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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의 미학/미와 교코·진중권 지음

    성은 생명을 잉태시키고, 죽음은 성을 통해 탄생한 생명을 자연의 품으로 되돌린다. 성을 매개로 삶과 죽음은 대자연 속에서 동그라미를 그리며 영원히 순환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성의 관념은 역사적, 시대적, 종교적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면서 긍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지만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돼 억압과 금기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죽음을 부르는 죄’, 혹은 ‘생명의 맹아를 잉태하는 적극적인 힘’ 등 극과 극을 달리는 개념으로 다르게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성의 미학’(진중권·미와 교코 지음, 세종서적 펴냄)은 서양미술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성관념의 변화를 파헤친 책이다. 진보진영의 대표적 논객인 진중권씨와 부인 미와 교코가 함께 저술한 이 책은 욕망과 금기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변신을 거듭해온 성 관념이 서구의 미술사에서 어떻게 표출됐는지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있다. 남성이 기득권을 쥔 사회에서 그들에게 성적 희열을 주는 여성의 신체를 그린 그림들, 그 이면에 감춰진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공포심이나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성서나 고전의 응용회화라는 가면을 쓰고 나타나야 했던 에로티시즘, 훔쳐보기의 본능, 기존사회의 가치관으로 용납할 없었던 근친상간과 동성애, 양성구유 등 다양한 성을 파헤쳤다. 그림을 읽어내는 데 필수적인 도상학 개념들을 제시하면서 한 장의 그림을 두고 편안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문장으로 써 내려감으로써 독자들이 쉽게 그림속으로 파고들 수 있게 했다.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서양미술사를 공부하고 있는 미와 교코가 일어로 써서 보내면 진씨가 이를 번역해 미술전문지 ‘미술세계’에 연재한 글들을 단행본으로 묶은 것이다.1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극사실주의 대가 이상원화백 러시아서 초대전

    극사실주의 대가 이상원화백 러시아서 초대전

    화단의 원로 이상원(70) 화백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극사실주의 회화의 대가다. 보풀 한 올까지도 허투루 다루지 않는 극도의 세밀한 붓터치는 ‘사진 그 이상’이란 평을 듣는다.‘하이퍼 리얼리즘의 거장’ 이상원 화백이 리얼리즘 회화의 본고장 러시아 모스크바의 트레차코프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다. ●트레차코프미술관 최초 한국인 작품전 개막일인 25일에는 발렌친 로디오노프 트레차코프미술관장, 김재섭 주 러시아대사, 현지 미술평론가 등 10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구 소련 시절 문화부 차관을 지낸 로디오노프 관장은 “트레차코프미술관은 최근엔 현대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소개하고 있지만 한국 작가가 이 미술관에서 작품전을 여는 것은 처음”이라며 “이 화백의 사실적인 작품은 근대 이후 리얼리즘 전통이 강한 러시아에서도 호소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2월1일까지 계속될 이번 전시에는 ‘시간과 공간’‘막(膜)’‘동해인’‘연(緣)’‘영원의 초상’ 시리즈 가운데 대표작 55점이 나와 있다. 특히 헝클어진 백발에 논두렁처럼 깊게 팬 주름살이 인상적인 노인의 표정을 담은 작품 ‘동해인’에는 유난히 많은 관람객들이 몰렸다. 삶에 대한 은유로 가득한 이 작품에서 지나간 신산한 세월의 흔적을 읽어낸 것일까. 배의 형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 ‘풍년’도 커다란 관심을 모았다. ●서구 리얼리즘 끝에 선 수묵의 날카로움 관람객들은 하나같이 “혹시 사진을 찍어 확대한 것 아니냐.”며 이 화백의 극사실주의적인 붓질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동양의 수묵과 서구의 리얼리즘이 어떻게 한 데 어우러져 그처럼 담백하고 강렬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 화백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젊은 시절 영화간판과 인물 초상화를 그리다가 불혹의 나이에 순수미술의 길로 들어선 입지전적인 작가다. 그야말로 무사자통(無師自通)인 셈이지만 이 화백은 대한민국미술대전, 동아미술제 등 공모전에 잇따라 입상하면서 순수화가로 인정받았다. ●산업사회 이후 전통에 대한 향수 표현해 이 화백의 작품세계는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 혹은 소외된 존재에 대한 애정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땅속 깊이 팬 타이어 자국이나 바닷가의 폐그물, 온갖 폐수와 곰팡이로 뒤덮인 수막, 너덜너덜해진 마대, 평범한 촌로나 어부의 고단한 삶…. 이런 것들은 모두 작가의 심오한 존재론적 성찰을 통해 삶에 대한 긍정과 찬가로 승화된다. 러시아 미술평론가 페트르 푸르도프스키는 “이상원은 어부나 해녀들의 이미지 묘사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회화의 예술적 본질을 드러내는 데 있어 항상 고향의 전통에 충실해 왔다.”면서 “그의 그림은 산업사회 혹은 후기산업사회의 도래와 함께 밀려난 전통적인 세계에 대한 향수라는 주제를 가장 명확히 표현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 화백은 지난 30여년의 화업을 통해 1000여점의 작품을 남겼다. 네덜란드 화가 고흐가 소품까지 포함해 800여점의 작품을 그린 데 비하면 대작 위주의 작업을 하는 이 화백은 단연 다작(多作)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작품을 단 한 점도 팔지 않았다. 러시아 현지에서도 고가에 작품을 사겠다는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그의 입장은 단호하다.“그동안 작품을 팔아왔다면 이같은 전시가 어떻게 가능하겠어요. 훗날 미술관을 지어 나의 작품세계를 오롯이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화백은 오는 4월쯤에는 자신의 작품활동 여정과 그림을 담은 자서전 ‘바람의 초상’(가제)도 펴낼 예정이다. 모스크바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레차코프미술관은 19세기 러시아의 부호 파벨 미하일로비치 트레차코프 형제의 소장품으로부터 출발한 트레차코프미술관은 에르미타주미술관, 러시언미술관, 푸슈킨미술관과 함께 러시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미술관이다.1856년에 설립된 트레차코프미술관은 1892년 모스크바 시의회에 기증된 뒤 러시아를 대표하는 국립미술관(state gallery)으로 거듭났다. 트레차코프미술관의 소장품은 고대 러시아 성화에서부터 현대 미술까지 다종다양하다. 러시아 미술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있는 세계 미술의 보고다. 레핀, 말레비치, 칸딘스키, 샤갈 등 러시아 사회주의 리얼리즘 계통의 작품과 아방가르드 작품 등 13만여점이 소장돼 있다.11세기에서 19세기까지의 작품은 라브루쉰스키의 트레차코프미술관에,20세기 현대 미술은 주로 크림스키에 위치한 트레차코프미술관에 전시돼 있다. 루블료프의 ‘삼위일체, 레핀의 ‘이반뇌제와 그의 아들 이반’, 이바노프의 ‘그리스도의 출현’, 페로프의 ‘도스토예프스키’, 수리코프의 ‘유형지로 끌려가는 마리조바 여인’ 등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작품. 이 미술관 소장품 가운데 하나인 샤갈의 ‘유대인 극장-패널화’는 현재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전시 중이다. 트레차코프미술관은 예술작품의 보존과 수복, 교육 등을 통해 명실공히 러시아 학문과 예술의 중심 역할을 다하고 있다.
  • [클릭 이슈] 문화재 보존 해법은 무엇인가

