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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장엽 ‘1등급’ 무궁화장 추서

    황장엽 ‘1등급’ 무궁화장 추서

    행정안전부는 12일 고(故)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에게 1등급 훈장인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립묘지 안장 역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 관계자는 “통일부에서 황 전 비서에 대해 1등급 훈장을 추천해옴에 따라 내부 검토를 통해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맹형규 장관은 오후 황 전 비서 빈소가 마련된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을 방문해 직접 훈장을 전달했다. 상훈법에 명시된 훈장은 국민훈장, 수교훈장, 산업훈장, 새마을훈장, 문화·체육훈장, 과학기술훈장 등으로 각각 5등급까지 있다.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황 전 비서는 ‘국가나 사회에 현저히 공헌한 사람 중 사망한 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춘 사람’으로 안장 대상자에 해당한다. 국가보훈처는 13일 오전 안장대상심의위원회를 열어 국립현충원 안장여부를 심의, 결정한다. 앞서 1983년 미얀마 아웅산 테러 사건 당시 희생자가 1등급 훈장을 받아 국립묘지에 안장된 전례가 있다. 안장여부는 발인인 14일 전까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주인 바뀐 종합상사, 공격경영 나선다

    주인 바뀐 종합상사, 공격경영 나선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요즘 한창 ‘열공’ 중이다. 이 회사 직원들은 서울 남대문로 본사와 대치동 포스코 사옥을 오가며 포스코 직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향후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최근 포스코 계열사로 편입된 대우인터내셔널로서는 포스코와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올리느냐가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 전략의 큰 줄기는 ‘공격경영’과 ‘자원개발’이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4일 “두 집(포스코와 대우인터)이 합쳐져서 어떤 효과가 나올지 한창 준비 중”이라면서 “철강이나 자원개발, 플랜트, 정보기술(IT) 등 여러 분야를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적극적인 경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대우인터내셔널의 포스코그룹 합류에 따라 최근 새 주인을 만난 종합상사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모그룹의 막대한 자본력에 상사들의 네트워크와 기획력 등이 합쳐지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원개발 등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12월 현대중공업 그룹에 편입된 현대종합상사. 현대상사는 지난 8월 현대중공업과 함께 한국광물공사에 666억원을 지불하고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의 니켈 광산 지분 2%를 인수했다. 암바토비 광산은 세계 3대 니켈 광산으로 내년부터 연 6만t의 니켈을 생산하게 된다. 현대상사는 5월에는 현대중공업과 공동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변압기 공급 계약, 6월에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인도 민간 복합화력발전소 2기 건설 프로젝트 등을 따냈다. 업계에서는 지난 8월 현대중공업 산하에 들어온 현대오일뱅크와 더불어 앞으로 바이오 자원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도 빠르게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상사 관계자는 “신용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상사가 대기업 산하에 들어가면 거래의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경쟁력이 크게 개선된다.”면서 “단기실적 대신 장기적인 눈으로 자원개발 등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편입이 현대상사가 자원개발에 더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었던 요인이라는 뜻이다. 대우인터내셔널 역시 활발한 자원개발을 예고하고 있다. 이동희 신임 대표이사(부회장)는 최근 “미얀마 가스전을 개발한 대우인터내셔널의 자원개발 사업에 더 박차를 가할 것”이라면서 “포스코가 가진 철강 생산, 가공, 건설, 엔지니어링 등을 패키지화해 자원 개발의 큰 딜(deal)을 끌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기면서 기존 복수대표이사 체제에서 하영봉 사장 단독 체제로 전환된 LG상사에도 눈길이 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는 12월쯤 단행될 그룹 인사에도 불구하고 하 사장이 유임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통 ‘상사맨’이자 자원개발 전문가인 하 사장이 기존 자원개발을 중심으로 한 공격 경영의 고삐를 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LG상사는 최근 광물자원공사와 함께 미국 애리조나 로즈몬트 광산 지분 20%를 인수했다. 로즈몬트는 구리정광(원석) 30만t, 전기동(제련) 8000t, 희귀금속인 몰리브덴정광 4000t 정도의 생산량을 자랑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北, 1987년 KAL機 폭파 시인

    北, 1987년 KAL機 폭파 시인

    북한의 고위 당국자가 수년 전 우리 정부 고위 당국자에게 지난 1987년 일어났던 대한항공(KAL)기 폭파사건을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시인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북한은 지금껏 KAL기 폭파사건을 줄곧 부인해 왔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3일 정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지난 2007년 북핵 문제 논의를 위해 북한 외무성 리근 미국 국장을 중국에서 만났을 때 리 국장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빼달라고 호소하면서 “우리는 KAL기 테러 이후에는 테러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1987년 이후 테러를 저지른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느라 자기도 모르게 KAL기 폭파사건을 시인한 셈이다. 이에 우리 정부 당국자는 “테러지원국 해제를 받으려면 먼저 KAL기 사건에 대해 우리한테 사과부터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리 국장에게 추궁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리 국장은 실언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아무 말도 안 하더라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KAL기 테러사건에 대해 자기들이 했다고 인정한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의 이 같은 발언은 기자가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사과할 것으로 보는가.’란 질문에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답한 뒤 그 근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북한 당국이 (실수로라도)시인한 KAL기 사건에 대해서도 사과를 안 했는데,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는 더더욱 사과하기 힘들 것이라는 취지다. 당국자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이 실질적인 제재가 아니라는 점은 알고 있지만 북한에 대한 이미지에 매우 안 좋게 작용하기 때문에 당시 상당히 곤혹스러워했으며, 따라서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에 집착했다는 것이다. 결국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에 지나치게 집착하느라 KAL기 테러사건에 대해 진실을 토로하고 말았다는 얘기다. KAL기 폭파사건은 1987년 11월29일 바그다드에서 서울로 비행하던 KAL 858편 보잉 707기가 미얀마 근해에서 북한 공작원에 의하여 공중폭파된 사건이다. 기내에는 한국승객 93명과 외국승객 2명, 승무원 20명 등 모두 115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수사 결과 KAL기는 북한 공작원 김승일과 김현희가 김정일의 친필 지령을 받고 기내에 두고 내린 시한폭탄과 술로 위장한 액체폭발물(PLX)에 의해 폭파됐음이 밝혀졌다. 하지만 북한은 여태껏 공식적으로 범행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사고 직후 남한 내 일각에서는 안기부가 대선에서 민정당 노태우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자행한 자작극이라는 음모론도 나왔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대우인터 글로벌 자원개발 박차”

