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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동탁 암살미수로 수배령… 궁지 몰린 조조의 살인은 정당방위?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동탁 암살미수로 수배령… 궁지 몰린 조조의 살인은 정당방위?

    동탁 암살에 실패하고 도망자 신세가 된 조조는 아버지의 오랜 친구 여백사에게 도움을 청한다. 여백사는 조조를 반갑게 맞이한 후 술을 사러 가고, 그의 가족들은 칼을 갈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 소리를 들은 조조는 여백사와 가족들이 포상을 받기 위해 자신을 죽이려 한다고 생각한다. 천하의 간웅 조조도 좁혀지는 포위망에 마음이 초조했던 것! 조조는 자신의 목숨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여백사의 가족을 죽인다. 하지만 조조는 곧 네 발이 묶여 있는 돼지를 발견하고 자신의 오해였음을 깨닫는다. 급하게 도망가던 조조는 도중에 마주친 여백사마저 죽인다. ‘내가 천하를 배반할지언정 천하가 나를 배반한다면 용서할 수 없다’고 하면서. ※원저 : 요코야마 미쓰데루(橫山光輝)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조조가 동탁에게 잡혀간다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울 터. 게다가 암살을 지시한 배후를 밝혀내기 위해 엄청난 고문까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초조해진 조조가 상황 판단을 잘못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조조는 여백사의 가족들이 자신을 죽이기 전에 자신의 목숨을 지키겠다는 생각으로 여백사의 가족을 죽인다. 후환을 없애기 위해 여백사마저 죽인다. 그리고 ‘내가 하는 말은 모두 옳고 내가 하는 일도 모두 옳다’고 자신을 합리화한다. 과연 조조의 행위는 조조의 말처럼 옳은 말, 옳은 일일까? ●정당방위(正當防衛) 맞아? 조조는 초조했다. 동탁에 대한 암살이 실패하고, 수배자 신세가 되었다. 관군에게 붙잡혀 꼼짝없이 처형될 처지에 이르렀으나 진궁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탈출했다. 진궁 이외에는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밖에서는 칼 가는 소리와 ‘죽이는 거야. 빨리 묶어’라는 소리가 들린다. 먼저 손을 쓰지 않으면 조조와 진궁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 조조와 진궁이 오해하는 것도 어찌 보면 이해가 가는 상황이었다. 조조에게도 정당방위라고 주장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당방위는 어떤 경우에 성립할까? 정당방위는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①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②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③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형법 제21조 제1항)고 규정돼 있다. 먼저 두 번째 요건부터 살펴보자. 조조는 “내가 먼저 여백사의 가족과 하인들을 죽이려고 한 게 아냐. 아무런 원한관계도 없는데 아버지 친구의 가족들을 내가 왜 죽였겠어. 그들이 내 목숨을 먼저 노렸단 말이야. 그래서 나와 진궁은 목숨을 지키기 위해 그들을 해친 것뿐이야”라고 주장할 수 있다. 조조의 말이 맞다. 조조와 진궁은 자신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여백사의 가족들을 죽인 것이다. 즉 자신들의 목숨을 방위하기 위한 의사로 한 행위인 것이다. 다음으로 세 번째 요건이다.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란 방어할 수 있는 수단 가운데 공격자에게 피해가 적은 수단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도 조조는 할 말이 있다. “여백사의 가족들은 칼을 갈고 있었어. 숫자도 우리보다 훨씬 많았단 말야. 나로서도 이길 수 있는 싸움인지 확실하지 않았지. 죽도록 싸워봐야 겨우 내 목숨을 지킬 수 있을지 없을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다니까. 우리가 먼저 공격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단 말이야.” 이렇게 주장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는 반론도 가능하다. “너와 진궁은 창검술을 익힌 사람들이잖아. 상대방은 무술을 배워 본 적이 없는 선량한 백성들이고. 그러니 그들이 숫자가 좀더 많다고 해도 너희들의 상대가 되겠어? 그런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는다는 건 분명히 과한 일이야”라고 반박할 수 있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조조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면 방어행위에 상당성을 인정해 줄 수도 있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첫 번째 요건인 ‘현재의 부당한 침해’가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자. 조조가 정당방위라는 생각으로 여백사의 가족들을 해친 것과는 별개로 여백사의 가족들은 조조를 죽이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돼지를 잡아 조조를 대접하려고 한 것이었다. 단지 수배령이 내려져 마음이 초조했던 조조가 오해한 것이다. 즉 조조가 방위행위를 할 만한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 따라서 정당방위라는 조조의 주장은 인정될 수 없다. ●나도 오해할 수밖에 없었어! 정당방위 주장이 인정되지 않아 조조는 억울하다. 그래서 이렇게 주장할 수도 있다. “그때 나는 전국적으로 수배령이 내려진 상태였어. 그야말로 잡히면 죽을 것이 뻔했어. 게다가 그때는 관군에게 잡혔다가 진궁이 도와줘서 겨우 탈출한 직후야. 마음이 굉장히 불안한 상태였지. 그런데 밖에서 칼을 갈면서 묶는다는 둥 죽인다는 둥 하는데 오해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어. 어쩔 수 없었단 말이야”라고. 이런 상황을 법적으로는 오상방위(誤想防衛)라고 한다. 상황을 오인(誤認)한 방위라는 뜻이다. 정당방위 상황이 존재하지 않는데도 정당방위 상황이 존재한다고 착각해서 방어행위를 한 경우이다. 예를 들어 A가 장난으로 B에게 모조 권총을 겨누었는데, 진짜라고 상황을 착각한 B가 A를 총으로 쏘아 죽인 경우이다. 우리 형법에는 이에 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다만 제21조 제3항에서 ‘(과잉방위(過剩防衛)의 경우에) 그 행위가 야간 기타 불안한 상황하에서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한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과잉방위란 방어하기 위한 행위가 적절한 정도를 넘어서는 경우를 말한다. 맨손으로 달려드는 상대방에게 몽둥이찜질을 해서 뼈가 부러지게 된 경우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만일 여백사의 가족들이 칼이 아닌 몽둥이나 맨손으로 조조를 잡으려고 했는데, 공포에 떨던 조조가 놀라서 살해한 경우에는 이 규정이 적용되어 처벌받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법률에서는 분명히 ‘과잉방위의 경우에’라고 그 전제조건을 정하고 있다. 따라서 조조와 같은 오상방위의 경우에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조조는 오해로 인해 여백사의 가족을 죽인 후 여백사마저 죽였다. 그때는 이미 오해에서 벗어난 상황이었는데도 여백사를 죽인 것이므로 살인죄가 성립하는 것이 명백하다. 게다가 자신의 행위가 탄로 나 원망이 쏟아지는 것을 막고 관군에게 쫓기지 않도록 여백사를 죽인 것이므로 범행의 동기도 매우 좋지 않다. 그러고 나선 ‘큰일 앞에선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자신을 합리화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자신의 경솔을 크게 반성하고 자책하며 여백사에게 잘못을 빌었을 텐데, 조조의 태도는 당당하기만 하다. 개전(改悛)의 정(情)이 없는 것이다. 형법 제51조에서는 양형(量刑)의 조건을 정하고 있다. ‘범인의 연령, 성행(性行),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이 그것이다. 이 모든 걸 고려해 보면 조조에게는 양형에 있어 불리한 요소들로 가득하다. ●후일 천벌을 받은 조조 조조는 세력을 키운 뒤 낭야에 살고 있는 아버지 조숭을 연주로 모시려고 한다. 그런데 조숭과 그 일가족은 연주로 가는 길에 도겸의 부하인 장개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후세 사람들은 조조가 일찍이 여백사와 그의 가족들을 죽인 것에 대해 천벌을 받은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인과응보라는 것이다. 누구나 살면서 수많은 선택을 하고 그 결과를 후회하기도 한다. 무심코 한 잘못된 행위가 업보가 될 수도 있다. 조조가 여백사를 죽인 것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았지만, 자신의 일가족이 몰살당하게 됨으로써 평생 슬픔 속에 살아갈 수밖에 없는 더 큰 책임을 지게 된 것은 아닐까. 양중진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 박유천, 강간 등 4건 무혐의로 종결 “반성하겠다”

