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미술사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수렁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타임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수시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한 표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142
  • 이영애 ‘사임당’ 출연 확정, ‘대장금’ 넘을까

    이영애 ‘사임당’ 출연 확정, ‘대장금’ 넘을까

    25일 드라마 제작사인 그룹에이트에 따르면 이영애는 드라마 ‘사임당, 더 허스토리’ 출연을 확정했다. ‘사임당’은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드는 작품으로 이영애는 조선시대 사임당 신 씨와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대학강사로 1인 2역을 연기한다. 이영애는 2004년 MBC 드라마 ‘대장금’ 이후로 1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것으로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작사는 내년 초 방송을 목표로 사전 제작을 준비 중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OCI그룹] 이회림, 50년 가꾼 송암미술관 인천시 기증

    송암미술관은 OCI그룹 창업자인 고 이회림 명예회장이 지난 2005년 인천시에 기증한 것이다. 1992년 고 이 회장이 건립한 이 미술관은 그가 생전 50여년에 걸쳐 국내외에서 손수 수집해 온 수백억원대의 고미술품 84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미술관을 기증한 것은 OCI의 모태인 동양화학이 1960년대 서해안 간척지를 매립해 소다회 공장을 건설한 이래 인천을 중심으로 그룹을 발전시켜 왔기 때문이다. 송암미술관에는 구한말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일제에 의해 해외로 유출된 문화유산들이 상당수 있다. 고 이 명예회장이 개성에서 가게 점원으로 일하면서 우리 문화재에 대한 일제의 수탈을 목격하고 이를 안타깝게 여겨 우리 문화 유산을 틈틈이 사 모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현재 송암미술관에는 국보급인 겸재 정선의 그림 ‘노송영지도’를 비롯, 엄청난 제작비를 들여 중국 퉁구 지방에 있는 광개토대왕비를 실물 복원한 ‘광개토대왕비’가 있다. 추사 김정희, 석파 이하응, 백범 김구의 친필과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오원 장승업, 현재 심사정 등의 서화류 4000여점과 고암 이응노, 운보 김기창의 작품도 소장 중이다. 송암미술관은 대지면적 4400평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건평 765평 규모다. 개성 상인 집안의 미술 사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OCI는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있는 재단 전시관을 2010년 OCI 미술관으로 개관해 운영하고 있다. 관장은 고 이회림 명예회장의 큰 며느리이자 장남 이수영 회장의 부인 김경자씨다. OCI 미술관은 주로 한국현대미술과 관련된 전시에 초점을 맞춘다. 매해 신진작가들을 선정해 창작활동을 지원하며, 지방도시의 현대미술 활성화를 위한 지방순회전도 하고 있다. OCI그룹 측은 “고 이회림 명예회장이 우리 고미술을 보존하기 위해 사재를 들여 조선시대 민화를 수집하고 북한의 현대미술 작품을 구매했다면 이수영 회장 세대에서는 한국 현대미술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필체에 보이는 한국인 ‘동심 DNA’

    필체에 보이는 한국인 ‘동심 DNA’

