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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국대 학력위조 알고도 묵살

    동국대 학력위조 알고도 묵살

    신정아(35·여) 동국대 조교수의 학력 위조에 대한 의혹이 2005년 9월 임용 당시와 지난 2월 재단 이사회 등 2차례나 학내에서 제기됐지만 묵살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신씨를 감싸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종옥 동국대 교수회장은 13일 “신씨가 임용될 때 예술대학 소속 교수들이 홍기삼 당시 총장에게 학력 위조 의혹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당시 예술대학과 문화예술대학원 교수들은 신씨가 예일대에서 받았다는 학위가 위조된 것이라는 정황을 확보했으나 학교 측이 ‘검증해 본 결과 문제가 없었다.’며 특채를 강행했다. 이후 미술사 전공으로 뽑힌 신씨는 예술대학이 아닌 문화예술대학원에 배치됐고,6개월을 휴직한 뒤 교양교육원으로 소속이 바뀌었다. 이는 학교 규정에 없는 소속 변경이다. 지난 2월 열린 학교법인 동국대 제226차 이사회에서도 구체적인 증거와 함께 신씨의 학위 위조와 논문표절 의혹이 공식 제기됐다. 당시 재단 이사 장윤 스님은 “학위가 진짜일 경우 내가 책임지겠다. 그러나 거짓으로 밝혀질 경우 임용 심사자와 총장은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오히려 5월 말에 열린 제228차 이사회에서 그동안 재단 수뇌부와 대립각을 세우던 장윤 이사를 만장일치로 이사직에서 해임했다. 오영교 현 총장 역시 이사 자격으로 참석해 해임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임용택(법명 영배) 이사장은 “장윤 이사가 신씨의 학위 취득에 관해 허위 사실을 발언했다.”며 해임 안건을 상정했다. 이 때문에 학계와 미술계, 불교계 등에서는 학교 측이 신씨의 학력위조 사실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은폐 또는 묵살했을 것이라는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이상일 동국대 학사지원본부장은 “이사회에 신씨의 파면을 요구했다. 검찰에 고발조치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비엔날레 측은 신 교수가 13일 귀국해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신 교수는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신정아 사기극에 놀아난 한국 사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으로 선임됐던 신정아씨의 예일대 박사학위가 가짜라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광주비엔날레측은 신씨의 감독직을 어제 취소했다. 그가 교수로 있는 동국대는 미국 캔자스대학에서 학·석사 학위를 받았다는 학력도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대학측에 사실 여부를 의뢰키로 했다. 캔자스대측은 국내 언론들의 질의에 대해 신씨 이름과 생년월일이 같은 사람이 학부 3학년을 마지막으로 등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한다. 공식 회신이 나와봐야 하겠지만 사실이라면 신씨의 모든 학력은 가짜라는 얘기다. 신씨 사기극은 우리 사회의 학벌 지상주의, 부실한 검증 시스템이 낳은 웃지 못할 코미디다. 예일대 박사 학위에 미술관, 대학, 비엔날레측은 한 점의 의심없이 그를 채용했다. 신정아씨는 허술한 틈을 비집고 가짜 학위 하나로 미술관 큐레이터부터 시작해 ‘미술계의 젊은 거물’로 승승장구했다. 이런 사기극은 대학이 신씨의 박사학위를 철저히 따져보았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일이다. 예일대에서 받았다는 정체불명의 팩스 한장을 덜렁 믿고 채용한 대학은 할 말이 없다. 동국대는 신씨 채용과정에 외압이나 비리가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신씨의 허위 학력에 대한 소문이 돌았는데도 전혀 확인하지 않고 예술감독으로 내정한 광주비엔날레측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비엔날레측은 신씨를 추천한 사람과 후보추천자료를 비롯해 선정과정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 설치는 가짜 때문에 진짜가 설 자리를 잃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 광주비엔날레 감독 가짜박사 확인

    광주비엔날레 공동 예술감독인 신정아(35·여·동국대 조교수)씨의 학력 위조가 사실로 확인됐다. 이상일 동국대 학사지원본부장은 11일 “‘신 교수의 예일대 미술사학 박사학위가 위조됐으며, 학생으로 등록한 기록도 없다.’는 예일대 총장 명의의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2005년 임용 당시 예일대에서 신 교수의 박사학위를 확인해 준 데 대해 그 쪽에서 진상조사를 벌일 것”이라면서 “동국대 진상조사위원회에서도 조사한 뒤 법적조치를 포함, 신 교수를 징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국대는 신 교수의 학사 및 석사학위 위조 의혹도 조사할 방침이다. 신 교수가 동국대에 제출한 이력서에 따르면 94년 캔자스대에서 서양화 및 판화 전공으로 학사(BFA)를,95년 캔자스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2005년 예일대에서 미술사 전공으로 박사학위(Ph.D)를 받는 등 화려한 학력을 뽐냈다. 하지만 캔자스대가 연합뉴스에 보낸 회신에 따르면 신 교수는 3학년을 중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캔자스대 관계자는 “학적과의 기록에 따르면 신씨와 생년월일과 이름이 같은 인물이 1992년 봄학기부터 1996년 가을학기까지 등록했으나 학부든 대학원 학위든 취득이나 졸업하지 않았다.1996년 가을학기에 학부 3학년이었던 것이 마지막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광주비엔날레 사무국은 12일 비엔날레 전시관에서 한갑수 이사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신 교수에 대한 감독의 거취와 향후 일정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현재 프랑스에 체류중인 신 교수는 당초 15일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앞당겨 13일 오전 귀국,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미술계 반응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의 학력위조 사건을 접한 미술계는 충격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미술계에서는 이 참에 학벌과 인맥에 휘둘려 주요 기관장이나 공공직위가 오고 가는 미술계 전반의 풍토를 바꿔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는 모 인사는 11일 “미술계의 전근대성을 보여준 ‘한 여름 밤의 꿈’ 같은 황당한 사건”이라며 “‘명문’ 간판에 사족을 못쓰는 미술계의 학력만능풍토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미술계에서는 비엔날레 등 국제적인 미술행사를 앞두고 매번 불거지는 내부갈등과 인사잡음은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미술계 인사는 “인재가 많은 것 같지만 가까이 들여다 보면 쓸 만한 인재가 없는 게 미술계 현실”이라며 “‘봉사하는 자리’인 공공직위를 거물로 도약하는 사다리쯤으로 여기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52회 베니스 비엔날레 현장 가보니

