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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ㆍ소 정상회담 이후 「동북아 역학」진단(전문가 좌담)

    ◎“한반도 긴장완화의 「지렛대」본격 작동”/크렘린,「두개의 코리아」사실상 인정한 셈/중국도 장기적으로 북한개방 유도할 듯/평양,대소의존 높아 「단절」어려울 듯/미군철수 겨냥… 전략차원서 대미접근 가능성/한ㆍ소발전은 서울ㆍ북경 개선의 촉매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대통령간의 역사적인 한소 정상회담을 통해 수교원칙이 합의됨에 따라 양국관계는 급격히 개선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정세도 큰 변화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특히 한소정상회담을 격렬히 비난해온 북한이 이같은 사태변화에 어떻게 대처해 갈지,과연 북한도 개혁ㆍ개방정책을 추진해 갈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으며 북한­중국­소련의 북방3각관계가 어떻게 변모해갈지도 궁금하다. 이같은 문제들을 풀어보기 위해 신승권(한양대ㆍ소련정치) 박두복(외교안보연구원ㆍ중국정치) 윤병익교수(통일연수원ㆍ북한정치)의 좌담을 마련했다. □참석자 신승권교수 박두복교수 윤병익교수 ▲신승권교수=한소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관계의 급진전과 한반도의 긴장완화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한국과의 수교원칙에 합의한 소련측의 결정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적어도 금년 3월 이전까지는 북한과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한미군사동맹 관계를 인정하면서 한반도에서의 1코리아(1Korea) 정책을 고수한다는 것이 소련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한소간의 정치ㆍ경제ㆍ문화교류를 발전시킬 뿐 아니라 북한으로 하여금 대남관계를 개선토록 하고 개방과 개혁의 방향으로 압력을 가하는 2코리아(2Korea) 정책을 펴나갈 것이다. 한국과 관계개선은 하되 국교정상화까지는 가지 않겠다고 북한측에 다짐했던 소련이 금년들어 학자와 언론인 등을 통해 김일성체제를 비판하기 시작한 것도 이같은 근본적인 정책변화없이는 불가능 했을 것이다. ▲박두복교수=한소관계의 발전은 장기적으로 한중관계의 발전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중소분쟁 완화이후 한소ㆍ한중관계는 상호 보완적이고 상호 상승적인 작용을 해왔다.우리 정부의 북방정책도 이런 대전제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체제유지에 한계성 ▲윤병익교수=북한도 소련에 대해 상당히 불편한 입장을 표시할 수는 있지만 구조적으로 군사ㆍ경제면에서 대소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소련의 정책을 인정 내지 묵인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북한과 소련관계가 단절되면 공장이 가동을 멈추고 무기공급이나 수리도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전적으로 수용하기는 어렵고 한소수교와 국제화해 및 한반도 정세변화 상황을 나름대로 대남정책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2코리아 정책으로 입장을 바꾼다면 북한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조선정권과 대한민국자체를 부인하는 등의 대남전략 기본속성은 그대로 유지하되 한반도의 평화정착 분위기를 최대한 활용,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자는 등의 군사문제 타개책을 내세울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군축과 신뢰회복,외국군의 단계적 철수를 들고 나온 것은 그런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여러면에서 체제유지에 한계가 있다. ▲박교수=중국은 대북한관계에 있어서 소련보다는 많은 제한요소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소련은 분단극복과제를 안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반도정책을 펴나가는데 있어서 자유롭고 고르바초프 등 지도자들이 2차대전 당시 징집연령에 이르지 않았던 혁명 3세대로 실용주의적 가치체계를 갖고 있으며 군사ㆍ경제적으로 북한에 대해 확고한 제재수단을 갖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은 대만과의 관계에서 「하나의 중국」 (1 China)정책을 고수하기 때문에 한반도정책에 있어서도 행동반경이 좁고 등소평을 비롯한 실세지도층이 혁명 1세대들이다. 따라서 한반도에서 한국을 인정하게 되면 결국 2코리아 정책을 받아들이는 꼴이 돼 1차이나원칙과 배치되는 모순을 자초하게 된다. 우리의 북방정책방향도 중국보다 행동반경이 넓은 소련과의 관계개선을 추진함으로써 한중 관계발전의 자극요인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신교수=소련은 정치개혁면에서는 중국에 앞서 있지만 경제개혁면에서는 훨씬 뒤져있다. 중국은 실용주의 경제노선에 착수한지 오래고 소련은 이제서야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소간의 경제발전 경쟁과 협력이 이뤄져 북한에 개혁개방압력을 가하면 북한은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다. 73년이란 가장 오래된 공산주의국가 소련에서 경제가 엉망이 됐고 동구권이 붕괴한 것을 보고도 북한이 계속 통제경제를 추진하는데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선택놓고 고심예상 ▲윤교수=올가을 북경 아시안게임에 노대통령이 방문하는등 중국과 접촉할 경우 한중 관계개선을 통해 중국의 1코리아정책에 중대한 변화합력을 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북한도 결국 남북한 평화공존모델로 갈 수 밖에 없는데 1코리아정책에서 2코리아정책으로 전환해야 하는 정책선택의 어려운 단계에 와 있다. ▲박교수=천안문사태와 동구민주개혁이후 중국의 정치상황은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다. 