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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모넷, 미디어 아트 ‘아미엑스’ 국내 독점계약

    티모넷, 미디어 아트 ‘아미엑스’ 국내 독점계약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은 ‘프로젝션 맵핑’(Projection Mapping) 기술을 이용한 미디어 아트 작품이었다. 올림픽 스타디움 원형무대는 하얀 메밀꽃이 흩뿌려진 메밀꽃밭이 됐고, 빛기둥이 세워지는가 하면 스타디움 자체가 거대한 태극 문양으로 재탄생했다. 첨단 기술의 발달은 예술분야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문화기술’(CT)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다. CT란 문화 콘텐츠에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문화산업을 말하며 프로젝션 맵핑은 미디어 파사드와 함께 문화기술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활용된 프로젝션 맵핑 기술은 시멘트 구조의 스타디움 바닥에 빛으로 이루어진 영상을 투사한 예술 기법이다.티모넷(대표이사 박진우, www.t-monet.co.kr)은 프랑스의 레보 드 프로방스 지역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여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프로젝션 맵핑 미디어 아트 ‘아미엑스’(AMIEX)의 국내 독점계약을 체결하고 올 8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미엑스 프로젝트는 폐공장, 폐교 등 잊힌 공간을 예술 공간으로 되살려 독특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도시재생 사업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1935년 채석장이 문을 닫은 후 인구수가 1만 5000명까지 급감했던 프랑스 레보 드 프로방스 지역은 2012년 폐채석장에 아미엑스를 도입해 ‘빛의 채석장’으로 재개장한 후 한해 약 60만명이 찾는 관광도시로 되살아났다. 고흐나 고갱, 클림트 등의 세계적 화가의 작품을 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아트로 일 년 365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아미엑스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에 벌써 미술계는 물론 문화산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전시는 익숙한 명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작품이 빔 프로젝터를 통해 벽에 그려지고, 관람객이 직접 작품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돌 서울옥션, 8일 홍콩 전시장 개장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는 서울옥션이 오는 8일 홍콩에 전시장을 처음 연다. ‘아시아 미술 플랫폼’으로 거듭나 한국 미술을 세계 미술 시장의 중심축에 놓겠다는 계산이다. 5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는 “올해 창립 20주년, 홍콩 진출 10주년을 맞은 서울옥션은 가장 어려운 시기에 대안을 찾으며 다른 일을 벌여 왔다”며 “올해는 홍콩 전시장, 강남사옥 오픈을 발판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옥션은 오는 8일 홍콩 H퀸즈 빌딩에 문을 여는 100평 규모의 상설전시장 ‘에스에이플러스’(SA+) 개관 전시로 한국 작가 이우환, 일본 작가 야요이 쿠사마의 작품을 주요 작품과 함께 소개한다. 최윤석 서울옥션 상무는 “경매만 하다 보니 해외 시장, 컬렉터들과 지속성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상무는 “서울옥션은 아시아 경매사로 아시아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이나 지식, 경험이 세계적인 경매사 소더비, 크리스티에 못지 않다”며 “한·중·일 등 아시아 현대미술이 주로 다뤄지는 플랫폼으로 기능하며 변방의 한국미술을 해외 미술계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1998년 국내 첫 미술품 경매 회사로 창립한 서울옥션은 2008년 아시아 미술업계에서는 처음으로 홍콩 시장에 진출했다. 낙찰총액은 1999년 18억원에서 2015년 1081억으로 58배 성장했다. 2015년에는 홍콩 낙찰 총액(648억원)이 처음으로 국내 낙찰 총액(308억원)을 앞질렀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벗은 몸’ 낙인 작가 여성 넘어 인간 해방 꿈꾸다

    ‘벗은 몸’ 낙인 작가 여성 넘어 인간 해방 꿈꾸다

    # 1968년 5월 30일 서울의 음악감상실 쎄시봉에서는 미술계에 오래 각인될 장면이 연출됐다. 러닝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한 여성이 등장한다. 남자들이 칼로 그의 옷을 찢고 상반신에 투명한 풍선을 붙여댄다. 그리고 풍선을 터뜨리자 여성의 상반신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국내 첫 누드 퍼포먼스로 기록된 ‘투명 풍선과 누드’다. # 1969년 앳되지만 단단한 표정을 지닌 한 여성이 대형 목화솜 뭉치의 한가운데를 쇠파이프로 눌러놓은 설치작품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불, 옷 등 여성의 자리에서 자주 쓰이던 폭신하고 부드러운 솜을 차갑고 날카로운 성정을 지닌 철이 묵직하게 억누른다. 제목 역시 ‘억누르다’. 솜과 철이라는 단 두 가지의 상반된 재료로 남성중심적 사회에 짓눌린 여성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주체성을 영리하게 은유했다.두 작품은 지난해 위암으로 갑작스레 타계한 한국 전위예술 1세대 작가 정강자(1942~2017)가 빚어낸 것이다. 1960~1970년대 ‘억압의 시대’, 여성을 넘어 인간의 해방과 자유를 꿈꿨던 그의 작업은 현재 우리 시대의 요구와도 긴밀하게 맞닿아 있다. 하지만 ‘벗는 예술론’이라는 당시 한 신문 기사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그의 작업은 ‘선정적’, ‘퇴폐적’이라는 주홍글씨에 갇혀 왜곡되고 저평가됐다. 여성의 몸을 당당하게 앞세우며 사회적 편견과 싸워 나갔던 정강자의 외롭지만 견고했던 50년 화업을 돌아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관과 천안관에서 동시에 진행 중인 전시 ‘정강자: 마지막 여행은 달에 가고 싶다’에서다.서울관에서는 ‘명동’, ‘사하라’, ‘환생’, ‘한복의 모뉴먼트’ 등 그의 시대별 대표작 11점이 나왔다. 1969년 제작됐지만 현재는 원본이 남아 있지 않은 ‘억누르다’는 이번 전시를 위해 재현한 것으로 감상할 수 있다. 천안관은 작가가 투병 중에도 고통을 딛고 창작열을 빛낸 최근작과 아카이브 자료 등 60여점으로 꾸며졌다. 아라리오갤러리 전지영 큐레이터는 “그는 1970년대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였지만 실험미술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지 못하고 여성의 신체를 차용한 작업에 대해 던지는 선정적인 시각을 감내해야 하는 등 이중 소외에 시달렸던 작가”라며 “타계 후 처음 열리는 이번 회고전은 한 시대를 증언할 뿐 아니라 인간의 희로애락, 육체를 초월하게 하는 것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가늠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관 전시는 2월 25일까지. 천안관 전시는 5월 6일까지. 월요일은 휴관.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재정 의원, 서지현 검사 성추행 폭로에 “나 역시”…‘미투’ 동참