    박유천, 강간 등 4건 무혐의로 종결 “반성하겠다”

    가수 겸 배우 박유천(31)이 강간 등 4건의 고소 사건과 관련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박유천의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16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지난 13일 이같은 수사 결과를 통보했다”며 “지난해 6월부터 진행된 박유천 관련 사건이 최종 종결됐다”고 밝혔다. 박유천은 지난해 6월 네 명의 여성에게 잇달아 고소당해 그중 두 명을 상대로 무고 및 공갈 등의 혐의로 맞고소했다. 법원은 무고 및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첫 번째 여성에 대해 실형을 선고했으며 항소심이 진행될 예정이다. 역시 무고 혐의를 받은 두번째 여성은 최근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소속사는 “다른 두 건의 고소사건은 고소인들의 행방이 불명해 무고죄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사과했다. 소속사는 “큰 사랑을 받은 사람으로서 도덕적인 책임감을 갖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수사 결과를 지켜보며 끝까지 지지해준 국내외 팬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박유천은 이 사건을 공인으로서의 삶을 되돌아보고 반성하고 고민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000원 훔친 20대 무직자에 집행유예 2년

    1000원 훔친 20대 무직자에 집행유예 2년

    차량에서 1000원을 훔친 20대 절도범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전주지법 15일 형사6단독은 주차된 차 안에서 동전 1000원을 훔치고 일부 절도는 미수에 그쳐 특수절도·특수절도미수 혐의로 기소된 정모(22·무직)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정씨는 2015년 11월 26일 자정쯤 인천시내 모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공범이 망을 보는 사이 문이 잠기지 않은 소형 승용차에서 1000원 상당의 동전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두 차례 걸쳐 차량과 가게에서 금품을 털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야간에 건조물이나 차량에 침입해 금품을 절취하거나 미수에 그쳐 범행수법의 위험성에 비춰볼 때 죄질이 좋지 않다”며 “동종범행으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에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탄핵 결정 수용… 갈등 봉합하고 통합의 시대로”

    대선 주자들은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을 수용하면서 갈등을 봉합하고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자고 입을 모았다. 시국의 엄중함을 인식한 듯 대다수 주자가 직접 나서는 대신 서면으로 입장을 냈고, 공개 일정을 최소화하는 등 차분한 행보를 보였다. ●팽목항 간 文 “세월호 특검통해 규명돼야” ‘대세론’의 주인공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울 홍은동 자택에서 탄핵 심판 생중계를 지켜본 뒤 곧바로 짐을 꾸려 전남 진도 팽목항으로 향했다. 문 전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오늘 우리는 헌법 제1조의 숭고하고 준엄한 가치를 확인했다”며 “대한민국은 이 새롭고 놀라운 경험 위에서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팽목항에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을 면담한 문 전 대표는 “오늘 헌재가 생명권 침해 사실을 탄핵 사유로 삼지 않은 것은 아직까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부분은 검찰 수사를 통해서, 미진하다면 특검 수사를 통해서 규명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기 세월호 특조위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른 시일 안에 다시 출범해 진실 규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일성은 ‘대통합’이었다. 안 지사는 “그 누구도 헌법과 법률에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승리이고 역사의 승리이며 국민의 모두의 승리”라면서 “이제 반목과 갈등의 시대를 끝내고 대한민국 모두가 화합하고 통합하는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자”고 했다. 안 지사는 도정에 집중했으며, 경선 캠페인도 12일까지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탄핵에 대한 찬반이 대치하는 가운데, 특정 후보가 광장에 나서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청산’을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오늘 국민은 확실한 청산과 공정국가 건설을 명하고 있는데 정치는 또 머뭇거리려 하고 있다”며 “촛불 위에서 가르치려 하고 국민의 뜻을 왜곡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날 저녁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으로 향한 데 이어 11일에도 집회에 참여하기로 했다. ●손학규 “차기 대통령 임기 3년… 권력구조 개혁”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치권은 갈라진 국민 마음을 하나로 묶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절망의 미로에서 나와 희망의 대로에서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손학규 전 대표는 “차기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해 권력 구조의 개혁을 완수하겠다”며 개헌을 강조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대통령을 향해 “같은 국민끼리 서로 향했던 적대감을 녹일 수 있도록 진심으로 승복과 화해, 통합을 말씀해 달라. 이 일은 대통령만이 할 수 있고 하셔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호소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협치와 연정으로 화합과 안정에 매진하자”고 제안했고,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촛불과 태극기 모두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경남지사는 페이스북에 “유감스럽지만 헌재 결정은 받아들인다”는 짤막한 메시지를 남겼다. ●박 전 대통령 사법처리 입장 표명도 주목 야권 주자들이 박 전 대통령의 사법 처리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주목된다. 문 전 대표는 앞서 “범죄 사실은 대단히 무거운데도 검찰·특검 수사를 거부했다”며 “엄정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지사도 “헌법과 법률의 정신대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고, 이 시장은 “퇴임 즉시 구속하고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며 구속 수사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 이야기] 동탁이 건넨 말 타고 삼십육계 줄행랑… 조조는 罪가 있을까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 이야기] 동탁이 건넨 말 타고 삼십육계 줄행랑… 조조는 罪가 있을까

