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미안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참배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AI 정책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나도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돌봄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184
  • 칸트·아인슈타인… 독일을 만든 천재들

    칸트·아인슈타인… 독일을 만든 천재들

    저먼 지니어스/피터 왓슨 지음/박병화 옮김/글항아리/1416쪽/5만 4000원 이마누엘 칸트(1724~1804)는 ‘순수이성비판’에서 바깥의 대상이 독립해 존재한다는 인식에 기반했던 경험론과 인식론의 학설을 뒤집어 인간 스스로가 선험적 형식을 가동시켜 그러한 대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칸트는 이를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라고 스스로 치켜세웠고 후대의 평가 역시 다르지 않았다. 헤겔(1770~1831)은 칸트의 뒤를 이어 근대철학의 완성자 역할을 했고 카를 마르크스(1818~1883)는 전 세계의 절반 이상을 그의 이론에 푹 빠지게 만들었다. 이 밖에 쇼펜하우어, 니체, 비트겐슈타인, 하이데거 등은 서양철학 거대 산맥의 주봉을 이뤘다. 그뿐 아니다.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하이든, 베토벤, 슈베르트, 모차르트의 음악은 후대 음악가들을 질투심과 좌절감에 사로잡히게 했다. 릴케, 하이네, 괴테, 헤세, 브레히트, 실러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문학소녀·소년의 마음을 달뜨게 하고 있다. 또 에너지와 질량이 서로 변환할 수 있다는 ‘E=mc ’으로 잘 알려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을 비롯해 멘델, 가우스, 슈뢰딩거, 하이젠베르크 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과학자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독일 출신이라는 사실이다. 또한 지적 성실함과 철학적 재능을 바탕으로 각자의 분야에서 세상을 바꿔 냈다는 것이다. 어지간한 베개보다 더 두꺼운 부피감의 이 책은 영국 출신 작가가 숱한 독일 천재들에게 바치는 헌사이자 아돌프 히틀러와 홀로코스트, 아우슈비츠 등 ‘제2차세계대전 전범 국가’라는 어두운 그늘에 가려진 독일 정신에 대한 재정립의 의지다. 실제로 제2차세계대전 이후 꽤 오랜 시간 동안 ‘홀로코스트’는 공포 그 자체였고, 어떤 비판과 이견도 허용하지 않는 표현이었다. 역사가 기억하는 초(超)대가들 외에도 보통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바로크시대의 종말 이후 히틀러가 출현한 1933년 이전까지 독일 출신으로 창조적 업적을 이뤄낸 부문별 대가들은 차고 넘친다. 저자는 ‘지난 반세기 동안 무시되었거나 언급이 회피된 (독일 출신) 인물들의 이름과 업적을 되살려주는 것’이라고 책의 의도를 분명히 밝혔다. 대학제도와 학문 연구 형태를 현대화한 빌헬름 폰 훔볼트(1767~1835), 천재적이지만 보헤미안이었던 작곡자 후고 볼프(1860~1903) 등 상대적으로 묻혔던 인물을 포함해 그들의 발견, 업적, 작품, 결정적 전환점을 시대별로 정리했다. 대중적으로 읽힐 수 있도록 편히 쓰면서도 주석, 참고문헌만 152쪽에 이를 정도의 지적 성실함까지 함께 갖췄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허백윤 기자의 독박육아] “너 키울 땐 안 그랬다” 할머니 핀잔에 초보엄마 냉가슴

    [허백윤 기자의 독박육아] “너 키울 땐 안 그랬다” 할머니 핀잔에 초보엄마 냉가슴

    부모가 된다는 것은 아주 특별한 경험이다. 나이가 많든 적든, 예전에 무슨 일을 했고 공부를 어디까지 했든 관계없이 첫아이를 낳는 순간 모두 ‘처음’ 부모가 된다. 부모의 자녀로 30여년을 살아오다 갑자기 누군가의 부모가 된다. 그 자체로도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것이고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엿한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경험을 하면서도 여전히 ‘부모의 자녀’가 돼 내 자녀를 키울 수밖에 없는 현실에 부딪힌다. ●노하우 알려준다는 할머니 반갑지만은 않아 사소하게는 아이를 키우면서 마주치는 주변 사람들과 부모님의 육아 관련 조언부터 시작된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서른 살 먹은 엄마도 여전히 어리고 아이처럼 보일 테니 자신들의 경험을 알려주기 위해 많은 말들을 전한다. 그러나 젊은 초보 엄마들에게는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전달되는 방식이 어긋날 때가 많다. 그러면 아무리 좋은 조언이라도 썩 달갑지 않다. 그러나 대응을 하자니 제대로 알고 있는 육아 정보를 얻기도 쉽지 않다. A씨는 아이를 낳자마자 시작된 모유 수유가 너무 힘들었다. 열심히 밥을 먹고 모유 수유를 시도해도 아기가 제대로 먹지 못했다. 모유량도 적은데 엄마도 아기도 서로 괴롭기만 한 것 같아 눈물을 머금고 모유 수유를 포기했다. 그러나 아기가 감기라도 걸리면 “애가 엄마 젖을 못 먹어서 약하다”는 소리를 매번 들으니 안 그래도 아기한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지내는데 가슴이 아프다. 모유 수유에 성공한 B씨라고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잘 먹이는 것 같은데 아기의 몸무게가 쉽게 늘지 않았다. 무엇이 문제일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찰나 “물젖이라 애한테 별로 영양가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C씨는 임신을 한 직후부터 “무조건 자연분만을 해야 한다”는 말을 귀가 닳도록 들었다. 그러나 양수가 먼저 터졌고 분만이 더디게 진행돼 아기가 위험한 상황이 됐다. 어쩔 수 없이 제왕절개를 했다. 아픈 수술 부위를 부여잡고 겨우 몸을 일으켰는데 졸지에 자연분만에 실패한 못난 엄마가 돼 있었다. 초보 엄마들이 흔히 맞닥뜨리는 상황들을 정리해 봤다. 엄마의 의지만으로 할 수 없는 일을 두고도 여전히 죄의식을 느껴야 한다. 아이가 크면서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아프거나 다치면 누구보다 속상한 건 엄마다. 그런데 “엄마가 뭐했길래 애가 이렇게 됐어?”, “엄마가 제대로 못 돌봐서 아프다”는 등의 말을 들으면 자책하는 엄마의 마음을 후벼 파는 것 같다. 나는 복직을 앞두고 아이를 하루 종일 남에게 맡길 생각에 가뜩이나 심란했다. 그런데 아이를 향해 “이제 엄마가 없으니 불쌍해서 어떡하니”라고 건네진 말을 들었을 때 정말 가슴이 무너졌다. ●서툰 내 모습 나도 불안한데… 지적은 비수로 초보 엄마들은 모든 게 서툴다. 그렇잖아도 항상 불안하고 초조하다. 아기의 모든 것이 내 책임이고 내 탓 같다. 그런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은 지나가다 툭 한마디씩 던진 말일지라도 엄마들에게는 비수로 꽂힐 때가 많다. 누구보다 내 자식을 생각하고 가장 걱정하는 게 바로 엄마인데, 그런 마음은 몰라 주고 낯선 방식을 강요하면 오히려 잔소리로만 들린다. 게다가 젊은 엄마들이 접하는 육아 정보들이 30, 40년 전의 그것과 같을 수도 없다. 그런 점을 이해시키려다가는 “요즘 젊은 엄마들 너무 유별나다”는 핀잔만 듣는다. 아기의 키가 잘 자라고 다리가 곧게 뻗으라고 어른들이 신생아의 다리를 쭉쭉 펴주고 꾹꾹 눌러 주곤 한다. 하지만 요즘 엄마들 사이에선 너무 어린 아기들에게 일명 ‘쭉쭉이’를 하면 안 된다는 게 정설로 여겨진다. 아기의 뼈와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런 의견을 말하면 “너희도 다 이렇게 컸다”는 말로 무시되곤 한다. 옛날에 다 그렇게 했다는 것을 알아도 나는 내 아이에게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그런 엄마의 방식은 ‘예민함’으로 치부돼 버리곤 한다. 그럴 땐 ‘쭉쭉이’ 자체가 화가 나는 게 아니라 내 생각을 존중받지 못해 화가 난다. 이제 갓 이유식을 시작한 아기에게 자꾸 이것저것 먹여 보려는 어른들에게 그러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면 마치 엄마의 반응이 더 재미있다는 양 그 자리에서 아기 입에 과일 하나를 더 집어넣는다. 결국 집으로 돌아와 몸에 울긋불긋한 반점이 생기거나 설사를 하는 아기를 보며 속이 상하는 건 엄마일 뿐이다. ●“세대가 다르다… 차라리 집안일을 도와줘라” 미국 스탠퍼드대학 어린이병원에 마련된 다양한 육아 관련 프로그램 가운데에는 조부모들을 위한 강의도 있다. 새로운 육아 방식을 알려주면서 동시에 “당신들이 자녀를 키울 때와는 많이 다르다. 그러니 결코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한다. 한 참가자에 따르면 강의 내용 중에는 “새로 엄마가 된 사람들은 아기와 함께 있어야 하니 ‘아기를 안아 주겠다’고 하지 말고 차라리 집안일을 도와주라”는 내용도 있었다. 부모님에게 하루 종일 아기를 맡겨야 하는 직장맘들의 속앓이는 더 심하다. 주양육권자가 아예 엄마에서 할머니로 옮겨지다 보니 아이에게 1순위도 할머니, 육아 방식도 할머니의 것대로 갈 수밖에 없다. 부모는 출퇴근 전후 약 6시간 안팎만 아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아예 평일에는 할머니 댁에 보내고 주말에 상봉하는 ‘주말부모’들도 드물지 않다. 2013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2 보육실태조사’에서는 영아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의 54.5%가, 유아의 경우 63.5%가 아이의 조부모로부터 양육 지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를 조부모에게 맡기는 경우 매번 가서 아이를 데려오거나 보는 경우가 89.2%로 가장 많지만 가끔 데려오거나 보는 경우도 10.8%였다. ‘가끔’일 경우에는 평균 11.1일 만에 부모와 아이가 만난다고 한다. ●맞벌이 가족 뿔뿔이 흩어져 이산가족 신세 내가 그토록 부러워하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으며 육아를 하는 엄마들의 속앓이도 만만치 않다. D씨는 평일 동안 시부모께 두 돌 지난 아이를 맡기고 주말에 아이를 만난다. 분명히 좋은 분들이고 지금껏 큰 마찰도 없었다. 하지만 양육 방식이 엄연히 다르니 불만이 점점 쌓인다. 그런데 어디에도 말할 수가 없다. 남편에게 속상한 점을 이야기했지만 “너를 도와주시는데 무슨 불만이냐”는 핀잔만 돌아왔다. 아이도 엄마보다 할머니를 더 따른다. 자녀와 육아 앞에서 D씨의 존재감과 영향력은 없다. 두 아이의 엄마인 F씨는 아예 아이를 한 명씩 나눠 맡긴다. 큰아이는 친정에서 친정어머니가 봐 주시고 둘째 아이는 베이비시터를 뒀다. F씨는 친정에 머물고 남편은 둘째가 있는 집에 머문다. 자녀 두 명을 봐줄 베이비시터를 구하기가 힘들었고, 그나마 첫째 아이는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어서 내린 결정이다. 네 가족이 모두 만날 수 있는 날은 주말 이틀뿐이다. 남에게는 도저히 믿고 맡길 수가 없으니 멀리 떨어져서 며칠에 한 번씩만 볼 수 있더라도 할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게 된다는 것이다. 친정이 해외에 있는 나도 어쩌다 한번쯤은 이 어린 아기를 그냥 해외에 맡겨 놓고 6개월에 한 번씩 가서 볼까 하는 고민을 한 적도 있다. 어린이집이나 베이비시터. 분명히 아이를 돌봐주는 일인데도 너무 불안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의존할수록 부모로서의 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아무리 초보여도, 일을 하느라 바빠도 ‘엄마’다. 존중받고 싶다. 누군가에게 아이를 맡길수록 엄마의 주도권이 줄어드는 것이 당연할지라도 최소한의 ‘부모권’은 존중될 수 있는 환경이길 바란다. 여전히 엄마인 나를 아이로 보는 어른들의 시선, 그러나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고서는 마음 편히 아이를 키울 수 없는 현실. 엄마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냉가슴만 앓는다. baikyoon@seoul.co.kr
  • [문화마당] 문화와 문화연구/코디 최 미술가·문화이론가

