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미미
    2026-06-30
    검색기록 지우기
  • 도민
    2026-06-30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6-3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382
  • 이젠 K편의점… CU 말레이점 구름인파

    이젠 K편의점… CU 말레이점 구름인파

    K-콘텐츠에 힘입은 ‘편의점 한류’가 동남아시장을 사로잡고 있다. 치솟는 임대료와 인건비, 치열한 점포 경쟁으로 사실상 한계에 부딪힌 국내 편의점 업계가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CU는 말레이시아 1호점인 ‘CU센터포인트점’에 열흘간 현지 소비자 1만 1000명 이상이 방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하루 평균 1000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한국 편의점 평균 대비 3.3배 높은 수치다. CU 측은 이 기세를 몰아 연말까지 50개, 5년간 500개로 말레이시아 내 점포 수를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CU의 인기 요인은 해외여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편의점을 통해 한국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국 드라마를 통한 전파된 K-푸드가 인기에 불을 댕겼다. 실제 지난 열흘간 떡볶이, 닭 강정, 핫도그 등 한국식 즉석조리 식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에 달했다.CU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방역을 위해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단축 운영하고, 동시 출입 인원을 30명 내외로 제한하고 있다”면서 “향후 정상 운영 시 이용 고객은 2~3배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인기가 실적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은 앞서 2018년 센트럴익스프레스사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가맹 사업권 판매)을 맺고 몽골(현재 110개)에 진출했지만 로열티로 받는 금액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베트남(100개)에 진출한 경쟁사 GS리테일(GS25)도 당장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91억 6000만원으로 전년 (98억원) 대비 2배 늘었지만, 인프라 투자 비용이 커지면서 59억 9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 상태라 일단은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성장 전망이 큰 동남아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물류망을 갖춰 수익을 내기까지는 최소 1000점 이상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편의점(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4만 5280개에 달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말레이시아 CU 편의점 앞 100m 대기줄...‘K편의점’의 힘

    말레이시아 CU 편의점 앞 100m 대기줄...‘K편의점’의 힘

    K-콘텐츠에 힘입은 ‘편의점 한류’가 동남아시장을 사로잡고 있다. 치솟는 임대료와 인건비, 치열한 점포 경쟁으로 사실상 한계에 부딪힌 국내 편의점 업계가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CU는 말레이시아 1호점인 ‘CU센터포인트’에 열흘간 현지 소비자 1만 1000명 이상이 방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하루 평균 1000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한국 편의점 평균 대비 3.3배 높은 수치다. CU 측은 이 기세를 몰아 연말까지 50개, 5년간 500개로 말레이시아 내 점포 수를 끌어올린다는 목표다.CU의 인기 요인은 해외여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편의점을 통해 한국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국 드라마를 통한 전파된 K-푸드가 인기에 불을 댕겼다. 실제 지난 열흘간 떡볶이, 닭 강정, 핫도그 등 한국식 즉석조리 식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에 달했다. CU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방역을 위해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단축 운영하고, 동시 출입 인원을 30명 내외로 제한하고 있다”면서 “향후 정상 운영 시 이용 고객은 2~3배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인기가 실적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은 앞서 2018년 센트럴익스프레스사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가맹 사업권 판매)을 맺고 몽골(현재 110개)에 진출했지만 로열티로 받는 금액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베트남(100개)에 진출한 경쟁사 GS리테일(GS25)도 당장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91억 6000만원으로 전년 (98억원) 대비 2배 늘었지만, 인프라 투자 비용이 커지면서 59억 9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 상태라 일단은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성장 전망이 큰 동남아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물류망을 갖춰 수익을 내기까지는 최소 1000점 이상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편의점(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4만 5280개에 달한다. 동남아 시장은 한류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데다 젊은 인구가 많아 성장 가능성이 높다. CU는 내년 말까지 몽골에서 점포 200개 이상을 추가 개점한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 역시 올해 상반기 안에 몽골에 1호점을 내고, 베트남에서는 2028년까지 점포 수를 200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아하! 우주] ‘인류 최초’ 화성 헬리콥터, 12일 날아오른다

    [아하! 우주] ‘인류 최초’ 화성 헬리콥터, 12일 날아오른다

    인류 최초의 화성 헬리콥터가 역사적인 이륙을 위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무게 1.8㎏의 소형 헬기 인저뉴어티가 화성 현지 시각으로 11일 낮 12시 30분 최초로 예제로 크레이터 위 화성 상공을 40초 동안 동력 비행으로 하늘로 날아갈 예정이다. 지구에선 미국 시각(이하 동부 기준) 11일 오후 10시 54분, 한국 시각 12일 오전 11시 54분이다. 이 첫 비행은 117년 전 라이트 형제가 지구상에서 처음으로 비행한 것보다 약 4배 더 체공시간이 길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비행 성공의 염원을 담아 1903년 인류 역사상 최초로 동력 비행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 플라이어 1호기의 한 조각을 인저뉴어티에 부착했다. 하지만 비행 성공 여부는 바로 알 수가 없다. 인저뉴어티가 비행 정보를 정리해 지구로 보내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첫 번째 비행 데이터는 4월 12일(미국동부 서머타임) 오전 3시 30분(0830 GMT)에 지구로 전송된다.비행 계획에는 화성 헬기가 고도 3m 상공을 정지비행하며 고화질 지평선 비디오 및 엔지니어링 데이터와 함께 아래의 지형에 대한 흑백 데이터를 수집한다. 비행은 또한 인저뉴어티의 이륙 지점에서 약 60m 떨어진 곳에 주차된 퍼서비어런스의 감시 카메라로 기록된다. 인저뉴어티 운영 책임자인 팀 캔햄은 9일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 팀은 그 순간에 대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으며, 첫 번째 비행 데이터를 받아볼 때 그것은 참으로 놀라운 순간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적어도 1890년 로버트 크로미의 ‘우주로 뛰어들다’(A Plunge Into Space)에서 화성 비행선이 화성의 엷은 대기권에 떠오르는 모습을 묘사했을 때부터 화성 비행을 상상해왔다”고 벅찬 감회를 드러냈다. 티슈통 크기 만한 인저뉴어티는 위아래로 비행하는 간단한 기동을 할 뿐, 어려운 시험 비행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 화성 대기의 밀도는 지구의 1%에 불과하므로 헬리콥터는 지구에서 비행할 때보다 더 많은 양력을 만들어내야 한다. 따라서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4개의 날개가 분당 2,400회 회전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보통 헬리콥터보다 약 8배 빠른 속도다. 인저뉴어티는 또한 지구상의 컨트롤러가 비행 현장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에 실시간으로 조종할 수가 없다. 지구와 화성 간에는 전파가 가는 데만도 10분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NASA는 로버를 통해 미리 입력해둔 비행 소프트웨어로 인저뉴어티를 조종하여 비행과 이착륙을 시키는 자율비행을 수행한다. 어려움은 또 있다. 밤에 섭씨 영하 90도까지 떨어지는 화성의 혹한에서 살아남아야 하며, 태양으로부터 계속 재충전하는 문제이다. 여기까지 도달하기 위해 제작 비용 2,400만 달러(약 270억 원)를 투입, 모든 기술력을 집약했으며, 수년간의 다양한 테스트를 거친 끝에 인저뉴어티를 제작했다. 인저뉴어티의 첫 비행의 성공에 가장 큰 변수는 화성 현지의 날씨다. NASA는 화성에서 초속 12m의 강풍이 불 가능성이 있다며 비행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헬리콥터가 공중에서 조망하는 시야를 보여주는 흑백 이미지가 가장 흥미진진할 것"이라고 밝히는 JPL의 미미 아웅 인저뉴어티 프로젝트 매니저는 브리핑에서 "이미지는 우리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저뉴어티의 흑백 하향 카메라는 초당 약 30회 이미지를 촬영하며 화성 지표의 특징을 추적할 수 있다. 이러한 이미지들이 지구로 전송되면 지상의 컨트롤러는 이미지의 흐름을 보고 인저뉴어티의 속도와 방향을 추정할 수 있다.NASA의 장기적인 비전은 드론을 사용하여 로버의 탐사 경로를 보다 효율적으로 설계할 뿐만 아니라, 현재 로버가 접근할 수 없는 지역을 탐사하고 사막과 같은 화성에서 잠재적인 거주 가능 지역을 찾아내는 것이다. ​태양열로 구동되는 인저뉴어티는 30솔(sol/화성일. 대략 31지구일)을 첫 번째 비행에 할애한다. 헬기가 첫 비행에서 살아남는다면 두 번째 측면 이동 비행을 시도하기 전 휴식을 취하고 데이터를 전송한다. 후속 비행은 3-4솔마다 시행된다. 다섯 번째 비행은 높이 솟구치는 원거리 비행에 도전한다. 아웅 팀장은 “이는 미탐사 지역으로 진입하는 것으로, 그만큼 안전 착륙의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인저뉴어티가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첫 비행에 성공한다면 우주개척사에 한 획을 긋는 쾌거로, 인류가 지구 외 행성에서 처음으로 동력 비행에 성공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65세 이상 인구, 청소년층 첫 추월