    “대우인터 글로벌 자원개발 박차”

    대우인터내셔널이 이동희 전 포스코 사장을 새 ‘선장’ 삼아 포스코 계열사로서 출항을 시작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자원개발 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인터내셔널은 1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동희 전 포스코 사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이어 신임 대표 취임식을 열고 포스코 패밀리의 일원으로서 대우인터내셔널의 출발을 알렸다. 이 부회장은 취임사에서 “대우인터내셔널과 포스코의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높은 기대감을 주고 있다.”면서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미래의 비전을 준비하고 이를 구체화하고 실천하는 데 온 힘을 다하자.”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조화와 변화를 통한 기업가치 승화와 발전, 내적 충실과 외적 성장, 경영역량의 강화라는 과제를 충실히 수행해 대우인터내셔널을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글로벌 플레이어 집단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부회장은 주총 직후 취재진에게 “포스코의 해외 철강 생산기지가 커져가고 있어서 (이를) 관리할 곳이 필요하다.”면서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이란 날개를 달았다.”고 설명했다. 자원 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도 피력했다. 이 부회장은 “(선진국들도 포기한) 미얀마 가스전을 개발한 대우인터내셔널의 자원개발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면서 “포스코가 가진 철강 생산, 가공, 건설, 엔지니어링 등을 패키지해 마켓에서 자원 개발의 큰 딜을 끌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취임식에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을 비롯해 최종태 포스코 사장, 정동화 포스코건설 사장, 성현욱 포스코특수강 사장 등 포스코 계열사 사장단 및 포스코 임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 주총에서 이 부회장 외에 김재용 현 사장과 마영남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정 회장은 축사에서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의 귀중한 인재와 사업 경험을,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라는 든든한 파트너이자 후원자를 갖게 됐다.”면서 “오늘을 계기로 또 한번의 역사와 신화를 만들어 가자.”고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1977년 포스코에 입사한 뒤 예산실장과 자금관리실장, 기획재무부문장,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친 대표적인 ‘전략통’ 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샌델식 ‘정의’ 지엽적… 글로벌 관점 가져야”

    “샌델식 ‘정의’ 지엽적… 글로벌 관점 가져야”

    “아시아인들이 아시아의 민주주의에 대해 더 많이 말하지 않는 것이 유감스럽습니다. 글로벌 사회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가 더 번져나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29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마르티아 센(77)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글로벌 정의’를 거듭 강조했다. 인도인인 센 교수는 간담회에 앞선 기조강연에서도 “2008년 금융위기 최대 피해자는 극빈층”이라면서 “우리 주변과 우리 국가에 한정하지 말고 세계 인류의 고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 한국에서 주요 20개국(G20) 회의가 열린다. 어떤 주제가 논의되어야 할까. -2008년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G20보다 덜 급하다. 당시는 경제위기 때라 G20이 큰 역할을 맡을 수 있었던 영광의 시기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우선 재정적자 문제가 과대포장되고 있는지 봐야 한다. 유럽은 실업 문제가 심각하지만 재정적자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과도한 우려는 더욱 건실한 회복에 장애가 될 수 있다. 또 한가지는 아프리카 같은 저개발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반영되어야 한다. →최근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가 베스트셀러가 됐다. 마침 ‘더 아이디어 오브 저스티스’라는 책을 냈다고 들었다. 샌델 교수와 비교하면 어떤가. -샌델식 접근은 중요하고 흥미롭다. 베스트셀러가 될 만하다. 그러나 난 반대다. 글로벌한 관점보다는 미국이라는 특정 국가나 지역에 한정된 얘기만 한다. 다른 학자들도 마찬가지다. 나는 글로벌 관점을 갖자고 주장한다. 이번에 써낸 책이 그것이다. →한국도 공정 사회를 내걸었다. 그러나 쉽지 않다는 얘기가 많다. 공정한 사회를 위해 정부, 기업,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은 뭔가. -한국은 분배가 썩 괜찮은 사회다. 다만 사회안전망이 부족해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큰 고충을 겪었다.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큰 기업과 작은 기업 간의 균형, 정부와 시장 간 균형이다. 국민들은 특정 정권이나 정파가 내놓는 선전에 속지 말아야 한다. →‘정의에 대해 정의하기보다 불의를 없애는 게 정의다.’라고 했는데 글로벌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은 뭔가. 토론민주주의를 말했는데 실효성이 있을까. -현실적으로 강대국의 입김이 강하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대중이 참여하는 토론의 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이라크 전쟁의 경우 처음엔 다들 미국에 동의했으나 결국은 다 반대로 돌아서지 않았나. 따라서 글로벌 정의를 위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개인적으로 놀라운 점은 아시아인들이 북한의 핵 문제만 얘기하고 정작 북한이나 미얀마의 민주주의 문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민주화에 대해 더 많이 얘기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아름이, 슬기… 겁 없이 잘 차더라”

    “아름이, 슬기… 겁 없이 잘 차더라”

