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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명공학(21세기 첨단과학:2)

    ◎2030년 암 정복 수명 150세 시대로/인체 유전정보 해독… 범죄성향까지 치료/인공장기개발 획기적 발전… 인조인가 탄생/질병예방 주사대신 「과일백신」으로 해결 「2002년에 에이즈전염이 저지되고 2003년에는 위암 및 췌장암이 치료된다.또 2011년쯤 노화·면역질환이 억제되고 2014년에는 아기의 재능유전자 조작도 가능해진다.이어 2030년이면 암이 완전히 정복되면서 마침내 인간의 최고 수명이 1백50세인 시대에 진입한다­」 미국의 저명한 해부병리학자이자 임상병리학자인 제프리 A 피셔박사는 지난 94년말 펴낸 「미래의학」에서 인류의 건강에 대한 미래상을 이처럼 조망,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피셔박사가 이처럼 자신있게 인간의 미래건강을 낙관할 수 있었던 근거는 무엇일까. 세계적인 석학이자 미래학자인 미국의 존 네이스비트박사는 이미 15년전 「메가트렌드 2000」이란 저서에서 21세기의 가장 유망하고 주도적인 산업으로 생명공학을 꼽았다.그는 21세기에는 지식·정보산업이 생명공학에 밀려날 것을 일찍이진단했음에도 당시 많은 사람은 이를 하나의 예견일 뿐으로만 여겼다. 그러나 2000년을 불과 4년 앞둔 1996년 현재,네이스비트박사의 「예언」이 현실로 성큼 다가오면서 21세기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연료」가 되는 것은 다름 아닌 생명공학이라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는 과학자는 아무도 없다. ○유전자 위치·역할 규명 유전자 재조합이나 세포배양,세포융합등의 기술을 통해 새로운 생명체와 생명현상을 만들어 내는 생명공학이 지금까지 거둔 결실로는 포메이토,인공감자씨,슈퍼마우스,슈퍼소 등. 더나아가 생명공학은 90년대 들어서는 연구영역을 동·식물분야에서 점차 인간으로까지 확대하면서 암·에이즈·바이러스·노인성질환등 각종 난치병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인간 무병장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90년 이후 전세계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생명공학연구의 근간은 「인간게놈프로젝트」다. 「게놈」이란 각 생물이 대대손손 그들만의 고유한 구조와 유전형질을 유지토록 하는 유전정보의 총칭.고양이의게놈은 고양이의 자손을 고양이로 태어나게 하고 인간게놈은 1백조개의 세포로 이뤄진 인체가 인간의 형태로 유지되도록 만들어 준다. 사람의 염색체는 23쌍 46개.이 염색체는 10만개의 유전자로 이뤄져 있고 이 유전자의 성질을 규정짓는 더 작은 염기 30억개로 구성돼 있다.인체게놈연구는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밝혀내 인체의 구조·기능을 결정짓는 유전정보를 해독하고 이들의 염색체내 위치를 나타내는 유전자지도를 만들고자 하는 야심찬 작업이다. 미국·프랑스등 선진 15개국은 90년 10월1일 「인체게놈프로젝트」를 확정,2005년까지 총 30억달러를 들여 「인체설계도」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6년째를 맞는 게놈연구를 통해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유전자들이 각각 DNA분자의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 지와 함께 어느 유전자가 무슨 역할을 하는 지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이 계획이 성공할 경우 특정 유전병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어떤 위치에서 어떻게 기능하는 지를 규명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태어날 아기가 어떤 유전병에 걸렸는 지를 알 수있을 뿐 아니라 질병의 사전예방도 가능해진다.예를 들어 관상동맥질환의 소인을 지니고 태어난 불행한 아기가 있다면 미리 유전자 조작을 통해 병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게 된다. 간단한 생검표본(조직)검사만으로도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일으키는 소인을 제거할 수 있으며 심지어는 인간의 범죄성향 여부까지 사전에 진단,예방적 차원에서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또 폐암·위암·유방암·전립선암·직장암등 유전성향이 높은 암의 진단법에도 획기적인 진전이 예상된다. 미국 케임브리지대학 유전학연구소 피터 굿펠로우 교수는 이와 관련,『2010년을 고비로 모든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가 완전 판독됨으로써 심장질환·혈우병·알츠하이머·정신분열증·비만등 3천여종의 난치병을 쉽게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난치병 3천여종 퇴치 피셔 박사도 같은 맥락에서 『2010년에 이르면 암 발생률이 지금보다 60%이상 줄어들면서 5명의 환자중 4명이 완치될 것이며 20 20년쯤이면 90%이상의 암을 예방·치료할 수 있을 것』이란 낙관론을펴고 있다. 인간을 병마의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주고 수명을 연장해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생명공학분야는 이른바 「휴먼프론티어사이언스 프로그램」(인체기능첨단과학연구). 21세기 초반에 「6백만불의 사나이」나 「소머즈」와 같은 인조인간을 탄생시킨다는 목표아래 추진중인 인체기능 첨단과학연구는 현재는 인공장기 개발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인공장기 가운데 세계적으로 가장 연구가 활발한 인공심장의 경우 지난 82년 미국 유타대 쟈비크 박사팀이 심근경색환자에게 처음 이식,1백12일간의 생존기록을 세워 비상한 관심을 모았었다. 인공심장은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2000년까지 몸안에 심는 인플랜트식(이식)을 실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이어 20 10년이 되면 모든 조절장치가 내장되도록 함으로써 다른 사람은 전혀 눈치조차 챌 수 없게 만든 인공심장을 사서 갈아 끼울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공장기 개발분야의 발전은 내장기관의 개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공눈과 귀까지도 완전히 인플랜트가 가능토록 해주는 기술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생명과학자들은 현 단계에서는 눈과 뇌를 연결하는 시신경이 해결되지 않아 인공눈이 원시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지만 2015년쯤이면 인공눈과 인공귀가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눈과 귀보다 훨씬 뛰어난 기능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2005년을 전후해 사람이 아닌 영장류를 심장·폐·췌장의 공급원으로 하는 이종이식도 보편화될 전망이다.이종이식은 기술적으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사실이 이미 입증됐지만 다만 사람과 영장류 사이의 면역학적 적응력을 보강해 줄 강력한 항이식거부제의 개발이 관건으로 남아 있다. ○이종이식도 보편화 한편으로 위염이나 콜레라를 예방해주는 「과일백신」도 생명공학이 이뤄낸 소중한 결실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스크립연구소 마이크 헤인 박사팀은 최근 유전자조작을 통해 위염을 일으키는 균이나 콜레라균을 죽일 수 있는 감자와 바나나를 실험실에서 배양해냈다.이들은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의 표면단백질을 분리한 뒤 감자와 바나나에 유전자를 이식,형질을 변형시키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 과일백신은 현재 실험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5∼10년 뒤에는 임상실험에 들어갈 예정이다.따라서 21세기에는 주사를 맞는 대신 과일을 먹는 것으로 예방접종을 대신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질병을 앓지 않고 생명이 다 하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아가려는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그런 만큼 생명공학은 「기존의 난치병」과 「새롭게 나타나는 질병」의 거센 저항과 도전을 받아가며 엄청난 수준으로 발전해 나갈 것임에는 틀림없다.
  • 미 「동향파악연」 올 10대 현상 발표

    ◎미 베이비 붐 세대/정·재계 대거 진출 예고/올 50세 맞아… 사회지도층으로 부상/경기 침체로 소비 위축·빈부차 심화 올해 미국에서는 베이비붐 세대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경제의 악화로 근검절약하는 생활풍토가 정착되는등 새로운 조류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16일 공개된 뉴욕주 라이벡의 사회과학연구소인 「동향파악연구소」(TRI)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예상되는 10대 현상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강세 ▲근검절약 정신 ▲빈부격차 심화 ▲미국이익 제일주의 강화 ▲노동운동 활기 ▲세기말적 현상의 열기 ▲정신건강을 포함한 총체적 건강에 대한 인식강화 ▲자연식품 선호 ▲동양의학에 대한 관심고조 ▲신세대 히피등장 등이 꼽혔다. 이 연구소는 베이비붐 세대의 나이가 올해로 50세가 되면서 빌 클린턴 대통령,앨 고어 부통령,뉴트 깅리치 하원의장 외에도 정치·경제계등에서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지도층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했다.생활면에서는 미국경제의 악화로 충동구매가 줄어드는 대신 상품의 내구성과 질을 중시하고 저축을 늘리는 근검절약이 생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기업의 대대적 감원과 정부의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예산삭감으로 빈부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미국은 현재 상위 10%가 나머지 90%의 보유재산보다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가구의 0.5%인 50만가구가 전체 부의 40%를 점하고 있다. 또 올해는 불과 4년밖에 남지않은 21세기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이 사회전반에 확대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미래학자,점술가들을 찾는 발걸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미국인 10명중 6명이 세계의 종말이나 파멸이 닥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는 것. 사회경제적 불안감도 높아지면서 대외원조,해외파병,자유무역등 국외문제보다는 국민의 실생활에 직결되고 미국의 이해에 합치되는 정책을 촉구하는 국민적 요구가 드세지고 이같은 요구는 각종 선거에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최근의 임금인하,근무환경 악화로 지난 40년동안 내리막길을 걸어온 노조운동은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봤다. 가공식품의 유해성에 대한 미국인들의 우려감이 증폭되면서 연간 4천억달러규모로 전체식품시장의 2.5%를 차지하는 천연식품 시장이 2010년에는 20%까지 증가할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건강에 대한 관심은 서구의학과 동양 치료의학을 접목시키는 현상을 가져오는 동시에 요가,명상,단전호흡 등 정신건강 운동이 붐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현재 10대를 전후한 청소년층은 2000년대를 향한 「신세대 히피」로 점차 등장하는데 이들은 물질주의에 염증을 느끼고 기존의 체제를 해체하려는 노력을 하면서 인터넷과 같은 뉴미디어를 적극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소는 예측했다.
  • 교수 연구 길 넓혀야 한다(G7으로 가는 길:3)

