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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 의사들 가슴에 단 ‘붉은 리본’의 의미는

    미얀마 의사들 가슴에 단 ‘붉은 리본’의 의미는

    미얀마 의사들이 저항의 의미로 ‘붉은 리본’을 다는 등 군부 쿠데타를 향한 반발 여론이 조금씩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BBC는 미얀마 주요 도시에서 의료진들이 파업에 나서고 있으며 청년단체들이 시민 불복종 운동을 촉구하고 나섰다고 3일 보도했다. 쿠데타 발발 사흘째인 이날 현재까지 군부의 삼엄한 통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얀마 젊은이들은 소셜미디어로 자국 내 상황을 전세계에 알리기 나섰다. 미얀마 의료진들은 이번 쿠데타에 집단적으로 반대 의사를 드러낸 대표적인 직군이다. 이날 미얀마 전역 30개 도시의 최소 70개 병원에서 의사들이 세월호 리본을 닮은 붉거나 검은 리본을 가슴에 달고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파업에 나섰다. 2015년 8월 의사 출신 보건부 장관이 강제 퇴임되고 그 자리에 퇴역 군 장성이 임명된 것에 항의해 수백명의 의사들이 거리로 나선 바 있는데, 당시 의사들이 가슴에 달았던 검은 리본이 5년여 만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미얀마에서는 당시 시위를 ‘검은 리본 운동’이라고 일컫는다. 미얀마에선 60년 군부 통치의 잔재인 군 장성들에 대한 낙하산 인사 문제로 의료계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의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북서부 사가잉 소재 병원의 한 의사는 BBC에 “군사 독재자 밑에서 일을 할 수는 없다”며 “내가 그들에게 대항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파업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또 미얀마 최대 활동가 단체인 ‘양곤 청년 네트워크’도 이날 시민 불복종 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최대 상업도시 양곤 시내 등에서는 전날 밤 쿠데타에 대한 항의 표시로 차량 경적을 울리거나 냄비, 북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이같은 ‘소음 시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세계로 퍼졌다. 미얀마인들은 잡귀나 악운을 쫓는 뜻을 담아 전통적으로 금속 냄비 등을 두드린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설명했다. 더불어 소셜미디어에는 ‘세이브 미얀마’(#SaveMyanmar), ‘군부를 거부한다’(#Reject_the_Military) 등의 해시태그가 달리거나 프로필 사진을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사진으로 바꾼 게시물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또 현지 K팝 팬들은 영어는 물론 한글로 이번 사태에 대한 관심과 도움을 요청하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박도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전날 군부의 정권 찬탈을 쿠데타라고 규정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앞서 직접 비판 성명을 낸 데 이어 국무부가 공식 제재에 나선 것으로, 쿠데타로 규정되면 미국의 일부 원조에 자동적으로 제한이 가해진다. 다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군부 규탄과 구금자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을 15개 회원국 명의로 작성했다가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내부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최종 확정하지 못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이란 “구금된 한국 선원 석방”

    이란 “구금된 한국 선원 석방”

    이란 정부가 환경오염을 이유로 한 달 가까이 억류한 한국 선박의 선원들을 풀어주기로 했다. 한국인 선원 4명을 비롯해 총 19명이 귀국길에 오른다. 다만 한국인 선장과 선박은 사법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현지에 남는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페르시아만에서 환경오염을 일으킨 혐의로 억류한 한국 선원들이 인도주의적 조처에 따라 출국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세이에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차관도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의 통화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항에 억류된 화학운반선 ‘한국케미’호에는 한국인 5명, 미얀마인 11명, 베트남인 2명, 인도네시아인 2명이 타고 있었다. 최 차관은 “선장과 선박도 조속히 억류에서 해제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이란 측에 요구했다. 이에 이란 측은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동안 한국인 선장에 대한 인도적 처우와 충분한 영사 조력을 보장하기로 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달 4일 호르무즈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에서 해양을 오염시켰다는 이유로 한국 국적 선박을 억류했다. 최 차관이 70억 달러(약 7조 6000억원) 규모의 동결자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란을 방문하기로 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이란은 “동결자금과 선박 억류는 별개”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국 정부도 ‘분리 대응’ 원칙을 세우고 이란 측에 조속한 선박 억류 해제를 요청하면서 29일 만에 성과를 내게 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정부, ‘韓 선박 억류’ 이란 현지에 실무대표단 급파...선원들 안전 확인

    정부, ‘韓 선박 억류’ 이란 현지에 실무대표단 급파...선원들 안전 확인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 중이던 한국 국적 선박 ‘한국케미호’를 이란이 억류한 가운데, 정부는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대표단을 이란 현지에 급파해 이란 측과 교섭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5일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선박 억류에 대한 우리 정부 대응에 대해 “주이란대사관의 담당 영사가 선박 소재지역에 급파된 상황이고, 이른 시일 내에 담당 지역국장을 실무반장으로 하는 실무대표단이 이란 현지에 급파돼 이란 측과 양자교섭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외교부 차원에서 부내 대책회의나 관계기관협의회는 물론이고, 서울과 이란에서의 외교채널을 최대한 가동하면서 문제의 조기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내 유관부문들에서도 이란 정부 내 유관당국과 긴밀한 소통과 협조를 하고있다”고 설명했다.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에서 항해 중이던 우리 국적 케미컬 운반선 ‘한국케미호’가 이란 당국의 조사 요청에 따라 이란 해역으로 이동했다. 정부는 해당 동 선박이 이란 반다르아바스 항에 입항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선박에는 한국 국민 5명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인 등 총 20명이 선원이 탑승해 있었다. 최 대변인은 “이란과의 외교적 소통을 통해 이분들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란 외교부 고위 당국자와 주한이란대사는 선원들의 안전 문제에 대해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언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와 주이란대사관은 우리 선박 억류 관련 상세 상황 파악과 함께 선원 안전을 확인하고 선박 조기 억류 해제를 요청했다. 군 역시 인근에 있던 청해부대 33진 최영함을 호르무즈해협으로 급파해 상황 대응 중이다. 지난 4일 오후 외교부와 현지 재외공관은 선박 억류 사건을 인지한 즉시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와 현장 지휘반을 가동하고 관계기관 대책회의, 부내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직접 대책본부회의를 주재했다. 정부는 유관기관 협조 하에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한편, 필요에 따라 법적 문제도 검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란 뿐 아니라 관련된 국제사회와도 소통하면서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선박 억류 이유에 대해 이란은 해양 오염을 들었지만, 한국에 동결된 원유수출대금 지불을 압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행정부 교체 시기에 이란 핵협상 복원과 제재완화를 목표로 이란의 대미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영상] 한국 선박, 이란에 나포…청해부대 긴급출동