    어린아이 한국인/구본진 지음/김영사/436쪽/1만 8000원 ‘어린아이는 순진무구요 망각이며, 새로운 시작, 놀이, 스스로의 힘에 의해 돌아가는 바퀴이며 거룩한 긍정이다.’(니체) 미국 인류학자 리처드 퓨얼은 어린아이를 설명한 니체의 이 말과 연결해 이렇게 갈파한 바 있다. “지구상에서 동아시아 사람들, 그중에서도 한국인들이 가장 네오테닉하다.” ‘네오테니’(neoteny)란 인간이 본래의 신체, 정신, 감정, 행동 동 모든 측면에서 어린아이 같은 특성이 줄지 않고 오히려 두드러지는 쪽으로 성장·발달하는 현상을 말한다. 일반인에겐 생소하지만 학계에선 ‘유년화 현상’이란 뜻으로 빈번하게 사용되는 전문용어로, 자유분방하고 활력 넘치며 장난기 가득한 기질의 특성이 담겼다. 외국의 인류학자가 한국인의 특성을 ‘가장 네오테닉하다’고 주목한 점이 흥미롭다. ‘어린아이 한국인’은 필적을 추적해 그 ‘네오테닉 한국인’의 원형질을 밝혀낸 독특한 책이다. 저자는 21년간 검사로 재직하며 필적을 연구해 2009년 ‘필적은 말한다’로 주목받은 국내 최고의 필적학자. 용의자에게 자필 진술서를 습관처럼 받다가 ‘글씨는 뇌의 흔적이고, 유전된다’는 생각을 굳혔고 15년간 발품을 팔아 글씨에서 건져 낸 ‘한국인의 DNA’ 보고서를 냈다. 한국인의 원형질을 찾자면 응당 단군신화를 포함한 고조선부터 출발해야겠지만 잘 알려진 대로 그 시기의 필적은 남은 게 없다. 대신 법흥왕 재위 이전인 6세기 초까지의 고신라(통일이전의 신라)가 고조선 선조의 특성을 가장 잘 간직한 것으로 학계에선 보고 있다. ‘이사지왕 고리자루 큰칼’과 ‘포항중성리신라비’(보물 1758호), ‘영일냉수리신라비’(국보 264호)는 ‘고조선 DNA’의 암호가 남은 몇 안 되는 유물·유적으로 여겨진다. 한국인의 원형질을 순수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이 최초의 글씨 유물들은 부인할 수 없는 공통점을 갖는다. 둥글둥글하고 불규칙하며 자유분방할 뿐만 아니라 활력이 충만하다. 이런 특성을 종합해 보면 유년화 현상인 네오테니로 모아진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증거는 경주 금관총 출토 고리자루 큰칼에서 찾아진다. 같은 고분에서 나온 금관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예술품”(동양미술사학자 존 카터 코벨)이라는 찬사를 받는 것과 달리 왕의 보검에 ‘爾斯智王’(이사지왕)이라 새겨진 글씨는 마치 어린아이가 쓴 것처럼 비뚤비뚤하고 자유분방하다. 격식과 체면이라는 겉모습 이면에 숨어 있는 한민족 특유의 자유분방함이 역력하다. 네오테닉의 특성은 도자기 분청사기와 다양한 토우, 탈, 풍속화 속에서도 한결같이 드러난다고 한다. 이를테면 조선의 ‘분청사기 철화 제기’(국립중앙박물관 소장)는 흥에 겨운 도공이 낙서를 한 것처럼 익살과 해학이 묻어난다. 유전의 속성을 보여 주는 한국의 글씨체도 적지 않다. 저자는 그 대목에서 “할아버지의 글씨체가 손자에게 유전되고, 천 년의 긴 역사 속에서 민족의 글씨체가 유전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면 광개토대왕과 백범 김구 글씨가 닮은꼴이다. 414년 세워진 광개토대왕비와 1876년 태어난 황해도 해주 출신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의 글씨체를 비교해 보면 모두 정확하게 정사각형을 이루고 있고, 필선이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넘친다. 고대 한민족의 원형질은 고려로 접어들면서 중국 영향을 받아 경직화됐다고 한다. 한국과 중국의 글씨체를 저자는 이렇게 나눠 평가한다. “중국의 글씨가 곱고 다듬어진 비단이나 매끄러운 옥판선지라면 우리 글씨는 빳빳한 한산모시나 투박한 닥종이 같다. 중국의 글씨가 자로 잰 듯이 자르고 다듬어 만든 다음 붉은 칠을 한 화려한 건물을 연상케 한다면 우리 글씨는 자연의 생명력이 활발한 삼척의 죽서루를 떠올리게 된다.” 한민족은 오랫동안 상당히 중국화됐지만 고대 한민족의 유전자는 면면이 이어져 내려왔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19세기 이후 중국 위상의 약화와 일제 강점,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도입, 한글의 대중화 같은 게 탈중국화, 다시 말하면 고대 한민족으로 돌아가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지식은 알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민족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면 민족의 기억을 모조리 잃어버리는 것이며 고대 글씨에 남아 있는 DNA의 암호를 모두 풀어내면 한민족의 첫 시작과 원형을 밝히고 정체성을 찾아낼 수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10) 인도 무굴제국 샤자한 황제의 카펫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10) 인도 무굴제국 샤자한 황제의 카펫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 건축사상 가장 아름다운 이슬람 건축의 하나로 꼽히는 순 흰색의 ‘타지마할’은 몽환적 인상을 줄 만큼 이 세상의 건축에서는 볼 수 없는 인도 최고의 영묘(靈廟: 무덤이 있는 사당) 건축이다. 왕비 뭄 타지마할이 누구길래 이렇게 아름다운 건축물을 만들어 모셨을까. 인도 무굴제국의 5대 황제 샤자한(1592~1666)은 1617년 데칸 지역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어 이 이슬람 제국의 남쪽 변경을 안정시켰고 4대 황제 자항기르는 그런 아들에게 ‘세계의 용맹한 왕’(샤자한 바하두르)이라는 칭호를 내렸다. 샤자한 황제는 1612년 혼인한 아내 아르주만드 바누 베굼을 “용모와 성격에서 모든 여성들 가운데 가장 빼어나다”면서 뭄 타지마할, 즉 ‘황궁의 보석’이라고 이름 지었다. 무굴제국 황제는 정치적 안정을 위해 종족별로 황비를 들이는 것이 관례였고 샤자한도 아내를 여럿 두었지만, 애정은 오로지 뭄 타지마할만을 향했다고 전한다. 1631년 14번째 아이(딸 가우하라 베굼)를 낳다가 세상을 떠났다. 깊은 슬픔에 빠진 샤자한은 대리석, 벽옥, 수정, 진주, 에메랄드, 터키옥, 청금석, 사파이어 등 값비싼 자재와 장식재들을 아시아 각지에서 들여와 전대미문의 크고 화려한 묘역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중앙의 능을 완공한 것이 1648년, 묘역 전체는 착공 22년 만인 1653년에 완공되었다. 오늘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의 반열에 드는 ‘타지마할’이다. 샤자한은 1666년 1월 22일 코란의 구절을 암송하면서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샤자한의 시신은 백단향(白檀香) 관에 안치되어 강을 통해 타지마할까지 운구된 뒤 아내 곁에 묻혔다. 말하자면 타지마할은 황제 샤자한과 황비 뭄 타지마할의 영묘다. 타지마할 입구에 영기문(靈氣文)이 있다. 사람들은 이런 넝쿨모양을 보면 무조건 당초문(唐草文)이라고 말한다. 동서양의 조형예술에는 무수한 넝쿨무늬가 있는데 일본에서는 당초문이라고 부른다. 한국에서도 일본의 영향을 받아 당초문이라고 하다가 요즘은 넝쿨무늬 혹은 덩굴무늬라고 부르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만초문(蔓草文)이라고 한다. 가장 중요한 조형을 이렇게 여러 가지로 부르나 올바른 것은 없다. 필자는 고구려 벽화를 연구하면서 이러한 무늬가 놀랍게도 만물생성의 과정을 보여주며, 그 영기문이 만물이 생성하는 근원임을 알아냈다. 잘못된 이름들을 없애버리니 갑자기 이름을 잃게 되어 필자가 붙인 이름이 영기문이다. 영기문이란 말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신령스러운 기운을 수많은 조형으로 표현한 일체의 무늬를 포괄하는 용어다. 하나하나 이름을 붙일 수 없어 할 수 없이 포괄적인 용어를 만들었으되 구체적으로 들어가면서 몇 가지 영기문은 독자적 이름을 얻을 것이다. 앞으로 수많은 영기문을 해독해 나가는 동안 영기문의 개념이 차차 정립될 것이다. 입구의 넝쿨무늬는 단지 장식적인 조형이 아니다. 옛 조형들은 반드시 의미가 있다. 그것도 매우 고차원의 상징을 띤다. 특히 무덤에 영기문이 많은 것은 첫째, 만물생성의 과정을 보여주는 갖가지 영기문을 표현하여 소우주인 건축의 공간에서 생명이 영원히 생성하는 역동적인 공간을 만들자는 목적이 있고 둘째는 죽은 자가 영원한 생명을 유지하도록 하려는 간절한 소망을 보여주는 것이다. 양쪽 구석에는 만병(滿甁)이 있으며 만병의 밑으로 끊임없이 영기문이 전개되고 있다. 전개 방법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는데 흔히 꽃 모양과 봉오리, 씨방, 잎 모양 등이 있다. 이 모든 조형들도 현실에서 보는 것이 아니고 차차 알게 될 것이지만 ‘보주’와 관련이 있다. 보주는 이미 설명한 것처럼 대우주의 물, 만물생성의 근원인 물을 가득 담은 둥근 공간이다. 보주는 보석이 결코 아니다. 타지마할의 주인공인 샤자한이 42세가 되어 몸무게를 재는 광경을 그린 쿠웨이트 왕실 소장 세밀화(細密畵)가 있다. 백관이 바라보는 데서 몸무게를 재는 황제는 기둥 사이로 방석에 앉아 있는데 머리에서는 금빛 영기가 사방으로 뻗쳐나가고 있다. 방석 밑에 깔고 앉은 카펫은 특별히 짰을 것이다. 즉 무함마드의 영기화생(靈氣化生)을 나타낸 것이다. 카펫이란 것은 조형예술의 또 하나의 장르로 서양의 박물관에는 카펫 전시실이 따로 있다. 그 카펫을 용 두 분이 서로 얽히도록 짰다. 확대해 보면 용의 몸이 갖가지 영기꽃과 영기잎으로 된 제1영기싹 영기문의 전개법칙에 따라 전개되고 있다. 용의 몸을 영기문으로 삼은 이슬람 미술은 놀랍기만 하다. 용의 입에서 강력한 영기가 발산하고 있다. 용의 몸을 자세히 살피면서 따라가 보면 줄거리를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필자의 저서를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었던 눈썰미 있는 앱프로그래머도 용의 몸을 가려내는 데 몇 차례 시행착오 끝에 용 한 분을 겨우 찾아냈다. 이렇게 천신만고 끝에 제시해도 이것이 정말 용인가 의심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중국 용의 몸이 제1영기싹이 연이은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 이슬람 용의 몸이 낯설지 않다. 앞서 타지마할 입구에서 본 영기문과 같지 않은가. 용은 만물생성의 근원이므로 만물생성의 근원인 영기문을 몸으로 삼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영기문에서 만물이 탄생하는 조형도 차차 만나게 될 것이다. 자, 여러분. 여러 모양의 용을 보았으니 이제 용의 형태가 어떤 모양을 띠고 있는지 물어보면 금방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도대체 어떤 조형이 참된 용의 모습일까. 우리의 뇌리에 자리 잡고 있는 용의 모습은 수백 가지(무한한) 용의 모습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고 그 밖의 용의 모습은 현재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기화생론에 의해 필자가 무한한 용의 형태를 찾아내기 시작했는데 17세기 이슬람 세계에서도 용이 보인다는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용이 보주의 집적(集積)임을 이미 알았으며 연이은 제1영기싹이라는 것도 알았으니, 보주와 관련 있는 갖가지 영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나 이것을 단순화시키면 더욱 놀랍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재계 인맥 대해부 (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대우] 신문배달 소년의 세계경영 꿈… 미완으로 끝난 ‘김우중 신화’

    [재계 인맥 대해부 (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대우] 신문배달 소년의 세계경영 꿈… 미완으로 끝난 ‘김우중 신화’