    52회 베니스 비엔날레 현장 가보니

    |베니스 윤창수특파원|지난해 300억달러(28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세계 미술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한 비율은 0.03%.110년 전통의 세계 최대 미술 전시회인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한국관의 규모도 딱 그 정도 크기다. 독일관, 일본관에 둘러싸인 한국관은 70평 남짓한 작은 규모다. 그런 만큼 한국관은 ‘작지만 강한 전시’‘선택과 집중’을 내세웠다. ●한국관은 ‘자연사 박물관’ 52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은 이제 미술계에 이름을 알린 지 5년 좀 넘은 신진 작가 이형구(38)의 개인전으로 꾸며졌다. 이씨는 세계인에게 친숙한 만화주인공 톰과 제리의 쫓고 쫓기는 장면을 뼈다귀로 재연한 ‘아니마투스’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만화 ‘톰과 제리’를 그린 조지프 바버라가 지난해 95세를 일기로 사망해 작품이 주는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올해 국가관 전시에는 비엔날레 역사상 가장 많은 77개 나라가 참여했다. 오는 10월 최고의 전시관, 작가, 젊은 작가에게 각각 주어지는 3개의 황금사자상을 통해 그 우열이 가려진다. 이형구는 플라스틱 재료인 레진으로 만든 의사(擬似) 뼈다귀 작품 ‘아니마투스’에 대해 “인류의 근본인 뼈를 변형시킨 작품으로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관 전시뿐 아니라 스위스 바젤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과도 작품 전시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자연사 박물관 측은 770만종의 뼈를 소장하고 있지만 만화 주인공 뼈가 없다며 그에게 작품 구입 의사를 타진했다고 한다. ‘아니마투스’와 함께 전시된 신체 변형 기구 ‘오브젝추얼스’도 눈길을 끈다. 이씨가 예일대 유학 시절 느낀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만든 작품들이다. 전등갓으로 헬멧을 만들어 눈과 입을 확대하고, 페트병과 위스키잔에 물을 담아 팔뚝과 손가락을 굵어보이게 만들었다. 동양 남자로서 서양인의 거대한 육체에 대해 느끼는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창조해낸 가짜 심리치료 기구들이다. 이씨는 “작품 활동을 시작하면서 미술관이 아닌 자연사 박물관에서 전시를 하는 것이 꿈이었다.”며 의욕을 보였다.‘몸을 발명하는 사이비 과학자’ 이형구가 과연 이번 비엔날레에서 수상의 영광을 누릴지도 관심사다. 그동안 한국관은 1995년 개관 이후 95년 전수천,97년 강익중,99년 이불이 3회 연속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비엔날레 전시 총감독을 맡은 로버트 스토 교수가 예일대 미대 교수라는 점을 들어 한국관의 수상 전망을 밝게 보는 이들도 있다. 전시 기획을 맡은 안소연(47) 커미셔너는 “비엔날레 수상은 현지의 상황과 정치적인 함수관계가 고려된다.”며 결과에 대한 섣부른 예단을 경계했다. 미술평론가 박신의 경희대 교수는 “만화 캐릭터의 고고학을 통해 궁극적으로 죽음에 접근한 재미있는 시도”라며 “관람객에게 좋은 질문을 던지기보다 너무 정교한 제작으로 승부를 건 점은 아쉽다.”고 이번 한국관 전시를 평가했다. ●현대미술 비전에 초점 맞춰 자르디니 공원에 오밀조밀 모여 서로 관람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하는 국가관과 달리 본 전시장은 19세기 조선소 건물에 있다. ‘감각으로 생각하기-정신으로 느끼기:현재 시제의 미술’을 모토로 내세운 이번 비엔날레 본 전시에는 전세계에서 모두 100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특히 본 전시장의 하나인 자르디니에 있는 이탈리아관은 대가들을 재평가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한 예로 아흔살이 넘은 세계적인 모더니즘의 거장 루이스 부르주아의 파란색 회화작업 바로 곁에는 남미와 아프리카 작가의 작품이 배치돼 있다. 그동안 비엔날레는 젊고 급진적인 작가들을 우대했으나, 스토 교수가 처음 전시 기획을 맡으면서 비엔날레 조직위는 현대예술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니엘 뷔렝, 소피 칼, 제니 홀처, 솔 르윗, 브루스 나우먼, 지그마르 폴케, 게르하르트 리히터, 수전 라우셴버그 등 대가와 신진들의 작품을 나란히 전시해 균형을 맞춘 것은 그런 배경에서다. ●한국작품 장외대결 ‘볼만´ 본 전시장에 중국, 일본 작가는 있는데 한국 작가가 없어 아쉽다면 비엔날레 전시장 바깥을 주목해보자.‘점과 선의 작가’로 불리는 이우환은 개인전, 보따리 설치작업으로 유명한 김수자는 단체전을 통해 비디오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수자의 전시 ‘시간이 예술이 되는 곳’은 프랜시스 베이컨에서 피카소,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 세계적 거장 80명의 작품 300여점을 설치작업을 통해 보여준다. 물의 도시 베니스 구석구석은 온통 미술판이다. 유서깊은 교회 산 갈로에서는 빌 비올라의 비디오 작품 ‘해변이 없는 바다’가 전시 중이다. 한국의 국제 갤러리가 공동 투자한 작품으로 물과 배우들의 연기, 흑백과 컬러의 조화속에 전생과 현생을 오가는 오묘한 분위기의 영상이 압권이다.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에서는 현대미술계의 스타인 요제프 보이스와 매튜 바니의 2인전이 9월2일까지 계속된다. 크리스티 경매의 소유주인 프랑수아 피노의 소장품도 ‘시퀀스1’이란 전시를 통해 소개되고 있다. 11월21일까지 계속되는 베니스 비엔날레의 입장료는 15유로. 특히 이번엔 바젤 아트페어, 카셀 도큐멘타,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와 10년 만에 함께 열려 한층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히 ‘그랜드 투어(www.grandtour2007.com)’라 할 만하다. geo@seoul.co.kr
  • [경제 불평등 이제 그만] (5) 화가 울리는 화랑

