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미중 사이
    2026-03-31
    검색기록 지우기
  • 패러디
    2026-03-31
    검색기록 지우기
  • 대구대
    2026-03-31
    검색기록 지우기
  • 스웨덴
    2026-03-31
    검색기록 지우기
  • 원세훈
    2026-03-3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27
  • “시진핑 총서기” 냉전시대 색깔론 꺼낸 美...‘반중 블록’에 한국 지목

    “시진핑 총서기” 냉전시대 색깔론 꺼낸 美...‘반중 블록’에 한국 지목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을 대체할 새 협의체를 언급하며 한국의 합류를 희망한 데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중국의 군사강화 위협에 맞설 동맹 간 협력을 거론하며 한국을 지목했다. 미국이 경제·군사적으로 중국을 고립시키고자 ‘반중 블록’ 구축을 본격화하면서 선택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현재 우리 정부는 미중 양자택일 요구에 ‘전략적 모호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3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의 군비 증강에 대해 “그것은 현실”이라면서 “시진핑 총서기는 군사력 확대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을 보호할 수 있고 인도와 호주, 한국, 일본, 브라질, 유럽 등 우리의 동맹들과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다음 세기도 미국에서 누리는 자유를 본보기로 한 ‘서구의 세기’가 될 수 있다고 보장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호주, 인도는 전날 나온 미국의 G7 확대 개편 구상에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열 예정이던 G7 정상회의를 9월로 늦추고 이들 세 나라 외에 러시아를 추가로 초청해 ‘주요 11개국’(G11) 형태로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중국을 경제, 군사 등 전방위적으로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날로 노골화되고 있다. 또한 그간 미 정부는 시진핑에 대해 ‘국가주석’(president)이라는 호칭을 써 왔다. 하지만 최근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치닫자 폼페이오의 표현처럼 ‘공산당 총서기’(General Secretary)로 바꿔 부르고 있다. ‘중국 정부’(Chinese government) 용어도 ‘중국 공산당’(CCP·Chinese Communist Party)과 혼용해 쓴다. 개혁개방에 나섰던 중국이 시 주석 집권 뒤로 구소련 시대의 ‘공산주의 독재정권’으로 되돌아갔다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연이은 압박 행보에 최대한 발언을 아끼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미국이 국가안보전략보고서 등에서 명시한 기존 대중 정책을 다시 강조한 차원”이라면서 “미국 측에서 별도로 후속 조치 등에 대해 설명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전파포럼 ‘문 정부 대북정책 무엇을 남길까’ 속기록 5·끝

    전파포럼 ‘문 정부 대북정책 무엇을 남길까’ 속기록 5·끝

    지난 27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조동호 원장)의 제1회 전파(前派)포럼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무엇을 남길 것인가‘ 속기록 마지막 다섯 번째다. 워낙 분량이 많아 다섯 차례로 나눠 매일 오전 11시 30분 올려왔다. 발언의 취지가 흐트러지거나 빗나갔다면 전적으로 정리자의 책임이다. 조동호 원장 문재인 정부에서 하나만 남긴다면 뭘까? 이혜정 중앙대 교수 핵 위협은 어느날 갑자기 올지 모르는 위협이다. 우발적이거나 오해에 의한 위협을 줄이는 레거시를 가져가면 되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상시적인 긴장을 낮추는 군사합의다. 적어도 긴장을 낮추고, 코리아리스크 낮추는 것을 언론과 학자들이 인정해줘야 한다. 그런데 거기에는 누가 이뤘다는 크레딧이 붙여지지 않는다. 군사합의서에서 재래식 수준의 군축을 시작, 군비 통제를 하는 것을 평가해줘야 한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북한이 바라보는 미국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돌파하려면 확실히 하던가. 그런데 지난 3년간 안했다. 그러니 북한도 남한을 안 바라본다. 북한이 바라보는 미국을 움직일 수 있는 카드가 뭔지,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 한국의 입지를 확보하려면 미국과 조율을 강화해야 한다. 한국이 이 얘기를 하면 미국이 듣는구나, 중국이 움직이는구나 그런 걸 보여줘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보여줬던 한 템포 쉬어가기였는데 그래서 (북한과) 통했다. 통미통북을 해야한다. 그런 프레임을 강화시켜 놓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는 길이다. 어찌 보면 대북문제에서 주변부 쪽에 가 있는 것을 본류에 들어갈 수 있게 만드는 길이다. 김기정 교수가 올해를 돌파의 해라고 했는데, 뭘? 대화 재개가 돌파인가 문제 해결이 돌파인가? 과연 지금이 돌파의 시기인가? 서주석 차관이 안보태세 잘 되고 있다고 하셨는데, 과연 그런지 의문이다. 올해 추경 두 차례 하면서 1조 5000억원 깎였고 더 깎일 것이고 F-35 정찰프로그램 연기될 것이고 등등에 훈련 축소까지, 연합훈련도 여름에 별로 안하고 넘어갈 것 같고, 그런데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나? 2017년 문 정부가 보여준 입장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 아닐까? 그것이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다.조동호 원장 이제 북미관계로 넘어가자. 어떻게 보나. 트럼프 재선은. 방위비와 전작권 등에다 미중 갈등까지. 최강 부원장 미중갈등이 크다. 갈수록 어려워진다. 그런데 모호함을 취할수록 더 배제를 받지 않는다. 어려운 숙제이긴 한데 묘수를 찾아야 한다. 중국은 우리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시장이었는데 이제 경쟁자다, 특히 첨단산업에서. 그러면 힌트를 줄 수 있지 않을까? 대선에서는 북한이 큰 문제가 아니다. 트럼프는 전혀 얘기 안한다. 코로나와 미중이 변수라서. 방위비 잘 관리해 왔다. 이 정도면. 13억 달러까지 내려온 것 같은데 15억 달러인가. 53%까지면 상당히 방어한 것이다. 이 정도면 타결해 볼 만하다. 그런데 반대 급부로 뭘 얻을지. 손에 잡히는 결과물을 갖고 얘기해야 하지 않을까. 트럼프가 자랑하길 좋아하니 자랑거리를 주면서 실제로 받아올 것을 고민해야 한다. 김기정 연세대 교수 김정은이 놓인 전략적 좌표, 국내정치적 구도가 역시 점점 무게추가 안보로, 핵무기를 포기하는 순간 생존할 수 없다는 쪽으로 기울어지는 듯하다. 지난해 하반기 이렇게 정해졌는데 올해 무엇을 할 것인지 등등.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6개월 정도, 정책을 제안하는 시점도 늦어지고 타이밍을 놓치는 것도 있다. 그런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옵션이 될까? 이런 고민도 할 것이다. 김정은이 두 그룹 사이에 끼어 있듯 두 가지 주장이 있다. 한 쪽은 미국과 관계에서 손상을 입더라도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남북 돌파를 통해 다시 북미관계를 움직여야 한다는, 2018년부터 노딜 이후까지 있었던 주장이다. 지금 남쪽 정부는 미국과 부담을 갖자는 쪽과, 워킹그룹으로 조율하자는 쪽으로 나뉜 것 같다. 같다. 남북관계에서 뭔가 만들어야 한반도의 정치적인 것들이 재작동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전 그걸 ‘돌파’라고 보고. 코로나 이전부터 구상이 되고 실천의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하반기에 구체적 실천이 어떻게 나타나겠느냐는 골격이 나올텐데, 코로나 때문에 인도주의적인 지원문제까지 포함하면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조건을 잘 관찰하면서 구체적으로 제안하는 모양새가 되지 않을까. 미중관계가 코로나 이후 격돌 양상이다. 선택 강요받는 것이 가장 괴로운 외교적 조건일 것 같다. 물론 잘 헤처나가리라 보는데 이런 때 한국 외교의 공간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 국제정치의 새로운 거버넌스가 흔들리고 있고 새로 만들어지는 과정에 한번 중점적으로 고려하고 실천에 옮겨야 하는 것 중 하나가 중견국가간 협력 체제, 그게 한국외교의 기동성을 넓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 어제까지의 정부 당국 발언을 종합하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미국 대선 이후까지 끌고, 불가피해지는 한미 관계 경색의 빈 공간을 한중관계, 시진핑 방한 이런 것에 공을 들여서 한중관계 개선, 남북관계 개선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걱정이 많다. 제가 틀릴 수도 있고, 수정될 수도 있겠지만 방위비는 조속히 타결을 해야 한다. 나쁘지 않은 딜이다. 반대급부로 미국과 어떤 협상을 해야 하는지는 반중생산동맹이 아니라 어떤 전략적 생산동맹 조정이 필요하다. 중국과의 관계를 미국과의 관계에서어느 한 쪽을 선택하도록 강요받지 않는 상황으로 내몰리지 않는 것이 지상목표가 돼야 한다. 차세대 반도체, AI, 양자컴퓨터 등 새롭게 미국이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을 짜려고 한다. 한국을 어디에 위치시킬지 초미의 관심사다. 그런 쪽으로 협상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욕심을 더 낸다면 이런 상황에 북한이 한반도 상황 악화시키거나 하면 미국에게도 좋을 게 없고 재선 가도에 도움이 안되니까, 최소한 연락사무소 개설이라도 이뤄낼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서주석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선택을 강요받을 수도 있지만, 그럴수록 우리 입지도 강화될 수 있다. 한미, 한중 양쪽에 내세울 수 있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방위비 분담은 우리가 그동안 정말 크게 변화했는데, 국력도 커지고 국격도 높아지고, 일정한 역할의 확대를 미국과 같이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핵화나 남북관계 개선에서 우리 운신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돼야하지 않나 싶다. 조동호 원장 모두들 수고 많으셨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박기석의 외교 통일 수첩] 미중 양자택일할 수 없는 한국…대외 정책 모순 관리 나서야

