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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이 맛있대] 서울 신사동 ‘레쇼’

    [이집이 맛있대] 서울 신사동 ‘레쇼’

    고샅이 마치 유럽의 어떤 가정집으로 초대받아 들어가는 느낌이다. 대문을 들어서자 분위기도 편안하고 차분하다. 종업원들이 손님을 맞는데 낯간지러울 정도의 과잉 친절도 아니다. 서울 신사동 도산공원 정문 앞의 레쇼가 요즘 미식가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프랑스말로 ‘강아지’란 뜻의 레쇼는 유럽의 음식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음식점이다. 비교적 흔한 이탈리아와 프랑스 음식뿐만 아니라 독일·영국·네덜란드 등 유럽 전역의 음식을 내놓는다. 이런 까닭으로 유럽 생활을 경험했던 상사원이나 유학생들이 향수를 달래려고 주로 찾는다. 처음 접하는 이들은 다소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우리의 양념에 해당하는 드레싱 재료 즉 식초와 오이피클 등은 모두 프랑스에서 갖고 온다. 가장 인기 높은 메뉴는 아귀구이. 아니스 향을 씌운 음식으로 작은 당근과 아귀를 가볍게 쪄낸다. 도미에 향신료와 야채로 속을 채워 오븐에 구운 진도비 오븐구이도 많이 찾는다. 와규스테이크 코스를 주문해 먹어 보니 예상보다 훨씬 담백하다. 오가와 쇼이치 주방장은 “사실 유럽 음식은 버터를 적게 쓰고 케첩이나 마요네즈 등과 같이 가공된 조미료를 거의 쓰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인인 오가와는 열다섯살에 유럽으로 건너가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비롯해 중국·미국 등에서 요리를 익혔다. 그는 “사실 유럽 요리는 딱히 메인과 에피타이저 등의 구분이 없습니다. 전채부터 디저트까지 모두 메인 요리입니다.”라고 말했다. 레쇼는 유럽 음식에 맞춰 먹을 수 있는 와인 300여종도 갖추고 있다. 와인은 1만 5000원부터 아주 고급까지 갖추고 있다. 요즘처럼 따뜻한 날씨에는 야외 파티오를 이용해보자. 이국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바비큐를 내놓고 있다. 글 사진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박은영의 DVD 레서피]영국인의 멋 우아한 맛 ‘우아~’

    [박은영의 DVD 레서피]영국인의 멋 우아한 맛 ‘우아~’

    주드 로와 귀네스 팰트로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배우이자 고전적인 매력을 자랑하는 배우로 손꼽힌다. 런던에서 태어난 주드 로와 ‘셰익스피어 인 러브’로 오스카를 수상한 귀네스 팰트로에게선 영국의 향취가 물씬 난다. 꾸미지 않아도 고전적이며 본연의 맛으로 어필하는 영국 음식처럼 말이다. 영국 요리는 미식가들의 호감을 얻지 못하는 편이다. 이탈리아나 프랑스 식당은 있어도 잉글랜드 식당은 찾기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영국 요리는 별다른 조리법이 없다. 재료 본래의 맛을 살리는 것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약간의 후추와 소금으로 간을 해서 볶거나 튀기는 것이 전부다. 따로 찍어 먹을 소스가 마련되는 것도 아니니, 얼마나 좋은 재료를 택하는가가 레서피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귀네스 팰트로와 주드 로는 최상의 재료임에 분명하다. 넝마를 입고 있어도 우아할 것 같은 외모는 영화 자체의 격을 높이는데 공헌한다. 금발에 푸른 눈, 입 꼬리를 살짝 말아 올리며 짓는 미소는 ‘리플리’에 이어 ‘월드 오브 투모로우’까지 이들을 커플로 만든 공통분모다.‘리플리’가 주드 로의 존재를 빛나게 했다면,‘월드 오브 투모로’는 귀네스 팰트로의 금발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다시 한번 깨닫게 만든다. 두 배우의 만남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DVD는 풍성하다. 다른 향신료가 필요 없을 정도다. ●월드 오브 투모로우 21세기의 첨단 기술력으로 20세기 초의 흑백 영화를 추억하는 매우 독특한 영화다. 배우들은 단 한번의 로케이션 촬영도 없이 블루 스크린 위에서만 연기했지만, 어드벤처와 SF, 팬터지 장르를 넘나들고 예상치 못한 유머까지 어우러진다. 배경은 ‘오즈의 마법사’,‘시민 케인’, 전쟁 다큐멘터리 등에서 차용했고,2D를 기본으로 한 3D와 CG로 구현했다. 색채를 제거하고 콘트라스트와 안개 효과를 강조해 재구성한 영상은 디지털 작업으로 마무리해 매끈한 질감을 자랑한다. 귀네스 팰트로의 금발과 붉은 입술은 그레이스 켈리가 살아 온 듯 고전미가 넘친다. ●리플리 이 영화가 원작 ‘태양은 가득히’를 넘어선 부분이 있다면, 로마의 바다와 마을의 아름다운 풍광 그리고 누가 봐도 매력적인 부잣집 도령 주드 로다. 존 세일이 촬영한 영상은 발군이며 이를 담은 DVD 역시 평균 이상의 표현력을 보여 준다. 부가영상에 따로 ‘사운드 트랙 제작과정’을 수록할 만큼 클래식과 재즈를 오가는 스코어가 인상적이다. 특히,‘My Funny Valentine’을 나지막이 부르는 멧 데이먼의 노래는 쳇 베이커의 원곡과도 비교될 정도다. 귀네스 팰트로를 비롯한 출연진들의 심도 있는 인터뷰와 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꼼꼼한 음성해설도 만날 수 있다.
  • [이집이 맛있대]서울 청담동 ‘칠량’

    [이집이 맛있대]서울 청담동 ‘칠량’

    서울 도심의 한정식집 ‘칠량’에는 전통이라는 특별한 맛이 배어 있다. 전라남도 강진군 칠량면에서 600년 가업을 이어온 옹기 명가와 음식 명가가 만나 도심 속에서 칠량의 맛과 문화를 그대로 재연해 냈기 때문이다. 사용하는 그릇은 옹기 부자(父子)로 알려진 무형문화재 37호 정윤석(63)씨와 막내아들 영균(37)씨의 작품. 여기에 평생을 남도 음식 만들기에 전념해 온 김종애(67)씨의 손 맛을 담았다. 음식에 사용하는 물은 숯으로 걸러낸 황토물인 ‘지장수’이며, 밥은 우렁이 농법으로 재배한 쌀로 지어 기름지고 담백한 맛이 난다. 음식 맛을 돋우는 간장과 된장, 고추장은 칠량의 밭에서 재배한 유기농 콩을 가마솥에 삶아 칠량옹기 속에서 숙성시킨 것으로 과거 임금님에게 올리는 1등 진상품. 식재료는 영화 ‘서편제’를 촬영했던 칠량면 개펄 양식장에서 기른 굴, 꼬막, 매생이 등과 함께 직영 농장에서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콩나물과 고추, 유자 등을 사용해 싱싱한 맛을 느끼게 한다. 육류 요리는 칠량의 밭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유기농 유자잎에 고기를 켜켜이 번갈아 가며 재래식 항아리에 재우는 ‘유자 요리법’을 사용, 비린 맛이 나지 않고 담백하다. 두부도 유기농 재배방식으로 키운 콩을 손맷돌로 갈아 가마솥에서 통대나무로 저어가면서 익히고 면보자기로 굳게 만들어 고소한 맛이 더하다. 또 홍어 요리는 칠량의 참홍어를 짚으로 항아리에 넣어 삭히는 재래식 방식으로 사용해 홍어 특유의 톡쏘는 맛이 혀끝을 사로잡는다. 칠량은 지난해 9월 문을 열었다. 당초 김씨의 사위인 고광필(37)씨는 서울에 조그만 한정식집을 내려 했으나 평소 김씨의 음식에 반한 미식가인 홍인표 신영기업 회장이 자신이 소유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신영빌딩 지하 2층에 선뜻 자리를 내 주어 크게 문을 열게 됐다. 남도 음식을 세계적인 음식으로 키우겠다는 홍 회장의 뜻에 따라 200석 규모의 멋진 한정식 집이 탄생한 것. 조만간 프랑스 파리와 중국 상하이, 일본 오사카에 분점을 낼 계획이다. 직장인이 부담없이 술한잔을 즐길 수 있는 2만∼3만원대 일품 요리(일량)부터 약혼식과 상견례, 국빈 접대 등을 위한 12만원짜리 칠량 정식까지 다양하다. 칠량 정식은 하루전에 예약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 등 핵사찰단이 다녀갈 정도로 한국의 대표 맛집으로 발돋움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박은영의 DVD레서피]샤말란은 홍탁처럼 찌르르르

    홍탁 집 앞을 지날 때면 눈이 따가울 정도로 지린내가 훅 끼친다. 홍어회를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코를 감싸 쥐고 뒷걸음질칠 일이지만, 옹기에서 지푸라기와 더불어 삭은 그 독하고 개운한 맛을 아는 이들에겐 꿈속에서도 떠오를 만큼 군침 도는 향이다. 씹을수록 차지고 부드러운 흑산도 홍어의 육질과 목 뒤로 넘길 때의 상쾌한 청량감이란! M 나이트 샤말란의 영화를 볼 때마다 제대로 곰삭은 홍어회 맛을 생각하게 된다.‘식스 센스’에서 브루스 윌리스의 절망적인 표정과 “죽은 사람이 보여요.”라는 소년의 말이 오버랩될 때면 홍어회 한 점을 입 안에 넣었을 때처럼 관자놀이에서 목덜미까지가 찌릿해진다.‘언브레이커블’이나 ‘싸인’,‘빌리지’에도 이런 찌르르한 맛이 있다. 반전의 강도는 전작만큼 세지 않지만 홍어회에 맛을 들인 능숙한 미식가들의 입 속처럼 탐탁스럽다. 그 중에서도 ‘싸인’과 ‘빌리지’의 DVD는 이를테면, 홍어삼합 같다. 인도 출신의 샤말란 감독이 홍어의 맛을 알 리 만무하지만 인간의 내면적 공포와 그 실체를 좇는 그의 영화들은 이렇게 소박하고도 강렬하다. 특히 다채널 스피커를 갖추고 감상하는 ‘싸인’과 ‘빌리지’ DVD에선 시종일관 마음 졸이는 긴장감이 넘쳐난다. 반전이 주는 충격은 덜하지만 미식가의 입맛이 숙성되듯 M 나이트 샤말란의 영화도 무르익고 DVD는 점점 더 감칠맛이 난다. ●싸인 최근 출시된 M. 나이트 샤말란의 박스세트에 수록된 타이틀이다. 기존 타이틀에 신작 ‘빌리지’만 추가한 박스 구성이라는 게 아쉽지만, 풍성한 부가영상과 정교한 사운드 디자인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외계인이 언제 집안으로 들어올지 모르는 서스펜스의 조성과 실감나는 배우들의 연기는 감탄을 자아낸다. 나무 바닥의 삐걱거리는 소리, 바람 소리, 지붕 위에서 쿵쾅거리는 사운드는 예민한 이동감과 입체적인 공간감을 형성한다. 또한 오프닝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스코어는 매 장면 유효적절하게 사용되어 긴장감을 끌어 올린다.4개의 삭제장면과 스토리보드, 샤말란 감독의 첫 외계인 소재 단편영화가 수록되었다. ●빌리지 파격적인 반전을 기대하는 건 이 영화를 보는 가장 재미없는 감상법. 고립된 마을을 둘러싼 괴물들의 정체와 목숨을 건 러브스토리는 고전적이며 결말은 너무 싱겁다. 그러나 배우들의 훌륭한 앙상블과 섬세하게 연출된 각 장면들은 주목할 만하다.‘싸인’에 못지않은 사운드 디자인으로 귀가 즐겁다. 윤곽이 예리한 화질은 아니지만 노랑과 빨강을 기본으로 한 색채가 풍성하게 표현되었다. 부가영상으로 샤말란 감독의 친절한 해설이 곁들여진 4개의 삭제 장면과 제작과정 다큐멘터리를 만날 수 있다. 이밖에 감독이 학창시절 직접 출연하고 연출한 ‘인디아나 존스’ 패러디 단편영화도 수록되었다.
  • [이집이 맛있대]경남 하동군 ‘여여식당’

    [이집이 맛있대]경남 하동군 ‘여여식당’

    술꾼들의 속을 풀어주는 해장국 종류도 많지만 그중의 으뜸은 재첩국이다. 숙취에 시달린 술꾼의 속을 편안하게 달래주는 것은 여느 해장국과 다를 바 없지만 손톱만한 조개와 물과 소금이 조합된 맛은 “시원하다.”는 말로는 모자랄 만큼 깊고 깔끔하다. 재첩은 바다와 만나는 강에 산다. 강바닥에 모래가 많고, 조수 간만의 차가 큰 곳에서 좋은 재첩이 나온다. 그래서 섬진강 재첩이 유명한 것이다. 경남 하동군 하동읍 광평리 ‘여여(如如)식당’은 섬진강 재첩만을 고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상호가 말해주듯이 지난 1994년 개업한 이래 한결같은 맛을 지키고 있어 미식가와 애주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푸르스름한 빛깔을 띠고 있는 뽀얀 국물은 잡냄새가 없고 뒷맛이 깔끔하다. 이 집의 국물 맛을 아는 단골들은 재첩국에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먹는다. 조개 특유의 비릿한 맛이 없어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부추만 넣어도 제맛이 난다. 그리고 삶은 재첩 알맹이를 건져 갖은 야채와 함께 초고추장에 버무린 재첩회도 별미다. 흔히 “하동사람 치고 재첩국 못 끓이는 사람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 집의 국물 맛은 아무나 흉내낼 수 없다. 비법은 끓이는 시간과 물에 있다. 그래서 박우경(52)사장은 국을 끓일 때는 아무도 국솥 가까이 못 오게 한다.“손에 묻은 물 한방울만 국솥에 들어가도 맛이 변한다.”며 “처음엔 재첩 2말을 다 버린 적도 있다.”고 말한 후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안주인 이귀순(46)씨의 손맛도 국물 맛을 더하게 한다. 된장에 박아 삭힌 고추와 산나물·시금치·버섯볶음, 굴 깍두기 등 계절별 밑반찬도 감칠 맛 난다. 들러서 제대로 된 재첩국을 먹어볼 만하다. 하동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우리동네 이야기] 송파구 방이동

    [우리동네 이야기] 송파구 방이동

    서울 송파구 방이동(芳荑洞)은 서울 외곽의 대표적인 ‘베드 타운’이다. 신구(新舊) 먹자골목도 들어서 있어 시민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전체 면적은 1.3㎢.2001년 현재 인구는 4만여명이다. 예로부터 마을의 지형이 아늑하고 개나리꽃이 많이 피어 방잇골로 불렸고, 한자음을 빌려와 방이동이 됐다. 또 병자호란 때 청나라 병사들의 침입을 격퇴했고, 이에 막을 방(防) 오랑캐 이(夷) 자를 써서 ‘방이골’이라 부르기 시작했다는 설도 있다. 원래 경기도 광주에 속해 있던 방이동은 1963년 성동구에 편입됐다. 이후 75년 강남구,79년 강동구를 거쳐 88년 송파구 관할이 됐다. 법정동인 방이동은 행정동인 방이 1·2동으로 나눠져 있다. 방이동은 동쪽은 올림픽공원, 남쪽은 오금공원·탄천과 맞닿아 있어 주민들이 운동과 나들이를 맘껏 즐길 수 있는 등 자연 환경이 빼어난 편이다. 교통도 편리하다. 남쪽의 남부순환도로를 비롯해 북쪽으로는 풍납로, 동쪽으론 위례성길이 넓게 뚫려 있다.5분 거리에 서하남IC도 있어 고속도로와 시 외곽으로 빠지기도 편하다. 문화 유적의 향기도 짙다. 백제의 도읍지인 위례성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 백제 초기의 무덤으로 사적 270호인 백제고분군과 위례성 토성으로 추정되는 몽촌토성이 있다. 방이동의 명물은 먹자골목이다. 크게 올림픽공원 남 2문 맞은편과 옆 두 군데로 나뉜다. 송파구청 맞은 편 먹자골목은 송파구청이 옮겨온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들어서기 시작했다. 음식점과 술집, 단란주점, 모텔 등이 즐비하다. 그러나 이렇다 할 맛집들은 찾기 어렵다. 불경기의 여파로 몇 달 만에 간판이 바뀌기 일쑤다. 오히려 2000년대 들어 올림픽공원 남 2문 옆에 들어선 ‘신 먹자골목’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예전 먹자골목과 연결돼 있지만 매장들의 성격은 다르다. 구 먹자골목이 주변 관공서 공무원과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신 먹자골목은 인근 오륜동과 오금동의 대단위 아파트단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다. 때문에 술집과 대중적인 음식점 대신 고급 음식점들이 골목마다 빼곡하다. 주 메뉴는 일식.‘어전’,‘긴자’,‘히바끼’,‘경수사’ 등 고급 일식집들이 몰려 있다. 또 오리구이인 ‘로스트 덕’과 ‘뉴욕 바다가재’ 등 홍콩식 중국요리를 맛볼 수 있는 ‘미스터 차우’와 파스타 전문점 ‘파스타 비스트로’, 패밀리 레스토랑 ‘베니건스’,‘파파조스’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밖에도 생갈비로 유명한 ‘우리강산’ 등이 미식가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이집이 맛있대]경산 계양동 ‘영덕해산물’

