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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월 / 단종의 恨·동강의 활기 절묘한 어우러짐

    38번 국도를 타고 제천을 지나 영월로 접어들다 보면 왠지 숙연함을 느끼게 된다.공교롭게도 산비탈에서 도로쪽을 향해 자란 낙락장송들이 550여년 전 열다섯의 나이에 왕위에서 쫓겨나 영월로 유배왔던 비운의 단종을 향해 허리를 굽힌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영월은 깎아지른 동강,선돌 등의 비경을 품고 있어 문화유적지 답사와 피서를 겸해 나들이하기에 알맞은 여행지.동강 굽이굽이 래프팅을 즐기는 피서객의 발랄함이 넘쳐나는 영월을 찾았다. ●패전장수의 전설 간직한 ‘자라바위' 영월읍에 접어들면서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비경중 하나가 길 오른쪽 서강 한 쪽에 두 갈래로 우뚝 솟아 있는 선돌(立石)이다.소나기재 정상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50여m쯤 서강쪽으로 걸어가 전망대에 서면 푸른 물줄기와 층암절벽이 어우러진 한폭의 한국화를 보는 듯하다.선돌과 절벽 사이로 보이는 강물이 마치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선돌 아래엔 현재의 38국도가 개통되기 전 사람과 우마차가 다녔던 옛길이 남아 있고,그 앞의 소(沼)엔 가슴아픈 사연을 지닌 ‘자라바위’가 솟아 있다.전설에 따르면 선돌 아래의 남애(南涯)마을 출신의 한 장수가 적과의 싸움에서 패하자 이곳에서 몸을 던져 자라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장릉옆 소나무도 ‘비운의 왕' 애도하는 듯 선돌을 뒤로하고 영월읍을 향해 10여분쯤 달리니 오른쪽으로 청령포 가는 길이 나온다.단종이 노산군으로 강등돼 유배중 거처했던 청령포는 입장권(1000원)을 끊어 배를 타야 들어갈 수 있다.삼면이 강줄기로 둘러싸여 있고 뒤로는 험한 산자락과 절벽으로 막혀 있기 때문.‘어린 왕의 고독과 두려움이 얼마나 지독했을까?’하는 생각에 새삼 가슴속이 시려온다.선착장 앞 주차장 왼쪽 편엔 단종에게 전할 사약을 가지고 왔던 왕방연이 지었다는 시를 새긴 시비가 서 있어 애잔함을 더한다. 영월읍 영흥리엔 단종의 능인 장릉이 있다.유배 끝에 결국 사약을 받고 승하하자 영월 호장 엄흥도가 시신을 거두어 모신 곳이다.이곳 주위의 소나무는 모두 능에 절을 하듯 묘하게 틀어져 있어 경이로움을 자아낸다. 영월읍 일원엔이밖에도 단종이 홍수 때문에 거처를 옮겨 사약을 받을 때까지 살았던 관풍헌,단종 승하후 시종과 시녀가 뛰어내려 죽었다는 낙화암,단종의 영정을 모신 영모전,사육신과 생육신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창절서원,엄흥도 기념관 등이 있다. 비운의 흔적을 찾아 이곳저곳 발길을 옮기다 보니 한여름 땡볕에 등줄기가 축축하다.이럴 때는 스릴 있고 시원한 래프팅이 최고.굽이쳐 흐르는 동강의 물줄기에 몸을 맡겨보기로 했다. 동강 래프팅은 출발 지점에 따라 3가지 코스가 있다.가장 참가자가 많은 구간은 문산나루∼어라연주차장(9㎞) 코스로 3시간 소요.요금은 성인 2만 5000원,초등생 이하 2만원.이밖에 진탄리(12㎞·3만 5000원) 및 정선읍 운치리에서 시작하는 코스(30㎞·7만원)도 있다. ●동강 비경에 한여름 땡볕도 잊고 코스가 완만한 동강 래프팅은 스릴감보다는 강 양편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기암절벽 등 비경을 감상하는 기쁨이 크다.문산나루에서 ‘섭새’라고 불리는 어라연 주차장까지 옥선암,두꺼비바위,상·중·하선암 등 기기묘묘한 바위들이늘어서 있다.또 ‘햇살에 비친 물고기 비늘이 비단처럼 아름답다.’는 어라연(魚羅淵),한때 댐 예정지로 거론됐던 만지(滿池)가 이어진다.만지는 과거 아리랑의 발상지인 정선 아우라지로부터 목재를 운반하던 사공이 뗏목을 대놓고 쉬던 자리.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가득하다는 뜻으로 ‘만지’란 이름이 붙었다. 래프팅을 즐기는 동안 물에 빠트리기,배 뒤집기,물싸움 등 각종 게임을 즐기면서 옷이 흠뻑 젖기 때문에 반바지와 티셔츠,속옷 등을 여벌로 준비하는 게 좋다.동강 인근에 대자연레저본부(www.iloveleisure.co.kr),태백산맥(02-3477-3114) 등 60여개의 래프팅 대행업체가 있다.대자연레저본부는 서울에서 출발하는 왕복 교통편 및 식사를 포함하는 패키지 상품(4만 2000원,아이 3만 8000원)도 운영한다. 영월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아이들 손잡고 곤충박물관에도 ●가는 길 서울 방면에선 경부·중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신갈·호법 분기점)∼중앙고속도로(서제천IC) 코스가 가장 빠르다.서제천IC에서 빠져 38번 국도를 타고 40분쯤달리면 영월로 접어들게 된다.부산방면에선 남해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광주 방면에선 88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 코스를 이용하면 된다.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영월읍내 버스터미널(033-374-2451)까지 직행버스가 20∼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요금은 9500원. ●숙박 영월읍 일원에 여관과 민박집이 많다.방절리의 청령포모텔(033-374-4114),문산리 동강사랑(033-375-2865),황새여울민박(033-375-0069) 등이 비교적 깔끔하다.요금은 평수에 따라 3만∼10만원. ●이색박물관 영월의 명물로 자리잡고 있는 책박물관,곤충박물관,조선민화박물관 등 이색박물관도 아이들 손을 잡고 가볼 만하다.서면 광전리 평창강변에 자리한 책박물관(033-372-1713)엔 1922년 김영보의 ‘황야에서’ 등 대표적 단행본 100여권과 격몽요결을 비롯한 1960년대까지의 어린이 교과서·동화·만화 등 100여점,개화기 조선의 풍물 사진,잡지 등 총 6000여점의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하동면 와석리의 조선민화박물관(033-375-6100)은 1300여점의 소장 민화중 까치와 호랑이등 130여점의 민화 및 고가구 5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관람객이 직접 민화 그리기에 참여하는 ‘민화 사랑 체험코너’도 운영하며,박물관내 50평 규모의 통나무집에서 단체 또는 가족 숙박도 가능하다.북면 문곡리의 곤충박물관(033-374-5888)에선 나비,나방류,갑충류,매미류,잠자리류,동강 유역 곤충류 등을 구경할 수 있다.입장료는 세 박물관 모두 어린이 1000원,어른 2000원. 식후경/ 구수하고 은은한 보리된장 별미 영월읍내 장릉 인근의 보리밥 전문식당인 ‘장릉 보리밥집’(033-374-3986)은 음식이 싸면서도 맛있기로 유명하다.30년 된 이곳의 식사메뉴는 보리밥 정식(5000원) 한 가지.따끈한 보리밥에 산나물과 묵나물 15가지,된장찌개가 상차림의 전부다.나물과 된장을 넣고 비벼먹든지,아니면 밥 따로 찬 따로 먹든지 먹는 방법은 손님 맘이다.이집 음식 맛의 포인트는 보리된장에 있다.1년전 쑨 메주로 담근 된장은 구수하면서도 은은한 된장 맛을 자랑한다.맛에 반해 나갈 때 된장을 사가는 사람도 제법 많다고 한다. 술 생각이 나면 역시 직접 담근동동주를 시켜 먹으면 된다.안주로는 도토리묵 무침,생두부,메밀·감자 부침개가 있다.묵과 두부 모두 직접 만든 것.생두부는 양념간장을 얹어서 먹는다.1접시에 3000원인데,먹고 나올 땐 탁월한 맛과 풍성한 양에 미안한 느낌이 들 정도다.
  • 새달 13일 대한매일 주최 청소년음악회

