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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5년 뒤 아닌 지금 대책 내놔야...민간 시장 외면”

    국민의힘 “5년 뒤 아닌 지금 대책 내놔야...민간 시장 외면”

    4일 발표된 문재인 정부의 25번째 부동산 대책에 대해 국민의힘은 “5년 뒤 대책 말고 지금 대책을 내놓으라”고 비판했다. 이날 주호영 원내대표는 “일부 공급을 늘리려고 한 것은 우리가 요구한 것”이라면서도 “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한데, 너무 뒤늦어 실기한 정책으로 본다”고 말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재정 준칙도 2025년으로 실시 시기를 미루더니 주택공급도 사실상 2025년 너머로 넘겼다”며 “무슨 ‘미래지향’ 정부인가”라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민간이 지닌 대규모 물량을 시장에 나오게 만드는 것이 첩경인데, 이번 정책에는 민간주택 공급참여 정책과 전세 대책이 빠졌다”며 “튼튼한 사다리를 세우는 대신 위로 오르는 동아줄을 꼬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민간의 재개발ㆍ재건축 사업 규제를 풀어주기만 해도 이른 시일에 신규주택공급이 가능한데, 왜 민간 시장은 외면하고 공공주도만 고집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공공만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독선과 아집을 버려야 한다”며 “닭장 같은 건물이 나오고 난개발로 숨막히는 도시로 바뀔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주택 공급 물량의 38%가 집중된 서울의 시장 보궐선거 주자들도 일제히 비판했다. 나경원 후보는 “4년 가까이 야당과 전문가들이 그토록 공급 확대를 주장할 때는 듣지 않고 세금폭탄에 규제 남발만 고집했다”며 “병 주고 약 주는 부동산 정책에 국민은 더 화가 난다”고 말했다. 조은희 후보는 “이념이 앞선 공공주도 주택공급은 한계가 있다”며 “민간 재산권이 걸린 재건축 재개발 사업을 공공이 직접 추진하는 것은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고 조합원의 합의를 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캄보디아 ‘당구 김연아’ 스롱 피아비 PBA 투어 합류

    캄보디아 ‘당구 김연아’ 스롱 피아비 PBA 투어 합류

    당구 하나로 ‘코리안 드림’을 일궈낸 캄보디아의 ‘당구 히로인’ 스롱 피아비(31)가 프로당구(PBA) 투어 무대를 밟는다.PBA는 4일 스롱 피아비가 오는 10일 열리는 LPBA 투어 5차 대회인 웰뱅챔피언십에 출전한다고 밝혔다. 아직 투어 시드를 받지 못한 스롱 피아비는 와일드카드를 받아 2020~21시즌 챔프전인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할 32명을 추릴 웰뱅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스롱 피아비는 2010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 이듬해 당구에 입문한 뒤 아마추어 무대를 휩쓸고 2014년 프로로 전향해 국내 랭킹 1위까지 접수한 ‘늦깎이 당구 신동’이다. 2017년에는 대한당구연맹 선수로 등록, 전국대회에서 수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2018년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에서 3위에 이어 이듬해 아시아3쿠션선수권에서는 정상에 오르며 캄보디아의 영웅으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해 여성가족부장관 가족정책 유공 표창까지 받은 스롱 피아비의 캄보디아 팬 중에는 국왕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PBA-LPBA 투어 진출을 결정한 스롱피아비는 “많은 고민 끝에 새로운 도전을 위해 LPBA 진출을 결정했다”면서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는 만큼 더욱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LPBA 투어에 스롱 피아비가 합류하면서 이미래-김가영-차유람 등 ‘트로이카’ 외에도 임정숙, 김민아 등이 쥐락펴락하는 판도에도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 출범 2년 만에 첫 챔피언을 가리는 최종 챔프전 직전 큰 변수가 생긴 터라 선수들 간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스롱 피아비가첫 출전하는 PBA-LPBA 2020~21시즌 정규투어 마지막 대회인 웰뱅챔피언십은 설 연휴기간인 2월 10일~14일까지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다. 이 대회 성적까지 합산된 최종 랭킹 순으로 다음 시즌의 시드가 확보되며, 남녀 32명과 16명의 월드챔피언십 진출자도 결정된다. 스롱 피아비도 LPBA 상금랭킹 16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낼 경우 최종 챔프전에 나설 수 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CNBC “애플-현대·기아차, 애플카 생산 계약 초읽기”

    CNBC “애플-현대·기아차, 애플카 생산 계약 초읽기”

    현대·기아차가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생산에 협력하는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고 CNBC가 애플 쪽 소식통을 인용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르면 2024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의 기아 조립공장에서 애플카 생산을 위한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양사는 관련 보도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데일리메일은 오는 17일쯤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CNBC는 애플의 자동차 시장 진출은 필연적으로, 애플이 현대·기아차를 파트너로 삼을지는 아직 유동적이라고 전했다. 우선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5000억 달러(약 557조원) 시장인 반면, 글로벌 자동차·모빌리티 시장은 10조 달러(약 1경 1174조원)이기 때문에 애플이 진출 유혹을 느낄만한 분야라고 CNBC는 꼽았다. 한편으로 애플의 자동차 개발 전략을 잘 아는 소식통은 CNBC에 “(애플은) 현대차가 그들이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는 유일한 자동차 제조업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회장으로 취임한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모빌리티는 회사의 미래”라고 말하고 있으며, 애플과 협력함으로써 현대차가 앱티브와 합작해 개발 중인 자율주행 기술 진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며, 조지아주 기아차 공장에 애플카 제작 여력이 갖춰졌다는 점을 들어 CNBC는 현대·기아차가 애플의 협업 파트너로 적당하다고 평가했다. 최초의 애플카는 자율주행차로 제작될 예정이어서, 테슬라와 직접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2018년 애플은 테슬라의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 부사장이던 더그 필드를 비롯해 테슬라 출신을 영입해 자율주행차 업무를 수행해왔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초기 애플이 1년에 10만대 애플카 생산을 목표로 한다고 전망했는데, 이 정도면 지난해 50만대 미만 전기차를 생산한 테슬라에 대적할만한 수치라는 평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양지사 부지에 트윈타워 랜드마크 지식산업센터 들어선다…‘가산 어반워크’ 주목

    양지사 부지에 트윈타워 랜드마크 지식산업센터 들어선다…‘가산 어반워크’ 주목

    양지사 부지에 랜드마크 지식산업센터가 새롭게 들어선다. 노후화 단지 비중이 점점 커지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서 오랜 기간 자리해 인지도가 있는 부지에 들어서는 랜드마크 지식산업센터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양지사 부지 외에도 현재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는 다양한 곳에서 지식산업센터가 분양 중이다. 준공 10년 이상의 노후화 단지 비율이 높아지고 주변 교통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져 신축 지식산업센터가 다양하게 들어서고 있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는 국가산업단지 중에서 유일한 서울 소재인 단지로, 1967년 처음 조성돼 지금까지 명맥을 잇고 있는 유서깊은 산업단지다. 양지사 부지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곳이다. 서울디지털산업 3단지에 있는데, 특유의 낮은 건물로 고층 건물이 빽빽한 산업단지 속에서 오랜 기간 자리해 있었다. 이곳에서 새롭게 지어지는 지식산업센터 측은 이곳의 인지도를 물려받고 새롭게 랜드마크로 부상한다는 계획이다. 지하 5층부터 지상 20층 2개 동의 트윈타워 구조를 가진 이 단지는 다양한 특화 설계와 역세권 입지, 안양천 조망권 등의 장점을 갖췄다. 해당 단지는 ‘가산 어반워크’다. ‘가산 어반워크’ I동은 업무시설 503실에 연면적 9만 1713㎡이며, II동은 340실에 연면적 6만 1611㎡ 규모다. 이 밖에 근린생활시설 113실과 업무지원시설 146실이 들어선다. 이 단지는 입주직원들을 위한 체력단련장과 샤워장, 라커룸을 비롯한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다. 업무 시설에는 세미나실과 회의실, 공용창고까지 구비해 최대한 편리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설비를 제공할 예정이다. 트윈타워 중앙에는 휴게공간이 조성된다. 근로자들은 이곳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안양천 조망이 가능하다. 개통을 앞둔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이 완료되면 코앞에서 공원으로 조성된 과거 서부간선도로를 산책할 수 있게 된다. ‘가산 어반워크’는 가산디지털단지에서 개발되는 마지막 역세권 부지 지식산업센터로도 떠오르고 있다. 가산디지털 3단지는 지식산업센터나 상가 등 개발이 대부분 완료된 지역으로 신규 분양, 특히 역세권 상품은 사실상 향후 몇 년간 나타나기 힘들어 사실상 마지막 분양이기 때문이다. 역세권 상품인 만큼 대중교통 접근성도 높다. 수도권 지하철 1·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과 도보 4분 거리에 위치해 출·퇴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는 곧 근로자들의 높은 근무 만족도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변 교통 호재도 다수 존재해 미래가치 또한 기대되고 있다. 지난달 19일 강남순환고속도로가 전구간 개통해 서울 남부 교통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와 함께 서부간선도로, 남부순환로, 시흥대로 등 도로 교통 또한 원활해 도로 접근성에서도 강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2021년 개통 예정인 지하화된 서부간선도로가 원활한 도로 교통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며, 안산과 서울을 잇는 신안산선(2024년 예정) 또한 개발이 예정돼 미래가치 또한 기대된다. 한편, ‘가산 어반워크’ 홍보관은 서울특별시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적반하장’ 일본, 한국 폄하하다가 ‘이웃국’ 격 낮추자 발끈

