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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세계, 제프 쿤스 작품 아트마케팅에…광고· 매장연출·상품에 활용

    신세계, 제프 쿤스 작품 아트마케팅에…광고· 매장연출·상품에 활용

    신세계백화점이 5월 한달 동안 현대미술계의 거장 미국 제프 쿤스의 작품을 활용한 대대적인 아트마케팅을 펼친다. 신세계는 오는 30일 그의 작품 ‘세이크리드 하트’(Sacred Heart)를 서울 명동 본점 옥상정원에서 공개하고 작품 이미지를 활용한 마케팅을 펼친다고 26일 밝혔다. 쿤스는 일상적인 사물을 소재로 크기를 극대화해 흥미를 유발시키는 작품으로 명성을 얻었으며, 생존 작가 중 최고의 경매가를 기록한 스타 작가다. ‘세이크리드 하트’는 보라색 포장에 금색 리본이 묶여진 하트 모양의 금속 조형물로, 높이는 3.7m·무게 약 1.7t에 달하는 초대형 작품이다. 전 세계에 블루·골드·레드·자홍색 등으로 된 5개의 작품이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광고, 매장 연출, 상품 등 모든 마케팅에 작품 이미지를 활용한다. 작품 이미지를 넣은 쇼핑백, 상품권을 제작했으며 의류브랜드 쟈뎅드 슈에뜨와 스티브&요니에서 T셔츠를, 미네타니에서는 목걸이, 행남자기에서는 머그잔을 한정 상품으로 판매한다.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제프 쿤스 가족재단을 통해 국제미아·착취아동보호센터에 기부할 예정이다. 쿤스는 16년 전 어린 아들을 유괴범들에게 잃는 아픔을 당한 뒤로 아동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기존의 일회성, 단편적 수준의 아트마케팅과 달리 이번처럼 매장 연출부터 상품 개발, 사은품 등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 대규모 마케팅을 기획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백자청화운룡문호’ 17억 ‘와유첩’ 넘나

    ‘백자청화운룡문호’ 17억 ‘와유첩’ 넘나

    미술계가 경매 열기로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옥션을 시작으로 아이옥션(15일), K옥션(16일), 마이아트옥션(17일), AT옥션(4월 21일) 등 이름 있는 경매회사들이 주관하는 장터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나오는 작품만도 오귀스트 르누아르, 로버트 라우센버그,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천경자 등 1000여점에 이른다. 추정가 총액은 200억원대. 시장 상황이 아직 나아지지 않은 터라 등락 폭이 큰 현대미술보다 안정적인 고미술 작품이 눈에 많이 띈다.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장터는 오는 17일 오후 4시 서울 인사동 공아트스페이스 2층에서 열리는 마이아트옥션 경매. 고미술품에 방점을 찍으면서 출범한 첫 경매다. 왕실 도자기 ‘백자청화운룡문호’(白磁靑畵雲龍文壺·추정가 20억~30억원, 이하 추정가 기준), 이징의 흰 매 그림 ‘백응박압도’(2억~3억원), 미국에서 들여온 2폭 자수 병풍 ‘십장생문자수2곡병’(1억~1억 3000만원) 등이 출품된다. ●11점 남은 희귀품… 17일 고미술 낙찰 최고가 경신 주목 ‘백자청화운룡문호’는 조선 시대 제작돼 현재 11점 정도만 남아 있는 희귀 작품이다. 중국의 ‘견제’ 때문에 용 문양이 들어간 조선 백자 자체가 희귀한 데다, 백자는 크게 만들수록 찌그러질 위험이 커지는데 상대적으로 달항아리 같은 모양새를 잘 유지하고 있어 1등급으로 꼽힐 만 하다는 게 고미술계의 설명이다. 추정가 이상으로 낙찰되면 역대 고미술품 낙찰 최고가를 경신하게 된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지난해 경매로 팔린 ‘와유첩’(臥遊帖). 17억원이다. AT옥션도 내달 21일 제2회 경매에 중저가 도자기 고서화 200여점을 내놓아 고미술 경매 열기를 이어간다. 이에 앞서 이달 15일 오후 5시 서울 경운동에서 열리는 아이옥션 경매는 일반인들도 도전해볼 만하다. 총 245점이 나오는데 추정가 1000만원 미만의 작품이 95%(230점)를 차지한다. 물론 청자상감 ‘운학당초문주전자’(7000만~1억원), 청자 ‘퇴화문정병’(5000만~1억원) 등 고가 작품도 있다. 윤보선·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등 유명 인사 15명이 쓴 친필 편지 15점도 나온다. ●해외 수집가 한국경매 참여 늘고 낙찰률 상승세 16일 오후 5시 서울 신사동에서 열리는 K옥션 경매에는 프랑스 인상파 화가 르누아르의 1890년 무렵 작품 ‘기대 누운 분홍색 원피스 차림의 소녀’(15억~18억원)가 선보인다. 최근 해외 수집가(컬렉터)가 한국 경매시장에 작품을 내놓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3월에는 르누아르 작품 ‘붉은 모자를 쓴 젊은 여인’이 6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데미안 허스트, 프랭크 스텔라, 구사마 야요이, 줄리앙 오피 작품 등 총 183점이 출품된다. 박수근의 ‘마을’(8억~12억원), 천경자의 ‘새’(1억 5000만~2억원)를 비롯해 조선시대 정선의 ‘해주허정도’(2억 7000만~3억 5000만원)와 김명국의 ‘한산도’(2억 2000만~2억 7000만원)도 만날 수 있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10일 실시한 경매 낙찰률이 74.4%로 지난해 평균보다 5%포인트 높아졌다.”면서 “1억원 이상에 낙찰된 작품의 수(11건)와 범위도 커졌다는 점에서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해석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20대 친딸을 누드모델로 세워놓고는…中화가 논란

    중국의 한 60대 예술가가 자신의 딸을 누드모델로 삼은 유화작품집을 발간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화가 리좡핑(61)은 충칭시에서 열리는 자신의 전시회에 출품할 용도로 23세의 딸을 모델로 한 누드화를 그렸다. 올해 23세인 딸 리양은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 ‘기꺼이’ 옷을 벗었으며 부친이 원하는 ‘다양한’ 자세를 취해 작품 완성에 기여했다. 한 방송에 나와 이 같은 사연을 직접 소개한 리씨는 “오로지 예술을 위해 선택한 방법”이라면서 “딸이 작품에 참여하겠다고 동참했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리 양도 이날 방송에서 “아버지의 작품을 위해 나선 것일 뿐 다른 작가를 위해 누드모델을 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부녀지간의 도리를 넘어섰으며 사회도덕적 통념상 있을 수 없는 작품이라는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미술계의 한 관계자는 “예술작품을 위해 가족이 협력하는 경우는 허다하다.”면서 “단순히 화가와 모델로서 작품에 임했을 뿐이기에 비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자신의 딸을 누드모델삼아 그린 허씨의 유화집은 ‘동방신녀’(东方神女)라는 이름으로 출판됐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보고서-민족에 관하여’ 전시회 연 ‘물의 작가’ 나현 인터뷰

