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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과 동시 행사… 코로나 뚫는 화랑가

    온라인과 동시 행사… 코로나 뚫는 화랑가

    네이버와 협업… 온라인 플랫폼 구축작품 감상부터 구매까지 국내 첫 시도 110개 화랑 참여… 신진작가 공모전도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화랑미술제는 국내 최장수 미술장터다. 1979년 시작돼 올해로 38회째다. 매년 가장 먼저 열리는 아트페어로 그해의 미술시장 동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의미와 상징성이 작지 않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에도 불구하고 협회가 고심 끝에 예정대로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화랑미술제를 열기로 한 이유이기도 하다.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 미술시장에 어떻게든 온기를 불어넣으려는 화랑가의 몸부림이 얼마나 절박한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행사 개최를 결정하기까지 협회의 고민은 깊었다. 긴급 이사회에서 격론을 벌였고, 역대 협회장을 비롯한 다양한 관계자에게 의견을 물었다. 최종 결정은 회원사 몫이었다. 아트페어에 참가하는 110개 화랑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찬반을 확인한 결과 70%가 행사를 열자고 했다. 최웅철 화랑협회장은 “갤러리 관객이 끊기고, 전시 기획이 위축되는 등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서 회원사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신 철저한 현장 방역과 온라인 중계 등 대책 마련에 각별히 신경썼다. 행사장 출입구에 열 감지 카메라를 설치하고 체온계를 구비하는 등 안전조치를 실시한다. 입장객에게 나눠줄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곳곳에 비치하고, 전시장 내부를 매일 소독할 예정이다. 가장 뚜렷한 변화는 네이버와 협업해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한 것이다. 행사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화랑미술제 출품작을 감상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다. 국내 아트페어에선 처음 시도하는 방식이다. 전시장 전경과 참여 화랑의 부스를 개별 촬영한 영상을 19일 행사 개막과 동시에 온라인에 게시하고, 이달 말까지 10% 할인한 금액으로 판매한다. 주최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현장 방문을 꺼리는 관객의 편의를 위한 서비스를 고민하다가 온·오프라인 동시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10개 화랑에서 작가 530명의 작품 3000여점이 출품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신진작가 발굴을 위한 특별전도 눈에 띈다. 네이버 그라폴리오와 함께하는 신진작가 공모전 ‘줌인’이다. 국제 감각과 예술 역량을 지닌 젊은 작가들을 발굴해 갤러리와 일반 관람객에게 소개하는 기획 전시다. 공모에 참여한 350명 가운데 10명을 선발했다. 이승훈 협회 총무이사는 “화랑미술제의 신진작가 프로젝트가 젊은 작가들의 등용문이 되고, 미술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초보 관람객이라도 미술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관객 친화형 프로그램이 열린다. 미술 전문 도슨트 투어 그룹인 ‘소통하는 그림연구소’와 함께 매일 도슨트 프로그램을 수차례 진행한다. 미술계 저명인사들과 작가들이 참여하는 ‘아트 토크 & 아티스트 토크’에선 미술시장 전반에 대한 정보와 작가의 작품 세계를 공유할 수 있다. 이우환, 천경자 등 대가들의 작품 진위 논란으로 일반인 사이에서도 미술 감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을 감안해 미술품감정위원회 부스도 올해 처음 배치했다. 미술품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교육과 홍보가 목적으로 현장 감정은 하지 않는다. 지난해 열린 화랑미술제에는 3만 6000명의 관객이 다녀갔고, 전체 미술품 거래액은 30억원이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신종코로나 확산에 아시아 최대 미술장터 ‘아트바젤 홍콩’ 취소

    3월 열릴 예정이던 아시아 최대 미술장터 아트바젤 홍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취소됐다. 아트바젤홍콩 측은 7일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신종 코로나의 심각한 발병 및 확산으로 인해 다음달 19일부터 21일까지 홍콩 컨벤션전시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트바젤 홍콩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아트바젤 홍콩은 매년 8만여명이 참석하고 1조원 규모 미술품이 거래되는 대규모 미술시장이다. 주최 측은 “행사 참석자와 근무자들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우려가 있었다”라며 “출품작 수송과 해외 참가자들의 이동에도 어려움을 맞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크 스피글러 아트바젤 글로벌디렉터는 “아트바젤 홍콩 행사의 취소는 굉장히 어려운 결정”이라며 “많은 전문가의 조언을 모아 다른 가능한 방법을 검토했지만 불행히도 신종 코로나의 갑작스런 발생과 급속한 확산이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번 아트바젤 홍콩 행사에는 국내 대표 화랑 10여곳을 포함한 전 세계 242개 갤러리가 참여할 예정이었다. 다음 아트바젤 홍콩은 2021년 3월 25~27일 열릴 계획이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루빅 큐브’로 만든 모나리자, 경매 나온다…낙찰가 최대 2억원 예상

    ‘루빅 큐브’로 만든 모나리자, 경매 나온다…낙찰가 최대 2억원 예상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리자’를 모티브로 삼아 입체형 퍼즐 ‘루빅 큐브’ 330개로 만든 작품이 이달 프랑스 파리에서 경매에 나온다. 낙찰 예상가는 최대 15만 유로(약 1억 9000만 원)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예술가 인베이더(Invader)가 제작한 ‘루빅 모나리자’(Rubik Mona Lisa)라는 이름의 이 작품은 이달 23일(현지시간) 파리 미술품 경매사 아르퀴리알(Artcurial)을 통해 경매에 나온다. 이는 스트리트 아트 분야의 유명한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경매의 일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인베이더는 익명의 프랑스 예술가로 1969년에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대 8비트 비디오 게임을 소재로 해서 도자기 타일을 이용한 모자이크 작품을 주로 남겼다. 정체불명의 인물로 자신의 신원을 철저히 숨기고 있지만, 세계 30개국 60여개 도시의 눈에 띄는 장소에 그의 작품이 설치돼 있다. 2005년 ‘루빅 모나리자’를 제작한 인베이더는 그 후로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걸작 ‘풀밭 위의 점심’(Le Déjeuner sur l‘herbe)과 프랑스 사실주의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가 여성의 하복부를 그린 세상의 근원(L’Origine du monde)도 루빅 큐브로 재현해 주목받은 바 있다.사진=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숨이 멎을 듯, 풍경 자체가 예술