    [영상] 한국 선박, 이란에 나포…청해부대 긴급출동

    한국 국적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가 4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이날 이란 혁명수비대는 ‘한국케미’를 나포하는 과정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며 “해당 선박이 해양 환경 규제를 반복적으로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헬기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에는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소형 고속정이 한국 선박에 가까이 접근하는 장면이 담겼다. 현재 한국 선박은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 항구에 억류된 상태다.‘한국케미’ 선사 디엠쉽핑에 따르면, 이 배에는 한국 선원 5명을 포함해 미얀마인 11명, 인도네시아인 2명, 베트남인 2명 등 모두 20명이 승선한 걸로 알려졌다. 선사는 “선장은 15년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라며 “해양오염을 일으킬 이유도, 가능성도 없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이란에 조기 억류 해제를 요청하고, 청해부대 소속 최영함을 호르무즈 해협 인근으로 급파했다. 청해부대는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부터 임무에 돌입했다. 글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영상 장민주 인턴 goodgood@seoul.co.kr
  • 강경화 “이란 억류 선박, 조속히 풀리도록 외교적 노력”

    강경화 “이란 억류 선박, 조속히 풀리도록 외교적 노력”

    이란의 한국 선박 억류에 대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조속히 나포 상태가 풀릴 수 있도록 외교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5일 강 장관은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 대처에 대해 “어제(4일) 1차 대응을 했고, 주한이란공관과 주이란한국대사관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계속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억류 동기가 한국 내 은행에 예치된 이란중앙은행 명의의 원화 자금 동결에 대한 불만이라는 분석에 대해 강 장관은 “지금 그런 것을 섣불리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일단 사실관계를 먼저 파악하고 우리 선원 안전을 확인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앞서 한국 국적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가 4일(현지시간) 오전 10시쯤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며 “이 조치는 해당 선박이 해양 환경 규제를 반복적으로 위반한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한국케미호는 남부 반다르아바스 항에 억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케미의 선사인 디엠쉽핑 측은 “해양 오염을 할 이유는 전혀 없다”면서 이란 측이 제시한 나포 사유를 반박했다. 한국케미는 메탄올 등 3종류의 화학물질을 실은 채 사우디아라비아 주발리에서 출항해 아랍에미리트(UAE)의 푸자이라로 향하던 중이었다. 이 배에는 선장을 비롯해 한국 선원 5명, 미얀마인 11명, 인도네시아인 2명, 베트남인 2명 등 모두 20명이 승선했다. 한국 정부는 선박의 조기 억류 해제를 요구하는 한편 오만의 무스카트항 남쪽 해역에서 작전 중이던 청해부대 최영함을 호르무즈 해협 인근으로 긴급 출동시켰다. 5일 정부 관계자는 “청해부대가 오늘 새벽(한국시간) 호르무즈해협 인근 해역에 도착해 임무 수행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최영함은 바레인에 있는 연합해군사령부(CMF)를 비롯해 외교부와 해양수산부 등과 긴밀히 협력해 상황에 대응할 계획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美 “나포된 선박 즉시 억류해제하라”…청해부대 최영함 도착(종합)

    美 “나포된 선박 즉시 억류해제하라”…청해부대 최영함 도착(종합)

    미 국무부, 이란에 즉시 억류해제 요구“제재 완화 얻어내려 항행의 자유 위협”청해부대 최영함 호르무즈해협 인근 도착 이란이 한국 국적 유조선을 억류한 것과 관련해 미국 국무부는 즉시 억류해제를 요구했다. 한국 정부는 선박의 조기 억류 해제를 요구하는 한편 오만의 무스카트항 남쪽 해역에서 작전 중이던 청해부대 최영함을 호르무즈 해협 인근으로 긴급 출동시켰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 정권은 국제사회의 제재 압력 완화를 얻어내려는 명백한 시도의 일환으로 페르시아만에서 항행의 권리와 자유를 계속 위협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란에 유조선을 즉각 억류 해제하라는 한국의 요구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 국적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가 현지시간 이날 오전 10시쯤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한 뒤 “이 조치는 해당 선박이 해양 환경 규제를 반복적으로 위반한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한국케미호는 남부 반다르아바스 항에 억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케미의 선사인 디엠쉽핑 측은 “해양 오염을 할 이유는 전혀 없다”며 이란 측이 제시한 나포 사유를 반박했다.한국케미는 메탄올 등 3종류의 화학물질을 실은 채 사우디아라비아 주발리에서 출항해 아랍에미리트(UAE)의 푸자이라로 향하던 중이었다. 이 배에는 선장을 비롯해 한국 선원 5명, 미얀마인 11명, 인도네시아인 2명, 베트남인 2명 등 모두 20명이 승선했다. 걸프 해역 입구인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3분의 1이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란은 미국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해협 봉쇄를 위협했고 여러 차례 선박을 나포하기도 했다. 청해부대 최영함(4400t급)은 나포 상황 대응하기 위해 호르무즈해협 인근 해역에 도착했다. 정부 관계자는 “청해부대가 오늘 새벽(한국시간) 호르무즈해협 인근 해역에 도착해 임무 수행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최영함은 바레인에 있는 연합해군사령부(CMF)를 비롯해 외교부, 해양수산부 등과 긴밀히 협력해 상황에 대응할 계획이다.정부 “선원 안전 확인하고 조기 억류해제 요청” 앞서 외교부 당국자는 “선원 안전을 확인하고 선박 조기 억류 해제를 요청 중”이라고 전했다. 국방부는 “이란에 의한 우리 상선 억류 관련 상황 접수 직후, 청해부대를 즉각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으로 출동시켰다”고 밝혔다. 최영함은 특수전(UDT)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헬기(LYNX)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최영함은 청해부대 6진으로 첫 파병을 임무 수행을 할 당시인 2011년 1월 21일에는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쥬얼리호 선원 21명을 전원 구출한 ‘아덴만 여명작전’과 그해 4월 21일 ‘한진텐진호 선원 구출 작전’을 성공리에 수행한 바 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기고] 로힝야 문제, 그리고 종교갈등/이정호 신부·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종교간대화 위원장

    [기고] 로힝야 문제, 그리고 종교갈등/이정호 신부·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종교간대화 위원장