    [클릭 이슈] 문화재 보존 해법은 무엇인가

    지난해 9월 유홍준 문화재청장 취임후 ‘문화재 보존방식’을 둘러싼 설전이 뜨겁다. 취임 이전 미술사학자(명지대 교수)로 문화재 행정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그가 무분별한 복원의 폐해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문화재 보존관리정책이 잇따라 재검토되고 있는 것. 그러나 복원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며 ‘유홍준식 보존정책’을 비판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아 문화재 복원문제는 당분간 문화재계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재검토되는 문화재 복원계획 최근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국보로 지정된 석조문화재 6건에 대한 보존대책 보고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했다. 석가탑, 감은사지탑 등 안전진단에서 문제가 드러난 문화재의 보수 및 복원계획이 담긴 보고서였다. 문화재청은 지난 21일 옛 국립중앙박물관 회의실에서 보고서 내용을 기자들에게 브리핑했다. 그러나 이 문건은 지난해 10월 이미 문화재위원회에서 사실상 해체 및 복원 결정이 났던 석가탑의 경우 장기간 지켜본 뒤 보수방향을 결정하는 것으로 바뀌는 등 유 청장의 의중이 상당부분 반영되면서 ‘해체’ 또는 ‘복원’보다는 장기간의 ‘정밀관찰’이나 ‘부분 보수’쪽으로 상당히 기울어 있었다. 유청장은 앞서 지난 연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여수 진남관은 해체복원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석가탑과 다보탑, 감은사지 동·서 3층석탑 해체및 보수계획 복원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었다. 이와 함께 복원이 완료된 미륵사지 동탑을 ‘20세기 최악의 복원사업’이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충북 보은 법주사의 청동대불, 전남 화순 쌍봉사 대웅전, 철원 도피안사의 철조 비로자나불좌상 등의 예를 들어 복원의 폐해를 강력 비판했다. 유 청장은 “차라리 그대로 두었다가 무너지면 그때가서 복원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문화재 복원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해체·복원의 불기피성 주장도 적지 않아 문화재 해체·복원에 대한 유청장의 이같은 거부감에 대해 문화재청이나 문화재연구소 일부 전문가들은 “실태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빚어진 현상”이라고 반감을 나타냈다. 문화재연구소의 한 간부는 “석가탑의 경우 정밀 안전진단 결과 더 이상 두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서 해체·복원이 사실상 결정됐었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까지 통과한 사안이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다른 간부는 “기존의 해체복원 방안도 충분한 관찰과 추가적 검사를 전제로 한 것이었는데 청장 발언 이후 기존의 정책이 모두 무분별한 것으로 비쳐졌다.”며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전문가들 “원형손상 더 심해져” 이들은 “무너지면 그때가서 복원해도 늦지 않다.”는 청장의 말은 무분별한 해체복원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나온 상징적이고 극단적인 표현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목조 문화재의 경우 무너지면서 목재가 늘어지거나 부러질 수 있으며, 석조 문화재도 붕괴 과정에서 석재가 추가로 부서져 원형 손상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분 보수를 통해 무너지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그것마저 한계에 다다르면 해체·복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미륵사지 동탑 등 충분한 조사와 검토 없이 즉흥적으로 이루어진 해체복원의 결과물은 유 청장의 지적대로 문제가 적지 않음을 시인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특별관리중인 문화재-석가탑 해체·복원 보수유지로 전환 현재 논의의 중심이 되는 문화재는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국보 제21호)과 다보탑(국보 제20호), 감은사지 서삼층석탑 및 동삼층석탑(국보 제112호), 미륵사지 서탑(국보 제11호), 경주 첨성대(국보 제31호) 등 6개다. 이들은 모두 7∼8세기 건립된 우리나라 최고의 석조 문화재로, 오랜 세월이 경과함에 따라 균열과 풍화, 내부 공동화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어 ‘특별관리’에 들어간 지 오래됐다. 지난 21일 국립문화재연구소 배병선 건조물연구실장은 이들 석조문화재의 현재 상태와 보존관리 대책을 브리핑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감은사지 서삼층석탑은 맨 꼭대기층을 덮은 옥개석의 탈락 우려가 있고 옥개 받침석이 파손되는 등 옥개석 구조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연구소측은 최소한 꼭대기층인 3층의 해체보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불국사 3층석탑은 당초의 해체복원 계획에서 장기계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균열 및 이격 부위 등 위험 부위에 각종 계측장치를 부착해 실시간 모니터링에 들어가기로 했다. 모니터링 도중 안전상 도저히 버틸 수 없다는 판단이 서면 그때 해체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정림사지 오층석탑은 벌어지거나 파손된 부위를 석재로 메우는 방법(의석 처리)을 쓰고, 표면강화제 처리로 더 이상의 부식이나 파손을 막는 방식으로 보수를 진행하게 된다. 다보탑은 누수가 석탑 훼손의 주요 원인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난간부 해체후 누수경로를 파악해 누수를 막고, 균열된 부재를 접합·강화처리할 계획이다. 미륵사지 서탑은 4년 전부터 해체조사가 시작돼 이미 1층만 남기고 모두 해체된 상태다.1층까지 해체조사가 완료되면 이를 바탕으로 보수 및 복원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북한 고고학’ 하와이대서 강연

    임효재(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한국선사고고학회장은 미국 하와이 대학 초청으로 새달 3일 이 대학 한국학연구소에서 ‘북한고고학의 최신 성과와 남북한 학술교류’를 주제로 강연한다.
  • [책꽂이]

