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미술 시장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유권자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판타지오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프라이빗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장애 선수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160
  • [주말탐방] 미술관을 움직이는 ‘그녀’들…오해와 진실

    [주말탐방] 미술관을 움직이는 ‘그녀’들…오해와 진실

    대한민국에서 ‘오해’와 ‘진실’이 아주 복잡하게 얽혀 있는 직업 하나를 꼽아보자. 힌트. 누가 뭐래도 그들은 ‘미술관의 꽃’이다. 어지간히 눈치없는 사람도 이쯤하면 무릎을 치겠다. 그들의 이름인 즉 큐레이터(curator)이다. 큐레이터가 전시장의 마스코트라는 사실에 토를 달 사람은 없다. 까만 정장 차림으로 우아하게 눈인사를 보내오는 그들의 자태는 오가는 관람객들에겐 더러 ‘로망’으로 꽂힌다. 덮어놓고 환상부터 불러일으키는 주체란 대목에서 많은 이들에게 ‘미술’과 ‘큐레이터’는 동의어로 다가간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해가 많다. 무엇보다 그들 세계의 실상은 화려한 이미지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는 사실! 여차하면 (미술관)벽에 못질까지 해야 하는 게 그들의 역할이다. ●밥먹듯 밤샘… 기획력 못지않게 체력도 갖춰야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 수석 큐레이터 박윤정씨. 지난 17일 ‘프랑스 디자인의 오늘’전을 개막하기까지 근 열흘동안 그는 거의 초주검 상태로 살았다. 전시가 개막되고서도 며칠동안은 연일 야근을 했으니 제시간에 끼니를 챙겨먹는 건 사치. 이번 전시를 오픈하기까지는 첫 기획에서부터 꼬박 1년이 걸렸다. 전시에 참여한 프랑스 대표 디자이너 4인을 섭외하고 그들의 어떤 작품을 들여와야 하는지 선정하는 등의 업무가 모두 그의 책임 아래 진행됐음은 말할 것도 없다.“전시가 임박하면 밥먹듯 밤샘작업을 해야 하고, 급할 땐 벽에 못도 박아야 한다는 말이 빈소리가 아니다.”는 그는 “큐레이터가 기획력 못지 않게 갖춰야 할 덕목이 체력”이라고 말했다. 소소하게 오프닝 손님맞이에 필요한 음식을 준비하는 것까지 그의 몫일 때가 많다. 작품의 위치를 일일이 정하는 건 물론이고 작품 손상을 막기 위해 전시장의 조명과 온도, 습도까지도 신경써야 한다. 말 그대로 1인 10역.“백조 가면을 쓴 ‘노가다’”라는 우스갯말이 나올 만도 하다. 큐레이터란 미술관과 박물관의 소장품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는 물론, 전시를 기획하는 전문인력을 일컫는다. 국공립미술관에서 이들은 ‘학예사’라고도 불린다. 여기서 바로 짚고 넘어가야 할 일반적인 오류. 작품판매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상업화랑에는 큐레이터가 없다. 미술관이 아닌 상업화랑에서 작품 및 전시를 관리하는 이들은 엄밀히 ‘갤러리스트’라고 구분해서 불러야 맞다. 지금의 국내 상황에서 큐레이터에게 주어진 업무는 딱히 선을 긋기가 어려울 만큼 잡다하다. 전시의 전체 얼개를 잡는 기획업무는 기본. 도록 만들기, 작가 섭외, 작품 선정, 작품을 어디에 어떻게 거는지 전시장 세팅을 하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떠맡아야 한다. ●미술관에는 큐레이터만 산다? 미술관을 찾는 사람들의 열에 아홉이 갖고 있는 ‘중대한’ 편견. 미술관에 큐레이터 말고 또 다른 명함을 가진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미술이 소수계층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빠른 속도로 보통사람들의 관심권 안으로 들어온 최근 몇년새 미술관 사람들의 업무영역도 발빠르게 다양화, 세분화하고 있는 추세”라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말이다. 전시장을 움직이는 손은 알고보면 여럿이다. 우선, 에듀케이터. 전시의 교육적 기능을 전담하는, 미술관의 빼놓을 수 없는 전문인력이다. 전시의 전체 컨셉트를 잡아 기획하는 일이 큐레이터 몫이라면, 관람객들에게 전시 작품에 대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짜는 역할몫은 에듀케이터에게 있다. 미술관을 움직이는 손은 또 있다. 관람객 편에서 보자면 누구보다 살뜰히 피부에 와닿는 도움을 주는 현장가이드. 전시장 입구에서부터 동행하며 작품정보를 자세히 들려주는 주인공은 큐레이터가 아닌, 이름하여 ‘미술품 전문해설사’다. 이들이 국내 미술관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한국사립미술관협회 박선민 사무장은 “기존의 ‘도슨트’가 무보수 자원봉사 개념이어서 전문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사립미술관들이 이들을 채용키로 했다.”면서 “일반 관람객들이 거부감없이 미술관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하는 데는 이들의 역할이 결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칭 미술팬이라면 한번쯤 도전해볼 만한 자리이기도 하다.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사업의 하나로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주는 제도라는 사실. 특별한 자격증이 필요하진 않으므로 은퇴 교사나 예술학을 전공한 미술애호가라면 미술관 채용정보를 꼬박꼬박 챙겨볼 필요가 있다. ●왜 ‘그녀’들만? 까만 정장이 유니폼? 그래도 물음표가 찍히는 몇가지. 미술관을 지키는 사람들은 어째서 열에 아홉은 여자일까. 해답은 간단하다. 홍익대 예술학과, 동덕여대 큐레이터학과, 대구 가톨릭대 예술학과 등 큐레이터의 주요 산실들에 남자 예술학도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큐레이터 하면 떠오르는 빼놓을 수 없는 이미지가 또 까만 정장이다. 정장, 그것도 검은 색을 챙겨입어야 하는 규칙은 물론 없다.“전시를 ‘문화 서비스’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하는데다 무엇보다 전시장의 작품들을 돋보이게 하려면 근무자의 복장이 튀지 않아야 하는 데 암묵적 동의가 이뤄지기 때문”이라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세상을 통째로 미술에 감염시켜라” ‘갤러리 앤 더 시티’ 도시를 통째로 ‘미술관 블랙홀’ 속으로 풍덩 빠뜨리는 게 일상의 목표인 사람들.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는 세상을 미술에 감염(?)시키는 즐거움으로 사는 여자 넷이 날마다 뭉친다. 스물아홉 살 동갑내기인 황정인 수석 큐레이터와 우선미 큐레이터, 미술품 전문해설사 조영은씨. 그리고 한살아래인 에듀케이터 윤희은씨다. “전시 시작하기 보름 전쯤이면 몸이 열이라도 모자라요. 전시 인쇄물을 만들고, 편집 디자인도 최종 점검하고, 또 디스플레이할 작품도 들여와야 하거든요.” 황 큐레이터가 홍익대 예술학과와 대학원을 거쳐 지금의 미술관에 들어온 건 2003년.‘큐레이터 밥’을 먹은 지는 햇수로 5년째다. 서울시립미술관 교양강의를 나갈 정도로 야무진 그는 “조금씩 변화하는 작가들의 세계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감지할 수 있는 즐거움, 잠재력 큰 무명작가들을 발굴해내는 재미가 큐레이터라는 직업의 최고 매력”이라며 웃는다. 미술관의 자체 전시를 기획하는 그와 호흡을 맞추는 건 동갑내기인 우선미 큐레이터. 미술경영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예술학을 공부한 우씨는 외부 기관과 연계하는 공동전시 기획을 맡는다. 이처럼 사비나미술관은 국·공립 못지 않게 체계적 인력을 구성하고 있는 곳으로 몇손가락 안에 든다. 지난해 11월 국내 사립미술관으로는 처음으로 미술품 전문 해설사를 채용하기도 했다. 그렇게 전문해설사 1호가 된 조영은씨. 영국 버밍엄 인스티튜트 오브 아트&디자인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하고 미술디자인 역사를 더 공부했다.“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도슨트로 몇달 일하면서 일반 관람객들의 미술 궁금증을 현장에서 풀어주는 작업이 기대 이상으로 매력있었다.”는 그는 자원봉사 개념의 도슨트가 꾸준히 재교육되는 제도가 아니라는 점이 내심 안타까웠다. 그런 차에 문제를 보완한 전문해설사를 뽑는다는 공고에 반색하며 지원서를 냈다. 하지만 현장의 그녀들 눈에 미술관으로 걸음한 관객들은 다 고울까. 솔직히 꼴불견도 있다. 국사 선생님이 되려 박물관 강좌를 듣다 미술관 쪽으로 관심을 돌렸다는 에듀케이터 윤희은씨.“미술에 대한 관심을 다양한 방식으로 끌어내기 위해 영어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전시장을 그저 영어학원쯤으로 인식하는 젊은 엄마들은 보기 딱하다.”고 털어놓는다. 예술의 향취를 발견하게 하는 공간이 아니라 미술관을 아이의 체험학습장 삼는 부모들의 태도는 달라져야 한다는 데 모두가 입을 모은다. 업무 영역은 제각각이지만 이들의 희망사항은 신기하게도 닮은꼴이다. 예산부족으로 지금의 미술관들이 엄두도 못내는 작업들을 10년쯤 뒤에는 꼭 해보는 거다.“지금으로선 큐레이터들에겐 전시 목록 말고는 남는 게 없어요. 땀흘려 기획한 전시를 국내용으로 그치지 않고 해외 교류전으로도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또 국내 작가들과 작품자료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연구소도 운영했으면 좋겠고….” 황 큐레이터의 욕심이 끝날 것 같지가 않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물돌이’가 만든 풍요의 땅 경북 영양 삼지마을

