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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일 정상회의 전문가 인터뷰]美 브루킹스 연구소 앤드류 여 한국석좌 “3국 정상회의 사실상 준동맹, 중국에 ‘제약,불복’ 아니라는 메시지 발신이 중요”

    [한미일 정상회의 전문가 인터뷰]美 브루킹스 연구소 앤드류 여 한국석좌 “3국 정상회의 사실상 준동맹, 중국에 ‘제약,불복’ 아니라는 메시지 발신이 중요”

    “한미일 3국 정상성명에 (군사동맹을 의미하는) ‘조약’이란 단어는 없다. 그러나 분명히 동맹이라고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안보 측면의 3자 전략 파트너십, 준동맹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앤드류 여 한국석좌는 20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줌 인터뷰에서 지난 18일 열린 사상 첫 한미일 3국 정상회의의 의미를 이렇게 부여하며 “향후 한미일 3국의 대중국 메시지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상성명과 캠프 데이비드 원칙 어디에도 중국이 언급되지 않았지만, 물론 3국은 중국에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3국이 이 지역 번영, 평화를 꾀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필수적으로 중국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미일 3국의 목표가 중국을 제약, 불복시키는 게 아니라는 메시지를 계속 던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략 지정학적 경쟁 구도에서, 특히 경제 안보, 기술 도전 측면에서 한미일 3국과 중국 간에 지역 질서에 대한 관점이 다르고 중국과의 경쟁에 직면한 것도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심지어 중국을 패배시키는 게 아니라 중국도 한미일과 같은 규칙에 의해 함께 플레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시켜야 한다”고 했다. 한편 그는 “향후 이런 방식으로 3자 협력을 촉진할 수 한미일 지도자들의 조합을 또 얻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도 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한미일 3국 정상회의의 가장 큰 성과는. =3국 간 연례 회의가 정례화됐다는 점, 그리고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더 많은 안정과 안보를 제공하게 된 게 중요하다. -캠프 데이비드 원칙에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 대만해협의 평화·안정’ 등 중국이 반발하는 표현들이 포함됐다. =중국이 이번 회의를 ‘작은 나토’라고 비판한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한미일 3국이 이 지역 번영, 평화를 꾀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필수적으로 중국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 이것이 공동성명에서 중국을 강조하지 않은 이유다. -결국 미국의 의도는 중국의 위협 극복이 아닐까, 중국은 미국이 주장하는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비판한다. =경제 안보 측면에서 (미국의 의도는) 중국의 진보와 성장을 늦추는 것이라고 본다. 누구의 룰이냐가 매우 중요하다. 미중 사이에 더 깊은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 지난 수십년간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처럼, 중국 위안화에 대한 인공적인 평가 절하 등에 대한 불만이 제기돼 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앞선 정부의 무역 전쟁 노선을 이어오고 있다. 한일은 경제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지만 무역, 투자는 20년 전 세계 경제가 움직이던 방식과 동일하게 굴러가지 않는다는 것도 명백해졌다. 한일 누구도 중국과의 연대를 완전히 끊기를 원하지 않는다. 미국과 미 기업조차 원치 않는다. 미국이 새로운 종류의 원칙 강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과도기인지 모르겠으나 다른 나라들이 함께 가길 원하든 원하지 않든 미국은 이를 강화하고 싶어한다는 것은 명확하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신냉전 구조가 강화될까. =권위주의 대 민주주의 등 정치, 이념 체제 간 경계가 강화되고 있다는데 동의한다. 중러가 앞서 동중국해, 동해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한 것 등이 이런 신냉전 구조 심화를 시사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런 신냉전구조를 과대 평가하거나 강조할 필요는 없다. 비확산, 기후변화 같은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여전히 많은 외교와 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3국 간 협의에 대한 공약’은 위기 상황에서 3국 간 신속 협의를 명문화했지만, 자세한 내용이 없다. =비상사태, 컨틴전시(contingency) 상황이라면 한반도의 북핵·재래식 공격과 대만 해협, 남중국해 문제 등 세 가지를 상정할 수 있다. 하지만 안보 외 또 다른 차원의 재난이 있다. 예컨대 쓰나미 이후 원자로 멜트다운(노심용융)이나 국가적 자연재해, 팬데믹 등이다.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사태 때도 미 해군이 출동했는데 더 신속하게 동원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다면 예컨대 한일이 의료 공급, 수송 지원 등을 이 지역에서 할 수 있다. -정상성명과 캠프 데이비드 원칙에서 ‘아세안 파트너, 태평양 도서국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언급했다. 3국 협의체의 활동범위를 확장시키겠다는 의지로 들린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이니셔티브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이 3국 정상회의를 북한, 동북아를 넘어 이 지역들로까지 확장을 원했고 한일 역시 그럴 의지가 있다고 본다. 윤석열 대통령은 아태 지역 및 글로벌 차원에서 ‘피벗 국가’(글로벌 중추 국가)가 되려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 않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역시 외교정책 재편을 해 왔고 특히 한일 양국은 미국과 동북아 지역을 넘어 협력하기를 원한다. 이는 단지 대중 경쟁 차원이 아니라 이들 지역에서 3자 협력을 유용하기 만들자는 것이다. 동남아와 태평양 제도 개도국들의 인프라, 금융 개발을 돕고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한미일 세 나라 모두 능력과 지식을 갖고 있고 이를 공유할 수 있다. 이번 회의가 이 지역에서 한미일 3국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넓히는데 정말로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도발 위협은 계속되고 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중러의 반대로 북한 규탄 결의안이 발목잡힌 상황이다. 이런 교착상태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유엔 안보리는 (기능적으로) 실패한 공간이기 때문에 한미일이 북한의 국방과 억지력에 초점을 맞추면서 각자 독자적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왔다. 설사 북한이 대화의 여지가 있다고 해도 이를 시도하거나 다시 엮을 장치가 현재 없다. 현재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 문제를 주로 언급하고, 포로수용자, 납북자 문제와도 연관이 있는데 이런 것들이 논의를 촉진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교착 국면을 타개할 쉬운 해답은 없다. 유엔의 실패이기 때문에 한미일이 서로 의지해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경제 분야 성과를 평가한다면. =미국이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한다면 전기차 배터리 같은 상품들은 일본, 한국에 더 의존해야 한다. 한일이 미국과 협력하는 동기가 당연히 있다. 3자가 계속해서 경제안보 대화를 이어가고, 서로 (공급망) 경보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건 완전히 새로운 세계다. 공급망, 지역경제 질서 등 모든 것이 중국에 의존적이었는데, 중국으로부터 벗어나기로 한 이상 한국, 일본, 그리고 심지어 베트남, 인도, 태국 같은 다른 투자처를 찾는 미국도 많은 경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국가가 다른 나라들을 완전히 지배하거나 약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건강한 대화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적 의사 결정과 정책을 상호 간에 조율하는 것이다. 규칙에 기반한 질서 측면에서 보자면 어쩌면 미국이 때때로 가장 큰 위반자일 수도 있다. -한일 관계는 진전됐지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은 한국민들 사이에 여전히 우려가 높다. 어떻게 풀어야 하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상황을 계속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는 국내 정치 이상의 문제다. 그러나 한국의 감시관들도 참여해서 한국이 (문제를) 제기하는 방류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들여다보는 것을 허용할 것이다. 해법은 IAEA가 과학적 지침을 따르고 일본이 투명하게 하는 한, 한국 역시 이 과정을 보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프로필 -1978년 미국 뉴욕 출생 -노스웨스턴대 심리학·국제학 -코넬대 정치학 박사 -미 국가북한위원회(NCNK) 위원 -안보연구저널(Security Studies) 편집위원 -미 가톨릭대 정치학과 교수
  • 中 견제하며 한미일 ‘인태 공조’ 강화