    ◎연구실적 우대받는 대학풍토 조성을/묵히는 「박사군단」… 1만5천명 강의에 쫓겨/학문간 공동연구 외면… 기금 25억원 “낮잠” 『한국의 대학교수들은 너무 바쁘다.강의하랴 회의하랴,또 서류만들고 학생지도하랴….도대체 눈코 뜰새가 없는 것 같다.그토록 업무가 많아서야 어디 「생각」할 겨를이나 있는지 모르겠다』 중국의 MIT로 불리는 칭화(청화)대학의 한 연구전문교수가 한국의 교수사회를 두고 한 말이다. 칭화대학의 연구분위기는 우리와 크게 다르다.약 4천명의 교수 가운데 2천5백명은 연구활동에만 정진하고 나머지 1천5백명이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맡고 있다.그러니 잠자는 시간을 빼놓고는 온통 「무엇을 연구할 것인가」에 매달려 사는 연구교수인 그로선 온갖 잡다한 일에 정신이 팔려 있는 한국 교수들이 이상하게 보일게 뻔한 일이다. 우리 교수들의 한주 평균 강의시간은 30시간으로 선진국의 3∼6시간에 비해 5∼10배나 많다.한사람앞 담당 학생수도 30명으로 선진국의 3배이상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학교수들은 직업·전공·신분보장등의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만족도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 교수직은 여전히 선망의 대상이어서 박사급이상 국가 고급인력 2만여명 가운데 75%가 대학에 몰려 있으며 18%가 출연연구기관에,7%는 기업체에 몸담고 있다.박사급인력 4명 가운데 3명이 대학에 근무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고급두뇌의 보고인 대학의 연구실적과 이에 대한 연구개발투자는 과연 어느 정도인가. 지난해 과학기술논문색인(SCI)에 수록된 과학기술분야 논문 7만5천여편 가운데 한국은 3천9백10편을 발표,세계 24위를 차지했다.이는 미국의 64분의 1,영국의 17분의 1,일본의 14분의 1 수준이다.인구 1만명앞 논문발표수에서도 영국 11.4편,미국 10.6편,일본 4.4편,대만 2.7편에 비해 한국은 0.9편으로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미국 카네기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동안 한국교수의 72%는 한권의 학술서적도 저술하지 않았고 14%는 한편의 논문도 내지 않았다.저서나 논문 어느 하나도 발표하지 않은 교수도 9%나 됐다. 연구성과의 질적인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다른 사람의 논문에 얼마나 인용되고 있느냐 하는 점을 살펴보면 지난 6년동안 우리 논문의 인용횟수는 30위권에 머물러 있다. 경제력·기술력이 강한 G7국이 논문발표수에서도 세계 7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한국의 종합기술력은 세계 14위고 논문발표수는 24위,질적 수준에서는 30위로 평가되고 있다.우리 기초과학의 저변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잘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오늘 날 대학교수들에 대한 논의는 과다한 강의부담,보잘것 없는 첨단장비,부족한 기술적 자원과 함께 교육의 주체인 교수들의 질적수준 저하와 안일함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 대학에서는 일단 전임강사만 되면 65세까지 정년이 보장된다.연구결과에 상관없이 「한번 교수는 영원한 교수」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미국에서는 계약제가 원칙이어서 대개 조교수 3년,부교수 4년을 합쳐 7년동안의 계약이 끝나면 종신교수(테뉴어)가 될 자격을 얻는다.MIT를 보면 8년이상 근무한 교수중 심사를 거쳐 종신교수로 선정되는 것은 5명 가운데 1명꼴이다.종신교수에 이르는 과정은 말 그대로 지옥의 길인 것이다. 광운공대 조광섭교수(물리학)는 지난 94년 「대학과 교수사회,이대로는 안된다」는 저서에서 『한건 평균 연구비가 5백만원인데 비해 한달 1백만원인 초과강의수당이 수입면에서는 더 짭짤하기 때문에 일부 교수는 연구보다 강의를 더 맡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고발했다.우리나라에서 연구실적과 교수의 지위는 전혀 함수관계가 없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이같은 풍토는 많은 교수를 학자 본연의 창의적인 연구활동보다는 외부강연,교제활동등 보다 쉬운 매명활동으로 내몰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포항공대 같은 특별한 대학들은 사정이 다르다.이 대학 박찬모교수(전산학)는 『교수에게 배치된 5∼7명의 연구전담조교인 대학원생들에게 한학기에 한사람앞 5백만원씩의 수당 전액을 교수가 지급해야 하므로 프로젝트를 따지 못하는 교수는 살아남지 못한다』고 말한다.박교수는 『수당을 줄 수 없는 교수들은 자연히 학생들의 기피대상이 되니 교수들이 연구활동에 전념하지 않을 수없다』면서 이를 견디지 못한 교수들이 최근 다른 대학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 임지순교수(물리학)는 『우수한 두뇌가 썩고 있는 현실에서 이제는 외국처럼 일단 임용된 교수도 실력이 없으면 대학을 떠나야 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교수사회에도 업적에 따른 봉급차등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이런 맥락에서 지난 94년 서울대·경희대등이 도입한 계약교수제가 「개혁무풍지대」인 교수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그리고 우리 대학도 이제 연구­교육특성을 구별하는 구조조정을 통해 창의적인 연구풍토를 조성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학교수사회의 창의적 연구를 가로막는 또 다른 장애는 학문간에 공동연구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교수들은 저마다 학문적 편협성에 빠진 나머지 인접학문과의 연계노력을 기피하고 있다.정보통신부가 지난해 이공계교수들의 공동연구를 부축하기 위해 25억원의 「공동연구센터설립기금」을 책정했음에도 이 기금은 교수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아 고스란히 잠자고 있는 형편이다. 과학기술원 경종민교수(전자공학)는 이에 대해『물고기도 난류와 한류가 부딪히는 곳에 풍부하듯 전자공학과 생화학이 접목되는 길목에서 새로운 그 무엇이 나올 수도 있는 법』이라고 인접학문간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교수사회의 연구 질 저하는 곧바로 학생들의 창의력 결핍으로 이어져 국가전체가 막대한 손실을 입는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이 전자공학의 기초인 트랜지스터라디오의 회로조차 분석할 줄 모른다는 기업들의 하소연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경희대 진용옥교수(전파공학)는 『학부 수강생들에게 2년째 「원격제어 거북선」을 만들어 오라는 과제를 내주지만 아직 이를 제대로 수행한 학생을 본 적이 없다』고 한탄했다.과학기술원 양동렬교수(생산공학)도 『대학원생들에게 입체도와 측면도를 주고 평면도를 그려보라고 했을 때 이를 정확히 그린 학생은 5%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것들 모두가 문제해결을 위한 응용력과 창의력에 중점을 둔 교육이 아닌 칠판위주의 일방통행식 이론교육이 빚어낸 산물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21세기 국부의 원천은 창의력이라는게 미래학자들의 공통된 진단이다.교수사회가 잠에서 깨어나 적극적인 연구활동을 통해 창의적 에너지를 생성,학생들의 잠재력과 기업의 새 상품 개발능력을 일깨워 줄 수 있을 때 국가의 총체적인 질이 높아지는 것이다. 미래사회의 요구에 걸맞는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기업에서 15년이상 일한 전문가만 엄선,교수로 초빙하는 독일 아헨공대의 교훈을 되새겨 봄직 하다. ◎기고/이상희과기자문회의위원장/멀티미디어 강의체제로 빨리 전환해야/정보화시대 「고교7학년」 교육은 넌센스 『정보화사회로의 필연적인 시대진행을 볼 때 이에 걸맞는 나의 능력과 창의성을 더이상 대학에서 발전시킬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른살의 나이에 이미 세계적인 소프트웨어의 황제가 된 빌 게이츠가 하버드 법대를 중퇴했던 이유다.그는 미래사회가 많은 양의 지식을「아는」사람보다 기존지식으로부터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응용하는」사람을 요구하는 사회임을 간파했던 것이다. 어느 개발도상국가에서 싼 임금과 많은 인구로 「신발」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더라도 과연 스필버그의 「쥐라기공원」이나 빌 게이츠의 「윈도 95」까지 쉽게 흉내낼 수 있을까. 표준화된 지식은 컴퓨터가 맡게되고,앞으로 인간에게 지식을 저장하는 일보다는 다양한 지식을 창조하고 응용함으로써 「흉내낼 수 없는」 창조적 사고가 중시되는 사회가 지금 역사의 큰 물줄기다. 그렇다면 이러한 세계화·정보화시대에 국가경쟁력의 핵심인재를 배출해야할 책무를 띠고 있는 우리 대학은 어떻게 변해야 할까.그것은 시대변화에 걸맞게 획일화된 교육에서 벗어나 멀티미디어 중심의 창의성 교육으로 그 틀을 바꾸는 일이다. 우선 탄탄한 기초과학의 바탕이 있을때 급변하는 첨단과학의 응용·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기초과학 관련과목의 비중을 저학년에 집중적으로 할애해야 한다.이와 함께 각종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컴퓨터와 외국어를 필수기초과목으로 설정,「창조하고 응용하는」교육의 기본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교수의 지식을 일방적으로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현재의 대학강의실은 고등학교교실과 크게 다를 바 없다.다른 분야,다른 생각들이 모여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사회가 멀티미디어사회이기 때문에 이제 교수 1인에 의한 강의형태를 과감히 지양하고 학생들이 서로 팀워크를 이뤄 「브레인 스토밍」하는 멀티미디어 연구형태로 거듭나야 한다. 나아가 국경없는 정보경쟁시대에는 대학과 정부·사회의 기능역시 따로일 수는 없다.더구나 「학문은 대학에서,정책은 정부에서,돈벌이는 기업에서」라는 인식의 경계는 이제 과감히 깨뜨려야 한다.그래서 산학협동도 그저 기업에서 「준조세 형태」로 대학건물이나 지어주는 차원이 아니라,학생들이 부족한 실험·실습을 현장에서 직접 할 수 있도록 학습의 장을 마련해주는 보다 적극적이고 시스템화된 형태로 전환되어야 한다. 오늘날 우리 대학의 현실이 경직된 학사운영,빈약한 정보화교육으로 수많은 「고등학교 7학년」에게학사모를 씌워주고 있다면 과연 지나친 표현일까.지금의 대학형태를 고수한다면,우리나라에서 빌 게이츠와 같은 창의적 인재는 영원히 나오지 않으리라는 지적도 많다. 학문의 상아탑인 대학 역시 시장원리에 따라 개방되어야 하고 스스로의 경쟁력 제고가 어느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다.그런 만큼 대학도 무수한 한국의 빌 게이츠들이 바로 자신이 펼쳐갈 자신의 미래를 위해 마음껏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탈바꿈해야 겠다.
  • 「메가트렌즈 아시아」저 존 네이스비트 미 미래학자 홍콩 회견

    ◎미래는 아시아 손에 달려있다/21세기 중산층 5억… 소비위주 경제로 이동/서방 영향력 벗어나 독자적인 근대화 이룩 미국의 미래학자 존 네이스비트박사는 15일 『미래는 아시아의 손에 달려 있으며 서방은 이같은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밝혔다.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메가트렌즈」와 「글로벌 패러독스」의 저자인 네이스비트박사는 이날 자신의 신작 「메가트렌즈 아시아」의 판촉 행사를 위해 홍콩을 방문,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네이스비트박사가 그의 저서인 「메가트렌즈 아시아」와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현재 지구상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아시아의 현대화인데도 서방인들은 거의 어느 누구도 아시아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이같은 이유로 서방의 초보자를 위한 입문서인 「메가트렌즈 아시아」를 저술했다. 아시아와 나아가 향후 세계를 변화시키는 8가지 조류가 있다.첫째 쇠퇴하는 일본이 중국의 화교망에 무너지게 되듯 민족국가가 분산돼 네트워크 형태의 조직으로 변모한다.두번째로 2000년이 되면 거의 5억에 달하는 아시아인들이 중산층에 도달하면서 수출주도 경제에서 소비위주의 경제로 이동할 것이다. 세번째 조류는 아시아가 서방 복지국가주의의 방해를 받지않고 근대화를 이룩하게 되면서 서방의 영향력이 아시아식 방법으로 변한다. 네번째는 정부주도의 경제에서 시장주도 경제로 옮겨가게 될 것이다. 다섯번째는 농업사회가 도시·전신·정보화시대로 이동하면서 농촌의 거대 도시화가 이뤄진다.여섯번째로 노동집약 시대에서 첨단기술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일곱번째는 아시아 여성이 유권자·소비자·노동자로 부상하게 되면서 남성위주의 사회에서 여성이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마지막으로 아시아가 다시 한번 세계의 중심이 되면서 서방이 아닌 동방중심 사회가 될 것이다. 「태평양 세기」와 같은 캐치프레이즈들이 이미 수년 전부터 나오기 시작했다.특히 중요한 것은 더이상 서방화를 근대화로 여기지 않고 나름대로의 길을 추구하는 단계에 도달한 「아시아인의 자각」이다. 아시아는 일반적으로 개방적이었고 외부 투자를 갈망해 왔기 때문에 동방의 출현은 서방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다.그러나 이를 무시하고 있는 사람들은 동방으로 가는 배를 타지 않으려는 모험을 하고 있는 것과 같다. 따라서 동방(행) 선박에 승선하기를 원하는 서양인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대부분의 아시아 경제를 장악한 중국의 화교 파트너를 찾는 것이다. 물론 가족우위와 교육강조,근검절약 등 이른바 대부분의 「아시아식 방법」은 서방에서는 이미 쇠퇴한 것이긴 하지만 서양인들도 잘 알고 있는 사항이다.세상이 풍요로워지면서 이같은 가치들이 위험에 놓일지는 몰라도 아시아는 서방의 나쁜 전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 팡 엥 퐁 주한 싱가포르 대사 외교협 초청 연설

