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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권 가을 아파트 ‘로또 청약’ 예고

    연말까지 8개 단지 일반 분양 1800여 가구 서초 우성1차 15억 예상… 주변 시세 18억 올가을 서울 강남권에서 아파트 청약 광풍이 예고된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연말까지 강남권에서 공급될 아파트 물량은 8개 단지, 9080여 가구로 집계됐다. 대부분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서 공급되는 물량이며, 이 중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분양받을 수 있는 일반 분양분은 1800여 가구로 조사됐다. 이 아파트들은 분양가 규제를 받기 때문에 시세보다 저렴한 ‘로또 아파트’로 꼽히고 있어 청약 열기가 후끈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아파트 분양보증 승인을 내주면서 인근에 분양한 아파트 분양가를 기준으로 간접적으로 규제하기 때문에 조합이나 건설사가 맘대로 정할 수 없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아파트는 삼성물산이 서초구 서초동 우성1차 아파트를 재건축해 내놓는 ‘래미안 리더스원’ 아파트다. 연초부터 공급 계획을 세웠으나 고분양가 논란, HUG 분양가 규제 등으로 분양 일정이 미뤄진 단지다. 강남역에서 가까운 곳으로 입지가 빼어나고 주변 아파트값이 비싸 당첨과 동시에 3억~4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단지다. 건설업계는 이 아파트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4500만~4600만원대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84㎡ 아파트 분양가가 15억 6000만원 정도다. 주변에 있는 같은 면적 아파트 시세는 18억~19억원이다. 반포동 디에이치 반포, 방배동 방배경남, 서초동 서초 무지개 아파트 재건축 일반 분양 물량도 비슷한 선에서 분양가가 책정될 전망이어서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강남구에서는 삼성동 상아2차 래미안 아파트가 공급 채비를 갖췄다. 11월에는 강남구 개포동 그랑자이 아파트와 일원동 일원대우 아파트 분양이 기다리고 있다. 3.3㎡당 예상 분양가는 4300만원대다. 위례신도시에서도 3년 만에 아파트 분양이 재개되는데, 공공택지지구에서 공급되기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 분양가는 3.3㎡당 2000만원 초반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강남 입시 명문 여고의 배신…‘내신 불신’ 촛불로 번지다

    강남 입시 명문 여고의 배신…‘내신 불신’ 촛불로 번지다

    전국 여고 중 서울대 최다 합격 ‘내신 지옥’ “전교 100등→1등? 이곳선 사실상 불가능” 다른 학교 학부모들도 여고 앞 집회 참석 “입시 치열한데 출발선부터 부정 의혹 화나 아이들 최대 피해… 내신 믿으라 말하겠나”‘교육 특구’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한복판의 숙명여고가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 성적이 급상승해 문·이과 전교 1등을 하면서 ‘문제 유출 의혹’이 불거졌고, 서울 교육청이 감사를 벌인 데 이어 5일에는 경찰이 학교 교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학부모들은 지난달 30일부터 매일 정문 앞에 모여 촛불을 들고 있다. 학부모들은 숙명여고에서 불거진 의혹에 왜 이토록 민감해하고, 분노할까. 숙명여고 의혹이 더욱 회자된 건 학교의 상징성 때문이다. 숙명여고는 일반고다. 하지만 ‘영재고-자율형사립고·외고-일반고’로 서열화된 고교 지형에서 다른 일반고와는 위상이 다르다. 2018학년도 대입 때 서울대에 17명(재학생 기준)을 합격시켰다. 전국 여고 중 서울대를 가장 많이 보냈다. 학부모들은 ‘숙명외고’라고 부른다. 또 공부를 혹독하게 시키기로 유명하다. 내신 등급을 따기 어려운데도 선호하는 이유다. 대치동 입시 컨설팅 업체 대표인 김은실씨는 “숙명여고 내신시험은 출제범위가 넓고 어려워 선행학습 없이는 못 따라간다”면서 “이런 학교에서 성적이 급상승했으니 전국적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곡동, 대치동, 역삼동 등 부자 동네의 아이들이 모이는 만큼 ‘인맥을 쌓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예전의 경기여고 같은 위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 3일 숙명여고 앞 집회 현장에서 만난 학부모들의 분노는 매우 컸다. 이 학교 1학년생의 어머니는 “내신지옥으로 알려진 학교라 아이를 보낼지 많이 고민했었다”면서 “아이들이 모두 피 토하게 공부하기 때문에 100등 이하에서 1등으로 오르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다른 학교에 아이가 재학 중인 학부모도 집회에 합류하고 있다. 특정학교만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교과·비교과 등 내신 성적으로 대학 가는 수시 전형 비율이 80%에 육박하는 가운데 내신 불신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 주는 단면이다. 이모(43)씨는 “아이들의 모든 활동이 대학 입시, 성적 위주로 돌아가는 상황인데 (부정한 행위 때문에) 출발선이 똑같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화나고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딸이 숙명여중에 다니는 또 다른 이모(53)씨는 “주변에서는 ‘애가 찍힐 수 있으니 가만히 있으라’고 했지만, 그럴 수 없어서 집회에 3번째 나왔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자기 아이에게 불이익이 갈까 두려워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시위에 나온다. 이번 사태가 알려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강남 학부모 정보 커뮤니티인 A사이트에는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4일까지 430여개의 관련 글이 올라왔다. 글에 많이 쓰인 단어를 분석한 결과 ‘내신, 학종(학생부종합전형), 비리, 입시, 공정, 수시, 대학, 분노, 억울하다’ 등이 많았다. 키워드를 연결해 보면 “학종 등 수시가 중요해진 시대에 내신 비리 가능성 탓에 입시가 불공정해져 억울하고 분노한다”는 생각이 읽힌다. 이날 서울 수서경찰서는 숙명여고 교장실과 교무실, 쌍둥이 아버지인 전 교무부장 A씨 자택 등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시험지·정답지 결재 서류 등을 확보해 시험지 유출 여부에 대한 물증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앞서 서울교육청은 “문제 유출 개연성은 발견했으나 물증을 확인할 수 없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송도 캠리’ 50대, 경찰 입건 “주민들에게 미안하다”

    ‘송도 캠리’ 50대, 경찰 입건 “주민들에게 미안하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 단지에서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자신의 승용차로 막아놓은 채 떠나 공분을 일으킨 50대 여성이 경찰에 입건됐다. A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4시 43분쯤 인천시 연수구 한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자신의 캠리 승용차로 막아 주민들이 불편을 겪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A(51·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그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이 자신의 승용차에 주차금지 스티커를 부착한 것에 분노해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막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에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주민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사건 당일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6시간 동안 방치된 승용차를 밀어 인도로 옮긴 뒤 경찰에 신고했다. 또 A씨에게 직접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러한 정황이 보도로 알려지자 A씨는 사건 발생 나흘째인 같은 달 30일 주민들에게 사과하며 아파트를 떠나겠다고 알렸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아는 와이프’ 한지민, 유부남 지성에 직진 고백 후폭풍 ‘눈물 뚝뚝’

    ‘아는 와이프’ 한지민, 유부남 지성에 직진 고백 후폭풍 ‘눈물 뚝뚝’

