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미신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68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37) 신도 사람도 즐거운 굿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37) 신도 사람도 즐거운 굿

    굿하는 그림 둘이다. 그림(1)은 신윤복의 ‘굿’이다. 그림(1)은 꽤나 복잡한 설명이 필요하다. 그림 중앙에 쌀을 소복하게 얹은 소반 앞에서 손을 비비고 있는 여인을 보자. 이 사람이 굿을 벌인 사람일 터이다. 그 외에 등장하는 여자 셋은 아마도 이 여자의 가족이거나 친척일 것이다. 그림의 오른쪽 끝에 있는 초가지붕 건물이 바로 굿청이다. 음식을 차린 소반을 보자기로 덮고, 옆에 차린 제물 역시 붉은 보자기로 덮어 두었다. 굿판에서 무당은 춤을 추고 있고, 그림 아래쪽의 남자 둘은 피리를 불고 장구를 치고 있다. 무당과 박수 두 명으로 구성된 패다. 보통 굿은 여러 명의 무당과 잽이(樂工)로 구성되는데, 이 패가 3명인 것으로 보아 아주 작은 굿이다. 그림(2)는 김준근의 ‘무녀 굿 하고’인데, 무당은 전복(戰服)을 입고 주립(朱笠)을 쓰고 오른손에는 방울을, 왼손에는 부채를 쥐고 있다. 이 무당의 패거리도 역시 3명이다. 박수 하나는 장구를 치고, 총각은 징을 치고 있다. 아래쪽에 간단한 제상이 차려져 있고, 고리짝 둘에는 옷이 담겨져 있다. 그림(1)에 보이는 고리짝과 같은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신에게 바치는 옷일 것이다. 굿도 종류가 많다. 그림(1)에 등장하는 굿은 어떤 굿인가. 무녀가 입은 옷을 보자. 이 옷은 가슴께에 주름을 잡고 있다. 이처럼 주름을 잡은 옷을 철릭이라 한다. 붉은 색 철릭이니, 곧 홍철릭이다. 철릭은 원래 무관이 입는 공복이다. 품계에 따라 천의 색이 다른데, 여기에 등장하는 홍철릭은 왕이 교외로 거둥할 때 3품에서 9품까지가 입는다. 철릭을 입을 때 쓰는 모자도 다르다.1품에서 3품까지 당상관은 자립(紫笠)을,4품에서 9품까지 당하관은 흑립(黑笠)을 썼다. 그림의 무녀는 흑립을 쓰고 있으니, 당하관 무관 복색인 셈이다. ●군웅은 사신들의 무사를 비는 굿 신윤복의 ‘굿’은 어떤 굿 장면을 그린 것인가. 서울의 굿에는 열두거리가 있고, 거리마다 무당의 옷차림과 무구(巫具)가 다르다. 난곡(蘭谷)이란 사람이 그림을 그리고 설명을 붙인 ‘무당내력’이란 책이 있는데, 이 책에 의하면 열두거리는 (1)감응청배 (2)제석거리 (3)별성거리 (4)대거리 (5)호구거리 (6)조상거리 (7)만신말명 (8)신장거리 (9)창부거리 (10)성주거리 (11)구릉 (12)뒷전이다.‘굿’에 나오는 복색을 한 거리는 ‘구릉’의 것이다. 오른손에는 부채를 들고 왼손에는 돈을 흰 종이에 싸서 드는 것이 ‘구릉’의 특징인데(이 돈은 여행 도중 만나는 뜬귀들에게 주는 것이다), 위 그림에는 소매에 가려 흰 종이로 싼 돈은 보이지 않지만, 홍철릭을 입은 것을 보면,‘구릉’과 꼭 같다.‘구릉’은 원래 ‘군웅거리’다.‘무당내력’의 구릉에 대한 설명에 의하면, 명나라 때 우리나라 사신들이 바닷길로 중국에 갔다 왔다 하였으므로, 사신이 출발할 때 모화관 재 밖에 있는 성황당에서 무녀가 무사히 돌아올 것을 빌었다. 이것이 풍속이 되어 치성을 드릴 때 으레 구릉을 거행한다. 이 설명에 따르면 군웅(구릉)은 원래 조선의 사신들이 바닷길로 중국에 오갈 때 무사하기를 비는 굿이었다. 무당이 입고 있는 철릭은 국내에서 외국으로 파견될 때나 왕의 궁궐 밖으로 거둥할 때 수행하는 벼슬아치들이 입는 옷이었다 하니, 이것이 군웅거리를 할 때 철릭을 입게 된 유래가 아닌가 한다. 다만 그림에 보이는 치성을 드리는 주인 여자가 어떤 이유에서 이 굿판을 벌였는지는 알 길이 없다. 남편이나 아버지가 역관이 되어 중국에 간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면 나라 안의 어디로 장사를 떠난 것인지, 과거 시험을 치러 간 것인지, 또 다른 일로 먼 지방으로 떠난 것인지도 모른다. 군웅굿의 신은 서울 지방에서는 뱃길의 신일 뿐 만 아니라, 씨조신(氏祖神) 가업수호신(家業守護神) 등이 된다고 하니, 집안의 평안을 비는 굿일지도 모른다. ●조선시대 무당은 도성서 추방되기도 김준근의 ‘무녀 굿 하고’는 어떤 굿인가. 무당이 오른손에 방울을, 왼손에 부채를 들고 있는 경우로 열두거리 중 성주거리(성주풀이)가 있다. 물론 무구를 이렇게 드는 경우로 호구거리와 조상거리가 있지만, 이 두 거리는 모두 치마저고리를 입는다. 전복을 입는 것은 성주거리가 유일한 것이다. 이런 까닭에 그림(2)의 굿은 성주거리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성주거리는 ‘무당내력’에 “단군 때 해마다 시월이 되면 무녀로 하여금 집을 지은 것을 축하하도록 했는데, 그 뜻은 인민들이 그 근본을 잊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치성을 드릴 때면 으레 성주거리를 거행한다.” 하였다.‘근본을 잊지 않는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애매하지만 어쨌거나 대개 옛날 사람들은 새 집을 짓고 이사를 하면, 가옥을 관장하는 신인 성조신을 모시는 굿을 했던 것이다. 그림(2)의 굿 역시 이런 연고로 벌인 것이 아니었을까. 무당이 섬기는 신이 실제로 존재하는가 하는 물음을 던질 수 있다. 이성적인 사유에는 무당이 섬기는 신들이 들어설 공간이 없다. 이성에 비추어 본다면, 무속 신만이 아니라 모든 종교의 신들이 들어설 공간이 없다. 하지만 현존하는 이 우주, 또는 세계의 기원과 삶과 죽음에 대해 사유하면, 어느 덧 이성으로 접근할 수 없는 곳에 가서 부닥친다. 죽음을 아무리 이성적으로 설명한다 해도, 그 설명이 죽음이 불러오는 슬픔을 위로하지는 못하는 법이다. 신과 종교는 그렇게 해서 탄생한다. 조선을 건국한 사대부들은 냉철한 이성의 유학인 성리학을 국가의 이데올로기로 삼아 조선을 세우고, 무속을 불합리한 의식으로, 무속의 신을 근거 없는 잡귀로 여겨 무당과 굿을 맹렬히 비난하고 제거하려고 했지만, 무당과 굿은 사라지지 않았다. 무속의 존재, 나아가 신을 섬기는 종교의 존재는 인간의 깊은 불안감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굿판은 신과 인간을 즐겁게 하기 위한 도구 각설하고, 어쨌거나 조선을 세운 사대부들은 무당을 추방하는 법을 만들었다.‘경국대전’의 ‘형전’ 금제(禁制)에 ‘무당으로서 서울 시내에 사는 자는 처벌한다.’고 하였으니, 무당은 원칙적으로 서울 도성 안에서 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디 원칙이 언제나 지켜지던가? 원칙은 원칙일 뿐이고, 무당들은 단속이 느슨해지면 서울 도성 안에서 살았다. 조선후기의 실록을 들추어보자. 정조 즉위년 5월22일의 ‘실록’을 보면, 왕명으로 서울 시내에 살고 있는 무당을 성 밖으로 쫓아낸다. 한데, 정조 원년 홍상범이란 자가 정조를 시해하고 은전군 이찬을 왕으로 추대하려고 한 사건에 효임이란 무녀가 관계되어 있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서울 도성 안의 무당을 다시 색출해 축출하였다. 하지만 3년 2월8일조 ‘정조실록’에도 무녀들을 도성 밖으로 내쫓는다는 기사가 있는 것을 보면, 무당들은 도성 밖으로 쫓겨났다가 단속이 느슨해지면 다시 들어오곤 했던 것이다. 이렇게 서울 도성을 드나든 무당은 노량진 부근에 집단적으로 살았다. 정조 시대를 살았던 문인 강이천은 노량진 무당에 대해 이렇게 읊었다.“푸른 금삼에다 흰 수건 머리에 싸매고/ 새벽이면 노량진 남쪽에서 온다네/ 신통한 무어(誣語)에 눈물을 흘리나니/ 삼생의 원업(寃業)을 옛일처럼 안다네”(素布裏頭綠錦衫,平明多自鷺梁南.神通誣語添珠淚,寃業三生若舊) 굿판을 벌이는 것은 신에게 무언가 바라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신은 인간이 바라는 바를 공짜로 들어주지는 않는다. 해서, 신을 먼저 즐겁게 해야 하는 법이다. 신이 무엇을 즐거워하는지 미욱한 인간으로서는 알 길이 없다. 다만 인간이 즐거워하는 것이면 신도 즐거워하지 않을까. 인간이 즐거워하는 것으로 춤과 음악보다 더 한 것이 있을까. 그래서 굿판은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다. 우리나라 무속의 한 특징으로 강한 오락성을 든다. 사실 굿은 좋은 구경거리인 것이다. 어렸을 때 내가 살던 동네에는 심심찮게 굿하는 소리가 들렸다. 울긋불긋한 무구(巫具)와 요란한 음악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꼬맹이로서는 알 길이 없었지만, 굿은 신기한 구경거리였다. 이제 도시의 굿은 거의 사라지고 없다. 무속은 미신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 주된 이유일 터이다. 하지만 모든 신앙은 비이성적인 데서 출발한다. 굿 역시 하나의 신앙일 뿐이다. 미신이라 배척되어야 할 이유가 없다. 어디 굿판이라도 벌어지면, 어릴 적에 그랬던 것처럼 넋을 놓고 한 번 보고 싶구나.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불황에 ‘한방 인생’ 급증