    문화적 혜택이 적은 지역에는 아직도 미안한 얘기지만,우리 청소년들도 이제 음악회 하나쯤은 찾아야 여름방학을 제대로 보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그렇다고 너무 무거운 프로그램이라면 오히려 음악과 멀어지기 십상이고,대중적인 레퍼토리가 주류를 이룬다면 교육적 효과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대한매일이 새달 13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여는 ‘2003 청소년 음악회’는 그래서 다양한 재미와 교육적 효과를 조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추었다.국민은행이 협찬하는 이번 음악회에는 김덕기가 지휘하는 프라임 필하모닉과 기타 이병우,피아노 김신애,가야금 문양숙 등 다양한 협연자가 청소년들을 맞는다. 이병우는 현재 청소년들로부터 가장 인기있는 기타리스트.김민기 양희은 하덕규 조동진 등과의 음반작업과 영화음악,애니메이션 등으로 활동범위를 크게 넓혔지만,이번에는 스페인 작곡가 호아킨 로드리고의 ‘아란후에즈 협주곡’으로 오스트리아 비엔나국립음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정통 기타리스트로의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하게 된다. 재일동포인 문양숙은 평양음악무용대학 출신으로 그동안 북쪽의 가야금 음악을 남쪽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이번에도 북한곡인 21현 가야금협주곡 ‘바다의 노래’와 25현 가야금협주곡 ‘도라지협주곡’을 선보인다. 국내에서 각종 콩쿠르를 석권한 뒤 맨해튼음악학교에 유학중인 김신애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피아니스트답게 재즈풍이 강렬한 거슈윈의 피아노협주곡으로 청소년들에게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해 줄 것이다.(02)2000-9754. 서동철기자 dcsuh@
  • 反유대인 작곡가 다룬 책2권 /게르만 신화… 평행과 역설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이 2001년 7월7일 베를린 국립오페라를 이끌고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서 반(反)유대주의자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연주한 이야기는 유명하다.아르헨티나 출신의 유대인 바렌보임은 연주에 앞서 “마음의 상처를 받는 청중은 공연장을 떠나도 좋다.”고 했고,실제로 밖으로 나간 사람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외신을 타고 바렌보임의 이야기가 국내에 전해졌을 때 ‘예루살렘의 바그너’가 왜 이처럼 ‘사건’이 되는지를 명확하게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기껏 “히틀러가 가장 총애한 작곡가였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피상적인 추측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2년.약속이나 한듯 동시에 나온 독문학자 안인희의 ‘게르만 신화,바그너,히틀러’(민음사 펴냄)와 다니엘 바렌보임·에드워드 W.사이드의 ‘평행과 역설’(장형준 옮김,생각의 나무 펴냄)은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게르만 신화…’는 유례없이 끔찍했던 제2차 세계대전이,신화와 예술이 만들어내는 환상의세계가 현실의 세계를 침범하는 주객전도의 상황에서 잉태됐다고 지적한다.낭만주의의 영향을 받은 바그너는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방편으로 게르만 신화에 주목했고,여기 담긴 죽음에 대한 동경은 음악과 연극,문학이 하나로 융합된 무대에 올려지면서 제의적인 분위기를 형성했다. 관객의 사유를 지배하며 압도하는 바그너 악극의 효과에 주목한 히틀러는 이를 응용한 각종 국가행사들을 통하여 국민들의 집단적 열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문학과 철학,예술,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이는 나오기 어려웠을 ‘게르만 신화…’는 2003년 ‘올해의 논픽션상’을 수상하여 노고의 일부를 보상받았다. ‘평행과 역설’은 바렌보임과 ‘오리엔탈리즘’을 쓴 팔레스타인 출신의 문화비평가 사이드의 대담을 카네기홀의 상임감독인 아라 구젤리미안이 정리한 것이다.두 사람의 대화는 바렌보임이 왜 예루살렘에서 바그너를 연주해야 했는지를 역설적으로 설명해준다.‘게르만 신화…’가 말하려는 ‘광기’는 지금도 가까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나아가 전 세계에서 언제든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이드는 바그너와 같은 아주 복잡한 현상을 비이성적으로 비난하거나 싸잡아서 매도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다.그럼에도 이스라엘이 홀로코스트를 악용하여 팔레스타인에 가하고 있는 인권유린이나,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 사람이라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 원수라고 생각하는 바보짓이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바렌보임은 바그너 연주가 유대인 동료들이 겪은,믿을 수 없는 일들을 눈감으려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한다.다만 자신들을 미워했던 사람들을 비판해도 되는 권리는 누구도 갖고 있지 않으며,그렇게 했을 때 자신도 그렇게 오랫동안 학대한 사람들의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지난해 9월10일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위한 특별연주회를 갖기도 했다.충동질하는 듯한 집단적 열정의 만용과 조직력이 아니라,이렇듯 금지된 타자(他者)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바로 시민의 길이라는 것이 바렌보임과 사이드가 합의한 결론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공금횡령 실직뒤 생활苦 30대가장 / 부인·두딸과 동반자살

    29일 오후 7시30분 쯤 전북 완주군 삼례읍 삼례교와 하리교 사이 둑길에 세워져 있던 전북29머9905호 카렌스 승용차 안에서 이모(33·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씨와 부인 유모(35)씨,큰딸(6),작은딸(5) 등 일가족 4명이 숨져 있는 것을 농민 김모(54)씨가 발견했다. 김씨는 “논에 다녀오던 중 둑길에 세워져 있던 승용차 안에 사람들이 누워 있어 가까이 가보니 입에 거품을 머금은 채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유서와 극약병이 발견됐고 숨진 이씨와 딸 등이 입에 거품을 물고 피를 흘린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극약을 마시고 함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숨진 이씨는 지난 2월까지 근무했던 군산 K주류 사장과 장인에게 보내는 유서를 남겼다. K주류 사장에게는 “공금을 횡령해 미안하다.다시 태어나면 은혜를 갚겠다.”는 유서를 남겼고,장인에게는 “곱게 기른 딸을 데려가 죄송하다.딸들도 부모 없이 자랄 것이 걱정돼 데려간다.”고 적혀 있었다. 이씨는 K주류상사에 근무하던 중 회사공금 38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들통나 지난 2월 실직당한 것으로 밝혀졌다.경찰은 유서 내용 등으로 미루어 생활고를 비관,동반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완주 임송학기자 shlim@
  • 逆전세대란 현실화

