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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인선 수원 지하화 구간 문화공간으로 활용 추진

    경기 수원시는 당초 고가로 계획된 수인선 수원시내 구간이 지하철로 건설됨에 따라 유휴지로 남게 될 상부공간을 문화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 4일 수원시에 따르면 수인선 구간 지하화로 고색동∼호매실동 수인선 3.2㎞(연면적 8만 2839㎡)와 세류동∼고색동 세류삼각선 1.6㎞(연면적 3만 2800㎡)가 유휴지로 남는다. 시는 유휴지에 도서관 등 문화복지시설을 건립하고 과거 협궤열차가 다니던 지하터널(길이 189m)도 카페나 미술관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는 내년 2월까지 상부공간 조성 기본계획과 활용방안에 대한 용역을 의뢰, 향후 도입할 시설과 공간배치 등 기본구상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염태영 시장은 “과거 협궤열차가 다니던 수인선이 지하철로 건설되고 세류삼각선을 폐지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유휴지로 남게 될 상부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며 “앞으로 용역을 통해 구체적인 시설을 결정하고 공간배치계획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수인선을 지상 10m 높이의 고가 형태로 만들고 수인선과 경부선을 연결하는 세류삼각선을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주민들의 반발과 수원시의 요청으로 지하로 건설하기로 변경했다. 시는 지하화에 따른 추가 공사비 1122억원의 절반을 부담하기로 철도시설공단과 합의했다. 이에 따라 수인선 제2공구(수원 고색∼화성 야목리) 6.4㎞ 가운데 수원시 오목천동∼고색동 2.99㎞ 구간과 열차를 수리·청소하고 주차하는 주박소가 지하에 건설되고 기존 세류삼각선 상하행선(상행선 3.9㎞, 하행선 4.5㎞)도 폐지된다. 수인선은 일제가 소금을 수탈할 목적으로 1937년 건설한 것으로 1995년까지 협궤열차가 다니다 폐선됐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달마도 부적으로 쓰는 건 불교 오도·망치는 길”

    “달마도 부적으로 쓰는 건 불교 오도·망치는 길”

    “선묵화의 대표적인 소재인 달마도를 부적으로 쓰는 사례가 부쩍 늘었습니다. 달마대사를 미신적 기복 신앙의 대상으로 변질시켜 ‘복만 받자’는 허황된 신앙심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지요.” 오는 16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천년 선묵화(禪墨畵) 고희(古稀)전’을 여는 속리산 달마선원(선문화예술원) 원장 범주(70) 스님. 불교 선화와 달마도의 대가로 꼽히는 스님은 전시에 앞서 3일 기자들과 만나 달마상이 악용되고 있는 현실을 먼저 질타했다. “달마도를 부적으로 만드는 것은 불교를 오도하고 달마대사를 모독하는 훼불 행위일 뿐입니다. 포교가 아니라 불교를 망치는 길이지요.” 자신의 고희를 기념함과 동시에 불교미술 인생 40년을 회고하는 자리인 전시에는 한지에 먹으로 그린 선묵화에 옻칠을 더한 선묵화와 수묵화, 서암·숭산·일타 스님의 선서화와 고화 등 200여점이 선을 보일 예정이다. “달마도를 포함한 선화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자리”라고 스님은 거듭 강조한다. 선묵화는 본디 먹과 붓을 통해 선(禪)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어찌 보면 수행이자 포교의 수단인 선묵화가 손재주만 있는 사람들이 그리는 그림이나 미신적인 기복 신앙으로 활용되는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다짐이 크단다. “선묵은 선 수행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밝은 기운을 가진 사람일수록, 수행이 깊을수록 좋은 작품이 나오지요.” 거꾸로 말하면 수행을 하지 않는 사람이 그리면 나쁜 기운, 탁한 기운이 깃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선묵화는 수행과 예술이 하나가 되는 ‘선묵일여’(禪墨一如)를 지향하는 만큼 참선 수행을 통해 밝아진 마음으로 그린 선묵화는 어두운 마음을 밝게 정화시켜 사람들을 밝은 삶으로 이끌지요.” 이번 전시회의 가장 큰 특징은 스님이 6년여 전부터 천착해 창조한 옻칠 선묵화들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옻칠은 방습, 방균, 방충 기능이 있고 전자파를 흡수할 뿐 아니라 원적외선도 방출해 선묵으로 그린 뒤 옻칠을 하면 보존 기간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한다. 그가 이런 옻칠 선화에 천착할 수 있었던 건 홍익대 미대 서양화과를 다닌, 출가 전 이력이 바탕을 이룬다. 홍익대 서양화과 4학년 때 해인사에서 열린 대학생불교연합회 수련회에 갔다 발심(發心)해 2학기 등록금을 몽땅 털어 불교 서적을 사서 보문사로 들어간 스님이다. “화가가 되기 이전에 인간이 되는 것이 먼저이고, 그러려면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겠다고 생각했지요.” 보문사에서 석 달간 공부한 뒤 이론보다는 실제로 수행이 중요함을 깨닫고 당시 최고 선지식으로 꼽혔던 전강 스님(인천 용화선원) 문하로 들어갔다. 이후 10년간 수행에 전념하다 다시 붓을 들었다고 한다. 옻을 심하게 탔던 스님이 옻칠 선묵을 개발하는 과정은 인욕(忍辱) 고행이었다고 한다. 정진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숱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옻칠 선화를 세상에 선보이겠다는 일념을 내려놓지 않았던 스님은 지난날을 돌이켜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맑고 행복하게 해 주는 선화를 후손 대대로 물려줄 수 있어 출가 수행자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한편 전시 기간 매일 오후 7시에는 전시장에서 ‘현대인의 깨달음을 위한 특별한 선강좌’가 마련된다. 20여년 동안 미국에서 선불교를 지도해 온 현웅 스님(서울 육조사 선원장)과 범주 스님이 번갈아 가며 불교의 핵심 사상인 선을 통해 바라본 다른 종교의 참모습에 대해 강의하는 자리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씨줄날줄] 콜더의 모빌과 잡스/문소영 논설위원

    알렉산더 콜더는 ‘모빌’(mobile), 즉 움직이는 조각을 1930년 처음으로 만든 사람이다. 오귀스트 로댕이 건축물에서 조각을 독립된 예술로 분리해 근대조각을 이끌었듯이, 모빌의 탄생은 현대조각의 주요한 혁신이었다. 189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난 콜더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조각가, 어머니가 화가인 예술가 집안이었지만 스티븐슨 공대에 진학해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엔지니어로 일했지만, 결국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25살에 뉴욕 아트스튜던트리그에 입학해 그림을 공부했다. 콜더는 1926년 파리로 가 철사와 천, 가죽, 고무, 코르크 등을 활용한 관절 인형을 만들어 두 시간짜리 ‘콜더 서커스’를 6년간 운영했다. 아파트 월세를 내려고 시작한 이 서커스로 화제를 모은 콜더는 자신의 몽파르나스 작업실을 찾아온 피터 몬드리안, 호안 미로, 장 아르프, 마르셀 뒤샹 등 당대의 화가들과 장 콕토 등 작가와 교류하게 된다. 특히 콜더는 1930년 몬드리안의 작업실을 방문해 흰 벽에 걸린 원색의 색면분할된 그림에 충격을 받았다. 몬드리안에게 “이 사각형이 움직이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슬쩍 말할 정도였다. 이 만남 이후 콜더는 직접 추상화 20여점을 그리며 궁리를 한 끝에 ‘움직이는 그림’이자 ‘움직이는 조각’인 모빌을 만들었다. 철사에 매달려 바람에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색색의 조각들을 보고 ‘모빌’이란 이름을 붙여준 이는 뒤샹이었다. 콜더의 모빌은 미로의 추상화를 감상하는 듯하기도 한데, 둘이 영향을 주고받은 덕분이다. 현대 조각사의 혁신은 이처럼 1920~30년대 세계 미술의 선구자들이 서로 만나 거리낌없이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전 세계에 ‘애플빠’를 거느리고 있는 스티브 잡스도 골방에서 나홀로 작업하지 않았다. 그는 고등학교 5년 선배이자 휼렛 패커드(HP) 직원인 스티브 위즈니악를 설득해 ‘차고 창업’에 끌어들이고, 마침내 최초의 개인용컴퓨터 애플Ⅱ를 세상에 내놓았다. 물론 애플이 제시한 아이폰의 혁신은 생각보다 놀라운 것이 아니라고도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정보기술(IT)의 천재들이 이미 시장에 내놓은 기술 중 소비자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기술과 디자인을 골라 과거와 다른 상품을 만들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기술을 새롭게 인식하고 발굴해 신기술과 접목하는 능력은 개방적인 교류와 소통에서 싹트는 것이 아니겠는가. 창조의 원천은 밀폐된 공간의 책상머리에 앉아 죽은 지식을 암기한다고 될 일은 아닌 것 같다.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리고 있는 콜더 전시가 ‘혁신’의 방식과 의미를 되새겨보게 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미술·전시]