    ◎“ASEAN은 한국 직접 투자 기다린다”/환경규정 등 이;용한 선진국 무역장벽 공동 저지하자 한국외교협회(회장 전상진)는 26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팡 엥 퐁 주한 싱가포르대사를 초청,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한국관계에 대한 연설회를 열었다.연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오늘날 동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미래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미래학자들은 동아시아가 앞으로 세계의 가장 역동적인 경제지역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동아시아 안에서도 ASEAN과 한국의 협력관계는 긴요하다.28년전 ASEAN이 창설될 당시 한국과의 경제교류는 미흡했다.그러나 89년 11월 한국이 ASEAN의 대화 상대국이 되면서부터 양측의 공식관계가 급격히 확대됐다.ASEAN 국가들은 한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한다.또 ASEAN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인식,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금전적으로나 혹은 다른 방법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과 ASEAN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APEC)과 아시아지역안보포럼(ARF)에서도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APEC은경제포럼으로는 유일하게 중국과 대만,홍콩을 한꺼번에 가입시켰다.또 미국과 중국의 지도자가 해마다 만나는 단 하나뿐인 다자간 정상회의가 바로 APEC이다.한국과 ASEAN이 함께 주도해야할 중요한 기구인 것이다. ASEAN 국가들은 한국의 놀라운 성공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갖고 있으며 발전의 모델로 삼고 있다.ASEAN이 높이 사는 점은,한국의 해외 기술흡수와 경쟁력 있는 대형그룹의 육성에 성공을 거뒀다는 사실이다. ASEAN 국가들은 비교적 리스크가 적은 정치 환경을 제공한다.지난 몇년간 미국 기업들은 이 지역에서 연간 20%가 넘는 수익을 얻었다.투자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면 한국기업들도 높은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 ASEAN 국가들에 있어서 한국의 직접투자가 가져오는 이점은,자본의 유입이 아니라 한국기업이 가져오는 경영 노하우·기술,그리고 시장 연고등이다.ASEAN과의 무역·투자를 통해 한국도 얻는 것이 많다.우선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벗어난 시장 다양화를 꼽을 수 있다.정치적으로 ASEAN과 관계를 확대하는 것은 한국의 외교다양화에 도움을 줄 것이다.인구 5억,총 10개국 회원의 공동체로 발전할 ASEAN과의 긴밀한 협조는 한국의 이미지를 향상하고,다른 나라와 거래하는데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한국과 ASEAN은 선의의 경쟁자가 되기도 할 것이다.실제로 제화업과 의류산업에서 ASEAN 국가의 추격이 한국 기업의 질적 향상과 국제화를 촉진시키고 있다.ASEAN국가들이 전자와 기계산업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힘을 기울이면서 한국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그러나 양측이 보호정책으로 경쟁을 방해해서는 안된다. 한국과 ASEAN은 여러 방법으로 상호보완적인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먼저 세계무역기구(WTO)안에서 손을 잡고,노동이나 환경같은 규정을 통해 새로운 장벽을 세우려는 시도를 막아야 한다.또 APEC이 개방적인 입장을 분명히 하도록 하는 한편,유럽연합 지도자들간의 역사적 회의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더욱 가까운 관계로 발전시킬 것이다.
  • 2020년 미래상(21세기 한국의 도전/항공우주산업:1)

    ◎“서울∼LA 2시간” 극초음속기 난다/자가용 수직 이착륙기­스카이 카 현실로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산업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60∼70년 대에는 섬유와 신발이,80∼90년 대에는 철강·자동차·반도체산업이 그 역할을 담당했다.다가오는 21세기에는 항공우주산업이 바통을 이어받아 한국경제를 이끌고갈 주력산업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항공우주산업은 다른 어느 산업에 비해서도 높은 부가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분야이면서도 아직 우리에게는 낯선 미래산업이다.국가적인 지원이 없이는 성공하기 어려운 산업이기도 하다.유치단계인 항공우주산업의 현황과 미래의 비전,업계의 발전전략과 정부의 육성정책 등을 9회로 나눠 연재한다. 승객 5백명을 태운 극초음속항공기(HSCT,Hyper­sonic Civil Transport) 한대가 굉음을 울리며 영종도 국제공항 상공을 박차고 올라 순식간에 동쪽 하늘 속으로 희미한 비행운을 남긴채 시야에서 사라진다.잠시후 기장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저희 비행기는 조금전에 음속을 돌파했으며 현재 고도는 25㎞,시속 6천㎞로 비행하고 있습니다.서울에서 목적지인 로스앤젤레스까지의 비행예정 시간은 2시간입니다』 이어 간단한 기내식을 마친 승객들이 조간신문을 펼쳐들 무렵 비행기는 LA 국제공항의 긴 활주로 위에 사뿐히 내려 앉는다. ○지구촌 1일 생활권화 서울∼LA간 1만㎞를 두시간 이내에 주파하는 극초음속항공기를 이용하면 승객들은 아침에 서울을 떠나 LA에서 일과를 마치고 저녁 비행기편으로 귀국할 수 있다.전세계가 1일 생활권으로 바뀌어 서울과 LA 사이에 출퇴근 시대가 열린다. 서울에서 LA까지 10시간이 걸리는 지금은 꿈 같은 얘기이다.그러나 이 분야의 미래학자들은 오는 2020년대에 가면 「꿈의 항공우주교통 시대」가 현실로 다가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이들의 예측에 따르면 21세기에는 세계화의 진전으로 국내외 여행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육상교통수단으로는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한계에 도달한다.20세기에 꽃을 피운 자동차 산업은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에 접어든다.대중교통 수단이 자동차에서 비행기로 바뀐다. 미국·일본·EU 등선진국들은 새로운 대중교통수단의 개발 필요성을 절감하고 항공우주 분야에 대한 기술개발 투자를 대폭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기술개발의 초점은 냉전시대에 군사용으로 개발된 기술들을 경제적 타당성을 갖춘 상업용으로 전환하는 데 모아진다.그 결과 항공우주 분야는 눈부신 기술진보를 이룩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종 항공우주교통 수단들이 실용화 돼 항공우주산업은 비약적인 성장을 지속하게 된다. ○한국 항공산업 5위로 한국은 2000년대 초반 선진국 대열에 진입해 미국·일본·EU 등과 극초음속기 등 각종 미래형 항공기의 국제 공동개발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고 2020년에 가면 미국·프랑스·독일·일본에 이어 세계 5위의 항공우주산업국가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이 때가 되면 자동차 산업은 우리 보다 후발국인 중국이나 말레이시아로 넘어가고 훨씬 고부가가치 산업인 항공우주산업이 차세대 수출주력 산업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미래의 항공우주교통 수단으로는 극초음속기 이외에도 수직이착륙기(VTOL),무인항공기(UAV)등을 꼽을 수 있다.음속의 5배 빠르기로 나는 극초음속기는 3백인승이 오는 2010년쯤,5백인승은 20 20년쯤 각각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이 비행기는 비행고도가 25㎞로 제트여객기 보다 2.5배나 높고 오존층(지상 20㎞) 위를 날아가기 때문에 환경파괴와 공기저항도 줄어든다. 활주로가 필요치 않은 수직이착륙기는 오는 2010년쯤 민수용으로 보급돼 자가용 비즈니스기로 각광 받을 것으로 보인다.방송사들은 무인항공기를 이용해 전쟁을 생생한 현장화면과 함께 생중계하는 것도 가능해진다.이밖에 자동차와 비행기의 복합개념인 스카이카와 비행기와 우주선의 복합개념인 항공우주기 등 다양한 첨단 항공우주교통 수단들이 2020년 대에는 선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도움말 주신 분◁ ▲노오현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이원복 초경량항공기협회 회장 ▲안영수 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 지방자치는 「정치」가 아니다/이재근(서울과장)

    5천6백71명(비례대표 97명 제외)의 자리를 놓고 2만3천여명의 후보자들이 나라를 온통 선거열기로 가득 채운다.전국적으로 합동연설회가 5천1백여회에 법정 벽보 1백25만장,13억4천만장의 소형 인쇄물을 포함한 총 16억6천만장 유인물의 무게는 8천4백여t이나 된다.연 사흘에 걸친 개표에 투표용지만 1억2천만장이다.6월 지방선거의 이 숫자,숫자들…. 2만3천여명이 2천만원씩만 쓴다해도 모두 4천6백억원이다.선거운동원을 평균 10명씩만 잡아도 모두 23만명이다.새로운 제도경험인 자원봉사자의 자질도·숫자도 아직은 문제다. 정치과잉 사태는 어차피 각오한다지만 새로 열리는 지방시대의 선거후유증이 내내 부담으로 남아 국민경제와 사회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면 역사는 또다시 정체될지 모른다.그러잖아도 벌써부터 정치권에 꼬리무는 「공천장사」설에다 이른바 꾼들의 이합집산 등 해묵은 악습이 재연되면서 공명선거실험이 도전을 받고 있다. 지난 날 우리가 겪어낸 선거란 선거는 거의 하나 같이 사생결단의 소모전이었다.공천에 얽힌 비리·모략·담합으로부터 학연·지연·혈연에 얽힌 온갖 중상·이간·흑색선전 등 정말이지 선거 때마다 사회의 에너지가 너무 소비됐다.많은 인력이 선거판에 동원되어 공장·농촌은 일손이 달린다.눈치보기 바쁜 공무원들은 오히려 관객이 되고 민원사항이 잠자니 관공서의 권위도,영도 서지 않는다.앞으로 3년 내리 이런 선거의 연속이다.어쩔 것인가. 이제 유권자가 나서야 한다.선거를 관리당국에 맡기고 구경만해서는 안된다.투표권이 있다고 유권자는 아니다.선거판 전후의 모든 과정을 두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다가 뭔가 이상한 기색이 보이면 단박에 『그건 안된다』며 치고 나서야 한다.우선 정치꾼·선거꾼들에 대해 「노」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불로소득으로 치부하고는 명예를 탐하는 자,개인사업을 위해 권력을 이용하려는 자,지역주민을 위한다며 감언이설하는 자들 모두가 「안된다」의 대상이다.공천·내천과정에서 돈을 주고 받은 사람들,임기전에 남은 예산 몽땅 나눠 먹고 공무원에 주먹을 휘두른 지방의원,공천경선 안한다고 탈당하는 국회의원,사기·횡령·공갈등 변호사법 위반자들도 「안된다」의 대상이다. 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하든 돈을 내지는 않는다.그러나 잘못 투표하면 그로 인한 비용은 앞으로 4년간 우리 지갑에서 월부금 붓듯이 꼬박꼬박 빠져나간다.지방자치는 정치가 아니다.행정이고 경영이며 마케팅이다.자치단체장은 지역주민을 위해 대소의 행정조직을 「탄탄한 중소기업을 운영해 나가듯이」이끌어 나가는 사람이다.마케팅 잘못해 「회사」가 망하면 골탕은 세금내는 주민들이 먹는다.이것은 내 얘기가 아니다.전경련 부회장을 하다가 전남 도백으로 나간 조규하씨의 경험론이다. 또하나,유권자들이 「안된다」고 해야할 것이 바로 지역주의이다.우리 정치의 큰 고질이자 한계가 바로 이 지역주의이고 이번 선거에서도 지역대결 양상이 벌어질게 아니냐는 점은 누구나 우려한다. 정당의 지역적 특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고 지역주의는 외국에도 있으니 크게 문제될게 없다는 의견도 있다.그러나 우리의 지역갈등은 위험수준을 넘은지 오래다.또 이 지역주의를 심화시킨 장본인이 바로 정당들인데서로 상대방을 지역패권주의다 지역할거주의다 하고 비난할게 아니다.먼저 정당들이 각기 안고 있는 지역당적 성격을 벗어나려는 의지아래 공천이나 선거전략등에서 스스로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일체의 정치적 구태에 대한 유권자들의 단호한 거부의 자세가 바로 선거혁명으로 가는 길이다.요즘말로 창조적 파괴라고 해도 좋다.「제3의 물결」「권력이동」등 매혹적인 저서로 잘 알려진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최근 또다른 저서 「제3파의 정치」에서 그것을 지적했다. 그는 『오늘날 새 문명의 등장에도 아랑곳없이 현실의 정치,정치인의 의식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정치에도 격변의 제3파가 밀려와 기성의 모든 것이 파괴돼야 한다』고 주장한다.그 「격변의 제3파」의 주역이 바로 거센 목소리로 「안된다」(NO)라고 말할 수 있는 유권자여야 한다.
  • 21세기/국가도 민주주의도 사라진다

