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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캣츠’ 톰 후퍼 감독 “옥주현의 ‘메모리’, 믿을 수 없을 만큼 감동”

    ‘캣츠’ 톰 후퍼 감독 “옥주현의 ‘메모리’, 믿을 수 없을 만큼 감동”

    뮤지컬 영화 ‘캣츠’의 톰 후퍼 감독이 한국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신작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톰 후퍼 감독은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캣츠’(감독 톰 후퍼)의 언론배급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한국에 와서 기쁘다. ‘레미제라블’에 대해 한국 관객들이 보여준 사랑과 환대가 뜨거워서 한국에 오고 싶었다”고 밝혔다. 톰 후퍼 감독의 ‘레미제라블’은 국내에서 5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당시 한국을 방문하지 못했던 톰 후퍼 감독은 “‘레미제라블’ 당시에 휴 잭맨이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에 너무 뜨거운 환대 받았고 멋진 나라라고 자랑을 많이 해줘서 그때부터 한국에 꼭 오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3일간 ‘캣츠’가 전세계에서 개봉한다. (배급사에서) 영국 외에 한 나라를 고르라고 해서 한국에 오겠다고 해서 오게 됐다”고 우리나라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톰 후퍼 감독은 이날 오전 우리나라에 입국했다. 이번 내한은 후퍼 감독의 적극적인 의사로 성사됐다. 기자간담회 자리에는 ‘캣츠’의 대표곡 ‘메모리’(Memory)의 한국어 커버송 가창자로 선택된 가수 옥주현도 함께했다. 톰 후퍼 감독은 옥주현의 ‘메모리’ 커버송에 대해 “감동을 받았다. 영혼을 담은 공연이었고, 믿을 수 없이 아름다운 목소리였다”며 “전세계 유일하게 공식 커버를 허락했는데 그게 옥주현인 이유도 여러분이 아실 것이다. 정말 많은 감동을 받았고 대단한 공연이라고 생각했다”고 극찬했다. 옥주현은 ‘레미제라블’을 인상 깊게 봤다면서 “나는 뮤지컬을 하고 있다. 뮤지컬은 한 번뿐인 시간을 달려갈 때 공간에 있는 사람과 호흡하는 생생함이 있다. 그걸 필름으로 담아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점에 유일하게 답해준 분이 감독님이다”라며 ‘레미제라블’ 당시 현장 녹음을 했던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보는 동안에 그 시대 그 순간의 아픔을 노래하는 그 공간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끔 했던 감독님만의 비법이 있었다. 똑같은 방법으로 ‘캣츠’도 그렇게 하셨다고 들어서 보기도 전에 두근두근 기대가 된다”고 영화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캣츠’는 1년에 단 하루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고양이를 선택하는 운명의 밤에 벌어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동명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음악을 맡고 톰 후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톰 후퍼 감독은 ‘킹스 스피치’ ‘레 미제라블’과 ‘대니쉬 걸’ 등 작품성 높은 영화들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유명 감독이다. 이번 영화는 뮤지컬 영화에 어울리는 화려한 출연진으로 기대감을 얻고 있다. 제니퍼 허드슨이 그리자벨라, 테일러 스위프트가 봄발루리나, 이드리스 엘바가 맥캐버티, 프란체스카 헤이워드가 빅토리아 역을 맡았다. 더불어 주디 덴치, 이안 맥켈런, 제이슨 데룰로, 제임스 코든, 레벨 윌슨 등이 출연했다. 오는 24일 개봉.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그것이 알고 싶다-김성재’ 편, 또 방송금지 신청

    ‘그것이 알고 싶다-김성재’ 편, 또 방송금지 신청

    SBS, 지난 8월 금지된 ‘김성재 편’ 21일 다시 편성당시 용의자였던 여자친구 측, 법원에 가처분 신청 듀스 멤버 고 김성재씨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을 다룰 것으로 예고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상대로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고인의 당시 여자친구가 다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 반정우)는 19일 오후 SBS ‘그것이 알고 싶다-김성재 편’의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21일 방송에서 김성재씨 죽음에 대한 의혹을 다룰 예정이다.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28개의 주사 자국에 초점을 맞춰 김성재씨 죽음의 이유를 추적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예고 영상 속 전문가들은 주사 자국 28개에 대해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김성재씨 사망 당시의 여자친구로 알려진 김모씨는 지난 8월에도 방송 예정이었던 ‘그것이 알고 싶다-김성재 편’에 대해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방송의 주된 내용이 신청인이 김성재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면 신청인의 인격과 명예가 훼손되는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될 우려가 있다. 방송이 갖는 광범위하고 신속한 전파력을 감안하면 사후 정정보도나 반박보도에 의한 피해 구제만으로는 충분한 인격과 명예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면서 방송을 금지시켰다. 제작진은 법원 판단에 대해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서가 아닌, 새로운 과학적 증거로 미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을 모색해 보자는 제작진의 공익적 기획 의도”라고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오는 21일 방송에 대해 제작진은 “보강 취재를 통해 논리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김성재 편 방송 재시도에 대해 “지난번 방송금지 가처분신청 재판 이후 이 사건과 관련해 많은 분의 제보가 있었고, 국민청원을 통해 다시 방영해주길 바라는 시청자분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김씨는 해당 방송이 채권자(본인)의 명예 등 인격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는 취지로 17일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가처분 신청 결과는 20일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 측 대리인은 재판을 마친 뒤 “지난 8월과 특별히 다른 내용도 없이 다시 방송을 한다고 하는데, 새로운 내용도 없다. 대중의 관심사인 방송을 한 번 더 하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유명 연예인들이 악성 댓글 때문에 자살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과 다른 악성 댓글에 개인이 당하는 피해는 회복 불가능하다. 이를 법원에서 생각, 방송을 막아주기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재씨는 1995년 듀스로 데뷔해 활동하다 1995년 솔로 앨범을 발표했지만, 컴백 하루 만인 11월 20일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의 부검 결과 몸에서 주사 자국 28개가 확인됐고, 사인은 ‘졸레틸’이라는 동물마취제 때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죽음을 둘러싼 억측이 난무했다. 치대생이었던 여자친구 김씨는 동물병원에서 졸레틸을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용의자로 지목됐고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김씨가 구매한 졸레틸 용량이 성인 남성의 치사량에 못 미친다는 반박 등이 나오면서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고,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검사내전’ 이선균 vs 정려원, 전쟁의 서막 “나 싫죠? 나도 싫어요”

    ‘검사내전’ 이선균 vs 정려원, 전쟁의 서막 “나 싫죠? 나도 싫어요”