    이재정 의원, 서지현 검사 성추행 폭로에 “나 역시”…‘미투’ 동참

    창원지검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사법연수원 33기)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원 의원이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의 형태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지현 검사 옆에 서려고 몇 번을 썼다가 지우고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면서 “페북창 열어 가득 메우고도, 핸드폰 노트페이지에 다시 옮겨다 놓고 아직도 망설인다”라고 썼다. 이어 “사실은 미투(#MeToo), 변호사였을 때도 못했던 일, 국회의원이면서도 망설이는 일”이라며 “그러나 #MeToo, 그리고 위드유(#WithYou)”라고 적었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다들 그런 경험이 있지 않나. 그런 생각에서 글을 올린 것인데 더 자세히 적다가…”라면서 “연대의사표시를 하고 싶었다. 그러다 선택한 단어들을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미국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성폭력 피해 고발로 시작돼 전 세계 연예계, 미술계, 정계 등으로 확산된 고발 캠페인 ‘미투’ 바람이 이 의원의 동참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류승완·장강명… 교육진흥원에도 ‘블랙리스트’

    류승완·장강명… 교육진흥원에도 ‘블랙리스트’

    문화예술교육 전문기관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교육진흥원)이 박근혜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를 시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블랙리스트에 오른 문화예술인도 새롭게 드러났다. 이들은 ‘베테랑’, ‘군함도’의 류승완(왼쪽) 영화감독, 장형윤 애니메이션 감독, 오동진 영화평론가, 임진택 연출가, 김광보 연출가, 장강명(오른쪽) 소설가, 이기호 소설가, 정희성 시인, 김경주 시인, 변웅필 서양화가, 박영택 미술평론가, 반이정(한만수) 미술평론가 등 영화·연극·문학·미술계 인사 12명이며 단체로는 문아트컴퍼니 등 5곳이 포함됐다. 민관 합동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는 18일 “교육진흥원이 2016년 실시한 4개 사업에서 블랙리스트를 적용해 특정인과 단체를 배제한 사실이 문화체육관광부 관리리스트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류 감독 등 12명은 교육진흥원이 2016년 7~12월 진행한 ‘특별한 하루’ 사업에서 배제됐다. 이는 문화예술계 저명인사를 명예교사로 위촉해 어린이·청소년·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진상조사위는 블랙리스트에 따라 피해를 본 문화예술인이 최소 24명에 이르는 것으로 본다. 관리리스트 문건에 적시된 ‘자체확인 및 12명 제외조치 완료보고’라는 또 다른 기록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진상조사위는 이들에 대한 신원도 파악 중이다. 진상조사위 관계자는 “교육진흥원 블랙리스트는 특검 수사에서도 다뤄진 바가 없는 사례”라면서 “당시 대통령비서실(B로 기재)과 국가정보원(K로 기재)으로 나눠 관리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광보 연출가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최근 진상조사위로부터 블랙리스트에 오른 걸 처음 듣게 됐다”며 “2014년에 권력 집단을 비판하는 연극 ‘줄리어스 시저’를 연출했는데 아무래도 그게 이유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화예술교육활동 지원사업인 ‘시시콜콜’에서 배제된 문아트컴퍼니는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청소년 뮤지컬 ‘위안부 리포터’로 불이익을 받았다. 김문희 문아트컴퍼니 대표는 “서류 심사는 통과했는데 면접 때마다 이상한 트집을 잡았다. 2015년과 2016년 모두 탈락했다.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웠는데, 이번 발표를 보고 비로소 퍼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 소설 ‘차남들의 세계사’를 쓴 이기호 작가는 “정부 지원에서 배제돼도 크게 개의치 않았지만 ‘보이지 않는 손’이 작가 신상에 개입한다는 데 위축된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여행길에서 만난 예술…미술관 품은 인천공항

    여행길에서 만난 예술…미술관 품은 인천공항

    높이 18.5m의 거대한 모빌이 다채로운 푸른빛으로 생동하며 시선을 압도한다. 중력과 공기의 흐름에 따라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다양한 형태의 구(球)들이 미지의 장소로 떠날 여행자들에게 설렘을 불어넣는 듯하다.떠남과 당도, 만남과 헤어짐이 교차하는 공항.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수직으로 광활하게 뻗은 정적인 공간을 미세한 움직임으로 끊임없이 변주하는 이 작품은 프랑스 대표작가 자비에 베이앙의 ‘그레이트 모빌’(거대한 모빌)이다. 오는 18일 문을 열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에 들어서자마자 여행객들은 이 작품과 마주하게 된다. 이제 제2여객터미널을 찾을 여행객들은 이렇게 만남의 장소를 정할지도 모르겠다. “그 커다란 파란 모빌 앞에서 만나.” 공항을 오가는 이들에게 하나의 랜드마크가 되는 것. 베이앙의 바람이기도 하다. “공항은 여행자로서의 설렘과 흥분으로 예술 작품을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국내 작가 지니 서의 말이 제2여객터미널에서 그대로 실현됐다. 설치 미술, 미디어 아트, 조각 등 국내외 작가 작품 18점을 품은 ‘아트포트’로 꾸며졌기 때문이다.●베이앙 “시적인 경험 주고 싶어” 김혜진 인천공항 여객서비스팀 과장은 “공항은 여행객들이 3~5시간은 머물러야 하는 곳인데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는 한정돼 있어 2010년 이후 세계적인 공항들이 미디어 아트, 설치 미술 등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며 공항을 문화복합공간으로 만드는 추세”라며 “지난해 10월 제4터미널을 연 싱가포르 창이공항이나 미국 LA공항, 네덜란드 스키폴공항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공항 개관에 앞서 11일 한국을 찾은 베이앙은 “내가 어릴 적 1960~1970년대만 해도 여행은 낭만, 호기심, 두려움이 공존하는 매혹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너무도 흔한 것이 되어버린 여행에 내 작품을 통해 시적인 경험을 안겨주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 프랑스관 운영작가이기도 한 그는 2000년대부터 현대미술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켜 왔다. 사람의 신체나 동물을 감각적이고 압축적인 다면체로 빚어내는 조각이 유명하나 모빌, 판화, 회화, 영상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든다. 전 세계 다양한 기관과 공공장소에 작품이 설치돼 있지만 그의 작품이 공항에 설치되는 건 인천공항이 처음이다. 출국장을 지나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면 여행객들의 주요 동선 곳곳마다 작품들과 마주할 수 있다. 면세점, 식당, 카페들이 즐비하게 채워진 탑승 게이트 지역에 늘어선 19개의 아트 파빌리온(독립 구조물)에는 지니 서의 ‘윙스 오브 비전’이 펼쳐진다. 구름의 다채로운 변주와 색채 변화를 통해 동편에는 신선하고 따사로운 아침 하늘을, 서편에는 저녁노을의 매혹적인 빛을 담아낸 작품으로 하늘로 향하는 여정을 기꺼이 기다리게 한다. ●지니 서·율리어스 포프 등 참여 순식간에 수만 개의 물방울들이 폭포수처럼 떨어지며 전 세계 9개 언어의 단어들을 나타내고 사라지는 독일 미디어 아트 작가 율리어스 포프의 작품 ‘빗. 폴’의 물 글씨는 수하물 수취구역에서 지루함과 기대감, 약간의 두려움으로 기다릴 여행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긴다. 실시간으로 전 세계 주요 뉴스 사이트와 연결된 통계 알고리즘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 주요 검색어를 드러내는 만큼 이 찰나의 언어들은 우리가 현대사회에서 소비하는 정보의 의미를 곱씹어보게 한다. 광화문, 구 서울역사, 독립문 등 서울의 역사를 상징하는 주요 건물을 다양한 색채의 철제 부조로 드러낸 김병주의 작품은 서울에 대한 첫인상을 아로새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한국 무대미술 창시자…최불암 등과 극단 ‘자유’ 창단