    [이집이 맛있대]경산 계양동 ‘영덕해산물’

    숙취는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할 정도로 끔찍하다. 이런 고통을 벗어나는 데 특효가 있는 음식은 없을까. 이런 물음이 언제나 술꾼들 사이에서는 설왕설래한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물곰(곰치)탕이 최고다. 술을 좋아하는 뱃사람들이 해장국 가운데 으뜸으로 칠 정도다. 조선시대 정약전 선생은 ‘자산어보’에서 ‘물곰은 곧잘 술병을 고친다.’고 했다. 이 물곰탕을 기막히게 잘 끓이는 집이 있다. 경북 경산시 계양동에 있는 ‘영덕해산물’(박동걸·50). 뭇사람들은 ‘내륙지역에서 웬 물곰탕이냐.’고 고개를 갸우뚱하겠지만, 한번 맛을 본 바닷가 사람들조차 ‘물곰탕이 기가 막혀!’라고 인정해 준다. 이 집은 물곰 중의 물곰으로 치는 최상급인 검은색의 수물곰만을 고집한다. 수물곰은 암컷에 비해 값이 2배 이상 비싸지만, 살이 야물고 탕을 끓이면 맛이 훨씬 더 담백하다. 그래서 그런지 이 집에서 내놓는 맑은 ‘물곰탕 지리’에서는 잡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값싼 물곰 매운탕은 아예 취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요리는 먼저 내장을 뺀 물곰을 뚝뚝 자른 뒤 파·무 등 갖은 양념을 한 육수에 넣고 10분 정도 팔팔 끓이면 된다. 하지만 독특한 맛을 내는 비결인 육수는 이 집만의 비법이라 절대 공개할 수 없단다. 푹 곤 듯 끓인 물곰탕은 그 시원한 맛이 이를 데 없다. 물곰살은 마치 순두부처럼 흐물흐물 풀어져 씹을 것도 없이 후루루 마실 수 있어 술꾼들에게는 인기가 그만이다. 안주인 신금숙(49)씨가 밑반찬으로 만들어 내놓는 밥식혜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고두밥과 조밥·갈치·가자미·무채 등을 양념과 섞은 뒤 발효시킨 것으로 감칠 맛이 일품이다. 주인 박씨는 “물곰탕 특유의 맛으로 술꾼은 물론 미식가들이 ‘언제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고 칭찬한다.”며 자랑했다. 경산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논·밭이 관광상품…‘경관농업’ 뜬다

    논·밭이 관광상품…‘경관농업’ 뜬다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촌의 영농현장 자체를 상품화하는 ‘경관농업(景觀農業)’이 뜨고 있다. 1차 산업인 농업에 3차 산업인 관광을 접목한 경관농업은 수입개방 파고에 허덕이는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는 새로운 돌파구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주5일 근무시대를 맞아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도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농가들은 관광객들에게 먹을거리 장터, 특산물판매, 민박 등을 제공해 소득을 올릴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경관농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제주도. 국제적 관광도시인 제주도는 ‘제주의 봄’을 상징하는 유채꽃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일찍부터 경관농업을 도입했다. 1500농가가 1200㏊에 관광용 유채꽃을 재배하고 있다. 북제주군 만장굴, 교래관광지구 일대와 남제주군 성산일출봉, 성읍민속촌 일대가 유채꽃 단지로 유명하다. ●농가 평균수익 손실분 郡에서 보상 북제주군은 33개 유채꽃 촬영소에 10a당 16만원씩을 보상해 주고 유채씨는 정부에서 전량 수매해 준다. 제주도는 유채씨 ㎏당 155원씩을 추가로 보상해 주는 등 경관농업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북제주군은 올해부터 관광지 주변, 주요도로변, 해안절경지 등에 유채를 파종하면 평균수익 손실분을 보상해 주는 ‘경관농업직불제’를 시행한다. 이같은 경관농업은 다른 자치단체에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드넓은 청보리밭으로 유명한 전북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은 경관농업으로 성공한 모범사례다. 진의종 전 총리의 장남인 영호(56)씨가 지난 92년부터 야산 구릉지대에 17만평의 보리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자치단체들 앞다퉈 ‘특구’ 지정 대기업 이사를 지낸 진씨가 손이 덜 가는 농작물로 선택한 보리가 도시민들에게 향수를 자극하는 풍광으로 자리잡아 ‘경관농업특구’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드넓은 청보리밭은 매년 봄이면 전국에서 관광객과 사진작가, 미식가들이 몰리는 관광명소가 됐다. 청보리밭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고창군이 주변 농가에도 보리재배를 적극 권장해 30만평으로 늘었다. 매년 4월이면 청보리밭 축제가 열린다. 이곳에서 재배한 보리는 전량 농협이 수매한다. 학원농장에서 생산된 보리는 40㎏들이 4000여가마로 1억 2000여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셈이다. 게다가 축제기간에는 민박, 음식과 농특산물 판매 등으로 짭짤한 소득을 올린다. 보리를 수확하고 난 뒤 8월부터는 다시 메밀을 심어 9월부터는 흐드러진 메밀꽃이 장관을 이룬다. 지난해에만 30만명의 관광객이 찾았고 이곳 주민들은 줄잡아 3억 5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이에 자극받은 남원시는 운봉읍 용산리에 30㏊ 규모의 허브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세계허브산업엑스포를 개최하는 지역임을 널리 알리고 새로운 특색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진안군도 부귀면 거성리 일대 50㏊에 드넓은 유채단지를 조성해 관광객을 유치하기로 했다.‘나비축제’로 유명한 전남 함평군은 녹비작물인 ‘자운영’을 경관농업으로 활용하고 있다. 친환경농업을 위해 지력도 높이고 매년 5월 초 열리는 나비축제를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드넓은 자운영 꽃밭을 제공하기 위해 ‘자운영밭 직불금’을 주고 있다. 지난해 가을 9개 읍·면 1720㏊에 자운영씨를 뿌려 올 4월 중순부터는 함평군 전역에서 붉게 타오르는 자운영밭을 감상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국 45곳 테마마을로 지정 강원도 춘천시와 평창군은 ‘메밀꽃’을 ‘막국수’와 ‘이효석문화축제’ 테마로 잡았다. 춘천시는 의암호 내 붕어섬 17㏊에 메밀을 재배해 막국수축제가 열리는 8월부터 꽃을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여기서 수확된 메밀은 ‘막국수협의회’에서 수매해 다음해 막국수 재료로 사용한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으로 유명한 평창군도 동평면 창동리·원길리·무이리 일대 22㏊에 메밀을 심어 9월 이효석 문화축제에 꽃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군은 메밀 재배 농가에 평당 1200원씩 지원한다. 경북 성주군도 2002년 수류면 백운리 가야산집단시설지구에 10만㎡의 야생화재배단지를 조성했다. 군은 이곳에서 가야산에서 자생하는 650여종의 야생화를 재배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농가소득도 높이고 있다. 야생화단지 조성 후 관광객이 30%나 늘었다. 농업진흥청에서도 2002년부터 전국의 특색있는 마을 45곳을 ‘테마마을’로 지정해 육성하고 있다. 경남 남해군 남면 홍련리 ‘다랭이 마을’, 전남 구례군 구례읍 ‘다무락 마을’,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탁사장 마을’ 등이 농촌의 전통자원과 세시풍속 등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마을은 영농·수확체험, 고향의 멋, 향토의 맛, 안전한 먹을거리, 풍요로운 자연경관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도시민들의 주말 나들이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해넘이 섬 강화도

    [뒷골목 맛세상]해넘이 섬 강화도

    한 해가 저문다. 한 해가 저문다고 해서 서녘 하늘에 곱게 지피는 노을이야 여느 때와 하등 다를 바가 없겠지만, 그러나 한 해가 저무는 무렵의 노을을 바라보는 이의 마음만은 어쩔 수 없이 만감이 겹쳐 노을 못잖은 붉은 색감으로 켜켜이 타오를 터이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는 감회도 감회려니와, 어쩐지 허송으로 보낸 것 같은 후회와 안타까움에 겹쳐 자칫 가슴을 에는 한 가닥 회한도 없을 수 없으리라. 아아, 나는 왜 그렇게밖에 못했을까. 조금만 더 정신을 차렸더라면 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텐데. 어차피 나는 그 정도밖에는 안되는 것일까. 나는 왜 좀 더 마음을 비우지 못했을까. ●자성과 다짐의 나들이 코스로 제격 한 해를 보내고 다가올 새해를 기다리는 순간에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가다듬어 자성(自省)의 기회로 삼는 정경은 얼핏 보기에 참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나 자성이 지나쳐 자칫 회한이며 자학에까지 이른다면 그것은 아름다운 일이 아니라 자신에게 더욱 힘든 짐을 지우는 일이 되고 만다. 만일 그대에게 자성이 지나쳐 힘든 조짐이 보인다면, 그대는 과감히 자리를 떨치고 일어나 해넘이 여행길에 나서자. 이왕 한 해가 저무는 무렵이니, 가까운 서해안이라도 찾아 수평선에 펼쳐지는 낙조를 바라보면서 새로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서울에서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서해안으로는 역시 강화도가 제격일 터이다. 신촌로터리 어름에 있는 강화행 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면 불과 한 시간 남짓밖에 걸리지 않는다. 아득한 옛 시절에야 서울에서 강화까지의 나들이가 걷고 배를 타는 일정으로 꼬박 이틀이 걸렸다는 사실이 얼핏 상상이 가지 않지만, 어쨌든 한 시간 거리에 섬이 있고 해넘이의 해안이 있다는 것은 서울에 사는 이들의 행운이지 않으랴. 강화읍에서 군내버스를 타고, 외포리에서 다시 석모도행 배를 갈아탄 다음에 보문사를 찾아가자. 보문사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예부터 강화 8경으로 꼽히는 명승(名勝)이지만, 특히 보문사의 눈썹바위에 있는 높이 7미터의 거대한 마애석불좌상 앞에서 내려다보는 서해의 낙조는 더 이상 언설이 필요 없는 장관이다. 강화도의 해넘이 장소로는 구태여 석모도며 보문사를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강화도의 서쪽 해안선 일대에 널린 돈대를 위시하여 어디를 가든지 뛰어난 해넘이 장소가 아닌 곳이 없다. 또한 경관이 그럴 듯한 장소에는 이미 횟집이며 카페, 민박집, 그리고 요즘 들어 부쩍 유행하는 펜션들이 눈에 질리도록 저마다 입간판에 뛰어난 해넘이를 내세우고 있다. 황금빛 노을, 노을이 내리는 아름다운 집, 노을과 함께, 추억 속으로, 뱃고동, 추억여행…. 그러나 이왕 석모도까지 찾아온 길이라면 역시 보문사의 마애석불좌상 앞이다. 아름드리 고목의 가지 사이로 저녁 해가 기운다. 이윽고 저녁 해가 그대의 눈길 아래로 떨어지고 그렇게 가없는 하늘은 물론 잔잔한 겨울바다마저 붉게 물들이며 노을이 지피는 순간, 그대의 힘든 몸뚱어리 또한 서서히 노을 속에 함께 지피는 것을 깨닫게 되리라. 어디 그대의 몸뚱어리뿐이랴. 그대의 몸뚱어리가 노을로 지피는 동안에 마음속의 회한이며 자학 따위도 함께 지펴, 마침내 그대를 새털처럼 가볍게 하리라. 그렇듯 새털처럼 가벼워진 그대가 무심코 눈썹바위에 서 있는 거대한 부처님을 돌아보면, 부처님 또한 노을 속에 함께 지피면서 그대를 향해 빙긋이 웃어보일지도 모른다. ●‘강화 8경’으로 꼽히는 보문사 낙조 불교에서는 세상에 하고많은 욕심 중에서도 가장 더럽고 끔찍한 욕심을 무엇인가 이루고자 하는 공부에 대한 욕심으로 규정하고 지극히 경계해 마지않는다. 자칫 공부란 것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현재의 나를 인정하지 못한 채, 좀더 밝고 아름다운 무엇으로 나를 바꾸려 한다면, 바로 그런 공부야말로 얼마든지 더럽고 끔찍한 욕심으로 꾸짖어 마땅하다는 식이다. 대저 공부란 무엇인가. 바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나를 제대로 바라보는 것이 공부가 아닌가. 그렇듯 ‘지금 이 자리’가 아닌 다른 자리에 서 있는 제자가 부처에 대해 물었을 때, 운문(雲門)선사는 서슴없이 대답한다.“똥막대기다!” 그렇다. 지금 이 자리가 아닌 다른 자리에 있는 무엇인가를 찾으면, 부처 또한 똥막대기인 것이다. 역시 ‘지금 이 자리’가 아닌 다른 자리에 서 있는 제자가 부처에 대해 물었을 때, 백장(百丈)선사는 아예 호통을 친다.“이놈아, 어찌하여 소를 타고서도 소를 찾느냐?” 지난해를 돌아보는 자성에는 무언가 ‘지금 이 자리’에 서있는 자신을 혐오하거나 기피하여 좀더 밝고 아름다운 다른 자리로 자신을 옮겨가려는 어리석은 불제자들의 공부 욕심이 없지 않을 터이다. 지금 이 자리에 없는 것이 어찌 다른 자리라고 생길 것인가. 어쩌면 진정한 자성이란, 바로 ‘지금 이 자리’의 자신을 인정하고, 나아가 ‘지금 이 자리’의 힘들고 무거운 자신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눈길일지도 모른다. 비록 간단없는 회한과 자학이 자신을 피폐(疲弊)하게 하더라도, 바로 그런 피폐마저 너그럽게 껴안을 일이다. 그렇듯 자신과의 화해를 이루면, 비단 저녁노을이 지피지 않더라도 그대는 분명히 새털처럼 가벼워지리라. 새털처럼 가벼워진 그대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건 막히는 일이 무엇이랴. 어디에서 무엇을 하건 그대는 언제나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자, 그대가 새털처럼 가벼워져서 돌아오는 길이다. 그대가 어디에 가서 무엇을 먹고 마시든지 맛있지 않은 음식이 있으랴. 그러나 그대가 혼자가 아니고 소중한 이와 함께라면 여행길의 한 끼 음식이라도 결코 소홀할 수는 없다. ●한자리서 50년 훌쩍… 고향냄새 물씬 먼저 강화읍의 중앙시장 안에 있는 ‘우리옥’(032-932-2427)을 권하고 싶다. 중앙시장에서 찬거리골목으로 30여m 안으로 들어가면 골목 안에 있는 듯 없는 듯 숨어 있는 평범한 백반집인데, 그러나 상차림을 보면 대뜸 머리가 좌우로 갸웃거려진다. 넉넉한 콩비지 한 대접, 조갯살을 넣은 미역국, 강화도순무김치, 꽁치조림, 고추장아찌, 숙주나물, 감자조림, 시금치, 고사리, 멸치볶음, 표고버섯볶음, 조개젓, 배추김치 등 갖은 반찬에다가, 장작을 때서 지은 강화쌀밥이 먹음직스럽게 김을 피워올리고 있다. 그런 풍성한 상차림인데 값은 고작 4000원이다. 소중한 이와 함께 한 그대가 어쩐지 4000원짜리 백반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면 거기에 3000원짜리 대구찌개를 더해도 좋다. 아니면 계절에 따라 병어회나 병어찜, 생굴, 불고기 등에서 하나를 안줏감으로 추가하여 강화도 특산인 인삼막걸리를 즐길 수도 있다. 추가되는 안줏감들은 각기 9000원에서 1만원을 넘지 않는다. 그대가 이제 막 수저를 드는데, 와락, 알 수 없는 친근감이 들어 다시 한번 상차림을 살펴보면, 자칫 오랜 만에 고향에 돌아와 늙은 어머니가 차려주는 밥상 앞에 앉아 있는 것 같은 순간적인 착각에 빠져든다. 실제로 주인 되는 방영숙씨는 힘들고 지쳐서 대문을 열고 들어오는 이라면 누구든지 자식처럼 껴안아줄 것만 같은 넉넉하고 수더분한 고향 어머니의 인상이다. 거기에 더하여 납작한 한옥집의 대문부터 비롯하여 주방이며 방에 이르기까지 어쩐지 낡은 손때가 묻어나는 집안의 만만한 분위기마저도 주인 되는 이와 함께 정감을 더한다. 원래 우리옥은 방영숙씨의 고모 되는 방숙자 할머니가 1953년에 현재의 자리에 문을 열었으니 한 자리에서 50년을 훌쩍 넘긴 셈이다. 방영숙씨가 연로한 고모를 대신한 것도 벌써 20여년이니 2대에 걸친 음식이며 집에서 어찌 고향냄새가 아니 나랴. ●공해 없는 저수지서 건진 월척만 조리 만일 그대가 미식가라고 자처한다면, 별미로 강화도의 붕어찜을 빠뜨릴 수 없을 터이다. 강화읍에서 교동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송해면의 숭뢰저수지에는 ‘돌기와집’(032-934-5482)이라는 붕어찜 전문식당이 있다. 야트막한 야산 아래 숲으로 담장을 이룬 듯 아늑한 옛 한옥이 산수화 한 폭처럼 고풍스러운데, 주인 되는 구옥순씨 또한 종갓집 며느리처럼 단아한 품새에 말씨마저도 도란도란 음전하여서 한 잔 술이 없이도 저절로 풍류의 마음이 일어날 듯싶다. 강화도라면 대부분이 얼핏 생선이며 조개 같은 해물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강화도는 뜻밖에도 농경지가 넓은 곳이어서 1980년대만 해도 전체 면적의 거의 절반이 농경지에다가 농가도 전체 가구의 70%를 차지하여서 농업이 중심 산업을 이루었다. 그런 만큼 여기저기 유명한 저수지가 많은데, 눈치 빠른 낚시꾼들은 바다낚시가 아니라 바로 민물낚시를 위해 거리가 멀다 않고 강화도로 몰려든다. 원래 민물고기는 저수지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인데, 낚시꾼들 사이에서 강화도의 민물고기가 맛에 있어서 으뜸으로 소문이 난 탓이다. 하기는 이렇다 할 공장이 드문 강화도에서는 여러 저수지마다 고기 맛을 헤칠 수질오염이며 공해 따위는 존재하지 않을 터이다. 돌기와집의 붕어찜은 무엇보다도 숭뢰저수지의 맛 좋은 참붕어 중에서도 월척붕어만을 재료로 하여,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조리법으로 요리해낸다. 다른 곳에서 하는 대부분의 붕어찜이 20,30분 만에 조림해 내는 데 비해 여기서는 2시간 이상을 조림해 내는 식이다, 그리하여 다른 곳의 붕어찜은 우선 가시며 뼈를 고르느라 수고로운데, 이곳은 머리에서 꼬리까지 가시며 뼈를 고를 수고가 없이 통째로 먹을 수가 있다. 자칫 어느 것이 살이고 어느 것이 뼈며 가시인지 전혀 분간이 가지 않게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드는데, 뼈와 살이 함께 어우러지는 고소하면서도 깊은 맛은 과연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일품이다. 얼핏 생각하기로는 2시간 이상 붕어찜을 조리다 보면 형체는 물론 맛까지도 변질될 것 같은데, 붕어 자체의 모양이 전혀 손상되지 않을 뿐더러 맛 또한 붕어의 고유한 향취가 제대로 살아있다. 어쩌면 주인 되는 이의 정성이 아니면 그런 식의 요리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바로 그런 정성에 돌기와집만의 비법이 숨겨진 것인지도. 붕어찜은 대중소에 따라 3만원,2만 5000원,2만원으로 나누어지는데, 각기 붕어의 크기가 아니라 마릿수에 따라 4마리,3마리 2마리로 값이 다르다. 이밖에도 메기매운탕, 민물새우튀김, 추어탕이 있다. 돌기와집은 찾아가기가 약간 까탈스러운 편인데도 불구하고 한번만 맛을 들이면 단골이 된 손님들이 서울이며 인천 각지에서 할아버지에서부터 어린 손자까지 일가족이 동행하여 거리가 멀다하지 않고 찾아온다. ■ 제철 맞은 생선회 푸짐 그대가 회를 좋아하는 이라면 석모도에서 나오는 길에 외포리 선착장의 젓갈시장 옆에 있는, 얼핏 포장마차처럼 보이는 가건물을 놓치지 말일이다. 기실 강화도 일대의 해안선마다 한 집 걸러 한 집으로 죄다 횟집 아니면, 카페나 모텔이나 펜션이나 민박집들이어서 눈에 차일 지경이다. 그런 마당에 구태여 어느 횟집을 골라 권할 수 없지만, 그러나 나의 취향으로는 젓갈시장 옆의 포장마차식 가건물을 지나칠 수가 없다. 거기에는 값싼 횟집들이 서넛 사이좋게 함께 들어있는데,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가장 안쪽에 있어서 바다가 내다보이는 ‘풍년소라6호’(032-933-9223)라는 약간 엉뚱한 이름의 횟집을 권하고 싶다. 벌써 10년 전부터 이곳에서 횟집을 해왔다는 30대 후반의 박미경씨가 주인인데, 우선 싱글벙글 잘 웃는 이여서 횟감을 고르기 전부터 그만 기분이 좋아진다. 요즈음 같은 겨울에는 숭어가 제철인데,1㎏에 2만 5000원이다. 어른 둘에 어린아이들이 딸린 네 명 한 가족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인데, 매운탕과 함께 밴댕이회며 멍게가 무료로 나온다. 이밖에도 삼식이가 역시 제철인데, 값은 숭어와 같다. 여기에 우럭, 광어, 노래미, 농어 등이 있고, 해삼이며 왕새우, 키조개, 개불 등 취향에 따른 갖가지 해물들이 여느 고급 횟집 못잖게 고루 준비되어 있다.
  • [이집이 맛있대]이번 주말에 뭘 먹지