    ‘적반하장’ 일본, 한국 폄하하다가 ‘이웃국’ 격 낮추자 발끈

    일본 정부가 2일 발간된 한국의 2020년판 국방백서 내용 중 일부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적반하장’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본 관련 부분에서 사실관계를 호도했다는 것이지만 외교, 방위 등 각종 정부문서에서 독도에 대한 자국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고 과거 위안부 만행을 부정하는 한편 이웃나라로서 한국의 격(格)을 낮추는 행태를 거듭해온 것은 일본이었기 때문이다. 일본 방위성은 2일 주일본한국대사관 무관을 불러 “(한국 국방백서의 내용에 대해) 일본으로서는 수용할 수 없다. 매우 유감이다”는 뜻을 전했다. 국방백서에서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독도 영유권 주장, 2018년 일본 초계기의 한국 함정에 대한 근접 위협비행과 이에 대한 ‘사실을 호도하는 일방적 언론 발표’로 한일 양국 국방관계가 난항을 겪었고,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미래지향적 발전에 장애 요소’가 되고 있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시카와 다케시 방위성 보도관은 기자회견에서 “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영유권에 관한 우리나라의 입장과 양립하지 않는 내용이 기술됐다”며 “북한의 핵·미사일을 둘러싼 상황을 포함해 일한(한일), 일미한의 협력은 중요하다. 협력을 손상하는 일이 없도록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국방백서에서 일본에 대해 ‘동반자’에서 ‘이웃국가‘로 바뀐 데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해 7월 공개된 자국 방위백서에서 ‘한국과 폭넓은 분야에서 방위 협력을 추진한다’는 문구가 삭제된 데 대항하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국방백서의 일본 관련 기술은 2018년판에서는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동반자’였지만, 2020년판에서는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이웃나라’로 바뀌었다. 교도통신은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2019년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조치 등을 이유로 일본에 대한 표현을 이웃국가로 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일본은 총리·외무상 연설, 방위백서, 외교청서 등을 통해 영토 및 과거사 관련 도발을 거듭해 왔다. 당장 지난달만 해도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국회 시정방침 연설에서 한국을 ‘중요한 이웃나라’로만 지칭하며 양국 관계를 의도적으로 격하시킨 바 있다. 아베 신조 총리 때인 지난해 시정연설에서는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했으나 1년 만에 ‘기본적 가치’, ‘전략적 이익’, ‘가장’ 등 단어를 삭제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도 올해 일본의 외교 방향을 밝히는 연설에서 “다케시마는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망언을 2014년 이후 8년째 되풀이했다. 외무성이 지난해 5월 공개한 2020년판 외교청서에는 독도에 대해 “다케시마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 보더라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하게 일본의 고유 영토”라면서 “한국은 경비대를 상주시키는 등 국제법상 아무런 근거 없이 다케시마 불법 점거를 계속하고 있다”고 기술됐다.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표현이2018년 이후 3년째 계속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성노예’라는 표현을 쓰는 데 대해 “사실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2년째 이어졌다. 방위성이 지난해 7월 내놓은 ‘방위백서’도 독도 영유권 주장을 2005년 이후 16년째 되풀이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꿈을 찾아 파리로 간 디아길레프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꿈을 찾아 파리로 간 디아길레프

    “당신 인생의 ‘벨 에포크’는 언제인가요?” 지난번 칼럼에서 던진 질문에 많은 지인들이 각자의 기억 속 ‘아름다운 시절’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바로 ‘지금’이라고 답한 몇 명을 제외하곤 대부분 추억 속의 그날을 소환하며 잠시나마 행복해하는 반응이었다. 모두의 답은 달랐지만 공통점이 하나 숨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꿈’이었다. 문득 ‘꿈을 파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던 세기의 흥행사 세르게이 디아길레프가 떠올랐다. 1880년부터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1914년까지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번성했던 ‘벨 에포크’. 모든 것이 풍요로웠던 시절 춤도 예외는 아니어서 무용 역사상 가장 놀라운 도약의 순간을 맞았는데 그 중심에 디아길레프가 이끌었던 ‘발레뤼스’가 있었다. 발레는 이탈리아를 기원으로, 프랑스에서 예술로 탄생했고, 러시아에서 고전 발레로 발전했다. 오페라 막간에 등장하는 볼거리에 불과했던 춤이 하나의 장르로서 사랑받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럼에도 미술·음악에 비하면 무용은 여전히 변방에 머물렀고, 화려함의 극치를 달리던 러시아 발레는 고전주의 형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쇠퇴해 가고 있었다. 다행히 마린스키발레단에서 길러진 무용수들의 기량만큼은 세계 최고를 자랑했는데, 디아길레프는 이들을 이끌고 ‘벨 에포크’가 만연했던 파리로 날아간 것이다. 어린 시절 예술가를 꿈꿨지만 스스로 재능 없음을 파악하고 기획가가 되기로 맘먹은 디아길레프. 괴팍한 성격 탓에 적도 많이 만들었지만, 유럽의 내로라하는 후견인들을 설득해 엄청난 제작비를 충당한 재간꾼이었다. 언변이 뛰어나 예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멋스럽게 펼쳐 보였고, 남다른 혜안으로 미래를 점쳤다. 1909년 5월 18일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는 역사적인 무대가 펼쳐졌다. 오페라와 발레로 꾸민 ‘러시아 특집’에서 발레 작품을 개막으로 올렸는데 ‘레 실피드’, ‘향연’, ‘폴로베츠인의 춤’ 등에 출연한 무용수들 기량이 역대급이었기 때문이다. 파리는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고 그날 이후 전설의 무용수들이 대거 탄생했다. 디아길레프는 니진스키, 파블로바, 포킨, 마신, 발란신 등 당시 신인에 불과했던 무용수들에게 안무할 기회를 주고 새로운 것을 마음껏 구상해 볼 수 있도록 독려했다. 이렇게 안무가를 발굴하고 신고전주의 발레를 탄생시켰으니 디아길레프의 업적은 훌륭한 임프레사리오(기획가) 이상의 것이었다. 무용수뿐만이 아니다. 스트라빈스키, 프로코피예프, 라벨, 사티, 브누아, 박스트, 피카소, 브라크, 마티스, 콕토, 샤넬 등 나열하기도 힘들 만큼 많은 거장들이 발레뤼스와 함께했다. 지금은 ‘파격’과 ‘아방가르드’라고 부르지만 당시로서는 너무 앞선 나머지 세상에 선보일 기회조차 갖지 못했던 천재 예술가들을 한자리에 모았으니 디아길레프의 혜안은 정말 놀랍지 않은가. 발레 뤼스의 이름이 세계적 명성을 얻기 시작하던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모두가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는 공연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낙담했다. 전쟁과 스페인독감으로 참담한 시기를 거치면서 ‘벨 에포크’는 더욱 그리운 시대가 됐다. 그러나 어떠한 장애도 꿈꾸는 사람을 좌절시키지 못한다. 디아길레프는 뿔뿔이 흩어진 무용수들을 모아 미국 순회 공연에 나섰고, 1929년 눈을 감는 그날까지 ‘춤의 벨 에포크’를 이어 갔다. 지치지 않고 꿈을 추구한 덕에 발레뤼스가 활동한 20년 동안 60여편의 무용 작품을 발표했고 ‘봄의 제전’, ‘목신의 오후’, ‘퍼레이드’ 등 무용사의 황금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명작들을 남겼다. 전쟁과 스페인독감이 지나가고 파리의 공연은 다시 시작됐다. 참담했던 시간이 지나자 이전보다 더욱 화려한 꽃을 맘껏 피울 수 있었다. 100년 전 역사를 들추어 보며 코로나 이후에 펼칠 우리의 꿈을 다시 한번 단단하게 다져 본다.
  • 최외출 영남대학교 제16대 총장 취임

