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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 이런일이]그때 그사람

    출소 하루 만에 절도 행각을 벌이던 50대 남자가 7개월 전 검거된 경찰관에게 똑같은 장소에서 다시 덜미를 잡혔다. 서모(52)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쯤 서울 영등포동 한 사우나에 들어갔다. 지난달 31일 교도소에서 출소한 서씨는 7개월 전인 지난해 8월 이 사우나에서 옷장을 털려다 절도 미수 혐의로 붙잡힌 전력이 있었다. 하지만 떨치고 싶은 ‘악몽(?)’에도 불구하고 이 사우나는 여전히 서씨에겐 익숙한 곳이었다. 서씨는 손님 김모(53)씨의 탈의실 옷장을 드라이버로 연 뒤 바지 주머니에서 1만 3000원을 훔치는 등 옷장 2곳에서 8만 3000원을 털었다. 계속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 서성대는 순간 서씨의 앞에는 지난해 그를 검거한 경찰관이 나타났다. 이 경찰관은 “순찰 근무 중 사우나에 들렀다가 서씨를 알아 보고 불심검문을 했다.”면서 “드라이버를 몰래 버리는 것이 수상해 범행을 추궁하고, 사우나 폐쇄회로(CC)TV를 통해 범행 장면을 확인, 긴급체포했다.”고 말했다. 경찰관들은 “한 곳에서 두 차례나 마주치다니 두 사람의 인연이 질긴 모양”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서씨에 대해 특가법상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사설] 박근혜 대표의 ‘북한판 마셜플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미국방문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박 대표의 방미는 국제무대에 얼굴알리기라는 정치적 의미도 있었지만, 북한핵 문제에 대한 한국민의 생각을 미국 조야에 알리는 기대 이상의 성과도 얻었다고 보여진다. 실제 박 대표는 미국의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리사 머코스키 상원 동아태 소위원장 등 한반도 관련 핵심인사들과 만났고, 주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북핵해법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박 대표의 북핵해법이 한국정부의 생각과 다를 바 없고, 초당외교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박 대표와 야당의 바람직스러운 변화다. 박 대표는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해서 미국이 ‘북한판 마셜플랜’을 내놓을 것을 제안했다. 이를테면 6자회담에서 북한의 요구를 들어보겠다는 식이 아니라,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미국이 대규모 경제지원, 북·미수교, 체제보장 등의 포괄적인 카드를 제시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북한에 6자회담 복귀 명분을 주어야 한다는 데는 한국정부도 같은 생각이다. 다만 한·미동맹과 북한의 위협, 주변국들의 상황을 고려해 구체적인 대안을 먼저 내놓지 못할 뿐이다. 실제 정부는 북핵해결의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는 박 대표가 정부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 측면도 있을 것이다. 한반도의 안정을 위한 외교에 정부나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과거 한·소 수교 과정의 초당외교가 대내외적으로 힘을 발휘한 경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북한핵 문제와 관련한 박 대표의 대미활동은 야당의 변화와 균형감각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정부도 언제든지 야당을 돕고 힘을 합쳐야 한다. 정부와 여야가 북한핵 해결에 한목소리를 내기를 기대한다.
  • ‘빨간모자’ 잡혔다

    수도권 유흥업소 여주인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성폭행 용의자, 이른바 ‘빨간 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은 21일 술집 여주인들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 등)로 송모(31)씨와 공범 이모(31)씨를 긴급체포했다. ‘빨간 모자’ 송씨는 지난해 4월 9일 경기도 일산구 한 카페에서 여주인 이모(29)씨를 흉기로 위협, 성폭행한 뒤 수표 1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나는 등 최근까지 모두 강간 24차례, 강간미수 5차례, 강제추행 5차례, 특수강도 5차례의 혐의를 받고 있다. 공범 이씨는 송씨의 범행에 5차례 가담, 송씨와 함께 술집 여주인 5명을 성폭행한 혐의다. 범행 당시 주로 빨간 모자를 쓰고 있어서 경찰들 사이에 ‘빨간 모자’로 통했던 송씨는 심야시간대에 주로 규모가 작은 술집에 손님을 가장해 들어가 있다가 다른 손님들이 나가 여주인 혼자 있을 때 범행을 일삼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클릭 이슈] 수사기록 공개 공방

