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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기행(샤를 바라·샤이에 롱 지음,성귀수 옮김,눈빛펴냄)=가련하고 정다운 나라,조선(조르주 크로 지음,최미경옮김,눈빛 펴냄) 100년전 외국인의 눈에 비친 조선의 모습을 사진과 글로 담았다. ‘조선기행’은 1888년을 전후해 조선을 여행한 두 외국인이 남긴 여행기이고 ‘가련한…’은 1901년 문화인류학자이며 시인인 저자의 조선 여행기이다.팽창정책을 내세운 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조선인들이 어떻게 문화적 전통을 지켜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인들에게 비록 지금은 산업적으로나 예술적으로 뒤져 있는 조선인들이지만,윤리적인 우월함 덕분에 가까운 미래에 반드시 그들을 따라잡고 결국엔 저만치 따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객관적 시각도 담았다.각 1만2,000원,8,000원. ◆과학이 있는 우리 문화유산(이종호 지음,컬처 라인 펴냄) =한국의 족보와 유럽 귀족의 가계보는 어떻게 다른가.한국명절의 ‘귀향 대란’을 외국인들에에 어떻게 이해시킬까. 풍수지리와 이집트의 미라 사상은 닮은 꼴?…. 프랑스에서 유체 이동연구로 과학국가박사학위를 취득한저자의 호기심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우리 일상 생활에깊이 배어 있는 정신 문화와 민속의 이면을 파고 들며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한다.과학적 방법을 동원해 일견 미신처럼 보이는 우리의 문화유산의 배경을 답사하고 있다. 실험을 통해 우리 한지가 1,000년을 거뜬히 버틴다는 것을 증명해내고,보신탕으로 수난 받는 토종개 누렁이가 사냥개로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음도 밝힌다.1만3,000원. ◆아스테릭스1,2,3(르네 고시니 씀,알베르 우데르조 그림,오영주·성기완 옮김,문학과 지성사 펴냄)= 영화로도 상영된 적이 있는,프랑스를 대표하는 만화. 옛 프랑스 지역의 골족 전사 아스테릭스와 단짝 오벨리스의 모험을 다루었다.이들이 맞선 ‘로마’는 고유 명사가아니라 어느 시대에도 나타날 수 있는 거대 권력과 제국주의를 상징한다.해학과 풍자로써 상상력의 극치를 맞보게 한다는 호평을 받으며 모두 31권으로 출간,지구촌 42개 나라에서 번역돼 2억8,000만부가 팔리는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만화가인 이원복 덕성여대교수는 “유럽의 역사를 재미있고 품위있게 배우는 최고의 교과서”라고 평가한다.어른들에게도 어울리는 만화.각권 7,000원.
  • 국내 첫 전기박물관 개관

    전기의 과거와 현재,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기박물관이 국내 처음으로 문을 연다. 한국전력은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전력문화회관 3층에서전기박물관 개관식을 갖는다고 9일 밝혔다. 600여평 규모로 100년이 넘는 우리의 전기역사를 정리한 모형과 영상자료,유물 등 248점이 첨단 멀티미디어 시스템에의해 전시돼 있다. 박물관은 전기의 발전과정을 보여주는 ‘전기에너지 역사관’과 현재와 미래의 전기산업을 조망해 볼 수 있는 ‘현대전기관’으로 나눠져 있다. 전기박물관은 무료 입장이며 관람시간은 3∼10월에는 오전10시부터 오후 5시,11∼2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월요일은 정기휴관.(02)2105-8190. 함혜리기자 lotus@
  • 정보통신/ “”벤처는 성장률로 평가해야””

    ■컴퓨터 백신 전문가 안철수 . “성공했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서울 강남구 수서동 V밸리 사무실에서 만난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安哲秀·40) 대표이사는 ‘불혹’의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캐주얼한 옷차림이었다.그는 지난달 27일 회사설립 6년만에 코스닥 심사를 통과,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그는 “13년째 인터뷰를 당해왔다”면서도 차분하게 사업과 업계 전망을 털어놨다. ◆코스닥 상장을 앞둔 소감은= 코스닥행은 회사의 성장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투자자들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도 크지만 기술력·인지도를 넘어 자본시장의 객관적인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장 침체기에 상장하게 됐는데= 지난해 10월 회사의 성과를 직원들과 나누기 위해 60억원 상당의 주식을 배분,지분변동이 생겨 등록추진이 지연됐다. 2년전쯤 호황이었을 때 상장됐다면 1,000억원(?) 정도는 더 벌었겠지만 거품이 빠지고 정당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한다.미래가치에 대한 시장의 지나친평가는 결국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당장의 이익보다는 장기적으로 100년 이상 살아남는기업으로 키우고 싶다. ◆통합보안회사로의 구상은= 2년전부터 백신·보안시장의 통합 움직임에 대비,단계별 제품개발과 사업영역 확장을 추진해왔다.바이러스백신에 이어 해킹방지·PC보안솔루션 등을차례로 개발했고,이들을 묶어 개별업체를 상대로 보안컨설팅을 시작했다.아델리눅스·IA시큐리티 등 조인트벤처 설립과 인수합병을 통해 보안관리·모바일서비스 등 통합보안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벤처업계에 대한 평가는= 벤처기업은 최소의 비용으로 한우물을 파기 때문에 성공확률이 매우 낮다.그러나 성공하면 대기업도 못따라갈 만큼 앞서나간다. 일부 업체들이 가능성을 보였지만 규모의 경제로 연결되지못했기 때문에 벤처업계는 여전히 종속변수로 머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인텔 등과 같은 성장모델이 나와야 한다. 벤처기업을 아이템과 투자수익률로만 평가해온 것도 문제다.매출액이 아니라 투명경영·성장률 등으로 평가했다면 경영관행이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성공한 벤처CEO로 평가받고 있는데= 실제보다 항상 과대평가받는 듯하다.그동안 많은 벤처CEO들이 외부평가에 의해스타로 떴다가 사라졌다. 주변의 평가에 흔들리지 말고 스스로 냉정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벤처CEO는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노력해서 한단계 올라가면 그만큼 기쁨도 있지만 뒤로 물러설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로 잠을 설치기도 한다.중심을 잡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벤처 발전을 위한 제언은= 벤처라는 이유로 주위의 도움을 기대한다면 발전할 수 없다. 정부는 직접 자금을 제공할 것이 아니라 코스닥의 투명성·회계제도 강화 등 벤처가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말뿐인 ‘인터넷 강국’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산업구조를진정한 ‘e비즈니스화’로 바꾸는 노력도 필요하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위기의 벤처' 탈출구는. 한때 우리경제의 동력이었던 벤처기업이 깊은 수렁에 빠져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벤처침체와 활로’라는보고서에서 “현재의 벤처위기는 내외부 요인으로 인한 유동성 부족이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즉 벤처정신 실종,취약한 기본인프라,불분명한 비즈니스 모델,정부정책 혼선에 자금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위기의내부요인에다 경기급랭,나스닥시장 불안,벤처에 대한 불신등 외부요인이 가세했다는 것이다. 벤처정신이 실종된 것은 극소소의 부도덕한 기업가들이 벤처정신을 훼손시킨데다 업계 풍토도 머니게임에 치중,사회의 불신을 초래했기 때문.너무 빠르게 성장하면서 ‘모험과 도전’이라는 벤처의 초심(初心)을 잃어버렸고 벤처기업가와 투자자 모두 대박의 환상에 사로잡혀 있었던 탓이다. 머니게임에 치중한 결과 기술개발은 뒷전인 채 투자유치에만 몰두했다. 공모나 증자시 기업가치를 훨씬 넘어서는 수십배의 프리미엄을 요구하는가 하면 정현준 한국디지털라인 사장,진승현MCI코리아 사장 등 정·관계가 관련된 대형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분위기가 급랭했다. CEO(최고경영자)의 전횡이나 임금체불 등이 노조결성의 원인을 제공했고 벤처의 본래모습과는 어울리지 않게 노사갈등이 발발했다. 성공한 벤처기업들은 비관련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거나 지분투자에 열을 올렸고 그로 인해 유동성이 악화됐다. 쉽게 닳아 올랐다 쉽게 식는 한국인 특유의 ‘냄비근성’도 벤처위기를 자초했다.벤처는 기본적으로 고위험·고수익사업으로 장기적 투자와 인내를 요구하는데 이러한 본질에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침체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벤처 창업의 초심으로돌아가 벤처기업 스스로 선순환 구조의 물꼬를 터야 한다. 투자유치나 기업이미지 제고보다는 수익을 창출하고,고객과 시장 위주로 경영의 틀을 전환해야 한다. 이러한 기본에 충실한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많은 벤처가 도산하고 창업이 위축되는 ‘벤처 겨울’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임태순기자 stslim@
  • [대한칼럼] 통일 베트남 26년과 한국