    최외출 영남대학교 제16대 총장 취임

    최외출(64) 영남대학교 제16대 총장이 1일 취임했다. 임기는 2025년 1월 31일까지 4년간이다. 이날 오후 2시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임기를 시작한 최 총장은 “민족중흥의 새 역사 창조에 기여한다는 영남대학교의 창학 정신을 계승 발전 시켜 나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아 대학을 경영하겠다. 학령인구 감소 등 대학이 처한 대내외적인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현상 유지가 아니라 도태되는 지름길이다”고 강조하면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도전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 대학 혁신을 위해 구성원 모두가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 총장은 ▲교육·학생 ▲교수·연구 ▲유학생 유치 ▲조직·행정 ▲재정·시설 등 총 5개 영역에서 세부 과제를 설정해 대학 혁신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최 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교육과 학생 부문에서의 혁신에 가장 역점을 두고 대학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최 총장은 “대학은 사회가 요구하고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을 제공할 책임과 의무를 지고 있다. 교육은 학생의 미래를 최우선 가치로 두어야 한다. 우리 영남대학교는 글로벌 시대와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할 경쟁력을 갖춘 학생을 기르는 데 교육의 초점을 둘 것”이라면서 “대대적인 교육과정 개편과 교육방법 혁신을 추진하겠다. 정형화된 인재를 키우기 위해 체계화되었던 기존 학문 간의 벽을 허물고 유연한 학사제도를 도입하는 등 영남대학교만이 제공할 수 있는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대학 교육 혁신을 다짐했다. 1989년 영남대 교수로 부임한 최 총장은 대외협력부총장, 박정희새마을대학원장, 국제개발협력원장, 행정대학원장, 학교법인 영남학원 기획조정실장 등 대학 및 학교법인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대외적으로 글로벌새마을개발네트워크(GSDN) 회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새마을학회장, 글로벌새마을포럼 회장, 한국지역발전연구재단 원장을 역임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국방백서에 ‘북한=적’ 또 빠져…일본 ‘동반자→이웃국가’ 격하

    국방백서에 ‘북한=적’ 또 빠져…일본 ‘동반자→이웃국가’ 격하

    ‘2020 국방백서’…문재인 정부 두번째 백서 문재인 정부의 두번째 국방백서에서도 ‘북한은 적’이라는 표현이 빠졌다. 특히 악화한 한일관계를 반영한 듯 일본은 ‘동반자’ 대신 ‘이웃국가’로 표현이 격하됐다. 한미관계에 대해선 굳건한 한미동맹을 부각한 가운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가속화’ 문구가 추가됐다. ‘적’ 포괄적 개념 이번에도 유지 2일 국방부가 발간한 ‘2020 국방백서’를 보면, 직전 판과 마찬가지로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적시됐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는 문구도 2018년과 동일하게 남겨뒀다. 현 정부 들어 처음 발간된 2018 국방백서는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구체적으로 표현했던 문구를 공식 삭제하고, ‘적’을 보다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개념으로 규정한 바 있다. 두번째 백서에서도 기조가 유지된 것이다. 집권 5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가 올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다시 시동을 걸어 마지막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북한에 대한 불필요한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1995∼2000년 국방백서까지 북한에 대해 주적이란 표현이 사용됐지만, 2004년 국방백서부터 주적 대신 ‘직접적 군사위협’,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 등으로 바뀌었다.그러나 북한이 2019년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하고, 지난달 조선노동당 8차 당대회 등을 계기로 신형 전술·전략무기를 잇달아 공개한 상황에서 너무 안이한 현실 인식 아니냐는 비판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을 계기로 그해 발간된 백서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적’이란 표현이 재등장한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권까지 유지됐다. 다만 당시에도 ‘주적’이란 표현은 사용되지 않았다. 일본, ‘이웃국가’로 격하…중국 ‘사드 갈등’ 삭제한편 이번 국방백서에는 악화한 한일관계가 그대로 반영됐다. 국방백서는 주변국과의 국방교류협력 관련 기술에서 올해도 일본을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기술하며 “양국 관계뿐만 아니라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이웃 국가”라고 표현했다. 이전 백서에서 “한일 양국은 지리적, 문화적으로 가까운 이웃이자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동반자”라고 기술한 것과 비교하면 격하된 것이다. 특히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독도 도발, 2018년 일본 초계기의 한국 함정에 대한 근접 위협비행과 이에 대한 ‘사실을 호도하는 일방적 언론 발표’로 한일 양국 국방관계가 난항을 겪었고,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미래지향적 발전에 장애 요소’가 되고 있다고 백서는 지적했다. 백서는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를 위한 대화를 조건으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한 상황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일본의 역사 왜곡,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 현안문제에서의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처하는 한편, 공동의 안보 현안에 대해서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본 방위성도 지난해 7월 내놓은 ‘2020 방위백서’에서 한국을 기술하며 ‘폭넓은 협력’이란 표현을 삭제한 바 있다.중국과의 협력에 대해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2016년 상황은 삭제된 대신 문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17년 한중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한 양국 관계 ‘정상화’ 노력이 기술됐다. 전작권 전환 가속화‘ 추가…“방위역량 조기 확충” 강조국방부는 이번 백서에서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국력과 군사력에 걸맞은 책임국방 실현‘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방위역량을 조기에 확충하면서, 주기적인 준비상황 평가를 통해 전작권 전환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임무수행능력 검증을 위한 3단계 연합검증평가 시행 진행 상황도 별도 꼭지로 편성해 비교적 상세히 기술했다. ’전작권 조기 전환‘ 목표는 이전 백서에서도 기술된 것이지만, ’가속화‘라는 표현이 두 차례 추가되며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연합검증평가가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전작권 전환 추진 속도를 둘러싸고 한미 간 ’미세한 온도차‘가 잇달아 감지되는 등 계획대로 추진하기 쉽지 않은 현 상황을 반영한다는 시각도 있다.백서에는 ’전시 작전수행능력 향상‘ 관련 기술에서 ’연합야외기동훈련(FTX)‘과 관련, “’연중 균형 되게 연합준비태세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한다‘는 원칙 하에…다양한 추가 훈련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연합작전수행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설명도 새로 등장했다. 2018년 북한의 비핵과 여건 조성을 위해 독수리(FE) 훈련 폐지 등 대규모 야외기동훈련이 사실상 실시되지 않으면서 제기되는 일각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백서는 또 지난해 국내 실시 기준으로 육군 29회, 해군 70회, 공군 66회, 해병대 7회의 한미연합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이번 백서에 ’9·19 군사합의 의의와 이행성과‘를 비롯해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자 도입‘, ’일과 후 병 휴대전화 사용‘, ’우리 군의 코로나19 대응‘ 등 국방성과로 자체 평가하는 사안들은 ’특별부록‘으로 구성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대학 황폐화 우려… 공영형 사립대 늘려 미래교육으로 나가야

