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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D, 국가-기초 민간-응용 나눠 집중

    미래창조과학부로 통폐합될 것이 확실시되는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14일 오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배분과 조정 기능 강화 방안을 보고했다. 국과위의 핵심 기능인 R&D 예산 배분·조정 기능은 창조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미래부의 핵심 기능으로 공약에 언급된 바 있다. 이번 보고에서 조직 개편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도 포함되지 않았다. 국과위가 맡고 있는 기능의 중요성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과위는 국가 연구개발 투자를 2017년까지 5%로 확대하기 위한 방안과 이 중 기초연구 비중을 끌어올리기 위해 응용·개발 연구는 민간에 최대한 맡기고 정부는 기초연구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중점적으로 보고했다. 또 전 국민이 행복한 사회를 과학기술 중심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공공기술, 융합기술 분야에 대한 배분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과위는 정부출연연구소 개편 계획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되지만 기업이 주도하기에는 위험성이 큰 연구들을 출연연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현재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농림수산식품부 등으로 분산돼 있는 출연연을 하나로 통합해 미래부 아래에 두고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노령연금 20만원, 국민연금 아닌 세금으로 충당”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은 14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약 20만원) 지급에 대한 재원으로 국민연금을 건드릴 수 없고 세금으로 다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 대해서는 세금으로 연금 재원을 충당하고, 소득 상위 30%에 대해서는 직역연금(공무원·군인·교원연금)이나 국민연금에서 충당하면 된다”고 말해 소득 상위 30%의 경우 국가 지원금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기초연금이 ‘공적부조’의 형식을 갖췄지만 실질적으로는 소득 하위 70%만을 지원한다는 의미다. 그는 국민연금 개편과 관련해 “기초연금이 도입되면 국민연금의 경우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 방식의 ‘2층 구조’로 전환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재원 구조는 서로 달라서 기초연금은 세금이 재원이며, 소득비례연금은 가입자가 재원”이라고 설명했다. 나 의원은 또 지급 시기와 관련해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올해 당장 지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부조직 개편안을 마련 중인 가운데 16일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어 개편안에 대한 최종 조율 작업에 착수하며, 업무 보고가 종료되는 오는 17일 또는 18일에 정부조직 개편안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조직 개편안은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해양수산부 부활 ▲정보통신 생태계 전담조직 신설이 골간으로 현재 15부 2처 18청인 정부조직 규모가 18부 2처 18청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게 인수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인수위 업무 보고에서 새 정부 출범 즉시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일자리 로드맵’을 밝혔고, 외교통상부는 정상 외교 추진과 한·미 원자력협력협정 개정, 한·미 방위비 분담 특별 협정 등을 보고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MB때 정부조직 졸속 개편… 우정본부 등 소속 재조정 불가피

    정부부처와 산하기관의 ‘업무 미스매치(불일치)’를 해소하는 문제가 정부조직 개편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스매치가 생긴 원인으로는 5년 전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이뤄진 졸속 정부조직 개편을 꼽을 수 있다. 당시 부(部)의 수가 18개에서 15개로 축소됐으며, 문을 닫은 부의 기능과 산하기관 등은 업무 연관성이 떨어지는 부로 편입됐다. 이 과정에서 부처 이기주의에 기반한 ‘나눠 먹기식’ 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그러나 차기 정부에서 과거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를 각각 모태로 한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 정보통신(ICT) 전담 조직 등이 부활하는 만큼 재조정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지식경제부 산하 우정사업본부가 대표적이다. 전국 3600여개 우체국과 4만 4000여명의 인력을 보유한 거대 조직이다. 5년 전 정통부 폐지를 계기로 산하기관이던 우정본부를 민영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됐으나, 이후 유야무야됐다. 우편·금융·물류 등을 담당하는 우정본부에 눈독을 들이는 부처가 적지 않다. 우선 지경부는 우정청 승격 등을 앞세운 ‘사수’ 전략을 세우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보통신 전담조직이 우정본부를 넘겨받아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내무 기능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는 우정본부가 갖추고 있는 전국적인 조직망과의 시너지 효과에, 재정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는 우정본부의 금융 업무와의 연관성에 각각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상청과 특허청, 식품의약품안전청, 해양경찰청 등도 상급 기관이 바뀌거나 기능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 중 기상청과 특허청은 과기부가 없어지면서 각각 환경부와 지경부로 넘어갔다. 미래창조과학부로 넘어가는 게 유력한 이유다. 기상청 관계자는 “환경부는 기상청이 왜 존재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이해도가 낮다는 느낌”이라면서 “상급 부와 청은 업무 연관성은 물론 지향점도 같아야 하는데 (환경부와 기상청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식품 안전 업무의 향배에도 관심이 쏠린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맡고 있으나, 수산 업무를 해양수산부로 넘겨 줘야 하는 농림수산식품부로 이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식약청 관계자는 “식약청 조직이 의약품 위주로 조직이 짜여 식품 쪽이 소외됐다는 지적도 있다”면서 “조직이 둘로 나뉠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행안부의 새마을금고 감독 업무 등도 조직 개편을 앞두고 이른바 ‘감추고 싶은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부처 간 업무 재조정은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배치되는 사안인 만큼 난항이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부처 이기주의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조직·업무를 주고받는 ‘빅딜’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수위 관계자는 “각 부처에서 인수위에 파견된 전문·실무위원들을 통해 조직 개편 관련 내용을 국정기획조정분과에 건의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자유학기제·고교 무상교육 실현 중점

