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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성장 新방정식… “창조적 경험 쌓아라”

    경제성장 新방정식… “창조적 경험 쌓아라”

    축적의 시간/서울대 공과대학 지음/지식노마드/559쪽/2만 8000원 1970년대 이후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에 대해서는 새삼 설명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1990년대를 넘어서면서 기업의 수익성 악화와 거시경제 측면에서 잠재성장률의 추세적 악화 현상이 우려되는 현실을 맞고 있다. 산업을 넘어 국가 차원의 개조가 절실한 시점이다. 새 책 ‘축적의 시간’은 26명의 서울대 공대 교수가 각자의 전공에 입각해 우리 산업의 구조적 문제와 주변의 경쟁적 환경, 미래 전략에 대해 심층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있다. 우리 산업계가 처한 현실과 돌파해야 할 과제, 중국의 부상에 대한 대응, 대학의 역할과 산학 협력의 과제, 국가정책의 보완점 등 6가지 화두를 토대로 각자의 세부 영역을 분석하고 실제적 대응방안을 살폈다. 분야에 따라 이 멘토들이 제시하는 원인은 다소 달랐지만, 산업의 종류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현상이 있었다. 창의적이고, 근본적으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 즉 ‘개념설계’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리 산업이 압축성장 과정을 거치며 스스로 경험을 축적하기보다 선진국에서 개념을 받아 실행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던 게 주요한 원인일 터다. 이제 그 모델이 한계 상황에 봉착한 셈인데, 여기서 또 문제가 생긴다. 개념설계 역량이 교과서로는 배울 수 없다는 것이다. 객관식 문제 풀듯 외워서 대처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반드시 오랜 시간의 경험을 통해 축적된 무형의 지식과 노하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축적의 시간을 어떻게 벌어야 하는가가 중요한 키워드가 된다. 우리에겐 선진국처럼 100년 이상 기다리며 경험을 축적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렇다고 중국과 같은 거대한 내수시장도 없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뭘까. 멘토들은 사회 전반의 인센티브 체계와 문화를 바꾸어 당장의 성공보다는 지식과 기술, 환경에의 적응 양식을 개선하는 노력을 강조한다. 새롭고 도전적인 개념을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실패를 용인하며, 경험지식을 축적하기 위해 애쓰는 조직과 사람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종전 우리 산업계와 정책 의사결정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성공의 방정식, 즉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자원을 동원하고, 항상 정해진 목표를 조기에 초과 달성하던 습관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시행착오의 과정과 결과를 꼼꼼히 쌓아가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충고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서울공대 교수 26명이 본 한국 산업의 미래전략은?

    서울공대 교수 26명이 본 한국 산업의 미래전략은?

     축적의 시간  서울대 공과대학 지음/지식노마드/559쪽/2만 8000원    1970년대 이후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에 대해서는 새삼 설명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1990년대를 넘어서면서 기업의 수익성 악화와 거시경제 측면에서 잠재성장률의 추세적 악화 현상이 우려되는 현실을 맞고 있다. 산업을 넘어 국가 차원의 개조가 절실한 시점이다. 새 책 ‘축적의 시간’은 26명의 서울대 공대 교수가 각자의 전공에 입각해 우리 산업의 구조적 문제와 주변의 경쟁적 환경, 미래 전략에 대해 심층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있다. 우리 산업계가 처한 현실과 돌파해야 할 과제, 중국의 부상에 대한 대응, 대학의 역할과 산학 협력의 과제, 국가정책의 보완점 등 6가지 화두를 토대로 각자의 세부 영역을 분석하고 실제적 대응방안을 살폈다.  분야에 따라 이 멘토들이 제시하는 원인은 다소 달랐지만, 산업의 종류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현상이 있었다. 창의적이고, 근본적으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 즉 ‘개념설계’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리 산업이 압축성장 과정을 거치며 스스로 경험을 축적하기보다 선진국에서 개념을 받아 실행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던 게 주요한 원인일 터다. 이제 그 모델이 한계 상황에 봉착한 셈인데, 여기서 또 문제가 생긴다. 개념설계 역량이 교과서로는 배울 수 없다는 것이다. 객관식 문제 풀듯 외워서 대처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반드시 오랜 시간의 경험을 통해 축적된 무형의 지식과 노하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축적의 시간을 어떻게 벌어야 하는가가 중요한 키워드가 된다.  우리에겐 선진국처럼 100년 이상 기다리며 경험을 축적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렇다고 중국과 같은 거대한 내수시장도 없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뭘까. 멘토들은 사회 전반의 인센티브 체계와 문화를 바꾸어 당장의 성공보다는 지식과 기술, 환경에의 적응 양식을 개선하는 노력을 강조한다. 새롭고 도전적인 개념을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실패를 용인하며, 경험지식을 축적하기 위해 애쓰는 조직과 사람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종전 우리 산업계와 정책 의사결정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성공의 방정식, 즉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자원을 동원하고, 항상 정해진 목표를 조기에 초과 달성하던 습관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시행착오의 과정과 결과를 꼼꼼히 쌓아가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충고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2015 공직박람회] 내일은 공무원… 당신을 모십니다

    바람직한 공직자상을 널리 알리고 100년의 미래로 나아가자는 취지를 내건 2015 공직박람회가 23일 막을 올린다. 인사혁신처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C1, C2홀에서 이틀 일정으로 박람회를 개최한다. 취업준비생뿐 아니라 미래 공무원 자원이라 할 고교생 등 청소년들까지 배려해 국민 눈높이에 맞춰 프로그램을 짰다는 평가를 듣는다. 정부부처는 물론 17개 광역자치단체, 공기업, 2018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등 행정기관 70개를 총망라했다. 무엇보다 국민들에게 낯설 수도 있는 공무원의 구체적인 업무와 후생·복지 등 사명감을 갖고 일해야 할 직업으로서의 공직에 대해 알찬 정보를 제공한다. 공무원 시험에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 공직적격성평가(PSAT) 예제 풀이와 자기소개서 작성법, 면접 스피치 등 취업 클리닉 특강도 곁들여진다. 이날 오후 2시 메인 무대에선 ‘혁신 콘서트’가 열린다. 시대에 걸맞은 공직자로서의 마음가짐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이다. 대금 연주가인 국립국악원 이명훈씨가 ‘나의 음악적 실험, 과거와 현재의 만남’이란 주제로 선율을 선사한 뒤 토크도 마련한다. 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운영부장인 큐레이터 이지윤씨가 ‘앤디 워홀, 예술의 경계는 없다’는 제목으로 첫 번째 강연을 한다. 음악대전 수상자인 강유미 제주 성읍초등학교 교사가 ‘공무원도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주제로 음악 콘서트를 선보인다. 이어 박람회를 주최한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이 ‘미래사회 변화, 그리고 공직혁신’이라는 강연으로 마무리한다. 24일 오후 2시엔 스타 강사로 이름을 알린 이다지씨의 진행으로 ‘역사 콘서트’가 열려 한국사, 특히 근대사를 어렵게 여기는 수험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오늘의 눈]도시재생사업의 명암/이경주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도시재생사업의 명암/이경주 사회2부 기자

    우리는 급속한 도시개발 사업에서 짧게는 소외된 이웃을 보지 못했고, 길게는 서울의 자산과 미래세대를 고려하지 못했다. 서울시가 획일적 철거 후 재개발에서 벗어나 주민이 함께 만드는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한 이유다. 이 중 뉴타운 사업 대상이던 노후주택 단지의 도시재생은 논란의 중심이다. 부동산 가격 폭등보다 함께 행복하게 사는 공동체를 만드는 게 목표지만 현장은 우왕좌왕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뉴타운이 해제되고 도시재생 시범지역이 된 성북구의 한 동네는 주민들이 공동체 회복의 열망에 차 있다. 하지만 막상 뉴타운 규제가 풀리자 단독주택을 빌라로 전환 할 준비를 하면서 난개발이 우려되었다. 취재 중에 만난 주민은 도시재생을 위한 시의 지원금 100억원이 신축빌라의 부동산 가격을 올려줄 것으로 믿었다. 용산구 경리단길 등 이태원 근방이 인기를 끌자 용산구청 뒷동네의 도로변 주택들은 수년간 임대료가 2배로 올랐다. 이들은 도시재생을 하자면서 집에 빨간 깃발을 꽂았다. 행복한 동네에 대한 열망이 아니라 이윤을 좇아 도시재생을 지지한다. 동네 안쪽 주민들은 인파와 상행위로 인해 소음 및 빛 공해에 시달린다면서 오히려 재개발을 주장한다. 도시재생의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도 크다. 부산발전연구원이 도시재생 선도모델인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에서 설문을 했는데 주민의 64.5%가 “주민으로서 자부심이 없다”고 답했다. 일본이나 영국 등 도시재생 선진국도 지난 30년간 추진해 이제야 결실을 보고 있다. 사실 도시재생사업은 눈으로 보이는 건설사업 뒤에 마을공동체, 복지, 사회적 경제 등 소프트웨어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마을마다 특성도 반영해야 한다. 시가 미래 100년을 준비한다고 말할 정도로 장기적인 성과를 지향한다. 재개발은 눈에 보이는 이윤으로 보상을 받지만 도시재생은 마을공동체 회복, 토박이의 정주화 등 보이지 않은 사회적 이득을 동반한다. 그러나 주민들이 눈앞의 이윤에 끌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시는 미래에 얻을 이윤과 가치 등을 알리면 될 텐데 현장에서 보면 의외로 소극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뉴타운이 해제된 도심재생 시범구역에서 빌라를 짓는 것을 금지하면, 뉴타운이라는 규제 대신 도시재생이라는 새 규제를 만드는 꼴이라고 우려한다. 도시재생의 부작용 중에 젠트리피케이션도 있다. 도시재생으로 사람이 모이자 임대료가 오르면서 정작 기존의 소상공인이 자본가의 상점으로 대체되는 것이다. 획일적인 재개발로 토착민이 떠난 자리를 부유층이 대체하는 것과 비슷하다. 현장에는 시 대신 자치구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 한 도시재생 시범지역은 구청이 나서 조례도 없이 빌라 신축을 힘겹게 제지하고 있다. 성동구의회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막기 위한 조례를 지난 6월에 입법예고했고 지난 4일 전국 처음으로 통과시켰다. 서대문구는 지난 16일 이대골목주민연합 건물주 18명과 5년간 임대료를 올리지 않겠다는 협약을 맺었다. 다소 늦었지만 시도 지난 3일 ‘상가임차인 보호를 위한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시는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을 위해 마을의 자율성은 보장하되 최소한의 규제는 갖춰야 한다. 채찍 없이 당근만으로 되는 것은 없다. kdlrudwn@seoul.co.kr
  • [아하! 우주] ‘쌍둥이 블랙홀’ 그 속사정을 밝히다