    대학 황폐화 우려… 공영형 사립대 늘려 미래교육으로 나가야

    정치는 국가의 미래를 제시하고 정부는 그 미래를 추진한다. 교육부가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교육에 접목한 미래 교육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교육은 역사성이 있는 영역이고 미래 교육이 과거 및 현재와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니 미래 교육으로 나아가는 데는 조건이 있다. 미래 교육이 과거의 쟁점들을 덮어 버리거나 현재의 과제들을 피해 가는 방식이어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 교육의 가장 오래된 쟁점은 교육을 좀먹고 황폐화시키는 사학비리 문제인데 벌써 40년도 넘은 적폐다. 사학비리가 있는 한 우리 교육은 한 발짝도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그러므로 사학비리를 근절하는 것이야말로 미래 교육의 지름길이다. 최근의 문제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의 위기인데 전문대와 지방사립대에 집중돼 나타나고 있다. 그러므로 대학의 소멸 위기를 방치하고 미래로 가는 길은 없다. ●한국 4년제대 80%·전문대 95% 이상 사립대 한국은 사립대학 천국이다. 4년제 대학의 80% 이상이 사립이고 전문대는 95% 이상이 사립이다. 미국 동부의 아이비리그에 소속된 명문 사립대학도 있으니 사립대학이라고 무조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의 사립대학이 개방적인 운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 사립대학들은 소유권에 기반한 폐쇄적인 족벌체제를 고집하고 있다. 여기서 사학비리가 발생한다. 당연히 구성원의 참여가 봉쇄되고 지역사회와의 협력도 제한된다. 공적 교육기관이 아니라 흡사 사업체처럼 운영되는 대학도 있다. 이렇게 대학교육이 왜곡된 일차적인 책임은 역대 정부에 있다. 국가의 마땅한 책무인 고등교육의 진흥을 민간에 맡겨 버리고 관리감독에 소홀했을 뿐만 아니라 온갖 특혜를 부여하고 비리를 은폐하는 바람막이 역할까지 했기 때문이다. 그 후 경제가 발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고 주요 7개국(G7)의 반열을 오르내리는 지금도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고등교육 분야에서는 정부가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것 때문에 두 가지 문제가 생겼다. 하나는 사립대학이 많은 것이 당연시되는 삐뚤어진 교육문화가 형성된 것이다. 국공립대 중심으로 운영되는 유럽의 상황에는 무관심하고, 사립대가 많지만 한국과는 방식이 다른 미국의 경우는 무시되며, 사학비리에는 둔감해졌다. 또 하나는 족벌사립대학 때문에 대학에 대한 재정 지원에 비판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사립대학들이 비리를 저지르는 상황이니 대학에 재정을 지원하자는 의견이 공감을 얻을 수 없게 돼 버린 것이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바뀌었다. 사학비리를 용납해선 안 된다는 사회적 여론이 형성돼 정부에서도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다. 비리재단의 복귀를 촉진하는 기구로 비판받았던 사학분쟁조정위원회도 방향을 바꾸었다. 아울러 대학 등록금이 동결되고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이 줄어들면서 대학의 재정 위기가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 위기 상황이 지방대학에 가중되는 상황이어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올해 입시로 대학가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언론에서 대학의 위기를 강조하고 지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방 사립대와 전문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고등교육의 생태계가 황폐화될 것이 명백하다. 대학의 황폐화란 지방대가 고사하고 수도권에만 대학이 잔존하거나, 대학 안팎의 협력관계가 실종되고 경쟁 논리만 득세하거나, 대학에서 구성원의 목소리가 잦아들어 학내 민주주의가 소멸되거나, 학문이 사라지고 취업 위주의 실용학과만 남게 되는 등의 상황을 말한다. 이것은 대학의 본질을 벗어난 것이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사학비리 불용 여론 형성돼 정부 단호히 대처 우선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첫째, 사립대학은 특정인의 소유권적 사유물이 아니고 영리를 추구하는 사업체도 아니다. 국가의 공공재라는 말이다. 둘째, 교육기관으로서의 공공성을 확대하기 위해 사립대학의 운영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셋째, 대학은 비영리 교육기관이므로 누군가 운영비를 책임져야 한다. 유럽에서는 국가가 책임지고 미국에서는 국가와 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지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학부모와 학생이 책임진다. 넷째, 대학이 서울이나 수도권에 몰려 있을 이유가 없다. 대학을 지역으로 분산배치해야 한다. 좋은 대학이 좋은 나라를 만든다. 좋은 대학을 만들려면 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교육철학이 바뀌지 않고서는 교육을 바꿀 수 없다. 무엇보다도 유교적·봉건적·권위주의적 흔적, 식민지 지배의 흔적, 군사독재의 흔적,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형성된 상업적 배금주의적 흔적을 지우고 그 자리를 민주적이고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교육, 미래지향적이고 창조적이고 협동적인 교육으로 채워야 한다. 그런 다음에 구체적인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세 가지 정책이 필요하다. 첫째, 사학비리를 근절하고 대학 운영을 정상화하는 것은 당장의 긴급한 과제다. 아직도 사학비리를 말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사학비리가 있는 한 대학의 정상화는 불가능하고 대학의 발전도 요원하다. 둘째, 학령인구 감소에 맞추어 대학의 입학정원을 줄여야 한다. 현재의 방식으로는 입학정원을 줄일 수 없고, 줄이더라도 지방대학만 줄게 되므로 수도권과 지방을 균등하게 줄여야 한다. 셋째, 대학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정원 감축과 재정지원을 병행함으로써 정원 감축에 따른 재정결손을 막아야 한다. 대학에 재정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두뇌한국21사업(BK21), 인문한국지원사업(HK),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LINC) 등 특수목적의 지원 사업이 있고,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에 따라 재정을 지원하는 일반재정지원사업이 있다. 사립대학의 혁신을 지원하는 공영형 사립대학 정책도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대학에 대한 지원은 초중등 학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사립대학은 국립대학에 비해 태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므로 사립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대학 수 감축·시장 논리에 맡기면 학생만 피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기왕의 일반재정지원사업, 국가장학금 사업, 사학혁신 지원사업 등을 통합하고 재정을 추가로 충당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대학, 지역과 탄탄하게 결합된 대학, 발전 가능성이 있는 대학에 지원을 확대하는 정책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당면한 위기 극복은 물론 사립대학의 공공성을 확대하고, 건전한 사립대학을 육성하고, 지방사립대학을 보호함으로써 고등교육의 전반적인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며, 공영형 사립대학의 효과까지 거두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모든 사립대학이 공영형 사립대학으로 전환해 지역 거점 사립대학으로 발전하는 것이 목표이며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혹자는 학령인구의 감소에 맞추어 대학을 줄이자고 한다. 틀린 주장이다. 대학의 폐교는 쉽지만 대학의 설립은 어렵고 좋은 대학을 만드는 것은 더욱 어렵다. 하버드대학은 400년 걸렸고 옥스퍼드대학은 1000년 걸렸다. 미국의 5000개 대학을 감안하면 한국에 대학이 많은 것도 아니다. 좋은 대학은 많을수록 좋다. 학생이 줄어드는 것이 문제라면 대학을 줄일 것이 아니라 대학의 입학정원을 줄이면 된다. 하버드대학의 입학정원은 서울대의 절반도 안 되는 1500명에 불과하다. 대학원생이 훨씬 많다. 그래서 연구 중심 대학이다. 대학의 생존을 시장에 맡기자는 의견도 있다. 매우 나쁜 주장이다. 대학은 기업과 달라 폐교가 쉽지 않다. 급여를 줄이고, 학생 복지를 줄이고, 시설투자를 줄이고, 임금을 체불하면서까지 유지된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학생들의 미래를 해치는 꼴이 된다. 국가와 군대를 시장에 맡길 수 없는 것처럼 교육 또한 시장과 무관하다. 그러므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많이 늦었지만 더 늦으면 안 된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닌 것처럼 지연된 대책은 대책이 아니다. 상지대 총장
  • ‘57억 횡령·뇌물수수’ 홍문종 1심 4년형

    ‘57억 횡령·뇌물수수’ 홍문종 1심 4년형

    홍문종(66) 친박신당 대표가 50억원대 횡령과 뇌물수수 혐의가 1심에서 유죄로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김미리)는 1일 홍 대표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범인도피 교사 혐의에 징역 3년을, 뇌물수수 혐의에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도주할 우려가 없어 법정 구속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홍 대표가 국회 미래창조방송통신위 소속 국회의원이었던 2013년 6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IT업체 관계자로부터 고급 차량을 제공받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뇌물 액수를 산정할 수 없는 경우라 보고 특가법상 뇌물수수 대신 형법상 뇌물수수죄만 인정했다. 2012년 사학재단인 경민학원 이사장·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서화 매매대금 명목으로 교비 24억원을 지출한 뒤 돌려받은 혐의, 2010년 의정부 소재 건물을 경민대 교비로 사들이면서도 기부받는 것으로 처리해 경민대 재산을 경민학원으로 전출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다만 IT 관계자로부터 공진단과 현금 등 3000만원을 받은 혐의와 다른 횡령·배임 혐의는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 판단을 받았다. 검찰은 홍 대표에게 총 75억원대 횡령·배임과 8200여만원의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했고, 재판부는 57억원의 횡령과 액수를 산정할 수 없는 뇌물수수를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정해진 용도로만 사용해야 할 학원과 학교 재산을 개인 재산처럼 전횡해 등록금을 낸 학생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간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인도 북서부 날씨가 한반도 가을태풍 결정한다