    [경제 불평등 이제 그만] (5) 화가 울리는 화랑

    ■ 재주는 화가가 넘고 돈은 화랑이… 조각가 최태현(39·가명)씨는 최근 전속계약을 맺었던 화랑과 관계를 정리했다. 최씨는 지난해 말부터 화랑측에 국내·외 아트페어에서 판 작품값 1000만원 중 절반인 500만원을 여러 차례 달라고 요구했다. 화랑은 차일피일하다 올 4월에야 작품값을 내줬다. 그 뒤 화랑에서 재계약을 요청해 왔지만 최씨는 거절했다. 일반적으로 작가와 화랑이 전속계약을 맺으면, 계약서 상에는 매월 수백만원에서 몇 천만원까지 지원하고 대신 1년에 한 차례 이상의 전시회에 배타적으로 작품을 출품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그러나 최씨는 그 같은 혜택을 거의 받아본 적이 없다. 최씨는 지난해 연간 2400여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물감이나 캔버스 등 재료비, 작업장 월세, 생활비 등을 대야 하는 작가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그래도 최씨는 전업작가들 중 형편이 나은 편이다. 이 정도의 수입을 올리려면 최소 200만원인 작품을 매월 두 개씩 화랑을 통해 팔아야 한다. 현재 화랑과 작가의 이익배분 구조는 일부 특급작가를 제외하고 5대5이기 때문이다. ●화랑이 전속작가 작품가격 교란도 90년대까지만 해도 작품을 팔면 화랑과 작가가 4대6으로 나눠, 작가가 더 많이 가졌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화랑들이 하나둘씩 5대5를 요구했고, 이제는 일반화됐다. 한 작가는 화랑의 기획전이나 초대전은 대체로 5대5이고, 특급작가들이나 4대6이라고 말했다. 재주는 곰(화가)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화랑)이 버는 꼴이다. 서양화가 김모(53)씨는 “한번은 화랑이 판매에 따른 세금도 떠맡으라고 해서 5대5 구조가 무너진 적도 있다. 김씨는 지난 5월 초 개최된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도 참가했는데 “화랑에서 2000만원짜리 작품을 1500만원까지 조정해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지방에서 활동하는 한 전업작가도 “전속 화랑에서 400만원짜리 그림을 350만원에 팔으라고 종용해 고통이 컸다.”고 말했다. 화랑들이 쾰른·시카고 등 해외 아트페어에 국내 작가들의 작품들을 출품할 때도 작가가 직접 경비를 조달하거나 특정한 작품을 화랑에 제공하도록 유도한다. 50대의 한 작가는 “해외에 출품했을 때 화랑에서 부스비를 부담하라고 해서 같이 참가했던 작가 3명과 각각 330만원씩 나눠냈었다.”고 말했다. 화랑은 작가에게 거의 모든 부담을 전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베를린 아트페어에 출품할 때 최씨도 여비는 자신이 마련했고, 화랑이 추가로 지불한 경비는 최씨가 작품을 제공해 상계했다. ●전속비를 작품으로 받아가 이에 대해 서울 사간동의 한 화랑 주인은 “홍보물을 제작하고 전시공간도 제공하기 때문에 초대전 한번에 거의 2000만원 정도가 든다. 때문에 화랑도 그만큼은 회수해야 살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박한다. 그는 “최근 인기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구하기가 어려워 화랑 몫이 점차 줄고 있다.”고 말했다. 전속작가로 생활비를 지원받는 ‘잘 나가는’ 작가도 고민이 있다. 동양화가인 30대 후반의 강한결(가명)씨는 국내 유명화랑으로부터 매월 200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물론 공짜가 아니다. 전시회를 마치면 가장 훌륭한 작품이 화랑 몫이 되기 때문이다. 나중에 회고전 등을 위해 꼭 소장해야 할 작품들이 헐값에 팔려나가기도 한다. 또한 화랑에서는 많이 팔릴수록 이윤이 남기 때문에 예술성 강한 실험적 작품이나 100호나 150호와 같은 큰 사이즈의 작품보다는 일반인이 소장하기 쉬운 10호 안팎의 소품을 요구하고 있다. 강씨는 “요즘은 해외에서 확정된 가격이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해외 아트페어에 나가야 한다. 그런데 상업작품 위주의 활동을 계속할 경우 미래가 없을 것 같아 두렵다.”고 토로했다. 한 미술계 인사는 “작가를 키우려면 화랑이 안목을 키워서 스스로 컬렉터가 돼야 한다.”면서 “인상주의 이전에 유럽사회에는 귀족중심의 패트론(후원자)이 있었고, 그 뒤에는 훌륭한 화상들이 패트론의 빈 자리를 메워나가며 이끌어갔다.”고 지적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미술시장 활황에도 혜택보는 작가는 1%도 안돼 미술계에서 ‘특급’화가 대우를 받고 있는 서양화가 오치균씨의 ‘사북 그림’은 2002년 개인전에서 호당 25만원이었다. 즉,40호짜리는 1000만원이었다.5년이 지난 지금 이 그림은 40호짜리가 1억원에 거래되고 있다.5년만에 1000% 수익을 올리게 된 것이다. 오씨는 “당시에 사북 그림은 외면당하고 푸대접을 받았는데 비싸게 팔린다니 감개무량하지만 내 손엔 한 점도 남아 있지 않다.”고 했다. 미술계로 돈이 몰리고 있다. 일부 유명 작가의 작품은 구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5월9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는 관람객이 6만 4000여명, 그림 판매금액은 175억원이었다.2002년 7억 3000만원에서 2003년 18억원,2004년 20억원,2005년 45억원,2006년 100억원이었으니 전년에 비해 75%가 증가한 셈이다. 현대화가 이우환의 작품을 10년 전 5000만원에 사 최근 KIAF에서 5억원에 팔았다는 말도 있다.5월22일 서울옥션 경매에선 박수근의 작품 ‘빨래터’가 45억 2000만원에 팔렸다. 미술시장에 왜 돈이 몰릴까. 우선 돈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갈 곳 없는 돈들이 미술시장에 흘러들고 있다는 것이다.K옥션의 김순응 대표는 “지난해 K옥션 매출이 273억원, 서울옥션이 293억원으로,KIAF 100억원을 포함해도 700억원 남짓한 시장인데 여기에 100억원이 들어온다면 ‘활황’ ‘대박’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둘째는 2005년 9월 K옥션이 설립돼 서울옥션과 함께 미술품을 유통시킬 통로가 넓어진 점이다. 미술품은 살 수는 있어도 팔 수는 없었다는 한계가 극복된 것이다. 셋째, 기업들이 작품을 사면 영업용 자산으로 인정해 세무상의 불이익을 없애준 ‘법인세법 개정’을 꼽을 수 있다. 즉, 기업·은행 등이 미술시장의 기관투자자로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넷째, 미술품에 대한 양도세 부과 관련 법을 2003년 완전 폐기해 논란을 잠재운 것도 돈 있는 사람들이 투자처로 미술품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문화부가 3년 전부터 ‘미술은행’을 운영해 그림을 사고 있는 것과 증권사 등에서 ‘아트펀드’를 판매하는 것도 큰 힘이 됐다. 작품 경향이 구상화 쪽으로 돌아선 것도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그러나 미술시장 활황의 혜택을 보는 작가들은 극소수다. 이미 세상을 떠난 유명화가와 세계 경매시장에서 이름을 알린 젊은 작가 몇몇이다. 전체 작가의 0.5∼1%밖에 안 된다고 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한국 현대미술 유럽 사로잡는다

    한국 현대미술 유럽 사로잡는다

    베니스 비엔날레를 비롯,6월 잇따라 열리는 유럽 미술행사에 한국 작가들이 대거 참여해 관심을 모은다. 먼저 오는 10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의 미술축제인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은 이형구(38) 작가의 개인전으로 꾸며진다. 한국이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하기 시작한 것은 1986년부터. 지난 1995년 단독으로 전시관을 기획·관리하는 한국관이 세워진 이래, 한국관이 한 작가의 개인전으로 꾸며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 기획을 맡은 삼성미술관 리움의 안소연 학예실장은 “시각 정보의 홍수 속에 향후 국제미술계에서 눈부신 활동이 기대되는 신진작가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몸을 발명하는 사이비 과학자’로 불리는 이형구는 미국 유학 중 동양인 남자로서 느꼈던 왜소한 육체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신체를 변형시키는 기구로 헬멧 등을 만들었다.200㎡ 남짓한 작은 크기의 한국관은 톰과 제리 등 유명 만화 주인공의 뼈다귀 등으로 채워질 예정. 마치 자연사 박물관처럼 보일 전망이다. 52회를 맞는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의 주제는 ‘감각으로 생각하기-정신으로 느끼기:현재 시제의 미술’. 미술평론가 로버트 스토 예일대 교수가 유럽인이 아닌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전시 총감독을 맡았다. 비엔날레 기간 중에 인근 전시관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한국 작가 이우환(71)과 김수자(50)의 전시도 열린다. 세계 최대의 갑부들만 몰린다는 스위스 바젤 아트페어도 13∼17일 열린다. 올해 바젤 아트페어에는 한국에서 국제갤러리,PKM갤러리 등이 참여한다. 국제갤러리는 전광영, 이우환, 이기봉, 조덕현, 전경, 문성식의 신작과 구본창의 백자 사진, 정연두의 로케이션 시리즈 사진을 출품한다. PKM갤러리는 이불, 배영환, 함진, 마이클 주의 조각작품과 이누리, 문범, 김보민의 회화를 내놓는다. 바젤 아트페어 기간 중에 갤러리 현대는 유럽 최고의 화랑인 갤러리 바이엘러에서 한국의 정상급 현대미술 작가를 소개하는 ‘포이트리 인 모션’전을 연다.12일부터 9월15일까지 정상화, 김창열, 김환기, 이우환, 백남준, 박서보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10인이 소개된다. 바젤 아트페어와 같이 12∼16일 열리는 아트페어 볼타쇼는 신진작가 중심의 대안적인 미술시장이다. 올해로 3회를 맞는 볼타쇼에는 한국에서 두아트 갤러리가 처음 참여한다. 김성진, 박준범, 변웅필 등 차세대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6인의 작품을 출품한다. 16일부터 9월23일까지 독일 카셀에서는 12회 카셀 도큐멘타가 열린다.5년마다 열리는 현대미술 전시회로 한국에서는 ‘인사미술공간’이 펴내는 계간지 ‘볼(BOL)’이 잡지 부문에 초대받았다. 이밖에 독일 카를스루에의 ZKM미술관에서는 15일∼10월21일 ‘아시아 현대미술제’가 열린다. 유럽 현대예술의 본고장인 독일에서 ‘아시아인에 의한 아시아의 가치를 보여준다’는 게 행사 취지. 큐레이터 이원일(47)씨가 전시총감독을 맡았다. 이상현, 이길우, 정연두, 박준범 등 한국의 신진 작가들이 영상작품을 선보인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 (30) 여의도 SK증권 ‘한나래’