    로힝야 문제를 상기해 보자. 국교가 있는 나라에서 소수 종교가 겪는 어려움은 늘 있지만 유엔이 “인종청소의 교과서”라고 정의할 정도로 로힝야족에 대한 처우는 가혹하다. 그런데 이 문제는 19세기 미얀마를 식민통치한 영국의 대규모 이주정책이라는 배경 없이 이해하기 어렵다. 이후 식민지배와 관련된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들이 얽히면서 강제이주된 무슬림, 특히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인들의 적개심은 어떻게 할 수 없게 됐다. 문제의 원인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현상만 남은 로힝야 문제는 종교갈등이라는 단순한 도식으로 남았다. 식민지배로 피해를 본 미얀마이고,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땅도 없는 강제이주자인데, 식민지배와 강제이주의 책임을 거론조차 하지 않는다. 문제의 원인은 제쳐 두고 종교갈등, 문화충돌, 혹은 반인륜적 국가정책만 운운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얼마 전 필자가 거주하는 경기도 남양주 수진사에 방화 사건이 있었다. 개신교 신자가 한 일이란다. 왜 이 땅의 개신교인은 사찰을 공격하는 것일까. 잘못 배워서 그렇다. 누군가 잘못 알려줬기 때문이다. 이 땅에 개신교가 전래될 당시 서구의 시대정신이 복음인 것처럼 들어왔다. 미얀마 문제의 원인이 된 시대정신이다. 식민지배와 노예제도에 정당성을 제공했던 기독교와 밀접한, 서구와 기독교에 대한 배타적 우월의식으로 가득한, 지금으로선 납득하기 어려운 낡은 시대정신이다. 그런데 그 낡고 오래된 것을 아직도 ‘신앙’이라 믿는 이들이 있다. 이웃 종교의 시설 혹은 신자를 향한 공격은 절대 있어선 안 될 일이지만, 수진사 방화는 더 심각하다. 신앙적 신념으로 방화하는 그 순간, 그는 주변에 있던 요양시설, 아파트는 보지 못했을까. 이웃들이 처할 위험을 직감하지 못했을까.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기독교의 황금률은 그 순간 그의 행동과 생각, 그 어디에도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그를 사로잡고 있던 생각은 식민지배와 착취, 노예화를 신앙의 이름으로 정당화했던 낡고 쓸모없는 이전 시대의 잔재일 뿐이다. 새로운 시대이다. 세상은 과거와 판이하게 달라졌는데 언제까지 과거의 잣대와 생각으로 타자와 이웃을 재단할 것인가. 자신의 진리를 시대 변화에 따라 재해석하지 못하는 종교는 근본주의적 해결법을 택하기 쉽다. 정치에 기생하거나, 경제적 이권을 추종하면서 그를 따르는 이들에게 종교적 순수성을 강요하기 쉽다. 더이상 속지 말아야 한다. 강제이주가 범죄이듯, 이웃 종교를 공격하고 그 상징을 훼손하는 것도 범죄다.
  • 나혼자 미얀마 1년… 부모 품에 돌아오는 선교사 아들

    미얀마에서 불법체류자로 전락한 뒤 벌금 1000만원을 내지 못해 11개월간 홀로 생활해 온 한국인 선교사의 아들 김요셉(16) 군이 오는 22일 귀국해 부모에게 돌아갈 예정이다. 안대환 한국이주노동재단 이사장은 13일 “김군의 아버지 김한석(57) 선교사와 17일 미얀마로 출국해 주미얀마 한국대사관 직원과 함께 미얀마 이민청에 가서 벌금을 처리하고 22일 함께 귀국하려 한다”고 했다. 김군은 지난해 3월 아버지의 건강이 악화되자 가족과 함께 귀국하려 했지만, 미얀마 공항에서 출국을 제지당했다. 한국인 선교사와 미얀마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군은 국제결혼을 금지하는 현지 법률 탓에 어머니의 혼외자로 호적에 올라 미얀마 국적을 얻게 됐다. 김 선교사는 한국에서도 혼인 및 김군의 출생신고를 해 김군은 한국 국적도 갖고 있다. 하지만 미얀마는 이중국적을 금지하고 있기에 당국은 김군이 2016년 한국 여권을 사용한 사실을 들어 불법체류자라고 판단했다. 미얀마 당국은 김군이 미얀마에 체류한 4년여 기간에 대해 하루에 벌금 5달러씩 총 8000여 달러를 납부하라고 했으나, 벌금을 낼 형편이 안돼 미얀마에서 홀로 생활하게 됐다. 어려운 사정을 알게 된 안 이사장은 지난달 외교부에 도움을 요청했고, 주미얀마 한국대사관은 미얀마 당국과 협의를 통해 재판 없이 벌금만 지불하고 출국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각계 지원을 받아 벌금도 모을 수 있었다고 안 이사장은 전했다. 김군은 귀국 후 여동생이 다니는 강원 홍천의 다문화대안학교 해밀학교에 편입할 예정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中제조업 심장 후이저우, 삼성 떠나자 유령도시로