    숨이 멎을 듯, 풍경 자체가 예술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파리로 향하는 유럽횡단 기차 안에서 주인공 제시(이선 호크 분)와 셀린(줄리 델피 분)은 처음 만난다. 부부 싸움으로 시끄러운 독일 커플을 피하려고 셀린이 자리를 옮기다가 미국인 청년 제시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잠깐의 인사로 시작된 대화는 서로를 향한 친밀감과 호감을 키우고, 그러다 도착한 빈에서 헤어지기 아쉬운 제시가 셀린에게 하루 동안 빈 여행을 같이하자고 깜짝 제안을 한다. 빈에 함께 내린 둘은 발길 닿는 대로 빈을 여행한다. 아무 카페에 들어가 차를 마시고 도시 이곳저곳을 다니며 사랑, 죽음, 인생, 성욕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알아 가고 사랑을 싹 틔운다. 아침과 함께 다가온 이별의 순간, 두 사람은 다시 이곳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서로를 떠나보낸다. 영화에서 빈은 아름답고 낭만적인 도시로 그려진다. 셀린과 제시가 산책하는 장면에 등장한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 대관람차가 있는 프라터, 알베르티나 박물관 등 이 영화에 등장한 장소를 돌아보는 상품도 많이 나와 있다. 대부분의 장소가 한 번 나오지만 단 한 곳, 알베르티나 미술관은 두 번 등장한다. 첫 번째는 하루 동안 빈 곳곳을 돌아다닌 제시와 셀린이 알베르티나 미술관 2층 발코니에 올라 도시의 야경을 내려다보며 키스를 나눈 장소로, 두 번째는 다음날 아침 헤어지기 직전 미술관 발코니에 위치한 동상 아래 무릎을 베고 누워 사랑을 속삭이는 장소로. ●미술관에서 보내는 행복한 시간 빈에 있는 수많은 미술관 가운데 알베르티나 미술관은 현대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데, 신디 셔먼, 모리야마 다이도 등 현대사진 거장들의 작품을 오리지널 프린트로 만날 수 있다. 이들 작품 앞에 서면 사진은 왜 오리지널 프린트로 봐야 하는지 알게 된다. 인터넷이나 잡지, 사진집에서 만나던 사진 작품과는 전혀 다른 아우라를 가진 작품 앞에서 머리칼이 곤두서는 경험을 하게 된다. 조금 뜬금없는 말 같지만 제시도 셀린에게 이런 말을 했다. “사진을 찍는 거야. 널 영원히 기억하려고.”‘비포 선라이즈’는 빈을 아주 로맨틱하게 그려 내는 영화다. 실제 빈을 로맨틱하게 만들고 있는 요소 중 하나를 꼽으라면 아마도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 ‘키스’가 아닐까. 빈 남동쪽에 위치한 벨베데레 궁전에는 오스트리아가 배출한 거장 클림트의 ‘키스’ 원화가 걸려 있다. 그림과 실제로 마주하는 감동은 말로는 표현이 불가능하다. 그림 앞에 서면 숨이 턱 하고 막힌다. 누구나 그럴 것이라고 예상하고 그림 앞에 서지만, 온몸을 덮쳐 오는 감동은 상상 이상이다. 머릿속이 온통 황금빛으로 물드는 것만 같은 압도적이고 기이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눈물을 훌쩍이는 이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박물관 안은 촬영 금지인데, 굳이 촬영 금지 표지를 붙여 놓지 않아도 될 듯. 셔터를 누를 생각조차 들지 않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현대미술을 논할 때 클림트와 함께 이야기할 예술가가 한 명 더 있다. 에곤 실레다. 스물여덟이란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천재. 그의 작품을 감상하고 싶다면 고민할 필요 없이 레오폴트 미술관으로 향해야 한다. 박물관의 원주인이자 미술 애호가였던 루돌프 레오폴트의 이름을 따서 만든 곳으로, ‘박물관 지구’(Museum Quartier) 안에서도 최고로 사랑받는 미술관이다. 실레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으며 그와 가까이 지냈던 클림트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상설전시 외에도 근현대미술과 관련한 특별 전시회가 자주 열리기에 빈 시민들도 새 전시를 보기 위해 미술관을 수시로 방문한다. 빈이라는 도시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예술일 것이다. 1273년 루돌프 1세를 시작으로 1918년 카를 1세에 이르기까지 무려 645년 동안 유럽의 절반을 지배했던 합스부르크 왕가는 빈을 본거지로 삼았고 대대로 어마어마한 미술품을 수집했다. 지금이야 합스부르크 왕조는 패망했고 오스트리아 역시 유럽의 소국에 불과하지만 그들이 남긴 문화의 향기는 아직도 빈 시내 곳곳에 남아 이 도시의 고고함과 우아함을 유지시켜 주고 있다.미술사 박물관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컬렉션을 모아 놓은 곳이다. 100여분의 러닝타임에서 3분의2 이상이 빈 미술사 박물관을 무대로 삼은 ‘뮤지엄 아워스’라는 영화가 있을 정도다. 영화의 줄거리는 특별한 것이 없다. 사촌 동생이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고 빈으로 향한 주인공 앤이 미술사 박물관에서 안내원으로 일하고 있는 요한을 우연히 만나 그림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는 것이 내용의 전부다. 그런데 미술사 박물관에 발에 들여놓으면 이 말도 안 되는 영화가 정말로 가능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4세기부터 18세기까지 세계 미술사를 아우르는 눈부신 회화 작품들과 조각 및 공예품, 고대 이집트 유물 사이를 걸어 다니다 보면 하루는커녕 일주일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은 깨닫게 된다.●어깨 위를 흐르는 왈츠의 선율 빈을 찾은 많은 사람이 미술관부터 달려가지만 빈은 음악의 도시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슈베르트, 요한 슈트라우스 부자, 쇤베르크가 이곳에서 태어났다. 모차르트, 베토벤, 하이든, 브람스, 말러와 같은 유명 작곡가들도 빈과 인연을 맺었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세계 정상급의 교향악단이며, 빈 국립 오페라 하우스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오페라 하우스 중 하나다. 빈에서는 꼭 무지크페어아인에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어 보시길. 음악 감상은 빈에서는 놓치기에 너무 아까운 기회다. 빈 필이 들려주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를 듣다 보면 절로 어깨가 들썩인다. 빈의 오페라 극장은 좌석에 앉아 보려면 정장을 해야 하는데, 입석표를 사면 자유로운 복장으로도 음악 감상이 가능하다. 요금은 4유로 정도. 공연 약 2시간 전에 가면 입석표를 구할 수 있다. 빈 곳곳에서 열리는 야외공연 역시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성 슈테판 대성당 뒤편에 자리한 피가로 하우스는 모차르트 추종자들이 가장 먼저 달려가는 장소다. 모차르트가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를 작곡하기 위해 머물렀던 곳인데, 모차르트는 이곳에서 1784년부터 1787년까지 살았다고 한다. 시내 중심지에는 베토벤 하우스도 있다. 고풍스러운 건물의 좁은 계단을 오르면 4층에 한때 베토벤이 머물렀던 방이 있다. 그 방에는 베토벤이 쓰던 피아노와 편지, 조각상들이 전시돼 있다. 그는 이곳에서 교향곡 4, 5, 7, 8번을 작곡했다. 도시 남동쪽에 자리한 시립공원은 수수한 영국식 정원이다. 이곳에서는 슈베르트를 비롯해 요한 슈트라우스, 레하르, 브루크너 등 빈에서 활동했던 음악가들의 기념상을 볼 수 있다. ■ 별처럼 빛나는, 한겨울 밤의 낭만●합스부르크 왕가의 자존심을 간직한 건축물 빈 시내 곳곳에는 ‘해가 지지 않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웅장하고 화려한 건축물이 넘쳐난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합스부르크 왕가의 번영을 만날 수 있는 호프부르크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에도 등장한다. 호프부르크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지막 황제인 카를 1세가 퇴위할 때인 1918년까지 황실의 궁전으로 이용되던 곳이다. 지금도 오스트리아 대통령 공관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20여개의 박물관과 도서관, 성당, 승마학교, 카페,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있다. 13세기 초반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해 20세기 초까지 개축과 증축이 계속돼 각기 다른 시대의 건축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호프부르크로 들어서기 전 미카엘 광장에 주의 깊게 볼 건물이 있다. 미카엘 문 바로 건너편에는 주변의 화려한 건물과는 판이하게 다른 현대적이고 심플한 건물이 서 있다. 100년 전에 지어진 이 건물은 현대건축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아돌프 로스의 작품이다. 이 집이 지어질 당시 빈 시민들과 언론은 당시 빈 건축양식의 전통을 반역했다며 일제히 혹평했고 심지어 아돌프 로스는 경찰청에도 불려 갔다고 한다. 결국 창문틀에 화분을 장식하는 것으로 극적인 타협을 했다고 한다. 로스하우스 바로 옆에는 왕궁에 커피와 과자를 납품하던 데멜 카페가 있는데, 슈테판 대성당을 나와 호프부르크로 가기 전 이곳 노천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잠시 여유를 가져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빈의 남서쪽 교외에는 1996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쇤브룬궁전도 있다. 쇤브룬궁전은 합스부르크가의 여름 별궁으로 궁전 안에는 자그마치 1441개의 방이 있다. 이 중 45개 방만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합스부르크 유일의 여제이자 가장 강력하게 왕조를 주도했던 마리아 테레지아 그리고 프랑스 혁명 중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고만 그의 딸 마리 앙투아네트가 사용했던 방과 초상화 등을 직접 볼 수 있다. 작은 베르사유궁전이라 불리듯 1.7㎞에 달하는 정원도 볼거리다.●신고딕 양식의 정수를 보여 준 빈 시청 호프부르크 건너편에 자리한 빈 시청은 프리드리히 폰 슈미트에 의해 완성된 신고딕 양식 건물로 보는 이의 찬탄을 불러일으킨다. 여름에는 필름페스티벌,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마켓과 스케이트장 개장 등 1년 내내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시청 가까이 자리한 국회의사당은 옛 그리스의 신전 같은 외관이 매우 독특한데, 그리스에서 발생한 민주주의가 오스트리아에 잘 정착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빈을 1박 2일 정도 여행한 후 체코나 인근 도시로 떠난다. 하지만 빈은 사나흘 아니 일주일은 충분히 머물러 있을 만큼 볼거리가 많고 아름다운 도시다. 미술관을 구경하고 빈 필하모닉을 듣고 부드러운 멜랑지 커피를 마시며 영롱한 시간을 만들 수 있는 도시다. 빈에서의 마지막 날은 카페 스펄에서 보내 보자. 1880년 문을 연 카페다. 영화에서 두 주인공이 서로의 마음을 고백했던 바로 그곳이다. 바로크풍의 실내장식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제시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건 끝이 있어. 그래서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거야.” 인생도 여행도 언젠가 끝이 나니까 소중한 것인지도 모른다. 자, 그렇다면 헤어진 이들은 어떻게 됐을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비포 선셋’을 보면 된다.
  • [세종로의 아침] 한국 미술의 세계화를 말하기 전에/이순녀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한국 미술의 세계화를 말하기 전에/이순녀 문화부 선임기자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지난 9일 ‘2020 전시 계획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미술관의 새로운 도약 50년을 기약하는 토대 구축의 해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미술관은 지난해 개관 50주년이자 과천, 서울, 덕수궁, 청주 4관 체제 원년이라는 큰 획을 그었지만 관장 선정과 전시 논란 등으로 그 의미가 온전히 빛을 발하지 못했다. 여기에 2013년 서울관 개관 당시 법인화를 염두에 두고 전문임기제로 채용한 학예 인력 40명의 계약 만료 시한이 닥치면서 고용 안정성 우려로 조직이 어수선했다. 윤 관장이 ‘토대 구축’을 얘기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핵심 현안이었던 전문임기제 직원의 정규직 전환 과제 해결이 있다.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벌여 온 미술관은 지난 7일자로 40명 가운데 업무가 중복되는 보직 1개를 줄여 39명의 정원을 확보했다. 윤 관장은 “상반기에 순차적으로 공개 채용 절차를 진행해 하반기부터 보다 안정된 조직 운영으로 미술관의 중장기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미술계 반응이 영 심상치 않다. 박수를 치기는커녕 격앙된 분위기다. 정원은 39명이지만 미술관의 중추인 학예실장직은 지금처럼 전문임기제를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해 38명만 정년이 보장되는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이다. 학예실 내부 인력이 정년을 포기하고 실장에 지원할지, 또 외부에서 영입된 임기 3년짜리 실장이 조직을 제대로 장악할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한 미술평론가는 “세계미술 흐름과 완전히 거꾸로 가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미술계 인사들은 14일 긴급 토론회를 열어 이 문제를 공론화하기로 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국립현대미술관의 위상에 맞춰 현 임기제 고위공무원 나급(2급)인 관장의 직위를 차관급으로 격상하라는 요구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행안부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은 “미술관장을 차관급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마당에 학예실장이 계약직이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선 미술관 측도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미술관 관계자는 “행안부에 미술관장은 고위공무원 가급(1급), 학예실장은 고위공무원 다급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공무원의 증원과 직급 체계를 신중히 운영하려는 행안부와 기획재정부의 방침은 원칙적으로는 백번 옳다. 그러나 국가를 대표하는 문화예술기관은 다른 행정서비스 기관과 달리 효율성만으로 재단할 수 없는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학예사(큐레이터)라는 통칭 아래 전문성이 제대로 부각되지 못하는 레지스트라(소장품 관리원), 컨서베이터(보존 전문가) 같은 미술관 필수 직종에 대한 낮은 인식은 미술관의 질적 수준과 직결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09년 이명박 정부 때 법인화를 처음 추진한 이래 2018년 법인화 철회를 공식 발표할 때까지 10여년간 조직 체계도, 운영도 매우 유동적이었다. 2013년 서울관 개관, 2018년 말 청주관 개관으로 외형은 눈덩이처럼 불었지만 속은 허약했다. 관람객은 2014년 241만명에서 2018년 245만명으로 제자리걸음이었다. 2019년 274만명으로 늘었지만 청주관을 포함한 숫자치고는 초라한 증가세다. 외국인 비중도 5%로 지난해(2%)보다 늘었다고 하나 해외 유수 미술관에 가득 찬 관광객에 비하면 갈 길이 멀다. 지난해 11월 김환기의 푸른색 전면 점화 ‘우주’가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인 132억원에 낙찰돼 한국 미술의 세계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더 늦기 전에 한국 미술의 중심이자 국가 대표 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의 위상과 역량 강화에 대한 전향적인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coral@seoul.co.kr
  • 미륵사지 보물 품은 국립익산박물관 개관

