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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월드컵 빨간불

    러시아 월드컵 빨간불

    미국이 안전 문제를 거론하면서 영국 축구팬들의 러시아월드컵 방문을 만류하고 나섰다고 9일(현지시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으로 서방과 러시아의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최근 아이슬란드와 폴란드가 러시아월드컵 개막식 불참을 선언한 데 이어 미국이 ‘축구팬 불참’까지 독려하면서 월드컵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독살 시도 사건 후폭풍… “안전 의문” 오는 6월 월드컵을 앞두고 영국 의회도 러시아와의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월드컵 기간 외교부가 시끄럽고 유난스러운 자국 응원단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을지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영국 외교부는 러시아월드컵 방문객들에게 유의를 당부하면서 시위와 러시아 정치 상황에 대한 공개적 언급을 피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날 백악관의 한 고위 관리는 “만약 러시아월드컵에서 ‘뭔가 상황이 잘못될 경우’ 미국은 영국인들을 도울 수 없을지 모른다”면서 영국팬들에게 러시아행을 재고하도록 경고했다. 그는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외국 외교관들을 추방함으로써 테러 대응 능력이 약화됐다”며 “러시아 내에서 영국과 미국인들에 대한 영사서비스도 혼선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월드컵과 같은 대규모 국제대회가 테러 목표가 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주로 정보담당인 서방 외교관들을 대거 추방함으로써 테러 대응 능력이 크게 약화할 가능성을 경계한 것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장관은 푸틴 대통령이 월드컵을 선전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러시아가 국제축구연맹(FIFA)과의 계약에 따라 모든 팬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폴란드·아이슬란드 외교단 불참 선언 앞서 폴란드와 아이슬란드는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 조치로 외교단의 월드컵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에 더해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러시아가 시리아 반군 지역에 무차별 폭격을 가하고 있는 것도 문제 삼고 나섰다. 최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기고를 통해 러시아와 시리아가 동구타에 대한 공습을 중지하지 않는다면 러시아월드컵 이미지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정부는 월드컵을 미국, 영국이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러시아 채널 5TV 인터뷰에서 “미국과 영국은 러시아에서 월드컵이 열리는 걸 막으려고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들은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면서도 “(미국과 영국이 의도하는) 그런 일은 러시아 축구 경기장에서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美, 시리아 화학무기 응징하나

    美, 시리아 화학무기 응징하나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이란은 짐승 같은 알아사드를 지지한 책임이 있다.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이 날조된 핑계로 시리아에 군사적 개입을 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러시아 외무부)●미국, 알아사드 정권 직접 타격 가능성 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은 전날 시리아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동(東)구타 두마에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의혹을 두고 서방과 러시아의 대립이 첨예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영국·프랑스에 대응해 러시아·시리아·이란 구도가 굳어지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학무기 공격 의혹과 관련,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이란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수위가 상당히 높고 직접적으로 푸틴 대통령을 비판한 것에 비추어, 미국이 1년 전처럼 알아사드 정권을 직접 타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화학무기의 사용은 전쟁 범죄”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최대한 빨리 소집해 시리아 동구타 지역의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도 “시리아에서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국제기구의 조사가 진행돼야 하며, 러시아가 이를 막아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러·이란 “날조… 군사 행동의 구실” 러시아 외무부는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대해 “날조”라고 일축했다. 시리아 외무부도 같은 날 “(화학무기 사용은) 설득력 없는 얘기를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부인했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과 서방은 시리아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을 바탕으로 시리아에 대한 새로운 음모와 군사 행동의 구실을 찾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시리아 국영TV 등은 9일 미사일 여러 발이 시리아 중부 홈스주의 T4 군용 비행장을 타격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시리아 공군이 미사일 8발을 격추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은 “미국의 공격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이번 미사일 공격 배후설을 부인했다. AP통신은 “미국은 시리아에서 공습을 강행하지 않았다”는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했다. 미국이 실제 이번 미사일 공습에 가담하지 않았다면 시리아 반군이 주도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시리아 반군 활동가와 일부 구조 단체는 지난 7일 정부군이 두마 반군 거점에 독가스를 살포해 최소 40명, 많게는 10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헝가리 총선 反난민 여당 압승… ‘리틀 푸틴’ 오르반 4선

    헝가리 총선 反난민 여당 압승… ‘리틀 푸틴’ 오르반 4선

    민족주의 성향 “난민은 독” 발언 反유럽연합의 구심점 될 전망‘동유럽의 트럼프’ 또는 ‘리틀 푸틴’으로 불리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극우 정당 피데스가 총선에서 압승했다. 통산 4선, 3연임을 보장받은 오르반 총리가 막강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헝가리가 동유럽 반(反)난민, 반(反)유럽연합(EU)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8일(현지시간) 헝가리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여당 피데스와 기독민주국민당(KDNP) 연합은 총선 개표가 98.5% 진행된 가운데 득표율 48.5%를 기록했다. 전체 의석 199석 가운데 개헌이 가능한 3분의2에 해당하는 133석 또는 그보다 한 석 많은 134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르반 총리의 정치적 입지는 한층 굳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평소 “외세에 의존하지 않겠다”며 강력한 민족주의 성향을 드러내 왔다. 때문에 종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스트롱맨’ 지도자에게 비견되기도 했다. 평소 난민 문제를 놓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EU와 대립해 왔다. 공공연하게 EU의 난민 분산 수용 정책을 비판하고 난민을 ‘독’(毒)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단순히 민족주의만 강조해서 4선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헝가리는 오르반 총리가 재집권한 2010년 이후 줄곧 2∼4%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해 왔다.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도 EU 평균보다 높다. 오르반 총리는 1998년 35세에 총리직에 앉았다. 2010년 재집권에 성공했으며, 이번 승리로 2022년까지 헝가리를 이끌게 됐다. 사위가 연루된 부패 스캔들, 측근들의 언론장악, 시민단체 탄압 등의 문제점이 터졌으나 ‘오르반 돌풍’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올해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 퍼스트’라는 문구로 표심을 빼앗았다. 또 헝가리에 유입된 난민이 유럽의 기독교 문화를 훼손한다는 논리로 민족주의를 자극하기도 했다. 경제 안정도 승리의 발판이 됐다. 그의 재집권으로 EU가 동서로 분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가디언은 “오르반 총리는 관용과 다원주의에 경멸을 표하는 사람”이라면서 “헝가리 총선이 EU에 경보를 내렸다. 유럽은 근본적인 싸움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오르반 총리는 비셰그라드 그룹(헝가리,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가 프랑스와 독일이 주도하는 EU에서 더 많은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또 EU에 적대적인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기도 했다. 헝가리는 EU의 반대에도 차관을 받는 조건으로 러시아 국영기업 알스톰에 원전 확장 공사를 맡겼고,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에 대해 EU가 취한 제재에도 반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오르반 총리는 극우의 영웅”이라면서 “그는 외세와 맞서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해 EU 내에서 2등 국민으로 대접받는다고 생각해 온 헝가리 국민들의 자존심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FN)의 마린 르펜 대표는 앞서 “나는 오르반 총리와 그의 용기를 존중한다. 그는 EU의 협박과 위협에 대응할 힘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사법 절차 인정? 징역 24년 수용? 박근혜 항소 딜레마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 판결에 대해 검찰이 항소의 뜻을 밝히면서 박 전 대통령의 의지와 상관없이 항소심이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사법 절차를 부정하고 재판에 참여하지 않았던 박 전 대통령은 항소심에 참여할 수도, 참여하지 않을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 9일 검찰과 법원 등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과 검찰 측의 항소 기한은 오는 13일까지다. 검찰은 당연히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전 대통령의 국선 변호인은 12일쯤 항소장을 제출하겠다고 밝혔지만 박 전 대통령 본인의 의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일부 무죄 판결에 대해 ‘사실 오인’을 이유로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 1심 법원은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한 약 220억원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또한 검찰이 징역 30년을 구형한 만큼 ‘양형 부당’을 이유로 들 가능성도 있다. 박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항소를 하기도, 하지 않기도 어렵다. 항소를 하면 사법 절차를 인정하는 꼴이 되고, 하지 않으면 징역 24년이라는 재판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셈이 된다. 결국 검찰 뜻대로 항소심을 가게 돼도 진퇴양난이다. 검찰의 사실 오인 주장에 대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으면 혐의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된다. 항소심 재판에 다시 나갈 명분도 없다. 결국 1심 국선 변호인이 항소하고 박 전 대통령은 별다른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항소심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숨막히는 현실, 오지 않는 희망… 그래도 나아가라는 거장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숨막히는 현실, 오지 않는 희망… 그래도 나아가라는 거장