    ◎불 장 마리 게노교수 저서 「민주주의의 종말」서 예언/공산권 붕괴로 국민국가시대 종결/“미래세계 국경없는 세상으로 재편” 주장 21세기에 인류문명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21세기에는 민주주의가 끝장나리라고 예측한 책 「민주주의의 종말」이 최근 번역,출간됐다(고려원 펴냄).프랑스의 석학 장 마리 게노 교수(파리정치대학)가 지난 93년 발표한 이 책은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미래사회를 전망해 당시 구미 지식인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분석은 국민국가 소멸∼정치의 실종∼민주주의 종말로 이어진다. 지난 89년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미국과 소련이 몰타정상회담에서 냉전종식을 선언한 것을 「한 시대의 종말을 고하는 역사상 일대 획」으로 보는 점에서 게노교수는 다른 미래학자들과 공통된 출발점에 선다.그러나 이 획기적인 「사건」에 대한 해석을 달리함으로써 그가 다다른 결론도 역시 큰 차이를 보인다. 「공산권붕괴」에 관한 그동안의 평가는 크게 두가지로 구분됐다.하나는 19 45년 시작한 공산주의와의 싸움에서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는 것이고,또 하나는 19 17년 볼셰비키혁명에서 비롯된 「이데올로기상의 이탈」이 제자리를 찾았다는 것이다. 게노교수는 두가지 관점을 모두 거부하고 보다 폭넓은 역사적 해석을 내린다.지난 2세기동안 최고의 완성품으로 전세계에 자리잡은 정치체제,곧 국민국가의 시대를 종결지었다는 주장이다.그는 냉전구조의 양극화현상이 각 국민국가의 위상을 강화시켰으나 막상 그 구조가 무너지자 국민국가의 필요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고 본다. 그렇다면 국민국가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게노교수는 『그것은 인류가 도달한 궁극적인 정치체제가 아니다』라고 분명히 밝히고 『역사적 상황과 관련된 발전의 한단계일 뿐』이라고 말한다.「국가」존재의 바탕이 된 영토(경계선)개념은 불과 수백년 사이에 형성된 것이며 이제는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아울러 국가권력도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힘들에 의해 도전받고 있다고 풀이한다. 게노교수는 『국가 없는 민주주의가 존재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따라서 민주주의는 종말을고하리라고 예언한다.그는 미래세계가 「국경이 없는」세상,또는 국경이 훨씬 확장된 「제국」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았다. 그는 「제국의 시대」를 앞두고 필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는 이념적·정치적 기반을 만드는 일임을 강조하고 「국가」라는 인위적 경계가 무의미해진 대표적 사례로 환경운동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이같은 예상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이 책을 번역한 「국제사회문화연구소」는 우선 게노교수의 논리가 유럽적 현실에 기초해 우리 현실과는 맞지 않음을 들었다.또 「탈국경선」현상이 결국 자국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경제적 동기에서 나왔음도 지적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거론한 「국경없는 세계」가 차츰 가시화하는 현실에서 새로운 인식틀을 제공한다는 점을 높이 사고 있다.
  • 최형우 의원/지방선거 어떤역 맡나/민주산악회 인맥유지…영향력 큰편

    ◎「당후보 돕기」폭넓은 측면활동 펼듯 최형우 의원이 열하룻동안의 미국 나들이를 마치고 돌아왔다.나갈 때도 그랬지만 들어올 때도 일체 소문을 내지 않았다.31일 저녁 김포공항에는 가족과 비서관 등만 마중나갔을 뿐이다.보좌진들은 『언제 돌아오느냐』는 기자들의 잇따른 질문공세에도 연막까지 치면서 함구했다. 그는 미국에서 보브 돌 공화당 원내총무,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등을 만났다.그러나 그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미국에서 뭘 했느냐 하는 것이 아니다.지금부터,즉 지방선거를 앞두고 뭘 할 것이냐 하는 문제다. 최 의원은 지난해말 내무부장관직을 물러난 뒤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미국에 다녀온 시점도 최근 민자당내 기류와 연관되어 관심을 모았다.지방선거 후보공천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었기 때문이다.그가 김기재 부산시장을 민다느니 하는 소문등이다.그러나 그는 『특정한 사람을 밀거나 반대한 일이 없다』고 소문을 부인했다. 그는 지방선거와 관련해 『내가 나설 일이 있겠느냐』고 역시 조심스러워했다.그러면서도 『하지만 당이 공천한 뒤에는 후보들의 당선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게 도리』라고 뭔가 역할을 맡겠다는 뜻을 보였다.정가에서는 벌써부터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무언가 밀명이 내려지지 않겠느냐』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번 대통령 선거 때 최대 사조직인 민주산악회를 이끌었다.선거 뒤 조직을 해체했지만 인맥은 유지하고 있다.오히려 폭이 더 넓어졌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실질적으로 「맹주」역할을 하고 있는 민주계 소장파의 「중부권모임」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현재의 민자당은 공조직만으로 선거를 치르는데 한계가 있다.그의 가치가 더 크게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민정계의 한 인사도 『선거 때 몰아붙이는 데는 최의원이 적격』이라고 했다.그래서 별명이 「돌쇠」다. 이번 선거에서 각 계파의 중진들은 한몫씩 맡도록 돼 있다.이한동 국회부의장이나 김윤환 정무장관 등 민정계 중진들은 경북과 경기도의 지부장으로 전면에서 역할을 해낼 수 있다.하지만 최 의원은 평의원이어서 막상 전면에 나서기가 어렵다.「차기」를노리고 자기세력을 키운다는 시선 때문이다. 그의 한 측근은 『뭔가 역할이 당으로부터 부여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 측근은 『그러나 공식적인 직함을 갖고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그는 소리없이 광범위하게 측면지원을 하는 형태로 움직일 것이라는 게 정가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 세계질서의 중추역 꿈꾼다(일본 「21세기 야망」:1)

    ◎돈·기술·정보·인재… “일본은 있다”/하이테크산업에 전력투구… 초일류 유지/군사·정치 대국화로 줄달음/“슈퍼파워 재팬” 냉정한 직시로 「불행한 역사」 반복 막아야 일본이 전후 50주년을 계기로 새로 태어나고 있다.일본은 패전 50주년이 되는 19 95년을 맞아 과거청산을 「선언」하고 유엔상임이사국 진입을 적극화하는등 경제 뿐만아니라 정치·군사면에서도 강대국을 지향하고 있다.광복 50주년과 한·일국교정상화 30주년을 맞아 변화하는 일본과 그들의 21세기 위상을 조망해본다. 일본의 1995년을 여는 아침해는 그동안 움츠렀던 전후 반세기의 역사를 거부한다.경제적 「슈퍼 파워」 일본은 패전후 50년동안 축적한 힘을 바탕으로 이제는 과거 침략사의 굴레로부터 「자유」를 선언하며 국제정치무대의 강대국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한 일본의 하루는 해가 후지산 너머로 진다고 해서 끝나지 않는다.19세기 「해가 지지 않는 나라」는 빅토리아여왕의 영국이었지만 지금은 일본이다.일본의 첨단기업과 연구소의 하루를 마감하는 불이 꺼지기전에 태평양 건너 미국에 있는 일본 공장과 연구소의 불이 켜진다.지구촌 곳곳의 일본공장에서 세계시장을 압도하는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일본의 엔화는 세계경제를 「지배」하고 있다. 패전의 참담한 잿더미속에서 경제신화를 창조한 일본.그러한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며 일본은 도대체 어떤 나라인가.일본이란 말처럼 우리에게 착잡한 심정을 불러일으키는 단어도 드물다.가까우면서도 그러나 결코 가깝지않은 나라.냉정한 이성적 판단으로 보려해도 가슴속 감정이 앞서는 나라.그러나 미국·유럽과 함께 21세기 세계질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일본의 변화하는 21세기 위상을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일본이 「세기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오늘의 경제성장을 이룩한 배경은 「군사력 없는 경제대국」 실현이라는 전략적 선택의 성공에서 우선 찾을 수 있다.전후 일본정치의 틀을 만든 요시다 시게루 총리는 국가안보는 미국에 의존하고 경제성장에 집중투자하는 국가정책을 채택했다.일본은 미국의 전략적 우산아래 매년 국민총생산(GNP)의 1% 미만만을 방위비에 지출하며 경제분야 투자에 집중했다. 일본 경제성장의 결정적 도약의 계기는 잘 알려진대로 한국전쟁이었다.한국전쟁이 터지자 미국은 당시 중국·소련등 공산주의세력의 팽창을 막는 방패국가로 일본의 경제건설을 적극 지원했다.미국은 이에앞서 일본군대의 광적인 팽창주의 야심과 그들을 지원했던 재벌의 유착관계가 아시아침략의 원인이었다고 판단하고 일본의 민주화란 이름아래 이들의 해체를 단행했다.재벌해체 이면에는 사실 일본경제체제를 파괴하려는 의도도 있었다는 지적이 있다.그러나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은 반공·보수주의로 급선회 일본을 아시아 반공국가 지원을 위한 군수기지로 만들기 위해 대대적인 경제지원 정책으로 전환했다. 일본의 경제발전은 그러나 미국의 지원과 군사력 없는 경제대국이라는 적절한 전략적 선택 때문만은 아니다.경제발전의 원동력은 정치적 안정과 관·민협동체제 아래 정말로 열심히 일한 일본의 근면한 손과 과학적 두뇌의 기술인맥이다.그들은 선진기술을적극 받아들이고 미국과 유럽이 지적오만에 빠져있을 때 밤을 밝히며 우수한 상품을 개발·생산해냈다. 일본은 또 미국이나 유럽이 「개인의 현재를 위한 소비」를 즐길 때 「일본이라는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저축」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맺다.전후 일본은 산업시설이 파괴됐을 뿐만 아니라 자본부족도 극심했다.그러나 국내 저축률이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아지며 많은 돈을 저축했다.미군을 상대로 돈을 벌었던 게이샤(일본기생)들조차도 미군에게서 받은 달러를 암시장이 아니라 은행으로 갖고 갔다고 한다.일본정부는 저축된 자금을 우선순위가 높은 산업발전에 집중 투자했다.지금은 자본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은 미래를 예비하는데 있어서 저축 뿐만이 아니라 인재를 아끼는데도 탁월했다.일본은 전쟁이라는 극한상황과 전쟁의 패배라는 참담함속에서도 폐허가 된 국가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우수한 인재들을 전쟁의 죽음으로부터 보호했다.그 방패막이 역을 맡았던 것이 일본해군의 단기 장교제도다.일본은 「단기 현역해군주계과사관」이라는 제도로 우수한 인재들을 온존시켰다. 『대학을 졸업한 우수한 인재들이 육군 쫄병으로 징병되어 전장에서 이름없는 병사로 죽어가서는 안된다.그것은 일본의 손실이다.인재를 남겨놓지않으면 일본은 멸망한다』.당시 관계자들의 증언이다.단기 해군장교로 임관했던 3천여명의 인재들은 전후 관료·기업·경제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며 오늘의 일본을 만드는데 크게 공헌했다. 인재를 아끼는 것은 일본의 기업관에서도 잘나타난다.일본은 인간이 제공하는 노동을 단순한 상품으로 보지않는다.인간을 교육을 통해 부가가치가 더욱 높은 상품을 만들 수 있는 「가치창조자」로 보고 있다.인재를 소중히 여기는 기업관을 배경으로 일본기업은 특히 역경을 재도약의 발판으로 활용하는 놀라운 저력을 발휘했다.일본기업은 70년대 1·2차 석유위기를 맞자 에너지 절약형 산업구조로 바꾸고 하이테크화를 서둘러 경쟁력을 강화했다. 1985년 9월 22일.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선진 5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가 열렸다.그 결과는 엔고의 가속화를 알리는 이른바 「플라자 합의」로 나타났다.플라자 합의 직전의 환율은 1달러당 2백40엔이었다.그러나 89년초에는 1달러에 1백20엔으로 엔의 가치가 두배나 올랐다.일본경제를 이끌어온 자동차·전자등 수출기업들은 한때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그러나 일본기업들은 경영의 합리화·하이테크화에 박차를 가하며 엔고를 극복 국제경쟁력을 더욱 높였다.그러한 노력은 지금 더욱 강도를 높이고 있다.플라자 합의는 전후 40여년간 세계경제에 군림해온 「막강한 미국」의 종언을 의미한다. 일본 첨단기업들은 80년대 기술의 스승인 미국을 제치고 세계시장을 석권했다.컴퓨터계의 거인 IBM까지도 일본전기(NEC)·히타치·도시바·후지쓰등 일본 첨단기업들의 도전으로 경영위기를 맞았다.세계의 거리에는 도요타·닛산·혼다등 일본자동차가 질주하고 있다.소니가 미국의 혼이라고 하는 콜롬비아영화사를 구입하고 미쓰비시가 록펠러빌딩을 사들인 것을 비롯,일본기업들은 엔고를 활용,「세계의 부동산」을 사들였다.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기술의 광인」들도 세계 일류를지향하며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데 땀을 흘려왔다.일본은 더욱이 미국의 「정보 슈퍼하이웨이」 구상에 대응,정보분야 투자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신화는 통계지표(93년)로 더욱 분명해진다.무역흑자 1천4백억달러,해외순자산 7천억달러,1인당 국내총생산(GDP)3만3천7백64달러,외환보유고 9백90억달러,차관공여 2천4백10억달러,그 앞에는 모두 세계 최고라는 접두어가 붙는다.일본의 국민총생산(GNP)은 세계경제의 거의 15%를 차지하고 있다.일본의 93년 GDP는 4조2천75억달러로 미국(6조2천8백억달러)에 이어 세계 2위다.1950년 일본의 GNP는 미국의 20분의 1에 지나지않았었다.그러나 지금은 거의 3분의 2수준이며 2000년대는 미국과 비슷해질 전망이다. 「강대국의 흥망」으로 유명한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는 그의 새로운 저서 「21세기 준비」에서 「일본은 기술에 의해 주도될 미래 변화에 가장 준비가 잘돼 있는 나라」라고 지적했다.미래학자들은 바다를 중심으로 볼때 과거의 지중해 시대에서 현재의 대서양시대를 지나 앞으로는 태평양시대가될 것으로 전망하며 일본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국가권력문제의 권위자인 조셉 나이 하버드대 교수는 『과거 4반세기에 걸쳐 세계경제에서의 가장 극적인 변화는 일본의 몫이 두배로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얼마전까지만해도 국제질서와 세계경제 게임룰을 만들었다.그러나 지금은 세계 제일의 무역적자국과 채무국이 되며 국가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일본에서 빌려오지않으면 안되는 처지로 전락했다.미국만이 국제룰을 만드는 시대는 지났으며 일본도 경제게임룰을 만드는 강대국이 됐다. 일본의 경제평론가 오마에 겐이치는 『앞으로의 세계는 국경없는 세계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냉전의 이데올로기 전쟁시대가 끝나고 국경없는 경제전쟁시대가 도래하며 일본이 쌓은 부의 축적은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일본은 세계무역기구(WTO) 발족에 따른 자유무역의 확대로 가장 많은 이익을 볼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보고서는 예측한다.그러나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일은 일본이 경제대국으로만 안주하지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사실이다.경제력에 걸맞는 정치·군사적 영향력도 행사하겠다는 것이 21세기 일본의 국가전략이다. 일본의 그러한 변화를 우리는 냉정한 눈으로 보고 있는가.우리는 일본의 실체를 감정적 판단으로 덮는 오류를 반복해서는 안된다.「일본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오기에 지나지 않는다.일본은 역사속에 존재하며 강대국이 되어 다가오고 있다.일본의 그러한 변화를 바로 보고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지않도록 대비하는 것이 광복50주년과 한·일국교정상화 30주년을 뜻깊게 하는 참다운 역사인식일 것이다.
  • 인구폭발(외언내언)