    [박기석의 외교 통일 수첩] 미중 양자택일할 수 없는 한국…대외 정책 모순 관리 나서야

    중국은 지난 28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미국이 반대하던 ‘홍콩 국가안전 수호에 관한 법률’(홍콩 보안법)을 통과시켰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보복 조치로 홍콩에 부여한 특별 지위를 철폐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의 외교장관은 공동성명을 통해 홍콩 보안법 통과를 비판했고 독일과 프랑스, 일본은 우려를 표명했다. 반면 북한 외무성은 30일 중국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세계 주요국과 동북아시아의 국가들이 홍콩 보안법을 계기로 미중 양극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홍콩 보안법발 세계 양극화 현상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미중 양국이 이미 홍콩 보안법뿐만 아니라 무역·통상, 기술표준, 코로나19 책임 소재 등에서 전선을 형성하고 있고, 세계 각국을 자신의 편으로 줄 세우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비슷한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중국이 29일 한미가 경북 성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노후화된 미사일을 교체한 데 대해 반발하면서 사드 갈등도 재점화되는 모습이다. 미중 갈등의 전선이 사드로 인해 한반도로 확장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중 갈등이 제로섬의 패권 경쟁으로 심화될 것인지, 세계가 양국 중심 체제로 재편될 것인지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상반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한국이 섣불리 양자택일을 하기도 어렵고, 해서도 안 된다는 데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미중 모두에 경제적으로 밀착돼 있는 한국은 미국과는 안보 동맹을 유지해야 하고, 중국과는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정치·외교적 협력을 강화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양자택일의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한국의 국익과 원칙을 규정하고 중견국으로서 전략적 지위를 제고하며 유사한 딜레마에 직면한 타국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지난 2월 ‘INSS 전략보고’에서 “국가이익을 중심으로 하는 외교적 원칙과 기준의 부재는 한국으로 하여금 임기응변식 대응의 유혹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이는 강대국 사이의 제로섬 게임에 깊숙이 연루되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비핵화, 자유무역과 시장경제, 개방된 세계화, 다자협력 등 한국의 안보와 번영을 보장해 준 원칙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미중 간 선택의 딜레마를 피하려 할 때 친미와 친중이라는 상호 모순되는 대외 정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될수록 친미·친중 정책 간 모순은 증대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안별로 친미·친중 정책 중 하나를 선택해 모순을 제거하려 할 수 있지만, 이는 오히려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평 고려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2008년 발표한 ‘정책이론에서 합리성의 한계와 모순의 관리’ 논문에서 정책 수립·집행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선택의 딜레마를, ‘모순 관리’ 개념으로 극복할 것을 제안한다. 김 교수는 “합리적 선택이 불가능하면서도 합리적 선택을 지향해야 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도는 모순적 상황을 관리해 건설적 귀결을 유도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김 교수는 모순 관리의 필요성은 사전에 특정 정책이 최적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는 한계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모순 관계에 놓인 정책들은 다양한 이익과 관심이 걸려 있어 하나의 기준으로 선택할 수 없다는 말이다. 안보에서 친미·친중 간 모순을 감안하지 않고 친미 정책이 최적이라고 판단해 추진했을 때의 재앙은 중국의 사드 보복이었다. 김 교수는 모순 관리를 위해서는 정책 수립·집행 과정을 분산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강력한 리더와 소수 집단이 수많은 이해관계를 고려할 수 없기에 독립되고 상호 연결된 이해 집단들이 정책을 분산적으로 수립·집행하고, 중앙의 관리자는 각 정책의 오류를 시정하는 데 머무르며 정책을 사후적으로 최적화해야 한다. 대외 정책의 모순 관리를 위해서도 리더는 강력한 추진가보다는 섬세한 조정자가 돼야 한다. kisukpark@seoul.co.kr
  • [사설] 미중 다툼에 끼인 한국, 균형외교로 실익지켜야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어제와 그제 경북 성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요격미사일 등 군 장비를 기습 반입, 한국과 중국 관계에서 외교적 ‘불똥’이 튈지 주목된다. 이번 장비 반입이 코로나 19국면과 맞물린 미중 갈등 격화 속에서 언제든 한국 외교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사드 장비 반입을 중국측에 사전 설명하고 중국도 부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어제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사드에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이익을 해치지 말고 중국과 한국의 관계를 방해하지 말라”고 촉구해 한중관계에 파장이 미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확인하는 바로미터의 하나로 사드를 바라보는 미국은 전날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통과를 계기로 중국과의 대립각을 더 세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홍콩 보안법에 반대하는 미국은 자신의 편에 한국이 서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최근 자국 주재 주요 동맹국·협력국의 외교단을 대상으로 홍콩보안법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설명했다. 한국 등 동맹국을 향한 지지를 요청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여기에다 미국은 반(反)중국 경제블록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 구상 참여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 내 사드 배치에 강하게 반발했던 중국은 사드 문제를 국가적 안보와 결부 시켜 중요 현안으로 다루고 있다. 중국은 2016년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반발해 중국 내 한류 금지와 한국 여행상품 판매 중단으로 대표되는 한한령(限韓令)을 발동해 경제적으로 한국에 큰 피해를 줬다. 홍콩 보안법과 관련해서도 중국 정부는 전인대 개막 즈음엔 입법 내용을 한국 외교부와 공유했다고 한다. 싱하이밍 주한 대사는 지난 24일 관영 CCTV 인터뷰에서 한·중의 우호적인 관계를 강조하며 “한국 측의 이해와 지지를 얻을 것으로 믿는다”고 발언했다. 우리로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 외교를 펼칠 수 밖에 없다. 안보 동맹인 미국, 경제에서 제1 교역대상국인 중국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안미경중(安美經中)’이 우리의 외교 원칙임을 상대국에 설득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과도한 패권 싸움은 견제하고, 동맹·우호의 호혜 정신을 벗어난 주권·국익 침해가 있다면 목소리를 내는 데도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설마했는데… 올 성장 전망 -0.2%

    설마했는데… 올 성장 전망 -0.2%

    ‘가보지 않은’ 기준금리 0.5% 시대 코로나 충격파 심각… ‘D 공포’ 커져한국은행이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2%로 대폭 끌어내렸다.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1.6%) 이후 약 11년 만이다. 이처럼 역성장이 가시화되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두 달 만에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50%로 0.25% 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또 한번 가보지 않은 초유의 기준금리 ‘0.5%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는 코로나발(發) 경제 충격이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더 심각하다는 얘기다. 2030선에 육박한 코스피만 보면 경제 위기가 진정된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지만, 한은의 성장률 수정 전망을 보면 실물경제에선 진짜 파도가 오지 않았다는 걸 보여 준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1.0%에서 0.3%로 대폭 하향 수정돼 ‘디플레이션(D) 공포’마저 드리우고 있다. 한은은 이날 내놓은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 성장률이 상반기 -0.5%를 기록한 뒤 하반기 0.1%로 반등해 연 -0.2%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월(2.1%) 전망치와 비교하면 석 달 사이 2.3% 포인트나 내린 것이다. 내년 성장률은 기존보다 0.7% 포인트 높은 3.1%로 예상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급격한 V자 반등을 하지는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는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진자 수가 2분기에 정점을 찍고, 국내에서 대규모 재확산이 없다는 기본 시나리오를 깔고 계산한 수치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분기까지 늘어나고 전 세계의 봉쇄조치 완화 속도가 느려지는 비관적 상황이 전개될 땐 올 성장률이 -1.8%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사태가 기본 시나리오보다 빠르게 진정되면 성장률은 0.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재부각된 미중 무역 갈등을 성장률 전망치에 반영하지 않은 점도 변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중 갈등이 앞으로 구체화될지, 어떤 조치가 어떤 강도로 나타날지 예상하기 어려워 반영하지 못했다”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출이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지난해보다 올 하반기에 더 성장할 거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와 한은이 일자리를 지키고, 기업의 흑자 부도가 없도록 지원하는 추가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문정인 특보 “북한 비핵화 카드로 주한미군 감축 가능”

