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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피, 다음주에 더 떨어질까?… 증권사들 2020~2140 전망

    코스피, 다음주에 더 떨어질까?… 증권사들 2020~2140 전망

    코스피가 이번 주(13~17일)에 2050선까지 후퇴하면서 다음 주(20~24일)에도 추가 하락할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2055.80으로 전 거래일보다 0.58%(11.89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10일 종가(2108.04)와 비교하면 한 주 동안 2.48%(52.24포인트) 내렸다. 증권사들은 다음주 코스피를 2020~2140 사이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분쟁 악화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고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외국인들의 ‘팔자’ 행진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코스피가 반등할 여지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하나금융투자는 다음주 코스피를 2020~2070선으로 가장 낮게 전망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미중 무역협상 노딜에 따른 단기 충격에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세했다”면서 미중 무역협상 속개 및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 등을 다음주 시장의 초점으로 꼽았다. NH투자증권은 다음주 코스피가 2040~210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봤다. 김병연 NH투자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미국 정부의 통신기술 보호를 위한 국가비상사태 선포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우려를 키웠고,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 유예가 유럽·일본에 대해 더 큰 무역 분쟁을 위함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면서도 “다만 미국의 통신기술 보호는 한국 통신 산업 입장에서는 반사이익이고, 유럽·일본 자동차 관세와 관련해서는 과거 동맹국과 중국에 대한 무역 분쟁에서 미국의 태도가 달랐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다음주 코스피를 2050~2140으로 예상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은 오래 계속된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종료 예상 시점이 빈번하게 변경됐고, 양국 결정권자들의 진의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시장에 심리적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면서 “6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봉합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나 실제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 시장 상승 모멘텀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무역전쟁에서부터 화웨이 퇴출까지…미중 新냉전시대

    무역전쟁에서부터 화웨이 퇴출까지…미중 新냉전시대

    미중 간의 갈등이 무역협상 난항에서부터 화웨이 퇴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두 나라의 격돌에 자국 경제는 물론 주변국의 경제까지 출렁이고 있지만 양국의 파워게임의 뚜렷한 출구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코노미스트는 16일(현지시간) 작금의 상황을 ‘승자가 없는 새로운 종류의 냉전’이라고 명명했다. 미국은 지난 10일 중국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여하고, 15일에는 행정명령을 통해 중국의 화웨이를 미국에서 퇴출하는 결단을 내렸다. 화웨이가 5G 네트워크를 이용해 중국 정부를 위한 스파이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화웨이 측은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부정해왔으나 이튿날 미 상무부는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사실상의 블랙 리스트인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리며 쐐기를 박았다. 리서치회사 IHS에 따르면 통신 인프라 시장에서 화웨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6%에 이른다. 그에 반해 미국을 포함한 북미 시장 점유율은 6%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번 조치로 미국 기업과 거래가 원칙적으로 제한됨에 따라 인텔이나 퀄컴 등으로부터 핵심 부품을 조달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인 ‘기린 980’ AP를 개발해 최신 제품에 탑재하는 등 국산화율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품 조달에 실패할 시 생산 가동이 멈출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물론 화웨이에 대한 압박이 지난해부터 시작됐다는 점에서 당장 생산 라인에 차질에 생긴 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17일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 측이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수개월에서 1년치의 부품을 쌓아뒀다고 전했다. 또 2년안에 미국 업체들에 많이 의존하는 반도체 장치를 자체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일각에서는 미국이 정보 기술(IT)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수출과 수입이 각각 5390억달러와 1203억달러라는 점에서 무역적자가 크게 나고 있다며 중국으로부터 들어오는 20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몇몇 경제학자들은 무역 적자는 강대국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으로 미국 시민들의 소득 수준과도 맞물려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일자리 측면에서 받는 영향도 미미하다. 미국 국민들은 무역업보다 자국 내 소매업이나 복지 산업 등 서비스 산업 종사 비율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갈등을 2020년 대선에서 승리카드로 쓰려는 속셈이라고 전했다. 당장의 경제적 고통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반(反)중 전략이 대선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후보자 시절 때 미중의 무역 관계에 대해 “중국이 미국을 강간(rape)하고 있다”며 이를 재정립하겠다고 맹세한 바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정보기술 경쟁은 양국 갈등의 단면에 불과하다. 두 나라는 반도체에서부터 잠수함, 블로버스터 영화, 달 탐사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패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기술을 훔치고 남중국해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한편 캐나다와 스웨덴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들을 위협한다고 본다. 중국은 아시아에서 정당한 위치를 얻겠다는 꿈과 스스로 쇠락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중국의 성장을 방해하는 미국에 대한 두려움 사이에 갇혀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과거 소련을 전면 배재하던 방식대로 중국의 성장을 저해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미중의 무역 규모가 미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클 뿐더러, 중국의 통치 체제가 IT기술을 개발하는 데 있어 장애물이 될 거란 전제부터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자국민의 고통을 가중하기보다 기존에 미중의 노선인 상생 방안을 다시금 정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망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통상 전문가가 본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

    통상 전문가가 본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양국뿐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했고 세계 경제 성장에도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연일 추가 관세폭탄 카드를 흔들며 대중 압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도 미국에 굴복할 수 없다며 미 기업의 대중 투자를 ‘국가안보’ 이유로 정밀 감시하는 외국인투자법을 만드는 등 강한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2개국(G2)인 미중이 벌이는 총성 없는 전쟁에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으로 미중 무역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언제쯤 타결될지,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을 미중 통상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들어봤다.“25% 관세폭탄 주고받은 미중…서로 협상 우위에 있다고 오판” 니콜 비벤스 콜린슨 STR 국제통상본부장 미국 통상 전문 로펌 STR의 니콜 비벤스 콜린슨 국제통상본부장은 14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미국뿐 아니라 중국도 빠른 타협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중 양국의 경제 상황도 있지만 미측은 특히 미중 무역협상이 내년 대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콜린슨 본부장은 지난 30여년간 미무역대표부(USTR) 등 정부 내 통상 관련 조직에서 일했으며, 1990년대 미 측 대표로 중국과 협상을 한 경험이 있다. 그는 현재 미 의회 통상 자문위원으로 활약하는 등 워싱턴DC에서 손 꼽히는 통상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지난 10일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노딜’로 끝난 원인은. “미중이 각각 서로에 대해 오판했다. 미국은 돼지열병 등으로 인한 중국의 경기 침체를,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을 경기 하락으로 예상했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미중 모두 자신들이 협상의 우위에 있다는 판단에 따라 한치도 양보하지 않으면서 합의가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강경파는 온건파인 류허 부총리의 협상 방식과 결과에 대한 불만이 생각보다 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갑작스러운 합의 번복이 내부 불만 때문이라는 것인가. “그렇게 볼 수 있다. 류 부총리가 이끄는 협상단의 보고를 받고 중국 내부에서 대미 강경파들이 미국에 너무 굴복했다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협상단이 미 측에 그간 협상의 뒤집는 문서를 보내면서 다시 무역전쟁이 재개된 측면도 있다.” -미중이 25%의 관세폭탄을 주고받고 있다. 글로벌 경제와 한국 등에 미치는 영향은. “미중의 관세폭탄이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미중뿐 아니라 세계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또 글로벌 경제 성장에도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특히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 또 미중이 국내 경기 부양을 위해 자국의 통화를 조정하기 시작하면 글로벌 경제에 혼란이 가중될 것이다.” -한국처럼 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더욱 어렵다는데. “한국은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중국의 반가공 제품을 수입해 원산지를 바꿔서 미국에 수출한다든지, 미 현지 공장의 가동을 높여서 미국 내 중국의 빈자리를 채운다면 불행을 행운으로 만드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미중 무역협상이 내년 대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협상 결과에 따라 다르다. 결과가 미 경제를 하락세로 이끈다면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미 기업에 이익을 주고 지적재산권 보호와 강제 기술이전 금지 등을 분명히 얻어낸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할 수 있다. 어찌됐던 미중 무역협상이 내년 미 대선의 한 요소라는 것은 분명하다.”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 가능성과 시기는. “미중 모두 타결 의지가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다. 시기는 명확히 이야기할 수 없지만 중국도 빠른 타결을 원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중국은 미중 무역협상으로 내년 미 대선에 개입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 베이징에서 재개될 고위급 협상과 6월 말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이 무역전쟁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美, 中경제 속도 늦출수 있지만 中 주저앉지 않고 더 강해질 것” 김동수 산업연구원 베이징지원장 김동수 산업연구원 베이징지원장은 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지부진한 미중 무역협상은 중국이 시간을 버는 상황이며, 한국으로서는 4차 산업 업종을 고도화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무역협상을 통해 길어야 5년 정도 중국 경제를 주춤하게 할 수 있으며 결국 중국은 더 강해져서 돌아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어 한국은 포기할 수 없는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업종별 경쟁력을 분석해 중국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무역협상으로 중국을 꺾을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1985년 플라자합의로 일본에 경제불황이 닥쳤듯 중국 위안화 가치를 반 토막 낼 수 있는 합의를 과연 중국이 미국과 하겠는가. 중국 경제는 1980년대 일본만큼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다. 34년 전 일본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37%였고, 2017년 중국은 19%에 불과하다. 게다가 중국은 과거 일본의 10배가 넘는 시장이자 공장이며 양국 경제의 상호의존성이 높다. 플라자합의 이후에도 미국의 무역적자는 더 확대됐고 지난해 양국의 보복 관세 공방 이후에도 중국의 2018년 대미 무역 흑자는 10년 만에 가장 많았다. 관세 부과, 지적재산권 보호, 금융시장 개방 압력 등이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최선의 것들이다. 관세 때문에 중국 경제가 확 주저앉아 세계 2위 경제가 3위 경제가 되는 일은 없다. 특히 무역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되더라도 중국 금융시장을 완전히 개방하기는 어렵다.” -중국 금융시장 개방은 왜 어렵나. “어마어마한 국유기업의 의결권을 미국 자본이 행사하겠다고 하면 중국은 더 괴로울 것이기 때문에 금융시장을 당장 개방하기는 힘들다. 중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자본 비중이 3~4%밖에 되지 않는데 한국의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외자 비중을 30~40%로 확대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금융시장 개방을 빨리 또는 많이 하라는 요구를 중국은 들어줄 수 없다.” -위안화에 대한 중국 당국의 개입을 미국이 억제할 수는 없나. “중국 정부는 환율과 같은 금융시장에 개입할 때 은행에 달러를 매입 또는 매각하라는 명령만 내린다. 정부가 직접 달러를 사고파는 물량은 매우 적다. 당국이 실질적인 개입을 하지만 어느 통계에도 정부 개입이라고 볼 수 있는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 중국 당국이 정말 필요한 곳에만 달러를 공급해 전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막더라도 은행들이 잘 따른다. 막연하게 금융시장에 정부의 개입이 있으니 하지 말라고 요구하면 중국은 시장에 정부 개입이 어디 있었느냐며 발뺌할 공산이 크다.” -미중 정상이 6월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서 합의할 가능성은. “상징적 의미에서 일종의 큰 틀 또는 부분적 합의 이후 물밑 협상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로 완전 합의를 보더라도 그게 끝은 아니다. 미국은 시장 개방을 계속 물고 늘어질 것이고 특히 금융시장 개방은 시기 등을 놓고 정상 간 담판 이후에도 계속 수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이런 가운데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업종별 경쟁력을 분석해 중국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국에 반사이익이 있더라도 중국은 곧 더 강해져서 돌아올 것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통상 전문가가 본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