    [미술·전시]

    ‘소나무 화가’ 이영복 개인전 오는 10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서울 중구 정동 조선일보미술관. 소나무 화가로 알려진 작가의 11번째 개인전. 소나무를 주제로 한 개인전은 1997년 이후 16년 만이다. 이천의 반룡송, 청령포의 관음송, 예천의 석송령 등 소나무 특유의 왕성한 생명력을 잘 묘사하고 있다. ‘순흥 금슬송’ 등 독자적인 화법과 형상화를 통해 화면에서 살아 걸어나오는 듯한 사실감을 전달한다. (02)724-6322. 문관효 한글 서예 작품전 오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낙원동 한국미술센터. 지난 7월 국내 서예계 최고상인 제35회 원곡서예문화상을 수상한 청농 문관효의 한글서예 작품전. 한글날을 맞아 3년간 공력을 쏟은 길이 8m의 ‘훈민정음 언해본’ 등을 공개한다. 원본과 달리 한글을 한자보다 앞에 나오도록 상상력을 동원해 재해석했다. 독특한 조형감이 돋보이는 ‘동행’ ‘나태주의 풀꽃’ 등 모두 60여점의 작품이 작가의 철학과 필력을 드러낸다. (02)6262-8114. 국제아트페어 김명주 등 초대전 3~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홀. KIAF에 참가한 호주 시드니의 크로스베이갤러리가 한국의 김명주 작가와 호주의 미니 프웨리 등 5명의 작가를 초청해 작은 전시회를 연다. 김명주 작가가 소재로 삼는 ‘앤젤플라워’는 호주 시드니의 대표적인 가로수 꽃. 사실주의와 추상주의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독특한 이미지로 표현해 서구 화단에서 주목받고 있다. (02)766-3702.
  • 언제까지 고흐·샤갈만 보실 건가요

    언제까지 고흐·샤갈만 보실 건가요

    날씨가 제법 쌀쌀해진 10월 화단에 특색있는 해외 작가들의 전시가 잇따르고 있다. 길섶의 낙엽을 지르밟으며 세계적인 현대미술가의 대작이나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제3세계 화가의 도발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날로 복잡해지는 사회에서 단순한 이분법은 또 하나의 폭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에코 누그로호(36)는 인도네시아 미술 돌풍의 주역이다.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미술계의 거대 공급처로 떠오른 인도네시아에서 다민족 국가 특유의 신화와 관습을 매개로 작품을 풀어간다. 30여년 이어진 독재 치하에서 벗어난 모국의 사회·정치 문제를 작품에 녹였다. 1990년대 말 수하르토 정권 몰락 이후 민주화 운동이 거세던 시절 화단에 입문한 배경 덕분이다. 최근 루이뷔통과 협업하는 등 세계 미술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누그로호는 “가난, 불평등, 광적인 종교인들, 부패와 폭력으로 점철된 인도네시아에서 내 삶의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면서도 “의도적으로 내 작품에 정치적 메시지를 넣으려고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특유의 강한 선과 흑백 페인팅, 자수, 우스꽝스러운 인물 형상을 통해 부담스럽지 않게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전한다. 작가는 다음 달 3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이어간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선 내년 2월 28일까지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데이비드 호크니(76)를 만날 수 있다. 본관 중앙홀에 놓인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 또는 새로운 포스트-사진 시대를 위한 모티브에 관한 회화’는 작가가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대규모 멀티 캔버스 회화다. 캔버스 50개를 연결한 폭 12m, 높이 4.5m의 풍경화로 영국 테이트 미술관 소장품이다. ‘자연의 무한한 다양성’이란 작가의 최근 작업 경향을 거의 완벽하게 보여준다는 평가를 듣는다. 호크니는 다음 달 12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에 맞춰 방한할 예정이다. 이율배반적인 화법으로 유럽과 남미 화단에서 반향을 일으킨 베네수엘라 출신 스타스키 브리네스(36)도 오는 7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이어간다. ‘그와 우리가 보는 세상’이란 제목의 개인전에선 기괴한 생명체가 만들어내는 기묘한 스토리를 독특한 화풍으로 표현한 다양한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주민 8000명 탈 쓰고 얼~쑤!

    “얼~쑤! 탈 쓰고 신명나게 한판 놀아볼까.” 서울 노원구 주민 8000명이 탈을 쓰고 6차선 도로에 나선다. 오는 12일 롯데백화점 노원점 앞에서 순복음 노원교회까지 왕복 6차선 400m에 이르는 도로를 막고 ‘2013 노원 탈 축제’가 열린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주민 참여의 탈 축제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후 2시부터 8000여명에 달하는 구민들이 참여해 탈 퍼레이드를 벌일 예정이다. 퍼레이드 구간은 시립 북서울미술관 인근의 등나무근린공원에서 시작해 롯데백화점 노원역까지 2.1㎞에 달한다. 참가 구민들은 자율적으로 만든 탈을 쓰고 19개 동 만장기 형태의 대형 농기를 앞세워 지역 풍물패와 함께 길놀이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이다. 퍼레이드가 끝나면 대동 탈춤 한마당이 시작된다. 주무대는 1000석(18m×15m) 규모로 꾸며진다. 구가 자랑하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2호인 마들농요 및 전통 풍물단과 연희패의 공연도 마련돼 각 지방 탈놀이의 진수를 맛볼 수 있게 된다. 노원구 어린이연합 국악관현악단과 김덕수 사물놀이패도 식전 공연에 참여하며 지역 동아리와 대학 동아리 등 17개 팀 30여개의 주민 주도형 공연이 곁들여져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킬 예정이다. 행사장 주변에는 어린이들이 뛰놀 수 있는 키즈존이 설치되며 노원역사문화해설 듣기와 탈 만들기, 가족사진 찍기, 떡으로 탈 만들기, 전통탈 전시 등 체험부스도 운영된다. 노원구 관계자는 “탈춤 문화 본거지인 서울에서 이렇다 할 탈 축제를 개최한 곳은 아직 한 군데도 없었다”면서 “노원구는 고려 현종 시대 이래 1963년 서울시 성북구로 편입되기 이전까지 경기 양주군 노해면에 속해 있었다. 이 일대는 양주 문화권 지역으로 ‘양주별산대놀이’와 ‘퇴계원산대놀이’의 영향을 받아 탈춤이 전승돼 왔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TV조선, 논란 ‘신정아’ MC 기용 전격 취소

    TV조선, 논란 ‘신정아’ MC 기용 전격 취소

    TV조선 신정아 기용 전격 취소 TV조선이 다음달 중순 신설하는 토크 프로그램 ‘강적들’ 진행자로 고려했던 신정아씨 기용을 전격 취소했다. 30일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TV조선 고위관계자는 “지난주 검토과정에서 다양하게 의견수렴을 한 결과 신중하게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였다”며 “(MC 기용취소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TV 조선 ‘강적들’에는 신씨 외에도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 교수, 이봉규 시사평론가, 김성경 아나운서가 진행자로 합류키로 한 바 있다. 앞서 신씨는 대학 교수 겸 큐레이터로 활동해오다 예일대 박사학위 위조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부적절한 관계 등으로 파면 당했다. 또 미술관 공금 횡령 등의 혐의로 2007년 10월 구속된 뒤 18개월 만인 2009년 4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UFO 같은, 밤엔 불쇼 하는 홍대 앞 이 놈…어디 쓰는 물건인고

