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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공간] 내 몸안의 환경도 중요/오한숙희 여성학자

    여자들이 밥상에서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 어머니가 남은 반찬 밀어주며 ‘이거 마저 먹어 치워라.’하는 소리이다. 내 친구 중의 하나는 그 말이 듣기 싫어 결혼을 했더니 시어머니는 그 보다 한술 더 떠서 ‘이거 마저 쓸어 먹어라.’하더라며 피할 수 없는 여자의 잔반처리 인생을 한탄했었다. 우리 세대는 딸들에게 절대로 ‘먹어 치우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상처를 대물림하지 않으려는 노력도 있지만 다이어트 열풍 속에 사는 요즘의 딸들에게는 그런 말이야말로 여드레 삶은 호박에 이도 안 들어갈 소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일매일 밥상에서는 뒀다먹기도 그렇고 버리기엔 양심에 걸리는 애매한 반찬들이 필연적으로 생겨나니 그 앞에서 갈등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자기 입에 털어넣는 것으로 갈등을 무마해 버리는 일이 주부들 사이에서는 비일비재하다. 오늘 아침 우리집 밥상에서도 그런 풍경이 벌어졌다.“얘, 요거 한 숟가락이 안 들어가서 남겼냐?” 음식 버리면 당장 하늘에서 마른 벼락이 떨어지는 줄 아시는 70대의 우리 어머니.“할머니 진짜 못 먹겠어요, 그거 마저 먹으면 속이 답답해서 죽을 것 같아요.” 극단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완강하게 잔반처리를 거부하는 10대의 딸아이. “어머니, 남겨 두세요. 나중에 먹게 하지요 뭐.” 중재에 나서는 40대의 나.“고거 한 숟갈 나중에 먹게 안 된다. 이리 다오.” 마침내 50년 이상 익숙해온 바대로 잔반처리를 자임하는 우리 어머니.“아, 할머니, 제가 나중에 먹을 게요.” 그릇을 들어 올려 할머니의 손길을 피하며 애원하는 딸아이. 이쯤되면 해결책은 하나뿐이다.“이러면 다 됐죠?” 한숟갈 남은 음식을 내 입에 털어 넣으며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상황은 종료되었다. 딸아이에게서는 고마워하는 시선을, 어머니에서는 어쩌냐고 걱정하는 눈길을 받는 내 기분은 샌드위치 심정이었지만 어쩐지 어머니에게로 섭섭함의 저울이 기우는 것은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만고의 진리를 거스르지 못해서만이 아니다. 며칠전에도 어머니는 잔반처리 과식으로 속탈이 나셨고 더 전에는 맛이 가기 직전의 음식을 드시고 고생하신 전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어머니의 잔반처리 욕구는 소식으로 건강을 관리해야 할 중년의 나로 하여금 술상무를 닮은 잔반상무가 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이르게 하였다는 원망이 드는 것이다. 요즘 젊은 며느리들은 자신의 시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어머니 이 음식 지금 버릴까요, 냉장고에 넣었다가 버릴까요.” 음식을 둘러싼 세대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우스갯소리 같은 현실이다. 어른들은 ‘요샛것들이 음식 귀한 줄 모른다.’고 하시고 젊은 축들은 ‘기성세대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궁상스러움’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음식을 귀히 여기는 마음은 당연히 대물림해야 하지만 자신의 몸속을 잔반처리통쯤으로 여기는 정서는 단절되어야 한다. 이 둘의 절충점은 어디일까. 여든을 넘긴 나이에도 정정하게 사회생활을 하는 은퇴 여교수 한 분은 늘 이런 말을 하신다.“음식을 남겨서 미안해요. 그렇지만 내 몸의 환경문제도 중요해서요.” 여성들을 흔히 환경문제 해결의 주체라고는 하지만 그것은 쓰레기 청소의 주책임자라는 수준의 것이었다. 여성의 진정한 환경 주체성은 바로 자기 몸의 환경문제부터 관심 갖는 것에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오한숙희 여성학자
  • 모델하우스의 진화

    모델하우스의 진화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단순히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수단에서 벗어나 문화예술의 장이자 정보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서울 종로구 운니동에 위치한 래미안 주택문화관에서 청계천 복원을 주제로 한 미술 작품 전시회를 오는 20일까지 개최한다. 삼성측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청계천의 예전 모습과 미래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모델하우스 방문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건설은 아울러 강남구 일원동 주택문화관에서 18∼20일 고가구 전시회를 열기로 하는 등 주택문화관에서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할 계획이다. 삼성건설이 모델하우스를 단순히 아파트 분양을 위한 상품 전시공간에서 벗어나 새롭게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6년 주부 노래교실을 열면서 부터다. 이어 입시강좌, 각종 전시회 등을 모델하우스에서 개최했고, 일원동 주택문화관에는 인텔리전트·리모델링·홈시어터 상설전시관도 마련했다. 현재 주부 노래교실, 인터넷 교실, 재테크 강좌 등의 정기강좌도 운영 중이다. 한승완 강북 래미안 문화관 소장은 “래미안 문화관의 목적은 아파트 입주자와 재건축 조합원들에게 문화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분양함에 따라 모델하우스를 화려하게 짓고 다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오페라, 아로마 테라피 전시회 등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문화의 달을 맞이해 서울 목동 두산위브 모델하우스에서 ‘생활속의 예술’을 주제로 다음달 5일까지 미술 전시회를 열고 있다. 아프포럼이 기획하고 두산중공업이 협찬하는 전시회에서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출신 신진 작가들의 작품과 아프리카 쇼나 조각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회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주변 독거노인 및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밀리오레는 분양 중인 신촌 민자역사 쇼핑몰 매장에 대한 고객 선호도를 파악하기 위해 모델하우스인 ‘패션 체험관’을 열었다. 패션 체험관은 50평 규모로 2006년 개장 예정인 신촌역사 쇼핑몰 현장 인근에 있다. 패션 체험관은 기존 패션몰의 전형적인 박스형 매장에서 벗어나 ‘멀티숍’ 등 다양한 형태의 매장으로 구성돼 있다. 체험관을 찾는 고객들은 전담 도우미로부터 쇼핑몰 완공 이후의 모습과 특징을 들을 수 있으며 매장 구성에 관한 의견도 제시할 수 있다. 패션 관련 창업 상담도 진행된다. 밀리오레측은 쇼핑몰 완공 이후의 모습을 미리 보여줘 상인과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7)울산 장생포 고래잡이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7)울산 장생포 고래잡이