    ‘역전세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새집뿐만 아니라 헌집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비어있는 경우가 늘고 있다.‘공가’(空家)는 수도권에서 서울로 확산되는 추세다.새집으로 가려던 실수요자들은 기존주택이 빠지지 않아 입주를 못하는 낭패를 본다.반면 대출을 끼고 새집을 분양받은 투자자들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관리비와 대출이자를 물고 있다. ‘묻지마 투자’의 부작용으로 이미 예견됐던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이 상태가 계속되면 매물이 쏟아져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랜드마크 아파트가 웬 빈집 지난 4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용산구 이촌동 LG건설의 한강자이는 660여가구 가운데 200여가구는 비어 있다.30% 이상이 세입자를 찾지 못한 것이다. LG자이는 이 일대에서는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아파트로,2000년 5차 분양 당시 평균 2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임대가가 비싼데다가 최근 미군부대 이전이 확정되면서 외국인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부동산 관계자인 김재은씨는 “인근에 새 아파트가 입주하면서 빈집이 늘고 있다.”면서 “미군부대 이전이라는 변수도 한몫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임대목적 투자자들은 월 20만∼80만원의 관리비만 물고 있다. 6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성북구 정릉동 풍림아이원 아파트도 2305가구 가운데 입주율이 30%에도 못미쳐 1500여가구 이상이 빈집으로 있다.당첨자는 입주하자니 전셋집이 안빠지고,투자자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이밖에 6월에 입주를 시작한 동대문구 장안3동 삼성래미안1차와 영등포 현대홈타운도 큰 평형은 절반정도가 비어있다. ●묻지마 투자 부작용이다 기존 아파트인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는 지난봄부터 빈집이 속출하고 있다.주민들이 LG한강자이 등 새아파트로 이사를 하면서 나온 전세매물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정릉 등 신규 아파트 입주가 많은 곳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빈집으로 방치된 곳이 적지 않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묻지마 투자의 영향에다가 국지적으로 수급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지역별로 매물증가와 이에 따른 가격하락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책임연구원은 “묻지마 투자의 부작용이지만 이제 시작일뿐이다.”면서 “앞으로 입주물량이 늘어나면 빈집이 더 늘어나 대출받아 분양받은 사람은 곤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스포츠 라운지]브리티시오픈 골프 돌풍 허석호

    “마지막날 부진이 아쉽긴 하지만 또 다시 기회가 와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지난주 막을 내린 세계 남자골프 시즌 세번째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오픈에서 ‘황색돌풍’을 일으킨 허석호(30·이동수패션)는 대회가 끝난 직후 일시 귀국,경기도 용인 집에 머물며 잠시 쉬고 있다. 그런데 진정한 의미의 휴식은 아닌 것 같다.오히려 브리티시오픈 출전중일 때보다 더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여기 저기서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그를 알아 보고 반가워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27일 자신의 활동 무대인 일본프로골프투어로의 복귀를 앞두고 국내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한 그로서는 한편 반갑기도 하지만 불편한 점도 있다. “그래도 제가 잠깐 동안이나마 안겨준 기쁨 때문일 거라 생각하며 피곤함을 견디려고 합니다.” 어쨌든 그를 만나 풀어보려 한 궁금증을 감출 수는 없었다.3라운드까지는 그렇게 잘 치고도 왜 마지막날 무너졌을까. ●실패한 승부수,후회없는 한 판 “승부수를 던진 거죠.선두와 3타차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했는데,잘 하면 우승도 할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그래서 첫 홀(파4)부터 공격적으로 나갔습니다.3라운드까지는 3번 우드로 티샷을 했지만 드라이버를 잡았죠.이번에도 드라이버를 안 잡으면 후회가 남을 것 같았어요.그런데 결국 더블보기로 홀아웃하고 말았어요.” 공격적으로 나가겠다고 결심하기까지는 현지에서 만나 잠시 레슨을 받기도 한 최경주(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의 개인 코치 필 리츤의 조언도 한몫을 했다.리츤은 “같은 러프에 들어가도 더 멀리 간 공이 그린에 올리기도 좋다.”며 그에게 드라이버를 잡을 것을 권했다. 결국 전략은 첫홀부터 어긋났다.사실 첫홀은 페어웨이 양쪽의 러프가 키 높이로 늘어선 악명높은 홀로 1라운드에서 타이거 우즈조차 트리플보기를 범했다.그동안 3번 우드를 잡은 이유도 멀리 갈수록 러프의 길이도 길어 세컨드샷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다행히 2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다소 부담을 덜었지만 사실상의 고난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갑자기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하더니 방향을 가늠할 수가없을 정도였죠.뒷바람이 불면 3번 우드로도 330야드 이상 나가는데,앞바람이 불 땐 드라이버를 잡아도 250야드가 고작이었어요.늦게 출발한 선수들의 이날 스코어가 대부분 별로 좋지 않았죠.” 이상하게 샷도 3라운드까지와는 달리 마음먹은 대로 안됐다.1·2라운드에서 버디와 이글을 낚은 비교적 쉬운 4번홀(파5)에서도 파 세이브에 급급했다.이후 4개의 보기를 더 범하며 허물어지는 자신을 발견했을 땐 만회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물론 모두가 그 처럼 허물어지지는 않았다. “경험 부족 때문일지도 모르죠.하지만 아마 ‘톱10’에 들려고 마음 먹었으면 할 수도 있었을 거예요.그런데 그 상황에서라면 누구든 승부수를 던졌을 겁니다.후회는 없어요.” 아마 그의 그같은 배짱이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브리티시오픈에 첫 출전한 선수가 돌풍을 일으킨 원동력이었는지도 모른다.그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사실 2라운드 때다.첫 출전한 선수가 1라운드에서 반짝 돌풍을 일으키는 건 흔히 있는 일.하지만 그는 2라운드 초반 3번홀(파3)에서 버디를 낚은뒤 4번홀에서 이글을 뽑아내며 합계 4언더파로 단숨에 단독선두로 뛰어올라 돌풍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중계방송 카메라 렌즈가 그에게 맞춰진 것도 이때부터.갑자기 BBC방송의 중계 카트 2대가 따라 붙었다. ●다음 목표는 PGA 투어 카드 “기분은 좋았죠.그런데 그때부터 보기만 나오는 거예요.5개쯤 더 했을 걸요.”마치 남 얘기하듯 되돌아 봤지만 2라운드 합계가 1오버로 치솟으며 경기를 마쳤을 땐 사실 가슴이 아팠단다.그래도 오히려 순위가 올라가 공동 2위로 3라운드를 맞은 그는 데이비스 러브3세와 함께 마지막 챔피언조에서 플레이했다는 감격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중계하는 측이나 갤러리의 입장에서는 키가 190㎝에 이를 만큼 굉장히 큰 러브3세와 176㎝에 불과한 제가 함께 라운드하는 게 신기하게 보였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게다가 공은 제가 더 멀리 나가곤 했으니까.” 사실 이 대회에서 허석호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302.25야드였다.2라운드에선 평균 327야드나 됐다.지난해 말 멕시코에서 열린 EMC월드컵에 함께 출전한 최경주조차 그의 파워풀한 스윙엔 입을 다물지 못했을 정도다.99년 무릎 수술 이후 꾸준히 지속해온 웨이트트레이닝의 효과가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어쨌든 그는 한국선수도 브리티시오픈 정상을 넘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는 데 강한 자부심을 느끼는 듯했다.그의 다음 목표는 물론 PGA 투어 카드 획득이다.지난해 말 일본프로골프투어 상금 상위자격으로 퀄리파잉스쿨 최종예선에 도전했다 1타차로 물러선 그는 올 연말에는 반드시 내년도 투어 카드를 획득하겠단다. 그리곤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브리티시오픈 2라운드를 끝내고 BBC방송과 인터뷰를 하는데 일본어로 했다고 해서 일부에서 비난을 하는 것 같아요. 한국어를 통역해줄 사람이 없었어요.하지만 일본투어 관계자들은 많이 와 있었거든요.인터뷰는 해야겠고,할 수 없이 일본어로 인터뷰에 응했죠.아마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에서 한 사람이라도 와 주었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 거예요.” 그는 본의 아니게 국내팬들에게 누를 끼친 점에 대해 매우 미안해 하고 있다. 곽영완기자 kwyoung@
  • 잠 깬 빅초이 / 72일만에 3점홈런 폭발