    65세 이상 인구, 청소년층 첫 추월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한 가운데 올해 들어서도 3개월 연속으로 인구가 줄었다. 또 고령 인구 증가로 65세 이상이 청소년층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7일 행정안전부는 지난 3월 말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인구는 5170만 5905명으로 전년 말(5182만 9023명)보다 12만 3118명이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간 기준 처음으로 주민등록인구가 감소한 이후 올해 들어서도 3개월 연속 인구가 감소했다. 감소 인구 중 거주불명자 직권 말소를 제외하면 순수 자연적 요인(출생-사망)에 의한 감소는 1만 370명이다. 성별로 보면 남성 인구는 5만 3639명 줄어 지난해에 이어 계속 감소세다. 여성도 2월의 미미한 증가를 제외하면 지난해 대비 6만 9479명(0.27%) 감소했다. 최근 10년간 연령계층별 인구 변동도 컸다. 2011년 말과 비교해 아동(19.6%→14.8%)·청소년(20.5%→16.4%)·청년(22.6%→20.2%) 인구 및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11.2%에서 16.6%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2019년 아동 인구를 추월한 데 이어 이번에 처음으로 청소년 인구도 뛰어넘은 것이다. 특히 4인 가구 이상 가족은 계속 줄어 처음으로 20% 아래로 떨어졌고, 1인 가구는 910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40%에 육박했다. 점차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보다 올 1분기에 인구가 증가한 자치단체는 광역에서는 세종·경기 등 2곳, 기초에서는 경기 시흥·평택 등 45곳에 불과했다. 직권 말소된 장기 거주불명자 인구를 제외하면 광역은 세종·경기·제주 등 3곳, 기초는 60곳이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열린세상] 볼링공에 부딪친 좁쌀, 대멸종의 주범/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열린세상] 볼링공에 부딪친 좁쌀, 대멸종의 주범/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지난 5억년 동안 지구 생태계는 다섯 차례의 대멸종을 겪었다. 가장 최근의 사건은 중생대 백악기 말에 공룡을 포함해 생물종 75% 이상이 사라진 것이다. 원인으로는 소행성 충돌이 가장 유력하다. 6600만년 전 지름 12㎞가량의 바윗덩어리가 지구와 초속 18㎞로 충돌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경쟁 이론이 있다. 대멸종을 전후해 수십만 년 동안 거대 화산이 지속적으로 분출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방출된 온실가스와 황화물이 이미 기후변화와 멸종을 일으키고 있었으며, 대충돌은 촉진제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다. 문제의 화산은 인도 서부에 두께 2㎞, 넓이 50만㎢에 이르는 용암 지대를 남겼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화산의 역할은 미미했다. 지난 6일 미국 뉴욕시립대 연구팀이 미국국립과학원 회보에 발표한 논문을 보자. 우선 대멸종 시기 이전 수십만 년에 걸쳐 지구온난화가 진행됐다는 사실은 최근 확인됐다. 문제는 데칸 화산에서 대멸종을 유발할 정도로 많은 온실가스가 분출됐는가의 여부였다. 연구팀은 지하에 응결된 마그마 방울에 포함돼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분석했다. 그 결과 문제의 화산은 분출 초기에 지구 기온을 섭씨 3도 정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멸종 즈음에는 온난화에 그다지 기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월 미국 예일대 연구팀이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도 비슷한 내용이다. 해양생물 화석을 분석한 결과 화산 활동은 점진적으로 지구 온도를 섭씨 2도 정도 높였다. 하지만 대멸종을 일으키지는 않았다. 많은 종이 좀더 시원한 극지방 쪽으로 이동했다가 대충돌 이전에 원래 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화산 원인설은 힘을 잃었다. 남은 것은 충돌설뿐이다. 하지만 지구의 지름은 1만 2700㎞에 이른다. 지구가 볼링공이라면 소행성은 좁쌀보다 작았다. 이것이 대사건을 일으킨 배경은 따로 있다. 하필이면 지구상에서 최악의 지점에 충돌한 것이다. 지금의 멕시코만, 유카탄반도를 포함하는 얕은 바다였다. 이곳의 기반암이 유황을 대량 포함한 광물인 석고였다는 게 문제다. 게다가 충돌 각도까지 가장 많은 양의 지각을 증발시킬 수 있는 60도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깊이 30킬로미터, 폭 100킬로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충돌구가 생겼다(이곳은 계속 무너져 내려 현재는 폭 200킬로미터, 깊이 수 킬로미터가 됐다). 그곳에 있던 석고는 고압과 고열에 의해 증발해 버렸다. 에어로졸로 변한 황화물은 수증기와 합쳐져 햇빛을 차단했다. 지구 기후 모델에 따르면 1000억t의 황이 대기에 뿌려지면 15년 이상 평균 기온이 섭씨 26도 내려간다. 대부분 지역이 영하로 떨어진다는 뜻이다. 그런데 보수적으로 잡아도 3250억t이 흩뿌려진 것이다. 2019년 9월 미국국립과학원 회보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그렇다. 햇빛이 50%가량 차단되자 광합성을 하는 식물과 플랑크톤이 죽었다. 탄수화물을 기반으로 하는 먹이사슬 전체가 붕괴했다. 몸무게 25㎏이 넘는 육지의 네 발 동물은 모두 사라졌다. 공룡은 새를 제외하고는 멸종했다. 이렇게 비어 버린 생태적 지위는 살아남은 동식물이 번성해 모두 메웠다. 대멸종 직후인 신생대 제3기 전반에 특히 포유류가 번성했다. 공룡 시대에 10여종에 불과했던 것이 말과 고래, 박쥐와 영장류로 진화한 것이다. 만일 소행성이 태평양이나 대서양의 깊은 바다에 충돌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지구의 자전 속도는 초속 465m, 공전 속도는 초속 30㎞다. 소행성이 몇 분만 더 이르거나 늦게 충돌했다면 1억 3000만년 이상 육상을 지배하던 공룡이 멸종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지구에 생명이 탄생한 것은 대략 40억년 전쯤이다. 당시와 동일한 환경을 재현해 놓고 40억년이 지나면 지금과 같은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진화생물학자들에 따르면 그럴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한다. 사람을 뜻하는 호모 속(屬)이 출현한 것은 약 250만년 전, 사피엔스 종이 진화해 최상위 포식자가 된 것은 약 30만년 전이다. 인류가 생태계 최정상을 차지한 것은 어느 모로 보아도 우연에 불과하다. 기후 재앙이나 여섯 번째 대멸종을 일으킬 자격은 특히 없다.
  • 日 최고 이야기꾼, 현대 정치 찌르고 도전 정신을 묻다