이같은 급진적 변화가 중국공산당체제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여져 정책결정과정에서 이데올로기요인이 부각되고 현실주의적 목소리가 약화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북한체제에 대한 인식도 이데올로기 요인에포함된다. 그러나 이는 외적변화에 대한 반사작용으로 과도기적 현상에 불과하다. 중국도 근본적으로는 북한의 체제변화와 개혁을 유도하는 정책을 지향하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한소관계가 한중관계발전으로 직결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리한 영향을 미치리라 본다. 중국사람들을 만나보면 한중관계는 한소관계진전보다 반발짝 늦게 따라간다고 얘기한다. ▲신교수=중국과 소련이 라이벌입장이긴 하지만 고르바초프 등장이후 한반도긴장완화와 군축문제에 있어서 한소관계가 정상화돼야 한중관계도 이를 구실삼아 북한의 비판을 받지않고 부드럽게 정상화될 수 있다는 사실에는 견해를 같이 할 것이다. 중소관계도 냉각관계를 뛰어넘어 뭔가 진전을 봐야할 것이며 작년 중소정상회담에서 뭔가 합의를 보지 않았겠는가. ▲윤교수=중국은 천안문사태이전까지는 정경분리원칙에 입각,2코리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전제위에서나마 한국과 상당한 경제접근이 있었다. 그러나 천안문사태 이후 상황이 달라져 북한과 밀착되는 징후를 보였다. 그에 비해 소련은 86년 블라디보스토크선언을 통해 아시아국의 일원임을 자처한 이래 88올림픽직전 글라스노야르스크선언에서 남북한을 같은 비중으로 취급하는 등 사실상 2코리아정책으로 가고 있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소련매스컴이 김일성을 소련군대위출신으로 소규모 빨치산을 이끈데 지나지 않으며 6ㆍ25가 남침전쟁이라고 폭로한 것은 김일성위상격하 의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소국교수립상태까지 가면 평화공존은 「2개의 조선」을 조작하려는 책동이라는 입장의 북한의 1코리아정책은 수정될 수 밖에 없고 이같은 기본논리의 와해는 북한체제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박교수=북한의 1코리아정책은 유한성을 띤 시간문제다. 1코리아정책은 국제사회의 대결논리시대의 산물로서 이제 국제적인 데탕트의 물결이 한반도에까지 투영되는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남북교류가 불가피하고 서로 정치실체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북한은 진실성을 갖고 군축문제에 임해야 하며 1코리아 정책으로의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대남강경노선을 평화공존노선으로 전환하기 위해 체제변화가 불가피하다. 북한이 단기적으로는 어렵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당장은 동구의 변혁이 김일성체제를 위협,오히려 더욱 경직화되고 이념을 강조하겠지만 이는 외부자극에 대한 조건반사일 뿐이다. 김일성이 거의 80세가 다된 만큼 김정일에게 권력을 이양시키는 과정에서 어떤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정치ㆍ경제개방을 촉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신교수=김일성 사망이후 획기적인 계기가 있을 수 있고 김정일집권을 계기로 국민들에게 내놓을 수 있는 것은 경제개혁이다. 그런 의미에서 낙관할 수 있다. 북한이 석유ㆍ원자력 등 자원면에서 소련에 의존하고 있고 전력ㆍ식량난 등 경제사정이 워낙 어렵다. 소련은 지난 84년 체르넨코서기장시절 김일성의 소련방문 당시 원자력발전소 설치를 약속했지만 체르노빌 사건이후 소극적으로 변해 북한의 원자력발전소 건립자체를 주저하고 있다. ○소련ㆍ북한 갈등 예상 ▲박교수=소련이 탈스탈린화 하는데 북한이 스탈린주의를 고수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결과적으로 소련과 북한간의 갈등으로 나타나겠지만 북한의 경제ㆍ군사 구조상 지탱하는데 한계가 있다. 중국도 소련보다 먼저 탈스탈린화에 나섰기 때문에 중소가 동시에 변혁을 추진하고 이 변혁이 상호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도 천안문사태 이전에는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었다. 중국이 현재는 위축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그동안의 개방정책으로 인한 빈부계층과 지역갈등의 해결을 통한 국민일치감 회복을 위해서는 경제합리화보다 정치개혁이 더 쉬운 방법이다. 중국이 난국을 슬기롭게 해결,개혁과 개방정책으로 회귀하지 못한다면 한소관계발전은 오히려 중국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신교수=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는 중국에서 배운 것이다. 만일 페레스트로이카가 없었다면 중소분쟁이 심화됐을 것이나 양국이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중소관계도 진전될 것이다. 박교수는 중국이 사회혼란 극복문제때문에 잠정적으로 위축돼 있다고 했는데 소련은 개혁과 개방을 중단할 수 없는 단계에와있다. ▲박교수=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중국의 개혁ㆍ개방정책이 2단계로 접어든다면 중소 관계발전은 북한체제를 변화시키는 엄청난 압력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신교수=현재 소련만이 북한에 개방압력을 가해도 시간문제인데 중국까지 압력에 가세한다면 북한은 그야말로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중국과 소련처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북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내부개혁 서둘러야 ▲윤교수=모든 문제는 결국 북한의 변화가능성문제로 귀착된다. 