    황건적과 십상시의 난이 평정됐지만 조정은 동탁 때문에 더욱 혼란에 빠진다. 신하들은 속으론 분개했지만 겉으론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동탁 앞에선 목숨이 열 개라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때 동탁을 제거하겠다고 나선 조조. 동탁은 조조가 ‘말이 늙고 병들어 출근이 늦었다’고 하자 말을 선물하려 한다. 조조는 여포가 말을 가지러 간 틈을 타 동탁을 암살하려 했으나 동탁에게 들켜 뜻을 이루지 못한다. 그러자 조조는 암살 무기인 칠성검을 선물이라고 둘러댄다. 그러고 나선 ‘여포가 가져온 말을 시험해 보겠다’는 핑계로 삼십육계 줄행랑. 동탁은 늦도록 조조가 돌아오지 않자 비로소 칠성검이 선물용이 아닌 암살용임을 알아채는데…. ※원저 : 요코야마 미쓰데루(橫山光輝)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평시라면 유능한 신하가 되겠지만 난세에는 간웅(奸雄)이 될 관상을 가졌다는 조조. 동탁을 제거해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며 호기롭게 나선다. 하지만 계획이 실패하자 암살 무기를 선물로 바꾸는 임기응변을 발휘해 목숨을 건진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 바로 동탁으로부터 건네받은 말을 타고 달아나 버린 것. 동탁은 조조에게 말을 확정적으로 선물한 것일까? 아니면 말을 시험해 본 조조가 돌아오면 그 말을 선물할지 다른 말을 선물할지 나중에 결정하겠다고 한 것일까? 조조가 말을 타고 그대로 달아나 버림으로써 진실을 가릴 수는 없게 됐다. 그렇다면 법적인 해석은 어떻게 될까? ●조조가 타고 간 말은 누구의 것일까 동탁은 조조에게 말의 소유권을 완전히 넘긴 것일까? 동탁도 조조도 각자 자기에게 유리한 주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동탁의 입장에서 보자. 동탁은 ‘조조가 말을 한 번 타 보겠다고 해서 나도 한 번 시험해 보라고 한 것이지 그 말을 확정적으로 준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할 수 있다. 즉 ‘시험해 보라’는 말의 뜻은 글자 그대로 마음에 드는지 들지 않는지 한 번 타 보라는 것이지 그 말을 그대로 준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말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건강하지 않거나 잘 달리지 못한다면 바꿔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동탁의 주장대로라면 말의 소유권은 조조에게 넘어간 것이 아니라 아직 동탁에게 남아 있게 된다. 조조는 자기 소유도 아닌 말을 시험해 보겠다는 거짓말로 타고 도망가 버린 셈이 된다. 다음으로 조조의 입장에서 보자. 조조에게도 할 말이 있다. “나는 동탁에게 칠성검을 선물로 주었다. 동탁도 그에 대한 반대급부(反對給付)로 나한테 말을 한 필 준 것이다. 시험 삼아 타 보겠다는 것은 선물받은 말의 상태를 점검해 보겠다는 것이지 그 말을 받을지 받지 않을지 선물받기 전에 점검해 보겠다는 뜻이 아니다. 천하의 동탁이 주는 말을 나같이 하찮은 사람이 어떻게 상태를 점검해 보고 받겠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런 주장이다. 조조의 주장을 법률적으로 요약해 보면 ‘동탁으로부터 선물로 받아 나에게 이미 소유권이 넘어온 말을 타고 간 것이다. 내가 내 말을 타고 간 건데 무슨 문제가 된다는 거냐?’라는 뜻이 된다. 이처럼 한 가지 사건을 놓고도 당사자(當事者)들 사이에 해석이 갈릴 수 있다. 다툼이 생기는 사유 중 대부분이 이처럼 서로 간에 오간 말에 대한 해석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그렇다면 이런 해석의 차이를 좁히는 방법은 뭘까? 먼저 여포의 말을 들어 보는 것이다. 사건이 발생할 당시 여포가 유일하게 제3자로서 옆에 있었으므로 제일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포가 양아버지인 동탁의 편을 들어 좀더 유리하게 이야기할 것이라는 고려는 당연히 필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당사자들이 의미하는 바를 문서로 꼼꼼히 작성해 놓는 것이다. 문서로 작성해 놓으면 문서가 위조(僞造)나 변조(變造)되지 않는 한 객관적인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나중에 분쟁이 생기더라도 자신의 주장을 쉽게 입증할 수 있다. ●사기죄와 절도죄의 ‘미묘한 차이’ 동탁의 주장을 받아들이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조조는 시험 삼아 말을 타본 후 돌아올 것처럼 동탁을 속여 말을 타고 달아났다. 즉 말의 소유권은 아직 동탁에게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조조가 동탁의 말을 타고 가 버린 것은 절도죄일까? 아니면 사기죄일까? 절도죄는 소유자(所有者)나 점유자(占有者)의 승낙 없이 물건을 함부로 가져갈 때 성립하는 범죄다.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형법 제259조). 사기죄는 사람을 속여 이득을 얻을 때 성립하는 범죄로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형법 제347조). 따라서 사기죄가 인정되려면 가해자가 피해자를 속이는 것과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속아서 물건을 교부(처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건의 소유자가 사기범의 거짓말에 속아서 그 물건을 건네주어야 하는 것이다. 즉 절도죄는 피해자의 의사를 거슬러 물건을 함부로 가져갈 때 성립한다. 반면 사기죄는 비록 피해자를 속였지만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서 물건을 가져간다는 차이가 있다. 197년 조조는 장수의 항복을 받고 완성에 무혈로 입성한다. 그런데 조조는 홀로 된 장수의 숙모를 자신의 침실로 불러들인다. 모욕감을 느낀 장수는 조조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조조에게는 쌍철극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진 호위무사 전위가 있었다. 장수는 고심 끝에 호거아를 시켜 전위를 술에 취하게 만든 후 전위의 쌍철극을 가져간다. 그러고 나서 조조를 기습하자 쌍철극이 없는 전위는 제대로 싸워 보지도 못하고 전사하고 만다. 이 경우 호거아에게는 무슨 죄가 성립할까? 호거아는 거짓으로 전위에게 술을 대접해 취하게 했고, 전위의 쌍철극을 가져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전위의 의사에 따라 쌍철극을 가져간 게 아니라 전위의 의사에 거슬러 쌍철극을 가져갔다는 점이다. 따라서 호거아에게는 절도죄가 성립한다. 물론 공모한 장수에게도 절도죄의 공범(共犯) 관계가 성립한다. 사안으로 돌아가 보자. 동탁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조조는 말을 타고 도망갈 생각이었음에도 ‘말을 잠시 타 보겠다’고 거짓말을 해서 말을 넘겨받았다. 그런데 말을 처분할 수 있는 권한까지 넘겨받은 것이 아니다. 즉 말의 소유권을 유효하게 넘겨받은 것이 아니다. 따라서 조조에게는 사기죄가 아닌 절도죄가 성립한다. 조조는 말의 소유권을 정당하게 넘겨받았다고 주장한다. 말을 선물받은 대가로 칠성검까지 주었다는 것이다. 조조의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조조에게는 아무런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다만, 동탁을 죽이려다 실패한 살인미수죄만 적용될 것이다. 만약 조조가 최초 약속대로 말을 시험 삼아 타 보기만 하고 동탁에게 돌아갔다면 어떻게 됐을까? 동탁으로서도 칠성검이 선물이라는 조조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조조의 살인미수죄를 입증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계획이 탄로날까 두려워 말을 타고 도망간 조조의 행동이 동탁에게는 암살하려 한 것이 분명하다는 확신을 주게 된 것이다. 조조의 도망으로 판단은 독자의 몫이 됐다. 여러분이 판사라면 조조에게 절도죄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양중진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용어 클릭] ■반대급부(反對給付) : 한쪽이 제공하는 물건이나 이익 등에 대응해 다른 한쪽에서 제공하는 물건이나 이익. ■위조(僞造) : 없는 문서를 거짓으로 새로이 만드는 것. ■변조(變造) : 이미 만들어진 문서의 형상이나 내용을 바꾸는 것.
  • 해수부 장관 “세월호 이르면 새달 첫 인양 시도”