    ‘보고서-민족에 관하여’ 전시회 연 ‘물의 작가’ 나현 인터뷰

    “제 작품은 미술계 관계자들만 보시거나, 보신 분들도 감상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전 살기 위해서라도 제 스스로를 잘 포장해야 하는 작가라니까요. 하하. 아, 그리고 저 그림 잘 그려요. 못 그려서 이런 작업 하는 거 아니에요.” 호쾌한 웃음을 터트리는 나현(41) 작가. 신작 ‘나현: 보고서-민족에 관하여 2008-2011’ 전시가 열리고 있는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02-737-7650, 2월 27일까지)에서 그를 만났다. 작가의 너스레가 이해될 법도 한 것이 전시장은 미술관보다 박물관 같은 풍경이다. 1층에는 작가의 예전 작품들이 걸려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마주치게 되는 벽면의 액자. 프랑스 병사 12명의 실종 기록이 적혀 있다. 프랑스는 한국전쟁에 3000명을 파병했다. 당초 알려지기는 7명이 실종됐다. 작가의 집요한 탐문작업 끝에 12명으로 기록을 바로잡았다. 국가를 위해 희생된 개인, 그럼에도 실종자 숫자조차 틀릴 정도로 무관심한 대상, 무심히 걸려 있는 12개의 액자는 이들의 얘기를 품고 있다. 바로 옆에 전시된 ‘다리’ 연작 시리즈는 아연판 위에 물을 채운 뒤 그 물 위에 그림을 그리고 그대로 말린 작품이다. 12개 액자와 마찬가지로 흐릿한 기억의 층위를 보여줌으로써 역사적 기억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려는 의도다. 성곡미술관의 ‘2011 내일의 작가’에 뽑힌 것을 기념해 내놓은 신작 ‘보고서-민족에 관하여’는 시베리아 바이칼호에서 출발한다. 바이칼호 올혼섬과 천일염 산지인 전남 신안군을 연결한 것. 연결고리는 질 좋은 소금을 따라 이동했다는 ‘맘모스 스텝’이다. 작가는 신안에서도 염전 물 위에 올혼섬을 그려넣는 작업을 했다. 물론 그림은 없고 영상자료로 만날 수 있다. 미술관 측은 “제한된 스튜디오에서의 작업이 아니라 직접 몸을 세워 발로 밟고 만난 경험에 근거하여 작업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내일의 작가’ 선정 이유를 밝혔다. →홍익대 회화과 출신이니 출발은 서양화였을 것 같다. -맞다. 대학 때까지는 교수님에게 칭찬도 받고 공모전 같은 데서 상도 받아 봤다. 그런데 미술 하면 이미지로만 생각하는 게 와닿지 않았다. 다른 작업을 하고 싶었다. →특별히 물을 택한 이유가 있나. -캔버스는 물감을 고정시키기 좋은, 쉽게 말해 말 잘 듣고 다루기 쉬운 매체다. 반면 물은 물감이 흩어지는, 다루기 어려운 매체다. 원하든 원치 않든 오랜 시간 풍화작용을 겪는 기억의 특성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힌트는 한석봉에게서 얻었다. 가난 때문에 먹과 종이를 구하기 어려워 물에 붓을 찍어 바위에다 글씨를 썼다고 한다. 물로 쓴 글씨는 햇볕에 말라 날아가도 한석봉의 팔은 그 필법을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도 ‘사서 고생’이란 느낌이 든다. 한 작품에 2~3년은 걸리는데. -하하. 맞는 얘기다. 왜 이런 방식으로 작업하느냐는 얘기 수없이 듣는다. 개인작업이라 비용도 부담스럽고, 주변의 이해를 구하기도 쉽지 않고…. 더욱이 물 위에 그린 그림은 비디오로나 남지, 미술품으로는 남지도 않는다. 심지어 이게 미술이냐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럼에도 내 관심은 역사를 보는 시각과 해석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다. 역사에 대한 고정 해석이 갖고 있는 견고한 틀 같은 것을 무너뜨려 시야를 틔우고 싶었다. →고고학적 작업인데 대중들이 받아들이긴 어렵지 않겠나. (이번 전시엔 퇴적물이 쌓인 신안 갯벌 사진이 있는데, 역사적 퇴적물에 집중하는 그의 작업은 이에 대해 오마주로 보인다.) -안 그래도 한국 올 때(2004년 영국 옥스퍼드대 순수미술학 과정을 마친 뒤 국내외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주변에서 걱정이 많았다. 교수 직을 제안하면서 말린 분도 있었다. 지금 같으면 냉큼 제안을 받았을 텐데…(웃음). 흔히 중세를 암흑기라 하지만 당시 종교그림에는 세계관과 철학이 담겨 있다. 르네상스 이후 부르주아적 근대미술이 시작되면서 이게 단절됐다. 대중들은 그림을 보며 좋군, 나쁘군 하는데 그친다. 이래서는 소통이 안 된다. 작품이란 게 결국 작가와 대중이 대화하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작가의 문법을 이해해야 한다. 작가가 작품으로 한발 내밀었을 때, 대중도 그만큼 한발짝 내밀어 줬으면 좋겠다. 판단은 그 다음 문제다. →다음 작품도 비슷한 방식인가. -주제는 4대강이다. 이미 독일 뒤셀도르프 라인강변에 큰 목책 하나 박아뒀다. 이 목책에 기록되는 물결의 흔적을 응용해 볼 생각이다. 한국에서도 4대강 유역에 설치한다. 예전에 한국의 청계천 복원공사와 영국 런던의 파링던 지역 복원공사를 비교한 적이 있는데 그것과 비슷하다. 작가의 작품은 한곳에 더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미지의 틈’ 전시(02-2124-8941, 2월 13일까지)다. 반투명 슬레이트로 둘러쳐진 채 문이 잠긴 집이 그의 작품이다. 무슨 의미일까 이리저리 살펴보다 보면 “아무것도 아닐 거야. 이건 그들이 잊고 바꿔놓지 못한 역사의 한 조각이지.”라는 낙서를 발견하게 된다. ‘동물농장’의 작가 조지 오웰이 남긴 말이다. 작가는 한국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아니 재빨리 망각되는 게 더 충격적인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 작가의 의도와 일치하든 일치하지 않든 그 충격적 사건을 상상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흐릿한 퇴적물로 기억의 지층을 일깨우려는 작가의 주제의식이 잘 드러난다.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실제 영아 유골에 다이아몬드 접착한 작품 논란