    ‘아는 와이프’가 지성을 향한 한지민의 직진 고백 후폭풍을 예고하는 스틸컷을 공개했다. tvN 수목드라마 ‘아는 와이프’(연출 이상엽, 극본 양희승,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초록뱀미디어) 측은 11회 방송을 앞둔 5일, 주혁(지성 분)과 우진(한지민 분)의 심상치 않은 눈물 속 만남을 포착해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복잡하게 얽혀있던 주혁과 우진의 관계는 10회의 반전 엔딩을 기점으로 전환점을 맞았다. 주혁은 자신의 선택으로 뒤바뀐 현재의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하고 우진과 거리를 뒀지만, 혜원(강한나 분)과의 관계 균열을 막지 못하고 이혼을 맞았다. 반복되는 인연에 혼란을 겪었던 우진은 주혁을 향한 감정을 확실하게 각성했다. 매 순간 감정에 솔직했던 우진은 망설임 속에서도 주혁에게 다가가 입맞춤과 함께 진솔하게 마음을 고백한 것. 우진의 고백 이후 두 사람 사이에는 이전과는 다른 기류가 흐른다. 감정은 선명해졌지만 현실에서 풀어야 할 실타래는 여전히 얽혀있다. 다가갈 수도, 그렇다고 멀어질 수도 없는 주혁과 우진의 거리는 잘못 거슬러 오른 운명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공개된 사진 속 자신의 선택에 대한 후회와 미안함으로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는 주혁과 심장을 부여잡은 채 괴로워하는 우진은 그저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볼 뿐이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사람의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은 서로를 향한 감정의 깊이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오늘(5일) 방송되는 11회에서 우진의 고백 이후 달라지는 관계 변화들이 그려진다. 끊을 수 없이 반복되는 운명 앞, 애써 외면했던 감정을 정면으로 응시하게 된 주혁과 우진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기대를 높인다. ‘아는 와이프’ 제작진은 “잘못 거스른 운명을 살기로 결심한 주혁, 주혁에 대한 감정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직진하기 시작한 우진의 달라진 행보가 애틋하게 전개된다. 무엇보다 변화를 맞게 되는 결정적 사건이 발생한다. 두 사람의 운명이 어떻게 흘러갈지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 한편 tvN 수목드라마 ‘아는 와이프’ 11회는 오늘(5일) 밤 9시 30분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른이지만’ 양세종♥신혜선, 마음 확인 후 키스 “좋아해요”

    ‘서른이지만’ 양세종♥신혜선, 마음 확인 후 키스 “좋아해요”

    ‘서른이지만’ 양세종, 신혜선이 서로를 향해 고백했다. 그리고 달달한 첫 키스로 마음을 확인했다. 지난 4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이하 ‘서른이지만’)에서는 공우진(양세종 분)과 우서리(신혜선 분)이 서로에게 고백하는 모습, 첫 키스로 마음을 확인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공우진과 우서리는 페스티벌 참여를 놓고 공방전을 벌였다. 그러나 둘은 서로에게 사과했다. 먼저 공우진은 우서리를 향해 “미안해요.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었는데. 정말 큰 상처를 줬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나 때문에. 어쩌면 외삼촌 찾을 수 있는 기회인데. 무서웠어요. 혹시 또 내가 다른 사람 인생에 잘못 끼어든 것일까봐. 내가 끼어들어서 무언가 망쳐졌을까 봐”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우서리는 “아저씨가 맞았어요. 누가 내 손보고 말했어요. 꼭 싸운 손 같다고. 재밌게 연주 할 땐 손이 자랑스러웠는데 지금은 창피해요. 이대로 우겨서 무대에 섰으면 창피하고 숨고 싶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마워요. 나 멈춰줘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 싫어지게 하지 않게 해줘서. 내 일에 상관해줘서”라고 덧붙였다.우서리는 “명당인가봐요. 이 육교. 올 때마다 좋은 일이 생기잖아요. 아저씨 만나고 싶을 때, 어디 있는지 모르는데 신기하게 여기서 만났어요. 앞으로 여기 와야겠다”고 말했다. 공우진은 “그럴 일 없다. 계속 어차피 같이 있을 거다. 괜한 걸로 그쪽이랑 틈 벌어지기 싫다. 걱정되면 걱정된다.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말할꺼다. 다. 나한테 할말 있으면 삼키지 말고 다 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심쿵을 자아냈다. 이후 공우진은 우서리와 함께 따로 페스티벌 현장으로 향했다. 그는 “나랑 가요”라고 말하며 우서리를 차에 태웠다. 페스티벌 현장에서 잠깐 쉬게 된 공우진과 우서리는 잔디 밭에 앉아 음악을 감상했다. 공우진은 우서리에게 “피곤한데 잠깐만 이러고 있을게요”라며 기댔다. 그러면서 이어폰을 건냈고, 우서리는 이어폰을 받아 귀에 꽂았다. 그리고 계속 공우진을 힐끔 힐끔 쳐다봤다. 이를 느낀 공우진은 “왜 자꾸 봐요? 더 있고 싶은데 가야겠네. 덕분에 잘 잤어요”라며 설렘을 안겼다.페스티벌이 끝난 뒤 우서리는 공우진에게 “아까 무대에 섰던 게 기억에 안 난다.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 분명 방금 전에 일어난 일인데 내가 진짜 무대에 섰던건가. 실감이 안난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이 아니라 꿈을 꾸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그 꿈이 좋은 꿈인지 나쁜 꿈인지”라고 덧붙였다. 공우진은 “좋은 꿈이었어요”라며 우서리에게 그림을 전달했다. 그 그림에는 페스티벌 무대에 올랐던 우서리의 모습이 담겼다. 그는 “아까 무대에 서 있을 때 표정이 너무 예쁘길래. 진짜 이랬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심으로 행복하고 즐거워하는 얼굴이었다. 보는 사람이 행복해질만큼”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공우진은 우서리에게 “좋아해요”라고 말했고, 우서리 역시 “나돈데”라며 긍정의 반응을 보였다. 이후 두 사람은 첫 키스로 서로의 감정을 확인했다. 세상과 차단한 철벽남에서 직진남으로 탈바꿈한 공우진이 우서리를 향해 한 번 더 고백했다. 우서리 역시 공우진과 같은 마음이었다. 이로써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감정을 자각하고, 서로에게 좋아한다고 표현했다. 앞으로 두 사람이 보여줄 달달한 애정 행각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SBS ‘서른이지만’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드로인이 무려 51.33m, 리버풀 그론네마르크 드로인 코치로

    드로인이 무려 51.33m, 리버풀 그론네마르크 드로인 코치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이 듣도보도 못한 과감한 시도를 했다. 51.33m로 세계 축구에서 가장 먼 드로인 기록을 남긴 토마스 그론네마르크(42)를 드로인 코치로 기용한 것이다. BBC는 덴마크 수페르리가(1부리그) FC 미트윌란의 그론네마르크 코치를 영입한 것이 알리송, 파비뉴, 내비 케이타 등을 영입하며 여름 이적시장에 엄청난 돈을 쓴 가운데 가장 놀라운 사례라고 소개했다. 위르겐 클롭 감독조차 드로인 코치란 직무를 들어본 적도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론네마르크는 “나도 진짜 완전히 이상한 직업이란 걸 안다”며 자신이 세계 제일의 드로인 전문가라고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았다. 스토크시티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로리 델랍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드로인을 잘하는 선수로 알려졌는데 그론네마르크는 안필드에서 브리핑을 가지면서 “리버풀을 제2의 스토크에 안주하게 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대로 사실 드로인은 그저 경기를 재개하기 위한 플레이 중 하나가 아니라 득점으로 연결돼 팀을 구해낼 수 있는 훌륭한 기술 가운데 하나다. 리버풀은 지난 1일 레스터시티와의 경기를 2-1로 이겼을 때 무려 54회의 드로인을 경험했다. 아스널 스트라이커 출신으로 BBC 라디오 5의 해설을 맡고 있는 이언 라이트는 조 고메즈가 이날 보여준 드로인은 전에 못 보던 것이었다며 그론네마르크의 지도 덕이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클롭 역시 그론네마르크가 “벌써 다르게 만들었다”며 “솔직히 드로인 코치란 말조차 들어보지 못했는데 그를 만나고 난뒤 내가 그를 기용하고 싶다는 점이 100% 확실해졌다”고 돌아봤다. 그는 원래 육상 단거리 선수 출신이었으며 봅슬레이 선수이기도 했다. 보통 한 경기에 40~50회 정도 드로인 기회가 생기는데 레스터전에는 54회나 주어졌는데 다른 세트피스 전술에 견줘 드로인 상황은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론네마르크는 세 가지의 드로인을 가르치는데 롱, 빠른, 똑똑한 드로인이다. 빠른 것은 역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는 드로인이며 똑똑한 것은 압박을 견뎌내며 공의 소유권을 지키는 방법이다. 그는 리버풀과 프리랜스 계약을 맺었고 미트윌란과 AC 호르센, 독일 분데스리가 등과 도 계속 일한다. 미트윌란과 호르센은 지난 시즌 롱 드로인으로 10골씩을 뽑아냈다. 덴마크 대표팀의 왼쪽 풀백 안드레아스 풀센(보러시아 묀헨글라트바흐)은 미트윌란 시절 그의 지도를 받아 25m에서 37.9m로 드로인 거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에 비해 통계업체 옵타(Opta)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지난 다섯 시즌 동안 드로인 상황에서 득점이 20골에 그치며 올 시즌은 지금까지 딱 한 골 나왔다. 그런데 스코틀랜드 대표팀의 공격수 출신 앤디 그레이는 “미안한데, 드로인 코치라고? 여기 공이 있어 두 손으로 잡고 머리 뒤로 가져갔다가 두 발을 바닥에서 떼지 않으면서 던져 (이러면 끝 아닌가)”라고 놀려댔다. 그론네마르크는 그레이의 조롱에 맞대응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너무 떠벌여 스스로를 놀림감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유세미의 인생수업] 닭 두 덩어리