    “(김)아름이도 냅다 겁 없이…(이)소담이도 롱슛을 집어넣고…(장)슬기도 페널티킥 차는데 겁도 없이 차더라. 조금 더 높이 찼으면 넘어갈 뻔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17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우승한 축구대표팀을 청와대로 초청, 점심을 함께하면서 격려했다. 추석연휴 때 경기가 벌어져서 선수들이 못 먹었던 추석음식이 나왔고,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여민지 선수가 한 인터뷰에서 먹고 싶다고 밝혔던 갈비도 준비됐다. ●“정몽준 월드컵 유치에 좋은 영향” 이 대통령은 “이번에 소녀들이 힘든데도 밝은 표정을 짓고 힘차게 열정적으로 하는 걸 보면서 사람들이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라면서 “난 스페인전과 나이지리아전을 보고 결승전도 사실 꼬박꼬박 다 봤는데 하여튼 잘하더라. 남자축구에도 큰 자극을 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2022년 월드컵을 유치하는 데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세계 각국이) 열악한 조건에도 최고팀을 만든 나라에서 한 번 (개최)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은 “결승전날 미얀마 양곤에 있어서 경기를 못 보고 다음 날 태국에서 비디오로 봤는데 진짜 농담이 아니고 ‘프리미어 리그’ 보는 기분이 들었다.”면서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때 여자축구팀을 창단해 준 데 진심으로 감사 드리고 앞으로도 계속 (여자축구팀을) 만드는 데 도와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샤이니’ 공연땐 선수들 다함께 춤춰 이날 선수들은 당찬 10대 소녀답게 숨겨진 끼를 발산했다. 남성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특별공연 때는 모두 무대로 나가 춤판을 벌여 이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까지 생략됐다. 장슬기 선수는 승부차기 때 마지막 키커로 선정된 것에 대해 “감독님이 5번까지만 순서를 정해줬는데 그 이하는 순서가 없었다. 우연히 서 있다 보니 6번째여서 마지막 키커가 됐고 자신감을 갖고 용감하게 찼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또 북한선수에게 한국음식을 나눠준 일화도 소개했다. 현지에서 한식을 먹게 됐는데 북한 선수들 생각이 나서 불고기와 김치를 갖다 줬는데 북한 선수들이 처음엔 “일없다.”면서 거절했다. 그래서 음식을 그냥 가지고 나왔더니 다시 쫓아나와서는 “그렇다고 그냥 가져가냐.”고 말렸다고 전하면서 그래도 고맙다는 말은 끝까지 안 해서 섭섭했다고 털어놓았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세계 장기 독재자들] 독재자 25명 누구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 원수는 생존 독재자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인물이다. 반미를 기치로 지난 1969년 무혈 쿠데타에 성공, 왕정을 폐지하고 권력을 잡은 뒤 무려 41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다. 30년 이상 권좌에 앉아 있는 독재자는 카다피 원수를 포함해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 적도기니 대통령, 주제 에두아르두 두스산투스 앙골라 대통령,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 등 모두 4명이다. 20년 이상으로 범위를 넓히면 독재자는 13명으로 늘어난다. 20년 이상 장기 집권하는 독재자들을 지역별로 나눠보면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등 옛 소련권이 2명이다. 나머지 11명은 아프리카다. 독재자 25명 전체의 경우, 아프리카가 16개국, 옛 소련권이 5개국, 동아시아 2개국, 중동 1개국, 중남미 1개국 등이다. ●독자적 정치체제 역사 짧아 공통점은 대체로 독자적인 정치체제 집권 역사가 짧다. 입헌주의 전통이 뿌리내리지 못한 만큼 시민사회 발달이 더디다. 때문에 권력을 잡으면 권력 집중화를 통해 반대파를 억압, 장기 집권을 꾀하는 사례가 적잖다. 정치적 민주주의 여부와 경제성장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게 경제학계의 통설이다. 이른바 ‘장기 집권=국민경제 파탄’은 맞지 않는 등식이다. 세계은행이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5개 독재국 가운데 2008년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975달러 이하인 저소득국은 11개국에 불과하다. 13개국은 중위소득국, 적도기니는 고소득국에 속한다. ●일부 특권층에 경제력 집중 지난해 사망한 오마르 봉고온딤바 가봉 대통령은 43년간 집권했지만 2008년 기준 1인당 GNI 7320달러(전세계 57위)를 기록할 정도로 국가 경제를 크게 발전시켰다. 쿠바도 동구권 몰락 전까지는 중남미에서 가장 ‘잘 나가는’ 나라였다. 문제는 장기 독재가 경제 ‘총량’보다 오히려 특권층을 만들어냄에 따라 사회 활력을 떨어뜨리고 사회경제적 양극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적도기니는 막대한 석유자원 덕분에 2008년 기준 1인당 GNI가 전 세계 38위인 1만 4980달러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경제는 말 그대로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 대통령과 가족들의 소유나 마찬가지다. 재산 추정치는 무려 6억달러다. 결과적으로 다수 국민들은 빈곤상태에 놓여 있다. 아시아 최초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을 정도로 민주국가였던 미얀마는 군부독재 이후 최빈국으로 떨어졌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녹색에너지’ 찾아나선 삐딱한 여행기

    기후 변화 시대. 지구가 병들고 있다. 원하든 원치 않든 화석 연료 시대는 막을 내려야 한다. 결국 대체 에너지가 필요하다. 바이오 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바로 이런 위기감에서 나왔다. 선진국들은 팜 농장에 앞다퉈 투자를 시작했고 지구촌은 장밋빛 미래를 보장받을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팜 농장 조성 때문에 땅을 억지로 빼앗겼다는 인도네시아의 한 할아버지는 이에 저항하다 10년째 수배 생활을 하고 있다. 한 소년은 농장의 독한 농약 때문에 한쪽 눈을 잃었다. 미래를 위해 개발된 바이오 에너지. 하지만 그 과정에서 미래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었던 역설적 현실. 그렇다면 대체 에너지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착한 에너지 기행-기후정의 원정대, 진짜 녹색을 찾아 세계를 누비다’(김현우 외 6명 지음, 이매진 펴냄)는 민간 싱크탱크인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원들이 착한 에너지를 찾아 세계를 누빈, 다소 삐딱한 여행기다. 지구의 한쪽, 기후 변화를 이유로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선진국과 대기업들의 횡포에 고통받는 사람들. 인도네시아 팜 농장의 노동자들과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 때문에 고통받는 미얀마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 보는 식이다. 모범 사례도 있다. 에너지 자립의 꿈을 이룬 오스트리아의 농촌 마을, 석유 없이 농사짓는 농부를 만날 수 있는 일본, 녹색 마을을 표방하는 영국, 시민의 힘으로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는 베를린 시민들을 소개한다. 모두 환경과 정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사례다. 이들은 누구의 희생도 강요하지 않았다. 진정한 ‘기후 정의’이고 ‘진짜 녹색’이며 ‘착한 에너지’다. 결국 책은 말한다. “착한 에너지는 환경 친화적이면서도 사회적으로 정의로운 에너지다. 중앙 집권적인 기존 방식이 아니라 시민 스스로 참여하는 방식의 생산이 돼야 한다.”고. 한국의 현실에도 쓴소리를 뱉는다.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9위, 에너지 총사용량 10위, 석유 소비량 5위인 한국은 ‘교토 의정서’의 온실가스 의무 감축국에 해당되지 않는다. 개발도상국 지위 뒤에 숨어 나쁜 에너지를 개발하고 소비하느라 여념이 없고, 일부 대기업들은 선진국의 악덕 에너지 기업처럼 해외 투자에 열을 올린다는 게 이 책의 판단이다. 책은 다시 강조한다. 에너지가 환경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정의로운 분배를 가능케 하는지 먼저 생각하라고. 더 나아가 정부가 말하는 ‘녹색 성장’에 이런 고민이 과연 있는지 생각케 하는 ‘발칙함’도 책의 별미다. 1만 4000원.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광복군 창설 70주년 기념식

