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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rt 활성화, 새 길 찾는다

    K-art 활성화, 새 길 찾는다

    내일부터 미술주간 행사 개최 장기화되는 경기침체에 위작, 대작 등 각종 스캔들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술 분야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민간이 발벗고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11일부터 23일까지 ‘미술주간’ 행사를 연다. ‘미술은 삶과 함께’라는 큰 주제 아래 국·공·사립 미술관, 서울·광주·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비엔날레,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와 연계해 다양한 볼거리와 관람객 참여 행사를 마련할 예정이다. 미술주간 기간 중 전국적으로 다양한 행사를 열어 미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유도하는 한편 세계적인 컬렉터와 미술관 관계자, 기획자, 평론가, 언론매체 등 미술계 인사 100여명을 초대해 한국 현대미술의 세계시장 진출을 독려한다. 미술주간의 하이라이트는 1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KIAF다. 한국화랑협회 주최의 국내 최대 규모 아트마켓으로 올해 행사에는 16개국 170개 화랑이 참여해 다채로운 현대미술의 세계를 보여 줄 예정이다. 주빈국 대만은 아키(AKI)갤러리 등 총 11개 갤러리가 참여하며 원로, 중진 작가를 비롯해 최근 활발하게 국제미술시장에서 활약하는 청년작가들까지 다양한 구성으로 주빈국 전시를 보여 준다. 화랑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후원으로 해외의 미술계 인사를 대거 초청해 적극적인 세일즈를 펼친다. 초청인사로는 홍콩뉴월드그룹 부회장이자 컬렉터인 애드리언 청, 미국 아트딜러협회 회장 애덤 셰퍼, 미술경매회사 필립스의 로버트 먼레이 부회장, 중국계 인도네시아 컬렉터로 유즈미술관을 설립한 부디 텍, 이스라엘의 컬렉터 세르주 티로시, 프랑스의 컬렉터 실뱅 레비, 미국 아모리쇼 디렉터 벤저민 제노치오, 영국현대미술비엔날레 AV 디렉터 레베카 샷웰, 대만 컬렉터 루데 청 등이 포함됐다. 화랑협회는 KIAF 부대행사로 예술경영지원센터와 공동으로 국내외 초청인사와 미술계 및 기업 관계자, 미술애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미술시장의 활성화 및 산업화 방안을 모색하는 ‘K-Art 컨버세이션’을 진행한다. 같은 기간에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용산구 한남동 인터파크씨어터 복합문화공간 네모에서 ‘갤러리위켄드코리아 2016’을 마련한다. 국내 화랑 20여곳이 참여해 화랑별 추천작가 작품을 소개하는 갤러리 쇼케이스 전시, 국내 작가 및 해외 유명인사들이 패널로 참석해 미술계 주요 이슈를 공유하는 토크 프로그램, 네트워킹 리셉션, 갤러리와 비엔날레를 관람하는 아트투어 등 국내외 방문객들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2837억… 119억… 소더비 위작 스캔들 ‘글로벌 미술시장 발칵’

    2837억… 119억… 소더비 위작 스캔들 ‘글로벌 미술시장 발칵’

    세계 2위 경매회사 미국 소더비가 판매한 미술품이 위작으로 판명되면서 글로벌 미술품 시장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들의 위작 때문에 638억 달러(약 71조원·2015년 기준) 규모의 세계 미술품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소더비는 자사를 통해 840만 파운드(약 119억원)에 팔린 네덜란드 미술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프란스 할스(1581~1666)의 초상화 작품이 위작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더비는 2011년 중반 당사자들 간의 직접 매매 약정을 통해 익명의 미국인에게 팔았다. 그러나 해당 작품에 대해 안료 검사를 의뢰한 결과 이 작품에 사용된 안료가 17세기의 것이 아닌 현대적인 안료인 만큼 위작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소더비의 위작 스캔들은 처음이 아니다. 올해 초 르네상스 시대 독일 화가인 루카스 크라나흐(1472~1553)의 작품 ‘비너스’(1531)가 위작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소더비 작품의 신뢰도에 금이 갔다. 유럽 중부의 왕국 리히텐슈타인의 왕자가 소유주인 이 작품의 가격은 무려 2억 5500만 달러(약 2837억원)로 평가된다. 이 작품은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전시회에 전시됐다가 위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프랑스 당국에 의해 압수됐다. 이번에 위작으로 판명된 할스의 초상화와 크라나흐의 비너스 모두 소더비가 거래하는 공급처에서 나왔다. 앞서 2012년 소더비가 100만 달러에 판매한 이탈리아의 초상화가 파르미자니노(1503~1540) 작품 역시 위작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이 작품 역시 같은 공급처에서 나왔다. 소더비는 “분석 결과 해당 작품은 의심의 여지 없이 위작인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해당 작품 판매 사실을 무효화하고 구매자에게 전액 변상했다”고 밝혔다. 고미술학자인 벤도르 그로스베너는“개인적으로 ‘위작 거장’의 실력이 역대 최고 수준인 것 같다”면서 “작품의 진위 판단은 전문가와 학계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만큼 이들 위작 스캔들이 거장 작품시장에 미치는 여파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위작 뿌리뽑기 ‘미술품 유통法’ 만든다

    미술계 “무자격 딜러 근절” 환영… 일각 “진위논란 제공자에 면죄부” ‘미술품 유통에 관한 법’(이하 미술품유통법)이 제정되고 미술품을 유통·경매·판매하는 미술품유통업이 신설된다. 또 미술품 감정업 등록제가 도입되고 미술품 감정을 전문으로 하는 ‘국립미술품감정연구원’이 신설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미술품 유통투명화 및 활성화 대책’을 6일 발표했다. 미술품유통법은 내년 초까지 입법과정을 완료한 후 하반기부터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일부 규정은 2년이 경과한 뒤부터 의무화된다. 문체부에 따르면 미술품 위작의 가장 큰 문제는 누가 위작을 제작하고 유통하는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미술품 유통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 미술품 유통업을 화랑업, 미술품 경매업, 기타 미술품판매업으로 분류하고 화랑업은 등록, 미술품경매업은 허가, 기타 미술품판매업은 신고하도록 했다. 앞으로 등록·허가·신고 없이 미술품 유통을 하는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위작 범죄에 연루된 경우 허가·등록 등이 취소되거나 일정 기간 동안 영업을 할 수 없다. 문체부는 미술품 유통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문체부 내에 미술품유통단속반을 만들어 위작 단속을 강화하고 위작범죄 전문수사를 위해 특별사법경찰제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당초 공청회 등에서 논의됐던 미술품 등록제, 미술품 거래이력신고제 도입, 화랑·경매·감정업자 간 겸업 금지 등 일부 방안은 보류하거나 완화됐다. 문체부는 유통업자들이 거래하는 미술품의 이력을 자체적으로 관리할 것을 의무화해 스스로 자신이 거래하는 미술품 유통에 관한 관리책임을 갖도록 할 방침이다. 화랑·경매·감정업자 간 겸업 금지 방안의 경우 자사 주최 경매에 응찰을 못 하도록 하는 ‘이해관계 상충 방지조항’으로 변경됐다. 미술품 감정사 자격제도 도입 역시 시기상조라는 미술계 의견에 따라 앞으로 별도 연구를 거쳐 재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미술계는 공개된 전시 없이 음지에서 그림을 사고파는 소위 ‘나카마’ 중개상이 발붙일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는 데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화랑 관계자는 “무자격 딜러들과 그림 도매상들이 2차 거래를 주도하면서 위작이 유통돼도 손을 쓸 수 없었다”면서 “작가의 신작을 소비자와 연결해 주는 화랑들이 본연의 유통업을 할 수 있고, 위작거래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게 된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위작 감정을 둘러싼 논란을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미술품감정 전문가인 이동천 박사는 “감정업 등록제는 결국 기존 진위 논란의 원인제공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새롭게 시작하라고 하는 것”이라며 “과거 청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설되는 국립미술품감정연구원과 관련해선 “의도는 좋지만 주먹구구식 감정을 하는 비전문가들로 구성된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명패만 그럴듯하게 만들 것이 아니라 담당 공무원, 사법경찰들에게 제대로 감정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관람객은 예술의 생산자”… 뭘 느꼈나 그것이 예술이다

