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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장시스템에 맞춘 교육제도 바꿔야”

    “공장시스템에 맞춘 교육제도 바꿔야”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14일 “지금까지는 공장 시스템에 맞춘 교육이 이뤄져 왔다.”며 “‘혁명적 부(富)의 시대’에서는 예전과 같은 직업과 기술을 준비시켜서는 안 되므로 교육제도를 바꾸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토플러는 이날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산업자원부 주최 ‘부품·소재 신뢰성 국제포럼’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토플러는 기술적 변혁에 따른 사회·제도적 변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그동안 기술발전에 힘을 쏟아온 것처럼 모든 창의력과 인재를 동원해 사회와 제도를 바꿔가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동시에 이 과정에서 생겨날 수 있는 갈등요소를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창의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국경제와 관련,“한국은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에 비해 중국을 비롯해 외부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민감하다.”며 “외적 상황에 의존해 한국경제가 움직이는 것 같다.”고 ‘외부 의존도’를 지적했다. 토플러는 ‘10년 후 한국경제의 위험요인과 기회요인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즉답은 피했다. 그는 “경제에는 돈으로 지불하거나 돈을 받지 않으면서도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두번째 경제, 즉 비화폐 경제가 있다.”며 “이를 반영하지 않으면 미래를 제대로 예측할 수 없고 예측하는 데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그는 중국의 미래에 대해 “그동안 급속한 경제성장을 해온 만큼 위험요소로 갈등이 있을 것”이라며 “중국은 다른 어느 국가보다 ‘불안정’이라는 말을 두려워하고 있고, 현재 새 정부가 이에 대한 대처를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토플러는 북핵문제와 관련,“아시아는 주변이 핵으로 둘러싸여 있는 만큼 (미국이)강력히 대처하지 못하면 핵이 확산될 수 있다.”고 미국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토플러는 “북한이 기술발전에 힘을 기울이는 것처럼 보였으나 불행히도 그것은 핵기술로 세계를 위험하게 했고,6자회담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한국 등 주변국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토플러는 “미국이 북핵문제에 강력히 대처하지 않는다면 일본, 타이완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핵확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면서 “‘비핵(非核) 유지때 미국으로부터 보호받는다.’는 암시를 받아온 일본, 타이완 등이 ‘미국이 보호를 못해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이들 국가는 ‘우리가 굳이 핵을 개발하지 않을 이유가 있느냐.’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아시아에서 핵을 권장하는 결과를 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이용원 칼럼] 젊음이여, 철밥통을 걷어차라

    [이용원 칼럼] 젊음이여, 철밥통을 걷어차라

    어제 2007학년도 대입 수능시험 성적이 발표됐다.60만 가까운 대입 수험생, 그리고 학부형들은 결과에 일희일비하며 성적에 맞춰 응시할 대학·학과를 찾느라 고심할 것이다. 아울러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예년과 다름없이 사회에 나가 안정적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직업을 갖기에 얼마나 유리하냐에 둘 것이다. 우리사회에는 ‘철밥통’이라 불리는 직업이 몇 있다. 큰 사고만 안 치면,‘잘릴’ 걱정 없이 장기 근속이 보장되는 데다 급여 및 복지 수준이 이 사회의 평균치를 웃도는 직장들이다. 요즘에는 흔히 공무원·교사·공기업체 직원 등이 꼽힌다. 젊은이들의 철밥통 선호는 대학 진학에서부터 나타난다. 일선고교 교사들의 말을 들어 보면, 최근에는 연세대·고려대와 서울교대·경인교대(옛 인천교대)에 중복 합격한 여학생의 경우 서너명 가운데 하나를 뺀 나머지는 교대를 선택한다고 한다. 또 지난 10월1일 치른 서울시 지방공무원 7·9급 공채 필기시험에 10만명 가까이 응시, 경쟁률이 105대1에 이를 정도로 공무원 인기는 상한가를 누리고 있다. 청년실업은 갈수록 증가하고 힘들게 직장을 잡아도 ‘사오정’‘오륙도’의 덫에 걸려 허덕이는 이 시대에, 젊은이들이 직업의 안정성에 가장 큰 가치를 두는 것이 하등 이상할 건 없다. 그렇더라도 이 사회 젊은이들이 철밥통에 목 매는 현상은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교육대학이 연세대·고려대보다 뒤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물론 아니다. 교사·공무원이 다른 직종에 견줘 가치가 떨어진다고 말하는 것도 결코 아니다. 다만 사회 각 분야에 고루 진출해 발전의 동력이 되어야 할 우수한 젊은이들이 지나치게 특정 직역(職域)에 쏠리는 현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일 뿐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오늘의 철밥통이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회발전 속도가 미래학자의 예측보다도 앞서 나아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지금 철밥통처럼 보이는 직업이라고 해서 10∼20년 후에도 안정성이 유지된다고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법이다. 우선 인기 직종은 진입장벽이 높아졌다. 공무원 시험은 차치하고 교직만 따져보아도 교대를 졸업하면 바로 초등교사가 되는 시절은 끝났다. 지난달 실시한 초등교원 임용고시의 경쟁률은 1.95대1이었다. 교대 졸업생의 절반은 교사가 되지 못하는 것이다. 중등 임용고시가 10대1을 넘어선 지는 오래됐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공무원·교사가 되더라도 정년까지 안주하기는 힘들어질 것이다. 이 시대에 공무원 숫자가 느는 것은 특수상황일 뿐, 이웃 일본이 시작한 것처럼 우리에게도 공무원 숫자를 줄이는 일은 머잖아 올,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교직의 경쟁률이 갈수록 높아지는 까닭도 취학인구 감소에 따라 채용 인원이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급변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젊은이들이 교사·공무원을 택하건 남다른 직종을 택하건 미래는 어차피 가변적이다. 따라서 지금 인기 높은 직업에 연연하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발을 들여놓아야 한다. 그래야만 공부하는 게 즐겁고, 학업 성취가 쉬우며, 관련 직업을 잡기에도 유리해진다. 아울러 좋아하는 일을 해야 인생이 결국 행복하다. 젊음을, 작고 폐쇄된 철밥통 안에 우겨넣고 만족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 자신의 재능을 믿고 노력해 경쟁력을 길러라. 그 경쟁력이야말로 진짜 나만의 철밥통이다. ywyi@seoul.co.kr
  • [씨줄날줄] 제4의 물결/우득정 논설위원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1980년 출간한 ‘제3의 물결’에서 제1의 물결인 농업혁명은 수천년에 걸쳐 진행된 반면 제2의 물결인 산업혁명은 300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제3의 물결인 정보화혁명은 수명이 20∼30년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 출간한 ‘부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에서 ‘다가오는 제4의 물결을 준비하라.’고 권고했다. 그는 정보화의 진전으로 정부와 기업, 비즈니스의 개념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제4의 물결에 편승해 혁명적인 부를 창출하려면 시간과 공간, 지식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시공 개념에 따르면 기업은 제3의 물결을 넘어 제4의 물결을 헤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반면 관료사회와 교육제도, 노동운동은 제2의 물결에, 정치나 법률은 아직도 제1의 물결에 안주하고 있다. 여기에서 ‘속도의 충돌’이 발생한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기술 발전과 고령화는 거역할 수 없는 대세”라면서 20대까지의 교육으로 평생을 버티는 것은 불가능해졌다고 단언한다. 그래서 강조되는 것이 ‘생각의 혁명’이다. 나이라는 기존의 잣대를 버리고 평생에 걸쳐 끊임없이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라는 얘기다.1973년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에사키 레오나 교수 역시 여든을 넘긴 지금에도 ‘창조적인 사고’와 ‘도전’을 역설한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21세기의 주도권은 한 국가가 인적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활용하느냐의 총량에 따라 판가름난다. ‘4조3교대’ 근무제로 평생 학습체계 구축을 근간으로 하는 유한킴벌리의 ‘뉴 패러다임’운동이 포스코의 모든 협력업체들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줄어든 노동시간 25%를 근로자들의 인적개발로 돌려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인다는 접근방식이다.2004년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이러한 패러다임을 제창하고 나서자 제2의 물결에 머물고 있는 관료사회에서 엄청난 반발이 일어났다. 네트워크 구축 수준에 머물고 있던 자신들의 밥그릇이 위협받게 된 탓이다.‘속도의 충돌’에서 뉴 패러다임이 소멸될 듯 하더니 포스코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니 반갑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시론] 개인정보보호 없이 정보선진국 없다/임종인 고려대 정보경영대학원장

