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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한대로 확장하는 우주를 꿈꾼 화가 [으른들의 미술사]

    무한대로 확장하는 우주를 꿈꾼 화가 [으른들의 미술사]

    뉴욕의 거장들: 잭슨 폴록 <4> 잭슨 폴록의 1949년 작 ‘수평적 구조’는 물감을 떨어뜨리는 드리핑 기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폴록은 캔버스를 이젤에 세워두고 붓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바닥에 두고 작품을 만들어갔다. 폴록은 캔버스 위를 걸어 다니며 물감을 뿌리거나 떨어뜨려 그림을 완성했다. 물감층 위에 또 다른 물감층이 쌓여 켜켜이 층을 이룬다. 물감은 거미줄이나 그물망처럼 얽히고설킨다. 이 작품들은 오로지 중력의 작용으로만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런 작품들은 밑그림도 없고 예비 드로잉 작업도 없다. 다만 무의식 상태에서 손이 가는 대로(자동기술법), 몸이 가는 대로(액션페인팅) 그렸을 뿐이다. 자유로운 몸짓과 의식의 흐름대로 그리다 보니 이 작품은 위아래, 앞뒤, 안팎의 구분이 없다. 따라서 이 작품은 무한대로 확장하려는 성격을 지닌다. 우주를 만든 놀이터가 된 스튜디오폴록과 리 크래즈너는 1945년 결혼해 미국 롱아일랜드 이스트햄프턴에 주거지를 마련했다. 그들은 집에 딸린 헛간을 개조해 스튜디오로 사용했다. 이곳은 원래 낚시 장비를 보관하던 창고였다. 난방도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말 그대로 헛간이었다. 그러나 부부는 이곳에서 우주로 뻗어가는 그림을 꿈꿨다. 캔버스를 바닥에 대고 무의식적으로 물감을 뿌리면 자연히 바닥에도 물감이 묻거나 쌓이게 된다. 지금도 폴록의 작업실 스튜디오 바닥은 두꺼운 물감층이 쌓여 있다. 물감으로 범벅된 폴록의 스튜디오 바닥은 우주를 만들다 남은 흔적들이다. 1956년 폴록이 사망하자 스튜디오 문은 굳게 닫혔다. 이후 슬픔을 이겨낸 크래즈너가 이 스튜디오에서 작업하기 시작했다. 물감이 켜켜이 쌓인 스튜디오는 말 그대로 폴록과 크래즈너의 놀이터였다. 현재 부부의 스튜디오는 5월에서 10월까지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곳에 가면 우주에서 그림을 그리는 폴록과 이를 바라보는 크래즈너를 만날 수 있다.
  • 젊은 예술가 키우는 문화예술도시 영등포

    젊은 예술가 키우는 문화예술도시 영등포

    젊은 예술가를 키우는 문화예술의 도시 서울 영등포구가 현대미술 특별전시회를 개최한다. 영등포구는 특별전 ‘장밋빛 미래: 모호한 경계’를 내년 1월 12일까지 영등포아트스퀘어에서 영등포문화재단과 공동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영등포구와 문화재단은 이번 특별전을 위해 강주리, 김동형, 김인혜, 김재익, 둘, 안광휘, 안상범, 안진영 등 8명의 젊은 작가를 공모로 선정했다. 전시 주제는 인간을 중심으로 여기는 인본주의에서 벗어난 ‘포스트 휴머니즘’이다. 인공지능(AI), 환경, 인류세(인류가 기후와 생태계를 변화시켜 도래한 새로운 지질시대) 등 현대사회가 직면한 문제와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예술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작가들은 회화와 설치, 미디어 작업을 통해 다양한 방식의 상호작용을 시도하며 각자의 장밋빛 미래를 그린다. 흔히 장밋빛 미래는 희망적이고 밝은 미래를 의미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장미가 지닌 다양한 속성을 표현한다. 전시는 지난 19일 시작했다. 안광휘 작가가 이튿날 랩 퍼포먼스로 개막을 알렸다. 특별전에 참가한 작가들,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소통하며 작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번 전시는 예약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주말에는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해 관람객들이 작품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영등포구는 특별강연도 준비했다. 구글,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과 협업한 작가이자 카이스트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인 강이연 작가가 오는 27일 오전 11시 영등포아트스퀘어에서 ‘더 크리에이티브 프론티어(창조적 개척자): 창의적 경계의 최전선’이라는 주제로 창의성의 중요성과 역할에 대해 이야기한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젊은 도시 영등포에서 젊은 예술가들이 선보이는 이번 기획전은 포스트 휴머니즘을 새로운 시각으로 이해하고 탐구할 좋은 기회”라며 “앞으로도 젊은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구민들이 일상에서 문화와 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영등포구는 지난 9~10월 영등포아트스퀘어에서 ‘참여전시’를 개최해 차세대 미술시장을 이끌어 갈 MZ세대 신진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미술장터’를 열어 작품 판매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하고 있다.
  • ‘경계선 지능인’ 진로 상담·미술 치료

    ‘경계선 지능인’ 진로 상담·미술 치료

    서울시가 ‘느린 학습자’로 불리는 경계선 지능인이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고 더 나은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천천히 성장꿈터’를 본격 운영한다. 24일 시에 따르면 이날 중구 경계선 지능인 평생 교육 지원센터(밈센터) 2층에서 천천히 성장꿈터 개관식이 열렸다. 행사에 참여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경계선 지능인을 위해 마련된 미술 활동실과 상담실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미술 치료 과정을 함께 했다. 경계선 지능인에게 격려의 말도 전했다. 천천히 성장꿈터는 경계선 지능인이 심리적 안정감을 찾고, 건강하게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돕고자 조성됐다. 경계선 지능인을 조기 발굴하는 동시에 진로 상담과 미술 치료 등을 제공해 정서적인 안정과 자신감 회복을 돕는 게 핵심이다. 경계선 지능인은 지적장애(IQ 70 이하)는 아니지만 평균보다 약간 낮은 경계 구간(IQ 71~84) 지능이라 학업과 사회생활 등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말한다. 현재 서울에는 127만여명의 경계선 지능인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경계선 지능인은 주변 시선에 쉽게 영향을 받아 정서적으로 위축되고, 심할 경우 고립 및 은둔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시는 천천히 성장꿈터가 경계선 지능인 조기 발견 및 치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 시장은 “4년 전 전국 최초로 경계선 지능인을 위한 평생 교육 조례를 만든 데 이어 이들이 꿈을 키울 수 있는 천천히 성장꿈터의 문을 열었다”며 “약자와의 동행은 시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다. 앞으로도 누구나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문성호 서울시의원 “연세재활학교 아담스 여사의 의지 이어 중증장애인 위한 정책, 더욱 맞춰 발전시킬 것”

    문성호 서울시의원 “연세재활학교 아담스 여사의 의지 이어 중증장애인 위한 정책, 더욱 맞춰 발전시킬 것”

    문성호 서울시의원(국민의힘, 서대문2)이 연세대학교 재활학교를 방문해 학교 설립 60주년을 축하함과 동시에 학생들이 직접 선보이는 크리스마스 맞이 공연을 관람하며 응원의 찬사를 보냈으며, 주예경 교장을 필두로 학교 운영에 관한 정보를 공유받으며 실제 중증장애인을 돌보고 있는 가족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기준으로 효율적인 실무사 배치에 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문 의원은 24일 사단법인 한국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부모회(이하 중애모) 임원들과 함께 연세대학교 재활학교를 방문해 설립 60주년을 축하함과 동시에 학생들이 직접 선보이는 크리스마스 공연을 관람하며 학생들이 음악과 미술 등 예술 활동에 즐거워하는 모습에 응원의 찬사를 보냈다. 이후 주예경 교장, 학부모회장, 중애모 임원 등과 배석한 문성호 시의원은 학교 운영에 관한 정보를 공유한 후 학부모회장, 중애모 임원과 함께 학생 및 성인기에 다다른 중증장애인의 삶 개선에 대해 논의했으며, 특히 연세재활학교 졸업생 중에서 연세대학교 학교법인 네추럴웨이, 연세유업, 연세대학교 장애 예술인으로 취업함과 동시에 지역사회 연계로 그들의 사회적 자립과 취직이라는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는 삶을 구사함에 감탄했다. 이에 문 의원은 “중증장애인들이 마냥 인생을 휠체어나 침대에서 보내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대로, 힘이 닿는 대로 합당한 직장을 구해주는 것도 우리의 책무라 생각한다. 지금 연세재활학교에서 진행 중인 자택예술인, 자택예체능인도 훌륭한 지향이며, 현재 가르치고 있는 태블릿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자수, 바리스타, 세탁 등 IT산업 최강국다운 교육과 이러한 직업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중증장애인 관련 정책의 모니터단, 베리어프리가 잘된 곳 혹은 필요한 곳에 대한 정보를 시시각각 전달하여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업무는 그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업무라 생각한다”라며 중증장애인의 구직 및 사회적 자립을 위한 직업 구축이 필요함을 설파했다. 또한 문 의원은 1학급당 1실무사를배치해 최소한 교사가 학생들을 보지 못할 때 학생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한 후 “이를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 다짐했으며, 특히 특수교사와의 애매한 업무분장과 대부분이 민주노총 노조 소속으로써 부당한 강압이 들어올 때 중재가 필요한 점 등을 사례로 들어 실무사의 확실한 업무분장에 대한 근거를 명확히 근거할 수 있도록 구축함을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문 의원은 “60년 전에 소아재활원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요람을 만들어 줬던 아담스 여사의 의지를 이어, 약자와의 동행을 선포한 서울시에서 중증장애인과 가족들이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다짐하며 말을 마쳤다.
  • “비상계엄날 김건희 왔었죠?”…尹 자문의 성형외과에 쏟아진 ‘별점 테러’