    김우중(79) 전 대우그룹 회장은 1936년 대구의 한 교육자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일찍이 동생들을 돌보기 위해 신문배달과 열무, 냉차 장사를 했다는 김 전 회장은 경기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67년 자본금 500만원과 직원 5명으로 ‘대우실업’을 차렸다. 충무로의 10평 남짓한 사무실에서 셔츠와 의류 원단을 동남아에 내다 팔던 대우실업은 김 전 회장의 탁월한 경영 수완에 힘입어 5년 만에 국내 2위 수출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후 김 전 회장은 적극적인 인수·합병으로 대우의 몸집을 불려 나갔다. 1990년대에는 그 유명한 ‘세계경영’을 제시했다. 끝나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김 전 회장의 신화는 1998년 대우가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서 좌초했다. 1999년 10월 출국한 김 전 회장은 중국 산둥성의 옌타이 자동차부품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돌아오지 않았고 2006년 20조원대의 분식회계와 9조 8000억원대의 사기대출을 벌인 혐의 등으로 징역 8년 6개월에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조 9200억원을 선고받았다. 노무현 정권인 2008년 특별 사면됐지만 김 전 회장은 같은 해 추징금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1000억원대의 재산을 빼돌린 혐의로 다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베트남 등 해외를 오가며 생활해 온 김 전 회장은 2012년부터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청년사업가 양성사업’(GYBM)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경영복귀설’이나 ‘재기설’에 대해서는 일축하는 분위기다. 일단 건강이 좋지 않다. 김 전 회장은 최근 한 달에 한 번씩은 체크해야 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대우그룹 창립 기념식에서는 보청기를 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1998년 뇌혈관 파열로 인한 뇌경막하혈종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기도 했다. 자금 역시 ‘재기’를 논하기엔 역부족이다. 현재 김 전 회장은 가족이 소유한 집과 베트남, 한국에 소유한 골프장을 제외하고는 재산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 김 전 회장은 한국에 들어오면 딸 선정씨가 세를 내고 있는 방배동 빌라에 머문다. 김 회장은 부인 정희자(75)씨 아래 3남(차남 선협씨·삼남 선용씨) 1녀를 뒀다. 장남 선재씨는 1990년 교통사고로 일찍 사망했다. 고 선재씨는 영화배우 이병헌을 닮아 김 회장 부부가 이병헌을 양아들로 삼았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의 부인 정씨는 선재아트센터 관장과 제5대 한국 여자테니스연맹 회장을 맡고 있다. 정씨는 80년대 초 김종필 전 총리의 부인인 고 박영옥 여사곁에서 테니스 단체를 돕는 활동을 하면서 테니스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한양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와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을 수료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비리백화점 민낯 드러낸 인천경제청

    비리백화점 민낯 드러낸 인천경제청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대한항공 계열사인 왕산레저개발에 167억원을 불법 지원하는 등 경제자유구역 개발 과정에서 백화점식 비리를 저질러온 것으로 드러났다. 왕산레저개발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대표를 맡다가 ‘땅콩 회항’으로 물의를 빚은 뒤 물러난 회사다. 12일 인천시 특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요트 경기를 치르기 위해 왕산레저개발이 사업자인 인천 중구 용유도 왕산마리나(해양레저시설)에 임시가설물 설치비용 500억원 중 167억원을 국·시비로 지원했다. 이는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다. 아시아경기대회지원법은 국가 또는 지자체가 대회 관련 시설의 신축 및 개·보수 사업비를 지원할 수 있지만, 민간투자 시설에는 지원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시는 오는 5월 마리나시설 준공 전에 왕산레저개발과 협의해 167억원에 해당하는 지분 확보 등 소유권 확보을 강구하라고 인천경제청에 지시했다. 시는 또 인천경제청이 지난해 10월 개장한 송도 골프연습장을 심의 절차 없이 인가해준 것을 적발했다. 이 때문에 공원 면적의 5% 미만으로 골프장을 조성해야 하는 규정이 준수되지 않아 골프장은 제한면적보다 2만 6877㎡나 크게 조성됐다. 인천경제청은 또 의회 승인 없이 사업시행자의 채무 95억원을 보증했다. 송도국제도시 재미동포타운 조성과 관련해서는 토지매각대금의 중도금 납기를 3개월이 아닌 1년 3개월로 계약하고 규정에 없는 선납할인율을 연 6%로 적용하는 특혜를 제공했다. 청라국제도시 신세계 복합쇼핑몰 부지 매각 시 감정평가 가격을 적용하지 않았고, 토지매각대금 1000억원 중 500억원을 송도 한옥마을 조성비로 부당 집행했다. 송도 한옥마을 외식·문화공간 조성사업도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진행시켰다. 토지임대료 산정 때 실제 대지면적(1만 2564㎡)을 임대 면적으로 산정해야 하지만, 대지면적 중 건축물과 주차장 면적(4027㎡)에 대해서만 임대료를 부과했다. 공연장, 민속놀이체험장이 외식매장의 조경공간으로 불법 용도변경됐는 데도 사용 승인했다. 송도 유시티(U-city) 기반시설 구축공사 때는 근거가 없는데도 인천유시티㈜와 675억원의 위·수탁 계약을 체결했다. 이 밖에 송도아트시티 공공미술사업, 바이오리서치단지(BRC), 지식기반사업단지 토지매각 등의 업무에서도 부적절한 업무처리가 지적됐다. 시는 이번 감사에서 중징계 2명, 경징계 7명, 훈계 13명, 경고 1명 등 징계조치하고 이종철 청장은 뇌물수수 등 지방공무원법 위반 혐의를 두고 사법기관에 통보했다. 시 관계자는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이 시작된 지 10년이 넘으면서 많은 의혹과 문제점이 제기돼 특정감사를 하게 됐는 데 다양한 분야에서 비리가 터져나왔다”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둔황 막고굴 천장벽화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둔황 막고굴 천장벽화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중국 서위(西魏:535~556) 때 이루어진 둔황(敦煌) 제461굴, 즉 우리나라 삼국시대 최성기에 해당하는 시기 석굴의 천장 벽화 전체를 다루어야 그 천장에 그려진 용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 둔황 석굴을 강의하면서 둔황 벽화 전집에서 제461굴 천장 벽화 끝 부분만 겨우 보았는데 기이한 형태였다. 그러나 어디서도 천장 전모를 찾을 수 없었다. 중국 답사에서 얇고 작은 둔황 문양집을 산 적이 있었는데 반갑게도 바로 그 자료집에 그 천장의 전체 도면이 있지 않은가. 전체를 채색 분석하면 서서히 그 실체를 나타내기 시작한다(그림 ①). 천장 벽화를 살펴보면 핵심은 두 가지다. 중심에 있는 씨방과 가장자리의 용 네 분이다. 씨방은 고차원의 상징을 띠어 보주가 되어 사방으로 발산하고 있다. 흔히 아무 의문 없이 큰 연화(大蓮花·대연화), 혹은 천공에 있다고 하여 천연화(天蓮花)라고 동양의 학계에서는 부르고 있으나, 천장에 왜 연화가 있는지 의문을 가지고 추구한 끝에 연화가 무량보주로 변하는 과정을 포착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이 큰 주제는 과정이 길므로 앞으로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우선 그 중심의 무량보주 주변 네 구석에 봉오리 같은 모양이 노란 색 보주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 봉오리가 그 안에 ‘씨방=보주’를 힘껏 감싸 안은 씨방의 다른 조형이라는 것을 최근 인도의 조형을 연구하며 알게 되었다. 중심의 사각 띠 밖 영기문은 제1영기싹 두 개를 엇갈리게 연이은 모양이 주된 무늬이고 양 끝에서 꼬불꼬불하게 영기문이 발산되고 있다. 붉은 색으로 칠한 사각 띠 밖으로 불상 광배에서 흔히 보는 빨간색의 영기문이 구불거리며 강력히 발산하고 있다. 빨갛게 칠하면 불꽃이라 여기지만, 강렬한 영기를 표현하기 위하여 빨갛게 칠한 것일 뿐이다. 맨 가장자리에 용 네 분이 연이어 오른쪽으로 회전하고 있는데, 용의 몸을 보면 아예 연이은 제3영기싹 영기문으로 이루어져 있다(그림 ②~⑤). 그러므로 용머리 없이 제3영기싹 영기문을 연이어 한 바퀴 돌아도 마찬가지 상징을 띤다. 제3영기싹은 만물생성의 근원이다. 연이어 이루어진 제3영기싹 영기문도 만물생성의 근원이 될 수밖에 없으므로, 만물생성의 근원인 용의 몸이 될 수 있다. 이런 조형이 있다니 신기하지만 이론적으로 정확하여 필자가 발견한 조형언어 해독의 실마리가 그다지 틀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용은 연이어 있어서 마치 용의 입에서 용이 생겨나는 듯하다. 채색 분석하기 전에는 무엇인지 눈으로 파악할 수 없었다. 채색 분석은 조형언어의 해독법이다. 채색으로 분석하는 동안 중심 되는 영기문을 찾아낼 수 있어서 진한 녹색으로 칠하고 위 아래로 생겨나는 제3영기싹들을 보면 용의 몸 전체를 제3영기싹 영기문으로 삼으려 했음을 알 수 있다. 아래턱까지 제3영기싹으로 표현했다. 그림 ⑤의 용을 추상화하니 조형적 구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그림 ⑥). 이런 무늬를 동양 학계에서는 당초문(唐草文)이라 잘못 부르고 있다. 주변의 용은 회전하며 우주에 가득 찬 대생명력의 대순환을 상징하니, 곧 중심의 무량한 보주의 대순환을 뜻하기도 한다. 얼마나 장대한 우주적 만다라의 세계인가! 만다라는 생명생성의 현상을 격렬하게 표현한 조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다양한 영기문을 함축하고 있는 천장은 대우주의 세계를 상징하며 대순환하는 최고의 신(神) 용 네 분이 마무리하고 있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바로 알자, 고려청자