    [시론] 개인정보보호 없이 정보선진국 없다/임종인 고려대 정보경영대학원장

    연초에 피해자가 수백만명에 이르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던 주민등록번호 도용사건은 해당 업체에 대한 집단소송과 주민등록법 강화라는 결과를 낳았다. 나아가 개인정보 문제에 대한 인식 제고와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인프라가 갖춰지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한해가 저무는 지금 기업의 입사지원서 유출, 건강보험공단 개인정보 유출, 서울대생 3만명 개인정보 노출 등 유사 사건이 잇따르는 등 개인정보호보에 관한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미래학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말한 “지식정보사회 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인프라는 신뢰”라는 말이 요즘처럼 절감되는 때가 없었던 것 같다. 개인정보보호와 관련된 문제는 이들 사건 자체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선 관련 법안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 현재 전자주민증사업, 전자투표사업, 통합 형사사법체계구축사업, 특정중범죄인 유전자감식 데이터베이스(DB) 구축사업 등과 병원 정보화에 필수인 건강정보보호법안 등 정부의 여러 사업과 법안이 개인정보보호란 공통된 문제에 부딪혀 있다. 많은 비용을 들여 추진한 이들 사업과 법안이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보호기본법이란 인프라조차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보호 수준에 대한 일관성을 결여한 채 시도하다가 결국 중단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전자정부사업과 ‘IT839’사업도 개인정보보호 문제에 부딪혀 더욱 시련을 겪지 않을까 우려된다. 흔히 우리나라를 IT인프라 선진국이라고 한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안 등 중요한 사회인프라가 결여된 상태에서 유비쿼터스사회의 최선진국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전자주민증사업을 예로 들어보자. 현재 사용되는 플라스틱 주민증의 위변조 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전자칩(chip)을 내장한 스마트카드 형태의 전자주민증 도입은 칩에 내장된 개인정보의 유출문제를 안고 있다. 이는 교통카드의 정보유출로 인한 이동경로 노출 등의 문제와는 비교도 안 되는 큰 폭발력을 갖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보안사고는 기술적 요인보다는 관리적, 제도적 실패에 기인한다. 미국은 의료정보보호법(1996년), 금융정보보호법(1997년) 등 분야별 정보보호법을 일찍이 시행하고 있다. 정보화에서는 우리보다 뒤졌다고 평가를 받는 일본도 2003년 개인정보보호법을 통과시키고 작년부터 전면 시행 중이다. 초국적 기업이 많은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제조를 넘어 선진국 서비스시장 진출을 통한 진정한 세계 강자가 되려면 정보보호에 대한 인식 변화와 투자증대를 통한 실천이 필수적이다. 정보보호분야의 학자들은 개인정보보호와 프라이버시 문제를 단기적 비용으로 생각하지 않고, 장기적 신뢰구축과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접근했을 때 기업의 가치와 지속 가능한 성장력을 높인다고 입을 모은다. 일례로 미국 증권감독위원회(SEC)는 기업의 지속가능 성장지수에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수치화해 반영하고 있다. 프라이버시 관련 인권단체들은 2003년 ‘NEIS 사건’ 이후 우리 사회의 개인정보보호 이슈 활성화에 기여해 왔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 문제는 개인정보보호법 등 법과 제도의 틀안에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만 한다. 개인정보보호 관련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말이다. 그래야 우리나라가 진정한 지식정보 선진국에 들어설 수 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경영대학원장
  • [길섶에서] 속도의 충돌/우득정 논설위원

    매일 얼굴을 맞대는 가족, 직장동료, 친구들과도 수시로 충돌이 일어난다. 가끔 나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그리고 대부분은 나의 속도가 미치지 못해 충돌이 빚어진다. 따라잡기 위해 부지런히 잰걸음질을 해도 그들은 항상 저 앞에 있다. 속도의 차이는 특히 노래방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최신곡이 경쾌하게 이어지다가 내 차례가 오면 어김없이 흘러간 뽕짝이다. 한순간 분위기가 썰렁해진다. 상대방의 얼굴에는 곤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올해 발간된 ‘부의 미래’에서 미래의 부는 시간과 공간 지식이 동시에 조화를 이뤄야만 창출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기업과 금융회사는 시속 100마일, 시민단체는 90마일, 가족 형태는 60마일의 속도로 바뀌고 있는 반면 노조는 30마일, 관료조직은 25마일, 교육시스템의 변화속도는 10마일에 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조직과 법률은 각각 3마일과 1마일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했다. 20대까지의 배움으로 평생을 버틸 수 없는 시대라고 한다. 당신의 변화 속도는 얼마인가.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기고] 문화,도시의 숨결과 힘이 되다/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

    일찍이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 ‘나의 소원’에서 이렇게 말했다.“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고,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김구 선생이 그랬듯이 문화의 힘과 그 중요성을 강조해 온 것은 동서양이 다르지 않다. 서양에서도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를 비롯한 많은 석학들이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제 문화는 21세기 공간 환경정책분야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도 한다. 유럽의 문화수도 프로그램이나 문화예술을 근간으로 한 도시재생이나 창조도시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기업도시, 행정중심 복합도시,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과 관련해 ‘공간’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문화정책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이같은 지역개발정책들이 자칫 규모·기능·효율 등으로 대표되는 외형적인 것에 치우치기 쉽다. 그러다 보면 획일적 개발이 추진될 수밖에 없고, 그것은 결국 문화가 빠진 반쪽 개발에 불과하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지역개발이나 지역균형발전은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특성을 유지·보전할 뿐 아니라 현대적으로 재창조해 지역전체의 특성을 살려나가는 것이어야 한다. 문화와 예술을 매개로 한 도시 활성화와 도시재생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외국의 사례들도 적지 않다. 다양한 문화시설과 문화정책으로 도시 활성화를 이룬 스페인의 빌바오시, 공공디자인정책 시행과 친환경 교통체계인 트램 도입으로 쾌적한 교통인프라를 구축한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이 그중에 하나다. 사용하지 않는 제분소건물을 아트센터로 만들고, 최고의 음향공학기술을 적용한 공연장을 조성해 도시를 재생한 영국의 게이츠헤드시도 눈여겨볼 만하다. 일본의 여러 도시도 마찬가지다.17년에 걸쳐 개발대상지역 주민들을 설득해 토지를 매입하고 문화예술을 주제로 재개발한 롯폰기힐스, 역사문화경관을 보전하고 전통산업의 발전을 통해 도시를 재생해 나가고 있는 가나자와시 등이다. 이런 사례들을 살펴보면 몇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우선 국가가 아니라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주도로 추진된다는 점이다. 그것도 전체 지역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하고 획일적인 전개가 아니라, 문화와 예술의 특성이 잘 보전되어 있는 특정구역을 중심으로 주로 시행된다. 그리고 지역의 특성과 규모에 맞게 문화와 예술을 도입하는데, 이를 위해 주로 기존시설을 리모델링하고 프로그램의 작성을 통해 일상 생활공간과 문화공간을 연계하고 결합시켜 점차 공간을 확대하면서 전개해나간다. 또 하나의 특징은 해당 지역의 문화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경관과 환경의 조성을 위해 도로포장 및 가로시설물에서부터 도시 스카이라인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디자인정책을 수립, 실시한다는 점이다. 문화관광부가 2005년 8월에 삶의 공간에 대한 문화적 질 제고를 담당하는 ‘공간문화팀’을 신설하고 여러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해 오는 취지도 다른 데에 있지 않다. 김구 선생이 강조한 것처럼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목표가, 모범이 되도록 정책적 뒷받침을 제대로 해보자는 것이다. 문화국가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부의 미래지향적 정책은 물론 시민사회의 지속적 관심과 뒷받침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
  • [CEO칼럼] 기업환경 변화와 감성경영/김영수 신창건설 사장