    ‘물돌이’가 만든 풍요의 땅 경북 영양 삼지마을

    전북의 ‘무진장’(무주·진안·장수)에 흔히 비유되는 경북의 오지가 이른바 ‘BYC’(봉화·영양·청송)다. 구주령과 황장재, 창수령 등 높은 산마루에 갇혀 있는 영양은 그 중 한 곳. 한국전쟁이 발발한 줄도 모르고 있다가 시장에 장보러 나온 주민을 통해 그 소식을 들었다는 수비면 오무마을로 상징되는 대표적인 오지다. 시인 조지훈, 소설가 이문열 등 걸출한 문인들을 낳아 문향으로도 불리는 이곳에 삼지(三池)마을이 있다. 이제껏 삼지마을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본 사람이 많지 않아 세상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비단조개를 닮은 독특한 풍광이 압권인 삼지마을을 다녀왔다. ●빼어난 조형미… 조개 뚜껑 열면 인어가 튀어 나올 듯 사물은 종종 바라보는 높낮이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비춰지곤 한다. 삼지마을이 그렇다. 평탄한 길에서 보는 일상적인 모습도 아름답지만, 공중에 뜬 새의 시각으로 바라볼 때 더없이 빼어난 조형미를 자랑한다. 구도의 완벽함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미술가의 정교한 작품을 보는 듯도 하다. 마을 인근 산자락에서 본 마을 풍경은 딱 비단조개의 형상이다. 뚜껑을 열면 비너스를 닮은 인어가 긴 머리 휘날리며 튀어 나올 것만 같다. 삼지들녘을 씨줄날줄로 휘돌아 간 마을길은 경계선 역할을 담당하며 주변과 완벽하게 분리되는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사람이 거주하기 훨씬 전 삼지마을은 안동 하회마을이나 예천 회룡포 등과 같은 물돌이동이었다. 일월산에서 발원한 대천(大川·현재의 반변천)이 옥산(玉山·현재의 코끼리산)에 부딪혀 마을을 돌아나가며 그림같은 물돌이동을 만들어 놓았다. 세월이 흘러 산은 물에 길을 터줬고, 마을에는 더 이상 물이 돌지 않았다. 그 자리가 뭍이 되면서 삼지들녘이 형성된 것. 현재는 원댕이못(元塘池)과 탑밑못(塔底池), 바대못(坡大池) 등 세 연못이 남아 그 시절을 웅변하고 있다. 삼지마을이란 이름은 바로 이 세 연못에서 비롯됐다. ●낙향한 선비들이 숨어살던 곳 영양군청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 지형을 학술적으로는 곡류단절지라고 하는데, 풍경이 수려하고 토지가 비옥해 조선시대 선비들은 이런 곳을 택해 낙향하는 경우가 흔했다. 영양의 옛 지명이 ‘선비들이 숨어살기 좋은 곳’이란 뜻의 고은(古隱)이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군지(群誌) 등에서는 이 마을에 처음 정착한 사람을 한양의 세도가 조원이라고 적고 있다. 그의 입향 이후 삼지마을은 한동안 한양 조씨 집성촌을 이루기도 했다. 조원의 후손 조임이 한양 조씨 종택인 월담헌(月潭軒)을 축조하면서 지은 ‘월담헌기’를 보면 그가 이곳 풍경에 얼마나 심취했는지 여실히 드러난나.“이런 경치는 백리, 이 백리를 가더라도 구하기 어려운데 이같이 가까운 곳에서 얻게 되었으니 조물주가 공교로움을 다하고 기이함을 나타내어 백년을 감추어 두었다가 오늘이 오기를 기다린 것이다.” ●삼지마을을 보는 몇가지 방법 삼지들녘은 높낮이를 달리하며 한 바퀴 돌아봐야 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영양읍내에서 삼지2리 이정표를 보고 삼지마을로 향하다 곡식 저장창고 뒤편으로 돌아가면 높다란 언덕이 나온다. 이곳이 첫 번째 전망 포인트. 모양새가 한반도 지형을 닮은 탑밑못과 정자 등 가장 수려한 삼지2리 풍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삼지2리 마을 위쪽 여기산 중턱의 연대암이 두 번째 전망 포인트다. 일월산의 올톡볼톡한 산마루가 감싸고 있는 듯한 삼지들녘 풍광이 빼어나다. 삼지2리에서 하원리 방향으로 가다보면 원댕이못과 만난다. 이곳은 평지에서 보는 게 외려 낫다. 새벽안개가 연못을 감쌀 때면 뒤쪽의 초록 융단이 깔린 듯한 코끼리산과 어우려져 선경을 펼쳐낸다. 삼지들녘 한가운데 솟아 있는 코끼리 산에 오르면 바대못과 영양 읍내가 조망된다. 예전엔 올톡볼톡한 모양새가 옥구슬을 꿴 듯하다 해서 ‘옥산’이라 불렸다.8월이면 각 연못에서 연꽃이 펴 아름다움을 더한다는 것이 현지인들의 전언이다. 군은 2010년까지 삼지마을에 삼지연꽃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연꽃을 중심으로 한 생태테마공원이다. ●많은 문인 배출한 문학의 고장 영양은 다수의 문인을 배출한 ‘문향(文香)의 고장’이다.‘승무’‘봉황수’ 등 주옥같은 시로 사랑받고 있는 조지훈, 최초의 시 전문지 ‘시원’을 창간한 오일도,‘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저자 이문열 등이 이곳 출신이다. 이들의 생가와 문학관 등을 찾아 문학기행을 떠나도 훌륭한 테마여행이 될 듯하다. 일월면 주실마을은 조지훈의 생가와 시비, 문학관 등이 있는 곳. 영양읍 감천마을에서는 오일도 시인의 어린시절을 느껴볼 수 있다. 청송과 이웃한 석보면 두들마을에서는 소설가 이문열의 문학이력을 되짚어볼 수 있다. 전통 음식과 예절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전통문화프로그램들도 마련돼 있다. 글 사진 영양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서안동나들목→34번 국도→월전→31번 국도→영양→삼지2리 표지판→삼지마을. 영양군청 문화관광과 680-6067. ▶잘 곳 : 영양에서 구주령을 넘어가면 한화리조트 백암온천이 나온다. 국내 최고의 수질로 정평이 나있다. 지하 400m에서 용출되는 원천도 볼거리. 객실 1박과 조식(2명), 온천사우나(2명) 등으로 구성된 패키지를 이달 말까지 주중 7만 2000원, 주말 8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787-7001. 검마산자연휴양림(682-9009)도 깨끗하다. ▶맛집 : 최초의 한글요리책과 동명인 두들마을 ‘음식디미방’에서는 책에 나오는 요리법대로 만든 한정식을 선보이고 있다.2만∼5만원. ▶주변 볼거리 : 입암면 연당리의 선바위와 남이포는 영양의 상징과 같은 곳. 남이포 뒤편의 서석지는 보길도의 부용원, 담양의 소쇄원과 더불어 한국 3대정원으로 꼽힌다. 수비면 수하계곡은 수달과 은어가 뛰논다는 울진 왕피천의 상류. 계곡 안쪽에 반딧불이 천문대가 있다. 무속인들이 ‘접신(接神)의 땅’이라 부르는 일월산은 차로도 오를 수 있다.
  • [문화플러스] 서울오픈아트페어 23일부터

    제3회 서울오픈아트페어(SOAF)가 23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도양홀에서 펼쳐진다. 그동안 강남지역 화랑 중심으로 진행돼온 행사가 올해는 전국권으로 참여 화랑 범위를 넓힌 덕분에 ‘시장’이 한결 더 풍성해졌다. 예화랑, 청작화랑, 갤러리인데코, 더컬럼스갤러리, 박여숙화랑, 박영덕화랑, 얼갤러리 등 전국 70여개 화랑에서 회화, 조각, 사진 등 3000여점의 작품들을 내놓는다. 강관욱, 구본창, 김구림, 김병종, 알렉스 카츠, 미카엘 발렌자, 로베르 콩바스, 앤디 워홀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프로그램은 ‘젊은 작가 특별전’. 고자영, 김계완, 김세중, 지영 등 한국미술의 차세대 주자들을 별도 부스에서 소개한다. 그림 한 점을 100만원에 파는 ‘100만원 특가전’도 노려볼 만하다.(02)545-3314.
  • [Local] 국제아트페어 대구서 열려

    국제아트페어 ‘아트 대구 2008’이 오는 25일부터 5일간 대구엑스코 1층에서 열린다. 아트대구 사무국은 13일 이번 전시에 한국과 프랑스, 영국, 일본 등 국내외 화랑 40개가 참여해 회화 및 조각, 영상, 설치, 사진 등 분야의 작품을 출품한다고 밝혔다. 참여 화랑들이 국내외 작가 300여명의 작품 2000여점을 선정 전시해 세계미술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특별전시에서는 한국 현대미술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중견작가의 ‘한국현대미술의 단층과 주름’, 아트대구 운영위 초대작가들의 ‘컬러풀 아트대구 아티스트’, 신진작가 오흥배의 ‘유망작가 발굴 프로젝트’가 선보인다. 아트마켓 전문가 최병식 경희대 교수의 ‘미술시장의 매력과 2008년 하반기 전망’에 관한 초청강연, 자유구상회화 선구자 로베르 콩바스의 조형세계와 작품을 소개하는 ‘핫 아티스트’와 위탁작품 매매 등 이벤트도 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세계 거장들 ‘판화의 편견’을 깬다