    매출 80% 추락 등 지역 경제 몰락 광둥 공장들 최소 100곳도 문 닫아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인 주강 삼각주에 자리잡은 광둥성 후이저우는 한때 ‘중국 제조업의 심장부’로 불렸다. 하지만 이곳 경제를 이끌던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이 철수하면서 리빙의 작은 식당에는 빈 테이블만 즐비하다. 리빙은 “삼성이 떠나기 전에는 월 매출이 많게는 7만 위안(약 1200만원)에 달했다. 요즘은 하루 매출이 몇백 위안밖에 안 된다”고 토로했다. ●일자리 잃은 주민들 생계 걱정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중국에서 스마트폰 생산을 완전히 중단하고 생산기지를 베트남과 인도로 옮겼다. 한국 기업의 마지막 스마트폰 공장이 중국을 떠나면서 광둥성 후이저우 지역이 ‘유령도시’가 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전했다. 공장 인근 식당들이 하나둘 문을 닫았고 일자리를 잃은 주민들도 생계를 걱정하며 한숨을 쉬고 있다. 지역사회가 삼성 공장 폐쇄로 막대한 비용을 치르고 있다고 SCMP는 강조했다. 삼성 스마트폰 공장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리화는 “지역 주민들의 소비가 죽어 가고 있다”면서 “삼성이 떠나자 매출이 80% 이상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약국과 슈퍼마켓, 식당, 편의점, 인터넷 카페, 심지어 성인용품점까지 삼성전자 직원들에게 의지하지 않았던 곳이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1992년 한중 수교 직전 후이저우에 공장을 열었다. 초기에는 가전제품을 생산하다가 2007년부터 스마트폰에 집중해 왔다. 이곳에서 생산한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중국 내수 시장에서 판매됐다. 삼성은 후이저우를 대표하는 제조업체였다. 2017년 삼성 스마트폰 관련 수출입은 후이저우 전체 수출입 물량의 31%를 차지할 정도였다. ●화웨이 약진·미중 무역전쟁 영향도 하지만 5~6년 전부터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약진하면서 삼성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급전직하했다. 2013년 19.7%에 달하던 점유율이 지난해에는 1%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수출로 판로를 다변화하려고 했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발목을 잡았다. 미국이 중국산 가전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미국 수출이 여의치 않아서다. 결국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모두 접고 중국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베트남과 인도에서 생산을 재개했다. 류카이밍 선전 당대사회관찰연구소장은 “삼성 공장이 철수하면서 광둥 지역에서 최소 100개 공장이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SCMP는 미중 무역전쟁이 길어지면서 중국 제조업체들도 생산공장을 미얀마로 이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 수출품에 부과되는 관세폭탄을 피하기 위해서다. 중국 노동자 한 명을 쓸 비용이면 미얀마인 세 명을 쓸 수 있다고 SCMP는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로힝야족 학살’ 군부 변호하는 수치… 민주주의 완성 전략일까

    ‘로힝야족 학살’ 군부 변호하는 수치… 민주주의 완성 전략일까

    美 매체 “수치, 총선 앞둔 정치적 결정 내년 압승 뒤 군부 권한 축소 개헌 노려” 로힝야, 소수민족 학살·IS와 연계 전력에 미얀마 여론 외면한 채 군부 비판 힘들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 겸 외무부 장관이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집단학살한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기소된 자국 군부를 변호하기 위해 10일(현지시간) 직접 네덜란드 헤이그 법정에 선다. 군부의 손에 15년 구금생활을 했던 세계 대표 인권옹호자이자 평화주의 상징이었던 수치는 국제사회가 ‘인종청소’라 규정한 미얀마군의 인종·종교 폭력을 묵인했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그런 그가 이젠 변호인단을 이끌고 유엔의 최고 재판소에 직접 출두하기까지 이른 것이다. 수치는 2015년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이끌어 의석을 석권하고 2016년엔 측근을 대통령에 당선시키며 사실상 국가 정상 역할을 하고 있다. 군부는 독재 시절부터 최근까지 로힝야족을 상대로 인종청소에 가까운 살인, 방화, 강간 등을 일삼은 것으로 악명이 높다. 민주적 정권 교체를 이룬 뒤 수치는 이 같은 군부의 만행을 되레 옹호해 실망을 안겼다. 유엔인권이사회 조사 결의안을 손수 거부했으며, 국제사회에 대해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최근 미국 외교안보 전문매체 ‘더 디플러맷’은 ICJ에 직접 출두하기로 한 수치의 결정을 현재 미얀마 국내 정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미얀마는 내년에 총선을 앞두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수치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군부가 독재정권 당시 만들어 놓은 헌법을 개정하려 한다는 것이다. 헌법엔 여러 가지 독소 조항이 있다. 외국 국적 가족이 있는 사람은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없도록 해 수치가 집권하지 못하게 만든 조항이 있으며, 총선 득표율과 상관없이 군부 몫으로 직능 비례대표 의석을 25% 주는 조항, 헌법 개정에 군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조항도 있다. 즉 총선 압승을 바탕으로 헌법 개정을 통해 60년을 군림해 온 군부 권한을 축소하려는 수치의 깊은 뜻이 있다는 것이다. 국내 지지율 확보가 관건이나 최근 NLD는 경제 악화, 민족 분쟁 등으로 민심을 잃고 있다. 소수민족의 지지도 필수적이다. ‘국부’로 추앙받는 아버지 아웅산 장군은 미얀마를 영국에서 독립시키기 위해 소수민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규합했다. 이는 딸인 수치의 정치적 자산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식민지 시절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에 영국이 이주시킨 로힝야족(벵골족)은 미얀마인들뿐 아니라 일부 소수민족과도 매우 적대적이다. 당시 이들은 영국의 지원 아래 버마 불교 사찰을 불태우고 승려를 학살했다. 1942년엔 아라칸족 2만명을 학살하는 등 다른 소수민족을 상대로 만행을 벌였다. 수치가 로힝야족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로힝야족은 과거 이슬람국가(IS) 등 테러단체와 손을 잡은 전력도 있다. 2017년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학살은 2016년 로힝야족이 저지른 테러에 대한 대응이기도 했다. 집단학살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지만, 이런 사실들이 미얀마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친 건 분명하다.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로힝야족과 관련한 수치의 대응에 대한 국내 지지는 불변이다. 수치의 ICJ 출두를 앞둔 9일 그를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가 곳곳에서 일어났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아웅산 수치가 군부를 변호하는 까닭

