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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듀오락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성장촉진’ 특허 취득

    듀오락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성장촉진’ 특허 취득

    프로바이오틱스 전문기업 (주)쎌바이오텍이 자체 기술로 연구 개발 및 보유한 한국형 유산균 4종으로 ‘성장 촉진용 기능성 식품 조성물’ 특허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허는 연세대학교와 공동 연구를 통해 진행했으며, 모유 수유한 건강한 한국인 신생아의 분변에서 분리 및 선별한 한국형 유산균이다. 또한 비피도박테리움 4종 균주에 대한 모든 유전정보(DNA) 분석까지 완료했다. (주)쎌바이오텍 세포공학연구소 관계자는 “특허 받은 4종 균주는 독자적인 기술로 연구 개발 및 보유한 비피도박테리움 롱굼 인판티스(CBT BT1), 비피도박테리움 브레베(CBT BR3), 비피도박테리움 롱굼(CBT BG7), 비피도박테리움 비피둠(CBT BF3)이다”며 “자사가 보유한 한국형 유산균의 차별화된 기능성을 추가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러한 4종의 균주는 일부 장내세균에 의해서만 소화되는 모유 올리고당의 분해와 비타민 B군을 합성하여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해 성장에 근본적인 도움을 준다. 또한 장 내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유익균의 증식을 도와 면역력을 향상시켜 신생아는 물론 영유아 및 청소년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한편, 특허 받은 균주가 함유된 (주)쎌바이오텍의 대표 제품으로는 영유아용 ‘듀오락 베이비’, ‘듀오락 얌얌‘, ’뉴트라 듀오락 데일리 키즈‘와 ’듀오락 골드‘, ’듀오락 케어‘ 등이 있으며, 듀오락 제품에 함유된 모든 균주는 미생물자원센터(KCTC) 및 독일 생물 자원센터(DSMZ) 등에 등록돼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지구의 생물다양성, 위기 수준까지 감소”(사이언스)

    “지구의 생물다양성, 위기 수준까지 감소”(사이언스)

    우리 지구의 건강을 보장하는 ‘생물다양성’이 현재 위기 수준까지 감소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14일 자에 게재된 이번 연구에 따르면, 지구 전체 육지 면적의 58%에서 인간 사회를 지탱하는 생태계 능력에 의문이 들 정도로 생물 다양성의 손실이 확산하고 있다. 이 육지에는 지구 인구의 약 71%가 살고 있다. 이번 연구는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이 수백 명의 과학자가 전 세계 1만8000곳 이상에서 채취한 생물 3만9000여 종에 관한 기록 자료 총 238만건을 바탕으로 진행한 것이다. 이 연구에는 각 지역에 사람이 정착한 뒤 생태계 다양성에 관한 시차 변화를 추정하기 위해 생물 종의 개체수 변화를 나타내는 ‘생물다양성 온전 지수’(Biodiversity Intactness Index·BII)가 사용됐다. 생물다양성 온전 지수(BII)는 일반적으로 하락할 때 그 한계치가 최대 10%까지 안전한 것으로 본다. 이는 특정 서식지 안에서 생물 종의 개체수가 인간에 의한 토지 이용이 없었던 시점보다 떨어진 수치가 90% 이상이면 안전권에 속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논문에 따르면 현재 지구 상의 생물다양성은 한계치 이하인 84.6%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앤디 퍼비스 박사는 “정책 입안자들은 경기 침체에 관한 걱정을 많이 하지만, 환경의 침체는 더 나쁜 결과를 이끌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일어난 생물다양성의 손실은 그런 위기가 현실화될 위험을 의미한다”고 말하며 경종을 울렸다. 한편 생물다양성은 유전자, 생물종, 생태계의 세 단계 다양성을 종합한 개념이다. 미국 기술평가국(U.S.OTA)은 생물다양성을 “생물체 간의 다양성과 변이, 그리고 그들이 사는 모든 생태적 복합체들”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세계자연기금(WWF)은 ‘수백만여 종의 동식물, 미생물, 그들이 담고 있는 유전자, 그리고 그들의 환경을 구성하는 복잡하고 다양한 생태계 등 지구 상에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의 풍요로움’이라고 말한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정의들도 대체로 이와 비슷한데, 최재천 국립 생태원장(이화여대 석좌교수)은 생물다양성에 대해 ‘지구 상에 존재하는 생명 전체’로 정의 내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날아다니는 미생물 비만을 전염시킨다?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날아다니는 미생물 비만을 전염시킨다?

    미생물은 육안의 가시한계를 넘어선 0.1㎜ 이하의 크기인 미세한 생물을 뜻한다. 주로 단일세포 또는 균사로 몸을 이루는데, ‘생물’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성장하고 분열하며 생육하는 살아 있는 존재다. 우리 몸 안에는 세포와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 약 100조개 이상, 4000종의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의 미생물은 인체가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더 나아가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미생물의 다양한 역사와 쓰임새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미생물을 향한 인류의 탐구, 어디까지 왔을까? ●비만 치료 ‘효자’로 떠오른 미생물 미생물은 크게 인체 내부, 특히 장(腸)에 존재하는 장내 미생물과 바다나 숲 등 쉽게 접하는 외부에 존재하는 환경 미생물로 나눌 수 있다. 과학계는 오래전부터 장내 미생물이 생명 유지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한 질병 예방·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 왔다. 최근 미생물이 ‘효자’로 떠오른 분야는 다름 아닌 ‘비만’이다. 장내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비만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처음 입증된 것은 이미 10여년 전이다. 이후 세계 각국 연구진은 비만과 미생물 간의 연관관계를 밝히는 것에 주력해 왔는데, 2006년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진은 비만인 쥐에서 채취한 장내 미생물을 날씬한 쥐에게 주입한 결과 마른 쥐가 급격하게 살이 찌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장내 세균은 후벽균(피르미쿠테스·)과 의간균(박테로이테데스)으로 분류한다. 이들 두 세균은 장내 세균의 90%를 차지하는데, 이 균형이 깨질 경우 비만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후벽균의 경우 비만을 유도하는 성질이 있어 ‘비만 세균’이라고 부르는 반면 의간균은 비만을 막는 균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장내 후벽균이 장내 세균의 90%를 차지했지만, 체중 감량 52주 후에는 후벽균이 70%대로 떨어지고 거의 없던 의간균 비율이 20%까지 증가한 것이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이러한 장내 미생물 중 일부가 일종의 홀씨를 생성해 공기 중에 생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비만이 ‘전염’될 수 있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발표돼 학계의 관심이 쏠린 바 있다. 과학 저널 네이처에 소개된 영국의 ‘웰컴 신탁 생거 연구소’의 논문에 따르면 공중을 ‘날아다니는’ 장내 세균을 통해 비만뿐만 아니라 대장염이나 크론병 등의 질병이 전이될 수 있으며, 이러한 사실이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밖에도 현재 세계 학계에는 뇌의 영역이라고 치부해 왔던 자폐증이나 우울증 역시 장에서 발생한 신경독소 물질이 뇌까지 이동하면서 유발될 수 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강한 생명력… 화성탐사선 동행 계획도 미생물은 인체뿐만 아니라 생명이 존재하는, 혹은 생명이 절대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추측되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존재한다. 과학계는 미생물이 현존하는 다양한 환경문제를 해결해 주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어 왔는데, 지난 5월에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미국지질조사소(USGS), 버지니아해양과학원(VIMS) 연구진과 공동으로 지하수와 호수 녹조현상 간 상호작용에 미생물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입증해 학계의 관심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호수에 질소화합물이 다량 유입되면 녹조현상이 유발되고 수질이 떨어지면서 물고기 등 수중생물이 폐사하거나 독소가 생산되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호수로 질소가 유입되는 경로 중 하나가 지하수의 유입과 배출이며, 이때 미생물이 지하수가 포함한 해로운 형태의 질소를 무해한 질소로 변환시켜 주거나 해로운 질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학계는 미생물이 세계 곳곳의 수질 생태계를 파괴하는 녹조현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생물은 우주 환경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일부 미생물은 생명체가 절대 살 수 없을 것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으며, 화성의 추운 기후와 낮은 중력, 그리고 높은 방사선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이러한 미생물은 지구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이런 미생물의 특성을 이용해 미래의 화성 탐사선에 특정 미생물을 ‘동행’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NASA는 강한 생명력을 가진 일부 미생물이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이것이 미래의 화성 유인탐사 미션에서 상당히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美, 미생물 연구에 2년간 1390억 쏟아 미생물에 쏟아지는 관심을 입증하듯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지난 5월 임기 마지막 과학 프로젝트로 ‘국가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군집)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미생물이 인간을 비롯해 소나 돼지 등 가축, 더 나아가 우주인에게까지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이 사업에는 2년간 무려 1억 21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390억원에 달하는 연구비가 투입된다. 한국도 세계적인 연구 움직임에 발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와 민간단체의 투자는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은 2014년이 돼서야 본격적인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나섰고, 관련 분야에 농림축산식품부가 2014년부터 연간 4억원을, 미래창조과학부와 보건복지부가 2015년부터 각각 10억원, 4억 9000만원을 투입했다. 투자액이 점차 늘고 있긴 하나 미국 등 바이오 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특히 장내 미생물 분석은 장내 세균과 건강과의 연관성이 속속 밝혀지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분야로 떠올랐다. 미생물의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인류의 더 나은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국적을 막론하고 전 세계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혜택’을 입을 수 있길 희망한다. huimin0217@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비만 치료부터 우주 정착까지…미생물 활용백서