    인도 북서부 날씨가 한반도 가을태풍 결정한다

    국내 연구진이 인도 북서부의 대기상태와 날씨가 한반도의 가을 태풍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포스텍 환경공학부, 연세대 미래융합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과, 공주대 대기과학과, 국립기상과학원, 영국 기상청 공동연구팀은 인도 지역에서 발생한 강한 대류활동이 한반도로 향하는 가을 태풍의 강도와 갯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상학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기상학회보’에 실렸다. 2019년에는 근대적 기상업무가 시작된 1904년 이후 9월에 가장 많은 3개의 태풍이 잇따라 한반도에 영향을 줬다. 연구팀은 기록적으로 많은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줬던 2019년 9월에는 동중국해 지역에 형성된 극단적인 남서풍이 태풍을 한반도로 방향을 진행시킨 것으로 보고 기후모델 시뮬레이션 자료를 이용해 이례적 대기순환이 나타날 가능성과 원인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전지구 기후예측(CMIP6) 다중모델 자료와 영국 기상청의 대규모 앙상블 시뮬레이션 자료를 바탕으로 한반도 가을태풍을 유도하는 대기순환 패턴이 지구온난화와 인도 대기변화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확률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해양 온난화가 한반도의 가을 태풍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았지만 인도 북서지역의 강한 대류활동이 한반도 가을 태풍에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도 북서지역에서 발생한 강한 대류활동이 대기권 상층에 거대한 파동을 활성화시켜 한반도와 일본에 강한 고기압성 순환을 만든다. 인도 북서지역 대류활동이 평소보다 강할 경우 2019년 9월 같은 극한 사례가 발생할 확률은 1.5~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민승기 포스텍 교수는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가을 태풍은 여름 태풍보다 피해 상황이 심각한 만큼 이번 연구는 가을 태풍을 효과적으로 예측하기 위해서는 인도지역 대기상태를 보다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인도지역 대기변화가 강해지고 그에 따라 한반도로 향하는 가을 태풍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찰떡궁합’ SK-포스코… 경영 철학에 미래 사업까지 ‘닮은꼴’

    ‘찰떡궁합’ SK-포스코… 경영 철학에 미래 사업까지 ‘닮은꼴’

    최태원(61) SK그룹 회장과 최정우(64) 포스코 회장이 닮은꼴 행보에 나서며 이유 있는 브로맨스를 과시하고 있다. 두 사람은 경영철학, 사회공헌뿐만 아니라 추진하는 미래 사업까지 쏙 빼닮았다. 같은 길을 걸으면서 경쟁 관계보다는 협력 관계를 지향하는 모습도 눈길을 끈다. 포스코는 최태원·최정우 회장이 지난 29일 경북 포항시 남구 송도동의 한 식당에서 직접 만든 도시락을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 가정에 전달하는 ‘희망나눔 도시락’ 봉사활동을 했다고 31일 밝혔다. 두 회장이 만난 건 2019년 12월 최태원 회장이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특별강연차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를 방문한 이후 1년여만이다. SK그룹과 포스코의 이번 합동 봉사활동은 최태원 회장이 최정우 회장에게 “라면 같은 간편식이 아니라 양질의 집밥 도시락을 취약계층에 제공하자”고 제안해 성사됐다. 특히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사회적 가치’(SV)와 최정우 회장의 경영 이념인 ‘기업시민’이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데 교집합을 이룬 것이 주효했다. SK그룹은 지난 15년간 결식아동을 위한 ‘행복 도시락’ 사업을 펼쳐 왔고, 지난 1월부터는 ‘한 끼 나눔 온(溫)택트 프로젝트’로 취약계층 지원에 나섰다. 포스코 역시 2004년부터 경북 포항과 전남 광양에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며 소외계층에게 식사를 제공해 왔고, 앞으로도 주 3회 양질의 도시락을 제공할 계획이다.최태원 회장은 2017년부터 나 홀로 “기업은 이윤 창출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재계는 최태원 회장의 사회적 가치에 공감을 보냈지만, 사회적 가치를 기업 경영의 화두로 내건 기업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18년 최정우 회장이 ‘기업시민’을 경영 철학으로 들고 나왔다. ‘기업이 사회 속 시민이 된다’는 의미를 지닌 기업시민은 기업 공생, 공익 활동 등을 추구하는 경영 이념으로 최태원 회장의 사회적 가치와 일맥상통한다. SK그룹의 SV추진위원회와 포스코 기업시민실은 최근까지도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긴밀하게 협력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과 포스코그룹이 추진하는 미래 사업이 ‘전기차’와 ‘수소’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도 서로 일치한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본격화했고, SK㈜와 SK E&S 통해 수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포스코케미칼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고, 포스코는 2050년까지 연 500만t 수소 생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 포스코케미칼이 SK이노베이션에 전기차 배터리 소재 공급을 전담한다면 두 기업은 최적의 사업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SK, 지금껏 없었던 초대형 배터리 공장 짓는다

    SK, 지금껏 없었던 초대형 배터리 공장 짓는다

    SK이노베이션이 헝가리에 지금껏 없었던 역대 최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신설 공장의 생산 능력은 30GWh로 세계 생산 기지 가운데 가장 크다. 투자 규모도 2028년까지 2조 6000억원으로 유럽 공장 가운데 최대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8일 이사회를 열고 전기차 배터리 헝가리 자회사에 약 1조 2674억원을 출자하는 안건을 의결하고 29일 공시했다. 헝가리 이반차에 들어설 유럽 3공장의 생산 능력은 30GWh로 규모다. 헝가리 코마롬에 있는 1·2공장을 합친 것보다 1.5배 이상 더 큰 규모다. 올해 3분기에 착공해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총 2조 6000억원(22억 9000만달러)을 투입한다. 이번에 출자한 자금은 총 투자금액의 50%에 해당한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남서쪽으로 약 50㎞ 떨어진 이반차에 약 70만㎡(21만평)의 땅을 확보했다. 축구장 98개와 맞먹는 면적이다. 이 공장이 2024년부터 본격 가동하면 연 전기차 43만대(1회 충전 시 400㎞ 이상 주행·70KWh 용량 기준)에 해당하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이반차는 철도·도로 등 물류·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대도시 부다페스트와 인접해 인력 수급이 수월하다는 점에서 최종 입지로 낙점됐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유럽 3공장 신설에 맞춰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 목표치를 ▲2023년 85GWh ▲2025년 125GWh 이상으로 제시했다. 기존 목표는 2025년 100GWh였다.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정부와 협업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의 최고 경영진과 헝가리 정부 측은 이날 오후 화상으로 투자를 공식 결정하는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에는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 지동섭 배터리사업 대표, 헝가리 씨야르트 피테르 외교통상부 장관, 몰너 터보 이반차 시장, 이식 로베르트 투자청장 등이 참석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서산공장(4.7GWh), 헝가리 1공장(7.5GWh)을 가동 중이다. 올해 중국 옌청과 혜주 공장을 20KWh 생산 규모로 본격 가동한다. 각각 9.8GWh 규모의 헝가리 2공장과 미국 조지아주 1공장은 내년 1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11.7GWh 규모의 미국 2공장도 2023년 양산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헝가리 3공장까지 포함하면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은 전 세계 모두 6개가 된다. SK이노베이션의 이번 대규모 투자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소송전 등에서 비롯된 불확실성을 과감한 투자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고는 550GWh로, 매출액으로 환산하면 70조원 이상 수준”이라면서 “다임러, 현대차 등 기존 고객 외에 다양한 제조사들과 신규 공급 계약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준 총괄사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완성하기 위해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 사업을 더욱 키우려는 결정”이라면서 “이번 투자로 전 세계 전기차 산업의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고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속보] LG전자, 지난해 매출 63조·영업이익 3조원 돌파

    [속보] LG전자, 지난해 매출 63조·영업이익 3조원 돌파

    LG전자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펜트업·집콕 수요를 등에 업고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도 63조원을 넘어서며 영업이익·매출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63조2620억원, 영업이익 3조1950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1.5%, 31.1% 증가한 것으로 LG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3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액은 4년 연속 60조원을 상회했다. 지난해 4분기로도 매출 18조7808억원, 영업이익 6502억원을 기록해 역대 4분기 가운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매출 16조612억원, 영업이익 1018억원) 대비 각각 16.9%, 538.7% 증가한 것으로 매출은 전체 분기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LG전자가 지난해 최대 실적을 올린 것은 주력인 생활가전과 TV 부문 덕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언택트)의 일상화로 펜트업(억눌린)·집콕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전과 TV 판매가 급증한 것. 특히 의류관리기와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프리미엄 신가전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생활가전(H&A)에서만 지난해 매출 22조2691억원, 영업이익 2조3526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연간 영업이익률(10.6%)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2019년에 다소 부진했던 TV도 지난해 4분기 매출이 8분기 만에 4조원을 회복하는 등 올레드(OLED) 등 프리미엄 TV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면서 실적 향상에 보탬이 됐다. 현재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구조조정 안이 검토되고 있는 스마트폰(MC) 부문은 4분기 들어서도 부진했다. 4분기 영업적자가 2천485억원으로 3분기보다 늘었다. 미래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전장사업(VS) 부문은 4분기 영업적자를 20억원로 줄이면서 올해 흑자 전환의 전망을 밝게 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K팝 선구자‘ 이수만·‘줌’ 책임자가 말하는 ‘코로나 시대’