    ‘검사내전’ 형사2부 새 식구로 합류한 정려원의 등장이 평화롭던 이선균의 일상에 균열을 만들었다. 과거부터 악연으로 엮인 두 검사의 본격 대립이 시작된 ‘검사내전’ 2회 시청률은 전국 5%, 수도권 5.1%를 기록하며 순항을 이어갔다. (닐슨코리아 제공, 유료가구 기준) 지난 17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연출 이태곤, 크리에이터 박연선, 극본 이현, 서자연, 제작 에스피스, 총16부작) 2회에서는 십여 년 만에 진영지청 형사2부에서 만난 검사 이선웅(이선균)과 차명주(정려원)가 임금체불 사건에 의견 대립을 보이며 전쟁의 서막을 올렸다. 특히 학부 시절에는 선웅이 선배였지만, 연수원 기수로는 명주가 선배인 꼬여버린 ‘족보’ 등 좋지 않았던 과거사가 함께 드러나면서 이들의 전쟁이 쉬이 끝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해 앞으로의 전개에 흥미를 높였다. 검사 생활 11년 내내 승승장구했던 스타 검사 명주가 지난 첫 방송에서 309호 앞을 서성인 이유가 드러났다. 그가 진두지휘했던 2000억대 보험사기 사건의 피의자가 차관 장인이었고, 그 결과 남해안 끝자락에 위치한 지방 도시 진영으로 사실상 좌천된 것. 차명주의 발령 소식에 진영지청 검사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당장 사표를 내고 유명 로펌에 들어가도 아쉬울 게 없는 그가 왜 “자존심도 버리고, 패기도 버리고” 고분고분하게 ‘검사들의 유배지’까지 왔는지 의문을 자아냈던 것. 형사2부 식구들이 명주를 호기심과 어색함이 뒤섞인 눈으로 주시한 가운데, 선웅에겐 명주의 존재 자체가 떨떠름했다. 남들은 단순히 졸업 동기로만 짐작하는 명주와의 기억이 썩 좋지 않았던 것. 과거 몇 번이나 자신을 무시하는 듯 보였던 명주의 시선과 대꾸들이 수치스러운 기억으로 생생하게 남아있었다.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울컥 화가 올라오는 자신과 달리 명주는 ‘이선웅’이라는 이름조차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듯 행동했고, 선웅은 더욱 약이 올랐다. 거침없는 명주의 행보는 형사2부에도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출근 이틀째, 부장검사 조민호(이성재)에게도 일언반구 없이 회의를 소집하더니 형사2부 사건 절반을 배당받겠다는 것도 모자라, “각 방에 갖고 계신 2개월 이상의 미제 사건들, 다 제가 받아 가겠습니다”라고 선언했기 때문. 그 이유를 조목조목 나열하며 “제가 없던 진영지청과 제가 온 뒤의 진영지청이 같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마지막 어퍼컷까지 날린 당당한 태도에 팀원들은 혀를 내둘렀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재배당된 사건들에 대해 기수가 제 밑인 검사들의 요약지를 요구했는데, 이것이 선웅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말았다. 가뜩이나 자신의 사건이 사전 논의 없이 명주에게 재배당돼 불쾌했던 선웅이 연수원 기수는 선배지만 엄연히 학부로는 후배인 명주가 요약지까지 요구하자 분노한 것.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듯 영상조사실로 명주를 불러냈지만, 결국 정곡만 콕콕 찔러대며 몰아붙이는 명주에게 “차검사 나 싫죠? 내가 다 알아요. 근데 뭐 나도 상관없어요. 나도 차검사 싫어하니까!”라고 외치는 흑역사까지 남기고 말았다. 다소 유치한 공방전으로 막을 올린 두 사람의 관계는 ‘정수실업 임금체불’ 건이 엮이면서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임금체불로 사장을 고소한 피해자 김영춘(손경원)이 가족의 병원비 때문에 고소를 취하하려 했지만, 정수실업의 상습적인 임금체불을 뿌리 뽑기 위해 선웅이 합의를 막고 있었던 상황. 하지만 명주는 재배당받자마자 합의로 사건을 종결시켰고, 이에 화가 난 선웅은 “차검사는 비싼 옷 입고 좋은 신발 신고 살아서 잘 모르겠지만, 여기 형사부 사건들, 간단해 보여도 누군가의 생존과 직결된 사건들입니다”라고 따졌다. 그러나 명주는 그의 항의에 코웃음 치며 “곱게 자란 도련님이 생존에 대해 뭘 안다고 그러세요”라고 받아쳤고, 선웅은 폭발했다. 명주의 입장은 달랐다. 정수실업을 기소하는 것보다 가족의 병원비와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적은 돈이라도 절박한 피해자가 우선이라 판단한 것. “차검사는 검사로서의 철학이 있긴 합니까?”, “이검사님은 사건 처리 기준부터 다시 세우시죠”라며 목소리를 높이던 싸움은 조민호 부장의 등장으로 막을 내렸고, 그날 밤 관사에 돌아온 선웅은 명주와의 악연이 시작됐던 순간을 다시 떠올렸다. 과거 대학 시절, 아프리카에 다녀온 경험을 이야기하며 선후배들에게 기아로 고통 받는 아이들을 위해 “정기후원을 같이 하자”라고 했던 선웅에게 “재수 없어. 사는 게 지옥인 사람들이 아프리카까지 가야 눈에 보이나”라며 받아쳤던 명주. 그때에도 “누가 곱게 자란 도련님 아니랄까봐”라는 말을 남겼다. 그 순간, 선웅은 명주가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바야흐로 진영지청 형사2부를 뒤흔들 전쟁의 서막이었다. ‘검사내전’,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 30분 JTBC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북미 비평가상 휩쓴 ‘기생충’… ‘오스카’ 최종 후보 되나

    북미 비평가상 휩쓴 ‘기생충’… ‘오스카’ 최종 후보 되나

    내년 1월 13일 작품상·감독상 후보 촉각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 아카데미 입성에 한 발짝 다가섰다. ‘기생충’은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16일(현지시간) 발표한 제92회 아카데미상 국제극영화상과 주제가상 예비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AMPAS는 이날 국제극영화상, 장편 다큐멘터리, 단편 다큐멘터리, 분장, 음악, 주제가, 단편 애니메이션, 라이브액션 단편 등 9개 부문 예비 후보를 발표했다. 국제극영화상은 내년부터 명칭이 바뀌는 외국어영화상의 새 이름이다. 기생충과 함께 예비후보에 오른 작품은 ‘더 페인티드 버드’(체코), ‘진실과 정의’(에스토니아), ‘레 미제라블’(프랑스), ‘페인 앤 글로리’(스페인) 등 10편이다. AMPAS는 91편의 영화를 심사해 이들을 예비후보로 선정했다. 지난해까지 내부 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최종 후보를 정했지만 올해부터는 아카데미 회원들이 영화 10편을 모두 보고 최종 노미네이트 투표를 한다. 주제가상에는 극중 장남 기우 역을 맡았던 배우 최우식이 부른 ‘소주 한 잔’이 올랐다. 정재일 음악감독의 멜로디에 봉 감독이 직접 가사를 붙인 ‘소주 한 잔’은 영화의 엔딩곡이다. 봉 감독은 이 노래에 대해 “영화가 끝나도 극중 기우의 뒤를 따라가 보고 싶은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가사를 썼다”고 설명한 바 있다. ‘소주 한 잔’은 ‘알라딘’의 ‘스피치리스’(Speechless), ‘겨울왕국 2’의 ‘인투 디 언노운’(Into the Unknown), ‘라이언 킹’의 ‘스피릿’(Spirit) 등 15곡과 함께 후보에 올랐다.‘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 등 주요 부문 후보에도 오를지 관심사다. 아카데미 레이스 예측 사이트인 ‘골드더비’는 17일 현재 ‘기생충’을 작품·감독·각본상 부문에서 3위권으로 예측하고 있다. 작품상 부문에서는 마틴 스코세이지의 ‘아이리시 맨’,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뒤를 이어 8대1 확률로 3위를 기록 중이다. 아카데미 상의 전 부문 최종 후보는 내년 1월 13일에 공개된다. 시상식은 2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 예비후보에 오른 것은 제91회 ‘버닝’에 이어 두 번째다. ‘버닝’은 최종 후보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기생충’의 전망은 꽤 밝다. 북미에서 진행된 영화상 수상 소식을 꾸준히 전해 오고 있다. 지난 10일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불리는 골든글로브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감독상, 각본상,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등 3개 후보에 지명됐다. 16일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영화비평가협회(SFBAFCC)로부터 감독·각본·외국어영화상을, 15일 미국 시카고 영화비평가협회(CFCA) 시상식에서는 작품·감독·각본·외국어영화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다. 흥행도 이어지고 있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기생충’은 지난 12일까지 미국에서만 2035만 달러(약 238억원)를 벌어들였다. 올해 외국어 영화 개봉작 중 1위에 역대 흥행작 중 11위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화성 초등생 ‘줄넘기로 결박된 손’ 경찰이 숨겼다

    화성 초등생 ‘줄넘기로 결박된 손’ 경찰이 숨겼다

    주민 “1989년 경찰과 결박된 양손 뼈 발견”단순 실종사건으로 은폐 혐의…“기억 안 난다”경찰이 1980년 말 이춘재가 살해한 화성 초등생의 시신을 발견하고도 의도적으로 숨긴 정황이 포착돼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담당 형사들은 줄넘기로 묶인 시신을 확인한 뒤에도 사건을 수사로 전환하기는 커녕 은폐하는데 급급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춘재 사건 중 경찰의 증거인멸 혐의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화성 초등생 실종 사건 담당 형사계장 A씨와 형사 B씨를 사체은닉 및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 등은 1989년 7월 7일 낮 12시 30분쯤 화성 태안읍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김모(8)양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다 실종된 사건과 관련해 김양의 시신을 확인하고도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김양의 유류품 발견 신고일인 같은 해 12월 21일부터 김양의 아버지가 참고인 조사를 받은 12월 25일 사이에 김양의 시신을 발견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수사본부는 이춘재 사건 재수사 과정에서 이춘재가 김양을 성폭행한 뒤 살해했다는 자백과 함께 “범행 당시 양 손목을 줄넘기로 결박했다”는 진술을 확보, 30년간 미제로 남아 있던 사건 수사에 나섰다. 수사본부는 또 지역 주민으로부터 “1989년 초겨울 A씨와 야산 수색 중 줄넘기에 결박된 양손 뼈를 발견했다”는 결정적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은 이들 진술을 토대로 A씨 등이 사건을 안일하게 처리한 것이 아니라 고의적으로 증거인멸 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진행했다. 심지어 당시 경찰은 김양의 아버지와 사촌 언니 참고인 조사에서 김양의 줄넘기에 대해 직접 질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사건 발생 5개월 뒤 인근에서 김양의 유류품이 발견됐는데도 알리지 않은 사실에 비춰 A씨 등의 사체은닉 및 증거인멸 혐의가 명확하다고 수사본부는 판단했다.김양의 아버지는 당시 2차례에 걸쳐 수사를 요청했지만 경찰이 이를 묵살하고 단순 실종사건으로 처리됐다. 70대 노인이 된 김양의 아버지는 지난달 유골 수색 현장에서 “30년을 폐인처럼 살아왔다. 아무리 암울한 시대일지언정 살인을 단순 가출로 취급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당시 수사를 맡았던 그분들 정말 얼굴 한번 보고 싶다”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증거인멸 등의 혐의에 대해 당시 수사관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은 있다”는 등 엇갈린 진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이 시신을 유기한 것이 사실이라면 지난달 유골 수색 작업도 헛수고를 한 셈이 된다. 반기수 수사본부장은 “사건 현장 인근이 토지 개발 등으로 깎여 나가는 등 크게 바뀌어 추가 유골 수색 작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다만 사건의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한 수사는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주말N극장가]이제훈에 옥주현까지…영화 이색홍보 눈길