    “총칼을 들고 오면 적으로 싸우지만,악수하자고 손내밀면 서로 친구가 되지요”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 트란 둑 루옹 국가주석은 지난 21일 집무실에서 필자를 포함한 한국 언론사 논설위원들과 만나 외세와의 항쟁에 이은 통일베트남의 남북 갈등 극복과 국가발전 과제를 얘기하는 가운데 이같이 말했다.근 100년간 프랑스와의 식민투쟁에 이어 20년에 걸친 월남전을 승리로 이끌어 통일을 성취한 지 26년이 된 지금,베트남의 지도자들이 강조하는 최대 화두는 ‘도이 모이’(쇄신)지속과 경제 건설이다. 수도 하노이에서 그리고 옛날 사이공인 호치민시의 전쟁기념관을 각각 찾았을 때 월남전 당시 참전했던 한국군에관련된 기록사진,이른바 ‘양민학살’에 관한 전시물이 있는지를 눈여겨 살펴봤다.그러나 한국군에 관한 단 한 장의 사진도 발견할 수 없었다.미군과 함께 참전한 한국군 부대명이 나열된 조그마한 도표 한 장만 있을 뿐이다.몇년전만 해도 ‘인간이기를 거부한 미 제국주의’ 군대의 잔혹행위와 함께 참전한 국군의 ‘활동상’도 전시돼 있었지만지금은 자취를 감췄다.베트남 정부는 이처럼 한국에 관한 문제는 세심한 데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그만큼 한국과의 교류·협력을 절실히 원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군의 참전 등 ‘과거사’문제에 대해 베트남 공산당과 정부의 정책 기조는 “과거는 제쳐두고 미래를 위해 협력한다”는 것이다.실제 1992년 한국과 수교한 이후 베트남의 고위인사들도 “과거 양국간에는 불행한 일이 있었으나 이는 양 국민의 뜻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고 한국군이라고 부르는 대신 여러 문서에도 ‘박정희 용병군’이라고 표현함으로써 지금의 한국과는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호치민 시내 시장통을 돌아보다 우리나라 탤런트 차인표와 이영애가 다정한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코팅된포스터가 진열대에 가득 쌓여있는 것을 보았다.베트남의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연예인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있는가 하면,베트남의 주요 방송국은 저녁 시간대에 한국드라마 ‘불꽃’을 방영하고 있다.이들이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호치민 방송국의 팜 칵 사장은 “‘젓가락 사용’ 등 문화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상당한 유사성이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충분한 답변같지는 않았다. 한국이나 베트남은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외세의 침략을받았고 식민통치를 경험했으며 남북 분단의 아픔을 겪었다.베트남은 비록 ‘통일조국’을 이룩했지만 폐허의 땅에남은 것은 가난뿐이었다.이런 가운데 일본을 배우기는 너무 발전의 격차가 크고 대신 한국의 발전 모델을 원용하고 싶은 ‘염원’이 깔린 것이 아닌가 한다.내년이면 한·베트남 수교도 10주년을 맞는다.근년 들어 우리 업체들의 진출도 현저하게 늘어나고 있다.한국의 기술과 자본이 이곳의 풍부하고도 근면한 노동력과 결합할 여지는 아직도 많다. 애국심이 강한 베트남 국민들은 자존심이 매우 높다.호치민시 북서쪽 80㎞ 지점에 있는 ‘베트콩’의 지하 갱도 ‘구치터널’을 돌아보고는 미군의 가공할 현대무기들이 왜이곳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 것만 같았다.작은체구의 베트남 사람만이 이동할 수 있는 땅굴이 총 연장 250㎞에 걸쳐 거미줄처럼 이어진 이터널은 5,000∼6,000명의 병사들이 장기적으로 게릴라전을 펼 수 있는 공간이었다.갱도 곳곳엔 작전회의,외과 수술,공동 취사까지 할 수있는 시설들이 갖춰져 있었다.아무리 융단폭격을 하고 화염방사기로 밀림을 태우고 고엽제로 초토화시켜도 이들의땅굴을 무력화시킬 수는 없게 돼 있었다.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한다.베트남 국민의 가슴 속에 응어리져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한국군 증오’의 과거사가 양국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돼서는안된다.그러기 위해서는 베트남 국민들이 하노이 중심부에 있는 호치민옹의 묘소를 지금도 매일 수백·수천명이 참배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이들의 독립정신과 민족자존심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협력을 심화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경형 논설위원 khlee@
  • [사라지는 것을 찾아] 하얀종이위 순수 ‘편지’

    ‘보고싶은 그대에게’,‘My Darling’…. 옛날 편지지에 펜이 닿자마자 숨결처럼 흘러나오던 구절들입니다.너무 오랜만에 편지를 쓰니 이제 글로도 어색하기만 합니다.전자시대인 요즘 직접 펜을 꼭꼭 눌러 편지를 쓰는 현대인이 얼마나 될지 궁금합니다. 우체국에 갔습니다.생긴 지 100년이 넘는 청주 우체국에예전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우편물들이 배달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하루 평균 11만여 통의 우편물이 처리된답니다. 산더미처럼 쌓인 우편물은 대부분 ‘다량 우편물’들로 똑같은 내용을 몇십장,아니 몇백장씩 찍어놓은 것들입니다.우리 주위에 널려있는 무슨 무슨 고지서,홈쇼핑 안내책자,카드 사용 내역서 등입니다. 이 가운데 순수하게 자필편지가 얼마나 될지 궁금했습니다.우체국 직원들 얘기로는 전체의 3%가 채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최근에 자필편지를 쓴 기억을 더듬어보면 그럴것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창 시절,낮에 못다한 얘기를 밤새 편지지에 풀어놓곤 하던 친구들이 새삼 그립습니다.지금은 겨우 전화로 몇마디나누는것이 고작이지요. ‘부모님전상서’로 시작되는 편지는 군에 있을 때 쓴 이후 써 본 적이 없는 것같습니다.고등학교 때 잠시 펜팔했던 그 여고생은 편지에 묻어나던 순수함을 아직도 간직하고있을까요.아내와의 연애 시절,푸르른 미래를 계획하며 주고 받던 편지는 꿀맛에 비유할 만 했습니다. 지금 우리 아파트 편지함은 어떻습니까.우편물을 받아보기는 하지만 돈 내라는 고지서 빼고 나면 무엇이 남습니까.편지를 보는 순간 가슴에 와닿던 두근거림이나 설레임은 다어디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35년동안 집배원 생활을 하고 있는 박형배(朴亨培·55)씨는 “요즘은 편지 배달이 별로 재미없다”고 말합니다.도보로,자전거로 편지를 돌리며 주민들과 나누던 정은 사라진지 오래고 고단한 업무만 남았기 때문입니다. 우체국 풍경도 많이 변했습니다.편지 겉봉투에 찍히는 소인은 이제 자동화로 없어지기 직전이고 집배원들의 상징이던 가죽배낭도 골동품이 돼 버렸습니다. 마침 우체국앞 빨간 우체통에 한 처녀가 편지를 넣고 있었습니다.그녀는 군에 있는 남자 친구에게 거의 매일 편지를써 보낸답니다.매주 한 번 전화통화를 하지만 편지를 쓰지않으면 허전해서 잠이 오질 않는답니다.둘은 편지로 무슨얘기를 주고 받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참 부럽기도 하네요. 유치환의 ‘행복’이라는 시가 떠오릅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오늘도 나는 에머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려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2001년 6월 22일 김동진 올림청주 김동진기자 kdj@
  • [대한광장] 껍데기 정치 이제 그만