    [아하! 우주] ‘쌍둥이 블랙홀’ 그 속사정을 밝히다

    서로 끌어당기며 현란한 춤 솜씨를 뽐내고 있는 쌍둥이 블랙홀의 속사정이 천문학자들에 의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중력으로 얽혀 결국 하나의 새로운 블랙홀로 재탄생할 이 쌍둥이 블랙홀의 명칭은 ‘PG 1302-102’. 처녀자리 방향으로 35억 광년 떨어진 이 블랙홀은 올초 지상망원경을 통해 처음 확인됐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미 컬럼비아대 등이 참여한 연구진이 NASA 은하진화탐사선(GALEX)과 허블 우주망원경의 데이터를 이용해 합병 중인 이 두 블랙홀을 가장 상세하게 관측하고 주기적으로 빛을 내뿜는 특징을 찾아냈다고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중 블랙홀이라고도 불리는 이 블랙홀은 지금까지 탐지된 것들 가운데 가장 가까운 궤도 운동을 하고 있다. 그 거리는 우리 태양계 지름보다 크지 않을 정도로 가깝다. 천문학자들은 두 블랙홀이 앞으로 100만 년 안에 충돌해 초신성 1억 개에 달하는 엄청난 폭발을 유발하며 합병할 것으로 예상한다. 연구진은 초기 우주에서 흔히 발생했던 은하와 이런 괴물 블랙홀이 그들 중심부에서 어떻게 합쳐지는지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이중 블랙홀을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 흔했던 이 사건을 발견하고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고 한다. PG 1302-102는 아주 몇 안 되는 쌍둥이 블랙홀 후보 가운데 하나이다. 이는 올해 초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는데 이들은 은하 중심에서 나오는 이상한 빛 신호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뒤 쌍둥이 블랙홀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카타리나 실시간 순간 관측’(Catalina Real-Time Transient Survey) 망원경을 사용해 변화하는 빛 신호가 5년마다 서로 진동하는 두 블랙홀의 움직임으로 생성되는 것임을 입증했다. 블랙홀 자체는 빛을 방출하지 않지만 주변 물질은 그렇지 않다. 연구진은 연구논문에서 두 블랙홀의 긴밀한 움직임을 확인했으며 이를 지지하는 많은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GALEX와 허블 망원경의 자외선 데이터를 통해 그들은 지난 20년간 이중 블랙홀 시스템에 관한 변화하는 빛 패턴을 추적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데이비드 시미노비치 컬럼비아대 부교수는 “GALEX 자료를 얻은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면서 “우리는 GALEX 기록을 다시 살폈고 이 이중 블랙홀이 6차례 관측됐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가시광선과 다른 파장은 물론 자외선을 관측하는 허블 망원경도 마찬가지로 과거에 해당 이중 블랙홀을 관측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자외선 데이터는 두 블랙홀이 어떻게 주기적인 빛 패턴을 생성하는지 예측하는 데 중요하게 사용된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두 블랙홀 중 하나가 더 많은 빛을 방출한다고 예측했다. 즉 한 블랙홀이 다른 하나보다 더 많은 물질을 삼키는데 이 과정이 주변 물질을 가열해 강력한 빛을 내뿜게 한다는 것이다. 더 많은 빛을 방출하는 이 블랙홀은 5년 주기로 상대 블랙홀의 주변 궤도를 돌기 때문에 그 빛은 변화하는 데 우리 쪽을 향할 때 더 밝은 것처럼 보인다. 연구를 이끈 다니엘 도라치오 컬럼비아대 연구원은 “마치 60W짜리 전구가 갑자기 100W로 표시되는 것과 같다”면서 “이 블랙홀의 빛이 우리에게서 빠르게 멀어질 때 어두운 20W 전구처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블랙홀 주변 빛에서 이런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일까? 그 이유 중 하나는 경찰차가 우리 쪽을 향할 때 사이렌 소리가 더 높은 주파수를 내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빛도 우리 쪽을 향해 이동할 때 짧은 파장 쪽으로 짓눌리는 ‘청색 편이’(blue shifting)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이유는 블랙홀의 엄청난 속도에 관련된 것이다. 사실 더 밝은 블랙홀은 빛의 속도의 약 7%로 이동한다. 다시 말하면 엄청나게 빠르다는 것이다. 비록 블랙홀이 동반 블랙홀 궤도를 도는 데 5년이나 걸리지만 이는 막대한 거리를 이동하는 것이다. 이는 블랙홀이 태양계에서 혜성들이 위치하는 오르트 구름이 있는 외각 변두리부터 우리 태양계 전체를 감싸는 데 5년이 걸리는 것과 같다. 이 정도로 빠른 속도에서 빛은 상대론으로도 알려진 것처럼 증폭되고 더 밝아진다. 도라치오 연구원과 동료들은 기존의 칼텍 논문을 기초로 이 효과를 모형화하고 어떻게 자외선에서 보일지 예측했다. 그들은 가시광선에서 기존에 관측된 주기적인 밝아짐과 어두워짐이 정말 상대론적인 증폭 효과에 의한 것이면 주기적으로 같은 행동이 자외선 파장에서 2.5배 증폭돼 존재해야만 한다고 판단했다. 연구진의 예상대로 GALEX와 허블 자료의 자외선은 일치했다. 이번 연구를 주관한 졸탄 하이만 컬럼비아대 교수는 “우리는 이 시스템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우리의 의견을 더 강화하고 이를 더 잘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결과는 또 연구진이 미래에 긴밀하게 합쳐지는 블랙홀과 물리학의 성배로 여겨지는 무언가, 그리고 중력파를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블랙홀이 궁극적으로 합병하기 전 바로 마지막 순간 그들은 아이스 스케이트 선수들이 선보이는 ‘데드 스파이럴’이라는 기술처럼 서로 밀접하게 돌 때 시공간에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예측된다. 100년 전 발표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중력 이론으로 그 존재가 도출된 소위 ‘중력파’로 불리는 이 현상은 우주 구조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쌍둥이 블랙홀에 관한 많은 비밀을 이제 막 드러내기 시작한 이번 결과는 우주 전역에 걸쳐 있는 다른 블랙홀들의 병합을 이해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최신호(9월 17일자)에 실렸다. 사진=NASA/컬럼비아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현장 5곳 찾아 200㎞ 강행군… “예산 따겠다” 주1회꼴 서울로

    [자치단체장 25시] 현장 5곳 찾아 200㎞ 강행군… “예산 따겠다” 주1회꼴 서울로

    “홍보 팸플릿은 눈길을 확 끌어 잡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엉성하기 짝이 없습니다. 9회째 하는 축제이면 이제 담당 공무원들은 도사가 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일에 미쳐야 하는데 그런 자세가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7일 오전 8시 경남 하동군 북천면 코스모스·메밀꽃 축제장 근처 식당에서 열린 군 간부공무원회의장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윤상기(61) 하동군수가 축제 준비 상황을 보고하는 담당 공무원에게 수시로 질문하며 미흡한 부분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었다. 보완 사항을 지시하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윤 군수의 일 욕심이 얼마나 강한지 볼 수 있는 현장이었다. 열정과 추진력이 대단한 그는 일 중독자라고 불린다. ‘일을 너무 많이 시킨다’는 불만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일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은 모두 인정한다. 윤 군수는 주요 사업에 대해 현장에서 간부회의를 자주 한다. 사무실에서 서류만 갖고 탁상공론하지 말고 현장을 보며 실정에 맞는 업무 계획을 짜서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일 욕심 못지않게 도전적인 행정을 펼친다. 트레이드마크 문구도 ‘상상을 기적으로’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준비하면서 이름 첫 글자를 따 만들었다. 회의를 마치고 아침을 먹은 윤 군수는 40여분 동안 현장을 꼼꼼하게 살폈다. 영농조합 대표와 사무국장은 “군수가 현장에서 간부회의까지 하며 축제에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해줘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다. 오전 10시 30분쯤 군청으로 돌아온 윤 군수는 점심 전까지 결재를 처리하고 외부 방문객 2명을 접견했다. 점심은 군청 근처 돼지국밥집에서 최근 시·군 대항 도 체육행사에서 상을 받은 공무원들과 함께했다. 윤 군수는 재첩국이나 돼지국밥, 시래기 등 시골 토속 음식을 좋아한다. 오후 들어 사무실에서 한 시간쯤 밀린 결재를 처리한 뒤 2시 30분 하동체육관에서 열리는 한국실업배구연맹회장배 배구대회장을 찾았다. 경품 추첨을 하고 관중과 선수들을 격려하며 20여분을 보낸 뒤 금성면 갈사만 산업단지 조성 현장으로 향했다. 현장으로 가는 도중 군립 꿈나무어린이집에 잠시 들렀다. 어린이 46명이 다니는 시설로 예정에 없던 방문이었다. 윤 군수는 김은미(39) 교사 등으로부터 “통학용 승합차가 오래돼 시동이 안 걸릴 때가 있다”는 말을 듣고 “이른 시일 안에 조치해 주겠다”며 “어린이들의 건강을 각별히 잘 챙겨라”라고 당부했다. 함께 탄 차 안에서 윤 군수는 군의 주요 현안과 관광개발 계획 등을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섬진강과 남해, 지리산으로 둘러싸인 하동의 지역 특성을 살려 자연자원을 활용하고 개발하면 하동군의 미래는 밝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아름다운 남해를 조망할 수 있는 금오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관광객 유치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정한 환경을 활용해 탄소 없는 마을 10여곳을 조성하는 사업도 소개했다. 탄소 제로인 청정 마을을 조성한 뒤 ‘폐를 청소하는 관광투어’ 상품을 개발해 중국 관광객을 집중적으로 유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오후 3시 30분 갈사만 산업단지 조성 현장에 도착해 현장 책임자로부터 간략한 보고를 듣고 “하동군 미래 100년이 걸린 핵심사업이므로 전력을 쏟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갈사만 산단 조성 사업은 공공 381억원과 민자 1조 5589억원을 들여 금성면 갈사·가덕리 일대 육지 244만㎡와 바다 316만㎡를 매립해 조선 관련 산단을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2012년 2월 공사를 시작했으나 시행·시공사 간 채무채권 관계 다툼으로 지난해 2월부터 공사가 중단됐다가 최근 군에서 법적 조치를 강구해 공사가 곧 재개될 예정이다. 윤 군수는 지난해 8, 9월 중국과 미국을 잇달아 방문해 갈사만 산단 투자 설명회를 열었다. 그는 “현장을 둘러본 외국 업체마다 입지가 매우 좋다는 반응이어서 전망은 밝다”고 내다봤다. 군은 갈사만 산단과 대송산단, 두우배후단지 등의 개발사업이 완료되면 인구는 12만명으로 늘어나고 고용창출은 14만 4000여명, 생산유발은 26조원, 소득유발은 8조 5000억원 등의 효과를 기대한다. 윤 군수는 이날 현장확인 일정의 마지막으로 양보면 이명산 자락에 조성하는 편백나무 휴양림을 찾았다. 11㏊의 사유지에 100~120년 된 아름드리 편백나무 100여그루가 자라는 곳이다. 윤 군수가 휴일에 등산하면서 발견했다. 소유주가 하동 출신임을 알고 세 번 찾아간 끝에 승낙을 받아 데크 등 휴양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이장 김재성(57)씨는 “소문을 듣고 외지에서 휴양림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윤 군수는 옥종면 위태리의 개인 소유 편백림 30만 4264㎡(시가 45억원 상당)도 여러 차례 소유주를 찾아가 설득해 기부채납을 받았다. 그는 ”관심을 갖고 부지런히 다니다 보면 군에 도움이 되는 일들이 보인다“고 말했다. 윤 군수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서울과 중앙부처 등을 방문한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누가 예산을 갖다 주겠습니까. 발이 닳도록 다녀야 돈이 생깁니다.” 그는 “중앙부처에서 귀찮다고 ‘오지 마라’ 해도 찾아가 매달려야 국고 지원을 한 푼이라도 더 받을 수 있다”며 “장관이나 차관 방도 밀고 들어간다”고 말했다. 군이 지난해 받은 교부세가 87억원으로 240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8번째로 많이 받았던 비결이다. 윤 군수는 하동을 알프스에 버금가는 ‘대한민국 알프스’로 만들겠다며 열정을 쏟고 있다. 그는 1975년 남해군에서 지방축산기원보로 출발해 37년간 공무원을 했다. 군수는 기적적으로 됐다. 새누리당 후보 경선에서 탈락했다가 공천받았던 후보 공천이 취소되는 바람에 나설 수 있었다. 윤 군수는 매일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난다. 목욕탕을 갔다가 오전 7시 40분 전후로 군청에 도착한다. 목욕탕은 읍내에 있는 7곳을 한 곳씩 돌아가며 간다. 목욕탕에서 시시콜콜한 이야기에서부터 쓴소리, 단소리, 다 듣는다고 한다. 저녁은 거의 밖에서 먹는다. 술을 잘하지 못해 저녁 자리는 일찍 끝난다. 일찍 집으로 갈 때도 있다. 조용히 군정을 구상하기 위해서다. 윤 군수는 도 공보관과 문화관광국장, 하동군 부군수, 진주시 부시장 등을 지내며 넓히고 쌓은 경험과 인맥도 두텁다. 그는 “다양한 공직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글 사진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생명의 窓] 바이오 3D 프린팅과 장기 복사/이레나 이화여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생명의 窓] 바이오 3D 프린팅과 장기 복사/이레나 이화여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현대 인간의 수명은 100년이 조금 못 된다. 유한한 인간의 삶을 생각하면 한 세기에 해당하는 100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그런데 불과 한두 세기 동안, 인간의 생명체에 대한 인류의 관념 구조는 송두리째 바뀌었다. 1859년 다윈이 진화론을 발표한 이래, 1953년에는 왓슨과 크릭이 생명체의 정보를 담은 DNA의 구조를 밝혀냈다. 그리고 이제 진화론이나 DNA만큼 떠들썩하지는 않았지만 또 하나의 거대한 혁명이 예고된다. 바로 생명체의 3D 프린팅이다. DNA 분석과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흥미로운 대조를 보인다. DNA 분석이 생명체에 대한 염기서열 단위의 미시적 해체라면, 3D 바이오프린팅은 세포 단위의 거시적 해체다. DNA 구조 분석이 귀납적 발견이었다면, 3D 바이오프린팅은 인간이 먼저 상상을 한 후 이를 현실화한 연역적 발명이다. 이들 기술은 해체 후 다시 조립한다는 의미에서 ‘창조적 파괴’라는 공통점이 있다. DNA 분석은 컴퓨터 디지털 혁명과 시기가 묘하게 맞아떨어졌다. 0과 1의 컴퓨터 정보 이론의 발전은 이제 빅데이터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그런데 생명체도 디지털 정보로 치환할 수 있다.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의 롬스버그 박사팀은 인공 DNA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DNA 염기를 레고 블록처럼 사용해서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 수 있다는 이론 단계를 현실화 단계로 옮겨가는 데 기여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이 발전하여 우리가 생명체를 구성하는 ‘신의 코딩’을 이해하게 된다면 인간에 의한 조작적 진화는 시간을 초월한 폭발성을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3D 바이오프린팅은 어떠할까. 3D 프린팅은 이미 생명 분야가 아닌 제조 분야에서 무서운 잠재력을 보여 주었다. 권총을 프린팅하거나 집을 프린팅하게 되면서 인간의 의식주와 사회에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의학 분야에서 3D 프린팅이 사용되고 있다. 인공뼈 제작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쉽게 가능성을 타진하기 어려운 분야까지 도전하고 있다. 바로 장기의 ‘기능’을 프린팅해 내는 작업이다. 어떻게 이 일이 가능한가. 프린터 원리는 기존의 아날로그 프린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세포 하나하나를 프린터의 잉크 방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원하는 기능을 가진 세포를 기존의 잉크젯 프린터나 레이저 프린터, 또는 미세압출원리를 이용해서 형태 유지용 바이오페이퍼(생체재료 지지체)에 분사한다. 이 바이오페이퍼는 세포를 닮은 합성 폴리머다. 우리가 종이에 잉크로 프린트를 하는 것은 2차원의 평면이지만 사실 종이와 잉크도 두께를 가지고 있다. 이들 바이오페이퍼 사이에 자외선 등을 조사하여 세포들을 접착시킨다. 아직 오장육부 장기의 기능을 실현하는 것은 연구단계에 있지만 신장처럼 기능적 소단위(네프론)로 구성된 장기부터 단계적으로 현실화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인공 신장 프린팅의 성공은 거의 노벨상에 가까운 성과가 될 것이다. 영화 제5원소에서는 외계인의 몸 조각을 생명체 합성 장치에 넣어 아름다운 여인을 만들어 내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치는 외계인의 생체조직에서 DNA를 분석하여 생명체의 청사진을 알아낸 후, 그에 맞는 세포로 3차원적으로 프린팅해 내는 원리이다. 이제 과학 공상 영화는 더는 상상 속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생명과학의 다각적 발전은 앞으로 신세계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미래가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 아우디도 벤츠도 테슬라가 두렵다