    “자, 이제 가자.” “안 돼.” “왜?” “고도를 기다려야지.” “아, 그렇군.” 바짝 마른 나무 한 그루만 서 있는 빈 무대에 허름한 점퍼를 입은 두 사람이 앉아 구두를 벗으려 애쓴다. 에스트라공(고고)과 블라디미르(디디)는 고도가 올지 안 올지를 두고 대화한다. 도대체 고도는 누구인지, 왜 고도를 기다리는지는 설명하지 않고 싱거운 대화만 몇 번이고 반복한다. 주인과 노예가 잠시 등장하고, 소년이 등장하여 고도가 그날은 오지 않고 내일도 오지 않을 거라고 알린다. 고고와 디디는 왠지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린다. 두 사람은 무의미한 대화로 시간을 때운다. 1막에서는 고고가 가자고 하고, 2막에서는 디디가 가자고 한다. 쓸데없는 장난과 엉뚱한 대화를 듣는 관객이 왜 내가 여기 앉아 있어야 하나 고민할 때 막은 내린다.●파리로 온 작가·화가·철학자 1906년 4월 13일 아일랜드 더블린 근교에서 태어난 사뮈엘 베케트(1906~1989)는 부유한 개신교 집안에서 자랐다. 대학에서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를 전공하고, 졸업 후 파리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에서 2년간 영어를 가르쳤다. 1937년 파리 몽파르나스 언덕에 정착한 베케트는 이듬해 장편소설 ‘머피’를 발표했다. 1938년 1월 6일,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 나오던 베케트는 소위 ‘묻지마 폭력’을 당한다. 모르는 청년이 느닷없이 그에게 칼을 휘둘렀던 것이다. 법정에서 범인이 “왜 그랬는지 나도 모르겠다”고 하자 충격을 받은 베케트는 이해할 수 없는 부조리한 인생을 숙고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1941년 파리에서 그는 조국도 아닌 프랑스 레지스탕스 친구들을 돕는다. 더블린의 명문대학을 졸업한 부잣집 아들이 어떻게 이런 위험을 결심했는지 모르지만, 1942년 동지들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베케트는 시골 농장으로 피신하여 ‘와트’라는 소설을 썼다. 전쟁의 비극 속에서 그는 집중해서 작품을 썼다. 우주의 인연이란 기이한 바, 베케트가 태어나기 5년 전 한 인물이 옆 나라에서 태어났다. 1901년 10월 10일 스위스에서 탄생한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 스위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후기 인상파 화가였던 아버지 덕에 자코메티는 거대한 서가에서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자코메티는 10세 때부터 소묘와 그림을 그렸으며, 14세 때 동생 디에고를 모델로 처음 흉상을 만들었다. 18세 때 자코메티는 제네바 미술 공예학교에 들어갔다. 자코메티는 눈앞에서 몇 번의 죽음을 목격했다. 아이를 위해 제왕절개를 거부했던 여동생의 죽음을 보았다. 어제까지 함께 베네치아 여행을 즐겼던 병든 할아버지 이야기도 황당하다. 아침에 깬 자코메티는 죽어 있는 할아버지를 발견했다. 그때 자코메티는 깨닫는다. 죽음이란 늘 곁에 있다.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폭격으로 잘린 팔 등 그는 죽음을 목격하고 강제로 성찰해야 했다. 그의 예술은 죽음이라는 한계에서 탄생했다. 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베케트처럼 자코메티도 파리에 있었다. 그 무렵에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도 파리에 있었다. 세 사람은 양차 대전을 모두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쟁의 비극으로 아수라장이었던 파리라는 공간을 작가 베케트, 화가 자코메티, 철학자 사르트르는 같은 시기에 체험했다. 세 거장은 죽음의 심연을 극복하는 실존주의 문학(베케트)-미술(자코메티)-철학(사르트르)의 연대를 보여줬다. 이후 1953년 1월 파리 몽파르나스 바빌론 소극장에서 초연한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대성공을 거두었다.●기다리는 사람과 걸어가는 사람의 만남 나무 한 그루만 서 있는 텅 빈 무대에서 ‘고도’를 기다리는 고고와 디디가 있다. 처음 이 연극을 보았을 때 홀쭉이와 빵빵이 같은 개그맨이 나와서 만담하는 줄 알았다. 노숙자 복장을 한 괴이쩍은 두 사람은 고도를 기다린다. 고도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고도가 온다는 확신도 없이, 두 사람은 그저 기다리지만 고도는 나타나지 않는다. 기다림 자체가 희망이다. 반세기를 기다렸건만, 고도는 오지 않고 다만 심부름꾼을 보낸다. 디디는 고도의 심부름꾼에게 “나를 만났다고 말해”라고 부탁한다. 두 사람은 견딜 수 없는 시간을 버티기 위해 구두끈을 풀었다 다시 감기를 반복한다. 두 인물이 대체 몇 번이나 구두끈을 풀고 다시 묶는지 세어보다가 포기할 정도다. 어찌보면 이 한심한 방법이 아우슈비츠의 죽음 앞에서도 희망을 꿈꾸었던 생명들이 견뎌내는 방식이었을 것이다. 아니 전쟁이 아니더라도 삶 자체가 얼마나 무의미한지. 베케트는 고도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영어 ‘신’(God)이 무의식에 있어서 절대자를 생각하고 썼을 수도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고 한다. 희망이란, 숨은 신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이 연극이 세계에 널리 알려진 배경에는 자코메티가 있다. 1961년 파리 오데옹 극장에서 ‘고도를 기다리며’를 공연하려 할 때 베케트는 자코메티에게 무대 디자인을 맡겼다. 