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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앤쇼핑 또 비리 정황…‘사회공헌기금 횡령’ 혐의 경찰 수사

    홈앤쇼핑 또 비리 정황…‘사회공헌기금 횡령’ 혐의 경찰 수사

    위장취업·240억 운영비 유용 혐의 압색도2011·2013년에는 신입사원 부정채용작년 10월 대표, 인사팀장 불구속 기소경찰이 중소기업 전문 TV홈쇼핑 업체 홈앤쇼핑의 기부금 횡령 정황을 포착하고 강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5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홈앤쇼핑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홈앤쇼핑이 사회공헌 명목으로 마련한 사회공헌기금 일부를 횡령한 것으로 의심하고, 압수한 회계 자료를 분석하는 한편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와 올해 홈앤쇼핑이 책정한 연간 사회공헌기금은 3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홈앤쇼핑은 그동안 공익적 채널이란 점을 내세워 적극적 사회공헌활동을 부각시켰던 회사로 꼽힌다. 앞서 홈앤쇼핑은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회공헌기금의 절반 이상을 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 산하 사랑나눔재단에 기부한 사실이 지적됐었다. 한편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달 초 위장 취업과 연간 240억원 규모의 운영비 유용 혐의로 홈앤쇼핑 콜센터에 대해 압수수색했다. 중소기업 판로 개척을 명분으로 2011년 출범한 홈앤쇼핑은 판매상품의 80% 이상을 중소기업 제품으로 구성해 지난해 매출 4000억원, 영업이익 448억을 올리며 홈쇼핑 업계 6위로 급성장했다. 홈앤쇼핑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수사를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홈앤쇼핑은 출범 해인 2011년과 2013년 중기중앙회 임원의 청탁을 받고 신입사원 10명을 부정 채용한 혐의(업무방해)로 당시 강남훈 대표와 인사팀장이 지난해 10월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英 경찰 “냉동 컨테이너 안에서 숨진 39명 모두 베트남 국적”

    英 경찰 “냉동 컨테이너 안에서 숨진 39명 모두 베트남 국적”

    지난달 2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에식스 산업단지의 냉동 컨테이너 안에서 숨진 39명의 국적이 모두 베트남으로 보인다고 경찰이 밝혔다. 잉글랜드 에식스 경찰은 당초 중국 국적으로 밝혔던 이들을 부검하고 있는데 모두 베트남 국적으로 보인다며 현재 베트남 정부는 물론, 베트남과 영국에 있는 이들의 가족과 직접 접촉하고 있다고 1일 발표했다. 31명이 남성이고, 8명이 여성이다. 앞서 대략 20명 정도 베트남인의 가족들이 이번 참사에 피붙이들이 희생된 것 같다고 주장해왔다. 에식스 경찰서의 팀 스미스는 “이 순간 우리는 이들 희생자들이 베트남 국적이라고 믿고 있으며 베트남 정부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검을 통해 사인을 규명하고 있으며 아직 희생자 개개인의 신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에식스 경찰은 더블린 항구에서 체포돼 과실치사, 인신매매 등의 혐의로 기소된 북아일랜드 출신의 에이먼 해리슨(23)이란 남성을 아일랜드 경찰로부터 넘겨받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해리슨은 송환 절차 개시에 앞서 더블린고등법원에 출두했고, 두 혐의가 인정돼 오는 11일까지 구속됐다. 해리슨은 문제의 컨테이너를 벨기에 제브뤼헤 항구로 옮기라고 요청한 인물인 것으로 파악됐다. 에식스 경찰은 또 지난달 15일 아일랜드의 ‘글로벌 트레일러 렌털스’로부터 문제의 냉동 컨테이너를 빌린 북아일랜드 출신 로넌 휴스(40)와 크리스토퍼 휴스(34) 형제에게 경찰 출두를 종용했다고 밝혔다. 북아일랜드 크레이개번 출신인 모리스 로빈슨(25)은 자신의 대형 트럭에 해당 컨테이너를 적재했다가 사건 당일 체포돼 인신매매, 밀입국 및 돈세탁 공모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대형 트럭 수송업체를 운영하면서 로빈슨이 몰던 트럭을 불가리아에 최초 등록했던 조안나 마허와 토머스 마허(이상 38) 부부, 북아일랜드 출신의 40대 후반 남성 등은 지난달 25일 체포됐지만, 보석 조건으로 석방됐다. 베트남 경찰도 실종자 가족들의 신고를 통해 2명을 체포하고 1명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XX’, 하니-황승언-이종원 캐스팅, 바에서 무슨 일이? [공식]

    ‘XX’, 하니-황승언-이종원 캐스팅, 바에서 무슨 일이? [공식]

    플레이리스트가 신작 ‘XX’(엑스엑스)에 캐스팅 명단을 공개했다. ​‘XX’는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지 않고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스피크이지 바’(Speakeasy bar)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연애플레이리스트, 이런 꽃 같은 엔딩 등을 집필한 이슬 작가의 신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플레이리스트 이슬 작가는 “‘XX’는 스피크이지 바라는 신선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라며 “사랑을 해 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물론, 대리만족 할 수 있는 짜릿한 복수극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니가 연기할 ‘윤나나’는 스피크이지 바 XX의 헤드 바텐더다. 바 인수를 목표로 앞만 보고 달리는 프로바텐더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또 차가워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따뜻한 마음을 숨기지 못한다. 특히 배신, 실연의 상처를 입은 손님들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다 못해 직접 복수를 설계하기에 이른다. 섹시하면서도 털털한 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하니는 ‘XX’ 속 ‘나나’를 통해 또 한 번 팔색조 매력을 발산, 연기자로서 성공적인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황승언은 ‘이루미’로 출연한다. 금수저의 삶을 누리며 쌓아온 안목과 사업수완으로 일찍부터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안하무인이란 오해도 받을 만큼 매사 자신감이 넘치지만, 유독 나나 앞에서는 약해지는 인물이다. 한 때 둘도 없는 친구였지만 5년 전 사건을 겪은 후 절교한 상태이기 때문. 나나와 루미를 절교하게 만든 사건이 무엇이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가운데 도도함 속 감춰진 반전매력을 뽐낼 황승언의 활약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앞서 영화 ‘더 킹’, ‘족구왕’,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 등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소화해 온 만큼 이번 ‘XX’를 통해 보여줄 연기 변신도 기대를 모은다. 하니의 둘도 없는 친구 왕정든 역은 배우 이종원이 맡았다. 정든은 남사친의 로망이자 정석인 인물로 하니, 황승언과 완벽 케미스트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플레이리스트는 “스피크이지 바와 바텐더라는 신선할 설정과 탄탄한 대본,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어우러질 ‘XX’에 많은 기대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총 10부작인 ‘XX’는 오는 13일 크랭크인에 돌입하며, 2020년 1월 공개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밥은 먹고 다니냐’ 정미애-김나희-김소유 “송가인 전혀 안 부러워”

    ‘밥은 먹고 다니냐’ 정미애-김나희-김소유 “송가인 전혀 안 부러워”

    대한민국에 트로트 열풍을 일으킨 미스트롯 멤버들이 솔직한 입담을 드러낸다. 28일 방송되는 SBS플러스 예능 프로그램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는 대한민국에 트로트 열풍을 일으킨 미스트롯 멤버들이 출연해 서바이벌 당시 숨겨진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미스트롯 3인방이 개업을 축하하기 위해 국밥집을 찾는다. 3인방은 최종 성적 2위를 거두며 1일 1행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정미애와 개그우먼이란 선입견을 이겨내고 출중한 실력을 인정받은 5위 김나희, 사당동 떡집 딸로 인기몰이 중인 9위 김소유다. 김수미는 2위를 한 정미애에게 조심스럽게 우승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있는지 묻는다. 이에 정미애는 “2등을 할 줄도 몰랐다. 한 단계씩 올라갈 때마다 놀랐다. 15년 간 가수가 되기 위해 연습생 생활을 했는데 2등도 감사하다”고 전한다. 또 개그우먼에서 가수로 변신한 김나희는 “어릴 때부터 연예계 쪽으로 꿈이 다양했는데 운 좋게 코미디언이 먼저 됐다. 미스트롯에서도 운 좋게 5등을 한 거다”라고 말한다. 미스트롯 3인방이 속 시원하게 밝힌 비하인드 스토리와 방송 최초 국밥집에서 펼쳐진 미스트롯 미니 콘서트는 28일 오후 10시 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인터뷰] “문학에 장르간 우열은 없다”…‘장르문학 산책’ 저자 조성면

    [인터뷰] “문학에 장르간 우열은 없다”…‘장르문학 산책’ 저자 조성면

    과학소설(SF), 추리소설, 스릴러, 판타지, 호러, 미스터리 등 장르문학 작품들이 서점가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인기에 비해 장르문학에 대해 분석하고 비평한 책은 많지 않았다. 최근 장르문학에 대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용어로 분석·비평한 ‘장르문학 산책’(소명출판)이 출판됐다. 이 책은 문학평론가 조성면(53·문학박사) 수원문화재단 전통교육팀장이 한국 근대문학 100년 동안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주요 작품에 대한 짧은 평론 111편을 모은 책이다. 저자를 만나 장르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장르문학 전반을 폭넓게 다룬 평론집으로는 처음인데. -장르문학은 실체적이고 중요한 문화현상인데 평단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못했다. 또 독자들이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안내서, 대중적인 비평도 없었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지식과 정보가 넘치는 정보 홍수시대지만 정작 장르문학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풀어줄 전문적 안내서, 교양서가 없었기에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것 같다. →장르문학이라는 말은 아직 생소한데. -장르문학이란 특별한 설명이 없어도 장르를 알 수 있는 작품들, 가령 추리소설, 무협소설, 판타지, SF처럼 자기정체성과 특징이 뚜렷한 대중적 장르의 문학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대상을 어떻게 지칭하고 호명하는가는 이에 대한 평가와 태도를 반영한다. 장르문학이란 말을 선택한 것은 장르문학을 무조건 폄훼하는 기존의 선입관과 편견에서 벗어나 이를 새로운 관점과 맥락에서 살펴보자는 제안이면서 동시에 심미적 객관성이랄까 비평적 거리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순문학 또는 본격문학과 대중문학을 나누고 차별하는 문단의 오랜 관습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 용어를 사용한다고 하면서 내세운 장르문학이란 말도 결국 본격문학과 장르문학이라는 구별을 만들어내는 자기모순을 피할 수 없다고 보는데. - 맞다. 자기모순이다. 결과적으로 두 문학을 구별하는 이항대립 구도도 그대로다. 그러나 이는 장르문학을 새로운 관점에서 살펴보기 위한 불가피한 이자대립, 다른 말로 생산적 이항대립이라는 점에서 분명히 다르다. 이를 ‘장르문학의 딜레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본격문학과 대중문학을 나누는 문학장의 오랜 관습에서 벗어나자고 주장하면서도 이 차별적 구조를 그대로 반복하는 모순에 빠져있는 것 같지만, 용어의 출발선과 지향이 다르다. 장르문학을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하고 발견하기 위해 생겨나는 대립구도, 이 부득이한 반복적 재현을 ‘장르문학의 딜레마’라 할 수 있다. 예컨대 지금부터 말하지 말자고 제안하는 사람이 먼저 말하게 되는 제안자의 딜레마와 같은 것이다. →‘장르문학 산책’에 실린 111편의 다양한 주제의 글들이 흥미롭다. 보르헤스의 소설과 장자와 ‘아바타’나 ‘인셉션’과 연관성을 찾아낸 대목이나 ‘만다라’와 헤르만 헤세의 소설의 상호텍스트성을 언급하고 있는 것도 그렇다. 특히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와 정비석, 윤치호로부터 시작된 톨스토이의 한국 수용사, 이광수의 작품과의 관련을 밝힌 것은 톡특한 분석이다. 원래 전공은 무엇인가. - 전공은 한국 근·현대소설이다. 카프 문학, 프로문학을 연구하여 석사학위를 받았다. 박사과정 때 주제를 바꿔 김내성의 탐정소설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탐정소설, 추리소설 연구로 박사를 받은 것 아마 국내에서 처음일 것이다. 또 장르판타지를 다뤄 우여곡절 끝에 평론가로 등단한 것도 처음일 것이다. →경력이 다양한데. -대학에서 강의교수, 대우교수, 연구교수 등을 역임했고 지금은 문화행정가가 되어 수원문화재단에서 근무하고 있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직장인이 된 것도, 장르문학을 연구하고 비평하게 된 것도 어쩌면 운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동서남북을 횡단하는 방대함과 전문성이 흥미로웠다. 동서양의 고전과 장르문학은 물론 만화, 게임, 영화, 삼국지에 북한의 대중문학과 일본의 번역소설들까지 골고루 다룬 것은 처음 본다. 이 다양한 주제를 꿰뚫는 방법론이랄까 관점은 무엇인가. -관점이나 방법이랄 것은 없고, 몇 가지 전제와 기준이 있다. 장르문학도 문학이며 인문학적 성찰의 대상이라는 것, 그것이 인간의 욕망과 시대의 본질을 반영하고 재현하는 문화사회학적인 거울이라는 것, 삶에 지친 우리를 위로해주는 반려문학이라는 것 그리고 자기 자신과 세계를 성찰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공부거리라는 것이다. ‘매트릭스’, ‘아바타’, ‘인셉션’ 같은 영화를 보면 ‘장자’의 세계관, 선불교적 요소가 있다. 이들 영화를 보면서 문득 “인생이란 꿈속에서 꿈을 꾸는 나는 도대체 누구이며, 나를 나라고 인식하는 그것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라는 문장을 쓰게 됐다. 프랙탈 구조를 방불케 하는 장르문학의 반복성과 강렬한 재미 그러나 순식간에 망각의 저편으로 사라지는 장르문학의 속절없음을 지켜보면서 문득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는 ‘전도서’의 말씀, 솔로문의 인생론도 생각났다. →독자들을 위해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새로운 작품을 접할 때마다 매번 달라지는데, ‘장르문학 산책’에서 다룬 작품들이 바로 앤솔로지다. 그냥 떠오르는 순서대로 말씀드리면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톨킨의 ‘반지의 제왕’, 어슐러 르귄의 ‘어둠의 왼손’,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삼국지’, 해리 케멀먼의 ‘9마일은 너무 멀다’ 등을, 국내 작가로 김내성 · 듀나 · 배명훈 · 이광수 · 김광주 · 이영도 등의 작가들에 주목해달라고 하고 싶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모든 작품을 편견 없이 읽고 편하게 즐겨보시라는 말을 하고 싶다. 문학에서 장르간의 우열은 없다. 그저 작품의 좋고 나쁨이 있을 따름이다. 그리고 그것은 읽어보면 누구나 다 안다. 모든 구별과 차별은 담론들이 만들어낸 지식의 체계일 뿐이다. 장르문학을 통해서 고급독자로 나간 분들도 많고, 유명작가가 된 사례도 많다. 생각의 크기만큼 생각이 커지고, 생각이 열린 만큼 수용할 수 있다. 다 마음먹고 생각하기 나름 아닌가.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철학, 종교, 뇌과학 등 이론들이 많고 많지만, 행복한 삶이나 문명사적 과제는 결국 마음의 문제로 귀결된다. 마음의 문제를 뺀 그 어떤 정치철학, 변혁이론, 미학도 완전치 않다. 마음의 세계를 잘 이해하고 활용해서 장르문학도 즐기고 행복한 삶을 누리시길 바란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김응수 “가장 신사다운 후배는 차승원..멜로 찍고 싶다“