    “비상계엄날 김건희 왔었죠?”…尹 자문의 성형외과에 쏟아진 ‘별점 테러’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지난 3일 김건희 여사가 서울의 한 성형외과에 방문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성형외과에 누리꾼들의 ‘별점 테러’와 항의성 댓글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카카오맵에 따르면 김 여사가 계엄 선포 당일 방문했다는 의혹이 나온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성형외과에는 별점 1점과 누리꾼들의 항의성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15분 기준 작성된 총 182건의 후기 대부분이 김 여사와 관련된 내용이다. 카카오맵은 영수증이나 방문·결제 내역에 대한 별도의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후기를 작성할 수 있다. 누리꾼들은 별점 1점을 주며 “김건희 여사가 인정한 계엄 맛집”, “3시간 동안 무슨 시술을 했는지 궁금하다”, “내가 낸 피 같은 세금으로 성형하고 돌아다닌 거냐”, “부끄러움은 국민 몫이다”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해당 병원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SNS)에도 항의성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김 여사의 계엄 선포 당일 방문에 대한 의혹이 최초로 제기된 지난 23일 이전까지는 대부분의 인스타그램 게시물 댓글이 10개 미만에 그쳤지만, 가장 최근 게시물에는 24일 오전 11시 15분 기준 48개의 댓글이 달렸다. 해당 게시물에서도 누리꾼들은 “여기가 성형 맛집이냐”, “국가에서 인증한 곳이라 신뢰가 간다”, “계엄 당일 3시간 동안 뭘 했는지 궁금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 23일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비상계엄 선포 당일 성형외과에 있었다며 3시간 동안 성형외과에서 무엇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씨는 지난 3일 비상계엄 당일, 저녁 6시 25분에 들어가 계엄 1시간 전 저녁 9시 30분까지 3시간 동안 성형외과에 있었다”면서 “비상계엄 선포하기 정확히 1시간 전에 나왔다는 건 민간인인 김씨가 비상계엄을 미리 사전에 인지하고 있던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장 의원은 “김건희씨는 카니발 하이리무진 차를 타고 서울 강남구 신사역 4번 출구에 있는 ‘○○○ 성형외과’ 건물 주차장으로 들어가 5층에 있는 성형외과로 올라갔다. 이후 경호처 직원 5명이 와서 병원 출입 차량 명부를 가져갔다고 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성형외과 원장을 대통령실 또는 관저로 불러 시술을 받을 수 있었을 건데 왜 직접 강남까지 병원을 찾아갔나. 이날은 관저로 부를 수 없던 이유가 있었던 게 아니냐”면서 “윤석열이 김용현 등과 계엄을 모의하고, 안가에서 계엄에 대해 지시할 때 등 김건희씨도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정보의 출처와 관련해선 “목격자 제보가 열흘 전 들어왔고, 제보의 신빙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면서 “제보를 확인하고 추적 중인 과정에서 성형외과 원장이 강압적인 색출에 나서 제보자가 양심 고백을 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했다”고 말했다. 해당 성형외과 원장은 지난 2022년 7월 대통령 자문의로 임명된 인물이다. 이 원장은 지난해 11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윤 대통령 부부가 프랑스 파리를 찾았을 때 김 여사와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에 함께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의 주장에 대해 윤 대통령의 수사 변호인단·탄핵심판 대리인단 구성에 관여하는 석동현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앞으로 유언비어가 몇탄까지 갈지 모르겠다”며 “우리 국민들은 기본적으로 현명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을 통해 야당의 날조에 충분히 학습돼 있다. 어둠의 세력은 착각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 [이명옥의 창조성과 사랑] 가족 사랑으로 피어난 이중섭 예술혼

    [이명옥의 창조성과 사랑] 가족 사랑으로 피어난 이중섭 예술혼

    화가 이중섭(1916~56)에게 가족은 삶의 전부였고, 창작의 원천이었다. 그는 7년 남짓한 짧은 결혼 생활 이후 전쟁과 가난으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져 살아야 했다. 그런 만큼 그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애틋하고 절실했다. 이중섭의 가족 사랑은 그의 작품 세계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길 떠나는 가족’, ‘부부’, ‘아이들’ 등 작품 속에는 가족과 함께했던 행복한 기억, 이별의 아픔, 재회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다. 이중섭은 1952년 7월께 굶주림과 결핵으로 고통받던 아내 마사코(한국명 이남덕)와 두 아들을 아내의 친정인 일본으로 떠나보내고 홀로 남게 된다. 그는 가족을 향한 그리움을 견디지 못해 1953년 7월, 선원증을 받아 단기 체류로 일본에 건너가 아내와 두 아들을 만났다. 이 일주일 동안의 만남은 이중섭의 삶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자 마지막 기쁨이었다. 짧은 재회 후 한국으로 돌아온 이중섭은 생활고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 정신 분열과 거식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1956년 9월 6일 서울 적십자병원에서 40세로 생을 마감했다. 이중섭이 일본에 있는 가족에게 보낸 약 70통의 편지는 그리움의 표현을 넘어 그의 예술적 감성과 인간적 면모를 보여 주는 중요한 기록물로 평가받는다. 가족 상실의 경험은 화가의 대표작 ‘길 떠나는 가족’을 탄생시키는 바탕이 됐다. 이중섭 화풍의 특징인 밝고 따뜻한 색채와 단순하고 강렬한 형태, 리듬감 넘치는 선을 통해 가족이 다시 모여 행복을 되찾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표현했다. 소달구지는 이중섭을, 소는 그의 강인한 의지를, 소달구지를 끌고 나아가는 모습은 가족을 위한 가장의 헌신과 책임을 상징한다. 아들이 하늘로 날려 보내는 흰 비둘기는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황소와 소달구지를 장식한 붉은 꽃잎은 가족에 대한 그의 뜨거운 사랑을 나타낸다. 이중섭은 일본에 있는 가족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빠가 엄마와 태성이, 태현이를 소달구지에 태우고 앞에서 황소를 끌고 따뜻한 남쪽 나라로 가는 그림을 그렸다”고 적었다. 이중섭의 작품들은 가족을 잃은 고통과 외로움을 작업으로 승화시킨 결과물로, 창조성을 이루는 핵심이 됐다. 이 그림은 가족사적 기록을 넘어,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예술적 창조성으로 승화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중요한 사례다.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
  • 외로움은 사회적 질병… 타인과 공감 늘리는 문화 정책 설계해야