    강북구는 오는 16일 오전 구청 대강당에서 고려청자를 바로 알리기 위한 특강을 연다고 12일 밝혔다. 서울 역사박물관에 따르면 수유동·우이동의 청자가마터 등 이 일대에 20여곳의 가마터가 있다. 특강 제목은 ‘고려청자의 산실, 강북’으로 고려 말~조선 초 구에서 고려청자가 제작됐던 사실을 알리고 그 배경과 의미를 알아본다. 또 세계 최고의 도자기로 평가되는 고려청자에 대한 이론 강의와 고려청자의 아름다움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강의로 진행된다. 우리나라 도자사의 대표 학자인 윤용이 명지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가 ‘고려인의 멋과 얼이 담긴 고려청자’를 강의한다. 그는 구에서 도자기가 만들어진 배경과 생산 및 유통 과정에 대해 설명해준다. 이어 문화재 수집가이자 도자문양 연구가인 장선호 변호사가 ‘도자문양으로 읽는 선조들의 문화’를 들려준다. 청자의 문양과 기법을 설명하고 여기에 담긴 도교, 유교, 불교문화, 고려인의 마음을 전한다. 강의는 오전 10시부터 2시간 40분가량 진행되며 선착순 무료입장이다. 강의를 마련한 김이천 다산정신실천회장은 “탐방을 하면서 구의 많은 역사문화 유적들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지역 주민들과 북한산 방문객들에게 역사문화의 현장과 문화재 보존의 필요성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구한말 어린이들은 어떻게 놀았을까

    구한말 어린이들은 어떻게 놀았을까

    한국 미술계에 참 별난 인물이 있다. 초지일관 미술자료 수집에 정열을 바친 김달진(60) 씨다. 45년간 모은 자료를 이고 지고 통의동, 창성동, 창전동 등에서 전·월세 생활을 해야 했던 그가 서울 종로구 홍지동 상명대 입구에 지하 1층 지상 3층 281.28㎡ 규모의 버젓한 사옥을 마련하고 오는 12일부터 재개관 기념전을 연다. 고등학교 시절인 1970년대부터 미술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한 그는 2001년 평창동에 김달진미술연구소를 개소한 데 이어 2008년 우리나라 최초의 미술자료 전문박물관인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을 만들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전용공간임차지원사업’ 지원으로 창전동에서 한국미술정보센터를 운영해오다 지난해 9월 정부 지원 중단으로 평생 모은 자료 가운데 2만여 점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보관할 장소가 없어 고민하던 끝에 그는 그동안 모은 돈과 은행 융자를 받아 건물을 샀다. 낡은 건물은 건축가인 김원 광장건축환경연구소 김원 소장의 재능기부로 새롭게 단장됐다. 이번 개관전 ‘아카이브 스토리: 김달진과 미술자료’전에선 그동안 축적한 자료 중에서 사료적 가치가 높은 단행본, 화집, 정기간행물, 리플릿, 작품 등 주요 소장품 250여점을 전시한다. 김 관장은 “한국미술 아카이브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주요 자료 카테고리로 정리했다”며 “아카이브가 역사적 자료를 수집 보존하는 저장소의 의미를 넘어 박물관이라는 기관이 수행하는 다양한 연관 콘텐츠, 아카이브 활용이 이뤄내는 지형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전시 작품으로는 구한말 조선 어린이들의 놀이와 풍속을 다룬 이시이 단지의 ‘조선아동화담’(1891) 외에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미술단체인 서화협회의 협회보 창간호(1921)와 종간호(1922), 조선총독부 주최로 열린 조선미술전람회 3회 도록(1924)과 5회 도록(1926), 우리나라 최초의 원색도판 화집 ‘오지호·김주경 화집’(1938), 김환기 친필 엽서와 백남준 친필 연하장 등 다양하다. 또 캐나다인 제임스 게일이 1909년 저술한 ‘전환기의 한국’, 영국 빅토리아앤알버트 뮤지엄에서 동양도자기 전시 중 최초로 한국도자기 전시를 열면서 펴낸 ‘르블랑 한국도자기 컬렉션도록’(1918), 베네딕트수도회 신부인 안드레아스 에카르트가 지은 ‘한국미술사’(1929) 등 근현대 한국학관련 자료도 소개된다. 전시는 5월 31일까지. (02)730-6216.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8) 송광사 관음전의 포벽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8) 송광사 관음전의 포벽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관음전은 관음보살을 모시는 법당이다. 정면의 현판에 쓴 ‘觀音殿’(관음전)은 그 현판 자체가 건물과 같은 값을 지닌다. 마치 사경(寫經) 전체와 사경 표지의 경전 글씨와 맞먹는 것과 같다. 그래서 현판 틀에 제1영기싹을 연이어 그려 넣은 것은 물이라는 생명의 근원에서 글씨로 쓴 관음전, 즉 법당이 탄생하는 것을 상징한다. 그 현판이 바로 공포와 공포 사이에 있다(①). 공포(?包)란 처마 끝의 무게를 받치려고 기둥머리에 짜 맞추어 댄 복잡한 나무 가구(架構)를 말하는데 동양의 목조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동양건축의 위대한 창조물이다. 사진의 현판 밑부분은 가려져서 일부만 보인다. 그러나 양쪽을 보면 공포와 공포 사이의 공간을 진흙으로 친 포벽(包壁)이 삼각형 모양을 이루어 형태상 여래좌상을 그려 넣기에 안성맞춤이어서 불벽(佛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송광사 관음전에는 포벽에 여래를 그려 넣지 않고 구름 모양을 그려 넣었다. 왜 회색빛 구름을 그려 넣었을까? 모두가 구름이라고 알고 있다. 그 절에 10년 넘게 머물고 있다는 스님에게 무엇이냐고 물어도 구름이라고 말하며, 왜 그렸는지 물으면 모른다고 한다. 그 부분을 가까이에서 보면 여전히 구름 모양이다(②). 그러나 사진 찍어서 확대해 보면 전체적으로 제1영기싹 모양으로 이루어진 영기문(靈氣文)이고 더 자세히 보면 가운데 부분에 눈과 코와 입이 보인다. 바로 용이다. 영기문이란 갖가지 모양의 영기문을 포괄하는 용어다. 용을 포벽에 그린 것은 여래와 용이 같은 값을 지닌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을 나타낸 영기문을 채색 분석해 보면 파란색으로 칠한 것은 제3영기싹의 변형이고 오랜지색은 제2영기싹의 변형이고 노란색은 제1영기싹을 가리킨다. 그 외에 여러 가지 변형이 있지만 설명은 생략한다. 그리고 눈을 가리키면 사람들은 곧 용이라고 소리친다. 코와 입 등 얼굴만 분명하게 나타내고 있다. 앞 회의 연이은 제1영기싹 용의 표현 방법과 같다. 조형예술품에는 구름표현이 많지만 현실에서 보는 구름은 없으며 ‘구름모양 영기문’이다. 영기문에서 수많은 여래와 보살 등이 화생한다. 회화와 건축은 고차원의 장대한 영기화생의 광경이다. 포벽은 간혹 막지 않는 경우가 있다. 포벽의 윤곽을 보면 일종이 창(窓)이다. 그러므로 용이란 강력한 영기가 법당이라는 소우주와 대우주를 창을 통하여 내쉬거나 머금는다. 법당 입구 기둥머리에 용머리가 보이는데 옆에서 보면 용의 전체 모양이 법당을 관통하고 있다. 용의 본질을 알면 이 두 용이 얼마나 중요한 상징을 띠는지 알 수 있다. 즉 법당의 안팎은 실제로 없다는 의미다. 포벽의 구름 모양 용이 안팎의 포벽에 모두 그려져 있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용의 모습이 왜 이렇게 다른지 도무지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어떤 형태든 모두 만물생성의 근원인 제1, 제2, 제3영기싹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용의 본질이 저절로 드러난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7) 淸 채색화 용 그림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7) 淸 채색화 용 그림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우리는 우선 용의 모양이 얼마나 다양하게 표현돼 왔는지 살피고 있다. 중국이나 한국은 한(漢)시대 이래 당(唐)시대에 정착된 동물 모양의 용 형태만을 뇌리에 입력해 두고 그것과 다른 모양이면 용이라 인정하지 않으려 하며 보이지도 않는다. 어차피 용은 눈에 보이지 않는 영기를 구상화한 것이므로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용에 대한 가장 오랜 기록은 전국시대 말기의 ‘관자’(管子) 수지편(水地篇)에 있다. “용은 물에서 낳으며, 그 색깔은 오색(五色)을 마음대로 변화시키는 조화 능력이 있는 신이다. 작아지고자 하면 번데기처럼 작아질 수도 있고, 커지고자 하면 천하를 덮을 만큼 커질 수도 있다. 용은 높이 오르고자 하면 구름 위로 치솟을 수 있고, 아래로 들어가고자 하면 깊은 샘 속으로 잠길 수도 있는 변화무일(變化無日)하고 상하무시(上下無時)한 신(神)이다.” 이상에서 올바른 말은 굵은 사선의 글들뿐이다. 용의 실체는 한마디로 ‘시공(時空)을 초월하여 변화무쌍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올바르지 않은 이야기를 더 좋아한다. 그 훨씬 이전에 조형화된 용에 대한 전국시대나 한 시대의 기록에 올바른 것도 있고 그릇된 것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양에서도 그리스의 중요한 조형을 로마시대에 오해한 것이 많은 것과 같다. 중국 청나라 때의 단색으로 된 채색화는 그냥 보면 뭔지 모르나 채색 분석해 보면 명료히 알 수 있다. 용의 실체를 추상적으로 가장 명료하게 보여 줘서 용의 발생기의 것이라 생각이 들 정도다. 제1영기싹은 물을 상징함으로 만물생성의 근원으로 연이으면 물결(영기)을 의미한다. 그러나 한 방향으로만 전개하지 않고 사방으로 확산하면, 바로 우주에 가득 찬 영기를 상징한다. 그런데 용이 우주에 충만한 영기라면 용의 몸은 바로 이런 연이은 제1영기싹 영기문으로 한없이 전개해 나갈 수 있다. 바로 이 그림은 용의 머리만 동물 모양이지 몸 전체는 연이은 제1영기싹으로 이뤄져 있지만 풀로 보여, 중국 학자들은 ‘초룡’(草龍)이라 부르며 보주를 쟁취하려 한다고 여기고 있으며, 일본 사람도 현실의 ‘풀덩굴’(唐草)로 보며, 보주의 본질에는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 얼굴만 동물 모양으로 나타내고 제1영기싹만으로 몸과 꼬리, 앞다리와 뒷다리들을 교묘히 나타냈으니 놀라운 조형이라 하겠다. 이처럼 영기문은 동서고금(東西古今)을 가리지 않는다. 고대의 의문을 훨씬 후대의 작품들에서 정답을 얻기도 하고, 근대의 조형의 문제를 고대에서 답을 찾아내기도 한다, 그만큼 우리는 동서고금의 수많은 조형예술품을 자주 살펴봐서 마음에 각인시켜야 한다. 용이란 고대 우주생성론에 기반을 두며 전개한 것이라 다루기가 만만치 않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안방극장도 서점가도… 이순신 발탁한 혁신가 ‘류성룡 열풍’