    [송혜민의 월드why] 비만 치료부터 우주 정착까지…미생물 활용백서

    미생물은 육안의 가시한계를 넘어선 0.1㎜ 이하의 크기인 미세한 생물을 뜻한다. 주로 단일세포 또는 균사로 몸을 이루는데, ‘생물’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성장하고 분열하며 생육하는 살아있는 존재다. 우리 몸 안에는 세포와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 약 100조 개 이상, 4000종의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의 미생물을 인체가 정상적으로 활동하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더 나아가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미생물의 다양한 역사와 쓰임새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미생물을 향한 인류의 탐구, 어디까지 왔을까? ◆미생물 활용법-인체편 미생물은 크게 인체 내부, 특히 장(腸)에 존재하는 장내 미생물과 바다나 숲 등 우리가 쉽게 접하는 외부에 존재하는 환경 미생물로 나눌 수 있다. 과학계는 오래 전부터 인류에게 있어 장내 미생물이 생명유지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한 질병 예방·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 왔다. 최근 미생물이 ‘효자’로 떠오른 분야는 다름 아닌 ‘비만’이다. 장내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비만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처음 입증된 것은 이미 10여 년 전이다. 이후 세계 각국 연구진은 비만과 미생물간의 연관관계를 밝히는 것에 주력해 왔는데, 2006년 미국 워싱턴대학교 연구진은 비만인 쥐에서 채취한 장내 미생물을 날씬한 쥐에게 주입한 결과 마른 쥐가 급격하게 살이 찌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장내 세균은 후벽균(피르미쿠테스·Firmicutes)과 의간균(박테로이데스·Bacteroidetes)으로 분류한다. 이들 두 세균은 장내 세균의 90%를 차지하는데, 이 균형이 깨질 경우 비만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후벽균의 경우 비만을 유도하는 성질이 있어 ‘비만 세균’이라고 부르는 반면, 의간균은 비만을 막는 균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장내 후벽균이 장내 세균의 90%를 차지했지만, 체중 감량 52주 후에는 후벽균이 70%대로 떨어지고 거의 없던 의간균 비율이 20%까지 증가한 것이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이러한 장내 미생물 중 일부가 일종의 홀씨를 생성해 공기 중에 생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비만이 ‘전염’될 수 있다는 놀라운 연구결과가 발표돼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과학 저널 네이처에 소개된 영국의 ‘웰컴 신탁 생거 연구소’의 논문에 따르면 공중을 ‘날아다니는’ 장내 세균을 통해 비만뿐만 아니라 대장염이나 크론병 등의 질병이 전이될 수 있으며, 이러한 사실이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밖에도 현재 세계 학계에는 뇌의 영역이라고 치부해왔던 자폐증이나 우울증 역시 장에서 발생한 신경독소 물질이 뇌까지 이동하면서 유발될 수 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미생물 활용법-환경편 미생물은 인체뿐만 아니라 생명이 존재하는, 혹은 생명이 절대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추측되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존재한다. 과학계는 미생물이 현존하는 다양한 환경문제를 해결해주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어 왔는데, 지난 5월에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미국지질조사소(USGS), 버지니아해양과학원(VIMS) 연구진과 공동으로 지하수와 호수 녹조현상 간 상호작용에 미생물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입증해 학계의 관심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호수에 질소화합물이 다량 유입되면 녹조현상이 유발되고 수질이 떨어지면서 물고기 등 수중생물이 폐사하거나 독소가 생산되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호수로 질소가 유입되는 경로 중 하나가 지하수의 유입과 배출이며, 이때 미생물이 지하수가 포함한 해로운 형태의 질소를 무해한 질소로 변환시켜주거나 해로운 질소를 제거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학계는 미생물이 세계 곳곳의 수질 생태계를 파괴하는 녹조현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생물은 우주 환경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일부 미생물은 생명체가 절대 살 수 없을 것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으며, 화성의 추운 기후와 낮은 중력, 그리고 높은 방사선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이러한 미생물은 지구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는 이런 미생물의 특성을 이용해 미래의 화성 탐사선에 특정 미생물을 ‘동행’ 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NASA는 강한 생명력을 가진 일부 미생물이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이것이 미래의 화성 유인탐사 미션에서 상당히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생물 연구에 쏟아지는 관심과 투자 미생물에 쏟아지는 관심을 입증하듯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지난 5월 임기 마지막 과학프로젝트로 ‘국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미생물군집)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미생물이 인간을 비롯해 소나 돼지 등 가축, 더 나아가 우주인에게까지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이 사업에는 2년간 무려 1억 2100만 달러, 한화로 약 1390억 원에 달하는 연구비가 투입된다. 한국도 세계적인 연구 움직임에 발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와 민간단체의 투자는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은 2014년이 되어서야 본격적인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나섰고, 관련 분야에 농림축산식품부가 2014년부터 연간 4억 원을, 미래창조과학부과 보건복지부가 2015년부터 각각 10억 원, 4억 9000만원을 투입했다. 투자액이 점차 늘고 있긴 하나 미국 등 바이오 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특히 장내 미생물 분석은 장내 세균과 건강과의 연관성이 속속 밝혀지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분야로 떠올랐다. 미생물의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인류의 더 나은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국적을 막론하고 전 세계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혜택’을 입을 수 있길 희망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新전원일기] 작아서 맛있고 나홀로 거뜬해 ‘애플 수박’ …넘치면 역효과 비료는 적당히 ‘농사 철학’

    [新전원일기] 작아서 맛있고 나홀로 거뜬해 ‘애플 수박’ …넘치면 역효과 비료는 적당히 ‘농사 철학’

    ‘심야식당’은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만 문을 연다. 메뉴는 ‘돼지고기 된장국 정식’ 한 가지뿐이고 주인은 무뚝뚝한 데다 얼굴마저 험상궂다. 영 손님이 올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하지만 이곳을 한 번 찾은 사람들은 기꺼이 단골이 되어 돌아간다. 댄서, 샐러리맨, 프로복서, 대학생, 요리평론가, 노숙자 등 다양한 직업의 손님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삶에 지쳤거나 소중한 무엇인가를 잃어버렸거나 외롭다는 점이다. 주인은 그들의 이야기에 기꺼이 귀를 열어 주고 무언가 먹고 싶다고 말하면 가능한 정성껏 만들어 준다. 허기진 배와 함께 마음도 채울 수 있는 곳, 거리의 안식처이자 피로 회복제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심야식당’인 셈이다. 2009년에 방영된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의 이야기다. 내게 이 드라마는 ‘혼자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부러움으로 남아 있다. 지금은 ‘혼밥’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혼자 밥 먹는 것에 대한 거리낌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당시만 해도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혼자 밥을 먹는 것만큼 궁상맞고 난처한 일도 드물었다. 과일을 살 때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더구나 수박이라면, 매대 앞에서 서성이다 빈 카트를 끌고 돌아서기 마련이다.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질 만큼 익숙해진 것 같은데, 먹는 것에서마저 소외된다고 생각하면 새삼 고독감이 엄습한다. 그런데 이제 최소한 먹는 것으로 슬픔을 느낄 일은 없겠다. ‘혼밥’뿐만 아니라 ‘혼수박’의 시대도 열렸기 때문이다. # 크기는 미니, 인기는 대박 훈련소와 딸기를 제외하고 충남 논산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논산 수박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논산 수박이 유명해지기까지는 ‘논산 수박연구회’의 노력이 큰 몫을 차지했는데, 그중에서도 ‘애플 수박’은 충남농업기술원과 논산시농업기술센터가 기술 지원을 하고 있는 시범 사업이다. 크기는 일반 수박의 4분의1 정도로, 대개 1~1.5㎏에 불과한 데 비해 당도는 훨씬 높다. 외피에 가까워질수록 당도가 떨어지는 일반 수박과 달리 안쪽이나 외피 쪽이나 당도 차이가 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크기가 작으니 나들이 갈 때 들고 가기에도 부담이 없고, 껍질이 얇아 사과처럼 깎아 먹거나 껍질째 먹기에도 좋다. 논산에서는 지난해부터 애플 수박을 시범 재배하고 있는데 그중 한 곳이 ‘김상수 농가’다. 김상수(59)·정순희(59)씨 부부는 결혼해서 지금까지 줄곧 수박 농사를 지었다. 24살에 중매로 만나 37년을 살면서 수많은 굴곡을 함께 건너왔다는 두 사람. “벌어 놓은 것 하나 없이 대뜸 장개를 들어서 고생만, 고생만 시키더라구요”라며 웃는 아내의 얼굴에도, 민망한 듯 먼 산만 바라보는 남편의 얼굴에도 서로에 대한 사랑과 신뢰가 담뿍 담겨 있다. 부부는 현재 하우스 16동에 수박 농사를 짓고 있다. ‘씨들리스’(씨 없는 수박) 5동, ‘흑피 수박’(검은빛을 띤 씨 없는 수박) 7동, 애플 수박 4동을 운영 중인데 내년에는 애플 수박을 더 키울 생각이다. 지금이야 애플 수박을 효자 작물의 하나로 여기지만 지난해 논산수박연구회로부터 애플 수박 시범 재배를 부탁받았을 때만 해도 고민이 많았다. 비록 애플 수박이 지닌 장점이 많다 해도 낯선 것에는 거부감이 들게 마련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1, 2인 가구가 늘고 있는 추세이니만큼 작은 사이즈의 수박을 찾는 사람들도 늘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에 일단 하우스 2동에 애플 수박 재배를 시작했다. 재배를 하다 보니 여간 매력적인 게 아니다. 조롱박처럼 조록조록 달려 있는 모습이 손주들 재롱 떠는 모습처럼 귀여운 데다 재배와 수확 과정도 수월해 노동력 절감 효과도 높다. 일반 수박은 바닥에 깔아서 재배하는 ‘포복 재배’ 방식으로 포기당 한 개씩 수확을 하지만 애플 수박은 사과처럼 주렁주렁 달리는 ‘입식 재배’ 방식으로 보통 세 번 이상 수확이 가능하다. 일반 수박보다 병해충에도 강하고 재배 때 풀 줄기에서 나는 순을 쳐내는 번거로움도 없다. 수확을 하고 난 후 번번이 뿌리를 뽑아내고 땅을 갈아엎지 않아도 될뿐더러 수확한 후 흙을 털어내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수확을 할 때도 하루 종일 허리를 굽히고 있을 필요가 없어 몸에 무리도 덜 간다. 한창 애플 수박 자랑에 신이 난 김씨를 아내인 정씨가 소리쳐 부른다. “여보, 차 좀 빼줘요!” “저 사람은 참…. 앞으로 냅다 갈 줄만 알았지 차도 못 빼고 주차도 못한다니까.” 툴툴거리면서도 잽싸게 일어나 아내를 향해 가는 발걸음이 바쁘다. 혼자 남아 땀을 식히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 멀리로 계룡산 자락이 넓게 펼쳐져 있고 길 건너에는 수로가 길게 나 있다. 그 너머 들판에서는 백로가 모여 놀다가 커다란 날개를 펴고 동시에 날아오르기도 한다. 바람도 많아 하우스에서 뜨겁게 달궈진 몸과 마음을 식히기에 안성맞춤이다. 천혜의 환경이라고 할 만했다. 그런 곳에서 재배한 것이니만큼 다른 지역보다 더 달고 향긋한 과실이 태어나지 않을까 궁금해졌다. 아내를 태운 차의 뒤꽁무니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씨가 휘적휘적 걸어 돌아온다. # 아낌없이, 그러나 적당히 “지역마다 당도 차이가 많이 나나요?” “지역에 따라 다른 게 아니라 키운 사람에 따라 다르죠. 똑같은 씨앗을 심었다고 해서 똑같은 수박이 나오는 건 아니에요. 욕심을 내면 낼수록 농사를 망칠 수 있지요. 수박이 크고 많이 달렸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거든요.” 김씨는 세상 이치가 다르지 않다고 한다. 농사짓는 기술이야 농업기술센터는 물론이고 인터넷 검색만 해도 쉽게 익힐 수 있지만 나만의 철학이 없는 이상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농사를 지을 때 가장 큰 걸림돌은 욕심을 내는 것이다. 풍작을 기대하고 물과 비료를 많이 주면 오히려 당도가 떨어지고 수확 전에 쪼개지는 일이 허다하다. “예전에는 나도 너무 많이 주거나 필요 없는 것들을 줘서 역효과를 내기도 했어요. 이제는 뭐, 수박 농사만 30년 넘게 짓다 보니 수박잎만 바라봐도 원하는 게 뭔지 알아챌 수 있지요.” 수박에 제일 좋은 것은 햇빛이고 사람이 공급할 수 있는 것은 물과 거름뿐이다. 그조차 수박이 원하는 만큼 양질의 것을 주어야 한다. 김씨는 하우스 내에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비닐 덕트를 이용해 강제 환기장치를 설치했고, ‘유박’(깻묵: 참깨·들깨 등 기름작물에서 기름을 짜고 난 찌끼)이나 ‘미강박’(쌀겨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찌끼) 등 천연유기질 비료를 사용한다. 화학비료가 저렴하고 편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지력(地力)도 저하되고 지하수 오염의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그때그때 필요한 미생물을 투입하거나 땅을 되도록 깊이 가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김씨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수박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는 일이다. 수박과 ‘이심전심’의 상태가 돼야 비로소 당도 높은 과실을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부농의 꿈에 날개를 달다 수박은 여름철 대표 과일로서 ‘동의보감’에 따르면 신장염, 인후염, 편도선염, 방광염, 고혈압, 부종 등에 효과적이다. 노화를 방지하고 암을 예방하는 데도 주효할뿐더러 싱글족과 커플족이 증가하는 지금 추세로 볼 때, 애플 수박은 새로운 고부가가치 농업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여지가 충분하다. 지난해 김씨가 애플 수박으로 거둔 소득은 1600만원 정도다. 하우스 1동당 1작기(수박 씨를 뿌리고 한 번 수확하는 과정)에 800만원대의 소득을 올린 셈인데, 올해는 4동에 각각 2작기 재배를 할 계획이다. 예상대로 이뤄진다면 애플 수박에서만 6400만원가량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내년에는 이보다 작량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해보다 애플 수박 재배 농가가 3배 정도 늘어나 30여 농가가 참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우리 식구들도 요즘 애플 수박만 먹어요. 일반 수박하고 애플 수박을 냉장고에 나란히 넣어 두잖아요. 그러면 애플 수박만 없어진다니까요. 다루기도 편하고 먹기에 부담도 없고 달기도 더 다니까 애플 수박에 손이 가는 게 당연하죠. 얼마나 작은지 직접 보시겠어요?” 김씨가 또다시 휘적휘적 걸어 하우스 앞으로 간다. 하우스로 가는 길목을 커다란 개 두 마리가 지키고 있는데 땅바닥에는 갉아먹고 남은 수박껍질이 뒹굴고 있다. 컹컹 짖는 개들을 지나쳐 김씨 뒤를 바짝 따르다가 주춤 발을 멈춘다. “우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하우스에는 갓난아이 머리통만 한 수박이 그야말로 주렁주렁 달려 있다. 상상했던 것보다 더 신기하고 더 탐스럽다. 나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연신 사진을 찍는데, 김씨가 “쯧쯧” 하고는 수박 하나를 따서 한쪽 구석으로 던진다. “이렇게 가끔 쪼개지는 게 생겨요. 수분이 너무 많아서 그런 거지요.” 심상한 말투지만 쪼개진 수박을 자꾸 곁눈질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쓰이는 모양이다. 저렇게 애틋한 마음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농작물을 키울까. 나조차 애틋한 마음이 되어 가만히 서 있는데 때마침 정씨가 부산스럽게 하우스 안으로 들어선다. “멀리까지 오시느라 고생하셨는데 여태 수박 한 쪽 대접을 안 하고 있었어요.” 수박을 뚝뚝 따서 뚝뚝 자르고 뚝딱 껍질을 깎아 손에 쥐여 준다. 한 입 베어 물자 입안 가득 수박향이 진동한다. 달고 시원하다. 맛보다는 먹는 품새에 반해 정신을 팔고 있는 내 곁에서 정씨가 사춘기 소녀처럼 종알거린다. “일손이 덜 가니까 쉬는 날에는 바닷가에 가서 회도 먹고 구경도 하고 그래요. 지난해는 부부 동반으로 중국에 다녀왔는데, 또 갈 거예요. 올해는 중국 ‘장가계’랑 ‘원가계’로 해서 쭈욱 돌다 와야지. 중매로 만나서 지금까지 고생만 했는데 이제 여행도 다니고 사람처럼 사는구나 싶어요. 글쎄 요즘은 집안일도 도와주고 그런다니까요.” 흥이 난 정씨 덕에 내 목소리까지 높아진다. “그럼요. 그런 게 사람 사는 거죠!” 모쪼록 애플 수박이 지역 브랜드의 역할뿐 아니라 고소득 작물로도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란다. 자라나서, 농가 식구들이 매일매일 웃고 내내 흥에 겨울 수 있도록 말이다. ■글쓴이: 소설가 진연주 200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방’(房)으로 등단. 2015년 ㈜문학동네에서 장편소설 ‘코케인’ 출간.
  • [현장 행정] 화학 세제 불안한 주부들 고민 끝!

