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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이 그리운 연말, 동심 가득한 캐릭터의 세계 속으로

    사람이 그리운 연말, 동심 가득한 캐릭터의 세계 속으로

    전시장에 들어서면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알록달록 하트와 나뭇잎 모양으로 장식된 초대형 강아지 공기 조형물이 뿜어내는 밝은 에너지에 움츠렀던 마음이 무장해제된다. 1층부터 3층 전시장까지 눈에 보이는 건 온통 꽃과 하트, 무지개처럼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것들뿐이다. 꿈과 희망, 행복이 가득한 동심의 세계가 이럴까. 팝아티스트 아트놈이 서울 강남구 예화랑에서 펼치는 개인전 ‘메리 고 라운드 오브 라이프’(Merry go round of life·인생의 회전목마)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모임을 갖기 어려운 때 혼자서도 연말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이다. 전시 제목은 작가가 좋아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에서 따왔다. 여느 해와 달리 쓸쓸한 연말이지만 놀이공원에서 회전목마를 타는 것 같은 즐거운 기분을 선사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이번 전시에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마녀 배달부 키키’ 이미지를 패러디하거나 세계적인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클라크 부부와 퍼시’를 오마주한 그림 등을 비롯해 회화와 입체 작품 42점을 내놨다. 작가의 대표 캐릭터는 자신을 형상화한 ‘아트놈’과 토끼소녀 ‘가지’, 말썽꾸러기 강아지 ‘모타루’다. 아트놈은 ‘예술하는 사람’을 뜻하고, 가지와 모타루는 아내와 반려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한 가족인 이들이 서로 사랑하고, 평화롭게 일상을 즐기는 모습을 유쾌하게 표현한 작품들은 바라볼수록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1971년생인 작가는 ‘보물섬’을 탐독한 만화방 1세대다. 캐릭터에 관심이 많았지만 대학은 중앙대 한국화과로 진학했다. 고등학교 미술 선생님이 권유했고, 동양화 수업할 때 먹의 느낌도 좋아서 자연스럽게 선택했다.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3학년 때 중퇴하고, 아르바이트로 캐릭터 회사에서 일하면서 원래 하고 싶던 꿈을 되찾았다. 그는 “원래 내 성격은 어두운 편인데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캐릭터 작업과 잘 맞았다”고 했다. “캐릭터의 매력은 귀여움과 단순함”이라며 “귀여움은 우주 최고의 에너지”라고도 덧붙였다.팝아트 특유의 가볍고, 쾌활한 이미지 이면에는 한국화를 공부했던 작가의 남다른 감수성이 담겨 있다. 오방색 위주의 채색과 간결한 평면화 등은 그만의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 이번 전시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입체 작업에도 도전했다. 캐릭터 모양대로 조형물을 만든 뒤 그 위에 색을 입힌 작품이다. 벽에 그림처럼 걸 수도, 바닥에 조각처럼 놓을 수도 있다. 작가는 “철학적이고 무게감 있는 전시가 미술계에서 주류이지만 내 작업은 그와 달리 재미와 밝은 기운을 추구한다”면서 “특히 모두가 고통스러웠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에 기쁨과 힘을 주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내년 1월 9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결혼 상대 찾아요”…맞선녀 80명 유혹해 7억원 가로챈 48세 日남성

    “결혼 상대 찾아요”…맞선녀 80명 유혹해 7억원 가로챈 48세 日남성

    남녀 만남을 주선하는 데이팅앱(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약 80명의 여성들을 만나 마음을 얻은 뒤 신용카드 정보를 알아내 인터넷쇼핑 결제 등 수법으로 돈을 가로챈 일본의 4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여성들이 입은 손해는 우리돈 7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NHK에 따르면 일본 경시청은 도쿄도 다이토구에 사는 미야자키 나오야(48·무직)를 사기 등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미야자키는 최근 4년 동안 여성 80명가량의 신용카드 정보를 이용해 최소 7000만엔(약 7억 4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미야자키는 2018년 8월 40대 여성의 신용카드 정보를 빼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입한 것처럼 꾸며 구입대금으로 18만여엔을 편취하는 등 비슷한 수법으로 여러차례 범행을 저질렀다. 미야자키는 데이팅앱을 활용해 “결혼 상대를 찾는다”며 여성들을 꾀어낸 뒤 신용카드 번호, 유효기간, 보안숫자 등 정보를 빼냈다. 그는 물건구입을 가장하는 것 외에 고급호텔에 투숙해 숙박비를 결제하는 등 여성들의 돈을 흥청망청 쓴 혐의도 같이 받고 있다. 그는 고수입 남성 회원이 많이 가입해 있다는 데이팅앱을 전문적으로 이용했으며 ‘37세의 연봉 1000만엔(1억 1200만원) 이상의 정보기술 회사 사장’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코로나19 공포가 본격화된 3월 이후 외출 자제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데이팅앱을 통한 메시지 교환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이에 따른 피해도 커질 수 있다고 보고 경찰 당국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이, 직업 등 등록된 신상정보에 따라 마음에 드는 상대를 구하는 데이팅앱은 2012년 일본에서 첫선을 보였다. 관련시장은 지난해 기준 510억엔 규모로 4년 전인 2015년 대비 4배로 성장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포토] 태풍 하이선이 일으킨 일본 산사태

    [포토] 태풍 하이선이 일으킨 일본 산사태

    7일 오후 일본 미야자키(宮崎)현 시이바(椎葉)촌의 건설회사 사무소 겸 주택이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일으킨 산사태로 파묻혔다. 이 산사태로 회사를 운영하는 70대 남성은 골절상을 입었고, 이 남성의 60대 아내와 30대 장남, 20대 베트남인 기능실습생 2명이 행방불명됐다. 2020.9.8 교도=연합뉴스
  • “경험한 적 없는 폭풍” 일본, 184만명 ‘하이선’ 피난 지시(종합)

    “경험한 적 없는 폭풍” 일본, 184만명 ‘하이선’ 피난 지시(종합)