    김응수 “가장 신사다운 후배는 차승원..멜로 찍고 싶다“

    17일 방송된 KBS 쿨FM ‘윤정수, 남창희의 미스터 라디오’에는 곽철용 열풍의 중심에 있는 대세배우 김응수가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윤정수는 “대한민국은 곽철용 열풍이다. 남창희가 매일 따라하고 있다”라며 김응수를 맞았고, 청취자들에게 가장 많이 오고있는 질문이라면서 “실제로 화투를 잘 치는지” 물었다. 이에 김응수는 “저는 뭐 어렸을 때부터 친근했다. 주로 겨울방학에 쳤다. 그냥 잘 하는 게 아니고 아주 잘 한다”고 대답했고, 윤정수가 “10원, 100원 걸고 하셨나”라고 묻자 “우리 때는 걸 돈도 없었고, 팔뚝 때리기였다. 좋아하는 여학생 팔뚝 한번 잡아보려고 열심히 했다”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남창희가 “‘타짜’ 번외 편으로 ‘곽철용 일대기’를 만든다면 출연할 의사가 있나?”라고 묻자, 김응수는 “지구 환경을 망치는 사람들을 혼내주는 타짜 곽철용 정도 시놉시스면 출연할 수 있다. 화투가 꽃놀이잖아. 지구의 꽃을 피워보자. 이런 주제 어떤가”라며 적극적으로 스토리를 얘기했지만 이어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아니면 출연 안 하겠다”고 선언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청취자 질문을 받는 코너에서는 다양한 질문이 나왔는데 “마포대교로 건너왔나”라는 질문에는 “서강대교로 건너왔다”고 답했고, “집에서는 어떤 말투인지 궁금하다”라는 질문에는 “집에서는 말이 없다. 혼나니까”라고 대답했다. 이에 윤정수가 “누구한테 그렇게 혼나나”라고 묻자, “집에 있다. 무서운 어르신. 잘못한 것도 없는데 그렇게 혼을 낸다”라며 아내를 암시하는 듯한 대답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거절했는데 대박 난 작품은?” 이란 질문에는 “하나 있다. ‘내부자들’. 감독이랑 친해서 제안을 받았는데 이상하게 하기 싫더라고”라고 답했고, 윤정수가 “내부자들 봤나?”라고 묻자 “안 봤다. 속상하니까. 스코어는 지켜봤다”고 대답해 안겼다. “타짜는 몇 번이나 봤나”라는 질문에는 “시사회 때 딱 한 번 보고 본 적 없다”고 대답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남창희가 “‘어이 젊은 친구, 신사답게 행동해’라는 명대사를 언급하며, 후배 중에 가장 신사다운 사람은 누구냐”고 묻자 바로 차승원을 꼽았고 이어서 토크가 재밌는 배우 역시 차승원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꼭 해보고 싶은 장르로 ‘멜로’를 꼽으며 “한국 영화가 멜로가 대세던 시절이 있었다. 멜로의 부활을 꿈꾼다. 20대만 사랑하란 법 있나. 멋진 드라마 한편 찍고 싶다”고 답했다. ‘윤정수, 남창희의 미스터 라디오’는 KBS 쿨FM(89.1MHz 매일 낮 4시-6시)을 통해 생방송으로 함께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파리 활동 반이란 언론인 체포 미스터리... 프랑스 정보기관 속았나

    파리 활동 반이란 언론인 체포 미스터리... 프랑스 정보기관 속았나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반체제 이란 언론인이 이란 당국에 전격 체포되면서 그 배경에 의문이 더하고 있다. 그가 체포된 직후 프랑스 정부는 16일(현지시간) 이란에 억류된 자국 학자들의 석방을 촉구하면서 그의 체포 미스터리가 도마에 올랐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14일 루홀라 잠을 ‘국외에서’ 체포해 이란으로 신병을 송환했다고 발표했다. 혁명수비대는 또 “우리 정보조직의 영리한 작전이 성공을 거뒀다. 수준 높은 공작으로 ‘외국 정보기관을 속여’ 체포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루홀라 잠은 정치적 망명자 신분으로 프랑스에 체류하고 있었다. 혁명수비대가 루홀라 잠의 신병을 확보한 장소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국외로 특정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이란 이외의 나라에서 체포한 것은 주권침해와 관련돼 있다. 이와 관련해 루홀라 잠이 이란이 보낸 한 여성의 꾐에 넘어가 출국했다가 이라크 나자프에서 이란 요원팀에 의해 체포됐다고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부 이란 현지 언론은 프랑스에 있던 루홀라 잠을 이란에 오도록 유인해 체포했다고 전했다. 반면 이란 현지 언론에서는 루홀라 잠의 체포 경위에 대해 혁명수비대와 프랑스 정보기관이 상대국이 원하는 인사를 비밀리에 맞교환하기로 했다고 추정하는 보도가 잇달아 나왔다. 이란은 미국, 호주 등 서방과 수감자나 억류자를 종종 맞교환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란 정권을 비판하는 루홀라 잠을, 프랑스는 이란에 수감 중인 프랑스 국민의 석방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혁명수비대가 프랑스 정보기관의 묵인 또는 용인 아래 루홀라 잠의 신병을 확보한 뒤 대화 통로를 차단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소설같은 이런 추론에 불을 붙인 것은 프랑스 정부가 이란에 공식적으로 자국민 석방을 요구하면서 되살아났다. 프랑스 외무부 아녜스 폰 데어 뮐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6월 이란에 억류된 파리정치대(시앙스포) 소속 인류학자 파리바 아델카, 아프리카 전문가인 롤랑 마샬을 당장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이란 당국이 이 문제를 푸는 데 투명성을 보이고, 용인할 수 없는 이 상황을 즉시 끝내길 원한다”고 밝혔다. 프랑스가 그간 이들의 석방을 공개적으로 요구하지 않았고, 파리에서 활동하던 루홀라 잠을 이란이 전격 체포한 점을 연결 지어보면 ‘비밀 맞교환’에 실패한 프랑스 정부가 이 문제를 수면 위로 꺼냈다는 해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르 피가로는 루홀라 잠의 체포 과정에서 프랑스 당국이 묵인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프랑스가 이란이 억류한 자국 학자들의 석방을 이란과 교섭하기 위해 이란의 반체제 인사를 사실상 이란에 내줬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루홀라 잠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이란을 비판하는 뉴스를 유포했다. 이란 당국은 그가 이슬람혁명에 반하는 이적 행위를 하고 이란 내부에서 폭동이 일어나도록 선동했다는 혐의로 그를 꾸준히 추적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굴곡진 인간사도 흘러가는 별천지