    통상 전문가가 본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양국뿐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했고 세계 경제 성장에도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연일 추가 관세폭탄 카드를 흔들며 대중 압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도 미국에 굴복할 수 없다며 미 기업의 대중 투자를 ‘국가안보’ 이유로 정밀 감시하는 외국인투자법을 만드는 등 강한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2개국(G2)인 미중이 벌이는 총성 없는 전쟁에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으로 미중 무역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언제쯤 타결될지,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을 미중 통상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들어봤다.“25% 관세폭탄 주고받은 미중…서로 협상 우위에 있다고 오판” 니콜 비벤스 콜린슨 STR 국제통상본부장 미국 통상 전문 로펌 STR의 니콜 비벤스 콜린슨 국제통상본부장은 14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미국뿐 아니라 중국도 빠른 타협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중 양국의 경제 상황도 있지만 미측은 특히 미중 무역협상이 내년 대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콜린슨 본부장은 지난 30여년간 미무역대표부(USTR) 등 정부 내 통상 관련 조직에서 일했으며, 1990년대 미 측 대표로 중국과 협상을 한 경험이 있다. 그는 현재 미 의회 통상 자문위원으로 활약하는 등 워싱턴DC에서 손 꼽히는 통상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지난 10일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노딜’로 끝난 원인은. “미중이 각각 서로에 대해 오판했다. 미국은 돼지열병 등으로 인한 중국의 경기 침체를,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을 경기 하락으로 예상했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미중 모두 자신들이 협상의 우위에 있다는 판단에 따라 한치도 양보하지 않으면서 합의가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강경파는 온건파인 류허 부총리의 협상 방식과 결과에 대한 불만이 생각보다 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갑작스러운 합의 번복이 내부 불만 때문이라는 것인가. “그렇게 볼 수 있다. 류 부총리가 이끄는 협상단의 보고를 받고 중국 내부에서 대미 강경파들이 미국에 너무 굴복했다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협상단이 미 측에 그간 협상의 뒤집는 문서를 보내면서 다시 무역전쟁이 재개된 측면도 있다.” -미중이 25%의 관세폭탄을 주고받고 있다. 글로벌 경제와 한국 등에 미치는 영향은. “미중의 관세폭탄이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미중뿐 아니라 세계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또 글로벌 경제 성장에도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특히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 또 미중이 국내 경기 부양을 위해 자국의 통화를 조정하기 시작하면 글로벌 경제에 혼란이 가중될 것이다.” -한국처럼 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더욱 어렵다는데. “한국은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중국의 반가공 제품을 수입해 원산지를 바꿔서 미국에 수출한다든지, 미 현지 공장의 가동을 높여서 미국 내 중국의 빈자리를 채운다면 불행을 행운으로 만드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미중 무역협상이 내년 대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협상 결과에 따라 다르다. 결과가 미 경제를 하락세로 이끈다면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미 기업에 이익을 주고 지적재산권 보호와 강제 기술이전 금지 등을 분명히 얻어낸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할 수 있다. 어찌됐던 미중 무역협상이 내년 미 대선의 한 요소라는 것은 분명하다.”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 가능성과 시기는. “미중 모두 타결 의지가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다. 시기는 명확히 이야기할 수 없지만 중국도 빠른 타결을 원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중국은 미중 무역협상으로 내년 미 대선에 개입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 베이징에서 재개될 고위급 협상과 6월 말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이 무역전쟁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美, 中경제 속도 늦출수 있지만 中 주저앉지 않고 더 강해질 것” 김동수 산업연구원 베이징지원장 김동수 산업연구원 베이징지원장은 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지부진한 미중 무역협상은 중국이 시간을 버는 상황이며, 한국으로서는 4차 산업 업종을 고도화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무역협상을 통해 길어야 5년 정도 중국 경제를 주춤하게 할 수 있으며 결국 중국은 더 강해져서 돌아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어 한국은 포기할 수 없는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업종별 경쟁력을 분석해 중국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무역협상으로 중국을 꺾을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1985년 플라자합의로 일본에 경제불황이 닥쳤듯 중국 위안화 가치를 반 토막 낼 수 있는 합의를 과연 중국이 미국과 하겠는가. 중국 경제는 1980년대 일본만큼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다. 34년 전 일본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37%였고, 2017년 중국은 19%에 불과하다. 게다가 중국은 과거 일본의 10배가 넘는 시장이자 공장이며 양국 경제의 상호의존성이 높다. 플라자합의 이후에도 미국의 무역적자는 더 확대됐고 지난해 양국의 보복 관세 공방 이후에도 중국의 2018년 대미 무역 흑자는 10년 만에 가장 많았다. 관세 부과, 지적재산권 보호, 금융시장 개방 압력 등이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최선의 것들이다. 관세 때문에 중국 경제가 확 주저앉아 세계 2위 경제가 3위 경제가 되는 일은 없다. 특히 무역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되더라도 중국 금융시장을 완전히 개방하기는 어렵다.” -중국 금융시장 개방은 왜 어렵나. “어마어마한 국유기업의 의결권을 미국 자본이 행사하겠다고 하면 중국은 더 괴로울 것이기 때문에 금융시장을 당장 개방하기는 힘들다. 중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자본 비중이 3~4%밖에 되지 않는데 한국의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외자 비중을 30~40%로 확대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금융시장 개방을 빨리 또는 많이 하라는 요구를 중국은 들어줄 수 없다.” -위안화에 대한 중국 당국의 개입을 미국이 억제할 수는 없나. “중국 정부는 환율과 같은 금융시장에 개입할 때 은행에 달러를 매입 또는 매각하라는 명령만 내린다. 정부가 직접 달러를 사고파는 물량은 매우 적다. 당국이 실질적인 개입을 하지만 어느 통계에도 정부 개입이라고 볼 수 있는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 중국 당국이 정말 필요한 곳에만 달러를 공급해 전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막더라도 은행들이 잘 따른다. 막연하게 금융시장에 정부의 개입이 있으니 하지 말라고 요구하면 중국은 시장에 정부 개입이 어디 있었느냐며 발뺌할 공산이 크다.” -미중 정상이 6월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서 합의할 가능성은. “상징적 의미에서 일종의 큰 틀 또는 부분적 합의 이후 물밑 협상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로 완전 합의를 보더라도 그게 끝은 아니다. 미국은 시장 개방을 계속 물고 늘어질 것이고 특히 금융시장 개방은 시기 등을 놓고 정상 간 담판 이후에도 계속 수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이런 가운데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업종별 경쟁력을 분석해 중국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국에 반사이익이 있더라도 중국은 곧 더 강해져서 돌아올 것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美 전방위 견제 속 유럽 빨아들이며 ‘차이나 벨트’ 확장하는 中