    中 견제하며 한미일 ‘인태 공조’ 강화

    인태에서 3국 협력 확인한 한미일 정상회의인태대화·개발정책대화 신설키로남중국해 ‘중국 견제 입장’ 상기 18일(현지시간) 개최한 한미일 정상회의는 한미·한일·미일 등 양자 중심으로 이뤄져 왔던 한미일 3국 관계를 통합하고, 활동 반경 역시 기존 한반도·동북아 중심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넓히는 계기를 만든 것으로 평가된다. 대중국 견제 성격을 담고 있는 미국의 인태전략에 한일 양국이 적극 동조하는 한편, 앞으로 인태 역내에서의 공동 이익을 3국이 함께 도모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우선 한미일 정상들은 각국의 인태전략이 규범 기반 국제질서 수호라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정상회의 전날 사전 브리핑에서 “한미일 3국은 자유, 인권, 법치라는 핵심 가치를 공유하고 있으며, 3국의 인태전략은 공히 주권 존중, 영토 보전,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같은 규범 기반 국제질서 수호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보편 가치에 기반한 한미일 협의체는 역내외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건설적인 협의 메커니즘으로, 함께 공유하는 핵심 가치와 원칙은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포용적이고 열린 협력을 지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에서는 인태 지역에서 한미일의 주도적 역할을 뒷받침하기 위한 기구들을 신설하는 방안이 합의됐다. 신설되는 ‘인도태평양대화’(Trilateral Indo-Pacific Dialogue)는 아세안과 태평양도서국에 대한 3국의 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또 ‘한미일 개발정책대화’(Trilateral Development and Humanitarian Assistance Policy Dialogue)도 출범시켜 아세안과 태도국에 대한 개발협력 정책과 인도적 지원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개발정책대화는 오는 10월 첫 회의를 개최한다. 또 ‘해양안보협력 프레임워크’를 통해 3국이 함께 개도국의 역량 강화 지원에 나선다. 한미일 3국이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인태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은 이 지역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태지역 가운데 남중국해는 미중간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대표적인 분쟁지로 꼽히는데 3국 정상은 남중국해 문제를 회담 테이블에 올렸다. 이날 3국 정상은 “최근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행위와 관련해 각자가 대외적으로 표명한 입장을 상기하면서 인태 수역에서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히며 ‘캠프 데이비드발(發)’ 대중국 견제 메시지를 함께 발신했다.
  • “하나 될 때 더욱 강해” 한미일 지속적 공조체계…中 직접 거명 압박

    “하나 될 때 더욱 강해” 한미일 지속적 공조체계…中 직접 거명 압박

    18일(현지시간)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는 3국 협력의 새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자 동아시아 안보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은 이번 회의를 통해 3국의 지속적인 공조를 위한 제도적 토대를 마련했다. 아울러 역내외 위협에 공동 대응한다는 ‘공약’을 채택함으로써 사실상 동맹에 가까운 협력 관계로 향하는 첫발을 뗐다. ◇ 3국 협력 핵심 골격 완성 세 나라 정상은 ‘한미일 간 협의에 대한 공약’(Commitment to Consult) 결과 문서를 채택하고 ‘공동의 지역적 도전과 도발, 위협에 대한 대응 조율을 위한 신속한 협의’에 합의했다. 5개 문장에 불과한 문서이지만, 한미일 협력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일이 그 동안 집중해 왔던 대북 공조를 넘어, 역내외 여러 위협에 즉각적으로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다. 미중 패권 대결이 고조되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지형에 영향을 미치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3국 협력의 핵심 골격을 갖췄다. ‘캠프 데이비드 정신’(Spirit of Camp David)으로 명명된 공동성명에서 정상뿐 아니라 외교장관, 국방장관, 상무·산업장관, 국가안보실장 협의를 매년 한 차례 이상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며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도 출범시키기로 했다. 한미일은 ‘동맹’과 견주는 해석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안보를 중심으로 초밀착하는 모습이다. 3국 협력 지침을 담은 ‘캠프 데이비드 원칙’(Camp David Principles)에서 “무엇보다 우리는 대한민국, 미국, 일본이 하나가 될 때 더 강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이 더 강하다는 것을 인식한다”고 밝혔다. 한미일 협력체가 쿼드(QUAD, 미국·인도·일본·오스트레일리아)나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등 역내 미 주도의 다른 소다자 협력체보다 더 존재감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北 사이버범죄’ 대응 공고화…中 압박 한미일은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대북 공조를 공고히 하기로 했다. 범정부 차원의 ‘북한 사이버 실무그룹’ 출범을 통해 핵·미사일 개발 자금원으로 꼽히는 사이버 범죄에 대한 고삐를 한층 더 죄겠다는 데 동의했다. 북의 도발에 대응하는 차원의 훈련뿐만 아니라 연간 계획에 따라 ‘3자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공유 시스템의 연내 가동에도 합의했다. 윤석열 정부가 집중적으로 제기해온 북한 인권 문제의 개선을 위해 한미일 고위급 차원의 협력 강화 의지를 표명한 것도 눈에 띈다. 세 정상은 중국을 직접 거명하며 강한 어조로 압박했다.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역내 평화와 번영을 약화시키는 규칙 기반 국제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다”며 곧바로 중국의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 등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미중 고위급 대화를 본격 재개, 정면충돌을 막기 위한 관리 국면으로 접어든 만큼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에서도 중국 관련 언급에 수위 조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 차이가 있어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결과 문서에) 중국을 직접적으로 명시해 한미일이 (중국을) 적대시한다든지 중국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한다든지 표현은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일 인도·태평양 대화’ 출범 및 연례화, ‘한미일 해양안보 협력 프레임워크 출범’ 등 각종 합의 사항은 인태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것으로 읽힌다. 한미일은 이 밖에 공급망, 첨단기술, 국제표준 , 금융 등 경제안보와 관련해 다방면에서 협력과 공조를 지속하는 데 합의했다. 지난해 11월 프놈펜 성명을 토대로 출범한 한미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 경제안보대화를 더욱 내실있게 운용한다는 뜻이다. 내년 초 ‘한미일 글로벌 리더십 청년 서밋’ 한국 개최 등 청년과 여성을 중심으로 한 인적교류 강화에도 뜻을 함께 했다.
  • 대외여건 악화로… 올 상반기 상장사 실적 ‘반토막’

    대외여건 악화로… 올 상반기 상장사 실적 ‘반토막’

    올해 상반기 국내 상장회사의 이익이 지난해 상반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영업이익과 순이익 감소 폭은 통합 거래소가 출범한 2005년(별도 기준 포함) 이후 최대이며, 연결 재무제표를 모든 상장사에 적용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로도 가장 컸다. 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615개 유가증권시장 상장회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1390조 54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3조 1083억원으로 52.45%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37조 6886억원으로 57.94% 줄었다. 코스피 상장사들은 지난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률은 각각 3.82%와 2.7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0% 포인트, 3.88% 포인트 낮아졌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장사의 연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각각 37.94%, 48.81% 감소했다. 상반기에 8조 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한국전력공사를 뺀 코스피 상장사의 연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51.14%, 55.66% 줄어들어 지난해 상반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삼성전자와 한전을 모두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의 연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60조 2495억원, 41조 2060억원으로 각각 38.37%, 47.14% 감소했다. 코스닥 상장기업들의 실적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12월 결산 코스닥 1112개 상장사의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136조 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5조 6000억원과 4조 1000억원으로 각각 36.1%, 41.4%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률은 각각 4.1%, 3.0%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7% 포인트, 2.5% 포인트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부진 등 대외 여건 악화로 국내 기업들이 하반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문종열 상장회사협의회 경제조사팀장은 “기업 실적이 2021년 정점을 찍고 미중 갈등 등으로 대외 여건이 악화하면서 지난해부터 하강 곡선을 그리기 시작해 더 안 좋아진 상태다. 중국 성장률도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나 우리 수출이 애로를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불가역적’ 대북 공조·한일 훈풍… 3국 정상 ‘외교 정점’ 찍는다

