어아티스트 흑표범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6년에 선보인 세월호 추모 전시 ‘베가’(VEGA)의 전시 도록에 실렸던 김 시인의 비평 ‘서쪽 건너에 비치는 환시’가 대필에 의해 작성되었다는 사실을 최근 인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평의 저자명을 차현지(32) 작가로 정정했다. ‘베가’는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목소리를 찻길을 사이에 둔 관객들이 듣는 광경을 영상으로 기록한 작품이다. 글의 원 저자인 차 작가는 2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2016년 3월 김 시인에게 대필 제안을 받아 하루 안에 200자 원고지 기준 43장 분량의 글을 썼다”고 말했다. 차 작가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대필 경험을 자성하는 내용의 글을 김 시인의 실명을 밝히지 않은 채 올렸다. 김 시인은 이날 서울신문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대필’이라는 말을 썼지만 사건에 전후 상황이 있다”고 밝혔다. 2011년 소설로 등단한 차 작가는 김 시인이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로 활동하던 2010년 사제지간으로 만났다. 2001년 등단한 김 시인은 2009년 김수영문학상, 2009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수상했으며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고래와 수증기’ 등을 펴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표절’ 신경숙에 ‘대필’ 김경주 … “세월호 전시 비평 제자가 대필”

    ‘표절’ 신경숙에 ‘대필’ 김경주 … “세월호 전시 비평 제자가 대필”

    중견 시인 김경주(사진·43)가 쓴 세월호 추모 전시 비평을 후배 작가가 대필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표절 논란과 미투(#Me Too) 등이 연이어 터져나온 가운데 문단 내 윤리의식이 땅에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7일 미디어아티스트 흑표범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6년에 선보인 세월호 추모 전시 ‘베가 ‘(VEGA)의 전시 도록에 실렸던 김 시인의 비평 ‘서쪽 건너에 비치는 환시’가 대필에 의해 작성되었다는 사실을 최근 인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평의 저자명을 차현지(32) 작가로 정정했다. ‘베가 ‘(VEGA)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목소리를 찻길을 사이에 둔 관객들이 듣는 광경을 영상으로 기록한 작품이다. 글의 원 저자인 차 작가는 2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2016년 3월 김 시인에게 대필 제안을 받아 하루 안에 200자 원고지 기준 43장 분량의 글을 썼다”고 말했다. 차 작가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대필 경험을 자성하는 내용의 글을 김 시인의 실명을 밝히지 않은 채 올렸다. 이후 지난 5일 김 시인은 흑표범 작가에게 대필을 고백하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고, 이후 흑표범 작가가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섰다. 김 시인은 이날 서울신문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대필’이라는 말을 썼지만 사건에 전후 상황이 있다”고 밝혔다. 2011년 소설로 등단한 차 작가는 김 시인이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로 활동하던 2010년 사제지간으로 만났다. 2001년 등단한 김 시인은 2009년 김수영문학상, 2009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수상했으며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고래와 수증기’ 등을 펴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씨줄날줄] 연예계 학폭 미투/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연예계 학폭 미투/박록삼 논설위원