    [클릭 이슈] 수사기록 공개 공방

    공무원 A씨는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건설업자 B씨가 그에게 8000만원을 건넸다고 자백했기 때문이다.A씨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사흘간 검찰에 불려가 꼬박 12시간씩 신문받았다. 검찰은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본인은 물론 가족 등 참고인 20여명에 대한 계좌추적을 실시하는 한편 통화기록도 조회했다. 이런 수사기록만 수백장에 이르렀다. 검찰의 기소로 법정에 선 A씨는 다시 한번 당황했다. 검찰이 수사기록을 법정에 제출하지 않아 변호인이 아무런 사전 준비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상사건은 검찰이 수사기록을 법원과 변호인에게 제출하지 않아서 생긴 것이다. 검찰은 실제로 수사기록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철거업자로부터 아파트 재개발과 관련해 1억 4000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조합장 김모씨를 기소했다. 검찰은 1차 공판에서 관행을 깨고 수사기록을 제출하지 않았다. 재판이 시작되면 검찰은 수사기록을 법원에 넘긴 뒤 확정 판결 후 돌려받는다. 불기소·무혐의 사건기록은 검찰이 관리하고 있다. 이런 관행을 깨고 현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만 기록을 제출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다른 지검으로 확산될 분위기다. 검찰이 수사기록을 내지 않는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수사기록을 읽고 피고인이 증인을 회유하거나 협박하는 일이 일어나는 등 공소유지를 방해한다는 점이다. 또 수사기록에 등장하는 다른 관련자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도 이유다. 수사기록의 의존도를 낮추고 법정 진술과 증거로 유·무죄를 판단하자는 공판중심주의와도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법원의 잦은 영장 기각과 관대한 판결에 대한 불만이 숨어 있다. 검찰은 어떤 자료를 법정에 낼지, 제출한다면 언제 어떻게 공개할지 등 수사기록에 관한 모든 결정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재판에서 효과적으로 유죄를 입증하려면 피고인에게도 수사기록을 모두 공개할 수 없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검찰은 피고인의 유죄를 입증할 증거만을 선별해 법원에 제출하고 그밖의 수사기록은 유·무죄 판단에 영향을 주지 않으니까 판사도, 피고인도 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대검찰청은 이에 대해 일률적인 지침을 내려보내지는 않고 각 지검과 지청이 자체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수사기록을 제출하지 않는 것은 공식적인 대검 입장은 아니고 일선 검사의 재량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검 예규는 피고인이 수사기록 중 본인의 진술만 열람·등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수사기록 전체가 아니라 검찰이 법원에 제출할 기록만 피고인에게 미리 공개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제3자가 아닌 피고인의 수사기록 열람을 막는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한다. 한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피고인의 개인 기록인 수사기록은 검찰이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수집, 활용할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피고인의 방어권 확보를 위해서도 수사기록 열람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피고인이 첫 재판에 섰을 때 검사는 이미 수개월간 사건을 파헤친 전문가지만, 피고인은 무방비 상태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변호인은 수사기록을 읽으며 사건을 분석, 허점을 찾아내 피고인을 방어해야 하는데 수사기록도 보지 못하면 방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소동기 변호사는 “증거수집 능력이 탁월한 국가기관이 유리한 증거만 법정에 제출하는데 개인이 맞서 이길 수 있겠느냐.”면서 “법원 제출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수사기록을 피고인과 공유해야 대등한 재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독일도 피고인에게 원칙적으로 수사기록을 공개하고 있다. 김선수 변호사는 “수사기록은 무죄를 밝힐 자료가 될 수도 있다.”면서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하는 국가기관이 진실을 은폐한다는 의혹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헌법재판소도 1997년 검찰이 수사기록의 열람을 이유 없이 거부한 것에 대해 “피고인의 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며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서울중앙지법도 김씨 사건에서 검찰은 수사기록을 피고인에게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수사기록은 국가기관인 검찰이 국민의 세금을 받아 수집·작성한 공문서란 주장도 있다. 피고인 등 이해 당사자뿐 아니라 언론매체나 사회단체도 역사를 재조명하고자 공개를 청구하면, 원칙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해석이다. 대법원은 “공개될 경우 국가 안보나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는 구체적 설명 없이 단순한 가능성이나 주관적 추측으로 검찰이 수사기록의 공개를 거부해선 안 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실제로 5·18 광주민주화운동,KAL858기 사건기록이 지난해 공개됐다. 방송사의 청구로 지난달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미수사건 수사기록도 빛을 봤다. 지난 1월 서울고법은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 수사기록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검찰의 공개 거부 결정은 대부분 행정소송을 통해 뒤집혔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씨줄날줄] 영변 공습계획/이목희 논설위원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CVID)’-그동안 한국과 미국이 내놓은 북한핵 해결 방안이다.‘완전한 핵폐기’로 용어를 단순화하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핵폐기의 실현이 쉽지 않은 게 문제다. 김정일은 핵무기라도 가져서 정권을 유지하겠다는 결의를 곳곳에서 비친다. 경제보상을 노린 협상용으로 치부해선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듯싶다. 북한이 끝내 핵무장을 추구한다면 해법은 두가지뿐이다. 첫째, 무력사용 혹은 견디기 힘든 제재로 목줄을 죄는 것이다. 둘째, 핵무기로 얻는 것 이상의 체제보장을 해주는 방안이다. 애슈턴 카터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주 서울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영변 핵시설 공격이 이뤄졌다면, 어떠한 방사능 문제도 일으키지 않고 성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터 교수는 1990년대 1차 북핵위기 당시 미국 클린턴 행정부의 국방부 차관보를 지냈다.94년 영변 핵시설 공습계획을 지휘한 인물이다. 북폭은 김영삼 정부의 반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한 모의실험 결과 B-2스텔스기와 B-52폭격기를 동원한 영변 공습은 1∼2일안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공습후 90일안에 한반도 전면전으로 한국군 49만명, 미군 5만 2000명과 수백만 민간인이 희생당하는 끔찍한 시나리오가 예상되기도 했다. 휴전선 주위의 인구밀도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중동지역 전쟁과는 비교가 안 된다. 그럼에도 카터 교수는 “많은 미국민들은 한국에서의 전쟁이 이라크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부시 행정부 역시 ‘제한북폭론’의 유혹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에는 제한전이지만, 한국으로선 전면전이 된다는 점이 북핵의 아킬레스건이다. 그로 인해 한국 정부의 북핵 정책은 사실상 ‘관리’ 수준이다. 전쟁방지에 신경쓰다 보니 북한이 이미 개발한 것으로 보이는 핵을 폐기할 정도의 체제보상안을 미국이 내놓게 설득할 여력이 없다. 북한 핵무기를 조잡한 수준에서 머물도록 관리하는, 고육책을 이어가는 처지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핵전쟁 위기, 일본·타이완의 핵무장 등 엄청난 후폭풍이 우려된다. 한반도 안정을 위해 미국의 ‘화끈한 당근’이 필요하다. 북·미수교, 불가침 서면약속 등 북한 체제와 관련된 획기적 대북 제안을 미국측과 만들어내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한탕카페’ 잡은 ‘범죄사냥꾼’

    ‘한탕카페’ 잡은 ‘범죄사냥꾼’

    “‘한탕’은 ‘사냥꾼’이 잡습니다.” 일선 경찰서 강력팀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카페 회원의 제보로 퍽치기 강도범 4명을 일망 타진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 강력6팀장 이대우(39) 경위가 주인공. ●‘뛰는 한탕 카페, 나는 사냥꾼 카페’ 포털사이트 다음의 ‘범죄사냥꾼’(cafe.daum.net/tankcop) 카페지기인 이 경위는 지난달 23일 오전 회원 염모(19)군과 채팅을 하다 귀가 솔깃해지는 제보를 받았다. 염군이 같은 포털의 ‘한탕주의’(cafe.daum.net/porxxxxxxx)라는 카페에서 채팅 도중 박모(31)씨로부터 “함께 한탕하자.”는 은밀한 제의를 받았다고 ‘보고’한 것. 이 경위를 비롯한 강력6팀 형사 7명은 박씨가 염군에게 확인해준 집 주소를 확보, 잠복과 추적에 들어갔다. ●일주일새 부녀자 4명에게서 380만원 뺏어 하지만 박씨는 거의 집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또 ‘한탕주의’카페에서는 박씨와 같은 범행 모의자들이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은 채 주로 ‘한줄 메모장’을 이용,‘대포폰’이나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로 가입한 이메일 주소를 통해 은밀하게 접촉하고 있어 수사에 애를 먹었다. 이틀 뒤인 25일 오후 10시쯤 답답한 마음에 ‘한탕주의’ 카페를 뒤지던 이 경위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왔다. 우연히 채팅을 하던 상대가 염군을 꾄 것과 똑같은 내용으로 이 경위에게 ‘한탕’을 제의한 것. 이 경위는 망설이지 않고 지하철 3호선 논현역 3번 출구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뒤 현장에서 박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박씨로부터 ‘한탕주의’카페에서 만난 일당 4명이 지난달 23일 오전 2시 55분쯤 강남구 역삼동 주택가에서 김모(23·여)씨를 둔기로 때리고 현금 44만원을 탈취하는 등 일주일 사이 부녀자 4명에게서 380여만원을 빼앗았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주범이 잡히자 나머지 3명도 줄줄이 검거됐다. 경찰은 2일 주범 박씨를 특수강도 등 혐의로 구속하고 김모(37)씨 등 일당 3명에 대해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범죄사냥꾼 통해 5년 동안 강력사범 90여명 체포 이 경위는 서울 서부경찰서 강력반에서 경사로 근무하던 2000년 5월 26일 ‘범죄사냥꾼’카페를 개설했다. 그는 이 카페에 ‘현장체험신청방’게시판을 만들어 회원을 상대로 40여차례 사건현장을 체험하게 하고,‘사건파일비망록’,‘사건추리도전방’ 등의 게시판을 통해 사건 관련 지식이나 정보를 제공한다. 회원수는 5년 만에 1만 7000명을 넘었다. 이 경위는 이들의 제보를 통해 성폭행, 강도, 살인미수 등 15건의 강력사건을 해결하고,90여명의 범인을 붙잡았다. 지난해 10월 진급한 이 경위는 서대문서 강력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범죄사냥꾼’이 범죄 예방과 해결에 위력을 발휘하자 비슷한 카페나 홈페이지도 잇따라 생기고 있다.2001년말 개설해 5479명의 회원을 둔 ‘경찰카페(cafe.daum.net/leemooyoung)’, 지난해 초 경기 부천 중부경찰서 강력반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회원 3210명의 ‘헬로캅스(cafe.daum.net/HelloCops)’ 등이 대표적이다. 이 경위는 “사이버 공간을 이용한 범죄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일선 형사들이 카페 등을 개설해 국민에게 좀더 친근하게 다가간다면 수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특공대 뺨친 아파트 인질범