    [주말 인사이드] UFO 같은, 밤엔 불쇼 하는 홍대 앞 이 놈…어디 쓰는 물건인고

    27일 저녁 홍대 앞 거리.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번화한 거리답게 형형색색, 기기괴괴한 5~6층 짜리 건물들이 저마다 폼을 재며 쭉 늘어서있다. 어둑어둑해지면서 차츰 현란한 불빛이 들어오는 이 거리에 현실감을 주는 건 주차장 골목이다. 어쩌면 주차장 골목 덕분에 홍대 앞은 별천지가 아니라 지금 여기 서울처럼 느껴질는지도 모른다. 이 주차장 골목에 자그마한, 사람 키 높이하고 얼추 비슷한 높이의 건물 하나가 서 있다. 삼각형 유리창을 이리저리 붙여둔 것인데 서있다기보다는 웅크리고 있다는 게 더 잘 어울리는 표현이겠다. 랜드마크라면 흔히 크고 우뚝한 것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특이하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겐 이미 화젯거리다. 수군대는 소리가 슬쩍슬쩍 귀에 걸린다. “이게 뭐야?” “티켓박스인가 그렇다던데.” “아, 블로그인가 어디선가 한번 본 거 같아.” 인터뷰가 한창인데도 근처를 지나던 정장 차림의 직장인이 불쑥 들어온다. 스마트폰을 꺼내 연신 사진을 찍어대더니 스스럼없이 물어본다. “여기가 뭐하는 곳인데 이렇게 멋진가요.” 대답을 하자면 이곳 이름은 씬디, XIndie. ‘특별한 인디’(eXtraordinary Indie)에서 조합해서 만든 단어다. 영어이면서 중국어같기도 한 것이 꽤 교묘하다. 홍대 앞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넘쳐나니 말이다. 1차적 용도는 그냥 티켓박스다. 수백개의 소극장이 골목 구석구석마다 숨어 있는 ‘연극의 메카’ 대학로에 통합매표소가 설치되어 있듯, 1000여개가 넘는 인디밴드가 밤마다 50여개 공연장을 돌아가며 젊음을 불사른다는 홍대에도 전체 공연 일정을 파악하고 표를 끊을 수 있도록 해주는 티켓센터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서다. 요구는 오래됐는데 이제서야 완성을 본 것이다. 홍대 인근 공연장 운영자들의 모임인 라이브음악문화발전협회 김천성 대표는 입이 귀에 걸렸다. “돈이 부족하다보니 공연은 하더라도 홍보는 엄두도 낼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인디밴드 공연은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알음알음으로만 알려지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이제 여기서 모든 정보를 다 제공할 수 있게 됐으니 홍대의 숙원사업이 하나 해결된 겁니다.” 인디밴드 공연 정보만 있는 게 아니다. 홍대 지역 관광정보까지 안내한다. 홍대 앞 젊음의 문화가 널리 알려지다보니 이제는 쇼핑이나 관광이 아니라 순전히 홍대 앞에서 2~3일 놀다가는 관광객들도 조금씩 생겨나고 있단다. 이들을 겨냥한 것이다. 해서 영어, 중국어, 일본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다음부터는 특이한 기능이다. 단순 티켓박스, 관광정보센터의 역할을 뛰어넘는다. 단적으로 씬디를 위해 개발된 스마트폰용 앱이 두 가지다. 하나는 당연히 공연정보와 티켓 예매다. 다른 하나는? 인디밴드 홍보, 후원 기능이다. 어떻게? ‘인디음악을 위해 태어난 도시생명체’라는 부제를 가진 스마트폰용 앱을 설치하고 가동하면, 인디밴드의 음악을 미리 들어볼 수도 있고, 씬디에게 신청곡을 낼 수 있고, 아예 씬디 건물 자체와 연동해 멋진 빛의 쇼를 연출해낼 수도 있다. 씬디는 건물 전체가 삼각형 유리로 빼곡히 채워지고 유리에 LED등이 달린 형태인데, 앱을 통해 어느 유리에서 어떤 색이 어떤 형식으로 뿜어져 나올는지는 신청자가 지정할 수 있다. 씬디 건물 자체의 개방시간은 낮 12시에서 밤 9시까지인데 LED 등으로 화려한 춤을 추는 기능은 당분한 밤 12시까지 유지시킬 예정이다. 밤에 가면 번쩍대며 춤추는 씬디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아니 씬디의 춤을 입력해볼 수 있다. 여기다 인디밴드 홍보, 후원 기능도 있다. 노래를 들어보고 마음에 든다 싶으면 최대 10달러까지 기부할 수 있다. 괜찮다 싶으면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메일을 통해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씬디가 이렇게 티켓박스를 넘어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인디밴드 후원홍보센터로 발돋움하게 된 것은 건축가 하태석 SCALe 대표 덕분이다. 하 대표야 젊은건축가포럼 위원장으로 2010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건축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건축가인데 미술 쪽에서도 이름이 높다. 올해 말 개관 예정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 기념전에도 미디어아트 작품 ‘콜렉티브 뮤지엄’(Collective Museum)을 내놓을 예정이다. 건축가이지만 미술계에 얼굴을 내민 매개는 스마트폰이다. “건축가로서 공공건축에 대한 얘기를 하다보면 늘 시민참여 얘기가 나왔어요. 그런데 짓는 과정에서 한 걸음 더 나가 건물 그 자체에 참여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었습니다. 그때 딱 스마트폰이 나온거예요. 스마트폰은 전화기가 아니라 개인 PC거든요. 바로 이거다 한 겁니다.” 2010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때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건축작품을 선보였다. “아마 스마트폰을 이용한 본격 창작물로는 거의 세계 최초였을 것”이란다. 이 작품은 미술계는 당연히 그를 미디어아트 작가로 호출해냈다. 이번 프로젝트도 그런 차원에서 욕심을 냈다. 아무래도 건축가다보니 새로운 접근법을 대중에게 손쉽게 선보일 기회가 적다. 개인이 미디어아트로 된 집을 주문할 리도 없으니 남은 건 공공건축뿐이다. 그러던 차에 홍대 티켓박스 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마포구에서 주차장 골목 일부를 떼내 무상으로 땅을 쓸 수 있도록 해줬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사업비도 받았다. 예산은 빡빡했지만 이 때 아니면 젊은이들이 떼지어 몰려다니는 곳에서 언제 자기 작업을 한 번 선보이겠나 싶었다. 스마트폰용 앱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솔직히 의뢰하실 때는 근사한 티켓박스 정도를 생각하신 것 같은데 건물 자체를 하나의 문화적 상징처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발상을 완전히 달리 한 거죠.” 홍대 앞의 랜드마크 같은 건물을 요청받았지만, 그는 랜드마크의 고정관념부터 바꿨다. 크고 당당한 건물 대신 튀지 않는 흰색, 성인 남성 키높이 수준으로 낮은 높이,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느낌의 건물을 구상했다. 거기에 걸맞게 건물 이름에다가도 집에서 키우는 개나 고양이에게 어울릴 듯한 이름 ‘씬디’를 붙였다. 대신 밤에는 LED 등으로 화려한 춤을 추도록 만들었다. “평소에는 조용히 움츠리고 있다가 인디음악과 함께 화려한 모습을 선보이는 것, 그게 홍대 앞 거리에 어울리는 공공건물 아닐까요.” 다른 이유도 있다. 인디밴드에 대한 애정이다. “너무 안타깝죠. 괜찮은 친구들인데 1만원짜리 CD를 공연장에 깔아놓고 팔아도 10장이 채 안 팔린데요. 장비에 공연장 대여에 CD 제작까지 부담이 어마어마한데 음악이 좋아 그걸 계속하는 거예요. 씬디를 통한 후원과 홍보가 많이 이뤄져서 그런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어서 한 마디 덧붙였다. “괜히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요즘 인디밴드들 정말 실력 좋습니다. 록이나 힙합뿐만 아니라 일렉트로닉 쪽도 괜찮은 거 같아요. 저기 상수동 쪽으로 가면 일렉트로닉 괜찮게 하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홍대 주변 흐름을 이 정도 알고 있을 정도면 관심이 아주 많았다는 뜻이다. 머쓱하게 웃더니 영국 유학 시절 DJ도 좀 했었단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데 씬디 엉덩이 쪽이 한번 번쩍한다. 이제 몸 좀 풀 시간이 됐나보다. 씬디, 너의 춤을 보여줘. 글 사진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고산준령·구름·안개의 바다… 날 어서 오라 하네!

    고산준령·구름·안개의 바다… 날 어서 오라 하네!