    ‘피난 권고’ 대상도 575만명에 달해일본 기상청 “최대 수준 경계” 당부규슈에서만 약 14만 가구 정전 피해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6일 밤 일본 규슈 서쪽 해상에 진입한 가운데 규슈 7개 현의 주민 180만명 이상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30분 현재 가고시마현, 나가사키현, 구마모토현, 미야자키현, 오이타현, 사가현, 후쿠오카현의 약 88만 가구, 184만명에게 위험한 곳에서 즉시 모두 대피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피난 권고’ 대상도 에히메현, 도쿠시마현, 야마구치현, 고치현 등 11개 현의 약 261만 가구, 575만명에 달한다. 일본 기상청은 하이선이 이날 밤부터 7일에 걸쳐 규슈에 상당히 접근해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기록적인 폭풍과 파도, 폭우가 우려된다며 최대 수준의 경계를 당부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하이선이 이날 오후 9시 현재 가고시마현 마쿠라자키시의 서쪽 90㎞ 해상에서 시속 35㎞의 속도로 북북서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45hPa(헥토파스칼)로 이날 오전 5시 시점과 비교해 25hPa 높아졌고, 움직이는 속도는 15㎞가량 빨라졌다. 태풍의 위력은 다소 약해졌지만, 여전히 중심 최대풍속은 초속 45m, 순간 최대풍속은 초속 60m에 달한다. 가고시마 마쿠라자키시에선 오후 8시쯤 초속 45.9m의 강풍이 관측됐다. 규슈 거의 전역은 태풍 하이선의 폭우권에 들어가 현재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하루(24시간) 최대 강수량은 7일 오후 6시까지 규슈 남부 500㎜, 규슈 북부 400㎜로 예상된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태풍 관계 각료회의를 열고 “지자체로부터의 정보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고, 피난과 안전 확보 등 생명을 지키는 행동을 즉각 취해달라”고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일본 기상청은 당초 이날 오전 가고시마현에 태풍 특별경보를 발령하겠다고 예고했지만, 태풍의 위력이 예상보다 약화해 발령하지 않았다. 다만 일본의 일부 지역에선 이미 정전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8시 현재 가고시마현에서 12만 6370가구, 미야자키현에서 1만 2940가구, 사가현에서 1550가구 등 규슈에서만 약 14만 2000가구가 정전 상태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같은 시각 태풍의 영향으로 규슈에서 1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일본의 이동통신사인 소프트뱅크는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가고시마현과 오키나와현의 일부 지역에서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하이선의 접근으로 일본 국내선 항공편의 결항도 늘어 이날 오키나와와 규슈 남부지역 공항을 출발하는 항공편을 중심으로 약 557편이 결항했다. 북상하고 있는 하이선은 7일 오전 9시 부산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한국 기상청은 예보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한·미·일 프로야구 동시에 ‘패닉’

    한·미·일 프로야구 동시에 ‘패닉’

    韓, 코로나에 구단들 훈련 일정 골머리 美, 고위험국가 방문 땐 구장 출입 제한 日, 정규리그 개막 2주 연기 방안 검토코로나19 확산으로 한미일 프로야구가 모두 패닉에 빠졌다. 한국 프로야구는 코로나19로 구단들의 스프링캠프 일정이 변경되는 등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 중이던 삼성과 LG의 타격이 컸다. 일본 정부가 한국·중국으로부터의 입국자에 대해 2주간 격리 및 대중교통 이용 금지 조치를 내렸고, 이로 인해 국내 항공사들이 9일 0시를 기준으로 도쿄와 오사카 이외 지역의 항공편을 모두 취소시킨 탓에 삼성과 LG는 스프링캠프 연장을 포기하고 급하게 귀국을 결정했다. 그런데 이미 귀국한 팀도, 귀국을 앞둔 팀도 이후 일정이 더 큰 문제다. 대규모 선수단을 집으로 돌려보냈다간 어디서 어떻게 감염될지 모르고, 그렇다고 합숙 훈련을 하자니 집단 감염 가능성이 있다. 특히 8일 귀국한 삼성은 연고지인 대구·경북 지역에서 가장 많은 확진환자가 발생해 초비상이다. 삼성 관계자는 “선수단 규모가 100명이 넘기 때문에 합숙할 공간이 부족하다. 일부는 출퇴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라이온즈파크와 경산볼파크 모두 방역을 철저히 하고 외부 출입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들은 대부분 한국에 들어오지 않고 해외에서 따로 훈련한다. LG의 타일러 윌슨은 모교인 미국 버지니아대학에서, 케이시 켈리는 친척이 코치로 재직 중인 미국 애리조나대학에서 연습한다. 멕시코로 돌아간 로베르토 라모스는 집 근처 야구 연습장에서 훈련을 이어 간다. 키움의 제이크 브리검, 에릭 요키시, 테일러 모터는 미국 플로리다로 떠나 함께 훈련하고, 미국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른 kt는 3명의 외국인 선수들을 애리조나에 남겨두기로 했다. 삼성은 외국인 선수들 모두 나리타공항을 거쳐 미국으로 떠났으며 개막 2주 전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마친 한화 역시 3명의 외국인 선수만 따로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이날 일본 미야자키 캠프를 마친 두산의 외국인 선수들은 동료들과 함께 한국으로 들어와 시즌을 준비하기로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코로나19 고위험 국가(한국, 중국, 이탈리아, 이란 등)에 2주 이내 방문한 취재진 등 모든 이들에게 MLB 시설을 찾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8일 CBS가 보도했다. 일본프로야구(NPB)는 코로나19로 인해 오는 20일로 예정된 정규시즌 개막을 2주 늦춰 4월 초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12일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닛칸스포츠가 8일 보도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지브리 ‘갓띵작’ 넷플릭스로 만난다

    지브리 ‘갓띵작’ 넷플릭스로 만난다

    다음달부터 ‘일본의 디즈니’로 불리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명작 21편이 넷플릭스에서 순차적으로 개봉된다. 20일(현지시간) BBC 등은 지금까지 DVD나 불법 다운로드로 만나 봤던 지브리 스튜디오의 환상 세계를 더 많은 사람들이 만나게 됐다고 보도했다. 지브리 스튜디오는 1985년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와 타카하타 이사오가 설립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스튜디오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웃의 토토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등 작품을 만들었다. ‘이웃집 토토로’와 ‘마녀배달부 키키’, ‘천공의 성’ 등 6편이 2월부터 서비스된다. 3월부터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등 7편이 추가된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7편은 4월부터 서비스될 예정이다. 다만, 일본과 미국, 캐나다에선 지브리 작품이 넷플릭스를 통해 서비스되지 않는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HBO맥스가 지브리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독점 상영권을 갖고 있어, 5월부터 서비스할 예정이다. 지브리 스튜디오는 오랫동안 스트리밍서비스에 상영권 제공을 거부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HBO맥스가 스트리밍서비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상영권 계약을 먼저 따냈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스즈키 도시오 프로듀서는 넷플릭스를 통해 “이 시대에는 영화가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하고 훌륭한 방법이 있다”며 “전 세계 사람들이 이 경험을 통해 지브리 스튜디오 세계를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항공업계 겨울도 ‘노노재팬’…전년대비 43.7%↓