    “초밥 덴(天)스시 맛봤어요?” 생선 초밥은 일본 음식이지만 국내에도 마니아층이 두껍다. 그 결과 웬만한 초밥은 미식가들이 식상해 한다. 하지만 일본 도쿄의 유명 스시집에서 겨우 맛볼 수 있는 덴스시가 서울의 호텔아미가 일식당 만요에서도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덴스시는 기존의 초밥과는 먹는 법이 다르다. 간장이 아니라 소금에 찍어 먹는다. 양념 소금은 주로 깨소금·녹차소금·깻잎소금 등이다. 또 특이한 것은 젓가락을 내놓지 않는다. 손으로 집어 먹는 ‘핑거푸드’다. 따라서 카운터에는 항상 손을 씻을 물이 흐른다. 덴스시 코너에는 술이 없다. 역시 애연가들은 힘들겠지만 담배도 피울 수 없다. 담백한 덴스시만의 맛을 느끼라는 세심한 배려다. 정재천(47)호텔아미가 조리사는 “덴스시는 주로 흰살 생선을 살짝 굽거나 데쳐내 사용한다.”며 “생선 특유의 비린내가 없고 맛이 아주 담백하다.”고 말했다. 초밥 1점당 3000∼7000원으로 가격이 만만찮은 것이 단점이다. 만요(3440-8191).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대게 먹을까 과메기 먹을까