    [현장 행정] 화학 세제 불안한 주부들 고민 끝!

    “이 미생물이 주부한테는 만능 해결사예요. 설거지는 물론 가스레인지를 닦을 때도 쓸 수 있고 변기, 신발장을 청소할 때도 요긴하다니까요.” 12일 서울 노원에코센터에서 만난 주부 강동원(52)씨는 흡족한 표정으로 페트병 속 액체를 들여다봤다. 병 안에 담긴 용액은 ‘EM’으로 불리는 유용 미생물 발효액이었다. 효모균과 유산균, 광합성 세균 등을 주균으로 하는 미생물을 섞어 발효시킨 액체로 악취 제거와 살균·소독 효과 등이 있어 천연세제로 쓰인다. 강씨는 “친환경 제품이라 세척력이 약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가스레인지에 눌어붙은 때도 잘 닦인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강씨처럼 천연 세제에 주목하는 ‘노케미족’(화학제품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천연 세제는 마트에서 쉽게 구하기 어려워 사용을 머뭇거리던 주부가 많았다. 노원구가 12일 구민들의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노원에코센터 안에 ‘노원EM센터’를 열었다. 이곳에 설치된 발효기 2대로 EM 발효액을 만들어 구민들에게 무료로 공급할 예정이다. 노원EM센터 건립은 김성환 구청장이 신경 써 추진한 역점 사업이다. ‘녹색이 미래다’라는 표어를 내걸고 각종 친환경 정책을 벌여 온 그는 EM 발효액 보급이 환경을 한번 더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김 구청장은 “우리는 그동안 화학제품의 위험성을 간과한 채 너무 무분별하게 써 왔다”면서 “EM 발효액을 무료로 구할 수 있게 되면 천연 세제를 쓰는 사람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M센터에서 만든 EM 발효액은 구 청사와 19개 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공급기로 옮겨진다. 주민들은 페트병 등 보관용기를 들고 와 발효액을 한 번에 0.9ℓ씩 받아 갈 수 있다. 구는 구민들이 EM 발효액을 다양한 용도로 이용할 수 있도록 교육도 한다. 강사들이 주민센터에서 EM 발효액으로 비누, 샴푸 등을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도 EM 발효액 활용법을 전달할 계획이다. 노원구는 EM 보급 사업 외에도 녹색 도시를 만드는 각종 정책을 진행 중이다.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가구별 종량제 쓰레기통(RFID·음식물 쓰레기의 무게를 측정해 버린 만큼 수수료를 물리는 기기) 보급을 확대하고 아파트와 공공기관 등에는 미니 태양광 시설을 적극적으로 보급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EM 발효액 보급이나 RFID 쓰레기통 확산 등 주민이 체감할 만한 친환경정책을 벌여 노원구를 녹색 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손가락 빠는 아이, 나중에 더 건강해진다(연구)

    손가락 빠는 아이, 나중에 더 건강해진다(연구)

    이미 젖도 떼고 '클만큼 큰' 아이가 손가락을 빨고, 손톱을 물어뜯는 경우가 흔하다. 심지어 유치원을 다니거나 학교에 입학한 뒤에도 이런 습관을 여전히 갖고 있는 아이들도 많다. 부모들로서는 손가락 빠는 버릇을 고치기 위해 별별 수단을 다 쓰곤 하지만 꼭 그렇게 걱정할 일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뉴질랜드 오타고대학 연구팀은 최근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아이들은 나중에 커서 알레르기에 덜 시달리게 된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손가락의 미생물에 노출됨으로 해서 면역력을 높이고 알레르기 위험을 줄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같은 연구 결과를 다음달 발행하는 '미국소아학' 저널에 발표할 예정이다. 오타고대 연구팀은 1972~1973년에 태어난 1037명의 실험참가자들의 삶을 학문융합적으로 추적하는 방식의 연구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도출해냈다. 참가자들의 아이들이 5세, 7세, 9세, 11세에 손톱을 물어뜯거나 손가락을 빠는 버릇을 가졌던 아이들이 각각 13세와 32세에 아토피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 피부검사를 실시했다. 13세 때 나타난 관찰 결과는 '손가락 빨기'가 가진 장점을 실증적으로 드러냈다.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없었던 아이들의 절반에 가까운 49%가 알레르기 위험에 노출됐던 것과 달리 손가락 빨기 또는 손톱 물어뜯는 습관 가졌던 아이의 33% 남짓으로 떨어졌다. 연구를 주도한 밥 핸콕스 교수는 "심지어 손가락도 빨고, 손톱도 물어뜯었던 아이의 피부 알레르기 위험은 31%로 더 낮았다"고 말했다. 또한 32세 때 조사에서도 성별, 가족력 유무, 반려동물 유무, 모유수유 여부, 흡연 등 요소를 고려하더라도 비슷한 결과를 나타냈다. 물론, 이 연구가 아이에게 손톱 물어뜯기를 권장하라는 결론으로 이르는 것은 아니다. 핸콕스 교수는 "과거 상식 수준에서 가졌던 '손가락 빠는 습관이 알레르기 위험을 미연에 낮출 수 있다'는 가설이 틀리지 않았음을 뒷받침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포토리아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아하 우주] 긴 잠 깨어난 주노의 과학기기들…목성 관측 돌입