    7000원짜리 ‘고래탕’을 시켰다. 맛은 육개장과 흡사한데 방아잎을 넣어 향내가 비할 데 없이 진하다. 일행 중에 한 사람은 고래고기를 한 점 입에 물더니 더 이상 젓가락질을 못한다. 그런데도 길 안내를 도와준 지역 인사는 “역시 고래고기가 최고야!”를 연발한다. 음식은 어릴 적부터 먹어온 취향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출신지에 따라 선호도가 분명히 갈리기는 고래고기도 마찬가지다. 메뉴판을 들여다보니 고래생회 4만원, 수육 4만원, 육회 3만원, 모듬 7만원 등이다. 종잇장처럼 얇게 저며 깔아 놓은 터수라 상당히 비싼 고기다. 한 평생 고래고기만 팔아온 ‘왕고래집’의 주인장은 “비싼 게 문제가 아니라 없어서 못판다.”고 했다. 우연히 정치망에 혼획되는 밍크고래 따위가 들어올 뿐이다. 포유동물인지라 목살, 배, 대창, 갈비, 혓바닥, 대롱창 식으로 분류해 주문에 따라 따로 낸다. 돼지고기를 부위별로 잘라 파는 것에 견줄까. ●고래고기는 해방 당시까지 민중음식 해방 당시만 해도 장생포에서 고래고기를 지게에 짊어지고 멀리 대구까지 가서 팔았다. 쇠고기가 귀한 시절에 고래만한 대체육이 없었으니 ‘민중의 음식’이었음에 틀림없다. 보릿고개를 넘기자면 고래고기를 먹어야 했다. 겨우내 비실비실하던 개에게 고래 연골을 먹이면 금세 털빛에 윤기가 흘렀다. 그만큼 고단백에 불포화지방산이 많다는 증거. 우리 식생활사에서 고래고기 섭취는 선사시대로 소급된다.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와 장생포 고래잡이는 수천년의 간극에도 불구하고 양자의 내재적 연속성이 너무도 극명하다. 고래 문화의 장기지속성이 적어도 울산 땅에서만큼은 지금껏 입증된다. 태화강 지류인 대곡천 상류에 깎아지른 절벽이 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암각화가 있어 엊그제까지 살다가 방금 전에 떠난 듯한 선사인의 숨결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곳이다. 반구대에 각인된 고래는 귀신고래, 긴수염고래, 혹등고래 따위라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배의 밭고랑 무늬가 돋보이는 참고래, 배 타고 고래를 포획하는 선사인의 어로활동, 아기를 업고 가는 어미고래, 고래고기를 분육(分肉)한 듯한 분배 그림도 엿보인다. 캐나다 밴쿠버의 누트카, 알래스카의 에스키모, 쿠릴열도의 아이누, 태평양 알류트 등의 고래잡이와 비교되는 소중한 해양문화 유산이다. 동해안에 자주 회유해 오는 고래는 긴수염고래과(북극고래, 긴수염고래), 참고래과(브라이드고래, 밍크고래, 참고래, 보리고래, 돌고래, 흰긴수염고래), 향고래과(향유고래), 참돌고래과(흰옆돌고래, 돌고래, 참돌고래), 곱시기과(곱시기, 흑곱시기), 귀신고래과(귀신고래) 등이니, 대개 이들 고래가 포함된 것으로 여겨진다. 반구대 암각화는 우리 선조들의 주식이 고래였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암놈이 죽으면 수놈이 같이 잡히는 귀신고래 수많은 고래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고래는 역시 귀신고래이다. 우리나라 연안에는 예부터 귀신고래가 많아서 19세기 말 일본 선단에 잡힌 고래의 태반이 귀신고래였다. 세계 고래학명에서 우리 학명이 붙은 고래는 귀신고래를 뜻하는 ‘Korean Grey Whale’뿐이다. 일부일처제로 금실이 좋아 암놈이 죽으면 수놈이 곁을 지키다가 마침내 같이 잡혀 죽음을 맞는다. 새끼가 먼저 작살을 맞으면 암수 어미가 새끼 곁을 빙빙 돌다가 또한 같이 잡힌다. 동물의 정을 역이용한 인간의 야비한 사냥방식이다. 천연기념물 제126호로 지정된 귀신고래의 어쩌면 인간보다도 진한 혈육의 정을 보면서 귀신고래를 멸종시킨 인간의 잔혹함에 미안한 마음을 저버릴 수 없다. 캄차카반도의 차가운 바다에서 귀신고래들이 유영하는 모습이 간혹 관찰되고 있으니, 행여 우리나라로 돌아올 날이 언젠가 올지도 모른다. 경상도에서 보편적으로 먹던 ‘민중의 음식’인 고래고기가 ‘귀족의 음식’으로 둔갑하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1985년 ‘느닷없이’ 포경이 금지되면서 ‘고래 항구 장생포’도 몰락의 길을 걷는다.‘느닷없이’라고는 하였지만 국제적 반포경운동이 불러온 예정된 결과였다. 수요는 여전히 존재하는데, 공급원이 사라지자 고래집도 거의 명맥을 잃게 되었고 고래도 ‘금값’이 되었다. 포경금지에 관한 국제협약의 파장이 장생포에도 강력하게 휘몰아쳤다. 포경선은 항구에 묶였고, 포신은 녹슬어 갔다. 이제 장생포에서 포경선은 찾아볼 수 없다. 사실 포경을 반대하는 구미 선진국은 본디 전세계적 규모로 포경을 주도해온 나라들이다. 한반도의 고래씨를 말린 나라들도 바로 이들이다. 어느 동물의 포살보다도 잔혹한 고래 포살을 보면서 동물애호가들이 전선에 나선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어제까지 세계를 주름잡던 포경국들이 반포경에 나선 것은 사실 역사의 아니러니다. 산업적 남획에 나섰던 구미열강, 그리고 후발 주자 일본 등은 고래기름과 부산물로 양초, 윤활유 및 수백가지의 공산품을 생산했다. 오로지 공산품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고래들이 죽임을 당하였다. 석유가 발견되어 더 이상 고래기름의 필요성이 소멸될 즈음에는 이미 고래 자체가 희귀존재가 돼버렸고, 그들에 의해 포경금지가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다. 고래 멸종이 문제가 되자 상업포경은 금지하되, 본디부터 고래를 먹어온 이들의 원주민 포경은 용인한다는 결론이 국제포경위원회(IWC)에서 도출되었다. 일본이나 노르웨이, 혹은 고래잡이를 해온 소수민족들 사이에 원주민 포경이란 이름으로 고래잡이가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이런 국제적 관계의 산물이다. 과연 상업포경과 원주민 포경의 구분이 본질적으로 가능할까. ●1985년 포경금지로 몰락의 길 한반도는 ‘고래의 낙원’이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파악하고 있는 한반도 연해의 서식 고래류는 대형 고래류 9종, 소형 고래류 26종, 도합 35종이다. 전 세계 5대양과 강에 80여종이 분포하는 것에 비하면 한반도 고래분포의 다양성은 꽤 높은 편이다.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영일만 일대는 예로부터 고래바다, 즉 경해(鯨海)로 불렸다. 1849년 무렵 한반도 연안에서 조업한 미국 포경선의 포경일지에는 ‘많은 고래들이 보인다. 수많은 혹등고래와 대왕고래, 참고래, 긴수염고래가 사방팔방에서 뛰어 논다. 셀 수조차 없다.’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포경은 근대에 이르기까지도 간혹 해변으로 몰아서 잡거나 기력을 잃고 떠내려온 놈을 생포하는 그야말로 ‘소박한 수준’이었다. 동해를 ‘피바다’로 만들었던 광란의 역사는 무능한 조선 정부를 무시하고 몰려든 일본과 미국, 프랑스, 노르웨이 등의 포경선에서 비롯되었다. 해방 이후에 대형고래는 거의 사라지고 어쩌다 등장하는 참고래, 그리고 예전에는 포경 대상에 끼지도 못했던 소형고래인 밍크고래 따위만이 남게 되었다. 미국, 일본, 러시아, 노르웨이 등의 남획이 불러온 비참한 결과였다. 해방 이전의 포경업은 전적으로 일본인 주관이었다. 고래고기집 주인 박경열(76·여)씨의 증언.“할배가 영덕에서 철공소를 했지요. 고향이 장생포라 해방되면서 고래잡이를 하려고 돌아왔지요.70㎜ 사제 대포를 만들고 뇌관은 일본인이 남긴 것을 썼어요.” 작고한 그의 남편 양원호씨가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포경포 제작자이다. 장생포에서는 해방 직후에 200여명이 공동출자해 50t급 낡은 포경선 2척으로 고래잡이를 시작했다. 장생포 앞은 구로시오난류가 흐르니 연해주 쪽에서 내려오는 한류와 만나는 길목. 그래서 고래가 많았다. 동짓달까지 영일만 일대에서 잡다가 어청도까지 이동해 조업하곤 했다. 동해 고래가 유명하지만 서해와 남해 할 것 없이 흔했다. 고래잡이만큼은 장생포 사람들이 장악했기에 유독 동해 고래가 돋보일 뿐이다. 포경선에는 높다란 망통에서 목시(目視)로 망보는 이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물색만 보아도 고래 종류를 알아맞혔다. 이제 그 때의 노련한 포수들은 거의 사망하고 없다. 남은 이들은 사실 후발주자들로, 전통적인 고래잡이를 증언할 만한 이들은 거의 없다. ●동해 ‘피바다’ 만든 외국인들이 포경금지 앞장 고래보호와 포경을 둘러싼 문제는 대단히 복잡 미묘한 국제적 사안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장인 김장근 박사는 “고래 연구는 이제 출발입니다. 일본 같은 고래 대국이 해놓은 연구와 정책적 비전을 따라잡자면 장기투자가 뒤따라야 합니다.” 내년 5월30일부터 울산시에서 열리는 국제포경위원회 연례회의를 계기로 ‘솎음포경’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일찍부터 반구대유적과 장생포를 중심으로 전개돼 온 고래문화의 재현과 고래축제 등을 이끌어 온 울산시는 고래박물관과 고래 연구센터도 만들어 명실공히 ‘고래도시’로 발돋움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에 앞서 고래식용 재개의 전제로 역사문화 및 사회·경제적 사유를 국제사회에 입증할 필요성이 있다. 사실 돌고래같이 엄밀하게 따져서 ‘훼일(Whale)’이 아닌 ‘돌핀(Dolphin)’류에 속하는 고래 외에 바다 포유류에 관한 입장조차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니 이른바 ‘과학포경’은 요원한 형편이다. 김 박사는 서식지 교란, 혼획, 선박 충돌, 수중음파 교란으로 사망하는 고래를 지적하면서, 한편으로는 고래로 인한 어장 교란과 어구 피해, 어업자원과의 경쟁 등 고래와 인간의 마찰도 거론했다. 그의 말에서 ‘포경’과 ‘보호’라는 두 개의 과제를 동시에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육지를 마다하고 바다를 택하여 살아온 특이한 포유동물. 허먼 멜빌이 ‘모비 딕’에서 그렸듯 ‘고래등같이 큰’ 포유동물과 인간의 교감은 매우 복잡 미묘하여 고래와 인간의 갈등과 투쟁은 쉽게 종식되지 않을 전망이다.‘귀신고래가 돌아온다면 바다에도 평화가 깃들어 경해(鯨海)라는 옛 명칭이 부끄럽지않은 날이기도 할 것인즉, 행여 돌아올 수 있을는지.’하는 생각으로 장생포의 쓸쓸한 고래고기집 골목을 빠져 나오다가 다시 ‘고래도시 울산’이란 입간판과 마주쳤다.
  • LG 브랜드 도용 240개…‘짝퉁과의 전쟁’ 진땀

    LG그룹 계열사의 한 사장은 최근 전남 지역에 출장을 갔다 깜짝 놀랐다. 소파 등을 파는 가구점 간판이 ‘LG가구하이마트’였던 것이다. 그는 재빨리 자신의 카메라폰을 꺼내 해당 업체 간판을 찍은 뒤 지주회사인 ㈜LG에 제보를 했고 엄중한 경고를 받은 해당업체는 상호를 ‘한국가구하이마트’로 변경했다. 9일 LG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적발된 LG브랜드 도용업체만 240개에 달한다. 키폰대리점인 ‘LG인천통신’, 대부업체인 ‘LG신용’, 물류업체인 ‘LG상운’, 이사업체인 ‘LG이사몰(Mall)’ 등이 대표적인 도용업체.LG 브랜드를 사용하는 계열사가 수십곳을 넘다 보니 일반인들은 이들업체를 진짜 LG계열사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LG관계자는 “이들은 불법인 줄 알면서도 영업 전략상 LG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1차 경고장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는 또 내년부터 계열사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받게됨에 따라 ㈜LG에 별도의 브랜드관리 전담조직 신설을 검토하는 한편 ‘LG브랜드 중장기 육성전략’을 수립키로 했다. 불법 도용을 막기 위해 ‘도용 제보센터’를 운영하는 등 ‘LG브랜드 사용 감시 시스템’을 구축했다. 건설업체들도 ‘짝퉁 아파트 브랜드’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경북 포항시 오천읍에 있는 한 아파트가 롯데건설의 ‘롯데캐슬’과 비슷한 마크에 아파트 이름은 대우건설의 ‘푸르지오’와 흡사한 ‘푸르지요’란 이름을 붙인 것이다. 푸르지오는 2년전에 이미 상표권 등록을 마쳤기 때문에 법적으로 ‘푸르지요’ 아파트의 이름 변경을 요구할 수 있어 대우건설측은 대응을 검토중이다. 대우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등지에서 사용한 고급빌라 브랜드인 ‘카운티’도 도용당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삼성의 ‘래미안’도 전라도 광주의 한 중소업체에서 ‘미래안’이란 이름으로 쓴 적이 있으며,LG의 ‘자이’와 비슷한 ‘가이’란 아파트도 있었으나 특별한 대응은 하지 않았다. 이밖에 포털사이트 다음을 모방한 ‘다음엔’과 야후코리아와 비슷한 ‘야호코리아’등도 네티즌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류길상 윤창수기자 ukelvin@seoul.co.kr
  • [클릭 세상속으로] 호텔벨맨이 학력위조 교수로