    美 전방위 견제 속 유럽 빨아들이며 ‘차이나 벨트’ 확장하는 中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계획이 미국의 전방위적인 대중 견제 속에서 시험대 위에 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지난 10일 2000억 달러(약 236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는 등 전방위적인 대중 견제를 하나하나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거침없었던 일대일로의 질주가 지속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대일로에 대해 미국은 “중국의 패권적 야심이 담긴 전략이자 부채에 기반을 둔 ‘채무 함정 외교’”라고 비난하면서 견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달 25~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불참하는 등 보이콧을 선택, 적극적인 견제 조치를 취했다. 미국은 “국제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방식과 표준, 지속성, 포용적 발전 원칙을 지켜 나가야 한다”고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이를 해외 군사기지 건설과 연계된 패권 전략으로 인식하면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경제적·전략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해당 지정학적 요충지들을 군사거점화로 활용하려 한다는 우려다. 지난 2일 일부 공개된 ‘중국의 군사와 안보 발전’ 연례 보고서에서 미 국방부가 “해당 프로젝트의 진전이 중국 군대를 해외로 보내도록 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시진핑 국가주석의 중국은 무역분쟁 등 미중 전방위 갈등 속에서도 지난달 말 열린 정상포럼을 계기로 미국과 대등한 주요 2개국(G2)으로서의 힘과 위상을 과시했다. 이어 유럽 등 전 세계 국가들의 일대일로에 대한 더 많은 참여 의사도 확보하는 등 더 속도를 낼 기세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130개 국가와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65개 국가에서 도로, 철도, 항만 건설 등 각종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의 견제 조치는 아직 일대일로의 약진세를 저지하지는 못했다. 미국의 우방 유럽 국가들조차 일대일로의 강한 흡입력 속에 빨려들어가고 있는 현실도 그렇다. 유럽 국가들의 일대일로 ‘불참 공동전선’은 지난 3월 말 주요 7개국(G7) 가운데 최초로 유럽연합(EU) 경제규모 3위인 이탈리아의 참여 결정으로 무너져 내렸다. 이어 룩셈부르크와 유럽의 강소국 스위스도 일대일로 참여 입장을 공식화하는 등 일대일로 참여 쪽으로 분위기가 옮겨 가고 있다. 2년 전 2017년 첫 일대일로 정상포럼 당시 유럽국가들은 일제히 일대일로 협력을 거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2013년 시작된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동남아 및 아프리카 등 제3세계 국가들과의 협력에서 이제는 유럽 국가들과의 협력으로 중점이 옮겨지고 있는 양상이다. 스위스는 지난달 정상포럼 직후 협력 의사를 공식화했다. 당시 정상포럼에 참석했던 우엘리 마우러 대통령은 베이징 체류 일정을 연장해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일대일로 등에서 양국 협력을 약속하는 문서에 서명했다. 홍콩 명보는 “스위스는 일대일로 협력을 약속한 세 번째 서유럽 국가지만 유럽에서 21개 국가 및 지역기구가 일대일로 가입을 준비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탈리아, 그리스처럼 경제 부진 속에 빠져 있는 일부 유럽 국가 및 옛 동유럽 국가들이 모두 중국의 ‘차이나 머니’에 경기 부양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도 이 같은 참여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지리적 측면에서도 중앙아시아와 러시아를 거치면 바로 중국과 이어지는 근접성 때문에 유럽은 철도 등 육로 실크로드 사업에 관심이 크다. 독일 정부는 프랑스와 함께 일대일로 사업에 경계심을 보이면서 이탈리아의 참여를 비판했지만 독일 기업들은 이미 ‘일대일로 효과’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자동차 왕국 독일의 대표 고급차 포르셰는 지난달부터 독일과 중국 쓰촨성 청두를 잇는 일대일로 철도로 매주 두 차례씩 차량들을 운송하면서 기존 화물선보다 3주나 운송 시간을 단축시켰다. 지난 4일 포르셰 측에 따르면 독일∼중국 충칭 구간 1만 1000㎞를 18일에 주파한다. 열차 한 번 운행 때마다 최대 88대의 포르셰 자동차를 수송하는데, 독일에서 출발한 화물열차는 폴란드, 벨라루스,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4개국을 거친다. 중국 내에서는 우루무치, 란저우, 시안을 거쳐 종착역인 서부 내륙의 거점 쓰촨성 충칭에 도착한다. 중국이 지난해 한 해 포르셰 8만대를 수입한 최대 소비시장이라는 점은 일대일로 루트에 유럽 국가들이 왜 끌려가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유럽의 다른 국가와 주요 기업들도 지구촌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을 겨냥해 일대일로의 활용을 고심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포털’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중국 48개 도시에서 유럽 14개국 40여개 도시와 철도 노선이 연결돼 있는 상황도 더 속도를 내는 유럽과의 연결 상황을 보여 준다. 운송 품목도 식료품, 전자제품 등 200여개에 이르는 등 크게 늘었다. 포르셰의 철도 운송을 맡은 물류회사 ‘헬만 월드와이드 로지스틱스’는 “다른 자동차 제작사와 수출업체들에도 철도 운송을 주선하고 있다”고 밝혀 앞으로 더 많은 주요 유럽 국가들의 일대일로 철도 활용이 전망된다. 한편 일대일로를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으로 보며 미국과 함께 부정적이던 일본은 그동안의 무시 및 관망 태도에서 선회해 관여와 견제라는 ‘이중 대응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기업 진출 등 실질 협력을 지향하면서도, 이 사업이 자칫 일본의 지역 및 글로벌 전략과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외교·전략적 포석에 부심하고 있다. 이 같은 일본의 대응 및 전략은 지난달 일대일로 정상포럼에서도 두드러졌다. 당시 유럽 순방길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탈리아, 프랑스 및 비셰그라드 그룹 4개국(슬로바키아, 체코, 헝가리, 폴란드)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기존 일대일로 프로그램에 제약을 가하는 지적과 원칙들을 내놓았다. 인프라 사업의 재정적 지속가능성 및 투명성 보장 강조와 ‘채무 함정’ 제기 등이 그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일본 정부는 오는 6월 오사카에서 주최하는 G20 정상회의에서 개발도상국에 대한 인프라 사업 관련, 국제 원칙을 제안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시설 이용의 ‘개방성’, 사업자 선정의 ‘투명성’, 장기적인 이용가능한 ‘경제성’, 변제능력을 배려한 ‘대상국가의 재정건전성’ 등 4원칙을 공동 문서 등의 형태로 채택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한편으로는 지난달 25일부터 열린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집권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을 보내 시 주석에게 친서를 전달하면서 미소 전략을 구사하며 개입 전략도 가동했다. 중국은 커지는 ‘채무 함정 외교’라는 비난과 문제점을 의식해 최근 “협력상대국의 채무 부담능력을 고려해 채무 지속성을 중시하고, 더 정교한 일대일로 융자 지침과 지속 가능성 채무의 분석 체계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도 고속도로, 철도, 항만 등 일대일로 조성을 위해 실크로드 펀드와 다자간 개발 융자 협력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프로젝트 확대를 위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시 주석에게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정치적 명운을 건 시도다. 실패한다면 권위 실추와 함께 정치적 입지 약화가 불가피하다. 거시적으로는 중미 패권 경쟁에서도 향후 양국의 판세를 가늠할 시험대로 여겨진다. 미국은 최근 일대일로 사업 영역 확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제동을 걸고 있다. 중국이 일대일로 철도를 노르웨이·핀란드 철도와 연결하는 등 북극 항로와 연계하려고 하자 이를 반대했다. 중국이 ‘북극 주변국’을 자처하고, 북극 정책 수립에 관여하려고 시도하자 미국은 “(중국이 북극 주변국이라는) 그런 용어는 없다”며 제동을 걸었다. 미국의 견제와 중국의 확장 시도가 일대일로 갈등을 북극까지 번지게 한 셈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태영호 “김정은 좌절감 커지고 있다. 중국·러 외교도 성과 無”

    태영호 “김정은 좌절감 커지고 있다. 중국·러 외교도 성과 無”