    ‘불가역적’ 대북 공조·한일 훈풍… 3국 정상 ‘외교 정점’ 찍는다

    1943년 5월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와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이곳’에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구상했다. 1978년 9월 지미 카터 미 대통령 중재로 ‘이곳’에 온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는 비밀협상 끝에 요르단강 서안의 총성을 멈췄다. 현대사 변곡점마다 물꼬를 튼 미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18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머리를 맞댄다.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첫 단독 한미일 정상회의를 마주하는 세 정상의 머릿속을 헤아려 봤다. 2년차 대외정책 디테일 채우는 尹한미관계 정상화→한일 복원→한미일 3각 공조 완성북핵 맞설 ‘입체적 안보’ 재편 넘어 경제협력도 강화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한미일 정상회의는 ‘한미동맹 강화→한일 관계 복원→한미일 3각 공조 완성’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집권 2년차 대외정책 구상에 정점을 찍는 ‘빅이벤트’라는 평가가 17일 대통령실 안팎에서 나온다.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을 통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한 윤 대통령은 5월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으로 ‘셔틀외교’를 완전히 복원한 뒤 같은 달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 한일·한미일 연쇄 정상회담으로 3국 협력에 깊이를 더했다. G7 계기 한미일 회담은 “3국 공조를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키자”는 합의와 함께 5분여 만에 종료됐는데, 3국 정상은 이번 회의에서 G7때 풀어내지 못한 ‘디테일’을 채우고 더욱 공고한 협력을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이 이토록 한미일 공조 강화와 이번 정상회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뭘까. 남북 대화가 단절된 가운데 고도화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려면 지금껏 제한적 정보 공유를 했을 뿐 사실상 별개로 움직여 온 한미·한일 안보 협력을 입체적이고 유기적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대선에서 미국 우선주의와 동맹 경시 성향이 짙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의 핵심 외교 기조인 ‘가치외교’와 한미일 3각 공조가 역진 불가능하도록 서둘러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절박함도 느껴진다. 아울러 미중 갈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자유 진영 대 전체주의 진영’ 내지는 ‘신냉전 질서’로 글로벌 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전략적 모호성 대신 미국, 일본과 확실하게 손을 잡는 쪽을 택한 측면도 있다. 경제적 이해관계와도 무관치 않다.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미국의 대중 견제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대중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유럽 등 서방이나 일본과는 협력을 강화할 유인이 커졌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은 17일 브리핑에서 “세 나라는 전 세계 7개뿐인 3050클럽(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에 속해 있다. 세 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의 3분의1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한미일 정상회의가 유의미한 외교 성과로 평가받는다면 잇따른 국내 정치 악재를 돌파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내년 총선까지 8개월가량 남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전에 없던 ‘뉴 시프트’ 여는 바이든3국 파트너십 강화로 ‘대중 견제’ 인태 전략 공고화최고 수준 북핵 대응 협의체 만들되, 대화에도 방점 미국 백악관은 18일(현지시간)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가 새 시대를 여는 ‘뉴 시프트’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중국 견제 수단이었는데, 한미일 파트너십은 이 지역 안보·경제 양자 측면에서 모두 필수 조건이었다. 하지만 한일 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함부로 간섭하기 어려웠던 미국은 이번 회의를 통해 한층 넓고 깊어진 ‘동맹과 파트너십’을 인태 지역에서 구가할 전망이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16일(현지시간) 브루킹스연구소 대담에서 “지난 몇 달간 한일 정상의 용기 있는 결단을 지켜봤다”며 “(이번 회의가) 21세기 3국 관계의 본질적 의미를 규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일 정상의 과거사 해결 노력에 대해 “숨이 멎는 듯한(breathtaking) 유형의 외교”라고 평가했고, 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는 “(회의 다음날인) 19일과 (전날인) 17일은 완전히 다른 날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명시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언급은 하지 않되 3국 공조를 불가역적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3국 정상회의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창설된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 4자 안보 협의체)와는 다르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 북한 등 급변한 인태 지역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안보를 비롯한 전방위 공조를 본격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존 커비 NSC 전략소통조정관이 이날 국무부 외신센터(FPC) 브리핑에서 “이번 회의는 3국 간 공식 동맹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이미 한국, 일본과 개별적인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한미일 공동성명에는 인태 질서 구축을 위한 최고 수준 협의체로서 북핵 대응과 안보, 첨단기술, 인적교류 등에 대한 협력 구축이 포함될 전망이다. 북한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대화 테이블이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핵미사일 개발이 아닌 외교가 유리하다는 점을 인식시키는 데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은 ‘미래에 3국 정상 누구도 국내 정치 사정으로 이런 공조가 후퇴하지 않도록 묶어 놓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커비 조정관은 “3자 협력 증진은 전력 질주가 아닌 마라톤”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 협력을 강화하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흔들림 없는 공조’ 띄우는 기시다회의 정례화로 정권 바뀌어도 ‘한일 관계 안정’ 기대 공식 의제선 빠졌지만 오염수 방류 이해 구할 수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8일(현지시간)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안보 분야에서 3국의 공조가 흔들림 없이 유지되는 틀을 만드는 것에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17일 오후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일본)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엄격해지는 상황에서 한미일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다”며 “법의 지배에 의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 질서가 흔들리는 중에 과거보다 단단해지고 있는 미국 및 한국과의 관계를 토대로 3국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역사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과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측은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3국 간 안보 협력 강화 및 회의 정례화 등이 한일 관계에 정권 교체라는 변수가 생겨도 변하지 않는 협력의 틀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일 관계 개선이 급물살을 탔지만 4년 후 한국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일어나 지금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불안함이 적지 않다. 요미우리신문은 “한미일 회의 정례화는 정권의 사정에 좌우되지 않는 중층적이고 안정적인 틀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에서 반일 색이 강한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한일 관계가 악화한 과거의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고 3개국의 협력 관계를 더 심화시키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가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 가장 큰 동맹국인 미국 외에 한국과도 연계를 강화하려 하지만 변수도 있다. 이르면 이달 말 방류 계획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문제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로 모처럼의 관계 개선 분위기가 깨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7월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에게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이해를 구했지만 한국 반대 여론이 심각하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오염수 관련 한미 정부의 지지를 꾀했지만 우리 정부로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고 결국 최종 의제에서는 빠지게 됐다. 하지만 오염수 방류가 한일 최대 현안이라는 점에서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과 자연스럽게 이 문제를 거론하며 또다시 이해를 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오염수 방류 시점에 대해 “현재 구체적인 시기나 프로세스 등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 인텔, 타워 인수 포기…미중 갈등 심화에 ‘반도체 M&A 시대’ 끝났나

    인텔, 타워 인수 포기…미중 갈등 심화에 ‘반도체 M&A 시대’ 끝났나

    미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 인텔이 이스라엘의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 ‘타워세미컨덕터’(타워) 인수를 결국 포기했다. 중국의 첨단기술 굴기를 차단하려는 미국에 앙심을 품은 베이징 반독점 당국이 인수를 끝까지 승인하지 않은 탓이다. 일각에서는 미중 갈등 심화로 더 이상의 반도체 인수·합병(M&A)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인텔은 지난해 2월 타워 측과 체결한 54억 달러(약 7조 2000억원) 규모의 인수 계약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등 첨단기술 기업 M&A시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 이해 당사국 반독점 기관의 심사를 모두 통과해야 한다. 두 회사는 주요국 승인에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해 계약 기한을 올해 2월 15일로 설정했지만, 유독 중국 시장규제관리국(SAMR)이 인가를 하지 않아 기한을 6월 15일과 8월 15일로 두 차례 연장했다. 그럼에도 중국 SAMR이 꿈쩍도 하지 않자 인텔은 ‘베이징은 이 거래를 원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합병 계약 종료를 선언했다. 인텔의 타워 인수는 대만 TSMC가 장악한 파운드리 시장에서 발판을 마련하려는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의 승부수였지만 시작부터 꼬여 버렸다. 인텔은 타워 측에 3억 5300만달러의 위약금을 지불하고 계약을 종료할 예정이다.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타워는 자국과 미국 나스닥에 동시 상장돼있다. 자동차와 의료·산업용 장비 등 레거시 공정(옛 기술) 반도체를 생산한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타워의 점유율은 1% 정도로 크지 않다. 인텔이 타워를 인수해도 독과점 시비가 벌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된다. 그럼에도 중국 반독점 규제 당국이 이번 인수 거래를 승인하지 않았다. 시장 논리 이외에 다른 변수가 감안된 것으로 볼 수 있다.2021년 중국계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은 한국 시스템반도체 업체 매그나칩반도체를 14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미국이 ‘국가안보에 위험이 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혀 거래를 무산시켰다. 인텔에 대한 중국의 ‘몽니’는 2년 전 미국의 압박에 대한 ‘장군멍군식’ 대응으로 해석된다. 미중 양국 모두 패권 경쟁 심화로 ‘네가 잘 되는 꼴은 못 보겠다’는 식의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2021년 12월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반도체 분야 빅딜은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모두 상대국 기업들의 M&A 승인을 늦추거나 보류하는 전략을 써 거래를 무산시킬 것으로 보여서다.
  • ‘비구이위안 쇼크’… 위기의 中경제 “기댈 건 외자 유치”

    ‘비구이위안 쇼크’… 위기의 中경제 “기댈 건 외자 유치”