    영아의 유골로 만든 작품이 공개돼 예술계가 술렁이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출신의 아티스트 데미언 허스트는 1월 말 열릴 전시회에서 영아의 유골에 다이아몬드를 접착해 만든 신작을 선보인다. 작품에 사용된 영아의 유골은 19세기에 수집된 것으로 빅토리아 시대 때 생후 2주 미만에 사망한 아이의 유골로 알려졌다. 허스트는 여기에 백금 틀을 씌운 뒤 그 위에 8000개 이상의 핑크·화이트 다이아몬드를 박아 작품을 완성했다. 허스트는 지난 2007년에도 다이아몬드를 접착한 해골 작품을 공개했고, 이로 생존 작가 중 사상 최고 경매가를 기록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영아 유골을 소재로 한 새 작품 사진이 전시 전 미리 공개되자 영국 사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영국 최대 육아 관련 사이트 ‘넷맘스’(Netmums)의 설립자인 샐리 러셀은 “어린 영아의 죽음 자체로도 부모들에게는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주는데, 이 작품은 지나치게 잔인하다.”면서 “허스트는 애초 별다른 의도가 없었겠지만 보는 이들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비난했다. 이밖에도 실제 영아의 유골을 작품에 이용하는 것은 윤리적 가치관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비판과 미술계에서 새로운 시도의 작품이 탄생했다는 찬사가 예술계 뿐 아니라 영국 사회 내에서 대립하고 있다. 유명 희귀 보석업체와 함께 작업한 이번 작품은 뉴욕에서 가장 파워풀한 상업갤러리로 알려진 가오시안 갤러리(Gagosian gallery)에서 첫 선을 보인 뒤 홍콩으로 건너가 아시아 관람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한편 허스트의 2007년도 작품은 5000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876억 원에 팔린 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뉴 시티노믹스 시대-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한국의 베니스’ 꿈꾸는 광주

    [뉴 시티노믹스 시대-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한국의 베니스’ 꿈꾸는 광주

    예술의 세계에서 신인이 거장을 넘어서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비엔날레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수많은 도시들이 비엔날레의 기치를 내걸고 명품 도시를 꿈꿨지만, 아직까지 그 누구도 3대 비엔날레로 불리는 베니스, 상파울루, 휘트니(미국)를 넘어서지 못했다. 도쿄와 파리 등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는 도시들조차 엄청난 적자경영에 시달리다 행사를 접거나 축소해야 했다. 1995년 광주시가 비엔날레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에서, 그것도 지방 광역시에서 세계적인 행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16년이 지난 현재 광주 비엔날레는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후발주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100% 이상의 성과로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지난해 ‘만인보’를 주제로 열린 2010 제8회 광주비엔날레는 66일간 하루 평균 7400명, 총관람객 49만명이 찾은 가장 성공한 미술계 행사로 우뚝 섰다. 31개국 134명의 작가가 참여함으로써 세계적 위상을 굳히는 데도 성공했다. 광주비엔날레 관계자는 “초창기에는 학생 위주의 단체 관람객이 많이 찾는 동원성 행사라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지난해 비엔날레의 경우 단체 관람객 비중이 전체 관람객의 30%도 되지 않았다.”면서 “외국인 관람객 비중이 6%로 아직 미흡하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기 위한 광주시와 조직위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 뉴욕 뉴뮤지엄, 구겐하임, 런던 테이트모던 등 세계 예술계를 좌우하는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행사를 찾았고 세계 유명 비엔날레 감독들도 전시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광주 비엔날레를 아시아권 최고의 비엔날레로 치켜세우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올해 광주비엔날레는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9월 열리는 ‘세계 비엔날레 대회’ 개최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200개가 넘는 비엔날레 간 협력을 위해 만들어진 이 행사가 광주에서 열릴 경우 광주비엔날레의 이미지를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비엔날레가 세계 최고 수준의 비엔날레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 개선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재단기금이 부족해 정부 지원금을 받으면서 아직까지 독립적인 행사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고, 보다 많은 관람객들을 불러모을 주변 관광 인프라도 부족하다. 일부 관람객들은 전시장 내 휴식공간이나 화장실, 주차공간 부족 등을 개선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시와 재단이 협력해 다양한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있고, 회를 거듭할수록 나아지고 있다.”면서 “광주는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행사로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마케팅에 휘둘리는 미술계 속살

    포름알데히드에 박제시킨 상어가 1200만 달러에 팔리고, 알루미늄판에 에나멜로 철자를 쓴 단순한 글자 그림이 124만 달러에 팔린다. 상식을 뛰어넘는 이런 사례는 현대미술시장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현상중의 일부일 뿐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예술성이 아니다. 누구의 작품이냐다. 박제 상어는 데미안 허스트, 글자그림은 크리스토퍼 울의 작품이다. 루이 비통이나 샤넬 같은 명품처럼 이들의 이름은 돈많은 컬렉터들을 매혹시키는 인기 브랜드다. 경제학자이자 미술품 컬렉터인 도널드 톰슨의 저서 ‘은밀한 갤러리’(김민주·송희령 옮김, 리더스북 펴냄)는 “무엇이 특정 작품의 가격을 그처럼 끌어올리는지, 왜 어떤 작품의 가격은 25만달러가 아닌 1천200만달러, 나아가 1억 달러에 이르는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한 책이다. 해답을 찾기 위해 저자는 1년간 크리스티와 소더비 등 세계 유수의 경매사와 래리 가고시안, 화이트 큐브 등 유명 화랑, 딜러, 미술작가, 현대미술품 컬렉터들을 인터뷰했다. 책은 이를 바탕으로 현대 미술 작품과 딜러, 경매사를 연결하는 경제 논리와 작품 거래를 둘러싼 이면의 이야기들을 흥미진진하게 담아낸다. 미술품 가격 책정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브랜드다. 유명 경매회사, 대형 미술관, 유명 화랑에서 거래되거나 전시된 작가라면 일단 가격 책정에서 우위를 점한다. 또 어떤 작가의 이름이 브랜드화한 경우 시장은 그 작가가 어떤 작품을 내놓아도 작품의 질에 상관없이 모두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컬렉터의 불안감때문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전문가들도 현대미술에 대한 평가가 크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컬렉터들은 자신의 안목과 판단에 확신을 갖기 어렵다. 컬렉터의 불안함과 정보 부족은 유명 작품으로 쏠리는 결과를 낳는다. 현대미술계가 비즈니스와 아트마케팅에 휘둘리게 된 배경이다. 가장 비싼 생존 미술작가중 한명인 데미안 허스트나 제프 쿤스는 마케팅과 브랜딩 능력이 탁월한 인물로 유명하다. 책은 경매회사가 전략적으로 미는 스타 작품의 배치 순서, 낙찰에 실패한 작품들을 되살리는 방법 등 작품가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과 유명 딜러들이 컬렉터와 작가를 관리하는 방법 등을 실제 사례를 들어 소개한다. 돈이 작품을 만들고, 작품은 다시 돈을 만들어주는 현대미술의 은밀한 세계는 들여다볼수록 씁쓸함을 남긴다. 2만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한국 미디어아트 10년 발자취 조명