    세계 거장들 ‘판화의 편견’을 깬다

    판화, 거장의 어깨 너머로 ‘복권’을 꿈꾸다? 서울 삼성동 인터알리아 아트스페이스에서 한창 전시 중인 ‘에디션:더 뉴 오리지널’전의 의미를 한마디로 압축한다면 이쯤 되지 않을까 싶다. 알렉스 카츠, 앤디 워홀, 마크 퀸, 로이 리히텐슈타인, 데미안 허스트, 키스 해링, 프랭크 스텔라, 척 클로스, 짐 다인…. 전시장은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뛸 현대미술의 거장 20명의 판화 작품들로 즐비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전시품들이 ‘판화’라는 대목에서 내심 고개를 갸웃거리고 말지도 모른다. 판화를 ‘이류 예술’쯤으로 인식하는 편견이 어쩔 수 없이 앞서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그 근거없는 편견을 깨는 데 초점이 맞춰진 기획전이다. 인터알리아측은 “얼핏 희소가치가 떨어지는 판박이 작품으로 보이지만, 작가들은 ‘에디션(한정판)’이라는 이름을 붙여 무작위 복제품들과는 선을 긋는 장르가 판화”라고 전제한 뒤 “새로운 이미지 자체를 판화라는 형식을 빌려 보여 주고자 처음부터 의도된, 엄연한 미술의 한 형식”이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대중적 이미지를 실크스크린으로 대량으로 ‘찍어낸’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작품은 판화의 미술적 가치를 웅변한 대표작으로 꼽힌다. 거장 20명의 판화, 조각 작품들을 집중소개하는 전시는 청담동 네이쳐포엠 인터알리아에서도 동시에 진행된다.(02)515-7418.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서초구 외국인 주민센터 ‘서래글로벌빌리지’ 개관

    외국인 전용 주민센터인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가 서초구 반포동 90의12에 4일 문을 연다.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는 마포구 연남동, 강남구 역삼동에 이어 외국인전용 주민센터로는 세 번째다. 글로벌빌리지센터는 20만명에 이르는 서울 거주 외국인들에게 전기, 가스, 수도, 의료, 교통 등 다양한 생활 민원을 상담해주고 외국인 등록사실 증명이나 거주사실증명원 등 각종 민원서류들도 발급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수준별 한국어 교실 및 한국어로 물건 사는 법, 예약하는 방법 등 한국생활 적응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초대 센터장에는 프랑스 소르본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하고 일본 도쿄박물관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프랑스인 발레리 구에 리(36·여)씨가 임명됐다. 리 센터장은 “외국인의 정착을 위한 모든 편의를 제공하는 한편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경험하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서초구에는 모두 6271명의 외국인이 살고 있다. 개관식은 4일 반포동 프랑스학교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박성중 서초구청장, 주한프랑스 대사 및 영사, 프랑스학교장, 레인보외국인학교장, 한국국제교류 이사장, 한불상공회의소장, 프랑스학교 학부모 등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 프랑스인이 많은 서래마을에 세워진다는 점을 고려해 방송인 이다도시씨가 센터 홍보대사로 위촉된다. 시는 이달 중으로 한남·이태원글로벌빌리지센터와 이촌글로벌빌리지센터 2곳을 추가 개관할 예정이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광주비엔날레 준비 순조

    제7회 광주비엔날레(9월5일∼11월9일)가 3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참여 작가와 작품이 선정되고, 전시 공간의 얼개가 짜지는 등 개막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2일 광주비엔날레에 따르면 최근 3개 섹션의 참여 작가 160여명을 선정하고 7명의 큐레이터와 1명의 전시공간 디자이너가 참여해 구체적 전시계획을 마련했다.7월 초까지 작품 운송과 보험 등을 마무리짓고 8월초부터 작품 설치에 들어간다. 올해 전시의 특징은 처음으로 ‘주제없는 비엔날레’로 진행된다. 전시는 ‘연례 보고서’란 타이틀 아래 ‘길위에서’ ‘제안’ ‘끼워 넣기’ 등 3개의 섹션으로 이뤄졌다. 전시 장소도 전시관에 국한하지 않고 재래시장, 극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가 포함된다. 첫 섹션인 ‘연례 보고서’는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된다. 최근 1년간 국내외 여러 미술관과 문화공간에서 발표된 전시와 퍼포먼스, 영상, 공연 등 38개 작품이 그대로 재현된다. 오쿠이 엔위저 총감독과 김현진·랜지트 호스코테 공동 큐레이터가 전시공간을 꾸민다. 두번째 섹션인 ‘제안’은 국내·외 젊은 큐레이터와 디렉터들의 관점과 제안들을 통해 최근 현대미술의 현황에 대한 의견을 반영하는 전시 또는 프로젝트로 꾸며진다. 세번째인 ‘끼워 넣기’는 단순히 비엔날레 전시공간에 포함된 것뿐만 아니라 같은 기간에 펼쳐지는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이 망라된다. 부대 행사로는 올 처음으로 ‘글로벌 인스티튜트’가 운영된다. 글로벌 인스티튜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미술대와 전남대, 한국종합예술학교 등이 참여해 대학의 ‘계절학기’처럼 운영된다. 이 프로그램을 이수한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은 공식 학점으로 인정 받는다. 당초 5월28일 예정됐다 2013년하계유니버시아드 유치 행사로 미뤄졌던 ‘D-100일 행사’는 5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네 꿈을 펼쳐라’는 주제로 열리는 행사에는 2008명의 유치원생이 가로 34m, 세로 17m의 대형 광목천에 ‘미래의 나’의 모습을 그려 넣는다. 이는 비엔날레 기간에 본전시관 벽면에 내걸린다. 홍지영 광주비엔날레 홍보부장은 “올 행사는 주제 지향적 전시를 탈피하고 보다 자유로운 미술 실험을 해보자는 취지로 ‘주제 없는 비엔날레’로 기획됐다.”고 말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극사실 vs 추상, 극과극 ‘전시 맞불’

    극사실 vs 추상, 극과극 ‘전시 맞불’

    서울 사간동 화랑가에는 지금 한판 자존심 대결이 한창이다. 사실주의 작가 조덕현(51·이대 조형예술대 교수)이 국제갤러리에서 8년만에, 단색조 회화로 알려진 추상화가 최인선(44·홍익대 미대 교수)이 학고재에서 3년만에 각각 개인전을 열고 있는 것. 극사실에서 추상으로, 추상에서 극사실로…. 부지런히 발길을 옮기며 ‘온탕냉탕’ 이완과 수축을 반복하는 감상의 뒷맛이 짜릿하지 않을까? #조덕현 ‘리 컬렉션(Re-collection)’전 조덕현이 무려 8년만에 갖는 네번째 개인전은 한마디로 ‘두 여자 이야기’다. 한국 패션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하는 디자이너 노라 노(80)와, 재일교포 출신으로 1993년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메일’의 경영주인 영국 귀족 로더미어 자작과 결혼한 로더미어 부인(한국명 이정순·58). 말할 수 없이 화려했지만 누구보다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아온 두 여인을, 그들의 앨범 속 사진을 베껴 그리는 화법을 동원해 미술의 울타리 안으로 초대했다. 사진보다 더 생생한 그림들 위에는 신기하게도 암시와 은유가 넘쳐난다. 아무런 정보 없이 전시장을 들어선 관객은 움찔 놀라게 된다. 양쪽 벽면에 노라노와 로더미어 부인의 무명 치마저고리 차림의 흑백 초상화가 걸려 있고, 초상화 속 치맛자락이 액자 밖으로 나와 전시장 바닥으로 길게 늘어져 있다. 어디까지가 그림이며, 어디부터가 진짜 무명천인지 경계가 묘한 감상이 압권이다. 전시장에 걸린 대부분의 작품들은 얼핏 진짜 흑백사진 같다. 하지만 이들 모두 두 여인의 앨범 속 사진들을 연필과 크레용 비슷한 콩테로 그린 그림들. 회화 및 설치작품 38점을 동원한 전시는 두 인물의 ‘역사’를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시장 1층에서는 노라노의 인생 파노라마가 정교하게 재구성됐다. 경성방송국 설립자였던 아버지, 최초의 여성 아나운서였던 어머니, 한창 전성기 때 자신이 디자인한 옷을 입은 배우 문희 등이 모자이크화처럼 그의 한평생으로 맞물린다. 2층 로더미어 공간도 마찬가지. 일본에서 태어나 미국과 프랑스에서 유학했고, 단 한번도 한국에 살아본 적 없으면서도 사무치게 한국을 그리워해온 여인. 벽안의 남편 유해를 무주 백련사에 모신 사연 등이 한편의 이야기가 되어 전시장에 굽이굽이 흘러넘친다. 전시장을 돌고나서 마치 두 편의 일대기를 읽은 듯한 착각에 빠진다면, 작가의 의도에 딱 걸려들었다는 얘기다.“워낙 서사에 관심이 많아 전시로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며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받아들이면 될 것이고,(작품을)어떻게 보든 모두 다 정답”이라 말하는 작가다.7월5일까지.(02)733-8449. #최인선 ‘새 회화와 뉴드로잉’전 단색조 회화를 고집해온 작가 최인선을 기억하고 있다면 이번 전시는 ‘변신’이라는 해석 말고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가만히 놔둔 색깔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원색을 동원해 내놓은 신작이 460여점. 대형 모자이크 그림으로 이어붙이기 전의 개별 작품들을 모두 헤아린 수치이나, 놀라운 집중력과 직감을 자랑하는 작가임에는 틀림이 없다.460여점 모두를 근 1년만에 ‘쏟아’냈다. “솔직히 자기 작품을 스스로 복제하며 예술세계를 이어가는 작가들이 많다.”고 단언한 작가는 “나 역시 한 가지 주제 혹은 기법에 매몰된 작가로 기억되고 싶진 않다.”며 원색의 추상세계로 급선회한 배경을 귀띔했다. 모노크롬으로 대변되는 이전 작품들이 순수추상이었다면, 이번 작품들에선 최소한의 구상 이미지를 짚어낼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는 점도 달라진 면모. 수평과 수직이 교차한 그림들을 빽빽이 잇댄 작품들과 프린트 위에 그림을 그려넣은 추상화들이다. 눈 밝은 관객이라면 작품 속에 숨겨진 실내 이미지를 찾아내보는 재미도 쏠쏠하겠다. “더 젊은 시절에 무채색 그림만 그렸던 게 후회스럽다.”고 서슴없이 내뱉을 만큼 작가는 지금 색(色)의 잔치에 걷잡을 수 없이 푹 빠져 있다.18일까지.(02)720-1524.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탄핵의 역사’ 뒤안길로… ‘실용의 정치’ 전면에