    문정인 특보 “북한 비핵화 카드로 주한미군 감축 가능”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27일(현지시간) 주한미군의 점진적 감축이 북한 비핵화의 신속한 이행을 위한 협상카드의 하나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화상 세미나에서 한미 방위비 협상에 따른 한국 내 주한미군 감축 여론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중국의 부상과 북한의 계속되는 군사위협 속에서 한국인의 대다수는 한미동맹을 지지하고 상당수는 주한미군 주둔 지속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문 특보는 이어 “(주한미군 감축) 상황이 오면 많은 이들이 주한미군의 점진적 감축과 북한 비핵화 사이에 연계가 있기를 바란다”면서 “다시 말해 주한미군의 점진적 감축이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이행을 위한 협상카드의 일종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기본적으로 한국인 대다수는 보수든 중도든 중도좌파든 주한미군 계속 주둔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국 하원 동아태소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아미 베라 의원은 “미국 입장을 첨언하면 잘못된 방향의 조치라고 생각한다”면서 “미국이 더는 충분히 관여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지역에 보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이 핵무장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면서 “우리가 바라지 않는 일이고, 파트너십에는 안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격화한 미중 갈등과 관련, 문 특보는 미국이 한국의 동맹이라 전략적 파트너인 중국에 우선하지만 한국이 중국과 적대하게 되면 한반도에 신냉전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고 중국과는 전략적 파트너”라며 “확실히 동맹은 전략적 파트너보다 중요하고 그러므로 우리에게 최우선은 미국”이라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中 반감 커진 EU, 미중 사이 ‘등거리 외교’ 균열

    中 반감 커진 EU, 미중 사이 ‘등거리 외교’ 균열

    코로나·홍콩보안법 두고 대중외교 고심가디언 “미중, 둘중 하나 선택 압력 커져” 반중노선은 미국만 파트너로 남아 우려 팬데믹 이후 시진핑 국제적 역량에 의문 獨·英, 5G사업에 화웨이 배제 움직임 伊 등 친중국가 얽혀 대립각 세우기 곤란 코로나19 사태와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논란 등 중국발(發) 이슈가 잇따르며 대중외교 노선을 둘러싼 유럽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에 독자적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는 커지고 있지만, 자칫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중 노선에 편승하는 듯한 모습이 될 수 있는 등 균형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가디언은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를 전환점으로 (미중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하라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유럽은 다른 아시아 민주주의 국가들과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중국에 대해서는 보다 강력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의 발언을 보도했다.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보렐 고위대표는 최근 잇따른 언론 기고 등을 통해 대중국 관계의 변화를 주장해 왔다. 유럽은 그동안 중국과의 경제·외교 관계를 의식해 직접적인 비판을 자제해 왔다. 중국 역시 중·동유럽 국가들이 참여하는 ‘17+1’ 정상회의를 만드는 등 자국 주도로 전 세계 경제벨트를 구축하는 ‘일대일로’에 유럽을 끌어들이는 데 적극적이었다. 가디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지나친 반중노선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중국과 멀어질 경우 트럼프가 EU의 유일한 주요 파트너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유럽이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 없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홍콩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 시위를 비롯해 일련의 사태들을 거치며 중국을 향한 유럽의 인내심도 조금씩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대중국 관계의 ‘게임체인저’가 됐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드러난 중국의 폐쇄성 문제는 시진핑의 중국이 국제사회의 리더이자 동반자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키웠기 때문이다. 자국 내 5G(5세대) 이동통신 사업에서 중국의 화웨이 참여를 배제하려는 독일과 영국 등의 최근 움직임은 이 같은 변화를 보여 주는 단적인 예다. 보렐 고위대표는 “그동안 EU와 중국의 관계가 신뢰와 투명성, 상호주의에 기반을 둔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하며 관계 재설정을 주문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유럽이 미국의 뒤를 이어 중국과 전면적으로 대립각을 세우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중국에 대한 우호적 여론이 독일보다도 높은 이탈리아처럼 ‘친중색’이 짙은 국가가 있는 등 회원국마다 이해관계가 다른 점도 변수로 지적된다. 독일 저널리스트 프랭스 시에렌은 “EU 지도자들도 이제 코로나19의 중국 기원설에 대해 얘기하지만, 그와 동시에 세계경제에서 중국의 중요성도 알고 있기에 (그들과의) 협력도 강조한다. 트럼프의 세계보건기구(WHO) 비판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말을 아끼기도 했다”면서 “EU는 미국을 따라 중국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5·18 기획’ ‘20대 국회 법안 분석’ 돋보여… 소외계층 기사 적어 아쉬움

    ‘5·18 기획’ ‘20대 국회 법안 분석’ 돋보여… 소외계층 기사 적어 아쉬움

    서울신문은 5월 주요 현안과 이슈에 대한 보도를 주제로 26일 서울 중구 서울신문 본사 9층 회의실에서 제127차 독자권익위원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 회의는 지난 1월 이후 처음 열렸다. 김만흠(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위원장을 비롯해 심훈(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 김숙현(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 박준영(변호사), 이동규(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김준일(뉴스톱 대표), 유승혁(경희대 언론정보학과 4학년) 독자권익위원이 참여했다. ‘5·18 소년이 40년 후 소년에게’ 기획 보도, ‘20대 국회 분석’ 등 총선 이후 보도들이 좋은 평가를 받은 반면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전 이사장 인터뷰 등은 다소 아쉽다는 지적도 있었다. 아래는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심훈 편집이 상당히 좋아졌다. 제목과 사진이 어긋나는 경우가 있었는데 많이 줄어들었다. 여성을 주제로 한 기사들이 예전에 비해 좀더 등장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지면에서 여성과 노인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경제면은 서민 생활과 경제를 강조하면 좋겠다. 13일자 엔씨소프트의 매출 신기록 기사보다는 소상공인 2차 대출 신청 기사에 더 큰 비중을 뒀으면 했다. 오피니언면에선 1일자 ‘네 발의 천사 안내견을 아시나요’를 인상 깊게 봤다. 안내견의 날이 있는 줄 처음 알았다. 정치, 경제, 사회 외에 다양한 분야의 내용을 발굴해 다뤘으면 한다. 18일자 1면에 ‘5·18 소년이 40년 후 소년에게’ 기사 편집은 소년들의 사진을 나열하며 울림을 줬다. 이 외에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비중 있게 다뤘는데 이게 왜 과학적으로 중요하고 우리 실생활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내용이 없어 아쉬웠다. 박준영 민감한 얘기 좀 해 보려고 한다. 지난 12일 정준영, 최종훈씨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2심에서 감형이 이뤄졌다. 법원에 대한 비판과 문제 제기가 많았다. 그런데 사실 성폭력 사건은 약물을 사용한 증거가 없으면 판단이 어렵다. 정씨가 강간이 아니라 준강간으로 기소된 이유다. 이런 고민 속에서 재판부가 감형을 한 것 같다. 여성의 성을 착취하는 것에 대해 엄중히 처단하는 일은 필요하다. 다만 무차별적으로 비판만 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연장선상에서 14일자 씨줄날줄 칼럼을 비판적으로 본다. 피해자와 합의한 부분은 양형에서 반영 안 할 수 없고, 법원이 선고일을 연기한 것을 (봐주기와 연관시킨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 한명숙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해서는 누구나 억울하다는 주장은 할 수 있다. 저는 당시 검찰 수사가 위법한 부분이 있다고 본다. 문제는 이런 억울한 사례는 서민들에게 너무나 많다. (국회의원들은) 이런 부분은 관심도 없이 유력 정치인만 부각시키는데 비판을 받아야 한다. 유승혁 n번방, 정의연 등 큼지막한 이슈들이 많다 보니 소외계층 기사가 상대적으로 적어 아쉽다고 느꼈다. 그럼에도 8일자 사회면에 ‘아빠의 아빠가 된 후에야 사랑의 기억을 찍습니다’ 기사는 읽으면서 짠함을 느꼈다. 정의연 사건은 전반적으로 정리는 잘했지만 11일자에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이 대립하는 기사는 진영 논리에 방점을 찍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21일자 문소영 논설실장의 진영 논리를 지적한 칼럼은 좋았다. 하지만 좀더 일찍 지적해 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5·18 관련 기획은 (언론사 중) 유일한 기획기사가 아니었나 싶다. 평소 매주 월요일자로 나오는 ‘채움’ 기사를 잘 챙겨 보는데 더 분석적으로 이슈를 다뤄 주면 좋겠다. ‘인포데믹’(거짓 정보가 유행하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게 분석을 해줄 수 있는 것은 결국 지면이라고 생각한다. 김숙현 1일자 오피니언면에 K방역의 국제표준화를 다룬 기사를 보면 보건·의료 패러다임의 변화가 전면적으로 나온다. 다만 국제표준화를 언급하면서 이를 위해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언급돼 있지 않아 아쉬웠다. 유럽이나 일본만 봐도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상당히 많이 갖고 있는데 자가격리앱 등의 국제표준화를 어떻게 현실화시킬지 고민이 필요하다. 국제면은 내용이 사실상 유사한 기사가 하루 건너 나와 아쉬웠다. ‘中 때려서 표 모으는 트럼프’(4일자) 기사와 ‘미중, 코로나 팬데믹 원인 공방 격화’(5일자) 기사가 그렇다. 8~9일자 생방송 ‘아베 망신쇼’ 기사 등 일본 관련 기사는 제목이 자극적인 면이 있다. 반일 감정을 갖고 있는 독자들은 통쾌할 수 있지만 제목 하나로 기사가 객관성을 잃을 수 있다. 정의연 기사는 많이 다뤄지고 있는데 윤미향 전 이사장 인터뷰는 의혹에 대해 좀더 공세적으로 대답을 이끌어 냈으면 좋았을 것 같다. 11일자 대통령의 ‘포스트 코로나’ 구상에 실행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 사설이 좋았다. 대통령이 언급한 ‘인간안보’는 모호한 개념이니 지침이나 길라잡이가 필요하다. 김준일 5·18 관련 보도가 눈에 띄었다. 그럼에도 온라인과 지면의 유기적 연결은 아쉬웠다. 과연 누가 지면을 보고 서울신문 홈페이지 URL을 일일이 쳐서 인터랙티브를 볼까 의문이 들었다. 차라리 QR코드를 만들어 스캔 한 번으로 간편하게 접근하도록 했으면 좋았겠다. 인터랙티브 사이트도 들어가서 좀 실망했다. 사진이 나열돼 있고 사진을 누르면 설명이 나오는 방식이 밋밋하게 느껴졌다. 서울신문은 독자들이 기사를 공유하거나 저장을 하는 행위까지 끌어내지는 못하는 것 같다. 25일자의 민선 7기 중간평가 기사도 몇 년에 한 번씩 공약을 평가하는 방식인데 장단점이 있지만 그 시점만 보여 주는 ‘횡단연구’ 방식은 한 번 읽으면 잊혀지는 감이 있다. 광역지자체 17개만 정해 단체장 공약을 다 적어 놓고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지속적으로 변화를 보여 주는 ‘종단연구’ 방식의 사이트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또 저널리즘의 신뢰도가 낮은 현실에서 장기적으로 언론사가 어떤 전략을 갖고 갈지 고민이 필요하다. 이동규 20대 국회 활동을 분석한 기사들을 흥미롭게 봤다. 22~23일자 1면에 20대 국회 법안을 분석했는데 발의 건수가 아니라 법안의 중요도 등 다면적 요소로 평가하는 게 필요하다는 부분에 공감했다. 언론은 어떠한 이슈를 사회운동으로 연결 짓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화제가 되는 이슈인 민식이법 논란, 전 국민 고용보험, 원격의료 등에 대해 심층 기획이 필요해 보인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사설 등을 통해 자주 내용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고, 시의 적절하게 대응했다고 본다. 14일자 ‘거리두기 늘자 숙박·음식업 직격탄’ 기사는 통계 분석이나 전문가 제언을 통해 고용 충격을 잘 보여 줬다. 다만 25일자 경제면의 산업연구원 보고서 기사는 독자들이 보기에 헷갈리는 부분들이 있었다. ‘이중차분법’이라는 용어가 나왔는데 개념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김만흠 12일자에 통합당 초재선들의 개혁 모임을 기사로 다뤘는데 현재 상황만 다뤄서 좀 아쉬웠다. 과거에 새로운 개혁파들이 들어와서 성공한 모델이 있는지 함께 다뤄 줬으면 독자들에게 더 좋은 기사가 됐을 것이다. 윤미향 전 이사장과 관련해서는 김 위원도 말했지만, 상황에 따라 불가피한 경우도 있겠으나 인터뷰를 좀더 공세적으로 했으면 좋았을 거 같다. ‘리셋 21대-구태를 끊으면 국민이 보인다’ 5회 시리즈 첫 번째로 다룬 법안 베끼기는 잘 지적했다. 사회적 운동으로 이어지면 좋겠다. 국회의원들의 입법 활동에 대한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 국회, 시민단체, 서울신문 등이 나서서 기준을 만들기 위한 토론을 하면 좋겠다. 정리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성과 없이 오래만 했다”… 재임 3000일 넘은 아베 ‘빈손 퇴장’ 위기