    [아하 우주] 긴 잠 깨어난 주노의 과학기기들…목성 관측 돌입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 주노가 기상 나팔소리에 눈을 번쩍 떴다. 목성 탐사선 주노의 과학기기들이 NASA의 기상 명령에 응해 본격적인 목성 관측에 들어갔다고 8일(현지시간) 우주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이 보도했다. 주노의 9가지 과학기기들은 태양계 최대 행성인 목성의 궤도로 진입할 때(7월 4일) 모든 전원을 끈 채 휴면상태에 있었다. 궤도 진입 엔진이 가동하는 동안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기기 고장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였다. NASA의 미션팀은 지난 수요일(7월 6일) 9개의 기기 중 5개의 기기를 작동시켰으며, 나머지 4개는 이달 말 안으로 작동시킬 예정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목성을 53일에 1회 선회하는 궤도를 돌고 있는 주노는 8월 27일로 잡힌 다음의 목성 근접 비행 때 본격적인 과학 데이터를 수집할 모든 채비를 갖추게 된다. "다음 선회 때는 우리는 눈과 귀를 다 열게 될 것"이라고 사우스웨스트 연구소의 스캇 볼턴 책임인구원이 7월 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밝히면서 "아마 9월 1일쯤이면 목성에 대한 새로운 발견에 접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예측했다. 총 11억 달러가 투입된 주노 미션은 2011년 8월에 본궤도에 올랐는데, 미션의 주요 항목은 목성의 지기장과 중력장 연구, 목성 내부의 조성, 특히 이 거대한 행성이 어떻게 무거운 원소의 핵을 갖게 되었지는 탐구하는 것이다. 주노의 관측은 태양계 최대 행성인 목성이 언제 어디에서, 그리고 어떻게 생성되었는가에 대해 결정적인 정보를 수집할 수 있을 거라고 미션팀은 확신하고 있다. 나아가, 어쩌면 태양계 자체의 생성에 대해서도 뭔가를 알려줄 수 있을 거라고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주노는 14일간의 고타원 과학궤도에 이를 때 가장 활발한 관측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때 탐사선의 고도는 목성 구름층에서 불과 5000km 상공에 이르게 된다. 주노는 그 궤도에 도달하기 위해 10월 19일 22분간 엔진을 점화할 예정이다. 주노는 생을 다하기 전에 모두 37회에 걸쳐 목성 궤도를 돌 예정으로 있는데, 미션이 끝난 후인 2018년 2월 관제실의 명령에 따라 목성의 두터운 구름층을 뚫고 추락할 것이다. 혹 생물이 살고 있을지도 모르는 목성 달 유로파를 지구의 미생물이 오염시킬지도 모를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미생물, 미래에는 스마트폰 배터리로도 활용 가능 (연구)

    미생물, 미래에는 스마트폰 배터리로도 활용 가능 (연구)

    미생물, 흔히 박테리아라고 부르는 이것은 인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피부와 호흡기, 호화기에 노출된 항원에 적극 반응해 우리 몸을 지켜주고, 동시에 먹는 음식물을 소화하고 흡수해 인체가 활동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렇게 인체에서 에너지 생산역할을 담당하는 ‘착한’ 미생물이 현대인에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인 스마트폰에게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진은 최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빽빽하게 밀집한 미생물 군집이 원통형의 회전자(전동기‧발전기 등 회전기의 회전하는 부분)를 움직이게 하는 등 꾸준한 전력원이 된다는 것을 입증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미생물들의 생물학적 동력 시스템이 언젠가는 초소형 엔진으로도 변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예컨대 미생물의 이러한 특징은 스마트폰이나 마이크 등의 소형 장치에 장착돼 새로운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는 것. 연구를 이끈 옥스퍼드대학의 타일러 셴드러크 박사는 “우리는 지금까지 기가와트 규모의 거대한 에너지를 시험해 오는데 집중했지만, 박테리아를 이용한다면 매우 작은 마이크로기기를 위한 소규모 전력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빽빽하게 밀집한 박테리아 군집이 만들어내는 자가 동력을 이용하면 전원을 공급하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초소형 동력기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 더욱 수월해진다”면서 “자연은 그 자체로도 매우 훌륭한 ‘작은 엔진’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이들의 능력과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다면 가능성이 더욱 무한해 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저널인 ‘사이언스 어드밴스’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新전원일기] 하늘과의 동업 농사는 기다림…바보처럼 지킨 못난이 토마토

    [新전원일기] 하늘과의 동업 농사는 기다림…바보처럼 지킨 못난이 토마토

    소 한 마리로 시작한 낙농업 10년… 우유 판로 막히면서 하우스 농사로… 병충해 시달리면서도 유기농법 25년 안전 먹거리·윤리적 농법 의식 확산… 못난이 토마토 이젠 없어서 못 팔아… 착즙 개발해 年 수익 1억 5000만원 남편은 뒤늦게 방송대서 농학 공부… 아내는 최근 식품가공기능사 합격… 변화 꿈꾸는 부부는 또 새로운 ‘시작’ 어린 시절 더운 여름날, 학교 갔다 돌아오면 엄마가 미리 설탕에 재워 차갑게 식혀 둔 토마토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달콤하고 시원한 과육을 포크로 찍어 흘릴세라 접시에 대고 허겁지겁 먹어치우고, 남은 과즙을 서로 들이마시겠다고 동생과 머리를 맞대고 실랑이하던 기억. 거꾸로 읽어도 토마토, 바로 읽어도 토마토. 껍질도 과육도, 안팎이 똑같이 빨간 토마토는 추억이다. # 꿈이 농부였던 남자 충남 아산시에서 유기농 토마토와 아로니아를 재배하는 ‘달기 농장’의 조재호(59)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꿈이 농업인이었다. 면 단위 중학교를 나와 평택까지 통학했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예비고사를 보러 가는 길에 결국 옆길로 샜다. 어차피 농사를 지을 건데 대학에는 가서 무엇하느냐는 그의 고집을 누구도 꺾을 수 없었다. 그의 나이 스물여섯에 예산 산다는 박응서(58)씨를 중매로 만났다. 당시 그녀는 그보다 한 살 어린 스물다섯. 그 시절 생면부지의 나이 어린 청춘들이 마주 앉아 나눌 법한 이야기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자신의 꿈은 농사를 계속 짓는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의 모습이 박씨는 그렇게나 좋았더란다. 그러나 박씨는 농사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시집와 처음으로 남편과 시아버지를 따라 들로 나갔다. 농약 치는 기계를 보고만 있으면 된다 해서 따라나섰던 길인데, 아버님이 둘둘 말린 호스를 계속 풀고 감으라 하신다. 논은 저 멀리 들판 너머에 있고, 논두렁으로 들어갈 수 없으니 기계를 실은 경운기는 길가에 서 있다. 그 길이 까마득히 멀어 무거운 호스를 풀고 당기고 또 풀고 당겨주어야 하는데, 한 뼘 그늘도 없는 뙤약볕 아래에서 그 일이 너무나도 힘에 부치더란다. “제발 그것만은 좀 안 시켰음 싶은데, 농사 짓는 집에 시집와서 못 한다고 할 수도 없고, 나중에는 약 치러 가자 하시면 정말 경기를 일으키겠더라고요. 그때부터 약 치는 일은 힘든 일, 안 좋은 일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 같아요.” 그날의 들판 위로 부는 바람과 햇살, 땀방울이 다시금 생각나는지, 부부는 서로 시선을 맞추고 웃음을 터뜨린다. 오래 한 곳을 바라보며 살아온 부부의 마주치는 눈빛이 깊다. 들판 너머로 힘들어하는 어린 신부를 바라만 봐야 했던 어린 신랑의 마음은 또 어떤 것이었을까. #패물과 돌 반지 팔아 시작한 낙농업 10년 두 아이가 태어나고 어린 신랑은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다. 좀더 수익을 낼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했다. 아내의 패물과 아이들 돌 반지를 팔아 소 세 마리를 들였다. 시골에서 몇 마리의 소만 먹여도 부자 행세를 하던 시절이었다. 바람대로 소는 금방 네 마리가 되고 다섯 마리가 되었다. 젖을 짜기 시작하며 돈도 돌기 시작했다. 스물대여섯 마리까지 늘어나며 해마다 주변의 땅도 조금씩 사들였다. 하지만 워낙 낙후된 지역이었다. 땅이 질척거려 마누라 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 산다는 동네였다. 목장 앞까지 집유차가 들어올 수 없어서 우유 통을 경운기에 실어 큰 길까지 내가곤 했는데, 이제 더이상 그렇게는 가져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서였다. 한때 육우로 돌려보기도 했지만 결국 시작한 지 10년 만에 목장을 접어야 했다. 그래도 마침 따로 지었던 애호박 농사로 재미를 보았던 터라, 소를 판 돈으로 목장을 밀고 다져 하우스를 세웠다. “그런데 그게 또 사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더란 말이지요. 애호박으로 시작해서 부추, 깻잎 등 하우스 작물들을 심었는데….” 처음에는 바람에 하우스가 파이프째 날아가 버렸다. 낙하산처럼 날아올랐다가 이리저리 나부끼는 것을 붙들면 사람까지 딸려 날아갈 지경이라 속수무책 바라만 봐야 했다. 바람이 잦아진 뒤에야 들판에 널려 있는 파이프를 주워 와 다시 펴고 땜질해 설치하면 또 날아가고, 다시 설치하면 또 날아갔다. 하우스 시설에 대한 이해와 경험 부족 탓이었다. “나중에는 그냥 같이 날아가 버리고 싶더라고요.” 충청도 특유의 구수한 억양을 담아 그가 농담처럼 말하고, 아내가 또 그 말을 웃음으로 받는다. #어찌 됐든 농업은 하나님과의 동업 본격적으로 유기농법을 시작한 지는 25년, 토마토로는 19년째다. 당시 한 산림조합 관계자의 설득으로 시작하게 됐는데, 조 대표도 돈이 덜 되더라도 꼭 가야 할 길이라 여겼다. 그러나 이 역시 해마다 실패하고 말았다. 병충해가 돌고 벌레가 생겨 작황이 매우 좋지 않았다. 어쩌다 작황이 좋아도 판로가 마땅치 않았다. 유기농이라는 말 자체가 없을 때였다. ‘무공해’라는 이름으로 협동조합을 통해 판매되기도 했지만 제대로 알고 찾는 소비자가 많지 않았다. 돈이 덜 되는 정도가 아니라 소 판 돈을 모두 잃고 농사짓던 땅마저 야금야금 팔아야 했다. “후원을 받아 단체로 일본이나 유럽 쪽으로 벤치마킹을 다니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쪽에서는 벌레 먹고 못생긴 것들을 안전하다고 아주 자연스럽게 잘 사먹는데, 우리는 여전히 번드르르한 것만 찾는 현실이 답답하더라고요.” 차츰 미생물을 배양해 농약 대신 뿌리고 천적을 이용해 방제할 수 있는 경험과 기술이 축적되었다. 작황이 좋아지고 가격이 안정적으로 형성되며 소비자들에게도 안전한 먹을거리와 자연을 윤리적으로 이용하는 농법에 대한 의식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우리도 한 10년 전부터는 ‘못난이 토마토’가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생김새나 크기 때문에 등급을 받지 못했을 뿐 맛이나 효능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거든요. 그런 것들을 ‘못난이’라고 이름 붙여 싸게 팔았더니, 정품보다 더 잘 팔리더라고요.” 그래도 여전히 농사는 하나님과 동업하는 일, 작황은 기후에 따라 유동적이고 토마토는 저장성이 좋지 않다. 때로는 트럭에 싣고 서울로 올라가 지인들의 사무실을 돌며 팔기도 하고, 길가에 차를 세워 놓고 직접 목청껏 소리쳐 팔기도 했다. #차별화된 착즙 개발과 기다림의 시간 그래도 고향이다 보니 이웃은 물론이고 시청 등에도 지인이 많았다. 관련 공무원들과 농업 현실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할 수 있었다. 짧은 유통 기간에 대한 타개책의 하나로 2009년 지원금 3500만원을 받아 조립식으로 가공 공장을 짓고 중탕기와 포장 기계를 들였다. 따로 벤치마킹을 할 곳을 찾지 못해 주변의 건강원 등을 찾아다녔다. 토마토는 익혀 먹으면 그 맛과 효능이 배가 된다. 특히나 항산화 물질인 라이코펜 성분은 가열 때 4배 이상의 효과를 낸다. 무수한 실험과 연구 끝에 맛과 영양을 모두 잡은 제품을 만들어내고 홈페이지(www.dargi.co.kr)도 개설했다. “하지만 누가 어떻게 알고 오겠어요. 처음에는 주위에 다 나눠줬죠. 아는 고깃집이나 미용실에 맡겨두기도 하고, 어쩌다 전자상거래 유통업체에서 연락이 오면 어떤 조건이든 그냥 다 줬어요. 어디서든 하나라도 팔면 광고가 되고, 누구든 먹어보면 그 맛과 효능을 인정할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거든요.” 그렇게 입소문으로 전해지며 차츰 판매량이 늘어갔다. 단골도 늘어 2014년 2월에는 급기야 만들어 놓은 제품이 다음 시즌이 되기도 전에 완판됐다. 계속 드시던 고객들의 요구로 어쩔 수 없이 귀한 생물로 제품을 만들어 공지를 띄우면 몇 시간 만에 품절되기 일쑤였다. 가공 시설을 갖추고 홈페이지를 개설한 지 5년 만의 일이었다. “농사는 기다림이거든요. 봄이 오길 기다리고, 싹이 나길 기다리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길 기다리고, 그 열매가 익어가기를 기다리고. 장사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했죠.” 부부는 현재 2800평 규모의 토마토 하우스와 50평 남짓의 가공 공장, 노지 1500평의 아로니아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융복합 산업 농장으로 선정돼 가공 시설과 체험 시설 등의 증축과 확장 계획도 갖고 있다. 지금은 연간 1억 5000만원가량의 수익을 내고 있지만, 그동안의 투자액을 생각하면 다른 산업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편이라고 할 수만은 없다고 한다. 조 대표는 자신을 자꾸만 바보라고 표현한다. 일반 농사도, 낙농도, 하우스도, 유기농도, 토마토도 그 실상을 알고 숫자에 밝아 셈을 할 줄 알았으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그런데 농사는 돈의 논리로만 생각하면 안 되는 거거든요. 나도 그렇고 우리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도 그렇고, 인간은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잖아요. 공적 산업이랄까, 뭐 그런 사명감을 갖고 어느 정도는 자신을 내려놓고 비워야 해요.” 조 대표는 뒤늦게 방송통신대에서 농학을 공부했다. 여러 단체에서 벤치마킹을 오기도 하고, 귀농인들의 멘토가 돼 농장은 종종 교육장으로 변신한다. 대형 물류 창고를 닮은 선별장은 프로젝트와 스크린까지 갖춘 교실이 된다. 오랜 세월 속에서 터득한 자신만의 노하우는 적당히 감출 법도 한데, 조 대표는 절대 그러는 법이 없단다. “시골 사람들은 자랑할 게 별로 없거든요. 그래서 뭐 좀 가르쳐 달라고 하면 신이 나서는 그냥 다 알려주는 거죠.” 조 대표가 또 충청도 특유의 억양을 담아 여유롭게 농담을 하고, 아내가 밉지 않게 눈을 흘기면서도 같은 생각이라는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도 지난달 국가고시인 식품가공기능사 시험을 봤단다. 엊그제 합격 통보를 받았다며 기뻐 어쩔 줄 몰라 한다. “얼마나 힘들게 공부했는지 몰라요. 내후년이면 예순인데, 하루 종일 일하고 들어가서는 글자가 어디 눈에 들어와야지요. 그래도 자꾸 찾아서 배우려 해요. 전자상거래도 그렇고, 자격증도 그렇고. 사실 평생 농사만 지으며 살아온 사람들이 관공서 양식에 맞춰 사업계획서를 쓰고, 서류 준비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래도 사는 날까지는 조금씩이나마 이렇게 앞으로 나아가는 삶이었으면 해요. 세상이 변하는데, 농민도 농사도 옛 방식 그대로일 수는 없지요.” 그녀가 운영하는 블러그(http://blog.naver.com/pes6538)에서 읽은 마크 트웨인의 ‘앞서 가는 방법의 비밀은 시작하는 것’이라는 글귀가 생각난다. 오랜 세월 한길을 걸어오면서도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 온 이 부부의 ‘시작’은 현재진행형이다. 글쓴이- 소설가 서진연 200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13년 제2회 EBS 문학상 우수상 수상. 소설 ‘붉은 나무젓가락’, 그림동화 ‘옥상에 텃밭이 생겼어요’, 옴니버스 에세이집 ‘가족이 힘이다’, ‘수업’, ‘가족, 당신이 고맙습니다’ 등.
  • 남편의 50㎞ 구름층엔 태양계 초기물질… 생명 기원 알려줄까

