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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일 합동군사훈련 요청설에 외교부 “국민적 공감대 선행돼야”

    한미일 합동군사훈련 요청설에 외교부 “국민적 공감대 선행돼야”

    외교부가 북한 위협에 대응한 한미일 3국 군사훈련 가능성에 대해 현재의 한일관계에서 가능하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31일 브리핑에서 미국과 일본이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을 요청해왔다는 보도 관련 질문에 “우리의 유일한 군사동맹은 미국”이라며 “한일 간 군사협력은 양국간 신뢰 회복과 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선행되어야 가능하다는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최 대변인은 “다만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대응을 위한 한미일 3국간 안보협력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한 매체는 미국과 일본 정부가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의와 한미일 외교차관 전화협의를 통해 한반도 수역 인근에서 3국 군사훈련을 거듭 제안해왔지만 정부가 요청을 수용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미국의 합동 군사 훈련은 매년 진행되고 있으나 한국과 일본의 합동 군사 훈련이 진행된 전례는 없다. 정부는 공통의 위협인 북핵 대응을 위해 미국, 일본과 안보협력을 하고 있지만 한국 사회엔 일제 강점기 식민지배 역사로 일본과의 군사 훈련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다. 최 대변인이 언급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도 이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도 한미일 합동 군사 훈련에 대해 “논의된 바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한미일 간에는 안보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도 17회나 하는 등 한미일 간 국방, 군사 분야 협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하지만 이것(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은 한 단계 더 나간 것이라서 논의된 바 전혀 없다”고 했다.
  • [허성관의 유구유언]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은 쓰지 마라/전 행정자치부 장관

    [허성관의 유구유언]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은 쓰지 마라/전 행정자치부 장관

    지도자가 사람을 잘 써야 성공할 수 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다. 그래서 성공한 지도자는 유능한 인재를 찾고 육성하는 데 각별한 관심을 가졌다. 우리 역사에서 현명한 군주로 모두가 인정하는 세종(재위 1418∼1450)은 항상 인재에 목말라했다. 그래서 세종은 치세 말기인 29년(1447) 과거 시험에 직접 다음과 같은 문제를 냈다. “임금이 인재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세 가지 경우가 있다. 첫째는 임금이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고, 둘째는 인재를 절실하게 구하지 않는 것이고, 셋째는 임금과 인재의 뜻이 합치되지 못하는 경우다. 어떻게 인재를 잘 등용하고 육성하며 분별할 수 있는지 논하라.” 이 과거에서 18세에 장원급제한 강희맹(1424∼1483)의 문집 ‘사숙재집’(私淑齋集)에 나오는 이야기다. 세종은 자신이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이 부족했고, 인재를 모시는 데도 정성을 다하지 못했다고 반성하고 있다. 훌륭한 인재가 임금인 자신과 뜻이 맞지 않아 등용되지 못함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성군의 모습이다. 장원급제한 강희맹 답안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임금이 올바른 도리로 구하면 인재는 항상 있다. 완전하고 전능한 인재는 없다. 적합한 자리에 등용해 역량을 기르게 해서 인재를 육성하면 된다. 인재를 등용할 때 단점은 보지 말고 장점만 보면 된다. 단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는 절대로 쓰면 안 된다.” 이 답안을 조금 쉽게 풀이해 보자. 먼저 사람을 쓸 때 지연, 혈연, 학연, 내 사람 여부에 구애되지 않아야 한다. 인재가 없다고 탓하지 말고 육성하면 된다. 흠 없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흠이 있어도 사람이 유능하고 자신의 흠을 부끄러워하면 써도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18세 소년이 쓴 대단한 답안이다. 세종은 즉위 후 국비유학생 제도를 시행해 20명을 중국에 유학 보내고, 집현전을 만들어 인재를 100여명 배출했으며, 안식년에 해당하는 사가독서제(賜暇讀書制)를 시행하는 등 인재 양성에 각별했다. 자신이 세자가 되는 데 반대한 황희를 중용하고, 인사검증 절차인 서경(暑經)을 통해 허물이 드러난 사람이라도 유능하면 등용하고 계속 썼다. 강희맹은 세종의 이러한 인사 정책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강희맹 답안은 지금 우리 실정에 대입해도 사사하는 바가 크다.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이다. 일찍이 공자(孔子)도 앎(知)이란 바로 사람을 알아보는 지인(知人)이라고 갈파했다. 사람을 판단할 때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인지를 가려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희맹은 지적한 것이다. 소위 염치가 없는 사람은 절대로 쓰지 말라는 말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은 자신을 반듯하게 지키지 못한 사람이다. “자신을 반듯하게 지키면 영을 내리지 않아도 영이 서고, 반듯하게 지키지 못하면 영을 내려도 영이 서지 않는다”는 공자님 말씀을 새기라는 뜻일 것이다. 어떤 사람이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일까? 상식에 어긋나게 행동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공직자를 이 간단한 기준으로 판단하기에는 부족하다. 공익보다 사익을 앞세우는 공직자가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다. 일이 잘되면 자기 공이고 잘못되면 남 탓으로 돌리는 사람, 자기를 드러내는 일에 열중하는 사람, 국익보다 자기 조직 이익에 충성하는 사람, 자기 사람 심기에 급급한 사람, 어렵고 위험한 일에 몸을 사리는 사람, 역지사지를 못 하는 사람 등은 공직자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런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많은 사람이 고위 공직에 임명된다. 최선의 인사는 드물다. 흔히들 차선의 인사가 최선이라고 한다. 차선은 바로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은 쓰지 않는 것이다. 대통령 당선인 주변에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우려도 들린다.
  • “北 ICBM 평양 상공 폭발… 파편이 비처럼”

    “北 ICBM 평양 상공 폭발… 파편이 비처럼”

    북한이 지난 16일 시험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이 평양 상공에서 폭발해 파편이 비처럼 쏟아지는 바람에 민간에 피해가 발생했다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밝혔다. 하 의원은 이날 국방부로부터 비공개 현안보고를 받은 뒤 기자들에게 “수㎞ 상공에서 육안으로 다 보일 정도로 폭발해 평양 상공에 파편 비가 내렸다”며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어 “평양 시민이 화들짝 놀랐고 민심 이반이 체제 불안정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이를 빨리 해결하고자 급히 ‘화성15형’을 쏘아 놓고 성공했다고 선전한 것”이라고 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 24일 화성15형을 쐈으면서 화성17형을 발사한 것처럼 기만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16일 발사 실패 장면을 평양 주민들이 목격한 상황에서 유언비어 차단과 체제 안정을 위해 최단 시간 내에 성공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어 2017년 성공해 신뢰도가 높은 화성15형을 대신 발사한 것”이라고 보고했다. 국방부는 북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연합훈련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한편 한미일은 31일 미국 하와이에서 3국 합참의장 회의를 갖고 북한 도발 관련 대응을 논의한다. 미국은 지난 25일 알래스카주 아일슨 미 공군기지에서 F35A 스텔스 전투기 42대를 동원한 지상활주 훈련인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한 사실을 이날 공개하기도 했다. 같은 날 한국 공군도 F35A 28대를 동원해 같은 훈련을 한 바 있다.  
  • 급락하는 엔화, 6년 만에 달러당 123엔대