    노예제 시절에 권력은 노예소유자의 것이었고 봉건제 아래서는 국왕과 영주의 것이었다.권력의 소유자와 집행자가 분리되지 않은 한몸이었던 것이다.그러던 것이 시민혁명을 거치면서 권력의 소유자와 집행자가 분리되면서 권력은 국민의 것이 되었다.‘권력의 민주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권력의 집행자로부터 소유권을 분리하여 국민이 권력의 주인이 되도록 한 데는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그러니 현대민주주의 아래서 권력의 국민 귀속성은 정치적 관계의 정언 명제로서,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절대진리이다. 여기서 정권은 권력의 집행기관이며 권력자는 법률에 따라 권력을 집행하는 무리에 불과할 따름이다.이 관계가 뒤바뀌면 정치가 뒤집어지고 역사가 거꾸로 흐르게 된다.이것이 현대사회에서 권력과 국민의 관계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실의 권력은,이승만과 박정희가 그랬던 것처럼,늘 국민으로부터 자립하려는 무절제한 욕망을 갖는다.국민에 의해 ‘위임된 권력’은 어느 순간 스스로 ‘창조된 권력’으로 변질된다.그 결과분산되어야 할 권력이 집중되고 개방되어야 할 권력이 은폐되며,급기야는권력 스스로가 생명력을 가지고 목숨을 연장하려 한다.이때 권력은 겸손함을 버리고 오만한 자세로 국민을 무릎꿇게 하지만 결과는 늘 비극적이다. 몇가지 사례를 보자.국민의 정부에서 ‘국민’이 사라져버렸다.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라는 찬사와 함께 국민의정부가 들어선 지도 이미 3년을 넘겼다.그러나 국민의 정부에 ‘국민’이 없다는 지적은 매우 뼈아픈 현실이다.정부가 국민의 뜻에 따라 국정을 운영하고 국민의 힘을 바탕으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국민은 국정운영과개혁의 주체가 아니었다.국민의 정부 아래서도 국민은 여전히 권력의 대상일 뿐이다.그 결과는 개혁의 혼돈과 지연으로 나타나고 있다. “개혁이 피로하다”고 한다.지난 3년간의 개혁은 “개혁에 대한 화려한 수사,개혁구심의 부재,소모적인 정쟁,개혁의 지연”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그런데 얼마나 개혁했다고 벌써 개혁이 피로하다는 말인지,마무리해야 할 무슨 개혁이 있다는 말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정작 피로한 것은 개혁이 아니라 무리하게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소수 권력자들과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개혁 분위기에 무임승차하고 있는 수구적인 인사들 아닌가. 실상을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국정에서 배제된 국민들은개혁의 대상이 되어 ‘고통전담’의 고역을 치르느라 힘든데 권력자들은 가능하지도 않은 ‘개혁전담’의 악역을 수행하느라 힘든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자.부패한 조선 후기사회를 개혁하고자했던 영조대왕은 51년 7개월,그 뒤를 이은 정조대왕은 24년 3개월,합해서 76년 동안 개혁을 추진했지만 조선사회는 개혁되지 못했고 그 결과 100년 후 나라가 망하는 비운을 맛보았다.개혁다운 개혁없이 3년 만에 개혁을 끝내자는권력자들의 참담한 역사인식과 천박한 개혁철학에 조의를표할 따름이다. 마지막으로 권력에 대한 욕심이 국민을 끝없이 기만하고있다.민주당은 차기 정권에 대한 환상에 빠져 살이 곪고뼈가 썩는 줄도 모르고 몸집 부풀리기에 여념이 없다.제것도 아닌 권력을 놓고 개헌론을 지피면서 주인인 국민은안중에도없다.한나라당은 3년간을 오직 한길 개혁저지를위해 몸부림쳐 왔다.그 ‘한’나라당이 결정적인 국면에서 ‘몇’나라당이 될지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마치집권기회를 포착한 것처럼 호가호위하고 있다.개혁의 남루한 간판을 걸친 잡동사니 정당과 개혁이라면 쌍수를 들어비난하는 정당이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국민은 정말 피곤하다고.부패하고 무능한 정치에 피곤하고 국민을 봉으로 아는 낡은 정치에 피곤하다.건달처럼 몰려다니는 패거리 정치에도 피곤하고 소리지르며 싸우는 시정잡배 같은 난장판 정치에도 피곤하다.국민들은 깨끗하고 생산적인 정치를 원하고 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국민을 위하는 정치,서로 존중하면서 토론하고대화하는 정치를 원한다.어디 이런 정치 없소?[정 대 화 상지대 교수]
  • 국산고등훈련기 내년 첫 비행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0일 “우리 공군이 21세기 ‘항공우주군 건설’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100년 앞을 내다보는 거시적 안목과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며 공군은 우리 군의 과학화,정보화에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이제 곧 차세대전투기를 확보하게 되고 늦어도 2015년까지는 최신예 국산전투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오후 충북 청원군 공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49기 공사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현대전의 승패를 좌우하는 공군력의 첨단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순수 우리 기술로 생산한 기본훈련기를 수출까지 하고 있고 내년에는 우리 손으로 만든 고등훈련기가 첫 비행을 시작한다”면서 “공군의 미래지향적 발전을위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임관식에서 최정진(崔汀鎭·22) 생도가 영예의대통령상을 받았고 여자수석졸업의 영예는 황윤지(黃玧之·24) 생도에게 돌아갔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씨줄날줄] 신인류 출현

    공상과학은 미래의 예언이다.그래서 때로는 영화를 보면 미래가 보이기도 한다.조르주 멜리에가 ‘달세계 여행’을 만든 것은 1902년. 그 후 67년만인 1969년 인간은 정말로 달에 발을 디뎠다.공상은 대부분 현실화된다.그것이 인간의 탁월한 점이다.하늘을 날고 싶은 욕구가 하늘을 나는 꿈을 꾸게 했고 마침내 비행기를 발명했고 물속을 헤엄치고 싶은 꿈이 잠수함을 만들었다.이처럼 인간의 상상은 욕구를반영하고 기술은 그 욕구를 실현시켜 왔다. 21세기 인류는 어떤 모습일까.1990년대 이후 나온 공상과학 영화들은 이미 21세기 인류의 모습을 예시하고 있다.‘6번째 날’과 ‘가타카’가 그 대표적인 영화들이다.헬리콥터 조종사 아담 깁슨은 자신의생일날 퇴근길에 집에서 또 다른 자신이 가족들과 파티를 열고 있는것을 발견한다. 그는 바로 복제된 아담.그 때부터 아담과 복제된 아담간의 쫓고 쫓기는 혈투가 벌어진다(6번째 날).비슷한 소재지만 ‘가타카’는 좀 더 비판적 상상력이 가미됐다.심장질환에다 범죄 가능성까지 있는 유전인자를 타고난 항공회사 청소부가 유전자 조작을 통해 큰 키에 잘생긴 우주 비행사로 다시 태어난다는 줄거리다. 미래 세계에서는 섹스와 임신을 통해 재래식으로 태어난 사람은 열등인에 속할지 모른다.누구든지 유전자 조작으로 원하는 외모,원하는재능을 가진 아이를 인공자궁에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신인류가 탄생하는 것이다.영화소재가 아니라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59) 박사의 예견이다.앞으로 1,000년 안에 유전자 조작으로 보다 진보된 신인류가 탄생할 것이며 이 신인류는 다른 행성을 지배한다는 것이다.농작물은 이미 유전자 조작을 동원한 식품이 나왔고복제 양, 복제 소까지 등장했으니 스티븐 호킹박사가 예견한 1,000년이라는 기한은 오히려 너무 멀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호킹 박사의 예언에서 우리가 놓쳐서는 안될 대목이 있다.즉“앞으로 100년 안에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다면…”이라는 단서다.이단서는 지금 인류가 자멸의 위기에 놓여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셈이다. 즉 인류는 멸망하거나 멸망하지 않더라도 뭔가 괴물(지금 인류의기준으로는)로 변종이 돼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끔찍한일이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인류미래 예측 3가지 시나리오

    500만년 전 인류는 원숭이와 비슷한 모습으로 아프리카에 살았다.그렇다면, 5000만년 후 인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미래 속으로’(에릭 뉴트 지음,이끌리오)는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과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코 앞의 미래가 아닌,먼 미래의 지구운명과 인류 모습을 그려 현재와 미래를 함께 생각해보도록 한 미래서다.인구 폭발과 에너지 위기,식량난,컴퓨터세상,의학,유전자 변형인간,수명 연장,우주 주거단지 등 흥미로운 사안들에 대해 날카로운전망을 쉽게 풀어놓았다. 매일 1,000여종의 생물이 멸종되고,지구는갈수록 따뜻해지며 천연가스와 석유는 대부분 21세기 내에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유해한 쓰레기를 완전히 분해하는 바이러스 크기만한 기계나,온실효과 유발가스인 이산화탄소 등을 분해하는 자동복제기계를 만들면 해결될지도 모른다.수명이 수백살로 늘어나거나우주 휴가여행이 가능할 수도 있다. 책 말미의 3가지 미래예측 연대표는 흥미롭다.첨단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한다면 2020년 유전자 복제아이가 태어나고,2050년 노화방지약이 개발돼 노령화가 중단되며,2100년 세계 인구가 140억명에 이르고,2300년 만능기계 개발로 식량생산이 불필요해진다.2400년 우주관광객이 달과 화성으로 몰려들고 10만년에는 호모사피엔스가 자취를감추되 유전자 조작에 의한 다른 인간종으로 대체되며 100만년에는은하계 행성에 인간이 거주한다는 식이다. 자연으로 회귀하는 제2 시나리오는 2050년에 전염병이 확산돼 인류의 95%가 사망하고 현대문명이 몰락하며 생존자들이 밭을 갈기 시작해2100년쯤이면 산업혁명 이전의 생활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예상했다.제3의 자연재해 유형에 따르면 2300년에 인구가 1,000억명을 넘었다가 온실효과로 동식물 75%가 멸종한 뒤 3000년에 100만명만 살아남고 1만년에는 호모사피엔스가 멸종한다.우리의 미래가 유토피아가 될지 디스토피아가 될지는 지금 우리 손에 달려 있다는 경고다. 김주혁기자
  • “100년뒤 인류 他행성 지배자”