    남편의 50㎞ 구름층엔 태양계 초기물질… 생명 기원 알려줄까

    로마 신화 속 최고의 여신으로, 결혼을 관장하고 질투의 화신으로도 불렸던 ‘주노’가 드디어 남편 ‘주피터’(목성)를 만났다. 지난 5년 28억㎞를 날아가는 여정 끝에 이뤄진 만남이다. ‘주노’, 인류가 보낸 우주탐사선이 목성의 극지방 상공 궤도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3개의 위성을 거느리는 목성은 태양을 제외한 모든 행성을 집어넣어도 자리가 남을 정도로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이다. 목성의 이름인 주피터는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로 불리는, 최고의 신이다. 주피터는 부정한 행위를 할 때면 이를 숨기려고 두꺼운 구름 장막을 치곤 해 누구도 그의 부정을 알지 못했다. 그런데 유일하게 이 구름을 뚫고 주피터의 ‘딴짓’을 볼 수 있는 신이 그의 아내, 주노(그리스 신화의 헤라) 여신이었다. 목성 탐사선을 주노로 이름 지은 것도 신화에서처럼 목성을 둘러싸고 있는 50㎞ 두께의 두꺼운 구름층을 뚫고 목성 내부 구성을 알아내기 위한 임무를 정확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최영준 박사는 “목성은 1610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망원경으로 위성을 처음 관측한 데 이어 1973년 파이오니어 10호, 1979년 보이저 1·2호가 목성을 스쳐 지나가면서 목성 영상을 지구로 전송했고, 1995년엔 갈릴레오 탐사선이 목성에 진입해 탐사활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여전히 베일에 쌓여 있는 행성”이라고 말했다. 최 박사는 “주노는 이전 탐사와 달리 목성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목성의 생성원인, 내부구조, 자기장, 대기특성 등을 본격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목성 궤도에 진입한 주노는 53.5일에 한 번씩 목성 주변을 돌면서 2018년 2월까지 20개월 동안 탐사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주노에는 총 1만 9000여개의 태양전지를 탑재한 9m 길이의 팔이 3개 달려 있다. 보통 심(深)우주 탐사선에는 원자력 전지가 사용되는데 태양전지를 사용해 목성까지 탐사선을 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목성은 강한 방사선을 내뿜고 있기 때문에 나사 연구진은 방사선으로 인해 관측장비가 망가지지 않도록 200㎏에 달하는 티타늄 덮개를 씌웠다. 주노는 목성을 감싸고 있는 구름층에 5000㎞까지 근접해 금속성 액체 수소의 바다 아래 지구처럼 단단한 고체의 핵이 있는지 여부와 자기장, 대기 중 수분과 암모니아 함량, 오로라 현상 등 다양한 측면에서 관측하게 된다. 실제로 목성은 46억년 전 태양이 만들어지고 남은 먼지와 가스 등으로 형성된 태양계 최초의 행성이다. 두꺼운 구름층을 형성하고 있는 목성의 대기는 태양계 초기 물질들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과학자들은 주노가 보내오는 목성의 대기와 지표면과 관련한 자료가 지구와 지구 생명체의 기원을 푸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노에는 목성의 대기 상태를 촬영할 컬러 카메라와 목성의 오로라 현상을 촬영할 자외선 및 적외선 관측장비, 산소와 수분 함량을 계측하는 장비, 중력과 자기장 측정 장비 등 9개의 최첨단 관측장비가 장착돼 있다. 이를 통해 얻어진 데이터들은 즉시 NASA에 전송된다. 주노 프로젝트 책임자인 스콧 볼턴 NASA 선임연구원은 “가벼운 기체인 수소나 헬륨을 붙잡아 둘 수 있는 강력한 중력이 목성에서 어떻게 생겼는지 주노가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태양계와 지구 탄생의 비밀을 밝히는 데도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영준 박사도 “최근 목성의 크고 붉은 점인 대적반이 작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간혹 들을 수 있는데 주노를 통해 목성에서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천체 현상의 원인에 대해서도 상세히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1억 달러(약 1조 2600억원)가 투입된 주노 탐사선은 20개월간 탐사가 끝나면 목성 구름층으로 떨어져 산화하도록 설계됐다. 주노에 묻었을지 모르는 지구 미생물로 인해 목성과 목성 위성 중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유로파’가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치사율 40%에 이르는 패혈증 치료 후보물질 발견