    ‘탄핵의 역사’ 뒤안길로… ‘실용의 정치’ 전면에

    29일로 17대 국회의 임기가 끝나고 30일 18대 국회의 막이 오른다.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탄핵 바람 속에서 출범한 17대 국회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새로운 얼굴의 국회가 또 다른 4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여의도를 떠나는 낙선자들은 재기를 위해 암중모색 중이고,18대 새내기 당선자들은 4년간의 의정활동을 설계하느라 분주하다. 낙선자들의 향후 계획을 들어보고, 또 서울신문이 총선 직후 발간한 ‘18대 국회의원 인물정보’를 통해 나타난 선량들의 면면도 살펴봤다. 초선 당선자들도 30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점을 감안해 의원으로 표기했다. 정당팀 ■ 등원에 부푼 18대 “헬로~” 개성파가 온다 17대 비례대표 한 명은 동료 의원을 관찰한 뒤 “그렇게 일찍 일어나는지, 또 그렇게 밥을 여러 차례 먹는지 미처 몰랐다.”고 고백했다. 그의 말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은 꼭두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일정에 쫓긴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바쁜 일정을 쪼개 취미를 계발하고, 도전을 즐기고, 대중들과 소통하는 면모까지 봤을 때 이들이 토막잠을 자면서도 활기를 유지하는 비결을 이해하게 된다.18대에도 이색 취미와 독창적인 안목을 가진, 개성 넘치는 의원들이 개원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마라톤은 나의 힘” 굴곡 있는 역사의 복판에 서게 되는 정치인과 ‘자신과의 싸움’인 마라톤은 궁합이 맞는 것일까.‘마라톤홀릭’ 증세를 보이는 국회의원들이 이번에도 18대 국회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18일 서울신문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가뿐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 한나라당 박진(서울 종로) 의원은 마라톤 경험을 살려 ‘돌고래 다이어트’라는 책을 냈다. 같은 당 원희룡(서울 양천갑) 의원은 9차례, 통합민주당 양승조(충남 천안갑) 의원은 6차례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한나라당의 초선 김용태(서울 양천을) 의원도 20여개 대회에 참가한 ‘마라톤 마니아’이다.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인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윈드서핑, 같은 당 신학용(인천 계양갑) 의원은 필드하키 등 이색 스포츠를 즐겼다. ●“내 취미는 술마시기” 이색 취미도 눈길을 끈다. 한나라당 김성태(서울 강서을) 의원은 취미가 술마시기라고 밝혔다. 그의 관심 분야는 정규직·비정규직 차별 해소이다. 김 의원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비정규직 차별 문제 해결이 시급한 셈이다. 같은 당 이범래(서울 구로갑) 의원은 사진촬영에, 이종구(서울 강남갑) 의원은 바둑에 조예가 깊다. 같은 당 김효재(서울 성북을) 의원은 무선통신 3급 자격증을 보유했다. 생활 속에서 취미를 발견한 의원들도 많다. 한나라당 고승덕(서울 서초을) 의원의 취미는 마트에서 장보기이고, 같은 당 나경원(서울 중구) 의원의 취미는 자녀들과 놀기이다. 민주당 이미경(서울 은평갑) 의원은 사람 화합시키기를 취미로 꼽았다.17대 막바지 원내공보부대표를 맡은 민주당 최재성(경기 남양주갑) 의원의 취미는 ‘대화’, 즉 소통이다. 민주당 신낙균·최영희 비례대표의 취미는 꽃 가꾸기, 김희철(서울 관악을) 의원의 취미는 돌 모으기이다. 분류하자면 ‘자연주의 의원’들인 셈이다. ●장 보는 의원, 시 쓰는 의원 예술적 재능을 갖춘 의원들은 국회가 열리기 전부터 화제에 올랐다. 민주당 김성순(서울 송파병) 의원은 2권의 시집과 2권의 수상록을 낸 시인이다. 한나라당 윤석용(서울 강동을) 의원도 시집을 발표한 바 있다. 장애를 극복한 한의사인 윤 의원은 가수 등록증도 보유했다. 같은 당 비례대표인 조윤선 대변인은 베스트셀러가 된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의 작가이기도 하다. ●분식파·구내식당파 서울신문 발간 ‘18대 국회의원 인물정보’를 보면 기존에 각인된 이미지를 깨는 면모들도 포착된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권영진(서울 노원을) 의원은 순박한 외모에 걸맞게 안동국수와 엄나무 닭곰탕을 즐긴다고 했다. 민주당 김성곤(전남 여수갑) 의원은 바닷가 출신답게 생선초밥을 꼽았다. 무소속 이인기(경북 고령·성주·칠곡) 의원은 좋아하는 음식으로 국회 구내식당 음식을 지목해 눈길을 끌었다. ■ 18대의원 이색 인맥 서울신문이 발간한 ‘18대 국회의원 인물 정보’를 통해 공개된 의원들의 ‘친한 사람’을 살펴보면, 이들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인맥을 자산으로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정치적으로 맞서는 다른 당 의원들과도 친한 의원들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이들이 18대 국회를 화합으로 이끄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나라당 박진(서울 종로) 의원은 친한 사람으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와 참여정부 시절 동북아시대위원장을 지낸 문정인 연세대 교수, 자유신당 창당준비위원이었던 이정훈 연세대 교수를 꼽았다. 재선의 한나라당 나경원(서울 중구) 의원은 자유선진당 비례대표인 이영애 의원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이 의원은 법조선배다. 한나라당 이주영(경남 마산갑) 의원과 민주당 이낙연(전남 함평·영광·장성) 의원도 막역한 사이다. 두 의원은 이미 개원에 앞서 ‘일류국가헌법연구회’라는 초당파적 연구 단체를 출범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 통합민주당 김진표(수원 영통) 의원은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를, 같은 당 박상천(전남 고흥·보성) 대표는 한나라당 박희태 의원을 ‘인맥’에 포함시켰다. 유명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한 의원도 많았다. 민주당 박병석(대전 서갑) 의원은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와, 같은 당 안민석(경기 오산) 의원은 요가로 유명한 원정혜 박사와 친하다고 밝혔다. 친박연대에는 유독 같은 혈액형을 가진 이들이 모여 있어 눈길을 끌었다. 혈액형을 공개한 비례대표 가운데 서청원·송영선·김을동·노철래 의원이 모두 A형이다.A형이 속 깊고 신중한 성격이라는 속설을 믿는다면, 이들이 총선 과정에서 얼마나 깊은 고민에 빠졌을지 가늠해 볼 만하다. ■ 짐싸고 떠나는 17대 “아듀~” 권토중래 꿈꾸며… 지난 4·9 총선에서 낙선한 17대 의원들은 각자 새로운 삶을 설계하고 있다. 대학교수와 변호사 등 전문직 출신 의원들은 생업으로 돌아가고,4년 뒤의 ‘권토중래’(捲土重來)를 꿈꾸며 외국으로 떠나는 의원들도 속출하고 있다. 정치권 외곽에서 사실상 정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낙선자들도 많다. 여의도를 떠나는 이들의 절절한 고별사도 이채롭다. ●본업으로 컴백 17대 국회에서 로스쿨 법안 통과를 주도한 통합민주당 이은영 의원은 한국외대 법학과 교수로 돌아간다. 이 의원은 “승리하면 조금 배울 수 있고 패배하면 모든 걸 배울 수 있다.”는 고별사를 남기고 후학양성과 법학교육 발전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변호사 출신인 같은 당 최재천 의원은 법조계에서도 정치와의 인연을 끊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웃들 편에서 꿋꿋하게 정치를 하지 못했다. 오만하고 독단적인 태도를 반성한다.”는 장문의 반성문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달 15일부터 미니 홈피인 ‘싸이월드’에서 정치관련 논평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겠다는 각오다. 미국 변호사 출신인 서혜석 의원도 법률회사로 옮기며 4년 뒤를 도모할 계획이다. ●외국행 엑소더스 유학과 휴식 등을 이유로 한 외국행 러시도 이어지고 있다.“장수는 전장을 떠나지 않는다.”던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은 지난 26일 미국 워싱턴의 존스홉킨스대로 떠났으며, 같은 당 김재원 의원은 29일 중국 베이징대 연구교수 자격으로 1년 동안의 유학길에 오른다. 김 의원은 향후 국내에 정치분야 연구소를 세울 포부도 내비쳤다. 민주당 이계안 의원은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 객원연구생으로 유학을 떠난다. 그는 “희망과 열정을 다시 찾아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가졌던 초심을 되살리겠다.”는 고별사를 전했다. ●정치권 복귀 대기 한나라당 출신 낙선자들은 청와대나 정부로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이방호 의원은 서울시의원으로 재직 중인 딸의 사무실에 출근하며 정치상황을 관망 중이다.‘이명박 입’으로 활약한 박형준 의원은 대변인 시절과 17대 대선 과정을 담은 내용의 책을 집필할 계획이다.7월 전당대회 전까지는 국내에 머물면서 향후 거취를 알아볼 예정이다. 진보신당 심상정 공동대표는 혁신재창당 작업과 함께 진보운동을 지속하며 2010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출마를 준비할 계획이다. 노회찬 공동대표는 강연 등 대중활동을 통해 18대 국회에서 원외정당인 당의 조직력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탈 여의도’ 행보 여의도를 떠나 원외에서 활발한 정치 활동을 모색하는 낙선자들도 많다. 관가나 산하단체로 갈 수 없는 야당 의원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무소속 이해찬 의원은 지난 3월 말 연구재단인 ‘광장’을 발족한 데 이어 잡지 발간을 계획하는 등 진보세력 부활에 주력하고 있다. 무소속 유시민 의원은 경북대에서 ‘교양 경제학’을 강의할 예정이다. 지지자들에게 “은혜는 돌에 새기고 원수는 물에 새기며 살겠다.”며 고별사를 전했다. 무소속 안영근 의원은 지역구인 인천 남동구에서 직장인 밴드를 결성했다. 미술 관련 유통회사에 취직한 뒤 정치인을 전혀 만나지 않는 등 이색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당팀 이종락·전광삼·구혜영·나길회·홍희경·김지훈·한상우·구동회기자 jr@seoul.co.kr
  • “불고기·김치는 와인과 잘 어울리죠”