    “관람객은 예술의 생산자”… 뭘 느꼈나 그것이 예술이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삼성미술관리움. 기획전시실 입구로 들어서면 천장에 매달린 환풍기가 불규칙하게 회전하며 공간을 가로지르고 있다. 한 층 아래로 내려가면 아이보리색 쿠션 같은 물질이 한쪽 벽을 가득 메우고 있다. 먼 곳에서 온 듯한 낯선 자연물에서는 익숙지 않은 특이한 냄새도 난다. 그 맞은편에는 천장에 수직으로 걸려 있는 두 개의 나선이 빙글빙글 돌면서 끝없이 위로 올라가는 것 같은 환영을 만들어 낸다. 그 옆방으로 이동하면 스테인리스스틸 거울로 된 마름모꼴 판으로 이뤄진 벽이 있다. 마치 만화경처럼 수많은 이미지가 무한 증식되지만 정작 나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그걸로 끝이 아니다. 아래에서 위로 솟구치는 폭포도 있고, 원인지 삼각형인지 구분이 안 가는 신기한 설치물이 찬란한 빛을 발하며 공중에 걸려 있다. 불가능한 것이 없어 보이는 신기한 세상이 펼쳐진다. ●90년대 초 작품 등 22점 전시 리움이 올 하반기 기획전으로 현대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인 올라푸르 엘리아손(49)의 대규모 개인전을 마련했다. 아이슬란드계 덴마크 출신인 엘리아손은 시각 예술에 기반해 자연, 철학, 과학, 수학, 건축 등 여러 학문과 융합한 작품을 선보이며 예술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경험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시 설명회에서 엘리아손은 “예술이란 우리 내면에 있지만 아직 말로 표현되지 않은 감정을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믿는다”면서 “예술가는 그 감정을 이끌어낼 뿐이고, 당신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바로 예술”이라고 말했다. 국내 미술관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의 개인전은 ‘세상의 모든 가능성’이란 제목을 달고 작가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1990년대 초부터 최근의 대표 작품 22점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은 미술관이라는 인위적인 공간에 물, 바람, 이끼, 돌과 같은 자연요소를 들여오거나 기계로 만들어진 유사 자연현상, 빛과 움직임, 거울을 이용한 착시효과, 다양한 시각 실험을 특징으로 한다. 이런 작품들은 오감을 자극하고 뜻밖의 즐거움을 경험하게 하며 언어와 문화를 뛰어넘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감상자의 경험을 작품 일부로 북부 아이슬란드의 순록 이끼를 설치해 미술관에서 낮선 자연환경을 접하게 만드는 ‘이끼 벽’(1994), 중력이라는 자연의 순리를 거슬러 자연과 문명의 미묘한 대립을 드러내는 ‘뒤집힌 폭포’(1998)가 그런 예다. 마름모꼴의 스테인리스스틸 판과 그것의 반영이 만들어내는 ‘자아가 사라지는 벽’(2015)은 엘리아손의 오랜 협력자였던 수학자 겸 건축가 아이너 톨스타인이 개발한 단위체 구조물에 기반한 작품이다. 철학적으로 현상학에 기반을 둔 엘리아손의 작품은 대상을 인식하는 주체에 따라 작품의 감상포인트가 달라지고, 그런 감상자의 경험을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이는 것이 특징이다. 검은 바탕에 1000여개의 유리 구슬을 박아 우주에서 관찰되는 성운을 연상하게 하는 작품 ‘당신의 예측 불가능한 여정’(2016) 에 대해 엘리아손은 “잠시 불을 끄고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라고 주문하는 작품”이라며 “반짝이는 유리구슬 중에서 관람자 개인의 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연-예술 경계 허문 ‘무지개 집합’ 2016년 신작 ‘무지개 집합’은 자연현상을 예술로 끌어들여 새로운 감각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엘리아손의 예술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안개처럼 물방울이 분사되는 지름 13m에 달하는 원형구조물 안으로 들어가면 물방울과 천장의 조명기구에서 나오는 빛으로 만들어지는 무지개를 감상할 수 있다. 암실처럼 어두운 블랙박스 공간에서 물안개가 퍼지고 물방울이 빛과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무지개 띠는 마치 대기에서 춤을 추는 오로라를 보는 것처럼 신비롭다. 엘리아손은 “관람객이 움직이면 관점도 바뀌는데 이는 작품이나 세계가 결국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진다는 의미”라며 “관람객은 예술의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이고, 나는 무지개가 뜨는 기계를 만드는 사람일 뿐”이라고 말했다. 세상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주체로서 예술의 긍정적인 힘을 믿는 올라푸르 엘리아손의 작품세계는 비단 미술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유엔기후협약총회에 맞춰 옥외에 빙하 작품을 설치하고, 사회적 기업활동으로 태양전지로 가동되는 ‘작은 태양’을 만들어 에너지 빈국 사람들에게 빛을 선물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전시는 내년 2월 26일까지.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설치미술가 이불, 佛 공로훈장 받는다

    설치미술가 이불, 佛 공로훈장 받는다

    파리서 ‘새벽의 노래 Ⅲ’ 전시 등 한국 -프랑스 문화 교류에 협력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설치미술 작가 이불(52)이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예술 분야 협력을 이끈 공로로 프랑스 문화예술 공로훈장을 받는다고 주한 프랑스 대사관이 27일 밝혔다. 이불은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기념하는 공식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파리의 팔레드도쿄 내 ‘명예의 공간’에서 대형 설치작품 ‘새벽의 노래 Ⅲ’를 전시했고, 북부도시 릴에서 열린 기획전시 ‘서울, 빨리빨리’전에 출품해 동시대 한국의 예술을 프랑스에 알렸다. 서훈식은 새달 7일 오후 서울 서소문로 주한 프랑스 대사관저에서 열린다. 그동안 국내 인사 가운데는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과 영화배우 윤정희·피아니스트 백건우 부부, 패션 브랜드 루이까또즈를 운영하는 전용준 태진인터내셔널 회장 등이 이 상을 받았다.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한 후 1980년대 말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불은 다양한 퍼포먼스와 설치, 오브제 작업을 통해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억압과 성 상품화 등을 비판했다. 1990년대 들어 과장된 신체와 괴물 형태의 조형물을 이용한 사이보그 시리즈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1997년 뉴욕 현대미술관(MoMA) 초대전에서는 날생선의 썩어 가는 냄새를 끌어들이는 파격적인 시도로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1999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상 수상에 이어 프랑스 퐁피두아트센터 등 주요 해외 미술관에서 전시를 열었다. 2000년대 이후부터 최근까지 개인의 기억과 경험을 인류의 역사적 사건과 결합시켜 성찰과 비판의 시각을 제시하는 ‘나의 거대서사’ 시리즈를 이어 가고 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떨리는 손으로… 94세 노장의 따뜻한 드로잉

    떨리는 손으로… 94세 노장의 따뜻한 드로잉

    올해 94세인 백영수 화백은 김환기, 권옥연, 이중섭, 장욱진 등이 참여한 신사실파 동인 중 유일한 생존자다. 머릿속, 가슴속에 주체할 수 없는 예술혼을 간직한 채 70여년간 작품활동을 해 왔지만 그에게는 아직까지도 그리고 싶은 것이 많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는 한국 추상회화 1세대인 백 화백의 최근작과 대표작품 40여점을 모아 오는 23일부터 10월 23일까지 전시한다. 개막을 앞두고 휠체어를 타고 오랜만에 바깥나들이를 한 백 화백은 “화가가 좋은 전람회를 하는 것만큼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느냐”며 “날 잊지 않고 전시회를 열어 줘 고맙다”고 말했다. 2012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회고전 이후 4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그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제작한 드로잉과 콜라주 작품 25점이 전시된다. 백 화백의 부인 김명애(68)씨는 “겨울에 굉장히 건강이 안 좋아서 선 하나 긋기도 힘들 때인데 전시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이를 악물고 드로잉을 완성하셨다”고 전했다. 갤러리 1층에는 백 화백이 떨리는 손으로 그린 드로잉, 프랑스에 거주하는 딸이 보낸 선물상자를 이용한 콜라주 작품이 걸렸다. 지하에는 1977년 이후 백 화백의 대표작으로 각인된 모자상 시리즈 등 작가의 주요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남자 아이를 꼭 껴안은 어머니, 새와 나무, 산과 초가집 등 정감 어린 소재를 간략한 선과 부드럽고 깊이 있는 색조로 표현한 작품들은 따뜻하다. 백 화백은 ‘왜 모자상을 즐겨 그리셨느냐’고 묻자 느릿한 어투로 “아이하고 엄마는 떼어 놓을래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아이는 엄마 품을 생각하고 엄마는 아이를 영원히 잊지 않습니다”라고 답했다. 백 화백은 1922년 수원에서 태어나 두 살 때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오사카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다. 2차대전이 끝날 무렵인 1944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1947년 ‘새로운 사실을 표방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신사실파를 창립해 해방 후 최초로 추상적 경향의 화풍을 추구해 나갔다. 한국미술계의 거장들과 교유하며 활동하던 그는 가족과 함께 1977년 프랑스로 건너가 35년간 유럽무대에서 활동했다. 백 화백은 “다른 사람들은 다 죽었는데 나만 운이 좋아 살아 있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한국 추상회화 1세대 백영수 화백 23일 개인전