    [거리 미술관 속으로] (30) 여의도 SK증권 ‘한나래’

    대중의 사랑을 받는 환경조형물을 찾기란 하늘에서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미술계에서는 유명한 작품이지만, 건물주조차 그 가치를 알지 못한다. 때문에 관련 자료가 사라지는 경우도 왕왕 있다. 날마다 작품 앞을 지나치는 대중들도 무심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 여의도 SK증권 앞 ‘한나래’(3.7×10×45m)는 특별한 공공미술 작품이다.1995년 4월, 선경증권(옛 SK증권)과 함께 탄생한 이 작품을 이곳 직장인 대부분이 알고 있다. 작품이 건물 정면 중앙에 자리한 데다 간결하지만 강력한 에너지를 뿜어내기 때문이다. 거대한 붓으로 한 획을 그은 듯 여유롭고, 무한공간으로 뻗어나가 듯 힘차다. 다만 이 작품이 ‘무엇을 표현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거대한 뿔을 표현하지 않았나.”“나이키 모양과 닮았는데.”“주식이 수직 상승하는 모습이잖아.” 시민들의 상상력에 최만린(72)작가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추상 조각이니까 정답은 따로 없어요. 그저 작품을 보고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뿐이지.”라고 말했다. 작가는 추상 조각의 1세대로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지냈다. 그래도 작가가 표현하고 싶었던 무엇이 있지 않을까.“추상적이고 막연하지만, 내재적인 생명성을 표출하고 싶었지요.” ‘생명성’이라 하면 흔히 나무, 풀 등 손에 잡히는 자연을 떠올린다. 그러나 바람, 물도 분명 살아있다. 산을 오르다 이슬이 맺힌 나뭇잎을 발견했다고 하자. 구체적인 나뭇잎보다 추상적인 이슬에서 더 깊은 생명력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 않지만 분명 가슴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생명성을 조각에 담고 싶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월광’에서 달빛을 볼 수 있는가. 아니죠. 베토벤이 품은 달빛이 소리를 타고 우리 가슴을 전달될 뿐. 내 작품도 마찬가지예요.” ‘넓은 날개’라는 뜻을 품은 이 작품에서 아우성치는 생명이 보이는가, 들리는가, 느껴지는가.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깃털은 육체의 연장” 독일 레베카 호른 첫 한국전

    “깃털은 육체의 연장” 독일 레베카 호른 첫 한국전

    삶의 이면을 탐구하는 독일 최고의 여성작가 레베카 호른(63)이 한국에서 처음 전시회를 연다. 지난 18일부터 오는 8월19일까지 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에서 열리는 회고전을 앞두고 호른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전쟁의 상처와 고통을 치유하고 화합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호른은 1970년대초 퍼포먼스로 미술계에 입문했으며 설치, 영상, 조각, 회화 등 각종 미술장르를 넘나들었다. 그에게 유명세를 치르게 한 초기 대표작은 퍼포먼스 작품인 ‘유니콘’. 나체의 여성이 띠를 몸에 감은 채 머리 위에 흰 뿔을 매달고 걷는 모습이 담긴 신화적인 작품이었다. 당시 모델의 파격적인 옷은 이후 밀라 요보비치가 영화 ‘제5원소’에서 입은 붕대의상으로 재현됐다. 깃털도 그의 단골 소재이다. 바람에 흔들리듯 조금씩 움직이는 설치 작품 ‘큰 깃털 바위’는 많은 상상력의 여지를 안겨준다. 호른은 “깃털은 육체의 연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개념적이고 철학적인 설치 및 영상 작품을 통해 “2차대전 종전 직전에 태어나 폐허가 된 독일을 경험했다. 유대인 수용소였던 곳에서 작업한 적도 있다.”며 젊은 세대에게 전쟁의 고통과 상처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큰 설치작품인 ‘시간은 흐른다’를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한국의 작은 섬들을 생각하고 지나간 할리우드의 영화 필름을 섬처럼 둥글게 설치했다.”고 덧붙였다.(02)2259-7781.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기업들 전공파괴 ‘도발적 채용’ 바람