    한국 미디어아트 10년 발자취 조명

    아트센터 나비는 서울 서린동 SK본사 4층에 있는 미디어아트 전문 미술관이다. 미술관이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흰 벽면의 사각 공간인 ‘화이트 큐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미디어아트의 특성상 모니터와 프로젝터 등이 주로 설치돼 있어 도서관이나 자료실 느낌이 강하다. 미술계에서도 아는 사람만 알 정도로 아직은 대중화가 덜 됐지만 미디어아트에 관심 있는 국내외 관계자들 사이에선 꼭 가 봐야 하는 명소로 꼽힌다. 아트센터 나비가 개관 10년을 맞아 ‘이것이 미디어아트다!’전을 열고 있다. 2000년 워커힐미술관을 이어받아 문을 연 아트센터 나비는 당시로선 국내 미술계에 생소했던 미디어아트에 관심을 갖고 전시와 강연, 워크숍 등을 통해 꾸준히 미디어아트의 발전을 위해 매진해 왔다. 아트센터 나비의 역사는 곧 한국 미디어아트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메라폰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인 2004년 작가 50명의 작품을 휴대전화로 내려받을 수 있게 했던 ‘엠갤러리’는 우리나라 모바일 아트의 시초로 꼽힌다. 같은 해 을지로 SK텔레콤 사옥 외벽을 이용해 영상예술작품을 소개하는 LED 전광판 갤러리 ‘코모(COMO)’도 화제가 됐다. 가늘고 긴 띠 모양의 전광판 화면을 통해 지금까지 300여개의 작품이 전시됐다. 어린이를 위한 미디어아트 교육과 전시에도 힘을 쏟았다. 개관 직후부터 ‘꿈나비 시리즈’와 ‘프로젝트 아이 시리즈’를 거쳐 2007년에는 아이들이 직접 미디어 악기를 만들고,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활용해 뮤지컬과 음악회 등을 여는 ‘앨리스 뮤지엄’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아트센터 나비의 10년 세월을 돌아보는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그동안 기획했던 강연과 프로젝트, 심포지엄, 워크숍 등 각종 영상 자료들을 7개 섹션으로 나눠 관객이 찬찬히 살펴보도록 구성했다. 여러 명의 관객이 각자 헤드폰을 끼고 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계단식으로 꾸민 방과 침대에 누워서 천장에 설치된 스크린을 볼 수 있게 한 공간 구성 등이 눈길을 끈다. 내년 2월 19일까지. (02)2121-0912.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미술계 파워 1위’는 박명자 갤러리현대 회장

    ‘미술계 파워 1위’는 박명자 갤러리현대 회장

    박명자(67) 갤러리현대 회장이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을 제치고 올해 국내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로 선정됐다. 미술 월간지 ‘아트프라이스’와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는 지난 1월 15일부터 12월 15일까지 미술관, 화랑, 아트페어 등에서 미술 작가와 관람객 등 7384명을 대상으로 ‘한국 미술계를 움직이는 인물’을 조사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2005년 첫 조사 이후 지난해까지 줄곧 1위를 차지했던 홍 전 관장은 2위로 밀려났다. 홍 전 관장은 삼성 비자금 수사 여파로 2008년 4월 관장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지난해까지 계속 1위를 놓치지 않았던 터라 이번 순위 변동에 관심이 쏠린다. 박 회장은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갤러리 현대의 창업주다. 무명의 박수근 화백을 발굴한 주인공으로 지난 5월 개최한 박수근 45주기 기념전 성공 등으로 높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3위는 유희영 서울시립미술관장이 차지했고, 이호재 가나아트센터 회장과 오광수 문화예술위원장이 각각 4, 5위를 기록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2010 베스트&워스트 어워즈] (5) 전시

    [2010 베스트&워스트 어워즈] (5) 전시

    올해 최고의 전시는 광주비엔날레였다. 미술평론가, 큐레이터 등 전문가 5인에게 ‘2010 베스트 전시 3선’을 요청한 결과 2명이 광주비엔날레를 꼽았다. 광주비엔날레를 제외한 13개의 베스트 전시는 미술계의 폭넓은 스펙트럼과 다양한 관심사를 반영하듯 제각각이었다. 지난 9월부터 11월 초까지 열린 제8회 광주비엔날레는 고은 시인의 연작시 제목에서 따온 ‘만인보’를 주제로 이미지를 집중 탐구한 전시였다. 30대의 이탈리아 출신 기획자 마시밀리아노 지오니(37)가 총감독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김준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은 “광주에서 열리는 비엔날레의 본뜻을 제대로 헤아린 전시였다. 광주비엔날레의 역사에서 이처럼 거대하면서도 촘촘한 시각으로 인간 군상을 들여다본 경우는 드물었다.”고 평했다. “신작으로 현대미술의 최전선을 보여 준다는 비엔날레의 일반적인 방식과는 달리 아카이브 방식으로 접근함으로써 풍부한 콘텐츠를 확보한 점”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같은 비엔날레여도 부산비엔날레 혹평 김달진미술연구소의 김달진 소장은 “지금까지 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깜짝쇼’라는 통념을 깨고, 느림의 미학을 보여 주며 대중성 확보에도 성공한 전시”라고 호평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기획한 ‘아시아 리얼리즘’과 ‘메이드 인 팝랜드’도 좋은 전시로 꼽혔다. 아시아 근현대 미술을 폭넓게 소개한 ‘아시아 리얼리즘’전은 “기획력과 충분한 준비기간을 거친 전시”(김달진), 한·중·일 3국의 팝아트를 돌아보는 ‘메이드 인 팝랜드’전은 “진지하면서도 팝아트 특유의 재미를 살려 고급문화와 저급문화의 경계를 없앤 전시”(김윤섭 미술평론가)란 평가를 받았다. 최열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은 경술국치 100년, 한국전쟁 60년,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을 기념한 전시 3개를 베스트로 꼽았다. 간송미술관의 ‘조선망국 100주년 추념 회화전’, 서울대미술관의 ‘한국전쟁의 초상전’, 광주시립미술관의 ‘홍성담전’은 국공립 기관이 외면한 주제를 사립미술관과 대학미술관이 다뤘다는 사실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개인전 부문선 김수자·박기원 등 주목 정준모 미술평론가는 김수자의 지수화풍, 박현기 10주기전, 박기원전 등 올해 주목받았던 개인전을 베스트 전시로 꼽았다. “페미니즘과 제3세계적인 시각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독특한 전시”, “한국비디오아트의 선구자임에도 백남준에 가려졌던 작가의 재평가”, “개념적이며 진지한 상황을 연출해 내는 놀라운 힘”이라는 추천 사유를 각각 덧붙였다. 지역공동체와 예술을 창의적으로 결합한 ‘석수아트프로젝트’와 한국의 첨예한 문제들을 사진으로 표현한 ‘노순택’전(김준기), 전통과 현대의 계승을 보여 준 학고재갤러리의 ‘춘추’와 서울시립미술관의 ‘샤갈’전(김윤섭), 삼성미술관 리움의 ‘미래의 기억들’전(김달진)도 좋은 전시로 꼽혔다. ●팝랜드·샤갈전, 베스트 워스트 동시에 베스트 전시로 꼽힌 ‘메이드 인 팝랜드’와 ‘샤갈’전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전시에도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한 전문가는 ‘메이드 인 팝랜드’에 대해 “미국이나 유럽의 팝문화와는 양상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일상적인 문화를 팝이라는 일반적인 용례로 묶어 버린 점이 잘못”이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또 다른 이는 ‘샤갈’전에 대해 “서울시립미술관이 6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다시 연 샤갈전은 공공미술관의 기본 행보를 망각한 일”이라고 일침을 놨다. 그런가 하면 부산비엔날레는 “주제 선정이 밋밋했고, 그것을 풀어내는 작품들도 너무 제각각이었다.”는 혹평을 받았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도라산역 철거 벽화 원상회복을”