    대게 먹을까 과메기 먹을까

    대게 VS 과메기 살튀기는 속살전쟁 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동해안은 만선의 깃발이 드높다. 다리에 살이 꽉 차오른 대게를 실어나르는 어부의 얼굴에도, 씹을수록 고소한 과메기를 말리는 덕장에서 일하는 아낙네의 얼굴에도 해뜨는 곳, 동해의 웃음이 있다. 곰치와 도루묵, 포항물회와 영덕막회도 이곳에선 더욱달착지근하다. 이 겨울에는 동해안 남부쪽으로 가기가 한결 가까워졌다. 대구∼포항 고속도로가 최근에 개통된 까닭이다. 스트레스까지 단숨에 날려버릴 수 있는 동해로 떠나보자. 포항 · 영덕 이기철 한준규 기자 chuli@seoul.co.kr ■영덕 싱싱탱탱 대게잡이 동승기 지난 8일 새벽 4시, 경북 영덕의 대진항.“그만 일어나이소.”라는 굵은 목소리에 잠이 깼다. 전날 대게잡이 배를 동승, 취재하기로 하고 유신호(9.77t)선장 김택열(44)씨 댁에서 눈을 붙였던 것이다. 군대시절 신병처럼 벌떡 일어나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숙소를 나섰다. 나름대로 옷을 두껍게 입었지만 칼바람이 그대로 얼굴을 때리고 파고들었다. 유신호에 오르자, 선장 김씨는 엔진 키를 돌렸다. 힘찬 시동과 함께 배는 미끄러지듯 포구를 빠져나왔다. 불빛을 밝힌 다른 배들도 뒤따랐다. 모두 대게잡이로 출항하는 배다. 칠흑같이 어둔 바다, 하지만 서울 도심에선 보기 힘든 별만 영롱했다. 바닷바람을 맞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웠던지 선장 김씨는 “이리 들어가이소.”하며 선장실 안의 작은 방으로 들어갈 것을 권했다. 내실에는 난로가 있었지만 스위치를 암만 당겨도 불이 붙지 않았다. “저기요 이거 불이 안 켜지는데요.”라고 작은 소리로 말하자, 경상도 ‘사나이’는 “아, 가스가 떨어져 삔네, 낭패네…. 추워도 좀 참으이소.”하며 무뚝뚝하게 키를 돌렸다. ‘으미 추운 거.’ 한 시간을 추위에 떨다 갑판으로 나왔다. 우려했던 배멀미가 순식간에 몰려왔다.‘참아야 하느니라….’이를 악물었다. 때마침, 어둠이 가시며 동녘에서는 서서히 붉은 물이 들었다. 아침해가 떠오를 준비를 시작했다. 운행에 가려 일출을 못봐 안타까웠다.11월부터 다음해 5월말까지 대게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11월에는 속이 꽉 차지 않아 어민들은 한 달을 기다려 12월부터 본격적인 대게잡이를 한다는 것이 선장 김씨의 이야기였다. 오전 7시, 유신호가 속도를 줄이자 선원들이 부표를 건져 올렸다. 그러고는 줄을 감았다. 이 해역은 수심 430m의 깊은 바다로 대게의 씨알이 굵다고 한다. 슬슬 그물의 모습이 드러났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빈 그물이다. 선장 김씨는 연신 담배만 피워댔다. 갑판에서 사진 찍을 준비를 하고 있던 나는 선장 김씨에게 다가갔다.“누군가 그물을 건드린 것 같네. 그물이 엉켜 있어.”라며 “아마 오징어배가 그물을 들었다 놓은 모양이야.”라며 한숨을 내쉰다. 아니나 다를까. 그물이 뒤죽박죽이다. 오징어 채낚기 바늘도 걸려 있다. 그래도 계속 그물을 걷어 올렸다. 불가사리, 해초류, 말미잘 같은 것만 올라왔다. 첫 작업은 허탕이었다. 파도에 흔들리는 배는 마치 표류하는 것처럼 심하게 흔들렸다. 나의 배멀미는 정점을 향해 치닫기 시작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입사 10년차 기자, 배위에서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더욱 괴로운 것은 ‘대게가 줄줄이 딸려 올라오는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라고 하는 일 걱정이었다. 보통 그물을 바닷속에 15일 이상 쳐 놓아야 게들이 오가다가 붙는다. 이렇게 오랫동안 바다에 놓아두었던 2000m짜리 그물에 대게 20여 마리가 걸려 올라오다니 정말 통탄할 노릇이다.“보통 여기는 수심이 깊어 씨알이 굵은 놈들로 1000여 마리는 올라와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리는 김선장. 같이 타고 있는 입장에서도 미안했다. 내 미안함을 눈치챘는지 사나이는 말했다.“그래도 이 정도는 양반이지. 그물을 통째로 가져가는 나쁜 사람들도 있습니다.”며 “다른 곳에서 한번 땡겨보입시다.”라며 아무렇지도 않은듯 출발했다. 오전 10시30분, 그냥 귀항했으면 좋으련만 무심한 유신호는 2m 안팎의 파도를 헤치고 나아갔다.12시쯤 다시 부표를 건져올리고 작업을 시작했다. 와, 드디어 대게가 올라왔다. 마치 줄줄이 사탕처럼 그물에 걸린 대게가 잇따라 올라온다. 속은 울렁거렸지만 마음이 안정됐다. 한 쪽에서 그물에 엉켜있는 대게를 떼냈다. 그다음 먼저 손으로 대게의 등딱지를 잡고 그물을 벗긴 다음 쑥 잡아당기니 길다란 다리가 그물에서 쏙 빠져나왔다. 신기하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다리가 하나라도 떨어지면 상품성이 확 떨어진다. 그래서 작업은 조심스러웠다. 그물에서 떼어낸 대게가 금방 수북하게 쌓였다. 사진을 몇 장 찍고나니 속이 다시 울렁거렸다. 넘실대는 푸른 바다가 낭만적이기는커녕 이렇게 미워보이긴 처음이다. 오전 일을 망친 어부들에게 빨리 돌아가자고 말할 수도 없고, 정말 바다에 뛰어들어 쉬고 싶었다. 구석에 처박혀 ‘노란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데 선원 하나가 갑자기 애써 잡은 대게를 바다로 집어 던졌다. 힘든 몸을 일으켜 “아저씨, 왜 버려요?”라고 묻자 그는 “대게의 어족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빵게(암게)와 게딱지의 직경이 9㎝가 넘지않는 대게는 다시 놓아주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작은 게를 잡았다가 해경에 적발되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1년 이하의 징역을 살게된다고 덧붙였다. 영덕대게는 유충에서 9㎝크기로 자라는데 보통 10년이 걸린단다. 드디어 선장은 귀항을 명령했다. 유신호가 대진항으로 선수를 돌렸다.‘빨리 가자.’내 마음은 벌써 대진항에 닿았다. 육지가 이렇게 그리울 수가. 서너 박스의 대게를 트럭에 옮겨 싣고는 수족관에 하나씩 꺼내 옮겨 놓았다. 이로써 하루의 대게잡이 작업이 끝이다. 이제 게들은 음식점이나 택배로 소비자들 식탁으로 올라갈 것이다. 비록 만선은 아니지만 하루 일을 끝낸 어부들의 얼굴에 흡족한 웃음이 번졌다. ●맛있는 대게 고르는 법 영덕대게는 일반게인 홍게(붉은게)와는 다르다. 영덕대게는 색깔이 누런 주황색이며 속살이 꽉 차 있다. 그리고 맛을 보면 약간 단맛이 나면서 쫄깃하다. 값싼 수입산과 달리 몸체와 다리에 하얀 반점(따개비와 같은)이 없고 말갛다. 크기가 크다고 맛있는 게가 아니다. 일단 속이 꽉 찬 대게를 고르려면 다리나 배쪽을 살짝 눌러 보면 된다. 배쪽이 거무스름하고 눌렀을 때 단단한 느낌이 들며 등껍질은 살짝 말랑해야 한다. 겉으로 봐서 다리가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든지 물이 왔다갔다 하면 상품가치가 없는 물게다. ●대게 요리법 ▲대게는 삶기 전에 반드시 미지근한 물에 담가 두었다가 죽은 것을 확인한 뒤 쪄야 한다. 보통 5∼10분을 담가 놓으면 된다. ▲대게는 삶지 말고 김으로 쪄야 한다. 이때 대게의 배를 반드시 위로 향하도록 놓아야 한다. 그래야 뜨거운 김이 들어가더라도 게장이 흘러나오지 않는다. ▲게 비린내를 없애려면 정종이나 맥주, 혹은 녹차를 물속에 조금 붓는 것이 좋다. ▲보통 30분 정도 강한 불에서 찌고,10분 정도 뜸을 들인다. ● 영덕선 대~게 여기서 먹죠 대진항에서 12년째 영덕대게를 팔고 있는 은하수수산(054-733-6447)은 영덕대게가 가장 싼 집이다. 남편이 15년째 대게잡이 배를 타고 있고, 부인이 식당을 운영해 진짜 영덕대게를 믿고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원래는 도매만 했는데 손님들이 “현지에서 게를 쪄 먹고 싶다.”고 해서 간단한 밑반찬과 스팀기로 대게를 20분 만에 쪄 준다. 가격은 8000원짜리부터 10만원까지 크기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또한 배멀미에 자신있는 사람들은 미리 전화하면 대게잡이 배를 같이 타고 조업을 나갈 수도 있다. 물론 성인에 한한다.3만원을 내면 배에서 조업을 하는 것을 보며 대게도 실컷 먹을 수 있다. 주인 김순옥(011-884-9422)씨는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품질의 대게를 제일 싼 가격에 팔고 있어예.”라면서 “외형이나 시설이 좋은 곳에서 비싸게 드시지 마시고 진짜 드이소.”라고 구수한 사투리로 권했다. 또 대게 음식경연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김씨는 살아있는 게를 구워먹는 게구이와 회로 먹는 게무침, 게조림 등 다양한 음식도 만들어 준다. 주말은 예약이 필수. 전화로 주문하면 택배로 배달해 준다. 이외에도 물곰탕과 밥식해가 유명한 강구항의 청송식당(733-4675), 모듬물회가 유명한 축산항의 울릉도식당(732-4321), 해물탕으로 이름난 영해의 산해식당(732-2401) 등이 있다. ● 서울선 대~게 이집을 찾죠 대게는 언제 먹어도 맛있다. 서민들에겐 만만찮은 가격이 부담스러운 게 단점.4인 가족을 기준으로 20만원은 잡아야 한다. 이왕 게요리를 맛보려면 대형 음식점이 좋다. 재료의 보관이 좋고 조리법이 체계화돼 맛이 안정적이고 메뉴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왕돌잠(723-3433) 게요리 전문점의 대명사격인 왕돌잠은 끊임없이 게요리를 개발하는 것이 발길을 잡는 비결이다. 서울경찰청 후문 쪽의 왕돌잠 입구의 거대한 수조엔 킹크랩·러시아산 대게 등도 있는데 요즘은 영덕산 대게를 내놓는다. 대게찜·게다리카레볶음·게살샐러드·킹크랩찜·대게탕 등 게요리 10여가지가 나오는 뷔페(5만원)가 인상적이다. 게찜과 게살영양밥 등이 나오는 점심 코스 정식(2만원), 여기에 생선회와 맑은 생선국 등이 추가된 저녁 진수성찬(5만원)도 인기다. 논현점(3444-3334)도 있다. ●유빙(403-6400) 입구 양쪽에 늘어선 수족관에서 손님이 직접 게를 고른다. 영덕 대게를 비롯해 태평양산의 킹크랩, 북한산 털게, 러시아산 대게, 코코넛 크랩 등 종류가 다양하다. 푸짐한 살에 쫀득한 맛을 내는 킹크랩을 많이 주문한다. 조리법은 담백하며 부드러운 게살과 달착지근한 게향을 즐기기 가장 좋은 게찜요리를 권한다.1인당 권장량은 600g(5만∼6만원)으로 별도 요금 없이 풀코스를 즐길 수 있다. 문정로데오거리의 우성아파트 인근에 있다. ●무화잠(3443-7852) 무화잠은 왕돌잠·신바위와 함께 대게가 많이 사는 동해 바다속의 섬이다. 대게와 함께 킹크랩을 낸다. 점심에는 돌솥게살비빔밥(1만원)도 있고, 게살초밥(3만원) 등을 많이 찾는다. 킹크랩과 대게 등이 들어가는 해물 샤부샤부(3만원)도 많이 찾는 메뉴다. 대게 찜으론 1인분에 600∼700g(5만원선)을 권한다. 양재점(2057-0001)도 있다. ●코오라(540-4244) 게살을 양념에 푹 절였다가 조리하기 때문에 맛이 진하다. 영덕게 샤부샤부(3만원), 왕덕게 스테이크(이상 2만 2000원), 왕게 샐러드(1만원), 왕게 한마리 코스(4만원)도 있다. 도산사거리 만리장성 맞은편 씨네하우스 옆에 있다. ●대게 셀프 카메라 ‘대게’는 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니다. 다리의 마디 모양이나 누르스름한 아이보리 빛깔이 얼핏 마른 대나무와 비슷하다는 데서 비롯된 명칭이다. 때문에 한자로는 ‘죽해(竹蟹)’라고도 한다. ■포항 구룡포 과메기가 최고 “구롱(룡)포 과매(메)기는 몸에 최고니더. 과매기 무모(먹으면) 감기가 업습디더.”(구룡포의 한 과메기 덕장에서 꽁치를 손질하던 70대 김 할아버지.) “과메기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고, 숙취해소에도 좋은 단백질도 풍부하대요. 인공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자연 식품이지요.”(울산에서 과메기를 먹으러 온 김승환씨.) “전라도에 홍어삼합이 있다면 포항에는 과메기가 있습니다. 홍어가 코를 똑 쏘는 아린 맛이 있지만 과메기는 생각보다 느끼하지도 비릿하지도 않습니다.”(과메기를 즐기던 김장석씨.) 경북 포항은 요즘 과메기가 한창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구룡포항의 도로옆 바닷가 빈터마다 과메기를 말리는 덕장이다. 과메기가 언제 시작됐는지 잘 모른다.‘할아버지의 할아버지’를 몇차례 거쳐야 할 만큼 오래됐다. 과메기 덕장을 운영하는 범진상사 김진희씨는 “조선시대 후반에 궁궐에 진상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수백년은 됐겠지요.”라고 말한다. 수백년도 어림짐작이다. 과메기를 만드는 옛 방식은 청어를 꼰 새끼에 끼워 부엌의 살창에 걸어 두었다. 밥을 지을 때 솔가지의 연기가 빠져 나가는 살창에 걸어 두면 외풍으로 자연스럽게 얼었다 녹았다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솔향까지 뱄다고 한다. 솔향이 밴 청어 과메기가 얼마나 맛 있었으면 궁중에 진상까지 했을까?김삼식(79)씨는 “옛날엔 겨울 밤 식구들끼리 둘러앉아 역거리(통과메기)껍질을 벗겨서 찢어 생미역에 돌돌말아 초고추장에 푹 찍어 먹었지요.”라고 말했다.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1960년대 이후엔 포항 앞바다에서 청어가 잡히지 않아 꽁치를 대신 쓴다. 부엌의 살창이 아니라 해풍이 잘 드는 바닷가에서 과메기 말리는 틀인 ‘대차’에 걸어 얼렸다가 말린다. 대부분 꽁치를 활복, 뼈를 추려 말린다. 이를 ‘찌거리’라한다. 정재덕 구룡포과메기협회장은 “역거리는 말리는데 15일 가량 걸리지만 찌거리는 이틀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과메기는 자연에 노출된 상태이기 때문에 위생이 무척 중요하다. 좋은 과메기를 고르려면 껍질이 은빛이 나는 것이 좋다. 이런 것을 ‘은광어(銀光魚)’라고 하는데 육질과 신선도 면에서 최고의 품질이다. 누른 빛은 피하는 게 좋다. 배쪽은 터지지 않아야 하고, 꼬리쪽은 너무 말라 단단하거나 물렁하지 않아야 한다. 통과메기는 살아 있을 때의 모양새 그대로를 유지해야 한다. 반면 뼈를 추려낸 활복 과메기는 살이 발그스럼하면서 길게 고랑이 진 것이 좋다. 이맘 때면 포항시내 웬만한 음식점에선 과메기를 내놓고 있다. 다행히도 옛날의 청어 과메기를 맛볼 수 있는 곳도 있다. 호미곶 가는 방향의 백경횟집(054-292-7136)은 1월쯤이면 청어를 직접 얼말려 곁들이는 밑반찬으로 내놓는다. 청어 과메기는 꽁치보다 훨신 두텁과 기름진 것이 특징. 포스코의 큰 손님들이 주로 이용하는 회 전문집으로 회는 한 사람에 2만∼5만원. 꽁치 과메기론 웬만한 미식가들은 동국대병원 맞은편의 다락방(283-1915)을 가장 먼저 꼽는다. 주변의 화려한 네온사인이 반짝거리는 것과는 달리 분위기는 소박하다. 과메기 단일 메뉴로 20년을 한자리에서 지켜온 주인 조순옥씨는 “질 좋은 과메기만 받아와 팔고, 좋은 과메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장사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직접 담근다는 초고추장 맛도 깊다. 불친절한 듯 보이지만 투박한 포항 사투리에 정은 오히려 깊다. 과메기 1인분(1만 2000원). 스티로폼 포장과 택배비를 부담하면 포장판매도 한다. 양념과 생미역·파 등의 야채까지 넣어준다. 다락방 인근의 소문난 막창 과메기(275-6410)도 손님들이 찾는다. 또 옛 삼성생명 뒷골목의 해구식당(247-5801)을 빼놓을 수 없다. 포항 과메기를 팔기 시작한 원조격에 해당하는 식당이다. 주인 지영자씨가 31년 동안 꽁치 과메기만 팔아 왔다. 발그스름한 과메기 살점을 모양좋게 발라내준다. 역시 포장 판매도 한다. 과거엔 과메기를 겨울 한철만 먹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 진공 포장한 다음 영하 20도에서 보관하는 까닭에 여름에도 내놓는다. 현지에서 과메기 20마리 한 두름에 1만원선이다. 포장과 택배비만 부담하면 집으로 배달된다. 택배 문의는 범진상사(284-5371), 구룡포과메기협회(276-2253). ● 물곰탕·고래고기도 맛보세요 과메기가 겨울 한철이라면 포항의 사계절 음식은 단연 물회다. 물회는 200여년전 포항앞바다에서 고기가 너무 많이 올라와 뱃사람들이 젓가락질할 시간이 없어 개발된 음식이란다. 오대양물회식당 박상규(57)씨는 “막 잡아 퍼덕거리는 생선을 썰어 넣고 야채와 고추장을 풀어 훌훌 마신 것이 물회”라며 “물회 생선은 광어나 도다리 등 넓적한 물고기를 쓴다.”고 말했다. 박정출(42)씨는 “물회는 회를 고추장에 으깨듯이 잘 비빈 다음 물을 풀어 먹는다.”고 말했다. 물회의 양념으론 배·상추·잔파 등을 넣고 깨소금·참기름을 얹어 비벼 먹는 것이다. 고추장을 볶아서 만드는 물회 초고추장에 맛의 비법이 달려 있다. 포항의 횟집마다 메뉴판에 물회를 적어두고 있지만 토박이들은 포항시청 뒤쪽의 오대양물회식당(244-7164)을 단연 최고의 물회집으로 꼽는다. 주인 박씨는 “우리집에선 고조할아버지부터 물회를 만들어 먹는 가전 비법대로 만든다.”고 말했다. 수족관엔 납작한 물고기만 넣어두고 있다. 박씨는 “고기를 섞어 넣어 두면 다른 물고기의 회충이 전염돼 회맛이 반감된다.”고 말했다. 이집의 물회(1만 1000원)는 물을 자작하게 부어 숟가락으로 떠먹고 국물은 마시는데 속까지 후련하게 한다. 다른 서비스없이 밑반찬으로 등푸른 생선, 메가리로 만든 밥식해를 내놓는다. 이집외에도 고속버스터미널 후문쪽의 코리아물회(274-0574)와 죽도시장 가는 길목의 새포항물회(241-2087)도 물회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환호일출공원 인근의 환여횟집(251-8847)은 물회국수(1만원)로 널리 알려져 있다. 맛의 비결은 육수. 배·사과 등의 과일과 함께 여러가지 야채를 넣어 새콤·달콤·매콤한 육수에 국수를 만 것으로 색다른 식도락을 즐길 수 있다. 살짝 얼린 육수는 부서지는 포말처럼 시원하다. 포항은 또한 고래고기로도 유명하다. 포경업은 금지됐지만 그물에 걸려오는 고래고기는 맛볼 수 있다. 죽도시장 안쪽의 할매고래집(241-6283)과 옆집의 왕고래집(247-2552)은 고래육회와 수육을 내놓는다. 한접시에 1만∼3만원으로 고래 특유의 냄새 때문에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거북해할 수도 있다. 주머니 사정이 허락한다면 귀빈예식장 근처의 구룡포돌문식당(276-2705)의 고래고기를 권할 만하다. 질 좋은 참고래를 재료로 써 가격이 만만치 않다. 돼지고기 편육과 비슷한 모양인 우네(가슴부위·3만 5000원)는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술마신 다음날 속푸는 해장으론 생아귀와 물곰이 좋다. 구룡포항의 조포네(276-1219)는 손님이 보는 앞에서 생아귀를 잡아 끓여내는 아귀탕(8000원)이 좋다. 아귀를 큼직하게 4∼5조각 썰어넣고 포항의 명물 부추와 콩나물·무·파를 넣고 끓여 낸 것이다. 국물엔 아귀 내장이 둥둥 떠 더욱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고기는 쫄깃하다. 북부해수욕장 앞의 설옥물곰식당(249-6969)의 물곰탕은 깔끔한 맛으로 술꾼들이 찾는 집이다. 물곰탕(7000원)의 물곰은 살이 흐물흐물하지만 해장국 뿐 아니라 식사도 좋다. 포항은 영덕이나 울진보다도 대게를 더 많이 잡는 곳이다. 구룡포해수욕장의 원경대게회식당(276-1711)은 대게를 비롯해 킹크랩도 내는 대게 전문 음식점이다. 포항에서 입이 궁금하다면 동해안 최대의 수산물 집산지 죽도시장을 찾으면 된다. 식당에 앉아 회를 주문해도 되지만 싱싱한 횟감을 직접 골라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물회나 횟밥 양념값으로 보통 1인당 3000원.3만원 정도면 회와 매운탕까지 먹을 수 있다. 일출을 보러 호미곶으로 갔다면 조금 떨어져 있는 선주회식당(284-9675)과 장기곶회식당(284-7752)이 좋다. 민박집도 겸하고 있는 장기곶회식당은 주인이 직접 배로 잡은 자연산 물고기를 내놓는다. 언덕위에 있어 동해안의 탁트인 조망도 빼어나다. ● 서울선 이집을 찾으세요 ●고래불(556-3677) 포항과 영덕 향토 음식을 많이 내놓는 이집은 거의 이틀에 한번꼴로 구룡포에서 과메기를 가져온다. 과메기(2만원)가 싱싱하다. 서울 역삼동에 있다. ●영덕회식당(2267-0942) 서울시내에서 가자미 종류인 미주구리회를 야채와 초고추장에 비벼 먹는 막회의 원조격으로 20여년 됐다. 수년 전부터 과메기를 들여와 막회 못지않게 인기를 끌고 있다. 충무로 중구청 근처에 있다. ●광교 과메기(720-6075) 조흥은행 본점 뒷골목에 있다. 포장마차 분위기로 상호도 없다. 단골들이 그냥 ‘광교 과메기’로 부른다. 살빛이 붉고 꾸덕꾸덕해 비린맛이 덜하다. 초장을 듬뿍 찍어먹는다. ●영덕대게(3210-1379) 교보문고 뒷골목에서 미대사관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에 나온다. 상호는 대게집이지만 대게보다 막회와 과메기를 많이 한다. 과메기는 6월까지 낸다. ● 과메기 셀프카메라 과메기는 이름이 좀 독특한 만큼 유래된 설도 다양하다. 황인 포항향토사학자는 “청어를 새끼를 꼬아 매달아 말린다는 뜻에서 ‘꼬아 메기’에서 유래됐다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생선의 눈을 꿰어 말린다는 뜻의 관목어(貫目魚)에서 관목의 ‘목’이 포항지역의 사투리 탓으로 ‘메기’라고 발음돼 ‘관메기’로 변하고, 이어 ‘ㄴ’자가 탈락되면서 ‘과메기’로 굳어졌다는 설도 있다. 더불어 어민들이 보릿고개를 넘길 때 먹었다는 뜻에서 나온 ‘과맥어(過麥魚)’에서 유포됐다는 주장도 있다. 조선시대에는 진상품으로 선정된 과메기는 비웃(청어)를 썼으나 1960년대 이후엔 꽁치를 쓴다.
  • [토종 웰빙을 찾아서] 상주 곶감

    [토종 웰빙을 찾아서] 상주 곶감

    삼백(三白·곶감과 누에·쌀)의 고장인 경북 상주에는 요즈음 곶감 만들기가 한창이다. 집집마다 곱게 깎은 감을 타래에 줄지어 늘어놓은 것이 단풍 빛깔보다 더 곱다. 10월 초순부터 11월 중순까지 떫은맛이 있는 생감을 완숙되기 전에 따서 껍질을 얇게 벗겨 대꼬챙이나 싸리꼬챙이에 꿰어 햇볕이 잘들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매달아 건조시켜 곶감을 만든다. 보통 건조대에서 50일쯤 말리면 맛좋은 곶감이 완성된다. 상주시는 전국 곶감 생산량의 60%를 차지한다. 지난해 1100여 가구의 곶감 생산농가에서 3740t의 곶감을 생산해 413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더욱이 올해는 날씨가 좋고 일조량이 풍부한데다 감 품질도 좋아 곶감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0%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주 감은 떫은 맛을 내는 둥시로 유명하다. 경남 함안과 전북 완주의 고종시, 경북 의성의 사곡시, 경북 경산과 청도의 반시, 고령의 수시와는 달리 ‘탄닌’ 함량이 많은 대신 물기가 적어 곶감 재료로는 최고로 손꼽힌다. 상주가 우리나라 곶감의 최대 생산지가 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조선 예종때 임금에게 상주 곶감을 진상할 정도로 예로부터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곶감은 비타민 덩어리 곶감은 감 등 다른 과일보다 영양소가 더 풍부하다. 곶감 100㎎당 비타민A는 7483㎎로, 감 450㎎보다 16배 이상 많이 함유돼 있다. 비타민C는 감보다 2배, 사과나 배에 비해 12∼14배나 많다. 감을 그늘에서 건조하는 과정에서 영양소가 풍부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상주 곶감은 풍부한 영양소와 비례해 효능도 다양하다. 숙취 해소에는 상주 곶감만한 것이 없다. 술 안주로 단감이나 곶감을 먹으면 술에 덜 취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또 곶감의 포도당과 당분은 피로회복에도 좋다. 감기에 걸려 머리가 아프고 코가 막히며 기침이 나올 때에도 민간요법으로 곶감을 먹었다. 기관지염에도 곶감 3∼4개를 구워 먹거나 생강을 넣어 달여서 먹으면 효과가 있다. 설사예방과 치료효과는 물론 돼지고기와 두부 등을 먹고 체했을 때도 곶감을 달여 먹는다. 오장육부를 보호하고 소화를 도우며 얼굴의 기미를 없애준다. 구역질, 창자꼬임, 치질도 곶감으로 다스린다. 곶감의 ‘포타슘’ 성분은 몸안의 노폐물을 배설하는 작용을 한다. 또 ‘타닌’ 성분은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한방에서 고혈압 환자에게 곶감을 간식으로 추천하고 있다. ●곶감의 하얀 가루는 비아그라 곶감에 묻어있는 하얀 가루는 정력 강화와 정액 생성에 특효가 있다. 제조과정에서 곶감속의 수분이 다 빠져나가고 당분이 표면으로 나와서 결정체를 이루게 되는데 이때 하얗게 된다. 곶감뿐 아니라 포도도 잘 익으면 겉면에 하얀 당분이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식초에 1개월동안 절인 곶감을 벌레 물린 데 바르면 식초의 강한 살균작용과 곶감의 수렴작용으로 좋은 약효를 낸다. 이밖에도 팔다리 삔 데, 중이염, 사마귀, 벤 상처에도 곶감을 사용하면 효과를 본다. 곶감으로 만드는 대표적인 음식은 수정과. 생강과 계피를 달인 물에 곶감을 넣고 잣을 띄우면 수정과가 된다. 하얀 가루가 많은 곶감을 넣어야 제 맛이 난다. 씨를 발라 낸 곶감에 찹쌀가루를 묻혀 부침개로 만든 ‘곶감찹쌀 지짐’, 곶감에 호두와 밤·잣을 넣어 말은 ‘곶감 말음’도 미식가들이 좋아한다. 상주 곶감은 관광자원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상주 자전거축제때 감깎기 체험행사가 열리고, 곶감을 소재로 한 산림문학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또 최근에는 곶감마라톤대회도 열려 전국에서 8000여명의 동호인들이 참가, 성황을 이루었다. 상주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이집이 맛있대]부산 금정산 ‘이끼바우 참복’

