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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이 영화] 삼례

    [지금, 이 영화] 삼례

    삼례(參禮)는 전북 완주군의 읍이다. 이곳은 19세기 말 동학운동의 주요 거점이기도 했는데,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이제 사람들의 기억에서 거의 잊혔다. 삼례를 배경으로 하여, 영화 제목도 ‘삼례’로 지은 감독 이현정은 작품에 삼례의 기운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한다. “삼례는 이 시대의 아픈 공간이자 현재 우리나라의 암울한 모습을 보여 주는 동시에, 우리가 가슴속에 아직 간직하고 있는 기억들을 아이러니하게 드러내고 있다. 영화 ‘삼례’를 통해 시간을 넘나드는 그 속에서 우리 앞날들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이와 같은 연출 의도를 담으려고 한 영화는 다성적(多聲的) 화법을 구사한다. 한 인물의 시각에서 삼례를 초점화하되 그의 주관적 해석을 최소화하고, 삼례의 고유한 것들이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도록 배치한 것이다. 주인공은 영화감독 승우다. 그는 신작 시나리오를 쓰러 무작정 서울에서 삼례로 내려왔다. 삼례에 처음 온 승우는 이곳저곳을 구경 다닌다. 관객은 모텔촌부터 마을 장터까지 그의 눈에 비친 삼례를 보게 된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것은 외지인의 피상적 관찰에 지나지 않는다. 삼례를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서는 내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승우의 가이드가 되어 주는 사람은 삼례 토박이 소녀 희인이다. 그녀가 먼저 그에게 다가가 말을 붙인다. “내가 아저씨 뮤즈가 될까?” 승우는 홀린 듯, 희인과 함께 삼례를 둘러보게 된다. 지층의 단면이 드러난 거대한 암벽을 보러 가는가 하면, 무당인 희인의 할머니를 만나 수수께끼 같은 말을 듣기도 한다. ‘삼례’는 여러 상징이 쓰이는 영화다. 예컨대 음침한 사내가 승우의 숙소 주변을 배회한다든가, 갑자기 천체 이미지가 등장한다든가, 비틀대다 죽는 새를 보여 주는 장면 등이 그렇다. 또한 소설 ‘데미안’의 유명한 구절,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는 영화에서 의미심장하게 제시된다. 그뿐만 아니다. 희인의 전생이 동학운동의 여성 지도자 이소사라는 이야기도 불쑥 나온다. 승우는 자주 몽상에 빠진다. 이 외에 많은 상징적 요소가 얽혀, 삼례에서 일어나는 일이 꿈인지 현실인지 경계를 흐트러뜨린다. 이쯤에서 ‘삼례’의 영어 제목이 왜 ‘밤의 노래’(Night Song)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아마 가사를 매끄럽게 전달하기보다, 선율이 만들어 내는 독특한 파장을 중시하는 곡이기 때문이 아닐까. 일상적 낮의 리듬을 벗어나, 새로운 밤의 리듬과 접속하기. 밤의 노래를 스스로 표방한 영화의 목표는 어쩌면 리듬의 변형과 창조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보면 ‘삼례’의 다양한 상징을 하나하나 해석하려는 시도는 들이는 품에 비해 쓸모가 없다. 상징은 보조관념과 원관념의 비율이 ‘하나 대 다수’인 표현법이다. 원관념에 무엇을 집어넣든 정답은 도출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삼례의 고유한 것들이 내는 목소리―노래를 가만히 듣자. 쉬우면서도 오류가 적은 ‘삼례’ 감상법이다. 23일 개봉. 15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밝힌 거짓말쟁이 구별법 4가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밝힌 거짓말쟁이 구별법 4가지

    미국 매사추세츠대학 앰허스트캠퍼스가 2002년 시행한 한 연구에 따르면, 60%의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10분조차 버틸 수 없다. 만일 이 연구가 사실이라면 우리는 거짓말쟁이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이다. “미안, 내가 늦었어, 차량 정체가 심했어”와 같은 선의의 거짓말이든, “그는 당신의 아들이 아닙니다”와 같이 깜짝 놀랄 만큼 중대한 거짓말이든 상관없이 속으면 절대로 즐겁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4일(현지시간) 한 전문가가 밝힌 거짓말쟁이를 구분하는 방법 4가지를 소개했다. 이 전문가는 테드에듀(TED-Ed)라는 유명 교육 영상에서 ‘거짓의 언어’(The Language Of Lying)라는 주제로 강연했던 노아 잔댄이다. 그는 미국 커뮤니케이션 분석 회사 ‘콴티파이드 커뮤니케이션스’(Quantified Communications)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알려졌다. 그에 따르면, 거짓말 탐지 검사를 하지 않고도 심리학적인 단순 방법으로 누가 당신을 속이려 하는지 가려낼 수 있다. 그는 “우리는 하루에 10~200개의 거짓말을 듣게 된다”면서 “심리학적으로 우리는 가끔씩 우리 자신을 미화하고 자신의 실제 모습보다는 자신이 바라는 모습과 연결시킨다”고 말했다. 또한 “상상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는 진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와 질적으로 다르다”면서 “이는 사람이 거짓말을 할 때 시간이 걸리며 이에 따라 평소와는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언어학적 텍스트 분석’(linguistic text analysis)으로 알려진 이 기술은 거짓말을 하는 상황에서 무의식적인 언어 패턴을 알아내는 데 도움을 줘왔다”면서 “다음 네 가지 패턴으로 거짓말쟁이를 구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1. 거짓말쟁이는 자신을 덜 언급한다 거짓말쟁이는 거짓을 말할 때 제삼자의 관점에서 말해 자신을 이야기와 상관없게 보이게 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거짓말쟁이는 ‘난 차를 운전하지 않았다’보다 ‘자동차를 누구도 운전하지 않았다’고 말할 가능성이 크다. 2. 거짓말쟁이는 더 부정적으로 말한다 거짓말쟁이는 무의식중에 거짓말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어 말할 때 더 부정적인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그들은 “난 그 바보 같은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나 “교통이 끔찍했다. 난 내 출퇴근 시간이 싫다”고 말할 수 있다. 3. 거짓말쟁이는 보통 사건을 간단한 단어로 설명한다 거짓말쟁이는 의미를 전달할 때 자신의 이야기를 단순화하는 경향이 있다. 지나치게 단순화된 설명에 주의하라. 4. 거짓말쟁이는 긴 문장을 사용한다 거짓말쟁이는 아무리 간단히 말한다고 해도 더 길고 더욱 난해한 말을 사용하고 불필요한 단어를 쓰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거짓말을 하기 위해 관계없는 사실들을 이야기한다. 사진=ⓒ포토리아(위), 테드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단독] 혜문스님 “임우재와 고려 석탑 반환운동하려고 2015년에 만나, 이혼소송 악영향 줘 미안”

    [단독] 혜문스님 “임우재와 고려 석탑 반환운동하려고 2015년에 만나, 이혼소송 악영향 줘 미안”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혜문 스님이 15일 “임우재 삼성전기 상임고문이 언론 인터뷰에 응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조선일보는 15일자 신문에서 월간조선이 임 고문과 인터뷰한 내용이라며 그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이혼소송 경위와 임 고문의 주장 등을 보도했다. 그러나 혜문 스님은 이날 ‘내가 만난 임우재씨 그리고 사건의 진실’이라는 글에서 조선일보와 인터뷰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이다. 혜문 스님은 15일 오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쿠라호텔 고려 석탑 반환운동을 실현시키다가 임 부사장과 인연을 맺고 기자들과 오찬을 주선했다”면서 “기사화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깬 기자가 나쁘다”고 말했다. 다음은 혜문 스님과의 일문일답. Q:조선일보 기자와 어제 점심에 만난 것 맞나. -조선일보 기자가 아니라 월간조선 기자가 있었다. 그 자리엔 기자가 아닌 지인들도 있었다. 임우재 부사장(혜문 스님은 임 부사장이라고 불렀다)이 돈이나 바라는 몹쓸 남편으로 비치고 있어 기자들에게 조언을 구해보자고 내가 제안해서 만든 자리였다. 기자들은 절대로 기사화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Q:임 부사장하고는 언제부터 알고 지냈나? -2015년부터다. Q:임 부사장과 만날 연결고리가 없지 않나. -내가 2010년부터 일본 오쿠라호텔에 있는 고려 석탑 2기의 반환운동을 하고 있다. 오쿠라 호텔 쪽을 수년간 집요하게 만나보니, 어느 날인가 ‘신라호텔 측에서 제안하면 긍정적으로 하겠다’는 답변이 있었다. 오쿠라호텔과 신라호텔은 자매결연한 사이라서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Q:신라호텔은 이부진 사장이 운영하지 않나. -이부진 사장과 연결이 됐더라면 석탑반환 운동이 훨씬 잘되고 좋았을텐데, 나와 인연은 임 부사장이었다. 그때 신라호텔과 연결고리를 찾으려고 2014년에 100일 기도를 한 끝에 임 부사장을 만나서 나는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생각했다. 임 부사장도 불자이다. 당시 임 부사장은 이 사장과 이혼문제로 사회가 떠들썩했는데 나와의 만나 마음의 안정을 많이 찾았다. Q:결과적으로 이혼소송 중인 임 부사장에게 큰 부담을 안기지 않았나. -나도 이런 결과가 나올지 꿈에도 몰랐다. Q:임 부사장이 “이건희 손자라서 아들이 어렵다”고 했다는데 사실인가. -임 부사장이 말을 세련되게 하는 사람은 아니지 않나. “어렵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어색했다”는 뉘앙스의 표현이었다. 이 사장과 별거로 아들을 자주 만나지 못했고, 일반적인 아빠들처럼 영화관이나 놀이동산 등에 데려가지 못해서 그랬다는 이야기였다. 이혼소송으로 한 달에 한번 12시간 아들을 만나게 되니 이제 친해져 “지금은 내 아들 같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그 말을 꺼냈다. 맥락 없이 소개하니 삼성가문 전체를 비판한 듯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Q:경호원 출신이라는 묵은 이야기를 왜 꺼냈나. -임 부사장이 경호원 출신이라는 사실을 기자들은 다 알지 않나. 그러니 경호원 출신은 그날 오찬에서 뉴스가 아니었다. 다만, 임 부사장은 아내 폭행이 이혼 사유라는 지적에 대해 “내가 경호원 출신인데, 보호하던 사람을 어떻게 때릴 수 있겠느냐”를 설명하려고 한 이야기였다. Q: 이 사장 측에서 “가사 소송법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임 부사장은 재판( 이혼 및 친권자 지정 소송)에 영향을 줄 생각도 없었다. 기사화하지 않기로 약속해놓고 위반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전문] “임우재씨, 이혼 안 하고 좋은 아빠 되길 원해”···혜문스님이 만난 임우재