    ‘빅초이’ 최희섭(얼굴·시카고 컵스)이 무려 72일 만에 부진을 말끔히 씻는 홈런을 폭발시켰다. 최희섭은 25일 리글리필드에서 벌어진 미국 프로야구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서 7회초 대수비로 나선 뒤 7회말 무사 1·2루 때 상대 선발 빈센트 파디야의 3구째를 통타,가운데 담장을 넘는 통렬한 3점포를 뿜어냈다. 지난 5월14일 밀워키전 이후 72일 만에 대포를 가동한 최희섭은 이로써 2타수 1안타로 시즌 8호 홈런과 26타점 31득점을 기록했고,타율도 .229에서 .233으로 끌어올렸다.또 지난 6월8일 경기 중 부상 이후 거듭된 부진으로 마이너리그 강등까지 거론된 최희섭은 이날 홈런으로 에릭 캐로스와의 주전 경쟁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컵스는 이날 파디야가 우완임에도 캐로스를 선발 1루수로 내세웠지만 캐로스가 삼진 1개와 병살타를 포함,3타수 무안타로 부진하자 7회부터 최희섭을 1루수로 올렸다. 공수교대 뒤 3-10으로 크게 뒤진 7회말 첫 타석에 선 최희섭은 알렉스 곤살레스와 대미안 밀러의 연속 안타로 맞은 무사 1·2루의찬스에서 파디야의 3구째를 공략,시원한 중월 3점 홈런을 터뜨렸다.최희섭은 6-14로 뒤진 9회말 1사 1루에 다시 타석에 들어섰으나 아쉽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컵스는 이날 필라델피아에 홈런 2방 등 14안타를 얻어맞고 6-14로 대패,3연패에 빠졌다. 김민수기자
  • [길섶에서] 우이천 풍경

    여름방학을 맞으면서 우이천이 아이들로 넘쳐난다.둑길은 산책하는 어른들과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청소년들로 가득하다.장마 뒤끝으로 물이 불어나긴 했지만 어른 무릎 정도의 깊이이고,맑기 또한 그리 자랑할 만한 수준은 못된다.수영하기에는 어려운 작은 개천이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신이 났다.물장구를 치고 공놀이를 하느라 옛 고향의 장터보다 더 왁자지껄했다. 고향에도 아름들이 나무가 서있던 동구 앞에 섬진강 지류인 요천수가 흘렀다.여름방학이 되면 우리들의 천국이었다. 멱을 감으며 고기를 잡고,강변 모래사장에서는 씨름,모래성 쌓기 놀이로 해지는 줄 몰랐던 아이들의 세계였다.새 옷과 까만 고무신을 잃어버릴까봐 모래 속에 깊숙이 묻어두고 그 위에 자갈로 표시를 해두곤 했다.저녁 해거름때 신발이 없어진 것을 알고 느낀 난감함이란…. 거기에 비하면 우이천 풍경은 초라하기 그지없다.시간가는 줄 모르고 뛰노는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노라면 문득 우이천을 지키지 못한 어른의 책임감으로 미안한 생각이 든 것은 나만일까. 양승현 논설위원
  • NGO / 성격다른 두단체 입씨름

    ‘국민의 힘’이라는 명칭을 놓고 두 NGO가 원조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인터넷에서 ‘국민의 힘’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생활정치 네트워크 국민의 힘’(www.cybercorea.org·사진 아래)과 ‘국민의 힘 운동’(www.kukminpower.org) 등 2개의 사이트가 나온다. ‘생활정치 네트워크 국민의 힘’이 뚜렷한 색깔을 가진 정치시민운동단체라면 ‘국민의 힘 운동’은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정치대안을 제시하는 중도단체를 표방하고 있다.강철구 이화여대 교수와 노태구 경기대 교수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두 단체의 성격은 딴판이지만 네티즌과 일반 국민을 회원으로 모집,정치운동을 펼치는 시민단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그동안 별 잡음 없이 지냈던 두 단체 사이에 문제가 생긴 것은 최근 ‘생활…’이 ‘우리 지역 국회의원 바로 알기’를 통해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면서 일어났다. ‘생활…’이 지난달 30일 정치인 8명을 선정해 질의서를 전달한 이후 이에 대한 찬·반 논쟁이 일면서 번지수를 잘못 찾은 네티즌들이 ‘…운동’ 게시판을 도배해 버린것은 물론 항의 및 문의전화가 폭주해 업무를 마비시켰다는 것이다. 피해를 입은 ‘…운동’측은 홈페이지 게시판에 “이곳은 ‘생활…’과는 다른 사이트임을 알려드립니다.”“사이트 명칭 도용과 관련,‘생활…’측에 항의했습니다.”라는 공지 글을 각각 올렸다. 이 단체는 “‘국민의 힘’이란 명칭 때문에 혼란이 생긴 분들이 많은 듯한데 두 단체는 서로 이념과 지향점이 완전히 다른 단체입니다.”라고 공지 글을 통해 해명하면서 “‘국민의 힘’이란 명칭은 우리가 이미 지난 가을부터 사용해 왔고 지난 2월에 결성된 ‘생활…’에도 수차례 이름을 고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개명요구에 고치겠다는 말뿐,실천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이들이 과연 한국정치를 개혁하겠다는 민주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인지 의심스럽다.”면서 “자기네들은 이런식으로 일을 처리하면서 국회의원 자격시비를 한다는 것이 도덕적으로 정당성이 있는 지 반문하고 싶다.”고 호되게 몰아붙였다.이에 대해 ‘생활…’ 관계자는 “지난 4월 창립총회에서 명칭을 바꾸는 안건이 논의됐지만 부결됐다.”며 “‘국민의 힘 운동’에는 미안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지만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두 단체가 서로에 대해 악의가 없는 만큼 각자의 영역에서 훌륭한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네티즌 여러분들이 단체의 성격을 잘 알고 지지와 비판을 해주기 바란다.”고 해명했다. 노주석기자 joo@
  • 무더위 날릴 공포영화 총집합/케이블·위성채널 납량특집

    ‘잠 못드는 여름밤은 공포영화와 함께’ 케이블·위성채널이 한여름 무더위를 가시게 할 오싹한 공포물로 다양한 납량 특집을 마련했다. 먼저 홈CGV는 지난 20일 ‘콜로보스’를 내보낸 데 이어 24일까지 매일 새벽 1시15분에 공포영화 4편을 방송한다.뱀파이어의 영혼이 깃든 오토바이를 소재로 한 엽기코미디 ‘뱀파이어 모터사이클’(21일),저주받은 목각인형 때문에 연쇄살인범으로 몰린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할로윈 나이트’(22일)가 전파를 탄다. 이어 150년 된 여자뱀파이어의 생애를 그린 ‘뱀파이어의 분노’(23일),게임과 관련한 연쇄살인범의 얘기를 담은 ‘블러디 머더’(24일)가 잇따라 방영된다. OCN은 ‘뉴 나이트메어’‘오멘2’‘매드니스’ 등 공포영화의 고전으로 불리는 작품 3편을 준비했다.‘나이트메어’의 완결편인 ‘뉴 나이트메어’는 23일,몸속에 침입한 사탄의 힘으로 부모를 살해하는 소년 데미안의 얘기를 그린 ‘오멘2’는 28일,그리고 샘 닐 주연의 ‘매드니스’는 30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수퍼액션은 28일부터 30일까지매일 밤 12시30분 ‘헌티드 힐’과 ‘스크림’1·3편 시리즈를 마련한다.‘헌티드 힐’은 공포의 전설이 깃든 성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독특한 시각적 이미지로 그렸고,‘스크림’시리즈는 광기어린 10대의 살인을 소재로 한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대표작이다. 유료영화채널 캐치온은 31일부터 2일까지 매일 오후 10시 ‘좋은 아들’‘검은 물밑에서’‘캠퍼스 레전드2’를 차례로 방송한다.‘좋은 아들’은 ‘나홀로 집에’의 아역배우 매컬리 컬킨이 사이코로 등장하는 스릴러물이고,‘검은 물밑에서’는 두 모녀가 낡은 아파트에 이사오면서 겪게 되는 기이한 일들을 그렸다.‘캠퍼스 레전드2’는 대학교 괴담을 소재로 한 저예산 호러물.이와 함께 애니메이션채널 투니버스도 25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에 미스터리 추리만화인 ‘소년탐정 김전일2’와 일본 옴니버스 TV시리즈인 ‘학교괴담’을 방송한다. 이순녀기자 coral@
  • 피스컵국제축구대회 / 박지성 “명보형 미안해”