    채권거래 전면 중단… 새달 파산“일본식 장기침체 빠졌다” 해석도美, 중국산 수입 20년 만에 ‘최저’外人 투자유치 대책 발표로 대응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진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채권 거래가 전면 중단되면서 중국 경제의 추락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3대 부동산 기업인 비구이위안의 어려움은 국가 경제 성장의 30%를 책임지는 부동산 시장 전반이 무너지고 있음을 뜻한다. 3년간 이어진 코로나19 방역정책 후유증과 미중 갈등 심화, ‘시진핑 3기’ 출범에 질린 투자자들의 차이나런(자본의 중국 탈출)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14일 중국 상하이·선전 증권거래소는 “이날부터 비구이위안의 회사채 9종과 사모채권 1종, 비구이위안 계열사인 광둥텅웨건설공사 회사채 1종 등 총 11종의 채권 거래가 정지된다”고 밝혔다. 채권 잔액 규모는 157억 200만 위안(약 2조 8700억원)이다. 앞서 비구이위안은 지난 6일 만기가 돌아온 10억 달러(1조 3160억원) 규모 채권 2종에 대한 이자 2250만 달러를 갚지 못했다. 30일의 유예 기간이 주어지는 만큼 최종 파산 선언은 다음달 초쯤 이뤄질 전망이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비구이위안이 채권 만기 연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사 헝다그룹도 2021년 파산 직전 정부가 직접 개입하면서 ‘질서 있는 해체’에 돌입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비구이위안도 정부의 개입으로 최악의 상황까진 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홍콩 증시에서 비구이위안 주가는 지난주 30% 넘게 떨어진 데 이어 이날도 전장 대비 16% 이상 빠졌다. 중국 부동산기업 주가를 추종하는 지수(HSMPI) 역시 지난주 10%가량 추락한 데 이어 이날도 하락세를 이어 갔다. 시장에서는 ‘중국도 일본식 장기침체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간) “중국 부동산 시장이 주요 개발사들의 부채 위기로 갈수록 상황이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한정된 재원을 (반도체 등) 중점사업에 우선 배정하고 있다”며 “(부동산 등) 민간 영역에 대해서는 ‘더이상 압박도 안 하지만 지원도 안 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이 경제활동 재개 이후에도 경기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자 정부는 외자기업에 “중국 국민과 동등한 대우를 보장한다”고 선언했다. 외국인 투자를 늘려 경기 회복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산이다. 13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국무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외국인 투자 환경 개선과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 국무원은 “(중국이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중점 영역에서 외자 유치를 강화해야 한다”며 “(베이징 등) 서비스업 확대 개방 종합 시범지역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부 해안지역에 몰린 외자기업의 중국 내 투자처를 내륙으로 넓히고 외국인 투자 채널도 다변화하기로 했다. 베이징 고위 인사들이 지난달부터 글로벌 기업 대표들을 잇달아 만나며 ‘기업 친화’ 행보를 이어 가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위기만 벗어나면 베이징 지도부는 다시 국진민퇴(國進民退·국영기업 육성하고 민영기업 축소) 카드를 꺼내 민간기업을 압박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추세도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미국 전체 상품 수입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3.3%로 2003년 12.1% 이후 가장 낮아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2017년만 해도 중국의 비중은 21.6%에 달했다. 미중 간 무역 수준이 사실상 20년 전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채드 본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에 “글로벌 기업들은 미중 갈등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들은 나름의 디리스크(위험 제거)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포스코는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혜택을 받고자 배터리 소재 생산을 중국 본토에서 한국으로 옮기고 있다. 이경섭 포스코홀딩스 이차전지소재사업추진단장(전무)은 13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포스코는 미 전기차 시장을 겨냥해 중국에서 생산되거나 원료를 공급받지 않도록 규정한 IRA 요건을 충족하는 공급망을 구축하려 한다”며 호주에서 니켈을 조달해 한국에서 제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단장은 “중국 기업들이 니켈과 흑연 가공 등 주요 분야에서 우위에 있어 앞으로도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완전한 탈중국은 매우 어렵고 비용도 막대하다”고 설명했다.
  • ‘디폴트 위기’ 비구이위안 채권 거래 중단…中, 경기 침체 위기에 외국인 투자유치 대책 발표

    ‘디폴트 위기’ 비구이위안 채권 거래 중단…中, 경기 침체 위기에 외국인 투자유치 대책 발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진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채권 거래가 전면 중단되면서 중국 경제의 추락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3대 부동산 기업인 비구이위안의 어려움은 국가 경제 성장의 30%를 책임지는 부동산 시장 전반이 무너지고 있음을 뜻한다. 3년간 이어진 코로나19 방역정책 후유증과 미중 갈등 심화, ‘시진핑 3기’ 출범에 질린 투자자들의 차이나런(자본의 중국 탈출)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14일 중국 상하이·선전 증권거래소는 “이날부터 비구이위안의 회사채 9종과 사모채권 1종, 비구이위안 계열사인 광둥텅웨건설공사 회사채 1종 등 총 11종의 채권 거래가 정지된다”고 밝혔다. 채권 잔액 규모는 157억 200만 위안(약 2조 8700억원)이다. 앞서 비구이위안은 지난 6일 만기가 돌아온 10억 달러(1조 3160억원) 규모 채권 2종에 대한 이자 2250만 달러를 갚지 못했다. 30일의 유예 기간이 주어지는 만큼 최종 파산 선언은 다음달 초쯤 이뤄질 전망이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비구이위안이 채권 만기 연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사 헝다그룹도 2021년 파산 직전 정부가 직접 개입하면서 ‘질서 있는 해체’에 돌입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비구이위안도 정부의 개입으로 최악의 상황까진 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홍콩 증시에서 비구이위안 주가는 지난주 30% 넘게 떨어진 데 이어 이날도 전장 대비 16% 이상 빠졌다. 중국 부동산기업 주가를 추종하는 지수(HSMPI) 역시 지난주 10%가량 추락한 데 이어 이날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중국도 일본식 장기침체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간) “중국 부동산 시장이 주요 개발사들의 부채 위기로 갈수록 상황이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한정된 재원을 (반도체 등) 중점사업에 우선 배정하고 있다”며 “(부동산 등) 민간 영역에 대해서는 ‘더 이상 압박도 안 하지만 지원도 안 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이 경제활동 재개 이후에도 경기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자 정부는 외자기업에 “중국 국민과 동등한 대우를 보장한다”고 선언했다. 외국인 투자를 늘려 경기 회복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산이다. 13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국무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외국인 투자 환경 개선과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 국무원은 “(중국이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중점 영역에서 외자 유치를 강화해야 한다”며 “(베이징 등) 서비스업 확대 개방 종합 시범지역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부 해안지역에 몰린 외자기업의 중국 내 투자처를 내륙으로 넓히고 외국인 투자 채널도 다변화하기로 했다. 베이징 고위 인사들이 지난달부터 글로벌 기업 대표들을 잇달아 만나며 ‘기업 친화’ 행보를 이어 가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위기만 벗어나면 베이징 지도부는 다시 국진민퇴(국영기업 육성하고 민영기업 축소)카드를 꺼내 민간기업을 압박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추세도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미국 전체 상품 수입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3.3%로 2003년 12.1% 이후 가장 낮아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2017년 만해도 중국의 비중은 21.6%에 달했다. 미중 간 무역 수준이 사실상 20년 전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채드 본 선임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에 “글로벌 기업들은 미중 갈등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들은 나름의 디리스크(위험제거)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포스코는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혜택을 받고자 배터리 소재 생산을 중국 본토에서 한국으로 옮기고 있다. 이경섭 포스코홀딩스 이차전지소재사업추진단장(전무)은 13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포스코는 미 전기차 시장을 겨냥해 중국에서 생산되거나 원료를 공급받지 않도록 규정한 IRA 요건을 충족하는 공급망을 구축하려 한다”며 호주에서 니켈을 조달해 한국에서 제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단장은 “중국 기업들이 니켈과 흑연 가공 등 주요 분야에서 우위에 서 있어 앞으로도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완전한 탈중국은 매우 어렵고 비용도 막대하다”고 설명했다.
  • 캠프데이비드는 숲속의 ‘작은 백악관’…비밀회담·종전 등 외교 역사 탄생 장소

