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미래 4년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교수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2차 조정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생방송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서울 SK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846
  • 형님들의 귀환 … 액션 살아 있네

    형님들의 귀환 … 액션 살아 있네

    1980년대를 주름잡았던 왕년의 액션 스타들이 돌아온다. ‘람보: 라스트 워’ 실베스터 스탤론(73)과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아널드 슈워제네거(72)가 자신들의 대표 시리즈 영화 신작으로 극장가를 찾는다. ‘형님’들의 액션은 옛 추억을 소환하기에 부족함 없다.●‘전매특허’ 게릴라 전술… ‘람보’ ‘람보’ 시리즈의 5편이자 최종편이다. 36년 동안 수많은 전쟁터에서 치열하게 싸운 ‘존 람보’는 고향인 미국 애리조나에 정착해 말을 키우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낸다. 친딸처럼 키운 옆집 소녀 가브리엘라(이벳 몬레알 분)가 멕시코로 아빠를 찾으러 갔다가 갱단에 납치되자 복수에 나선다. 1982년 시작한 ‘람보’ 시리즈는 데이비드 모렐의 소설 ‘퍼스트 블러드’를 원작으로 한다. 전쟁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경찰에 쫓기는 베트남전 참전 용사가 전쟁에서 익힌 게릴라 전술로 전투를 벌이는 이야기로 인기를 끌었다. 전작 ‘록키’ 시리즈로 세계적인 배우가 된 스탤론은 람보 시리즈로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3년 뒤 나온 ‘람보 2’는 포로수용소, 1988년 개봉한 3편은 아프가니스탄, 2008년 4편은 미얀마가 배경이다. 5편은 멕시코에서 갱단과 싸움을 벌인다. 여기서 백미는 역시 게릴라 전술. 지형을 활용하고, 자신이 직접 만든 무기를 사용해 전투를 벌인다. 앞서 전쟁 후유증으로 날뛰던 젊었을 적과 달리 소중한 존재를 지키려는 ‘성숙한’ 람보의 모습으로 보인다. 다만 적과의 싸움에서 잔혹한 장면이 다소 많아 통쾌하지만 불편함도 있다. 그래도 람보의 팬이라면 끝까지 앉아 있어야 한다. 과거 람보의 명장면이 화면을 장식하니까. 23일 개봉. 101분. 청소년 관람불가. ●28년 만에 ‘T-800’ 반가워… ‘터미네이터’ 이번 ‘터미네이터’는 심판의 날 이후 22년이 지난 시점을 배경으로 한다.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 분)가 인류 멸망을 막았고, 미래 역시 달라졌다. 새로운 인류의 희망은 대니(나탈리아 레이즈 분)로 설정됐고, 그를 지키기 위해 미래에서 온 자는 강화인간 군인인 그레이스(매켄지 데이비스 분)다. 최첨단 기술력으로 무장한 터미네이터 ‘Rev-9’(게이브리얼 루나 분)에게서 대니를 보호하는 싸움이 시작되고, 여기에 사라 코너와 T-800(슈워제네거 분)이 가세한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1984년 만든 영화 ‘터미네이터’ 이후 이 시리즈로 5편까지 제작됐다. 첫 편은 미래에서 온 적, 기계인간 T-800 연출 등이 가히 충격적이었다. 특히 2편에서는 액체 형태의 기계 인간을 특수 효과로 구현해 전 세계적으로도 흥행을 거뒀다. 그러나 판권이 팔리고 제작사와 감독이 바뀌면서 3~5편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심지어 ‘독이 든 성배’라는 오명도 붙었다. 이번에는 캐머런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하는 데다가 1·2편의 해밀턴(63)까지 참여해 관심을 끈다. 특히 대니를 추격하는 ‘Rev-9’은 내골격은 1편, 외골격은 2편의 터미네이터를 조합하는 등 연계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데드풀’을 연출한 팀 밀러 감독이 연출한 액션이 볼만하다. 그레이스와 rev-9이 벌이는 격투장면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슈워제너거와 해밀턴의 배역을 살리고자 무리한 설정을 한 점이 다소 거슬리지만 1·2편을 사랑한 관객이라면 그 조합만으로도 재미있을 듯. 128분. 15세 관람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성현아 사건 언급, 남편 사망 재조명 “무슨 죄를 지었기에”

    성현아 사건 언급, 남편 사망 재조명 “무슨 죄를 지었기에”

    배우 성현아가 과거 성매매 사건과 관련한 심경을 고백하며 눈물을 쏟았다. 이에 그의 사망한 남편에게도 관심이 모아졌다. 성현아는 21일 SBS 플러스 ‘밥은 먹고 다니냐?’에 출연해 성매매 사건 무죄 판결, 생활고 등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성현아는 “1975년 토끼띠다. 마흔 다섯(한국 나이)”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성현아는 아들은 올해로 초등학교 1학년이라며 “아들인데 애교가 너무 많다”고 ‘아들 바보’ 엄마의 모습을 보였다. 성현아는 “마지막으로 울어본 게 7년 전이다. 아들이 태어난 뒤로 운 적이 없는 것 같다”면서 과거 성매매 사건에 대해 “전화로 무죄 판결을 알게 됐다. 저에게 3년의 시간은 잃은 게 많다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저는 평범한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성현아는 지난 2014년 성매매 알선 혐의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1,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2016년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고, 벌금이 선고된 원심이 파기되며 혐의를 벗었다. 성현아는 해당 사건으로 “정말 많은 걸 다 잃었지만 큰 걸 얻었다. 아기와 세상의 이치,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평온한 마음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한 성현아의 공백기에 대해 김수미는 “생활은 어떻게 했냐”고 물었다. 성현아는 “내가 마지막에 아이와 둘이 남았을 때 전 재산이 딱 700만원 있었다. 과거엔 일을 많이 해서 수입차 타고 다니고 내 집도 있던 애가 아무 생각이 없어지더라. 길바닥에 앉아서 울었다”면서 “선풍기 하나로 아들과 폭염을 견뎠는데 아들과 함께 하니 그것도 추억이 되더라”고 고백했다. 당시 아이와의 추억을 떠올리던 성현아는 결국 김수미의 손을 꼭 잡은채 엎드려 오열했다. 김수미는 “생각보다 잘 견뎌줘서 고맙다. 난 엉망진창이 돼서 올 줄 알았다. 신은 이 사람이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렇게 아프게 하나”라며 성현아를 꼭 안고 위로했다. 한편 성현아는 2007년 한 살 연하의 사업가와 결혼했지만 3년 만에 이혼했다. 이후 2010년에 여섯 살 연상의 사업가와 재혼해 아들을 출산했다. 그러나 성현아는 남편의 사업 실패로 별거 생활에 들어갔고 2017년 성현아의 남편 최 모 씨는 화성시 오산동의 한 오피스텔 공사 현장 근처에 서 있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성현아의 남편은 서울 남부지검 특경법(횡령, 168억) 등 수배 2건과 지명통보 6건 등으로 수배 중이었다. 경찰은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최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알렸다. 당시 성현아 측은 “성현아는 남편과 오래전부터 별거 중이었다. 이혼 소송을 준비 중이었지만 안타깝다”라고 전한 바 있다. 성현아는 1994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통해 연예계에 데뷔했다. 드라마 ‘허준’, ‘이산’, ‘욕망의 불꽃’ 등과 영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주홍글씨’, ‘애인’ 등에 출연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3500명 희생 ‘피의 분쟁’ 못 잊어… 브렉시트 복병 된 북아일랜드