    외로움은 사회적 질병… 타인과 공감 늘리는 문화 정책 설계해야

    저출생·고령화와 더불어 현대 한국 사회의 특징은 외로움과 단절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개인의 문제로 여겨지던 외로움이 고립·은둔으로 심화하면서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과제로 대두됐다. 영국은 외로움을 전담하는 국가 조직 ‘고독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제 외로움이 왜 심각한 문제가 되는지 살펴보고 해결책은 무엇인지, 특히 문화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다만 문화 정책이 ‘톱다운 방식’이어선 안 된다는 우려도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외로움·단절 등 사회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문화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진행했다. 조성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김세훈 숙명여대 문화관광외식학부 교수, 성해영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 이해돈 문체부 문화정책관이 현대사회의 외로움에 대응하는 문화의 힘과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유영규 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이 사회를 맡았다. -현대사회 개인들은 더 외로워지는 거 같은데, 외로움이 왜 심각한 사회문제인가. 조성준 외로움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정신질환 발생 비율이 높고 죽고 싶다고 생각할 확률도 올라가 신체적 질환으로까지 이어진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암보다는 우울증 등이 더 큰 사회적 부담이 된다. 성해영 서양에선 오랜 기간에 걸쳐 개인주의가 만들어졌지만 우리나라는 갑자기 전통적 유대 관계가 사라지는 식으로 사회가 급변했다. 청년들은 너무 외로운데 외로움을 어떤 식으로든 감당해야 하는 사회 분위기가 있다. 혼자 사는 데 대한 책임이나 결과도 자신이 다 부담해야 한다. 요즘에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조별과제를 시키면 대표 한 사람이 아니라 학생들이 한 명씩 돌아가면서 차례대로 발표한다. 이해돈 영국은 고독부도 만들었다. 한국 사회가 외로움에 대해 더욱 심각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데다 저출산·고령화 이슈도 영향을 준 것 같다. 소셜미디어(SNS)나 스마트폰이 확산하면서 사회 갈등도 심화하고 개인 간의 비교 경쟁, 사고의 확증 편향이 강화돼 오히려 더 갈등하게 되고 소통을 방해하는 것 같다. 김세훈 외로움은 어떠한 구조나 환경 속에서 만들어지는가의 문제가 중요하다. 외로움은 의미의 상실을 가져오고 마약중독과 같이 다른 것에 의존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진다. 외로움을 단순히 개인적 차원에서 치료하는 데 국한하지 말고 더 넓은 의미에서 봐야 정책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생긴다. -우리 정부도 고독부 같은 것을 만들려는 움직임이나 고민이 있나. 이해돈 정부 부처나 조직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보다 문화예술이나 인문 프로그램이 좀더 해법이 되지 않을까 해서 정책적으로 접근한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희망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통해 노숙자 등의 사회 복귀 등을 돕기도 한다. 성해영 고독은 현대사회에서 불가피하고 현대사회는 나 자신이 주체가 돼 살 수 있는 시대다. 혼자 사는 것이 잘 안되는 현대인들이 독립적·주체적으로 생각하지 않게 되면서 근본주의적 종교나 정치 이데올로기에 빠지게 된다. 우리는 건강한 자존감을 가지고 자기 스스로 서는 노력을 해야 한다. 개인의 주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타인과의) 건강한 유대·연대가 필요해 정책은 이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보고 접근해야 한다. 김세훈 창작하는 예술가에게도 고독이 필요하다. 고독을 이겨 내고 성취하는 것이라 고독에는 긍정적·부정적 측면이 모두 있다. -외로움과 단절이 만드는 사회문제 중에서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할 부분은 어떤 것인가. 조성준 본인의 심리적 공간이라는 것이 항상 있어야지 이것이 너무 침범받으면 안 된다. 집단의 좋은 점과 개인의 좋은 점이 융화돼야 한다. 건강한 시각에서 개인주의의 균형을 잡아 주는 것이 외로움을 해결하는 문화적·정책적 측면의 방향성을 정하는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김세훈 저도 관계를 통해 외로움의 문제에 접근할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건강한 개인주의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문화활동은 좋아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의 창작도 있지만 공동으로 활동하는 것도 있다. 이해돈 우울증·자살률·출산율 지표로 나타나는 문제들이 문화를 통해 치유될 수 있고, 문화의 사회적 가치가 사회적 병폐 해결과 사회 통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문화는 다 같이 어울려 즐길 수 있는 걸 전제로 여러 사람의 감정 공유·소통·정서적 공감을 기반으로 외로움을 치유하는 역할이나 가치가 있다. 결국 외로움을 맞춤형으로 해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더 적극적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한다. 성해영 독립적인 개인으로서 관계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커졌다. 프로야구 경기장에 20대 여성 관중이 많아진 것도 특정 팀을 이기게 만들겠다는 것보다 즐겁게 응원하며 집단적 엑스터시 상태를 맛보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함께 모여 짧은 순간에 우리가 뭔가를 동일하게 하는 것을 즐기고 가는 것이다. 문화 정책으로 외로움을 어떻게 고칠까를 묻는다면 자연발생적으로 적극적으로 일어나는 현대인들의 흐름을 파악하고 더 넓은 판을 깔아 주고 더 많은 지원을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성준 정신과 의사로서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은 공감이 이뤄지는 때라고 본다. 문화도 공감과 타인에 대한 따스한 관심에서 맺어진다. 그걸 이해할 때 내가 위로받는 것이고, 슬픔과 기쁨 등 내가 느낀 것을 다른 사람이 공유하는 장이 문화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본다. 문화가 해 줘야 하는 역할 중 하나는 외로움의 낙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부정적 감정 상태를 드러내는 걸 금기시해 ‘나는 외롭고 힘들고 의지가 약한 거 같다’고 이야기하기가 어려운 사회다. 김세훈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복지 현장에서 문화활동이 굉장히 좋다고 말씀하신다. 문화라는 매개체는 상담 대상자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어떤 활동에 참여하도록 이끄는 힘이 있다. 성해영 자전거나 마라톤 동호회, 프로야구 응원 등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재미다. 영국의 고독부 부처 명칭도 그런 의미에서 좋은 게 아니다. 요즘 사람들이 종교를 외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종교에서 말하는 지옥과 고통, 다음 생애 이야기가 젊은이들의 호응을 얻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문체부가 흥겨운 놀이의 장을 다양하게 만들어 주면 청년들이 재미를 찾을 수 있고 전반적으로 사회가 더 역동적으로 될 수 있을 것이다. 이해돈 결국 문화는 참여하는 사람들의 즐거움과 자발성이 중요하고 서로가 교감하고 공감하는 것으로서 의미가 있다. 프로그램 설계도 예전과 같은 공무원들의 톱다운 방식이 아니라 현장 담당자, 기획자들과 접촉하면서 하면 만족도나 참여도가 높아진다. 문화 정책도 개인의 역할이나 참여를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하고 있다. 김세훈 그동안 우리 문화 정책은 주로 창작자나 창작단체를 지원하는 예술 정책이었고 그다음이 예술활동을 일반 국민이 누구나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인공지능(AI)의 문제가 나타날 것이다. 여기서 나오는 ‘인간의 역할’, ‘인간의 창의성이 무엇인가’라는 문제는 과학·교육의 문제만이 아닌 문화 정책일 수밖에 없다. 이제 본격적으로 문화 정책을 펴야 하는 시점이 오고 있다. -문화 정책의 경계를 넓히는 것과 관련해 참고할 만한 것이 있나. 문화 정책적으로 해야 할 것은. 이해돈 국민소득이 올라가고 선호도도 다양해지면서 국민이 즐길 수 있는 문화시설을 많이 지었다.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한 ‘사랑 티켓’ 제도도 있었고 저소득층을 위한 바우처도 있다. 사실 문화는 학습이다. 어릴 때부터 학습을 통해 내재화가 되고 경험이 돼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개인의 자발성과 창의성 내지는 공감하고 소통하는 인문 프로그램 등이 중요하다. 창의성·자발성을 키우기 위해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체험할 수 있게 기회를 주는 문화예술 교육이 있다. 음악이나 미술계 현장 예술인들이 학교를 찾아가 수업을 하고, 학교 밖에서 아이들을 모아 ‘꿈의 오케스트라’도 하는데 옆에서 지켜보면 신이 나서 적극적으로 한다. 아이들이 말 못 할 외로움과 고립감을 극복하는 데 효과가 있다. 성해영 한국 사람들에게는 흥과 재미의 에너지가 넘쳐 흐른다. 외롭고 힘들어도 지금 20대 청년들에게 장(場)만 깔아 주면 민주주의를 즐거운 시스템으로 만들 가능성이 엿보인다. 우리 민족이 가진 흥과 신명을 잘 지원하면 우울해하지 않고 외로움의 문제도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김세훈 요즘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복지시설이 증가했고 복지시설에도 문화 프로그램이 많다. 복지의 영역과 문화예술이 전면적으로 만나야 우리 사회가 더 보람을 찾고 행복을 느끼는 구조가 될 것이다.
  • 장경태 “김건희, 계엄 당일 성형외과 방문”…尹측 “유언비어”

    장경태 “김건희, 계엄 당일 성형외과 방문”…尹측 “유언비어”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비상계엄 선포 당일 성형외과에 있었다며 3시간 동안 성형외과에서 무엇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씨는 지난 3일 비상 계엄 당일, 저녁 6시 25분에 들어가 계엄 1시간 전 저녁 9시 30분까지 3시간 동안 성형외과에 있었다”면서 “비상계엄 선포하기 정확히 1시간 전에 나왔다는 건 민간인인 김씨가 비상 계엄을 미리 사전에 인지하고 있던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장 의원은 “김건희씨는 카니발 하이리무진 차를 타고 서울 강남구 신사역 4번 출구에 있는 ‘OOO 성형외과’ 건물 주차장으로 들어가 5층에 있는 성형외과로 올라갔다. 이후 경호처 직원 5명이 와서 병원 출입 차량 명부를 가져갔다고 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성형외과 원장을 대통령실 또는 관저로 불러 시술을 받을 수 있었을 건데 왜 직접 강남까지 병원을 찾아갔나. 이날은 관저로 부를 수 없던 이유가 있었던 게 아니냐”면서 “윤석열이 김용현 등과 계엄을 모의하고, 안가에서 계엄에 대해 지시할 때 등 김건희씨도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또 “3시간은 처음 대대적으로 시술받을 때 소요되는 시간이라고 한다. 업계 종사자들은 이 정도 시간이면 프로포폴 등 다른 불법적 약물 투여를 의심해 볼 수 있다고 한다”면서 “무엇을 했는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장 의원은 정보의 출처와 관련해선 “목격자 제보가 열흘 전 들어왔고, 제보의 신빙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면서 “제보를 확인하고 추적 중인 과정에서 성형외과 원장이 강압적인 색출에 나서 제보자가 양심 고백을 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했다”고 말했다. 해당 성형외과 원장은 2022년 7월 대통령 자문의로 임명된 인물이다. 이 원장은 지난해 11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윤 대통령 부부가 프랑스 파리를 찾았을 때 김 여사와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에 함께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수사 변호인단·탄핵심판 대리인단 구성에 관여하는 석동현 변호사는 페이스북에서 장 의원의 주장에 대해 “악성 의혹”, “유언비어”라고 반박했다. 석 변호사는 “앞으로 유언비어가 몇탄까지 갈지 모르겠다”며 “우리 국민들은 기본적으로 현명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을 통해 야당의 날조에 충분히 학습돼 있다. 어둠의 세력은 착각하지 말라”고 했다.
  • [최보기의 책보기] 아모레 퍼시픽 본사 건물은 세계적 예술작품이었다