    “성과 없이 오래만 했다”… 재임 3000일 넘은 아베 ‘빈손 퇴장’ 위기

    아베 신조(66)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달성한 ‘역대 최장기 집권’의 타이틀은 한동안 누구도 넘보지 못할 영예인 동시에 천근만근 어깨를 짓누르는 멍에이기도 하다. 재임기간이 길어질수록 역사에 남을 자신만의 성과, 즉 ‘아베표 유산’에 대한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는 법. 그가 ‘경제의 아베’, ‘외교의 아베’, ‘개헌의 아베’를 강조해 온 데는 자신만의 성과에 대한 강한 집착이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1차 집권(2006년 9월~2007년 9월)과 2차 집권(2012년 12월~)을 합해 전체 재임 3000일이 넘도록 딱히 ‘이것!’이라고 할 만한 성과는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 이런 가운데 닥친 코로나19의 거대한 쓰나미는 내년 9월 임기만료 기준으로 총 10년을 집권하게 될 아베 총리에게 ‘성과는 없이 오래만 했다’는 꼬리표를 확정 지어 줄 공산이 커졌다. “내 뒤를 이을 자민당 총재(총리)도 그 시점에 (헌법 개정이) 안 돼 있다면 (개헌에) 확실히 도전해 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한 인터넷 대담에서 아베 총리가 했던 이 말이 지지층을 중심으로 파장을 불렀다. 사회를 맡은 극우인사 사쿠라이 요시코가 임기 중 개헌에 대한 의지를 묻자 갑자기 ‘후임자’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반드시 내 손으로 개헌을 완수하겠다”는 다짐을 기대했던 사쿠라이는 예상 못한 전개에 당황한 듯 중간에 말을 잘라먹으며 “후임 총재는 믿을 수가 없는데요”라고 손사래를 쳤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의 이 발언에 대해 “본인이 주도하는 개헌을 포기한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헌법 9조에 자위대 관련 규정을 명시, 명실상부한 ‘군대 보유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아베 총리의 개헌 추진에 국민들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 왔다. 여기에 코로나19는 치명타가 됐다.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 내걸었지만 퇴짜 최근에는 코로나19 위기를 역이용해 국가적 비상사태 관련 조항의 헌법 삽입을 들고 나와 개헌에 군불을 때기도 했지만, 국민의 58%가 ‘아베 정권하에서의 개헌에 반대’(5월 아사히신문 여론조사)하고 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아베의 유산’으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다른 분야보다는 높았던 ‘아베노믹스’(아베 정권+경제정책) 역시 코로나19를 만나면서 심연으로 가라앉고 있다. 정권을 대표하는 슬로건으로 내세웠던 아베노믹스는 대규모 금융 완화와 확장적 재정지출, 미래 성장전략 등 이른바 ‘3개의 화살’을 바탕으로 ‘경기 회복→기업실적 호전→임금 상승→소비 증가→물가 상승’의 경제 선순환을 유도한다는 전략이었다. 기업실적이 좋아지고 주가는 뛰는데 가계경제는 제자리를 맴도는 기형적 회복이긴 했지만 아베노믹스는 어차피 상승 국면에 있던 경기사이클, 인구감소에 따른 고용사정 개선 등 행운과 더해지면서 적어도 지표상으로 ‘전후 최장기 경기확장’을 가능케 한 원동력으로 포장됐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환산 -7.3%의 충격적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3.4%에 그치는 등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이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경제전문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위기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에는 성장률이 -21.2%까지 폭락, 전후 최악의 침체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서치업체 데이코쿠데이터는 올해 부채 1000만엔 이상 기업의 도산 건수가 1만건이 넘고 통계에 잡히지 않는 휴·폐업은 2만 5000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타다 에이지 하마긴종합연구소 연구원은 “소비세 증세로 경기 회복력이 약해져 있던 참에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며 “이 때문에 일본은 유럽이나 중국보다도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10월 많은 전문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소비세율 인상(8%→10%)을 강행했던 아베 총리로서는 경기침체를 더욱 심화시켰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아베노믹스와 함께 정권 홍보의 양대 축이 돼 온 외교도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자국 내는 물론이고 미국에서조차 ‘굴욕적’이라는 조롱이 나올 정도로 갖은 공을 들였지만, 실리는 없이 끌려다니기 바빴다는 평가가 많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표면적으로는 해빙 무드를 연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영토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일본 실효지배·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중국 군함 진입 증가 등 수면 밑 갈등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미중의 2강 외교가 기본 메뉴라면 북한·러시아 외교는 아베 총리가 자신만의 치적을 위해 크게 신경 썼던 부분이다. ‘전후 외교의 총결산’으로 포장하며 북한과는 국교 정상화를, 러시아와는 평화조약 체결을 추진했지만 둘 다 그의 임기 내 성사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요미우리도 “과거 장수 총리들에 비해 업적 열세” 아베 총리는 지난해 5월부터 갑자기 ‘조건 없는 대화’를 내걸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거세게 비난해 온 아베 정부의 태도 돌변에 자민당 내에서도 혼란스럽다는 말이 나왔다. 예상대로 북한은 “아베 패당의 낯가죽 두텁기가 곰 발바닥 같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으며 꿈쩍도 하지 않았다. 2018년 후반부터 추진해 온 러시아와의 교섭 역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평화조약의 전제가 되는 남쿠릴열도(러시아 실효지배·일본명 북방영토) 4개 섬의 일본 반환 문제가 진척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경제적 이득을 기대하며 아베 총리의 손짓에 응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집권 20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다. 일본 정부도 협상 타결을 체념한 듯 최근 공개한 2020년판 외교청서에서 ‘(북방영토는) 일본이 주권을 보유하는 섬들’이란 표현을 부활시켰다.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지난해 뺐던 대목이다. 성과에 대한 아베 총리의 강박증은 갈수록 커지지만 상황은 점점 더 나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정권의 안정에 기여해 온 최대 발행부수의 보수지 요미우리신문조차 “실제 업적의 측면에서 과거 장기집권 총리들에 비해 열세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박한 평가를 내렸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 등을 통해 전후 부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는 요시다 시게루, 미국으로부터 오키나와 반환을 실현하고 비핵화 3원칙을 선언했던 사토 에이사쿠 등 전임자들과 같은 ‘한 방’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총리관저(한국으로 치면 청와대)의 집중화·비대화를 통해 역대 가장 강력한 권력을 지닌 ‘제왕적 총리’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일본의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는 평가 등 ‘부(負)의 유산’은 다양한 형태로 남게 될 전망이다. 정가 소식통은 “지난 2월 전국적인 코로나19 휴교 요청의 결정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여당·정부 내 활발한 논의는 사라지고 아베 총리와 그를 보좌하는 몇몇 인사들이 국가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일본을 이끌어 온 엘리트 관료들이 무기력증에 빠져 총리관저의 지침만 기다리는 상황이 이번 코로나19 대응에서 나타난 심각한 난맥상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반대 의견을 배제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대시하는 총리의 자세는 사회의 분열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며 “이렇게까지 헌법을 무시한 정권은 과거 유례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정권은 얼마나 오래 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했느냐가 중요하다.” 아베 정권의 안살림을 도맡아 온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오래’를 넘어서 ‘무엇’을 찾아낼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해 보인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닥터 둠의 경고 “아시아, 美·中 사이서 선택 강요당할 것”