    [이집이 맛있대]부산 금정산 ‘이끼바우 참복’

    살이 도톰하게 올라 포동포동한 살집, 입안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드는 부드러운 감칠맛. 얼마나 맛이 좋았으면 송나라 시인 소동파는 “그맛이 죽음과 바꿀 만한 가치가 있다.”고 격찬했겠는가. 청산가리의 수십배보다 강한 독을 품고 있는 복어는 찬 바람이 부는 겨울에 최고의 맛을 낸다. 부산의 명산 금정산 자락에 위치한 ‘이끼바우 참복’(주인 김종임)집은 복회, 복 샤브샤브, 복 불고기 등 복요리 전문점이다. 고급 레스토랑을 연상시키는 별장을 개조한 식당은 깔끔한 인테리어가 한눈에 쏙 들어온다. 이 집은 복어중의 복으로 치는 질좋은 최상급 참복(검자주복)만을 고집한다. 그러다 보니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이미 미식가들로부터 그 명성이 입으로 전파되는 등 복마니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복어회는 지방질이 적고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며 담백한 단맛을 낸다. 두껍게 썰면 육질이 질겨 고유의 회맛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종잇장처럼 얇게 써는데, 요리사의 칼 솜씨에 따라 맛 차이가 난다. 복어회는 일반 생선회와 달리 24∼36시간 냉장고에서 숙성시켜야 제맛이 난다. 복요리 코스를 시키면 복에 대한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다. 입맛을 돋우는 샐러드와 전채, 복껍질회, 복회, 해물모듬, 복초회(복껍질 무침), 복튀김, 복불고기, 복냄비, 복초밥, 복죽 등이 나온다. 복회 한 점을 미나리에 돌돌 말아 유자 소스에 찍어 입에 넣자 향긋한 미나리향과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새콤달콤한 유자 소스가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낸다. 복샤브샤브는 버섯, 청경채, 미나리, 쑥갓 등 각종 야채와 함께 펄펄 끓는 육수에 살짝 데쳐 향긋한 참기름 소스에 찍어 먹는데 감칠 맛이 일품이다. 복뼈를 2시간 넘게 푹 고운 물에다 무, 대파, 다시마 등을 넣어 만든 육수 역시 시원하고 구수하기 이를 데 없다. 주인 김씨는 “산지에서 직송해온 살아 숨쉬는 활복과 활아귀와 함께 지하 200m의 암반수를 사용해 정갈한 맛을 내고 있다.”고 자랑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이사람] 일흔넘어 식당 연 ‘헤어디자이너계 대모’ 그레이스 리

    [이사람] 일흔넘어 식당 연 ‘헤어디자이너계 대모’ 그레이스 리

    ●‘단발머리’ 바람 일으킨 유학파 1호 한국 헤어디자이너계의 대모(代母) 그레이스 리(73)가 요리사 겸 식당주인으로 변신했다. 더욱이 서울도 아닌 남도의 항구, 통영으로 옮겨 새롭게 시작했다. 일흔을 넘긴 할머니로서 ‘왕년의 영화’에 묻히지 않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젊은 사람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시작하기에 늦은 때가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해 보인 것일까. 그는 경남 통영에 낚시차 내려왔다가 풍광에 반해 다음날 덜컥 머물 곳을 구했다.“입에 맞는 음식점을 못찾아서 식당을 열었습니다.”종심(從心)의 나이에 맞게 마음가는 대로 한 것이리라. 개업한 지 11개월 남짓한 그의 ‘중화요리 이선생’은 한결같은 맛으로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다. 아무런 연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볼거리 많은 통영에서도 ‘명소’ 반열에 들어섰다. “공기가 좋고요, 물이 좋고요, 놀이터(그의 중식당)가 즐겁습니다.”통영에서의 생활이 너무 즐겁단다. 이런 까닭일까,3년전에 받은 유방암 수술의 어두운 그림자는 찾을 수 없다. 그의 얼굴은 요란한 화장없이도 화사하고 목소리는 아주 맑았다. 헤어스타일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단발머리. 일흔을 넘긴 할머니가 꼬박꼬박 붙이는 존댓말이 부담스러워 말씀을 낮출 것을 당부했다. 그랬더니 “반말투로 말하는 것이 싫어요.‘늙은이 티’내는 것 같아서요.”라며 말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 하지만 분위기는 어색하지 않았다. 그레이스 리는 70∼80년대 멋쟁이들 사이에서 헤어디자이너로 이름을 날렸다. 유학파 1호 헤어디자이너인 그는 단발머리로 선풍을 일으켰고, 개인용 헤어드라이어를 소개한 주인공이다. ●겉치장은 안해도 먹는 덴 아끼지 않아 그는 세 아이를 키우는 전업주부로서 서른다섯에 이혼한 후 1967년 미국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미용 기술을 배웠다. 마흔을 앞둔 나이에 미용실 청소와 머리 감기기부터 시작한 것이다. 그는 폴 미첼 등 세계적인 헤어디자이너들과 교우하며 최고의 헤어디자이너로 인정받았다. 유명 패션잡지 ‘보그’에 국내 최초로 게재된 미용인이다.79년 미용계에 이바지한 공로로 석탑산업훈장도 받았다. 지금도 그의 이름을 딴 그레이스 리 커트대회가 해마다 두차례씩 열린다. 그의 지인들은 커트 솜씨보다 미각을 더 높이 쳐준다. 그래서 그가 음식점을 운영하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란다. 인터뷰하는 날 마침, 미국 뉴욕에 사는 막내딸 김승화(47)씨가 와 있었다.3년 만의 모녀 재회란다.“어머니는 액세서리와 겉치장은 안하지만 먹는 데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았습니다.”고 거들었다. 그 흔한(?) 보석 하나 밍크 코트 한 벌이 없단다. 그레이스 리는 “이 배 안에 빌딩이 몇 채 들어 앉았어요.”라며 배를 두들겼다.“밥은 밥맛이 나야 밥이다.”고 강조하는 그의 음식론은 일견 평범한듯 보이지만 쉽지 않다. 그의 식도락은 70년 세월을 지나왔다. 어릴 적부터 미식가였던 부친을 따라 ‘맛있는 음식점’을 순례했단다.“세계를 돌아 다니면서 안먹어본 음식이 없어요.”그래도 식도락은 계속됐다. 일흔이 된 2001년 그는 연대 어학당에 등록했다. 영어와 일본어에 능통한 그였지만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서였다.“중국에 갔을 때 중국 음식을 제대로 주문하기 위해서 공부했죠. 벽마다 중국어를 써붙여 외웠지요.”그런 인연으로 중식당까지 냈다. 그가 통영에 새 둥지를 틀었지만 당일치기 행동반경은 대전까지다. 젊은이 못지않은 보폭이다. 이유는 지방의 숨은 맛집을 찾아내는 것. 맛 있다고 소문이 나면 꼭 찾아 먹어 봐야 직성이 풀리는 식도락가다. ●눈 나빠져 책 못 읽게 될까 걱정 그에게 빗과 가위를 놓았느냐고 물어 봤다.“영원히 현역이에요, 요즘도 서울에 한 달에 한번꼴로 올라가는데 직접 가위를 듭니다. 내가 안 자르면 ‘머리를 길러 묶겠다.’는 사람들이 있어서…. 고맙지요. 지금도 빗과 가위만 들면 세계 어디서든 밥먹고 살 수 있습니다.”라며 건재를 과시했다. 그러나 나이는 속일 수 없는 법. 그는 근사하고 깨끗하게 늙어 즐겁게 죽는 것을 꿈꾼다. 나이가 들면서 걱정이 하나.“책을 닥치는 대로 읽는 편인데 눈이 나빠질까봐 가장 걱정이에요. 재미난 책들이 얼마나 많은데 못 읽는다면 얼마나 약 오르겠어요.” 가족들에게 유언도 남겼다. 일부를 들려줬는데 익살스럽기까지하다. 장례식에 쓸 꽃은 흰색이 아니라 빨간색 꽃이면 좋겠단다.“이왕이면 빨간 장미가 좋고, 음악도 평소에 즐겨 듣던 것을 틀고, 그런데 메뉴는 짜두지 못했어요.”열정적인 그의 에너지 탓에 유언은 남의 이야기처럼 멀게만 느껴졌다. “하고 싶은 일은 즐겁게 한다.”는 그레이스 리. 통영 앞바다에서 갓 잡은 활어처럼 퍼득거리는 그에게서 일흔셋은 그저 숫자일 뿐이다. 통영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그레이스 리 프로필 ▲1951년 이화여고 졸업 ▲1967년 도미, 뉴욕의 월프레드 아카데미(미용전문학교) 수료 ▲1968년 뉴욕의 헨리벤델 졸업, 세계적인 미용사 폴 미첼에게서 6년간 사사 ▲1973년 서울 도큐호텔에서 도큐 그레이스리 미용실 창업 ▲1976년 폴 미첼-그레이스리 조인트 헤어쇼를 개최, 패션잡지 보그에 작품 소개 ▲1979년 아일랜드 국제기능올림픽 미용부문 심사위원, 석탑산업훈장 수상 ▲1990년 그레이스리 커팅클럽 발족 ▲1992년 제1회 그레이스리 커트대회 개최
  • [이집이 맛있대]복 맛보세요

    [이집이 맛있대]복 맛보세요

    미식가라면 1년에 한번씩은 꼭 맛보는 계절의 진미 복 철이 돌아왔다. 맛이 담백하며 다른 생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감칠맛이 뛰어나다. 중국의 소동파가 ‘죽음과 한번은 바꿀 만한 최고의 맛’이라고 극찬했을까?이런 복요리를 서울 시내 호텔들이 겨울 한철동안 내놓고 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일식당 하코네(559-7623)는 내년 2월 말까지 복요리를 시판한다. 복 사시미(13만원), 복껍질 초회(2만 5000원) 등을 선보인다.서울프라자호텔 일식당 고토부키(310-7343) 역시 내년 2월말까지 참복 특선을 내놓는다. 복냄비(7만 5000원), 복어회(13만원), 복튀김(8만원)이다.메리어트호텔 일식당 미가도(6282-6751)는 내년 1월말까지 복샐러드·복고니찜·복지느러미술·복튀김 등의 일품메뉴와 세트메뉴를 출시했다.롯데호텔 일식당 모모야마(317-7031)는 참복을 이용한 복요리 특선을 선보인다.호텔리츠칼튼의 일식당 하나조노(3451-8276)는 내년 2월말까지 제주산 참복어 요리를 내놓는다. 복요리 정식(18만원), 복 회(16만원), 지리(7만원), 구이와 튀김(각 8만 5000원) 등도 준비했다.
  • ‘패류의 제왕’ 전복잡이 동승기

    ‘패류의 제왕’ 전복잡이 동승기

    진주 빛이 반짝거리는 타원형 껍데기에 감싸인 전복(全鰒).맛은 물론이고 영양도 풍부하고 가격도 비싸 ‘패류의 황제’ 반열에 올랐다.겉모습이 어찌보면 불경스럽고 외설적이기도 하다.이런 까닭으로 예부터 정력에도 좋은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중국 진시황이 불로장생을 위해 먹었다고 전해지며,우리의 궁중에서도 많이 사용된 식재료다. 맛은 상당히 희한하다.싱싱한 전복 회는 짭쪼름하면서 해조류와 비슷한 향미가 독특하다.오돌오돌하게 씹히는 질감도 그만이다.수축작용을 많이 하는 근육이 발달했기 때문.익힌 전복은 감칠맛이 풍부한 가운데 단맛도 살짝 느껴진다.야들야들하면서도 혀끝에 감긴다. 글 태안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강성남·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패류의 제왕’ 전복잡이 동승기 전복이 수년 전부터 남해안에서 양식되고 있다.양식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비싸고 귀한 까닭에 보통 사람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고급 일식당에선 조리사가 손님들에게 살짝 감질나게 내는 특별식이다.모처럼 맛보고 싶다고 해도 먹을 수 있는 곳이 마뜩찮다.가장 많이 알려진 전복음식은 죽이다.전복죽은 음식이라기보다는 체력회복을 위한 약에 더 가깝다. 고급 음식의 대명사격인 전복이 생활속으로 들어오고 있다.양식 성공으로 공급 물량이 는 데다 전복을 주 메뉴로 하는 전문점들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궁중 진상품으로 유명했던 충남 태안군 이원면 모항항에서 전복을 잡는 해녀들을 따라 나섰다. 안개가 짙은 지난 7일 오전 11시 모항해녀협회 김계녀(67) 회장 등 해녀 6명이 탄 작은 어선 승철호(6.67t·선장 정흥영)가 항구를 나섰다.스멀스멀한 듯 음산한 안개를 뚫고 1시간가량 남동진한 끝에 도달한 곳은 백사장항 근처.안면대교가 어렴풋이 보였다. 이날은 조금 다음날로 물살이 잔잔한 ‘무시’였다.갑판에 모여 간단하게 컵라면과 장어탕으로 점심을 때운 오후 1시.해녀들은 남면 신은리 앞바다에 도착하자 취재차 동승한 기자들을 배 뒤쪽으로 몰았다.그리곤 검은색 잠수복을 챙겨입는 등 손놀림이 바빴다.찰흙으로 귀를 막은 채 허리에 납덩이 벨트를 차고 수경을 썼다.오른손에 끌처럼 생긴 ‘비창’과 통발처럼 생긴 그물 바구니인 ‘덴바’를 들고 바다로 스스럼없이 뛰어들었다.수심은 6m,바다는 검푸르게 보였다.“하루라도 물질을 하지 않으면 머리가 아프다.”는 최고참 해녀인 김 회장 등 3명은 갈마도 동북쪽으로 헤엄쳐 갔다.수심이 얕고 암초가 많은 까닭에 배를 더 가까이 붙일 수가 없었다. 10여분 달려 갈마도 남동쪽으로 갔다.여기서도 박명림씨 등 해녀 3명이 입수했다.3명이 한조였다.이들이 헤엄쳐 가다가 ‘후’하고 숨을 크게 들이 쉰 다음 머리를 처박고 두 다리를 파닥거리며 잠수하는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한참 지난 다음 ‘푸우’하고 나왔다.선장 정씨는 “머구리(스쿠버)들은 거의 서서 다니지만 해녀들은 바닥에 붙어 다니는 까닭에 머구리가 놓치는 것을 해녀들은 잡아낸다.”고 말했다.물질 중간중간에 서로 불러 안전을 확인하며 잠수하기를 4시간.두팀이 섬 중간에서 만났다.오후 5시 배로 돌아왔다. 이들은 덴바를 올리고 갑판으로 올라왔다.덴바에는 전복·소라·해삼·간재미·광어·청각·돌게….한바구니씩 가득했다.잠수복 위에 껴입은 셔츠 사이로도 해산물이 수북하게 나왔다.6명이 잡은 전복은 6.2㎏.한명당 1㎏ 남짓했다.현순덕씨는 “한시간동안 물질을 해도 전복 한 마리 못 잡는 경우도 있다.”며 어획량에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갑판에 오르자마자 수확물을 분류했다.그러곤 재빨리 데운 물로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배는 다시 모항항으로 출발했다.19살 때부터 48년 동안 물질을 했다는 김씨는 “바다가 해마다 달라.양식장에서 염산과 같은 약을 너무 많이 쳐서 돌멩이가 퍼석거리며 바다가 죽어가고 있어.”라며 한탄조로 말했다. 귀항하는 동안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전복·소라 등을 삶고 광어를 회쳤다.그리고 아가 손바다만한 전복을 비창으로 도려내 통째로 먹으라고 권했다.하나를 깨물어 보니 싱그러운 바다 내음과 함께 오돌오돌 씹혔다.맛에 박력이 넘쳤다. 한 동행인은 “먹어본 해산물 가운데 전복 회 맛이 최고”라고 치켜세웠다.현씨는 “모항 전복은 보양과 원기 회복에 탁월해 임금님께 진상했던 바다의 보물”이라며 “전복은 깨끗한 바다에서 몸에 좋은 다시마와 미역 등 해조류를 먹고 자라 맛이 더욱 좋고 영양가가 많다.”고 자랑했다. 냄비에 소라와 함께 넣어 끓여 익힌 전복을 먹어봤다.오돌오돌한 생 전복과는 달리 부드럽다 못해 야들야들했다.4시간 동안의 물질 끝에 잡은 전복을 그냥 먹으려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해녀들의 인심이 느껴졌다. ■ 귀하신몸 전복 대중화 선언 전복 전문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전복 요리는 간단찮게 비싸다.대중화됐다고는 하지만 2∼3명이 먹을 수 있는 전복 일품요리는 현지에서도 10만원대다.하지만 1만∼2만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전복 요리 전문점도 생겨나 샐러리맨들도 찾을 수 있게 됐다. ☎ 041 해녀들이 딴 자연산 전복을 현지 시세로 살 수 있는 곳으로는 모항항의 승철수산(041-672-9386)이 대표적이다.자연산 전복은 ㎏당 12만∼15만원.전화로 주문하면 택배도 된다.송옥대 승철수산 사장은 “자연산 전복은 껍데기의 가장자리가 누르스름한데 양식은 푸른빛이 돈다.”고 귀띔했다. 모항항에서 전복을 먹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곳이 흙도회관(041-672-5353)이다.음식점 안에 들어서면 작은 포구인 모항항과 먼바다까지 한눈에 들어와 시원하게 느껴진다.자연산 회가 전문이지만 승철수산에서 곧바로 공급받은 전복도 내놓는다.가장 대표적인 것이 전복죽과 찜.이 집의 전복죽은 약간 뻑뻑하면서 누르스름한 빛깔이 강하다.주인 황귀영씨는 “게우(전복 내장)를 모두 넣고 끓여 색깔이 누렇게 나온다.”고 말했다.전복찜도 권할 만하다.산 전복을 가늘게 썰어 당근·고추·양파 등을 다져 올리고 참기름으로 양념을 해 익힌 것으로 야들야들한 맛이 그만이다.뒷맛도 깨끗해 자꾸 찾게 된다.전복 1㎏에 13만원인데 찜과 죽으로 3명이 먹을 수 있다. 인근의 순환회관(041-672-9311)은 직접 물질을 하는 이순옥씨가 지난해 문을 연 전복 전문점이다.다른 생선회는 취급하지 않는다.전복 찜·구이·회를 하는데 1㎏에 12만원이다.전복죽은 2∼3명 분량이 8만원,1인분은 팔지 않는 게 단점이다.이외에도 반도회관(672-7337),송도회관(672-1616)도 전복을 취급하지만 1㎏에 15만원 선으로 인근의 다른 집보다 다소 비싸다. ☎ 02 서울에서도 전복을 취급하는 집이 부쩍 많아졌다.미식가들은 서울의 가장 대표적인 전복 음식점으로 한남동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1번 출구에서 200m가량 떨어진 해천(02-790-2464)을 꼽는다.전복의 달인이란 평을 받는 주인 채성태씨가 직접 개발한 요리 10여가지를 내놓고 있다.1층 홀과 계단 벽에는 유명인의 사인과 언론보도가 벽을 가득 메우고 있을 정도로 유명세를 탄 집이다.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해천탕(12만원).삼계탕을 응용한 음식으로 토종닭을 전복·한약재와 함께 넣고 푹 곤 것이다.해천의 소찬영(38) 조리장은 “전복은 닭과 궁합이 잘 맞는다.”며 “여름철 보양식으로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닭 국물의 고소한 맛과 한약재의 감칠맛이 풍성한 가운데 전복의 단맛이 은근히 숨쉬고 있다.반짝거리는 껍데기속에서 온전한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전복은 살집이 단단하다.육질이 졸깃하다.해천탕의 육수가 자박하게 남으면 해초 죽을 끓여준다. 이 집의 전복죽(1만 5000원)은 졸깃한 전복이 제법 풍성하게 들어있다.전복 내장과 함께 해초를 갈아 넣어 푸른 빛이 돈다.향이 진하고 부드럽다.압구정동 현대백화점·용산전자상가 푸드코트에 죽 전문 분점을 냈다.전복회는 1인분에 9만원.소씨는 “요즘은 전복을 즐기는 여성들이 무척 많아졌다.”고 말했다. 서울 오금동 송파경찰서옆 참전복마을(02-400-1230)은 전복 대중화에 앞장서는 집이다.점심 메뉴로는 전복영양솥밥(1만 2000원),전복참치회덮밥(8000원),전복대구지리(6000원),전복죽(1만원)을 내놓았다.저녁 메뉴는 다소 비싸다.전복회·구이·찜 등이 나오는 코스가 6만·8만원이다.전남 완도군 노화도의 전복으로 조리한다.메뉴는 배윤자 보건대 조리학과 교수와 서양화가 김세정씨가 개발했다. 서울 한성대역에서 성북동쪽으로 가는 길목의 섭지코지(3673-5600)도 제주산 자연 전복회 전문점이다.1㎏에 38만원.1㎏이면 제법 큰 전복 한마리 무게로,작은 것은 3마리 정도 된다.손님 앞에서 꿈틀꿈틀 움직이는 전복을 회로 떠준다.이어 해삼·소라·자리돔세꼬시·오분자기구이·갈치구이·튀김·식사 등이 나오는데 4명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또 큰 전복에서 나오는 체액을 잔에 따라 주기도 한다.
  • 부산의 맛·볼거리 - 이것도 꼭