    3500명 희생 ‘피의 분쟁’ 못 잊어… 브렉시트 복병 된 북아일랜드

    영국 국민의 52%가 유럽연합(EU) 탈퇴에 찬성표를 던지며 브렉시트가 추진된 지 40개월이 지났다. 당초 지난 3월 성사됐어야 할 브렉시트는 합의 없는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고자 오는 31일로 연기됐다. 그러나 지난 19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합의안이 의회에 상정되지도 못한 채 보류되며 브렉시트는 내년 1월 31일로 또다시 연기될 상황에 처했다. 거듭된 연기의 배경에는 아일랜드와 국경을 접한 북아일랜드가 있다. 영국 연방의 하나인 북아일랜드는 과거 영국 잔류파와 독립파로 나뉘어 오랜 갈등을 빚은 역사가 있다. 브렉시트 합의안에서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의 통행·통관 절차가 가장 핵심이 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북아일랜드는 왜 브렉시트의 ‘복병’이 됐나 영국이 브렉시트 논의를 시작할 때부터 북아일랜드는 논쟁의 중심에 있었다. 바다에 둘러싸인 영국 본토(잉글랜드·웨일스·스코틀랜드)와 달리 북아일랜드는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직접 국경을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EU 탈퇴는 EU 관세동맹에서의 탈퇴를 의미하지만 아일랜드와 310마일(약 500㎞)에 이르는 국경을 마주한 북아일랜드가 EU 관세에서 탈퇴하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양국 사이의 국경은 주민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국경’이나 마찬가지다. 아무런 제재 없이 사람과 물자 모두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북아일랜드에 이러한 평화가 찾아온 건 불과 20여년밖에 되지 않았다. 영국계 신교도의 비율이 높은 북아일랜드는 20세기 아일랜드가 독립할 당시 영국 연방에 남기로 했는데, 내부에서는 아일랜드와의 통일을 주장하는 구교도와 영국과의 결속을 주장하는 신교도가 수십년간 갈등을 빚었다.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건 1972년 ‘피의 일요일 사건’이 터지면서다. 아일랜드계의 시위를 진압하러 온 영국군이 시위 중이던 비무장 시민에게 발포하며 14명이 사망하게 된 것이다. 이후 30여년간 35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낳은 북아일랜드 분쟁은 1998년 벨파스트협정(성금요일협정)이 체결되며 겨우 봉합됐다. 영국과 아일랜드는 ‘북아일랜드인의 귀속 문제는 북아일랜드인이 결정한다’는 기치 아래 아일랜드섬 안에서의 자유로운 통행과 통관을 보장했다. 브렉시트는 이러한 안정을 깬 장본인이다. 2016년 6월 23일 국민투표에서 EU 잔류에 표를 던진 북아일랜드 주민은 55.8%에 달했지만 이들도 ‘(영국) 국민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북아일랜드 달랠 ‘복안’이 없다 영국 의회에서는 북아일랜드의 여러 정당 중 친영국파이자 강경한 연합주의 노선을 띤 민주연합당(DUP·10석)만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북아일랜드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북아일랜드 신페인당(7석)은 민족주의 성향으로 영국에서의 의정 활동을 보이콧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회에 명부는 올라가 있으나 투표를 하지 않기 때문에 찬반을 가릴 때도 이들의 숫자는 제외한 채 계산된다. DUP는 영국 의회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2017년 총선 결과 집권당인 테리사 메이 전 총리의 보수당이 과반 의석을 달성하지 못하면서 연정을 구성하게 됐다. 그러나 DUP는 메이 전 총리가 EU와 맺은 합의안에 번번이 퇴짜를 놨다.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 엄격한 통관 절차인 ‘하드보더’를 피하기 위해 마련한 백스톱(안전장치)이 북아일랜드를 영국 본토와 더욱 멀어지게 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DUP는 지난 17일 EU와 존슨 총리가 극적으로 타결한 브렉시트 합의안에도 반기를 들며 제동을 걸었다. 존슨 총리의 합의안은 북아일랜드에 법적으로는 영국의 관세체계를 적용하되 실질적으로는 EU 관세동맹 안에 남도록 했는데, 이는 북아일랜드가 EU의 상품 규제를 따름으로써 북아일랜드와 영국 본토 사이에 ‘규제 국경’이 세워지는 것을 의미했다. 영국의 미래 무역정책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북아일랜드가 영국 본토와는 다른 지위를 갖게 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당초 존슨 총리는 취임하기 전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에 다른 관세나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영국 연방을 해치는 일”이라면서 “그러한 법안을 승인하거나 승인해야만 하는 보수 정권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존슨 총리도 종국에는 북아일랜드를 EU 관세동맹에 남겨 두는 것을 택했다.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사이에 하드보더가 생길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가능한 한 피하고 싶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가디언은 존슨 총리가 영국 연방의 결속보다 브렉시트를 감행하는 데 더 무게를 뒀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존슨 총리의 합의안은 또 북아일랜드 의회에 2024년부터 4년마다 EU의 관세체계 안에 남을지를 결정하도록 했다. 2017년 총선 이후 DUP와 신페인당의 갈등으로 기능이 정지돼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놓인 북아일랜드 의회는 친유럽 성향의 의원들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의 통일을 지지하는 민족주의 정당인 신페인당이 존슨 총리의 합의안에 조심스레 지지를 표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존슨 총리가 오는 31일 노딜 브렉시트를 감행한다면 북아일랜드의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드보더에 회의적인 DUP는 북아일랜드가 영국으로부터 떨어져 나올 가능성이 있는 ‘나쁜 합의’보다는 오히려 노딜이 낫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메리 루 맥도널드 신페인당 대표는 지난 7월 “노딜 브렉시트가 진행되면 영국 연방을 탈퇴하고 아일랜드와 통일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DUP와 날을 세웠다. 양당이 양보 없이 맞서는 상황에서 북아일랜드 전체를 만족시킬 브렉시트 합의안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일랜드와 통일” 무장단체 세력화 키워 브렉시트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북아일랜드 내부의 반체제 공화주의 단체들도 서서히 힘을 얻기 시작했다. 북아일랜드 분쟁 당시 아일랜드와의 통합을 요구하며 무장투쟁을 벌였던 ‘IRA’(아일랜드공화군)의 정신을 계승한다고 자처하는 ‘신(新)IRA’의 부상이 대표적이다. 신IRA는 올해 1월 북아일랜드 런던데리의 법원 건물 바깥 차량에 폭탄을 설치했다. 폭발로 인한 사상자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지만 불과 3개월 뒤 기자 리라 매키가 반체제 공화주의자들이 쏜 총에 맞아 숨지면서 주민들의 불안은 더욱 증폭됐다. 피의 금요일 당시 남동생을 잃었던 케이트 내시(70)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로 인해 폭력 사태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벨파스트 퀸스대 역사학자인 에몬 피닉스는 브렉시트에 따른 위험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브렉시트가 북아일랜드의 평화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며 “브렉시트 논의가 진행된 지난 3년간 북아일랜드는 급작스러운 불안정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브렉시트가 북아일랜드 무장세력의 정치화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아일랜드 청년층의 높은 실업률과 약물 중독 등 사회적 문제로 인해 무장세력에는 새로운 회원들이 끊임없이 유입되고 있다. 문제는 브렉시트가 이들을 ‘아일랜드와의 통일’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향하게 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IRA의 한 회원은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는 우리로 하여금 북아일랜드를 포함한 아일랜드섬이 영국과 어떻게 분리될 수 있는지에 집중하게 한다”며 “브렉시트라는 절호의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태만”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자녀 입시 전수조사’ 4당4색… 특별법 입법 관심

    여야 4당이 제각각 국회의원 및 고위공직자 자녀 입시 전수조사 관련 특별법을 발의하면서 실제 입법이 이뤄져 실효성 있는 조사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21일 현직 국회의원 자녀의 최근 10년간 대학입학 준비 및 전형과정 진상을 조사하기 위한 ‘국회의원 자녀의 대학입학전형과정조사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자유한국당도 이번 주 내 ‘국회의원·고위공직자 자녀 대학입시 전수조사 특별법’을 당론 발의할 예정이다. 앞서 바른미래당은 지난 16일 ‘고위공직자 자녀 입시비리 조사를 위한 특별법안’을 김수민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정의당은 ‘국회의원 및 고위공직자의 자녀 대학입학전형과정에 대한 조사를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한다는 방침이다. 여야 4당 법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조사 대상에 있다. 민주당 법안은 조사 대상을 2016년 5월 30일부터 임기가 개시된 국회의원 자녀 가운데 2008학년도부터 대학에 입학한 자녀로 한정했다. 반면 한국당은 현직 국회의원뿐 아니라 차관급과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자녀로 범위를 확대했다. 바른미래당은 최근 10년간 자녀 입시를 치른 차관급 이상 공직자, 특별시장·광역시장 및 도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공무원, 법관 및 검사, 장성급 장교, 전·현직 국회의원,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공직자 자녀의 입시비리를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정의당은 18~20대 국회의원과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의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 차관급 이상 고위공무원 자녀의 2009~2019학년도 4년제 대학 입학전형 과정 전반을 조사 대상으로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한중, KADIZ 침범 방지 논의… “해·공군 간 직통전화 추가 설치하자”

    한중, KADIZ 침범 방지 논의… “해·공군 간 직통전화 추가 설치하자”

    국방장관 상호방문 등 인사교류도 추진 中국방부장 남북 군사 당국자 모두 만나 관심 쏠린 남북 접촉… 국방부 “계획 없다”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으로 중단됐던 한중 국방전략대화가 5년 만에 재개됐다. 국방부는 21일 “중국 베이징 샹산포럼에 참석 중인 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오늘 샤오위안밍 중국 연합참모부 부참모장과 제5차 한중 국방전략대화를 개최했다”며 “한반도를 포함한 지역 안보 정세 및 양국 간 상호 관심사항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2011년 7월 한중 국방장관회담에서 합의된 국방전략대화는 2014년 4차 회의까지는 매년 개최됐으나 사드 배치 여파로 2015년부터 중단됐다.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 군사 현안인 사드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중국 측에 KADIZ 침범 방지를 위한 직통전화 추가 설치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국방부는 기자들에게 “양측은 올해 들어 양국 간 국방교류협력이 정상화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한중 국방장관 상호 방문 추진 등 각 급에서의 인사 교류를 더욱 증진시켜 나가기로 했다”며 “해·공군 간 직통전화 추가 설치 등 관련 양해각서 개정, 재난구호협력 추진 등 각 분야에서의 국방교류협력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한편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 전날 남북 군사 당국자를 모두 만났다. 웨이 부장은 박 차관과 만나 “중국과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고위급 교류와 전문적 협력을 강화하고 서로의 핵심 관심사를 존중하며 민감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는 것을 기초로 양군 관계를 발전시키고 지역 안보를 지키자”고 말했다. 박 차관은 “한국은 중국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전략적 신뢰를 증진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실현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웨이 부장은 김형룡 북한 인민무력성 부상과도 만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실무교류를 추진하며 적극적 상호 지원으로 양국 관계 발전에 공헌하자”며 “지난해 이후 시진핑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러 차례 만나 양국 관계 미래 발전 방향을 함께 이끌며 우의의 친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했다. 김 부상은 “북한은 중국과 함께 양군의 우호 교류를 심화해 북중 관계 발전에 힘을 보태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이번 샹산포럼에서는 남북 간 접촉에도 관심이 쏠렸으나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과의 공식·비공식 접촉은 계획에 없다”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한국의 툰베리들 “어른들이 내팽개친 기후위기, 우리에겐 현실”

    한국의 툰베리들 “어른들이 내팽개친 기후위기, 우리에겐 현실”