    한국광복군동지회(회장 황의선)는 17일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광복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광복을 향한 외길, 세계로 떨친 큰 뜻’이라는 주제로 기념식을 거행했다. 행사에서 광복군동지회는 무대 좌우측에 “단군의 자손은 끝내 고국에 돌아가고야 말 것이다”, “초나라가 비록 세집 남았어도 진나라를 멸망시킬 수 있다”라는 당시 구호를 설치했다. 또 대학생 60여명이 광복군 복장을 하고 한국문화영상고등학교 관악대, 국방부 의장대와 함께 ‘광복군 행진’을 하며 창설 당시 모습을 재연했다. 광복군은 1940년 9월17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정규군으로 중국 사천성 충칭에서 총사령부 성립전례식을 거행했으며 4개 지대로 편성돼 1944년 3월 ‘임팔 전투’를 비롯해 1945년 7월까지 미얀마의 팀플, 티팀, 비센플 등에서 항일작전을 수행했다. 기념식에는 김양 국가보훈처장, 김을동 미래희망연대 의원, 백선엽 예비역 대장, 광복군동지회 회원, 시민 및 학생 등 1500여명이 참석해 광복군 창설의 의미를 되새겼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부고] ‘아웅산 순국’ 김용한 前차관 부인

    1983년 10월 전두환 전 대통령을 수행해 버마(미얀마)를 방문했다가 ‘아웅산 폭파사건’으로 아웅산국립묘지에서 순국한 김용한 전 과학기술처 차관의 부인 이정순 여사가 11일 별세했다. 76세. 유족으로는 김태균(삼성에스디에스 수석), 동균(학원업), 선희(주부), 선숙(공예작가)씨 등 자녀와 사위 김성진(전 조달청장)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이며 발인은 14일 오전 8시. (02)3410-6914.
  • “자원개발 공기업 2~3년마다 평가”

    박영준 지식경제부 제2차관은 7일 자원개발 공기업에 한해 매년 평가하는 체제에서 2~3년 주기로 평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가 남태령(정부과천청사)을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정치권과 거리를 두며 실물경제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 차관은 취임 이후 처음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원개발 성공의 대표적 사례인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도 개발에 13년이나 걸렸다.”면서 “에너지·자원개발의 특수성을 감안해 이들 공기업에 적합한 평가시스템과 감사 규칙을 감사원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맥과 관련,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보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한때는 휴대전화 한 사람 입력창에 휴대전화와 집 전화, 팩스번호 등을 활용해 최대 3000명까지 입력한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앵글속 평범한 인간 되고 싶었다”

    “앵글속 평범한 인간 되고 싶었다”

    이주민 120만명 시대. 이젠 ‘다문화’ 담론도 식상할 정도다. 지자체들도 경쟁적으로 다문화 행사를 유치한다. 하지만 정작 이주민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4일부터 서울 대학로 CGV에서 열리는 ‘이주노동자영화제’(MWFF)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이주민들이 직접 영화를 만들고 그들의 애환을 담으려는 취지다. 우리의 그림자나 다름없었던 그들이지만, 적어도 영화 안에서는 평범한 인간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영화제의 슬로건도 ‘그림자에서 인간으로’다. 아웅틴툰(34). MWFF의 집행위원장이다. 최근 서울 후암동 나눔의집에서 만나 영화제 이야기를 들어봤다. 버마(미얀마)의 민주화 운동가이자 이주노동자를 위한 미디어 활동가다. 이 바닥에서는 유명 인사다. 그의 개인사(史)에 호기심이 생겼다. 왠지 파란만장할 것 같아서. “어떻게 한국에 오시게 됐나요?”라고 첫 질문을 던졌다. 아웅틴툰 위원장은 뜻밖에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의 얘기를 요약하면 이렇다. 버마의 시골 출신이었던 그는 민주화 항쟁으로 대학 공부가 불가능할 것 같다고 판단해 돌연 한국행을 택했다. 당시 그의 나이 18살. 수도 양곤의 노동부 건물 앞에 붙어있는 산업 연수생 모집 광고를 보고 나서였다. 지금의 워킹 홀리데이처럼 공부도 하고 경험도 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를 맞은 것은 18시간 이상의 고된 노동. 새벽 6시부터 밤 12시까지 일은 계속됐고, 하루에 불과 4~5시간밖에 잘 수 없었다. 그래도 짬짬이 한국어 공부에 매진했고 차별을 받는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 일을 찾았다. 그는 현재 이주노동자방송인 MWTV 등에 몸담으며 미디어 및 상담 활동을 하고 있다. 법적으로 ‘인도적 지위’를 인정 받고 한국에서 살고 있지만, 난민 지위를 얻기 위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18살 이후로 고향을 한 번도 찾지 못했다. 본인이 노동 현장에서 직접 일을 했던 만큼 아웅틴툰 위원장은 그들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MWFF에서도 이주 노동자들의 생생한 생활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이주 노동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불법 체류자, 불쌍한 사람, 암묵적 범죄자예요. 영화제에서는 이들이 어떻게 불법 체류자가 될 수밖에 없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단순히 동정의 대상만은 아니라는 사실도 알리고 싶고요.”라며 입술을 깨물었다. “왜 하필 영화인가요?”라는 물음에 “뉴스나 다큐멘터리는 딱딱하잖아요.”라며 웃는다. 한국인과 이주민의 관계가 문화적 맥락으로 얽혀있는 만큼 문화의 꽃인 영화를 통해 표현해 보고 싶었다는 것. 자부심도 대단했다. 전세계에서 이주민들이 직접 영화제를 하는 곳은 한국밖에 없다고 했다. 해외에서도 러브콜이 올 정도다. 일본이나 프랑스의 영화제에서 MWFF에서 상영된 영화를 출품해 달라는 연락도 받았다. “이주민들이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작품도 있어요.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의 작품이죠. 다만 중요한 건 이주민들이 주체가 되는 거예요. 우리의 이야기에 대해 우리가 직접 소통의 장을 마련해 전하는 거니까요.” 특히 이번 영화제에서는 ‘문화적 차이’에 주안점을 뒀다고 했다. 이주민은 물론 이주민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한국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얘기라고 했다. 개막작부터 이런 의도가 묻어난다. 이주민들이 문화적 차이 때문에 겪었던 에피소들을 묶어 43분짜리 단편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필리핀에서는 인사를 할 때 서로 껴안고 뽀뽀를 하는데, 이주 여성들이 시어머니에게 그렇게 했다가 혼이 났던 이야기, 버마에서는 어른들 앞에서 팔짱을 끼는 게 존경의 표시인데 역시 그런 식으로 했다가 주변을 당황시켰던 에피소드 등이 담겨져 있어요. 이런 사소한 문화 차이가 오해를 부르기도 하잖아요. 차별이라는 거대한 문제보다 소소한 것부터 해결하고 싶었어요.” 일반인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도 있었다. 아웅틴툰 위원장은 올해 초 개봉돼 큰 인기를 끌었던 한국 영화 ‘의형제’ 상영 계획도 세웠다. 감독의 허락도 받았다. 영화에 베트남 이주 노동자들의 삶이 담겨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내부 논의를 거쳐 틀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주민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화제 일정이 이틀밖에 안 되다 보니 시간 제한이 있었어요. 너무 작위적으로 상업영화를 끌어들이려는 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고요.” 고민도 많았다. 역시 돈 문제다. 2008년 이후 이주민 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줄었다. 자연히 영화제 예산도 줄고 규모도 축소됐다. 홍보나 인력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겨우 영화제 간판을 내걸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당연히 레드 카펫 깔아가면서 영화제 할 필요는 없겠죠. 다만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생각하고 고민했으면 좋겠지만 여건이 안 된다는 게 아쉽습니다.” 총 23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이번 영화제는 이주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그림자 인간’, 이주민들이 직접 제작한 ‘이주의 시선’, 이주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나비의 노래’, 이주 아동 문제를 다룬 ‘새로운 세상을 그리는 아이들’, 문화적 차이를 다룬 ‘문화공감’ 등 5개 섹션이 준비돼 있다. 이틀간의 영화제가 끝나면 지방이주민을 위한 지역 상영회로 분위기를 이어간다. 경기 남양주 마석을 시작으로 김포, 포천, 안산, 고양, 부천 등 외국인 이주자가 많은 곳에서 열린다. 자세한 프로그램은 홈페이지(www.mwff.or.kr)를 참고하면 된다. 홍지민·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하나투어, ‘희망봉 100원의 기적 프로젝트’ 나눔 캠페인