    [문화마당] 문화와 문화연구/코디 최 미술가·문화이론가

    문화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무척 친숙한 단어이지만, 누가 그 경계와 개념을 묻는다면 경제나 정치와 같이 명확한 경계와 개념을 떠올리지 못하고 혼란에 빠지게 된다. 쉽게는 시, 소설, 발레, 오페라 등의 예술분야를 떠올리지만 곧바로 과학, 사회, 정치 심지어는 연속극이나 만화, 휴양지 등 우리의 일상 속에 녹아있는 모든 것들을 문화로 여기게 되며 혼동하게 되는 것이다. 일찍이 인류학자들은 문화의 개념을 사회적 행동양식이라고 명명하고 있으며, 또 다른 학자들은 더 나아가 사회적 행동양식을 통한 추상적 의미까지 포함시키기도 한다. 문화에 관한 가장 최초의 개념 정의는 1871년 영국의 인류학자 에드워드 타일러에 의해서 다뤄졌는데, 사회인은 자연 및 원시와 대립하며 인위적인 무엇을 가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으로 만들어지는 모든 결과물들을 문화라고 규정하고 있다. 예컨대, 그 결과물은 인간이 요구하는 지식, 믿음, 예술, 도덕, 법, 관습, 습관 그리고 이에 따르는 모든 가능성에 의해 만들어진 합성물을 의미한다. 따라서 문화란 경험과 연구를 통해 학습되어진 사회 또는 소집단의 결과물을 뜻하게 되며, 결국 사회 구성원들 간의 관계성을 표현하고 나아가 그 구성원들을 지배하게 된다. 이와 같은 개념을 기초로 생각해 볼 때, 문화는 우리 일상 속의 의미를 동반하는 모든 행위들을 포괄하고 있는 셈이며 광범위한 실천범위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명확한 경계와 개념을 논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그렇기에 광범위한 실천범위를 갖고 있는 문화의 또 다른 난제는 문화를 연구하는 뚜렷한 공식이나 방법론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문화는 자신만의 명확한 범주를 갖고 있다. 모든 것을 포함하고 관용을 베푸는 듯해도 자신의 모습은 뚜렷이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사회의 관습에 구애되지 않는 자유분방한 방랑자의 모습을 갖고 있으며, 느슨하게 모든 분야를 넘나들며 차용하고 포용하며, 자아가 없는 듯해도 누구보다 강력한 색깔을 지니고 있는 보헤미안과 같은 실리주의자인 것이다. 따라서 모든 분야를 넘나드는 문화에 대한 연구는 자연과학과 같이 뚜렷한 기능과 방법론이 없으며, 그 목적과 필요에 따라 인문 사회과학부터 예술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분야의 학술을 연결하여 인류학적 또는 정신분석학적 입장에서 접근하고 분석하는 한편, 일상생활의 경험을 비롯하여 자연과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실제적 방법론을 차용하고 통합하여 사용한다. 예컨대, 20세기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마르크시즘, 포스트 콜로니얼리즘(후기 식민지주의), 페미니즘 등을 비롯하여 후기구조주의, 포스트모던 과학 등의 지적 이해와 훈련과 더불어 그들의 관계를 연결하며 통합을 통해 한곳에 멈추지 않고 물이 흐르듯 연구한다. 즉, 문화연구는 한곳에 고여 있는 학습의 방법론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유동적이며 가변적인 문화 연구는 여러 방면의 주장과 서로 다른 의견 또는 정치적 입장에서 끝없는 지적 논쟁을 야기시킨다. 이것은 보헤미안과 같은 문화의 특성에 근거한 것으로 이처럼 끝없이 방법론의 변위를 일으키며 학술들과 실제 사이에서 연계적 통합의 연구를 진행하는데, 이러한 학술의 방법을 비학제 혹은 반학제라고 부른다. 이러한 주장은 1960년대 초 문화학자들에 의해 제창되었고 서구학술계에선 이미 70년의 학술적 전통을 갖고 있는데 최근 우리 학술계에 유행처럼 남발되는 통섭적 학술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 푸른 바이올린과 청바지… 체코 젊은 거장의 감성

    푸른 바이올린과 청바지… 체코 젊은 거장의 감성

    체코의 젊은 음악가 중 가장 파격적이고 열정이 넘치는 파벨 스포르츨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블루 바이올린을 들고 한국을 찾는다. 보헤미안 감성이 흐르는 뛰어난 연주, 멋진 무대 매너를 갖추고 클래식에서 팝과 재즈를 넘나드는 스포르츨은 다음달 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서 내한 공연을 갖는다. 오랜 음악파트너인 체코 출신의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페트르 지리코프스키와 함께하는 이번 무대에선 스메타나, 드보르자크 소나타, 코치안 등 체코 작곡가들의 곡을 보헤미안 감성을 담아 들려준다. 2부에선 사라사테와 거슈윈의 작품을 연주한다. 다섯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한 그는 프라하 국립음악대학을 졸업한 후 1991~1996년 줄리아드음대에서 도로시 딜레이를 사사했다. 뮌헨 ARD 국제 콩쿠르 우승을 비롯해 수많은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입상했고, 유수의 오케스트라들과 협연을 한 실력파 연주자다. 2003년 발매한 체코필하모닉과의 드보르자크와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2004년 발매한 파가니니 작품집은 그라모폰의 베스트셀러 음반으로 선정됐다. 그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자신이 연주하는 블루 바이올린에 대해 “세계 최고의 바이올린 제작사인 얀 스피들렌에서 2005년 만들어진 작품으로 21세기의 악기라고 부른다”며 “파란색으로 주문한 이유는 무언가 색다르고 혁신적인 것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올린 색깔뿐 아니라 의상도 파격적이다. 턱시도가 아닌 현대적인 의상을 걸치거나 청바지를 입기도 한다. 3만∼9만원.1661-1605.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31) 엄마의 눈으로 본 저출산 대책은 슬펐다