    기업들 전공파괴 ‘도발적 채용’ 바람

    2005년 현대백화점 입사자들의 대학전공은 상경계열이 60%로 가장 많았다. 이어 법정·사회 15%, 어문 10%, 인문 5%, 기타 10% 순이었다. 하지만 올해 신입사원들의 전공은 법정·사회가 35%로 가장 많다. 어문과 인문도 각각 20%와 15%로 급등했다. 상경계열은 30%로 비중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20일 “전통적으로 강세였던 상경계열의 퇴조가 뚜렷해진 대신 다양한 소양을 갖춘 실무형 인재들의 채용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 트렌드의 변화와 기술 발전 등으로 기업 신입사원의 ‘전공 파괴’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상경계열의 비중 축소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미술·의류·농학 등 전문분야 전공비율이 크게 늘었다. 꾸준히 위축돼 온 어문·인문계열의 약진도 눈에 띈다. ●전공 다양화… 이력·경험에 비중 연간 40∼50명의 대졸자를 뽑는 LG패션의 경우 신입사원 중 상경계열의 비중은 줄곧 70%선이었으나 지난해에는 50% 수준으로 줄었다. 대신 의류, 어문·사회, 해외 패션학교 등으로 출신이 다양해졌다. 애경은 2004년 이후 입사자 중 경영·경제 전공자의 비중이 25%로 전체 직원의 경영·경제 전공자 평균인 32.2%보다 크게 줄었다. 법학·행정 전공자의 비중도 줄었다. 애경 인사팀 관계자는 “과거에는 관리·기획·마케팅·영업·재무 등 대부분 부서에서 경영·경제·행정학 전공자를 선호했지만 요즘은 개인의 이력과 경험에 더 비중을 많이 두는 추세”라고 했다. 현대홈쇼핑 쇼호스트의 전공은 2002년의 경우 신문방송 25%-어문 50%-기타 25%였지만 올해에는 신문방송 18.2%-경상 27.3%-어문 27.3%-법정 9.1%-공학 9.1%-음악미술 18.2%-기타 18.2%로 다양해졌다. 상경계열의 분화현상도 뚜렷하다. 재무파트 등에서도 범(汎) 상경 계열보다는 특정 세부전공자를 선호하고 있다. ●특정분야 전공자 선호도 증가 아모레퍼시픽 마케팅부문의 올해 입사자(신입·경력 포함) 중 50%는 미술계열 전공자다. 롯데백화점 해외명품팀의 경우 2005년 이후 신입사원 중 절반 가량이 패션 전공자다. 종전까지는 경영학 전공자가 주류였다. 신세계백화점 해외명품팀도 최근 입사자의 대부분이 의류·의상 등 명품 관련 전공자이거나 외국어 전공자다. 인터넷오픈마켓 G마켓은 경영·경제학 위주로 신입사원을 뽑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야별로 전공학과를 구분해 채용하고 있다. 패션·의류 분야 CM(카테고리 매니저)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입사자의 80%가 의류학과, 의상디자인학과, 의류환경학과 출신이었다. 트 축산팀은 대부분 축산 전공자다. ●이공계열도 선택의 폭 다양화 이공계열에는 변화하는 산업·기술 트렌드가 더욱 뚜렷하게 반영된다. 르노삼성차의 경우 지난해 입사한 연구개발(R&D) 부문 150여명 중 기계공학·자동차공학 전공자의 비중은 전년 90%에서 66%로 줄었다. 반면 전자공학 및 환경공학 전공자가 전년 10%에서 33%로 급증했다. 샘표식품은 인문계 출신이 대부분이었던 관리부서에 최근 2∼3년간 유전공학, 환경생태학 전공자 등을 대거 채용, 이공계 비율이 23%까지 높아졌다. 인터넷오픈마켓 옥션도 과거에는 R&D 인력을 컴퓨터공학 등 엔지니어 위주로 뽑다가 최근 들어 인문, 어문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해외 플랜트 수주에 열을 올리는 건설업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대우건설의 경우 올 상반기 신입사원 중 기계공학과와 전기공학과 출신자가 급증했다. 이런 현상은 입사 지원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벌계열 A전자의 경우 유관전공 지원자의 비율이 해외영업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40%에서 올해 20%로 줄었다. 국내영업도 50%에서 30%로 급감했다. 이런 추세는 기업들이 ‘범용적 인재’에서 ‘전략적 인재’로 채용원칙을 바꾼 영향이 크다.‘지식’보다는 ‘경험’을 선호하는 경향도 뚜렷하다. 인성과 발전 가능성을 살피는 면접 중시의 흐름도 반영돼 있다.LG패션 인사팀 지윤진 과장은 “직접판매 경험, 쇼핑몰 운영경험, 연극·뮤지컬 의상 제작 경험 등 전공과 상관없이 관련된 경험이 있는지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연세대 취업진로지원팀 오영민씨는 “경영·경제·행정 등 종전의 인기학과보다는 특화된 전공을 갖고 있으면서 현장실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인재를 기업들이 선호하고 있다.”면서 “취업준비생들은 조기에 적성과 진로를 빨리 결정해 거기에 맞춰 꾸준히 준비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균 주현진기자 windsea@seoul.co.kr
  • [비하인드 뉴스] 농촌公 사장 ‘박봉’ 에 부인 맞벌이?

    [비하인드 뉴스] 농촌公 사장 ‘박봉’ 에 부인 맞벌이?

    ●“군수보다 월급 적어 교사 남기로” 임수진 한국농촌공사 사장이 ‘적은 월급’ 때문에 부인 김영화씨와 떨어져 살고 있다. 공기업 CEO 자리는 억대의 연봉을 받는다고 알려져 부인 김씨는 진안에서의 초등학교 교사직을 정리하고 5월쯤 서울로 올라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임 사장이 보낸 월급을 보고는 맘이 달라졌다고 한다. 공기업 사장이라는 직함이 무색할 정도로 임 사장의 월급은 세금을 떼고 630만원에 ‘불과’하다. 김씨는 교사 월급과 큰 차이가 없어 사표 쓸 생각을 접었다는 것. 농촌공사 관계자는 “사장 연봉은 세전 9300만원이며 판공비도 한달에 30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임 사장은 “솔직히 진안군수 시절보다 적은 월급이어서 깜짝 놀랐다.”면서 “하지만 우리 농촌의 현실을 생각하면 월급의 많고 적음을 따질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세청 제이유사건‘해명’고심 검찰이 제이유 그룹 불법 로비의혹 수사를 진행하면서 국세청 고위 간부 출신 인사를 최근 소환 조사한 사실이 알려지자 국세청은 제이유 로비사건 수사의 불똥이 튈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 고위 관계자가 최근 서울중앙지검을 방문, 국세청의 과세전적부심사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혹사건에 대한 세무조사는 당사자들이 전혀 협조를 하지 않아 세금이 많이 부과되는 경향이 있고, 부과전과세적부심을 청구해 재조사 등을 거쳐 세금이 조정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는 것. ●우리은행, 미술계 지원방안 모색 우리은행이 최근 기업 메세나(문화예술·스포츠 등에 대한 기업들의 지원 활동)의 일환으로 미술계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술 애호가이자 수집가로 알려진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이후 지원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실제로 한 임원은 300만원을 주고 전시회 작품을 샀다고. 사실 우리은행은 소장 미술품의 처리를 두고 골치를 앓아오던 터여서 다소의 방향 전환을 하는 셈이다. 우리은행은 2004년과 2005년에 소장 미술품의 일부를 직원들에게 공매할 정도로 미술품 처리에 열을 올렸었다. 각 지점에서 그림을 걸어둘 장소가 여의치 않다고 본점으로 반납했기 때문에 보관·관리에도 적잖은 비용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현재 남아있는 미술품 2400여점을 도록으로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경제부
  • [오늘의 눈] ‘진정한 화가들을 위하여’/윤창수 문화부 기자

    성석제의 단편소설 ‘저만치 떨어져 피어 있네’에는 미술협회가 주관하는 미술대전에서 세번이나 특선을 한 작가의 비참한 삶이 나온다. 화랑은 미전 특선작가의 초대전을 열어주겠다며 대관료 대신 작품을 요구한다. 야심작을 관행상 그냥 내줄 순 없었던 주인공. 그래서 미술계의 기득권자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한다. 그는 결국 전원카페 실내장식, 동화책 일러스트 등의 일을 전전하다 신용불량자가 된다. 남편 대신 텔레마케터로 생활비를 벌던 아내는 점점 청력을 잃지만 치료할 돈이 없다. 물론 특선 작가들의 삶이 다 이렇지는 않다. 미전은 1949년부터 시작된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의 후신. 국전은 화가에게 고시와도 같아 수상하면 대학 교수자리가 보장되기도 했다. 지금의 ‘특선=2000만원’처럼 상업적이지는 않았지만 비리는 끊이지 않았다. 당시 가난한 신인이 유일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은 오직 국전이었기에 작가들은 목숨을 걸고 매달렸다. 국전의 비리가 계속되자 주관도 정부에서 미술협회로 바뀌고, 명칭도 89년부터 미전으로 변경됐지만 위상은 더욱 추락한다. 미술의 중심이 아트페어와 경매로 옮겨가면서, 더 이상 작가들이 미전에만 매달리지 않게 된 것이다. 요즘 화랑들은 신인작가를 발굴할 때도 미전 수상경력은 살펴보지 않는다고 한다. 전시회나 화랑의 공모전에 응모하는 포트폴리오를 보고 가능성 있는 작가를 후원한다. 국내 굴지 화랑의 전속작가가 되면 신인이라도 경매나 아트페어를 통해 점당 수천만원대에 작품이 팔리기도 한다. 젊은 작가의 전시를 무료로 해주는 대안공간도 있다. 이번에 경찰의 수사로 미술계의 추한 속살이 낱낱이 공개됐다. 차제에 아예 미전을 없애든지 운영방식과 주체를 완전히 뜯어고쳐야 할 것이다.2만명이 넘는 미술협회 회원 가운데 이름없이 작업에만 몰두하는 진정한 화가들을 위해, 미전이 진짜 명예를 안겨줄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윤창수 문화부 기자 geo@seoul.co.kr
  • 모텔합숙 특선작 미리 낙점