    항공업계 겨울도 ‘노노재팬’…전년대비 43.7%↓

    항공업계에서 일본 하늘길로 가는 여객 수가 전년 대비 43.7% 감소했다. 여름부터 이어진 불매운동이 겨울에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6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 달간 국내 항공사들의 일본 노선 여객수는 총 89만1851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같은기간 158만3025명에 비해 43.7% 감소한 수치다. 11월 기준 일본 노선 운항편수는 5759편으로 전년 동기(9547편) 대비 39.7% 감소했다. 무안국제공항과 양양국제공항은 일본 노선을 아예 운항하지 않고 있다. 청주공항은 전년 동기 대비 91.5% 줄어든 503명을 수송하는데 그쳤고, 대구국제공항도 전년(9만1318명)과 비교했을 때 여객수가 76.7% 감소한 2만1296명에 그쳤다. 뒤를 이어 김해국제공항과 제주국제공항이 각각 62.0%, 45.3% 여객수가 줄었다. 총 19개의 일본 노선이 운항 중인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일본 노선 여객수가 61만2723명으로 전년 대비 39.7% 줄었다. 김포국제공항은 13.8% 줄어들어 감소폭이 가장 낮았다. 김포공항은 현재도 지난해와 같이 간사이, 하네다(도쿄) 등 2개 노선을 운영 중이다. 일부 국적 항공사들은 동계시즌에 맞춰 한시적으로 일본 노선 운항 재개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17일부터 인천~가고시마·고마츠 등 2개 노선에 대해 운항재개에 들어갔고, 이스타항공도 지난 1일 삿포로 노선을 시작으로 오키나와, 미야자키 노선 등 인천발 3개 노선의 운항을 시작했다. 에어부산 역시 오는 22일부터 동계시즌이 끝나는 내년 3월28일까지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배선우·김경태, 일본 골프 나란히 축배

    배선우·김경태, 일본 골프 나란히 축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1년 차’ 배선우(왼쪽·25)가 시즌 최종전에서 데뷔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배선우는 1일 일본 미야자키현 미야자키 컨트리클럽(파72·6535야드)에서 열린 JLPGA 투어 리코컵 투어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때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우승했다. 공동 2위인 시부노 히나코, 후루에 아야카(이상 일본)의 7언더파 281타와는 4타 차이를 냈다. 지난해 JLPGA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해 확보한 투어 출전권으로 올해부터 일본 무대를 뛰기 시작한 배선우는 지난 8월 홋카이도 메이지컵에서 데뷔 첫 승을 신고한 데 이어 이날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라 시즌 2승을 달성했다. 배선우를 비롯한 한국 선수들은 올해 JLPGA 투어 39개 대회에서 9승을 합작했다. 신지애(31)가 3승, 이민영(27)과 배선우가 각 2승을 기록했고 이지희(40)와 황아름(32)이 1승씩을 보탰다. 특히 신지애는 JLPGA 투어 사상 최초로 시즌 평균타수 60대를 기록하며 이 부문 수상자에 올랐다. 4언더파 공동 7위로 마감한 신지애의 최종 평균타수는 69.9399타다. 김경태(오른쪽·33)는 고치현 구로시오 컨트리클럽로골프(파72·7335야드)에서 끝난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카시오 월드오픈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뽑아내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우승했다. 션 노리스(남아공)를 2타 차로 제친 김경태는 상금 4000만엔(약 4억 3000만원)과 함께 2016년 5월 미즈노오픈 이후 약 3년 6개월 만에 JGTO 통산 14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JGTO는 5일 개막하는 JT컵을 끝으로 2019시즌을 마무리한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퓰리처상 수상자가 꾹꾹 눌러쓴 362편 영화 평론, 4권의 책으로