    특공대 뺨친 아파트 인질범

    “방위병도 레펠 훈련하나?” 지난달 28일 새벽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15층짜리 아파트 옥상에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밧줄을 타고 14층 내연녀의 집으로 뛰어든 김모(44)씨는 단기사병(방위병) 출신이었다. 밧줄에 의지한 채 창문을 깨고 들어가 내연녀의 가족 7명을 인질로 삼은 김씨와 4시간 남짓 대치하던 경찰은 대담하고 전문적인 침입 과정에 놀라 “혹시 군 특수부대나 경찰특공대 출신이 아니냐.”며 잔뜩 긴장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김씨는 대구 50사단에서 근무한 단기사병 출신으로 밝혀져 경찰을 허탈하게 했다. 김씨는 날이 채 밝지도 않은 새벽에 일반인이라면 내려만 봐도 다리가 후들거릴 50m 높이의 옥상에서 밧줄이 풀리지 않도록 매듭을 조정하고,3∼4m가량 허공을 내려갔다. 사건 직후 도착한 경찰특공대가 김씨를 제압하기 위해 택한 것과 똑같은 경로였다. 당시 경찰은 “용의자가 체격이 단단하고 특수 훈련을 받은 것 같아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며 체포작전을 펴는 데 어느 때보다 신경을 썼다. 붙잡힌 뒤 김씨는 “특수훈련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경찰의 물음에 “평소 고층건물 외벽에서 유리창을 닦거나 페인트를 칠하는 인부들을 유심히 관찰했다.”고 뜻밖의 대답을 했다. 김씨는 범행을 앞두고 지난달 25일 역촌동 집 근처 철물점에서 30m짜리 밧줄을 구입해 이웃한 고양시 서오릉으로 가서 나무에 올라 하강 연습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틈날 때마다 매듭이 풀리지 않게 단단히 묶는 방법을 따로 연구하기도 했다. 김씨는 “평소라면 아파트 옥상에 올라 무서웠겠지만 당시에는 ‘욱’하는 감정 때문에 아무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특공대는 고사하고 일반병도 아닌 방위병 출신이란 얘기에 어이가 없었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경찰은 1일 김씨에 대해 살인예비와 방화미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마니아] 라면에 죽고 라면에 산다