    인구문제의 심각성은 1798년 영국의 경제학자 토머스 맬서스에 의해 예견된바 있다.그는 세계인구의 증가속도가 식량생산을 앞질러 전세계가 빈곤과 기아에 허덕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뒤 그의 예상은 빗나갔다.급속한 과학의 발달로 식량증산을 가져왔기 때문이다.경제학자들은 80년대초까지만 해도 인구팽창이 경제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것으로 확신했다. 그러나 그런 확신은 수년전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미래학자들은 21세기 인류의 최대난제가 개도국들의 인구폭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미국의 환경연구단체인 월드워치는 앞으로 40년안에 전세계가 인구폭증에 의해 엄청난 식량난을 겪는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유엔인구기금의 연차보고서는 현재 세계인구를 56억6천6백만명으로 추정하고 연평균 9천5백만명이 증가한다고 밝혔다.이를 방치하면 2050년엔 1백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가히 폭발적인 증가다.물론 이런 폭발적 증가는 세계인구 증가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개도국들에서 진행되고 있다. 과연 지구는 이 많은 인구를 먹여살릴 수 있을까.먹고 사는 것만으로 끝날 일도 아니다.세계인구가 똑같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만큼 지구의 자원,환경,사회제도가 뒷받침될 수 있을는지 의문이다.대답은 아직 부정적이다. 마침 카이로에서 열리고 있는 94국제인구개발회의에선 인구폭발을 막기 위한 「행동계획」을 채택할 예정으로 있다고 한다.2050년까지 세계인구의 80억명선 유지가 목표다. 우리의 인구문제는 어떤가.현재 인구는 4천4백45만명.세계25위이다.인구밀도는 방글라데시와 대만에 이어 여전히 3위이다.다행히 오랜 산아제한정책으로 인구증가율은 지난해 들어 0.9%로 낮아졌다.그래서 정부는 산아제한정책을 포기하리라 한다.선진국이 겪고 있는 심각한 고민이다.이래저래 인구문제는 인류 최대의 당면과제인 모양이다.
  • 로봇혁명/청소·빨래 가사노동 로봇 등장(미리 가보는 21세기)

    ◎인조인간 「스틸컬러」시대 개막/공장서 24시간노동… 각광받아/“미래산업 꽃” 각국 국운걸고 개발나서 21세기가 되면 청소와 빨래등 가사노동을 하는 로봇이 등장한다.또 산업현장에서는 1t 무게의 짐을 들고 72시간 동안 쉬지않고 일하는 로봇이 등장 새로운 산업혁명이 일어나게된다. 화이트 칼라와 블루 칼라를 대신하는 스틸 칼라라는 새로운 인조인간이 조선소와 자동차공장의 선반과 사출기등 공작기계앞에서 일을 하고있다. 로봇은 사람들보다 일을 더 잘하며 생산에서 운반 포장 저장까지 공장 자동화의 주역이 되고있다.로봇은 먹지도 입지도 않고 근로 조건에 불평하지도 않으면서 사람이 할 수 없는 해저탐사나 우주개발 원자력발전소 안이나 송유관 배관속에서도 충실히 일 할 수있다.21세기를 앞두고 선진각국은 ▲사람이 하기 싫어하는 3D업종의 대체 노동 ▲제품의 대량생산및 균일화 ▲24시간 가동할 공장 인력 ▲노령인구의 증가로 인한 대체인력확보 등의 이유로 로봇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지난 60년대 중반 미국에서 시작된 로봇의 산업이용은 90년대에 와서 일본에서 더 발달하게 됐다.우리나라도 오는 2천년대에 선진 7개국에 진입하기위해 휴먼 로봇개발을 주요 기술개발과제로 선정,선진국과의 경쟁을 하고 있다.지난해 대전 엑스포에는 꿈돌이 조각가 로봇이 등장 관람객의 얼굴을 조각해주고 사물놀이 로봇 놀이패가 등장 신명나는 연주를 하기도 했다. 미국과 일본의 병원에는 로봇이 음식을 병실에 나르고 있으며 눈 수술이나 전립선수술등 정밀을 요하는 수술에 투입되고 있다.우리나라에도 현재 현대자동차 금성사 삼성전자 대우전자등에서 로봇이 생산 라인에 투입되고 있다.1921년 체코슬로바키아의 극작가 칼 자벡이 인조인간의 이름으로 처음 쓴 로봇은 2차대전이 끝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 되기시작했다. 우리나라의 민간 연구소에서도 금성사의 로봇청소기 삼성전자의 집지키는 로봇을 시판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현대산업의 4가지 핵심분야를 자동차·가전제품·반도체·공작기계로 분류하고 있으며 미래의 산업은 로봇에 의한 공장 자동화가 성공의 관건이 될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미래학자들은 21세기의 전쟁은 병사가 아닌 로봇에 의한 인간기능의 대리전이 될것으로 예상하고있다.총알이 날아와도 전진하며 운전병이 없이도 움직이는 탱크와 자주포의 싸움에서 승리는 어느편이 더 정교하고 우수한 로봇을 생산 하느냐가 승패를 결정하게 될것이다.
  • 전쟁보다 어려운 평화/최혜성(굄돌)

    냉전이라는 질서가 무너지면서 세계는 혼돈스럽게 보인다.세계가 경제적으로는 통합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나 정치적으로는 분열과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통합의 추세속에서 오히려 분열하려는 움직임과 그로 인해 야기되는 정치적 갈등과 혼돈이 탈 냉전이후 격변하는 세계의 또 다른 모습이다.아마도 냉전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가 구축될 때까지 역사는 어둡고도 긴 터널을 지나가야 될 모양이다. 하룻밤 사이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그리고 소련이라는 거대한 제국이 붕괴되었을 때 우리는 한 시대의 종말을 보면서 이제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올 것을 고대하였다.그러나 우리의 기대는 무너지고 있다.분명히 냉전은 끝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래학자 앨빈 토풀러는 「전쟁과 반전」이라는 그의 최신저서에서 탈 냉전이후 인류가 전쟁의 공포로부터 해방된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나 그것은 착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냉전의 종식이 바로 평화라는 등식은 「집단황홀경」에 빠진 환상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그는 경고하고 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걸프전에서 본 바와 같이 강대국의 군사력은 제3의 물결을 타면서 고도로 첨단화 되어가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또 다른 전쟁의 위험을 불러오고 있다고 한다.기술의 진보와 정보의 확산은 최첨단 군사기술이 평화를 교란하는 국가와 테러단체에게 넘어갈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제3의 물결권 밖에 있는 북한과 이라크가 핵무기 개발을 시도하는 것이 그 징후라고 그는 주장하고 있다. 지금 한반도에서는 북한의 핵문제를 둘러싸고 냉전종식 이후 최악의 군사적 긴장이 야기되고 있다.북한은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협박하면서 남북대화를 또다시 무산시켰다.이러한 북한에 대해 힘의 논리로 대응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우리측에서도 높아지고 있다.한반도에서 당장 전쟁이 터질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한다. 우리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해야 한다.그러나 동시에 한반도가 다시 군사적 대결장이 되는것도 막아야 한다.이 점을 우리는 유의해야 한다.평화만들기는 전쟁보다 어렵다.우리는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 한국방문위 해 “겉돈다”/시행 두달째… 그 실태를 알아본다