    모텔합숙 특선작 미리 낙점

    미술계에선 오랫동안 대한민국 미술대전에 입상하기 위해서는 수백∼수천만원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한 비밀로 나돌았다. 미술대전 출품자들은 미술대전에서 입상하면 그림 값이 뛰고 수강생이 늘어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모종의 ‘뒷거래’를 벌였다. 미술계에서는 입선 300만∼500만원, 특선 1000만∼2000만원, 대통령상을 받으려면 상금(3000만원)을 포기하고 3000만원을 더 줘야 한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뇌물 수수가 만연해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제자로부터 ‘작업비´ 3600만원 받아 미술대전 심사위원들은 심사 하루 전날 오후 9시에 통보받도록 돼있다. 하지만 심사 4∼5일전 이미 일부 심사위원들에게 통보가 되고, 이때부터 집행부 간부들과 심사위원들 사이에 뒷거래가 시작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4월16일 서울 서초동 O모텔 7층에 대한민국 미술대전 문인화 부문 심사위원 7명이 소집됐다. 미술대전 문인화 분과위원장인 김모(53·구속영장 신청)씨 등의 호출을 받은 것이다.3년째 O모텔에서 계속된 비밀 모임이었다. 제자 등으로부터 ‘작업비’ 명목으로 3600만원을 받은 김씨 등은 이들의 출품작을 입상시키기 위해 심사위원 11명 중 7명을 불러 4박5일간 합숙시키면서 점찍어 놓은 작품 사진을 미리 외우도록 했다. 물론 모임에 포함된 심사위원들도 자기 몫으로 배정된 특선작을 최소 1점씩 입상시킬 자격이 주어진다. 모두 2000여점이 출품된 지난해 미술대전 문인화 부문에서 특선작이 이례적으로 113점이나 나왔다. 예년의 경우 30여점 안팎이던 것과 달리 급격하게 늘어난 셈이다. 심사위원 20여명과 심사위원을 선정하는 협회 운영위원 6명, 문인화 분과이사 30여명이 각각 1점씩의 특선작을 미리 낙점했기 때문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결국 지난해 문인화 부문 특선작의 대부분이 ‘짜고 친 고스톱’이었던 셈이다. ●대필 관행 및 선거 암투도 여전 뿌리깊은 대필 관행도 여전했다. 유모(65)씨 등 중견작가 2명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화가 윤모씨 등에게 “대필로 특선에 입상케 해 줄 테니 돈을 내라.”며 접근했다. 유씨 등은 윤씨 등에게 2005년과 2006년 각각 1000만∼1500만원씩을 받고 미술대전 공모작을 대신 그려 미술대전에 출품했지만 모두 낙선했다. 윤씨는 돈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유씨 등이 차일피일 미뤘고, 결국 윤씨는 화병에 술로 세월을 보내다가 지난 2월 간경화로 숨졌다. 미술계 먹이 사슬의 정점에 있는 이사장 자리는 이권이 뒤따른다는 것이 업계의 상식이다. 이사장 선거 과정에서의 암투도 정치판 못지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미술계에서 미술협회 이사장이 누리는 권한은 독보적이다. 그러다 보니 이사장에 당선되려면 30억원은 써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막대한 선거 비용을 쏟아붓다 보니 ‘본전’을 뽑기 위해 각종 금품 비리를 저지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노모(57)씨는 지난해 말 이사장 선거 과정에서 작품발표 실적 등이 모자라는 부적격자 수백명을 신입 회원으로 가입시키는 등 편법으로 표를 끌어 모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낙선한 김모(53)씨도 지난해 12월 광주지회 회원 수백명의 밀린 회비(1인당 7만 5000원)를 내신 내주는 방식으로 부정선거를 치른 것으로 조사됐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美協의 추악한 미술대전 비리

    미술계의 해묵은 비리가 그 난맥상을 또 드러냈다. 석달 남짓한 경찰 수사 끝에 어제 공개된 대한민국미술대전의 심사 비리 실태는 국민으로 하여금 절로 고개를 젓게 만든다. 입상작의 90% 이상이 짜인 각본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물론 이 각본의 바탕엔 검은 돈이 있다.‘대통령상 6000만원, 특선 2000만원, 입선 500만원’식으로 아예 협정가격이 정해져 있다고도 한다. 미술대전을 주관하는 한국미술협회 간부가 심사위원들을 며칠씩 합숙시켜가며 사전에 정한 출품작을 뽑도록 강요하거나, 돈 받고 출품작을 대신 그려주기도 했다. 미술대전을 둘러싼 비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해마다 입상작 선정을 놓고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번에 구속영장이 신청된 하철경 미협 이사장만 해도 2년전 미술계의 학연·지연 근절과 미술대전 심사 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한 인물이다. 이렇다 보니 지금은 미술대전에 입상한 작가라 해도 그리 인정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과거 선전(鮮展·1922∼1944년)과 국전(國展·1949∼1981년)에 뿌리를 둔 유서 깊은 상이 비리의 복마전이 된 데는 미술협회 책임이 크다. 세계적 작가를 키워내고, 한국 미술을 세계의 미술로 끌어올리는 노력은 제쳐둔 채 화단에 미치는 막강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이권을 챙기는 데 급급했다. 이로 인해 미협 이사장 선거는 이권을 노린 각축장으로 전락했다. 미술협회의 쇄신과 화단 전체의 각성이 절실하다. 미술대전 폐지도 검토할 일이다. 화단의 얼룩을 지워낼, 뜻 있는 인사들의 자정 노력을 촉구한다.
  • ‘특선=1000만원’ 미술대전 ‘검은돈 얼룩’ 사실로

    ‘미술대전 특선=1000만원’ 등 소문으로만 떠돌던 미술계의 검은 커넥션이 경찰 조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났다. 국내 최고 권위의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제자들의 작품을 미리 수상작으로 찍어 놓고 각본대로 심사를 진행한 전·현직 미술협회 간부들이 대거 경찰에 적발됐다. 또 협회 이사장 선거에서 특정 후보의 표를 늘리기 위해 자격 미달자를 회원으로 가입시키거나 중견 작가가 돈을 받고 공모전 출품작을 대신 그려주는 등 미술계의 고질적인 병폐도 드러났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6일 제자나 후배들에게 돈을 받고 이들의 작품을 미술대전에 입상시킨 한국미술협회 전 이사장인 하모(54·H대 미대 교수)씨와 문인분과위원장 김모(53)씨 등 9명에 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조모(60)씨 등 심사위원과 협회 간부, 청탁 작가, 이사장 선거 비리 연루자 등 1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하씨는 협회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4월28일 제25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한국화부문 심사를 앞두고 후배 이모씨에게서 1000만원을 받고 심사위원에게 압력을 넣어 이씨의 작품을 특선에 입상시키는 등 같은 해 12월까지 모두 4명의 작품을 부당하게 특선에 입상할 수 있도록 주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 2명도 제자 등으로부터 3600만원을 받고 수상작에 뽑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다. 경찰은 이번에 꼬리가 잡힌 문인화 부문 외에도 한국화와 서양화, 공예, 서예 등에서도 사전 심사와 금품수수 등 비슷한 사례가 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대한민국미술대전 1949년부터 1981년까지 30회를 열었던 정부 주도의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가 82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을 거쳐 89년부터 미술협회 주관으로 바뀌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신인 미술작가 등용문으로 국전의 맥을 잇고 있지만 끊임없이 잡음에 휩싸여 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해외에서 개인전 갖는 ‘묘법’의 작가 박서보 화백