    급락하는 엔화, 6년 만에 달러당 123엔대

    일본 엔화가 급락하고 있다. 안전자산이던 일본 엔화 가치가 미일 금리 격차 확대 전망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라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엔화 가치는 2015년 12월 이후 최저인 달러당 123.10엔으로 0.86% 하락하며 6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이날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더 떨어졌다. 엔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1달러당 150엔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앨버트 에드워즈 전략가는 지난주 엔화 가치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150엔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은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는 모습이다.  
  • 尹, 주한일본대사 접견… “北, 핵으론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尹, 주한일본대사 접견… “北, 핵으론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8일 “북한이 핵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한미일 3국 간 더욱 긴밀한 공조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25분간 접견하고, 북한의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모라토리엄(유예) 파기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고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아이보시 대사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한일 양국 간 안보에 지대한 위협이 됨은 물론 국제사회에 심각한 도전으로 여겨지는 만큼 앞으로도 동아시아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한일 관계에 대해 “양국은 안보와 경제 번영 등 여러 협력 과제를 공유한 동반자로, 최근 한일 관계의 경색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선 올바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미래 지향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가자”고 했다. 윤 당선인은 “서로 의견 차이가 있고 일견 보기에 풀리기 어려울 것 같은 문제도 있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서로 소통하고 대화하면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양국의 정치지도자, 관료, 국민들이 강력한 힘으로 한일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강하게 밀어붙이면 다른 문제들이 어려울 거 같지만 대화를 통해서 잘 해결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통화를 한 것과 관련, “총리께서 축하 메시지도 보내 주시고 직접 전화도 해 주셔 가지고 정말 감사했다”며 “한일 현안에 대해서 (기시다) 총리께서 많이 꿰뚫어 보고 계신다”고 평가했다. 아이보시 대사는 “저희로서도 든든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기시다 총리와의 통화에서도 ‘한미일 3국의 한반도 사안 관련 공조 강화’를 강조했으며, 기시다 총리와 이른 시일 내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0일 당선 확정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이어 외국 정상 중 두 번째로 기시다 총리와 통화했다. 이에 윤 당선인이 조기에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국 정부는 2018년 말 이후 한국 사법부의 강제징용 판결과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등을 두고 갈등을 빚으며 관계의 악화 일로를 걸어왔다. 양국 정상은 2019년 12월 한중일 정상회의 이후 2년 3개월여 동안 정상회담을 열지 못했다.
  • 중러 ‘北 감싸기’에… 규탄성명 입도 못 뗀 안보리

    중러 ‘北 감싸기’에… 규탄성명 입도 못 뗀 안보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지난 24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규탄하는 언론 성명을 내려다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한미일과 북중러 간 대결국면이 심화되고 있다. 한미일 3국은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자’는 입장이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도발의 근본 원인은 미국에 있다’며 북한을 무조건적으로 감싸고 있다. 현 구도에서는 북한의 도발을 멈추게 할 실질적인 대책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2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 ICBM 문제를 다루고자 공개회의를 가졌지만, 대북 규탄 성명 채택에는 실패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안보리가 북한 미사일 문제로 공개회의를 연 것은 2017년 11월 이후 4년여 만이다. 조만간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채택한 결의안 2397호의 ‘트리거(자동개입) 조항’ 시행도 논의할 예정이지만, 중러의 태도가 워낙 강경해 난항이 예상된다. ‘트리거 조항’은 북한이 추가로 핵실험이나 ICBM 시험발사에 나서면 연간 400만 배럴과 50만 배럴로 설정된 원유 및 정제유 공급 상한을 추가로 줄일 수 있도록 제한했다. 유엔 차원의 추가 제재가 어려워지면 미국은 독자 제재 카드를 꺼낼 여지가 있고, 이 경우 중국과 러시아는 이구동성으로 ‘미국은 제재 만능론을 포기하고 북한의 우려를 해결할 실질적 조치를 내놓으라’고 반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앞으로도 대북 추가 제재에 반대하며 “미국이 먼저 양보해 북미 대화의 여건을 만들라”고 공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의 고립이 심화되는 상황에도 북중러 3국은 ‘반미 연대’를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중국 측 북핵 문제 책임자인 류샤오밍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지난 24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27일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양측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을 공동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 예상대로 안보리 빈손, 한미일 유엔대사 등 “北 위협에 안보리 침묵”

    예상대로 안보리 빈손, 한미일 유엔대사 등 “北 위협에 안보리 침묵”

    한국과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서방측 유엔대사들은 25일(현지시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규탄하면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차원의 대응 부족을 비판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보리 회의를 마친 뒤 동맹국 대사와 함께 약식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의 ICBM 발사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말했다. 회견에는 안보리 이사국 외에 조현 주유엔 한국대사, 이시카네 기미히로 주유엔 일본대사도 동참했다. 이들은 북한의 이번 발사가 복수의 안보리 제재 결의를 위반한 것은 물론 “지역뿐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에 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북한은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도 대화로 돌아가는 대신 장거리 무기 시험으로 되돌아갔다”며 “이것은 글로벌 비확산 체제와 국제 평화 및 안보를 약화하려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들 대사는 북한이 올해 들어서만 13발의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린 것은 물론 2018년 폐쇄된 핵실험장 재건 가능성을 제기한 언론 보도가 나왔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도 이날 안보리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 때문에 ICBM 발사를 규탄하는 언론 성명 채택에 실패했다. 대사들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계속 진전시키는 가운데 안보리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다른 국가들에 안보리 제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상임이사국을 포함해 알바니아와 아일랜드, 노르웨이 등 대부분의 이사국은 북한 ICBM 발사가 유엔 대북 제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미국대사는 기존 대북제재를 확실하게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안보리가 지난 2017년 채택한 2397호 결의를 언급했다. 이 결의에는 북한이 ICBM을 쏘면 이른바 ‘트리거’(trigger·방아쇠) 조항에 따라 현재 연간 각각 400만 배럴, 50만 배럴로 설정된 대북 원유 및 정제유 공급량 상한선을 추가로 줄일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ICBM 발사에 미국의 책임도 있다는 논리를 제기하면서 제재 강화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장준 주유엔 중국대사는 북한이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발표한 모라토리엄 선언을 깨뜨린 것은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사는 “북한은 약속을 지켰지만, 미국은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데다 한반도 주변에 전략적 핵무기를 배치해 북한의 안보를 위협했다”고 말했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주유엔 러시아 부대사도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대화가 진척되지 않은 것은 양측 모두의 책임이라는 논리로 제재 강화에 반대했다. 에브스티그니바 부대사는 “더 이상 제재를 강화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사국들은 공개회의 발언을 마친 뒤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고, 공동성명을 내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트리거 조항에 따른 북한 제재 강화 방안은 향후 안보리 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 美, 北‘미사일 메카’ 제2자연과학원 제재…ICBM 발사 후 첫 조치(종합)

    美, 北‘미사일 메카’ 제2자연과학원 제재…ICBM 발사 후 첫 조치(종합)