    [클릭 세상속으로] 호텔벨맨이 학력위조 교수로

    “우리 선생님이 가짜라고요?” 국내 유수의 사립대학이 호텔 ‘벨맨’ 경력이 전부인 고졸 미국인을 영어교수로 임용해 4학기 동안이나 강의를 맡겼다. 그는 위조한 미국 유명대학 석·박사학위로 교수가 된 데 이어 짜깁기한 논문으로 연구비까지 챙겼다. 학생들은 “교수를 채용하면서 해당 대학에 학위수여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았느냐.”며 말을 잇지 못하고 있고,‘가짜’를 구속한 경찰은 다른 대학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다른 대학으로 수사 확대 서울경찰청 외사과에 8일 사기혐의로 구속된 H(34)에게는 가짜 학위로 서울 K대 교수로 임용돼 봉급과 연구비를 챙긴 것 말고도 혐의가 하나 더 있었다. 그는 대마초를 다른 곳도 아닌 교수기숙사의 화분에 심어놓고 상습적으로 피우기도 했다. 뉴욕예술고를 졸업한 뒤 뉴욕 맨해튼의 타워호텔에서 벨맨으로 일하던 H가 이웃한 미용실에서 일하던 김모(34)씨와 한국으로 건너온 것은 2001년 10월. 김씨와 결혼한 뒤 일자리를 찾던 H에게 K대의 시간강사 채용공고가 눈에 띄었다. 그는 2002년 9월 태국 방콕의 일명 ‘위조거리’를 찾았다. H는 브로커에게 120달러를 주고 위조한 미국 컬럼비아대 영어교육학 석사학위증서와 성적증명서를 K대학에 제출,2003년 3월 경영학과의 1년짜리 계약직 교수가 됐다. 그는 2학기 동안 3학점짜리 ‘기업영어’를 강의하고 봉급 2400만원을 받았다. 아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자 간이 부어오른 H는 지난 1월 다시 태국으로 건너가 이번에는 센트럴 미시간대학 영어교육학 박사학위증서를 위조했다. 경영학과 동료교수의 추천서까지 받은 그는 영어영문학과 조교수 채용시험에 통과, 지난 3월부터 지난달 검거 직전까지 봉급 2900만원을 받고 강의를 했다. H는 유명학술지에 논문이 실리면 대학측에서 연구비를 지급한다는 사실을 알고 지난 7월부터 지난달까지 3차례에 걸쳐 다른 학자의 저술을 ‘짜깁기’했다. 그는 유명학술사이트의 주소를 교묘히 바꿔 만든 가짜사이트에 짜깁기 논문을 실은 뒤 학교에 제출, 연구비 1500만원을 챙겼다. ●“3달에 우수논문 3편?” 평소에도 보통 교수들과 뭔가 달라보였던 H가 불과 석달 사이에 유명학술지에 우수평가를 받은 논문을 3편이나 발표한 것은 동료교수들로부터 당장 의심을 샀다. 영문과 교수들은 그의 논문이 사회과학 논문인용색인(SSCI)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학술지의 진짜 사이트에 가서 H의 논문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때마침 1학기 초부터 확인을 요청했던 미시간대로부터도 “우리 대학의 학위수여자 가운데 그런 사람은 없다.”는 답신을 받았다. 영문과 A(46) 교수는 “위조수법이 워낙 치밀해 범죄조직의 일원이 아닌지 걱정됐고, 순순히 시인하고 사임할지도 확신이 서지 않아 곧바로 경찰에 알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H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다 대마초 양성반응이 나온 다음에야 범행 사실을 털어놓고 사직서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H는 경찰에서 “먹고살려고 이런 짓을 했다.”면서 “학생들에게 미안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경찰은 H가 지난해 수도권S대학 영문과에서도 3주 동안 강사로 일했다는 진술을 확보하는 한편 허위 학력으로 한국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외국인 강사·교수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결국 피해 보는 건 학생들” H는 모자라는 실력을 만회하려고 과 답사활동에도 참여하는 등 학교생활에 각별히 열성을 쏟았다. 지난 학기 H의 수업을 들은 영문과 3학년 김모(23)씨는 “겉으로는 전혀 수상한 점이 없었다.”면서 “그저 놀랍고 충격적일 뿐이다.”라고 허탈해했다. 같은 학년 김모(22)씨는 “솔직히 배우는 입장에서는 교수님의 실력을 평가하기 힘들다.”면서 “수업이 중단되기라도 하면 결국 피해 보는 것은 학생”이라고 불만스러워했다. ●외국인 해외학위 확인 불가 문제는 현행법상 외국인의 해외학위 취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으며, 외국 대학에 직접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데 있다. K대는 “외국 대학에 지원자의 학위 여부를 문의해도 답이 오는 경우는 절반도 되지 않는다.”면서 “H도 해당 대학으로부터 회답을 받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고 해명했다. 고등교육법에는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 해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면 한국학술진흥재단에 신고하도록 돼 있으나 외국인은 해당되지 않는다. 학술진흥재단 신숙경(41) 학술정보팀장은 “외국인은 사실상 관리대상 범위에서 벗어나 있다.”면서 “각 대학이 학위를 취득했다는 대학에 철저히 알아보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부동산in]서울 11차 동시분양 1299가구 일반공급

    다음달 6일 시작되는 서울 11차 동시분양에서는 11개 단지 총 2715가구 가운데 조합원분을 제외한 1299가구가 일반분양된다. 11차 동시분양은 10차 동시분양(14개 단지,1213가구)보다 물량이 2.2배가량 늘었다. 당초 참여하려던 일부 유망단지가 분양시기를 미루기는 했지만 실수요자들이 눈여겨볼 만한 단지가 제법 많다. 특히 문래동 금호아파트와 역삼동 롯데아파트 등은 중도금 모기지론을 활용할 수 있는 단지이다. 서울 10차 동시분양 무주택우선 청약에는 654가구 모집에 65명만 신청했다. 경쟁률이 평균 0.1대 1에 불과했다. 이는 무주택 우선자격자들이 내년 분양되는 판교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 개발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는 유망 재건축물량이 나오기 전까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에도 청약률은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첨 확률이 높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실수요자라면 입지여건과 브랜드 가치를 비교한 뒤 청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월곡동 삼성물산의 래미안은 하월곡동 33 일대 월곡2구역을 재개발하는 아파트로 모두 787가구다.24,41평형 375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지하철 6호선 월곡역을 걸어서 5분이면 이용할 수 있다. 월곡근린공원이 근처에 있다. 삼선동 대우푸르지오는 삼선동 제1구역을 재개발하는 아파트로 864가구이며 이 중 조합원분을 제외한 321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지하철 6호선 창신역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롯데건설은 역삼동 835-18 일대에서 모두 117가구를 지어 전량 일반 분양한다. 지하철 강남역과 역삼역이 도보 15분거리에 있고, 남부순환로, 강남대로 및 경부고속도로 서초인터체인지를 이용해 도심 내부 및 외곽으로의 진·출입이 쉽다. 동일건설은 삼성동 100-14에서 총 36가구를 모두 일반 분양한다. 삼성역까지 걸어서 10분거리이다. 금호건설은 문래동 3가 45 일대에서 ‘문래동 금호어울림’ 134가구를 모두 일반 분양한다. 지하철 2호선 문래역이 걸어서 5분 걸리는 역세권 아파트.5호선과 2호선 환승역인 영등포구청역과도 가깝다. SK건설은 서초구 반포동 612-63 일대에서 63가구를 지어 모두 일반 분양한다. 지하철 3,7호선 환승역 고속터미널역을 걸어서 10분이면 이용할 수 있다. 올림픽대로와 반포 인터체인지 진입이 수월하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깔깔깔]

    ●황당 한 청년이 지하철을 타고 가다 좌석에서 꾸벅꾸벅 졸았다. 갑자기 지하철이 급정거하는 바람에 승객들의 몸이 졸고 있던 청년의 옆으로 쏠려 그 청년은 달콤한 잠에서 깨어나야만 했다. 한참을 자고 난 뒤라 청년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그래서 옆에 앉은 승객을 찌르며 물었다. “아저씨, 여기가 어디죠?” 아저씨는 어이없다는 듯 청년을 쳐다보더니 말했다. “옆구리 아이가?” ●오해 7전8기 끝에 운전면허를 딴 기념으로 한 아주머니가 시어머니를 모시고 백화점에 쇼핑을 하러 나갔다. 왕초보 운전자인 그녀는 실수 연발이었고 그때마다 주위 운전자들에게 손을 들어 미안하다는 표시를 하였다. 그날 저녁 남편이 들어오자 시어머니가 한마디했다. “얘야, 쟤가 운전 배운다면서 순 남자만 사귀었구나. 이 남자 보고 손 흔들고, 저 남자 보고 손 흔들고….”
  • 성전환 골퍼 미안 배거 유럽여자프로골프 입성