    불황에 ‘한방 인생’ 급증

    지난 11일 서울 신림동의 한 음식점에서 판돈 206만원을 놓고 ‘섰다’(2장으로 높은 족보를 만드는 화투 게임의 일종)판을 벌인 이모(56·무직)씨 등 4명이 경찰에 적발했다. 이씨는 최근까지 동네 슈퍼마켓을 운영하다 장사가 안돼 문을 닫았고, 다른 이모(56·무직)씨는 일용직 노동자로 전전하다가 일손을 놓았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화물트럭 운전기사 4명이 최근 판돈 153만원을 걸고 ‘훌라(포커 게임의 일종)’를 하다가 경찰에 잡혔다. 경유가격 폭등으로 화물차 운행이 어려워지자 도박에 빠진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17일 “도박범들은 대부분 동종 전과가 있는데 요즘에는 전과가 없는 서민들이 많이 적발되는 게 특이한 점”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경찰에 적발된 도박범죄는 6888건. 이 추세라면 연말에는 1만건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바다이야기가 창궐했던 2006년(1만 4478건)을 제외하면 2004년 이래 1만건을 넘은 해는 없었다. 한국마사회의 지난달 매출은 2157억원으로, 사상 최대 월매출을 기록했다.2005년 이후 월매출이 2000억원을 넘은 것은 올해 3월과 8월밖에 없다. 강원랜드의 올 1·4분기 카지노부문 매출은 2744억원으로 2005년 이후 최고치다. 로또의 지난달 매출은 작년 동월과 비교해 45%나 늘었다. 불황과 주가 폭락으로 사회 전반에 ‘한탕주의’가 만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펀드 신화가 ‘쪽박 괴담’으로 변질된 데 대한 실망감과 경기침체에 따른 희망 상실이 서민들을 도박판으로 내몰고 있다.”고 진단한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도박은 비참한 상황에서 가장 쉽게 탈출할 수 있다고 믿는 ‘미신적 행동’”이라면서 “경제 형편이 나아질 수 없는 시스템 아래서 서민들이 미신에 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사회가 돼야 한다.”면서 “돈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물질만능주의를 배격하는 건강한 시민문화가 뿌리내려야 한탕주의를 청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출판계 거목 정진숙 을유문화사 회장 별세