    안방극장도 서점가도… 이순신 발탁한 혁신가 ‘류성룡 열풍’

    지난해 정도전, 이순신에 이어 이번에는 ‘류성룡(오른쪽·1542~1607) 열풍’의 조짐이 보인다. KBS1 TV 사극 ‘징비록’(왼쪽)이 지난 14일 첫 전파를 탄 뒤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고, 서점가에서는 류성룡과 그의 대표 저술 ‘징비록’ 관련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임진왜란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고군분투한 재상과 그가 남긴 반성의 기록이 지금 다시 조명을 받는 배경은 뭘까. 문화계 안팎에서는 “국정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무능한 정치권, 곤궁한 민생, 세월호 참사,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등 시대적 위기 상황이 그를 다시 불러내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류성룡 열풍’의 진원지는 물론 드라마다. KBS ‘징비록’은 지난해 방영된 ‘정도전’ 이후 정통 사극의 계보를 이어갈 드라마로 방영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지난 22일 4회까지 방영된 ‘징비록’의 초반 시청률은 이미 10% 선. 중장년 남성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연일 입소문을 더해 가고 있다. “사료에 충실한 전개와 중견배우들의 호연으로 정통 사극에 대한 갈증을 채워 주는 한편 500년 전 조선의 위기상황을 헤쳐 가는 지도자의 역량에 대중이 주목한 결과”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출판가에는 류성룡 바람이 앞서 불었다. KBS가 ‘징비록’의 제작을 공식 발표한 지난해 6월 이후 류성룡과 징비록, 임진왜란을 조명한 책이 쏟아지고 있다. 이수광, 이재운, 이번영, 박경남 등 작가들은 ‘소설 징비록’을 줄줄이 내놨다. 16~17세기 동아시아 국제전쟁과 이순신 전문가 배상열의 ‘징비록: 비열한 역사와의 결별’(추수밭), 시인 김기택과 전쟁사 연구 대가인 임홍빈의 합작품 ‘징비록: 유성룡이 보고 겪은 참혹한 임진왜란’(알마), 미술사가 이종수의 ‘류성룡, 7년의 전쟁: 징비록이 말하는 또 하나의 임진왜란’ 등 인문역사 서적도 잇따라 출간됐다. 동시대 영웅인 이순신에 비해 대중에 상대적으로 낯선 류성룡이 사회담론의 구심체가 되는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조선 역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늘어난 데다 무엇보다 위기의식이 팽배한 지금의 사회상과 그때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으로 압축한다. 정해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류성룡은 전란 속에서 자신을 내던지고 전쟁에 대해 치밀하게 기록하는 등 국정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곱씹어 보게 하는 인물”이라면서 “최근 현실정치에 실망한 대중이 국가적 위기를 극복할 희망을 그에게 투영해 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전방의 행동가였던 이순신에서 후방의 개혁 인물 류성룡으로 대중적 관심이 옮겨간 대목도 새겨볼 만하다. 세월호 참사로 시름에 빠진 지난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의 영웅담에 열광했던 대중이 뼈아픈 반성이자 패배의 기록인 ‘징비록’에 주목하는 이유에 대해 역사 저술가 배상열씨는 “전쟁의 위험을 방치하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연이어 자초한 조선은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세월호 침몰 등 재난이 반복되는 지금의 우리 상황과 다를 바 없다”면서 “드라마 ‘징비록’ 역시 전쟁의 암운이 드리우는데도 편 가르기에만 몰두한 조선 조정의 무능함을 가감 없이 그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현 국정에서 거듭되는 인사 난맥상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류성룡 다시 보기’를 부추긴다는 시각도 많다. 임진왜란이 승리하기까지는 이순신과 권율 장군을 발탁해 추천한 류성룡의 개혁정신이 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난세의 영웅을 돌아보는 작업은 혼란스러운 현실을 극복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그래픽 김송원 기자 nuvo@seoul.co.kr
  • 아베, 美하원 연단 설 듯… 한인단체 반발