    ●지휘계통(시모어 M. 허시 지음, 강주헌 옮김, 세종연구원 펴냄) 9·11테러에서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 포로학대사건까지 일련의 ‘테러와의 전쟁’ 과정에서 감춰진 ‘추악한 전쟁’의 실상을 파헤친 책. 저자는 35년 전 베트남전 밀라이 학살사건 진상 폭로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의 탐사보도 전문 기자다.1만 6000원. ●경제 강대국 흥망사 1500-1990(찰스 P. 킨들버거 지음, 주경철 옮김, 까치 펴냄) 이탈리아 도시국가들과 포르투갈, 에스파냐,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등 1500년 이후 세계 경제를 잇달아 주름잡아온 나라들의 경제적 흥망과정을 살핀다.1만 8000원.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조범환·문왕 지음, 푸른역사 펴냄)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통일신라시대의 가장 흥미로운 개혁군주 경문왕 이야기. 설화속 인물이었던 경문왕에게 역사학의 옷을 입힌 역사 다큐물로 재구성했다.1만원. ●최초의 신화, 길가메시 서사시(김산해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5000년 전 지구상에 그 어떤 문명도 존재하지 않았던 선사시대에 수메르인들이 이룩한 찬란했던 초고대문명 이야기. 수메르문명은 20세기 인류가 이루어낸 최대의 고고학적 발굴로 꼽힌다.2만 8000원. ●마오의 중국과 그 이후 1·2(모리스 마이스너 지음, 김수영 옮김, 이산 펴냄) 거대 인구의 낙후된 국가에서 근대산업국가로 전환하는 첫걸음을 내디딘 마오쩌둥 시대의 중국, 그리고 덩샤오핑 시대를 맞아 지본주의 세계질서 속에서 막강한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을 살펴본다. 각권 1만 9000원. ●세계사를 뒤흔든 발굴(이종호 지음, 인물과 사상사 펴냄) 발굴의 황금시대를 연 마우솔레움부터 아틀란티스와 트로이, 아르테미스 신전, 고대 메소포타미아, 히타이트, 진시황릉, 아프리카 대짐바브웨, 스키타이 등 고대 문명사를 바꾼 대발굴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1만 5000원. ●교육학의 거장들 1·2(한스 쇼이얼 등 지음, 정영근 등 옮김, 한길사 펴냄) 현대 교육학 정립에 큰 영향을 미친 학자들의 교육사상을 살펴본다. 에라스무스, 몽테뉴 등 르네상스 이후부터 마르크스, 피아제 등 20세기의 거장까지 21명의 인물을 다룬다. 각권 2만 5000원. ●영한사전 비판(이재호 지음, 궁리 펴냄) 7개 유명 영한사전에서 발견한 오류들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영한사전의 슬픈 현실을 고발한다. 한자어나 일본식 번역, 실용어 누락, 장황한 설명, 내용상 오류 및 오자, 혼란스러운 인명·지명 표기 등등.1만원. ●한국의 석조문화-그 아름다움의 절정(박정근 소재구 등 지음, 다른세상 펴냄) 암각화, 남근석, 돌장승, 석불, 석탑, 석축, 석성, 돌다리, 고인돌 등 석조문화 속에 담긴 미학을 발견하고, 석물에 배어있는 선조들의 정신적 발자취를 찾아간다.1만 5000원. /***●라루스 서양미술사 시리즈(생각의 나무 펴냄) 세계적 권위의 ‘라루스 백과사전’을 편찬한 라루스가 편찬한 서양미술사 시리즈.‘르네상스’‘중세미술’‘근대미술’‘낭만주의’‘고전주의와 바로크’‘현대미술’ 등 6권이 발간됐다. 각권 1만 9000원./***/
  • 현대 현회장 큰딸 지이씨 대리 승진

    고(故)정몽헌씨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큰딸 지이(28)씨가 지난 연말 대리로 승진했다. 입사 1년만의 승진이니 평범한 월급쟁이와 비교하면 ‘파격’이지만 재벌 3·4세들의 ‘초고속 승진’과 비교하면 굼뜬 행보다. 지이씨가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에 입사한 것은 지난해 1월3일.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를 거쳐 연세대 사회과학대학원 신문방송학 석사과정을 마친 뒤 경력직 평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대리로 승진한 것은 지난 12월30일. 현대상선측은 “통상 대리 승진에 4년이 걸리지만 지이씨는 대학원 및 외국계 광고회사 근무경력 등 3년 경력이 인정돼 사실상 대리 승진기준 연한을 다 채웠다.”고 설명했다. 지이씨는 승진 요건인 ‘토익’(Toe ic) 시험에서도 직원들을 통틀어 가장 높은 성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좀 더 두고봐야 알겠지만 지이씨가 대리 승진에 그친 것은 다소 의외”라고 말했다. 지이씨가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을 것으로 관측해온 재계는 여느 2·3세처럼 파격적인 특별승진을 점쳤었다. 여기에는 ‘순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현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것이 현대상선측의 설명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미국 현대미술 낯선가요?

    팝 아트의 고전 ‘러브(Love)’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로버트 인디애나(76). 전광판에 흐르는 텍스트 작업으로 유명한 제니 홀처(54). 미국 현대미술을 이끄는 ‘일급’ 작가인 이들의 전시가 나란히 열리고 있다. 인디애나의 작품은 내년 1월16일까지 사간동 현대갤러리(02-734-6111)에서, 홀처의 작품은 내년 1월23일까지 이웃한 국제갤러리(02-735-8449)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팝 아트는 1950년대 중후반 미국에서 일어난 미술사조로 추상표현주의의 엄숙성에 반대, 텔레비전이나 길거리 표지판, 광고 등 일상적이고 대중적인 시각이미지를 미술의 영역에 끌어들인 것이 특징이다. 인디애나는 이런 팝 예술의 세례를 온몸으로 받은, 대표적인 팝아티스트 가운데 한 명이다. 알파벳 네 글자를 쌓아올린 그의 대표작 ‘러브’는 빨강과 파랑이 감각적으로 잘 어우러진 알루미늄조각 작품으로, 젊은 작가들이 패러디의 대상으로 삼을 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ART’라는 신작도 내놓았다. 인디애나주 뉴캐슬 출신인 작가는 1950년대 이후 뉴욕 미술계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면서 이와 같은 하드에지(hard­edge, 기하학적 도형과 선명한 색깔로 또렷하게 그리는 추상화의 한 경향)적인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힌다. 개념미술가로 분류되는 홀처는 옥외벽면이나 뉴욕 타임스 스퀘어 같은 공공장소에 도발적인, 때로는 코믹한 경구들을 디지털 방식으로 표현해온 여성 작가. 이번에 갤러리 로비에 설치된 ‘립 코너’는 LED(발광 다이오드)판을 따라 흐르는 영어문장들을 통해 에이즈에 관한 메시지를 전해주는 작품이다. 그러나 그의 작업의 바탕을 이루는 ‘글’은 기본적으로 애매모호하고 시적이어서 텍스트 행간의 의미를 읽어내기가 그리 쉽지 않다. 생경한 현대미술에 길들여지지 않은 관람객들에게는 ‘질긴 고기’와도 같은 작품들이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미륵사지 석탑 국보급 유물 나올까