    굴곡진 인간사도 흘러가는 별천지

    강원 화천군 사내면 삼일리에 있는 화음동 계곡은 크게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뛰어난 비경의 장소다. 여기에 ‘인문석’이라 부르는 너럭바위가 있다. 원형과 사각형, 팔각형의 낯선 도형들과 몇 개의 한자들이 새겨진 바위다. 얼핏 보면 마치 외계의 미스터리 사인 같다. 그러나 이 기호들은 동아시아 인문학의 기초인 음양도, 하도와 낙서, 복희팔괘와 문왕팔괘다. 이를 확인이라도 하듯, 河.洛.羲.文.-하도, 낙서, 복희, 문왕-의 4자와 인문석(人文石)이라는 3자를 새겼다.●주택·정자··서재… 수양의 정원, 화음동정사 음양도는 두 개의 반원이 서로 교차하며 음양의 운동을 상징한다. 하도는 황하에 나타난 용마가 가져온 그림이며, 인류 문명을 창시한 전설적 제왕 복희가 하도를 얻어 우주 생성의 원리를 터득했다. 낙서는 낙수에 출현한 신성한 거북이가 가져온 책의 한 장으로, 하나라 우임금이 낙서를 얻어 우주 상극의 원리를 깨달았다. 복희는 하도에서 이른바 복희팔괘를 만들어 하늘의 원리에 통했고, 주나라의 기틀을 세운 문왕이 낙서에서 문왕팔괘를 만들어 인간사의 원리를 통했다. 문왕은 더 나아가 두 팔괘를 곱해서 주역의 64괘를 완성했다. 송나라의 유학자 주돈이는 이 상징적 과정들을 종합해서, 태극이 음양을 낳고, 음양이 8괘를 낳았으며, 복희와 문왕의 8괘가 겹쳐 64괘를 낳았다는 거대한 인식론의 체계를 형성했다. 후학인 주희는 이를 바탕으로 실천적인 형이상학 즉 성리학을 정립했고, 조선의 지식인들은 이 성리학을 개인과 국가의 이데올로기로 받아들였다. 따라서 화음동 계곡의 인문석은 자연 속에 새긴 성리학의 교과서요, 조선 지식계의 확신 선언이었다. 인문석을 새긴 이는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이며 고위 관료인 김수증(1624~1701)이다. 그는 이곳에서 인문석을 중심으로 여러 건물들을 짓고, 정원을 만들어 ‘화음동정사’라 했다. 삼일천 개울의 서쪽에 주택을 조성해 거주공간으로, 동쪽에 정자와 서재를 지어 수양공간으로 삼았다. 기록에 따르면 서쪽 주택은 ‘부지암’으로, 작은 연못을 파고 냇가에 정자를 지었다. 주택을 위해 쌓은 석축과 정자의 기둥자리 흔적도 남아 있다. 계곡 가운데 월굴암이라는 우뚝한 바위가 있어 이곳에 건너편 바위인 천근석에 긴 나무다리를 걸쳐 건널 수 있게 했다는데, 현재는 월굴암 위에 초가정자인 송암정만 복원했다. 동쪽 인문석 위에는 삼일정이라는 특이한 정자를 지었다. 매우 희귀하게도 세모난 삼각정이다. 지형 때문에 기둥을 3개만 세울 수 있다고 했지만 오히려 천지인 삼재를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래 인문석이 성리학의 우주관을 상징한다면, 위의 삼일정은 고유한 삼일사상을 상징해 비로소 전체 우주론을 완성하게 된다. 정자 뒤편에는 서재인 ‘무명와’를 지었고, 방 하나에 삼국지의 제갈량과 생육신 김시습의 초상화를 걸어 ‘유지당’이라 했다. 개울의 좌우에 두 영역을 배열하고, 자신은 깨우친 바가 없어 ‘부지암’에 살지만, 삶의 모델인 제갈량과 김시습은 깨달음의 경지에 달해 ‘유지당’에 모셨다. 좌우와 유무의 설정 자체가 음양론이며, 자연과 건물이 어우러진 변화무쌍한 경치를 즐겼다. 주역의 대가인 송나라 시인 소옹의 ‘음양소식관’을 구현한 결과다.●자연 속의 은거, 김수증의 주자 닮기 성리학은 우주의 원리부터 인간의 심성까지 하늘과 땅의 모든 이치를 밝히고 하나로 엮은 학문이며 사상이었다. 이 거대한 체계를 완성한 송나라의 주희는 주자로 격상돼 조선조 지식인의 사표가 됐다. 그 추종은 거의 종교적이어서 그의 삶과 활동까지도 숭상의 대상으로 올라섰다. 주자는 젊어서 과거에 합격했으나 30대부터 향리에 들어가 일생을 은거했다. 복건성 숭안현 무이산 자락에 무이정사를 짓고, 무이구곡을 경영했다. 정사란 세속과 격리된 곳에 지은 수양용 건축이며, 구곡은 한 계곡의 절경 아홉 곳을 선택한 거대한 자연 정원이다. 조선조 선비들의 이상은 자신만의 정사에 머물고 구곡을 경영하여, 궁극적으로 주자와 같은 삶을 사는 것이었다. 김수증 역시 화음동정사를 짓고, 인근 사내천에 곡운구곡을 경영했다. 김수증의 조부는 병자호란 때 척화파로 유명한 김상헌이며, 큰할아버지는 항복 소식에 순절한 김상용이다. 정승까지 지낸 두 조부의 지조는 조선 선비들의 모범이 됐다. 김수증의 두 동생, 김수흥과 김수항은 모두 영의정을 지낸 대단한 형제였다. 또한 김창집 등 김수항의 여섯 아들은 모두 고위직이며 문예의 대가들로서, 아버지 3형제와 묶어 ‘삼수육창’이라 칭송받았다. 그들의 자손은 더욱 번창해 조선 후기 최고의 명문가를 이루었으니, 그 유명한 신안동(장동) 김씨 가문이다. 그러나 김수증은 세상 명예에 그다지 흥미가 없고 화천 골짜기에 은거하기를 즐겼다. 어지러운 정국 속에서 출세의 허망함을 깨달았을까? 그 시대는 그야말로 정치 광란의 시대였다. 왕가의 상복 입는 문제로 발단한 ‘예송’ 논쟁은 남인과 서인의 사활을 건 투쟁으로 치달았고, 왕들은 이들의 대립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오히려 당쟁을 부추겼다. 서인이 승리한 기해예송을 시작으로 갑인예송, 경신옥사, 기사환국, 갑술옥사까지 남인과 서인의 정권이 교체됐다. 서인의 핵심 세력은 김수흥·수항 형제였고, 옥사와 환국 정국에서 모두 죽임을 당했다. 갑인예송(1674년) 전후로 김수증은 화천 사내면 영당동에 농수정사를 짓고 이주했다. 이때부터 일대에 곡운구곡을 경영하기 시작했고, 1689년 기사환국 때 다시 화천으로 낙향해 화음동정사를 짓고 죽을 때까지 은거했다. 극과 극을 부침한 인간사에서 음양의 진리를 다시 깨달았을 것이다. 위로를 받을 곳은 오로지 자연이요, 믿을 것도 오로지 자연뿐이다. 구곡과 정사에서 은거하기는 주자가 가르쳐 준 유일한 행복의 방정식이었다.●곡운구곡, 물과 바위의 거대한 정원 곡(曲)이란 휘어져 흐르는 물 구비다. 물은 왜 휘어지는가? 산과 바위가 흐름을 막기 때문이며, 물은 휘어 흐르면서 바위를 깎아 절경을 이룬다. 그 가운데 단 아홉 곳만 선택했으니 구곡은 절경 중의 절경이다. 김수증은 이곳을 발견하고 “금강산 만폭동 계곡에 비견할 만한 명승이고, 더욱이 매월당 김시습의 유적이 있는 곳이니 터를 잡아 의지할 곳”이라 했다. 이미 자연주의자 김시습도 인정했던 탁월한 곳이라는 말이다. 구곡은 하류부터 상류로 올라가며 순서를 정한다. 그리고 각각에 이름을 붙이고 의미를 부여한다. 1곡 방화계, 2곡 청옥협, 3곡 신녀협, 4곡 백운담, 5곡 명옥뢰, 6곡 와룡담, 7곡 명월계, 8곡 융의연, 9곡 첩석대. 흐르는 물은 그 모양에 따라 여러 이름을 가진다. 계는 평탄한 흐름, 협은 좁고 빠른 흐름, 담은 깊고 작은 고임, 뢰는 급하게 휘도는 여울, 연은 크게 고인 물을 의미한다. 그 앞에 붙은 꽃, 옥, 구름, 달 등은 도교적인 상징으로, 신선의 장소가 된다. 자신의 아들, 조카, 외손들에게 시를 지어 각 곡의 경치를 그린 ‘곡운구곡가’를 만들었다. 그중 9곡가는 “이곳 말고 인간 세상에 별천지가 있으랴” 하고 끝을 맺는다.여기서 끝이 아니라 이제는 그림으로 남겨야 한다. 주자의 ‘무이구곡도’는 조선 양반들이 최고로 선호한 소장품이었다. 가 보지 못하니 그림으로 즐겨야 했기 때문이다. 서인이 정권을 잡은 경신환국 때, 김수증은 잠시 서울로 거처를 옮긴다. 1682년 평양의 양반화가 조세걸에게 직접 현장에 가서 실경을 그리라고 특별 주문해 ‘곡운구곡도’를 제작했다. 화첩으로 만들어 멀리서도 구곡을 감상하려는 목적이었다. 화첩은 아홉 곡과 농수정 그림 하나를 더해 모두 10첩이다. 6곡은 삼일천과 사내천이 합류하는 곳으로 이곳에 농수정사와 정자를 지어 은거지로 삼았다. 현재 곡운영당이 있는 곳이다. 그림은 솔 숲 사이에 초가와 기와의 살림집, 담 밖의 정자와 정원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곡운구곡은 단순한 자연이 아니다. 김수증의 이상이 응축된 소우주였고, 시와 그림으로 추상화한 거대한 건축이었다. 화음동 삼일정의 세 추녀에 각각 음양, 강유, 인의라고 썼다고 전한다. “인간사는 음양의 굴곡이 있으니, 때로 단단하고 때로 유연해야 하나, 늘 어질고 의로움은 잊지 말라”는 일생의 깨달음을 남긴 것이다.
  • “FB1, 제임스 호파 살해범 엉뚱하게 지목한 것 알면서도 침묵”

    “FB1, 제임스 호파 살해범 엉뚱하게 지목한 것 알면서도 침묵”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1975년 갑자기 사라져 지금까지 시신조차 찾지 못한 노동조합 지도자 제임스 리들 지미 호파의 살해 진범을 알면서도 이를 지금까지 비밀로 감추고 있다고 주장하는 책이 출간됐다. 하버드 법대 교수이며 미국 법무부 차관보를 지낸 잭 골드스미스가 쓴 ‘호파의 그림자에서’가 문제의 책이라고 abc 뉴스가 24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당시 검찰은 호파의 부하였던 찰스 처키 오브라이언을 범인으로 지목했는데 FBI는 관련 증거가 다른 용의자의 소행이란 점을 알리는데도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이 책을 쓴 골드스미스가 오브라이언의 의붓아들이란 점이다. 호파는 1971년까지 200만명의 조합원을 거느릴 정도로 위세 당당했던 미국 트럭운전사조합 위원장을 지내며 블루칼라들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수완이 좋아 트럭운전사조합의 행정과 교섭권을 중앙에 집중시켰으며, 최초의 전국적인 화물수송 협약을 따냈다. 정적들도 무수히 많았으며 조직 범죄에도 공공연히 손을 뻗쳤다. 1967년 뇌물수수와 사기, 공모 등의 혐의로 13년형을 언도받고 펜실베이니아 루이스버그의 연방 교도소에 복역하면서도 1971년까지 위원장 직을 내놓지 않았다. 1971년 12월 리처드 M 닉슨 대통령이 1980년까지 조합 활동을 일절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그의 형을 감형했다. 그러나 호파는 법정에서 이러한 제한 조치를 무효화하기 위해 다투는 한편, 암암리에 트럭 운전사조합 위원장 직을 되찾기 위해 애썼다. 그러던 1975년 7월 30일 미시간주 마추스 레드폭스 레스토랑의 주차장에서 오브라이언이 호파를 자동차에 태운 다음 살해했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져 있다고 새 책 출간을 하루 앞둔 지난 23일 골드스미스는 디트로이트 abc 계열사인 WXYZ 방송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았다. 하지만 시신조차 없는 상태에서 검찰의 기소는 무기력할 수 밖에 없었다.그는 “FBI가 오브라이언을 의심할 만했다. 그는 호파와 사이가 벌어져 있었고 호파가 사라진 날 아침 레스토랑 밖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다음 호파가 그날 저녁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름을 밝힐 수 없는 FBI 요원들에게 들었다며 “오브라이언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때는 호파가 살아 있었으며 그 뒤 오브라이언의 행적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진범을 알고 있는 요원들은 당시 수사를 맡지 않았으며 엉뚱한 이를 지목한 동료들의 잘못을 발설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들은 엉뚱한 사람을 40년이나 범인으로 내몬 것과 관련해 정치적 타깃이 되고 싶지 않아 한다.” 하지만 골드스미스는 진범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힌트를 줬다. “내가 아는 그 사람은 1970년대 디트로이트 마피아 패밀리의 잘 드러나지 않는 성원이었다가 나중에 유명해졌으며 지금은 생존하고 있지 않은 인물이다. 그 이상은 말할 것이 없다.” 호파는 1982년 재판에 따라 사망 처리됐다. 2000년대 들어서도 세 차례 그의 시신을 찾기 위한 대대적인 수색을 했지만 번번이 빈손이었다. 2009년 디트로이트의 목재소, 2012년 미시간주 로즈빌의 드라이브웨이, 이듬해 같은 주의 오클랜드 타운십 농장 등에서 그의 유해라도 찾으려 했지만 허탕이었다. 당시 레스토랑에서 호파와 만나기로 돼 있었던 마피아 두목 앤서니 지아칼로니는 2001년, 앤서니 프로벤자노 역시 1988년에 세상을 떠나 이들 둘에게는 더 이상 추궁할 수도 없게 됐다. 한편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극본과 연출을 맡고 알 파치노가 호파로 출연하고 로버트 드니로가 프랭크 시어란이란 프로 킬러를 소화하는 새 영화 ‘아이리시맨’이 이번주 뉴욕영화제 시사회에 공개되고 오는 11월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한다. 시어란은 2003년 사망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모던패밀리’ 원조 ‘미코 스타’ 장윤정 출격 “이수근 팬”

    ‘모던패밀리’ 원조 ‘미코 스타’ 장윤정 출격 “이수근 팬”