    한국 무대미술 창시자…최불암 등과 극단 ‘자유’ 창단

    국내 1세대 무대미술가이자 ‘연극계 대모’로 불린 이병복씨가 지난 29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90세.경북 영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7년 이화여대 영문과 졸업 공연인 ‘윈더미아 부인의 부채’에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연극계에 발을 디뎠다. 한국 추상회화 1세대 화가인 권옥연(1923∼2011)과 결혼한 후 1957년 남편과 함께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나 조각과 의상을 공부했다. 귀국 후 1966년 연출가 김정옥과 함께 극단 자유를 창단했으며 2006년까지 40여년간 극단을 이끌며 수백 편의 작품에서 의상과 무대미술 전반을 전담했다. 배우 박정자, 김용림, 김혜자, 최불암, 고 윤소정 등이 극단 창단 멤버다. 한국 연극계에 무대미술이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 무대미술의 개념을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했고 소도구를 무대미술의 개념으로 확장함으로써 무대미술과 의상을 예술의 차원으로 끌어올린 ‘1세대 무대미술가’로 평가받는다. 특히 한지 등 옷감이 아닌 여러 가지 재료를 활용해 만든 무대의상은 독창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1968년 서울 명동에 세워 1975년까지 운영했던 소극장 ‘까페 떼아뜨르’는 낮에는 차를 팔고 밤에는 공연을 하는 파리의 살롱형 소극장을 본뜬 것으로, 본격 소극장 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1987년 한국무대미술가협회를 만들고 회장직을 맡았으며 1988년 세계무대미술가협회에 가입해 국내 무대미술계를 외국에 소개하고 교류를 추진했다. 한국연극협회는 고인의 장례를 대한민국연극인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자녀 권유진(첼리스트)·이나(화가)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고대안암병원. 발인은 1일. (02)927-4404.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대학 정시 특집] 서울여자대학교, 자연계열, 과탐 10% 등 학과별 가산점 부여

    [대학 정시 특집] 서울여자대학교, 자연계열, 과탐 10% 등 학과별 가산점 부여

    정시모집에서 전체 모집인원의 40%인 671명을 선발한다. 가·나·다군에 걸쳐 모든 계열의 학과가 분포돼 있다. 모집군은 전년도와 거의 동일하지만 다군에 있던 ‘자율전공학부’(인문사회계열), ‘자율전공학부’(자연계열)가 나군으로 이동했다. 예체능계열 학과는 가·나군에서 모집한다.예체능계열을 제외한 모든 학과는 수능성적을 100% 반영해 뽑는다. 올해부터 영어 영역 절대평가가 도입돼 인문사회·자연계열은 반영영역이 3개 영역에서 4개로, 미술계열은 2개 영역에서 3개로 조정됐다. 반영영역이 늘어남에 따라 반영비율도 소폭 변경됐다. 인문사회계열 및 패션산업학과는 국어 30%, 영어 30%, 수학 20%, 탐구 20%를 반영하며, 자연계열은 4개의 영역을 각각 25%씩 반영한다. 모든 학과가 교차지원을 허용하므로 문과 학생이 자연계열에, 이과 학생이 인문사회계열에 지원할 수 있다. 홍정일 입학처장은 “지원 전략을 짤 때 가산점 제도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자연과학대학(수학과 제외)과 자율전공학부(자연계열)는 올해부터 과학탐구 영역 점수의 10%를 가산점으로 부여하고 수학과, 디지털미디어학과, 정보보호학과, 소프트웨어융합학과는 수학 가형 점수의 10%를 가산점으로 준다”고 설명했다. 수시모집 등록 결과에 따라 정원외 특별전형(농어촌학생전형, 특성화고교졸업자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다. 역시 수능 100%로 뽑는다. 정시모집 최종 모집인원은 1월 5일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학과별로 확인해야 한다. 자세한 사항은 입학처 홈페이지(admission.swu.ac.kr)나 전화(02-970-5051~4)로 확인할 수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미술품 위작 최고 5년형·벌금 5000만원

    위작 상습범 3배까지 중벌 거래이력신고제 불발 ‘후퇴’ 앞으로 위작 미술품을 만들거나 유통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혹은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위작 상습범은 3배까지 중벌을 받게 된다. 그러나 당초 추진됐던 미술품 거래이력신고제와 화랑·경매 겸업 금지 방안은 미술계 반대로 좌절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미술품의 유통 및 감정에 관한 법률안’이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제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술품 유통·감정 법률안’은 지난해부터 이우환·천경자 파문 등 위작 논란이 커지자 정부가 미술품 유통 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마련했다. 기존 위작 제작 및 유통은 형법상 사기죄나 사서명위조죄로 처벌받았지만, 앞으로는 사회적 신뢰나 공공질서를 침해한 위작죄로 처벌된다. 법인과 개인 모두 처벌이 가능한 양벌 규정도 적용된다. 신은향 문체부 과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사기죄(10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보다 징역형은 낮아졌지만, 벌금을 더 높였고 상습범은 3배(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5000만원 이하 벌금 병과 가능)까지 중벌하기에 사기죄보다 더 높은 처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법안에 따라 미술품 유통업자에 대해서는 1000만원 이상 작품 판매 시 계약서·보증서 발급이 의무화됐고, 이와 별도로 내년 1월 1일부터 모든 예술품 거래에 대한 현금영수증이 무조건 발행된다. 미술계 안팎에서 이번 법안이 문체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미술품 유통 투명화 및 활성화 대책’보다 다소 후퇴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특히 독과점 논란이 제기됐던 화랑과 경매사의 겸업 금지가 유보되고, 거래이력신고제 도입도 불발됐기 때문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이사람 e향기] 얼룩진 고미술계, 쇄신으로 밝은 미래 이끌다