    [최보기의 책보기] 아모레 퍼시픽 본사 건물은 세계적 예술작품이었다

    국내의 유명 박물관과 기념관 등을 탐방해 월간지 <여행 스케치>에 견문기를 쓴 지 2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전시물에 집중해 원고량 채우기에 급급하다 보니 건축물은 아예 눈에 담을 생각도 못했는데 시간이 지나 취재에 요령이 붙자 설계가의 철학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건축물은 일반인이 보기에도 확실히 남다른 점이 눈에 띄었다. 물론 각각의 건물마다 설계에 남다른 의지가 투영된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국립익산박물관은 출입구를 평지에서 내리막으로 조성해 박물관 건물이 지하에 있도록 한 것이 특이한데 오층석탑과 평지 중심인 미륵사지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동시에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는 백제문화의 특징을 살리려는 의도가 명백했다. 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 역시 지하로 내려가는 곡선의 긴 콘크리트 통로와 평지 아래에 위치한 건물의 육중함이 암울했던 일제강점기 역사를 반복하지 말자는 웅변이었다. 국제공모전을 통해 우주선 모양의 은빛 타임머신 형태로 지은 한탄강의 전곡선사박물관, 두루마리 문서를 컨셉으로 지은 곡선의 예술 자체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등을 보면서 건축물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음을 실감했다. ‘정균영의 건축여행’을 담은 『한국에서 만나는 세계 거장들의 건축』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건축물 자체가 훌륭한 관광거리임을 설득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 16인, 그들에 버금가는 세계 거장 7인의 국내 작품 43개를 탐방했다. 아모레퍼시픽 사옥, 뮤지엄 산, 파크원타워, 리움미술관을 비롯해 백화점, 성당 등으로 다양한데 저자는 특히 건축 전문가가 아니라 미술작품 감상을 즐기다 건축의 매력에 푹 빠져 애써 발품을 팔며 전국을 누빈 ‘덕후’인 까닭에 그가 제시하는 감상 포인트가 일반인에게 딱 들어맞는 강점을 가졌다. 일례로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한 작품인 서울 용산 소재 <아모레 퍼시픽 본사 사옥>을 보자. “건물이 있기 전보다 건물이 생기고 난 뒤 주변 환경이 더 좋아졌느냐, 사람들의 삶이 더 나아졌느냐를 따지는” 설계 철학에 입각해 30층 박스형 빌딩이 공모 조건임에도 23층을 제안했다. 게다가 땅값 최고의 마천루 지역에 일반 시민들을 위한 개방된 공간이 엄청나게 많은 ‘비현실적 건물’이다. 치퍼필드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설계안이 100퍼센트 실현됐다며 자부심을 갖는 작품이라는데 설계가의 안을 그대로 받아준 건축주 역시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다. 다음으로 안도 다다오 <LG아트센터>, 마리오 보타 <강남 교보빌딩>, 렌조 피아노 <KT 본사 동관>, 노먼 포스터 <한국타이어 테크노 돔 & 본사 사옥>, 톰 메인 <코오롱그룹 마곡연구소>, 다니엘 리베스킨트 <HDC 사옥 아이파크 타워>, UN스튜디오 <한화그룹 본사 사옥>, 쿠마 겐고 <제주볼 & 오디움> 등의 건물을 보자. 이제 그만 보자. 해당 건축물의 내/외부 포인트를 꼼꼼하게 찍은 사진 등 시각적 자료 없이 서평가의 글로만 건축물의 예술성이나 설계 철학을 설명하는 것이란 얼마나 부질없는가! 『한국에서 만나는 세계 거장들의 건축』의 깔끔한 도감 편집과 ‘전문가 수준 덕후’의 해설을 직접 읽어보기 바란다. 최보기 (책글문화네트워크 대표)
  • 도봉구 도시 미관 애물단지, 성형수술 대성공

    도봉구 도시 미관 애물단지, 성형수술 대성공

    서울 도봉구가 방학사거리~신도봉사거리 보행로에 설치된 한국전력공사 지상기기 디자인을 전면 개선했다고 23일 밝혔다. 한전 지상기기는 전선 지중화 사업 등에 따라 지상개폐기와 변압기 등이 들어가 있는 기기다. 이 기기들은 낙서와 불법광고물 등으로 그간 몸살을 앓았다. 도봉구는 구 도시브랜드(BI)와 관광명소를 활용한 디자인을 한전 지상기기에 입혔다. 서울아레나,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 서울사진미술관, 둘리뮤지엄, 간송옛집, 도봉산 등 도봉구의 역사·문화·자연 관광명소 그림과 위치를 넣었다. 도봉구는 불법광고물을 붙일 수 없게 광고물 부착 방지 시트까지 설치했다. 도봉구 관계자는 “기기 관리주체인 한국전력공사와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도봉구는 도봉로 일대와 지역 내 학교 통학로 등 7개 구간에 전선 지중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중화가 완료된 구간의 지상기기에 대해서는 앞으로 디자인 개선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지중화 사업이 완료된 도봉로 정의여중사거리~방학사거리 구간에 대한 디자인 개선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전선 지중화 사업과 지상기기 미관 개선 사업을 지속 추진해 안전하고 쾌적한 보행환경을 조성하고 활력이 넘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SK사옥 떠나 서촌에 ‘새 둥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SK사옥 떠나 서촌에 ‘새 둥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 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운영하는 아트센터 나비가 경복궁 서쪽에 있는 서촌에 새 둥지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관장은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부동산 인도 소송에서 패소한 뒤 지난 10월 SK서린빌딩 사무실을 떠났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아트센터 나비는 최근 서울 종로구 효자로 7길의 한 고택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새 사무실은 아트센터 나비가 2014년 매입한 한옥 건물로, ‘나비미래연구소’로 명명됐다. 아트센터 나비 홈페이지의 사무실 주소도 이곳으로 이미 등록을 마쳤다. 등기부등본에는 284.3㎡(약 86평) 대지에 132.23㎡(40평) 크기의 1층 건물로 돼 있다. 아트센터 나비는 국내 최초 미디어아트 전문 미술관이다. 노 관장이 이어받으며 2000년 12월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 서린빌딩 4층에 입주했다. 이후 지난해 4월 사옥을 관리하는 SK이노베이션이 임대차 계약이 2019년 9월 끝났는데도 아트센터 나비가 퇴거하지 않고 무단 점유하고 있다고 소송을 냈다. 이에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6월 “임대차 계약은 2019년 9월로 종료된 것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 김건희 여사 ‘종묘 차담회’… “사적 사용 맞다” 인정한 국가유산청

    김건희 여사 ‘종묘 차담회’… “사적 사용 맞다” 인정한 국가유산청

    최응천 청장 “국가적 행사라 판단…미흡했다” 국가유산청이 20일 김건희 여사의 종묘 차담회에 대해 국가유산 사적 사용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재필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김 여사의 종묘 차담회가 국가행사라고 생각하느냐’는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개인적인 이용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명백한 사적 사용이 맞느냐’는 임 의원의 계속된 추궁에 결국 “사적 사용이 맞다”고 답변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국가유산청 내규에 따른 절차를 준수해 사용 허가를 했느냐’는 양문석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당시에는 당연히 국가적인 행사라고 판단해서 관행대로 했다”면서 “추후 상황 판단을 해보니 판단이 미숙했던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 청장은 이어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실이 궁능유적본부장과 협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당연히 공식적인 행사로 판단해 사용을 허가해 주는 게 맞지 않겠냐고 제가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 9월 3일 서울 종묘 망묘루에서 외부인들과 차담회를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특히 김 여사가 일반인은 관람할 수 없는 휴관일에 미개방 건물인 종묘 망묘루에서 대통령실을 동원해 사적 모임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또 당시 차담회에 참석한 인사는 김 여사가 코바나컨텐츠 운영 당시 전시회를 함께 연 유명 미술작가의 가족이며, 차담회를 위해 종묘관리소 직원들이 인근 경복궁과 창덕궁에서 고가의 가구들을 빌려와 사용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가유산청 내규인 ‘궁·능 관람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종묘와 같은 중요국가문화재는 사전에 공문을 통해 신청서를 받은 경우에만 문화재위원회 궁능문화재분과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허가받아 사용할 수 있다. 최 청장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공식적인 사과문을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 아이수루 서울시의원,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주관 ‘제16회 우수의정대상’ 수상

    아이수루 서울시의원,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주관 ‘제16회 우수의정대상’ 수상

