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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황진선 문화부장

    삶이 어렵고 힘들수록 사람들은 하잘것없는 인생,꼴찌 인생에 동류 의식을 느끼고 그들을 따뜻하게 감싸안게 되는 것일까. 일본에서는 요즘 작고 늙은 경주마 하루우라라 얘기로 떠들썩하다고 한다.하루우라라는 ‘화창한 봄날’이라는 뜻.4살 전후의 전성기를 지나 8살이나 됐지만 아직 일본 시코쿠 고치 경마장에서 뛰고 있는 현역이다.고치 경마장은 중앙에서 밀려났거나 은퇴 직전의 경주마 등 ‘3류’들이 겨루는 하급의 지방 레이스.그럼에도 하루우라라가 지난 7월11일까지 거둔 성적은 112연패.1998년 데뷔 이후 월 2회꼴로 레이스에 참가했지만,거의 매번 꼴찌를 면치 못했다.99연패가 될 때까지 거둔 최고 성적은 3등이 고작이다. 그러나 기수들은 이렇게 말한다.“하루우라라는 성실하다.뒷심이 달려 우승은 못하지만 중간에 한번은 치고 나간다.온힘을 다해 늘 전력 질주한다.” 그런 하루우라라가 명예퇴직자,암환자,장애인 등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고 있다고 한다. 한국 프로야구사에 연패의 대명사로 기록된 삼미슈퍼스타즈.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삼미가 거둔 승률 1할8푼8리는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82시즌 후반기 승률은 불멸(?)의 1할2푼5리.85년 청보그룹에 팀이 매각되기 직전에는 18연패를 당하기도 했다.하루우라라가 ‘화창한 봄날’이란 뜻이듯,이름은 ‘슈퍼스타즈’였지만 꼴찌 인생이었다.그러나 연고지 인천의 열혈팬 모임인 ‘삼미 군단’은 “선수들이 항상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스럽지는 않다.”고 얘기한다.아름다운 꼴찌였다는 것이다.최근에는 당시 삼미슈퍼스타즈의 ‘그렇고 그런’ 투수였던 감사용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까지 만들어지고 있다.직장 야구동호회 출신이었던 그가 82년 삼미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해 청보와 OB를 거처 86년까지 다섯 시즌동안 거둔 성적은 1승15패1세이브.패전 처리 전문투수라는 별명까지 얻었다.하지만 영화 제목은 ‘슈퍼스타 감사용’이다.영화에는 평범한 이들의 꿈과 도전을 담는다고 한다.삼미 팬들은 요즘 인천을 새 연고지로 정한 SK와이번즈가 삼미의 못다한 꿈,그토록 갈구하던 우승을 이뤄주기를 바라며 경기장을 찾고 있다. 하루우라라와 삼미 얘기를 전해 들으면서 박완서의 유명한 산문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가 떠올랐다.1977년에 나온 이 산문집은 2002년에 새 글들을 보태 다시 출간됐다.박완서는 1976년 어느날 우연히 마라톤의 선두 주자들에게 환호를 보내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가 이미 지나가버린 것을 알고 시들해 한다.그러나 곧 꼴찌 주자들이 달려오는 모습을 보고는 이렇게 그때의 감동을 토로하고 있다. “여태껏 그렇게 정직하게 고통스러운 얼굴을,그렇게 정직하게 고독한 얼굴을 본 적이 없다.…지금 모든 환호와 영광은 우승자에게 있고 그는 환호없이 달릴 수 있기에 위대해 보였다.…나는 그가 주저앉는 걸 보면 안 되었다.나는 그가 주저앉는 걸 봄으로써 내가 주저앉고 말 듯한 어떤 미신적인 연대감마저 느끼며 실로 열렬하고도 우렁찬 환영을 했다.” 요즘 경제 상황이 나빠 서민들의 어려움이 날로 커지고 있다.마침 아테네 올림픽도 열리고 있다.하지만 한 시인이 ‘가난이야 한낱 남루에 지나지 않는다.’며 정신의 소중함을 얘기했듯이,정직하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이기지 못하더라도 부끄러울 일은 없다.보통사람들의 처지는 대부분 엇비슷하다. 그러니,누구라도 이 꿈과 희망만은 키워가며 살아야 한다.‘꿈’과 ‘희망’은 곧 삶이기도 하므로. 황진선 문화부장 jshwang@seoul.co.kr
  • [메트로 탐방] 한마디-조길형 서장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자기 분야가 아니더라도 달려들어 해결할 수 있는 만능경찰이 필요합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 조길형(42)서장은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업무특성상 경찰은 부서별로 나눠진 기능에 관계없이 사건과 상황 중심으로 유연성 있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조 서장은 “집회·시위 등 경비나 경호 상황이 많은 우리 직원들이 이미 많은 경험을 축적해 긴급상황에서 누구보다 기동성있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체제가 가동되고 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경찰력 운용에 유연성을 주장하는 조 서장도 업무에 임하는 태도에 있어서만큼은 ‘FM’을 강조한다.조 서장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시행하는 것도 좋지만 잘못하면 전시용으로 전락한다.”면서 “그보다는 경찰의 기본적인 임무,그 본연의 역할을 최대한 완수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정말 스타 경찰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그래서 조 서장은 관내에 빈번한 집회·시위상황에서 항상 원칙대로 사진과 비디오 촬영 등 엄격히 채증할 것을 지시한다.시간이 걸리더라도 불법행위는 꼭 짚고 넘어가야 올바른 시위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조 서장은 “신고 및 미신고 집회를 떠나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과도한 행위가 있다면 적발하는 것은 당연한 경찰의 의무”라면서 “그렇게 하면 행사를 갖는 당사자들이 무서워서라도 어떻게든 합법적으로 진행을 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조 서장은 지난달 9일 남대문서에 부임했다.이전에도 청량리서와 수원 남부서에 근무하는 등 유난히 역과 인연이 깊다.그래서 역 근처에 머무는 노숙자들의 문제행위도 더욱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현재 남대문서 관내의 노숙자는 160명 정도로 이 가운데 절반인 80명 정도가 서울역에서 생활하고 있다. 조 서장은 “노숙자들이 정복입은 경찰에게 함부로 시비를 걸 정도로 공권력을 우습게 보지만,이를 제어할 수 있는 법률이 마땅치 않다.”면서 “취객이나 노숙자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경찰력이 낭비되는 만큼 사소한 행패라도 엄격히 처벌할 수 있는 적절한 법적 근거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배드뱅크 대부시한 3개월 연장

    배드뱅크 한마음금융은 12일 대다수 신용불량자들이 홍보부족 등으로 신불자 구제 프로그램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11월20일까지 접수 시한을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당초 마감은 이달 20일이다. 한마음금융 관계자는 “1차 접수 마감을 앞두고 신청률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데다 미신청자의 74%가 자신이 대상자임을 모르거나 생업에 바빠 신청을 못한 것으로 조사돼 시한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토막소식]하반기 주민등록 일제정비

    서울시내 자치구들은 오는 17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2004년 하반기 주민등록 일제정비’를 실시한다. 정리 대상은 ▲거주지 변동 후 미신고자 및 허위신고자 ▲새 주민등록증 미발급자 ▲사망 후 주민등록이 말소되지 않은 자 ▲주민등록표 기재사항 누락·변경·오류 등이다. 특히 이 기간 중 과태료 부과 대상자가 자진신고하면 부과금액의 50%를 경감받을 수 있다.자세한 문의는 거주지 동사무소.
  • [토막소식]주민등록 일제 정리