    캠프데이비드는 숲속의 ‘작은 백악관’…비밀회담·종전 등 외교 역사 탄생 장소

    1978년 9월 5~17일 지미 카터 당시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캠프데이비드 별장에서 만난 안와르 엘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는 난산 끝에 역사적인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도출했다. 12일간의 비밀회담을 거쳐 팔레스타인 자치권 보장과 이스라엘이 점령한 이집트 영토(시나이반도)의 반환, 양국관계 정상화에 합의하며 30년간 이어진 포성이 멎었다. ●외부 시선 의식하지 않고 친분 극대화 다자회의 계기가 아닌 한미일 정상의 첫 번째 만남으로 전 세계 이목이 쏠릴 캠프데이비드는 미 대통령 전용 별장이라는 사적 공간에서 외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정상끼리 친분과 우의를 극대화함으로써 세계 외교사의 흐름을 수차례나 바꿔온 장소라는 게 13일 대통령실 관계자의 설명이다. 수도 워싱턴에서 북서쪽으로 약 100㎞ 떨어진 메릴랜드주 캐탁틴 산맥에 위치한 캠프데이비드는 50만여㎡(약 15만평)의 넓이로 원래 미 해군 시설로 만들어졌다. 1942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때부터 별장으로 사용됐다. 작은 백악관이라고 할 정도로 대통령이 휴가 중에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집무실과 산책로, 골프장은 물론 방공호까지 갖췄다. 캠프데이비드가 주목받은 이유는 이곳이 주는 정치적 무게감 때문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자신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해외 정상을 캠프데이비드에 초청하는 식으로 외교적 메시지를 발신하곤 했다. 외국 정상으론 처음 캠프데이비드를 찾은 인물은 영국의 윈스턴 처칠 총리다. 처칠은 1943년 제2차 세계대전 때 이곳에서 루스벨트 대통령과 종전을 논의했는데, 당시 두 정상이 함께 낚시를 하던 장면이 흑백사진으로 남아 있다. 냉전이 본격화되던 1956년에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과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서기장의 정상회담이 열려 군사 대결을 지양하기로 합의했다. 2000년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간 협상이 있었지만 끝내 결렬됐다. ●MB, 한국 대통령 최초로 초청받아 바이든 행정부에서 캠프데이비드에 해외 정상을 초청한 경우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처음으로, 미중 극한 갈등 국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한미일 3국 공조가 얼마나 절실한지를 방증한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4월 초청받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던 게 유일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 (정상 간) 개인적 친분과 우정을 중심으로 다양한 의제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 단체관광 재개, 한중 상호 신뢰 기반 만들까[외통(外統) 비하인드]

    중국 단체관광 재개, 한중 상호 신뢰 기반 만들까[외통(外統) 비하인드]

    서울신문이 외교 안보 분야에서 한 주간 가장 중요한 뉴스의 포인트를 짚는 [외통(外統) 비하인드]를 격주 금요일 선보입니다. 국익과 국익의 각축전이 벌어지는 국제 정세 속에서 외교·통일·안보 정책이 가야 할 길에 대한 고민을 담겠습니다. 중국 당국이 지난 10일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 관광을 허용한다고 발표하면서 관심이 뜨겁습니다. 당장 ‘큰손’인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귀환에 국내 여행 업계의 기대가 높아졌습니다. 또 한중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된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사태 이후 중단된 단체 관광이 재개됐다는 상징적 의미도 있습니다. 다만 한국뿐만 아니라 78개국이 함께 단체관광 허용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한중 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앞으로 돌아올 유커들이 상호 신뢰의 기반이 되기 위해선 더 많은 과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중 상호 신뢰 토대됐던 관광객...‘사드 사태’ 직격 한국과 중국이 1992년 수교한 이후 관광은 양국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한 토대가 되어왔습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숫자는 2007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고 2016년엔 8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전체 방한 관광객 가운데 중국발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에 들어서 방한 일본 관광객을 앞지르기도 했습니다. 또 당시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중국 방문 한국인 관광객 규모의 2배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2017년 ‘사드 사태’를 기점으로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숫자는 크게 줄어듭니다. 중국 정부는 사드 관련 불만을 드러내기 위해 한국행 단체관광객의 20% 감축을 지시하고, 중국 방한 관광상품의 판매를 금지했습니다. 11일 한국 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까지 중국의 방한 외래 관광객은 2018년 478만명, 2019년 602만명으로 한한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습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엔 2020년 68만명, 2021년 17만명, 2022년 22만명으로 많이 감소했습니다.단체관광 재개, 반중·반한 정서 극복할까.. “품질관리 필요” 이번 중국 정부의 단체관광 금지 해제는 한국에 국한한 조치는 아닙니다. 중국은 지난 2월 20개국에 대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금지했던 단체 여행을 허용하고, 3월에 40개국에 허용했습니다. 이번엔 미국, 일본을 포함해 78개국에 문을 열었는데 한국까지 포함된 것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전면적 단체 관광 허용은 중국 내부의 정책적 필요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내수 파급 효과가 큰 관광산업을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섰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최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이른바 ‘베팅’ 발언 등으로 한중 관계 기류가 심상치 않았던 상황에서 이번 단체관광 금지 해제는 최악의 국면은 피하겠다는 관리 의지로도 읽힙니다. 한국의 대중 정책이 미중 간 전략 경쟁 구도 속에서 상호존중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인적 교류 증대가 양국 간 안정적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단체 여행객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코로나19를 전후로 양국에서 고조된 반중, 반한 정서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문흥호 한양대 명예교수는 “대표적인 민간 교류인 한중 관광 재개가 최근 악화된 한중 간 상호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과거 중국인의 관광 상품이 낮은 단가에 양적 교류에만 치우친 측면이 있었다면 이번엔 긍정적인 인식을 제고할 수 있도록 품질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 [열린세상] 중국이 미래라는 착각/최우선 국립외교원 교수

    [열린세상] 중국이 미래라는 착각/최우선 국립외교원 교수

    광해군은 현실주의자였다. 임진왜란 기간 분조(分朝)를 이끌면서 쌓은 외교 경험과 군사지식은 그를 명분론을 넘어선 현실주의자로 만들었다. 그는 기울어져 가는 명과의 전통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강력하게 부상하는 후금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외교정책을 추구했다. 거대한 패권경쟁 속에 광해군의 외교정책이 약자인 조선의 안위를 보장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조선의 정책과 상관없이 후금은 조선을 제압하고 경쟁자인 명과의 대결에 집중하는 선택을 할 수 있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두 국가의 패권경쟁 결과가 불확실하고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한 후금과의 충돌을 피해야 하는 상황에서 광해군의 정책은 전략적으로 최선의 선택이었다. 광해군이 반정으로 제거된 후 인조와 집권세력은 더 강력한 세력으로 부상한 후금을 적대하는 친명정책을 추진했다. 명분론에 따른 이러한 비현실적인 정책은 병자호란의 비극이 발생하는 데 기여했다. 1633년 후금은 전략회의에서 몽골, 명, 조선 중 조선을 마지막 공격 대상으로 결정했다. 이미 명과의 육로 연결이 단절된 가장 약한 조선을 먼저 공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1627년 정묘호란을 경험한 이후에도 조선은 점차 보다 분명하게 친명정책을 추진했다. 1636년 청으로 국호를 바꾼 홍타이지를 황제로 칭하길 거부하고 결사항전을 결정한 후 조선은 병자호란을 맞았다. 미중 경쟁과 한국의 정책에 대한 논쟁에서 많은 사람들이 명청 교체기와 미중 경쟁을 유사한 상황으로 평가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떠오르는 중국이 과거의 청처럼 미래의 패권국가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광해군이 했던 것처럼 어느 한쪽에 기울어지지 않는 균형외교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역사적 유추다. 19세기까지 동아시아의 국제질서는 중국이 지배하는 패권질서였다. 중국을 견제할 만한 국력을 가진 동맹국이 없는 상황에서 주변국들의 유일한 대안은 중국에 편승하는 것이었다. 이는 중국의 외교적 지배를 의미했다. 그리고 17세기 명청 교체기와 같은 패권 이행의 시기에 주변국들은 대륙 강국들의 승패를 지켜본 후 승자에게 편승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었다. 20세기 이후 동아시아 국제질서는 세력균형 질서로 바뀌었다. 특히 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동아시아에 관여하기 시작한 미국은 이후 오랜 기간 역외 균형자로서 패권국가의 등장을 막고 세력균형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왔다. 이러한 미국의 정책은 유럽과 아시아에서의 패권국가 등장이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는 인식에 기초해 있다. 냉전 종식 이후에도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고 세력균형을 유지하는 안정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미래에도 오랜 기간 아시아의 세력균형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2030년대 후반 이후에도 미국은 중국에 대해 군사적으로 강력한 우위를 유지하고 경제적으로 대등한 규모와 질적 우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인도, 일본, 러시아 등 주요국들은 역외 균형자인 미국과 거대 동맹을 결성해 지리적으로 근접한 중국을 견제할 것이다. 중국이 강대국으로 성장하더라도 오랫동안 세력균형을 깨고 패권국가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현 상황에서 한국은 중국과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한편 한국은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 대륙국가인 중국의 강대국화는 자연히 거대한 잠재적 위협의 성장을 의미한다. 중국은 이미 군사력 투사 능력을 강화하면서 세력권 확장의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은 현상 유지에 공동이익을 가진 미국과의 동맹에 분명한 전략적 우선순위를 부여해야 한다. 그리고 군사혁신을 통해 강력한 거부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우리는 자비에 의존하는 편승을 통해 생존할 수밖에 없었던 패권의 시대가 아니라 세력균형의 시대를 살고 있다.
  • 한중 인적교류 물꼬 텄지만… “양국관계 확대해석은 금물” 우세