    아웅산 수치가 군부를 변호하는 까닭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 겸 외무부 장관이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집단학살한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기소된 자국 군부를 변호하기 위해 10일(현지시간) 직접 네덜란드 헤이그 법정에 선다. 군부의 손에 15년 구금생활을 했던 세계 대표 인권옹호자이자 평화주의 상징이었던 수치는 국제사회가 ‘인종청소’라 규정한 미얀마군의 인종·종교 폭력을 묵인했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그런 그가 이젠 변호인단을 이끌고 유엔의 최고 재판소에 직접 출두하기까지 이른 것이다. 수치는 2015년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이끌어 의석을 석권하고 2016년엔 측근을 대통령에 당선시키며 사실상 국가 정상 역할을 하고 있다. 군부는 독재 시절부터 최근까지 로힝야족을 상대로 인종청소에 가까운 살인, 방화, 강간 등을 일삼은 것으로 악명이 높다. 민주적 정권 교체를 이룬 뒤 수치는 이 같은 군부의 만행을 되레 옹호해 실망을 안겼다. 유엔인권이사회 조사 결의안을 손수 거부했으며, 국제사회에 대해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한국 5·18 기념재단의 광주인권상, 미국 홀로코스트 기념박물관의 엘리 비젤상 등 그가 앞서 받은 수많은 인권상과 명예시민권은 박탈됐다.헌법 개정 위해 총선 압승 필수적군부의석 무조건 25% 독소조항도 소속 정당 지지율 갈수록 떨어져정치적 텃밭 소수민족 지지 필요로힝야족, 과거 소수민족·불교 탄압미얀마 국내 여론은 수치 지지 여전 게다가 수치는 스스로 경멸했던 군부의 통치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치권 부패와 대기업 결탁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집권 뒤 물가는 2배 이상 뛰었고, 소득 불균형도 점차 심해지고 있다. 집권 여당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언론사가 조사를 받거나 언론인이 수감되기도 했다. 특히 로힝야족 거주지인 라킨 주엔 언론 접근도 철저히 차단했다. 그는 2016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 군부를 좋아한다. 나의 아버지가 세운 군대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미국 외교안보 전문매체 ‘더 디플러맷’은 최근 ICJ에 직접 출두하기로 한 수치의 결정을 현재 미얀마 국내 정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미얀마는 내년에 총선을 앞두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수치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군부가 독재정권 당시 만들어 놓은 헌법을 개정하려 한다는 것이다. 헌법엔 여러 가지 독소 조항이 있다. 외국 국적 가족이 있는 사람은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없도록 해 수치가 집권하지 못하게 만든 조항이 있으며, 총선 득표율과 상관없이 군부 몫으로 직능 비례대표 의석을 25% 주는 조항, 헌법 개정에 군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조항도 있다. 헌법 개정을 통해 60년 군림해 온 군부 권한을 축소하려면 총선 압승이 필수라는 계산이다.하지만 NLD는 미얀마에서 가장 강력한 정당임에도 국내 사정으로 지지율을 점차 잃고 있다. 수치가 총선에서 압승을 하기 위해선 소수민족들의 지지가 필수다. ‘국부’로 추앙받는 아버지 아웅산 장군이 미얀마를 영국에서 독립시키기 위해 소수민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규합했고 이는 딸인 수치의 정치적 자산으로 이어졌다. 소수민족이 그의 정치적 텃밭인 셈이다. 그런데 식민지 시절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에 영국이 이주시킨 로힝야족(벵골족)은 미얀마인들뿐 아니라 특히 소수민족과도 매우 적대적인 관계다. 과거 로힝야족은 버마인들과 언어조차 공유하지 않았으며, 영국의 사주를 받아 불교 사찰을 불태우고 승려를 학살하기도 했다. 영국을 등에 업고 점령군처럼 전국에 있는 농장을 자신들의 소유로 만들어 미얀마인들에게 로힝야족은 국토를 빼앗은 원수로 인식됐다. 특히 로힝야족은 1942년 아라칸족 2만명을 학살하는 등 다른 소수민족 차별에 앞장섰다. 수치가 로힝야족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로힝야족은 과거 이슬람국가(IS) 등 테러단체와 손을 잡은 전력도 있다. 2017년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학살은 2016년 로힝야족이 저지른 테러에 대한 대응이기도 했다. 집단학살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지만, 이런 사실들이 미얀마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친 건 분명하다. 국제사회 비난에도 로힝야족에 관한 수치의 대응에 국내 지지가 높은 이유다. 수치의 ICJ 출두를 앞둔 9일 그를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가 곳곳에서 일어났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ICJ 소송은 이슬람협력기구(OIC) 소속인 잠비아가 제기했다. 1948년 유엔이 채택(한국은 1950년 가입)한 집단학살 범죄의 예방과 처벌에 관한 협약을 위반한 혐의다. 또 다른 국제 재판소인 국제형사재판소(ICC) 역시 미얀마 지도자들이 로힝야족 수십만명을 방글라데시로 강제추방한 혐의로 별도 수사에 착수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신혼·청년의 꿈 삼킨 ‘목동 참사’… 관계자들은 서로 네 탓

    신혼·청년의 꿈 삼킨 ‘목동 참사’… 관계자들은 서로 네 탓

    가족 부양 20대 미얀마인 등 시신 발견 시공사 현대건설 “수문 조작 권한 없어” 구 “함께 운영” 시 “개방 수준 관여 안 해”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 저류배수시설 공사장의 지하 수로에서 실종된 노동자 2명이 1일 수색 21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 구조됐다 결국 숨진 1명을 포함해 모두 3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준공 뒤 시설 운영을 맡게 되는 양천구 등은 수문 개방 책임을 서로 미루며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42분과 47분에 배수시설 지하 수로에서 시신 2구가 각각 발견됐다. 양천소방서 관계자는 “구조요원 투입 지역부터 200m 떨어진 지점에서 실종자 2명을 발견했다”며 “발견 당시 의식과 호흡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참사는 현장 노동자에게 상황 변화가 실시간 공유되지 않은 관리 감독 미비가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7월 31일 오전 일상 점검을 위해 지하 40m 깊이의 수로로 내려간 노동자들은 폭우로 자동 수문 2개가 열리며 약 6만t의 빗물이 쏟아지는 바람에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문은 현재 시범운영 중으로 개방 기준이 통상 수준보다 낮게 설정된 상태였다. 공사 현장엔 지하 노동자들이 지상과 소통할 장비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현대건설은 “수문을 열고 닫을 권한이 없으며 작동 비밀번호도 몰랐다”는 입장이다. 양천구는 “(완공 전이라) 시설 운영은 양천구, 서울시, 현대건설이 합동으로 한다”며 “(현대건설에) 수문 조작 권한이 없다는 건 잘못된 말”이라고 반박했다. 공사를 발주한 서울시도 “수문 개방 수준 결정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발을 뺐다. 양천경찰서는 15명 규모의 전담팀을 꾸려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이날까지 현대건설과 협력업체 직원 등 10여명을 참고인으로 소환했다. 경찰은 현장 폐쇄회로(CC)TV와 공사 관련 서류를 확보해 주의 의무 위반, 과실 여부 등을 가릴 방침이다. 이날 발견된 현대건설 직원 안모(30)씨는 지난해 6월 결혼한 신혼이었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그는 폭우로 수문 개방이 예고된 뒤 수로에 들어간 협력업체 직원 2명과 연락이 되지 않자 이들을 대피시키려고 수로로 내려갔다가 변을 당했다. 안씨보다 조금 일찍 수습된 미얀마 국적 20대 노동자 A씨는 2017년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들어와 일했다. 일곱 남매 중 다섯째인 그는 월급의 대부분을 고향의 가족에게 송금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 가족들은 본국에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전날 구조됐으나 끝내 숨진 협력업체 직원 구모(65)씨는 최근 건강 이상으로 일을 쉬다 현장에 복귀한 지 두 달 만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는 잇따라 성명을 내고 현장 노동자들에게 위험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 노동 현실을 규탄했다. 비정규직 공동투쟁은 “협력업체에 일을 시키며 정보조차 제대로 공유하지 않는 이 현실이 비정규직과 정규직 모두를 죽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균재단 준비위원회는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됐다고는 하지만 죽지 않고 일할 권리는 아직 노동자들에게 보장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법무부 “미얀마 이주노동자 추락사 책임자 징계 어렵다”