    한국 추상회화 1세대 백영수 화백 23일 개인전

     올해 94세인 백영수 화백은 김환기, 권옥연, 이중섭, 장욱진 등이 참여한 신사실파 동인 중 유일한 생존자다. 머릿속, 가슴속에 주체할 수 없는 예술혼을 간직한 채 70여년간 작품활동을 해 왔지만 그에게는 아직까지도 그리고 싶은 것이 많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는 한국 추상회화 1세대인 백 화백의 최근작과 대표작품 40여점을 모아 오는 23일부터 10월 23일까지 전시한다.  개막을 앞두고 휠체어를 타고 오랜만에 바깥나들이를 한 백 화백은 “화가가 좋은 전람회를 하는 것만큼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느냐”며 “날 잊지 않고 전시회를 열어 줘 고맙다”고 말했다. 2012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회고전 이후 4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그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제작한 드로잉과 콜라주 작품 25점이 전시된다. 백 화백의 부인 김명애(68)씨는 “겨울에 굉장히 건강이 안 좋아서 선 하나 긋기도 힘들 때인데 전시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이를 악물고 드로잉을 완성하셨다”고 전했다. 갤러리 1층에는 백 화백이 떨리는 손으로 그린 드로잉, 프랑스에 거주하는 딸이 보낸 선물상자를 이용한 콜라주 작품이 걸렸다. 지하에는 1977년 이후 백 화백의 대표작으로 각인된 모자상 시리즈 등 작가의 주요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남자 아이를 꼭 껴안은 어머니, 새와 나무, 산과 초가집 등 정감 어린 소재를 간략한 선과 부드럽고 깊이 있는 색조로 표현한 작품들은 따뜻하다. 백 화백은 ‘왜 모자상을 즐겨 그리셨느냐’고 묻자 느릿한 어투로 “아이하고 엄마는 떼어 놓을래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아이는 엄마 품을 생각하고 엄마는 아이를 영원히 잊지 않습니다”라고 답했다.  백 화백은 1922년 수원에서 태어나 두 살 때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오사카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다. 2차대전이 끝날 무렵인 1944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1947년 ‘새로운 사실을 표방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신사실파를 창립해 해방 후 최초로 추상적 경향의 화풍을 추구해 나갔다. 한국미술계의 거장들과 교유하며 활동하던 그는 가족과 함께 1977년 프랑스로 건너가 35년간 유럽무대에서 활동했다. 백 화백은 “다른 사람들은 다 죽었는데 나만 운이 좋아 살아 있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생애 첫 ‘미술품 컬렉션’ 장만할 찬스!

    국내 유명 화가와 신진 작가들의 미술품을 한자리에서 만나고, 직접 경매를 통해 구입할 수 있는 ‘2016 아트경기 스타트업’이 22일부터 28일까지 판교테크노밸리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국내 미술시장 발전과 신진 작가 육성, 미술 문화 체험기회 제공을 위해 경기도가 마련한 공공미술축제다. 경기도는 지난해 제정된 ‘경기도 사고파는 미술품 거래소 설립 및 운영 조례’의 실천 방안을 놓고 다각적인 검토 끝에 시범사업으로 이번 아트경기 스타트업을 추진하게 됐다. 미술품 경매대행사인 에이트 인스티튜트(www.ait.or.kr)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121명 작가의 총 157개 작품이 선보인다. 참여 작가들은 신진 53명, 중진 54명, 유명 작가 14명 등으로 이 가운데 경기도에 거주하거나 작업실을 갖고 있는 작가가 약 80%인 95명에 이른다. 이강소, 이세현, 정현 등 국내 미술계를 대표하는 유명 작가는 물론 박미나, 안윤모 등 중진 작가가 다수 참여한다. 신진 작가들의 경우 개인전 개최 5회 이상의 실력파들로 구성했다. 전체 출품작 157점 가운데 90여점이 500만원 이하로 책정돼 평소 미술품 구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나 기업에 첫 컬렉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최 측은 밝혔다. 행사 마지막 날에는 50여점을 대상으로 전문경매사가 주도하는 공공경매가 진행된다. 전시 판매 및 경매 모두 미술품 구입에 따른 별도의 수수료는 없으며 판매(경매) 금액의 20%는 경기문화재단에 기부돼 향후 경기도 주관 미술 공공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전시 기간 중 매일 2회 도슨트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와 출품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현장에서 직접 들을 수 있다. 문의 에이트 인스티튜트. (02)515-8140.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물방울 작가’ 김창열미술관 24일 제주도서 개관 행사

    ‘물방울 작가’ 김창열미술관 24일 제주도서 개관 행사

    ‘물방울 작가’ 김창열미술관이 오는 24일 개관한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문예술인 마을에 들어선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은 김 화백이 한국전쟁 당시 제주에 머물렀던 인연으로 자신의 대표작품 220점을 기증해 제주도가 92억원을 들여 지상 1층, 연면적 1587㎡ 규모로 최근 완공했다. 김 화백은 파리에서 활동하던 1972년부터 영롱한 물방울을 소재로 그리면서 ‘물방울 작가’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대중적인 인기와 함께 국내 및 해외 미술계에서도 미학적 논의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등 한국 현대미술에 큰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관 행사는 24일 오후 2시 30분 미술관 야외특설무대에서 열리며 25일부터는 ‘존재의 흔적들’이란 개관전이 열린다. 내년 1월 22일까지 열리는 ‘존재의 흔적들’은 김 화백의 기증 작품을 연대기적 접근으로 시대별 대표작들로 구성, 김 화백의 전반적인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게 했다. 김창열미술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개관을 기념해 3개월 동안은 무료로 운영된다. 이후 입장료는 성인 1000원, 청소년 700원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다시 본다, 기성 권위·제도에 저항했던 예술

    다시 본다, 기성 권위·제도에 저항했던 예술

    기존의 기준을 부정하고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는 예술적 경향을 아방가르드 예술이라고 부른다. 1960년대 서구에서 풍미했던 아방가르드 미술은 1960년대 후반부터 한국 미술 무대에서도 전위예술, 실험미술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됐다. 요즘 한국 미술계에서는 아방가르드 미술에 대한 재조명이 한창이다. 지난 3일부터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을 주제로 열리고 있는 부산비엔날레 중 부산시립미술관의 프로젝트1은 한국·중국·일본 3개국의 5명 큐레이터들이 각국의 자생적 아방가르드를 조망하고 있다. 윤재갑 부산비엔날레 총감독은 “기성의 권위나 제도에 대해 각자의 독특한 방식으로 사고 전환의 가능성을 제시해 주었던 아방가르드미술이 한·중·일 3국에서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한번쯤 정리해 보고자 기획한 예술사적인 의미의 전시”라고 소개했다. ●中 문혁~ 원명원 사태, 현대미술 변화 보여줘 중국의 경우 구어샤오엔 베이징 민생현대미술관 부관장이 큐레이팅을 맡아 1976년 문화대혁명이 끝난 직후부터 1996년 원명원 사태까지 일련의 저항과 갈등을 통한 중국 현대미술의 태동과 변화를 보여준다. 알몸으로 만리장성을 걷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던 마리우밍의 C프린트 사진과 황용핑의 등나무 의자에 펄프를 바른 ‘장서계획-의자’ 등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작품들이 출품됐다. ●日 2차대전 패배·고도성장의 모순에 저항 일본은 히로시마 원폭 투하 이후부터 1980년대 말까지 나타난 전위예술, 모노하, 슈퍼플랫 등 미술운동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사와라기 노이 다마미술대학 교수, 다테하라 아키라 사이타마 시립근대미술관 관장, 우에다 유조 갤러리Q 디렉터가 큐레이터로 참여했다. 2차 대전 패전으로 인한 패배의식과 전후 고도성장 이면에서 발견되는 불합리성과 모순을 미술을 통해 저항하려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공간의 미술에 천착해 온 현대미술가 호리 고사이가 1971~72년 보였던 헌 신문지와 천을 이용한 퍼포먼스 ‘혁명’이 한 방을 채웠다. 젊은 예술가그룹 침·폼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희생자를 추모하는 종이학 무덤 ‘파빌리온’, 야나기 유키노리의 네온 설치작품 ‘헌법 제9조’, 영상물 ‘26일의 처형’ 등이 눈길을 끈다. ●韓 제도권에 이의제기… 미술의 잠재성 주목 한국은 김찬동 경기문화재단 뮤지엄본부장이 큐레이팅을 맡아 196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중반시기에 대두한 전위예술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소개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기성제도권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제도를 넘어서기 위해 전위적이며 실험적인 작업을 추구해 온 작가들을 조망함으로써 한국 미술의 다양한 잠재성을 재평가하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국내 최초의 퍼포먼스로 알려진 1967년 ‘청년작가연립전’의 영상과 1970년 제4집단이 서울 대학로에서 가진 ‘기성문화예술의 장례식’ 퍼포먼스를 재연한 영상도 볼 수 있다. 볼펜긋기로 잘 알려진 최병소를 비롯해 신영성, 하종현, 하용석, 홍명섭, 강국진, 김동규 등 다양한 재료를 시각예술에 들여왔던 작가들의 초기 작품들이 소개된다. 이승택의 1970년 퍼포먼스 ‘바람-민속놀이’ 장면이 사진으로 되살아나 선보였고 대구지역 현대미술운동을 주도했던 이강소의 설치작품 ‘무제-75031’, ‘비커밍’이 재현됐다. ●문명의 비대칭성·현실 비판 보여준 김구림 ‘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자’ 김구림과 ‘논리적 행위예술’로 관심을 모았던 이건용의 작품은 부산비엔날레뿐 아니라 서울의 화랑에서도 볼 수 있다. 김구림은 1969년 실험그룹인 ‘제4그룹’을 결성하고 한국 현대사회의 기성문화를 비판한 ‘콘돔과 카바마인’, ‘기성문화예술의 장례식’ 등 일련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던 작가다. 삼청로 아라리오 갤러리에서는 ‘삶과 죽음의 흔적’이라는 제목으로 대형 설치, 영상 및 조각 등 김구림의 신작 7점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장 지하 1층에서는 우리 문명의 비대칭성을 보여주는 설치작품 ‘음양 15-S’를, 1층에서는 어린 생명을 유기하는 잔혹한 현실을 비판한 ‘음양 16-S’가 각각 설치돼 있다. ●이건용, 전성기때의 신체드로잉 시리즈 소개 이건용은 1970년대 한국 행위미술, 개념미술의 도입과 발전에서 중요한 획을 그은 작가다. 그는 1975년 발표한 ‘동일면적’과 ‘실내측정’을 시작으로 1970년대 후반까지 약 5년간 40개가 넘는 행위미술 작품을 발표했다. 작가는 “1970년대 한국 사회의 감정적이고 비논리적인 태도와 행동들에 대한 일종의 처방으로 논리 혹은 논리적인 것을 제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갤러리현대는 이건용이 자신의 행위미술을 지칭해 온 용어 ‘이벤트-로지컬’을 제목으로 작가의 예술적 전성기 시절 선보인 신체드로잉 시리즈를 소개한다.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37개국 101명의 현대미술 작가들, 예술의 본질에 귀 기울이다