    ‘레전드 미스코리아’ 장윤정이 “이수근의 팬”이라고 깜짝 고백한다. 27일 밤 11시 방송하는 MBN ‘모던 패밀리’(기획 제작 MBN, 연출 송성찬) 31회에는 장윤정이 특별 게스트로 나서, 녹슬지 않은 입담과 미모를 선보인다. 1997년 미스코리아 진에 당선된 그는 미스 유니버스 2위에 올라 한국의 위상을 높인 ‘원조 미스코리아 스타’다. 국민 MC로 사랑받으며 맹활약했지만, 돌연 미국행을 택해 지난 20여년간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하지만 최근 방송 복귀를 선언했고, 이번 ‘모던 패밀리’를 통해 그간의 근황을 알리는 것은 물론, 재치 넘치는 리액션과 여전한 미모로 ‘미친 존재감’을 발휘한다. 장윤정은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는 MC들의 질문에 “미국에서 아이 낳고 키우다 5년 전 한국에 왔다”며 웃는다. MC 이수근은 “원조 미스코리아 스타로 당시 인기가 엄청났다”라고 회상하고, 김정난은 “탕웨이를 보고 장윤정을 닮았다고 생각했었다”라고 극찬을 보낸다. 이에 장윤정은 “이수근의 굉장한 팬”이라며 “만나 뵙게 돼 영광”이라고 화답한다. ‘모던 패밀리’ 출연자인 임하룡은 장윤정과 각별한 인연을 깜짝 공개하기도 한다. 그는 “90년대 초반에 개그맨 최초로 쇼 프로그램 MC를 맡았다. 그때 내 파트너가 고현정이었는데 내가 MC를 그만둔 후 장윤정이 후임으로 발탁됐다. 장윤정의 바로 위 선배가 나인 셈”이라고 은근 자랑한다. 장윤정은 “당시 ‘토요 대행진’이란 쇼 MC를 맡았는데 고현정과 호흡을 맞췄다. 쇼 프로그램 최초로 여자 MC 체제였다”라고 떠올린다. 제작진은 “20여년 만에 방송 컴백을 선언한 장윤정이 ‘모던 패밀리’에 출연하며 전성기 시절의 입담을 발휘했다. 미스코리아다운 우아한 자태는 물론, 소탈한 매력까지 더해져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가 됐다. 한층 원숙해진 장윤정의 매력을 기대하셔도 좋다”고 전했다. 한편 장윤정이 게스트로 출연하는 ‘모던 패밀리’ 31회에는 개그맨 선후배들과 옥상 파티를 여는 임하룡 부부, 광고 모델로 발탁된 백일섭과 응원 차 방문한 ‘귀요미’ 쌍둥이 손자, 돌발 부부싸움 후 극적 화해하는 ‘미나 맘’ 장무식과 나기수 부부의 모습이 웃음과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딜레마 빠진 美 대이란정책… ‘예측불허’ 트럼프 선택은

    딜레마 빠진 美 대이란정책… ‘예측불허’ 트럼프 선택은

    중동 정세가 심상치 않다. 예멘의 친이란계 후티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분쟁이 4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미국이 이란과의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최대의 압박’ 전략으로 경제제재를 강화하면서 이란은 핵프로그램의 재가동을 선언하고,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을 공격하며 불안감을 키워 왔다. 급기야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 2곳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받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과 사우디는 이란을 공격의 배후로 지목했다. 공격 직후 “장전 완료”라며 엄포를 놨던 미국은 군사개입 대신 사우디 방어 강화와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택했다. 미국은 이번 주 개막된 유엔총회에서 이란의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을 기정사실화하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중동 문제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에 앞서 이란의 미 드론 격추, 국제 유조선 공격에도 강경한 발언만 쏟아내면서 ‘종이호랑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군사행동을 피하고 싶어 한다. 이를 노리고 도발이 이어진다면 예측 불허의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우려가 크다. 1. 불안한 중동 정세 미국과 사우디는 후티 반군이 자신들이 사우디의 석유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함에도 불구하고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일 사우디의 방공망을 강화하기 위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에 미군 병력과 군사 장비를 추가로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추가 파병 규모는 수백명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와 함께 이란중앙은행과 국부펀드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이란은 미국의 추가 파병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도착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한다”며 “(전쟁이 일어나면) 제한적인 전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면 대응할 뜻을 밝혔다. 한편 후티 반군은 20일 사우디에 상호 군사행위 중단을 제안했다. 사우디는 이에 대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이 또 다른 공격을 준비 중이라는 주장이 후티 반군 측에 의해 제기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2일 보도하는 등 중동 정세는 여전히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 2. 유엔으로 간 이란 문제 23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올해 유엔총회에서는 이란 문제가 주 의제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이를 국제경제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면서 국제사회의 공조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이란의 폭력을 비난하는 연설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엔총회 기간을 활용해 동맹국들, 특히 유럽 동맹국들의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동맹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해 왔던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과연 유럽 국가들이 얼마나 호응할지 주목된다. 미국이 유엔에서 이란의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밀 영상 증거자료를 공개할지도 관심이다. 객관적인 증거자료가 제시된다면 이란에 대한 유엔의 추가 제재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고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보고 있지만 미국이 영상 증거를 내놓을지는 불확실하다. 미국에 맞서 이란도 유엔에서 사우디 공격과 관련이 없음을 강조하며 외교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3. 위험에 노출된 중동의 석유시설 사우디의 주요 석유시설에 대한 드론과 미사일 공격은 그 자체가 갖는 의미가 작지 않다. 최첨단 미국산 미사일방어시스템이 정밀하지 않은 드론 공격에도 취약하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는 사우디뿐 아니라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UAE 등 주변 산유국들의 석유시설도 안전하지 않다는 얘기다. 미국은 셰일가스 생산으로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크게 줄었지만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여전히 상당량의 원유를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다.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 직후 국제유가가 20%가량 급등했다가 바로 회복되기는 했지만 중동 산유국들의 석유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이 이어진다면 국제유가는 요동칠 수 있다. 석유시설 외에 식수를 생산, 공급하는 대규모 담수화 시설들도 공격에 노출돼 있다. 담수화 시설이 공격을 받으면 사우디 국민은 당장 영향을 받게 되고 사회가 혼란에 빠지게 된다. 문제는 이런 위험성을 알면서도 드론과 저공비행하는 크루즈미사일의 공격을 모두 막아 낼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4. 트럼프 중동외교, ‘수렁’으로 빠지나 미국과 영국 등 서구의 중동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외교, 특히 대이란 정책이 딜레마에 빠졌다고 진단한다. 이 같은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초했다는 데 이견이 거의 없다. 현재의 중동 상황이 꼬이게 된 원인으로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첫째, 사우디의 예멘 공격과 4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전쟁’ 상황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사우디는 2015년 내전이 한창인 예멘을 공격했다. 명분은 예멘의 새 정부를 축출한 후티 진영이 이란의 지원의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예멘에 대한 공격에는 사우디 중심의 수니파와 이란 중심의 시아파 구도의 균형을 깨 점점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하지만 사우디의 전략은 실패로 끝났다. 4년 동안 9만명 이상의 민간인이 숨지고 대규모 난민이 발생했다. 인도적 재앙일 뿐 아니라 전략적으로도 ‘재앙’이라고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분석했다. 수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열세인 후티 반군을 제압하지 못했고 이들은 오히려 위협적인 존재가 됐다. 이란으로부터 떼어 내려던 사우디의 전략과는 정반대로 이란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 둘째, 미국의 이란과의 핵합의 파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협정을 준수하지 않고 있고 협정 내용이 부당하다며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이 서명한 이란과의 핵합의를 지난해 5월 전격 파기했다. 대신 이란에 대해 ‘최대한의 압박 정책’을 펴며 경제제재를 강화했다. 경제제재로 궁지에 몰린 이란이 협상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측이 빗나갔다. 금융제재는 물론 이란의 원유 수출까지 막자 이란은 미국이 경제적 전쟁을 선포했다고 반발하며 반격에 나섰다. 호르무즈해협을 지나가는 외국 유조선들을 공격하고, 미국의 정찰 드론을 격추했다. 부인하고 있지만 사우디 석유시설을 공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수위를 높여 가는 이란의 무력 공세에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해결’이라는 대응이 선택의 여지를 좁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군 드론이 격추된 직후 이란 내 관련 시설 3곳에 대한 군사공격 계획을 트럼프 대통령이 10분 전에 전격적으로 철회한 것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군사공격을 최후의 옵션으로 남겨두며 자제력을 보여줬지만 이보다는 자국군이 공격을 받았는데도 이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 ‘잘못된’ 메시지를 줬다는 것이다. 드론 격추에 이어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에도 보복에 나서지 않는 것은 고도의 외교적 전략에 근거한다기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가 군사행동을 피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표를 의식해 앞에서 말만 세게 하고 실제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 준 것은 외교적으로 큰 약점이 될 수 있다. 5. ‘리더십 리스크’와 향후 전망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완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란이 군사적 충돌을 피하고 싶어 하는 트럼프의 의지를 시험하기 위해 추가 도발을 감행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합의 파기로 주도권을 쥔 이란 강경파는 협상에 반대하며 핵무기와 핵프로그램 보유를 주장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중동 정책 자문으로 활동했던 필립 고든은 제한적 군사대응 기회를 놓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최대한의 압박 전략을 수정하거나 (떠밀려) 군사적 대응에 나서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서울광장] 한미 통화스와프 필요하다/전경하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미 통화스와프 필요하다/전경하 논설위원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11월 11일 엄낙용 당시 재정경제원 차관보는 ‘미스터 엔’이라 불리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대장성 차관을 만났다. 일본 금융기관의 한국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 체결 등 도움을 구하기 위해서다. 통화스와프는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속한 환율로 일정 시점에 교환하는 거래다. 즉 다른 통화로 된 마이너스 통장에 가깝다. 결과는 불가였다. 외환위기 관련 이런저런 기록에 나오는 내용이다. 알려진 대로 한국 정부는 그해 11월 21일 국제통화기금(IMF)에 긴급구제자금을 신청했다. 재경원 출신 관료는 IMF에서 자금이 들어오기로 했는데도 미국 금융기관의 대출 회수는 계속됐다고 회고했다. 결국 재경원 간부가 로버트 루빈 당시 미 재무부 장관을 만나 도움을 요청했고 루빈 장관이 나서자 미 금융기관들 움직임이 멈췄단다. 국제금융시장은 미국이 좌지우지한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확인한 뼈아픈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11년 뒤인 2008년 9월 15일 미국의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다. 원달러 환율은 뛰었고 국제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이 위험하다는 소문이 돌았다. 또 외환위기를 겪어서는 안 되기에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를 한 달여간 설득해 통화스와프를 맺었다. 체결된 통화스와프 규모는 300억 달러. 당시 한 달 수입액이 300억 달러 전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지 않은 규모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체결 소식에 10월 30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1427원)보다 달러당 177원 떨어진 1250원에 마감됐다. 사상 최대 변동폭이다. 한국 원화는 국제금융시장에서 결제 통화인 기축통화가 아니다. 기축통화인 미 달러화나 유로화, 엔화에 비해 변동폭이 크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폭은 4.9원으로 7월(3.4원)보다 커졌다. 올 들어 변동폭이 계속 커지고 있다.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넘고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대되고, 일본의 무역보복이 실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 상승은 수출기업에 유리하지만, 변동폭이 커지면 기업 경영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져 문제다. 가뜩이나 일본의 무역보복으로 높아진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3월 시작된 미중 무역분쟁이 오래갈 거라고 본다. 세계 패권을 다투는 문제이고, 기술전쟁으로까지 번진 상태라 장기적 관점에서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애석하게도 원화는 중국 위안화에 연동돼 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지난달 5일 원달러 환율은 하루 사이 17.3원 올랐다. 변동폭을 줄이는 것은 물론 위기 상황을 막기 위해 외환안전망을 확대해야 한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8월 말 기준 4015억 달러로 전달보다 16억 달러 줄었다. 달러화가 강세라 유로화 등 다른 통화로 표시된 자산가치가 줄어서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라지만 지난달 말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채권 652조원(약 5500억 달러)보다 적다. 외국인 투자자가 다 팔지는 않겠지만, 한국 금융시장은 그들에게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간주된다. 다른 신흥국에 비해 증권을 팔아 현금으로 찾기 쉽기 때문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아르헨티나 등 남미 신흥국의 금융불안 등 세계 경제에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퍼지고 있어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태다. IMF는 2016년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타당성’이란 보고서에서 주요 신흥국이 위기시 활용할 수 있는 유동성 조달 수단 중 통화스와프가 가장 유용하다고 제시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신흥국인 한국은 스위스, 캐나다, 호주, 중국 등 7개국과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다. 2008년 체결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는 2010년에, 2011년 체결한 일본과의 통화스와프는 2015년에 각각 끝났다. 지금의 통화스와프로는 달러화나 엔화를 조달할 수 없다. 중일은 지난해 2000억 위안(약 28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지만 한일 통화스와프는 재개될 가능성이 극히 낮다. 미국과는 해 볼 여지가 있다. 정부가 호르무즈해협에 파병할 가능성도,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으로 기업의 대미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한미 간 경제적 신뢰 관계는 더 돈독해질 수 있다. 존재만으로 심리를 안정시키는 한미 통화스와프를 사태가 터진 뒤 나서기보다 미리 시도해 보자. 그래야 안 될 경우에 대비한 차선책에 들일 노력을 계산할 수 있다. lark3@seoul.co.kr
  • ‘미스트롯’ 김나희 “‘미녀 개그우먼’ 수식어는 독”[화보]