    미국이 24일(현지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제재 카드를 또 꺼냈다. 북한이 이날 ICBM 발사를 공식적으로 확인한지 불과 1시간 만에 제재안을 발표한 것이다. 미 국무부는 이날 북한 미사일 활동과 관련해 미사일 개발을 주도하는 제2자연과학원을 포함해 북한 국적자 1명과 러시아 기관 2곳 및 러시아 국적자 1명을 추가 제재대상으로 발표했다. 국무부는 이날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이란·북한·시리아 비확산법(INKSNA·이하 비확산법)을 위반한 혐의로 북한과 러시아, 중국의 개인 및 단체에 대한 신규 제재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민감한 물질을 조달한 혐의로 북한의 첨단 무기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제2자연과학원과 북한 국적자인 리성철 인민보안성 참사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또 같은 혐의로 러시아의 아르디스 그룹 등 2개 기관과 러시아 국적자 1명을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제2자연과학원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주도하는 ‘메카’로 통하는 곳이다.국무부는 “이번 조치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능력을 억지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며 “그들은 국제 무대에서 무기 확산자로서 러시아의 부정적 역할을 부각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아울러 국무부는 시리아에 생화학무기 비확산 협정의 통제를 받는 물자를 제공한 혐의로 중국 기업 1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번 결정은 모든 나라가 북한과 시리아의 무기 개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이들 프로그램 저지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ICBM 발사 직후 내놓은 이번 국무부의 조처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제재 등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미사일과 관련해 두 번의 제재를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 1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무력 시위가 계속되자 대량살상무기(WMD)·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관여한 국방과학원 소속 등 북한 국적 6명 등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북한이 ICBM을 시험 발사할 수 있다는 정보를 공개한 직후인 지난 11일에는 북한의 WMD·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도운 외국인과 외국기업을 추가 제재했다. 이란·북한·시리아 비확산법은 다자간 수출통제 목록에 등재된 장비나 기술을 이란과 시리아, 북한으로부터 획득하거나 이전한 사실이 적발될 경우 제재를 부과하고 있다.한편 일본 정부 역시 ICBM 발사와 관련해 새로운 제재를 포함한 대응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라고 일본 공영방송 NHK가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발전해 위협 수준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판단하고서 이런 대응에 나선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앞으로 제재를 포함해 일미(미일), 일미한(한미일)을 비롯한 관계국과 제대로 협력하면서 대응하겠다”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 중이던 24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추가 제재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그는 북한의 ICBM 발사가 “용납할 수 없는 폭거이며 단호하게 비난한다”며 이런 입장을 표명했다.
  • [길섶에서] 단톡방 설전/임창용 논설위원

    [길섶에서] 단톡방 설전/임창용 논설위원

    반 년째 모임을 갖지 못하고 있는 고향 친구들의 단톡방에서 설전이 벌어졌다. 한 친구가 거리두기도 완화됐으니 모임을 갖자고 제안하면서다. 누군가 “인생 뭐 있나. 좀 모여서 재밌게 놀자”며 맞장구를 친다. ‘나라님’도 포기 수순인 것 같다며 비꼬는 친구도 있다. 잠시 조용한가 싶더니 한 친구가 조심스럽게 반론을 제기했다. “코로나에 감염되면 직장서 눈치 보이는데”라면서. 그러자 한 친구가 “공식 모임은 미루고 당분간은 비공식 만남에 만족하자”고 절충안을 제시한다. 그러고 보니 각자 처한 환경에 따라 의견이 갈린다. 은퇴한 친구들은 모이자는 쪽, 아직 직장에 나가는 친구들은 자제하자는 쪽이다. 평소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사람일수록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고립감이 크다는 의미일 게다. 코로나 시대라고 해도 직장인들이야 동료들과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하니 모임이 덜 아쉬울 터. 이럴 때일수록 은퇴한 사람에겐 친구의 전화 한 통이 소중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 윤석열 당선인에 ‘러브콜’ 보낸 中 시진핑…발등에 불 떨어졌나

    윤석열 당선인에 ‘러브콜’ 보낸 中 시진핑…발등에 불 떨어졌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르면 내일(2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전화 통화를 앞둔 가운데, 중국의 관행을 깬 행보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그동안 중국은 당선인 신분 때 통화하지 않고 이른바 축전, 중국 대사를 통해서 편지를 전달해 왔다. 통화는 대통령 신분이 됐을 때 근일에 해 왔던 것이 중국 관행”이라고 말했다.당시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과 시 주석의 전화 통화가 급한 일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는데, 이튿날인 오늘 “(시 주석과의 통화가) 이번주 내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면서 “상대 국가 지도자가 대통령이나 총리로 정식 취임한 이후에 통화 일정을 잡는 게 (중국의) 관행이었는데 그 관행이 이번에 깨질 것 같다”고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5년 전 문재인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을 때 시 주석은 축전을 보내 축하한 데 이어 이튿날 전화 통화를 했다. 하지만 이 당시 문 대통령은 이미 현직 대통령 신분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변수로 정권교체기 없이 곧바로 취임했기 때문이다. 예정대로 시 주석과 윤 당선인의 전화 통화가 이뤄진다면, 윤 당선인은 정식 취임 전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한 최초의 당선인이 된다. 최고 지도자간 통화 형식에 민감한 중국, 관례 깬 이유 시 주석은 전화 외교에 비교적 인색한 편이다. 미국 등 서방 지도자들은 상대국 지도자와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하지만, 중국은 최고 지도자 간 통화 형식에 상당한 의미를 두는 관례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중국이 공식 취임 이전 단계인 윤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결정한 것은 중국 측 호의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중국은 차기 한국 정부와 미국과의 관계에 강한 경계심을 보여왔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 미국 주도의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로 이뤄진 다자간 협력체제) 가입, 한미일 3국 안보협력 강화 등 중국 견제 성격이 강한 공약을 강조해왔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5월 일본에서 열리는 쿼드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역대 가장 빠른 한미정상회담 성사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 심리도 높아진 상황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상황도 중국이 관행을 깨게 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의 대대적인 제재를 받고 있다. 러시아의 우방국으로 꼽히는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외교적 고립이 심화하는 상황이다. 시 주석은 올해 가을 제20차 당대회를 통해 3연임 확정이라는 역사적 목표를 달성하기에 앞서, 국가 안팎의 혼란과 변수를 잠재워야 하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중국이 이례적으로 윤 당선인과 빠른 소통을 통해 우호적인 관계 설정에 나선 이유로 해석된다. 한편, 윤 당선인은 당선 후 지난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1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14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16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17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총리 순으로 통화했다.
  • “북핵·ICBM, 한미 더 강력히 경고해야… 우린 중재자 아닌 당사자” [윤석열 정부에 바란다]