    교육과학기술부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교육·과학 공약 현실화를 위한 재원 마련 및 시행 계획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등으로 인해 차기 정부에서 조직개편이 불가피한 만큼 15일로 예정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최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아 정권 교체기의 업무 공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교과부는 일요일인 13일 오후 1·2차관 주재로 과장급 이상 간부회의를 열어 인수위 보고 내용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박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자유학기제와 고교 무상교육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교과부는 진로 탐색에 집중할 기회를 주는 자유학기제의 경우 지필고사 축소와 단계적 시행안을 마련했다. 해당 학기 전체의 지필고사를 전면 폐지하는 것은 학교 현장의 혼란을 일으키고,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진로 탐색 보고서 등 수행평가 비중을 늘려 일부 지필고사를 대체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실시 시기는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오는 3월부터 ‘중 1 시험 부담 완화 시범학교’를 운영하기로 한 만큼 교과부는 2학기에 전국 시범 학교를 지정하고 내년 1학기에 확대하는 방안 등 점진적 실시로 가닥을 잡았다. 고교 무상교육 역시 단계별 확대안을 마련해 보고할 계획이다. 2014년 도서·벽지 지역의 고교생의 등록금과 교과서비·학교 운영 지원비를 우선 면제하고,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순차적으로 전국 고등학교 1~3학년 과정을 무상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교과부는 고교 무상화가 완성되는 2017년부터 매년 3조 1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재원으로는 현재 내국세의 20.27%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율을 21.2%까지 높여야 한다고 건의할 계획이다. 다만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에서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복지 재원 확보 방안으로 겨냥하고 있어, 수용 여부는 불투명하다. 온종일 돌봄학교와 대입전형 간소화 등 다른 교육공약에 대한 의견도 마무리 단계다. 현재 전국 초등학교 1400여곳에서 오후 10시까지 운영되는 온종일 돌봄학교를 대거 확대하는 동시에 현재 유료로 운영되는 방과후 놀이·체험 프로그램 무료화도 검토 중이다. 대입전형 간소화는 수시모집은 학생부 및 논술, 정시는 수능 위주라는 당선인의 원칙을 기본으로 추진된다. 과학 분야에서는 조직 개편과 우주개발이 핵심 이슈다. 조직 개편에 대해서는 교육 파트에서는 기초과학 연구분야와 대학 지원 기능을 교육부처에 남겨 둬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고, 과학 파트에서는 두 기능 모두 미래부로 옮겨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정부 부처·산하기관 ‘업무 불일치’ 없앤다

    정부 부처·산하기관 ‘업무 불일치’ 없앤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상호 연관성이 떨어지는 정부부처와 산하기관 등의 ‘업무 불일치’를 해소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관계자는 13일 “조직 개편을 통해 기능 중복과 업무의 비효율을 걷어내야 한다”면서 “부처의 기능이나 산하기관을 재배치하는 것도 검토 대상”이라고 밝혔다. 특히 인수위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조직 개편의 기본 방향 등을 담은 초안을 1차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주 안으로 개편안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이 담당하는 공직기강 확립 업무는 총리실로 일원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작은 청와대’ 구상과도 맥이 닿아 있다. 지식경제부 산하 특허청과 환경부 산하 기상청 등은 신설 예정인 미래창조과학부 밑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해양부 산하 해양경찰청도 차기 정부에서 부활하는 해양수산부로 넘어가는 게 유력하다. 반대로 농림수산식품부는 해양수산 업무를 떼어 주는 대신 보건복지부 산하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담당하는 식품 안전 업무를 넘겨받을지 주목된다. 박 당선인이 먹거리인 불량식품 문제를 척결 대상인 ‘4대 악’으로 꼽은 만큼 어느 쪽으로든 관련 업무를 일원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경부 산하 우정사업본부에 대한 재배치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전국 3600여개 우체국과 4만 4000여명의 인력을 보유한 우정사업본부가 우편·금융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무부처가 바뀔 수도 있다. 행정안전부의 새마을금고 감독 업무 역시 금융회사에 대한 관리 체계 일원화 차원에서 다룰 가능성이 있다. 전국 1400여개 새마을금고의 수신고는 100조원이 넘는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CEO 칼럼] 정부조직개편 제대로 해야/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CEO 칼럼] 정부조직개편 제대로 해야/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대통령직 인수위가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인수위가 처리해야 할 일 가운데 정부조직 개편이 최우선과제라고 한다. 시대 여건이 변화하고 정부의 지향 목표에 따라 정책 우선순위가 달라져야 하므로 정부 조직도 변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부처를 개편하는 나라는 유례가 없다. 정부 조직 문제가 제기되면 공약이 되고 집권 후 개편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외국은 집권당이 바뀌어도 정부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설령 개편한다고 해도 크게 흔들지 않는다. 미국은 24년째, 일본도 12년간 지금의 조직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국가들도 변화가 거의 없다. 부처 명칭도 역사와 전통이 있다. 잦은 정부조직 개편은 큰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업무 안정성을 저해한다. 행정서비스를 받는 민원인들과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며, 국제화 시대에 대외협력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여 조직 개편과 부처 명칭을 바꿨다. 5년 전에는 의사결정속도를 높이고 유사기능을 통합한다며 대(大)부처로 개편했다. 그 결과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등 공룡부처가 탄생했다. 하지만 통합 전 부처의 실·국과 지방청은 그대로 존재하고 공무원 수는 크게 줄지 않았다. 내부갈등도 야기되고 인사 교류의 난맥도 가져왔다. 통합부처 차관은 형평성 차원에서 폐지 부처 출신을 앉혔다. 부처 간 관할 업무와 인원, 예산 불균형도 심하다. 부처통합으로 거대화된 일부 부처는 직원이 수천명인데 어떤 부는 이삼백명도 안 된다. 다른 형태로 조직을 늘린 사례도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기능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국민은 얼마나 될까. 교육과학기술부와 별도의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설치해 장관급 1명, 차관급 2명을 늘렸지만 실효성은 있었을까. 거대 부처는 장관이 업무 파악도 힘들 정도라고 한다. 부처 간 칸막이를 해소하고 부처 간 이견을 다룰 컨트롤타워도 필요하다. 대통령 당선인이 정부조직을 개편한다고 한다. 국민은 얼마나 정부조직 개편에 관심이 있고, 실제 어떤 혜택이 돌아갈지 잘 모른다. 국민 편익과 행정효율을 최우선해야지 명분을 앞세운 자리 늘리기나 업무 중복, 옥상옥의 감독 등의 조직 개편은 안 된다. 문제는 조직 개편을 앞두고 각 부처의 각축전과 로비가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과학기술과 창조경제 활성화를 전담할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실효성 있는 과학기술 개발과 일자리 창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창조경제를 구현할 획기적인 부처가 되어야 한다. 해양수산부 부활과 소재지에 대한 논란도 많다. 해수부 부활에 앞서 해양수산 업무가 잘 이뤄지지 않은 이유를 진단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그러자면 각 부처 공무원들과 유관인사들의 로비를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부처 내 조직도 잘 정비해야 한다. 국민의 정부 때에 규제 완화를 명분으로 직접 정책담당조직은 줄이고 총리실, 감사원 등 권력기관의 공무원 수를 늘렸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차관급만 55명이나 되는 검찰과 이에 상응하게 고위직이 많은 법원도 개편해야 한다. 국제화시대에 외국과의 업무 추진에 도움이 되도록 부처 영문 작명에도 신경써야 한다. 예를 들어 국토해양부를 ‘Ministry of Land, Transport and Maritime Affairs’로 했는데 외국인들은 Land가 어떤 기능인지 의아해한다. Maritime Affairs(해운항만)가 Transport(교통) 4개 분야 중 하나인데 왜 별도로 쓰는지 반문했다. 인수위가 민생, 탕평인사, 정치 쇄신을 반영해서 잘 정리하겠지만, 이왕 할 거라면 진정 국민을 위한 행정을 하고 세금도 아낄 수 있게 제대로 해서 정부조직 개편의 악순환을 끊어 주길 바란다.
  • 특허청 미래부행 유력… 기상청도 옮길 듯