    세월호 첫 인양 시도가 이르면 다음달 초 시작될 전망이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월호 3주기 이전에 한 차례 소조기가 있는데, 이때 첫 인양 작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달 말까지 준비 작업을 완료해 세월호 인양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수부와 인양 업체는 현재 세월호 선체를 들어 올리는 데 쓰이는 리프팅빔에 인양용 와이어 66개를 매는 작업을 끝낸 상태다. 인양을 위한 재킹바지선 2척이 이번 주중 도착할 예정이며, 바지선 1척당 33개씩 와이어를 연결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세월호 선체를 끌어올리면 전남 목포신항에 이를 거치하고, 합동수습본부도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도 팽목항에 있던 미수습자 가족 지원 시설도 목포신항으로 이전한다. 한편 정치적 이유 등으로 세월호 인양을 지연한다는 의혹에 대해서 김 장관은 “외부 변수의 영향이나 정치적 고려는 있을 수 없다”며 “모든 인양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최순실·차은택, 오늘 법정서 첫 대면…치열한 공방 예고

    최순실·차은택, 오늘 법정서 첫 대면…치열한 공방 예고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7일 법정에서 처음 만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이날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에 대한 18차 공판을 연다. 차 전 단장은 오후 2시10분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들은 2015년 포스코가 광고계열사 포레카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광고회사 컴투게더의 대표 한모씨를 압박해 지분을 넘겨받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강요미수)를 함께 받고 있다. 차 전 단장은 그동안 최씨가 미르재단의 실질 운영자라고 주장한 바 있다. 따라서 이날 공판에서 그는 최씨에 대해 불리한 증언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15일 자신의 재판에서도 “최씨가 여러 기업을 모아 투자도 하게 하고 일도 가져올 것이라며 포레카를 인수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차 전 단장은 최씨가 인수과정에서 컴투게더가 단독 입찰하려 하자 “회사를 없애버리든지”라며 화를 냈다는 증언도 했다. 이에 맞서 최씨 측은 포레카 인수에 주도적으로 개입하지 않았고, 협박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할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편과 잠자리 피하려 시리얼에 독약 넣은 아내

    남편과 잠자리 피하려 시리얼에 독약 넣은 아내

    남편과 잠자리를 피하기 위해 2년 동안 씨리얼에 독약을 넣은 아내가 경찰에 의해 지명수배됐다. 영국 데일리메일의 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네바다주에 사는 안드레아 헤밍(49)은 지난 2년 동안 그의 남편이 먹는 씨리얼과 에너지음료 등에 붕산을 넣어 먹게 한 살인미수 혐의를 받고 있다. 독성을 함유하고 있는 붕산은 흔히 바퀴벌레를 잡기 위한 용도로 쓰이곤 한다. 헤밍의 남편 랄프는 최근 몇 달 동안 이유 없이 설사, 코피 등을 쏟고 위경련 등을 일으켜온 것으로 확인됐다. 네바다주 경찰에 따르면 헤밍은 자신이 남편의 음식에 붕산을 집어넣은 것에 대해 시인했다. 다만 그는 "남편을 죽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고, 잠자리를 요구하지 않을 정도로만 붕산을 쓰려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헤밍은 법정 선고 직전 도주해 현재 멕시코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에게는 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돼 15년형이 예상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이성계 조상 이안사, 170가구 이끌고 이주한 ‘군왕의 땅’

    [서동철 기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이성계 조상 이안사, 170가구 이끌고 이주한 ‘군왕의 땅’