    한중 인적교류 물꼬 텄지만… “양국관계 확대해석은 금물” 우세

    중국이 한국과 일본에 대한 단체관광을 전면 재개한다. 막혔던 인적 교류에 물꼬가 트인다는 점에서 최악으로 치닫던 한중 관계 개선의 모멘텀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막혔던 단체관광이 6년여 만에 재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지만 확대해석은 금물이다. 중국이 중한 및 중일 관계가 악화하는 것을 막고 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지만 갈등의 근원인 미중 극한 경쟁은 여전하다. 중국의 조치에 대해 오는 18일 한미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 일본과의 관계를 ‘관리’하기 위한 차원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올 초 코로나19 확산 추세 둔화에 따라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태국·인도네시아·프랑스 등에 대한 자국민 단체여행을 허용했지만 한국과 일본은 제외했었다.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미일이 한껏 밀착하면서 정부 대 정부는 물론 민간 차원의 혐한·혐중 감정이 고조된 측면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대만해협에서의 일방적 현상 변경을 절대 반대한다”고 밝힌 뒤 “중국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는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양국 관계는 급랭했다. 그러던 중 지난달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현 주베트남 대사)의 중국 방문에 이어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의 회담이 성사되면서 개선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단체관광 재개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한중 관계가 악화해서는 안 된다는 중국의 의도가 투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근본 변화가 오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증시에서 ‘중국주(株)’들이 모처럼 웃었다. 롯데관광개발이 종가 기준 29.99% 상승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파라다이스(18.13%), GKL(그랜드코리아레저·20.45%) 등이 10% 이상 급등했다. 한국화장품제조(29.87%)를 비롯해 리더스코스메틱, 제이준코스메틱 등도 30%에 육박하는 상승을 기록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가뭄에 단비”라고 말했다.
  • 바이든, 中 첨단산업 투자 제한 ‘수위 조절’

    바이든, 中 첨단산업 투자 제한 ‘수위 조절’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국 투자제한을 예상보다 축소해 ‘첨단기술 수익이 전체의 절반 이상’인 중국 기업으로만 한정하는 조치를 9일(현지시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 기술을 개발하는 중국 스타트업 성장을 차단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려는 워싱턴의 고민이 읽힌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이번 행정명령의 투자제한 대상은 양자컴퓨터와 인공지능(AI), 첨단 반도체 등 최첨단 분야에서 얻는 수익이 전체의 절반 이상인 중국 기업에만 적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털 등 투자 회사들은 주요 수익이 최첨단 분야에서 나오지 않는 중국 기업에는 자금을 투자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 정보기술(IT) 업계를 이끄는 알리바바나 텐센트 등 기존 빅테크에는 별다른 타격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투자하는 미국 기업은 금융 기록을 보고하도록 했다. 군사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AI 관련 사업과 키 암호화 등 일부 양자컴퓨터 산업, 특정 초고도 반도체 대상 투자는 전면 금지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통신에 “미 정부가 AI 관련 투자에 대해서는 신고를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수익을 투자제한 기준으로 삼으면 중국의 초기 스타트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미 정부의) 의도적인 조치”라고 분석했다. 스타트업들은 대기업과 달리 해당 분야에만 집중해 다른 수입원이 없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업계 의견 수렴, 규칙 제정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행정명령의 실제 발효까지 약 1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행정명령은 소급 적용되지 않아 발효 전까지 투자는 가능하다. 바이든 행정부가 행정명령 범위를 좁힌 것은 최근 중국과의 관계 개선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으려는 목적도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 이후 양국은 고위급 대화를 재개해 3명의 장관급 인사가 중국을 찾았으며,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도 이달 안에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확고한 입장으로, 양국 관계를 훼손해선 안 된다고 강조해 왔다”고 전했다. 지난달 중국을 방문했던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지난달 인터뷰에서 “대중 제재 대상은 좁게 설정해 미 안보와 직결된 산업분야 기술들이 중국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통제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비판하고 있다. 최근 주미 중국대사관은 “미국이 습관적으로 기술과 무역 문제를 정치화하고 국가 안보라는 이름의 도구와 무기로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도 “바이든 정부의 투자 억제 계획은 ‘결함 있는 전술’”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 K아웃도어, 中시장 궈차오 뚫고 파죽지세

    K아웃도어, 中시장 궈차오 뚫고 파죽지세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의 각축장인 중국에서 ‘궈차오’(애국 소비주의) 열풍이 거센 가운데 국내 아웃도어 패션 회사들이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8일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중국 법인 ‘코오롱스포츠차이나’가 상반기 매출 20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올 한 해 목표 매출은 4000억원으로, 국내와 비슷한 규모다. 이대로 성장세를 이어 간다면 코오롱스포츠는 양국에서 연간 8000억원 규모의 판매액을 올리는 ‘메가 브랜드’로 성장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연간 8000억원은 코오롱스포츠는 물론 코오롱FnC의 어느 브랜드도 달성한 적 없는 고지”라고 말했다. 코오롱스포츠차이나는 중국 최대 스포츠 브랜드 운영사인 안타그룹과 2017년 세운 합작법인으로, 안타의 현지 영업망을 활용해 단기간 성장을 거둘 수 있었다. 중국 백화점, 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매장 165개를 운영 중이다. 국내와 같은 디자인의 제품을 중국에서도 판매하는데, 특히 코로나 엔데믹 이후 중국에서도 캠핑, 레저 등 아웃도어 유행이 두드러지면서 코오롱스포츠가 주목받게 됐다는 설명이다. 코오롱FnC는 하반기 중국 매장을 늘리는 한편 자사 골프웨어 브랜드 ‘왁’의 중국 시장 공략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미중 갈등의 영향으로 중국 내 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글로벌 브랜드 인기가 시들해진 사이 아웃도어 기반의 국내 브랜드들이 중국 패션 시장에서 파죽지세를 올리고 있다. 에프앤에프가 전개하는 MLB의 경우 지난해 중국에서만 1조원이 넘는 판매액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매장을 운영하는 더네이쳐홀딩스도 지난 4월 중국 베이징 1호점을 냈는데, 매출 목표치를 100% 달성 중이다.
  • [사설] 안중근 이어 윤동주 생가 폐쇄, 中 소인배 자처하나

    [사설] 안중근 이어 윤동주 생가 폐쇄, 中 소인배 자처하나

    중국 랴오닝성 뤼순감옥박물관의 안중근 의사 전시실 운영이 석 달 가까이 중단되고 있다. 이곳엔 안 의사 외에 신채호 등 우리 독립운동가 11명의 유품이 보관돼 있다. 지린성 룽징의 윤동주 시인 생가도 한 달째 출입이 금지되고 있다고 한다. 안 의사 전시실은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대만 문제를 거론하면서 중국이 거세게 반발한 직후 폐쇄됐고, 윤 시인 생가는 최근 선양 주재 한국 총영사의 현지 방문 직후 관람객 출입이 통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내부 수리 때문이라는 것 외에는 구체적인 이유나 개방 시점도 우리 정부에 알려주지 않았다. 중국 측의 의도된 보복성 조치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은 과거에도 자신들의 이익에 어긋나는 한국 정부의 조치에 대해 어김없이 보복성 조치를 취해 왔다.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따른 한한령 등이 대표적이다. 더구나 이번 전시실과 생가 폐쇄 조치 관련 기사의 댓글에는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 적지 않다고 한다. 한국 정부의 반중 정책이 이번 사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한미동맹 강화와 한미일 공조를 복원하는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느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소인배나 갈 법한 길을 가고 있다”는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의 비판은 틀리지 않다. 외교부 당국자는 어제 “중국 내 보훈사적지 관련 동향을 점검하고 중국 측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를 비롯해 중국 내 각종 사적지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 한발 나아가 김치와 한복, 고대사 등을 중국화하려는 동북공정에도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 앞으로 미중 전략 갈등이 첨예화할수록 중국의 갑질과 보복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다양한 대비책이 모색돼야겠다.
  • “美中, 대만 문제 등 ‘민감한 현안’ 전용 새 소통채널 만든다”