    아우디도 벤츠도 테슬라가 두렵다

    독일의 뒤스부르크에센대의 자동차연구소(CAR) 소장인 페르디난트 두덴회퍼 교수는 최근 도발적인 주장을 제기했다. 오랜 전통과 첨단 기술, 높은 브랜드 가치를 자랑하는 독일 자동차 기업이 미국의 신생 자동차 회사에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가 고급 자동차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그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빅3’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로 전기차를 생산하는 ‘테슬라’를 꼽았다. 이 같은 주장의 배경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한하고 연비 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등 세계 각국에서 분주하게 이뤄지는 자동차 관련 환경규제 강화 움직임이 자리한다. 이를 선도하는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 등 11개 주는 휘발유 등 연료에 의존하지 않고 100% 전기로 움직이는 순수 전기차(Battery Electric Vehicle·BEV) 등 무공해 차량의 의무 판매 비중을 2020년까지 22%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주력해 온 하이브리드 전기차가 2018년부터 무공해 차량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는 오로지 순수 전기차만을 개발, 생산해 온 테슬라가 가까운 미래에 세계 자동차 시장을 호령하는 기업으로 우뚝 서는 발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동차 왕국’의 전문가가 설립된 지 13년밖에 안 된 테슬라를 100년 넘는 독일 기업의 위협적 상대로 보는 이유다. ●컨슈머리포트도 “100점 만점에 103점” 실제 테슬라의 주력 상품으로 고급 세단인 ‘모델S’는 뛰어난 성능과 연비로 전기차 시장을 넘어 고급차 시장에서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등의 점유율을 잠식해 왔다. 소비자뿐 아니라 전문가들도 테슬라 찬양에 여념이 없다. 미국 소비자단체 컨슈머리포트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모델S의 최신 버전인 85D에 대해 100점 만점을 능가하는 ‘103점’을 줬다. 사상 초유의 점수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제품이 압도적으로 탁월할 경우 이를 반영하도록 평가 방식을 바꿨기 때문이다. 컨슈머리포트의 제이크 피셔는 “에너지 효율, 슈퍼카에 버금가는 성능, 럭셔리한 편안함, 안전성 그리고 매력적인 외관 등을 두루 갖췄다”며 “모델S와 같은 차는 지금껏 본 적이 없다”고 극찬했다. 순수 전기차의 최대 약점은 주행거리가 짧다는 것이었다. 친환경주의자를 만족시켰던 모델S는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자동차광들을 만족하게 할 정도로 성능 개선을 이뤘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쉐보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인 볼트는 전기엔진으로만 61㎞, 전기 및 가솔린엔진으로 총 610㎞를 주행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한 순수 전기차 닛산 리프의 주행거리도 135㎞에 불과하다. 반면 모델S는 한번 충전으로 450㎞를 달릴 수 있어 주행거리의 한계를 극복했다. 테슬라가 전기차 하나만으로 ‘무한질주’하는 동안 독일 기업들은 전기차와 가솔린차를 합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PHEV)에 막대한 자본과 시간을 쏟아부었다. 아우디의 경우 테슬라를 따라잡기 위해 주력 고급 차종인 A8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잘못된 투자라는 지적이다. 두덴회퍼 교수는 “환경보호론자와 정부가 곧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진정한 진보가 아니라고 결론 내릴 것이며, 2~3년 내에 소비자들도 약간의 전력만 이용한 뒤 가솔린을 연소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진정한 친환경 자동차가 아니라고 인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순수 전기차 전년 동기 대비 52.3% 성장 테슬라의 선전과 세계적 환경규제 강화 바람 덕분에 순수 전기차는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 전 세계에서 순수 전기차는 12만 8378대가 출하돼 전년 동기 대비 52.3% 성장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순수 전기차보다 약 5만대 적은 7만 5423대가 출하돼 전년 동기 대비 21.3% 느는 데 그쳤다. 일반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올해 75만 5000대가 출하됐는데 전년 동기에 비해 오히려 7.6%가 감소했다. 두덴회퍼 교수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이 ‘가망 없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에 돈을 낭비했을 뿐만 아니라 (순수 전기차를 외면하면서) 테슬라에게 가장 수익성이 좋은 고급 자동차 시장을 잠식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각 사의 주력상품인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 BMW의 7시리즈, 아우디의 A8를 구매하던 부자들이 테슬라의 모델S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이 없는 독일과 스위스에서조차 테슬라의 모델S가 메르세데스 S클래스의 점유율을 뺏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 모델S, 미국 고급차 판매 순위 상위권 미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친환경 자동차 전문지 클린테크니카에 따르면 미국의 2013년 고급 자동차 판매 순위에서 테슬라의 모델S는 1만 7650대로 1위를 차지했으며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1만 3303대), BMW의 7시리즈(1만 932대)가 그 뒤를 이었다. 2014년에는 S클래스(2만 5276대)가 역전해 1위에 올랐고 모델S(1만 7300대)는 2위에 그쳤다. 그러나 BMW, 렉서스, 아우디 등 다른 고급 브랜드 차종은 전년 대비 4~20% 판매 감소를 보였으나 모델S는 1.9%의 감소를 보이며 비교적 선방했다. 테슬라에게 순수 전기차 시장을 선점당하고 고급 자동차 시장마저 내줄 위기에 처하자 기존 자동차 기업은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아우디는 다음달 열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100% 전지로만 주행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트론 콰트로’(e-Tron Quattro)로 이름 붙여진 이 차는 테슬라의 SUV ‘모델X’를 겨냥한 것이다. 틸로 코슬로브스키 아우디 부사장은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서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을 바라보기만 했던 업체들이 이제서야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아우디는 리튬이온 전지를 이용하고 차체를 공기역학적으로 설계해 이트론 콰트로의 주행거리를 최대 50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매의 날개처럼 차 문이 위로 열리는 것이 특징인 모델X는 다음달부터 판매에 들어가는데 예약 대수가 2만대에 이른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주행거리가 160㎞에 그쳤던 B클래스 전기차의 기존 시스템을 폐기하고 최대 480㎞까지 주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새로 개발할 예정이다. 쉐보레도 볼트의 순수 전기차 버전을 2016년 말까지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볼트의 주행거리는 320㎞가 될 전망이다. ●“전기차 전지 시장, 5년 내 6배 성장” 전망도 전기차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전기차의 성능을 좌우하는 전기차 전지의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럭스리서치는 전기차 전지 시장이 올해 50억 달러에서 2020년 300억 달러로 5년 내 6배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다만 순수 전기차에 들어가는 전지는 품질, 무게, 비용 면에서 매우 까다로워서 일부 대기업 외에는 생산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현재 전기차 전지 시장은 일본의 파나소닉과 한국의 LG화학, 삼성SDI 등 ‘빅3’가 주도하고 있다. 아우디의 야심작 이트론 콰트로에는 한국의 삼성SDI와 LG화학이 공동으로 개발한 전지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서울 핫 플레이스] ‘세종마을’

    [서울 핫 플레이스] ‘세종마을’