    법무부 “미얀마 이주노동자 추락사 책임자 징계 어렵다”

    법무부, 딴저테이 사망 책임자 징계 권고 불수용인권위 “법무부, 근본적 개선은 회피한 것”법무부가 단속과정에서 추락사한 미얀마인 딴저테이 사건 책임자를 징계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불수용했다. 미등록 체류자 단속과정을 녹화하고 체포나 연행시 제대로 절차가 지켜지는지 감독하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권고도 이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법무부가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되는 제도의 개선을 회피했다고 보고 해당 내용을 발표했다. 11일 인권위에 따르면 법무부는 딴저테이 사건에 대한 인권위 권고사항 중 일부만 수용했다. 지난 2월 인권위는 딴저테이의 추락 사건에서 단속반원들이 인도적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결론 냈다. 당시 딴저테이가 7.8m 공사장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음에도 단속반원들은 구조 행위 없이 단속을 진행했다. 단속 대상이 아닌 사람들까지 강압적으로 제압하기도 했다. 이에 인권위는 법무부에 관계자 징계와 내부지침 마련을 권고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인권위에 책임자 징계나 구체적인 방안 마련은 이행하지 않겠다고 회신했다. 법무부는 “책임자 징계는 관련 국가배상소송이 확정되면 조치할 것”이라며 “체포나 연행 등이 형사사법 절차에 준해 이뤄지는지 감독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입법정책상의 문제이기 때문에 추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단속과정 녹화도 초상권 침해 논란을 이유로 불수용했다. 다만 단속반원 인권교육은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단속계획서에 안전 확보 방안 기재란을 만들고 사고 대응 규정도 명확히 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일선 단속직원 교육 위주만의 조치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인권위는 “법무부가 일부 권고를 수용했더라도 제도의 근본적 개선을 회피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미등록체류자 단속과정에서 인명사고가 반복되고 있는만큼 근본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두 살배기를… 분노한 미얀마

    시민들 “특별수사위 구성해야” 시위 미얀마 보육원에서 2세 여아가 성폭행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며 미얀마 사회 전역이 들끓고 있다. AP통신은 이 사건에 분노하는 수백명의 시민이 지난 6일 미얀마 양곤 중앙수사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건은 지난 5월 16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 있는 보육원에서 발생했다. 여아의 어머니가 사건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고 현지 언론에 보도되자 한국의 ‘조두순 사건’을 연상하게 하는 이번 사건에 미얀마 국민들이 충격에 빠졌다. 사건이 있었던 5월 체포됐다가 증거 부족으로 풀려났던 29세의 용의자는 이달 초 다시 체포됐다. 하지만 체포와 석방을 거듭하는 경찰 수사를 지켜본 미얀마 여론은 체포된 용의자가 진짜 범인인지 의심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지지부진한 경찰 수사를 지켜보던 미얀마인들은 결국 거리로 나서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이번 시위에서 시민들은 ‘빅토리아(성폭행 피해 여아의 가명)에게 정의를’이라는 문구가 쓰인 흰 티셔츠를 입고 구호를 외쳤다. 페이스북에서는 프로필 사진을 이 문구로 바꾸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고 유명인사들은 물론 미얀마 대통령실 공식 페이스북까지 여기에 동참했다. 시위에 참여한 30대 사업가는 “나 역시 어린 딸이 있고 이 같은 사건이 내 나라에서 다시 반복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한 특별수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권운동가 니키 다이아몬드는 “경찰의 수사 활동과 발표에서 몇 가지 의심스러운 부분을 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미얀마에 울려 퍼진 ‘새마을노래’

    지난 18일 영남대 국제개발협력원 대회의실에서 미얀마어로 된 새마을 노래가 울려 퍼졌다. 영남대에서 새마을운동 교육연수를 받고 있는 미얀마 농축산관개부 공무원들이 부른 것이다. 미얀마의 새마을교육 교수요원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행정안전부가 시행하는 개발도상국 공무원 대상 새마을교육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영남대를 찾아 9박 10일간의 연수를 마치고 18일 수료식을 가졌다. 영남대 국제개발협력원(원장 박승우)은 올해 행안부가 시행하는 이 프로그램 7개 중 2개를 수탁해 실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연수에 참여한 공무원들은 새로 문을 연 미얀마 새마을운동 중앙연수원의 교수요원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주목받고 있다. 미얀마 정부는 최근 우리 정부의 지원을 받아 농촌 마을 지도자를 양성하는 새마을연수원을 건립했다. 이 연수원의 공식 명칭은 ‘농촌지도개발연수원(AERDTC)’이다. 농축산관개부 산하 교육연수 기관으로 이 기관의 직원이나 교수요원들은 모두 미얀마 중앙 공무원들이다. 이번 연수단에는 한국에서 박사, 석사학위를 취득한 연수생을 비롯해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연수생도 있어 새마을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았다. 미얀마 새마을연수원은 한국의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을 모델로 설립됐다. 교육내용이나 운영방식이 한국의 새마을연수원과 거의 동일하다. 이 연수원에서 매일 아침 부르는 노래가 바로 이번 연수단이 영남대 교육연수 중에 부른 미얀마어로 된 ‘새마을 노� ?� 것이다. 미얀마 정부는 현재 전국 110개 마을을 대상으로 새마을 농촌개발 시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중 성공 모델을 골라 전국 농촌 마을에 보급할 것이라고 한다. 놀라운 것은 미얀마는 이미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미얀마 환경에 맞도록 발전시켜 ‘미얀마 새마을운동(MSMU)’으로 명명하고 이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영남대 연수에 참가한 농축산관개부 농업국 소속 5명의 공무원들은 미얀마 새마을중앙연수원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수요원들이다. 향후 미얀마에서 새마을운동을 보급하고 미얀마 농촌의 새마을개발을 이끌어나갈 정예 요원들이다. 앞으로 이 연수원의 교수요원들에 대한 초청연수 교육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영남대 새마을국제개발학과 최외출 교수는 “새마을 교육에 임하는 교수요원들의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 구체적인 실천기법과 평가방법까지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는 데 크게 놀랐다”면서 “미얀마인들 특유의 헌신과 봉사의 공동체 정신 덕분에 미얀마에서 한국의 새마을개발 경험이 보다 발전된 모습으로 빠르게 공유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한국 온 미얀마 난민, 취업률 “좋아요” 근무시간 “길어요”