대외개방정책면에서 북한은 중국처럼 대외개방경제를 추진하되 주체사상논리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조총련계기업을 받아들이는 등 변명을 추진하려할 것이다. 김일성이 지난 84년 소련과 동구를 돌아보고 이들의 경제발전상에 쇼크를 받은뒤 중국을 본받아 합영법을 실시했으나 서방자본은 거의 들어오지 않고 있다. 중국이 인민공사를 해체하고 시장경제를 부분 도입한데 반해 북한은 시장경제도입을 꺼리기 때문에 국내경제개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은 대내적개방의 바탕위에서 대외개방을 추진,조화를 이룰 수 있으나 북한은 국내변화는 도외시한 채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위하여 」라는 식의 교조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에 진전이 없는 것이다. ▲박교수=유물변증론에서 봐도 외적요인은 내적요인과 연관지어서만 움직일 뿐이다. 북한에서도 국가최우선 목표를 계급투쟁에서 생산력발전으로 전환시키는 내적변화가 있어야 진정한 군축과 평화공존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는 모택동사상과 현대화개념이 대립됐었으나 모사망후 현대화론 노선화가 이뤄졌다. 북한에도 김일성사망후 주체사상수정을 통해 78년이후의 중국이 치른 과정이 있어야 한다. ▲윤교수=현재로서는 북한의 대외경제개혁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경제개혁은 물론 정치개혁은 더욱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원민주체제가 일반적 추세인데도 북한은 김부자세습체제를 뒷받침하는 이데올로기로 1당독재체제의 변형인 주체사상을 더욱 확고히 하고 있다. 대내개혁이 안되기 때문에 대남정책의 변혁도 어려운 것이다.최근까지 몇차례 남북대화를 했지만 북한의 남조선해방인민민주주의 통일전선전략에는 추호의 변화도 없기 때문에 진전이 없는 것이다. ▲신교수=소련이 지금까지는 북한에 대한 개방압력을 주저해 왔다. 북한이 내부개혁을 하지 않으려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중국과 함께 설득하는 색다른 방법을 들고 나올 것이다. 북한이 아무리 철두철미한 통제사회라 해도 차우셰스쿠정권처럼 밑으로 부터 붕괴되지 않으려면 정권유지차원에서라도 지금같은 스탈린체제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소련이 김일성사망후 차기정권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겠지만 소련이 루마니아처럼 북한에도 개입할지는 알 수 없다. 소련이 전세계 천연가스생산량의 40%,석유 20%,목재 40% 등 엄청난 자원을 갖고 있는데도 미일학자들이 고르바초프가 곧 쓰러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는 공산주의가 망해가고 있다는 얘기다. 고르바초프가 집권한 85년에 비해 요즘은 모든 물건이 비싸며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일을 잘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의욕고취요인이 없기 때문에 서방세계에서 1시간이면 할 일을 3∼4시간 동안 하고 시설마저 낙후돼 있어 근본적으로 공산주의자들은 프로레타리아 룸펜기질이 몸에 배 있는 것이다. 소련도 그런 상황인데 석유한방울 안나는 북한에서야 말할 나위도 없다. ○「폐쇄경제」날로 악화 ▲윤교수=북한은 주체적방식에 의해 자립적 사회주의민족경제를 건설한다는 목표아래 물질대신 정신적인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고 있다. 요즘은 잘 안되니까 물질인센티브를 병행하고 있지만. 북한이 자립경제를 한다고 나서는데 대해 소련의 타스통신은 북한기간산업 70여개가 소련에 의해 건설됐고 기술자도 소련에서 배워간 것 아니냐고 폭로하기도 했다. 북한경제의 특징은 군인력을 포함한 노동력동원을 통한 경제건설이다. 경제가 어려운데도 정치선전목적을 위한 전시효과를 노려 1백5층짜리 유경호텔까지 짓고 경영능력이 없어 싱가포르인에게 운영을 맡기기도 했다. 북한에서 4년간 농업지도를 하다 얼마전 일본으로 돌아온 조총련계농업전문가에 따르면 심각한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일성의 발상으로 경사도45도까지의 산을 소위 다락밭으로 만들어 옥수수를 심도록 했는데 산을 전부 깎고나니 여름에 홍수가 지고 산사태가 나 논에까지 토사가 쌓이는 바람에 대부분의 논까지 버렸다고 한다. 세계농업기술 수준에서 인정받지 못할 비과학적인 방법을 주체적발상이란 미명아래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의 비능률성에다 주체적발상까지 겹쳐 북한경제의 한계를 앞당기고 있는 셈이다. ▲박교수=한소관계 발전이 북한을 고립화시키는 방향으로 나간다면 리더십의 특성상 중국과 북한이 관계를 강화할 수 밖에 없으며 고립화 방향이 아닐 경우 북한이 미일등 서방과 관계개선하는 방향으로 진전돼 한소관계 발전이 한중관계,나아가서는 남북한관계에 유리한 여건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윤교수=한소수교때문에 북한이 미일과 접근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고 북한이 미군유해송환등 화해제스처를 쓰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북한의 목표는 미국과 수교하려는 것이 아니다.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북한ㆍ미국간 평화협정체결을 위한 대남전략차원에서의 대미접근일 뿐이다. 한소수교원칙합의를 계기로 대남전략에 변화를 보인다면 한국정부를 승인하고 대화하며 동서독식 평화공존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통일을 원하는 대내외적 갈망분위기를 활용,군사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선전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단기적인 전망이고 장기적으로는 여러가지 변화요인에 의해 압박을 받게돼 결국 우리의 정책노선에 응해올 수 밖에 없지 않나 생각된다.