    37개국 101명의 현대미술 작가들, 예술의 본질에 귀 기울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 축제 ‘2016광주비엔날레’가 1일 개막식에 이어 66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마리아 린드가 예술총감독을 맡은 올해 광주비엔날레는 ‘제8기후대(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를 주제로 37개국 101명의 작가 참여해 회화, 설치,영상 등 252점을 선보인다.  개막식에 앞서 1일 광주비엔날레 전시장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린드 감독은 “전세계적으로 예술의 도구화, 상업 예술시장의 팽창 등 예술제반조건의 과도한 팽창에 대한 우려가 증폭하는 시점에서 예술을 중앙 무대에 올려놓고자 하는 기획 의도를 담고 있다”며 “추상적이고 상상력이 가득한 공간에서 오늘날 동시대 예술이 어떻게 기능하는지에 대한 답을 지속적으로 찾아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주제 ‘제 8기후대’는 미래를 예측하고 미래에 대해 무언가를 행할 수 있는 예술의 능력과 역할에 대한 탐구와 기대를 강조하는 개념이다. 예술의 역할 중 ‘사회와의 매개성’ 철학에 입각해 기획된 만큼 지역주민과의 소통, 사회적 실천 가능성을 부각시킨 것이 이번 비엔날레의 특징이다. 키고 있다. 전시장소를 광주비엔날레전시관 이외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의재미술관, 무등현대미술관, 우제길미술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서구문화센터 앞 전광판 등 8곳의 외부 전시장으로 확대한 것도 이런 배경이다. 외부 전시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상상력으로 충만한 ‘제 8기후대’를 완성한다는 것이 기획의도다. 전시 외에 프로그램도 오프닝 퍼포먼스와 포럼, 시민 참여 프로그램, 광주비엔날레 특별전과 기념전, 포트폴리오 리뷰 프로그램 등 다양하다.  올해 전시에는 권역별로 유럽 18개국에서 44 작가, 아시아 11개국에서 32 작가를 비롯해 북미, 남미, 오세아니아, 아프리카에서 국제 미술계의 스타작가부터 신진작가까지 참여해 현대미술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지난 해 부터 작가들이 광주를 방문하면서 현지 주민들과 지역 밀착형 현장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물들을 전시에 반영하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1전시관에서는 41명의 작가들의 다양한 장르 작품들이 파티션없이 전시돼 만화경적인 풍경과 ‘카오스’적인 풍경을 만들었다. 입구에 들어서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주요거점이자 토론의 장이었던 광주시 계림동 녹두서점을 재현한 도라 가르시아의 신작 ‘녹두서점-산자와 죽은자, 우리 모두를 위한’을 만날 수 있다. 가벽 설치를 최소화하면서 비디오, 프로젝션 등 영상작품만을 배치해 공간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 2전시실에서는 필립 파레노의 드로잉을 LED조명과 사운드로 발전시킨 작품 ‘삶에 존재하는 힘을 넘어설 수 있는 율동적 본능을 가지고’가 설치됐다. 3전시실은 독립적인 영역을 만들면서도 열린 공간에 작품들을 설치했다. 장난감 레고블럭으로 독일 군용탱크기판을 실사이즈로 확대한 나타샤 사드르 하기기안의 작품, 광주에 머물며 지역학생들과 함께 작업한 미하엘 보이틀러의 작품 ‘대인 소시지가게’를 만날 수 있다. 4전시실은 테헤란에서 활동하는 모니르 샤루디 팔만팔마이언의 섬세한 거울공예 작품이 걸렸다. 5전시실은 성과 페미니즘 논의에 기반한 여성 퀴어문화를 주요 주제로 다뤄온 폴린 부드리와 레나테 로렌스의 영상 및 LED 조명작품이 중앙에 설치됐다.  외부 전시공간 중 암스테르담에서 활동하는 사스키아 누어 판 임호프는 무등산 자락에 위치한 우제길 미술관에서 작품 ‘# +26.00’을 선보이며 뉘른베르크와 로테르담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베른 크라우스는 광주시민과 등산객, 여행자 등이 참여할 수 있는 ‘이름없는 정원’을 무등현대미술관에서 제작했다. 무등산 국립공원내 의재미술관에서는 스톡홀름에서 활동하고 있는 구닐라 클링버그가 한국의 풍수지리와 오행, 산 등을 연결해 작품화한 ‘고요함이 쌓이면 움직임이 생긴다’을 전시하고 있다.  광주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2017 대학 수시 뚫어라] 홍익대학교, 미술계열 모집인원 100% 비실기전형

    [2017 대학 수시 뚫어라] 홍익대학교, 미술계열 모집인원 100% 비실기전형

    홍익대 서울캠퍼스는 올해 수시모집에서 지난해 대비 200명 증가한 1576명을 선발한다. 세종캠퍼스는 832명을 뽑는다. 학생부교과전형은 인문계열, 자연계열, 미술계열, 캠퍼스자율전공 모든 모집단위에서 실시된다.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성적 100%로 합격생을 선발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서울캠퍼스가 캠퍼스자율전공과 미술계열(예술학과 제외)에서 실시하고, 세종캠퍼스는 전체 모집단위에서 운영한다. 서울캠퍼스자율전공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부교과 45%와 서류평가(학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 55%로 선발한다. 세종캠퍼스 일반계열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부교과 45%와 서류평가(학생부) 55%로 선발한다. 미술계열은 전년도와 같이 모집인원의 100%를 비실기전형으로 선발한다. 미술계열의 학생부종합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성적으로 6배수를 선발하고 1단계 합격자를 대상으로 미술활동보고서를 받은 뒤 2단계에서는 1단계 교과성적 70%와 서류평가(학생부, 미술활동보고서) 30%로 3배수를 선발한다. 이어 3단계에서 교과성적 40%, 서류평가 30%와 면접평가 30%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서울캠퍼스 논술전형에서는 인문 및 자연계열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시험 시간은 120분이다.
  • [2017 대학 수시 뚫어라] 동덕여자대학교, 학교생활우수자전형 2단계서 자소서 평가