    아베, 美하원 연단 설 듯… 한인단체 반발

    아베 신조(얼굴) 일본 총리가 오는 4월 말 또는 5월 초 미국 방문에서 의회 하원 연설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원 공동연설이 어려워지자 하원 연설로 선회한 것인데, 미주 한인단체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22일(현지시간) “최근 일본을 방문한 미 연방의회 대표단에 아베 총리가 의회 연설에 대해 적극적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들었다”며 “존 베이너 하원의장을 비롯한 의회 지도부의 분위기도 긍정적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당초 상·하원 합동연설을 추진해 왔으나 의회 내부 반발 등을 고려해 우선 하원 연설을 추진하고, 상황에 따라 합동연설도 마지막까지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방침이다. 의회 소식통은 “의원들이 아베 총리의 합동연설에 긍정적이지 않다”며 “하원 연설도 베이너 의장이 결정하겠지만 아베 총리가 어떤 내용을 언급할 것인지에 따라 가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 많다”고 전했다. 오바마 정부와 의회 지도부가 과거사를 이유로 아베 총리의 의회연설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내부의 기류를 알면서도 연설을 수락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 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미·일방위협력지침 재개정 등 실리를 중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 총리의 하원 연설이 성사되면 요시다 시게루(1954), 기시 노부스케(1957), 이케다 하야토(1961)에 이어 54년 만이자 역대 네 번째로 하원 연설을 하는 일본 총리가 된다. 그러나 상·하원 합동연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가 추진했다가 과거사 문제로 제동이 걸린 바 있어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연설에서 과거사에 대한 포괄적 반성을 표명하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행보를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에 대한 진정한 사과는 언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정대위·위원장 이정실 조지워싱턴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이날 아베 총리의 의회 연설 추진 반대 청원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정대위는 한인 등 미 시민들이 ‘아베 총리가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사죄와 반성 없이 의회에서 연설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앞으로 보내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한인 풀뿌리운동단체 시민참여센터(KACE)도 같은 내용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국립현대미술관장 인선 앞두고 미술계 들썩 “논공행상 안 돼 ‘전문가’ 앉혀야”

    국립현대미술관장 인선 앞두고 미술계 들썩 “논공행상 안 돼 ‘전문가’ 앉혀야”

    “이번엔 제대로 앉혀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직 임명을 둘러싸고 미술계가 또 들썩이고 있다. 관장직은 전임 정형민 관장이 지난 연말 불명예스럽게 직위해제된 이후 후임자 선임을 위해 지난 9일 공모를 마감한 상태다. 이번 공모에는 김용대 전 대구미술관 관장, 이용우 전 광주비엔날레 대표, 유희영 전 서울시립미술관장, 윤진섭 호남대 미술학과 교수, 김찬동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문위원, 김정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 등 15명이 응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전 의원의 경우 서울대 미대와 프랑스 파리대 대학원(미술사학)을 졸업하고 2009년 미래희망연대(당시 친박연대) 소속 비례대표 의원으로 18대 국회에 진출한 바 있다. 인사혁신처는 이번 주 서류 심사에 들어가 후보를 5명으로 추리고 면접을 거쳐 3~5배수로 최종 후보를 압축하게 된다. 신임 미술관장 인선은 다음달 중순에나 마무리될 전망이다. 하지만 미술계에서는 응모자들 중 상당수가 한국 미술문화 발전의 핵심적 역할을 할 국립현대미술관장 후보로 부적격하고, 특히 논공행상식으로 자리를 줄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술인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범미술인행동300’이 24일 낮 서울 종로구 수운회관에서 미술계 원로들의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23일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제훈 범미술인행동 공동대표는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한국 미술의 중심 역할을 하는 상징적이고 막중한 책임이 있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적합지 않은 사람들이 공모에 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술계의 우려를 표명했다. 이 공동대표는 “2013년 11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 당시 미술관 전시의 파행과 권위주의적이고 폐쇄적인 운영을 지적했으나 이후 전혀 시정되지 않았다”면서 “새 관장은 전문성이 없거나 비리에 연루됐거나 윤리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소문이 있는 사람, 그동안 미술계와 동떨어져 현장과의 소통이 없었던 사람, 정치권 출신 인사 등이 후보로 압축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미술계 인사는 “기본적으로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는 미술관 행정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을 뽑아야 하지만 제대로 된 전문가가 없다는 것이 큰 문제”라면서 “응모자들 중에서 철저한 경력 점검을 거쳐 전문성을 제대로 갖추고 직업윤리의식이 뚜렷한 사람을 찾아 소임을 제대로 펼치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고려시대 ‘용 은입사 관불반’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고려시대 ‘용 은입사 관불반’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국립전주박물관에는 고려시대 ‘용 은입사 관불반(灌佛盤 위)’이 전시되어 있는데, 유물 카드에 한글로 ‘용무늬 대야’, 한자로는 ‘靑銅銀入絲 雲龍唐草文水盤’(청동은입사 운룡당초문수반)이라고 쓰여 있다. 