    미륵사지 보물 품은 국립익산박물관 개관

    삼국시대 최대 절터인 익산 미륵사지 출토유물 2만 3000여점을 전시할 국립익산박물관이 10일 개관했다. 사적 제150호 미륵사지 남서쪽에 있으며, 지하 2층·지상 1층으로 건립했다. 전체면적은 7,500㎡, 전시실 면적은 2100㎡다. 미륵사지뿐 아니라 익산 왕궁리 유적, 쌍릉 등지에서 나온 유물 약 3만 점을 소장했다. 상설전시실에서는 국보와 보물 3건 11점을 비롯해 3000여점을 선보인다. 미륵사지 석탑 사리장엄구(사리를 봉안하는 일체의 장치) 공양품을 감싼 보자기로 보이는 비단과 금실, 제석사지 목탑이나 금당 안에 안치됐을 것으로 짐작되는 승려상 머리, 석탑이 통일신라시대에도 보수됐음을 알려주는 ‘백사’(伯士)명 납석제 항아리, 쌍릉 대왕릉 목관을 처음 공개한다. 상설전은 3개 공간으로 나뉜다. 익산 백제를 주제로 한 1실은 백제 마지막 왕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왕궁리 유적과 제석사지, 무왕과 비 무덤으로 추정되는 쌍릉 출토 자료로 꾸몄다. 2실은 미륵사지에 초점을 맞췄다. 미륵사지를 토목과 건축, 생산과 경제, 예불과 강경(講經) 등을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한다. 보물로 지정한 미륵사지 석탑 사리장엄구는 별도 공간에 전시한다. 미륵사지 석탑을 소재로 한 현대 미술품도 설치했다. 3실은 익산문화권을 전반적으로 다룬다. 익산박물관은 개관을 기념해 3월 29일까지 특별전 ‘사리장엄, 탑 속 또 하나의 세계’를 연다. 국보로 지정한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 보물 제1925호 이성계 사리장엄구 일괄 등 사리장엄 15구를 전시한다. 익산박물관은 전라북도가 세운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을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2015년 국립으로 전환하며 만들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계명문화대 문화기획자 36명 배출

    계명문화대가 지역맞춤 문화기획자 양성과정 36명 수료식을 가졌다. 대구시와 대구문화재단이 후원하고 계명문화대학교가 운영한 문화기획자 양성학교는 지역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은 문화예술 인력을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계명문화대가 처음으로 시작하는 프로그램이다. ‘문화를 품고 세상을 향한 질주’라는 테마를 가지고 기본학기(72시간)와 심화학기(39시간)로 구분해 수업을 진행했다. 기본학기에는“문화기획자가 반드시 필요한 까닭”을 비롯한 대구지역 문화예술 지형도 등을 기획입문과정으로 다뤘다. 또한, 전시기획, 공연기획, 공동체기획, 축제기획 등 네 개의 테마로 구분해 각 테마별 총론과 기획사례 등과 발상의 전환, 스토리텔링 기법, 틀림없이 기사화되는 홍보기법 등 문화기획자들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주요 이슈는 분야별 전문가들의 특강으로 구성해 진행했다. 심화학기에는 교육생들이 제안한 문화기획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그룹별 강의와 멘토링으로 이뤄졌으며, 문화탐방 6회(미술관 관람, 소극장오페라, 연극공연 관람 등)와 문화기획 챌린지 캠프 등 문화현장 수업도 병행해 진행했다. 또 문화기획 양성과정의 실습교육으로 교육생들의 애장품 전시회를 계명문화대 문화관 전시실에서 개최했다. 이 전시회에는 계명문화대학교 박승호 총장님의 애장품 2점과 문화기획자 양성학교 교육생들이 개인적으로 아껴두고 간직하고 있던 미술품은 물론 전시하고 싶었던 개인의 보물, 또 가족 간의 사연이나 추억이 담긴 애장품 70여점을 전시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반복된 외화내빈, 거세진 우먼파워