    [이사람 e향기] 얼룩진 고미술계, 쇄신으로 밝은 미래 이끌다

    어릴 적 무일푼으로 서울에 올라온 한 청년은 고미술의 가치를 알아보고 21살에 그 분야에 뛰어들었다. 40년간 갤러리를 운영하며 고미술 분야의 리더가 된 그는 이제 가난이 아닌 또 다른 것과 싸우고 있다. 가짜와 위조문서 등 ‘어둠의 거래’가 많았던 고미술 분야의 정화를 위해 노력해 온 (사)한국고미술협회 김종춘 회장의 이야기다. 인터뷰를 위해 마주 앉은 김 회장은 문화재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문화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대안도 제시했다. 그는 “이전 정부에는 내가 블랙리스트에 속해 있던 것으로 안다. 정부가 바뀐 만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김 회장과의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고미술 문화재와의 인연은 어떻게 맺게 되셨습니까. -법원에서 나온 경매물을 취급하다가 유물을 보고 느낌이 왔습니다. 그때부터 옛 작품들에 관심을 갖고 이 일에 뛰어들게 됐지요. 사실 제가 이제껏 직업을 네 번 바꿨습니다. 만약 이걸 안 하고 건설업이나 부동산업을 했다면 돈은 더 벌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우리 문화재를 지킨다는 생각으로 이 일에 매달려 왔습니다. →여러 구설에 많이 오르내렸습니다. 그만큼 어려움도 컸을 것 같습니다. -모함과 음해가 많았습니다. 아마 어지간한 사람이면 진즉 무너졌을 겁니다. 저는 우리 문화재가 바로 서야 우리 문화가 살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버텼어요. 어떻게든 우리 업계가 스스로 개혁을 해서 정도를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 보니 이제까지 안 좋은 방법으로 해온 사람들이 지탄을 하고 많은 음해를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도 가짜가 많이 있습니까. -위조 감정으로 만들어진 감정서도 많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런 것이 우리 고미술의 이미지를 오히려 나쁘게 만들고 있지요. →협회 산하기관으로 시작된 고미술품 감정 아카데미에는 그런 ‘가짜’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겠군요. -현재는 저희 협회에서 독립해서 사단법인 한국문화유산아카데미 고미술문화대학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물론 감정 전문가의 필요성도 있었지만, 문화대학을 만든 것은 학자와 상인들의 관계가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새로운 물건이 발견되면 학자들에게 연구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하고, 또 우리 고미술협회 회원들은 부족한 부분을 학자들에게 배우면서 주고받을 수 있겠다는 기대를 했습니다. 지금은 사단법인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내년쯤에 교육부에 등록해서 2년 후에는 정식 2년제 대학으로 출범시킬 계획입니다.→고미술문화재 가치를 높이는 데에 필요한 정책적인 지원은 무엇이 있을까요. -현재로서 필요한 것은 아무래도 문화재보호법 개정이라고 봅니다. 문화재보호법이 일제시대에서 이어진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요, 제일 직접적인 부분이 우리 문화재가 외국으로 나갈 수 없다는 내용인데, 국보나 보물급이 아닌 것도 여기에 적용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미술품이 외국에 나가면 문화를 소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 그 나라 문화재가 되는 게 아니잖아요. 우리나라만 유독 국제적인 이동을 제한하고 있어요. 외국인이 우리나라 여행 와서 접시 하나 사서 간들, 우리 문화가 남의 문화로 바뀌는 게 아니잖아요. 우리 문화를 외국에 알릴 수 있는 길을 오히려 법으로 막고 있는 셈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문화재 유출은 민감한 사안 아닙니까. -일본의 경우는 전혀 관여하지 않습니다. 일본 방식을 많이 따라가면서 이 부분은 너무 뒤떨어져 있어요. 물론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중요 문화재들은 보호해야 합니다. 하지만 외국에서처럼 그 외의 고미술품의 이동은 자유롭게 풀어달라는 것이죠. 몇 년 사이 중국 유물은 수십 배로 값어치가 뛰었어요. 반면 우리 문화재들은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고요. 과거에는 먹고 살기 힘드니까 팔기 바빠서 무분별하게 유출될 수 있었겠죠. 그러나 이제 시대가 달라졌지 않습니까. 과감하게 개방할 건 개방해야지요.→문화재보호법 외에 정책적인 또 다른 바람이 있다면. -정책적으로 이러한 고미술 문화재에 대한 뒷받침이 전혀 없다시피 한 상태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물건 구입비 같은 경우에 전에는 7000만~8000만 원이었던 걸 제가 이런저런 노력으로 30억 원 수준으로 올릴 수 있도록 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40~50억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국립 박물관이면 구입비가 500억은 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몇십억 가지고 무슨 가치 있는 문화재를 구입합니까. 그만큼 우리나라가 문화재에 관심이 없는 겁니다. 그러니 지원도 거의 없지요. 다보성갤러리 같은 경우도 40년 동안 운영해 왔고, 어지간한 박물관보다도 규모가 커요. 그런데도 지원은커녕 은행 거래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게 현실이에요. →다보성갤러리를 약 40년 운영해 오셨습니다. 대표적인 소장 작품을 소개해 주신다면. -다양한 연대의 많은 작품이 보관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으로 고려금속활자가 있습니다. (다보성갤러리는 2010년 9월 ‘직지 활자보다 130년 앞서는 금속활자’라며 ‘증도가자’를 공개했다.) 우리가 금속활자의 종주국으로서 전 세계 교과서에 나올 문화유산을 7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렇게 두고 있어요. 고미술계의 음해와 모함으로 이런 중요한 문화재가 빛을 못 보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현재 북한 개성 만월대에서 활자 4점이 발굴됐습니다. 그걸 북한이 유네스코에 등재해버리면 우리 것은 붕 떠버리잖아요. 우리가 그간 가져온 금속활자 종주국의 자긍심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계속해서 모함과 음해라는 표현을 쓰십니다. -인터넷에 이름 검색만 해봐도 제가 사건이 참 많았다 싶습니다. 법원도 많이 다녔어요. 막연한 의심이 아니라 완전히 음해고 모함인 것으로 밝혀졌어요. 제 사건에 증언을 했던 한 사람이 K와 L, 또 다른 K, 그리고 J 등의 실명을 밝혀가며 그들로부터 사주를 받고 거짓 증언을 했다는 사실확인서까지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그 사람들은 감정업무와 협회를 장악하겠다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거짓으로 제보하고 증언하고 그러는데 어차피 그런 거짓말은 머지않아 다 밝혀지기 마련이지요. 하지만 이런 걸 겪다 보면 내가 왜 협회에서 이런 걸 맡아서 이런 고통을 받는 건지 후회될 때가 솔직히 있습니다. →협회를 오래 이끌어 오신 입장에서 후회와 보람이 교차할 것 같습니다. -제가 97년에 회장이 처음 돼서 이제까지 21년째 7번을 하고 있습니다. 그간 욕을 먹기도 많이 먹고 법적으로도 많이 시달렸지요. 그래도 분명히 보람이 있어요. 그 어두웠던 환경이 그나마 정화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고미술협회라고 하면 인정을 받잖아요. 과거에는 고미술이라고 하면 많이 안 좋게 봤지만 이제 많이 개선됐잖아요.지금도 여전히 힘이 들고 괴로울 때가 있지만 그래도 꽤 성공적이지 않았나 스스로 생각합니다. 먼 훗날에는 ‘그래도 그 사람 때문에 고미술이 이만큼 바로 섰어’라고 평가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랫동안 봉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저는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 겁니다. 봉사하는 것에서 보람을 느껴요. 이 협회도 무슨 권력이 있고 금전적인 이득이 있겠습니까. 그냥 봉사하는 거예요. 어느 단체나 봉사한다는 희생정신을 가지고 해야 그 단체가 바로 서고 정도(正道)를 가는 거지, 제가 하는 일, 해온 일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봉사하는 거니까.이제는 그냥 내 갈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뿐입니다. 내 나이가 70이에요. 살아야 얼마나 더 살겠습니까. 이제 마무리를 생각할 때죠. 남에게 지탄 안 받고, 나쁜 사람이라는 소리 안 듣는 게 성공한 삶 같아요. 정태기 객원기자 jtk3355@seoul.co.kr
  • 거짓 성추행 대자보에 교수 자살…제자 실형