    출판계 거목 정진숙 을유문화사 회장 별세

    60여년간 출판 외길을 걸어온 한국 출판 역사의 산증인 은석(隱石) 정진숙 을유문화사 대표이사 회장이 22일 오후 3시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96세. 고인은 1945년 해방을 맞으면서 그해 12월 평소 친분이 있던 조풍연, 윤석중, 민병도 등 4인과 함께 동인체제로 을유문화사를 창립했다. 을유문화사란 이름은 1945년 을유년에 세웠다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다. 해방과 함께 국학 진흥의 기치를 내걸고 ‘출판보국’의 길을 걸어온 고인은 6·25전쟁의 와중에 창립동인들이 흩어지는 위기를 극복하고 ‘1인 대표체제’로 전환해 오늘의 을유문화사를 일궜다. ●한국사·우리말 큰사전 등 펴내 1912년생인 고인은 최근까지도 어김없이 회사로 출근하는 등 출판 현장을 지켜온 국내 최고령 현역 출판인으로 출판계 안팎의 존경을 받아왔다. 휘문고등보통학교를 나와 보성전문학교에서 수학한 고인은 무엇보다 우리 역사와 문화를 되살리는데 앞장섰다.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것이 한국 사학계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한국사’와 우리말 보존을 위한 ‘우리말 큰사전’(전6권)이다. 각각 10여년 각고 끝에 완간한 이 역사적 간행물은 단절된 우리 역사와 언어를 복원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고인을 가까이서 지켜봐온 전병석(70) 문예출판사 대표는 “오랜 일본강점 과정에서 짓눌린 우리 얼을 되살려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출판사를 차린 뒤 처음 펴낸 책이 바로 ‘한글 글씨본’이었다.”면서 “그만큼 우리말글에 대한 애정이 컸다.”고 회고했다. 고인은 ‘을유문고’의 출간을 통해 교양학술서의 문고본 시대를 열며 지식 대중화를 위해 노력했다. 특히 ‘세계문학전집’‘구미신서’ 등을 펴내면서 일본판을 중역하던 기존 출판 관행에서 탈피, 철저한 원어 중심의 완역주의 원칙을 세우는 등 국내 출판 역사에 괄목할 만한 업적을 남겼다.1955년에는 외국영업부를 신설, 한국학 관련 도서를 세계 주요 대학 등에 공급하는 등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도 기여했다. ●상업주의 철저히 배제한 애국지사 ‘한국 단행본 출판의 대부’로 불린 고인은 출판상업주의를 철저히 경계한 ‘지사형’ 출판인의 면모를 보였다. 책을 낸 뒤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 부수적으로 돈이 들어오면 좋지만 돈벌이를 위해 책을 만드는 것은 스스로를 기만하는 일이라는 게 그의 지론. 날로 가벼워지기만 하는 요즘 출판계가 귀감으로 삼을 만하다. 고인은 1960년대와 70년대 세 차례에 걸쳐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을 지냈으며, 사단법인 한국출판금고 이사장, 출판저널 발행인 등을 역임했다. 출판 분야외에 중앙박물관협회 회장, 문화예술진흥위원회 위원,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위원 등도 지냈다. 이같은 다양한 분야의 공로를 인정받아 금관문화훈장, 국민훈장 동백장, 서울시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02-2072-2091).26일 오전 8시 발인하며, 장지는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월문리 선영. 유족으로는 아들 낙영·필영(을유문화사 이사)·무영·해영씨와 딸 지영(을유문화사 대표이사)씨가 있다. 한편 고인의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백석기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과 이기웅 파주출판문화산업단지 이사장, 박맹호 민음사 회장 등 출판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은 화환을 보내 조의를 표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서울 야식업체 55% 무허가·위생불량

    서울 야식업체 55% 무허가·위생불량

    주로 ‘야식’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서울지역 음식점의 절반 이상이 무허가이거나 위생상태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배달음식점은 수십개의 다른 상호와 전화번호를 이용, 손님들이 여러 업소에 주문하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수법으로 영업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지난 6월부터 2개월간 배달전문음식점 130곳을 대상으로 허가 유무와 위생관리 실태 등을 점검한 결과,55%인 71곳이 무허가 영업을 하거나 미신고 식품제조·판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특별사법경찰이 2개월 동안 잠복과 미행, 통신조회를 통한 소재지 파악 등으로 유통경로를 수사한 결과다. 적발된 업소는 무허가 식품제조업체 5곳, 미신고 식품접객·유통전문 판매업소 4곳, 성분·제조원 미표시 29곳, 유통기한 경과 음식재료 보관 12곳, 영업장 무단 이전·확장 6곳 등으로 집계됐다. 강남구 도곡동의 A업체 등 족발제조 업체 5곳은 무허가로 족발을 만든 뒤 유통기한을 표시하지 않은 채 서울 성동구와 경기 동두천 일대의 배달전문업소 25곳에 공급하다 적발됐다. 특히 서울 관악구 H업체에서 만든 무허가 족발은 대장균 양성반응을 나타냈고, 세균도 허용기준치를 23배나 초과해 보관 물량을 전량 폐기처분했다. 서울 동대문구 B피자가게는 유통 기한이 180일이 지난 고구마 가루와 피자 치즈를 조리·판매 목적으로 보관하다 적발됐다. 또 단속에서는 한 업소가 수십개의 다른 업소로 위장해 영업한 배달음식점 3곳이 적발됐다. 서울 관악구에 있는 D배달전문점은 번호가 다른 30대의 전화기를 설치해 놓고 주문을 받았고, 특히 22종의 홍보용 전단에 각기 다른 상호를 표기하는 수법으로 시민들을 속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업소 중 업주 13명은 형사입건하고 나머지 58곳엔 과태료,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지석배 서울시 사법보좌관은 “상당수의 배달전문 음식점들은 소비자들이 전화로 주문하고 업소 위치가 노출되지 않는 특성 때문에 위생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이지운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中 “테러보다 심리적 공황이 더 두려워”

    “공포(恐怖), 공구(恐懼), 공황(恐慌) 가운데 중국이 정말 두려하는 것은 무엇인가?” 한 중국인이 던진 물음은 올림픽을 맞은 중국의 근본적인 상황과 기본적인 시각을 다시금 생각케 한다. 세 단어는 한자로도 저마다 뜻 차이가 드러나지만 중국어로는 더욱 뚜렷하다. 특히 ‘공포’는 우리말로 ‘테러’로 쓰인다. 중국이 ‘안전 올림픽’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희생하겠다는 자세로 올림픽에 임하고 있으니 테러가 정답일 법하지만, 이 중국인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공황’을 꼽았다. 올 상반기 중국을 들여다보면 그 답에 이르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 기간 중국은 온갖 풍설의 경연장이었다.그 가운데 쓰촨(四川) 대지진은 그 절정이랄 수 있다.“시신 발굴을 마무리하지 않은 채 불도저로 밀어버렸다더라. 알고 있느냐.”,“지금 자원봉사자도 현장 진입을 막고 구호품을 자기들끼리 나누고 있다고 한다. 들어봤느냐.”현장을 다녀온 기자에게조차 베이징 사람들은 온갖 소문을 쏟아냈다.‘그럴 리가 있겠느냐.’는 기자의 반응에 그들은 대부분 “당신이 몰라서 그렇다.”며 자신들의 주장을 기정사실화했다. 풍설로 치자면 올해 발생한 각종 재난이 숫자 8과 관련됐다는 각종 괴담도 지나칠 수 없다.8월8일 대재앙설이 횡행하면서 “당신은 기자라 어쩔 수 없겠지만, 가급적 개막일 주경기장인 냐오차오(鳥巢) 주변에는 가지 않도록 하라.”는 진심어린 충고도 여러차례 들었다. 쓰촨 대지진이 발생한 5월12일 이후 첫번째로 날짜의 합이 8이 되는 5월21일 청두(成都) 도심이 텅 빈 것처럼 썰렁했던 기억도 새롭다.‘미신적’ 요소 때문에 기사화하지 않았지만, 괴담이 괴담을 낳으며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무너뜨려 갔는지는 서로들 분명히 알고 있다. 왜 중국 지도부가 잔치 분위기를 스스로 망쳐가며 안전에 안전을 강조하며 사회를 조여왔는지, 시간이 흐를수록 이해가 간다. 테러가 무서운 것은 테러에 따른 직접적 피해보다는 테러 이후 야기될 심리적 공황 때문이다.2000년 미국의 9·11 사태로 부시 정권의 위기를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겠지만, 베이징올림픽에서 사고가 터지면 민심은 중국공산당의 능력에 회의를 품기 시작할지 모른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인의 결론은 한마디로 “어떤 상황에서든 공황만 막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베이징올림픽의 막이 올랐다. 개막식의 화려한 불꽃놀이와 흥분되는 경기뿐 아니라 중국인의 마음도 함께 살펴봐야 할 올림픽이다.jj@seoul.co.kr
  • “교육행정 각론 논의때 깨져”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6일 “(교육 분야에서) 이제는 무언가 변화해야 한다는 데 모두 동의하고 있다.”면서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학교 자율화가 그런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이임식에서 “우리나라 교육행정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익히 잘 알고 있었다.”면서 “총론에서는 동의하지만 각론에서는 쉽게 어긋나는 것이 이 분야인 듯하다.”고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교육이 변해야 한다는 데 모두 동의하면서도 그 방법론에는 다양한 의견이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학교 자율화가 그런 변화의 시작이라는 얘기다. 그는 “몇 가지 정책으로 교육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고 시간을 갖고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사회 환경도 아쉽다.”면서 “좋은 학교를 나와야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미신이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ㆍ교육 현장이 이념화되고 서로 이념을 위해 투쟁하면서 오늘을 보내는 대한민국의 내일이 우려되지만 이런 갈등도 조만간 극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1세기 글로벌 시대의 ‘개방’을 교육 분야에서도 강조해 개방은 경쟁을 수반하지만 또한 활기를 불어넣고 협력을 가져올 것이라며 학교 구성원들도 개방을 지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대학과 연구소는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곳”이라며 “연구소건 대학이건 치열한 내부 경쟁 없이는 자체 경쟁력을 키울 수 없는 만큼 개방을 통해 경쟁이 유발되는 그런 정책을 계속 다듬어 우수한 젊은이들이 과학기술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백지숙의 미술산책] 계몽적인 문자의 힘이 소리의 공감대를 넘어서진 못한다