    퓰리처상 수상자가 꾹꾹 눌러쓴 362편 영화 평론, 4권의 책으로

    “양로원을 방문했을 때 중증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배정된 층의 복도를 걸어 본 적이 있다. 어떤 분들은 불안해하는 듯 보였다. 어떤 분들은 화가 나 있었다. 어떤 분들은 멍하니 앉아 있기만 했다. 그분들의 마음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도무지 알 길이 없는 나는 불안해하거나 화를 내는 분들이 자신들이 어떤 사람인지를, 무언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인지하는지 궁금했다. ‘이터널 선샤인’을 보는 동안 소극적으로 앉아만 있던 환자들이 떠올랐다. 기억이 깨끗하게 지워져 버린 그들은 늘 순간순간에만 존재하고, 그들은 그 순간을 받아들인다. 그들에게는 그 순간이야말로 전부이기 때문이다.” 딱딱한 비평이 아닌 에세이 스타일로 쓴 영화 비평이 공감을 자아낸다. 그저 영화를 설명하고, 칭찬하거나 나쁘다고만 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글 한 편 한 편에 저자의 성찰이 고스란히 녹았다. 영화를 사랑한 진정한 이야기꾼, 미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영화 평론가로 알려진 로저 에버트의 전작과 유작을 담은 4권짜리 영화 비평 모음집 ‘위대한 영화’(을유문화사)가 출간됐다. 1942년생인 로저 에버트는 20대 중반 때인 1967년부터 ‘시카고 선 타임스’에서 평론 활동을 시작했다. 30대 초반이었던 1975년 퓰리처상 비평 부문을 수상한다. 영화 평론가가 퓰리처상을 받은 경우는 이 때가 처음이었다. 그는 그해부터 동료 평론가 진 시스켈과 함께 TV에 출연해 수년간 영화 평론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이른바 ‘스타 평론가’로 자리매김한다. 이어 영화사의 걸작을 재조명하는 리뷰를 시작한다. 1997년부터 격주로 나온 리뷰들은 미국의 수많은 영화팬들로부터 호응을 얻는다. ‘위대한 영화’는 이를 묶은 책이다. 100편을 묶은 1권이 2002년 나왔고, 이어 2005년, 2010년까지 3권이 나왔다. 로저 에버트가 숨을 거둔 후 2016년에 유작을 모은 게 4권이다. 4권의 책에 담긴 362편의 글은 20세기 영화사를 고스란히 돌아본다. 1권에서는 말론 브랜도의 열연이 눈부신 ‘대부’(1972), 스티븐 스필버그의 연출력을 볼 수 있는 ‘이티’(1982), ‘쉰들러 리스트’(1993), 그리고 ‘스타워즈’ 등 우리에게 익숙한 할리우드 영화들이 담겼다. 2권은 인종주의 논란에 휩싸인 ‘국가의 탄생’부터 과도한 폭력성으로 비난을 받은 ‘스카페이스’,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웃집 토토로’(1988)에 이르기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3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잉마르 베리만 감독이다. 감독의 대표작인 ‘화니와 알렉산더’(1982)를 비롯해 ‘거울을 통해 어렴풋이’, ‘겨울 빛’, ‘침묵’ 등 ‘베리만 3부작’ 전체를 다룬다. 이밖에 리들리 스콧 감독의 철학적인 SF 영화 ‘블레이드 러너’(1982), 찰리 채플린의 ‘위대한 독재자’(1940)까지 챙겼다. 1~3권에는 각각 100편의 글이, 마지막 4권에는 62편만 실렸다. 저자가 집필하다 숨을 거뒀고, 유족이 4권의 분량을 100편으로 억지로 맞추는 데 반대해 결국 62편으로 마무리했다. 4권에는 일본 영화를 비중 있게 다룬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1936년 작품 ‘외아들’과 다키타 요지로의 ‘굿바이’(2008)에 이르기까지, 반드시 봐야 할 8편을 담았다. 특히, 기노시타 게이스케 감독의 ‘나라야마 부시코’(1958)는 저자가 숨지기 한 달 전 자신의 홈페이지에 발표한 글로, 4권의 마지막에 실을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저자는 자신이 과거에 쓴 리뷰에 관한 오류를 지적하기도 하고, 학생들과 영화를 분석하면서 나온 흥미로운 의견을 두루 소개하기도 한다. 감독이나 배우들과 나눈 이야기들도 간간이 수록했다. 영화 한 편으로 장르 전체를 파헤치거나 인물이나 캐릭터를 주제로 해 영화 전반을 두루 살피는 부분도 눈여겨보자. 깊이 있는 성찰을 수려한 문체로 자아낸 비평서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선물이 될 듯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씨줄날줄] 북일 접근/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북일 접근/황성기 논설위원

    공교롭게도 9월 한 달간 두 개의 일본 방문단이 북한에 가 있거나 갈 예정이다. 하나는 80년대 일본 정계의 실력자 고(故) 가네마루 신 전 자민당 부총재의 차남 가네마루 신고(74)가 이끄는 방북단(14~19일)이고, 다른 하나는 일본의사회(9월 24일~10월 3일)의 그것이다. 그래서 경찰 출신 기타무라 시게루 국가안전보장국(NSS) 신임 국장 체제 들어 북일 접근이 가시화하는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온다. 더군다나 일본의사회 회장이 아베 신조 총리와 가깝다는 이유를 들어 일본 정부의 대북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획 방북’설도 나돌지만, 사정은 반드시 그런 것 같지 않다. 가네마루 신은 1990년 고 김일성 주석과 만나 북일 교섭의 길을 튼 인물이다. 아들 신고는 평양에 두터운 인맥을 가진 아버지 덕택에 아버지 생일(9월 17일)을 전후해 최근 거의 매년 평양을 찾고 있다. 가네마루 신의 탄생 100주년인 2014년에도 방북했으며, 탄생 105주년인 올해에는 아버지 지역구인 야마나시현 주민 60여명으로 방북단을 꾸렸다. 가네마루 신고는 평양에 갈 때마다 30년 지기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담당대사와 만나 환대를 받는다. 이번에도 송 대사는 물론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도 만날 것으로 점쳐진다. 가네마루 신고 측은 아베 총리나 자민당으로부터 어떠한 대북 메시지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역으로 대일 메시지를 갖고 올 가능성은 있다. 일본의사회의 방북은 이전부터 계획된 것이다. 일본 전직 참의원들이 방북하기로 뜻을 모았는데 중심 인물이 미야자키 히데키 전 의사회 부회장이었다. 이들이 평양에 가면 북한 당국자와 만나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 한편 의료 지원을 위한 의료 현장 시찰도 예정돼 있다고 한다. 마침 요코쿠라 요시타케 의사회장이 아베 총리와 친하다는 것인데, 정식 창구도 아닌 방북단이 어떤 성과를 올릴지는 미지수다. 냉전시대에 한국은 북일이 남북보다 앞서가지 못하도록 견제했는데, 김대중 정부 이후 북일 접근을 장려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문재인 정부도 지난해 북일 교섭을 권했다. 그러나 판세를 못 읽고 올해 초까지도 대북 압박만을 노래하던 아베 정권이었다. 그러다 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실패로 돌아가고 남북이 소원해지자 그 틈새를 비집고 아베 총리는 ‘조건 없는 북일 정상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콧방귀만 뀌고 있다. 연내 북미 3차 정상회담에 집중하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선 아베 총리와의 만남에 신경쓸 여력은 없어 보인다. 다만 당국 간 대화는 물론 민간단체의 방북마저 끊긴 남북 관계에 비춰 볼 때 이들 두 방북단의 움직임이 신경쓰이는 것은 사실이다.
  • 日서 40만 관객 ‘신문기자’, 심은경의 힘 통할까