    서울 구로구(구청장 양대웅)는 이달 17일(화)부터 새달 25일까지를 주민등록 일제정리기간으로 정하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구는 이 기간 중 과태료 부과대상자가 자진신고할 경우 과태료 10만원 중 절반을 경감해 주기로 했다. 대상은 ▲주민등록을 하지 않은 자 ▲거주지 변동 후 미신고자 ▲사망 후 주민등록이 말소되지 않은 자 ▲국외이주 후 주민등록이 정리되지 않은 자 ▲주소변동사항 미정리자 등이다.(02)860-2468.
  • 신고않고 미아 키우면 내년부터 최고 3년刑

    내년부터 18세 미만의 미아(迷兒)를 보건복지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에 신고하지 않고 데리고 있는 사회복지시설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실종 아동의 신원확인을 위해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는 길이 법으로 보장되며,미아찾기 전담기관도 법정기구로 설치된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실종아동찾기 지원법안’을 제정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를 벌이고 있으며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공청회 등을 거쳐 법이 통과되면 내년초부터 시행된다. 법안에 따르면 앞으로 실종미아를 신고하지 않고 데리고 있는 미인가 사회복지시설 등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미아의 부모들이 아이를 찾기 위해 나서지만 현재 미인가시설에 수용된 아이들은 대부분 명단이 신고돼 있지 않아 미아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실종아동의 신분확인을 위해 유전자검사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된다. 지금까지는 근거법령 없이 유전자검사를 해왔기 때문에 개인정보누출을 우려한 시민단체들이 법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설정곤 아동정책과장은 “실종아동을 찾기 위해 국가가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실종아동을)미신고한 시설은 신고기간과 유예기간을 두고 처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민박 지정허가제’ 내년 재도입

    내년부터 농어촌의 민박에 ‘지정허가제’가 다시 도입된다.민박 사업승인이 신고제로 완화된 지 4년만에 부활되는 것으로,농어촌에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펜션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농어촌 민박업소로 신고한 뒤 불법 숙박영업 수익을 올리고 있는 도시 거주자 소유의 단지형 펜션이 바로 영향을 받게 된다.도시 거주자들은 농어촌 지역으로 이사해 농어촌 민박으로 재지정을 받거나,일반 숙박업으로 새로 등록한 뒤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등을 내면서 소방점검 등도 철저하게 받아야 한다. 농림부와 건설교통부는 4일 농어촌정비법의 ‘농어촌지역 숙박시설 설치·관리’ 조항을 개정,도시민이 펜션을 소유·운영하려면 농어촌 민박으로 지정받도록 했다.농어촌 민박제도는 98년 규제완화 차원에서 지정제에서 신고제로 바뀐 뒤 4년만에 다시 지정제로 환원되는 셈이다. 정부는 농어촌 민박을 ‘농업인의 농업소득 증대를 위한 시설’로 규정하고,‘농촌지역 거주자가 숙박 영업으로 직접적인 운영 수익을 올리는 곳’으로 해석하고 있다.따라서 노후를 대비한 투자 목적으로 펜션을 분양받은 도시민은 사실상 펜션을 포기해야 할 처지다.지정을 받지 않고 펜션 영업을 하면 미신고 숙박업체로 간주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고 펜션을 처분해야 한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 4월 마련된 ‘농어촌지역 숙박시설 등에 대한 통합지침’에 따라 불법 영업 중인 펜션에 대해 계도성 단속에 들어갔다. 펜션업계는 “도시 자본으로 펜션이 운영되면서 농업인들도 부가적인 관광수입 등을 올릴 수 있는 만큼 도시민의 펜션 소유 등은 불법이 아니다.”라고 반발하고 있다.지방자치단체도 “소유주가 누구인지 일일이 단속하기 어려운 실정에서 불법 펜션을 가려내는 단속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반응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51)장승의 마음은 하늘의 마음이다(上)