    [독박(讀博) 육아일기](31) 엄마의 눈으로 본 저출산 대책은 슬펐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나는 아이를 세 명은 낳겠다고 말하곤 했다. 세 자매 중 첫째로 자랐다 보니 형제가 있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막둥이를 키우며 부모님이 즐거워하셨던 모습도 강하게 남았다. 나를 닮은 자녀가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을 것 같고, 가족 사진도 다섯 명이 있으면 알차 보이는 것 같았다. 결혼을 하고 보니 일을 하면서 셋을 낳는 것은 무리로 보였다. 상황을 봐서 두 명으로 만족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세상 물정은 모르고 막연한 환상만 가득했던 계획이었다. 어쩌다 엄마가 되고 보니 아이 한 명을 키우는 것도 너무 버겁다. 아이가 주는 기쁨을 생각하면 둘이고 셋이고 많을 수록 좋은 일이지만, 현실에서는 이 한 명 제대로 키워내는 것도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아이를 셋 낳겠다고 장담했던 것은 2006년 무렵부터였다. 그 때 나는 사회복지학을 복수전공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사회복지를 공부하기로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이자 공부하는 내용의 핵심 과제였다. 당시 합계출산율은 1.12명이었다. 저출산이 우리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생각하며 내가 엄마가 될 즈음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질 것이고, 나 역시 세 명을 낳아 저출산 극복에 이바지하겠다는 다짐까지 했다. 그게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 그 사이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숫자는 1.21로 소수점 뒷자리의 순서만 바꼈다. 약 100조원의 돈을 투자했는데도 좋아진 게 없다는 비판이 여당에서도 나온다. 오히려 달라진 것은 나였다. 나는 엄마가 되었다. 책으로 배웠던 저출산 대책들이 이제 생활이 되었다. 한 줄 한 줄 피부에 와닿는다. 다만 정부의 대책에 영향을 받아 출산을 결정하거나 자녀 계획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현실은 10년 전 학생으로 지켜보던 것보다 더 가혹해졌다. 나는 이제 아이 셋은커녕 하나를 겨우 키우면서도 과연 이 상태로 언제까지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을지 외줄을 타는 처지가 됐다. 정부가 10년 만에 대대적으로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발표했다. 무슨 전문가도 아니고 담당 분야를 깊이 취재한 기자도 아니고, 그냥 두 살배기 아이의 엄마로서 접했다. 열심히 만드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일단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화가 났다. 억울했고 안타까웠고, 또 막막해졌다. 아이를 키우면서 상황이 달라질 거라고 믿었던 작은 기대들이 무너지는 듯해 슬프기까지 했다. 도대체 왜 이런 감정들을 느꼈는지, 부모님의 도움을 하나도 받지 못하면서 맞벌이를 하는 직장맘으로서 간절하게 몇 가지만 알리고 싶다.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 ‘보육’ 부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려고 한다. 정부에서 무상보육을 실시하면서 양육수당을 주거나 어린이집 비용을 지원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 단 몇 푼이라도 돈을 주는데 도움이 안 될 리 없다. 하지만 어린이집 비용을 매달 40만 6000원(만 0세 기준)이나 받으면서도 나는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내가 40만 6000원으로 어린이집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은 단 6시간 뿐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어린이집들이 “아이가 머물기에 적당한 시간”이라며 권장한 시간이다. 조금 더 보내는 엄마들도 오전 9시~오후 5시 전후일 뿐이다. 조금 더 보내자니 눈치가 보인다. 어린이집 교사들이 박봉을 받으며 얼마나 고생하는지를 아는 데다 내 아이를 직접 돌봐주는 분들이기 때문에 최대한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한다. 정부에서는 내년부터 맞춤형 보육을 실시한다면서 “종일반 위주의 어린이집 운영이 부모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기에 부족한 상황”이라고 꼬집었지만 현실과 다른 이야기다. 정부에서 말하는 종일반이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12시간 동안 운영하는 어린이집이다. 그런데 이렇게 12시간을 꽉 채워 보내는 부모를 아예 본 적이 없다. 이렇게 문을 여는 어린이집이 없기 때문이다. 12시간 문을 여는 어린이집은 우리 동네에 딱 한 군데, 사회복지법인에서 위탁해 운영하는 국공립 어린이집 뿐이다. 문을 열더라도 어린 아이가 한 곳에 12시간이나 머무는 것은 좋지 않다는 생각때문에 엄마들이 잘 보내지도 않는다. 아무튼 어린이집의 다수를 차지하는 민간이나 가정 어린이집은 ‘반일반 위주’로 운영이 되고 있다. 추가로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꼭 있어야 한다. 특히 나는 친정이나 시부모님의 양육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기 때문에 베이비시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출퇴근형 160~180만원, 입주형 200만원 이상. 이 비용을 댈 수 없어서 어린이집에 6시간을 보내고 나머지 출퇴근 시간을 합쳐 6~7시간을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아주머니로 등하원 도우미 겸 시터를 구했다. 아이를 ‘잘’ 봐주는 사람을 구하기가 워낙 하늘의 별따기이기 때문에 시급은 1만원 안팎으로 월 100만원대 급여를 드린다. 때마다 선물도 하고 과일이나 명절 떡값 정도도 챙긴다. 그걸 따지지 않더라도 내가 일을 하기 위해 아이를 ‘맡기는’ 비용만 벌써 150만원에 달한다. 이렇게 많은 돈을 매달 내면서도 혹시 한 달에 두어 번 회식이 생기면 남편과 서로 시간을 조절하고 혹시 일정이 안 맞으면 이모님에게 아주 간곡히 사정을 해가며 한 두시간을 더 봐달라고 부탁한다. 공휴일이나 ‘샌드위치’ 휴일이 다가올 때마다 가슴을 졸인다. 주중에 있는 달력의 빨간 숫자가 아주 달갑지 않다. 아이가 수족구에 걸렸을 때, 메르스가 유행했을 때에도 아이가 아픈 것보다도 어린이집을 못 보내게 되는 것을 걱정하게 되는 내 자신에게 말할 수 없이 짜증이 났다. 그나마 재택야근이 가능한 부서에 있어서 지금은 매우 상황이 나은 편이다. 이렇게 살면서 월급의 절반 이하를 이모님께 드리고 나머지로 아이의 먹을 것을 비롯해 생활비로 쓴다. 책이나 장난감은 주로 중고를 산다. 남편은 월급의 상당 부분을 아파트 전세 대출 이자와 원금을 갚는 데 쓴다. 지난해 이사한 서울 변두리의 아파트는 1년 사이 전세가가 1억 원이 올랐다. 결혼할 때는 당연히 부모님의 도움 없이 우리 힘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맞벌이니 둘이 열심히 벌고 모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출발선부터 뒤쳐져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고, 그걸 따라잡을 엄두조차 안 난다. 이런 상황에서 40만 6000원은 매우 감사한 돈이다. 그런데 이 돈을 좀 제대로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 시설을 만들면 되고, 교사를 더욱 늘리면 되고, 교사들의 처우를 대폭 개선하면 된다. 그런데 돈이 많이 드니까 이런 문제는 잘 개선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면 차라리 40만 6000원을 안 받아도 좋으니 내가 원하는 시간 만큼, 정말로 믿고 의지하며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기관이 생길 수만 있다면 좋겠다. 비슷한 맥락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대신 사설 놀이학교 등을 보내는 엄마들도 많다. 돈을 내는 만큼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서다. 예전에는 직장 어린이집이 최선일 거라고 생각도 했고, 지금도 서울 광화문 인근 기업의 직장어린이집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리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하지만 정작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의 수요 조사를 실시해 보면 “이용하겠다”는 의사가 적다고 한다. 결국 “가뜩이나 돈도 많이 들고 성가실 게 뻔한데, 정작 직원들도 원하지 않더라”는 말로 어린이집 설치가 무산되는 듯 하다. 이른 아침 출근 준비를 하면서 아이도 함께 준비를 시키고 시내까지 데리고 나오는 자체도 간단치 않은 일이라서다. 자차를 이용한다면 좀 수월하겠지만 그게 아닌 엄마들은 매일 아이를 데리고 출근길 지옥철에 몸을 실어야 한다. 차라리 아쉬운 대로 부모님에게 아이를 밀어넣고, 집에서 가까운 어린이집에 맡기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규모가 매우 큰 기업이 아닌 이상 직장 내 어린이집 시설을 갖추는 것도 엄청난 부담이 될 거다. 시설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좋은 인력과 프로그램도 보장되어야 한다. 한 회사의 힘으로 어렵다면 여러 회사들이 힘을 모아서, 아니면 정부에서 나서서 지역별, 권역별 직장 어린이집을 만들면 좋겠다. 이렇게 회사들이 많이 모인 광화문에 직장 연합 어린이집, 신문사 연합 어린이집 같은 게 생기면 얼마나 좋을지 꿈을 꿔본다. 내가 일하는 근처에서 아이가 지낼 수 있고, 일과 중 가끔씩이라도 아이를 들여다볼 수 있다면, 나처럼 의지할 데가 없는 엄마는 출근길 고통 쯤이야 감수할 수 있다. 그런데 아이가 자랄수록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어린이집이야 지원금도 나오고 시간을 정해 ‘봐주는’ 곳이니 일단 맡길 수는 있으니 말이다.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되면 모든 게 돈이다. 게다가 정규 시간이 오후 2시 안팎으로 끝난다. 이후에는 보충수업이나 특별활동 등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며 아이를 머물게 해야한다. ‘좋은’ 유치원에 들어가는 것은 아마 국공립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것 만큼이나 바늘구멍일 거다. 나는 아이가 학교 들어가기 직전까지 어린이집에 보낼 생각도 하고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말귀야 다 알아듣고 자기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생기겠지만, 그래도 혼자 두는 것은 여전히 불안한 세상이다. 학교 수업이 12시, 1시에 끝나버리면 그 때부터는 아이를 돌봄교실에 보냈다가 학원 뺑뺑이를 돌려야 한다. 그러면서도 아이를 챙겨줄 ‘이모님’이라도 존재는 10년 가까이 옆에 둬야 하고, 그러면 계속 월급의 일부를 남에게 떼어주면서 아이를 키워야 한다. 아직 두 돌도 안 된 아기의 얼굴을 보며 나는 10년 안에 벌어질 이런 상황들이 너무 미안하기만 하다. 가장 황당했던 것은 정부의 저출산 대책을 비판하면서 내놓은 여당의 아이디어다. “생각의 틀을 바꿔버리자”는 멋있는 제안을 하더니 대뜸 학제를 개편하자니. 아이의 입학 연령을 낮춰서 입직 연령을 앞당기자는 거였다. “아이가 일찍 학교에 들어가면 엄마의 취업률도 더 높아질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 이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억울함마저 들었다. 모두가 나처럼 아이를 힘들게 키우는 게 아니었구나, 아이를 단 한 시간도 맡길 데가 없어서 발을 동동 굴러본 사람은 나밖에 없었구나. 다들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편하게 아이를 잘 키웠나보다, 허무했다. 직장맘의 가장 큰 고비가 두 차례라고 들었다. 내 생각도 다름 없다. 첫 번째는 아이를 낳아 육아휴직을 한 뒤 복직을 하기 직전, 12개월 전후다. 핏덩이 같은 젖먹이를 떼어놓고 회사로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어미의 심정을 과연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정부에서 전업주부들더러 어린이집 이용을 줄이라면서 “가정 양육이 아이에게 가장 좋다”고 말하곤 한다. 그렇다면 직장맘들도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도록 그렇게 중요하다던 36개월까지 휴직 기간을 늘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왜 직장맘들은 돌쟁이들을 매몰차게 놔두고 자기 일을 하는 이기적인 사람들로 만들고, 전업주부들은 “할 일 없이 놀면서 애도 안 보고 어린이집을 보내는 한심한” 사람들로 만드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또 겨우 1년 3개월 동안 출산+육아휴직을 꽉 채워 쓰면 그렇게도 온갖 눈치를 주면서 겨우 복직을 하면 “애 보기 싫어서 일하러 나왔다”, “잘 쉬다 왔냐”고 수근거리기도 한다. 두 번째 고비가 초등학교 입학 전후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는 순간 ‘보육’의 울타리가 사라진다. 학교마다 방과후 교실이나 돌봄교실이 만들어진 것은 안다. 그래봐야 오후 5시까지다. 지역 아동돌봄센터든 학원이든 아무튼 계속 아이를 어디론가 보내야 한다. 현재 만 6세 아이들도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는 아기나 다름 없다. 선생님에게 화장실에 가겠다는 말도 못하고 참다가 긴장하면 바지에 오줌을 싸기도 하는 나이다. 돈 개념도 아직 없어서 아이 손에 돈을 쥐어주기도 조심스러운 나이다. 그런데 만 5세를 초등학교에 보내놓고 엄마들이 어떻게 일을 할 수 있을까. 학교를 보내 놓은 시간 동안 일을 한다 해도 겨우 몇 시간, 파트타임일 뿐이다. 가뜩이나 치열한 경쟁에 치어가며 힘들게 공부를 하며 자라야 하는 아이다. 여자 아이라 언제 무슨 일을 당할지 늘 불안해 하며 노심초사할 것이고, 혹시나 왕따를 당하지는 않을까, 친구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요즘에는 SNS를 통해서 눈에 띄지 않는 폭력도 허다하다는데 과연 내 아이는 무사할 수 있을까. 정말 말 그대로 별의 별 일들이 다 일어나고 있는 이 곳에서 아이를 자라게 하는 것이 미안하다. 그런데 이 험난한 세상에 1, 2년 더 빨리 뛰어들고, 더 빨리 경쟁해서 어떻게든 결혼하고 애를 낳으라니. 화가 난다. 보육 문제를 통틀어 가장 바꿔야할 것은 사실 너무 근본적인 문제다. ‘아빠의 달’ 인센티브를 한 달에서 3개월로 늘리고 아빠들도 육아휴직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는 내용은 사실 별 도움이 안 된다. 왜 꼭 아빠가 일을 쉬어야지만 육아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 의문이다. 이건 엄마들도 마찬가지다. 보육 문제가 이토록 해결할 수 없는 고리에 계속 머물고 있는 것은 바로 ‘일’에 대한 전반적 분위기 때문이다. 오후 6~7시에 집에 도착할 수 있는 퇴근시간을 가진 직장이라면 더 이상 하원 도우미를 고용하지 않아도 된다. 나처럼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아이의 어린이집 일과 시간에 맞춰 일을 하도록 해주면 월 100만원 이상의 추가 비용을 안 써도 된다. 꼭 근무시간이 길어야만 일을 열심히, 잘하는 듯한 분위기가 팽배해져 있는 사회다. 그런데 여기서 아이를 키우는데 긴 근무시간 만큼 , 아이를 봐주는 곳이 없다. 이 자체로도 모순을 느끼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나와 남편, 두 사람이 사랑하는 아이를 한 명 낳았는데 도저히 둘의 힘만으로는 키울 수가 없다. 친정이든 시댁이든 부모님이나 남의 도움을 꼭 더 받아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아이를 더 낳을 생각을 하는 게 오히려 철이 없는 게 아닌가. 몇 달 전, 내가 쓰는 글을 읽고 한 40대 독자가 보내주신 메일에서 나는 눈물이 쏟아졌다. “저보다 한참 어린 기자님의 삶이 저의 지난 삶과 너무 비슷해서, 세월이 이렇게 흘렀어도 일하는 엄마의 삶은 여전히 힘들고 예전의 상황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음에, 딸 가진 엄마로서 가슴이 미어지네요” 나는 10년 뒤 또 다른 직장맘 후배에게 이런 연민을 느끼지 않을 거라고 장담하지 못하겠다. 그리고 30년 남짓 뒤, 내 딸이 엄마가 되는 시간까지. 나의 눈물과 불안함은 가시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안타깝고 슬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25)아들 딸 구별 말자던 세상, 정말 달라졌을까 (26)가끔은 그냥 ‘나’이고 싶다 (27)1년에 단 며칠인데 뭐가 그리 힘드냐고요? (28)좋은 엄마 나쁜 엄마 따로 있나요 (29)1인실 쓰고도 출산비 ′0원′…호주·미국 육아맘에게 물었다 (30)‘도긴개긴’ 韓·日 육아 환경…초저출산국 이유있었다 ▶1회부터 24회까지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허백윤 기자의 독박 육아일기 / ☞블로그
  • 파라과이 현직 시장 집무실에서 미성년자와 성관계 파문