    하나투어, ‘희망봉 100원의 기적 프로젝트’ 나눔 캠페인

    하나투어는 지난 1일 사내 나눔 캠페인 ‘희망봉 100원의 기적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종료했다고 밝혔다.’희망봉 100원의 기적 프로젝트’는 하나투어 임직원 희망봉사단과 국제구호개발NGO 굿네이버스가 매년 진행하는 나눔 행사다.올해는 지난 2008년 싸이클론 나르기스 최대 피해지역인 미얀마 보갈레이의 학교 지원 사업 후원을 위해 진행됐다.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임직원들은 지난 5월 13일부터 8월 20일까지 100일 동안 저금통에 동전을 모았다. 이로 인한 모금액은 200만4140원으로 회사는 동일한 매칭 그랜트로 총 400만8280원을 기부할 예정인 것.또한 지난 1일 본사 1층에서는 100일간의 모금 캠페인의 성공적인 마감을 기념해 즉석 기부 이벤트가 진행됐다.이영기 홍콩대만팀 사원은 “낱개로는 큰 가치를 발휘하지 못하는 자투리 동전들이 모여 아름다운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며 “작은 나눔으로 미얀마 아이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에 동참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한편 하나투어 임직원 희망봉사단은 ‘여행으로 하나 되는 지구세상’이라는 슬로건 아래 서울, 부산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아동관련복지단체에서 여행을 테마로 한 다양한 문화체험 봉사활동을 연중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
  • 서울시 ODA 세계로 뛴다

