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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열린사회와 퀴어 축제/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열린사회와 퀴어 축제/박홍환 논설위원

    뮤지컬과 영화로 대성공을 거둔 ‘레미제라블’의 삽입곡 ‘레드 앤드 블랙’은 후렴부의 색깔 규정에서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빨강-분노한 이들의 피, 검정-지나간 암흑시대/ 빨강-여명을 맞는 세상, 검정-결국 막 내리는 어두운 밤.” 우리 선조들은 청·백·적·흑·황을 이른바 오방(五方)색이라 하여 천지사방과 세상의 중심을 표현했다. 인류는 색깔에 의미를 부여해 희로애락, 만사를 담았다. 가슴 설레게 하는 분홍색과 무지개색에는 슬픈 사연이 숨겨져 있다. 이른바 핑크 트라이앵글과 레인보 깃발은 모두 동성애 인권운동의 상징이다. 분홍색 역삼각형인 핑크 트라이앵글은 원래 나치 독일이 수용소에서 동성애자를 식별하기 위한 코드로 사용했다. ‘저열인간’을 탄압하는 일종의 주홍글씨였던 셈이다. 무지개는 빨주노초파남보 7가지 색깔로 표현하지만 동성애 사회의 무지개 깃발에는 남색이 빠져 있다. 1970년대 미국에서 고안된 상징 깃발에는 분홍과 남색이 있었지만 당시 분홍은 상업용 도료가 시판되지 않아 제외했고, 남색은 최초의 동성애 커밍아웃 시의원이 저격당한 것을 계기로 사라졌다. 사라진 남색은 조화(調和)를 상징한다. 동성애를 벽안시하는 사회에 대한 항거로 볼 수 있다. 1969년 6월 28일 새벽 뉴욕 맨해튼의 게이바 스톤월에서 역사적인 동성애 인권운동의 계기가 만들어졌다. 동성애 사회에서는 스톤월 항쟁이라고 말한다. 이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경찰의 단속이 있었지만 동성애자들과 주변 군중들까지 똘똘 뭉쳐 저항했다. 그로부터 1년 뒤 뉴욕에서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동성애자 퍼레이드가 펼쳐졌고, 그 물결은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뉴욕의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 또는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프라이드 퍼레이드’, 호주 시드니의 ‘마디그라 퍼레이드’, 브라질 상파울루의 ‘파라다 게이’…. 명칭과 프로그램은 다르지만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소수자들이 떳떳이 세상에 나서는, 그래서 스스로 자긍심을 갖는 축제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부터 ‘퀴어(성소수자) 문화축제’라는 이름으로 매년 열리고 있다. 성 정체성에 관한 한 매우 보수적인 탓에 국내에서는 매년 퀴어축제 때마다 큰 논란이 벌어지곤 한다. 특히 지난해 처음으로 서울광장에서 행사가 진행되자 기독교단체를 중심으로 보수세력이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망사 스타킹 등 참여자들의 복장을 문제 삼기도 했다. 올해도 퀴어 문화축제 조직위는 서울광장 사용 신청을 냈다.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도 수용 의견을 밝혔다. 거리 퍼레이드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들을 마귀에 비유하는 반대 함성 또한 거셀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 성소수자 불용은 또 다른 색깔론이다. 우리 사회가 아직 미성숙하다는 방증이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北 “4·13, 朴정권·새누리 심판” 노골적 총선 개입

    북한이 4·13총선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심판하는 날로 규정하며 노골적으로 선거 개입에 나서고 있다. 북한 노동자단체인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는 27일 대변인 성명을 내고 “남조선의 노동자들과 각계각층 인민들은 미제와 박근혜 역적패당의 무모한 북침 도발책동을 파탄시키고 민족의 자주권과 존엄을 수호하기 위한 애국성전에 한사람같이 떨쳐나서야 한다”며 남남 갈등을 부추겼다. 북한 노동당의 어용 정당인 사회민주당도 이날 성명을 통해 “미제와 박근혜 역적패당의 단말마적인 도발망동”이라면서 “치솟는 민족적 의분을 담아 준렬히 규탄한다”고 비난했다. 앞서 전날 북한의 대남 통일전선기구인 반제민족민주전선(반제민전)은 4·13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에 대한 낙선 투쟁 구호를 발표했다. 반제민전 중앙위원회 선전국은 ‘전체 국민에게 보내는 호소문’에서 20대 총선을 “악랄한 동족 대결과 파쇼 독재, 극도의 타락과 무능으로 우리 민중에게 전대미문의 불행과 희생을 강요하는 박근혜 패당을 매장하기 위한 최후의 심판장이자 판가리 대결장”으로 규정했다. 선전국은 “20대 총선 투쟁에 총분기함으로써 자주, 민주, 통일의 새 지평을 기어이 열어 나가야 할 것”이라며 “4월 13일을 친미매국과 동족 대결의 아성이고 보수반동정치의 소굴인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을 심판하는 역사의 날로 만들자”고 밝혔다. 북한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새누리당에 표를 주지 말라고 선동했다. 2012년 대선에선 새누리당이 집권하면 서해가 불바다가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선거 개입 시도에는 민주 대 반민주, 통일 대 반통일이란 구도에서 남남 갈등을 일으키려는 전략적 의도도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며 “하지만 이 같은 낡은 사고방식은 오판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백석예술대학교 ‘제8회 스토리가 있는 음악 쉼터’

    백석예술대학교 ‘제8회 스토리가 있는 음악 쉼터’

     백석예술대학교(총장 김영식)가 주최하는 제 8회 ‘스토리가 있는 음악쉼터’(사진)가 31일 오전 11시에 이 학교 교육동 백석아트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뮤지컬 갈라콘서트’ 로, 지역 주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예술 공연을 제공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행사이다.  1부에서는 2010년 제 4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작사 및 작곡상을 수상한 민찬홍의 뮤지컬 ‘빨래’가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빨래’는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달동네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여주인공인 나영이를 비롯하여 주인집 할머니, 옆집 아줌마, 슈퍼마켓 아저씨와 외국인 노동자 솔롱고 등이 서민들의 삶을 그려내게 된다. 이들은 남에게 쉽사리 드러낼 수 없는 아픈 사연들을 갖고 있지만 좌절하지 않고, 빨래를 하듯 깨끗이 털어내며, 서로를 위로하고 다시 희망을 찾아가게 된다. 2부에서는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이 공연된다. Les Miserables은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원작 작품으로,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간 감옥살이를 한 주인공 장발장의 생애를 다루고 있다.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마들렌이라는 이름으로 가난한 이들을 도우며 지내던 장발장은 운명의 여인 판틴과 마주치고, 죽음을 앞 둔 판틴은 자신의 유일한 희망인 딸 코제트를 장발장에게 부탁한다. 그러나 코제트를 만나기도 전에 경감 자베르는 장발장의 정체를 알아차리고, 그를 체포하지만 장발장은 탈옥을 하게 된다는 줄거리이다. 백석예술대 강신주·최무열·김성겸 교수의 지도로, 뮤지컬을 전공하는 재학생들이 출연한다.  강신주 교수는 미국 뉴욕의 Mannes대학 Vocal Master 및 PSD 최고 연주자 과정을 졸업했으며, 한인 최초로 뉴욕뮤지컬 프라미스에서 주역인 세례 요한 역, 김연아 올스타 아이스쇼 초대가수 등 화려한 경력과 실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수준 높은 실력을 갖춘 신효선·고루다·한빛나·한민권·오정환 교수 등이 출연하며, 2013년 대한민국 문화예술인 대상 뮤지컬 부문 수상자인 최무열 교수가 공연기획을 맡는다. 학교 관계자는 “이번 뮤지컬 갈라콘서트가 지역 주민들의 삶에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전달하는 진정한 ‘쉼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터넷뉴스부 iseoul@seoul.co.kr
  • 백석예술대학교 ‘제8회 스토리가 있는 음악 쉼터’

    백석예술대학교 ‘제8회 스토리가 있는 음악 쉼터’

     백석예술대학교(총장 김영식)가 주최하는 제 8회 ‘스토리가 있는 음악쉼터’(사진)가 31일 오전 11시에 이 학교 교육동 백석아트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뮤지컬 갈라콘서트’ 로, 지역 주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예술 공연을 제공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행사이다.  1부에서는 2010년 제 4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작사 및 작곡상을 수상한 민찬홍의 뮤지컬 ‘빨래’가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빨래’는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달동네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여주인공인 나영이를 비롯하여 주인집 할머니, 옆집 아줌마, 슈퍼마켓 아저씨와 외국인 노동자 솔롱고 등이 서민들의 삶을 그려내게 된다. 이들은 남에게 쉽사리 드러낼 수 없는 아픈 사연들을 갖고 있지만 좌절하지 않고, 빨래를 하듯 깨끗이 털어내며, 서로를 위로하고 다시 희망을 찾아가게 된다. 2부에서는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이 공연된다. Les Miserables은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원작 작품으로,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간 감옥살이를 한 주인공 장발장의 생애를 다루고 있다.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마들렌이라는 이름으로 가난한 이들을 도우며 지내던 장발장은 운명의 여인 판틴과 마주치고, 죽음을 앞 둔 판틴은 자신의 유일한 희망인 딸 코제트를 장발장에게 부탁한다. 그러나 코제트를 만나기도 전에 경감 자베르는 장발장의 정체를 알아차리고, 그를 체포하지만 장발장은 탈옥을 하게 된다는 줄거리이다. 백석예술대 강신주·최무열·김성겸 교수의 지도로, 뮤지컬을 전공하는 재학생들이 출연한다.  강신주 교수는 미국 뉴욕의 Mannes대학 Vocal Master 및 PSD 최고 연주자 과정을 졸업했으며, 한인 최초로 뉴욕뮤지컬 프라미스에서 주역인 세례 요한 역, 김연아 올스타 아이스쇼 초대가수 등 화려한 경력과 실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수준 높은 실력을 갖춘 신효선·고루다·한빛나·한민권·오정환 교수 등이 출연하며, 2013년 대한민국 문화예술인 대상 뮤지컬 부문 수상자인 최무열 교수가 공연기획을 맡는다. 학교 관계자는 “이번 뮤지컬 갈라콘서트가 지역 주민들의 삶에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전달하는 진정한 ‘쉼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터넷뉴스부 iseoul@seoul.co.kr
  • 막 나가는 北 “청와대 불바다”… 정부 “테러 위협 강력 경고”