    서울시의회 시의원 아이수루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비례)이 지난 19일 서울시의회 별관 제2대회의실에서 개최한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주관 2024년 ‘제16회 우수의정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아 자리를 빛냈다. 제16회를 맞이한 이번 ‘우수의정대상’은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가 광역 시·도의원 가운데 지역 주민의 복리 증진 및 삶의 질 향상과 지방자치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의원을 발굴해 수여하는 상이다. 이번 ‘제16회 우수의정대상’은 서울시의회 의원 111명 가운데 22명의 수상자를 선정했으며, 그 중 아이수루 부위원장이 1인으로 선정되어 영예를 안았다. 아이수루 부위원장은 중앙아시아인 키르기즈스탄 출생으로 한국과의 인연으로 지난 2022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제11대 서울시의원을 시작했으며, 2024년 12월 현재까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과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가족지원은 물론 다양한 주민과의 소통과 해결방안 모색을 위해 활발하게 의정활동을 펼쳐왔다. 대표적으로 아이수루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022년부터 현재까지 조례 제·개정은 물론, 5분 자유발언 및 시정질문, 토론회 개최, 상임위 활동, 행정사무감사 등 다양한 의정활동을 통해 서울시민 및 외국인 다문화 가족의 지원 및 정책 마련을 도모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먼저, 지난 2022년 9월은 ‘서울시 출산 및 양육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해 교통비 지원대상에 다문화가족의 구성원인 임산부를 포함하는 조항을 신설한 바 있으며, 2023년 1월은 ‘서울시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가족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해 다문화가족지원 및 다문화 이해교육 등의 사업 추진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과 교육 전문성 강화를 도모하고자 본 조례를 발의한 바 있다. 또한 2023년 8월은 ‘서울시 의료관광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해 상위법 개정에 따른 ‘외국인환자 유치 의료기관’과 ‘외국인환자 유치업자’ 관련 용어 정비로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을 위한 관리 및 감독 내실화의 필요성은 물론 실질적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에 대한 사항을 조례안에 담아내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작년 8월에는 아이수루 부위원장이 주관한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의 양육 및 교육 지원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개최로 내실있는 시스템 구축 및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의 양육과 교육 지원을 위한 지원방안에 대해 모색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부위원장은 올해 2월과 7월 제322회 서울특별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 및 제324회 정례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서울시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의 양육 및 교육 정책 내실화를 위한 사각지대 없는 지원의 필요성’과 ‘국내외 고려인 지원정책 발굴의 필요성’을 발언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향후 다가올 이민사회에 대비한 ‘글로벌 TOP 5 도시이자, 포용력 높은 도시 서울로의 전환 또한 주장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아이수루 부위원장은 상임위원회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관 서울시립미술관, 홍보기획관, 관광체육국, 문화본부 등을 대상으로 지난 2022년부터 현재까지 상임위 활동 및 행정사무감사 질의를 통해 ▲외국인·다문화 전시지킴이 선발을 통한 운영 필요성 강조 ▲뉴노멀(포스트코로나) 관광수요에 대비해 관광 업계 재도약을 위한 저가상품 근절을 통한 품격있는 관광도시 서울 강조 ▲신규 브랜드 개발 과정에서 행정력 및 예산 낭비 지적 ▲‘시민청’ 리모델링 시 단순한 시장 홍보관이 아닌 공연·전시·체험 등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 조성의 필요성 등 위원회 소관 부서별 사업 실태 지적 및 개선 방안 또한 제시한 바 있다. 이날 시상식에서 아이수루 부위원장은 “제11대 시의회 출범 이후, 지난 2년 반 가까이 의원님들의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의정활동 덕분에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었다”라며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에도 지혜와 변화를 상징하는 푸른 뱀의 해인만큼 서울시민과 외국인 다문화가족 모두의 안정과 희망 그리고 행복을 전하는 멋진 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해나가겠다”는 향후 포부 및 소감을 밝혔다.
  •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 비엔날레 특별전 관람객 1만명 돌파 눈앞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 비엔날레 특별전 관람객 1만명 돌파 눈앞

    제4회 제주비엔날레 협력전시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 가 개막 한달도 안돼 관람객 1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제주도립미술관과 문화콘텐츠 전문기업 가우디움 어소시에이츠는 지난 11월 26일부터 내년 3월 30일까지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서양미술 400년, 명화로 읽다’가 25일만에 9500여명이 관람했다고 20일 밝혔다. 갤러리에서 만나는 첫 작품은 안토니오 만치니의 ‘플로렌스 필립스 부인’으로 이번 특별전에 온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립미술관인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를 설립한 주인공이다. 이번 서양미술의 거장 89명의 작품 143점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자신의 조국에 세계적인 미술관을 짓고자 했던 한 여인으로 전시 여정을 시작하는 이번 특별전은 서양미술사 400년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접하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전시는 크게 8개의 장면으로 구성된다. 전시의 시작은 ‘꿈에서 탄생한 미술관’, ‘20세기부터 오늘날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예술 현장’으로, 이 두 섹션을 통해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 컬렉션의 시작과 현재를 살피고 미래를 그려본다. 미술관에 들어온 흑인예술가의 첫 작품은 1940년 구입한 제라드 세코토의 그림이다. 1947년 파리 망명을 선택하고 죽을 때까지 파리에 머물렀던 세코토는 남아프리카 흑인 미술의 위대한 선구자 중 한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의 작품 오렌지와 소녀, 조지 펨바, 모드 섬너, 알렉시스 프렐러 등의 강렬한 색채에 빠져볼 수 있다. 이어 다니엘 세이거스 ‘꽃병에 꽂힌 꽃’, 게릿 아렌츠 반 뒤어스의 ‘노인이 노래하면 젊은이는 파리를 불어라’, 핸드릭 코넬리즈 반 블리엣의 ‘성 바보 교회의 실내’ 등 네덜란드 회화의 황금기를 만난다. 또 영국의 풍경화가 윌리엄 터너의 성아래 목초지, 단테 가르리엘 로세티의 ‘레지나 코르디움’, 존 에버렛 밀레이의 ‘한땀! 한땀!’, 로렌스 알마타데마의 ‘장남의 죽음’ 등 작품을 만나는 ‘19세기 빅토리아시대의 영국미술’섹션은 고전적 아름다움과 신화 등 서사를 작품에 녹여내고 있다. 미술시간에 만나던 유명화가들의 작품은 다음 섹션에서부터 펼쳐지면서 관람객을 반갑게 한다. 특히 프랑스에서 인상주의가 태동하기 전인 낭만주의에서 사실주의 혁명까지 섹션에서는 장 프랑수아 밀레의 ‘농군’, 요제프 이스라엘의 ‘목가’, 귀스타브 쿠르베의 ‘에트르타 백악 절벽’ 등은 감동적이다. 또한 빚쟁이들의 순에 넘어갈 처지가 된 작품들을 200점을 불태워버릴 정도로 고통스런 삶을 살았던 클로드 모네의 ‘봄’을 비롯, 알프레드 시슬리 ‘브뇌강가’, 에드가 드가의 ‘두명의 무희들’, 외젠 부댕의 ‘트루빌 항구’ 등으로 구성된 ‘인상주의를 중심으로’ 섹션은 빛과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고 변화하는 흔적을 만날 수 있다. 폴 시냑의 ‘라로셀’, 폴 세잔의 ‘목욕하는 사람들’, 오귀스트 로댕의 ‘이브’, 폴 고갱의 ‘악마들의 이야기’ 등 인상주의의 색채와 표현이 돋보인다. 이외에도 앙리 마티스의 ‘거울속의 댄서’,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반 뮈덴 부인의 초상’ 등 작품을 만나는 20세기 초 아방가르드, 리히텐슈타인과 앤디워홀의 팝아트가 눈에 띄는 20세기 컨템포러리 아트의 총 6개 섹션을 통해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서양미술사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다. 한편 14개국 87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제4회 제주비엔날레 본전시 ‘아파기(阿波伎) 표류기: 물과 바람과 별의 길’은 내년 2월 16일까지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공공수장고, 제주아트플랫폼, 제주자연사박물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총 5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 호수를 담은 미술관… 절로 흥 돋는 한마당… 낭만 흐르는 음악홀[서울펀! 동네힙!]

    호수를 담은 미술관… 절로 흥 돋는 한마당… 낭만 흐르는 음악홀[서울펀! 동네힙!]