    [전문] “임우재씨, 이혼 안 하고 좋은 아빠 되길 원해”···혜문스님이 만난 임우재

    이부진(46)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임우재(48) 삼성전기 상임고문의 인터뷰 발언이 15일 공개돼 논란이 일자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인 혜문스님이 진화에 나섰다. 지난 14일 임 고문을 만났다고 밝힌 혜문스님은 “임우재 고문은 언론 인터뷰에 응한 적이 없다”면서 마치 임 고문을 정식 인터뷰한 것처럼 보도된 기사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보도 내용을 보면 임 고문은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여러 차례 술을 과다하게 마시고 아내를 때렸기 때문에 아내가 이혼을 결심했다는 주장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하거나, “삼성가의 맏사위로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MIT) 경영대학원으로 유학을 가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고, 두 차례 자살을 기도했다”, “(내 아들이지만) 이건희 회장의 손자이기에 아들이 어려웠다”는 등 결혼 생활에서 겪은 고충을 털어놨다. 하지만 혜문스님은 그의 블로그에 올린 ‘내가 만난 임우재씨 그리고 사건의 진실’이라는 글에서 임씨와 기자들이 만난 경위를 소개했다. 혜문스님은 “(지난 14일) 임우재씨, <월간조선> 기자를 비롯한 7명이 함께 만나는 자리를 가졌다”면서 “임씨가 돈이나 바라는 몹쓸 남편으로 비춰지는데 대해 기자들에게 조언을 구하려고 내가 제안해 만들어진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가벼운 식사 자리였고 기자들과는 절대 기사화하지 않기로 한 만남이었다”고 설명하며 “참석자(기자)들은 다같이 웃으며 걱정하지 말라고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혜문스님은 만남을 가진 당일 저녁 11시쯤 월간조선 기자로부터 “대단히 죄송하지만 오늘 점심 때 나눈 이야기가 내일 아침 조선일보에 나가게 됐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너무 놀라 강력히 항의했고 기사작성을 중단해달라고 했다. 임 고문에게는 기사가 나간다는 사실을 아직 알려주지도 않은 상태였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다음은 혜문 스님이 그의 블로그 ‘혜문닷컴’에 남긴 글의 전문이다. 내가 만난 임우재씨 그리고 사건의 진실 어제(지난 14일) 저는 임우재씨와 함께 점심을 했습니다. 월간 조선 기자를 비롯 7명이 함께한 자리였습니다. 인터뷰 자리는 아니고 가볍게 지인들끼리의 식사자리였습니다. 식사 자리에서 한 말은 절대 기사화 하지 않기로 한 만남이었습니다. 거기서 있던 대화가 어느새 인터뷰로 둔갑되어 기사화된것에 분노합니다. 임우재씨는 월간조선 기자와 인터뷰한 사실이 없습니다. 그냥 우연히 점심식사를 함께 했을 뿐입니다. “제 아내는 훌륭한 사람입니다. 저는 아들에게 평범한 삶을 가르쳐 주는 좋은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진심어린 좋은 아버지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작년 하반기, 임우재 고문을 처음 만났을 때, ‘아! 이사람 참 다정한 사람이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 그 당시 그는 삼성가의 맏사위로 살아오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고, 아내와 이혼 문제로 고심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환한 미소에는 훈련받지 않은 천성에서 오는 소탈함과 천진함, 인간적 매력이 풍겨 나왔다. 한번에 ‘이부진 사장의 남편이 될 만하다 ’는 생각이 밀려 들었다. 그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 같은 것은 애초부터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뭔가 이 사람의 복잡한 심경과 애타는 마음을 위로해주고 격려해 주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나는 그와 몇 달에 한번씩 점심식사를 하거나 차를 한잔씩 마시며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그는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이다. 부부간의 갈등과 깊은 사정은 내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었고, 그도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보통 이혼소송을 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에 대해 비방을 하거나 자신의 정당성을 피력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특이하게도 임우재 고문은 자신의 아내를 비난하거나 하지 않았다. 나는 가끔씩 그의 마음속에 아내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 남아있다는 걸 느끼고 괜스레 마음이 짠해졌다. 특히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환한 그의 얼굴에 수심이 살짝 드리곤 했다. 그는 자신의 아들을 사랑하고, 그 아이가 자라나는 것을 아주 오랫동안 지켜보고 싶은 좋은 아버지라고 생각한다. 몇 달전 나는 그와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이혼 사건 관련, 기자들에게 조언을 좀 구하면 어떻겠냐고 한 적이 있었다. 언론에 비춰지는 임우재는 돈이나 바라고 있는 몹쓸 남편 쯤으로 나오는데서 온 단순한 제안이었다. 그는 재판이 끝날 때까지 언론에 이혼 관련 사건을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재판과정에서 충실히 사실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였다. 나아가 아내와 이혼하지 않고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내에게 나쁜 언급 혹은 삼성가(家)를 난처하게 하는 기사가 나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수긍이 가는 말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가 언론에 의해 지나친 피해를 입는 모습이 안타까웠기에, 기사를 내지 않는 조건으로 몇몇 기자들을 소개할테니 간단히 점심이나 하면서 인사정도 나누면 어떻겠냐고 말했다. 그는 여러 번 나의 제안을 거절했다. 기자란 사람들을 믿을 수 없다는게 이유였다. 기사 안 내기로 약속하더라도, 나중에 자기 마음대로 써버리면 난처하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썩 내켜하지 않는 그를 아주 어렵게 설득해서 나는 자리를 한번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동석하는 기자들에게는 기사를 내지 않기로 철썩같이 약조를 받고, 그냥 임우재 고문이 이혼소송에서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조언하는 가벼운 오찬이란 점을 분명히 하기로 했다. 2016년 6월 14일의 오찬은 그렇게 이루어 졌다. 참석한 자리에서 임우재 고문은 소탈하고 부담없이 대화를 이어갔다. 유머가 섞인 자연스런 대화였고 좋은 지인들과 함께한 평범한 오찬이었다. 점심식사 중에 나뿐만 아니라 그도 편한 자리로 생각해 주시고, 절대 기사화하지 말아달라고 여러차례 부탁했다. 참석자들은 다같이 웃으며 걱정하지 말라고 동의했다. 사실 별다른 이야기가 오간 것은 아니었다. 그냥 자신의 삶에 대해 설명하고,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초점이었다. 거기에 몇가지 이부진 사장을 만나서 결혼하게 된 이야기를 다정하고 온화하게 덧붙였을 뿐이었다. 우리는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위로하고 자리를 마쳤다. 오찬이 끝난 바로 그날, 밤 늦게 11시경 월간 조선 기자로부터 전화를 한통 받았다. “대단히 죄송하지만, 오늘 점심 때 나눈 이야기가 내일 아침 조선일보 기사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나는 너무 놀라 강력히 항의했다. 별다른 이야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정식 인터뷰를 한 것도 아닌데, 식사 자리에 있던 일로 기사를 쓰는 것은 이해가 안가는 일이었다. 당장 기사작성을 중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선일보 측은 기사가 나간다는 사실을 임우재 고문에게 아직 알려주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 뒤의 일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인간적 배신감, 언론의 횡포, 임우재 고문에 대한 미안함으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새벽 4시경 조선일보는 인터넷에 그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고, 6월 15일 사회면 기사로 ‘임우재와 인터뷰’를 실었다. 아침에 나는 임우재 고문에게 진심으로 사과했다. 기자를 만나지 않겠다는 그를 설득한 것도 나였고, 월간조선 기자를 소개한 것도 나였다.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는 나에게 그는 덤덤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기자들을 믿었던 게 잘못입니다. 나쁜 의도로 기자를 소개하지 않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며 오히려 나를 위로했다. 아마 조선일보에 보도된 기사로 그는 많은 고통을 당하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마치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처럼 보도된 기사에 그는 엄청난 배신감과 분노로 덜덜 떨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차분함을 유지하는 그의 모습에 나는 어디론가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조선일보 기사가 나간이후 다른 언론들도 ‘임우재 폭탄선언’, ‘ 결혼생활 폭로’ 같은 제목을 달고 선정적 기사를 쏟아내었다. 나는 하루종일 그를 위해 뭔가를 해야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불행하게도 나에게는 원래부터 그를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는 힘은 없었다. 그러나 그의 이혼소송에 악영향을 끼쳤을 지도 모르는, 혹은 그의 의도와는 아무 상관없이 벌어진 사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과정을 설명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의 환하고 다정한 미소, 선량한 눈빛을 과연 다시 볼 수 있을까? 조선일보의 기사가 나가면서 나는 그를 볼 면목이 없다. 비록 이제 그를 다시 보지 못할지라도, 미안하고 송구한 내 마음을 전하고자 사건의 기록을 남기고자 한다. 임우재 고문님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제가 월간조선기자와 가볍게 점심식사라도 한번 하자고 한 것을 후회합니다. 2016.6.15 혜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출규제 강화 등 부동산시장 위축에도 서울 서북권 나홀로 호황