    자신이 고안한 100점 만점의 평가제(일명 ‘파커 포인트’)로 전 세계 와인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미국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61)가 한국 취재진 앞에 친근한 가장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2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한국인 입양아인 딸 마이아(21)를 대동하고 나와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그는 “딸이 태어난 1987년을 기념하기 위해 그해 생산된 명품와인 페트뤼스, 샤토 오존, 샤토 무똥 로칠드를 딸의 이름으로 구입했다.”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회견 도중 기자석에 앉아 있던 부인 패트리샤를 소개하며 “나보다 더 뛰어난 미각을 가지고 있어 가끔 논쟁이 붙기도 한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10년 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는 그는 “그때는 와인바를 찾기 힘들었는데 이번에 와서 보니 너무 많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 방한은 삼성카드·신라호텔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데 따른 것으로 29·30일 신라호텔에서 두 차례에 걸쳐 와인 갈라디너 등의 행사를 갖는다. 그는 “한국 음식은 매운 음식이 많아서 와인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은 편견”이라며 “코리안 바비큐(불고기)는 물론 매운 김치와도 와인이 잘 어울린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 행사를 위해 선정한 와인은 샴페인 2종을 포함해 총 8종. 이 가운데 5종이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것들로 앞으로 국내 시장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대학에서 역사와 미술사, 법학(미국 메릴랜드대)을 공부한 후 10여년 동안 변호사로 일한 그는 84년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와인 비평을 시작했다. 와인을 접하게 된 이유는 지금의 부인 때문.67년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있던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서 6주 동안 맛본 와인은 콜라에 길들여져 있던 그의 입맛을 바꿔 놓았다. 그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것은 82년. 당시 보르도 와인에 대해 대부분의 평론가와 달리 소신있게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아 일반인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자동차나 스테레오 같은 제품을 살 때 소비자들이 잡지를 뒤져보며 제품 정보나 평가를 얻으려고 하는 것처럼 와인에 대해서도 전문가적인 의견을 줄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점수제를 고안했다.”는 그는 “점수만 보지 말고 내 이름을 걸고 책임 있게 의견을 피력한 시음(테이스팅) 노트도 꼭 함께 봐달라.”고 주문했다. 25년 전 코에 대해 보험을 들었다는 그는 와인에 대해 정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하기 위한 나름의 노력도 밝혔다.“몸이 피곤하면 감각이 무뎌지고 판단력이 떨어진다. 전문적인 시음에 앞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며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앞에 놓인 한 잔의 와인에 쏟는다.”고 털어놨다. 와인 제조자들이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그의 입맛에 맞춘 ‘파커화(parkerized)된 와인’을 양산해낸다는 일부의 비판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자신의 말 한마디에 전 세계 와인 업계가 긴장하는 것에 대해 “감사하지만 때때로 두렵다.”고 토로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36개국 작가 160명 1339점 출품

    36개국 작가 160명 1339점 출품

    올해 ‘2008 광주비엔날레’의 윤곽이 드러났다. 9월5일부터 11일9일까지 66일간 계속될 미술축제에는 세계 36개국,160명의 작가가 참여해 모두 1339점을 출품한다. ‘특정 주제 없음’을 주제로 잡은 올해 비엔날레의 섹션은 ‘길 위에서(On The Road)’ ‘제안(Position papers)’ ‘끼워넣기(Insertions)’ 등 크게 셋으로 나뉜다. 이들 가운데 주최측의 역점사업이자 동시에 관객들에게도 가장 눈길을 끌 섹션은 ‘길 위에서’. 최근 1년여간 세계 미술계의 화제를 이끌어 낸 38개 전시를 그대로 옮겨 오는 형식의 전시 섹션이다. 건물을 잘라 거대한 스케일을 표현하는 전시방식인 이른바 ‘아나키텍처’를 개발한 미국 작가 고든 마타 클락이 지난해 뉴욕 휘트니미술관에 전시한 작품은 특히 주목해볼 만하다. 파리 퐁피두 센터를 만들기 위해 철거한 아파트 두 동에 구멍을 내어 연결하는 방식의 작업이다.1993년 베니스비엔날레에 독일 대표 작가로 명성을 얻었던 한스 하케가 낡은 소파와 수놓은 베개를 동원한 설치작품 ‘트리클 업(Trickle Up) 1992’ 등도 광주에서 볼 수 있다. 광주비엔날레재단측은 “메인 전시관 외에도 광주시립미술관, 의재미술관, 대인시장, 광주극장 등으로 전시를 분산해 광주시 전체를 현대미술의 장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어린이 공연에 열성적인 김창완 & 유열

    어린이 공연에 열성적인 김창완 & 유열

    그룹 산울림의 김창완과 가수 유열. 가수 출신으로 10여년 이상 라디오 DJ로 사랑받아온 이들은 연기자, 진행자 등으로 다양하게 활동 폭을 넓히고 있는 중년 엔터테이너의 대표주자다. 이들이 ‘돈 안 되는’ 어린이 공연에 손을 뻗었다. 김창완은 어린이 뮤지컬 음악을 손수 만들고 유열은 뮤지컬 동화책, 어린이 뮤지컬 제작에 이어 가족뮤지컬전용관 설립에까지 나선다. 이들이 어린이들을 위한 무대로 옮겨간 이유는 뭘까. 김창완과 유열의 ‘어린이 공연’에 대한 철학을 들어 봤다. 산울림의 김창완(54)이 어린이 뮤지컬 작곡에 나선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잘 몰라서들 그렇지 많이 했어요.80년대 중반에 ‘장화 신은 고양이’‘피리 부는 사나이’ 등 어린이 뮤지컬을 여럿 만들었죠.” 김창완이 새로 선보일 어린이 뮤지컬은 ‘반 고흐와 해바라기 소년’(6월14일∼7월13일·서울교육문화회관). 영국의 아동문학가 로렌스 앤홀트의 ‘내가 만난 미술가 그림책’ 시리즈를 토대로 한 작품이다. 서정적인 포크, 록, 랩까지 아우른 14곡이 뮤지컬 안에 스며든다.‘움직이는 갤러리’처럼 고흐의 명작도 무대 위에 펼쳐진다. 제작사 측에서는 처음 김창완이 고흐로 직접 출연해 주길 원했다. 그러나 그는 곡을 주는 것으로 제안을 받아들였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제 음악 중에 30여년 전에 만든 ‘해바라기 있는 정물’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그 노래의 주제와 이 공연의 주제가 흡사해요. 고흐를 비극적인 운명의 예술가로 바라보기보다 그가 추구한 세상이 얼마나 밝은지, 그리고 그 세상을 찾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하는 깨달음을 주고자 하는 거죠.” 평소에 그림을 좋아하는 취향도 이번 결심에 한몫했다. 산울림 데뷔 때부터 재킷 앨범도 쭉 그려 왔을 정도로 그는 ‘한그림’한다. 김창완의 침대 머리맡에는 늘 미국의 서민적인 풍경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화집이 놓여 있다. 그는 앤디 워홀이나 호퍼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너무 좋단다. 김창완은 수년 전부터 산울림 시절 곡들로 뮤지컬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받았다.‘어머니와 고등어’‘회상’‘아니 벌써’ 등 담백하고 서정적이면서 때론 혁신적이었던 그의 음악이 어린이 극에선 어떤 힘을 발휘할까. “어린이들은 감수성이 예민하고 한번 받은 인상은 지워지지 않아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혹시 얼룩으로 남을 수 있는 오해나 색안경 쓴 편견을 주는 건 피하고 싶었어요. 어른 세계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전해주기 싫은 것은 선과 악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거예요. 애들은 온갖 걸 다 입에 넣어 보고 자기가 좋아하는 걸 찾아가는데 더럽고 깨끗한 걸 미리 구분해 알려주는 건 문제 아닐까요.” 라디오 방송에 사극 ‘일지매’ 촬영, 콘서트 연습 등으로 바쁘다는 그에게 “욕심이 없어 보이는데 욕심이 많은가 보다.”고 넌지시 던졌다. 그는 껄껄 웃기부터 했다. “오히려 욕심이 없어서 가능한 것 아니겠어요?”.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그 형님 나 때문에 발동 걸린 것 같은데….”(웃음) 가수 김창완이 어린이 뮤지컬 음악을 작곡한다고 하자, 같은 가수 출신인 유열(47)은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늘 섬세하고 순수한 ‘창완 도사’이시니 내공이 대체 얼마겠냐.”며 기대부터 내보였다. 그러나 정작 유열의 아심(兒心) 공략 내공도 만만찮다. 지난달 어린이 ‘뮤지컬 동화’ 시리즈를 내놓고 3년 전부터 어린이 뮤지컬 ‘브레멘 음악대’를 공연해 오고 있는 그는 이제 가족뮤지컬 전용관 설립까지 꿈꾸는 제작자가 됐다. 총각인 그가 어린이 공연에 힘을 쏟는 이유는 뭘까. “안데르센도 노총각이었어요.(웃음)모든 것의 기본은 아이들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어느덧 돌아보니 삶이 길게 남지 않았고 선배가 돼 있더군요. 이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다 싶었죠. 해보니 정말 자연스럽게 저와 맞더라고요.” 유열은 2000년 유미디어드림을 세웠다.2005년에는 꿈을 현실로 이루고자 드림을 뺀 유미디어 대표로 어린이 콘텐츠 개발에 주력해 왔다.4년 전에는 ‘뮤지컬 동화’라는 새로운 장르도 개척했다. 그러나 시장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 1년도 안 돼 도로 거둬들였다. 심기일전해 지난달 새로 내놓은 작품이 ‘브레멘 음악대’‘미운 아기 오리’‘백설 공주’ 세 편이다. 최수종, 김용만, 신애라가 직접 동화를 읽어 주고 뮤지컬 배우들이 음성을 입혔다. 제작비는 웬만한 오프라인 공연 수준. 편당 1억원이 들었다. 현재 정동극장에서 어린이 뮤지컬 ‘브레멘 음악대’를 공연 중인 그는 내년 가을쯤 우리 전래동화 ‘금강산 호랑이’를 무대로 옮길 계획이다.“창작 뮤지컬의 뼈대는 전래동화에서 가져오고 해외 동화는 우리만의 음악과 해석으로 각색해 해외에 진출하려고 합니다. 얼마전 이다도시씨가 음악대장으로 나선 ‘브레멘 음악대’에 프랑스 학생들을 초대했는데, 거기서 가능성을 발견했어요.” 유열은 가족 뮤지컬 전용관 건립도 계획 중이다. 올가을 서울 상암동에 500석 규모의 극장을 지어 2011년 완공하겠다는 복안이다.“좌석 하나, 화장실 세면대 하나라도 국내에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극장이 없어요. 가족 눈높이에 맞춘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어나갈 생각입니다.”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캐릭터만 내세운 상품화된 공연들이 판을 쳐 아쉽다는 유열. 그는 “흥행에 성공하는 공연보다 아이들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는 공연을 만들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글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아프리카 미술품 소리소문없이 뜬다