두 거장은 밤새도록 나무 하나를 구부려도 보고, 꺾어도 보고, 부수고, 다시 세웠다. 목매달아 죽고 싶어도 매달리면 부러질 것 같은 연약한 나무를 구상했다. 나뭇잎이 한두 개 달린 앙상한 나무를 석고로 만들어 마치 뼈다귀 같은 느낌을 줬다. 자코메티와 베케트는 바로 이 지점에서 만났다. 석고로 만든 이 나무 하나로 자코메티는 열매 맺을 수 없는 죽은 나무의 비극을 미니멀리즘 무대 양식으로 표현했다.베케트가 무대 디자인을 자코메티에게 부탁한 까닭은 자코메티가 1년 전인 1960년에 발표한 ‘걸어가는 사람’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작품은 사진으로, 모작으로 하도 많이 봐 와서 별 감동이 없었다. 과연 저 삐쩍 마른 철사 같은 존재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었다. 파리 퐁피두센터 5층에서 저 삐쩍 마른 이상한 작품이 몇 점 있어 한참을 봤지만, 부끄럽게도 모자란 서생은 철사인간의 깊이를 공감할 수 없었다. 뭔 뜻인지 몰랐다. 이번에 예술의 전당 전시회에서 이 작품 하나만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든 묵상하는 방에서 나는 사십여분을 응시했다. 가까이에서 보니 운명을 쏘아보는 듯 눈알이 크고 둥글었다. 원효의 눈부처를 보듯, 저 둥근 눈에 내 눈을 겹쳐 놓으니 가슴이 떨렸다. 대지를 버티는 두툼한 발, 해골 같은 머리를 촬영하면서 저 철사 같은 인간을 내 삶에 전이시켜 보았다. 183㎝ 키의 철사인간을 자코메티는 비정상적으로 늘어뜨리고 불필요한 것은 다 덜어냈다. ‘덜어냈다’는 표현이 대단히 중요하다. 죽음을 곁에 둔 인간이 덕지덕지 무엇을 품고 걸을 필요는 없었다. 자코메티 이전의 화가들은 ‘본 것’을 만들려 했지만, 자코메티는 ‘생각’을 작품으로 표현하려 했다. 동양철학에 깊이 영향을 받은 자코메티는 쓸데없는 것을 다 덜어낸 인간의 모습을 만들었다. 그는 선배 화가 피카소를 향해 엄청난 말도 했다. “난 피카소가 예술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냥 천재더라.” 자코메티의 말은 무서운 자세를 보여준다. 예술은 명성이나 기술이 아니라, 깊이 있는 사상에서 탄생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피카소는 기술로만 그리는 천재(기술자)일 뿐, 사상을 가진 예술가는 아니라는 비판이다. 나는 피카소와 차원이 다르다는 뜻이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끝이 어딘지 알 수 없지만, 나는 걷는다. 그렇다. 나는 걸어야만 한다”라는 자코메티의 생각은 사뮈엘 베케트의 정신과 만난다. “우리는 왜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걸까요?” “그건 말이야, 인간이 더이상 갈 곳이 없기 때문이지.”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기다리는 인간을 만든 베케트처럼, 자코메티는 걸어가는 인간을 말했다. “모든 것을 잃었을 때, 그 모든 걸 포기하는 대신에 계속 걸어 나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좀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의 순간을 경험한다. 비록 이것이 하나의 환상 같은 감정일지라도 무언가 새로운 것이 또다시 시작될 것이다.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계속해서 걸어나가야 한다.”●걸어가는 고도가 만든 실존주의 철학 희망이 없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죽음이 앞에 있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기다리는 주인공은 베케트 자신이었다. 동지들이 죽어가는 전쟁 속에서 레지스탕스로 숨어 지내면서 그는 끊임없이 글을 썼다. 고독을 벗하며 쓰고 또 쓰면서 사망 전까지 그는 매년 작품을 발표했다. 자코메티, 베케트, 사르트르는 인간의 비극적인 죽음에서 절망하지 않고, 걷는 인간, 기다리는 인간, 실존주의 철학을 만들어냈다. 그들에게 파리는 창조의 공간인 동시에 죽음을 체험하게 한 공간이었다. ‘고도를 기다리며’에 나오는 두 등장인물의 모습은 요즘도 파리에 많은 집시, 난민, 노숙자의 모습이다. 젊은 시절 나치를 피해 도망쳐야 했던 베케트와 자코메티가 한때 저런 처지가 아니었을까. 꼭 전쟁이 아니더라도, 인간의 삶 자체는 무의미요, 전쟁의 아수라와 유사하지 않은가. 세 사람은 뜬구름 잡는 희망을 말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살을 유도하는 염세주의를 자극하지도 않았다. 숨막히는 현실에서 오지 않는 희망을 기다리는 세 거장의 자세는 운명을 견디는 잔혹한 낙관주의라 할 수 있겠다. 이 땅에서는 식민지의 어둠 앞에서 쫄지 말고 “눈 감고 가라”고 했던 시인 윤동주, 독재 시대에 아마득한 혁명을 꿈꾸었던 시인 김수영, 제주도에서는 4·3의 비극에 숨죽이며 지금까지 많은 눈물을 삼켰던 이들의 태도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저 철사인간이 바로 내 모습,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여 눈시울이 뜨끈해진다. 무의미한 세계에서 베케트는 금욕적인 수도승처럼 살았다. 사람을 만나지 않고 글쓰기와 연출에만 전념했던 그는 1969년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때도 시상식에 가지 않았다. 자코메티와 함께 잔혹한 낙관주의를 가르쳐 준 베케트는 1989년 12월 22일에 조용히 고도가 있는 곳을 찾아 까마득한 여행을 떠났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북 매체 “박근혜 역도X” 중형 판결 보도