    조평통 ‘군사행동 가능성’ 거론 美 매체 “北 SLBM 사출 실험” 북한이 23일 우리 공군의 북한 핵심 군사시설 타격훈련 등을 거론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제거하기 위한 군사행동에 나서겠다고 위협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중대보도를 통해 “이 시각부터 조선인민군 정규 부대들을 비롯한 우리의 혁명무력과 전체 인민들은 박근혜 역적패당을 제거해 버리기 위한 정의의 보복전에 지향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평통은 지난 21일 우리 공군의 북한 핵심 시설을 겨냥한 정밀타격훈련 등을 거론하면서 “미제의 부추김을 받은 괴뢰군부 호전광들이 공중대지상유도탄을 장착한 16대의 전투폭격기 편대군을 동원하여 감히 우리 최고수뇌부 집무실을 파괴하기 위한 극악무도한 ‘정밀타격훈련’이라는 것을 감행하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이 우리 국가원수를 저열하게 비난하고 국가원수와 청와대를 직접 겨냥해 보복전, 불바다 등을 운운하며 테러 위협을 가한 데 대해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온라인 매체 워싱턴프리비컨은 북한이 16일 함경남도 신포 조선소의 지상 시설에서 현재 개발 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KN-11’의 사출 실험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한편 황부기 통일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와 면담을 갖고 북한 기항 제3국 선박의 국내 입항 금지로 무기한 추진이 보류된 나진·하산 프로젝트 등 남북 관계 및 한반도 정세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배명진 숭실대 교수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배명진 숭실대 교수