    [마니아] 라면에 죽고 라면에 산다

    “라면에 죽고 라면에 산다.” 지난 1999년 9월 만들어진 동호회 ‘라면천국’은 회원 6만명을 거느린 국내 최대의 라면전문 온라인 모임이다.100여가지 라면요리 비법 소개 등 동호회 활동뿐 아니라, 탑골공원과 경로당 등 노인들을 찾아가 라면을 끓여주는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설날에 떡국 많이 드셨나요. 아무래도 우리 회원님들은 떡국이 아니라 떡라면만 드셨을 것 같아요.”(필명:컵라면과 라면) “요즘 제가 수타면에 맛이 들어서 신라면은 잠시 ‘왕따’시키고 있는데 옳은 선택인지 모르겠네요.”(필명:라면철가방) 보통사람들에게는 얼핏 ‘실없는 소리’처럼 들릴 수 있는 내용의 글이지만 항상 라면만 생각하는 ‘라면광’들에게는 마음에 와 닿는 고민과 대화다. 특히 ‘라면에 죽고 라면에 산다.’는 라면 마니아 6만명이 모인 인터넷 다음카페 ‘라면천국’(cafe.daum.net/ramyunheaven)에서는 더욱 그렇다. ●회원수 6만명 육박 ‘라면천국’은 1999년 9월 당시 한국야쿠르트에 근무하던 최용민(35·회사원)씨가 만든 인터넷 모임이다. 최씨는 한국야쿠르트에서 ‘뉴트리면’과 ‘왕뚜껑’개발에 참여하는 등 라면 신제품 개발 분야에서 일했던 공인된 ‘라면 전문가’다. “그때까지만 해도 라면에 관련된 인터넷 모임이 없었어요. 제가 새로운 라면을 개발하는 일을 하다 보니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싶었고, 또 자문도 구하고 싶었죠. 동시에 인터넷을 통해 회사 홍보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동호회를 만들게 됐습니다.” 최씨는 현재 직장을 옮겨 이제는 라면과 관계없는 일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동호회를 운영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얼마전에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한별’이라는 소년과 라면공장을 함께 견학가기도 했어요. 라면을 좋아하는 그 꼬마가 너무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동호회를 운영하는 보람이 느껴지더군요.” ‘라면천국’에는 라면 때문에 유명세를 타는 회원부터 라면에 관련된 톡톡 튀는 취미를 가진 회원들이 많다. 독자적인 수프를 개발한 뒤 라면전문점 ‘면빠리네’를 운영하다 일본 방송 NHK에도 출연한 최범찬(35)사장을 비롯, 부는 시간을 늦춰 배달도 가능한 라면조리법을 개발한 인천의 라면전문점 ‘맛좀볼래’의 김병삼(39) 사장도 모두 ‘라면천국’의 열혈회원이다. 또 우리 나라에서 처음 생산된 라면부터 외국의 라면까지 라면봉지를 모으는 닉네임 ‘기차소년’(22·대학생)과 라면 요리대회에서 우승한 라면요리왕 이창헌(35·군인)씨, 버섯불고기라면·라면버거·폭찹라면 등 라면요리 개발이 취미인 김형선(30·회사원)씨 등 괴짜 회원도 손에 다 꼽을 수 없을 정도다. ●라면에 관한 책도 발간 ‘라면천국’회원들은 라면에 관한 한 국내 최고를 자부한다. 그도 그럴 것이 2001년에는 동호회원들의 라면요리 비법과 노하우를 담은 ‘비법천하 라면천국’이라는 책을 발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책에는 ▲볶은김치라면▲김치볶음라면▲콩나물라면▲열혈고추라면▲라볶이▲찍어먹는라면 등 엄선된 71가지 라면요리 ‘비법’이 담겨 있다. 라면하고 궁합이 잘 맞는 부재료를 넣고 끓여 내는 요리법은 기본이고, 해장·안주·주식·간식 등 ‘울트라 기능’을 갖고 있는 국물맛 내기 등도 소개하고 있다. “인터넷 카페에는 이보다 더 실험정신이 강한 라면요리 소개가 100여가지가 넘어요. 책에 소개한 것은 비교적 얌전한 요리입니다.(웃음)” 운영자 최용민 씨는 수많은 라면 중 ‘아이스크림라면’은 라면 진화의 결정판이라고 강조한다. “우선 면만 삶아 찬물에 헹군 뒤 설탕 약간을 넣고 버무리세요. 그리고 떠먹는 아이스크림을 그 위에 얹어 냉동고에서 얼리면 라면과 아이스크림이 조화를 이룬 아이스크림라면이 됩니다. 체리 등 달콤한 소스를 발라주면 더욱 맛이 나죠.” ‘라면천국’회원들은 가끔 라면에 관한 재밌는 설문조사도 실시한다. 라면먹으면서 제일 하고 싶은 것, 짜장라면 중 제일 맛있는 것, 라면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밑반찬 등 항목도 다양하다. 회원들은 ‘라면광’답게 나름대로 논리적인 이유를 들어가며 투표에 참여한다. 특히 짜장라면 순위 투표에서는 면발의 굵기와 액상스프와 가루스프의 장단점 등을 들어가며 논리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라면으로 봉사활동까지 ‘라면천국’회원들은 재미수준의 동호회 운영을 떠나 정기적으로 라면을 통한 봉사활동을 해 오고 있다. 자발적으로 탑골공원이나 경로당 등을 찾아 노인들에게 라면을 끓여드리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올초에는 지진해일(쓰나미)로 큰 피해를 입은 동남아시아 지역에 국제시민봉사회(SCI)와 연계해 라면 등을 지원물품으로 보냈다. 최용민 씨는 ‘라면천국’동호회를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에 ‘라면문화’를 전파하는 구심점으로 키울 계획이다.“라면전문점 탐방, 라면공장 견학, 라면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회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려고 합니다. 많은 회원이 오프라인 모임에 나오다 보면 ‘라면의 모든 것은 라면천국에서’라는 모토도 생기지 않을까요.” 최씨는 올해 중 ‘비법천하 라면천국‘ 제2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동시에 현재 6만명인 회원을 10만명까지 끌어 올릴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라면은 일본에서 유래했지만 라면소비량이나 수출 모두 우리나라가 1위 입니다. 저를 포함한 동호회원들은 모두 라면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어요.”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말 많고 탈 많은 대한민국 라면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은 지난 1963년 9월 발매된 ‘삼양라면’이다.‘삼양라면’은 닭기름으로 튀겨 만들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닭 그림이 들어간 투명한 비닐 포장을 사용했는데 처음 가격은 10원이었다. 당시 자장면 값이 30원, 버스비가 10원하던 시절이었던 만큼 라면 값이 그리 싼 것은 아니었다. 싸지 않은 가격이 부담됐을 뿐만 아니라 생소한 이름 때문에 판매가 부진하기도 했다. 특히 일본어에서 따 온 ‘라면(ラ­メン)’이란 단어를 옷감의 일종인 ‘라면(羅綿)’으로 오해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라면업계의 지속적인 확산전략과 1965년 식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분식장려 정책이 맞아 떨어지면서 라면은 드디어 ‘제2의 쌀’로 자리잡게 된다.‘누구라도 간편하게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서민들의 음식’이 식생활 속으로 파고든 것이다.‘삼양라면’은 65년 7월 한 달에만 100만 봉지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1970년대 경제성장을 통해 음식이 고급화되면서 라면 역시 다양한 맛을 선보였다. 라면업계의 선두 주자를 지켜오던 삼양은 1970년 ‘짜장면’을 출시했으며 이듬해는 ‘치킨면’을 시판했다. 70년대 라면 시장은 삼양이 석권했지만 80년대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한다.‘롯데라면’으로 출발한 ‘농심’은 상호까지 바꿔가며 업계 선두를 끈질기게 노린 결과 ‘라면3총사’로 일컬어지는 ‘안성탕면-너구리-신라면’을 연달아 출시하면서 삼양을 제치게 된다. 특히 ‘신(辛)라면’ 단일 제품의 판매량이 경쟁사의 전체 판매량과 맞먹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으며 지금도 ‘라면의 표본’으로 인식되고 있다. 세계 각국으로 수출돼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라면의 종주국이 일본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생각을 갖게 할 정도로 이바지한 상품이다. 농심은 1981년 사발면을 출시해 또 다른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 1989년 공업용 쇠기름을 사용에 라면을 만들었다는 이른바 ‘우지 파동’은 농심에 1위를 빼앗긴 삼양을 나락의 길로 빠뜨린 계기가 됐다. 이 사건으로 삼양식품의 관련 책임자가 구속되는 상황에 이르렀으나 1997년 8년여의 공방 끝에 대법원의 무죄 판결로 논란은 종결됐다.‘우지 파동’을 견뎌낸 삼양라면은 라면봉지를 과거에 사용하던 주황색으로 바꾸는 등 90년대 중반이후 불어닥친 복고바람을 타고 재기를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면은 국내외 정치적 상황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83년 중국 민항기가 서울에 불시착했을 때나,94년 김일성이 사망했을 당시 라면 사재기 때문에 가게에서 라면이 동이 나기도 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與의원들, 사법부 공격

    열린우리당과 사법부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각종 민·형사 재판에서 ‘역차별’받고 있다고 불만을 품어온 여당 의원들은 국회 대정부 질문서라는 형식을 빌려 공개적인 비판에 나섰다. 일부 의원들은 미리 배포한 질문서를 통해 ‘헌법재판소의 폐지’까지 거론하는 등 강경했으나 파문 확산을 우려한 당 지도부의 만류로 막상 질문에서는 포기했다. 실현성이 낮은 주장으로 법조계를 개혁대상으로 몰아 자극하거나 정치적 공방거리를 만들 경우 오히려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수’로 그쳤지만 사법부를 향한 불편한 속내는 모두 드러낸 셈이다. 386세대 의원으로 손꼽히는 열린우리당 이화영 의원은 14일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앞서 배포한 질의서에서 “우리당 이철우 의원이나 한병도 의원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고 진술자들 사이에 논란의 여지도 많은 사건들이 사법부에 의해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며 사법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2002년 정치관계법 개정 이후 선거문화나 정치권 풍토에 많은 변화가 있었으나, 사법부와 선관위의 역할이 강조되다 보니, 편파적인 판단이나 자의적 법 해석으로 인한 피해가 증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3선의 중진인 이석현 의원도 미리 배포한 대정부 질의서에서 대법원과 함께 최고심급기구의 성격을 가진 “헌법재판소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이 발언은 당 지도부에서 “당의 의견과 다르고 돌출발언”이라며 만류해 최종 질의에서 배제했다. 이 의원의 대정부 질의서에서는 “헌법재판소는 원래 제헌헌법에 없었는데, 군사정부 시절인 1988년 개헌을 하면서 생긴 기형적인 기관”이라며 “그러나 대통령 탄핵, 신행정수도, 호주제 폐지 등 현재 국가 중요 정책현안들을 헌법재판소가 판단하고 있어 삼권분립의 기초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육여사 경호원 오발로 사망” 주장