    정부가 시범 시행 중인 ‘미얀마 난민 재정착 사업’이 미국이나 캐나다 등 선진국보다 취업·교육·언어 영역에서 우수한 정착 척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근무시간이 길어 자기계발 등에 어려움을 겪고 차별적인 시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재정착 난민 실태 점검을 위한 사례조사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단법인 피난처 조사팀은 연구 용역을 의뢰받아 한국의 재정착 난민 86명 가운데 성인 38명과 아동 20명을 대상으로 정착 실태를 조사, 미국 덴버와 캐나다 랭글리시 지역의 재정착 난민 실태와 비교 분석했다. ●취업률 60%로 미국과 비슷한 수준 난민 재정착이란 유엔난민기구(UNHCR)의 추천을 받은 난민 중 특정 국가 정착을 희망하는 난민을 해당 국가에서 받아들이는 사업을 말한다. 한국은 2015년부터 3년간 태국이나 말레이시아에 임시체류하고 있던 미얀마 난민을 매년 30명 이내로 수용하는 시범사업을 벌였다. 문재인 정부 들어선 규모와 범위를 늘려 2차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평균 46시간 근무… 美 40시간 이상 14% 불과 한국 재정착 난민의 취업 상태는 비교적 우수했다. 성인 미얀마인 38명 가운데 60.5%인 23명이 취업을 한 상태로, 미국 재정착 난민(63.5%)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근무시간은 미국보다 훨씬 길었다. 정규직 취업자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46시간이며 취업자의 17.4%는 50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한국 사회에 동화될 기회가 적다는 점이 지적됐다. 반면 미국의 재정착 난민은 78%가 주 30~39시간 근무했고 40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는 14%에 불과했다. 한국 재정착 난민의 언어 습득 의지는 매우 높았다. 미국 재정착 난민은 영어 수업 참여율이 초기 66.8%에서 39.2%까지 뚝 떨어진 반면 한국 재정착 난민은 같은 기간 100%에서 94.4%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 난민은 “시장에선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고 직장에선 다소 어렵지만 주변 도움을 받아 눈치껏 해결한다”고 답했다. ●차별 많이 느껴… “자립하도록 정착 지원을” 한국 재정착 난민들은 일상에서 차별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난민은 97.8%가 ‘차별이 없다’고 답한 반면 한국은 60% 이상이 ‘차별을 느꼈다’고 답한 것이다. 난민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조사팀은 “국민들이 난민 수용을 부담으로 여기지 않으려면 난민 정착은 일방 지원이 아니라 자기 책임 원칙에 따라 자립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이주노동자 위협 ‘토끼몰이식’ 단속 보호 못받은 안전

    이주노동자 위협 ‘토끼몰이식’ 단속 보호 못받은 안전

    대책위 “내부 서류 공개·책임자 처벌” 법무부 “적법한 절차 따라 과실 없어” 10년간 사상 87건…안전 대비 부족 “급습보다 영장이나 계도 중심 개선을”지난 8월 이주노동자 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미얀마인 추락사고’를 놓고 법무부가 적극적인 변론에 나서고 있지만, 시민사회에선 규탄집회를 여는 등 반발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이주노동자 사상자가 잇따르면서 ‘토끼몰이식’ 단속 행태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살인단속 중단 및 딴저테이 사망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대책위’는 5일 오후 3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앞에서 100여명이 참석한 규탄집회를 열고 사고 당시 채증 영상, 단속 보고서, 그리고 내부 진상조사서류 공개를 요구했다. 나아가 책임자 처벌과 함께 법무부 장관이 공식 사과하라고도 주장했다. 대책위는 이날 집회를 마치고 법무부 측과 면담을 가졌다. 법무부는 관련 사건에 대한 유감을 표하면서도, 당국의 과실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전날인 4일 서울신문을 비롯한 일부 매체에 약 3분 분량의 단속반원 보디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현장은 건물 뒤편에 펜스가 쳐진 좁은 골목 밑으로 8m 깊이의 지하 낭떠러지가 있는 위험한 지형이었다. 딴저테이는 단속 직원을 피해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고, 이 과정에서 단속 직원과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딴저테이는 한 차례 착지한 이후 건너편 공사장으로 넘어가려다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119 신고는 곧바로 이뤄졌다. 그러나 세 차례의 사전답사를 통해 지형을 파악했다는 법무부 입장과 달리 철저한 안전 대비는 부족해 보였다. 위험한 낭떠러지 쪽을 지키는 현장 직원은 1명뿐이었다. 실제로 수많은 이주노동자가 창문을 통해 도망쳐 나오자 현장 통제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설마 펜스를 넘어 지하가 드러난 공간에 들어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이주노동자 사상사고는 87건에 달한다. 사망에 이른 이주노동자는 딴저테이를 포함해 10명이다. 2012년 11월 인도네시아인 이주노동자는 단속을 피해 도망치다 8m 높이 울타리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같은 해 3월엔 중국 국적의 이주노동자가 도망 중에 바다에 빠져 변사체로 발견되기도 했다. 법무부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단속이 이뤄지며, 사고는 이주노동자가 무리하게 도망치면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인권단체들은 단순 불법 체류자를 영장 없이 급습하는 ‘토끼몰이식’ 단속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권영국 변호사는 “현행 출입국관리법상으론 영장 없이 현장을 급습할 수 있다”며 “느닷없이 들이닥치니 본능적으로 도망가다 위험한 지형에서 뛰어내리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장이나 허가장을 철저히 받도록 법을 개정하거나 계도 중심의 행태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토끼몰이 단속’에 추락사… 불법체류자도 사람입니다”

    “‘토끼몰이 단속’에 추락사… 불법체류자도 사람입니다”