    차기 정부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로 교육과학기술부 분리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 들어 소속 부처가 바뀐 외청들의 재배치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교과부 산하 기관들도 다시 분리되거나 조직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11일 교과부 등에 따르면 2008년 17대 정부 출범 당시 과학기술부 산하에 있던 기상청은 환경부로, 특허청은 지식경제부로 이관됐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에서는 현 위치에서 바뀔 가능성이 높다. 특허청은 현재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진행 중인 정부 조직 개편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 미래부 구상에는 지식재산권 경쟁과 창조경제 육성의 핵심인 ‘특허’가 포함돼 있다. 현재 환경부 산하인 기상청도 소속 이관 기대가 높다. 한 기상학자는 “환경정책과 기상은 현저하게 연관도가 떨어진다”면서 “재난재해 대비 등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연구개발(R&D) 담당 부처 산하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과부 산하 기관들도 역할 조정이 불가피하다. 5년 전 교육인적자원부와 과기부를 통합하며 한국학술진흥재단과 한국과학재단은 연구재단으로 통합됐다. 한국과학문화재단 역시 이번 정권에서 한국과학창의재단으로 이름을 바꿔 달면서 기존에 맡고 있던 과학문화 확산 이외에 수학, 과학 등 교육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교육과 과학이 분리되면 이 재단들의 기능을 어떻게 나눠야 할지도 과제다. 기능 배분은 미래부가 대학지원 업무를 가져갈지에 달려 있다. 대학 지원과 R&D를 모두 미래부가 가져가면 연구재단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대학 지원이 교육 파트에 남으면 연구재단에서 과거 학진 부분을 떼어 현재의 장학재단에 합친 새로운 재단이 필요해진다. 창의재단은 예산이 대폭 축소되고 기능면에서는 과거 과학문화재단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꼭꼭 숨은 인수위원 정부 개편 오리무중

    꼭꼭 숨은 인수위원 정부 개편 오리무중

    차기 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안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밑그림을 그리는 대통령직 인수위원들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위치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꼭꼭 숨은’ 이들 조직 개편 관련 인수위원이 조만간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더욱 궁금증을 낳고 있다. 정부 조직 개편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인사는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를 맡고 있는 유민봉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와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 등이다. 이 가운데 사실상 조직 개편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옥 교수는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인수위에 파견된 부처 공무원들도 파견 근무 사흘째인 11일까지도 옥 교수를 보지 못했다. 그만큼 정부 조직 개편안에 대한 보안 유지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의미다. 강 의원은 이날 조직 개편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등) 개편안에 대해 현재로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옥 교수가 어디 있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역대 인수위에서도 조직개편 담당 인수위원들은 외부 노출을 극도로 자제했다. 행정부 공무원들은 옥 교수 등의 행보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정부 부처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우리 부 업무가 다른 부처로 이관되는지 궁금한데, 인수위원들이 모습을 보이지 않으니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이르면 16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 신설 등을 내용으로 하는 조직 개편 시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朴 “미래부, 과학기술·창조경제 전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과학기술을 국정운영의 중요 기조로 삼아 창의성에 기반한 새 성장정책을 펼치겠다”면서 “새 정부가 신설하는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는 과학기술 정책과 창조경제 활성화를 전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과학기술이야말로 미래의 성장동력이자 희망으로,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도약시키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밑거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미래부 신설 의지를 밝혔다. 박 당선인은 또한 “경제위기라고 해서 기초과학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줄이면 우리나라 과학기술이 세계에 우뚝 서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면서 “공약한 바와 같이 총 연구개발(R&D) 비율을 높여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조성해 과학기술인이 마음 놓고 연구에 전념하도록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은 또 “이공계 출신으로 전자공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가난했던 나라를 일으켜서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길이 바로 과학기술에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시중 과학기술포럼 이사장은 “기다렸던 과학기술인 출신 대통령이 탄생했다”면서 “새로운 창의력으로 한국을 더 크게 발전시키자”고 화답했다. 한옥희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책임연구원도 “박 당선인 말처럼 국정운영에 과학기술이 중심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선규 대변인은 박 당선인의 이날 행사 참석과 관련, “박 당선인이 여러 신년하례회 중에서 굳이 과학기술인 행사를 찾아간 데는 이유가 있다”면서 “대한민국을 이 정도까지 오게 한 원동력이 과학기술이라는 점과 미래 성장동력으로 과학기술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기고] 융합인재교육(STEAM), 미래를 살아가는 힘/강혜련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기고] 융합인재교육(STEAM), 미래를 살아가는 힘/강혜련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2013년 최대 화두는 과학기술과 교육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헌정사상 첫 이공계 출신 대통령으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등을 예고하고 인수위원회에 교육·과학분과를 설치했다. 이에 따라 과학과 교육의 융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결국 시대가 원하는 융합적 마인드의 창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른 학문을 접목시키고 학생들의 자신감과 흥미를 증진시킬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얼마 전 발표된 TIMSS(수학·과학 성취도 국제비교 연구) 2011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듯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과학 성적은 최상위권인 반면 흥미도는 최하위 수준이다. 수학·과학교육의 혁신이 필요한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그동안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여주기 위해 융합인재교육(STEAM)을 추진해 왔다. STEAM 교육은 이론 중심의 과학과 수학에 기술·공학·예술을 접목한 교육으로, 학교에서 ‘즐겁고 재미있는 과학’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융합적 사고를 키워준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베인앤드컴퍼니의 보고서는 세계 경제를 이끌 8대 메가트렌드의 첫 번째로 ‘기존 제품을 더 좋게’ 만드는 소프트 이노베이션을 꼽았다. 과거의 기술혁신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발명에 가까웠다면, 미래는 기존 기술을 새롭게 해석하고 융합할 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역시 융합적 사고에 따른 결과물이다. 과학기술 지식과 상상력, 예술적 감성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이것이 바로 STEAM 교육이 강조되는 이유다. 2011년 처음 도입된 STEAM 교육의 성과는 교육 현장에서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창의재단이 실시한 ‘STEAM 효과성 분석’ 연구에 따르면 STEAM 교육을 받은 초·중학생의 과학에 대한 흥미도가 높아진 데다 이공계에 대한 진로 의향도 향상됐다. 학생들의 표현과 생각도 풍부해졌다. 자기주도 학습능력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교육의 내용과 방법의 변화가 과학을 배우는 학생들의 호기심과 열정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미래 우리의 경쟁력은 융합적 마인드의 창의적 인재를 얼마나 키우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와 창의재단은 STEAM 교육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근본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STEAM 교육 실천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수업을 내실 있게 이끌 교사들에 대한 지원이다. 교사들의 다양한 연수, 온라인 정보 제공, 체험형 워크숍 등의 실천적 노력이 강조된다. 비옥한 토양에서 건강한 새싹이 나오듯 미래형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학교 현장의 관심과 관련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최고의 자산이며, 과학기술이 곧 국가 경쟁력이 될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 아이들이 STEAM 교육으로 미래를 살아가는 힘을 키우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
  • [시론] 미래창조과학부 조직부터 창의성 발휘하라/이진수 포스텍 미래IT융합연구원장