    미륵사지 석탑 국보급 유물 나올까

    국내에서 현존 최고(最古), 최대(最大)의 석탑으로 알려진 익산 미륵사지석탑(국보 제11호)을 완전히 해체하고, 이를 정비해 다시 복원하는 대역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1998년 구조안전진단 결과 그대로 둘 경우 보존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2001년부터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작업에 나서 현재 2층까지 해체조사가 완료된 상태. 연구소측은 16일 800여명의 문화재·미술사·건축학계 관계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그동안의 해체조사 현황을 보고하는 현장 설명회를 가졌다. 전북 익산시 금마면 기양리에 있는 미륵사지석탑은 백제 무왕 때(600∼640년 추정) 세워진 높이 14.24m, 좌우폭 각 10.6m의 다층석탑이었으나 서남쪽 부분은 무너지고 북동쪽 6층까지만 남아 있었다. ●전문가 초청 현장설명회 김봉건 소장은 “일제 때 덧댄 콘크리트를 제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석재 하나하나를 손상이 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해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수십년의 경험과 기술을 축적한 드잡이공 홍정수(65·드잡이 기능자 190호)씨가 해체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일본인들이 덧댄 콘크리트는 석재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전통 석조각공이 정으로 일일이 깨뜨리는 수작업으로 185t에 이르는 양을 모두 제거했다. 해체된 석재 하나하나에 대해 실측도를 작성하고, 사진 촬영과 함께 3D 스캔을 실시해 원형복원에 대비하고 있다. 조사작업을 마친 석재는 미륵사지 내에 조성된 적재장으로 옮겨 쌓아 관람이 가능케 했다.1층만 남겨놓고 지금까지 해체한 석재의 양만 해도 어마어마하다.1∼2.5t 무게의 석재가 2000여점에 달할 정도. ●해체 석재량 지금까지 수천톤 미륵사지석탑은 1915년 일인들에 의해 콘크리트로 보강하는 수리가 있었다. 그 이전에 탑을 보수했다는 기록은 ‘혜거국사비문’에 922년 미륵사 개탑(開塔)에 관한 기록이 단편적으로 나올 뿐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해체된 석재들을 조사한 결과 치수와 형태가 일정한 규격을 보이지 않고 서로 혼재되어 있으며, 고려청자 조각들과 기와조각, 엽전(상평통보) 등이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1915년 이전에도 2층까지는 최소한 1차례 이상 수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구소측은 전체적인 해체복원은 아니고 흩어진 석재를 대충 끼워맞추는 수준이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김덕문 연구관은 “미륵사지탑의 현재 모습은 백제 시대의 원형으로 보기 어려우며 이후 몇 차례 변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김 연구관은 “1400년 동안 탑에 일어난 현상들은 단순한 변형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따른 역사적 사건이므로, 이후 보수 정비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하나의 실마리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차례 원형개조 확인 해체과정에서 아직 별다른 유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탑 1층에 유물을 봉안하는 관례로 미루어 남아 있는 1층을 해체하면 특별한 유물이 나오지 않을까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문화재연구소는 당초 해체조사 및 정비사업을 2007년까지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진행이 생각보다 더뎌지면서 복원도 늦어질 전망. 김봉건 소장은 “2005년까지 1층 해체작업을 끝내고, 이후엔 정비 및 설계작업에 들어가 2008년 말 또는 2009년께나 사업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천마총 동물 ‘말 아닌 기린’ 가능성

    1973년 발굴된 경주 천마총(天馬塚)의 천마도장니(天馬圖障泥·국보 제207호)에 그려져 있는 동물은 말이 아니라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상서로운 동물로 간주되어온 기린(騏)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실 관계자는 8일 “지난 97년 천마도 장니에 대한 적외선 촬영결과 동물의 정수리 부위에 뿔로 추정되는 불룩한 것이 솟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당시 일부 미술사학자들은 이에대해 그림상의 동물이 말이 아닌 기린일 가능성을 제기했었다.”고 밝혔다. 박물관측은 그러나 뿔 형태가 뚜렷하지 않고, 이후 기린임을 증명하는 별다른 증거도 나오지 않았으며, 지금도 사학자들간에 의견이 엇갈리는 상태라고 전했다. 문화재위원들의 감정 등 공식 절차를 밟아 천마도 장니의 동물이 말이 아닌 기린으로 판명될 경우 ‘마’(馬)자가 들어간 ‘천마총’이나 ‘천마도’ 등 천마총 관련 유적, 유물의 이름도 바뀌게 된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별이 된 조각가’ 구본주 1주기전

    리얼리즘 미술의 새로운 변모를 꿈꾸며 예술혼을 불태우던 조각가 구본주. 그가 36살의 나이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 이 시대의 삶과 인간을 따스하게 껴안는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형상조각의 대표 주자로 주목받던 그의 죽음은 한국 미술계의 큰 손실이었다. 그는 스승인 류인 이래 90년대 형상조소예술을 이끈 가장 중요한 작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8일부터 서울 사비나미술관과 인사아트센터, 덕원갤러리에서 동시에 열리는 ‘구본주 1주기전:별이 되다’는 한 청년작가의 치열한 작품세계를 전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전시작은 90여점. 사비나미술관에는 작가의 생애와 예술세계를 미술사적으로 조망해볼 수 있는 다양한 자료들과 테라코타 원본 작품 등이 전시되며, 인사아트센터에는 브론즈와 철을 이용해 만든 대작들이 선보인다. 덕원갤러리에서는 폴리코트와 형광안료를 사용해 만든, 손바닥만 한 크기의 샐러리맨 형상 조각품 1000개를 천장에 설치한 ‘별이 되다’가 단연 주목거리다. 작가는 생전에 사회변혁의 열망을 역동적으로 담아낸 진보주의적인 작품에 관심이 많았다.‘갑오농민전쟁’ ‘칼춤’ ‘혁명은 단호한 것이다’ 등이 그 대표작이다. 그러나 2000년을 넘어서면서 작가의 관심은 ‘혁명적 낭만주의’에서 샐러리맨의 애환 등을 묘사하는 데로 옮겨간다.‘배대리의 여백’ ‘아빠의 청춘’ 등이 그런 맥락의 작품들이다. 평소 고인과 가깝게 지낸 김준기(사비나미술관 학예실장)씨는 “구본주에게는 ‘힘으로 작업한 작가’라는 평이 따르지만 사실 그는 누구보다 정교한 기술과 명민한 두뇌가 돋보이는 작가였다.”고 평한다. 전시는 28일까지.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한국 문화유산상’ 안휘준 교수등 4명