    [주말N극장가]이제훈에 옥주현까지…영화 이색홍보 눈길

    크리스마스 전후는 영화계 대목 가운데 하나다. 굵직한 영화도 많이 나오고 영화관을 찾는 이도 많아진다. 어지간한 영화는 그야말로 명함조차 못 내밀게 마련이다. 그래서일까. 영화 알리기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톡톡 튀는 영화 홍보가 눈길을 끈다. ●5인 감독 5색 인터뷰…‘10년’ 12일 개봉한 영화 ‘10년’은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총괄 제작을 맡고, 그가 직접 선발한 신예 감독 5인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단편 영화 5편으로 구성했다. 앞서 인터내셔널 프로듀서 ‘앤드류 초이’ 지휘로 홍콩, 대만, 태국에서 영화를 만들었고, 이번에 일본편이 나왔다. 일본편은 A.I 교육 시스템부터 디지털 유산까지 독특한 설정으로 10년 후 미래를 이야기한다.일본편 한국 개봉을 맞아 홍보 영상에 신예 감독 5인이 각자 작품을 소개하는 영상이 눈길을 끈다. 5개 영화 가운데 ‘플랜 75’ 하야카와 치에 감독은 “국가에 공헌하지 못하고 사회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살아있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일에 큰 위기감과 분노를 느껴 촬영하게 되었다”라고 연출 계기를 밝히고 “한국 관객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잘 부탁드린다”며 짧은 한국어 인사까지 건낸다. ‘데이터’를 연출한 츠노 메구미 감독은 “기록을 위해 무엇이든 데이터로 남기는 세상 속 기억으로만 남아있는 것들이 잊히고 있다는 생각을 시작으로 만들었다”면서 한국어 인사를 잊지 않는다. 5명의 감독에 이어 앤드류 초이는 “영화가 12월 12일 한국에서 개봉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즐겁게 영화 관람하시면 좋겠다”고 덧붙인다. ●이제훈의 내레이션…‘파바로티’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론 하워드 감독 음악 영화 ‘파바로티’는 역사상 최초 클래식으로 음악 차트 올킬 신화를 쓴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그린 영화다.특히 예고편은 배우 이제훈이 내레이션을 맡아 화제가 됐다. 파바로티의 모습과 함께 이제훈이 등장해 감미로운 음성으로 설명한다. 이제훈은 “저는 촬영이 끝나면 파바로티 노래를 듣곤 했는데요. 마치 우주를 떠도는 듯한 느낌이었어요”라며 파바로티의 ‘천상의 목소리’를 소개하고 “우연히 파바로티의 공연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그 감동을 아직 잊지 못합니다”라며 팬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제훈은 특히 파바로티가 부르는 아리아곡 ‘네순 도르마’에 관해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입니다. 그 전율의 무대를 극장에서 꼭 확인하세요”라고 추천한다. 다만, 이 영상은 유튜브 같은 곳에서 찾기 굉장히 어렵다. ‘이제훈 파바로티’를 검색어에 넣으면 그가 2003년 주연한 한국 영화 ‘파파로티’ 관련 영상만 잔뜩 뜬다. 검색어 설정에 특히 유의해서 찾아봐야 한다. ●옥주현 갈라콘서트…‘캣츠’이번 달 24일 개봉하는 ‘캣츠’는 유명 뮤지컬 ‘캣츠’를 영화화했다. ‘레미제라블’(2012) 거장 톰 후퍼 감독과 뮤지컬 대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조우한 영화로 일찍부터 관심을 끌었다. 특히, 뮤지컬에 등장하는 고양이의 분장 모습이 영화에서 더욱 실감 나게 묘사해 화제가 됐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16일 갈라콘서트까지 한다는 사실. 옥주현이 직접 커버곡 ‘메모리’의 한국어 버전을 선보인다. 이어 옥주현과 미니 토크는 물론, 다양한 무대까지 50분간 진행한다. 배급사 측은 뮤지컬 갈라 콘서트를 카카오톡과 멜론 등을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다. 이쯤 되면 그 정성에 감동해 없었던 관심도 생겨날 듯 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기생충’ 봉준호 한국 최초 골든글로브상 후보

    ‘기생충’ 봉준호 한국 최초 골든글로브상 후보

    쿠엔틴 타란티노,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과 경쟁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 최초로 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데 이어 미국 양대 영화상으로 꼽히는 골든글로브상 후보에 올랐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는 9일(현지시간) 제77회 골든글로브상 후보작을 발표하면서 감독상 후보로 ‘기생충’의 봉준호, ‘아이리시맨’의 마틴 스코세이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1917’의 샘 멘데스, ‘조커’의 토드 필립스 등 5명을 선정했다. 각본상을 놓고는 ‘결혼이야기’, ‘두 교황’,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아이리시맨’과 경합하며 최우수 외국어영화상(베스트 모션픽처-포린랭귀지) 후보에는 ‘페어웰’, ‘레미제라블’, ‘페인 앤 글로리’,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과 함께 지명됐다. 제77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은 내년 1월 5일 미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서 개최된다. 수상작은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회원 93명의 투표로 정해지며 투표 데드라인은 오는 30일까지이다. ‘기생충’은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 최고의 영화 3위에 올랐다. 평론가들은 “오늘날 활동하는 가장 위대한 영화 제작자 중 한 명이 가장 완벽하게 연출해낸 영화”라고 극찬했다. 북미 4대 지역별 비평가협회 시상식과 토론토비평가협회 시상식에서도 수상하는 등 지금까지 모두 52개 해외영화제에 초청됐다. 한편 골든글로브상 남우주연상(드라마)은 크리스천 베일(포드 vs 페라리), 안토니오 반데라스(페인 앤 글로리), 호아퀸 피닉스(조커) 등이 경합하고, 여우주연상(드라마)은 러네이 젤위거(주디), 스칼릿 조핸슨(결혼이야기), 샤를리즈 테론(밤쉘) 등이 수상을 다툰다. 넷플릭스 영화 ‘결혼이야기’는 작품상 등 모두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최다 후보작이 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기생충’ 골든글로브상 감독·각본·외국어영화상 후보 올라

    ‘기생충’ 골든글로브상 감독·각본·외국어영화상 후보 올라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오스카)과 함께 미국 최고의 영화상으로 꼽히는 골든글로브상의 감독·각본·최우수외국어영화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는 9일(현지시간) 제77회 골든글로브상 감독상 후보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를 비롯해 ‘디 아이리시맨’의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1917’의 샘 멘데스 감독, ‘조커’의 토드 필립스 감독 등 5명을 지명했다. ‘기생충’은 각본상 후보와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로도 꼽혔다. 각본상을 놓고는 ‘매리지 스토리’, ‘더 투 포프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디 아이리시맨’과 경합한다. 외국어영화상 후보에는 ‘기생충’ 외에 ‘더 페어웰’, ‘레미제라블’, ‘페인 앤 글로리’,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가 선정됐다. ‘기생충’은 앞서 8일(현지시간) LA비평가협회로부터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조연상(송강호) 수상작으로 호명되기도 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부울경 과학수사포럼...현장학습모임 연속 1위

    부울경 과학수사포럼(이하 과학수사포럼·회장 윤경돈)이 ‘DNA 전기농축장치(DCE-1)’ 개발로 인사혁신처가 주관한 전국공무원 현장학습모임에서 1위를 차지해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다고 3일밝혔다. 과학수사포럼은 지난해에도 ‘수중 가시화 구명줄’ 개발로 1위를 차지했다. 이번에 개발된 DNA 전기농축는 DNA가 (-)전하의 성질을 띠는 것을 이용, 전기적 자극을 통해 DNA를 (+)방향으로 이동시킨 뒤 건조·농축시킨 다음 면봉을 이용해 다량의 DNA를 추출하는 방법이다. 기존의 면봉만을 이용해 채취하던 드라이 스와핑(dry swapping) 기법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다. 과학수사포럼 회원인 부산경찰청과 한국해양대학교가 협업 연구과제로 선정해 개발했다. 앞으로 장기 미제사건이나 유전자 채취가 어려운 범죄현장에서 적극 도입해 운영할 예정이다. 과학수사포럼은 2007년부터 현장학습모임으로 결성해 올해까지 총28회에 걸쳐 포럼을 개최했다. 부산·울산·경남경찰청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가스안전공사, 전기안전공사 등 17개 기관 224명으로 구성돼 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수신료 거부 20만명 청원… KBS 사장 “뼈아픈 책임”