    지난주 북한 동향을 살펴 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좌절감이 차츰 커지고 있으며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도 생각 만큼 잘 풀리지 않는 것 같다고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13일 진단했다. 다음은 태 전 공사의 진단 전문이다.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한 주동안 북한 ‘노동신문’, 인터넷 매체들인 ‘메아리’ ‘조선의 오늘’ 등을 살펴보면 북한을 둘러싼 대외적 환경에 대한 김정은의 좌절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최근 남한 당국에 대한 비난과 불만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 북한은 군대, 외교, 대남의 세 축을 내세워 북한의 정상적인 화력 타격 훈련이 남북 군사합의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우리 군사당국을 성토하더니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우리 정부에 개성공단 재가동을 촉구했고 대남선전매체 ‘메아리’는 현재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식량 지원에 빗대 ‘생색내기를 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특히 우리 정부에 동족에 대한 ‘예의’를 갖추라고 한 것은 식량을 주겠으면 빨리 주면 되는 것이지, 시간만 끌면서 준다고 소문만 내 ‘북한을 약자로 남한을 강자로’ 보이게 하는 구도를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식량을 받아도 당당히 폼 있게 받게 해달라는 것이다. 사실 개성공업 지구 재가동 문제는 김정은이 4·12 시정연설에서 제재 해제 문제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후 한동안 사라졌던 이슈였는데 다시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다시 시동을 걸어 보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내려진 것 같다. 다음으로,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도 원활하지 못한 것 같다. 북러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고 약속했으므로 김정은의 군사적 행보가 한동안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으나 러시아 방문 뒤 오히려 군사 행보가 늘고 있는 것은 김정은이 러시아 방문을 통해 뚜렷한 결과물을 얻어내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정은이 지난 1월 시진핑을 찾아갔을 때 시진핑이 북중 관계 설정 70주년인 올해 안에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고 최근 평양 주민들 사이에서도 시진핑이 상반기 안에 방문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으나 최근에는 이런 소문이 없어졌다고 한다. 시진핑으로선 미중무역전쟁이란 심각한 상황 앞에서 북한을 방문하여 미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타산하고 계획된 방문을 하반기로 미뤘을 가능성이 높다.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미국을 좀 자극하려고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절제된 반응을 보이고 북한의 ‘생색내기’란 비난에도 우리 정부가 식량 지원을 계속 검토해 나간다니 김정은으로선 약이 더 오를 것이다. 이렇게 상황이 바라던 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북한 내부에서 정책 실패의 책임을 뒤집어 쓰는 희생양을 찾을 가능성이 커져 부서마다 강경한 모습을 보여주는 식으로 과잉 충성을 할 것이고 그러면 김정은으로서도 내부의 흐름에 떠밀려 군사적 행보를 이어 나갈 수밖에 없다. 결국 올해 상반기 안에는 미북 비핵화 협상이나 남북 대화의 실마리를 찾기가 힘들게 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미중 무역전쟁 공포 일주일 만에 글로벌 시총 2600조원 증발

    미중 무역전쟁 공포 일주일 만에 글로벌 시총 2600조원 증발

    글로벌 증시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확전이라는 악재를 만나 요동치는 바람에 글로벌 시가총액(시총)이 2조 달러가 훌쩍 뛰어넘게 사라졌다. 1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의 갑작스러운 격화로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지난 일주일간 시총이 무려 2조 2700억 달러(약 2687조원)나 증발했다. 미 증시의 경우 시총 6800억 달러가 사라졌고 중국 증시의 시총은 3300억 달러가 증발했다. 이들 두 나라의 시총 감소폭은 중국이 5.2%로 미국(2.1%)의 두배를 넘어섰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트윗을 날린 5일 이후 전날까지 전 세계 4만 8000여개 종목의 주가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분석한 결과다. 중국 증시에서 추가 관세 인상 대상이 될 것 같은 종목을 중심으로 팔고보자는 투매 행렬이 이어지고 무역전쟁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매도세에 가담한 탓이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업종 별로는 금융과 전기, 제조업 등의 시총 감소폭이 컸다. 이들 업종은 경기 동향에 민감해 실적이 좌우되기 쉬우며 무역전쟁이 세계 경기를 냉각시킬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중국 증시에서도 차이나라이프와 핑안은행 등 금융주가 약세를 보였다. 중국 투자자들은 금융 부문이 경기 둔화로 인해 부실채권이 팽창하거나 금리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는 불안감에 중국 기술주도 하락세에 허덕였다. CCTV 카메라 부문 세계 2위 기업인 저장다화테크놀로지 주가는 지난주 11% 급락했다. 같은 업종 세계 1위인 하이크비전과 경찰에 무선장비 등을 납품하는 하이테라 주가도 각각 9% 떨어졌다. 이들 기업은 올해 미 국방수권법에 의해 미 정부기관과의 거래가 금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도세가 집중된 것은 트럼프 정부에 의해 추가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불안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 시장에서도 경기 민감 종목에 매도세가 유입됐다. 화학기업 다우듀폰은 10% 하락했다. 이 업체는 해외 매출 비중이 60%를 넘어서 무역전쟁으로 세계 경기가 악화하면 직격탄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인텔과 엔비디아 등 반도체 대기업도 주가 부진에 허덕였다. 일본 증시에서는 스마트폰 향후 수요 감소 불안에 부품업체인 무라타제작소 주가가 16% 폭락했으며 건설기계업체 고마쓰 주가도 10% 이상 하락했다. 낙관론도 있다. 골드만삭스의 알렉 필립스 이코노미스트는 “미중이 몇 주 사이에 포괄적 합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국이 서로에 대한 관세를 확대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세계적인 주가 하락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불안도 부정할 수 없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특파원 칼럼] 미중 무역전쟁은 네버엔드게임/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미중 무역전쟁은 네버엔드게임/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1년여를 끌며 11차를 이어 온 미중 무역협상이 결국 안갯속에서 마무리됐다. 다음 협상이 중국 베이징에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조만간 양국 정상이 만나 합의문에 서명할 수 있다는 기대는 일단 유보해야 할 것 같다. 미중 무역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 수입품 2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10일부터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하면서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극단적 전망이 나왔다. 결국 관세는 10일 예정대로 올랐고 중화권 경제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영화 ‘어벤져스’의 악당 타노스에 비유했다. 타노스가 손가락을 한 번 ‘딱’ 하면 전 우주 생명체의 절반이 사라지는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몽둥이를 휘두르면 세계 경제가 휘청거린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무역전쟁에 대한 보도는 상무부 대변인 발언과 관영 신화통신 기사만 내보내도록 하면서 중국 내 여론이 극단적인 민족주의로 흐르지 않도록 주의했다. 하지만 류허 부총리의 9~10일 워싱턴 방문을 앞두고 중국에서는 1999년 5월 8일 일어난 세르비아 주재 중국대사관 폭격사건을 상기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관영 경제일보가 운영하는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의 계정 ‘타오란비지’(陶然筆記)는 “20년 전 우리 세르비아 대사관은 누군가에 의해 폭파됐다. 오폭이라고 한다. 그때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했는가.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자신의 경제력, 국방력, 민족의 응집력을 크게 높이자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타오란비지는 중국 무역협상 대표단 등 지도부의 생각을 알리는 인터넷 매체다. 코소보 분쟁이 한창이던 20년 전 나토군 소속 미 공군이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중국대사관을 폭격해 중국 기자 3명과 세르비아인 14명이 사망했다. 당시 미국은 실수라고 해명했으나 중국에서는 반미시위가 일어나는 등 양국 관계가 살얼음판을 걸었다. 하지만 이후 반중 매체를 통해 사망한 세르비아인은 모두 정보원으로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이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세르비아 대통령의 부탁을 받고 은신처를 제공한 것이라는 음모론도 나왔다. 타오란비지는 무역 담판을 앞두고 ‘협상을 원하면 협상을 하고 싸움을 원하면 싸워야 한다’(願談則談 要打便打)고 했지만, 11차 협상이 끝난 11일에는 평등과 ‘구동존이’(서로 다른 점은 인정하면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를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불공정하다고 하는데 중국의 호소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은 공평한가”라고 목소리를 냈다. 미중 관계의 미래에 대해서는 무역협상이 성사되더라도 여전히 많은 의견 차이가 있을 것이며 광범위한 마찰과 갈등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은 여전히 서로 다른 길을 걸을 수 있지만, 저우언라이 전 중국 총리가 제시한 뒤 중국 외교의 1원칙이 된 ‘구동존이’의 자세를 견지하면 미국을 설득할 날이 올 것이라고도 했다. 양 초강대국 사이에 낀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미중 무역협상을 통해 중국이 외국 기업과 자본에 대한 형평성을 제도화하더라도 한국에까지 그 공평함이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 사이에서는 높다. ‘대만의 트럼프’를 표방하며 대만 총통선거 출마를 선언한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의 말에 힌트가 있다.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 기지인 폭스콘을 운영하는 궈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나서 “무역전쟁 이후 이어질 두 강대국의 기술전쟁 속에서 대만은 발전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geo@seoul.co.kr
  • 추락하는 원화가치… 한 달 낙폭 주요 신흥국 중 3위