    대출규제 강화 등 부동산시장 위축에도 서울 서북권 나홀로 호황

    최근 경기 불황과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부동산 경기의 위축 속에서 몇몇 지역이 개발호재와 직주수요로 인해 반등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서울 서북권은 여러 개발호재로 인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가재울뉴타운 개발, GTX, 서부 경전철 개발, 각종 재건축·재개발 도시정비사업 등 개발 호재가 많아 관심과 수요가 꾸준한 지역이다. 서북권 내에서도 은평구는 저밀도 주택이 밀집하여 과거에 낙후됐다는 이미지가 강한 곳이었지만 뉴타운 개발과 재건축, 재개발로 인한 주거환경 개선 등을 통해 이미지를 탈바꿈 하고 있다. 또한 인접지역 개발로 인해 직주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에 반해 아파트 공급이 미미하여 대기 수요가 많고 이는 신규 아파트 분양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은평구 녹번역 인근에 아파트를 선보인 ‘힐스테이트 녹번’이 계약 8일 만에 100% 계약 마감했다. 이 단지는 지역 개발호재가 분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11.7대 1(최고 39.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조기 완판이 예상됐었다. 이 외에도 은평스카이뷰자이, 래미안베라힐즈 등 많은 단지들이 조기 계약 마감을 하며 은평구 부동산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러한 인기는 주변 개발호재로 인한 기업수의 상승에 따른 수요증가라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상암 DMC 개발은 많은 인구유입 중 큰 축에 속한다. MBC신사옥이 이전하면서 영상관련 종사자와 기업들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 실제 지난해 6월 서울디지털미디어시티 홈페이지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5년 3분기까지 약 600여 개의 기업이 늘어났으며, 직원수만 해도 4만 명에 달하며 현재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듯 늘어나는 기업 수만큼 종사자수 또한 늘어남에 따라 인접지역의 직주수요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하지만 이에 비해 인접지역의 기입주 아파트 노후되어 있고, 신규 입주물량이 적어 주변지역 신규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응암동에 소재한 아파트는 상암으로 출퇴근하는 직주수요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지역중 한 곳으로 상암DMC까지 차량으로 약 10분 거리일 정도로 인근에 위치해 있는 것은 물론 상암동을 포함한 주변 집값 시세에 비해 매우 저렴하기 때문. 이러한 가운데 응암동 일대에 새 아파트 분양물량이 등장해 수요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GS건설이 이달 서울 은평구 응암3구역을 재건축한 ‘백련산파크자이’가 그 주인공이다. 백련산파크자이는 지하 4층, 지상 10~ 20층 9개동으로 이뤄져 있고, 총 678가구 규모로 이 중 292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특히 전세대가 수요층이 두터운 전용 84㎡이하 주택형으로 구성되어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이 아파트는 우수한 교통으로 인해 분양 전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지하철 6호선 새절역이 도보 이용가능한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응암역, 3호선 녹번역까지도 이용이 편리한 역세권 단지인데다 내부순환도로의 진입이 비교적 편리하여, 광화문, 종로 등 도심까지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다. 도보통학이 가능한 응암초를 비롯 충암초(사립)중·고교 및 명지초(사립)·중·고교 등으로도 통학이 가능해 교육 환경도 잘 갖추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외로 단지 인근에 서울시립은평병원, 연세세브란스병원 등 대형 병원이 인접해 있으며 이마트와 NC백화점, 신응암시장, 대림시장이 등 다양한 생활편의시설들이 단지 주위로 형성돼 있어 주거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백련산파크자이의 견본주택은 오는 17일 오픈 예정이며, 현장 홍보관은 은평구 응암동 240-52번지에 운영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 한국어 대사 어땠나요”

    “제 한국어 대사 어땠나요”

    中서 민속무용 전공… 2007년 한국 춤 ‘한량무’에 매료 “한국무용 매력 중국 사람들에게 제대로 보여주고 싶어” 정동극장 설립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 무용수가 극장의 상설공연 주역을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가온:세상의 시작’에서 마신 역을 맡은 중국 무용수 야오장(姚江·30·한국명 요가람)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가온’을 관람한 뒤 야오장을 만났다. 공연을 마친 직후라 얼굴엔 땀이 흥건했다. 그는 휴지로 땀을 닦으며 “오늘 공연에서 제 한국어 대사 괜찮았어요?”라고 물으며 활짝 웃었다. “마신 역은 대사가 많은데 한국어 대사가 너무 어려워요. ‘어서 저놈의 배아지를 산적 꿰듯 꿰어라’ 같은 대사가 있는데 연습을 아무리 해도 발음이 제대로 안 되더라고요. ‘가온을 잡아와’, 이 대사가 제일 쉬워요.” 야오장은 2009년 경희대 무용대학원에 입학하면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아직 서툰 데다 사투리는 더더욱 어렵다. 그는 중국 난징사범대에서 몽골, 티베트 등 여러 나라의 민속무용을 전공했다. 2007년 한국 전통 춤을 처음 접했는데, 그때 ‘한량무’에 매료됐다. 은사가 깊이 있게 배우려면 본고장인 한국으로 가라고 권했다. 한국 춤을 배우고 싶다는 일념으로 한국행을 결심했다. 경희대 무용대학원에서 부채춤, 입춤, 살풀이, 장구춤 등 여러 전통 춤을 섭렵했다. “한국 전통무용은 정말 어렵더군요. 중국 무용과 호흡이 완전히 달라요. 중국은 흉식호흡인데 한국은 단전호흡이에요. 처음엔 단전호흡이 뭔지 정말 몰랐어요. 대학원에서 한동안 춤동작은 배우지 않고 손을 배에 얹고 호흡하는 법만 계속 연습했어요.” 2012년 석사과정을 수료한 뒤 중국으로 돌아갔다. 은사가 중국 강남대 무용학부에 강사 자리를 마련해줘 학생들을 가르쳤다. 2년 뒤 다시 한국을 찾았다. “중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제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더군요. 무엇보다 한국 춤을 더 배우고 싶었어요.” 현재 경희대에서 박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한국무용을 다시 배우게 되면서 무대에 서고 싶은 열망이 커졌다. 인터넷 사이트를 찾고 또 찾았다. 정동극장 오디션 공고가 눈에 들어왔다. 2014년 오디션에 두 번 응시했지만 모두 떨어졌다. 밤늦게까지 이를 악물고 연습을 거듭한 끝에 지난해 배비장전 오디션을 통과해 군무 무용수 중 한 명으로 캐스팅됐다. 올해 초 ‘가온’ 전체 출연진 대상으로 열린 캐릭터 오디션에선 당당히 주역 마신 역을 꿰찼다. 한국 무용 안무가가 되는 게 꿈이다. “안무가가 돼 세종문화회관, 아르코예술극장 등 여러 공연장에서 제 이름으로 올리는 무용 공연을 꼭 하고 싶어요. 그리고 한국 사람들에겐 한국 무용을 가르쳐주고 싶고, 중국 사람들에겐 한국무용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지난 4월 1일 개막한 ‘가온’은 20년간 전통공연을 선보여온 정동극장이 처음으로 캐릭터부터 이야기까지 창작한 전통공연이다. 가온이 천상의 낙원 미리내를 어둠으로 물들이려는 악귀의 왕 마신을 몰아내는 영웅담을 담고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여름밤 책임지는 지상파 새 수목 드라마들

    여름밤 책임지는 지상파 새 수목 드라마들

    최근 지상파 수목 드라마들이 강자 없이 한 자릿수 시청률을 맴도는 가운데 차기작들이 화려한 대진표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새 수목 미니시리즈들은 김우빈, 수지, 이종석, 한효주, 김아중, 지현우 등 톱스타들로 진용을 짠 데다 이경희, 송재정 등 필력이 견고한 작가들을 끌어들여 올여름 안방극장 공략에 나선다. 김우빈, 수지를 투톱으로 내세운 KBS 2TV의 사전 제작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는 ‘제2의 태양의 후예’로 불릴 만큼 올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힌다. 다음달 6일 방송 예정이지만 이미 중국, 홍콩, 대만, 전미 지역에 동시 방송이 결정됐다. 이 밖에도 일본,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캄보디아에 판권이 팔려나가며 해외 시청자들도 사로잡을 전망이다. 드라마 홍보대행사인 3HW의 이현주 실장은 “‘상속자들’ 이후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인기가 대폭 상승한 김우빈이 출연하는 데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상두야 학교 가자’ 등으로 아시아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은 이경희 작가의 작품이라 해외 판권이 성공적으로 판매됐다”며 “100억여원의 제작비가 이미 회수됐을 정도”라고 말했다. 드라마는 고교 시절 인연을 맺은 동갑내기 남녀가 20대 후반에 ‘슈퍼 갑’으로 위세를 부리는 톱스타와 다큐멘터리 프로듀서로 다시 만난다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작가가 처음부터 김우빈을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이라 한류 스타 신준영 역은 김우빈에게 최적화된 맞춤 캐릭터라는 후문이다. 김우빈은 안하무인 행보로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츤데레(겉으로는 퉁명스럽지만 속은 따뜻하다는 신조어) 매력으로 여심 잡기에 나선다. ‘국민 여동생’ 수지는 강자에게 한없이 유약한 ‘슈퍼 을’이자 돈 앞에 굽신거리는 속물 PD(노을 역)로, 연기 변신을 예고한다. 이경희 작가는 전통 멜로의 감정선을 고수하면서 코미디 요소를 더 가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함부로 애틋하게’가 정통 멜로의 계보를 이어간다면 SBS, MBC의 새 수목 미니시리즈는 여름 시즌을 겨냥한 장르물을 표방한다. 오는 22일 첫 방송을 앞둔 SBS의 ‘원티드’는 유괴범을 생방송 리얼리티쇼로 찾는다는 극단적인 설정으로 이야기를 밀고 나간다. “국내 최고 여배우의 아들이 납치됐다”는 충격적인 문장을 내세운 ‘원티드’는 여배우의 아들이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스릴러물이다. 납치범은 자신을 찾는 생방송 리얼리티쇼를 만들라는 지시를 내린다.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범인이 보내오는 미션에 따라 프로그램이 꾸려진다. 그러면서 실마리도 하나씩 던져진다. ‘싸인’, ‘펀치’ 등 멜로를 제치고 선 굵은 이야기로 연기력을 쌓아온 김아중은 아이를 찾기 위해 처절하게 분투하는 어미이자 여배우 정혜인으로 열연한다. 지현우는 범인 잡는 데 골몰하는 형사로, 엄태웅은 시청률을 따내기 위해 혈안이 된 예능 PD로 에너지를 발산한다. KBS가 김우빈, 수지를 내세웠다면 MBC는 이종석, 한효주로 맞선다. 다음달 20일부터 전파를 타는 ‘W-두 개의 세계’다. ‘W’는 지난해 ‘그녀는 예뻤다’로 감각적인 연출력을 선보인 정대윤 PD와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인현왕후의 남자’로 경계 없는 상상력을 인정받은 송재정 작가의 조합으로 기대를 한껏 그러모은다. 송재정 작가 전작의 팬이라면 어김없이 기대하게 되는 ‘장르적 설정’이, 서스펜스 멜로를 표방한 이번 드라마에서는 더 파격적으로 판을 키운다. 2016년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는 같은 공간을 다른 차원으로 펼치며 현실과 가상현실을 아우른다. 각각의 세계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영향을 주고받으며 서스펜스 특유의 불안과 파동을 일으킨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등으로 작품마다 인기와 입지를 대폭 넓혀온 이종석은 전직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에서 벤처를 세워 성공한 청년 재벌, 강철 역으로 종횡무진한다. 활달하고 재바른 종합병원 흉부외과 2년차 레지던트 역을 맡은 한효주는 이번 작품으로 6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가온을 잡아와’ 이 대사가 제일 쉬워요