    라이 이주노조위원장 “10년간 10명 사상” ‘미얀마인 사망 사건’ 진상 규명 오체투지“불법체류 노동자도 사람입니다. 최소한 사람 대접은 받게 해주세요.” 19일 서울 종로구 조계종에서 열린 ‘딴저테이 미얀마 이주노동자 살인단속 진상 규명을 위한 오체투지’에 참가한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위원장은 “지난 10년간 잘못된 정부 정책으로 10명의 이주노동자가 단속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런 악순환을 끊으려면 책임자를 찾아내 문책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주공동행동과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법무부의 불법체류자 단속 과정에서 숨진 이주노동자 딴저테이(25·미얀마) 사망 사건에 대한 정부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청와대까지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이들은 “현장에 있던 동료가 ‘당시 물리적인 접촉이 있었고 사고 직후 구조 조치에도 나서지 않았다’는 증언을 했는데도 경찰은 결국 ‘혐의 없음’ 처분만 내렸다”면서 “단속 현장 채증 영상을 비롯해 관련 증거를 공개하고 재수사에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오체투지에 나선 혜찬 스님은 “단속반이 위장한 채 들어와 토끼몰이식으로 단속을 벌였다는데, 이주노동자들은 결코 짐승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딴저테이는 지난 8월 김포의 한 건설현장에서 갑자기 들이닥친 법무부 불법체류 단속반을 피하려고 식당 창문을 넘다 공사 현장에 떨어졌다. 현장 동료는 “단속반이 딴저테이의 다리를 붙잡았고 중심을 잃은 상태로 창문 밖으로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지난 9월 8일 한국인 4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딴저테이는 2013년 취업비자로 한국으로 넘어와 올해 초 비자 연장이 안 돼 불법체류자 신세가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이 사건을 직권조사하고 있다. 글 사진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SNS에 아웅산 수치 모욕 글 올렸다가 감옥행

    SNS에 아웅산 수치 모욕 글 올렸다가 감옥행

    미얀마의 전직 칼럼니스트가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을 모욕하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했다가 징역 7년의 중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것으로 드러났다.양곤 서부지방법원은 2013년 7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렸다가 선동 혐의로 기소된 응아 민 스웨에게 징역 7년과 10만 차트(약 7만 900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AFP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태이 엉 법원공보관은 AFP통신에 “그는 SNS에 쓴 글로 대중들이 수치에 대해 잘못된 인상을 갖도록 했기 때문에 유죄가 선고된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원 관계자는 “미얀마의 언론·표현의 자유를 위협한 가장 최근 판결이었다”고 비판했다. 응아 민 스웨는 군부 지원을 받은 테인 세인 전 정권 때부터 관영언론 칼럼니스트로 재직하며 수치를 비판하는 글을 썼다. 특히 체포 당일에는 페이스북에 미얀마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수치가 친근감의 표시로 볼에 가벼운 입맞춤을 한 것을 문제 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수치와 나눈 포옹 등을 ‘미얀마인을 모욕하는 행위’로 묘사한 칼럼도 썼다. 외신들은 응아 민 스웨에 대한 중형 선고는 아웅산 수치의 집권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내 언론·표현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다는 논란을 키우는 사건이라고 전했다. 최근 미얀마 법원은 로힝야족 학살 사건을 취재하던 로이터 통신 기자 2명에게 징역 7년의 중형을 선고해 국제사회의 질타를 받고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월드 Zoom in] 로힝야족 난민 논란 귀환 압박하는 유엔…꿈쩍도 않는 미얀마

    [월드 Zoom in] 로힝야족 난민 논란 귀환 압박하는 유엔…꿈쩍도 않는 미얀마

    “그들은 마을로 들어와 총을 쏘고, 저항하는 사람들을 죽였다. 학살당한 사람들이 집 기둥마다 매달렸다. 그들은 우리를 내쫓았다.”미얀마군에 의해 고향에서 강제로 쫓겨났던 무슬림 로힝야족 열한 살 소년 몬주루 알리. 최근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참상을 전한 알리도 고향과 국경을 맞댄 방글라데시 난민촌에서 생활한 지 거의 1년이 돼 간다. ●방글라, 유엔에 ‘로힝야 해결 촉구’ 서한 미얀마에서 쫓겨난 100만명에 달하는 로힝야족 난민의 귀환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됐다. 지난해 8월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학살이 1년을 맞으면서,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뜨겁다. BBC는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70만명에 가까운 로힝야족이 미얀마에서 쫓겨났다고 전했다. 포문은 로힝야족의 뿌리이자 난민들이 모여 있는 방글라데시가 열었다. 마수드 빈 모멘 주유엔 방글라데시 대사는 7일(현지시간) 안보리에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미얀마 정부가 이들의 귀환을 위한 안전하고도 지속 가능한 필요조건을 전혀 마련하지 않고 있다”면서 “안보리가 ‘로힝야 위기’를 해결할 국제사회의 단호하고도 화합된 공동 노력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해 달라”고 요구했다. 안보리 의장인 캐런 피어스 주유엔 영국대사도 오는 28일 열리는 안보리 정례 회의에서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보리, 28일 정례회의서 집중 논의 그러나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미얀마는 꿈쩍 않고 있다. 미얀마는 로힝야족을 ‘외국에서 들어온 불법 이민자’로 본다. 영국 식민지 정부가 노동력 확충 정책의 일환으로 동벵갈(방글라데시)에 살고 있던 로힝야족을 미얀마 서북부 라가인주로 유입시켜 불씨를 만들었다는 입장이다. 과거사 문제와 민족 갈등도 도사리고 있다. 로힝야족이 영국 편을 들며 미얀마의 식민통치를 도우면서 독립운동을 하던 미얀마인들과의 적대적 관계가 심화됐다.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에게 시민권을 주지 않아, 그들은 70년 가까이 불법 체류자로 남아 왔다. ●미얀마 정부 구체적 귀환조치 없어 지난해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추방’ 과정에서 살인, 성폭행 등이 광범위하게 저질러졌다고 유엔은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도 지난 7월 방글라데시의 난민촌을 시찰한 뒤 “상상할 수 없는 잔혹 행위에 대한 증언을 들었다”면서 “인종 청소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미얀마군은 분리주의자들의 파괴 활동을 막기 위한 군사작전으로 주장하고 있다. 첫 문민정부를 이끌고 있는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도 군부의 눈치를 보는 입장이라 잔혹 행위를 막지 못했다. 유엔은 로힝야족의 “안전하고 존엄한 귀환”을 추진하고 있고 미얀마 정부는 “그들의 귀환을 막지 않겠다”고 밝히지만 구두선(口頭禪)일 뿐이다. 공포에 질린 로힝야족은 여전히 동남아 여러 곳의 난민 수용소에서 힘든 삶을 버티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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