    초등학교 때 소리 안 나오는 라디오에 미쳐 회로도 달달 외우고 전파상 취직 꿈꿨던 괴짜 용산공고 전자과 진학 금성사 실습 때 월급쇼크 뒤늦게 숭실대 입학 소리공학 연구로 세월호 선장 사형 증거잡기도 노벨상이 꿈 “저를 40대로 보는 사람이 아직은 좀 있죠.”(웃음) 지난 18일 서울 상도동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에서 만난 그는 TV 화면보다도 훨씬 젊어 보였다. 환갑을 앞둔 나이가 무색할 만큼 짙고 풍성한 모발을 갖고 있었다. “젊어 보여 좋으시겠다”고 하자 그는 한술 더 떠 서랍에서 자신의 30대, 40대, 50대 사진들을 꺼냈다. 그것들을 책상 위에 트럼프 카드처럼 늘어놓고는 “별로 안 변하지 않았느냐”며 익살맞은 눈짓을 보냈다. 그건 자기 전공 분야의 ‘효험’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소리’와 함께하는 생활이 젊고 건강하게 사는 비결이라는 얘기였다. 10평 남짓한 배명진(59·전자정보공학부) 교수의 연구실 내부는 ‘소리를 내는 클립’ ‘소리 바람 소화기’ 등 그의 아이디어가 깃든 작품들로 움직이기가 불편할 정도였다. -나는 ‘괴짜’로 불리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그렇다. ‘소리공학의 대가’,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는 학자’라는 찬사도 듣지만 부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다는 걸 잘 안다. “TV에 너무 많이 나온다”, “지나치게 자기 자신을 부각시키려 애쓴다” 뭐 이런 것들이다. “저렇게 외부 활동하고 애들은 언제 가르치느냐”는 말도 단골로 듣는다. 그러나 과학자라면 모름지기 사람들이 궁금해하거나 불확실한 것들을 규명하는 데 막중한 책무를 느껴야 한다. 난 거기에 최선을 다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연구실에 있는 학자도 필요하고 대중과 소통하면서 실생활에서 과학의 저변을 넓히는 학자도 있어야 한다는 게 내 소신이다. 그리고 나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사실이 있다. 내가 제출하는 국제적 수준의 논문 편수가 최근에는 거의 매년 대학에서 전체 10위 안에 들었다는 사실이다. -“명진씨, 회로도에 맞춰 제대로 구성을 했는데도 안 되는데 이유가 뭘까.” 옆에 있던 ‘4년제 대졸 신입사원’ 형이 ‘고3 실습생’인 나에게 물었다. “형, 그건 이 부분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거예요.” 나는 거의 눈을 감고도 보이는 문제의 원인이 그분에게는 안 보였던 모양이다. 서울 용산공고 3학년 때인 1975년, 당시 서울역 앞에 있던 전자회사 금성사(현 LG전자)에 실습생으로 파견 나갔을 때 일이다. ‘4년제 대학을 나왔는데도 공고생인 나보다 한참을 모르네.’ -실습 생활을 3개월쯤 했는데 내가 원하면 금성사 정규직 사원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충격을 받은 일이 있었다. 한양대 공대를 졸업한 신입사원 형의 월급봉투를 우연히 보게 됐는데 봉투 겉면에 ‘14만 5000원’이 찍혀 있었다. 내가 정사원이 되면 받을 초임(4만 5000원)의 3배가 넘는 금액이었다. ‘고졸’이냐 ‘대졸’이냐의 차이 때문에 평생 엄청난 처우 불평등을 안고 살아야 한다는 건 참기 힘든 일이었다. ‘자격증과 실력이 전부가 아니다. 나의 미래를 위해서는 학력이 필요해.’ 종로에 있던 대입학원 야간반에 등록했고 1977년 숭실대 전자과에 들어갔다. -1957년 내가 태어났을 때 가족들은 너무 약하고 볼품없어 얼마 못 가 죽을 걸로 알았다고 한다. 다리에 힘이 없어 아장아장 걸어 다닐 나이에도 외할머니의 등에 업혀 지냈다. 두 살 때까지 업혀만 있던 결과가 지금의 ‘팔(八) 자’형 다리다. 지금의 내 이름 ‘명진’(明振)은 다섯 살 되던 해 시주를 받으러 온 스님이 지어 주셨다고 한다. ‘밝을 명(明)’에 ‘떨칠 진(振)’. 결국 ‘소리로 세상을 밝게 만들라’는 이름대로 소리공학자가 된 것인지. 당시 스님이 “나중에 잘되면 다 내 덕이오”라고 했다는데 그를 만나지는 못했다. -어린 시절 소백산맥 기슭의 경북 예천은 세상과 단절된 곳이었다. 아버지는 고장 난 라디오나 재봉틀 같은 기계를 수리하는 일을 하셨다. 늘 풍기던 기름내가 지금도 기억난다. 당시에는 트랜지스터라디오만 갖고 있어도 좀 사는 집 축에 들었다. 미제 제니스 라디오는 쌀 수십 가마니와 바꿀 정도로 비쌌다. 나는 아버지가 고치는 라디오에 푹 빠졌다. 조그만 사람이 라디오의 작은 통 안에서 기어 나올 것만 같았다. “거기서 아무도 나오지 않아.” 어른들은 놀렸지만 나는 늘 라디오 앞에서 턱을 괴고 뭔가를 기다렸다. 그 모습이 귀여웠는지 군에서 막 제대한 막내 외삼촌이 ‘광석 검파 라디오 키트’를 사 줬다. 나의 첫 라디오였다. 그러나 조립이 잘됐는데도 소리는 먹통이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도 2년간 ‘왜 소리가 안 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답했다. 고민과 실험은 그 자체로 즐거움이었다. 라디오를 전깃줄에 이으면 될 거라는 누군가의 말에 방석을 10장 겹쳐 놓고 그 위에 올라가 집 안에 있던 전깃줄 피복을 벗겨 연결했다가 감전돼 죽을 뻔하기도 했다. 궁금증은 한참 후에야 풀렸다. 예천의 고립된 지형이 문제였다. 안동 방송국이나 점촌 중계소에서 전파를 받아야 하는데 두 곳 모두 우리 집에서 30㎞ 이상 떨어져 있었다. 광석 검파 라디오의 전파 수신 범위는 기껏해야 5㎞였다. 하지만 라디오와 몇 년을 씨름한 덕에 내부 회로를 눈 감고도 그릴 정도가 됐다. -그 실력은 중학교에서 빛을 발했다. 예천중 2, 3학년 때 정부에서 주관한 전국 라디오 조립 경연대회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했다. 중학교를 마칠 즈음 나는 독학으로 세계적인 발명왕이 된 에디슨처럼 되고 싶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할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았다. 워낙 빈한한 집안이라 공부를 그만두겠다는데 말리는 사람도 없었다. “에디슨처럼 되려면 일단은 전문가의 밑에 들어가야 해.” 예천읍내 전파상을 찾아갔다. “저를 조수로 받아 주세요.” 전파상 주인은 “밥 좀 더 먹고 오라”며 코웃음을 쳤다. 일단 고등학교 졸업장은 받아 놓기로 했다. -1972년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 들어갔다. 그러나 금호강을 건너가야 나오는 학교까지는 걸어서 2시간 30분이 걸렸다. 어릴 때부터 약했던 두 다리가 버티지 못했다. 몇 달 후 학교를 그만뒀다. 집에서 빈둥거리며 라디오나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누나가 서울의 구로공단에 취직을 하게 됐다. 누나를 따라 서울로 왔다. 신림동에 3평 남짓한 월세방을 얻었다. 당시 누나 월급이 1만원이었는데 월세로만 7000원이 나갔다. 빠듯한 생활이었다. 시골에서 가난하면 산과 들에 캐거나 따 먹을 거라도 있지만 도시 빈민에게는 그런 호사도 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속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예천 촌놈에게 번화한 서울은 그 자체로 커다란 매력이었다. 계속 여기에서 살고 싶었다. 그러려면 배워야 했다. -원래 못하는 공부는 아니었기 때문에 서울살이 시작 이듬해인 1973년 용산공고 전자과에 들어갔다. 영어와 수학은 좀 부담스러웠지만 과학은 늘 1등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자격증 취득에 쏟아부었다. 고등학교 다니며 딴 자격증이 아마추어 무선사 등 14개에 이른다. 국가기능올림픽에 출전해 2위에 입상하기도 했다. -금성사의 ‘월급봉투 충격’ 때문에 우발적으로 시작한 대학 공부였지만 재미는 상상 이상이었다. 특히 실무를 아니까 책과 강의가 눈과 귀에 쏙쏙 들어왔다. 상당수는 내가 직접 만져 보고 고쳐 본 것들이었다. 새벽에 도서관 문이 열릴 때 들어가 한밤중 문이 닫힐 때 나왔다. 등록금은 학기마다 과 수석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에 장학금으로 충당할 수 있었지만 생활비는 해결되지 않았다. 대학생 과외 공부 아르바이트가 금지돼 있던 시절, 나는 동네 가전제품 수리 아르바이트를 했다. 발명연구실의 ‘조수’가 되겠다던 꿈을 대학교의 ‘교수’로 수정한 것은 입학 후 그리 오래지 않아서였다. -1981년 서울대 대학원에 합격했다. 숭실대에 전자과가 생기고 나서 첫 서울대 대학원 입학이었다. 학비가 다른 사립대학의 5분의1 정도밖에 안 되는 게 너무 좋았다. 하지만 대학원 생활은 시작부터 피 말리는 경쟁의 연속이었다. 우리 연구실의 7명 중 단 2명에게만 박사 과정 진학 기회가 주어졌다. 영어, 수학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했던 나는 논문이나 특허, 강의 경력에서 승부를 보기로 했다. 서울역 인근 남영동삼거리에 있던 한국전파학원에서 ‘기사 시험 전문반’ 강사로 나섰다. 강사료로 시간당 2만 5000원을 받았는데, 20대 중반 가난한 대학원생의 형편이 활짝 펴지는 순간이었다. 결국 나는 1983년 통신 분야의 거성으로 불리던 안수길 교수님에 의해 박사 과정 합격자 2명 중 1명으로 낙점됐다. -나는 ‘교수’보다 ‘소리공학자’로 불리기를 원한다.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의 소리박사라는 말이 참 듣기 좋다. 1992년 숭실대 교수로 오면서 소리공학연구소라는 간판을 달았는데 ‘소리공학’이라는 우리말 자체를 처음 만든 사람이 나였다. 소리공학연구소는 2008년 개인연구소의 지위에서 대학 공식 연구소로 격상됐다. -1983년 숭실대 시간강사 시절 사귄 교직원과 이듬해 결혼을 해 딸 둘을 얻었다. 딸들은 많은 연구에 모티브를 제공했다. 무수한 발명품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것도 ‘부모 목소리 동화 구연 시스템’이다. 첫째가 다섯 살, 둘째가 세 살 때였는데 내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에 빠져 있었다. 성우의 멋진 목소리보다 아빠의 허스키한 목소리를 더 좋아했는데, 성우들이 녹음한 목소리를 엄마, 아빠의 목소리로 바꿔서 들려주는 장치였다. 최근 발명한 ‘소리 바람 소화기’도 애착이 간다. 상품화를 진행 중이다. 소화기를 켜면 큰 소리가 나오는데 이 소리가 화재를 진압한다. -소리공학을 활용한 사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이다. 2005년 소리 분석을 해 보니 저격범 문세광의 총이 아니라 경호원의 총에 육 여사가 서거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이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이유가 중년 남성의 목소리와 닮아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 파도가 칠 때마다 조약돌이 구르며 내는 몽돌 소리가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준다는 이론 등도 기억에 남는다. -재미있는 연구도 좋아해 가끔 엉뚱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나이가 들면 왜 트로트를 좋아할까. 원인은 사람의 청력이 1년에 1%씩 늙기 때문이다. 20~30년 지나면 20~30% 노화된다. 노화는 저음화를 의미한다. 10대는 1만 8000헤르츠를 듣지만 20대는 1만 6000헤르츠를 듣고 30대는 1만 4000헤르츠까지만 들을 수 있다. 트로트는 저음의 미학이다. 내 꿈은 여전히 노벨상을 받는 것이다. 사람들은 웃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생리의학상 분야로 노벨상을 노리고 있다. 소리로 건강을 관리하는 방법을 실험 중이고 관련 논문들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일명 ‘불로음’(不老音)이다. -‘세월호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의 공학적 연구 결과를 보고한다. 그동안에도 우리 연구팀의 소리 연구는 세월호 수사에 많은 도움을 줬다. 팬티 바람으로 퇴선하던 선장 뒤로 바람 소리에 날리는 세월호 안내 방송이 어렴풋이 들리는데 선장은 법정에서 “퇴선 명령을 안내 방송으로 내렸다”고 했지만 우리가 소리를 분석하니 “안전한 선내에서 대기하라”는 내용으로 결론 났다. 2심 재판에서 선장에게 사형이 선고된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이달 말 우리 연구소팀이 맡은 세월호 조사가 끝이 난다. 다음에는 국립중앙도서관과 요절한 가수들의 목소리를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애수의 소야곡’을 부른 남인수, ‘목포의 눈물’ 이난영, ‘돌아가는 삼각지’ 배호 등인데 요절해서 가짜 앨범이 너무 많다고 한다. 자세히 감정해 볼 생각이다.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어떻게 하면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귀로 듣기에 좋은 목소리는 성대 주파수로 말하면 남자는 110~130헤르츠, 여자는 210~240헤르츠 정도의 중저음이다. 특히 남자는 저음의 울림과 함께 안정감과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는 목소리, 여자는 밝은 음색의 목소리를 선호한다. 남자나 여자 모두 말을 할 때 톤에 변화를 주고 리듬감 있게 발음하면 듣는 사람이 정감을 느낄 수 있다. 좋은 목소리는 선천적으로 타고날 수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좋은 목소리를 만들려는 노력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배명진 숭실대 전자정보공학부 교수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소리공학’을 국내에 도입하고 개척한 음향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1992년 소리공학연구소를 설립해 과학적, 공학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미국 ‘마퀴스 후즈후’에도 이름을 올렸고, 지금까지 국내외에 150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방송이나 인터뷰, 저서 등을 통해 대중에게 알리고 함께 호흡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간혹 연예인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스펀지’ ‘TV동물농장’ ‘위기 탈출 넘버원’ 같은 TV 프로그램에 자주 나왔기 때문이다. 저서로 ‘소리로 읽는 세상’ ‘소리이야기’ 등이 있다. ▲1957년 경북 예천 출생 ▲예천중, 용산공고, 숭실대, 서울대 석·박사 ▲호서대 전자공학과 조교수, 숭실대 전자정보공학부 음성통신전공 교수 ▲한국음향학회장.
  • 北 “청와대 불바다” “박근혜 제거” 위협