    해외에서 개인전 갖는 ‘묘법’의 작가 박서보 화백

    닮았다. 외모도, 흔히 말년이라 부르는 나이에 식지 않는 예술혼도. 서양인들이 “한국의 피카소 같다.”고 하자 “나는 피카소가 아니라 박카소다!”라고 맞장구쳤다는 ‘묘법(描法·ecriture)’의 작가 박서보(76). 그가 지난 11일 개막해 7월8일까지 경기도미술관에서 여는 전시회는 ‘박서보의 오늘, 색을 쓰다’이다. 색이라니. 이제 여든을 바라보는 대가에게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색은 색깔뿐 아니라 ‘색쓰다, 색정적이다, 색마’ 등에도 사용되는 이중적 뜻을 갖고 있지 않은가. ●알츠하이머 초기… 뇌수술까지 거부 박서보는 1950년대부터 이어진 한국 추상미술의 교두보다. 국전에 도전해 전위미술 운동을 이끌었고,70년대부터는 그리는 대신 선을 긁어내고 긋는 ‘묘법’시리즈로 미술계를 풍미한 단색화 경향을 주도했다. 그는 “나는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그림은 나에게 수신(修身)의 도구”라고 말한다.‘묘법’은 한지를 풀어 물감을 섞어 반죽한 뒤 화폭에 올린다. 이어 대자와 연필로 화폭을 긁고 밀어내 밭고랑과 같은 요철을 만드는 작업이다. 하루에 14시간씩 작업해 2개월 만에 100호 작품을 만들어 내는, 그야말로 수도승 같은 일이다. 박서보의 그림은 쳐다보고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기를 느끼고 몸의 감각이 반응해야 하는 것이다. 작가는 안산의 경기도미술관에서 전시회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충격적인 말도 했다. 지난 2002년 알츠하이머 초기라는 진단을 받았다는 것. 뇌를 잘라내는 수술을 할까도 했지만, 이 나이에 필요없다는 생각에 그만뒀다고 했다. 외국에서도 7∼8시간씩 원고없이 강연했지만, 요즘은 말하는 내용을 자꾸 잊어버려 10분을 이야기하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엄살 같았다. 건축면적 2000평이 넘는 미술관을 활달하게 돌아다니며 작품과 예술관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변화’이다. ●“노는 게 뭔지 모르지만 놀다 갔으면” “모든 예술가가 요즘 같은 시대에는 10년을 지탱하기 힘듭니다.10년 뒤 10년 전과 같은 영광을 지속하기 바란다면 변해야 합니다. 나는 일평생 변화해서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2000년부터 색을 사용한 ‘묘법’으로 변화를 시도해 뭔가를 이뤄낸 이 시점에 더 살고 싶다고 말했다. “80세에 죽는다면 나는 2년 6개월 뒤 죽어야 합니다.100세까지 건강히 일하고 105세까지 살아야 겠습니다. 노는 게 뭔지 모르는데, 놀다가 갔으면 합니다.” 그가 쓰는 색은 서양에서 흔히 고급스럽다고 말하는 색이 아니다. 오래 쓴 걸레를 빨고 빨면 나오는 연두색처럼 천한 색이다. 그러나 인고의 작업을 거쳐 미술관에 걸린 작품이 발하는 색은 화사하기만 하다. 13일 막을 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 샘터화랑측이 출품한 그의 작품 가운데 10호짜리 소품(1800만원)은 11점이나 팔렸다. 이번 KIAF에는 관람인원 6만 4000명에 거래금액이 175억원에 달해 한국 미술계의 호황을 반영했다. 올해는 ‘한국 미술계의 큰손’인 아라리오가 베이징과 뉴욕에 연 화랑에서도 그의 전시회를 갖는다. 일복과 욕먹는 복이 많다는 박서보는 죽을래야 죽을 시간도 없이 바쁘다고 했다.(031)481-7042.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홍성·예산 이응로화백 출생지 논란

    충남 홍성군과 예산군이 한국 현대미술계의 거장 고암 이응로(1904∼1989) 화백의 출생지를 둘러싸고 논란을 빚고 있다.홍성군은 9일 “홍성지원에 있는 이응로 화백 조부의 제적부를 확인한 결과 고암의 아버지가 1925년 홍성군 홍북면 중계리에서 예산군 덕산면 낙상리로 전적한 것으로 돼 있다.”면서 “이 기록으로 미뤄 고암이 21세 때 부친과 함께 예산으로 전적,1938년 호적에 등재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자료를 내고 고암이 홍성 출신임을 주장했다. 이는 공식 증거자료인 제적부(1938년)에 고암의 출생지가 ‘예산군 덕산면 낙상리 24’로 기재돼 있는 것을 의식한 보도자료이다. 고암의 출생지를 둘러싼 논란은 그동안 각종 기록에 예산과 홍성으로 제각각 표기돼 혼선을 주고 있다. 최근 대전에 문을 연 ‘이응로미술관’에서 예산으로 표기, 해묵은 논쟁이 촉발됐다. 반면 예산군은 “조부의 제적부에 나타난 전적기록으로는 고암의 출생지를 명확히 밝힐 수 없다.”며 국가공식기록인 제적부에 예산출생으로 기록된 만큼 더 확실한 증거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논란은 홍성군이 ‘이응로기념관’조성사업, 예산군이 고암의 거처였던 ‘수덕여관’ 복원사업을 벌이거 있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한국화·서양화 두 거장의 유혹