     피부 상처를 통해 미생물이나 독소가 혈관에 들어가 심각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패혈증은 빠른 시간 안에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할 수도 있다. 폐혈증은 치사율이 28%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2014년 가수 신해철도 수술 후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연세대 의대 윤주헌·유지환 교수팀은 항산화 물질의 일종인 ‘세스트린2’라는 단백질로 패혈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오토파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가 인체에 침입하면 세포 내 에너지를 만드는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된다. 이것이 신호가 돼 면역반응이 일어나고 망가진 미토콘드리아는 제거된다. 그런데 만약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제거되지 않고 남아있으면 더 강한 염증을 일으켜 패혈증이 유발된다. 연구팀은 세스트린2가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고 과다한 면역반응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실제로 연구팀은 몸 속에서 세스트린2를 없앤 돌연변이 쥐와 정상 쥐에게 패혈증이 생기도록 한 다음 생체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세스트린2가 없는 돌연변이 쥐들의 몸 속에서 염증반응이 높게 나타나 사망하는 쥐들이 속출했다.  또 노인성 질환들의 대부분은 미토콘드리아의 손상 때문에 발생하는데 세스트린2가 망가진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암, 비만, 당뇨, 각종 노인성 질환 치료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전망했다.  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리 몸의 대사작용을 조절하는 단백질이 패혈증의 염증 반응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새로 밝혀냄으로써 항생제 투여만으로 치료가 어려웠던 패혈증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개와 함부로 입맞췄다가…패혈증 사망할 뻔한 70대 英노인

    개와 함부로 입맞췄다가…패혈증 사망할 뻔한 70대 英노인

    개가 핥는 것만으로 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영국 의학계가 경고하고 나섰다. 최근 영국에서는 개가 자기 얼굴을 핥도록 두었던 70세의 한 노년 여성이 패혈증 및 복합장기부전으로 집중 치료를 받는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을 핥은 개는 여성이 기르는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 종이다. 현지 의사들은 이 개의 충치 속에 서식하던 박테리아가 여성을 핥는 동안 전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성은 비흡연자였으며 술도 거의 마시지 않는 등 평소 비교적 건강한 생활을 영위했던 것으로 전한다. 패혈증은 미생물에 의한 감염 증세와 싸우기 위해 전신에 과도한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복합적인 장기부전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으며, 조속한 치료가 없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여성의 상태를 처음 인지한 것은 그의 친척으로, 통화중이던 여성이 돌연 흐트러진 발음으로 말하다가 말을 중단하는 것을 듣고 문제를 알아챘다고 전했다. 의료진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여성은 의자에 앉은 채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였으며, 곧 병원으로 이송됐다. 검사 결과 여성이 감염된 박테리아는 캡노사이토퍼거 캐니모수스(Capnocytophaga canimorsus)였다. 이 박테리아는 고양이나 개의 주둥이 안에서 종종 발견되며 심각한 패혈증을 발생시킬 위험성을 지닌다. 여성은 2주에 걸쳐 항생 치료를 받았으며, 입원 후 30일 만에 다행히 무사하게 퇴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과 같은 사례는 매우 드문 것으로, 영국에서는 지난 26년 동안 캡노사이토퍼거 매니모수스에 의한 패혈증 사례가 단 13회 보고됐을 뿐이다. 이들 중 60%는 개에게 물려 발생했으며, 24%는 긁힘 등 견공과의 다른 접촉을 통해 발생한 것이었다. 사례를 연구한 의료팀은 “이번 사건은 긁기나 물기 이외의 방식으로도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또한 노령 때문에 면역력이 약해지며 애완동물을 더 많이 키울 가능성이 높은 노인들의 경우 특히 이러한 종류의 감염에 취약하다는 사실도 상기시켜 준다”고 전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기고] 안전은 산소와 같다/이영순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기고] 안전은 산소와 같다/이영순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진짜 사나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메뉴가 있다. 화생방 훈련이다. 출연자들은 훈련 과정에서 호흡 곤란과 따가움 등으로 고통받는다. 화생방 훈련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공기의 소중함이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는 주로 질소와 산소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산소가 약 21%를 차지한다. 산소가 거의 없는 공간에서는 순간적으로 실신하게 되고, 5분 이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여름철 특별히 산소가 부족한 공간이 있다. 맨홀이나 정화조 같은 밀폐된 작업 공간이다. 이들 밀폐 공간은 여름철이 되면 기온 상승에 따라 미생물 번식이 늘고, 장마나 집중호우로 철재 시설물이 산화하면서 산소 결핍 장소가 된다. 불활성 가스로 채워 놓은 설비도 주의가 필요한 공간이다. 반도체 설비 같은 곳은 질소와 같은 불활성 가스를 채워 놓는다. 제품 보호를 위해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장소에 호흡용 보호장비 없이 들어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안타깝게도 최근 질식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경북 고령의 제지 공장에서는 근로자 1명이 탱크 안에서 청소를 하던 중 유해 가스에 중독돼 쓰러졌다. 이를 본 동료 근로자 2명이 쓰러진 근로자를 구하러 아무런 장비 없이 탱크 안으로 들어갔다가 역시 쓰러졌다. 이 사고로 2명이 목숨을 잃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경기도 용인에서는 지하 맨홀에서 유량 측정 작업을 하던 근로자 2명이 유독 가스에 질식했다.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일터에서 92명이 질식 재해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20명 가까이가 소중한 생명을 잃은 셈이다. 안전보건공단에서는 질식재해 위험 경보를 발령하고 작업 현장 매뉴얼 보급, 산소농도 측정기와 공기호흡기 등의 안전장비도 무상으로 대여한다. 하지만 사고를 예방하려면 무엇보다도 현장에서 일하는 사업주나 협력업체 그리고 작업 근로자가 위험 정보를 서로 공유해야 한다. 공유된 정보를 바탕으로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안전수칙대로 작업해야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불볕더위와 높은 불쾌지수로 몸과 마음의 긴장이 늦춰지기 쉬운 7월이다. 7월 첫째 주 월요일은 산업안전보건의 날이고, 7월 첫째 주는 산업안전보건 강조 주간이다. 범국민적으로 산업재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안전의 중요성을 확산시키기 위해 정부가 정했다. 올해로 49회째를 맞는 산업안전보건 강조 주간 행사가 오는 4일부터 5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함께하는 안전보건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기념식과 전시회, 안전보건의 최신 동향과 신기술을 살펴볼 수 있는 세미나, 발표대회, 사회 저명 인사의 안전특강, 안전연극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 산소가 인간의 삶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요소인 것처럼 안전은 행복한 삶을 위한 기본 조건이다. 7월 산업안전보건 강조 주간이 일터와 우리 사회에 신선한 안전보건 바람을 불어넣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 안전한 일터, 건강한 근로자, 행복한 대한민국을 기원한다.
  • [新전원일기] 충남 홍성 ‘자연재배 농가’ 귀농 8년차 이연진씨