    ◎볼거리는 없고 불친절은 늘고/택시 바가지요금… 호텔 객실 크게 부족/뒤늦게 영업시간연장 등 행정도 “뒷북”/관광출국 작년보다 14% 증가… 되레 「해외 방문의 해」로 「한국방문의 해」가 시작된지 두달이 지났지만 정작 외국관광객을 맞을 준비가 미비해 우려의 소리가 높다. 국제민항승객협회가 최근 한국을 비행여행위험도가 높은 국가로 분류해 방문객 감소등이 우려되는속에 호텔등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자질부족및 불친절이 문제가 되고 있으며 최근 인상된 택시요금 조견표에는 영어 안내말 하나 없는등 크고 작은 문제점이 그대로 노출되어 범부처적 대책마련및 국민적 관심이 시급하다. 정부는 올해 4백만명의 외래관광객 유치와 42억달러의 관광수입을 목표로 한국관광공사를 중심으로 방문의 해 사업을 추진중이며 올해를 기점으로 2천년대에는 세계10대 관광국대열에 진입한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갖고 있다.이에따라 방문의 해 공식행사인 「눈축제」,「국제연날리기 대회」가 열렸으며 최대 행사로 4월17일부터 서울에서 세계 70개국대표가 참석하는 제43차 PATA(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연차총회가 열린다. 또한 4월14∼16일까지 경주에서는 PATA 세계지부회의가, 4월11일∼14일까지 서울 종합전시장에서는 제21차관광교역전이 개최되는등 세계의 관광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대형행사가 잇따라 마련돼 한국을 알릴 호기가 되고있다. 그러나 가장 앞장서야할 정부부처들간에 손발이 안맞아 「뒷북행정」이 예사인가하면 비싼 물가속에 호텔이나 택시의 횡포가 한국관광산업 재도약의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성원을 무색케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정도 6백년기념사업을 벌이고 있는 서울시와 방문의 해 주관처인 한국관광공사간의 공조체제가 이뤄지지않아 관광상품을 다양화 할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있다. 관세청은 방문의 해가 두달이나 지난 3월부터 외국인의 입국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겠다고 발표했다.보사부는 지난 1일 관광호텔 식품접객업소의 영업시간제한을 해제하고 바·나이트클럽등 호텔내 유흥업소의 영업시간도 상오2시까지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서울시는 지난달 19일에야 방문의 해 마스코트를 정하고 시상식을 갖는등 뒤늦게 지원책 마련에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를 역시 방문의 해로 선포한 말레이시아는 파리등 세계 곳곳에 안내 센터를 두고 적극적으로 홍보하나하면 정부가 앞장서 「외래객유치 7백80만명,관광수입 20억달러」목표를 향해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고 자체평가,우리와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한국방문의 해에도 시정되지않는 불편을 날카롭게 지적하고있다.한 일본인은 최근 한국의 관문인 공항세관에서 껌을 씹으며 일하는 세관원의 불성실한 태도를 지적해 낯뜨겁게하고 방문의 해를 맞아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민간외교관이라는 자세로 관광객을 맞고 일해야 함을 일깨우고 있다.한국관광공사 관광불편신고센터에는 1월달 총 63건의 사례가 접수되었다.이것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2배이상 늘어난것.유형별로 보면 호텔과 택시가 각 16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여행사·쇼핑으로 각 5건,음식점및 공항·항공 각 3건등의 순으로 신고됐다. 이외에 최근 택시요금 인상에 따른 요금 안내문에 단 한줄의 영어안내문 조차 없어 의혹을 사고 있다.지난 18일 내한한 캐나다인 알렉지보씨는 『택시운전사가 아무런 설명없이 무슨 표(조견표)를 보고 요금을 미터기에 있는 것보다 더 요구해 속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호소한 택시의 불편사항은 △미터요금을 적용않고 택시를 타기전에 운전사와 요금을 흥정해야 하는것 △택시 타기전에 행선지를 말해야 하는것 △승차거부 △합승 △우회운전 △과다요금청구등이다. 우리나라의 현재 호텔수는 전국에 4백42개로 객실수는 모두 4만4천여실.역시 방문의해 행사를 갖고 있는 말레이시아가 6만여실로 7백80만명을 수용하겠다는 것을 보면 그리 적은 수는 아니다.그러나 관광객의 60∼70%가 주로 서울에 머물다 떠나는 것을 감안할때 서울의 특급호텔은 겨우 26개로 객실수도 6천8백31실에 불과,관광객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특히 특급호텔의 일반객실 요금이 13만∼15만원인 것을 비롯,요금이 자율화돼있는 오렌지주스가 6천∼8천원(봉사료 10%포함),커피가 3천∼6천원선등으로 크게 비싸 혀를 내두르게 하며 이나마 형편없는 서비스로 불만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관광의 최대의 적」은 「물가」이다.주스 한잔이 10달러 이상을 하는 서울의 비싼 물가가 우리의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는속에 종사자들의 「무표정」「무뚝뚝함」「외국어 구사능력부족」등이 불만을 사고 있는것.서울 도심 P호텔에 묵고 있는 이탈리아인 델 시뇨레씨(39)는 『요금이 다소 비싼 것은 사실이나 특급호텔에 투숙했기 때문에 감수하고 있다』면서『그보다는 종업원들의 무뚝뚝함과 언어소통의 어려움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1월 한달동안 우리나라를 찾은 외래관광객은 24만1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가 늘었다.여기에는 방문의 해 첫 공식행사인 눈의 축제를 보러 온 동남아 각국의 관광객및 엑스포때부터 시행된 일본인들에 대한 입국 비자면제등의 시책이 주효한 것이다.따라서 외화수입도 9.6%증가한 2억3천4백만달러를 기록했다. 일본인관광객은 지난해 7만9천명보다 25.9% 늘어난 10만명이 입국했다.그러나 이에반해 내국인 해외관광객은 지난해의 21만9천명에 비해 14.7% 늘어난 25만1천명으로 집계돼「한국인 해외방문의 해」가 된 느낌마저 주고 있다.이들이 해외에서 뿌린 돈은 4억1천1백만달러로 지난해보다 27.2%나 증가했다. 결국 관광수지는 1억7천6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한국방문의 해는 말뿐,올해 행사가 내실없는 「속빈 강정」으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 또한 높아가고 있다. ◎외국인이 본 한국/“사람들 무뚝뚝… 물가도 너무 비싸요”/“여행안내소 거의가 자리비워 실망”/“거리표지판 한자” 표기도 있었으면”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내한한 외국인들의 앙케트를 통해 외국인들이 체험한 불편사항및 시정돼야할점을 모아본다. ◇야스민 파르쉐낙(37·여·프랑스·의료기기업)=이번이 세번째 한국 방문길이다. 안내표지판이 너무 작게 돼있어 잘 알아볼 수도 없고 그나마 한국어와 영어로만 표기되어 있어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다. 거리에서 길을 물어도 상세하게 가르쳐주지 않아서 고생을 한적이 많다.지하철역에서 역무원에게 문의를 해도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다. 며칠전 내가 묶고 있는 C호텔 지하 음식점에서 샌드위치와 커피 한잔을 마셨는데 2만4천원이 나왔다.여행을 하면 누구나 실질적인 생활을 하게되는데 한국의 음식값이 비싸서 쉽게 여행 할수 없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토룹 닐슨씨(68·덴마크·경영컨설턴트)=사업상 한국에 자주 온다.한국에 3주일 정도 있었지만 그전에 한국에 왔을 때에 비해 그렇게 나아진것을 모르겠다.얼마전에 서울시내 한가운데서 길을 잃어 반나절을 길에서 헤맨적이 있다. 그때 도움을 받으려고 거리에 설치되어 있는 인포메이션 박스를 찾았으나 대부분 비어 있었다. ◇아미 나카무라씨(22·여·일본·대학생)=방학을 이용해 한국에 왔다. 도착한 첫날 쇼핑을 하러 L호텔 면세점에 들어갔는데 점원이 묻는 말에 대꾸도 잘 안해주고 불친절해서 기분이 몹시 나빴다.혹시 내가 일본인이라서 그런 대우를 받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거리의 표지판 등을 한자로도 표기해주면 일본이나 중국인 관광객들이 움직이기 쉬울 것이라는생각이 들었다. ◎“참신한 관광상품 개발을”/전문가의 도움말/김현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자신있게 소개할만한 관광지가 드물다. 경주 제주 설악산 등 몇군데를 꼽다보면 말문이 막힌다.그러나 그나마 외국인들이 찾아볼만한 곳은 이미 국내인들로 넘치고 있어 외국인들이 제대로 먹고 자고 쇼핑할 수 있는 관광지가 절실한 실정이다. 이같이 관광지가 빈약하다는 불평은 기본적인 관광자원의 부족보다는 관광자원의 개발과 운영이 잘못된데서 기인한다.관광지나 관광상품을 기획하는 아이디어가 부족한데 따른 것이다.이같은 아이디어부족은 소설가 가와바다 야스나리등 국내외적으로 조명을 받았던 인물들이 기거했던 집들을 관광상품화해 외국인들을 끌고 있는 일본을 예로 들면 더욱 뚜렷해진다.우리나라는 누가 문화적 인물들의 유물을 관광상품화하려 했는지 묻고싶다.우리의 전통민화나 설화등의 발상지·연원지등을 관광상품화 하려는 노력등 참신하고 기발한 아이디어의 개발이 요구된다. 이같은 노력은 토산품등 관광기념품을 보다 좋게 상품화하는데로 연결될수도 있다.우리나라 토산품들은 경주나 부여나 설악산이나 똑같다.백제문화나 신라문화 등 지방적 시대적 특색과 분위기를 가미하는 것도 외국인들의 눈길을 끄는 좋은 방법이다. 이와 더불어 관광상품의 완벽화를 위한 노력으로 각종 불합리한 점들을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여관등 숙박시설의 경우 건물밖에 빈방이 있는지 여부와 요금등을 표시해 외국인들이 주머니 사정을 고려할수 있게끔 하여야 한다. 또한 종업원이 방에 와서 숙박요금을 받아가는 것을 보며 『혹시 팁으로 알고 받아가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진다』는 외국인들의 이야기도 새겨들어야 할것같다. 우리는 길안내 표지를 한글과 영어로만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가까운곳에서 오는 일본 중국 동남아인들을 홀대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각종 표지판도 현실에 맞게끔 한자도 병행표기되어야 한다. 관광불편에 대한 신고를 해도 경고조치등의 행정처리에 3개월이나 걸리는데 매일 신고함이 점검되어 즉시 불편이 해소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할 것이다. 미래학자들은 관광산업을 세계5대산업의 하나로 꼽는다.관광산업은 굴뚝이 없는 무공해 산업이며 부가가치가 가장크다.GNP 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므로 우리나라도 장차 관광산업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이에는 온 국민의 친절노력과 함께 「관광산업도 상품을 만드는 일종의 제조업」이라는 인식을갖고 상품의 품질을 개선해나가듯이 끊임없는 연구와 개선이 필요하다.
  • 정보수집생활화 최창선­김훈숙씨댁(훈훈한 우리가정:5)

    ◎“신문스크랩·컴퓨터 대화로 바빠요”/기사 발췌해 생생한 정보로 가공… 신속 이용/세상흐름에 눈떠… 첨단분야 가족대화 “술술”/PC·팩스·전화로 아내에 조언… 각종자료 매일 축적 정보화사회에서는 누가 좋은 정보를 많이 갖고 있느냐,또는 같은 정보를 어떻게 창의적으로 신속히 요리해 쓰느냐에서 승부가 결정된다. 정보화사회속에서 흐름에 뒤지지않고 늘 새로워지기 위해서 애쓰는 가정이 있다. 최창선씨(39·서울 오류동)가족은 신문을 스크랩하고 이를 생생한 정보로 가공· 활용하며 사는 오늘의 가정이다. 통신기술사 1급, 유무선 설비기사 1급,전파통신기사 1급등의 첨단정보관련 자격증을 여럿 갖고 있는 최씨가 근무하는 곳은 한국통신 산하기관인 한국통신기술주식회사. 시공관리부장인 그는 지난 90년부터 아침 일찍 일어나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신문기사를 발췌,스크랩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최씨는 격무로 늦잠을 자거나 출장을 가는 날이면 스크랩할 기사를 체크해 두고 이를 부인 김훈숙씨(39)가 하도록 했다.그러다 언제부터인지이 일은 자연스럽게 부인의 몫이 돼 버렸다. 김씨는 스크랩을 반복하면서 컴퓨터·정보화사회·사무자동화등 자신과는 동떨어졌고 생소하기만 하던 문구가 점차 가깝게 다가왔고 아침 저녁식사때면 남편과 첨단정보통신분야에 대한 대화가 계속됐다. 『처음에는 남편을 돕기위해 시작한 일에 불과했지만 막상 작업을 반복하다보니 남편이 하는 일도 어느정도 이해할 수있게 됐고 세상돌아가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신문 스크랩 작업의 반복은 마침내 부인 김씨의 감춰진 학구욕을 자극했다.여고를 졸업하는데 그친 그는 지난해 6개월과정의 숭실대 여성경영자대학원을 수료했다. 김씨는 여기에 만족치않고 서울 화곡동 새마을 중앙협의회안에 사무실을 임대,정보통신및 건설사업·인텔리전트빌딩시스템등에 대해 컨설팅하고 관련교육을 하는 「선 정보기술원」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이곳은 인텔리전트빌딩에 관한 상담을 해주고 경영에 시간관리 개념을 도입하는 시간관리및 자기창조에 관한 교육을 해주는 곳.일하는 곳이 다른 남편 최씨는 컴퓨터·팩시밀리· 전화등 3가지 통신기기를 이용해 아내에게 업무를 지시하기도하고 조언을 준다.이곳에서 부인은 신문에 난 자료나 주소를 축적하는 일부터 각종 공개 세미나를 알리는 텔레마케팅을 한다. 『배추 한포기는 1천원이면 사지만 김치를 담가 팔면 3천원이 되지요.신문 정보도 가공,활용할때 엄청난 가치를 지닌 정보가 될수 있습니다.』 미래학자로 「메가트랜드」등의 공저자인 존네스비츠부부의 미래 예측서가 세계에서 발행되는 약2백여종의 신문·잡지등을 통해서 정보를 얻고 쓰여진 것을 아는 부부는 아들 충환(오정국교 5년)이와 올봄 중학생이된 딸 운정(오류여중 1년)이에게도 신문스크랩을 시키고 있다. 또한 『미래사회는 발상의 전환에 따른 창조력을 요구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면서 아이들에게는 정직하고 자유로운 사고와 행동을 하도록 가르친다.
  • 교육개혁 비전부터 정립하라(사설)