    육영수 여사는 저격범 문세광이 아닌 경호원의 오발탄에 맞아 숨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숭실대 소리공학연구팀 배명진(정보통신공학부) 교수팀은 11일 “1974년 8·15 경축식장에서 문세광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향해 4발을 쏘았고 나머지 3발은 경호원들이 발사한 것”이라면서 “경호원들이 쏜 총은 네번째, 여섯번째, 일곱번째였는데 네번째로 쏜 총탄에 육 여사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배 교수는 “이 총소리는 뛰어나오면서 총을 쏘고 있는 문세광을 저지하기 위해 후방 좌측 5∼10m 거리에 배치된 경호원의 총에서 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세광이 쏜 세번째나 여섯번째 총탄은 객석과 연단과의 거리, 소리의 속도 등을 종합해 계산한 결과 육 여사를 명중시키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배 교수팀은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 취재팀의 요청에 따라 총소리를 분석했으며, 당시 녹화된 비디오와 총성이 녹음된 테이프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지난 1월 SBS와 MBC가 제기한 박 전 대통령 저격 미수 사건 정보 공개 청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수민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관련자 진술조서 등 사생활 유출의 우려가 있는 자료는 제외하고 객관적 사실에 관한 자료는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공개하기로 한 자료는 ▲대통령 저격사건 발생 관련 저격범 검거 보고 ▲문세광씨 입국신고서와 숙박기록 등 문씨 행적과 관련한 자료 ▲압수조서 현장검증 조서 ▲총탄 감정 결과 ▲혈흔 감정 회보 ▲저격현장 녹음분석 결과 보고 ▲문씨를 만경봉호에 승선시킨 안내원의 몽타주 ▲만경봉호에서 문씨에게 대통령 암살 지령을 내린 북한 지도원 몽타주 사진 등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육영수 여사 쏜 범인 따로 있다?

    육영수 여사 쏜 범인 따로 있다?

    지난 74년 8월15일 발생, 육영수 여사를 사망케 한 ‘박정희 대통령 저격미수 사건’이 3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달 20일 이 사건과 관련된 외교문서가 공개되면서 불거져 나온 논란의 초점은 과연 육 여사가 당시 북한과 조총련의 조종을 받은 범인 문세광의 총탄에 맞았느냐 하는 점. 육 여사가 문세광의 총이 아닌 다른 인물의 총에 희생됐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짜맞추기 수사’가 있었다는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건 당시 서울시경 감식계장으로 수사에 참여했던 고 이건우 당시 경감은 지난 89년 “현장 검증 전에 경호실에서 탄두를 수거해 갔다.”는 주장을 내놓으며 의혹에 불을 지폈다. 문세광의 오발과 연단·태극기·천장 등 현장에서 발견된 4개의 탄흔, 그리고 한 발이 남은 문세광의 총을 감안했을 때 육 여사는 문세광의 총에 맞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문세광이 비표도 없이 총을 소지한 채 행사장에 들어갈 수 있었던 점도 이해되지 않는다. 당시 취재를 했던 한 외신기자는 “현장의 다른 카메라에 육 여사를 쏜 제3의 저격수가 포착됐다.”고 말했다. 12일 방영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TV프로그램으로서는 처음으로 이같은 의혹을 과학적인 검증을 통해 다각도로 조명한다. 제작진은 사건 당시 컬러화면을 최초로 입수해 공개하고, 목격자 증언 그리고 총성 분석 등을 통해 진실에 접근한다. 또 일본 현지로 가 문세광의 가족을 만나는 등 심층 취재를 통해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의 내용과는 다른 사실들을 밝혀내고, 새로운 의문점을 제기할 예정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코스닥 자금흐름 ‘이상기류’

    코스닥 자금흐름 ‘이상기류’

    코스닥시장의 자금흐름에 이상 기류가 엿보이고 있다. 하루 거래대금은 1년 6개월만에 2조원선을 넘어섰지만, 고객이 증권사에 주식거래를 신청한 뒤 지불해야 할 미수금 잔고가 5개월만에 8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주식거래는 활발한데,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사람들도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27일 코스닥시장에서 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04포인트(0.44%) 내린 466.45, 거래대금은 2546억원 감소한 2조 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앞서 지난 26일 거래대금은 2조 2573억원으로 2003년 7월8일(2조 1382억원) 이후 처음으로 2조원을 넘었다. 지난해말 6086억원에 불과했던 거래대금이 4배 가까이 폭증했다. 거래대금은 지난 5일부터 16일 연속 1조원을 넘었다. 거래대금 증가는 증시 활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최근 거래대금의 급증은 차익실현을 위해 매물을 쏟아내는 매도세력과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합류한 매수세력 사이에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같은 거래의 상당 부분이 미수금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가가 급등하니까 증권사의 증거금 제도를 이용, 우선 매입 주문을 낸 뒤 3일 안에 결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미수금 잔고는 올들어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 지난 24일에는 8661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많은 액수다. 지난해말(4977억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애널리스트는 “과거의 예로 볼 때 거래대금과 미수금이 동시에 급격히 증가하는 전형적인 오버슈팅(과잉투자) 국면을 나타내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毛자라서

    “감히 내 친구를 대머리라고 놀리다니!” 대구 북부경찰서는 17일 머리가 벗겨진 친구를 비아냥거렸다는 이유로 술집의 옆자리 손님에게 흉기를 휘두른 조모(23·운전기사)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씨는 16일 오전 3시40분쯤 대구시 북구 산격동의 호프집에서 친구 김모(22)씨와 술을 마시고 있었다. 술이 거나해질 즈음 옆자리에서 술을 마시던 황모(22)씨가 자신의 친구인 김씨를 가리키며 “나이도 어린 게 벌써 머리가 벗겨졌느냐.”며 비웃었다. 갑자기 술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조씨는 집에서 흉기를 들고 온 뒤 황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혔다. 조씨는 경찰조사에서 “친구가 놀림을 받아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 아들등 가족, 돈노려 아버지 청부납치 기도

    가족들의 사주를 받은 무허가 경호업체 소속 경호원들이 거대 종교단체 대표를 청부 납치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이 사건은 최근 심부름센터 직원이 생모를 살해하고 영아를 납치한 엽기 사건으로 경찰이 사생활 침해사범에 대한 특별단속에 들어간 가운데 발생했다. 강원 횡성경찰서는 26일 아버지가 관리하는 현금 2700억원을 노린 큰아들 등 가족들에게 거액의 사례금을 약속받은 뒤 D종교단체 종무원장 경모(83)씨를 납치하려 한 박모(27)씨 등 사설 경호업체 직원 4명을 긴급체포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납치미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달아난 이 경호업체 대표 정모씨 등 3명은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5일 오전 9시50분쯤 횡성읍 읍하리 J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온 경씨를 납치하기 위해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차량의 타이어를 파손시킨 뒤 나오기를 기다리던 중 때마침 이를 목격한 환자 김모(35)씨의 신고로 박씨 등 4명은 붙잡히고 나머지 3명은 달아났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FGI’라는 사설 경호업체 직원들로 경씨의 장남(65)과 며느리, 딸, 사위, 외손자 등 가족 5명으로부터 수억원의 사례금을 받기로 하고 납치를 의뢰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 22일부터 가스총과 야구방망이, 무전기 등을 소지한 채 횡성지역에 머물며 모의했다. 경씨는 D종교단체의 횡성도장 건립을 위해 횡성읍의 한 아파트에 거주해 왔다. 납치를 의뢰한 가족들은 아버지가 송사를 벌이고 있는 이 종교단체 대표 확인소송에서 승소하면 2700억원의 현금을 직접 관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노려 아버지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 단체는 산하에 각급 학교재단, 의료재단, 영농법인 등을 거느리고 있다. 횡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사설] 북한 핵모호성 전략 거두라