    [유세미의 인생수업] 닭 두 덩어리

    “말도 말어. 내가 그 생각하면 아직도 속에서 천불이 나. 생일인지 뭔지 앞으로 또 하자고 하면 이 집구석 싹 다 엎어 불고 말테니께.”생일상 잘 받아 먹었느냐고 축하 인사 한번 건넸다가 날벼락마냥 화풀이당한 친구는 어안이 벙벙하다. 사실 친구한테 퍼부을 일은 아닌데 미안하다는 소리도 안 나온다. 그날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머리꼭지가 뜨거워지는 박복자 여사. 몇 해 전부터 생일이면 즐겁기는커녕 나이 먹는 서글픔에 절로 한숨 나오는데 올해는 아들 내외 때문에 마음이 더 상했다. 그 전에도 어미 생일을 잘 챙긴다 여기지 않았건만 이번에는 전화하는 품새부터 부아를 돋운다. “어머니 생일 어떻게 할까요?” 심드렁한 며느리 음색에 서운함이 먼저 가슴에 얹힌다. ‘어떻게 하긴? 내 생일상 내가 차리랴?’ 목구멍까지 솟구친 말을 꿀꺽 삼키고 있으니 따발총처럼 떠드는 며느리는 이미 일정을 결정한 뒤였다. “아이들 학원 때문에 생신날에는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구요. 그냥 이번 토요일에 미리 저녁 먹는 걸로 하죠 뭐. 전화드릴게요.”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그녀, 죄 없는 남편에게 괜한 심통이다. 시어미 알기를 오뉴월 식은 밥덩이만도 못하게 여긴다는 둥 처음부터 남편이라는 사람이 저리 무심하니 애들까지 닮아서 한통속이라는 둥 미운 남편만 가자미눈으로 째려보다 머리 싸매고 휙 드러누워 버렸다. 그래도 저녁 먹자는 토요일 오후부터 박복자 여사는 부산하게 공들여 화장하고 오랜만에 머리도 정성껏 매만졌다. 생일 아닌가. 그러나 오후 6시가 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혼자 끌탕하던 그녀가 오후부터 곱게 차려 입은 채 벌서고 있던 옷을 벗어던지려는 순간 며느리에게 전화가 왔다. 근처 찜닭 집으로 예약했으니 7시에 식당으로 오라나. “나 참 기가 막혀서. 부모 알기를 대체 어떻게 아는 건지. 남이랑 약속해도 그렇게 무성의하게 하겠냔 말야. 찜닭 먹겠다고 차려 입고 주렁주렁 걸고 달고 나선 내가 우세스러워서 원.” 이미 마음 상한 박복자 여사가 찜닭이 마음에 들 리 없다. 그래도 내색하지 않았다. “대체 그게 무슨 맛인지…. 닭 두 덩어리를 물었다 놨다 먹는 흉내만 내다 일어섰네.” 겨우 식사만 마치고 자식들이 서둘러 돌아서는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렇게 허전할 수 없다. 허청허청 걷는 걸음마다 어느덧 선득한 밤바람이다. 말하면 세금 붙는 줄 아는 남편이 그제서야 입을 뗀다. “애들한테 서운해 말어. 건강하게 새끼들 잘 키우고 제 밥벌이 하고 살면 고마운 거지. 난 아침에 눈떠 애들 생각하면 그저 고맙고 대견해.” 이 양반이 누구 염장을 지르나. 40년 같이 살며 마누라 생일 한번 변변히 챙기지 않은 당신이 할 소리냐고 막 따지려는 순간 그녀의 말을 남편이 또 가로막는다. “이 험한 세상에 내 아이들이 그저 거기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훌륭해. 그거면 됐어. 세상 철없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부모가 돼서 밤낮없이 직장에, 집안일에 달음질치는 거 보면 안타깝지. 그래도 다 이겨 내며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잖은가.” 남편이 늙긴 늙은 모양이다. 눈가에 언뜻 물기가 비친다. “마누라를 그렇게 좀 가엾게 여겨 보쇼”라며 못 본 척 고개 돌리고 그녀는 앞서 걷는다. 그러고 보니 추석이 낼모레다. 이번 명절은 야채값이 다락같이 올라서 상을 차릴 수나 있나 벌써 겁부터 난다. 배추 사다 김치라도 미리 해놔야 애들이 와서 먹을 텐데. 아들이 좋아하는 새우장도 좀 만들고 집에 갈 때 들려 보낼 밑반찬은 뭘로 하나. 투덜거리던 마음은 그새 잊고 우리의 박복자 여사 벌써부터 마음이 급하다.
  • 집값 급등 불쏘시개…담합과 협박 사이, 입주자 ‘갑질’

    집값 급등 불쏘시개…담합과 협박 사이, 입주자 ‘갑질’

    서울, 수도권 아파트값 급등에는 입주자 ‘갑질’도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집값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입주민들이 인터넷에 호가를 높여 내놓거나, 부동산중개업자에게 고가 시세 게재를 압박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신의 아파트값이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교, 저평가됐다며 호가를 올릴 것을 부추기거나 매물을 거둬들일 것을 선동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4일 N포털사이트의 서울 도곡동 래미안 도곡 카운티 아파트 커뮤니티. “최근 도곡렉슬 33평이 20억 초반에 실거래되었답니다. 카운티가 렉슬보다 비싸야 정상입니다.(중략) 파실 분들은 참고하세요.” 관련 댓글에서도 “잠실 파크리오 최근 33평 17억원 거래되었다네요. 대치 도곡 잠실에 안 밀리게 분발해야 할 듯요!”라고 동조했다. 근거 없는 가격 상승 기대감을 불어넣는 경우도 있다. 같은 포털사이트 경기 과천 센트럴스위트 아파트 커뮤니티. “117.48㎡(35평형)가 15억원에 팔렸다. 입주 초기매물 소화 후 연말 35평 18억 예상된다. GTX개통시 과천이 서울 대치동 집값 앞지를 것으로 예상. 대치동 34평 신축 현재 24억원. 과천 명품 아파트 신축 28억 현실이 될까?” 댓글도 “과천 1단지 재건축 입주하고 GTX 개통되는 2025년 ‘과천=강남’ 현실이 될 것”이라고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입주민들의 갑질은 호가 부풀리기 이상으로 심각하다. 중개업자에게 조직적으로 높은 가격 게시를 압박하거나, 이를 거부하는 중개업소에는 물건을 내놓지 말자며 업무까지 방해하고 있다. 심지어 자신들이 원하는 가격보다 싼값으로 매물을 올린 중개업소를 ‘허위 매물’로 허위 신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부동산 매물 검증기구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 따르면 지난달 한 달 동안 부동산 허위매물 신고 건수가 2만 1824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773건)보다 5.8배 많다. 월 기준 2만건을 초과한 것은 201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곽기욱 KISO 연구원은 “신고 건수 급증은 입주자 카페 등에서 집값을 인위적으로 올리려고 호가를 짜고, 중개업소가 내놓은 낮은 가격의 매물을 허위 매물이라고 신고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경기 성남시 판교의 한 중개업자는 “입주민 모임에서 걸러지지 않은 가격을 들이대며 시세를 올려 달라는 요구를 받을 때가 잦다”며 “이를 거절하면 아파트 단지에서 중개업을 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아파트 청약통장을 조직적으로 사들여 부당이득을 올린 총책 A(38)씨 등 조직원 20명을 붙잡아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청약통장을 판매한 295명도 입건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박수치더니…예술특수학교 설립 막은 정부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박수치더니…예술특수학교 설립 막은 정부