    [2017 대학 수시 뚫어라] 동덕여자대학교, 학교생활우수자전형 2단계서 자소서 평가

    동덕여대는 올해 수시모집에서 ▲동덕창의리더전형 ▲고른기회전형Ⅰ·Ⅱ ▲학교생활우수자전형 ▲일반(실기고사) ▲특기자 ▲특성화고 등 고졸재직자 특별전형을 통해 신입생 798명을 모집한다. 학생부교과전형인 학교생활우수자전형은 1단계에서 내신 100%로 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서류평가 30%·1단계 성적 70%로 최종 합격자 265명을 뽑는다. 다른 대학의 교과 100% 전형과 달리 단계별 전형을 시행해 2단계 자기소개서 작성이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경쟁률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어 학생부 교과 평균 등급이 다소 낮더라도 학교생활을 충실히 한 경우 지원해 볼 만하다. 동덕창의리더전형, 고른기회전형Ⅰ·Ⅱ, 특성화고 등 졸업재직자전형으로 구분한 학생부종합전형은 257명을 뽑는다. 동덕창의리더전형은 인문·자연, 디자인, 미술계열로 나뉜다. 1단계는 서류 100%, 2단계는 성적과 면접을 계열마다 다른 방식으로 적용한다. 고른기회전형Ⅰ·Ⅱ는 2단계 개별면접에서 발표면접을 실시하지 않는다. 재직자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및 제출서류에 대한 서류평가 30%와 면접 70%로 합격자를 가린다. 김영민 입학처장은 “학생부 위주 전형이 확대돼 교과 및 비교과활동을 꾸준히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소개서를 신중하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생활우수자전형 및 특기자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된다”고 소개했다.
  • 작가 300명의 작품, 한 번에 본다

    작가 300명의 작품, 한 번에 본다

    국내 유일의 국립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 경복궁에서 개관해 1973년 덕수궁 석조전으로 이전했다. 1986년 지금의 과천관으로 옮겨 관람객을 맞기 시작했다. 그리고 30년이 지난 현재 누적 전시 횟수 316회, 누적 관람객 수는 약 1901만명을 기록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 30주년을 기념해 야심 차게 특별기획전을 마련했다. 전시 제목은 ‘달은, 차고, 이지러진다’. 그동안의 주요 성과인 소장품을 중심으로 작품을 하나의 생명주기를 가진 생명체로 보고 마치 달을 탐사하듯 예술의 기원과 해석, 생애와 운명의 비밀을 좇아가는 경로를 보여 주겠다는 게 기획 의도다. 그러나 주제가 지나치게 현학적인데다 전시가 논문 구성처럼 복잡하게 나열돼 있고 출품작과 작가가 방대한 탓에 공간은 산만하다. 의욕적으로 펼쳐 보였으나 관람객들이 제대로 기획 의도를 이해하고 작품 감상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특별전답게 이번 전시에는 과천관 전관이 전시공간으로 활용된다. 일부가 아닌 8개 전시실과 중앙홀, 회랑 등 미술관의 모든 공간이 한 전시를 위해 사용되기는 처음이다. 한국 현대미술의 지형을 구성하는 주요 작가 300명의 작품과 자료, 신작 등 전시 작품 수만도 총 560여점에 이른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은 7840점으로 과천으로 신축 이전한 후 수집한 작품은 전체 소장품의 74%에 해당하는 5834점이다. 강승완 학예실장은 “작품을 중심축에 두고 작가, 미술계, 제도, 관람객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예술의 전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작품이 탄생한 시대적 배경, 제작, 유통, 소장, 활용, 보존, 소멸, 재탄생의 생명주기와 작품의 운명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하고자 기획된 이번 전시는 크게 ‘해석’, ‘순환’, ‘발견’의 3가지 주제로 나뉜다. ‘해석’은 다시 1부 ‘확장’과 2부 ‘관계’로 구성된다. 서로 다른 분야의 작가, 기획자, 연구자가 협업을 통해 소장품을 둘러싼 다층적인 소통을 시도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의 ‘다다익선’ 주위에 밧줄이 얼기설기 둘러쳐진 것은 이승택 작가의 신작 ‘떫은 밧줄’이다. 작품들은 1층부터 3층까지 분산 전시돼 있다. 2부 ‘관계’는 미술관의 소장품 16쌍을 일대일로 비교전시해 놓은 공간이다. 막달레나 아바카노비치의 ‘안드로진과 수레바퀴’와 임응식의 ‘노점수레’, 베른트&힐라 베허의 ‘벽과 배관’ 사진 시리즈와 노순택의 ‘얄읏한 공’, 데이비드 호크니의 사진 콜라주 작품 ‘레일이 있는 그랜드 캐년 남쪽 끝’과 황인기의 ‘몽유-몽유’ 등이 나란히 전시돼 있다. 두 번째 대주제 ‘순환’은 1부 ‘이면’과 2부 ‘이후’로 구성된다. 이면에서는 소장작품의 탄생과 그 이후의 궤적을 다루면서 작품들의 이면을 조망한다. 박서보의 ‘원형질 1-62’, 정상화의 ‘무제’를 벽에 걸어 두지 않고 전시 공간 한가운데 세워 놓아 관람객들이 캔버스 뒷면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후’에서는 전체를 4개의 영역으로 나눠 미술작품이 완성된 이후 새롭게 탄생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대미술의 개념을 다룬다. 비누로 조각을 만들어 놓고 실제 화장실에 비치해 사용하도록 하는 신미경의 ‘화장실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3층을 구성하는 주제는 ‘발견’이다. 미술관 소장품 가운데 여러 가지 사유로 그동안 전시되지 못한 작품을 재조명한다. 주로 설치, 영상, 사진 등의 작품들로 과거의 작품을 기반으로 새로운 작품을 제작한 이기봉,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김미현과 사진작가 고낙범은 과거와 현재의 작품을 비교해 작품세계가 어떤 형태로 변화했는지를 보여준다. 이 밖에도 2층에서는 ‘아카이브 프로젝트: 기억의 공존’전을 통해 국립현대미술관의 과천 이전 배경과 건축 과정, 개관 특별전, 조각공원의 조성, ‘다다익선’의 설치와 역대 전시 등 30년간의 주요 사건과 활동을 보여 준다. 3층 통로에서는 과천관 내·외부 공간을 무대 삼아 국내외 건축가 30팀이 만들어 낸 새로운 미술관 이미지를 통해 과천관의 현대적 가치를 제고하는 공간 변형 프로젝트도 진행된다. 전시는 내년 2월 12일까지 계속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미술자료전문가 김달진 관장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미술자료전문가 김달진 관장