지름 77.3㎝가 되는 큰 대야다. 청동에 가늘게 홈을 파서 가는 은실로 복잡한 여러 가지 무늬를 가득 채워 놓았으나 눈에 보이는 게 용뿐이어서 관람객들은 그저 지나치고 만다. 우리가 아는 용의 모습은 오랜 문헌 기록에 의거한다. 2세기 중국 한(漢) 시대의 왕부(王符)가 구사설(九似說)을 언급했지만, 1000년 후 남송의 나원(願)이 ‘이아익’(爾雅翼) 권 28에 다음과 같이 인용하고 있다. “용은 인충(鱗蟲) 중의 우두머리로서 그 모양은 아홉 가지 짐승들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것을 용의 구사설이라 한다. 머리는 낙타와 비슷하고, 뿔은 사슴, 눈은 토끼, 귀는 소, 목덜미는 뱀, 배는 큰 조개, 비늘은 잉어, 발톱은 매, 주먹은 호랑이와 비슷하다.’ 사람들은 문자 기록을 무조건 믿는다. 용에 대한 문헌 기록이 대개 이런 것이어서 올바른 내용은 거의 없다. 우리는 이런 문헌 기록들을 일단 모두 버리고 조형 그 자체에서 용의 본질을 추구하고자 하는 만큼 지금 그 ‘조형언어’를 배우는 연습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 용이 무엇인가 다시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다룬 용의 모습은 시작에 불과하다. 전주박물관의 대야에 표현된 그림을 채색 분석해 보자. 용 두 분은 왼쪽 방향으로 회전하고 있다. 용은 우주에 충만한 기운이므로 우주 생명의 대순환을 상징한다. 1000억개의 은하마다 다시 1000억개의 별이 있는 광활한 우주를 잊지 말자. 바로 그 우주에 충만한 영기가 순환하고 있는 광경이 바로 대야에 새긴 조형이다. 대야는 우주를 상징하고 있는 셈이다. 만물은 이 생명의 순환에서 생기는 것이니, 용은 바로 창조자가 아닌가. 그러므로 최고의 신, 만신(萬神)의 신이다. 따라서 용 아기씨, 용의 치아, 용 한 분 두 분 등 존칭을 써야 한다. 그런 존엄스런 존재를 여러 짐승들의 잡종으로 이야기하니 신성모독이 심하다. 대야의 오른쪽 용은 하늘색으로 칠했다. 가의 한 곳에서 시작한 빨갛게 채색한 연이은 제1영기싹 영기문을 연필로 그으면서 따라가 보면 한없이 전개하여 용을 감싸고 있는데 여기에서 용이 ‘영기화생’한다. 주변의 가득 찬 영기에서 신비하게 탄생하는 것을 화생(化生)이라고 한다. 그리고 용의 몸 일곱 군데에서 다시 영기문이 발산한다. 노란색 부분들은 새로운 영기싹들이다. 붕긋한 노란색 부분이 자라서 제1영기싹이 된다. 왼쪽 용은 노랗게 칠하고 영기문은 청색으로 채색했으니 명료하게 보일 것이다. 중심에는 보주가 있는데 단순한 보주가 아니고 ‘무량보주’다. 그 중심에 태극이 있다. ‘도(道)의 운동이 순환’이니, ‘용의 운동이 바로 순환’이다. 그런 이유로 우주의 순환을 표현한 조형이 많은데 모두가 ‘바람개비’라고 부르니 허탈해진다. 대야에 채색하여 표현된 전체를 살피면 바로 태극이 연상될 것이다. 태극이란 바로 우주의 대순환을 상징하며 그렇기 때문에 용으로부터 무량하게 나오는 보주를 태극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 대야 역시 단순한 대야가 아니다. 석가탄신일에 아기 석가를 목욕시키는 의식이 있는데 아홉 분의 용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영수(靈水)로 아기 석가를 영화(靈化)시키는 의식에 쓰이는 대야, 즉 관불반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이 대야에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중국 漢 시대 벽돌 용무늬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중국 漢 시대 벽돌 용무늬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용은 ‘제1영기싹’이나 ‘보주’로 구성돼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를 납득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의 과학적·철학적 사고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평생 한 번도 배우지 못한 지식일 뿐만 아니라 그 조형의 비밀을 해독한 사람도 없어서 낯설기 그지없다. 여기에서 말하는 제1영기싹은 형이상학적 용어다. 보주도 마찬가지다. 제1영기싹이나 보주를 올바르게 쓴 글을 세계 어디에서도 접해 본 적이 없다. 누군가에게 용이란 무엇인가를 물으면 모두 ‘상상의 동물’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용의 개념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뜻이다. 상상의 산물도 아니고 동물도 아니다. 우주의 영기를 압축한 형태인데 무슨 뿔이 있으며 코, 눈, 다리, 꼬리 등이 있단 말인가. 사람들이 조형예술의 세계에 대해 현실에서 봤던 비슷한 것을 찾아 무책임하게 명칭을 만들어 버리면 그것이 그대로 내려와 굳어 버려 고치기 어렵다. 게다가 용과 보주는 뗄 수 없는 관계인데 그런 글도 접한 적이 없다. 우선 ‘제1영기싹’은 도르르 말린 모양이다. 그 형태는 식물이나 동물이 처음 생겨날 때 취한 모양이지만 어떤 특정한 동물이나 식물로 지칭해서는 그 상징성이 축소될 수 있다. 현실을 초월한 형이상학적 용어이므로 무한히 다양하게 조형적으로 전개되며 무한한 상징성을 띤다. 만물 생성의 근원인 제1영기싹은 성장해 앞으로 무엇이 될지 알 수 없다. 우리가 현실에서 본 이 세상 모든 만물로 형상화될 수도 있고, 현실에 없는 형태로 형상화될 수도 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형태로 표현하면 아무에게도 안 보인다. 필자의 작업은 바로 보이지 않는 영기문을 해독해 하나하나 여러분에게 보여 드리는 것이다. 중국 한(漢)시대에 만든, 속이 빈 벽돌 표면에 압인(押印)한 용무늬가 있다. 두 뿔도 제1영기싹 영기문이고, 꼬리는 물론 등이나 하반부의 등에서도 제1영기싹이 발산하고 있는데 실은 제1영기싹으로 구성된 용의 몸에서 나오는 제1영기싹이다. 앞가슴에도 제1영기싹이 내재돼 있으며 네 발 뒤꿈치나 발톱, 윗입술과 아랫입술에서도 위아래로 제1영기싹이 발산하고 있다. 이것은 용이란 존재가 제1영기싹으로 구성돼 있어서 제1영기싹이 여기저기 몸에서 발산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몸 가운데 곳곳에는 둥근 모양의 보주들이 배치돼 있다. 보주를 빽빽이 배치하면 조형상 보기가 좋지 않으므로 듬성듬성 배치해 용이란 존재가 보주의 집적이라는 것을 웅변한다. 용이란 원래 보이지 않는, 우주에 가득 찬 영기를 형상화한 것이다. 중국 한시대 용의 모습에 대한 설명을 읽어 보면 올바른 것이 거의 없다. 중국인이 창조해 놓고 알아보지 못하니 아이러니하다. 시대가 내려오면서 사람들은 뿔을 현실에서 보는 뿔처럼, 발톱도 현실에서 보는 날카로운 독수리 발톱처럼 표현하면서 본래의 조형을 점점 잊어버리게 됐다. 그러므로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 있는 용은 용이 아니다. 그리고 옆으로 표현하면 용이라 부르고 용의 정면을 표현하면 괴수 혹은 귀면(鬼面)이라 부르니 어찌할 것인가.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부고] ‘원로 서양미술사학자’ 임영방 前 국립현대미술관장