    가을이 깊어 갑니다. 재촉하듯 가을비 내렸으니 속도가 더해지겠지요. 강원 횡성, 두메의 가을 풍경도 무르익어 갑니다. 연분홍 얼굴 내민 코스모스가 정겹고, 귀족풍의 흰 자작나무는 묘한 거리감을 두고 이방인을 맞습니다. 태기산에 오르면 두 번 놀랍니다. 차로 쉬 오를 수 있는 것에 먼저 놀라고, 준봉들과 구름이 희롱하는 모습에 이어 놀랍니다. 발품 팔아 높은 산에 올라야 마주할 수 있는 풍경을 땀 한 방울 안 흘리고 만끽하는 게 황송할 지경입니다. 아마 이것만으로도 횡성을 찾을 이유는 충분할 겁니다. 고원 목초지에서 자란 횡성 한우가 맛있다지요. 이번엔 한우에 더해 가을 정취까지 담아 오시지요. 가을, 딱 이맘때 횡성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태기산(1261m)에 있다. 구름과 안개 그리고 산봉우리가 희롱하며 멋진 풍경을 펼쳐내기 때문이다. 가을철 일교차 큰 날 새벽이면 태기산 주변엔 어김없이 구름바다가 펼쳐진다. 넘실대는 구름을 뚫고 정상까지 솟구쳐 오르면 발 아래로 고산준령들이 섬처럼 떠 있다. 비 갠 오후라면 더 좋다. 두 번 보기 힘들 만큼 멋진 해넘이 장면과 마주할 수도 있다. 태기산은 횡성군 둔내·청일면, 평창군 봉평면, 홍천군 서석면의 경계에 걸쳐 있다. 산자락 곳곳엔 삼한시대 진한의 마지막 왕이었던 태기왕의 전설이 깃들었다. 신라와의 전쟁에서 패한 태기왕이 남은 군사를 이끌고 이 산에 들어와 산성을 쌓았다. 4년을 농성하며 버텼으나 박혁거세가 이끄는 신라군의 집요한 공격에 무너졌다. 결국 태기왕은 이 산에서 생을 마쳤다. 태기산 이름의 유래다. 가까운 곳에 태기왕이 올랐다는(혹은 박혁거세가 다녀갔다는) 어답산(御踏山·789m)과 태기왕이 갑옷을 씻었다는 갑천도 있다. 태기산은 횡성 최고봉이지만 정상까지 가는 건 어렵지 않다. 국도 6호선 양두구미재(920m)에서 시작되는 임도를 이용하면 정상 바로 밑까지 간다. 거리는 약 4㎞다. 임도에서 만나는 전망이 빼어나다. 강원의 준령들이 어깨를 겯고 늘어서 있다. 임도 주변엔 전나무와 낙엽송 등이 짙은 숲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삐죽 솟은 나무 곁엔 당귀꽃, 구절초 등이 흐드러졌다. 여긴 벌써 가을이 한창인 게다. 정상 언저리에 풍력발전단지가 조성돼 있다. 거대한 바람개비 모양의 발전기 20여기가 능선을 따라 도열해 있다. 멀리서는 낭만적인 풍경이지만 가까이 서면 윙윙대며 돌아가는 40m짜리 풍력발전기 날개의 기세가 여간 등등하지 않다. 구름이 산과 산, 그리고 풍력발전기 사이사이를 출렁대며 돌아나간다. 때로는 곧추서기도 하고, 때로는 밀물처럼 으르렁대다가도, 어느새 여인의 손길처럼 부드럽게 이곳저곳 어루만지며 흐른다. 변화무쌍한 구름의 춤사위가 한 개그맨의 유행어처럼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는 ‘요물’ 같다. 우천면 두곡리의 ‘미술관자작나무숲’에선 희디흰 가을과 만날 수 있다. 소설가 정비석의 표현 그대로 ‘아낙네의 살결처럼 흰’ 수피의 자작나무가 둘러싸고 있는 전시 공간이자 정원이다. 갤러리에선 사진가인 원종호 관장의 사진작품과 화가들의 미술작품이 번갈아 전시된다. 하지만 그보다는 정원이 주는 감동이 훨씬 크고 깊다. 적당한 간격의 자작나무와 야생화들, 그리고 길 위를 촘촘하게 덮은 병꽃풀 ‘카펫’이 그럴싸하게 어우러져 있다. 입장료는 만만치 않다. 어른 1만 5000원, 어린이도 1만원이다. 여기엔 차 한 잔과 ‘치유’ 값이 포함돼 있다. 입장료를 내면 우편엽서를 한 장 준다. 이걸 숲 가운데의 카페에 내면 각종 허브차, 혹은 바리스타가 로스팅한 커피를 내준다. 향긋한 차 향 맡으며 적요한 숲 가운데 앉아 있자면 남루한 일상은 저만치 달아나고 만다. 호숫가를 걸으며 칙칙했던 일상을 털어내고 싶은 이라면 횡성호를 찾는 게 좋겠다. 남한강 지류인 섬강의 물줄기가 횡성댐에 막혀 생긴 호수다. 물가를 따라 산책로를 조성해 뒀다. 모두 6개 코스(27㎞)인데, 5구간(4.5㎞)이 특히 인기다. 호수를 바짝 끼고 걷는 데다, 원점 회귀할 수 있는 유일한 코스이기 때문이다. 길은 ‘가족길’이라 불릴 만큼 평탄하다. 들머리는 갑천면 구방리 ‘망향의 동산’이다. 수몰마을의 옛 흔적을 볼 수 있는 전시관과 중금리 탑둔지에 있던 삼층석탑, 망향탑 등이 세워져 있다. 이맘때 횡성은 코스모스 천지다. 몇 해 전부터 횡성의 새 이미지 조성을 위해 코스모스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마을마다 코스모스를 심었고 꽃 핀 자리에선 마을 축제가 열린다. 특히 우천면 오원리 등에 대규모 코스모스 정원이 조성돼 있다. 가을 분위기 한껏 돋우는 코스모스는 10월 중순까지 횡성 곳곳에서 하늘댈 것으로 전망된다. 횡성 여정, 찐빵으로 마무리하자. 먹어야 남는다. 한데 찐빵 가게가 얼추 열대여섯 군데나 된다. 어느 집에서 사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 맛은 거의 평준화됐다. ‘추억의 맛’에 차이가 있다 한들 얼마나 되겠나. 그래도 꼭 ‘원조’를 맛봐야겠다면 안흥면사무소 앞 ‘면사무소앞안흥찐빵’이나, 안흥 초입의 ‘심순녀안흥찐빵’을 찾으시라. 두 집의 안주인은 자매다. 하지만 유명하기로는 TV 등에 자주 소개됐던 ‘심순녀안흥찐빵’이 앞선다. 원래 안흥찐빵 가게가 있던 곳은 면사무소 맞은편의 차부(車部)였다. 여기서 두 자매가 횡성을 들고 나는 사람들과 인근 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핫도그와 호떡 등을 팔았다. 그러다 1990년대 들어 찐빵을 조금씩 내놓기 시작했는데, 이게 ‘대박’을 쳤다. 이후 언니 심순녀씨는 분가해 자신의 이름을 딴 빵집을 냈다. 동생은 지금도 같은 자리에서 찐빵을 팔고 있다. 글 사진 횡성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새말이나 둔내나들목, 중앙고속도로의 횡성나들목에서 나간다. 경기 양평에서 원주·횡성 방향 6번 국도를 따라 가는 방법도 있다. →잘 곳 횡성터미널 부근에 깨끗한 모텔들이 몰려 있다. 4만~5만원 선. 펜션 정보는 횡성 문화관광홈페이지(tour.hsg.go.kr) 참조. 적요한 자작나무숲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면 미술관자작나무숲(www.jjsoup.com)에서 운영하는 펜션도 좋다. 342-6833. 태기산 인근에서 묵겠다면 평창 쪽의 보광 휘닉스파크(330-3000)나 한화리조트 휘닉스파크(334-6100)가 가깝다. →축제 횡성 한우축제(www.hshanu.or.kr)가 10월 2~6일 횡성읍내 섬강 둔치에서 열린다. 횡성 특산의 한우를 싸게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횡성한우 테마목장 투어, 블랙이글 경축 비행 등 부대행사도 알차다. 핵심은 역시 풍성한 한우 시식 행사다. 축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은 ‘횡성한우고기 전문점’과 ‘횡성한우 셀프 코너’ 등이다. 시중 한우에 견줘 값이 저렴하고 진품 횡성한우를 맛볼 수 있다. ‘명품 중의 명품’으로 꼽히는 살치살은 물론 치마살, 채끝살 등 모든 부위가 마련돼 있다. 고기를 산 다음, 셀프 코너에서 직접 구워 먹는다. 1인당 5000원에 공기밥과 상추, 쌈장, 된장국, 더덕 등의 기본상이 제공된다. 무료로 맛볼 수도 있다. 축제기간 중 하루 두 차례 열리는 횡성한우 시식코너에서다. 아울러 더덕 등 횡성 특산물로 만든 다양한 먹거리들도 ‘횡성 대표음식 코너’에서 만날 수 있다. 342-1731~2.
  • 아파트 숲 속 미술관… 서울의 3500개 추억 꽃이 피었어요

    아파트 숲 속 미술관… 서울의 3500개 추억 꽃이 피었어요

    “미술관은 주로 강남이나 광화문 쪽에 몰려 있어서 얼른 찾기 어려웠는데 노원구에 이렇게 좋은 미술관이 생겨 아주 기쁩니다. 특히 여덟살 딸아이에게 전문 미술 작품을 보여줄 수 있어서 교육적 효과도 크고 정서에도 도움될 것 같아 기대가 커요.” 25일 딸의 고사리손을 꼭 붙잡고 중계동 등나무근린공원 시립 북서울미술관을 찾은 주부 정미향(38·하계동)씨의 얼굴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정씨는 “미술에 대해 많은 지식은 없지만, 자주 접하면서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북서울미술관은 서소문 본관, 관악구 남현동 남서울미술관, 종로구 세종로 새문안길 경희궁 분관에 이은 네 번째 시립미술관으로 24일 개관식 뒤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개관을 기념해 11월 24일까지 이어지는 ‘장면의 재구성’ ‘서울 풍경’ ‘아이러브 서울’ 전시회는 지난 25년간 수집한 소장품 3500여점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망한다. 미술관을 찾은 영국인 기아코모 리는 “런던의 테이트모던 미술관과 유사한 느낌”이라며 “외국인 입장에선 다른 미술관과 달리 한국인 작품을 한꺼번에 많이 접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북서울미술관은 서울 동북부 지역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대형 미술관인 데다, 베드타운의 문화 갈증을 풀어줄 것으로 보여 의미를 띤다. 전철역에서 5분 거리로, 아파트촌 한가운데 산책로 옆에 자리했다. 옥상 정원에선 수락산과 불암산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뒤쪽 불암산 자락에는 서울과학관이 곧 들어선다. 또 본관 소장품 3663점을 순차적으로 넘겨받게 된다. 북서울미술관은 대형 전시장과 사진갤러리 각 2개, 어린이갤러리, 커뮤니티 전시실 등을 갖췄다. 특히 수장고 규모는 기존 본관 시설의 2배 가까운 2314㎡(700평)이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내 돈 아니니까”… 대구미술관 예산 멋대로