    문화재청은 문화유산 보호에 공로가 큰 유공자를 발굴·포상하기 위해 제정한 제1회 ‘대한민국 문화유산상’ 수상자로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안휘준 교수(학술·연구) 등 3개부문에서 4명의 개인과 단체 1곳을 선정, 발표했다. 다음은 부문별 수상자 명단. ●학술·연구=전상운 전 문화재위원 ●보존·관리=전흥수 중요무형문화제 제74호 대목장 기능보유자, 김동휘 등잔박물관장 ●봉사활동=사단법인 한국의 재발견(대표 손용해)
  • 그림속으로 들어가 그들을 만난다

    그림속으로 들어가 그들을 만난다

    요즘 서점의 신간코너에 가면 ‘그림책’이 부쩍 눈에 많이 띈다. 미술작품에 그럴 듯한 이야기를 버무린 단행본들이다. 고전명화에 신화를 섞은 것, 현대작품에 에세이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 것, 화가의 삶과 그림 이야기 등등. 전통적 필자였던 미술평론가나 미술사가는 물론이고, 작가 스스로 또는 큐레이터들까지 앞다퉈 글쟁이로 데뷔 중이다. 추측컨대 큐레이터는 나름대로 자신이 쌓아온 흔적과 성과에 대한 정리의 욕구 때문에, 화가들은 작품 이면에 숨은 치열함의 흔적을 남기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어쨌든 이 책들은 대체로 쉽게 읽히는 것들이어서 예술에 대한 독자들의 지적 허영심 혹은 갈증을 채워주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번 주엔 특히 각각 특색이 뚜렷한 단행본 3권이 출간됐다. 근대 200년 우리 화가들의 이야기를 묶은 ‘畵傳(화전)’, 아름답고 슬픈 사랑 이야기를 서양의 고전명화와 버무린 ‘로망스’, 명화(名畵)란 널리 알려진 그림이 아니라 울적한 가을날 따뜻한 위로가 되는 그런 그림이라고 주장하는 한 젊은 큐레이터의 ‘사랑한다면 그림을 보여줘’가 바로 그것이다. 지은이들이 무슨 이야기를 풀어내며 그림속으로 들어가는지, 화가들의 삶과 예술정신의 내면을 어떻게 넘나드는지 보기만 해도 제법 흥미롭다. (최열 지음, 청년사 펴냄,2만 4000원)은 미술사가인 지은이의 말대로 ‘그림을 통해 찾아 헤맸던’ 화가들의 이야기다. 지은이는 ‘만나기로 작정했지만 이미 세상을 떠나버렸기에 문득 그들이 남겨둔 그림 속으로 걸어들어가 그들을 만났다.’고 했다. 한데 그들이 살아 있지 않기에 오히려 텅빈 마음 같아 그들의 빈터에서 편안히 만났고, 그 때마다 글을 썼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만난 그들은 누군가. 바로 19세기 묵장의 영수로 불리는 조희룡에서 격정의 시대정신을 보여준 이응노까지 200여년에 걸쳐 각기 독특한 스펙트럼을 보여준 화가 28명이다. 그 안엔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인연을 보여준 김정희외 허련, 휘황한 천재의 빛을 남긴 김수철, 단아함과 충실함에 깃든 정열의 소유자 윤희순, 우주의 질서에 도전한 유영국, 아름다운 감옥의 죄수를 연상케하는 김환기,20세기 신화의 탄생 박생광이 포함된다. 지은이는 추사 김정희와 제자 소치 허련의 만남을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추사 자신은 난초 그림과 서예에 집중했으므로 회화 창작의 욕망을 구현해줄 누군가 필요했고, 그가 바로 소치였다. 소치는 김정희가 꿈꾸던 세계를 현실에 형상화했고, 이후 남도 산수화의 종장이요 문인산수화풍을 조선에 아로새긴 거장으로 우뚝 섰다.‘세한도’‘산수도’ 등 그의 거칠고도 깔끔한 화폭들은 당대에 이미 절정의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었으며, 이같은 허련에 대해 조희룡은 “그림을 통해 시에 들어가고, 시를 통해 선에 들어갔다.”고 평가했다.’시종일관 거친 듯하면서 세밀하게, 군더더기 하나 없이 지은이는 당대의 붓장이 28명의 삶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촘촘히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명옥 지음, 시공사 펴냄,1만 4000원)는 중세때 그야말로 ‘전설적인 세기의 사랑’ 이야기를 남긴 4쌍의 가슴저린 로맨스를 뼈대로 한다. 평소 ‘연애의 정수는 로망스임을 의심치 않았다.’는 지은이는 “요즘들어 신파조로 폄하하며 왕따시킨 로망스를 제자리로 복권시킬 필요가 있다.”고 집필 동기를 밝힌다. 미술관장인 그는 먼저 단테의 ‘신곡’에서 로망스의 모티브를 찾는다. 단테가 지옥의 제2원에서 연인 사이인 파올로와 프란체스카를 만나고, 이들의 애절한 사연에 충격을 받고 혼절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두 연인이 한 소설속 남녀 주인공의 달콤한 입맞춤에 자극을 받아 자신도 모르게 상대의 입술을 찾고, 지옥까지 함께하는 영원한 연인관계로 빠져드는 이야기를 당대의 거장들이 표현한 그림에 버무린다. 또 아더왕에게 충정을 맹세한 기사 랜슬롯과 아더왕의 부인 귀네비어의 불같은 사랑,‘사랑의 묘약’을 마시고 서로에게 매혹당하나 끝내 둘 다 세상을 떠난다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이야기가 뒤를 잇는다. 마지막엔 다시 단테로 돌아간다. 단테는 스탕달의 이른바 ‘사랑의 결정작용’을 통해 오염된 영혼을 정화시키고,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되는 베아트리체를 얻어 사랑의 완결을 이룬다는 이야기다. (공주형 지음, 학고재 펴냄,1만 5000원)에선 풋풋한 삶의 이야기를 다양한 그림을 통해 이야기한다. 다섯살과 여덟달 짜리 아이를 둔 젊은 주부 큐레이터인 지은이는 때로 왜 내 삶은 밀레의 ‘만종’이 전하는 진정한 평화를 하락받지 못할까, 나는 왜 베르메르의 ‘레이스 뜨는 여자’가 갖고 있는 숭고한 여유를 건너뛰어야 하는 것일까 의아해 한다. 하지만 절망하는 실직자와 그 옆을 지켜주는 한 남자가 등장하는 박수근의 ‘실직’은 엄마이자 아내, 딸이자 며느리인 그에게 상생의 지혜를 일깨워주었고, 김상유의 ‘세심정(洗心亭)’은 삶의 속도에 치여 사는 지은이에게 차 한 잔의 여유를 권했으며, 반복되는 일상의 우울을 하늘 높이 날려보낼 수 있었던 것은 샤갈의 ‘파란 풍경속의 연인’ 덕분이었다고 고마워한다. 어떤 그림이 있어 그 그림이 나에게 오늘 저녁 퇴근길에 동행이 되고, 그 그림 앞에서 가쁜 호흡을 고를 수 있다면 그게 명화가 아니겠느냐며 그는 독자들에게 그림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마치 지은이가 그의 아이들에게 설명하듯 쉽고 다정하게 풀어가는 그림 이야기, 그리고 그림을 보는 눈이 더없이 따사롭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그리스·로마 미술 역사 담은 ‘교과서’