    북한이 23일 우리 공군의 북한 핵심 군사시설 타격훈련 등을 거론하면서 “청와대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중대보도’라는 이례적인 형식을 통해 “이 시각부터 조선인민군 정규부대들과 노농적위군, 붉은청년근위대를 비롯한 우리의 혁명무력과 전체 인민들의 일거일동은 박근혜역적패당을 이 땅, 이 하늘 아래에서 단호히 제거해버리기 위한 정의의 보복전에 지향될 것”이라 밝혔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조평통은 21일 우리 공군의 북한 핵심시설을 겨냥한 정밀타격 훈련 등을 거론하면서 “미제의 부추김을 받은 괴뢰군부호전광들이 공중대지상유도탄을 장착한 16대의 전투폭격기 편대군을 동원하여 감히 우리 최고수뇌부 집무실을 파괴하기 위한 극악무도한 ‘정밀타격훈련’이라는 것을 감행하였다”고 주장했다. 조평통은 이와 관련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미국과 박근혜 역적패당의 무분별한 군사적 도발망동이 극한계선을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우리의 최고존엄에 대한 치떨리는 도발이며 추호도 용납할 수 없는 천인공노할 대결망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평통은 이어 “우리의 보복전은 청와대 안에서 시작될 수도 있고 청와대 가까이에서도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무적을 자랑하는 우리 포병집단의 위력한 대구경방사포들도 박근혜가 도사리고 있는 청와대를 순식간에 초토화시킬 격동상태에 있다”며 “누르면 불바다가 되고 타격하면 잿가루가 되게 되여있다”며 위협했다. 이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에 따른 대북 제재와 한미 군사훈련에 맞서 긴장국면을 이어가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피해자의 간절한 ‘시그널’ DNA로 범죄 진실을 찾다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피해자의 간절한 ‘시그널’ DNA로 범죄 진실을 찾다

    땅속에 보관된 DNA 수명 1000~1만년 지속 美선 성범죄자 DNA 영구 보관하기도 최근 장기 미제 사건을 다룬 케이블 드라마 ‘시그널’이 선풍적인 인기를 넘어 사회적 관심을 모았다. 누군가의 기억에서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인 미제 사건의 피해자 혹은 피해자의 가족에게 사건의 해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관심이라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드라마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제’는 ‘아닐 미’(未)와 ‘건널 제’(濟)를 쓴다. ‘濟’에는 ‘건너다’의 뜻 외에도 ‘구제하다’ ‘돕다’라는 뜻이 있다. 그러니까 미제 사건은 어쩌면 사건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의미 보다는 ‘피해자를 돕지 못한’의 뜻이 더 강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구원받지 못한 피해자들의 사연은 비단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존재하는 어느 곳에나 미제 사건은 존재한다. ●美 등 반인류 범죄 공소시효 없어 미제 사건을 다루는 드라마나 영화, 기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는 공소시효다. 공소시효는 어떤 범죄행위에 대해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 형벌권이 소멸하는 제도다. 공소시효는 범죄 분야나 국가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데, 미제 사건의 대부분은 살인죄에 해당한다. 또한 공소시효의 기간과 유무가 미제 사건 해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법규라는 것 역시 국가를 막론한 공통점이다. 미국은 살인죄에는 공소시효를 아예 적용하지 않는다. 일부 주(州)에서는 살인죄뿐만 아니라 아동 학대나 성범죄에 대해서도 공소시효를 두지 않는다. 영국 역시 살인죄를 포함한 모든 중범죄에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으며, 프랑스는 살인죄가 아니더라도 반인륜적인 사건이라면 범죄자들에게 공소시효의 ‘혜택’을 주지 않는다. 일본은 2010년 들어 살인을 포함한 12가지 중대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했고, 중국은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에 공소시효 30년을 적용한다. 한국은 2015년 7월부터 살인으로 인해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다. 일명 ‘태완이법’이 적용되는 사건은 2000년 8월 1일 0시 이후에 발생한 살인 사건으로, 200여 건이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DNA 데이터베이스화’ 인권 침해 논란도 각국을 ‘대표하는’ 수많은 미제 사건이 여전히 지속적인 수사를 필요로 하는 가운데 국내외에서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키워드는 크게 두 가지로 꼽을 수 있다. 그중 첫 번째는 ‘DNA 감식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DNA의 수명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산소와 접촉이 적고 온도가 낮은 땅속에 보관된 DNA라면 그 수명은 1000~1만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 제한된 상황이 아니라 할지라도 DNA는 매우 안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고 물리화학적 충격에서도 보존 상태가 양호하기 때문에 범죄 수사에서 유용하게 활용된다. 과거에는 이러한 DNA의 특성을 이용해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DNA와 용의자의 DNA를 대조하는 방식을 사용했다면,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DNA 표현형질 감식’ 기법이 활용된다. 이 기법은 대조나 비교로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DNA를 분석해 실제 DNA 주인의 신체적 특징을 파악해 내는 기법이다. 이미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생체정보 기업과 수사당국이 손을 잡고 이러한 기술을 이용해 미제 사건을 함께 해결한 사례가 많다. 미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두 번째 키워드는 ‘DNA 관리 체계 및 범죄 예방 시스템’이다. 미국에는 성범죄자의 DNA를 영구 보관하고 장기간 이들의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성범죄 예방 시스템이 존재한다. 하지만 방대한 데이터를 장기간 보존하는 데 인력과 기술을 투자하는 국가는 많지 않다. 게다가 DNA 데이터는 인권 및 개인정보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09년 10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는 세계 최초로 전 국민과 거주비자를 받은 외국인들의 DNA를 모두 채취해 데이터베이스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확보한 DNA 정보는 미제 사건 해결이나 무연고 시신 신원 확인 등에 활용되는데, 유럽인권재판소는 전과가 없는 사람의 DNA와 지문 자료를 보관하는 것은 인권 침해로 위법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한국은 2010년 ‘DNA법’ 시행으로 살인이나 강도, 성폭행 등의 범죄와 관련한 DNA를 대상자의 동의 없이 채취할 수 있게 됐다. 대검찰청과 경찰청의 2015년 발표에 따르면 정부가 보유한 DNA 신원 확인 정보는 2014년 말 기준으로 17만 3024건에 달한다. 경찰 당국은 이러한 DNA 정보를 수집하고 보관할 수 있는 법적 조치가 강력범죄의 공소시효 배제와 맞물려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포기하지 않는다” 끈질긴 관심이 관건 드라마 ‘시그널’ 속 형사들은 “누군가가 포기하기 때문에 미제 사건이 만들어진다”고, “포기하지 않으면 희망은 있다”고 말한다. 단순히 드라마 속 대사가 아니다.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데는 DNA 감식 기술의 발전과 이를 뒷받침해 주는 법적 보호망이 필수적이긴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수사당국의 끈질긴 노력과 대중의 관심이다.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아픔을 잊지 않는 것, 그래서 포기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가장 뛰어난 ‘요원’이 아닐까. huimin0217@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시그널’처럼 끝까지…미제사건 해결 방법

    [송혜민의 월드why] ‘시그널’처럼 끝까지…미제사건 해결 방법

    최근 장기 미제사건을 다룬 케이블 드라마 ‘시그널’이 선풍적인 인기를 넘어 사회적인 관심을 모았다. 누군가의 기억에서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인 미제 사건의 피해자 혹은 피해자의 가족에게 사건의 해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관심이라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드라마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제’는 ‘아닐 미’(未)와 ‘건널 제’(濟)를 쓴다. ‘濟’에는 ‘건너다’의 뜻 외에도 ‘구제하다’, ‘돕다’의 뜻이 있다. 그러니까 미제사건은 어쩌면 사건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의미 보다는 ‘피해자를 돕지 못한’의 의미가 더 강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구원받지 못한 피해자들의 사연은 비단 한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존재하는 어느 곳에나 미제사건은 존재한다. ◆미국은 성범죄, 아동학대 등에는 아예 공소시효 없어 미제사건을 다루는 드라마나 영화, 기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는 공소시효다. 공소시효는 어떤 범죄사건이 일정한 기간의 경과로 형벌권이 소멸하는 제도다. 공소시효는 범죄 분야나 국가에 따라 액간의 차이를 보이는데, 대부분의 미제사건이 살인죄에 해당한다는 것과, 공소시효가 미제사건을 해결하는데 매우 중요한 법규라는 것만은 국가를 막론한 공통점이다. 미국은 살인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아예 적용하지 않는다. 일부 주(州)에서는 살인죄뿐만 아니라 아동학대나 성범죄에 대해서도 공소시효를 두지 않는다. 영국 역시 살인죄를 포함한 모든 중범죄에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으며, 프랑스는 살인죄가 아니더라도 반인륜적인 사건이라면 범죄자들에게 공소시효의 ‘혜택’을 주지 않는다. 일본은 2010년에 들어 살인을 포함한 12가지 중대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했고, 중국은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에 공소시효 30년을 적용한다. 한국은 어떨까. 2015년 7월부터 살인으로 인해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는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다. 기존의 15년에서 25년으로 연장한지 8년 만에 이뤄진 개정이다. 일명 ‘태완이법’이 적용되는 사건은 2000년 8월 1일 0시 이후에 발생한 살인사건으로, 이에 해당하는 사건은 2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장기미제사건 해결 키워드, DNA 각국을 ‘대표하는’ 수많은 미제사건이 여전히 지속된 수사를 필요로 하는 가운데, 국내외에서 미제사건을 해결하는 키워드는 크게 2가지로 꼽을 수 있다. 그 중 첫 번째는 ‘DNA 감식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DNA의 수명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산소와 접촉이 적고 온도가 낮은 땅속에 보관된 DNA라면 그 수명은 1000~1만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 공룡의 화석이나 오래된 미라에서 DNA를 추출하고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이유다. 제한된 상황이 아니라 할지라도 DNA는 매우 안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물리화학적 충격에서도 잘 보존된다. 뿐만 아니라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를 성질의 변화없이 죽을 때까지 간직하기 때문에, 범죄수사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된다. 과거에는 이러한 DNA의 특성을 이용해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DNA와 용의자의 DNA를 대조하는 방식을 사용했다면,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DNA 표현형질 감식’ 기법이 활용된다. 이 기법은 대조나 비교로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DNA를 분석해 실제 DNA 주인의 신체적 특징을 파악해내는 기법이다. 이미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생체정보 기업과 수사당국이 손을 잡고 이러한 기술을 이용해 미제사건을 함께 해결한 사례가 많다. 미제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두 번째 키워드는 ‘DNA 관리체계 및 범죄예방시스템’이다. 미국은 성범죄자의 DNA를 영구 보관하고 장기간 이들의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성범죄 예방 시스템이 존재한다. 하지만 방대한 데이터를 장기간 보존하는데 인력과 기술을 투자하는 국가는 많지 않다. 게다가 DNA 데이터는 인권 및 개인정보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09년 10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정부는 세계 최초로 전 국민과 거주비자를 받은 외국인들의 DNA를 모두 채취해 데이터베이스화 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확보한 DNA 정보는 미제사건 해결이나 무연고 시신 신원 확인 등에 활용되는데, 유럽인권재판소는 전과가 없는 사람의 DNA와 지문자료를 보관하는 것은 인권침해로서 위법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비슷한 시기, 영국 정부는 체포된 모든 범죄 용의자의 DNA 정보를 보관하겠다고 밝혔다가 인권단체의 비난을 받은 뒤,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의 DNA 정보만 보관하는 것으로 법을 개정했다. 한국은 2010년 ‘DNA법’ 시행으로 살인이나 강도, 성폭행 등 범죄와 관련한 DNA를 채취자의 동의 없이 채취할 수 있게 됐다. 대검찰청과 경찰청의 2015년 발표에 따르면, 정부가 보유한 DNA 신원확인 정보는 2014년 말 기준으로 17만 3024건에 달한다. 경찰 당국은 이러한 DNA 정보를 수집하고 보관할 수 있는 법적 조치가 강력범죄의 공소시효 배제와 맞물려 미제사건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끈질긴 노력과 관심이 장기미제사건 해결의 열쇠 드라마 ‘시그널’ 속 형사들은 “누군가가 포기하기 때문에 미제사건이 만들어진다”고, “포기하지 않으면 희망은 있다”고 말한다. 단순히 드라마 속 대사가 아니다. 미제사건을 해결하는데에 있어서 DNA 감식 기술의 발전과 이를 뒷받침 해주는 법적 보호망이 필수적이긴 하지만, 이보다도 중요한 것은 수사당국의 끈질긴 노력과 대중의 관심이다.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아픔을 잊지 않는 것, 그래서 포기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미제사건을 해결하는 가장 뛰어난 ‘요원’이 아닐까.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문화 블로그] 억지 멜로는 빼고 다양성 더하고… ‘기승전-연애’ 한드 공식 바꾸자