    ‘미스트롯’ 김나희 “‘미녀 개그우먼’ 수식어는 독”[화보]

    장안을 들썩이게 했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은 스타를 여럿 탄생시킨 성공적인 예능임이 분명하다. 개그우먼에서 가수로 화려한 변신을 해낸 김나희 역시 ‘미스트롯’이 탄생시킨 스타 중 한 사람이다. ‘미스트롯’에서 최종 5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그녀는 이제 모든 수식어를 떼고 온전한 가수로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열정과 간절함으로 ‘큐피트 화살’이란 신곡을 들고 우리 곁에 찾아온 김나희와 bnt가 만났다. 총 세 가지 콘셉트로 진행된 화보에서 김나희는 페미닌한 무드의 플라워 패턴 원피스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는가 하면 발랄하고 쾌활한 느낌의 데님 스커트를 야외에서 귀엽게 소화해 ‘역시 김나희’라는 말을 자아내게 했다. 마지막으로 화이트 드레스와 화이트 니삭스로 청순하면서도 어딘가 몽환적인 콘셉트까지 연출해 냈다. 촬영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김나희는 먼저 신곡 ‘큐피트 화살’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미스트롯’을 통해 본격적으로 가수 활동을 시작한 그녀는 “신곡 ‘큐피트 화살’은 정통 트로트이긴 한데 젊은 분들을 포함해서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빠른 템포다. 사랑의 메시지를 담았다”라고 전했다. 막을 내린 지 시간이 좀 흘렀지만, 그녀를 가수의 길로 인도한 ‘미스트롯’ 이야기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최종 5위라는 순위에 대해 김나희는 “송가인, 홍자 등 쟁쟁한 출연자들과 겨뤄서 5위를 한 것이지 않나. 아쉬운 마음은 전혀 없고 그저 소중하고 감사한 순위”라고 전했고 친한 출연자를 묻자 “정말 다 친하다. 그래도 그중에서 합동 무대를 함께 한 적이 있는 홍자 언니와 조금 더 친해지게 된 건 있다”고 설명했다. ‘미스트롯’ 출연 후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녀에게 어떨 때 인기를 실감하는지 묻자 “어르신들이 5시간 걸리는 공연장에도 나를 보러 오신다. 그럴 때도 인기를 실감하고 초등학생 팬들이 그렇게 DM을 보낸다. ‘언니처럼 되고 싶다’는 메시지들을 보면서 인기를 실감하는 것 같다”고 팬들의 사랑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최근 인기 예능 MBC ‘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주변 친구들이 방송을 보고 마냥 웃더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한 김나희는 “개그를 할 때는 ‘라디오스타’에 정말 나가고 싶었다. 그런 프로그램을 트로트를 한 후 출연하게 되니 ‘되는 길이 따로 있구나’라는 걸 느끼게 되더라”고 웃어 보였다. 이어 앞으로 출연하고 싶은 예능으로는 MBC ‘나 혼자 산다’와 tvN ‘놀라운 토요일’, SBS ‘런닝맨’ 등을 꼽으며 “자취한 지가 오래돼서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면 옆집 언니 같은 솔직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KBS ‘개그콘서트’와 가수의 길을 병행하고 있는 김나희는 개그우먼과 가수의 차이를 ‘창작’으로 인한 스트레스의 정도로 설명했다. “개그를 짜내기 위해 매시간, 매일, 매주 창작의 고통을 받았다면 가수가 된 후 무대 위에서 나에게 주어진 노래를 열심히 하면 되니 창작의 스트레스는 좀 적더라. 그래도 두 분야 모두 힘든 건 마찬가지다. 각각의 고충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제는 가수로서의 모습이 익숙해져 가고 있지만, 그녀는 원래 개그우먼으로 데뷔한 실력파. “연기과 재학 시절에 주인공보다는 웃긴, 감초 역할에 더 흥미를 느꼈다. 주위의 권유로 ‘개그콘서트’ 오디션에 지원했는데 한 번에 합격했다”고 웃었지만 단번에 합격을 따냈음에도 불구하고 데뷔 후 2년간 슬럼프에 시달렸다는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슬럼프가 와서 2년간 개그를 안 한 적도 있다. 그때 김영희, 홍현희가 나를 무대로 다시 불렀다. 함께 공연하자고 해서 무대에 섰는데 그때 관객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무대를 떠날 수 없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천생 연예인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던 일화를 전했다. 그러나 그녀는 개그를 하면서 자신에게 주로 따라다니던 ‘미녀 개그우먼’이라는 수식어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정말 웃긴 개그우먼 아닌 이상에는 개그우먼 앞에 ‘미녀’라는 말은 독인 것 같다. 이제는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수식어를 내 이름 앞에 붙이고 싶다”는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날씬한 몸매의 그녀지만 쏟아지는 스케줄 속에서 몸매 관리가 쉽지 않을 터. 비법을 묻자 김나희는 “다이어트는 평생의 숙제다. 그래서 좀 일상에서 다이어트를 하려고 한다. 요즘은 바빠서 모래주머니를 항상 차고 다니는 것으로 생활 다이어트를 한다”는 팁을 전하기도 했다. 그녀는 자신의 매력 포인트를 ‘비타민 같은 에너지’ 같다고 전했다. “개그를 하면서도 참 비타민 같이 에너지가 넘친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트로트를 시작한 후에 더 많이 듣는다. 비타민 같다는 말이 참 듣기 좋더라. 요즘 더 많이 들어서 좋다”고 답했다. 김나희에게 롤모델을 묻자 단박에 “장윤정 선배님. ‘미스트롯’을 함께 하면서 출연자들을 대하는 인간적이고 다정한 모습에 반했고 감사하다. 장윤정 선배님이 롤모델”이라는 말이 흘러나왔고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장난스럽지만, 진심 어리게 “서울에 내 집 장만을 하는 것? 아직은 집이 없다”고 털어놓아 웃음 짓게 만들기도 했다. 김나희는 인터뷰 내내 팬들에 대해 감사함과 사랑을 숨기지 않았다. 그야말로 기승전’팬’이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자 “팬들은 내 원동력이다. 이제는 힘들 때 부모님보다 팬 여러분을 생각하며 힘을 낼 정도다. 한결같은 그 사랑에 보답하고 싶어 오늘도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날 녹여주오’ 윤세아, 냉철 앵커 변신 ‘삼시세끼’ 털털 모습 어디로?

    ‘날 녹여주오’ 윤세아, 냉철 앵커 변신 ‘삼시세끼’ 털털 모습 어디로?

    ‘삼시세끼’에서 털털한 ‘인간 윤세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윤세아가 본업인 배우로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변신한다. tvN 제작진은 9일 tvN 새 주말드라마 ‘날 녹여주오’(극본 백미경·연출 신우철)에 출연하는 윤세아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날 녹여주오’는 24시간 냉동 인간 프로젝트에 참여한 남녀가 미스터리한 음모로 인해 20년 후 깨어나면서 맞이하는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윤세아는 20년 전, 연인이었던 스타 PD 마동찬(지창욱 분)이 사라지고 심장이 얼어붙어 버린 냉철한 방송국 보도국장 나하영 역을 맡았다. 윤세아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여있는 냉동인간이라는 소재가 참신했다. 이러한 소재가 인물들의 삶에 녹아드는 과정이 흥미로웠고 이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대본에 끌렸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극 중 나하영은 사라졌던 연인 마동찬이 20년 만에 과거 모습 그대로 나타나는 상황을 마주한다. 윤세아는 “동찬의 등장으로 인해 지난 20년간 여러 가지 갈등 속에서 잊고 살았던 사랑이란 감정이 되살아나게 된다. 20년 동안 혼자 성숙해진 하영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며 애써 웃어넘기며 외면했던 감정들을 다시 꺼내서 인정하고 정화시키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또한 윤세아는 보도국장 역을 위해 이금희, 김호정 아나운서의 조언을 받고 캐릭터를 연구했다. 스타일링 또한 노력했다는 그는 “노련한 보도국장답게 최대한 절제하고 단정한 룩으로 좀 더 감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화려함을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윤세아는 “평소 흠모하던 백미경 작가님과 믿음직한 신우철 감독님, 그리고 좋아하는 배우분들, 스태프분들과 손발을 맞추게 돼 많이 설레고 행복하다”며 “모두 열심히 준비해오고, 집중하고, 항상 에너지가 넘치는 현장이다. 지치지 않는 이 뜨거움이 화면에 고스란히 담기길 기대하며 시청자 여러분들도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날 녹여주오’는 ‘아스달 연대기 파트3’ 후속으로 오는 29일 오후 9시에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가을이 내려앉은 마을

    가을이 내려앉은 마을

    올가을 여행주간 추천 여행 테마는 ‘마을’이다. 장소 선정 전문가 김태영씨가 ‘혼자서’, ‘둘이’, ‘가족이’, ‘누구나’ 등으로 테마를 분류해 전국의 마을여행지 20곳을 선정했다. ‘취향저격마을여행단’ 이벤트도 벌인다. 20개 마을 중에 테마에 따라 선정된 4개 마을을 방문하는 이벤트다. 올해 참여자 모집은 정원이 차 종료됐다. 그렇다고 서운해할 것은 없다. 마을여행단 이벤트가 ‘고급 패키지 여행’이라면 내 돈 들여 떠나는 ‘FIT(개별) 여행’은 더 자유롭게, 시간 제약 없이 이곳저곳을 돌아볼 수 있으니 말이다. ‘마을여행단’이 4개 테마에 맞춰 떠나는 마을은 ‘혼자서’ 떠나기 좋은 전남 창평 삼지내 마을을 포함해 모두 네 곳이다. ‘가족이’ 다녀오기 좋은 곳으로 분류된 철암 탄광역사촌 여행은 강원 태백의 옛 탄광촌 마을을 둘러보고 광부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철암 탄광역사촌에는 사택과 배급소, 망루, 빨래터 등 당시 광산촌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시설들이 남아 있다. 우리나라 석탄산업의 상징인 철암역두(鐵岩驛頭) 선탄장(등록문화재 제21호)은 빼놓지 말 것. ‘검은 노다지’ 석탄가루가 켜켜이 쌓인 건물에서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의 주인공 안성기와 박중훈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주먹다짐을 벌이는 장면이 촬영됐다. 고랭지배추밭이 끝없이 펼쳐진 매봉산 ‘바람의 언덕’도 필수 코스다. 마을여행단은 17일 방문한다. ‘누구나’ 가기 좋은 곳으로 분류된 경남 함양 개평마을은 일두고택을 비롯한 오래된 한옥들이 밀집된 전통마을이다. 누대에 걸쳐 솔송주의 맥을 잇는 솔송주 문화관,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남계서원, 신라시대 최치원이 조성한 상림공원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숙소는 450년 역사의 일두고택(중요민속문화재 제186호)을 권한다. 15세기 조선시대의 유학자 정여창(1450∼1504)이 살던 집으로 18세기에 개축된 사랑채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건물이 16~17세기에 지어진 그대로다. 1987년 KBS 드라마 ‘토지’, 2003년 MBC 드라마 ‘다모’ 등 숱한 드라마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촬영됐다. 고애신(김태리 분)의 집으로 등장한 곳이 바로 일두고택이다. 군자정, 동호정 등 ‘정자의 고을’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다양한 정자를 구경하는 것도 필수다. 마을여행단은 23~24일 방문한다.충남 당진 할매마을은 ‘둘이’(친구, 연인)가기 좋은 곳으로 분류됐다. 로맨틱하고 아름다운 ‘인생사진’이 나올 만한 곳이 많다는 것이 선정 이유다. 마을의 정식 명칭은 백석올미마을이다. 평균 75세 할머니들이 진행하는 전통먹거리 체험이 여행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할매마을’이란 이름을 얻게 됐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마을 곳곳에 설치된 할매 캐릭터 조형물들이 훌륭한 배경이 돼 준다. 인근의 태신목장, 버려진 분교가 미술관으로 변모한 아미미술관 등의 관광지도 함께 방문한다. 김태영 전문가는 빛이 드는 시간을 감안해 아미미술관은 오전, 태신목장은 오후에 방문할 것을 권했다. 마을여행단은 25일 방문한다.다른 마을들 역시 하나하나 보석 같은 풍경을 숨겨둔 곳들이다. 혼자서 떠나는 ‘혼행’ 여행지로 적합한 마을로는 근대 조선산업의 발상지인 부산 영도 깡깡이 예술마을,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자 최대 메밀꽃 군락지인 강원 봉평 효석문화마을, 개화기의 근대문화유산으로 가득한 충남 논산 강경근대문화마을, 제주 4·3사건의 아픔을 간직한 제주 화북 곤을마을 등이 선정됐다.‘둘이’ 떠나기 좋은 마을은 말(馬)의 슬픈 전설을 간직한 대구 달성 마비정벽화마을, 천년의 도자기 예술이 이어지고 있는 경기 이천 도자기마을, 문학과 예술이 익어가는 전북 완주 삼례책마을, 백만송이의 해바라기를 만날 수 있는 경남 함안 강주 해바라기마을 등이 꼽혔다.‘가족이’ 떠나기 좋은 곳은 화문석 장인의 예술작품을 만나고 느낄 수 있는 인천 강화 화문석마을, 해학을 담은 품바와 재활용품을 활용한 정크아트가 가득한 충북 음성 품바재생예술체험촌, 국내 최대 소금생산지인 전남 신안 증도마을, 고즈넉한 전통 한옥과 돌담길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경북 성주 한개마을 등이다.‘누구나’ 떠나기 좋은 곳으로는 우리나라 막걸리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경기 포천 막걸리마을, 집집마다 공예예술이 꽃피는 충북 진천 진천공예마을, 끝없이 펼쳐진 은행나무와 함께 ‘인생샷’ 찍기 좋은 충남 보령 청라은행마을, 소설 ‘혼불’의 배경지를 문학코스로 개발한 전북 남원 혼불문학마을 등이 선정됐다. 글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사진 한국관광공사
  • 송가인엄마 무속인, 당당한 이유는..