    강원도 삼척의 준경묘(濬慶墓)와 영경묘(永慶墓)를 찾아가는 길은 그리 편안하지 않다. 두 무덤이 있는 미로면은 태백산맥 동쪽 경사면에 해당한다. 삼척에서 태백으로 이어지는 38번 국도를 타고 오르다 보면 도계읍 못미처에 두 무덤을 알리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조금만 들어가도 화전민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은 산길을 다시 10분쯤 달려야 한다. 3월 초라고는 해도 태백산록의 아침 공기는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그런데 활기리에 접어들면 갑자기 훈훈한 기운이 느껴진다. 산골에 이런 데가 다 있을까 싶게 햇살이 거침없이 내리쬐는 개활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남도에서나 있을 법한 대밭이 태백산맥 중턱 여기저기에 보이는 것도 인상적이다. 마을 뒤편의 해발 1353m 두타산이 차가운 북서풍을 막아 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조선왕조를 창업한 이성계의 조상이 한때 자리잡았던 까닭을 수긍할 수 있게 된다. 준경묘와 영경묘는 태조의 5대조 이양무와 부인 삼척 이씨의 무덤이다. 활기리의 준경묘와 하사전리의 영경묘는 4㎞ 남짓 떨어져 있다. 중간쯤에 두 무덤의 공동 재실(齋室)이 있다. 제사 용구를 보관하고 제사 준비를 하는 집이다. 제구는 2015년 국립춘천박물관에서 열린 ‘관동팔경 특별전-삼척 죽서루’에 출품되기도 했다. 자동차 길이 나기 전에는 어느 무덤으로든 가는 게 힘겨웠을 성싶다. 규모 있게 의례를 치르기란 여간 힘겨운 일이 아니었을 게다. 준경묘는 활기리 주차장에서 두타산 등산로를 따라 다시 1.8㎞쯤 걸어 올라가야 한다. 고갯마루까지 800m는 콘크리트 포장이 되어 있지만, 겨울에도 땀깨나 흘릴 각오를 해야 할 만큼 가파르다. 하지만 나머지 1㎞는 기분 좋은 산길이다. 준경묘 일대는 아름다운 소나무가 밀집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의 적송(赤松)은 경복궁 복원에도 쓰였다고 한다. 줄곧 왕실의 성지(聖地)로 입에 오르내렸던 만큼 나무를 베지 못하게 하는 송금령(松禁令)이 철저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윽고 준경묘 들머리에 접어들면 다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심심산골에 이렇듯 넓고 평탄한 땅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지 않을 지경이다. 풍수지리를 들먹이지 않아도 죽은 사람의 안식처인 음택(陰宅)으로도 명당(明堂)이요, 산 사람의 보금자리인 양택(陽宅)으로도 길지(吉地)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넓은 땅을 차지하고 있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왕릉보다는 조촐하게 꾸며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식 호칭인 묘(墓) 자체가 왕과 왕비의 무덤을 가리키는 릉(陵), 그 아래 왕세자와 왕세자비 등의 무덤인 원(園)보다 위계가 낮다.●태조 4~1대조 무덤은 릉으로 격상 반면 태조의 4~1대조는 목조·익조·도조·환조로 추존됐고 그 무덤도 릉으로 격상됐다. 함경도 일대에 자리잡고 있는 덕릉·지릉·의릉·정릉이 그것이다. 그들의 부인인 효공왕후 이씨·정숙왕후 최씨·경순왕후 박씨·의혜왕후 최씨의 무덤 역시 안릉·숙릉·순릉·화릉으로 높여졌다. 5대조 무덤이 릉이 되지 못한 것은 성리학을 국시로 표방한 조선이었던 만큼 왕이라도 4대 봉사를 규정한 ‘주자가례’(朱子家禮)를 따라야 했기 때문이다. 이성계 집안은 본관인 전주에서 대대로 살았다. 그런데 훗날 목조로 추존된 이안사가 20세 무렵 관기(官妓)와 얽힌 문제로 지방관과 다투면서 170가구를 이끌고 삼척으로 이주했다고 한다. 하지만 전주에서 불협화음이 있었던 관리가 공교롭게 강원도 안찰사로 부임하자 일행은 다시 함길도 덕원으로 옮겨간다. 이성계가 함경도 사람으로 알려진 이유다. 삼척을 일종의 도피처로 삼은 것은 이양무와 이안사의 부인이 모두 삼척 이씨라는 것과 관계가 있다. 일대는 삼척 이씨의 세거지(世居地)였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준경묘와 영경묘가 이양무와 삼척 이씨의 무덤으로 공인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일가가 삼척을 오래전에 떠난 만큼 주인이 누구라는 것은 전설일 뿐이었다. 태조는 한때 제사를 지내기도 했지만 무덤은 잊혀진 존재가 됐다. 두 무덤은 이후 성종 12년(1481) 편찬된 ‘동국여지승람’에 등장하고 선조 13년(1580) 강원도 감사 정철이 지형도를 그려 정비를 청하면서 다시 전면에 등장한다. 정철은 풍수적으로 이양무의 무덤은 ‘만대(萬代) 군왕의 땅’, 삼척 이씨의 묘는 ‘천자(天子)를 낳을 땅’이라고 했다. 그런데 인조 18년(1640) 목조 부모의 무덤으로 삼척 대신 황지가 새로 떠오른다. 풍기에 사는 박지영이라는 사람이 꿈에서 무덤을 찾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박지영은 ‘백두산 정맥이 태백산에 결집한 길지로, 그 기운으로 조선의 왕업이 시작되었는데 간악한 백성이 그곳을 다시 묏자리로 써서 선조의 신령이 안식을 잃었다’고 했다. 양란(兩亂)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그의 주장은 일시적으로 상당한 지지를 얻었다고 한다. 이후에는 다시 삼척설(說)이 대세를 이루었다. 당대 사상가이자 문인이었던 미수 허목(1592~1682)은 삼척부사 시절 지역 문물을 엮은 ‘척주지’(陟州志)를 펴내면서 ‘미로리’(眉老里) 대목에서 두 무덤과 관련한 각종 기록을 정리해 싣고 목조 부모의 묘라고 주장했다. 지금의 미로면(未老面)이 당시는 미로리였음을 알 수 있다. 눈썹 미(眉)자가 아닐 미(未)자로 바뀐 것은 높여야 할 사람과 같은 이름을 쓰지 않는 피휘(避諱) 때문이었다. 한편으로 전주 이씨들은 삼척에 사당을 세워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폈다. 집안의 시조 이한을 모신 조경묘(肇慶墓)를 영조 47년(1771) 전주에 건립하는 데 성공한 이들의 다음 목표는 목조 부모의 무덤을 제대로 대접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당을 세우자는 주장은 물론 활기촌에 사적비(事蹟碑)를 세우자는 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황제에 오른 고종이 대대적 정비 삼척의 무덤은 고종이 1897년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에 오르자 위상이 달라졌다. 이듬해 “삼척 무덤의 관리가 부실하다”는 상소에 고종은 “먼 조상을 추모하고 장구하게 잘 모시려는 정성은 필부에게도 있는데 황제의 가(家)이겠는가” 하고는 대책을 명한다. 이때 준경과 영경이라는 묘호가 주어졌고, 제향을 위한 건물과 사적비가 세워졌다. 활기동에는 재실과 함께 고종의 친필로 ‘목조대왕구거유지’(穆祖大王舊居遺地)라 새긴 비석도 세웠다. 5대조의 무덤으로 공인한 데는 정철과 허목의 명망도 한몫을 했을 것이다. 결국 준경묘와 영경묘의 정비는 대한제국 선포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사실상의 5대 봉사에 나설 수 있었던 데는 천자는 6대조까지, 제후는 4대조까지 제사 지낼 수 있다는 ‘예기’(禮記)의 왕제(王制)를 근거로 삼았을 것이다. 같은 차원에서 고종 황제가 환구단을 세워 하늘에 제사 지낸 것도 천자국(天子國)이라는 자부심의 표현이었다. 고종이 황제로 스스로를 격상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준경묘와 영경묘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해보는 것도 삼척 여행이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글·사진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자살 세트’ 제작한 일당 구속…“나는 저승사자다” 성추행 혐의도

    ‘자살 세트’ 제작한 일당 구속…“나는 저승사자다” 성추행 혐의도

    온라인 상에서 ‘자살 세트’를 만들어 판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질소가스와 신경안정제 등을 팔고 자살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다행히 구매자 중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자살방조 미수·약사법 및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송모(55)씨와 이모(38)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1∼12월 총 4명에게 ‘자살 세트’를 판매하고 설치해줬다. 자살 세트란 40ℓ짜리 질소가스 2통과 가스 호스, 가스 조절기, 신경안정제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구매자에게 “질소가스를 텐트에 연결한 후 신경안정제를 먹고 들어가 자면 된다”고 사용법까지 가르쳤다. 다만 경찰은 이 수법으로는 실제 사망에 이를 확률이 낮아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30대 여성과 50대 남성 등 4명이 ‘자살 세트’를 샀다. 지인의 신고 등으로 모두 미수에 그쳤다. 송씨는 지난해 12월 한 20대 여성에게 ‘자살 세트’를 소개하면서 “나는 저승사자다. 나에게 죽음의 기운이 있다”며 성추행을 시도한 단독 범행 혐의(강제추행)도 받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 중 한 명의 지인이 제보한 덕에 추적 끝에 송씨와 이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자살 사이트에서 알게 된 사이이다. 범행 약 2달 전부터충남 모처에 펜션을 임대해 수차례 실험을 거쳐 ‘자살 세트’를 개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햄스터 2마리로 사망 실험을 하기도 했다. 이후 이들은 트위터 등 온라인에서 ‘고통 없이 죽는 법’, ‘편안한 자살’ 등 키워드를 포함한 게시글을 올려 ‘자살 세트’를 홍보했다. 자살 우려가 있어 보이는 네티즌에게 먼저 쪽지를 보내기도 했다. 송씨와 이씨 모두 처지를 비관해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고 피해자들에게 자신들도 목숨을 끊을 생각이라고 말했지만, 검거 당시에는 불법 도박 사이트 개설을 준비하고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모바일 픽!] 선행과 나눔...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