    성전환 여성 골퍼인 미안 배거(37·덴마크)가 성전환자로는 사상 처음으로 유럽여자프로골프(LET) 투어에 입성했다. 배거는 4일 이탈리아 리바데이테살리 골프장(파72)에서 열린 LET 퀄리파잉스쿨 마지막 4라운드에서 5오버파 77타를 쳐 합계 4오버파 292타로 10위에 올라 36명에게 주어지는 내년 투어 풀시드를 따냈다. 남성으로 태어난 배거는 지난 95년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지난해 8월 프로골퍼로 데뷔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 배거는 지난 3월 열린 호주여자오픈을 통해 성전환자로는 사상 처음으로 공식 여자대회에 출전했으나 14오버파로 컷 탈락하는 좌절도 겪었다. 내년 유럽 투어를 누비게 된 배거는 “정말 길고 힘든 한 주였다. 그러나 어릴 적 꿈을 이룰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곽영완기자 kwyoung@seoul.co.kr
  • 선로 떨어진 장애인 번쩍…지하철 ‘슈퍼맨’

    선로 떨어진 장애인 번쩍…지하철 ‘슈퍼맨’

    “저는 대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 상황이 닥쳤으면 누구나 했을 일을 그냥 했던 보통 사람일뿐입니다.” 지하철을 기다리던 시민이 선로에 떨어진 시각장애인을 구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화제의 주인공은 섬유무역상을 하는 황보인(38·서울 광진구 자양동)씨. 이 사실은 다친 시각장애인 최희정(28·여)씨가 병원으로 안전하게 후송된 것을 확인한 뒤 홀연히 사라지려던 황보씨의 신원을 확보해둔 경찰에 의해 세간에 알려졌다. ●절체절명의 순간 위기의 1분 서울 중구 을지로7가 지하철 4호선 동대문운동장역에서 사고가 일어난 것은 지난 3일 낮 12시45분. 사당역행 승강장에서 친구를 만나러 모처럼 외출한 시각장애인 최씨가 발을 헛디뎌 선로에 떨어졌다. 지하철을 타려고 계단에서 승강장으로 내려오다 미처 바닥의 점자블록을 감지하지 못했고 보호대도 없어 1.6m 아래로 추락한 것. 역시 계단을 내려오던 황보씨는 “사람이 떨어졌다.”고 다급하게 외치는 소리를 듣고 달려갔다. 열차 진입로에서는 열차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고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황보씨는 망설임없이 선로로 뛰어들어 신음하고 있는 최씨를 번쩍 들어안았다. 다른 시민 두 사람의 도움으로 최씨를 승강장 위로 옮기자 열차는 불과 20∼30m 앞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황보씨는 절체절명의 순간 두어 차례 점프를 하면서 승강장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모든 것이 1분도 지나기 전에 이뤄진 일이었다.4일 기자와 만난 황보씨는 “어릴 때 씨름을 한 적이 있지만 원래 무거운 것을 잘 못드는 데 어떻게 그런 힘이 솟았는지 모르겠다.”며 멋쩍게 웃었다. ●뒤늦게 알아챈 시각장애 가까스로 승강장으로 올라와 최씨의 상태를 살피던 황보씨는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몇 차례 불러도 최씨가 자신과 눈을 마주치지 못했던 것. 의아해하던 황보씨의 등 뒤에서 최씨의 친구가 나타나 “이 친구 시각장애인이에요.”라는 말을 전해줬다. 그러자 최씨의 두 볼에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황보씨는 “처음에는 ‘약물에 취해 사는 젊은이가 아닌가.’하는 섣부른 생각까지 했다.”면서 “시각장애를 가졌단 말을 듣고 외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최씨가 병원으로 후송된 뒤 황보씨는 지하철 안전 문제를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황보씨는 “계단과 승강장 끝이 불과 1.5∼2m밖에 되지 않았고 보호대도 없어 앞이 보이지 않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위험한 구조였다.”면서 “구출 상황을 물어오던 역장에게 문제점을 개선하라고 요구하고 가던 길을 갔다.”고 말했다. ●“두 딸에게 자랑스러운 아빠로 족해요” 최씨는 떨어지는 순간 가슴이 레일과 부딪치는 바람에 갈비뼈 하나가 부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는 “계단을 내려갔는데 갑자기 밟히는 느낌이 사라지더니 옆구리에 극심한 고통이 왔다.”면서 “멀리서 기차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 ‘살려달라.’고 소리쳤더니 누군가가 구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에는 경황이 없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는데 다시 만나서 꼭 고맙다는 말을 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황보씨는 “오전에 충청도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최씨의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와서 ‘은인을 만나뵙고 식사라도 꼭 대접해야겠다.’고 하시기에 정중하게 거절했다.”면서 “다른 것보다 10살과 7살인 두 딸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된 걸로 족하다.”고 겸손해했다. 한편 서울 중부경찰서는 황보씨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주기로 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변신 여가수들의 연기성적표는?

    변신 여가수들의 연기성적표는?

    남자 가수들의 드라마 진출 붐에 이어, 최근엔 한때 가요계를 주름잡던 인기 댄스그룹 출신 여자 가수들이 잇따라 브라운관으로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극히 일부만 ‘기대 이상의’연기력을 보이며 연착륙에 성공할뿐, 나머지는 “가창력만큼이나 어줍잖은 연기력”이란 혹평을 받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댄스그룹 여가수들, 너도나도 TV행 그룹 ‘샵’ 출신 서지영(21)은 ‘오!필승 봉순영’ 후속으로 8일 첫 전파를 타는 KBS 2TV 미니시리즈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통해 연기자 신고식을 치른다. 그룹 해체와 함께 2년간 연예계를 떠났던 그녀는 이 드라마에서 극중 인기가수인 민주 역을 맡아 소지섭, 임수정과 함께 주연급 연기를 펼친다. 섹시 코드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가요·CF계를 평정했던 그룹 ‘핑클’의 이효리(25)도 연기자로 데뷔할 예정이다. 그녀는 내년 1월 방영되는 SBS 20부작 월화드라마 ‘내사랑 진아(가제)’에서 평소 이미지와 상반된 억척스러운 공장 노동자 역할로 출연한다. 그룹 ‘SES’의 유진(23)은 지난달 23일 첫 방영된 SBS 특별기획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에서 여자 주인공 은수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그룹 ‘주얼리’의 리더 박정아(23)도 SBS 미니시리즈 ‘남자가 사랑할때’에서 고수의 상대 여주인공 인혜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앞서 ‘핑클’의 성유리(23)는 MBC미니시리즈 ‘황태자의 첫사랑’에서 여주인공으로 출연했다. 한편 그룹 ‘샤크라’의 전 멤버 려원(23·본명 정려원)은 내년 2월 개봉 예정인 영화 ‘B형 남자친구’에서 한지혜의 친구 보영 역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다. #울고 웃는 ‘연기 성적표’ 유진 등을 제외하고는 최근 연기자로 변신한 댄스가수 출신 여가수들이 받아든 ‘연기 성적표’는 거의 낙제 수준에 가깝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박정아는 한마디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잘 나가던 연예프로그램 진행자 자리도 포기하고 드라마에 ‘올인’했지만, 연기세계의 냉점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부족한 연기력을 질타하는 시청자들의 성화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작품 시청률까지 동시간대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어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서지영도 마찬가지. 아직 드라마가 방영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고 있어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캐스팅되는 순간부터 시청자들의 공격을 받는 행보가 박정아의 전철을 그대로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앞서 성유리는 전작 ‘천년지애’보다는 나았지만, 기대에는 못미치는 연기력을 보여 시청자들을 실망시켰다. 반면 유진은 드라마 방영 첫회부터 기대 이상의 연기력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과거 출연작 ‘러빙유’보다 한층 안정된 연기력이 작품 전체에 자연스레 녹아난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가수 출신 연기자 가운데 가장 성공한 사례”라는 찬사까지 나오고 있다. #설익은 연기는 실패의 지름길 댄스그룹 여가수들의 잇따른 연기자 변신은 음반 시장의 장기 침체와 남자 가수들에 비해서 조차 턱없이 짧은 수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빚어지는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가수출신 꼬리표’에 대한 선입견이 예전보다 덜해지고 있다는 판단도 이같은 행보를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방송 전문가들은 “연기력의 뒷받침 없이 가요판에서 보여줬던 이미지만 갖고 덤볐다가는 기존의 호의적인 이미지마저 잃게 되는 낭패를 볼 수 있다.”면서 “연기공부 등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멋진 여자 멋진 남자] 나도 스타처럼