    [문화 블로그] 억지 멜로는 빼고 다양성 더하고… ‘기승전-연애’ 한드 공식 바꾸자

    ●‘유령’ 김은희·‘미생’ 김원석 만남 지난 12일 종영한 tvN 금토 드라마 ‘시그널’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방송가에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다. 이젠 드라마에서도 멜로라인에 기대지 않고 완성도 높은 장르물이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시그널’은 장르물의 특성상 어둡고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깨고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고 전작인 ‘응답하라 1988’ 때 광고를 고스란히 유지할 정도로 화제성 면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사실 ‘시그널’은 본래 SBS에서 오랫동안 편성을 고려했던 작품이다. 극본을 썼던 김은희 작가가 SBS ‘유령’ ‘쓰리데이즈’를 집필했던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SBS는 ‘시그널’에 남녀 주인공들의 러브라인이 없고 작품이 건조하다는 것에 부담을 느꼈고 김 작가 역시 멜로를 원하는 방송사와 의견 차이를 보이면서 결국 편성이 불발됐다. 그렇게 사라지는 듯했던 ‘시그널’은 ‘미생’을 만들었던 김원석 감독을 만나면서 회생의 실마리를 찾았다. ‘미생’ 역시 멜로라인이 거의 없다는 이유로 지상파 방송사에서 편성이 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 감독은 러브라인은 못 쓰겠다는 김 작가를 겁내지 않고 대신 인간미 넘치는 휴먼 드라마 부분만 강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장르물 우려 넘어 두 자릿수 시청률 ‘범죄 수사극의 대가’라고 불릴 정도로 치밀하고 논리적으로 사건을 풀어 가는 김 작가의 장기와 감정의 진폭을 넓혀 사회적인 금기를 건드리는 김 감독의 특기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미드’식의 에피소드 전개였지만 국민적 트라우마가 된 장기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책임감 있고 열정적인 형사들의 이야기라는 콘셉트는 흔들리지 않았다. ‘시그널’ 제작 관계자는 “초반에 돌았던 ‘시그널’의 대본과 현재 방송분은 큰 차이가 있다. 김 작가는 아이디어는 혁신적이지만 종종 뒷심이 달려 ‘게으른 천재’로 불렸는데 꼼꼼하고 집요한 김 감독이 틈새를 잘 메워 줬다”면서 “시청자들도 추리력과 호기심을 자극하고 인간애와 연대 의식 등 장르물이 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시그널’의 성공으로 이제는 ‘기승전-연애’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 장르에서 러브라인에 집착했던 한국 드라마가 ‘멜로 강박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남녀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는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들을 흡수하고 해외 판매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어설픈 멜로라인은 작품의 전개를 느리게 하거나 몰입을 방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시청률 20%를 넘어 호평을 받았던 SBS ‘용팔이’나 ‘리멤버-아들의 전쟁’도 이 같은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미국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인 형사와 의사가 수사와 수술을 하지만 일본 드라마에서는 교훈만 주고 한국 드라마는 연애만 하다가 끝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면서 “하지만 이보다 심한 것은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러브라인으로 시간만 때우는 막장 드라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드·미드로 시청자 눈높이 높아져 이 때문에 방송 관계자들은 ‘시그널’ 이후를 주목하고 있다. 중장년층을 겨냥한 반복적인 연속극 형태의 드라마와 기획력과 완성도를 높인 작품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섬세한 감정을 그린 멜로 드라마는 대가들도 쉽게 쓰기 어려운 장르인데 단순히 감정을 소모하는 억지스러운 러브라인에 의존하는 것은 드라마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를 의식한 듯 tvN은 현재 방영 중인 월화 드라마 ‘피리 부는 사나이’에 이어 알츠하이머를 소재로 한 ‘기억’, 법정 수사물 ‘굿 와이프’ 등 다양한 장르물을 편성할 예정이다. ●“어설픈 멜로·눈요기 외면당할 것” 드라마 평론가 공희정씨는 “어느 순간 기획이나 콘셉트가 불분명한 드라마들이 눈길을 끌기 위한 대안으로 러브라인을 통한 말초적인 재미에 집중했다”면서 “시청자들은 ‘미드’ ‘영드’ 등을 섭렵하며 눈높이가 높아졌다. 국내 드라마가 외국에 비해 방영 시간이 길다는 이유로 말장난이나 눈요기로 시간을 때운다면 결국 외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시진핑 키워드로 꼽힌 ‘화장실 혁명’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시진핑 키워드로 꼽힌 ‘화장실 혁명’