    ‘가온을 잡아와’ 이 대사가 제일 쉬워요

     정동극장 설립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 무용수가 극장의 상설공연 주역을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가온: 세상의 시작’에서 마신 역을 맡은 중국 무용수 야오장(30·姚江·한국명 요가람)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가온’을 관람한 뒤 야오장을 만났다. 공연을 마친 직후라 얼굴엔 땀이 흥건했다. 그는 휴지로 땀을 닦으며 “오늘 공연에서 제 한국어 대사 괜찮았어요?”라고 물으며 활짝 웃었다. “마신 역은 대사가 많은데 한국어 대사가 너무 어려워요. ‘어서 저놈의 배아지를 산적 꿰듯 꿰어라’ 같은 대사가 있는데 연습을 아무리 해도 발음이 제대로 안 되더라고요. ‘가온을 잡아와’, 이 대사가 제일 쉬워요.”  야오장은 2009년 경희대 무용대학원에 입학하면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아직 서툰 데다 사투리는 더더욱 어렵다. 그는 중국 난징사범대에서 몽골, 티베트 등 여러 나라의 민속무용을 전공했다. 2007년 한국 전통 춤을 처음 접했는데, 그때 ‘한량무’에 매료됐다. 은사가 깊이 있게 배우려면 본고장인 한국으로 가라고 권했다. 한국 춤을 배우고 싶다는 일념으로 한국행을 결심했다. 경희대 무용대학원에서 부채춤, 입춤, 살풀이, 장구춤 등 여러 전통 춤을 섭렵했다.  “한국 전통무용은 정말 어렵더군요. 중국 무용과 호흡이 완전히 달라요. 중국은 흉식호흡인데 한국은 단전호흡이에요. 처음엔 단전호흡이 뭔지 정말 몰랐어요. 대학원에서 한동안 춤동작은 배우지 않고 손을 배에 얹고 호흡하는 법만 계속 연습했어요.” 2012년 석사과정을 수료한 뒤 중국으로 돌아갔다. 은사가 중국 강남대 무용학부에 강사 자리를 마련해줘 학생들을 가르쳤다. 2년 뒤 다시 한국을 찾았다. “중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제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더군요. 무엇보다 한국 춤을 더 배우고 싶었어요.” 현재 경희대에서 박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한국무용을 다시 배우게 되면서 무대에 서고 싶은 열망이 커졌다. 인터넷 사이트를 찾고 또 찾았다. 정동극장 오디션 공고가 눈에 들어왔다. 2014년 오디션에 두 번 응시했지만 모두 떨어졌다. 밤늦게까지 이를 악물고 연습을 거듭한 끝에 지난해 배비장전 오디션을 통과해 군무 무용수 중 한 명으로 캐스팅됐다. 올해 초 ‘가온’ 전체 출연진 대상으로 열린 캐릭터 오디션에선 당당히 주역 마신 역을 꿰찼다.  한국 무용 안무가가 되는 게 꿈이다. “안무가가 돼 세종문화회관, 아르코예술극장 등 여러 공연장에서 제 이름으로 올리는 무용 공연을 꼭 하고 싶어요. 그리고 한국 사람들에겐 한국 무용을 가르쳐주고 싶고, 중국 사람들에겐 한국무용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지난 4월 1일 개막한 ‘가온’은 20년간 전통공연을 선보여온 정동극장이 처음으로 캐릭터부터 이야기까지 창작한 전통공연이다. 가온이 천상의 낙원 미리내를 어둠으로 물들이려는 악귀의 왕 마신을 몰아내는 영웅담을 담고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태양의 후예’의 후예 누가 될까..지상파 수목극 3파전

    ‘태양의 후예’의 후예 누가 될까..지상파 수목극 3파전

     최근 지상파 수목 드라마들이 강자 없이 한 자릿수 시청률을 맴도는 가운데 차기작들이 화려한 대진표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새 수목 미니시리즈들은 김우빈, 수지, 이종석, 한효주, 김아중, 지현우 등 톱스타들로 진용을 짠 데다 이경희, 송재정 등 필력이 견고한 작가들을 끌어들여 올여름 안방극장 잠식에 나선다.  김우빈, 수지를 투톱으로 내세운 KBS 2TV의 사전 제작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는 ‘제2의 태양의 후예’로 불릴 만큼 올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힌다. 다음달 6일 방송 예정이지만 이미 중국, 홍콩, 대만, 전미 지역에 동시 방송이 결정됐다. 이 밖에도 일본,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캄보디아에 판권이 팔려나가며 해외 시청자들도 사로잡을 전망이다.  드라마 홍보대행사인 3HW의 이현주 실장은 “‘상속자들’ 이후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인기가 대폭 상승한 김우빈이 출연하는 데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상두야 학교 가자’ 등으로 아시아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은 이경희 작가의 작품이라 해외 판권이 성공적으로 판매됐다”며 “100억여원의 제작비가 이미 회수됐을 정도”라고 말했다.  드라마는 고교 시절 인연을 맺은 동갑내기 남녀가 20대 후반에 ‘슈퍼 갑’으로 위세를 부리는 톱스타와 다큐멘터리 프로듀서로 다시 만난다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작가가 처음부터 김우빈을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이라 한류 스타 신준영 역은 김우빈에게 최적화된 맞춤 캐릭터라는 후문이다. 김우빈은 안하무인 행보로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츤데레(겉으로는 퉁명스럽지만 속은 따뜻하다는 신조어) 매력으로 여심 잡기에 나선다. ‘국민 여동생’ 수지는 강자에게 한없이 유약한 ‘슈퍼 을’이자 돈 앞에 굽신거리는 속물 PD(노을 역)로, 연기 변신을 예고한다. 이경희 작가는 전통 멜로의 감정선을 고수하면서 코미디 요소를 더 가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함부로 애틋하게’가 정통 멜로의 계보를 이어간다면 SBS, MBC의 새 수목 미니시리즈는 여름 시즌을 겨냥한 장르물을 표방한다. 오는 22일 첫 방송을 앞둔 SBS의 ‘원티드’는 유괴범을 생방송 리얼리티쇼로 찾는다는 극단적인 설정으로 이야기를 밀고 나간다. “국내 최고 여배우의 아들이 납치됐다”는 충격적인 문장을 내세운 ‘원티드’는 여배우의 아들이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스릴러물이다. 납치범은 자신을 찾는 생방송 리얼리티쇼를 만들라는 지시를 내린다.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범인이 보내오는 미션에 따라 프로그램이 꾸려진다. 그러면서 실마리도 하나씩 던져진다. ‘싸인’, ‘펀치’ 등 멜로를 제치고 선 굵은 이야기로 연기력을 쌓아온 김아중은 아이를 찾기 위해 처절하게 분투하는 어미이자 여배우 정혜인으로 열연한다. 지현우는 범인 잡는 데 골몰하는 형사로, 엄태웅은 시청률을 따내기 위해 혈안이 된 예능 PD로 에너지를 발산한다. KBS가 김우빈, 수지를 내세웠다면 MBC는 이종석, 한효주로 맞선다. 다음달 20일부터 전파를 타는 ‘W-두 개의 세계’다. ‘W’는 지난해 ‘그녀는 예뻤다’로 감각적인 연출력을 선보인 정대윤 PD와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인현왕후의 남자’로 경계 없는 상상력을 인정받은 송재정 작가의 조합으로 기대를 한껏 그러모은다.  송재정 작가 전작의 팬이라면 어김없이 기대하게 되는 ‘장르적 설정’이, 서스펜스 멜로를 표방한 이번 드라마에서는 더 파격적으로 판을 키운다. 2016년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는 같은 공간을 다른 차원으로 펼치며 현실과 가상현실을 아우른다. 각각의 세계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영향을 주고받으며 서스펜스 특유의 불안과 파동을 일으킨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등으로 작품마다 인기와 입지를 대폭 넓혀온 이종석은 전직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에서 벤처를 세워 성공한 청년 재벌, 강철 역으로 종횡무진한다. 활달하고 재바른 종합병원 흉부외과 2년차 레지던트 역을 맡은 한효주는 이번 작품으로 6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키스데이 “키스를 부르는 입술”…‘운빨’ 류준열 ‘또오해영’ 서현진 1위

    키스데이 “키스를 부르는 입술”…‘운빨’ 류준열 ‘또오해영’ 서현진 1위

    키스데이를 맞아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전국 미혼남녀 456명(남223 여233)을 대상으로 ‘키스하고 싶은 입술을 가진 스타’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치명적 입술의 소유자 “류준열(42%)”과 대체불가 배우 ‘흙해영’ “서현진(38%)”이 각각 1위로 선정됐다. 이어 남성스타 부문에서는 최근 SNL ‘3분 남친’으로 웃음을 선사한 사이먼도미닉(33%), 통통입술의 틴탑 니엘(16%), 아이가 다섯에서 여심몰이 중인 성훈(4%)이, 여성스타 부문에서는 칸의 아가씨 “김민희(35%)”, 날마다 리즈 갱신 중인 “이성경(18%)”, 오블리 “오연서(5%)” 가 꼽혔다. 한편 미혼남녀 10명 중 4명은 연인과의 키스 후 불만족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키스데이를 맞아 전국 미혼남녀 456명(남223 여233)을 대상으로 ‘연인과의 키스 만족도’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6%가 불만족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내키지 않지만, 의무적으로 키스에 응한 적이 있다고 답한 미혼남녀도 78%.에 달했다. 이들이 감정 없는 키스를 한 이유로는 “습관적으로(43%)”가 가장 높았으며, “관계 유지를 위해서(34%)”,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아서(14%)”, ”권태기임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5%)” 등이 있었다. 남녀가 꼽은 키스를 부르는 순간 1위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눈이 마주칠 때(42%)”가 꼽혔다. 이어 “데이트 후 헤어지기 아쉬울 때(29%)”, “섬유유연제 등 좋은 향기가 날 때(18%)”, “이성이 입술을 응시하고 있을 때(7%)”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키스 직후 여성이 남성에게 가장 듣기 싫은 말은 “나 좀 잘하는 것 같아(38%)”, 남성이 여성에게 가장 듣기 싫은 말은 “긴장했어?(54%)”였다. 이외에도 키스 직후 여성이 남성에게 듣기 싫은 말은 “좋았어?(30%)”, “내가 몇 번째야?(23%)”, “성급해서 미안해(6%)”순으로 이어졌으며 남성이 싫어하는 여성의 말은 ”키스 너무 잘하는 것 같아 의심돼(26%)”, “다음엔 이런 식으로 하지마(12%)”, “화장 다 지워졌네(5%)”순이었다. 조사결과 남녀 모두 키스 직후 바로 느낌을 물으며 과거 연애 경험을 확인하거나 상대방의 감정을 무시하고 자존심을 해치는 말을 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연 인턴기자 julie31080@seoul.co.kr
  • 외국인 노동자 밀린 월급 동전 2만 2000개로 지급한 건축업자