    대구미술관이 예산을 멋대로 집행하다 대구시 감사에 적발됐다. 대구미술관은 근거도 없이 작가들에게 돈을 지급하는가 하면 미술품도 책정된 가격보다 비싸게 구입했다. 대구시는 최근 대구미술관을 감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적발하고 직원 10여명을 징계했다고 25일 밝혔다. 감사 결과 대구미술관은 지난해 영국 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을 미술품 작품수집심의회의 심의 가격 1억 7790만원보다 2800만원 비싼 2억 590만원에 구입했다. 또 2011년에는 김모 작가의 조작 작품을 구입하면서 심의 가격 5000만원보다 1000만원 비싼 6000만원에 산 것으로 드러났다. 가격을 더 비싸게 구입할 경우 작품수집심의회에 사유를 보고해야 하나 대구미술관은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대구미술관은 2011년 개관특별전에 이모 작가의 설치 작품을 유치하기 위해 5000만원을 지급하는 등 4개 작품전을 열면서 5명의 작가에게 1억 4346만원을 근거도 없이 집행했다. 이들에게 지급한 돈은 예산에 편성조차 하지 않아 지원할 수 없는데도 사무관리비의 남은 예산으로 부적절하게 집행했다는 것이다. 지난 3월에는 작품전시회를 열면서 전시회와 관계가 없는 인사 7명을 초청해 호텔 숙박비로 200여만원을 지급했다. 출품작가가 데려온 친인척 3명의 숙박비 37만여원과 고속열차비 33만여원 등 70여만원을 예산에서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원대상이 아닌 언론사 기자들의 교통비도 6차례에 걸쳐 144만여원을 외빈초청여비 형태로 편법 지원했다. 여기에다 대구미술관은 전시회 홍보물 7000만원어치를 제작하면서 뚜렷한 이유 없이 수의 계약으로 사업자를 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미술품 대여 과정에서 일부는 가격을 산정하지 않아 훼손 시 보험료 산정과 손해배상 문제에도 무방비로 노출된 사실도 적발됐다. 시 관계자는 “대구미술관이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주민 혈세를 낭비한 사실이 확인됐다. 보다 엄격한 예산집행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선희 대구미술관장은 “시의 감사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면서 “미술관의 특성과 관행을 무시한 감사”라고 반박했다. 대구 수성구 삼덕동에 있는 대구미술관은 2011년 5월 문을 열었으며, 미술품 26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시는 해마다 미술품 구입비, 전시회 비용, 직원 인건비 등 모두 117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남도의 속살 속으로…南國 열차

    남도의 속살 속으로…南國 열차

    경남과 전남의 속살을 훑으며 달리는 ‘S트레인’이 시범운행을 마치고 27일부터 본격 운행된다. 공식 명칭은 ‘남도해양관광열차’다. 중부내륙 순환열차(O트레인)와 백두대간 협곡열차(V트레인)의 성공에 힘입어 내놓은 코레일의 세 번째 관광열차다. S트레인은 남쪽(South), 바다(Sea), 느림(Slow)의 머리글자인 ‘S’와 남도의 리아스식 해안, 경전선의 구불구불한 모습을 형상화한 별칭이다. 매일 오전 두 대의 열차가 전라도와 경상도에서 서로 마주 보며 각각 출발한다. 서쪽 광주송정역을 출발한 열차는 남평~보성∼득량∼별교∼순천∼하동∼북천∼진주를 거쳐 마산역까지 212.1㎞를 5시간 30분에 걸쳐 운행한다. 동쪽 부산역을 출발한 열차는 구포~진영~창원중안~마산∼진주∼북천∼하동∼순천을 거쳐 여수엑스포역까지 250.7㎞를 3시간 58분 동안 달린다. 두 열차는 하동역에서 만나 영·호남 화합의 의미를 다진다. S트레인은 빠른 이동을 위해 타는 열차가 아니다. 시속 50㎞ 남짓한 속도로 느긋하게 달린다. ‘빠름’을 포기한 대가로 얻는 건 여유와 관조다.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나무의 잎맥과 누렇게 익어가는 벼의 알곡 하나하나까지 죄다 눈에 담을 수 있다. 열차는 외부 디자인부터 객실 안까지 남도의 풍광을 담았다. 기관차는 거북선의 이미지를 차용했다. 차량 전체 디자인은 중부내륙 순환열차 등과 마찬가지로 프랑스인 디자이너의 안목이 반영됐다. 날아가는 학의 형상을 차량 외부에 덧씌워 역동적인 느낌을 더했다. 객실 5량은 영화 ‘설국열차’처럼 내부가 각각 다르다. 힐링실, 가족실, 카페실, 다례실, 이벤트실 등으로 꾸며졌다. 카페(식당)실에서는 남도의 풍성한 먹거리를 체험할 수 있다. 다례실은 우리나라 열차로는 처음으로 좌식을 도입, 나란히 앉아 보성 녹차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이벤트실에서는 판소리, 가야금, 품바 등 남도의 문화예술과 밴드, 댄스, 플래시몹, 통기타, 색소폰 등의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객실이나 통로도 달리는 문화공간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램책 작가여행, 달리는 미술관, 아트마켓 등의 전시가 예정돼 있다. 객차 좌석은 모두 218석이다. 1호차 힐링실은 기본석 64석과 전망석, 2호차 가족실은 기본석 40석, 가족석 28석(7세트), 3호차 카페실은 커플룸 8석과 식당·카페로 구성됐다. 4호차 다례실은 기본석 36석과 함께 26명이 차를 마실 수 있다. 5호차 이벤트실에는 자전거 거치대와 이벤트 공간이 있다. 좌석의 앞뒤 간격도 여유로운 편. 또 좌석마다 개별 콘센트가 마련되어 있어 다양한 전자제품을 충전할 수 있다. S트레인이 정차하는 주요 역들은 그 자체로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진주, 하동, 순천, 여수, 벌교 등 남도 곳곳의 이름난 관광지를 곧바로 연결하는 들머리 구실을 한다. 근대 문화유산인 남평역, 1970~80년대 추억의 거리가 조성돼 있는 득량역, 코스모스 꽃밭이 넓게 조성된 북천역 등은 역 자체가 관광콘텐츠다. 문제는 이들 관광지와 S트레인을 어떻게 연결할 거냐는 것. 코레일 측은 카셰어링을 대안으로 내놨다. 고객 각자가 원하는 지역에 내려 관광을 즐긴 뒤, 다시 열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시티투어 등 연계교통수단과 트레인 하우스 등 숙박시설을 촘촘하게 마련해 남도여행을 더욱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카 셰어링은 부산역, 광주역, 순천역, 하동역, 보성역, 진주역, 마산역, 광주송정역, 창원중앙역, 득량역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1시간에 6000원이다. 아울러 코레일 측은 당일, 1박2일, 2박3일 코스 등 다양한 관광코스를 구상 중이다. 특히 봄-매화, 여름-해상유원지, 가을-꼬막과 코스모스, 겨울-해수온천 등 계절에 따라 운행 시간을 조정해 남도의 사계를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어디서 S트레인을 탈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다. 열차여행가인 박준규씨는 “수도권 주민의 경우 부산역에서 타는 게 낫다”고 했다. 예컨대 서울역에서 오전 6시 KTX를 타면 부산역에서 9시 20분에 출발하는 S트레인에 시간 낭비 없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전라도쪽을 먼저 둘러보겠다면 광주 송정역에서 타는 게 편하다. 아쉬운 점도 있다. 박씨는 “S트레인이 새마을호 특실로 분류돼 요금이 조금 비싸다”며 “서울에서 S트레인을 이용하려면 1인당 20만원 이상 소요돼 비용 부담이 만만찮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S트레인이 성공하려면 시티투어 버스의 증차 등이 필수”라며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들이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V트레인과 같은 개방형 창문이 하나도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S트레인 승차권은 패키지 열차여행 상품이 아니다. 일반 열차표와 마찬가지로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앱, 역창구, 승차권자동발매기 등을 통해 살 수 있다. 여행 명소에서 자주 오르내리려면 패스를 사는 게 유리하다. 1일권이 4만 8000원으로 좀 비싼 듯하지만, 호남선과 경부선, 경전선, 전라선, 진해선, 동해남부선 등을 무제한 탑승할 수 있으니 따져보면 되레 저렴한 편이다. 역마다 내려서 관광을 하겠다면 최소 2일권 이상을 구입하는 게 좋다. 2일권은 6만 3800원, 3일권은 7만 9600원이다. 홈페이지(www.korail.com) 참조.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미술·전시]