    日 최고 이야기꾼, 현대 정치 찌르고 도전 정신을 묻다

    소설을 TV드라마로 만들려면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 “책장 넘기는 재미가 있어야 소설”이라 생각하는 작가 이케이도 준(58)은 일본에서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통한다. 드라마로 인기를 끈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로 국내에서도 적잖은 팬을 확보한 이케이도 작가의 원작 소설이 최근 잇달아 국내에서 번역 출간돼 주목된다.소미미디어는 이케이도 작가의 정치 엔터테인먼트 소설 ‘민왕: 정치꾼 총리와 바보 아들’을 출간했다. ‘국민의 선택에 의해 탄생한 권력이 무능한 지도자로 대체된다면’이라는 상상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노련한 정치꾼인 무토 총리가 대학생 아들과 몸이 바뀐다는 설정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선거철에만 국민을 위한다는 말을 늘어놓는 일본 국회의원과 아버지의 지역구를 그대로 물려받는 무능한 2세 정치인의 민낯, 정치에 무관심한 일본 국민의 안이함을 질타한다. 작가는 아버지와 아들의 몸 바꾸기를 통해 정치인과 일반인의 간극을 메우고, 세대 간 깊은 이해와 화해를 이끌어 낸다. 이 소설은 2015년 TV아사히에서 카라 출신 배우 강지영이 참여한 동명의 드라마로 방영돼 인기를 끌었다. 인플루엔셜은 이케이도 작가의 ‘변두리 로켓’ 시리즈(전 4권) 중 네 번째 이야기 ‘변두리 로켓: 야타가라스’를 출간하며 시리즈를 완간한다. 일본에서 누적 350만권 판매한 이 시리즈는 첫 번째 책 ‘변두리 로켓’으로 2011년 145회 나오키상을 받기도 했다. 로켓엔진 개발자인 쓰쿠다 고헤이가 로켓 발사에 실패하고 나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중소기업 쓰쿠다 제작소를 경영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앞서 출간된 ‘변두리 로켓’과 ‘변두리 로켓: 가우디 프로젝트’, ‘변두리 로켓: 고스트’에서 우주 로켓에서부터 인공심장, 트랜스미션까지 개발하며 탄탄한 회사로 성장해 온 쓰쿠다 제작소는 이번 편에서 자율 주행 농업로봇 등 미래 농업기술에 도전한다. 작가는 2018년 일본 TBS 드라마로 제작됐던 이 소설을 통해 일과 도전 정신의 진정한 의미와 기술의 쓰임에 대해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한우물만 파는 끈기로 상징되는 일본식 ‘장인 정신’도 문학적으로 구현했다.앞서 지난해에는 NHK 드라마로 제작됐던 장편소설 ‘일곱 개의 회의’(비채)가 번역 출간되는 등 ‘한자와 나오키’ 이후에도 이케이도 작가의 소설은 꾸준히 국내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일본 드라마는 역동적이고 자기 감정에 솔직한 한국 드라마와 달리 인물이 드러내는 독특한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며 “일본 드라마의 독특한 재미로 원작 소설에 대한 관심도 늘어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내 선거처럼 뛴 잠룡들 ‘대선의 시간’ 시작됐다

    내 선거처럼 뛴 잠룡들 ‘대선의 시간’ 시작됐다

    11개월 남은 내년 대선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4·7 재보궐 선거를 하루 앞두고 여야 대권 주자들도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여야 모두 재보선 직후 차기 대선을 지휘할 당 지도 체제 개편이 예정돼 있어 대권 주자들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과 불명예 퇴진으로 보궐선거 후보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지난해 직접 전 당원 투표를 결정하고 당헌·당규 개정을 주도했다. 지난달 9일 당대표를 내려놓은 직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재보선 지역을 순회하는 강행군을 했다. 서울·부산시장 선거 중 한 곳이라도 이긴다면 이 위원장은 주저앉은 지지율 반등의 기회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두 지역에서 모두 패배하면 지난해 4월 전례 없는 총선 압승 이후 당대표를 맡아 불과 7개월 만에 민심이 돌아선 데 대한 책임이 불가피하다. 현직 단체장으로 재보선과 거리를 뒀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를 각각 한 차례 찾아 우회적 지지를 표했다. 이재명계 의원들도 각 후보 캠프에 대거 파견돼 ‘원팀’의 모양새를 취했다. 이재명계 핵심 의원은 6일 “야당이 대승하면 기세가 등등해질 텐데 이 지사도 우리 지지자들을 하나로 묶어 내고 민심을 돌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르면 다음주 초 사의를 표명한 뒤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전망이다. 다만 재보선 결과에 따라 정 총리를 포함한 개각 시기와 폭이 달라질 수 있다. 당내 경선이 본격화할 때까지 시간이 많지 않은 터라 후임 총리의 국회 인준까지 발이 묶일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야권 단일화에 공을 세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범야권 주자로 입지를 다지는 효과를 거뒀다. 애초 민주당이 ‘안철수의 철수’를 확신하며 단일화 효과를 미미하게 전망한 것과 달리 안 대표는 국민의힘을 적극 지원했다.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둔다면 대선 재도전의 길도 열린다. 안 대표는 이날 마지막 신촌 유세에서 “야권의 유능함도 증명해 반드시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지기를 머리 숙여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도 “안 대표가 단일화 과정에서 야권 승리 공식을 만든 셈”이라며 “정권교체의 틀을 만드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유승민 전 의원도 재보선 승리에 사활을 걸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5일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배수진을 쳤다”며 대선 도전 의지를 재확인했다. 마지막 오세훈 후보 지원 유세에서는 “절대 승리에 취하지 않고 내일부터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반드시 시작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번 선거에서 ‘소리 없는 데뷔전’을 치렀다. 재보선 직전 총장직을 내려놨고 지난 2일 사전투표 공개 일정으로 대권 레이스의 한복판에 섰다. 선거 기간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삼가면서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번 선거가 민주당 소속 전직 시장들의 성추행 사건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보선이 끝나면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할 전망이다. 윤 전 총장의 측근은 “향후 정치 행보를 고민 중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서울·부산대첩, 대선 잠룡 앞날도 가른다…윤석열 ‘조용한 데뷔전’

    서울·부산대첩, 대선 잠룡 앞날도 가른다…윤석열 ‘조용한 데뷔전’