    日서 40만 관객 ‘신문기자’, 심은경의 힘 통할까

    배우 심은경(25)이 주연을 맡은 일본 영화 ‘신문기자’가 오는 10월 국내 개봉한다고 수입·배급사 더쿱이 9일 밝혔다. 지난 6월 일본에서 개봉한 ‘신문기자’는 TV광고 없이 현지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40만 관객을 돌파했다.  ‘신문기자’는 주인공 요시오카 에리카 기자가 일본 최고권력자가 연루된 비리를 집요하게 파헤치는 이야기다. 영화 속 사건은 아베 신조(67) 일본 총리가 연루된 초대형 사학 비리와 빼닮았다. ‘아베 사학비리’는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와 가까운 가케학원에 수의학부 신설을 허가하는 등 아베 정권이 각종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다. 영화의 원작은 모치즈키 이소코(43) 도쿄신문 사회부 기자가 쓴 동명의 논픽션 소설이다. 심은경이 연기한 요시오카 에리카는 모치즈키 기자 자신을 투영한 캐릭터다. 실제로 가케학원 비리를 취재한 모치즈키 기자는 2017년 기자회견에서 스가 요시히데 관방 장관에게 23차례 질문을 던진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최고 권력의 탄압을 극복해가는 영화 속 이야기는 현실과 이어져 있다. 자국 정치 스캔들을 다룬 영화에 외국인 배우를 주연으로 섭외하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일본 경제지 비즈니스저널에 따르면 최초에는 일본 유명 여배우인 미야자키 아오이와 미츠시마 히카리에게 주연을 제안했으나 두 배우 모두 고사했다. 반(反) 정부인사로 찍힐 우려 때문이다. 주연 배우 섭외에 난항을 겪던 와중에 당시 일본 진출을 본격화한 한국 배우 심은경을 주연으로 낙점했다. 심은경이 요시오카 역을 맡게 되면서 캐릭터 설정도 바뀌었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요시오카 역에서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두고 미국에서 자란 요시오카 역으로 탈바꿈했다. 출연진뿐만 아니라 스태프 섭외에도 난항을 겪었다. 감독이 최초 원했던 스태프들은 방송·영화업계에서 퇴출될 지 모른다며 거절했다. 이미 영화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도 엔딩크레딧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요미우리,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 언론은 ‘신문기자’ 개봉을 비중있게 다루지 않았고 우익지인 산케이는 아예 침묵했다. 지난 6월 28일 일본에서 개봉한 ‘신문기자’는 TV광고 없이 입소문을 타면서 40만 관객을 돌파했다. 수입은 4억엔(한화 44억원) 이상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가와무라 미츠노부(69) 총괄 프로듀서는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권 비판 영화라 흥행을 기대하지 않았다”며 “흥행 수입 3억엔만 넘기를 바랐는데 예상을 뛰어넘어 기쁘다”고 했다. 심은경은 사회 고발 영화를 이례적으로 흥행시키며 일본 영화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지난 7월 2일 영화전문 웹사이트인 에이가닷컴(eiga.com)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심은경은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2년 전 일본 매니지먼트사 ‘유마니테’와 전속계약을 맺고 일정이 없는 주말마다 일본에 가서 문화와 언어를 익히는 노력 끝에 얻은 성과다. 10월에는 이미 촬영을 마친 영화 ‘블루 아워’도 개봉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본의사회 28일 방북… 북일 교류 물꼬 트나

    일본의사회 28일 방북… 북일 교류 물꼬 트나

    의원 출신 7명… “北과 신뢰 구축 목표” 5일간 시찰… B형 간염 실태 의견 교환 前 자민당 부총재 차남 등 60명 평양 도착 “김정은 면담 아베 제안 北 평가 듣고 싶어”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대북 강경책 여파로 북일 관계가 경색 국면에 빠져 있는 가운데 일본 의사들의 직능단체인 일본의사회가 이달 말 북한을 찾아 의료현장을 시찰한다. 일본 민간방북단 60여명도 14일 평양을 방문해 활동에 나섰다. 두 나라 간 민간교류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1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의사회는 아베 총리와 가까운 요코쿠라 요시다케 회장의 제안에 따라 북한에 대표단을 보낸다. 일본의사회가 의료 지원을 목적으로 북한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오는 27일 경유지인 중국으로 가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북한에 머문다. 자민당 참의원을 지낸 미야자키 히데키 전 의사회 부회장 등 국회의원 출신 7명이 함께한다. 이들은 방북 중 의료 현장을 시찰하고 북한의 공중보건 담당자들을 만나 북한에 만연한 결핵, B형 간염 실태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일본의사회 관계자는 “우선 (북한 정부와의) 신뢰 관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싶다”고 전했다. 가네마루 신(1914∼1996) 전 자민당 부총재의 차남 가네마루 신고를 대표로 하는 민간방북단 60여명도 평양에 도착해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14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을 출발해 평양에 도착했다. 19일까지 북한에 머물며 가네마루 신 탄생 105주년이 되는 17일 기념행사를 갖는다. 이 기간에 신고 대표가 북한 조선노동당이나 외무성 당국자와 면담할 가능성도 있다고 교도통신은 덧붙였다. 신고 대표는 베이징에서 기자들에게 “북일 간에 현안이 많다. 현안 해결에는 국교정상화가 가장 빠른 길”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또 “조건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는 아베 총리의 지난 5월 제안에 대한 북한 측 평가도 듣고 싶다고 말했다. 가네마루 신은 중의원 12선 출신 정치인으로 1980년대 제3차 나카소네 야스히로 내각에서 부총리를 지냈다. 1990년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회담한 뒤 ‘북일 수교 3당 공동선언’을 이끌어 냈다. 신고 대표는 당시 비서로 아버지를 수행한 것이 계기가 돼 지금도 일본과 북한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日, 투기광풍은 옛말… ‘주인 없는 땅’ 골치

    20년 뒤 7만㎢ 전망… 전체 국토의 20% 등기비용·재산세 부담에 토지상속 기피 도시개발 막혀 쓰레기 불법투기장으로 일본에서 주인 없이 버려지는 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산간벽지의 보잘것없는 밭뙈기조차 투기 광풍에 휩쓸렸던 과거 ‘버블(거품)경제’ 때와 달리 지금은 토지를 상속받고도 내팽개쳐 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 상태가 이어지면 20년쯤 후에는 홋카이도 크기만큼의 국토가 버려진 땅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전국의 주인 없는 땅은 2016년 기준으로 4만 1000에㎢에 이른다. 후쿠오카·나가사키·구마모토·오이타·미야자키·가고시마·사가의 7개 현이 있는 규슈 본섬(3만 6700㎢) 면적을 이미 넘어섰다. 이런 식이면 2040년에는 홋카이도 전체 면적에 해당하는 7만 200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국토의 20% 수준이다. 주인 없는 땅의 증가는 토지 상속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의 사망 등으로 토지를 물려받게 되면 행정당국에 신고해 등기부상 명의를 바꿔야 하지만 법적 의무가 아니다 보니 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등기 절차에 비용이 드는 데다 재산세 부담도 새로 생기기 때문에 자산가치가 낮은 산간마을 같은 곳의 땅은 자녀들이 본체만체하기 일쑤다. 이는 ‘잃어버린 20년’으로 통하는 장기 침체의 영향이 크다. ‘지가와 주가는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버블경제 때의 믿음이 깨졌다. 땅 투기가 한창일 때는 산간벽지의 황무지까지 속여 팔 정도였지만 이제 가치 없는 땅은 공연히 재산만 축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땅 주인이 파악되지 않으니 빈 공간을 활용해 도시 개발을 진행하거나 건물을 지으려 해도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수도권 지바현의 한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내 공터에 공공시설을 지으려고 했지만 해당 토지의 등기가 제대로 안 돼 있어 공사에 착수하지 못했다. 땅 주인과 토지 사용에 대한 협의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버려진 땅들은 동네의 흉물이 되거나 쓰레기 불법 투기장이 되기도 한다. 일본 국토계획협회는 토지 방기에서 비롯되는 직접적인 경제 손실이 2040년까지 총 3조 6000억엔(약 4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또 토지를 이용하지 못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 상실과 세수 감소 등까지 치면 6조엔에 이를 것으로 본다. 문제가 갈수록 커지자 일본 정부는 내년에라도 민법을 개정해 토지 상속 신고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토지 등기를 제대로 하든지, 포기 의사를 명확히 밝히든지 당국에 알리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없던 규제의 신설에 대한 국민 반발이 불가피해 고심하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몰랐던 日식민지 상처… 이젠 가슴 벅찬 광복의 의미 느껴요”