    파라과이 현직 시장 집무실에서 미성년자와 성관계 파문

    남미 파라과이에서 고위 공직자가 미성년자와 집무실에서 성관계를 갖는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문제의 동영상은 약 3분 분량으로 촬영된 곳은 지방도시 림피오의 시장 집무실이다. 동영상에는 시장 앙헬 고메스 베를란지에리가 어려 보이는 한 여성과 함께 등장한다. 이어 낯 뜨거운 성관계 장면이 이어진다. 중간에 촬영을 쉰 듯 동영상은 베를란지에리 시장이 카메라에 다가서 촬영중지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끝난다. 일명 섹스비디오를 찍은 장본인이 주인공인 시장임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현직 시장이 집무실에서 여자와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동영상으로 확인되자 파라과이는 발칵 뒤집혔다. "시장이 집무실에서 섹스를? 완전히 썩었구나." "타락한 시장 당장 몰아내자." "집무실이 모텔이구나."라는 등 여론은 들끓었다. 특히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자가 미성년자라는 말이 돌면서 비난의 수위는 갈수록 높아졌다. 실제로 시장과 성관계를 가진 여성은 18세 미만 청소년으로 보인다. 집중포화를 맞으면서도 베를란지에리 시장은 정면 대응을 시도했다. 그는 "부인하지 않겠다. 시청에서 성관계를 가졌다."고 당당히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하지만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자 그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 베를란지에리 시장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특히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는 성관계 상대가 미성년자였다는 소문은 극구 부인했다. 베를란지에리 시장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소녀였다는 소문이 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여자는 성인이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명문가 출신의 베를란지에리 시장이 정치인생 최대 위기에 몰렸다."면서 "숱한 위기를 넘긴 베테랑 정치인이지만 베를란지에리 시장이 이번 위기를 넘기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동영상이 공개된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진=리베르탓디지털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삶에 정해진 길 없어…끊임없이 진로 재탐색해 꿈 찾아”

    “삶에 정해진 길 없어…끊임없이 진로 재탐색해 꿈 찾아”

    “22번 이후 세는 것을 포기해 버릴 정도로 많은 수술을 받았는데, 눈을 감싼 붕대를 풀 때마다 병원 침대 곁에 늘 엄마가 계셨어요. 그 얼굴을 항상 기억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얼마나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신순규(48)씨는 시각장애인이다. 9살 때 시력을 잃어버린 뒤 지금은 희미한 빛조차 볼 수 없다. 그러나 미국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과대(MIT)를 졸업한 뒤 21년째 활동하는 월가 애널리스트이자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 공인재무분석사(CFA)로 이름을 높이게 됐다. 그가 자신의 삶과 일 속에서 빚어낸 희망의 여정을 정리한 책 ‘눈 감으면 보이는 것들’(판미동 펴냄)의 출간에 즈음해 한국을 찾았다. 27일 오후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신씨는 “점자 컴퓨터로 3년에 걸쳐 원고를 써 내려갔는데 영어 점자 타이핑보다 서투르고 우리말 표현도 익숙하지 않아 사전을 계속 찾아보며 쓰느라 오래 걸렸다”면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노력과 인내로 성공을 이룬 사람의 자서전이 아니라 남다른 환경을 겪으면서 만들어진 생각과 가치관을 에세이처럼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15살 때 홀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비장애인도 쉽게 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출발은 어머니의 의지였지만 완성은 쉼 없이 꿈꾸는 그만의 능력이었다. 신씨는 “어린 시절 안마사만은 시키지 않겠다는 어머니의 뜻에 따라 피아노를 쳤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를 꿈꾸며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고 말했다. 영어도 제대로 못 하는 장애인 유학생이 겪은 현실의 높은 벽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때부터 그의 낙천적인 성격은 더욱 빛을 발했다. 그는 “거기에서 음악적 재능이 부족함을 절감한 뒤 한국인 최초로 노벨상을 받겠다며 물리학을 공부하겠다는 꿈을 꿨고, 그것이 막히자 의사를 꿈꿨다. 그것도 여의치 않자 대학교수가 되고자 했지만 지금은 투자은행에서 애널리스트 일을 하고 있다”면서 “삶에 정해진 길이 따로 없는 만큼 끊임없이 꿈과 길을 재탐색하는 것이 중요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2001년 9·11테러, 2011년 ‘월가 점령 운동’이 그가 일하는 회사 바로 앞에서 벌어졌다. 세상의 불평등에 대한 그의 시선도 낙관, 그 자체였다. 그는 “창문을 ‘내다보면’ 바로 앞에서 시위대들이 구호를 외치는데 정말 미안해서 막히는 출근길에도 전혀 화나지 않았다”면서 “(세상을 통째로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예컨대 수감자 자녀, 탈북자 자녀, 조손 가정, 보육원 아이들에게 우리가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그만큼 세상의 불평등을 줄여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공승연 플라스틱아일랜드(PLASTIC ISLAND) 겨울 화보 공개…시크한 듯 귀여운 듯

    공승연 플라스틱아일랜드(PLASTIC ISLAND) 겨울 화보 공개…시크한 듯 귀여운 듯

    청순하고 발랄한 이미지로 사랑받는 배우 공승연이 아이올리(대표 최윤준)의 패션브랜드 ‘플라스틱아일랜드(PLASTIC ISLAND)’와의 2015 겨울 화보를 공개했다. 공개된 화보에서 공승연은 캐쥬얼한 스타일부터 시크하고 성숙한 스타일까지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다. 카키 롱 코트와 스키니팬츠를 매치해 데일리로 연출할 수 있는 캐주얼 스타일링을 완성했으며, 오버핏 패딩과 와이드 9부 팬츠, 클래식 빈티지 니트와 와이드 코듀로이 팬츠를 매치하여 톰보이룩을 연출했다. 퍼(양털)와 스웨이드 가죽이 믹스된 롱 무스탕 자켓으로 성숙하면서도 시크한 매력을 선보였으며, 에스닉한 프린팅의 판초를 플로피햇, 스웨이드 롱부츠와 매치한 또다른 색깔의 보헤미안룩을 제안했다. 이번 플라스틱아일랜드 공승연 화보에 네티즌들은 “공승연 캐쥬얼룩도 완벽해”, “공승연 무스탕 스타일따라하고 싶다”, “역시 공승연 매력쟁이”라는 반응이다. 한편 공승연은 인기리에 방영중인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원경왕후 민다경 역할로 활동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동산 시장 ‘훈풍’] 불 붙은 ‘평면혁신 전쟁’

    [부동산 시장 ‘훈풍’] 불 붙은 ‘평면혁신 전쟁’