    11개월 남은 차기 대선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4·7 재보궐 선거 결과에 여야 대권 주자들의 신경도 바짝 곤두서 있다. 서울·부산시장 후보만큼이나 강행군을 이어 온 주자들과 재보선 이후 본격 등판할 잠룡들도 이번 선거 결과가 미칠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여야 모두 재보선 직후 차기 대선을 지휘할 당 지도 체제 개편이 예정돼 있어 대권 주자들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과 불명예 퇴진으로 보궐선거 후보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지난해 직접 전 당원 투표를 결정하고 당헌·당규 개정을 주도했다. 지난달 9일 당대표를 내려놓은 직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재보선 지역을 순회하는 강행군을 해 왔다. 서울·부산시장 선거 중 한 곳이라도 이긴다면 이 위원장은 주저앉은 지지율 반등의 기회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두 지역에서 모두 패배하면 지난해 4월 총선 대승 이후 당대표를 맡아 7개월 만에 민심이 돌아서게 만든 데 대한 책임이 불가피하다.현직 단체장으로 재보선과 거리를 뒀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를 각각 한 차례 찾아 우회적 지지를 표했다. 이재명계 의원들도 각 후보 캠프에 대거 파견돼 ‘원팀’ 지원에 나섰다. 이재명계 한 의원은 6일 통화에서 “이재명 지지자들의 자원 봉사 참여를 독려하고, 의원들도 선대위마다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핵심 의원은 “야당이 대승하면 기세가 등등해질 텐데 이 지사도 우리 지지자들을 하나로 묶어 내고 민심을 돌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재보선 이후 개각에 포함돼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전망이다. 다만 재보선 결과에 따라 개각 규모와 시기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향후 정치 일정도 선거 결과에 연동돼 있다. 또 후임 총리의 국회 인준까지 발이 묶일 가능성도 있다. 이원욱·김영주 의원 등 민주당 SK(정세균)계가 다양한 여의도 복귀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다.야권 단일화에 큰 공을 세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범야권 인사로서 입지를 다지는 효과를 거뒀다. 애초 민주당이 ‘안철수의 철수’를 확신하며 단일화 효과를 미미하게 전망한 것과 달리 안 대표는 국민의힘을 적극 지원했다.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둔다면 대선 재도전도 쉬워진다. 안 대표는 지난 5일 “7일 이후 야권은 혁신적 대통합과 정권교체라는 더 험하고 깊은 산과 강을 건너야 한다”며 도전을 시사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안 대표가 단일화 과정에서 야권 승리 공식을 만든 셈”이라며 “정권교체의 틀을 만드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유승민 전 의원도 재보선 승리에 사활을 걸었다. 유 전 의원은 오세훈 후보의 서울시장 선거를 적극 도왔다. 유 전 의원은 지난 5일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배수진을 쳤다”며 대선에 대한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8일에는 김무성 전 의원이 이끄는 ‘더 좋은 세상으로 포럼’(마포포럼) 연단에 선다. 재보선 과정에서 확인된 국민여론조사 방식의 야권 단일 후보 선출의 강점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번 선거에서 ‘소리 없는 데뷔전’을 치렀다. 재보선 직전 총장직을 내려놨고 지난 2일 사전투표 공개 일정으로 대권 레이스 한복판에 섰다. 선거 기간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삼가면서도 언론 인터뷰 등으로 이번 보궐선거가 민주당 소속 전직 시장들의 성추행 사건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보선이 끝나면 윤 전 총장의 본격적인 정치 행보도 시작될 전망이다. 윤 전 총장의 측근은 “향후 정치 행보를 고민 중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재보선 전 국민의힘 복당이 불발된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입지는 애매해졌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반대로 복당이 막힌 홍 의원은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국민의힘에 연일 비판 메시지를 냈지만, 오 후보의 선전으로 정치적 입지가 좁아졌다. 최근에는 비판 메시지 대신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선거 유세를 도우며 반등을 꾀하고 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민왕’, ‘변두리 로켓’ 등 日최고 이야기꾼 드라마 원작 잇단 출간

    ‘민왕’, ‘변두리 로켓’ 등 日최고 이야기꾼 드라마 원작 잇단 출간

    소설을 TV드라마로 만들려면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 “책장 넘기는 재미가 있어야 소설”이라 생각하는 작가 이케이도 준(58)은 일본에서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통한다. 드라마로 인기를 끈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로 국내에서도 적잖은 팬을 확보한 이케이도 작가의 원작 소설이 최근 잇달아 국내에서 번역 출간돼 주목된다.소미미디어는 이케이도 작가의 정치 엔터테인먼트 소설 ‘민왕: 정치꾼 총리와 바보 아들’을 출간했다. ‘국민의 선택에 의해 탄생한 권력이 무능한 지도자로 대체된다면’이라는 상상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노련한 정치꾼인 무토 총리가 대학생 아들과 몸이 바뀐다는 설정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선거철에만 국민을 위한다는 말을 늘어놓는 일본 국회의원과 아버지의 지역구를 그대로 물려받는 무능한 2세 정치인의 민낯, 정치에 무관심한 일본 국민의 안이함을 질타한다. 작가는 아버지와 아들의 몸 바꾸기를 통해 정치인과 일반인의 간극을 메우고, 세대 간 깊은 이해와 화해를 이끌어 낸다. 이 소설은 2015년 TV아사히에서 카라 출신 배우 강지영이 참여한 동명의 드라마로 방영돼 인기를 끌었다.인플루엔셜은 이케이도 작가의 ‘변두리 로켓’ 시리즈(전 4권) 중 네 번째 이야기 ‘변두리 로켓: 야타가라스’를 출간하며 시리즈를 완간한다. 일본에서 누적 350만권 판매한 이 시리즈는 첫 번째 책 ‘변두리 로켓’으로 2011년 145회 나오키상을 받기도 했다. 로켓엔진 개발자인 쓰쿠다 고헤이가 로켓 발사에 실패하고 나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중소기업 쓰쿠다 제작소를 경영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앞서 출간된 ‘변두리 로켓’과 ‘변두리 로켓: 가우디 프로젝트’, ‘변두리 로켓: 고스트’에서 우주 로켓에서부터 인공심장, 트랜스미션까지 개발하며 탄탄한 회사로 성장해 온 쓰쿠다 제작소는 이번 편에서 자율 주행 농업로봇 등 미래 농업기술에 도전한다. 작가는 2018년 일본 TBS 드라마로 제작됐던 이 소설을 통해 일과 도전 정신의 진정한 의미와 기술의 쓰임에 대해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한우물만 파는 끈기로 상징되는 일본식 ‘장인 정신’도 문학적으로 구현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NHK 드라마로 제작됐던 장편소설 ‘일곱 개의 회의’(비채)가 번역 출간되는 등 ‘한자와 나오키’ 이후에도 이케이도 작가의 소설은 꾸준히 국내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일본 드라마는 역동적이고 자기 감정에 솔직한 한국 드라마와 달리 인물이 드러내는 독특한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며 “일본 드라마의 독특한 재미로 원작 소설에 대한 관심도 늘어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쟁점은] ‘분노에 편승’ vs ‘국민 알권리’ 세모녀 살인범 신상공개

    [쟁점은] ‘분노에 편승’ vs ‘국민 알권리’ 세모녀 살인범 신상공개

    ▶ 쟁점은: 스토킹하던 여성과 그 가족을 잔혹한 방식으로 살해해 국민적 공분을 산 ‘노원구 세 모녀 사건’의 피의자 김태현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이를 두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해야 한다는 의견과 분노에 편승해 일정한 기준 없이 신상을 공개한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왔다.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태현(24)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서울경찰청은 5일 경찰 3명과 교육자·변호사·언론인 등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경찰은 김씨의 범행이 계획적이고 잔혹한 데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어서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 퀵서비스 기사로 위장해 들어가 세 모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25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혀 4일 구속됐다. 그는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여성(세 모녀 중 큰딸)을 스토킹해오다 이 여성이 연락처를 바꾸고 자신을 피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의위는 신상을 공개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김씨가 범행에 필요한 물품을 미리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하고, 순차적으로 피해자 3명을 살해하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피의자가 범행 일체를 시인하고, 현장에서 수거한 범행도구·디지털 포렌식 결과 등을 볼 때 충분한 증거가 확보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씨의 실명과 나이(96년생), 주민등록상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또 수사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에 따라 앞으로 김씨를 검찰로 송치할 때 취재진에게 얼굴 촬영을 허용할 방침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김씨의 마스크 착용 여부는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처럼 강력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잇따른다. 노원구 세 모녀 사건이 알려지고 나서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씨의 신상 공개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이날 기준으로 25만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에 따르면 범행 수단이 잔혹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에서 피의자의 범행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 아울러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유사한 범죄를 예방하는 등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효과가 있어야 한다. 피의자가 청소년인 경우는 제외한다. 문제는 이러한 원칙이 강력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모호하게 적용된다는 점이다. 신상을 공개함으로써 얻는 실질적 이익을 따지기보다 국민의 분노를 해소하는 데 더 방점이 찍히곤 한다. 지금까지 신상이 공개된 사례도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김성수, ‘어금니 아빠’ 이영학, ‘제주 전 남편 살해·시신유기’ 고유정 등 대부분 이목이 집중적으로 쏠린 사건이었다. 신상을 공개하는 기준도 제각각이다.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모씨는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같은 달 발생한 수락산 살인 사건 피의자 김학봉은 정신질환이 있는데도 신상이 공개됐다. 2019년 진주 아파트 방화·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 안인득은 조현병으로 치료받아온 사실이 알려지고도 실명과 얼굴이 공개됐다.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는 미미하다. 우리보다 먼저 신상공개제도를 도입한 미국은 1996년 제정된 ‘메간법’에 근거해 아동 성범죄자가 출소하면 신상정보를 등록하고, 얼굴과 주소 등을 시민에게 알리도록 했다. 그러나 메간법 실시 이전과 이후의 성범죄집단을 비교해 재범률을 조사한 결과, 신상을 공개한 집단의 재범률은 19%, 그렇지 않은 집단의 재범률은 22%로 유사했다. 전문가들도 신상공개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얼굴을 공개해도 범죄자가 겉모습을 바꾸면 그만이므로 범죄를 제지하는 효과는 없다”면서 “잠재적 범죄자를 압박하는 사회적 경고 정도의 의미는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사설] 속도감 없는 LH 수사, 특수본 분발하라