    자연경관이 수려하기로 유명한 중국 윈난성(云南省)을 여행할 때였다. 함께 여행하던 친구가 길거리의 공중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온 뒤 ‘소감’을 밝히길, “취두부 느낌이 난다”고 했다. 소금에 절여 삭힌 취두부의 냄새는 고약하기로 유명하다. 그야말로 끔찍했다는 소리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일명 ‘취두부 느낌의 화장실’ 상당수가 철거되긴 했지만, 중국의 화장실은 여전히 개혁 대상이다. 최근에는 아예 ‘화장실 혁명’(?所革命)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해 초 공식석상에서 언급하면서 ‘시진핑 키워드’로 꼽힌 이후 최근까지도 연일 관련 기사가 생산될 정도로 관심이 높다. 왜, 굳이, 개혁의 대상이 화장실이어야 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관광산업 걸림돌 제거다. ●문·칸막이 없는 화장실은 관광 사업 ‘장애물’ 여느 국가와 마찬가지로 외국 관광객 유치에 힘써 온 중국 입장에서, 화장실은 장애물 중 하나였다. 문이나 칸막이가 없는 것은 예사, 긴 도랑으로 배설물이 흘러가는 ‘레전드급 화장실’은 여전히 중국 화장실의 이미지를 대표한다. 현지에서는 중국이 주요 2개국(G2)대열에 들어선 만큼 전반적인 국가 이미지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를 ‘관광 화장실 혁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국 국무원신문판공실이 운영하는 뉴스사이트인 중국망의 8일자 보도에 따르면, 관광객 비중이 높은 중국 남부 하이난성(海南省)의 경우 ‘스산우’(十三五·2016~2020년 중국 중장기 경제전략을 담은 ‘13차 5개년 계획’) 기간 동안 총 1305개의 화장실을 새로 짓거나 보수해야 하는 임무가 생겼다. 당장 2017년까지 새로 건축되거나 개·보수되어야 할 화장실에 투입되는 자금만 4억 650만 위안(약 755억 원)이다. 하이난성이 실행해야 할 ‘화장실 혁명 4대 행동’은 ▲용지확보 및 용수(用水), 전기 문제 해결 등을 포함한 ‘건설 행동’ ▲관광객 편의 확보 및 만족도를 높이는 ‘기술 혁신 행동’ ▲국가 표준에 의거해 A급 화장실 유지를 위한 ‘관리 행동’ ▲사용자의 의식 개선을 위한 ‘문명 향상 행동’ 등이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예산과 행정적 지침을 총동원해 ‘후진국 화장실’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본격적인 중국의 노력은 시진핑 주석의 키워드 발표 이후부터 시작됐지만, 일부 도시에서는 200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부터 화장실에 공을 들여왔다. ●대리석 바닥·옥 장식 천장 ‘초호화 화장실’ 등장 2009년,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정부는 마치 금빛 황궁을 연상케 하는 초호화 공중화장실을 세웠다. ‘서유기’의 한 대목을 그린 18폭짜리 그림도 눈길을 사로잡았고, 바닥에는 최고급 대리석을, 문에는 금박을, 천장은 옥으로 장식했다. ‘6성급 화장실’이라는 별명이 생겼을 정도로 화려한 이곳을 짓는데 시 정부가 쓴 돈은 무려 800만 위안(약 15억원)에 달한다. 규모도 무시할 수 없다. 2007년 쓰촨성 충칭시에는 10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3000㎡(약 910평) 규모의 화장실이 등장한 바 있다. 충칭시는 당시 이곳을 ‘세계 최대 화장실’로 기네스기록 등재 신청을 요청했지만 현지에서는 “이런 것이 과연 자랑스러운 기록인가” 등의 의문과 비난이 제기되면서 등재가 무산되기도 했다. 초호화·대규모 화장실이 등장하면서 웃지 못할 해프닝도 발생했다. 2009년 장쑤성 난징시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공자의 사당 내부에 40만 위안(약 7500만원)을 들여 호화 화장실을 만들었다. 내부에는 화려한 인테리어는 물론 에어컨과 대형 텔레비전, 고급 의자 등이 구비돼 있어 오픈 당시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 화장실의 ‘생명’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용객들이 고가의 화장실 장식품을 하나둘 가져가기 시작한 것이다. 급기야 2011년 말에는 화장실 유리창까지 도둑맞자 시 당국은 결국 화장실 철거를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화장실 혁명의 가장 크고 어려운 과제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즉 사용자의 의식 혁명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간 일부 중국인들의 비위생적이고 무개념적인 화장실 사용 백태는 전 세계인들의 비난과 웃음거리가 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최근 등장한 것이 바로 충칭시 대로변에 세워진 공개 화장실이다. 밀폐된 공간 내에서의 비문명적인 행동을 규제하기 위해 등장한 이 화장실은 허리부터 허벅지까지 가려주는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 볼일을 봐야 한다. 불가피하게 여성은 사용할 수 없으며, 거리 미관을 위해 다양한 컬러의 무늬까지 칠해 놓았다. 중국 국가여유국(관광청)은 공중화장실을 몰상식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이 불시에 공중화장실을 급습해 적발하고 과태료를 물게 한다는 계획인데, 문제는 ‘범행 현장에서 증거를 확보하는 일’이 녹록지 않다는 데 있다. 프랑스의 대문호인 빅토르 위고는 대표작 ‘레미제라블’에서 “인류의 역사는 곧 화장실의 역사다” 라고 했다. 국가를 막론하고 지저분한 화장실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해왔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의 건강과 위생을 위해서라도, 중국의 화장실 혁명이 실효를 거두고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길 기대해본다. huimin0217@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중국은 왜 ‘호화 화장실’에 집착할까?

    [송혜민의 월드why] 중국은 왜 ‘호화 화장실’에 집착할까?

    자연경관이 수려하기로 유명한 중국 윈난성(云南省)을 여행할 때의 일이었다. 함께 여행하던 친구가 길거리의 공중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온 뒤 ‘소감’을 밝히길, “취두부 느낌이 난다”고 했다. 소금에 절여 삭힌 취두부의 냄새는 고약하기로 유명하다. 그야말로 끔찍했다는 소리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일명 ‘취두부 느낌의 화장실’ 상당수가 철거되긴 했지만, 중국의 화장실은 여전히 개혁해야 할 대상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아예 ‘화장실 혁명’(厕所革命)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해 초 공식석상에서 언급하면서 ‘시진핑 키워드’로 꼽힌 이후 최근까지도 연일 관련 기사가 생산될 정도로 관심이 높다. 왜, 굳이, 개혁의 대상이 화장실이어야 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관광산업 걸림돌 제거다. 여느 국가와 마찬가지로 외국 관광객 유치에 힘써 온 중국 입장에서, 화장실은 장애물 중 하나였다. 문이나 칸막이가 없는 것은 예사, 긴 도랑으로 배설물이 흘러가는 ‘레전드 급 화장실’은 여전히 중국 화장실의 이미지를 대표한다. 현지에서는 중국이 G2대열에 들어선 만큼 전반적인 국가 이미지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를 ‘관광 화장실 혁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국 국무원신문판공실이 운영하는 뉴스사이트인 중국망의 8일자 보도에 따르면, 관광객 비중이 높은 중국 남부 하이난성(海南省)의 경우 ‘스산우’(十三五·2016~2020년까지 중국 중장기 경제전략을 담은 ‘13차 5개년 계획’) 기간 동안 총 1305개의 화장실을 새로 짓거나 보수해야 하는 임무가 생겼다. 새로 짓는 화장실이 총 732개, 개조해야 하는 화장실은 573개에 달한다. 당장 2017년까지 새로 건축되거나 개보수 되어야 할 화장실은 900여 개에 달하는데, 여기에 투입되는 자금만 4억 650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755억 원 규모다. 화장실이 3A, 2A, 1A 등으로 급이 나뉘어져 있다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하이난성이 실행해야 할 ‘화장실 혁명 4대 행동’은 ▲용지확보 및 용수(用水), 전기 문제 해결 등을 포함한 ‘건설 행동’ ▲관광객 편의 확보 및 만족도를 높이는 ‘기술 혁신 행동’ ▲국가 표준에 의거해 A급 화장실 유지를 위한 ‘관리 행동’ ▲사용자의 의식 개선을 위한 ‘문명 향상 행동’ 등이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예산과 행정적 지침을 총동원해 ‘후진국 화장실’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본격적인 중국의 노력은 시진핑 주석의 키워드 발표 이후부터 시작됐지만, 일부 도시에서는 200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부터 화장실에 공을 들여왔다. 화려한 것을 특히나 좋아하는 중국인의 특성에 맞게 붉은색, 황금색 계열로 치장한 화장실이 속속 공개됐다. 2009년,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정부는 마치 금빛 황궁을 연상케 하는 초호화 공중화장실을 세웠다. ‘서유기’의 한 대목을 그린 18폭짜리 그림도 눈길을 사로잡았고, 바닥에는 최고급 대리석을, 문에는 금박을, 천장은 옥으로 장식했다. ‘6성급 화장실’이라는 별명이 생겼을 정도로 화려한 이곳을 짓는데 시 정부가 쓴 돈은 무려 800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15억 원에 달한다. 규모도 무시할 수 없다. 2007년 쓰촨성 충칭시에는 10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3000㎡(약 910평) 규모의 화장실이 등장한 바 있다. 충칭시는 당시 이곳을 ‘세계 최대 화장실’로 기네스기록 등재 신청을 요청했지만 현지에서는 “이런 것이 과연 자랑스러운 기록인가” 등의 의문과 비난이 제기되면서 등재가 무산되기도 했다. 초호화·대규모 화장실이 등장하면서 웃지 못할 해프닝도 발생했다. 2009년 장쑤성 난징시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공자의 사당 내부에 40만 위안(약 7500만원)을 들여 호화 화장실을 만들었다. 내부에는 화려한 인테리어는 물론 에어컨과 대형 텔레비전, 고급 의자 등이 구비돼 있어 오픈 당시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 화장실의 ‘생명’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용객들이 고가의 화장실 장식품을 하나 둘 가져가기 시작한 것이다. 급기야 2011년 말에는 화장실 유리창까지 도둑맞자 시 당국은 결국 화장실 철거를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화장실 혁명의 가장 크고 어려운 과제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즉 사용자의 의식 혁명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간 일부 중국인들의 비위생적이고 무개념적인 화장실 사용 백태가 전 세계인들의 비난과 웃음거리가 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화장실에서 생선을 손질하는 여성, 외국의 공항 화장실에서 버젓이 세면대에 발을 올리고 닦는 모습, 빨래를 하고 이를 공공장소에 걸어놓는 행동 등이 ‘인증샷’과 함께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이를 비난하는 내부 목소리도 커졌다. 그래서 최근 등장한 것이 바로 충칭시 대로변에 세워진 공개 화장실이다. 밀폐된 공간 내에서의 비문명적인 행동을 규제하기 위해 등장한 이 화장실은 허리부터 허벅지까지 가려주는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 볼일을 봐야 한다. 불가피하게 여성은 사용할 수 없으며, 거리 미관을 위해 다양한 컬러의 무늬까지 칠해 놓았다. 중국 국가여유국(관광청)은 공중화장실을 몰상식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이 불시에 공중화장실을 급습해 적발하고 과태료를 물게 한다는 계획인데, 문제는 ‘범행 현장에서 증거를 확보하는 일’이 녹록지 않다는데 있다. 프랑스의 대문호인 빅토르 위고는 대표작 ‘레미제라블’에서 “인류의 역사는 곧 화장실의 역사다” 라고 했다. 국가를 막론하고 지저분한 화장실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해왔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의 건강과 위생을 위해서라도, 중국의 화장실 혁명이 실효를 거두고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길 기대해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임수정 1인 2역 스릴러 ‘시간이탈자’ 1차 예고편