    “국립현대미술관 첫 출근일은 1981년 9월 23일, 결혼 날짜는 1982년 12월 20일입니다. 아직 기사 마감 전이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다음날 그가 이런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왔다. 인터뷰 때 정확한 날짜를 얘기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이후로도 여러 차례 도움 될 만한 정보와 자료들을 문자와 이메일로 알려 왔다. 참 꼼꼼하고 철두철미하다 싶었다. 김달진미술연구소와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을 이끌고 있는 김달진(61) 관장은 그런 사람이다. 아마도 이런 섬세함과 집요함이 한국 근현대 미술자료 수집과 연구 분야의 독보적 존재로 지금의 그를 있게 했으리라. -“신문 쪼가리 모아서 밥은 어떻게 먹고살려는지…쯧쯧.” 어른들은 하나같이 혀를 찼다. 그럴 만도 했다. 한창 공부에 집중해야 할 고등학생이 신문이건 잡지건 서양 명화가 실린 자료라면 닥치는 대로 오려서 스크랩하는 데 정신이 팔려 있으니 나중에 밥벌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을 게다. 나도 앞날이 걱정되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당장은 좋아하는 취미가 우선이었다. 비록 인쇄물이긴 해도 르누아르, 피카소, 천경자, 박수근의 그림을 모으는 기쁨은 컸다. 고교를 졸업할 때 내가 모은 미술자료는 스크랩북으로 10권이나 됐다. 결과적으로 이 자료들이 내 밥벌이의 든든한 밑천이 됐다. -충북 옥천에서 5남 1녀의 막내로 태어난 나는 초등 4학년 때 어머니를 여읜 뒤 셋째 형님을 따라 대전의 중학교로 진학하면서 수집에 관심을 갖게 됐다. 시작은 껌종이, 담뱃갑, 우표 등이었다. 기념우표가 나오면 가장 먼저 우체국 창구로 달려가곤 했다. 그러다 ‘주부생활’ ‘여원’ 등 잡지에 실린 세계 명화를 접하며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됐다. 서울로 올라와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본격적인 수집에 나섰다. 틈만 나면 헌책방이 많았던 청계천 6, 7, 8가를 돌며 미술전집 등을 샀다. 서점 주인에게 그림 한 장을 뜯어서 팔라고 조르기도 했다. 1972년 고 3 여름 경복궁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본 ‘한국근대미술 60년전’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인쇄물로 된 서양의 명화만 보다가 우리 근대미술의 주옥같은 작품을 실물로 보니 그 감동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걸 네가 직접 다 모은 거냐? 참으로 기특하구나.” 고 3때 당시 홍익대박물관장이던 이경성 교수님을 만나 뵈었다. 막연하나마 미술 관련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미술계와 학계, 출판계에 계신 분들에게 무작정 편지를 써서 보냈는데 뜻밖에도 이 교수님이 한번 보자고 하셔서 한달음에 달려갔다. 떨리는 가슴을 애써 누르며 큰절을 한 뒤 가방에 싸 간 스크랩북 10권을 보여 드렸다. 교수님은 깜짝 놀라시며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말씀과 함께 등을 두드려 주셨다.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었다. 이때의 만남이 나중에 큰 인연으로 이어졌다. -고교를 졸업하고 서울 인사동 전시장을 돌며 자료를 수집하던 시절 동대문도서관에서 월간 ‘전시계’라는 잡지를 알게 됐다. 잡지사에 편지를 보내 일하고 싶다고 했더니 최학천 사장이 전화해서 만나자고 하더라. 지금의 남대문경찰서 인근 초원다방에서 만났는데 대뜸 “잡지 일은 어렵다. 사환으로 심부름도 하면서 취재하러 다녀야 한다. 월급은 따로 없고 교통비 정도만 줄 수 있는데 그래도 하겠느냐”고 물었다. 두말없이 하겠다고 했다. 그때가 1978년이다. 취재해서 기사 쓰고, 미술자료 기획물도 연재하고, 편집일도 배우며 신나게 일했다. 하지만 1980년 언론사 통폐합 바람으로 잡지가 폐간되면서 일자리를 잃게 됐다. -“청소부라도 좋습니다. 미술관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전시계’가 폐간된 뒤 청주에서 누님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일을 도우며 지내던 1981년 이경성 교수님이 정년퇴임하고 민간인으로는 처음으로 국립현대미술관장에 취임하셨다는 기사를 봤다. 당장 편지를 썼다. 관장님은 흔쾌히 나를 받아 주셨다. 당시 미술관 직원은 30명에 불과했다. 전시과, 서무과 2개만 있었고 큐레이터란 직제는 아예 없었다. 나중에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지낸 오광수 선생이 그때 전문위원으로 큐레이터 역할을 했는데 전문위원실에 책상 하나를 얻어 자료 수집을 담당했다. 하루 4500원 일당의 임시 일용직이었지만 세상을 다 얻은 듯 기뻤다. -매주 금요일마다 출근부에 사인한 뒤 인사동, 사간동을 돌아다니며 자료를 모았다. 그전까지 미술관은 보내오는 자료만 수집했는데 그렇게 해선 안 될 것 같았다. 그때 얻은 별명이 ‘금요일의 사나이’다. 한쪽 어깨엔 가방을 메고, 다른 손엔 쇼핑백을 든 채 신문사와 전시장을 쏘다녔다. 화랑 관계자들은 “뭐하러 이걸 가지고 가느냐. 다 보내줄 텐데”라고 의아해했지만 내 눈으로 직접 전시장에 걸린 그림과 도록에 실린 작품을 하나하나 확인해야 직성이 풀렸다. 하도 집요하게 파고들다 보니 모 신문사 기자로부터 “편집광적이다”라는 말까지 들었지만 그런 사소한 오류들이 자꾸 눈에 띄는 걸 어쩌겠나. 한 번 잘못 기록되면 계속 확대재생산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게 내 신념이었다. 그때 하도 몸을 혹사한 탓인지 2011년 척추에 종양이 생겨 두 차례 수술을 받았다. -정년퇴직 때까지 미술관에서 일하는 게 꿈이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1996년 1월 미술관을 그만뒀다. 일한 만큼 대우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응어리가 지더라. 처음 별정직 7급 계약직으로 들어가 8년을 일했는데 그다음에 기능직 10급으로 강등됐다. 미술 잡지에 내가 쓴 미술자료 관련 글이 여럿 소개되고, 신문에도 인용 보도되면서 미술자료 전문가로 인정받았지만 승진은커녕 월급도 오르지 않았다. 당시 아들이 몸이 약해 큰돈이 들어가야 하는 처지였던 데다 좌절감까지 더해져 결국 미술관을 떠나게 됐다. 마침 가나화랑 이호재 사장과 인연이 닿아 자료실장으로 발탁됐다. 5년 10개월 근무하는 동안 ‘가나아트’ 잡지 편집회의에 참석했고, 기획물과 인터뷰 기사를 썼다. 이 사장이 프랑스에서 가져온 미술 정보지 ‘파리스코프’를 견본으로 포켓용 전시회 가이드를 만들기도 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가나에서 독립한 뒤 월간 ‘서울아트가이드’를 내게 됐다. -2001년 12월 직장 생활을 끝내고 마침내 내 이름을 건 ‘김달진미술연구소’를 열었다. 이듬해 1월에는 월간 ‘서울아트가이드’를 창간했고, 그해 9월 미술정보 포털 사이트 ‘달진닷컴’도 오픈했다. 그리고 2008년 40여년 가까이 수집한 자료들을 한곳에 모은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을 개관했다. 각종 희귀 자료와 기증 자료, 단행본, 정기간행물, 학회 자료 등이 하루가 다르게 쌓이면서 공간은 점점 부족해졌다. 평창동, 통의동, 창성동, 창전동 등지를 옮겨 다니며 전월세 생활을 한 끝에 지난해 3월 상명대 입구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오래된 건물을 매입해 박물관 겸 사옥을 마련했다. 건물 사느라 은행에 빚을 많이 졌는데 건축가 김원이 재능 기부로 리모델링을 맡아 준 덕에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미술자료를 수집·정리하면서 기록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잡지 미술 연재물 기록을 시작으로, 미술단체카드, 미술인명카드, 주제별 미술기사 색인 카드 등을 정리했다. 1980~90년대 중반까지 내가 발표한 글이 신문에 자주 인용 보도되면서 ‘자료 하면 김달진’이란 인식이 서서히 자리잡았다. 평론가를 비롯해 이런 글을 쓴 사람이 없었다. 특히 미술자료 기록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선미술’ 1985년 겨울호에 쓴 ‘관람객은 속고 있다-정확한 기록과 자료 보존을 위한 제언’이란 글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자료의 힘이랄까, 자료의 활용도와 중요성을 널리 알린 게 나의 공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미술인 하면 창작 활동을 하는 작가만을 생각하지만 나는 비창작 미술인인 미술평론가, 미술사가, 큐레이터, 미술행정가, 작품 보존 및 수복전문가 등에 대한 기록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울아트가이드’ 미술계 인명록에 이런 인물에 관한 내용을 수집해 꾸준히 연재했다. 그리고 이를 보완해 2010년 ‘대한민국미술인 인명록 1’을 발간했다. 조선시대 초상화가 채용신부터 1850년 이후 태어난 4900명을 실었다.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1000부를 비매품으로 찍었는데 이 책을 보고 “우리 할아버지가 화가였다는 얘기만 들었는데 이 책에 약력이 실려 있어 깜짝 놀랐다. 가보로 삼겠다”는 반응을 들었을 때 가장 뿌듯했다. 밤하늘 별 중에 왜 일등별만 기억해야 하느냐. 이등별, 삼등별 자료도 남겨야 우리 미술계가 풍부해진다. 인명록에 숫자 1을 붙인 건 언젠가 2권을 꼭 만들겠다는 나의 다짐이다. 현재 달진닷컴에서 7800명의 미술인이 검색되니 곧 나오지 않을까 싶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 왔으니 후회는 없다. 하지만 가족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크다. 아내(최명자씨)는 전시계에서 일할 때 같이 근무한 동료였는데 책을 좋아하고, 서예가 취미인 점 등이 나와 잘 맞았다. 박봉으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일할 때 아내가 아침마다 신문 배달하고, 우유 배달해서 살림에 보탰다. 직장이든 집이든 자료에만 매달려 있다 보니 아이들과 놀아 준 기억이 별로 없다. 아이들이 어릴 때 관악구 남현동의 오래된 예술인 마을에 살았는데 자료를 놓아 둘 데가 없어서 라면 박스와 사과 박스에 담아서 안방에 침대 매트리스처럼 깔아 놓고 그 위에서 잤다. 어느 날 무게를 못 이겨 마룻바닥이 휜 것을 본 주인이 방을 빼라고 하더라. 할 수 없이 앞집의 빈 지하실을 얻어서 자료를 옮겼는데 여름 장마철에 습기가 차서 자료를 몽땅 버려야 했다. 아이들이 어릴 때라 기억하지 못할 줄 알았는데 언젠가 그때 얘기를 하는 걸 듣고 마음이 아팠다. 딸 영나(32)와 아들 정현(29)은 지금 나와 함께 일하고 있다. 딸은 대학에서 만화창작을 전공했고, 아들은 미술경영학을 공부했다. 일부러 시킨 건 아닌데 자기들이 스스로 아빠가 하는 일의 중요성을 깨닫고 대를 잇겠다고 하더라. 미술계 지인들이 다 부러워한다. 아내도 서울아트가이드 발행인을 맡고 있다. -2013년 한국아트아카이브협회를 창립했다. 전시, 학술, 뮤지엄 분과로 나뉘어 있고 3권의 자료집을 발간했다. 라키비움(라이브러리+아카이브+뮤지엄) 강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우환, 천경자 화백의 위작 논란 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작품 이력과 같은 객관적 정보들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가 비엔날레 같은 대형 전시 등 눈에 보이는 지원에만 신경쓰지 말고 자료 수집과 보존, 디지털화, 공공 수장고 확보 등 미술계 토양을 튼튼히 하는 인프라에 좀더 지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신 일도 많으시지만 하실 일도 많으십니다.” 김영나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005년 11월 연구소를 방문했을 때 방명록에 남긴 글이다. 국내 미술계가 직면한 한국 미술의 정체성 문제, 미술계 위작 시비, 미술시장 활성화, 한국 미술의 해외 진출 등 많은 문제들의 단초가 오늘 내 가방 안에 들어 있는 작은 전시 리플릿 한 장, 메모 한 줄에 담겨 있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30년 전 ‘관람객은 속고 있다’에 쓴 글 “오늘의 정확한 기록이 내일의 정확한 역사로 남는다”는 신념은 한 치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순녀 문화부장 coral@seoul.co.kr ■미술자료전문가 김달진 관장 46년간 한국 근현대 미술자료 수집과 보존, 연구에 매진해 온 자타공인 국내 미술자료 전문가 1호다. 미술계 안팎에선 오래전부터 ‘걸어다니는 미술사전’, ‘미술계 인간 자료실’로 통했다. 취미를 직업으로 삼는 데서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전문 분야를 개척해 온 그는 스스로를 “한국 근현대 미술의 기록과 공유를 지향하는 아키비스트(기록관리자)”라고 부른다. 2013년부터 라키비움 프로젝트를 통해 아키비스트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1955년 충북 옥천 출생 ▲서울과학기술대 금속공예과 졸업(1993),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화예술학과 졸업(1999) ▲월간 전시계(1978~1981), 국립현대미술관 자료실(1981~1996), 가나아트센터 자료실장(1996~2001) ▲2001년 김달진미술연구소 개관 ▲2002년 월간 서울아트가이드 창간 ▲2008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개관 ▲2013년 한국아트아카이브협회 창립 및 협회장, 한국박물관협회 홍보위원장, 서울시박물관협의회 이사, 종로구사립박물관협의회 회장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대통령상(2010), 한국미술저작출판상(2014), 홍진기창조인상(2016)
  • 독일을 사랑한 방랑자들, 현대미술을 키우다