    경의선 철도 도라산역에 그려진 원로 화가 이반(70)씨의 벽화가 지난 5월 작가의 동의 없이 철거된 것과 관련해 문화예술계 원로 인사들이 원상 회복 촉구에 나섰다. ‘도라산역 벽화 원상회복과 예술저작권 수호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15일 서울 적선동 한국건강연대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벽화 원상회복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미술계는 물론 모든 문화예술인들의 창작 의지를 꺾어버리는 일이며 예술작품에 대한 정부의 무지와 몰이해를 만천하에 공개한 부끄러운 일”이라며 벽화의 원상회복을 위한 조치와 책임자 문책, 예술저작권 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의 정비를 요구했다. 성명에는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소설가 조정래·황석영,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이창동 영화감독, 배우 문성근·안성기, 박원순 변호사 등 각계 인사 525명이 참여했다. 도라산 벽화는 정부의 요청으로 작가가 2007년 도라산역 통일문화광장에 설치한 것이다. 통일부는 그러나 지난 5월 ‘벽화의 분위기가 도라산역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작가와의 사전 협의나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철거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그림도 즐기고… 기부도 하고

    그림도 즐기고… 기부도 하고

    세밑 미술계에 훈훈한 나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가나아트갤러리는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전관에서 송년 기획행사 ‘메리 크리스마스-그림으로 나누는 세상’을 연다. 서울SOS어린이마을 등 가나아트가 후원하는 어린이 복지시설 8곳에 그림을 걸어주는 미술 나눔 프로젝트다. 고객이 그림을 사면 구매액의 10%를 적립해 가나아트가 그에 상응하는 그림을 걸어주거나 고객이 직접 그림을 사서 자신의 이름으로 기부할 수 있다. 그림 가격도 파격적이다. 사석원, 김남표, 로이 리히텐슈타인, 프랭크 스텔라 등 국내외 작가 90여명의 소품 300여점을 20~50%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서울 신사동 코리아나미술관은 유니세프와 함께 ‘반갑다, 아우인형아!’전을 열고 있다. 유니세프의 아우인형 프로젝트는 직접 만든 헝겊 인형을 기부하거나 이미 만들어진 인형을 3만원에 입양할 수 있는 나눔 캠페인이다. 이를 통해 모아진 기금은 홍역, 결핵 등 각종 질병으로 고통받는 제3세계 어린이들의 예방접종 비용으로 사용된다. 오는 18일에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인형을 만들어 기부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열린다. 내년 1월 12일까지. 비컨갤러리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1층 로비에서 육심원, 안윤모 등 국내 작가 11명의 소품을 전시, 판매하는 ‘행복+더하기’전을 열고 있다. 27일까지며, 수익금의 일부를 불우 이웃에게 기증할 예정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낯선 듯 아닌 듯 그 묘함

    낯선 듯 아닌 듯 그 묘함

    중국, 인도 미술에 이어 동남아 작가들이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에서도 동남아 현대미술을 접할 기회가 부쩍 늘고 있다. 지난 10월 초 막을 내린 국립현대미술관의 ‘아시아 리얼리즘’전은 동남아 근현대미술을 폭넓게 소개하는 자리로 관심을 모았고, 지난 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렸던 ‘세계미술의 진주, 동아시아전’은 개성 넘치는 동남아 현대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아라리오갤러리가 9일 천안과 서울에서 동시에 개막한 ‘군도의 불빛들’전은 동남아 작가에 대한 국내 미술계의 관심을 반영하는 또 하나의 대규모 기획전이다. 전시에 초청된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6개국 13명은 자국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들로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올해 부산국제비엔날레에 참여한 딘 큐 레이(베트남), ‘세계미술의 진주’전에 소개된 레슬리 드 차베스(필리핀) 등 일부 작가를 제외하고 대다수 작가들은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 천안 전시장에 들어서면 필리핀의 부부 작가인 알프레도 앤 이자벨 아퀼리잔의 설치 작품들이 먼저 눈길을 끈다. 어부들이 신었던 낡은 슬리퍼를 엮어 만든 대형 날개와 대중교통인 지프니의 화려한 장식품으로 제작한 금속성의 조형물 등 재활용품을 활용한 작품들에선 필리핀 서민들의 애환과 사회상이 묻어난다. 필리핀 여성 작가 제럴딘 하비엘의 독특한 회화 작품도 인상적이다. 공포 영화에서 따온 장면을 그림으로 그리고, 빨간색 자수 레이스로 피를 상징하는 오브제를 입체적으로 덧붙인 그의 작품은 공포와 아름다움·유머가 뒤섞인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인도네시아의 에코 누그로호와 태국의 나티 유타릿은 부패한 정치와 사회에 대한 비판을 가벼운 이미지로 표현해 주목받는 작가들이다. 에코 누그로호는 만화 같은 대중문화 아이콘을 활용한 벽화와 카펫 작업으로 유명하고, 나티 유타릿은 동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이미지로 불합리한 현실에 메스를 가한다. 태국 작가 나빈 라완차이쿨은 다문화인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작품 소재로 삼는다. 인도계 태국인으로 일본인 아내와 결혼한 작가는 다양한 언어로 ‘나빈’이라는 이름이 쓰인 종이를 들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영상 작품을 출품했다. 영상에 나온 모습 그대로 실물 크기로 만든 작가의 조각상은 웃음을 자아낸다. 서울 전시장에 소개된 2명의 작품은 좀 더 파격적이다. 인도네시아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아구스 수와게는 배설물 그림 아래 세계적인 작가의 이름을 적어놓는가 하면, 돼지 머리뼈를 형상화한 조형물로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필리핀 작가 호세 레가스피는 가톨릭 국가에서 동성애자로 살아가는 자신의 내면을 직설적이고, 거칠게 표현한 회화 작품들을 선보인다. 서울은 내년 1월 16일까지, 천안은 2월 13일까지. (02)723-6191, (041)551-5100~1. 천안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기업·이익단체 입김… 세제개편 ‘누더기’