    히딩크 감독의 PSV 에인트호벤이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대망의 결승에 올랐다.박지성과 이영표는 각각 선제골과 어시스트를 올리며 맹활약을 펼쳤다. 에인트호벤은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피스컵국제축구대회 조별리그 B조 마지막 경기에서 홍명보가 버틴 LA 갤럭시를 4-1로 대파했다.이틀 전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나시오날에 1-3으로 역전패,조 2위로 처졌던 에인트호벤은 이로써 승점 6점(2승1패)으로 조 1위에 올라 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강력한 우승후보 나시오날은 울산에서 벌어진 1860 뮌헨과의 경기에서 0-1로 패해 승점 4(1승1무1패)에 머물러 결승 문턱에서 분루를 삼켰다. 에인트호벤은 A조 1위로 결승에 선착한 프랑스의 올림피크 리옹과 200만달러(약 25억원)의 우승 상금을 놓고 22일 결승전을 치른다. 박지성,이영표(이상 에인트호벤)와 홍명보(LA 갤럭시) 등 태극전사들이 한 그라운드에서 맞선 이날 경기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4만여명 팬들의 환호와 탄성을 이끌어내는 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꾀돌이’ 이영표가특유의 개인기로 상대 수비를 따돌릴 때도,터치라인 바깥으로 흘러나간 공을 잡으러 뛰어간 홍명보를 히딩크 감독이 안아줄 때도 팬들은 지난 월드컵 때의 한국팀을 응원할 때와 똑같이 아낌없는 함성과 박수를 쏟아냈다. 선제골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박지성의 발끝에서 터져 나왔다.갤럭시의 문전 패널티킥 지점에서 에인트호벤의 공격을 상대 수비가 태클하면서 흘러나온 공을 뒤에서 버티고 있던 박지성이 달려들어 벼락골을 터뜨린 것. 2분 뒤에는 헤셀링크가 상대 진영 오른쪽 깊은 곳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낚아채 왼발로 추가골을 꽂아 넣어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갤럭시는 전반 15분 알렉스 차콘이 에인트호벤의 골문 왼쪽 깊숙한 지점에서 넘어온 땅볼패스를 차 넣어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후반 들어 공격수를 교체 투입,고삐를 한층 죈 에인트호벤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생활고 비관 일가족 4명 투신자살

    생활고를 비관한 30대 엄마가 아파트에서 딸 2명을 창 밖으로 내던진 뒤 아들과 함께 뛰어내려 4명이 모두 숨졌다. 17일 오후 6시 10분쯤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모 아파트 1층 화단에서 손모(34·여)씨와 딸 2명(7세·3세 추정)이 숨진 채 발견됐다.현장에서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아들(6세 추정)도 2시간여 만에 숨졌다. 손씨의 바지 주머니에선 ‘아이들에게 미안하다.살기 싫다.(고향)안면도에 묻어 달라.’는 내용의 쪽지가 발견됐다. 경찰은 몇달전 남편이 가출한 뒤 일용직에 종사하며 생활고에 시달려온 손씨가 “죽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는 손씨 남동생(31)의 진술 등으로 미뤄,생활고를 비관한 손씨가 아이들과 함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배우 방은진 영화감독 데뷔

    배우 방은진(37)이 자작 시나리오 ‘엄마,미안해’(제작 이스트필름)로 영화감독이 된다. ‘엄마…’는 엄마와 단둘이 살던 여고 3년생 지운이 새아빠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방은진은 1989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이래 영화 ‘태백산맥’ ‘산부인과’ 등에 출연한 중견 배우이다. 한편 이스트필름은 여주인공 지운역에 출연할 배우를 뽑는 오디션을 17일까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메인 광장과 서울 혜화동 동숭아트센터에서 실시한다. 문의 www.manofmom.com
  • 읊조리듯 저음 트로트 누구 들어본적 있소? / 한영애 트로트 리메이크음반 출반

    ‘노래 잘하는 가수’ 한영애(44)가 트로트 리메이크 음반을 냈다.빨간 바탕에 복잡하게 얽힌 검은 전선줄이 강렬한 색대비를 이루는 재킷은 도무지 트로트 앨범 같지가 않다.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서 시작된 작업이었어요.‘옛날 노래나 한번 리메이크해볼까’하고 반쯤 농담삼아 얘기했더니,‘그거 좋겠다’고 주위에서 극성스럽게 채근한 거예요.” ●‘애수의 소야곡’‘황성옛터’등 담아 그는 새 앨범 ‘Behind Time’을 “자신이 없어 몇달동안 망설인 끝에 낸 음반”이라고 소개한다.흘러간 가요에 늘 관심을 갖고는 있었지만 제대로 소화해낼 자신이 없어서였다.넉달여동안 고민하다 새 앨범 준비에 들어간 건 지난 3월부터.한국가요사를 제대로 한번 들여다보겠다고 작정하고 공부를 시작,내친김에 선곡도 직접 했다.“특정 이데올로기를 담지 않은,2003년에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기준으로 선곡했다. 그렇게 해서 간추린 노래는 1920∼1950년대 가요 13곡.‘애수의 소야곡’‘선창’‘굳세어라 금순아’‘황성옛터’ 등 설명이 필요없는 애창가요를 비롯해 동요 ‘따오기’,‘오동나무’‘부용산’‘꽃을 잡고’ 같은 신민요까지 두루 담았다.노래들은 읊조리듯 저음을 구사하는 한영애 특유의 음감이 두드러진 곡으로 변주됐다.‘선창’은 쿵짝쿵짝 경쾌한 스카리듬으로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하고,‘애수의 소야곡’은 멜로디가 현대적으로 재해석돼 딴 노래가 된 듯하다.그런가 하면 ‘목포의 눈물’과 ‘타향살이’는 멋부리지 않고 원곡 그대로 불러 오히려 귀가 쏠린다. ●‘꽃을잡고’ 복각음반 통해 재발굴 “미국음악이 쏟아져 들어온 1955년 이후로는 신민요나 전통 트로트의 본질이 급속히 흐려졌음을 알게됐다.”는 그녀는 “50년대까지의 노래를 고른 건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녹음과정에서 문득문득 가슴이 뿌듯해지기도 했다.‘꽃을 잡고’는 복각음반을 통해 재발굴한 노래이며,‘부용산’이 2절까지 녹음된 음반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녀가 새 앨범을 선보인 건 1999년의 5집 ‘난.다’ 이후 4년만이다.1∼2년에 한번씩 뚝딱뚝딱 신보를 들이미는 일반적인 속도로 따지자면 ‘태작’이랄 수도 있다.그러나 그런 지긋함이 오히려 그녀의 음악에 더 큰 믿음을 심어주는지 모른다.“기다리는 팬들에게야 미안하지만 그게 한영애 스타일의 음악템포”라며 소탈하게 웃더니 “하지만 이번 음반홍보 작업이 대충 마무리되면 곧바로 6집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인다. 담박한 기타연주에 20대도 공감할 수 있도록 신통하게 변주된 ‘뽕짝’을 듣고 싶다면 주말을 기다려볼 일이다.11일과 12일 이틀동안 성균관대 새천년홀에서 음반발매 기념 콘서트 ‘Full Moon’이 마련된다.(02)3141-2706. 황수정기자 sjh@
  • 아내강간 / (상)“사랑이라고? 맞는것보다 더 비참해”