    그리스·로마 미술을 빼놓고 서양미술사를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르네상스 이후 서구의 예술가와 미술애호가들은 그리스와 로마의 미술을 가장 이상적인 것으로 간주, 후대의 미술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았다. 그리스·로마 미술에 대한 숭배와 향수, 그리고 이에 대한 반발과 전복의 욕구야말로 서양미술사를 움직여온 원동력이다. 그리스·로마 미술은 이처럼 서양미술사에서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소개하는 책은 국내에 거의 나와 있는 게 없다. 그리스 미술에 대한 책이 두 세권 있을 뿐, 로마의 미술만을 본격적으로 다룬 책은 한 권도 없다. 로마 미술은 서양 고대미술의 흐름 속에 묻혀 잠깐 언급될 뿐이다. 도서출판 예경에서 펴낸 ‘그리스 미술’(존 그리피스 페들리 지음)과 ‘로마 미술’(낸시 래미지 등 지음)은 그리스와 로마 미술에 관한 한 ‘교과서’라 할 만한 책이다. 번역은 모두 그리스 테살로니키 아리스토텔레스대학에서 고대 그리스 미술을 전공한 조은정씨가 맡았다. ‘그리스 미술’은 베일에 싸인 키클라데스 제도와 크레타 섬의 문화에서부터 헬레니즘 시대에 이르는, 약 3000년의 기간을 다룬다. 책은 키클라데스 제도에서 출토된 인물 소상과 크레타 섬의 항아리들로 대표되는 청동기시대의 미술, 헬레니즘 시대의 바로크풍 조각상과 모자이크화 등 방대한 그리스 미술의 흔적을 살핀다.3만 4000원. ‘로마 미술’은 무엇보다 로마의 미술이 그리스 미술을 모방한 아류에 불과하다는 통설을 뒤집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로마 미술은 그리스와는 구분되는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했다는 것. 책은 로마인의 선조격인 빌라노바와 에트루리아 문명에서부터 콘스탄티누스 대제 시대 기독교가 전파될 무렵까지 1300여년 동안 로마가 남긴 미술을 다룬다.20세기 이탈리아나 독일을 비롯한 파시즘 정권이 정치선전에 미술을 동원한 것은 고대 로마를 본뜬 것이라는 주장도 펴 눈길을 끈다.3만 4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보이/저메인 그리어 지음

    보이/저메인 그리어 지음

    대중문화의 아이콘인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과 축구 신동 오웬, 그리고 한류 열풍의 핵인 ‘욘사마’ 배용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미소년 타입의 순수한 이미지가 아닐까. 마릴린 먼로나 마돈나 같은 성적 매력을 풍기는 섹시한 여성이 20세기 대중문화의 키워드였다면,21세기 대중문화의 중심인물은 단연 ‘꽃미남’으로 대변되는 중성의 미소년들이다. 람보 스타일의 근육질 영웅과 미녀들의 시대가 가고 바야흐로 ‘소년들의 전성기’가 도래한 것이다. 최근 출간된 ‘보이’(저메인 그리어 지음, 정영문ㆍ문영혜 옮김, 새물결 펴냄)는 서구 예술사와 문화사를 수놓은 소년의 이미지를 파고든 책이다.‘여성 내시’ 등의 저서를 통해 성(性)에 관한 도발적인 견해를 밝혀온 저자는 이 책에서 ‘소년’이라는 전인미답의 대륙을 탐험하며 남성과 여성에 대한 환상과 편견, 오해와 무지를 벗겨낸다. 소년이란 더 이상 아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직 어른도 아닌 남자를 가리키는 말. 사실 아름다운 소년의 몸은 고대부터 미의 전형으로 간주됐다.19세기 들어 자본주의가 승리의 나팔을 불면서 벌거벗은 여성의 육체는 미의 이상으로 규범화하기 시작했을 뿐, 그 이전까지만 해도 미의 상징은 중성의 소년들이었다. 저자는 동물의 세계에서 아름답게 치장하는 것이 수컷이듯이 자본주의 이전의 문화에서 아름다워야 하는 것은 남성들 쪽이었다고 강조한다. 저자의 지적대로 소년들은 항상 사랑과 관련된 담론의 중심을 차지해 왔다. 사랑의 신인 큐피드(에로스)는 왜 항상 어린아이로 나올까. 이 신은 왜 사랑을 모르도록 거세돼 있을까. 이런 무의식적인 역설을 인간의 문화는 어떻게 극복해 왔을까. 저자는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 아름다운 소년의 모습을 담은 그림과 도상 등을 종횡무진 누비며 남자와 여자의 특성을 모두 간직하고 있는 소년에 대해 탐구한다. 남성성과 여성성의 대립을 해소하고 두 성 사이의 화해의 길을 찾기 위해서다. 이 책은 이제 예술사에서도 젠더적 관점을 도입해야 할 때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다. 서구 미술사 전체에서 뽑아낸 200여개의 도판과 170여개의 컬러 화보가 읽는 이들에게 안복(眼福)을 안겨준다.3만 9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유키요에의 미/고바야시 다다시 지음