    올해 세제개편 핵심 내용이 엉망이 됐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각자의 입맛에 따라 변하고 잘려 나가면서 형태도 정체도 모르게 변했다. 연평도 포격 도발로 방위예산 등 세출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올해 세수는 2000억원 이상 급감할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정부가 고소득 전문직의 탈세를 막기 위해 만든 세무 검증제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의사, 변호사, 학원장 등 소위 고소득 직종 가운데 연간 수익이 5억원을 넘는 사람은 소득세를 신고하기 전 스스로 세무사나 회계사로부터 정확성을 검증받도록 한 제도다. 하지만 대한변호사협회와 의사협회 등 이익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결국 개편안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슬그머니 폐기됐다. ●국회 심의과정 심하게 변질 미술품 양도소득세 부과가 무산된 것도 이익집단 반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6000만원 이상의 고가 미술품을 거래할 때 거래 차액의 20%를 양도세로 물린다는 계획이었지만 역시 미술계의 반발로 과세 시점이 2년 유예됐다. 오일머니 등 중동지역의 외화자금을 끌어들일 방법으로 상정된 이슬람(수쿠크) 채권 과세특례제도는 기독교 단체의 반대라는 복병을 만났다는 분석이다. 해당 방안은 지난 6일 소위는 통과했지만 전체회의에서 의결되지 못했다. 소식이 알려진 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대한 외화차입선을 다변화해도 모자라는 상황에서 도대체 반대할 이유가 없는 법안까지 왜 반대하는지 정말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는 후문이다. ●국방예산 모자란 판에 세금 감소 더욱 큰 문제는 예상했던 세수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재정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점이다. 내년 국세수입은 애초 정부 계획보다 2108억원 줄게 됐다. 특히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국방예산 증액이 추진되는 상황이어서 우려가 크다. 정부가 예상한 내년 총 국세 세입예산은 187조 8469억원이었지만, 국회 세법 심의 과정에서 세수는 187조 6361억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감소분(4002억원) 이 증액되는 돈(1894억원)의 2배에 이르기 때문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고가미술품 양도세부과 2년 유예

    고가미술품 양도세부과 2년 유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가 6일 저녁 회의를 갖고 소득세 최고세율구간을 신설하는 방안을 놓고 막판 조율을 시도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입장차만 확인했다. 7일 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자유토론 끝에 표결처리하기로 했다. 소득세 조정문제를 놓고 여야 간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소득세 ‘1억원 초과’에 대해서 최고세율 과표구간을 하나 더 만들어 35%의 세율을 적용하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제시한 안은 무늬만 감세철회”라며 ‘부자감세 철회’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현재 최고세율 구간인 ‘8800만원 초과’에 대한 세율 인하도 철회해야 한다고 맞섰다. 다만 조세소위는 소득세 분야를 제외한 임시투자세액공제, 미술품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2년 연기 등 주요 쟁점사안은 의결했다. 다주택양도세 중과 완화제도도 2년 연장하기로 했다. 이날 처리된 임시투자세액공제에 대해서는 제도를 1년 연장하고 추가로 1%의 고용창출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중소기업에 적용되는 세액공제율은 6%(임투공제 5%+고용창출세액공제 1%), 수도권 과밀억제지역 외 대기업에 적용되는 공제율은 5%(임투공제 4%+고용창출세액공제 1%)가 된다. 또 미술품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 방안에 대해서도 과세시기를 2년 유예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는 6000만원 이상의 고가 미술품 거래 시 20% 양도소득세를 물리자는 입장이었으나,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이 과세시기를 2017년으로 연기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미술업계의 반대로 그동안 법안 처리에 진통을 겪었다. 이에 대해 미술계는 ‘일단 급한 불은 껐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한국화랑협회 김영민 사무국장은 “비록 미술계가 요구해온 ‘6년 유예’에는 못 미쳤지만 침체된 미술시장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소위는 이 밖에도 ▲외국인 채권 이자소득 등에 대한 탄력세율 적용 ▲이슬람채권에 대한 과세특례 등 기존에 합의했던 내용들을 의결했다. 이와 함께 현금수입업종에 대해 세무대리인이 검증을 받도록 하는 ‘세무검증제도’는 도입하지 않고, 일정금액 이상의 해외금융거래 시 반드시 과세 관청에 보고하도록 한 해외금융계좌신고제는 도입하기로 했다. 이순녀·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노웨어 보이’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노웨어 보이’