    아무리 성(性)이 개방된 시대라 해도 부부간의 내밀한 이야기는 덮어두는 게 옳을지 모른다.그러나 남편이 아내를 폭행한 후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성관계는 어떻게 할 것인가.‘성폭행’이라고 할 것인가,그렇지 않다고 할 것인가.‘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란 말로 일방적 성관계가 폭력 후의 ‘화해’로 생각되기도 했던 때도 있었다.그러나 폭력으로 인해 온몸이 멍든 채 가슴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으며 ‘어쩔 수 없이’ 성관계를 하게 될 경우,아내는 영원히 치유할 수 없는 응어리를 껴안게 된다고 한다.그래서 일방적으로 폭력을 당한 후 이어지는 성행위를 ‘부부 강간’ 혹은 ‘아내 강간’이라고 부른다.아내가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갖지 않을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남편에게 마음을 열 수 없다는 아내들의 속내를 들어보고 그 처방과 대책을 상,하로 나누어 싣는다. 김영선(가명·36)씨는 “7년간의 결혼생활을 파경에 이르게 한 것은 외견상으로는 ‘남편의 폭력’이었지만 사실은 폭력 후에 지긋지긋하게 이어진 성행위였다.”고 털어놨다. “남편이 때릴 것 같으면 동네사람들이 알까봐 내가 먼저 문을 닫았다.몸이 성한 곳이 없도록 두들겨 패고난 후 성관계가 어떻게 가능하며,더욱이 그렇게 하면 화해가 된다는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성행위를 거절하면 했던 이야기를 되풀이하면서 다시 때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다.차라리 성격이 나빠서 아내에게 폭력을 썼다면 며칠 간 미안한 마음을 갖고,천천히 노력하면서 화해했다면 내가 그를 ‘동물’로 정의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부부싸움이 칼로 물베기라고? 가정폭력 피해여성들의 피난처인 한 ‘쉼터’에서 만난 48세의 여성 역시 이렇게 토로했다.“아이들이 들을까봐 이불을 덮어놓고 나를 때렸어요.때때로 숨이 막힐 것 같았고 때로는 이렇게 해도 죽지 않는 나 자신을 스스로 저주할 정도로 괴로웠어요.폭력 앞에서 무방비 상태로 부들부들 떨고 있는 내게 행해지던 성행위는 분명 강간이었습니다.차라리 폭력이 나았다면 믿으시겠어요? 그렇게 행해지던 성행위는 폭력보다 더 두렵고,더 더럽고,부끄러웠어요.남편도 인간 같지 않았고,나 자신도 경멸스러웠으니까요.” 외국계 기업에 근무하는 성미란(가명·34)씨는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육아까지 겹쳐 성생활에 흥미를 잃게 된 후 남편의 폭력과 성행위 요구로 괴로워하다 이혼수속 중이다.“아이를 데리고 별거를 시작한 후 어느날 밤늦게 술을 먹고 찾아와서는 성관계를 요구했어요.내가 거절하자 욕을 하면서 ‘다른 남자가 생긴 게 분명하다.’고 단정짓기도 했지요.정말 결혼하면 여성의 몸은 남편의 것인가요?” 전업주부 정혜원(47)씨는 “결혼한 후 성관계를 거절하면 이혼사유가 된다.”거나 “성관계를 거부하는 것은 남편을 무시하는 것이다.”는 남편의 말에 속아 살았다고 말했다.“그전에는 남편이 나를 사랑하니까 성관계를 원한다고 생각했다.또 이렇게 거절하면 바람을 피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었다.하지만 이렇게 폭력적인 성행위는 사랑일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성관계란 ‘몸으로 표현하는 신뢰’ 친정아버지의 상중에 남편의 부부관계 요구를 거절한 후 폭언을 당했고 강제로 성관계를 가져야만 했던 김정아(가명· 43)씨는 “남편에게 강간 당했다.”며 치를 떤다. “성이란 ‘몸으로 표현하는 가장 깊은 신뢰’라고 생각한다.내 아버지가 그렇게 갑자기 돌아가셔서 슬픔에 젖어 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남편은 회사 동료들이 모아준 조의금도 한푼 내놓지 않고 혼자 써버렸다.결혼생활이란 여자에게는 불리한 제도라고 생각하고 그동안 참아왔다.하지만 내가 시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남편처럼 성행위를 요구했다면 그게 용서됐겠느냐.” 그는 성이 “역겹다.”고 말하길 주저하지 않았다. 이렇게 여성들은 교감없는 일방적인 남편의 ‘성충동’은 ‘부부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이를 여성과 남성의 성에 대한 생물학적인 차이나 인식 차이로만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다.그래서 여성들은 아이들 때문에,또한 사회적인 통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결혼생활을 유지하면서도 ‘부부관계만은 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자신을 지키기도 한단다. 이유정(가명·37)씨는 7년간 연애결혼한 남편이 싫어진 이유에 대해 아내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성생활 때문이라고 말했다.“몸이 아프거나 기분이 안좋아서 거절하면 ‘하늘 같은 남편이 요구하는데 어떻게 여자가 거절하느냐.’고 화를 내요.지난 시대의 사람도 아닌데 어떻게 그런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이씨는 “정력이 센 남자를 여자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 오해다.내 주위의 사람들과 이야기해 봐도 그렇게 일방적으로 ‘너는 내것이니까 내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식의 남편과는 대부분 가정생활이 원만할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30대 여성은 남편으로부터의 폭력은 없어도 ‘강간’이란 기분이 들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감정표현이 없는 것은 내가 이미 접고 살기로 했기 때문에 별로 문제될 게 없다.그러나 내가 잠들어 있을 때만 남편이 성관계를 하는 것은 참을 수가 없다.정말 기분이 나쁘다.”고 말했다. 음이 통하지 않은 성관계에 대해 ‘폭력’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젊은 여성들뿐만이 아니었다. 김경란(가명·52)씨는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아이들이 독립할때까지는 이혼할 생각은 없다.젊었을 때에는 당장이라도 헤어지고 싶었지만,딸애들 결혼에 괜한 손해를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 성생활만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7년째 남편의 요구를 거절하고 있다는 그는 “차라리 욕을 먹고,주먹으로 맞아도 그게 낫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정옥란(가명·67)씨는 지금도 부부생활만 돌이켜보면 “입이 쓰다.”고 했다.“방앗간을 하느라,아이 6명을 키우느라 참 힘들게 살았는데도 남편은 늘 꼬투리를 잡아서 밤마다 나를 때렸지.밤새워 때리고는 새벽녘에 요구하는 성관계는 사람을 비참하게 했어.요즘 세상이었다면 정말 안 살았을 거야.내 마음이 서늘해진다고나 할까,나는 많이 배우지도 못했고 돌아갈 친정도 없어서 그냥 살았지만 남편이 시앗을 본 것보다,때린 것보다 더 괴롭고 힘들었거든.” ●왜곡된 속담,아내는 3일에 한 번씩 북어패듯… 이혼상담 중 폭력과 함께 일방적인 성관계 요구에 지친 여성을 발견한다는 대한가정법률복지상담원 양정자 원장은 “흔히 아내를 북어패듯 사흘에 한 번씩 때리라는 말을 잘못 이해하고 있어서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속담은 아내에 대한 폭력이 아니라,서로를 잘 모른 채 결혼하고 오늘날처럼 서로 얼굴을 마주 대할 시간이 없었던 지난 시대 부부들에게 서로의 친밀감을 위해 자주 부부관계를 할 것을 권유하며,이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양 원장은 일방적 부부관계를 ‘강간’이라 표현하는 것은 30대 이하 젊은 층이라고 했다.40대 이상에서는 아직도 ‘칼로 물베기’식의 ‘화해법’이 어쩔 수 없는 하나의 ‘처방’으로 받아들여지는 예가 많지만 젊은층에서는 오히려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고 했다. “서로를 존중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성관계를 거부할 수 있다고 젊은 여성들은 생각한다.다만 남성들은 아직도 생각이 달라지고 있지 않아서 문제가 크다.여성들이 남에게 당했다면 ‘어쩔 수 없는 사고’라고 생각하겠지만 남편에게 존중받지 못한 것은 더욱 모욕감이 크다고 말한다.” 한국여성의 전화연합 신연숙 인권국장은 “폭력 전후,혹은 아내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뤄진 부부관계는 ‘성학대’라는 사실을 남자들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남주기자 hhj@ ■아내강간이란 아직 국내에서는 그 개념조차 모호하지만 서구의 여성학자들은 아내가 거절하는데도 남편이 어떤 형태로든 힘을 동원해 강압적인 방법으로 성행위를 하는 것을 ‘아내강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남편은 ‘성관계’라고 생각하지만 여성입장에서는 ‘강간’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이유는 첫째,합법적인 제도 안에서의 성행위는 남성에게는 권한,아내에게는 의무로 받아들이는 사회에 기인한다고 한다. 또 성관계를 통해 아내를 벌주거나,괴롭히려는 의도를 갖고 있거나 통제하려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욱이 대부분(87.4%)의 남편들은 자신이 원할 때 언제나 성관계를 할 권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한국여성의 전화연합의 조사결과 밝혀졌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서울시 거주 기혼여성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5.5%가 아내가 강간을 경험했고,그중 8.7%는 강간직전 남편으로부터 심한 폭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의 전화연합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구타 직후 성관계를 요구하는 남편이 16.63%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대 신성자 교수의 2000년,‘아내강간 실태’연구에 의하면 남성들 중 42.4%가 지난 2년간 실제로 어떤 유형이든지 아내강간을 행했다고 답했다. 유형별로는 강압에 의한 강간은 35.4%,구타동반 강간 12%,가학적 강간이 10.4%로 보고됐다. 허남주 기자
  • 민원중계석 / 쓰레기만도 못한 쓰레기