    [시론] 미래창조과학부 조직부터 창의성 발휘하라/이진수 포스텍 미래IT융합연구원장

    새 정부의 골격을 마련할 인수위원회가 본격적인 업무에 착수했다. 새 정부는 과연 어떠한 모습을 보일까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궁금해하고 있다. 그중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부분이 당선인이 신설을 약속한 미래창조과학부에 관한 내용이다. 우리나라가 이미 기술과 산업의 여러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면서 더 이상 맹목적으로 쫓아가야 할 목표는 찾기 힘들어졌다. 필자는 창의성과 상상력을 갖춘 인재들을 양성하고 이들로 하여금 전혀 새로운 과학기술과 산업을 창출하도록 뒷받침해 주는 것과 이를 통해 새롭게 경제를 일으키고 활성화하고자 하는 것이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 배경이자 목표라고 이해하고 있다. 아직까지 명확하진 않지만, 이런 목표를 염두에 둔다면 미래창조과학부가 맡게 될 역할로는 기초과학, 응용과학 및 융합과학 등 창조적인 미래 선도 연구과제들을 들 수 있다.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미래사회 전반을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국가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기능도 포함된다. 또 학교, 연구소 및 산업체를 밀접하게 연결하는 융합형 연구공동체를 조성하고 활성화해 지구촌이 당면한 다양한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거창한 역할도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지식 생태계를 구축하고 보호하기 위한 제도 마련에도 나서야 한다. 성공을 위해서는 교육과학기술부의 과학기술과 대학교육 및 연구개발 지원 기능, 지식경제부의 정보통신과 신성장동력 및 기술정책 기능,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과학기술 예산 배분, 기획재정부의 장기전략 수립 및 연구개발 예산 편성 등의 기능을 전부 또는 일부를 가져와 흡수하는 형태로 구성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각 부처 간 갈등을 최소화하고 부처 고유의 정체성을 잘 확립하는 한편 서로의 사업 영역에 중복되는 부분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업무를 배분해야 한다. 말처럼 쉬운 문제는 아니다. 이 모든 과정에 앞서 필요한 것이 미래창조과학부 자체의 정체성 확립이다. 그냥 단순히 여러 기능들을 흡수 통합하여 운영한다면, 과학기술 중심의 국정운영을 이끌 핵심 부처가 되기 힘들다. 과학기술인들은 정보통신부가 경제 논리에 밀려 지식경제부에 흡수되고, 과학기술부가 교육부에 흡수되어 버린 지난 5년간의 과정들을 아직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억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과연 과학기술 중심부처가 될 수 있을 것인지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을 이유로 경제논리에 압도당하는 것은 아닌지, 교육 논리에 묻혀 과학기술은 다시 2중대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등 염려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희망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는 선진국을 속히 따라잡아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얽매여 창조보다는 모방, 혁신보다는 개선에 노력과 역량을 집중해 왔다. 이제는 모든 분야가 머리를 맞대고 짜내 창조적인 미래를 창출해 내야 한다. 한 가지 기술이나 분야가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수는 없다. 모두가 창의성을 발휘하고 서로 융합해 새로운 가치와 기술, 더 나아가 산업을 창출해 내는 것이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미래창조과학부가 존재해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의 가치는 창의성과 상상력, 혁신성과 자율성을 자연스럽게 추구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역량은 과학기술의 가장 중요한 요건이기도 한다. 부처의 정체성이 명확하다면 과학기술이 설 자리는 저절로 마련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미래창조과학부의 조직과 역할 및 사업 영역의 틀을 잡아가고 있는 분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부처의 탄생을 설계하는 사람들부터 미래창조과학부의 가치인 상상력과 창의성을 직접 발휘해야 한다고 말이다. 이들의 역량에 따라 부처 이름처럼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으니 말이다. 국가의 미래를 환하게 밝혀줄 멋진 청사진을 기대한다.
  • “거대 부처 만들어지면 현안에 치여 장기적 계획수립 소홀해지기 쉬워”