    [멋진 여자 멋진 남자] 나도 스타처럼

    계절별로 바뀌는 유행을 따라가는 것도 시즌을 즐겁게 맞이하는 한 방법이다. 특히 TV 속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스타의 패션을 보면 시즌의 패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독특한 패션을 경험할 수 있었던 드라마 ‘아일랜드’와 다양한 남녀 패션을 보여준 ‘오!필승 봉순영’,‘매직’ 등 멋진 패션으로 눈이 즐거웠던 드라마가 끝난 것이 아쉬움이랄까. 그래도 여전히 TV 속에는 시즌의 유행이 보인다. 올 시즌 내 옷차림을 중급 이상으로 만들어줄 아이템, 응용하면 보다 세련된 연출이 가능한 아이템은 어떤 게 있을까.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빛나는 girl ●양털부츠 올 시즌 최고의 인기 아이템. 엉성하게 생겼지만 보온성은 물론 스타일을 살리는 데도 한몫해 사랑을 독차지한다. 할리우드 스타들은 쇼핑할 때나 편한 모임에 참석할 때, 심지어 조깅하러 갈 때도 양털부츠를 신을 정도로 사랑이 남다른데 국내에서도 그럴 날이 멀지 않은 듯. 단순한 모양의 어그부츠, 리본으로 장식한 레이스업 스타일의 미네통카 등 다양한 디자인을 즐길 수 있다. ●미니스커트 부츠의 계절이 돌아오면 스커트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부츠를 멋스럽게 연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스커트만한 것이 없기 때문.(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스커트를 사고 부츠를 사는지 순서야 어찌됐든!)올해는 양털부츠가 유행하면서 가장 예쁘게 코디할 수 있는 짧은 미니스커트가 인기. 특히 밑단을 올이 풀린 듯 거칠게 처리하거나 주름을 단 플리츠 스커트가 딱이다. ●니트카디건 또는 판초 몸매 좋은 황신혜가 잡지 ‘인스타일’과 함께 한 화보에서 랄프로렌 판초를 입고 나와 큰 인기. 그녀가 입었던 블랙라벨은 이미 동이 나고 블루라벨만 남아있다. 올 겨울 로맨틱하면서 따뜻한 이미지 연출을 위해 엉덩이를 살짝 덮는 길이의 니트 카디건도 유행. 벙벙해보이지 않도록 허리를 끈으로 묶어주는 스타일이 특히 많이 나왔다. ●브로치 뉴욕 패션의 리더격인 사라 제시카 파커가 ‘섹스 앤드 더 시티’에서 커다란 코사지를 유행시킨 데 이어 이번에는 브로치를 퍼뜨리고 사라졌다. 사용할 수 있는 위치가 한정된 코사지와는 달리 브로치는 청바지의 접은 밑단, 벨트, 백 등 어디든지 활용할 수 있어 좋다. 드라마 ‘매직’의 하연진(엄지원)은 재벌집 딸의 럭셔리한 모습을 연출할 때,‘오!필승 봉순영’의 노유정(박선영)은 커리어우먼의 세련된 감각을 표현할 때 모두 브로치를 사용했다. 적당히 화려한 브로치는 패션의 지루함을 덜고 고급스러움은 더한다. ●통바지 또는 로 라이즈 진 자유롭고 감각적인 보헤미안이 되고 싶은 이들에게 딱이다.‘아일랜드’의 이중아(이나영)가 선보인 넓적한 통바지가 독특한 ‘보헤미안 룩’을 연출하면서 관심의 중심에 섰다. 히피 느낌의 판초와 큼직한 브로치, 또는 긴 머플러를 이용한 코디로 센스를 발휘해보자. 키가 작은 당신이라면 다리가 가늘고 길어보이는 로 라이즈 진(low rise jean)을 추천. ■폼나는 君 ●깊은 V넥 니트 누구나 가지고 있어야 할 아이템. 드라마 속의 남자 주인공이라면 꼭 이런 니트를 입었다.‘풀하우스’의 이영재(비),‘왕꽃선녀님’의 김무빈(김성택),‘아일랜드’의 강국(현빈)까지. 부드러운 니트의 감촉과 깊이 파인 네크라인으로 드러나는 가슴선의 섹시함이 메트로섹슈얼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 최고의 아이템이다. 인기 색상인 분홍과 고급스러운 갈색, 신비한 보라 계열이 주류. ●작은 액세서리·소품 커다란 펜던트, 팔찌, 목걸이 등 남성의 강인함을 강조하는 액세서리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보일 듯 말 듯한 작은 액세서리가 유행. 드러난 목선에 작은 목걸이를 해 ‘너무 꾸미지 않는, 하지만 센스는 남다른 남자’의 이미지를 굳힌다.‘오!필승 봉순영’의 윤재웅(류진)이 대표적인 케이스. 고리 사이에 줄을 넣어 길이를 조절하는 체인 목걸이, 작은 스카프, 화사한 타이 등으로 감각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코듀로이 재킷 꾸준히 동경하는 ‘영국 귀족’스타일 유행에 따라 대표적인 영국 아이템인 코듀로이가 각광받는다. 특히 캐주얼과 정장의 느낌을 넘나들며 활용도가 높기 때문. 팔꿈치에 가죽을 덧댄 기본형은 1980년대 느낌. 올 시즌에는 다양한 디자인의 테일러드 재킷에 남색, 보라, 초록 등 색상도 다양하다. ●벨트 올 시즌에는 벨트 하나만으로 스타일에 힘줄 수 있다. 검은색 상하의에 하얀색 벨트를 한 조인성식 패션이 유행하면서 흰색 벨트의 인기가 식지 않는다. 청바지에 흰 벨트는 패션의 기본 공식처럼 됐다. 올 시즌 벨트는 더욱 화려해졌다.‘매직’의 차강재(강동원)가 입은 것처럼 초록이나 하늘색 벨트로 무채색 정장에 포인트를 준 스타일이 유행이다. 올 시즌 벨트는 더욱 화려해져 뱀 가죽이나 표범 무늬 등 애니멀 프린트도 인기. ●니트모자 보온이 중요한 겨울에 니트모자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니트모자를 눌러쓴 국내외 스타들의 모습이 종종 눈에 띄면서 단순히 보온용이 아니라 멋을 살리는 패션 아이템으로 니트모자를 선택하기도. 니트모자는 눈썹을 가리지 않고, 귓불이 살짝 보이게 쓰는 게 이쁘다. 긴 니트모자의 경우 머리 끝에 남은 공간이 생기면 머리를 종 모양으로 만들어 이상하다. 니트모자를 뒤쪽 아래를 안쪽으로 접어 쓰는 게 좋다. 머리 만지기 귀찮은 날에 야구모자 대신 추천. ■올 시즌 멋쟁이 필수 아이템 ●캐릭터 소품 캐릭터 티셔츠도 눈에 띄는 아이템 중 하나. 캐릭터 티셔츠와 가죽 재킷을 코디네이션하면 캐주얼하면서 세련돼 보인다. 재미있는 캐릭터를 그려넣은 지갑, 가방 등도 인기다. 패션 일러스트 고석희씨와 공동으로 작업한 앤디앤뎁의 토트백 크루엘라 시리즈(사진 오른쪽)를 비롯해 폴 프랭크 같은 개성 강한 캐릭터 소품은 심플한 디자인을 트렌디하게 만든다. ●빅백 활동적이고 실용적인 큰 가방은 겨울이 가까워질수록 사랑받는다. 정형화된 블랙 정장에 서류가방이 아닌 감각적이고 활용도 높은 큰 가방을 매치시키면 활동적이고 실용적이다. 캐주얼룩과 함께 하면 깔끔하면서 젊은 감각을 표현할 수 있다. 크고 헐렁한 가방으로 시즌 트렌드인 낡은 듯한 빈티지를 표현하거나 ‘아일랜드’의 중아같은 신비로운 이미지를 연출하기도 한다. ●헌팅캡 평범한 옷을 세련되게 하는 아이템 중 하나로 유행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남녀 모두 관심을 갖는 아이템. 몸매 라인을 살리는 달라붙는 옷에 헌팅캡을 쓰면 맵시있다. 울 트위드 코듀로이 등 다양한 소재에 파랑 분홍 보라 등 색상도 다채롭다. 여기에 중아가 초반에 쓰고나왔던 티롤모자(챙 부분을 살짝 올린)는 신비로운 스타일을 연출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길고 가는 머플러·스카프 매끈한 실크 스카프보다는 주름이 잡힌 시퐁, 니트 등 질감이 살아있는 스타일이 핫 아이템이다. 길고 가는 머플러를 한두번 감아 늘어뜨리는 스타일이 멋스럽다. 긴 비즈나 스팽글 프릴 등으로 밑단이 화려하게 장식된 것도 인기.‘매직’의 윤단영(김효진)이 즐기는 깜찍한 스타일에는 프티스카프를 목에 묶어 귀여움을 더했다.
  • [결혼이야기]권일모(32·하얏트 리젠시 인천 매니저) 고나영(25·잡지 ‘럭셔리(Luxury)’ 기자

    [결혼이야기]권일모(32·하얏트 리젠시 인천 매니저) 고나영(25·잡지 ‘럭셔리(Luxury)’ 기자

    ‘코스모폴리탄’ 한 잔으로 이뤄진 커플이라고 소개해야 할까요? 우리의 첫 만남은 지난해 낯선 땅 홍콩에서 이뤄졌습니다. 사회 초년생이었던 저는 홍콩으로 첫 출장을 떠나게 됐고 지금의 남자 친구는 제가 취재하러 간 곳에 교육받으러 온 한국 체인점 매니저였죠. 출장 명령을 처음 받은 저는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하나 그 와중에도 눈치 없이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사람이 있더군요. 그가 눈앞에 보이지 않으면 저도 모르게 그의 그림자를 찾아 고개를 기웃거렸고, 썰렁한 유머에도 박장대소를 하는 유치한 ‘오버 액션’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런 이유로 첫 만남치곤 꽤나 가까워질 수 있었답니다. 취재는 순조롭게 진행됐고 밤 9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습니다. 다음날 바로 출국을 해야 했기에 관광을 할 여유는 없었고, 잠깐이나마 홍콩의 밤거리를 느껴보자는 심사로 ‘침사추이’로 향했습니다. 사진 기자와 저, 한국인 조리장과 매니저(지금의 남자 친구죠)는 밤길을 거닐며 이국 문화를 만끽했고, 페닌슐라 호텔의 스카이라운지 ‘펠릭스’에서 야경을 감상하기도 했죠(펠릭스의 야경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펠릭스에서 자리를 옮겨 캐주얼한 클럽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라이브 밴드의 파워풀한 음악, 자유롭게 몸을 흔들어대는 홍콩의 젊은이들…. 그 속에서 가볍게 칵테일을 마시기로 했죠. 그는 저에게 미국에서 인기있는 칵테일이라며 코스모폴리탄을 추천했습니다. 워낙 술을 못 마시는 데다 보드카가 제법 많이 들어갔는지 금방 취기가 오르더군요. 시끄러운 음악과 끊임없는 수다 속에서 정신을 차려 보니 시계는 벌써 새벽 3시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아침 비행기를 탓하며 한국에서 다시 만나자는 기약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순간, 제가 그만 ‘휘청’거리고 말았습니다. 코스모폴리탄이 한 몫을 톡톡히 한 거죠. 제 남자친구는 저를 부축해 택시에 태웠고, 그 후로 걱정스러움과 미안한 마음이 담긴 장문의 편지까지 보냈답니다. 우리의 만남이 지금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때의 코스모폴리탄과 저의 ‘휘청거림’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은 분이 있다면, 대답은 노 코멘트입니다.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기도록!! 생각만 해도 저절로 미소 짓게 되는 그와의 만남은 여전히 예쁜 사랑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는 27일 행복한 웨딩마치를 올리게 된답니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변함없이 사랑하는 부부가 될 수 있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축복해 주세요! 권일모(32·하얏트 리젠시 인천 매니저) 고나영(25·잡지 ‘럭셔리(Luxury)’ 기자
  • 김현철 ‘70억 헌납각서’ 인정