    ‘…때릴 땐 항상 본인을 한 대 때리게 시켰습니다. 쌍방이니까요. 3년 동안 제 자신이 자살 안 한 게 신기할 정도로 버텼습니다. (…) 교통사고라도 났으면 항상 기도했습니다.’ ‘…어느새 팬이 되었고, 한 명 한 명 알고 싶어 검색을 하다가 설마설마 생각이 들면서 손과 등은 식은땀으로 젖고 숨이 가빠졌어요. (…) 항상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조심히 다녔고 눈이라도 마주칠까 땅만 보며 다녔던 기억뿐이네요. (…) 이런 사람이 만들고 연주하는 음악을 듣고 감동받았다는 것에 스스로 한심하게 느껴지며 눈물이 흐르고 헛구역질도 났어요.’ 그들의 기억은 선명했다. 그리고 구체적이다. 가수 H에게 중학교 시절 내내 학교폭력에 시달렸다는 가해자는 또 다른 학교폭력 피해 친구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파란색 MLB 야구잠바, 빨간색 아디다스 원피스, 레스포삭 가방 등을 빼앗겼고, 노래방 또는 놀이터에서 폭행당했던 15년 전 끔찍했던 경험을 자조적으로 나누기도 했다. 또 밴드 잔나비 멤버 Y에게 고등학교 때 ‘라이터를 가지고 장난치고, 비닐봉지를 얼굴에 씌우는’ 등의 괴롭힘과 조롱을 당했고, 전학을 가서야 벗어날 수 있었다는 피해자의 경험은 학교폭력의 트라우마가 얼마나 컸는지, 또 11년이 흘러 어른이 된 뒤에도 쉽게 빠져나오기 힘든 고통이었는지 충분히 짐작되게 한다. 훗날 연예인이 될 청소년들은 아마 학창 시절부터 일반적으로 남다른 끼를 갖고 있을 것이고, 성격도 외향적이었을 것이며, 또한 상대적으로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함 또한 컸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피해자와 다르게 H나 Y는 자신의 행위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거나 학교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한 듯했다. 논란이 일자 Y는 밴드를 탈퇴했고, H도 28일 피해자와 만나 오해를 풀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연예계 학폭 미투’에 대한 논란은 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애절한 감성의 아름다움에 감동했다가 배신당한 느낌을 받은 대중에게도 이는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이 상처는 누가 치유해 줄 수 있나.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고, 잘못을 반성할 수 있고, 용기 있게 사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때 비로소 진짜 어른이 되고, 진짜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H나 Y뿐 아니라 비슷한 경험의 또 다른 연예인들이 있을 수도 있다. 학창 시절 누군가에게 고통과 치욕을 줬고, 평생에 걸쳐 트라우마를 안고 살게 한 경험이 있는 이라면 이제라도 피해자를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기를 바랄 뿐이다. ‘한국의 비틀스’, ‘한국의 비욘세’라는 극찬까지 받던 이들의 음악을 편안한 마음으로 듣고 즐기고 싶다. youngtan@seoul.co.kr
  • 그놈이 TV에 나오자, 10년 전 ‘그일’이 생각나 숨이 가빠졌다

    그놈이 TV에 나오자, 10년 전 ‘그일’이 생각나 숨이 가빠졌다

    “청소년기 피해 외상 후 스트레스로 발전 멋지게 포장된 연예인에 불공평·억울함 ‘원래 저런 사람 아닌데’… 분노 2차 피해” 가해자 27% “학폭 이후 아무일 없었다” 학폭에 대한 사회적 시선 변화 계기 돼야“유명 연예인으로부터 학창 시절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온라인 공간에 폭로하는 ‘학폭 미투’가 연예계에 번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밴드 잔나비 멤버 유영현(27)과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 윤서빈(20)은 과거 잘못을 인정하며 팀을 탈퇴하거나 프로그램에서 하차했고 가수 효린(본명 김효정·29)은 진실공방 끝에 “폭로자와 원만히 합의했다”고 불쑥 밝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피해를 호소한 이들은 길게는 15년 전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학폭이 피해자에게 남기는 후유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면 뒤늦게 폭로하는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학폭 트라우마는 피해자의 마음속에 잠복해 있다가 가해자를 보거나 폭행 상황과 비슷한 장면을 볼 때 재차 이들을 괴롭힌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어린 시절 폭력을 당한 경험은 뇌 전두엽과 변연계의 감정조절 중추들에 영향을 끼친다”면서 “성인이 된 뒤에도 스트레스를 받거나 모욕을 당하면 보통 사람보다 빠르고 강력하게 반응해 우울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연예인으로 멋지게 포장된 학폭 가해자를 보고 ‘원래 저런 사람 아닌데’ 하면서 분노하게 되고 불공평, 억울함 등 심리적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유영현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피해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고발 글에서 “학창 시절 악몽을 음악에 위로받고 의지하면서 잔나비라는 밴드를 좋아했지만 가해자가 멤버로 있다는 사실을 알고 손과 등이 식은땀으로 젖고 숨이 가빠졌다”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응원하고 사랑을 주는 대중에게도 괜한 원망과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학교 안에서 학폭 가해자에 대한 정당한 처분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피해자의 심리적 상처가 오래간다는 지적도 있다. 청소년폭력예방사업을 하는 푸른나무 청예단이 초·중·고교생 6675명을 상대로 한 ‘2017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해자 중 26.8%는 ‘학폭 이후 아무 일도 없었다’고 응답했다. 아들이 학폭 피해를 경험한 이모(45)씨는 “가해 학생들이 교내 학교폭력자치위원회의 결정으로 서면 사과를 해놓고는 정작 아들과 내가 탄 차를 가로막는 등 2차 가해행동을 해 거짓 사과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를 당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이는 지금도 자다가 소리를 지르면서 깬다”며 괴로워했다. 전수민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는 “학교 처분에 만족하지 못해 ‘내가 힘든 만큼 너도 힘들어 보라’는 일종의 보복 심리로 민형사상 소송까지 가기도 하는데 많아야 위자료 몇백만원에 그친다”면서 “너무 억울해 가해 사실을 공개하면 명예훼손 소송 등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장은 “연예계 학폭 미투 사태를 계기로 아이들이 ‘학폭은 어린 시절의 치기 어린 장난이 아니며 가해자 꼬리표는 평생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연예계 흔든 ‘학폭 미투’… 트라우마 앓는 피해자