    서울은 역동적인 도시다. 쉴 새 없이 변화한다. 새 건축이 들어서 명소가 된 DDP가 있는가 하면, 조선의 500년 역사를 품고 있어서 입소문이 나는 곳도 있다. 이대역과 신촌역처럼 높은 임대료로 사람이 떠난 거리도 있고, 문화예술인들이 몰려 살며 새로 거리를 만들기도 한다. 25개 자치구는 ‘우리 동네 핫플레이스’를 발굴해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당신들! 우리들! 어디로 가고 싶은가? ●경복궁 서쪽에 있어 서촌이라구요? ‘세종마을’이에요! 서울 도심 한복판에 볼거리도 많고 힐링도 할 수 있는 곳 없을까. “에이~ 서울이 다 거기서 거기지. 그런 데가 어디 있어”라고 대부분이 답할 것이다. 서울의 심장부인 종로에 오감을 만족시키는 ‘핫플레이스’가 숨겨져 있다. 만남을 시작한 연인, 이탈리아의 시칠리아를 꿈꾸는 직장인, 여유를 느끼며 조용히 걷고 싶은 중년 부부 등 모두에게 추천할 곳은 경복궁 서쪽에 있는 ‘세종마을’이다. 세종마을은 세종대왕이 태어난 곳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태종으로 등극하기 전 왕자에 불과했던 이방원이 경복궁 주변에서 살던 1397년 셋째 아들을 얻었으니 세종이다. 흔히 경복궁 동편을 ‘북촌’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서촌’이라 부르는 지역이다. 서울시에서도 서촌이라고 칭하고 있다. 그러나 경복궁을 기준으로 서쪽 지역을 ‘서촌’이라고 부른다면, 그 반대편인 북촌은 ‘동촌’이라 칭해야 맞다고 종로구의 역사학자들은 반박한다. 즉 조선시대 사대문 안에 형성된 마을의 이름은 경복궁 기준이 아니라, ‘도시 방위(方位)’를 기준으로 이름을 붙여야 하니, 경복궁을 기준으로 ‘서촌’이라 부르는 것은 온당치 않은 이름이라는 주장이다. ‘세종마을’은 2011년 5월에 종로구가 이름 붙였다. ‘세종마을’이든 ‘서촌’이든 이곳에 조선의 역사와 전설 같은 이야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윤동주 문학관’에서 서시 읊고… ‘청운문학 도서관’ 한옥 방에 누워 마음의 양식 쌓고… 세종마을에는 항일 시인 윤동주의 숨결이 있다. 집결지는 ‘윤동주 문학관’이다. 고인의 육필 원고와 시집 등 133점을 전시하고 있다. 문학관 건물은 원래 수도가압장이었다. 흉물에 가까웠지만,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2012년 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입구에서 보면 평범한 현대식 건물처럼 보이지만 전시실 안쪽으로 들어가면 놀라운 공간의 미학을 보게 된다. 2전시실은 천장이 하늘로 열려 있다. 뻥 뚫린 천장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소망한 시인의 삶을 더듬어보게 한다. ‘열린 우물’이라고 불린다. 3전시실은 윤동주 시인이 갇혔던 후쿠오카 형무소를 재현했다. 어둡고 축축한 분위기에 작은 나무의자 몇 개가 놓여 있다. 답답하다. 그러나 곧 벽면에 이내 감동적인 영상이 나타난다. ‘서시’를 시작으로 한 윤동주 시인의 일대기다. 매 시간 네 차례씩 상영된다. 문학관 뒤편에는 ‘시인의 언덕’도 있어 잔디밭에 앉아 공연 등을 볼 수 있다. 문학관을 나와 담쟁이넝쿨을 따라 언덕길을 오르면 고즈넉한 기와집들이 눈에 띈다. 생각지 못한 명칭에 놀란다. ‘청운문학 도서관’. 지하 1층에서 책을 빌려 올라와, 한옥 방에 앉거나 누워 볼 수 있다. 만여 권의 책이 있다. 방문을 열면 산이 보이고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다리 쭉 뻗고 책을 읽노라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담장에는 사연이 있다. ‘돈의동 뉴타운’이 들어서며 철거한 한옥에서 3000여 장의 기와를 가져와 쌓았다. 근처 전통문화 체험공간 ‘무계원’도 서울시 등록 음식점 1호였던 ‘오진암’에서 목재와 돌들을 가져와 건물을 복원했다고 한다. 담장은 새것이지만 100년쯤 된 역사를 품은 것이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가 눈앞에… 인왕산 ‘수성동 계곡’서 사진 한장 찰칵 무계원까지 돌아보고 나면 인왕산 자락길에 ‘수성동 계곡’이 나온다. 물소리가 아름다워 수성동이다. 조선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이곳에서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가 눈앞에 펼쳐진다. 배산임수, 뒤로는 산, 앞으로는 계곡이란 풍수대로 한 폭의 그림이다. 정선의 작품 중 ‘수성동’을 구현하려고 일부러 그림과 같은 위치에 돌다리도 조성해 놨다. 인왕제색도와 똑같은 사진을 찍어 볼 수 있다. 경주에만 석굴암이 있을쏘냐. 인왕산에도 ‘석굴암’이 있다. 잠시 인왕산의 정취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인왕산 자락 바위 밑에 터를 잡은 작은 암자지만, 바로 앞에 서울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실제로 석굴 속에 부처가 있고 바로 앞 작은 연못에 연꽃도 피어 있다. 850m의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하므로 하이힐 산책은 금물이다. ●윤동주 하숙집터·이상의 집으로 이어지는 골목들 속 보물찾기도 아기자기한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통인시장 인근이 제격이다. 수성동 계곡을 뒤로하고 통인시장 방향으로 내려오다 보면 오른편에 ‘윤동주 하숙집 터’가 있다. 담벼락에 붙은 안내판을 그냥 지나칠 수 있다. 하숙집에서 연희전문대를 걸어서 통학하던 윤 시인의 고뇌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골목 왼편에는 구립 ‘박노수 미술관’이 있다. 박노수 화백은 간결한 운필, 파격적인 구도와 채색으로 한국 미술계의 거장으로 불린다. 배우 이민정씨의 외할아버지로도 잘 알려졌다. 미술관은 박 화백이 실제로 거주하던 자택을 활용해 만들어 작품전은 물론, 생전의 작업실과 그가 아끼던 수석 정원 등을 볼 수 있다. 통인시장을 마주하고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이상의 집’이 나온다. 시인 이상의 집터를 활용해 카페 겸 전시공간을 만든 것으로 통유리로 세운 깔끔한 건축이 특징이다. 한글 간판은 지난해 서울시 간판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 앞에는 60년 넘게 자리를 지키는 ‘대오서점’이 있다. 지난해 시에서 ‘미래유산’으로 선정해 인증서가 붙어 있다. 안에 들어가면 잠시 둘러보는 것만도 2500원의 관람료를 받는다. 골목 끝 대로변에는 영화 ‘수상한 그녀’의 촬영지가 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을 젊은 시절로 되돌려준 사진관으로 나왔는데 실제로는 청운반점이라는 중국음식점이다. 이 인근에는 중요한 역사적 포인트 지점이 있다. ‘세종대왕 나신 곳’이라는 표지석이다.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에서 1980년대에 표지석을 설치했다. 마을 이름의 의미를 떠올리며 눈도장 한 번씩 찍고 가자.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세종마을에 왔다면 반드시 먹어야 하는 명물 먹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던 세종마을 ‘통인시장 기름 떡볶이’가 있다. 50여년 전 연탄불에 떡을 구워 10원에 4개씩 팔던 것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할머니가 불판에 기름을 둘러 비법 양념을 버무린 떡볶이를 달달 볶아 준다. 처음 먹자마자 놀랄만한 맛은 아니다. 뒤늦게 배꼽 잡고 웃는 개그처럼, 집에 가면 생각나는 게 기름 떡볶이의 매력이다. 아들에게 비법을 전수하며 30년째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정할머니네’는 떡볶이를 시키면 깻잎전도 얹어 준다. 여러 집 중 어느 집이 더 맛있나 비교해 먹어볼 만하다. 통인시장 먹거리 탐방의 재미를 더해 주는 건 ‘도시락 카페’다. 엽전을 구입한 뒤 시장을 돌며 먹고 싶은 음식을 도시락에 담아 와 먹어 인기가 많다. 조용히 맛을 지켜가는 작은 가게도 있다. ‘요기요 김밥’이다. 주인 할머니는 과거 청와대에서 13년간 주방 보조로 음식을 하던 분이다. 메뉴는 김밥 하나다. 햄 대신 싱싱한 야채와 큼지막한 계란부침이 들어간다. 정성스런 손맛의 김밥에, 직접 담가 판매하는 식혜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청와대 하면 또 유명한 곳이 있다. 통인시장 입구에는 청와대에 납품하는 빵집으로 알려진 ‘효자 베이커리’가 있다. 인기 있는 빵들을 1~5등까지 순위를 붙여 처음 온 손님에게 시식을 권유한다. 식당에 앉아 여유 있게 밥을 먹고 싶다면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로 가면 된다. 통인시장에 전통의 손맛을 이어가는 노익장들이 있다면, 이곳은 요즘 씩씩한 청년 장사꾼들이 터를 잡고 있다. 감자집과 꼬치집이 대표적이다. 젊고 싹싹한 청년들이 활기차게 인사를 건네며 거리시식도 선보인다. 음식도 음식이지만 걸쭉한 입담으로도 인기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과학기술의 미래 걱정하지 말아요

    과학기술의 미래 걱정하지 말아요

    휴먼 3.0/피터 노왁 지음/김유미 옮김/새로운현재/332쪽/1만 5000원 과학기술의 진보를 둘러싼 명암의 논의는 극명하게 교차된다. 긍정 쪽은 부와 편리, 여가시간, 건강, 행복의 증대를 얘기한다. 반면 일자리의 박탈과 인간관계의 삭막함, 공동체 붕괴 같은 부작용 또한 익숙하게 들먹거려지는 부수적 해악이다. 이 가운데 최근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의 급속한 발전을 주목하는 전문가들은 긍정보다 부정으로 기우는 경우가 많다. 기술발달의 끝은 전문가들이 예측하듯이 그렇게 우려할 만한 것일까. 요즘 과학계에서는 천체물리학 개념인 ‘싱귤래리티’가 빈번하게 등장한다. 일반인에겐 생소한 이 용어는 물리학 법칙이 더이상 적용되지 않는 시공간의 한 점을 가리킨다. 1450년 구텐베르크가 인쇄기를 발명하면서 소수의 특권층만 누렸던 독서며 정보습득이 일반 대중에게 확산된 대변혁이 좋은 사례일 것이다. 그 과학기술의 진보와 관련한 싱귤래리티를 들춘 이들은 숱하다. 미국 싱귤래리티 대학의 레이 커즈와일 교수는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을 시점을 2045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스티븐 호킹 박사는 “100년 안에 로봇이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며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혹자는 트랜스포머처럼 기계화된 인류가 등장할 것이며 그런 사태를 막기 위해 당장 인공지능과 로봇 연구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기도 한다. ‘휴먼 3.0’은 그 해악의 주장과는 다르게 과학기술의 끝을 낙관하는 미래예측서로 눈길을 끈다. 과학기술 발전을 주도한 전쟁, 포르노, 패스트푸드가 빚은 현대 과학기술의 역사를 살핀 ‘섹스, 폭탄, 그리고 햄버거’로 국내에도 친숙한 저자가 테크놀로지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을 찾아 전 세계를 누빈 끝에 내놓은 분석서이다. 세계적인 인공지능 연구자이며 구글 최고기술책임자, 마이크로소프트 수석연구원 등의 인터뷰와 통계를 종합했다. 인류번영을 위협하는 고비는 숱했다. 인류는 탄생 시점부터 생물학적 발달과 환경 변화에 적응해 왔으며 생존과 번영을 결정지었던 큰 변혁은 진화의 순간이었다. 저자는 이전의 인류가 새 환경에 지배당했다면 앞으로의 인류는 환경을 지배하는 인류가 될 것이라며 새 인류를 ‘휴먼 3.0’이라고 명명한다. 그리고 인류가 경쟁과 협력 관계를 반복해 온 역사처럼 인류의 진화도 경쟁과 협력의 변증법적 통합으로 미래를 바꿀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책에서도 과학기술 진보의 해악은 곳곳에서 거론된다. 이를테면 산업혁명 때처럼 일자리를 빼앗기고 피상적인 타인과의 교류를 겪게 될 것이며 생명공학 바이러스나 나노 기술로 대규모 재난이 발생한다는 우려들이다. 여기에 기하급수적인 발전을 거듭한 기술이 인간지능을 뛰어넘게 되면 단순한 신호등이나 휴대전화 같은 기계가 인류보다 똑똑하게 되고 인간이 기계에 종속당할지 모른다는 공포도 들어 있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이미 겪고 있는 진화 과정이 긍정의 방향으로 향하는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인류가 더 향상되지 못한다면, 기술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기술 발전이나 인류 진화가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휴대전화의 경우를 보자. 휴대전화 중독으로 세상과 주변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게 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하지만 휴대전화는 정보를 얻고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자유를 선물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휴대전화는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저자는 이스라엘의 경우를 덧붙여 설명한다. 1948년 이스라엘 건설 당시 국민들의 생활 수준은 1800년대 미국의 수준이었다.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하이테크 분야를 강력하게 육성한 결과 불과 50년 만에 60배의 경제성장을 이뤘고 현재 이스라엘은 유엔의 인간개발지수에서 가장 발전한 경제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저자의 지론은, 과학기술 발전은 경제를 발전시키고 그에 따라 부가 확대되면서 인류가 행복해진다는 도식으로 굳어진 듯하다. 하지만 책 뒷부분에 진정한 행복의 요인을 콕 짚었다. 세계화를 통한 조화와 개인주의가 변증법적인 통합으로 향할 것이란 낙관론의 바탕에, 남을 먼저 생각하고 이롭게 하는 ‘이타주의’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저자는 이렇게 듣기 좋은 소감을 밝히고 있다. “한국의 테크놀로지는 조용히 삶의 배경 속에 성공적으로 녹아들어 사회를 향상시키는 역할을 해냈다. 그러면서도 경제 성장의 주요한 원동력이 되어 모든 사람이 그로 인한 혜택을 누리게 했다. 한국이 보여 준 테크놀로지와 사회의 자연스럽고 조화로운 융합은 모든 나라가 지향할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단체장 발언대] 도봉에 깃든 역사·문화의 힘 믿는다/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단체장 발언대] 도봉에 깃든 역사·문화의 힘 믿는다/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자연의 향기가 그리울 적마다 도봉산을 찾는다. 한적한 길에 있는 간송 전형필 선생 가옥 앞에 설 때면 숨 가쁘게 달려온 몇 년이 떠오른다. 2011년 원통사로 향하다 평소 관심을 두지 않았던 건물 한 채에 시선이 쏠렸다. 잿빛 담벼락 위로 솟은 건 분명히 망와(望瓦)였다. 기품이 느껴지는 게 그저 그런 폐가는 아니지 싶어 수소문해 본 결과 간송 선생의 고택이었고, 고택 뒤로는 선생의 묘소가 있었다. 간송이 누구인가. 조선 최고의 부잣집에서 태어나 사재를 털어 해외로 반출되던 우리 문화재를 지켜낸 인물 아닌가. 물려받은 부로 화려하게 살 수도 있었을 선생은 훈민정음 해례본, 국보급 고려청자, 추사 김정희 글씨, 겸재 정선의 그림 같은 문화재를 지켜내는 데 혼신을 다했다. 그런 선생의 유일한 고택을 흉가처럼 방치해 왔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이 앞섰다. 그 길로 즉시 문화재청에 국가문화재로 등록해 줄 것을 요청하고 복원에 착수했다. 60여년간 방치됐던 건물은 전통한옥의 위용을 되찾았다. 주변도 고택이 품은 100년 세월과 어우러지게 공원화했다. 전형필가옥은 9월 10일 개관한다. 사람들은 도봉을 서울의 변방이라고 한다. 하지만 도봉에는 당대의 시대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 왔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곳곳에 서려 있다. 간송 외에도 가인 김병로, 위당 정인보, 고하 송진우, 벽초 홍명희 등이 일제하에서 독립을 꿈꾸며 창동에 거주했다. 한국의 간디라고 불리는 함석헌과 시인 김수영, 노동자의 벗 전태일 등 근현대사에 깊은 영향을 미친 인물들이 연을 맺고 살아 왔다. 2013년 김수영문학관 개관에 이어 올해 함석헌기념관과 전형필가옥 개관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더욱 뜻깊다. 해방의 기쁨과 동시에 분단이란 아픔을 겪은 지 벌써 70년이 됐다. 서울의 관문인 도봉구에는 아직도 분단의 유물인 300여m에 이르는 대전차방호시설이 흉물처럼 남아 있다. 도봉구는 분단 70년을 맞아 대결과 갈등의 상징인 이 대전차방호시설을 평화와 창조의 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지역의 역사를 죽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교훈으로 받아들이고, 주민의 자긍심으로 승화하기 위한 우리의 문화적 접근과 노력은 작지만 의미 있는 시도다. 도봉구는 선열들의 시대정신에 발 딛고 더 큰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아레나 공연장, 로봇박물관, 사진박물관 등 문화 중심의 창동 신경제중심지 조성 사업을 하고 있다. 문화를 통한 변화, 이게 ‘서울의 변방’ 도봉구의 미래발전전략이다. 변화는 항상 변방에서 시작됐다.
  • [광복 70년·한일 수교 50년] ‘한·일 미래상’ 연구는 활성화… 실질적 진전은 거의 없어