    [백지숙의 미술산책] 계몽적인 문자의 힘이 소리의 공감대를 넘어서진 못한다

    찐득한 더위 탓에 우리 몸과 마음에 곰팡이가 스는 것 같은 요즈음, 딱히 납량특집은 아니더라도, 귀신 이야기가 당기는 시즌이다. 사실, 귀신과 보는 것은 상극이다. 귀신이야말로 보이지 않는, 혹은 보지 말아야 할 그 무엇이니 말이다. “여귀, 귀곡성의 은폐된 언어”라는 글(저널 볼 8호 ‘귀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간,2008)에서 최기숙 교수는 이와 관련해 두 가지 시사점을 던져 준다. 하나는 귀신의 서식처가 대체로 어둡고 습한, 빛이 들지 않는 가려진 곳에 속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시선의 사각지대에 출몰하는 귀신은 오로지 단일한 목격자에게만 포착된다는 것이다. 어둠 속에서 홀로 귀신을 본 자! 이제 그는 광명한 현대로부터의 완전한 격리, 제도로부터의 철저한 추방, 가족과 친지로부터의 완벽한 소외 등을 급박하게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에게, 진정한 공포는 죽음의 세계가 아니라 세계의 죽음이다. 보는 것과 귀신의 이 불온한 관계는 시각중심주의 문화를 배태한 근대의 문제적 징후이기도 하다. 주류문화 안에서 귀신이란, 미신과 가난 혹은 전근대와 비과학의 상징물로, 퇴치되어야 할 푸닥거리의 대상에 다름 아니었다. 적어도, 근대한국의 문화적 ‘혹한기’에는 그랬다. 시각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대적 훈육의 강도가 약한 청각의 경우는, 이를테면, 어두운 곳에서 오히려 더 잘 들리고, 여러 사람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동시에 들을 수도 있다. 좀 철지난 표현이긴 하지만, 귀신은 청각 프렌들리한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박찬경의 개인전(17일까지, 아틀리에 에르메스)에서 상영 중인 ‘신도안’을 볼 때, 영화 전체를 휘감아 도는 다양한 ‘귀곡성’에 꽂혔다. 작가가 2년 여 동안 계룡산 인근지역에 대한 연구, 탐사, 성찰을 통해 완성한 이 텍스트는, 종교와 무속의 경계를 흐트러뜨리고 역사와 미래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허구와 다큐멘터리의 프레임을 교차시키는, 매우 대범하고도 정교한 텍스추어를 그 특징으로 한다. 조선의 새로운 도읍지로 예견되었다가 식민지시대에는 신종교와 무속신앙의 집산지로, 그리고 60년대에 대대적인 정화사업이 시작되면서 80년대 이후 대규모 군시설이 안착하기까지,‘신도안’의 변신은 화면 안팎에서 대단히 극적으로 진행된다. 새로운 유토피아를 기원하는 에필로그에 이르는 동안, 이 영화는 계몽적인 문자의 힘이 소리의 공감대를 결코 넘어서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객관적인 텍스트는 인터뷰 육성의 정보량을 감당할 수 없고, 보도사진의 기록성은 구음(口音)의 설득력을 추월할 수 없다. 지난주, 피서차량으로 꽉 막히는 고속도로를 뚫고 도착했던 계룡시는, 신원사의 종소리와 계룡대의 비행기 소음 그리고 계룡시내 아파트 단지의 각종 체인점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들로, 영화와는 또 다른 사운드 콜라주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아르코미술관장
  • [Metro] 오염 물질 배출업소 10곳 적발

    서울시는 최근 자치구와 공동으로 환경오염 물질 배출업소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여 오염방지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10곳을 적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단속에서 적발된 업소는 미신고 폐수배출시설을 운영한 성동구 소재 유리가공업소 등 폐수분야 7곳과 대기 분야 3곳이다. 시는 환경분야의 특별사법경찰이 직접 수사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도록 하고, 자치구는 해당업소에 폐쇄명령 등의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Metro] 오염 물질 배출업소 10곳 적발

    서울시는 최근 자치구와 공동으로 환경오염 물질 배출업소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여 오염방지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10곳을 적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단속에서 적발된 업소는 미신고 폐수배출시설을 운영한 성동구 소재 유리가공업소 등 폐수분야 7곳과 대기 분야 3곳이다. 시는 환경분야의 특별사법경찰이 직접 수사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도록 하고, 자치구는 해당업소에 폐쇄명령 등의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中, 주권위협 외국연예인 입국 금지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이 ‘자국 주권을 위협하는’ 외국 연예인들에게 문을 걸어잠글 것이라고 중국 문화부가 18일 밝혔다. 문화부는 이날 웹사이트(www.ccnt.com.cn)를 통해 “중국의 주권을 위협하는 활동에 참가한 적이 있는 예술단체나 개인의 경우 입국이 허락되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이 조치는 지난 3월 아이슬란드 출신 가수 비요크가 상하이에서 공연을 하던 중 ‘티베트’를 외쳐 중국 정부의 반발을 산 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비요크는 과거 코소보 공연 등에서도 비슷한 행동을 하는 등 평소 여러 국가와 민족의 독립운동을 지지해 왔다. 공연 이후 중국 문화부는 성명을 내고 비요크의 행동이 “중국의 법률을 어겼으며 중국민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며 공개적으로 쏘아붙였다. 문화부 저우허핑(周和平) 부부장도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 일로 해외 가수의 중국내 공연에 제한이 가해져 공연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 “이번 일은 하나의 개별적인 사건일 뿐 이로 인해 해외가수의 중국 공연, 특히 올림픽 기간의 공연이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문화부는 이번 성명에서 공연 중 ‘국가의 단일성을 위협하는 행위’,‘민족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종교 정책 또는 문화 규범을 어기는 행위’,‘외설·봉건제도·미신 등을 조장하는 행위’를 한 연예인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승인하지 않은 그 어떤 것도 공연할 수 없다.”면서 공연 중 앙코르도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했다.앞서 중국은 2000년 천수이볜 타이완 총통 취임식 때 타이완 국가를 부른 가수 장후이메이(張惠妹)의 중국 공연을 1년가량 금지시켰다.jj@seoul.co.kr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1인 이상 고용 사업주 의무적으로 가입