    아프리카 미술품 소리소문없이 뜬다

    아프리카? 이런 물음표를 찍어 본 적이 있다면, 당신은 ‘시장감각’이 뛰어난 사람이다. 미술계 한켠에서 지금 아프리카 미술이 조용히 영역을 넓히고 있다. 서구미술 사조에 물들지 않은, 소박하고 개성넘치는 검은 대륙의 미술품들이 소리소문없이 애호가층을 확보해 가는 중이다. 경복궁 옆 사간동 갤러리 골목을 비집고 지난 3월 아담한 3층 규모로 문을 연 ‘아프리카 미술관’.20여년간 아프리카 미술품을 수집해온 ‘아프리카 마니아’ 정해광씨가 개인소장품 1000여점을 전시해 놓았다. 서구시장에서 한창 주목받기 시작한 인기작가들의 회화 150여점에, 검은 대륙의 전통을 고스란히 담은 조각품이 800여점이나 된다. 개관하자마자 이곳은 사간동 화랑가의 새 명소로 떴다. 개관 기념전으로 마련한 세네갈의 유망작가 두츠 전에 이어 지난달 말 막내린 수단 작가 아부샤리아 전이 모두 크게 ‘흥행’했다. 정해광 관장은 “개관전에 소개된 두츠 작품들은 특히 인기가 좋았다.”면서 “가족 나들이나 데이트를 나왔다가 큰 고민없이 그림을 사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귀띔했다.“일단 한번 걸음하거나 작품을 구매한 사람들은 꼭 주기적으로 다시 찾는 마니아가 된다.”고 말했다. ●때묻지 않은 순수성… 작품 완성도도 높아 그렇다면 아프리카 미술의 매력은 무엇일까. 무엇에 이끌려 사람들이 순식간에 마니아로 돌아서는 걸까. 최대 강점은 뭐니뭐니 해도 때묻지 않은 작품의 순수성. 서양 미술사조에 젖지 않았으면서도 높은 완성도를 갖춘 미술품들이 미래투자 가치까지 담보해주기 때문이다. 국내 마니아들 사이에서 현재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것은 특히 쇼나 조각이다. 석조 역사가 깊기로 소문난 짐바브웨 쇼나족의 돌조각품으로, 원래는 돌 안의 영혼을 불러내는 의식에 쓰였다. 돌의 원래 모양을 최대한 그대로 살리는 쇼나 조각에는 기계의 힘으로 매끈히 다듬어지는 현대조각품이 흉내내지 못할 운치에 종교적 신비까지 담겼다. 그러나 아프리카 미술품 인기의 결정적 배경은 거품 없는 가격이다. 높은 예술성에 비해 크게 저렴해 일반 컬렉터들이 간단히 소장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새달 1일까지 아프리카미술관에서 전시되는 세네갈의 인기 작가 아산 징의 경우, 강렬한 원색을 동원해 전원풍의 인물을 그리는 작가의 20호짜리 회화작품이 300만원 안팎. 국내외 웬만한 작가라면 엽서크기조차 사기 어려운 소액이다. ●거품 없는 가격… 웬만한 사람도 구입 쉬워 아프리카 미술의 인기상승세는 기실 세계적이다.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는 처음으로 아프리카관을 따로 마련해 아프리카 작가 7명을 초청했다. 최근 국내에 소개된 작가 두츠의 경우만 해도 몇 년 사이 해외시장에서 작품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다.2006년 다카르 비엔날레에서 유럽예술인연합회 대상을 받은 뒤로는 그의 그림을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하반기쯤 아프리카 미술전을 기획하고 있다는 한 화랑대표는 “두츠 등 해외시장에서 이름이 알려진 아프리카 작가들은 서구의 큰손 컬렉터들이 앞다퉈 입도선매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미술이 국내에서 제대로 대접받는 건 시간문제라는 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서울 강남의 대표적 상업화랑에서도 아프리카 전시를 기획하고 있을 정도. 청담동 이목화랑은 31일까지 아프리카 나무조각들을 집중소개하는 전시(‘Primitive Art’전)를 열고 있다. 가나, 나이지리아, 가봉 등 아프리카 6개국의 목조각을 내놓았다. 전시를 기획한 김자영 실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프리카 미술품 수집가들은 ‘서아프리카 지역’‘수단 지역’ 등으로 뭉뚱그려 작품 범주를 나누던 게 보통이었다.”면서 “하지만 최근엔 부족별로 세분해 작품을 연구·수집할 정도로 마니아층이 전문화되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아이들과 함께 가볼까요