    임수정 1인 2역 스릴러 ‘시간이탈자’ 1차 예고편

    임수정, 조정석, 이진욱 주연의 영화 ‘시간이탈자’ 1차 예고편이 공개됐다. ‘시간이탈자’는 결혼을 앞둔 1983년의 한 남자(조정석)와 강력계 형사인 2015년의 남자(이진욱)가 우연히 꿈을 통해 한 여자(임수정)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녀를 구하고자 사투를 벌이는 내용을 담은 감성추적 스릴러다. 이번에 공개된 예고편은 추적 편이라는 부제 아래 서로 다른 두 시대에 하나의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두 남자와 이들이 구하고자 하는 한 여자를 담았다. 예고편은 두 남자가 우연히 꿈을 통해 서로의 일상을 보면서 시작된다. 2015년의 건우(이진욱)가 미제 사건을 파헤치던 중 자신이 꿈에서 본 1983년 지환(조정석)의 약혼녀 윤정(임수정)이 살해당했다는 기록을 본다. 이후 건우와 지환이 그녀의 죽음을 막기 위해 간절한 사투를 벌인다. 이번 작품에서 임수정은 1인 2역에 도전했다. 1983년의 윤정은 지환과의 결혼을 앞두고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린 여자다. 2015년의 소은은 우연히 건우를 만나 과거의 사건을 함께 쫓는 여자다. 조정석은 윤정의 여인이자 음악 교사 지환 역을 맡았고, 이진욱은 형사 건우 역을 맡았다. ‘시간이탈자’는 꿈으로 연결된 과거와 현재라는 독특한 설정과 세 남녀의 애틋한 관계, 범죄 사건을 둘러싼 흥미진진한 전개가 눈길을 끈다. 특히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 곽재용 감독과 임수정, 조정석, 이진욱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4월 개봉 예정. 사진 영상=CJ엔터테인먼트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사설] 주민 인권문제 적극 제기해 北 변화 이끌어야

    북한이 어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직후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6발을 쐈다.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이번 ‘결의안 제2270호’는 전례 없이 강력한 대북 경제 제재안을 담고 있다. 그런데도 동해상에서 무력시위를 벌인 것은 김정은 정권이 여하한 제재도 감수하면서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일 것이다. 이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가뜩이나 곤궁한 북한 주민들일 수밖에 없다. 그제 북한인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우리는 이를 계기로 북 인권문제를 국제사회에서 적극 공론화함으로써 북한 체제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낼 때라고 본다. 이번 안보리 결의안은 북한 수출입 화물에 대한 육·해·공 입체 검색을 포함해 촘촘한 제재 방안을 망라하고 있다. 빈틈없는 이행을 전제로 국제사회가 북측에 ‘체제 유지냐, 핵 보유냐’를 선택하도록 압박한 형국이다. 그럼에도 북이 동해상 도발이라는 어깃장을 놓은 배경은 뭘까. 중·러가 결국 뒷문을 열어 줄 것으로 보는 등 뭔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세습 왕조’나 다름없는 김정은 체제가 변화할 의지가 없다는 게 근본적 요인이란 뜻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북측에 “북녘 동포들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는 폭정을 중지하라”고 요구한 것도 그런 맥락으로 이해된다. 사실 김정은 정권의 비핵화를 유도하는 데 경제 제재로만 충분하지 않음은 불문가지다. 역대 서독 정부가 동독 정권을 변화시키기 위해 그랬듯이 ‘인권 카드’를 포함한 가용한 방안을 총동원해야 한다. 주민들의 삶이 도탄에 빠지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는 김정은 정권에 핵·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하라고 백번 말해도 쇠귀에 경 읽기였지 않은가. 때마침 제네바에서 북한 인권문제 등을 의제로 제31차 유엔 인권이사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1일 참석한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우리의 인권 상황을 지목하는 회의에 더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북측의 이런 인권이사회 보이콧 선포야말로 인권문제가 북한 정권의 급소임을 역설적으로 말해 준다. 국제사회에서 북의 인권문제를 우리가 앞장서 제기할 때 경제 제재안도 상승 효과를 얻을 듯싶다. 예컨대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노예노동’ 실태를 국제사회에 알릴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첫 발의 후 11년 만에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이다. 그간 우리 내부에서 북한인권법을 반대하는 세력도 적지 않았다. 이들을 죄다 종북으로 몰아선 안 되겠지만, 북한 정권을 자극하면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더 어려워진다는 주장은 진실에 부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주민의 1년치 식량을 조달할 돈을 장거리 미사일 한 방으로 날리곤 하는 북한 정권의 행태를 보라. 거듭 강조하지만 북한판 극단적 전체주의를 변화시키지 못하면 핵문제도, 인권문제도 영구미제로 남게 될지 모른다. 냉전기에 주민을 탄압하던 구소련이나 남아프리카의 인종차별 정권이 국제 여론의 지탄과 함께 무너진 전례도 있다. 정부는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인권에 대한 국제 여론을 환기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하기 바란다.
  • ‘위키드’ 박예음 감동의 ‘온 마이 온’…노래 부르다 ‘울컥’

    ‘위키드’ 박예음 감동의 ‘온 마이 온’…노래 부르다 ‘울컥’

    Mnet 창작동요대전 ‘위키드’에서 뮤지컬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의 무대가 펼쳐졌다. 지난 3일 방송된 Mnet 동심저격뮤직쇼 ‘위키드’에서는 박예음 어린이가 출연해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에포닌이 부르는 애절한 사랑의 넘버인 ‘온 마이 온’(On my own)을 불렀다. 박예은의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깊은 울림과 섬세한 감정 표현은 뮤지컬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특히 노래가 클라이맥스 부분으로 치닫자 감정에 젖어 눈물을 흘리는 박예은의 모습은 뮤지컬 속 역할인 에포닌의 안타까운 상황을 그대로 느껴지게 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박예음은 2013년 방송된 엠넷 ‘보이스 키즈’에 출연했던 꼬마 소녀. 당시에도 박예음은 청아한 목소리와 귀여운 외모로 출연진의 마음을 사로잡은 바 있다. 이날 위키드로 컴백한 박예음은 근황에 대해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어린 코제트 역을 맡아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엠넷 ‘위키드(WE KID)’는 ‘우리 모두 아이처럼 노래하라(WE sing like a KID)’의 준말로, 어른과 어린이 모두가 사랑하는 노래, 2016년판 ‘마법의 성’을 만드는 전 국민 동심 저격 뮤직쇼다. 최정상급 스타인 박보영, 타이거JK, 유연석 등이 출연한다.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30분 엠넷, tvN 공동 방송. 사진·영상=위키드/네이버tv캐스트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위키드’ 최연소 5세 어린이가 부르는 뽀로로 주제가☞ ‘제주소년’ 오연준이 부르는 ‘바람의 빛깔’ 영상
  • [자치단체장 25시] 최문순 강원 화천군수