    [CEO칼럼] 기업환경 변화와 감성경영/김영수 신창건설 사장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선선해 졌다. 전국 곳곳을 수해로 물들인 폭우가 그치는가 싶더니 한낮의 폭염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듯 열대야까지 몰고온 여름 기운도 처서를 지나면서 서서히 수그러들고 있다. 제아무리 기승을 부리는 날씨도 계절의 변화 앞에서는 어쩌지 못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도 늘 한 곳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계속 변한다. 산업혁명과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급격히 발전해온 기술은 이제 정보통신과 정보기술(IT)의 혁명으로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맞고 있다.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그의 부인이자 역시 미래학자인 하이디 토플러와 함께 최근 ‘부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라는 신간을 내놓았다. 책의 원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토플러는 미래의 부는 대변혁을 몰고올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그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지식의 세 요소에 의해 미래의 부가 창출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그는 특히 미래의 새로운 지식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무용지식(obsoledge)’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의 많은 부분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진실에서 멀어져 결국 소용없는 지식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시간과 관련해 앨빈 토플러는 현재 세계가 직면한 변화의 위기는 ‘속도의 충돌’ 때문이라고 갈파하고 있다. 기업들은 ‘시속 100마일의 속도’로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고 있지만, 사회제도나 정책은 이에 따르지 못한다는 것이다. 공간적인 측면에서는 21세기의 부는 지식혁명이라는 ‘제4의 물결’과 함께 그 흐름이 아시아로 옮기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비단 토플러의 예견이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는 급격한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특히 정보산업과 IT 기술의 발달은 우리의 생활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국가나 기업환경 또한 마찬가지다. 이미 세계의 기업들은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치열한 정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가나 기업의 입장에서 잠시도 한눈을 팔기 어려운 시대가 온 셈이다. 앨빈 토플러의 지적처럼 이런 기업의 변화 노력에 비해 정부의 정책은 오히려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소비자들의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 기업들은 요즘 ‘감성 경영’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감성 경영은 기업에 또 다른 혁신과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감성이란 이성과는 대비되는 개념이다. 이성을 능력과 기술로 표현할 수 있다면 감성은 어려운 상황을 견디면서 남을 이해하고 함께 팀을 이루어 목표를 이루어가는 역량이다. 미국의 교육심리학자인 대니얼 골맨은 수백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업무에서의 성공요소 중 지능지수(IQ)는 20%, 감성지수(EQ)가 80%라 한다.EQ란 곧 감성 역량을 의미한다. 이처럼 감성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과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기업 경영자들도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감성을 기업 경영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미 몇몇 대기업도 감성 경영의 일환으로 직원들을 대상으로 문화 체험을 벌이는가 하면 문화 공간을 조성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감성 경영의 핵심은 남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배려해 함께 팀워크를 이루는 일이다. 앨빈 토플러가 얘기한 미래의 ‘새로운 지식’ 역시 문화와 감성을 바탕에 둔 지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김영수 신창건설 사장
  • [데스크시각] 북한은 핵실험을 하고야 만다/ 박정현 정치부 차장

    북한 핵은 늘 그런 식이다. 위기가 닥쳤다고 생각하면 어느새 타협이 이뤄졌고, 느닷없이 위기는 엄습해오곤 했다.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이후 13년동안 북한 핵문제는 위기와 타협, 그리고 위기를 되풀이해 왔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 조짐으로 위기의 먹구름이 또다시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김승규 국가정보원장은 그저께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50 대 50’이라고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결단만 내리면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는 말은 핵실험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듯하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북핵문제를 논의한 걸 봐도 그렇다. 핵실험 위기도 늘상 그래왔듯 드라마틱하게 타협국면으로 급반전될 수도 있다. 다음달 한·미 정상회담이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테고,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깜짝’ 정상회담을 갖고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는 일이 상상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타협과 위기를 오가더라도 북한 핵문제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북한은 언젠가 핵무기를 손에 넣으려고 할 것이다. 핵실험을 강행해서 핵무기 보유선언을 입증하려 들 것으로 본다. 북한 핵은 위기와 타협을 되풀이하면서 진화와 성장을 거듭해 왔다.1990년대에 영변 원자로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했느냐를 놓고 국제사회와 북한이 실랑이를 벌였으나, 북한이 확보한 플루토늄의 양이 40∼50㎏이라고 국정원이 밝혔다. 논란은 시간이 지나면 사실로 입증돼 왔다. 북한에 남은 것은 핵실험밖에 없다. 도박판으로 비유하자면 핵실험의 판돈이 가장 크다. 플루토늄 추출이나 미사일시험 발사는 판돈 키우기에 불과하다. 판돈을 키울 대로 키워놓고 북한이 핵실험을 포기할 리가 없다. 북한 핵이 협상용이라도 그렇고, 자위 수단이라도 마찬가지다. 핵무기를 갖겠다는 나라는 무슨 수를 써서 핵무기를 손에 넣고야 만다는 게 세계사의 교훈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그랬고, 이란도 미국과 유럽국가의 압력과 위협을 무릅쓰고 핵개발을 추진중이다. 약소국에서 강대국으로 도약케 하는 핵무기의 유혹을 떨쳐버리기 어려울 거다. 설령 못다 핀 ‘무궁화 꽃’이 되더라도 말이다. 김 위원장은 핵실험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듯하다. 김승규 원장은 “김 위원장의 결단만 있으면 실험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했다. 우려하던 핵실험이 현실로 나타나면 엄청난 후폭풍이 불어닥치게 된다. 미사일 발사의 위력이 폭풍이라면 핵실험은 쓰나미에 해당되는 파괴력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지형을 바꿀 것이다. 일본과 타이완이 핵무장을 하려는 핵 도미노 현상은 불보듯 뻔하다. 국제사회는 미사일 발사 이후 채택한 유엔의 안보리 결의에 비하기 어려운 정도의 대북 제재와 압박 방안을 쏟아낼 게다. 군사적 행동 방안도 거론될 것이고, 불안감을 느낀 국제자본이 외환위기 때처럼 썰물처럼 빠져나갈지도 모른다. 이런 후폭풍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겪을 홍역이다. 우리도 북한 핵에 대응해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올 수 있다. 이른바 핵주권이다.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으로 포기했던 핵주권의 회복이 이슈로 부상하는 일을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최신 저서 ‘부의 미래’에서 지적했듯 북의 핵무기를 ‘예물’로 바라보는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 통일시대에는 남한의 경제력과, 북한의 핵무기가 서로 보완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논리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논란과정에서 불거진 보수-진보의 논쟁과는 비교도 안 되는 논란과 혼란이 가장 무서운 후폭풍이다. 박정현 정치부 차장 jhpark@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혁명적 富의 시대가 온다

    미래의 부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누가 지배할 것인가.‘제3의 물결’‘권력이동’ 등 전작에서 농업혁명, 산업혁명, 지식혁명의 패러다임을 제시한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신작 ‘부의 미래’(원제 Revolutionary Wealth)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주제다. 토플러는 혁명적 부 창출의 요인으로 시간, 공간, 지식을 꼽는다. 경제와 사회 전반을 주관하는 심층기반으로서 이 세 가지 요인이 적절하게 고려돼야만 새로운 혁명적 부의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 먼저 토플러는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변화의 위기 상황이 속도의 충돌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기업은 시속 100마일의 속도로 혁신을 거듭하는데 정부와 관료조직, 정책과 법 제도는 3마일도 안 되는 거북이걸음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상호 충돌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공간의 확장도 필수 조건. 토플러는 지식혁명이라는 제3의 물결과 더불어 부의 주도권이 아시아, 특히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한다. 개인이 영향을 받고 미치는 공간이 이전과 비교가 안 될 만큼 넓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적인 경제 파워로는 승부를 낼 수 없으며, 세계를 넘어 우주 공간으로의 도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토플러는 또 지식혁명의 시대에 무한한 지식의 공급이 오히려 새로운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의 상당 부분이 점점 더 진실에서 멀어지고 있고, 모든 지식에는 한정된 수명이 있다는 점이다. 토플러는 이를 ‘무용지식(obsoledge)’이라는 신조어로 설명하면서 진실로부터 무용지식을 가려내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토플러는 해박한 지식과 명쾌한 통찰력으로 한국, 중국, 일본과 유럽, 미국 등 세계 각국의 문제를 부 창출 시스템과 연관시켜 명쾌하게 분석해낸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그는 시간의 충돌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는다. 대북 정책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점진적인 협상을 우려하면서, 한국이 속도 지상주의의 문화와 경제 그리고 신중하고 더딘 외교 사이의 모순을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따라 한국은 물론 북한의 미래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부의 혁명이 가져올 자본주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유형자산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자본의 의미 자체가 혁명적으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을 이해한다면 자본주의의 미래는 대단히 낙관적이라고 전망한다. 김중웅 옮김, 청림출판 펴냄.1만 9800원.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씨줄날줄] 차이와 차별/우득정 논설위원