    “북핵·ICBM, 한미 더 강력히 경고해야… 우린 중재자 아닌 당사자” [윤석열 정부에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기간 외교통일안보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한미동맹 강화’와 함께 ‘원칙 중심의 대북 정책’을 강조하는 등 문재인 정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법을 예고했다. 윤 당선인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분과에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제2차관과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등 이명박 정부의 브레인들을 중용한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서울신문은 23일 홍용표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박원곤 이화여대 대학원 교수,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에게 최근 안보 불안이 점증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비핵화 해법과 미중 갈등, 한일 관계 경색 등 윤석열 정부가 헤쳐 나가야 할 난제들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이들은 북한의 무력시위에 대해서는 빈틈없는 한미 공조와 대북제재의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고, 미중 갈등 국면에선 원칙의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및 핵실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홍용표 교수(이하 홍) “외교적으로 미국, 유엔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조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강력하게 규탄하는 등 공동 대응을 확고히 해야 한다. 국내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이 그냥 실험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 엄청나게 큰 군사적 위협이라는 점을 국민이 공감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박원곤 교수(이하 박)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2019년 12월에 통과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의 조항에 따라 당장 안보리를 구성해 제재 논의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 하고 있다. 북한이 그 틈을 파고들고 있어 한미는 지금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로 북한에 경고해야 한다.” 김정 교수(이하 김) “5년간 중단해 온 블루라이트닝 훈련 재개를 통해 B52H 장거리 폭격기 및 B1B 전략 폭격기 등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 사후적 억제력에 기초한 명징한 경고를 통해 북한이 도발 비용이 비싸다는 점을 인식하게 할 필요가 있다.” -대북제재 등 외교적 해법엔 한계가 있는 것 아닌가. 홍 “대북제재는 우리가 비핵화를 압박하고자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며, 군사 충돌을 피하면서 북한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평화적 수단이다. 한계가 있지만 그렇다고 이것마저 포기하면 핵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비핵화를 위해 유지해야 한다.” 박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지난 1년은 ‘전략적 인내 2.0’으로 들어간 것이 확실하다. 북한은 전술핵 고도화를 사실상 완성한 단계이기 때문에 새 정부는 미국과 우선적으로 비핵화에 대한 정책과 서로의 입장을 확실히 맞춰 공조한 후에 지금보다는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김 “예방타격 등 군사적 대응과 외교적 협상은 실효성이 낮은 상황이다. 국제법적 효력을 갖는 경제제재는 국제사회의 결의를 상징하는 정치적 차원 및 북한 지도부의 선택지를 제약하는 전략적 차원에서 반드시 유지할 필요가 있다.”-대선 국면에서 ‘선제타격’ 논란이 있었는데. 박 “선제타격 능력을 구비하고 고도화할 필요는 있다. 선제타격 능력 외에도 북한이 이미 전술핵 능력을 완비했기 때문에 그것을 억제하고 대비하는 능력 또한 결국은 미사일방어체계의 수준과 직결된다. 우리 주도의 미사일방어체계에 주한미군의 미사일방어체계를 연동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어느 일방의 선제타격 가능성이 있는 상황까지 상승한다는 것 자체가 한국 정부의 외교적 실패를 의미한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선제타격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한반도 위기 안정성을 관리하는 것이 한국 대통령의 헌법적 책무다.”-북한은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는데 어떤 조건이 충족돼야 하나. 홍 “대북제재는 남북 관계 개선이 아니라 비핵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협상카드로 사용돼야 하며,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최소한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의지와 행동을 보여야 대북제재 완화 또는 해제를 고려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한반도 비핵화가 아닌 ‘북한의 비핵화’란 것을 확인해야 한다.” 김 “핵 프로그램 신고 및 검증 진전에 맞춰 대북제재의 부분적이고 단계적인 해제를 북미 간 핵협상 의제로 올릴 수는 있겠지만 미국이 가진 북한에 대한 불신을 감안할 때 부분적·단계적 해법의 실현 가능성은 현시점에서 높지 않아 보인다.” -종전선언 추진은 필요한가. 홍 “평화 구축을 위해 종전선언이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추진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거나 좀더 좋은 수단이 있다면 그것을 평화로 가는 징검다리로 활용하면 된다. 다만 종전선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평화체제의 조건은 아니다.”박 “종전선언은 지금 와서 얘기할 근거와 상황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다양한 제안을 했지만 북한이 다 거부를 했고, 종전선언 역시도 조건 없이 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김 “미국과의 정책 부조화가 발생할 수 있는 종전선언에 새 정부가 집착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문재인 정부처럼 한국이 북미 관계 개선과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하는가. 홍 “필요하다면 당연히 해야 하지만 우리가 제3자로서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당사자로서 북핵 문제에 접근하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 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권위주의 체제에 대한 반감이 굉장히 높아졌고, 이에 더해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는 상황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조야의 반감을 뒤로하고 섣부르게 정상회담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김 “충분한 시간을 두고 북미 간 실무협의를 통해 합의의 내실을 다지는 과정 없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나서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새 정부도 이런 과정을 생략하고 정상회담을 주선하는 일이 생산적일 수 없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선택을 강요받을 때 현명한 선택은. 홍 “기본으로 돌아가 원칙을 지키는 자세가 중요하다. 미국과 중국 모두 우리에게 중요한 나라이며, 두 나라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 국익에 가장 좋다. 하지만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면 ‘원칙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우리의 ‘자율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서 주요 원칙은 국가이익, 동맹관계, 국제규범 등이다.” 박 “미중 갈등이 하루 이틀 갈 것은 아니고 적게는 30년, 길게는 100년까지도 얘기한다. 국가이익을 고민할 때 원칙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없다. 지금은 전략적 모호성인데 그것은 원칙이 아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원칙은 자유주의적인 국제질서에서의 법치주의, 열린 다자주의, 인권, 자유민주주의 등이다.” -대선 기간 당선인이 주장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도 논란이 일었는데. 홍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야 하고, 만일 사드 배치가 최선의 방법이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그리고 중국의 협조로 안보 우려가 감소하면 철수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 박 “논점이 흐려졌다.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하려면 다층방어를 해야 하는데, 그 중요 요소가 바로 미사일 간의 연동이다. 미국은 이것이 되고 우리는 안 된 상황. 북한이 여전히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는 것은 당연히 한국을 향한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다. 때문에 우리의 미사일방어체계는 자위권에 해당하는 것이고, 공격용 무기가 아니라는 점을 중국에 당당히 얘기해야 한다.” 김 “중국과의 3불 약속(미사일방어체계 가입,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동맹)이 한국에 전략적 이득은 불확실한 반면, 전략적 손실이 분명하다면 사드 추가 배치뿐만 아니라 다른 두 가지 문제도 필요에 따라 중국과 협상할 수 있어야 한다.” -한일 관계 경색을 타개하려면. 홍 “우선 양국이 신뢰를 회복하고 서로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역사, 영토 문제에 대해서는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하지만 미래의 안보, 경제 이익을 위해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양한 채널에서 대화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김 “윤 당선인이 ‘전환기 정의’를 강조하는 입장이 아닌 ‘외교적 화해’를 강조하는 입장에 서 있는 전문가들로부터 충분히 의견 청취를 해 당면한 과제에 대한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다만 충분한 논의가 없으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나서도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위안부, 강제징용 문제 해법은. 박 “일단 원칙을 정하고 그 원칙 안에서 해법을 고민해야 된다. 하지만 현재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 때도 그랬고 대선 기간에 여야 후보들도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유일한 해법은 새 정부가 국민을 설득해 패러다임을 바꾸는 형태의 대일 접근도 고민을 해 봐야 할 때다.” 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복원하는 노력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 이념적 지향이 다른 정부가 체결한 국제 합의는 파기해도 된다는 전례를 남겼던 것이 일본의 정치 엘리트에게 한국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심어 주는 계기로 작용했다. 한국 측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일단 합의 복원 노력이다. 합의 복원은 윤 당선인과 새 정부가 얼마나 국민들에게 인기 없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결의가 있는지에 달렸다. 강제징용과 관련해서도 일본과의 접점을 찾는 과정 자체가 국민에게 인기 없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의가 중요하다. 다만 여소야대 상황에서 당선인이 전향적으로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서려는 결의가 있다 하더라도 민주당이 이를 정치적으로 동원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새 정부가 정치적 궁지에 몰릴 수도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 우리의 대응은. 홍 “평화, 인권과 같은 글로벌 어젠다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국제사회와 협력해야 한다. 평화를 파괴하는 러시아의 군사행동에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히 대응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인간 존엄성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과 서방 등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다시 뭉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도 능동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국익 차원에서 고민을 안 할 수는 없겠지만 이 사건 자체는 세계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을 보여 주는 중요한 계기다.” 김 “러시아의 침공은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의 국제적 대립 구도를 극적으로 명확하게 만들었다. 신냉전 구도가 확립하는 시기에 한국은 권위주의에 대항하는 민주주의 국가의 일원으로 외교 정책 방향을 보다 분명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전략적 모호성보다는 전략적 선명성이 필요하다.”
  • ‘대선 끝났는데 왜 뒤숭숭할까’ 내 마음 다스리는 법