    “거대 부처 만들어지면 현안에 치여 장기적 계획수립 소홀해지기 쉬워”

    미래창조과학부 신설과 논란과 관련, 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사장은 10일 “거대 부처를 만들 경우 현안에 치여 장기적인 기획과 계획 수립에 소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0~2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전략이 초국가 경쟁 시대에 필요하다는 데는 동감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미래기획의 역할이 존중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기획재정부에서 거시정책에 근거한 장기전략 구상을 맡도록 돼 있지만 예산결정과 금융문제 등 발등의 불을 끄기 바빠 미래전략은 뒷전으로 밀리기 쉬웠다”면서 “현안에 연연하지 않고 보다 큰 틀에서 장기 전략을 구상할 수 있는 기능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통치자가 해당 부문의 역할을 인정하고 유명무실하게 되지 않도록 무게를 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직 개편을 공급자(정부 및 관료)가 아닌 국민이란 수요자 입장에서 보고, 서비스 만족도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하며, 조직의 안정성을 유지해 업무가 단절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전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설문에 응하신 분들(가나다순) 강문희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구민교 서울대 행정대학원 부교수, 권영근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 김광선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산학연협회 회장), 김종범 국민대 행정정치학부 교수, 김준모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신재인 에스앤티엘 회장(전 한국원자력학회장), 이종열 인천대 행정학과 교수, 이종원 가톨릭대 행정대학원장, 이름 공개를 거부한 기업 최고경영자(CEO).
  • “과학기술 또 홀대하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정부 조직개편 핵심 공약인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 신설과 관련, 과학계에서 반발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당초 공약과 달리 “과학기술이 또다시 홀대받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정부 조직 개편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부 조직 개편을 둘러싼 논란이 외부로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5년 전 조직 개편 과정에서 여성부와 통일부 등의 폐지 여부를 놓고 여성계 등의 반대가 거셌던 전례를 보면 이번 과학계의 반발로 정부 출범 초기 국정이 혼선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른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등 과학기술 단체들은 이르면 1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방문해 신설되는 미래부의 중점 업무가 기초과학 등 과학기술 분야가 돼야 한다는 의견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미래부는 현재 지식경제부의 연구개발과 기술 정책, 교육과학기술부의 과학기술 분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기획재정부의 장기 전략 수립 등의 기능이 합쳐지는 매머드급 부처가 예상된다. 과학계와 ICT계는 이명박 정부에서 사라진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가 사실상 미래부에서 부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정부에서 과기부가 교육과학기술부로 편입되면서 과학계는 기초과학이 홀대를 받아 왔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래부 신설 논의 방향이 기득권을 가진 경제·산업 부처에 의해 좌우되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과학·ICT계가 내부에서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향후 미래부가 과학기술 전담 부처가 아닌 이름만 바꾼 경제·산업 부처의 성격을 갖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업무 성격이 확연히 다른 ICT가 미래부에 포함될 경우 새 정부가 기대하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과실연 등이 지난 9일 긴급 현안 토론회를 갖고 대응책을 논의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강신영 전남대 응용화학공학부 교수는 “교육 현안 때문에 현재 교과부에서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과학기술이 중요한 이슈가 되지 못했는데 미래부가 신설돼도 이 같은 현실이 다시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은 “과학기술은 장기적, 정보통신은 중단기적인 성과를 추구한다”면서 “단기적인 현안에 집중하는 공무원에게 미래지향적인 과학기술은 소외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10명 중 8명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찬성”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에 대해 행정학자와 과학기술 전문가 10명 가운데 8명은 찬성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국가장기발전계획 및 과학기술 분야의 종합계획 수립과 함께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위상과 관련, 8명이 과학기술 등 관련 부처들의 업무평가 권한을 갖고 상위에서 통괄·조정하는 부총리급 선임 부처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국가장기발전계획의 수립을 미래창조과학부가 해야 할 가장 필요한 업무로 꼽았고, 과학기술 종합계획 수립 및 조정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 같은 결과는 서울신문이 10일 행정 및 과학기술 전문가 10명에게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 및 업무 정책 등과 관련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에 반대한 응답자 2명은 “교육과 과학의 시너지 효과를 반감시키고, 거대 부처가 만들어져 비효율 때문에 당초 취지가 퇴색하기 쉽다”는 이유를 들었다. “과학기술 관련 부처를 독립시키는 것에 찬성하더라도 국가전략 및 경제기획 업무를 거시경제 기능과 분리해 생각할 수 없으며, 이를 과학기술 공무원들이 담당하기도 어렵다”는 이유도 나왔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역할 및 기능과 관련해 “정책 및 미래기획과 업무집행 기능 둘 다 포함시켜야 한다”는 응답이 8명이었다. “정책기획과 예산 분배에 대한 권한을 갖는 컨트롤타워 역할만 하고, 실제적인 정책의 집행 기능은 기존의 각 부처에 맡긴다”란 설문에는 6명이 반대했다. “기획재정부(예산), 지식경제부(산업·응용부문 연구개발), 교육과학부(기초연구 및 산학협력), 고용노동부(일자리), 문화체육관광부(콘텐츠) 등의 여러 업무를 귀속 통합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7명이 찬성했다. 응답자들은 융합형 통합 부처를 선호한 셈이다. 그동안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이 교과부 3조원, 지경부 4조원, 연구재단 4조원 등으로 분산돼 있는 데다 통합된 전략 없이 각각 나뉘어 집행돼 중복 투자 및 비효율성이 심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교과부가 기초과학 연구에, 지경부가 생산기술 및 응용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한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원천 기술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도 못하고, 이를 통괄할 장기 전략 없이 표류해 왔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 때문에 통괄·추진할 일관된 전략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상위 기관 부재에 대한 반성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많았다. 지난 5년 동안 통괄·조정 기능을 위해 설치된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조정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유명무실한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이 같은 의견의 주요 배경이 됐다. 반면 “전체 연구개발 예산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은 기존의 각 부처 운영사업에 대한 전면적 재설계가 필요하므로 실행이 불가능하다”는 응답도 나왔고, “거시경제 업무와 분리한 국가전략 및 기획이 불가능하다”는 답변도 있었다. 이런 이유로 과학기술 담당 부서가 경제관료들의 하위 부서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기획 기능과 집행 기능 등을 가진 융합형 대부처가 탄생할 경우 과학기술부의 부활이 아닌 경제 부처에 과학기술 정책이 흡수될 수 있다는 우려다. 미래창조과학부에 필요없는 기능(복수 응답)에 대한 설문에는 ‘대학정책 개발’이 4명으로 가장 많았다. 대학정책을 교과부에서 분리해 과학 담당 부서로 옮기는 것에 대해서는 행정 전문가들의 반감이 높은 편이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새 정부, ‘MB위원회’ 간판 내린다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부 조직 개편 작업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각종 대통령·국무총리 직속 정부위원회에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신설된 위원회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 인사는 9일 “부처의 경우 조직 개편을 최소화하는 게 기본 원칙이지만 정부위원회는 새 정부 국정 철학에 맞춰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이명박 대통령 시절 신설된 국정과제위원회를 중심으로 없앨지, 조정할지 등을 한번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정과제위원회는 대통령의 비전을 제시하는 등 국정 운영의 방향타 역할을 하고 있으며 통상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 형태로 꾸려져 왔다. 현 정부 들어 신설된 국가경쟁력강화위와 국가브랜드위, 미래기획위,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 녹색성장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위원회는 현 정부의 색채가 강하게 반영돼 있는 데다 대선 과정에서 박 당선인이 현 정부와의 ‘정책 차별화’를 강조했던 만큼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빈자리는 박 당선인이 약속한 국민대통합위와 국민감사위, 기회균등위, 청년위 등이 메우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현행 사회통합위는 국민대통합위로 확대 개편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방분권촉진위도 박 당선인의 공약인 지방분권균형추진위로 간판을 바꿔 달 것으로 보인다. 또 사실상 행정기관처럼 기능하는 상설 행정위원회 역시 개편 바람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위 중에서는 대통령 직속 3개(방송통신위, 국가과학기술위, 원자력안전위)와 총리 직속 3개(공정거래위, 금융위, 국민권익위) 등 모두 6개가 핵심이다. 이 중 공정위를 제외한 5개는 현 정부의 조직 개편 과정에서 신설된 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권고에 근거해 만들어진 원자력안전위 외에는 모두 개편 영향권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미래창조과학부가 신설될 경우 국가과학기술위를 흡수할 수밖에 없다. 정보통신기술(ICT) 전담 조직이 들어서기 위해서는 방송통신위의 역할과 기능을 쪼개야 한다. ICT 전담 조직이 별도 기구 형태로 꾸려질지, 미래창조과학부·지식경제부·중소기업청 등의 관련 기관과 합쳐질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박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경제 민주화, 가계 부채 대책과 각각 연관 있는 공정위와 금융위 역시 업무 영역이 확대 또는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갈 길 먼 과학한국 응답하라 미래부