    ●장승연구 소홀… 민중정신사 소외시키는 것 판소리 ‘흥부가’의 ‘박타령’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늘어선 조를 보면 대촌 당산 법슈(法首) 갓고’하는 부분이다.이 법슈(法首)는 벅수,법수라고 부르는 장승을 말하는데,이 말은 중국,일본의 문화와 아무 관련 없는 우리나라 토종이다. 장승 얘기는 가루지기타령(변강쇠타령)에 보다 상세하게 나온다.그 내용을 정리하자면 이렇다.즉 천하잡놈 강쇠가 산에 나무하러 가서 산고개에 서 있는 장승을 뽑아와 방에 군불을 때고 자다가 장승 동티로 죽어버린다.그러자 팔자 한번 겁나게 드센 옹녀가 강쇠놈 시체를 치우기 위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한다.길손들이 강쇠 시신을 치우려고 하다가 변을 당하는 이야기다. 생활 토대를 잃어버리고 떠돌아다니는 유랑민의 참담한 생활상을 주제로 하고 있는 변강쇠타령의 비극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 장승이다. 우리나라 상류 사회의 신앙이었던 유교·불교와 관련된 역사와 미술은 많은 연구 성과물을 가지고 있지만 민중의 정신사라 할 수 있는 무속과 장승 연구 업적은 그리 많지 않다.무속 연구도 귀족 취향적 풍토에 머물러 있어서 무속의 참모습을 제대로 드러내는데는 한계를 지녔다.장승 연구가 희귀한 까닭은 민중의 정신사가 소외되고 있음을 뜻한다.안타깝고 또 잘못된 일이다.크게 후회할 일이다. ●‘살아있는 장승’ 갈촌선생을 뵙다 이같은 민중정신사의 소외 속에서도 30년 가까이 한국의 탈과 장승 연구에 삶을 녹여 넣고 있는 갈촌 이도열(李道烈·58·갈촌 탈 박물관장 겸 장승학교 교장) 선생을 만났다.그는 한국의 탈과 장승연구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자이자 살아 있는 장승 그 자체로 통하는 귀하고도 고마운 분이다.오광대의 고장 경남 고성에 있는 ‘갈촌 탈 박물관’에서 탈과 장승에 관한 선생의 깨달음을 전해 들었다. 문:탈과 장승에 관한 생각을 언제부터 골똘히 하게 되셨는지요. 李:농과대학을 다니다가 군대에 나갔는데,훈련 중에 허리를 크게 다치는 바람에 일찌감치 제대를 했지요.그 길로 아버지께서 경영하시던 한우 비육 농사를 도우면서 농사를 시작했습니다.고향에서 살아가려면 농사 외에 다른 뜻 있는 일을 함께 해야만 보다 온전한 삶이 되지 않겠나 싶어서 이것 저것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았지요. ●‘고성오광대’는 신명의 원천 ‘고성오광대’가 눈에 들어오더군요.젊은 내가 땀흘려 배우고 지켜나가야 할 몫이라는 생각을 했지요.농사가 육신을 키우고 지켜주는 신명이라면 오광대의 춤과 노래는 영혼을 맑게 해주고 자라나게 하는 신명의 원천이라고 여겼지요. 오광대 춤을 배우게 되면서 한 가지 의심이면서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게 되더군요.탈을 만드는 문제였어요.탈의 눈,코,색깔,크기 등이 매우 다양한데 그 까닭을 알고 싶었어요.그런데 내 의문을 풀어 줄 만한 문헌,자료가 우리나라에 별로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더욱 더 풀기 어려운 의문에 휩싸이게 되었지요. 이같은 의문을 안은 채 농사를 계속했지요.70년대 초반 우리나라 농촌이 대개 다 그러했듯이 고향을 떠나는 풍조가 만연하는 가운데서도 농촌에 남은 청년들은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우회(農友會)를 조직하여 연대하기 시작했지요.이 농우회를 근간으로 하여 가톨릭 농민회를 만들어 이끄는 일을 맡기도 했지요. ●농민의 역사 안에서 생겨난 탈 한국 농업이 어려움에 봉착하고 농촌이 붕괴되기 시작하면서 저는 역설적으로 농민과 농업,농촌 문화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지요.농업(농사)은 한국 문화의 원형이며,농민은 그 문화의 어머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탈은 그 농사와 농민의 역사 안에서 생겨났다는 것도 알았지요.좀 복잡하지만 계기라면 계기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흔히 탈과 장승은 조금 다른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어떤 관계로 봐야 합니까? 李:탈은 세 종류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태양탈,신앙탈,예능탈이지요.태양탈은 구석기,신석기시대 또는 그 이전에도 이루어진 여러 종류의 암각화,상형문자들을 말합니다.어둠,추위,맹수의 공격,식량,종족의 번식,사냥,태양의 힘 등과 인간의 생존 관계를 상징하는 그림들이지요.신앙탈은 고인돌,선돌,장승 등 자연의 섭리로부터 인간이 보호받게 되기를 갈망하면서 만들게 된 것인데,주술성을 중요하게 여기지요.종족 보호,건강과 식량의 확보를 위해 하늘에 기원하는 마음을 돌이나 나무에다 새긴 것이지요.예능탈은 주술성이 없어지고 단지 유희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모든 ‘탈’의 근원은 욕심 문:그렇다면 ‘탈’이란 말은 어떤 의미를 지녔으며,언제부터 나타났을까요? 李:(웃음을 머금으면서)사람 사는 세상엔 참 탈도 많지요.배탈,해탈,돈탈,명예탈,온갖 욕심으로 해서 생기는 탈로 해서 한시도 탈 안 나고 살기 어렵지요. 배탈이 왜 생기는가? 사람이 태어나면서 어머니 젖꼭지부터 물지요.그 젖을 먹으면서 탈이 시작됩니다.어머니가 음식을 잘못 먹으면 젖먹이한테 배탈이 나거든요.젖을 너무 많이 먹어도 배탈이 나지요.몸은 거부하는데 욕심 때문에 자꾸 먹다보니 탈이 나지요.배탈은 생기기 전에 자신이 알고 있습니다.알면서 욕심을 억누르면 탈이 안생기지요.모든 탈의 근원은 욕심입니다.돈탈,명예탈은 목숨도 앗아가지요. 스님들은 내 마음의 어둠,고통,번뇌,망상을 다 태워버리는 것을 해탈이라고 하더군요.결국 왜 탈이 생기는가? 자연의 섭리에 어긋나는 생각을 하고,행동을 하니까 탈이 생길 수밖에 없지요. ●탈은 상상력·꿈·희망·기도의 상징 그래서 탈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인간이 욕심으로 하여 생기는 자연재앙으로부터 지켜지게 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의 형상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인간이기 때문에 욕심을 낼 수밖에 없고,그 욕심이 아니라면 또 세상은 얼마나 심심하겠습니까? 자연의 섭리와 인간의 욕심이 충돌하면서 생기는 탈은 어쩔 수 없이 또 자연의 섭리로 치유시켜 주고,쓸어안아서 자연으로 회귀하도록 다독거려주는 신(神)이 필요한 것이지요.참 얼마나 재미있는 상상입니까? 얼마나 멋진 말입니까? 그 상상력,꿈,희망,기도의 상징물이 탈이며,장승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원래 탈의 어원(語原)은 몽골의 ‘타르’라고 하더군요.‘타르’는 맑아지다,깨끗해지다,밝아지다,좋아지다는 뜻을 지녔다고 합니다.또한 불타다,불에 타서 없어진다는 뜻도 들어 있다고 합니다.‘탈춤’이라는 춤은 몸에 붙어 있는 온갖 탈을 탈탈 털어 내기 위해 추는 춤입니다. 문:장승은 탈의 기능적 한 종류임을 알겠는데,장승이 맨 처음 세워진 것은 언제쯤일까요? 그리고 그 때의 장승이 지녔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李:대개 삼국시대부터 장승이 세워진 것으로 봅니다.삼국시대 장승의 눈,코,입,귀와 몸이 지녔던 그 시대의 마음을 느껴보기 위해서 나는 그 시대의 의식주 환경을 재현하여 그 안에서 한 달 가까이 생활해 보기도 했지요. 음식은 거의 생식을 하고,옷은 겨울에도 내의 없이 홑껍데기 한복을 입었으며,산에다 토굴을 파거나 판잣집을 지어서 지냈는데 산이나 들판의 바위,나무 밑에서도 지냈지요.적게 먹고 그것도 생식을 하니까 잠이 적어지고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생각이 깊어지더군요.자연의 모습을 더욱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지요. ●장승 통해 자연치유 능력 발견 그런 마음의 상태에서 장승을 생각했지요.인간은 왜 장승을 다듬어 세우는가? 이 물음은 인간의 마음에는 왜 액이 생기는가 하는 것과 같지요.자연에서는 액이나 탈이란 것이 없습니다.인간이 많이 살게 되면서 자연과의 조화가 파괴되면서 액과 탈이 생겼지요.이 액과 탈을 치유시키기 위해 장승을 세운 것입니다.약이나 인위적 치료가 아닌 자연치유 능력을 인간 스스로가 발견한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자연과 공존할 수 있을까? 탈없이 살 수 있을까 하고 궁리한 끝에 터득한 것이 장승을 세우는 것이었지요.장승이 서는 자리가 엄격하게 선택되고,장승 다듬는 일이 신성시되고,장승 위치에 따라 역할이 달라지는 데까지 인간의 생각이 미쳤지요.마을마다의 액과 탈에 따라 장승의 모양과 서는 위치가 다른 것은 그 마을 사람들의 기원,소망이 각각 다르고 지리적 위치도 다르기 때문이지요. ●현대에도 장승 세우는 것은 ‘효험’ 때문 문:현대 사회에 들어온 이후에도 계속 장승을 세우고 있는데 무슨 이유일까요? 李:오랜 옛날에 세운 장승이 지금까지 남아서 전해지고 있는 이유나 오늘날 도심 한 가운데나 아파트 단지에도 장승을 세우기도 하는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효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문:효험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요? 李:자연과의 공존,상생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우주 속의 내가 어떻게 하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는 것이겠지요.그 때 장승은 나를 자연으로 인도해주는 안내자이자 내 안에 감춰져 있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이기도 하거든요.그것은 미신이나 우상 따위가 아니라 우주와 나의 하나됨을 깨닫게 해주는 영혼의 등대 혹은 영혼의 치료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51)장승의 마음은 하늘의 마음이다(上)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51)장승의 마음은 하늘의 마음이다(上)