    [미술·전시]

    이응노 ‘옥중화’ 등 270점 서면 경매 30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옥션. 1960년대 동백림 사건에 연루돼 대전교도소에 투옥됐던 이응노(1904~1989) 화백이 옥중에서 그린 수묵 드로잉 작품들이다. 130점이 나오며, 경매 추정가는 3000만~5000만원. 작가는 동양화의 필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전통성과 현대성을 접목시킨 작품 세계를 개척했다고 평가받는다. 김환기·천경자·박서보·이강소·김창열 등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 270점도 출품된다. 이번 경매는 국내 처음으로 ‘서면 경매’ 방식으로 진행된다. (02)2075-4434. 새달 30일까지 양대원 ‘오래된 눈물’ 다음 달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바나 미술관. 독특한 시각언어로 인간 내면을 탐구해온 작가가 또 다른 차원의 자기 성찰적 메시지를 드러낸다. 최근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활동하며 준비한 ‘눈물의 숲’ 등 30여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인간 내면에 천착하던 작가는 성찰의 범위를 사회와 국가, 인류로 넓혔다. 전시 제목 ‘오래된 눈물’은 슬픔의 역사를 뜻한다. 모든 불행은 언어에서 비롯된다는 작가의 주장이 담긴 ‘문자도’도 눈여겨봐야 한다. (02)736-4371.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관 개관 24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등나무근린공원. 지상 3층, 지하 3층에 연면적 1만 7113㎡ 규모다. 1·2층 사진 갤러리, 지하1층 어린이 갤러리, 커뮤니티 전시실, 야외조각공원 등을 갖췄다. (02)2124-5248.
  • 권력과 예술 사이 외줄 탄 한국미술단체 100년史

    권력과 예술 사이 외줄 탄 한국미술단체 100년史

    “‘서울비엔날레’가 지속되지 못한 건 (미술계 내부의) 권력 다툼 탓이었죠. 이로 인해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도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제4집단’ 역시 굉장히 과격하게 활동하고 전국 읍·면 단위에서 국회의원이 나올 수 있는 단체로 성장하니 정부에서 눈여겨보고 경찰이 따라붙었습니다.”(추상미술가 김구림) 1970년 태동해 우리나라 실험미술의 선구적 단체로 주목받던 AG. 서양화가, 조각가, 미술평론가들로 구성돼 1975년 해체될 때까지 전위를 표방하며 활동했다. 이 단체를 이끌던 김구림은 “어느 날 다방에서 김차섭, 곽훈, 최붕현과 넷이 만났는데 단체를 만들어 보자는 데 생각이 이르렀다”면서 “다른 그룹에서 가장 대표적인 작가, 지방에서 활동하는 작가, 평론가까지 모두 끌어들였다”고 회상했다. AG는 이후 경복궁 현대미술관에서 전시회를 열고 미술 잡지를 펴낼 만큼 세를 불렸다. 이곳에서 미술 외에 음악, 무용, 연극, 영화를 아우르는 진취적 단체인 제4집단도 파생된다. 제4집단은 “인간을 본연으로 해방한다”는 강령을 내세우고, 회장을 ‘통령’이라 부를 만큼 진보적이었다. 또 1960년대부터 미술계를 양분해 온 서울대와 홍익대 미대의 파벌을 타파하려 했다. 하지만 미술계의 진보적인 움직임은 분파가 생기면서 와해됐다. 단체를 지속하자는 파와 다른 단체를 만들자는 파로 나뉘면서 주도권 다툼이 벌어진 것이다. AG가 이끌던 서울비엔날레도 결국 박서보의 서울현대미술제에 통폐합됐다. 1900~1999년 100년을 관통한 한국미술사의 흐름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최열 평론가는 “김환기나 이중섭같이 뛰어난 개인조차 미술 단체를 주도하거나 참여하는 과정을 밟으면서 성장했다”고 긍정한 반면, 고충환 평론가는 “(미술 단체는) 결과적으로 문화 권력의 형태를 띠고, 학연과 인맥 중심으로 미술판을 구조화하는 폐해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분명한 것은 이들 단체가 근현대사의 혼탁한 시기에도 활동을 중단하지 않았고 작가정신과 시대적 화두를 미술언어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1910년까지 조선의 관립 미술기관이던 ‘도화서’ 이후 ‘서화협회’(1918), ‘신사실파’(1947), ‘현대미술가협회’(1957), ‘목우회’(1958), ‘AG’(1970), ‘현실과 발언’(1979) 등 수많은 단체가 부침을 거듭했다. 이 중 서화협회는 전국의 서화가를 포괄하는 최초의 종합미술단체였다. 국권을 침탈당한 뒤 근대 화가들이 주축이 돼 미술 활동을 펼쳤다. 이어 김창열·박서보 등이 참여한 현대미술가협회가 전후의 암담한 시대상을 스스로의 실존적 가치로 풀어냈다. 이 단체는 기성의 가치와 제도를 극복하려 했다. 1980년대에는 민중미술 운동이 주목받았다. 윤범모·최민 등이 참여한 ‘현실과 발언’이 대표 단체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최근 이 같은 흐름을 집대성해 ‘한국미술단체 100년’을 책으로 펴냈다. 전문가들의 평가와 주요 단체에서 활동한 작가 5명의 구술 채록 등이 실렸다. 미술사에 큰 영향을 끼친 단체들에 대한 평론가 및 미술사가 16명의 평가에선 AG가 12표(중복투표 허용)로 가장 영향력 있는 단체에 꼽혔다. 윤진섭 호남대 교수는 “전후 한국의 현대미술사에서 본격적인 전위운동을 펼친 단체”라고 표현했다. 이어 민중미술 기반인 ‘현실과 발언’(11표), ‘서화협회’(10표), ‘신사실파’(5표), ‘현대미술가협회’(이상 4표) 등의 순이었다. 김달진 관장은 “최근 미술은 거대 담론이나 시대적 문제를 언급하기보다 개인과 일상에 주목하는 추세지만, 미술 단체의 활동이 시대와 문화의 중요한 단면을 형성했던 우리 미술의 역사는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씨줄날줄] 어보와 국새/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조선시대의 어보(御寶)와 국새(國璽)는 왕실의 도장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다른 점도 많다. 어보는 왕실의 혼례나 책봉 등 궁중의식이나 시호나 존호를 올릴 때 사용한 의례용 도장을 말한다. 왕과 왕비뿐 아니라 세자와 세자빈도 어보를 받았고, 왕과 왕비의 어보는 사후 왕실 사당인 종묘에 안치했다. 왕과 왕비의 도장은 보(寶), 왕세자와 세자빈의 것은 인(印)이라고 했다. 어보는 금박을 입히거나 은 또는 구리, 옥과 같은 다양한 재질로 만들어졌다. 국새는 외교 문서나 행정에 임금이 사용하는 도장이다. 국새는 금으로 제작되었다. 왕권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국새는 중국에서 받았다. 조선 태조는 명나라에서 ‘朝鮮國王之印’이라고 적힌 옥새를 받았고 청나라가 들어선 뒤에는 이 옥새를 바치고 새 옥새를 받았다. 이 국새는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기까지 유일한 국새였다. 고종은 대한제국 수립 후 국새를 여러 개 더 만들었다. 국새는 옥새(玉璽), 국인(國印), 새보(璽寶), 대보(大寶), 어새(御璽), 금보(寶), 금인(印) 등 다양한 별칭으로 불렸으며 상서원이라는 관청에서 도승지의 책임 아래 보관했다. 옥새는 옥으로 제작했고, 금보는 재질이 금이었지만 옥새로 통칭했다. 중국 진시황이 ‘화씨옥’(和氏璧)을 얻어 천자의 인장을 제작한 것이 최초의 옥새다. 대한민국의 국새는 건국 이듬해인 1949년 5월 1대 국새가 만들어졌고, 최근 가짜 파동까지 겪으면서 5대 국새가 제작됐다. 어보나 국새나 관리는 엉망이었다. 언젠가 감사원이 조사했는데 ‘조선국왕지인’ 등의 국새가 1971∼1985년에 분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남아 있는 조선 왕조의 국새는 2009년 발견된 대한제국기의 국새 ‘황제어새’(皇帝御璽)가 유일하다. 조선시대 어보는 총 366점이 제작되어 323점이 남아 있다. 43점은 행방이 묘연하다. 대부분 6·25전쟁 때 분실된 것으로 보인다. 남아 있는 어보 가운데 316점은 국립고궁박물관에 있고 나머지 7점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고려대 박물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LA 카운티 미술관에 있는 조선 중종 문정왕후의 어보가 한국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6·25 당시 미군 병사가 종묘에서 가져간 것이다. 문정왕후의 존호(임금이나 왕비가 살아 있을 때 올린 칭호)인 ‘聖烈大王大妃之寶’(성렬대왕대비지보)’란 글자가 선명히 새겨져 있다. 혼란 통에 약탈당하거나 유출된 우리 문화재는 수십만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반환은 되찾아 오려는 꾸준한 노력이 일궈낸 소중한 성과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문정왕후 어보 반환되기까지 과정은(일지 전문)