    독일을 사랑한 방랑자들, 현대미술을 키우다

    냉전의 상징이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 1990년대의 독일은 마치 예술의 용광로 같았다.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세계 각국의 예술가들에게 독일은 문화적 차이를 초월해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예술을 이끌어내는 새로운 예술적 공간이었다. 특히 베를린은 1950년대의 파리, 1960년대의 뉴욕에 이어 국경을 초월한 문화 방랑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생생한 동시대 미술의 현장으로 부상했다.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아트스페이스 독일’ 전은 1990년대 독일로 이주해 온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독일 미술계의 다문화적 경향과 독일 현대미술의 다양한 지형을 탐색한다. 독일 외교문화정책의 일환으로 독일국제교류처(ifa)가 기획한 전시로, 새로운 예술적 공간으로서의 독일을 흥미롭게 관찰하고 있다. 현대미술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예술가들의 국경을 초월한 잦은 이동과 교류를 꼽는다. 국경이 무의미해진 현대 사회에서 자기만의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해 이동하는 ‘정신적 유목민’으로서 작가들을 재조명하는 것이 전시의 기획의도이다. ●독일서 수학·작품 활동했던 13인 50여점 전시 전시에는 알만도(네덜란드), 칸디스 브라이츠(남아프리카공화국), 토니 크랙(영국), 조지프 코수스(미국) , 마리 조 라퐁텐(벨기에), 백남준(한국) 등 세계적인 작가 13인의 회화, 사진, 설치 작품 등 총 50여 점이 소개된다. 작가들의 국적은 제각각이지만 모두 독일에서 수학하거나 작품 활동을 해 왔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들이 독일 내에서 활동한 시기는 독일 현대미술이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시작품은 모두 ifa 소장품으로 이뤄져 있다. 세계를 무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의 초창기 오리지널 작품이 대거 선보이는 드문 전시다. 고아라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의 배양지’로서 독일 미술의 지형도를 가늠해보기 위한 것”이라며 “작가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문화와 사회 간의 연결고리를 살펴보면서 20세기 현대미술의 형성에 예술가들의 이주가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예술의 다양성은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쟁과 인류 갈등·인간과 자연 관계 등 소재 다양 네덜란드 출신 알만도의 작업은 전쟁과 인류의 갈등을 주로 다룬다. 어린 시절에 각인된 나치에 대한 고통스러운 기억이 내면에 자리잡은 결과다. 전시에는 작가를 억압하고 있는 내면의 그림자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회화작품 ‘깃발 9-4-85’ 등이 소개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출생한 칸디스 브라이츠는 일란성 쌍동이를 인터뷰한 뒤 편집해 보여주면서 언어와 소통의 문제를 다룬 미디어 작품을 선보인다. 영국 출신의 조각가 토니 크랙은 1977년부터 독일 부퍼탈에 거주하며 뒤셀도르프쿤스트아카데미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대량생산의 배설물이라 할 수 있는 폐품과 쓰레기로 만든 거대한 형상을 통해 인간과 문명 그리고 자연의 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스위스 루체른 태생의 마리안느 아이겐헤어는 슈투트가르트 미술대학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 바젤과 런던에서 작가, 큐레이터, 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삶의 궤적을 따라 남겨진 개인의 유물을 통해 작가는 현재와 미래, 알려진 것과 만들어진 것, 실제와 모조를 결합하면서 사적인 생활에 대한 연구를 새로운 이미지로 변형시킨다. 이스탄불에서 조각을 공부한 후 독일 카셀예술대학과 프랑크푸르트 슈테델슐레에서 가르친 아이제 에르크먼은 가변형 설치물 ‘여기 그리고 저기’를 선보인다.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이 구축한 해안방어선 잔해를 흑백사진으로 작품화한 ‘대서양 벽’은 체코 태생인 막달레나 예텔로바의 1995년 작품이다. 덴마크 출신의 추상표현주의 작가 페르 키르케비의 1991년도 회화 작품, 미국 출신 작가인 조지프 코수스의 개념미술, 칼스루에 미술대학 교수와 베를린 예술대학 객원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벨기에 출신의 비디오 아티스트 마리 조 라퐁텐의 사진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네덜란드 출신의 생물학자 헤르만 드 브리스는 독일 크네츠가우에 거주하며 식물채집과 드로잉, 여행, 그림 그리기를 병행하고 있다. 그는 나뭇잎과 흙으로 그대로의 자연을 보여주는 ‘10월 산사나무 울라리 아래에서 이틀’과 ‘프로방스 토양’이라는 독특한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9월 25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최고와 최고의 만남… 정명훈·진은숙, 롯데콘서트홀 개관 공연

    최고와 최고의 만남… 정명훈·진은숙, 롯데콘서트홀 개관 공연

    최첨단 설비를 갖춘 롯데콘서트홀(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이 오는 19일 개관 공연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22개 공연을 펼친다. 최근 검찰의 전방위 롯데그룹 수사로 18일 예정됐던 개관 행사는 무기한 연기됐지만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개관 작품은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주로 선보이는 작곡가 진은숙의 세계 초연곡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와 생상스 교향곡 3번이다.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는 혼성 합창단과 어린이합창단, 오르간이 포함된 대편성 관현악곡이다.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는 진은숙의 신작이 우리나라에서 초연되는 건 처음이다. 음악평론가 황진규는 “개관 공연 작품들은 5000여개에 달하는 파이프 오르간의 진수를 제대로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리허설을 위해 예술감독직 사임 8개월 만에 서울시향 단원들과 만난 정명훈은 “오랜만에 보니 굉장히 반갑다”면서 “음악팬뿐만 아니라 전체 국민이 기다렸던 콘서트홀의 오프닝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연주회를 우리가 하게 돼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25일과 27일엔 지휘자 임헌정과 1000명의 연주가가 말러의 ‘천인(千人) 교향곡’을 1910년 독일 뮌헨 초연 당시 그대로 재현한다. 29일과 31일엔 238년 전통의 이탈리아 ‘라 스칼라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내한 공연이 펼쳐진다. 이들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베르디의 명작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의 콘체르탄테를 선보인다. 이 외에도 바흐 작품의 진면목을 보여 줄 ‘톤 쿠프만과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 이탈리아 바로크 창법의 신세계를 보여 줄 ‘윌리엄 크리스티와 레자르 플로리상’, 프랑스의 대표적인 체임버 오케스트라 ‘앙상블 마테우스’, 독일 가곡계 1인자이자 슈베르트 전문가인 마티아스 괴르네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미술계 거장 윌리엄 켄트리지의 ‘겨울나그네’ 등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연말까지 줄줄이 무대에 오른다. 롯데콘서트홀은 1988년 전문 콘서트 시대를 개막한 예술의전당 음악당(약 2500석) 이후 28년 만에 서울에 문을 여는 대형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이다. 국내 최초로 ‘빈야드(vinyard) 스타일’을 도입해 2036석 규모로 설계됐다. 빈야드는 ‘포도밭’, ‘포도원’을 뜻하며, 포도밭처럼 홀 중심에 위치한 무대를 객석이 감싸는 형태의 공연장으로, 전 좌석 어디서나 최상의 음향을 감상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최첨단 대형 클래식 전용 ‘롯데콘서트홀’ 19일 개관