    Q)새로 사업을 시작하고 근로자를 고용했는데 건강보험 가입은 어떻게 해야 하나?A)건강보험공단은 이달 말까지를 ‘미가입 사업장 자진 신고기간’으로 정해 미신고에 따른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신고방법 등을 홍보하고 있다. 근로자를 1인 이상 고용하고 있는 개인사업장과 법인사업장은 사업주가 의무적으로 건강보험 직장가입 신고를 하도록 돼 있다. 계속 가입하지 않으면 세무서 등에서 과세 자료를 확인해 직권으로 가입시키거나 과태료를 물린다. 가입 절차는 가까운 건보공단 지사를 방문하거나 인터넷 홈페이지(www.4insure.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부장판사들과 함께 하는 법률상담 Q&A] 주민등록과 주택임대차 공시

    [부장판사들과 함께 하는 법률상담 Q&A] 주민등록과 주택임대차 공시

    # 사례 홍길동(가명)씨는 자신의 전재산인 9000만원을 보증금으로 내고 서울 동작구에 있는 4층짜리 아파트의 4층 한 채를 임차했다. 홍씨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을 얻기 위해 주민등록을 마쳤는데, 그 아파트는 등기부상 4층의 404호였지만 대문에는 ‘504호’로 표시되어 있어 ‘504호’로 주민등록을 했다(숫자 4가 좋지 않다는 미신이 있어 4층임에도 504호로 표기했다고 한다). 그 후 집주인이 은행대출금을 갚지 못해 아파트에 대한 경매가 실시되었는데, 홍씨는 배당기일에 법원으로부터 건물등기부상 404호로 되어 있는 아파트를 임차했음에도 504호로 주민등록을 했으니 임차보증금을 배당받을 수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Q 아파트 현관문에 표기된 대로 주민등록하고, 주민들도 모두 504호라고 불러왔으며, 그 아파트에서 살아온 2년 동안 우편물도 제대로 배달되는 등 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임차보증금을 받을 수 없나. A 홍씨가 살았던 아파트는 4층이고 등기부등본에는 404호로 표기되어 있었음에도, 대문에 표기된 504호로 주민등록을 한 것은 홍씨의 사소한 잘못이 아니라 치명적인 실수라고 할 수 있다. 건물에 관한 권리관계는 건물등기부에 표기되고 기재된 사항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하면, 임차인이 임차주택으로 이사하고 주민등록을 마치면 그 다음날부터 제3자에 대해 임차 사실을 주장할 수 있는 대항력을 취득하게 된다. 또 임대차계약서상에 확정일자까지 받으면 경매 등에서 저당권을 설정한 것과 동일한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를 취득하게 된다. 이러한 점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이 20년 이상 시행되어오면서 널리 알려졌다. 그런데 대항력의 요건인 주민등록은 거래의 안전을 위해 임차권의 존재를 제3자가 명백히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공시방법으로 마련된 것이므로, 그 주민등록으로 제3자가 임차권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한 것이어야 한다. 홍씨의 경우에는 주민등록이 504호로 되어 있으므로, 제3자로서는 404호에 임차인이 있다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없는 것이라서 적법한 공시방법이 아니다.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반드시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임차하려는 주택의 소유자가 계약상대방이 맞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 후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할 때에도 반드시 등기부등본에 표기된 주소지로 하도록 신경써야 하는 것이다. 임차주택의 대문에 표기된 호수이거나 임대차계약서에 기재된 주소지라고 하더라도, 등기부등본에 표기된 주소지와 동일하다고 볼 수 없는 주소지로 전입신고를 하게 되면 제3자와의 관계에서 권리자로 인정받을 수 없게 된다. 현재 임차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주민등록상 주소와 등기부상 주소가 일치하는지 한번쯤 확인해볼 필요가 있고, 잘못이 있으면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변현철 서울중앙지법 민사부 부장판사
  • 개화기·일제시대에도 영어는 출세의 필수 수단

    개화기·일제시대에도 영어는 출세의 필수 수단

    새 정부가 ‘아륀지’소동으로 영어사교육을 부추기고 혀를 더 잘 굴리기 위해 아이들이 수술대에 내몰리는 시대. 이같은 ‘영어 쓰나미’ 현상은 초등학교에 영어교육이 도입된 1997년부터 이미 그 싹을 보였다. 그러나 ‘개화기·일제시대에도 영어가 곧 권력이자 출세의 필수 수단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은다. 박거용 상명대 영어교육학과 교수는 계간 ‘내일을 여는 역사’(내일을 여는 역사재단 펴냄) 여름호에 실린 ‘영어 신화의 어제와 오늘’이란 논문을 통해 이같은 주장을 폈다. 일제시대는 흔히 영어교육의 ‘암흑기’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박 교수는 “이는 정확하지 못한 인식”이라고 단언한다.3·1운동 후 일본은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를 고등보통학교의 필수 과목으로 정했다.1922년 제2차 조선교육령이 시행되면서부터는 주 32시간 교육 중 외국어 교육시간이 5∼7시간을 차지하기도 했다. 개화기에는 ‘미션스쿨’이 큰 역할을 했다.1885년 배재학당,1886년 이화학당·경신학교 등이 설립되면서 영어교육기관으로 활용됐다. 특히 영어교육이 설립 동기 가운데 하나였던 배재학당에는 많은 학생들이 몰렸다. 그러나 1903년 영어 과목이 정규과목에서 제외되자 학생들이 대부분 다른 학교로 전학 가버리는 일도 발생했다. 박 교수는 “이는 예나 지금이나 영어가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로 독자의 가치를 지닌 물신’ 또는 ‘문화자본’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는다. 결국 “영어는 근대문명 수용의 도구이자 출세의 수단으로 기능했고, 한국 영어교육의 고질병인 문법 중심·번역식 영어교육도 이때부터 출발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영어 제일주의’ 풍조는 해방 후 3년간 미 군정기에서 극에 달했다. 당시 미 군정청의 ‘조선인에게 고함’이라는 태평양 미군 육군부대 사령부 포고 1호는 “군사적 관리 기간 동안에는 영어가 공식 언어다.”라고 규정했다. 공식 언어는 영어이고 영어 원문이 기준이 되며 조선어나 일본어는 참고자료일 뿐이라는 것이다. 박 교수의 지적대로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 등 모든 면에 걸쳐 일제(日帝)에서 미제(美帝)로의 이동이 자연스럽게 완료된 셈”이다. 박 교수는 영어광풍을 잠재우기 위해 “미신이 되어버린 영어신화를 깨고 초등학교와 중등학교, 대학교까지 아우르는 일관성 있는 교육 정책과 과정 개발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사업주가 직장가입 신고해야