    ‘K팝 선구자‘ 이수만·‘줌’ 책임자가 말하는 ‘코로나 시대’

    tvN ‘월간 커넥트‘ 출연‘케이팝의 선구자’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다음달 1일 tvN ‘월간 커넥트’에 출연해 한류의 비전을 제시한다. 이 방송은 각 분야 전문가 4인이 한 달에 한 번 그달의 이슈와 화제의 인물을 정하고, 이 인물을 화상으로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월 첫 방송에서는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과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를 초청했다. 이 프로듀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속 케이팝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지난 30년간 한류가 세계적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기까지 과정을 직접 겪으며 깨달은 통찰에 대해서도 밝힌다. 앞서 이 프로듀서는 한류에 미친 영향력을 인정받아 미국 대중문화 매체 버라이어티가 선정한 세계 엔터테인먼트 업계 리더 ‘버라이어티 500’에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4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이날 방송에는 화상 연결 플랫폼 ‘줌’(Zoom)의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총괄이사 에이브 스미스도 출연한다. 스미스 총괄이사는 비대면 시대에서 화상 연결 플랫폼이 앞으로 우리 삶에 가져올 변화를 논의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서해 5도를 다시 보다 3] 국지전·불법조업·고립 “서해5도 사는 게 죄인가”

    [서해 5도를 다시 보다 3] 국지전·불법조업·고립 “서해5도 사는 게 죄인가”

    서해 5도는 1·2차 연평해전, 대청해전,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등 국지전으로 인한 생명의 위협과 중국어선 불법조업으로 인한 생계의 문제, 외부와의 고립으로 인한 생활의 어려움이 있는 지역이다. 한국․북한․중국의 접경수역으로 해양자원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서해의 독도’로 ‘주민의 실효적 지배’를 통한 ‘해양주권과 안보의 정당성’을 확보한 곳이기도 하다. 대외적으로 서북도서는 DMZ, 한강하구와 함께 유엔군사령부 통제를 받고 있다. 5도서 주민들은 비무장지대 안에 민간인이 거주하는 대성동 마을처럼 남북 서해 접경수역 안에 있으나, 특별한 혜택 없이 안보규제를 받으며 살아왔다. 역사적으로 이곳은 지정학적 특성상 서해 연안 방비를 위한 군사적 요충지이자 한국과 중국을 잇는 해로의 요지다. 또한 바다의 수심이 얕고 조강에서 나온 모래와 플랑크톤으로 인해 어족자원이 풍부하다. 어민들은 평상시 어업을 기반으로 생활하고 있으면서 전쟁, 해적선 출몰 등 위기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군병으로서 또 하나의 의무를 지니고 살아왔다. 일제 강점기에는 선진 조업기술이 들어오면서 5도의 조업환경은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연평도 조기파시 때처럼 어선과 상선이 많을 때는 2000~3000척에 달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이익은 모두 일본인이 가져갔다. 연평도 ‘향리지’에 따르면 “그 당시의 어획고는 천문학적 수치로 연평어업협동조합의 일일 출납고가 한국은행의 출납보다 그 액수가 높았다”고 한다. 해방 후 미소 군사분계선 설정으로 서해 5도를 비롯한 옹진반도는 지금과 달리 남측에 속했다. 연평도의 경우 전쟁 당시 별다른 피폭도 발생하지 않았다. 향토지에 따르면 “6.25 동란 중 본도에 3발의 포탄이 떨어졌다. 호주비행기가 적지인줄 알고 떨어뜨린 포탄이었으며 월백추야 연대 대원 1명이 죽고, 박신국씨의 소 1마리가 죽었다. 이것이 전쟁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라고 한다. 오히려 북측 각지에서 내려온 3만여명의 피난민이 운집된 연평도는 일대 혼잡을 이뤘다. 식량과 식수 문제는 물론 모든 산이 오물로 뒤덮였고, 장질부사(장티푸스) 등 전염병이 돌아 많은 사람이 죽었다는 기록도 있다.한국전쟁 이후 5도서 어민들에게 영향을 미친 결정적 사건은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 유엔에 의한 정전협정이다. 국방부가 편찬한 ‘6.25 전쟁사 9’에 따르면 “거래 목적상 유엔군도... 옹진과 연안반도가 계속 공산군 측의 통제하에 놓이는 것에 동의해도 좋다”고 했다. ‘버려진 옹진반도’는 분쟁의 바다를 잉태했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갈등으로 이어졌다. 어민들에게도 안보에 따른 규제의 족쇄가 채워졌다. 5도서 수역의 남북 경계의 문제는 9.19 군사합의서에도 드러났다. 서해평화수역 조성의 핵심은 ‘그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인가?’이다. 합의서에 명시한 ‘북경계선’과 ‘남경계선’의 기준을 양측이 합의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쟁점은 NLL과 북이 주장하는 경계선을 어떻게 풀 것이냐로 귀결된다. 해상경계선은 육지의 합의된 군사분계선과 달리 종전 또는 평화협정 체결 시 남북 간의 해상경계선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어민들은 9.19 군사합의에 따른 조업의 자유와 남북 평화공존을 희망하고 있다. 미래의 공동어로구역과 NLL까지 조업 확장보다는 현재 어장 범위(시간, 면적, 허가)에서의 규제 완화를 최우선으로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쟁점수역(NLL~북 경비계선)은 해양생태조사를 선행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해양생태보존수역으로 지정한 뒤 중국어선 길목 차단과 남북수산교역을 위한 해상파시, 남북수산업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수산과학기술교류, 옹진반도 공동어로(양식) 등을 단계별로 추진하고, 남북 경협을 위한 어민들이 참여하는 ‘사회적평화기업’을 정부에 제시한 바 있다. 두 번째는 2000년에 체결한 한중어업협정이다. 협정문 제9조에서는 “잠정조치수역 북단에 위치한 일부수역, 과도수역 이남에 위치한 일부수역에 대해서는 별도의 합의가 없는 한 현행 어업활동을 유지하며 어업에 관한 자국의 법령을 타방체약당사자의 국민과 어선에 대해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했다. 사실상 주권을 강제로 행사할 수 없다. 때문에 정부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중국 외교적 대응 강화”, “해경의 단속 강화”, “처벌강화”등 세 가지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중국어선의 약탈과 불법은 일제강점기를 제외하고 조선시대 이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조선 후기 청과 일본은 조약을 내세워 국내 어업 영역을 무법적으로 확장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어민들은 생존권을 위협받자 스스로 외세와 직접 충돌했다. 1884년 백령도에서 벌어진 ‘청국인 살상·강도 사건’은 외교 문제로 비화됐으나 결국 백령도 어민만 효수했고 관찰사도 유배했다. 조선의 왕은 백성을 죽임으로써 안위를 지켰다. 지난해 제정된 ‘어선안전조업법’에 대해 어민들이 강력히 규탄하며 시위를 한 적이 있다. 어민들을 군사 통제 대상이자 형사처벌 대상자로 인식하는 정부에 대한 분노였다. 역사적으로 지금까지 중국어선의 노략질에 재산권을 침탈당하는 것을 무력하게 보면서 살았다. 그럼에도 고향을 떠나지 않고 지금까지 가족의 생계와 생존을 위해 참고 견디며 살아왔다.힘없는 선대 어민은 생존을 위해 권력에 순응하고 눈치를 보며 사는 것 외에는 별도리가 없다고 여겼다. 국가 정책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다가 자칫하면 간첩죄로 몰린다는 불안함에 쥐죽은 듯 살았다. 북한에 인접한 “서해 5도에 태어나거나 사는 게 죄라면 죄지” 하고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았다. 자식들에게는 “나중에 섬에 살지 말아라! 뭍으로 나가 대한민국 국민으로 떳떳하게 서 살아라!”고 말하면서 거친 풍랑을 해치며 바다로 몸을 던진 사람들이다. 세 번째는 2010년 연평도 포격이다. 당시 겁에 질린 1300여명의 주민이 터전을 버리고 어선 등을 타고 긴급히 섬을 떠났다. 한국전쟁 이후 첫 대규모 국민 피난이었다. 그리고 정부가 마련해준 그해 겨울 첫 거처는 찜질방이었다. 주민들은 집단 이주를 요구했다. 정부는 “NLL을 사수하려는 우리 국방․안보정책상으로도 주민들이 빠져 나오게 하는 지원 대책을 저희들이 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라며 피난 나온 지 한 달도 안되는 주민들을 다시 섬으로 들어가도록 종용했다. 창살 없는 감옥에 다시 밀어넣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긴 세월 서해 5도 어민들의 하루는 24시간이 아닌 12시간이었다. 안보를 이유로 47년 동안 여객선이나 어선 등의 야간 항행이 금지됐고, 조업의 자유와 이동권을 제약받으며 살아왔다. 어민들은 스스로 권리를 찾기 위해 해상시위, 중국 어선 나포, NLL 영해 헌법소원, 분단 후 최초 한강 뱃길 잇기, 해상 파시, 어장확장을 평화 깃발 게양 등 안보 민주화와 평화 경제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물때를 알고 적시에 바다로 나가야만 고기를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목숨을 담보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런 인내와 희생은 계속 이어져 왔다. 누군가는 이들이 사는 것만으로 애국하는 일이라고 한 적도 있다. 정부는 어민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 그들이 현실적 의무를 다하듯, 정부도 의무를 다해야 한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역대 정권 모두 어민들에게 수많은 약속을 했다. 그들은 더 이상 새로운 약속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미 여러 번 한 약속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라는 것이다. 어민들에게 평화는 생존이며 자유다. 이 목소리는 인권이자 또 다른 주권의 표현이다. 이들에게 희생의 굴레를 벗겨주고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누리는 기본권을 회복시켜야 한다. 동시에 정부는 서해 5도 평화수역의 가치를 알리는 메신저 역할을 해야 한다. 이는 서해평화 정책의 지속가능성 차원의 문제이기도 하다. 지정학적 특수성과 평화와 안보에 관한 메시지를 왜곡 없이 학생을 비롯한 국민에게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바르게 전달해야 한다. 한국전쟁 이후 군사정전협정에 ‘족쇄’ 한중어업협정 탓 주권 강제 행사 못해 중국 어선의 약탈·불법은 오래된 숙제 안보 이유로 47년간 야간항행도 금지 NLL 영해 헌법소원 등 목소리 내기도 정부서 기본권 회복 위한 행동 나서야 평화와 안보 모두 생존과 안전의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분단으로 인한 이념 갈등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정쟁 수단으로 의제화됐다. 대체로 진보정권은 평화를, 보수정권은 안보를 앞세우고 있다. 최근에 발생한 개성공단 연락사무소 폭발, 서해 공무원 피살 등 남북 갈등 발생 시 평화정책은 위기를 맞았다. 그럴 때마다 언론들이 찾는 곳은 연평도다. 남북 갈등은 다시 정쟁과 남남 갈등으로 이어지고 어김없이 국지전 발생이 높은 서해 5도가 이슈가 되는 게 현실이다. 만약 또다시 제2의 연평도 포격 같은 군사적 긴장 대결로 회귀한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군사적 안보냐? 평화적 안보냐? 등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선택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평화와 안보를 진영 논리에 가두면 안된다. 동전의 양면처럼 보수도 평화를, 진보도 안보를 말해야 한다. 대북정책의 동력은 결국 국민의 상식과 지지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독도가 ‘영토 주권’의 상징이라면 서해 5도는 ‘안보의 성지’에서 ‘평화의 공존’으로 확장돼야 한다. 독도의 존재와 당위성은 국민과 남북 사이에 이견이 없다. 하지만 서해5도는 그렇지 않다. 지금이라도 초중고 교과서 기술, 국내외 평화의 섬 캠페인 등 다양한 제도와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 독도를 품고 있는 국민들 마음 속에 서해 5도 평화수역을 품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한반도의 허리인 횡측 접경 공간에 대한 통합적‧제도적 관리가 필요하다. 서해 NLL~한강하구~DMZ에 이르는 접경 비무장 지역을 정책공간 단위로 묶어서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 지역은 현재 국방부, 행안부, 해수부, 통일부 등 부처별 개별법과 단위사업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실질적인 출입 통제는 유엔군사령부가 하고 있다. 남북 상황에 따른 접경 공간별 안보규제와 교류 진흥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 설립과 일관된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 서해 5도 정책도 어민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의사결정의 거버넌스화를 제도적으로 마련해 정책의 정당성과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
  • 책을 매개로 365일 만난 별의별 사람 기록한 서점주인 일기