    북 매체 “박근혜 역도X” 중형 판결 보도

    북한 매체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중형을 선고한 1심 판결 내용을 선고 다음날인 7일 보도했다.조선중앙통신은 KBS보도를 인용해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특대형 부정추문 행위의 장본인인 박근혜 역도에게 징역 24년형과 벌금형을 선고하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법원 당국은 역도가 대통령 직권을 악용하여 최순실과 함께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비법적으로 설립하면서 재벌들로부터 많은 자금을 뇌물로 받아먹었다고 주장하였다”며 양형 배경도 덧붙였다. 통신은 이어 “또한 박근혜가 최순실에게 청와대 문건을 보여주었으며 그와 공모하여 재벌들에게 막대한 돈을 요구하고 요시찰명단을 작성하였다고 하면서 역도년이 저지른 범죄행위에 대한 18개 공소사실 가운데서 16개를 유죄로 판결하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 매체들은 지난해 3월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13시간 만에 보도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박 전 대통령 24년 선고, 국정농단의 사필귀정이다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제 1심 재판에서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현행법상 유기징역 상한이 30년인 것을 고려하면 최대치에 가까운 형량이다. 이날 재판부는 “헌정 초유의 대통령 파면 사태에 이르게 된 주된 책임은 국민으로부터 받은 지위와 권한을 사인에게 나눠준 박 전 대통령과 국정을 농단하고 사익을 추구한 최순실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최씨에게 속았다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책임을 주변에 전가했다”고 질타했다. 국민으로부터 최고 권한을 위임받은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사유화해 헌법 가치를 중대하게 훼손한 만큼 그에 대한 책임을 엄중하게 물은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우리 헌정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고, 정의로운 나라를 바라는 국민의 꿈을 저버렸다는 점에서 징역 24년 형은 무겁다고도 할 수 없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한 공소사실은 18가지다. 최순실씨와의 공모 혐의 13개 외에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등 5개 혐의가 더 있다. 따라서 선고 전부터 최씨의 1심 형량 20년보다 더 무거운 형이 나올 것으로 예측됐었다. 재판부는 미르·K스포츠재단 기업 출연금 강요,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삼성으로부터 받은 승마 지원, 롯데와 SK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거나 요구한 부분 등 최씨와 공모한 11개 혐의와 문화계 지원배제(블랙리스트) 혐의 등 모두 16개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삼성 승계 현안과 관련한 명시적·묵시적 청탁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삼성의 출연금 강요 관련 뇌물 혐의도 무죄로 봤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지난 2월 검찰의 구형 때 재판 출석을 거부하더니 선고공판마저 보이콧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구속 기간 연장에 반발해 법정 출석을 거부한 이후 무책임한 행태를 계속해 왔다. 재임 때는 국정 사유화로, 파면 이후엔 범행 부인과 재판 방해로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하는 일부 측근들도 마찬가지다. 석고대죄하고 용서를 빌어도 모자랄 판에 연일 박 전 대통령이 보복의 희생양인 양 행동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번 재판은 단순히 박근혜 개인에 대한 단죄가 아니다. 대통령이 국정농단으로 무너뜨린 사법 정의와 헌법적 가치를 바로 세우는 작업이다. 국정농단으로 인한 국민의 상처를 치유하고, 후세의 위정자들에게 경고하는 의미도 있다. 국민은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를 통해 위정자가 무능하고 독단적이면 국가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지도자의 덕목과 자격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계기도 됐다. 비록 비싼 대가를 치렀지만, 모든 국민과 위정자들이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전거복철의 교훈으로 삼기를 기대한다.
  • 朴·崔 13개 혐의 공모… “기업 거부 때 불안 느끼게 한 건 강요”

    朴·崔 13개 혐의 공모… “기업 거부 때 불안 느끼게 한 건 강요”

    ‘헌법상 책무를 방기하고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지위와 권한을 사인(私人)에게 나눠 주고도 속았다거나 자신의 의사가 아니었다고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는 대통령’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6일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혐의를 이같이 요약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18가지 혐의 중 16개 혐의에 유죄를 선고했다. 삼성으로부터 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 관련해 16억원의 뇌물을, 미르·K스포츠재단을 통해 204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만 큰 틀에서 무죄로 봤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박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금품 제공을 강요한 혐의는 인정된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총 18가지 혐의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혹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죄가 적용된 13가지 혐의에서 박 전 대통령은 최씨와 공모 관계를 이뤘다. 형량은 최씨보다 4년 더 많이 받았다. 재판부는 최씨가 삼성전자로부터 승마지원 뇌물을 받고, 롯데·포스코·SK·KT 측에 K스포츠재단 지원이나 각종 이권을 요구한 정황을 알지 못했다는 박 전 대통령의 항변을 수용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이 최씨 지인 회사인 KD코퍼레이션이 현대차에 납품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수차례 챙기거나, KT에 최씨 측근을 채용시키는데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점 등이 공모 관계를 인정한 근거가 됐다. 삼성 승마지원 뇌물의 경우 박 전 대통령에게 돌아간 경제적 이득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최씨가 승마협회 회장사를 한화에서 삼성으로 바꿔야 한다고 한데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독대해 승마협회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하는 등 공모 관계가 인정된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민간기업인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종용한 혐의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 실행한 혐의 등엔 최씨가 개입하지 않았다. 대신 박근혜 정부 시절 수석과 각료들이 공모했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CJ에 외압을 가한 혐의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정무수석 등이 블랙리스트 관여 혐의로 법원의 유죄 판단을 받았다. ‘제왕적 대통령’의 불법적 지시를 참모들이 맹목적으로 실행한 이 범행의 정점 역시 박 전 대통령이라고 재판부는 지목했다. 이날 판결에선 법에 정해진 세금 외 정권이 추구하는 사업을 기업돈으로 충당하던, 이른바 권력의 준조세 징수 행위를 한 통수권자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에 대한 사법 판단의 윤곽이 드러났다. 미르·K스포츠재단을 통해 18개 그룹에서 774억원을 강제모금한 혐의를 재판부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청와대가 기업에 명시적 협박을 하지 않았더라도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상대방에게 일정한 행위를 하게 요구하거나, 거부했을 때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불안을 느끼게 하는 것은 강요”라고 설명했다. 다만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액 중 삼성이 낸 204억원도 뇌물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승계 현안과 관련된 명시적·묵시적 청탁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재판하며 승마지원 36억원에 대한 뇌물공여죄를 유죄로 판단한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 역시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에 대해선 뇌물공여죄를 적용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의 1심 재판부와 이 부회장의 2심 재판부의 판단이 모든 대목에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가 승마 뇌물 중 말 값(36억원)을 뇌물의 범주에서 빼서 계산한 반면, 박 전 대통령 1심 재판부는 최씨 회사가 지원받은 용역 대금(36억원)과 말 값을 모두 더한 약 72억원을 박 전 대통령이 삼성 측으로부터 받은 뇌물로 포함시켰다. 이처럼 하급심에서의 엇갈린 판단은 최종심인 대법원에서 갈피를 잡게 될 전망이다. 미르·K스포츠재단이 설립된 이후 기업별 현안을 미끼로 개별 기업에 추가 출연을 종용한 혐의엔 뇌물죄가 적용됐다. 시내 면세점 특허 연장, 신규 특허 취득 등을 바라고 롯데와 SK에 수십억원대 K스포츠재단 추가 출연을 요구한 대목을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측이 뇌물을 요구한 것으로 봤다는 뜻이다. 이 요구에 응한 롯데의 신동빈 회장은 뇌물공여죄로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반면, 요구를 거절한 SK는 처벌을 피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트럼프, ‘親푸틴’ 러시아 재벌 및 정부관료에 추가 제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6일(현지시간) 러시아 신흥 재벌(올리가르히) 7명과 정부 관료 17명을 포함해 총 38개 대상에 추가 제재를 부과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러시아 정부 관료 17명과 올리가르히 7명, 이들이 소유한 기업 12곳, 무기관련 러시아 국영 업체 1곳, 은행 1곳 등 모두 38개 대상에 제재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제재 대상에 오른 인물과 기관들은 미국의 사법권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 자산이 전면 동결된다. 미국인들이 이들과 거래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발표한 제재는 러시아의 특정 활동을 표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러시아 정부의 대립적인 활동을 종합적으로 응징하기 위한 의도”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 지지, 사이버 해킹, 서구 민주주의 저해 시도 등 그동안 문제가 된 활동을 포괄적으로 처벌하기 위한 제재라는 설명이다. 미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제재를 부과한 이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긴밀히 연계된 인물들”이라며 “푸틴을 통해 재정적 이익을 취하는 행위는 미국의 응징 대상임을 보여주려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월 출범한 후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등을 이유로 러시아 정부와 연관된 인물, 기업 등 189개 이상의 대상에 제재 조치를 내렸다. 올해 3월에는 미 대선 개입 혐의로 러시아인 19명과 기관 5곳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러시아의 영국 이중 스파이 피살 시도와 관련해 러시아 외교관 60명을 추방하고 자국 주재 러시아 영사관 2곳을 폐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박근혜, 1심서 16가지 유죄 인정…징역 24년·벌금 180억