    분양 시장이 가열되면서 수요자들의 눈길을 잡기 위한 건설사들의 ‘평면 전쟁’도 후끈 달아올랐다. 아파트 분양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아파트 평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주5일 근무제, 1인 가구의 급성장, 개인 삶 중시 등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도 아파트 평면 진화를 유도한다. 아파트 평면의 역사는 아파트 공급이 본격화된 1980년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파트 평면은 대부분 판상형의 2베이 혹은 3베이 구조로 설계됐다. 침실 개수가 중소형은 2개, 대형은 3개 정도였으며 욕실은 1개에 불과했다. 반면 침실의 크기는 거실만큼 넓은 방을 자랑해 가구마다 일자 배치가 가능했다. 대표적인 아파트가 강남구 개포동에 조성된 개포 주공 아파트다. 확장되지 않은 발코니도 가구마다 갖추고 있다. 1990년~2000년대에는 신도시 및 택지지구 지정과 함께 고급주상복합 아파트들이 선보이면서 건설사들이 신평면을 내놓기 시작했다. 3베이 구조는 기본으로 중소형은 침실 3개, 욕실 2개까지 등장했다. 현대산업개발이 1996년 김포 사우지구에서 선보인 현대아파트는 전용 59㎡ 주택형에 방 3개, 욕실 2개를 구성했다. 이는 업계 최초였으며 이때부터 방 3개, 욕실 2개의 구조가 보편화됐다. 고급주상복합 아파트에는 새롭게 등장한 T자 모양의 타워형(탑상형) 평면이 도입됐다. 2가구가 살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주방과 거실을 중앙으로 좌우 측에 침실이 있는 설계로 눈길을 끌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거실과 주방을 나란히 베란다에 접하도록 설계된 아파트도 나왔다. 주방을 주생활공간인 거실과 동격으로 처리했다. 2000년대 후반에는 판상형 구조에 4베이 또는 4.5베이, 타워형 구조에는 2면 또는 3면 개방형 등 각 주택형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평면이 다양해졌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갈아타기나 다운사이징이 수월하도록 전용 59㎡, 84㎡, 114㎡ 등과 같은 획일적인 면적 사이에 틈새 면적이 개발되기도 했다. 이제는 기본 평면에 입주자가 내부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가변형 벽체와 알파 공간을 둬 취미나 여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선택 폭을 대폭 늘렸다. 자투리 공간을 적극 활용한 알파 공간은 침실 같은 공간을 하나 더 만들어 서재, 놀이방이나 수납창고인 팬트리 등으로 변신했다. 특화된 공간과 수납시스템은 삼성물산이 이달 서울 동작구 사당1구역에서 분양하는 ‘래미안 이수역 로이파크’에 잘 나타난다. 생활 유형에 따라 공간과 가구 등을 선택할 수 있고 공간과 수납기기를 접목한 ‘하이브리드 수납 특화시스템’도 적용해 공간 활용을 높였다. 출입구 현관장은 골프가방, 운동용품 등의 보관이 가능하도록 했고 대형 복도수납장에는 선풍기, 가습기 등 계절 가전과 부피가 큰 청소용품의 보관이 쉽도록 만든다. 중소형 면적에 채광과 통풍이 극대화된 판상형 구조와 4베이 설계 등을 도입한 단지들도 눈에 띈다. 현대산업개발이 이달 경기 김포신도시에 내놓는 ‘김포 사우 아이파크’와 GS건설이 용인시 동천2지구에 분양하는 ‘동천 자이’가 대표적이다. 동천 자이는 4룸에 거실-식당-주방이 연결된 LDK 구조로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아이에스동서의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청라 센트럴 에일린의 뜰’은 4베이 또는 2면 개방형 거실 설계로 자연환기는 물론 조망권이 뛰어나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분양하는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는 주부들이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맘스테이블을 설치한 ‘가족공간 강화형’ 평면과 별도 학습공간을 강화한 평면 등 맞춤형 평면을 선택할 수 있다. 전용 99㎡A는 4베이, 3면 개방 판상형에 침실 4개, 욕실 2개 등으로 3가구가 사는 게 가능하다. 경기 동탄2신도시에 최근 분양한 금강주택의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4차’는 전 가구에 100% 판상형, 4베이 도입으로 공간을 극대화했다. 특히 전용 84㎡B타입에는 3면 개방 판상형 설계를 도입해 270도 파노라마 뷰까지 제공되는 프리미엄 조망권을 갖췄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부동산 시장 ‘훈풍’] 서울 두달 새 2만 5045가구 공급…서초에 3000여 가구 봇물

    [부동산 시장 ‘훈풍’] 서울 두달 새 2만 5045가구 공급…서초에 3000여 가구 봇물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하반기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아파트 위치가 도심에 있고 주변 도로와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져 청약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점쳐진다. 대우건설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4차를 재건축해 지난 15일 분양한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 아파트는 1순위 평균 21.1대1, 최고 13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강남권 아파트는 고가 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수요층이 두터워 주택경기 부침과 상관없이 청약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10~11월 서울에서 공급되는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는 20곳 2만 5045가구에 이른다.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7312가구로 집계됐다. 재건축 물량이 12곳 1만 6161가구 중 4451가구가 일반분양되고, 재개발 물량은 8곳 8884가구 중 2861가구가 일반분양된다. 특히 서초구에서는 대규모 단지를 재건축한 아파트가 분양된다. 일반분양 물량이 3000가구를 넘는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의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을 시작했다. 서초 에스티지S는 서초동 우성 2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다. 붙어 있는 우성1차, 3차 아파트도 삼성물산이 시공해 이 지역이 삼성타운으로 조성된다. 593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은 147가구에 불과하지만 2, 3차와 달리 층·향이 좋은 아파트 물량도 많이 포함됐다. 분양가는 3.3㎡당 3850만원대로 지난해 분양한 아파트보다 높지만 1, 3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아파트에 최고 1억원의 웃돈(프리미엄)이 붙는 등 인기를 끌고 있어 청약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에는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이 서초구 반포동 서초한양 아파트를 재건축한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를 분양한다. 818가구 중 257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문제는 분양가. 인근에 들어서는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격이 4000만원대였기 때문에 비슷한 선에서 분양가가 책정될 전망이다. 대림산업은 잠원동 한신5차를 재건축해 ‘아크로리버뷰’ 아파트를 내놓는다. 일반분양 물량이 41가구에 불과하다. 2년 전 분양한 반포동 신반포1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 분양가가 평당 4000만원을 넘겼기 때문에 아크로리버뷰 분양가에 관심이 쏠린다. GS건설은 잠원동에서 반포한양 아파트를 재건축한 ‘신반포자이’ 아파트를 분양한다. 606가구 중 152가구가 청약통장 가입자에게 돌아간다. 한강 조망권을 확보하고 있다. 강남구 삼성동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상아3차아파트를 재건축한 ‘삼성동 센트럴 아이파크’ 아파트를 분양한다. 416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은 93가구이다. 삼성동 주상복합 아파트인 아이파크 인기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9호선 삼성중앙역과 7호선 청담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곳에 있다. 서울·수도권 최대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송파헬리오시티’는 다음달 초 일반분양을 실시한다. 9510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이 1558가구에 이른다. 청약통장 가입자들에게 강남권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삼성물산·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이 공동 시공한다. 재개발 아파트 가운데는 GS건설이 행당6구역을 재개발한 ‘서울숲리버뷰자이’와 삼성물산이 지은 ‘래미안 답십리 미드카운티’가 눈에 들어온다. 서울숲리버뷰자이는 1034가구 중 294가구가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일부는 서울숲과 한강 조망권을 누릴 수 있다. 래미안 답십리 미드카운티는 1009가구 가운데 584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지하철 5호선 답십리역, 2호선 신답역, 1호선 청량리역이 가깝다. 재건축·재개발에 투자하려면 조합원 입주권을 구입하거나 분양권 전매, 일반분양 아파트에 청약하면 된다. 조합원 입주권 투자는 재개발·재건축 조합원으로부터 새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는 권리를 사서 조합원이 되는 것이다. 조합원 입주권은 조합원을 상대로 먼저 동·호수를 배정하기 때문에 층·향이 좋은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입주권이 일반 분양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다만 조합원 입주권은 리스크도 안고 있다. 사업이 지연되면 투자금이 오랫동안 묶일 수 있다. 관리처분이 확정되면 위험성이 사라지지만 거래가는 높다. 분양권 전매는 일반분양된 아파트를 웃돈을 주고 구입하는 것을 말한다. 입지가 빼어나고 층이 좋은 아파트는 대부분 분양가보다 비싸게 줘야 한다. 입주 시 시세가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큰 아파트는 웃돈을 주고라도 투자할 수 있다. 일반분양은 분양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 아파트는 3.3㎡당 4000만원 이상으로 책정됐지만 청약열기가 뜨거웠다는 점에서 입지가 빼어난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는 더 높게 결정될 수 있다. 푸르지오 써밋은 한강 조망권도 확보되지 않는 단지였기 때문에 분양가 올리기 경쟁의 빌미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공사들은 초기 계약률 저하 등을 이유로 분양가 인상에 조심한다. 하지만 분양을 코앞에 둔 재건축 조합들은 푸르지오 써밋 아파트 청약결과에 자극받아 고분양가 책정을 적극 밀어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조합원들이 추가분담금을 줄이기 위해 청약열기가 뜨거울 때 일반분양 아파트 분양가를 최대한 올리려는 의도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조합의 분양가 인상 요구가 거세질 경우 시공사도 어쩔 수 없이 따라갈 수밖에 없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이산가족 상봉 마지막날] 다시 아들 알아본 치매 노모 “이 반지라도 가져가라” 오열