  • 「신 데탕트의 축」 유럽서 동북아로/한­소 정상회담 결산

    ◎한반도 대결구조 청산의 새 이정표 세워/민관협의체 통한 경제교류 급진전 예상 한반도 탈냉전의 기폭제가 터졌다. 동구와 유럽을 풍미해온 화해와 협력의 기류가 드디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지역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의 역사적인 샌프란시스코 한소 정상회담은 양국 수교합의에는 물론 동북아와 한반도에서의 냉전체제의 대결종식,긴장완화와 평화정착에 공동 노력키로 합의한 것이다. 한소 정상회담의 성과는 크게 보아 ▲한소수교 및 양국정상의 상호교환방문 합의 ▲동북아 평화구도구축 공동노력 ▲남북한 관계개선 협력 ▲양국 경제협력가속화 등으로 압축될 수 있다. 우선 전후 45년간 한반도 분단과 6·25의 북한측 후견자로 우리와 적대관계에 있어온 소련의 정상과 한국대통령의 만남자체가 이미 관계정상화를 기정사실화한 것이지만 이날 두 대통령이 마주 앉아 『멀지않는 장래에 완전한 수교단계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함으로써 양국 수교문제는 이제 초읽기에 돌입한 것으로 생각된다.노·고르비회담이 양국수교의 구체적인 절차를 밟기 위해 양국정부대표단이 곧 실무협의를 갖도록 합의한 이상 빠르면 7월중에라도 양국 외무장관간의 회담이 모스크바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교절차협의가 가속화된다면 오는 가을에는 한소 두나라가 대사급외교관계를 수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양국정상이 「상호 적절한 시기에 때가 되면」 서울과 모스크바를 방문키로 다짐함에 따라 가을 수교→노대통령의 연말 방소→고르바초프대통령의 내년 상반기 방한이라는 관계당국자의 예상일정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두 대통령이 『개방과 화해의 물결이 이제는 동북아시아와 한반도에 미쳐야 한다』는 인식아래 냉전종식,평화정착에 공동노력키로 한 것은 양국 정상회담이 단순히 양자 관계차원에서 머물지 않고 뉴 데탕트의 축을 유럽에서 이제는 동북아로 옮겨 놓겠다는 의지를 세계에 과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더욱이 이번 한소 정상회담이 미소 정상회담에 뒤이어 태평양연안의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고 다시 한미 정상회담으로 연결되는 3각 연쇄회담인 점을 상기해 본다면 그 의미는 대단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또 동북아 냉전구조의 핵심이 바로 북한의 폐쇄주의에 기인하고 있는 현실과 소련정상의 이같은 공동노력을 교차시켜 보면 한반도및 동북아에 있어 앞으로 전개될 기류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노대통령에게 『남북한 관계개선을 위해 소련이 어떤 기여를 해야하느냐』고 스스로 물은 대목은 바로 북한의 개방을 위해 소련이 적극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의지의 우회적인 표현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노대통령은 고르바초프대통령의 물음에 거침없이 남북정상회담수락종용,북한의 개혁·개방지원,무력아닌 평화적인 방법으로 남북간에 평화정착이 이뤄지도록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소련은 북한에 대해 많은 「지렛대」를 갖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항공기 등 고도정밀무기체제가 모두 소련에 의존하고 있고,석유의 대부분을 역시 소련측으로부터 공급받고 있으며 대외교역량,외채의 80%가 소련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련의 대북설득은 북한수뇌부가 무게를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소 정상회담 직전 평양측이 그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남북한 군축안을 제의한 것은 바로 북한이 얼마나 소련의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가하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노대통령이 고르바초프대통령에게 북한의 고립화를 원치 않고 소·북한협력관계발전을 기대하며 남북한이 협력의 동반자가 돼야한다고 밝힌 것은 바로 「대 평양메시지」로서 소련이 자신의 동맹국인 북한에 대해 노대통령과 한국정부의 솔직하고 진지한 입장을 가식없이 전달토록한 것이다. 서울­평양의 직선통행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서울­모스크바­평양이라는 우회통행을 통해서라도 냉전의 대결을 종식시켜야한다는 우리 북방정책의 목표가 이번에 극명하게 표출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소 양국의 경제협력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급진전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지금까지 민간차원에서 운영되어왔던 양국경제협의체를 양국정부및 경제계로 혼합구성되는 민관경제협의체로 끌어올리기로 함에 따라 경제교류는 가속력이 붙게 될것이다. 이날 회담에서 「지리적 근접성과 상호의존적인 요소」를 바탕으로 경제협력증진을 강조한 것은 시베리아 공동개발이라든가 한국의 소비제품공급·생산기술과 소련의 우주·항공등 첨단과학기술및 기초과학의 상호협력을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양국경제협력을 사실상 정부차원으로 끌어올린 것은 한국의 대소경협촉진에 장애가 되어오던 투지보장협정,2중과세방지협정등 제도적 장치의 미비가 수교와 함께 해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30억∼40억달러 규모의 대소경협문제는 이번에 직접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양국 경제협력의 심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협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소 정상의 첫 대좌는 동북아 냉전구조의 핵심고리인 한반도의 탈냉전은 물론 한·중국관계의 개선,미일의 대북한 관계진전의 물꼬를 트게할 것이라는 점에서 동북아시아의 평화정착선언으로 평가된다.
  • “동북아에 새평화기류 형성”기대/“한ㆍ소 관계 개선”미ㆍ일의시각