    서울시 ODA 세계로 뛴다

    서울시가 아프리카 빈국 에티오피아에 모기장 1만장을 연말까지 보내기로 하면서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가 눈길을 끌고 있다. 10만달러, 우리 돈으로 1억 1380만원어치이다. 적은 액수도 아니거니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난민들에겐 더없이 소중한 선물이다. 모기가 전염시키는 말라리아로 아프리카에서는 30초당 1명, 하루 3000여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모기장 한 장은 한국의 인상을 국제사회에 심고 각종 협력사업을 이끌어 내는 바탕이 되는 것이다. 한국이 펼친 ODA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베풂을 받던 나라에서 벗어난 지 오래지 않아서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국가 간 경쟁은 곧 도시 간 경쟁이라는 대세 속에서도 세계적인 도시로 뻗어나간 수도 서울의 ODA 역사도 짧다. 그러나 한층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서울시 ODA는 2000년대 이후 활기를 띠었다. 31일 현재까지 주요 사업에 들인 돈을 따지면 최근 아이티 지진피해 구호사업을 합쳐 110억원 남짓이다. 주로 베트남과 미얀마, 몽골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치중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각종 프로젝트를 지원하거나 기술협력, 긴급 재난구호 활동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베트남 하노이 혼강 개발기본계획 협력 등 지역개발 원조 44억 8200만원, 공무원·청소년 등 인력 초청연수 51억 3100만원, 지진피해 구조 5억 2400만원, 도시정비 등 문화원조 3억 7600만원이다. ODA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서울시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단계로 대외협력기금 184억원을 조성했다. 서울시 ODA와 관련해 널리 알려진 사례로는 인도네시아 소수종족인 찌아찌아족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교류가 손꼽힌다. 공식 문자가 없던 이들에게 한글을 사용하도록 도왔다. 서울시 경쟁력강화본부 김진만 국제협력담당관은 “향후 30~50년을 내다보며 성장 및 경제 잠재력, 보유자원, 한국에 대한 지지 가능성, 인종·문화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지원 대상 국가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해외봉사 다녀온 대학생 박지연씨 “가난하지만 순수한 라오스 동생 눈에 밟혀” “너무너무 가난하지만 때묻지 않은 아이들이 자꾸 눈에 밟혀요. 그래서 올해가 다가기 전에 또 라오스를 찾아가기로 마음먹었어요. 리번(11)을 꼭 만나고 싶어요. 빨간 하트를 그린 예쁜 편지에다 선물까지 받았는데 평생 간직할래요.” 동남아시아 빈국 라오스로 해외봉사를 다녀온 박지연(20·성신여대 식품영양학과 2년)씨는 31일 서울시 ‘해외 동행(동생 행복 도우미) 프로그램’에 참가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현지 선교사의 손을 빌려 보낸 10여통의 편지엔 ‘리번 ♥ 지연’ ‘전 날마다 누나를 생각해요(I think about you everyday).’라는 글이 또박또박 적혔다. 박씨는 “고교 때부터 다른 나라 사람들을 도우려던 꿈을 이뤘다.”며 웃었다. 박씨를 포함한 자원봉사대 60명은 지금도 ‘라해봉’(라오스 해외봉사)으로 부른다. 새해 맞이로 전국이 떠들썩하던 지난 1월13일 라오스 치앙라이로 떠났다. 처음 활동한 곳은 북부 버캐오 주(州) 후아이스아이. 박씨는 “반후와이옹 초등학교 아이들과 어울렸는데 모험 놀이터를 만들어 주는 작업을 했다.”고 귀띔했다. 대나무를 잘라 얼기설기 얽고 밧줄로 묶어 그네처럼 흔들거나 철봉처럼 매달려 놀도록 만들었다. 처음엔 눈길도 주지 않던 리번은 그제서야 믿음이 갔는지 고구마 같은 먹을거리와 마실 물도 떠다 주며 웃음을 지었다. 놀이터를 만들며 “과연 날마다 나무를 타고 노는 아이들이 좋아할까.” 하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는데 기우였다. 그만큼 환경이 열악하다는 점을 단숨에 일깨웠다. 그는 ‘라오스로 다시 오세요.’라고 서툰 한글로 쓴 편지를 짚은 채 “연말 동남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마지막 날 새벽 작별인사를 하려고 몰려들었던 아이들을 만나려고 코스까지 바꿨다.”며 웃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석사과정 지원받은 태국 임퐁씨 “방콕 수상가옥에 한강르네상스 벤치마킹” “30년 전에는 서울과 방콕이 큰 차이가 없었는데, 이젠 서울이 눈부신 성장을 해서 놀라워요. 이렇게 빨리 발전한 원동력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어요.” 서울시 ODA 사업의 하나로 초청받아 도시행정 석사학위 과정을 마친 태국 방콕시청 도시개발부 직원 스콘다 임퐁(30)은 지난 18일 이렇게 말했다.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관련한 논문으로 학위를 제출한 그는 이날 수료식을 가졌다. 임퐁은 “방콕 도심을 흐르는 차오프라야 강 마스터플랜의 경우 수상가옥이 즐비해 관광 명물로 유명하지만 계획이나 추진력·실행능력은 한국을 못 따라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방글라데시 공무원인 모하메드 자베드 이크발 초두리(36)는 “항공료를 비롯해 기숙사비, 학비까지 모두 무료로 지원하는 ODA 사업을 펼치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고 귀띔했다. 그는 “파일을 다운받거나 전송할 때의 속도만 봐도 한국이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점을 실감한다.”면서 “한국 정부가 방글라데시의 전자정부 구축을 지원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출신 루싱한(30)은 “심층적인 이론들을 배워 업무를 수행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의 변신은 아주 놀라웠다.”고 말했다. 2기 교육생 18명은 “청계천 프로젝트와 대중교통체계, 한강 르네상스 등을 벤치마킹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학생들은 한국의 교통 시스템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하철의 경우 여러 노선이 이어져 원하는 목적지를 편하게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자매·우호도시의 인적자원 개발 지원을 통한 지한·친한 인사를 확대하기 위해 스리랑카·벨라루스·탄자니아 등 31개국 공무원들을 초대해 석사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3기 20명이 ‘열공’ 중이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포스코, 대우 인터내셔널 품다

    포스코, 대우 인터내셔널 품다

    대우인터내셔널이 포스코의 품에 안겼다. 1999년 옛 ㈜대우가 구조조정에 들어간 지 10여년 만이다. 대우인터내셔널 공동매각협의회 대표인 자산관리공사(캠코)와 우선협상대상자인 포스코는 30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대우인터내셔널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 총 발행주식 수의 약 68%인 6868만 1566주를 3조 3724억원에 인수한다. 이는 포스코가 입찰 당시 제시한 3조 4602억원에서 약 878억원(2.54%) 낮아진 금액이다. 포스코가 9월 말까지 잔금을 치르면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절차는 모두 마무리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계약 조건에 만족한다.”면서 “앞으로 대우인터내셔널의 가치를 극대화하며 포스코의 조직문화와 융합할 수 있도록 인수 후 통합(PMI)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캠코는 대우인터내셔널 지분 35.5%를 보유하고 있기에 모두 1조 7579억원의 공적자금을 회수한다.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로 철강 중심의 사업체제에서 소재·자원 전반으로 확대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 마다가스카르 니켈 광산, 호주 유연탄광 등 에너지·광물 개발광구 15곳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포스코의 자원개발 사업 확대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와 궁합이 잘 맞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西出南下’ 맞대응하는 中