    외국인 노동자 밀린 월급 동전 2만 2000개로 지급한 건축업자

    경남 창녕군의 한 건축업자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밀린 월급을 동전 2만 2000여개로 지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창녕군의 한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우즈베키스탄 출신 A씨 등 외국인 노동자 4명은 13일 건축업자 B씨로부터 밀린 월급 440만원을 지난 9일 동전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A씨 등에 따르면 B씨는 100원짜리 동전 1만 7505개와 500원짜리 동전 5297개 등 동전만 모두 2만 2802개를 이들에게 줬다. B씨는 자루에 담아온 동전을 사무실 바닥에 쏟아 뒤섞이게 한 뒤 ‘가져가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바닥에 흩어진 동전을 박스에 담아 집으로 가져간 뒤 밤새 100원짜리와 500원짜리로 분류한 다음 인근 상점 주인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상점 주인은 A씨 등의 딱한 사정을 듣고 상점 직원에게 도와줄 방법을 찾아보도록 당부했다. 상점 주인은 “자신들이 일했던 회사 이름도 알지 못할 만큼 한국어가 서툴러 도와주지 않으면 이들이 고생할 뿐 아니라 한국에 대해 나쁜 이미지를 갖게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A씨 등은 지난달 중순부터 B씨의 창녕지역 건설현장에서 일을 시작한 뒤 한달쯤 임금을 받지 못해 따지자 B씨는 ‘동전 월급’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점 직원과 A씨 등은 동전을 차에 싣고 지폐로 바꾸기 위해 농협과 은행을 찾아다녔으나 ‘동전이 너무 많아 바꿔주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바꾸지 못하다가 창원시에 있는 한국은행 경남본부에서 5만원짜리 지폐로 교환했다. 한국은행 경남본부는 2만 2800여개 동전을 모두 분류해 계산하는데 직원 4명이 매달려 40여분간 일을 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경남본부는 외국인 노동자 4명에게 물티슈와 수건, 치약, 칫솔 등을 선물했다. 한국은행 경남본부 관계자는 “뉴스로만 보던 일을 눈앞에서 보게 돼 황당하고 한국인으로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의 불편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주려는 뜻에서 홍보용 물품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가치 vs 거품… ‘高분양가’ 강남 재건축 투기 논란

    가치 vs 거품… ‘高분양가’ 강남 재건축 투기 논란

    “1순위 흔해져 묻지마 투자 늘고 분양권 단기 차익 노린 수요 몰려” “경제상황 불안… 묻지마 투자 위험, 계약 포기자 늘면 분위기 꺾일 수도” “강남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가 너무 비싼 것 아니냐고 하지만 미국이나 영국 같은 선진국의 고급 주거단지는 3.3㎡당 8000만원에서 1억 2000만원까지 합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서울 상위 1%가 수요층인 최고급 주거지역이니 비싼 게 당연하죠.”(강남 A재건축 조합장) “저금리에 갈 곳을 찾지 못하는 투자금이 몰리는 거죠.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고급 주거지로 바뀐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우리 경제 상황을 볼 때 가격 거품이 없다고 말하기 힘들죠.”(부동산 업계 관계자 B) ●분양가 3.3㎡당 4000만원 넘는 곳 많아 강남 재건축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0일 찾은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의 루체하임 분양 현장에서도 열기가 그대로 감지됐다. 일원현대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루체하임은 3.3㎡당 3730만원대의 분양가를 내놨다. 강남에서 상대적으로 입지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음에도 고분양가 전략을 고수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8일 1순위 청약접수 결과 특별공급을 제외한 일반분양 263가구 모집에 1만 1827건의 청약이 몰려들어 평균 4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신반포자이’ 평균 37.8대1, 3월 ‘래미안 블레스티지’ 평균 33.6대1, 이달 진행된 ‘흑석뉴타운 롯데캐슬 에듀포레’ 평균 38.5대1을 넘어선 수치다. 특히 전용면적 59㎡타입의 인기가 높았다. 59㎡A 경쟁률은 81.8대1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승완 루체하임 분양소장은 “일원동이 강남에서 외곽이라고 인식되고 있지만, 영동대로를 중심으로 한 개발이 완료되는 10년 뒤가 되면 강남의 지도가 바뀌어 있을 것”이라면서 “기존 강남에 투자하던 돈은 물론 지방의 자산가들도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6000만원 웃돈… 부산·대구 투자자도 가세 강남 재건축이 뜨거운 관심을 받으면서 최고 분양가 기록도 계속 바뀌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초한양 아파트를 재건축한 ‘반포래미안아이파크’가 3.3㎡당 최고 4503만원을 기록하더니, 올해 1월 분양한 ‘신반포자이‘(반포한양)는 3.3㎡당 4514만원을 찍었다. 3.3㎡당 4000만원을 훌쩍 넘으면서 고분양가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매번 수십대1의 경쟁률로 완판 행진이 이어지면서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는 꺾일 줄을 모르고 있다. 최근에는 수천만원의 프리미엄까지 붙으면서 그동한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부산과 대구의 투자자들까지 강남 재건축 분양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개포동에서 부동산을 하는 오모(46)씨는 “아직 분양권 전매가 불법인데도 적게는 2000만~4000만원, 많게는 5000만~6000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되면서 지방에서 돈이 있다는 분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면서 “전매제한이 풀리게 되면 수천만원이 더 뛸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프리미엄이 붙자 재건축 아파트들은 몸값이 더 높아지고 있다. 다음달 현대건설이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하는 ‘디 에이치 아너스힐’의 3.3㎡당 분양가는 4500만~5000만원선이 될 전망이다. 개포주공3단지 조합 관계자는 “지난 3월 분양한 래미안 블레스티지(3.3㎡당 최고 4385만원)보다 개포주공3단지의 입지가 더 좋고, 재건축의 내용도 더 훌륭하다”면서 “최고급 주거지에 맞게 분양가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포3단지 분양가 3.3㎡당 5000만원 선 전망 강남 재건축 시장이 뜨거워지는 이유는 뭘까? 업계의 시각은 나뉘고 있다. 강남이 재건축을 통해 최고급 주거단지로 또 한 차례 업그레이드되는 과정에서 가격 상승이 나타나는 것이라는 분석과 투자처를 잃은 유동 자금이 몰리면서 거품이 끼고 있다는 것이다. 개포주공3단지 장영수 조합장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다른 부동산 시장과는 별개의 또 다른 시장”이라면서 “상위 1%를 위한 특수시장이기 때문에 지금 가격이 거품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또 다른 부동산 상품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어 자산가들이 많이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재건축조합·건설사가 분양권 장사 부추겨” 반면 부동산 전문가들의 시각은 좀더 냉정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이 특수한 시장인 것은 맞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분양권 투자를 통한 단기 수익을 노리는 자금의 유입이 적지 않다”면서 “재건축 조합이나 건설사들도 이런 점을 노리고 10억원이 넘는 아파트 계약금을 수천만원 정액제로 가져가면서, 분양권 장사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래미안 루체하임도 모든 평형의 계약금을 3000만원으로 정했다. 농담으로 3000만원짜리 로또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여기에 청약제도 완화로 서울·수도권 1순위 자격이 통장 가입 후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되면서 묻지마 투자도 크게 늘고 있다. 잠원의 한 공인중개사는 “1순위 통장이 흔해지다보니 분석 없이 밀어 넣는 경우가 많다”면서 “얼마 전에는 지방에서 5명이 올라와 문의를 하고 갔다”고 귀띔했다. ●“기준금리 1.25%로 내려 재건축 투자 늘 것” 그렇다면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될까? 래미안 블레스티지 대형 평형 분양권 2개를 가지고 있다는 투자자 김모(42)씨는 “초기 투자금액이 커 강남 재건축은 단기 수익률은 오히려 다른 지역보다 떨어진다”면서도 “강남 노후 아파트 전체가 재건축되면 동네 자체가 최고급 주거단지로 바뀌기 때문에 방망이를 길게 잡고 장기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0.25% 포인트 내려 시중에 돈이 더 풀리면서 재건축 등에 대한 투자수요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거시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무리한 투자를 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결국 부동산시장도 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계속 가는 형태가 되겠지만, 어느 시점에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리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청약률 높아도 계약 포기하는 사람 늘어나면 분위기 꺾이게 될 수 도 있다”면서 “최근에는 재건축 수주도 상황을 봐가면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털어놨다. 글 사진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복면가왕 치어리더 혜린 “저 EXID 예요” 눈물 ‘글썽’

    복면가왕 치어리더 혜린 “저 EXID 예요” 눈물 ‘글썽’

    EXID 혜린이 ‘복면가왕’ 치어리더 가면을 쓰고 깜짝 가창력을 뽐냈다. 12일 오후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에서는 32대 가왕에 도전하는 8명의 복면가수들의 1라운드 무대가 펼쳐졌다. 이날 ‘승리의 치어리더’와 ‘해외파 뮤지션 마이콜’이 변진섭의 ‘그대 내게 다시’로 듀엣 대결을 펼쳤다. 판정단의 투표 결과 승리는 마이콜에게 돌아갔다. 이에 치어리더는 조수미의 ‘나 가거든’을 부르며 복면을 벗었다. 치어리더의 정체는 걸그룹 EXID의 멤버 혜린이었다. 혜린은 “그룹 인지도에 비해 저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다”며 “나를 더 많이 알아봐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복면가왕’에 출연하게 됐다. 하니, 솔지 두 언니가 너무 많은 짐을 지고 가는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사진=MBC ‘복면가왕’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카드뉴스] 못다 핀 청년을 위한 꽃 한송이...“늘 잃고 나서 울어 미안합니다”

    [카드뉴스] 못다 핀 청년을 위한 꽃 한송이...“늘 잃고 나서 울어 미안합니다”

    지난 9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열아홉살의 나이에 생을 마감한 정비공 김모(19)군의 발인식이 열렸습니다. 월 144만원을 받으며 사발면으로 끼니를 때워가며 일했던 정비공의 죽음. 시민들은 책임을 통감하며 거리로 나왔습니다. 못다 핀 청년을 위해 시민들이 들고 나온 꽃 한송이. 늘 잃고 나서 울어 미안합니다. 기획·구성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길섶에서] 주말 농부/이경형 주필