    부산의 맛·볼거리 - 이것도 꼭

    ■ 안보고 가면 절대 후회! 부산 지하철 1,2호선을 이용하면 해운대,광안리,남포동,서면 등에 쉽게 갈 수 있다.지하철 부산역에서 30∼40분이면 어디든 갈 수 있다.지하철(800원)을 이용해 태종대,을숙도,범어사도 한번은 들러 볼 만하다. ●태종대 울창한 해송들과 기암괴석의 절벽이 푸른 바다에 둘러싸여 있는 곳이다.깎아지른 바위절벽과 탁 트인 바다의 절경이 너무 아름다워 신라 제29대 태종무열왕이 이곳의 해안 절경에 심취했다고 해서 ‘태종대’로 불린다고 한다.이곳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서일까.한때 사람들이 자살을 하러 태종대를 많이 찾았다는 아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현재 모자상이 있는 전망대가 한때 자살바위로 불리던 곳이다.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전망대를 세웠는데,다시 한번 어머니를 생각하라는 의미다. 태종대 중턱에는 폭 6m의 순환관광도로가 4.3㎞에 걸쳐 있으며 망부석,신선바위,전망대 휴게실(자살바위),병풍바위 등 절경이 이어진다.태종대를 걸어서 구경하는 데 보통 1시간30분이면 넉넉하다.입장료 1인당 600원,승용차는 탑승객 수에 상관없이 차 1대당 3000원.셔틀버스가 없어져 걸어서 다니거나 승용차를 이용해야 한다.하지만 버스정류장 앞에서 택시를 이용하면 4명까지 3000원에 전망대까지 데려다 준다. 또 태종대 주변을 도는 유람선은 어른 6000원,아이 4000원,약 40분이 걸린다. 근처에 바이킹 등 12종의 놀이기구와 조류원 등이 있는 자유랜드(405-0043)나 태종대 온천(404-9001) 등 한나절 나들이로 좋다. 가는 방법은 1호선 남포동역에서 6번 출구로 나와 8,13,30,88번을 타면 30분 정도 소요된다. ●을숙도 우리나라 최대 철새도래지로 낙동강 하구에 있다.사계절 먹이가 풍부하고 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는 넓은 갯벌과 갈대가 우거져 있어 철새들의 쉼터와 잠자리가 되고 있다.겨울이면 철새로 장관이지만 지금도 쇠제비갈매기,딱새과의 개개비,뜸부기류인 쇠물닭 등도 눈에 띈다.요즘은 하얗게 핀 갈대꽃이 장관이다. 을숙도 위쪽에는 넓은 주차장과 간이축구장,잔디광장,휴게소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다.을숙도 안에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자전거를 빌려주는 곳이 7군데다.2인용 자전거는 시간당 5000원,1인용은 3000원.갈대 숲에서 연인과 자전거를 타면 영화 주인공이 된 착각에 빠질 정도다. 부산지하철 1호선 하단역에 내려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5분 거리. ●범어사 합천 해인사,양산 통도사와 함께 영남 3대 사찰 중 하나이다.부산 금정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으며 약 1300년 전 신라 고승 의상이 창건했다.삼국시대의 유물인 삼층석탑과 대웅전이 보물이다. 임진왜란 때의 승병장 서산대사,경허,용성,동산 스님 등 고승을 배출한 호국불교의 전당이기도 하다.다른 절과 다른 독특한 형태의 일주문,독성각 입구의 아치문 등도 눈여겨봐야 한다. 일주문 왼쪽의 등나무 군락지는 천연기념물 176호로 안 보면 후회하게 된다.등나무 400여 그루가 참나무,소나무 등과 어울려 사는 모습은 멋지다.참나무,소나무의 줄기를 휘어감고 사는 등나무,등나무의 등쌀에 못 이겨 말라죽은 소나무,2∼3줄기가 서로 뒤엉켜 흡사 뱀처럼 바닥을 기어가고 있는 등나무가 음산한 듯 장엄하다. 지하철 1호선 범어사역을 이용할 것.부산역에서 지하철로 40분 정도.범어사역에서 범어사 매표소까지 시내버스 90번이 다닌다.운행간격 15분. ■ 꼭!!! 맛 보고 가이소 국내 해산물 최대 집산지인 부산.온갖 종류의 회가 다 있지만 요즘 미식가들을 색다르게 유혹하는 음식이 아귀회다.부산 연제구 목화예식장 맞은편 국민은행 뒤쪽 4거리의 팔팔횟집(865-1518)은 자연산만 취급해 아귀도 회로 떠준다. 메뉴판에는 아귀회가 없고,아귀 코스가 있다.아귀 코스를 주문하면 아귀회와 아귀수육,아귀탕이 차례로 나온다.깔끔하게 차려진 밑반찬과 함께 전채처럼 나오는 아귀회는 아귀의 꼬리 부분의 살점을 회로 뜬 것.광어회처럼 밝은 색이 돌면서 껍질 부분은 붉은 빛이 난다.한 동행인은 “살이 물컹거릴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고 졸깃하다.”고 말했다.약간 미끌거리면서 씹히는 질감이 어찌보면 복어회와 비슷했다.회는 이 집에서 별도로 마련한 간장 소스에 찍어 먹어야 제맛이다.간장소스는 간장에 고추냉이와 풋고추 등을 넣어 만들었다. 이어 나오는 것이 아귀수육.수육은 흔히 먹는 콩나물이 가득한 아귀찜과는 차원이 다른 음식이다.회를 하고 남은 부분을 그대로 쪄 낸 것으로 아귀가 수북하다.테이블에서 아귀 뼈를 발라 앞접시에 들어준다.아귀 내장도 고스란히 나온다.아귀 내장은 거위간인 푸와그라와 맛과 질감이 비슷해 미식가들이 무척 즐기는 부위다.복 수육보다 더 담백하면서 맛이 깔끔하다.마지막으로 나오는 것이 아귀탕.맑은 국물이 시원하다.밥을 말아 먹어도 좋다. 아귀 코스의 가격은 시가.4년 전부터 아귀회를 시작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는 주인 류순이씨는 “살아있는 아귀를 구하기 위해 통영·고성·삼천포·여수 등 남해안을 샅샅이 헤매고 다닌다.”며 “어떨 땐 하루 700㎞ 이상 다닌다.”고 말했다.이렇다보니 가격이 만만찮다.요즘은 비교적 많이 나는 편이어서 2인분은 5만∼6만원,4인분은 8만원.산 아귀를 다듬는 데 시간이 걸려 예약하는 것이 좋다. 동래구청 뒤쪽의 동래할매파전(552-0791)도 한번은 찾을 만하다.부산민속음식점 1호답게 고가구가 예스럽게 꾸며져 있다.부산의 뿌리인 동래는 광복 전까지 장꾼들이 들끓었다.“파전 먹는 재미로 동래장에 간다.”는 말이 전할 정도로 파전은 인기 메뉴였다. 4대,70년째 가업인 파전을 잇는 김정희씨는 “파는 향이 진하고 유기농으로 재배한 기장산을 쓴다.”며 “여기에 바지락·새우·굴·홍합 등을 찹쌀가루와 멸치 육수에 섞어 걸쭉한 반죽으로 개어 유채꽃기름에 부쳐내는 것이 특징”이라고 자랑했다.부드러우면서 파의 향이 진하다.신선한 해물과 향기 좋은 파를 구하기가 힘들어 분점 개업을 꺼린단다.파전 1만 8000원.논고둥찜(2만원)도 좋다.직접 빚는 동동주(6000원)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서부 경남에서 부산으로 들어오는 관문인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구포쪽으로 가는 길목의 유명갈비(313-3392)는 와인삼겹살(5500원)로 내공이 깊다.삼겹살에 한약재인 정향·월계수잎과 함께 포도주에 하루 동안 대나무통에 절여 둔 것이다.약간 두툼하지만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부드러워 입에 착착 감긴다.버스터미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즐겨 경남지역에서 더 많이 알려진 집이다.갈매기살(6000원)은 쇠고기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맛이 좋다.식사로 나오는 영양돌솥밥(3000원)에는 잣·콩·밤·대추 등이 많이 들어 있다.밑반찬도 깔끔하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광안리해수욕장 옆의 민락씨랜드 7층의 경포횟집(752-9393)은 자연산만 고집하는 몇 안 되는 집이다.주인 이영철씨는 2대째 30년 동안 민락동에서 횟집을 운영해온 토박이인 까닭에 다른 업주들은 구하기 힘든 자연산 고기를 쉽게 구한다.그래서 자연산은 끊이질 않는다.요즘엔 게르치 회가 싱싱하다.서비스로 나오는 오징어순대도 그만이다.산 오징어를 통째로 40분가량 삶아 나오는 것으로 먹물과 내장이 그대로 들어 있어 쌉싸래한 맛이 나지만 식욕을 돋운다. 부산에서 시간이 난다면 금정산에 한번 올라보는 것도 괜찮다.어느 쪽에서 오르든 2시간가량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부산항과 바다,김해평야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전망도 좋다. 금정산 안쪽의 산성마을에는 흑염소불고기 전문점들이 있다.대표적으로 산성창녕집(517-6288)을 들 수 있다.달콤·매콤하게 양념한 염소불고기(2만 5000원)는 염소 특유의 노린내가 전혀 나지 않고 부드럽다.민속주 1호인 산성막걸리(5000원)와 함께 먹어야 제맛이다.전화를 하면 차량을 보내준다.
  • 새내기 신부 정은주기자 8대종손 시댁 추석나기