    수신료 거부 20만명 청원… KBS 사장 “뼈아픈 책임”

    양승동 KBS 사장이 최근 잇따라 불거진 논란에 대해 2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해명했다. KBS는 인터뷰 검찰 유출 의혹, 시사프로그램 발언 논란, 독도 소방헬기 영상 미제공 등으로 지탄을 받았다. 급기야 KBS 수신료를 납부하지 않도록 해 달라는 청원에 동의한 국민이 지난달 9일 20만명을 돌파했다. 양 사장은 먼저 국민청원과 관련, “국민께 송구하다”고 사과하면서 “KBS 신뢰도 향상과 영향력 강화가 과제로 남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의 자산관리사 김경록씨 인터뷰 유출에 관해 “인터뷰를 기자가 편집해 보도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인터뷰에 어렵게 응한 사람의 취지도 다른 보도로 살려 줘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고 본다. 지혜로운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독도 소방헬기 사고 영상 미제공에 대해서도 KBS 직원과 독도경비대가 얘기하는 과정을 설명하며 “촬영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어서 ‘없다’고 처음에 답을 하면서 상황이 꼬였다. 방송 윤리강령을 보완하는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고성 산불’을 계기로 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재난방송을 수행할 수 있게 된 점,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등 콘텐츠 자신감 회복 등을 KBS의 성과로 꼽았다. 이어 KBS 수신료 분리 징수 청원에 대해 “뼈아픈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신뢰 회복 후 39년째 동결된 수신료를 현실적인 수준으로 가는 데 시청자들도 관심을 가져 주실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KBS 수신료는 1981년 2500원으로 책정된 후 지금껏 유지되고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10대 모차르트’ 희귀 초상화 51억원에 낙찰

    ‘10대 모차르트’ 희귀 초상화 51억원에 낙찰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의 희귀 초상화가 프랑스 파리 크리스티 경매에서 400만 유로(약 51억 8000만원)에 낙찰됐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매 예상가 80만~120만 유로를 훨씬 뛰어넘는 금액이다. 그림 속 13살의 모차르트는 흰색 가발과 붉은색 코트를 입고 두 손으로 하프시코드를 연주하면서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학자들은 그림 속 악보가 모차르트가 작곡한 곡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초상화가 제작될 때 모차르트는 아버지와 함께 유럽을 도는 음악여행을 하고 있었다. 특히 당시 이탈리아 로마에서 악보 복사본 유출이 엄격히 금지된 9개 성부의 합창곡 ‘미제레레’를 단 한 번만 듣고 필사로 옮겨 절도죄로 의심받은 사건 등으로 그의 천재성이 더욱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초상화는 베로나에서 모차르트의 오르간 공연을 관람한 베네치아의 국세청장이 초상화 제작을 주문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씨줄날줄] 예술품 절도, 영화와 현실/장세훈 논설위원

    [씨줄날줄] 예술품 절도, 영화와 현실/장세훈 논설위원

    고가의 예술품이 소장돼 있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금괴와 현금이 쌓여 있는 은행 등을 터는 이른바 ‘도둑 영화’는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국내에서 최대 흥행작의 기준인 ‘1000만 관객’을 끌어모은 영화 중 하나인 ‘도둑들’도 여기에 해당된다. 영화에서 예술품 절도는 그 행위 자체가 예술이 된다. 도둑의 시점에서 그려지고, 범죄라는 인식은 희미하거나 아예 배제된다. 절도 행위를 막으려는 자가 오히려 악인이라는 착각을 유도하기도 한다. 번뜩이는 두뇌, 혀를 내두르게 하는 대범함, 절도 과정에서 벌어지는 긴박함, 절도가 성공한 뒤 느껴지는 짜릿함 등이 도둑 영화의 흥행을 이끌어 내는 극적인 요소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영화와 다르다. 돈을 목적으로 한 범죄 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다만 현실에서 벌어진 절도 행위는 일확천금의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실제 1911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는 현존하는 예술품 중 가장 유명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모나리자’가 사라졌다. 박물관의 예술품 보호시설을 강화하는 작업에 참여한 기술자인 빈센초 페루지아가 범인으로, 모나리자를 이탈리아의 한 미술상에게 넘기려다 들통이 났다. 2004년에는 에드워드 뭉크의 대표작 중 하나인 ‘절규’가 도난당했다. 노르웨이 오슬로 미술관에 잠입한 괴한 2명은 2년여에 걸친 수사 끝에 덜미를 잡혔고 ‘절규’ 역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1990년 발생한 미국 역사상 최대의 미술품 도난 사건은 미제로 남아 있다.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에 소장돼 있던 렘브란트의 작품 등 3억 달러 상당의 미술품들이 무더기로 사라졌고, 아직 모든 작품을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최근 독일 드레스덴 그뤼네게뵐베 박물관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 1723년 작센 왕국의 아우구스트 1세에 의해 건립된 이 박물관은 ‘유럽의 보석상자’로 불린다.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보석 장식물 10세트 중 3세트가 사라졌다고 하는데, 현지 언론에서는 최고 10억 유로(약 1조 3000억원)어치가 도난당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도난 사건이라는 평가를 내놓는 이유다. 특히 각 세트는 다이아몬드와 루비, 진주, 사파이어 등으로 만든 목걸이와 귀걸이, 브로치 등 30~40개의 장신구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도난 작품이 워낙 유명해 시장에서 세트로 팔기는 쉽지 않다고 예상한다. 이는 오히려 암시장에서 장신구를 해체해 보석별로 팔아치우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이렇듯 도둑 영화가 현실에서는 예술 파괴 행위다. shjang@seoul.co.kr
  • 과학·뮤지컬·환경·건강… ‘창의 인재’ 키우는 금천 체험학교