    한국화·서양화 두 거장의 유혹

    거꾸로 된 그림과 소나무 그림으로 독보적 입지를 이룬 서양화와 한국화의 두 대가 전시회가 동시에 열린다. ●바젤리츠 ‘러시안 페인팅전´ 11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독일의 게오르그 바젤리츠(69)는 ‘잊을 수 없는 기억:게오르그 바젤리츠의 러시안 페인팅’전을 오는 11일부터 7월1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연다. 바젤리츠는 힘있는 붓터치와 거대한 화면, 강렬한 원색으로 대변되는 독일 신표현주의의 대표작가이다. 지난해 독일 경제전문지 캐피털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가’ 6위에 선정될 정도로 그림값이 비싼 생존 작가다.1위는 역시 독일 신표현주의 작가인 게르하르트 리히터였다. 특히 바젤리츠는 1969년부터 그림을 거꾸로 걸기 시작해 관람객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거꾸로 된 그림은 회화의 주제를 해석하려는 의도를 좌절시켜, 전통으로부터 자유를 추구하는 작가의 의도를 담았다. 이번 ‘러시안 페인팅’전은 동독 출신인 바젤리츠가 보고 자란 과거 러시아의 미술과 사진을 원작으로 한 작품 41점을 선보인다. 1998∼2002년 제작된 것들로 두껍게 물감을 쓴 전작들과 달리, 유화이지만 화면은 투명하게 표현돼 마치 수채화처럼 느껴질 정도다. 바젤리츠는 베를린 미술아카데미에서 교수 생활을 했는데 한국 작가 세오(서수경)와 최근 서울에서 전시회를 연 노베르트 비스키도 그의 제자다. 그동안 궁금했던 바젤리츠의 작품세계에 대해 직접 질문할 수 있는 큐레이터와의 대화시간도 11일 오후 2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마련된다.(02)2188-6302. ●허건 ‘20주기전´ 6월10일까지 덕수궁 미술관 한국 산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소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을 표현해 인기를 끌었던 남농 허건(1908∼1987)의 작고 20주기전이 지난 4일 덕수궁미술관에서 개막했다. 허건은 전남 진도에서 소치 허련의 손자로 태어났다. 허련은 추사 김정희의 제자로 손자까지 이어진 호남지방 화맥을 형성하게 된다. 흔히 예향(藝鄕)으로 일컬어지는 호남지방이 우리나라 회화사에서 구축한 위상에는 허련·허형·허건으로 3대째 이어진 화맥이 있었던 것이다. 경제개발과 맞물려 주거문화의 주류로 아파트가 자리잡으면서 한국 미술계는 서양화가 주름잡게 됐다. 아파트에 거는 그림은 서양화란 단견이 한국화의 가격 폭락과 입지를 어렵게 만들어버렸다. 허건은 목포 등 남도의 실재하는 아름다움을 그려낸 ‘신남화’ 이론을 정립하면서 한국화의 새로운 가치를 찾고자 했다. 흔히 한국화의 미학으로 불리는 여백없이, 두껍지 않은 색점을 지속적으로 그려넣어 남도의 습윤한 기후와 향토색을 담아냈다. 38살에 아버지 허형을 여읜 뒤 화가로서 그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졌다. 난방이 안되는 전셋집에서 그림만 그리다 왼쪽 다리가 썩어 무릎 아래를 절단했다. 전쟁 뒤 물자부족으로 작가는 의족도 직접 만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1956년 부산 개인전이 큰 성황을 이루면서 이후 작가는 풍족한 삶을 살게 된다. 특히 말년에 그렸던 소나무 그림은 세월의 풍상을 견뎌 낸 노화가와 노송의 단단한 이미지가 맞물려 대표작이 됐다. 거칠고 속도감 있는 붓으로 그려낸 소나무는 중국 산수를 본뜨지 않고, 우리 주변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려 한 그의 노력을 대변한다. 전시는 6월10일까지.(02)2022-0623.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Local] 대전 이응로미술관 개관

    한국 현대 미술계의 거장인 고암 이응로(1904∼89) 화백의 미술관이 3일 대전에서 문을 연다. 대전시가 2005년 9월 57억원을 들여 착공한 지 1년7개월 만이다. 서구 만년동 대전시립미술관 옆에 지어진 이 미술관은 총건평 500여평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다. 1층에는 모두 160평에 이르는 전시장 4개와 고암 관련 도서들을 전시한다. 커피와 음료수 등을 판매하는 카페테리아도 들어선다. 지하 1층에는 환기와 제습시설을 갖춘 80평 규모의 수장고가 있고 지상 2층에 학예실과 자료실이 마련됐다. 이 미술관은 프랑스 건축가 로랑 보두앵이 고암의 예술세계를 염두에 두고 설계, 그 자체가 예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미술관에는 고암이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한 1950년대부터 말년까지의 작품 200여점이 보관돼 있다. 이 작품들은 고암의 부인 박인경(83)씨가 기증했다. 입장료는 이달 말까지 무료이고 이후부터 어른 500원, 어린이는 300원.(042)602-3270.
  • 고암 이응로 화백 머물던 예산 ‘수덕여관’ 7월 복원 마무리… 작품 전시장으로

    한국 현대 미술계의 거장 고암 이응로(1904∼1989) 화백이 머물던 충남 예산 수덕사 앞 ‘수덕여관’이 해체 복원돼 새롭게 선보인다. 1일 충남 예산군에 따르면 오는 7월 덕산면 사천리 ‘수덕여관’의 복원작업이 마무리돼 일반인에게 개방된다. 충남도기념물 제103호로 부지 300여평에 건평 80평 규모인 이 여관은 지난해 10월 군비 등 4억여원을 들여 복원작업이 착수됐다. 예산군은 기둥과 대들보만 남기고 모두 교체하고 있다. 초가지붕을 새로 입히고 썩은 서까래 등도 갈았다. 옛 정취를 되살리기 위해 ㄷ자형 집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했다. 여관에는 10여개 방과 부엌 등을 갖추고 있다. 군은 복원작업이 끝나면 템플스테이(사찰문화 체험)와 이 화백의 전시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유가족과 유품 및 작품기증 문제를 논의 중이다. 고암은 40년대초 선배 화가인 나혜석을 만나러 갔다 수덕여관과 인연을 맺었다. 고암은 1944년 나혜석이 이곳을 떠나자 여관을 사들인 뒤 정착, 수덕사 주변 풍광을 그리다가 후배인 박인경(81)씨와 함께 58년 프랑스로 떠났다. 고암은 1967년 ‘동베를린 사건’에 연루돼 2년반의 옥고를 치르고 몸을 추스르기 위해 69년 2개월 동안 이곳에서 머물렀다. 이 때 새긴 추상문자 암각화가 뒤뜰의 너럭바위 두 곳에 남아 있다. 여관 현판도 고암이 직접 쓴 것이다. 수덕사는 2005년 말 고암의 큰조카로부터 이 여관을 사들였다. 예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팔선녀가 게임 속으로 들어가면?

    팔선녀가 게임 속으로 들어가면?

    50대가 된 작가의 작품은 10년 전 그의 영화만큼이나 여전히 논쟁적이었다. 장선우 감독의 영화 ‘거짓말’ 출연으로 이상현(52)은 몇년간 영화계에서나 미술계에서도 제대로 설 수 없었다. 지금 보면 왜 그렇게 뭇매를 맞았는지 의아할 수도 있지만 당시 영화는 등급보류로 3년간 개봉조차 할 수 없었다. 베니스영화제를 거쳐 2000년 공개된 영화는 ‘포르노’라는 혹평까지 받았다. 영화에서 여배우(김태연 분)에게 맞는 ‘Y’였던 이상현은 그 전에 프랑스 일간지 피가로에 의해 ‘차세대 중요작가’로 선정되는 등 전도유망한 작가였다. 배우 이혜영과의 친분으로 영화에 출연한 뒤 예술인생을 우회한 이상현은 몇년간 명상으로 세월을 보낸다. 오는 16일까지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02-720-5789)에서 열리는 12번째 개인전 ‘구운몽’에서 그는 사진 한쪽의 낚시꾼으로 등장한다. 이번 전시회는 중국 배경의 한국 인터넷게임 이미지에 팔선녀를 합성한 사진전이다. 이 팔선녀는 서포 김만중의 첫 한글소설 ‘구운몽’에 등장하는 이들이다. 이상현의 전작 ‘리틀 싯타르타’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여고생들이 다시 모델로 활약했다. 작가에게 코스프레(게임이나 만화 캐릭터처럼 옷을 입고 사진 찍는 놀이)를 하는 학생들이냐고 물었더니, 작가는 코스프레란 단어도 몰랐다. 무릉도원을 향한 욕망과 좌절을 담은 디지털 사진은 중국 베이징의 티먼 갤러리를 포함해 타이완, 오스트리아, 독일 화랑의 초대가 잇따를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다. 명함에 아톰을 새기고 다니는 이상현은 여전히 꿈을 좇는 낚시꾼처럼 보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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