    ●장승연구 소홀… 민중정신사 소외시키는 것 판소리 ‘흥부가’의 ‘박타령’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늘어선 조를 보면 대촌 당산 법슈(法首) 갓고’하는 부분이다.이 법슈(法首)는 벅수,법수라고 부르는 장승을 말하는데,이 말은 중국,일본의 문화와 아무 관련 없는 우리나라 토종이다. 장승 얘기는 가루지기타령(변강쇠타령)에 보다 상세하게 나온다.그 내용을 정리하자면 이렇다.즉 천하잡놈 강쇠가 산에 나무하러 가서 산고개에 서 있는 장승을 뽑아와 방에 군불을 때고 자다가 장승 동티로 죽어버린다.그러자 팔자 한번 겁나게 드센 옹녀가 강쇠놈 시체를 치우기 위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한다.길손들이 강쇠 시신을 치우려고 하다가 변을 당하는 이야기다. 생활 토대를 잃어버리고 떠돌아다니는 유랑민의 참담한 생활상을 주제로 하고 있는 변강쇠타령의 비극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 장승이다. 우리나라 상류 사회의 신앙이었던 유교·불교와 관련된 역사와 미술은 많은 연구 성과물을 가지고 있지만 민중의 정신사라 할 수 있는 무속과 장승 연구 업적은 그리 많지 않다.무속 연구도 귀족 취향적 풍토에 머물러 있어서 무속의 참모습을 제대로 드러내는데는 한계를 지녔다.장승 연구가 희귀한 까닭은 민중의 정신사가 소외되고 있음을 뜻한다.안타깝고 또 잘못된 일이다.크게 후회할 일이다. ●‘살아있는 장승’ 갈촌선생을 뵙다 이같은 민중정신사의 소외 속에서도 30년 가까이 한국의 탈과 장승 연구에 삶을 녹여 넣고 있는 갈촌 이도열(李道烈·58·갈촌 탈 박물관장 겸 장승학교 교장) 선생을 만났다.그는 한국의 탈과 장승연구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자이자 살아 있는 장승 그 자체로 통하는 귀하고도 고마운 분이다.오광대의 고장 경남 고성에 있는 ‘갈촌 탈 박물관’에서 탈과 장승에 관한 선생의 깨달음을 전해 들었다. 문:탈과 장승에 관한 생각을 언제부터 골똘히 하게 되셨는지요. 李:농과대학을 다니다가 군대에 나갔는데,훈련 중에 허리를 크게 다치는 바람에 일찌감치 제대를 했지요.그 길로 아버지께서 경영하시던 한우 비육 농사를 도우면서 농사를 시작했습니다.고향에서 살아가려면 농사 외에 다른 뜻 있는 일을 함께 해야만 보다 온전한 삶이 되지 않겠나 싶어서 이것 저것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았지요. ●‘고성오광대’는 신명의 원천 ‘고성오광대’가 눈에 들어오더군요.젊은 내가 땀흘려 배우고 지켜나가야 할 몫이라는 생각을 했지요.농사가 육신을 키우고 지켜주는 신명이라면 오광대의 춤과 노래는 영혼을 맑게 해주고 자라나게 하는 신명의 원천이라고 여겼지요. 오광대 춤을 배우게 되면서 한 가지 의심이면서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게 되더군요.탈을 만드는 문제였어요.탈의 눈,코,색깔,크기 등이 매우 다양한데 그 까닭을 알고 싶었어요.그런데 내 의문을 풀어 줄 만한 문헌,자료가 우리나라에 별로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더욱 더 풀기 어려운 의문에 휩싸이게 되었지요. 이같은 의문을 안은 채 농사를 계속했지요.70년대 초반 우리나라 농촌이 대개 다 그러했듯이 고향을 떠나는 풍조가 만연하는 가운데서도 농촌에 남은 청년들은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우회(農友會)를 조직하여 연대하기 시작했지요.이 농우회를 근간으로 하여 가톨릭 농민회를 만들어 이끄는 일을 맡기도 했지요. ●농민의 역사 안에서 생겨난 탈 한국 농업이 어려움에 봉착하고 농촌이 붕괴되기 시작하면서 저는 역설적으로 농민과 농업,농촌 문화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지요.농업(농사)은 한국 문화의 원형이며,농민은 그 문화의 어머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탈은 그 농사와 농민의 역사 안에서 생겨났다는 것도 알았지요.좀 복잡하지만 계기라면 계기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흔히 탈과 장승은 조금 다른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어떤 관계로 봐야 합니까? 李:탈은 세 종류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태양탈,신앙탈,예능탈이지요.태양탈은 구석기,신석기시대 또는 그 이전에도 이루어진 여러 종류의 암각화,상형문자들을 말합니다.어둠,추위,맹수의 공격,식량,종족의 번식,사냥,태양의 힘 등과 인간의 생존 관계를 상징하는 그림들이지요.신앙탈은 고인돌,선돌,장승 등 자연의 섭리로부터 인간이 보호받게 되기를 갈망하면서 만들게 된 것인데,주술성을 중요하게 여기지요.종족 보호,건강과 식량의 확보를 위해 하늘에 기원하는 마음을 돌이나 나무에다 새긴 것이지요.예능탈은 주술성이 없어지고 단지 유희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모든 ‘탈’의 근원은 욕심 문:그렇다면 ‘탈’이란 말은 어떤 의미를 지녔으며,언제부터 나타났을까요? 李:(웃음을 머금으면서)사람 사는 세상엔 참 탈도 많지요.배탈,해탈,돈탈,명예탈,온갖 욕심으로 해서 생기는 탈로 해서 한시도 탈 안 나고 살기 어렵지요. 배탈이 왜 생기는가? 사람이 태어나면서 어머니 젖꼭지부터 물지요.그 젖을 먹으면서 탈이 시작됩니다.어머니가 음식을 잘못 먹으면 젖먹이한테 배탈이 나거든요.젖을 너무 많이 먹어도 배탈이 나지요.몸은 거부하는데 욕심 때문에 자꾸 먹다보니 탈이 나지요.배탈은 생기기 전에 자신이 알고 있습니다.알면서 욕심을 억누르면 탈이 안생기지요.모든 탈의 근원은 욕심입니다.돈탈,명예탈은 목숨도 앗아가지요. 스님들은 내 마음의 어둠,고통,번뇌,망상을 다 태워버리는 것을 해탈이라고 하더군요.결국 왜 탈이 생기는가? 자연의 섭리에 어긋나는 생각을 하고,행동을 하니까 탈이 생길 수밖에 없지요. ●탈은 상상력·꿈·희망·기도의 상징 그래서 탈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인간이 욕심으로 하여 생기는 자연재앙으로부터 지켜지게 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의 형상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인간이기 때문에 욕심을 낼 수밖에 없고,그 욕심이 아니라면 또 세상은 얼마나 심심하겠습니까? 자연의 섭리와 인간의 욕심이 충돌하면서 생기는 탈은 어쩔 수 없이 또 자연의 섭리로 치유시켜 주고,쓸어안아서 자연으로 회귀하도록 다독거려주는 신(神)이 필요한 것이지요.참 얼마나 재미있는 상상입니까? 얼마나 멋진 말입니까? 그 상상력,꿈,희망,기도의 상징물이 탈이며,장승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원래 탈의 어원(語原)은 몽골의 ‘타르’라고 하더군요.‘타르’는 맑아지다,깨끗해지다,밝아지다,좋아지다는 뜻을 지녔다고 합니다.또한 불타다,불에 타서 없어진다는 뜻도 들어 있다고 합니다.‘탈춤’이라는 춤은 몸에 붙어 있는 온갖 탈을 탈탈 털어 내기 위해 추는 춤입니다. 문:장승은 탈의 기능적 한 종류임을 알겠는데,장승이 맨 처음 세워진 것은 언제쯤일까요? 그리고 그 때의 장승이 지녔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李:대개 삼국시대부터 장승이 세워진 것으로 봅니다.삼국시대 장승의 눈,코,입,귀와 몸이 지녔던 그 시대의 마음을 느껴보기 위해서 나는 그 시대의 의식주 환경을 재현하여 그 안에서 한 달 가까이 생활해 보기도 했지요. 음식은 거의 생식을 하고,옷은 겨울에도 내의 없이 홑껍데기 한복을 입었으며,산에다 토굴을 파거나 판잣집을 지어서 지냈는데 산이나 들판의 바위,나무 밑에서도 지냈지요.적게 먹고 그것도 생식을 하니까 잠이 적어지고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생각이 깊어지더군요.자연의 모습을 더욱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지요. ●장승 통해 자연치유 능력 발견 그런 마음의 상태에서 장승을 생각했지요.인간은 왜 장승을 다듬어 세우는가? 이 물음은 인간의 마음에는 왜 액이 생기는가 하는 것과 같지요.자연에서는 액이나 탈이란 것이 없습니다.인간이 많이 살게 되면서 자연과의 조화가 파괴되면서 액과 탈이 생겼지요.이 액과 탈을 치유시키기 위해 장승을 세운 것입니다.약이나 인위적 치료가 아닌 자연치유 능력을 인간 스스로가 발견한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자연과 공존할 수 있을까? 탈없이 살 수 있을까 하고 궁리한 끝에 터득한 것이 장승을 세우는 것이었지요.장승이 서는 자리가 엄격하게 선택되고,장승 다듬는 일이 신성시되고,장승 위치에 따라 역할이 달라지는 데까지 인간의 생각이 미쳤지요.마을마다의 액과 탈에 따라 장승의 모양과 서는 위치가 다른 것은 그 마을 사람들의 기원,소망이 각각 다르고 지리적 위치도 다르기 때문이지요. ●현대에도 장승 세우는 것은 ‘효험’ 때문 문:현대 사회에 들어온 이후에도 계속 장승을 세우고 있는데 무슨 이유일까요? 李:오랜 옛날에 세운 장승이 지금까지 남아서 전해지고 있는 이유나 오늘날 도심 한 가운데나 아파트 단지에도 장승을 세우기도 하는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효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문:효험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요? 李:자연과의 공존,상생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우주 속의 내가 어떻게 하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는 것이겠지요.그 때 장승은 나를 자연으로 인도해주는 안내자이자 내 안에 감춰져 있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이기도 하거든요.그것은 미신이나 우상 따위가 아니라 우주와 나의 하나됨을 깨닫게 해주는 영혼의 등대 혹은 영혼의 치료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 市 “정치집회 곤란…” 속앓이