    과학·뮤지컬·환경·건강… ‘창의 인재’ 키우는 금천 체험학교

    #1. 서울 금천구 시흥동 동일여고 2학년 성은서(17)양은 지난해 7월 말 금천구 청소년 국제자원활동의 하나로 5박 7일 동안 몽골 바양노르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성양을 비롯한 청소년 23명은 현지에 조성된 ‘금천희망의 숲’에 사막화를 막기 위한 나무를 심고 아이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려 주는 문화 교류 활동을 펼쳤다. 참가자들은 6~7명씩 조를 이뤄 출국 3주 전부터 매일 4시간씩 모여 문화교류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성양의 조는 아이스크림 막대를 재활용한 걱정인형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성양은 당시의 경험이 금천구의 창의인재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청소년 자치활동의 일환으로 지역 마을버스 노선을 파악하고 이를 친환경 교통수단인 트램으로 대체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환경 분야에 관심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몰랐는데 활동을 통해 성인이 돼서도 지속적으로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고 동참해 나갈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2. 대학생 노용원(21)씨는 안양예술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2017년 2월 금천구 청소년 뮤지컬 ‘레미제라블’ 4기의 주인공 장 발장 역을 맡아 열연했다. 안양예고 시절 연극 연출을 전공했던 노씨는 뮤지컬로 전공을 바꿔 대학교 수시에 합격했지만, 이전부터 뮤지컬을 준비해 온 친구들에 비해 실전 경험이 부족해 고민하다 참여하게 됐다. 30여명의 또래 학생들과 함께 2016년 12월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원어로 진행되는 공연 특성상 영어수업을 비롯해 당시의 시대적·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기 위한 인문학 수업을 받고, 공연 한 달 전부터는 매일 10시간 이상 연습에 매진했다. 합창곡 ‘원 데이 모어’를 연습하다가 한 학생이 ‘이렇게 공연하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털어놓으면서 눈물을 흘려 다 같이 울음바다가 된 적도 있단다. 노씨는 “당시의 시대상과 이 공연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갖는 의미 등에 대해 공부하면서 무대에 설 때 인물에 진심으로 이입하는 방법을 배운 게 이후에도 뮤지컬 전공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금천구가 과학학교, 환경학교, 건강학교, 뮤지컬학교 등 4대 체험학교를 중심축으로 각종 체험형 교육 사업을 추진하면서 민선 7기 ‘살고 싶은 교육도시 금천’ 비전을 구현하고 있다.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과학,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청소년들이 직접 체험해 보고, 몸과 마음을 모두 건강하게 단련해 자신의 미래를 능동적으로 그려 나갈 수 있도록 전방위적으로 지원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20일 금천구에 따르면 구는 제조업·정보기술(IT)·지식기반산업 기업 8000여개가 모인 국가 산업단지 ‘G밸리’가 있는 지역 특성을 활용해 각종 과학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G밸리 소재 기업과 학교를 연결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첨단기술을 선보이는 ‘꿈나무 과학교실’, 한국과학창의재단, 이화여대 산학협력단 이화창의교육센터와 협력해 일상에 접목한 과학 프로그램을 체험해 보는 ‘마을 속 생활과학교실’ 등이 있다. 지난달에는 구청광장과 금나래공원 일대에서 ´제1회 금천 청소년 과학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했다. 거점공간 마련을 위해 내년 12월 개관을 목표로 시흥2동 무한상상스페이스에 ‘금천형 과학관’을 조성한다.또 2013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청소년 뮤지컬 ‘레미제라블´ 외에 체계적인 뮤지컬 교육과정을 마련하기 위해 독산동 가산중학교에 2021년 2월 개관을 목표로 ‘금천뮤지컬스쿨’(가칭) 건립을 추진한다. 지상 4층, 연면적 1680㎡ 규모로 연습실과 강의실, 공연장, 장비실 등을 갖출 예정이다. 전국 최초의 공공 뮤지컬 교육기관이자 문화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서울 서남권 및 경기지역의 문화예술교육 거점시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구는 설명한다. 이곳에서는 직접 제작부터 공연까지 진행하는 청소년 뮤지컬단을 운영하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강의 및 체험 프로그램도 열린다. 환경 문제에 대한 청소년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교육 사업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대표적인 예가 지속발전교육(ESD) 금천창의인재학교의 ‘몽골 사막화 방지를 위한 청소년 국제자원활동’이다. ESD 금천창의인재학교는 공정무역, 기후변화, 문화다양성 등 환경 및 사회적 주제에 대해 토론하고 체험하는 청소년 프로그램이다. 2012년부터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의 ESD 공식프로젝트로 운영되고 있다. 이 밖에도 금천구는 올해 전국 최초로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건강습관을 형성하는 서울형 건강증진학교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정심·가산초등학교 두 곳을 시범학교로 선정해 전교생들에게 아침 식사를 제공하고 운동을 실시한다. 개인별 건강측정 및 상담을 위한 전담인력을 확보해 학생들의 비만도 및 건강체력 평가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향후 구는 비만, 체력, 영양 등 건강관련 지표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건강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등 표준화 모형을 만들어 지역 청소년들의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지식을 획득하는 단순 학습에서 벗어나 청소년에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창조적인 학습능력을 키워 주는 게 중요하다”면서 “다양한 분야의 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 ‘혁신교육지구’를 넘어선 ‘금천형 미래교육’을 구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22년 전 성폭행범, 무심코 버린 ‘아이스크림 숟가락’ 덕에 체포돼

    22년 전 성폭행범, 무심코 버린 ‘아이스크림 숟가락’ 덕에 체포돼

    미제로 남을뻔한 22년 전 성폭행 사건이 ‘아이스크림 숟가락’ 덕분에 해결의 열쇠를 찾았다. ABC뉴스 등 해외 언론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1997년 5월 당시 미국 캘리포니아 유니온시티 기차역을 걷던 한 여성이 흉기로 무장한 남성에게 납치됐다. 당시 범인은 여성을 칼로 위협한 뒤 성폭행을 저지르고 현장에서 도망쳤고, 경찰은 피해 여성의 옷에서 범인의 DNA를 검출했지만 대조할 데이터가 없어 사건을 해결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난 같은 해 9월, 역시 캘리포니아 서부의 리버모아 고등학교 인근에서 또 다시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범인은 1차 사건때와 마찬가지로 흉기를 이용해 피해자를 위협한 뒤 성폭행했다. 경찰은 2차 피해 여성에게서 채취한 범인의 DNA가 1차 사건 범인과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경찰은 해당 DNA 데이터와 일치하는 자료를 찾기 위해 애썼지만 20년이 넘도록 사건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20여 년이 지난 최근, 경찰은 새로운 수사 기법을 도입했다. 미제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되는 이 기법은 유전계보학을 이용한 것으로, 자발적으로 등록한 일반인의 유전적 정보를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DNA와 비교하는 기법이다. 이를 이용하면 범인의 정확한 신원까지는 아니더라도, 범인과 동일한 DNA를 가진 가족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해 범인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경찰은 ‘게임 체인저’(상황 전개를 완전히 바꿔놓는 사람이나 아이디어 또는 사건)라고도 부르는 이 기법을 동원해 용의자를 특정했다. 과거 2차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리버모아 지역에 거주했던 그리고리 폴 빈(60)이었다. 경찰은 이 남성을 감시하던 도중, 그가 유명 아이스크림 체인점인 베스킨라빈스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은 뒤 버린 분홍색 스푼을 주운 뒤 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22년 전 발생한 두 차례의 성폭행 사건 범인 DNA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달 초 그레고리 폴 빈을 체포한 경찰은 그가 비슷한 시기에 또 다른 성폭행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여죄를 밝히고 있다. 이 남성의 재판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전국구 체인형 유통업체 8곳서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18억원

    전국구 체인형 유통업체 8곳서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18억원

    전국구 유통망을 갖춘 대형 의류·신발 체인형 유통업체 8곳에서 근로시간을 조작하는 방법 등으로 노동자에게 연장근로수당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19일 고용노동부는 지난 9월 16일부터 이달 1일까지 총 7주에 걸쳐 전국 곳곳에 영업점을 둔 체인형 유통업체 8곳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총 54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이 확인됐으며 연장근로수당 등 체불 금액이 18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앞서 고용부는 일부 유통업체들이 이른바 ‘근로시간 꺾기’를 통해 노동자에게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다는 제보를 받았다. 꺾기란 인건비를 절감하고자 근로 계약에서 정한 종업 시간 이전에 강제로 퇴근을 시키고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수법을 말한다. 고용부는 “다른 업체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위반 사실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이번 근로감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번 근로감독 대상 사업장 8곳 중 4곳에서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않았다. 회사에서 관리하는 출퇴근 시스템에 실제 일한 것보다 더 적은 시간을 입력하는 등 근로시간을 조작해서 노동자에게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 사업장은 이런 방식으로 직원 683명에게 지급됐어야 할 연장·야간근로수당 7700만원을 미지급했다. B 사업장은 사전에 정한 근무표에 따른 고정적인 연장근로수당만 지급하고 추가로 일한 연장근로에 대한 수당은 지급하지 않았다. 사실상 포괄임금제를 운영하고 있었던 것인데 고용부에 따르면 이 업체는 포괄임금제를 적용하는 사업장도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방식으로 지급하지 않은 수당이 6억 6000만원에 이른다. 근로계약서보다 일찍 출근해서 일한 연장근로에 대한 수당 39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C 사업장, 30분 미만 연장근로에 대한 수당 21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D 사업장 등이 이번 감독에서 적발됐다. 다만 고용부는 이번 감독을 착수한 배경인 근로시간 꺾기 사례는 1곳에서만 확인됐다고 밝혔다. 우려와는 달리 관행이 업계 전반에 만연하지는 않았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이 외에도 파견이나 단시간 노동자 등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식대나 복지 포인트를 주지 않는 등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차별한 사례는 사업장 5곳에서 발생했다. 이에 따른 임금 체불액은 1억 5000만원이다. 고용부는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근로감독관 집무 규정에 따라 신속하게 시정 조치할 예정”이라면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없는 일부 사업장에 대해서는 출퇴근 관리 시스템 마련과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방지하는 합리적인 인사 노무 관리 시스템을 갖추도록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명배우와 거장이 빚어낸 ‘배신의 시대’… 그들은 무엇을 위해 살았나