    대한매일은 독자와 함께하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 ‘민원중계석’을 신설합니다.많은 제보바랍니다. ‘10년 묵은 쓰레기 제발 좀 치워 주세요.”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 1의1 1만 1000여평의 쓰레기 적환장.무더운 여름 날씨를 보인 7일 오후 적환장 입구에서부터 파리 등 해충이 날고 있다.코를 찌르는 악취는 일반인이 구토를 참기 힘들 정도다.청소차량들의 출입통로인 쓰레기 더미 사이 포장로에는 발목까지 빠지는 침출수가 흥건히 고여 있고 포클레인이 작업하면 해충이 무리지어 날고 있다. 이곳이 쓰레기 바다로 변하게 된 것은 지난 91년부터.김포매립지에 보내거나 의정부 쓰레기소각장에서 처리할 쓰레기를 임시로 쌓아 두기 위해 적환장을 만들었으나 제때에 치우지 못했기 때문이다.12년동안 쌓인 ‘묵은 쓰레기’가 10t 트럭 3000대분에 이른다. 김포 수도권매립지 주민들의 쓰레기 반입거부 사태가 잇따라 터진 데다 하루 50t씩 처리하던 소각장이 툭하면 고장이 나면서 오갈데 없는 쓰레기가 쌓여만 갔다.지난 2000년 11월 의정부시 장암동에 새로 건설해 가동에 들어간 쓰레기 소각장이 다이옥신 배출 논란에 휩쓸리면서 지난 1월부터 수리를 위해 가동 중단에 들어간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다.소각해야 할 하루 200여t의 쓰레기가 추가로 반입되면서 쓰레기 더미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 적환장 가까이에 위치한 금오택지개발지구 13개 단지에 입주한 7000여가구 2만여명의 주민들은 큰 피해를 보고 있다.적환장 인근 반경 1㎞내에 있는 의정부 성모병원과 최근 개원한 인애병원의 입원 환자들도 치료보다는 쓰레기 악취공해를 더 걱정할 정도다. 하지만 의정부시로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관내에 매립장이 없을 뿐 아니라 소각장마저 가동이 중단된 상황에서 김포매립지조합마저 ‘쓰레기중 쓰레기’인 신곡동 쓰레기 반입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정부시는 김포매립장이 끝내 반입을 거부하면 민간업자에게 맡겨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그러나 쓰레기 상태가 워낙 엉망이어서 처리비용을 비싸게 지불하지 않고는 나서는 업자가 없는 형편이다.건축폐기물 처리에 버금가는 비용을 주는 편법을 써야 하지만 처리비용만 60억원 이상으로 추산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김포 수도권매립지조합은 의정부 쓰레기를 받을 경우 수도권의 다른 시·군들로부터 이미 매립된 쓰레기의 반입요청이 봇물을 이룰 우려가 커 의정부시의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자금동 일원 10만여평을 폐기물 종합센터 부지로 지정,재활용선별장·음식물쓰레기처리장 등을 만드는 계획을 지난해부터 서둘렀으나 건교부가 ‘보전가치가 높은 임지가 대부분’이라며 도시계획시설결정 요청을 거부해 갈수록 사태가 꼬이고 있다. 주민 윤홍규(42·금오동 삼성래미안아파트)씨는 “주민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선전하며 금오지구 아파트를 분양토록 한 의정부시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법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
  • 하늘로 간 기러기아빠

    ‘기러기 아빠’ 생활의 후유증으로 방황하다 가정을 잃게 된 30대 가장이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지난 2일 오전 9시5분쯤 서울 강남구 도곡동 H오피스텔 715호에서 신모(36·S업체 대표)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이 회사 직원 박모(36)씨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박씨는 “아침에 오피스텔로 출근해 보니 신씨가 1.5m 높이의 벽장 서랍 문고리에 넥타이로 목을 매고 앉은 채로 숨져 있었으며,책상위엔 A4용지 크기의 유서 한장이 놓여 있었다.”고 말했다. 신씨는 유서에서 “여보,당신을 사랑했고 지금도 그래요.잘 살아요.미안해요.”라고 적었다. 경찰조사 결과 신씨는 지난해 7월30일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는 두 자녀가 캐나다로 조기 유학을 떠나고 아내(32)마저 뒷바라지를 위해 출국한 뒤 외로움과 정신적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또 회사가 운영난에 빠지면서 가족에게 보낼 학비와 생활비 문제로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신씨가 우연히 만난 다른 여성과 불륜관계에 빠졌고,이 사실을알게 된 아내로부터 지난달 5일 이혼을 당하자 죄책감에 시달려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 “동계올림픽 4년뒤 꼭 유치 평창 인지도 높인건 성과”김진선 강원지사 인터뷰

    |프라하(체코) 이창구특파원|“아쉽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하지만 이번 한번으로 끝난 게 아닌 만큼 다음에는 더욱 치밀하게 준비해 반드시 대회를 유치하겠습니다.” 3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2010동계올림픽 개최지 투표에서 아쉽게 쓴잔을 든 김진선(사진) 강원지사의 눈자위는 어느새 붉게 물들어 있었다. ●유치단 ‘내부 마찰음' 아쉬워 유치위원회 집행위원장을 겸한 김 지사는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캐나다 밴쿠버와의 2차 투표 결과를 발표하기 직전 마치 기도하는 자세로 눈을 감았지만 결국 대회 유치가 무산되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마지막까지 함께 최선을 다한 유치위 관계자들의 표정도 그와 다르지 않았다.1차 투표에서 비록 과반수를 얻지는 못했지만 예상을 깬 1위(51표)를 차지하고서도 결선투표에서 53표에 그쳐 캐나다 밴쿠버에 3표차로 역전패한 사실에 허탈해 하기까지 했다. “투표일 아침부터 이길 자신이 생겼다.밴쿠버를 충분히 제칠 수 있다고 봤다.” 김 지사가 분석한 패인은 2차투표에서 밴쿠버에 표가 쏠린 점. “물론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가 1차 투표에서 탈락한 뒤 일부표가 밴쿠버로 갈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 더 많은 표가 쏠렸다.” 그런 점에서 유치위 내부,특히 국내 IOC 위원들과의 ‘마찰음’이 못내 아쉬운 듯했다.하지만 그는 “그 문제에 대해선 말을 하고 싶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물론 4년 뒤 다시 도전할 뜻을 강력하게 내비쳤다. “53표나 얻었으니 일단은 성공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나.이번 실패를 발판 삼아 4년뒤에는 반드시 개최권을 따오겠다.” 그는 그러면서 “2004년과 2008년 하계올림픽을 유치한 아테네와 베이징 등 상당수 도시들이 재수 또는 3∼4차례의 도전 끝에 유치에 성공한 사례가 있듯 실망하지는 않는다.”고 자위하기도 했다. 특히 “명분에서 평창 이상 가는 도시가 없었고,대회 개최능력을 충분히 인정받은 셈이 된 만큼 다음에는 평창을 따라올 도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그러나 유치 운동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성원을 보내준 강원도민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까지감출 수는 없다며 목소리를 줄였다. ●53표 얻은건 앞으로 큰자산 “300만 강원도민뿐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보내준 그간의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최선을 다한 만큼 후회는 없다.그러나 우리는 유치 과정 그 자체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이룰 더 큰 성과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리는 이번 유치과정을 통해 높아진 국제적 인지도와 IOC로부터 인정받은 능력을 토대로 또 다른 준비와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며 “변함없는 성원을 부탁드린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한편 김운용 IOC위원은 “이번 총회를 통해 평창이라는 이름을 IOC위원들에게 충분히 알렸으니 2014년 대회 유치에 나선다면 지금보다 훨씬 유리한 상황에서 수월하게 개최권을 따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평소에 IOC위원들과 접촉을 늘리는 등 꾸준하고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window2@
  • 잠실 주공4단지·상암동·용인 동백지구 / ‘1순위 통장’ 이곳을 노려라