    국민을 공분시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예정지 투기 의혹을 계기로 정부 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부동산 투기 수사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다. 특수본은 그동안 경기 포천시청 공무원 1명을 구속했을 뿐이다. 어제 LH 직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아직 신병 처리된 LH 직원은 없다.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인력 1560여명 등 매머드 수사 인력을 투입한 것에 비춰 보면 국민은 성에 차지 않을 수밖에 없다. 속도감은커녕 실적까지 미미하다 보니 이번 수사가 자칫 ‘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물론 특수본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방대한 자료를 확보해 분석해야 하는 부동산 투기 수사의 어려움 또한 십분 이해한다. 그렇다 해도 이미 시민단체와 언론 등을 통해 상세한 투기 내역이 폭로된 사안마저도 감감무소식이니 수사의 속사정을 모르는 국민들로서는 답답할 따름 아니겠는가. 능력이 검증 안 된 국수본에 부동산 투기 수사를 맡겨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속도감을 높여 분발해야만 한다. 특수본에 따르면 현재 부동산 투기와 관련해 152건 639명을 수사 중이라고 한다. 이 중에는 지방공무원 75명, LH 37명, 지방의원 30명, 국가공무원 21명, 지방자치단체장 8명, 국회의원 5명, 고위공직자 2명이 포함돼 있단다. 특수본은 자체 첩보를 통해 착수한 내·수사 대상이 많다는 등 ‘자화자찬’하기에 앞서 더욱 적극적으로 수사에 임해 투기꾼들을 적발해 내는 데 힘 쏟길 바란다. 특히 특수본 고위 관계자가 어제 “국회의원 5명에 대해 고발인 조사를 마쳤다”면서도 “피고발 국회의원 조사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자락을 깔았는데 자칫 특수본이 정치적 고려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을 수 있어 매우 부적절했다. 이번 수사에는 국수본, 특수본뿐 아니라 국가적 명운이 달려 있다. 망국적 투기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한 명도 남김없이 투기 세력을 발본색원해야만 한다. 이대로 수사가 지지부진한 채 끝난다면 투기꾼들은 또 언제고 부활해 기승을 부릴 것이기 때문이다.
  • 국립대·교대 통합 가속… 위기의 지방대 ‘구조조정’ 신호탄?

    국립대·교대 통합 가속… 위기의 지방대 ‘구조조정’ 신호탄?

    부산대와 부산교대가 통합 논의에 착수하면서 지방대학의 통폐합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인지에 교육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구조조정은 예견된 흐름이지만 교대의 흡수 통합에 대한 학교 안팎의 저항도 상당해 논의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4일 교육계에 따르면 부산대와 부산교대는 통합 방안을 논의하는 첫 단계로 양해각서(MOU)를 이달 중 체결한다. 두 대학의 통합은 학령인구 감소로 초등교원 신규 임용 규모가 줄어들면 정원 감축과 재정 압박을 피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합이 성사되면 2008년 제주교대가 제주대 교육대학으로 편입된 데 이어 ‘거점국립대·교대 통합’의 두 번째 사례가 된다. 그러나 부산교대 학생들과 총동창회가 “초등교원 양성 기관으로서의 전문성이 약화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나서 진통이 불가피해졌다. ‘교대와 사대 통합’ 논의는 20년 가까이 이어진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다. 통합은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려 예비교사의 수를 줄여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농어촌 지역의 ‘통합운영학교’에서 교사들이 초등과 중등을 모두 가르칠 수 있도록 ‘초등’과 ‘중등’으로 나뉜 교원 자격증을 개방하자는 주장도 깔렸다. 2008년 전국 교대 중 제주교대가 최초로 제주대와 통합한 데 이어 당시 교육과학기술부는 2009년 대학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종합대학과 교대의 ‘자발적 통합’을 추진했다. 그러나 규모가 작은 교대가 종합대학에 흡수되는 식의 통합에 대한 교대의 반감이 상당해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교육계에서는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특수목적대학으로서의 위상과 정체성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통합으로 기대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에도 물음표가 따른다. 제주대와 제주교대는 통합한 지 13년이 지났지만 ‘물리적 통합’만 이뤘을 뿐 두 캠퍼스 간 교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가 교원양성체제 개편 방안을 놓고 지난해 숙의를 거쳤지만 교대와 거점국립대 간의 통합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한다’는 결론에 그쳤다. 다른 교대와 거점국립대 간 통합 움직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교육계는 신중한 논의를 주문한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전 광주교대 총장)는 “통합으로 얻는 비용 절감 효과는 미미한 반면 교원 양성 기관으로서의 전문성과 특수성이 떨어질 우려는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예산 운용 등에서 교대가 가졌던 독립적 권한이 사라지고 종합대학 안에서 교육 투자와 관련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며 “사범대생의 교대 복수전공을 막기 어려워지면 초등교원의 ‘임용 대란’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거점국립대와 교대뿐 아니라 지방 국공립대 간 통합 논의도 활발하다. 올해 경상대와 경남과학기술대가 통합한 경상국립대가 출범한 데 이어 강원대와 강릉원주대도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강원대와 강릉원주대의 경우 학생들이 “학생 동의 없는 통합”이라며 반발해 대학 측이 학생들과의 대화에 나섰다. 연덕원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캠퍼스 간 특성화 등 대학 교육 여건의 제고를 위한 방안을 제시해 대학 구성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교육부가 지방 국공립대 육성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연내 IPO 그린라이트?…마켓컬리 상장 잰걸음