    책을 매개로 365일 만난 별의별 사람 기록한 서점주인 일기

    이 책을 소개한 언론 서평들이 하나같이 일종의 아이러니를 내포하고 있음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가장 분노로 가득 차 있지만 가장 즐거운 서점 회고록”(뉴욕 타임스) “매장 운영의 어려움과 고객 대면 업무의 좌절감을 냉소적으로 일깨워주지만 읽는 내내 터져나오는 웃음을 막을 수 없다”(헤럴드) “(얼음장처럼 차가운 서점과 달리) 따뜻하고 재미나며 그를 성가시게 만드는 베스트셀러 가운데 하나가 될 자격이 충분”(메일 온 선데이)하더거나 “꿈을 좇아 서점을 열고 싶다는 유혹에 시달린다면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아무것도 하지 말 것”(내셔널)이라고 조언한다. 낭만적이냐고? 아니올시다” 서점이란 어떤 곳인가? 죽어라 책은 사보지 않으면서도 유명한 책들은 다 읽어본 듯 말하는 교양인들이, 아니 그런 척 애쓰는 인간들이 그저 막연히 자본주의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공간으로 여기고 싶어하는 곳이다. 하지만 누구 말마따나 ‘현실은 언제나 꿈을 밟고 넘어진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큰 중고 서점인 위그타운의 ‘더 북숍’을 인수한 숀 비텔이 쓴 책 ‘서점 일기’다. 세상에, 이 조지 왕조 풍 외관의 이 서점 이름에는 정관사 ‘The’가 들어간다. 성마르고 편협하고 인간을 혐오하는 비텔이 2001년 11월 서점을 인수한 뒤 이듬해 2월부터 365일 동안 적어 내려간 일기를 책으로 묶었다. 별별 사람이 다 나온다. 아주 가끔 이상적인 손님도 등장하지만 99%는 사람 속을 뒤집어놓는 이들의 얘기다. 서점이 어떤 공간인지조차 모르고 찾아오는 손님, 제구실 못하는 난방기기, 쓰레기통 뒤져 먹을거리를 구해오는 제멋대로 직원들, 하루에 4명이나 기껏해야 10명 넘는 손님들이 책을 사간 뒤의 허전한 금전등록기 등 때문에 마음을 돌려 먹는 서점 창업 희망자가 생길지 모른다. 4월 24일 일기에는 “나이 지긋한 손님이 독서동호회에서 읽을 다음 책이 드라큘라인데 드라큘라가 쓴 책이 뭔지는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고 적었고, 그 나흘 뒤에는 “야구 모자를 쓴 남자가 ‘여기 책은 안 팔죠. 그렇죠’라고 묻더니 요란하게 웃어댔다”고 썼다. 정말 이런 손님도 다 있을까? 물론 훌륭한 사람도 있다. 진화에 관해 논쟁하다 ‘종의 기원’을 소설 진열대에 꽂곤 해 비텔로 하여금 성경을 소설 진열대에 놓게 만드는 직원 니키는 “2014년의 훌륭한 분들”이라며 “2014년 3월에 책을 주문한 손님. 그 책을 2주 전에야 찾아서 ‘아직도 책을 원하세요’라고 물었더니 ‘네 그럼요’하고, 심지어 책값보다 돈을 더 냄”이란 메모를 남겨뒀더라며 “마음이 다 따뜻해지네요!”라고 우리를 다독거렸다.분노와 체념 사이를 오가는데 위트가 간간이 배어나오는 것이 빌 브라이슨 같은 부류로 여겨지기도 한다. 역시 브라이슨처럼 워낙 맥주를 좋아하고 펍에 퍼질러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비텔은 결코 만만히 볼 서점 주인이 아니다. 16세기 가죽제본 성경부터 애거서 크리스티의 초판본까지 서점 빼곡히 들어 찬 10만권 장서를 힘들이지 않고 찾아내고 희귀하고 가치있는 책을 찾아 전국을 돌고 오래 된 집이나 경매장에서 좋은 책을 골라낸다. 위그타운 북페스티벌을 찾는 200명이 넘는 초청 작가들에게 술과 음식을 돌린다. 해서 독자들은 어느새 그의 종이책 미래 걱정에 감정이 이입되게 된다. 그나저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끝나면 더 북숍을 비롯한 세상 끝의 도서관들, 아니면 오스트리아 빈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서점, 모스크바의 볼세비키 인쇄 박물관(실은 코딱지만한 등사기 보관소) 등을 찾겠다는 나의 꿈은 과연 이뤄질 것인가 막막하기만 하다. TV 시리즈로 제작되고 있다니 그걸 봐야 하나. 이 책을 출간한 여름언덕과 다빈치의 박성식 대표는 이 책을 “뼈때리고 웃픈 책”이라고 갈파했는데 하나 물어보겠다. 출판사 사장으로서 책 써 볼 생각 없는가?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 105만TEU로 확대