    ‘대선 끝났는데 왜 뒤숭숭할까’ 내 마음 다스리는 법

    <오늘하루마음읽기 21회> 선거 후유증(PESD) 마음 관리는 이렇게 ‘0.73%차’ 역대급으로 치열했던 대선 여파당선·낙선 지지자 모두 ‘선거후 스트레스 장애’심하면 우울·좌절·절망감…일상 회복 어려워당선자 지지자도 상대에 예민해지는 등 후유증잘 먹고, 자는 생활에 집중하고 일상 즐거움 찾아야불필요한 정보 보며 괴로워 말고 잠시 ‘로그아웃’같은 지지자끼리 위로하고, 정치에 몰두 말아야 #편집자 주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오늘하루 마음읽기’에서는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마음속 이야기를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친절하게 읽어 드립니다. 스물 한번째 회에서는 대선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뒤숭숭한 마음을 털어내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마음 관리법을 들려드립니다.10여년 전 제가 정신과 전공의를 할 때입니다.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직후였는데 정신과 노교수님께서 정치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하셨었습니다. “정치란 말이야. 어느 한쪽 편만 계속 들어주는 건 어리석은 짓이야. 생각해 보라고. 잘하든, 못하든 항상 자기 편만 들어준다면 누가 그 사람들을 위해 일하겠어. 마찬가지로 잘하든, 못하든 항상 나를 반대하는 사람을 위해서도 일하지 않지. 똑똑한 국민이라면 양쪽이 나를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서로 균형을 잡고 견제를 잘해야 해. 그래야 민주주의도, 나라도 발전하지.” ●치열했던 대선, 혼란스러운 당신의 마음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습니다. 어느 때보다 복잡했고, 치열했습니다. “뽑을 사람이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하는 유권자도 있었습니다. 대선 후보들을 둘러싼 폭로가 쏟아지고, 후보끼리 서로를 비난하고, 때로는 자신과 가족의 잘못을 사과하는 일이 이어졌습니다. 한표를 가진 우리들의 감정도 그만큼 혼란스러워졌지요. 선거 과정에서 지역과 세대, 성별 간 충돌도 격해졌습니다. 0.73% 차이가 당락을 갈랐습니다. 가장 많은 표를 얻어 당선된 후보와 2등으로 낙선한 후보 간 표차이(24만 7077표) 역사상 가장 적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선거 이후에도 마음이 개운하지 않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진 쪽에서는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에 불편하고, 이긴 쪽에서도 초박빙으로 승리하다보니 찜찜한 구석이 남아 있는 것이지요. ●당선해도 걱정, 낙선해도 걱정 ‘선거후 스트레스 장애’ 미국에서도 우리처럼 대통령이 아주 근소한 차이로 결정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2016년 대선 때였는데요.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이 맞붙었던 당시 힐러리가 200만표를 더 얻었음에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죠. 더 많은 표를 얻어도 질 수 있는 ‘선거인단 제도’라는 미국 특유의 대선 방식 때문이었습니다.힐러리 후보를 지지했던 지지자들은 얼마나 허탈했을까요? 그래서 선거 후 지지자들 사이에서 복잡한 마음의 후유증이 퍼져 PESD라는 신조어가 생겼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인 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에서 외상(trauma)을 선거(election)로 바꾸어 ‘선거 후 스트레스 장애’인 PESD(post-election stress disorder)로 표현한 겁니다. PESD는 주로 선거에 낙선한 후보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보이는데요. 일시적으로 무기력하고 입맛도 없고 밤잠을 설치는 정도로 나타납니다. 심하면 우울감이나 좌절, 절망을 느끼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일상생활을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이미 끝난 선거인데도 계속 선거에 관한 생각이 꼬리를 물면서 파국적인 미래에 관한 생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유사한 증상은 선거에 이긴 쪽에서도 약하게나마 생길 수 있습니다. 근소한 표 차로 당선된 후보의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견제당하고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당선인이 사소한 실수를 해서 반대편 지지자들에게 억울한 비난을 받게 되지 않을지 노심초사합니다. 정치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상대측을 생각하면서 예민해지고 어떻게든 당선인을 지켜야 한다고 마음이 쓰입니다. 필요 이상으로 뉴스를 찾아보게 되면서 이 역시 일상생활로의 회복을 힘들게 합니다. 마음의 선거 후유증은 이긴 쪽이든, 진 쪽이든 모두 일상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을 방해합니다. ●선거 후 마음 관리는 이렇게 정치가 내 삶의 업이 아니라면 우리는 PESD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정치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겐 일상이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건 우리의 삶의 방향성을 정치에서 생활로 다시 가져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한 몇 가지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첫째, 일상의 기본적인 생활에 집중하세요. 일상의 기본이란 먹고 생활하고 자는 데 있습니다. 평소보다 끼니를 잘 챙겨드세요. 좋아하는 건강한 음식을 먹고 되도록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 애를 쓰는 겁니다. 물론 생각만큼 잘 안 되더라도 애를 써보는 게 중요합니다. 늦은 시간의 모임이나 음주처럼 같이 일상의 리듬을 깨뜨릴 수 있는 행동은 피하는 게 좋겠죠. 두 번째, 일상의 즐거움 회복하세요. 누구나 삶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취미일 수도 있고, 사람일 수도 있고, 장소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이전에 평소 좋아하던, 마음이 편안한 시간과 장소를 찾아 오롯이 그 시간을 즐기려 하면 일상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생각이 복잡하고 하기 싫은 생각이 자꾸 끼어들 때는 운동과 같이 몸을 움직이는 게 좋고, 정 할 것이 없을 때는 방이나 컴퓨터 자료를 정리하는 것처럼 단순 작업도 좋습니다. 세 번째, 불필요한 정보에서 벗어나세요. 괴로울 걸 뻔히 알면서도 그 행동을 반복하는 건 일종의 자학입니다. 뉴스에는 필요한 정보도 있지만, 불필요한 정보도 있습니다. 이를 보면 마음만 더 복잡해지지요. 어차피 바꿀 수 없고 괴로울 거라면 잠시 눈과 귀를 닫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지금 내가 굳이 신경 써서 찾아보지 않고 분노하지 않더라도 그걸 대신해 줄 정치인은 있습니다. 네 번째, 서로 위로하세요. PESD도 마음의 상처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음의 상처를 서로 돌보고 위로하는 과정은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정말 답답하고 괴로울 때는 마음의 울분을 공감하고 같이 쏟아낼 수 있는 동료와 함께 서로 실컷 털어놓는 게 좋습니다. 다만 털어놓고 난 이후에는 지금에서의 의미를 함께 찾으려 해야 합니다. 정치는 우리의 삶을 위한 것이지, 우리의 삶이 정치를 위한 것이 아니니까요. 다섯 번째, 역할 회피를 경계하세요. 정치는 오묘합니다. 먼 얘기같기도 하지만, 우리는 좋은 정치를 통해 삶이 달라지기를 원합니다. 우리 삶 속의 욕구를 정치에 투사해서 정치인의 노력으로 바라는 결과를 얻길 원하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이 당선되면 내 삶이 성공한 것 같고, 낙선하면 실패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우리는 삶의 주체가 누군지 회피할 수 있습니다. 막상 우리 삶을 이끌어 가는 것은 나 자신이고, 자기 삶이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나의 노력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정치에 나의 희망을 투사하는 것은 한편으로 내 삶에 대한 자기 회피일 때가 있습니다. 정치에 상처를 입었다면 그 상처를 돌보기 위해 더 필요한 건 정치에 더 귀를 기울일 것이 아니라 하나라도 더 내 삶의 영역을 챙기는 데 있습니다. 내가 의미 있고 가치있다고 여기는 일에 집중하고 내 주변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교류가 더 의미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정치에 지나치게 몰두하면서 정작 자기 삶에서 도망치는 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그래도 다행, 그래도 희망 여러모로 시끄러웠던 대선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이 과정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쪽으로도 지지층이 쏠리지 않았기에 당선 측은 통합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고 반대쪽은 미래를 기대하면서 견제에 힘을 실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선은 완전한 승자도 패자도 없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발전은 끊임없는 갈등과 견제 속에 접점을 찾아가며 발전해 왔습니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제 역할하며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국민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들어줬으면 합니다. 다시 노교수님께서 하신 이야기로 돌아가 봅니다. 그는 대통령의 역할에 관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대통령이나 부모나 비슷해. 부모는 자녀에게 있는 듯, 없는 듯한 게 좋아. 부모가 자녀를 위해 너무 해 주려고 하면 자녀는 자기 역할을 못 하고, 그렇다고 부모가 너무 못하거나 안 하면 자녀는 삐뚤어져. 있는 듯, 없는 듯, 맡길 건 맡기면서, 못 하는 건 도와주는 게 좋지. 이런 부모는 잘했다고 생색을 내지도 않고 아쉽다고 서운해하지도 않아. 그러면 자녀는 자연스레 자기 인생을 살아.“ 이광민 전문의는 마인드랩공간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삶의 실체적 방향을 찾아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게 좋아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됐다. 오랫동안 임상에서 청소년과 청년, 암환자의 정신건강 문제를 챙겨왔다.
  • 임종석, 집무실 이전 고집하는 尹에…“일부터 하라” 일침