    한국과 일본은 민간 차원에서 한·일 관계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연구하는 ‘한·일 신시대 공동연구’를 2차례 실시했다. 제1기 한·일 신시대 공동연구의 경우 2008년 4월 이명박 대통령과 당시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의 합의로 출범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그해 일본이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주장하는 내용을 포함시키면서 좌초될 뻔하다 2009년 1월 이 대통령과 아소 다로 총리가 활성화에 의견을 모으며 진행됐다. 2010년 10월 채택된 보고서는 한·일 관계, 국제정치, 국제경제 등 3개 분야 21개의 제안을 담았는데 이 중에는 한·일 해저터널 건설,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체결 등 신선한 것도 많이 있었다. 특히 보고서에는 당시 100년을 맞은 한·일 병합에 대해 무력을 바탕으로 한국인의 반대를 억누르고 병합을 단행했다고 적시하는 등 나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2011년 10월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2기 한·일 신시대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1기 보고서를 토대로 2013년 12월에는 ‘신시대 한·일 협력 7대 핵심 과제’를 선정했다. 한·일 양국 연구자 32명이 협의를 통해 선정한 7대 분야 과제에 대해 외교부는 보고서 제언을 검토해 향후 정책에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총리가 집권한 뒤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한·일 관계가 냉각되면서 보고서 제언은 상당 부분 퇴색됐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실제로 지식·문화·미디어 분야의 경우 ‘동아시아 지식뱅크 설정’, ‘아시아문화 창작촌’, ‘공동 역사문화박물관 건립’, ‘한·일 미디어 포럼’, ‘동아시아판 아르테(ARTE) 창설 추진’ 등 5가지 제안 중 지금까지 이뤄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안보 분야의 경우 유엔 틀을 이용해 분쟁지역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16일 “보고서에서 제안한 게 모두 실행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제대로 이행되는 건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朴대통령 광복 70주년 경축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0만 재외동포 여러분, 그리고 자리를 함께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은 광복 70주년이자 건국 67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70년 전 오늘의 벅찬 감동을 온 국민과 함께 나누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건국을 위해 헌신하신 애국지사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독립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70년은 대한민국을 굳건한 반석 위에 올려놓은 참으로 위대한 여정이었습니다. 70년 전 오늘 우리 민족은 독립을 향한 열망과 헌신적인 투쟁으로 마침내 조국의 광복을 이루어 냈습니다. 순국선열들의 불굴의 의지와 애국심은 오늘의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한 토대가 되었습니다. 67년 전 오늘은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한 날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우리 대한민국은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정통성을 계승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왔고, 국가 경제와 국민 경제의 항구적 번영의 기틀을 마련하였습니다. 그러나 그토록 기다렸던 광복의 기쁨은 반쪽의 기쁨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분단의 비극과 6·25전쟁의 참화는 우리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앗아갔고, 얼마 되지 않던 산업기반마저 모두 붕괴되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결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국민들의 단합된 의지와 힘으로 새로운 도약을 일궈 냈습니다. 자본도, 기술도, 경험도 없었지만 황량한 모래벌판에 제철소와 조선소를 세웠고, 모진 난관을 뚫고 국토의 대동맥인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제품과 자동차, 철강, 조선, 석유화학 제품 등을 생산하는 나라가 되었고, 수출 규모 세계 6위의 경제 강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인구 5000만 이상 되는 국가 중에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는 소위 ‘5030클럽’ 국가는 지구상에 여섯 나라뿐입니다. 저는 머지않아 대한민국이 일곱 번째 5030클럽 국가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신장된 경제력과 국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당당하게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최초의 나라가 되었고, 유엔의 평화유지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발전 경험을 개발도상국들과 공유하면서 번영을 이루려는 많은 나라들의 ‘희망의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세계가 한강의 기적으로 부르는 대한민국 성취의 역사는 우리 국민들의 피와 땀, 불굴의 도전정신이 만들어 낸 결실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그 불굴의 의지로 창조의 역사, 기적의 역사를 써온 우리 국민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대장정’에 나서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광복 70주년을 맞는 지금 우리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국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21세기 시대적 요구이자 대안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두 날개를 완성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정부는 창조경제를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제시하고, 이의 구현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지난달에 17개 광역 시·도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모두 구축되어 이제 창의적 아이디어가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최고 수준의 창업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역의 혁신 주체와 기관들이 협력하여 우수한 지역 인재들과 특화산업을 키워 내고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이미 4600여명이 멘토링을 받고 200여개의 기업을 보육하고 있으며, 235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창조경제가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여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앞으로 정부는 창조경제가 개인과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도록 적극 지원해 갈 것입니다. 또 하나의 날개는 문화융성입니다. 문화는 언어와 국경을 넘어 세계인을 하나로 만들고, 열광하게 하며, 가치를 공유하도록 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화는 무궁무진한 경제적 가치를 지닌 국가 경쟁력의 핵심 원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 세계는 문화 영토 확장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5000년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찬란하고 독창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광복 이후 우리의 급속한 발전도 그 근간에는 면면히 이어져 온 우리의 창의적 기질과 문화적 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우리의 유구한 문화를 세계와 교류하며 새롭게 꽃피울 때 새로운 도약의 문도 열 수 있을 것입니다. 전통문화를 재발견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서 산업과 문화를 융합하여 우리 경제를 일으키는 한 축으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정부는 그 시작을 문화창조융합벨트로 열어갈 것입니다. 이제 오픈을 하여 각 문화인들의 입주를 기다리고 있는 문화창조융합벨트를 통해 문화와 아이디어, 기술을 융·복합하여 새로운 경제적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이 경제의 도약을 이끌 성장 엔진이라면 공공개혁과 노동개혁, 금융개혁과 교육개혁 등의 ‘4대 개혁’은 그 성장 엔진에 지속적인 동력을 제공하는 혁신의 토대입니다. 저는 반드시 이 ‘4대 개혁’을 완수해서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희망의 대한민국을 물려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국민 모두가 다시 한번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짐을 나눠 지고 함께 나아갈 때 개혁과 혁신의 험난한 여정을 이겨 낼 수 있습니다. 우리 선대들이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듯이 자신감과 희망을 가지고 한마음으로 뭉쳐서 또 다른 도약의 역사를 이루어 냅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금년은 광복과 함께 남북 분단 70년을 맞는 해이기도 합니다. 진정한 광복은 민족의 통일을 통해 비로소 완성될 것입니다. 남과 북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가야 합니다. 최근 미국·쿠바 수교와 이란 핵 협상 타결에서 볼 수 있듯이 국제사회는 변화와 협력의 거대한 흐름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그와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은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숙청을 강행하고 있고, 북한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으면서 평화를 깨뜨리고 남북 간 통합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핵 개발을 지속하고 사이버 공격을 감행해서 우리와 국제사회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DMZ 지뢰 도발로 정전협정과 남북 간 불가침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광복 70주년을 기리는 겨레의 염원을 짓밟았습니다. 정부는 우리 국민의 안위를 위협하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입니다. 북한은 도발과 위협으로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미몽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도발과 위협은 고립과 파멸을 자초할 뿐입니다. 그러나 만약 북한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민생 향상과 경제 발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1972년 남북한은 분단 역사상 최초로 대화를 통해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당시 남북 간 대립과 갈등의 골은 지금보다 훨씬 깊었고, 한반도의 긴장도 매우 높았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에 남북한은 용기를 내어 마주 앉았습니다. 지금도 북한에는 기회가 주어져 있습니다. 북한은 민족 분단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도발과 핵 개발을 즉각 중단하고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의 길로 나와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번 DMZ 도발을 겪으면서 DMZ에 새로운 평화지대를 조성하는 것이 얼마나 절실한 일인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남북한의 젊은이들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며 역설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되어 있는 DMZ에 하루속히 평화의 씨앗을 심어야만 합니다. 저는 취임 후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에 생명과 평화의 공원을 만들자고 여러 차례 제안하고, 그 구상을 가다듬어 왔습니다. 이제 남북이 함께 첫 삽을 뜨는 일만 남았습니다. DMZ에 세계생태평화공원을 조성하고 남북 간 끊어진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면 한반도 백두대간은 평화통일을 촉진하고 유라시아 차원의 협력을 실현하는 새로운 축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북한은 도발과 위협을 내려놓고, 생명과 평화의 한반도를 만드는 길에 동참하기 바랍니다. 또한 지난 70년 눈물과 고통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 드리는 일에도 북한은 성의 있는 자세로 나와야 할 것입니다. 부모 없는 자식이 없듯이 북한의 지도자들도 이산의 한은 풀어 주겠다는 전향적인 자세로 문제를 풀어가 주길 바랍니다. 이산가족 문제만큼은 아무리 정세가 어렵고 이념이 대립한다고 해도, 인도적 견지에서 남북이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이산가족들의 생사 확인이 그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6만여명의 남한 이산가족 명단을 북한 측에 일괄 전달할 것입니다. 북한도 이에 동참하여 남북 이산가족 명단 교환을 연내에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남북 이산가족들이 금강산 면회소를 이용하여 수시로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북한의 협력을 촉구합니다. 한반도의 자연재해와 안전문제도 함께 대응해 나갑시다. 홍수나 가뭄, 전염병 등의 반복되는 문제에 일회적 상황관리로 대응하기보다는 남북 간 보건 의료와 안전협력체계를 구축해 근본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민족의 장래를 위해 보다 나은 길이 될 것입니다. 지난번 중동호흡기증후군 대응 과정에서 남북한은 개성공단의 검역 관리에 협력한 바 있고, 현재 금강산 산림재해 대응을 위해서도 협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보건·위생·수자원·산림관리 등을 비롯한 남북 공동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힘을 모아 나가야 할 것입니다. 70년 분단으로 훼손된 민족의 동질성도 회복해야 합니다. 민간 차원의 문화와 체육 교류를 통해 남과 북이 만나고 마음을 열어 간다면 민족 동질성도 서서히 회복될 것입니다. 남북 간 장벽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 중인 역사유적 발굴조사와 겨레말 큰 사전 편찬 사업과 같은 학술 문화 교류, 축구와 태권도를 비롯한 체육 교류는 중단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남과 북, 해외의 8000만 동포 여러분, 비록 북한의 거듭된 도발로 남북 관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광복 70주년을 맞는 역사의 길에서 분단의 역사를 마감하고 평화통일을 이루는 길은 우리 민족이 반드시 가야 할 길입니다. 우리 민족이 다시 하나가 되면 희망과 기적의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한강의 기적’을 넘어 ‘한반도의 기적’을 이뤄 낼 수 있습니다. 평화통일을 이룬 새로운 한반도는 핵과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 8000만 모두가 자유와 인권을 누리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통일 한국은 동아시아의 평화를 촉진하며, 세계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지구촌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것입니다. 남북한의 장점을 결합하고 한반도 교통망을 대륙으로 연결하여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 경제권을 연계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은 물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더 큰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평화통일의 꿈이 이루어진 광복 100주년을 내다보며,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통일을 준비하고 이루어 나갑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 6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협력과 공영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긴밀한 우호협력은 양국은 물론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역사 인식 문제에는 원칙에 입각하여 대응하되 두 나라 간 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호혜적 분야의 협력 관계는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1965년 국교정상화 이래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 등 역대 일본 내각이 밝혀온 역사 인식은 한·일 관계를 지탱해 온 근간이었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어제 있었던 아베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는 우리로서는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역사는 가린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살아 있는 산증인들의 증언으로 살아 있는 것입니다. 어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가 아시아의 여러 나라 국민들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준 점과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한 사죄와 반성을 근간으로 한 역대 내각의 입장이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밝힌 점을 주목합니다. 앞으로 일본이 이웃 국가로서 열린 마음으로 동북아 평화를 나눌 수 있는 대열에 나오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앞으로 일본 정부는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공언을 일관되고 성의 있는 행동으로 뒷받침하여 이웃 나라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조속히 합당하게 해결하기를 바랍니다. 비록 어려움이 많이 남아 있으나 이제 올바른 역사 인식을 토대로 새로운 미래로 함께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양국의 위상에 걸맞게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 번영을 위해 함께 공헌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년 전 오늘 우리는 잃어버렸던 조국을 되찾았습니다. 그리고 불굴의 의지와 하나 된 마음으로 온갖 역경을 딛고 성취와 희망의 대한민국을 건설해 왔습니다. 선대들의 애국심과 그 위대한 뜻을 이어받아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이룩하는 것이 우리에게 부여된 소명입니다. 저와 정부는 중단 없는 혁신으로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여 세계의 반열에 우뚝 설 수 있는 부강한 나라와 원칙이 바로 선 투명한 나라를 건설해 나갈 것입니다. 확고한 원칙과 유연한 대응으로 통일시대의 문을 열어 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 ‘100년의 기적’을 완성하고 한반도의 통일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어 세계와 지구촌의 번영을 선도하고, 문화로 인류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대한민국의 빛나는 미래를 만들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 아베 담화 전문