    추락하는 원화가치… 한 달 낙폭 주요 신흥국 중 3위

    성장률 저하에 미중 무역전쟁 직격탄 환율 1200원 되면 자본유출 가능성도 달러 정기예금 급증… 유학생은 울상최근 한 달여 사이에 원화 가치가 주요 신흥국 통화 가운데 세 번째로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 충격에 이어 미중 무역분쟁까지 고조되자 원화가 직격타를 맞은 모습이다. 금융업계는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까지 올라갈 경우 자본유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유학생이냐 수출업체냐에 따라 국민들의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지난 8일까지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2.9% 떨어졌다. 지난 3월 29일 1135.1원(종가 기준)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8일 1169.4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주요 신흥국 통화 가운데 원화보다 화폐 가치가 더 떨어진 통화는 정국 불안에 휩싸인 터키 리라화(-9.0%)와 아르헨티나 페소화(-3.7%)뿐이었다. 미국과 무역분쟁을 겪는 중국 위안화는 1.0%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인도 루피화(-0.6%), 인도네시아 루피아화(-0.6%)는 위안화보다 변동폭이 작았고 멕시코 페소화(1.8%)나 러시아 루블화(1.1%)는 오히려 달러 대비 통화 가치가 상승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 기업의 장기 수익성이 나빠지고 경쟁력이 하락하면서 한국이 최근 무역갈등에서 타격을 심하게 받고 있다”고 짚었다. 이렇게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오르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수출업체가 물건을 팔고 받는 수출입신용장(LC)이 은행에 많이 들어온다”면서 “환 헤지(위험 회피)를 하지 않은 수출 기업은 환율이 낮을 때 물품 계약을 했다가 높은 환율로 원화 대금을 받아 환차익을 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달러 자산도 인기다. 5대 시중은행의 달러화 정기예금은 지난 8일 기준 4월 말보다 9300만 달러가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주식 결제 금액은 20억 7063만 달러(약 2조 4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 가까이 늘었다. 반면 유학생이나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고민이 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통 등록금은 1년에 1~2번 송금하지만 생활비는 매달 보내는 경우가 많다”면서 “최근 송금 시기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으로 여름휴가를 계획한 김모(30)씨도 “미리 환전을 해 두지 않아 후회하는 중”이라면서 “예산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어 쇼핑이나 식비를 최대한 줄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안갯속으로 빠지면서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77.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장중 한때 1182.9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7년 1월 17일(1187.3원)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당분간 1210원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자본 유출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외환 딜러는 “1180원선까지는 감당할 수 있지만 최근 변동 속도가 굉장히 빠른 데다 1200원까지 올라가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외국인은 원화 자산 가치가 떨어지고 위기가 심화될 수 있다고 인식하고 더 빠져나갈 수 있어 금융시장에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美 관세 폭탄 예고에 中 “보복 불사”… 돌파구 안보이는 무역협상

    美 관세 폭탄 예고에 中 “보복 불사”… 돌파구 안보이는 무역협상

    中 “깊은 유감… 관세 조치 실행 땐 대응” 농산물 고율 관세 등 ‘보복 카드’ 꺼낼 듯 오늘 고위급 무역협상 합의 어려울 전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중국이 합의를 깨뜨렸다”는 비난과 함께 미국은 물러나지 않겠다며 최후통첩성 압박에 나섰다. 하지만 중국 역시 반발하며 관세로 맞불을 놓을 태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9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양측이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10일 0시 1분(한국시간 10일 오후 1시 1분)부터 미국이 대중국 관세 인상을 강행하는 등 무역전쟁이 다시 본격화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패너마시티비치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거론하며 “그들(중국)이 합의를 깨뜨렸기 때문”이라면서 “그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합의하지 못하면 1년에 1000억 달러(약 117조원) 이상 받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중국이 우리의 노동자들을 편취하는 것을 멈출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연간 1000억 달러는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해 얻는 관세 수입을 의미한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관보 사이트에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 중인 10% 관세율을 10일부터 25%로 인상하겠다며 대중 압박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에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9일 “미국과 협상으로 해결하길 원하지만 우리의 이익을 방어하기로 결단을 내렸다”면서 “중국은 이미 각종 가능성에 대처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복을 불사할 것임을 밝혔다. 중국일보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이날 공고를 통해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수입하는 고성능 심리스 스테인리스 강관에 대한 반덤핑 관세 재심 신청을 승인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과 EU 회사들이 이 제품을 부당하게 낮은 가격에 판매해 중국 내 산업에 손실을 줬다며 각각 14.1%와 13~13.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는데 재심 승인은 중국이 이들 제품에 대해 계속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 미국이 추가 관세 부과를 단행하면 맞불을 놓겠다는 신호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보복 카드가 미국 농산물에 대한 고율 관세, 금융시장 개방 지연, 미국 기업에 대한 부품 수출 중단 등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밍 상무부 국제시장연구소 부주임은 “중국은 아직 관세를 인상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총 1100억 달러어치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각각 5%와 10% 관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20%와 25%로 올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워싱턴 정가는 미중이 9~10일 워싱턴DC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어 갈 예정이지만 타협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중국이 미중 합의 초안의 핵심 내용을 뒤집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지난 3일 밤늦게 무역합의 초안을 크게 수정한 150쪽 분량의 문건을 미국에 보내왔다”면서 “문건에는 미국의 핵심 요구 사항을 뒤집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로이터는 “중국이 지식재산권과 무역 비밀 절취, 기술 이전 강요, 금융 서비스 접근권, 환율 조작 등 미국의 핵심적인 요구 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법률 개정 약속을 삭제했다”면서 “이것이 미중 무역협상을 위기로 몰아넣은 가장 큰 이유”라고 전했다. 하지만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은 국영기업 보조금 철폐 등 중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구조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중국 내에서 미국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미중 스파이 분쟁 끊이지 않는 이유/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미중 스파이 분쟁 끊이지 않는 이유/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중국 스파이 역사는 유구하다. 스파이를 역사무대에 올린 주인공은 ‘병법의 대가’ 손무(孫武·BC 545~470)다. 그는 ‘손자병법’에서 그 효용성을 강조하며 5종의 간첩, 즉 ‘오간’(五間)을 소개했다. 적국 사람을 활용하는 향간(鄕間), 적국 관리를 이용하는 내간(內間), 적국 스파이를 역이용하는 반간(反間), 적국에 침투해 혼란을 일으키는 사간(死間), 적국 기밀을 빼내오는 생간(生間)이 그들이다. 스파이의 원조는 월(越)나라 서시(西施)가 꼽힌다. 오(吳)나라와의 전쟁에서 참패한 월왕 구천(句踐·BC 520~465)은 온갖 수모를 당한다. 구천이 복수의 칼을 갈 때 그의 책사 범려(範蠡)가 미인계를 제안했다. 그는 전국을 돌며 찾은 ‘천하일색’ 서시를 간첩으로 낙점했다. 가무(歌舞)와 남자 유혹법, 정보 수집 등에 대해 3년간 특별훈련을 받은 그는 손짓 하나로 남자의 혼을 빼놓을 정도였다. 오왕 부차(夫差)는 서시에게 마음을 빼앗겨 호화 궁궐을 짓고 주색에 빠져 정사에 소홀했다. 구천은 마침내 오나라를 멸했다. 20세기 국공내전 때 여성 스파이 선안나(瀋安娜·1915~2010)도 돋보인다. 고교 때 공산당 간첩 화밍즈(華明之)를 만난 그는 학비를 벌기 위해 배운 속기를 활용해 국민당에 침투했다. 능력을 인정받아 기밀취급 속기사로 발탁돼 1급 정보에 접근했다. 당시 문서는 모두 속기로 기록한 까닭에 국민당 기밀을 꿰뚫었다. 15년간 국민당 기밀을 송두리째 공산당에 넘겼다. “장제스(蔣介石)가 아침에 어머니 욕을 하면 저녁에 마오쩌둥(毛澤東)의 귀에 들어갔다”는 말이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간부를 지낸 진우다이(金無怠·1922~1986)도 걸출하다. 베이징대를 졸업한 그는 출중한 영어 실력으로 미 영사관에서 일하다 공산당에 포섭됐다. CIA로 옮겨 해외정보분석관을 거쳐 아시아 총책까지 지냈다. 6·25전쟁 중 미군 작전 기밀을 중국에 빼돌렸다. 중국으로부터 거액의 포상금까지 받은 그의 ‘완벽한’ 위장이 벗겨진 것은 1985년 정협 주석을 지낸 위정성(兪正聲)의 형이자 중국 정보기관 간부 위창성(兪强聲)의 망명 탓이다. 망명 대가로 미국에 스파이 정보를 몽땅 넘긴 것이다. 중국 스파이 문제로 미국이 시끄럽다. 전 CIA 요원 리전청(李振成)이 중국에 기밀을 팔아넘겼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그는 이를 대가로 10만 달러와 평생 보장을 약속받았다. 미 국방정보국(DIA) 출신 론 한센도 80만 달러를 받고 중국 간첩으로 암약했다고 시인했다. 중국은 정보 수집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정보기관 침투는 물론 컴퓨터 해킹, 군수업체 투자, 사이버 절도, 정보 접근 가능 중국계 인사 포섭 등 갖은 불법 행위를 저지른다. 미 백악관 관리는 “러시아는 빠르고 강한 허리케인이다. 중국은 진득하고 느리면서도 구석구석 침투하는 기후변화”라고 비유하며 양국 스파이를 비교하기도 했다. 굳이 국제정치학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스파이는 필요악이다. 세계 어느 나라도 자유롭지 못하다. 국익과 기술 발전에 그만큼 ‘가성비 높은’ 수단을 찾기 힘들다. 다만 발각돼서는 안 된다. 미중 대결이 첨예할수록 간첩을 둘러싼 창과 방패의 싸움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khkim@seoul.co.kr
  • 美, 관보에 ‘10일부터 對中 관세 인상 계획’ 공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8일(현지시간) 미중 무역협상 재개에 앞서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인상 계획을 관보 사이트에 공지하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9~10일 열리는 무역협상에서 극적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대중 관세 인상이 실행돼 미중 무역전쟁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관보 사이트에 2000억 달러(약 234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오는 10일부터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관보는 “이 문서는 발행되지는 않았고 9일 발행될 예정”이라며 그 전까지는 PDF 버전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중 관세 인상 계획을 온라인 관보를 통해 먼저 게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서도 중국 측에 더는 돈을 뜯기는 일이 없을 것이고 관세 부과로 돈이 들어오는 것에 만족한다며 압박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중국이 무역협상을 철회하고 재협상을 시도한 이유는 조 바이든이나 매우 약한 민주당원 중 한 명과 협상을 해서 앞으로 몇 년 동안 미국(연간 5000억 달러)에 계속 돈을 뜯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진심 어린 희망 때문”이라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측 협상 대표단은 9~10일 워싱턴DC에서 미 대표단과 담판을 벌인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정밀타격 미사일 vs 항모 킬러 미사일… 미중 태평양 군비 경쟁