    2년 전 개봉돼 관객과 조용히 만난 ‘컨트롤’이란 작품을 기억하는지. ‘컨트롤’은 그룹 ‘조이 디비전’의 리더였던 이언 커티스의 마지막 시간을 농밀하게 기록한 작품이다. 각본가 맷 그린핼프는 ‘컨트롤’에 이어 ‘노웨어 보이’(Nowhere Boy)의 각본을 담당함으로써 위대한 영국 뮤지션 두 사람의 잘 알려지지 않은 여정을 나란히 소개했다. 커티스가 자살로 삶을 마친 것처럼, ‘노웨어 보이’의 존 레넌 또한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난 인물이다. 팬의 총격에 쓰러진 레넌이 죽은 지 30년이 되는 2010년 12월, 그를 추모라도 하듯 ‘노웨어 보이’가 한국 관객을 찾는다. 마침 지난달에는 레넌의 앨범들이 리마스터링을 거쳐 재발매된 바 있다. 그것이 팬의 귀에 바치는 선물이라면, ‘노웨어 보이’는 레넌의 청춘 시절을 목격하도록 돕는다. 영화의 제목은 비틀스의 노래 ‘노웨어 맨’에서 따왔다. 1950년대 중·후반의 영국 리버풀, 십대의 레넌(에런 존슨)은 말썽쟁이 학생이다. 보호자인 이모 미미는 어린 레넌을 키워준 고마운 사람이었으나, 그녀의 엄격한 태도는 반항기에 접어든 소년의 기질을 부채질한다. 믿고 따르던 이모부가 심장마비로 죽은 뒤, 레넌은 울적한 마음에 엄마를 더욱 그리워한다. 놀랍게도 그녀는 근처에 살고 있었고, 엄마와 아들은 재회의 기쁨을 나눈다. 그녀의 열정적이고 자유로운 스타일은 레넌이 로큰롤에 빠지는 계기를 만들지만, 미미는 과거에 아이를 버렸던 동생이 다시 레넌의 삶에 악영향을 끼칠까 봐 걱정한다. 한편 친구들과 ‘쿼리멘’이란 이름의 밴드를 조직한 레넌은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을 소개받는다. 그렇게 역사는 시작됐다. 일본감독 가와세 나오미를 키운 건 외할머니였다. 부모가 어린 딸을 버렸기 때문이다. 아버지를 찾아 나선 그녀에게 외할머니는 나쁜 애비를 왜 보고 싶은지 묻는다. ‘나의 아버지’, ‘나의 할머니’는 그 할머니와 아버지에게 쓴 작지만 소중한 편지 같은 다큐멘터리다. 감동 어린 분위기를 이끌어낼 것이란 예상과 달리, 두 영화는 소박하다. 칸영화제에서 두번이나 상을 탄 감독은 사적 다큐에 어떤 장식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투다. 미술계의 유명 작가인 샘 테일러 우드가 영화 데뷔작에 임한 태도도 비슷하다. 독특한 영화를 기대한 사람들이 의아해할 정도로 ‘노웨어 보이’는 정공법을 지킨다. 그녀는 데뷔작을 앤서니 밍켈라에게 바쳤다. 영화를 만들도록 도와준 멘토의 죽음 앞에서, 그녀는 레넌의 상처에도 굳이 현란한 포장을 더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로큰롤 스타의 빛나는 시작을 보고 싶었다면, 혹은 음악이 귀를 자극하는 영화를 보고 싶었다면 ‘노웨어 보이’는 좋은 선택이 아니다. ‘노웨어 보이’는 팝 역사상 가장 뚜렷한 족적을 남긴 남자의 트라우마에 주목한다. 그리고 레넌의 의식에 남은 상실의 흔적이 훗날 창조적 영감으로 어떻게 작용했을지 고민하고 있다. 그 결과, ‘노웨어 보이’는 십대 레넌의 초상만큼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다른 존재를 발견한다. 엔드 크레디트에 레넌의 처절한 노래 ‘마더’를 배치한 ‘노웨어 보이’는, 어쩌면 레넌의 삶에 명암을 제공했을 두 어머니의 재현에 충실한 작품이다. 레넌 역할의 에런 존슨이 눈에 먼저 들어오는 건 당연하지만, 엄마와 이모로 분한 앤 마리 더프와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의 연기가 더 인상적인 건 그런 이유에서다. 영화평론가
  • 피카소 미공개 작품 271점 소장…선물? 절도?

    피카소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 271점이 공개되어 세계 미술계가 깜짝 놀라고 있다.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이 작품들은 모두 진품. 그 소장가치만 6천만유로(약916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 남부 무앙 사르투(Mouans-Sartoux)에 사는 은퇴한 전기공 피에르 르 귀엔(71)은 70년대 당시 피카소의 여러 저택에 경보장치를 설치하는 중에 피카소와 그의 아내 재클린이 ‘선물’로 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귀엔과 그의 아내는 선물로 받은 작품을 수십 년 동안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가 공개한 것. 피카소의 아들 클로드 피카소는 진품임을 확인 했으나 “아버지가 이 많은 작품을 선물로 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적이 없고, 공개 작품들에는 아버지가 선물로 준 작품들에 해준 사인과 날짜가 없다” 며 ‘절도’ 가능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현재, 클로드 피카소의 고소로 문화재밀거래관리국은 작품들을 압수하고 경찰은 귀엔을 체포하여 출처에 대한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사진=피카소 작품을 공개한 피에르 르 귀엔과 공개된 피카소 작품중 일부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
  • ‘ yBa 스타’ 개빈 터크 첫 한국 나들이

    ‘ yBa 스타’ 개빈 터크 첫 한국 나들이

    은색 가발을 쓴 앤디 워홀, 곱슬머리의 엘비스 프레슬리, 베레모를 쓴 혁명전사 체 게베라…. 전시장 한쪽에 시대의 아이콘으로 통했던 유명 인사들의 대형 실크스크린 초상화들이 걸려 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니 뭔가 이상하다. 감쪽같이 변장했지만 작품 속 인물은 모두 같은 사람. 바로 이 전시의 주인공인 작가 개빈 터크(43)다. 1990년대 영국 미술계에 새바람을 일으킨 ‘yBa’(Young British Artists)의 일원인 터크의 국내 첫 개인전이 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설치, 평면, 조각 등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어디서 본 듯한 것들이다. 실크스크린 초상화는 앤디 워홀의 기법을 차용한 것이고, 물감을 흩뿌려 완성한 추상화는 잭슨 폴록 스타일이다. 씹다 만 껌, 두루마리 종이심, 먹다 버린 사과 등을 실물처럼 재현한 조각도 낯익다. 유명 작가의 특징을 패러디하고, 스스로 유명인으로 변장하는 작업을 통해 그가 탐구하는 주제는 정체성과 가치, 독창성에 관한 것들이다. 영국 왕립예술학교 졸업전 때 ‘개빈 터크/조각가/여기서 작업하다 1989-1991’이라고 쓴 기념패만을 설치할 정도로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에 몰두했던 그는 신화가 돼버린 유명 작가의 작품을 반복함으로써 무엇이 예술 작품에 가치와 독창성을 부여하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있다. 12월 12일까지.(02)549-757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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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음악 ● 2010 꿈의숲 오후의 휴식 7080 콘서트Ⅱ-동물원 2일 오후 3시 서울 번동 꿈의숲 아트센터 콘서트홀. 5000원. (02)2289-5401. ●기타리스트 함춘호 밴드 위드 박정현, 유리상자, 유희열, 루시드 폴 5~6일 오후 7시30분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삼성홀. 5만원. (02)3144-9114. ●아이돌 밴드 FT아일랜드 라이브 콘서트 6일 오후 7시, 7일 오후 5시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 7만 7000원. (02)517-0394. ●콘서트 라이브열전 인 대학로-크라잉넛 콘서트 5일 오후 8시, 6일 오후 6시, 7일 오후 5시 서울 동숭동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2관. 4만원. (02)762-0010. ■국악·클래식 ●2010 토요명품공연 6일 오후 4시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 국립국악원이 올해 개최하고 있는 ‘2010 토요명품공연’ 시리즈. 경풍년, 경기민요, 피리상령산, 아쟁산조, 사물놀이 등 초보자들을 위한 가·무·악 종합 프로그램. 전석 1만원. (02)580-3300. ●이연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시리즈 II 2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피아니스트 이연화가 펼치는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과 5번. 코리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협연. 2만~5만원. (02)706-1482~2. ●조이오브스트링스 정기연주회 3일 오후 8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악장인 데이비드 김과 조이오브스트링스의 만남. 모차르트 ‘아다지오 E장조’ 등. 전석 3만원. (02)3471-6686. ■연극·뮤지컬 ●연극 ‘이’(爾) 4일부터 12월 5일까지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이 됐던 작품으로 10주년 기념 공연이다. 연산군 역엔 김내하, 공길 역엔 정태우가 캐스팅됐다. 4만~6만원. 1588-5212. ●연극 ‘스카펭의 간계’ 9일까지 서울 신수동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 귀족들의 정략결혼을 하인 스카펭이 막는다는 내용의 프랑스 극작가 몰리에르의 소극. 1만 2000~2만원. 1544-1555. ●연극 ‘엄마를 부탁해’ 12월 31일까지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신경숙 소설을 무대에 올린 작품의 앙코르 공연. 손숙, 허수경, 김여진 등이 출연한다. 4만~6만원. 1544-1555. ■미술·전시 ●조용묵 ‘빵의 진화’ 7일까지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 폴리우레탄 소재의 가짜 빵으로 만든 의자, 탑, 우산 등 사물과 인물 조각. (02)720-5114. ●인도 작가 ‘투크랄 앤 타크라’전 21일까지 서울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 회화와 조각 등 순수미술과 그래픽 디자인을 넘나드는 작업을 해온 지텐 투크랄과 수미르 타그로의 국내 첫 개인전. (02)723-6191. ●키스 소니에 ‘형광룸 전’ 12월 26일까지 서울 서초동 아트클럽 1563. 1970년대 미술계 처음으로 산업 재료인 네온을 예술작품에 차용한 키스 소니에의 작품 국내 첫 전시. (02)585-5022.
  • ‘미술품 양도세’ 내년 시행 집단반발 술렁이는 미술계