    임종석, 집무실 이전 고집하는 尹에…“일부터 하라” 일침

    청와대 이전에 대한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이전을 밀어붙이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집무실 이전 보다) 급하고 중요한 일부터 하라”고 비판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추진에 청와대와 여권이 일제히 반발하는 가운데 임 전 실장도 목소리를 보탰다. 임 전 실장은 18일 페이스북 글에서 “집무실 이전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지만, 이렇게 (급히 추진하)는 (방식은) 아니다”라며 반대하는 이유를 밝혔다. 임 전 실장은 “(기존 청와대는) 대통령이 여민관 집무실을 사용하고 있어 비서실장은 30초, 안보실장을 비롯한 수석급 이상 전원이 1분 30초면 대통령 호출에 응대할 수 있다”며 “모든 조건이 완비된 청와대에서 업무를 시작하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지친 일상에 빠진 국민이 위로받도록 민생부터 챙겨야 한다”며 “부동산이 각종 규제 완화로 들썩이고 있어 이를 안정시킬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은 또 “외교관계 정립도 급하다”며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자 안보협의체) 가입과 한미일 군사동맹 구축이 최선의 국익인지, 중국과의 갈등은 어떤 해법이 있는지, 책임 있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청와대 이전을 꼭 해야 한다면 이를 다룰 별도의 기구를 구성하고 충분한 시간에 걸쳐 논의를 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은 “국가 안보 핵심인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이전하는데 별다른 대책도 없이, 갑자기 광화문에서 용산으로 바꾸는 데 대한 의견 수렴도 없이, 심지어는 예산 편성도 없이 밀어붙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급히 결정할 다른 이유가 없다면 국민과 함께 민주적 절차를 밟아나가는 것이 좋다”며 “1년 정도 후에 국민의 새로운 기대감 속에 이전을 완료하면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집무실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안까지 (포함해)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며 “현 정부에서 검토했던 내용도 참고하고, 정식으로 예산도 편성해 국가 중대사에 걸맞은 집행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썼다.
  • 北 ICBM 발사 강행하면 한미 폭격기 맞대응 훈련

    北 ICBM 발사 강행하면 한미 폭격기 맞대응 훈련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응해 그간 중단했던 평양 주석궁 등을 겨냥한 장거리 전략폭격기 훈련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과 이에 대응하는 미국의 전략무기 전개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강대강 대치로 치닫는 형국이다. ●“5년 만에 블루 라이트닝 재개 검토” 정부 소식통은 16일 “북한이 ICBM 도발을 감행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대응 조치를 취한다는 데 한미 양국의 의견이 일치했다”면서 “이를 위해 블루 라이트닝 훈련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루 라이트닝 훈련은 태평양 괌의 앤더슨 기지에 배치된 B52H 장거리 폭격기 또는 B1B 전략폭격기를 한반도로 출동시켜 임무를 수행하는 절차에 관한 연습이다. 유사시 전술 핵무기를 탑재한 전략 폭격기들이 평양 주석궁과 같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은신 장소와 주요 시설들을 정밀 폭격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 미국, 미국과 일본의 전투기들이 각각 폭격기 엄호 비행을 한다. 장거리 폭격기의 한반도 출동은 2017년 이후 중단됐다. 북한이 ICBM 도발을 감행할 경우 5년 만에 전개되는 셈이다. 미국은 2018년 5월 한국과 이 훈련을 계획했으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긴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한국 측 우려로 미국 단독으로 한반도 인근에서 시행했다. 북한은 올 들어 10여 차례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는 등 무력시위를 이어 가고 있다. 특히 정찰 위성 개발을 명분으로 신형 ICBM인 ‘화성 17형’의 시험 발사를 여러 차례 진행하고 있다. ●한미일 탄도탄 요격훈련도 강화 이 소식통은 “블루 라이트닝 훈련 재개의 최종 승인은 미국 대통령이 한다”면서 “한미는 북한이 도발하면 그에 상응하는 다양한 억제 전략이 테이블 위에 상정돼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미국은 한국·일본과 함께 3국이 각자의 위치에서 적 탄도미사일 발사를 가정해 탐지·추적·요격하는 훈련인 탄도탄 추적 요격훈련도 강화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美 7함대 항모 서해까지 훈련 아울러 미국 7함대사령부는 이례적으로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인도태평양사령부가 필리핀해에 있는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의 함재기 F35C가 한국 서해까지 장거리 비행을 했다고 공개했다. 7함대는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의 제4·5세대 함재기와 이 지역에 배치된 미 공군기들이 참가한 이번 훈련은 국제공역에서 수행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린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전보장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은 여전히 철통같다”고 강조했다.
  •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 또 1000억원 투자 유치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 또 1000억원 투자 유치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가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국내 서비스 로봇 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베어로보틱스의 이번 시리즈B 투자는 국내 대표 사모펀드 운용사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주도했으며, 미국 유명 투자사 클리브랜드 애비뉴를 비롯해 KT, 스마일게이트, DSC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베어로보틱스는 이번 투자 유치로 2020년 소프트뱅크가 리드한 370억원 규모의 시리즈A를 포함해 누적 투자금액이 1450억 원을 넘었다. 베어로보틱스는 서비스 로봇 기업 최초로 2020년부터 서빙 로봇 ‘서비’의 국내 양산을 시작했다. 서비는 한국, 일본, 미국 등에서 KT,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 및 직접 영업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한국의 파리크라상, TGIF, 빕스(VIPS), 온더보더(ON THE BORDER), 서리재를 비롯해 일본의 야키니쿠킹, 미국의 칠리스, 데니스 등 국내외 여러 외식 브랜드에서 베어로보틱스의 서비를 이용하고 있다. 업계 선두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서빙 로봇이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활발히 수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투자 유치에 힘입어 베어로보틱스는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한미일 시장을 비롯해 전 세계로 로봇 공급을 확대할 전망이다. 최근 스페인에서 열린 MWC 2022에서는 국내 파트너사인 KT를 통해 방역 로봇을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으며, 제품군 확대와 기능 고도화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 로보틱스, 인공지능 분야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비롯, 서비스 관리, 사업개발 등 전 직군에 걸쳐 우수 인재를 적극 영입하고 있다. 베어로보틱스는 현재 한국과 실리콘밸리 본사에 20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대표 제품인 서빙 로봇 ‘서비’는 라이다(LiDAR) 센서와 3D 카메라로 주변을 인식해 손님 테이블까지 자율주행으로 음식을 안전하게 운반한다. 하정우 대표는 “로봇이 주목받기보다는 맛과 서비스에 감동해 손님들이 찾아오는 외식 공간을 만들고 싶다”라며 “앞으로도 서빙 로봇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기술로 다양한 서비스 업계 종사자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 “‘尹정부=2기 MB정부’…MB 사면 요구 당연” 인수위 때리는 여당