    교육부, 특수학교 신설 28억 요청했지만 기재부, 타당성 문제 삼아 예산 전액 삭감 장애아 예술·직업특화 교육 무산 가능성 ‘강서 특수학교 사태’ 후 관심 높아졌지만 전국 175개 특수학교 중 특화 교육 ‘0곳’ 학계 “장애학생 체계적 교육 인프라 절실”교육부가 예술 등 특정 분야에 재능이나 특기를 가진 장애 학생들에게 특화된 교육을 하기 위한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했지만 기획재정부의 예산 심의에 가로막혀 계획이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올 초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개최한 신년인사회 때 ‘네 손가락 피아노 연주자’인 이희아씨가 공연을 한 이후 장애인 예술가를 전문적으로 키우는 특수학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기재부가 이 사업에 예산을 한 푼도 배정하지 않아 재능이 있는 장애 학생이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길이 다시 요원해진 것이다.4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예술과 직업 분야에 특화된 특수학교를 신설하기 위한 설계 예산 28억원을 기재부에 요청했으나 전액 삭감됐다. 기재부는 사업 타당성을 문제 삼았다. 아직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심사가 남았지만, 현재로선 예술·직업 특수학교 설립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특수학교 설립 문제는 지난해 9월 서울 강서구의 장애아 학부모들이 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에게 무릎을 꿇고 찬성을 요청한 사건 이후 필요성에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정부 문턱을 넘지 못한 셈이다. 애초 교육부는 국립대 부설 형태로 부산대와 공주대에 각각 예술, 직업 분야에 특화된 특수학교를 설립하고 두 학교에서 해당 분야에 재능을 가진 장애 학생 300여명을 전국단위로 모집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특성화 특수학교가 국립대에 부설 형태로 설립되면 대학이 가진 전문 교육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고, 기존 국립대 부지를 활용하는 만큼 지역의 반대여론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 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수학교는 전국에 175개교가 있다. 그러나 특정 분야에 특화된 특수학교는 아직 없다. 대구교육청에 따르면 2016년 대구지역 장애학생 35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음악 분야에 재능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 학생만 7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이들은 체계적 교육을 받지 못해 생계를 위한 직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체·지적장애 학생들이 주로 다니는 특수학교인 대구성보학교의 ‘맑은소리 하모니카연주단’은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 하모니카 페스티벌’에 참가해 중주부문 3위에 올랐다. 일반인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경연해 이뤄낸 쾌거였다. 2016년에는 서울국제하모니카 페스티벌에서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재학생 1명, 졸업생 8명으로 구성된 이 연주단에는 그러나 음악적 재능을 살려 직업으로 이어진 사례는 아직 없다. 2009년 출범한 이 연주단은 초·중·고등학교와 소년원, 병원 등에서 300회 이상 재능기부 공연을 펼쳤지만, 단원들은 사회복지사를 준비하거나 요양병원 등에서 일하고 있다. 대구성보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장애만 없었다면 지자체 교향악단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실력”이라면서 “장애학생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인프라 부족으로 재능을 살려주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서른이지만’ 신혜선-양세종 화해+포옹 “내가 더 큰 상처를 줬다”

    ‘서른이지만’ 신혜선-양세종 화해+포옹 “내가 더 큰 상처를 줬다”

    ‘서른이지만’ 양세종과 신혜선이 화해했다. 4일 방송된 SBS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이하 ‘서른이지만’)에서는 우서리(신혜선 분)에게 사과하는 공우진(양세종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공우진은 우서리를 보자마자 껴안으며 “미안하다. 그렇게 말하면 안 됐다. 오히려 내가 더 큰 상처를 줬다”고 미안함을 표했다. 이에 우서리는 “아니다 아저씨가 맞았다. 아까 누가 내 손 보고 그러더라. 꼭 싸운 손 같다고. 재밌게 연주할 때는 물집 잡힌 손이 자랑스러웠는데 지금 난 내 손이 너무 창피하다. 이대로 우겨서 무대에 섰으면 창피해서 숨고 싶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 일에 상관해줘서 고맙다”며 화해했다. 사진=SB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기억할게” “늦어서 미안해”… 노란 리본, 마지막 인사

    “기억할게” “늦어서 미안해”… 노란 리본, 마지막 인사

    설치 3년 7개월 만에 기억 속으로 마지막 날까지 추모객 발길 이어져 건물 철거한 후 상징물 남기기로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해 온 전남 진도 팽목항의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가 3일 철거됐다. 팽목항 분향소 철거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 4년 5개월, 분향소가 설치된 지 3년 7개월, 세월호가 인양된 지 1년 5개월 만이다. 세월호 참사 초기 수습의 거점이자 아품의 상징인 이곳 분향소에는 전국에서 오는 추모객의 발길이 뜸해지긴 했어도 아직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팽목항 합동분향소가 이날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미뤘던 걸음을 옮긴 추모객의 방문도 종일 이어졌다. 경남 하동에서 팽목항을 찾은 한 추모객(55)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사진 앞에서 “바쁜 일을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야 찾아왔습니다. 늦어서 미안합니다”라고 추모했다. ‘별이 되어 빛나라’, ‘항상 잊지 않을게’ 등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담은 추모의 글귀를 방명록에 남긴 또 다른 추모객은 빛바랜 노란 리본을 어루만지며 팽목항 분향소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했다. 세월호가족협의회는 선체 인양과 해저 수색이 끝나면 팽목항 분향소를 정리하겠다는 진도군민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유가족 30여명은 이날 오후 6시부터 팽목항 분향소에서 마지막 헌화와 분향, 묵념을 한 후 희생자의 사진을 하나씩 내렸다. 유가족들은 흘러내리는 눈물을 말없이 손으로 훔쳐 내며 멍한 표정으로 비어 가는 분향소를 지켰다. 사진과 유품은 안산 4·16 기억저장소로 옮기고, 분향소 내·외부 추모 조형물은 2021년 팽목항 인근에 문을 여는 국민해양안전체험관에 보존할 계획이다. 컨테이너 두 동을 이어 붙인 분향소 건물은 이달 말까지 철거한 뒤 그 자리에 상징물을 남길 예정이다. 유가족은 팽목항 분향소 정리에 앞서 선체 인양 과정을 지켜봤던 동거차도 초소도 지난 주말 철거했다. 팽목항에 자리한 합동분향소는 진도군과 시민의 도움으로 2015년 1월 14일 문을 열었다. 기다림의 등대가 서 있는 팽목항 방파제와 함께 오랜 시간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을 보듬고 추모객을 맞이했다. 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아베, 우리 아직 여기 있소” 92세 김복동 할머니 빗속 외침

    암 투병 중, 수술 5일 만에 거리 나와 日기자에 “미안하다고만 하면 된다” “우리를 보러 온 적도 없는 사람들이 (위안부) 할머니 팔아 월급 받는 게 우스운 일 아닙니까.” 92세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3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를 뚫고 나온 김 할머니는 준비된 휠체어도 마다하고 “내가 걸어가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관계자들의 만류로 결국 휠체어에 오른 김 할머니는 ‘화해치유재단 즉각 해산 김복동’이라고 적힌 노란 피켓을 들고 외교부 후문 앞에 자리잡았다. 김 할머니는 “수술한 지 5일밖에 안 됐는데 방에 드러누워 있어도 속이 상해 죽겠어서 나왔다”며 말문을 열었다. 암 투병 중인 김 할머니는 최근 콩팥 쪽에도 문제가 생겨 복강경 수술을 받았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다 같은 여성이니 잘 좀 부탁한다’며 당장 해결 지을 것처럼 하더니 서로 화해하기로 했다면서 위로금을 떡하니 받아 왔다”면서 “정부에 일본이랑 싸우는 건 우리가 할 테니 재단 좀 철거해 달라고 말했는데도 아직까지 꼼짝 안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할머니는 현장을 찾은 일본 일간지 기자에게 “하루라도 서로 좋게 지내려면 아베가 나서 해결을 지어 달라고 꼭 일본 신문에 내서 전해 달라”면서 “처참하게 겪은 식민지 시대의 잘못에 대해 그저 기자들 모아 놓고 ‘우리가 그랬다. 미안하다. 용서해 달라’고만 하면 우리도 용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의기억재단은 이날부터 9월 한 달간 외교부와 화해치유재단 앞에서 매일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한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미스터 션샤인을 따라간 안동의 두 정자