    Q)새로 사업을 시작하고 근로자를 고용했는데, 건강보험은 어떻게 해야 하나? A)국민건강보험공단은 6월말까지 미가입 사업장 가입 자진신고기간을 운영해 미신고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업장 가입신고를 독려하고, 신고방법 등을 홍보하고 있다. 근로자를 1인 이상 고용하고 있는 개인사업장과 법인사업장은 사업주가 의무적으로 건강보험 직장가입 신고를 하도록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 가입 대상자가 계속 가입을 미루면 공단이 세무서 자료를 확인해 직권으로 가입시키거나, 과태료를 부과한다. 가입과 절차는 가까운 건강보험공단 지사를 방문하거나 정보 사이트(www.4insure.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북한 핵 신고] 미신고 핵무기 폐기 검증이 숙제

    [북한 핵 신고] 미신고 핵무기 폐기 검증이 숙제

    북한이 핵무기용 플루토늄 생산량 등을 담은 핵프로그램 신고서를 26일 북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측에 제출함으로써 지난해 6자회담 ‘10·3합의’ 이후 6개월여를 끌어온 비핵화 2단계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북한의 핵 신고에 따라 미국도 대북 적성국교역법 및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에 착수했다. 이어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보이기 위해 27일 영변 냉각탑 폭파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북·미간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핵 신고 및 테러지원국 해제’라는 고비를 넘었지만 2단계 마무리 및 핵폐기 과정으로 넘어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신고내용 확인 1년 걸려 추가협상 필요 먼저 북측이 지난해 11월부터 진행해온 핵시설 불능화 11개 조치 중 폐연료봉 및 미사용 연료봉 등 남은 3개 조치가 서둘러 완료돼야 한다. 이에 맞춰 나머지 5개국의 중유 95만t 상당의 경제·에너지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데 일본측이 여전히 참여를 거부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아울러 핵 신고서 내용을 검증하는 데 최소 1년은 걸릴 전망이다. 참가국들은 북측이 신고한 플루토늄 생산량 및 사용처 등을 토대로 현지 검증 및 모니터링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북측이 현지 핵시설 검증을 꺼리고 있어 다음달 초순쯤 열릴 차기 6자회담에서 이에 대한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 또 핵 신고서에 담긴 내용이 곧 폐기 대상이라는 점에서 2·13합의에서 포함시키기로 한 핵무기가 신고서에 누락돼 향후 핵무기 폐기 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미 등의 용인 하에 핵무기가 신고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핵폐기 협상에서 핵무기 포함 여부를 놓고 참가국 간 다시 줄다리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우라늄농축프로그램·시리아핵 변수 유명환 외교장관이 이날 북한의 핵 신고서 제출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이 핵무기 관련 상세 사항을 포함시키지 않았다면 이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6자회담이 재개되면 이에 대해 관련국들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이례적으로 ‘유감’을 밝힌 것도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북·미 간 지난 4월 싱가포르 회동에서 합의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및 시리아 핵확산에 대한 검증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측 일각에서는 최근 북측의 UEP 추가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테러지원국 해제 이후 시리아 외 이란과의 협력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경찰 ‘촛불끄기’ 무리수

    경찰 ‘촛불끄기’ 무리수

    경찰이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강행에 코드를 맞춰 법 절차를 무시한 강경진압으로 본격적인 ‘촛불끄기’에 나섰다. 시민 수백명은 25일 오전 고시강행 소식이 알려지자 오후 3시15분쯤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앞에 모여 기습적인 정부 규탄시위를 열었다. 경찰은 왕복 6차선 자하문길의 2개 차로를 경찰버스로 막고 나머지 차선도 전경 부대로 차단한 뒤 오후 3시45분쯤 방패를 앞세워 시민들을 내자동 네거리 쪽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15분 뒤 경찰은 “여러분들, 이거 불법이다.”라고 말한 뒤 바로 강제해산과 연행에 들어갔다. ●3차례 이상 자진해산 명령 규정 위반 경찰의 이런 해산과정은 명백한 불법이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 17조는 불법 미신고 집회라고 하더라도 ‘해산요청을 한 뒤 자진해산 요청에 따르지 않을 경우,3차례 이상 자진해산을 명령하고 난 뒤 직접 해산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어청수 경찰청장 취임 뒤 ‘선진국 수준의 법질서 확립’을 소리 높여 오던 경찰이 스스로 법질서를 위반하는 이율배반을 저지른 셈이다.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대통령이 말한 ‘국가 정체성을 흔드는 불법’을 경찰이 저질렀다.”면서 “법집행 기관이 법절차를 어기면 국민들에게 법에 대한 냉소가 생겨 국가 근간이 흔들린다.”고 꼬집었다. ●초등생도 연행했다 10분 뒤 풀어줘 경찰은 또 12세에 불과한 초등학생을 한때 연행하기도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이 강력하게 항의했고, 경찰은 처음엔 ‘초등학생 연행’을 부인하다 10여분 뒤 이 학생을 풀어줬다. 또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경찰버스 앞에서 시민 연행에 항의하자, 여경 5명이 문을 연 뒤 다짜고짜 이 의원의 몸을 들어 연행했다. 이 의원은 “초등학생이 연행된 것에 항의하고 있는데 여경들이 나를 낚아채 버스에 태웠다.”면서 “미란다 고지 원칙도 지키지 않았고, 해산 방송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연행과정에 항의하는 시민 8명을 “인도로 가시라.”고 유도한 뒤 이에 응해 인도로 간 이들을 무조건 연행하는 꼼수를 부리고 대책회의 안진걸 조직팀장을 표적 연행하기도 했다. 한 경찰 간부는 “법원에서 알아서 한다. 전원 다 체포하라.”고 현장에서 명령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나정훈(81)씨 등 모두 100여명의 시민을 연행했다. ●무차별 연행·고시 강행 항의 집중 촛불집회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7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경찰의 무차별 연행과 고시 강행에 항의하는 집중 촛불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시민 1만여명(경찰 추산 3000여명, 주최측 추산 2만여명)이 모였으며 이들은 오후 7시30분부터 세종로 네거리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일부 시민들은 오후 9시10분부터 대책회의 측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서대문 새문안교회 인근 골목길을 통해 청와대 쪽 행진을 시도하다 경찰에 막혀 줄줄이 연행됐다. 한편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HID) 회원 300여명은 이날 낮부터 서울광장에서 6·25전쟁 추모식을 가졌고, 추모식이 끝나자마자 같은 장소에서 보수 기독교 단체가 주최한 ‘국민과 함께하는 6·25 국가 기도회’가 열렸다. 이재훈 김정은 장형우기자 nomad@seoul.co.kr
  • [책꽂이]