    지난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청 인근 구립미술관 ‘더 갤러리 호수’ 2층 옥상정원에 올라가자 석촌호수의 확 트인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현재는 야외 테이블과 의자 몇 개가 놓여 있는 게 전부지만 조금만 입소문을 타면 호수 전경을 즐기며 커피 한잔할 수 있는 명소로 알려질 듯싶다. 지난달 22일 문을 열어 이제 개관한 지 한 달 된 ‘더 갤러리 호수’는 석촌호수에 문화의 매력을 더하며 시민 생활 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석촌호수는 단연 송파구의 ‘심장’이자 대표 명소라고 할 수 있다. 둘레 약 2.5㎞에 송파대로를 사이에 두고 동호와 서호로 나뉘어 있는 석촌호수는 도심에서 흔치 않은 호반의 매력을 지닌 곳이다. 벚꽃축제 기간 등을 포함해 올봄에만 석촌호수를 방문한 시민은 505만명으로, 여의도와 함께 서울의 양대 벚꽃 명소로 꼽힌다. 더불어 롯데월드와 송리단길 등이 있어 시민들은 휴식뿐만 아니라 쇼핑과 위락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석촌호수의 또 다른 매력은 호수를 둘러싸고 다양한 문화 장르를 즐길 수 있는 장소들이 곳곳에 있다는 점이다. ‘더 갤러리 호수’와 ‘문화실험공간 호수’에서는 전시, ‘석촌호수 아뜰리에’에서는 소규모 공연, ‘서울놀이마당’에서는 전통예술, 롯데콘서트홀에서는 클래식, 샤롯데씨어터에서는 뮤지컬을 볼 수 있으니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대부분 문화생활이 석촌호수에 모두 담겨 있는 셈이 된다. 사계절 풍경이 작품인 갤러리 GO석촌호수 동호에 있는 ‘더 갤러리 호수’는 ‘호수를 전시한 미술관’의 모습을 하고 있다. 구립 최초 단독건물 미술관으로, 2개의 전시실이 각각 지하 1층과 1층에 마련됐다. 특히 지하 1층은 호수 산책로에서 곧바로 들어갈 수 있게 설계됐다. 층마다 전시뿐만 아니라 석촌호수의 다양한 정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개관한 지 한 달 된 새 건물의 외벽은 알루미늄 패널 속 경관조명으로 야간에도 세련된 위용을 뽐낸다. 현재 개관 특별전으로 1전시관에는 국립현대미술관과 미술은행 소장품이, 2전시관에는 제이미 리·하태임·이경 작가의 작품이 각각 전시되고 있다. 송파구에 따르면 개관 초에는 평균 5000여명이 갤러리를 찾았고, 최근 평일 평균 관람객은 1500여명 수준이다. 보통은 전시를 보기 위한 목적으로 갤러리를 찾지만 ‘더 갤러리 호수’의 경우 석촌호수를 산책하다 자연스럽게 갤러리 내부로 들어와 관람까지 하는 시민이 적지 않다고 한다. 문화실험 공간 벚꽃뷰 인증샷 GO석촌호수 서호에는 ‘문화실험공간 호수’라는 또 다른 전시 공간이 있다. 민간위탁으로 레스토랑이 운영되던 곳인데 계약 만료 후 2020년부터 전시와 교육이 함께 이뤄지는 복합문화시설로 활용 중이다. 동호의 ‘더 갤러리 호수’가 중량감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면 ‘문화실험공간 호수’는 신진·청년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해 차별화했다. 특히 이곳은 봄이 되면 2층 테라스에서 만개한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2~3시간 줄을 서서 기다리는 ‘벚꽃 포토존 명소’로 유명하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검색하면 테라스에서 벚꽃에 파묻힌 듯 찍은 인플루언서들의 사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서울 유일의 연희극장 신명나 GO‘문화실험공간 호수’에서 걸어서 4분 거리에는 전통문화 전문 공연장인 ‘서울놀이마당’이 있다. 건립된 지 40년이 된 서울 유일의 연희시설로, 노천 무대와 1700개 관람석을 갖췄다. 특히 민선 8기에서는 천장에 잔향 흡수 효과가 뛰어난 현수흡음체를 도입하고 공연장 양 측면에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을 설치하는 등 리모델링을 거쳐 재탄생했다. 바로 인근 롯데월드에서 놀이기구를 타는 사람들의 소리가 생생하게 들리기도 해 석촌호수가 얼마나 다양한 모습을 지녔는지를 새삼 느끼게 한다. ‘석촌호수 아뜰리에’는 소규모 음악회나 연극 등의 공연을 할 수 있는 시설로, 옛 고고스카페를 리모델링해 2021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주로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공연을 하는 장소로 활용되며 석촌호수 전경을 볼 수 있는 옥상 전망대가 유명하다. 예술의 맛 보고 송리단길 맛집 GO롯데그룹이 1500억원을 투자해 2016년 개관한 롯데콘서트홀은 서울에서 예술의전당 이후 28년 만에 생긴 클래식 전용홀이다. 롯데콘서트홀은 우리나라 최초의 비니어드(포도밭) 형태의 음악홀이다. 전 세계 유수의 공연장 상당수가 비니어드로 지어진 것을 생각하면 뒤늦은 감도 있지만 예술의전당과 함께 ‘빅2’를 형성하며 팬들에게 조금이나마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은 다행이다. 내년에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테너인 요나스 카우프만,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는 신성 지휘자 클라우스 마켈라 등의 내한공연이 롯데콘서트홀 기획공연으로 열릴 예정이다. 석촌호수를 얘기하면서 송리단길을 빠트릴 수 없겠다. 동호 주변에 있는 T자형의 식당길로, 개성 넘치는 음식점과 카페들이 생겨나며 형성됐다. 한남동 경리단길 이후 생겨난 ‘○리단길’ 시리즈의 ‘잠실 버전’으로, 인스타그램에서 처음 사용돼 현재는 이 지역의 공식 명칭이 됐다. 인접한 지하철역이 3개나 돼 접근성도 좋다.
  • 책처럼 펼쳐진 공간, 미술의 숲… 글 옆에 흐르는 선율, 음악의 성[박상준의 서행]

    책처럼 펼쳐진 공간, 미술의 숲… 글 옆에 흐르는 선율, 음악의 성[박상준의 서행]