    최첨단 대형 클래식 전용 ‘롯데콘서트홀’ 19일 개관

     최첨단 설비를 갖춘 롯데콘서트홀(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이 오는 19일 개관 공연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22개 공연을 펼친다. 최근 검찰의 전방위 롯데그룹 수사로 18일 예정됐던 개관 행사는 무기한 연기됐지만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개관 작품은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주로 선보이는 작곡가 진은숙의 세계 초연곡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와 생상스 교향곡 3번이다.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는 혼성 합창단과 어린이합창단, 오르간이 포함된 대편성 관현악곡이다.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는 진은숙의 신작이 우리나라에서 초연되는 건 처음이다. 음악평론가 황진규는 “개관 공연 작품들은 5000여개에 달하는 파이프 오르간의 진수를 제대로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리허설을 위해 예술감독직 사임 8개월 만에 서울시향 단원들과 만난 정명훈은 “오랜만에 보니 굉장히 반갑다”면서 “음악팬뿐만 아니라 전체 국민이 기다렸던 콘서트홀의 오프닝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연주회를 우리가 하게 돼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25일과 27일엔 지휘자 임헌정과 1000명의 연주가가 말러의 ‘천인(千人) 교향곡’을 1910년 독일 뮌헨 초연 당시 그대로 재현한다. 29일과 31일엔 238년 전통의 이탈리아 ‘라 스칼라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내한 공연이 펼쳐진다. 이들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베르디의 명작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의 콘체르탄테를 선보인다.  이 외에도 바흐 작품의 진면목을 보여 줄 ‘톤 쿠프만과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 이탈리아 바로크 창법의 신세계를 보여 줄 ‘윌리엄 크리스티와 레자르 플로리상’, 프랑스의 대표적인 체임버 오케스트라 ‘앙상블 마테우스’, 독일 가곡계 1인자이자 슈베르트 전문가인 마티아스 괴르네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미술계 거장 윌리엄 켄트리지의 ‘겨울나그네’ 등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연말까지 줄줄이 무대에 오른다.  롯데콘서트홀은 1988년 전문 콘서트 시대를 개막한 예술의전당 음악당(약 2500석) 이후 28년 만에 서울에 문을 여는 대형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이다. 국내 최초로 ‘빈야드(vinyard) 스타일’을 도입해 2036석 규모로 설계됐다. 빈야드는 ‘포도밭’, ‘포도원’을 뜻하며, 포도밭처럼 홀 중심에 위치한 무대를 객석이 감싸는 형태의 공연장으로, 전 좌석 어디서나 최상의 음향을 감상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불안의 시대 ‘청춘의 초상’

    불안의 시대 ‘청춘의 초상’

    위작, 대작 등 이어지는 소모적 이슈들 탓에 요즘 한국 미술계를 바라보는 시선은 따갑고 싸늘하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억울해할 사람들은 이제 막 첫발을 내딛는 신진작가들일 것이다. 이들에게 세상은 아무 도움도 주지 않았으면서 싸워 이겨내야 할 버거운 상대다. 서울 종로구 수송동 OCI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임현정과 오세정의 작품에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고뇌가 그대로 담겼다. 신진작가 창작지원 프로그램으로 미술관이 진행하는 ‘2016 OCI 영크리에이티브스(Young Creatives)’ 선정작가전으로 우정수, 임노식, 박석민, 이은영에 이어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는 전시다. 미술관 1층에서는 임현정이 10여점의 평면 회화와 소품, 드로잉을 선보인다. 약 8m에 이르는 대표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전시 제목 ‘마음의 섬들’은 집단 무의식의 바다 위에 불쑥불쑥 솟은 자아의 섬들을 가리킨다. 세월호 사건 등 작가에게 강하게 다가왔던 사회적 이슈부터 세계 여러 지역을 거치며 접했던 인상적인 풍경, 바닷가나 산책로 같은 일상의 거리, 상상 속의 광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억과 감정들을 캔버스 위에 표현했다. 작품의 크기와 모양도 파격적이다. ‘마음의 섬들’은 1대8 비율의 파노라마뷰를 보여주는 작품 외에 최대 높이 2.3m의 좌우 비대칭형으로 수직파노라마를 보여주는 작품도 있다. 그런가 하면 마음의 한 조각처럼 손바닥 절반 크기의 작은 캔버스나 나무조각에 그린 그림들이 선반 위에 설치돼 있다.  서울대 회화과를 나와 영국 센트럴세인트마틴 예술대학에서 공부한 뒤 독일 함부르크, 일본 요코하마 등에서 레지던시 경력을 쌓은 작가는 집단 무의식에 대해 탐구한다. 작가는 피터르 브뤼헐 같은 북유럽 르네상스 거장들의 작품에서 화면의 구성방식을 차용한다. 하지만 풀어내는 방식은 훨씬 더 초현실적이다. 작가의 주관적인 경험과 감각적인 기억을 머릿속에 담아 두었다가 불쑥 꺼내 생각나는 대로, 붓이 가는 대로 그려 나가는 방식이다. 바위, 산, 강, 연못, 섬들이 등장하고 그 사이사이에 나타나는 다양한 이미지들은 모두가 기형적이다.  반쯤 남은 달걀 껍질에 다리가 달리거나 삼각형 머리에 배가 불뚝한 형체가 걸어가는 뒷모습도 보인다. 팽이 같은 물체가 거꾸로 박혀 있기도 하고, 낚시질도 한다. 화려한 색상과 원초적인 도상들로 이뤄진 화면은 얼핏 보면 동화 속 세상 같지만 사실은 온통 불가사의함으로 가득 차 있다. 논리적인 방식으로는 해석이 불가능한 오리무중인 이 세상을 보는 듯하다. 한발 떨어져 바라보면 지상낙원처럼 보이지만 실제 세상은 비정상적이고비선형적이다.  2층에서는 화가 오세경이 ‘회색온도’라는 제목으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제목이자 주제어인 회색온도는 주변 상황에 의해 발목을 잡힌 답답함,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알 수 없는 속사정, 자기기만, 자의반 타의반으로 도리 없이 따르는 다중성과 가변성을 암시한다. 가로·세로 4m에 이르는 광활한 화면에 담은 작품 ‘접속’은 아버지와의 못다 한 교신을 상징하며 사회적 이슈의 희생양에 대한 연민, 부조리한 사회 생리에 휩쓸린 제물들에 대한 애도, 마냥 한마음으로 늘 솔직하지는 못한 우정에 대한 자조를 표현하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와 마주해야 하는 다음 세대의 상징적인 도상으로 작품에는 여고생이 자주 등장한다. 전파망원경을 하늘을 향해 설치하고 우주에 존재하는 지적 생명체가 보내는 신호를 기다리는 SETI 프로젝트를 연상시키는 작품 ‘접속’에도 한 여고생이 들판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화가 단단히 난 표정의 거대한 병아리 주변을 하이에나에 가까운 길고양이들이 서성이고 있고, 교복을 입은 여고생은 그 병아리를 쓰다듬고 있다. 제목은 ‘동병상련’이다. 덩치만 커져서 험한 세상에 내동댕이쳐진 병아리에게서 같은 아픔을 느끼는 듯하다.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들짐승들이 내장이 드러난 채 쓰러져 있는 여고생을 공격하려 하는 섬찟한 작품도 있다. 불타는 우체통, 목이 잘린 기러기의 이미지는 무언가의 부재를 나타낸다.  전시는 오는 21일까지이며, 20일 오후 2시 작가와의 대화 시간이 예정돼 있다. 미술관은 35세 이하의 조형예술작가를 대상으로 12일까지 내년도 OCI영크리에이티브스 작가를 공모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

    ●제14회 무진회 정기전 위작과 대작 스캔들로 어려움이 가중된 미술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자 예향 남도 출신의 작가로 구성된 무진회가 회원전을 갖는다. ‘다시, 시작’이라는 제목으로 정란숙의 ‘영혼을 담는 그릇’(작품) 등 순수미술을 추구하는 40여 회원의 회화, 조각작품이 소개된다. 15일까지, 서울 태평로 조선일보 미술관. (02)724-6322. 제19회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 ‘순간을 기억하다’라는 주제로 김병규, 박만철, 박안식, 박재연 등 국내 작가 4명과 중국의 리좡츠 등 외국 작가 5명이 참여해 22일간 작품 제작과정을 보여 준다. 9~30일, 경기도 이천 설봉공원. 문의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 추진위원회(www.issi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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