    ●내가 꾸는 꿈의 잠은 미친 꿈이 잠든 꿈이고 네가 잠든 잠의 꿈은 죽은 잠이 꿈꾼 잠이다(한차현 지음, 문이당 펴냄) 1998년 등단한 작가의 세번째 소설집.‘사랑이라니, 여름 씨는 미친 게 아닐까’ ‘대답해 미친 게 아니라고’에 이은 연작소설집 ‘미친’ 시리즈의 완결편. 안과 밖, 주체와 타자, 사실과 미신 등의 전복을 통해 ‘착란’의 세계를 살피는 8편의 단편이 실렸다.1만원.●아프간(프레데릭 포사이스 지음, 이창식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미·영 연합 정보기관과 알 카에다 간에 긴박하게 펼쳐지는 사건들을 다룬 첩보소설. 프랑스 드골 대통령의 암살 미수사건을 역사적으로 재구성한 팩션 ‘자칼의 날’로 널리 알려진 작가의 1971년 처녀작.1만 2000원.●혼자일 때 그곳에 간다(박상우 지음, 시작 펴냄) 카메라 하나 달랑 둘러메고 무작정 떠난 길에서 쓴 작가의 산문집. 맨발로 걷는 월정사 전나무 숲길,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찾아가는 대관령, 바다가 길이 되는 강원도 양양 조산리 앞바다…. 작가는 “내가 지워져 보이지 않거나 느껴지지 않을 때” 나를 만나기 위해 홀로 떠났던 장소라고 말한다.1만 2000원.●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안도현 엮음, 창비 펴냄) 시인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사무국 ‘문학집배원 시배달’ 사업의 문학 집배원으로 활동하며 1년간 독자들에게 발송했던 시 52편을 묶었다. 고은, 황동규, 김남조, 유안진, 문인수 등 원로부터 신진까지 대표 시인들의 작품을 해설과 함께 수록.1만원.●월어(미우라 시온 지음, 김기희 옮김, 폴라북스 펴냄) 일본 나오키상 수상작가인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장편 연애소설.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고서점을 배경으로 두 청년의 사랑과 상처, 그리고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진솔하게 담아냈다.1만원.●그 많은 느림은 다 어디로 갔을까(장석주 지음, 뿌리와 이파리 펴냄)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저자가 ‘장자’를 통해 얻은 느림의 지혜를 알기 쉽게 풀어놓은 산문집.2005년 ‘도덕경’을 읽으며 얻은 기쁨과 마음의 평화를 담은 산문집 ‘느림과 비움’을 펴낸 저자는 “느림이란 머물러 있는 경지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것이며 느림을 부정하는 것은 우리의 생명의 본성을 거스르는 짓”이라고 강조한다.1만 2000원.
  • “점성학은 최초의 정밀과학”

    “점성학은 최초의 정밀과학”

    점성학(Astrology)과 천문학(Astronomy). 현대 첨단과학의 세례를 받고 있는 우리 머릿속에서 얼핏 전자는 미신이고, 후자는 과학이다. 그러나 기실 역사적인 진실은 그렇지가 않다. 서양역사를 짚어볼 때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도록 둘은 구별조차 되지 않았다. 자연과 세계의 작동원리에 천착한 프톨레마이오스, 트라실로스 등 고대 자연철학자들은 이름난 점성가였다. 또 코페르니쿠스, 티코 브라헤, 케플러 같은 현대 천문학의 창시자로 꼽히는 이들도 알고 보면 생계를 위해 별점을 쳤던 점성가들이다. ‘별자리의 모양에 대한 학문’이란 문자적 뜻을 가진 점성학은 동양에서는 ‘천문(天文)’ 즉 ‘하늘의 무늬’라는 표현으로 존재해왔다.‘천문’은 중국에서 무려 20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단어로 기록돼 있다. ●“고대 그리스 학자들 별 움직임 주시” 천문학자이자 과학사를 전공한 중국의 과학저술가 장샤오위안은 ‘별과 우주의 문화사’(홍상훈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에서 점술이나 사이비과학으로 치부돼온 점성학을 학문의 울타리 안으로 당당히 복권시키려 한다. 그 현재적 가치를 아울러 둘러봄은 물론이다. 점성학이 과학임을 주장하는 저자의 논거는 간명하다. 고대 서양에서 점성학은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학자들에게 필수과목이었다. 철학, 과학, 수학, 의학의 구분이 모호했던 고대 그리스 시대만 해도 모든 학자들은 별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예컨대,‘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점성학을 이해하지 못하면 의사가 아니라 바보”라 설파하며 점성학으로 ‘환자에게 흉한 날’을 파악하도록 제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로마라고 다를 게 없었다. 고대 로마사회에서 점성학은 상류사회의 최고 관심사였다. 재능과 책략을 갖춘 카이사르는 자신의 군대를 상징하는 깃발에 황소자리 별모양을 그려넣고,‘별자리에 대하여’란 책을 썼다. 훗날 카이사르가 자객의 손에 죽음을 당할 때도 기이한 천문현상을 토대로 한 점성가들의 예언이 당시 권력무대를 소용돌이치게도 했다. 이렇듯 궁정의 권력투쟁에 점술가들의 영향력이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아우구스투스 등 위정가들은 그들을 정치무대 주변에서 완전추방하는 정책을 펴야 했을 정도다. 실제로 당대의 유명한 점성가 트라실로스는 네로 황제의 후계자 선정을 좌우했다. ●“정밀한 관측·계산 뒷받침된 과학” 르네상스기까지 천문학자들은 거의 모두 점성가이기도 했다. 천동설을 주창한 프톨레마이오스가 점성학을 집대성한 책 ‘사원의 수’는 이후 1900여년 동안 서양 점성학의 교과서로 활용됐다. 생계를 위해 점성학을 동원한 사례도 얼마든지 많다. 행성의 궤도와 운동법칙을 밝혀낸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 알고 보면 그도 상류층 인사들의 미래를 점쳐주거나 ‘별점 달력’을 팔았던 일류 점성가였다. 저자가 “점성학은 최초의 정밀과학”이라고 주장하는 배경은 분명하다. 점성학이 다분히 비과학적 전제에서 출발한 건 사실이나, 실제 별점의 내용을 따져 보면 상당한 과학적 접근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밀한 관측·계산법은 기본이고 천문관측용 기구와 지표천문학, 기하학, 다양한 수학적 도구들이 동원돼야 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인류, 여전히 하늘에 미래를 묻다 책은 점성학의 역사를 점사의 대상에 따라 ‘군국 점성학’과 ‘생신 점성학’으로 대별했다.‘군국 점성학’이 별자리 모양을 근거로 전쟁의 승부, 풍년 여부, 재해, 제왕의 안위 등에 주목했다면 ‘생신 점성학’은 출생시간의 천문현상을 토대로 평생운명을 예언했다. 동양이 거의 군국 점성학에만 관심을 쏟아온 데 반해 서양은 둘 모두를 활용해 왔다는 차이점이 발견된다. 중세에 이름을 날렸던 점성가 스콧의 저서 ‘점성학 요강’에는 생신 점성학에 대해 자세히 기술돼 있다. 부인들이 수태하는 시간이 분만 시간보다 훨씬 중요하며, 수태 시간의 별자리 모양이 태어날 아이의 복과 재앙을 결정짓는다는 요지의 흥미로운 내용을 발췌해 실었다. 인간이 하늘에 미래를 묻는 행위는 현대에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멀리갈 것도 없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중대사안을 결정할 때마다 별자리점을 봤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550여쪽에 걸쳐 푸짐한 도판과 관련기록들을 곁들여 점성학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는 책에는 과연 어떤 현재적 가치가 담겨 있을까. 머리말에서 저자는 “(점성학은) 다른 고대문화와 마찬가지로 파고들수록 더 많은 값진 유산들을 발굴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다.2만 2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서울광장] MB가 바뀌어야 한다/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MB가 바뀌어야 한다/우득정 논설위원