    유키요에의 미/고바야시 다다시 지음

    모든 것을 집어 삼킬 듯한 거대한 파도 속에서 숨을 죽이고 있는 뱃전의 어부들, 이를 지켜보며 태연하게 자리잡고 있는 후지산….18세기 일본 에도 시대에 성행한 회화 장르인 우키요에 최고 걸작 가운데 하나인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齋)의 ‘가나가와 앞바다의 파도’라는 그림이다. 프랑스의 인상주의 작곡가 드뷔시는 이 그림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어 교향곡 ‘바다’를 완성했고, 영국의 소설가 조지 무어는 이 그림에 매료된 나머지 ‘호쿠사이의 그림 한 폭의 가치는 전 일본인의 생명과 대등하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우키요에의 어떤 점이 그토록 세계의 예술가들을 끌어당겼을까. ●우키요에 거장 12인의 생애와 작품 소개 ‘우키요에의 미’(고바야시 다다시 지음, 이세경 옮김, 이다미디어 펴냄)는 우키요에 거장 12인의 생애와 작품을 시대 배경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한 우키요에 입문서다. 일본 최고의 우키요에 권위자인 저자(63·가구슈인대 교수)는 개인적인 연구를 위해 소장하고 있던 작품 100편의 도판을 컬러로 실어 원화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끼도록 했다. 우키요에에 대한 사랑은 서구 미술계에서도 뜨거웠다.‘빛의 화가들’이라 불린 고흐와 모네, 드가, 로트레크 등의 인상파 화가들은 특히 우키요에의 강렬한 색채, 과감한 시점처리, 빼어난 소묘력, 현대적인 화면구성에 매료됐다. 모네는 방안을 우키요에로 가득 채울 정도로 열렬한 수집광이었으며, 고흐는 우키요에를 거의 표절한 듯한 그림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우키요에는 처음엔 유럽으로 수출되는 일본 도자기를 포장하는 데 쓰였다. 그러나 우키요에가 불러일으킨 열풍은 19세기말 유럽에서 자포니즘(Japonism)이라고 하는 문화적 경향으로까지 확산됐다. 당시 자포니즘에 열광한 유럽인들은 우키요에를 일본 그 자체인 것처럼 여기기도 했다. 우키요에는 지금도 ‘서양 근대미술사에 새로운 지평을 연 일등공신’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전세계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우키요에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 우키요에는 목판화와 육필화 두 종류가 있다. 괴기물에서 춘화, 인물화, 풍자화에 이르기까지 현실과 환상을 망라한다. 단색판화에서 시작해 다색 판화로 발전됐으며, 우키요소시(浮世草子, 일본 중세와 근세에 유행한 삽화가 많은 대중소설)나 삽화본 등의 읽을거리가 유행하면서 대중화됐다. ●춘화·인물화·풍자화 등 총망라 책은 ‘서민미술’인 우키요에의 탄생배경도 소상히 다룬다. 우키요에는 에도시대 초기부터 메이지시대 초기까지 약 200년간에 걸쳐 에도라는 특정한 도시에서 우키요(浮世), 곧 ‘이 세상’의 풍속을 소재로 하나의 유파를 형성했던 화가들의 그림을 말한다. 그런 만큼 당세풍(當世風)을 추구하는 ‘우키요’를 그리는 것은 우키요에의 가장 본질적인 요소였다. 당대 풍속을 소재로 한 우키요에는 자연스레 유곽의 모습이나 기녀, 가부키, 스모 등 서민들의 향락적인 문화를 즐겨 표현했다. 신흥 도시 에도의 젊고 활기찬 분위기 또한 수준 높은 서민문화가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이처럼 일반 대중의 미적 관심을 반영해온 우키요에는 메이지시대 들어 사진이나 제판, 기계인쇄 등이 유입되면서 쇠퇴했다. 그러나 조선후기 서민들의 생활상을 그린 민화와 마찬가지로 우키요에의 전통은 일본 현대미술에까지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 그것은 ‘일본미술의 혼’이기 때문이다.2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자연·문화유산 보전운동 ‘탄력’

    일반 시민과 기업 등이 기부한 금품으로 보전가치가 높은 자연환경자산과 문화유산을 사들이는 국민신탁(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에 대한 각종 지원책이 법정화된다. 기부금에 대한 소득공제는 물론 증여세 등 각종 세금을 면제하고 매입토지에 대해서는 국가의 토지수용권도 일부 제한된다. 빼어난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무분별한 개발사업 시행에 맞설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됨에 따라 앞으로 자연·문화유산 보호운동이 한층 탄력받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27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자산에 관한 국민신탁법’ 제정안을 마련, 올 정기국회에 상정한 뒤 2006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서울신문 10월25일자 6면 보도) 그동안 법안제정 주관부처 문제 등을 둘러싸고 문화관광부와 이견을 보였으나 환경부가 주관하기로 두 부처간에 의견을 모았다. 제정안에 따르면 ‘자연환경자산 국민신탁’과 ‘문화유산 국민신탁’ 등 2개 법인이 각각 설립돼 시민·기업 등의 기부금으로 토지나 건물 등 보전가치가 높은 자연·문화유산을 매입, 관리하게 된다. 법인이 취득한 토지·건물 등 재산 일체와 기부자에 대해서는 각종 국세(소득·법인·상속·증여세)와 지방세(등록·취득·재산·종합토지세)가 면제된다. 기부금에 대해서는 소득금액의 50% 한도 내에서 소득공제(개인)나 손금산입(기업) 혜택을 준다. 국민신탁이 매입한 토지 등은 ‘국민신탁재산’으로 규정돼 해당 지역이 각종 공공 개발계획에 편입되더라도 강제 수용대상에서 제외되며, 불가피할 경우 국무회의의 의결을 거쳐 토지수용 여부 등을 결정토록 했다. 신탁재산을 등기할 때 기부자의 이름을 등재하는 ‘현명(顯名)제도’도 도입, 일반시민의 기부참여를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출연 및 지원도 가능토록 명문화했다. 1895년 영국에서 시작된 국민신탁은 현재 호주·일본·미국 등 30여개국에서 시행 중이다. 영국의 경우 경관이 빼어난 해안가의 17%를 국민신탁 재산으로 매입,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후반부터 사단법인 한국내셔널트러스트를 비롯한 20여개 단체들이 활동 중이며, 강화 매화마름 군락지와 강원도 동강 제장마을 토지, 미술사학자 고 최순우 선생의 서울 성북동 자택 등을 매입, 보전해 오고 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국내외작가 대표작 1800점 한눈에