    “인류는 100년 내 다른 행성을 지배하고 1,000년 내에 개량인간을고안해 낼 것입니다.” 세계 최고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59) 박사가 14일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국제물리학회 ‘스트링스 2001’에 참석,‘과학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가졌다.3,000여명의 일반인이 참가한 강연에서호킹 박사는 영화 스타트렉을 소재로 세계인구,분자물리학,그리고 외계인 침략까지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과학발전과 미래생활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우주생성이론을 다룬 베스트셀러 ‘시간의 역사’의 저자인 그는 정신적,육체적 능력을 향상시켜 우주여행시대를 맞이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만약 100년안에 스스로를 파멸시키지 않는다면 우리는 태양계행성 내외의 다른 별들로 퍼져나가 그곳에서 지구보다 원시적이거나혹은 진보한 생명체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주상에 인간보다 진보한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은 적다는것이 호킹 박사의 주장.만약 인류보다 진보한 생명체가 있다면 벌써그들이 지구를 방문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그는 “어쩌면월등한그들이 멀리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유전자 조작 문제로 화제를 돌린 호킹 박사는 유전자 조작이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싫든 좋든 간에 1,000년 안에 유전자 조작에 따른 개량인간이 출연하게 되고,태아가 엄마의 자궁 밖에서도 자랄 수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이어 “DNA는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기초이며 인류와 인류의 DNA는 급격히 복합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40년을 주기로 2배씩 불어나고 있는 세계 인구 증가를 억제해야 한다”며 “2600년까지 지구 인구가 크게 늘고 이들의 전력소비로 지구가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진아기자 jlee@
  • “100년후 세상 나아졌나요”

    100년 전 사람들이 후세에게 전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미국 디트로이트시에서 지난해 31일 밤 이곳 구 시청에 묻혀있던 100년전의 타임캡슐을 개봉했다. 구리박스로 만들어진 캡슐 속에 간직돼 있던 윌리엄 메이버리 당시시장의 편지에는 “얼마나 빨리 여행할 수 있으며 시간과 공간을 단축시켰는가”에 대한 질문과 “다음 세기에 물질문명에선 어떠한 실패가 있더라도 정의는 확대됐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는 당부등이 적혀 있었다. 당시 사람들은 19세기의 기술적 진보에 대한 경이감과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들떠 있었던 것.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는 100년 전 30만명이 거주하는 난로,조선,전차제작을 주업으로 하는 작은 도시였으며 포드자동차는 설립되지않았다. 데니스 아처 현 디트로이트 시장은 지난 6월 있었던 4일간의 정전과경찰의 인권유린 조사 등 문제가 있긴 했지만 메이버리 전 시장의 예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캡슐에 내장된 편지와 구리박스 등의 소장품들은 디트로이트 역사박물관에전시될 예정이다.오는 7월 디트로이트시는 2101년에 개봉될2001 타임캡슐 소장목록 응모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진아기자
  • 신년 사설/ 역경에 강한 국민, 함께 극복하자

    인간은 시작도 끝도 없는 무궁한 시간에 매듭을 만들어 의미를 부여한다.인류의 체험적 인식으로는 천년의 단위로부터 세기·세대·연·월·주·일·시간·분·초에 이르기까지 매듭을 짓고 그 매듭의 단위에서 삶을 영위한다. 원시인들에게는 시간의 관념이 없었다.그들은 공간의 의미만이 있었을 뿐이다.동물들도 마찬가지다.이렇게 볼 때 시간의 관념을 갖고 이를 쪼개고 매듭짓는 것은 인간의 특권이다.인간이 시간의 관념을 갖게됨으로써 고등동물이 되고 부단히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문명을 이루었다. 엄격한 뜻에서 올해는 21세기의 첫해다.고난과 좌절의 20세기를 마감하고 한민족의 존재를 세계사의 공간으로 확대하느냐,여전히 분단과 내부 갈등으로 20세기적 시간에 머무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발상의 전환과 신사고 확립 우리는 지금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지난해 하반기 세계경기 둔화라는 외생변수에다 정치 불안과 집단주의 등의 내생요인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반세기 만에 물꼬를 튼 남북 화해의 기류도탄력성을 잃고 있다.여기에지역주의·이념대립·집단이기주의 등 ‘남남(南南)갈등’이 심각성을 띠고 있다.우리는 20세기 초 급변하는국제 정세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채 내부 갈등으로 망국을 불러온 쓰라린 역사를 잊지 않는다.따라서 21세기 초두에 무엇을 어떻게해야 하는지,국민적 지혜와 통합이 요구된다. 100년 전에는 정치 지도자 몇사람에 의해 국운이 좌우되었지만 지금은 교육받고 깨어 있는4,600만 국민과 피를 나눈 2,500만 북녘 동포,그리고 세계 각처의 560만 교포가 있다.결코 만만치 않은 인적자원이고 국력이다. 과거의 낡은 의식과 가치관으로는 무한경쟁의 21세기를 헤쳐나가기어렵다.그동안 우리 사회의 개혁이 잘못된 과거와 제도의 청산에 초점이 맞추어졌다면 이제는 국민 각자가 낡은 의식과 행동을 스스로교정하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추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변화는 21세기의 생존 전략이자 국가 목표다. 올해는 김대중 대통령의 집권 4년차로 국정개혁을 소신 있게 해나갈수 있는 마지막 해가 된다. 또 선거가 없는 해이기도 하다.따라서 국민 인기에신경쓸 필요없이 국정개혁을 소신 있게 해나갈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강력한 리더십이 요구된다.야당과는 경기 회복을 위한 한시적 정쟁 중지에 합의하거나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강화 등을 통해 정국 안정을 도모해 나가야 할 것이다.개혁의 표류와국정 난맥이 정치 불안에서 기인한다는 점을 상기할 때 정치의 안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 공화당 부시정권의 등장으로 남북관계의 속도 조절 등이 예상된다.남북 정상회담과 6·15공동선언 등 지난해의 성과를 바탕으로남북관계 개선의 제도적 틀을 완성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화해와 교류 협력을 제도화함으로써 안정적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북한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이 실현되고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한 정례협의 채널이 구축되면 남북관계는 한 차원 높게 발전할 것이다. 또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국제 사회에 제고된 위상을 평화와인권국가의 외교력으로 연계시켜야 한다. 올해 경제의 화두는 경기 하강 추세에서 얼마나 빨리 벗어나느냐가될 것이다.소비와 투자 위축에다구조조정의 진통으로 경기는 1·4분기 중 ‘바닥’을 치고 하반기부터 회복된다는 것이 정부의 전망이다.‘구조조정을 제대로 추진할 경우’라는 전제가 달려 있지만 이대로만 되면 말 그대로 ‘연착륙’이 가능하다.경상수지 흑자 폭은 작년보다 낮은 70억달러선에 이르고 물가는 유가 안정과 경기 둔화 영향으로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성장률은 5∼6%선으로 작년보다크게 낮아지겠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다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크게 늘어날 실업자 구제가 ‘발등의 불’이다.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움추러든 소비의 회복은 올해 경제의 최대 과제다.정부나 여론 주도층은 경제상황의 어두운 면과 함께 우리경제에는 아직도 밝은 면이 많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그래서 국민들의 건전 소비를 살려야 생산과 투자도 늘고 일자리도 창출된다. ■변화 두려워하면 발전못해 위기는 또 하나의 기회다.우리 민족은 수많은 위기를 국복해온 저력을 지니고 있다.또 정보혁명의 시대에 걸맞은 순발력을 갖추고 있어21세기 중심 국가로 도약할 수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개혁 마무리와 지식 정보화 촉진으로 세계 일류국가로 진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화합과 사회 통합이 선행돼야 한다.동서가 껴안고 남북이 손을 잡는 한반도시대를 열자.평화적 통일이 꿈이 아니라 현실화되고 있는 마당에 다시 힘차게 일어서자. 개혁은 용기 있는 자만이 이룩할 수 있다.변화가 두려우면 발전이란결코 찾아오지 않는다. 당장 우리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금융개혁에성공하지 못하면 경제 회복은 멀어진다.지금까지는 사슴을 ^^으면서토끼를 돌아보다 둘 다 놓친 사례가 허다했다.정부는 국정개혁에 주저하지 말고 국민은 자신감을 갖고 난국을 극복해나가자. 21세기 초두의 시간을 놓치면 희망과 미래를 함께 놓치게 된다.
  • 꿈이 있는 우리학교/ 동국대