    ◎북한에 충격… 무언의 개방압력 일언론/동구수교 이어 또 하나의 승리 WP지 노태우대통령이 오는 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사상 최초로 긴급 한소정상회담을 갖는다는 빅 뉴스는 도쿄(동경)외교가에 큰 충격을 주었다. 외교소식통들은 한반도문제가 앞으로 세계의 새로운 초점이 될 것으로 전망함과 동시에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연내 소련과 국교수립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의 언론들도 이번 한소 정상회담에 비상한 관심을 표명하면서,이의 실현은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정세를 펼치려는 한국의 적극외교가 가져온 획기적인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당초 한소 정상회담의 가능성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오는 6월5일 미국방문을 끝내고 귀국하는 도중 극동의 캄차카에 들러 아시아ㆍ태평양 정책에 관한 중요연설을 할 것이라고 보도된 30일 하오부터 점쳐지기 시작했다. 지난 86년 블라디보스토크연설,88년의 크라스노야르스크 연설에 이은 이번 캄차카연설은 고르바초프의 포괄적인 아시아 외교연설의 제3탄이 되는것으로,동북아시아의 중심국가로 부상하고 있는 한국과의 사전협의를 거쳐 극동아시아지역에의 안정과 평화,나아가 한반도통일문제에 관한 새로운 제안이 있지 않을까라고 외교 관측통들은 전망했었다. 이번 한소 정상회담에 관해 도쿄(동경)신문은 『한소 양국의 국교수립과 경제협력,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정세를 중점적으로 논의할 전망』이라고 분석하고 『정상회담의 실현은 사상 초유의 일일뿐만 아니라 제2차대전 이후 남북한으로 분단된 한반도정세에 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소련정부는 지난 3월 소련을 방문한 김영삼 민자당대표최고위원과의 회담에서 한국과의 국교수립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국교수립의 시기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신중한 자세를 보여왔다』고 말하고 『그러나 최근 소련매스컴에는 북한의 체제를 비판하고 개방ㆍ민주화를 요구하는 기사가 몇차례에 걸쳐 등장하는 등 현저한 변화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아사히(조일)신문도 해설기사를 통해 『소련의 대한수교수립은 경제분야를 중심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크다』고 분석하고 『노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고르바초프대통령에게 한반도 정세에의 영향력행사를 요청하는 한편 양국의 조기 국교수립을 강력히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한국정부가 이번 회담계획과 관련,이정빈 외무부 제1차관보를 미국에 긴급파견했으며 북방외교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던 박철언 전정무1장관이 최근 동구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미국에 들른 사실에도 주목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북한이 한소 정상회담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소련은 동맹국인 북한의 태도에 여전히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어서 이번 회담결과의 성패는 소련측에 달려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요미우리(독매)신문은 노­고르바초프의 회담은 지금까지 소련의 개혁과 동구의 변혁에도 불구하고 외형상으로는 변화의 조짐을 보이지 않던 한반도의 냉전구조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워싱턴의 서방측 소식통의 말을 인용,『이번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노대통령은 양국 경제협력의 가일층확대 이외에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한 소련의 영향력 행사,사할린잔류 한국인의 모국방문등에 관해 소련측의 협력등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또 『소련과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목표로 하는 한국의 북방외교는 남북관계를 안정시키기 위한 환경조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 때문에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특히 북한의 개방화촉진이 초점이 될 것이며 미일을 비롯한 서방측이 우려하고 있는 북한의 핵개발의 공포도 토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요미우리신문은 워싱턴의 소식통들이 이번 회담에서 『조기 국교수립등의 의제가 결실을 맺기에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담실현자체만으로도 획기적인 일이며 한국ㆍ북한에 대한 일ㆍ미ㆍ중ㆍ소의 크로스 승인에 한발 더 다가설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노대통령은 워싱턴을 방문,이번 한소 수뇌회담의 결과를 포함,미국정부와 서방측의 대소ㆍ대중ㆍ대북한정책을 검토ㆍ재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방미중 노태우대통령과 회담을 갖기로 동의한 것은 소련의 주요 대한관계개선조치로서 북한의 김일성에겐 외교적 모욕이 될 것이라고 31일 뉴욕타임스지가 보도했다. 타임스지는 소련언론이 개방문제와 관련하여 김일성의 통치를 비난하고 있는것과 때를 같이해 노­고르바초프회담이 열린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소련에 대해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촉구해온 미국관리들은 노대통령을 미국에서 만나기로 한 고르바초프의 결정을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스지는 한국문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이번 회담은 ▲한소관계정상화의 행보가 빨라지고 ▲소련이 북한보다 한국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북한에게는 타격이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타임스지는 최근 소ㆍ북한관계는 마찰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지적하고 그 예로 북한의 핵무기 안전협정체결 지연에 대한 소련의 불만,북한의 소련특파원 추방,소련언론의 북한관,소련역사가의 남침설 및 김일성정체폭로등을 지적했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이번 회담은 노대통령이 북한지지국들을 상대로 추진해온 문호개방정책의 승리』라고 보도했다. 포스트지는 『소련은 북한으로부터 서서히 손을 떼고 있으며 이번 회담은 서울의 모스크바 동구 잠식에 화를 내 온 평양을 격분 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스트지는 이번 회담에서 노ㆍ고르바초프는 전면외교관계 수립방침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이 회담을 일괄적으로 지지할 것이나 보수주의자들은 소련과의 급속한 화해에 대해 못마땅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워싱턴타임스지는 이번 회담은 노대통령의 북방정책의 극적인 성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 「아메리카의 새진로」/포린 어페어즈지 진단