    연내 IPO 그린라이트?…마켓컬리 상장 잰걸음

    신선식품 새벽 배송 플랫폼 마켓컬리가 연내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나 컬리의 영업이익은 적자로, 미국 시장이 컬리의 미래 수익창출 능력을 어떻게 평가할지가 향후 관건으로 꼽힌다. 3일 업계 등에 따르면 컬리는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JP모간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업공개(IPO)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어느 나라에 상장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회계 방식도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서 국제회계기준으로 변경하고, 그간 공개하지 않았던 회원수(700만명)를 공개하는 등 IPO 착수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 ‘기업 가치’ 얼마나 평가받을까 업계에서는 쿠팡의 주가매출비율이 4~5배라는 점을 고려하면 마켓컬리도 미국 시장에서 최대 5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시장에서 쿠팡과 같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같은 기간 쿠팡 매출(13조)에 비하면 컬리(9523억원) 매출은 매우 작고 시장 점유율도 미미하다.신선식품에 치우친 상품 구성과 더불어 만성 적자도 고민거리다. 2014년 설립한 마켓컬리의 작년 영업손실은 1162억원으로 전년 1012억보다 약 150억원 증가했다. 누적 영업적자는 2600억원 규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컬리는 수익성, 매출액, 현금흐름 등 뉴욕증시 3대 상장 요건 가운데 매출액만 충족된 상태”라면서 “적자를 줄이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컬리 ‘연내 상장’ 급선회 이유는 연초만 해도 상장 계획이 없었던 컬리가 상장으로 급선회한 이유는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 확보가 필수적인데 코로나 19로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공모시장이 활발해지면서 준비기간에만 6개월여가 소요되는 투자 유치 대신 IPO를 통한 자금 조달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컬리는 신선식품 새벽 배송에 집중해 성장해 왔지만 최근 경쟁사인 SSG닷컴, 쿠팡, GS프레쉬몰 등이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강화하면서 경쟁에 몰린 상태다. 이 밖에도 마켓 컬리의 장점인 희귀 식재료를 취급하는 판매채널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 컬리 미래 경쟁력은 어디에 하지만 마켓컬리는 식품만으로도 지금의 성장세를 당분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모든 상품을 직접 검수하기 때문에 상품 질이 높다는 설명이다. 실제 마켓컬리의 고객 재구매율은 60%로 동종업계 3배에 달한다.수도권에 한정된 샛별배송 범위도 올해 상반기 중으로 세종·천안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달 선보인 김포 물류센터에는 첨단 물류시스템을 적용해 하루 주문 처리량을 두 배 늘렸다. 크기면(8만 2644㎡)에서도 국내 최대 규모다. 이는 서울 장지 물류센터 등 기존에 운영하던 물류센터 4곳의 면적을 모두 합한 것보다 1.3배 크다. ● 미국 상장 추진 배경은 의결권? 한편,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마켓컬리의 창업자 김슬아 컬리 대표의 지분은 6%대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5월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외부에서 자금 조달을 계속하면서 투자자들의 지분이 늘어서다.적은 지분율에 일각에선 김 대표가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처럼 차등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해 뉴욕증시 상장을 검토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컬리 측은 컬리가 한국법을 적용받는 국내 법인이어서 미 증시에 상장해도 차등의결권을 확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김 대표는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의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한 전체 3037만 6633주 가운데 202만 6755주를 보유해 지분율이 6.67%다. 2019년 말(10.7%) 보다 4%포인트 줄었다. 컬리의 주요 주주 현황을 보면 DST글로벌과 세쿼이아캐피털·힐하우스캐피털 등 외국계 VC의 지분이 50%를 넘는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지지 후보 안 바꿔” 84%… 부동층 불과 3.3%

    “지지 후보 안 바꿔” 84%… 부동층 불과 3.3%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유권자는 지지 후보를 바꿀 생각이 없는 것으로 1일 나타났다. 반면 투표할 후보를 정하지 않은 ‘부동층’의 규모는 크지 않았다. 결국 어느 후보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많이 나오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신문이 현대리서치에 의뢰해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인 지난달 30~31일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에서 ‘현재 지지하는 후보를 투표 날까지 바꾸지 않을 생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84.4%로 집계됐다. ‘바꿀 수 있다’는 14.1%, ‘잘 모르겠다’는 1.5%였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지지자 모두 후보에 대한 충성도가 높았다. 박 후보 지지자는 84.4%가, 오 후보 지지자는 88.6%가 지지하는 후보를 투표 날까지 바꾸지 않을 생각이라고 답했다. 지지정당별로는 민주당 지지자 중 82.0%, 국민의힘 지지자 중 92.4%가 지지후보를 바꾸지 않겠다고 답했다. 어느 후보에게 투표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고 답한 부동층은 3.3%에 불과해 응답자 대부분이 이미 마음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할 후보가 ‘없다’는 답은 0.6%, 투표할 후보를 ‘밝힐 수 없다’는 답은 1.4%였다. 최근 지지율 열세가 이어지자 박 후보 측은 “샤이 진보가 존재한다”고 주장했지만 여론조사상으로는 의미 있는 규모의 부동층은 없다고 나타난 것이다. 다만 여론조사 응답 자체를 거부한 유권자 사이에서 샤이 진보가 존재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선거운동이 후반을 향해 가면서 여야가 지지층 결집에 사활을 거는 것도 부동층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어느 쪽이 지지층의 투표율을 더 많이 올리느냐에 따라 득표율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유세 현장에서 민주당은 “격차가 여론조사만큼 벌어져 있지는 않다”며 지지층이 적극적으로 투표하면 반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도 “여론조사와 투표는 다르다”며 막판까지 지지층 결집에 집중하고 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조사 어떻게 했나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한 여론조사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인 지난달 30~31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각각 489명, 511명 등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령별로 18~29세가 15.7%, 30대가 16.3%, 40대가 18.2%, 50대가 18.4%, 60세 이상이 31.4%다. 조사에 사용된 표본 추출물은 3개 통신사에서 제공받은 휴대전화 가상(안심) 번호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1대1 전화면접조사(CATI) 방식(무선 100%)으로 진행했다. 가중치는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바탕으로 지역별·성별·연령별 가중값을 셀가중 방식으로 부여했다. 전체 응답률은 19.8%,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여기는 중국] 위구르 인권 비판에 불매운동 직격탄…H&M 연이어 폐점

    [여기는 중국] 위구르 인권 비판에 불매운동 직격탄…H&M 연이어 폐점

    중국 내 H&M 상점들이 연이어 폐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장 자치구 위구르족 강제 노동과 인권 유린 의혹을 제기한 스웨덴 의류 브랜드 ‘H&M’에 대해 중국 내 불매 운동이 격화됐기 때문이다. 중국 유력 언론 텐센트 뉴스에 따르면 2021년 내에 중국 내 H&M 250개 매장이 폐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신장 자치구 위구르족 강제 노동 의혹이 제기된 이후 H&M사가 신장산 면화를 수입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20여 곳의 매장이 이미 폐점된 것으로 집계됐다. H&M 중국 웹사이트에 개제된 공식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해당 업체는 전세계 총 74개 국가에서 5018개의 매장을 운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시기 중국 대륙 146개 도시에서 445개의 매장을 보유했던 바 있다. 하지만 H&M 측이 지난해 12월 공식 성명을 통해 ‘향후 신장 내 어떤 의류 제조 공장과도 협력하지 않을 것이며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과 원자재도 공급받지 않겠다’고 밝힌 이후 중국인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로 인해 H&M은 약 10억 위안(약 1716억 원) 규모의 적자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해당 적자 수치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불과 3개월 동안 발생한 금액이다. 특히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H&M이 거둬들인 약 3300억 원 규모의 흑자 대비 큰 폭의 차이라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 특히 현지 애널리스트 분석에 따르면, H&M의 적자 규모는 올 상반기에만 약 184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H&M은 올 상반기 지급할 예정이었던 배당금을 올 하반기로 지급 연장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식이 보도되자, 중국 상당수 누리꾼들은 해당 업체에 대한 불매 운동을 더 강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다. 일부 누리꾼들은 ‘20여곳의 매장이 폐점한 것은 너무 미미한 수준의 피해를 입혔을 뿐이다. 최소 200여 곳의 매장 폐쇄 소식이 들려올 때까지 중국 인민의 혁명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H&M에 대한 불매는 시작에 불과하다. 나이키, 아디다스, 유니클로 등에 대한 불매 운동이 그 뒤를 이을 것이다. 이들 업체들의 오만한 태도는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중국인들이 단합해 힘을 보여준다면 미국은 확실히 중국의 힘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중국 내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해당 업체 상품 판매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또 중국의 대표적인 지도 서비스 시스템 ‘까오더디투’ 등은 H&M 매장 표기를 일체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샤오미 등 중국산 스마트폰 브랜드에서는 자사 앱스토어에서 H&M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가 불가하도록 조치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사설] 투기의혹 수사 속도 높여 ‘면피성 수사’ 논란 없애라