    [新전원일기] 충남 홍성 ‘자연재배 농가’ 귀농 8년차 이연진씨

    거름은 녹조현상 일으키고 질소는 인체 유해… 압축한 볏짚 단열효과 좋아 난방비 안 들어 우리나라에 유전자조작식품(GMO)이 들어온 지 20년이 지났다. 아이와 여성에게 특히 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GMO는 각종 질병과 기형아 출산 등 부작용이 심각함에도 정부는 ‘GMO 완전 표시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결국 최고의 해답은 ‘자연재배’(농약도 비료도 없이 흙의 힘으로만 작물을 키우는 것)가 아닐까. 충남 홍성군 홍동마을에는 완전히 자연재배 농법을 쓰는 젊은 귀농인이 있다. 이연진(44)씨는 귀농 8년차로, 세 아이의 아빠다. 명문대 국문학과를 나왔지만 ‘전공’보다는 ‘재능’과 ‘꿈’을 살린 케이스. 밭 1500평, 논 1000평으로 생활을 꾸려간다. 큰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가족들이 먹고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그의 밭에는 온갖 것들이 있다. 셰프들은 자연재배로 키운 그의 농산물을 좋아한다. 그는 귀농 이후 높아진 삶의 질과 마음의 평화야말로 어떤 경제적 이득보다 커다란 가치임을 증언한다. 그는 홍동마을 최초의 협동조합인 ‘얼렁뚝딱 집짓기 협동조합’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 천연재료 ‘스트로베일’(압축볏짚)로 집을 지어 난방비가 0원에 가깝다는 그의 집 짓기 비결도 궁금했다. →국문학을 전공하셨는데, 취직을 하셨다가 귀농을 하게 된 계기는. -결혼 후 경기 고양시에 살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던 중 중국 베이징 주재원으로 가게 되었다. 대기 오염이 워낙 심각해서 베이징 주재원으로 가면 멀쩡한 사람도 천식 환자가 된다는 말을 듣던 터였다. 그래도 새로운 삶에 도전하고 싶었다. 그런데 덜컥 아이가 생겨버렸다(웃음). 어디서 첫 아이를 키워야 할까를 아내와 고민했다. 베이징이 아니라면 서울도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소도시로 가서 조용히 살고 싶었다. 충남 공주로 이사했지만, 쳇바퀴 같은 회사 생활에 회의가 들었고 ‘이제 정말 시골로 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홍성에 오고 싶었지만, 워낙 귀농인들이 많아 집을 구할 수가 없었다. 전북 남원으로 급선회했다. ‘실상사’(實相寺)가 있는 동네에서 살았지만, 상상과는 너무 달랐다. 농부보다는 예술가가 더 많았다. 홍동에 집을 알아보다가 벼룩시장에서 전셋집을 찾았고 바로 계약했다. 2009년 홍동마을로 드디어 입성했다. 드디어 귀농인들의 꿈, 홍동에 정착했다는 뿌듯함도 크고, 농사일이 정말 재미있었다. →문학에 대한 꿈은 완전히 접은 건가. -시를 쓰고 싶었지만, 20대 후반쯤에 포기했다(웃음). 국문학 전공을 살리면 평론가, 기자, 교수 등 이런 쪽으로 가지만, 나와는 맞지 않았다. 뭔가 구체적인 산물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다. 분석이 아닌 생산, 그것에 가장 가까운 것이 결국 농사였다. 영업일도 해봤지만 삶의 근원적인 갈증을 해결 못 했고, 결국 모든 위계질서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길이 귀농이었다. 부모님이 농사 지으시는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 아이들은 꼭 시골에서 키우고 싶었다. 양복도, 출퇴근길도, 위계질서도 불편했고 그런 갈증을 녹색연합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풀었는데, 그곳에서 아내도 만났다. 아내는 “은퇴하면 귀농을 하자”고 했는데, 아이가 생기자 생각이 바뀌었다. 귀농학교 수업도 듣고 귀농운동본부에도 가보면서 완전히 마음을 굳혔다. →비료는 물론 거름까지 안 쓰시는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나. -귀농을 한다면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살아야겠다고 결심했고, 석유를 쓰지 않는 농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일주일간 내 손으로 밭을 갈았다. 다른 도구 없이 삽만 썼다. 트랙터로 30분이면 끝날 일을, 일주일 내내 내 손으로 해냈다. 그렇게 몇 년 고생하다가 자연재배를 알게 되었다. ‘짚 한 오라기의 혁명’, ‘신비한 밭에 서서’라는 책을 보며 뭔가 머릿속에서 커다란 그림이 그려졌다. 그동안 농작물을 위해서 모든 풀들을 ‘잡초’로 분류하고 제거하는 농법에 익숙했지만, 그 모든 풀들과 공생하는 방법을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기계로 밭을 억지로 뒤집어 놓으면 벌레들, 미생물들이 꾸리던 생태계가 다 무너진다. 작물만 생각하는 농사는, 밭을 갈아버리고 파종하고 거름 넣고 비닐 씌우면 끝이다. 하지만 자연농법은 풀과 흙과 미생물까지 모두 공생하면서 천천히, 길게 나아가는 것이다. →유기농법과 자연농법은 서로 다른 것인가. -자연농법은 본래 흙이 지닌 힘만으로 작물을 키우는 것이고, 유기농법은 밭을 갈고 거름을 넣는다. 30㎝ 정도 땅을 갈고, 흙이 밀가루처럼 부드러워지게 만든다. 해를 거듭할수록 땅이 딱딱해지게 되어 있다. 그 30㎝ 안쪽에 이미 소똥거름과 ‘유박’(기름을 짜고 난 유채 찌꺼기)이 가득하니까 뿌리가 그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는다. 뿌리가 땅속 깊이 내려갈 필요가 없으니까, 작물에서 땅속 깊은 곳에 숨어 있는 미네랄이 지닌 오묘한 맛이 안 난다. 유기농법은 토마토를 키우든 참외를 키우든 소똥이나 유박의 ‘거름맛’으로 수렴된다. 자연농법은 처음에는 고생스럽다. 땅이 워낙 딱딱한데, 농작물은 뚫고 들어갈 힘이 없으니까. 그런데 해를 거듭하면서, 김도 매지 않고 풀을 내버려두면, 작물보다 훨씬 강한 풀이 먼저 땅을 뚫고 들어간다. 강인한 풀들이 작물보다 먼저 딱딱한 곳을 뚫고 들어가 준다. 그럼 작물도 풀을 따라서 깊은 땅속으로 뿌리를 뻗어나간다. 자연재배 농작물에서는 ‘원래 수박이 이런 맛이었나, 참외가 이런 맛이었나’ 싶을 정도로 선명하고 강렬한 맛이 난다. 유기농 작물에 들어가는 거름에는 질소 성분이 가장 많다. 질소 성분은 인체에 매우 위험하다. →농작물에 섞인 질소 성분은 어느 정도 위험한 것인가. -농작물 부패 실험을 해보면 답이 나온다. 화학비료 작물, 유기농 작물, 자연재배 작물을 밀폐된 공간에 두고 부패하는 데 드는 시간을 비교해 보면, 유기농 작물이 가장 먼저 썩는다. 그 다음이 화학비료 작물이다. 그런데 자연재배 작물은 ‘부패’하지 않고 ‘발효’가 된다. 질소 성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질소비료가 많이 들어간 작물을 먹으면 호흡곤란이 올 수 있다. 신생아는 마트에서 산 채소를 먹고 청색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우리 식생활 자체가 ‘과잉 질소’로 오염되어 있다. 일본에서는 질소 거름이 들어가면 몸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소비자가 20만명이 넘는다. 그래서 자연재배 채소만 찾아서 먹는 사람들이 많다. 소똥을 과다하게 쓰는 문화도 문제다. 악취가 엄청날 뿐 아니라, 소나 돼지 축사에서 나오는 똥을 그냥 밭에다 쏟아부어 처리해 버리니까 하천에 녹조현상이 심해지고 지하수 오염도 심해진다. 거름이나 비료를 많이 주면 과영양 상태로 인해 병충해도 극심해지고, 농약을 더 많이 뿌리게 되니까, 악순환이 되어버린다. →‘농부가 돼서 참 다행이다’ 싶은 순간은. -예전에는 풀이 농사의 방해물로 보였지만, 이제 농사의 친구로 보인다. 풀이 없이 작물만 있는 밭은 흡사 사막과 같다. 풀이 무성하게 자라나서 땅을 덮어줘야 그 땅이 부드러워지고 다음해 굳이 밭을 갈지 않아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 그동안 사람들은 풀을 없애느라 너무 많은 시간과 체력을 허비했다. 이제는 풀을 적극적으로 키우는 것이 농부와 땅의 체력에도 좋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시장터인 ‘마르쉐 장터’에 가면 우리집 농산물이 인기다. 특히 셰프들이 내가 키운 자연재배 채소의 진가를 많이 알아주어서 뿌듯했다. 산약초, 수세미, 당근잎으로 만든 효소, 울금으로 만든 비누, 돼지감자차, 직접 갈아 만든 미숫가루 모두가 반응이 좋다. 울금비누로 머리를 감았더니 몇 년 동안 고질병이던 비듬이 한 번에 싹 없어졌다. 자연재배 농산물을 드시고 ‘이런 맛은 처음이다, 정말 맛있다’고 해주시면 그게 가장 큰 보람이다. →자연에 최대한 가깝게 살아가는 삶의 방편으로 천연재료로 집짓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인가. -귀농 2년차에 많이 흔들렸다. 둘째가 태어나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체력 고갈이 극심했고 은행 잔고도 바닥났다. 그러던 중 같이 집을 지어보자는 동네 형님들의 제안이 들어왔다. 그렇게 귀농 3년차에 집을 짓게 되었다. 지역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재료로 집을 짓고 싶었다. 벼농사를 많이 하니까 볏짚이 많았다. 스트로베일 하우스는 볏짚을 벽돌처럼 압축해서 만든 재료로 집을 지으니까 단열 효과가 대단하다. 남자 네 명이서 집을 짓기 시작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농사엔 석유를 쓰지 말고, 집에는 시멘트를 쓰지 말자고 결심했다. 양파망에 흙을 채워 흙부대를 만들어 기초를 탄탄히 한 후 결국 해냈다. 처음엔 네 명이 시작했지만, 동네 사람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내 집을 내 손으로 짓고 싶다’는 원초적인 관심이 사람들을 모이게 한 것 같다. 2013년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되고, ‘얼렁뚝딱 집짓기 협동조합’이 홍성 최초의 협동조합이 되었다. 이제는 목수 없이도 우리끼리 집을 지을 수 있고, 태양열 발전기만 따로 주문하시는 분도 많다. 한 번만 설치하면 고장도 거의 없고 평생 난방비가 들지 않는다. “우리 집도 천연재료로 지어보고 싶다”는 분들의 문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내 손으로 집짓기’에 대한 강의도 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농사일과 집짓기를 병행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좀더 적극적으로 ‘집짓기라는 종합예술’을 여러 사람들과 창조적으로 즐길 수 있는 길을 찾고 싶다. 그와 인터뷰를 하면서 ‘나도 어쩌면 농사를 지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처음으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늘 모범생으로 자라왔던 문학청년이 귀농해 저토록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뭔가 뿌듯한 연대감이 느껴졌다. “후회될 때는 없었느냐”는 내 소심한 질문에, 단호하게 “지금 귀농을 포기해도 후회는 없다”고 말하는 그의 결기가 좋았다. 앞으로 더 무언가를 채워야 좋은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이미 모든 것을 다 이루었단다. 그는 귀농 강의를 할 때 이렇게 말한다. “시골에는 돈 빼고 다 있다. 돈만 포기하면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얻을 수 있고, 결국 돈도 생긴다.” 그는 ‘귀농’이라고 하는 것보다 ‘시골에 산다’는 표현을 좋아하는 듯했다. 귀농은 어렵고 힘들게 느껴지지만, 시골에 산다는 것은 훨씬 친근하고 소박하게 다가온다. 시골에 살면, 정말 놓치기 아까운 눈부신 찰나들이 많다. 정신없이 밭일을 하다 잠깐 고개를 들면 시원한 산들바람이 불어오는데, 그 순간이 눈부시게 아름답단다. 한때 시인을 꿈꾸었던 젊은 농부에겐 바로 그런 순간이야말로 ‘일상이 시(詩)가 되는 순간’이 아닐까. 글쓴이 정여울 2013년 제3회 전숙희 문학상 수상작가. 주요 작품으로 ‘공부할 권리’,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등이 있다.
  • 서대문구, 에너지문화거리 페스티벌 새달 2일 개최

    서울 서대문구는 다음달 2일 신촌 연세로에서 ‘에너지문화거리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에너지 절약과 전환, 사랑과 나눔’을 주제로 한 이 행사는 다양한 이벤트와 체험부스 운영을 통해 에너지 저소비형 여름나기에 대한 팁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축제는 지역 환경단체와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대학동아리 회원의 재능 기부 형태로 진행된다. 참여 시민들은 자신이 희망하는 내용의 캘리그래피(멋 글씨)로 ‘나만의 부채’를 꾸미거나 미생물을 이용해 ‘친환경 EM 비누’를 만든다. 또 염화칼슘과 일회용 컵을 활용해 ‘친환경 제습기’를 만든다. 자전거 페달을 밟아 생산한 전기로 선풍기를 돌리고, 폐목재로 ‘나만의 문패’를 만들며 태양열 조리기와 태양광 모형 자동차도 체험한다. ‘에너지 캠핑카’가 등장해 차량에 부착된 태양광 발전기로 텔레비전을 켜고 태양광 리모컨 자동차 경주도 진행한다. 이번 에너지문화거리 페스티벌에선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나라에 태양광 랜턴을 보내는 캠페인’도 벌인다. 젊음의 거리로 불리는 신촌에 어울리는 중심 행사로 진행되는데 전문 사진가가 에너지 절약 서약 인증샷을 찍어 즉석에서 인화해 선물한다. 얼음 위에서 노래를 부르며 더위를 날리는 아이스 노래방 행사도 마련됐다. 아울러 에너지나눔 콘서트에는 서강대 공연봉사동아리 라온제나와 가수 소각소각, 헤이디, 소울파이어, 빅브레인 등이 참여해 축제 분위기를 돋울 계획이다. 공연 모금액은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에 전달돼 에너지빈곤층을 위해 사용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항산화 대표 열매... 무농약 유기농 블루베리 맛본다

    항산화 대표 열매... 무농약 유기농 블루베리 맛본다

    블루베리는 미국 타임지에서 선정한 10대 슈퍼푸드로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항산화 능력이 우수해 노화방지에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블루베리는 100g당 식이섬유가 4.5g이 들어 있으며 칼슘, 철, 망간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요즘 제철을 맞은 블루베리를 무농약 유기농으로 제배해 내놓은 제품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케이비팜(대표 이강봉)은 “블루베리를 재배할 때는 농약·화학비료·제초제 대신 블루베리 액비와 천매암액비·산약초액비 ·천연키토산액비·물미역액비·EM(Effective Micro_organisms)배양액·광합성 배양액 등 각종 천연 영양제를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유입되는 충과 균을 방지하기 위해서 황토유황·카놀라유·은행 진액 등을 사용했다”며 출시하고 판매에 들어간다고 27일 밝혔다. 케이비팜의 블루베리는 84종의 원소가 함유되어 있고, 1ml당 1억 마리의 미생물이 살고 있는 바닷물로 균형을 맞춘 비옥한 토양에서 지하 104m의 암반수로 재배된다. 모든 퇴비와 보조영양제 등을 이강봉-권윤화 부부가 직접 연구·개발해서 사용하고 있다. 이강봉 대표는 “아내와 함께 직접 벌레를 잡고, 잡초를 뽑으며 천연 그대로의 유기농 블루베리를 수확하고 있다”면서 “내 가족들이 세척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블루베리를 생산했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33년 간 일했던 대기업에서 퇴직 후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하고, 농업인재개발원이 주최하는 ‘실습중심 귀농교육’을 수료한 바 있으며, 지난 2010년 충남 예산에 귀농했다. 한편, 케이비팜의 블루베리는 지난 6월부터 수확 판매를 시작하여 오는 7월 하순까지 판매한다. 또한 다음달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 동안 특별 이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구 온난화의 재앙… ‘분홍빛 눈(雪)’ 아시나요?