    미국은 냉전체제의 종식에 발맞춰 종래의 대외 전면개입 위주의 외교정책에서 벗어나 국내목표와 국제목표,현실과 이상사이에 조화를 갖춘 새로운 외교정책으로의 변화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즈 90년 봄호에 실린 이 잡지의 편집장 윌리엄 G 하일랜드의 「미국의 새 진로」란 논문내용을 간추린다.〈편집자주〉 ◎「냉전의 틀」탈피 미외교 새좌표 선택 고심/이념ㆍ안보 퇴색… 경제문제 주요이슈로 부상/극단적인 고립주의ㆍ범세계적 십자군역 모두 배제해야/“자원한계”인식,현실에 맞는 정책도입 필요 2차대전 이후 지속돼 오던 냉전체제의 변화에 따라 미국은 해외주둔 미군의 대폭 감축을 추구하는등 대소 견제와 대외전면 개입을 근간으로 했던 지난 40여년간의 미외교정책에 새 변화를 모색하게 됐다. 새 외교정책을 모색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미국의 막강한 힘과 풍부한 자원을 어떤 목표를 위해 쓸 것인가,새 외교정책의 우선순위는 어디에 둘 것이며 이를 위해 어떤 수단을 채택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 될 것인가 등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전면 개입을 위주로 한 미 외교정책은 동서 양극의 냉전체제 지속과 동측으로부터 제기되는 위협에 대처할 필요성에 따라 당연시됐었다. 그러나 유럽과 아시아의 여러나라들이 새로운 세력권으로 부상함으로써 미소 두 초강대국은 더이상 국제정치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기 어렵게 됐으며 또 동구 공산주의의 붕괴와 소련의 약화에 따라 동서 분단의 근본배경이 뒤흔들림으로써 냉전체제 자체가 무너지게 됐다. ○환경ㆍ테러에 큰비중 그리고 지정학적 요소와 군사적 대비태세를 중시했던 냉전체제가 무너짐에 따라 앞으로는 이념이나 군사적인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경제적 요소가 주요문제로 부상하는 한편 환경이나 테러와 같은 문제들의 중요성이 커지게 될 것이다. 한편 미국이 아직은 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는 해도 이젠 과거와 같이 모든 일에 미국이 나서기에는 미국의 자원이 제한돼 있음을 미국은 깨달아야 한다. 따라서 과거 여러 형태의 반공산 동맹을 결속시켜 주던 위협이 점차 사라지고 보다 경쟁적으로 변모해 가는 세계에서 미국은 이제 제한된 자원만으로 보다 정상적(normal)인 외교정책을 펴나가는게 필요하다. 즉 외교정책이 추구하는 국제적인 목표와 점점 더 시급해져 가는 국내정책상의 목표 사이에 경중을 좀더 신중하게 가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소위 「평화배당금」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쟁은 이같은 국내정책과 외교정책간에 빚어질 갈등의 전조가 되고 있다. ○내ㆍ외정책 신중하게 냉전시대에는 국가안보가 모든 것에 우선했지만 이제 그 우선여부의 선택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방위비 분담에 대한 미국의 요구가 거세지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인데 방위비 분담 문제는 앞으로 미외교정책에 있어 중요사안이 될게 틀림없다. 그러면 힘의 균형와 경제안보,인권보장과 자유민주체제의 수호 등 여러 목표들 가운데 미국은 어떤 원칙아래 부담을 떠맡을 것인가. 미 역사에 있어 인권이나 민주와 같은 미국이 추구해온 가치와 지정학적 필요 사이에는 언제나 갈등이 존재했지만 냉전시대에는 인권이나 민주체제가 현실정치에 밀려 뒷전에 처져있어야 했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냉전체제가 무너지는 것과 함께 목표와 현실간에 긴장이 다시 높아졌다. 이는 동구에서의 공산주의 몰락,니카라과 선거에서의 차모로의 승리,중국의 천안문사태 등을 놓고 벌어지는 이러한 결과를 가져온게 어떤 정책 때문인지,또 목표와 현실사이의 적절한 균형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논쟁을 보면 잘 드러나고 있다. 동구의 대변혁과 니카라과 선거에 대한 한쪽의 입장은 대소 견제와 전면개입의 미 외교정책이 이같은 결과를 가져온 직접적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따라서 아직 그 고삐를 늦춰선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쪽에선 자유와 인권을 향한 인간의 물리칠 수 없는 욕구 자체가 동구와 니카라과의 현상황을 가져온 것이지 미국의 외교정책이 그같은 결과를 부른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 천안문사건에 대해서도 그것이 비록 야만적 인권탄압이긴 해도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해선 중국의 전략적 가치가 너무 중요하다는 주장과 미국의 대중국 관계를 중국의 인권존중 여부에 연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여기서 미국은 지금 외교정책을 재조정해야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즉 국가안보와 지정학적 필요라는 이제까지의 우선순위를 인권과 민주체제라는 도덕적 가치로 대체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며 민주라는 이름아래 외국에서의 반란등을 지원하는 것은 어디까지 가능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로는 지정학적 필요란 현실이 인권이란 이상에 밀리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미 외교정책에 그런 변화가 일어난다 해도 외교정책이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는 항상 도덕적 가치의 추구에 있는 것인 만큼 크게 놀랄 일은 아닐 것이다. 냉전시대에는 경제정책과 국가안보사이에 마찰이 빚어지면 항상 안보를 위해 경제가 희생돼야 했다. 그 결과 냉전이 끝난 지금 미국의 경제상태는 위험에 처하게 됐다. 미국경제의 위험한 상태가 어느정도인지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현세계를 움직이는 주도적 힘은 군사력이나 정치이념이 아니라 바로 경제력이며 미국은 그 경제력에 있어 이제 주도권을 잃었고 이를 시정하기 위해선 미국경제가 재건돼야 한다는데는 의견이 일치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미국경제를 어떻게 재건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선 아무 처방도 나오지 못하고 있다. ○경제재건 우선 과제 미국 경제의 재건을 위해선 소위 쌍둥이 적자라는 재정적자와 무역적자의 감축이 관건이 된다. 