    의정부미술도서관BTS의 RM 기증 도서·글 3층 전시열린 평면 구조… 편안·친근한 예술 의정부음악도서관독서 테이블에 음악 감상용 헤드폰이달 ‘한강 작가’ 플레이리스트 구성 2024년은 여러분에게 어떤 시간이었는지? 그리고 2024년의 12월을 어떻게 지나고 계시는지. 경기 의정부미술도서관에 앉아 안녕을 바라며 안부를 묻는다. 12월은 한 권의 책으로 치면 마지막 단락이다. 얼마 안 남은 페이지가 넘기기 아깝거나 반대로 지루한 졸음과의 사투 끝에 다다른 종착일 수도 있겠다. 어느 쪽이건 마지막 장을 덮기 전까지 끝을 장담할 수 없다. 어떤 책들은 진짜 하고 싶은 말을 제일 뒷장에 숨겨두기도 하는 법이니까. 우리의 12월에도 아직 끝나지 않은 희망의 페이지가 남아 있을 것이다. ●미술이 편하고 친근하게 의정부미술도서관은 2019년 우리나라 최초 미술 전문 공공도서관으로 문을 열었다. 지난 11월 29일은 꽉 채운 5년이었다. ‘오픈빨’이 끝이 나고 온전히 제 모습이 드러나는 시기. 의정부미술도서관의 올해는 그리고 지난 5년은 어떠했을까?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은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 그런 궁금증이 뒷북 치듯 의정부미술도서관을 찾게 했다. 이는 한해의 끝자락에서 우리가 스스로에게 건네는 질문이기도 하다. 실마리는 3층 ‘기증 존’에서 얻는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은 지역민 못지않게 여행자가 많이 찾는다. 개관 초기 방문객 가운데는 방탄소년단(BTS)의 RM이 있었다. 기증 존은 기관과 개인이 기증한 미술 전문 도서로 채워진 서가 방이다. 그곳에 RM이 기증한 몇 권의 책과 그가 남긴 글이 있다. 장식 같은 인사말이 아니라 짧은 편지글이어서 좋다. 이렇게 시작한다. “정말이지 책만큼 무언가를 쉽고, 깊게 알아갈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아요.” 5년이 지나도 그 말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가 BTS의 RM이라서가 아니라 책은 정말 그러하다. 그걸 눈치챈 그가 반가울 따름이고. 그리고 이렇게 끝난다. “그림은 어렵지 않아요. 바로 저희 곁에 있습니다.” 의정부미술도서관에 대한 ‘기증’의 응원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올해 6월에는 김홍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미술 분야 희귀도서 등 9000권을 기증했다. 그가 전한 말도 비슷하다. “미술을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편안하고 친근하게 다가갔으면 좋겠어요.” 그들의 말은 의정부미술도서관이 하고 싶은 말, 지난 5년 동안 일관되게 하고 있는 일이다. 미술은 어렵지 않다. 그리고 우리가 미술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길잡이가 되겠다는 선언. 그래서 의정부미술도서관은 여느 공공도서관과 달리 회원가입 대상을 지역으로 한정 짓지 않는다. ‘대한민국 국민과 외국인 등록자’ 모두가 회원 가입이 가능하다. ●5년 만에 다시 백영수 그럼 개관 5주년을 맞아 어떤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을까? 가을밤 영화음악회 ‘무비 뮤직 라디오’(Movie Music Radio)가 있었다. 금관 오케스트라 ‘코리안 아츠’가 연주하는 영화음악이 도서관 안에 은은하게 울려 퍼졌다. ‘은은하게’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있다. 그 장소 때문이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은 조도연 건축가(디엔비건축사사무소)가 설계를 맡았다. 2020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건축이다. ‘펼쳐진 책처럼 열린 평면’을 구상했다고. 여기서 ‘열린’은 평면에 그치지 않는다. 도서관 1층부터 3층까지는 중앙의 원형 계단으로 연결된다. 탁 트인 하나의 공간이다. 입구 반대편은 3층 높이의 전면 유리창이다. 자연광이 넉넉하게 내린다. 개방감이야말로 ‘열린’ 도서관의 상징이다. 그러니 오페라하우스의 아트리움 같은 구조를 활용해도 좋았을 터. 하지만 공연은 도란도란 둘러앉을 수 있는 1층 ‘스테이지A’에서 소박하게 열렸다. 그럼에도 음표들이 그려내는 선율은 공간을 가득 채워 물들였다. 도서관 곳곳에서 책을 읽던 사람들이 독서를 멈추고 잠시 귀를 열어 음악에 귀 기울이는 장면은, 장엄하거나 거창하지 않아서 좋다. 아마도 음악은 책과 커피의 온기처럼 번져나갔을 것이다. ‘예술은 어렵지 않다’는 말은 그렇게 ‘편안하고 친근’하게 퍼졌겠다. 그 작지만 큰 공연에 함께하지 못했다 아쉬워할 건 없다. 도서관의 1층 전시실에서는 5주년 기념 전시 ‘백영수 화백 특별전: 함께 그리다’가 한창이다. 백영수 화백은 의정부미술도서관의 뿌리다. 김환기, 유영국, 이중섭 등과 더불어 신사실파를 대표하는 작가로, 2011년 프랑스 파리에서 영구 귀국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의정부에서 그림을 그렸다. 덕분에 의정부의 미술도서관이 뜬금없지 않을 수 있었다. 2019년 의정부미술도서관 개관기념전의 주인공 역시 그였다. 2025년 3월 31일까지 열리는 특별전은 백 화백의 예술 세계 전반을 조망한다. 그의 그림을 상징하는 ‘모자상(母子象)’ 시리즈는 12월 그리고 겨울이라 더 따스하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그림을 처음 접한 이들조차 편하게 다가서고 소통한다. 그 밖에도 백 화백이 파리 아틀리에에서 사용했던 이젤과 화구, 관객이 직접 ‘나만의 모자상’을 그려볼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했다. 겨울 찐빵처럼 따스한 온기가, 함께 그리는 그리움이 전시장 구석구석에 번진다. ●언젠가가 아닌 여기 함께 특별한 공연과 전시뿐일까. 5년을 지속한 의정부미술도서관의 힘은 사서다. 층마다 한 달에 한 번씩 바뀌는 사서들의 컬렉션(큐레이션) 역시 흥미롭다. 특히 ‘사사책’(‘사서가 사서 읽은 책’의 앞 글자를 딴 줄임말)은 마치 ‘내돈내산’(내 돈으로 내가 산 물건) 후기처럼 독특한 제목이 눈길을 끈다. 사서가 사서 읽은 책을 짧은 평과 함께 소개하는데 12월의 첫 칸에는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한여진, 문학동네)가 놓였다. 도서관 입구에는 ‘아트북크’(Art+Book+Walk) 책 꾸러미가 기다린다. 건축, 인상주의 등 10개의 예술 키워드로 나눠진 꾸러미 안에는 사서들이 추천하는 주제 책과 자료, 그리고 증정품이 들어 있다. 꾸러미 채로 대여해 선물을 열어보는 듯한 기쁨을 누리는 책 서비스다. 의정부 시민들 역시 사서와 컬렉션 대결을 펼친다. 한 달 전 시민들이 추천한 책은 이달의 ‘시민 컬렉션’으로 또 다른 선택지를 제공한다. ‘필사의 숲’에도 시민들의 추천 책이 있다. ‘필사의 숲’은 책을 옮겨 적는 작은 방이다. 도서관 5주년을 맞아서는 시민들이 추천한 필사 도서 외에 추천의 편지가 더해졌다. 필사 도서 추천 코너 앞에서 독서가들의 편지를 읽으며 나의 취향을 저격할 책을 고른다. 겨울의 한가운데서 읽고 쓸 오늘의 책은 ‘소설보다 여름 2021’(서이제·이서수·한정현, 문학과지성사)이다. 출판사에서 분기마다 ‘이 계절의 소설’을 선정해 엮은 단편 소설 모음집이다. 먼저 읽은 독자 ‘hye’는 “그것은 작고 투명한 유리잔 같은 여름이었다. 하지만 그런 여름을 사람들은 사랑이라 부르는 듯했다”를 기억에 남는 문장으로 꼽았다. 그의 인사말처럼 ‘안온한 저녁’이 가까워져 오는 시간, 내가 고른 소설은 그 가운데 서이제 작가의 ‘#바보상자스타’에 실린 닐 암스트롱에 관한 내용이었다. “닐 암스트롱은 언젠가 인간이 달에서 살 수 있는 날이 오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인류가 여기 지구에서 함께 잘 살 수 있을까’를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언젠가가 아닌 여기, 내일이 아닌 오늘, 그리고 함께. 처음의 들뜬 마음을 잃고 비틀거리는 것이 아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하게 해나가는 것, 가까운 이들과 그렇게 나란히 걸어가는 것. 2024년의 남은 시간 우리에게 남겨진 희망이자 과제는 아닐까. 도서관을 나오는 길, 아이에게 가만히 고개를 기울인 백 화백의 엄마 조각이 배웅한다. ●이곳은 도서관인가? 레코드숍인가? 의정부미술도서관을 다녀간 이들은 백영수 화백이 궁금할 테다. 그는 1973년 도봉산 안말 언덕에 반해서 손수 집을 짓고 작업실을 꾸렸다. 그리고 의정부 호원동 골목의 집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두 달 전인 2018년 4월 백영수미술관으로 문을 열었다. 미술관 외관에는 모자상이 보인다. 하얀 벽은 순백의 눈밭 같지만 그 위에 수놓은 엄마와 아이의 모습은 세상 무엇보다 따뜻하다. 자그마한 정원을 지나 들어선 미술관 역시 마찬가지다. 백 화백이 옛집 어딘가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을 듯하다. 의정부에는 의정부미술관 외에 여행지 삼을 도서관이 또 있다. 의정부음악도서관은 의정부 시내 장암 근린공원 내에 있는 3층 건물이다. 책은 물론 CD, LP 등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도서관이다. 문을 열자 음악이 흐른다. 1층 북스테이지는 일반 도서와 음악 도서를 갖췄다. 아직은 도서관 느낌이다. 2층부터 서서히 본색을 드러낸다. 악보 서가를 지나고, 독서 테이블에는 음악 감상용 헤드폰과 태블릿이 놓여 있다. 12월의 사서컬렉션은 ‘한강 작가의 곁에 있어 준 노래들’이다. 음악도서관다운 발상이다. 2021년 문학동네에서 진행한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인터뷰에 기초한 플레이리스트로, 조동익의 ‘럴러바이’, 필립 글래스의 ‘에튀드 No. 5’와 악동 뮤지션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등은 작가가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곁의 소설가라는 걸 느끼게 한다. 3층은 도서관보다 레코드숍이라거나 작은 공연장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턴테이블 옆에 가방을 내려놓은 채 LP 음반을 고르는 직장인의 모습이 보이고, 스튜디오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는 이용객도 보인다. 오디오룸에서는 매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상영한다. 12월 21일에는 스팅의 ‘어 윈터스 나잇 : 라이브 프롬 더럼 캐더럴’, 22일에는 J.S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등이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돋운다. 뮤직홀의 자동 피아노 연주나 ‘사서와 함께하는 도서관 투어’ 역시 도서관을 특별하게 즐길 방법이다. ●희망은 힘이 세다 서울을 출발점 삼아 의정부미술도서관에 갈 때는 도봉산역에서 버스를 환승한다. 도봉산역에는 1980년대 민주화의 산증인인 고 김근태 전 의원을 기려 지은 김근태기념도서관이 있다. 도봉산역에서 500m 거리다. 김근태기념도서관은 도서관과 전시관을 갖춘 라키비움((Library+Archive+Museum) 형태다. 크게 생각곳(열람실)과 기억곳(전시실)으로 나뉘는데 생각곳은 서가 분류를 눈여겨볼 일이다. 한국십진분류 옆에 김근태 전 의원의 말과 글을 별칭처럼 붙였다. 100철학은 ‘도덕적 가치’, 700언어는 ‘평화가 밥이다’, 800문학은 ‘희망은 힘이 세다’ 등이다. ‘근태생각곳’과 산바람길도 추천한다. 근태생각곳은 그의 사상과 철학을 읽을 수 있는 책들의 방이다. 그리고 도서관 3층과 4층에 위치한 산바람길은 옥외 공간으로 서쪽 도봉산과 동쪽 수락산의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겨울 추위가 무색할 만큼 수려한 전망이다. 한해를 마감하거나 새해를 ‘함께’ 맞이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다. 도서관을 나오기 전에는 그의 발자취가 깃든 기억곳에 들린다. 그리고 입구에 적힌 글 앞에서 멈춘다. “최선을 다해 참여하자. 오로지 참여하는 사람들만이 권력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권력이 세상의 방향을 정할 것이다.” 그의 삶을 고백하는 말이겠다. 그리고 그가 생전에 쓴 마지막 글이다. ■여행 수첩 ● 의정부미술도서관 -오전 10시~오후 9시(화~금요일 자료열람공간), 오전 10시~오후 6시(토~일요일 자료열람공간), 오전 10시~ 오후 6시(전시관, 화~일요일), 월요일, 일요일을 제외한 법정공휴일 휴관 누리집 www.uilib.go.kr/art
  • ‘새 단장’ 노원문화예술회관, 잭슨 폴록·조수미 만난다