    송가인엄마 무속인, 당당한 이유는..

    송가인엄마 무속인 사실이 화제다. 지난 3일 TV조선 ‘아내의 맛’에서는 동네 사람들과 함께 미스트롯 콘서트에 가기 위해 준비하는 송가인 부모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송가인은 무속인 엄마에게 소원을 빌었다. 송가인 엄마 송순단 씨는 국가 무형문화재 72호 진도씻김굿 전수조교다. 진도 씻김굿이란 전라남도 진도에서 전승되는 천도 굿으로, 이승에서 풀지 못한 죽은 사람의 원한을 풀어주는 굿을 말한다. 원한을 씻어준다고 해서 씻김굿이라고 불린다. 지난 6월 ‘아내의 맛’에 출연한 송순단 씨는 “송가인이 이 직업을 부끄러워한 적이 없다. 오히려 무당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해줬다. 그래서 고맙다”고 털어놨다. 송가인은 “부끄러운 직업도 아닌데 숨길 이유가 없다. 옛날엔 천대 받았을지 몰라도 지금은 나라에서 인정해주고 있다”며 뿌듯함을 드러낸 바 있다. 이날 방송에서 송가인이 쏟아지는 비에 “비가 온다는데 어떡해”라고 하자 송가인의 아버지는 “비 오니까 큰일이다. 어떻게 공연하나”라고 함께 걱정을 했다. 그러자 송가인은 “비가 와도 한다고 하는데 어르신들이 걱정되네. 엄마한테 빌어달라고 하려고”라고 말했다. 또 “공연 끝나고 동네 어르신들 식사 대접하려고 예약했다”며 효녀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이를 들은 송가인 아버지는 “내 딸이 아주 최고다 내 딸이 넘버 원이다”라며 딸을 자랑스러워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20년차 베테랑 슈퍼모델 김효진, 그녀의 또 다른 선택 ‘반려견 훈련사’

    20년차 베테랑 슈퍼모델 김효진, 그녀의 또 다른 선택 ‘반려견 훈련사’

    “모델이란 직업은 생명이 굉장히 짧아요. 그래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직업이죠. 저는 그 터닝포인트를 반려견 훈련사가 되기로 마음먹었어요. 방송에서 훈련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강아지와 훈련하는 모습을 본 견주 분들이 저를 알아보시고 훈련소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죠. 제가, 그분들이 반려견을 키우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말씀해 드리기도 하고, 저보다 오랫동안 반려견을 키워 오신 분들에게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해요. 그렇게 조금씩 제 직업에 대한 터닝포인트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거 같아요” 1999년 첫 모델 활동을 시작해 이듬해 SBS 슈퍼모델 선발대회 스포츠상을 수상한 이후 모델, 방송, 영화, 연극은 물론 대학강단에서 강의까지 다방면의 활동들을 소화하고 있는 20년차 베테랑 슈퍼모델 김효진(37)씨. 김씨는 “훈련사 자격증을 따서 훈련사가 돼야지라는 막연한 생각보다는, 지금 키우고 있는 강아지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 시작했다”며 “하다 보니, 좀 더 제대로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까지 오게 된 거 같다”고 말했다. 힘들게 찾아간 ‘사부’ 이웅용 소장 역시 그녀를 탐탁지 않게 생각해 제자 삼기를 거부했지만, 효진씨의 ‘개는 개처럼 키워야 한다’는 말에 반해 결국 허락했다고. 하지만 시작만큼이나 훈련사가 되기 위한 과정 또한 순탄치 않았다. 이소장이 훈련파트너로 소개한 반려견 ‘한나’와 10개월 간 피나는 훈련을 했지만 시험에 떨어지고 만 것이다. 곁에서 그녀를 지켜본 이소장의 말에 따르면 모델이 직업인 그녀의 자존심에 비수를 꽂은 탈락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워킹이 제대로 안됐다’였다. 결국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반려견과의 호흡을 통해 훈련사 자격증 3급에 통과했다. 지금은 훈련사 자격증 2급에 도전하고 있는 중이다. 큰 키에 서글서글한 외모와 달리 예상치 못한 털털한 성격이 매력적인 그녀를 지난 22일 용인시 한 반려견 훈련소에서 만났다. 그녀와의 만남을 정리했다.(Q) 요즘 근황은 어떤지예년처럼 패션 쪽 일을 계속하면서 방송일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요즘엔 직업이 하나 더 생겼어요. 애견훈련사 자격증 취득해서 훈련소에서 더 배우고 애견훈련사로서의 직업에 열심히 근무 중이에요. (Q) 학생들에게 엄한 교수라는데대덕대 모델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데 약간은 위험수위에 근접할 만큼 독하게 아이들을 훈련시키며 가르치고 있어요. 그 이유는 아이들이 모델이라는 화려한 것만 보고 이 직업을 선택했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이 직업에 대해 쉽게 생각하는 거 보다는 안 좋은 것조차도 제대로 알았으면 하는 바람에 현실에서 모델들이 생활하고 있는 모든 것들을 있는 그대로 아이들에게 얘기를 해줘요. 직설, 독설 교수님이에요. (Q) 배우 한고은씨와의 끈끈한 인연영화, 드라마 촬영을 같이 했어요. 저보고 친 막냇동생 닮았다며 현장에서 알뜰히 챙겨주시다 보니깐 저도 언니를 잘 따르게 됐어요. 언니가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해외 스케줄이 생길 때 저한테 맡기고 가면 편안해해요. 저도 강아지 때문에 속상한 일이 있으면 그런 걸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한테 얘기하면서 위로나 조언을 받는데 서로에게 그런 대상이 되는 거 같아요. 애완견을 식구처럼 생각하지 않는 사람하고는 공감대가 잘 형성되지 않는데 언니랑 저는 그런 면에서 공통점이 있는 거 같아요. (Q) 봉사를 통해 얻는 나의 치유함저는 어릴 때 부모님을 따라서 ‘봉사는 좋은 일이다’라는 막연한 생각에 봉사를 갔던 거 같아요. 사회 경험을 하게 되면서 누군가보다 앞에 있을 때도 있었지만 뒤에 있을 때도 있었거든요. 사람들이 나를 알아봐 줘야 일이 되는 직업이라 상대적인 외로움이 되게 커요. 화려한 조명 속 촬영장에서 많은 스태프들이 나만 바라보는 일을 하다 일이 끝나고 집에 오면 혼자거든요. 그럼 갑자기 찾아오는 외로움이 상당히 클 수밖에 없어요. 내 자존감이 떨어질 때 오히려 나보다 조금 더 어렵거나 안 좋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내가 뭔가를 해줄 수 있다는 게 내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원동력, 동기부여가 됐어요.(Q) 어릴 적부터 반려견과 함께했는지전 형제가 없이 저 혼자예요. 그래서 부모님이 어릴 때부터 제가 외로움을 탈까 봐 계속 강아지를 옆에서 가족처럼 같이 지내게 해 주셨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강아지는 늘 내 옆에 같이 있는 아이이자 가족으로 생각하고 자라온 거 같아요. (Q) 대형견 산책시키는 데 개인적인 기준이 있다면모든 사람들이 저 같지 않을 거라는 걸 늘 염두에 둬요. 그렇게 늘 생각하다 보니 밖에서 산책할 때 다른 사람이 무섭거나 두려워하지 않을 만큼 줄을 짧게 잡고 제 옆에 개를 바짝 붙여서 산책해요. 개를 한 번도 안 키워 본 사람은 아주 작은 개도 무서울 수 있는 거고, 저처럼 큰 개들 사이에서 자라온 사람은 60~70킬로그램 개가 와도 ‘왔나 보다’ 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개를 좀 무섭게 대하는 편이에요. 고은 언니도 저한테 넌 너무 무섭게 한다고 말하는데 제 아이가 실수하거나 다른 누군가가 불쾌한 마음을 갖게 하고 싶지 않아서 좀 더 엄하게 하는 편이에요. (Q) 반려견과의 여행을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 많은데훈련을 하면 가장 좋지만 여의치 않다면 내 반려견이 어떤 소리를 싫어하고 어떤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집에서 체크하고 알고 있어야 해요. 여행이라는 게 늘 산책하던 곳을 가는 게 아니라 낯선 곳에 가는 거기 때문에 아이들은 예민해지고 겁도 많아지게 돼요.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어떤 걸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평소에 체크하고 잘 숙지하고 있어야 만약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게 되죠.(Q) 반려견 훈련사에 도전한 계기는3년 전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 꿍이(시추)랑은 정말 가족처럼 지냈어요. 엄마가 ‘효진이 동생이 환생해서 온 거 같다’라고 말씀하실 만큼요. 근데 그 아이를 보내고 나서 후회를 많이 했어요. 이 애가 좋아한 게 정말 뭐였는지, 우리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들이 뭐가 있었는지. 그래서 지금 키우고 있는 애들을 제대로 알고 제대로 키우면서 소통하고 싶은 생각이 든 거예요. ‘훈련사 자격증을 따서 훈련사가 되어야지’라는 생각보다는 강아지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좀 더 제대로 해볼까’라고 생각이 들었고 지금까지 오게 된 거 같아요. (Q) ‘사부’ 이웅용 소장이 제자 삼는 걸 반대했다는데이웅용 소장님은 제가 화려한 연예계 쪽에서 일하는 걸 아시고 ‘이러다 말겠지, 어떤 또 다른 필요에 의해서 이런 걸 하려는 거겠지’라고 생각하셨는지 처음엔 저를 제자로 안 받으려고 했어요. 제가 차 한 잔 하자고 간신히 부탁해 자리를 마련했는데 제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왜 훈련사를 하려고 하는 거예요?’라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저는 개를 너무 좋아하고 개가 아픈 것보다는 차라리 제가 아픈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개는 개처럼 키워야 한다’고 말하는 순간 저를 쳐다보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분의 제자가 됐죠.(Q) 시험 파트너 ‘한나’의 기억저는 훈련이 잘 돼 있어서 훈련사 시험장에서 저를 잘 이끌어 줄 조교같은 아이를 만나게 될 줄 알았어요. 근데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긴 한데, ‘소장님이 일부러 나에게 한나를 소개시켜 준 건 아닐까?’라는 의심이 간혹 들기도 해요(웃음). 한나와 정말 열심히 연습했고 많이 배웠어요. 비록 한나와 함께 한 시험은 떨어졌지만 한나는 정말 똑똑한 아이라고 생각해요. 저랑은 그냥 신나게 놀았던 거 같아요. (Q) 반려견 학대, 유기하는 사람들...유기견이란 말 자체가 굉장히 슬퍼요. 제 성격이 말을 좀 직선적으로 하는 편인데 정말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왜 말 못 하는 애들을 그렇게 괴롭히는 건지, 그러면서 본인들이 느끼는 게 뭔지 저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애들도 분명히 사람에게 보내는 시그널이 있거든요. ‘아프면 아프다.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처럼요. 너무 아프거나, 힘들거나, 그만했으면 좋겠다라는 시그널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무시하고 오히려 더 안 좋은 행동을 하는 그런 사람들의 성향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그런 부류의 사람들에겐 다시는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도록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차단법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Q) 오랫동안 함께한 반려견을 떠나보내야 할 때시추 ‘꿍이’를 제 작년에 먼저 보냈을 때, 엄마가 펫로스 증후군처럼 우울증에 걸릴 정도로 너무 힘들어하셨어요. 지금 엄마 집에서 키우고 있는 반달이도 17살 노견인데 심장사상충을 앓고 있어 매일매일 약을 먹고 있어요. 부모님은 반달이 때문에 하루도 집을 못 비우시고 반달이가 앞이 안보이기 시작할 때부터 거의 5년간 여행 한 번 못 가셨어요. 저도 반달이를 보러갔다가 늘 울면서 돌아와요.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병원에선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하는데 마음의 준비가 잘 안돼요. 이 정도면 너무나 행복하게 함께 잘 살았으니깐 마음의 준비를 하려고 노력하지만 생각하는 것만큼 잘 안되더라고요.(Q) 효진씨에게 반려견은애가 내 옷에다 쉬를 하고 짜증나게 할 때 순간 화가 나다가도, 결국 다시 안을 수밖에 없는 가족이에요. 사람이 정말로 힘들면 말조차 안 나올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그냥 제 옆에 와서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는 그런 존재죠. 저는 꼭 개나 고양이가 아니더라도 내 옆에 있어줄 수 있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걸 적극 권장하는 편이에요. 그런 반려동물로 인해 살아가는 동한 힘들 때 많은 힐링이 됐으면 좋겠어요. (Q) 반려동물을 품으려는 초보맘들에게너무 많은 기대감을 갖고 시작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아무것도 없는 백지상태로 아이를 바라봐주고 받아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 아이는 내가 없으면 살 수 없는 존재라는 인식을 꼭 해야 해요. 반려견에 대한 책임감 없이 그냥 예뻐서 데리고 왔다가 귀찮다고 그냥 내버려 두게 된다면 아무리 한 공간에 있다해도 반려견은 견주에게 진심으로 다가오지 못하게 되는 거 같아요. (Q) 앞으로의 계획과 꿈부족하거나 창피하지 않은 교수가 되고 싶어요. 반려견 훈련사는 이제 시작하는 거라 아직 배워야 될 게 많아요. 훈련사로서의 과정 속에 그동안 제가 해왔던 일들이 여러 시너지를 가져올 수 있는 부분들도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런 점들을 살뜰히 점검하고 챙겨가면서 일을 해볼 생각이에요. 장소협조: 키움애견훈련소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sungho@seoul.co.kr
  • 이보다 멋진 곳은 없다…흥미로운 호주, 참 흥미롭다