    박근혜, 1심서 16가지 유죄 인정…징역 24년·벌금 180억

    ‘비선실세’와 함께 국정을 농단했다는 사유로 헌정 사상 처음 파면된 박근혜(66) 전 대통령에게 1심에서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이 선고됐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6일 박 전 대통령의 공소사실 18가지 가운데 16가지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4년 및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검찰 구형은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원이었다. 이날 선고 결과는 지난해 4월 17일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진 이래 354일 만에 나온 사법부의 단죄로 박 전 대통령이 받은 징역 24년은 최순실씨가 받은 징역 20년, 벌금 180억원보다 무거운 형이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마지막 날까지도 법정에 불출석하며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앞서 공범들의 재판 결과와 마찬가지로 핵심 공소사실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국정농단 사건의 발단이 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과 관련해 재판부는 최씨와의 공모를 인정하며 “피고인이 대통령의 직권을 위법·부당하게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최씨와 공모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으로부터 최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비 등 433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거나 약속한 혐의 중에는 72억 9000여만원을 뇌물액으로 인정했다. 삼성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낸 후원금 16억2800만원과 미르·K재단에 낸 출연금 204억원은 제3자 뇌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삼성과의 사이에 명시적·묵시적 청탁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법률상 제3자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부정한 청탁’이 인정돼야 한다. K재단의 하남 체육시설 건립 비용 명목으로 롯데그룹이 70억원을 낸 부분은 강요와 제3자 뇌물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박 전 대통령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이에서는 롯데 면세점 사업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이 오갔다고 본 것이다. SK그룹의 경영 현안을 도와주는 대가로 K재단의 해외전지훈련비 등으로 89억원을 내라고 요구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그 밖에 KT나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을 압박해 최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회사나 최씨 지인 회사에 일감을 준 혐의 등도 유죄로 판단했다. 문화·예술계 특정 인사들을 정부 지원사업에서 배제하는 이른바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도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각종 지원 심사 과정에서 블랙리스트를 적용하게 하고, 블랙리스트 적용에 미온적인 문화체육관광부 1급 공무원들의 사직을 요구한 혐의, 노태강 당시 문체부 국장(현 문체부 차관)의 좌천·사직에 개입한 혐의 등이다.재판부는 특히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이념 성향이나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지원 배제하는 건 헌법상 평등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지원 배제 사실을 보고받고도 중단하라고 하지 않았다. 비록 피고인이 구체적인 행위마다 인식하진 않았다 해도 국정 최고 책임자인 만큼 공범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호성 전 비서관을 시켜 청와대 기밀 문건을 최씨에게 유출한 혐의,조원동 전 경제수석을 시켜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한 혐의도 모두 박 전 대통령의 책임이 무겁다고 인정했다. 공소사실별 유무죄 판단을 마친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 권한을 남용했고 그 결과 국정질서에 큰 혼란을 가져왔으며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에 이르게 됐다. 그 주된 책임은 헌법이 부여한 책임을 방기한 피고인에게 있다”면서 “그런데도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최씨에게 속았다거나 비서실장 등이 행한 일이라며 책임을 주변에 전가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다시는 대통령이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권한을 함부로 남용해 국정을 혼란에 빠뜨리는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구체적인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 나이, 징역24년 확정시 만 89세까지 수형자로 복역

    박근혜 나이, 징역24년 확정시 만 89세까지 수형자로 복역

    법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국정질서의 큰 혼란을 가져온 주된 책임자’로 보고 공범인 ‘비선 실세’ 최순실(62)씨에게 내려진 형량보다 4년 많은 징역 24년을 선고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6일 박 전 대통령의 선고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 및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 2월 형사22부는 최씨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박 전 대통령은 1년 조금 넘게 구속 생활을 했다. 그의 1심 형량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박 전 대통령은 현재 나이 만 66세에서 23년 후인 만 89세까지 수형 생활을 해야 한다. 벌금 180억원을 납부하지 못하면 노역장 3년에 처하게 된다. 이 재판과는 별도로 박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및 공천 개입 혐의 사건으로 1심 재판을 받고 있어 이보다 형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재판부는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결정에 의한 파면 사태에 이르게 된 주된 책임은 헌법상 책임을 방기하고 국민으로부터 받은 지위와 권한을 사인에게 나눠준 박 전 대통령과 국정을 농단하고 사익을 추구한 최순실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도 이 사건 범행을 모두 부인하며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최씨에게 속았다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책임을 주변에 전가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기업들에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의 출연금을 요구한 혐의 등에 대해서는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지위와 권한을 남용해 기업 경영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질타했다.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에는 “다수의 종사자가 유·무형의 불이익을 당했고, 담당 기관 직원들이 청와대 등의 위법부당한 지시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직업적 양심에 반하는 일을 고통스럽게 수행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대통령이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함부로 남용해 국정을 혼란에 빠뜨리는 불행한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같이 판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속보]박근혜 1심서 징역 24년…벌금 180억원