    “‘尹정부=2기 MB정부’…MB 사면 요구 당연” 인수위 때리는 여당

    신동근 “외교·안보분과 MB정부 출신…동북아 균형 흔들릴 것”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주요 직책에 이명박 정부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된 것을 두고 16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기 이명박(MB) 정부”를 거론하며 비판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윤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구성을 보니 윤석열 정부는 가히 2기 MB정부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면서 “인수위 비서실장(장제원 의원)이 MB계로 분류되고, 인수위 대변인(김은혜 의원)은 MB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했다. MB계로 불렸던 권성동 의원은 김오수 검찰총장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인수위원 세 사람 중 2명은 MB정부 출신”이라면서 “대북 강경정책으로의 회귀, 전통적 한미일 삼각 동맹 강화 추구로 동북아 균형이 흔들릴 것이 뻔해 보인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북아의 외교·안보 갈등이 격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윤 당선인의) MB사면 요구는 당연한 수순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공적 권력을 사익 추구의 수단으로 삼는 일만은 없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김영배 의원도 이날 오전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윤석열 당선인의 인수위원회에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이라고 불리는 분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이 많다. 새 정부가 (이명박 정부로 돌아갈까 봐) 걱정도 되고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적자원 측면에서 보면 (인재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수위원회에) 이명박 정부 때 일했던 분들이 중용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며 “걱정스러운 것은 정책적으로도 그렇고 가치적으로도 과연 새로운 게 뭐가 있냐”고 우려했다. 윤건영, 김태효 위원? “이중적이고 부끄러운 대북 정책의 대표 인물” 윤건영 의원도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서 “윤 당선인의 인수위 외교·안보 위원으로 선임된 김태효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실패한 남북관계의 아이콘”이라면서 “김 인수위원이 설계한 ‘비핵·개방 3000’이 실패한 이유는 명확하다. 북한이라는 엄연히 존재하는 상대를 유령 취급하여 무시하며, 이명박 정부 입맛에만 맞춘 정책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비핵·개방 3000’은 ‘비핵화 땐 (북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3000달러 달성을 돕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다. 윤 의원은 “비핵·개방 3000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한반도 비핵화의 길은 더욱 멀어지고, 더욱 험해졌다”면서 “그런데 다시 돌고 돌아 김 교수냐. 다시 실패를 반복하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이어 “더욱이 김 교수는 MB정부의 이중적이고 부끄러운 대북 정책의 대표 인물”이라면서 “국민들 앞에서 겉으로는 강경 대북 정책을 운운하면서, 뒤로는 북한 인사들을 만나 돈 봉투를 내밀며 정상회담을 구걸했던 것이 김 교수”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 시절이던 지난 2011년 5월 김 교수는 베이징 남북 비밀접촉에 나섰으나 북측의 반발만 사고 대화는 진전되지 않았다. 당시 북측은 ‘남측이 천안함 격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에 대한 유감을 표시해달라, 남북정상회담을 조속히 개최하자고 요구하며 돈 봉투를 내밀었다’고 폭로했고, 당시 정부는 이를 부인한 바 있다. 윤 의원은 “국민들은 그때의 부끄러움을 아직 기억하는데, 국민의힘과 윤 당선인은 벌써 잊었나”면서 “왜 시작하기도 전부터 부끄럽고 안타까운 기억을 소환하려 하시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 [길섶에서] 봄비/박홍환 평화연구소장

    [길섶에서] 봄비/박홍환 평화연구소장

    길고 긴 겨울 가뭄 끝에 마침내 단비가 내려 대지를 적셨다. 충분한 강우량은 아니었지만 온 국민이 노심초사 고대했던, 말 그대로 단비다. 얼마나 기다렸던 비였던가. 애써 우산을 받치지 않고 봄비를 온몸으로 맞은 사람이 한둘 아니었을 것이다. 그 비가 강원·경북의 산림과 오지 마을을 집어삼켰던 초장기 산불을 잠재웠고, 가까스로 화마를 피한 사람들의 놀란 가슴을 식혀 주었다. 시성(詩聖)으로 불렸던 중국 당나라 시기의 대시인 두보는 “좋은 비는 때를 알아 내린다”고 했는데 엊그제 내린 비가 바로 그런 ‘호우’(好雨)가 아닐까 싶다. 우리 선조들도 때를 알아 내리는 봄비를 ‘쌀비’라며 반겼다. 생명을 키워 풍년을 잉태하는 수분을 공급해 준다는 의미일 게다. 이제 50여일 후면 새 정부가 출범한다. 봄의 길목에서 겨울의 묵은 때를 씻어 내는 빗줄기를 갈망하듯이 새로운 인물들이 봄비같이 쏟아져 국민을 편안하게 해 주는 국정을 펼치길 기대한다.
  • [특파원 칼럼] 윤석열 당선인에게 일본은 필요한 국가입니까/김진아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윤석열 당선인에게 일본은 필요한 국가입니까/김진아 도쿄특파원