    전국 18개 지검장과 3기 신도시를 관할하는 수도권 5개 지청장 등은 어제 검찰총장 주재 화상회의에서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또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이날 업무상 비밀을 이용한 혐의로 고발당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에 대한 수사에 나선다. 이틀 전에는 전국 공무원에게 재산등록을 의무화하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74명의 부동산 전수조사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의뢰하는 등 정부와 여당은 연일 부동산 투기 혐의자를 발본색원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촉발된 정부의 부동산 실책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치솟는 만큼 정부와 여당이 각종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실효성이나 타당성을 고려치 않은 임기응변이거나, 면피용 대책이라면 오히려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부산 등의 보궐선거를 의식한 ‘보여 주기식 수사’라면 부동산 투기범과 다를 바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검찰의 역할이 중요하다. 전국 43개 검찰청에 500명 이상의 검사·수사관 등으로 전담 수사팀을 구성한다. 수사권 조정으로 6대 중요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외에 직접 수사권이 없어서 제대로 된 수사 결과를 못 내놓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이나 고위공직자 등이 포함됐거나 부동산 투기가 부패라면 검찰의 수사권 범위다. 검찰이 어제 화상회의에서 2기 신도시 등 과거 사건부터 살피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3기 신도시 지역 등 가까운 과거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검찰은 축적된 경험과 정보를 최대한 활용해 부동산 투기범을 찾아내야 한다. 경찰도 수사 속도를 높여야 한다. 현재 국회의원 10여명, 공무원(전현직 포함) 90여명, LH 직원 35명, 지방의원 26명 등 투기의혹 관련 125건, 576명을 수사하지만 투입된 수사 인력에 비해 성과는 미미하다는 지적들이 있다. 시민단체나 언론에 의해 거론된 투기 혐의자들 외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놓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 기껏 LH 전현직 직원이나 기초자치단체 의원, 공무원 등을 추가 적발하는 데 그친다면 경찰의 수사 역량을 누가 믿겠는가. 도덕의 의무를 진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투기 혐의에 수사력을 모아야 할 것이다. 솔선수범해야 할 고위공직자, 국회의원 등과 그 가족들의 투기 혐의를 철저히 밝혀내야 무능한 경찰, 봐주기식 수사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
  • 美, 5년 연구 거쳐 군복무 허용… 韓, 변하사 사망 후에야 “검토”

    美, 5년 연구 거쳐 군복무 허용… 韓, 변하사 사망 후에야 “검토”

    31일 국제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 우리는 어디까지 왔나 미국이 최근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다시 허용하면서 우리 군도 트랜스젠더를 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 변희수 전 육군 하사의 강제 전역 취소 소송에서 사법부가 전역 처분을 바로잡고, 국방부도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 전 하사는 지난 3일 숨진 채 발견됐지만, 다시 군으로 돌아가기 위한 복직 소송은 계속되고 있다. 공동변호인단은 다음달 15일 첫 변론기일이 열리기 전 유가족이 소송을 이어받겠다는 의사를 담은 수계 신청서를 대전지방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재판부가 유족들의 신청을 받아들인다면 트랜스젠더가 현역으로 복무하기 적합한지가 재판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동변호인단은 미국 등 여러 선진국이 이미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 적합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전면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2016년부터 군사문제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에서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위한 제도 개선을 연구했다. 연구에 따르면 트랜스젠더의 복무가 군 준비태세와 의료 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변호인단 김보라미 변호사는 “바이든 행정부가 내린 행정명령에는 ‘트랜스젠더 군인이 군대 운영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오히려 군대를 포용적이고 강하게 만든다’는 점이 언급됐다”면서 “이스라엘도 성전환 수술, 호르몬 치료 등 의료비용까지 지원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 변 전 하사의 커밍아웃 이후 1년이 흐른 지금까지 관련 연구가 전혀 없었다. 지난해 1월 정경두 당시 국방부 장관이 “성소수자에 대한 명확한 기준 자체가 군에 없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말에 그쳤다. 군인사법 시행규칙은 여전히 성전환 수술을 심신장애로 규정하며 강제 전역 사유로 본다. 변 전 하사 사망 후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자 군은 뒤늦게 반응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위한 연구가 있었느냐”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아직은 없는데 이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하반기부터 트랜스젠더 복무를 위한 비용 추계와 작전성 검토 등 전반적인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트랜스젠더 복무 논란이 또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군의 연구 결과가 트랜스젠더의 복무를 거부할 근거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있다.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군의 다짐이 말로 끝나지 않고 실제 정책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고 변희수 하사가 미군이었다면…미국은 트랜스젠더가 ‘조직의 얼굴’

    고 변희수 하사가 미군이었다면…미국은 트랜스젠더가 ‘조직의 얼굴’