    서울시가 서울광장의 사용 허가를 두고 또 한차례 곤욕을 치르게 됐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19일 제26회 정례회를 개최하고 ‘수도이전반대 범시민궐기대회’를 결의했다.범시민궐기대회는 29일 오후 3시로 예정돼 있다. 문제는 시의회가 궐기대회 장소로 ‘서울광장’을 결정하고 경찰에 집회 신고키로 한 것. 서울시는 지난 5월1일 서울광장을 개장하면서 ‘정치적 집회 및 시위공간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하고 이 같은 용도의 사용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달 빈곤해결을 위한 사회연대가 서울광장에서 문화제를 열자 미신고 집회라며 남대문경찰서에 고발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서울시가 정치적 집회의 사용을 불허하자 시민단체들은 ‘집회를 제한하는 상위법 위반 조례’라며 반대집회를 갖는 등 반발하고 있다.실제 86개 시민·사회단체는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것은 헌법상의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의회가 대규모 집회를 갖겠다며 사용을 요청하자 시는 난감하기 짝이 없다.시 의회는 “수도이전문제로 궐기대회를 갖는 것은 정치집회가 아닌데다 조례와 절차에 따라 집회신청을 했기 때문에 서울광장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임광 서울시 총무과장은 “신중히 검토하겠지만 궐기대회 등 정치적 집회는 사실상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한낮의 우울/앤드루 솔로몬 지음

    고대 그리스의 시인 메난드로스는 “나는 인간이며,그것만으로도 비참하기에 충분하다.”고 읊었다.‘인간으로 태어난 죄’,우울증은 인류의 역사 만큼이나 오래된 것이다.그럼에도 우리의 이해가 가장 부족한 영역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우울증이다.우울증은 중세에는 신에게 버림받은 ‘오명의 상징’으로 간주됐다.중세의 신학자 토머스 아퀴나스는 정신은 육체 위에 존재하기 때문에 육체적 질병의 지배를 받지 않는 것으로 여겼으며,정신적인 질병은 곧 사탄의 소행이라 믿었다.그러나 르네상스 시대의 합리주의가 중세의 미신을 밀어내면서 우울증은 악령보다는 의학적인 병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17세기 ‘데카르트 혁명’ 이후,우울증이 과연 화학적 불균형 때문인지 정신적 나약함 때문인지 따져보게 된 것이다.분명한 것은 우울증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질병이라는 점이다. ●세계 22개 언어로 번역된 우울증의 ‘고전’ 미국의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앤드루 솔로몬의 700쪽이 넘는 방대한 저작 ‘한낮의 우울’(원제 Noonday Demon,민승남 옮김,민음사 펴냄)은 우울증의 역사와 배경,병리학 사례,치료 방법 등을 두루 살핀다.미국의 ‘내셔널 북 어워드’등 11개의 상을 받으며 세계 22개 언어로 번역된 우울증에 관한 ‘고전’이다. 저자는 1998년 ‘뉴요커’에 우울증에 관한 글을 발표한 뒤 수천통의 편지를 받았다.우울증 인구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오늘날 미국에서는 1900만명의 사람들이 만성적인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그중에는 어린이도 2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프로잭이라는 녹색 알약은 우울증을 경험한 수백만 미국인들에게는 아스피린 만큼이나 흔한 약이다.지난해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도 서울에 거주하는 20∼60세 주부 가운데 45%가 경증 이상의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저자의 말대로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고통을 비밀로 간직한 채 보이지 않는 휠체어를 타고 살아가고 있다. ●우울증의 지배적 증상은 희망의 부재 우울증에 들면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이 희망이다.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슬픔에 빠지면 세상이 초라하고 공허해 보이지만,멜랑콜리에 빠지면 자신이 초라하고 공허해진다.”고 말한다.우울증은 선한 사람은 더욱 선하게,악한 사람은 더욱 악하게 만든다고도 한다.이 책은 어머니의 자살 이후 급작스레 찾아온 저자 자신의 우울증에서부터 출발해 타인의 유사한 우울증과 색다른 우울증,나아가 전혀 다른 환경의 우울증까지 차례로 기술하며 우울증의 체계를 세워간다.그런 과정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건져낸다.우울증으로 망가진 사람들이 더 많지만 그것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 또한 적지 않다.링컨이나 처칠 같은 이들은 우울증을 겪었지만 정신적인 불안을 위대한 지도력으로 승화시켰다. ●약물·심리치료만이 올바른 탈출법 우울증은 때로는 진실의 창이 되기도 한다.실제로 프로이트는 “우울증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진실을 보는 눈이 더 날카롭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어떻게 우울의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하나의 병에 대한 처방이 여럿이라면 그 병은 확실한 치료법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우울증 만큼 표준적인 치료법 외에 대체요법이 많은 경우도 드물다.어느 한 장단에 춤을 출 수가 없는 것이다.일찍이 히포크라테스는 우울증을 종교적인 힘으로 치료하는 자들을 협잡꾼들이라 했고,소크라테스는 심각한 장애는 철학자의 손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저자는 우울증에 관한 대부분의 처방은 ‘벌거벗은 임금님의 새옷’처럼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몰아붙인다.저자가 내놓는 우울 탈출법은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뿐이다.병에서 직접 벗어나기 위해서는 물론 약물치료가 필수지만,환자가 약물치료를 통해 새로 획득한 자아를 이해하고 재발을 막는 데는 심리치료가 제격이다.이 책에는 인지행동치료와 대인관계치료를 포함한 심리치료법,항우울제의 장단점,전기치료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소개돼 있다. ●시대마다 역사문화적 진화 거듭 인간의 역사를 살펴보면 동일한 정신과적 질병이 특정 시기에 특정 사회 계층을 특정한 방식으로 괴롭혀 왔음을 알 수 있다.우울증이 대표적인 예다.우울증은 18세기에는 졸도와 경련성 울부짖음,19세기에는 히스테리성 마비나 경축(痙縮),20세기에는 만성피로 증후군이나 거식증 등 각각 다른 형태의 모습을 드러내며 역사문화적 ‘진화’를 거듭해 왔다.그런 맥락에서 저자는 우울증은 결코 현대병이 아니라고 강조한다.극작가 새뮤얼 베케트의 말마따나 “이 세상의 눈물의 양은 항상 일정”하기 때문이다.‘우울증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는 요컨대 저자가 일관되게 주장하듯 애정을 주고 받는 능력을 잃지 않는 것,곧 희망의 철학을 내면화하는 것이다.2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집회·시위 하루 10건… 뜨거운 여의도