    조동만 한솔그룹 전 부회장으로부터 20억원의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대선잔금 ‘헌납 각서’의 존재를 인정했다. 김씨는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최완주) 심리로 열린 두번째 공판에서 “검찰이 70억원 헌납각서를 추궁했으면 부인하지 않았을 텐데 70억원에 대한 이자 포기각서라고 추궁해 부인했다.”면서 “이자를 포기하면 조씨가 이득을 보는데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수사 과정과 첫 공판에서 헌납각서에 대해 “내 글씨 비슷한데 기억이 안난다.”며 부인했다. 김씨는 변호인이 “70억원에 대한 이자도 포기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받은 것을 미안하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예.”라고 짧게 대답했다. 김씨는 매달 7000만원씩 받은 돈은 사설 경호원 4명을 1인당 월 250만∼300만원에 고용했고, 자녀 유학비와 생활비로 충당했다고 밝혔다. 다음 공판은 15일 오후 2시.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1일 TV 하이라이트]

    ●건강 스페셜(SBS 오전 11시35분) 16년 전 서울을 떠나 충남 병천의 한 시골 마을에서 황토집을 짓고 사는 김정덕 할머니. 류머티즘 관절염과 위장병을 황토요법과 전통 먹거리를 통한 식이요법으로 물리치고 황토집에서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비만과 다이어트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30분) 21세기를 선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사이버 신인류 중 한 유형,‘노마드’. 또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온라인상에서 보내고 있는 ‘디지털 폐인’들 또한 사이버 신인류의 한 부분이다. 디지털화된 사회에서 새로운 직업을 창조해 활동하고 있는 이들을 만나본다. ●일과 사람들(EBS 오전 7시10분) ‘생생!직업속으로’에서는 선박의 속도 및 추진력을 좌우하는 프로펠러 등 선박의 각 부분에서부터 전체적으로 최상의 성능 조건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선박 설계 연구원에 대해 알아본다.‘탈출!청년실업’에서는 입사 9개월째인 선체 설계사, 김일호씨를 만나본다. ●리얼TV(경찰24시)(iTV 오후 10시50분) 인터넷 채팅으로 쉽게 만남을 갖은 청소년들은 단순히 놀기 위해 남자들을 만났다고 하지만 용의자들이 노린 것은 방황하는 가출 청소년들을 상대로 강간을 하는 것이었다. 한번의 채팅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된 피해자. 용의자는 강간 이후에도 끊임없이 위협을 가한다. ●영웅시대(MBC 오후 9시55분) 공사 발주를 한 내무부 간부마저 더 손해 보지 말고 사업을 접으라고 충고하지만 태산은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자재와 돈을 구하느라 애를 쓴다. 결국 태산, 태희, 인규의 집까지 팔고 허름한 판잣집으로 이사한다. 자재상들도 태산이 망할 것이라는 소문을 들은 뒤 물건을 대주지 않고 등을 돌린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96세의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남창희(77)할아버지. 부인과 사별하고 어머니와 함께 산 지 벌써 40년째다.3년 전 다리를 다친 뒤부터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대신해 집안일과 식사는 모두 할아버지가 하고 있다. 그런 아들에게 어머니는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영란을 피해 시골에 내려가 살자고 요구하는 정희의 말에 은수는 난감해한다. 재민은 지혜를 깨어나게 할 수 있다는 한 가닥 희망으로 입양기관을 찾아가지만 거부당하고 실의에 빠진다. 지혜 걱정이 태산인 민섭은 또 다시 갑작스럽게 욕을 해대는 점순을 보며 망연자실한다.
  • 피랍日人 피살 확인…고이즈미 “파병 유지”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정부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발견된 아시아인의 시신이 일본인 인질 고다 쇼세이(24)의 시체라고 31일 확인, 발표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이날 고다의 참수에도 불구,“단호한 태도로 테러와의 전쟁을 계속하겠다.”며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거듭 천명했다. 마치무라 노부다카 일본 외상은 기자회견에서 바그다드에서 발견된 시체의 지문 등 신체적인 특징을 도쿄로 전송해 경찰청 전문가들이 감식한 결과 고다 쇼세이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마치무라 외상은 “테러는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일본 정부는 국제사회와 협력해 단호한 자세로 테러와의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도 자위대의 이라크 재건 지원 활동을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면서 “테러와의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고다 쇼세이의 유해는 쿠웨이트를 거쳐 일본으로 운구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다의 유해가 일본으로 옮겨지면 그의 주소지인 후쿠오카현 경찰당국이 부검, 사인을 가리기로 했다. 고다의 가족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심려를 끼쳐서 미안하다.”며 정부측의 구출 노력에 감사를 표시하고 “이라크인들에게 하루빨리 평화가 찾아오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고다의 시신은 이라크 경찰관들에 의해 30일 오후 9시쯤 바그다드 하이파 거리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발견 당시 시체는 두 팔이 뒤로 묶여 있었으며, 머리는 참수된 채 등쪽에 놓여 있었다. 이로써 지난해 3월 이라크전쟁 이래 이라크에서 숨진 일본인 희생자는 모두 5명으로 늘었다. 일본인 인질이 살해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범행단체의 자위대 철수 요구를 즉각 거부했던 고이즈미 총리도 정치적으로 어려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12월14일 만료되는 자위대 이라크 파견기간을 1년 연장하려는 일본 정부의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고다 참수 사실 확인 과정에서 보인 일본 정부의 허술한 정보관리가 언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일본 정부가 30일 새벽 미군으로부터 “피랍된 일본인과 신체적 특징이 일치하는 시체가 발견됐다.”는 연락을 받고 “확인중”이라는 단서를 붙여 언론에 발표하고, 가족들에게도 이를 알렸지만 결국 고다로 추정된다고 발표된 이 시체는 이라크인으로 최종 발표되는 소동이 있었다. taein@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WTA투어 우승으로 돌아온 ‘코트의 연인’ 전미라

    [스포츠 라운지] WTA투어 우승으로 돌아온 ‘코트의 연인’ 전미라

    러시아의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 열풍이 한반도를 강타한 지난 3일 서울 올림픽테니스코트에서 열린 한솔코리아오픈의 또 다른 관심은 전미라(26·삼성증권)의 재기 여부에 쏠렸다. 소속팀 후배 조윤정(24)과 짝을 이룬 전미라는 타이완의 정 추안 치아-수 웨이 조와 마지막 세트 마지막 순간까지 듀스를 거듭한 끝에 이겨 한국 여자선수로는 첫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우승컵을 안았다. 기자회견장에서 전미라는 “얼마만의 인터뷰인지 모르겠다.”며 쑥쓰럽게 웃었다. 그의 말대로라면 5년은 족히 넘었을 시간. 그 긴 시간 동안 전미라는 극히 소수를 제외한 이들에겐 거의 잊혀진 존재였다. ●너무 일찍 핀‘코트의 신데렐라’ 전미라의 라켓 인생은 10세때 시작됐다. 군산 문화초등학교 3년때 테니스부를 지나다 코트에 널린 수백개의 노랑색 테니스공이 너무 예뻤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 팀에 들어간 전미라는 학년이 바뀔 때마다 재능을 발했다. 영광여중 2년때부터 국제무대를 밟기 시작한 그가 ‘코트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것은 영광여고 1년때인 1993년. 와일드카드로 나선 국제테니스연맹(ITF) 서킷 1차대회에서 쟁쟁한 실업 선배들을 제치고 4강에 든 데 이어 2차대회에서 우승, 국내 테니스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1년 뒤 처음 밟은 메이저대회인 윔블던 주니어부에서는 결승까지 오르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비록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에 져 준우승에 머물렀고, 이듬해 같은 대회에서 안나 쿠르니코바(러시아)에 져 8강에 그쳤지만 분명히 한국 여자테니스를 이끌 기대주로 우뚝 서 있었다. 현재 전성기를 맞고 있는 아멜리 모레스모(프랑스)와 ‘복식 전문가’ 카라 블랙(미국) 등도 당시 전미라와 주니어부 코트를 휘젓던 선수들. 그러나 이후 이들이 탄탄대로를 걷는 동안 제자리였다. 팬과 언론의 지나친 기대와 국내팀 입단 파문까지 어깨를 짓눌렀다. 신데렐라이긴 했지만 화려한 드레스를 벗어야 할 시간은 너무 빨리 찾아왔다. ●예선결승서 3번 실패한 윔블던 본선무대 라켓을 놓아야겠다는 생각을 지금까지 딱 한번 했다. 실제로 1년동안 코트를 떠나기도 했다.‘윔블던 주니어 동기’들이 투어 무대에서 경쟁력을 쌓으며 ‘싸움닭’으로 커가는 동안 그는 단 한 명의 코치와 지루하게 공을 치고 받으며 ‘집닭’ 신세에 머물러야 했기 때문. 1998년말 은퇴를 선언한 뒤 꺾인 듯했던 라켓을 다시 손에 쥐어준 이는 주원홍 삼성증권 감독. 주 감독은 어린 전미라를 ‘재목’으로 낙점하고 물밑 지원을 해준 사람이다. 국내팀 입단 당시 본심과는 달리 은사에게 등을 돌린 전미라는 “떠나더라도 미안한 마음은 털고 떠나라.”는 주 감독의 말에 코트로 복귀했다.1년만.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미련 때문이기도 했다. 전미라가 지금까지 메이저대회 단식 본선에 오른 것은 단 한 차례.2002년 US오픈을 제외하곤 예선에서 번번이 쓴 잔을 들었다. 특히 그토록 갈망하던 윔블던 본선 코트는 예선 결승에 세 차례나 선 전미라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윔블던코트에 대한 그의 욕망은 지금도 변함없다. 마치 어린 시절 자신을 사로잡은 노랗고 예쁜 테니스공처럼 윔블던의 파란 잔디는 지금 27살을 앞둔 그를 여전히 유혹한다. 전미라는 얼굴만큼 성격도 시원하다.“성적 안좋으면 잘라버리겠다.”는 주 감독의 협박(?)에도 주눅드는 기색이 없다. 보통 선수들과는 달리 수많은 관중 앞에서 더욱 펄펄 뛰는 자신감과 당돌함은 그만의 무기다.29일 개막하는 전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던진 한 마디.“전미라 아직 살아 있어요. 이번 대회 목표는 우승이 아니라 한동안 잊혀진 제 모습을 팬들께 되돌려 주는 거랍니다.” 글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전미라는 누구 ●생년월일 1978.2.6 ●출생지 전북 군산 ●학교 군산 영광여중·고, 한국체대 ●체격 174㎝ / 64㎏ ●소속 삼성증권(1999년) ●세계랭킹 176위 ●국제경력 WTA 투어 복식우승 (2004.10 한솔코리아 오픈)·ITF(국제테니스연맹)서킷 단식우승 7회·복식 우승11회·US오픈 본선 1회전(2002.9)·윔블던 여자주니어 준우승(1994.7)
  • 연천 임진강 참게잡이 동승하다