    명배우와 거장이 빚어낸 ‘배신의 시대’… 그들은 무엇을 위해 살았나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 이름만 들어도 ‘명배우’ 수식어가 떠오르는 이들이다. 여기에 거장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가 연출했다니. 20일 개봉하는 넷플릭스 영화 ‘아이리시맨’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영화는 군인 출신 아일랜드인 프랭크 시런(로버트 드니로 분)의 시선으로 1940~70년대 미국의 폭력 세계를 그린다. 실존 인물인 시런은 죽기 직전 “지미 호파를 비롯해 25명을 죽였다”고 주장했다. 호파(알 파치노 분)는 국제트럭운전자조합 ‘팀스터’의 수장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1975년 7월 30일 디트로이트에서 돌연 사라졌다. ‘지미 호파 실종’은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 이 사건을 재구성한 영화는 백발노인인 시런이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트럭 운전사인 시런은 육류를 빼돌리다 회사로부터 고소를 당한다. 이를 계기로 변호사에게서 러셀 버팔리노(조 페시 분)를 소개받고, 그의 밑에서 살인 청부업자로 일한다. 영화는 찰스 브랜튼의 논픽션 ‘아이 허드 유 페인트 하우시즈’(I Heard You Paint Houses)가 원작이다. 원작 제목이자 호파가 시런과 통화하며 건넨 첫 마디 “듣자 하니 자네가 페인트공이라는데”에서 ‘페인트공’은 이탈리아 은어로 살인청부업자를 가리킨다. 시런은 버팔리노의 소개로 호파 밑에서 일을 처리하며 신뢰를 얻는다. 그러나 안하무인에다가 독선적인 호파는 버팔리노를 비롯한 마피아들마저 적으로 만든다. 시런은 결국 버팔리노와 호파 사이에서 갈림길에 선다. 영화 상영시간이 무려 3시간 30분이나 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데다 등장인물도 수십 명에 이르지만, 복잡하지도, 지루하지도 않다. 일흔을 넘긴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가 저마다 개성을 뚜렷하게 보여주면서 축을 단단히 잡은 덕이다. 시각특수효과(VFX)로 구현한 젊은 시절의 모습 역시 자연스럽다. 감독은 관객이 딴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이야기를 끌고 간다. 예컨대 과거를 회상하며 “그놈에게 본때를 보여줬지”라는 대사에 바로 이어 차량 폭파, 총격 살인 장면이 이어지는 식이다. 세련된 장면들도 볼만하다. 시런은 손가락에 버팔리노에게서 받은 커다란 금반지를 끼고 손목에는 호파에게서 받은 금시계를 찼다. 둘 사이에서 방황하는 시런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간간이 터지는 유머러스한 대사를 비롯해 로큰롤, 컨트리 등 당대 미국 대중음악이 영화를 경쾌하게 살린다. 여기에 마피아들이 쿠바 카스트로 정권 전복 시도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당선과 피격,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 등 미국 현대사에 연결됐음을 보여주며 현실감을 더한다. 명배우와 거장의 협연으로 빚어낸 영화의 끝자락에 다다르면 ‘배신의 시대’에 이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 살았던 것일까’라는 묵직한 질문과 공허함이 다가온다. 영화가 끝난 뒤 쉽게 일어나기 어렵다. 209분. 청소년 관람불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슈있슈]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화성 8차 사건 진범 ‘이춘재’

    [이슈있슈]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화성 8차 사건 진범 ‘이춘재’

    경찰이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진짜’ 범인을 피의자 이춘재(56)라고 잠정결론 내렸다. 이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옥살이를 했던 윤모(52)씨는 지난 13일 수원지방법원에 이 사건 재심을 청구했다. 화성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 양의 집에서 박 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경찰은 이듬해 7월 윤 씨를 범인으로 특정, 강간살인 혐의로 검거했다. 재판에 넘겨진 윤 씨는 같은 해 10월 수원지법에서 검찰 구형대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도 형이 확정돼 20년을 복역한 뒤 2009년 가석방됐다. 윤씨는 당시 수사관이었던 장모·최모 형사로부터 쪼그려뛰기, 잠 안재우기 등의 가혹행위와 폭행까지 당하면서 3일 간 악몽같은 조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최근 이춘재가 8차 사건에 대해 자백한 것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고 소아마비까지 앓고 있는 윤씨가 진범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 등이 논란이 되면서 8차 사건은 더욱 관심을 받았다. ● 같은 사건, 두 개의 진술이춘재와 윤씨의 사건 진술은 범행 수법과 침입 경로, 피해자를 묘사하는 부분에서 차이를 보였다. 8차 사건은 그동안 모방범죄로 분류됐다. 1986년부터 1991년까지 10~70대 여성이 성폭행 후 무차별하게 살해된 총 10차례 살인 사건 중 범행 장소가 유일하게 실내에서 이뤄졌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춘재는 총 10차례 사건 중 5건의 DNA가 일치한다는 국과수 감정결과에 8차 사건을 포함한 화성 사건을 포함해 그동안 미제로 남았던 경기 수원·화성, 충북 청주 일대에서 발생한 4건의 살인사건 등 총 14건의 살인사건에 대해 모두 자백했다. 이춘재의 자백은 8차 사건 당시 수사기록에 묘사된 범행현장 상황과 대부분 부합했던 것과 달리 이 사건으로 재심을 청구한 윤씨의 진술조사는 그렇지 않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윤씨의 진술조서와 달리 이춘재는 ‘새로운 속옷으로 다시 입혔다’고 진술했고, 당시 찍힌 사건현장 사진은 이춘재의 진술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 윤씨 진술의 경우 당시 조사과정에서 강압이나 고문 등에 의해 이뤄진 허위진술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경찰은 “당시 박양이 사용하던 책상 위 발견된 족적은 지금의 윤씨 신체상황과 불일치 하고 윤씨가 현장검증 시, 책상을 짚고 넘어가는 것은 사진을 통해 확인되나 지문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소아마비인 윤씨가 담을 넘었다?윤씨의 재심을 돕는 박준영 변호사와 법무법인 다산 측이 제공한 윤 씨가 당시 작성한 진술서를 보면 윤씨는 범행 당시 피해자인 박모(당시 13세) 양의 집 주변에 쌓인 담의 윗부분을 한손으로 잡고 발을 올리는 방식으로 넘어 집 안으로 침입한 뒤 범행 후 같은 방법으로 빠져나왔다고 적혀 있다.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가 불편한 윤 씨가 과연 이런 방식으로 담을 넘을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윤씨 변호인 측은 당시 일부 남은 사진 등을 보면 윤씨는 범행 과정을 제대로 재현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이춘재는 “대문이 열려 있어 대문을 통해 집으로 들어갔다가 대문으로 나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수의 감정 결과 또한 이춘자의 자백과 일치한다. 경찰은 이 사건 중간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피해자 목에 난 상처 사진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상처는 맨손이 아닌,천에 의한 쓸림 현상으로 보인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춘재는 신고 있던 양말을 벗어 손에 착용한 상태로 목을 졸랐다고 털어놨다. 박양의 뒤집어진 속옷 하의에 대한 두 사람의 진술도 경찰이 이 사건 진범을 이춘재로 판단하는 데 주요한 근거가 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경찰, ‘수사심사관’ 도입 검토…내사·미제사건 점검 담당