    아이들과 함께 가볼까요

    이천 도자기 축제 신나는 체험과 볼거리 넘치는 도자 축제 아름다운 신록, 화사한 꽃그늘 아래에서 펼쳐지는 흥과 멋과 격조 넘치는 축제 한마당을 즐겨보자. 한국도자의 메카로 손꼽히는 경기도 이천에서는 해마다 도자기 축제가 열린다. 올해도 오는 5월 10일부터 6월 1일까지 23일간 설봉공원 및 도예촌 일대에서 제22회 도자기 축제가 열린다. 다양한 볼거리와 색다른 체험의 기회가 기다리는 도자기 축제는 온 가족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다. 도자기에 관심이 많은 이라면 먼저 전승자기와 생활자기가 선보인 전시장으로 방향을 잡자. 이곳에서는 유려한 빛의 청자에서부터 생활에 빛을 더하는 청화백자, 분청사기, 생활자기까지 150여 도예업체가 자랑하는 다양한 최고의 명품 도자기를 만날 수 있다. 축제기간 동안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도 가능하다. 또 일정에 맞춰 가면 도자기 명장들의 도자 제작 과정을 직접 볼 수 있고, 전통가마에 불 지피는 귀한 장면도 구경할 수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흙으로 체험하는 미술교실과 손·발바닥 찍기, 도자 부조를 통한 천년거리를 함께 조성해 보는 것도 좋다. 물레로 도자기를 직접 만드는 체험과 도자 위에 그림 그리기, 나만의 도자기 만들기를 놓치지 말고 참여해 보자. 거대한 가마 모형은 도자의 역사와 현재를 보여주는 전시실이다. 이곳저곳을 살펴보며 밖으로 나오면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토야랜드가 기다린다. 도자타일로 만들어진 갖가지 시설들이 아름다운 색상을 자랑한다. 다양하고 흥겨운 놀이 속에서 흙과 친해지는 기회를 갖게 되는 흙놀이공원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오감체험관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장이다. 흙과 불 그리고 예술혼이 만나는 도자예술이 이천에 꽃핀 건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 500년 도자기 역사가 이웃 광주에서 꽃피면서 도자기의 원료와 연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이천의 입지조건은 광주·여주와 함께 한국 전통도예의 중심지로 자리 잡게 했다. 이천시 사음동과 신둔면 수광리 일대에는 80여 업체의 도자기공장이 밀집돼 있다. 서이천 인터체인지에서 이천 시내로 접어들기 전 위치한 신둔면의 도예촌은 예전에 비해 가마 숫자는 줄었지만 도자기의 아름다움만큼은 여느 곳에 뒤지지 않는 곳이다. 자기를 관람하고 구입하는 것 외에도 도자기를 체험할 수 있는 실습장이 마련돼 있다. 별미 이천에서는 임금님 수라상 부럽지 않은 밥상을 받을 수 있다. 이천쌀로 지은 맛있는 쌀밥에 여러 반찬을 곁들인 푸짐하고 맛깔스런 한정식이 기다린다. 이천쌀밥집(031-634-4813), 정일품(031-631-1188), 한정식 지원(031-632-7230), 본가(031-637-5217) 등이 모두 이름난 맛집들. 위치는 중부고속도로 서이천IC에서 빠져나와 행사장 가는 길목에 대부분 자리하고 있다. 가는 요령 서울에서는 중부고속도로 서이천IC에서 빠지는 게 가장 가까운 길이다. 인터체인지에서 나와 국도 3번을 타고 미란다호텔, 여주 방향으로 향하면 오른쪽으로 이래탑이 보이는 곳이 설봉공원 행사장 입구다. 가는 길 곳곳에 행사장 이정표가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영동고속도로에서는 이천IC에서, 수원·용인 방향에서는 국도 42번을, 성남·광주 방향에서는 국도 3번을 이용하면 된다. 파주 하니랜드 자연 속에 어우러진 정겨운 쉼터 어린이날·어버이날 등 여러 기념일이 있는 5월은 사실 어디로 떠나기가 두렵다. 놀이시설이 있는 곳이나 이름난 명승지에는 밀려드는 자동차와 인파로 구경은 고사하고 고생만 하기 일쑤다. 오죽하면 사람 없는 명승지가 으뜸 관광지로 손꼽히는 시대가 되었을까. 요즘은 자유로가 있어 통일로를 이용하는 차들이 많지 않지만 국도 1번인 통일로는 한때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혔던 낭만의 길이다. 그 통일로를 따라 달리다보면 공순영릉과 나란히 자리한 하니랜드 표지판이 보인다.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이런 곳에 웬 놀이시설이 있을까. 이정표를 따라가면 곧 하니랜드가 모습을 드러낸다. 대규모 놀이시설에만 익숙한 이들에겐 얼핏 옹색하게 비춰질 수 있으나 자연 속에 어우러진 아기자기하고 정겨운 그 모습을 눈여겨보면 ‘서울 근교에 이런 멋진 곳이 있구나!’하고 감탄한다. 3면이 짙은 녹음으로 둘러싸였고, 다른 한 면은 12만 평의 커다란 장곡호수를 끼고 있는 하니랜드는 그 자체가 자연의 일부라 할 만큼 자연 속에 어우러진 정겹고 편안한 휴식공간이다. 물론 대형 레저시설에 비해 그 규모는 작고,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지 못하지만 적어도 이곳에선 ‘여유’가 있고 살아 숨쉬는 ‘자연’이 있다. 인파로 북적거리는 유명 놀이동산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하염없는 줄서기에 지친 아이들에게 이곳은 자신을 위해 준비해 놓은 놀이터 같은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바이킹, 범퍼카, 훼미리 자동차, 점핑스타, 우주비행선, 개구장이버스, 풍선타기, 팡팡코끼리, 회전목마, 꼬마기차, 하늘열차, 입체상영관, 미니바이킹, 키드라이드 등 아기자기한 놀이시설은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나무 그늘 아래 마련된 미니 골프장은 아빠, 엄마와 함께 퍼팅하는 꼬마 골퍼들로 분주한 곳. 청춘남녀들은 드넓은 호수에 마련된 유선장으로 향한다. 풍성한 물줄기 위에 두둥실 백조보트가 떠 있고, 노 젓는 작은 배는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여유 있다. 여름이면 문을 여는 야외수영장과 물썰매장도 이곳의 남다른 매력이다. 주위를 에워싼 숲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면 물놀이에 지친 아이들이 그 그늘 아래서 낮잠을 자기도 한다. 그야말로 자연 속에 어우러진 정겨운 쉼터다. (031-945-2250∼3) 주변 볼거리 하니랜드와 바로 이웃해 있는 공순영릉은 공릉(恭陵)과 순릉(順陵), 영릉(永陵) 등 3기의 능을 합쳐 부르는 이름으로, 조선시대 왕과 왕비를 모신 능이다. 꿩과 까투리가 풀쩍풀쩍 날아다니는 능역은 깊은 숲속을 방불케 한다. 잣나무, 전나무, 밤나무, 참나무 등 여러 종류의 수목들이 울창하게 하늘을 가렸고, 청정한 공기가 깊은 호흡을 내쉬게 한다. 잘 정돈된 묘역 곳곳에는 시원한 나무 그늘이 많아 가족들이 돗자리를 깔고 책을 읽거나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가는 요령 서울 구파발 3거리에서 국도 1호인 통일로를 타고 문산 방면으로 향한다. 벽제 - 장곡리검문소에서 우회전해 3km를 들어가면 하니랜드다. 일산 신도시에서는 봉일천 - 통일로 서울 방향 - 장곡리검문소에서 좌회전 해 3km. 글 김혜숙 여행칼럼니스트 월간 <삶과꿈> 2008년 5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치매 검진부터 치료까지 한자리서

    치매 검진부터 치료까지 한자리서

    치매통합관리 서비스를 전담할 치매지원센터가 양천구 신월동에 문을 열었다. 양천구는 지난 7일 오세훈 서울시장, 추재엽 구청장, 지역주민 등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치매지원센터 개소식을 가졌다고 8일 밝혔다. 오 시장, 추 구청장과 치매가족이 간담회를 갖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간도 가졌다. 건물 3층의 치매지원센터는 치매검진, 등록관리, 치매치료 등을 한다. 전문적인 지식과 충분한 경험을 보유한 신경과 전문의, 치매 전문간호사, 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 미술치료사 등 12명의 전문 인력이 상주하며 체계적인 치매관리를 하게 된다.5층에는 인지건강센터를 개설, 주민인식 개선사업과 치매수요조사 등을 하게 된다. 양천구의 65세 노인인구는 약 3만 3000여명으로 이 중 치매환자가 2700여명이다. 추 구청장은 “그동안 보건소에서 치매상담실을 운영하여 치매가족 상담·방문 간호를 실시해 왔으나, 치매환자의 증가와 전문성이 부족한 면이 많았다.”면서 “이번 치매지원센터 개소로 체계적인 관리와 치매검진으로 환자 감소와 치매 진행률을 지연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잘나가는 중국 작가 다 모였다

    잘나가는 중국 작가 다 모였다

    잘 나가는 중국 작가들이 한자리에 다 모였다. 서울 관훈동 갤러리 아트사이드가 마련하는 ‘중국 현대미술 대표작가’전에 가면 최고의 몸값으로 해외시장에서 모셔가기 바쁜 스타작가들이 총집결해 있다. 화랑 건물 3층을 모두 차지할 중국 대표 작가는 13명. 최근 국내의 중국작가 모시기 분위기에 대해 ‘거품’ 운운하는 일각의 우려도 없진 않다. 하지만 중국 현대미술이 세계적으로 조명받는 트렌드가 현실인 만큼 한자리에서 작품경향을 일별해볼 수 있는 전시는 여러모로 유용하다. 국내에서도 작품이 없어서 못 판다는 인기작가들의 근작은 특히 눈길을 끈다. 지난해 가을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유화 한 점(‘처형’)을 590만달러(약 55억원)에 팔아 화제였던 웨민준이 근작 3점을 내놓는다. 중국의 냉소적 사실주의 화가로 대변되는 그의 작품 ‘새(사진 위)’는 이번 전시공간에서 단연 돋보일 듯하다. 이 밖에도 장 샤오강, 왕칭송, 쩡판즈, 펑정지에, 리진, 루오 브라더스 등 이름만으로도 단박에 컬렉터들을 설레게 할 작가들이 포함됐다.40대 사진작가 왕칭송이 향락의 허무를 풍자한 사진 작품, 독자적 화풍의 팝아트로 각광받는 신세대 기수 루오 브라더스 3형제의 최근 수묵화(사진 아래), 생동감 넘치는 독특한 붓놀림으로 10년째 ‘가면’시리즈를 내놓고 있는 쩡판즈 등의 작품도 눈여겨봄직하다. 아트사이드는 중국 문화예술 구역에 입주작가 작업실을 운영하는 등 최근 중국 작가 발굴에 힘써온 국내 대표적 화랑. 상업화랑이 중국 현대작가 합동전시회를 기획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7일부터 20일까지.(02)725-1020.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낙선작에도 박수를” 별난 기획전

    “낙선작에도 박수를” 별난 기획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코리아나미술관에는 지금 실험이 한창이다.‘춘계예술대전’이란 그지없이 상식적인 평범한 제목은 어쩌면 ‘역설’이다. 공모전에서 떨어진 작품들에 작정하고 변명의 멍석을 깔아준, 대단히 희귀하고 별난 기획전이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전시장의 분위기가 범상치 않다. 벽면이건 바닥이건 손바닥 하나 들어갈 틈 없이 빽빽이 들어찬 작품들의 이미지는 말 그대로 분방함 자체이다. 전시장을 메우고 있는 작품은 모두 1026점. 작품을 ‘대접’하는 방식에서도 발상의 전복이 빛난다. 응모작들 가운데 우수상을 받은 5명,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1명의 작품은 ‘살롱전’ 코너에서 소박하게(?) 전시되는 데 비해 오히려 낙선작들이 훨씬 더 비중있는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작품 공모 과정에서부터 신청자격에 제한을 따로 두지 않은 덕분에 낙선전은 4살짜리 꼬마에서부터 60대 노인의 작품까지 갖가지 소재와 장르의 실험장이 됐다. 전시를 기획한 이는 기발한 건축가로도 이름높은 최정화(47) 작가.“강의 중에 제자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떨리는 마음으로 전시를 준비했다.”는 그는 “직업 화가에서부터 아이까지, 낙서같은 그림에서부터 프로 뺨치는 수준작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한자리에 전시함으로써 우리 시대의 미술이 사람들의 욕망과 어떻게 만나서 정형화되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395명의 작가가 참여한 전시는 내걸린 그림들의 자태 만큼이나 감상하는 방식도 자유분방하다. 예컨대 멀리 8m 높이의 천장에 나붙은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는지의 문제는 관람객 저마다가 풀어야 할 몫이다. 벽 한쪽에 매달린 손전등으로 그림을 감상하는 맛이 별나다.6월8일까지.(02)547-9177.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열린세상] 미술품 거래 법체계 정비해야/정종섭 서울대 법학 교수