    [부고] ‘원로 서양미술사학자’ 임영방 前 국립현대미술관장

    원로 서양미술사학자인 임영방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지난달 31일 별세했다. 86세. 임 전 관장은 프랑스 파리대 철학과와 같은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미학과 교수, 동국대 석좌교수 등을 지냈다. 1992년부터 1997년까지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지내며 1995년 당시 광주비엔날레 조직위원장을 맡아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중심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한국관을 만드는 데에도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재 위원, 유네스코 한국위원 등도 맡았다. 한국과 프랑스 문화예술 교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프랑스 문화예술훈장(1995)을 받았고 2006년에는 은관문화훈장(2006)을 받았다. 저서로는 ‘서양미술전집’ ‘현대미술의 이해’ ‘미술의 세 얼굴’ ‘미술의 길’ ‘현대미술비평30선’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인문주의와 미술’ ‘바로크’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 3일 오전 9시. (02)2072-2033.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미켈란젤로作 추정 ‘흑표 탄 두 남자’ 동상 발견

    미켈란젤로作 추정 ‘흑표 탄 두 남자’ 동상 발견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미켈란젤로(1475~1564)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동상 두 점이 발견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피츠윌리엄박물관이 이끄는 국제 연구팀이 한 세기 이상 세상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동상 두 점이 시스티나성당 천장벽화와 다비드상(대리석) 등으로 유명한 미켈란젤로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새로운 증거를 발견했다고 이날 런던에서 발표했다. 높이 1m쯤 되는 동상 두 점은 각각 흑표범(퓨마) 위에 올라탄 근육질의 젊은 청년과 좀 더 나이 든 남성을 본뜬 것. 이번 발견이 사실로 확인되면 이들 동상은 미켈란젤로가 만든 동상 중 세상에 유일하게 남은 것이 된다. 두 동상은 미켈란젤로가 만든 것이라고 19세기 기록에 남겨져 있지만, 그 이전의 기록과 서명이 없어 지난 120여 년간 인정받지 못했다. 그런데 케임브리지대의 폴 조아니데스 미술사 명예교수는 지난해 가을 기존 생각을 뒤집는 발견을 해낸 것이다. 조아니데스 교수는 미켈란젤로의 잃어버린 스케치를 그의 제자가 복사한 것 중에서 흑표범 위에 올라탄 근육질 청년을 묘사한 것을 발견했다. 이는 미켈란젤로가 보기 드문 조각상의 디자인을 구상하고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 추가 조사 결과, 과학적 분석에서 확인된 두 동상의 제작 시기(1500~1510년)와 같은 연대에 미켈란젤로가 제작한 작품 스타일과 인체 구조가 매우 비슷한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미켈란젤로는 생전 여러 점의 동상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단 한 점도 현존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오는 7월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상 두 점은 2월 3일부터 8월까지 케임브리지대 피츠윌리엄박물관에서 전시된다. 사진=피츠윌리엄박물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고구려 ‘사신총’ 벽화의 용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고구려 ‘사신총’ 벽화의 용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글에서 용을 이야기하며 항상 ‘우주’를 거론하고 있다. 용이란 우주에 충만한 영기를 형상화한 것이라든지, 우주에 무량한 보주(寶珠)가 가득 차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 그 우주란 무엇인가. 현대 천문학에서 말하기를 우주에는 무한한 은하계들이 있으며 그 각각의 은하계에 역시 무한에 가까운 태양계들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사는 지구가 속한 태양계를 포함한 은하계를 ‘우리 은하’라고 부르며 그 안에 다른 태양계가 무한 개이다. 우주에는 1000억개의 은하가 있으며 은하마다 각각 1000억개의 별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우주생성론을 빅뱅이론으로 풀고 있다. 즉 15억 년 전에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작은 점에 갇혀 있었는데 우주시간 0초의 폭발 순간에 그 작은 점의 모든 에너지와 물질이 폭발하여 팽창하였고 그것이 우주가 되었다고 한다. 가설이지만 널리 인정되고 있다. 그런데 이미 불교에서 말하기를, 이 세계에는 하나의 태양, 하나의 달이 있다고 한다. 현대적인 의미에서는 태양계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이 세계가 1000개가 모인 것이 소천세계(小千世界)로, 현대과학으로는 은하계에 해당한다. 소천세계가 1000개가 모인 것이 중천세계(中天世界), 그리고 중천세계가 다시 1000개가 모인 것이 대천세계(大千世界)인데, 이를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라고 한다. 말하자면 대천세계란 1000의 3제곱으로 10억개의 세계이다. 결국 이는 우주 전체를 가리킨다. 그러나 계산해 보아 무엇 하랴. 우주의 별의 개수는 10의 23승이라 하지만 현대 천문학자들은 실제로 지구의 모래알보다 우주의 별이 많다고 한다. 그런데 불교에서는 10의 12승을 1조라 하고, 10의 52승은 항하사(恒河沙:갠지스강의 모래)로 하여, 수가 많을 때 갠지스 강의 모래알만큼 많다고 항상 말한다. 예컨대 석가모니가 말하기를, 내가 정각을 이루기 전 과거에도 갠지스 강가의 모래알만큼 수많은 사람들이 정각을 이루었다고 한다. 그런데 10의 52승은 불가사의, 10의 68승은 무량수(無量數)라 부른다. 이런 생각에 이르면 사람은 겸손해지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용을 말할 때, 항상 그런 굉대한 우주를 의식하며 용은 무량한 보주의 집적이라 말하고, 무량한 보주가 우주의 영기가 압축하여 있다고 말한다. 나는 이렇게 설명하지만 물론, 용에 대한 중국의 문헌 가운데는 용과 보주의 관계를 언급한 것이 없다. 용의 본질을 파악해 나가면서 보주의 실체를 알게 되었고, 또 보주는 크든 작든 아주 작은 점이든 같은 가치를 지닌다고 말해 왔다. 또 영기문의 여러 속성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폭발성’이라고 강조하여 왔다. 고구려 사신총(四神塚) 벽화에서 용의 정면 얼굴과 입에서 나오는 보주를 처음 보았다. 용을 모르면 보주를 알 수 없다. 용의 조형은 일관된 구조를 이루고 있다. 즉 코를 제1영기싹과 보주로 표현하고, 보주인 눈에서 영기가 발산한다. 이마에 작고 큰 이중의 보주가 있고 뿔은 제1영기싹으로 나타냈다. 혓바닥에는 크고 작은 제1영기싹을 부여했다. 얼굴 가의 초록색 영기문은 연이은 제1영기싹이고 그 밖의 붉은색의 영기문도 연이은 제1영기싹이다. 다리와 발톱들도 제1영기싹으로 이루어져 있다. 용을 앞에서 보아서 그린 단축법(短縮法)으로 표현한 예인데 양쪽으로 긴 영기문이 발산하고, 뒤 왼쪽으로는 꼬리로 보이는 것이 사라지고 있다. 바로 혀 앞의 보주는 용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우주의 바다를 품은 무량한 보주를 상징한다. 용 한 분과 보주 하나는 같은 값이다. 그런데 모두 벽화의 그림을 괴수(怪獸)라고 부르니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별자리와 함께 그린 것을 보면, 옛 사람들은 우주의 무량한 별들을 보주로 인식한 것 같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경복궁 근정문 상량문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경복궁 근정문 상량문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용이 무량한 물을 상징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작품은 경복궁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 모든 것이 갖는 상징적 의미를 알기는 어려우니 쉬운 것부터 살펴보자. 숭례문에 화재가 일어났을 때 목조건물의 구조상 화마(火魔)가 얼마나 가공할 재난을 낳는지 모두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숭례문은 도성(都城)의 문에 불과하다. 흥선 대원군이 이제 조선 역사상 처음으로 황제의 나라가 되었으므로 그에 걸맞은 국력을 회복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임진왜란 때 전소한 경복궁을 중건했을 때 가장 두려웠던 것도 화마였다. 경복궁은 1865~1867년 전국의 소나무를 물색하여 전체 7225칸의 대규모로 다시 지은 정궁(正宮)이므로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다. 우선 광화문 앞에 마주 배치한 해치 조각도 몸에 무량보주가 새겨 있어서 물을 응축시킨 모양을 상징하는 보주(寶珠)의 집적임을 알 수 있다. 정전(正殿)인 근정전의 정문인 근정문(勤政門)을 보수할 때 상량문과 함께 나온 세 가지 화마 방지책이 있었으니 첫째는 용 그림이요, 둘째는 물 수(水)라는 글자요, 셋째는 모서리마다 ‘水’ 자를 새기고 그 부분만 도금한 육각형 은판이다. 이 세 가지는 무엇을 상징할까, 왜 상량문에 넣었을까? 첫째, 용이란 강력한 물을 상징한다. 용 그림을 채색 분석해 보면 고구려 벽화에서처럼 양 어깨 부분에서 불꽃 모양이 뻗쳐 올라간다. 불꽃 모양 같지만 불꽃이 아니라 용을 탄생시키는 생명 생성의 근원인 영기문이다. 용과 용의 입에서 생긴 보주의 가치는 같다. 하나의 큰 보주이지만 용처럼 무량한 보주, 즉 무한한 바다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둘째, 물을 뜻하는 ‘水’라는 글자는 자세히 보면 용(龍)이라고 쓴 작은 글자 1000개를 모아 ‘水’라는 글자를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확대해 보는 순간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용이라는 존재가 바로 무량한 물이라는 상징을 이처럼 직설적으로 표현한 예를 보지 못했다. 용을 ‘상상의 동물’이라 인식하고 있으면 그 오랜 선입관 때문에 용이 무량한 물이라는 고차원의 상징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다. 셋째, 육각형 은판의 귀마다 새겨진 ‘水’ 자는 중요하므로 금색으로 칠했다. 육각형을 잇대어 놓은 문양은 으레 귀갑문(甲文)이라 부른다. 그러나 육각형은 물의 구조다. 그래서 필자는 육각수문(六角水文)이라 부르고 있다. 물이 얼어서 생긴 눈은 공통적으로 육각형의 모양을 띤다. 육각수문을 연접하면 모서리가 셋이 모여 묘(淼)라는 글자를 이룬다. 이 글자는 바다같이 넓은 물을 가리킨다. 나무가 셋 모이면 삼(森)이란 글자가 돼 숲을 이루는 것과 같은 이치다.이처럼 세 가지 물을 상징하는 전혀 다른 표현 방법으로 부적 같은 것을 만들어 상량문과 함께 봉안한 뜻을 헤아려 보면 옛 장인들이 얼마나 화마를 두려워했는지 알 수 있다. 목조로 지은 궁궐은 화마에는 속수무책이었다. 21세기 세계 굴지의 대도시라는 서울의 소방차를 모두 동원해도 숭례문 화재를 진압하지 못했다. 하물며 한 건물이 타면 모든 전각에 번져 삽시간에 잿더미가 되는 경복궁은 말해 무엇하랴. 그래서 당시 화마를 미리 막는 것은 여러 가지 상징적 방법밖에 없었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