    ‘西出南下’ 맞대응하는 中

    스리랑카 남부의 함반토타 항구가 15일 완공됐다. 중국이 총 건설비의 85%인 4억 2000만달러를 지원했다. 중국은 이 항구에 수백만t의 원유 저장시설을 세웠다. 중동과 아프리카로부터 수입하는 원유 등의 중계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중국이 과연 이런 경제적 이유만으로 스리랑카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했을까. 중국은 함반토타 항구의 2기 건설공정에도 8억달러를 지원키로 한 상태다. 일각에선 미국의 ‘동남봉쇄’ 전략에 맞선 ‘서출남하(西出南下)’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미국과의 충돌이 잦아지면서 인도양 등 서쪽을 통해 남하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은 함반토타 항구 이외에 파키스탄의 과다르, 방글라데시의 치타공, 미얀마의 카육푸 항구 건설을 지원하고 있다. 파키스탄과는 과다르 항구와 신장(新彊)위구르자치구의 카스(喀什) 사이에 철로를 건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미얀마의 카육푸 항구도 중국 남부 윈난성과 철로로 연결된다. 미국과의 충돌로 동·남중국해의 해안선이 봉쇄된다 해도 대양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 확보되는 셈이다. 안정적인 원유 수송도 가능해졌다. 인접국인 인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이 이른바 ‘진주목걸이’ 전략으로 주변국들에 이어 인도양의 패권을 차지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인도의 한 군사전문가는 “중국이 이들 항구를 군사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국 인민해방군의 인줘(尹卓) 해군소장은 지난해 말 해외 군사기지 건설 필요성을 제기, 논란을 빚기도 했다. 중국은 인도양은 물론 이미 동해 진출길도 열었다. 비록 민간기업이 획득하긴 했지만 북한의 나진항 부두를 20년 동안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홍콩의 남화조보(南華早報)는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 “미국과의 충돌이 잦아지면서 중국은 앞으로 해양 관할권을 더욱 확대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중국의 외교전략이 덩샤오핑 이래의 도광양회(韜光養晦·재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림) 시대를 끝내고 돌돌핍인(咄咄逼人·기세가 등등함)으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미얀마로 달러 송금 10월부터 중단

    오는 10월부터 미얀마에 대한 달러 송금이 중단된다. 외환은행은 13일 한국과 미얀마 간 송금 및 무역대금 결제 계좌를 오는 12월31일부로 해지한다고 국내외 지점과 다른 은행에 통보했다. 이번 조치로 10월1일부터 미얀마로의 달러 송금이 중단되며 신용장(LC) 거래는 9월30일까지 개설된 계좌에 한해 12월31일까지만 한시적으로 허용된다. 외환은행은 미얀마 은행인 MFTB(Myanma Foreign Trade Bank)와 MICB(Myanma Investment and Commercial)에 계좌를 보유하고 있으며 양국 간 대금 결제는 이 두 계좌를 통해 이뤄졌다. 국내 다른 시중은행들도 외환은행의 미얀마 계좌를 통해 송금 및 대금결제를 해 왔다. 외환은행이 미얀마 달러 송금을 중단한 것은 자금세탁 및 테러자금에 대한 노출 위험을 줄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 자금조달 금지를 총괄하는 ‘자금세탁방지 국제기구’(FATF)의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FATF는 미얀마를 이란, 쿠바 등과 함께 자금세탁과 관련된 제재 위험도가 가장 높은 국가로 지정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미얀마는 미국이 자산을 동결한 국가로 미얀마 계좌가 불법자금 통로로 사용될 경우 미국에 개설된 우리 계좌까지 동결될 가능성이 있어 미리 이런 위험을 차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앞으로 미얀마로 송금하거나 무역대금을 결제할 때 유로화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 혼선이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대미얀마 수출은 4억 600만달러, 수입은 7800만달러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사상 첫 월드컵 3위 일군 U-20 여자축구

    사상 첫 월드컵 3위 일군 U-20 여자축구

    무관심했던 게 미안할 정도로 여자축구는 참 잘했다.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최고 성적인 3위를 꿰찼다. 2002년 월드컵 때 축구화를 신은 태극소녀들은 2년 전 U-17뉴질랜드월드컵 8강 때보다 진화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들이 주축으로 활약할 2012년 런던올림픽, 2015년 월드컵은 얼마나 더 강력해질까. 상상만 해도 흐뭇하다. 지소연(한양여대)은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를 본뜬 ‘지메시’라는 별명이 딱 떨어질 만큼 모든 면에서 발군이었다. 이현영·김나래(이상 여주대) 등 개인기와 킥으로 무장한 공격수들은 물론 이민아(영진전문대)·권은솜(울산과학대) 등 영리한 미드필더들도 국제무대에 또렷하게 이름을 알렸다. 김혜리(여주대)·서현숙·임선주(이상 한양여대) 등 재능 있는 수비수의 발견도 큰 수확이었다. 이번 쾌거를 이룬 U-20대표팀의 절반인 10명은 2년 전 U-17월드컵에서 8강을 이뤘던 주역이다. 당시에도 기적이라 불렸다. 그리고 이번에 더 큰 기적을 썼다. 세계 대회에서 잇달아 걸출한 성적을 낸 태극소녀들은 거칠 것이 없다. 대회를 거듭하며 경기력과 자신감은 나날이 향상되고 있다. 비록 2011년 독일월드컵 본선엔 참가하지 못하지만 5년 뒤 월드컵에는 이들 ‘황금세대’가 주역이다. 2015년엔 24~25세가 되는 이들은 더욱 농익은 기량을 선보일 것이다. 여기에 ‘포스트 지소연’을 노리는 강력한 소녀들까지 더해진다. 현재 U-17대표팀의 파괴력은 언니들을 능가한다. 이들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16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처음 우승을 차지했다. 조별리그에서 미얀마와 태국을 8-0으로 대파하며 몸을 풀더니 3차전에서 ‘강호’ 북한과 2-2로 잠시 쉬어갔다. 준결승에서 일본을 1-0으로 꺾었고, 결승에서는 다시 만난 북한에 네 골을 퍼부으며 4-0 완승을 거뒀다. 5경기에서 23득점-2실점을 했다. 그야말로 ‘무서운 아이들’이다. 특히 ‘축구신동’으로 불리는 여민지(17·함안대산고)는 10골(5경기)로 대회 득점왕에 올랐다. 여민지는 함안중 시절인 2007년, 14살의 나이로 U-19대표팀에 발탁된 축구천재다. 지소연과 함께 청소년대표, 성인대표팀을 오가며 맹활약했다. 2008년 4월에 무릎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올라 그해 U-17월드컵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복귀 후에도 기량은 여전하다. ‘황금세대’가 있기에, 그 뒤를 받치고 있는 ‘무서운 아이들’이 있기에 여자축구의 내일은 더 반짝반짝 빛날 것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G2 노골적 ‘新냉전’

    G2 노골적 ‘新냉전’