    “여러분은 헛된 말들로 내 꿈을 빼앗아 갔다” 스웨덴의 16세 ‘기후 투사’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달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전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던진 일갈에 세계의 청소년들이 공감하고 있다. 지난해 등교를 거부하고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던 툰베리의 1인 시위는 ‘기후 변화를 위한 파업’이라는 이름으로 100여개국의 시민 수백만명을 거리로 불러냈다. 한국에서도 청소년들이 나서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를 세 차례나 벌였다. 기후변화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기성세대와 달리 청소년들은 우리가 현재 겪는 가장 중요한 일로 여기며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지금 10~20대들은 탄소 배출을 가장 적게 하고도 기후 변화의 영향을 가장 무겁게 짊어져야 하는 세대입니다. 이보다 더 절박한 당사자들이 있을까요?” ‘청소년 기후행동’ 활동가인 고등학생 김유진(17)양은 자신이 기후 변화를 위해 행동에 나선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7세 때부터 생태학자의 꿈을 키워 온 김양은 심각해지는 지구 온난화와 생태계 파괴를 목격하며 꿈의 좌절은 물론 생존의 위기감을 느꼈다. “저희에게는 이것이 미래의 일이 아니라 현재의 일이에요. 저희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 저희가 배제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김양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처음으로 열린 유엔 청년기후행동회의에도 참석해 세계의 청소년들과 만났다. 김양은 “직접 가보니 기후 변화에 관심이 높은 10대들이 매우 많았다”며 “유엔이 젊은 세대를 위한 행사를 열었다는 것은 우리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신호탄”이라고 말했다.[결석 시위] 지난달 27일 김양과 같은 생각을 가진 청소년 500여명은 학교를 조퇴하고 광장으로 나왔다. ‘청소년 기후행동’이 주최한 ‘기후변화를 위한 결석시위’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툰베리가 시작한 기후 파업의 한국판이다. 조퇴 사유에 ‘집회 참석’이라고 쓸 수 없었던 학생들은 서울 견학, 체험 학습 등 다른 ‘핑계’를 적고 나왔다. 학생들은 종이 상자에 색연필로 직접 그린 피켓을 손에 들고 “한국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은 0점”이라며 정부의 무관심을 비판했다. 이들은 12월 2일부터 칠레에서 열리는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에 맞춰 오는 11월 말~12월 초 대규모 결석시위를 한 차례 더 한다. 정부를 상대로 기후변화 소송도 준비 중이다. 청소년들이 기후변화 문제에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집단으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절실함 때문이다. 문제를 미뤄 온 정책결정권자들이 나서길 기다리기보다 자신들의 미래를 스스로 지키겠다는 것이다. 이채연(17)양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뉴욕 유엔 기후정상회의에서 어떤 발언을 하실까 궁금했는데, 모든 관심이 한미 정상회담에만 쏠려 있어 실망했다”며 “앞 세대가 책임을 다하지 않아 기후 위기가 우리의 과제가 된 것처럼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다음 세대에게 부담을 주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발 참여] 세계적으로도 기후 변화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온실가스 감축 약속을 담은 파리협정이 2015년 통과됐지만 미국이 탈퇴하는 등 협정 자체가 무력해진 지 오래다. 특히 한국은 기후 변화 대책에 사실상 손을 놓았다는 게 환경 운동가들의 비판이다. 2016년 국제 기후변화 대응행동 연구기관들로부터 ‘기후 4대 악당’에 꼽혔고, 2018년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7위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석탄 소비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중 유일하게 증가하는 등 소비 관리와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성세대가 팔짱만 낀 동안, 청소년들은 인터넷으로 현재 상태가 기후 변화를 넘어 ‘기후 위기’라는 사실을 공부했다. 툰베리의 유엔 연설 영상을 찾아보고, 해외 청소년 환경단체의 활동과 기후 위기 타파를 위한 행동 강령도 참고한다. 교과서에는 없는 사실들을 찾기 위해 외국 문헌도 뒤졌다. 김보림 청소년 기후행동 활동가는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협의체(IPCC) 보고서, 해양 보고서 등을 주기적으로 찾아보고 외국 비정부기구(NGO)의 원자료를 확인해 기후변화를 위한 행동의 객관적 근거를 마련한다”…고 했다. 함께 행동할 친구들을 모으고 활동을 홍보할 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한다. 김유진 양은 “SNS는 지금 젊은 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한 무기”라며 “다양한 플랫폼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빠른 속도로 전국의 동료들을 모으는 도구”라고 말했다. [일상 변화]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의 일상을 바꾸고 이를 공유하는 청소년도 많다. 이채연양은 지난 9월 27일 결석시위 참여 이후 온실 가스를 줄이기 위해 채식을 시작했다. SNS 프로필도 시위 참여 사진으로 바꿨다. 강원 횡성에서 결석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에 다녀 온 윤정준(18)군도 기후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이후 즉석조리 식품과 페트병 생수를 끊었다. 쓰레기 하나라도 줄이기 위해서다. 고등학교 3학년인 윤군은 “툰베리처럼 어린 친구도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내는데, 하루 더 공부하는 것보다 기후변화를 위해 행동하는 게 나의 삶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더 많은 친구들에게 알리려고 시위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고 했다. 윤군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올여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환경 운동 동아리를 만들기도 했다. 윤군은 “기특하다는 칭찬도 감사하지만, 앞으로는 어른들이 진지하게 기후변화에 대한 제도적 실천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기후변화에서 에너지 문제까지 관심을 갖게 된 김민서(23)씨는 진로를 신재생 에너지 연구로 정했다. 스프링 제본 노트의 스프링 하나까지 재활용한다는 김씨는 “어릴 때부터 갖고 있던 환경에 대한 관심이 장래 희망으로 이어져 신소재 공학을 전공했다”면서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개발이 부진한 수소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기여하는 연구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생 신재생 에너지 기자단으로 중고생들에게 관련 강의를 하는 등 이 분야의 인식 변화를 위한 활동도 하고 있다.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기성세대를 자극하고 있다. 지구 온도 1도 낮추기 캠페인 ‘괜찮아 지구야’에서 활동하는 강민하(9)양의 어머니 김상분씨는 “아이가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텀블러를 늘 챙기고 분리수거도 더 철저하게 한다”면서 “아이들이 오히려 어른들의 행동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14년째 중학교에서 환경 과목을 가르치는 신경준 교사도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한 학생들은 다른 사람에게도 곧잘 환경에 대한 감성과 지식을 전달한다”면서 “전기 플러그를 빼는 작은 실천부터 부모님에게 먼저 알리고 실천하게 유도한다”고 전했다. [미래 교육]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과거 청년운동은 민주주의, 노사갈등, 일자리 등 물질적 가치 중심이었다면 최근 청소년 운동에서는 미래지향적이고 탈물질적인 흐름이 보인다”면서 “특히 기후 변화처럼 당파를 넘어 지구적 차원에서 전환이 필요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지구는 위기에 처했는데 학교는 미래교육을 하지 못하니 학생들이 ‘공부해서 점수 따라’는 요구를 의미 없다고 느끼는 것”이라며 “성장주의·출세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기후, 이주, 인종 등 미래 이슈를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사는 “기후 위기 시대의 당사자인 청소년들은 이에 대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주 1회라도 지구 시민 교육을 목표로 하는 환경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고교 서열화 ‘정점’ 영재학교·과학고 어쩌나 … 개선 요구 봇물

    취지는 ‘과학 인재 양성’, 현실은 ‘사교육 무장’ 학생 진학 초등학생이 고교 수학 선행학습 … 8%는 취지 거스르고 의대 진학 정치권 “관리감독 강화해야” 교육계 “일반고 학생 위탁교육으로 전환해야” 정부가 자율형 사립고와 외국어고,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는 가운데, 고교 서열화의 ‘정점’에 있는 영재학교와 과학고에 대해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정치권과 교육계에서 쏟아지고 있다. 과학 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이 의대 진학의 발판으로 거쳐가고 있는데다, 초등학생들마저 이들 학교 진학을 목표로 과도한 사교육에 내몰리는 등 폐해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서울·인천·경기교육청 국정감사에서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영재학교에서 수업을 받은 뒤 의대에 진학하는 것은 먹튀”라며 “의대 진학을 제한하지는 못하더라도 지원금은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당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당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 대부분이 신중한 입장을 취했지만, 최근에는 몇몇 의원들이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 뿐 아니라 영재학교와 과학고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함께 2019학년도 영재학교 입학자 현황을 분석해, 영재학교 신입생 834명 중 서울(38.2%)과 경기도(31.9%) 출신이 가장 많았으며, 서울 출신 319명 중 약 70%가 강남과 양천 등 이른바 ‘교육특구’가 있는 지역 출신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과학고는 올해 신입생의 48.4%가 대치동에 있는 특정 학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 의원은 “영재학교는 수학과 과학에 재능과 열정 있는 학생들이 미래를 실현할 학업 무대이지만, 각 지역의 영재들이 아닌 사교육으로 무장된 수도권 학생들이 신입생의 주를 이루었다”면서 교육부의 실태 파악을 촉구했다.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은 “2016~2019년 4년간 영재학교 졸업생의 의학계열 진학률은 평균 8.2%로, 특히 서울과학고는 22.8%”이라면서 “고교 서열화의 정점에 서 있는 영재학교가 설립 취지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주기적인 재지정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국공립으로 운영되는 영재학교(과학고 6곳·과학예술영재학교 2곳)와 과학고(20곳)은 그동안 고교 서열화 논쟁의 ‘무풍지대’였다. 외국어고와 국제고가 ‘외국어 인재 양성’,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취지가 무색해진데다 자사고 역시 교육과정 다양화라는 취지를 살려 운영되는 학교가 많지 않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과학 인재 양성이라는 영재학교와 과학고의 취지를 부정하기 어려웠던 탓이다. 그러나 고교 서열화 해소를 둘러싼 논쟁 속에 영재학교와 과학고 역시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이들 학교가 유발하는 과도한 선행학습 사교육 때문이다. 대치동 등 교육 특구 학원가에서는 이들 학교 입학을 목표로 초등학교 고학년 때 고교 수학까지 가르치는 학원 커리큘럼이 보편적이다. 강남의 한 학원은 영재학교와 과학고를 대비하는 초등학교 6학년 최상위반을 대상으로 주2회 밤 10시까지 수업하며 고등수학 하 심화과정까지 마치도록 하고 있다. 전경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장은 “2019학년도 전국 8개 영재학교의 평균 경쟁률이 15:1을 기록한 상황에서 1인당 사교육비는 1억 6000만원~2억원 정도로, 총 2조원의 사교육 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과학 영재보다 선행학습 사교육으로 무장한 학생들이 입학하고, 이들 중 일부는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한다는 점 역시 비판의 대상이다. 영재학교는 학생이 의대에 진학할 경우 교사가 추천서를 써 주거나 진학 지도를 하지 않고, 장학금을 회수하는 등의 불이익을 입학전형 안내문에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이 같은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실정이다. 정치권에서는 과학 인재 양성이라는 취지를 고려해 영재학교와 과학고를 폐지하자는 주장까지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취지를 제대로 구현하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이들 학교가 우수 학생을 선점해 운영하는 방식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은 이들 학교가 일반고에서 과학에 우수한 재능을 보이는 학생을 위탁 교육하는 기관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총 28개교(영재학교 8개교·과학고 20개교)인 이들 학교가 지나치게 많아 ‘과학 영재’를 선발해 가르친다는 근본 취지를 구현하지 못한 채 고교 서열화만 공고히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의 한 과학고 교사는 “과학 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는 중요하며, 위탁교육 방안은 운영상의 어려움을 충분히 고려한 것인지 의문”이라면서도 “총 28개교나 되는 영재학교와 과학고가 수요에 비해 많지 않은지 살펴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아오이 유우까지 ...일본에서 확산되는 ‘스피드혼(婚)’