    ‘새 단장’ 노원문화예술회관, 잭슨 폴록·조수미 만난다

    서울 노원구는 구민 문화 향유권 신장을 위해 노원문화예술회관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관한다고 19일 밝혔다. 노원문화예술회관은 2004년 개관 이후 연극, 오페라, 발레 등 다양한 장르의 수준 높은 기획공연을 선보였다. 리모델링을 통해 오래된 공연장과 전시 공간을 개선하고 관람의 편의성을 높였다. 대공연장은 낡은 무대마루와 오래된 무대조명, 기계 설비를 교체했다. 객석도 광폭 의자로 교체해 쾌적한 관람 환경을 제공한다. 또 장애인 휠체어 전용석도 마련했다. 특히 무대와 객석을 분리하는 방화벽을 신설했다. 기존 전시실은 수준 높은 미술전을 여는 노원아트뮤지엄으로 탈바꿈한다. 개관을 기념한 ‘뉴욕의 거장들’ 전시전은 다음달 10일부터 7월 12일까지 열린다. 잭슨 폴록 등 현대 추상표현주의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국내 최초로 소개할 예정이다. 16일에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무대에 오르는 신년음악회가 열린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리모델링을 통해 공연과 전시가 더욱 수준 높은 환경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 [책꽂이]

    [책꽂이]

    바이오테크 익스프레스(조진호 지음, 히포크라테스) 어렵고 난해한 과학 지식을 그림을 통해 쉽게 풀어내는 과학 만화가 조진호의 신작. 신약 개발을 주제로 국내 바이오테크 기업이 개발 중인 항암제와 결핵 치료제를 소개한다. 신약 개발의 과정을 단순히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암이 발생하는 이유부터 항암의 역사와 신약의 과학적 원리까지 생생하게 풀어낸다. 저자의 생동감 넘치는 묘사를 따라가다 보면 면역학, 생리학, 세포생물학, 분자생물학 등 다양한 생명공학 지식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다. 472쪽, 2만 5000원. 빛나는 형태들의 노래(김종진 지음, 효형출판) 건축가이자 작가인 저자가 세계 곳곳의 문화권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형태를 추적했다. 자연현상과 종교, 현지 문화와 그로부터 영향받은 건축, 미술작품 등 탐구의 범주는 시공간과 분야를 넘나든다. 저자는 10년간의 답사와 치열한 연구 끝에 자연현상으로부터 시작된 열 가지 원형의 단서를 찾았다. 강화도의 고인돌과 이집트의 피라미드 등 고대인들이 자연현상으로부터 받은 영감이 동서고금의 형태 문명으로 꽃피우는 과정을 580여장의 도판을 통해 하나의 흐름으로 꿰어 낸다. 338쪽, 2만 2000원. 어둠에 새기는 빛(서경식 지음, 한승동 옮김, 연립서가) 지난해 작고한 재일조선인 작가이자 지식인 서경식이 남긴 만년의 사유를 담았다. 칼럼이라는 형식을 빌린 시평이지만 전쟁, 핵 재앙, 혐오, 차별이 끊이지 않는 시대에 던지는 물음은 현재진행형이다. 저자는 섬세한 감성을 지닌 에세이스트로서, 때로는 전투적 논객으로서 문학과 예술, 정치와 사회를 넘나든다. 서경식이 2011년부터 2023년까지 한 일간지에 기고한 72편의 칼럼과 정규 연재 이외의 기고, 다른 매체에 게재된 9편을 더해 총 81편의 글을 엮었다. 지면의 한계로 인해 부분적으로 삭제된 41편은 복원해 수록했다. 495쪽, 2만 5000원. 향료 A to Z(콜렉티프 네 지음, 잔 도레 엮음, 김태형 옮김, 미술문화) 주석과 비단을 나르던 실크로드가 만들어지기도 전에 향신료와 향료를 위한 무역로가 존재했다는 사실은 향료의 오랜 역사를 방증한다. 이 책은 조향사의 팔레트에 존재하는 희귀하고 상징적인 최고급 원료들을 소개한다. 각 원료에 대한 설명과 이를 주력으로 다루는 소규모 생산자 혹은 국제적인 기업의 재배와 가공법, 원자재의 수확과 향료의 사용 등 향료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담았다. 해당 원료를 사용한 브랜드 향수의 개발과 관련된 뒷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272쪽, 3만 5000원.
  • 국내 미술경매 시장 낙찰률, 낙찰총액 5년 내 ‘최저’

    국내 미술경매 시장 낙찰률, 낙찰총액 5년 내 ‘최저’

    올해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의 매출이 지난해 75% 수준에 그치며 최근 5년 사이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와 아트프라이스가 19일 발표한 ‘2024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연말 결산’에 따르면 서울옥션, 케이옥션 등 국내 10개 미술품 경매사의 온·오프라인 경매 낙찰총액은 약 1151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1535억원의 74.9% 수준으로, 올해 낙찰총액은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경매 낙찰총액은 2020년 1153억원, 2021년 3294억원, 2022년 2360억원, 지난해 1535억원이었다. 낙찰총액뿐 아니라 출품작 수, 낙찰률 등도 지난 5년 대비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 총 출품작은 2만 2934점, 낙찰작은 1만 641점, 낙찰률은 46.4%로 집계됐다. 낙찰률이 5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작가별로는 김환기 작가의 작품이 73억 7480만원 상당 거래되면서 낙찰총액 1위에 올랐다. 지난해 낙찰총액 1위는 이우환 작가로 134억 6555원이었다. 올해 낙찰 최고가 작품은 지난 3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50억원에 거래된 김환기의 1971년작 전면 점화 ‘3-Ⅴ-71 #203’였다. 지난해에는 세계적으로 20점 내외의 희귀한 보물급 유물들이 출품돼 시장을 주도했지만, 올해는 단색화 중심으로 거래됐다. 김영석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이사장은 “올해 미술시장은 사회 전반의 총체적인 경기 둔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며 “적어도 내년까지는 미술시장 경기 회복 전망이 그리 밝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 잭슨 폴록이 그린 사랑의 찬가 [으른들의 미술사]

    잭슨 폴록이 그린 사랑의 찬가 [으른들의 미술사]

    뉴욕의 거장들: 잭슨 폴록 <3> 깊어진 공황의 늪…예술가와 상생한 정부1929년 미국에 불어닥친 미국의 경제대공황은 금융시장뿐 아니라 미국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경제대공황의 여파는 서민들에게 가장 빨리,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났다. 주식은 폭락하고 실업자가 속출하며 기나긴 경제 불황으로 모두가 빈곤에 시달렸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뉴딜 정책을 통해 미국 경제를 회생시키는 절차에 돌입했다. 1933년 초기 뉴딜 정책의 목표는 실업률을 낮추는 것이었다. 그러나 공황의 깊은 그늘로 첫 번째 뉴딜정책은 큰 위기를 맞았다. 이후 루즈벨트 대통령은 공공사업진흥국을 통해 문화예술인들에게까지 일자리를 확대했다. 이 시기 음악, 미술, 사진 등 분야에 종사하는 1만 명의 예술가들이 경제적 도움을 받았다. 이 사업의 혜택을 받은 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잭슨 폴록(1912~1956)이다. 폴록은 1938~1942년 연방예술프로젝트가 주관한 벽화, 포스터, 극장 디자인 등 공공 예술 사업에 참여했다. 인디언 문화, 멕시코 벽화 그리고 자동기술법폴록은 1912년 미국 북서부 와이오밍주에서 태어났다. 폴록은 유년 시절 캘리포니아 주와 애리조나 주 등에서 원시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문화와 예술을 접했다. 원시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토템 신앙과 문화 등은 이후 폴록의 첫 번째 예술 근원이 되었다. 10대 후반인 1930년 폴록은 뉴욕으로 이주했으며 토마스 하트 벤톤의 교육을 받았다. 스승 벤톤의 소개로 멕시코 벽화 작가 오로즈코를 만났다. 강렬한 색채를 대비시키는 멕시코 벽화는 폴록의 두 번째 예술 근원이다. 폴록은 공공근로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던 시기에 알콜 중독에 빠졌다. 폴록은 같은 공공근로를 수행하는 지인의 소개로 정신분석학에 관심을 갖고 알콜 중독 치료에 전념했다. 의사는 알콜 중독 치료 과정으로 자유로운 드로잉을 권장했다. 폴록이 무의식적인 상태에서 그린 이 기법을 자동기술법이라 부른다. 폴록이 사랑한 단 한 사람, 크래즈너폴록과 리 크래즈너(1908~1984)는 1942년 전시에서 처음 만났다. 폴록은 마초 성향의 남성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마초적 성향은 폴록이 술을 마셨을 때만 발현한다. 실제로 폴록은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인 사람이었다. 폴록은 자신과 달리 자신감 있고 당당한 크래즈너에게 이성적 호기심을 느꼈다. 폴록이 크래즈너를 만나 그린 ‘남성과 여성’에는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의 설렘이 담겨 있다. ‘남성과 여성’에는 오른편에 검은 기둥으로 표현된 남성과 왼편에 고양이 얼굴로 표현된 여성이 있다. 두 연인은 마주 보는 게 아니라 남성이 여성에게 구애하는 것처럼 보인다. 새침한 인상의 여성은 폴록의 부인이자 끝사랑 크래즈너다. 폴록은 대공황으로 생활고를 겪었고, 예술가로서 미래는 암울했으며 알콜 중독으로 심신이 지쳐 있었다. 그 시기 만난 크래즈너는 폴록의 인생에서 한 줄기 희망이었다. 이 그림은 폴록이 처음 느낀 사랑에 대한 찬가이자 안정된 생활에 대한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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