    드디어 교육개혁위원회가 발족됐다.「교육대통령」을 자임한 김영삼대통령의 교육개혁의지가 이제 구체적인 실천단계에 접어든 셈이다.교육개혁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다시 언급할 필요가 없을만큼 전국민적인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는 일이다.지난해 발족했어야 할 교육개혁위원회가 오랜 진통과 난산끝에 이제 발족하게 된것도 교육개혁이 그만큼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따라서 교육개혁위원회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우리는 교육개혁위원회가 우선 21세기에 알맞는 교육의 비전을 올바로 제시해 주기 바란다.교육개혁이라 하면 흔히 입시제도를 비롯한 교육제도의 개혁을 떠올리기 쉽지만 제도개혁에 앞서 개혁의 방향이 바로 세워져야 하는 것이다. 지구촌의 대변동 속에서 한 나라의 장래는 인간자원과 기술자원이 얼마나 윤택한가에 달려있다고 미래학자들은 진단한다.인간자원과 기술자원의 윤택은 교육이 담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교육은 미래운명의 결정요인이다.산업화 시대인 20세기가 자원과 자본경쟁의 시대였다면 정보화 시대인 21세기는 「지식이 곧 권력이 되는」 두뇌경쟁의 시대인 만큼 그에 대비한 새로운 교육이념이 제시되고 교육의 내용이 본질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동안 역대정권에서 만들어진 교육개혁을 위한 여러 기구들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것은 분명한 문제의식과 개혁방향을 정립하지 못한채 기능주의적이고 단편적인 개혁안들만 제시한 탓이다.새로 발족한 교육개혁위원회는 그런 전철을 밟지 않도록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개혁방안을 제시해주기 바란다. 교육개혁의 기본방향은 다양성과 자율성의 제고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야 할것이고 교육제도 개혁은 이 원칙위에서 이루어져야 할것이다.그래야만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고 국제화시대의 국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교육제도라도 일선교단의 신바람 나는 참여 없이는 큰 성과를 거둘수 없다.따라서 교육자들의 사기진작과 교육환경의 개선을 위한 교육재정의 충분한 확보와 과감한 투자방안이 아울러 검토돼야 할것이다. 우리 교육의 문제는 잘못된 교육제도나 운영에서 비롯된 것도 있지만 부모들의 왜곡된 교육열,경직된 직업관,취업과 임금구조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얽혀 이루어진 것이기도 하다.그러므로 교육개혁은 사회공동의 노력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교육개혁은 근본적으로 사회개혁 내지는 국민의식개혁의 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하는 이유이다.5일 발표된 교육개혁위원의 구성은 그런 점에서 좀 미흡하다는 느낌을 주며 보완강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 한강:하/생태계 복원… 자정력 키워야(서울 6백년 만상:6)

    ◎분류하수관·수중보 득보다 실이 많아/라인강처럼 자연과학방법 총동원을 수천년동안 우리를 지켜온 한강.그러나 한강은 지금 베푸는데 한계를 느끼고 있는 듯하다.낚시와 수영하는 기쁨을 잊은지 이미 오래됐고 식수를 주는 일 또한 예전과 같지 않다.이 모두 한강이 지칠대로 지쳐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강의 상처를 치유해준 기억은 별로 없다.우리가 한 일은 그저 버리고 쏟아붓고 더럽히고 그대로 방치한 것이 고작이다. 지금 한강은 운명의 기로에 서 있다.새롭게 탄생할 것인지의 여부가 판가름 나는 중요한 시점인 것이다. 우리는 한강을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야 할 것인가. ○수질개선 노력 지속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은 논쟁이 한창인 오염된 식수원을 맑게 하는 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지금까지 숫하게 들어왔던 분류하수관증설 및 정수장의 수질관리체계 개선과 폐수방류금지등 임기응변적인 대책은 오염수치를 놓고 승강이를 더해줄 뿐이다. 미래학자나 환경분야 전문가들은 한강살리기에 대한 궁극적인 목표가 바로 한강을 포함한주변 생태계를 되살리는데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수질오염에 대한 대응개념 이상의 내용이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생물학·생화학·미생물학·물리학·기후학·지질학등 모든 자연과학의 총체적 개념이 동원되어야 가능한 목표치인 것이다. 상수원 보호지역을 단순히 묶어 놓는 상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그 지역을 대상으로 물이 정화될수 있도록 동·식물을 이식,번창시키며 강변유역을 시멘트로 막아두지 말고 자연 식생물이 자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가꾸는 종합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 한복판에 자리잡은 강으로서 한강보다 더 많이 오염됐다가 이같은 생태계 보호대상으로 돌봐지고 있는 강은 많다.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한복판을 흘러가는 라인강이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라인강의 오염회복은 복잡한 과학기구를 동원한 것이 아닌 강변의 둑을 허무는 아주 단순한 것에서 시작했다. ○갈대숲 조성 효과 생태계를 무시한채 콘크리트의 강둑과 운하를 만들면서 주변의 동식물은 물론 미생물까지 모두 사리진 죽은 강이됐다는 자각에서 출발했다.즉 강둑을 헐어 물이 자연스럽게 넘나들게 한다면 넘친 곳에는 흘러간 물이 나름대로 지류를 만들고,지류가 완만히 흐르면서 배후 습지를 조성한다는 것이다.이렇게 되면 자연히 유속이 줄고 수생식물들이 자라며 이내 자연의 자정·회복능력이 강화돼 「자연」이 되살아날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전제가 되는 것은 물이 왠만큼은 깨끗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 하고있는 수질개선 노력을 그만두란 말은 결코 아니다. 이 계획은 유럽의 대표적인 환경단체인 WWF(세계야생동물재단)이 지난 63년부터 부르짖어 이미 실행에 옮겨진 것이다.우리와 비교해볼 때 환경보호 목표와 방법이 근본적으로 다른 것을 느낄수 있다. 결국 인공적인 모든 것은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고 고도의 자연환경보호책은 다시 자연의 상태로 환원하는 것이란 말이된다. 한강에 인공적으로 설치했다가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많다.방수시설이 안된 분류하수관이 폐수를 스며나오게 하는가 하면 수위조절을 위해 만든 수중보는 갈수기때 수질오염을가중시키고 오물질이 보 아래 쌓여 물고기를 집단폐사케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근본대책 아쉬워 반면 긍정적인 계획이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한강철교와 반포대교에 이르는 공원부지 주변과 동작대교와 한남대교 사이등 4곳 13만7천㎡부지에 조성한 갈대숲이 바로 그것이다.갈대는 다른 식물이 자라기 어려운 조건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생존할뿐 아니라 그 뿌리로 인해 토양의 자정능력이 높아지고 주변유역을 생기있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리의 한강은 지금 이같은 고도의 대응력을 지닌 보호대책을 필요로 한다.하루 아침에 깨어나 마련되는 그런 단편적인 수질관리 대책이 아니라 진정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한 근본적인 대책만이 우리 민족의 젖줄인 한강에 다시 생명력을 불어 넣을수 있을 것이다.
  • 노모의 반란(외언내언)

    고려장이 있었다는 시절의 이야기.깊은 산속에 자신을 버려 두고 가는 아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노모가 나뭇가지에 지나온 길을 표시해 놓았더라는 것이다.부모의 자식사랑은 그런것.「불면 날까 쥐면 꺼질까」「금지옥엽」「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한다」는등의 속담도 있다.맹목적이고 절대적인것이 부모의 자식사랑이다. 자식의 부모공경 또한 극진했던것이 우리 전통사회의 아름다운 풍경이었다.미국의 문화인류학자 마거릿 미드가 한국을 찾았을 때 노인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한국을 꼽았을 정도로. 그러나 이제 한국은 더이상 노인천국이 아니며 부모의 맹목적인 자식사랑도 바뀌어 가고 있는듯싶다.『한 집안에서 아들 며느리는 1등가족이요,손자는 2등가족이고,노인들은 개나 고양이와 함께 3등가족 취급을 받는다』는 노인들의 자조적인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지 오래다.심지어는 「효도관광」을 빙자하여 노부모를 제주도에 모셔다 놓고는 도망쳐 버린 패륜의 자식들도 있다.여기에 자식을 상대로 한 노모의 부양료 청구소송이라는 새 소식이겹쳐진다.자식이 돌보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양료청구소송을 낸 가사재판이 3건이나 서울 가정법원에 계류돼 있다는 것. 마침 미래학자 대니얼 벨이 엊그제 KBSTV와의 신년대담에서 「세대간의 새로운 갈등」이라는 끔찍한 예고를 한 터.생물학적 기술혁명으로 의료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노령인구에 대한 의료서비스에 돈을 쓸것인가,젊은이들을 위해 다른곳에 투자를 해야 할것인가 선택의 문제가 생긴다는것이다. 오늘의 노인세대는 2차대전과 6·25전쟁을 겪는등 금세기의 가장 어려웠던 시대에 헐벗고 굶주리는 고난속에서 자녀들을 양육하고 교육시키느라 고생한 불행한 세대.문전옥답을 처분하거나 날품팔이 삯바느질을 해서라도 자녀교육만 잘 시키면 노후는 보장될것이라 믿고 모든것을 자식에게 투자한 세대다.그들의 기대가 여지없이 무너진데서 부양료 청구소송이 빚어진 것이지 대니얼 벨식의 「세대 갈등」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다.
  • “기초과학·신소재가 21C 원동력”/미래학자 대니얼 벨 전망