    아베 담화 전문

    종전 70년을 맞아 전쟁에 이른 길, 전후의 발자취, 20세기라는 시대를 우리는 조용히 되돌아보고 그 역사의 교훈 속에서 미래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0년 전 세계는 서양 제국을 중심으로 각국의 광대한 식민지가 커지고 있었습니다. 압도적인 기술 우위를 배경으로 식민지 지배의 물결은 19세기 아시아에도 밀려들었습니다. 그 위기감이 일본 근대화의 원동력이 됐다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입헌정치를 시작하고 독립을 지켜 왔습니다. 러일전쟁은 식민 지배하에 있던 많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민족자결의 움직임이 커지면서 식민지화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이 전쟁은 1000만명의 전사자를 낸 비참한 전쟁이었습니다. 사람들은 ‘평화’를 강하게 원하고 국제연맹을 창설해 부전(不戰) 조약을 탄생시켰습니다. 전쟁 자체를 위법화하는, 새로운 국제사회의 조류가 생겼습니다. 당초 일본도 발걸음을 같이했습니다. 그러나 세계공황이 발생하고 구미제국이 식민지 경제를 끌어들여 경제의 블록화를 진행하자 일본 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일본은 고립감이 깊어져 외교적, 경제적으로 한계에 부딪히자 힘의 행사로 해결하려고 시도했습니다. 국내의 정치 시스템은 그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일본은 세계의 대세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만주사변, 그리고 국제연맹으로부터의 탈퇴. 일본은 점차 국제사회가 엄청난 희생 위에 쌓으려 한 ‘새로운 국제 질서’에 대한 도전자가 돼 갔습니다. 나아갈 진로를 잘못 잡아 전쟁의 길로 나아갔습니다. 그리고 70년 전, 일본은 패전했습니다. 전후 70년을 맞아 국내외에서 돌아가신 모든 사람들의 목숨 앞에 깊이 고개를 숙이고 통석의 마음을 표시하고 영겁의 애도를 바칩니다. 과거 전쟁에서 300만 동포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조국의 장래를 걱정하고 가족의 행복을 바라며 싸움터에서 돌아가신 분들. 종전 후, 극한(極寒)의 또는 작열하는 머나먼 타향에서 굶주림과 병에 시달리다 돌아가신 분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 투하, 도쿄를 비롯한 각 도시에서의 폭격, 오키나와 지상전 등으로 많은 시민이 무참히 희생됐습니다. 전쟁이 벌어진 나라에서도 젊은이들의 목숨이 수없이 사라졌습니다. 중국, 동남아, 태평양 섬 등 전장이 된 지역에서는 전투뿐 아니라 식량난 등으로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고난에 빠지고 희생됐습니다. 전쟁터의 그늘에서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은 여성들이 있었던 것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일본이 아무런 죄 없는 사람들에게 헤아릴 수 없는 손해와 고통을 준 것은 사실입니다. 역사란 실은 돌이킬 수 없는, 가혹한 것입니다. 개개인에게 각자의 인생이 있고 꿈이 있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습니다. 이 당연한 사실을 되새기면서 지금 다시 할 말을 잃고 단장(斷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런 희생 위에 현재의 평화가 있습니다. 이것이 전후 일본의 원점입니다. 두 번 다시 전쟁의 참화를 되풀이해서는 안 됩니다. 사변, 침략, 전쟁, 어떠한 무력의 위협과 행사도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두 번 다시 써서는 안 됩니다. 식민지 지배와 영원히 결별하고 모든 민족의 자결권이 존중되는 세계가 돼야 합니다. 전쟁에 대한 깊은 회오(悔悟)의 마음과 함께 일본은 그렇게 맹세했습니다. 자유롭고 민주적인 나라를 만들어 법의 지배를 중시하고 오로지 부전의 맹세를 견지해 왔습니다. 70년에 걸친 평화국가로서의 행보에 우리는 조용한 자부심을 가지면서 이런 변하지 않는 방침을 앞으로 관철해 가겠습니다. 일본은 지난 전쟁에서의 행동에 대해 거듭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해 왔습니다. 그런 생각을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동남아 국가, 대만, 한국, 중국 등 이웃 사람들이 걸어온 고난의 역사를 가슴에 새기고 전후 일관되게 평화와 번영을 위해 힘을 다해 왔습니다. 이러한 역대 내각의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림이 없을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어떤 노력을 다하더라도 가족을 잃은 분들의 슬픔, 전화로 도탄의 고통을 맛본 사람들의 아픈 기억은 앞으로도 절대 아물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전후 600만명이 넘는 일본인이 아시아 각지에서 무사히 귀환할 수 있었고 일본 재건의 원동력이 된 사실을. 중국에 두고 온 3000명 가까운 일본 어린이들이 무사히 성장하고 다시 조국 땅을 밟게 된 사실을. 미국, 영국, 네덜란드, 호주 등에 있던 포로들이 일본을 찾아 전사자들을 위한 위령을 계속해 주고 있는 사실을. 전쟁의 고통을 겪은 중국인 여러분과 일본군에 의해 참기 어려운 고통을 받은 전쟁 포로들이 그토록 관대하려면 얼마만큼 갈등하고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했는지. 그러한 것을 우리는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관용의 마음으로 일본은 전후 국제사회에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전후 70년을 계기로 일본은 화해를 위해 힘을 써 준 모든 나라,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일본에서는 전후 세대가 인구의 80%를 넘었습니다. 전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우리의 아들과 손자 등 미래 세대의 아이들에게 사과를 계속할 숙명을 짊어지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우리 일본인들은 세대를 넘어, 과거의 역사와 정면으로 마주 보지 않으면 안 됩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과거를 이어받아 미래에 물려줄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의 부모, 또 그 부모 세대는 전후의 폐허, 가난의 밑바닥에서 생명을 이어 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 세대, 나아가 다음 세대들로 미래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선조의 꾸준한 노력과 함께 적으로 치열하게 싸운 미국, 호주, 유럽 각국을 비롯한 정말 많은 나라로부터 원한을 초월한 선의와 지원의 손길이 뻗친 덕분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미래에 계속 말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역사의 교훈을 깊이 가슴에 새기고 더 나은 미래를 열어 가면서 아시아, 그리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힘을 다한다는 큰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의 한계를 힘으로 타개하려 했던 과거를 가슴에 계속 새기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나라는 어떤 분쟁에서도 법의 지배를 존중하고 힘의 행사가 아니라 평화적,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 원칙을 앞으로도 굳건히 지키면서 세계 각국에도 호소하겠습니다. 유일한 원폭 피해국으로 핵무기 비확산과 궁극적인 폐기를 목표로 국제사회에서 그 책임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우리는 20세기 전쟁 중 많은 여성의 존엄과 명예가 크게 상처받은 과거를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일본은 그런 여성들의 마음에 다가가는 나라가 되고 싶습니다. 21세기야말로 여성의 인권이 상처받는 일이 없는 시대로 만들기 위해 세계를 이끌어 가겠습니다. 우리는 경제의 블록화가 분쟁의 싹을 키운 과거를 이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일본은 어떤 나라에도 함부로 좌우되지 않고 자유롭고 공정하고 열린 국제 경제 시스템을 발전시키고 개발도상국 지원을 강화해 세계의 번영을 견인하겠습니다. 번영이 평화의 초석입니다. 폭력의 온상이 되는 빈곤에 맞서는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의료와 교육, 자립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더욱 힘을 쓰겠습니다. 우리는 국제 질서에 대한 도전자가 돼 버린 과거를 이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일본은 자유민주주의, 인권과 같은 기본적 가치를 확고하게 견지하고, 그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손잡고 ‘적극적 평화주의’의 기치를 높이 들어 세계 평화와 번영에 지금 이상으로 공헌하겠습니다. 종전 80년, 90년, 나아가 100년을 향해서, 그런 일본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는 결심입니다. 2015년 8월 14일 총리 아베 신조
  • [전문] 박근혜 대통령,제70주년 광복절 경축사