    아오이 유우까지 ...일본에서 확산되는 ‘스피드혼(婚)’

    일본의 인기 여배우 아오이 유우(34)가 지난 6월 개그맨 야마사토 료타(42)와 결혼을 발표했을 때 많은 일본인들은 좀체 상상하기 어려운 커플이라는 점에서 한번 놀랐고, 그들이 교제를 시작한 시점이 올해 4월이라는 사실에 또한번 놀랐다. 사귄 지 불과 2개월 만에 결혼에 이른 것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유명 여자 아나운서인 고바야시 마야가 교제를 시작하지도 않은 시점에서 한 남자의 갑작스런 청혼을 받고 결혼을 결정했다고 해서 ‘교제 0일 결혼’이라는 말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일본에서는 이른바 ‘스피드혼(婚)’으로 불리는 ‘고속 결혼’이 증가하고 있다. ‘교제 시작→결혼 골인’의 과정이 과거보다 크게 짧아진 것이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부부가 결혼에 이르기까지 사귄 기간이 2012년에는 평균 3.8년이었지만 2018년에는 3.3년으로 6년새 6개월가량 단축됐다. 심지어 교제기간 없이 곧바로 결혼에 이르는 경우도 없지 않다. 화장품·의약품 생산업체인 겐나이제약이 최근 기혼여성 20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교제기간이 ‘0일’, 즉 사귀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결혼을 결정한 사람이 11명 있었다. 이런 추세는 결혼정보업체의 데이터에서도 확연히 나타난다. 일본의 대형 결혼정보회사 츠바이의 경우 6개월 이내에 결혼에 성공해 탈퇴하는 회원이 지난해 남자 29%, 여성 42%로 4년 전에 비해 각각 7% 포인트, 12% 포인트나 늘었다. 올 1월 결혼에 성공한 여성(26)은 남편(39)과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처음 대면하고 나서 1주일 후 두 번째 만남을 가졌을 때 바로 결혼을 결정했다. 이 여성은 “두번째 만남에서 경제적인 문제와 사회생활, 자녀 계획 등을 논의했다”며 “오래 사귄다고 해서 특별히 미래의 인생설계를 더 잘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오히려 만난 기간이 길수록 그런 얘기를 진지하게 꺼내기가 어려운 측면도 많다”고 니혼게이자이에 말했다. 이렇게 결혼까지 기간이 짧아진 이유로 결혼 연령의 상승이 첫머리에 꼽힌다. 지난해 일본의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1.1세, 여자 29.4세로 과거에 비해 만혼(晩婚)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마토바 야스코 수석연구원은 연령이 높아지면서 상대방이 자신에게 맞는 짝인지를 아닌지를 판단하는 안목이 성숙해 결론을 빨리 내리게 되는 점, 늦은 나이에 서둘러 출산을 하기 위해 결혼을 서두르는 점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이혼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진 것도 이유가 되고 있다. 교제를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결혼한 직장여성(27)은 “(이번 결혼이 잘못돼서) 설령 이혼을 하게 되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충분한 자신감이 있었다”고 결론을 빨리 내린 이유를 니혼게이자이에 설명했다. 남녀를 연결해주는 스마트폰 매칭앱 등 자신의 반려자를 찾는 데 도움을 주는 장치들이 늘어난 점도 고속결혼을 부추기고 있다. 매칭앱을 통해 만난 남성과 2개월 만에 결혼을 결심한 직장 여성(38)은 “앱에 등록돼 있는 정보를 통해 첫 만남을 갖기 전부터 나와 취미가 맞다고 생각했고 음식에 대한 취향 등도 사전에 얘기나눌 수 있었다”고 했다. 리쿠르트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수십개에 이르는 일본의 매칭앱 시장은 연간 400억엔(약 440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회원 수 1000만명이 넘는 대형 매칭앱 페어즈의 경우 2012년 서비스 시작 이후 이를 통해 결혼이나 교제를 하게 된 사람이 20만명 이상이다. 이시바시 준야 페어즈 대표는 “결혼과 교제에 골인해 이 서비스에서 탈퇴하기까지의 정확한 기간은 공표할 수 없지만, 몇 달 정도”라고 말했다. 글·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전남도, 19일 직원 자녀 꿈 키우는 ‘서울 情 나들이’

    전남도는 오는 19일 직원 자녀들의 꿈과 희망을 키우기 위해 직원이 자녀와 함께 국회와 명문대를 탐방하는 ‘서울 情 나들이’ 행사를 추진한다. 도와 전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의 지원으로 이뤄진다. 직원과 자녀 90여 명은 국회의사당, 서울대 등을 둘러보면서 자녀들의 진로를 함께 탐색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2016년 처음 시작해 지난해까지 총 4회, 405명이 참여했다. 자녀들의 진로 선택 및 학습의욕 고취 효과가 높아 직원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4년째를 맞은 올해는 2016년 행사에 참가했던 직원 자녀 김가람 씨가 꿈을 키워 서울대 경영학과에 당당히 합격, 후배들의 멘토로 나선다. 김가람 씨는 “3년 전 탐방 시 ‘열심히 공부해 명문대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그 꿈을 이뤄 정말 기뻤다”며 “후배들을 위해 또다시 이 행사에 참여하게 돼 감회가 더욱 새롭다”고 말했다. 고동석 도 총무과장은 “서울 情 나들이 시책은 민선7기 김영록 지사의 핵심 공약사업인 새 천년 인재 육성 프로젝트와 맥락을 같이하는 프로그램이다”며 “전남의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가겠다”고 밝혔다. 장승규 전남도청노조위원장은 “도와 같이하고 있는 다양한 노사협력 사업중 ‘서울 情 나들이’가 가장 뜻깊고 의미 있는 시책이다”고 말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문 대통령 지지율 39%…취임 후 첫 40%대 붕괴 (한국갤럽)

    문 대통령 지지율 39%…취임 후 첫 40%대 붕괴 (한국갤럽)

    긍정평가 39%-부정평가 53% 최고치30대·중도층·광주·전라서 하락폭 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이 취임 후 처음으로 40%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최저치를 경신했다. 여론조사 업체 한국갤럽이 15~17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39%, ‘직무를 잘못 수행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53%로 나타났다. 8%는 의견을 유보(어느 쪽도 아님 3%, 모름·응답거절 5%)했다. 긍정평가는 지난주 대비 4%포인트(p) 떨어졌고, 부정평가는 2%p 올라 긍정·부정평가 격차가 8%p에서 14%p로 벌어졌다. 긍정평가는 취임 후 처음으로 40% 이하를 기록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평가 역시 최고치로 지난 9월 셋째주와 같다. 연령별 긍정-부정평가는 각각 20대 41%-36%, 30대 46%-48%, 40대 55%-40%, 50대 35%-62%, 60대 이상 24%-70%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81%, 정의당 지지층에서도 66%가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지지층은 96%, 바른미래당 지지층은 85%가 부정적인 견해가 압도적이었다.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에서도 긍정 19%, 부정 60%로 부정적 견해가 더 많았다.긍정평가 이유(390명 응답)로는 ‘검찰 개혁’(15%), ‘전반적으로 잘한다’(11%), ‘외교 잘함’(11%), ‘개혁/적폐 청산/개혁 의지’(8%), ‘최선을 다함/열심히 한다’(7%), ‘주관·소신 있다’, ‘복지 확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상 4%), ‘기본에 충실/원칙대로 함/공정함’, ‘소통 잘한다’(이상 3%), ‘경제 정책’, ‘전 정권보다 낫다’, ‘서민 위한 노력’, ‘공약 실천’(이상 2%) 순으로 나타났다. 부정평가 이유(531명 응답)로는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25%), ‘인사(人事) 문제’(17%),‘독단적/일방적/편파적’(13%), ‘전반적으로 부족하다’(8%), ‘국론 분열/갈등’(7%), ‘소통 미흡’, ‘북한 관계 치중/친북 성향’(이상 5%), ‘외교 문제’(3%), ‘서민 어려움/빈부 격차 확대’(2%) 등을 지적했다. 부정평가 이유에서 한달여 만에 인사 문제 응답이 줄고, 다시 경제·민생이 1순위에 올랐다. 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대통령 지지율 하락 폭은 30대(60%→46%), 성향별로는 중도층(46%→36%), 지역별로 보면 광주·전라(76%→67%) 등에서 상대적으로 컸다. 문 대통령은 4.27 남북정상회담·판문점 선언 직후인 2018년 5월 첫째 주 직무 긍정평가 83%로, 역대 대통령 취임 1년 시점 긍정평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제7회 지방선거 이후 경제·일자리·민생 문제 지적이 늘면서 긍정평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9월 초 처음으로 긍정·부정평가 차이가 10%포인트 이내로 줄었다. 9월 중순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직무 긍정평가 60%선을 회복했지만 이후 다시 하락해 12월부터 올해 9월 추석 직전까지 긍정·부정평가 모두 40%대인 상태가 지속됐다. 같은 갤럽 조사에서 전임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1년 10개월 시점인 2014년 12월 셋째 주 처음으로 긍정평가가 40% 이하, 부정평가 50%를 넘었다(37%/52%). 당시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정윤회 국정개입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었다 현재 지지하는 정당은 더불어민주당 36%, 자유한국당 27%, 바른미래당 7%, 정의당 6%, 민주평화당과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은 각각 1% 등 순이다.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23%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각각 1%p 하락했고, 바른미래당은 2%p 상승했으며 자유한국당은 변함없었다.한편 조국 전 장관 사퇴에 대해 64%가 ‘잘된 일’이라고 답했고, 26%는 ‘잘못된 일’이라고 답했다. 10%는 의견을 유보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응답자 등에서는 조국 전 장관의 사퇴가 ‘잘못된 일’이라는 응답이 50%를 웃돌았다. 조국 전 장관 사퇴를 잘된 일로 보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638명, 자유응답) ‘도덕성 부족/편법·비리 많음’(23%), ‘국론 분열/나라 혼란’(17%), ‘가족 비리·문제’(15%), ‘장관 자질·자격 부족’(12%), ‘국민이 원하지 않음/반대 우세’(7%), ‘늦은 사퇴/더 일찍 사퇴했어야 함’, ‘거짓말/위선’(이상 6%) 순으로 나타났다. 조국 전 장관 사퇴를 잘못된 일로 보는 사람들은 그 이유로(260명, 자유응답) ‘검찰 개혁 완수 못함’(30%), ‘여론몰이/여론에 희생됨’(14%), ‘검찰의 과잉 수사’(10%), ‘가족·주변인 문제임’(8%), ‘더 버텼어야 함/시간 너무 짧았음’, ‘개혁 적임자/최선의 인물이었음’(이상 7%), ‘사퇴 이유 없음/중한 잘못 없음’(6%) 등을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3.1%p(95% 신뢰수준)에 응답률은 16%.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식사·청소 직접 꾸리고 가끔 방문 지원만, 방통고 강의 들으며 열공… 대학 가고 싶어