    ◎한국통일 5년내 이뤄지면 큰충격 없을듯/대학교육은 국가진퇴 가름… 과감한 투자를 미국의 사회학자이며 미래학분야의 석학인 대니엘 벨박사(74·하버드대 명예교수)는 10일 KBS­1TV가 신년기획시리즈로 마련한 「세계석학에게 듣는다」프로에 출연,서울대 김경동교수(사회학)와의 대담을 통해 「미래의 기술산업」이란 주제로 21세기에 한국이 선택해야할 문제들을 전망했다.벨교수의 대담내용을 요약한다. 경제나 기술,민주화의 정도 등을 포괄하는 세계문명의 중심이 서쪽으로 옮겨 간다는 설이 있다.경제의 경우 미국에서 태평양연안국가로 파급되는 것이 눈에 보인다.그러나 기술의 발달은 방향을 잡기 힘들지만 일단 하나의 기술이 개발되면 곧 세계로 확산되곤 했다. 예를들어 20세기 전반의 컴퓨터·통신·전자 등 물리학의 혁명은 독일에서,20세기 후반 생물학의 혁명은 영국에서 비롯됐지만 이렇게 시작된 과학기술은 모두 전세계로 급속히 확산됐다. 아시아 국가들엔 아직 상당한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민주화를 보면 일본의 경우 2차대전후에 유사민주주의체제를 유지하고 있고,한국은 그동안 군사정권이었다가 이제야 문민정부가 들어서 민주화에 노력하고 있다.중국은 독재국가이고 싱가포르 또한 강력한 1인 통치국가이다.따라서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아시아국가들은 민주주의실현을 위해 많은 문제들을 겪게 될 것이다. 미래의 사회상을 예측한다는 것은 흥미롭다.기술의 변천을 살피면 미래사회를 전망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결코 기술이 사회상을 결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기술은 사회변화를 재촉하는 동력일 뿐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등 아시아국가들은 지난 25년간 이 기술을 잘 이용해 왔지만 아프리카는 아직 이용능력조차 없다.따라서 중요한 것은 시대가 요구하는 기술의 변화와 기술혁명의 본질을 알아서 발전시키고 활용하는 능력을 키우는 일이다. 이제 막 일어나고 있는 기술혁명에는 2가지 속성이 있다.하나는 이론적 기초지식의 발달이고 다른 하나는 신소재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20세기 물리학과 생물학의 진전은 전자·통신·컴퓨터등 산업을 발전시켰고 의학과 농업기술의 혁명을 가져왔다.또 합금이나 합성을 통해 만들어내는 신소재의 개발은 21세기를 이끌어갈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일단 기술이 개발되면 규격화가 필수적이다.그래야 세계로의 보급이 쉽기 때문이다.이런 기술은 노동력이 싼곳으로 이동하게 마련이다. 예를들면 미국의 섬유와 자동차산업이 일본으로 건너갔고 이제는 한국으로 이동하는 중이다.벌써 한국에서도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을 것이다.단지 일본이 새로운 기술을 한국에 건네주길 꺼려 갈등을 빚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한국에서도 섬유제품과 자동차가 규격화단계에 이른이상 이론적으로 이들 산업은 보다 노동력이 싼 태국이나 말레이시아쪽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산업구조를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바꾸면서 경제성장을 계속하려면 예를 들어 컴퓨터산업중 소프트웨어산업같은 것을 중점육성해야 한다.컴퓨터프로그램은 사회가 다양해질수록 그만큼 많이 필요해진다. 컴퓨터하드웨어를 중심으로 큰 IBM이 흔들리는 것은 미국내 2천여개의 작은 컴퓨터프로그램회사에 밀린 탓이다.이제 가능성있는 분야는소프트웨어밖에 없다. 산업구조가 변하면서 제조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대거 일자리를 잃고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직종이 생겨난다.변화의 시대에는 실업사태를 해결하는 문제와 특히 교육의 개선이 중요하다. 한국의 국민학교와 중·고생의 수준은 우수하다.그러나 대학에 들어가면 재정지원이 부족한지,교육기관이 관료화된 탓인지 중·고생때 실력이 산산조각나고 있는 것같다. 한국은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대학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좀더 늘려야 한다.과학기술은 이론적인 지식에 의해 발전되기 때문이다.멀지않아 한국의 교육당국도 대학교육구조에 관심을 쏟고 대학원교육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교육제도를 개선할 것으로 본다.미국을 강대국으로 만든 것은 연구활동이 활기찬 50여개의 대학덕분이다.이제 교육이야말로 국가의 진퇴를 가름할 잣대이기 때문에 교육에 대한 투자없이 국가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늘 그렇듯이 통일이다.동독의 경우 뒤를 받쳐주던 러시아가 붕괴되면서 별수없이 무너졌다.북한은 중국의 원조를받아왔다.그러나 최근 중국이 서서히 도움을 중단하는 바람에 북한은 고립되고 있다.북한이 더 고립된다면 그들이 갖고있는 무기는 아마도 핵밖에 없을 것이다. 또 어떤 방법으로 통일되느냐에 따라 한국의 민주화는 그 방향이 달라질 것이다.전쟁이나 분쟁끝에 통일되면 군사정권이 다시 들어설 것이다.독일처럼 흡수통일이 된다면 경제기반이 약한 북한을 돕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독일과는 달리 경제성장기에 있어 유리한 점이 많다.독일은 통일당시 경제침체기여서 동독의 유휴노동력이나 인플레를 해결하지 못했다.한국이 만약 5년내 통일을 이룬다면 그때도 여전히 팽창경제를 누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서독처럼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다. 한국통일에서 가장 큰 문제는 중국의 태도이다.중국은 21세기의 의문이기도 하다.특히 11억의 인구와 고도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중국은 등소평사후의 향방을 전혀 짐작할 수 없어 한국통일에 더욱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할 것같다.
  • 뉴스선택/스크랩/기사저장/읽어주기/전자신문 실용화 멀지않다

    ◎2천년대 정보혁명의 총아를 미리보면/잡지크기 PC수신기가 지면역할/지하철­기내등 어디서나 사용 가능/국내신문사의 컴퓨터 화상편집은 뉴미디어의 초보 연휴를 맞아 낚시터를 찾은 김대어씨는 잠시 낚시대를 놓고 휴식을 하며 가방을 뒤져 잡지만한 크기의 컴퓨터 플랫패널(휴대용 수신기)을 꺼내 든다.스위치를 켜자 「한라산∼백두산 관통로 개설」이라는 내용의 「통일신문」 1면이 나온다.스포츠팬인 김씨가 지면을 소개하는 1면 오른쪽 윗부분의 체육란에 전자펜을 갖다 대자 「백두산골리앗 한국시리즈 우승」의 표제아래 「오한방선수 역전 3점홈런」이란 소제목이 눈에 들어온다.기사를 다 읽은 뒤 「오한방선수」에 다시 전자펜을 대니 홈런치는 순간의 10초 남짓 생생한 디지털 컬러사진과 함께 오선수의 기록이 일목요연하게 펼쳐진다. ○종이·잉크 사라져 2000년 실용화를 목표로 지금 미국에서 한창 개발중인 차세대 전자신문의 가상 모습이다.이 가상현실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제3의 물결」로,하버드대 정보정책연구소 책임자 안토니오오틴저가 「컴퓨니케이션」(컴퓨터와 커뮤니케이션의 합성어)이란 표현으로 일찍이 예단했던대로 신문과 종이의 동거시대가 바야흐로 막을 내리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신문은 과거 뜨거운 아연판을 사용했던 고열식체계(Hot Type)의 제1세대에서 냉열식 체계(Cold Type)를 도입한 제2세대로 변화해왔다.그 뒤 70년대 후반 미국등에서 시작된 컴퓨터에 의한 시스템(CTS)을 제3세대신문이라고 한다면 컴퓨터와 통신위성을 이용한 전자신문은 제4세대신문의 전형적인 예로 꼽힌다.전자신문은 지난 82년 미국의 USA 투데이가 통신위성망을 통해 전국 14개도시에 같은 신문을 동시에 전송하면서 비롯됐다. 최근 들어선 국내 신문사들도 경쟁적으로 컴퓨터 온라인시대를 열어가고 있다.취재기자가 원고지 대신 노트북컴퓨터로 데스크에 기사를 전송하면 데스크는 컴퓨터화상을 통해 이를 편집부에 전송하는 방식으로 신문이 제작된다.한걸음 더나아가 하이텔이나 천리안등의 통신망을 이용,기사를 각 가정에 제공함으로써 독자는 신문이 아닌 단말기화면을 읽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기자들이 쓴 원고는 기사의 종류별로 고유 번호가 붙여져 중앙기억장치에 입력되며 독자들이 컴퓨터를 통해 출력시킬 때 조판,인쇄,배달등의 과정을 거치는 종이신문보다 3∼10시간이나 일찍 독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하지만 USA 투데이나 국내 신문사가 추진하고 있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전자신문의 초보적인 단계에 불과할 뿐이다. ○식당 예약도 거뜬 미국이 7년뒤 실용화한다는 계획 아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전자신문은 언제 어디서나 휴대가 가능할 뿐 아니라 기능도 상상을 뛰어 넘을 정도로 무궁무진하다.나이트 리더 정보디자인 연구소(IDL)가 개발중인 휴대용 전자신문은 독자들의 거부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편집면에서 기존 신문과 거의 차이를 두고 있지 않다.플랫패널은 가로 22㎝,세로28㎝ 즉 A4용지 크기의 얇은 판에 무게는 5백g 정도.1면 왼쪽에는 기사가 있고 오른쪽의 네모칸에는 경제,체육,날씨등 지면소개란이 표시돼 있다.읽고 싶은 분야의 네모칸에 작은 전자펜을 대면 기사가 화면 가득히확대되어 나타난다.기사뿐만 아니라 컬러사진,지도,통계표,삽화등도 들어 있다.또 기사를 스크랩하고 싶을때 전자펜을 화면 위쪽에 대면 플로피디스크에 자동으로 저장된다.신문을 읽을 여유가 없을 경우엔 컴퓨터가 마치 라디오처럼 소리내어 읽어주기도 한다.신문내용은 하루에 몇번씩 바뀌고 지나간 2주일치의 저장이 가능하다.기존 신문과 같이 지면 제약을 받지 않고 얼마든지 기사분량도 늘릴수 있다.사진은 디지털기술의 발달로 스냅이 아닌 10초 남짓 움직이는 디지털화면으로 나온다.광고도 기존의 신문과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식당광고의 경우 전자펜으로 신호만 주면 실내 정경과 메뉴가 나오고 신문 화면을 통해 예약도 할수 있다.배달문제 역시 간단하다.가정마다 설치된 리시버부스에 전자신문을 꽂아두고 아침에 일어나 보면 조간신문이 완전히 입력돼 있다. 신문을 여럿 구독하는 가정도 수신장치는 1개만 있으면 된다.길거리에서 석간신문을 사 보고 싶을 땐 자판기처럼 된 신문판매부스에 전자신문수신기를 집어 넣었다 빼면 새 기사가 입력된다.휴대용 전자신문은 기사를 유선이나 인공위성을 통한 무선으로 수신하게 되므로 배터리만 끼우면 비행기 안이든 전철 안이든 어디서나 읽을수 있다.IDL측은 실제로 2000년쯤이면 디지털화면의 선명도를 지금의 인쇄지면 수준으로 끌어 올릴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기능도 무궁무진 그렇다면 전자신문이 몰고 올 정보혁명의 파고는 얼마나 높을까. 연세대 김영석교수(신문방송)는 이 상황을 한마디로 『독보적 지위를 누려온 기존 신문의 최대 위기』로 표현하면서 『전자신문의 출현은 조만간 독자들이 정보를 얻기위해 기존 신문에 더이상 기대지 않을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신문은 라디오,텔레비전같은 전파미디어에 정보전달의 즉시성과 「보고 듣는 맛」에 있어 상당부분 자리를 내놓았지만 정보의 다양성과 심층성,그리고 「글로 읽는 맛」에 있어 여전히 우월적인 자리를 지켜왔다.하지만 전자신문은 신문과 같이 오락기능보다 정보전달기능을,또 정보의 다양성,전문성,선택성을 기본 특성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주장이다. 이와 달리 기존 신문이 전자신문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가장 강력한 매체로서 위치를 잃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많다.한국통신개발원 연구위원 정윤식박사는 『미디어발달사에서 뉴미디어는 기존매체와 기능분화를 통해 늘 공존의 길을 모색해 왔다』고 전제하고 『신문도 기술혁신을 도모함으로써 수용자 욕구를 충족하려 할 것』으로 전망했다.결국 전자신문의 출현이 기존 신문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해서는 견해의 차이가 있을수 있겠지만 분명한 점은 전자신문 시대의 도래를 막을수는 없다는 사실이다.이 때가 오면 기자들도 컴퓨터시스템을 의식한 입체적인 취재와 편집,고도의 전문지식과 분석력이 필요하며 기사분량도 더 길고 상세해져야한다. ○언론계에 대변혁 현재 미국신문들은 영업비용의 60% 가량을 종이­잉크값,인쇄­판매비용에 쓰고 있어 전자신문 개발을 소홀히 할수 없는 입장이며 더구나 뉴테크놀러지도 무섭게 발전하는 추세다.따라서 선진국의 경우 휴대용 전자신문이 실용화될 것으로 보이는 2000년쯤이면 제작,판매,광고등 신문산업을 둘러싼 제반 환경에 어떤 형태로든 새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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