    ‘미술품 양도세’ 내년 시행 집단반발 술렁이는 미술계

    20년을 끌어온 미술품 양도세부과가 이번엔 시행될 수 있을까. 미술품 양도세 시행이 두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그동안 정중동(靜中動)의 행보를 보였던 미술계가 집단 행동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인 미술품 양도세는 작고한 작가의 6000만원 이상 미술품 거래에 대해 매매차익의 20%를 과세하게 된다. 미술계는 국내 미술시장이 아직 취약한 현실에서 양도세가 부과되면 시장이 위축되고, 음성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며 반발해 왔다. 미술품 양도세는 1990년 처음 입안된 뒤 5차례 유보를 거쳐 2003년 폐지됐다가 2008년에 재도입, ‘2011년 시행’을 조건으로 그해 말 국회를 통과했다. 화랑협회, 미술협회, 평론가협회 등 20여개 미술 관련 단체는 새달 4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한국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및 방안-미술품 양도세 부과와 관련하여’를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양도세 반대 서명 운동에도 조만간 돌입할 계획이다. 국민 정서와 여론 동향을 살피며 뭍밑 작업을 해오던 미술계가 11월 중순에 열리는 국회 재경위원회 조세소위를 앞두고 전방위 행동을 통해 양도세 시행 저지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이다. 2003년에는 불과 시행 13일을 앞두고 백지화된 전례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강승규(한나라당) 의원도 지난 21일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미술품 양도세 부과를 신중히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힘을 보탰다. 하지만 미술계가 똘똘 뭉쳐 양도세 백지화를 이끌어냈던 2003년이나 양도세 부과 재입안에 반대해 140여개 화랑이 집단 휴업했던 2008년과 비교하면 ‘투쟁’ 동력은 떨어져 보인다. 양도세 반대를 주도하고 있는 화랑협회조차도 법안 폐지는 사실상 무리라고 판단하고 있다. 표미선 화랑협회장은 25일 “무조건 안 된다가 아니라 시장이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술품 수사로 불똥이 튄 ‘삼성 특검’, ‘국세청 그림 로비 사건’ 등 잇단 악재로 미술시장이 거의 개점휴업 상태라는 항변이다. 서울옥션이 올해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양도세 부과가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낙찰된 작품 646점 가운데 양도세 대상작은 29점으로 4%에 불과했지만 낙찰가로는 56%에 이르렀다. 여기에 개인 컬렉터 비중이 88%를 차지하는 현 미술시장 구조에서 양도세 부과는 치명적이라는 게 양도세 반대를 주장하는 미술인들의 하소연이다. 서울 청담동의 한 화랑 대표는 “개인 컬렉터들은 세금 자체보다 신원 노출을 꺼리기 때문에 고가품 거래를 기피하는 등 양도세 우려에 대한 여파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미술계는 현재 연간 3500억~4000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국내 미술시장 규모가 2조원 정도는 돼야 하고, 기업과 기관 등 법인 컬렉터의 비중이 50%를 넘어야 양도세가 도입돼도 미술시장이 타격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의 태도는 단호하다. 시기상조라는 미술계 주장을 받아들여 지금껏 양도세 부과를 미뤄 왔지만 조세 형평 원칙상 더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재정경제부 측은 선진국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미술품 양도세를 시행 중이라며 예고된 대로 내년 시행 방침을 재확인했다. 외국의 경우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은 미술품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스위스·뉴질랜드·홍콩 등은 양도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법안을 되돌리기에는 시간이 촉박한 데다 여론 등을 감안할 때 미술계 내부에서도 올 것이 왔다며 양도세 부과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화가인 장유호 미술협회 정책본부장은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흔들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거래의 투명성과 작품 가격의 추정 가능성 등 바람직한 측면이 크다.”면서 “거래 이력이 증명되면 박수근, 이중섭 위작 같은 문제들도 불거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사립미술관 학예실장도 “소득이 있으면 과세하는 게 당연하다. 다만 투기 목적인지 아닌지를 구분해 과세하는 등 세부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술계는 국회에서 양도세 시행을 막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시행령을 최대한 완화하는 방향의 대안도 모색 중이다. 가령 양도세 부과 기준을 1억원으로 상향조정하고, 기업 구매 시 손비(損費) 처리 기준을 현행 300만원에서 대폭 올리는 방안 등을 건의할 방침이다. 조세 형평이냐, 미술시장 활성화냐, 두 가지 갈림길에서 국회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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