    1996년 3월15일 일본 나가노 지방법원의 우에다 지부는 자동차 경적 생산업체인 마루코 게이호키사의 시간제 근로자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판결을 내렸다. 퇴직자 2명을 포함한 28명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동일한 노동임에도 정규직 근로자와 임금차별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차액에 해당하는 1억 4700만엔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재판부는 회사측의 공공질서 및 도덕 위반 책임을 물어 1466만엔을 지불할 것을 명령했다. 시간제 노동자의 생산성을 정규직의 80%로 산정한 것이다. 미국의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는 노동시장 경직과 정부 규제 등으로 정규직 1인당 평균임금의 25%가 규정 준수에 소요된다고 분석했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은 법정 비용을 줄이는 방편으로 임시직 채용을 늘린다고 했다. 그는 사람이 기업에는 자산이 아니라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02년 5월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한 비정규직 근로자 정의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에서 한시적·일일·파견·용역·독립도급·가내·시간제 근로자가 비정규직에 해당한다.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6526원으로 정규직의 70.5%다. 월평균 임금은 115만 6000원으로 정규직의 62.6%다. 정규직이 주당 4.7시간 더 근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조 가입여부로 따지면 시간당 임금은 노조가입 정규직, 노조가입 비정규직, 노조미가입 정규직, 노조미가입 비정규직 순이다. 업체 규모별로는 대규모 사업장 정규직, 대규모 사업장 비정규직, 중소 사업장 정규직, 중소 사업장 비정규직 순이다. 성별로는 정규직 남성, 비정규직 남성, 정규직 여성, 비정규직 여성의 순으로 성별 효과가 정규·비정규직 효과보다 더 크다.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의 가입실태를 보면 정규직은 63.8∼75.9%인 반면 비정규직은 34.5∼37.7%에 불과하다. 재계는 ‘차이’라고 주장하지만 노동계는 ‘차별’이라고 반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노동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 고용이 노동생산성을 8.9% 떨어뜨린다. 고용불안과 잦은 이직이 낳은 결과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앞서 ‘차이’와 ‘차별’,‘삶의 질’과 ‘비용’을 면밀히 따져볼 일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녹색공간] 물 한잔의 행복/김판기 용인대 산업환경보건학과 교수

    예쁜 아이들이 맑고 깨끗한 개울에서 물장난을 치며 웃고 떠드는 내용의 공익광고를 가끔씩 본다. 물은 마심으로 갈증해소를, 뿌림으로 깨끗함을, 흐름으로 즐거움을, 다시 비가 되어 내림으로 생명력을 선사하는 완전한 존재이다. 옛말에 돈을 물쓰듯 한다는 말이 있다. 물은 헤프게 쓸 수 있었던 대표적인 물건이었던 것이다. 지금은 물이 돈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수자원 쟁탈을 위한 전쟁이 날 것이라는 미래학자의 예측도 있다. 1960년대 말까지만 해도 마을 앞 개울물을 길어다 먹는 집들이 제법 있었을 것이다. 어느 틈엔가 그 개울물은 물항아리를 채우는 역할을 할 수 없게 되었고, 더이상 멱감는 아이와, 소금쟁이, 물방개를 찾아볼 수 없는 개울이 되었다. 낙동강을 시작으로 팔당을 비롯한 상수원의 수질이 점차 악화되고, 주변의 개발로 오염원이 늘어간다는 보도에 국민들은 불안해졌다. 굳이 실험실에서 분석하지 않더라도 물이 죽어가고, 생태계가 달라지는, 눈에 보이는 변화를 누군들 모를 리 없다. 최근 우리가 먹다 버린, 그래서 환경중으로 흘러 들어간 의약품이 먹는 물에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해열진통제, 강심제, 위궤양 치료제, 정신신경치료제, 심장병치료제, 설파제 등이 우리나라 하천에서 검출되고 있고, 이들 환경의약품에 의한 독성 및 위해성의 우려를 낳게 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한다.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약이 아닌 한잔의 물을 처방하는 의사가 코믹하게 그려진 외국 만화가 문제의 심각성을 희화화하고 있다. 게다가 어떤 의약품은 내분비 교란의 가능성도 있음을 학술 논문을 통하여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이 원치 않는 의약품을 항상 복용하게 되는 결과가 나타나는데, 의약품 칵테일을 마심으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독성영향은 하나 더하기 하나가 둘이 되는 경우보다 다섯 혹은 열(10)이 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환경부에서 환경의약품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금년부터 환경의약품오염 용역연구사업을 선정하여 조사하고 있다니 그 결과가 기대된다. 수일 전 강의를 위하여 서울시 상수도연구소를 방문하였다. 아리수(서울 수돗물의 이름)를 병에 담아 제공하고 있었다.2006년 서울시 수도사업특별회계 예산이 8000억원을 넘고 있고, 환경부의 하수도 수질관리 예산이 1조 8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아리수 수질검사 성적이 매우 우수함에도 전반적인 수돗물에 대한 인식은 크게 나아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수돗물에 대한 국민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것은 미지의 유해물질의 오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리라 본다. 과거와 달리 국민의 요구는 날로 높아져 현재 55개 검사항목으로도 부족하고, 더욱 높은 수준의 음용수 수질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설과 인력, 궁극적으로 예산이 늘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더구나 모든 국민이 만족할 만한, 믿을 수 있는 수돗물을 되찾는 일이 검사와 관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일부 국가기관의 노력만으로 이루어 질 수 없음은 자명하다. 선진외국이 시행하고 있는 것처럼 200여 검사항목을 추가하는 일만으로 수돗물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수 있을까? 깨끗한 물 한잔의 행복은 우리 모두의 몫이고, 이 행복을 위하여 노력해야 하는 사람도 우리 모두여야 하듯이, 환경의약품에 대한 국민 모두의 인식제고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 제도적 뒷받침, 관계기관의 협조 또한 절실하다. 일부 환경단체의 폐의약품 수거운동이 애처롭기만 한데, 환경의약품의 오염을 방지하는 해법을 놓고 오염배출자인 이익단체 간에 또 다른 이익확보를 위한 논리의 하나로 환경의약품 문제가 논의되고 있음이 안타깝다. 물 한잔의 행복을 위해 모르는 게 약이 아닌, 물 한잔이 행복약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아직도 환경의약품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는 오염배출자와 의약품 생산과 유통을 관리하는 기관들의 관심의 폭이 유연해지기를 기대해본다. 김판기 용인대 산업환경보건학과 교수
  • [책꽂이]