    미스터 션샤인을 따라간 안동의 두 정자

    드라마에서 눈에 익숙한 풍경이 어딘지 궁금하던 차에 역사다큐에 연산군과 무오사화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만휴정이라는 이름이 번뜩 떠올랐다. 스파트폰으로 “만휴정”을 검색해보니 ‘미스터 션샤인’ 촬영장소라는 제목으로 우르르 정보가 쏟아진다. 같은 안동에 ‘고산정’도 함께 나온다.실제로 그 경치가 신선놀음하기 딱 좋은 곳이라 두 정자를 소개하는 것도 괜찮다 싶어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평일 낮시간에 갑자기 가려니 동행을 못 구해 혼자 청승을 떨었다. 우리 전통조경은 마치 바람이 씨를 뿌린 듯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 그 대표적인 곳이 창덕궁의 후원이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 순리라 분수를 만들지 않았다. 나무와 꽃은 땅에 뿌리를 내리는 것이 제 위치라 분재를 만들지 않았다. 우리 건축물 중 자연 속에 있는 정자는 조경에서 나무의 위치가 그렇듯 그렇게 자연스러운 위치에 지어졌다. 자연과 완벽하게 조화되어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을 듯한 위치에 앉아있다. 그래서 그 정자에 가지 못해도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큰 아쉬움이 없다.안동에 있는 두 정자 역시 산을 오르다 멀리서 보고 지나쳐도 자연 속의 일부라는 느낌을 주는, 마치 화룡점정을 찍은 듯하다. 만휴정(晩休亭)은 글자 그대로 느지막이 쉬는 정자다. 무오사화로 친구 김종직과 제자들을 잃은 후 청렴과 강직함으로 많은 정적이 생겨 각종 모함으로 출사와 파면을 반복하던 보백당 김계행이 낙향해서 70이 넘어 지은 정자다.이이와 이황의 계보를 따라가면 김종직이 있고 김계행은 김종직과 뜻이 제일 잘 통하는 친우며 학문적 교류도 많았으니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고 이이와 이황에게도 그의 영향이 있었으리라. 소나무와 바위가 많아 송암계곡이고 만휴정 아래의 폭포이름 또한 송암 폭포다. 폭포의 아래쪽에서 보면 마치 낙수장(미국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가 설계한 폭포위의 집)을 연상시킨다. 등산로를 따라 오르기 5분 후에 송암폭포를 만난다. 멀리서 보기 아까워 계곡으로 내려가면 폭포 위에 떠 있는 듯 정자가 하나 보인다. 그 순간 관심은 폭포에서 정자로 옮겨간다. 50여 미터를 더 오르니 만휴정으로 들어가는 진입로가 소박하게 숨어있다.만휴정이라는 푯말이 없어도 폭포와 너럭바위가 궁금해서 들어가 볼 수밖에 없는 진입로다. 진입로를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아 나무에 가려졌던 풍경이 드러나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예쁜 또 하나의 폭포가 보이고 폭포 아래 계곡을 건너는 날렵한 다리와 건너편 정자가 한눈에 들어온다. 누구라도 영화를 찍고 싶을 만한 경관이다. 다리 앞에 서니 난간도 없이 겨우 한 사람 지나갈만한 반듯한 통나무 다리는 마치 대문에 꽂힌 듯 방향성이 뚜렷하여 망설임 없이 발을 내딛게 한다. 좀 여유가 생기는 것은 다리의 끝이 대문과 살짝 비켜있고 몇 단을 올라 서서 문이 있다. 아마도 의도적으로 여유를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드라마속 유진초이가 고애신에게 ‘나와 같이 러브하지 않겠냐’는 대사가 너무 잘 어울리는 곳이라 화면 속에 잘 녹아들어 있다. 좁고 높은 다리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에 대한 암시가 있는 듯하다. 김계행이 내려다보며 두 젊은이의 사랑이 시작되는걸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겠다 싶다.정자 자체는 소박하다. 소박한 주인공이 예뻐 보이는 걸 방해하지 않을 만큼 간결한 다리를 만든 사람은 참 배려심이 많은 사람일 듯하다. 정자는 정면이 여덟자 세 칸 합이 스물네자 7.2m에 측면 역시 여덟자 두 칸 열 여섯자 4.8m의 소박한 정자다. 여섯 간 중 뒤 협간 두 간이 방이고 네 간은 마루며 정면 세간은 기단 없이 기둥을 지반에 직접 내려 누각의 효과를 높였다. 뒤로 돌아가 정자에 오르니 물소리 새소리에 주변은 온통 녹색이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폭포가 보이고 왼쪽에는 폭포에서 떨어지기 직전 겁에 질린 물줄기가 바위 뒤로 숨는 것이 보인다. 뒤의 양쪽 협간에 방을 꾸몄다. 앞뒤 간 두 개의 대들보에 동자주를 얹어 가운데 기둥을 건너지르는 종보를 건 조금 색다른 양식이다. 평일 낮시간에도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것을 보니 이제 방안에 비가 새어 흉한 모습은 곧 고쳐지겠지 싶다.고산정은 이황의 제자 금난수가 지은 정자로 그 절경에 시가 저절로 나오는 곳이라 스승인 이황을 비롯한 많은 학자가 이곳을 찾아 함께 시를 짓고 학문적 교류를 하던 곳이다. 가송마을을 지나니 작은 다리가 하나 놓여 있다. 다리를 건너 왼편으로 하천을 따라 가다보면 고산정의 왼쪽 면이 보인다. 정자 옆의 절벽과 강의 풍경에 정자가 살짝 파고들어 제 집인양 앉아있다. 가송마을과 낙동강 가송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으며 청량산을 오르는 길목에 위치한다. 자연석 축대를 높이 쌓아 정자를 만들었다. 전면 세 칸에 측면 두 칸의 정자에 왼쪽 후면은 처마 밑을 달아내었다. 정자의 마루는 높지 않고 마루의 모든 변을 판문으로 막았다. 강 건너 적벽바위 옆 정자는 그 풍경을 더 아름답게 한다. 자연 속에 짓는 건축은 이런 것이다. 자연경관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녹아들어 하나가 되는 건축이어야 한다. 많은 화가가 고산정의 풍경을 그렸으며 정자 안에는 이황을 비롯한 당시 내 노라 하는 문호들이 이곳에서 쓴 시들이 걸려 있다. 이 정자 역시 같은 드라마에 종종 등장하는 곳이다. 강 건너 나루터에서 애신과 유진이 배를 타고 가마로 출발하는 곳이다. 이곳과 가마터로 나오는 만휴정은 실제 한 시간 거리지만 드라마에서는 마치 고산정이 만휴정인 듯 보인다.칸 수는 전면 세 칸에 측면 두 칸이라 멀리서 보면 만휴정과 비슷하게 보이지만 한 간의 폭이 조금 넓고 뒤 간의 한쪽 방을 처마 밑으로 달아내었다. 전면의 판문을 열면 강이 보이지만 문이 없는 만휴정에 비하면 개방감이 떨어진다. 두 정자를 보면서 우리 건축문화유산이 현대의 문화를 만나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니 고마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의 장소를 찾아낸 제작진의 심미안에 박수를 보낸다. 안동에 있는 이황의 묘역을 찾아 인사하는 것으로 두 정자의 기행을 마친다.글: 최세일 한건축 대표
  • 마약에 중독된 여성 노숙인의 딸 입양한 美 경찰관

    마약에 중독된 여성 노숙인의 딸 입양한 美 경찰관

    미국의 한 경찰관이 여성 노숙인의 갓 태어난 딸을 입양해 화제가 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 CBS, CNN등 외신은 지난 달 31일 미 캘리포니아 주 산타로사시 경찰서에 근무하는 경찰관 제시 휘튼이 새로운 가족 구성원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제시는 길거리에서 살고 있는 여성 노숙인과 처음 만났다. 그녀는 임신한 몸으로 약물 중독과 싸우고 있는 상태였다. 순찰 중이던 휘튼은 그녀와 자주 마주쳤고, 건강이 걱정돼 괜찮은지 확인하곤 했다. 여성 노숙인과 친해진 제시는 우연한 기회에 아내 애슐리를 소개하게 됐고, 두 사람 역시 모성애와 엄마로서의 어려운 점을 토로하며 가까워졌다. 애슐리는 “그녀에게 ‘임신했군요?’라고 말하자 그녀는 ‘네, 맞아요.’라며 내 손을 자신의 배에 손을 얹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중 올해 2월 14일, 휘튼 부부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아이를 출산한 여성 노숙인이 두 사람에게 자신의 아이를 입양해달라고 요청한 것이었다. 부부는 “기쁘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결코 상상해본 적 없었던 제안이었다. 우리 삶을 바꿔놓았다”고 설명했다. 휘튼 부부는 생후 6개월 된 여자 아이에게 해로우 마시 휘튼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지난 주 산타로사시 경찰서 페이스 북을 통해 해로우의 사진을 공개함과 동시에 입양을 공식화했다. 부부는 “딸아이가 너무 아름답게 웃는다며 미소가 일품”이라며 기뻐했다. 이어 “자궁에서 몇 주 동안 마약에 노출돼 몇 가지 문제를 겪긴 했지만 현재 많이 좋아졌다”며 소식을 전했다. 제시와 애슐리는 해로우를 가족으로 받아들인 후 생모인 여성 노숙인과 만났다. 세 사람의 만남은 격정적이었다. 애슐리가 “당신은 딸을 위해 이러한 선택을 내렸고, 우리는 이에 대해 정말 감사해하고 있다”고 말하자, 생모는 “이제 당신이 딸아이 엄마다. 잘 부탁한다”고 답했다. 사진=프레스데모크랫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명륜자이 단지 내 상가 이달 경쟁입찰 예정…18만 청약 흥행 잇는다