    “美中, 대만 문제 등 ‘민감한 현안’ 전용 새 소통채널 만든다”

    미국과 중국이 양국 관계의 민감한 현안을 별도로 논의할 새로운 소통 채널을 구축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 보도했다. 지난 6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양국이 고위급 대화를 재개한 상황에서 양국 무력 충돌을 방지하는 ‘가드레일’을 확보하려는 취지다. FT에 따르면 두 나라는 아시아·태평양 문제와 해양 문제, 그보다 더 넓은 범위의 주제를 다루는 실무그룹을 각각 창설할 예정이다. 대만해협을 포함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등에서 예기치 못한 미중간 무력 충돌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현재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미국은 군함과 군용기 등을 파견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중국은 대만해협 중간선을 위협하는 ‘무력시위’가 상시화돼 충돌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추구하는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차기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 부총통이 이달 중순 파라과이를 방문한 뒤 미국을 경유해 워싱턴 정치인들을 만날 가능성이 제기돼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 파고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 美中 패권경쟁에 늘어난 적대감… 中에 발길 끊은 서방국

    美中 패권경쟁에 늘어난 적대감… 中에 발길 끊은 서방국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된 뒤 세계 2위 경제 대국 중국을 방문하는 서방국 관광객이 급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중국이 코로나19 셧다운을 해제하고 국경을 다시 개방한 지 반년이 지났지만 해외 관광객은 거의 오지 않고 있다”며 “이는 중국과 서방 간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또 다른 시그널”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베이징과 상하이와 같은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부재가 두드러진다. 올해 상반기에 방문한 외국인 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가별 관광객 통계를 비교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최근 기간인 올해 1분기에 여행사가 기획한 여행을 통해 해외에서 중국 본토에 도착한 관광객은 전국적으로 5만 2000명에 불과했다. 이는 2019년 1분기 370만 명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미국이나 유럽과 같이 멀리 떨어진 지역보다는 자치령인 대만과 중국 영토인 홍콩 및 마카오에서 온 관광객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샤오첸후이 중국관광협회 이사는 지난 5월 연설에서 “유럽, 미국, 일본, 한국 방문객 수가 모두 크게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을 방문하는 관광객과 사업가들이 줄어든다는 것은 외국인들이 중국을 직접 보고 현지인들과 교류할 기회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입을 모았다. 방문객 감소는 중국에 대한 투자 감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리서치 회사인 로디움 그룹의 마크 위츠케가 정부 수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는 지난해 1분기 1000억 달러에 비해 1분기에 200억 달러로 감소했다. 외국인 투자와 입국자 감소는 주택 시장 침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청년 실업률,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등 중국 경제가 침체되는 가운데 나타난 현상이다. 중국 경제는 올해 첫 3개월에 비해 2분기에 거의 성장하지 못했다. 여행업계는 중국과 서방 간 관계가 악화되면서 외국인 방문객들이 중국 방문을 더욱 경계하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 정부는 지난 6월 미국인들에게 출국 금지 및 부당 구금 가능성 등 “현지 법률의 자의적 집행”을 이유로 중국 본토 여행을 재고할 것을 경고하는 여행 경보를 발표했다. 미 보스턴에서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일하는 매트 켈리는 15년 전 “중국 남부의 그림 같은 언덕 도시 구이린을 자전거로 여행했던 기억이 좋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중국을 두 번 더 방문했지만 지금은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내가 알던 중국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며 “중국은 특히 반서방, 반미로 자신을 묘사하는데 이는 저를 불안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미 펜실베이니아에 본사를 둔 부티크 여행사인 프렌들리 플래닛 트래블은 연간 1500명의 관광객을 중국으로 보내곤 했다. 하지만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페기 골드먼은 “코로나19 이후 단 한 건의 요청도 없었다”고 한다. 그녀의 팀이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검색하는 목적지를 조사했을 때 중국은 그 추적의 최하위에 있었다.그는 “사람들은 중국에 대해 많은 적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골드먼은 “중국이 언젠가는 다시 인기를 얻을 것으로 믿지만 아직 중국 패키지를 다시 온라인에 올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미 오스틴에 본사를 둔 여행 기술 회사인 몬디 홀딩스(Mondee Holdings)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북미에서 중국으로 떠난 레저 여행은 2019년 같은 기간의 약 40%에 그쳤다. 몬디는 여행사와 중개업체를 통해 2019년에만 북미에서 중국으로 가는 항공권을 약 50만장 판매했으며, 이는 그 해 북미에서 중국으로 가는 전체 항공 여행의 약 5분의 1에 해당한다. 중국 투자 자문을 제공하는 로펌 해리스 브리켄의 시애틀 파트너인 댄 해리스는 “기업 임원들이 여전히 중국 여행에 대한 문의를 하고 있으나 과거에는 비자를 신속하게 발급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했던 것과 달리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위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기업들은 직원들이 중국으로 가는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중국이 베인앤코를 비롯한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 대한 압수수색 등 서방 실사 및 기타 기업에 대한 조사 소식을 언급하며 “사람들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중국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일할 때 칭다오에서 맥주와 해산물을 먹으며 중국을 자주 방문했다는 해리스는 일부 임원들에게 위험이 낮을 것이라고 설득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이후로는 중국 방문을 중단했다. 중국 문화관광부는 최근 미국, 유럽, 일본의 비즈니스 협회와 회의를 열어 중국이 여전히 외국인 투자를 환영한다고 안심시켰다. 시에펑 주미 중국 대사는 7월 아스펜 안보 포럼에서 “미중 양국이 상대국에 자주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관광 포럼을 개최하고 항공편 수를 늘릴 것을 제안하고 미국 정부에 여행 경보를 조정할 것을 촉구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부재는 태국이나 아이슬란드처럼 경제가 관광객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와 같은 방식으로 중국에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 관광객들은 현재 2019년보다 국내 관광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는 관광객에 의존하는 많은 사업이 있다. 이러한 사업이 줄었다는 것은 중국이 외국인에게 더 긍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영화 아바타의 ‘떠다니는 산’이 촬영된 기암괴석이 많은 중국 중부의 장가계 국립공원은 2019년 첫 5개월 동안 50만 명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5월 중순까지 해외 관광객은 2만 5600명 방문하는데 불과했다. 서구와 동아시아 일부 지역의 방문객 감소는 러시아인의 증가로 부분적으로 상쇄되었지만, 중국 여행 전문가들은 러시아인의 지출은 서방국에 비해 많지 않다고 말한다. 지난 6월, 국립공원인 장가계가 80여 개의 해외 여행사를 초청했을 때 대다수가 러시아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현지 관리들은 중국의 북쪽 이웃인 러시아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을 추가하거나 중국의 다른 도시에서 출발하는 기존 항공편을 연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샤오 관광청장은 중앙 정부에 더 많은 지원을 호소했다. 그는 1970년대 중국과 미국의 데탕트 시기 관계 해빙에 도움이 된 탁구 선수 교류를 언급하며 “국내 관광은 ‘탁구 외교’와 유사한 방식으로” 지정학적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일론 머스크의 어머니인 메이 머스크가 중국을 방문하고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경험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올린 것을 예로 들었다. 중국을 멀리하는 또 다른 그룹은 지난 몇 년 동안 중국 사회와 각자의 모국 사이의 가교 역할을 했던 해외 거주자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친구들을 초대했다. 투자 컨설턴트 알렉산더 시라코프(37)는 지난 8월 상하이에서 고국인 불가리아로 돌아갔다. 그는 “자신의 아파트에 사는 외국인 가족 10명 중 8명을 포함해 주변 외국인 친구들도 대부분 떠났다”고 말했다. 시라코프는 “사람들은 이제 중국을 매우 멀고 다소 소외된 곳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4년 전만 해도 중국은 정말 개방적이고 활기차고 꼭 가봐야 할 곳이었지만 지금은 정반대”라고 말했다.
  • [세종로의 아침] 중국과의 교역에서 큰소리치려면/이제훈 산업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중국과의 교역에서 큰소리치려면/이제훈 산업부 전문기자