    거짓 성추행 대자보에 교수 자살…제자 실형

    학교에 거짓 대자보를 붙여 성추행 누명을 쓴 교수를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제자가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4단독 김웅재 판사는 22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A(26)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A씨가 학내에 부착한 대자보는 단순한 의혹 제기가 아니라 목격자와 증거사진까지 있는 것처럼 표현해 진실로 인식되도록 했다”면서 “그로 인해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던 교수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살에 이르고 말았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이어 “대자보를 게시할 당시 A씨는 떠도는 소문 내용과 성추행 피해자를 알고 있었음에도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지 않고, 피해자를 만나 진상을 파악하라는 주변 만류에도 대자보를 붙인 경위는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해 6월 거짓 대자보 피해자인 손현욱 동아대 교수가 부산 서구 자신의 아파트 9층에서 투신, 숨진 채 발견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손 교수는 같은 해 3월말 경주 야외 스케치 수업 이후 술자리에서 교수가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내용이 담긴 대자보가 학내에 붙은 뒤 자신이 성추행 의혹에 휩싸이자 괴로워하다가 자살했다. 유족은 경찰과 대학 측에 손 교수가 결백하다며 정식 수사를 요구했다. 조사에 나선 경찰은 문제의 대자보를 붙인 사람이 손 교수 제자인 A 씨라는 것과 실제 성추행을 한 교수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A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동아대는 졸업을 앞둔 A씨를 퇴학 처분하고 성추행 교수를 파면했다. 촉망받는 젊은 미술가였던 손 교수의 억울한 죽음이 알려지자 대학과 미술계는 추모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선화랑 개관 40년 ‘새로운 창을 열다’ 전시

     인사동 터줏대감 선화랑이 개관 40주년을 기념해 ‘40년, 새로운 창을 열다’전을 마련했다. 전시에는 선화랑 개관 초기부터 동고동락한 주요 원로 작가들과 최근 합류한 젊은 작가들, 역대 선미술상 수상작가 등 40명의 작품이 출품된다.  선화랑은 예술 애호가인 김창실 회장이 1977년 개관했다. 이화여대 약학대학 출신인 김 회장이 약국을 경영하며 모은 돈으로 1965년 도상봉의 그림 ‘라일락’을 구입한 것이 훗날 선화랑의 시작이 됐다. 김 회장은 개관 2년 만인 1979년 사재를 털어 미술문화 계간지 ‘선미술’을 창간해 젊은 작가들 조명하는 한편 상업화랑으로서는 이례적으로 1984년 ‘선 미술상’을 제정해 실험성 높은 작품을 하는 젊은 작가들을 지원했다.  해외 아트페어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한국 작가들을 소개하는 한편 마르크 샤갈, 앙투안 부르델, 마리노 마리니 등 세계적인 작가들을 한국에 소개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국내외 작가들의 한국화, 서양화, 조각, 금속공예, 미디어아트, 섬유예술 등 450회 이상의 전시를 이어왔다. 김 회장이 2011년 세상을 떠난 뒤에는 큰며느리인 원혜경 대표가 화랑을 경영 중이다.  개관 40주년 기념 전시는 1,2부로 나뉘어 열린다. 1부는 이두식, 하종현, 오용길, 구자승, 김구림, 곽훈, 이숙자, 황주리 등 한국을 대표하면서 선화랑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작가들과 김병종, 이이남 등 역대 ‘선 미술상’ 수상작가가 참여한다. 오는 31일까지 이어진다.  다음달 1일 개막하는 2부에는 안광식, 문형태, 정영주 등 현재 선화랑과 긴밀하게 작업하는 중견 작가들과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된다. 전시는 11월 14일까지.  원 대표는 “부침이 심한 미술계 속에서 대를 이어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선대 회장의 미술문화에 대한 남다른 뜻과 의지, 열정을 계승·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지탱해 줬기 때문”이라며 “지난 40년간 쌓아온 전통의 기반 위에 새로운 창을 제대로 열어보겠다는 각오로 비전과 발견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그림 대작’ 조영남, “구매자 속였다” 1심 판결에 항소

    ‘그림 대작’ 조영남, “구매자 속였다” 1심 판결에 항소

    ‘그림 대작(代作)’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사기 유죄가 인정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가수 조영남(72)씨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씨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항소심 재판은 중앙지법 형사항소부에서 맡게 될 전망이다. 전날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강호 판사는 조씨의 사기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은 조씨 매니저 장모씨에게도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씨의 행위가 그림 구매자들을 속인 것으로 판단했다. 이 판사는 “회화에서는 아이디어나 소재를 제공한 작가가 창작까지 전적으로 관여했는지가 구매 판단이나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송씨 등이 그림 표현작업을 주로 한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판매한 건 피해자들을 속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행위가 국내 미술계의 신뢰성을 훼손하고 미술 시장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이 판사는 부연했다. 조씨는 2011년 9월부터 2015년 1월 중순까지 대작 화가 송씨 등에게 그림을 그리게 한 뒤 가벼운 덧칠 작업만 거쳐 17명에게 총 21점을 팔아 1억5300여만원을 챙긴 혐의(사기)로 지난해 6월 불구속 기소됐다. 매니저 장씨도 대작 범행에 가담해 3명에게 대작 그림 5점을 팔아 2680여만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내 안의 또 다른 나 찾기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내 안의 또 다른 나 찾기