    17대 국회 개원에 맞춰 정치 1번지 서울 여의도에 각계각층의 집회·시위가 넘쳐나고 있다.새 국회에 거는 기대가 높은 만큼 주장을 알리고 관철시키려는 제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금 여의도는 백화제방 개원을 맞아 국회 주변과 열린우리당사 앞에서는 집회를 갖겠다는 신고가 많게는 하루 5∼6건씩 경찰에 신고되고 있다.미신고 집회나 1인 시위까지 합하면 여의도에서 열리는 집회·시위는 하루 10건에 이른다. 9일에도 민주노총의 최저임금법 개정 촉구 집회,금강화섬 노조의 고용안정 촉구대회,김재규 민주화보상심의 반대 집회 등이 열렸다.가좌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원 50여명은 지난달 24일부터 ‘재건축 소송 관련 인천지법 규탄대회’를 매일같이 열린우리당사 앞에서 열고 있다. 또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비정규직 철폐와 산업공동화 저지를 위한 전국금속산업노조의 투쟁선포대회,전교조의 외국교육기관특별법 전면 폐기 촉구 기자회견,민주노총의 파병철회와 노동3권 보장 입법쟁취 결의대회,동두천시 미군 현안 대책위원회의 생존권보장 촉구집회 등 각계각층의 집회와 기자회견이 봇물 터지듯 이어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사 앞과는 달리 민주노동당사 앞에서는 집회가 그다지 열리지 않는다.전국금속산업노조 관계자는 “노동계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은 비정규직의 양산 중단 및 처우개선”이라면서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위상이 높아졌지만 입법과 제도화를 위해서는 국회 과반을 차지한 열린우리당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NGO,“국회 앞으로” 시민사회단체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16대 국회 때까지 지지부진했던 주요 사안을 이번 국회에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참여연대는 다음주 각 정당의 원내대표를 면담하고,정치개혁과제·사회복지·사법·민생·평화구축 등 분야별 개혁과제를 제시한다.녹색연합은 환경영향평가법 관련 토론회를 준비하는 등 국회에 제시할 정책과제를 마련하고 있다.민주노총은 조만간 국회 앞에서 비정규직·최저임금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두차례 가질 예정이다.장애인이동권쟁취를 위한 연대회의 등 공동대책위는 오는 17일 국회에서 이동권보장입법을 위한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은 10일 국회 앞에서 국가보안법 철폐와 한총련 합법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갖는다.KAL858기 가족회도 같은 날 사건 재조사를 요구하는 1인시위를 벌인다. 상지대 사회학과 홍성태 교수는 “정치가 다양한 이해관계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법적 통로가 미비하기 때문에 직접 법을 만드는 국회나 다수당을 찾아가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화연대의 이동연 문화사회연구소장은 “중도개혁을 표방한 여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면서 종래 특정정당 규탄 위주의 집회가 법률 개정을 촉구하고 압박하는 집회로 성격이 변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미신고 과외 2번 걸리면 벌금300만원

    5일부터 신고를 하지 않고 과외교습하다 연거푸 두차례 걸리면 300만원의 벌금이나 1년 이하의 금고형이 부과된다.또 과외를 받는 학생이나 가르치는 교습자의 거주지인 단독이나 공동주택 밖의 제3의 장소에서 과외를 할 수 없다. 현재 운영 중인 과외방은 임대 계약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유예기간인 내년 3월21일까지 학원이나 교습소로 전환,등록해야 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4일 오피스텔,상가에 ‘과외방’ 설치를 금지하는 내용의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돼 5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서울신문 5월31일 11면 보도) 이에 따르면 개인과외는 9명 이하의 학생에 한해 과외를 받는 학생의 집이나 교습자의 단독·공동주택에서만 가능하다.9명 이상의 학생을 한 곳에서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가르치려면 학원이나 교습소로 등록해야 한다.지금껏 오피스텔이나 상가에서 성행했던 과외방은 사실상 폐쇄되는 셈이다. 개인과외 교습자는 인적사항,교습과목,교습료 이외에 교습장소를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미신고 과외교습을 하다 단속됐을 때 처벌규정을 현행 3단계에서 100만원→300만원 또는 1년 이하 금고인 2단계로 강화했다. 교육부는 학벌 타파 및 규제완화 차원에서 학원강사의 자격을 현행 4년제 대학 졸업자에서 전문대 졸업자로 낮췄다. 박홍기기자 hkkpark@seoul.co.kr˝
  • ‘미니총선’ 전략후보 띄운다