그러나 재정적자의 경우 군사전략과의 마찰로 인해 적자삭감 노력이 지지 부진하며 무역적자의 경우도 대미 최대 무역흑자국인 일본과의 무역 마찰이 미일 동맹관계에 균열을 가져올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따라서 미 경제의 재건을 위해서도 먼저 냉전이후 시대의 장ㆍ단기적인 대미 위협에 대한 현실적 평가와 미 외교정책에 있어서 대일 의존도를 어느 정도로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반영한 새로운 정책이 도입돼야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남미의 막대한 외채문제,미국의 외국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 증가 등도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이같은 모든 것들이 합쳐져 미국은 결국 과거와 같은 많은 역할을 떠맡기엔 미국의 자원이 너무 제한돼 있으며 이런 경제적 어려움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미국은 외교 및 방위정책을 재조정해야 함을 재확인하게 된 것이다. 2차대전 이후 미국의 정치ㆍ경제ㆍ군사적 행동은 소련과의 대결 양상이 언제까지라도 계속될 것이란 전제아래 이루어져 왔다. 그리고 미군의 대규모 해외주둔도 그 지역의 안정을 유지한다는 이름아래 정당화될 수 있었다. 그러나 냉전이 끝나감에 따라 미국은 한가지 근본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됐다. 그것은 바로 미국의 외교정책을 재조정하는데 있어 미국이 해외주둔군을 감축시키거나 대외 공약의 이행을 축소시켜 나갈 때 그로 인해 그 지역의 안정을 해치는 위험에 처하지는 않겠는가라는 것이다. 여기에 명쾌한 대답을 내려줄 원칙은 있을 수 없다. 독일 통일을 예로 들더라도 미국은 통일독일이 유럽의 균형을 깨는 것을 막기 위해 통일독일이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것은 견제해야 할 필요성과 소련이 또다시 유럽에 대한 위협세력으로 등장하는데 대비,통일독일이 상당한 강대국이 될 필요성이란 두가지 상충되는 압력을 동시에 받고 있다. 요즘과 같은 화해의 시대에 이처럼 미묘한 문제를 일시에 해결할 정책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독일문제등 딜레머 지금 미국이 필요로 하는 것은 지난 50년 북한이 한국을 침공한 직후 트루먼대통령이 승인했던 것과 비슷한 새 외교정책일 것이다. 트루먼은 다양한 단계의 봉쇄를 상정해 놓고 여러 기준의 정책을 행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춘 정책을 승인했던 것이다. 미국의 새 외교정책을 모색하는 데 있어 절대적으로 경계해야 할 점은 결코 극단적인 고립주의나 무차별적인 세계적 개입주의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정리=유세진기자〉
  • 외언내언

    국제정치의 역사를 보면 「밀약」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국가간에 남몰래 이루어지는 비밀의 약속이요 조약이다. 강대국들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며 제3자인 약소국ㆍ약소민족의 운명이나 이익을 자기들 이해관계에 따라 멋대로 처리하는 떳떳지 못한 내용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한 밀약을 하는 강대국들에게 있어서 약소국이나 약소민족의 운명같은 것은 대수로울 것이 못된다. 그러나 당하는 입장의 약소국ㆍ약소민족의 통분과 비애는 이만저만한 것이 아닌 경우가 많다. 한반도에 대한 일본의 권리를 몰래 인정한 미일 가쓰라 태프트 밀약이라든가 영일 동맹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시련과 수난이 어떤 것이었는가를 생각해보면 그 정도는 쉽게 짐작이 가는 것이다. ◆악전고투의 대소 독립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최근의 발트3국과 그에 대한 미ㆍ유럽의 대응을 보면 바로 그러한 강대국밀약의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그동안 발트3국의 소 병합을 인정하지 않아온 미국과 서유럽이 이젠 발트3국의 독립을 저지하는 소련편을 들고 있는 것이다. 고르바초프를 지키기 위해선 발트3국의 희생쯤 어쩔수 없다는 자세다. 발트3국의 소 병합을 유도한 독소 밀약의 독일이 이번에는 통일이라는 그들의 이익을 위해 소련의 발트3국 탄압을 외면 내지는 방조하고 있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밀약까지는 아니더라도 묵계정도는 이루어진 인상이다. 미ㆍ유럽의 국제정치적 최우선과제는 소련의 고르바초프대통령과 그의 민주화 개혁을 지키는 것이며 그것을 위태롭게 하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다는 것인 것 같다. 그것은 부시미대통령등 지도자들은 물론 많은 일반인들의 여론이기도 한 것 같다. 고르바초프는 서방의 이런 자제를 어렵게 할 조치만은 취하지 않는다는 묵계가 있을 수 있다. ◆발트3국은 고르바초프의 출현으로 절호의 독립기회를 얻었으나 그 고르바초프때문에 그 기회를 놓칠지 모르는 묘한 운명의 장난에 직면하고 있는 셈이다. 국제정치적 도덕성이란 것이 국익 우선주의 앞에선 한조각의 휴지만도 못하다는 국제정치현실의 냉혹성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 “체제수호”ㆍ“개방조치” 딜레마의 북한/유석렬(특별기고)

    ◎주민의식 변화… 통제력 한계에 고심/땅굴 드러나 남북대화 선뜻 나서기도 거북/곤경 탈피위해 상징적 개혁 추진할 공산 커 최근 북한은 대내외적으로 심각한 곤경에 처해있음이 여러측면에서 드러나고 있다. 정책추진에 있어 장기성이나 일관성이 없고 갈팡질팡 땜질하는 식으로 변화가 심한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1989년을 「경공업의 해」로 정하고 주민들의 생활향상을 내세웠던 정책이 90년에는 중공업우선의 해로 바뀌었으며,여느때보다 2∼3개월 앞당겨 공관장회의를 개최,새로운 외교지침을 시달했고,90년 신년사에서도 일체 언급이 없었던 한미합동군사훈련을 구실로 「진행중인 여러갈래의 남북대화는 진행」할 것이라는 공언도 팽개치고 남북대화를 모두 중단시켰는가하면,북경아시안게임에는 반드시 단일팀으로 출전해야 한다는 앞뒤가 안맞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또 대화를 하자고 하면서 남침용 땅굴을 파고,평양주민들의 북한전지역,도주민들의 도내자유왕래를 금년 1월중순부터 실시하겠다던 계획을 갑자기 중단시켰고,최근에는 외국인들에 대한 북한방문의 제한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면 정책의 일관성을 과시해오던 북한이 왜그런 태도를 보여야하는가. 북한에게 숨겨진 고민은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북한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점은 주민의 통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문제이다. 북한은 동서냉전체제 속에서 남한과 적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한,주민을 통제하는데 별문제가 없었다. 그것은 「미제를 몰아내고 민족의 해방을 성취」하는것과 「매판 자본,지주,부패한 정치인들을 몰아내는 인민민주주의 혁명」을 북한주민들에게 쉽게 설득시킬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북한에게 「철천지 원수인 미제국주의」가 동맹국인 중소와 화해하고,중ㆍ소가 한국과 관계를 개선하며,북한도 한ㆍ미와 관계를 개선해야 할 오늘날의 상황에서는 한미를 적으로 몰아붙이고 적대할 수 만은 없다. 