    “몰랐던 日식민지 상처… 이젠 가슴 벅찬 광복의 의미 느껴요”

    “한국에 있는 일본 식민지배의 상처를 우리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느껴보려고만 했을 뿐인데도 너무나 많은 한국 분들이 고마움을 표시해 주셨어요.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그걸 보면서 한국인들이 저희 일본인들에게 어떤 것을 바라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어요.” 일본 대학생 미야자키 히나코(23)에게 올 8월 15일은 여느 해의 그날보다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일본에서 기념하는 ‘종전일’을 넘어서 한국인들에게 ‘광복절’로서 8·15가 갖는 의미를 피부로 직접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와세다대 문화구상학부에서 문예·저널리즘을 전공하고 있는 미야자키는 서울대 교환학생으로 와 있던 올 초 한국 내 식민역사 현장 탐방 모임인 ‘민카이’를 조직했다. 민카이라는 이름은 ‘모두 함께 가보자’라는 뜻의 일본어 문장 ‘민나데잇테미요’에서 따온 것이다. 민카이는 일본 식민지 역사의 상흔이 고스란히 간직돼 있는 곳들을 직접 찾아가 둘러본 뒤 그로 인해 얻은 생각이나 느낌을 공유하는 한일 젊은이들의 모임이다. 전체 회원은 27명으로 상당수는 미야자키가 자신의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뜻을 같이 하자고 부른 사람들이다. 절반인 14명이 일본인이다. 미야자키는 교환학생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에도 모임 창립자로서 후배들과 함께 활동을 이끌고 있다. 민카이를 만든 계기는 올 3·1절 100주년이었다. “서울 광화문에서 한국의 언니들과 만나 태극기와 한반도기를 흔들었는데, 저와 달리 옆에 있던 다른 일본인 친구는 ‘이런 분위기가 무섭다’고 말하는 거예요. 그때 비로소 알게 됐죠. 과거 식민지배의 역사를 모르니까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그렇다 보니 과거에 대해 알기를 더욱 꺼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 미야자키는 일본인 혼자서는 선뜻 직접 가볼 엄두를 내기 어려운 장소에 여럿이 함께 손잡고 가보기로 했다. 현장을 봐야 비로소 의미 있는 사고가 가능하다는 생각에서였다. 특히 역사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쉽게 모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칫 민감해질 수 있는 토론의 형식은 배제했다. 현장 탐방은 그동안 서대문형무소를 시작으로 일제 강점기 역사 관련 물품을 소장하고 있는 식민지역사박물관, 위안부 피해자들의 보금자리인 나눔의집,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가 안치돼 있는 경기 파주시의 서울시립묘지 등에서 차례로 이뤄졌다. 탐방이 진행되고 이를 사진 등으로 알리는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연락을 해 오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앞으로는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위안부 문제 수요집회 등에도 가볼 예정이다. 미야자키는 2015년 대학에 입학한 후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우게 되면서 한국의 문화, 역사 등에 푹 빠져들게 됐다. “사실 고등학교 때 장근석이나 씨엔블루 같은 연예인들 때문에 한국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한국에 대해 별로 좋은 인식은 없었어요. 그저 ‘일본을 싫어하는 나라’ 정도로 알고 있었죠.” 미야자키는 한국의 식민역사에 대한 일본인들의 이해를 넓히기 위해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활동들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했다. “교수님 등 학자들의 발표 중심으로 이뤄지는 학술행사 같은 것은 너무 어려워서 쉽게 다가가기가 힘듭니다.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그런 자리가 흥미롭거나 즐거울 리가 전혀 없죠. 쉽고 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역사 커뮤니티 같은 것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미야자키는 5·18광주민주화운동 39주기였던 올 5월 18일에는 광주 망월동 민주묘지에도 참배를 하고 왔다. 그는 “한국에는 아픈 현대사를 후대에 증언해줄 분들이 많으셔서 다행”이라면서 “일본에는 과거 전쟁의 참화를 우리에게 말씀해주실 어르신들이 자꾸 세상을 떠나고 계셔서 안타깝다”고 했다.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은 절대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한국에 대한 반감이 거의 종교적인 수준인 사람들이 일본에 많지는 않아도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죠. 그런 사람들에게 가감 없이 사실을 담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제가 뭘 할 수 있는지 계속 고민하려고 합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8호 태풍 ‘프란시스코’ 예상 경로 6일 상륙…미국 기상청과 달라