    미술계의 큰 잔치인 ‘2004 화랑미술제’가 11월6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한국화랑협회(회장 김태수)가 주최하는 올해 제22회 화랑미술제에는 101개 회원화랑 가운데 54개 화랑이 참가해 각기 선정한 대표작가의 작품들을 내놓는다. 출품작가는 국내외 172명. 회화 조각 영상 설치 판화 사진 등 현대미술 전분야에 걸쳐 1800여점의 작품이 나온다. 예화랑은 김종학, 갤러리도올은 이호중, 샘터화랑은 박서보, 청작화랑은 이숙자, 맥향화랑은 야요이 구사마, 표갤러리는 유영교, 박영덕화랑은 강정현, 선화랑은 홍석창, 학고재는 강요배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본전시 외에 특별전으로 ‘1950년대-격동기의 한국미술’이 마련된다.1951∼59년 한국미술의 단면을 살펴보고 미술사적 의미를 확인해보는 전시로 구본웅 권영우 김구림 전혁림 등 35명의 작품이 전시된다. 행사 기간 중에는 ‘북녘 화가와 어린이에게 물감 보내기’ 운동도 펼쳐진다. 또 화랑미술제 참가 화랑들에 대한 정보와 전시작품들을 인터넷 온라인상에서 볼 수 있는 온라인 전시(www.seoulartfair.net)도 진행된다.(02)733-3706.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유홍준 문화재청장 공무원·시민대상 강좌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저자이자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를 역임한 유홍준(55) 문화재청장이 시민과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우리 문화유산을 보는 눈’이라는 주제로 강좌를 개설한다. 강좌는 다음달 1일부터 12월27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 5시부터 90분간 대전정부종합청사 후생동 대강당에서 이뤄진다. 당초 문화재청 직원들의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증진 및 문화재 행정의 전문성 제고, 업무혁신 프로그램으로 기획됐지만 문화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해 다른 청 공무원과 대전시민들에게도 개방하게 됐다. 강좌 일정과 내용은 ▲11월1일 - 고려청자와 상감청자 ▲8일 - 조선시대 분청사기와 백자 ▲15일 - 한국의 선사시대와 한민족의 뿌리 ▲22일 - 삼국시대 고분미술 ▲12월6일 - 불교미술의 기본원리와 석탑의 탄생 ▲13일 - 부도(사리탑)의 발생과 하대신라의 미술 ▲20일 - 불상의 이해와 삼국시대 불상 ▲27일 통일신라의 불상이다. 이후 강좌는 2005년 봄 ‘조선시대의 미술’로 이어질 예정이다. 일반인 수강은 선착순 400명이며, 수강을 원하는 시민 등은 19일부터 문화재청 홈페이지(ocp.go.kr)에 접수하면 된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요절작가 에바 헤세의 실험적 작품

    에바 헤세(1936∼70)는 1960년대 다양한 실험작업으로 미국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여성 작가다.그러나 이 천재작가는 34세에 뇌종양으로 요절하고 말았다.미학적으로 또 미술사적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작가이지만 그는 한국에선 제대로 소개되지 못했다.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 마련된 대규모 에바 헤세 회고전 ‘변형-독일에서의 체류 1964∼65’전은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한 전시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헤세의 가족은 나치 정권에 의해 1938년 독일에서 강제 추방당하자 뉴욕으로 이주해 살았다.아르쉴 고르키와 윌렘 드 쿠닝의 영향을 받아 추상표현주의 작품을 많이 남긴 헤세는 전통적인 회화와 조각의 울타리를 넘어 콜라주,부조,오브제 등 다양한 매체를 섭렵했다. 독일의 한 아트 컬렉터의 도움으로 이뤄진 고국 독일에서의 짧은 생활(1964∼65년)은 그의 작품세계의 전환점이 됐다.헤세는 남편인 조각가 톰 도일과 함께 독일 에센 부근의 버려진 공장을 작업실로 삼고 다양한 아방가르드 작가들을 접했다.이 시기를 거치면서 그의 작품에서는 구상적인 요소들이 점차 사라졌다.헤세는 미국으로 다시 돌아온 뒤에는 본격적으로 조각의 세계에 빠져든다. 이번 전시에는 헤세가 독일에 머물며 만든 작품들을 중심으로 회화,드로잉,콜라주,조각 등 50여점이 나와 있다.조각작품들은 고무호스,풍선,그물,밧줄 등을 사용해 만든 것으로 하나같이 ‘걸려 있음’을 주제로 하고 있는 것이 특징.또한 그의 드로잉 연작들은 초현실주의적인 오토마티즘(자동기술법)을 연상시키는 경쾌하고 가벼운 화면을 보여준다.11월19일까지.(02)735-8449.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노벨문학상 오스트리아 엘프리데 옐리네크

    노벨문학상 오스트리아 엘프리데 옐리네크

    |스톡홀름 AFP 연합|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오스트리아의 여성 소설가이자 시인인 엘프리데 옐리네크(57)가 선정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7일 “옐리네크는 작품에서 비범한 언어적 열의를 통해 사회의 진부함과 그것에 복종하는 권력의 불합리함을 드러내 보여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이어 대표작인 소설 ‘피아노 치는 여자’에서 폭력과 굴종의 냉혹한 세계를 잘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벨 문학상을 여성이 수상한 것은 1901년 시상이 시작된 이래 옐리네크가 열번째이고,지난 1996년 폴란드 시인 비스와바 심보르스카가 수상한 이후 8년 만이다.수상 소식을 전해들은 옐리네크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며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면서 “몸이 아파서 상을 받으러 스웨덴에 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옐리네크는 오스트리아 슈타이어마르크주에서 출생,빈에서 자랐으며 연극학과 미술사,음악을 공부했다.60년대 중반 글을 쓰기 시작해 ‘욕망’ 등 작품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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