    명륜자이 단지 내 상가 이달 경쟁입찰 예정…18만 청약 흥행 잇는다

    GS건설이 명륜자이 단지 내 상가를 이달 중 공개 입찰할 예정이다. 단지 내 상가 총 30개실 중 조합분을 제외한 11개실을 일반투자자에게 공급한다. 부산시 아파트 분양시장은 2014년 말에 분양한 ‘래미안장전’의 1순위 청약건수 14만건을 시작으로 2015년 ‘대연 SK VIEW 힐스’ 14만건, 2016년 ‘명륜자이’ 18만건, 2017년 ‘명지포스코더샵’ 22만건 등에 이르기까지 전국 청약기록을 갱신할 정도로 뜨거웠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 전매 제한 등 고강도 규제와 입주물량 증가로 인한 조정이 가시화 되고 있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규제에 비교적 자유로운 상가로 몰리고 있다. ‘명륜자이’ 단지 내 상가는 분산된 3개동 총30개실로 단지 주출입구에 위치한 108동, 단지 동측에 위치한 109동, 단지 북서측에 위치한 110동으로 이뤄지며, 전용면적 기준 실당 면적은 1층은 33.75㎡, 2층은 25.65㎡으로 구성된다. 조합분을 제외한 일반분양분은 108동 2층 1개실, 109동 1층 4개실, 110동 1층 2개실, 2층 4개실이다. 그 중 110동 2층 4개실은 일괄입찰 예정이다. ‘명륜자이’(2019년 2월 입주 예정)는 2016년 분양 당시 우수한 입지와 자이의 브랜드 파워에 힘입어 1순위 18만건 청약이라는 전국 최고 기록을 보이며 조기 분양완료 되었다. 분양권 프리미엄은 전용면적 85㎡의 경우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기준 최고 1억 8천만원을 형성할 정도로 우수한 입지환경을 지녔다. 108동 및 109동은 인접한 지역 내 대표 상권인 명륜1번가 상권과 연계되어 유동인구 수요 및 단지 배후수요가 강점이며, 다양한 업종으로 활용 가능하다. 110동은 명륜교차로 버스정류장, 국민은행과 인접하여 1층은 편의점 및 부동산으로, 2층은 명륜초, 동래중, 중앙여고 등 인접한 학교의 학생들의 학원수요로 적합하다. 특히 110동 2층은 발코니가 서비스면적으로 제공되어 다양한 공간 활용을 할 수 있다. ‘명륜자이’ 단지 내 상가는 내정가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공급될 예정이며, 내정가는 향후 분양신고 후 공개될 예정이다. 입찰 및 계약은 연제구 거제천로에 위치한 연산동 자이갤러리에서 9월 중 진행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스카랑 자카르타] 친절했던 봉사자 불친절했던 운영

    언제나 친절하고 밝은 미소를 지어 주는 자원봉사자들만 아니었다면, 찌푸려진 미간을 펴기 어려울 정도의 일들이 한두 차례가 아니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취재한 뒤 6개월이 흘러 찾아온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현장은 종종 황당하기까지 했다. 운영상 미비점으로 곳곳에서 지적을 받았던 평창올림픽이 얼마나 잘 치러진 대회였는지, 비판 기사가 미안해질 정도였다. 우선 ‘검색대’는 왜 필요했을까 가장 큰 의문이었다. 경기장 내 흐름과 소통에 큰 지장을 초래하면서도 늘 허술했다. 술을 들고 통과해도 제지받지 않을 정도였다. 누군가 나쁜 마음을 먹고 위험한 액체를 반입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곤 했다. 선수촌 시설도 아쉬웠다. 방과 침대가 너무 좁아서 육중한 몸매를 지닌 선수들은 불편하게 잠을 청해야 했다. 경기를 마친 뒤 “잠자리가 불편해 수면이 너무 부족하다”며 투덜거린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3대3 농구 남자 선수들은 배탈을 겪은 뒤 “선수촌 식당 샐러드에서 락스 냄새가 났다”고 말했고, 탁구의 양하은(24)을 비롯한 대표팀의 상당수는 장염을 앓기도 했다. 셔틀 버스는 운영 횟수가 너무 적고, 한국어 전문 통역사는 아예 없는 실정이었다. 2부제를 실시했음에도 자카르타의 악명 높은 교통체증은 여전했다. 대회 운영의 실수로 남자 축구 대표팀의 조추점이 두 번이나 이뤄진 것도 놀라운 일이었다. 이런 와중에 인도네시아는 최근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전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각국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벌써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자카르타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분당·과천·하남 올 10% 안팎 폭등… “매물 씨말라… 부동산 시장 붕괴”

    분당·과천·하남 올 10% 안팎 폭등… “매물 씨말라… 부동산 시장 붕괴”

    수도권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잇달아 내놓았지만 서울과 붙은 경기 성남 분당구, 과천시, 하남시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서만 10% 안팎 올랐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매물이 달리는 왜곡된 주택시장이 집값 폭등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2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 신도시. 올해 들어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분당구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서만 11.13% 올랐다. 예를 들어 동판교 백현마을 푸르지오그랑빌 아파트 145㎡ 시세는 18억 5000만원을 넘었다. 지난해 ‘8·2대책’ 이후 3억~4억원이나 상승했다. 정책이 겉돌고 있다는 것을 바로 보여 주는 사례다. 과거 이 아파트의 최고 가격은 2014년 8월로 15억원 정도였다. 그런데 대책 발표 이후 9월에는 15억 5000만원으로 오르고, 올해 1월에는 17억원을 찍었다.분당 아파트값 상승세는 소형보다 중대형 아파트에서 확연했다. 분당 신도시 아파트값이 최고점을 찍은 때는 2006년으로, 중소형 아파트값은 최고가 수준을 이미 회복했다. 하지만 대형 아파트값은 과거 최고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최근 분당 아파트값 오름폭이 큰 것은 중대형 아파트값이 과거 최고 수준으로 회복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종의 ‘갭 메우기’ 현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최근 분당 아파트값 상승 원인은 매물 부족에 따른 구조적 문제와 왜곡된 시장 탓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주호 반석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분당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오른 이유는 매물 부족에 따른 시장 붕괴가 가장 크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8·2대책 이후 다주택자가 보유한 아파트가 대거 매물로 나오고 값도 내려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빗나갔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3월 말까지만 매물이 다소 늘었을 뿐 다주택자 상당수는 매물로 내놓는 대신 버티기(보유)에 들어가면서 매물은 씨가 말랐다. 다주택자들이 보유세 부담을 안고라도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양도세 중과를 면제받는 쪽을 택한 것이다. 반면 수요는 줄지 않다 보니 시장에서는 매물이 달리고,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따금 나온 매물은 부동산 중개업소에 나오기가 무섭게 팔렸고, 비정상적인 구조에서 거래된 왜곡된 가격이 시장 가격으로 굳어버리는 모순이 이어졌다. 매물이 많아야 가격 흥정이 되고, 값도 내려가는 시장 기능이 마비돼 나온 결과라는 것이다. 과천시 아파트값도 분당 못지않게 많이 올랐다. 올해 들어서만 8.68% 뛰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과천 래미안슈르 아파트 84㎡ 시세는 11억 5000만원에 형성됐다. 12억원을 부르는 집주인도 있다. 8·2대책 이후인 지난해 9월 이 아파트 시세는 8억 9000만원이었다. 올해 1월에는 10억 8000만원까지 오른 뒤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과천 아파트값 상승 원인도 시장 붕괴로 보면 된다. 중개업계는 퇴로가 막힌 정책 탓이라고 지적한다. 양도세 중과를 시행하면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다는 것이다. 권세완 동방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다주택자 상당수가 임대사업으로 돌리면서 매물이 끊겼고, 팔고 싶은 집주인도 양도세 부담에 버티기에 들어가 팔자 물건이 씨가 말랐다”며 “주택 보유자들이 시장에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남시도 분당이나 과천 수준은 아니지만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지역이다. 올해 들어서만 7.61% 올랐다. 하남 미사강변2차 푸르지오 131㎡ 아파트는 1년 새 1억원 정도 올랐다. 8·2대책 이후 지난 9월에는 7억원에 불과했던 가격이 올해 1월에는 8억원으로 오르고, 최근에는 9억원을 호가한다. 하남시 아파트값 상승은 대중교통 여건 개선 기대감과 도시 형성에 따른 생활편의시설 증가에서 찾을 수 있다. 서울과 인접한 풍산동과 지하철 5호선 역세권인 망월동 일부 아파트는 20% 정도 올랐다. 분당이나 과천에 비하면 매물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중개업자들은 2020년 지하철 5호선 연장 개통에 맞춰 집값이 다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글 사진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간병살인 154人의 고백] 아비는 너희에게 짐이 되기 싫었다