    식사·청소 직접 꾸리고 가끔 방문 지원만, 방통고 강의 들으며 열공… 대학 가고 싶어

    지난 16일 오후 7시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자립생활주택 초인종을 누르자 한참을 부산스러운 소리가 들린 뒤에야 문이 열렸다. 목발을 짚고 현관에 나온 김진석(52)씨는 실내화를 살뜰히 챙겨 주면서 “급히 집 안을 정리하던 중이었다”며 수줍게 웃었다. 김씨가 동갑내기 동료 장애인 유호경씨와 둘이서 사는 18평 남짓한 집은 방 2개와 화장실, 부엌 등을 갖췄고, 거실에는 소파 대신 두 대의 전동휠체어가 자리잡고 있었다. 김씨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있는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자립생활주택에서 지내다 2년 전 이곳으로 터전을 옮겼다. 가사활동과 외출보조 등 매달 150시간씩 장애인 활동보조사의 방문 지원을 받는 것 외에는 집 정리, 식사 준비 등을 전부 직접 꾸려 나가고 있다. 두 살에 소아마비로 지체장애인이 된 김씨는 휠체어나 목발에 의지해야 이동할 수 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로 학교에 다니는 걸 단념한 김씨는 만 스무 살이 되던 해부터 꼬박 28년을 장애인보호시설에서 지냈다. “가족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장래를 위해 기술도 배우고 공부도 할 생각”으로 입소했지만 반복되는 단순 노동은 김씨가 꿈꾸던 미래를 자꾸만 희미하게 만들었다. 김씨는 20여년 동안 장애인시설 내 보호작업장에서 자물쇠를 만드는 일을 했다. 매일 오전 7시 30분에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하고 8시 30분에 출근해 오후 6시까지 일했다. 잔업이 없는 날이면 그대로 방에 돌아와 TV를 보다 잠드는 생활이 이어졌다. 방에서는 김씨 외에도 장애인 20여명이 공동생활을 했다. 사생활을 보호받기는커녕 때로 잠이 오지 않는 밤에 마음대로 맥주 한잔 들이켜기도 어려운 날들이었다. 16살 무렵 누나가 선물해 준 책 ‘톰아저씨의 오두막’을 감명 깊게 읽었다는 김씨는 매일 밤 ‘한쪽 벽면을 책으로 가득 채운 내 방에서 언제든지 보고 싶은 책을 꺼내 보고, 음악도 듣고, 차도 마시는 삶’을 상상하며 잠이 들었다. 2011년 서울복지재단의 방문 설명회를 통해 처음으로 자립생활에 대해 알게 된 김씨는 그해 7월 국립재활원에서 한 달 동안 자립특성화교육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홀로서기에 대한 꿈을 키웠다. 2013년 누림홈에서 운영하는 주택에서 2년 동안 자립훈련을 거친 뒤 2015년 3월 2일 탈시설에 도전했다. 자립생활 4년차에 접어든 김씨는 요즘 누구보다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탈시설 장애인들과의 자조 모임을 비롯해 가죽공방, 미술수업, 동료 상담 등을 하는 틈틈이 경복고 방송통신고등학교 인터넷 강의를 듣는다. 매주 수요일에는 방문 학습지 수학 공부를 하고, 일주일에 두 번씩 수영장에도 다닌다. 김씨는 “너무 바빠서 숙제할 시간이 없다”고 불평하면서도 “매일 아침마다 어제와 다른 하루가 시작된다는 게 설렌다”며 웃었다. 김씨는 “열심히 공부해서 나중에 대학에 입학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수학이라고 했다. 숫자에는 장애가 상관없기 때문이란다. “집중해서 문제를 풀고 있으면 다른 어려움을 모두 잊어버리게 되는 것”도 수학의 매력이다. 하지만 가장 큰 소망은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이다. “면허를 따면 제일 먼저 가족들과 유년 시절을 보낸 부산에 가보고 싶어요. 초등학교 교실에 서면 창문 너머로 저 멀리 바다랑 섬, 배가 보이던 기억이 나요. 돌아돌아 가더라도 내가 가고 싶은 길을 따르는 여정이 제 꿈이에요.” 글 사진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북아일랜드 ‘두 개 관세체계’ 적용… 英·EU 브렉시트 재협상 합의

    북아일랜드 ‘두 개 관세체계’ 적용… 英·EU 브렉시트 재협상 합의

    EU 관세동맹 안에서 英 관세체계 적용 4년마다 북아일랜드가 협정 변경 가능 존슨 英총리 19일 의회 승인 시도할 듯 새 합의안 英의회 비준 통과는 불투명영국이 예정대로 오는 31일 유럽연합(EU)과 ‘합의 이혼’하게 됐다. 양측이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 직전에 브렉시트 재협상에서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로써 영국은 1973년 EU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지 45년 만이자 사상 처음으로 EU와 결별하는 국가가 됐다. EU 회원국은 27개국으로 줄어들게 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제 의회는 토요일(19일) 브렉시트를 완수해야 한다. 이후 우리는 생활비, 국민보건서비스(NHS), 폭력 범죄, 환경 등 다른 우선순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EU 소속인 아일랜드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 간의 국경 문제가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존슨 영국 총리는 앞서 북아일랜드에 ‘두 개의 관세체계’를 동시에 적용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수정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구체적으로 북아일랜드는 법적으로는 영국의 관세체계를 적용하되 사실상 EU 관세동맹 안에 남기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해법’이었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이날 재협상 타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북아일랜드와 관련해 크게 4개 부분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선 북아일랜드가 EU의 상품규제를 따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북아일랜드와 영국 본토 사이에 ‘규제 국경’이 생기게 된다. 둘째로 북아일랜드는 영국의 관세체계에 남아 영국의 미래 무역정책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북아일랜드는 계속해서 EU 단일시장에 진입하는 입구 역할을 하게 된다. 영국 당국은 북아일랜드로 수입되는 제3국 상품 중 EU 단일시장에 유입될 위험이 없는 경우 영국의 관세율을 적용한다. 만약 EU 단일시장으로 건너갈 우려가 있을 경우 EU 관세체계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또 다른 쟁점 중 하나였던 부가가치세 문제와 관련, 구체적인 사항을 밝히지 않은 채 EU 단일시장의 통합성을 유지하되 영국의 정당한 요구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 같은 협정을 시행한 지 4년이 지나면 북아일랜드 의회가 계속 적용 여부를 투표를 통해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과반이 찬성하면 협정을 계속 적용하게 된다.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우리는 ‘하드 보더’(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국경을 엄격히 통제하는 것)를 피하고 아일랜드의 평화와 안정을 보호할 새롭고 법적으로 실행가능한 해법을 만들었다”며 “이것은 EU와 영국, 북아일랜드 사람들과 기업을 위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EU 정상들도 이날 타결된 브렉시트 합의안 초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노딜 브렉시트 불확실성은 일단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국 의회 비준 등 나머지 절차가 변수로 남아 있다. 존슨 총리는 오는 19일 의회에서 합의안 승인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 합의안이 영국 의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사실상 보수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해 온 민주연합당(DUP)은 이미 존슨 총리의 합의안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북아일랜드 ‘두 개 관세체계’ 적용… 英·EU 브렉시트 재협상 합의