    문정왕후 어보 반환되기까지 과정은(일지 전문)

    조선시대 문정왕후 어보가 62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다. 미국 LA 카운티 박물관(이하 라크마)이 19일 오후 3시(현지시간) 문정왕후 어보를 조건없이 한국 정부로 반환하겠다고 발표했다. 박물관 측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안민석 민주당 의원, 문화재제자치찾기 대표 혜문스님과 가진 면담에서 “그동안 제출해 준 증거를 검토한 결과, 한국전쟁 당시 미군 병사가 서울의 종묘에서 절도한 물건임이 충분히 입증된다고 생각한다. 박물관 측은 도난품인 경우 반환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으므로 한미 우호 차원에서 한국 정부에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물관 측은 다음주부터 반환절차에 착수하겠다고도 설명했다. 다음은 안민석 의원 측이 정리한 문정왕후 어보가 반환되기까지의 경과 일지. -1950. 6.25 전쟁중 서울 종묘에서 문정왕후 어보 및 47개의 어보 분실 -1953. 11 . 17 미국 볼티모어 선 ‘종묘 어보 분실사건 보도’ The Baltimore Sun -1956. 5 . 22 주한미국대사 양유찬. 미국 국무부에 분실신고. 국무부 문서에 기록이 남음- Memorrandum Of Coversation (May 22. 1956) -2000. 국립문화재 연구소, LA주립박물관(LACMA)에서 문정왕후 어보 발견 -2009. 1. 혜문스님, 미국 메릴랜느 국가 기록원에서 ‘아델리아 홀 레코드’ 발굴. 한국전쟁중 미군 병사의 문화재 약탈 사건 파일 찾아냄 - 2009. 9.10 문정왕후 어보 LA 박물관 소장 사실 국내 언론에 보도. 연합뉴스, LA카운티미술관 한국관 확대 재개관 보도 - 2010. 10. 21 문정왕후 어보 관련 사실 확인. 반환운동 개시 - KBS.9시 뉴스 어렵게 돌려받은 왕실 문화재 ‘행방 묘연’ 보도. - 2011. 2 혜문스님, 메릴랜느 국가 기록원에서 추가 자료 발견. 양유찬 대사의 분실신고 기록. 볼티모어 선의 기사 등 - 2011. 6. 3 LACMA 박물관에 반환 요청서 발송 -> 답변 없음 - 2012. 3. 혜문스님, 빼앗긴 문화재를 말하다 출간. 문정왕후 어보 내용 수록 - 2013. 1. 혜문스님. 뉴욕에서 교민들 상대로 문정왕후 어보 반환 운동 제의 - 2013. 5 LACMA 박물관에 2차 서면 발송 - 2013. 5. 28 KBS 시사기획 창, 문정왕후 어보 관련 방송 - 2013. 6. 안민석 민주당 의원. 문정왕후 어보 반환 촉구 결의안 발의 - 2013. 6 LACMA 박물관 면담 요청 수락 답변 - 2013. 7. 11 LACMA 박물관과 제1차회담. 종묘 소장 기록 확인함 - 2013. 7. 28 LA 카운티 반환 용의 표명. - 2013. 8. 6 백악관 청원을 위한 10만인 서명 운동 개시 - 2013. 8. 30 반환촉구 보신각 타종식(12시) - 2013. 9. 19 어보 반환 결정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비엔날레용과 아트페어용으로 갈라져 있는 우리 미술 안타까워”

    “비엔날레용과 아트페어용으로 갈라져 있는 우리 미술 안타까워”

    “우리 미술은 비엔날레용과 아트페어용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미술관 중심의 실험적인 그림과 상업성 강한 예쁜 그림으로 나뉘어 가는 추세죠. 정상적인 미술 생태계라면 두 분야가 어느 정도 겹쳐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공성훈(48) 성균관대 미술학과 교수는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현대 미술을 난도질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안타깝다”고 넋두리를 쏟아냈다. 공 교수는 대형 풍경화로 미술계에 늘 불편함을 자아내는 화가다. 새벽인지 밤인지 도저히 분간이 안 가는 절경 속에서 담배 피우는 남자의 음험한 뒷모습이나 폭풍전야처럼 을씨년스러운 바다, 관람객을 위압하는 청회색 절벽 등 자연을 주로 화폭에 담는다. 그 안에는 불안한 현실이 똬리를 틀고 있다. 그림 구석에 은근슬쩍 등장하는 촛불은 금세 꺼질 듯하고, 돌탑은 무너질 것 같으며, 돌 던지는 아이는 폭포에 빠질 것처럼 위태롭다. 범상찮은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이나 직후의 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달라진 우리 삶을 자연의 힘에 비유했다. 예전에는 열심히 일하면 잘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의 ‘2013 올해의 작가’에 선정됐다. 미술계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봇물을 이뤘다. “더 이상 새로울 것 없다”던, 그래서 허울뿐인 미술계의 간판 장르인 회화에서 엘리트주의와 상업주의의 어느 한 축에도 끼지 못하던 작가가 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심사위원단은 “회화의 혁신이란 쉽지 않은 과제에 도전해 일군 성취가 뛰어나다”고 평했고, 작가는 “고교 졸업 후 30년 만에 처음 받는 상”이라고 화답했다. 수상하고 불온한 붓질로 ‘피로사회’, ‘위험사회’를 그려온 작가는 기성 화단의 국전이나 공모전 등에 단 한 차례도 응모한 적이 없었다. “이번에도 국립현대미술관의 학예사로부터 ‘최종 수상자 후보 4명에 포함됐으니 포트폴리오(작품집)를 보내 달라’는 전화를 받고 들러리 서기 싫어 응하지 않으려 했어요.” 그런 그에게 올해의 작가상 수상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개인적으로 회화를 하면서 회의가 많았는데 작업 방향이 틀린 건 아니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는 답이 돌아왔다. 중학교 1학년 미술반 이후 줄곧 그림을 그려온 작가는 서울대 미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대학에서 다시 전자공학을 공부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한때 설치미술에 푹 빠져 ‘미술품 자판기’, ‘진공청소기에서 뽑은 먼지를 캔버스에 붙여 만든 그림’ 등 갖가지 실험에 매달렸다. 회화에 다시 눈을 뜬 계기는 1990년대 말 우연찮게 찾아왔다. 서울 갈현동에서 경기 고양시 벽제로 거주지를 옮긴 작가의 눈에 동네 보신탕 집에서 키우던 개들의 서글픈 눈빛이 문득 들어왔다. “매체를 활용하기보다 직접 몸을 굴려 그림을 그리는 게 개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는 작가는 이때부터 회화에 몰두한다. 자연, 동물 등 남루한 일상을 하나씩 화폭에 담아갔다. 얼핏 목가적 장면을 그리는 듯했지만 그 안에는 진실을 보려는 몸부림이 스며 있었다. 그에게는 꿈이 있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깡’ 하나로 버텨야 하는 열악한 미술계의 현실이 나아지고, 현대미술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는 일이다. “학생들에게 6·25전쟁을 직접 다룬 그림을 본 적 있느냐고 물으면 ‘없다’고 말합니다. 이게 우리 미술의 현주소입니다. 사람들이 렘브란트나 고흐를 좋아한다고 떠드는데, 우리 사회에서 미술이 신화나 전설과 다름없다는 증거입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추석연휴 체험학습 다양하네