    [이산가족 상봉 마지막날] 다시 아들 알아본 치매 노모 “이 반지라도 가져가라” 오열

    “코트 주고 싶어.” 아흔여덟의 아버지는 감기에 걸렸는지 기침하는 아들에게 코트도, 목도리도 다 내줬다. 다행히도 아버지와 키가 비슷한 아들에게 검은색 코트는 꼭 맞았다. 이산가족 상봉 마지막 날인 26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 상봉에서 이석주(98) 할아버지는 60여년 만에 만난 아들 리동욱(70)씨에게 따뜻한 옷을 주면서도 더 줄 것이 없는지 찾았다. 아들은 아버지의 한없는 사랑에 “아버지 130세까지 살아야지. 나는 100살까지 살게. 자식들이 봉양 잘하면 130세까지 충분히 살아”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 할아버지는 “말은 고맙지만 그렇게까지 될지 모르겠다”면서도 아들과 다시 함께하고픈 마음에 “오래오래 살아야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반지 가져가라. 갖다 버리더라도 가져가라.” 치매로 앞에 앉은 아들조차 인식하지 못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던 김월순(93) 할머니는 작별 상봉에서 다시 아들을 알아보고는 눈물을 흘렸다. 김 할머니는 오랜 시간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를 빼서 북측에 두고 온 장남 주재은(72)씨에게 건넸다. 재은씨는 한사코 사양했으나 김 할머니는 어쩌면 마지막으로 주는 선물일 수도 있는 반지를 아들의 손에 꼭 쥐여 줬다. 김 할머니는 상봉 첫날인 지난 24일 재은씨를 전혀 알아보지 못하다 25일 개별 상봉 때 잠시 알아보기도 했지만 이후 열린 공동 중식과 단체 상봉에서는 “이이는 누구야?”라며 다시 알아보지 못했다. 그러다 상봉 마지막 날인 이날 아들과 기나긴 이별을 준비하려는 듯 다시 정신이 돌아온 것이다. “살아 있는 거 알았으니 원 없어. 생일날 미역국 계속 떠 놓을게. 걱정 말고 잘 가슈.” 65년 만에 만난 남편과의 작별 상봉에서 한음전(87) 할머니가 눈물을 보이며 한 말이다. 만남 내내 담담해 보였던 남편 전규명(86) 할아버지도 끝내 무너졌다. 황해북도 개풍군이 고향인 전 할아버지는 6·25전쟁 당시 북한군에 끌려갔다가 남쪽에서 포로로 붙잡혔다. 결혼한 지 2년 된 곱디고운 아내와 뱃속의 아들을 북에 두고 온 채였다. 어느덧 주름이 깊게 팬 아내가 “나 시집올 때 기억나?” 하고 묻자 남편은 “예뻤지. 그러니까 결혼했지”라며 꿈같은 과거를 회상했다. 하지만 전 할아버지도 이내 회한에 찬 목소리로 읊조렸다. “차라리 안 만나는 게 더 좋았던 게 아닌가 싶어. 만나질 않았으면 이렇게 금방 헤어지지 않는 건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최형진(95) 할아버지도 북측의 딸에게 주려고 메모지에 짧은 글을 쓰다가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왈칵 눈물을 쏟았다. 양강도 혜산이 고향인 최 할아버지는 1·4 후퇴 때 피난을 오면서 어쩔 수 없이 딸과 헤어졌다. 최 할아버지는 옛날 생각에 ‘어머니한테 내가 왔다가 가구(가고), 또 미안하다고 꼭’이라고 쓰려다 ‘꼭’이라고 마무리하지 못하고 ‘꼬’라고만 쓴 채 이내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오대양호’ 납북 어부인 아들 정건목(64)씨와 기약 없는 이별을 앞둔 이복순(88) 할머니 역시 계속 눈물을 흘렸다. 대기 중이던 의료진이 걱정돼 다가가 상태를 살펴보기도 했다. 남측 배순옥(55)씨는 북측의 조카 배은희(32)씨에게 “고모가 선물 줄게. 우리는 많아”라며 금반지를 끼워 주고 목걸이도 걸어 줬다. 이때 지켜보던 순옥씨의 남측 오빠 상석(60)씨가 “만나게 해 주세요. 서로 편지 주고받게 해 주세요”라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자 북측 행사지원 요원들이 몰려들어 “그만하시라”며 만류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2시간에 불과한 상봉이 “작별 상봉을 끝마치겠습니다”라는 북측의 안내방송과 함께 끝나자 울음은 결국 오열로 변했다. 특히 북측 가족들을 남겨 둔 채 버스에 오르는 남쪽 가족들은 쉽사리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이번 상봉단의 남측 최고령자인 이석주(98) 할아버지를 태운 구급차가 출발하자 북측 가족 한 명은 창문에 붙은 채 울기도 했다. 금강산 공동취재단·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부동산 시장 ‘훈풍’] 신흥 명문 학군…교통·편의시설 탁월

    [부동산 시장 ‘훈풍’] 신흥 명문 학군…교통·편의시설 탁월

    현대산업개발과 삼성물산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 아파트(조감도)를 다음달 분양한다. 서초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으로 지하 2층∼지상 34층 11개동, 49~150㎡짜리 829가구로 조성된다. 이 중 257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수요층이 두터운 84㎡짜리 아파트가 213가구에 이른다.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는 신규 아파트 공급이 뜸한 지역에 나오는 데다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은 지역에 들어선다. 반포동의 뛰어난 학군 및 생활환경 입지에 더해 최고 아파트 브랜드인 아이파크와 래미안이 합작하는 사업이라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에서 교육 열기가 뜨거운 서초구 신흥 명문학군에 속해 있다. 단지 앞에 서원초와 반포고가 걸어서 5분 거리. 또 세화·서울·서초고 등 강남 명문고교 통학도 가능하다. 센트럴시티·신세계백화점 강남점·뉴코아 아울렛, 서울성모병원 등 각종 편의시설도 가깝다. 교통환경도 뛰어나다. 반포대교와 올림픽도로를 이용하기 편리하고, 반포IC를 통해 경부고속도로 진입도 쉽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9호선 사평역, 7호선 반포역, 3·9호선 고속터미널역, 2·3호선 교대역이 가깝다. 건폐율이 17%에 불과해 단지 안에 수경시설, 산책로 등 녹지공간을 풍부하게 배치했다. 지하에 별도 창고를 마련하고 가구별로 제공해 넉넉한 수납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각 가구 주방 싱크대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투입구가 있어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하고 직접 버려야 하는 번거로움을 사전 차단하는 등 다양한 기본옵션을 갖췄다.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 견본주택은 사업부지 내에 위치하며 삼호가든3차 아파트 정문 옆에 11월 중 개관할 예정이다. 2018년 7월 입주 예정. 1566-0399.
  • [자치단체장 25시] “50억 규모 보육재단 꼭 설립”…아이 낳고 싶은 도시 ‘설계 완료’

    [자치단체장 25시] “50억 규모 보육재단 꼭 설립”…아이 낳고 싶은 도시 ‘설계 완료’

    광양제철소가 들어서면서 전남 제1의 경제도시가 된 광양시. ‘부자도시’라는 명성과 부러움에도 불구하고, 순천시 인접도시쯤으로 인식되는 그런 도시였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정현복 시장이 취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도심 곳곳에서 진행되는 개발 열기로 도시가 활기 넘친다. 1969년 광양군청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정 시장은 전남도청 대변인과 신안군수 권한대행, 광양시 부시장 등을 거치면서 다양한 행정경험을 쌓았다. 도청 근무 시절, 전남도지사는 몰라도 ‘머리 벗겨진 정현복’은 중앙부처에서 알 정도로 전남도의 대표적인 예산통이었다. 정 시장은 탁월한 친화력과 40여년간의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전 8시쯤, 동행취재를 위해 정 시장을 따라붙었다. 그의 공식 일정은 국제농업박람회에 견학을 가는 양상추·수박연구회원 격려였다. 정 시장은 오전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난다고 한다. 그날 있을 연설문과 보고서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칸트 시계’를 연상시킨다. 수행비서가 오기 전, 정 시장은 준중형 i30을 타고 현장을 살피거나 민원인을 만난다. 가정이 있는 비서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선입견 없이 지역을 살피기 위해서다. 오전 8시 30분에 실·국·단장이 참석하는 간부회의가 열렸다. 정 시장이 강조하는 시정 철학은 3가지다. 돈 안 들이고 할 수 있는 최고의 행정인 친절과 현장에 답이 있다는 현장행정이다. 현장 확인을 통해 사전 문제점을 파악해야 정확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또 시민에게 이익이 되고, 손해 보지 않는 실사구시 행정이다. 광양만권 영호남 친선 골프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격려한 정 시장은 곧바로 국민건강생활지원센터 건립 공모 현지 조사장으로 떠났다. 보건복지부가 오는 29일 3곳의 최종 발표를 앞두고 1차 심사를 통과한 전국 10개 후보지를 점검하러 오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정 시장은 “광영동은 65세 이상 인구가 15%를 차지할 정도로 꼭 필요한 시설”이라며 “어르신들이 플래카드를 4개나 걸 정도다”고 열성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10억원 규모의 건강센터를 염원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생각나 울컥했다”고 말했다. 4~6세 아이들을 만나고, 어려운 환경에서 묵묵히 일하는 보육교사들을 위로하기 위해 찾은 곳은 동화나라 어린이집. 정 시장은 역점시책으로 ‘아이 양육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전국 최초로 50억원 규모의 ‘어린이 보육재단’ 설립을 추진 중이다. 평균 연령이 37.3세로 전남지역 중 아이와 젊은 부모가 가장 많이 사는 특성을 최대한 살려 나가기 위해서다. 김영선(49·여) 원장은 “보육재단을 설립한다는 말을 듣고 부모들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것 같아 힘도 나고 정말 기뻤다”면서 “양육비 걱정도 덜면서 셋째도 낳을까 하는 분위기가 생겼다”고 학부모들의 반응을 귀띔했다. 아이들의 편지를 받고 함박웃음을 지은 정 시장은 색종이 접기놀이도 같이하고, 직접 아이들의 배식도 했다. 점심은 지역 원로 15여명과 함께했다. 한 달 전 약속한 자리다. 정 시장이 좋아하는 음식은 토란과 재첩이다. 소박한 식당을 즐겨 찾는다. 장사가 잘되는 식당은 되도록 피한다. 손님이 없어 힘들어하는 식당을 몰래 찾는다. 오후 2시 건강보험공단 광양구례지사 준공식을 찾기 위해 청사를 떠나려는 순간 50~60대 여성 3명이 뛰어와 “시장님 사랑해요”, “건강 유념하세요”하며 정 시장을 껴안는다. 이들은 시장이 마음이 편하고 좋단다. 시장인데도 높아 보이지도 않고, 정겨워 팬이 됐다고 했다. 여성들에게 둘러싸인 이런 모습은 종종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관용차 안에는 시민이 직접 만들어 선물한 오목조목한 지압기가 있다. 진달래 나무로 만든 사람 모양의 지압기다. “정성이 너무 고맙고, 손에 쥘 때마다 시민이 행복해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고 정 시장은 말했다. 우락부락한 인상과는 달리 세심한 부분도 많다. 일에 얽매인 수행비서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다. 지난 18일부터 일요일은 비서들을 쉬게 하고 손수 운전을 하며 일정을 혼자서 소화하기 시작했다. 성황국제비즈니스파크 사업 타당성 조사용역 최종보고회에서 정 시장은 갈고 닦은 ‘행정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정 시장은 “개발에 따른 수익이 중요한 게 아니다.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고, 인구 유입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 주민에게 이익이 되는지가 가장 필요하다”며 용역회사와 공무원들을 상대로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오후 4시부터는 지역의 각종 개발사업과 건립현장 5곳을 직접 확인하는 ‘현장행정의 날’을 위해 뛰어나갔다. 토막잠을 자는 재주가 있고, 약간의 근력 운동과 함께 많이 걷는 습관이 있어 아주 건강하단다. 지난 7월 인근 6개 지자체와 경쟁한 결과 시민들의 염원이었던 전남도립미술관을 유치하고, 인근 지자체 상인들의 강한 반발을 무릅쓰고 호남 최대 규모의 아웃렛 공사를 착공시키기도 했다. 행정 능력과 과감한 추진력이 있다 보니 공무원들이 믿고 따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직원들도 더 깊이 공부하고, 준비하는 모습들을 보인다. 오후 6시쯤 덕례 생태놀이터 조성 사업 설명회를 듣다 해가 저물어 어두워지자 휴대전화 플래시를 비추면서까지 문제점과 개선책을 지시하고 하루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정 시장은 “짧은 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시민들의 성원과 협조, 배려와 양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 인구 30만명의 자족도시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광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청춘FC’ 안정환 감독의 마지막 당부