    ‘100년 동국(東國)의 반석 위에 과학과 기술의 금자탑을…’ 오는 2006년이면 건학 100년을 맞는 ‘민족사학 동국대’가 ‘21세기의 젊은 동국’으로 거듭나고 있다.그동안 쌓아온 인문(人文)의 100년 토대위에 첨단과학과 기술이 약동하는 비전의 정토(淨土)로 거듭날 꿈에 부풀어 있다. 이같은 동국대의 약동은 학교발전 마스터플랜인 ‘비전! 동국 100년’에 함축돼 있다. 단순히 소정의 교과과정을 이수하거나 지식습득에만 주력했던 종래의 교육방식으로는 글로벌리즘이 지배하는 미래에 결코 적자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현실인식이 깔려 있다. 이를 위해 평생교육의 텃밭으로,또 사회를 향한 봉사의 마당으로 대학의 위상을 바꿔 나가겠다는 것이 동국대의 첫번째 이상이다. 두번째는 지방화와 세계화의 큰 조류를 동시에 포용하는 특성캠퍼스를 가꾸는 일이다.이를 위해 인문·사회과학 중심의 서울 캠퍼스는연구기능의 거점으로,경주캠퍼스는 민족문화 창달 거점으로 삼고 있다. 여기에 조성중인 고양시 일산의 제3 캠퍼스는 과학과 기술 등 미래지향적첨단학문의 산실로 가꿔 나간다는 전략이다.제3캠퍼스에는 불교종합병원이 함께 들어서 ‘앓는 영혼의 양지(陽地)’ 역할을 하게된다.한방 200배드와 양방 600배드 규모로 지난해 착공,오는 2002년이면 1,000배드 규모의 첨단의료기지로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세번째는 다양한 투자재원을 확보해 학교운영에서 등록금 의존률을대폭 낮추는 등 안정적인 경영체제를 구축하는 일. 벌써부터 다양한 수익사업을 통해 재단전입금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으며 각종 연구지원과 장학금,‘비전! 동국 100년’ 추진을 위한 재원으로 오는 2006년까지 1,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사실 겉으로 잘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최근 동국대가 이룬 교세의 외연 확장은 괄목할 만 하다. 지난해 서울캠퍼스는 11개 단과대학,9개 대학원이던 것이 올해는 1개 단과대학과 2개 대학원이 늘어 학생수가 2만8,000명으로 늘어났다.또 95년 이후 충원된 교수도 무려 407명에 이른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해에는 정부가 최고의 과학 연구분야임을 입증하는 ‘신규 우수연구센터’ 선정에서 기초과학연구센터(SRC)와 공학연구센터(ERC) 분야의 우수대학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같은 성장에 기세를 더하는 기획이 바로 ‘과학·기술·의학분야에서 차세대 선두가 되겠다’는 야심이다.기존 인문학의 전통위에 ‘과학동국’ ‘의학동국’의 역사를 이루자는 것이다. 첨단 테크노파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일산 제3캠퍼스가 과학화의 중심이다.연구단지 기능을 하게 되는 이곳에는 과학연구단지를 비롯,공학연구단지와 의학연구단지가 산학협동 컨소시엄 형태로 들어서게 된다.일산 제3 캠퍼스가 조성되면 우리나라 대학의 지형이 바뀔 것”이라는게 송석구 총장의 주장이다. 사실 동국대는 일찍부터 정보통신분야에 눈을 돌려왔다. 다른 대학에 앞서 71년 전자계산학과,다음해에 전자계산소,75년에전자계산원을 설립,정보통신의 인프라구축을 완료했으며 85년에는 국내 최초로 정보관리학과를 설치하는 등 대학 정보통신 분야의 선두에 서왔다. 재학생에게는 타대학과 비슷한 수준의 장학제도가 마련돼 있다. 지난해의 경우 교내장학금 20여종과 교외장학금 80여종 등 모두 100여종의 장학금을 지급해 재학생 1인당 연간 장학금 수혜액이 평균 47만7,000원에 달했다.올해는 장학재원이 대폭 확대돼 재학생의 30%가장학금을 받을 수 있으며 재학생 1인당 수혜액은 52만원에 이르렀다. 이 대학 동문들의 모교사랑도 유다르다.96년 개최한 ‘비전! 동국 100년’ 후원의 밤 행사때는 일시에 130억원의 기금을 모아 다른 대학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으며 지금까지 동문들이 보탠 발전기금이 480여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동국대는 아직은 기숙사나 국제교류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이 자체 진단이다. 송 총장은 “21세기를 헤쳐 나갈 경쟁력은 바로 사람에 있다”고 진단하고 “가슴이 따뜻하고 자기 분야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책임지는소양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동국대학교의 궁극적 교육이상”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동국대-든든한 선후배 사회각계 포진. “동국대 인맥이 한국을 움직이고 있다.” 특히 정계에는 인물도 많고 결속력도 남다른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곳을 거친 정치인 중 요즌 가장 화제가 됐던 이는 단연 권노갑 전민주당 최고위원. 여기에 김영구·김기재·윤철상·설송웅·신영균씨등이 현역 국회의원으로 활동중이다.최형우 황명수 정재철 전의원등도 최근까지 활발한 활동을 벌였으며 고 김동영 의원은 민주화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다가 문민정부 출범 전 유명을 달리했다. 연예계에서도 동국대 출신들의 활동은 단연 돋보인다.원로급에서 N세대에 이르기까지 동국대가 연예계에 내린 뿌리는 넓고도 깊다. 현역중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쉬리의 한석규·최민식씨.여기에 박신양·강석우·이정재·김삼중·류시원·홍경인씨 등이 중견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여자탤런트로는 채시라와 김혜수·고현정·이미연·이주희씨 등이 걸출하다.개그맨 이경규씨와 모델 홍진경씨도 이곳 출신. 여기에 원로급 김무생·정진·장미희씨가 든든히 뒤를 받치고 있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동국대 출신이 가장 빛나는 위상을 점한 분야는문학부문. 동국대 전신인 불교학원에서 교편을 잡았던 만해 한용운 선생을 필두로해서 조지훈,서정주씨 등이 동국대 문인계보의 성층권에 올라있으며,뒤를 이어 김용철·구경서·김문수씨와 태백산맥의 조정래씨,장길산의 황석영씨 등이 이름을 드날리고 있다.이밖에 동국대가 배출한 문화계의 인걸은 이루 셀 수가 없다. 경찰계에도 동국대 인맥이 끝모를 대오를 이루고 있다. 1963년 경찰행정학과가 생기면서부터 경찰의 젊은 엘리트들과 경찰지망생들이 앞을 다퉈 이곳을 거쳐갔다.현재 총경급 이상 간부가 70명을 넘어 총경급 이상 간부 가운데 20%나 차지하고 있다.박배근·이종국·이영창씨 등 역대 치안총수가 이곳을 거쳤으며 최근에는 이무영 경찰청장이 동국대 출신의 경찰총수 계보를 이었다. 이밖에 신윤표 한남대총장,이중화 세종대총장을 비롯한 학계 인사,노영대 목포지원장 등 법조계 인사,김진선 강원지사 등 행정관료,김상훈 부산일보사장,신준호 롯데그룹 부회장 등이 ‘동국대 사단’을이루고 있다. 심재억기자. *동국대 宋석구 총장. 동국대는 최근들어 발전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동국대의 약진을 이끌고 있는 송석구(宋錫球) 총장은 그러나 이런평가에 의외로 담담하다.스스로 “아직 일이 끝나지 않았다”는 말로답을 대신한다. 그는 “동국대가 반석에 오를 때까지 지금의 바쁜 걸음을 멈추지도 않을 것이고,멈출 수도 없다”고 말한다. ◆동국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원동력이 어디에 있나. 물론 역사와 전통이다.동국대는 지난 100년 동안 우리나라 근대·현대의 격동기를 함께 헤쳐 왔다.그러나 솔직히 내실없는 정체를 거듭한 과거도 없지 않았다. 지금은 자고 나면 뒤쳐졌음을 느낄 만큼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스스로 변화하고 개조하지 않으면 이 조류에서낙오될 수 밖에 없다.이런 현실에 학생과 교수,직원 및 재단이 모두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발전구상을 소개해 달라. 발전의 철학적 토대는 ‘인간’에 있다.사람으로 하여금 사람을 이롭게 하자는 것이다.우리는 이런 책무를 다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다.내가 학생들에게 강조하고,또 개혁의 모토로 삼는 슬로건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다.인성과 전문성을 고루 갖춘 인재를양성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동국대는 인문중심의 교육을 해왔다.이제는 인문학의 성취를 토대로 과학과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학교를 만들겠다.이같은 구상은 ‘비전! 동국100년’ 계획에 모두 함축돼 있다.그 요체는 일산 제3 캠퍼스를 테크노파크로 조성해 첨단기술과 정보통신,의학이 조화를 이루는 21세기형 ‘과학동국’‘기술동국’의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비전! 동국100년’을 추진해 오면서 느낀 소감은. 희망이다.학생은 물론 재단과 교수,직원들이 모두 의욕과 자신감에차있다.특히 이런 공감대가 위기의식 속에서 배양된 것이라 더욱 진지하다.잘 될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 ◆진학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한마디. 동국대는 모두가 자신의 분야에서 끝까지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인성과 능력을 중요시하는 곳이다.주저없이 동국대를 택해 인문과 과학,기술이 함께 하는 조화로운 교육으로 원대한 꿈을 이루라고 권하고싶다. 심재억기자
  • 朴수석 전경련 초청 간담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공보수석은 6일 낮 12시 전경련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갖고 있는 국정철학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 등을 비교적 소상하게 전했다. 2시간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 박수석은 “김대통령은 최근 언론이심하다 싶을 정도로 청와대를 비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국가의 미래를 위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야 하며,좋은 비판은받아들인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최근의 노사관계에대해서는 “대통령은 노조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기업주는 이익이 나면 근로자에게 나눠주고,노조도 기업이 이익을 내지 못하면 참는 식이 돼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고 전했다. 박수석은 지역갈등에 대해서도 김대통령의 심중의 일단을 솔직히 털어놨다.그는 “대통령은 지역갈등이 논리나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감정에 의해 좌우된다고 보고 있다”고 전제,“당대에서 해결되리라고생각하지 않으며,앞으로 계속 노력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석은 남북관계와 관련,“대통령이‘100년 전 일본과 우리나라는 국력이 비슷했는데 일본은 개혁·개방정책으로 강대국이 됐고,우리는 쇄국정책을 고집하다 약소국으로 전락했다’고 말하면서 북한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설득했었다”고 저간의 비화를 소개했다. 현 정부가 편중인사를 한다는 항간의 지적과 관련해서는 “지난 정권때 영남권에 편중된 인사를 바로잡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편중인사에 대해 동의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북극 해빙 지구온난화 증거?