    ●경계를 넘는 여행자(지명관 지음, 다섯수레 펴냄) 전쟁과 혁명의 시대를 살아온 저자(전 한림대 교수)의 자서전. 저자는 해방의 날의 한 풍경을 이렇게 적고 있다.“…주어진 해방이라는 상황에 감사할 뿐이었다. 이미 교실에는 중국 동북부 만주에서 철수해온 일본인들이 거처하고 있었는데 우리는 교실 벽에서 ‘가미다나(神棚·집안에 신을 모셔놓은 감실)를 끌어내려 운동장에서 불태웠다.” 정주보통학교에 입학해 공산주의자인 정품인 선생과 인연을 맺었지만 이데올로기 문제로 결별한 일, 한·일협정 반대운동의 중심에 섰던 ‘사상계’를 창간한 장준하와의 인연 등을 들려준다.1만 2000원.●고백록(아우구스티누스 지음, 정은주 풀어씀, 풀빛 펴냄) 루소, 톨스토이의 ‘고백록’과 더불어 세계 3대 고백록으로 꼽히는 작품. 로마제국 말기 청년시절을 보낸 아우구스티누스는 서른 네 살에 세례를 받고 기독교로 회심하기까지 마니교, 회의주의, 신플라톤주의 등 만만찮은 사상적 여정을 거쳤다. 육체적 쾌락에도 흠뻑 빠졌다. 이 책은 그 젊은 날의 방황과 아름다운 구원을 보여준다. 기독교 사상의 핵심인 삼위일체 문제, 천지창조에 대한 해석, 예정설 등을 다룬다.9000원.●유럽의 폭풍, 게르만족의 대이동(페터 아렌스 지음, 이재원 옮김, 들녘 펴냄) 일반적으로 게르만족의 대이동은 훈족이 유럽에 침입한 서기 375년에 시작돼 롬바르드족이 이탈리아를 정복한 568년에 끝난 것으로 돼있다. 그러나 이미 기원전부터 북유럽에 살던 게르만족들이 척박한 환경을 피해 로마를 침략하는 일이 빈번했으며, 갈리아지방을 비롯한 로마제국의 영토에 정착해 동화된 부족들도 많았다. 이 책은 게르만족이 역사에 등장한 초기부터 서기 800년 프랑크 왕국의 샤를마뉴 대제가 신성로마제국 황제에 즉위함으로써 유럽이 탄생할 때까지 대략 1000년에 걸친 유럽의 초기 역사를 다룬다.1만 3000원.●일연을 묻는다(고운기 지음, 현암사 펴냄) 고려 충렬왕 때의 승려 보각국사 일연은 칭기즈칸이 몽골을 통일하고 황제에 즉위한 해인 1206년에 태어났다. 나면서부터 준수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의표가 단정하고, 걸음걸이는 소와 같고, 호랑이의 눈을 지녔다고 하니 예사 소년은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세상 밖으로 벗어나기를 꿈꿨던 소년은 고향 경산을 떠나 광주 무등산의 무량사로 들어갔다. 그리고 학문과 신앙을 두루 갈고 닦아 삼국유사라는 기념비적 대작을 남겼다. 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약소국의 비애를 절감한 13세기 지식인 일연의 일대기를 다룬다.1만 5000원.●스칸디나비아 국가의 거버넌스와 개혁(남궁근 등 지음, 한울아카데미 펴냄) 스칸디나비아 국가는 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 3국을 일컫는 말로, 보통 핀란드는 여기서 제외된다. 핀란드를 포함한 4개국을 묶어 북유럽국가(Nordic Countries)라 부르기도 한다. 이 책에선 국내에 널리 알려진 대로 핀란드까지 포함한 4개국을 스칸디나비아 국가라 부른다. 발트해와 북해 주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지난 20여년간 진행해온 거버넌스 개혁 사례들을 소개.2만 5000원.●인류의 미래사(워런 와거 지음, 이순호 옮김, 교양인 펴냄) 사회주의권의 몰락으로 전 세계가 극단적인 자본주의 체제로 뒤덮인 1995년부터 2200년까지의 역사를 다뤘다. 대부분의 미래학 책들이 과학기술문명을 중심으로 하는 것과 달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영역을 포괄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미국의 미래학자인 저자는 탐욕스러운 자본주의체제에 뒤이어 인류의 염원이 담긴 두 사회가 차례로 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1만 8000원.
  • [CEO칼럼] 조직문화 속 행복한 우리/서영태 현대오일뱅크 사장

    [CEO칼럼] 조직문화 속 행복한 우리/서영태 현대오일뱅크 사장

    ‘제3의 물결’ 저자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한국은 한 세대 만에 제1,2,3의 물결을 달성한 나라”라면서 “한국인과 한국 문화에서 받은 인상이 매우 강렬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나라마다 문화가 있다. 대한민국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문화와 정신이 있다. 우리 문화의 자랑거리는 전통문화만이 아니다.2002년 월드컵 때 보여준 독창적인 ‘대∼한민국 길거리 응원’은 2006년 월드컵 개최지인 독일에서도 채택한다. 미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인 슈퍼볼에서 소속팀 피츠버그를 우승으로 이끌며 MVP를 차지한 한국계 하인스 워드. 그는 한국 방문을 통해 대한민국 영웅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정작 그는 “엄마가 MVP”라고 하면서 어머니에 대한 진한 사랑을 숨기지 않았다. 필자 역시 이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은 바로 아들을 위해 헌신한 김영희씨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사연은 전국적으로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고, 모자(母子)에 대한 언론 보도는 훈훈한 감동을 전해줬다. 한국 어머니의 희생과 헌신이 가족의 의미가 옅어지고 있는 요즘 세태에 교훈을 전해주었기 때문이다. 이것도 한국 어머니의 가정(家庭) 문화다. 한 나라의 문화가 갖는 힘은 대단하다. 문화는 국가의 힘, 조직의 힘, 구성원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국가가 갖는 문화의 힘은 국경을 넘고, 세기를 넘고, 장르를 초월한다. 기업으로 눈을 돌려보자. 기업은 저마다의 조직 문화를 갖고 있다. 기업 나름의 조직 문화가 없는 곳은 없다. 그러나 어떤 조직 문화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기업의 경영환경이 같을지라도 조직 문화에 따라 일류 또는 삼류로 구분된다. 필자 회사는 7가지 핵심가치가 있다. 회사 사랑과 고객 사랑, 임직원 사랑, 주주 사랑, 투명 경영, 열린 경영, 사회 기여가 그것이다.7가지 핵심가치의 실천을 통해 성과지향적 문화, 인적자원 문화, 혁신위주 문화, 윤리경영 문화를 추구하고 있다. 핵심가치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 문화야말로 기업을 ‘지속가능경영 기업’으로 발전시킨다. 조직 문화의 경쟁력이 상실되면 조직은 정체에 빠진다. 그런 조직은 성과가 오를 수 없고, 변화와 혁신의식 또한 없거나 약하다. 어느 회사건 조직 구성원들은 매일 얼굴을 바라보고 또 부딪치며 업무를 수행한다. 일을 위해 상사와 선배, 후배가 모인다. 내가 아닌 남들이 함께 모여 경영성과 창출이라는 공동 목표를 지향한다. 이때 조직에 모인 사람들은 신뢰와 목표지향적 협력관계로 어우러져야 한다. 그것이 바로 조직 문화의 원천이 된다. 한국의 문화는 전체적으로 따뜻한 문화다. 냉정함과 개인주의에 물든 서구의 문화와는 확연히 다르다. 국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감성 경영도 이런 따뜻함 속에서 조직 문화를 키워가는 것이다. 취업 준비생이나 직장인들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호한다. 모든 기업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것이다. 꾸준한 성장을 일궈온 기업은 이에 걸맞은 조직 문화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비즈니스 서비스교육 컨설팅 전문가 이종선씨는 ‘따뜻한 카리스마’를 이렇게 강조했다.“따뜻한 카리스마가 뭐냐고 물어오는 사람들에게 나는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힘’이라고 말한다. 서로가 따뜻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면 세상사는 일이 편해진다.” 기업의 조직 문화가 따뜻하다면 성공적인 조직이다. 따뜻한 조직 문화, 그 속에서 성장을 일궈내는 주인공이 바로 조직 구성원이다. 따뜻한 사랑이 가득 넘치는 조직 문화에 있는 우리는 행복하다.
  • [코드로 읽는책] 메가트렌드 코리아/강홍렬 등 지음