    얼마 전 미국 오리건주 지방법원은 한 시민의 청원을 받아들여 세계에서 처음으로 ‘무성’(無性·Agender)을 법적인 성별로 인정했다고 한다. 남자와 여자로 구분되는 ‘성 정체성’에 하나의 성별을 더함으로써 “조용히 역사가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무성은 남성과 여성의 특징을 유전적으로 동시에 지닌 ‘간성’(inter sex) 또는 ‘양성’(binary sex)이나 생물학적 또는 사회적으로 성인식이 일치하지 않는 트랜스젠더와 구분되는 또 하나의 개념이다. 세상은 이렇듯 개인의 생각과 의지를 존중해 무성을 인정하는 상황까지 왔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보수적인 남성 중심의 사고와 종교적인 이유 그리고 전근대적인 성 인식으로 인해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의 벽을 높이 쌓고 있다.사실 현재 성적으로 매우 개방적인 나라에서도 100년 전만 해도 성정체성의 다양화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덴마크 여자란 뜻을 지닌 영화 ‘대니쉬 걸’(2015)을 보면 알 수 있다. 영화는 세계 최초로 성전환 수술을 감행한 화가 에이나르 베게너(에디 레드메인 분)와 아내 게르다 베게너(알리시아 비칸데르 분)의 이야기다. 에이나르는 남성을 버리고 ‘릴리 엘베’라는 여성으로 다시 태어나고자 1930년 음낭과 고환 제거수술을 받은 데 이어 자궁이식 수술까지 받았지만 심각한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의, 아니 그녀의 죽음은 오늘날 트랜스젠더나 동성애자들의 존재와 권리를 위한 희생으로 여겨진다. 에이나르와 게르다는 코펜하겐의 미술학교에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 남편은 풍경화, 아내는 인물화를 주로 그렸다. 어느 날 발레리나를 대상으로 작업을 하던 게르다는 모델이 나타나지 않자 남편에게 발만 그릴 수 있도록 모델이 되어 달라고 부탁한다. 아내를 위해 스타킹을 신던 그는 그 보드라운 질감에 빠져들면서 자신의 내면에 살아 있던 또 다른 자아인 ‘릴리’를 느끼기 시작한다. 의식적으로 억누르려던 릴리가 그 존재감을 강하게 부각하는 계기가 생긴다. 성차별이 당연시되는 당시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탓에 에이나르는 풍경 화가로 명성을 얻어 가는 반면 여성인 게르다는 화가로서 그닥 대접을 받지 못했다. 에이나르는 자신의 유명세 때문에 늘 뒷전으로 밀려나는 아내를 배려해 장난 삼아 여장을 하고 초대받은 파티에 간다. 릴리가 된 그는 자유분방함을 느끼고 파티에서 동성애자 화가 헨리크를 만나 몰래 만남을 이어 가게 된다. 릴리가 된 남편과 헨리크의 키스를 목격한 게르다는 큰 충격에 빠지지만 남편을 잃더라도 그 안의 또 다른 성을 받아들이는 용기를 낸다. 영화는 에이나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관점은 철저하게 게르다의 입장에 서 있다. 에이나르는 혼란스러운 성 정체성과 게르다에 대한 배신에 괴로워하면서 방사선 치료를 받는 등 의술에 기대어 보지만 과학도 의학도 그의 마음과 정신을 돌려놓지는 못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게르다가 에이나르의 성 정체성 찾기를 도우면서 남편을 잃었지만 동시에 그로 인해 화가로서 명성을 얻는다는 점이다. 인물화를 주로 그린 게르다의 기존 작품은 당대 미술계에서 후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릴리가 된 남편을 그린 그림으로 단숨에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두 사람에 관한 소문이 퍼지면서 게르다는 정신병자 취급을 받는 에이나르와 함께 보다 개방적이며 관대한 파리로 이주한다. 그리고 어렵게 알게 된 드레스덴의 산부인과 의사를 만나 그가 성전환 수술을 받도록 용기를 주고 도와준다. 평생의 짝을 잃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에이나르가 여자가 되는 걸 돕는 게르다의 사랑과 헌신은 탄복할 정도다. 다양성이란 것 자체를 인정하지 않던 꽉 막힌 시대에 릴리가 세상 밖에 존재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도운 게르다는 후유증으로 에이나르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곁을 지켰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에이나르가 여자가 되고 나서 덴마크 국왕 크리스티안 10세가 이들의 결혼을 무효화할 정도로 사회의 편견과 냉대는 지독했다.영화는 동성애 등 성적 취향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성적 지향에 대한 욕망을 표현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에이나르가 자신의 여성성을 발견하게 되는 것은 스타킹이나 드레스 등에 닿을 때 느끼는 감촉과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서다. 립스틱을 짙게 바른 입술과 나풀거리는 발레복을 입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에서 그는 완벽한 여성의 몸을 추구하고, 발견하고, 환희에 들뜬다. 즉, 영화는 성적인 것보다 성 그 자체에 대해 다룬다. 사실 남자 입장에서 여성이 되어 가는 과정의 남성을 보는 것이 그렇게 즐겁거나 행복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목숨과 명예를 걸고 진짜 나를 찾는 데 매달렸던 이 실화는 이성애와 동성애의 구분을 무화시킨다. 사실 몸이란 삶이 새겨져 실재이다. 또한 몸이란 정신을 담는 그릇이지만 한편으론 여성과 남성의 구분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누가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영화는 오늘날 일반적인 담론으로 자리잡고 현대미술의 중요한 주제로 등장한 몸, 신체 그리고 젠더와 페미니즘 등에 관한 새로운 사고와 행동이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준다. 여기에는 에이나르의 선택과 그 선택을 성원해 준 게르다의 아프고 슬프면서도 시샘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랑이 한몫했다. 에이나르가 여성이 되었다고 나를, 우리에게 해를 끼친 것은 없다. 잠시 어리둥절할 수는 있지만. 그들의 선택은 시간이 지나면서 최소한 우리에게 ‘보편’이라는 관점의 확대를 가져다주었다. 그렇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용기를 내어 가보는 것이 미술이다. 그리고 에이나르와 게르다가 변화와 자유의 선두에 설 수 있었던 것도 보헤미안의 공동체에 몸을 담았던 예술가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미술가들은 언제나 또 다른 나를 찾기 위해 변화와 혁신이라는 고통을 감내한다. 이것이 최소한 쓸모없다고 생각할지 모르는 현대미술과 미술가들의 존재 이유다.
  • 법원 “조영남, 구매자 속였다… 대작 그림은 사기”

    법원 “조영남, 구매자 속였다… 대작 그림은 사기”

    대작(代作) 화가와 함께 그린 그림을 고액에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가수 조영남(72)씨에게 1심 법원이 사기죄를 적용해 집행유예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 대작 화가들을 단순 조수가 아니라 작품에 독자적으로 참여한 작가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강호 판사는 18일 조씨의 사기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씨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조씨의 매니저 장모씨에게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이 판사는 “조씨의 그림은 송모씨 도움으로 세밀한 묘사가 이뤄지고 원근감과 입체감을 갖추게 됐다”면서 “조씨 작품에 기여한 정도를 보면 대작 화가들은 단순히 창작 활동을 손발처럼 돕는 데 그치는 조수에 불과하기보다 작품에 독립적으로 참여한 작가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이어 “비록 조씨가 제작 과정에서 아이디어나 소재를 제공하고 마무리 작업에 관여했더라도 창작적 표현 과정은 다른 사람이 한 것”이라며 “대작 화가 참여 사실을 숨긴 채 자신의 창작적 표현물로 작품을 판매하는 거래 행태는 우리 미술계의 일반적 관행으로 볼 수 없다”고 사기죄를 유죄로 본 이유를 설명했다. 조씨는 2011년 9월부터 2015년 1월 중순까지 대작 화가들에게 그림을 그리게 한 뒤 가벼운 덧칠 작업을 거쳐 완성한 작품 21점을 17명에게 팔아 1억 5300여만원을 챙긴 혐의로 지난해 6월 불구속 기소됐다. 조씨는 “조수를 쓰는 것은 미술계 관행으로 불법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속보) ‘그림 대작’ 조영남 1심 사기 유죄…징역 10월에 집유 2년