    새내기 신부 정은주기자 8대종손 시댁 추석나기

    9월24일 금요일 오후,기사 마감시간 직전에 휴대전화가 울렸다. “은주야,엄마다.” 시어머니였다.나는 지난 8월28일 결혼한 새신부다.신랑은 만난 지 10년이 넘은 ‘오래된 연인’.덕택에 시어머니와도 호칭이 편하다. “너 언제 내려오니.” “글쎄요.일요일 밤에 갈까 하는데요.” “얘,너 토요일부터 쉬지 않니. 차 많이 막히니까 오늘 밤에 내려와라.” “….” 시어머니의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이날 야근을 마치고 자정이 넘어 서울을 떠났다. 시집은 충남 보령시.서울에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가면 2시간30분이면 도착한다.휴일없는 ‘추석연휴 시집살이’가 시작된 것이다. 추석날 인천 친정을 찾기 전까지 나는 낮엔 ‘설거지 보조’로,밤엔 ‘술상무’로 맹활약을 펼쳤다.시아버지,시어머니가 ‘21세기형 시부모’인 덕이다.시아버지는 “기자는 술도 잘 마셔야 한다.”며 술을 따라주고,시어머니는 “설거지는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이라며 아들을 부엌으로 내몰았다.그래도 ‘맏며느리’로 일한 올해 추석은 ‘막내딸’로 지켜본 지난 29년 동안의 명절과는 사뭇 달랐다. ●설거지 보조와 술상무를 넘나들다 시집은 종갓집이고,나는 8대 종손(宗孫)며느리다.연휴 첫날부터 친척들과 동네 어른들이 들이닥쳤다.휴일이면 세수도 하지 않던 나지만 아침부터 곱게 차려입고 부엌으로 향했다.야채를 다듬고,전을 부치고,국을 끓이며 밥상을 차렸다.상이 차려지면 ‘소금 가져와라.’‘술잔 가져와라.’‘물 가져와라.’‘반찬 더 가져와라.’주문이 잇따랐다.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면 어느새 상을 물릴 시간.나는 몇 숟가락 뜨지도 못하고 일어섰다.음식은 넘쳐났지만,난 늘 허기졌다. 뒤처리도 물론 내몫이었다.가족들은 과일을 먹으며 웃음꽃을 피웠지만,‘이방인’인 나는 부엌에서 홀로 수북히 쌓인 그릇들과 마주했다.‘쨍그랑∼.’서툰 솜씨 탓에 그릇을 왕창 깨먹었다.시어머니가 설거지 잘하는 아들을 ‘전격투입’시킨 것도 이때부터.시집살이도 전략이 필요한 법이다. 상차림은 하루에 예닐곱 차례씩 계속됐다.밥상,과일상,찻상,술상….‘손에 물 마를 새 없다.’는 옛말이 실화(實話)임을 처음 알았다.밤에는 어른들이 한잔씩 따라주는 곡주,과일주,소주,맥주,양주를 마시며 취해갔다.몸은 지치고,하루는 길기만 했다. 내가 선보인 유일한 요리는 스파게티.미식가인 시아버지지만 맛본 적이 없고,솜씨좋은 시어머니조차 만든 적이 없는 요리였기에 선택했다.쇠고기와 각종 야채를 볶고 스파게티 소스로 맛을 냈다.과정은 쉽고,결과는 성공.전통 추석음식에 식상한 어린 사촌 시동생들이 즐겁게 먹었다.시아버지는 독특한 향에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생애 최고의 스파게티’라고 농담했다. ●“네 세대엔 다르게 살아야지” “엄마,시집일이 많아서 내려가기 힘들거 같아.다음 명절엔 꼭 갈께요.” 손윗시누이의 전화를 받은 시어머니가 눈시울을 붉혔다.고생하는 딸이 안쓰러운 것이다.시누이는 3년전에 결혼했다.시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신 탓에 서울에서 홀로 차례 상을 준비해야 한다.이번 추석은 연휴 끝자락이 짧은 탓에 친정행을 포기한 모양이다. 나 역시 시집에서 4박5일을 보냈지만,친정에선 채 하루를 머물지 못했다.시집이란 명절 때 딸을 그리워하면서도,며느리를 곁에 붙잡아 놓는 두 얼굴을 가진 것일까. 대구가 고향인 내 친정어머니도 결혼한 지 30년이 넘었지만,명절 때 친정에 한번도 가지 못했다.종갓집 맏며느리인 까닭이다.명절 아침엔 웃어른들을,오후엔 고모들을 맞아야 한다.몇년전부터 딸과 사위,외손주도 기다린다. 명절 하루 동안 들락거린 식구가 50여명.연휴내내 부엌을 맴돌던 어머니도 친정을 가고픈 딸이었다는 사실을 그동안 깨닫지 못했다.효성스러운 며느리(孝婦)란 불효하는 딸(不孝女)의 또다른 이름이 아닐까. 추석 아침,친정으로 떠나며 시어머니에게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엄마,제겐 홍씨집안 며느리 자리만큼,정씨집안 딸 역할도 중요해요.엄마처럼 완벽한 종갓집 맏며느리는 자신없어요.” 시어머니의 대답은 명쾌했다.“나도 다시 이렇게 살라면 싫다.그때는 시대가 그랬던 거지.넌 다르게 살아야지.그게 당연한 거야.”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정은주 기자는 인천 출신으로 2002년 2월 서울신문사에 입사한 뒤 산업부를 거쳐 2003년 2월부터 사회부 법조팀에서 일하고 있다.
  • 서해에서 부는 가을 맛바람

    서해에서 부는 가을 맛바람

    가을은 서해로부터 온다.누런 들판에 선 농부의 웃음이 그렇듯,푸른 바다를 등지고 돌아오는 어부의 하얀 웃음에서도 가을은 빛난다.포구는 살아있다.강화의 민물장어,태안의 새우,서천의 전어,남녘 끝자락 무안의 낙지….주황빛 낙조를 바라보면서 맞는 서해안의 가을,거기에 맛이 있다.넉넉한 웃음과 푸짐한 인심,이맘때 서해안 바닷가에선 누구나 행복해진다. 무안·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태안·서천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강화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태안반도 충남 태안반도에 고소한 냄새가 진동한다.‘가을의 진미’ 대하와 전어 굽는 냄새다.코를 킁킁거리면서 백사장포구로 들어가 봤더니 그물에 걸린 새우를 털어내는 어부들의 손길이 바빴다.서해안 최대의 해산물 집산지답게 포구로 돌아온 배마다 새우와 전어로 만선이다.분주한 어부들의 표정은 밝다.태안반도 천수만 일대에는 대하잡이 배들로 가득하다.올핸 대하가 풍년이다. 포구 뒤로 쭉 늘어선 횟집거리엔 ‘갓 잡은 대하 입하’라고 쓴 간판을 내걸고 있다.수족관마다 싱싱한 새우와 전어가 퍼득거리고 낙지가 꼬물거린다.고소한 냄새가 침부터 삼키게 한다.포구 곳곳에는 노릇노릇하게 구운 새우를 뒤집어가며 까먹고 있었다.한쪽에는 칼집을 넣어 굽는 전어 냄새도 난다. 포구 곳곳에는 발에 우럭을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우럭의 배를 갈라 손질하고 소금을 적당히 뿌린 다음 따사로운 가을 햇살에 말리는 것이다.다른 지역에서 보기 힘든 태안만의 광경이다.우럭젓국은 태안의 숨은 별미이기도하다. ●맛이 담백한 대하 ‘몸통 살은 입에서 살살 녹고 바싹 구운 머리는 고소하고 씹히는 맛이 최고.’ 작년에 비해 많이 잡히지만 대하의 시세는 매일 바뀐다.얼마라고 딱 말할 수는 없지만 보통 1㎏에 4만∼5만원선.보통 어른 손뼘만한 크기의 대하가 20마리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10월이 되면 대하 씨알이 더욱 커진다고 한다. 양식과 자연산을 구분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생사여부다.일반적으로 죽은 게 자연산이고 살아 있는 것은 양식이다.그물에 걸린 많은 대하를 배에서 일일이 손으로 떼기 때문에 살릴 수 없다고 한다.양식산은 자연산에 비해 더 검다. 대하는 회나 탕으로도 먹지만 가장 인기 있는 방법은 소금구이다.프라이팬 위에 대하를 가지런히 깔고 하얀 소금을 끼얹고 굽는 것이다.소금의 짠맛이 살짝 배어 간장이나 고추장 없이 먹어도 간이 딱 맞고 담백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안면도 백사장포구에는 횟집이 즐비하다.그 중에서도 깨끗하면서 10여년을 한곳에서 영업을 해 온 똘순이회관(041-673-6870)이 유명하다.주인 박성식(53)씨는 안면도 토박이로 항상 서해에서 나오는 해산물만을 고집한다.회도 자연산이고 대하도 갓 잡은 녀석들만 손님들에게 낸다.대하값은 보통 1㎏에 5만원.맛있는 밑반찬과 야채 등이 따라 나온다.대하를 사오면 자리와 야채 값으로 1㎏ 1만원을 내면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자리에서 대하를 먹을 수 있게 해준다.이밖에 온누리회타운 (041-673-8966),오뚜기횟집 (041-672-8659)도 있다. ●연포탕은 저리가라.태안 박속낙지 납신다 낙지를 넣고 끓인 전라도식 음식이 ‘연포탕’이라면 태안 쪽에는 ‘박속낙지’가 있다.맛은 연포탕과 비슷하지만 영양과 향 등은 훨씬 뛰어나다.박과 무 등을 넣고 끓인 육수에 산낙지를 넣고 익혀 먹는 음식을 박속낙지라고 한다.박의 싱그러운 풀냄새와 낙지의 담백한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국물은 정말 ‘끝내준다’. 또한 낙지가 부드럽고 쫄깃쫄깃하다.한동안 끓는 육수에 넣고 삶았건만 전혀 질기지 않다.역시 태안 펄낙지는 삶아도 질기지 않다고 하더니 거짓말이 아니다.낙지가 익으면 다리 세개 정도를 젓가락에 말아 간장소스에 찍어 그냥 먹는다.중간에 자르지 않아도 정말 맛있다.도심에서는 질겨서 엄두도 못낼 일이다. 이렇게 낙지를 건져 먹고는 수제비나 칼국수를 넣어 끓여 먹는다.이것이 박속낙지다.박속낙지는 다른 이름으로 밀국낙지라고도 불린다.6∼7월에 나오는 작은 낙지로 만드는 박속낙지를 일컫는 말이다. 토박이들에게 널리 알려진 집은 정가네 박속낙지탕(041-675-8001).주인 정현규씨는 “낙지는 태안반도에서 잡은 펄낙지를 쓰고,화학조미료는 전혀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무 다시마 등을 넣고 만든 독특한 육수로 맛을 낸다.그래서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낙지 특유의 향과 맛을 즐기려면 간장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 좋다.초고추장은 향이 강해 낙지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낙지값은 시세에 따라 차이가 많다.지금은 보통 1인분에 2만원선.낙지 5마리와 칼국수 사리 포함.낙지만을 추가해서 먹을 수도 있다.우리밀로 만든 해물손칼국수는 5500원. ●입에서 살살 가을전어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갔던 며느리 다시 돌아온다.’,‘전어는 며느리 친정간 사이 문 걸어 잠그고 먹는다.’는 가을전어가 한창이다.충남 서천등 서해안 포구에는 전어 굽는 고소한 냄새가 가득하다. 이맘때의 전어가 최고다.산란기를 끝내고 살이 오르며 기름이 올랐기 때문이다.국내 여러 연안에서 나지만 서천 토박이들은 ‘갯벌전어’로 이름난 서천전어를 으뜸으로 친다. 가을전어처럼 지방이 많은 생선은 초고추장이나 냉이고추(와사비)보다 쌈장에 찍어먹는 것이 더욱 맛을 느낄 수 있다.마른 김과 묵은 김치에 싸서 먹는 맛은 정말 별미다. 양파,당근,오이,깻잎 등 갖은 채소를 함께 넣어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는 회무침으로도 많이 먹는다. 하지만 9∼11월초까지 잡히는 전어는 지방이 많아 구워 먹는 것이 최고다.전어 몸통 양쪽에 각각 3∼4 군데씩 칼집을 낸 뒤 소금을 살짝 뿌려 석쇠에 얹어 굽는다.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햐,냄새에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올 만하군.’하는 생각이 든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전어의 꼬리와 머리를 잡고 통째로 뜯어먹는다.살과 잔뼈 채를 함께 씹는데 ‘역시 최고야’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부드럽다.고소하다.담백하다. 가을전어는 충남 서천군 홍원항과 안면읍 백사장포구가 유명하다.매일 가격이 틀리지만 보통 횟집에서는 1㎏에 2만 5000원 정도면 간단한 밑반찬과 야채를 포함해 회를 쳐주거나 구워먹을 수 있게 해준다.공판장에서는 1㎏에 1만 5000원 정도.보통 전어 11마리 내외가 올라간다. 포구의 횟집들은 모두 가격이 비슷하다.그중에서 해돋이횟집(041-951-9803)은 2대째 손맛을 대물림한 집으로 알려져 있다. ●국물 맛이 삼삼한 우럭젓국 태안의 주당들은 아침에 속풀이국으로 북엇국 대신 우럭젓국을 먹는다.삼삼하고 시원한 국물이 과음을 하고 난 아침에 속을 달래기에 그만이기 때문이다.따뜻한 국물은 마시면 ‘커 커 시원하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또한 추석 차례상에도 말린 우럭을 올린다고 한다.온 가족이 모인 추석 다음날 아침은 으레 우럭젓국을 먹는 것이 이곳의 풍습이란다. 말린 우럭포를 쌀뜨물에 넣고 끓이면 삼삼한 우럭젓국이 된다.젓갈이나 다른 양념은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짭짤하게 말린 우럭포에서 우러나온 진국이 간과 영양을 적당히 맞추어 준다.우럭젓국으로 유명한 지형수산(041-674-5610)은 자연산 우럭을 고집해 훨씬 더 국물맛이 담백하다.4인분 기준으로 2만 5000원.밥과 밑반찬 포함.우럭포만 팔기도 한다.보통 1만원선. 또한 주문하면 대하,꽃게,어패류를 박스로 택배해 준다.가격은 시기마다 다르므로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펄펄 뛰는 오징어 태안의 신진도에는 새벽마다 밤새 잡은 오징어를 내리는 불빛이 대낮처럼 밝다.끝물이라고 하지만 요즘도 오징어가 많이 잡힌다.크기도 동해에서 잡히는 것보다 훨씬 크고 맛있다. 요즘 배에서 막 내린 오징어 20마리가 1만 5000원선.근처 횟집에서 1만원이면 3마리 정도를 회 쳐 주는데 어른 두명이 실컷 먹고도 남는다.황성횟집(041-673-0189)은 싱싱한 오징어로 유명하다.또한 전어 대하 등 가을의 진미들로 맛볼 수 있다. ●쫄깃쫄깃한 펄낙지 “목포의 모래 낙지랑 우리 펄낙지는 비교 대상이 아니지요.펄낙지는 살이 통통하고 씹는 맛이 최고며 끓여 먹어도 전혀 질기지 않아요.”‘낙지박사’ 정현규(42)씨의 태안낙지 자랑이다. 태안반도에는 이원면 앞과 정산포구에서 낙지가 많이 나온다.특히 정산포구에서 낙지는 바지락을 먹고 자라서 영양과 맛이 최고로 친다.낙지는 2∼3월부터 자라기 시작해 7월에는 소위 세발낙지만큼 커지고 지금은 어느 정도 성숙한(?) 청년의 모습이다. ■ 강화도 민물장어는 그 생태가 다 밝혀지지 않은 신비한 물고기다.인공부화가 안 되고,비늘이 없고,실뱀장어 전단계인 렙토세팔루스의 생활이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우리나라에선 전북 고창의 풍천장어,전남 강진의 목리천장어가 유명하다.민물장어는 바다에서 태어나 강과 하천 등지에서 성장한 다음 6400㎞를 역영해 필리핀 해구의 수심 400m에서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알이 발견된 적이 없어 일부 학자는 새끼를 낳는다고도 주장한다. 생김새 탓에 뱀장어로도 불리는 민물장어는 정력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어찌보면 남성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최근의 연구결과 불포화지방과 비타민A·B가 풍부한 것으로 나와 정력에 좋다는 말이 낭설만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장어는 한자로 鰻(만)을 쓰는데,이는 고기어(魚),날일(日),넉사(四),또우(又)로 파자할 수 있다.이를 두고 장어를 먹으면 하루(日)에 네(四)번을 해도 또(又)하고 싶어진다고 풀이하는 사람도 있다. 시중의 민물장어는 양식이거나 수입산이 대부분이다.길이 50∼80㎜의 치어가 바다에서 강으로 거슬러 올라오는 것을 잡아 키운 것이다.5∼12년간 민물에서 살다가 8∼10월 산란하기 위해 바다로 내려간다. 이런 민물장어의 명소로 서울에서 1시간30분가량이면 도착하는 인천 강화도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강화도에서 올해 민물장어 40t이 생산됐고,맛도 기존의 양식 장어보다 훨씬 좋은 까닭이다.강화도에서 생산된 장어는 풍천장어와 같은 종류다. 길이 60∼80㎝의 장어를 고창 등지에서 사다가 강화 갯벌에서 3∼5개월 기른 것이다.동검수산 박용철 대표는 “기르는 동안 인공사료는 전혀 주지 않고 산소만 공급한다.”며 “첫 달은 장어가 비쩍 마르다가 두달째부터 통통해진다.”고 말했다.장어는 강화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한다.초지대교옆의 황산도횟집 정희옥 사장은 “처음에 갯벌장어의 배를 갈랐는데 새우와 새끼게,망둥어까지 나와 놀랐다.”고 말했다.이런 먹이활동 탓에 머리는 뾰족하나 입은 뭉뚝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맛.푸드칼럼니스트 정신우씨는 “부드러우면서 쫄깃하고 담백하면서 고소하다.”며 “자연산 장어와 맛이 거의 비슷하다.”고 평했다.양식과는 달리 껍질이 두껍고 질긴 것도 특징이다.양식과 비교하면 해감과 흙냄새가 훨씬 적다.그래서 양념구이뿐만 아니라 소금구이로도 많이 먹는다.마니아들은 회로도 즐긴다. 강화지역은 옛날엔 장어로 유명했단다.노양래 강화군 어업관리팀장은 “세계 5대 갯벌 가운데 하나인 강화갯벌은 새끼물고기와 게,수생식물 등 먹이가 풍부하고,한강·임진강·예성강이 만나 바다로 합류하는 기수(汽水)지역이어서 옛날엔 장어 생산지로 유명했다.”며 “이런 연유로 30여년 전부터 강화대교 아래쪽에 수도권에서 가장 큰 장어마을인 ‘더러미장어촌’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근래 들면서 자연산 장어는 구경조차 어려워졌고,급기야 양식 장어를 수송,장어마을 명맥을 이어가던 실정이다. 올해 처음 갯벌에서 키운 강화장어는 자연산과 비슷한 맛으로,초지대교를 중심으로 장어전문점이 한창 생겨나고 있다.강화갯벌장어는 어른 2명 분량인 1㎏에 6만원인 반면 자연산 장어는 ㎏에 12만∼15만원이다.강화도의 직매장에서 사면 ㎏에 4만원이다.다듬어 주기도 하고 비용을 조금 더 주면 양념과 함께 구워주기도 한다. 장어는 생강과 잘 어울린다.느끼한 맛을 산뜻하게 바꾸며 소화 흡수를 돕는다.부추와 같이 먹어도 좋다.반면 복숭아와는 상극이다. 강화갯벌장어는 갯장어와는 다르다.‘하모’로 불리는 갯장어는 전남 여수 등지의 남해안에서 많이 나며 ‘참장어’로 부른다.잔가시가 많으며,회나 탕으로 즐긴다.회로 즐기는 붕장어(일명 아나고)가 1m 전후인데 갯장어는 2m까지 자란다.‘꼼장어’로 많이 부르는 먹장어는 턱이 없고 입이 흡판 모양이다.양념구이로 많이 먹는다. ●장어 맛집들 강화군과 김포시 사이의 한강이 서해로 흘러드는 ‘염하’의 물줄기가 환히 보이는 초지대교를 넘어 강갯벌장어집들이 몰려 있다.갯벌장어 1번지는 초지대교를 건너자마자 왼쪽에 있는 황산도횟집(032-937-4337)이다.상호에서 보듯 생선회가 전문이었지만 이젠 장어에 밀렸다.가장 유명한 것이 양념구이.장어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달착지근한 양념과 고소한 장어 맛이 어울려 장어 초보들이 먹기는 그만이다.장어 자체의 맛을 즐기는 이들은 소금구이를 주문한다. 어른 2명이 먹을 양인 1㎏에 6만원이다.안주인 정희옥씨는 “양념구이의 양념에는 고추장과 함께 당귀·천궁·감초 등 30여가지의 약재가 들어간다.”고 말했다.양념이든 소금구이든 다 먹고 나면 장어죽을 내온다.양식장어로는 장어죽을 끓이지 못한단다.해감과 흙냄새가 진동하기 때문에.찹쌀을 갈아 쑨 죽은 수프와 맛이 비슷하다.15번 지방도를 따라 내려가면서 초지숯불장어(032-937-8601),천미숯불장어(032-937-7766),등대참숯불장어(032-937-0749) 등도 갯벌장어를 취급한다. 초지대교에서 오른쪽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15㎞ 정도 올라가면 더리미 장어마을이 나온다.장어집 10여곳이 모여 있다.마을 초입에 들어서면 장어굽는 냄새가 미리 마중나온다.양식 장어를 쓰다가 지금은 강화갯벌장어로 바꾸고 있다.가장 대표적인 곳이 별미정숯불장어(032-932-1371)다.양식이 ㎏에 4만원인 데 비해 강화갯벌장어는 6만원이다. 주인 한종호씨는 “손님들이 못보는 초벌구이부터 장어를 숯불에 굽는다.”고 말했다.기름이 적고 담백한 맛이 이 집의 특징.소금구이·양념구이·간장구이를 모두 맛볼 수 있는 코스가 있다.이외에도 더리미숯불장어(032-934-0787),일미산장(032-933-8585) 등이 유명하다. ■ 무안 & 목포 ●낙지 어패류는 ‘개펄’에서 맛이 우러난다.생김새도 바다 밑바닥 여건에 따라 다르다.어류의 육질과 때깔도 차이가 난다.그래서 천혜의 개펄이 발달한 서남해안 해산물은 으뜸으로 친다. 국토의 서남쪽 끝자락에 자리한 무안 ‘펄낙지’가 제철을 맞았다.9∼10월엔 망운,해제,운남면 등지에서 낙지잡이가 한창이다.낙지라면 전국 어디서나 쉽게 맛볼 수 있는 대중 음식이다. 그러나 대부분 중국산으로 무안 펄낙지와는 맛이나 향에서 비교할 수 없다.이곳 낙지는 다른 지역의 것이 붉은 빛을 띠는 데 비해 잿빛 윤기로 반들거린다.다리도 더 길고 육질은 여리고 부드러운 게 특징.동이 트기전 포구에서 도착하는 싱싱한 낙지들이 미식가들의 구미를 당긴다. 전남 무안읍 성동리 하남횟집(061-453-5805)은 인근 개펄에서 갓 건져 올린 낙지 요리로 손꼽힌다.이 집의 주 메뉴는 기절낙지.기절낙지는 중간 크기의 낙지를 골라내 대소쿠리에 넣고 민물로 펄을 빨아낸다.이 과정에서 낙지가 힘이 빠지고 육질이 부드러워지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기절낙지는 낙지를 잘게 썰거나 다지지 않고,발을 잘라 그대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입안에서 깨무는 질감이 일품이다. 또 한 가지 놓칠 수 없는 메뉴는 세발낙지.어른 한뼘 크기의 자잘한 낙지를 산 채로 먹는다.수족관에 오래 보관하지 않고 갓 잡아온 것을 나무젓가락에 말아 한입에 넣는다.양념없이 먹어도 비릿한 바다향이 감칠맛을 느끼게 한다.이밖에 낙지 비빔밥,연포탕,낙지 볶음,회무침,전어회,오도리 등 각종 요리를 즐길 수 있다. 기절낙지는 한접시 3만∼5만원(3∼5명기준),세발낙지 한접시(20마리) 5만∼6만원,회무침 한접시 3만원(4명기준),오도리(새우) 1㎏ 5만원 등이다. 이 집에서 공용터미널을 끼고 100m쯤 가면 무안 뻘낙지 전문점(061-452-9988)이 있다.겉보기엔 허름하지만 낙지 전골,초무침,세발낙지 등을 잘한다.낙지 도소매도 겸하고 있다. 초무침은 3만원(4인기준) 세발낙지 1마리당 3000원,굵은 낙지 한접시(20마리)당 10만∼12만원 등이다. 이들 식당이 자리한 공용터미널 뒷골목에는 무안 낙지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소매상이 즐비하다.무안낙지는 지금부터 10월까지 가장 많이 잡혀,값도 이맘때가 가장 싸다. ●민어 민어 역시 잘 발달된 개펄에서 산란하는 어종이다.진상품으로 알려진 민어는 여름∼가을 전남 신안군 임자,암태,지도 등 연안에서 잡힌다.요즘이 제철인 셈이다.주로 4∼5㎏짜리지만 큰 것은 20㎏을 넘는다.열대성 어종이라 수온이 떨어지면 남쪽으로 이동한다.어부들은 회유 경로를 따라 민어를 잡는다.민어는 예부터 노약자나 임산부 등의 보양식으로 사용될 만큼 맛이나 영양이 뛰어나다. 전남 목포시 중앙동 삼화횟집(061-244∼1079)은 민어회로 유명하다.고급 어종인 민어를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삼화횟집은 연안에서 갓잡아 올린 민어를 먹음직스럽게 썰어 내놓는다.두껍게 썰었지만 민어살을 초고추장에 찍어 입에 넣으면 살살 녹는다.쫄깃한 민어 부레와 아가미,껍질 등도 곁메뉴로 오른다.다시마와 마른 밴댕이,민어뼈를 고아 만든 민어탕도 식사용으로 나온다.또 굵은 소금에 절여 말린 건민어탕도 별미.말린 민어를 쌀뜨물에 넣고 푹 고아 만든다.건민어탕은 미리 주문해야 맛볼 수 있다. 주인 천안숙(49)씨는 “민어를 냉동실에 보관해 보면 일주일이 지나도 돔이나 농어 등과는 달리 신선도가 그대로 유지된다.”며 민어회의 ‘우수성’을 자랑한다.회는 한접시 4만원(3인 기준),탕은 한냄비 1만원,건민어탕 한냄비 3만원 등이다.
  • 맛과 영양이 넝쿨째…단호박요리