    숨가쁘게 변하는 21세기, 미래에 대한 대비는 쉽지 않다. 그러나 미래를 읽지 못하면 개인과 사회, 국가의 발전은 있을 수 없는 법. 대한민국 미래의 흐름은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 정보통신정책연구원과 정치·경제사회학자들이 지난 3년간 머리를 맞대고 연구한 결과물을 담은 ‘메가트렌드 코리아’(강홍렬 등 지음, 한길사 펴냄)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예측하는 트렌드와 그에 따른 변화를 조망한 미래연구서이다. 메가트렌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 갈 것인지 알려주는 큰 흐름을 의미한다. 특히 급속한 지식정보화에 따른 정보기술(IT)의 역할과 영향력을 중심으로, 사회변동의 방향을 통찰한다.IT가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다양한 분야의 변화를 진단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20개의 메가트렌드를 화두로 뽑아 대한민국의 미래를 전망한다. 각 메가트렌드의 사회적, 경제적, 기술적 이유와 배경을 설명하고, 각각의 메가트렌드가 진행되면서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제시한다. 접속사회로의 전환, 양극화의 가속화, 신유목적 민주주의 출현, 창조적 파괴 등은 이미 우리 사회 주요 화두로 등장했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와 관련기관들이 분주하다. 네오(NEO)경제주도세력의 등장, 개인 중심의 기술, 자발적 참여의 증가, 작은 힘들의 전면적 부상, 경계의 소멸, 커리어의 복잡화, 디지털경제 패러다임의 등장 등은 미래사회에서 집단이 아닌 개인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되고, 그것으로 인한 패러다임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가늠케 해준다. 또 디지털기술로 인한 인간능력의 진화,IT가 대신할 수 없는 인간능력의 가치 증가 등도 눈여겨볼 만한 변화이다. 이와 함께 신중세적 국제사회로의 전환, 선진국으로서의 변모, 동북아시아의 다자주의화 등을 통해 국제사회의 변화를 예감하고 그 중심에 선 한국의 미래상을 그릴 수 있다. 굵직한 메가트렌드는 79가지 구체적인 미래변화 양상으로 이어진다. 화두별로 제시되는 상세한 변화의 양상들은 실생활에 곧바로 접목, 활용될 수 있는 정보로서의 가치가 있다. 특히 IT를 기반으로 각 영역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만큼, 각 분야가 통합적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강하게 전달된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1982년 그의 저서 ‘메가트렌드’를 통해 삶을 변화시킬 큰 물결을 10가지 키워드로 제시했다.24년이 지난 지금 그의 예측은 적중했고, 우리는 아직까지 그의 진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의 시각으로 ‘코리아 메가트렌드’를 조망할 때가 왔다.‘우리나라가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함으로써 내일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2만 2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메가트렌드 2010/패트리셔 애버딘 지음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메가트렌드(Megatrend)가 분명 존재한다. 이런 메가트렌드를 제대로 읽어 낸다면 다가오는 미래사회를 조금이나마 내다볼 수 있지 않을까. 메가트렌드란 10년 혹은 그 이상의 기간동안 개인, 사회, 세계적 삶을 형성하는 크고 중요한 방향성을 의미한다. ‘메가트렌드 2010’(패트리셔 애버딘 지음, 윤여중 옮김, 청림펴냄)은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메가트렌드를 끄집어 내고 있다. ●깨어있는 자본주의 저자인 미래학자 패트리셔 애버딘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는 기업을 중심으로 그 실상을 파헤쳐 미래에 다가가고 있다. 미국 기업체의 사원으로부터 조직에 이르기까지 영성(spirit)의 힘으로 운영되는 기업 활동을 다양하게 분석했다. 하지만 이는 기업에 국한된 변화가 아니다. 기업이라는 변화의 큰 줄기를 통해 그것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는 21세기 사회는 ‘깨어있는’ 자본주의로 전망한다. 현재와는 다른 자본주의의 모습이다. 사회·경제적 트렌드뿐만 아니라 영적인 트렌드 즉 내적인 트렌드가 자본주의를 새롭게 변신시킨다는 설명이다. ●영혼이 있는 기업의 승리 그는 현시대의 메가트렌드를 크게 7가지로 요약한다. 먼저 종교와는 다른 의미를 갖는 영성의 발견이다. 명상과 요가가 뜨고, 성스러운 존재가 비즈니스로 흘러 들어간다. 영적인 CEO들이 기업을 변화 시킨다. 또 새로운 자본주의의 탄생을 예고한다. 지금까지 자본이 단순히 이익에 집중했다면 앞으로의 자본은 주주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까지 배려하는 깨어있는 자본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타벅스. 자신의 상표를 전 세계에 알리는 한편 품질과 환경등을 상승시키는 커피 재배업자들을 우수 공업자로 인정한다. 이어 고액 연봉을 받는 카리스마적인 CEO들이 빠르게 사라지며 중간 계층이 부상한다. 지난 20세기는 중간관리자를 불필요한 존재로 보아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여겼으나 이제는 중간관리자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한다. 특히 영혼이 있는 기업의 승리를 강조한다. 기업이 이윤만을 추구한 결과 도덕성을 상실했고, 그로 인해 더 많은 비용이 소모되면서 많은 이들이 영적 가치의 추구를 통해 기업에 희망을 불어 넣고 있다고 밝힌다. 각 기업들이 자체적인 영성 센터나 영적 리더들을 기업 내부에 기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소비자도 바뀐다. 단순히 편리함을 추구하던 이들이 이제는 사회, 환경, 나아가 세계를 고려하는 깨어있는 가치를 추구하는 핵심세력이 된다는 설명이다. 요가, 명상, 용서프로젝트, 비전 퀘스트등 다양한 테크닉들도 메가트렌드의 한 흐름이다. 마지막으로 꼽은 메가트렌드는 바로 사회책임투자 시대의 도래다. 기업들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가치를 두고 있는 곳에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1만 5000원.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서울 이야기] (32) 지하철 문화