    ‘1순위 통장 쓸 만한 곳 어디 없나요.’ 정부의 잇단 집값 안정대책으로 그간 관망세로 돌아섰던 수요자들이 하반기에는 분양시장으로 발길을 되돌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투자자들은 무주택우선이나 분양권 전매제한으로 청약통장의 가치가 올라가자 웬만한 아파트에는 좀처럼 통장을 쓰려 들지 않고 있다.예전의 ‘묻지마 투자’에서 ‘쪽집게 청약’으로 무게중심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하반기에는 서울·수도권에서 1순위 통장을 사용할 만한 아파트들이 많이 대기하고 있다.투자가치가 뛰어난 아파트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몰려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블루칩아파트 많아 서울에서는 그동안 일부 조합원과 시행사간에 이해다툼을 벌였던 송파 잠실주공4단지가 오는 11월 목표로 분양을 추진하고 있다.2678가구 단지로 548가구(예정)를 일반분양한다. 대우건설은 오는 10월 성동구 금호재개발 11구역에서 일반분양 아파트 246가구를 선보인다.전체 단지는 888가구. 상암동에서는 서울시 도시개발공사가 처음 40평형대의 아파트를 오는 12월쯤 일반분양한다.871가구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은 162가구로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살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서대문구 남가좌동 삼성물산 래미안과 관악구 신림동 주공아파트,마포구 공덕동 이수아파트도 하반기에 관심을 가져볼 만한 곳이다. ●수도권 이곳을 주목하자 오는 9일 분양예정인 수원매탄주공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233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예정분양가는 평당 620만∼735만원대로 영통지역이 평당 900만원 안팎인 것을 감안할 때 시세차익이 기대된다. 수원에 1년 이상 거주자에게 청약자격을 부여함 따라 지역1순위에서 청약이 끝날 전망이다. 구리 인창에서는 대림산업이 8월중 1,2차에 걸쳐 모두 783가구를 분양한다. 한강변인 남양주에서는 오는 10월 동부건설이 1700가구를 일반분양한다.파주 교하지구에서는 동문건설이 3053가구 가운데 2458가구를 11월중 분양할 예정이다. ●동백지구는 이달 말 분양 예정 동백지구는 지난해부터 용인시와 토지공사,주택업체들이 교통시설 확충 여부를 둘러싸고 지루하게 협상을 벌였던 곳으로 이달 말 동시분양을 통해 아파를 공급할 예정이다. 전체 물량은 11개 업체 8908가구로 분양가는 평당 650만∼700만원.동백지구내 주택공사 아파트 1050가구는 오는 11월 분양될 예정이다.전용면적 25.7평이하라는 원칙외에 아직 구체적인 평형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맛 에세이] “죄송합니다”

    3년 전,열흘 정도의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이었습니다.커피를 따라주던 스튜어디스가 실수로 제 옷에 커피 한 방울을 흘렸습니다.그때부터 난리가 났습니다. 바비 인형처럼 예쁜 스튜어디스가 물수건을 들고 제 옆에 앉아 ‘sorry’를 연발하는데 나중에는 제가 오히려 미안할 지경이었습니다. 그러잖아도 10년 전에 사서 오래도 입었고,출장 기간 중에 줄곧 입고 있던 재킷이라 도착하면 이제는 그만 입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옷이라는 설명을 하자 그제야 그녀는 돌아가더니 그 항공사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갖고 왔습니다. 청진옥에서 해장국을 먹다가 그녀의 깊은 눈동자가 생각났습니다.하루 종일 푹 고아낸 쇠뼈 국물에 뚝배기 하나 가득한 선지에 양지,내장이 너무 푸짐해 뿌듯해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앗!’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종업원이 어떤 손님의 발에 물을 좀 흘리고 당황해서 소리를 냈나 봅니다. 그런데 좀 있다 보니 그게 아니더군요.카운터에 계시던 아주머니가 오시더니 손님에게 물수건을건네며 “손님한테 실수를 했으면 ‘죄송합니다.’ 해야지 ‘아싸!’는 뭐냐.”고 그 종업원을 나무라는 얼굴 가득 미안한 표정을 지으니까 그 손님 눈 꼬리가 단번에 내려가더군요.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얘기가 실감이 났습니다. 음식점에서도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납니다.종업원이 접시를 떨어뜨리거나,손님이 물을 엎지르거나,종업원이 손님에게 피해를 주거나,손님이 종업원에게 함부로 대해서 말 싸움이 시작되는 등의 일 말입니다.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며 겪는 간난신고 희로애락처럼 당연한 일입니다.하나의 작은 사회 안에서 사람들끼리 부대끼다 보면 늘 일어나는 일이죠. 중요한 것은 어떤 식으로 대응하느냐는 것이지요.대응 방법이 음식점 분위기와 비슷하다는 게 신기하죠.음식 스타일도 그렇고 분위기도 캐주얼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는 종업원이 실수로 컵을 떨어뜨려 컵이 ‘쨍그랑’ 소리를 내며 깨지면 그 ‘랑’ 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주방과 홀의 종업원들이 한목소리로 동시에 “죄송합니다!”고 외치죠.때론 컵 깨지는 소리보다그 죄송합니다라는 소리에 더 놀라 웃곤 합니다. 프렌치 레스토랑에서는 대부분 코스가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종업원이 웬만큼 서툴지 않고서는 그런 일이 별로 없는데 어쩌다 실수가 일어나면 지배인이 홀을 한 바퀴 돌며 손님들과 눈을 맞추면서 분위기를 읽죠. 한식당에서요? 기대 안 합니다.유명하다고 해서 가면 손님 대접은커녕 그집 음식 얻어먹는 것도 고마울 지경이니까요.앞 사람이 하는 얘기도 잘 안 들릴 정도로 시끄러운 설렁탕 집에서는 컵이 아니라 쟁반이 떨어져도 모를 정도니 제 옷에 깍두기 그릇이나 안 엎어지면 다행이다 싶을 정도지요. 이런 현실에서 청진옥 아주머니가 건넨 한마디가 저에게는 참 따뜻하게 들렸습니다. 60년을 한결같이 해장국만 끓여내면서 이광수나 최남선 등의 문인들을 비롯해 문화 예술인,언론인들을 사로잡은 이유를 알겠더군요.‘사람다움’에 쉽게 빠져버리는 글쟁이들이 숙취를 한 번에 풀어주는 그 국물 맛도 국물 맛이지만 손님을 손님으로 대우하는 그 국물만큼 따뜻한 마음에 더 빠져버렸기 때문인 듯합니다. 신혜연 월간 favor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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