    연예계 흔든 ‘학폭 미투’… 트라우마 앓는 피해자

    최근 유명 연예인을 가해자로 지목하는 ‘학폭 미투’가 번지고 있다. 피해자들은 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산다.
  • “미투 촉발 와인슈타인 여성 75명에게 522억원 주고 소송 끝낸다”

    “미투 촉발 와인슈타인 여성 75명에게 522억원 주고 소송 끝낸다”

    지난해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슈타인(68)과 그가 몸담았던 스튜디오 임원들이 성추행 혐의 등을 폭로한 여성 75명에게 4400만 달러(약 522억 7200만원)를 제공하고 소송을 일단락짓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영국 BBC가 미국 언론 보도들을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스튜디오를 공동 창업한 밥 와인슈타인의 변호인 애덤 해리스는 이날 뉴욕 연방법원 재판부에 “원칙적으로 경제적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해리스 변호사는 이어 “난 개인적으로 매우 낙관적”이라고 털어놓았다. 와인슈타인 법무팀은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를 통해 화해액의 규모가 대략 4400만 달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와인슈타인은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 ‘킹스 스피츠‘, ‘아티스트’ 등 수많은 오스카 수상작들을 제작한 할리우드에서 가장 잘나가는 제작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지난해 그에게 당했다고 주장하는 업계, 정부, 연예계 종사자 수백 명이 나서는 바람에 와인슈타인 컴패니는 그를 해고한 뒤 파산 신청을 해야 했다. 와인슈타인은 이와 별개로 두 명의 여성을 강간한 혐의로 다음달 뉴욕 법정에 서게 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제프리 러시 성추행 과장 보도한 호주 신문에 23억원 배상 판결

    제프리 러시 성추행 과장 보도한 호주 신문에 23억원 배상 판결

    1996년 영화 ‘샤인’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받은 호주 배우 제프리 러시(68)가 지난해 미투 운동의 와중에 동료 여배우의 성추행 주장을 과장 보도한 언론사로부터 거액의 손해배상을 받아냈다. 호주 시드니 법원은 지난 2015년 제작을 맡은 러시와 함께 연극 ‘리어왕’에 함께 출연한 에린 진 노빌에게 러시가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기사를 내보낸 호주 데일리 텔레그래프를 발행하는 네이션와이드 뉴스에게 290만 호주달러(약 23억 7000만원)를 손해배상금으로 지불하라고 23일(현지시간) 판결했다. 호주에서 한 개인에게 명예훼손 손해배상금을 지불하라고 판결한 것으로는 최다라고 영국 BBC가 전했다. 호주 A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손해배상 판결액 가운데 85만 호주달러가 일반 배상액이고 경제적 손실에 대한 배상액이 100만 호주달러, 미래 경제적 손실에 대한 배상액이 91만 9678 호주달러, 여기에 이자로 4만 2000 호주달러까지 더해졌다. 그나마 러시가 원래 생각했던 청구액은 2500만 호주달러였으니 이 정도 선에서 막은 것도 다행이었다. 마이클 위그니 판사는 노르의 주장이 “과장된 경향이 있었다”면서 “무자비할 정도로 무책임한 선정적 저널리즘은 최악이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네이션와이드 뉴스는 당연히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의 변호인 수 크리산도우는 그 신문이 “불편부당함이 완벽하게 결여됐고 상업적 센스도 부족했음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피고측 변호인 톰 블랙번은 러시가 “어떤 비판에도 문을 닫으려 했고 (원고가 주장한 대로) 같은 주장을 다시 보도하는 것을 막으려 하면 미투 운동을 보도하는 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항변했다. 다른 여배우 야엘 스톤도 러시가 자신에게 부적절한 짓을 했다고 비난했다. 텔레그래프 측은 스톤의 주장을 증거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러시에 대한 선입견을 줄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막았다. 또다른 여배우 레벨 윌슨은 지난해 바우어 미디어가 자신을 거짓말쟁이로 묘사한 기사들이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 470만 호주달러를 손해배상액으로 얻어냈지만 나중에 항소심에서 “그만한 명예가 훼손됐고 경제적 손실을 봤다고 주장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60만 호주달러로 감경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교육부, 자녀 논문 끼워넣기 등 15개 대학 ‘연구부정’ 특별감사