    닥터 둠의 경고 “아시아, 美·中 사이서 선택 강요당할 것”

    “AI·5G 등 어느 쪽 기술 사용 결정 압박 경제 회복 빈사상태 속 ‘U·L자형’ 될 듯”경제 비관론으로 ‘닥터 둠’이라고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전망에 대해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쪽을 선택하도록 강요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양대 슈퍼파워인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간극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벌어질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은 핵실험 재개 검토와 레이저 무기 실험, 글로벌 공급망의 탈중국을 목표로 한 ‘경제번영 네트워크(EPN)’ 구상 등으로 외교경제적 대중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시진핑 국가주석은 “다시는 계획경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퇴진으로 나온 계획경제설에 선을 그었지만 남중국해·일대일로 등 미중 갈등 문제는 심화되고 있다. 루비니 교수는 “미국과 중국은 세계의 나머지 국가들을 향해 우리와 함께하든지 우리의 반대편에 서라고 말할 것”이라며 “각국은 인공지능(AI) 시스템이나 5세대 이동통신(5G), 로봇 기술 등에서 미중 가운데 어느 쪽 기술을 사용할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경기 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경기 침체까지 3년이 걸렸지만, 이번에는 석 달도 아니고 3주 만에 모든 분야가 수직 낙하했다”고 경고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바 있는 그는 올해 세계경제가 코로나19의 영향에서 회복돼도 ‘빈사 상태’가 계속되며 ‘U자형’이나 ‘L자형’ 회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사설] 미국 ‘탈중국 공급망’ 참여 제안, 국익 극대화 방안 찾아라

    미국이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을 탈피하자며 경제번영네트워크(EPN) 구축에 한국의 참여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EPN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 베트남 등 믿을만한 국가들로 구성하려는 경제 블록이다. 중국을 뺀 상태에서 자유 진영의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신뢰와 투명성, 법의 지배 깃발 아래 EPN을 조직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협력 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키스 클라크 국무부 경제차관은 20일(현지시간) “EPN의 핵심 가치는 자유 진영 내에서 공급망을 확대·다각화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국, 한국 등 국가들의 단합을 위한 EPN 구상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에서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제 내놓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접근’ 보고서도 중국에 대한 사실상 ‘신(新)냉전 선포’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강력한 비판과 대응 방안을 담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등 외교·경제·군사 정책 등을 자유주의 세계 질서를 중국 공산당 중심 질서로 바꾸려는 도전으로 규정했다. 특히 피해 국가로 한국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사실상 한국의 대중 대응 동참을 압박했다. 외교부 등 정부 관계자들은 어제 EPN 참여 등 미국의 반중 전선 참여 요청 등에 대해 “미국의 일상적인 대중국 기조이고 구체적인 요청을 해왔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EPN이 구상단계일 뿐 구체화한 내용이 없으니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밝힐 단계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부가 지난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포기했던 ‘전략적 모호성’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중국의 화웨이 통신장비를 배제하라고 미국이 압박할 때도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군사통신보안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며 미국의 압박을 피해갔다. 미중 정치적 경제적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한국이 선택을 강요받는 시점이 다가온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민감한 현안에 대해 국익을 극대화할 수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리 정부의 원칙을 세우고, 국민적 합의를 추구하는 방법도 잊어서는 안된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최악의 취업전쟁 터로 내몰린 중국 대졸자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최악의 취업전쟁 터로 내몰린 중국 대졸자들