    2주 만에 밭에 갔다. 고추, 가지, 오이 모종을 옮겨 심은 지는 한 달도 넘었다. 진작 지지대를 세워 묶어 줘야 했는데, 늦었다. 고춧대가 바람에 구부러진 채 햇볕을 받으려고 온몸을 비틀고 있는 게 한둘이 아니었다. 고춧대 아랫부분 반 뼘 정도는 일찌감치 잔가지와 잎을 제거하고 첫 꽃도 따줘야 실한 고추가 되는데 역시 좀 늦었다. 가지도 밑둥치 부근의 잎은 모두 따 줘야 하는데 무성하게 자라 버렸다. 뒤늦게나마 지지대를 박아 고춧대와 가지를 바로 세워 묶어 주고 잔잎들을 따 주었다. 오이도 알루미늄 파이프로 지주목을 만들어 세워 놓긴 했으나 오이순들이 거기까지 타고 오르는 유인줄을 매달아 주지 않아 땅으로 기고 있었다. 어떤 놈은 옆 고랑으로 뻗어나가 흰 감자 꽃대를 감고 있다. 이미 열린 어린 오이를 조심스레 가다듬으면서 비닐 끈을 지주목에 연결해 오이순을 감아 주었다. 작업 도중 오이순이 뚝뚝 부러지기도 했다. 밭에 자주 왔어야 했는데 오이한테 미안했다. 농사는 시기를 놓치면 놓친 만큼 부실한 흔적이 수확 때까지 계속 남는다. 세상사치고 적기를 놓치면 제대로 되지 않는 일이 비단 농사뿐이랴. 이경형 주필 khlee@seoul.co.kr
  • 유홍준이 말한 ‘한국의 체 게바라’ 시인 김남주에 얽힌 실화

    유홍준이 말한 ‘한국의 체 게바라’ 시인 김남주에 얽힌 실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작가이자 소설가 황석영, 방동규(방배추), 백기완을 ‘한국 3대 구라’로 알린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특유의 구수한 목소리로 지난 5일 광주아시아문화전당에서 지인들에게 ‘가장 광주다운 사람 중 시인 김남주’(1946~1994)와 얽힌 실화를 짧게 소개해 박수를 받았다. 이날 광주에는 최열 환경운동재단 이사장과 이미경 전 국회의원, 화가 임옥상 등 10여명이 방문했다. 다음은 강연 내용을 최소한의 수정을 거쳐 옮겨 놓은 것이다.  ●김남주 ‘해방둥이’ 주장과 ‘좆 돼 버렸네’에 얽힌 일화  “광주일고를 나온 김남주 그 자식이 자기가 ‘해방둥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자식이 해방둥이일 수가 없다. 해방둥이가 멋있어서 해방둥이라고 하고 다녔다. 이 김남주가 가장 많이 쓴 문장이 ‘좆 돼 버렸어’다.  남주가 ‘동물농장’에 나올 법한 친구들과 영화 ‘닥터 지바고’(1965년 개봉)를 보러 갔다. ‘닥터 지바고’에 소냐와 라라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지바고가 아주 고결하게 사는 것 같으면서 갑자기 라라하고의 베드신이 확 나온다고, 그래서 (주변에서) 한번 가 보라고 해서 간 거다. 화면이 확 바뀌니까 김남주가 ‘얼레!’ 했다. 극장 안이 웃음바다가 됐다. 닥터 지바고 코에 고드름이 막열리는데 사랑의 테마가 막 나오니까 김남주가 “좆 돼 버렸네’ 했다가 극장에서 쫓겨났다.  나중에 남주가 ‘남민전’ 한다고 하다가 징역 7년을 살았다. 그때 법정에서 최후 진술을 하는데, ‘한마디로 좆 돼 버렸어야’라고 했다. 진짜다.”  ●‘김남주 귀신’ 떼내려고 김금화 큰무당 굿한 시인 이시영  “내가 답사기 한창 잘나가고 있고 시인 이시영이 창비 주간을 하고 있을 때다. 이시영이 잠을 못 자서 얼굴이 반쪽이 됐다. 매일 꿈 속에 남주가 나타나서 ‘어이 남주’ 하면 없어지고 해서 일어나면 식은땀이 나 잠에서 깨고 했단다.  당시 소설가 송기원(1947년 생))하고 김남주(1946년 생)하고 이시영(1949년 생)하고 다들 나이 차가 있어도 다 반말을 하는데 남도 작가들의 그 끈끈함을 이루 다 말할 수가 없다. 이시영이 송기원한테 ‘남주가 너한테는 찾아오지 않느냐’고 했더니, 송기원이가 ‘나한테 오면 먹을 것이 없어서’라고 했단다.  일주일 뒤에 소설가 윤정모가 이시영을 보면서 ‘왜 이렇게 반쪽이 됐냐”라고 물었다. 이시영이가 ‘그 남주란 놈이 죽고 나서 매일 밤 찾아온다’고 했다. 윤정모가 ‘너, 그거 귀신 씐 거다. 귀신 쫓는 데는 김금화(인간문화재) 할머니가 최고인데, 이경자가 김금화 할머니 자서전을 쓰니까 이경자에게 이야기해서 굿해야 한다’고 하더라.  그때 굿하면 밴드 쓰고 해서 1000만원 드는데, ‘너는 민주 인사니까 재료비하고 인건비하고 50만원에 하자’고 했단다. 올 때 일주일간 벗지 않는 빤스 러닝 가지고 오라고 주문했다.  이시영은 죄인으로 엎드려 있고, ‘네 귀신이 어느 귀신이냐 ’고 김금화 선생이 춤추고 빤스 가지고 막 휘두르고 하면서 굿하는데 어느 순간에 ‘시영아~’ 하는데 남주 목소리더란다.”  ●“어이 남주, 송기원이나 만나고 가지”  “남주가 ‘나 때문에 고생했지’ 하고 옆에서 윤정모가 이시영에게 잘못했다고 절하라고 하고 하는 거다. 남주가 ‘내가 떠나면서 연락처를 놓고 와서 매일 밤 너를 찾아갔다. 연락이 됐다가 또 안되고 해서’ 그렇다고 했단다.  남주가 ‘나 아직 저승에 안 갔다. 나 민족 통일될 때까지 안갈라고 한다’하니까 이시영이 ‘죽겠다. 민족통일이 언제 되는데” 그랬다’ 남주가 부탁도 했다. ‘내 묘소를 옮겨 달라. 내 밑에 둘이 있다. 미안해 죽겠다’고 했단다. 남주가 5.18묘소에 비집고 들어갔는데, 그리 됐다. 나중에 그 부인 등이 옮기려고 했는데 결국 못 옮겼다.  김금화 선생이 또 춤추자 남주가 말하길 ‘시영아 고맙다. 너뿐이 없다. 네가 차려 줘서 잘 먹고 간다. 나 춥고 굶주렸는데 너라도 있어서 먹고 간다’고 했다. 여기서 윤정모가 ‘간대잖아. 붙들어서 노잣돈 줘야지’ 했단다.  그런데 이시영이 생각에는 ‘간다고 하면 빨리 가면 좋은데, 왜 붙잡아’라고 생각이 들었단다. 그러다가 ‘어이 남주 그러지 말고 송기원이나 만나고 가지 그래’라고 했단다. 그날 창비에서 송기원을 만난 이시영이 ‘어이, 남주가 안 찾아왔댜?’라고 물었다.  이렇게 끈끈한 남도 작가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다큐멘터리로 남길까 생각하고 있다. 이거 실화다.”  ●굿한 뒤로 김남주는 왜 ‘개띠’로 확정됐나  “그 뒤에 꿈에 남주가 나타나더니 ‘고맙다. 네가 차려 줘 잘 먹고 간다’고 했다. 그러더니 남주가 사라지니까 개 한 마리가 확 지나가더랜다. 이시영이가 ‘거봐, 그 새끼 개띠라고. 46년 개띠인데 45년 닭띠라고 했다고. 늘 해방둥이라고 했다’고 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형 승준 이어 동생 동준까지 KBL 코트와 작별

    형 승준 이어 동생 동준까지 KBL 코트와 작별

     프로농구 서울 SK의 귀화 혼혈선수 이동준(35)이 은퇴를 선언했다. 이로써 귀화 혼혈선수 1세대로 꼽히는 이승준(38)-동준 형제가 나란히 코트를 떠나게 됐다.  SK 구단은 10일 보도자료를 내 “이동준이 본격적인 팀 훈련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했다”며 “그는 시즌 종료 후 부상 재활과 개인 체력 훈련을 통해 다음 시즌을 준비했지만 5월 말 체력 훈련 중 또 다시 아킬레스건을 다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잦은 부상으로 인한 경기력 저하로 인해 팀에 도움을 줄 수 없다고 스스로 판단해 계약기간 1년을 남기고 은퇴를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미국인 부친과 한국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이승준-동준 형제는 지난 2007년과 2009년 각각 귀화 혼혈 드래프트를 통해 KBL 무대를 밟았다. 잘생긴 외모와 화려한 기술을 앞세워 국내 프로농구의 인기를 이끌었다.  형제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SK와 나란히 계약을 맺으며 데뷔 후 처음으로 한 팀에서 뛰었지만 나란히 부진하며 좀처럼 코트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동생이 결심하는 데 얼마 전 자유계약(FA)이 좌절돼 은퇴하기로 한 형의 선택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재호 SK 구단 팀장은 “이동준은 지난 5월 말 문경은 감독과의 면담에서 은퇴 의사를 꺼냈으며 구단의 만류에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SK는 이날 서울 삼성으로부터 센터 송창무(32·205㎝)를 영입했다. 지난 2007년 창원 LG에 입단한 후 2014년 삼성으로 이적한 송창무는 통산 193경기에 출전했으며, 큰 키와 힘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골밑 몸싸움을 주무기로 외국인 선수를 뒷받침하는 식스맨으로 활약해 왔다.  또 삼성 이현민과 전주 KCC 김태술은 유니폼을 바꿔 입는다. 김태술은 2007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서울 SK에 입단해 그해 신인왕을 차지했으며 안양 KGC인삼공사, KCC 등에서 활약했다. 그동안 베스트 5에 두 차례 선정됐고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지난 시즌에는 42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평균 4.5득점 2.6리바운드 3.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현민은 2006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창원 LG에 입단했으며 지난 시즌 고양 오리온에서 뛰면서 42경기에서 1.8득점 1.1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먼저 다시 트레이드 대상이 된 이현민에게 미안하다”면서 “김태술이 새로운 환경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자이언티, 고양이에게 무슨 짓을? 선글라스 벗으니 ‘순수 얼굴’

    자이언티, 고양이에게 무슨 짓을? 선글라스 벗으니 ‘순수 얼굴’

    가수 자이언티가 ‘신의 목소리’ 출연으로 화제에 오르며 그의 일상에도 관심이 모인다. 자이언티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미안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한 장 게재했다. 사진에는 고양이의 두 다리를 자신의 얼굴에 갖다 대고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자이언티의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선글라스를 벗고 눈을 드러낸 자이언티는 무대 위 카리스마는 온데간데 없는 순수한 얼굴로 눈길을 끌었다. 한편 자이언티는 지난 8일 방송된 SBS ‘신의 목소리’에 출연해 박지윤의 ‘성인식’을 재해석해 불러 감탄을 자아냈다. 사진=자이언티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딴따라’ 지성 강민혁, 짠내 브로맨스+예측불가 전개 ‘눈물맛 사이다’