    맛과 영양이 넝쿨째…단호박요리

    ‘난 가을을 단호박에서 느낀다.’가을의 향기에 젖는 방법은 다양하다.서늘해진 날씨,한껏 높아진 하늘,점점 울긋불긋 부끄럼 타는 숲을 보며 가을이 다가옴을 확인할 수 있다.하지만 무엇보다 먹을거리에서 가을을 찾는 게 가장 확실하다.수확의 계절인 만큼 모든 게 풍부하지만 웰빙 바람을 타고 더욱 눈에 띄는 게 있다.바로 단호박이다.겉모습은 얼핏 접근하기 어려운 풍모를 지니고 있다.하지만 맛이나 영양을 생각하면 쉽게 물러나서는 안 된다.이번 주말엔 단호박을 정복해보자. ■ 대단한 호박 맛볼까 “너 정체가 뭐야,호박 맞아?” “성은 단이요 이름은 호박,저 호박 맞아요.” “에이 아닌 것 같은데.너 밤이지?아님 고구마 친척?” 친구들과 시장이나 슈퍼마켓에 옹기종기 앉아 있으면 꼭 이렇게 시비거는 사람들이 있답니다.아무리 호박의 얼굴을 하고 있어도 속살을 들여다보거나 맛을 보신 분들은 꼭 제 정체성을 의심하시죠.가끔 밤호박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전 엄연히 호박집안의 후손이랍니다. 하긴 제가 애호박이나 늙은호박보다는 맛있긴 하죠.밤이나 고구마 맛이 나면서도 좀더 부드러운 질감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 초에 일본에 수출할 목적으로 재배했었는데 요즘은 국내에서 더 인기랍니다. 하지만 진짜 제가 ‘뜨는’이유는 바로 영양 덕분이죠.웰빙 열풍에 저처럼 맛좋고 영양가 높은 애들이 사랑받는 건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전 카로틴과 비타민C 그리고 섬유질이 풍부하고 미네랄도 골고루 갖고 있거든요.다들 베타 카로틴 아시죠?저랑 피부색 비슷한 당근에 많은 것으로 알려진 이 영양소를 저도 꽤 갖고 있답니다.그래서 감기예방,피부미용에 좋을 뿐만 아니라 항암효과는 기본이죠.비만예방에도 좋아 다이어트를 도와드리는 건 저의 또다른 매력이죠.소화흡수가 잘 돼서 위가 좋지 않은 분들에게도 부담을 드리지 않아요.큭큭,아침마다 화장실 가기가 두려우신가요?그럼 절 자주 찾아주세요. 그리고 오늘부터는 요리하실 때 씨를 그냥 버리지 마세요.특히 아침엔 부은 얼굴,밤에는 두배된 종아리 붙잡고 우는 분들은 호박씨를 주목해주세요.이녀석이 부종에 참 좋거든요.또 필수아미노산이 많이 들어있어서 청소년들에게도 그만이죠. 물론 단호박도 그 나름의 급이 있는 법.건강하고 맛있는 단호박을 알아보는 비결이 궁금하신가요?잘라보기 어려우시다면 껍질이 단단해서 손톱이 잘 들어가지 않는 녀석을 고르시면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잘랐을 때는 종자가 충실하고 노란색이 짙은 것이 좋고요.집에 데려가신 다음엔 바람이 잘 통하고 그늘진 곳에 두시는 건 다 아실 테죠.한꺼번에 다 먹지 못하셨다면 고민 말고 물기를 제거한 다음 랩으로 싸서 냉장고에 보관해 주세요. 맛과 영양,이게 제 매력의 끝이 아닙니다.전 정말 다양한 요리에 불려다닌답니다.일단 카로틴 성분은 열에 파괴되지 않아 어떤 요리를 해도 무난하거든요.물론 카로틴이 지용성이기 때문에 튀김이나 볶음요리에 넣으면 체내 흡수율이 더 높아지겠죠?부드러워 그냥 찌는 것 외에도 떡,죽,푸딩 등으로 쉽게 모습을 바꿀 수 있답니다.색깔까지 예쁘니 이 놈의 인기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군요. 푸드스타일리스트 이지현씨는 이번엔 저를 수프,영양밥,고로케,전 등으로 변신시켜주셨답니다.지금부터 함께 즐겨보실까요? ■ 이곳에서 즐기세요 단호박 요리,몸에 좋다지만 직접 호박을 골라 찌고 굽고 삶고…게으른 이들에겐 거리가 멀어보인다.정 귀찮다면 집을 나서자.단호박 요리로 당신을 유혹하는 곳은 많으니까. 담백한 단호박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일산 풍동 카페촌에 자리잡은 초가누룽지(031-977-2993)를 찾자.이곳의 약호박정식(1만 8000원)은 단호박으로 만든 죽,밥,탕수육 등을 한번에 맛볼 수 있다.그외에도 20여가지의 색다른 음식을 즐길 수 있어 이래저래 입이 즐겁다. 달콤한 단호박과 고소한 크림이 만난다면? 호따루(02-771-2778)의 단호박 속에 크림치킨(1만 2500원)에 정답이 있다.다양한 퓨전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이곳에서 눈에 띄는 요리로 이색적인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중국식 단호박 요리를 원한다면 강변역 근처 메이찬(02-2201-7767)을 추천한다.유기농 음식점으로 유명한 이곳의 단호박 삼겹살찜(중 2만 8000원)은 단호박에 굴소스로 양념한 삼겹살을 얹어 먹는 별미.팔보채와 비슷한 소스로 해산물을 조리한 단호박 해산물요리(4만원)도 가격은 다소 부담되지만 맛있다. 이밖에 구로역 애경백화점의 커리포트(02-828-1313)에서는 단호박이 카레와 사랑에 빠졌다.단호박카레(7000원)를 주문하면 달차근한 호박의 맛과 카레의 멋진 조화를 확인할 수 있다.또 미식가들의 입을 사로잡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올리바(02-733-3056)의 단호박수프(6000원)는 단호박 요리계의 명품이라 불러도 손색없다. 글 최여경 나길회기자 kid@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이지현과 단호박 요리조리 노란색이 입맛을 돋우는 단호박.눈에 좋은 비타민이 들어 있고,칼슘과 철분도 풍부하다.찌고,으깨고,속을 파내고….다양한 방법으로 가을철 별미를 만들 수 있는 단호박.이지현 푸드스타일리스트와 함께 손 많이 가지 않는 맛있는 단호박 요리를 알아보자. 푸드스타일리스트 이지현(30·jihyun612@nate.com)씨는 경희대 대학원 실내디자인 박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한국색채연구소와 조선대 디자인학부 강사로,쿠킹아트센터 전임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단호박영양밥 재료 작은 단호박 1개,찹쌀 2.5컵,쌀 1컵,밤·은행·대추 등 5∼6알씩,잣 약간 만드는 법 (1)단호박 껍질 부분에 2㎝ 정도 두께가 남을 정도로 속을 파낸다.(2)밤·은행은 껍질 벗긴 것을 준비하고,대추는 물에 씻는다.(3)1시간 정도 불려놓은 찹쌀과 쌀,갖은 재료를 호박에 (B)정도 차도록 넣는다.(4)소금으로 약하게 간을 한 물을 단호박에 붓는다.쌀 높이를 넘지 않을 정도로.(5)압력솥 바닥에 쌀을 넣고 물을 자작하게 부은 뒤 호박을 얹는다.(호박이 수분을 많이 먹어 물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쌀을 넣는다.)(6)처음 5분은 센 불로,불을 줄여 10분 정도 찐다. ●단호박전 재료 단호박 (¼)개,청·홍고추 (½)개,밀가루 3큰술,물 2큰술,소금 (½)작은술,깻잎 약간 만드는 법 (1)단호박을 4㎝ 길이로 채 썬다.(2)밀가루,물,소금을 넣어 반죽한 뒤 채 썬 단호박을 넣고 섞는다.(3)고추는 작게 썰어 물에 담가 씨를 뺀다.(4)팬을 달군 뒤 식용유를 두르고 한 수저씩 떠 동그랗게 편다.(5)고추를 위에 얹어 노릇하게 지진다. ●단호박수프 재료 단호박 (¼)개,버터 1큰술,밀가루 2작은술,설탕 4큰술,소금 약간,생크림 5큰술,물 1.5컵 만드는 법 (1)찐 단호박을 숟가락으로 부드럽게 으깬다.(2)버터와 밀가루를 팬에 볶다가 으깬 단호박을 넣는다.(3)물,설탕,소금을 넣고 걸쭉하게 될 때까지 저으며 끓인다.(4)깊은 맛을 위해 생크림을 넣어 다시 저어준 뒤 불을 끈다. ●단호박 쇠고기 볶음 재료 단호박 (¼)개,파프리카 (½)개,홍피망 (½)개,양파 (¼)개,다진 쇠고기 100g,굴소스(중화소스),고기양념(소금,설탕 (½)작은술,다진 파 2작은술,다진 마늘 1작은술,참기름 약간),녹말물(녹말과 물을 1대1 비율로 섞은 것) 만드는 법 (1)단호박을 찐 뒤 깍뚝썰기를 한다.(2)쇠고기에 양념을 넣고 버무린다.(3)파프리카,홍피망,양파를 다진다.(4)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고기를 익힌 뒤 야채와 굴소스를 넣어 볶는다.(5)팬에 녹말물을 넣어 불을 끄고 단호박을 넣어 섞는다. ●단호박 고로케 재료 단호박 (¼)개,다진 쇠고기 50g,파프리카,홍피망 각 (½)개,고기양념(다진 파 2작은술,다진 마늘 1작은술,참기름,소금),밀가루 1컵,계란 2개,빵가루 2컵 만드는 법 (1)단호박을 쪄서 으깬다.(2)쇠고기에 양념을 넣고 버무린 뒤 달걀 모양으로 빚는다.(3)기름을 흥건하게 두른 팬을 달군다.(4)튀김옷을 기름에 약간 떨어뜨려 지글거리며 올라오면 밀가루→계란→빵가루를 묻힌 고기를 팬에 넣는다.(5)돌돌 굴려가며 볶듯이 익히면 기름을 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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