    정밀타격 미사일 vs 항모 킬러 미사일… 미중 태평양 군비 경쟁

    “항공모함과 구축함, 함재기로 구성된 가상의 적 항모 전단이 해역에 접근한다. 중국 스텔스 무인기 WJ700가 날아오른 뒤 적에 대한 정보를 지상 기지에 전송한다. 적 구축함이 발사한 순항미사일이 육지에 가까이 접근하자 지상의 이동식 발사대에서 쏘아올린 중국 FD2000(HQ9) 방공미사일이 이를 요격한다. 항모에서 함재기들이 이륙하자 이번엔 중국 FK3 방공미사일이 발사돼 이들을 요격한다. 미처 요격하지 못한 함재기가 지상의 중국군 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지만 이번엔 지상의 FL2000 방공미사일이 이 미사일을 격추한다. 이 와중에 중국 잠수함과 구축함 등이 대함미사일을 연속적으로 발사한다. 적 함대는 중국 미사일의 파상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결국 항모는 격침된다.”지난달 25일 로이터통신은 중국 국영 방산업체 중국항천과기집단(CASIC)이 지난해 말 공개한 시뮬레이션 영상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미국은 중국과의 새로운 미사일 격차에 재빨리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영상에 등장한 미사일들은 모두 중국이 자체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무기 체계들로 중미 전쟁이 현실화할 경우 중국에 접근하는 미 항모 전단을 어떻게 파괴할 것인지를 암시한 것이다. 비록 실전에서 입증되진 않았지만 중국군 현대화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동북아에서의 제해권을 확보하기 위해 미 항모 전단을 우선 괴멸시켜야 한다는 중국의 절박한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지난 2월 사거리 500~5500㎞의 미사일 생산·배치를 금지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선언을 한 이후 미러 간 군비 경쟁보다 태평양에서의 미중 간 군비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INF 체결 당시인 1987년에는 미국과 소련이 양대 초강대국이었지만 지금은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 스톡홀름평화연구소(SIPRI)가 추산한 지난해 군비 지출 규모를 보면 압도적 1위인 미국(6490억 달러)에 이어 중국(2500억 달러)이 2위를 차지했고, 러시아는 6위(614억 달러)에 그쳤다. 특히 지난 30여년간 INF에 구속되지 않은 중국은 그 공백을 뚫고 미국의 군사 패권에 도전하기 위해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전력을 집중적으로 개발해 왔다. 미국 안보전문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는 지난 2일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육상 기반 미사일 무기고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라며 “태평양의 미군 기지가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보유 미사일 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미국은 중국이 INF의 적용을 받는 중거리 미사일을 약 2000기 보유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중국은 이 밖에 사거리 1만㎞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약 200기 보유하고 있다. 반면 INF에 따라 840여기의 중거리 미사일을 폐기했던 미국은 오는 8월과 11월 사거리 1000㎞의 지상발사 순항미사일과 사거리 3000~4000㎞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등 뒤늦게 대응 전력 확보에 나섰다. 중국이 미 본토를 직접 타격하는 ICBM보다 중거리 미사일 전력 확보에 집중하는 이유는 미국과의 전면전만큼이나 미 해군 전력이 중국 주변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1996년 대만을 위협했을 당시 미 해군이 항공모함 2척을 대만해협으로 급파하자 물러섰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중국은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을 통해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미국 군사력을 물리칠 수 있도록 무력 증강에 박차를 가했다. 정교한 레이더와 미사일을 연안 지역에 집중 배치해 미국 항모나 전투기의 접근을 막고, 이를 통해 일본 오키나와와 대만, 필리핀,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제1열도선’ 내 패권을 장악하려는 전략이다. 중국이 이를 위해 대표적으로 개발한 무기가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사거리 1500㎞ 이상의 둥펑(DF)21 미사일이다. 중국은 올 1월 미국령 괌을 사정거리로 하는 사거리 4000㎞의 최신 중거리 탄도미사일 DF26의 시험 발사 장면도 공개했다. 특히 중국 군사전문매체 신랑군사(新浪軍事)는 지난 1월 “인민해방군은 2020년까지 단 8발로 미국 최신 항모 전단 전체를 궤멸시킬 중거리 탄도미사일 둥펑17(사거리 1800~2500㎞)을 실전 배치할 예정”이라며 “둥펑17은 극초음속 활강 탄두를 장착해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는 또 다른 이유는 태평양에서 미 해군에 버금가는 전력을 구축하기엔 갈 길이 멀기 때문에 미사일 전력으로 격차를 상쇄하고자 하는 것이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 등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2015~2017년 사이에 총 40만t의 함정을 진수했고, 중국은 현재 약 400척의 각종 크고 작은 함정과 잠수함, 그리고 6만 5700t급 항모 2척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미 해군은 여전히 배수량 10만t급 항모 11척, F35 스텔스 전투기 12대 등 각종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는 강습상륙함 20척, 이지스 구축함 88척, 오하이오급 등 핵추진잠수함 69척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중국의 대함미사일은 고가의 미국 항모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가성비 좋은 무기체계다. 미국 내에서도 중국 본토 근처에서는 더이상 항모가 소용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태평양사령관이던 지난해 3월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중국은 서태평양에 있는 미군 기지와 함선을 위협하는 지상발사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어 우리는 중국보다 불리한 상황에 있다”고 증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도 새로 참여하는 핵 군축 협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사실상 이는 중국의 미사일 전력 증강을 옭아매기 위한 포석이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29일 사설을 통해 “미러 간 협정에 중국을 끌어들이려는 것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탐욕”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대응 전력 개발에 나서는 동시에 태평양에서 육해공군 병력을 전진 배치하며 대만과 일본을 고리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INF가 오는 8월 공식 폐기되면 새로 개발한 정밀타격 전술미사일의 사거리를 500㎞ 이상으로 늘려 2022년 태평양 전구내 섬 가운데 어느 곳이든 실전 배치할 계획도 있다. 이 밖에 사거리 240㎞의 아음속 대함미사일 ‘하푼’을 개량하고 사거리 1600㎞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대함 버전을 개발 중이다. 미 육군은 태평양 전구에 배치된 자체 화력을 증강하기 위해 지상 발사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비로 2020년 회계연도에 10억 달러 이상을 책정했다. 미국이 일본과 공동 개발한 SM3 블록2A 해상 발사 요격미사일은 2015년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달 29일에는 미 해군 구축함 월리엄 로렌스함과 스테덤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등 미 해군은 올해 들어 네 차례나 대만해협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쳐 중국을 압박했다. 미 해군은 또 준항공모함급 최신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함과 신예 스텔스 상륙함인 뉴올리언스함을 주일 미군기지에 배치할 예정이다. 미 육군은 한국과 하와이, 알래스카 등에 주둔한 기존 병력에 더해 미 본토 주둔 육군 병력 5000~1만명을 태평양 전구 순환 배치에 추가 투입할 계획이라고 미국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폴리시가 전했다. 이에 따라 동중국해, 대만해협, 남중국해로 이어지는 동아시아에서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어느 때보다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외교안보 매체 디플로맷은 “중국이 미국과의 군사력 격차를 좁혀 나갈 동안 인근 아시아 국가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미중, 233조원 관세 철회…무역협상 10일 타결할 듯