    반복된 외화내빈, 거세진 우먼파워

    미술계에 드리워진 침체의 골은 올해도 깊었다. 김환기(1913~1974)의 대표작 ‘우주’가 홍콩 경매에서 한국 미술품 신기록을 세우는 기염을 토했지만 국내 주요 미술품 경매사의 낙찰액이 줄고, 갤러리 매출도 감소하는 등 명암이 뚜렷했다. ‘데이비드 호크니전’, ‘마르셀 뒤샹 회고전’ 등 흥행 대박을 터트린 해외 유명 작가의 대형 전시와 국립현대미술관의 50주년 기념전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 등이 화제를 모았다. 공공 미술관장에 여성이 대거 기용되고, 주요 미술상 수상자로 여성 작가가 호명되는 등 어느 때보다 우먼 파워가 두드러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지난 11월 23일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김환기의 푸른색 전면점화 ‘우주’(1971)가 시작가 57억원의 두 배를 넘는 132억원(수수료 포함 153억원)에 낙찰돼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한국 미술품이 100억원을 돌파한 첫 사례였다. 한국 작가 작품이 세계 무대에서 재평가받고, 한국 미술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올해 미술계가 거둔 가장 큰 성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장들의 잇따른 해외 전시도 고무적이었다. 이우환(83) 화백은 지난 2월 프랑스 퐁피두 메츠센터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열었고, 김환기 사위인 한국 추상화 거목 윤형근(1928~2007) 회고전도 지난 5월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선보였다. 미디어아트 거장 백남준(1932~2006) 회고전은 지난 10월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개막해 내년 2월까지 계속된다. 반면 국내 미술시장은 고사를 우려할 만큼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매 부진과 갤러리 매출 하락세가 지속되는 와중에 정부의 미술품 과세 강화 움직임까지 겹치면서 미술시장 침체 장기화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서울시립미술관이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연 ‘데이비드 호크니전’에는 관람객 37만 5000명이 몰렸다. 현존 작가 중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이 영국 화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전시 막바지에는 문이 열리기 전부터 줄을 서는 풍경이 펼쳐져 화제가 됐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4월 초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마르셀 뒤샹 회고전’도 23만 5000명을 불러모아 흥행에 성공했다. 올해 설립 50주년을 맞은 국립현대미술관은 ‘광장’을 화두로 한국 미술과 근현대사 100년을 돌아보는 특별전을 선보였다. 서울관, 덕수궁관, 과천관 등 전관을 활용한 대규모 기획전으로 주목받았지만 복제품 논란 등 준비가 허술했고, 전시 자체도 혼란스럽다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 8월 일본 국제예술제 아이치트리엔날레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 그후’에 출품된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이 우익의 압박 등으로 전시 3일 만에 강제 중단돼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졌다. 전시 중단 경위를 조사한 일본 검토위원회가 최근 “표현의 자유의 부당한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려 또다시 논란을 야기했다. 올해 교체된 주요 공공 미술관장에 여성 수장이 대거 임명됐다.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 안미희 경기도미술관장,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 최은주 대구미술관장, 기혜경 부산시립미술관장, 김성은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등이다.조은정 미술평론가는 “미술계 여성 종사자 비율을 따져볼 때 늦은 감이 있다”며 “성별이 아니라 능력으로 인정받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국내외 비엔날레에서도 여성 예술감독의 활약이 돋보였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은 김현진이 맡았고, 내년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와 제주국제비엔날레에선 각각 임수미와 김인선이 감독으로 선정됐다. 주요 미술상 수상자도 여성이 차지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상’은 수상자 이주요를 포함해 후보 4명이 모두 여성이었다. 이불(호암상 예술상), 김진(전혁림미술상), 박미화(박수근미술상) 등 다양한 미술상에서 여성 작가들의 성취가 돋보였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지드래곤·탑, 미국 미술전문지 ‘주목할 만한 컬렉터’ 50인 선정

    지드래곤·탑, 미국 미술전문지 ‘주목할 만한 컬렉터’ 50인 선정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과 탑이 미국 유명 미술 전문지 아트뉴스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컬렉터 50인’에 선정됐다. 1902년 설립된 아트뉴스는 매년 딜러, 컬렉터, 경매 관계자, 큐레이터 등 미술계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세계 200대 컬렉터와 주목할 만한 컬렉터 50인을 발표한다. 지난 13일 발표된 명단에는 지드래곤과 탑 외에 미국 연예기획자 트로이 카터, 대만 가수 저우제룬 등이 뽑혔다. 지드래곤과 탑은 미술에 관심을 두고 많은 미술품을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드래곤은 2015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전시회 ‘피스마이너스원: 무대를 넘어서’에서 국내외 현대미술 작가들과 협업을 선보였다. 탑은 2016년 10월 홍콩에서 열린 소더비 특별 자선경매에 큐레이터로 참여해 직접 작품을 선정했다. 소더비가 아시아 지역 아티스트와 협업해 경매를 진행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11월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우주’로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김환기 화백이 탑의 외가 쪽 친척으로 알려졌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김환기 ‘우주’ 100억 시대 열었지만… 감정 시스템 등 손볼 곳 수두룩”

    “김환기 ‘우주’ 100억 시대 열었지만… 감정 시스템 등 손볼 곳 수두룩”

    국내 미술계에선 올해 최고 경매가 경신, 천경자 작품의 진위 논란, 조영남씨 대작 사건 등 화제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김환기(1913~1974)의 작품 ‘우주’가 홍콩 컨벤션전시센터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서 131억원에 낙찰돼 미술계를 술렁이게 했다. 수수료를 제외하고 한국 미술품이 경매에서 100억원이 넘는 가격으로 팔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기념비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국내 미술시장 활성화와 한류라는 과제를 던져 주기도 했다. 아울러 미술계를 포함한 모든 예술인들을 아우르는 노동조합 형태의 조직 설립도 추진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이범헌(57)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을 지난 20일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만나 미술계의 현안과 과제들을 짚어 봤다.-올 한 해 미술계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김환기의 우주를 통해 미술품 가격 100억원대 시대가 열린 것도 의미가 있지만, 국내 미술시장의 후진성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도 함께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솔직히 음악 등 다른 예술 분야에 비해 미술 분야는 해외시장에서 한류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영향력이 미미합니다. 국내 작자 자원의 수준에 비해 작품에 대한 평가와 거래 가격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입니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감정 시스템을 꼽을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주로 작가 재단이 진위 감정을 담당하지만, 국내의 경우 화랑가 및 사설 단체가 맡고 있어 진위 판정이 갈리거나 공신력 부족 등이 지적돼 왔습니다. 국가적인 공신력과 권위를 갖춘 감정기관을 설립하고, 이에 필요한 우수 인력의 체계적인 양성이 필요합니다. 1991년부터 시작된 천경자의 ‘미인도’ 위작 논란도 어찌 보면 감정 시스템에 대한 권위의 부재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30년 만에 진품이라는 사실이 법적으로 확정됐지만, 작가의 작품에 대한 데이터베이스화 등 여러 과제를 되새기게 합니다. 조영남씨 대작 사건 또한 미술인들이 경계나 기준을 만들어 우리 사회에 제시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시켜 줬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홍콩이나 싱가포르처 거대 자본들을 미술시장에 끌어들이려면 우리도 제도적인 뒷받침이 따라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술품 구입과 기증 과정에서 세제 혜택이나 자금 출처를 묻지 않는 등 사회적 지원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미국·일본 등 소위 문화 선진국들은 미술품 구입과 기증을 통해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는 측면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는 미술품에 양도소득세까지 부과하고 있습니다. 실제 징수 효과는 미미하다고 해도 고가의 미술품 경매시장을 끌어들이고, 육성하는 데는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홍콩과 싱가포르, 중국 등에서 미술품 경매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미술품에 대해 거래세를 부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미술품을 호당 가격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할 부분입니다.” -‘아트페어’와 ‘미술품 온라인 거래’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지요. “지난 11월 20일부터 5일간 대한민국미술축전 아트페어를 일산 킨텍스에서 성공리에 치렀습니다. 기존의 틀을 탈피한 미술 축제로 진행됐는데 한국화, 양화, 조각, 서예, 민화, 공예 등 미술 전 분야를 망라한 작가 부스전이 마련됐습니다. 특히 북한 미술의 정수를 보여 주는 대표 작가전과 해외 유명 작가전이 함께 마련돼 대한민국 미술 축전이 국내외 유수한 비엔날레 등과 차별화된 미술 축제가 될 수 있었습니다. 출품된 5000여점의 작품 수준 또한 매우 우수한 데다 북한의 유화, 조선화부터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자수 작품까지 120여점, 유명 사진작가의 남북한 풍경 사진 90여점도 함께 선보여 갤러리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습니다. 이번 아트페어에서는 갤러리, 화랑 중심이 아니라 작가 중심으로 전시된 작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와 대중 컬렉터의 직접적인 만남이 이뤄지며 궁극적으로 ‘문화 향유의 장’이 됐습니다. 최근 인터넷상의 화랑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갤러리’ 활성화를 위해 서울신문사와 업무협약을 맺은 것도 국민의 문화 향유 욕구를 보다 쉽고 편리하게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었습니다.” -국민의 ‘문화 향유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소 생소할 수 있습니다. 우리 헌법 전문에 ‘국민들의 자유와 행복 추구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헌법 9조에는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는 조문으로 문화예술의 향유권 보장을 국가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진흥법 등 관련 법률을 통해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국가는 온 국민이 기본 권리로서 문화예술을 누리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국민이 현실적으로 문화예술을 제대로 향유하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문화 향유권을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헌법에는 규정하고 있지만 관련 법률에 부수되는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구체적인 정책 수단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정치나 행정 하는 분들이 간과한 것입니다. 물론 예술가들의 관심과 노력도 부족했던 게 사실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열악한 문화예술 창작 환경을 바꾸는 것은 곧 향유자인 우리 국민을 위한 것입니다. 창작자인 예술인들을 위한 정책이자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창작하기 좋은 환경에서 양질의 작품이 생산될 수 있고, 그 작품을 향유하면서 국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풍요로움 삶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미술인이나 특정 예술인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국민 대다수가 문화를 느끼고, 즐기고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정책적 수단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반 국민과 예술인들의 이해를 돕고자 ‘예술인 복지에서 삶의 향유로’라는 단행본(276쪽·도서출판 빔)을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노동조합 형태의 기구 설립을 구상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인지요. “가칭 ‘대한민국 예술가 유니온’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예술노동은 엄밀히 말하면 사회적 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입니다. 예술가는 그런 공공재를 생산하는 사람이기에 가난이나 낮은 임금 등은 사회적 영역에서 다뤄져야 합니다. 국가나 자치단체가 책임질 부분입니다. 미술인이나 예술인들도 노동자라고 하면 불쾌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프랑스는 ‘앵테르미탕’ 제도로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프랑스 예술가들 스스로 ‘노동자로서의 예술가 권익’을 인식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우리 예술인들이 노동자로 인정받게 되면 창작활동 중 불시에 당하는 사고도 산재보험을 통해 치료받을 수 있고, 일이 없어 쉴 때는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을 통한 노후 소득 보장의 혜택도 가능합니다. 예술인들의 노동자성 인정과 노동조합 가입을 늦출 이유가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조세 물납제’ 시행도 미술인의 권리 찾기 차원인지요. “선진국에서는 세금으로 납부할 수 있는 동산에 미술품이 포함돼 있습니다. 우리도 미술품으로 세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여러 차례 관계 기관에 건의하고 있습니다. 국세청에서도 이러한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술인들도 근로소득세, 주민세 등에 미술품으로 세금을 내는 게 가능해지면 국민연금이나 고용보험 같은 4대 보험료를 내고 그에 대한 권리와 혜택을 부여받아야 합니다. 금융권에서도 담보 가치에 대한 법적 지위를 부여받게 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yidonggu@seoul.co.kr
  • 역대 대통령이 선물받은 미술품 대통령기록관서 40점 무료 전시