    [모바일 픽!] 선행과 나눔...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

    작은 친절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수 있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생명을 구하기도 한다. 한 예로, 지난 2005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금문교에서 자살 미수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21세 청년 케빈 베르티아는 금문교 난간에서 뛰어내리려다가 고속도로 순찰대 소속 경찰관 케빈 브릭스 경사에게 발견됐다. 이때 브릭스 경사는 1시간에 걸쳐 청년을 설득했고 마침내 청년을 구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청년은 결혼해서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됐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일(현지시간) 이와 같이 세상에서 감동적이었던 사연 중 일부를 모아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실상은 구구한 어떤 설명도 필요 없다. 한 장의 사진이 주는 감동은 지구 만큼의 무게감과 함께 삶과 세상의 가치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시가의 나라’ 쿠바, 연간 수출액이 무려 5000억원…

    ‘시가의 나라’ 쿠바, 연간 수출액이 무려 5000억원…

    글로벌 경기가 신통치 않다지만 쿠바의 특산물인 시가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쿠바의 시가 수출이 전년보다 5% 늘어난 4억4500만 달러(약 5086억원)를 기록했다고 아바노스그룹이 최근 밝혔다. 아바노스그룹은 쿠바의 시가 판매를 독점하고 있는 민관합작회사다. 쿠바의 시가 수출이 막혀 있는 미국을 제외하면 프리미엄급 시가의 세계시장은 연간 4억 개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쿠바는 세계시장 점유율 70%로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쿠바의 시가 수출시장은 2016년 기준으로 150여 개국, 최고의 품질을 인정 받는 시가 브랜드도 코이바, 몬테크리스토, 로미와 줄리엣, 파르타가스 등 20여 개에 이른다. 주요 수입국은 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 주로 유럽국가다. 아시아에선 중국이 최대 쿠바 수입국가다. 아바노스그룹의 마케팅 담당 엔리케 바보트는 "지난해 세계경제가 어려웠지만 수출이 늘어난 건 쿠바의 시가가 세계시장의 리더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시장을 개방한다면 쿠바의 시가 수출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세계 최대 시가시장인 미국은 아직 쿠바의 시가를 수입하지 않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국교를 정상화하면서 미국인관광객이 개인적으로 소량을 구입해 귀국하는 건 허용됐지만 본격적인 대미수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바노스그룹은 미국의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바보트는 "처음엔 1인당 100달러어치까지만 시가의 반입을 허용했던 미국 정부가 지금은 1인당 시가 100개까지로 한도를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미국시장은 자연히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섞인 발언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쿠바를 방문한 여행객은 61만3000명이었다. 이민자 후손 등 쿠바계는 32만9000명, 쿠바와 관계없는 미국계는 28만4000명이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철도파업 화물운송 피해 보상…코레일, 고속화물열차도 확대

    코레일이 1일 철도파업 장기화로 화물 수송 피해가 발생하거나 화물열차가 지연 운행될 경우 보상하는 등 철도 물류 서비스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또 일반 화물열차보다 빠른 고속 화물열차 도입도 확대할 계획이다. 철도 물류 강화를 위한 이 같은 내용의 고객 상생제도는 ‘승부수’로 평가된다. 여객열차가 우선인 철도운행체계에 화물은 필수유지업무로 지정돼 있지 않아 철도파업이나 명절 등 특별운송 기간에는 운행 횟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74일간 진행된 지난해 9·27 파업처럼 수송 차질이 발생하면 화주가 대체수송 수단을 확보해야 돼 물류비용이 가중되는 불편이 반복됐다. 이번에 도입된 파업 피해보상은 철도물류의 신뢰 제고책으로 파업 15일째부터 미수송 물량에 대해 운임의 20%를 보상한다는 내용이다. 2월 운송 체결분부터 적용하고 있다. 최덕률 물류본부장은 “파업 예정 시 사전 운송하는 등 자구책을 시행 중이나 장기화되면 속수무책”이라면서도 “어려운 여건이지만 고객과의 상생 및 철도물류 체계 개편 등을 위한 각오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또 4월부터 일반 화물열차(시속 90㎞)보다 빠른 고속 화물열차(시속 120㎞)를 현재 6개에서 12개로 늘려 운행시간 단축과 적기 수송 등 철도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선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박영수 특검 70일 수사 마무리] 崔 수뢰 혐의 추가… “김영재, 대통령 5회 보톡스 등 시술”

    [박영수 특검 70일 수사 마무리] 崔 수뢰 혐의 추가… “김영재, 대통령 5회 보톡스 등 시술”

    총 200억대 재산 추징보전 방침 정기양도 3회 시술·위증 혐의도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61·구속 기소)씨를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추가해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은 28일 공식 수사를 종료하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를 적용해 최씨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이 최씨를 직권남용, 강요, 사기 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해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특검팀은 법원에 사건 병합을 신청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씨 모녀를 지원하는 대가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지배구조 강화를 약속받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최씨 측으로 흘러간 433억여원의 지원금을 뇌물 가액으로 봤다. 삼성이 최씨의 비덱스포츠와 맺은 컨설팅 계약(213억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16억 2800만원),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204억원)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최씨의 뇌물 혐의에는 단순 뇌물죄와 제3자 뇌물죄가 모두 적용됐다. 박 대통령도 최씨의 공소장에 같은 혐의의 공범으로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특검팀은 최씨가 미얀마 공적개발원조사업(ODA) 과정에 개입해 이권을 챙기려 한 부분에 알선수재 혐의를,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입시 비리 관련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아울러 승마계 감사에서 ‘최씨와 상대방 모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내 사표가 수리된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국장 문제와 관련해선 직권남용 공범으로 적시했다. 이 밖에 정씨의 청담고 시절 대회 출전과 관련된 허위 공문을 이용해 출석처리를 한 사실이 드러나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적용됐다. 최씨는 딸의 편의를 봐주지 않는 교사에게 “교육부 장관에게 얘기해 잘라 버리겠다”고 폭언을 하는가 하면, 체육부장 교사에게는 30만원의 뒷돈을 준 사실도 확인됐다. 대한승마협회장 명의의 공문을 위조하려다 미수에 그쳐 사문서 위조 미수 혐의도 추가됐다. 최씨는 범죄수익은닉 등의 혐의도 받는다. 특검팀은 이 중 최씨의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현재까지 파악된 재산을 모두 추징보전 청구할 예정이다. 특검팀이 파악한 최씨의 국내 재산은 총 200억원대로 알려졌다. 한편 특검팀은 최씨의 단골 성형외과 의사인 김영재(57) 원장에 대해서도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원장은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7월 사이 박 대통령에게 5회 보톡스 등 시술을 하고도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지 않고, 국회에서도 위증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 대통령 자문의인 정기양(58) 연세대 의대 교수도 2013년 3월부터 8월까지 박 대통령에게 3회 성형시술을 했음에도 국회에서 위증해 함께 기소됐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영등포구의 봄은 골목에서부터 온다