    [속보]박근혜 1심서 징역 24년…벌금 180억원

    박근혜 1심서 징역 24년…벌금 180억원 “안종범 수첩, 대화가 있었다는 간접 사실에 대한 증거로는 인정” “朴, 대통령 직권남용죄 충분히 유죄 인정” “朴, 명시적 협박 없어도 기업에 강요” “재단 출연 과정, 朴 강요죄 인정” “朴, 안종범 통해 현대차에 납품계약 체결 요구” “朴, 현대차와 무관한 업체에 계약 강요” “KD코퍼레이션 계약 강요…朴, 협박죄 인정” “朴, 최순실 부탁받고 안종범에 현대차에 지시” “KD코퍼레이션 직권남용·강요 유죄 인정” “현대차, 광고 발주 불이익 우려한 행위” “최순실 회사에 현대차 광고 발주…강요·협박” “현대차 광고발주 직권남용 무죄…강요죄만 인정” “롯데 신동빈 단독면담…K재단에 70억 지원 요구” “더블루K, 최순실 영리 목적 설립한 회사” “朴, 최순실 부탁받고 신동빈에 지원 요청” “롯데 70억 지원 요구…직권남용·강요죄 인정” “朴, 포스코 회장 면담서 더블루K 지원요구” “포스코 지원 요구, 직권남용·강요죄 인정” “朴, KT에 최순실 설립 회사 지원 요구 인정”※ 유튜브의 특성상 라이브 보기는 구글 크롬 브라우저에 최적화돼 있습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브라우저로 시청하고 계신 시청자들께 참고 부탁드립니다“朴, 최순실 추천 인사 KT에 채용 강요…유죄” “문체부 산하 GKL에 요구…강요죄 충분히 인정” “영재센터, 최순실이 김종·장시호에 설립 지시” “삼성, 朴 요구받고 영재센터에 16억 지원” “삼성 영재센터 지원…직권남용·강요 유죄” “朴, CJ 이미경 경영퇴진 압력…강요미수 인정” “朴, 최순실 의견 듣기 위해 靑문건 47건 유출…공무상비밀누설 인정” “신동빈, 朴면담 직후 K재단 지원 결정” ”朴, 롯데 지원 ‘제3자뇌물수수’ 유죄 인정” “삼성, 정유라에 213억 지원약속 무죄” “朴, 이재용 면담서 승마협회 적극지원 질책” “朴, 삼성 36억 지원 뇌물죄 유죄 인정” “정유라 탄 말 ‘살시도’…최순실, 삼성에 소유권 요구” “최순실, 삼성이 구입한 말 3필 소유권 주장” “정유라 말 3필…朴-최순실 뇌물수수 인정” “삼성 승계작업, 부정청탁 있다고 보기 부족” “朴-이재용, 재단·영재센터 지원 뇌물죄 무죄” “朴 ‘참 나쁜 사람’ 노태강에 사직요구…직권남용·강요 유죄” “朴, 블랙리스트 소극 집행 문체부 1급공무원 사직 강요, 직권남용 유죄” “朴 ‘블랙리스트’ 공범…직권남용·강요죄 해당” “朴, 기업 경영자유 심각하게 침해” “뇌물죄 법정형 대단히 무거워…朴 최대 무기징역” (박 전 대통령 등을 비롯한 피고인들에 대한 각 혐의별 유·무죄 판단과 양형이 내려질 때까지 문자 중계 형식으로 재판 상황을 전달해 드립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66)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6일 오후 2시10분 417호 대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을 대상으로 선고 공판을 열었다. 박 전 대통령은 ‘비선실세’ 최순실씨(62)가 실소유한 미르·K스포츠재단의 출연금 774억원을 대기업에 강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강요) 등 18개 혐의로 기소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리아 7년 내전 결말은…러시아·이란·터키 ‘나눠먹기’

    시리아 7년 내전 결말은…러시아·이란·터키 ‘나눠먹기’

    현 상태서 영토적 통합성 유지 러 중심의 反서방 3각 협력 체제 러시아, 공군 등 군사거점 유지 남유럽·중동 뻗어나갈 길 마련 이란·터키는 ‘이권·세력’ 확장러시아와 이란, 터키가 마침내 시리아를 통해 바라던 꿈을 이루게 됐다. 세 나라 정상은 4일(현지시간) 현재 상태에서 시리아의 휴전과 영토적 통합성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세 나라가 사실상 시리아를 장악하게 된 것은 물론 7년에 걸친 시리아 내전이 결국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반(反)서방 3각 협력 체제 구축으로 이어진 셈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성명을 통해 “시리아에서 휴전을 유지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254호에 따른 절차를 진전시키는 데 협력한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안보리가 2015년 12월 채택한 결의안 2254호는 ‘시리아 내전의 모든 당사자가 민간 시설을 겨냥한 무차별적 무기 사용을 중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3국이 시리아의 주권·독립·영토적 통합성 강화를 지원하기로 했다”면서 “시리아의 인종·종교 간 갈등을 격화시키려는 (서방의) 시도 와중에 이러한 원칙적 입장은 아주 큰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시리아 내전은 현재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등에 업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정부군이 잇따라 군사적 거점을 장악하는 등 사실상 승리한 상황이다. 시리아의 영토적 통합성을 옹호하는 이날 공동성명은 사실상 알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통치를 공고히 하겠다는 뜻이다. 알아사드 정권의 가장 큰 후원자인 러시아는 지중해에 다가갈 수 있는 공군·해군 기지 등 군사거점을 유지하고 남유럽·중동으로 뻗어 나갈 길목을 마련하게 됐다. 이란은 이슬람 시아파의 맹주로서, 같은 시아파인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을 지켜내 수니파 맹주 사우디와의 경쟁에서 힘의 판도를 바꾸고 시리아와 인접한 레바논 헤즈볼라와의 연결선을 확보하게 됐다. 터키는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 영향력을 확보하는 한편 눈엣가시였던 쿠르드 민병대(YPG)를 제압할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YPG는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을 도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 싸웠지만, 터키는 시리아 쿠르드 세력 확대를 최대 안보위협으로 인식한다. 터키 내 쿠르드 분리주의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 격퇴전에 주력했던 미군마저 철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3국이 사실상 시리아를 분할해 이권을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수를 준비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쿠르드 점령 지역에 배치된 미군이 철수하면 터키군이 이 지역으로 병력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의 전후 복구 사업에 3국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전했다. 시리아 내전을 매개로 러시아와 이란, 터키의 밀착도 강화됐다. 알아사드 정권의 공동 후원자로 부쩍 가까워진 러시아와 이란은 지난달 14일 이란 서쪽의 유전 지대 2곳을 개발하는 7억 4200만 달러(약 78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고, 이날은 양국 국방부 간 군사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시리아의 쿠르드 민병대를 지원하는 미국과 사이가 틀어진 터키 에르도안 정부는 2016년 7월 군부 쿠데타가 실패한 이후 이슬람주의 독재 체제를 구축하며 러시아와의 안보·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터키는 러시아로부터 S400 방공 미사일과 원자력발전소를 도입했다.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근 쿠르드족을 제압하며 시리아 북부 아프린을 점령한 터키군은 제공권을 쥔 러시아의 협조로 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러시아로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일원인 터키를 다른 나토 회원국으로부터 떼어 놓으면서 미국과 유럽이 자국과 시리아, 이란과 인접한 터키를 활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한 효과를 얻게 된 셈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3국이 시리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했지만 이들은 여전히 경쟁자라 이 협력 체제가 오래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라디오프리유럽은 “터키는 여전히 알아사드 정권에 비판적이며 이란은 터키가 이라크로 진출하는 것을 막으려고 한다”면서 “이들을 매개하는 러시아 경제가 여전히 취약하며 냉전 당시와 같이 구심점이 될 이데올로기가 부재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북·중·러 vs 미·일 구도…한국 ‘운전자 역할’ 더 커졌다