    중국 대학졸업자들이 피 튀기는 취업 전쟁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1분기 중국 경제가 44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중국의 대졸자 채용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까닭이다. 20일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대학문을 나서는 대학 졸업생은 874만 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보다 40만 명이나 더 많다. 반면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심각한 경제적 타격으로 올해 1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6.8%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1976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중국의 도시지역 실업률이 4월 6.0%로 치솟는 등 고용 동향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허난(河南)성의 한 대학에서 식품위생학을 전공한 취업준비생인 자오싱싱(趙星星·24)은 “지난달부터 10여개 기업에 원서를 내고 5차례 면접을 봤지만, 모두 실패했다”며 “3000위안(약 52만원)의 월급만 주는 곳이면 어디든지 갈 의향이 있다”고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중국 대졸자의 취업난이 심각해진 것은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침체 못지 않게 대학생 수가 너무 많아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노동력의 질을 끌어올린다는 미명 하에 1999년부터 대학 정원을 대폭 확대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 때문에 1998년에는 18∼22세 청년 10명 중 1명꼴 대학에 진학했지만, 2016년에는 10명 중 4명꼴로 대학에 다닐 정도로 대학생 수가 급증했다. 더군다나 1990년대 말 태어난 대졸자는 중국 경제의 폭발적 성장세 속에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다. 이들이 성장했던 기간 동안 중국 경제 규모의 세계 총생산의 1999년 7%에서 2019년 19%까지 확대됐다. 특히 중국의 한자녀 정책, 대학 정원 확대 등 정치적, 경제적 급변기에 유년시절을 보낸 이들은 역사상 가장 높은 교육 수준을 지닌 만큼 좋은 직장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다. 중국 구인·구직 사이트 자오핀(招聘)이 7600명의 대졸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분의 1 이상이 첨단기술 분야의 취업을 원했으며, 10%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번듯한 일자리를 원했다. 중국도 알리바바·텅쉰(騰訊) 등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중국 민간기업들이 급성장하며 일자리를 늘려 왔지만 급증한 대졸자를 모두 수용하기에는 사실상 역부족이다. SCMP는 “최근 베이징대 연구팀 조사 결과 1분기에만 서비스 부문을 필두로 교육·스포츠·정보통신·금융권 등에서 신규 고용이 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자오핀도 “1분기 대졸 신규 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해 17% 줄어든 반면 구직자는 70%나 늘었다”고 밝혔다.대졸자 채용 시장의 급속한 위축은 결국 대졸자가 구한 일자리의 질 저하로 이어졌다. 중국 경제가 1분기 역성장하면서 상당수가 실업자가 되거나 눈높이를 낮추거나, 대학원에 진학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자오핀에 따르면 지난해 일자리를 구한 대졸자의 60% 가량이 농민공(農民工·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이나 배달 종사자와 같거나 더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았다. 리창(李强) 자오핀그룹 부사장은 “대졸자들이야 원하지 않겠지만, 현재 대졸자들이 구할 수 있는 일자리는 부동산 중개인이나 판매원, 기능공 등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SCMP는 “지금의 취업난은 그들이 처음으로 부닥치는 역경이 되겠지만 그 역경을 극복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중국 정부는 대졸 취업난 해소를 위해 국영기업 채용 확대, 군 모병 확대, 대학원 과정 확대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놨지만 이들의 취업난 해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이다. 중국 교육부와 인력자원사회보장부, 공업정보화부,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중앙라디오TV총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등 6개 중앙기관이 대졸자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100일 일자리 창출 캠페인’에 돌입한 것이다. 교육부는 석·박사생을 지난해보다 18만 9000명 확대 모집하는 한편 특별교사 5000명도 추가 모집해 모두 10만 5000명의 교사를 채용할 계획이다. 초·중등학교·유아원 교사도 40여만명 추가로 선발하기로 했다. 국유기업도 올해와 내년 대졸자 신입 모집 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다 현지 대졸자 취업 현황을 각 지방정부나 대학교 성과 지표에 넣어 평가함으로써 취업 지원을 독려하기로 했다. 지방정부도 다양한 방식으로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하이시 정부는 지난달 29일 시정부 산하 국유기업에 올해 신규 일자리 채용의 최소 절반 이상을 대졸자로 채울 것을 지시했다. 상하이시는 또 대졸자를 신규 채용한 기업은 3년간 채용 인원 수에 대해 1인당 매년 7800위안 세수감면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발원지로 심각한 경제 충격을 입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은 대졸자를 위한 25만개 일자리를 확보하기로 했다. 대졸자를 채용한 영세기업이나 사회단체에 채용 인원 수 1인당 1000위안의 보조금도 지원한다.지방정부에선 ‘삼지일부(三支一扶)’라는 명목으로 대졸자를 농촌으로 내려보내는 ‘현대판 하방(下放)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곳도 있다. 삼지일부는 시골에 내려가 농촌·교육·의료 사업 세 가지를 지원하고 빈곤층을 부축한다는 뜻이다. 농촌지역 개발과 빈곤 퇴치에 효과가 있을뿐 아니라 도시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과거 마오쩌둥(毛澤東)이 지식청년들이 농촌에 내려가 직접 빈곤한 농촌지역을 체험하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지시하면서 시작된 하방운동, 즉 ‘상산하향’(上山下鄕)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이런 하방운동은 사실 10여년 전부터 일부 지방정부에서 시행됐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취업 대란이 예고되면서 더욱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웨이젠궈(魏建國) 전 상무부 부부장은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 이후에는 졸업생들이 농촌으로 가서 마을의 당 간부로 일하거나 온라인 사업 등 창업을 하도록 지원하는 인센티브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푸젠(福建)성은 지난 10일 6000명 대졸자를 농촌 지역으로 파견할 것이라며 1인당 2000위안의 생활 보조금도 지원한다고 밝혔다. 광둥(廣東)성도 2000명 대졸자를 농촌 지역으로 내려보낼 계획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 속에 대졸자 일자리는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2월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6.2%까지 뛰었다가 3월에는 6.0%로 소폭 하락했지만 고용 불안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은 중국의 올해 실업률이 10%에 이르고 이 때문에 적어도 2200만명의 도시 근로자들이 추가로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후싱더우(胡星斗) 베이징이공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대졸자의 4분의 1가량인 220만명이 미취업자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대학원에 진학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당·정 고위급 회의에서도 고용 문제는 연일 화두에 올리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구두선(口頭禪)에 그칠 공산이 크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지난달 17일 열린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는 고용 문제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지정했다. 그 이튿 날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일자리가 없다는 것은 소득도 없고 부의 창출도 없다는 의미”라며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 “탈중국 공급망 한국과 논의”…정부 ‘줄타기 전략’ 실효성 고민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의 탈중국을 위해 추진하는 ‘경제 번영 네트워크’(EPN) 구상을 한국과 이미 논의했다고 밝히면서 향후 정부의 방향 설정에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 등으로 미중 갈등이 점점 심해지면서 소위 ‘줄타기 전략’이 실효성을 잃을 수 있어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은 20일(현지시간) 국무부 내 아시아·태평양 미디어 허브가 마련한 전화 회의에서 “우리는 미국, 한국 등 국가들의 단합을 위한 EPN 구상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에서 한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자신들의 구상을 설명했다는 의미다. 이에 한국 정부는 “미국 측은 글로벌 차원에서 경제 분야에 있어서 EPN을 포함해 다양한 구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응했다.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가 불가피한 현실론을 반영한 답변으로 보인다. EPN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 베트남 등 믿을 만한 국가들로 구성하려는 경제 블록이다. 미국은 코로나19 국면에서 마스크, 산소호흡기 등 기본적인 방역물품까지 중국 공장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빠르게 추격해 오는 중국과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 등 최첨단 산업의 격차를 유지하려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3일 중국 화웨이 등의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년 5월까지 1년 연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미중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오는 11월 재선을 위해 미국 내 반중 정서를 이용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도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는다면 5000억 달러(약 615조원)를 절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 내에서도 애플에 보복을 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를 겪었던 한국 정부는 최근에는 나름의 묘수를 찾아왔다. 지난해 미국이 각국에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쓰지 않도록 요구했을 때도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군사통신보안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다만 코로나19와 미중의 전략적 경쟁구도로 글로벌 공급망이 악영향을 받겠지만 결국 조정을 통해 새로운 질서가 재정립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전망이다. 경제이익과 한미 간 전통적 동맹 관계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는 한국이 결국 입장을 정리할 시기가 온다는 의미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지금이 미중 간 디커플링이 더욱 커지기 전에 한국이 민감한 현안에 대해 원칙을 세우고 ,이 원칙을 기준으로 논의하고 국민적 합의를 추구해 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美 “탈중국공급망 한국과 논의” 압박…정부 ‘줄타기’ 출구전략 찾나

    美 “탈중국공급망 한국과 논의” 압박…정부 ‘줄타기’ 출구전략 찾나

    美 차관 “경제번영네트워크 韓과 논의”우리 정부 “미국 측 다양한 구상 검토”코로나 및 미국 대선에 미중 갈등 커져 트럼프 중국 겨냥 ‘얼간이’, ‘또라이’ 지칭화웨이 공격에 중국서도 애플 보복 거론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의 탈중국을 위해 추진하는 ‘경제 번영 네트워크’(EPN) 구상을 한국에 이미 제안했다고 밝히면서 정부의 방향 설정에 관심이 쏠린다. 미중 갈등이 점점 심해지면서 묘수를 찾아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국무부 내 아시아·태평양 미디어 허브가 마련한 전화 회의에서 20일(현지시간)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은 “우리는 미국, 한국 등 국가들의 단합을 위한 EPN 구상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에서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 정부는 “미국측은 글로벌한 차원에서 경제분야에 있어서 경제번영네트워크를 포함, 다양한 구상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응했다.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가 불가피한 현실론을 반영한 답변으로 보인다. EPN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 베트남 등 믿을만한 국가들로 구성하려는 경제 블록이다. 미국은 이번 코로나19 국면에서 마스크, 산소호흡기 등 필수방역품까지 중국 공장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공세를 높이고 있다. 최근 국가 안보 위협으로 간주되는 기업이 만든 통신장비를 미국 기업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행정명령을 내년 5월까지 1년 추가 연장했다. 화웨이와 계열사 70여개가 거래제한 명단에 등재됐다. 이에 외신들은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인 TSMC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안을 고려해 하이실리콘(화웨이 자회사)의 반도체 주문 생산을 중단할 것으로 관측했다. 미중 간 갈등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오는 11월 재선을 위해 미국 내 반중 정서를 이용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이 숨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폭스 비즈니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는다면 5000억 달러(약 615조원)를 절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20일에는 트위터에 “중국의 어떤 또라이가 수십만명을 죽인 바이러스에 대해 중국이 아니라 모두의 책임이라는 성명을 방금 전 발표했다. 누가 좀 이 얼간이에게 이 전 세계적인 대규모 살인을 한 것은 중국의 무능이라고 설명해라”고 썼다. 중국 내에서도 애플에 보복을 할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감안할 때 미중갈등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사드 사태를 겪었던 한국 정부는 이번에는 미중 사이에서 나름의 묘수를 찾아왔다. 지난해 화웨이 통신장비의 보안 문제에 대해서는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군사통신보안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했고, 이후에도 “미국 측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관련국과 협의에 나서겠다고 했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나름의 입장을 정리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공급망에 대해 3가지 방향으로 분석한다. 우선 미중 갈등으로 일시에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하거나, 코로나19 국면이 지나면 빠르게 회복될 거라는 주장이 양 극단에 있다. 하지만 가장 지지를 받는 것은 코로나19와 미중의 전략적 경쟁구도로 글로벌 공급망이 영향은 받겠지만 향후 일부 조정이 되면서 재정립 될 거라는 전망이다. 결국 한국은 경제이익과 한미 간 전통적 동맹 관계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할 가능성이 크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지금이 미중 간 디커플링이 더욱 커지기 전에 한국이 민감한 현안에 대해 원칙을 세우고 ,이 원칙을 기준으로 논의하고 국민적 합의를 추구해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달나라 자원 경쟁… 두 나라 우주 전쟁