    경찰, ‘수사심사관’ 도입 검토…내사·미제사건 점검 담당

    경찰청은 경찰서에서 사건의 수사 과정과 결과를 독립적으로 심사·지도하는 ‘수사심사관’ 제도를 내년 하반기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수사심사관은 내사·미제 사건 등을 종결하기 전에 더 수사할 부분은 없는지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사건일 경우에는 수사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다. 수사심사관은 수사 경력 20년 이상인 경감급 수사 전문가들로 부서장의 지시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한다. 경찰은 올해 8월부터 서울 송파, 인천 남동, 광주 서부, 수원 서부, 안성, 전남 함평 등 6개 경찰서에서 수사심사관 제도를 시범 운영 중이다. 각 경찰서마다 1명씩 배치됐다. 시범운영 기간인 올해 8∼10월 총 2373건의 사건을 점검했다. 이 중 145건에 대해 수사 보완 지시를 내렸다고 경찰청은 밝혔다. 수사심사관은 영국 경찰의 ‘범죄관리부서’(Crime Management Unit)를 모델로 삼았다. 경찰은 수사심사관과 영장 심사관, 통신수사·수배 관리자, 압수물·증거물 관리자 등이 한곳에 모여 수사 관리·점검 기능을 총괄하는 전담 부서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구조개혁이 완료되고 경찰이 사건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되는 경우 경찰이 미제사건으로 처리하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며 “그럴 때 수사심사관을 통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민원인 불편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3회] “재판부에 법리 전달 좀…” 동기법관의 ‘찜찜한 요청’ 거절못한 이유는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3회] “재판부에 법리 전달 좀…” 동기법관의 ‘찜찜한 요청’ 거절못한 이유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의 재판에 나오는 전·현직 법관들 가운데 상당수는 자신이 가담한 행위들이 재판 개입 의혹의 단초가 됐다는 지적에 부적절했다고 말한다. 일선 법원 재판부에 특정 사건에 대한 내용을 파악해 법원행정처에 보고하거나 법원행정처 입장을 재판부에 전달하는 일을 지시받았을 때에도 당황스럽거나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지시를 거부하거나 직접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는 못했다. 대부분 법원행정처 심의관들이 상급자들의 지시를 받은 경우였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던 사법행정조직의 분위기 또는 평가가 직설적인 상급자의 업무 성향 등이 거부할 수 없던 이유로 주로 거론됐다. 그런데 상급자가 아닌 동기 법관의, 지시 아닌 제안이라고 해서 거부나 무시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한 고위 법관이 법정에서 말했다. 그리고 그 이유는 ‘평판’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42회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조한창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얘기다. 2015년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였던 조 부장판사는 그해 5월 26일 이규진 당시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과 서울 강남의 한 일식당에서 초밥으로 점심식사를 하게 됐다.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였고 서울고등법원에서도 함께 근무해 가까웠다. 조 부장판사는 “맛있는 점심을 사주겠다”는 이 전 상임위원의 전화에 편한 마음으로 식당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 전 상임위원이 서류봉투를 건네면서 조 부장판사의 마음이 불편해졌다. ‘통진당 국회의원 행정소송’. 서류봉투 안에 담긴 이 문건은 그해 1월 7일자 김종복 전 사법정책심의관 등 법원행정처 통진당 태스크포스(TF)에서 작성한 ‘통진당 행정소송 검토’ 보고서에서 법원 이미지(CI)와 작성자를 빼고 ‘법원행정처가 수립한 판단 방법’을 추가한 문건이라고 검찰은 보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통진당에 대한 해산결정을 한 뒤 통진당 국회의원들이 의원직 지위 확인을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낸 것에 대한 판단 방향을 정리한 것이다. 소송 경위부터 사건의 구조, 행정소송에 대한 학계 입장 등과 함께 법원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이 돼있고 각 예상 주문별로 시나리오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맛있는 점심 먹자”던 이규진, 스시집에서 내민 서류봉투엔 ‘판결 방향’ 정리된 문건 이 전 상임위원은 봉투에서 ‘통진당 국회의원 행정소송’ 문건을 꺼내 본 조 부장판사에게 “통진당 사건에 대해 검토한 내용이니 잘 읽어봐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문건에는 사건 처리의 방향이 담겼다. “헌재와 관련 있는 사건이니 각하하는 건 곤란하지 않느냐”는 취지로 이 전 상임위원이 말했는지 검찰이 물었지만 조 부장판사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만 했다. “그냥 전반적으로 ‘법률 규정이 없다’며 국회의원 지위와 정당해산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를 했다”면서 “제가 읽으면서 생각했던 것은 정당해산과 그 소속 지역구 의원이나 비례대표 의원의 지위 상실과 관련된 명문 규정이 없어서 해석상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정도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문건을 재판부에도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조 부장판사는 진술했다. 조 부장판사는 순간 “이걸 어떻게 재판부에 주느냐”고 반발했다고 했다. “그런, 재판부 관련된 부탁을 받아본 적도 경험이 없어 거부감이 있었고 문서 자체가 각하, 기각, 인용 등 (상황별로) 이유와 근거들이 나열돼 있는 것을 보고 그 자체가 판결문에 작성되는 거라서 재판부에 직접 준다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어 조 부장판사가 난색을 표하자 이 전 상임위원은 “잘 읽어보시고 재판부에 법리를 전달해주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직접 (법리 등 문건의 내용을 재판부에 전달해달라는) 말을 한 것은 아닌데 전체적인 분위기는 그런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조 부장판사는 재판부에 법리를 전달해 달라던 이 전 상임위원의 이야기를 행정처 차원의 입장이라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 전 상임위원이 특별히 개인적으로 관심 가질 만한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냥 직접 하지, 왜 나한테 (부탁)할까”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런 문건을 받은 것 자체가 찝찜해서” 이 전 상임위원에게 받은 문건은 파쇄를 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조 부장판사는 결국엔 법원장과 해당 재판부에 문건 속 내용들을 전달했다. 당시 김문석 서울행정법원장에게 통진당 행정소송 관련 이야기를 했는데 “보고를 드린 건지, 다른 말씀을 드리면서 드렸을 수도 있고 정확하지는 않다”고 그는 설명했지만 어쨌든 사건 이야기를 법원장에게도 전달했다는 것이다. 그해 7월쯤엔 통진당 행정소송을 맡은 행정13부 재판장인 반정우 부장판사에게 “각하로 결론내는 것은 법리적인 문제가 있으니 신중히 검토해보라”는 취지의 뜻을 전했다. 단 둘이 있을 때는 아니고 부장판사들 서너명과 회식을 하게 된 자리에서 업무 관련 이야기를 하다 중요사건이 거론되자 ‘마침 기회가 됐다’며 반 부장판사에게 통진당 행정소송 관련 행정처의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반 부장판사는 심드렁한 표정을 짓기만 했다고 한다. ●찜찜하지만 거절하지 못한 이유… “그런 일도 못하냐는 평판 문제 때문” “(재판부의 법리를 전달해 달라는 이 전 상임위원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검찰이 묻자 조 부장판사는 “허허” 웃었다. 그리곤 말을 이어갔다. “제가 검찰 조사에서도 말했듯… 평판의 문제로 그랬습니다. 업무를, 그런 업무도 못하느냐(는 소리를 들을까봐)…. 제가 두루두루 잘, 이렇게 좋은 소리를 듣는 성격이라서 그런 취지에서 이걸 만약에 제대로 안 하면 좋지 않게 생각하지 않을까…” 그 뒤로 검찰과 조 부장판사의 문답이 이어졌다. “좋지 않게 생각한다는 건, 누가 그렇다는 겁니까” (검사) “이 전 상임위원도 그럴 수 있고…” (조 부장판사) “이 전 상임위원의 요청이 사실상 대법원의 요청으로 이해됐고, 행정처에서 업무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까?” (검사) “전체적으로 보면 취지는 맞는데, 법원행정처 처장, 차장 이렇게 특정한 건 아니고 행정처 내에서 그렇게(업무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정도였습니다.”(조 부장판사) “증인은 이 전 상임위원으로부터 문건을 받은 뒤 재판부에 전달해야 하는지 고민했고 심리적 부담을 느꼈습니까?” (검사) “통상적으로 그런 걸 해본 적도 없고 저도 재판을 30년 가까이 하며 받아본 적이 없어서 그런 부분은 생소한 경험이어서 좀 주저한 건 있었습니다.”(조 부장판사) “재판부에 제대로 전달이 안 되면 질책받을 것을 걱정한 겁니까?” (검사) “질책이야 뭐 하겠습니까.” (조 부장판사) “증인은 당시 통진당 행정소송의 구체적 주문에 대한 결론이 적힌 문건을 재판부에 전달하는 게 부적절한 재판개입에 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전달을 안 한 것입니까?” (검사) “재판개입인지 여부는 제가 판단할 문제가 아닌 것 같고요. 그걸 전달하거나 받아온 적은 없었기 때문에…“ (조 부장판사) “부적절하다는 인식은 했습니까?” (검사) “네. 적절하지는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조 부장판사) “그렇지만 (이 전 상임위원의 요청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어서 문건 내용을 구두로 재판부에 전달한 사실은 있습니까?” (검사) “내용을 구체적으로 전달한 건 아니고 대략적 내용은 말했습니다.” (조 부장판사) 결국 문건을 직접 건네지는 않았지만 문건 속 핵심 내용은 반 부장판사에게 전해졌다는 것이다. 고민을 하던 끝에 부장판사들과 회식을 하는 자리에서 중요사건이 거론되자 말을 꺼냈는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반 부장판사. 조 부장판사는 그의 표정을 비롯한 반응을 이 전 상임위원에게 “재판부에 전했다”는 취지로 다시 전달을 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떨떠름하더라, 시큰둥하더라”라는 취지의 피드백도 덧붙였다고 한다. 그해 11월 1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반정우)는 통진당 국회의원들의 행정소송에 대해 “헌재의 통진당 소속 국회의원에 대한 의원직 상실 결정은 헌재가 정당의 해산심판을 관장하는 범위에서 민주주의라는 헌법의 근본적 가치에 대한 해석을 바탕으로 통진당 해산이라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직접 적용해 이끌어낸 결론에 해당하므로, 법원이 이를 다시 심리·판단하는 것은 권력분립의 원칙을 침해한다”면서 소송을 각하하는 판결을 했다. 헌재와의 위상을 두고 힘겨루기를 하던 행정처가 원하던 방향과 정반대의 결과였다. 검찰은 공소사실을 통해 각하 판결 소식을 들은 박 전 대법관(당시 법원행정처장)이 이 전 상임위원에게 “행정처 입장이 재판부에 제대로 전달된 게 맞느냐”며 강하게 질책했다고 지적했다. 반 부장판사의 그해 근무평정에는 이런 기록이 남겨졌다. ‘일부 사건의 결론을 도출하면서 객관적인 여러 사정에 대한 검토가 부족한 채 주관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보이는 경우가 있음’, ‘논리적 모순이나 입증책임에 반하는 판시도 보임’. 조 부장판사는 수석부장판사인 자신이 근무평정표의 초안을 작성했다면서도 이러한 표현들을 쓰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임종헌 전화받고 ‘서기호 재판’ 사건번호 검색하며 재판부에 연락 조 부장판사는 그해 서기호 전 의원 재판에 개입한 혐의가 있다는 박 전 대법관의 공소사실에도 연루됐다.서 전 의원은 서울북부지법 판사로 근무하다 2012년 2월 판사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뒤 그해 7월 통진당 비례대표를 승계해 19대 국회의원이 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한 서 전 의원은 그해 8월 28일 서울행정법원에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연임하지 않기로 하는 결정 취소소송’을 냈다. 검찰은 소송이 접수된 때부터 행정처에서 조직적으로 소송 진행상황을 관리하거나 서 전 의원이 법사위에서 활동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점을 알리는 등 재판이 법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 움직인 것으로 파악했다. 2012년 12월 18일 첫 변론기일이 열린 뒤 계속 추정(기일을 추후 지정하기로 하고 기일진행을 보류하는 것)되자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기획조정실장)은 정다주 당시 기획조정심의관에게 서 전 의원의 재판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전 의원은 2014년 2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재판부를 상대로 세 차례 자신의 근무평정 자료에 대한 문서제출명령을 내려줄 것을 신청했다. 2015년 1월 15일 재판부가 서술식 근무평정 자료에 대한 문서제출명령 신청을 기각하자 서 전 의원은 1월 27일 항고했고, 다시 3월 6일 항고가 기각되자 3월 17일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몇 차례 변론기일이 진행됐다 변경됐다를 반복하다 그해 1월 22일로 예정됐던 재판은 문서제출명령 신청 문제로 또 추정됐다. 그리고 그해 5월 22일 대법원 역시 서 전 의원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2015년 3월 27일,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였던 조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전산망인 코트넷을 통해 서 전 의원의 사건을 검색했다. 오후 3시 19분부터 51분까지 6차례를 검색했다. 그 직전인 오후 3시 14분에는 임 전 차장이 서 전 의원의 사건을 검색했다. 임 전 차장이 사건검색을 한 뒤 1월 22일 재판이 추정된 내용 등을 확인하고 조 부장판사에게 연락한 것이다. 임 전 차장이 사건번호를 불러주면서 “이런 사건이 있는데, 추정돼 있는 것 같은데 왜 그런지 좀 알아봐달라”는 취지의 통화였다고 조 부장판사는 설명했다. 전화를 받은 조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이 불러준 사건번호를 다시 검색했고, 재판부와 재판장을 확인했다. 조 부장판사는 곧바로 당시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 재판장인 박연욱 부장판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 부장판사의 전화를 받은 박 부장판사는 오후 5시 24분, 25분, 28분 각각 서 전 의원의 사건을 코트넷으로 검색했다. 다만 조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의 요청이 재판부에 직접 연락해서 확인해보라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임 전 차장이 지시한 이유를)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추정된 이유를 알고 싶다고 하셔서, 제가 생각해보면 문서제출명령 신청 항고 때문에 추정돼 있는 것 말고 다른 사유가 있는지 그걸 알고 싶은 게 아닌가 추측했다”고만 말했다. 재판부에 직접 물어보라는 지시로 이해하지는 않았다고 거듭 말했다. 그런데도 박 부장판사에게 전화를 건 조 부장판사는 직접 특별한 추정 사유가 있는지 물었다. 조 부장판사는 “제가 부담을 주려고 했다는 생각은 없었고 단순히, 이게 국회의원 사건이고 장기미제 사건이기 때문에 관리를 해야해서 그런 차원에서만 말한 것”이라며 박 부장판사에게 부담이나 영향을 주려는 의도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 부장판사에게 들은 추정 사유도 재항고 때문인 것 같다는 자신이 추측한 내용 그대로였다고 말했다. ●“종결하라고 종용 안 했다…공소장 내 진술과 달라 기분 나빠” 그로부터 두 달 뒤인 5월 29일 오전 9시 46분. 조 부장판사는 다시 서 전 의원 사건을 검색했다. 처음 검색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임 전 차장의 연락을 받은 뒤였고, 임 전 차장은 서 전 의원이 재항고한 문서제출명령 신청이 결국 대법원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음을 알려주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제 재판 진행상황이 어떻게 되는지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임 전 차장 지시의) 의미를 잘 모르겠는데 진행이 가능한지, 진행할 수 있으면 해달라는 취지였다”고 기억했다. 그동안 재판이 열리지 못한 이유가 문서제출명령 신청 항고와 재항고 때문이었는데 이제 그 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 마무리됐으니 재판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이후 조 부장판사는 다시 박 부장판사에게 전화해 문서제출명령 재항고가 기각됐음을 알려주었고 박 부장판사는 “그런가요? 확인해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박 부장판사의 검찰 조사에서의 진술을 조 부장판사에게 전했다. “박 부장판사가 검찰에서 진술할 때는 ‘재항고가 끝났다는 말을 조 부장판사에게 들었을 때 재항고가 끝난 사실만 알려주기 위한 것은 아닌 것 같고, 문서제출명령 신청이 기각됐으니까 원 사건을 종결시키라는 임 전 차장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서 연락한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 게다가 조 부장판사가 박 부장판사와 통화하며 “행정처에서 물어보는데…”라고 말한 뒤 사건의 진행 관련 질문을 했기에 더욱 박 부장판사로서는 행정처의 입장을 전달받은 것으로 이해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그러나 조 부장판사는 “종결해 달라고 말한 적 없다”면서 “행정처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의 사건으로 장기미제사건이었으니 진행해야 되는 게 맞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반박했다. 조 부장판사와 통화를 한 뒤인 그해 6월 1일 박 부장판사는 재판부에 근무하던 서기보에게 서 전 의원의 변론기일을 7월 2일로 입력하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사건을 조속히 종결하라는 취지의 증인의 연락을 받고 기일을 정한 것 아닌가” 물었지만 조 부장판사는 종결을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 부장판사는 같은 취지의 질문이 검찰과 변호인과의 신문에서 반복되자 목소리를 높였다. “공소장에는 제가 종결을 종용했고 결론도 피고 패소로 하라고 (박 부장판사에게) 말했다고 적혀있는데 그 부분이 제대로 된 것인지 의문이고 검찰에 묻고 싶다”면서 검찰의 공소사실이 조사받을 때 내용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통진당 소송 관련해서도 “검찰이 공소사실을 발표했을 때 제가 조사받을 때의 내용과 다르게 나와서, 제가 말하지 않은 내용이 어떻게 공소사실이 되는지 기분이 나쁘다면 나쁘고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소사실에는 헌재의 위헌정당 해산 결정으로 해산된 정당 소속 국회의원의 직위 상실에 대한 판단 권한이 헌재에 있다고 보는 것이 부적절하고, 사법부에 판단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의 행정처 입장을 반 부장판사에게 직접 전달해 반 부장판사의 재판의 독립을 침해했다고 적시됐는데 그런 입장을 전달하지는 않았다는 게 조 부장판사의 주장이다. 조 부장판사는 자신이 조사를 받을 때 조서를 함께 열람한 검사가 법정에 나왔는지도 물으면서 “(진술)내용은 ‘각하 등 법리적 문제가 있다는 것’인데 조서에 ‘등’이 빠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KBS 수신료 분리징수” 靑국민청원 20만명 돌파