    ‘북극의 얼음층이 지구온난화로 녹고있다’‘아니다,온난화 때문이아니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지난 19일 최근 북극을 다녀온 과학자들의 말을인용,북극 얼음의 해빙은 5,000만년만의 일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있음을 나타내는 강력한 증거라는 주장을 실었다. 이후 반론이 제기되면서 북극 얼음의 해빙이유를 둘러싸고 과학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구 온도는 지난 100년간 1℉가 상승하고 최근 25년간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1만8,000∼2만년전 마지막 빙하기가 엄습했을 때와 현재의 온도차가 5∼9℉에 불과한 점을 감안,1℉ 상승은 상당히 큰 폭이다.과학자들은 이번 논란이 더 이상 지구온난화를 방치했다가는 엄청난 자연재앙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를 던졌다는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지구온난화 증거다 7월 중순 북극을 다녀온 해양학자 제임스 매카시 하버드대 교수는 6년전 북극을 방문했을 때는 쇄빙선이 2∼3m 두께의 얼음을 깨고 항해했지만 이번에는 얼음층이 얇아져 햇볕이 얼음을 통과,플랑크톤의 광합성 작용을 도울 정도였다며 우려를표시했다.미국 자연사박물관의 고생물학자 말콤 매케나 박사도 얼음이 아닌바다 위에서 북극에 도달했고 10㎞ 가량을 더 항해한 뒤에야 사람들이 디딜 수 있을 정도의 얼음층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유엔후원의 기후변화 정부간위원회 실무그룹을 이끌고 있는 매카시교수는 2주동안 여행하면서 빙산다운 빙산을 목격하지 못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일시적 자연현상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지구온난화의 증거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단순 자연현상이다 상당수의 과학자들은 북극이 맨바다를 드러낸적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며 현단계에서 북극 얼음의 해빙이지구기후 변화와 관련됐다고 할 만한 분명한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29일자 뉴욕타임스에서 북극일대가 여름이면 90%는 얼음에 덮이고나머지 10%는 맨바다를 드러내며 얼음층은 바람이나 해류,온도 등에따라 장소를 이동하기 때문에 북극이 맨 바다를 드러내는 것은 놀랄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상학자 클레어 파킨슨 박사는 70년대 이후 위성사진 자료분석결과북극 얼음층이 연평균 0.25%씩 사라지고 있지만 변동이 심해 30년간의 관측만으로 미래를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캐나다 레이다셋 무인우주선이 640㎞ 상공에서 사흘간격으로 북극의 얼음상태를 촬영하지만 자료가 4년밖에 축적되지 않아 큰 도움은 안된다. ●한반도에의 영향 정용승 한국교원대 교수는 최근 서울서 열린 국제기후변화회의에서 지난 24년간 서울의 평균기온은 매년 1.8℃씩 높아져 세계평균인 0.6℃를 훨씬 웃돈다고 말했다.지구온난화로 월동기간단축에 의한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의 확산, 어장의 소멸, 상록 활엽수식생지역 축소등 직접적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외언내언] 인터넷 등급제

    국내 한 케이블 TV가 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에로티시즘 역사를 다큐멘터리로 방영한 적이 있다.100년전 50센트짜리 극장에서 상영된 초기 흑백 무성영화에 무희가 허리를 흔들고 중년의 남녀가 키스하는장면이 나오자 종교·시민단체가 “인간을 타락시킨다”며 일제히 반발하는 내용이 소개된다.경찰서장이 손수 검열에 나서고 시장은 아예모든 극장에서 이 영화 상영을 금지시켜 버린다.영화 검열의 시작인셈이다. 국내에서는 얼마전 시민단체가 영화 ‘거짓말’ 개봉에 맞춰제작자와 감독을 음란물 제작·배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성표현과 이를 규제하려는 윤리규범의 공방전은 영화 탄생 이후 100년이 넘도록 종지부를 찍지 못한 진행형의 역사이다.‘아날로그시대100년의 역설’이기도 하다. 지난 1996년 2월8일 인터넷에는 다소 과격한 선언문이 올랐다.선언문은 이렇게 시작된다.“산업세계의 정권들,너 살덩이와 쇳덩이의 지겨운 괴물아,나는 마음의 새 고향 사이버공간에서 왔노라.미래의 이름으로 너 과거의 망령에게 명하노니,우리를 건드리지마라.너희는환영받지 못한다.네게는 우리 영토를 통치할 권한이 없다…”.미국의정보자유주의자들이 주창한 이른바 ‘사이버 독립선언’이다. 사이버공간은 인간이 살아가는 현실공간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배타적자유를 부르짖고 있다.아날로그 세상에서 제대로 누리지 못했던 표현의 자유를 디지털시대에서 맘껏 펼쳐 보이자는 뜻이 배어 있다. 디지털시대의 화두(話頭)가 자유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익명성과다양성, 자발성을 토대로 구현되는 가상사회가 다름아닌 사이버공간이기 때문이다.그런 사이버공간도 어두운 측면을 안고 있다.음란·폭력물과 프라이버시 침해,욕설·비방,원조교제,사이버 성폭력,온라인도박 등이 그것이다. 정보통신부가 추진중인 ‘인터넷 내용등급제’가 네티즌들의 거센반발을 사고 있는 모양이다.유해성 정보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인터넷 콘텐츠마다 등급을 매기자는 것이 네티즌들에게 사이버 자유를 속박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 듯하다.급기야 정통부 홈페이지가 등급제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에게 무차별 공격을 당하는 불상사까지 빚어졌다. 물론 “사이버시대에서 자유의 꽃인 인터넷상의 의견개진에 검열이웬 말이냐”는 네티즌들의 항변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그러나사이버세계가 비록 시공의 한계를 초월하는 자유의 공간일지라도 기본적으로 인간에 의해 영위되는 삶의 공간일 수밖에 없다.자유와 책임,권리와 의무가 질서있게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아날로그시대의 역설’은 또다른 100년 뒤까지 되풀이될지 모를 일이다. 박건승 논설위원 ksp@
  • 새천년 첫 광복절 김대통령 경축사/ 연설 전문-2