    추석연휴 체험학습 다양하네

    추석 연휴가 짧게는 5일부터 길게는 9일까지 이어지면서 봄방학 기간만큼 연휴가 생겼다. 교육·놀이업체들은 연휴 동안 다양한 놀이체험 프로그램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어린이 전용 영화관부터 흙놀이 체험전까지 평소 흥미와 연령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지난 12일 서울 노원구에 새롭게 문을 연 CGV하계에는 어린이 전용 영화관인 ‘씨네 키즈’가 설치됐다. 어두운 곳을 싫어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밝은 조명 아래 영화를 볼 수 있도록 고선명 스크린을 갖춘 어린이 전용 영화관이다. 아이들 눈높이와 체형에 맞출 수 있는 특별 좌석을 마련했고, 영화 상영 전 CJ에듀케이션즈의 교육 콘텐츠 영상을 보며 다 같이 노래와 율동을 따라 하는 프로그램도 곁들였다. 어린이 전담 인력도 배치됐다. 상영관에 들어가기 전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미니 도서관 ‘씨네키즈 라이브러리’에는 어린이용 도서 160여권과 유아 전용 태블릿PC 등이 갖춰져 있다.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아트센터 상상톡톡미술관에서 열리는 ‘오물조물 딱딱 이영란의 흙놀이 체험전’에 가면 흙과 물을 이용해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는 ‘장독대 학교’나 흙으로 공룡마을을 만들어 보는 ‘공룡마을 부뚜막’, 진흙과 빛을 이용해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는 ‘감자 모니터’, 진흙의 미끄러운 성질을 이용한 ‘발바닥 미끄럼 댄스’ 등의 놀이에 참여할 수 있다. 어린이 입장료는 1만 8000원이며, 추석 당일인 19일에는 휴무다. 서울남산국악당은 어린이를 위한 전통문화체험공연 ‘미수다’를 마련했다. 한복을 입고 전통 예절법을 배우는 ‘한복체험’과 전통차를 맛보며 전통예법을 배우는 ‘다례체험’을 해볼 수 있다. 13세 이하 어린이는 3만 5000원, 성인은 5만원이다. 비용 부담 없이 야외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추석 연휴 동안 광화문광장을 찾는 가족 단위 시민을 위해 19일 풍물패 ‘꿈꾸는 산대’ 공연 등 다양한 무료 공연을 연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18~20일 타악·풍물·마당극·강강술래 등 전통공연과 차례상 해설·송편 빚기·떡메치기 등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운현궁에서도 차례상 해설과 복주머니 만들기 등 민속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21일에는 고종과 명성황후 가례가 재연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특별한 재료·기교 쓰지 않고 생각하는 미술 일깨우죠”

    “특별한 재료·기교 쓰지 않고 생각하는 미술 일깨우죠”

    온통 하얀색 벽으로 둘러싸인 전시장 귀퉁이. 깨진 원목 책장이 비스듬히 놓여 있다. 금세 넘어질 듯한 책장을 위태롭게 떠받치는 건 나약해 보이는 각목이다. 나무와 합판, 못으로만 이뤄진 작품의 이름은 역설적이게도 ‘운동’. 바로 옆 바닥 위에는 관련 없어 보이는 나뭇가지, 각목, 구부러진 알루미늄 막대가 나란히 놓여 있다. 작품 제목은 ‘셋’. 작가는 “이 ‘셋’은 그중 한 요소인 나뭇가지를 통해 하나로 연결된다”고 설명한다.정서영(49)은 ‘개념 예술가’로 불린다. 백남준·김구림 등 ‘예술 테러리스트’의 맥을 잇는 국내 전위 작가들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이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그는 독일 유학을 마치고 베니스비엔날레와 광주비엔날레 등에 참여하며 1990년대 중반부터 두각을 나타내 왔다. 그런데 마냥 단순해 보이는 작품이라도 그의 설명을 들으면 오히려 머리가 빙빙 돌 지경이다. 최근 서울 시내 한 미술관에서 마주한 작가는 “예전 신문 오피니언 면에 실렸던 ‘쉬운 글이 불편한 이유’라는 기고문이 딱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며 말문을 열었다. “(저는) 특별한 재료나 기교를 쓰지 않아요.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을 통해 어떤 관점을 취하느냐에 따라 작품도 달라지는 겁니다. 현대 미술이 지닌 요소들을 바라보면서 일종의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죠.” 현대 개념미술은 난해하지만 제대로 곱씹어 보면 의미가 남다르다. 대세는 ‘생각하는 미술’. 빼어나게 잘 그린 그림이나 아름다운 것을 원했던 관람객이라면 실망하기 십상이다. 이런 의미에서 작가는 “미술은 일반인과 전문가 구분 없이 어떤 형식의 구애도 받지 않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조각, 드로잉, 퍼포먼스 등 16점을 선보인다. 그리고 ‘조각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인식론적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오는 11월 17일까지 일민미술관. (02)2020-2050.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행사장

    [명인·명물을 찾아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행사장

    15일 ‘2013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행사장. 화려하게 꾸며진 전시장은 없고 거대한 낡은 콘크리트 건물이 버티고 있다. 오랫동안 사람 손길이 닿지 않은 듯 건물 외벽은 페인트가 심하게 벗겨져 나갔다. 내부는 아무런 인테리어 없이 콘크리트 바닥과 벽, 낡은 철문이 전부다. 폐허가 된 도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 촬영장을 연상케 한다. 10여년 전 담배공장이 문을 닫았을 당시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믿기 어렵지만 이곳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11일~10월 20일) 주 전시장이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거칠고 야성적인 옛 담배공장은 전 세계 작가들의 혼이 깃든 공예작품을 더욱 빛나게 한다. 콘크리트벽으로 둘러싸인 삭막한 실내에서 조명 불빛을 받은 작품들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신비감마저 들게 한다. 근대산업의 유산과 현대 공예작품의 조화가 절묘하다. 문화인들은 이곳을 세계적인 전시공간이라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현대 디자인계의 거장인 루이지 콜라니(독일)는 “세계 각국에서 버려진 공장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사례가 많이 있지만 이 담배공장은 건물 외형과 내부 모습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며 ”그 자체가 예술“이라고 말했다. 흉물스럽게 방치됐던 옛 담배공장이 세계공예문화의 중심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에 자리 잡고 있는 옛 청주 연초제조창이 그곳이다. 2011년에 이어 올해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장으로 활용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앞으로 상설전시관이 마련되는 등 다양한 문화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1946년 들어선 이 공장은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의 담배공장이었다. ‘ㄷ’자 형태의 5층 건물로 전체 면적은 13만㎡다. 근무인원은 3000여명에 달했다. 당시 주변 상가는 온종일 사람들로 붐볐고 직원 월급날에는 인근에 흥겨운 장이 섰다. 해방 이후 방직공장인 대농공장과 함께 청주 경제를 이끌었던 두 개의 축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공정 현대화로 1999년 담배원료공장이 폐쇄되고, 2004년 12월 다른 담배공장들과 함께 가동이 중단됐다. 공장이 문을 닫자 흉물로 변해갔다. 공장 내부에는 사람들이 몰래 갖다 버린 쓰레기와 폐자재가 수북이 쌓여갔다.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까지 전락했다. 여기저기서 공룡 같은 거대한 폐공장 때문에 동네 이미지가 나빠진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철거하고 아파트를 짓자는 사람들도 있었다. 수년간 방치됐던 이 공장은 청주시가 2010년 KT&G로부터 매입하면서 활용방안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지역의 몇몇 문화인들은 화력발전소를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영국의 데이트 모던 미술관, 기차역을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탄생시킨 프랑스의 오르세 미술관, 군수기지 공장을 아시아 최고의 미술시장으로 변모시킨 중국의 798지구 등을 주목했다. 그들은 ‘아트팩토리’의 성공사례들을 소개하며 이곳을 비엔날레 행사장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각에선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펄쩍 뛰었지만 많은 예술인들은 의미 있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문화인들을 대상으로 한 토론회에서 90% 이상이 아트팩토리에 찬성했고, 시민들도 상당수가 공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2011년 비엔날레 행사장으로 결정됐다. 내부 청소와 조명장치만 설치한 채 전 세계 공예작품을 전시하고 손님을 맞았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나들이를 가는 꼴’이라며 걱정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도종환 시인은 “먼지조차 버리지 말라. 이곳은 숨죽이고 있는 모든 것들이 예술”이라고 노래했고, 뉴욕 퀸스미술관 관장은 “드넓은 건물 그 자체가 민얼굴 미인”이라고 칭송했다. 아트팩토리형 비엔날레를 성공적으로 마친 청주시는 자신감을 얻고 연초제조창을 세계적인 문화예술공간으로 육성키로 했다. 현재 담배원료 창고는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이 사용하고 있고, 담배 제조공장 일부 건물에는 2015년 국립현대미술관 분원이 개관할 예정이다. 시는 연초제조창의 공간활용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비엔날레 기간인 다음 달 11, 12일 이틀간 ‘문화융성, 폐허에서 감성’을 주제로 국제포럼을 개최한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불 꺼진 담배공장에 문화를 입히는 작업이 이미 시작됐다”면서 “향후 상설전시관을 마련하는 등 이곳을 대한민국 최고의 문화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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