    이보다 멋진 곳은 없다…흥미로운 호주, 참 흥미롭다

    20년째 여행작가로 여행하며 느낀 건 여행은 힘들다는 것이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그의 여행에세이 ‘먼 북소리’에서 “여행은 피곤한 일이고 피곤하지 않은 여행은 여행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격하게 동의한다. 여행작가 빌 브라이슨 역시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산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흐르는 물을 보면서 변기에 앉아 여행이란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생각했다. 집의 안락함을 기꺼이 버리고 낯선 땅으로 날아와 집을 떠나지 않았다면 애초에 잃지 않았을 안락함을 되찾고자 엄청난 시간과 돈을 쓰면서 덧없는 노력을 하는 게 여행이 아닌가.” 다시 한번 격하게 동의한다. 여행이란 집을 떠나 집과 같은 안락함을 누리기 위해 많은 돈을 쓰는 행위라는 사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여행을 떠나는가. 여기에 대해 빌 브라이슨은 이렇게 말한다. “아주 맛있는 초콜릿 크림 파이나 기대하지 않은 거액의 수표를 받는 일을 제외하고, 상쾌한 봄날 저녁 서서히 저물어가는 저녁 해의 긴 그림자를 따라 외국 도시의 낯선 거리를 한가하게 산책하는 일만큼 즐거운 일이 있을까?” 듣고 보니 그렇다. 낯선 이국의 해 질 녘 거리를 걸을 때마다 나는 알 수 없는 행복감과 이 생에 대한 감사를 느꼈던 것 같다. 아무튼, 여행은 가도 문제, 안 가도 문제다. 빌 브라이슨은 전 세계적으로도 아주 유명한 여행작가다. 국내에도 팬이 많다. 박학다식하고 관찰력이 예리하다. 문체가 재기 발랄하고, 위트 있고 세련된 입담을 자랑한다. 현존하는 가장 재미있게 글을 쓰는 저널리스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모 역시 옆집 아저씨처럼 푸근하다. 몸집이 좀 있고 기다란 턱수염이 얼굴을 덮고 있다. 한마디로 여행작가가 갖춰야 할 모든 덕목을 갖춘 인물이다. 그 역시 호주를 여행했고 ‘빌 브라이슨의 대단한 호주 여행기’라는 책을 썼다. 그는 책에서 호주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세계 최대의 섬이다. 한 대륙을 이루는 유일 섬, 한 국가를 이루는 유일한 대륙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생물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가 있고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바위와 화석, 가장 오래된 생명체의 희미한 증거 중 대다수가 호주에서 발견됐다.” 와, 대단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호주에 존재하는 생물 가운데 80%는 다른 어떤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호주의 인구는 세계의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전 세계 카지노 슬롯머신의 20%를 보유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 세상 어디에도 이런 곳은 존재하지 않으며 지금도 마찬가지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대단한 나라가 영국의 잡범들을 가두는 감옥으로 역사가 시작됐다는 점이다. 책에는 이렇게 설명되어 있다. “해변에 상륙한 약 1000명 가운데 700명가량이 죄수였고 나머지는 선원과 장교, 장교의 가족 그리고 총독과 그의 참모들이었다.” 그렇다면 ‘죄수들의 후예’인 호주 사람들은 어떨까. 빌 브라이슨은 이렇게 말한다. “(선조들과) 정반대다. 대단히 호감이 가는 사람들이다. 쾌활하고, 외향적이고, 재치 있고, 한결같이 자상하다. 도시는 안전하고 깨끗하며 음식도 훌륭하다. 맥주가 시원하며 길모퉁이마다 커피가 있다. 이보다 더 멋진 삶은 찾아볼 수 없다.” 정말 대단한 칭찬이다. 멜버른은 빌 브라이슨의 이런 묘사와 상찬에 딱 어울리는 도시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전 세계 140개 도시를 비교해 매긴 순위에서 7년 연속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됐다. 2위와 3위는 오스트리아 빈과 캐나다 밴쿠버였다.●金 찾아 온 이민자들의 도시 ‘멜버른’ 멜버른에 가보면 정말 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멜버른은 1800년대 중반 골드 러시 시대에 유럽, 미국, 아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함께 일군 도시여서 도심 곳곳에 여러 문화가 혼합된 모습이 많이 남아 있다. 거리에는 아직도 목재 전철인 트램이 덜컹거리며 달리고, 시내 중심가를 가로지르는 고풍스러운 마차를 볼 수도 있다. 멜버른에서 가장 이색적인 골목을 꼽으라면 디그레이브스 스트리트다. 플린더스 스트리트에서 시작해 플린더스 레인을 거쳐 다시 콜린스 스트리트까지 약 200m 이어진다. 자그마한 테이블과 의자를 내놓은 노천카페가 이어지며 수제 문구용품점과 액세서리 숍, 컵 케이크와 와플 등을 파는 가게도 즐비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로열 아케이드는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아케이드 중 하나다. 1869년 개통해 옛 건축 스타일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타로카드 점을 치는 카페부터 러시아 인형을 파는 가게까지 이색적인 아이템으로 가득하다. 멜버른이 자랑하는 초콜릿 카페 ‘코코 블랙’과 맛있는 파블로바를 맛볼 수 있는 ‘초코래이트 카페’는 이곳의 필수 코스. 호시어 레인은 플린더스 스트리트에서 스완스톤과 러셀 스트리트 사이에 위치한 작은 골목으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촬영지로 한국인에게 잘 알려졌다. 알록달록한 색상의 위트 넘치는 그라피티로 가득한 이 거리에서는 누구나 아무렇게나 카메라 셔터를 눌러도 그림이 된다. 드라마 한 장면처럼 쪼그리고 앉아 사진을 찍는 한국인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퀸 빅토리아 마켓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1878년 개장한 멜버른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이다. ‘멜버른의 부엌’으로 불리는 곳으로 130년이 넘게 멜버른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왔다. 8000m²(약 2500평) 규모에 700개가 넘는 상점들이 입점해 있는데 이 중 50% 정도가 산지에서 직접 배송된 과일, 채소, 육류, 해산물, 유기농 식품 등을 취급한다. 대부분 빅토리아주에서 직접 재배되거나 잡은 것으로, 장이 열리는 날이면 이른 새벽부터 장바구니를 들고 퀸 빅토리아 마켓을 찾는 멜버른 사람들로 붐빈다.●호주의 와인 역사를 뒤바꾼 펜폴즈 한 모금 자, 이제 호주의 와인에 대해 이야기하자. 호주는 전 세계 와인의 4%를 생산하고 있으며 세계 와인 수출국 가운데 4위 규모를 자랑한다. 호주 전역에 60여 개의 와인 산지가 있고 2000여 곳의 와이너리가 있다. 호주 와인의 대표 산지가 바로 남호주다. 호주 와인의 절반을 생산한다. 애들레이드에 호주 국립와인센터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호주를 대표하는 와인 품종은 쉬라와 카베르네 소비뇽, 멜롯, 피노누아와 샤르도네다. 와인애호가라면 애들레이드 시내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자리한 펜폴즈(Penfolds) 와이너리를 지나칠 수는 없는 일. 펜폴즈는 호주의 국보급 와인이다. 세계 100대 와인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펜폴즈의 역사는 184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에서 호주로 이주한 크리스토퍼 로손 펜폴즈는 그의 부인 메리 펜폴즈, 딸과 함께 애들레이드에 정착하면서 프랑스 남부 지방에서 수입한 포도 묘목을 심고 맥길 지역에 100㏊ 규모의 포도밭을 조성한다. 펜폴즈는 처음에는 환자 치료를 위한 ‘강화 와인’(fortified wine)을 생산하기 시작했지만, 환자들이 의료 상담보다는 와인 때문에 더 많이 온다는 것을 알고는 와이너리로 업종을 전화, 다양한 품종을 아우르는 와이너리로 성장한다. 지금도 남호주 와인의 3분의1 이상을 생산하고 있고 1999년에는 와인 전문지인 와인 스펙테이터로부터 그랜지 1955년 빈티지가 ‘세기의 와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펜폴즈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와인이 1951년 첫 생산을 시작한 펜폴즈 그랜지다. 당시 매우 획기적인 와인으로 장기 보관성, 응집력, 밸런스 등에서 기존 호주 레드 와인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1955년 8월,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풍부하고 응집력이 뛰어난 드라이 테이블 와인”이라는 극찬을 받게 된다. 이후 그랜지는 호주 와인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고, 호주 와인의 명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만든다. “호주는 흥미롭다. 참으로 흥미롭다. 내가 할 말은 그것뿐이다.”●육해공 액티비티 천국 ‘케언즈’ 마지막으로 한 곳을 추천하자면 케언즈다. 액티비티의 천국이다. 스쿠버다이빙, 정글탐험, 래프팅 등 놀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케언즈를 일주일 정도 여행했는데, 일주일 내내 수영복과 슬리퍼만 신고 있었다. 특히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스쿠버 다이빙은 지금까지 경험해본 곳 중 최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황홀했다. 빌 브라이슨 역시 “감동 받지 않기 어려운 곳”이라고 했다. 그가 추천한 곳은 데인트리 국립공원이다. “나무 사이로 미끄러지듯 날아다니는 익룡이나 바로 앞에 있는 도로를 전력 질주하는 벨로시랍토르를 발견하고 깜짝 놀랄지도 모르는 경관이 숨어 있다”고 극찬했다. 이 숲에는 화식조가 산다. 높이 뛰어올라 두 발을 모으고 내차면서 공격한다. 가장 최근의 치명적인 공격은 1926년 일어났는데, 당시 화식조 한 마리가 자신을 못살게 굴던 16세 소년을 향해 뛰어올라 경정맥을 베어버렸다고 이 책에 소개되고 있다. 빌 브라이슨은 상당히 솔직한 작가다. 이 책 역시 처음부터 호주의 안 좋은 면을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준다. 1950년대 이전에는 영국계가 아니면 이민도 받지 않았고, 독을 가진 생물들이 엄청 많다고 겁도 준다. 웃기는 게 총리가 바다에서 상어에 물려 죽었는데, 호주 사람들이 뭐 대단하게 생각 안 했다는 것. 관광지에서 몇 명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의미기도 하다.●세련미와 고전미 느낄 수 있는 ‘애들레이드’ 남호주의 애들레이드도 빌 브라이슨이 추천하는 곳이다. “펍과 레스토랑, 카페는 모든 주인이 바라는 대로 북적이고 활기에 넘친다. 멋진 빅토리아풍의 건물, 수많은 공원과 아늑한 광장 그리고 이루 셀 수 없이 작은 장식물이 있다. 덕분에 애들레이드에서는 시드니나 멜버른과 달리 약간의 세련미와 품위 있는 고전미를 느낄 수 있다.” 남호주는 아직 우리에게 생소한 여행지다. 제대로 된 여행상품조차 없다. 시드니와 멜버른, 울룰루, 퍼스 등 호주의 인기 여행지보다 훨씬 덜 알려졌다. 원래 애들레이드는 영국 정부가 자유 이민을 목적으로 만든 계획도시였다. 애들레이드 지도를 보면 도시가 직사각형으로 재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이는 도시가 성장한 후에 정비를 다시 하지 않아도 되도록 처음부터 계획한 것이다. 이 때문인지 애들레이드 시내를 걷다 보면 왠지 모를 품위와 한가로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런들 스트리트는 애들레이드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다. 레스토랑과 바, 선물가게, 쇼핑몰 등이 모여 있다. 런들 스트리트를 걷다 보면 커다란 초콜릿 가게인 ‘헤이그 초콜릿’을 발견할 수 있는데 꼭 한 번 들어가 보시길. 벨기에의 고디바처럼 호주를 대표하는 초콜릿이자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수제 초콜릿 가게다. 세계 10대 초콜릿에도 당당히 선정되었다고 한다. ■여행수첩 한국에서 멜버른, 케언즈, 애들레이드는 싱가포르 항공, 캐세이퍼시픽 항공 등을 이용해 싱가포르와 홍콩 등을 경유해야 한다. 호주에 입국할 때는 관광비자(eta)가 필요하다. 온라인으로 신청해도 된다. 한 번 발급받으면 1년 동안 유효하고, 1회 체류는 90일까지 가능하다. 수수료는 20호주달러. 멜버른에서는 무료 교통수단인 ‘트램’과 ‘투어리스트 셔틀버스’만 잘 활용해도 주요 관광명소는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애들레이드 시내에 크라운 프라자 호텔을 비롯해 호텔이 많이 있다. 애들레이드 보타닉 가든 레스토랑은 보타닉 가든 내에 있다. 와인과 함께 다양한 호주 요리를 즐길 수 있다. 호주의 ‘국보급’ 와인을 맛보려면 펜폴즈 맥길 에스테이트에 예약하는 게 좋다.
  • 트럼프 금리 인하 압박에 연준 무역전쟁 개입 반대론