    역대 대통령이 선물받은 미술품 대통령기록관서 40점 무료 전시

    역대 대통령이 해외 주요 인사로부터 선물로 받은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세종시 대통령기록관에서 ‘대통령의 미술품: 세계의 회화와 공예’ 전시를 24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전시품은 세계의 자연풍경·일상풍속·도시건축·공예문화 등 4개 주제별로 10점씩 모두 40점이다. 33개국 대표 작가의 작품을 포함하고 있다. 요하네스 라우 전 독일 대통령이 2003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독일 부부작가 크리스토 클로드와 잔 클로드의 ‘포장된 국회의사당’ 판화는 독일 통일과 민주주의 수호를 상징하는 작품이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버나드 카지무의 유채화 ‘어머니의 사랑’은 국가 재건과 평화의 희망을 담았다고 한다. 장첸 대만 총통부 고문이 1975년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란잉팅 작가의 ‘청풍죽영’,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전 몽골 대통령이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몽골의 평원 풍경’, 타히르 하자르 알제리대 총장이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준 ‘1830년의 알제리’ 등도 공개한다. 대통령기록관 상설전시관에서는 이와 별개로 세계의 범선과 도검, 장신구 등 그동안 소장해온 대통령 선물과 기념품 등 280여 점도 공개한다. 이소연 국가기록원장은 “역대 대통령이 선물 받은 미술품 전시를 통해 선물로 주고받은 예술품에 담긴 외교활동의 숨은 의미를 찾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유엔 제재 앞두고 세계 각국 북한 식당 속속 문닫아

    유엔 제재 앞두고 세계 각국 북한 식당 속속 문닫아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따른 재외 북한 노동자의 본국 소환 시한(22일)을 하루 앞둔 21일 세계 각국에 진출한 북한 식당들이 문을 닫고 북한 노동자 철수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라오스 등 사회주의 체제인 일부 국가에서는 북한 식당 영업이 계속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의 북한 식당은 북한 미녀들의 공연을 식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덕분에 인기가 높아 그동안 북한의 주요한 외화벌이 수단이었다. 캄보디아의 경우 지난달 30일 수도 프놈펜과 유명 관광지 시엠레아프 등지에 있는 북한 식당 6곳이 일제히 문을 닫았다. 이 조치가 이뤄지기 닷새 전에는 북한이 2015년 12일 시엠레아프에 2100만달러(약 243억원)를 투자해 개관한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이 영업을 전면 중단했다. 이 박물관은 앙코르와트 사원에 들어가는 관광객이 입장권을 사는 매표소 옆에 있고, 북한의 만수대창작사 작가 60여명이 360도로 창작한 벽화가 있어 인기가 높았다. 또 캄보디아 정부의 강력한 요구로 북한 식당과 박물관, 병원, 정보통신(IT) 업체 등에 종사하던 북한 근로자 200∼300명이 이미 본국으로 돌아갔거나 귀국 준비를 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이 전했다.반면 북한과 수교 60주년을 앞둔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 있는 평양관과 고려식당 등 북한 식당 두 곳은 당분간 영업을 계속할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은 북한 노동자를 한꺼번에 쫓아내지 않고, 취업비자를 신규 발급하거나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이행하기로 했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하면서도 내년부터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 활동하는 국가로서 안보리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북한과 같은 공산당 일당 체제인 라오스도 표면적으로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수도 비엔티안에 있는 평양식당의 허가를 취소하기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엔티안에 있는 다른 북한 식당 2곳과 유명 관광지인 방비엥, 루앙프라방에 1곳씩 있는 북한 식당은 다른 국적의 외국인이 허가받은 것이라는 이유로 강제로 폐쇄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현지 소식통은 라오스도 북한 노동자의 취업비자를 신규 발급하거나 연장하지 않은 방식으로 안보리 결의안에 따르는 모양새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태국의 경우 기존 세 곳의 북한 식당 중 두 곳이 최근 1∼2개월 사이에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관광지인 파타야의 목란식당은 지난달부터 영업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콕에서 영업하던 ‘평양 해맞이관’ 식당도 지난달 말 이민청 경찰들이 들이닥쳐 북한 종업원 대여섯 명을 체포한 이후로 문을 닫은 상태다. 반면 방콕 시내 중심부에 있어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평양 옥류식당’은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옥류식당은 식당 영업 허가 주체를 북한인이 아닌 태국 현지인이나 다른 국적 외국인으로 변경하는 방식을 통해 영업을 계속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북한 식당 옥류관도 최근 영업을 중단했다. 21일(현지시간)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아부다비 5성급 호텔 그랜드 밀레니엄 알와흐다에 입주했던 옥류관이 문을 닫았다. 현지 소식통은 “UAE 정부가 옥류관에 대한 영업 허가와 북한 종업원의 체류 비자를 갱신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옥류관 측에서 영업 중단과 관련한 공식 통보나 서류를 받지 못해 휴업인지 폐업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오늘을 포함해 최근 수일간 문을 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식당은 이달 초순만 해도 정상 영업했지만 유엔의 대북 제재 이행 시한이 22일로 다가오면서 UAE 정부가 철수하도록 조처한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7년 12월 22일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에서 북한의 달러획득을 막기 위해 유엔 회원국이 자국 내 모든 북한 노동자를 북한으로 돌려보내도록 했다. 이행 유예기간은 결의안 채택일부터 24개월로 이달 22일까지이며 회원국은 이행 여부를 내년 3월 22일까지 최종 보고해야 한다. 아부다비의 옥류관은 올해 3월 두바이의 옥류관이 폐업하면서 중동에서 유일하게 남았던 곳이다. 위치가 고급호텔인 데다가 북한 화가의 그림을 전시·판매하는 갤러리를 함께 운영해 ‘프라임 옥류관’이라는 상호로 영업했다. 그림 판매와 관련해 지난해 4월 자유아시아방송은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아부다비의 옥류관에서 이뤄지는 북한 미술품 판매가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했는지 조사 중이다”라고 보도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밀레니얼 세대 재테크 “한정판 스니커즈는 돈”