    [서울 이야기] (32) 지하철 문화

    많은 미래학자들은 미래가 신 보헤미안(New-Bohemian)의 시대가 될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신 보헤미안이란 사회적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예술적 기를 발산하고자 여기저기 떠도는 15세기 체코 보헤미아 지방의 집시들처럼, 어느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이곳 저곳에 떠다니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디지털 기술과 세계화가 결합한 지금, 세계는 신 보헤미안들로 급변하고 있다. 시장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다니는 사람들. 어디서든 어느 곳의 일이든, 무엇이든 처리하는 사람들. 그러기에 세계는 지금 ‘유목민의 시대’라 불린다. 21세기가 새로운 보헤미안이 지배하는 유목민의 시대가 된 것은 디지털 정보기술 때문이다. 인터넷에 연결된 랩탑 컴퓨터, 모바일 폰, 디지털 정보의 수신이 가능한 각종 정보기기와 디지털 영상 때문에 사람들은 어디서나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때문에 각국은 어떻게 하면 디지털 정보가 무리없이 수신되고 전송될 수 있는 지역을 만들지 고민한다. 디지털 네트워크가 언제나 지배하는 세계. 바로 디지털 유비쿼티스의 세계를 만들자는 것이 세계 모든 도시의 꿈이다. 꿈의 네트워크가 재림하는 디지털 유비쿼티스의 세계. 그런데 이 꿈은 이미 서울에 활짝 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서울의 지하철은 바로 그 현장이다. 이곳은 첨단의 네트워크가 지배하는 세계다.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멀티미디어 광고판과 각종의 영상정보기기들, 그리고 이동하는 잠시의 자투리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바일러와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디지털의 현상에서만 보자면 서울의 지하철은 유비쿼티스가 완성된 세계라 할 수 있다. ●지하철은 문화의 창이다. 서울에 지하철이 놓여진 건 1974년이었다. 청량리에서 서울역까지 10㎞구간에 단선으로 운행되던 지하철은 지금 8개 노선에 304㎞의 길이를 가진 세계4대 지하철로 발전하였다. 영국에 지하철이 처음 개통된 것이 1863년이다. 세계 최초의 지하철보다 110년 늦게 개통되었으나 불과 30년 만에 우리는 세계의 지하철을 따라잡았다. 서울의 지하철은 현재 37%의 수송분담률을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의 시민이 지하철을 이용, 서울과 수도권을 이동하고 문화를 보려면 지하철을 보라고 얘기한다. 지하철에는 그 나라 사람들이 자투리에 즐기는 문화가 있다는 얘기다. 그 수많은 사람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 그것이 서울의 상이자 이미지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그 나라의 여가와 생활문화, 일상이 남겨져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도쿄의 열차는 만화책을 보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일본 사람들의 일상에 만화가 얼마나 깊게 자리잡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들에게 만화는 생활인 것이다. 바로 이 사람들이 일본의 만화와 애니메이션 산업을 이끈다. 자투리 시간에라도 만화를 즐기는 사람들 때문에 일본은 튼튼한 시장을 형성하며 세계를 지배하는 경쟁력 있는 만화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뉴욕의 지하철은 ‘악명높은’ 낙서예술,‘그래피티’로 유명하다. 지하철역마다 지저분할 정도로 여기저기 그려진 낙서들은 그러나 현대 뉴욕 예술의 힘을 보여준다. 많은 예술가들은 지하철의 벽과 전동차를 화판 삼아 회화의 기초를 닦는다. 때문에 여기서 많은 작가들이 나온다. 현대 회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바스키야(J.M.Basquiat)는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는 그래피티로부터 시작하여 뉴욕 예술을 지배하는 선도자가 되었다. 아무리 지저분한 낙서라도 예술로서 받아들이는 시민들의 태도. 그리고 그로부터 다양한 예술을 만들어 내는 뉴요커들의 힘. 뉴욕이 파리보다 앞서 현대 예술을 실험하는 장이 되고 있다는 얘기는 이 그래피티로부터 나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이처럼 서울의 지하철도 서울의 문화와 일상, 생활의 단편을 보여주고 있다. 각종 휴대전화를 갖고 전화를 하거나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자. 그것은 바로 우리가 정보통신 강국이고 온라인 게임의 가장 큰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는 세계 1위의 휴대전화 가입률을 자랑하고 있고, 세계의 모든 게임업체들이 게임 출시에 앞서 시장 가능성과 버그 여부를 타전하는 베타테스트로 한국을 택할 정도로 가장 큰 게임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인터넷과 게임 분야에 있어 세계 최고를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뿐 아니다. 지하철은 멀티미디어 경쟁장이다.2002년 월드컵 이후 각종 멀티미디어 기기가 지하철에 보급되면서 서울의 지하철은 아웃도어 미디어(Out-Door Media)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아웃도어 미디어란 가정 내 있는 TV와 달리 집 밖에 있는 TV와 미디어, 즉 지하철과 도시 곳곳에 설치된 하이비전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이제 집 안에서 미디어를 즐기는 시대에서 집 밖에서, 그 모든 곳에서 미디어를 즐기는 나라가 되었다. 2002년 서울광장을 뒤덮었던 붉은악마의 물결. 그것이 바로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아웃도어 미디어의 힘을 보여준 것이다. 모든 기기는 진보하듯, 지금 아웃도어 미디어는 다시 테이크 아웃 미디어(Take-out Media)에 자리를 내 주고 있다. 위성파와 지상파 DMB 등 다양한 매체들이 모바일 폰으로 시민들의 일상에 자리잡는다. 지하철은 그 대표적 공간이다. 휴대전화로 TV를 보고, 디지털 정보들을 수신하며, 게임과 오락, 이메일 등을 체크하는 사람들. 이들이 바로 우리가 세계에 앞서갈 수 있는 이유를 보여주는 것이다. 도쿄의 지하철이 일본의 만화산업을 상징하고, 뉴욕의 지하철이 뉴욕의 현대예술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우리의 지하철은 우리가 세계에 앞서나가는 정보와 디지털, 영상의 강국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문화공간으로서 지하철 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 시민의 일상이 담겨 있는 지하철. 이 지하철을 문화공간화하자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나왔다. 그러나 그 꿈이 현실화 된 것은 2002년 월드컵과 관련해서다. 2002년 월드컵 개최와 더불어 뭔가 보여줄 것이 필요했던 서울시는 2000년, 정보와 미디어 도시라는 서울의 특징을 세계에 알려 줄 ‘미디어 시티 2000’(Media City 2000) 행사를 기획하게 된다. 도심 내 하이비전을 이용, 디지털 예술의 새로운 장을 보여주고자 했던 행사는 행사 진행상의 문제점과 도심 내 하이비전의 특성에 대한 몰이해로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행사를 준비하면서 지하철 역사 곳곳을 문화공간을 조성하기에 이른다. 광화문 갤러리는 당시 기획된 지하철 문화공간 중 하나다. 이후 지하철 문화공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호응이 높아지면서 서울시는 두 가지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하나는 광화문 갤러리와 같이 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충무로에 문을 연 활력연구소(현재 오!재미동)나 혜화역의 전시장이 대표적인 예이다. 다른 하나는 지하철 예술무대 개최다. 국내 및 해외 연주팀을 초청, 지하철 역사 및 전동차안에서 각종 연주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예술을 맛볼 수 있도록 한 이 정책은 시민들로 부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2002년과 2004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문화정책 중 가장 좋았다고 생각하는 정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시민들은 모두 ‘지하철 예술공간 조성’을 첫번째로 꼽았다. 멀리 있기보다는 가까이 있는 곳의 예술을 가장 우수한 정책으로 꼽은 것이다. 서울시는 향후 이 지하철은 점점 더 친숙한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려 하고 있다. 우선 지하철 문화공간을 확충하는 한편, 예술무대를 활성화시키는 주력하고 있다. 지금은 역사 내에 인접한 각 건물이 앞 다투어 지하철 공간과 연계된 예술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이 공간들을 예술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서울시의 주요한 정책이다. 이어 서울시는 좀 더 나은 지하철 문화를 만들고자 상업적인 것보다는 예술적인 광고물의 홍보공간으로 사용하려 노력하고 있다. 지금 서울의 지하철은 정보통신과 영상기술의 발전을 보여주는 동시에 서울의 상업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지저분할 정도로 지하철 공간을 뒤덮고 있는 상업적 광고물과 미디어는 지금 당장 철거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점점 공익적·예술적 용도로 사용되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서울의 지하철은 조만간 9호선 개통과 더불어 강남과 강북, 강동과 강서, 서울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광역철도망으로서 거듭날 예정이다. 시민의 모든 일상은 지하철로 연결될 것이고, 대중교통 우선정책으로 서울의 지하철은 자가용보다 더 매력적인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다. 지하철은 단지 교통수단이 아니다. 지하철은 그 시대, 그 나라, 그 도시의 문화를 보여주는 전시장이다. 사람들이 일상이 담긴 곳이고, 우리의 문화가 담긴 곳이다. 그러니 만큼 우린 서울의 지하철을 좀 더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예술과 미학이 담긴 매력적인 얼굴로 만들어야 한다. 서울의 지하철은 바로 서울의 얼굴이자 시민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라도삼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
  • [데스크시각] 다인종·다문화 시대를 내다봐야/박정현 정치부 차장

    미국의 유명한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 교수가 지난달 11일 9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을 무렵에 이민자들이 일으킨 프랑스의 소요사태는 마무리돼가고 있었다. 드러커 교수가 남긴 지식 격언 가운데 하나가 ‘미래는 현재에 이미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예측했던 옛 소련의 붕괴나 정보화시대의 도래같은 일도 정확한 현실 분석과 진단을 토대로 가능했다는 얘기다. 드러커 교수가 남긴 격언은 프랑스와 한국에서도 적용될 법하다. 프랑스 파리의 지하철이나 길거리에 앉아있던 노숙자들이 한때 낭만으로 비쳐졌던 시절이 있었다. 기자는 양복을 입고 출퇴근하던 회사원이 어느날 갑자기 노숙자로 전락하고 말았다던 프랑스인들의 얘기를 ‘선진국병’쯤으로 흘려들었다. 하지만 프랑스의 낭만이 냉혹한 현실로 우리에게 다가오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외환위기에 이어 불어닥친 구조조정의 한파는 회사원들을 서울의 지하도로, 공원으로, 산으로 내몰았다. 프랑스의 현실이 우리의 미래라는 점을 알아차리지도, 예측하지도 못했을 뿐이다. 프랑스의 소요사태도 어쩌면 노숙자처럼 우리의 ‘미래’일지도 모른다. 프랑스 소요사태의 주역은 북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의 2세인 젊은이들이고, 그 이민자들은 프랑스 경제가 활황이던 1960∼70년에 프랑스로 넘어와 프랑스인들이 기피하던 허드렛일을 도맡아왔다. 우리나라 제조업 근로자는 이미 외국인 노동자들로 대체된 지 오래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조선족을 비롯한 중국 국적 외국인은 25만여명, 필리핀·베트남·태국 출신은 10만여명에 가깝다고 한다. 세계화 추세에 맞물려 우리나라도 국적을 초월한 인구이동이 이뤄지면서 다문화·다인종 사회로 급속하게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외국인 근로자들이 겪는 차별문제나 인권문제는 시민사회단체나 제기할 뿐이고, 큰 사회적 관심을 모으지는 못하고 있다. 신혼부부 네 쌍 가운데 한 쌍은 국제결혼인 게 우리네 현실이다. 한국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결혼은 지난해 2만 5000건이다.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의 계약결혼 이후 프랑스는 저출산의 대명사로 불려왔지만 10여년 뒤에는 우리나라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급격한 저출산과 고령화 추세로 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적게 낳는 나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출산율은 1.1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치를 밑돌고 있어 국가적 위기로 인식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에 영국의 연금개혁 추진을 들면서 “2030년이면 연금이 고갈된다는 계산을 하지만 우리는 아직 국가계획으로 세울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나타낸 것도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연금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한 것이다. 우리가 선진국병을 뒤쫓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데도 정작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북아프리카 출신 노동자들이 필요없게 된 요즘에 프랑스인들의 생각은 ‘그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를 많이 낳는 그들이 사회보장금을 많이 타가면서 사회보장제도가 휘청거리고 있다는 프랑스인들의 생각은 프랑스인과 이민자 사이의 인종과 종교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프랑스 소요사태에 인권국가인 프랑스에서 톨레랑스(관용정신)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거나 파시즘의 부활이라는 등의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머나먼 남의 나라 일처럼 내놓는 진단들은 한가해 보인다. 외국인 문제에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북아프리카 출신 이민자와 2세들이 프랑스를 불태웠듯이 외국인 근로자들이 서울시내 자동차를 불태울 수 있다는 생각은 한낱 기우일까?프랑스의 소요사태는 하나의 현상에 불과하다. 우리에게 다가올 다인종·다문화 시대의 문제점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일은 빠를수록 좋을 것이다. 프랑스 소요사태 같은 일이 우리의 현실로 다가왔을 때에야 대책을 세우면 우리 사회가 지출하고 감당해야 할 비용은 너무 크지 않을까 싶다. 이것이야말로 프랑스가 주는 교훈이다. 박정현 정치부 차장 jhpark@seoul.co.kr
  • [발언대] 어머니 과학자에 박수를/남길수 KIST 생체과학연구부 선임연구원