    EU 관세동맹 안에서 英 관세체계 적용 4년마다 북아일랜드가 협정 변경 가능 존슨 英총리 19일 의회 승인 시도할 듯 새 합의안 英의회 비준 통과는 불투명 영국이 예정대로 오는 31일 유럽연합(EU)과 ‘합의 이혼’하게 됐다. 양측이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 직전에 브렉시트 재협상에서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로써 영국은 1973년 EU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지 45년 만이자 사상 처음으로 EU와 결별하는 국가가 됐다. EU 회원국은 27개국으로 줄어들게 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제 의회는 토요일(19일) 브렉시트를 완수해야 한다. 이후 우리는 생활비, 국민보건서비스(NHS), 폭력 범죄, 환경 등 다른 우선순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EU 소속인 아일랜드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 간의 국경 문제가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존슨 영국 총리는 앞서 북아일랜드에 ‘두 개의 관세체계’를 동시에 적용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수정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구체적으로 북아일랜드는 법적으로는 영국의 관세체계를 적용하되 사실상 EU 관세동맹 안에 남기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해법’이었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이날 재협상 타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북아일랜드와 관련해 크게 4개 부분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선 북아일랜드가 EU의 상품규제를 따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북아일랜드와 영국 본토 사이에 ‘규제 국경’이 생기게 된다. 둘째로 북아일랜드는 영국의 관세체계에 남아 영국의 미래 무역정책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북아일랜드는 계속해서 EU 단일시장에 진입하는 입구 역할을 하게 된다. 영국 당국은 북아일랜드로 수입되는 제3국 상품 중 EU 단일시장에 유입될 위험이 없는 경우 영국의 관세율을 적용한다. 만약 EU 단일시장으로 건너갈 우려가 있을 경우 EU 관세체계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또 다른 쟁점 중 하나였던 부가가치세 문제와 관련, 구체적인 사항을 밝히지 않은 채 EU 단일시장의 통합성을 유지하되 영국의 정당한 요구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 같은 협정을 시행한 지 4년이 지나면 북아일랜드 의회가 계속 적용 여부를 투표를 통해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과반이 찬성하면 협정을 계속 적용하게 된다.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우리는 ‘하드 보더’(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국경을 엄격히 통제하는 것)를 피하고 아일랜드의 평화와 안정을 보호할 새롭고 법적으로 실행가능한 해법을 만들었다”며 “이것은 EU와 영국, 북아일랜드 사람들과 기업을 위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이날 합의안이 도출됨에 따라 노딜 브렉시트 불확실성은 일단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국 의회 비준 등 나머지 절차가 변수로 남아 있다. 이번 EU 정상회의에서 합의안이 추인을 받으면 존슨 총리는 오는 19일 의회에서 승인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 합의안이 영국 의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 제39회 전국장애인체전 성공적인 개최와 싸이의 개막식 축하무대 재능기부 환영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김창원)는 10월 15일부터 닷새 간 진행되는 제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하며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개막식에 참가했다. 특히 가수 싸이의 축하무대공연 재능기부와 함께 가수 옥주현의 애국가 제창, 힙합가수 비와이의 수어공연에 깊은 감사와 환영의 뜻을 전달했다. 올해로 39회를 맞이한 전국장애인체육대회는 2000년 순회 개최 이후 첫 번째로 서울시에서 개최하며 역대 최대 인원인 9천여명이 체전에 참가해 30개 종목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서울시는 약 4년 동안 전국체전 개최를 위해 경기장 개보수와 대회운영경비로 약 970억 원 예산을 투입한 만큼 체육에 대한 시민관심도 유지, 효율적인 경기장 활용방안,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의 활성화 등 스포츠 강대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과제가 남아있다. 그동안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정례회, 임시회 등을 통하여 일회성, 이벤트성 축제 예산 편성에 대해 지적해왔으며 특정 글로벌 가수에 의존하고 있는 서울시 홍보사업에 대해 여러 차례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서울이 지닌 문화자원을 활용하여 서울의 고유한 멋을 알리기 위하여 노력해줄 것을 당부해 왔다. 이에 김창원 위원장은 “서울시는 문화, 체육, 관광분야를 위해 전체 예산의 3%도 투자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기본적인 정책 방향으로 저비용 고효율적인 사업 추진을 늘 당부하고 있는 바, 장애인 체전에 대한 많은 시민들의 관심도를 높인 가수 싸이의 축하공연 재능기부 소식이 매우 뜻깊고 반갑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제100회 전국체전의 경우 방탄소년단의 출연이 고사되며 무료 티켓의 취소표가 발생하고 끝내 객석을 다 채우지 못하여 아쉬움이 남아 대조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창원(도봉3·더불어민주당), 김호진(서대문2·더불어민주당), 문병훈(서초3·더불어민주당), 오한아(노원1·더불어민주당), 김소영(비례·바른미래당)의원과 기획경제위원회 권수정(비례·정의당)의원, 교통위원회 송도호(관악1·더불어민주당), 추승우(서초4·더불어민주당), 성중기(강남1·자유한국당)의원이 참석하여 시민들과 함께 장애인체전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엘리트 유생들의 성역 너머로…거리예술 꽃피운 ‘원조 대학촌’

    엘리트 유생들의 성역 너머로…거리예술 꽃피운 ‘원조 대학촌’

    서울신문이 서울특별시,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5차 성균관과 반촌’ 편이 지난 12일 종로구 연건동과 명륜동, 혜화동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혜화역 3번 출구에서 집결, 학림다방을 거쳐 대명거리를 지나 성균관으로 향했다. 혜화역 4번 출구에서 성균관대 입구 사거리까지 300m 이어지는 대명거리는 조선시대의 ‘원조 대학촌’이다. 당시 반촌이라고 불리던 유서 깊은 거리다. 종로구는 2010년 대명거리를 도로명 주소로 고지했다. 참가자들은 성균관 대성전 외삼문을 마주 보는 주택가에 홀로 서 있는 심산 김창숙 선생 집터 푯돌 앞에서 선생의 치열한 독립정신을 기린 뒤 성균관 대성전과 명륜당을 두루 탐방했다. 우암 송시열 집터~옛 한소제 가옥에 세워진 혜화동 주민센터~문화이용원~동양서림을 둘러보았다. 이날의 서울미래유산은 학림다방, 한소제 가옥, 문화이용원, 동양서림 등 4곳이었다. 성균관을 대표하는 중세의 송시열과 근대를 대표하는 김창숙 두 인물의 집터가 성균관 앞뒤를 지키고 있는 점도 흥미로웠다. 서울미래유산투어에 데뷔한 임정화 해설사는 유생 복장으로 성균관의 어제와 오늘, 성균관의 안과 밖을 쉽고 재미나게 풀어 줬다.조선은 종교와 학문이 분리되지 않은 교학일치 국가였기에 유교와 유학이 한 몸이었다. 성균관은 조선왕조 국가 이데올로기의 상징 공간이었다. 공자를 모신 대성전과 유생이 공부하는 명륜당은 동일체였다. 제사의 개념이 앞선 초기에는 묘학, 중기 이후 문묘라고 불렀으나 후기로 가면서 성균관이 통칭이 됐다. 성균관은 조선시대 엘리트 선비와 관료를 양성하는 최고의 고등교육기관이자 유일한 국립대학이었다. 율곡 이이, 매월당 김시습 등 거의 모든 학자와 문신이 성균관 출신이었고, 퇴계 이황과 추사 김정희가 대사성(총장)을 지냈다. 선비의 일생은 과거로 시작해서 과거로 끝났다. 과거에 급제해서 관직에 오르는 것이 효이고, 이는 족보에 기록돼 남으며, 가문의 융성을 이룬다고 믿었다. 때문에 갈수록 문묘는 간판에 불과했고, 성균관 유생교육과 시험 위주로 돌아갔다. 과거제는 조선사회를 완벽하게 지배한 ‘갑 중의 갑’이었다. 성균관은 장차 관리가 될 유생 200명의 의식주를 책임졌다. 한양에서 대궐 다음으로 크고 번화하며 떵떵거리는 곳이었다. 조선은 과거공화국이었다. 각종 명목의 과거가 시도 때도 없이 치러지는 한양은 ‘과거시험의 도시’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정조의 일기인 일성록 등에 따르면 1800년(정조 24년) 3월 21일에 시행된 정시(庭試) 초시의 응시자수는 11만 1838명이었고, 이날 거둬들인 시권(답안지)은 3만 8614장이었다. 이튿날인 3월 22일 창덕궁 춘당대에서 열린 인일제(성균관 유생에 한해 응시자격을 주는 시험)의 응시자는 10만 3579명, 수거 답안지는 3만 2884장이었다. 이틀에 걸쳐 무려 21만 5417명이 한양에서 과거를 봤다. 당시 한양 인구가 20만~30만명 사이였던 것을 생각해 보면 한양 인구에 육박하는 사람이 과거를 치르는 경천동지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러나 조선이 개국한 1392년부터 과거제도가 폐지된 1894년까지 503년간 선발된 과거문과 급제자는 모두 1만 4615명으로, 1년 평균 29명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성호 이익의 ‘성호사설’에 따르면 “과거 문과에 급제해도 벼슬자리는 500개에 불과해 합격자들이 갈 곳이 없기 때문에 엽관과 매관매직은 물론 당파에 줄을 서는 당쟁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과거제도는 조선을 흥하게도, 망하게도 한 ‘요물단지’ 같은 존재였다. 성균관은 과거공화국의 중심이었다.반촌은 성균관 앞 동네를 이른다. 공자를 모신 문묘가 있는 성균관을 반궁이라고 했기에 생긴 동네 이름이다. 반궁의 반은 연못을 상징하고, 궁은 유생이 교육을 받는 학궁을 뜻한다. 엄격하게 말하자면 반촌이란 반궁에서 일하는 노비가 거주하는 동네다. ‘동국여지비고’에 “반궁에서 나오는 동(東)반수는 성균관 앞 식당교(진사식당)와 비각교(탕평비 앞 다리)를 경유하고 서(西)반수는 창경궁의 집춘문 앞 다리를 경유하여 대성전 외삼문 밖에서 합해져 남쪽으로 흘러…청계천 오간수문으로 들어간다”라고 기록돼 있다. 성균관 경내인 반수 건너편 마을이 반촌이다. 성균관에 딸린 노비를 반인이라고 했는데 개성 사투리를 쓰고 개성 풍속을 따랐다. 성리학을 처음으로 받아들인 고려의 안향이 기부한 노비 100명의 후예들이다. 이들은 개성 성균관에 소속돼 있다가 조선왕조가 세워지자 한양 성균관으로 소속이 바뀌었다. 이들에게 소를 잡아서 팔 수 있는 특권을 부여했다. ‘동국여지비고’에 따르면 18세기 도성 안에는 모두 23곳의 현방(다림방, 푸줏간)이 설치돼 있었다. 현방이란 한양의 소 도살과 소고기 판매 독점권을 가진 시전의 하나다. 반인은 소고기를 팔고 남은 수입으로 성균관의 유지비를 댔다. 반인은 유생의 손발 노릇을 했다. 성균관에 딸린 노비는 많을 때 500여명에 이르렀다. 명륜당 소속 재직, 대성전 소속 수복, 식당의 찬모 등이다. 성균관 안에도 비복청이라고 하여 번듯한 거처가 있었지만 반촌에 사는 외거노비가 대부분이었다. 명종 16년(1561) 7월 25일 성균관 노비가 사람을 죽이고 성균관으로 도망치자 체포하러 들어간 형조의 관리를 유생들이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왕은 “형조 관리의 잘못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전성기의 성균관은 성역이었다. 성균관 유생 출신 윤기(1741~1826)는 유생들의 생활상을 220수의 장편 시로 읊은 ‘반중잡영’을 남겼다. 윤기는 33살 때 소과에 합격해 성균관 유생이 됐고, 52세 때 대과에 급제한 뒤 종6품 성균관 전적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반중잡영에는 성균관의 건물구조, 유생들의 방 배정, 식당 규칙과 음식, 학생회 구성과 운영, 행사와 동원, 반촌의 명승지 등 38개 항목의 시와 해석이 달려 있다.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성균관 실록이라고 할 만하다”라고 평가했다. 반촌은 성균관이 비좁아서 기숙사에서 들어와 살지 못하거나, 집안 형편으로 가끔씩 오는 유생들의 하숙촌이기도 했다.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유흥을 즐기는 공간이 됐다. 성균관에 입교한 유생 대부분이 생원과 진사였는데 평균 연령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가장이었기에 유흥과 일탈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했다. 18세기 서울의 길거리문화를 소개한 강이천의 ‘남성관희자’는 남대문 밖 지금의 애오개 현방에서 본 가면극과 꼭두각시놀이를 묘사한 한시다. 강이천은 화가 강세황의 손자로 자신이 10살 때 본 장면을 기록했다. 앞부분에는 인형극이, 뒷부분에는 가면극이 담겼다. 세부적인 구성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사당패의 꼭두각시놀이와는 다르고 현존하는 가면극의 바탕이 되는 산대놀이와 유사하다. 반인들이 소고기 장사에 종사하면서 가면극 공연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성균관에서 편찬한 ‘태학지’에는 중국 사신이 오면 조정에서는 나례도감을 설치, 반인들로 하여금 반촌 안에 무대를 설치하고 놀이를 공연토록 했다고 전하고 있다. 영조실록에도 반인들은 중국 사신 환영행사 동원은 물론 시정의 꼭두각시놀이와 가면극을 벌였다고 적혀 있다. 성균관 소속 노비, 반인은 조선후기 이후 서울지역 공연문화의 주역이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26차 서울의 영화4 -유현목 감독의 수학여행 ■집결 장소 : 10월 19일(토) 오전 10시 혜화역 3번 출구 뒤 자전거대여소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안양시, 단절없애 28만㎡ 규모 ‘평촌복합문화공원’ 조성