    서울 영등포구가 다가오는 새봄을 맞아 주민 2000여명과 함께 ‘새봄맞이 대청소’를 실시한다고 27일 밝혔다. 오는 3월 3일까지 진행된다. 우선 영등포구는 지역주민들과 환경미화원, 시설관리공단 등 총 2389명을 네 그룹으로 나눴다. 이 그룹들은 공휴일인 3·1절을 제외하고 이번 주 하루씩 이면도로 등 청소 취약지역을 찾아 대청소를 할 예정이다. ▲무단투기 폐기물 수거 ▲이면도로 미수거 낙엽 ▲음식물쓰레기통 등을 위주로 겨울 동안 쌓인 묵은 때를 벗긴다. 청소는 27일 당산동, 양평동을 시작으로 28일 신길 1·4·6·7동에서 진행된다. 다음 달에는 2일 여의동, 도림동, 신길3·5동, 대림1동, 3일 영등포본동, 영등포동, 문래동, 대림2·3동 순으로 방문한다. 청소 중엔 쓰레기 감량, 재활용 분리배출에 대한 홍보 활동도 병행한다. 구는 지역 내 기업들과 함께 영등포역을 중심으로 ‘시범 대청소’도 실시한다. 참여 기관 및 기업은 KT, 한국전력, 영등포구시설관리공단, 롯데·신세계 백화점, 타임스퀘어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산뜻한 봄의 기운을 맞으려고 묵은 때를 씻는 대청소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강간 피해 77%가 아는 사람에게 당했다

    강간 피해 77%가 아는 사람에게 당했다

    첫 피해자 63%가 미성년자… 여성 피해 비율 남성의 15배 아는 사람에게 당하는 성폭력 피해의 수준이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강간 피해 경험자 10명 중 6명은 19세 미만으로 다른 신체적 성폭력에 비해 피해자의 연령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16년도 전국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지난해 9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만 19~64세 남녀 7200명을 대상으로 성폭력 유형별 피해 경험·대응·의식·정책인지도 등 현황을 파악했다. 피해 유형은 성추행, 강간미수, 강간, PC·핸드폰 등을 이용한 음란 메시지, 몰래카메라, 스토킹, 성기노출, 성희롱 총 9가지다.●성폭력 피해율 3년 새 1.5→0.8%로 지난 1년간 강간, 폭행·협박을 수반한 성추행 등 신체적 성폭력 피해율은 2013년 1.5%에서 0.8%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으나, 여전히 여성의 피해 비율은 남성에 비해 15배나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신체적 성폭력 가해자의 3분의2 이상이 아는 사람이었다. 특히 강간(77.7%), 폭행이나 협박을 동반한 성추행(70.0%), 강간미수(60.1%) 등 피해 수준이 심각할수록 아는 사람에게 피해를 경험했다는 비율이 높았다. 성폭행 유형에 따라 피해 발생 장소는 달랐다. 강간 피해가 주로 발생한 장소는 집이었다. 성추행은 상업 지역, 강간미수는 야외·거리·산야에서 가장 많은 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횟수도 성폭력 유형별로 차이가 났다. 강간 미수, 성추행은 피해 횟수가 1회에 그친 반면, 강간은 2회라고 응답한 비율이 다른 유형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또한 강간 피해는 나이가 어린 피해자에게 집중됐다. 강간 피해자의 63.1%가 19세 미만에 첫 피해를 당했다. 10명 중 6명꼴이다. ●83%가 이웃·친구에게 도움 요청 여성 피해자의 20.4%는 성폭력을 당한 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반면 남성 피해자는 2.6%만이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며 신체적 후유증은 없다고 응답했다. ‘성폭력 피해는 수치스러운 일’이라는 말을 듣는 등 2차 피해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3배 가까이 더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녀 응답자 모두 성폭력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 응답자 2명 중 1명은 여성이 조심하면 성폭력 피해를 줄일 수 있으며, 성폭력은 노출이 심한 옷차림 때문에 일어난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이 여성보다 심각한 가부장적 사고를 드러냈다. 성폭행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한 대상은 이웃·친구가 83.1%로 가장 많았다. 이에 비해 112, 사이버수사대 등 경찰에 직접 도움을 요청한 비율은 1.9%에 그쳤다. 성폭력 피해를 당했을 때 아직까지도 공적인 지원 체계보다는 개인적인 네트워크에 더 의존한다는 얘기다. ●피해 상담 등 지원기관 올 20곳 추가 강은희 여가부 장관은 “성폭력 피해율이 3년 전에 비해서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외부에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거나 정부가 운영 중인 지원체계를 이용하는 비율은 낮은 현실”이라며 “공공 서비스를 적극 홍보하고, 성폭력 예방 교육도 더 확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여가부에 따르면 현재 성폭력 상담소, 성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해바라기센터 등 성폭력 피해자에게 상담·수사·의료 등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은 전국에 170여곳이 있으며, 올해 안에 20곳이 추가로 신설될 예정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朴대통령·우병우 등 ‘미완의 수사’ 다시 檢으로

    삼성 외 다른 대기업은 손도 못대… 특수본 재가동·별도 수사팀 검토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그동안 삼성 뇌물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이화여대 입시비리, 비선 진료 의혹 등에 대해 숨 가쁜 수사를 펼치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한정된 시간과 방대한 수사 범위 등으로 미완의 수사들도 남기게 됐다. 특검팀은 수사 초기부터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가 반드시 한 차례는 이뤄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한 차례 대면조사가 무산된 뒤 녹음·녹화 등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해 불발됐다. 청와대 압수수색 역시 서울행정법원에 청와대의 불승인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각하되고, 현행법상의 한계로 영장을 집행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3월 중 이뤄질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및 19대 대선 조기 실시 여부, 정치권의 기류 등에 따라 향배가 갈릴 전망이다. 그동안 검찰과 특검 수사를 거치며 박 대통령은 ▲뇌물수수, 제3자 뇌물수수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누설 ▲강요, 강요 미수 등의 혐의가 제기됐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하는 등 성과를 냈지만 시간상 SK, 롯데 등 다른 기업들에 대한 수사는 손도 대지 못했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재단 출연 기업들을 ‘강요에 의한 피해자’라고 1차 결론을 내렸으나, 출연 과정에서 부정청탁 의혹이 제기된 기업들에 대해선 면밀한 수사가 다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 식구 감싸기’ 비판이 제기됐던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도 결국 검찰의 손으로 직접 종결짓게 될 전망이다. 특검팀은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우 전 수석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검찰에 사건 일체를 정리해 넘길 계획이다. 우 전 수석을 현 상태로 불구속 기소할 경우 향후 개인 비리 등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 수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이 밖에 ▲세월호 7시간 의혹 ▲최순실(61·구속 기소) 일가 불법재산 추적 ▲최씨 딸 정유라(21)씨 소환조사 등도 과제로 남았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은 비선 진료 수사를 진행하며 밝혀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특검팀은 유의미한 점을 찾지 못했다. 최씨 일가 불법 재산의 경우 약 100억원대의 은닉 재산을 발견하는 데 그쳐, 향후 추가 수사와 환수 등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덴마크 검찰에 의해 구금된 정씨는 피의자로서 자진 귀국 의사가 없음을 밝혀, 향후 국내 송환 때 검찰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3월 2일 또는 3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일부 인력을 유지하며 공소 유지에 주력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필두로 한 특별수사본부를 재가동하거나 대우조선해양을 수사해 온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 바통을 넘겨받는 방법, 아예 별도의 수사팀을 새로 꾸리는 방안 등을 놓고 검토 중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북마크] ‘지성의 참모총장’ 박이문의 꿈