    밀레니얼 세대 재테크 “한정판 스니커즈는 돈”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스니커즈 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명품백보다는 고급 스니커즈를 선호하는 이들의 소비 심리를 이용해 ‘한정판 스니커즈’를 사들였다가 더 비싼 가격으로 되파는 방식이다. 과거 고가의 명품백에 투자해 되팔았던 ‘샤테크’(샤넬+재테크)가 ‘스니커즈 테크’로 옮겨 간 셈이다. 롯데백화점은 단독으로 유치한 ‘JW앤더슨X컨버스’의 ‘런스타하이크’ 스니커즈 1000족을 지난 9일 판매시작 8시간 만에 완판했다. 이 한정판 스니커즈를 사려고 서울 중구 본점에는 을지로입구역까지 줄이 길게 늘어섰다. 판매 당시 10만원대였던 제품은 일주일가량 지나 각종 사이트에서 3배 이상 오른 가격으로 재판매되고 있다. 지난 1월에도 ‘오프화이트X나이키’의 한정판 제품인 ‘척테일러 70 스니커즈’를 판매했는데 3시간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미술품 경매사인 ‘서울옥션블루’는 지난 9월 스니커즈 경매 온라인 사이트인 ‘엑스엑스블루’(XXBLUE)를 론칭해 오픈 한 달 만에 1만명 이상의 회원을 모았다. 가입자의 87%가 18~34세일 정도로 밀레니얼 세대의 지지가 절대적이다. 이 사이트에서 발매 가격이 23만 9000원이었던 한정판 ‘트래비스콧X나이키조던’ 운동화는 최근 240만원까지 상승했다. 운동화가 돈이 되자 지난 7월 소더비는 미국 뉴욕에서 운동화 경매까지 열었다. 유다영 롯데백화점 스포츠 치프바이어는 “최근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 스니커즈 테크 등 ‘리셀’ 문화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시장 규모에 발맞춰 다양한 한정판 제품의 유치를 통해 밀레니얼 고객을 집객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겉도 속도 거침없는 미술관

    겉도 속도 거침없는 미술관

    미국 뉴욕의 5번가가 유명한 이유는 뉴욕을 상징하는 두 가지, 패션과 예술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패션 브랜드가 밀집한 거리가 끝나면 센트럴파크의 동쪽을 따라 미술관이 쭉 이어진다. 그중 구겐하임 미술관(Solomon R Guggenheim Museum)은 귀여운 반항아 같다. 네모반듯하고 번쩍거리는 빌딩 사이에 콕 박힌 하얗고 둥그스름한 미술관, 구겐하임. 뒤집어 놓은 수화기나 회오리 감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리저리 둘러보아도 뭔가 난해한 형상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작품을 다룬다면, 구겐하임은 현대미술만 담당한다. 동성애와 같은 주제도 거침없이 다룬다. 인종, 민족, 성 정체성 등에서 다양성을 강조하는 뉴욕과 구겐하임 미술관은 서로 닮아 있다. 외관은 독특하고, 그 안에 담은 내용은 진보에 가깝다. 이렇게 개성 있는 미술관을 지은 사람은 솔로몬 구겐하임이다. 구겐하임은 스위스계 유대인 가문의 성(姓)이다. 미국으로 건너와 광산 재벌이 된 마이어 구겐하임의 아들인 벤저민 구겐하임은 1912년 타이태닉호 침몰로 사망했다. 상속녀인 페기 구겐하임은 벤저민이 남긴 유산으로 어마어마한 양의 미술품을 사들였고, 벤저민의 형인 솔로몬 구겐하임은 페기가 모은 작품을 전시할 미술관을 건설하기로 했다. 벤저민의 유산과 페기의 컬렉션, 그리고 솔로몬의 건축으로 이루어진, 구겐하임가의 합작품이 바로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이다. 솔로몬 구겐하임은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에게 비구상 회화들을 위한 ‘영혼의 사원’을 지어 달라고 의뢰했고 1959년 완공했다. 라이트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계단식 신전인 지구라트에서 힌트를 얻어 뒤집어진 피라미드 형태의 건물을 설계했다. 내부엔 계단이 없다. 천장에서부터 1층까지 비스듬하게 연결되는 나선형의 통로를 따라 올라가거나 내려오면서 관람하게 된다. 그러니 바닥이 약간 기울어지는 건 당연한 일. 살짝 삐딱하게 서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어쩐지 뉴욕답다. 천장의 둥근 원형 지붕에서는 부드러운 햇살이 미술관 내부로 스며든다. 로마 판테온 지붕 양식인 로톤다를 도입한 것이다. 고대 건축양식과 모더니즘을 잘 융합했다는 점도 눈여겨보면 재미있다.구겐하임 미술관을 포함해 라이트의 20세기 전반기 건축물 8개는 올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그중 유명한 것은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낙수장’(Falling Water)이다. 폭포 안에 집을 지었다. 자연에 건축을 녹여냈다는 점에서 라이트는 ‘유기적 건축의 선구자’라고 불린다. 안토니 가우디, 르코르뷔지에에 이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자신의 작품을 올린 세 번째 건축가가 됐다. 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인턴씨, 인사 좀 하지” 과장님이 지적한다면