    [전문] 박근혜 대통령,제70주년 광복절 경축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0만 재외동포 여러분, 그리고 자리를 함께 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은 광복 70주년이자 건국 67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70년 전 오늘의 벅찬 감동을 온 국민과 함께 나누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건국을 위해 헌신하신 애국지사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독립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70년은 대한민국을 굳건한 반석 위에 올려놓은 참으로 위대한 여정이었습니다. 70년 전 오늘, 우리 민족은 독립을 향한 열망과 헌신적인 투쟁으로 마침내 조국의 광복을 이루어냈습니다. 순국선열들의 불굴의 의지와 애국심은 오늘의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한 토대가 되었습니다. 67년 전 오늘은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한 날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우리 대한민국은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정통성을 계승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왔고, 국가경제와 국민경제의 항구적 번영의 기틀을 마련하였습니다. 그러나 그토록 기다렸던 광복의 기쁨은 반쪽의 기쁨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분단의 비극과 6.25 전쟁의 참화는 우리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앗아갔고, 얼마 되지 않던 산업기반마저 모두 붕괴되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결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국민들의 단합된 의지와 힘으로 새로운 도약을 일궈냈습니다. 자본도, 기술도, 경험도 없었지만, 황량한 모래벌판에 제철소와 조선소를 세웠고, 모진 난관을 뚫고 국토의 대동맥인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제품과 자동차, 철강, 조선,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나라가 되었고, 수출규모 세계 6위의 경제 강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인구 5천만 이상 되는 국가 중에 국민소득이 3만불을 넘는 소위 ‘5030 클럽’ 국가는 지구상에 여섯 나라뿐입니다. 저는 머지않아 대한민국이 일곱 번째 5030 클럽 국가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신장된 경제력과 국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당당하게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최초의 나라가 되었고, 유엔의 평화유지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발전 경험을 개발도상국들과 공유하면서, 번영을 이루려는 많은 나라들의 ‘희망의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세계가 한강의 기적으로 부르는 대한민국 성취의 역사는 우리 국민들의 피와 땀, 불굴의 도전정신이 만들어낸 결실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그 불굴의 의지로 창조의 역사, 기적의 역사를 써온 우리 국민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대장정’에 나서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광복 70주년을 맞는 지금, 우리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국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21세기 시대적 요구이자 대안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두 날개를 완성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정부는 창조경제를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제시하고, 이의 구현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지난달에 17개 광역시도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모두 구축되어 이제 창의적 아이디어가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최고 수준의 창업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역의 혁신 주체와 기관들이 협력하여 우수한 지역 인재들과 특화산업을 키워내고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이미 4,600여명이 멘토링을 받고 200여개의 기업을 보육하고 있으며, 235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창조경제가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여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앞으로 정부는 창조경제가 개인과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도록 적극 지원해 갈 것입니다. 또 하나의 날개는 문화융성입니다. 문화는 언어와 국경을 넘어 세계인을 하나로 만들고, 열광하게 하며, 가치를 공유하도록 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화는 무궁무진한 경제적 가치를 지닌 국가경쟁력의 핵심 원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 세계는 문화영토 확장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오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찬란하고 독창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광복 이후 우리의 급속한 발전도 그 근간에는 면면히 이어져 온 우리의 창의적 기질과 문화적 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우리의 유구한 문화를 세계와 교류하며 새롭게 꽃피울 때, 새로운 도약의 문도 열 수 있을 것입니다. 전통문화를 재발견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서 산업과 문화를 융합하여 우리 경제를 일으키는 한 축으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정부는 그 시작을 문화창조융합벨트로 열어갈 것입니다. 이제 오픈을 하여 각 문화인들의 입주를 기다리고 있는 문화창조융합벨트를 통해 문화와 아이디어, 기술을 융복합하여 새로운 경제적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이 경제의 도약을 이끌 성장엔진이라면, 공공개혁과 노동개혁, 금융개혁과 교육개혁 등의 ‘4대 개혁’은 그 성장엔진에 지속적인 동력을 제공하는 혁신의 토대입니다. 저는 반드시 이 ‘4대 개혁’을 완수해서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희망의 대한민국을 물려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국민 모두가 다시 한 번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짐을 나눠지고 함께 나아갈 때, 개혁과 혁신의 험난한 여정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우리 선대들이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듯이 자신감과 희망을 가지고 한마음으로 뭉쳐서, 또 다른 도약의 역사를 이루어냅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금년은 광복과 함께 남북 분단 70년을 맞는 해이기도 합니다. 진정한 광복은 민족의 통일을 통해 비로소 완성될 것입니다. 남과 북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가야 합니다. 최근 미국-쿠바 수교와 이란 핵협상 타결에서 볼 수 있듯이 국제사회는 변화와 협력의 거대한 흐름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그와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은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숙청을 강행하고 있고, 북한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으면서, 평화를 깨뜨리고 남북간 통합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핵개발을 지속하고 사이버 공격을 감행해서 우리와 국제사회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DMZ 지뢰 도발로 정전협정과 남북간 불가침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광복 70주년을 기리는 겨레의 염원을 짓밟았습니다. 정부는 우리 국민의 안위를 위협하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입니다. 북한은 도발과 위협으로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미몽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도발과 위협은 고립과 파멸을 자초할 뿐입니다. 그러나 만약, 북한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민생향상과 경제발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1972년 남북한은 분단 역사상 최초로 대화를 통해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당시 남북간 대립과 갈등의 골은 지금보다 훨씬 깊었고, 한반도의 긴장도 매우 높았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에 남북한은 용기를 내어 마주 앉았습니다. 지금도 북한에게는 기회가 주어져 있습니다. 북한은 민족 분단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도발과 핵개발을 즉각 중단하고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의 길로 나와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번 DMZ 도발을 겪으면서, DMZ에 새로운 평화지대를 조성하는 것이 얼마나 절실한 일인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남북한의 젊은이들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며 역설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되어 있는 DMZ에, 하루속히 평화의 씨앗을 심어야만 합니다. 저는 취임 후,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에 생명과 평화의 공원을 만들자고 여러 차례 제안하고, 그 구상을 가다듬어 왔습니다. 이제 남북이 함께 첫 삽을 뜨는 일만 남았습니다. DMZ에 세계생태평화공원을 조성하고 남북간 끊어진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면, 한반도 백두대간은 평화통일을 촉진하고 유라시아 차원의 협력을 실현하는 새로운 축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북한은 도발과 위협을 내려놓고, 생명과 평화의 한반도를 만드는 길에 동참하기 바랍니다. 또한, 지난 70년 눈물과 고통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드리는 일에도 북한은 성의 있는 자세로 나와야 할 것입니다. 부모없는 자식이 없듯이 북한의 지도자들도 이산의 한은 풀어주겠다는 전향적인 자세로 문제를 풀어가 주길 바랍니다. 이산가족 문제만큼은 아무리 정세가 어렵고 이념이 대립한다고 해도, 인도적 견지에서 남북이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이산가족들의 생사확인이 그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6만여 명의 남한 이산가족 명단을 북한 측에 일괄 전달할 것입니다. 북한도 이에 동참하여 남북 이산가족 명단교환을 연내에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남북 이산가족들이 금강산 면회소를 이용하여 수시로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북한의 협력을 촉구합니다. 한반도의 자연재해와 안전문제도 함께 대응해 나갑시다. 홍수나 가뭄, 전염병 등의 반복되는 문제에 일회적 상황관리로 대응하기보다는, 남북간 보건 의료와 안전협력체계를 구축해 근본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민족의 장래를 위해 보다 나은 길이 될 것입니다. 지난 번 중동호흡기증후군 대응과정에서 남북한은 개성공단의 검역 관리에 협력한 바 있고, 현재 금강산 산림재해 대응을 위해서도 협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보건·위생·수자원·산림관리를 비롯한 남북 공동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힘을 모아나가야 할 것입니다. 70년 분단으로 훼손된 민족의 동질성도 회복해야합니다. 민간차원의 문화와 체육교류를 통해 남과 북이 만나고 마음을 열어간다면, 민족 동질성도 서서히 회복될 것입니다. 남북간 장벽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 중인 역사유적 발굴조사와 겨레말 큰 사전 편찬 사업과 같은 학술 문화 교류, 축구와 태권도를 비롯한 체육교류는 중단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나갈 것입니다. 남과 북, 해외의 8천만 동포 여러분, 비록 북한의 거듭된 도발로 남북관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광복 70주년을 맞는 역사의 길에서 분단의 역사를 마감하고 평화통일을 이루는 길은 우리 민족이 반드시 가야할 길입니다. 우리 민족이 다시 하나가 되면, 희망과 기적의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한강의 기적’을 넘어, ‘한반도의 기적’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 평화통일을 이룬 새로운 한반도는 핵과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 8천만 모두가 자유와 인권을 누리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통일 한국은 동아시아의 평화를 촉진하며, 세계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지구촌의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것입니다. 남북한의 장점을 결합하고, 한반도 교통망을 대륙으로 연결하여,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 경제권을 연계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은 물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더 큰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평화통일의 꿈이 이루어진 광복 100주년을 내다보며,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통일을 준비하고 이루어 나갑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 6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협력과 공영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긴밀한 우호협력은 양국은 물론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역사인식 문제에는 원칙에 입각하여 대응하되 두 나라간 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호혜적 분야의 협력관계는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1965년 국교정상화 이래 고노담화, 무라야마 담화 등 역대 일본 내각이 밝혀온 역사 인식은 한·일 관계를 지탱해 온 근간이었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어제 있었던 아베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는 우리로서는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역사는 가린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살아있는 산증인들의 증언으로 살아있는 것입니다. 어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가 아시아의 여러 나라 국민들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준 점과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한 사죄와 반성을 근간으로 한 역대 내각의 입장이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밝힌 점을 주목합니다. 앞으로 일본이 이웃국가로써 열린 마음으로 동북아 평화를 나눌 수 있는 대열에 나오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앞으로 일본 정부는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공언을 일관되고 성의 있는 행동으로 뒷받침하여, 이웃나라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조속히 합당하게 해결하기를 바랍니다. 비록 어려움이 많이 남아 있으나, 이제 올바른 역사인식을 토대로 새로운 미래로 함께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양국의 위상에 걸맞게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 번영을 위해 함께 공헌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년 전 오늘, 우리는 잃어버렸던 조국을 되찾았습니다. 그리고 불굴의 의지와 하나 된 마음으로 온갖 역경을 딛고 성취와 희망의 대한민국을 건설해왔습니다. 선대들의 애국심과 그 위대한 뜻을 이어받아,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이룩하는 것이, 우리에게 부여된 소명입니다. 저와 정부는 중단 없는 혁신으로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여 세계의 반열에 우뚝 설 수 있는 부강한 나라와 원칙이 바로선 투명한 나라를 건설해 나갈 것입니다. 확고한 원칙과 유연한 대응으로 통일시대의 문을 열어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 ‘100년의 기적’을 완성하고 한반도의 통일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이루어 세계와 지구촌의 번영을 선도하고, 문화로 인류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대한민국의 빛나는 미래를 만들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정치부 정리 iseoul@seoul.co.kr
  • “일할 땐 박력 있게”… 기업 ‘톡톡 아이디어’ 배운다