    [간병살인 154人의 고백] 아비는 너희에게 짐이 되기 싫었다

    ‘80대 노모, 정신질환 앓던 40대 딸을 끈으로 묶은 채 한강 투신’, ‘70대 노부부 차 안에서 손 꼭 잡은 채 자살···암 투병 아내와 함께 떠나’.피의자가 사망한 탓에 통상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되는 ‘간병자살’은 제대로 된 기록조차 남지 않는다. 변사사건처리부 한 장에 간단명료하게 자살 등으로 분류되고 마는 죽음이다. 법적으로 유무죄를 따질 이유도 방법도 없는 까닭에 한 인간이 죽음을 결심한 이유 따윈 기록이 아닌 기억 속으로 묻힌다. 그나마 2006년 이후 현재까지 10여년간 언론이 기록한 간병자살 60건을 찾았다. 총 사망자 수는 111명. 이 중 17명은 동반자살자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사실상 살인 피해자다. 89명은 함께 목숨을 끊었다. 5명은 환자를 남겨둔 채 돌보는 이들만 세상을 등진 경우다. 동반자살에 실패한 이들도 16명이다. 간병인이 환자를 헌신적으로 돌봤던 경우도 적지 않다. 간병자살은 주로 ‘부부 간병’(31건, 51.7%)에서 발생했다. 부부 평균 연령은 69.1세였다. 대부분 ‘노노(老老) 간병’ 과정에서 죽음을 선택했다는 뜻이다. 이어 ‘자식을 돌보던 부모’(15건, 25%), ‘부모를 돌보던 자식’ (8건, 13.3%), ‘형제·자매’ (4건, 6.7%) 순이었다.“너희 엄마가 처음 병이 났을 땐 삶을 마감하는 게 좀 너무 이르다 싶어 몇 달 정도 지켜보다 결국 오늘까지 왔다. 너무 아파하고 나도 아파 같이 죽기로 했다.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구나. 미안하다.” 2013년 11월 23일 전남 목포시에서 80대 노부부가 남긴 유서다. 디스크 수술로 거동이 어려운 아내를 돌보던 남편은 본인마저 뇌졸중에 걸려 하반신이 마비되자, 식탁 위에 유서 한 장과 영정사진을 올려놓고 아내와 동반자살했다. 이처럼 간병 중 간병인도 병에 걸려 몸이 아픈 사례도 16건(26.7%)에 달했다. 특히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부모의 절절한 마음이 유서에 담긴 경우도 많았다. 간병하던 부모가 자식과 삶을 정리한 경우 지적·발달 장애 등 선천적 장애를 지닌 자녀를 간호한 경우가 대다수다. 부모 평균 나이는 48.2세, 자식 평균 나이는 17.2세였다. 2015년 7월 6일. 경기 의왕시 한 아파트 18층에서 30대 여성이 뇌병변장애를 앓던 7세 아들을 끌어안고 투신했다. 여성은 아들 치료를 위해 매일 대형병원을 돌고 또 돌았다. 차도가 없자 좌절했고, 자신이 떠나면 혼자 중증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할 아들을 걱정하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2014년 3월 13일엔 30대 부부가 5살짜리 자폐증 아들과 함께 목숨을 끊었다. 부부 역시 발달장애 아이를 헌신적으로 아이를 돌봤지만, 나아지는 게 없자 괴로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간병의 고통으로 인한 우울증이 자살의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간병인이 경제적 어려움에 몰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도 21건(35%)에 이른다. 2013년 4월 24일 대구에서 쌍둥이 두 아들(7)과 연탄불을 피워 사망한 김모(43)는 사망 직전까지 뇌졸중인 아내를 돌봤다. 하지만 실직인 상태로 한 달에 100만원이 넘는 아내의 병원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 그는 아내를 병원에 홀로 남겨둔 채 두 아들과 생을 마감했다. 간병인이 우울증에 걸린 경우도 12건(20%)에 달했다. 2014년 3월 2일 경기 동두천시 상패동 한 아파트에서 주부 윤모(37)씨가 성장장애를 앓던 아들(4)과 함께 아파트 15층에서 투신해 숨졌다. 윤씨는 더디게 성장하는 아들을 돌보며 주변에 우울감을 호소했고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는 15㎡ 남짓 원룸에서 재혼한 남편과 아들을 낳았고, 일정한 수입이 없어 생활고를 겪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주머니에선 “미안하다”고 적힌 밀린 세금 고지서가 나왔다. 오랜 기간 홀로 간병을 담당해야 하는 현실에 좌절하는 경우도 많았다. 간병인이 홀로 환자를 돌본 경우는 41건(68.3%)에 이르렀고, 평균 간병 기간은 7년 8개월이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간병살인 154人의 고백] 나와 54년 함께한 임자, 미안해