    “인턴씨, 인사 좀 하지” 과장님이 지적한다면

    “우리 인턴씨는 말수가 원래 적은가 봐요? 인사 정도는 해줘도 될 텐데….” 당신은 취업 전쟁 속에 ‘스펙’을 쌓아 가며 가까스로 일자리를 찾았다. 신분은 인턴. 정직원이 되려면 수습 기간 한 달을 거쳐야 한다. 부서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김 과장이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건넬 수 있는 답은 세 가지. ①답장 좀 못할 수도 있지. ②안녕하세요. ③죄송합니다. 모바일 게임 ‘메신저 신드롬’은 이렇게 시작한다. 무엇을 고르겠는가. 비정규직이나 인턴, 자취생 등의 애환을 담은 모바일 게임이 1030세대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돼 10만명 이상이 내려받은 ‘메신저 신드롬’이 그중 하나다. 인턴사원이 모바일 메신저로 대리에서 부장에 이르는 상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정규직에 도전하는 설정이다. 일상에서 도피할 수 있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나 환상적인 세계관은 없다. 역으로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이 인기 요인이다.1.열망 게임에서라도 취직해 정규직 되고파 사회 초년생인 김지혜(28·가명)씨는 “게임을 하면서 선배에게 무심코 했던 말들이 건방지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사내 정치는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평소에 더 조심해서 말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박민준(26·가명)씨는 “게임 속 주인공과 비슷한 상황에서 퇴사했는데 그때 생각이 나서 게임을 하는 내내 심란하고 화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 세대는 거대한 왕국을 만들고 왕이 되는 등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게임을 즐겼지만 지금 세대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사회를 풍자하는 게임을 만들고 즐기는 모습”이라면서 “답답한 현실의 탈출구이자 실패담까지 드러낼 수 있는 소신이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2. 현실 ‘업무미숙’ ‘겸업금지’ 게임에서도 해고 직장 생활을 다루는 게임들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3~4년 전에는 계급 상승의 열망을 담은 게임이 쏟아졌다. 2015년 출시된 모바일 게임 ‘내 꿈은 정규직’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으로 100만명 이상이 다운로드를 받았다. 취업 준비생이라는 출발점은 ‘메신저 신드롬’과 비슷하지만, 사장까지 승진이 가능한 점이 다르다. 물론 쉽지 않다. 작은 잘못에도 권고사직당하기 일쑤다. 서류에 ‘0’ 한 자만 잘못 써도 ‘업무미숙’이라는 이유로 잘리고, 월급이 적어 알바를 하다 걸리면 ‘겸업금지’로 잘린다. 모바일 게임 ‘자취생 게임’에는 시골에서 부모님 반대를 무릅쓰고 상경한 대학생이 플레이어다. 게임에서도 현실의 벽은 높다. 이른바 ‘인서울’(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하는 것)만 하면 탄탄대로일 줄 알았건만 등록금과 집세를 내기도 빠듯하다. 알바를 해서 돈을 벌거나 수업을 열심히 들어 장학금을 타야 하는데, 너무 그 일에만 매달리면 체력이나 재미가 줄어든다. 또 고통 지수가 올라가면 모든 욕구가 바닥나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무기력해하는 ‘번아웃 증후군’과 비슷하다.3. 씁쓸 아등바등 뛰어도 ‘서민몬’ ‘산재몬’ 계급을 노골적으로 풍자하려고 과장된 설정을 쓰는 모바일 게임도 있다. ‘서민몬스터’는 ‘서민몬’을 잡으면서 물려받은 회사를 키워 나가는 ‘금수저 경영 시뮬레이션’을 콘셉트로 내세웠다.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 캐릭터는 ‘산재몬’이다. 게임은 “일을 하다 다치게 됐지만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고 심지어 전처럼 빠르게 일하지 못한다며 해고를 당해 억울함이 많다”고 소개했다. ‘거지키우기’는 주인공 ‘거지’가 한푼 두푼 모으고 다른 사람을 고용하며 재산을 불리는 게임이다. 값비싼 미술품을 구입하거나 행성까지 정복하는 ‘사장 거지’가 될 수도 있다. ‘거지키우기’는 여러 시리즈로 출시됐는데 시리즈마다 다운로드 건수가 평균 50만회를 넘는다. 게임의 변화는 사회적 관심의 변화를 보여 준다. 4~5년 전에는 압축 성장이 끝나면서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관심이 컸다. 2016년 말 출시된 모바일 게임 ‘비 내리는 단칸방’은 비가 내리는 허름한 방 안에 혼자 있는 상대방에게 말을 걸거나 집을 꾸며 주는 게 전부였다. 최근 들어서는 직장 문화 개선과 개인의 심리적 안정 및 만족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담은 게임이 출시되고 있다. 박창호 숭실대 정보사회학 교수는 “흙수저, 금수저 같은 용어가 등장할 때의 게임은 계급 상승에 대한 욕구를 많이 반영했다”면서 “지금은 직장 내 갑질 문화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인권에 대한 고민을 반영한 게임이 늘었다”고 짚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런 게임은 자신의 현실을 투영하고 소극적으로 저항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기능이 있다”고 평가했다.4. 공감 빗속 나홀로 캐릭터를 보며 왠지 위로 실제 게임 이용층은 30대보다는 대체로 10~20대가 많은 편이다. 게임 ‘비 내리는 단칸방’ 개발자는 “전체적으로 여성 이용자 비율이 높고 10~20대 이용자가 가장 많다”고 했다. 2년 전 고등학교 3학년 때 이 게임을 즐겼다는 대학생 이유정(21·가명)씨는 “빗속에서 혼자 앉아 있는 게임 속 주인공의 말을 들어 주면서 위로를 얻었다”고 말했다. 게임 개발자들이 대부분 본인의 삶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점도 특징이다. ‘내 꿈은 정규직’ 개발자는 수차례 실직을 겪은 뒤 이 게임을 개발했다. ‘메신저 신드롬’을 개발한 김명진(24) 피모뎁 공동대표는 처음 취업한 게임회사에서 주 90시간 넘게 일하면서 번아웃 증후군을 겪었다. 그는 퇴사를 결정하면서 회사에 대한 트라우마를 녹인 게임을 구상하게 됐다.5. 저항 게임에서라도 직장 갑질과 싸워 주길 문제의식이 게임 속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임에서 무력감을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직장인 오종민(26·가명)씨는 “게임 속에서 정규직이 되기가 매우 어려웠고 수십 가지 이유로 사직을 당하기 일쑤였다”면서 “현실에서는 정규직이라는 것에 안도하면서 게임을 지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월 공공 분야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을 내고 7월에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근로기준법(직장 내 괴롭힌 금지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에 따르면 법 시행 후 직장인 10명 중 6명은 괴롭힘이 줄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일반 사원급에서는 10명 중 3명만 변화를 느꼈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은 “사회생활 게임을 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은 정규직 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사회의 슬픈 단면”이라면서 “20대 사원과 50대 부장이 서로를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부와 회사가 더 적극적으로 조직 문화를 개선해 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개임 개발자들도 현실이 바뀌기를 바란다. ‘메신저 신드롬’에서 첫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③죄송합니다’를 골라야 한다. 그 후에도 살아남으려면 끊임없이 선택을 해야 한다. 직장 상사의 비위를 맞추기만 하거나 순간적인 감정에 따라 행동하기만 하면 정직원이 되지 못하고 ‘게임 오버’가 된다. 주인공을 괴롭히는 아첨꾼 ‘이 과장’뿐만 아니라 사회 부조리에 관심 없는 ‘이 차장’과 묵묵히 자기 일만 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을 모른 척하는 ‘김 과장’까지 모든 등장인물이 ‘반면교사’다. 게임에는 조직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직장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메시지가 녹아 있다. 김 대표는 “유저들은 불합리하다고 느끼면서도 정직원이 되려고 사회가 강요하는 답을 고르곤 한다”면서 “더 높은 지위와 권한을 가졌을 때 사회의 부조리함을 바꾸려고 노력해야 하고, 그 선택은 스스로의 몫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日, 해외 고미술까지 뒤져 ‘욱일기 정당화’ 공작

    日, 해외 고미술까지 뒤져 ‘욱일기 정당화’ 공작

    과거 군국주의의 상징이자 전범기로 통하는 ‘욱일기’를 정당화하려는 일본 정부의 공작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자국 고미술품 가운데 ‘욱일’(빨간색 태양을 중심으로 햇살이 뻗쳐 나가는 형상) 문양과 비슷한 부분이 들어 있는 것들을 찾기 위해 해외 현장조사에 나섰다. 전통을 내세워 침략의 역사를 감추는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다. 요미우리신문은 5일 일본 외무성이 각국 미술관이나 박물관 소장품을 대상으로 욱일 문양을 확인하기 위한 현지조사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외무성은 최근 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한 에도시대 후기(1833년) 제작 우키요에(일본 전통 풍속화)에서 욱일 문양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그림에는 수평선 위로 떠오른 태양에서 비치는 햇살이 푸른 바다 위로 여러 갈래로 뻗어 가는 형상이 그려져 있다. 그러나 태양과 햇살이 모두 붉은색인 욱일기와 달리 각각 노란색과 흰색이어서 같다고 보기 어렵다. 요미우리는 “현재 외무성 홈페이지에 욱일 문양을 사용한 가장 오래된 미술품으로 소개된 작품은 1869년 제작된 일본화”라며 “이번에 발견된 우키요에를 (더 오래된 욱일 문양 표현 그림으로) 홈페이지에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한국 정부는 내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경기장에 전범기인 욱일기를 반입하지 못하게 해 달라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요청한 상태다. 일본은 이에 대해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그러나 욱일기가 올림픽 경기장에 동원되는 데는 일부 일본 언론도 부정적이다. 도쿄신문은 지난 9월 25일 사설을 통해 “일본 정부는 욱일기가 민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어 정치적 선전물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옛 일본군 군기 등으로 사용됐다는 것은 역사적인 사실”이라며 “풍어 기원 깃발이나 회사 깃발 등에 사용되는 경우는 태양의 광선을 상징하는 디자인의 일부분에 불과해 욱일기 자체가 민간에 널리 보급돼 있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씨줄날줄] 예술품 절도, 영화와 현실/장세훈 논설위원

    [씨줄날줄] 예술품 절도, 영화와 현실/장세훈 논설위원

    고가의 예술품이 소장돼 있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금괴와 현금이 쌓여 있는 은행 등을 터는 이른바 ‘도둑 영화’는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국내에서 최대 흥행작의 기준인 ‘1000만 관객’을 끌어모은 영화 중 하나인 ‘도둑들’도 여기에 해당된다. 영화에서 예술품 절도는 그 행위 자체가 예술이 된다. 도둑의 시점에서 그려지고, 범죄라는 인식은 희미하거나 아예 배제된다. 절도 행위를 막으려는 자가 오히려 악인이라는 착각을 유도하기도 한다. 번뜩이는 두뇌, 혀를 내두르게 하는 대범함, 절도 과정에서 벌어지는 긴박함, 절도가 성공한 뒤 느껴지는 짜릿함 등이 도둑 영화의 흥행을 이끌어 내는 극적인 요소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영화와 다르다. 돈을 목적으로 한 범죄 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다만 현실에서 벌어진 절도 행위는 일확천금의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실제 1911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는 현존하는 예술품 중 가장 유명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모나리자’가 사라졌다. 박물관의 예술품 보호시설을 강화하는 작업에 참여한 기술자인 빈센초 페루지아가 범인으로, 모나리자를 이탈리아의 한 미술상에게 넘기려다 들통이 났다. 2004년에는 에드워드 뭉크의 대표작 중 하나인 ‘절규’가 도난당했다. 노르웨이 오슬로 미술관에 잠입한 괴한 2명은 2년여에 걸친 수사 끝에 덜미를 잡혔고 ‘절규’ 역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1990년 발생한 미국 역사상 최대의 미술품 도난 사건은 미제로 남아 있다.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에 소장돼 있던 렘브란트의 작품 등 3억 달러 상당의 미술품들이 무더기로 사라졌고, 아직 모든 작품을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최근 독일 드레스덴 그뤼네게뵐베 박물관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 1723년 작센 왕국의 아우구스트 1세에 의해 건립된 이 박물관은 ‘유럽의 보석상자’로 불린다.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보석 장식물 10세트 중 3세트가 사라졌다고 하는데, 현지 언론에서는 최고 10억 유로(약 1조 3000억원)어치가 도난당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도난 사건이라는 평가를 내놓는 이유다. 특히 각 세트는 다이아몬드와 루비, 진주, 사파이어 등으로 만든 목걸이와 귀걸이, 브로치 등 30~40개의 장신구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도난 작품이 워낙 유명해 시장에서 세트로 팔기는 쉽지 않다고 예상한다. 이는 오히려 암시장에서 장신구를 해체해 보석별로 팔아치우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이렇듯 도둑 영화가 현실에서는 예술 파괴 행위다. shjang@seoul.co.kr
  • 한국미술사 새로 쓴 김환기 ‘우주’… 예술성·희귀성에 132억 ‘韓 최고가’