    연천 임진강 참게잡이 동승하다

    “니들이 게맛을 알아?” 작지만 야무지고 고소한 임진강 참게가 진짜 게맛이다. 진정한 참게의 맛을 느끼려면 지금 당장 임진강 중상류인 연천으로 달려가면 된다.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노란 장(영양분)이 가득찬 놈들이 한창 잡히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20년만의 최대 풍어라 한다. 경기도 연천 임진강변으로 참게맛을 보러 떠난다. 더욱이 임진강 주변은 분단조국의 현실을 느끼게 하는 오두산 전망대, 김신조 침투로, 황포돛배, 놀이동산과 미니 골프장이 있는 임진각 폭포어장, 황희정승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반구정까지 갖춰져 수도권 하루나들이로도 적격이다. 연천군에는 34명의 어부들이 임진강을 삶의 터전 삼아 살아가고 있다. 이중에서 정춘모(43)어촌계장과 큰아들 환동(24)씨와 함께 참게잡이 배에 동승했다. 함경도에서 시작해 황해도, 강원도를 거쳐 이곳까지 이르는 임진강은 분단의 아픔을 뱉어내듯 모락모락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새벽 6시 임진강 어부들이 활동을 할 시간이다. 밤새 잡힌 고기들이 통발 안에 오래있으면 신선도가 떨어져 새벽에 거둬 오는 것이 이곳 어부들의 오랜 아침생활이다. 정씨와 아들은 강변에서 바지장화로 갈아입고는 배가 있는 곳까지 첨벙첨벙 걸어 들어간다. 구두에 양복바지를 입고 카메라까지 든 채 망연자실 서서 ‘나는 어떡하라고’라는 애처로운 눈으로 부자를 번갈아 가며 바라보고 있었다. 뒤에 눈이라도 달린 듯 “환동아 니가 기자양반 업고 들어와라!”라고 김씨가 말했다. 환동씨가 넓적한 등을 내게 내밀었다. 미안했다.“몸무게라도 관리 좀 했더라면….”때 아닌 후회를 하면서 80㎏가 넘는 몸에 힘을 빼고 업혔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덜 힘들 테니까. 드디어 배는 안개를 헤치고 임진강을 미끄러지듯 달린다. 시원하다 못해 아침의 한기에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한 5분을 달렸을까 아들이 부표를 찾아 건져 올렸다. 그리고 부표에 달려있는 그물을 잡아 올린다. 참게는 보통 통발로 잡는다고 하는데 정씨는 특이하게 그물 중간중간에 통발을 달아놓았다. 통발 하나에 주먹만한 참게가 10여 마리 들어있다.50m 그물에 통발을 13개정도 달아 놓는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통발은 ‘모 아니면 도’다. 어떤 통에는 10여 마리가 들어있고 또 다른 통에는 아예 한마리도 없는 식이다. 정씨는 “참게는 줄을 서서 바다로 내려갑니다. 그래서 잡히는 통발에만 많이 잡힙니다.”라고 한다. 놈들은 강바닥의 바위나 잡풀들 사이로 이동을 한다. 또한 지금 잡히는 것은 암놈이다. 수놈들은 대부분 8월말부터 강하구로 내려가서 집을 짓고 암놈들을 기다린다고 한다. 암놈들은 9월부터 노란 ‘장’이 차기 시작하고 9월 말부터 수놈을 만나러 강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한다. 작은 놈들이 먼저 가고 큰 놈들이 천천히 내려가므로 11월 초까지 잡히는 놈들이야말로 속이 꽉 차있어 참게의 참맛을 느끼게 한다. ‘참게’하면 모두 파주나 문산을 생각하지만 원조는 연천이라 한다. 상류에서 하류로 내려가기 때문에 임진강의 중상류인 연천에서 크고 실한 놈들이 많이 잡히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 정씨는 “올해부터는 연천의 참게를 알리기 위해 군청의 지원을 받아 참게장박스도 만들어 나누어주고 공동어판장을 짓는 등 지원을 많이 해주고 있어 좀 신이 나요.”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아들의 높아진 목소리가 들렸다.“아부지 좀 잡아줘요, 힘이 달리잖아요.”우리가 수다 떠는 동안에도 아들은 묵묵히 일했던 것이다. 미안했다. 어업허가를 받은 4㎞구간에다 쳐 놓은 통발은 10여 개. 일을 마치고 보니 어느덧 10시가 넘는다. 오늘은 어획량이 적단다. 한창때인 9월에는 200∼300㎏이 잡혔다는데 오늘은 불과 30여㎏가 고작이다. 어째 따라나온 게 미안해졌다. 속마음을 읽은 듯,“그래도 씨알이 굵어 상품성은 괜찮다.”고 정씨는 말했다. 어부 부자는 배를 돌려 임진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때마침 눈부신 아침햇살이 이들을 반기며 나왔다. ■ 저는요…수라상에서도 별미였죠 참게란 바다에 사는 것이 아니고 민물에서 산다.70년대 초만해도 논이나 강에서 흔히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강이 오염되고 수중보나 댐때문에 거의 자취를 감췄다. 참게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에서 봄철에 산란한다. 민물 상류로 이동해 겨울에 먹을 영양분을 몸 속에 가득 채우고 가을에 다시 바다쪽으로 내려간다. 참게의 습성을 이용해 가을철에 주로 통발로 잡는다. 게딱지의 크기는 보통 10㎝내외, 숫놈은 조금 크다. 우리나라는 금강에서 잡히는 금강참게, 남해안과 동해안 하천에서 잡히는 동남참게가 많다. 하지만 임진강에서 잡히는 ‘옥돌게’는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을 정도로 최고다. 임진강 참게는 4년 전부터 치어를 방류해 올해 20년 만에 최대 풍어를 기록했다. 가격도 많이 내려 2002년에는 마리당 1만 5000원을 호가했으나 올해는 3000원 선이다. 양식참게와 자연산을 구별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양식참게는 그 크기가 일정한데 자연산은 제각각이다. 또 자연산은 발톱이 날카롭고 길지만 양식은 짧고 뭉툭한 편하다. 게의 색깔도 자연산은 거의 검정색에 가깝다. ■ 게요리 잘 하는 식당 임진강 참게를 맛보려면 어부가 직접 운영하는 식당으로 가야 한다. 그래야 확실하게 자연산 참게를 먹을 수 있다. 연천 학고리에 있는 ‘밤나무집’(031-835-5484)이 그곳이다. 자유로를 타고 당동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37번 국도를 타고 적성을 거쳐 비룡대교를 건너 우회전해서 한참을 달렸다.‘도대체 누가 이곳까지 참게를 먹으러 올까.’ 싶을 정도로 외진 곳이다. 정갈한 시골집이 소박해 더 좋다. 참게매운탕(4만원)을 시켰다. 부글부글 끓는 매운탕은 게 특유의 비린 맛이 없고 구수하고 매콤하다. 참게의 속살이 고소하다. 익은 노란 장이 아작아작 씹힌다. 게가 작아서 몸통째 와작와작 깨물어 먹어도 별로 부담없다. 꽃게의 맛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참게는 작아 꽃게의 하얀 속살을 기대할 순 없지만 가득찬 ‘장’에서 느껴지는 오묘한 맛이 가히 일품이다.‘임금님이 좋아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웬만큼 먹으면 주인 이소영(37)씨가 매운탕에 수제비를 넣어준다. 얼큰한 국물과 함께 먹는 쫄깃한 수제비의 맛도 일품이다. 이집에선 간장게장(1만 2000원)도 맛있다. 이역시 꽃게와는 비교할 수 없는 한수위의 고소함이 있다. 밤나무집에 와 보지 않고 참게가 비리다든가, 먹을 것이 없다, 비싸다고 말하는 것은 ‘참게를 두 번 죽이는 일’임이 분명하다. 실컷 먹은 후 배를 두드리며 자갈이 잔뜩 깔려있는 임진강변을 걷는 것 또한 밤나무집만의 별미. 밤나무집에서는 참게를 택배로 배달해준다. 시기마다 좀 다르지만 1㎏에 3만원 선. 보통 12마리 정도 들었다.3㎏기준으로 파는데 냉매를 채우고 아이스박스에 담아 전국 어디서나 살아있는 ‘임진강 참게’를 받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밖에도 어부의 집(031-835-8700), 장단가든(031-945-1559)도 잘한다. ■ 게장 집에서 담가볼까 흔히 ‘밥도둑’이라 한다. 게장 한 마리면 밥 한 그릇은 그냥 뚝딱 해 치우기 때문이다. 참게장을 잘 담그려면 우선 살아있는 참게를 하루 정도 물에 넣어 배설물을 빼낸다. 그런 다음 솔로 배꼽 등 구석구석을 잘 닦아낸다. 요즘에는 참게에 소고기를 먹여 장을 담그기도 하지만, 이는 잘못하면 비린내만 낼 뿐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한다. 잘 닦은 참게를 유리병이나 항아리에 넣고 간장을 붓는다. 전에는 우리나라 국간장을 사용했는데 참게장이 너무 짜 양조간장을 사용하는 편이 좋다. 참게가 충분히 잠길 정도로 간장을 채운 다음 뚜껑을 꼭 닫아 2∼3일간 놔둔다. 그러고는 간장을 따라내어 펄펄 끓여 식힌 후 다시 붓는다. 이러한 과정을 서너 차례 반복한 다음 한달 정도 있다가 먹으면 된다. 이때 생강과 마늘을 자루에 담아 항아리에 함께 넣는게 좋다. 주의할 점은 설탕이나 꿀을 절대 넣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설탕을 넣으면 노란장이 텁텁해져 땡감 맛이 나기 때문이다. ■ 이곳도 가보세요 ●임진강 폭포어장 가족나들이 코스로 그만이다. 깨끗하게 꾸며진 양식장에 놀이동산과 미니골프장, 식당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2500평의 양식장에 팔뚝만한 송어와 산천어가 뛰노는 모습이 장관이다. 