    올해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을 현재의 78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에서 105만TEU까지 확대한다. 2030년까지 해양플라스틱 쓰레기를 2018년 기준 11만 8000톤에서 5만 9000톤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해수부는 올해 1만 6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투입하고 최대 10만TEU 규모의 선박을 추가 발주하면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이 30% 정도 늘어나 수출품 선적난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비용 용선 체계를 개선하고 신속한 선박 공급을 위해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올해부터 매년 최대 10척의 선박을 사들여 국적선사에 제공하는 사업도 시작한다. 상반기까지 국적선사 간 협력체인 ‘K-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키고, 컨테이너 리스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발 동남아 항로의 국적선사 선복량은 현재의 19만TEU에서 25만TEU까지 확대한다. 중소선사에게 해진공이 6819억원을 지원하고 계약이행보증, 신용보증사업도 펼치기로 했다. 해수부는 이런 정책들을 펼치면 올해 해운 매출이 한진해운 파산 이전 수준인 40조원까지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수부는 또 수산업계에 상생할인 지원 예산을 390억원으로 확대하고, 올해 2500억원 규모의 소비를 창출할 계획이다. 수산식품 수출은 가장 많았던 2019년 수준(25억 달러)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해양분야 탄소줄이기 정책도 고삐를 쥔다. 연간 411만톤에 이르는 해양수산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50% 이상 감축하기로 하고, 올해 하반기까지 친환경 어선 개발·전환 등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올해 선박 31척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528척을 저탄소 선박으로 전환한다. 2050년에는 수소나 암모니아 등을 활용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 선박을 완전 상용화해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의 75% 이상 감축하는 사업도 진행한다. 갯벌과 바다숲을 조성하는 ‘블루카본’ 사업도 확대한다. 갯벌을 복원하고 5만 4000㏊의 바다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해양플라스틱 쓰레기를 2018년 기준 11만 8000톤에서 2030년까지 5만 9000톤으로 감축하기 위해 2024년까지 어선과 양식장 등을 대상으로 친환경부표를 모두 보급할 예정이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올해는 코로나19의 극복을 통해 국가 경제와 국민 일상을 회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는 중요한 한 해”라면서 “해양수산이 우리 경제를 굳건하게 뒷받침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이동구 칼럼] 부동산 정책을 뒤집어 본다면

    [이동구 칼럼] 부동산 정책을 뒤집어 본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설 전에 공급을 늘리는 특단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불안 심리와 서울 아파트 매맷값과 전셋값 등의 오름세는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한국부동산원과 KB부동산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아파트값과 전셋값의 고공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그것도 서민들이 평생을 저축해도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셋째주 수도권의 아파트값은 통계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내 집 마련에 나선다는 ‘영끌’이란 단어가 그저 생겨난 게 아니다. 이러다간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가정 꾸리기와 아이 낳기를 포기하는 자포자기의 사회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조건으로 공급과 함께 규제완화를 주장해 왔다. 정부가 곧 공급 위주의 특단의 대책을 내놓는다고는 하지만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곳에 양질의 물량을 적기에 충분히 공급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수요자들은 도심 가까이의 질 좋은 민간 아파트를 원하는데 공공임대주택만 잔뜩 늘린다거나 먼 거리에 위치한 신도시 개발 계획만 내놓는다면 시장의 실망감은 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더구나 주택 공급에는 최소 2~3년의 시간도 필요한 만큼 공급 위주의 대책이 당장 혼란에 빠진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 수도권 전체를 아파트로 뒤덮는 아파트 공급 위주의 정책을 계속 고수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 이쯤에서 부동산 대책들을 되짚어 봤으면 한다. 현 정부 들어 24차례나 쏟아낸 대책이 왜 효과를 내지 못했는지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그 속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먼저 임대차 3법, 보유세·양도세 인상, 분양가상한제 등을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부추긴 대표적인 제도로 지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도입한 ‘임대차 3법’의 경우 애초 시장 혼란 등 부작용이 예상됐지만 정부가 이를 밀어붙였다. 세입자 보호라는 선의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전셋값 폭등으로 이어졌다. 집주인들은 임차인에게 4년치 인상분을 요구하고, 세입자는 전세 갱신을 요구해 전세 물량은 크게 줄었다. 전셋값 인상은 또 매맷값 인상으로 이어지고, 오른 전셋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세입자는 반전세, 월세로 바꿔 탔다. 이런 악순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올 들어 아파트 매수 심리는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인상한 것은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도록 유도해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에서 나온 대책이다. 하지만 다주택자들은 장기 보유나 증여를 선택하면서 매물 잠김 현상을 초래했다.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세 부담을 전가하는 양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공시지가 상승으로 분양가 상한제도마저 유명무실해졌다. 사정이 이러니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며 “제발 가만히 있어 달라”는 볼멘소리마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어떤 정책이든 입안자의 의지보다 수요자의 만족도에 따라 효과가 판가름난다. 비록 착한 의도로 먼 미래를 내다본 청사진일지라도 지금 당장 피해자를 양산한다면 결코 좋은 정책이라 할 수 없다.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정책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폐기하거나 수정해야 한다. 차제에 산업화 이후 줄곧 펼쳐 온 서울 등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정책과는 다른 역발상의 정책은 어떨까. 전국이 주택 거래 규제지역으로 묶인 것도 풀어 공급과 거래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어야 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특히 인구는 줄어들고 소득 수준은 점차 높아지는 만큼 주택 수요자들의 욕구 또한 갈수록 고급화되고 있으니 수도권에 아파트 공급을 계속 늘리기보다 지방에 고급 주택을 공급해 3만 달러 소득 시대에 맞는 명품도시로 만드는 것은 어떠할지. 대도시에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대신 늘어나는 노인과 은퇴자들을 위해 경치 좋은 지역에 쾌적한 환경의 휴양도시를 조성하는 것은 어떨까. 물론 병원과 공공시설 등이 필요하겠지만 대도시에 편중된 부동산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 정책의 큰 틀을 한번 바꿔 보자.
  • ‘집콕’에도 美 출산율 뚝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가장 많은 미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출산율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집콕’ 시간이 늘어났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과 경제적 상황 악화에 출산율이 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NBC 자회사인 NBCLX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지난해 12월 플로리다, 오하이오, 애리조나 등에서 전년 대비 출산율이 5~8%가량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된 지난해 3월 이후 임신한 여성의 출산이 12월부터 시작된다고 봤을 때 거리두기가 ‘베이비붐’(출산율 급등) 대신 ‘베이비 버스터’(출산율 급감)로 이어졌다는 점이 초기 통계에서 드러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소득이 줄어 가계 경제가 타격을 입고, 전염병이 창궐하는 상황에서 가족 계획을 세우는 일 자체가 불가능해진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미 연구단체인 구트마허 연구소의 한 설문에 따르면 가임기 여성 10명 중 3명은 코로나에 대한 걱정 때문에 임신을 미뤘다고 답했는데, 저소득층 여성일수록 이 경향이 높았다. 최근 몇 개월간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선 출산율 감소뿐 아니라 임신, 성 관련 주제에 대한 구글 검색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 같은 연구를 진행한 인구학자 메릴랜드대 필립 코언 교수는 “전염병으로 인한 출산율의 급격한 하락은 사회 경제적인 불확실성을 반영해 몇 달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미 브루킹스연구소의 지난해 6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 내 신생아는 50만명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2019년 380만명에서 13%나 떨어진 수치다. 타임지는 “2034년 무렵 미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처음으로 18세 미만 인구를 넘어설 것”이라며 “현재 임신 가능성이 가장 높은 24~39세 인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이미 취업·결혼 등의 인생 계획을 늦췄다. 이 세대가 임신을 더 연기한다면 전례 없는 인구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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