    ‘청춘FC’ 안정환 감독의 마지막 당부

    “시원섭섭하다. 나는 돌아갈 곳이 있지만 아이들은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입장이다. 아무쪼록 미래가 밝았으면 좋겠다.” 안정환 감독이 ‘청춘FC 헝그리 일레븐’ 종영 소감을 전하며 청춘FC 선수들의 앞날을 걱정했다. ‘청춘FC 헝그리 일레븐’ 이 지난 24일 방송을 끝으로 약 4개월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안정환·이을용 감독을 필두로 ‘축구 미생’들과 지난 3월부터 시작된 꿈의 구장 프로젝트 ‘청춘FC’는 7월 11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기적의 순간들을 만들어내며 프로팀 못지않은 팬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19일 청춘FC 선수들과 마지막 경기를 함께한 안정환 감독은 “(선수들이) 좋아하는 축구를 통해 먹고살면서 행복하게 축구 했으면 좋겠다. 오늘 흘린 땀은 마지막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히는가 하면 “오히려 더 몰아쳤어야 했다. 훨씬 가능성이 많은 선수들이다. 더욱 성장시켰어야 했는데 미안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안 감독은 마지막까지도 선수들에 대한 걱정을 덜지 못했다. 그는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 만수르가 청춘FC를 인수해주기를 바랐다”면서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갑부 구단주가 나타나 우리 아이들을 맡아주길 바랐지만,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란 것을 알고 있다. 부디 많은 팀에서 축구 미생들에게 관심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안 감독은 청춘FC 선수들에게 “많은 축구팀에 스스로를 보여주기 위한 준비단계였을 뿐이다. 앞으로 길고 긴 축구 인생이 기다리고 있다. 부디 초심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는 당부와 함께 “잘 버텨줬다.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거다. 잘 참아줬고. 잘했다. 대견스럽다”며 격려 또한 아끼지 않았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지진희 “멜로 연기의 비결? 외로움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

    지진희 “멜로 연기의 비결? 외로움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

    요즘 이 남자의 눈빛에 매 주말 가슴이 설렌다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20대 꽃미남도, 한류 스타도 아닌 40대 유부남 배우 지진희(44) 이야기다. SBS 주말 드라마 ‘애인있어요’에 최진언 역으로 출연 중인 그는 젊은 배우들은 따라잡지 못하는 멜로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만난 그는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우리 드라마를 고화질로 다운받아 보는 시청자들이 부쩍 늘었다고는 하더라”며 멋쩍게 웃었다. 사실 극 초반에는 잘나가는 변호사였던 아내 도해강(김현주)을 버리고 대학 후배 강설리(박한별)와 사랑에 빠진 그에게 ‘국민 불륜남’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붙었다. 그가 아버지 앞에서 해강을 ‘치워 달라’며 매몰차게 굴던 모습에 시청자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하지만 교통 사고 후 자신을 쌍둥이 자매인 독고용기로 착각하고 살아가는 도해강을 안쓰럽고 애틋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의 모습은 여심을 저격했다. 남편과 다시 사랑에 빠지고 싶다는 주부들의 심리를 제대로 건드렸다. 초기와는 180도 다른 역대급 반전이다. “우리 드라마는 결국 한 여자를 사랑하는 얘기예요. 저는 해강을, 백석(이규한)은 독고용기를, 설리는 저를 사랑하죠. 여기서 ‘애인’이란 사랑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진언은 자신이 사랑했던 순수한 모습의 해강이 악마처럼 변한게 싫었던 것뿐이죠. 지금 진언의 감정은 죄책감에서 시작된 거예요.” 물론 이혼을 종용할 정도로 차갑게 대했던 전 부인에게 다시 사랑을 느끼는 진언은 그에게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TV를 보다가 집사람에게 뒤통수를 두번 맞았어요(웃음). 처음에 설리와 키스했을 때 한번, 예고편에 해강과의 키스 장면이 나왔을 때 또 한번. 저도 우유부단한 진언이 도무지 이해가 안 돼 무척 혼란스러웠는데 이전에 작가와 작업을 했던 (김)현주가 ‘절대로 대본을 허투루 쓰는 분이 아니다’라고 얘기해 줘서 안심하고 제대로 분석을 시작했죠.” 담벼락에 기대 해강과 이어폰을 나눠 끼고 음악을 듣거나 “점심 같이 먹자고 하면 먹을래?”라고 툭 던지는 대사에도 설레는 멜로의 감정이 살아난다. 그는 “감독이 감성을 자극하는 지점을 정확히 안다. 담벼락 장면에서도 현주가 백지영의 슬픈 노래를 듣고 있었는데 감정 이입이 잘됐다”면서 함께한 배우와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그의 ‘불륜남’ 연기는 처음이 아니다. 전작인 SBS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도 정신적인 외도를 하는 남자 역할을 맡았었다. 그는 “불륜이라기보다는 살아가면서 종종 마주하는 상황 속에서 진정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라면서 “군중 속에서도 사람은 누구나 외롭고 누구도 나를 온전히 다 알지는 못하는데, 멜로는 그런 외로움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과묵해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실제 그는 다변가이자 달변가다. 자기 소신도 뚜렷하다. 한류 드라마 ‘대장금’으로 중화권에서 인기를 끈 이후 몰려든 프로모션 제의를 거의 다 거절했다. 이유는 자신의 실력과 인기가 비례하지 않는 것이 양심에 찔려서였다. 그는 “물론 가끔 후회는 한다”면서도 “같은 캐릭터를 고수하면서 쉬운 길로 가고 싶지는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이런 성향은 매번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한 영화 필모그래피에서도 잘 드러난다. 29일 개봉하는 영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에서는 자신의 딸을 죽인 살인자의 딸을 간호하는 형사 역할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이번 영화를 하면서 전에 없던 감정을 느꼈는데 생각해 보니 순수함이더군요. 그동안 머리로만 계산했고, 아이를 순수하고 솔직하게 바라보는 게 없었어요. 연기가 더 나아졌다는 걸 느껴서 기분이 좋았죠.” 젊은 패션 감각을 유지하는 것도 여전히 지진희표 멜로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다. 그는 “죽기 일보 직전까지 운동을 한다”는 말로 치열하게 자기 관리를 하고 있음을 대변했다. “영화 ‘뉴욕의 가을’이나 ‘냉정과 열정 사이’처럼 담백한 멜로를 해 보고 싶어요. 나이가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니 억지로 거스를 생각은 없어요. 다만 독하게 노력하면서 준비해야죠. 인생 경험이 많아지고 생각을 더 많이 할수록 발전하는 것이 배우라는 직업이니까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2015 베스트브랜드 대상] 삼성물산 ‘래미안’

    [2015 베스트브랜드 대상] 삼성물산 ‘래미안’

    ‘래미안’은 세련미와 모던함을 강조한 새로운 BI를 선보이며 또 한 번의 변화와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저층부 특화와 안전한 단지 환경, 건강하고 쾌적한 실내 환경, 안심·보육환경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콘텐츠를 2015년 분양단지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2015년 래미안 분양 단지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바로 단지의 저층 세대를 특화하고 다양한 맞춤형 평면과 개성 있는 인테리어들을 적용해 아파트가 아닌 나만의 집으로서의 개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삼성물산은 2012년 3월 경기도에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로 실험실 5곳과 6개 가구가 갖춰진 주거성능연구소를 최초로 개설해 주거 성능을 높이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품질경영’과 ‘고객만족’을 경영의 근간으로 삼고 고객에게 다양한 프로그램과 혜택을 제공해오고 있다. 철저한 사전 품질점검과 입주 전 ‘좋은 집 만들기 행사’를 통해 고객들이 입주 후 겪는 불편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택업계 최초로 도입한 서비스 브랜드인 ‘래미안 헤스티아’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한 고객감동을 목표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건강하고 쾌적하면서도 편의를 갖춘 다양한 IT시스템 접목도 2015년 래미안 분양단지에 적용하고 있다. 또한 전자경비시스템과 CCTV 컴퓨터 녹화시스템 등으로 단지의 안전성을 극대화했다.
  • [길섶에서] 말투

    ‘어’와 ‘으’ 발음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단어로만 이해할 때가 많다. 전화로 사람 이름이라도 말해야 할 때는 상대가 오해하지 않도록 ‘이길 승(勝)’ 발음이라거나 ‘이룰 성(成)’ 발음이라고 일일이 구분해 주곤 한다. 상대방한테는 미안한 마음에 “경상도 출신이라서…”라며 궁색한 변명을 하게 된다. 전라도에서는 “~겨, ~안겨”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그러하냐, 그러하지 않으냐”라는 의미이나 뜻을 잘 모르는 어린이들은 기어다니는 모습을 한다고 한다. 안동 지역에서는 대화 중에 “~껴, ~꺼”라는 말로 끝을 맺는 경우가 많다. 한 선배는 이런 말투에 “왜 반말하냐?”며 항의를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란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죠?”라는 뜻으로 존칭의 의미가 강한 사투리라는 것을 상대방이 알게 되면 더 빨리 친해진다고 한다. 선인들은 신언서판(身言書判)을 인물 됨됨이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았다고 한다. 말하는 버릇(말투)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한층 더 복잡해진 요즘의 인간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말투에는 그 사람의 인품과 지식, 마음가짐 전부가 녹아 있기 마련이다. 이동구 논설위원 yidonggu@seoul.co.kr
  • 용산역 ‘래미안용산’...62평 마감임박! 모델하우스 문의 급증