    한국미술사 새로 쓴 김환기 ‘우주’… 예술성·희귀성에 132억 ‘韓 최고가’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 김환기(1913∼19 74) 화백의 대표작 ‘우주’(Universe 5-IV-71 #200)가 8800만 홍콩달러(약 131억 8750만원)에 낙찰되며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구매 수수료까지 포함하면 거래가는 153억 4930만원에 이른다. 지난 23일 홍콩컨벤션전시센터(HKCEC)에서 열린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 나온 ‘우주’는 가장 귀한 작품을 소개하는 20세기&동시대 미술 이브닝 경매 하이라이트 작품 중 하나였다. 1971년 완성된 후 경매 시장에 처음 나온 데다 예술성, 희귀성을 모두 갖춰 관심이 집중됐다. 1971년작 푸른색 전면점화인 ‘우주’는 김 화백 작품 가운데 가장 크다. 254×127㎝짜리 그림 두 점을 합친 전체 크기는 254×254㎝로, 유일한 두폭화이기도 하다. ‘환기 블루’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파란색은 김 화백을 대표하는데, ‘우주’에는 이 빛깔이 특히 광범위하게 쓰였다. 그는 1970년대 들어 얇은 서예 붓으로 수묵화를 그리듯 점을 찍는 기법(전면점화)을 작품에 활용했다. 대부분 화가들이 이젤에 캔버스를 세워 그림을 그렸지만 김 화백은 캔버스를 내려다보면서 한 점씩 찍어 나가는 작업을 했다. 이로 인해 척추신경이 손상될 정도였다. 특히 그의 기량이 최고조에 이른 말년 뉴욕 시대에 그린 ‘우주’는 자연의 본질을 담아내려고 한 그의 예술 사상과 미학의 집성체로 평가된다. 작품은 김 화백의 후원자이자 친구, 주치의였던 김마태(91) 박사가 소장하고 있었다. 둘은 1950년대 초반 부산 피란 시절 우연히 만나 각별한 우정을 쌓았다. 각자 미국과 프랑스로 유학을 가면서 헤어진 뒤 1963년 김 화백이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재회했다. 김 박사는 ‘우주’ 이외에도 김 화백의 작품을 많이 구매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박사가 40년 만에 ‘우주’를 내놓기로 하고 지난여름 여러 경매사 중 크리스티를 선택하자 에블린 린 크리스티 홍콩 아시아 20세기&동시대 미술 부문 부회장은 “‘우주’를 큰 무대에 내놓는 날을 오래도록 꿈꿨는데 이뤄졌다. 운명적이었다”고 당시 감격을 전했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낙찰자는 크리스티 뉴욕을 통해 경매에 참여한 외국 컬렉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 미술작품의 직전 최고가는 김 화백이 1972년에 그린 붉은색 전면점화 ‘3-II-72 #220’으로, 지난해 5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 낙찰가가 6200만 홍콩달러(약 85억 3000만원)였다. 린 부회장은 한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주’는 경매시장에 등장할 때마다 늘 새로운 기록을 남길 것이다. 이 작품만이 김환기 기록을 다시 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김환기 화백 ‘우주’ 132억원 낙찰…한국 미술품 사상 최고가

    김환기 화백 ‘우주’ 132억원 낙찰…한국 미술품 사상 최고가

    크리스티 홍콩 경매서 한국 미술품 첫 100억원 돌파김환기 추상화 중 최대 크기·유일 두폭화…예술성 인정한국 미술품 최고가 상위 10개 작품 중 9개 ‘김환기’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환기(1913~1974) 화백의 작품 ‘우주’(Universe 5-IV-71 #200)가 100억원을 훌쩍 넘기며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한국 미술품 직전 최고가 기록 역시 김환기 화백 작품인 ‘3-II-72 #220’이었다. ‘우주’는 23일 홍콩컨벤션전시센터(HKCEC)에서 열린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약 131억 8750만원(8800만 홍콩달러)에 낙찰됐다. 이는 구매 수수료는 포함하지 않은 작품 순수 가격이다. 수수료를 뺀 낙찰가 기준으로 한국 미술품이 경매에서 100억원 넘는 가격에 팔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리스티코리아는 구매 수수료를 포함한 가격은 약 153억 4930만원(1억 195만 5000홍콩달러)이라고 밝혔다. 이날 20세기&동시대 미술 이브닝 경매 하이라이트 작품 중 하나로 선보인 ‘우주’는 시작가 약 60억원(4000만 홍콩달러)으로 출발했다.10여분간 33번의 치열한 경합 끝에 작품은 예상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전화로 경매에 참여한 고객에게 돌아갔다. 낙찰자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크리스티 뉴욕을 통해 경매에 참여한 외국 컬렉터가 ‘우주’의 새 주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1971년작 푸른색 전면점화인 ‘우주’는 김환기 작품 가운데 가장 큰 추상화이자 유일한 두폭화다. 254×127㎝ 독립된 그림 두 점으로 구성돼 전체 크기는 254×254㎝에 달한다. ‘우주’는 김환기 작품 중에도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 그림으로, 기량이 최고조에 이른 작가의 말년 뉴욕 시대에 완성했다. 자연의 본질을 담아내려고 한 김환기 예술사상과 미학의 집성체로 평가된다. 이 작품은 작가의 헌신적인 후원자이자 각별한 친구, 주치의였던 의학박사 김마태(91)씨 부부가 작가에게 직접 구매해 40년 넘게 소장했다.1971년 완성 이후 경매 출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김환기 화백의 작품이 한국 미술품 최고가 기록을 1년 6개월 만에 자체 경신했다. 직전 최고가는 김환기가 1972년 그린 붉은색 전면점화 ‘3-II-72 #220’가 지난해 5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기록한 낙찰가 85억 3000만원(6200만 홍콩달러)이다.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10개 작품 중 9위에 이중섭 ‘소’를 제외하고는 모두 김환기 화백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피카소 작품을 13만원에…아프리카 빈곤 아동 돕는 복권 등장

    피카소 작품을 13만원에…아프리카 빈곤 아동 돕는 복권 등장

    스페인 출신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가 그린 작품 한 점을 단돈 13만 원에 얻을 기회가 생겼다. 19일(이하 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피카소 미술관이 아프리카 빈곤층 아동들을 돕기 위해 피카소 작품 한 점을 자선 복권 경품으로 내걸었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대해 미술관 측은 100유로(약 13만원)짜리 복권 한 장을 사면 100만유로(약 13억원) 상당의 피카소 작품의 주인이 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품은 피카소가 1921년 그린 정물화로, 압생트(일종의 술)가 들어있는 유리잔과 신문이 그려져 있다. 이는 세계 최대 수준의 피카소 작품 컬렉션을 보유한 개인 수집자인 레바논 출신 부호 데이비드 나마드의 소장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술관 측은 복권 수익금 가운데 100만 유로를 작품 대금으로 주인에게 지급하며, 나머지 금액을 아프리카 빈곤층 아동을 돕는 구호단체 케어에 기부한다. 현재 미술관 측의 자선 복권 판매 목표 금액은 1900만유로(약 247억8000만원)로, 목표가 달성되면 그중 1800만유로가 아프리카에서 굶주린 아이들에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피카소의 작품이 복권 경품으로 나온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6년 전 세계적 경매회사인 소더비는 익명의 자선가에게 피카소의 초기작 ‘오페라 모자를 쓴 사람’을 기부받아 미술품 복권 행사에 내놨고, 당시 미국 피츠버그에 사는 25세 청년이 행운의 주인공으로 뽑혀 관심을 모았다. 그때 모인 수익금은 총 500만 유로(약 65억원)로, 레바논 남부 도시 티레의 장애인과 여성에게 일자리를 주고 전통공예 마을을 설립하는 사업을 지원하는 데 쓰였다. 당시 복권은 총 5만 장이 발행됐으며 미국과 영국, 멕시코 그리고 브라질을 중심으로 복권 구매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1PICASSO100EUROS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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