    (속보) ‘그림 대작’ 조영남 1심 사기 유죄…징역 10월에 집유 2년

    법원 “조영남, 그림 대작 구매자들 속여 …범행 가볍지 않다” 가수 조영남의 대작 논란과 관련해 법원이 일부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서울 중앙지법은 18일 조영남이 미술계에 조수를 두는 것이 관행이라는 주장과 관련해 “구매자에 충분한 고지가 없었고 사회적 통용 수준을 넘었다”며 사기 혐의가 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조영남은 높은 가격에 그림을 판매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매니저 또한 같은 그림을 여러 점 반복해 그리게 한다는 걸 이상하게 봤다는 증언이 있었다”며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고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조씨가 위법성 인식을 했던 것으로 비춰져 미필적 고의로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미술계 관행인 조수를 두는 방식과 관련해 이 사건은 통용되는 범위를 넘어섰다”며 “대작작가와 사제지간도 아니며, 작업 난이도나 관여도를 종합해볼 때 조영남과 별개로 대작작가의 그림이 완성됐다”고 봤다. 또 재판부는 “앤디워홀과 같은 유명한 작가를 비롯해 대부분의 작가들은 이념적 형상에 따라 필요로 하는 보조 인력을 정식으로 고용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왔다”며 “반면 조영남은 체계적 관리도 없었고 대작작가를 두고 있는 것은 극소수만 알고 있는 내용으로 그림 구매자들 대부분 알 수 없었던 점에서 관행이라고 주장하는 조씨의 말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판부는 “조씨가 대다수 피해자에게 실망감을 안겼고 사건 이후 미술계 관행이라는 사려 깊지 못한 발언으로 국내 미술계 신뢰성을 훼손하고 미술 시장에 혼란을 초래했다”며 “대작작가를 본인들의 수족처럼 취급하고 그들의 노동가치를 무시한 태도를 보여 절대 가벼운 범행이 아니라고 봤다”고 판시했다. 앞선 검찰은 조씨에게 “그림을 사는 사람을 속여 판매할 의도가 있고 피해 회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조영남은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대작 화가 대작 화가 두사람에게 21점의 그림을 대신 그리게 하고 덧칠 작업만 거쳐 이를 17명에게 자신의 그림이라고 속여 팔아 1억 8035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조영남이 직접 그린 게 아닌 줄 알았다면 구매하지 않거나 그와 같은 높은 가격으로는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영남은 앞서 관련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조씨는 최후진술에서 “11개 미술단체에서 조수를 쓰는 게 관행이 아니라고 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으나 지난해 각하 처분을 받았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는 윤리적인 비난을 넘어 형사처벌로 넘어갈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미술계 관행이나 거래시스템에 대해 충분히 알아보고 반영하고 합리적 판단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씨의 매니저는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자의 그림은 투쟁이다

    여자의 그림은 투쟁이다

    자화상 그리는 여자들/프랜시스 보르젤로 지음/주은정 옮김/아트북스/368쪽/2만 5000원나를 드러내는 ‘셀피’로 뒤덮인 세상이다. 입술을 도드라지게 내밀고 얼굴이 최대한 갸름해 보이는 각을 요령 좋게 찾아낸 한 컷. 타인이나 풍경 대신 ‘나’를 내세운 이 ‘21세기형 자화상’에는 남들에게 멋지게 보이려는 기대와 만족함, 순간의 충동을 결빙하는 것 외에 다른 이야기는 형편없이 부재한다.‘나를 어떻게 보여 줄까.’ 이 간명하지만 간단치 않은 화두를 위해 시대의 요구와 갈등하며 치열하게 성찰한 이들이 있었다. 16세기부터 현재까지 지난 400여년간 백인 남성 중심으로 쓰인 미술사에서 주목받지 못한 여성 화가들이다. 이들은 ‘네잎클로버’처럼 드물 것 같지만 의외로 시대별로 풍부한 자화상을 그려 내며 ‘대상’에서 ‘주체’로 자신만의 특별한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책의 출발이 된 것은 미술사회사를 연구하는 저자의 서랍 속에 차곡차곡 모인 여성 화가들의 자화상 이미지들이었다. 저자에게 자화상은 ‘이것이 내가 믿는 바이다’라는, 화가의 생각을 밝히는 언어였다. 때문에 자화상 속 여성 화가들의 구도, 자세, 눈빛, 손짓, 소도구, 빛과 어둠의 배치 등을 면밀하게 살피는 동시에 그들의 삶까지도 폭넓게 들여다봤다. 그 결과 시대와 사회가 요구한 ‘전형’을 거부하고 자신의 진정한 얼굴을 탐색했던 이들 역시 미술사의 주인공들이자 치열하게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했던 예술가들이었다는 결론에 이른다. 저자는 최근까지도 여성의 자리를 허용하지 않았던 미술계에 여성 화가의 자화상을 하나의 독창적인 장르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남성 대가들은 자신의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솜씨를 자랑하기 위해, 대가를 모방하기 위해, 예술적 신념을 표현하기 위해 자화상을 그렸다. 르네상스 거장 티치아노의 초상화를 밑거름 삼아 평생 자화상에 매달렸던 렘브란트, 옥스퍼드대 명예 학위를 받고 학위 가운을 입은 모습을 초상화로 남긴 조슈아 레이놀즈가 그 예다. 하지만 여성 화가들은 자신이 ‘소수’이고 ‘주변’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자신의 이미지가 남성 화가의 자화상과 다른 프레임과 편견에 싸여 관찰될 것이라는 것도 각오한 채였다. 여성 화가들이 자신의 재능을 보여 주는 방식을 매번 새롭게 고안해 내야 했던 이유다. 여성에 대한 미술 교육, 직업으로서의 활동이 거의 가로막혔던 16·17세기엔 여성에게 조신함을 필두로 한 품격을 강요했다. 하지만 여성 화가들은 전통을 과감히 뚫고 나왔다. 자신만만한 미소를 띠고 팔을 의자에 걸친 채 보는 이에게 말을 거는 듯한 유디트 레이스터르의 자화상(1633년 작)은 절제를 미덕으로 했던 과거 여성 자화상들의 질서를 단숨에 부정한다. 남성 화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천재성’, ‘창조의 광기’를 헝클어진 머리와 비대칭의 구조 등으로 극적으로 표현한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자화상(1630년대)은 남성 못지않은 활력과 독창성으로 당대의 기준에 균열을 낸다. 이들의 분투는 페미니즘 논의가 활발해진 20세기에 이르면 상상의 여력을 뛰어넘는 파격과 실험으로 이어진다. 여성 예술가들의 유쾌하면서도 전위적인 시도는 그간 화폭을 지배했던 성 역할의 경계를 간단히 무너뜨린다. 고통과 열정으로 뒤섞인 삶의 기록을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스타일로 구현했던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1944년 작), 거구의 나체에 낙서처럼 낙인을 찍어 미의 기준에 의문을 제기한 제니 새빌의 작품(낙인찍힌·1992년 작) 등이 대표적이다. 여성 미술가들의 작품에선 깊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는 편견을 지닌 이들에게 저자는 180여점의 도판을 증거로 내밀며 이렇게 말한다. ‘여성의 자화상이 보여 주는 다양성은 여성은 뛰어난 모방가이기는 하지만 독창성은 없다는 오랜 믿음이 거짓임을 드러낸다. 당대의 지배적인 여성성의 개념에 부합해야 한다는 요구 속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과시하고 신념을 밝히며 당대의 기준에 대한 이해를 보여 주는 빼어난 이미지를 찾는 데 이들은 용케 성공했다.’(299쪽)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사기 꺾인 미술작가, 다시 일으켜 세우다