    트럼프 금리 인하 압박에 연준 무역전쟁 개입 반대론

    미국 2년물과 10년물 국채의 수익률 역전이 심화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 대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이에 응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미 국채 2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역전된 채 장을 마친 뒤 27일에는 장중 한때 각각 1.526%와 1.476%로 격차가 0.05%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역전된 금리 격차는 2007년 3월 이후 최대다. 이같은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의 전조로 여겨진다. 경기둔화 시그널이 강해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트위터에 “연준은 우리 제조업체들이 세계 다른 지역에서 이익을 위해 수출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사랑한다”고 게시했다. 그는 이어 “거의 모든 다른 나라들이, 좋은 옛 미국을 이용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살펴본 사람이 있는가”라며 “우리 연준은 그걸 너무 오랫동안 잘못 말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 부활을 약속한 주요 분야인 제조업의 최근 둔화를 연준 탓으로 돌렸다”며 “제조업 둔화는 그의 재선 도전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연준이 중국이나 유럽보다 금리를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해 미 시장에 해를 끼쳤고 달러가 상대적 강세를 보여 미 기업 수출 경쟁력이 약화한다며 금리 인하를 주장해왔다.그러나 이같은 금리 인하 주장에 응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전 연준 위원이었던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7일 블룸버그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고조된 중국과의 보복관세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는 점에 근거해 연준 위원들이 단순히 금리를 내려서는 안 된다”며 “트럼프 정부가 무역전쟁 고조라는 재앙적인 길을 계속 가도록 하거나, 정부가 그렇게 하면 대통령이 다음 선거 패배 가능성을 포함한 여러 가지 위험을 감수할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앙은행은 무역정책에서 나쁜 선택을 계속하는 정부를 구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행동에 대한 결과도 책임져야 한다고 분명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미스터 둠’으로 통하는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같은 날 마켓워치 기고문을 통해 미중 간 무역전쟁, 중국이 추격하는 기술전쟁, 이란과의 갈등 증폭에 의한 원유 공급 감소 등에 따라 미 잠재성장률 역시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무역 냉전, 기술 냉전 등으로 인한 충격은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과연 풀릴까? 우주 최대 미스터리 -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이광식의 천문학+] 과연 풀릴까? 우주 최대 미스터리 -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1900년, 영국의 물리학자 켈빈 경은 물리학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선언했다. “앞으로 물리학에서 더 발견될 새로운 것은 없으며,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더 정확한 측정일 뿐이다.” 그러나 이 예측은 몇 년도 가지 않아 보기 좋게 깨졌다. 1905년, 스위스 특허청 직원인 26살의 새파란 젊은이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광속도 불변의 법칙을 내세운 특수 상대성 이론을 발표해, 시간과 공간에 대한 기존의 개념을 혁명적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그뿐 아니었다. 1916년에는 물체의 질량이 시공간을 휘게 만든다는 일반 상대성 이론이 역시 아인슈타인에 의해 발표되었으며, 곧이어 양자역학이 나타나 물리학 지형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기에 이른 것이다. 과연 물리학의 끝은 어디일까? 이것은 우주의 신비가 남김없이 다 풀릴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과 등가이다. 오늘날 어떤 물리학자도 인류의 지식이 완성에 가깝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우주란 하나의 신비가 풀리면 열 개의 다른 신비가 튀어나오는 프랙탈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존 우주의 신비 중 최대의 것을 들라면, 단연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일 것이다. 어쩌면 이 미스터리들은 영원히 풀리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수많은 과학자들이 맹렬하게 그 답을 추구하고 있는 중이다. 비록 그 해답은 모르더라도, 우리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암흑 에너지란 무엇인가? 천체 물리학자들이 아무리 숫자를 이리저리 꿰어맞추더라도 그 계산서는 우주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주가 담고 있는 물질의 질량을 가진 중력은 우주의 ‘천’이랄 수 있는 시공간을 안쪽으로 잡아당기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우주는 마땅히 쪼그라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 반대이다. 더욱 빠른 속도로 팽창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주를 이처럼 팽창시키고 있는 걸까? 도대체 어떤 힘이 우주를 잡아늘이고 있다는 말인가? 물리학자들이 내놓은 답은 중력에 반하는 척력이 시공간을 밀어내어 우주를 팽창시키고 있으며, 그들은 그 정체 모를 힘에 ‘암흑 에너지’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1998년, 1a형 초신성을 이용하여 우주의 팽창속도 변화를 연구하던 관측결과에 의하면 우주의 팽창속도는 느려지는 것이 아니라 빨라지고 있음이 밝혀졌다. 그들이 얻은 결과에 의하면 오늘날 우주는 70억 년 전 우주에 비해 15%나 빨라진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이 놀라운 사실을 알아낸 과학자들에게는 2011년 노벨 물리학상이 주어졌다.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암흑 에너지의 모델은 공간 자체가 갖고 있는 어떤 고유의 힘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우주가 팽창하면 그만큼 더 많은 암흑 에너지가 생산되는데, 놀랍게도 우주의 총 에너지-물질의 양 중 73%나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암흑 에너지로 인해 우리는 우주공간이 말 그대로 텅 빈 공간만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입자와 반입자가 끊임없이 생겨나고 스러지는 역동적인 공간으로, 이것이야말로 우주공간의 본원적 성질임을 어렴풋이 인식하게 된 것이다.암흑물질이란 무엇인가? 1933년 우주론 역사상 가장 기이한 내용을 담고 있는 주장이 발표되었다. 내용인즉슨, “정체불명의 물질이 우주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으로, 우주 안에는 우리 눈에 보이는 물질보다 몇 배나 더 많은 암흑물질이 존재한다는 주장이었다. 암흑물질의 존재를 인류에게 최초로 고한 사람은 스위스 출신 물리학자인 칼텍 교수 프리츠 츠비키(1898~1974)였다. 츠비키는 머리털자리 은하단에 있는 은하들의 운동을 관측하던 중, 그 은하들이 뉴턴의 중력법칙에 따르지 않고 예상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은하단 중심 둘레를 공전하는 은하들의 속도가 너무 빨라, 눈에 보이는 머리털 은하단 질량의 중력만으로는 이 은하들의 운동을 붙잡아둘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속도라면 은하들은 대거 튕겨나가고 은하단은 해체돼야 했다. 여기서 츠비키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개별 은하들의 빠른 운동속도에도 불구하고 머리털자리 은하단이 해체되지 않고 현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이 이 은하단을 가득 채우고 있음이 틀림없다. 머리털자리 은하단이 현상태를 유지하려면 암흑물질의 양이 보이는 물질량보다 7배나 많아야 한다는 계산도 나왔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워낙 파격적이라 학계에서 간단히 무시되었다. 그로부터 80여 년이 지난 현재, 전세는 대반전되었다. 암흑물질이 우리 우주의 운명을 결정할 거라는 데 반기를 드는 학자들은 거의 사라지고 말았다. 문제는 암흑물질이 과연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것만 안다면 다음 노벨상은 예약해놓은 거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의 그 정체 규명에 투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단서를 못 잡고 있다. 암흑물질이 빛은 물론, 어떤 물질과도 거의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만큼 단서를 잡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우주배경복사와 암흑물질 연구에서 선구적 역할을 하는 것은 윌킨슨 초단파 비등방 탐사선(WMAP)이다. 이 위성은 2002년 부터 몇 차례에 걸쳐 매우 정밀한 우주배경복사 지도를 작성했다. 우주는 이 가시물질 4%와 암흑물질 22%, 그리고 암흑 에너지 74%라는 비율로 이루어져 있어, 우주의 대부분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지의 물질로 채워져 있음이 윌킨스 탐사선에 의해 밝혀졌다. 암흑물질은 우주의 생성과정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우리가 관측적으로 얻어낸 우주의 은하 분포는 암흑물질이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현대 우주론의 결론이다. 은하를 만드는 과정에서 암흑물질이 중력으로 거대구조를 미리 만들지 않았다면, 현재와 같은 은하의 분포를 보일 수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우주의 운명은 팽창-수축 여부를 결정할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에 의해 결정될 거라는 게 과학자들의 생각이다. 두 ‘암흑’이 현대천문학 최대의 화두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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