    여러 곳에서 6자회담 재개에 희망적인 관측이 나오는 시점에, 북한이 또다시 예의 핵모호성 전략을 들고나온 것은 유감이다. 김계관 외무성부상이 최근 방북한 미하원대표단에게 또 핵무기보유 주장을 내놓았다고 한다. 함께 간 미하원의원이 이같이 전했으니, 발언내용은 사실인 듯하다. 증거 제시는 않은 채 이처럼 잊을 만하면 핵보유 주장을 내놓는 것은 한마디로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 북한의 핵보유 주장에는 물론 나름대로 계산이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핵무기 보유주장을 통해, 어떻게 하든 협상력을 높여보겠다는 희망이 있을 것이다. 핵보유가 기정사실화된다면 6자회담에서도 다른 참가국들을 제치고 곧바로 미국과 일대일로 상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핵포기와 북·미수교를 맞바꾸는 ‘대담한 해결방안’이 북이 노리는 최종목표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그야말로 희망사항일 뿐이다. 미국 등 6자회담 다른 참가국들은 이미 북핵을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방법으로 해체하는 것을 협상의 최종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어떤 협상과정을 거치든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철저한 사찰·검증과정을 거쳐야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다는 말이다. 모호성전략으로 쓸데없이 협상과정을 지연시키고, 혼란스럽게 만들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한·미·일과 유럽, 호주 등 여러 나라가 핵만 포기하면, 북한에 대대적인 경제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있다. 중국까지 북한에 대해 농축우라늄 핵개발계획을 시인하고, 협상에 임할 것을 종용했다는 외신보도도 있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솔직히 밝히는 게 좋다. 괜한 허풍으로 얻을 게 없다는 말이다. 북은 이쯤해서 국제사회의 선의를 받아들이고, 해결방안을 찾는 게 현명하다.
  • [김효석의원 입각제의 파문] 野 “黨파괴·합당음모” 집중공세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민주당 김효석 의원의 입각무산 파문을 둘러싼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합당설과 관련, 사흘째 여권을 공격했다.“열린우리당은 존립이 불확실한 당”,“반인륜적인 정치적 음모”라는 등 거친 반응들이 반발의 강도를 그대로 반영한다. ●한대표 “열린우리당 현정권 끝나면 존립 불투명” 야권의 반발은 열린우리당의 과반수 의석 붕괴를 앞두고 여권이 4월 재·보선은 물론 향후 과반 의석 유지를 위해 ‘합당 카드’라는 애드벌룬을 띄운 것이라는 판단에서 비롯한다. 민주당 신낙균 대표 직무대행은 23일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교육에 직접 관련이 없는 분에 입각을 제의한 것은 불순한 정치적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면서 “전당 대회에서 우리 의지를 분명하게 밝히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미국을 방문 중인 한화갑 전 대표는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정권이 끝나면 존립을 확신할 수 없는 당”이라고 지적했다. 유종필 대변인은 논평에서 “노 대통령의 ‘민주당 파괴공작 미수사건’으로 규정한다.”면서 “대통령이 당적을 불문하고 인재를 기용하고 싶다면 먼저 열린우리당 당적을 버리고 경제살리기에 전념하라.”고 촉구했다. ●“4월 재보선서 과반 붕괴 우려… 의원 빼가기”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갑자기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효석 의원 파문과 합당설’에 대해 해명한 것 자체가 “구린 데가 있으니 서둘러 진화한 것”이라며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전여옥 대변인은 전날 “민주당 의원 빼가기를 통해 자신이 태어난 어머니의 집을 허물어뜨리겠다는 반인륜적인 정치적 음모”라고 성토한 데 이어 이날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합당설을 부인한 것 자체가 의혹이며 열린우리당의 과반수 붕괴 예고 속에 당청이 빠른 속도로 ‘합당 공작’을 시작했다는 복선깔기”라고 비판했다. 한편 여권과 민주당의 가파른 갈등은 오는 4월 30일 목포시장 보궐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 고향 격인 목포는 ‘호남정치 1번지’로 불리고 있는 만큼 호남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이기 때문이다. 이종수 박준석기자 vielee@seoul.co.kr
  • ‘아메리칸 드림’ 몰락 예견한 2권의 책