    지난해 이맘때입니다. 김병익 문학과지성사 상임고문, 정대현 이화여대 철학과 명예교수 등이 참여한 박이문 전집발간위원회가 선생의 생애 첫 전집 ‘박이문 인문학 전집’(전 10권·미다스북스)을 출간했습니다. 우리 시대 ‘지성(知性)의 참모총장’을 꿈꾸며 60년간 150여권의 저작을 쓴 철학자이자 시인, 인문학자인 선생의 지적 여정에 대한 헌사입니다. 그닥 풍성하지 않은 국내 인문학 토양에서도 초판 1000질만 찍은 전집은 완판됐습니다. 정가 32만원의 부담스러운 가격에도 선생의 책을 소장하고 싶었던 독자들이 적지 않았다고 출판사는 전합니다. 오는 26일 선생의 88세 미수(米壽)를 맞아 지난해 전집 판형을 문고판으로 고쳐 펴낸 1000질 특별판이 나왔습니다. 우연의 일치이지만 책값도 선생의 미수를 빼닮은 8만 8000원입니다. 문학에서부터 철학과 예술, 과학, 동서양 사상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이 도달할 수 있는 ‘사유의 경계’를 끝없이 넓히며 삶의 의미를 구도해 온 선생의 병세가 깊어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류종렬 미다스북스 대표가 문학사상 1월호에 쓴 ‘남기고 싶은 말- 박이문을 대신하여’를 읽게 된 것도 그즈음입니다. “나는 지금 환자복을 입고 영원한 부재를 눈앞에 두고 있다”로 시작하는 글은 ‘나의 근황’, ‘다음 세대를 위하여’, ‘끝으로 남기는 말’로, 일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파킨슨병으로 언어를 잃어가고 있는 선생의 사유를 담았습니다. “인생은 시인 천상병의 말대로 ‘잠깐 온 소풍’이다. 병원은 인생이 잠깐 쉬어가는 소풍지다. 병상에 누운 지금도 별과 구름, 산과 바다, 새와 꽃을 노래하고 아름답고 우아한 시를 쓰고 싶다는 생각에 나는 자주 사무친다.” 사회학자 정수복은 2013년 선생의 평전 ‘삶을 긍정하는 허무주의’(알마)를 펴냈습니다. 저자는 ‘왜 박이문인가’라는 제목의 서문에서 삶의 의미에 목말라하는 젊은이들에게 그의 삶은 용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화두가 나에겐 언제나 가장 절실했다”는 선생은 ‘둥지의 철학자’로 불립니다. 몸과 영혼과 정신을 바쳐 ‘사유의 둥지’를 트는 자신만의 철학적 서사에 필사적으로 매진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각자 어떤 마음의 둥지를 짓고 있나요. 박이문 선생님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직업 없이 논다” 핀잔에 60대男, 부인·딸 흉기로 찔러

    “직업 없이 논다” 핀잔에 60대男, 부인·딸 흉기로 찔러

    가족을 흉기로 살해하려 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24일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부인과 딸을 흉기로 수차례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A(60)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3일 오전 7시 30분쯤 집안 문제로 부인(50)과 다툼을 벌이던 중 “직업도 없이 놀고 있다”는 딸(31)의 핀잔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집 안에 있던 흉기로 딸의 복부와 목을 찔렀다. 이어 A씨는 자신을 말리는 부인의 손등과 복부 등도 수차례 찔렀다. 집에서 도망쳐 나온 딸을 본 이웃의 신고에 출동한 경찰은 저항하는 A씨를 테이저건으로 제압했다. 모녀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특별한 직업이 없는 A씨는 경제활동을 하는 부인과 딸의 핀잔을 듣고 참지 못해 범행했다”며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종범 “최순실 의혹 보도에 ‘전경련 재단 설립 주도’로 정리”

    김영수 “安, 포레카 인수 실패 VIP한테 엄청 혼났다” 진술 미르·K스포츠재단 인선 과정에 최순실(61·구속 기소)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보도되자 청와대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상의 끝에 ‘재단 설립은 전경련이 주도한 것’으로 정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22일 오전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에 증인으로 나와 “당시 최씨가 재단 인선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이 보도됐기 때문에…(그렇게 했다)”라고 증언했다. 강일원 주심 재판관이 “좋은 취지에서 재단을 설립해 운영했다고 주장하면서 왜 청와대가 주도한 사실을 당당하게 말하지 않았느냐”고 질문하자 이같이 답한 것이다. 안 전 수석은 또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문건을 갖고 와서 ‘앞으로 이렇게 대응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그 방안이 청와대에서 개입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재단 설립과 관련해 “돌이켜보면 롯데에 70억원을 돌려주는 것이 좋겠다고 건의했던 것처럼 여유를 갖고 판단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면서 “대통령 지시에 순응한다는 차원에서 판단을 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후회했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의 심리로 열린 차은택(48·구속 기소)씨 등에 대한 공판에선 안 전 수석이 포레카 인수에 실패해 박 대통령의 질타를 받았다는 진술도 나왔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수(47·불구속 기소) 전 포레카 대표는 검찰이 “컴투게더가 포레카를 단독 인수한 뒤 안 전 수석으로부터 ‘인수가 수포로 돌아가 VIP(대통령)한테 엄청 혼났다’는 말을 듣고, 그가 대통령 지시를 따른다는 느낌을 받았느냐”고 묻자 “그렇게 느꼈다”고 답했다. 포레카 매각 과정 초반 또 다른 인수협상자였던 롯데 계열사가 적극적으로 나오자 안 전 수석이 “중소기업 상생을 내세워 막아 보는 게 어떨까. 나도 (권오준) 회장에게 얘기하겠다”고 말했다고 김 전 대표는 증언했다. 김 전 대표는 최씨 조카의 추천으로 포레카 대표이사에 선임된 인물로 포스코 계열 광고사 포레카에 대한 ‘지분 강탈 미수 사건’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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