    갈 길 먼 과학한국 응답하라 미래부

    현 정부의 핵심 사업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좌초 위기에 놓였다. 부지 매입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등 앞날을 기약하기 힘들다. 과학벨트의 목표는 ‘기초과학 강국의 꿈을 이루고 성과를 이전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었다. ‘과학기술로 창조경제를 구현하고 국민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논리와 다르지 않다. 미래부가 과학벨트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9일 교육과학기술부 등에 따르면 올해 과학벨트 부지 매입비 700억원은 지난 1일 국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현재 과학벨트의 중심인 기초과학연구원은 대전 대덕단지의 한 민간 연구소에 세 들어 있다. 17명의 연구단장은 서울대 등 원 소속 기관에 머물고 있다. 중이온가속기 역시 건설 계획이 확정되지 못했다. 과학벨트에 2017년까지 5조 18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정부 구상대로라면 부지 매입에만 7300억원이 필요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과학벨트의 분원이 들어서는 대구와 광주 지역에 설치될 게스트하우스 등의 건설비를 교과부가 제출한 9954억원에서 2000여억원 삭감한 7773억원으로 조정하는 보고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해외 과학자를 유치해도 잠재울 곳조차 부족해진 셈이다. 과학벨트 구상에 참여한 한 교수는 “지자체와 정치권이 돈의 논리로만 벨트에 개입하고 시급하지 않다는 이유로 예산을 깎아 당초 구상은 찾아볼 수 없는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차기 정부의 입장은 모호하다. 박 당선인은 대선 기간 충청권을 방문해 “부지 매입 예산을 꼭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추가 예산 편성 역시 복지 현안 등을 감안할 때 장담할 수 없다. 미래부의 가장 큰 걸림돌은 성장 동력인 연구 개발(R&D) 투자 증가율의 추락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이날 “2011년 16.4%, 지난해 12.1%였던 민간 R&D 투자 증가율이 올해는 5.45%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R&D 예산 증가율도 2011년 8.7%에서 올해 5.3%까지 떨어졌다. 과학계는 ‘투자 없는 성장’을 과제로 받아 든 미래부가 과학벨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말뿐인 청사진보다 명확한 계획과 지속적인 실천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인수위가 정부조직 개편안 직접 짠다… 부처간 갈등 사전 차단