    “어머님은 살림을 잘 하시나 봐요? ○○의 장래 희망이 ‘현모양처’래요.” 몇년 전 딸아이의 초등학교 담임선생님께서 내게 하신 말씀이다. 바람직한 희망사항이긴 한데, 왜 그런 희망을 갖게 되었을까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연구원 생활을 했고, 새롭게 발전해가는 과학적 지식을 따라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래서 딸아이는 늘 자기 곁에 없는 엄마에게 서운해서 자신은 아이들과 늘 함께하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나 보다. 그러던 아이가 중학생이 되어, 얼마 전 학교에서 나에게 직업관련 강연을 부탁받아 왔다. 연구원이란 직업에 대해 중학생을 대상으로 이야기해 달라는 요청인데, 엄마가 연구원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강의를 듣는 여학생들의 진지하게 반짝이는 눈망울이 나 자신에게 더 좋은 자극과 힘이 된 자리였다. 그 중 한 학생으로부터 자신의 희망이 과학자인데 그 꿈을 확고히하는 계기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감사의 편지도 받았다. 비단 나뿐만 아니라 모든 맞벌이 여성들의 최대 고민은 아마도 자녀교육에 대한 걱정일 것이다. 엄마의 많은 보살핌이 필요한 시간에 대부분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어 자녀교육상 중요한 시기에 함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들이 그런 어려움을 감수하며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역량을 발휘해 나가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의 출산연령 증가와 출산율 저하는 가정과 일을 병행하는 어려운 길을 택하기보다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하나라도 잘 해보자는 여성들의 심리도 한몫했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우리 아이들도 엄마의 직업 때문에 많은 부분을 혼자 해결해가며 성장해왔다. 오히려 그런 부분이 다행스럽게도 나의 우려와는 달리 자립심 강한 아이들로 자라나게 한 계기가 된 것 같다. 중학생 딸아이의 장래희망 중에 엄마의 직업이 해당되는 걸 보면 이젠 엄마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가 보다. 생체과학 관련 연구를 하는 나는 산소, 탄소, 수소, 질소 등 원자들로부터 성분과 구조변화에 따른 수만가지의 유기화합물 속에서 인간의 질병치료와 관련된 화합물을 합성하는 신물질 창조를 위해 연구한다. 특히 아직 미지의 세계로 알려진 뇌의 기능과 관련된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메커니즘을 밝혀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KIST의 비전21 과제 중 하나인 케모인포메틱스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앞으로의 사회는 과학과 지식중심의 사회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만큼 과학자의 역할이 중요시되는 사회가 될 것이다. 그런데도 과학을 다루는 이공계를 기피한다는 것은 미래 사회에서의 주역이 되기를 기피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앞으로 사회적 수요에 의해서 이공계 인력이 대우받게 될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미래 사회는 지구촌이 하나가 되는 글로벌 사회가 올 것이고 과학적 지식은 전 세계가 공통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자가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될 수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런 측면에서 기혼 여성과학자들은 미래 사회로의 준비에 완벽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미래 사회의 핵심 지식기반을 다지기 위해, 과학적 지식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자녀를 키워내는 일을 병행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려운 여건에서 꿋꿋하게 직장생활을 잘 영위하고, 자녀도 잘 키워내고 있는 어머니들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남길수 KIST 생체과학연구부 선임연구원
  • [발언대] 원자력 미래가치 올바르게 보자/변명우 한국원자력연구소 방사선이용연구부장

    미래학자들은 21세기에 인류가 에너지, 환경, 식량의 세 가지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화석연료의 과다사용에 따른 이산화탄소의 증가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한다. 또 이상기후현상은 폭우나 가뭄과 같은 엄청난 자연재해를 유발하고 있다. 환경문제는 결국 농업생산에 막대한 피해를 주어 인류의 식량부족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 에너지, 환경, 식량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인과관계에 있으며, 에너지 문제가 핵심이라 하겠다. 화석연료가 고갈되어가고 있지만 태양열, 풍력, 조력, 지열 등을 활용한 대체에너지는 인류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1%에도 못 미친다. 반면 원자력은 인류가 필요로 하는 막대한 에너지를 충족시킬 수 있으면서도 환경친화적이어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체수단이라 하겠다.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 세계 6위국이며, 일상생활에도 다양한 방사선 이용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병원의 X레이 촬영이나 방사선 치료와 같은 의료기술이 대표적이다. 인류가 생산한 식량자원의 20∼50%는 보존 및 소비과정에서 미생물이나 곤충 등에 의하여 손실된다. 이런 문제 대처에도 방사선이 이용된다. 식량증산을 위한 우량 품종 개발에도 이용된다. 생명공학에서는 생체의 생명현상 규명이나 생체분자의 구조 규명, 첨단 의약품 개발 등에 필수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공업분야에서는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의료나 예술공연 등에 사용되는 레이저도 사실은 방사선 이용연구의 결과이다. 고분자, 반도체, 전도체, 연료전지 등의 산업재료의 생산에 이미 방사선이 산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첨단 기술인 나노기술에도 방사선의 이용은 필수적이다. 이렇듯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은 에너지, 환경,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수단의 하나임과 동시에 21세기의 새로운 과학기술을 창출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유형무형의 성장동력이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은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며, 도전과 극복을 통해 우리 생활 속으로 들여놓아야 할 공존의 대상인 것이다. 변명우 한국원자력연구소 방사선이용연구부장
  • “검찰은 전형적 ‘정착민’ ‘유랑민’ 예술인 이해해야”

    김명곤(53) 국립극장장이 23일 대검찰청 포럼에 연사로 초청돼 구수한 입담으로 검사들과 검찰 직원들을 사로잡았다.이날 김 극장장은 ‘한국문화의 세계화’라는 주제로 강의하는 내내 적자에 허덕이던 국립극장의 경영혁신을 이뤄낸 경험과 전통문화에 대한 생각을 감칠맛나는 판소리와 섞어가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김 극장장은 “서울대 독어교육과에 입학해 연극반 활동을 하다 연극공연이 전경들에 의해 무산되자 사회와 역사, 예술을 고민하게 됐다.”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김 극장장은 국립극장장에 취임한 뒤 “어떻게 하면 전통문화를 현대화할 것인가.”를 고민했고 예술인들과 관료들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는 일이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정부지원으로 우리 판소리를 번역해 그 저작권을 외국에 파는 프랑스 국립극장을 예로 들면서 “화훼류에 종자전쟁이 있듯 문화에도 종자전쟁이 있다.”며 전통문화 보존과 세계화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이어 프랑스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의 ‘호모 노마드(유랑민)’ 개념을 설명한 뒤 “관료(정착민)와 예술인(유랑민)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는 문제는 국립극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변화하는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며 규율과 법칙을 따르는 전형적인 ‘정착민’인 검찰도 유랑민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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