    한국과 중국이 1992년 수교한 뒤 줄곧 한국은 중간재 등을 수출해 무역흑자를 이뤘다. 2013년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무려 628억 달러로 ‘재주는 왕서방이 부리고 돈은 한국이 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후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꾸준히 감소해 2022년 12억 달러로 급감한 뒤 올해는 지난 7월까지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가 144억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변하지 않을 것 같다는 점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대중국 수출 부진의 원인을 우리 내부에서 찾았다. 싼 인건비를 따먹는 달콤함에 빠져 스스로 구조조정의 적기를 놓쳤다는 것이다. 대체로 일본과 서구 선진국이 국민소득 2만 달러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제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일어났는데 우리는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 특수를 누리며 구조조정을 미룬 채 안일함을 보였다는 게 이 총재의 분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지난달 13일 제주에서 열린 제주포럼에서 “큰 변화 없이 중국을 업어 타고 이익을 얻던 시절이 끝나고 있다”며 “중국이 경쟁자가 돼서 우리가 하던 것을 뺏어 가는 시대가 왔기 때문에 이제는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중 무역적자의 근본 원인을 우리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주요 교역상품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매력이 중국에 비해 떨어진다는 얘기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6월 ‘대중국 수출 부진과 수출 시장 다변화 추이’ 보고서에서 “중국의 중간재 자립도 향상으로 대중국 수출 부진과 수입 증가세가 심화했다”고 분석했다. 디스플레이는 2015년 -0.137에서 2022년 0.899로 증가했고 이차전지(0.595→0.931)·자동차 부품(0.421→0.619)·석유화학(-2.115→-0.277)도 자립도가 높아졌다. 미중 디커플링 양상이 심화되면서 국산화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중국의 산업화 정책으로 더이상 한국산 중간재가 필요하지 않게 된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 봉쇄 이후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내수 회복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우리의 대중 수출이 어려워진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 시장을 포기해야 할까. 수출 비중 25%에 달하는 시장인 점을 고려하면 중국을 포기하기보다 새로운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선 중국이 포함된 글로벌 분업체제가 점점 더 약해지는 상황에서 동남아시아나 인도, 중동, 남미 등 새로운 시장을 발굴해야 한다. 다행히 지난해 대중국 수출은 4.4% 줄었지만 중국을 뺀 나머지 지역 수출은 9.6% 증가했다. 인도의 경우 석유화학이나 철강,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플라스틱 제품 등의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고 베트남은 자동차 부품, 디스플레이 제품 수출이 많았다. 우리 기업을 포함해 글로벌 기업의 탈중국 러시가 이어지면서 중국은 외자기업 투자 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출주력품목인 반도체 역시 중국 견제로 초격차 기술을 당분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재계 고위 인사는 중국에 큰소리치려면 언제든 중국이 꼼짝 못 할 비장의 무기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게 바로 반도체다. 마침 정부는 반도체·이차전지·원전 등 한국이 비교 우위를 가진 분야를 집중 지원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고부가가치 수출 상품을 만들어 낸다는 계획이다. 기업의 혁신 노력은 기본이고 정부도 바이오·로봇·방산 등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규제 혁파와 전방위 지원 등의 액션플랜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 美, 中 왕이 초청하면서 친중 월가 조사 압박

    미국이 중국과의 전략경쟁 상황에서 ‘견제와 관리’ 전략을 본격 가동했다. 지난달 말 중국의 외교부장으로 ‘깜짝’ 임명된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워싱턴DC로 초청해 유화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전통적으로 중국과 가까운 월가를 전격 조사하겠다고 압박했다. 신장 강제노동 관련 기업 두 곳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하기도 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미국을 찾은 양타오 중국 외교부 미대양주국장에게 왕 위원의 방미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에 대한 답방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양국 간 고위급 소통 채널을 열어 두겠다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의중을 감안한 듯 밀러 대변인은 “중국이 이를 수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워싱턴은 베이징을 향한 ‘채찍’을 잊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는 전날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금융지수 개발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서한을 보내 “지나친 중국 투자 행태와 관련해 조사하겠다”고 통보했다. 블랙록은 운용자산 규모가 9조 달러(약 1경 1614조원)를 웃도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다. MSCI는 전 세계 기관투자가들이 인덱스펀드를 만들 때 근거로 삼는 금융 지표를 개발한다. 특위는 두 서한에서 “미국인이 투자해서는 안 될 60개 이상 중국 기업에 돈이 흘러 들어가도록 촉진했다”고 지적했다. 블랙록과 MSCI가 중국 통신업체 증흥통신(ZTE)이나 전투기 제조업체 중국항공공업(AVIC) 등 미국 안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기업들에도 투자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줬다는 판단이다. 금융업계는 미 의회가 월가를 향해 ‘중국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한다. 여기에 미 국토안보부가 의장을 맡고 있는 강제노동집행 태스크포스(TF)는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UFLPA)에 근거해 세계 최대 납축전지 생산업체 루오투오와 식품 첨가물 제조업체 천광생물과기집단을 블랙리스트 명단에 추가했다. 이들 기업 제품은 2일부터 미국 내 수입이 차단된다. 이제 UFLPA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업체는 24개다. 미 에너지부 역시 전기차와 반도체 등에 쓰이는 핵심 광물 확보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에너지부는 코발트와 갈륨, 흑연 등 7개를 ‘단기(2025년까지) 핵심 광물’로 규정했다. 특히 갈륨은 중국이 지난 1일 수출 통제에 나선 소재여서 양국 간 공급망 갈등이 예상된다.
  • “기술 냉전서 한국은 이미 미국편…중국과 ‘거리두기’ 선택”(英 FT)

    “기술 냉전서 한국은 이미 미국편…중국과 ‘거리두기’ 선택”(英 FT)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등 기술패권을 두고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이 중국과의 협력이 아닌 미국과의 밀착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이하 현지시간) ‘미중 테크냉전 속에서 한국이 중심축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옮기고 있다’(Tech cold war: South Korea pivots from China to US)라는 제하의 서울발 기사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이 지난 4월 광둥성(省) 광저우의 LG디스플레이 공장을 찾은 일을 언급했다.  FT는 “중국은 (시 주석의 LG디스플레이 공장 방분을 통해) 여전히 외국 투자를 환영한다는 메시지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이 미국 주도의 중국 디커플링(탈동조화)에 참여하기 이전에 재고해야 한다는 간접적인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의 대기업들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생명공학과 통신에 이르끼가지 미국과 중국 양쪽에서 국가안보와 산업전략의 주요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한국 기술과 제조능력을 미국에 유치하는 동시에 중국의 역할을 축소하려는 노력을 하면서, 반도체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배터리 제조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이 수십억 달러의 미국 보조금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해당 매체는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의 활동 및 중국과의 파트너십에 대한 미국의 제한 조치를 준수해야 하며, 이에 따라 중국의 보복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달 반도체 제조 및 통신장비에 반드시 필요한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을 제한하면서 미국 주도의 반도체 시장 개편에 반발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 반도체 기업의 경쟁사인 마이크론의 사용 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한국 기업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FT는 “보수성향의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대만을 둘러싼 지역적 긴장에 대해 중국을 비난하는 발언으로 중국을 화나게 했다”면서 “다른 고위급 장관들은 중국에 보다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였지만, 한국의 경제학자나 전‧현직 관료, 기업 경영진은 한국이 이미 중국에서 벗어나는 선회에 착수했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당 매체는 한국은행의 자료를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제시했다.  FT가 언급한 자료는 한국은행이 6월 발표한 것으로, 지난해 한국이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중구보다 미국에 더 많이 수출했다는 내용이다.  FT는 위 자료를 언급하며 “한국은 이미 중국 경제와 거리를 두고 있다”면서 “한국 정책 입안자들이 직면한 (최대) 문제는 자국의 대표 기업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지정학적 환경과 미국의 제공하는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고, 중국의 반발이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제한하느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6년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로 중국이 한국에 대해 비공식적인 경제 제재를 가하면서 양국의 우호관계는 산산조각 났다”면서 “한국기업들은 현지 생산비용 증가로 2000년대 후반부터 중국에서 떠나기 시작했고, 자국 기업만 지원하려는 중국의 산업 정책도 (탈중국에) 한몫을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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