    북·중·러 vs 미·일 구도…한국 ‘운전자 역할’ 더 커졌다

    10일 북·러 외무장관회담 개최 북·중·러 급속한 ‘新밀월’ 형성 17~20일 미·일 정상회담 열려 한국, 북·미 포괄적 타결 중재 비핵화 주변국 지지 끌어내야지난달 북·중 정상회담에 이어 오는 10일 북·러 외무장관회담 개최가 알려지면서 북한과 중·러 사이에 ‘신밀월’이 형성되고 있다. 이달 중순에는 미·일 정상회담이 열린다. 미·중 간 통상전쟁, 미·러 간 신형무기 경쟁이 심화하면서 ‘북·중·러 vs 미·일’의 전통적 진영 구도가 부상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이 운전석에 앉은 한 과거와는 다른 ‘새판’이 전개될 것으로 봤다. 중·일·러의 편가르기에 따른 진영 논리보다 한국의 적극적 중재로 북·미 정상이 ‘포괄적 타결’에 이를지 여부가 판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4월) 9~11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러시아 공식 방문이 예정돼 있다”며 “10일에는 양국 외무장관회담이 열린다”고 밝혔다. 그는 “(회담에서) 양자 관계 현황 및 전망이 논의되고, 한반도 사태 해결에 중점을 둔 핵심적 국제 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면담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 외무상은 5~6일 아제르바이잔의 바쿠에서 열리는 비동맹운동(NAM) 각료회의 등에 참석한 뒤 모스크바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달 26일 북·중 정상회담에 이어 북한이 대러 관계 개선에 나서는 행보로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연이어 중국과의 친선을 강조하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임 축전에 대해 시 주석이 지난달 23일 보낸 답전을 뒤늦게 공개했다. 시 주석은 답전에서 “전통적인 중·조(북·중) 친선은 쌍방의 공동의 귀중한 재부”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재팬 패싱(소외현상)’을 우려하던 일본은 미국에 노골적인 구애를 보냈고, 오는 17~20일 미 플로리다에서 미·일 정상회담이 열린다. 다만 북·중·러 관계의 경우, 미국의 압박을 받는 북한이 북·미 합의 실패 및 미국의 군사적 옵션 가능성에 대해 보험격으로 진행하고 있다면 미·일 관계는 대북 압박·제재에서 북·일 대화로 방향을 바꾸려는 일본의 요구가 더 강한 것이 차이점이다. 북·중·러와 미·일의 대결 구도가 두드러질수록 운전석에 앉아 중재를 하는 한국의 입장은 힘들어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전통적 진영 논리가 힘을 많이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미국은 중국의 대북 관계 개선에 대해 ‘비핵화 해결의 도우미 역할’로 한정했고, 일본의 미·일 공조 움직임도 자국의 이익을 위한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진영 구도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비핵화 문제를 둘러싼) 근본적 환경이 과거와 달라지면서 주변국들이 비핵화 문제의 가시적 진전을 위해 협력하는 구조”라며 “한국이 한·미 공조 속에서 북한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고, 이를 위해 주변국(의 지지)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 당사자인 한국의 중재로 5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때문에 주변국의 움직임이 큰 영향을 주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현재 한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빅딜’(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 교환) 기 싸움에서 파투가 나지 않게 맞춰주고 있다”며 “다만 두 정상 모두 드라마를 연출하고 싶어 하는 스타일이어서 세세하게 설명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이 부분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국정농단 단죄 법정… 朴 없어도 카메라 4대가 ‘역사’ 전한다

    국정농단 단죄 법정… 朴 없어도 카메라 4대가 ‘역사’ 전한다

    초유의 대통령과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 사태의 정점이자 종합판으로 볼 수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은 6일 실시간으로 생중계된다. 확정 판결이 아닌 1심 법원의 선고를 그대로 중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선고 공판이 예정된 오후 2시 10분.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법관 3명이 법원종합청사 417호 형사대법정으로 들어오면서 재판은 시작된다. 재판장인 김세윤(51·사법연수원 25기) 부장판사가 가운데에 앉아 “지금부터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 판결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고 말한 뒤 판결 요지를 읽는다. 김 부장판사의 옆에는 이 사건의 주심을 맡았던 우배석 심동영(39·34기) 판사가, 좌배석 조국인(38·38기) 판사가 각각 자리한다. 재판부의 생중계 결정에 따라 법정 안에는 고정 카메라 4대가 설치되고 이를 통해 재판부와 검찰, 피고인·변호인석의 모습을 촬영하게 된다. 법정에 소송 관계자들과 취재진, 방청권을 얻은 일반인 방청객들을 제외하고는 출입을 최대한 막아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취지로 카메라가 무인으로 고정된 채 지정한 화면만 담는다. 박 전 대통령이 선고 공판 역시 불출석할 가능성이 높아 피고인석은 텅 빈 모습만 비춰지고, 대신 재판부가 선임한 국선변호인 5명이 피고인석 옆의 변호인석에 앉아 판결을 듣는다. 재판장은 먼저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길 때 적용한 18가지 범죄사실의 요지를 간략히 설명하면서 이에 대한 박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을 덧붙인다. 지난 2월 13일 같은 재판부에서 다룬 최순실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는 공소요지를 언급한 뒤 재판에서 중요한 쟁점이 됐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업무수첩의 증거능력에 대한 판단을 재판부가 먼저 밝혔다. 9개월 남짓 이어진 재판에서 검찰과 특검, 변호인단 사이 치열한 공방이 오갔던 쟁점에 대해 재판부가 판단을 내린 뒤에는 각 혐의에 대한 유무죄 판단을 하나씩 읽어내려 간다.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위한 대기업 모금 강요를 시작으로 최씨 측의 이권을 위해 기업들을 압박한 혐의, 롯데와 SK·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거나 요구한 혐의 등 모두 18개 혐의에 대한 판단이 이뤄진다. 이후 각 혐의에 대한 판단을 바탕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량을 결정하게 된 배경(양형이유)을 설명한다. 재판부가 규정한 사건의 실체 등 그동안 판결의 핵심 메시지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다. 재판부는 최씨의 양형이유를 설명하며 “국정농단 사건의 주된 책임은 헌법상 부여된 책무를 방기하고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지위와 권한을 사인(私人)에게 나눠 준 대통령과 이를 이용해 국정을 농단하고 사익을 추구한 피고인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가장 마지막으로 재판장이 주문을 낭독하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량이 결정된다. “피고인 박근혜를 징역 OO년에 처한다” 또는 “피고인 박근혜에게 OO를 선고한다”는 주문을 낭독하기까지는 2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씨의 선고 공판 때는 2시간 10분이 소요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국정농단’ 박근혜 오늘 1심 선고