    [간병살인 154人의 고백] 나와 54년 함께한 임자, 미안해

    “어….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아버지가 그런 것 같아요….” 2016년 9월 경기도 한 경찰서에 중년 남성이 흐느끼는 목소리로 신고했다. 출동한 형사들은 안방 침대에 반듯하게 누워 있는 이일자(당시 86세·가명)씨를 발견했다. 이미 숨을 거둔 이씨 목에는 삭흔(索痕·목 졸린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이씨의 남편 정수천(89·가명)씨는 다른 방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곁에는 텅 빈 수면제 통이 나뒹굴고 있었다. “평소처럼 아침에 인사를 드리러 부모님 방에 갔더니 어머니가 눈을 뜨지 않는 거예요. 급히 아버지한테 말했더니…. ‘내가 그랬다’고 하셨어요.” 정씨와 함께 사는 아들 정이준(54·가명)씨가 울먹이며 상황을 설명했다. 형사들이 정씨에게 이것저것 물었지만,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수면제 30알을 한꺼번에 삼켜 온전한 정신이 아니었다. 수갑을 채우는 것조차 무의미했다. 형사들이 양쪽에서 부축해 경찰서로 데려가는 동안 노인은 다짐하듯 나지막이 읊조렸다. “임자 잘됐어…. 이제 나도 죽어야겠어.” 정씨는 자신이 54년 해로한 아내를 살해했다고 담담하게 인정했다. 다른 말은 없었다. 후회한다거나 선처해 달라는 말도 없었다. 다만 조사 내내 노인의 눈가가 촉촉이 젖어 있었다고 담당 형사는 회상했다. 아들은 “도대체 왜 그랬냐”며 울부짖었다. 정씨 아내는 3년 전부터 치매와 퇴행성 척추질환을 앓아 거의 누워 지냈다. 정씨도 천식과 폐기종(폐 안에 큰 공기주머니가 생기는 질병)을 앓고 있었는데 상태가 심해져 하루가 다르게 아내를 돌보기가 어려워졌다. “살날이 얼마 안 남은 걸 느꼈어. 내가 먼저 죽으면 아내는 아들 내외에게 큰 짐이 될 수밖에 없어. 그래서 아내와 함께 가려고 했어.” 정씨는 황해도가 고향이다.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 덕수(황정민)처럼 격변의 시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한국전쟁 당시 서울에서 공부하다 1·4 후퇴 때 남하하지 못하고 북한군에 강제 징용됐다. 이후 국군에게 붙잡히자 북송을 거부하고 반공포로로 석방돼 남한에 남았다. 부모는 물론 친척도 북한에 있었다. 가진 거라곤 몸뚱아리 하나였다.서울 한 대학병원 원무과에 취직했지만 서른이 넘도록 반려자를 찾지 못했다. 지인이 아내를 만나 보라며 중매를 섰다. 평양 출신인 아내는 정씨와 잘 통했다. 청각장애가 있었지만 다정다감했다. 정씨는 1962년 마침내 가정을 꾸렸고, 딸 둘과 아들 하나를 차례로 낳았다. 결혼 후에는 처가와 함께 서울 종로에서 그릇 장사를 하며 돈도 꽤 모았다. 어느덧 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1986년 정씨는 귀농했다. 서울아시안게임이 열리던 해였다. 여행을 다니다 눈여겨봤던 서울 근교에 아담한 집을 지었다. 작은 텃밭을 일구고, 평소 길러보고 싶었던 페르시안 고양이도 키웠다. 아들이 서울서 하던 사업을 접고 들어와 살면서 세 식구가 오순도순 여생을 즐겼다.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1년 아 들이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청천벽력이었다. 의사는 2년 반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낫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한 알에 2만 4000원인 약을 하루 네 번씩 먹여 보라고 했다. 약값만 한 달에 300만원. 이미 은퇴한 정씨에겐 큰 부담이었다. 아들도 대리운전과 관공서 기간제 근로자로 일하며 치료비를 보탰지만 가세는 빠르게 기울었다. 다행히 아들은 의사의 예상을 깨고 차츰 병을 극복했다. 2011년에는 필리핀 여성과 늦깎이 결혼을 해 정씨에게 손자도 안겼다. 하지만 함께 웃을 수 있는 시간은 거기까지였다. 치매 증세가 있던 아내가 넘어지면서 허리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된 것이다. 2014년 일이었다. 정씨는 종일 아내의 간병에 매달려야 했고, 치료비 마련을 위해 다시 일을 해야 했다. 쓰레기를 줍는 공공근로는 여든이 넘은 정씨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거리였다. 텃밭을 담보로 빌린 빚은 점점 불어나 1억원을 넘겼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자 아내의 증세는 점점 악화됐다. 종일 누워만 있는 게 지겨운지 집 곳곳을 기어다니며 대소변을 흘렸다. 밤에는 잠을 자지 않고 아들 내외 방문 앞에서 알 수 없는 괴성을 질렀다. 하는 수 없이 요양원에 입소시켰지만, 석 달 만에 다시 집으로 데려왔다. 아내가 피골이 맞닿을 정도로 체중이 급격히 빠졌기 때문이다. 종종 병문안을 가면 “날 버리지 말라”고 애원하며 붙잡았다. 집에 온 아내는 상반신까지 마비 증세가 번져 왼팔을 제외하곤 움직일 수 없었다. 정씨는 불면증을 앓았다. 처방받은 수면제를 몇 알씩 삼켜도 도통 잠을 잘 수 없었다. 지병인 천식이 악화하면서 건강은 급격히 나빠졌다. 끝없는 악몽이 반복된 2년은 20년 같았다. 자신보다 며느리가 아내 간병을 하는 날이 늘어났다. 뒤늦게 얻은 아이의 재롱을 보며 즐거워하는 아들 내외에게 미안했다. 아들 내외가 아직 곤히 잠든 새벽 5시. 수면제를 한 주먹 가득 움켜쥐고 꿀꺽꿀꺽 삼키고서 아내에게 다가갔다. 넥타이를 목에 감고 떨리는 손으로 잡아당겼다. ‘임자…미안해…. 조금만 참으면 아프지 않을 거야…. 이제 아이들한테 ‘짐’ 되지 말고 저승 가서 같이 마음 편히 지내자.’ “정씨는 아내의 소중한 생명을 빼앗았고 자녀들에게도 큰 충격을 줬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 병원비를 버는 등 가족 중 누구보다 아내를 위해 애쓴 것으로 보인다. 정씨도 큰 고통을 겪고 여생 동안 큰 죄책감과 회한을 안고 살 것으로 보인다. 아내와 평생 사이좋게 살아온 점, 지금껏 죄 없이 선량하게 살아온 점 등을 종합하면 실형 선고는 가혹하다.” 경찰과 검찰은 정씨를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하고 재판에 넘겼다. 걷는 것조차 힘겨워하는 정씨를 구속하면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대신 딸이 책임지고 정씨를 재판에 출석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재판부도 정씨를 수감하는 건 무리라고 보고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그날 이후 아버지랑 말을 나눈 적이 없어요. 어머니 기일 때도 마찬가지예요. 생각해 보면 자식인 제가 죄인입니다.” 아들은 여전히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한다. 그러나 가끔은 왜 아버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최근 아내와 아이를 친정인 필리핀으로 보내고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다. “몇 푼 되지 않지만, 박박 긁어 모아 생활비를 보내고 있어요. 그럼 아이는 지금 집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습니다. 같이 살 수 없는 건 마음 아프지만 필리핀에서 크는 게 아이를 위한 길이에요.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은 다 같겠죠? 아버지도…그런 마음이었겠죠.” 정씨는 지금 아내가 떠난 방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살고 있다. 폐렴이 악화했다. “많이 외로우실 거예요. 며느리나 손자도 없고 제가 일 나가면 줄곧 혼자 계시거든요. 오후에 3시간 정도 들르는 요양보호사가 아버지가 만나는 세상 사람 전부입니다. 병환을 털고 일어나신다면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과 이야기 나누실 자리라도 마련해 볼까 해요.” 취재 기간 내내 정씨는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어 대화하기 힘든 상태였다. 잠시 상태가 호전돼 호흡기를 떼고 기자와 이야기할 수 있었다. 다시 나지막이 읊조렸다. “내가 하지 않으면 누가 했겠어. 잘 갔지 뭐…. 나도 빨리 죽어야지…. 늙으면 죽어야지.”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금빛엔딩, 울보도 웃었다

    금빛엔딩, 울보도 웃었다

    연장전서 이승우 선제골·황희찬 쐐기골 김학범 감독 “모든 것 선수들이 만들어”종합순위 경쟁에선 2위를 내줬지만 야구와 남자축구는 대회 막판 승전보를 전했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결승에 나선 남자축구와 야구 대표팀을 따돌리고 정상에 오른 것이다. 축구는 사상 처음으로 두 대회 연속 우승, 야구는 3연패다. 김학범 감독이 이끈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지난 1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치비농의 파칸사리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숙적 일본을 침몰시키고 아시안게임 첫 2연패와 역대 최다 우승(5회)을 달성했다. ‘병역 혜택’의 달콤한 열매까지 챙겼다. 전후반 90분을 득점 없이 비겼지만 연장 전반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와 황희찬(잘츠부르크)의 연속 득점으로 2-1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역대 최다인 다섯 대회 우승(1970·1978·1986·2014·2018년)의 금자탑도 쌓았다. ‘캡틴’ 손흥민(토트넘), 황의조(감바 오사카), 조현우(대구) 등 와일드카드를 포함해 태극전사 20명은 모두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미 병역을 치르고 있던 황인범(경찰청)은 조기 전역한다. 베트남과의 4강전 전반 7분 만에 선제골로 경기 흐름을 일찌감치 우리 쪽으로 돌려놓았던 이승우는 이날도 연장 시작 3분 만에 페널티지역에서 답답함을 씻어내리는 왼발 선제골로 일본의 골문을 활짝 열었다. 손흥민이 슈팅을 날리려는 순간 당돌한 이승우가 “나와 나와”라고 외쳤고, 손흥민이 움찔한 순간 이승우가 달려들어 결정지었다. 김 감독은 “굉장히 힘들고 어려웠는데, 특히 원정에서 우승을 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모든 것을 선수들이 스스로 만들었다. 선수들이 다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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