    지구 온난화의 재앙… ‘분홍빛 눈(雪)’ 아시나요?

    북극에서 분홍빛 눈 조류의 개체수가 급속하게 늘면서 학계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눈 조류(Snow algae)란 눈의 표면에서 자라는 조류를 뜻하며, 남극이나 북극의 눈 위에 붙어 자라나는 일종의 녹조류다. 늦은 봄에는 눈을 녹색으로 물들이며, 여름으로 가면서 분홍색 또는 붉은색을 띤다. 전문가들은 최근 범유럽 북극권에서 얼음 표면 빛깔이 어두워지는 현상과 함께 분홍빛을 띤 눈 조류의 개체수가 급속도로 많아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북극의 따뜻한 계절에 더욱 눈에 띄게 관찰됐다. 독일지질학연구소(GFZ)와 영국 리즈대학교와 공동연구진은 덴마크령의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노르웨이령의 스발바르제도와 스웨덴 등지의 빙하 21개에서 눈 조류를 포함한 총 40개의 식물 및 조류의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분홍빛의 눈 조류가 얼음이 녹아 생긴 물에 의존해 빠르게 성장·번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날씨가 극저온이 되는 북극의 겨울철에는 이러한 눈 조류가 동면하고 있다가 늦은 봄이나 여름에 눈 혹은 빙하 표면이 녹기 시작하면 급속도로 번식을 시작한다는 것. 문제는 이 눈 조류가 일명 ‘알베도 효과’(Alvedo effect)에 영향을 미치면서 지구 대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알베도란 태양으로부터 복사된 빛 에너지가 지구에 도달해 대기 중 또는 물체나 지표면에 반사되는 비율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며, 알베도가 높으면 에너지를 흡수하는 것보다 반사하는 에너지가 많아져 기온이 내려가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분홍빛의 눈 조류가 눈 표면을 덮고 있는 경우 빛 에너지의 흡수량이 높아지면서 기온이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이것이 얼음과 눈을 빠르게 녹이면서 눈 조류의 번식을 돕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북극의 따뜻한 계절에 눈 조류의 무리가 알베도 효과, 즉 빛 에너지를 반사하는 효과를 13% 가량 떨어뜨리는 것을 확인했으며, 현재 이같은 현상은 한계를 벗어나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우려했다. 연구를 이끈 독일지질학연구소의 리아네 G. 베닝 박사는 “이번 연구는 최초로 눈 조류의 유전적 분석과 미생물학적 분석을 병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지구 온난화를 더욱 가속화 시킨다는 것이며, 전 세계는 이와 관련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예쁜 연분홍빛 눈(雪), 지구 온난화의 원인과 결과

    예쁜 연분홍빛 눈(雪), 지구 온난화의 원인과 결과

    북극에서 분홍빛 눈 조류의 개체수가 급속하게 늘면서 학계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눈 조류(Snow algae)란 눈의 표면에서 자라는 조류를 뜻하며, 남극이나 북극의 눈 위에 붙어 자라나는 일종의 녹조류다. 늦은 봄에는 눈을 녹색으로 물들이며, 여름으로 가면서 분홍색 또는 붉은색을 띤다. 전문가들은 최근 범유럽 북극권에서 얼음 표면 빛깔이 어두워지는 현상과 함께 분홍빛을 띤 눈 조류의 개체수가 급속도로 많아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북극의 따뜻한 계절에 더욱 눈에 띄게 관찰됐다. 독일지질학연구소(GFZ)와 영국 리즈대학교와 공동연구진은 덴마크령의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노르웨이령의 스발바르제도와 스웨덴 등지의 빙하 21개에서 눈 조류를 포함한 총 40개의 식물 및 조류의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분홍빛의 눈 조류가 얼음이 녹아 생긴 물에 의존해 빠르게 성장·번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날씨가 극저온이 되는 북극의 겨울철에는 이러한 눈 조류가 동면하고 있다가 늦은 봄이나 여름에 눈 혹은 빙하 표면이 녹기 시작하면 급속도로 번식을 시작한다는 것. 문제는 이 눈 조류가 일명 ‘알베도 효과’(Alvedo effect)에 영향을 미치면서 지구 대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알베도란 태양으로부터 복사된 빛 에너지가 지구에 도달해 대기 중 또는 물체나 지표면에 반사되는 비율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며, 알베도가 높으면 에너지를 흡수하는 것보다 반사하는 에너지가 많아져 기온이 내려가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분홍빛의 눈 조류가 눈 표면을 덮고 있는 경우 빛 에너지의 흡수량이 높아지면서 기온이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이것이 얼음과 눈을 빠르게 녹이면서 눈 조류의 번식을 돕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북극의 따뜻한 계절에 눈 조류의 무리가 알베도 효과, 즉 빛 에너지를 반사하는 효과를 13% 가량 떨어뜨리는 것을 확인했으며, 현재 이같은 현상은 한계를 벗어나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우려했다. 연구를 이끈 독일지질학연구소의 리아네 G. 베닝 박사는 “이번 연구는 최초로 눈 조류의 유전적 분석과 미생물학적 분석을 병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지구 온난화를 더욱 가속화 시킨다는 것이며, 전 세계는 이와 관련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바스러진 ‘L의 운동화’ 우리의 삶도 함께 훼손… 복원 아픔은 치유의 길

    바스러진 ‘L의 운동화’ 우리의 삶도 함께 훼손… 복원 아픔은 치유의 길

    ‘이한열 운동화’ 복원 과정 그려… “운동화는 피해자이자 증인… 복원의 의미 독자에게 묻고 또 물어” 1980년대 삼화고무에서 만든 타이거 운동화는 그 시절 ‘모두의 운동화’였다. 운동화는 1987년 6월 민주화 시위 현장도 디뎠다. 그리고 모두가 그 신을 신고 집으로 돌아갈 때 그러지 못한 한 청년이 있었다. 최루탄 쇳조각이 숨골에 박혀 숨진 스물한 살의 이한열이다. 그해 여름을 영영 건너오지 못한 청년, 주인을 잃고 28년을 홀로 버틴 운동화를 소설가 김숨(42)이 문장으로 복원했다. 새 장편 ‘L의 운동화’(민음사)다. 100여 조각으로 바스러진 이한열의 운동화는 ‘이미 사망 선고가 내려진 환자’나 마찬가지였다. 열, 빛, 산소, 오존, 물, 미생물로 열화된 운동화는 지난해 3월 김겸 미술품 복원가가 3개월간 매달린 끝에 제 모습을 회복했다. 작가는 지난해 4월 김겸 복원가의 강의를 듣다 이한열 운동화 복원에 대한 이야기에 빨려 들어갔다고 했다. “집에 돌아와 ‘써지면 쓰자’고 했는데 써지더라구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제게 왔어요. 인연이 닿았던 거죠.” 원고지 800쪽 분량인 작품에서 작가가 소설의 절반을 할애해 독자들에게 묻고 또 묻는 것은 ‘복원의 이유’다. “L의 운동화를 왜 복원해야 되는지 질문을 끊임없이 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건 곧 ‘왜 우리가 이한열이라는 인물을 기억해야 하는가’와 동등한 질문이거든요.” 이 과정에서 그는 치밀하게 조탁한 문장으로 현대 미술사의 문제작들을 숱하게 거론하며 사유의 재료들을 뿌려놓는다. 폴리우레탄으로 이뤄진 ‘물질’이자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기성품’인 운동화를 왜 복원해야 하는 걸까. “이한열의 운동화는 지금 우리의 삶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묻는 것 같아요. 그의 운동화가 훼손되는 동안 우리의 삶도 많이 훼손됐죠. 개인사도 현대사도요. 그래선지 그의 운동화를 복원하는 건 우리의 훼손된 삶이나 정신을 복원하는 느낌이었어요.” 작가는 소설로도 답을 건넨다. L의 운동화 복원은 L을 애도하는 행위이자 L을 복원하는 작업이라고. 그건 운동화가 ‘L이라는 한 개인의 유품을 넘어서서 시대의 유품’이기 때문이라고. 복원을 고민하는 화자(복원가)에게 L기념관 관장은 이렇게 말한다. “피해자도, 증인도 없는 법정을 상상해 보았어요. (중략) 피해자가 이미 죽고 없으니, 피해자를 대신할 운동화를 어떻게든 살려야 하지 않을까요? 피해자이자 증인이니, 어떻게든 살아서 증언하도록요.”(55쪽) 작가는 작품에서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효순이, 미선이 사건, 제주 4·3사건,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우리 근현대사의 ‘트라우마’로 남은 기억들도 불러낸다. 그가 올 하반기에 낼 장편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다룬 ‘한 명’(현대문학)이다. 고통스러운 사건, 기억을 문장으로 되살린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과 맥이 닿아 있다. 김숨의 소설 작업이 ‘복원’과 닮은꼴이라 해도 좋겠다. “복원의 의미가 기억해내는 것, 망각하고 있던 일을 되살리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오랫동안 복원과 훼손의 문제에 대해 흥미를 갖고 있었어요. 복원은 물질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에요. 트라우마를 겪은 집단이나 개인이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기억하는 것 자체가 복원이거든요. 그걸 증언한다는 건 감당하고 아파해야 할 것도 많겠죠. 하지만 치유는 거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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