    달나라 자원 경쟁… 두 나라 우주 전쟁

    전 세계가 코로나19와 싸우는 동안 미국과 중국은 달을 향한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달에서 청정 연료인 헬륨3을 가져오는 나라가 지구를 지배한다’는 확신 때문이다. 달에 풍부한 희토류와 같은 자원을 캐서 지구로 가져오는 것은 더이상 공상과학의 영역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하나로 달에 먼저 도착한 이들의 활동 범위를 보장해 주는 ‘안전지대’ 설치안을 마련했다.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아폴로의 쌍둥이 여동생으로, 아폴로 프로젝트에 이어 이번에는 여성을 달에 보내겠다는 의도가 배어 나온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중국 정부는 ‘우주 굴기’의 하나로 우주 자산을 운용하는 데 필수적인 우주정거장 독자 구축에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미중 간의 패권 경쟁이 우주에서도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달에서 캔 자원을 언제쯤 지구로 가져올 수 있을까. 유럽은 이르면 5년 뒤에 달 표토에서 채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주 탐사 부문에서 유럽은 선도자가 아니지만 2025년을 목표로 설정했다. 달 채광이 멀지 않았다는 의미다. 유럽이 달에서 가져오려는 것은 금이나 다이아몬드 같은 귀금속이 아니라 헬륨3이라는 동위원소이다. 이런 임무는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22개국이 참여하는 유럽우주기구(ESA)가 주축이다. ESA는 2022년 달 남극에 탐사선을 투입할 계획도 세워 두고 있다. 물론 미국이나 중국, 유럽만 나선 것이 아니다. 전통적 ‘우주 강국’인 러시아를 비롯해 인도, 일본, 캐나다도 달 탐사에 나섰다. 유럽의 작은 나라 룩셈부르크는 ESA와는 별도로 자체적으로 희귀 자원 탐사에 정부가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다수 국가가 찾아나선 성배(聖杯)는 헬륨3으로, 지구에서는 아주 귀하다. 미국이 1969년 달에서 가져온 운석에 헬륨3이 풍부하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한 위스콘신대학 응용기술연구소의 제럴드 쿨친스키 소장은 블룸버그통신에 “달에는 100만t 분량의 헬륨3이 있다”면서도 단지 25%만 지구로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정도의 양으로도 현재 지구 수요대로라면 짧게는 200년에서 길게는 50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된다. 헬륨3의 가격은 t당 50억 달러(6조원 상당)의 가치가 있다고 자원 전문매체 마이닝닷컴이 전했다. 이외에도 달에는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스칸듐과 이트륨과 각종 희토류도 풍부하다. 희토류는 중국도 많지만 이를 지정학적 무기화하고 있다. 중국 희토류도 15~20년 지나면 고갈될 것으로 NASA는 보고 있다.우주는 그동안 NASA를 필두로 미국이 절대적 우위를 지켰던 분야였다. 1969년 아폴로 11호가 인간을 달에 처음 도달시켰다. 러시아와 중국도 달에 사람을 보냈지만 그래도 미국이 압도했던 분야였다. 2000년 미국·러시아 등 16개국이 공동으로 운영한 우주정거장(ISS)은 국제협력의 상징이다. 그러나 미국의 달 프로젝트는 천문학적인 비용 문제로 주춤했다. NASA는 2005년 달 탐사계획에 13년 동안 1333억 달러(164조원 상당)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아폴로 프로젝트에도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이와 비슷하게 들었다. 1965년 NASA 예산은 연방 예산의 4%였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0.4%였다. 소련의 붕괴로 냉전에 승리하면서 우주개발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방안에 대해 국민적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반면 21세기 중국의 추격세가 매섭다. 우주 프로젝트에는 엄청난 예산이 들지만 중국은 정권이 원하는 만큼의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중국은 2019년 무인 달탐사선 창어4호가 인류 사상 처음으로 달 뒷면에 닿는 등 21세기 들어 달에 두 번이나 도달한 유일한 국가다. 또 지난해에는 34번의 우주비행을 마치면서 우주비행을 가장 많이 한 나라로 기록됐다. 중국은 60개 이상의 위상을 궤도에 배치하는 계획과 함께 달 탐사는 물론 2022년까지 자체 우주정거장도 갖출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지난 5일 성공적으로 발사된 창정5B 로켓은 우주인 7명이 탑승이 가능한 우주선과 화물 회수용 캡슐의 시험 버전을 탑재하고 있다. 시 주석의 맹렬한 우주 굴기에 미국이 자극받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NASA에 190억 달러(23조원 상당)를 지원, 달탐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ASA는 2024년 다시 인간을 달에 보내 살게 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또 달에서 탐사한 자원을 탐사 주체에게 소유권을 인정하는 법안의 초안을 마련했다. 또 NASA가 이름 붙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는 달기지를 놓고 경쟁 국가나 기업의 방해 등을 예방하기 위해 ‘안전지대’도 제안한 것이 눈길을 끈다. 우주의 것은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개인 소유를 금지한 기존의 외기우주조약(OST)과는 달리 달에서 채취한 것은 무엇이든 채광한 개인이나 기업의 소유를 인정한 것이다. 초안은 수주 이내에 일본과 캐나다, 유럽연합뿐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가 보기에는 ‘같은 마음을 가진 국가’인 아랍에미리트 등과 협의를 거칠 예정이다. 미국은 이와 관련해 개별 국가와의 협상 대신 유엔을 통해 조약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달 자원을 지구로 가져온다는 계획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대 행성학과 폴 번 교수는 이런 계획과 관련해 경제성을 생각한다. 번 교수는 “달 자원을 지구로 가져올 수는 있지만, 로켓을 쏘아 올리는 것은 엄청난 비용이 드는 선택”이라며 “지금 달의 자원을 채굴하고 이용 가능한 형태로 변환한다는 것은 경제성에서는 공상에 가까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달탐사 로켓을 한 번 발사하는 데 16억 달러(약 2조원)가 든다고 CNN이 전했다. 그는 헬륨3은 방사능 발생이 없고, 지구 환경에 거의 피해가 없다고 하지만 현재로는 이를 이용한 핵융합 발전 기술도 개발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그는 시도할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믿는다. 번 교수는 “인간이 달에 살거나, 화성이나 더 넓은 우주로 나가기 위한 중간 기지로서 달을 이용하게 될 경우 달 자원은 달에서 사용하는 ‘현장 이용자원(ISRU)’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 과정에서 인류는 귀중한 경험과 훈련을 축적하고, 이는 예상하지 못한 기술혁신으로 지구 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다른 나라 위성에 위협적으로 운용한 러시아는 아르테미스 합의의 초기 협상 파트너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는 미국의 달자원 소유권 인정 계획에 대해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와 마찬가지인 달 침공 계획”이라고 쏘아붙이며 일전을 예고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미국은 중국과도 공유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중국이 2013년 5월과 7월에 쓰촨성과 산시성에서 발사한 로켓에 탑재된 위성이 위성 공격용 ‘킬러 위성’이라고 미국 국방부는 결론을 짓고 미 의회에 보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우주군 확장 경쟁에 가세할 의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미국은 중국 정부의 이런 발언을 액면대로 믿지 않는다. 우주 기술이 통신과 기상관측은 물론 위치기반의 GPS와 미사일 유도 및 방어 등 현대 군사전략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2010년 중국 공군 지휘부 교재에는 “우주는 미래의 전쟁터”라고 명시돼 있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지난해 12월 우주군 창설에 서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우주는 전 세계의 최신 전쟁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광고계, 일반인 ‘리얼 스토리 광고’ 봇물

    광고계, 일반인 ‘리얼 스토리 광고’ 봇물

    美 85세 노인 ‘사별한 아내 사진’ 화제 모델료 수억 연예인보다 가성비 높아 박카스 ‘우리에겐 회복하는 힘이’ 눈길 “광고 긍정적 이미지 제품에 잘 반영돼”지난 2월 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 중간에 방영된 광고에선 어느 한 노인이 인공지능(AI) 비서인 구글어시스턴트에게 “아내인 로레타와 내가 같이 찍은 사진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AI 비서는 이젠 세상에 없는 아내와 함께했던 기념일과 여행 사진을 차례로 보여 줬다. 활짝 웃고 있는 아내의 사진을 보며 추억을 곱씹던 노인은 “나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나이였다”고 고백했다. 85세 노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상은 USA투데이가 올해 슈퍼볼에 방영된 광고 62개를 대상으로 진행한 선호도 조사에서 3위에 올랐다.최근 방영된 피로회복제 ‘박카스’ 광고 속 김용규·문수정 부부는 스쿠버다이빙으로 바닷속 쓰레기를 줍는 사이 질문을 받았다. “이 넓은 바다가 그런다고 회복될까요?” 그러자 김씨는 “최소한 우리가 지나온 길은 (깨끗하게) 바뀐다”고 대답했다. 두 부부가 박카스를 마시며 웃는 모습과 함께 ‘우리에겐 회복하는 힘이 있다’라는 문구가 나오며 광고가 끝났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감동적인 사연의 일반인 주인공이 직접 출연하는 ‘리얼 스토리’ 광고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부터 ‘미중 무역분쟁’, ‘한일 경제전쟁’ 등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계속된 데다 코로나19도 언제 끝날지 몰라 팍팍해진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잠시나마 마음이 따뜻해지는 광고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유명 연예인을 쓰면 보통 수억원의 모델료를 줘야 하지만 일반인은 수백만원에서 많아 봤자 수천만원 수준이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편이기도 하다. ‘리얼 스토리’의 주인공들은 유명 연예인들처럼 어려운 연기를 하기보다는 주로 일상을 보여 준다. 2018년 75세의 나이로 첫 패션쇼 무대에 섰던 최순화씨도 얼마 전 요가브랜드 ‘안다르’ 광고에 나와 요가로 몸매를 다지는 모습을 보여 줬다. 갈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지는 시류에 맞춰 KT는 자사의 AI 음성합성 기술로 청각장애인 김소희씨의 목소리를 복원한 내용의 광고를 공개하기도 했다. 홍재승 제일기획 ECD(그룹장)는 “광고도 다분히 사회 현상을 반영하기에 요즘 세태에 통할 만한 ‘리얼스토리 광고’가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한참 뒤지거나 기사를 여러 건 읽는 등 광고에 딱 맞는 주인공을 찾기 위해선 공이 많이 들어간다. 그런 만큼 광고의 긍정적 이미지가 제품에 잘 녹아들어 광고주도 만족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美, 화웨이 압박 커지는데… 삼성·SK 득? 실?