    한달 뒤인 6월5일 일부 유권자들은 또 한번 투표를 해야 한다.각종 사유로 공석이 된 지방자치단체장과 기초의회 의원을 다시 뽑는 ‘6·5지방 재·보선’이 치러지기 때문이다. 재·보선 대상에 기초자치단체장뿐 아니라 부산·경남·전남·제주 등 주요 광역단체장 4명이 포함돼 지난 4·15총선의 ‘리턴 매치’ 성격을 띠고 있다.여대야소(與大野小) 재편 후 첫 선거라는 점도 주목된다.열린우리당이 영남권 재도전에 성공하느냐와 민주당이 호남에서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느냐 등이 관전 포인트다. 각 당은 후보 자질이 결정적으로 승패를 좌우한다고 보고 유력인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열린우리당 부산시장의 경우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허옥경 전 해운대구청장이 후보 신청을 했으나 오거돈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사실상 내정됐다는 관측이 유력하다.경남지사도 최근 경남지사 권한대행직을 그만둔 장인태씨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지사의 경우 10여명이 후보신청을 했다.정영식 전 행자부차관과 김재철 전 행정부지사,조보훈 전 정무부지사,박형인 전 정무부지사,유인학 전 의원 등이다. 제주지사 후보에도 7명이 몰렸는데,행정경험이 풍부한 진철훈 전 서울시 주택국장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돈다.당 관계자는 “오는 10일까지 후보공천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부산시장 당내 경선 후보로 최재범 서울시 행정부시장,허남식 전 부산시 정무부시장 등 2명을 선정했다. 경남지사 경선후보로는 권영상 변호사와 김태호 거창군수,송은복 김해시장 등 3명을 선정했다. 이들 두 지역은 오는 13·14일 중 경선을 실시,경선 결과 50%와 2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합산한 나머지 50%를 각각 반영한 종합 평점을 기준으로 총선후보를 선정하며 당 운영위원회의 의결로 최종 확정된다. 당 공천심사위는 전남지사와 제주지사,그리고 일부 미신청 선거구에 대해서는 오는 14일까지 후보자 공모를 추가 실시하기로 했다.제주지사에는 총선에서 낙선한 현경대 의원과 김태환 전 제주시장 등이 거론된다. ●민주노동당 원내 3당의 위상에 걸맞게 전 지역에서 후보를 낸다는 방침을 천명하고 있으나,현실은 녹록지 않다.당원들의 당비로 기탁금 등 선거비용을 마련하는 민노당에서는 총선에 이어 또다시 선거비용을 마련하기가 어려워 대부분의 지역에서 재·보선 참여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일부 광역자치단체장의 경우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해 인물난까지 겹친 상태다. 경남지사의 경우 임수태 경남도당 대표가 당내경선에 단독 입후보해 당원투표를 기다리고 있다.그러나 부산시장은 후보를 내지 않기로 지역에서 결정했으며,전남지사와 제주지사도 선거 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민주당 전남지사 선거에 전력투구하기로 하고 후보 선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박준영 전 청와대 공보수석을 비롯,조충훈 순천시장,이석형 함평군수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총선 당선자 중 1명이 출마하는 ‘깜짝 카드’도 검토되고 있다. ●자민련 대전 동구·유성구·대덕구,충북 충주,충남 대전 등 충청지역 기초단체장 선거구에 전력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儒林(85)-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儒林(85)-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연산군은 평소에도 사림파를 비롯한 선비들을 증오하고 있었다.이극돈이 김종직의 조의제문이 세조의 찬탈을 비난하는 글이라며 사림파들을 불충한 무리로 몰아 일으킨 것이 무오사화였으며,이때 김종직의 조의제문을 실록 맨 첫머리에 기록한 사람이 바로 매계 조위였던 것이다. 무오년에 옥사가 일어나자 유자광이 연산군에게 참소하기를 ‘매계가 조의제문을 첫머리에 기록한 것은 선왕 세조를 비난하기 위한 다른 뜻이 있었기 때문입니다.’하니,연산군은 크게 노하였다.그때 매계는 하정사(賀正使)로서 중국의 사신으로 들어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연산군은 강을 건너오는 즉시 참살하도록 명하였다.매계 일행이 요동에 도착하여 이 소식을 듣자 허둥지둥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이때 매계의 서제(庶弟)로 신(伸)이라는 자가 있어 일찍이 그 지방에 점을 잘 치는 자가 있다는 것을 듣고 가서 길흉을 물었다.그 사람은 운수를 따지다가 다른 말은 없이 다만 시 한 수를 적는데,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천층 물결 속에 몸이 뒤집혀 나오고 바위 밑에서 사흘 밤 잠들기를 기다린다.” 신이 매계에게 말하기를 ‘처음 글귀는 화를 면하는 것 같기는 하나 아래 글귀는 해석하기 어렵다.’하고 서로 근심하여 소리 없이 울었다. 모두 압록강에 도착하여 강변을 바라보니 매계를 척살하기 위해서 관인들이 기다리는 형상이었다.일행이 실색하여 ‘금오랑(金吾郞)이 와서 형을 집행하기를 기다린다.’고 서로 부둥켜안고 목메어 울었고,매계는 ‘목숨이 경각에 달렸구나.’하고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였다. 마침내 강을 건너오자 정승 이극균이 다만 잡아다가 추문(推問)한다는 것을 알았다.일행이 기뻐하고 다행히 여겨서 이를 ‘천층 물결 속에서 몸이 뒤집혀 나온다.’는 점쟁이의 시가 바로 맞은 때문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바위 밑에서 사흘 밤 잠들기를 기다린다.’라는 아래 글귀는 해독되지 않았다.서울로 잡혀 왔으나 죽지는 않고 곤장을 맞고 순천으로 귀양 갔다가 병들어 죽어 고향인 금산으로 이장되었는데,그로부터 6년 뒤 갑자사화가 다시 일어나 연산군은 전일의 죄도 따로 기록하여 매계의 관을 쪼개어 시체를 참시하도록 명하였다. 시체를 바위 밑에 끌어내다 두고 사흘 동안 장사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이에 모든 사람들이 ‘바위 밑에서 사흘 밤 잠들기를 기다린다.’라는 점괘가 맞음을 신통해하고 처음부터 끝까지의 매계의 운명을 점지하였다는 사실에 탄식해 마지 않았던 것이다. 매계의 그런 일화는 훗날 김정국(金正國)이 지은 척언집(言集)에 수록되어 있는데,척언이란 문자 그대로 ‘주워들은 이야기’란 뜻으로 자신이 보고 들은 이야기들을 모은 잡록집이었다. 매계의 이 일화는 특히 유생들에게 널리 회자되고 있었다.김종직이 사후에 관속에서 꺼내어져 참시되었던 것처럼 사림파의 운명은 천층 물결 속에서 몸이 뒤집혀 나와 간신히 죽음을 면한다 하여도 끝내는 바위 밑에서 사흘 밤 잠들기를 기다려야만 하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된다고 스스로 자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광조는 매계의 일화를 스승 한훤당을 통해 이미 전해들을 수 있었다.스승 한훤당도 무오사화에 연루되어 희천으로 유배되었다가 조광조와 사제의 인연을 맺게 되었던 것이다. “매계가 천층 물결 속에서 몸이 뒤집혀 나온다 하면서 간신히 목숨을 건지더니 나도 천층 물결 속에서 헤쳐 나와 마침내 너를 만나게 되었구나.” “하면.” 조광조가 스승에게 물었다. “‘바위 밑에서 사흘 밤 잠들기를 기다린다.’는 참언은 무슨 뜻입니까.” 이에 준엄한 스승은 평소의 태도와는 달리 부드럽게 말하였다. “그를 내가 어찌 알겠느냐.어차피 점술이란 미신이 아니겠느냐.”
  • 儒林(85)-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연산군은 평소에도 사림파를 비롯한 선비들을 증오하고 있었다.이극돈이 김종직의 조의제문이 세조의 찬탈을 비난하는 글이라며 사림파들을 불충한 무리로 몰아 일으킨 것이 무오사화였으며,이때 김종직의 조의제문을 실록 맨 첫머리에 기록한 사람이 바로 매계 조위였던 것이다. 무오년에 옥사가 일어나자 유자광이 연산군에게 참소하기를 ‘매계가 조의제문을 첫머리에 기록한 것은 선왕 세조를 비난하기 위한 다른 뜻이 있었기 때문입니다.’하니,연산군은 크게 노하였다.그때 매계는 하정사(賀正使)로서 중국의 사신으로 들어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연산군은 강을 건너오는 즉시 참살하도록 명하였다.매계 일행이 요동에 도착하여 이 소식을 듣자 허둥지둥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이때 매계의 서제(庶弟)로 신(伸)이라는 자가 있어 일찍이 그 지방에 점을 잘 치는 자가 있다는 것을 듣고 가서 길흉을 물었다.그 사람은 운수를 따지다가 다른 말은 없이 다만 시 한 수를 적는데,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천층 물결 속에 몸이 뒤집혀 나오고 바위 밑에서 사흘 밤 잠들기를 기다린다.” 신이 매계에게 말하기를 ‘처음 글귀는 화를 면하는 것 같기는 하나 아래 글귀는 해석하기 어렵다.’하고 서로 근심하여 소리 없이 울었다. 모두 압록강에 도착하여 강변을 바라보니 매계를 척살하기 위해서 관인들이 기다리는 형상이었다.일행이 실색하여 ‘금오랑(金吾郞)이 와서 형을 집행하기를 기다린다.’고 서로 부둥켜안고 목메어 울었고,매계는 ‘목숨이 경각에 달렸구나.’하고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였다. 마침내 강을 건너오자 정승 이극균이 다만 잡아다가 추문(推問)한다는 것을 알았다.일행이 기뻐하고 다행히 여겨서 이를 ‘천층 물결 속에서 몸이 뒤집혀 나온다.’는 점쟁이의 시가 바로 맞은 때문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바위 밑에서 사흘 밤 잠들기를 기다린다.’라는 아래 글귀는 해독되지 않았다.서울로 잡혀 왔으나 죽지는 않고 곤장을 맞고 순천으로 귀양 갔다가 병들어 죽어 고향인 금산으로 이장되었는데,그로부터 6년 뒤 갑자사화가 다시 일어나 연산군은 전일의 죄도 따로 기록하여 매계의 관을 쪼개어 시체를 참시하도록 명하였다. 시체를 바위 밑에 끌어내다 두고 사흘 동안 장사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이에 모든 사람들이 ‘바위 밑에서 사흘 밤 잠들기를 기다린다.’라는 점괘가 맞음을 신통해하고 처음부터 끝까지의 매계의 운명을 점지하였다는 사실에 탄식해 마지 않았던 것이다. 매계의 그런 일화는 훗날 김정국(金正國)이 지은 척언집(言集)에 수록되어 있는데,척언이란 문자 그대로 ‘주워들은 이야기’란 뜻으로 자신이 보고 들은 이야기들을 모은 잡록집이었다. 매계의 이 일화는 특히 유생들에게 널리 회자되고 있었다.김종직이 사후에 관속에서 꺼내어져 참시되었던 것처럼 사림파의 운명은 천층 물결 속에서 몸이 뒤집혀 나와 간신히 죽음을 면한다 하여도 끝내는 바위 밑에서 사흘 밤 잠들기를 기다려야만 하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된다고 스스로 자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광조는 매계의 일화를 스승 한훤당을 통해 이미 전해들을 수 있었다.스승 한훤당도 무오사화에 연루되어 희천으로 유배되었다가 조광조와 사제의 인연을 맺게 되었던 것이다. “매계가 천층 물결 속에서 몸이 뒤집혀 나온다 하면서 간신히 목숨을 건지더니 나도 천층 물결 속에서 헤쳐 나와 마침내 너를 만나게 되었구나.” “하면.” 조광조가 스승에게 물었다. “‘바위 밑에서 사흘 밤 잠들기를 기다린다.’는 참언은 무슨 뜻입니까.” 이에 준엄한 스승은 평소의 태도와는 달리 부드럽게 말하였다. “그를 내가 어찌 알겠느냐.어차피 점술이란 미신이 아니겠느냐.”˝
  • ‘자진출두’ 촛불집행부 불구속 입건