    용산역 ‘래미안용산’...62평 마감임박! 모델하우스 문의 급증

    동부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가 지난 8월부터 입주가 시작되면서 용산역 전면에 동일브랜드 삼성에서 시공, 분양 중인 래미안용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래미안용산은 저렴한 분양가로 주목 받고 있다. 래미안 용산은 2017년 입주물건으로 전용면적 161m²(구62평형)가 17~19억 원대에 분양되고 있어 실입주자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물산이 도곡동타워팰리스 이후 16년 만에 래미안 브랜드로 최초 시공하는 주상복합 래미안용산은 용산역사 전면에 지하 9층~지상 40층 랜드마크 2개 동 트윈타워 복합시설로 최고 40층에 최고높이 약 150m에 이르고, 오피스텔(5층~19층), 아파트(20층~40층)로 오피스텔은 총 782실이며, 아파트는 <전용면적 135㎡~181㎡> 총 195세대이다. 20층에는 두 개 동을 잇는 스카이브릿지<Sky bridge> 설치로 입주민의 편의뿐 아니라 용산의 새로운 상징으로 평가받을 것이며 탁 트인 전망의 게스트하우스와 최첨단의 커뮤니센터로 사우나, 스크린골프와 퍼팅장이 있는 실내골프장, 단체운동실, 피트니스, 카페, 라운지, 멀티룸, 휴게실 등이 들어서며, 40층에는 옥상정원이 만들어지며 이벤트광장, 호텔식고급형로비, 높은 천장고 <2.5m>,커튼월마감 등 차별화된 시설을 자랑한다. 3면 개방형(Panorama View) 거실을 통해 한강(일부 세대) 및 남산, 도심 등의 조망권과 함께 용산가족공원, 한강 공원이 인근에 있으며, 향후 입주 시 단지 바로 옆에는 용산국가공원으로 바로 연결되는 근린공원 등이 만들어지면 더욱더 쾌적한 생활환경도 누릴 수 있다. 아울러 용산에 계속되는 대형호재발표로 그동안 움츠렸던 용산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용산역세권의 래미안용산이 크게 주목받고 있으며 재평가되고 있다. 래미안용산의 최대장점은 용산역세권으로 최고의 입지조건이다. 현재 지하철 1,4호선, 중앙경의선, 신분당선(예정)과 KTX,ITX에 현재 서울역까지 운행 중인 공항철도가 2017년 용산역 연장 개통예정이다. 향후 신분당선 '용산~강남' 구간이 착공되면 용산에서 강남까지 13분으로 단축되어 교통의 요충지로 용산역이 우뚝 설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역세권 단지로 지하 2층과 신용산역이 직접 연결돼 있다. 자동차를 이용해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한강대교 등의 접근성이 좋아 서울 전 지역으로 통하는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췄다. 또한 아이파크몰에 'HDC 신라 면세점 유치 확정되어 연내 오픈예정이며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심형 면세점으로 공연장, 홍보관, 식당 주차장 등 연계시설이 들어설 것이며 관광객의 유입이 크게 예상되므로 용산상권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현재 공사 중인 아모레퍼시픽 용산 신사옥(전체면적 18만 8,723㎡, 지하 7층~지상 22층)은 2017년에 완공될 예정이고 옛 용산 터미널 부지에는 1,729실 규모의 관광호텔 건립이 진행 중이다. 용산 5구역에는 대규모 의료 관광호텔 의료 복합 시설이 들어선다. 내년 말 미군이 완전 이전되면서 용산미군기지 땅을 조기 개발하기로 하고 켐프킴부지에는 50층 상업빌딩 8개와 63빌딩급 초고층 개발 호재에 용산이 들썩이고 있다. 용산민족공원은 2018년부터 일반인에게 개방이 시작된다. 용산의 주변 개발 호재는 국제업무지구의 조만간 재개 가능성으로 민간투자개발 움직임도 보인다. 용산역세권 마지막 분양물건으로 오피스텔은 완전분양마감 되었고 아파트도 거의 분양마감 직전이다. 래미안용산은 현재 문정동 삼성갤러리에 개관 중이며 관람 및 상담은 사전 예약 및 지정 담당제로 이루어지고 있다. 잔여 세대에 대해 고객들이 서둘러 방문 상담 및 계약이 이루어지고 있다. 문의: 1688-5536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문화마당] 똥 묻은 어른, 겨 묻은 아이들/김재원 KBS 아나운서

    [문화마당] 똥 묻은 어른, 겨 묻은 아이들/김재원 KBS 아나운서

    한글날을 맞아 언론은 약속이나 한 듯 같은 기사들을 쏟아냈다. 우리말, 한글 사랑의 반짝 특수다. 올해는 청소년 언어오염 기사가 유난히 많았다. 청소년들이 어른들은 모르는 말로 대화한다는 것이다. 청소년과 어른의 말이 다른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우리도 어렸을 때는 분명 어른들이 모르는 단어를 쓰려고 애썼다. 오염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더럽게 물듦, 또는 더럽게 물들게 함이라고 정의한다. 청소년 언어가 더럽다는 얘기다. 욕을 달고 살고, 단어를 줄여서 말하며, 생소한 외계어를 쓴다는 것이다. 물론 욕 달고 사는 아이들까지 편들 생각은 없지만 그들의 언어가 오염이라고 할 정도로 정말 더러울까? 대부분 부모는 내 아이는 그런 말을 안 쓰는데 다른 아이들 때문에 물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들 다 쓰는 그런 말을 전혀 안 쓰는 아이에게도 문제는 있다. 어쨌든 잘못의 원인은 찾아봐야 하는 것이 어른의 도리이고 언론의 책임이다. 애들은 왜 그렇게 됐을까? 아이들에게는 분출구가 없다. 대학에 어떻게든 들어가려면 죽은 듯이 공부해야 한다. 집에서는 부모가, 학교에서는 선생이 눈 번득이며 감시하는 터라 친구들과 놀 시간도 없다. 10분 관계, 아이들은 고작 쉬는 시간, 점심 먹고 잠깐, 학원에서 다른 학원으로 이동하는 10분이 놀 수 있는 최대치다. 그래서 아이들은 줄여서 말해야 한다. 감시하는 어른들이 못 알아듣도록 외계어를 써야 한다. 입시제도에 대한 분노는 욕밖에 안 나온다. 못하게 하는 것들만 넘치니까 사방이 막힌 아이들에게 뚫린 곳은 입뿐이다. 교육제도가 아이들의 입을 거칠고 바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프랑스 국민가수 장자크 골드만의 ‘일생동안’이라는 뮤직비디오는 청년과 기성세대가 편을 나눠 번갈아 노래하는 형식이다. 청년세대는 당신들은 자유와 평화와 일자리를 다 가졌다고 말하고, 기성세대는 그것은 노력으로 얻은 것이며 너희들은 게으르고 일도 안 한다고 말한다. 서로를 비난하고 상대에게서 원인을 찾는 이 뮤직비디오는 사회단체 후원을 위해 만들어진 의도와 달리 세대갈등을 그대로 드러냈다. 우리도 세대 간의 언어불통의 책임을 청소년에게 고스란히 떠넘기는 것은 아닐까? 청소년의 억울한 입장을 대변해 준 언론은 찾기 힘들었다. 도대체 어른들은 잘하고 있느냐 말이다. 애들 국사 책을 놓고 극과 극으로 갈라져 자기주장만 앞세우는 어른들에게 타협과 화합을 어찌 배우랴. 국정감사에서 피 감사대상을 몰아붙이는 국회의원들에게서 배려와 충고를 어찌 배울까. 인터넷에는 낯 뜨거운 사진과 기사, 광고가 넘쳐난다. 방송 자막에는 오자와 비문과 외국어가 흘러넘치고,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재미라는 명분하에 은어와 속어가 속출한다. 제발 드라마에서는 싸우지나 않고 죽이지나 말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어른들이 하는 일을 잘 몰랐다. 하지만 요즘 똥 묻은 어른들의 행태는 청소년들이 그대로 보고 있다. 말 그대로 더럽게 물든 오염이다. 물론 언어의 위생과 안전은 필요하다. 생각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언어는 건강해야 하고 폭력성과 상처를 생각하면 언어는 안전해야 한다. 이는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아이들에게 겨가 묻은 것은 똥 묻은 어른들 잘못이다. 어른들이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자. 어디 심심한 여론 조사기관이 있다면 어른이 잘못했을 때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어 본 청소년이 얼마나 되는지 조사해 주기 바란다.
  • [길섶에서] 무관심/김성수 논설위원

    출근길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열차가 들어오고 문이 열렸다. 앞에 서 있던 20대 여성이 갑자기 고꾸라지듯 넘어진다. 승강장과 열차 사이의 공간에 발이 빠졌다. 하이힐을 신었는데 밑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듯하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어떻게 하지. 문이 닫히면 크게 다칠 텐데. 고민하는 사이 열차 안에 있던 젊은 남성 두 명이 먼저 움직인다. 한 명은 발을 빼주고 다른 한 명은 손을 잡아 일으켜 준다. 나도 그제야 구조 대열에 합류했다. 여성의 어깨를 뒤에서 부축해 줬다. 아침부터 운이 지독히 없었던 그녀는 창피한 것은 둘째치고 많이 아픈 듯하다. 양보받은 자리에 앉아서는 오른쪽 발목을 연신 주무른다. 더 적극적으로 먼저 도와줬어야 하는 것 아닌가. 미안한 마음이 들며 며칠 전 뉴스도 생각났다. 심근경색을 앓던 서울의 한 60대 아파트 경비원 얘기다. 길에 쓰러졌는데 주변에서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서 끝내 사망했다는…. 거창하게 시민의식까지 들먹일 건 없다. 곤경에 처한 사람에겐 손을 내미는 게 인지상정이다. 결국은 무관심이 문제다. 김성수 논설위원 ss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