    경제가 어렵고, 전망이 불투명할수록 사람들은 미래를 알고 싶어 한다. 그래선지 올 초 서점가엔 유독 미래를 전망하는 신간들이 많이 눈에 띈다. 그중 신선한 시각으로 많은 역작을 내온 미국의 사회사상가 제러미 리프킨과 독일 총리를 지낸 헬무트 슈미트의 미래전망은 꽤 의미 있게 읽힌다. 지난 2000년 ‘소유의 종말’에서 ‘소유의 시대’가 가고,‘시간과 체험의 상품화’란 새로운 국면을 진단했던 리프킨은 이번엔 아메리칸 드림이 몰락하고 유럽의 시대가 온다는 도발적 예측으로 관심을 모은다. 또 헬무트 슈미트는 20세기 세계사의 산 증인답게 매우 현실적인 예측을 내놓고 있다. ■ 유러피언 드림/제러미 리프킨 지음 아메리칸 드림이 미국인을 넘어 전 세계인의 꿈으로 보편화한지는 이미 오래됐다. 무한한 기회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이 말은 아무리 불신이 팽배한 시기에도 미국인들이 가슴 속에 품고 세계 최고를 향해 진군해가는 동력이었다. 그러나 미래의 비전을 가장 정확하게 읽어낸다는 미국인 사회사상가 제러미 리프킨은 미국인들이 종교만큼이나 애지중지하는 아메리칸드림에 깊은 회의를 나타낸다. 아니 회의를 넘어 몰락을 예견한다. 그가 내세우는 미래의 비전은 이제 아메리칸 드림이 아니라 ‘유러피언 드림’에 있다. 제러미 리프킨은 이 책에서 ‘아메리칸 드림’의 종말을 고하면서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그것은 개인의 자유보다 공동체 내의 관계를, 동화보다는 문화적 다양성을, 부의 축적보다는 삶의 질을, 무제한적 발전보다 환경 보존을 염두에 둔 지속가능한 개발을 중시한다. ●미국 물질만능주의·한탕주의 성행 저자에 의하면 미국의 이상이며 세계인들이 선망하는 아메리칸 드림은 더 이상 세계화 시대에 부응하지 못한다. 자수성가 신화가 물질만능주의로, 개척과 모험정신은 한탕주의로 변질됐다. 개발과 정복, 부의 축적과 출세 지상주의로 대변되는 아메리칸 드림은 개척시대의 사고방식에 젖은 케케묵은 꿈으로 오래 전에 폐기돼야 했으며, 실제로 쇠퇴하고 있다. 저자는 저명한 미래학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역사의 종말’에서 냉전 종식후 시장 지향적 자유민주주의가 최종적 승리를 거두고, 다른 대안이 없다고 주장한 것에 편견이 숨어 있음을 꼬집는다. 민주국가에서 개인이 속박당하지 않고 부를 축적하는 것을 강조하는 아메리칸 드림이 곧 역사의 종말을 대변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러피언 개별국가 아닌 거대한 집합체 유러피안 드림에서 그가 주목하는 대상은 독일, 프랑스 등 개별 국가가 아니라 유럽연합, 즉 EU란 거대한 집합체다.EU 국민들은 이제 자신들을 프랑스인, 독일인이라기보다는 유럽인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그는 지적한다. 저자는 미국의 50개 주를 아메리카합중국의 일부로 생각하는 것처럼, 유럽 각국을 EU의 일부로 생각해야 하며, 독일과 미국이 아니라 독일과 캘리포니아주를 비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볼 때 EU는 아직 유아기지만 GDP, 삶의 질, 환경, 교육 등 모든 면에서 미국을 능가하며 새로운 슈퍼파워로 부상하고 있다.‘포천’이 선정한 140개 대기업 가운데 미국 회사(50개)보다 유럽회사(61개)가 더 많다. 미국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를 주시하는 동안 유럽에서 전혀 다른 경제혁명이 진행되고 있지만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는 유럽의 변화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가늠하지 못하고, 그에 대응할 준비도 돼 있지 못하다고 경고한다. ●EU 공동체속 개인 자유 신장 미국과 EU가 궁극적으로 엇갈리는 것은 주권 문제다. 미국은 국가권위를 최고로 보고 국가 내에서만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보장받을 수 있다는 과거 민족국가 시대의 주권개념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유럽인들은 보다 더 큰 공동체에 포함되어 긴밀한 관계를 형성할 때 개인의 자유가 신장된다고 본다. 점점 경계가 모호해지는 글로벌 세계에서 EU는 국가법보다 보편적 인권규약을 상위에 놓고 있으며, 실제로 인권 협약을 위반한 나라에 병력을 파견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지배와 일방주의적 사고가 팽배한 미국과 달리 공존과 조화를 추구하는 유럽에서 지은이는 미래의 비전을 본다. 결국 유러피언 드림은 인종과 종교 분쟁이 항시 잠재해 있는 21세기의 범세계적 갈등을 포용하는 능력을 갖춤으로써 유럽을 넘어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역설한다.2만 2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미래의 권력/헬무트 슈미트 지음 독일 총리를 지낸 헬무트 슈미트(87)는 20세기의 독일뿐 아니라 세계 역사의 산 증인이다. 그래선지 그가 미수를 앞두고 내놓은 세계 정세와 미래를 진단한 ‘미래의 권력’(나누리 옮김, 갑인공방 펴냄)은 결코 가벼이 읽히지 않는다. 그는 미래의 전망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로 인구팽창과 환경오염, 기술과 경제 세계화로 인한 권력 집중현상, 국제 금융시장의 취약성에 따른 위기, 확산일로에 있는 소형무기 등을 지목한다. 이들이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따라 세계의 미래상은 예측할 수 없는 극단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제국주의화 경향을 보이는 미국이다. 앞으로도 적지 않은 기간 동안 미국의 영향력이 지배적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 대외정책의 전통으로 자리잡은 고립주의적 역사에 대해 비판적으로 살펴보고 미국이 국제사회에 취해야 할 자세를 제시한다. 이슬람 세계를 존중할 것, 악의 축이니 악당국가니 하는 멸시적인 표현을 중단할 것, 석유 수급 문제가 최대 관심사임을 솔직히 밝힐 것, 이스라엘 안전을 확보하는 데 관심이 높음을 인정할 것 등등이다. 저자는 21세기엔 강대국의 판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중국, 인도가 강대국 대열에 편입되며, 특히 중국은 민족·종교 분쟁 등 내부적 불안요인만 극복하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내다본다. 또 유럽연합이 공동시장과 유로 덕분에 경제 강대국이 될 것이며,30년 뒤엔 세계 경제가 유럽연합, 미국, 중국의 삼각구도를 이룰 것이라고 예측한다.1만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박정희 저격사건’ 문서 공개] 당시 수사 맡은 김기춘의원

    [‘박정희 저격사건’ 문서 공개] 당시 수사 맡은 김기춘의원

    육영수 여사를 저격한 혐의로 1974년 8월15일 낮 중앙정보부에 체포된 문세광은 다음날 오후까지도 입을 굳게 다물었다. 중정 요원들은 여권에 적힌 일본인 이름 말고는 문세광의 인적사항조차 확인하지 못했다. 이때 중정부장의 법률보좌관으로 파견 중이던 서른 다섯살 ‘김기춘 검사’가 투입됐다. 신직수 중정부장의 명이었다. 김 검사는 링거를 꽂은 채 누워 있던 문세광에게 첫 질문을 던졌다.“‘자칼의 날(The day of the Jackal)’을 읽어 봤는가.” 하루 종일 묵비권만 행사하던 문세광이 그제서야 눈을 번쩍 뜨더니 “네. 혹시 센세(선생님)도 읽어 보셨습니까.”라고 되물었다. 김 검사는 빙그레 웃으며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고 답한 뒤 “혁명을 하기 위해 왔다면서 이렇게 비겁하게 입을 다물면 되겠는가. 당당하게 밝힐 것은 밝히라.”고 추궁했다. 그러자 문세광은 입을 열어 범행을 자백하기 시작했다. 검찰총장·법무부장관을 지낸 한나라당 김기춘 의원이 20일 기자들과 만나 설명한 문세광 수사 뒷얘기다. 그는 “‘자칼의 날’은 프랑스의 샤를 드골 대통령 암살 미수사건을 담은 추리소설로 사건 보름 전쯤 대천 해수욕장에 휴가차 내려가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 수사에 응용해 봤다.”고 전했다. 또 “문세광은 38구경 권총을 분해한 뒤 라디오에 넣어서 공항 검색대를 통과했는데, 소설 주인공도 장총의 총구를 라디오에 숨겨 들여왔다. 암살자에겐 교과서 같은 책”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문세광은 나중에 육 여사가 숨졌다는 말을 듣고 ‘정말 미안하다. 잘못했다.’고 참회했다.”면서 “젊은 나이에 포섭이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이것은 살인 사건일 뿐 정치적으로 악용할 소지는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당시 서울지검 공판부장으로 수사 실무책임자이던 정치근 변호사는 “문은 처음에는 ‘빨리 죽여 달라.’는 말만 하다가 나중에 ‘한국군에 입대하겠으니 살려만 달라.’며 삶의 집착 같은 것을 보였다.”고 회고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청와대 수석 4명중 3명 교체… 누가 거론되나