    둘째는 4대 개혁과 지식정보화를 통해서 세계 일류국가를 만드는 것입니다. 금융·기업·공공부문·노사관계의 4대 개혁을 흔들림없이 완성시킬 것입니다.이제는 외적 구조조정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내적 체질개선을 더욱 철저히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취임 직후에 1년반 안에 외환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국민 여러분께 약속했었습니다.그리고 그 약속은 지켜졌습니다.이제 다시 여러분께 약속드리겠습니다.내년 2월이면 취임3년이 됩니다.저는 그 취임 3년이 되는 날까지 4대 개혁을 마무리지어 새천년 우리 경제의 탄탄한 발전의 터전을 닦아 놓겠습니다. ‘정부혁신추진위원회’를 대통령직속으로 설치해 가동함으로써 공공부문이 다른 분야의 개혁에 모범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개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입니다.우리 당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후손의 운명과 직결된 문제입니다.당장의 고통을피하려고 개혁을 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개혁이야말로 국민과 시대가 국민의 정부에게 부여한 역사적 소임이라고 믿고,저는 개혁의 고삐를 결코 늦추지 않을 것입니다. 4대 개혁에 성공하려면 지식정보화를 촉진시키고 접목시켜야 합니다.이를 위하여 우수한 인적자원을 육성하고 발굴하는데 국가차원의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교육입국을 통하여 지식정보강국을 이룩했을 때 한국은 세계 일류국가 대열에 당당히 등장할 수있을 것입니다. 초고속 통신망 등 정보 인프라를 조기에 건설하고 돈이 있건 없건정보화에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평생학습을 위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우수 벤처기업에 대해 제도적 개선을 포함한 모든 지원을 확대해서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이 쌍두마차로 우리 경제를 이끌어 가도록 하겠습니다.기존산업은 물론 정보통신기술산업과 생명산업을 포함해 국가산업 전체의 세계적 경쟁력을 강화시켜 세계 일류의 경제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셋째로 생산적 복지의 정착입니다.생산적 복지는 국민 각자의 능력을 개발하여 저소득층도 중산층으로 상승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자는 획기적인 정책인 것입니다.우선 생활능력이 없는 사람들의 기초생활은 이미 말한대로 국가가 보장하겠습니다.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정보화 교육 등 자기개발의 기회를 제공해서 자력으로 고소득과 안정된 생활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정부는 이를 위해 학생과 농어민,주부,군인,장애인과 노인,그리고교도소의 재소자에 이르기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정보화 교육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세계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삶의 질을 높여나가는데 주력해 나갈 것입니다.문화·관광·스포츠·레저의 확충과 환경의 개선과 보존에 힘쓰겠습니다. 넷째는 국민의 대화합을 실현하는 일입니다.불가능하게만 여겨졌던남북의 화해협력을 이루어가고 있는 우리입니다.하물며 우리 내부에서 국민화합을 이루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국민화합을 위해 무엇보다 여야간의 화합이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현재의 상태는 국민을 실망과 분노로 이끌고 있습니다.실로 민망하기 짝이 없는 현실입니다. 여야간의 진지한 대화와 협력이 있어야겠습니다. 저는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각 정당의 대표와 만나 국사를 논의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그러나 정치는 국회 안에서 이루어져야합니다.국회법에 따라 운영해나가되 여야간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이룩해 나가는 것이 정치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섯째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몰아내고 남북이 평화적으로 교류하고 협력해서 민족 상생의 시대를 반드시 이룩하고자합니다.그리고 그 토대 위에서 우리 7천만 겨레의 숙원인 평화통일을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의 공동선언에 있는 바와 같이 우리의 남북연합과 북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에는 상당한 공통성이 있습니다.우리는 이를토대로 평화공존,평화교류를 확립하는 통일의 제1단계를 실현시켜 나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앞으로의 장관급 회담을 통하여 군사,경제,사회·문화의 3개 공동위원회를 구성하겠습니다.아울러 남북간의 군사직통전화의 설치,국방장관급 회담 등 긴장완화를 위한 조치를 추진하겠습니다.경제적으로는투자보장협정,이중과세방지협정 등 안전하고 효율적인 협력의 길을마련하겠습니다. 남북간의 평화와 동북아시아에서의 안정을 이룩하는 데는 국제사회의 협력이 대단히 긴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미·일·중·러 등 주변 4대국과의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습니다.또한 미국·일본과의 긴밀한 공조관계도 흔들림 없이 유지해 나갈 것입니다. 주한미군은 한반도에서 전쟁억지는 물론 동북아의 안정에도 매우 긴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동유럽에서 공산위협이 사라진 이후에도 유럽사회의 안정을 위해서 NATO와 미군이 존속하고 있듯이 한반도와 일본에서의 미군의 존속은 동북아시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마지막으로 저는 21세기의 벽두에서 우리 민족이 지켜야 할 역사적소명을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그 소명은 지금까지 말씀드린 5대 과제 중에서 두 가지를 특별히 들 수 있습니다.첫째는 지식정보강국을 건설해 세계 일류국가를 만드는것입니다.그 둘째는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실현하고 장차에는 민족의 평화적 통일을 이룩해야 합니다. 100년전인 19세기말,우리 민족은 세계사의 큰 흐름에 적응하지 못해 망국의 한을 초래했습니다. 당시의 우리 민족에게 부여된 역사적 소명은 무엇이었습니까?안으로는 국민이 단합하고 밖으로는 근대화를 추진하는 것이었습니다.그러나 그러한 소명을 도외시한 채 우리는 내부분열로 국력을 소진했고,쇄국주의를 고집하며 근대화를 거부하다 시대에 뒤처지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국권을 상실하고 일제의 지배를 받게 되었습니다.이로 인해 해방이 되어서도 민족의 분단과 동족간의 전쟁과 총칼에 의한 반세기 동안의 대치가 이어졌습니다.한때의 잘못이 100년간의 앙화를 후손에게 남겨주게 된 것입니다.다시는 그러한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합니다.앞서 말씀드린 두 가지의 역사의 소명을 충실히 받들어야합니다. 하나는 지식정보화의 혁명입니다.21세기는 인류 역사상 최대의 격변기입니다.그 격변의 중심에는 지식정보화의 대혁명을 이루라는 역사의요구가 제시되고 있습니다. 산업화의 지난 세기에는 자본과 토지,인간의 노동력과 같은 눈에 보이는 물질적 요소가 경제를 이끌어 갔습니다.그러나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에는 지식과 정보,문화 창조력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의 창의적인 두뇌가 경쟁력을 창출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우리는 세계 그 어느 민족,어느 국민보다도 높은 교육열과 우수한 지적기반,그리고 탁월한 문화창조의 전통과 자질이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또한 새로운 정보화 시대에 적응하고자 하는 뜨거운 열의가 있습니다.우리 국민 가운데 인터넷 이용자 수가 금년 말이면 2,000만명에 이르고,2002년이면 3,000만명이 될 것입니다.세계에 유례가 없는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우리의 장점을 살려 세계 일류의 지식정보강국을 건설해 낼 자신이 있다고 저는 여러분께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남북간의 화해협력이 또 하나의 시대적 소명입니다.그것은 우리 민족의 생존과 평화와 번영을 기약하는데절대 필요한 전제조건입니다. 적화통일도 흡수통일도 전쟁과 파멸을 가져올 것입니다.평화공존,평화교류 속에 남북이 손잡고 민족의 앞날을 열어 나가야 합니다. 특히 경제분야에서 남한의 기술과 자본,북한의 우수한 노동력과 자원이 합쳐진다면 민족경제의 균형발전과 대도약을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우리는 지금껏 남한만의 무대에서 살아왔습니다.그러나 남북이 손을 잡으면 한반도 전체로 무대가 확대될 것입니다.그뿐 아닙니다.아시아와 유럽,그리고 태평양으로 우리의 활동영역이 뻗어 나가게 될 것입니다. 남북은 이미 경의선 철도를 다시 잇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경원선도 연결될 것입니다.이렇게 되면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의 두 길을 통해 유럽에 이를 수 있습니다.두 줄의 ‘철의 실크로드’가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해양에서 대륙으로 진출하는 거점이 되고,대륙에서 해양으로 나아가는 전진기지가 될 것입니다.아시아 대륙의 동쪽 끝에 있는 주변국가가 이제 당당히 세계의 한 중심국가가 되는 것입니다.바야흐로 한반도 시대가 오는 것입니다. 이것은 결코 꿈이 아닙니다.우리가 능히 이룰 수 있는 내일의 모습인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우리 앞에 역사가 제시하는 길이 분명하게 열려 있습니다.평화와 도약을 통한 자랑스러운 한반도 시대를 이룩하는데 총력을 다합시다.오늘 우리의 행복은 물론 내일의 후손의 안전과 번영을 위해 역사의 소명을 충실히 받들고 나아갑시다. 국민 여러분! 한강의 기적,외환위기의 극복에 이어 다시 한번 세번째의 기적을 만들기 위해 일어섭시다.저는 국민과 역사에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의의무를 다할 것입니다.여러분의 성원을 부탁해 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 새천년 첫 광복절 김대통령 경축사/ 어떤 청사진 담았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새천년 첫 광복절 경축사에 담으려 한 것은 민족의 미래에 대한 비전으로 볼 수 있다.중국과 러시아를 잇는경원선·경의선의 복원을 ‘두 줄의 철의 실크로드’로 명명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그것은 ‘위대한 한반도 시대’개막으로 요약할 수있다. ◆한반도 중심론의 배경=김 대통령이 제시한 ‘한반도 중심론’은 과거 역사의 반성으로부터 시작된다.100년전 조선왕조말 국론분열과 쇄국주의라는 시대착오가 민족분단,전쟁 등 지난 100년 동안 숱한 아픔을 가져왔고,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바로 그것이다. 김 대통령은 시대적 소명과 과업으로 지식정보강국 건설을 통한 세계일류국가 실현과 남북 화해협력 실천을 꼽았다.즉 우리 민족의 자질인 높은 교육열과 탁월한 문화창조력,정보화시대 적응 열기를 바탕으로 남북이 협력해 나간다면 동아시아의 주변국가에서 대륙과 대양을 잇는 세계 중심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경축사에서 “이것은 우리가 능히 이룰 수 있는 내일의 모습”이라며 “한강의 기적,외환위기극복에 이어 다시 한번 세번째의 기적을 만들기 위해 일어서자”고 호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김 대통령은 국민과 역사에 책임지는 대통령직의 성실한 의무수행을 다짐했다.이는 한마디로 4대 개혁의 완수와 지속적인 개혁으로 정리할 수 있다.“개혁이야말로 국민과 시대가 국민의 정부에 부여한 역사적 소임이라고 믿고 개혁의 고삐를 결코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혁과제는 크게 인권국가,모범적 민주국가 건설 등 국정 5대 목표로 요약된다.내년 2월까지 4대 개혁을 완수하고 인권법과 부패방지법을 제정,시행하며,국회 중심의 상생적 대화정치를 실현하고,남북관계도 군비축소 문제를 다루는 수준으로까지 발전,제도화한다는 구상이다. 김 대통령은 ‘위대한 한민족의 시대’는 고통을 수반하는 미래 청사진임을 분명히 했다.당장의 고통을 피하기 위해 개혁을 포기하고,지역분열주의와 대립·갈등의 정치로 나아간다면 미래가 없다는 경고가 이를 반증하는 대목이다. 양승현기자 yangbak@
  • 베트남의 자본주의 바람/(하)변화의 물결