    美, 화웨이 압박 커지는데… 삼성·SK 득? 실?

    반도체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제재 강화 등으로 맞붙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이 영향권에 들 가능성에 대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의 기술을 활용한 외국 반도체 제조업체는 미국의 허가 없이 중국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도록 한다는 내용의 수출 규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히며 화웨이 ‘목조르기’에 나섰다. 이에 대해 중국은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미국의 애플, 퀄컴, 시스코 등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올릴 준비가 됐다고 맞불을 놓으며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화웨이의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타격을 받으며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하는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TSMC는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의 주문을 받아 납품한다. 이는 TSMC 전체 매출의 14% 정도다.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가 스마트폰 생산에 어려움을 겪으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날 거란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화웨이가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 장기적으로는 국내 기업들의 주력인 메모리 시장까지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 2018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 가운데 하나였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장기화하고 제재가 강화된다면 메모리 시장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그렇게 되면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 등 미국 기업들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거기까지 비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트럼프 “中과 모든 관계 끊을 수 있다”… 美상장 中기업도 겨냥

    트럼프 “中과 모든 관계 끊을 수 있다”… 美상장 中기업도 겨냥

    “뉴욕증시 中기업 열심히 보고 있다” 경고 자본시장까지 중국 대응 무기 사용 시사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금지 1년 연장도 中 “코로나 책임 추궁 美에 실질적 보복”코로나19 책임론을 둘러싸고 중국과 갈등을 빚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고 폭탄성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대응과 관련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는다면 5000억 달러(614조원)를 절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으로부터의 연간 수입액을 아낄 수 있다는 의미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응해 한 발언 중 가장 강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앞서 미국 공적연금의 중국 주식 투자 중단을 지시한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가운데 미국 회계 규칙을 따르지 않는 회사들을 “열심히 살펴보고 있다”고도 말했다. 자본시장까지 대중 압박 무기로 쓸 수 있음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전날엔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금지 조치를 1년 더 연장하는 동시에 코로나19 연구 해킹 의혹에 대한 경고장도 날리는 등 연일 중국을 거칠게 몰아붙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치에 대해 “5G(5세대) 네트워크 지배력을 두고 중국과의 전투를 계속 이어 가겠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화웨이 제재를 연장한 날, 중국 해커들이 자국의 코로나19 백신 연구 자료 등을 훔치려 한다고 공개 경고도 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 사이버안보·기간시설안보국(CISA)은 공동 성명을 내고 “중국과 연계된 사이버 범죄자들이 코로나19 관련 백신, 치료 기술을 해킹하고 있다”며 “이들이 미국 내 코로나19 연구기관을 표적으로 한 활동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이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중국 해킹에 관한 질문을 받고 “중국은 계속해서 그런 시도를 할 것”이라며 “우리가 이를 멈출 수 있는데, 그들과 사업을 끊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맞서 중국도 보복 조치를 예고하고 나서 미중 무역전쟁은 재점화할 태세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에 코로나19 책임을 추궁하려는 미국의 주정부와 의원들을 겨냥해 실질적인 보복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가 촉발시킨 ‘신냉전’이 심화되면서 세계 경제 회복이 더딜 것이란 우려도 짙어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제롬 파월 의장은 감염병 장기화와 더불어 미중 갈등 격화로 “2차 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경제침체에 직면했다. 경기 하강의 폭과 속도가 전례가 없다”며 추가 부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 주장하는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대해서는 “연준이 고려하고 있는 정책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美中 ‘신냉전’ 가속화…트럼프 ‘화웨이 사용금지’ 명령 연장·FBI “중국이 코로나 연구 해킹 시도”

    美中 ‘신냉전’ 가속화…트럼프 ‘화웨이 사용금지’ 명령 연장·FBI “중국이 코로나 연구 해킹 시도”

    코로나19 책임론을 놓고 ‘신냉전’에 돌입한 미국과 중국이 조만간 무역전쟁을 재점화할 태세다. 미국이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금지 조치를 1년 더 연장하며 대중 압박 수위를 높였고 “코로나19 연구 성과를 해킹하려고 했다”고도 주장했다. 중국 역시 “코로나 사태 책임을 중국에 전가하려는 이들에게 보복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맞섰다. 감염병 장기화와 미중 갈등까지 겹쳐 세계 경제 회복이 매우 더디게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 기업들이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쓰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정보통신 기술 및 서비스 공급망 확보’ 행정명령을 1년 연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조치는 5G(5세대) 네트워크 지배력을 두고 중국과의 전투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 행정명령은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5월 15일 발효됐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가 중국 공산당의 지원 하에 자신들이 구축한 네트워크를 통해 선진국의 기밀을 훔치고 있다”며 우방국들에 ‘반(反)화웨이’ 전선 동참을 압박해왔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초기 미숙한 대처로 미국에서 8만명 넘는 사망자가 나오자 비난의 화살을 피하고자 더 강하게 ‘중국 때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3일 “중국에 코로나19 책임을 추궁하려는 미국의 주나 의원 등에게 실질적인 보복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나라가 바이러스 창궐을 계기로 전대미문의 무역전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날 미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 사이버안보·기간시설안보국(CISA)은 공동 성명을 내고 “중국과 연계된 사이버 범죄자들이 코로나19 연구 관련 지식재산 데이터를 불법적으로 획득하려는 시도가 목격됐다”고 밝혔다. FBI는 “이들이 미국 내 코로나19 연구 기관을 표적으로 한 활동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과 영국은 지난 5일 “감염병 연구에 참여한 제약회사와 의료기관, 대학 등을 상대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해킹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해커들의 목표가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는지 FBI와 CISA는 설명하지 않았다. 해킹 공격이 성공적이었는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제롬 파월 의장은 현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날 파월 의장은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화상 강연에서 향후 경제에 대해 “(코로나19 장기화와 미중 갈등 등으로) 매우 불확실하고 심각한 하방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가 부양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재차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 주장하는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대해서는 “연준이 고려하고 있는 정책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미 증시는 양국 간 갈등 고조 등으로 급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516.81포인트(2.17%) 급락한 2만 3247.97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배럴당 1.9%(0.49달러) 내린 25.2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美中 기싸움 언제까지…‘코로나19 결의안’ 무산에 ‘특파원 전쟁’도

    美中 기싸움 언제까지…‘코로나19 결의안’ 무산에 ‘특파원 전쟁’도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감염병 대응을 위해 전 세계가 전쟁을 멈추자는 유엔 결의안이 양국의 설전으로 물거품이 됐다. 몇 달째 이어지고 있는 두 나라의 ‘언론 전쟁’도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국제사회는 리더십을 내던진 채 감정싸움에 열중하는 두 나라에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 10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임시 휴전을 제안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미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미국은 결의안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언급되는 것을 반대했고 중국은 이와 반대로 ‘WHO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대응’이라는 표현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유엔의 특화된 보건기구’라고 돌려서 표현하는 것조차 반대했다. WHO를 지지하는 중국을 저지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3월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하고자 전 세계에 휴전을 촉구했다. 이에 프랑스와 튀니지가 결의안 초안을 제출해 지난 6주 넘게 논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미중 갈등으로 결의안 채택이 무산되면서 코로나 공동대응을 위한 휴전 노력은 없던 일이 됐다. 안보리의 한 외교관은 “현안과 무관한 이슈에 인질로 잡혔다. 결의안 논의가 미국과 중국의 다툼으로 전환돼 버렸다”고 개탄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그간 미국은 에볼라와 에이즈 대응에 있어서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다. 국제사회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도 이런 자세를 원하지만 정작 그는 재선에 눈이 어두워 ‘중국 때리기’에만 골몰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만으로도 정신없는 각국이 두 나라의 눈치까지 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현재 미국은 “중국이 코로나19 발생 초기 투명하게 대응하지 않아 대유행을 막지 못했다”며 위기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태 초기에 코로나19를 과소평가해 대응에 실패했다”며 미국의 과실도 크다는 입장이다. 두 나라는 언론인 문제로도 맞붙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미국이 중국 특파원 비자 심사를 강화하기로 한 것을 두고 “두 나라 사이 악감정을 심화시킨다”면서 “중국에서도 추가적인 상응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장텅쥔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우호적이지 않은 중국 언론을 무너뜨리고 싶어한다”고 비난했다. 앞서 미국은 중국 언론인에 대한 비자 발급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11일부터 발효되는 조치에 따라 중국 언론인 비자는 연장 가능한 90일짜리 비자로 제한된다. 미국 내 중국 특파원들은 90일 단위로 연장 심사를 받아야 한다. 미 국토안보부(DHS) 관계자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새로운 조치에 따라 DHS가 중국 언론인들의 비자 신청을 자주 심사하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에서 중국 언론인의 수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기원 등을 두고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잇따라 미국 언론인을 추방한 데 따른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2월 신화통신 등 5개 중국 관영 매체를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외국 사절단’으로 지정했다. 그러자 중국은 한 달 뒤 중국에 주재하는 미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들에게 기자증을 반납받아 사실상 이들을 추방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