    “한일 관계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나라와 나라 사이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기본이다.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바탕으로 건전한 관계를 되찾고 싶다.” 지난 10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당선을 축하하며 이같이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미일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앞으로 새 정부의 움직임도 보고 싶고 새 정부와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의 메시지 그 자체로 보면 그동안 냉랭했던 문재인 정부와 다른 새로운 보수 성향 정부를 맞이해 기대감에 차 있어 보인다. 하지만 축하의 메시지에 녹아 있는 일본의 속내는 변하지 않은 듯하다. 기시다 총리가 윤 당선인의 당선을 축하하며 ‘나라와 나라 사이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기본’이라고 언급한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 정부가 강조하는 국가 간 약속이란 1965년 한일 기본 조약과 2015년 위안부 합의를 말한다. 한일 간 최대 현안인 징용 문제와 위안부 문제는 이 두 합의로 해결됐다는 게 일본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피해자 중심주의를 외치고 삼권 분립에 따라 사법부의 판결을 행정부가 뭐라 할 수 없다는 한국의 입장은 일본에 통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어두운 역사를 지워 버리고 싶은 일본은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한국이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만 앵무새처럼 반복할 뿐이다. 이런 기본 입장이 변하지 않은 일본이다. 기시다 총리의 축하 메시지에 일본의 태도 변화라고 기대하는 건 확대 해석에 불과할 수 있다. 일본의 기본 입장이 변함이 없는 가운데 윤 당선인은 한일 관계의 ‘미래’를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10일 당선 후 기자회견에서 “다른 모든 국가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한일 관계는 과거보다는 미래에 어떻게 하는 것이 양국에 이익이 되고 양국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지 그걸 우리가 잘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공약집에는 한일 외교 정책의 큰 제목이 ‘김대중ㆍ오부치 선언 2.0 시대를 실현하겠다’라고 돼 있다. 한일 관계 개선의 큰 획을 그은 이 선언문에는 “양국 정상은 한일 양국이 21세기의 확고한 선린우호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서는 양국이 과거를 직시하고 상호 이해와 신뢰에 기초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는 내용이 있다. 윤 당선인의 대일 정책은 이 선언문처럼 큰 틀에서 과거는 과거대로, 미래는 미래대로 함께한다는 생각이겠지만 어떻게 할 것인지 아직은 모호하다. 역사 문제의 피해자가 생존해 있고, 국민은 이를 잊지 않고 기억하면서 한일 관계의 가장 큰 현안인 역사 문제는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과제다. 국민 감정과 역사 문제를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정치권도 지지 기반을 다지기 위해 악용해 오면서 사태를 더 꼬이게 만들기도 했다. 고위 외교관 출신인 다나카 히토시 일본총합연구소 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은 지난 1월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총리가 바뀌든 한국에서 대통령이 바뀌든 그것만으로 한일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수는 없다”며 “한국과 일본이 서로가 필요한지에 대해 먼저 의미를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의 변화를 촉구하기에 앞서 일본은 어떤 나라이고 필요한 국가인지 윤 당선인의 입장부터 정하는 게 난제 중의 난제인 한일 관계를 푸는 데 우선이다.
  • [글로벌 In&Out] 윤석열 차기 대통령에 거는 기대/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윤석열 차기 대통령에 거는 기대/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그동안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대부분 현지에서 지켜봤지만, 이번만큼은 코로나19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대신에 인터넷 뉴스나 후보자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불과 0.73% 포인트, 25만표도 안 되는 차이로 향후 5년간 정치권력의 향배가 결정되는 것을 보며 이래도 괜찮은 걸까 하는 의문과 동시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이 정도의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거전을 지켜보며 든 생각은 “남북 관계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더 낫지만, 한일 관계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낫다”는 것이었다.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말하면서도 역사 문제에서 일본의 사과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이 후보에 비해 한일 관계를 1998년 ‘한일 파트너십 선언’ 수준으로 되돌리겠다는 윤 후보쪽이 관계 개선 의지가 더 강해 보였다. 한일 관계 악화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것은 한국의 사법적 판단이지만, 이 문제에서 일본이 한국과 타협을 모색하지 않았던 데는 북한 비핵화보다는 남북 관계 개선을 더 중시하고, 미중 대립에서 ‘전략적 모호성’ 입장을 취하는 문재인 정권과 협력할 필요성을 별로 못 느낀 탓도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은 북한 비핵화를 중시하고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어 일본의 입장에 상대적으로 더 근접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일 상호협력의 중요성을 더 강하게 인식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향후 전개를 낙관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 갈등의 원인이 되는 사법 판단에 대해 윤석열 정권은 어떤 해법을 내놓을 것인가. 사법 판단의 존중과 일본과의 약속 준수, 이 두 가지를 어떻게 양립시킬 것인가. 그리고 역사 문제에서 강경한 국내 여론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게다가 ‘여소야대’의 국회를 헤쳐나가야 하는 문제도 있다. 이렇게 보면 한일 관계 개선은 윤석열 정권의 힘만으로는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당연히 일본 정부의 ‘협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골대를 움직인 것은 한국이니 우리 쪽에서 양보할 일은 없다’는 일본의 기존 자세를 바꿀 수 있을까. 한국에 부정적인 국내 여론을 감안하면 일본도 상황이 만만치 않다. 대북 정책에서 한국이 미일과 보조를 맞춰 강경책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은 북한과 미일을 중개하는 역할이 요구된다. 당사국으로서 평화적 수단으로 남북의 평화 공존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과 미일을 상대로 한국에 협력하는 것이 각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문재인 정권은 이런 점에서 역부족이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윤석열 정권에서는 그런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까. 북한 비핵화를 위해 한국도 국제사회와 함께 압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북한에 안이하게 양보하지 말고 원칙적 입장을 관철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북한을 상대로 비핵화를 통해 국제사회와 잘 지내는 것이 평화·번영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는 사실을 설득하는 것도 한국의 몫이다. 현재까지 윤 당선인 캠프에서 나오는 얘기를 들어 보면 왠지 전자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후자는 거의 언급되지 않는 것 같아 걱정이다. 대북 관계에만 정신이 팔려 대일 관계를 소홀히 하거나 대북 강경책으로 미일과 보조를 맞추는 것만으로는 답이 될 수 없다. 한국에 있어 바람직한 대북 정책에 관한 일본의 협력을 얻기 위해 그것이 일본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점을 설득하는 외교 자세가 윤석열 정권에 요구된다. 그것은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 김대중 정권은 그런 외교를 해냈다. 윤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나야말로 김대중 정신의 계승자”라고 주장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대북 정책과 대일 정책을 양립시키는 외교를 기대해 본다.
  • 인수위원에 ‘자위대 한반도 개입론‘ 김태효 교수 선임 논란

    인수위원에 ‘자위대 한반도 개입론‘ 김태효 교수 선임 논란

    이명박 정부의 핵심 외교참모로 강경 대북정책을 설계했던 김태효(55)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1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안보 분과 위원으로 선임돼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위원은 윤석열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발언해 논란이 됐던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론’을 강하게 주장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대북정책을 포함한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방향성을 시사하는 인선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위원은 MB 정부가 출범한 2008년 청와대 참모진에 합류해 2012년까지 대외전략비서관, 대외전략기획관을 지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과외교사’로 불릴만큼 영향력이 있었다. MB 정부 대북정책의 토대가 된 ‘비핵·개방·3000’ 구상을 이날 함께 인수위 외교안보 분과 간사로 임명된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 등과 주도했다. 2012년에는 미국과의 미사일 협상에서 한·미 사거리 지침에 따라 300㎞로 제한됐던 탄도미사일 최대 사거리를 800㎞로 연장해야 한다는 우리측 주장을 관철시키기도 했다. 대북협상에도 나섰던 그는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 시절이던 지난 2011년 5월 베이징에서 북한측 인사들과 비밀리에 접촉했지만 북측의 강력한 반발만 사고 대화는 더 이상 진전시키지 못했다. 당시 북측은 ‘남측이 천안함 격침과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한 유감을 표시해달라, 남북정상회담을 조속히 개최하자고 요구하며 돈봉투를 내밀었다’고 주장했고, 정부는 “터무니없다”고 부인했다. 돈봉투를 내민 인물로 지목된 이가 김 위원이다. 김 위원은 또 2012년 총선과 대선 시기에 국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정부와 여당을 지지하고 야당과 야권 정치인을 비난하는 온라인 댓글을 달도록 지시한 혐의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 등과 함께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다. 2012년 6월 비밀리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체결을 추진했다가 ‘밀실협정’ 비판이 제기되자 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그는 특히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 개입을 당연시하고 한일 군사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내용을 담은 논문을 여러 차례 발표했다. 신아세아연구소 외교안보연구실장이던 2001년에 쓴 ‘한반도 유사시 일본의 역할 : 미·일 신방위협력 지침을 중심으로’와 성대 재직 중이던 2006년에 쓴 ‘한일관계 민주동맹으로 거듭나기’ 논문에는 그의 이런 소신이 잘 드러나 있다. 앞의 논문에서 김 위원은 “일본이 한반도 유사 사태에 개입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되는 것은 평상시 대북 억지력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북한의 입장에서 전쟁 상대국은 종전 2개국(한·미)에서 3개국(한·미·일)으로 확대되는 꼴이 되며, 이는 북한으로 하여금 남침 의도를 쉽사리 행동에 옮기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억제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봤다. 뒷 논문에서도 “자위대가 주권국가로서의 교전권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에 영원히 있어야 한다는 논리는 대단히 편협하다”면서 “과거사 문제는 한·일 안보협력 관계를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는 데 제약 요인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여 양국 간 기본적으로 추진해야 할 협력의 당위성을 해치는 파괴적 기능을 담당하도록 허용해서도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2005년 5월 북핵 관련 전문가 좌담회에서는 “전쟁과 무력 사용만은 안 된다는 생각은 신화고 강박관념”이라며 “정밀 폭격에 따른 주가 폭락이 위험한지, 북한의 핵 보유로 한국경제의 도산이 더 위험한지 생각해야 한다. 정밀폭격은 카드로만 존재해서도 안된다”고 발언하는 등 대북 선제 정밀타격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김 위원의 소신은 ‘선제타격론’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사드 추가 배치’ 등을 언급한 윤 당선인과 상당히 닮아 있다.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개입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도 마찬가지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2차 법정 TV토론회 도중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질문에 “한미일 동맹이 있다고 해서, 유사시에 들어올 수 있는 것이지만, 꼭 그것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이 인수위에 합류한 것은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의 외교안보 공약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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