    이르면 다음 주말쯤 차기 정부의 조직 개편안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편안은 해당 부처의 의견을 수렴하는 ‘보텀업’(Bottom-up) 방식이 아니라,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직접 개편안을 짜는 ‘톱다운’(Top-down)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이는 조직 개편에 따른 불필요한 갈등과 혼선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8일 인수위 등에 따르면 개편안 마련을 위한 1차 ‘데드라인’으로 다음 주말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지난 17대 인수위에서는 2008년 1월 2~8일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은 뒤 같은 달 16일 정부 조직 개편안을 제시했다. 이번 인수위에서는 업무보고가 오는 11~17일로 예정돼 있어 5년 전보다 열흘가량 늦어졌지만, 향후 일정을 감안하면 다음 주까지 개편안 초안이라도 나와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한 관계자는 “늦어도 오는 20일까지는 개편안에 대한 내부 검토와 공청회 등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한다”면서 “개편안을 확정해야 관련 법률에 대한 개정 작업에 착수할 수 있고, 총리 및 장관 후보 등에 대한 인선 절차도 밟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처별 업무보고에서는 조직 개편 관련 내용이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필요한 경우로 한정해 별도 보고 형태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7대 인수위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조직 개편안을 놓고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인수위와 부처 또는 부처와 부처 간 갈등이 첨예화되기도 했다. 지난 17대 인수위 때의 한 인수위원은 “각 부처는 기능과 조직을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안을 제안할 가능성이 크고, 관련 단체나 기관을 활용해 인수위를 압박할 수도 있다”면서 “조직 개편 논의 자체를 무질서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 한 인사는 “지난 17대 인수위 때 불거졌던 정부 조직 개편 논란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면서 “혼선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편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박 당선인이 ‘정부부처 간 칸막이’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내세운 ‘정책 컨트롤 타워’의 형태에 가장 큰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경제와 복지 등과 관련된 부총리제도를 부활시킬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부총리제도는 박 당선인의 또 다른 공약인 책임총리제와 상충될 수 있는 만큼 대통령 직속 위원회와 같은 별도 기구 형태로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 정보방송통신(ICT) 등 신설 부처와 조직에 논의의 초점이 맞춰졌지만, 역으로 보면 기존 부처에 대한 축소 또는 폐지 문제가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예컨대 그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특임장관실 폐지 등의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원샷 개편보다 단계적 접근… 대량 감원보다 일자리 강조

    “과거 정부의 경험을 살려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정부조직 개편안이 가시화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박 당선인의 공약인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해양수산부 부활, 정보통신 생태계 전담조직 신설 등의 큰 틀에서 정부조직 개편을 논의 중이다. 원샷 개편보다는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없어진 조직이라도 좋은 점수를 받았던 사례는 적극 부활시키며, 경제위기라도 감원보다는 일자리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모두 과거 정권의 경험을 토대로 나온 접근법들이다. 단계적인 정부조직개편을 한다는 점에서는 김영삼 정부나 노무현 정부와 비슷하다. 이는 김대중 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정부 출범과 동시에 대대적인 원샷 개편을 추진하면서 피로감만 키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8일 “이명박 정부는 2008년 해양수산부,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를 폐지하고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를 통합하면서 혼란을 키웠고 국정목표 수행에 어려움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과거 정부에서 제 역할을 했던 일부 조직은 과감하게 되살릴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 있었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비슷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국가안보실이나 중앙인사위원회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회균등위원회 등이 이에 해당한다. NSC는 노무현 정부 때 외교·안보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사무처를 폐지하고 업무를 외교안보수석실에서 관장하면서 사라졌다. 공무원들의 인사를 담당하던 독립기구였던 중앙인사위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없어지고 행정안전부에서 공무원 인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박 당선인이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대규모 감원을 구상하지 않는 점은 김대중 정부의 사례를 참조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통령은 외환위기 뒤인 1998~2000년 국가 일반공무원을 단계적으로 10.9% 줄였다. 반면 박 당선인은 경찰 공무원을 2만명 늘리겠다고 공약했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가운데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에 2년 이상 종사한 사람은 단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세계 연구중심대학을 가다] (1) 독일 아헨공대