    “작은 꿈을 이룰 수 있어야 큰 꿈도 이룰 수 있다. 총대를 메는 사람이 되자. 일할 땐 박력 있게….” ‘배달의 민족’이란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잘 알려진 ㈜‘우아한 형제들’ 천세희(여) 이사는 13일 행정자치부 주최로 열린 제1회 ‘워크 스마트 포럼’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엔 정재근 행자부 차관을 비롯해 고용노동부, 미래창조과학부, 인사혁신처, 서울시, 경기·충남도, 농어촌공사 등 공공기관과 구글 등 기업체 관계자 80여명이 참석했다. 포럼은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직장문화와 공간을 개선하기 위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만나 경험과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월 1회씩 주제를 달리해 현장을 방문하고 사례 발표와 토론회를 갖는다. 천 이사는 “자존감 높은 직원에게서 훌륭한 서비스를 볼 수 있다”며 성공한 기업으로 도약한 비결을 소개했다. 한 식구라 할 직원들이 만족하지 않으면 회사 고객에게 잘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직원 복리후생을 예로 들었다. 기념일엔 자율로 퇴근한다. 자기계발을 돕기 위해 도서비를 지원하는가 하면 간식도 제공한다. 결혼휴가를 2주일이나 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고객의 불만을 해결하거나 감동을 받아 한턱을 쏘도록 직원에게 재량권을 준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교육 앱 부문 1위 업체인 ‘스마트스터디’는 한 달에 걸쳐 직원 99명 모두에게 재택근무를 시키는 파격을 선보였다. 출퇴근, 휴가에 관해서는 무제한의 자유를 준다. 아울러 부서 파티션을 없애 직원들끼리 바로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분업을 중요하게 여기던 시대를 넘어 협업을 통해 조직 역량을 높여야 하는 시대라는 논리다. 김민석 대표는 “1인 미디어에서 엿보이듯 혼자서도 많은 것을 생산할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한발 나아가 ‘함께 더 잘하기’가 유일한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50만개 회사의 정보를 제공하는 ‘잡플래닛’은 각 팀이 하는 일을 회사 전체가 공유토록 해 팀원이 다른 팀 회의에도 참여할 수 있게 한다고 소개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4개 업체의 경우 직원들이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고, 보고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공직은 물론 업종과 특성이 다른 스타트업 벤처들에도 유용한 정보와 아이디어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신현국 농어촌공사 이사는 “100여년 역사를 가진 농어촌공사는 지금 신입직원 100명이 주도해 앞으로 100년 후의 미래를 대비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젊은 직원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조직의 성과 창출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사설] 담화에 ‘사죄’ 빠진다면 아베는 역사의 죄인 될 것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내일 발표할 전후 70년 담화에 ‘사죄’ 표현이 담길지가 아직도 명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연립 여당인 공명당 측에 제시한 초안에는 사죄 문구가 빠져 있었고, 각계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이후 사죄 문구를 반영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꿨다는 보도가 나오긴 했다. 그러나 자민당 내 일부 극우 강경 세력은 여전히 “사죄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 속단할 수 없다. 결국 내일 아베 총리의 입을 통해 사죄 표현의 등재 여부가 최종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아베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 발표를 앞두고 침략과 식민 지배,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한 진정한 사죄와 반성의 내용이 담화 속에 고스란히 담겨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일제의 무시무시한 침략전쟁 시기 엄청난 폭압에 희생당한 억울한 혼령들에게 진정으로 사죄하는 동시에 일본이 또다시 그 같은 비인도적·몰(沒)이성적 집단행위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처절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사죄와 반성이 없는 한 70년이 아니라 100년이 지나도 일본은 국제사회의 진정한 동반자가 될 자격을 얻지 못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아베 총리는 영원히 역사의 죄인으로 남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사죄와 반성은 일본 내 주류 여론이기도 하다. 공영방송인 NHK가 지난 7~9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전후 70년 담화에 식민 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를 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이 42%로, 담지 말아야 한다는 답변 15%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교도통신이 지난달 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67% 대 30%로 사죄 표현을 포함해야 한다는 답변이 압도적이었다. 게다가 이미 아베 총리의 지긋지긋한 우경화 행보에 대해서도 많은 일본인이 염증을 느껴 지지를 거둬들이고 있는 상황 아닌가. 아베 총리가 이 같은 민심을 외면하고 그릇된 판단을 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역사와 민심은 거스를 수 없다. 사죄 표현과 관련해서는 최소한 일본 역대 정부가 과거에 공표했던 입장을 계승, 준수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혀야만 할 것이다. 일본 정부는 1993년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 담화를 통해 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을 인정했고, 전후 50년인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 담화를 통해 식민 지배와 침략행위를 공식 사죄한 바 있다. 또 1998년 10월 한·일 정상회담 당시 발표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에서 과거사를 직시한다고 밝혔고, 병탄 100주년인 2010년 간 나오토 총리는 식민 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죄의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가 이 같은 선배들의 공식 입장을 외면한다면 한·일 관계는 절대 앞으로 나갈 수 없는 것이다. 어제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191차 ‘수요집회’에서 80대 최모 노인이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며 분신을 시도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올 들어 8명이 유명을 달리해 이제 생존자가 47명밖에 남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언제까지 이들의 눈에서 흘러나오는 피눈물을 외면할 셈인가. 더는 역사를 부정하지 말고 진정성을 담아 사죄해야 한다. 그것이 한·일 관계는 물론 일본의 미래를 위해서도 옳은 길이라는 것을 아베 총리는 스스로 깨닫기 바란다.
  • 50년 후엔 ‘性’도 ‘정신적 교류’도 로봇과?

    50년 후엔 ‘性’도 ‘정신적 교류’도 로봇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2001년 영화 ‘에이 아이’에는 소년 로봇 ‘데이빗’을 돕는 성매매 로봇 ‘지골로 조’가 등장한다. 빼어난 외모와 부드러운 감성을 지닌 지골로 조는 숱한 인간 여성들의 호의를 얻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려진다. 이렇게 로봇과의 성관계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실제로 찾아올까? 영국 선더랜드대학교 심리학과 헬렌 드리스콜 박사에 의하면 대답은 ‘그렇다’이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스 등 외신은 4일(현지시간) 드리스콜 박사가 내놓은 미래의 ‘인공 성문화’에 대한 전망을 소개했다. 성관계 로봇 기술은 이미 빠르게 발달하는 추세다. 진일보를 거듭하는 인공지능의 상호작용 능력, 동작 감지·제어 기술 등은 향후 인공 성관계 로봇 개발에 큰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사회적, 심리적 거부반응이다. 박사는 “사람들은 성관계 로봇과 같은 전혀 새로운 이슈를 과거의 통념에 비추어 생각하려는 경향을 가진다”고 말한다. 그녀는 “하지만 100년 전과 오늘날의 성 관념 사이에 존재하는 크나큰 격차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앞으로도 성에 대한 급격한 인식전환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드리스콜 박사는 2070년경에 이르러서는 실제적 육체관계가 오히려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사는 “성 로봇 기술이 실제 인간과의 성관계를 완벽하게 모사하거나 심지어 능가하게 된다면 사람들은 ‘불완전’한 인간보다는 로봇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정신적인 관계 형성에 있어서도 로봇 선호 경향이 나타날 수 있을까? 드리스콜 박사에 따르면 이 또한 가능성 있는 전망이다. 박사는 “가상 인물과의 관계는 실제 인간과의 관계보다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며 “이미 현재에도 직접 만나볼 수 없는 가상의 캐릭터와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 많다”고 덧붙였다. 2014년 국내 개봉한 영화 ‘그녀’에는 이 같은 가능성이 사실적으로 묘사돼 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머잖은 미래세계에서 인공지능과의 정신적 연애는 퍽 보편적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인간보다 월등한 지능은 물론 깊은 감성과 감정을 지닌 인공지능의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나라도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실제로 최근 중국에선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 애인’을 표방해 만든 지능형 대화서비스 ‘샤오이스’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트위터나 채팅 프로그램을 통해 이용 가능한 이 서비스의 등록자는 현재 2억 명을 돌파한 상황. 박사는 “현재는 실제 인간과의 관계를 등한시하고 가상 인물에만 전념하면 위험할 수 있다. 인간관계 단절은 다양한 심신질환을 야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인간과의 구분이 불가능한 수준의 인공지능이 등장한다면 인간 대신 이들과의 관계를 선택하더라도 심리학적 문제가 전혀 수반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사진=영화 '에이 아이' 스냅샷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와우! 과학] “50년 후 로봇과의 성관계 ‘보편현상’ 될 것”

    [와우! 과학] “50년 후 로봇과의 성관계 ‘보편현상’ 될 것”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2001년 영화 ‘에이 아이’에는 소년 로봇 ‘데이빗’을 돕는 성매매 로봇 ‘지골로 조’가 등장한다. 빼어난 외모와 부드러운 감성을 지닌 지골로 조는 숱한 인간 여성들의 호의를 얻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려진다. 이렇게 로봇과의 성관계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실제로 찾아올까? 영국 선더랜드대학교 심리학과 헬렌 드리스콜 박사에 의하면 대답은 ‘그렇다’이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스 등 외신은 4일(현지시간) 드리스콜 박사가 내놓은 미래의 ‘인공 성문화’에 대한 전망을 소개했다. 성관계 로봇 기술은 이미 빠르게 발달하는 추세다. 진일보를 거듭하는 인공지능의 상호작용 능력, 동작 감지·제어 기술 등은 향후 인공 성관계 로봇 개발에 큰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사회적, 심리적 거부반응이다. 박사는 “사람들은 성관계 로봇과 같은 전혀 새로운 이슈를 과거의 통념에 비추어 생각하려는 경향을 가진다”고 말한다. 그녀는 “하지만 100년 전과 오늘날의 성 관념 사이에 존재하는 크나큰 격차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앞으로도 성에 대한 급격한 인식전환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드리스콜 박사는 2070년경에 이르러서는 실제적 육체관계가 오히려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사는 “성 로봇 기술이 실제 인간과의 성관계를 완벽하게 모사하거나 심지어 능가하게 된다면 사람들은 ‘불완전’한 인간보다는 로봇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정신적인 관계 형성에 있어서도 로봇 선호 경향이 나타날 수 있을까? 드리스콜 박사에 따르면 이 또한 가능성 있는 전망이다. 박사는 “가상 인물과의 관계는 실제 인간과의 관계보다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며 “이미 현재에도 직접 만나볼 수 없는 가상의 캐릭터와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 많다”고 덧붙였다. 2014년 국내 개봉한 영화 ‘그녀’에는 이 같은 가능성이 사실적으로 묘사돼 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머잖은 미래세계에서 인공지능과의 정신적 연애는 퍽 보편적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인간보다 월등한 지능은 물론 깊은 감성과 감정을 지닌 인공지능의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나라도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실제로 최근 중국에선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 애인’을 표방해 만든 지능형 대화서비스 ‘샤오이스’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트위터나 채팅 프로그램을 통해 이용 가능한 이 서비스의 등록자는 현재 2억 명을 돌파한 상황. 박사는 “현재는 실제 인간과의 관계를 등한시하고 가상 인물에만 전념하면 위험할 수 있다. 인간관계 단절은 다양한 심신질환을 야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인간과의 구분이 불가능한 수준의 인공지능이 등장한다면 인간 대신 이들과의 관계를 선택하더라도 심리학적 문제가 전혀 수반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사진=영화 '에이 아이' 스냅샷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국토 경관, 국가가 관리한다

    ‘100년의 미래를 위해 국토의 경관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국민교육헌장처럼 ‘국토경관헌장’이 마련된다. 상징이지만 국토경관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효율적인 활용 및 체계적 관리를 위해 각종 개발시켜야 할 요령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29일 제1차 경관정책기본계획(2015∼2019년)을 발표했다. 아름다운 국토경관을 만들기 위한 국가 정책의 골격이 처음으로 마련된 것이다. 대규모 개발은 단기간에 주택난 해소 및 도시발전에 기여했지만 마구잡이 개발으로 아름다운 경관을 해치고 획일적인 도시 경관을 만들었다. 그 산물로 도시에서는 성냥갑 같은 고층아파트와 무질서한 옥외 광고물이 즐비하게 들어섰다. 농어촌 지역도 주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건축물과 부적절한 색채 사용, 임시 시설물 방치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토부는 이번 1차 계획에서 ‘국민과 함께 만드는 100년의 국토경관’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국민이 공감하는 경관가치 정립과 지속가능한 국토경관 형성체계 정립을 2대 목표로 정했다. 또 국토경관 가치에 대한 인식 확산과 경관 관리역량 강화, 경관 행정기반 구축을 3대 추진 전략으로 정해 이에 따른 8개 정책 과제를 선정했다. 국토부는 우선 학회·시민단체·공공기관 등이 참여해 국토경관헌장을 만들기로 했다. 지역별 경관 경쟁력을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우수 경관자원을 한국 대표경관으로 선정, 발표하기로 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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