    정치인의 말은 별로 신뢰하지 않지만 그들의 예언은 불행하게도 적중했다.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었던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은 지난해 10월29일 논설위원 몇명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 1년 이내에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그 근거로 ‘구세주 신드롬’에 편승해 대통령이 되겠지만 각계의 분출하는 욕구를 해소해줄 방법이 없다고 단언했다. 유 장관의 말을 전해들은 김부겸 의원(현 통합민주당)은 “1년은 너무 길게 잡았다. 길게는 6개월, 짧게는 3개월이면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위기의 진원지로 이 대통령의 ‘독단적인 리더십’을 꼽았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 100일만에 여론에 떠밀려 대대적인 인적 쇄신과 더불어 국정 쇄신책을 내놓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좌파 무능’과 ‘독단’에 환멸을 느낀 국민들이 이명박 정부를 선택했음에도 ‘우파 무능’과 ‘독단’이 되풀이되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여권은 뒤늦게 종합감기약을 처방하겠다면서 항생제의 강도를 높이고 주사도 놓겠다지만 한번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일 것 같다.‘열심히 일하는데 안 따르고 배겨?’라던 잘못된 국정운영방식이 ‘주권재민’이라는 헌법 제1조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 대통령은 각계의 의견수렴을 거쳐 고강도의 처방을 제시하겠다지만 지난 100일 동안 국민들이 앓아온 독감·몸살을 단번에 치유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어느덧 촛불집회에서조차 ‘쇠고기 재협상’이라는 구호는 잦아드는 대신 ‘정권 퇴진’이 전면을 장식하고 있다.‘주권재민’을 우습게 아는 이 정부에 그만큼 화가 났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할까. 취임사를 꺼내 다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대통령은 끼니조차 잇기 어려웠던 시골소년이 노점상, 고학생, 일용노동자, 샐러리맨을 두루 거쳐 대기업 회장, 국회의원과 서울특별시장을 지내고 마침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소중한 이 땅에 기회가 넘치게 하고 싶다며 가난해도 희망이 있는 나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나라, 땀 흘려 노력한 국민이면 누구에게나 성공의 기회가 보장되는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고 약속했다. 그렇다. 국민들은 정부에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취임사에서 공언했듯이 열심히 일하면 내일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달라는 것이다. 정부가 든든한 울타리라는 믿음을 달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대통령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 유가 폭등으로 어렵다고만 할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해 정부가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소통’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도 마찬가지다. 대미신인도를 높이려다 대내신인도의 위기를 자초한 것이 촛불 정서이다. 쇠고기 재협상이 미국의 무역보복 우려 때문에 어렵다면 대통령 직을 걸고서라도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국민들을 지키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과 책임도 분산해야 한다. 부문별로 권한을 위임하는 등 ‘포트폴리오’의 투자 원칙을 국정운영에도 도입해야 한다. 지금처럼 대통령 1인 플레이어식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한 위기는 또다시 되풀이 된다. 그러자면 대통령부터 바뀌어야 한다. 그것이 국정 쇄신의 으뜸 요건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열린세상] ‘바보 여신’의 시대?/김명곤 연극인·전 문화부장관

    [열린세상] ‘바보 여신’의 시대?/김명곤 연극인·전 문화부장관

    ‘광우예찬(狂愚禮讚)’을 쓴 에라스무스는 당시 유럽 사회의 부조리한 현상을 ‘광우여신’ 즉 ‘미친 바보 여신’의 입을 빌려 신랄하게 조롱했는데, 한동안 유럽 사회에 광풍을 몰고 왔던 ‘미친 바보 여신’의 오백 살쯤 후배인 ‘미친 소 여신’이 요즘 우리 사회에 광풍을 몰아오고 있다. 이 여신이 사용하는 언어도 ‘미칠 광(狂)’자가 주는 어감상 또는 의미상의 강렬함 때문인지 예사롭지가 않다. 그동안 언론에 노출된 언어들을 살펴보니 쇠고기 수입 협상 반대 측에서는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 안에 털어 넣는 편이 오히려 낫겠다.’,‘광우병에 걸려 대운하에 뿌려질 수는 없다.’,‘국민의 건강이 무슨 로또 복권인가?’ 같은 언어들이 사용됐고, 찬성 측에서는 ‘미친 발언’,‘유언비어, 거짓말, 미신에 포위된 나라’,‘골프장서 벼락 맞을 확률’,‘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같은 언어들이 사용됐다. 인터넷으로 들어가면 지면으로 차마 옮기기 어려운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언어들이 횡행한다. 그나마 이성적 토론을 한다는 국회 청문회에서조차 반대하는 측의 “남의 기준 가지고 협상하는 정신 나간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찬성하는 측의 “그런 확실치도 않은 말을 제정신으로 하십니까?”와 같은 언어들이 오고간 것을 보면 ‘미친 소 여신’의 위력을 가히 짐작할 수 있겠다. 미친 소가 일으키는 질병에 대해 확실한 사실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요약하면,‘확실한 사실이 별로 없다.’이다. 광우병이라는 질병 자체에 대해서도, 발병 원인이 된다는 ‘프리온’도 불확실한 안개에 싸여 있다. 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몇 가지 확실한 사실이 있으니 그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는 사람은 누구나 그 병에 걸릴 수 있으며, 그 결과는 죽음이다. 둘째, 이명박 정부는 광우병 발생의 모든 위험성에 대해 무방비 상태의 협상안을 미국과 타결했다. 셋째, 그 타결을 정당화하기 위해 광우병에 대한 안전성을 알리고 있지만 많은 국민들은 그 말을 믿으려하지 않고 오히려 분노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넷째, 이 현상에 대해 협상을 주도한 책임자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대책을 마련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다섯째, 궁여지책으로 임시방편적인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많은 국민들과 반대자들은 수긍하지 않고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국정의 최고 책임자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미친 바보 여신’은 오백년 전, 그 당시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왕에 대해 “일단 권력을 잡으면 오로지 공적인 일만을 생각해야지 사사로운 일을 생각해서는 안 되고, 일반 국민의 이익만을 노려야 한다.­왜냐하면 그는 그의 미덕에 의해 사람들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상서로운 별이 될 수도 있고, 또는 재앙을 가져다주는 치명적인 살성(殺星)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현실로 존재하는 왕들은 법률을 모르고 있으며, 자기의 이익밖에는 생각하지 않으므로 공익에 대해서는 적의를 품고 있고, 유흥에 탐닉하고, 학문과 자유와 진리를 증오하고, 사회복지를 조소하고 있으며, 자기의 탐욕과 이기심밖에는 다른 준칙이 없다.”고 조롱했다. 지금 우리 사회를 휘몰아치는 ‘미친 소 여신’의 조롱과 분노는 갈수록 거세어지고 있다. 그 여신을 달래지 않으면 오뉴월 찬서리 정도가 아니라 온 나라가 커다란 ‘재앙’에 휘말릴지도 모른다. 국민에게 재앙을 가져다주는 ‘살성’이 아니라 구원을 가져다 주는 ‘상서로운 별’이 되려면 이 나라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은 ‘오로지 공적’인 입장에서,‘일반 국민의 이익’이 되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살펴서, 본인이 결정했던 협상안에 대해, 본인 스스로 책임 있는 결론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김명곤 연극인·전 문화부장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