    ‘딴따라’ 지성 강민혁, 짠내 브로맨스+예측불가 전개 ‘눈물맛 사이다’

    ‘딴따라’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면서도 답답함은 없는 사이다 직구 전개로 시청자들의 폭발적 호응을 얻었다. 조복래의 자살과 그 내막을 직접 밝힌 지성과 이로 인해 지성과의 인연을 원망하면서도 결국 지성을 일으켜 세우는 강민혁의 모습이 60분동안 휘몰아쳐 보는 이들의 눈물을 펑펑 흘리게 했다. 지난 8일 방송 된 SBS 수목 드라마 스페셜 ‘딴따라’(극본 유영아, 연출 홍성창 이광영, 제작 웰메이드 예당, 재미난 프로젝트) 15회에서는 형 조성현(조복래 분)이 곡을 빼앗기고 자살했음을 알게 되는 조하늘(강민혁 분)의 모습이 그려져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성현의 자살을 알게 된 신석호(지성 분)는 분노에 휩싸여 이준석(전노민 분)을 찾아가 주먹다짐을 했다. 준석은 자신이 성현에게 그랬듯 무명작곡가의 곡을 지누(안효섭 분)의 곡으로 둔갑시켜 결국 작곡가가 죽음을 선택하게 만들었던 석호의 과거를 끄집어 내며 석호를 비난했다. 이에 석호는 “너 벌 받을 거다 네 벌 네가 알아서 받아! 내 벌 내가 알아서 받을게”라고 한 후 자리에 주저 앉아 “미안합니다”라며 연신 사과해 안타까움을 폭발시켰다. 이후 성현의 납골당을 찾아 “옆에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성현아 정말로 미안해”라며 쓰러져 오열하는 석호의 모습은 자책감을 온몸으로 내뿜어내 눈물샘을 자극했다. 한동안 식음을 전폐하며 침대에서 꼼짝 않던 석호는 정그린(혜리 분), 여민주(채정안 분), 장만식(정만식 분), 변사장(안내상 분), 딴따라 밴드 앞에서 성현의 죽음, 하늘과 자신의 특별한 인연, ‘울어도 돼’가 성현의 곡이라는 것까지 모든 것을 고백했다. 이에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것은 당연히 하늘. 그는 성현이 심장마비가 아니라 자살했음을 알고 난 후 분노와 경악의 눈물을 쏟아내며 자리를 박차고 떠났다. 하늘은 “자꾸 만약이라는 생각이 들어 아주 옛날 석호형이 우리 형 인생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우리 가족은 지금 다 모여서 살고 있지 않을까..”라고 석호와의 인연을 원망하며 힘들어 했다. 하늘은 성현의 납골당에서 “나랑 형이랑 나이 차가 많이 나지 않았으면 형이 그렇게 외롭게 가버리지는 않았을 텐데.. 형.. 나는 신석호라는 사람과의 인연이 미워..”라며 눈물지었다. 이어 하늘은 석호와 자신을 다시 이어준 너바나 CD 속에서 ‘울어도 돼’의 악보를 찾게 됐다. 악보에 꾹꾹 눌러 담은 성현의 음악은 하늘의 눈물샘을 봉인해제했다. 마치 하늘에게 마음껏 ‘울어도 돼’ 라고 말하는 듯해 시청자들까지 눈물 쏟게 만들었다. 하늘은 ‘울어도 돼’ 악보를 본 후 자신이 이 노래를 다시 부르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준석에게 찾아가 “내가 할 말은 하나야 난 조용히 죽일 거야 이준석..아니 죽게 만들 거야 당신이 내 형을 그렇게 만든 것처럼”이라고 서릿발 분노를 내비치며 선전포고해 간담을 서늘케 했다. 그 시간 석호는 성현이 투신한 한강다리 위에 서있었다. 절망과 자책감에 괴로워하던 석호를 구한 것은 결국 하늘이었다. 석호와의 인연을 원망했던 하늘은 “또 나만 두고 떠나는 거냐”며 석호를 돌려세웠다. 두 남자는 그렇게 성현을 그리워하며 목놓아 울었다. 하늘은 석호가 성현과 하늘의 인생에 들어온 후 많은 것이 변했음을 밝혔다. 성현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만들었고, 하늘이 힘들 때 손을 잡아주고 노래하게 만든 것. 하늘은 “형 우리 이제 위로도 그만하고 아픔도 그만 얘기하자”며 “우리 ‘레전드 어게인’ 나갈 거에요 우리 형 노래 내가 부를거에요 이제 형이 일어나서 우리 형 노래 찾아줘요”라며 성현의 ‘울어도 돼’ 악보를 석호에게 건넸다. 서로에게 가장 힘든 순간 서로의 손을 잡은 석호와 하늘은 이미 한 가족이었다. 석호는 본격적으로 최준하(이현우 분) 찾기에 돌입했다. 수소문 끝에 준하가 묵는 호텔을 알아냈고 쪽지를 전해달라 부탁했다. 준하는 이미 준석을 만나고 있었다. 준석은 성현의 동생이 ‘울어도 돼’를 부르게 됐다는 사실과 이로 인해 과거 사건이 수면위로 떠올랐다는 것, 석호가 준하를 찾고 있음을 밝혔다. 이어 준하에게 지금처럼 숨어살라고 협박했다. 하지만 준하는 성현의 곡을 빼앗고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는 매해 성현의 기일에 맞춰 한국에 들어와 납골당을 찾았던 것. 그런 가운데, 석호의 진솔한 고백이 담긴 쪽지를 본 준하가 석호를 찾아와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기대감을 높였다. 무엇보다 지성-강민혁의 2색 오열 연기와 이들의 애틋하고 애잔한 브로맨스는 시청자들을 울렸다. 지성과의 인연을 원망하면서도 지성을 미워할 수 없는 강민혁의 감정이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고, 조복래에 대한 죄책감에 연신 미안하다며 납골당에 쓰러져 눈물 흘리는 지성의 모습은 처연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지성과 강민혁의 감정연기와 휘몰아치는 전개는 시청자들을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며 16회 방송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SBS 드라마스페셜 ‘딴따라’는 벼랑 끝에서 만난 안하무인 매니저와 생초짜 밴드 딴따라의 꽃길 인생작 프로젝트를 그린다. 9일 밤 10시 16회가 방송된다. 사진=SBS ‘딴따라’ 방송화면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박승 前 한은 총재 ‘인생경제학’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박승 前 한은 총재 ‘인생경제학’