    자신의 논문에 아들을 공저자로 올린 이병천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에 대해 교육부가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특별감사는 서울대를 비롯해 연구부정 의혹이 다수 제기된 15개 대학이 대상으로, 교수들이 자녀의 이름을 논문에 공저자로 올려 대학에 부정 입학시켰는지 여부도 살펴본다. 교육부는 20일 서울 교육시설재난공제회에서 열린 제9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서 미성년 논문 부정 의혹이 제기된 대학들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특별감사 대상은 이병천 교수가 소속된 서울대를 비롯해 강릉원주대, 경북대, 국민대, 경상대, 단국대, 부산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세종대, 연세대, 전남대, 전북대, 중앙대, 한국교원대다. 교수가 연구에 기여하지 않은 미성년 자녀의 이름을 공저자로 올린 논문들이 다수 발견됐으나 자체조사가 부실하게 이뤄지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대학들이 우선 대상으로 선정됐다. 2007년 이후 최근까지 교수의 자녀가 공저자로 등록된 논문이 14건으로 가장 많은 서울대는 자체 조사에서 현재까지 4건을 ‘연구 부정’으로 판단했으며 이 중 1건이 이 교수와 관련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 교수 자녀의 강원대 및 서울대 대학원 입학 부정 의혹 감사도 병행할 계획”이라면서 “연구 부정 행위로 부정 입학한 사실이 드러나면 입학 취소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북대의 경우 한 교수가 두 자녀를 논문에 공저자로 올려 대학 입시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세 차례 실태조사에서 미성년 공저자 논문 건수를 0건으로 보고하는 등 총체적인 부실 조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교육부는 전북대에 실태조사를 전면 재실시하도록 조치했다. 교육부는 또 ‘서울교대 단톡방 성희롱’ 등 이른바 ‘교대 미투’의 재발 방지를 위해 상반기 중 전국 초등교원 양성기관을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 컨설팅을 실시한다. 서울교대와 경인교대 등 교대 10곳과 초등교육과가 있는 한국교원대와 제주대, 이화여대 등 모두 13곳을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실시 여부와 성폭력 사안을 전담하는 부서 및 인력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교원 양성기관들이 성폭력 사건에 적절하게 대응하도록 조직문화 개선을 중점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민주 ‘육룡이 나르샤’

    민주 ‘육룡이 나르샤’

    무죄 이재명·유시민 정계복귀 시사 등 위축됐던 대선 잠룡들 다시 확장세로 이낙연·박원순·김부겸·조국 후보군에 김경수 부활·이인영 포함 땐 최대 8명최근 이재명 경기지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정계 복귀를 시사함에 따라 다소 위축됐던 여권 내 대선주자 후보군이 다시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 정부 출범 초기만 해도 여권 대선주자군은 ‘인물이 넘쳐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았다. 하지만 유력 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미투 운동’으로 침몰한 데 이어 이 지사도 가족사와 관련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코너에 몰렸고 지난 1월엔 김경수 경남지사마저 ‘드루킹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졸지에 대선주자군이 확 줄었다. 오죽하면 지난해 10월 국회 행정안전위 국정감사에서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이 이 지사를 향해 “시중에 ‘안이박김’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안희정·이재명 날리고 박원순은 까불면 날린다는 것이다. 그러면 김은 누군가”라고 질문한 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안이박김’ 살생부의 마지막 퍼즐은 결국 김 지사가 법정구속되면서 완성됐다는 얘기까지 돌았다. 이런 릴레이 낙마 끝에 남은 여권 대선주자군은 이낙연 국무총리,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정도로 쪼그라들었고, 추가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잠룡으로 거론됐다. 그랬던 여권 잠룡의 흑역사는 이 지사의 1심 무죄와 유 이사장의 정계 복귀 시사로 급격히 달라졌다. 특히 그동안 정계 복귀 관측을 완강히 부인했던 유 이사장의 변화는 여권 대선주자군 판도에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20일 라디오에 출연해 “유 이사장은 최근에도 ‘대통령 안 나온다고 했는데 나오면 어쩌나’ 하는 말에 ‘그러면 욕하라’고 말하더니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에게 ‘자기 머리는 자기가 못 깎는다’고 말했다”며 “발언이 정치를 하는 쪽으로 대통령 후보가 되는 쪽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아직 사법적 판단이 마무리되지 않은 김 지사도 재판 결과에 따라서는 대선주자로 부활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관측이 여권 지지층 사이에 팽배하다. 일각에서는 최근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큰 표차로 승리하며 주목받은 이인영 원내대표도 잠룡 후보군에 편입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초대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을 역임해 ‘학생 운동권’의 상징성을 갖고 있는 이 원대대표가 대선주자 반열에 들어섰다면 여권 대선주자 후보군은 8명까지 늘어나는 셈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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