    8호 태풍 ‘프란시스코’ 예상 경로 6일 상륙…미국 기상청과 달라

    기상청 “6일 밤 남해안 상륙해 내륙 북상”미국 태풍센터 “동쪽으로 더 치우쳐 이동” 제8호 태풍 ‘프란시스코’가 6일 밤 남해안에 상륙해 내륙에서 북상할 것으로 경로가 예상되고 있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태풍 프란시스코는 일본 가고시마 동남동쪽 약 1310㎞ 바다에서 시속 25㎞로 서북서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 소형 태풍인 프란시스코의 중심기압은 990h㎩, 최대 풍속은 시속 86㎞(초속 24m)다. 강풍 반경은 250㎞다. 이 태풍은 5일 오전 9시 가고시마 동남동쪽 약 560㎞ 해상, 6일 오전 9시 가고시마 북서쪽 약 140㎞ 해상으로 이동한 뒤 6일 밤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7일 오전 9시쯤 전북 전주 북북동쪽 약 70㎞ 육상에 위치했다가 강원 속초 부근에서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6일 낮 제주도 동쪽 남해를 지나 같은 날 밤사이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어 내륙에서 북상한 뒤 7일 아침 북동쪽으로 방향을 전환해 중부지방을 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통보관은 “태풍이 한반도에 도달할 시각에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기가 불안정해 남해안 상륙 지역과 내륙 진로는 (현재 예상과) 다소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프란시스코’는 바다의 상대적으로 낮은 수온, 일본과 남해안의 지면 마찰로 인해 강도가 다소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기상청이 태풍 상륙 지역과 내륙 진로에 대해 다소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 것처럼 미국 기상청은 태풍 프란시스코의 예상 경로를 다소 다르게 예상하고 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는 프란시스코가 6일 오전 3시쯤 일본 미야자키시에 상륙해 일본 규슈 지역을 관통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태풍이 대한해협을 건너 7일 자정 창원에 상륙, 동쪽 내륙을 관통해 7일 오후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다시 봐도 명작… 저와 함께 옛 흥행상자를 열어 보시겠습니까

    다시 봐도 명작… 저와 함께 옛 흥행상자를 열어 보시겠습니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을 비롯해 ‘알라딘’, ‘엑스맨:다크 피닉스’, ‘로켓맨’ 등 쟁쟁한 화제작이 박스오피스 1~4위를 점령한 가운데 눈에 띄는 흥행작이 있다. 18년 만에 국내 관객들을 다시 찾은 일본 명작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6일 개봉한 ‘이웃집 토토로’는 개봉 5일째인 10일까지 관객 10만 5879명을 불러모으며 박스오피스 5위를 기록했다. 관객들 사이에선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세월이 흘러도 명작은 명작”이라는 후기가 이어진다. 일본 스튜디오 지브리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이웃집 토토로’는 1988년 일본 개봉 당시 애니메이션 최초로 극영화를 제치고 일본 내 모든 영화상을 석권하는 신드롬을 일으켰다. 국내에는 일본 문화가 개방된 뒤 2001년에 소개된 이후 많은 이들의 ‘인생 애니메이션’으로 손꼽혀 왔다. 18년 만에 재개봉하면서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쳤고, 자막 버전은 물론 처음으로 우리말 더빙판도 제작했다. 도시를 떠나 시골로 이사 온 사츠키와 메이 자매가 동네의 숲을 지키는 신비로운 생명체 토토로를 만나면서 마주하게 되는 마법 같은 순간이 수채화 같은 풍경 속에 담긴 수작이다.미야자키 감독의 또 다른 명작 애니메이션 ‘마녀 배달부 키키’도 탄생 30주년을 맞아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오는 26일 재개봉한다. 1989년 일본에서 개봉한 ‘마녀 배달부 키키’는 아동 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국제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가도노 에이코의 동명 원작에 미야자키 감독의 판타지 감성이 더해져 탄생했다. 스튜디오 지브리와 미야자키 감독에게 첫 번째 대중적인 흥행을 안겨준 의미 있는 작품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일본 지진 여파? 경북 영덕 해역 규모 2.0 지진…“피해 없을 듯”

    일본 지진 여파? 경북 영덕 해역 규모 2.0 지진…“피해 없을 듯”

    일본 규슈 지역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우리나라 경북 영덕 해역에서도 규모 2.0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지진해일(쓰나미) 등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10일 오후 4시 5분 경북 영덕군 동북동쪽 29㎞ 해역에서 규모 2.0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앙은 북위 36.56도, 동경ㅌ 129.64도이며 발생 깊이는 12㎞이다. 기상청은 “지진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 8시 48분에는 일본 남부 규슈 지역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일본 기상청이 발표했다. 기상청은 이 지진으로 약간의 해면 변동이 있을 수는 있지만 쓰나미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진앙은 미야자키 동부 해상인 휴가나다로 진원의 깊이는 20㎞였다. 이번 지진으로 미야자키현 미야자키시와 미야코노조시 등에서 진도 5약의 진동이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진도 5약을 대부분의 사람이 공포를 느끼고 물건을 붙잡고 싶어하는 수준의 진동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日서 가짜 재류카드 골치…외국인 유입 확대 앞두고 경계감 고조

    日서 가짜 재류카드 골치…외국인 유입 확대 앞두고 경계감 고조

    일본에 취업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식 비자를 발급받지 못한 외국인들이 위조 재류카드(외국인이 일본에 거주하기 위해 필요한 신분증)를 소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미야자키현 경찰은 지난달 29일 위조된 재류카드를 일본으로 들여오려던 중국인 기능실습생(36)을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미야자키현 고바야시시의 한 농업법인에서 일하고 있는 이 남성은 취업에 제한이 없는 재류카드를 중국의 위조 전문업자로부터 사들인 뒤 이를 이용해 다른 지역에 취직하려고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가나가와현 경찰은 지난해 11월 요코하마시의 한 건축 인테리어업체 직원 숙소를 급습해 중국인 남성 12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단기 관광용 비자로 일본에 들어와 불법 취업하고 있었다. 이들 중 9명은 정교하게 위조된 재류카드를 소지하고 있었다. 건설현장 등에서 재류카드 제시를 요구받을 때에 대비해 중국에서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서 일본에서 유통되고 있는 위조 재류카드는 1만~3만엔 정도면 살수 있다. 중국 등지에서 활동하는 전문 위조업체가 입금을 확인한 뒤 국제우편으로 일본에 보낸다. 카드를 옆으로 기울였을때 겉면에 떠오르는 문자 홀로그램 등을 비롯해 세부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실물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가나가와현의 경우 위조 재류카드 소지 등으로 검거된 외국인이 2014년에는 전체 17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9건을 기록했다. 최근 들어 위조 재류카드업자들 사이에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전보다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이 유통 증가의 원인이 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달부터 개정 출입국관리법이 시행돼 외국인 노동자 유입이 확대되면서 위조 재류카드가 더욱 확산될 수 있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과학실 인골표본이 진짜 사람?...日 유골 발견 전국서 잇따라