    나이를 무색하게 했던 10년 전의 ‘혈기방장’은 아직도 그대로일까. 팔순에 접어든 그가 어떤 모습으로 손님을 맞을지 그려보며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빌라의 초인종을 눌렀다. “아유, 많이 덥지? 어서 와, 어서 와.” 문을 여는 그의 말투와 표정. 10년 전의 그가 다시 보였다. 한국은행 총재 시절(2002~2006년) 어떤 전임자들보다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했던 박승(80) 전 총재는 여전히 세상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다. -“이봐 학생, 기껏 어려운 시험 봐서 합격해 놓고 왜 포기하려는 거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1954년 2월 어느 날, 해군 제복을 입은 군인이 우리 집에 찾아왔다. 해군사관학교에 합격하고도 입교 절차를 밟지 않자 ‘등록을 서두르라’는 독촉장이 날아오더니 이마저도 반응이 없자 저 멀리 경남 진해에서 전북 김제의 깡촌까지 직접 사람이 달려온 것이었다. “죄송합니다.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대학에 가고 싶어요.” 이리공고 수석 졸업 예정자를 반드시 데려와 입교시키라는 해사 교장의 ‘특명’을 받은 그 군인은 나의 고집에 아주 난처한 표정이 되고 말았다. 그가 끝내 임무 완수를 못 하고 돌아간 그날은 나의 힘겨운 주경야독(晝耕夜讀)이 시작된 날이기도 했다. -내가 태어난 1936년, 호남 벽촌 마을에서 어느 집이라고 여유가 있었겠냐마는 우리 집은 특히 더 어려웠다. 아버지는 원래 한의사였는데 그건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의 일이고, 나를 보셨던 44세 때의 아버지는 가족의 기초 생계도 감당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가장일 뿐이었다. 치료하던 환자가 급사한 뒤 의술의 길을 포기했던 아버지는 그 후 평생을 한글 초서체 연구에 바치셨다. -1948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에서 7㎞ 떨어진 이리공업중·고에 진학했는데, 결석을 밥 먹듯이 했다. 어떤 때는 모심고 김매느라고, 어떤 때는 산에서 땔감을 구해야 해서 학교에 못 갔다. 어머니 혼자 새벽엔 보리방아 찧고 낮에는 논일하고 저녁엔 길쌈해서 생계를 꾸리시다 보니 중·고교 6년 동안 수업료 때문에 가슴 졸이지 않은 때가 없었다. 당시에는 교문 앞에서 선생님이 불시에 수업료 납부 영수증 검사를 해서 영수증이 없으면 집으로 돌려보내는 일이 잦았는데, 그런 일을 당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공부를 하고 싶은데 돈을 못 내서 공부를 못 한다면 그건 누구의 책임일까.” 그렇게 터덜터덜 집에 와 보면 아버지는 어김없이 방 안에 틀어박혀 한글 서체와 씨름하고 계셨다. 어머니는 깨, 콩, 닭, 토끼를 이고 지고 5㎞ 떨어진 읍내에 가서 고생을 하시는데, 아버지가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다. -중3 때 6·25전쟁이 났다. 전쟁이 터지고 얼마 후 인민군이 우리 마을에 들어왔다. 인민군들은 학생단체를 만들어 고등학생들을 강제로 가입시켰다. 김일성 찬양 노래를 부르게 하고 이런저런 심부름을 시켰다. 학생들 중 6명은 나와 같이 아침마다 기차로 통학하던 고2, 고3 형들이었다. 얼마 후 유엔군이 들어와 인민군이 퇴각했는데, 그 형들은 천생 ‘빨갱이 부역자’로 몰려 처형당할 판이었다. 결국 다들 산으로 도망쳤는데, 나중에 빨치산이 돼서 경찰서를 습격했다가 결국엔 몰살을 당하고 말았다. ‘내가 몇 년만 일찍 태어났어도 이렇게 개죽음을 했겠구나.’ 좌우 이념 대결의 허망하고 참혹한 결과를 몸으로 느낀 순간이었다. -“이 집 아들 빨리 결혼해서 부모님 모시고 농사지어야 되겠네.” 동네 아낙이 무심결에 던진 말이지만 고3 졸업반인 내가 피해 갈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었다. 나 아니면 예순 넘긴 부모님과 여동생을 부양할 사람이 없었다. 우리 2남 4녀 중 형은 일찍 돌아가셨고 누나 3명은 출가한 상태였다. 하지만 농사꾼으로 남을 수는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선택한 게 수업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군 사관학교였고 나는 그 중에서도 해사에 시험을 쳤다. -해사 입교를 포기하고 농사에 전념했던 그해, 가을 수확을 하니 먹고살 것 빼고 딱 쌀 다섯 가마가 남았다. ‘이 정도면 일단 대학에 등록할 수준의 돈은 되겠다.’ 이듬해 초 서울대 경제학과 입학시험을 봤다. 어머니가 싸 주신 찐 고구마 5개를 손에 들고 난생처음 서울행 기차를 탔다.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는 서울역과 남대문 주변의 살풍경은 60년이 지난 현재도 머리에 또렷하다. 곰탕집 간판을 보고는 ‘곰고기를 파는 곳’, 복덕방 간판을 보고는 ‘떡 파는 곳’으로 오해했던 건 두고두고 웃음거리가 됐다. -55학번으로 서울대 합격을 했는데, 입학 때의 감격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여전히 나는 찢어지게 가난한, 그래서 고등교육받는 게 가당치도 않은 시골 출신의 고학생일 뿐이었다. 서울에서 가정교사라도 하면 좋을 텐데 그러자니 고향집의 농사가 문제였다. 수시로 서울과 김제를 농사 때문에 왔다 갔다 하는 생활이 이어졌고, 중·고교 6년 동안 그랬듯 학비와의 전쟁이 대학 졸업 때까지 이어졌다. -대학 졸업이 다가올수록 입학 때 가졌던 경제학 교수에 대한 바람은 더 절실해져 갔다. 그러려면 대학원에 진학해야 했다. 그러나 돈이 없었다. 나의 선택은 돈을 벌면서도 배움을 이어 갈 수 있는 한국은행 조사부 근무였다. -1961년 한국은행 배지를 달았다. 만 25세였다. 양복 한 벌을 18개월 할부로 사 입으니 세상이 마치 내 것 같았다. 얼마 후 5·16 정변이 났다. 정권을 잡은 군부는 동국대 옆에 중앙공무원교육원을 만들고 여기에서 사무관 이상 공무원과 교사, 교수, 기업인들에게 소정의 교육을 받도록 했다. 지금으로선 상상도 못 할 일인데 입행 첫해의 내가 여기에 강사로 위촉됐다. 매주 3~5시간씩 강의를 했는데, 모교의 교장 선생님과 대학 총장, 학장도 나의 강의를 듣는 상황이 됐다. 대학 은사 박희범 교수님께서 나를 추천했기 때문이란 건 강의를 시작하고 얼마가 지난 후에야 알았다. 경제기획론과 경제발전론을 가르치셨던 박 교수님은 비교적 진보적인 색채의 학자이셨는데, 혁명정부에서 새로운 경제의 틀을 짜는 역할을 맡으셨다. 교수님은 나중에 교육부 차관과 충남대 총장을 지내셨다. -운명을 바꾼 미국 유학은 뜻하지 않은 기회에 찾아왔다. 1968년 나는 남산의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몇 날 며칠을 심하게 취조당했다. 일인즉슨 이랬다. 당시 우리나라는 무역적자가 대단히 심했는데 한국은행은 환율을 올려 수출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해서 폈다. 그러나 정부는 환율이 오르면 물가도 같이 뛴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서봉균 재무장관을 초청해 환율 인상 정책을 펴도록 설득시키기 위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원고 작성과 발표를 대리급 조사역에 불과했던 내가 담당했다. 그런데 다음날 조간신문 1면 톱에 당장이라도 정부가 환율을 대폭 올리는 듯한 기사가 났다. 국민과 기업들 사이에 혼란이 왔다. 얼마 후 중앙정보부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행원부터 부총재보까지 담당자들을 모조리 연행해 갔다. 중앙정보부 분실에서 조사를 받는 동안의 공포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누가 멋대로 신문사에 원고를 넘겨줬느냐”는 추궁이 이어졌는데, 작성자인 내가 우선적으로 용의선상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후배 행원이 신문기자 친구에게 발설한 사실이 드러나 나의 혐의점은 벗겨졌지만, 어쨌든 나는 후배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으로 감봉 징계를 받았다. 이게 한국은행 간부들에게 마음의 빚을 안겼다. “자네 혼자 책임을 지게 해서 미안해. 다음에 확실히 보상해 줄게.” -보상을 받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971년 한국은행 최초로 국외에 유학생 2명을 파견하게 됐다. 전체 행원을 대상으로 시험을 봤는데 나는 통계학에서 과락이 나와 탈락했다. 그런데 재시험 공고가 떴다. “어떻게든 박승 대리는 합격시키라”는 상부의 지시 때문이었다. -1972년 1월 미국 뉴욕주립대(올버니캠퍼스)로 유학을 떠났고 2년여가 흐른 1974년 4월 석사와 박사 학위를 동시에 받아 왔다. 유학을 마친 뒤 은행에 복귀하고 나서 얼마 지나 두 군데에서 제안이 들어왔다. 나중에 한국은행 총재를 하게 되는 이경식 당시 경제수석이 청와대에 들어와 함께 일을 하자고 했다. 이 수석은 한국은행 재직 때 나의 직속상관이었다. 또 하나는 남덕우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이 김재익 경제기획국장을 통해 타진해 온 ‘사우디아라비아 경제자문단’의 단장 역할이었다. 당시 사우디는 ‘1차 오일쇼크’로 막대한 달러를 벌게 됐지만 경제 개발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우디 국왕은 경제 개발을 도와줄 자문단 파견을 한국에 요청했다. 나의 선택은 사우디였다. -사우디에서 1년 만에 돌아와 1976년 9월 한국은행에 사표를 내고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로 갔다. 교수 부임 직후에 쓴 ‘경제발전론’은 지금도 일부 대학에서 교재로 쓰고 있다. 교수가 되고 이듬해인 1977년부터 3년 동안은 서울신문 비상임 논설위원으로 경제 관련 사설을 썼다. 한 편 작성에 30분 정도밖에 안 걸렸는데 이게 소문이 나면서 다른 언론사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기도 했다. 나와 함께 김학준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정치 관련 사설을 서울신문에 썼다. 교수로서 경력을 쌓아가며 학교 안에서는 정경대학장과 대학원장을, 학교 밖에서는 국제경제학회장과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냈는데 1988년 뜻하지 않은 인생의 전기가 찾아왔다. -“박 교수, 나랑 같이 한번 일해 봅시다.” 노태우 대통령이 그해 2월 취임을 앞두고 경제수석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만 52세였다. 노 대통령과는 이전에 일면식도 없었지만 다양한 언론 기고와 강연 활동 등으로 몇몇 경제단체에서 나를 천거했던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내가 맡았던 첫 번째 과제는 ‘200만호 주택 건설’ 공약의 실현이었다. 말이 200만호이지 엄청난 물량이었는데 막상 아파트를 지으려고 보니 서울 시내에는 땅이 없었고, 서울시 외곽은 그린벨트로 묶여 있었다. “서울 시내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린벨트 밖으로 나가자.” 지도를 펴놓고 서울 세종로 사거리의 측량원표를 중심으로 반경 25㎞를 컴퍼스로 동그랗게 돌려 봤다. 25㎞ 이내로 한 것은 ‘지하철 1시간 이내’의 원칙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온 지역이 경기 분당, 산본, 평촌, 인천 중동 등 4곳이었다. 4대 신도시 추진이 확정되자 1988년 12월 노 대통령이 다시 나를 불렀다. “박 수석, 이제는 건설부 장관으로 고생 좀 해야겠습니다. 계획을 세웠으니 실행까지 맡아 주셔야지요.” -건설부 장관이 되고 나서 이듬해 서울 북쪽의 일산이 추가돼 5대 신도시 계획이 확정됐다. 그러나 그해 여름이 되면서 나는 청와대 경제수석실과 심각한 마찰에 부딪치게 됐다. 당시 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평균 130만원대였는데 건축비는 170만원, 시장 가격은 250만~300만원 수준이었다. 사람들은 분양 당첨만 받으면 막대한 이익이 남는 구조였고, 건설회사는 낮은 분양가를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날림 공사를 했다. 나는 대통령에게 분양가를 올려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경제수석실의 반대가 심했다. 분양가를 올리면 집값이 더 뛴다고 했다. 대통령을 만나 건의했지만 “그 얘기는 이미 경제수석한테 들었다”고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 “내 역할은 여기까지구나.” 사표를 냈다. 다음날 사실상 경질 통보를 받았다. 그게 1989년 7월이었고 이듬해 3월 신학기부터 다시 강단으로 돌아갔다. -2001년 3월 정년퇴임을 하고 이듬해 초 김대중 대통령이 한국은행 총재로 임명했다. 숱한 공직을 거쳤지만 2006년 3월 퇴임할 때까지의 한국은행 총재 4년간이 내 생애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 성취를 이룬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전히 ‘한국은행을 가장 사랑한 총재, 한국은행의 독립성과 위상을 높인 총재, 경제와 민생을 위해 고뇌한 총재’의 3가지 이미지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5남매를 결혼시키면서 4명을 청첩장 없이 보냈다. 첫째와 둘째 아이의 결혼을 주변에 알리지 않고 치렀더니 친구들이 “축의금 낼 기회를 좀 달라”고 해서 셋째 때는 200장을 찍었다. 그런데 역시 나의 생각과 맞지 않았다. 다시 넷째, 다섯째의 결혼은 순수 가족 행사로 치렀다. -내가 모은 재산은 언젠가는 전부 사회에 내놓고 갈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주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한국은행 총재 재임 시절부터 월급의 20%를 가난한 사람이나 소외된 사람을 위해 써 왔다. 모교인 백석초등학교에 도서관도 만들었다. 오래전에 장기 기증 서약도 마친 상태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된 데는 개인의 이익만이 아니라 타인과 사회의 이익을 중시하는 자세가 바탕이 됐을 것이라고 감히 생각해 본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박승 前 총재 중앙은행(한국은행)과 정부(청와대·건설부·공공기관)에서, 또 대학 강단(중앙대 경제학과)에서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굽이굽이마다 굵직한 족적을 남겨 온 경제계의 원로다. 한국은행 총재 때 소신 있고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과의 ‘소통’을 중시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1936년 전북 김제 출생 ▲김제 백석초, 이리공업중·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뉴욕주립대(올버니) 경제학 석사·박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서울신문 논설위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청와대 경제수석, 건설부 장관, 주택공사·교통개발연구원 이사장, 공적자금관리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회고록 ‘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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