    “KBS 수신료 분리징수” 靑국민청원 20만명 돌파

    최근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소방헬기 사고 직전 영상을 제공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던 KBS와 관련해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해 징수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7일 정부 답변 기준인 추천 수 20만명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게시된 ‘KBS 수신료 전기요금 분리징수’란 제목의 청원은 이달 들어 추천 수가 급증해 이날 오후 3시 50분 기준 청원 참여자 수가 20만 6132명을 기록했다. 이는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소방헬기 영상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KBS는 지난 3일 사고 헬기 이륙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보도했다. 이후 독도경비대 측에서 KBS가 추락 헬기의 사고 직전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유하고도 해양경찰의 영상 공유 요청에 협조하지 않고 보도에만 활용했다고 비판해 논란이 일었다. KBS는 논란 후 관련 영상 일체를 해경에 제출했으며, 양승동 KBS 사장이 사과하기 위해 실종자 가족들을 찾기도 했다. 그러나 가족들의 거센 항의로 만남은 불발됐다.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11시 28분쯤 독도에서 손가락이 절단된 응급환자를 태운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 소방헬기가 이륙 2~3분 만에 바다로 추락했다. 사고 당시 헬기에는 환자와 보호자, 소방구조대원 5명 등 모두 7명이 탑승해 있었다. 수색 당국은 최근까지 독도 해역에서 이종후(39) 부기장과 서정용(45) 정비실장, 조업 중 손가락이 절단돼 이송되던 선원 A(50)씨의 시신 3구를 수습해 안치했지만 4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소방헬기 영상 미제공 논란 외에도 KBS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서 제기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자산관리사 인터뷰 검찰 유출 의혹 등의 사건도, 그 진위 여부와는 상관없이 국민청원 추천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KBS 수신료는 월 2500원으로 전기요금 등에 합쳐져 강제 징수되고 있다. 이에 일부 시청자는 KBS를 보지 않거나 집에 TV가 없으면 납부하지 않을 수 있게 해달라며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 징수해달라고 꾸준히 주장해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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