    과학실 인골표본이 진짜 사람?...日 유골 발견 전국서 잇따라

    중·고등학교 과학교실에서 수업용으로 쓰여온 인체골격 표본이 플라스틱 등으로 만든 모형이 아니라 정말 사람의 뼈라면? 상상만 해도 서늘한 이런 일이 일본 전역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19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전국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교육위원회 확인 결과 최소 14개 부현의 학교 현장에서 사람뼈가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범죄 등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다면 현행법상 진짜 인체골격 표본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진짜 인골이 어떻게 해서 학교로 오게 됐는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해당 학교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진짜 인골표본은 현재까지 오사카부를 비롯해 아키타·군마·니가타·이시카와·후쿠이·아이치·와카야마·가가와·사가·오이타·구마모토·미야자키·가고시마현 등 총 14개 부현에서 발견됐다. 나가노현, 도쿠시마현 등은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어서 결과에 따라 인골 발견 지역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오사카부는 지난 2월 “관내 고교 12곳 등 전체 14개 학교에서 진짜 사람의 유골 및 장기표본 등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전신 골격 9구와 두개골 외에 포르말린 처리된 사람의 장기와 태아 표본 등이다. 사가현립 사가니시고교에서는 지난해 12월 생물 실습교실에서 인골표본이 조류박제 등과 함께 나무상자 안에서 발견됐다. 군마현도 지난달 “현립고교 2곳에서 태아 및 인체 장기 등 표본 7점이 보관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아키타현도 같은달 현립고교 과학 실험실에서 사람 두개골 표본 1점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대체 왜 일선 학교에 플라스틱 등 모형이 아닌 진짜 인골이 보존돼 있는 것일까. 우선은 1980년쯤까지 인도 등으로부터 진짜 인골이 일본에 수입·공급돼 왔다는 것이 1차적인 이유다. 당시에는 인골 수업과 관련한 광고전단이 버젓이 배포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사카이 다쓰오 준텐도대 의학부 교수(해부학)는 메이지시대 때 의학수업에서 기원을 찾고 있다. 메이지 초기 각 도도부현에 있던 공립 의학학교에서는 인체 해부 수업 시간에 실제 인골표본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사카이 교수는 “인골표본을 수입하거나 직접 만들었던 의학교는 대부분 폐교됐는데, 그런 과정에서 인근에 있는 학교에 기증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고 산케이에 말했다.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범죄 등과 연관성이 없는 일반 시신 표본을 학교 등에 보관하는 데 법적인 제한은 없다. 다만 통일적인 지침 같은 것이 없어 인골이 발견된 학교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부심하고 있다. 가고시마현립 쓰루마루고교 생물교실에서 발견된 50년 전 사망 여성의 두개골은 가고시마시가 화장해 시립묘지에 안장했다. 그러나 사가니시고교의 경우 사람뼈가 교내에 들어오게 된 경위를 몰라 교육당국이 처리 방향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문부과학성 관계자는 “교재를 구입하거나 기증받는 절차는 개별 학교 및 교육위원회에 일임하고 있다”며 “학교에서 인골이 발견됐다고 해서 별다른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범죄 등) 사건과의 연관성 여부는 확인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우선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여기는 일본] 지진으로 딸 잃은 두 어머니와 튤립이 이어 준 인연

    [여기는 일본] 지진으로 딸 잃은 두 어머니와 튤립이 이어 준 인연

    구마모토 지진이 일어난지 3년이 되는 이번달 14일, 튤립으로 이어진 두 어머니의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4일 마이니치 신문 등 현지언론은 2016년 4월 구마모토 지진으로 딸을 잃은 두 어머니가 튤립으로 인연을 맺게 된 사연에 대해 보도했다. 구마모토 시(熊本市) 히가시 구(東区)에 사는 마쓰자키 구미코(松崎久美子)씨(49)는 구마모토 지진으로 당시 16세였던 딸 구루미(胡桃) 양을 잃었다. 구루미 양은 1999년 11월 태어나자마자 선천성 심장병을 진단받았다. 구마모토 시민병원에서 2번의 대수술과 7개월의 입원을 거쳐 집으로 돌아왔지만, 2살 되던 해 가슴의 통증으로 긴급 입원, 저산소뇌증으로 계속 누워있게 되어 대화도 할 수 없게 되었다. 간신히 움직이는 왼쪽 손을 사용해 노트북으로 시를 짓기도 하면서 열심히 살아왔지만, 구마모토 지진의 강한 흔들림 후 경련을 일으켜 목숨을 잃었다. 당시 구마모토 시민병원은 내진시설 부족으로 붕괴 위험이 있어 구루미 양은 진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고, 후에 패혈증으로 지진재해사로 인정되었다. 구루미 양이 죽고 2년 정도 지난 작년 11월, ‘불단에 예쁜 꽃을 올리고 싶다’는 결심이 선 엄마 마쓰자카 씨는 자택 정원에 화단을 만들어 튤립 씨앗을 심었다. 화단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자 예상치 못한 특별한 답글이 달렸다. ‘멋진 화단이네요.’ 마쓰자키 씨와 마찬가지로 구마모토 시민병원에서 진료 받지 못해 딸 가린(花梨) 양(당시 4세)을 잃은 미야자키(宮崎) 씨로부터의 답글이었다. 미야자키 씨도 집에서 튤립을 키우고 있어, 두 사람은 신기하다고 생각하며 ‘힘내서 키워 나가자’며 의기투합했다. 두 어머니는 서로 딸에 대한 이야기, 꽃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딸을 잃은 아픔을 조금씩 극복해 나갔고, 우울했던 마음도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했다. 마쓰자키 씨가 키워 온 튤립이 이번 봄 처음으로 분홍색 꽃을 피워내자, 이 이야기를 들은 미야자키 씨도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마쓰자키 씨는 오는 10월 개원을 목표로 공사중인 새로운 시민병원에도 튤립을 심고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매년 봄마다 튤립을 보고 구루미 양과 가린 양을 추억해주었으면 좋겠다"면서 "사람들이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구마모토 지진은 2016년 4월 14일과 16일에 걸쳐 구마모토 현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서 전진, 본진, 여진 모두 합쳐 사상자 1100명을 넘겼고 현재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임시 거주시설에서 피난생활을 하고 있다고 현지언론은 보도했다. 강보윤 도쿄(일본) 통신원 lucete12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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