    안양시, 단절없애 28만㎡ 규모 ‘평촌복합문화공원’ 조성

    경기도 안양시가 시청사 일대 중앙, 평촌공원의 단절된 동선을 연결해 하나로 묶고 공간을 재배치하는 대규모 공사를 추진한다. 16일 최대호 안양시장은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8만㎡ 규모의 ‘평촌복합문화형’ 공원(이하 복합문화공원) 조성 계획안을 발표했다. 복합문화공원 조성 계획안에 따르면 시민·평촌대로로 단절된 평촌공원(11만 9843㎡), 시청사 부지(6만 736㎡), 미관광장(1만 8495㎡), 중앙공원(11만 9843㎡) 등 4개 공간을 하나로 이어 이동동선을 확보하고 공간활용을 극대화하는데 중점을 뒀다. 기존 공원을 새롭게 꾸미는 복합문화공원 조성 사업은 2020년부터 4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총 면적은 가로 폭 400m×세로 폭 860m로 현재보다 4만 3000㎡가 더 늘어난다. 먼저 도로로 단절된 동선 연결을 위해 시청사와 전면 미관광장을 가르는 평촌대로에 차량의 주행속도를 줄이는 기능의 ‘고원식 횡단보도’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는 차량의 속도를 30km/h 이하로 제한하고 안전한 보행환경을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과속방지턱이다. 현 10차로의 횡단보도 턱을 10cm로 높이고, 폭도 20m로 넓힌다. 청사 뒤편 평촌대로는 200m 구간을 없애 평촌공원과 연결하는 이동동선을 확보한다. 특히 중앙공원으로부터 미관광장, 시청사, 평촌공원으로 이어지는 2.8km 산책로를 조성해 4개 공간을 하나로 묶는다.공원과 단절된 동선을 연결한 시청사 부지에는 청사 앞 잔디광장을 재정비해 1400㎡ 규모의 이음광장(1400㎡)을 조성한다. 이음광장은 시 승격 50주년과 미래의 50년·100년을 이어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청사 동쪽 테니스장을 없애고 시청어린이집과 연계한 놀이시설과 녹지공간을 조성한다. 시의회 앞 잔디광장 주변 언덕도 없애 개방성과 접근성을 높인다. 특히 민원실을 증축해 이곳으로 한계에 이른 ‘통합관제센터’를 이전할 계획이다. 청사 1층은 북카페를 상층부에는 전망대를 각각 조성해 시민에게 개방한다. 평촌공원에는 바닥분수 등 수경시설과 겨울철에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온실(530㎡)을 새로 갖출 계획이다. 문화광장으로 명칭이 바뀌는 미관광장 인라인스케이트장, 하키장, 농구장은 중앙공원 가장자리로 옮긴다. 이곳에는 잔디를 심어 6900㎡ 규모의 비움광장을 조성한다. 2023년 시 승격 50주년을 기념하는 분수대도 설치한다. 또 잔디주변에는 청소년음악동아리를 위한 소규모 공연장과 파크카페를 설치한다. 중앙공원은 수변공간을 확대해 계류시설 등 수변공간을 확장하고 다목적운동장에는 인조잔디를 깐다. 현재 어린이놀이터는 체험형 놀이공간으로 새로 꾸미고, 공원 중심에는 쉼터 ‘한옥정자’를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시청 주변 공간의 효율적 이용과 공동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복합문화형 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시설을 갖추고 공간을 재배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공적인 조성사업을 위해서는 이곳으로 시민을 끌어모을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와우! 과학] 달에 인류의 기지를…달 표면서 산소 추출할 수 있다?

    [와우! 과학] 달에 인류의 기지를…달 표면서 산소 추출할 수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반세기 만에 다시 달에 우주 비행사를 보내고 달 궤도에 영구적인 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달 궤도 정거장인 루나 게이트웨이는 NASA의 주도하에 여러 나라가 참가해 건설할 예정이며 달 재착륙 임무인 아르테미스 III 임무는 2024년 실행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하지만 달 유인기지를 건설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NASA와 유럽우주국(ESA)의 과학자들은 달 현지에서 기지 건설과 유지에 필요한 자원을 조달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달 표면에는 암석이 작은 운석 충돌에 의해 부서진 작은 모래와 먼지인 레골리스(Regolith)가 풍부하다. 레골리스는 지구의 토양처럼 유기물과 수분, 미생물이 없는 순수한 암석 가루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물을 추출하기는 어렵지만, 산소는 추출할 수 있다. 지구의 광물과 마찬가지로 산소와 결합한 광물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 산소를 추출한다면 우주 비행사가 필요로 하는 산소는 물론 우주선 연료 등 다른 목적에 사용할 산소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 문제는 다른 원소와 단단히 결합한 산소를 분리하는데 많은 에너지가 든다는 것이다. ESA의 지원을 받은 글래스고 대학 연구팀은 달의 레골리스에서 산소를 더 쉽게 분리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단순히 열을 가해서 레골리스에서 산소를 추출하는 경우 섭씨 1600도의 높은 열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용융염 전기분해(molten salt electrolysis) 방식을 사용해서 섭씨 950도 정도의 온도에서 산소를 효과적으로 추출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50시간 동안 달의 레골리스가 지닌 산소의 96%를 추출할 수 있다. 좀 더 경제적인 방법으로 15시간 동안 75%를 추출하고 나머지는 버리는 방법도 있다.연구팀은 이 방법으로 달 표면에서 사실상 무제한으로 산소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 남은 부산물을 가공해 필요한 금속 성분을 쉽게 추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모의 레골리스(사진에서 왼쪽)를 이용해서 산소를 추출하고 나면 금속 성분이 풍부한 부산물(사진에서 오른쪽)이 얻어지기 때문이다. 이를 2차로 가공하면 유용한 금속 성분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이런 연구가 의미가 있으려면 인류가 실제 달 표면에서 기지를 건설하고 자원을 채취해야 한다. 아직은 미래의 일이지만, NASA와 국제 협력 파트너들이 진행하는 달 재착륙 및 탐사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그 미래는 한층 더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사설] 미래차 전략, 혁신의 본질은 규제개혁 속도에 있다