    ‘트랜스젠더는 왜 군인이 될 수 없나’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 고 변희수 전 육군 하사. 그녀가 미군이었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서울신문은 31일 ‘국제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을 맞아 트랜스젠더로 미군에 복무 중인 부사관 리앤 위스로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성전환을 이유로 군에서 강제 전역 당한 변 전 하사와 달리, 위스로는 미군의 얼굴인 공보 담당 부사관이자 군 내 차별방지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위스로는 2010년 ‘이안(Ian)’이라는 남자 이름으로 일리노이주 방위군에 입대했다. 2013년엔 한국에서 열린 한미 연합군사연습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에도 참여하는 등 조국 안팎에서 굵직한 업무를 수행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2016년 트랜스젠더의 입대를 허용하자 그는 감췄던 성 정체성을 드러내는 커밍아웃을 결심했다. 위스로는 “수년간 정체성을 고민해오다 해외 파병을 나갔던 2015년 확신을 갖게 됐다”면서 “진정한 내 모습으로 복무할 수 있게 돼 굉장히 신났다”고 회상했다. 기쁨도 잠시였다. 1년 만에 그는 절망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7년 취임 후 ‘군대 내 트랜스젠더를 금지하겠다’는 트윗을 날렸다. 위스로는 “많은 부대 동료들에게 여성이라고 커밍아웃을 했기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경력이 여기서 끝났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군은 그를 강제로 쫓아내지 않았다. 보수적인 트럼프 행정부조차 이미 입대한 트랜스젠더 군인의 복무는 허용했다. 오히려 위스로는 군 의료진과 지휘부의 도움을 받은 덕에 2019년 성확정(성전환) 절차를 밟을 수 있었다. 동료들은 이안을 리앤(LeAnne)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는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서도 남성의 체력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위스로는 “감사하게도 지난 5년 동안 많은 동료들이 나의 성전환을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운이 좋았다”고 했다. 일리노이주 방위군은 지난해 11월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그의 이야기를 ‘이달의 군 가족’ 사연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커밍아웃 후에도 군인으로서 삶은 변함 없었다. 위스로는 2019년 합동군사훈련 이거 라이온(Eager Lion), 2020년 알래스카에서 아크틱 이글(Arctic Eagle) 훈련에 참여했다. 육군 표창 메달, 육군 업적 메달도 받았다. 트랜스젠더 미군과 퇴역군인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스파르타(SPART*A)에서도 활동 중인 위스로는 “나는 단편적인 사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뿐만 아니라 전 세계 동맹국에서 트랜스젠더 군인들이 훌륭하게 복무하고 있다”며 “성 정체성을 이유로 이들을 배제하는 조치는 군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군대가 지켜야 하는 포용, 평등과 같은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 들어선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월 트랜스젠더의 입대를 다시 허용했다. 위스로와 동료들이 ‘트랜스젠더는 군 복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편견과 싸워 이긴 성과를 인정한 조치다. 위스로는 동료가 될 또 다른 ’변희수’, ‘리앤’의 입대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은 트랜스젠더 입대 재허용…고 변희수 하사는 복직 소송 미국이 최근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다시 허용하면서 한국군도 트랜스젠더를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 변희수 전 육군 하사의 강제전역 취소 소송에서 사법부가 전역 처분을 바로 잡고, 국방부도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 전 하사가 숨졌지만 복직 소송은 계속되고 있다. 공동변호인단은 다음달 15일 첫 변론기일이 열리기 전까지 유가족이 소송을 이어받겠다는 수계 신청서를 대전지방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재판부가 유족들의 수계 신청을 받아들인다면 트랜스젠더가 현역으로 복무하기 적합한지가 재판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동변호인단은 미국 등 해외 선진국들이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 적합성을 인정했다고 강조한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전면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2016년부터 군사문제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에서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위한 제도 개선을 연구했다. 연구에 따르면 트랜스젠더의 복무가 군 준비태세와 의료 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변호인단 김보라미 변호사는 통화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내린 행정명령에는 ‘트랜스젠더 군인이 군대 운영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오히려 군대를 포용적이고 강하게 만든다’는 점이 언급됐다”면서 “이스라엘도 성전환 수술, 호르몬 치료 등 의료비용까지 지원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 변 전 하사의 커밍아웃 이후 1년이 흐른 지금까지 관련 연구가 전무했다. 지난해 1월 정경두 당시 국방부 장관이 “성소수자에 대한 명확한 기준 자체가 군에 없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말로만 그쳤다. 여전히 군인사법 시행규칙상 성전환 수술을 ‘심신장애’로 규정해 강제 전역시키는 점은 변함이 없다. 때문에 성 정체성에 따른 선택을 심신장애로 적용하는 게 과연 타당하냐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변 전 하사가 사망하고 반향이 커지자 군은 뒤늦게 반응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위한 연구가 있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질문에 “아직은 없는데 이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향후 한국국방연구원(KIDA) 주도로 트랜스젠더 복무를 위한 비용 추계와 작전성 검토 등 전반적인 연구가 진행될 전망이다. 군 역사상 처음으로 실시되는 연구인 만큼 KIDA 내부에서도 관심이 많은 분위기로 전해졌다. 현재 관련 연구 조직 및 예산을 편성하는 단계로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연구에 착수할 전망이다.다만 트랜스젠더 복무 논란이 또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 군의 연구 결과가 트랜스젠더의 복무를 거부할 근거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군의 연구 언급이 말로 끝나지 않고 실제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주한미군 영향 첫 계량분석…미군 줄고 경제 급격성장해 무의미

    주한미군 영향 첫 계량분석…미군 줄고 경제 급격성장해 무의미

    주한미군이 한국의 정치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처음으로 계량 분석이 이뤄졌다. 허욱 미국 위스콘신-밀워키대 정치학과 석좌교수는 서울대 행정대학원 한국정책지식센터에서 펴내는 ‘KP&P 정책이슈’ 2021년 제13호에 “주한미군이 한국의 정치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1년 평균 45만 6000명에 이르는 전 세계 미군이 주둔국에 미치는 영향은 정보 부족으로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2년 해외 주둔 미군 데이터가 처음 공개되고 한미 양국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이견이 표출되면서 체계적 연구의 필요성이 떠올랐다. 허 교수는 “주한미군으로 안보가 증진되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국은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었으나, 기지 주변의 창녀촌과 미군 범죄로 인한 사회 비용, 환경 오염, 반미 감정 유발로 한미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1960~70년대 북한의 수많은 테러 공격이 한국 경제와 정치에 미치는 영향은 주한 미군의 존재때문에 미미했다고 강조했다. 주한 미군은 1953년 한미 상호 방위 조약 체결 이후 주둔하기 시작해 한국전 이후 그 숫자는 7만 5000여명이었으나 냉전 이후 3만 7500여명으로 줄었고, 2001년 미국이 9·11 테러 공격을 받은 뒤 미군의 새로운 세계 안보 전략으로 2만 8500여명으로 감축한 뒤 현재까지 비슷한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주한 미군이 보유한 첨단 무기는 400억 달러(약 45조원) 가치에 이르며, 주한 미군이 완전 철수하면 한국 정부는 연간 방위비를 두 배로 늘리고, 8만여명의 군대 증원이 필요하다는 국방연구소의 보고서가 있다. 허 교수는 1970년부터 2017년까지 주한 미군 숫자가 한국의 투자, 경제, 민주화 등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했지만, 주한 미군 숫자는 서서히 감소한 반면 한국의 무역과 경제는 크게 성장해 통계학적으로 무의미한 결과가 도출됐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의 영향을 숫자로 측정하는 것이 정확도 면에서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허 교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있어 주한 미군의 영향에 대한 과학적 분석 결과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미동맹 간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한미 간에 13.9% 인상을 확정하고, 앞으로 5년 간 한국의 국방비 상승 수준에 연동시켜서 한미 분담금의 책임을 증대시키는 내용으로 타결되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자치광장] 배려와 존중, 미래를 위한 답이다/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

    [자치광장] 배려와 존중, 미래를 위한 답이다/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노래 ‘강남스타일’은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대한민국 ‘제1의 도시’ 서울 강남의 모습을 잘 보여 준다. 이제 강남은 그 명성에 걸맞게 우리 동네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의 더 나은 미래에 대해 앞장서 고민해야 한다. 지방정부 최초의 스타일브랜드 ‘미미위 강남’은 바로 이런 고민에 대한 강남구의 해답이다. ‘나’(Me), ‘너’(Me), ‘우리’(We)를 의미하는 미미위는 나를 ‘나 한 사람’(I)이 아닌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의 나’(Me)를 강조한다. 미래는 오로지 타인을 위한 좋은 뜻만으로 완성되지 않고, 나 스스로를 돌보지 않는 희생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을 담은 ‘미미위 강남’은 ‘주민들의 삶이 지속적으로 나아져야 이웃을 향한 마음도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을 축약한 것이다. 강남은 ‘깍쟁이’, ‘이기주의’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와 함께 ‘남달리 부유’하고 ‘세련’된 양면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부러움과 함께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때문에 배려와 공감을 강조하는 ‘미미위 강남’이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강남구민 2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미미위 강남’에 대한 주민들의 인지도는 평균 40%, 호감도는 평균 6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이 1977년 론칭한 도시브랜드 ‘아이 러브 뉴욕’(I♡NY)을 홍보하는 데 10년, 2015년 공개된 서울시의 ‘아이 서울 유’(I·SEOUL·YOU)가 5년 걸린 것에 비하면 ‘미미위 강남’은 1년 만에 호감도와 인지도에서 빠르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특히 60대 이상의 고령층에서 호감도가 높았다. 우리 자손들이 살아갈 세상에 대한 해답이 ‘미미위’라는 것을 시니어 세대도 공감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미위 강남’의 핵심가치는 배려와 존중이다. 더불어 강남은 인적자본, 투자환경, 인프라, 혁신 등 다양한 요소를 잘 연결해 사람을 중심으로 모든 것이 연결되고 기능하는 맞춤형 스마트도시를 위한 정책 마련에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특히 젊은 세대 주민들이 크게 호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려와 존중의 가치를 실천하는 주민들이 사람 향기 나는 지역공동체를 만든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