    [자치단체장 25시] 최문순 강원 화천군수

    “산천어축제로 세계인들에게 알려진 접경지역 화천 군민들이 이제는 풍요로운 경제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해 나가겠습니다.”지난달 16일 기자와 함께한 최문순(61) 강원 화천군수는 휴전선을 지척에 둔 인구 2만 7000명 안팎의 산골마을을 살기 좋은 고장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혼신의 열정을 쏟고 있었다. 산천어축제가 끝난 화천천을 찾아 청정 생태하천 복원과 안전을 챙기고 인재교육의 산실이 될 어린이도서관 공사 현장을 찾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최 군수 자신이 군 지역경제과장으로 일할 당시 기획하고 시작했던 ‘산천어축제’가 대박을 터뜨리고 자치행정과장 시절 시작한 다양한 ‘인재육성 프로그램’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큰 자신감이 생겼다. 폐장한 축제장에서 녹아내리는 얼음조각을 돌아보며 안전을 강조하는 모습에서 꼼꼼함이 묻어났다. 최 군수는 화천 토박이로 하남면 원천리 산골마을의 가난한 농사꾼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 살림 탓에 고교만 졸업하고 곧바로 농사를 지어야 했다. 하지만 근면함으로 화천군 4H 연합회장을 맡는 등 리더십을 키워 나갔다. 24세 때 군 9급 농업직으로 공무원에 입문한 뒤 행정직으로 옮겼고 기획력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했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면장과 주민생활지원과, 기획감사실장을 두루 거쳤으며 강원도인재개발원 교육연구실장과 화천 부군수직을 끝내고 2014년 지방선거에서 화천군수로 당선됐다. 평소엔 실무자에게 업무를 맡겨 성과를 지켜보는 성격이지만 자수성가한 탓에 ‘될 성싶은 사업이다’ 판단하면 팔을 걷어붙이고 꼼꼼하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별명도 ‘탱크’다. 산천어축제의 시작부터 성공까지 관여했던 산증인으로 이 축제만큼은 군수가 직접 챙기며 독려한다. 2003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산천어축제가 승승장구하는 이유다. 비슷한 겨울축제를 펼치는 인근의 다른 자치단체들이 화천군을 따라가지 못하는 노하우의 대부분은 최 군수가 직접 챙기고 지시하며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이날 얼곰이성 등 축제가 끝난 현장을 찾은 최 군수는 “2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한 ‘2016 산천어축제’도 역대 최고의 축제로 기록됐다”면서 “지난해보다 4만명이나 많은 154만여명이 축제장을 찾았고 이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만 7만 5000여명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 방문은 집계를 시작한 2006년 1000여명이 찾은 이후 10년 새 70배 이상 늘어났다.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잡았다는 방증이다. 여기에는 산천어축제가 갖는 남다른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함께 간 오경택 예산계장은 “흐르는 물은 웬만한 추위로는 얼지 않지만 산천어축제가 열리는 화천천은 흐르는 물의 수위를 조절해 얼음을 얼리는 노하우로 20㎝ 이상 안전한 얼음 얼리기에 성공하고 있다”면서 “수년간 축제를 이어 오면서 터득한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최 군수는 “이상고온과 최강 한파라는 최악의 기상 조건에다 남북 긴장으로 군 장병의 외출·외박이 통제됐지만 많이 찾아준 관광객과 헌신적인 노력을 해 준 주민들께 감사한다”면서 “축제 기간 미흡했던 부분을 개선해 내년부터 본격 체류형 축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관광객들이 머물 수 있도록 야간 얼음낚시와 야시장 등을 처음으로 연 것도 대박에 일조했기 때문이다. 특히 안전과 환경을 최우선으로 축제를 펼쳤고 마무리작업까지 완벽하게 하고 있다. 축제 기간 UDT·특전사 출신 안전요원 22명이 산소통을 메고 수시로 축제장 얼음 속을 점검했다. ‘이상고온으로 혹 얼음 상태가 나빠질까’ 안전에 올인했다. 축제가 끝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안전점검팀은 여전히 현장에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혹시나 녹아내린 얼음조각들이 행인들을 덮치지 않을까, 축제장으로 쓰던 화천천에 행인들이 빠지지 않을까, 밤낮 경비를 서며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반종철 안전점검팀장은 “안전은 기본이고 그물과 대형 자석까지 동원해 강물에 남아 있는 산천어와 쓰레기, 낚시 등을 건져 내는 일도 함께 하며 화천천의 청정 환경 유지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축제 성공의 자신감으로 지역경제 살리기와 복지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화천읍, 간동면, 하남면, 상서면, 사내면 등 5개 읍·면을 대상으로 권역별 특별경제활성화 계획을 마련했다. 낙후된 산골마을이지만 성공 축제를 기반으로 지역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화천읍과 사창리에는 이미 100~150석 규모의 작은 영화관들이 들어섰다. 산양리에도 오는 9월쯤 작은 영화관이 개관한다. 간동면과 상서면 다목리 일대에는 야구장 등 생활체육공원이, 하남면 일대에는 교량 등을 활용한 호수변 힐링관광산업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공무원 현장도우미제도’는 취약계층과의 소통의 끈이 되면서 현장 복지의 표본이 되고 있다. 군수와 실·과장, 복지담당이 수시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가구를 찾아 희망의 불씨를 심어 주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방문한 가구만 1000곳이 넘는다. 최 군수는 “화천은 농산촌 주민들과 군 장병들이 많아 그동안 안정된 생활이 어려웠다”면서 “세계적인 산천어축제 성공을 발판으로 관광객들이 머물며 즐기고 힐링할 수 있도록 하고 군 장병들이 외출, 외박 때 화천에 머물며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 결국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 복지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행복한 마음, 신나는 삶, 밝은 화천’이란 군정 슬로건만큼 최 군수의 얼굴도 신나고 밝았다. 글 사진 화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두둥~ 금천구 레미제라블 기대해 주세요

    두둥~ 금천구 레미제라블 기대해 주세요

    금천구가 마련한 청소년 뮤지컬 ‘레미제라블’에 출연하는 지역 청소년들이 공연을 앞두고 29일 구청 연습실에서 막바지 연습을 하고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 ‘도곡동 화재’ 미제로 남나

    지난달 발생한 서울 강남구 도곡동 50대 의사 가족 화재참사<서울신문 1월 16일자 8면>가 결국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채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시 집안에 있던 4명이 모두 사망하는 등 화재의 지속 시간이나 정황에 비해 막대한 피해가 나면서 40일 가까이 걸쳐 경찰 등이 조사를 벌였지만, 결정적인 단서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화재 원인을 조사해 온 서울 수서경찰서는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최종 감식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28일 밝혔다. 감식 작업에는 경찰과 소방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인력들이 함께 투입됐다. 경찰 관계자는 “거실 장판 부분이 유독 다 탄 점으로 미뤄 볼 때 최초 화재가 장판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은 너무 많이 타 버려 화재 원인을 추정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오후 10시 50분쯤 도곡동의 한 아파트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20여분 만에 진압됐지만 집 내부의 절반 이상이 소실되면서 가장인 의사 송모(52)씨와 부인(49), 작은딸(21), 아들(14) 등 4명이 숨졌다. 사인은 모두 질식사였다. 경찰은 아주 늦은 심야라고 할 수 없는 시간에 아파트 3층에서 발생한 데다 화재의 지속시간도 20분 정도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4명이나 사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경찰 관계자는 “송씨와 주변인 사이의 금전 거래를 수사하고 있지만 특이점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기성 원광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화재 진압 도중 발화점이 손상되는 경우도 있지만 정밀 감식 결과가 원인 불명으로 나오는 건 통상 흔하게 발생하는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중대성명’ 발표 이틀만에…북한 軍부대에 무슨일? ‘충격’

    ‘중대성명’ 발표 이틀만에…북한 軍부대에 무슨일? ‘충격’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가 최근 중대성명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150여만명이 자원입대 의사를 나타냈다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밝혔다. 김 제1위원장은 일꾼들과 근로청년들, 학생들에게 지난 27일 보낸 감사문에서 “(중대성명 발표 후) 이틀 동안에 전국적으로 150여만명에 달하는 일꾼들과 근로청년들, 대학 고급중학교 학생들이 인민군대에 입대와 복대를 열렬히 탄원하였다”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은 감사문에서 “우리의 일꾼들과 근로청년들, 학생들은 최고사령부 중대성명에 접하자마자 전국 각지에서 모임을 열고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에 대한 치솟는 적개심과 멸적의 의지를 토로하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적들은 우리 인민을 몰라도 너무나 모르고 있다”며 “우리 당은 적대세력의 온갖 도발책동을 여지없이 분쇄해 버리고 주체혁명의 최후승리를 기어이 안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제 침략자들과 남조선 괴뢰들이 끝끝내 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지른다면 혁명군대의 노호한 불세레로 적들의 아성을 완전소탕해 버리고 강성번영하는 통일조선 만세소리가 천지를 진감할 환희로운 전승의 날을 안아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3일 사상 처음으로 인민군 최고사령부 명의의 중대성명을 발표, “1차 타격 대상은 동족 대결의 모략 소굴인 청와대와 반동통치기관들”이라며 한반도 군사적 긴장 수위를 높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소년 꿈 키워 주는 희망 구정] 꿈의 무대 오르는 내일의 배우들

    “음, 무엇을 가장 많이 얻었느냐고요? 자신감이죠. 공연이 잘 끝나면 (자신감이)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다음달 3일 금천구 금나래아트홀 무대에 오르는 청소년판 레미제라블에서 마담 테나르디에 역을 맡은 동일여고 3학년 정은지 학생은 요즘 잠을 잘 못 잔다. 정양은 “무대에 오를 걱정 때문이 아니라 약간 설레는 상태라서 그런 것 같다”면서 “처음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을 원어로 공연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는데, 여러 학교 친구들과 함께 연습하다 보니 이젠 기대와 설렘이 더 크다”고 말했다. 금천구는 다음달 3일 오후 7시와 4일 오후 3시, 7시 이틀에 걸쳐 만 19세 이하 학생판 ‘레미제라블’ 영어 뮤지컬 공연을 올린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공연을 위해 총 100여 명의 학생이 지난해 9월부터 연습에 몰두했다. 겨울방학 동안에도 영어 대본 숙지, 뮤지컬 연기, 안무, 발성 기초과정 등을 연습했다. 현재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레미제라블’ 한국어 공연 주최사인 ㈜레미제라블코리아와 제작사 ㈜KCMI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연출과 무대 기술 등에서 지난해보다 한층 완성도를 높였다. 지난 1월 20일 청소년 배우들은 공연 제작사의 초청으로 실제 ‘레미제라블’ 출연 배우와 기술 감독을 만나는 등 무대 견학을 통해 공연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도 했다.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꿈을 잊고 살아가는 청소년과 자신이 바라던 삶을 살지 못하는 어른들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동안 공연 준비를 위해 땀 흘린 모든 학생들이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성공적인 공연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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