    사기 꺾인 미술작가, 다시 일으켜 세우다

    미술관, 갤러리, 비영리 전시공간 등 국내 미술전시공간의 다양한 미술행사를 연계해 미술계와 일반 애호가들이 생활 속에서 미술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2017 미술주간’ 행사가 13일부터 22일까지 열흘 동안 진행된다.●작가의 해 지정… 블랙리스트 아픔 치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행사는 3회째를 맞는 올해 ‘미술은 삶과 함께’(Art in Life)라는 주제로 진행되며 예산 3억 7000만원이 투입됐다. 이명옥(사비나미술관 관장) 운영위원장은 “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 이후 작가들의 의욕 저하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올해를 ‘작가의 해’로 지정하고 미술의 가장 중요한 주체인 작가를 집중 조명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포트폴리오 컨설팅·멘토링 마련 행사가 작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 설문조사를 토대로 ‘시각예술 분야 공공지원 프로그램 설명회’, ‘중견 작가를 위한 포트폴리오 컨설팅’,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특강’, ‘아티스트 멘토링’ 등을 마련했다. 작가들이 법률상담을 받을 수 있는 ‘미술인 법률상담의 날’과 미술인의 심리 치유 및 정신건강을 위한 ‘마음상담소’ 등도 운영된다. 법률상담은 법무법인 세종이 함께 한다. 이 중에서도 핵심 프로그램은 신진 작가들을 위한 포트폴리오 컨설팅이다. 국·공·사립미술관 전시를 한 경험이 있거나 국가기관의 공공기금 지원을 받은 작가들로 한정하고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을 비롯한 국내 유력 미술 기획자, 평론가들로부터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위원장은 “작가들은 어떻게 작품을 팔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이라며 “일부 스타 작가를 제외한 대다수 작가는 전문가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보여 줄 기회조차 없는 것이 현실인데, 이들이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이 올해 미술주간의 핵심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미술관 무료 관람·입장료 할인 행사에서는 미술과 대중의 접점을 찾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전국 100여개의 국·공·사립미술관에서 무료 관람과 입장료 할인, 특별 프로그램 등이 마련된다. 또 평소에 방문하기 어려운 시각예술 창작공간을 둘러볼 수 있는 ‘오픈 스튜디오’와 예술가를 직접 만나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2017 작가미술장터’도 열린다. 수도권 주요 미술관 20곳과 함께 진행하는 ‘별별미술관 스탬프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해 완료한 스탬프북을 미술주간 사무국에 제출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 미술주간 선물을 받을 수 있다. 각 프로그램은 미술주간 홈페이지(www.artweek.kr)에서 사전 신청을 통해 선착순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드로잉 60점에 표현한 ‘인간 형상’

    드로잉 60점에 표현한 ‘인간 형상’

    국제무대에서의 화려한 전시 경력에 비해 국내 미술계에는 비엔날레나 그룹전 외에 소개될 기회가 없었던 작가 구정아의 국내 첫 개인전이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다.작가는 백남준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개인전을 가진 것 외에 리버풀 비엔날레, 테이트 리버풀, 뒤셀도르프 쿤스트할레, 미국 디아비콘 미술관, 광주비엔날레 등 유명 미술관과 비엔날레에서 다양한 전시를 활발하게 갖고 있다. 프랑스 국립미술학교(에컬데보자르) 유학 시절인 1990년대부터 일상적인 장면을 포착하거나 깨지기 쉽고 사라지기 쉬운 평범한 사물을 이용한 시적인 설치 작업으로 관심을 모았다.자신의 이름을 뒤집은 ‘아정구’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개인전에서는 2010년의 드로잉 설치 작업과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로 제작한 3D 애니메이션 2점을 선보였다. 기존의 작품을 기대했다면 구정아답지 않은 작품에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겠다. 전시장 3층은 공간 전체를 형광 핑크빛으로 연출하고 벽면에 2010년 미국의 디아재단 초청으로 3개월간 머물며 제작한 드로잉 60점을 걸었다. ‘닥터 포크트’ 시리즈로 인물의 구체적인 몸짓이 드러나기도 하고 고립된 섬과 바위, 군도의 살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사진 인화지에 파란색 펜으로 그린 드로잉이 형광 핑크의 공간에서 드러나며 낯선 시지각적 체험을 하게 만든다. 2층에는 1998년부터 작가의 작업에 등장하는 ‘우스’(Ousss) 단어의 연장선상에서 만들어진 3D 애니메이션 ‘미스테리우스’와 ‘큐리우사’를 만날 수 있다. 기이한 형상의 생명체가 무중력 공간에서 움직이는 것을 보여 주는 이미지와 소리의 콤퍼지션이다. 구정아는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며 개인 프로필에 대해 밝히길 꺼리는가 하면 전시회 오프닝에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길게 양 갈래로 땋은 머리에 흰색 작업복 차림으로 기자들과 만난 작가는 “‘우스’는 작업을 하다가 생각을 할 때 찾는 일종의 작업공간”이라며 “이번에 소개한 캐릭터는 보기에 어린애같지만 고도로 발달한 인간의 형상을 상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천착하는 주제는 없고 전시 제안이 오면 그곳에 가서 생활하며 사람들을 관찰하고 대화하면서 아이디어를 찾는다”면서 “지금까지는 주로 혼자 작업을 했지만 다양한 기술을 접목하는 공동 작업을 늘려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10월 22일까지. 글 사진 함혜리 기자 lotus@seoul.co.kr
  • 홍익대학교, 학종전형 전 모집단위로 확대

    홍익대학교, 학종전형 전 모집단위로 확대

    서울캠퍼스는 1632명(정원 외 126명 포함), 세종캠퍼스는 858명을 수시모집을 통해 뽑는다. 학생부종합전형 선발범위 확대, 전형요소 반영비율 변경 등 다양한 변화가 있다.학생부교과전형은 미술계열(예술학과 제외)을 제외한 모든 모집 단위에서 실시한다. 학생부교과 100%로 합격생을 가리고, 계열별 반영 교과군의 전 과목을 학년 구분 없이 합산해 반영한다. 각 반영교과군의 이수 단위수에 따라 교과별 보정등급을 산출해 최종 교과점수를 낸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올해부터 모든 모집단위로 확대했다. 캠퍼스자율전공(자연·예능), 캠퍼스자율전공(인문·예능), 자연·인문 계열, 예술학과는 서울캠퍼스의 경우 서류(학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 100%를 적용한다. 세종캠퍼스는 학생부 교과 40%와 서류(학생부) 60%로 배분했다. 예술학과를 제외한 미술계열은 100% 비실기전형으로 뽑는다. 미술계열의 학생부종합전형은 3단계로, 학생부교과 100%→서류평가(학생부, 미술활동보고서) 100%→2단계 성적 40%와 면접평가 60% 순으로 합격자를 가린다. 캠퍼스자율전공(인문·자연·예능), 자연·인문 계열, 예술학과는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학생부적성전형(세종)에서는 영어·수학 적성고사를 진행해 평가 때 40% 반영한다. 임종태 입학관리본부장은 “논술과 학생부적성 전형 지원자는 올해 새로 적용되는 학생부 성적 반영방법을 꼼꼼히 봐야 한다”면서 “반영교과군에서 상위 3과목씩 총 12과목의 석차등급을 학년 구분 없이 반영하고, 등급 간 격차가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사항은 입학처 홈페이지(ibsi.hongik.ac.kr)와 전화 (02)320-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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