    [세계 연구중심대학을 가다] (1) 독일 아헨공대

    과학기술과 정보기술(IT) 기반의 일자리 창출 전략을 근간으로 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창조경제론’을 구체화할 방안의 하나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이 대두되면서 기초학문과 실용기술 연구가 동시에 가능한 대학의 연구개발 기능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서울신문은 국내 대학이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한편 국가 전략적인 연구활동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발전방향을 4회에 걸쳐 모색해 본다.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인 독일 아헨공대와 프랑스의 에콜 폴리테크니크 탐방에 이어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포스텍 등 국내 과학기술대학의 현주소를 돌아본다. 독일 중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작은 도시 아헨에 위치한 ‘RWTH 아헨공과대학’(Rheinisch Westfalische Technische Hochschule Aachen)을 지난달 중순 방문했다.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이어지는 겨울 내내 흐리고 우중충한 날씨로 캠퍼스 전체가 스산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학교 한가운데 위치한 종합건물 ‘슈퍼 C’에 들어서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연구소와 기업체의 인턴을 구하는 모집공고가 빼곡히 붙어 있는 벽면 앞에 1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겨울학기 시험이 끝난 뒤 실습을 할 기업체를 찾느라 분주했다. 이 대학 공학부 1학년에 다니고 있는 최요한(20)씨는 “학기가 끝나면 모든 학생이 연구소나 기업체에서 실습을 하게 돼 있어 한 학기 동안 배운 것을 기업현장에 직접 적용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9개 학부 106개 학과에 260개 연구소까지 갖춘 아헨공대는 한 해 6억 5800만 유로(약 9112억 6400만원)의 예산규모를 자랑하는 유럽 내 최대 규모의 공과대학이다. 재학생의 42% 이상을 차지하는 공대가 주축이지만 의대, 인문대, 사회대도 있는 종합대학이다. 독일 기업체 임원 5명 가운데 1명은 이 대학 출신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엘리트 양성소다. 아헨공대의 저력은 활발한 산학협력을 바탕으로 한 실용학풍이다. 2007년 독일정부가 엘리트대학 육성을 위해 시작한 ‘엑설런트 이니셔티브’(Exzellenzinitiative) 프로젝트에 선정돼 지난해까지 모두 1800만 유로(약 249억 2800만원)에 달하는 재정을 지원받기도 했다. 세계 최대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셰의 전 회장 벤델린 비데킹과 우도 로슈 메르세데스 벤츠 아시아 지역 부사장은 이 대학 기계공학과 출신이다. 국내에서는 1968년 이 대학에서 기계금속 석사학위를 받은 고 허영섭 녹십자 전 회장이 2002년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아헨공대를 대표하는 원로자문회의인 명예 세네터(Ehrensenator)로 임명됐다. 브리타 피엘 국제협력처 국장은 “강의실에서 기초학문을 가르친 뒤 학생들이 직접 산업현장에서 기계를 만지고 기술을 개발하는 실습을 하게 하는 것이 수많은 CEO와 연구진들을 배출한 아헨공대의 저력”이라고 말했다. 아헨공대는 공학부 학생들에게 디플롬(독일대학 학위)을 따기 전 10학기의 기간 동안 최소 6개월 이상의 기업체 실습 경험을 의무화하고 있다. 학생들은 대학 연구소나 기업체에서 인턴경험을 쌓고 이곳에서 배운 기술과 실용학문을 보고서로 내야 한다. 특히 아헨공대에 입학을 원하는 신입생들에게도 최소 2개월의 현장실습 증명서와 보고서를 요구하는데, 이는 자신이 전공할 학문이 적성에 맞는지와 대학을 졸업한 뒤 실제 산업현장에 뛰어들 자신이 있는지 판단하기 위한 기회로 활용된다. 산학협동 연구단지는 아헨공대의 실용학풍이 실제 상품과 기술로 만들어지는 곳이다. 107년 전통의 ‘공작기계 및 생산공학연구소’(WZL)를 비롯한 260개 연구소에서는 산업계가 원하는 최신 연구성과와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기업 포드가 유럽에서 유일하게 아헨공대 내에 연구소를 세웠고 필립스,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기술진을 파견해 아헨공대의 연구진들과 함께 각종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라인하트 프로이덴베르크 WZL 연구소장은 “기업들의 요구에 부응해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헨공대 연구소들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WZL에서는 최근 BMW 등 세계 수준의 자동차 제작에 쓰이는 각종 부품을 소비자 친화적으로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핸들의 재질, 클랙슨 부분의 마감재 등 세밀한 부분까지 모두 연구 대상이다. 프로이덴베르크 소장은 “수백명의 잠재적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쳐 최상의 품질과 이미지를 가진 상품으로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기업의 제품 개발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연구를 진행하다 보니 아헨공대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모든 프로젝트는 기업과 공동으로 이뤄진다. 이런 연구소들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30년간 1250여개의 크고 작은 기업들이 새롭게 세워졌고, 이를 통해 아헨지역에만 약 3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프로이덴베르크 소장은 “실제 산업현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기술은 이곳에서 큰 의미가 없다”면서 “아헨공대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가운데 80~90% 이상은 응용분야 연구”라고 말했다. 아헨공대는 최근 수업 및 연구환경 개선을 숙제로 안고 있다. 한 해 5000명 넘게 입학하는데 한꺼번에 너무 많은 학생들이 들어와 저학년 수업은 대부분 대형강의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1~3학기 사이에 들어야 하는 공학부 전공기초 과목의 경우, 1100명의 학생이 한꺼번에 수업을 듣기도 한다. 서서히 바뀌고 있는 독일의 학제에 맞춰 새로운 교육과정을 도입하는 것도 시급하다. 독일은 그동안 학사와 석사과정을 통합해 10학기를 마친 뒤 별도의 교육 없이 산업현장에 바로 투입하는 ‘디플롬’ 과정을 운영했지만, 학위 과정이 너무 길고 졸업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낙오 문제 등으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분리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아헨공대도 6학기 과정의 학사(Bachelor) 과정을 마친 뒤 원하는 학생만 석사(Mater) 과정에 진학하도록 학제를 바꿔 나가고 있다. 피엘 국장은 “학위과정이 짧아지더라도 산업체 인턴경험과 연구소 실습과정을 확충해 실용학풍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헨(독일)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사설] 민·관 협치 정부3.0 모델 제대로 설계하길

    박근혜 정부 인수위원회가 어제 정부 부처별 업무를 보고받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권 인수 작업에 착수했다. 새 정부 출범까지 이제 50일이 채 남지 않은 만큼 밀도 있는 인수인계 작업이 이뤄져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인수위의 3대 핵심 과업은 임기 5년의 국정 설계와 이를 뒷받침할 정부 조직 개편, 그리고 새 정부 인선이다. 어떤 정책으로 어떻게 국민 다수를 행복하게 만들지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정책과제 선별과 실천계획 수립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은 무게로 고민해야 할 게 바로 어떤 형태로 정책과제를 실현해 나가느냐, 즉 정부 운용 방안의 문제라 할 것이다. 정부 조직은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시스템이며, 이 시스템은 행정 환경과 정책 수요의 변화에 맞춰 늘 진화하고 발전해 나가야 한다. 시대를 좇아가지 못하는 정부 시스템은 다양한 미래 행정 수요에 대한 효율적 자원 배분과 효과적 정책 집행을 어렵게 만들고 결국 그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안기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인수위가 그려낼 정부 조직 개편이라는 하드웨어와, ‘정부3.0’으로 표현되는 정부 운용의 소프트웨어는 비단 박근혜 정부뿐만 아니라 후대에까지 넓고 길게 파장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다. 박 대통령 당선인은 이미 대선 전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을 포함한 정부 조직개편 구상의 일단을 밝힌 바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처를 뗐다 붙였다 하며 정부 조직에 변화를 주는 것은 정부 안정성 측면에서 바람직한 일이 결코 아닐 것이다. 다만 시대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불가피하거나 마땅한 측면도 있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나라의 먼 장래를 내다보는 안목이다. 미래 정책 수요와 대외 환경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걸맞은 조직과 운용방식을 수립할 때 조직 개편의 정당성 여부가 가려질 일인 것이다. 정부 조직개편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 운용 방식이다. 특히 정부 부처가 서울과 세종시로 이원화된 상황에서 정부 운용의 효율화는 절체절명의 과제다. 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전자정부 체계를 심화 발전시켜 나가야 함은 물론 박 당선인이 표방한 대로 ‘정부3.0’ 모델을 이른 시일 안에 구축해 부처별 협업과 민·관이 함께하는 협치(協治), 개인별 맞춤형 정책 서비스를 실현해 나가야 한다. 정부가 보유한 지식과 정보를 최대한 국민과 공유함으로써 국가 전체의 역량을 높여 나가는 일은 단순히 정부의 투명성 제고를 넘어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긴요한 일이며, 한층 성숙한 국가 사회를 건설할 첩경이라 할 것이다. 모쪼록 인수위는 선진 각국이 주목할 미래정부의 모델과 향후 5년의 추진과제를 제대로 설계하고 구축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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