    정부가 어제 ‘2030 미래차 산업 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운전자가 개입할 필요 없는 완전자율주행(레벨4) 상용화 시점을 당초 2030년에서 2027년으로 앞당기고, 이를 위해 2024년까지 관련 제도와 인프라를 갖추기로 했다. 자율주행차 상용화 로드맵을 발표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또 올해 2.6%인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2030년까지 33%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인 플라잉카도 2025년까지 실용화해 2030년 전후로 예상되는 상용화에 대비한다는 구상이다. 세계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차에서 자율주행차·친환경차 등 미래차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어 ‘차 생산 7위 강국’의 위상은 위태로울 수 있다. 신성장동력 발굴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미래차 시장 선점은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제다. 우리의 강점인 5세대 이동통신(5G) 인프라와 반도체 기술 등을 활용하면 핵심 부품 국산화도 이끌어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미래차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미래차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정부의 역할이다. 혁신성장의 시작과 끝은 규제 개혁이라는 자세로 산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불합리한 제도를 적극 걷어내야 한다. 승차공유업계와 택시업계 간 갈등에서 보듯 이해 충돌로 인해 신산업이 뿌리내리지 못하는 상황은 언제든 재연될 수 있고, 이를 답습해선 안 된다. 60조원에 달하는 민간의 미래차 분야 투자 계획 역시 정부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언제든 공수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미래의 경쟁력 못지않게 현재의 위기를 넘을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현대차 외부 자문위원회는 2025년까지 생산인력을 20~40% 줄이지 않으면 노사가 공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GM·르노삼성·쌍용자동차 등 국내 외국계 완성차 3사는 실적 부진과 노사 갈등이라는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미래차 인프라만 잘 갖추면 자칫 외국 기업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수 있다. 자동차업계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개선할 수 있도록 노사는 물론 정부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
  • [관가 인사이드] 질병·업무 연관성 직접 입증하라고?… 두 번 우는 공무원 유족들

    [관가 인사이드] 질병·업무 연관성 직접 입증하라고?… 두 번 우는 공무원 유족들

    급성 백혈병으로 숨진 주핀란드 대사 이번주 ‘순직 청구’ 인사혁신처에 접수 사무직 특수질병으로 인정 사례 없어 소방직도 질병 관련 승인율 57% 불과 정부 엄격한 판단 잣대에 소송도 늘어 재판서 30%가 공무상 재해·순직 인정 “정부 ‘입증 책임’ 직접 져야” 요구 커져지난 4월 급성 백혈병으로 현지에서 숨진 문덕호 전 주핀란드 대사의 순직 인정 여부가 다음달 결정됨에 따라 관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전 대사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 백혈병으로 숨졌지만, 발병과 업무의 연관성을 유족이 직접 의학적으로 입증해야 하기에 순직으로 인정받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전언이다. 특히 문 전 대사처럼 사무직 공무원이 백혈병 등 특수질병으로 공무상 재해 또는 순직을 인정받은 사례가 거의 없기에 이번 문 전 대사의 순직 승인 여부가 향후 새로운 전례가 될지 주목된다. 15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문 전 대사의 순직 인정 청구가 이번 주 인사혁신처에 접수됐다. 인사혁신처는 다음달 중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심의회)를 열고 문 전 대사의 순직 인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심의회는 위원장과 위원 11~15명으로 구성되며 위원의 절반 정도가 의사 등 민간 의료인으로 채워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문 전 대사가 업무상 과로와 핀란드 의료 환경의 상이성, 동계 기후의 특수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숨졌다고 판단, 순직이 인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 전 대사는 지난해 11월 주핀란드 대사로 부임할 당시 주요 외교 일정과 국내외 이슈들이 몰려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4월 14일에는 핀란드에 총선이 있었고 6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3개국 순방이 예정돼 문 전 대사는 4월 30일 숨지기 직전까지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문 전 대사는 지난 4월 건강 이상으로 현지 병원을 찾았으나 병원에서는 축농증으로 진단하며 상태를 지켜보자고 했다. 하지만 2~3일 후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자 지난 4월 22일 종합병원에 입원했고 골수검사와 조직검사 등을 통해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으나 8일 만에 숨을 거뒀다. 한국은 1차 병원에서 종합병원으로의 이원이 용이하고 신속하지만 핀란드는 이원이 비교적 쉽지 않아 문 전 대사가 치료 시기를 놓쳤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아울러 핀란드는 11월에 본격적인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일조량이 감소하고 온도가 하강함에 따라 비타민D 부족과 독감 등으로 백혈병이 발병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문 전 대사가 핀란드의 특수한 기후환경에 적응할 틈도 없이 과중한 업무를 수행함에 따라 면역력 저하로 결국 급성 백혈병을 얻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하지만 암, 백혈병 등 특수질병의 발병과 업무 간 연관성을 입증하기 까다롭고 입증 책임도 본인에게 있어 문 전 대사뿐만 아니라 다른 공무원들도 순직이나 공무상 재해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방청에 따르면 소방공무원의 경우 최근 5년간 공상 승인 비율은 90.3%지만 2016~2017년 암 등 특수질병 관련 공상의 승인율은 57%에 불과했다. 특히 문 전 대사와 같은 사무직 공무원이 백혈병으로 순직을 인정받은 경우는 극히 드물기에 순직 인정이 불확실하다고 외교부는 판단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순직 내지 공무상 재해를 승인하는) 심의회에 의료인이 절반가량 들어가고 주로 의학적으로 판단하기에 대부분 비의료 전문가인 공무원들이 직접 의학적 자료와 증거들을 챙겨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정부의 순직 내지 공무상 재해 불승인 결정이 법원에서 뒤집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정부의 판단 잣대가 너무 엄격하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혁신처에서 받은 ‘최근 5년간 순직·공상 소송진행 내역’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올해 6월까지 순직 또는 공무상 재해를 인정받지 못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사건은 498건이다. 계류 중인 사건을 제외하고 372건은 확정판결이 내려졌는데 이 중 정부가 패소한 사건, 즉 순직 또는 공무상 재해를 인정받은 사건은 101건으로 27.2%였다. 일부 승인을 받은 13건(4.7%)을 포함하면 정부가 순직 또는 공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은 공무원 중 약 30%가 법원에서 인정받은 셈이다. 실제 김범석 소방관은 8년간 화재 현장에서 근무하다 지난 2014년 혈관육종암에 걸려 7개월 만에 숨졌을 때 공무원연금공단은 발병과 업무 간 연관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순직을 인정하지 않았다. 유족들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5년 만인 지난 9월 서울고등법원은 순직을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이에 인사혁신처는 2016년 암, 백혈병 등 특수질병의 발병과 업무 간 연관성에 대한 공무원 본인이나 유족의 입증 책임 부담을 경감하고자 ‘공상 심의 전 전문조사제’를 도입했다. 공무원연금공단이 직업환경측정 지정법원에 업무 연관성에 대한 전문조사를 의뢰하고 그 결과를 참고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한 제도다. 하지만 입증 책임을 공무원 본인이나 유족이 아닌 정부가 직접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입증 책임’이 실질적으로 공무원의 순직 내지 공무상 재해 신청을 가로막는 장애물 역할을 하며 재해를 입은 공무원에게 이중의 부담과 고통을 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국회에서도 발병과 업무 간 연관성 입증 책임의 주체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 등은 지난 7월 공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 입증 책임이 인사혁신처장에게 있음을 명시하는 내용의 ‘공무원 재해보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현행 법률은 입증 책임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없어 행정소송의 일반적인 입증책임 분배 원칙이 적용돼 발병과 업무 간 연관성을 공무원 본인이나 유족이 입증해야 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기약 없는 자치경찰 법안 처리… 속타는 행안부

    기약 없는 자치경찰 법안 처리… 속타는 행안부

    “연내 시범실시 무산되나” 답답함 토로 野 다른 법안 내놔… 통과 쉽지 않을 듯검찰개혁 논의가 한창입니다. 검찰의 대표적 직접수사 부서인 특별수사부를 축소하는 개정안이 1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고, 당정청은 이달 말까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 검찰개혁안을 처리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가 오히려 검찰개혁의 지렛대로 작용하는 형국입니다. 반면 권력기관 개혁의 양 날개인 경찰개혁은 어느새 잊혀지는 분위기입니다. 비대한 경찰권한을 광역지자체와 나누는 ‘자치경찰제’가 그중 하나인데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월 관련 법안인 경찰법·경찰공무원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논의조차 안 되고 있습니다. 자치분권의 총괄 기구인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본회의 의결 시점으로 밝혔던 6월도 이미 오래전입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도 지난 7월 기자간담회를 갖고 하반기 최대 현안으로 자치경찰제 법안 통과를 뽑았는데 현재까지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관 부처 중 한 곳인 행안부는 답답함을 토로합니다. 인력·조직·업무를 나눠야 하는 자치경찰제의 특성상 법률이 통과돼야 실질적으로 ‘액션’을 취할 수 있다는 겁니다. 행안부의 한 관계자는 “경찰 기능을 나눠야 하는데 법이 안 되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올해 내로 (서울·세종·제주 등) 시도 5곳에서 시범실시를 하려고 했는데 이것조차 경찰법 부칙에 들어가 있어서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는 지자체를 상대로 홍보 업무에 집중하는 중이죠. 제도 시행 후 경찰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지자체도 무력감에 빠져 있습니다. 시범실시 지역으로 확정된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법안 내용이 아직 확정된 상태가 아니니까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 바뀔지도 모르는 것이고 어려움이 많다”면서 “(제도를 먼저 도입한) 제주자치경찰이 어떻게 하는지 현장견학을 가고 연구용역을 의뢰하는 정도의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행안부, 지자체 모두 법 통과가 지지부진하니 핵심이 아닌 주변부에서 맴돌 수밖에 없는 셈이죠. 사실 법안 논의가 시작돼도 통과가 쉽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이미 야당에서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이견 있는 경찰법을 내놓은 상태거든요. 갈 길이 먼 셈이죠. 국회는 하루빨리 1945년 미 군정 시절 경무국 신설 이후 74년 만에 국가 치안 시스템의 대전환을 위해 첫발을 떼야겠습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