    中, 44조 달러 규모 금융시장 개방 조치 보복금지 조치·산업보조금은 막판 이견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과정에서 2000억 달러(약 233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했던 미국의 보복관세를 철회하기로 합의해 오는 10일쯤 무역 협상의 최종 타결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도 44조 달러(약 5경 1264조원) 규모의 금융 시장을 대거 개방하기로 하는 등 무역전쟁을 끝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 베이징에서 류허 부총리와 생산적인 만남을 가졌다”면서 “중요한 구조적 이슈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무역 관계를 재조정하는 데 협상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CNBC는 미중 양국이 오는 8~10일 워싱턴DC 고위급 협상에서 최종 합의안을 마련하고 10일쯤 최종 타결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미중 양측은 미국이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10% 관세는 즉각 철회하고 나머지 물품들에 대한 관세는 신속히 단계적으로 해제한다는 데 대략 합의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500억 달러 상당의 물품에 대한 관세는 2020년 이후까지 유지할 예정이다. 미국은 이날 협상에서 네트워크 해킹과 지식재산권 침해의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다고 제기한 ‘사이버 절도’ 의혹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해명을 수용하는 쪽으로 한발 물러섰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중국도 이날 44조 달러 규모의 금융 시장을 외국 은행과 보험회사에 개방하는 12가지 추가 개방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외국계 투자자의 중국 은행 지분 소유 제한을 없앴을 뿐 아니라 외국 은행이 중국 내에서 지점을 내기 위해서는 20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해야 한다는 규제도 폐지해 외국 자본이 중국 국내 은행을 인수할 길을 열었다. 다만 미중 양국은 고율 관세 이외에도 중국의 보복 금지 조치 등 마지막 고비를 넘어야 한다. 미국은 중국이 무역 합의를 지키지 않았을 때 중국이 보복에 나서지 않는다는 내용의 이행강제 장치를 밀어붙이고 있지만 중국은 상호적 보복이 가능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중국의 산업보조금도 걸림돌이다. 중국은 이미 구조적으로 안착한 산업 보조금을 갑자기 폐지하면 국가 주도의 중국 경제모델의 근간이 흔들리고 국유기업들이 도산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은 미중 합의 위반 조치를 취하고, 그것이 보복의 악순환으로 이어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면서 “그래서 미국은 이행강제 장치 등을 챙기고 산업보조금 문제에서 양보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2000자 인터뷰 9] 전봉근 “지정학 어려움 돌파하려고 신남방 신북방 정책“

    [2000자 인터뷰 9] 전봉근 “지정학 어려움 돌파하려고 신남방 신북방 정책“

    “국제정치학계 석학인 존 미어샤이머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몇년 전 한국 강연에서 한국, 폴란드, 우크라이나가 세계에서 지정학적 위치가 가장 안 좋다고 말했습니다. 아시아에서 미중 간의 세력확장 경쟁도 있죠. 신남방·신북방정책은 한국이 지정학적 위치를 넘기 위한 핵심입니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 대리는 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주로 경제적 관점에서만 접근하던 신남방·신북방정책에 대해 외교안보적 측면의 접근도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미중의 압박을 동시에 받지만 일방적인 의존을 할수 없는 한국에게는 외교 다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국립외교원은 오는 8일 ‘신남방·신북방정책과 문재인 정부의 외교전략’ 정책포럼을 연다. Q. 한국, 폴란드, 우크라이나 등 3개국이 최악의 지정학적 위치를 갖는다는 말을 인용했다. A. 유럽과 러시아 사이에 낀 우크라이나는 최근에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합병당했다.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 있는 폴란드도 영토 분할의 역사를 갖고 있다. 폴란드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영구적인 미군 주둔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견제를 위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한국도 중국의 북조와 남조가 싸울 때나 일본의 세력이 급부상할 때와 같이 동아시아에 두 개의 패권국이 나타나면 피해를 입었다. 세 나라는 지정학적 충돌의 축선 위에 있다고 보겠다. Q. 현재도 미중이라는 패권국 2개가 나타난 상황인가? A. 많은 학자들이 미중 경쟁시대가 금세기에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년 전부터 중국이 부상하면서 생긴 긴장관계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중국은 일대일로(BRI) 전략을 주장하고 있다. 다른 말로 하면 미중이 각각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팽창을 통해 자신을 선택하도록 다른 나라들을 압박하고 있다. 한국도 중국 사드 사태로 미중 압박에 대해 표면적으로 느끼게 됐다.Q. 한국은 무엇을 해야 하나. A. 미중의 지정학적 경쟁에서 우리와 같이 한쪽에만 의존할 수 없는 다른 국가들과 일종의 ‘협력과 연대’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지역이 신남방정책의 아세안과 신북방정책의 중앙아시아다. 한국 입장에서는 외교·경제 다변화를 위한 신외교전략이 필요하게 됐다. 정부는 실제로 아세안 대사를 차관급으로 올려 4강 수준의 외교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Q. 아세안과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한국과 연대를 원하나. A. 그들도 지정학적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같은 중소국가와 협력을 원하고 있다. 모든 나라는 경제발전과 외교적 자율성을 원한다. 현재 아세안은 미중 사이에 껴 있고, 중앙아시아는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서 일방에 종속되지 않겠다는 입장이니 이들도 한국을 중요한 외교적, 경제적 협력자로 보는 것 같다. 경제적으로도 한국은 선진화된 기술과 산업 역량이 있고, 중앙아시아는 에너지가 있다. 아세안과도 인적교류 등으로 상호 보완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Q. 우리가 이들 국가에서 배울 점은 무엇인가. A. 중앙아시아와 아세안이 둘다 지역협력기구와 비핵무기 지대도 가동하고 있다. 한국과 매우 비슷한 성향이다. 또 구소련의 핵무기를 계승했다가 포기한 카자흐스탄의 성공적인 비핵무기 지대 운영 방식은 한국에도 시사점이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무역협상 기선제압 나선 美 “화웨이 배제” 동맹국 재압박

    英·UAE 향해 “정보협력 축소” 경고장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30일 중국 베이징에서 재개된 가운데 미국은 동맹국에 ‘정보협력 축소’ 카드로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를 배제하라고 압박했다. 이는 무역협상의 기선 제압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영국 등 화웨이 왕따 작전에 동참하지 않는 동맹국에 대한 경고로도 해석된다.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 국무부 사이버·국제정보통신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에게 “새로운 통신 네트워크 구축에 신뢰할 수 없는 공급업체의 장비를 사용하면 미국은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그들(동맹국)과 정보를 공유하는 능력(기능)에 대해 재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이는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동맹국들과 기존 정보공유 수준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스트레이어 부차관보는 ‘네트워크에서 어디가 취약한 부분인지에 대해 미국과 영국이 같은 태도를 취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5G 네트워크의 어떤 부분도 독재 정부의 통제하에 빠질 수 있는 업체로부터 제공되는 부품이나 소프트웨어가 들어가서는 안 된다”며 화웨이를 겨냥했다. 이 같은 미국의 압박에도 영국 등 유럽뿐 아니라 중동 우방 아랍에미리트 등이 반(反)화웨이 전선의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이 대중 고율 관세 폐지 여부 및 시점 등 막판 조율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화웨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9일 브리핑에서 미 군함 두 척이 최근 대만해협을 지나간 것에 대해 비판 대신 “워싱턴에 우려의 뜻을 전달했다”며 가벼운 항의의 뜻만 전달했다. 무역협상 재개를 앞두고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경제강국 미 39% vs 중 34%…세계 주도국 선호 미 63% vs 중 19%”

    “경제강국 미 39% vs 중 34%…세계 주도국 선호 미 63% vs 중 19%”

    “미국이냐, 중국이냐.” 미중이 경제패권국 지위를 놓고는 호각세를 보였지만, 패권국 선호투표에서는 미국이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발표한 ‘국제여론 5대 트렌드’에 따르면 누가 세계를 주도하는 경제 강국이냐는 질문에서 미국이라는 답변의 조사대상 25개국의 중간값은 39%였다. 중국은 34%로 미국과의 차이가 5% 포인트에 불과했다. 그 뒤는 7%를 얻은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차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한국·독일·프랑스·스페인·일본·케냐·브라질 등 세계 25개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한국은 무려 67%가 미국을 선택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독일이 19%로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누가 세계를 주도하는 국가가 되는 것이 낫느냐는 가치판단 질문의 결과는 완전히 다르게 나타났다. 미국은 25개국 중간값에서 63%의 지지를 얻어 19%에 그친 중국에 압승을 거뒀다. 일본(81%), 필리핀(77%), 스웨덴(76%), 한국(73%) 등이 미국을 크게 지지했다. 중국은 절대적으로 인기가 없어 국민 과반이 지지를 보낸 곳은 튀니지(64%) 뿐이었다. 미중은 미래의 경제질서를 두고 무역협상 등 전쟁을 벌이고 있다. 양국 통상갈등의 배경에 패권국과 신흥 패권국의 경쟁 요소가 있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다. 퓨리서치센터는 미중 패권경쟁에 대한 인식과 함께 무역에 대한 인식차도 현재 지구촌의 주요 추세로 지적했다. 무역을 둘러싼 인식은 선진국과 신흥국에서 확연한 차이를 나타냈다. 세계 27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무역이 좋은 것이라는 답변은 선진국에서 87%, 신흥국에서 83%, 미국에서 74%로 고루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무역의 원론적 효용을 떠나 피부로 다가오는 혜택을 묻는 말에서는 선진국과 신흥국 반응이 크게 달라졌다. 무역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답변은 신흥국에서 56%였으나 선진국에서 47%, 특히 미국에서 36%로 떨어졌다. 임금이 무역 때문에 오른다는 답변은 신흥국에서 47%였으나 선진국에서는 31%로 낮아졌다. 무역 때문에 물가가 하락한다는 답변은 미국에서 27%, 선진국에서 28%, 신흥국에서 18%로 나타났다. 현재 지구촌에서는 자유무역의 악영향을 강조하는 보호주의 기조가 고개를 들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미국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무역적자를 일자리 손실로 간주하며 수입품에 대한 고율관세를 앞세운 보호주의 통상정책을 펼쳐가고 있다. 선진국에서 불고 있는 후세대를 향한 비관론도 주요 트렌드로 자리를 잡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적으로 부모보다 잘 살지 못할 것이라고 답변한 이들의 비율은 일본이 76%, 스페인이 72%, 영국이 70%, 캐나다가 67%, 호주가 64%로 나타났다. 트럼프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의 실망을 대변하는 결과도 나왔다. 미국이 외교정책 결정을 내릴 때 자국만큼 타국의 이익을 고려한다는 의견은 주요 동맹국들 사이에서 급감했다. 독일에서는 그런 답변이 2013년 50%이던 것이 지난해 19%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프랑스에서는 35%에서 18%, 한국에서는 36%에서 24%로 하락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국 1분기 3.2% ‘고도 성장‘…시장 전망치 크게 웃돌아 신난 트럼프