    ‘국정농단’ 박근혜 오늘 1심 선고

    朴 중형 가능성…불출석할 듯박근혜(66)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 판결이 6일 나온다.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파면이라는 오점을 남긴 국정농단 사건의 ‘1라운드’가 마무리되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6일 오후 2시 10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연다. 지난해 4월 17일 기소돼 5월 23일 첫 재판이 열린 뒤 100회 공판을 거쳐 나오는 판결이다. 국정농단 수사로 재판에 넘겨진 51명 중 박 전 대통령과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제외하고 모두 1심 이상 판단을 받았다. 재판부는 1심 선고를 생중계하기로 결정했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재판을 전면 보이콧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불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공모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압박하는 등 대기업에 강제 모금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및 방해) 등 총 18개 공소사실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중 15개 혐의가 다른 국정농단 사범들의 재판에서 유죄로 판결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씨줄날줄] 트럼프의 ‘언론 길들이기’/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트럼프의 ‘언론 길들이기’/김균미 수석논설위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불신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자신에게 비판적인 주류 언론들에 대한 감정은 불신 차원을 넘어 적대적이라고 할 정도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CNN 등의 뉴스를 ‘가짜뉴스’로 몰아세우며, 아예 트위터로 직접 뉴스를 생산, 유통시키고 있다. 대선 후보 시절 당선되면 뉴욕타임스 등이 문 닫게 될 것이라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최고의 가짜뉴스’를 선정, 발표까지 했다.그러던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연일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지난달 29일 트위터에 아마존의 터무니없이 낮은 배송료 때문에 연방우정국 손실이 늘어났다고 포문을 연 뒤 3일까지 모두 4차례 아마존을 비판하는 트윗을 날렸다. 아마존 때문에 국민 세금 부담이 늘었고 유통 소매업체들이 문을 닫고 있다고 몰아쳤다. 지난달 31일에는 “워싱턴포스트(WP)는 (아마존의) 로비스트이며, 로비스트 등록을 해야 한다”며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가 소유한 워싱턴포스트에 화살을 돌렸다. 트럼프는 종종 워싱턴포스트를 ‘아마존 워싱턴포스트’, ‘페이크 워싱턴포스트’라고 지칭하며 반감을 드러냈다. 미 언론과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아마존 때리기가 베이조스에 대한 견제뿐 아니라 비판적인 워싱턴포스트를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지난주 아마존 관련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 직전 트럼프와의 관계를 폭로한 전직 포르노 배우 기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뇌물을 줬다는 기사, 최측근들에 대한 사면을 검토 중이라는 뉴스를 연이어 보도하면서 트럼프의 분노 지수를 높였다는 것이다. 트위터 공세와 함께 아마존에 대한 반독점법 적용, 과세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보도는 주가 폭락과 베이조스를 긴장시키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3일 WP에 이어 CNN까지 겨냥했다. 앞서 트럼프의 CNN 공격은 WP처럼 모회사인 타임터너를 노렸다. 미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통신회사인 AT&T가 타임터너를 인수하려고 하자 반독점법을 들이대며 반대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언론을 소유한 기업들과 오너들을 공격하고 옥죄는 방식으로 비판적인 언론들을 길들이려 한다고 우려한다. 트럼프식 우회 공격이 효과를 거둘지는 불확실하다. 오히려 트럼프에게 정치적 역풍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임기 내내 계속될 트럼프의 언론과의 전쟁이 어떻게 끝날지 주목된다. kmkim@seoul.co.kr
  • 러시아월드컵서 한국 경찰 치안 활동

    러시아월드컵서 한국 경찰 치안 활동

    한국 경찰관들이 오는 6월 개막하는 ‘2018 러시아월드컵’ 대회 기간 현지에 파견돼 치안 활동을 벌인다.4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철성 경찰청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러시아 내무장관과 치안 총수회담을 하고, 현지 교민 17만명을 비롯해 여행객 보호와 월드컵 대비를 위한 ‘국제경찰협력센터(IPCC) 의정서’를 체결했다. 러시아 내무부는 월드컵 기간 32개 참가국 선수와 여행객 보호 등을 위해 참가국 경찰기관과 자국 경찰 인력을 파견하는 IPCC 의정서를 체결하고 있다. 센터는 모스크바주 도모데도보에 설치된다. 한국 경찰관은 경감급을 단장으로 총 4명이 파견된다. 이들은 우리나라 대표팀의 경기가 열리는 개최도시(카잔 등)로 이동해 안전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양측은 회담에서 자국 내 체류하는 상대국 교민과 여행객 보호 및 범죄 예방, 테러 위험인물과 행사 방해 우려인물 정보 공유, 중요 범죄자 도피사범 송환 활성화 등을 논의했다. 이 청장은 6일까지 독일과 이탈리아 경찰 총수를 차례로 만나 테러, 국제범죄 공동대응 등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英연구소 “독극물 제조 출처 몰라”… 러 스파이 사건 새 국면

    메이 “전체 첩보 그림 일부일 뿐” 푸틴 “독극물 20개국서 만들어” 러시아 이중간첩 독살 기도 사건이 새 국면을 맞았다. 영국을 비롯한 서방에서 주장한 ‘사건의 배후=러시아’라는 등식에서 결정적인 연결고리 하나가 빠진 탓이다. 이번 사건에 쓰인 독극물을 분석한 게리 에이킨헤드 영국국방과학기술연구소(DSTL) 소장은 3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독극물이 노비촉이며, 군사용 신경작용제라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노비촉을 생산하려면 극도로 정교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는 국가기관만이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노비촉이 정확히 어디서 만들어졌는지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사건 배후가 러시아라는 확실한 증거는 내놓지 못한 것이다. 다만 그는 “우리 임무는 이 신경작용제에 대한 과학적 증거를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영국 정부는 우리가 제공한 정보 외에도 여러 정보를 종합해 (러시아가 배후라는) 결론을 냈다”고 부연했다. DSTL이 보유한 노비촉이 유출돼 범행에 사용된 게 아니냐는 러시아 측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우리는 4단계 장벽으로 독극물을 관리하고 있다. 유출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DSTL은 또 공식 트위터를 통해 “신경작용제의 정체는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라는 근거 중 하나일 뿐이다. 약품의 출처를 확인하는 것은 우리의 임무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영국과 러시아는 이날 DSTL의 발표를 각각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DSTL의 발표는) 전체 첩보 그림의 일부일 뿐”이라면서 러시아를 사건의 배후로 보는 시각에는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영국 외무부도 “러시아가 지난 10년간 신경안정제로 암살을 저지른 정황이 있다”며 “노비촉을 생산하고 비축하는 건 암살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노비촉을 만들 수 있는 나라가 전 세계에 20개국이나 있다”면서 “영국 정부의 주장은 반(反)러시아 캠페인”이라고 반격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영국은 근거도 없이 ‘미친 비난’을 한 데 대해 러시아에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도 “러시아 배후설은 객관적 사실이나 수사 결과에 근거하지 않은 정치적 선언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논평했다. 앞서 러시아 출신의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66)은 지난달 4일 영국 솔즈베리에서 그의 딸과 함께 독극물 공격을 받아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스크리팔은 아직 위독하며, 딸은 최근 의식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崔 “태블릿 PC 조작”… 손석희 증인 신청

    박상진 前삼성전자 사장도 요청檢 “차라리 이재용 불러야” 공방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를 이틀 앞둔 4일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항소심 재판이 시작됐다. 최씨 측은 여전히 “기획된 국정농단”이라며 손석희 JTBC 사장 등 증인 14명을 신청해 검찰·특검과 신경전을 벌인 반면 안 전 수석 측은 “국정농단 사건의 큰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것 같다”며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관련 강요 혐의를 다투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김문석) 심리로 이날 오전 열린 1회 공판준비기일에서 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최씨에게 덧씌워진 국정농단자라는 낙인과 대통령을 조종했다는 누명을 벗고 싶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이날 삼성 뇌물 사건과 관련,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이규혁 전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전무이사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어 “태블릿 PC 입수 과정의 불법성을 다툴 것”이라며 최씨 태블릿을 최초 보도한 JTBC의 손 사장과 기자 2명, 태블릿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등을 증인으로 요청했고, 최씨가 강압수사를 받았다면서 특검팀에 파견됐던 신자용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도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과 특검은 “공소사실과 무관할 뿐 아니라 부당한 의혹을 제기하기 위한 신청”이라면서 “재판부가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최씨 측이 신청한 증인 중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서만 동의하며 신 회장을 역시 검찰 측 증인으로도 신청했다. 안 전 수석 측은 1심에서 무죄를 주장했던 두 재단 모금 관련 강요 혐의를 그대로 인정한 대신 ‘비선 진료’ 김영재 원장의 부인 박채윤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등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다퉈 무죄를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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