    *베트남 “이념보다 경제 우선”…현대화 추구. 호치민 시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외국기업의 간판이다.LG전자,삼성전자 등의 국내 기업과 코카콜라,버드와이저,말보로 등의 간판이곳곳에서 눈에 띈다.자본주의의 거대한 물결이 베트남을 뒤덮어 가고 있음을느낄 수 있다.통일 25년의 베트남은 변화의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다. 시내 중심가인 레두안 거리는 오토바이들이 어디론가 분주하게 움직였다.거리에서 만난 한 젊은이는 과거의 한국과 베트남 관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우리나라 오토바이는 리어미러가 없다.그 이유를 아는가”라고 되물으면서 “우리는 앞만 보고 달리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대답했다. 우리나라 70년대를 연상케 하는 거리의 상점에는 토산품 뿐만아니라 최신형 TV와 냉장고,오디오 등 각종 전자제품이 가득했다.베트남의 이동수단인 ‘씨끌로’도 시당국의 도심 출입통제로 찾아보기 힘들다.여성들의 복장도 전통복인 ‘아오자이’에서 간편한 활동복으로 바뀌었다. “이곳에만 10여개의 한국 건설업체들이 진출해 있다.미국의 베트남 투자가 본격화하면 베트남 건설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고 이에 필요한 기계류와 철강,석유 등 한국 상품 수출이 급증할 것이다.” 작년초 이곳에 나온 포항제철 하노이지점 한동희과장의 말이다. 인구 500만이 살고 있는 호치민시는 25년전 ‘베트콩’의 손에 넘어가 사회주의화된 곳이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통일전 베트남의 대통령궁이었던 독립궁과 100년전 프랑스 식민지 때 지어진노트르담 성당 사이에 있는 공원에는 더위를 피해 나온 시민들로 활기가 넘쳤다.이웃 거리에는 이달초 개장하는 20층짜리 백화점인 ‘다이아몬드 플라자’가 벌써부터 시민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호치민시의 밤거리는 서울 거리를 연상케 할 만큼 화려하다.가라오케와 술집,카페,호프집,나이트클럽 등의 불빛이 휘황찬란했다.호치민시를 관통하고있는 메콩강에는 유람선이 아름다룬 조명을 밝힌 채 관광객을 태우고 떠다녔다. 특히 가장 큰 변화는 거리에서 만남 젊은이들로부터 느껴졌다.포철 하노이지점의 한과장은 “베트남 인구 7,800만 가운데 절반이상이 75년 통일 이후에 태어난 세대”라며 “이들은 이념보다는 경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의 젊은 세대들은 아직도 사회주의 노선을 완전히 버리지 않고있는 지도층과는 달리 미래 지향적인 사고를 가졌다. 시장경제를 받아들이고개혁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베트남의 변화 바람은 이들로부터 불어오는 것 같다.과거 한국과 미국 등에 대한 구원(舊怨)이 남아있겠지만 이념보다 실리가 먼저라는 것이 베트남의 전후세대들의 생각이다. 호치민=조현석기자 hyun68@
  • [김삼웅 칼럼] 박정희기념관 아닌 국가자료관을

    결론부터 말해서 정부의 박정희기념관 건립 지원문제는 유보하는 것이 옳다.일반 정치사안이나 정책문제는 때에 따라 정부의 입장과 일관성 때문에 강행이 불가피한 경우도 없지 않겠지만 박정희기념관건립문제와 같은 역사적사안은 국민여론과 먼 미래를 내다보면서 신중하게 결정하고 일단 결정했더라도 국민의 뜻이 아니라면 재고하거나 취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전대통령기념관 건립문제는 현안이나 정책문제가 아니다.이것은 어디까지나 역사적 관점에서 100년 200년을 내다보고 결정해야 하는 역사문제다.정부의 발표와 함께 찬반론이 활발하고 다수의견은 불가쪽으로 잡힌 것같다.찬반론의 쟁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먼저 찬성론이다. 1)국민화합론-영호남의 지역주의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태에서 영남을 상징하는 박정희기념관을 호남을 상징하는 김대중대통령정부가 건립함으로써 국민 화합을 모색할 수 있다. 2)민주화·근대화세력의 접합-박전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근대화세력과 김대통령을 핵심으로 하는 민주화세력이, 남북화해 협력시대가본격적으로 열리는 시점에서 기념관건립을 계기로 새로운 통일시대에 대처하게 된다. 3)보복정치의 단절-박전대통령으로부터 온갖 정치적 보복과 탄압을 받아온김대통령이 이를 용서하고 화해하는, 정치보복 단절의 계기가 된다. 4)정치적인 억압과 탄압에도 불구하고 근대화정책의 성공으로 국민에게 ‘잘살아보자”는 의욕을 고취시키고 산업화를 일으켜 근대국가로 도약한 박전대통령의 각종 자료를 모아 기념할 만하다.또 후발 국가들의 교육기관으로도활용가치는 충분하다. 다음에는 반대론을 들어보자. 1)일본군으로 복역하면서 항일군에게 총질을 하는 민족반역의 전력은 결코용납될 수 없다. 2)군사쿠데타로 합법정권을 타도하고 장기군사정권을 수립하여 정보정치·폭압통치로 민주주의를 짓밟은 독재자다. 3)지역차별을 통해 지역갈등을 조성하고 지역주의를 심화시켰다. 4)영구집권을 위해 유신체제를 만들고 장준하, 최종길, 인혁당사건 등 수많은 사람을 살해·처형했다.아직 유신피해자의 진상규명도 배상도 안된 상태이다. 5)백범김구선생 기념관 건립에 100억원을 지원하면서 박정희기념관 건립에 200억원을 지원한다는 것은 비중이나 국민정서에 역행된다. 6)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월드컵경기장주변에 조성되는 공원에 특정인의 기념관을 세우겠다는 것은 과학과 미래를 상징하는 그 지역의 특성상 부합되지않는다. 7)경제발전이라는 결과 때문에 독재자의 기념관을 세운다면 국민의 가치관이나 2세교육의 목표와도 모순된다. 8)역사적 문제를 동서화합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된다.역사문제는 역사차원에서 다뤄야 한다. 9)개혁과 민주주의 인권 그리고 남북화해협력을 국정의 기조로 하는 ‘국민의 정부’의 정체성에도 위배된다. 이처럼 찬반론이 치열하고 각기 주장에 있어서 명분과 논리가 충분하다. 때문에 접합점을 찾기도 쉽지 않다.그렇다면 이를 유보하고 대안을 찾는 방법이 나을 것이다. 우리는 일제시대 임시정부를 지키면서 온생애를 항일독립운동에 바치고 통일정부 수립을 위해 헌신하다가 암살된 백범김구선생의 기념관을 이제야 시작했다.사후 50년 만의 일이다.그런데 그와 크게 대칭되는 박전대통령의 기념관을 사후 20여년밖에 안되는 시점에서 정부가 조급하게 서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아직 의병기념관도, 민주화운동기념관 하나도 짓지 못한 실정이다. 어려운 국가예산 관계로 선후를 가려 역사적 안목으로 기념관이나 자료관을지어야 할 것이다.박정희기념관은 좀더 역사적 평가를 지켜보면서 국민의 공감대가 넓어질 때 지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박정희 기념관건립을 유보하고 대신 역대 대통령의 자료관을 지어그 안에 박전대통령의 각종 자료와 기록을 보존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다른 전직대통령과의 형평성과도 부합된다. 파리에 있는 나폴레옹의 묘비가 백면(白面)인 채 무명(無銘)인 것은 최대의찬사와 극악의 저주를 똑같이 용납할 수 있는 프랑스인들의 양식이다.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없을까. 김삼웅 주필 kim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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