또 사회주의에 대한 신뢰도가 최근 급격히 감소됨에 따라 북한주민들중에는 자유주의 체제의 민주ㆍ자유ㆍ인권등에 더욱 관심을 가지는 한편 물질적인 욕구도 분출시키는 등의 의식구조의 변화로,되풀이 되는 사상교육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북경의 천안문사태와 동구사회주의 국가에서의 주민봉기는 북한에게 큰 위협이며,북한에서 정치개혁의 요구가 일어나는 경우 현체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김일성권력승계도 순조롭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이를 서둘러 추진해야할 형편이다. 둘째는 동구사회 민주국가들의 급격한 변화에 맞서 체제를 수호하는 문제와 경제활성화를 위해 사회를 개방해야 하는 문제이다. 이 두 문제는 북한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이면서 동시에 만족스럽게 해결할 수 없는 상충되는 문제라는 데 북한의 고민이 있다. 북한 경제는 80년대를 통하여 침체의 늪을 헤어나지 못했으며 이 문제해결을 위해서 「합영법」을 제정하고 정무원 산하에 합영산업부를 신설하는 등 서방국가들로부터 자본과 선진기술을 끌어들이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북한의 투자여건 미성숙으로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더구나 평축준비를 위한 무리한 재정낭비로 경제는 결정적인 파국을 맞게 되었다. 중ㆍ소로부터의 경제 원조에한계를 실감한 북한은 서방국가들과 본격적인 경제교류를 시도했으나 얻는 이익에 비하여 체제에 미칠 위협은 심각한 것이었다. 더구나 북한의 체제에 강력한 지주가 되었던 중ㆍ소가 개혁ㆍ개방의 추구로 북한의 독재체제와 그를 뒷받침하는 주체이념을 수호해 주어야 할 실체와 명분을 잃었다는 것은 북한에게 치명적인 것이다. 셋째는 「남조선혁명」 성취와 남북공존조선추구 사이에서 일어나는 개혁의 방황이다. 북한의 김일성체제는 「남조선혁명성취」라는 명분 위에서 1인독재우상화와 권력세습에 대한 정통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그러기 때문에 김일성은 「혁명적 낙관주의」와 「혁명적 수양」등을 내세운 주민들의 사상적 무장을 강조하면서 당과 수령에 대한 충실성,즉 혁명적 수령관을 확고히 세우도록 요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주민들과 약속해온 「남조선 혁명」을 40여년동안 성취할 수 없었다는 것과 보다 큰 문제는 갈수록 혁명성취의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대내외적 상황은 혁명노선 포기를 압박해오고 있는데다가 무력을 통한 통일이란 현실적으로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북한이 전쟁을 도발할 때,동서냉전체제에서와 같이 중ㆍ소로부터 군사적 지원을 보장받을 수 없고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한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곤경은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체제유지를 위해 북한 주민들에게 「남조선혁명」 성취의지와 가능성을 계속 확인해 주어야 한다는데 있다. 오늘날 북한은 대내적으로 심각한 경제난과 권력승계,그리고 대외적으로는 국제적 고립문제로 곤경에 처해있다. 중소를 비롯한 동구사회주의국가들의 개혁과 개방을 북한이 무한정 외면할 수 없고 또 북한의 동맹국인 중소가 한국과 관계개선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체제 수호를 위해서도 남북한공존노선 추구는 불가피한 것이다. 이를 위하여 북한은 강대국들의 남북한교차승인,유엔공동가입과 남북한교류를 적극 추진하여야 함에도,북한주민들에게는 이러한 정책을 계속 부인해야 하는 고민이 북한에게는 있다. 이밖에도 북한이 당면한 곤경은 중ㆍ경공업 우선문제,남북한관계,군축문제,대미일접근문제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 주민들의 불만을 해소시켜 김정일권력승계를 순조롭게 하기 위한 경공업중점정책은 그동안 경제난을 가중시켰고 기간산업 우선정책은 주민들의 생활을 더욱 피폐시킨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북한체제수호를 위해 필요한 남북대화와 교류는 단기적으로 위협의 요소가 될 수 있고 또,남북한관계개선은 「남조선 혁명」의 포기를 시사하는 것으로 주민을 설득시킬 명분을 잃게 되기 때문에 대화를 하면서 땅굴을 파는 것과 같은 상충되는 정책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다. 남북군축은 군부내의 반발은 물론 「혁명의지와 필요성」 약화로 나타날 수도 있고,북한의 대미일접근 보다 앞질러 나가고 있는 한국의 중소접근은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심화시킬 것이기 때문에 교차승인을 오히려 북한이 추진해야 할 곤경에 처한 것이다. 이러한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한 북한의 선택은 권력승계와 함께 상징적인 개혁ㆍ개방 추구,남북한 공존노선으로의 점진적인 전환,강대국들의 남북한교차승인 수용,대미일접근의 강화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점진적인 남북대화와 교류추진,교차승인및 유엔공동가입의 반대 입장완화,권력승계 조기실현,개혁ㆍ개방추진을 위한 강대국의 안전보장 등의 구체적인 정책이 추진될 전망이다.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대내상황 정비를 위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므로 당분간은 사상교육등으로 통치체제강화에 역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는 우리의 정책은 북한이 질서있고 평화로운 변화를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특히 북한주민을 상대로 그들의 생활과 의식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미ㆍ일 동맹강화 합의/체니ㆍ일 외무 회담

    【도쿄 AFP 로이터 연합 특약】 리처드 체니 미 국방장관과 나카야마 다로(중산태랑) 일 외무장관은 21일 미일 양국간 동맹관계 강화에 합의했다고 일본관리들이 밝혔다. 방일중인 체니 장관은 이날 오찬회담에서 『일본과 미국은 21세기를 향한 세계평화에 기여하기 위해 양국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나카야마 장관의 말에 동의하면서 미일동맹 관계는 특히 아태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이 관리들은 말했다. 한편 나카야마 외무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급격한 변화는 환영하지만 아직도 아시아에서는 소련과 북한의 공격위협이 줄어들고 있지 않는등 극적인 정치변화가 없으며 아태지역에서 군사력 균형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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