    탄핵반대 촛불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검찰의 체포영장 청구 대상이 됐던 ‘탄핵무효 부패정치 청산을 위한 범국민행동’의 최열 공동대표와 박석운 공동집행위원장이 30일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오후 2시쯤 서울 종로경찰서에 나온 최 대표는 조사에 앞서 “1979년 YMCA 위장결혼 사건 등으로 옥고도 치러봤다.”면서 “나라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언행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이어 “촛불행사를 야간에 하게 된 것은 참가자 대다수가 직장인이라 낮에는 모이기 힘들기 때문”이라면서 “군사정권 시대의 잔재인 ‘야간집회 불허’ 조항은 이제는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오전 10시쯤 변호인단과 함께 경찰에 출두한 김기식·박석운·서주원 공동집행위원장은 “촛불행사를 사법처리하는 것은 민의를 사법처리하는 것”이라면서 “오히려 단죄되어야 할 사람은 의회쿠데타를 일으킨 정치인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들은 체포영장을 청구했던 검찰에 대해서도 “대선자금과 관련된 국민의 일시적 지지를 착각해 민의를 저버렸다.”고 비난했다. 이들과 함께 체포영장 대상이던 국민의 힘 김명렬 대표와 장형철 사무국장도 이날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집시법상 미신고 집회 개최와 형법상 교통방해 혐의를 적용,이들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전교조·전공노 징계 착수

    정부는 민주노동당을 지지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과 탄핵무효 시국선언을 발표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집행부 고발과 함께 단순 가담자에 대해서도 징계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17대 총선의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다음달 2일부터 선거법에 따라 탄핵찬반 집회를 원천 봉쇄하기로 했다. 정부는 25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대행은 회의에서 “전교조와 전공노의 집단행동으로 정부의 중립의지가 흔들려 유감”이라면서 “공무원이 법질서 준수에 앞장서 중립문제로 시빗거리가 되지 말아야 하며 앞으로 위법행위에는 단호히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정순균 국정홍보처장이 전했다. 이에 따라 행정자치부는 지난 24일 전공노 김영길 위원장 등 지도부 9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한 데 이어 이날 단순 가담자에 대해서도 소속 자치단체장에게 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교육인적자원부도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 1만 7000여명이 공무원 집단행위 금지조항을 위반했다고 보고 전국 16개 시·도교육감에게 위법 정도에 따라 고발과 징계 등 엄정조치할 것을 지시했다.이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은 시국선언 참여교사들의 위법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교육부는 시국선언에 이어 특정정당 지원 모금활동과 ‘총선수업’ 등이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이 또한 법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다. 정부는 탄핵찬반 집회와 관련,대검찰청과 각급 검찰청의 ‘선거사범 전담수사반’을 보강해 불법집회에 엄정 대처하기로 했다. 이날 현재 미신고 집회를 이유로 경찰로부터 출석요구를 받은 집회 관계자는 탄핵반대 집회 관계자 45명과 탄핵찬성 집회 관계자 2명 등 모두 4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정 처장은 “경찰이 지금까지는 탄핵반대 촛불시위 등에 대한 평화적 관리에 주력했으나 다음달 2일부터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집회는 집결을 저지하기로 하고 후속대책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조현석 김재천기자 hyun68@ ˝
  • 탄핵지지집회 주최측 출두요구

    서울종로경찰서는 22일 박찬성(51) 북핵저지 시민연대 대표와 신혜식(36) 전 독립신문 대표에 대해 오는 29일까지 출두하라는 출석요구서를 보냈다.경찰은 “박씨 등이 21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2500여명을 동원,‘탄핵지지 문화한마당’이라는 미신고 집회를 주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탄핵 반대 집회와 관련,지금까지 모두 42명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이 가운데 노사모 강릉지회장인 박재현(34)씨와 열린우리당 당원 백종필(38)씨가 이날 각각 강릉서와 춘천서에서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범국민행동 반박

    탄핵무효 부패정치청산 범국민행동측은 17일 경찰의 촛불시위 불법 규정에 대해 “자의적이며 근거가 없다.”며 조목조목 반박하면서도 야당과 보수세력의 역공을 의식,집시법 불복종 등 ‘강수’로 대응하지는 않고 있다. 범국민행동은 특히 경찰이 전날 행사에서 일부 시민의 자유발언과 개사곡 등의 ‘정치성’을 문제삼았던 것을 고려한 듯 이날은 시민들의 노래자랑만으로 행사를 치르는 등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이날 촛불집회는 시민·학생 등 1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여성학자 오숙희씨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2시간만에 참가자들의 자진해산으로 마무리됐다.관할 종로경찰서측은 행사 도중 사회자의 구호선창 등을 문제삼아 “미신고집회니 자진해산하라.”고 구두로 요구했지만 주최측은 문화행사가 분명하다며 해산을 거부했다.범국민행동 안진걸 팀장은 “경찰이 문화행사와 정치집회를 구분하는 근거를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들은 일단 20일까지 도심 촛불시위를 이어가되 최대한 평화적인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경찰과 불필요한 마찰은 피하기로 했다.촛불시위의 성격에 대한 판단은 경찰이 아니라 법원의 소관사항인 만큼 경찰의 방침에 따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이들은 오는 20일 집회를 온·오프라인에서 각각 50만명씩 참여하는 ‘탄핵무효화 100만인 대회’로 치른다. 정현백 공동대표는 “야간집회를 ‘허가’사항으로 규정한 집시법의 취지는 야간에 군중이 모일 경우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특별한 사정 때문”이라면서 “주최측이 안전한 집회가 개최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다면 야간집회도 허가없이 개최토록 하는 게 헌법정신에 맞다.”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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