또한 물고기 밥을 사서 주는 재미에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놀이동산에는 범퍼카, 바이킹, 꼬마기차 등 8종의 놀이시설이 있어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3종류의 놀이시설을 이용하는 ‘빅3’티켓이 어른 7000원, 아이 5000원으로 저렴하다. 미니 골프장은 3000평으로 18홀인데 퍼팅과 어프로치만 할 수 있다. 골프를 하는 사람뿐 아니라 못하는 사람들도 재미로 놀 수 있어 가족끼리 잠시 즐기기에 좋다.18홀을 도는데 평일 1만원, 주말 1만 4000원이다. 무료로 골프화, 골프채도 빌려준다. 식당에는 여기서 양식하는 송어나 산천어를 맛볼 수 있다. 매운탕과 여러가지 요리를 포함해 1㎏에 송어는 3만 2000원, 산천어는 3만 8000원이다.4∼5명의 가족이라면 1.5㎏정도로 충분하다.(031)959-2222. ●황포돛배 두지나루엔 올 3월부터 조선시대 주요 운송수단이었던 황포돛배가 원형 그대로 복원돼 운항 중이다. 모양이 특이하다. 배의 밑바닥과 앞이 평판형태로 우리 선조들이 2000여년 동안 사용했던 전통 방식의 배이다. 고종황제가 개방을 한 이후 1930년대부터 뾰족한 형태의 배로 완전히 바뀌어 자취를 감추었다. 50여명이 탈 수 있는 황포돛배는 두지나루를 나서 강물을 따라 40 여분을 유람한다. 뱃길이 완전히 정비되어 고랑포나루의 멋진 적벽도 가까이 다가가 볼 수 있다.(031)958-2557. ●김신조 침투로 1968년 1월17일 김신조를 포함한 북한 무장간첩들이 청와대 폭파와 요인암살을 목적으로 침투했던 곳이다. 당시의 철조망 및 망루 등과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다. 이곳은 군 작전 지역으로 신분증이 있어야 출입이 가능하다. 군부대내에 위치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안보교육에 적당하다. 아침 9시부터 일몰시간 전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문의는 (031)839-2063. 이밖에도 조선시대 학자 황희선생이 마지막 여생을 보낸 반구정, 신라경순왕릉, 오두산전망대, 자유로 아쿠아랜드(031-942-9114) 등도 들러볼 만하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분양시장 인천은 북적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위헌 결정 이후 인천 분양시장의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지난 7월의 4차 동시분양에서는 단 7개의 청약통장만 접수될 정도로 인천 분양시장은 찬기운이 감돌았다.28일부터 청약접수를 받는 이번 인천 5차 동시분양에는 LG·신동아·신영 등 3개 업체가 참여, 모두 2054가구를 분양한다. 일단 모델하우스에 몰려 든 인파규모부터 확실히 달라졌다. 36평부터 70평대 펜트하우스까지 공급하는 신영 지웰의 모델하우스는 개관 첫날인 지난 22일 5000여명의 인파가 쇄도해 북새통을 이뤘다.LG건설 부평 자이의 모델하우스에도 지난 22일 개관 이래 실수요자 중심으로 7000여명이 방문했다. 신동아건설 박종호 분양소장은 “헌재 결정 이후 고민했던 실수요자들이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면서 “청약통장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접수 의향을 알아본 결과 분양가구수의 5배가 넘어 미분양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건설이 올 들어 처음 지방분양에 나선 대구 달성 래미안 대곡의 모델하우스에도 지난주말 이틀 동안 2만명에 가까운 인파가 몰렸다.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청약 신청 의향을 조사한 결과 이미 1451가구의 분양 물량을 넘어섰다. 삼성건설측은 “단지내 수영장·헬스장이 있는 대형 피트니스 센터를 설계했고, 입주민에게 건강·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만큼 대구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고 밝혔다. 인천 동시분양에 참여한 업체 관계자는 “실수요자 외에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사람들이 몰렸다.”면서 “그동안 인천 지역에 미분양이 많긴 했으나 서울 근교에서 아직은 집값이 낮은 편이어서 투자할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부동산플러스] 대구에 래미안아파트 1451가구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에 지하 3층∼지상 19층 규모의 래미안 아파트를 분양한다. 11개동에 33,39,48,49평 등 모두 1451가구다. 지하철 1호선 대곡역이 걸어서 7분 거리다. 청약통장 가입자를 대상으로 27∼29일 접수를 받아 11월1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 [문화마당] 원작과 영화의 거리/정은숙 도서출판‘마음산책’대표·시인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대표작 ‘피아노 치는 여자’는 영화 ‘피아니스트’의 원작이다. 이 영화는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남녀주연상 등 3개 부문 영예를 안은 문제작이다. 나는 이 영화와 원작 소설을 보고 읽었으므로 원작과 영화작품간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많은 것을 느낀다. 간혹 어떤 소설을 읽고 나면 영화화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어떤 영화를 보면 소설로 재구성하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것도 직업병일까. 그런데 여기에는 어떤 인과관계가 작용한다. 원작을 먼저 읽었을 때와 영화를 먼저 보았을 때가 각각 다르게 작용한다. 그리고 원작을 감동적으로 읽은 경우에는 웬만해서 영화를 좋게 보기가 어렵다. 가령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같은 경우, 원작을 먼저 읽고 난 결과 영화를 보는 도중에 나오고 싶은 느낌이 들었었다. 작가 자신도 자신의 소설을 포르노로 만들었다고 했을 정도였으니. 들리는 소식에 따르면 밀란 쿤데라는 그 이후 자신의 소설을 영화화하는 것을 일절 허락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유형의 작가로는 가브리엘 마르케스도 있다. 무수히 많은 감독이 그에게 ‘백년동안의 고독’의 영화화 판권을 팔라고 종용했지만 작가는 요지부동이라고 한다. 과연 누가 그 소설을 영화화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에 반해 영화와 소설을 별개의 장르로 간주하여 원작을 어떻게 만들든 괘념치 않는 작가도 있다고 들었다. ‘거미여인의 키스’의 작가 마누엘 푸익은 자신의 소설을 영화화하는 문제나 영화제작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한다. 최근 감명깊게 본 영화 ‘아이리스’는 영국의 유명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존 베일리가 자신의 부인인 유명 작가 아이리스 머독의 일생을 쓴 ‘아이리스’를 원작으로 한 것이다. 원작을 읽지 않고 영화를 본 경우였는데 큰 감동을 받았다. 분명 원작을 잘 살린 수작 필름이라는 확신까지 생겼다. 그렇다면 ‘피아노 치는 여자’와 ‘피아니스트’의 경우는 어떠했을까? 열연을 펼친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원작의 여러 가지 것들을 잘 살려내지 못한 경우라고 해야 하겠다. 특히 원작의 다면적인 이야기 층위 가운데 성(性)과 관련된 부분을 집중 조명함으로써 원작의 가치를 많이 훼손했다고 보았다. 물론 옐리네크는 성의 문제와 페미니즘을 자신의 많은 담론들 가운데 중심에 놓고 있는 작가로 알려졌다. 그러나 불행히도 성의 문제든, 페미니즘이든 그것 자체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먹고 사는 문제나, 구원의 문제, 존재의 문제 등등을 떠나 그것 자체만을 보여준다고 할 때 단순화는 피할 수 없는 문제로 보인다. 그런데 여기에서 생각해볼 중요한 사실이 파생한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다소 역겨운 묘사와 지나친 세부묘사에 책장을 넘기기 어려운 적도 많았다. 지금도 이 소설을 읽던 순간을 생각하면 왠지 숨이 찬다. 그런 소설을 두 시간짜리 영상으로 만들기란 사실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라는 느낌도 든다. 책은 내가 시간을 투자한 만큼 더 많은 것을 보답해주니까.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을 둘러싸고도 작품성에 대해 논란이 많은 모양이다. 하물며 뛰어난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영화를 만들 때 감독들이 얼마나 어려울지 안 봐도 알 것 같다. 정은숙 도서출판‘마음산책’대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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