    [열린세상] 미술품 거래 법체계 정비해야/정종섭 서울대 법학 교수

    우리나라도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개인 구매력이 증가하여 미술품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런 거래는 국내시장에 한정되지 않고 국경을 넘어서도 이루어진다. 그런데 골동품이나 미술품의 가격을 보면 보통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가격도 있지만, 대부분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기까지 부자들만이 접근할 수 있는 가격이다. 이러한 가격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교환가치에 의해 결정된다. 그래서 골동품·미술품의 가격은 정해진 것이 없으며, 신기루처럼 천정부지로 솟아오르다가 반토막 나기도 한다. 주관적으로 보면, 높은 가치를 인정할 수도 있고 전혀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각자 생각하기 나름이다. 그래서 골동품·미술품의 가격은 허황된 측면이 있는 것이기도 하다. 골동품·미술품에서 허황된 것은 가격만이 아니라 진품이냐 가짜냐 하는 것에서도 나타난다. 사실 진품이냐 가짜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각자 마음을 만족시키면 진위는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물건의 진위가 문제가 되는 까닭은 시장의 거래와 교환가치 때문이다. 골동품·미술품이 거래되고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라면 거래의 진정성은 보장되어야 한다. 그래서 진품이냐 가짜냐 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우리사회에서도 골동품이나 미술품의 가짜 시비가 끊이지 않는다. 골동품의 경우에 감정집단에서 진품이라고 감정한 것도 가짜로 밝혀지는가 하면, 미술품의 경우 작가가 자기작품이 아니라고 부인하는데도 시장에서는 진품으로 결정되는 황당한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 구매자만이 애꿎게 피해를 본다. 서화의 경우 추사의 작품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하지만, 추사 작품으로 거래되는 것의 상당부분은 진품 여부에 의심을 받고 있다. 추사 글씨는 추사 당시에도 가짜가 많이 생산되었기에 현재 가짜를 만들지 않아도 옛날의 가짜가 진품으로 둔갑하여 많이 나돌아 다닐 수 있다. 문제는 골동품과 미술품의 진위 여부가 정확히 감정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감정전문가라는 사람의 경우도 무슨 근거로 전문가로 취급되는지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골동품의 경우에 진위 판별은 실로 어렵지만, 서화나 유화의 경우에도 가짜를 만들기는 너무나 쉽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서화의 경우 작품을 들고 작가와 함께 찍은 사진이 없으면 진품으로 인정하지 않기도 한다. 이는 미술품시장에 가짜가 판을 친다는 것을 보여줄 뿐 아니라, 감정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골동품과 미술품의 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으면서도 이 시장이 가짜에 노출된 상황이 심각하다면 이제는 진품 여부를 판별하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 자신의 작품을 거래시장에 내놓는 경우에는 작품을 수록한 작품목록집을 만들게 하고, 이에 등재되지 않은 것은 진품으로 인정하지 않게 하는 것도 그 하나의 방안이다. 그리고 골동품이나 이미 제작되어 거래되고 있는 미술품의 경우에는 그 진위를 감정할 공인된 감정기관을 만들어야 한다. 전문감정인의 자격을 객관화하고, 그 감정의 프로세스와 근거를 공개하여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같이 객관적인 근거도 없이 감정인이라고 자처하거나, 과학적인 프로세스를 거치지도 않고 진품이라고 감정하는 것은 구매자를 우롱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골동품이나 미술품의 가짜 시비가 사기사건으로 비화되는 경우에는 수사기관에서 이를 정확히 처리해야 하는데, 현재 골동품이나 미술품의 진위에 관련한 사건을 다룰 수사기관의 전문역량은 충분하지 않다. 미술품 시장의 규모를 고려하면, 이를 공정하게 다루고 처리할 이 분야의 전문 수사능력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골동품과 미술품의 거래를 법체계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이다. 정종섭 서울대 법학 교수
  • 미술시장과 아트딜러/최병식 지음

    그림 구입에서부터 그림 투자의 노하우와 리스크까지. 미술시장의 현재를 A부터 Z까지 속속들이 짚어 보이는 책이 나왔다.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는 최병식(54) 경희대 미대 교수가 펴낸 ‘미술시장과 아트딜러’와 ‘미술시장 트렌드와 투자’. 도서출판 동문선에서 나온 이 책들은 미술에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초보 컬렉터는 물론, 미술시장에 대한 안목이 있는 이들에게도 ‘교과서’ 역할을 해줄 만하다. ‘미술시장과 아트딜러’는 미술시장 메커니즘의 기초부터 파악할 수 있는 지침서이다. 뉴욕, 런던, 파리, 베이징 등 세계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대형 갤러리들의 현황과 역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아트딜러의 조건과 자격 등 미술시장을 파악하기 위한 기본항목이면서도 정작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려웠던 내용들을 세세히 소개했다.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세계 곳곳의 현장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건진 생생한 정보들이어서 책의 의미는 더 커진다. 미국의 아트딜러협회 등 영향력이 큰 아트딜러 단체들의 현황을 일일이 수치로 뒷받침해 설명하기도 한다. 미술시장에 초점을 맞춘 책의 정보량은 방대하다. 폴 뒤랑 뤼엘, 빌헬름 우데 등 1·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 파리와 런던을 주무대로 아트마켓의 서막을 열었던 주인공들을 되돌아 보는 대목 등에서는 저자의 공력이 그대로 드러난다. ‘미술시장 트렌드와 투자’에는 그림을 투자 목적으로 구입해 보려는 예비 컬렉터들에겐 유용한 정보가 특히 많다.“작품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100% 작가나 작품의 절대가치를 이해하면서 이뤄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전제하고 미술품 가격이 어떻게 매겨지게 되는지의 배경을 꼼꼼히 설명한다. 미술품 구입의 기초지식을 조목조목 짚어 주기도 한다. 작가의 명성, 작품의 수준과 기량, 내용과 주제, 작품 상태와 크기, 진품 여부, 출처 등 7개 요소가 현장 아트딜러들이 말하는 미술품 가치결정 변수라는 것. 세계 아트마켓과 한국 미술시장의 트렌드를 조망하고 미술품 투자의 절묘한 타이밍 등 ‘실전’전략도 실었다. 각권 3만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강북발전’ 디딤돌 삼는다

    ‘강북발전’ 디딤돌 삼는다

    서울 강북구 번동 드림랜드가 대형 생태·문화공원으로 되태어나 내년 10월 시민에 품에 안긴다. 서울시는 24일 ‘강북대형공원’ 마스터플랜 국제현상공모를 벌인 결과 국내 조경업체인 ㈜씨토포스와 미국 조경설계회사인 IMA디자인 컨소시엄이 응모한 ‘개방(Open Field)’을 최우수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은 “강북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확보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면서 “이 사업으로 강북지역발전이 최소한 10년은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설계안에 따르면 공원 중심부에 자리잡을 지하 1층 지상 1층짜리 문화센터와 지상 2층의 미술관, 지하 1층의 옥외 전시장과 카페테리아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간은 생태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 주변 녹지를 포함해 무려 90만㎡의 녹색공원이 강북에 들어서는 셈이다. 동작구 보라매공원의 2배가 넘고, 광진구 어린이대공원과 비교해도 1.6배에 이른다. 우선 ‘개방’이란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공원으로 접근 가능한 모든 방향과 길이 문이다. 또 과거 눈썰매장을 만들기 위해 산을 깎아 급경사를 만든 자리에는 전망타워와 소공연장 등 테라스 형 문화공간이 들어선다. 단 건물이 주변의 산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구성해 건물지붕을 길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잔디광장과 디지털광장 등 시민을 위한 ‘열린 공간’도 조성된다. 공원 내 순조의 둘째딸 복온공주의 묘실인 창녕위궁재사는 원형으로 복원되고, 주변에는 인공호수와 폭포, 크고 작은 연못 등이 자리잡는다. 외곽 산책로를 따라서 가족나들이객을 위한 생태체험관, 식물원, 습지원, 포켓공원, 쌈지공원이 들어선다. 이 밖에 현재 공원을 둘로 나누고 있는 오현로 위에는 에코터널을 건설해 끊겼던 녹지축을 연결할 계획이다. 조경 관계자는 “조형물 등을 통해 인공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공간이 아니라 시골동네의 자연스러운 풍경과 다양한 볼거리를 연출하는 것이 디자인 목표”라고 말했다. 다음달 1일부터 6월15일까지 서울시 홈페이지 등을 통해 강북대형공원의 명칭을 공모한다. ●강북대형공원 프로젝트 모두 2800억원을 들여 드림랜드(33만 2075㎡)와 인접 사유지 등 81만 2826㎡를 매입하고 국·공유지 9만 2452㎡를 합쳐 총 면적 90만여㎡에 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는 드림랜드 부지 등 66만 2627㎡는 오는 10월 착공해 내년 10월 개방하고, 나머지 24만 2651㎡는 2013년까지 공원화할 계획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