    미국과 중국이 정치적으로 충돌하거나 불협화음을 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미·중 신(新)냉전이란 말은 이제 별로 불편하지 않게 쓰이고 있다. 특이한 점은, 미국의 자세가 전에 비해 공세적이고 노골적으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기점은 천안함 사건이다. 그 이전만 하더라도 미국은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조심스러워했다. 지난 2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초청했을 때 백악관은 두 사람의 회동을 비공개로 하고 만남의 격을 낮췄다. 중국의 불만을 다분히 의식한 몸사림이었다. ●美, 北 편드는 中 약점 포착 그러던 기조가 천안함 사건 이후 달라졌다. 미국은 거침이 없어졌다. 중국이 가해자인 북한을 무작정 비호하고 나서는 과정에서 드러낸 도덕적 허약감이 역으로 미국에 도덕적 우월감을 불어넣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북한을 편드느라 허둥대는 중국의 모습에서 약점을 포착해 자신감이 생겼을 수도 있고, 아니면 합리성을 결여한 중국의 태생적 한계를 새삼 지각하고 적절히 채찍을 가해야 한다고 마음을 고쳐먹었을 수도 있다. 어떤 생각의 발로에서건 미국은 지금이야말로 중국의 고삐를 쥘 절호의 타이밍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미국의 ‘새로운’ 의중은 서해 한·미 연합훈련 건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것은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불렀고 미국은 훈련 장소를 동해로 옮겼다. 얼핏 보면 중국에 밀린 듯한 모양새지만, ‘칼집 속의 칼’을 뽑지 않고 미래의 지렛대(leverage)로 남겨 놓았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다. 지난 23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미국이 중국과 동남아 일부 국가 간 영토분쟁인 남중국해 문제에 느닷없이 끼어든 것 역시 대충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당시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자유롭게 항해하는 데 국가적인 이해를 갖고 있다.”면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강압이나 위협 없이 해결돼야 한다.”고 치고 나왔다. 누가 봐도 중국의 패권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허를 찔린 중국은 발끈했다. 양제츠 외교부장은 발언의 90% 이상을 ‘남중국해 방어’에 할애했다. 그래도 분이 안 풀렸는지 중국 외교부는 이틀 뒤 성명을 통해 남중국해는 미국이 끼어들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환추(環球)시보는 28일 중국의 위기감을 이렇게 알렸다. “동해 한·미연합군사훈련에 이어 남중국해 문제로 미국이 중국의 남북 전방위로 만리장성을 쌓으며 포위하려고 한다.” ●미·중, 미얀마로 확전 가능성 이제 미·중 간 전선은 미얀마 쪽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차관보는 29일 “우리는 북한과 미얀마 관계의 성격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힐러리는 북한과 미얀마 간의 무기와 핵프로그램 거래에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대북 추가 금융제재에 대해서도 중국은 입을 닫고 있다. 로버트 아인혼 미 대북제재 조정관이 다음 달 말쯤 중국을 방문할 때 어떤 반응이 나올지 관심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월드이슈] 600년전 鄭和의 부활 ‘中의 야심’ 무엇을 노리는가

    [월드이슈] 600년전 鄭和의 부활 ‘中의 야심’ 무엇을 노리는가

    지난 24일 오전 6시(현지시간), 오성홍기가 펄럭이는 중국 해군의 미사일 구축함 ‘광저우(廣州)호’와 미사일 호위함 ‘차오후(巢湖)호’가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지중해로 들어섰다. 소말리아 해적 퇴치를 위해 아덴만에 파견된 중국 제5차 전투함대 가운데 일진이다. 이들은 후임 함대와 교대한 뒤 귀국을 늦추고 이집트, 이탈리아, 그리스, 미얀마 등 4개국 방문길에 올랐다. 해방군보 등 중국 언론들은 “중국 함대가 처음으로 지중해에 입항했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분명 ‘사소한 일’은 아니다. 해적퇴치를 명분으로 작전 반경을 연근해에서 인도양과 아덴만까지 넓힌 중국 해군이 이제 지중해 쪽으로 한발 더 내디뎠기 때문이다. 600여년 전 동부 아프리카까지 다다랐던 정화(鄭和) 함대의 항해 범위를 좀 더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중국은 대양해군을 향한 일보진전으로 이 ‘작전’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때마침 중국은 아프리카 케냐에서 명나라 정화 함대 난파선 발굴에 착수했다. 베이징대 교수 등 11명의 중국 고고학자는 26일 케냐에 도착, 앞으로 3년간 케냐 고고학계와 함께 발굴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발굴 비용만 35억원에 이른다.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 해양원정의 업적을 기념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음은 물론이다. 정화 함대가 원정이 아닌 평화교류를 위해 대항해에 나섰다는 점을 부각, 대양해군을 꾀하는 중국에 쏟아지는 위협론을 해소하려는 전략적인 의도가 다분하다. 중국은 이 수준에서 그치지 않았다. 해군 훈련함인 ‘정화호’를 태평양으로 출항시켰다. 정화호는 29일부터 10월 말까지 호주 등 태평양 5개국을 순방한다. 고증되진 않았지만 정화 함대가 호주까지 항해했다는 얘기도 전해오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600여년 만의 역사복원인 셈이다. 정화 함대 이후 600여년간 지속돼 온 ‘해양 약소국’의 한계를 뛰어넘어 5대양 6대주를 공략하는 중국의 ‘야망’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은 복잡하다. 중국은 지금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동남아시아 국가뿐만 아니라 미국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힘으로 자국의 ‘핵심이익’을 지키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다. 하지만 바깥에서는 ‘야욕’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아프리카와 중동 등 명나라 시대 정화가 교류했던 국가들에 대해서는 이미 신중국이 세워진 1949년 이후부터 물적·인적 지원을 통해 공고한 토대를 구축한 상태이다. 아프리카 각국에 다양한 원조를 제공하는 대가로 자원을 확보해 온 중국은 2013년까지 또다시 아프리카 각국에 100억달러의 양허성 차관을 건넬 계획이다. 중국은 당시 마오쩌둥 주석의 의견에 따라 건국 초기부터 중동 국가들에 20여년간 각종 무기류를 조건없이 주기도 했다. 중국은 몇 년 내에 독자기술로 항공모함을 건조해 대양에 띄운다. 정화 함대의 화려했던 ‘항해일지’를 되살리려는 중국의 노림수가 읽히는 대목이다. 공교롭게도 소말리아 해적퇴치를 위해 파병하고 있는 중국 함대의 항해로는 정화가 수만명의 대원들을 이끌고 항해했던 그대로다. 중국인들은 지금 자국 함대가 남중국해와 말라카 해협,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600년 전의 향수에 젖어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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