    청와대 수석 4명중 3명 교체… 누가 거론되나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실 ‘새판짜기’에 나섰다. 민정·인사수석에 이어 홍보수석을 교체하기로 함에 따라 비서실내 네 명의 수석 가운데 세 명을 바꾸게 된다. 참모진의 잇따른 사의 표명에는 노 대통령의 의지도 반영된 듯하다. 다음달 집권 3년차에 진입하는 시점을 계기로 새로운 컬러의 참모진을 구성한다는 것이다.‘코드인사’에서 벗어나 실용 인사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탓에 인재풀이 많지 않은 노 대통령으로서는 장고(長考)할 것 같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수석비서관 인사가 쉽지 않을 것이고, 고민도 많이 할 것”이라면서 “수석 인사는 이번 주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빨라야 다음주에 인사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후임 홍보수석에는 지난주 말 노 대통령을 면담한 것으로 알려진 정순균 국정홍보처장이 유력하다. 윤태영 제1부속실장도 한때 거론됐으나 청와대 관계자는 “부속실장은 중요한 자리여서 쉽게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과 ‘건강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려는 노 대통령의 구상에 맞춰 상징성 있는 언론계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 수석비서관 인사에서 포인트는 지역안배다.‘호남 출신 인사수석, 영남 출신 민정수석’이라는 등식이 유지되느냐, 깨지느냐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역 안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새 인사수석에는 윤장현 광주 YMCA 사무총장(중앙안과원장), 박광서 전남대 교수, 박화강 전 한겨레신문 광주지국장 등이 거론된다. 광주 출신의 김용채 변호사와 김완기(61) 소청심사위원장은 비교적 나이가 많은 점이 흠으로 지적되고 있다. 청와대는 당초 이학영 YMCA 사무총장을 강력하게 검토했으나 1979년 남민전 사건으로 복역한 데다 강도미수 전력 때문에 일찌감치 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정수석에는 김성호 부패방지위원회 사무처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시민사회수석이 다시 맡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청와대는 주영대사로 부임할 조윤제 경제보좌관의 후임도 물색중이나 실물경제와 국제금융에 밝은 전문가를 찾느라 인물난을 겪고 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韓日협정 문서 공개] “징용보상금 당시정부가 대리 수령한 셈”

    [韓日협정 문서 공개] “징용보상금 당시정부가 대리 수령한 셈”

    정부가 17일 공개한 한일회담 문서는 새로운 내용을 밝혀줬지만 한계 또한 적지 않다. 서울신문은 한일민족문제학회 강제연행문제연구분과장인 정혜경 박사에게 의뢰해 공개 문서 내용과 파장 등을 긴급 분석했다. ●주요 내용의 의미 공개된 5건의 문서는 7차 회의록의 일부만 포함돼 있을 뿐이고 5차·6차 회의록은 포함돼 있지 않다. 논의 내용을 정리한 문서만 편철돼 있다. 특히 대일청구권과 관련된 내용은 매우 적고, 대부분은 자금의 액수와 사용방법 등에 대한 논의 중심이다.7차 회의록을 보면 주로 무상원조와 유상차관 제공에 대한 처리방법이 다뤄졌고, 개인청구권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 다만 ‘청구권’이라는 용어 사용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을 뿐이다. 일본은 ‘청구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고, 한국은 청구권 용어 사용을 요구했다.5·6차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민주당 정부는 징용 피해자에 대한 보상 문제를 회담의 의제로 거론하고 그 범위를 구체화했을 뿐 아니라, 국가(정부)가 대신해 개별적 보상을 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던 것을 알 수 있다. 군사정부가 청구권 자금의 금액과 협정 문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청구권’ 문구를 고수하면서 일본 정부로부터 무상 3억 달러의 자금을 받게 된 점도 밝혀졌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피징용자 피해보상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군사정부 들어 일본 정부에 대해 피해자들이 개별적으로 청구권을 주장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내보이기는 했지만, 청구권 해결 주체를 한국정부로 상정하고 있었던 당시 견해에는 기본적으로 변함이 없었다. 최종 청구권 협정 문안에 한·일 양국의 청구권 문제가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되었음을 선언하는데 동의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한국 정부의 보상책임이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피징용자의 인원 수를 제시하고 금액을 조정했음에도 자금의 사용계획에는 피징용자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다. 이러한 점은 바로 피징용자를 금액 조정의 수단으로 삼았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한국 외교부는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한일협정문서 공개가 대일배상소송에서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해 왔다. 이런 암시가 문서 공개를 통해 확인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 정부의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피징용자의 대상에서 제외한 위안부와 국내 징용자에 대한 문제 및 후생연금과 같이 한일협정에서 논의되지 않은 대상에 대해서는 여전히 일본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문서공개가 가져올 파장 우선 한국 정부를 상대로 배상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강제연행 피해자들을 위해 박정희 정부가 취한 조치는 ▲청구권 자금의 운영 및 관리에 관한 법률(1966.2.19) ▲대일민간청구권 신고에 관한 법률(1971.1.19) ▲대일 민간청구권보상에 관한 법률(1974.12.21) 등 세 가지 국내 보상법 체계였다. 그러나 이들 법률은 1982년 12월 31일 모두 폐지됐고, 그 후로는 더 이상 법에 따른 개인보상의 길이 사라졌다. 당시 일본 정부가 발행한 유가증권이라든지 피징용 증명 사망자 신고건수는 모두 10만 9540건이었고, 정부는 관련증거와 자료를 심사해 10만 3281건에 대해 지급을 결정했다. 보상금액(1977년 기준)은 95억 3000만원이었다.8522명의 징용 사망자가 신고됐고 사망자 1인당 유족에게 30만원씩 지급됐다. 그밖에 일본 정부가 발행한 유가증권 9700여건은 1엔당 30원씩 환산해 지급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 보상기간은 1974∼77년까지 3년에 그쳤을 뿐 아니라, 당시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않았고 보상대상을 사망자에게만 한정했다는 문제가 있었다.1인당 30만원이라는 금액도, 청구권자금을 협상할 때 한국 정부가 제시한 2600달러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다. 이러한 한계로 그동안 피해자들은 적정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지적해 왔다. 따라서 이런 내용이 정부가 소장한 문서를 통해 밝혀진 만큼 피해자들이 한국정부에 적정한 보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서에 담긴 항목별 한계 피해자 인원수 산정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일협정 당시 한국은 노무자수 66만 7684명, 군인군속 36만 5000명을 포함해 모두 103만 2684명으로 산정했다. 그러나 지난 2003년에 일본 정부가 발표한 각종 통계를 근거로 집계된 인원수는 총 794만 1101명이다. 통계치에서 위안부 피해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피해 대상자도 한일회담에서는 위안부 피해자, 원폭 피해자가 제외되어 있다. 개인 청구권 항목에서도 한계점이 드러나 있다.‘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소멸되었다고 인정한 개인 청구권에는 피징용자의 미수금과 총독부에서 취급한 간이생명보험, 우편저금 등이 해당된다. 정리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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