    미국 1분기 3.2% ‘고도 성장‘…시장 전망치 크게 웃돌아 신난 트럼프

    미국 경제가 지난 1분기 ‘고도 성장’을 기록했다. 1분기 기준으론 4년만의 최고 성장률이며 시장의 전망치(2.5%)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성장인 셈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1분기(1∼3월) 미국의 GDP(국내총생산)가 전분기보다 3.2% 증가(연율 기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당초 다우존스·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2.5%였다. 이날 발표된 수치는 속보치로 이후 잠정치, 확정치를 통해 수정될 수 있다. 멕시코 장벽 건설예산을 둘러싼 정쟁으로 지난해 12월말부터 올 1월 25일까지 35일간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됐음에 감안할 때 1분기 성장률은 고무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주력해온 무역수지 개선이 1분기 깜짝 성장의 일등공신이었다. 1분기 수입이 3.7% 줄어든 반면 수출은 3.7% 증가했다. 덕분에 순수출(수출-수입)이 1분기 GDP를 1.03% 포인트 끌어올렸다. 반면 지난해 4분기엔 오히려 순수출이 GDP를 0.08% 포인트 갉아아먹었다. 지식재산권 등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투자 증가율도 8.6%를 기록했다. 1분기 가처분소득은 3% 늘어난 반면 물가는 0.8% 오르는 데 그치며 안정세를 유지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상승률은 1.3%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분기 성장률이 이날 발표된 직후 트위터를 통해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대선 슬로건을 빌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적었다.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CNBC에 출연해 “압도적인 수치“라면서 “현재 경제는 모멘텀을 잃는 것이 아니라 모멘텀을 얻어가는 호경기 사이클에 있다”고 주장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인플레이션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을 비롯해 연준 내부 인사들에 따르더라도 그것(낮은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를 위한 문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낮은 물가상승률을 근거로 정책금리 인하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미 경제에 낙관론이 솔솔 흘러나온다. 그동안 미 경제에 불확실성을 키워왔던 요소들이 서서히 걷히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중 무역전쟁이 합의를 위한 마지막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진 데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시사하며 시장을 안정시키면서 반등 분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러시아로 눈돌린 金… 美엔 연내 협상·中엔 제재 완화 지원 압박

    러시아가 이달 하순 북러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사실을 공식화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중·러 사이에서 고난도 줄타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첫 행선지로 러시아를 택한 것은 미국에 대한 대응일 뿐 아니라 중국에도 지원군이 돼 달라 압박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크렘린궁은 1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만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 초청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4월 하순에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26~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에 참석하는데, 24~25일쯤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 들러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는 관측이 그간 나왔다. 미국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전까지 대북 제재를 완화할 생각이 없고 미중 간 전략 경쟁으로 전방위 압박에 시달리는 중국이 북한을 지지·원조할 여지가 적은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전략적 다변화 차원에서 러시아행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북미 수장은 ‘서로 좋은 관계’임을 강조하고 3차 정상회담에 대한 필요성도 언급했지만 비핵화 전략에서 미국의 ‘일괄타결식 빅딜’과 북한의 ‘단계적 이행’ 사이에 격차가 크다. 북한은 미국에 ‘올해 연말’이라는 시한을 두고 입장을 변화시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도 김 위원장을 이달 26일부터 베이징서 열리는 일대일로 포럼에 초청했지만 확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4번이나 정상회담을 했지만 대북 제재 완화 등 원하는 바를 얻지 못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자신의 뒷배로서 중국과 러시아를 놓고 저울질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일성 전 주석이 1970년대까지 이어진 ‘중소 분쟁’ 시기에 중국과 구소련을 상대로 ‘시계추 외교’를 했던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중국과 같이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P5’ 중 하나다. 또 유엔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에 대한 일부 대북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피력했다. 8년 전인 2011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열차로 횡단했던 전통 우방국이기도 하다. 러시아 현지 언론은 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하에서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북 제재의 부분 해제 필요성뿐 아니라 대북 제재로 올해 말까지 철수해야 하는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문제도 거론될 거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이번 북러 정상회담이 북미 비핵화 협상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거라는 분석이 많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베네수엘라 사태를 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대치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핵 문제까지 각을 세우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완전히 검증 가능한 북한의 비핵화’(FFVD)를 협의하겠다며 지난 17일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북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제재 공조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의 영향력이 워낙 큰 상황이어서 러시아가 김 위원장에게 줄 선물이 제한적”이라며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에도 김 위원장의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북한 내에 보여 주는 상징적 의미가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한·아세안 동행 30년/이석우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한·아세안 동행 30년/이석우 국제부 선임기자

    1989년 동남아 10개국 연합체인 아세안은 ‘부분 대화 상대국’이라는 제도를 만들었다. 없던 제도를 만든 것은 1980년대 초부터 수교에 해당하는 ‘대화 상대국’ 관계를 맺자고 졸라온 한국 때문이었다. 대화 상대국 관계를 맺을 생각이 없었던 아세안은 그 대신 수교 예비 단계인 부분 대화 상대국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한국과의 관계를 설정했다. 한국은 1991년이 돼서야 아세안의 대화 상대국이 됐고, 1997년 첫 한·아세안 정상회담을 열 수 있었다. 이렇게 트인 양자 관계는 서른 성상을 거치면서 한국에 경제적 부와 전략적 공간을 선사했다. 아세안은 한국 전체 교역의 14%를 차지하는 제2 무역 대상국으로 한국에 줄곧 무역흑자를 안겨줬고 제3위의 투자 대상지로 부상했다. 2010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가파르게 늘어난 교역 규모는 2017년 1480억 달러에 흑자 415억 달러(약 47조 1150억원)로 커졌다. 동남아 국가라고 하면 값싼 여행지, 이주노동자, 결혼이민자 등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이들의 연합체인 아세안은 글로벌 강대국들을 다자 틀에 끌어들여 대등하거나 우월하게 상대해왔다. 이들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아세안+3(한국, 중국, 일본) 등 여러 다자 지역협력기구 및 프로그램들을 주도하며 강대국을 움직여 왔고, 강대국들이 앞다퉈 아세안에 구애하는 형국이 연출되고 있다. 중국은 화교라는 오랜 인적 네트워크를, 일본은 20세기 초부터 구축한 투자·협력 메커니즘을 활용해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근세 외세 침략과 식민지, 강대국 틈새에서 선택을 강요받았던 동남아 국가들은 이 같은 경험을 거울 삼아 아세안이라는 지역협력체를 만들어 강대국들의 압박을 일축하며 자존과 생존의 활로를 찾아왔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건처럼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더 강요받게 된 상황에 몰린 한국에 아세안의 생존 전략과 경험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들과 긴밀한 전략적, 외교적 동반은 든든한 다자적 안전망, 그물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지역 블록과 전략적 다자관계로 묶이고 엮인 지구촌 패싸움 터에서 동북아에 뚝 떨어진 한국에 아세안과의 전략적 공조는 성장 한계, 전략적 곤경을 돌파해 나갈 자산이 되고 있다. 오는 11월 25~26일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해 부산에서 열리는 양자 특별정상회의에는 아세안 10개국 정상과 주요 각료들이 참석한다. 이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제시하고 새로운 30년을 열어 나갈까. 식민지 유산과 저개발에서 출발해 산업화·민주화 모두를 달성한 한국은 아세안에 “우리도 하면 된다”는 롤모델이 됐고, 미중일은 절대 줄 수 없는 유대감과 동류의식도 나누고 있다. 지속 가능한 경제협력과 전략적 협력을 꽃피우려면 상대방의 필요와 요구를 배려하고 수용하는 발상과 자세 전환이 필요하다. 일방적인 무역흑자와 약탈적 투자 등 일부 선진국의 제3세계 진출 행태로는 한국은 선진국과의 경쟁을 이겨낼 수도, 아세안과의 동행도 불가능하다. 구호만 들리는 신남방정책이 이번 계기에 전기를 맞기를 기대한다.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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